漢詩

秋史 金正喜 시 모음

源堂 徐昌植 2019. 1. 12. 10:58


秋史 金正喜 시 모음

1786 元春 秋史 金正喜(17861856) 慶州 阮堂集


秋牧丹(추모란) 가을모란(국화)-金正喜

紅紫年年迭變更(홍자년년질변경) 울긋불긋 해마다 번갈아 바꿔

牧丹之葉菊之英(모란지엽국지영) 모란 잎에 국화의 꽃봉오리라

秋來富貴無如汝(추래부귀무여여) 가을 오니 부귀로 너 같음 없어

橫冒東籬處士名(횡모동리처사명) 동쪽 울에 있다고 머문 선비라

국화: 東籬君子 傲霜孤節


重陽黃菊(중양황국) 중양절 노란국화-金正喜

黃菊蓓蕾初地禪(황국배뢰초지선) 노란 국화 꽃부리 첫 땅의 좌선

風雨籬邊託靜緣(풍우리변탁정연) 비바람 울타리 곁 고요한 까닭

供養詩人須末後(공양시인수말후) 시인을 이바지해 맨 끝에 나중

襍花百億任渠先(잡화백억임거선) 온갖 꽃 백억 속에 먼저 꼽아야


雪夜偶吟(설야우음) 눈 내리는 밤에-金正喜

酒綠燈靑老屋中(주록등청노옥중) 술 맑고 등불 밝아 낡은 집 안에

水仙花發玉玲瓏(수선화발옥영롱) 수선화가 피어서 옥으로 아롱

尋常雪意多關涉(심상설의다관섭) 늘 찾는 흰 눈 뜻에 많은 뜻함이

詩境空濛畫境同(시경공몽화경동) 시 세계 흐릿한데 그림도 같아


驟雨(취우) 소나기-金正喜

樹樹薰風葉欲齊(수수훈풍엽욕제) 나무마다 더운 바람 잎들 늘리려

正濃黑雨數峯西(정농흑우수봉서) 마침 짙어 먹구름이 몇몇 봉 서쪽

小蛙一種靑於艾(소와일종청어애) 한 조그만 청개구리 쑥보다 파래

跳上蕉梢效鵲啼(도상초초효작제) 뛰어 올라 파초 끝에 까치 울음을


鷄鳴(계명) 닭 울음-金正喜

年少鷄鳴方就枕(년소계명방취침) 젊어선 닭 울어야 잠자리 들어

老年枕上待鷄鳴(노년침상대계명) 늙으니 베개 베고 닭 울음 들어

轉頭三十餘年事(전두삼십여년사) 돌아보니 서른 해 남짓한 일들

不道銷磨只數聲(부도소마지수성) 말 안 해 녹아 닳아 다만 몇 소리

 

二樂樓(이락루) 이락루-金正喜

紅樓斜日拜三字(홍루사일배삼자) 붉은 루에 지는 해 세 글자 뵙네

二百年中無此君(이백년중무차군) 이백 년 가운데에 이런 글 없어

想見當時洗硯處(상견당시세연처) 그때를 생각하니 벼루 씻던 곳

古香浮動一溪雲(고향부동일계운) 옛 향기 떠서 돌아 시내 한 구름


午睡1(오수1) 낮잠-金正喜

一枕輕安趁晩涼(일침경안진만량) 한 숨 잠 느긋하여 서늘 해 졌네

眼中靈境妙圓光(안중령경묘원광) 눈 안의 신령 경지 묘한 둥근 빛

誰知夢覺元無二(수지몽각원무이) 누가 알까 꿈 생시 둘이 아닌 걸

蝴蝶來時日正長(호접래시일정장) 나비 날아 다닐 땐 해도 참 길어


午睡2(오수2) 낮잠-金正喜

苽花離落粟風涼(고화리락속풍량) 오이꽃 똑 떨어져 들바람 서늘

住在玲瓏怳惚光(주재영롱황홀광) 아른아른 집 있어 흐릿한 빛에

富貴神仙饒一轉(부귀신선요일전) 부귀라 신선이라 한 번 넉넉해

炊煙漫敎枕頭長(취연만교침두장) 불 땐 연기 퍼뜨려 잠만 늘게 해

午睡3(오수3) 낮잠-金正喜


松風分外占恩涼(송풍분외점은량) 솔바람 생각 밖에 고맙게 서늘

攝轉葡萄現在光(섭전포도현재광) 끌어 옮긴 포도는 이젠 빛깔 나

特地家鄕成尺咫(특지가향성척지) 내세울 땅 내 고향 가까이 두니

靑山一髮未曾長(청산일발미증장) 푸른 산 한 자락은 멀지도 않아


立秋(입추) 입추 양력 87일경-金正喜

野情老去最宜秋(야정노거최의추) 들에 뜻 늙어 가니 가을이 좋아

冷逕蓬蒿少熱流(냉경봉호소열류) 찬 오솔길 다북쑥 열 흘러 식어

卽看曳履歌商處(즉간예리가상처) 신 끌고 나가보니 노래 슬픈 곳

已放唫蟬出一頭(이방금선출일두) 이미 매미 목 놓아 한 마리 노래


題村舍壁(제촌사벽) 시골집 벽에-金正喜

禿柳一株屋數椽(독류일주옥수연) 잎 떨어진 한 버들 몇몇 서까래

翁婆白髮兩蕭然(옹파백발양소연) 할아버지 할머니 둘 다 쓸쓸해

未過三尺溪邊路(미과삼척계변로) 아니 넘는 세 자에 시냇가 길에

玉薥西風七十年(옥촉서풍칠십년) 옥 접시꽃 서풍에 일흔 해 살아 촉규화촉


送紫霞入燕1(송자하입연1) 자하를 연경에 보내며-金正喜

墨雲一縷東溟外(묵운일루동명외) 먹구름 한 오라기 동쪽바다 밖 실루

秋月輪連臘雪明(추월륜련랍설명) 가을 달 둘러 이어 섣달 눈 밝아

聞證蘇齋詩夢偈(문증소재시몽게) 들어 알려 소재에 시의 꿈 게송

苔岑風味本同情(태잠풍미본동정) 이끼 봉 멋스런 맛 본디 같은 정


送紫霞入燕2(송자하입연2) 자하를 연경에 보내며-金正喜

漢學商量兼宋學(한학상량겸송학) 한학을 헤아리고 송학 아울러 訓詁學性理學

崇深元不露峯尖(숭심원불로봉첨) 높고 깊어 뾰족 봉 아니 드러내

已分儀禮徵今古(이분의예징금고) 이미 나눈 의례에 옛 이제 불러 考證學

更證春秋杜歷添(갱증춘추두력첨) 다시 알려 춘추를 막힘 지나와


送紫霞入燕3(송자하입연3) 자하를 연경에 보내며-金正喜

混侖元氣唐沿晉(혼륜원기당연진) 섞여진 으뜸 기운 당이 따른 진

篆勢蒼茫到筆尖(전세창망도필첨) 반듯한 힘 아득히 붓 끝에 옮겨

邕塔嵩陽拈一義(옹탑숭양념일의) 탑을 둘러 높인 양 한 옳음 집어

都從稧帖瓣香添(도종계첩판향첨) 모두 좇은 난정첩 꽃잎 향더해 王羲之蘭亭叙


送紫霞入燕4(송자하입연4) 자하를 연경에 보내며-金正喜

詩境軒中風雨驚(시경헌중풍우경) 시경헌 집 가운데 비바람 놀라 옹방강

南窓埽破鳳凰翎(남창소파봉황령) 남쪽 창가 쓸어 깨 봉황 깃털을 남창보죽도

江秋史去留完璧(강추사거유완벽) 강추사가 떠나니 완벽첩 남겨 姜德量

黃小松來搨石經(황소송래탑석경) 황소송이 찾아 와 석경을 베껴 황이 拓本


送紫霞入燕5(송자하입연5) 자하를 연경에 보내며-金正喜

樓前山日澹餘紅(루전산일담여홍) 누대 앞 산에 해는 묽어도 붉어

快雪粉箋說異同(쾌설분전설이동) 기쁜 눈 가루찌지 같고 다름 말

萬里許君靑眼在(만리허군청안재) 만 리 멂 그대 맡겨 반김이 있어

曾於扇底覓春風(증어선저멱춘풍) 일찍이 부채바닥 봄바람 찾아


送紫霞入燕6(송자하입연6) 자하를 연경에 보내며-金正喜

百摹雨雪摠塵塵(백모우설총진진) 백 번 베낀 비눈 시 모두가 티끌

又一九霞洞裏春(우일구하동리춘) 또 하나 아홉 노을 골짝 속 봄이

顴右誌傳松下供(권우지전송하공) 권우지 책을 전해 솔 아래 바쳐 광대뼈권

何如子固硏圖人(하여자고연도인) 어떠한지 조자고 벼루 그린 이


送紫霞入燕7(송자하입연7) 자하를 연경에 보내며-金正喜

東坡石銚今猶在(동파석요금유재) 소동파의 돌 냄비 이제껏 있어 쟁개비요

圖壓蘇齋書畫船(도압소재서화선) 그림 눌린 소식 집 글 그림의 배

淮泗道中明月影(회사도중명월영) 회수사수 길에서 밝은 달 그늘

松風夢罷尙涓涓(송풍몽파상연연) 솔바람에 꿈을 깨 아직도 아련 시내연


送紫霞入燕8(송자하입연8) 자하를 연경에 보내며-金正喜

三百年來無此翁(삼백년래무차옹) 삼백 년이 오면서 이런이없어 陸游 300

石帆亭上聞宗風(석범정상문종풍) 석범정 정자 위에 으뜸 풍 들어 王士禎

團成八月生辰日(단성팔월생신일) 둘러 앉아 팔월에 생일날이라

祝嘏碧雲紅樹中(축하벽운홍수중) 복 빌어 푸른 구름 붉은 나무 속 클하


送紫霞入燕9(송자하입연9) 자하를 연경에 보내며-金正喜

自從實際覰精魂(자종실제처정혼) 채움에서 가 까지 알과 얼 엿봐 엿볼처

底事滄浪禪理論(저사창랑선리론) 바닥 일 푸른 물결 선 이치 따져

一世異才收勿騁(일세이재수물빙) 한 세상 다른 재주 거둠 막 마라 달릴빙

十年浮氣掃無痕(십년부기소무흔) 십 년을 뜬 기운에 쓸어 안 남겨


送紫霞入燕10(송자하입연10) 자하를 연경에 보내며-金正喜

唐碑宋槧萃英華(당비송참췌영화) 당 비석 송 현판에 모인 빛난 글 판참 모일췌

漢畫尤堪對客誇(한화우감대객과) 한 그림 더욱 빼나 손님에 자랑

拱璧河圖曾過眼(공벽하도증과안) 아름 큰 옥 하도는 진작 눈 스쳐 河圖洛書

雪鴻怊悵篆留沙(설홍초창전류사) 눈 기러기 서글퍼 모래 위 글자 篆字


題草衣佛國寺詩後(제초의불국사시후) 제 초의 불국사 시 후-金正喜

蓮地寶塔法興年(연지보탑법흥년) 연꽃 땅 다보탑은 법흥 임금 해

禪榻花風一惘然(선탑화풍일망연) 선방 의자 꽃바람 한번 아련해 멍할망

可是羚羊掛角處(가시령양괘각처) 옳다 여긴 영양이 뿔 걸어 둔데 걸괘

誰將怪石注淸泉(수장괴석주청천) 누가 장차 야릇 돌 맑은 샘 물대 물댈주


題澹菊軒詩後(제담국헌시후) 제 담국헌 시 후-金正喜

卄四品中澹菊如(입사품중담국여) 이십사 품 가운데 담담함 국화

人功神力兩相於(인공신력량상어) 사람 공에 신의 힘 서로 둘 여기

墨緣海外全收取(묵연해외전수취) 먹으로 돼 바다 밖 모두다 거둬

讀遍君家姊妹書(독편군가자매서) 읽어 두루 그대 집 자매의 글을


寄上淵泉丈(기상연천장) 기상 연천 장-金正喜

萬壑千峯悵獨遊(만학천봉창독유) 만 골짝 천 봉우리 슬피 혼자 가

白雲一抹夢中秋(백운일말몽중추) 흰 구름 한번 스쳐 꿈속에 가을

若於此境甘枯寂(약어차경감고적) 이와 같은 땅이면 고요를 즐겨

還敎人人羨八州(환교인인선팔주) 도리어 사람마다 팔주 부럽게


重興寺次黃山1(중흥사차황산1) 중흥사 차 황산-金正喜

上方明月下方燈(상방명월하방등) 위로는 밝은 달이 아래론 등불

法界應須不已登(법계응수불이등) 법계란 모름지기 안 그쳐 올라

鍾鼎雲林非二事(종정운림비이사) 청동그릇 구름 숲 아니 다른 일

名山空自與殘僧(명산공자여잔승) 이름난 산 하늘만 남은 중 함께


重興寺次黃山2(중흥사차황산2) 중흥사 차 황산-金正喜

十年筇屐每同君(십년공극매동군) 십년을 짚어 걸어 늘 그대 함께 나막신극

衣上留殘幾朶雲(의상류잔기타운) 옷 위에 배어남아 몇 떨기 구름 늘어질타

吾輩果無諸漏未(오배과무제루미) 우리들 과연 없어 모든 틈 아니

空山風雨只聲聞(공산풍우지성문) 빈산에 비바람이 소리만 들려


送鍾城使君1(송종성사군1) 송 종성 사군-金正喜

秋風送客出邊頭(추풍송객출변두) 가을바람 보낸 손 변방을 나서

蓋馬山光着遠愁(개마산광착원수) 개마산에 산 빛은 먼 시름 어려

天上玉堂回首處(천상옥당회수처) 하늘 위에 옥당은 고개 돌린 곳

雙旌應過幘溝婁(쌍정응과책구루) 깃발 둘 마침 지나 책구루 땅을 건책


送鍾城使君2(송종성사군2) 송 종성 사군-金正喜

苔篆剝殘漫古墟(태전박잔만고허) 이끼 글자 부서져 흩어진 옛 터 벗길박

高麗之境問何如(고려지경문하여) 고려 땅의 테두리 물어 어딘지

尋常石砮行人得(심상석노행인득) 예사로 돌화살촉 길 가다 주워 돌살촉노

此是周庭舊貢餘(차시주정구공여) 이게 바로 주나라 옛 공물 남아 바칠공


題羅兩峯梅花幀(제라양봉매화정) 제 라 양봉 매화 정-金正喜

朱草林中綠玉枝(주초림중록옥지) 붉은 풀이 숲 속에 푸른 옥 가지

三生舊夢證花之(삼생구몽증화지) 삼생에의 옛 꿈을 꽃피워 밝혀

應知霧夕相思甚(응지무석상사심) 알아야 안개 저녁 그리움 너무

惆悵蘇齋畫扇時(추창소재화선시) 서글퍼서 소재에 부채 그린 때


玉美人(옥미인) 옥미인-金正喜

裁玉方能敎性眞(재옥방능교성진) 옥 다듬어 반듯함 바탕 참되게

美人强得艶情勻(미인강득염정균) 고운 이 억지로 대 고운 맘 흩어 적을균

恰如五色羅浮蝶(흡여오색라부접) 같은 듯 다섯 빛깔 비단 뜬 나비마치흡나비접

放繭今朝滿院春(방견금조만원춘) 고치 뚫은 이 아침 집 가득 봄날 고치견


奉寧寺題示堯仙(봉령사제시요선) 봉령사 제 시요선-金正喜

野寺平圓別一區(야사평원별일구) 들에 절 널리 동글 달리 한 나눔

遙山都是佛頭無(요산도시불두무) 멀리 산 모두 이리 불두란 없어

虎兒筆力飛來遠(호아필력비래원) 송나라 호아 필력 멀리 날아와

淸曉圖成失舊樵(청효도성실구초) 청효도 그림 이뤄 옛 초동 잃어

米友仁(1072~1151)宋太原사람米芾의아들초명伊仁元暉懶拙老人小名虎兒


戲題示優曇 曇方踝腫(희제시우담 담방과종) 희제시우담 담방과종-金正喜

抹却毗邪示疾圖(말각비사시질도) 지워 없애 비야를 병 그림 보여

佛瘡祖病一都盧(불창조병일도로) 부처 종기 조상 병 하나로 돌림

法華藥草還鈍劣(법화약초환둔렬) 법화의 약초 풀에 무딘 못함이

不是藥者採來無(불시약자채래무) 이 아니 약 캐는 이 약 캐옴 없어


用元曉故事曇病在腨又戲續示曇(용원효고사담병재천우희속시담)-金正喜

四百四病無是病(사백사병무시병) 사백네 개 병에도 이런 병 없어

八十毒草無渠藥(팔십독초무거약) 여든 가지 독초에 저런 약 없어

可是今日拭瘡紙(가시금일식창지) 옳다하니 오늘날 닦아낸 종이 닦을식

金剛三昧經的的(금강삼매경적적) 금강의 삼매경이 뚜렷이 적혀


戲贈晩虛(희증만허) 희 증 만허-金正喜

涅槃魔說送驢年(열반마설송려년) 열반은 얄궂은 말 없는 해 보내

只貴於師眼正禪(지귀어사안정선) 다만 높여 스님께 눈에 바른 선

茶事更兼叅學事(차사갱겸참학사) 차의 일 다시 함께 배움의 일에

勸人人喫塔光圓(권인인끽탑광원) 남에 권해 남 마셔 둥근 탑의 빛


戲次兒輩喜雨(희차아배희우) 희 차 아배 희우-金正喜

村橋呑漲汎村流(촌교탄창범촌류) 마을다리 삼키고 마을로 흘러

上下濃靑處處柔(상하농청처처유) 위아래 짙고 푸름 곳곳 부드럼

太守力能廻野色(태수력능회야색) 원님이 힘을 써서 들 빛깔 돌려

婆娑數樹効神休(파사수수효신휴) 파사세계 몇 나무 신의 멋 보여


卽事(즉사) 바로지어-金正喜

日見過橋幾百人(일견과교기백인) 날로 봬 다리 지나 몇 백 사람이

何曾橋力減橋身(하증교력감교신) 어찌 일찍 다리 힘 다리 키 줄어

丁之畚土添橋者(정지분토첨교자) 장정에 흙 삼태기 다리 붓는 이

荒落山川報政新(황락산천보정신) 거쳐 흩인 산과 내 새 정치 알려


蕙百將歸病懷甚無憀取其袖中舊白毫書贈(혜백장귀병회심무료취기수중구백호서증)-金正喜

山川時雨兩笻晴(산천시우양공청) 산과 내 때 맞은 비 갠 지팡이 둘

五色毫光漫去程(오색호광만거정) 오색에 가는 털 빛 가는 길 넘쳐

料得世間無熱處(요득세간무열처) 헤어보니 세상엔 더운 곳 없어

一千里洽萬蟬聲(일천리흡만선성) 천리 길 넉넉 적셔 만 마리 매미


戲贈吳大山昌烈(희증오대산창렬) 희증 대산 오창렬-金正喜

未窺一字岐軒書(미규일자기헌서) 아니 엿봐 한 글자 기헌의 책을

白喫人間酒麵猪(백끽인간주면저) 하도 먹어 세상에 술 국수 돼지

慾速他年地獄罰(욕속타년지옥벌) 빨리 가랴 다른 해 지옥에 벌로

陽陽跨馬又騎驢(양양과마우기려) 버젓이 말을 걸터 또한 나귀 타


雪霽窓明書鐵虯扇(설제창명서철규선) 설제창명서철규선-金正喜

雪後烘晴暖似還(설후홍청난사환) 눈 뒤에 볕 나 개여 따뜻함 돌아 횃불홍

夕陽漫漫小窓間(석양만만소창간) 저녁볕 넘쳐 흩여 작은 창 사이

稻堆庭畔高於塔(도퇴정반고어탑) 볏가리 뜨락 두둑 탑보다 높아

直對西南佛鬘山(직대서남불만산) 바로 마주 서남쪽 불만산으로 머리장식만


戲贈浿妓竹香1(희증패기죽향1) 희증 패기 죽향-金正喜

日竹亭亭一捻香(일죽정정일념향) 햇빛에 대 꼿꼿해 꼬인 향 하나 비틀념

歌聲抽出綠心長(가성추출록심장) 노랫소리 뽑아선 푸른 맘 길어

衙蜂欲覓偸花約(아봉욕멱투화약) 관아 벌을 찾으려 꽃 맺음 훔쳐 마을아

高節那能有別腸(고절나능유별장) 높은 뜻 어찌하나 딴 속내 있어


戲贈浿妓竹香2(희증패기죽향2) 희증 패기 죽향-金正喜

鴛鴦七十二紛紛(원앙칠십이분분) 원앙새 일흔둘에 어지러워서

畢竟何人是紫雲(필경하인시자운) 마침내 어떤 사람 바로 자운이

試看西京新太守(시간서경신태수) 보자꾸나 서경에 새로 온 원님

風流狼藉舊司勳(풍류낭자구사훈) 바람흐름 흥건해 옛날 맡은 공


咏棋(영기) 바둑-金正喜

局面南風冷暖情(국면남풍냉난정) 벌인 판에 남풍은 차고 따신 뜻

古松流水任縱橫(고송류수임종횡) 옛 솔에 흐르는 물 내맡긴 종횡

蓬萊淸淺非高着(봉래청천비고착) 봉래 산 맑아 얕아 아니 높아서

橘裏丁丁鶴夢輕(귤리정정학몽경) 귤 속에 딱딱거림 학 꿈 가벼워


看山(간산) 산을 보며-金正喜

山與大癡寫意同(산여대치사의동) 산 함께 큰 어리숙 베낀 뜻 같아

匡廬詩偈杳難窮(광려시게묘난궁) 광산의 시 게송에 깊이 다 못해

都無冬夏靑蒼氣(도무동하청창기) 다 없어 겨울 여름 푸르른 기운

陡壑脩林一樣紅(두학수림일양홍) 험한 골짝 뻗은 숲 하나로 붉어 험할두


庭草(정초) 뜰에 풀-金正喜

一一屐痕昨見經(일일극흔작견경) 낱낱이 신발자국 어제 지난 것 나막신극

蒙茸旋復被階庭(몽용선복피계정) 덥수룩 돌아 다시 섬돌 뜰 덮어

機鋒最有春風巧(기봉최유춘풍교) 뾰족 풀끝 꼭 있어 봄바람 예쁨

纔抹紅過又點靑(재말홍과우점청) 겨우 발라 붉게 해 또 푸름 찍어


上仙巖(상선암) 선암에 올라-金正喜

行行路轉峯廻處(행행로전봉회처) 걷고 걸어 길 돌아 봉우리 돌아

一道淸泉天上來(일도청천천상래) 길 하나 맑은 샘물 하늘 위 올라

縱使有方能出世(종사유방능출세) 놓아 시켜 길 있어 세상 내놓아

異時歸海亦蓬萊(이시귀해역봉래) 다른 때 바다 돌려 또한 봉래 섬


村舍(촌사) 시골 집-金正喜

數朶鷄冠醬瓿東(수타계관장부동) 몇 떨기 맨드라미 장독대 동쪽 단지부

南瓜蔓碧上牛宮(남과만벽상우궁) 호박 넝쿨 파랗게 외양간 위로

三家村裏徵花事(삼가촌리징화사) 집 셋에 마을 안에 불러 꽃 일을

開到戎葵一丈紅(개도융규일장홍) 활짝 핀 접시꽃에 한 길을 붉어


題泛槎圖(제범사도) 제 범사도-金正喜

秋靜天門兩扇開(추정천문양선개) 가을 고요 하늘 문 두 짝이 열려

千年又見一槎來(천년우견일사래) 천년에 또한 보니 뗏목 하나 와

女牛莫敎無端犯(여우막교무단범) 직녀 견우 하겐 마 무단히 해침

此老新從五嶽回(차로신종오악회) 이 늙은이 새로이 오악을 돌아


玉筍峯(옥순봉) 옥순봉-金正喜

照映空江月一丸(조영공강월일환) 비쳐오는 빈 강엔 달이 둥글어

如聞萬籟起蒼寒(여문만뢰기창한) 들리는 듯 온 울림 푸른 물 일어

人間艸木元閒漫(인간초목원한만) 사람세상 풀 나무 원래 느긋해

不學芙蓉與牧丹(불학부용여목단) 아니 배워 연꽃은 모란 더불어


隱仙臺(은선대) 은선대-金正喜

黃葉空山打角巾(황엽공산타각건) 누른 잎이 빈산에 각건을 때려

長歌何處采芝人(장가하처채지인) 긴 노래는 어딘지 지초 캐는 이

鞭鸞駕鶴還多事(편란가학환다사) 난새 몰아 학을 타 되레 많은 일

旣是神仙又隱淪(기시신선우은륜) 이미 이리 신선에 또 숨어 빠져


詠雨1(영우1) -金正喜

入雨山光翠合圍(입우산광취합위) 빗발 든 산에 빛은 푸름에 에워

桃花風送帆風歸(도화풍송범풍귀) 복사꽃 바람 보내 돛 바람 돌려

春鴻程路無遮礙(춘홍정로무차애) 봄 기러기 갈 길엔 거리낌 없어 거리낄애

纔見南來又北飛(재견남래우북비) 겨우 보니 남쪽 와 또 북을 날아


詠雨2(영우2) -金正喜

時雨山川破久慳(시우산천파구간) 때에 비에 산과 내 오랜 아낌 깨 아낄간

東風力斡曉雲還(동풍력알효운환) 봄바람 힘껏 돌려 새벽구름 껴 관리할알

一絲一點皆膏澤(일사일점개고택) 한 오라기 한 방울 다 기름진 윤

草木心情恰解顔(초목심정흡해안) 풀 나무에 마음 뜻 얼굴을 편 듯


詠雨3(영우3) -金正喜

春雨冥濛夕掩關(춘우명몽석엄관) 봄비에 어둑 흐릿 저녁 닫힌 문

一犁田水想潺湲(일리전수상잔원) 쟁기 하나 논에 물 졸졸 흐르지 물흐를원

任他笑吠黎家路(임타소폐려가로) 남이야 웃던 짖던 시골집 길에 검을려

坡老當年戴笠還(파로당년대립환) 고개 노인 그 나이 삿갓 쓰고 와 일대


喚風亭(환풍정) 환풍정-金正喜

喚風亭接望洋臺(환풍정접망양대) 환풍정 정자 붙어 망양대 대와

俯見紅毛帆影來(부견홍모범영래) 굽어보니 붉은 털 돛 그림자 와

眼界商量容一吸(안계상량용일흡) 눈에 들어 헤아려 한 번에 마셔 숨들이쉴흡

兩丸出入掌中杯(양환출입장중배) 두 알맹이 나들어 손 안에 술잔 해와 달


秋日晩興1(추일만흥1) 가을날 늦은 흥-金正喜

稻黃蟹紫過京裏(도황해자과경리) 벼 누레 게는 붉어 서울서 지내

秋興無端鴈(추흥무단안) 가을 흥 끝이 없어 기러기 물가

最是漁亭垂釣處(최시어정수조처) 이 가장 고기 누각 낚시 늘인 곳

任放沙禽自在眠(임방사금자재면) 놓여날다 모래 새 절로 둬 졸아


秋日晩興2(추일만흥2) 가을날 늦은 흥-金正喜

銀河當屋柳旗斜(은하당옥류기사) 은하수 지붕 맞춰 버들 기 비껴

喜事明朝占燭華(희사명조점촉화) 기쁜 일 밝을 아침 촛불 빛 점쳐

佳客來時多酒食(가객래시다주식) 좋은 손님 오실 때 술에 밥 많아

夜光生白吉祥家(야광생백길상가) 밤에 빛 희게 비쳐 상서로운 집


秋日晩興3(추일만흥3) 가을날 늦은 흥-金正喜

碧花無數出堦頭(벽화무수출계두) 푸른 꽃 셀 수 없이 섬돌에 돋아 섬돌계

占斷山家第一秋(점단산가제일추) 지켜 끊어 산에 집 가을이 으뜸

榴後菊前容續玩(류후국전용속완) 석류 뒤에 국화 앞 놀 거리 이어

壯元紅是竝風流(장원홍시병풍류) 장원홍 이리 붉어 풍류 아울러


鵲巢(작소) 까치집-金正喜

喜鵲喳喳繞屋茆(희작사사요옥묘) 기쁜 까치 까악깍 띠 집을 둘러 순채묘

窓南直對一丸巢(창남직대일환소) 창 남쪽 곧장 마주 한 둥근 둥지

新來不唾靑城地(신래불타청성지) 새로 와 침 못 뱉어 푸른 성 땅에 침타

透頂恩光敢自抛(투정은광감자포) 꼭대기 베풂의 빛 제 어찌 던져 던질포


涵碧樓(함벽루) 함벽루-金正喜

綠蕪鶴脚白雲橫(녹무학각백운횡) 거친 푸름 학 다리 흰 구름 비껴

取次江光照眼明(취차강광조안명) 이어 보니 강물 빛 비춰 눈부셔

自愛此行如讀畫(자애차행여독화) 절로 아껴 이 걸음 그림 읽듯이

孤亭風雨卷頭生(고정풍우권두생) 외론 정자 비바람 책머리 일어


南窟(남굴) 남굴-金正喜

千秋幽怪歎燃犀(천추유괴탄연서) 천 년을 숨은 괴물 물소 불태워

肅肅靈風吹暗溪(숙숙령풍취암계) 쓸쓸한 신령바람 어둔 내 불어

彈指龍蛇皆化石(탄지룡사개화석) 퉁기니 용과 뱀을 모두 돌이 돼

燈光猶作紫虹霓(등광유작자홍예) 등 불빛 외려 지어 보라 무지개 무지개홍예


寄野雲居士(기야운거사) 기 야운 거사-金正喜

古木寒鴉客到時(고목한아객도시) 옛 나무 찬 까마귀 손님 닿을 때

詩情借與畫情移(시정차여화정이) 시의 뜻 빌려주어 그림 뜻 옮아

煙雲供養知無盡(연운공양지무진) 안개구름 먹느라 다 못함 알아

笏外秋光滿硯池(홀외추광만연지) 홀 밖의 가을빛깔 벼루에 가득


甁花(병화) 꽃병의 꽃-金正喜

安排畫意盡名花(안배화의진명화) 잘 꽂으니 그림 뜻 이름 다한 꽃

五百年瓷秘色誇(오백년자비색과) 오백년 된 도자기 푸른빛 자랑 靑瓷 翡色

香澤不敎容易改(향택불교용이개) 향기 광택 안 되지 쉽사리 고쳐

世間風雨詎相加(세간풍우거상가) 세상 속에 비바람 어찌 서로다 어찌거


松京道中(송경도중) 송경도중-金正喜

山山紫翠幾書堂(산산자취기서당) 산마다 울긋불긋 서당이 몇이

籬落勾連碧澗長(리락구련벽간장) 울타리 굽어 이어 푸른 내 길어 굽을구

野笠卷風林雨散(야립권풍림우산) 들 삿갓 바람 날려 숲에 비 흩여

人蔘花發一村香(인삼화발일촌향) 인삼에 꽃 피어나 한 마을 향기


水雲亭(수운정) 수운정-金正喜

秋雨濛濛鶴氣橫(추우몽몽학기횡) 가을비 추적추적 학 기운 비껴

松針石脈滿山明(송침석맥만산명) 솔잎에 돌 더미로 산 가득 밝아

試從一笠亭中看(시종일립정중간) 따라가 봐 한 삿갓 정자에서 봐

環珮泠泠樹頂生(환패령령수정생) 패물 차 떨렁떨렁 나무 끝 울려 깨우칠령


舍人巖(사인암) 사인함-金正喜

怪底靑天降畫圖(괴저청천강화도) 다른 밑 푸른 하늘 그림에 내려

俗情凡韻一毫無(속정범운일호무) 속된 정 고만한 운 털 하나 없어

人間五色元閒漫(인간오색원한만) 사람에 다섯 빛깔 본디 흩어져

格外淋漓施碧朱(격외림리시벽주) 틀 밖에 질펀 스며 붉고 푸르게 물뿌릴림 스


龜潭(구담) 구담-金正喜

石怪如龜下碧漣(석괴여구하벽련) 돌 야릇 거북 같아 푸른 물 내려 물놀이련

噴波成雨白連天(분파성우백련천) 물결 뿜어 비 지어 흰 이음 하늘

衆峯皆作芙蓉色(중봉개작부용색) 뭇 봉우리 다 되니 부용 빛깔이

一笑看來似小錢(일소간래사소전) 한번 웃어 보며 와 엽전 같아서


石門(석문) 돌문-金正喜

百尺石霓開曲灣(백척석예개곡만) 백 척의 돌 무지개 물굽이 열어 무지개예

神工千缺杳難攀(신공천결묘난반) 신의 재주 다 빠져 멀어 못 잡아

不敎車馬通來跡(부교거마통래적) 안 시킨 수레에 말 오고간 자국

只有煙霞自往還(지유연하자왕환) 다만 있어 안개 놀 절로 가고와


島潭(도담) 도담-金正喜

徒聞海外有三山(도문해외유삼산) 듣기론 바다 밖에 삼신산 있어

何處飛來學佛鬟(하처비래학불환) 어디서 날아와서 부처를 배워 쪽찐머리환

格韻比人仙骨在(격운비인선골재) 틀 잡힌 멋 사람에 신선 뼈대라

恰如中散住塵寰(흡여중산주진환) 같기는 모여 흩여 티끌에 살아 기내환


紫霞洞(자하동) 자하동-金正喜

小谿幽洞自層層(소계유동자층층) 작은 시내 깊은 골 스스로 겹겹

一道名泉雨後勝(일도명천우후승) 길 하나 이름난 샘 비 온 뒤 빼나

夕照近人松籟起(석조근인송뢰기) 저녁 비춤 다가와 솔바람 일어 세구멍퉁소뢰

老身石上聽泠泠(노신석상청령령) 늙은 몸에 바위 위 깨우침 들어 깨우칠령


初涼(초량) 처음 서늘함-金正喜

楞楞山出瘦靑意(릉릉산출수청의) 모가 난 산은 솟아 여윈 푸른 뜻 모릉

瑟瑟波明經縠流(슬슬파명경곡류) 쓸쓸히 물결 밝아 깁 주름 흘러 주름비단곡

的的遙天孤夢直(적적요천고몽직) 또렷또렷 먼 하늘 외론 꿈 곧아

頭頭露地百蟲秋(두두로지백충추) 여기저기 이슬 땅 온 가을벌레


義林池(의림지) 의림지-金正喜

濃抹秋山似畫眉(농말추산사화미) 짙게 바른 가을 산 그린 눈썹이

圓潭平布碧琉璃(원담평포벽류리) 둥근 못 널리 깔려 푸른 유리로

如將小大論齊物(여장소대론제물) 같다하랴 작고 큼 제물론 따져

直道硯山環墨池(직도연산환묵지) 바로 말해 벼루 산 먹물 못 둘러


下仙巖(하선암) 하선암-金正喜

陰陰脩壑似長廊(음음수학사장랑) 그늘져 뻗은 골짝 마치 긴 행랑

流水浮廻日月光(유수부회일월광) 흐르는 물 떠돌아 해와 달 빛에

一點緇塵渾不着(일점치진혼불착) 점 하나 검은 먼지 하나 안 붙어 검은비단치

白雲深處欲焚香(백운심처욕분향) 흰 구름 깊은 곳에 향을 사르려


仙遊洞(선유동) 선유동-金正喜

碧雲零落作秋陰(벽운령락작추음) 푸른 구름 흩어져 가을그늘을

唯有飛泉灑石林(유유비천쇄석림) 오직 있어 샘 날려 돌 숲에 뿌려 뿌릴쇄

一自吹簫人去後(일자취소인거후) 저만 쭉 퉁소 불던 사람 떠난 뒤

桂花香冷到如今(계화향랭도여금) 계수 꽃 향기 차게 오늘에 닿아


果寓村舍(과우촌사) 과우촌사-金正喜

寒女縣西擁病居(한여현서옹병거) 한녀라 고을 서쪽 병 끼고 살아

溪聲徹夜甚淸虛(계성철야심청허) 시내 소리 밤새며 너무나 맑아

羸牛劣馬橋前路(리우렬마교전로) 여윈 소 못한 말은 다리 앞 길에

畫科蒼茫也屬渠(화과창망야속거) 그릴 것 푸름 아득 도랑에 붙어

兩山靑綠夾晴開(양산청록협청개) 양쪽 산 푸릇푸릇 개여 열린 틈

村氣泥醺盡野獃(촌기니훈진야애) 마을 기운 무더워 들이 다 흐릿 못생길애

不覺平生牛後耻(불각평생우후치) 못 깨달아 한 삶에 소 뒤 부끄럼 소몰이

城中日日販柴廻(성중일일판시회) 성 가운데 날마다 땔감 팔고 와 섶시


夏夜初集(하야초집) 하야초집-金正喜

閉戶常存萬里心(폐호상존만리심) 문 닫고 늘 있어도 마음은 만 리

雲飛水逝有誰禁(운비수서유수금) 구름 날아 물 떠가 뉘 있어 말려

尙憐夏日孤花在(상련하일고화재) 외려 불쌍 여름날 외론 꽃 있어

閱罷春山百鳥吟(열파춘산백조음) 찾기 그친 봄에 산 온갖 새 노래

已看靑眸回白眼(이간청모회백안) 이미 봐 반긴 눈이 돌아 곁눈질 눈동자모

曾將一字易千金(증장일자역천금) 일찍 해 한 글자라 천금을 바꿔

詩家衣鉢傳來久(시가의발전래구) 시 짓는 이 물릴 것 물려옴 오래 바리때발

自是宗何與祖陰(자시종하여조음) 이 절로 무얼 으뜸 스승의 그늘


楊州途中(양주도중) 양주 가는 길-金正喜

霜晨搖落歎征衣(상신요락탄정의) 찬 새벽 흔들려 져 길손 옷 한숨

極目平原秋草稀(극목평원추초희) 눈에 끝 너른 들에 가을 풀 드문

天地蕭蕭虛籟合(천지소소허뢰합) 하늘땅 쓸쓸한데 빈 소리 더해

山川歷歷數鴻歸(산천역역수홍귀) 산과 내 또록또록 기러기 몇이

淡煙喬木圍孤墅(담연교목위고서) 묽은 연기 큰 나무 외딴집 둘러 농막서

流水平沙易夕暉(유수평사역석휘) 흐르는 물 모래밭 바뀐 저녁 빛 빛휘

淮北江南何處是(회북강남하처시) 회수 북쪽 강 남쪽 어디가 옳아

二分明月夢依微(이분명월몽의미) 둘로 나눈 밝은 달 꿈에 어른대


山寺(산사) 산사-金正喜

側峯橫嶺箇中眞(측봉횡령개중진) 곁에 봉 비낀 고개 낱낱 속 참이

枉却從前十丈塵(왕각종전십장진) 굽어 그쳐 앞서간 열 길의 티끌 굽을왕

龕佛見人如欲語(감불견인여욕어) 감실 부처 사람 봐 말하려는 듯 감실감

山禽挾子自來親(산금협자자래친) 멧새는 새끼 끼고 저 오며 반겨

點烹筧竹冷冷水(점팽견죽랭랭수) 끓이니 홈통 대에 차디찬 물로삶을팽대홈통견

供養盆花澹澹春(공양분화담담춘) 바쳐 길러 분에 꽃 담담한 봄을

拭涕工夫誰得了(식체공부수득료) 눈물 닦아 공부해 누가 마치랴

松風萬壑一嚬申(송풍만학일빈신) 솔바람 온 골짝에 한번 찡긋 펴 찡그릴빈


水落山寺(수락산사) 수락산사-金正喜

我見日與月(아견일여월) 나는 보느니 해하고 달을

光景覺常新(광경각상신) 빛과 볕 깨쳐 늘 새로움을

萬象各自在(만상각자재) 온갖 꼴 갖춤 따로이 있어

刹刹及塵塵(찰찰급진진) 절이면 절에 티끌세상 다 절찰

誰知玄廓處(수지현곽처) 누가 알아서 아득 두른 곳

此雪同此人(차설동차인) 이 눈과 같이 이러한 사람

虛籟錯爲雨(허뢰착위우) 빈 바람소리 잘못 빗소리

幻華不成春(환화불성춘) 홀린 꽃의 빛 봄을 못 이뤄

手中百億寶(수중백억보) 손안에 쥐니 백억의 보배

曾非乞之隣(증비걸지린) 일찍이 아니 이웃에 빌어


北園初夏(북원초하) 북원 초하-金正喜

天氣正熟梅(천기정숙매) 날씨는 한창 매실이 익어

陰晴摠不眞(음청총부진) 흐리고 개고 모두 참 아니

近峯一圭出(근봉일규출) 곁에 봉우리 한 모퉁이 나

雨雲還往頻(우운환왕빈) 비구름 돌아 가버림 잦아

綠陰合巾裾(록음합건거) 푸르른 그늘 갓 옷에 더해

啼鶯如可親(제앵여가친) 우는 꾀꼬리 가까울 만치

玟瑰雜刺桐(민괴잡자동) 옥구슬 섞여 가시 엄나무

紅白表餘春(홍백표여춘) 붉고 흰 겉에 남은 봄날이

來結靑霞侶(래결청하려) 와서 맺으니 푸름 노을 짝

自是芳杜身(자시방두신) 저절로 이리 향 팥배의 몸


禮山(예산) 예산-金正喜

禮山儼若拱(예산엄약공) 예산 땅 의젓 껴안은 듯이

仁山靜如眠(인산정여면) 인산은 가만 잠을 자는 듯

衆人所同眺(중인소동조) 사람들 함께 바라보는바 바라볼조

獨有神往邊(독유신왕변) 혼자 있으니 신 다니는 데

渺渺斷霞外(묘묘단하외) 아득히 끊겨 노을 밖으로

依依孤鳥前(의의고조전) 아련히 날아 외론 새 앞을

廣原固可喜(광원고가희) 널따란 벌판 참으로 기뻐

善風亦欣然(선풍역흔연) 좋게도 바람 또한 기쁘게

長禾埋畦畛(장화매휴진) 자라난 벼에 밭둑길 묻혀 밭두둑휴 두렁길진

平若一人田(평약일인전) 반반히 같기 한 사람 논이

蟹屋連渙灣(해옥연환만) 게 구멍 이어 물굽이 흩여 흩어질환

蛩雨襍雁煙(공우잡안연) 메뚜기 비에 기러기 안개 섞일잡

秋柳三四行(추류삼사행) 가을에 버들 서너 줄 늘려

顦悴蒙行塵(초췌몽행진) 파리해 덮인 먼지를 걸어 파리할초 파리할췌

紛紛具畫意(분분구화의) 어지럽게도 그릴 뜻 갖춰

夕景澹遠天(석경담원천) 저녁볕 묽어 멀리 하늘에

重三日雨(중삼일우) 삼짇날의 비-金正喜

花心齊蓄銳(화심제축예) 꽃술 가지런 날카롬 포개

麗景千林積(려경천림적) 고운 볕으로 온 숲에 쌓여

平生曲水想(평생곡수상) 한 삶 살면서 굽이 물 생각 流觴曲水

庶幾酬素昔(서기수소석) 거의 다 갚아 그때 옛날 일

朝雨如俗士(조우여속사) 아침에 비는 속세 선비라

雲禽遭鎩翮(운금조쇄핵) 구름에 새도 깃촉 창 만나 만날조 창쇄 깃촉핵

閉戶慙笠屐(폐호참립극) 문 닫아 길손 부끄럽기도 우리립 나막신극

林邱山川隔(림구산천격) 숲 언덕 건너 산에 시내가 사이뜰격

人生天地間(인생천지간) 사람살이는 하늘 땅 사이

遂爲風雨役(수위풍우역) 이윽고 되니 비바람 부림

賞春足他日(상춘족타일) 봄날 즐김이 다른 날 되랴

重三不可易(중삼불가역) 삼이 겹친 날 바꿀 수 없어 삼짇날

奈此獨命酌(나차독명작) 어쩌나 이를 홀로 술 해야

朋素並離析(붕소병리석) 벗들 다 함께 떨어져 갈려

焚香當聽花(분향당청화) 향 살라 마침 꽃을 들으려

細煙縈爐栢(세연영로백) 가다란 연기 화로 잣 얽혀 얽힐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