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論 作家論
1. 시작법총(詩作法總)-신경준(申景濬)
2. 毛詩序(모시서)
3. 문심조룡명시편(文心雕龍明詩篇)-유협(劉勰 465-521)
4. 시격(詩格)-왕창령(王昌齡)
5. 동심설(童心說) - 이지(李贄)
6. 시작대요(詩作大要)-호응린(胡應麟)
7. 논시절구(論詩絶句)-원호문(元好問)
8. 논시십절(論詩十絶) - 대복고(戴復古)
9. 이사정(理事情) - 섭섭(葉燮)
10. 시지소이작(詩之所以作) - 주희(朱熹)
11. 論詩(논시) - 李奎報(이규보)
12. 詩格守則 其1 - 蘇秉敦(소병돈)
1. 시작법총(詩作法總)-신경준(申景濬)
01. 地界必闊(지계필활) : 지계(시의 경지)는 넓어야 한다
地界必先闊占然後(지계필선활점연후) :의경의한계를반드시 먼저 정한한 뒤라야
上下諸句恢恢有餘裕(상하제구회회유여유) : 상하의 여러 시구에 여유가 생기어
長而不窮短而不孤(장이불궁단이불고) :길어도 궁색하지 않고 짧아도 고립되지 않는다.
02. 斷結必簡(단결필간) : 단결함(끊고 맺음)에는 간결해야 한다
夫言之盡(부언지진) : 무릇 말을 다한다면
則無餘味(칙무여미) : 여운의 맛이 없어진다.
言之多(언지다) : 말을 많이 쓰면
則爲支離(칙위지리) : 지루하고 산만하게 된다.
雖行文(수행문) : 비록 산문을 짓는다고 해도
其斷韻處不能簡(기단운처불능간) : 그 운을 끊을 곳을 간결히 하지 못하면
則不足觀(칙부족관) : 넉넉히 볼 것이 없도다.
況於詩乎(황어시호) : 하물며 시를 지음에 있어서랴.
東人之詩文(동인지시문) : 우리나라 사람의 시와 문장은
大抵多枝蔓(대저다지만) : 대체로 가지와 덩굴 같은 잡된 것이 많아
患尾重不撓之弊(환미중불요지폐) :
꼬리가 무거워 마음대로 흔들지 못하는 폐단을 근심하게 된다.
03. 鋪敍有法(포서유법) : 포서(펼침)에는 일정한 법이 있다
如細瑣處亦或一一甚詳(여세쇄처역혹일일심상) :
이를테면, 가늘고 자잘한 곳은 또한 일일이 아주 상세하게 하며
繁大處亦或輕輕盡擺(번대처역혹경경진파) :
번다하고 큰 곳은 또한 가볍게 다 나열한다.
亂處有整齊意(난처유정제의) :
산만하고 어지러운 곳에는 정제한 뜻을 갖게 해야 하고
忙處有暇閒意之類(망처유가한의지류) :
급하고 바쁜 곳에는 한가한 의미를 가진 말을 갖추어야한다
是謂有法(시위유법) : 이러한 것을 법이 있다고 하는 것이다.
04. 轉摺有神(전접유신) : 전접(굴리고 접음)에는 신통함이 있어야 한다
有變化之妙而無力爲之態(유변화지묘이무역위지태) :
변화의 묘가 있으되 억지로 짓는 형태가 없어야 한다
有鼓舞之樂而無喧聒之聲(유고무지락이무훤괄지성) :
고무하는 즐거움은 있으되 시끄럽고 떠들석한 소리는 없어야 한다.
有積疊之密而無迫阨之嫌(유적첩지밀이무박액지혐) :
차곡차곡 쌍아 놓는 치밀함은 있으되 다그치고 좁히는 의심은 없어야 한다.
有逢之穩而無驅逐之意(유봉지온이무구축지의) :
맞아들이는 온건함은 있어야 하나 몰아서 쫓아내는 의도는 없어야 한다.
是謂有神(시위유신) : 이러한 것을 신통함이 있다고 하는 것이다.
05. 語意無俗(어의무속) : 어휘에는 속됨이 없어야 한다.
語意一涉於俗(어의일섭어속) : 어의가 한 번 속기를 벗어나면
則欲巧而其巧可陋(칙욕교이기교가루) :
교묘하고자 하면 그 기이함이 가이 더럽게 여겨지고
則欲奇而其奇可呻(칙욕기이기교가신) :
기이하고자 하면 그 기이함이 가이 웃음거리로 여겨진다.
詩家之所忌莫大於俗(시가지소기막대어속) :
시인들이 기피해야 하는 일이 속됨도다 더 큰 것이 없으니
詩病之難療亦莫逾於俗(시병지난료역막유어속) :
시의 병을 치료하기 어려움이 속됨을 넘어서기보다 어려운 것이 없느니라.
06. 構結無痕(구결무흔) : 구결함에는 흔적이 없어야 한다.
上下四方磊落停當無少璺鏬(상하사방뇌락정당무소문하) :
위아래와 사방이 활달하여 마땅한데 머물러 조금도 흠이나 틈이 없어야 한다.
若不施斧斤刀錘而成者然後(약불시부근도추이성자연후) :
도끼와 칼을 쓰지 않고 이루어진 것 같아야 그것을 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07. 絶句當先得後二句(절구당선득후이구) :
절시는 마땅히 뒤의 두 구를 먼저 얻어야 한다.
08. 律詩當先得中四句(율시당선득중사구) :
율시는 가운데 네 구를 먼저 얻어야 한다.
律詩(율시) : 율시는
固以對偶爲工(율시고이대우위공) : 본래 대우를 공을 삼아야 한다.
然得意處(연득의처) : 그러나 뜻을 얻으면
則意對語不對亦可(칙의대어부대역가) :
뜻을 기준으로 대구를 만들어야지 낱말을 기준으로 대구를 만들지
않는 것이 또한 올바르다.
09. 三四韻以上(삼사운이상) : 34운 이상의 시의 경우
先須布置語意不可錯陳(삼사운이상선수포치어의불가착진) :
먼저 반드시 말뜻을 포치하되 잘못 늘어놓아서는 않된다.
10. 長篇古詩(장편고시) : 장편고시의 경우
參差中出整齊語尤見筆力(참치중출정제어우견필력) :
들쑥날쑥한 가운데 정제된 낱말이 나타 나와야 더욱 필력이 보여 진다.
最戒似對不對(최계사대부대):가장경계해야하나니,대구인 듯 하면서도 대구가 아닌 것이니
但涉江湖鬧熟語涉鄙俗(단섭강호료숙어섭비속) :강과 호수만 건너야지 속된 말로 떠들면서 시골 마을을 건너는 것과 같은 것이다.
2. 毛詩序(모시서)
詩者志之所之也(시자지지소지야) :
시는 마음 속 뜻이 움직여 나아가는 곳에 있나니
在心爲志(재심위지) : 마음 속에 있으면 뜻이 되고
發言爲詩(발언위시) : 언어로 나타내면 시가 된다.
情動於中而形於言(정동어중이형어언) :
감정이 마음속에서 움직여서 언어로 나타나는데
言之不足故歎之(언지부족고탄지) :
언어로 나타내어도 만족하지 못하여 탄식하게 되고
嗟歎之不足故永歌之(차탄지부족고영가지) :
탄식해도 만족하지 못하여 길게 노래하게 되고
永歌之不足不知手之舞之足之蹈之(영가지부족부지수지무지족지도지) :
길게 노래하여도 만족하지 못하여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손이
춤추듯 움직이고 발이 뜀뛰듯 움직이게 된다.
(출전: 시경. 관저서)
3. 문심조룡명시편(文心雕龍明詩篇)-유협(劉勰 465-521)
大舜云(대순운) : 순임금이 말했다
詩言志歌永言(시언지가영언) :
“시는 뜻을 표현한 것이고 노래는 말을 길게 늘인 것이다”라고
聖謨所析義已明矣(성모소석의이명의) :
성인이 분석한 것으로 시의 뜻이 이미 분명해졌다.
是以(시이) : 이것으로 생각해 보면
在心爲志發言爲詩(재심위지발언위시) :
마음속에 있으면 뜻이 되고 말로 표현되면 시가 된다.
舒文載實其在玆乎(서문재실기재자호) :
문장으로 꾸며서 내용을 싣는다는 것이 여기에 기인하는 것인저
詩者持也持人情性(시자지야지인정성) : 시라는 것은 유지한다는 것이니 곧 언어로서 사람의 성정(본성과 정서)을 순수하게 간직하는 것이다.
三百之蔽義歸無邪(삼백지폐의귀무사) :
시경 삼백 편의 뜻을 포괄하면, 그 뜻은 사특함이 없음에 귀결된다.
持之爲訓有符焉爾(지지위훈유부언이) :
시는 사람의 성정을 간직하는 것이라는 가르침이 여기에 부합된다.
人稟七情應物斯感(인품칠정응물사감) :
사람에게 부여된 칠정이 사물에 자극되면 느낌이 일어난다.
感物吟志莫非自然(감물음지막비자연) :
사물에서 느낌을 받아 마음 속에 움직는 뜻을 읊게 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昔葛天樂辭(석갈천악사) : 옛날에 갈천씨는 악사에서
玄鳥在曲(현조재곡) : 현조가 곡에 있다하였고
黃帝雲門理不空絃(황제운문리불공현) :
황제의 운문곡도 이치로서는 공연히 현을 뜯지는 않았다.
至堯有大唐之歌(지요유대당지가) : 요임금에 이르면 대당의 노래가 있고
舜造南風之詩(순조남풍지시) : 순임금은 남풍의 시를 지었다.
觀其二文辭達而已(관기이문사달이이) :
그 두개의 작품을 보면 문사가 통달되어있다.
及大禹成功九序惟歌(급대우성공구서유가) :
위대한 우임금의 공업이 이루어지자 구서가 노래되었다.
太康敗德五子咸怨(태강패덕오자함원) :
태강이 덕망을 잃으니 다섯 자식들이 모두 원망하였다.
順美匡惡其來久矣(순미광악기래구의) :
시가 미풍양속을 따르게하고 악한풍속을 바로잡았으니 그유래는 역사가깊도다.
自商曁周(자상기주) : 상(은나라)에서 주나라에 이르기까지
雅頌圓備四始彪炳六義環深(아송원비사시표병육의환심) :시경의 아와 송이 완비되어 사시는 비로소빛나고 육의의뜻이 두루 갖추어지고 깊어졌다.
子夏監絢素之章(자하감현소지장) : 자하는 순소의 장의 참 뜻을 자세히 살피고
子貢悟琢磨之句(자공오탁마지구) : 자공은 탁마의 구절의 참 의미를 깨닭았다.
故商賜二子可與言詩(고상사이자가여언시) :
그래서 공자는 자하와 자공의 두 사람과는 같이 시를 논할 수 있었다.
自王澤殄竭風人輟采(자왕택진갈풍인철채) :
주왕조 때부터 은택이 다하여 없어지면서 시인들은 시를 짓지 않았다.
春秋觀志(춘추관지) : 춘추시대에는 자신의 뜻을 나타내 보이기 위해
諷誦舊章酬酢以爲賓榮吐納而成身文(풍송구장수초이위빈영토납이성신문) :
과거의 작품을 외워서 서로 수작함으로써 빈객의 영화로 여기고 입으로 시를
토하여 몸의 장식으로 삼았다.
逮楚國諷怨則離騷爲刺(체초국풍원칙이소위자) :
초나라에 이르러 지배자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자 “이소”는 풍자물이 되었다.
秦皇滅典亦造仙詩(진황멸전역조선시) :
진시왕은 전적을 불태웠지만 선시를 낳게 했다.
漢初四言韋孟首唱(한초사언위맹수창) :
한나라 초기의 사언시는 위맹이 먼저 시작했다.
匡諫之義繼軌周人(광간지의계궤주인) :
간언해서 바로잡는 뜻은 주나라 시대의 시인 전통을 계승한 것이다.
孝武愛文柏梁列韻(효무애문백양열운) :
한나라 무제는 문학을 애호하여 백량대에서 연구이 시를 지었다.
嚴馬之徒屬辭無方(엄마지도속사무방) :
엄기와 사마상여의 무리들은 자유스러운 창작태도를 가진 사람들이었다.
至成帝品錄三百餘篇(지성제품록삼백여편) :
성제 시대에 이르러서는 삼백여편의 시를 모았다.
朝章國采亦云周備而辭人遺翰莫見五言(조장국채역운주비이사인유한막견오언) :
조야의 글을 모아서 두루 갖추었다고 하나 문인들의 글에 오언시는 하나도볼 수 없었다.
所以李陵班婕妤見疑於後代也(소이이릉반첩여견의어후대야) :
그래서 이릉과 반첩여의 시가 후대에 의심받는 것이다.
按召南·行露始肇半章(按召南·행로시조반장) :
자세히 살펴보면, 시경주남편의 행로시에서 첫장의 절반이 오언시가 시작되고
孺子滄浪亦有全曲(유자창랑역유전곡) :
아이들이 노래한 “창량”시는 전 곡이 오언시로 되어있다.
暇豫優歌遠見春秋(가예우가원견춘추) :
배우의 노래 “가예”이라는 오언시는 멀리 춘추시대부터 나타난다.
邪徑童謠近在成世(사경동요근재성세) :
아이들의 노래 “아경”이라는 오언시는 가까이 성세부터 있었다.
閱時取證則五言久矣(열시취증칙오언구의) :
시대를 살펴 증거를 찾아보면 오언시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又古詩佳麗或稱枚叔(우고시가려혹칭매숙) :
또 오언고시인 “가려”를 혹 매숙의 작품이라 하나
其孤竹一篇則傅毅之詞(기고죽일편칙부의지사) :
그의 시 “고죽” 일 편은 “부의”의 작품이다.
比采而推兩漢之作乎(비채이추양한지작호) :
수사에 견주어 추측해보면 양 한 시대의 작품일 것이다.
觀其結體散文(관기결체산문) : 그 구성과 수사를 살펴보면
直而不野婉轉附物怊悵切情(직이불야완전부물초창절정) :
직설적이지만 거칠지 않고 원만하여 집착하지 않으며 슬퍼함 적절하여
實五言之冠冕也(실오언지관면야) : 실로 오언시의 최초의 걸작 품이다.
至於張衡怨篇淸典可味(지어장형원편청전가미) :
장형의 “원편”은 맑고 전아하여 음미할 만하다.
仙詩緩歌雅有新聲 (선시완가아유신성) :
그의 선시인 “완가”에는 전아하고도 청신 맛이 있다.
曁建安之初五言騰踊(기건안지초오언등용) :
건안초기에 이르면 오언시가 도약 단계에 이른다.
文帝陳思縱轡以騁節(문제진사종비이빙절) :
위문제(조비)와 지사왕(조식)은 시창작의 고삐를 풀어 마음대로 달리게 하였다.
王徐應劉望路而爭驅(왕서응류망로이쟁구) :
왕찬, 서간, 응창(應瑒), 유정(劉楨)은 앞길을 바라보며 다투어 달려 나갔다.
並憐風月狎池苑(병련풍월압지원) :
아울러 풍월을 사랑하고 못과 동산을 가까이 하며
述恩榮敍酣宴(술은영서감연) :
임금의 은총과 영광을 노래하고 주연의 즐거움을 서술했다
悽慨以任氣磊落以使才(처개이임기뇌락이사재) :
처연하고 강개함으로 의기를 맡겼으며 뇌락한 심경으로 재능을 부렸다.
造懷指事不求纖密之巧(조회지사불구섬밀지교) :
마음 속생각을 지어내어일을 드러내되 세밀하게드러내는기교를 추구하지 않고
驅辭逐貌唯取昭晰之能(구사축모유취소석지능) :
말을 부려서 실체를 추구함에 있어 오직 분명한 기능을 취하였으니
此其所同也 (차기소동야) : 이러한 점에서 그들은 서로 같았다.
及正始明道詩雜仙心(급정시명도시잡선심) :
위나라 정시연간에 이르러 도가의 시에 밝아 도가 사상이 섞여들게 되었다.
何晏之徒率多浮淺唯嵇志淸峻(하안지도솔다부천유혜지청준) :하안과 같은 무리들의 시는 대체로 천박함이 많으나, 오직 계강의 시는 뜻이 맑고 높았다.
阮旨遙深故能標焉(원지요심고능표언) :
완적의 시는 뜻이 멀고 깊어서 능히 표준이 될 수 있었다.
若乃應璩百一獨立不懼(약내응거백일독립불구) :
응거의 “백일”같은 시는 홀로 우뚝하여 당당하여
辭譎義貞亦魏之遺直也 (사휼의정역위지유직야) :
어휘의쓰임은굴곡이 많으나 뜻은발라서 위나라시대의 솔직한 유풍이 남아있다.
晉世羣才稍入輕綺(진세군재초입경기) :
진나라 시대의 여러 작가들은 경박하고 섬세한 방향으로 빠져들었다
張潘左陸比肩詩衢(장반좌육비견시구) :
장씨, 반씨, 좌씨,육씨들과 같은시인들이 서로어깨를 나란히시단을 형성했으니
采縟於正始力柔於建安(채욕어정시력유어건안) :
시구의 수식은 정시연간보다 화려했지만, 문장의 힘은 건안연간보다 유약했다.
或木片文以爲妙(혹목편문이위묘) : 어떤사람들은 분석적인 수사를 묘수로 삼고
或流靡以自姸(혹류미이자연)어떤사람들은 유미한작풍을아름답다고 생각했으나,
此其大略也(차기대략야) : 이러한 점이 이 시대의 대략의 모습이다.
江左篇製溺乎玄風(강좌편제닉호현풍) :
강좌시대의 시편의 창작은 도가풍에 빠져들어
嗤笑徇務之志崇盛忘機之談(치소순무지지숭성망기지담) :
현실의 일에 힘쓰려는 마음을 조소하고, 세외의 이야기를 높이게 되었다.
袁孫已下雖各有雕采而辭趣一揆莫與爭雄
(원손이하수각유조채이사취일규막여쟁웅) :원굉과 손작 이후로비록 각자시구를 꿈임이 있었으나시어의 맛은 하나 같아서우열 가릴 필요도 없다.
所以景純仙篇挺拔而爲俊矣 (소이경순선편정발이위준의) :
그래서 경순(곽박)의 선시가 빼어나 뛰어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宋初文詠體有因革(송초문영체유인혁) :
송나라 초기의 산문과 시는 전통인 면과 개혁적인 면이 갖추어져 있어
莊老告退而山水方滋(장로고퇴이산수방자) :
노장 경향의 시가 퇴조를 알리고 산수를 읊은 시가 일어났다.
儷采百字之偶爭價一句之奇(려채백자지우쟁가일구지기) :
백자나 되는 대구를 짝지어 내어 한 구절의 특이함으로 시의 값을 다투었다.
情必極貌以寫物(정필극모이사물) :
정서면에서는 반드시 사물의 모습을 깊이 관찰해 사물을 핍진하게 묘사했고
辭必窮力而追新(사필궁력이추신) :
어휘의 표현에서는 반드시 힘을 다해 새로운 국면을 찾으려 했다.
此近世之所競也(차근세지소경야) :
이러한 면이 근세인들이 서로 다투는 것이 되었다.
故鋪觀列代而情變之數可監(고포관열대이정변지수가감) :
그러므로 여러 시대를 두루 살펴보면 정황의 변화 방향을 살펴 알 수 있고
撮擧同異而綱領之要可明矣 (촬거동이이강령지요가명의) :
같고 다른 점을 모아보면 강령의 요점을 밝힐 수 있다.
若夫四言正體則雅潤爲本(약부사언정체칙아윤위본) :
사언시와 같은 것은 정통적 시체로서 바르고 윤택함을 근본으로 하고
五言流調則淸麗居宗(오언류조칙청려거종) :
오언시는 통속적인 시형으로서 맑고 고운 점을 근본으로 삼는다.
華實異用惟才所安(화실이용유재소안) :
화려하고 소박함이 다르게 쓰이는 것은 오직 재능 취향에 따른다.
故平子得其雅(고평자득기아)그러므로 평자(장형)는 그 사언시의 바름을 얻었고
叔夜含其潤(숙야함기윤) : 숙야(계강)는 기 윤택한 기풍을 띄었다.
茂先凝其淸(무선응기청) : 무선(장화)은 그 오언시에는 청신함이 응집되어 있고
景陽振其麗(경양진기려) : 경양(장협)은 그 곱고 우아한 아름다움을 떨쳤다.
兼善則子建仲宣(겸선칙자건중선) :
두 가지를 겸함에는 자건(조식)과 중선(왕찬)이 있었고
偏美則太沖公幹 (편미칙태충공간) :
한 가지에 치우침에는 태중(좌사)과 공간(유정)이 있었다.
然詩有恆裁思無定位(연시유긍재사무정위) :
그러나 시에는 일정한 체제가 있으나 사상에는 일정한 형식이 없으므로
隨性適分鮮能圓通(수성적분선능원통) :
본성과 분수에 따르게 되어 모든 면에 능통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若妙識所難其易也將至(약묘식소난기역야장지) :
시인이만약에시짓는어려운점을 절묘하게알고있으면쉽게 시 짓는 날이오겠지만
忽以爲易其難也方來(홀이위역기난야방래) :
갑자기 시 짓는 일이 쉽다고 생각한다면 그 어려움이 곧 닥쳐오리라.
至於三六雜言則出自篇什(지어삼육잡언칙출자편십) :
삼언시와 육언시 그리고 잡시는 시경에서 시작되었고
離合之發則萌於圖讖(이합지발칙맹어도참) :
이합시의 시작은 도참의 글에서 싹이 텄다.
回文所興則道原爲始(회문소흥칙도원위시) : 회문시는 도원을 시작으로 본다.
聯句共韻則柏梁餘製(련구공운칙백양여제) :
여러 사람이 같은 운으로 짓는 연구시는 백량대의 뒤를 계승한 것이다.
巨細或殊情理同致(거세혹수정리동치) :
거고 작은 것이 혹 달라도 정리는 서로 같아
總歸詩囿故不繁云(총귀시유고불번운) :
같은 시의 세계에 통괄되므로 번거롭게 논하지 않는다.
贊曰(찬왈) : 기리노니
民生而志詠歌所含(민생이지영가소함) :
사람은 태어나면서 뜻을 품고 시를 읊어 마음 속에 품은 바를 노래한다.
興發皇世風流二南(흥발황세풍류이남)삼황시대에 발흥하여주남과 소남에 이르고
神理共契政序相參(신리공계정서상참) :
신의 이치에 합치하고 정치의 질서에 서로 참여하여
英華彌縟萬代永眈(영화미욕만대영탐) :
그 영화는 가득하고 만대에 영원히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4. 시격(詩格)-왕창령(王昌齡)
詩有三境(시유삼경) : 시에 세가지 경지가 있다.
一曰物境(일왈물경) : 첫 번 째로 실물의 경지를 들 수 있다.
欲爲山水詩則張泉石雲峰之境(욕위산수시칙장천석운봉지경) :
산수시를 지으려고하면샘,돌,구름그리고봉우리의 실제 모습을 펼쳐내야 하나니
極麗絶秀者(극려절수자) : 그 중에서 지극히 곱고 수려한 점은
神之於心(신지어심) : 심정으로 이것을 추상하여
處身於境(처신어경) : 그 경지에 자신을 위치시켜 두고
視境於心(시경어심) : 그 심정에서 그 경지를 겪어보아야 한다.
瑩然掌中(형연장중) : 그러면 확연히 손안에 들어오게 된다.
然後用思(연후용사) : 그런 뒤에 생각하게 되면
了然境象(요연경상) : 실제 경물의 상이 또렷해지므로
故得形似(고득형사) : 그 상상된 형상을 얻을 수가 있다.
二曰情境(이왈정경) : 두 번째로 정의 경지를 들 수 있다.
娛樂愁怨(오락수원)나를재미있게하는것,즐겁게하는것,근심하게하는것,원망하게 하는 것들을
皆張於意而處於身(개장어의이처어신) :모두 마음 속 의식에 펼쳐서 몸짓으로 나타낸다.
然後馳思得深其情(연후치사득심기정) :
그러한 뒤에 상상력을 타면 그 정감을 깊게 할 수 있다.
三曰意境(삼왈의경) : 세 번 째로 뜻의 경지를 들 수 있다.
亦張之於意而思之於心(역장지어의이사지어심) :
이 또한 마음 속 의식에 뜻을 펼쳐서 심정으로 헤아린다
則得其眞矣(칙득기진의) : 그러면 그 진의를 얻을 수 있다.
당나라 말의 시인 사공도(司空圖 837-908)의 대표적 詩 작품인 이십사시품(二十四詩品) 중에서 23품 광달(曠達)과 24품 유동(流動)을 예로 쓴다.
23. 曠達(광달-작품 내용의 도량이 너그럽고 큼)
生者百歲(생자백세) : 살아 간가는 것은 백년뿐인데,
相去幾何(상거기하) : 서로 떨어짐이 얼마인가.
歡樂苦短(환락고단) : 환락과 고단함,
憂愁實多(우수실다) : 근심과 걱정이 실로 많도다.
何如尊酒(하여존주) : 술 한 말 함이 어떤가,
日往煙蘿(일왕연라) : 날마다 안개 낀 댕댕이 넝쿨 찾는도다.
花覆茆簷(화복묘첨) : 꽃은 초가집 처마를 덮고 있는데,
疏雨相過(소우상과) : 성긴 비 오면서 지나가네.
倒酒旣盡(도주기진) : 술잔을 기울여 다 마시고,
杖藜行歌(장려행가) : 지팡이 짚고 걸으며 노래를 부르네.
孰不有古(숙불유고) : 누가 예스러움을 지니지 않으리.
南山峨峨(남산아아) : 남산처럼 높고도 높도다.
24. 流動(유동-글발이 아무런 지장 없이 흘러 움직이는 현상)
若納水輨(약납수관) : 물 모으는 바퀴채 같기도 하고,
如轉丸珠(여전환주) : 구르는 둥근 구슬 같기도 하네.
夫豈可道(부기가도) : 어찌 말로 할 수 있으랴,
假體遺愚(가체유우) : 그래서 형체를 빌려 우매한 자에게 남기네.
荒荒坤軸(황황곤축) : 지축은 아늑히 황막하고,
悠悠天樞(유유천추) : 천축은 아득히 멀기만 하네.
載要其端(재요기단) : 그 단서만 찾아 두텁게 지닌다면,
載同其符(재동기부) : 그 부합됨이 같을 것이로다.
超超神明(초초신명) : 우주를 주관하는 신령은 초연하여,
返返冥無(반반명무) : 어두운 허무의 세계로 돌아가리로다.
來往千載(내왕천재) : 천년을 두고 오고 또 가나니,
是之謂乎(호지위호) : 이를 두고 이르는 것인가?
5. 동심설(童心說) - 이지(李贄)
夫童心者眞心也(부동심자진심야) : 아이의 마음은 진심이다.
若以童心爲不可是以眞心爲不可也(약이동심위불가시이진심위불가야) :만약 아이의 마음이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진심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니라.
夫童心者絶假純眞最初一念之本心也(부동심자절가순진최초일염지본심야) :
아이의 마음이란 거짓을버려 순수하고 참되어서 처음 가진생각의 본 마음이다.
若失却童心便失却眞心(약실각동심편실각진심) :
만약 아이의 마음을 잃어버리면, 참된 마음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失却眞心便失却眞人(실각진심편실각진인) :
참된 마음을 잃어버리면 참된 사람을 잃어버리게 된다.
人而非眞全不復有初矣(인이비진전불복유초의) :
사람이 되어서 진실되지 못하면 절대로 처음 가진 마음을 회복하지 못한다.
夫旣以聞見道理爲心矣則所言者皆聞見道理之言非童心自出之言也
(부기이문견도리위심의칙소언자개문견도리지언비동심자출지언야) :
대저 이미 견문과 이론으로 마음을 삼으면,말하는 것이 모두 견문과 이론의 말이지 동심에서 저절로 나오는 말이 아니니라.
言雖工於我何與(언수공어아하여) :
비록 말이 공교로워도 나에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豈非以假人言假言而事假事文假文乎(기비이가인언가언이사가사문가문호) :
거짓된 사람으로서 거짓된 말을 빌어 거짓된 일을 일 삼아
거짓된 문장을 짓는 것이 어찌 올바르겠는가?
6. 시작대요(詩作大要)-호응린(胡應麟)
詩作大要不過二端體格聲調興象風神而已
(시작대요불과이단체격성조흥상풍신이이) :
시를 짓는 큰 요소는 두 가지에 지나지 않는데, 체격(스타일)과 성조(토운),
흥상(이미지)과 풍신(태도와 정신)일 따름이니라.
體格聲調有則可循(체격성조유칙가순) :
체격과 성조에는 쫓을 수 있는 규칙이 있으나
興象風神無方可集(흥상풍신무방가집) :
흥상과 풍신에는 잡아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故作者但求體正格高聲雄調鬯(고작자단구체정격고성웅조창) :그러므로 작자는 다만 체격이바르고격조는 높고,소리는 웅장하고가락은 매끄럽기만을 구하였다.
積習之久矜持盡化形迹俱融(적습지구긍지진화형적구융) :연습의 쌓임이 오래되면 세심한 주의력이 녹아들고 외형의 흔적이 두루 융합될 것이다.
興象風神自爾超邁(흥상풍신자이초매) :
흥상(이미지)과 신운(시정신)은 이렇게 하는 것에서 높아질 것이다.
譬諸鏡花水月(비저경화수월)이를 거울에 비친 꽃과물에 비친달에 비유하여보면
體格聲調水與鏡也(체격성조수여경야) : 체격과 성조는 물과 거울이요.
興象風神月與花也(흥상풍신월여화야) : 흥상과 풍신은 달과 꽃이다.
必水澄鏡朗然後花月宛然(필수징경랑연후화월완연) :
반드시 물이 맑고 거울이 밝은 뒤에야 꽃과 달이 완연히 드러난다.
詎容昏鑑濁流求覩二者(거용혼감탁류구도이자) :
어찌 어두운 거울과 탁한 물의 흐름에서 두 가지를 구할 수 있겠는가?
故法所當先而悟不容强也(고법소당선이오불용강야) :그러므로 법(방법론)이란 마땅히 앞세워야 할 요소이나 오(깨닭음)는 억지로 할 수 없는 것이다.
7. 논시절구(論詩絶句)-원호문(元好問)
논시절구-01
漢謠魏什久紛紜(한요위십구분운) :
한나라 노래와 위나라 시, 오랫동안 분분해 왔는데
正體無人與細論(정체무인여세론) :
바른 시체를 함께 자세히 논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
誰是詩中疏鑿手(수시시중소착수) : 누가 바로 시인 중에 길 터는 사람일까
暫敎涇渭各淸渾(잠교경위각청혼)잠시 경수와위수를 각각맑고도흐리게해 보련다
논시절구-02
曹劉坐嘯虎生風(조유좌소호생풍) :
조식과 유정이 앉아 휘파람부니 호랑이 바람 일으키고
四海無人角兩雄(사해무인각양웅) :
세상에는 두 영웅과 가축을 벌일 사람 아무도 없었도다
可惜幷州劉越石(가석병주유월석) : 아깝도다, 정주의 유월석이여
不敎橫槊建安中(불교횡삭건안중)건안기에는창가로잡고횡거하게하지는 않았도다
논시절구-03
鄴下風流在晉多(업하풍류재진다) : 건안 시대의 강개한 시풍은 진대에 많아
壯懷猶見缺壺歌(장회유견결호가) : 웅장한 심회는 여전히 결호가에 남아있도다
風雲若恨張華少(풍운약한장화소) : 풍운의 기운이 장화시에 적다고 한스럽다면
溫李新聲奈爾何(온이신성내이하)온정균과이상은의 새로운 소리는 어찌하겠는가
논시절구-04
一語天然萬古新(일어천연만고신) : 천연을 한번에 말하여 만고에 신선하여
豪華落盡見眞淳(호화낙진견진순)호방하고화려함을떨쳐버리면참되고 순박해지리
南窓白日羲皇上(남창백일희황상) : 남창에 밝은 해는 복희황제 시대의 것이라
未害淵明是晉人(미해연명시진인) : 도연명이 진나라 사람임에 손상이 없도다
논시절구-05
縱橫詩筆見高情(종횡시필견고정) : 종횡무진한 시피로 고상한 마음 나타내니
何物能澆磈磊平(하물능요외뢰평)무슨 물건이그의울적한 마음을평안히 달랬을까
老阮不狂誰會得(노완불광수회득) : 완적이 미치지 않았음을 그 누가 알리오
出門一笑大江橫(출문일소대강횡) : 문을 대서서 한바탕 웃으니 커다란 장강이 가로지른다
논시절구-06
心畵心聲總失眞(심화심성총실진) : 마음의 그림이니 마음의 진실이니 함은 진실을 잃음이니
文章寧復見爲人(문장녕부견위인) : 문장으로어찌 다시사람됨을 알 수 있으리오
高情千古閑居賦(고정천고한거부) : 천고의고상한 정을노래한 반악의“한거부”로
爭言安仁拜路塵(쟁언안인배노진) : “안인”이 길의 먼지에 절했다고 다투어 말할 수 있으리
논시절구-07
慷慨歌謠絶不傳(강개가요절부전) : 강개하는 노래 끊어져 전하지 않고
穹廬一曲本天然(궁려일곡본천연) : 막집 한가락 본래 자연스럽도다
中州萬古英雄氣(중주만고영웅기) : 중주 땅의 만고의 영웅의 기개는
也到陰山敕勒川(야도음산칙륵천) : 또한 음산의 칙륵천에 이르렀도다
논시절구-08
沈宋橫馳翰墨場(심송횡치한묵장) : 심전기와 송지문은 시단을 종횡무진했으나
風流初不廢齊梁(풍류초불폐제량)풍류는제나라와양나라의 시풍을 버리지 못했다
論功若淮平吳例(논공약회평오예) : 오나라 평정한 예에 따라 공로를 논하면
涵着黃金鑄子昻(함착황금주자앙) : 기미한 시풍 없앤 진자앙을 황금으로 빚어야 하리라
논시절구-09
鬪靡誇多費覽觀(투미과다비람관) : 기려함 다투고 지식많음 자랑하여 너무 전고에힘써
陸文猶恨冗於潘(육문유한용어반) 육기의 글이 여전히 반악보다 더 번잡함이 한스럽도다
心聲只要傳心了(심성지요전심료) : 마음의 소리는 다만 마음만 전하는 것이 중요하거늘
布穀瀾飜可是難(포곡란번가시난)포곡새가 물결 뒤집듯 하는 것도 가히 어려운 일이도다
논시절구-10
排比鋪張特一途(배비포장특일도) : 시어와 시구를 배열 포치하는 오직 한 길
藩籬如此亦區區(번리여차역구구) : 그울타리가 이러하다면 또한 변변히 못하다
少陵自有連城壁(소릉자유연성벽) 두보는 원래 값 할 수 없는 연성벽같은 시를 가졌는데
爭柰微之識碔砆(쟁내미지식무부) : 어찌하겠는가, 미지는 그것을 무부구슬로 알았다니
논시절구-11
眼處心生句自神(안처심생구자신)눈 닿은 곳에 마음이 움직이면 시구가 절로 신묘해지니
暗中摸索總非眞(암중모색총비진) : 어둠 속에서 싯구를 찾는 것은 모두 참되지 못하다
畫圖臨出秦川景(화도임출진천경) : 진천의 풍경을 그림으로그려 내놓음에 있어
親到長安有幾人(친도장안유기인)직접 진천이 있는 장안에 간사람이 몇 사람이나 있을까
논시절구-12
望帝春心託杜鵑(망제춘심탁두견) :<錦瑟>시에서, 망제의 춘심 두견새에 부쳐고
佳人錦瑟怨華年(가인금슬원화년) 미인의풍류가락은화려한나이 원망한다고 했다
詩家總愛西崑體(시가총애서곤체) : 시인들은 모두 서곤체의 시에 빠졌으나
獨恨無人作鄭箋(독한무인작정전) :정현의 경서 전같은 주석을 써내지 못하다니
8. 논시십절(論詩十絶) - 대복고(戴復古)
논시십절-01
文章隨世作低昻(문장수세작저앙) : 문장도 세상 따라 오르내리지만
變盡風騷到晩唐(변진풍소도만당)시경과 이소의시풍도다하고 만당시에 이르렀다
擧世吟哦推李杜(거세음아추이두) : 온 세상사람들 시를 읊으며 이백과 두보만 추천하니
時人不識有陳黃(시인불식유진황) 세상사람들은 진사도와 황정견이 있음을 알지 못한다
논시십절-02
古今胸次浩江河(고금흉차호강하) : 고금에 마음 속 생각이 강과 내처럼 넓고
才比諸公十倍過(재비제공십배과) 재주는 다른 사람들보다 열 배도 더 뛰어나다
時把文章供戱諧(시파문장공희해) : 때로는 문장을 우스개로 삼았으니
不知此體誤認多(부지차체오인다)이러한 문체로 사람들을 그르침이 매우 많았다
논시십절-03
曾向吟邊問古人(증향음변문고인) : 일찍이 시단에서 옛사람에게 물으니
詩家氣象貴雄渾(시가기상귀웅혼) : 시인의 기상으로는 웅혼함을 귀하게 연긴다
雕鎪太過傷於巧(조수태과상어교) 깎고 다듬는 것 너무 지나치면 기교로 해치고
朴拙惟宜怕近村(박졸유의파근촌)질박하고졸속함은 의당히 촌스러워질까 두렵다
논시십절-04
意匠如神變化生(의장여신변화생) : 구상 신과 같으면 변화가 생겨나고
筆端有功任縱橫(필단유공임종횡) : 붓 끝에 공력이있으면 종횡으로마음대로 쓸 수 있다
須敎自我胸中出(수교자아흉중출)반드시 나의가슴 속에서 나오게 하여야 하나니
切忌隨人脚後行(절기수인각후행) : 절대고 남을 따라 지나간 길을가는것은 피해야 한다
논시십절-05
陶寫性情爲我事(도사성정위아사) : 성정을 묘사함을 나의 일로 삼아야기
留連光景等兒嬉(유연광경등아희) : 눈에 보이는 경치에만 머무는 것은 아이들 장난이다
錦囊言語雖氣絶(금낭언어수기절) : 비단 주머니 같은 시어는 기절하다고 해도
不是人間有用詩(불시인간유용시) : 인간에 쓸모 있는 시는 아니니라
논시십절-06
飄零憂國杜陵老(표령우국두릉로) : 떠돌며 나라 근심했으니 두릉의 노인이요
感寓傷時陳子昻(감우상시진자앙) : 감우시로 시대를 슬퍼했으니 진자앙이로다
近日不聞秋鶴唳(근일불문추학려) : 요즈음은 가을에 학 우는 소리 들리지 않고
亂蟬無數噪斜陽(난선무수조사양) : 어지러운매미가 무수히 지는 해를 울어댄다
논시십절-07
欲參詩律似參禪(욕참시률사참선) : 시의 율격을 탐구하려며 참선하듯 해야하니
妙趣不由文字傳(묘취불유문자전) : 묘취는 문자의 전달에 있지 않도다
箇裏稍關心有悟(개리초관심유오) : 그것 속에 조금 같혀 마음에 깨달음이 생겨
發爲言句自超然(발위언구자초연) : 솟아올라어구로 나타나면자연히 초연해진다
논시십절-08
詩本無形在窈冥(시본무형재요명) : 시란 본래 형태 없이 아득한 곳에 있어
網羅天地運吟情(망라천지운음정) : 천지를 망라하여 읊조리는 마음을 움직인다
有時忽得驚人句(유시홀득경인구)때로는홀연히사람을놀라게 하는 싯구를 얻지만
費盡心機做不成(비진심기주불성) : 심기를 다써가며 지어도 짓지 못한다
논시십절-09
作詩不如作文比(작시불여작문비) : 시를 짓는 것은 문장 짓는 것과 비교하기 어려워
以韻成章怕韻虛(이운성장파운허) : 운맞춰 한편지어놓고도 운이 잘못되었나 두려워진다
押得韻來如砥柱(압득운래여지주) : 운을 단 것이 지주산과 같아져서
動移不得見工夫(동이부득견공부) : 움직여도 움직여지지 않아야 제대로 한 것이 된다
논시십절-10
草就篇章只等閒(초취편장지등한) : 초고를 만들기는 다만 등한히 여기나
作詩容易改詩難(작시용이개시난) : 시를 짓기는 쉬우나 고치기는 어려워라
玉經雕琢方成器(옥경조탁방성기) : 옥은 다듬는 과정을 거쳐야 그릇이 되나
句要豊腴字要安(구요풍유자요안) : 시구는풍만하고 글자는 안정을 기해야 한다
9. 이사정(理事情) - 섭섭(葉燮)
논리,사건,정서
曰理曰事曰情(왈논왈사왈정) : <이>라 하고, <사>라 하고, <정>라 하니
此三言者(차삼언자) : 이 세 가지 것으로
足以窮盡萬有之變態(족이궁진만유지변태) :
충분히 만물의 변해진 다양한 형태를 다 표현할 수 있다.
凡形形色色音聲狀貌(범형형색색음성상모) :무릇 모든 형태, 빛깔, 음향, 모습이
擧不能越乎此(거불능월호차) : 모두가 이것들에서 벗어날 수 없다.
此擧在物者而爲言(차거재물자이위언) :
거명한 이 세 가지는 외물의 측면에서 말한 것인데
而無一物之或能去此者(이무일물지혹능거차자) :
표현된 외물의 형태로 이것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曰才曰膽曰識曰力(왈재왈담왈식왈력) :
<재능>이라 하고, <담력>이라 하고, <인식>이라 하고 <역량>이라 하니
此四言者所以窮盡此心之神明(차사언자소이궁진차심지신명) :
이 네 가지 말은 인간 마음의 신명함을 다 나타내는 것이다.
凡形形色色音聲狀貌(범형형색색음성상모) : 무릇 모든형태, 빛깔, 음향, 모습이
無不待於此而爲之發宣昭著(무불대어차이위지발선소저) :
이 네 가지를 기다려 해야 발현되어 밝게 드러나지 않음이 없는 것이다.
此擧在我者而爲言(차거재아자이위언) :
거명한 이 네 가지는 작가 내면의 측면에서 말한 것인데
而無一不如此心以出之者也(이무일불여차심이출지자야) :
이 같은 마음을 써서 나오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다.
以在我之四(이재아지사) : 자가의 내면에 있는 이 네 가지로
衡在物之三(형재물지삼) : 외면에 있는 세 가지를 헤아려서
合而爲作者之文章(합이위작자지문장) :종합하여 개별 작자의 문장을 짓게 되니
大而經緯天地(대이경위천지) : 크게는 천하를 경영하고
細而一動一植(세이일동일식) : 세세하게는 하나의 동물, 하나의 식물에까지
詠嘆謳吟(영탄구음) : 읊조리고 노래함이
俱不能離是而爲言者矣(구불능리시이위언자의) :
이 원칙을 떠나서는 말할 수가 없는 것이다.
10. 시지소이작(詩之所以作) - 주희(朱熹)
시가 지어지는 까닭
人生而靜天之性也(인생이정천지성야) :
사람이 태어나서 고요함은 하늘이 부여한 성품이다.
感於物而動性之欲也(감어물이동성지욕야) :
성품이 사물에 느끼어 일어나는 것은 성품의 욕망이다.
夫旣有欲矣則不能無思(부기유욕의칙불능무사) :
대개 성품에서 욕망이 일어나면 생각이 없을 수 없게 된다.
旣有思矣則不能無言(기유사의불능무언) :생각이 있게 되면 말이 없을 수 없다.
旣有言矣則言之所不能盡(기유언의칙언지소불능진) :
말하고서 말로서 다하지 못한 것이 있어
而發於咨嗟歎之餘者(이발어자차탄지여자) :
한숨짓거나 탄식의 결과물로 나타나게 되니
必有自然音響節奏而不能已焉(필유자연음향절주이불능이언) :
거기에는 자연히 음향과 절주가 생기어 억제할 수 없게 된다.
此詩之所以作也(차시지소이작야) : 이것이 시가 지어지는 까닭이다.
11. 論詩(논시) - 李奎報(이규보)
시란 무엇인가?
作詩尤所難(작시우소난) : 시 지음에 특히 어려운 것은
語意得雙美(어의득쌍미) : 말과 뜻이 아울러 아름다움을 얻는 것.
含蓄意苟深(함축의구심) : 머금어 쌓인 뜻이 진실로 깊어야
咀嚼味愈粹(저작미유수) : 씹을수록 그 맛이 더욱 순수하나니.
意立語不圓(의립어불원) : 뜻만 서고 말이 원활치 못하면
澁莫行其意(삽막행기의) : 껄끄러워 그 뜻이 전달되지 못한다.
就中所可後(취중소가후) : 그 중에서도 나중으로 할 바의 것은
彫刻華艶耳(조각화염이) : 아로새겨 아름답게 꾸미는 것뿐.
華艶豈必排(화염기필배) : 아름다움을 어찌 반드시 배척하랴만
頗亦費精思(파역비정사) : 또한 자못 곰곰히 생각해 볼 일.
攬華遺其實(람화유기실) : 꽃만 따고 그 열매를 버리게 되면
所以失詩眞(소이실시진) : 시의 참 뜻을 잃게 되느니.
爾來作者輩(이래작자배) : 지금껏 시를 쓰는 무리들은
不思風雅義(불사풍아의) : 風雅의 참 뜻은 생각지 않고,
外飾假丹靑(외식가단청) : 밖으로 빌려서 단청을 꾸며
求中一時耆(구중일시기) : 한 때의 嗜好에 맞기만을 구하고 있다.
意本得於天(의본득어천) : 뜻은 본시 하늘에서 얻는 것이라
難可率爾致(난가솔이치) : 갑작스레 이루기는 어려운 법.
自盦得之難(자암득지난) : 스스로 헤아려선 얻기 어려워
因之事綺靡(인지사기미) : 인하여 화려함만 일삼는구나.
以此眩諸人(이차현제인) : 이로써 여러 사람 현혹하여서
欲掩意所墑(욕엄의소적) : 뜻의 궁핍한 바를 가리려 한다.
此俗寢已成(차속침이성) : 이런 버릇이 이미 습성이 되어
斯文垂墮地(사문수타지) : 문학의 정신은 땅에 떨어졌도다.
李杜不復生(이두불복생) : 李白과 杜甫는 다시 나오지 않으니
誰與辨眞僞(수여변진위) : 뉘와 더불어 진짜와 가짜 가려낼까.
我欲築頹基(아욕축퇴기) : 내가 무너진 터를 쌓고자 해도
無人助一墠(무인조일선) : 한 삼태기 흙도 돕는 이 없네.
誦詩三百篇(송시삼백편) : 시 삼 백 편을 외운다 한들
何處補諷刺(하처보풍자) : 어디에다 풍자함을 보탠단 말가.
自行亦云可(자행역운가) : 홀로 걸어감도 또한 괜찮겠지만
孤唱人必戱(고창인필희) : 외로운 노래를 사람들은 비웃겠지.
12. 詩格守則 其1 - 蘇秉敦(소병돈)
漢詩一首似言志(한시일수사언지) : 한시 한 수는 뜻을 말하는 것과 같아서
情景交叉吐古香(정경교차토고향) : 정경이 교차하며 옛 향기를 뿜어야 하네
起句常含全淑氣(기구상함전숙기) : 기구는 항상 맑은 기운 머금어야 하고
承聯每寫秀風光(승련매사수풍광) : 승련은 늘 빼어난 풍광을 옮겨야 한다오
轉聲異興文成變(전성이흥문성변) : 전구는 흥취를 달리해 글에 변화 이루며
結語懷題脈不忘(결어회제맥불망) : 결어는 글제를 품고 맥을 잊으면 안된다네
用字構行簾最重(용자구행염최중) : 글자를 쓰고 행을 엮음에 염이 최고이니
瓊章礎石有心良(경장초석유심량) : 좋은 글의 초석은 어진마음에 있음이라
詩格守則 其二
二四非同二六同(이사비동이륙동) : 二四번 글자는 같지 않고 二六은 같으며
起承轉結律詩風(기승전결율시풍) : 기승전결은 시풍의 율격이 되느니라
出題押韻無相變(출제압운무상변) : 제목과 운자를 낼 때는 서로 변화가 없고
言志收芳有對通(언지수방유대통) : 뜻을 말하고 향기 거둠은 대구가 있다네
畢仄應當尋仄始(필측응당심측시) : 측성으로 끝냄에는 측성으로 시작하고
初平必是以平終(초평필시이평종) : 평성으로 시작함은 평성으로 끝냄이라
意重疊字違元法(의중첩자위원법) : 뜻과 글자가 겹치면 시법을 어김인데
鶴膝蜂腰亦害中(학슬봉요역해중) : 학슬과 봉요는 글귀의 중간을 해침이라
詩格守則 其三
起承轉結欲瓊章(기승전결욕경장) : 기승전결에서 좋은 글 지으려 한다면
先發詩情意不忘(선발시정의불망) : 시정을 펼침에 뜻을 잊으면 안 된다오
落韻構文行念滑(낙운구문행념활) : 운자 떨어져 글 엮음에 각 행이 매끄럽고
命題謀畵句懷康(명제모화구회강) : 시제 받고 구상함에 편안함 생각한다네.
有簾乃有詠歌氣(유렴내유영가기) : 염이 있기에 읊고 노래함에 기세 있는데
無法應無風月香(무법응무풍월향) : 법이 없다면 풍월에 향기도 없으리라.
造語常從皆典古(조어상종개전고) : 시어는 항상 전고에 따라야 함이요
他非共感獨堪量(타비공감독감량) : 남과 공감하지 못하면 홀로 아는 글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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