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가고파

源堂 徐昌植 2017. 6. 16. 10:08

  가고파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이 눈에 보이네

 

  꿈엔들 잊으리오 그 잔잔한 고향 바다

 

  지금도 그 물새들 날으리 가고파라 가고파

 

 

 

  어릴 제 같이 놀던 그 동무들 그리워라

 

  어디 간들 잊으리오 그 뛰놀던 고향 동무

 

  오늘은 다 무얼 하는고 보고파라 보고파

 

 

 

  그 물새 그 동무들 고향에 다 있는데

 

  나는 왜 어이타가 떠나 살게 되었는고

 

  온갖 것 다 뿌리치고 돌아갈까 돌아가 

 

 

 

  가서 한데 얼려 옛날같이 살고지고

 

  내마음 색동옷 입혀 웃고 웃고 지내고저

 

  그 날 그 눈물 없던 때를 찾아가자 찾아가

 

 

 

  물 나면 모래판에서 가재 거이랑 달음질하고

 

  물 들면 뱃장에 누워 별 헤다 잠들었지

 

  세상일 모르던 날이 그리워라 그리워

 

 

 

  여기 물어 보고 저기 가 알아 보나

 

  내 몫엔 즐거움은 아무데도 없는 것을

 

  두고 온 내 보금자리에 가 안기자 가 안겨

 

 

 

  처녀들 어미 되고 동자들 아비 된 사이

 

  인생의 가는 길이 나뉘어 이렇구나

 

  잃어진 내 기쁨의 길이 아까워라 아까워

 

 

 

  일하여 시름 없고 단잠들어 죄 없는 몸이

 

  그 바다 물소리를 밤낮에 듣는구나

 

  벗들아 너희는 복된 자다 부러워라 부러워

 

 

 

  옛 동무 노젖는 배에 얻어 올라 치를 잡고

 

  한바다 물을 따라 나명 들명 살까아나

 

  맞잡고 그물 던지며 노래하자 노래해

 

 

 

  거기 아침은 오고 거기 석양은 져도

 

  찬 얼음 센 바람은 들지 못하는 그 나라로

 

  돌아가 알몸으로 살꺼나 깨끗이도 깨끗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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