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한시 협회 시 선발 가이드라인 -고선 지침(考選指針)-

第 7 條 審査方法



가.

詩 一首當 各組別로 循環 實施하여 三審制로 運營하되 審査의 優先順位는 第 1次 失格判定, 第 2次 適否判定으로 한다.



나. 失格判定 ;

指定된 3個組가 一次的으로 명백한 失格이라고 判定될 境遇는 이를 抽出하여 脫落 措置하고 相異할 境遇에 限하여 再審한다. 다만, 失格은 當該 字句에 表示한다.



다. 채점 ;

一次失格判定에서 通過된 詩에 限하여 實施한다. 다만, 優秀句에는 批點을 表示하고 批點 合計를 點數로 換算하여 用紙 上部欄外 기재한다.



라. 批點(朱批)은

1句 2點을 줄 수 있으며 特別한 妙句에 限하여 圈點(貫珠)을 줄 수 있으나 一首中 圈點当 1點으로 4點을 超過할 수 없다.

(16점이 여러 장 나왔을 시에 圈點(貫珠)을 적용해서 가린다.)



마. 入選者 選拔은

最高點數 順으로 對象者를 選定하며 失格 適否判定을 再審하여 瑕疵 없음을 確認하고 立會者의 確認을 거쳐 委員長 責任下에 結果를 發表한다.



바. 事情變更이 發生時에는,

委員長은 本 趣旨에 違背되지 않는 範圍內에서 適宜調整 할 수 있으며 會長에게 이를 報告하여야 한다.



사. 落選者中

再審要請이 있을 경우 이를 다시 審査하지 아니한다.

[출처] -漢詩協會考選準則-



第 1次 失格 判定은 다음 表에 該當하는 詩를 말한다.



∘ 皆仄頭 … 各行 첫 자가 전부 높다.(不可)

(但 各行 첫 자가 1자라도 낮으면 무관)



∘ 皆平頭 … 各行 첫 자가 전부 낮은 것.(不可)

(但 各行 첫 자가 1자라도 높으면 무관)



∘ 犯題 … 題目 字가 承句, 轉句에 들어가 있는 것.(不可)

(제목이 4字 이하에 해당)



∘ 蜂腰 … ●●●○●●○ (但 第 3, 5字를 平으로 하면 無關)



∘ 鶴膝 … ○○○●○○● 上 三字가 낮아 孤仄이 된 경우

(第 5字를 높이(측성으로) 면 무관)



∘ 意疊 … 율시 한 수 中에 같은 의미를 두 번 쓰는 것(不可)

(例, 偉績 : 大功)



對句 적용

對句 적용

󰠆

󰠐󰠐󰠐󰠐󰠐

󰠌

色譜 : 함련, 경련에 다 색을 넣는 것(不可)

首聯이나 尾聯에 1字는 무방

數譜 : 함련, 경련에 다 숫자를 넣는 것(不可)

首聯이나 尾聯에 1字는 무방

人譜 : 함련, 경련에 다 人名을 넣은 것(不可)

主客對 : 제목의 단어를 대구에 쓰는 것(不可)

首聯이나 尾聯에 쓰는 것은 무방





色譜 : 함련, 경련에 다 색을 넣는 것(不可)

(首聯이나 尾聯에 1字는 무방)



數譜 : 함련, 경련에 다 숫자를 넣는 것(不可)

(首聯이나 尾聯에 1字는 무방)



人譜 : 함련, 경련에 다 人名을 넣은 것(不可)



主客對 : 제목의 단어를 대구에 쓰는 것(不可)

(首聯이나 尾聯에 쓰는 것은 무방)



∘ 違題 … 題目의 뜻이 없는 것.



∘ 違廉 … 平, 仄이 不合 하는 것.



∘ 簾不合 … 一名, 가시개 簾이며 句와 句 사이에 平仄 연결이 안 된 것. (不可)



∘ 對不合 … 對의 單語가 맞지 않는 것.



∘ 三字高, 三字平 … (이는 下 三高, 下 三平)을 말함



∘ 疊字 … 漢詩 一首 내에 同一字는 不用 但, 同行에는 無關 함.



∘ 蟬聯體 … 시의 맨 아래 字를 다음 句에 물고 들어가는 것(不可)



∘ 相替簾 … 옆 句의 平仄을 서로 바꾸어 사용하는 것(可)



∘ 蒙上簾 … 平이나 仄이 될 자리에 반대로 되어, 위 글자를 힘입어 되는 것(不可)





第 9 條 平仄 共用 文字 選定



가. 考選(作詩) 時 平聲과 仄聲으로 共用 할 수 있는 通高低字를

     나項과 같이 規定 한다.



나. 强, 論, 望, 聞, 防, 思, 先, 汚, 要, 應, 任, 治 (12字)



[출처] -漢詩協會考選準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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西山大師 白華道人(休靜) 시모음  서산대사 1520~1604

1. 淸虛歌   청허가
   
君抱琴兮倚長松 (군포금혜의장송) 그대 거문고 안고 큰 소나무에 기대나
長松兮不改心 (장송혜불개심) 큰 소나무는 마음을 바꾸지 않는다
我長歌兮坐綠水 (아장가혜좌녹수) 긴 노래 부르며 푸른 물가에 앉으니
綠水兮淸虛心 (녹수혜청허심) 푸른 물  맑아  마음이 텅 비었네          

心兮心兮 (심혜심혜) 마음이여 마음이여
我與君兮 (아여군혜)  나와 그대

 

2. 賽西山老人求懷   새서산노인구회

 

通經兼達道   통경겸달도   경전을 통하고 도를 알았으니
寫字又吟詩   사자우음시   글씨를 쓰고, 또 시를 읊네
寫字調眞性   사자조진성   글씨를 쓰는 것은 참 성품을 고르게 하고
吟詩記所思   음시기소사   시를 읊은 것은 생각하는 바를 적는 것이네            
3. 草堂詠柏  초당영백   草堂에서 잣나무을 바라보며                       
月圓不逾望   월원부유망   달은 둥글어도 보름을 넘지 못하고
日中爲之傾   일중위지경   해는 정오가 되면 기울기 시작하네
庭前柏樹子   정전백수자   뜰 앞에 잣나무는
獨也四時靑   독야사시청   홀로 사시사철 푸르네    

                     
4. 過法光寺  과법광사    법광사를 지나며

 

 風雨天間屋   풍우천간옥   하늘 사이 천간 집에 비바람이요
苔塵萬佛金   태진만불금   부처 금색 몸은 먼지와 이끼와 먼지로 덮였구나
定知禪客淚   정지선객루   참말로 알겠구나! 선객이 여기와서
到此不應禁   도차불응금   눈물을 금치 못하는 까닭을      

             
5. 賈島    가도
   
黑白投身處   흑백투신처   출가는 사문이 몸둘 곳이요
推敲着字時   추고착자시   推와 敲를 분명히 할 때라
一生功與業   일생공여업   일생의 공과 업이
可笑苦吟詩   가소고음시   괴로이 시만 읊나니 가소롭구나      

         
6. 頭流山 內隱寂庵   두류산 내은적암
   
有僧五六輩   유승오육배   도반 대여섯이
築室吾庵前   축실오암전   내은암에 집을 지었네
晨鐘卽同起   신종즉동기   새벽 종소리와 함께 일어나
暮鼓卽同眠   모고즉동면   저녁 북소리 울리면 함께 자네
共汲一澗月   공급일간월   시냇물 속의 달을 함께 퍼다가
煮茶分靑烟   자다분청연   차를 달여 마시니 푸른 연기가 퍼지네
日日論何事   일일론하사   날마다 무슨 일 골똘히 하는가
念佛及參禪   염불급참선   참선과 염불일세  

                           
7. 贈別慧機長老   증별혜기장로   길 떠나는 제자에게    

                 
老鶴飛天去   노학비천거   늙은 학은 저 하늘 밖으로 날아갔으니
雲山幾萬重   운산기만중   구름산은 첩첩하기 몇만 겹인가    
贈君無別物   증군무별물   그대에게 줄 것은 별다른 것 없고  
唯有一枝공   유유일지공   여기 오직 지팡이 한 자루 남아 있을 뿐

 
8. 贈消遙太能   증소요태능    소요태능에게   

                           
斫來無影樹    작래무영수    그림자 없는 나무로 장작을 만들어
憔盡水中      초진수중      물거품을 태우나니
可笑騎牛者    가소기우자    어허 우습 도다 소를 탄 사람아
騎牛更覓牛    기우갱멱우    소를 타고 소를 찾는 구나

 

9. 題一禪庵壁     제일선암벽
   
山自無心碧   산자무심벽   산은 스스로 무심히 푸르고
雲自無心白   운자무심백   구름은 스스로 무심히 희구나
其中一上人   기중일상인   그 가운데 앉아있는 한 사람
亦是無心客   역시무심객   또한 무심한 나그네 일세

 

10. 內隱寂    내은적     

                                                 
頭流有一庵   두류유일암   두류산에 암자가 하나 있으니
庵名內隱寂   암명내은적   암자의 이름은 내은적이라
山深水亦深   산심수역심   산 깊고 물 또한 깊어
遊客難尋迹   유객난심적   노니는 선객은 찾아오기 어렵다네
東西各有臺   동서객유대   동서에 누대가 있으니
物窄心不窄   물착심불착   만물은 좁아도 마음은 좁지 않다네
淸虛一主人   청허일주인   淸虛라는 한 주인은
天地爲幕席   천지위막석   천지를 이불 삼아 누웠다네
夏日愛松風   하일수송풍   여름 날 솔바람을 즐기노니
臥看雲靑白   와간운청백   구름은 靑白으로 조화를 부리누나

 

11. 詠懷  영회    마음의 詩
   
病在肉團心   병재육단심   모든 병은 마음에 있나니
何勞多集字   하노다집자   어찌 힘들게 글자만 모을 것이냐
五言絶句詩   오언절구시   오언절구 한 수이면
可寫平生志   가사평생지   평생의 마음을 담을 수 있네.    

               
12. 登香爐峯  등향로봉    향로봉에 올라
 
萬國都城如蟻질   만국도성여의질   만국의 도성들은 개미집 같고
千家豪傑若醯鷄   천가호걸약혜계   천하의 호걸들도 파리와 같다
一窓明月淸虛枕   일창명월청허침   맑고 그윽한 달빛 베고 누우니
無限松風韻不齊   무한송풍운불제   끊없는 솔바람 소리 고르지 않구나

 
13. 上玉溪  상옥계    옥계자에게
   
逆族駒陰裏   역족구음리   빠른 세월 속에 나그네 되어
何人歸去來   하인귀거래   누군들 돌아가지 않을 이 있나
閑窓一睡覺   한창일수각   조용한 창가, 한가로운 잠을 깨니
可散萬封侯   가산만봉후   만호를 거느리는 왕후가 부럽지 않네  

               
14. 四也亭    사야정
 
水也僧眼碧   수야승안벽   물은 스님의 푸른 눈과 같고
山也佛頭靑   산야불두청   산은 부처님의 푸른 머리일세
月也一心印   월야일심인   달은 변치 않는 한 마음이고
雲也萬卷經   운야만권경   구름은 만 권의 대장경일세

 

15.  還鄕  환향   고향에 돌아와서
     
三十年來返故鄕   삼십년래반고향   삼십년 만에 고향에 돌아오니
人亡宅廢又村荒   인망댁폐우촌황   아는 사람은 다죽고 마을은 황폐하여라
靑山不語春天暮   청산불어춘천모   청산은 말이 없고 봄날은 저물어
杜宇一聲來杳茫   두우일성래묘망   두견새 울음소리 아득하게 들려오네
一行兒女窺窓紙   일행아녀규창지   일단의 아녀자들 창호지를 뚫어보고
鶴髮隣翁問姓名   학발인옹문성명   백발의 이웃 노인 나의 성명을 묻네
乳號方通相泣下   유호방통상읍하   어릴 때 이름으로 서로 알아보고, 눈물짓는데
碧天如海月三庚   벽천여해월삼경   하늘은 바다같이 푸르고 삼경의 하늘엔 달도 밝구나

 

16. 望高臺  망고대   높은 봉우리에서
     
獨立高峰頂   독립고봉정   높은 산봉우리에 홀로 서서보니
長天鳥去來   장천조거래   높고 넓은 하늘을 새들만 오가네
望中秋色遠   망중추색원   바라보니 가을색은 아득히 먼데
滄海小於杯   창해소어배   바다는 술잔보다 작게 보이네          

         
17.  讀罷楞嚴   독파릉엄
   
風靜花猶落   풍정화유락   바람 자도 꽃은 오히려 지고
鳥鳴山更幽   조명산갱유   새 울어도 산은 더욱 그윽하네
天共白雲曉   천공백운효   하늘과 더불어 흰구름 밝아오고
水和明月流   수화명월류   물은 밝은 달과 함께 흘려가네

 

18. 草屋  초옥    풀집
   
草屋無三壁   초옥무삼벽   풀집은 세 군데 벽이 없고
老僧眠竹床   노승면죽상   늙은 중은 대나무 침상에서 조네
靑山一半濕   청산일반습   푸른 산은 반쯤 젖어 있는데
疎雨過殘陽   소우과잔양   성근 빗발이 석양을 지나가네

 

19. 人境俱奪    인경구탈
     
梨花千萬片   이화천만편   배꽃 천,만 조각
飛入淸虛院   비입청허원   빈집에 날아든다
牧笛過前山   목적과전산   목동의 피리소리 앞산을 지나가건만
人牛俱不見   인우구부견   사람도 소도 보이지 않는다        

           
20. 夜雪  야설    밤 눈        

                                           
踏雪夜中去   답설야중거   눈을 밟으며 들길을 갈 때에는
不須胡亂行   불수호란행   모름지기 함부로 걷지 마라
今日我行蹟   금일아행적   오늘 내가 남긴 발자취는
遂作後人程   수작후인정   후세들에게 이정표가 될 것이니

 

21. 悟道頌   오도송
   
髮白非心白   발백비심백   머리는 세어도 마음 안 센다고
古人曾漏洩   고인증루설   옛사람 일찍이 말했던가
今聞一聲鷄   금문일성계   이제 닭 우는 소리 듣고
丈夫能事畢   장부능사필   장부의 큰 일 능히 마쳤네
忽得自家處   홀득자가처   홀연히 본 고향을 깨달아 얻으니
頭頭只此爾   두두지차이   모든 것이 다만 이렇고 이렇도다
萬千金寶藏   만천금보장   수많은 보배와 같은 대장경도
元是一空紙   원시일공지   원래 하나의 빈 종이로다              

           
22.  禪詩    선시
   
深院花紅雨   심원화홍우   깊은 산속 암자, 붉은 꽃 비처럼 흩날리는데
長林竹翠烟   장림죽취연   긴 대나무 숲속, 푸른 안개 흩어지네
白雲凝嶺宿   백운응령숙   흰 구름은 산 고개에 엉기어 잠을 자고
靑鶴伴僧眠   청학반승면   푸른 학은 스님 벗삼아 졸고 있네

 

23.   찬불
     
觀他也不妄   관타야불망   남이 보는 것도 허망함이 아니요
覺自亦無生   각자역무생   나를 깨닫는 것도 역시 無生이로다
出世訶何事   출세가하사   출세하여 무엇을 노래하랴
人人本太平   인인본태평   사람마다 본래가 태평한 것을

 

24. 過古寺 과고사   옛 절을 지나며
   
花落僧長閉   화락승장폐   꽃 지는 옛 절문 오래 닫혔고
春尋客不歸   춘심객부귀   봄 따라온 나그네 돌아갈 줄 모른다
風搖巢鶴影   풍요소학영   바람은 둥우리의 학 그림자 흔들고
雲濕坐禪依   운습좌선의   구름은 앉은 중의 옷깃 적신다


25. 古意   고의    옛 뜻

 

風定花猶落   풍정화유락   바람은 자건만 꽃은 오히려 떨어지고
鳥鳴山更幽   조명산갱유   새가 우니 산은 더욱 그윽하네
天共白雲曉   천공백운효   하늘은 흰 구름과 함께 밝아 오는데
水和明月流   수화명월류   물은 밝은 달과 어울려 흘러만 가네

 
26. 偈頌詩   게송시
   
生也一片浮雲起   생야일편부운기   태어남이란 한 조각 뜬구름이 생겨나는 것과 같고
死也一片浮雲滅   사야일편부운멸   죽음이란 한 조각 뜬구름이 소멸되는 것과 같도다
浮雲自體本無實   부운자체본무실   뜬구름은 그 자체가 본래부터 실체가 없는 것이니
生死去來亦如然   생사거래역여연   나고 죽고 가고 오고 하는 것 또한 이와 같도다

 

27. 春日詠懷  춘일영회     봄날에

 

東風昨夜至    동풍작야지   東風 불어오는 어제 밤에
病客來山中    병객래산중   병든 나그네  산사를 찾았네
林鳥已新語    임조이신어   숲에는 새들이 재잘거리고
野花?欲紅    야생장욕홍   야생화는 이제 막 붉은 꽃 봉우리를 터뜨리네
人間郭郞巧    인간곽랑교   인간은 郭郞의 꼭두각시 노름이요
世事浮雲空    세사부운공   세상사는 뜬구름 같은 것이네
臨濟一聲喝    임제일성갈   임제 선사의 외치는 한 소리
直開千日聾    직개천일성   천 일 동안 먹었던 귀가 번쩍 열리네

 

28. 過邸舍聞琴 과저사문금  거문고 소리  들리는 주막집 지나며

 

白雪亂織手   백설난직수   눈인 듯 고운 손 어즈러이 움직이니
曲終情未終   곡종정미종   가락은 끝났으나 情은 남았네
秋江開鏡色   추강개경색   가을江 거울빛 열어서
畵出數靑峯   화출수청봉   푸른 봉우리 두엇 그려낸다

 

29. 積石寺 柱聯    적석사 주련
     
見聞覺知無障애   견문각지무장애   보고 듣고 깨닫고 아는데 장애가 없고
聲香味觸常三昧  성향미촉상삼매   소리, , , 촉각이 언제나 그대로 삼매로다
如鳥飛空只마飛  여조비공지마비   마치 하늘을 나는 새가 그냥 날아갈 뿐
無取無捨無憎愛  무취무사무증애   취함도 버림도 없고 미움과 사랑도 없어라
若會應處本無心  약회응처본무심   만약 대하는곳마다 본래 무심임을 안다면
方得名爲觀自在  방득명위관자재   비로소 이름하여 관자재라 하리라

 

30. 覺行大師   각행대사
 
雲房高臥遠塵紛   운방고와원진분   선방에 높이 누워 세상 티끌을 멀리떠나
只愛松風不閉門   지애송풍불폐문   단지 솔바람 좋아서 禪房門을 열어 놓았네
一柄寒霜三尺劍   일병한상삼척검   서릿발 같은 三尺劍으로
爲人提起斬精魂   위인제기참정혼   마음 속의 精靈 모두 잘랐네
僧兼山水三知己   승겸산수삼지기   스님과 산 그리고 물은 진정한 세 친구
鶴與雲松一世間   학여운송일세간   학과 더불어 구름?소나무와 지내는 세계
虛寂本心如不識   허적본심여부식   텅 비고 고요한 본래 마음을 얻지 못하면
此生安得此身閑   차생안득차신한   이 생에  어찌 이 몸이 한가함 얻으랴

 

31. 金剛山彌勒峯偶吟  금강산미륵봉우음   금강산 미륵봉에서
   
坐斷諸人不斷頂   좌단제인불단정   만인이 못 끊는 분별심을 앉아서 끊으니
許多生滅竟安歸   허다생멸경안귀   하고 많은 생멸이 마침내 어디로 갔는가
飛塵鎖隙安禪久   비진쇄극안선구   참선이 익으니 나는 티끌이 틈을 막았고
碧草連階出院稀   벽초연계출원희   외출이 드무니 푸른 풀이 층계까지 이어졌네
天地豈能籠大用   천지기능롱대용   천지가 어찌 대용을 가두겠는가
鬼神無處覓玄機   귀신무처멱현기   귀신도 현기를 찾을 곳이 없네
誰知一衲千瘡裏   수지일납천창리   뉘라서 알 거요, 헤진 누더기 속에
三足金烏半夜飛   삼족금오반야비   세 발의 금까마귀가 밤중에 나는 줄을

 

32. 示碧泉禪子  시벽천선자   벽천선자에게
   
閃電光中坐   섬전광중좌   번쩍이는 번갯빛 속에 앉아
對人能殺活   대인능살활   사람을 대하면 능히 죽이고 살리네
無頭無尾棒   무두무미봉   머리도 없고 꼬리도 없는 몸둥이로
打破虛空骨   타파허공골   허공의 뼈를 쳐서 깨뜨린다.
十年呑栗棘   십년탄률극   십 년을 밤송이를 삼키며 수행했건만
猶是野狐精   유시야호정   아직도 참선이 그릇된 야호정 일세
若欲敵生死   약욕적생사   만약 생사의 이치를 깨달으려면
寒灰爆一聲   한재폭일성   불꺼져 차디찬 잿 속에서 임제의 할을 들어라.
莫要會佛法   막요회불법   불법을 깨닫으려 하지 말고
大臥三條椽   대와삼조연   세 서까래 위에 크게 누우라
道人宜痴鈍   도인의치둔   도 닦는 수행자는 마땅히 어리석고 둔해야 하나니
令我憶南泉   령아억남천   나는 南泉선사를 생각한다

 

  = 밤나무. 野狐精= 들 여우의 넋. = 깨닫다. = 마땅이.  

 

33. 三夢詞   삼몽사    삼몽사
   
主人夢說客   주인몽설객   주인은 나그네에게 꿈 이야기하고
客夢說主人   객몽설주인   나그네도 주인에게 꿈 이야기하네
今說二夢客   금설이몽객   지금 꿈 이야기하는 두 나그네
亦是夢中人   역시몽중인   역시 또한  꿈 속의 사람이라네

 
34. 贈牧庵  증목암    목암에게
   
吹笛騎牛子   취적기우자   송아지 등에 타고 피리 불면서
東西任意歸   동서임의귀   동서를 마음대로 다니는구나
靑原烟雨裏   청원연우리   푸른 들, 안개 낀 비 오는 속에서
費盡幾蓑衣   비진기사의   도롱이는 몇 벌이나 헤어졌던가

 

35.  臨終偈    임종게   (입적하며 깨달음을 후세들에게 전하는 마지막 글)
   
千計萬思量   천계만사량   천만 가지 온갖 생각들일랑
紅爐一點雪   홍로일점설   붉은 화로 위에 한 점 눈송이로다
泥牛水上行   니우수상행   진흙 소가 물 위로 걸어가는데
大地虛空裂   대지허공렬   대지와 허공이 찢어지더라

 

36. 花雨   화우   꽃 비
   
白雲前後嶺   백운전후령   앞뒤 산봉우리엔 흰 구름 떠 있고
明月東西溪   명월동서계   동서로 흐르는 시내엔 밝은 달 떠있네
僧坐落花雨   승좌낙화우   스님 앉은 곳에, 꽃 비 떨어지고
客眠山鳥啼   객면산조제   客이 잠드니, 산새가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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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시인은 누구?  



중국은 시국(詩國)이다.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시인 혹은 가장 위대한 시인이 누구냐는 물음에는 아마도 어느 정도의 교육을 받은 중국인이라면 몇명의 대표적인 시인을 말 할수 있다. 하지만 중국 시인들중에서 시를 가장 많이 쓴 시인이 누구냐 하면 대답이 쉽게 나오지 못할 것이다.

사실 매 시대마다 기준이 있고 매개 사회계층에는 논리와 미학기준이 있기 때문에 중국에서 가장 위대한 시인이 누군가 하는 문제에 대해 자고로 논쟁은 그칠새 없었다.

하지만 중국 고대 저명시인 중에서 시를 가장 많이 쓴 사람이 누군가 하는 문제는 쉽게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 시 수량이 "굳은 기준"으로 될 수있기 때문이다.

기재에 의하면 이태백이 평생 남긴 시가는 약 990수, 두보는 1,400수, 백거이는 2,800수, 소식(소동파)은 약 4,000수라고 한다. 애국시인 굴원은 비록 시 편폭이 길지만 수량을 놓고 볼때 겨우 25편에 불과하다.

자료에 의하면 륙유는 시를 가장 많이 남긴 시인으로 알려졌다. 그는 평생 2만여수의 시를 썼으며 오늘날 보존된 시만 해도 9,329수에 달한다. 물론 수량도 중요하지만 질을 홀시할 수 없다. 청조황제 건륭은 평생 지은 시가 42,250수에 달하지만 세인들에 널리 전해지지 못했으므로 일류 시인이라고 말 할수 없는 것이다.

륙유는 인구에 회자한 명언과 명구를 민간에 많이 남겼다. 하지만 그가 중화역사에서 사람들의 찬양을 받아온 것은 시짓기뿐만 아니라 그의 위대한 애국주의 정신때문이다.

륙유가 생활한 시대는 중화민족이 역사상 가장 굴욕받은 시대라 할 수 있다. 수백년간의 송왕조는 부패와 쇠락의 길로 나아갔고, 북방의 여진족이 송왕조를 점차 침범했으며 황제는 겁먹은 쥐처럼 비겁하게 현실을 회피할때 륙유 등 소수의 애국주의자들은 용감하게 맞서 싸웠던 것이다. 평생 풍상고초를 겪어온 륙유의 노년시대는 쓸쓸하기 그지없었다. 나라가 망하고 동배들이 흩어져 그의 시도 더이상 독자가 없어 본인한테 쓰는 "외로운 시"가 된 것이다.

륙유의 시는 그야말로 완벽한 작품이라 할 수 있는데 특히 그가 세상뜨기전에 지은 "시아(示兒)"시는 중화 천추 시역사의 위대한 편장으로서 전체 세계문학사에서도 보기드문 명작이다.

륙유가 중국에서 가장 위대한 시인이라는 여부에 대해서는 물론 단도직입적으로 결론을 내릴 수 없지만 그의 빛나는 재능과 위대한 애국심은 우리가 지극히 탄복하는 바이다.

 

 

육유 [ 陸游 ] 1125 ~ 1210 (85)

 

철저한 항전주의자로 일관했던 중국 남송(南宋)의 대표적 시인.

약 50년 동안에 1만 수(首)에 달하는 시를 남겨 중국 시사 상(詩史上) 최다작의 시인으로 꼽힌다.

강렬한 서정을 부흥시킨 점이 최대의 특색이라 할 수 있다. 주요 저서에는 《검남시고(劍南詩稿)》등이 있다.

자 무관(務觀). 호 방옹(放翁)이며 산음(山陰:浙江省)에서 명망있는 집안의 자제로 출생했다. 부친은 육재(陸宰)이며 병참보급을 담당하는 관리를 지냈다.

부친이 군사(軍事)일을 맡았지만 문(文)에도 밝아 집에는 많은 서적을 보유했다. 그가 태어났을 때 북송(北宋)이 금(金, 여진족이 세운 나라)에게 멸망하여 정강(靖康)의 변을 겪고 있었고 그의 가족은 남쪽으로 피난길에 올랐다.

그는 침략자 금(金)나라에 대하여 철저한 항전주의자로 일관하는 격렬한 기질의 소유자였으며, 주화파(主和派)를 경멸했다.

당시 남송 고종은 재상 진회(秦檜)와 함께 금과 화친을 목적으로 하였고 명장 악비(岳飛)까지 독살했다. 육유는 악비의 죽음을 한탄하며 애국충정에 찬 시(詩)를 남겼다.

육유는 여러차례 과거시험에 실패하였다가 쇄청시(鎖廳試)에 급제하였지만 진회의 방해로 결국 관직에 나아가지 못했다.

이후 고향 산음(山陰 : 현재의 紹興)으로 돌아가 시작(詩作)에 몰두하였고 병서(兵書)를 가까이 하며 검술연마에 힘썼다.

34세에 복주(福州)에서 첫 지방관리가 되었으며 여러지방의 지방관을 지냈다.

1162년 중앙으로 복직하여 추밀원편수관(樞密院編修官)으로 봉직했다. 남송 효종이 즉위하고 육유는 진강(鎭江)의 통판으로 임명되어 금(金)을 치고 옛영토를 회복하자는 주전론(主戰論)을 내세웠다.

하지만 북벌론이 실패하고 주화파(主和派)가 득세하자 그도 벼슬을 잃고 낙향했다. 이후 정계 복귀를 했지만 번번이 주전파와 주화파의 갈등에서 패배하였다.

그리고 육유를 유명하게 만든 애절한 사랑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는 사랑하는 연인이었던 당완(唐琬)과 혼인을 하였는데 며느리에 대한 어머니의 구박과 강요로 이혼을 하게되고 왕씨 여성과 재혼을 하게된다.

당완도 재가하여 조사정(趙士程)이라는 사람의 부인이 되었다.

하지만 사랑을 이루지 못한 두사람이 10년 뒤 우연히 만나 서로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심원(沈園)의 벽에 시(詩)로써 화답했으며 이일이 있은지 얼마 후 당완은 죽고 말았다.

그때 심원의 담벼락에 남긴 시(詩)가 유명한 《채두봉(釵頭鳳)》이다.

이후에도 육유는 당완을 그리워하는 마음과 회환을 많은 시로 남겼다.

65세 때에 향리에 은퇴하여 농촌에 묻혀 농사를 지으며 지냈다.

32세부터 85세까지의 약 50년간에 1만 수(首)에 달하는 시를 남겨 중국 시사상(詩史上) 최다작의 시인으로 꼽히고 있으며, 당시풍(唐詩風)의 강렬한 서정을 부흥시킨 점이 최대의 특색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의 파란만장한 생애와 국토회복의 절규를 담은 비통한 우국의 시를 짓는가 하면, 가난하면서도 평화스러운 전원생활의 기쁨을 노래하는 한적한 시를 짓는 등, 매우 폭넓은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저서에 《검남시고(劍南詩稿)》(85권)가 있다.

시아 (示兒)   /육유 (陸游)

示兒 시아   아이에게 보이다

 

死去元知萬事空 사거원지만사공

죽으면 만사가 헛되다는 것은 원래부터 알지만

 

但悲不見九州同 단비불견구주동

구주가 하나 되는 것을 못 보는 게 슬플 뿐

 

王師北定中原日 왕사북정중원일

천자의 군대가 북쪽 중원을 평정하는 날

 

家祭無忘告乃翁 가제무망고내옹

집안 제사 때 아비에게 알리는 일 잊지 말아라.

육유 (陸游)

부부간의 애틋한 정을 담은 시 채두봉(釵頭鳳)

 

남송시대의 대표적인 시인 육유는 1만수의 시를 지어 중국에서 가장 많은 시를 남겼다.

일생 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85세까지 장수를 하면서, 작품활동을 하였으니 그만큼 많은 시를 남길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의 시는 우국의 기개를 강렬히 노래하는 것에서부터 부인과 이별한 아픔을 안타깝게 노래하는 것, 전원으로 돌아간 소박한 서정을 노래하는 것 등으로 다양하게 전해져 온다.

 

​특히 그는 조국인 송나라가 금나라에 침략당하고 짓밟히는 아픔을 겪으면서,

죽을 때까지 나라를 지키려고 철저하게 항전을 주장한 우국시인으로 가장 유명하다.

그가 죽으면서 남긴 시아(示兒)라는 시는 중국인들이 침략을 당해 국토를 잃으면, 이 시를 자주 인용하여 비분강개한 심정를 토로했다고 할 정도로 애창되었다

 

그가 병석에 누워 임종하기 전에 자식을 불러 썼다는 이 시는, 죽으면서까지 조국인 송나라의 국토를 회복하기를 염원하는 처연한 심경이 담겨져 있다.

죽으면 만사가 공(空)이라는 사실까지 이미 깨우쳤지만, 평생을 품어온 우국지심은 버리지 못하고 자식에게 유언으로 남기는 집념을 보이고 있다.

7언의 네줄에 불과한 짤막한 시이지만, 시인의 조국애(祖國愛)가 매우 강렬하게 느껴져 가슴이 절로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다.

 

육유는 당완이라는 외사촌 누이와 결혼하여 금슬이 좋았으나 고부간에 사이가 좋지 못해 어머니의 강요로 둘은 결국 이혼을 하게 되었다.

육유와 당완은 헤어져서 재혼을 하였으나 서로 잊지 못하는 마음이 남아 있었는데, 우연히 꽃이 아름다운 심원에 나들이를 갔다가 7년만에 재회하게 되었다.

육유는 당완의 남편에게 술과 음식을 대접받았으나, 쓰라린 마음과 북받치는 감정을 달랠 수 없어 채두봉(釵頭鳳)이라는 시를 담벽에 써놓게 되었다.

 

당완도 그 시에 화답하여 다시 채두봉이란 시를 지었는데, 그 일이 있은 후 너무 가슴이 아파 몸져누워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고 한다.

 

채두봉은 비녀 끝머리의 봉황무늬 장식을 말하는데, 두 사람이 부부로서 다정하게 지냈던 지난날을 회상하고 아파하는 뜻을 상징적으로 담고 있다

 

채두봉(釵頭鳳)

비녀머리의 봉황

육우(陸游)

 

1 절

홍화수 황신주 红酥手 黃呻酒

그대의 고운 손으로 내게 황등주를 따라줄 때는

 

만성춘색궁장류 滿城春色宮牆柳

성안에 봄빛 가득하고 담장의 실버들은 너울거렸지

 

동풍악 환정박 東風惡歡情薄

사나운 동풍에 짧은 우리 인연은 사라지고.

 

​일회수서 기년리색 一懷愁緖 幾年離索

그리움과 한에 젖어 몇 년을 보냈던가

 

착 착 착 錯 錯 錯

아~ 돌이킬 수 없는 내 잘못이로다.

 

2 절

춘여구 인공수 春如舊 人空瘦

봄은 예전과 같은데도 사람은 덧없이 여위어 가니,

 

누흔홍읍교초투 淚痕紅邑鮫消透

연지 묻은 붉은 손수건 눈물에 젖는구나.

 

도화락 한지각 桃花落閒池閣

복숭아꽃 떨어진 연못가의 누각은 스산한데,

 

​산맹수재 금서난탁 山盟雖在 ​錦書難托

굳은 맹세 하였건만 정을 담은 편지 우가 전해 주랴.

 

​막 막 막 莫 莫 莫

아~ 이 마음 어이할꼬 어이할꼬.....

 

화 채두봉 (和 釵頭鳳)

채두봉에 부쳐

당완의 시

 

1 절

세정박 인정악 世情薄 人情惡

세상살이 고달프고 메마른 인정속에,.

 

우송황혼화이락 雨送黃昏花易落

황혼녘에 내리는 비에 꽃잎이 쉽게 떨어지는구나

 

효풍간루흔잔 曉風干淚痕殘

새벽바람 불어와도 눈물자국 남아 있고,

 

욕전심사 독어사란 欲箋心事 獨語斜欄

내마음을 전하고자 문설주에 기대어 읊조리네

 

난 난 난 難 難 難

아~ 내 마음 괴롭고 막막하기 그지없구나.

 

2 절

인성각 금비각 人成各今非昨

사람은 각각 따로 되었고 오늘은 그 때가 아니네

 

병혼상사추천삭 病魂常似秋千索

괴로운 마음은 언제나 시름이 적적하여라

 

각성한야란산 角聲寒夜蘭珊

피리 소리 차갑고 밤은 깊어 쓸쓸하건만

 

파인심문 연루장환 怕人尋問 烟淚裝歡

헤어진 것을 사람들이 물어볼까 눈물을 감추며 즐거운 척 하네

 

만 만 만 瞞 瞞 瞞

자꾸만 흐르는 눈물 감추고 또 감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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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酌/ 白居易
            대작/백거이


蝸牛角上爭何事
와우각상쟁하사
石火光中寄此身
석화굉중기차신
隨富隨貧且歡樂
수부수빈차환락
不開口笑是痴人
불개구소시치인

작디 작은 달팽이 좁고 주변은 천인절벽 낭떠러지인 소뿔 꼭대기에서 그 무엇을 다투는가

부싯돌 불꽃처럼 짧은 한 순간의 삶이 아니던가

때로는 풍족한 대로, 때로는 부족한 대로 즐기며 살아가게나

아웅다웅 다투는 세상사에 입 벌려 웃어 넘기지 않는다면, 그야 말로 어리석지 아니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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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초

 

김억 譯詩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 흔히 신사임당의 시로 알려져 있는 가곡 '동심초'가 사실은 당나라의 여류시인 薛濤'春望詞'를 안서 김억이 번역한 것이라고 하네요.

이 노래말은 앞에서 지적한 대로 중국의 여류시인의 한시를 김소월의 스승인 안서 김억(岸署 金億)이 번안한 것이다.

 

원래의 한시는 4수로 된 '춘망사(春望詞, 봄날의 바램)'라는 5언절구로서

 

春望詞       -薛濤-

 

花開不同賞, 꽃 피어도 함께 바라볼 수 없고

花落不同悲. 꽃이 져도 함께 슬퍼할 수 없네

欲問相思處, 그리워하는 마음은 어디에 있나

花開花落時. 꽃 피고 꽃 지는 때에 있다네

 

攬草結同心, 풀 뜯어 동심결로 매듭을 지어

將以遺知音. 님에게 보내려 마음먹다가

春愁正斷絶, 그리워 타는 마음이 잦아질 때에

春鳥復哀鳴. 봄 새가 다시 와 애달피 우네

 

風花日將老, 바람에 꽃잎은 날로 시들고

佳期猶渺渺. 아름다운 기약 아직 아득한데

不結同心人, 한 마음 그대와 맺지 못하고

空結同心草. 공연히 동심초만 맺고 있다네

 

那堪花滿枝, 어쩌나 가지 가득 피어난 저 꽃

飜作兩相思. 날리어 그리움으로 변하는 것을

玉箸垂朝鏡, 거울에 옥 같은 두 줄기 눈물

春風知不知. 봄바람아 너는 아는지 모르는지

 

 

1수에서는 꽃이 피고 지는 것을 써서 상사(相思)의 정을 표현했고

2수는 마음과 마음이 합쳐지는 것을 바라는 아름다운 소원을,

3수에서는 진정한 연인을 만나지 못해 비통해 하는마음이 넘쳐흐르고 있다.

 

가곡 '동심초'의 가사는 바로 이 제3수를 우리나라의 말의 맛을 살려 다시 쓴 것이다.

 

그런데 동심초는 무엇일까?

 

노랫말을 보면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로 시작하고 있어 "! 동심초 꽃잎이 바람에 지는구나"하고 생각하기가 쉽지만 사전에 보면 동심초라는 단어가 없다. 중국말 사전에도 동심초라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엄밀히 말하면 동심초라는 꽃이나 식물은 없다는 말이다. 그러면 동심초는 무엇이란 말인가?

 

동심초는 무슨 풀이름이 아니라 바로 연서(戀書), 곧 러브레터란다.

 

그런데 왜 '풀 초()'가 들어가는가? 종이는 풀로 만드는 것이며 러브레터 접는 방식이 바로 돗자리 짜는 풀의 매듭방식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란다. 이런 설명을 듣고 이 시를 다시 살펴보자. 괄호안에 풀어놓은 설명을 주목하면서 말이다.

 

 

攬結草同心 풀을 따서 한 마음으로 맺어 (사랑의 편지 써서는 곱게 접어)

將以遺知音 지음의 님에게 보내려 하네 (내 맘 아실 이에게 보내려 하네)

春愁正斷絶 봄 시름은 그렇게 끊어 졌건만 (편지 쓰는 동안에는 행복했건만)

春鳥復哀吟 봄 새가 다시 슬피 우네 (쓴 편지 부칠 길이 없어 슬퍼지네)

 

風花日將老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그리워 하다가 세월만 흘러가는데)

佳期猶渺渺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만나 볼 기약은 아득하기만 하네)

不結同心人 무어라 마음과 마음은 맺지 못하고 (한 마음이건만 맺지 못할 사람인데)

空結同心草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부질없이 편지만 쓰면 무엇하나)

 

또한 여기에서 不結同心人도 김억의 번역처럼 마음과 마음을 맺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한 마음이건만 맺지 못할 사람' 이 바른 번역이라고 한다.

바로 윗 구절에 이미 "내 마음 아시는 분께 보내려 하네" 가 나오기 때문이란다. 따라서 空結同心草"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가 아니라

"헛되이 편지만 접었다가 폈다 하네"가 바른 뜻이라고 한다.

 

그래서 전체의 바른 번역은

 

한 마음이지만 맺어지지 못할 사람이라 그걸 알면서도 헛되이 연애편지만

썼다가 찢었다가 하네 (혹은 접었다 폈다하네)’

 

가 된다는 설명이다. 즉 부치지도 못할 편지 써놓고는 하릴없이 접었다고 펴고 접었다고 펴고 하는 여인의 애타는 현실을 그린 것이 된다. '월명사'라는 ID를 가진 블로그에서 발견한 이 설명이 그럴 듯 하다.

 

'동심초'노래를 들으면서 김안서의 번안으로 된 노래가사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를 따라 부르기는 해도, 그것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던 점에 비춘다면, 이 설명이 더 타당하지 않은가? 同心結은 옛날 연애편지를 접는 방식 또는 그 편지이며, 그밖에도 사랑의 정표의 의미로 화초나 물건으로 만든 여러 가지 매듭, 혹은 장식물의 총칭이기도 하지만. 여기서 同心은 한마음이나 막연한 상징물이 아니라 바로 同心結로 마음을 담은 러브레터라는 설명인데 보다 구체적이고 멋있지 않은가? .

 

이 한시의 원작자 설도(薛濤 대략 770~832)는 중국 당대(唐代)의 유명한 기녀이며 문학인이다. 우리나라의 황진이에 비견할 수 있을까? 어렸을적 부터 시, 문학적 재능이 뛰어났으며, 아주 총명하고 말재주도 뛰어나 그녀의 재능을 흠모한 당시의 일류 문인들인 백거이(白居易), 원진(元稹), 유우석(劉禹錫), 두목(杜牧)등과 교류가 많았는데 이들 중 원진과의 정분은 각별했으며, 죽을 때까지 결혼하지 않고, 비분상심의 감정을 붓끝에 모아내어 시를 썼다고 한다. 그러므로 그녀의 시는 감정이 절절이 묻어나는

 

[출처] 김성태, 김억, 동심초의 진실 |작성자 동산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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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십경(密陽十景)   

 
우령(牛嶺)의 한가로운 구름
 
 牛嶺迢迢揷層碧 :  우령이 멀리 겹겹 청강석을 꽂아 논 듯해라
 嶺南佳麗天下獨 :  영남의 아름다운 경치가 천하에 으뜸일세
 瓊樓畫棟金鼇頭 :  화려한 누각 용마루는 금오 머리에 우뚝한데
 閑雲繚繞長五色 :  한가로운 구름 얽히어 마냥 오색이 찬란하네
 誰言雲是無心物 :  구름을 무심한 물건이라 누가 말했던고 
 澤潤生靈元有術 :  생령을 윤택게 하는 술법이 원래 있는걸
 何曾蔽日漫遮天 :  어찌 공연히 태양과 하늘을 가리기만 하랴
 大旱成霖應不日 :  큰 가뭄엔 응당 불일간에 장맛비를 내리리
 
 
삽포(鈒浦)의 고기잡이 등불
 
鈒浦朝來新水生  :  삽포의 아침에 새로운 물이 불어나더니
碧空涵水秋夜淸  :  하늘 그림자 물에 잠겨라 가을밤이 맑구려
疎林葉盡江無風  :  성긴 숲에 잎 다 져서 강바람 아니 불자
漁燈耿耿排明星  :  고기잡이 등불이 별처럼 널려 반짝거리네
野老相喚喜欲顚  :  야로들이 서로 불러 미칠 듯 기뻐하여라
今年魚足休論錢  :  금년엔 고기가 풍족해 돈 걱정 할 것 없다고
白酒黃螯復相慰  :  막걸리에 게 다리 안주로 다시 위로하면서
孤舟夜泊蘆花邊  :  외로운 배가 갈대꽃 곁에서 밤을 새누나
 
 
율도(栗島)의 가을 연기
 
누각 앞의 앵무주 백사장 십 리 거리에 / 樓前十里鸚鵡洲
눈송이 같은 밤꽃 향기 물씬물씬 풍기더니 / 栗花如雪香浮浮
주렁주렁 달린 밤송이 수많은 별 같아라 / 纍纍結子如繁星
가을이면 만곡의 황금 같은 밤알을 거두네 / 秋來萬斛黃金收
나무 끝에 희게 비낀 건 연기 아닌 연기요 / 樹杪拖白煙非煙
만가의 밥 짓는 연기는 멀리 서로 이어졌네 / 萬家煙火遙相連
태평 시대의 기상을 그릴 사람 없어라 / 大平氣象無人畫
용면의 훌륭한 솜씨를 빌리고만 싶구나 / 妙手我欲煩龍眠
 
 
영봉(瑩峯)의 아침 해
 
금계가 울어 대고 동방에 새 아침이 오매 / 金鷄啁哳扶桑晨
육룡이 아침 해 바퀴를 떠받들고 나오니 / 六龍扶出初日輪
짙붉은 햇살 이글이글 산호 빛이 찬란해라 / 蒸紅鬧熱珊瑚光
큰 물결 만 이랑에 황금빛이 반짝거리네 / 洪濤萬頃金鱗鱗
잠깐 새에 만 길 산봉우리를 날아올라라 / 須臾飛上萬丈岡
아득히 푸른 하늘을 하루 한 바퀴씩 도누나 / 一日一周天蒼茫
나는 곧장 긴 밧줄로 구오를 꽁꽁 묶어서 / 我欲長繩繫九烏
만고토록 하늘 한가운데 달아 놓고 싶어라 / 萬古懸在天中央
 
 
나현(羅峴)에 쌓인 눈
 
뿌연 구름이 먹물을 뿌려 놓은 듯 캄캄하더니 / 紅雲黯黯濃潑墨
자리보다 큼직한 눈송이가 펄펄 날리어라 / 雪片飛飛大於席
하늘땅의 중간이 온통 맑은 기운뿐이요 / 天地中間一淸氣
한 조각 구름 안개의 가리움도 전혀 없네 / 無有一片纖靄隔
예로부터 삼백은 풍년의 상서라 하는데 / 由來三白瑞豐年
가가호호의 천 이랑 전토가 백옥 같구려 / 家家白玉千頃田
누리가 이미 천척 땅속으로 들었을 테니 / 遺蝗入地已千尺
명년에는 응당 백 전의 벼를 거두겠구나 / 明年應取禾百廛
 
 
서교(西郊)에서 계를 치르다
 
봄날이 옥처럼 다사로워 맘에 꼭 맞아라 / 春日可人溫似玉
서쪽 교의의 방초는 베실보다 섬세하구려 / 西郊芳草細於織
교외 가득 붉은 꽃잎은 어지러이 날리고 / 滿郊花雨紅紛紛
봄 물결을 콸콸 흘려 유수곡을 울리는데 / 春波粼粼流水曲
마을에선 계를 치르려 구름처럼 모여서 / 鄕隣修禊簇如雲
술잔을 급히 돌려 모두가 거나히 취했네 / 飛觴轉急皆醺醺
풍류는 영화 연간의 봄보다 못지않건만 / 風流不減永和春
취해 쓴 글은 그 누가 왕 우군만 할는지
 / 醉札誰似王右軍
 
 
남포(南浦)에서 손을 보내다
 
아침에 온 작은 비는 기름처럼 윤택하고 / 朝來小雨潤如膏
관도의 푸른 버들은 명주실보다 섬세한데 / 官街碧柳細於繰
동복 하나 말 한 필에 술병 둘을 가지고 / 單童匹馬雙白甁
손님 전송하러 곧장 남포의 다리를 지나네 / 送客直過南浦橋
인생의 만나고 헤어짐은 뜬구름 같은 거라 / 人生聚散如浮雲
부별이나 빈별이 다 마음을 상하누나 / 富別貧別皆傷神
여구가 한 곡조 노래는 이미 한창인데 / 驪駒一曲歌而闌
하늘 넓고 물은 멀어 사람을 시름케 하네 / 天長水遠愁殺人
 
 
마산(馬山)에 날리는 소낙비
 
동풍에 열두 난간의 주렴이 다 걷히매 / 東風簾捲十二欄
한번 바라보니 동남쪽 시야가 탁 트이네 / 一望眼界東南寬
긴 숲 새로 희미해라 포구는 포구와 막히고 / 長林隱映浦隔浦
마산 한 봉우리는 여인의 검은 머리 같은데 / 馬山一點靑鴉鬟
갑자기 칠흑 같은 강 구름이 일어나서 / 忽有江雲黑如漆
은 살대 같은 소낙비를 마구 날려 대더니 / 白雨飛飛銀箭瞥
거센 바람이 불어와 강을 한번 쓸고 가니 / 長風吹掃過江去
푸른 산 한쪽이 붉은 석양을 머금었구나 / 半邊靑山銜落日
 
 
응천(凝川)의 고기잡이 배
 
응천이 멀리 은하수로부터 흘러 내려와 / 凝川遠從銀漢來
누각 앞을 파란 포도주 빛으로 물들였는데 / 樓前綠染蒲萄醅
어젯밤 작은 비에 물이 상앗대 반쯤 불어 / 昨夜小雨漲半篙
고깃배가 제 맘대로 물을 따라 내려가누나 / 漁舠隨意沿流廻
잔잔한 도화수 물결에 쏘가리가 살져라 / 桃花細浪鱖魚肥
쟁반에 회를 치니 눈송이가 날린 듯하네 / 盤心鱠縷紛雪飛
반쯤 취해 다리 두드리며 창랑가를 부르니 / 半酣鼓脚歌滄浪
인대며 황각일랑 도무지 알 바 아니로다 / 麟臺黃閣都不知
 
 
용두산(龍頭山) 절벽의 봄꽃
 
용두산 꼭대기에 봄이 한창 아름다워라 / 龍頭山上春正好
산 가득 철쭉꽃에 봄기운이 한창일세 / 躑躅滿山春意鬧
하룻밤 내린 좋은 비가 흡사 진국술 같아 / 一夜好雨如酒醇
온 산 꽃이 만발하여 타는 듯이 붉은데 / 花開已遍紅似燒
그 뉘 집 젊은이는 금장니를 장식하고 / 誰家少年錦障泥
술병 차고 동서남북을 쏘다니며 노는고 / 携壺遊賞東復西
날 저물어 돌아오니 춘색은 얼굴 가득고 / 日暮歸來春滿面
무수히 날린 꽃잎은 말발굽에 엉기었네 / 無數飛花襯馬蹄
[주-D001] 구름을 …… 말했던고 : 도잠(陶潛)의 〈귀거래사(歸去來辭)〉에 “구름은 무심히 산봉우리에서 나오고, 새는 날다가 지쳐 돌아올 줄을 아네.[雲無心以出岫 鳥倦飛而知還]”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02] 용면(龍眠) : 송대(宋代)의 명화가(名畫家)로 호가 용면산인(龍眠山人)인 이공린(李公麟)을 가리킨다
[주-D003] 금계(金鷄) : 본디 천상에 산다는 금계성(金鷄星)의 닭을 가리키는데, 전설에 의하면, 이 닭이 천상에서 새벽을 알리면 지상의 모든 닭이 그 소리에 응하여 다 같이 울어 댄다고 한다.
[주-D004] 육룡(六龍)이 …… 나오니 : 육룡이란 본디 천자의 어가(御駕)에 채우는 육마(六馬)를 가리킨 것으로, 전하여 여기서는 태양의 운행을 천자의 행차에 비유하여 이른 말이다.
[주-D005] 구오(九烏) : 태양의 별칭이다
.[주-D006] 삼백(三白) : 동지 이후 세 번째 술일(戌日)에 지내는 제사를 납제(臘祭)라 하는데, 삼백은 납제 이전에 눈이 세 차례 내리는 것을 말한다. 농가의 말에 납제를 지내기 전까지 세 차례 눈이 내리면 풍년이 든다고 하였다. 이것을 흔히 납전삼백(臘前三白)이라고 한다.
[주-D007] 누리가 …… 테니 : 누리는 메뚜기 비슷한 것으로 떼를 지어 날아다니면서 벼에 큰 해를 끼치는 곤충인데, 눈이 많이 오면 이 곤충이 땅속 깊이 들어가서 나오지 못한다는 뜻으로 한 말이다. 소식(蘇軾)의 〈설후서북대벽(雪後書北臺壁)〉 시에 “누리가 응당 천척의 땅속으로 들어가리니, 하늘 닿게 자란 보리 몇 집이나 풍년을 맞을꼬.[遺蝗入地應千尺 宿麥連雲有幾家]”라고 하였다. 《蘇東坡詩集 卷12》
[주-D008] 명년에는 …… 거두겠구나 : 백 전(廛)의 벼란, 《시경(詩經)》 〈위풍(魏風) 벌단(伐檀)〉에 “심지 않고 수확하지 않으면, 어떻게 삼백 전의 벼를 수확하랴.[不稼不穡 胡取禾三百廛兮]”라고 한 데서 온 말인데, 그 집주(集註)에 전(廛)은 곧 한 가구의 주택이라고 하였다.
[주-D009] 유수곡(流水曲) : 본래는 옛날 백아(伯牙)와 종자기(鍾子期)의 고사에서 연유된 금곡(琴曲)의 이름인데, 여기서는 단지 흐르는 물소리를 형용한 것일 뿐이다. 백아와 종자기의 고사는 다음과 같다. 옛날에 백아는 거문고를 잘 타고 그의 친구 종자기는 거문고 소리를 잘 알아들었는데, 백아가 일찍이 ‘높은 산[高山]’에 뜻을 두고 거문고를 타자, 종자기가 듣고 말하기를 “좋다, 높다란 것이 마치 태산과 같구나.[善哉 峨峨兮若泰山]”라고 하였고, 또 백아가 ‘흐르는 물[流水]’에 뜻을 두고 거문고를 타자, 종자기가 또 말하기를 “좋다, 광대한 것이 마치 강하와 같구나.[善哉 洋洋兮若江河]”라고 하여, 백아가 생각한 것은 종자기가 반드시 다 알아들었다. 종자기가 죽은 뒤로는 백아가 자기의 거문고 소리를 알아들을 사람이 없다 하여 마침내 거문고를 부숴 버리고 종신토록 다시는 거문고를 타지 않았다고 한다. 《列子 湯問》
[주-D010] 풍류(風流)는 …… 할는지 : 영화(永和)는 진 목제(晉穆帝)의 연호이고, 왕 우군은 곧 우군 장군(右軍將軍)을 지낸 왕희지(王羲之)를 가리킨다. 진 목제 영화 9년(353) 삼월 삼짇날, 즉 상사일(上巳日)에 왕희지, 사안(謝安), 손작(孫綽) 등 당대의 명사(名士) 40여 인이 회계(會稽) 산음(山陰)의 난정(蘭亭)에 모여서 계사(禊事)를 행하고, 이어 ‘곡수에 술잔을 띄우고[流觴曲水]’ 시를 읊으면서 성대한 풍류놀이를 했다. 이때 〈난정기(蘭亭記)〉를 왕희지가 직접 짓고 쓰고 하여 명문 명필(名文名筆)로 세상에 널리 알려졌던 데서 온 말이다. 《晉書 卷80 王羲之列傳》
[주-D011] 부별(富別)이나 빈별(貧別) : 부별은 부자의 이별을 말하고, 빈별은 빈자의 이별을 말한다. 맹교(孟郊)의 〈장안유별이관한유인헌장서주(長安留別李觀韓愈因獻張徐州)〉 시에 “부자의 이별은 시름이 낯에 있거니와, 빈자의 이별엔 시름이 뼈를 녹인다오.[富別愁在顔 貧別愁銷骨]”라고 하였다.
[주-D012] 여구가(驪駒歌) : 〈여구〉는 일시(逸詩)의 편명으로, 이는 송별할 때에 부르는 노래인데, 전하여 이별가의 뜻으로 쓰인다. 그 가사에 “검은 망아지가 문에 있으니, 마부가 다 함께 있도다. 검은 망아지가 길에 있으니, 마부가 멍에를 다스리도다.[驢駒在門 僕夫具存 驢駒在路 僕夫整駕]”라고 하였다.
[주-D013] 인대(麟臺)며 황각(黃閣) : 인대는 한 선제(漢宣帝)가 곽광(霍光), 장안세(張安世), 소무(蘇武) 등 공신 11인의 초상을 그려서 걸게 했던 전각, 즉 기린각(麒麟閣)을 말한 것으로, 이는 곧 국가에 공훈을 세워 공신에 책록되는 것을 말하고, 황각은 바로 재상이 집무하는 전각을 말한다. 전하여 인대와 황각은 부귀공명을 의미한다
[주-D014] 금장니(錦障泥) : 비단으로 장식한 말다래를 말한다. 말다래는 말을 탄 사람의 옷에 진흙이 튀지 않게 하기 위해, 가죽 같은 것으로 만들어 안장 양쪽에 늘어뜨리는 물건을 이른다.
ⓒ 한국고전번역원 | 임정기 (역) |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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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夜之半(깊은 밤) - 黃 眞伊 -
截取冬之夜半强(절취동지야반강) 동짓달 기나긴 밤 한 허리를 베어내어
春風被裏屈幡藏(춘풍피리굴번장) 춘풍 이블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有燈無月郞來夕(유등무월랑래석) 달 없는 밤 님 오실제 등불 아래서
曲曲鋪舒寸寸長(곡곡포서촌촌장) 굽이굽이 펴리라

□ 동짓달 기나긴 밤 한 허리를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허리를 둘헤 내어
춘풍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너었다가
어룬님 오시날 밤이어든 굽이굽이 펴리라



□ 故人(옛님) - 梅窓 -
松栢芳盟日(송백방맹일) 소나무와 잣나무처럼 늘 향기롭자 맹세했던 날
恩情與海深(은정여해심) 우리의 사랑은 바닷속처럼 깊기만 했는데
江南靑鳥斷(강남청조단) 강남으로 떠난 파랑새 소식은 끊어 졌으니
中夜獨傷心(중야독상심) 한 밤중 이 아픈 마음을 나홀로 어이 할꺼나



□ 除夜吟(제야에 읊다) - 高 適 -
旅館寒燈獨不眠(여관한등독불면) 여관 차가운 등불 아래 홀로 잠 못 이루고
客心何事轉凄然(객심하사전처연) 나그네 마음속 어이 이다지도 처연한가
故鄕今夜思千里(고향금야사천리) 고향서도 오늘밤 먼 데 나를 생각하리니
霜鬢明朝又一年(상빈명조우일년) 서리 친 머리 내일 아침이면 또  한 해가



□ 江雪 - 柳 宗元 -  
千山鳥飛絶(천산조비절) 온 산엔 날던 새들 자취 끊기고
萬徑人踪滅(만경인종멸) 모든 길엔 사람의 종적 사라졌네
孤舟簑笠翁(고주사립옹) 외로운 배엔 도랭이 입고 삿갓 쓴 늙은이
獨釣寒江雪(독조한강설) 홀로 낚시하는데 찬 강위엔 눈발 날리고..



□ 雪夜獨坐 - 金 壽恒 -
破屋凉風入(파옥량풍입) 부서진 집엔 싸늘한 바람 들고
空庭白雪堆(공정백설퇴) 빈 뜰엔 흰 눈이 쌓이는 구나
愁心與燈火(수심여등화) 시름 깊은 내 마음 저 등불과 함께
此夜共成灰(차야공성회) 이 밤 모두가 재가 되누나



□ 雪夜(눈오는 밤) - 韓 龍雲 -
四山圍獄雪如海(사산위옥설여해) 사방에 산이 감옥을 둘러싸 눈 바다 같은데
衾寒如鐵夢如灰(금한여철몽여회) 이불은 무쇠처럼 차갑고 꿈은 한낱 재와 같도다
鐵窓猶有鎖不得(철창유유쇄부득) 철창으로도 오히려 잠글 수 없는게 있나니
夜聞鐘聲何處來(야문종성하처래) 밤중에 들리는 종소리 어디에서 오는가



□ 江天暮雪(강 하늘 저녁 눈) - 李 仁老 -
雪意嬌多著水遲(설의교다저수지) 눈은 교태를 띠고 강물에 내리기 싫어하고
千林遠影已離離(천림원영이리리) 온 숲에는 멀리 벌써 그림자가 어른어른
蓑翁未識天將暮(사옹미식천장모) 도롱이 쓴 늙은이 날 저무는 줄도 모르고
醉道東風柳絮時(취도동풍유서시) 취하여 말하길 봄바람에 버들 꽃 날리는 때라 하네



□ 雪中訪友人不遇(눈 위에 쓴 글씨) - 李 奎報 -
雪色白於紙(설색백어지) 눈빛이 종이보다 더욱 희길래
擧鞭書姓字(거편서성자) 채찍 들어 내 이름을 그 위에 썼지
莫敎風掃地(막교풍소지) 바람아 불어서 땅 쓸지 마라
好待主人至(호대주인지) 주인이 올 때까지 기다려 주렴.



□ 山中雪夜 - 李 齊賢 -
紙被生寒佛燈暗(지피생한불등암) 홑이불 한기 돋고 불등은 희미한데
沙彌一夜不鳴鐘(사미일야불명종) 사미는 한 밤 내내 종조차 울리지 않네
應嗔宿客開門早(응진숙객개문조) 나그네 문 일찍 연다 투덜대겠지만
要看庵前雪壓松(요간암전설압송) 암자 앞 눈 소나무 덮은 모습 보려 함일세



□ 雪 - 金 笠 -
天皇崩乎人皇崩(천황붕호인황붕) 옥황상제가 죽었는가 나라님이 죽었는가
萬樹靑山皆被服(만수청산개피복) 산과 나무 천하가 온통 상복을 입었구나.
明日若使陽來弔(명일약사양래조) 햇님이 소식을 듣고 내일 문상을 오면
家家簷前淚滴滴(가가첨전루적적) 집집마다 처마 끝에서 눈물을 흘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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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중근 의사 시

 

不仁者不可以久處約 (불인자불가이구처약)  어질지 않은 자가 곤궁에 처했을 때는 오래 견디지 못하며,

敏而好學不恥下問 (민이호학불치하문)   민첩하게 배우기를 좋아하고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마라.

戒愼乎其所不睹 (계신호기소불도)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도 스스로를 경계하고 삼가 하라.

 

 

 

 

東洋大勢思杳玄(동양대세사묘현) 동양대세 생각하매 아득하고 어둡거니

有志男兒豈安眠(유지남아기안면) 뜻있는 사나이 편한 잠을 어이 자리,

和局未成猶慷慨(화국미성유강개) 평화시국 못 이룸이 이리도 슬픈지고

政略不改眞可憐(정략불개진가련) 정략(침략전쟁)을 고치지 않으니 참 가엾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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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개요[편집]

조조의 아들이자 당대 최고의 문학가 중 한명인 조식이 지은 시. 일곱 걸음을 걷는 동안 지은 시라고 해서 칠보시(七步詩)로 불린다.

2. 설명[편집]

삼국지연의에 따르면 조비가 조식에게 소 두 마리가 싸우다가 한 마리가 밀려 구덩이로 떨어지는 모습의 그림을 보여주며 일곱 걸음을 걷는 동안 그 그림을 묘사한 시를 짓되 "두 소가 싸워서 한 마리는 우물 속으로 떨어져 죽었다"는 말이 들어가면 안 된다고 제약을 걸었다. 제대로 시를 짓지 못하거나 조건을 어기면 사형시키겠다고 했다. 조식은 즉시 걸음을 떼면서 다음의 시를 지었다.
兩肉齊道行 (양육제도행 - 두 덩이의 고기가 길을 가지런히 가는데)
頭上帶凹角 (두상대요각 - 머리엔 볼록한 뿔이 달렸구나)
相遇凸山下 (상우철산하 - 서로 철산 밑에서 만나)
欻起相唐突 (훌기상당돌 - 홀연 서로 싸움이 벌어지네)
二敵不俱剛 (이적불구강 - 두 대적이 다 함께 강할 수는 없어)
一肉臥土窟 (일육와토굴 - 한 고깃덩이는 토굴 속으로 쓰러진다)
非是力不如 (비시력불여 - 힘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盛氣不泄畢 (성기불설필 - 기운을 다 쏟지 못한 탓이로구나)

정확히 일곱 걸음째에 시가 끝났다고 하는데, 조비와 조식의 권력싸움을 어느 정도 빗댄 의미가 숨겨져 있다. 조비는 조식의 재능에 감탄했지만 일곱 걸음을 너무 늦게 때었다는 핑계로, 다시 자신과 조식 둘의 관계인 형제를 묘사하는 시를 지으라면서 형이나 제라는 말을 쓰면 안 된다는 조건을 붙였다. 게다가 이번에는 일곱 걸음을 걷는 동안도 아닌, 그냥 말이 떨어지는 즉시로. 그러자 조식은 즉시 다음 시를 읊기 시작했다. 흔히 이 두 번째 시가 칠보시로 알려져있지만, 이번에는 걸음을 걷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 시는 콩을 삶는 것에 대한 시라고 해서 자두시煮豆詩라고 부른다. 삼국지연의에는 이 시가 이렇게 실려있다.
煮豆燃豆萁 (자두연두기 - 콩대를 태워 콩을 삶으니)
豆在釜中泣 (두재부중읍 - 솥 속의 콩이 울고 있구나)
本是同根生 (본시동근생 - 본래 한 뿌리에서 났건만)
相煎何太急 (상전하태급 - 어찌 이리 급하게 삶아대는가)

세설신어에 실린 시는 약간 다르다.
煮豆持作羹 (자두지작갱 - 콩을 삶아 국을 끓이고)
漉豉以爲汁 (녹시이위즙 - 메주를 걸러 즙을 낸다)
萁在釜下燃 (기재부하연 - 가마 밑에선 콩깍지를 태우니)
豆在釜中泣 (두재부중읍 - 솥 속의 콩이 울고 있구나)
本自同根生 (본자동근생 - 본래 한 뿌리에서 났건만)
相煎何太急 (상전하태급 - 어찌 이리 급하게 삶아대는가)

이는 한 아버지로부터 태어난 한 핏줄인 자신(콩)을 형(콩대)이 지나치게 핍박하고 있음을 묘사한 시며, 그 뜻을 알아들은 조비로 하여금 일시적으로나마 뉘우치는 마음을 품고 눈물을 흘리게 했다. 여기에 무선황후 변씨가 나서서 조비를 꾸짖자 결국 조비는 조식을 죽이지 않는 대신 수도에서 추방하는 것으로 끝냈다.

보면 알겠지만 저 두 시 모두 은근히 자기를 높이고 형 조비를 까는 내용이 들어있다. 앞의 시는 대놓고 '내가 경쟁에서 밀리긴 했지만 그게 내 능력이 딸려서가 아니라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라고 암시하고 있고, 뒤의 시는 조비의 소갈머리가 좁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그래도 정말로 '형제'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도 '형제간에 이러는 건 너무하지 않냐'라고 하소연하는 내용도 포함한 절묘한 시다. 조비도 저런 의미를 전혀 눈치채지 못할 정도는 아니니 자기를 까는 걸 알지만 다른 의미도 알아채고 감동해서 살려준 것 같기도 하다.

다만, 두 시 모두 후세의 창작일 가능성이 높다. 둘 다 전형적인 오언절구의 형태인데, 오언절구가 정형화되기 시작한 것은 당나라 이후의 일이다. 그만큼 조비에 대한 여론이 나쁘고 조식에 대한 동정론이 많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3. 기타[편집]


근대 중국에서는 반(反) 칠보시라는 것도 창작되었다.
煮豆燃豆萁 (자두연두기 - 콩대를 때서 콩을 삶으니)
豆熟萁成灰 (두숙기성회 - 콩이 익으면 콩대는 재가 된다)
熟者席上珍 (숙자석상진 - 익은 콩은 밥상의 진미이거늘)
灰作田中肥 (회작전중비 - 콩대의 재는 밭의 비료가 된다)
不为同根生 (불위동근생 - 본래 한 뿌리에서 난 것이 아니라면)
缘何甘自毁 (연하감자훼 - 어찌 자신의 몸을 바치겠느뇨)

따지고 보면 콩도 먹혀서 인분으로 배출되면 비료로 쓰일 수 있으니 결국 한 뿌리에서 나서 다시 밭으로 돌아간다고 볼 수도 있다.

진삼국무쌍 7에서는 조비의 장성 모드 상대 중 한 명이 조식이라서 칠보시 관련대사가 나온다. 시를 짓는 것 때문에 조식이 고생하자 조비는 일곱 걸음 안에 시를 지을 수 있을 텐데 뭘 고민하냐면서, 격려인지 비아냥인지 모를 말을 한다. 이에 조식은 푸념하고, 조비는 일곱 걸음 안에 시를 못 쓰면 죽는다는 조건을 넣으면 시가 더 잘 떠오를 거라는 식으로 말을 한다. 완전히 블랙 유머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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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客夜與故人遇  객야여고인우  옛친구들과 만난 타향의 밤
    戴叔倫   대숙륜 732~789

天秋月又滿   천추월우만   가을 하늘, 달은 만월인데
城闕夜千重   성궐야천중   城闕의 밤은 깊어간다 

還作湘江會   환작상강회   湘江에서 다시 모였으니    
飜疑夢裡逢   번의몽리봉   설마 꿈은 아닌지

風枝驚暗鵲   풍지경암작   가지에 바람부니, 밤 까치 놀라고
露草覆寒蟲   노초부한충   이슬 젖은 풀, 귀뚜라미 덮어 

羈旅長堪醉   기려장감취   우린 타향살이 나그네, 술에 취해보자 
相留畏曉鐘   상유외효종   새벽종아 부디 울리지 말아다오


2. 贈殷亮  증은량    은량에게 부치는 노래
   戴叔倫   대숙륜 732~789 

日日河邊見水流   일일하변견수류   한종일 나는 강기슭에 앉아 물을 바라보노라 
傷春未已復悲秋   상춘미이복비추   서러운 봄 채 가시우기 전에 애달다 가을이 또 찾아오누나
山中舊宅無人住   산중구택무인주   황량한 고향은 찾을 길도 없는데, 옛집엔 사는 이도 없다하더고 
來往風塵共白頭   래왕풍진공백두   풍진에 싸여 사는 몸이라서  모두다 머리칼이 세어 가나봐


3.  偶題   우제    우연히 지음
     道濟  도제 1150~1209

幾度西湖獨上船   기도서호독상선   서녘 호수에서 홀로 배에 오르기 몇 번
賈師識我不論錢   고사식아불론전   사공은 나를 알아보고 배삯을 받으려 않네
一聲啼鳥破幽寂   일성제오파유숙   一聲의 새 울음소리, 깊은 적막함이 깨지니
正是山橫落照邊   정시산횡락조변   바로 이때, 산은 석양옆에 누워 있도다

 

4. 秋興八景畵冊  추흥팔경화책    가을 그림
    董其昌(明)  동기창

溪雲雨添山翠   계운알우첨산취   냇가에 구름 머물고,비가오니 산이 더욱 푸르고
花片粘沙作水香   화편점사작수향   백사장에 꽃잎 지니 물이 향을 머금었네
有客停橈釣春渚   유객정요조춘저   나그네 배를 세우고 낚시 드리웠는데
滿船淸露濕衣裳   만선청로습의상   맑은 이슬 촉촉히  옷자락을 적시네

 
5.  山行  산행   산에 오르다
     杜牧(唐)   두목 803~853      

遠上寒山石徑斜   원상한산석경사   멀리 한산에 오르려니 돌길은 비스듬한데
白雲生處有人家   백운생처유인가   흰구름 이는 곳에 인가가 있네
停車坐愛風林晩   정거좌애풍림만   수레 멈추고 가만히 늦은 단풍을 즐기니
霜葉紅於二月花   상엽홍어이월화   서리 맞은 잎이 꽃보다 붉구나

 

6. 淸明   청명      음력 3월
    杜牧(唐)   두목 803~853   

淸明時節雨紛紛   청명시절우분분   청명 시절에 비는 오락가락 하니
路上行人欲斷魂   로상행인욕단혼   길 가는 나그네는 넋을 끊는 듯함이라
借問酒家何處在   차문주가하처재   잠깐 묻노니, 술집은 어디 있음이오
牧童遙指杏花村   목동요지행화촌   목동은 멀리 살구꽃 핀 마을만 가리 킨다

 
7. 秋夕  추석
    杜牧(唐)  두목 803~852

銀燭秋光冷畵屛   은촉추광랭화병   은촛대 가을 빛 그림  병풍에 차가운데
輕羅小扇撲流螢   경라소선박류형   가벼운 비단 부채로 나르는 반딧불 잡네
天階夜色凉如水   천계야색량여수   궁전 돌계단에 썰렁한 밤기운 물처럼 밀려드는데
坐看牽牛織女星   좌간견우직여성   멀거니 앉아서 견우직녀 별만 쳐다보네


8. 重到襄陽哭亡友韋壽朋   중도양양곡망우위수붕
    杜牧(唐)  두목 803~852

故人墳樹立秋風   고인분수입추풍   친구 무덤가, 나무에 가을 바람 불어오고
伯道無兒跡更空   백도무아적갱공   鄧伯道가 아이없듯 자취 쓸쓸하구나
重到笙歌分散地   중도생가분산지   笙簧노래로 헤어지던 곳, 다시 찾아왔더니
隔江吹笛月明中   격강취적월명중   강 건너 누군가, 달 밝은 속에 피리를 부네
 
     ☞ 伯道= 晉(진)나라 名士.

 

 

9. 秋夜宴臨津鄭明府宅 추야연임진정명부댁  가을 밤 나루터 정      명부집 잔치
    杜審言(唐)  두심언 648~708 

行止皆無地   행지개무지   가나오나 이 한 몸, 의탁할 곳 없어  
招尋獨有君   초심독유군   불러주어 찾아 갈 곳은 오직 그대뿐   
酒中堪累月   주중감누월   술에 취해야 몇 달의 시름을 견딜 뿐  身外卽浮雲   신외즉부운   내 몸밖의 일은 뜬구름이네 

霜白鐘徹   상백소종철   서리 희어짐에, 종소리 또렷하고  
風淸曉漏聞   풍청효누문   바람 맑아짐에, 물 듣는 소리도 들리네   
坐携餘興往   좌휴여흥왕   앉은 채로 여흥을 가져가니   
還似未離群   환사미리군   나 아직 그대들 떠나지 않은 듯 하오

 


10.  秋風引  추풍인    가을 바람 노래
     劉禹錫   류우석

何處秋風至   하처추풍지  어디서 가을 바람이 불어오는지
蕭蕭送鴻群   소소송홍군  살살 불고 기러기 무리를 보낸다
朝來入庭樹   조래입정수  아침이 되여 마당의 나무에까지 불어오는데
孤客最先聞   고객최선문  고독한 나그네가 가장 먼저 이 소리를 듣네


11.  蚊子 문자   모기
     懶翁錄   라옹록
 
不知氣力元來少   부지기력원래소   제 힘이 원래 약한 줄을 모르고
喫血多多不自飛  끽혈다다불자비   피를 너무 많이 먹고 날지 못하네
勤汝莫貪他重物  근여막탐타중물   부디 남의 소중한 물건을 탐하지 말라
他年必有劫還時  타년필유각환시   뒷날 반드시 돌려줄 때 있으리

 
12. 春有百花   춘유백화    봄에는 꽃이 피고
    無門禪師(慧開)(宋)  무문선사 1183~1260

 
春有百花秋有月   춘유백화추유월   봄에는 갖가지 꽃, 가을에는 달 빛
夏有凉風冬有雪   하유량풍동유설   여름에는 서늘한 바람, 겨울에는 눈
若無閑事掛心頭   약무한사괘심두   마음에 걸림 없이 한가롭다면
更是人間好時節   경시인간호시절   이야말로 인간세상은 호시절이라

 
13. 題驛亭壁上  제역정벽상    역정 벽위에
    無名氏

衆鳥同枝宿   중조동지숙   뭇새들 한 가지서 잠을 자고는
天明各自飛   천명각자비   날 밝자 제각금 날아가누나
人生亦如此   인생역여차   인생도 또한 이와 같나니
何必淚沾衣   하필루첨의   어이해 눈물로 옷깃 적실까

 

                 
14. 擊壤歌   격양가
    無名氏   무명씨

日出而作         일출이작         해 뜨면 나가 농사 짓고
日入而息         일입이식         해 지면 들어와 쉬노라
鑿井而飮         착정이음         우물 파서 물 마시고
耕田而食         경전이식         밭 갈아서 음식 먹으니
帝力何有于我哉   제력하유우아재   황제의 힘이 내게 무슨 필요 있으리오

 

15. 木蘭辭(樂府詩)    목란사   
    무명씨

喞喞復喞喞     즐즐복즐즐      덜그럭 덜그럭
木蘭當戶織      목란당호직      목란이 방에서 베를 짜네
不聞機柠聲      불문기저성      베틀북 소리 들리지 않고
唯聞女嘆息      유문여탄식       들리는 건 오직 긴 한숨소리
問女何所思      문녀하소사       무슨 걱정을 그리 하는가
問女何所憶      문녀하소억       무슨 생각을 그리 하는가
女亦無所思      여역무소사       저에게는 그리는 사람도 없고
女亦無所憶      여역무소억       다른 생각도 없습니다
昨夜見軍帖      작야견군첩       어제 밤 군첩을 보았는데
可汗大点兵      가한대점병       나라에서 군사를 모은답니다
軍書十二卷      군서십이권       군첩 열 두 권 안에
卷卷有爺名      권권유야명      아버지의 이름이 있었습니다
阿爺無大兒      아야무대아      아버지에게는 장성한 아들 없고
木蘭無長兄      목란무장형      목란에게는 오라비 없으니
願爲市鞍馬     원위시안마       시장에 가 안장과 말을 사서
從此替爺征     종차체야정  늙은 아버지 대신 전쟁에 나가려구요
東市買駿馬    동시매준마        동쪽 시장에서 준마를 사고
西市買鞍韀   서시매안천         서쪽 시장에서 안장 사고
南市買轡頭   남시매비두         남쪽 시장에서 고삐 사고
北市買長鞭    북시매장편       북쪽 시장에서 채찍을 사네

旦辭爺娘去    단사야낭거      아침에 부모님께 하직인사 하고
暮宿黃河邊    모숙황하변      저녁이 되어 황하 가에 머무네
不聞爺娘喚女聲    불문야낭환녀성 부모님이 딸 부르는 소리 들리지 않고
但聞黃河流水鳴濺濺     단문황하류수명천천  단지 들리는 건 황하의 물소리
旦辭黃河去      단사황하거     아침에 황하를 떠나
暮宿黑山頭      모숙흑산두     저물어 흑산 머리에 묵네

不聞爺娘喚女聲  불문야낭환여성      부모님이 딸 부르는 소리 들리지 않고
但聞燕山胡騎鳴啾啾  단문연산호기명추추  연산의 오랑캐 말굽 소리만
萬里赴戎機    만리부융기    만리길 변방 싸움에 나서고
關山度若飛    관산도약비    날듯이 관산을 넘었네
朔氣傳金柝    삭기전금탁    삭풍은 쇠종소리 울리고
寒光照鐵衣    한광조철의    찬 달빛은 철갑옷을 비추네
將軍百戰死    장군백전사    수 많은 전투에 장군도 죽고
壯士十年歸    장사십년귀    장사는 십 년 만에 돌아오네
歸來見天子    귀래견천자    돌아와 천자를 뵈오니
天子坐明堂    천자좌명당    천자는 명당에 앉아
策勛十二轉    책훈십이전    논공 행상을 하여
賞賜百千强    상사백천강    백 가지 천 가지 상을 내리네
可汗問所欲    가한문소욕    천자가 소망이 무어냐 물으니
木蘭不用尙書郞  목란불용상서랑   목란은 벼슬도 마다하고
願借明駝千里足  원차명타천리족   천리길 내달릴 말을 내려
送兒還故鄕      송아환고향       고향으로 보내주길 청하네
爺娘聞女來     야낭문녀래       부모는 딸이 돌아온단 소식에
出郭相扶將     출곽상부장       울 밖으로 마중 나오고
阿자聞妹來     아자문매래        언니는 여동생이 온다고 하니
當戶理紅粧     당호리홍장        방에서 새로이 화장을 하네
小弟聞자來     소제문자래        남동생은 누나가 온다고 하니
磨刀霍霍向猪羊  마도곽곽향저양   칼 갈아 돼지와 양을 잡네
開我東閣門      개아동각문       동쪽 채에 있는 방문 열고
坐我西閣床     좌아서각상     서쪽 채에 있는 침상에 앉아보며
脫我戰時袍     탈아전시포      싸움 옷 벗어 놓고
著我舊時裳     저아구시상      옛 치마 입었네
當窓理雲鬓     당창이운빈      창 앞에서 곱게 머리 빗고
對鏡帖花黃     대경첩화황      거울 보면서 화장을 한 후에
出門看火伴     출문간화반      문을 나서 전우들을 보니
화伴皆驚惶     화반개경황     전우들 하나같이 크게 놀라네
同行十二年     동행십이년      십이 년을 같이 다녔건만
不知木蘭是女娘 불지목란시여낭   목란이 여자인 줄 정말 몰랐네
雄兎脚撲朔    웅토각박삭       숫토끼 뜀박질 늦을 때가 있고
雌兎眼迷離    자토안미리       암토끼 눈이 어릿할 때 있거늘
雙兎傍地走    쌍토방지주       두 마리 같이 뛰어 달릴 때
安能辨我是雄雌  안능변아시웅자  어찌 자기가 숫놈인지 암놈인지를 가릴 수 있으리오

 


16. 長歌行    장가행
    樂府(漢)  악부

靑靑園中葵   청청원중규   뜰 안 해바라기는 파릇파릇하고
朝露待日晞   조로대일희   아침 이슬은 해가 뜨자 마르네

陽春布德澤   양춘포덕택   따뜻한 봄 볕  은덕을 주니
萬物生光輝   만물생광휘   만물이 빛을 낸다

常恐秋節至   상공추절지   늘 두려운 것은, 가을이 와
黃華葉衰   혼황화엽쇠   누렇게 꽃잎이 시들까 두렵네

百川東到海   백천동도해   강물이 동쪽으로 바다에 이르면
何時復西歸   하시복서귀   언제 다시 서쪽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少壯不努力   소장불노력   젊어서 노력하지 않으면
老大徒傷悲   노대도상비   늙어 헛되이 슬픔과 걱정뿐이라네

 
17.養蠶詞   양잠사 
    繆嗣寅(淸)  무사인 1662~1722  

蠶初生           잠초생           누에가 처음 나오니    
采桑陌上提筐行   채상맥상제광행   밭둑의 뽕잎을 따 광주리에 들고 가고 

蠶欲老           잠욕로           고치가 되려하니
夜半不眠常起早   야반불면상기조   한밤에도 잠 못 자고 항상 일찍 일어난다  

衣不暇浣髮不簪   의불가완발부잠   옷은 빨지도 못하고 비녀조차 꽂지 못하지만   
還恐天陰壞我蠶   환공천음괴아잠   날씨가 나빠 누에를 망칠까 그것만 걱정하네

回頭吩咐小兒女   회두분부소아녀   고개 돌려 계집아이에게 분부하기를
蠶欲上山莫言語   잠욕상산막언어   고치가 되려 하니 말을 하지 말거라 

 


18. 悟道頌    오도송
    무산스님

界有成住壞空   계유성주괴공   유?무형 세계에는 이뤄지고 머물고 무너지고 없어지는 현상이 있고
念有生住異滅   념유생주이멸   생각에는 생겨나고 머물고 달라지고 없어지는 현상이 있으며
身有生老病死   신유생노병사   몸에는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현상이 있다
無常之體無常   무상지체무상   무릇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끝이 있는 것이다

    


19. 明日歌   명일가    내일 노래  
    文嘉(明)  문가 1501~1583

明日復明日    명일부명일     내일, 또 내일
明日何其多    명일하기다     내일이 어찌 그리도 많더냐

日日待明日     일일대명월     매일 내일을 기다려니
萬世成蹉       만세성차       삶이 어그러 졌네. 

世人皆被明日累  세인개피명일계   세상 사람들이 다 그처럼 내일에 연루되니
明日無窮老將至   명일무궁노장지   내일은 끝이 없어, 장차 늙음에 이르리

晨昏滾滾水流東   신혼곤곤수류동   하루종일 동쪽에 흐르는 물을 보자니
今古悠悠日西墜   금고유유일서추   이제 해는 멀리 서쪽으로 지네

百年明日能幾何   백년명일능기하   백년 인생 내일이 그 얼마나 될까
請君聽我明日歌   청군청아명일가   청하노니 그대들 내 명일가를 들으소서

 
20. 新晴山月  신청산월     달밤에
    文同(北宋)  문동 1018~1079

高松漏疏月   고송루소월   소나무 높은 가지 사이로 달빛이 흘러
落影如畵地   락영여화지   땅 위에 그림처럼 그림자 드리우네

俳徊愛其下   배회애기하   그 광경 좋아서 그 밑을 맴돌면서
及久不能寐   급구부능매   밤늦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네

怯風池荷卷   겁풍지하권   연잎은 바람 싫어 돌돌 말리고
病雨山果墜   병우산과추   산과일 비를 맞아 뚝뚝 떨어지네

誰伴余苦吟   수반여고음   나와 함께 시 읊는 이 누구일까
滿林啼絡緯   만림제낙위   숲 가득 베짱이 울음소리

        

21. 詠碾麥  영년맥    보리 찧는 노래
    文東道   문동도 1646~1699

四月黃雲潤麥田   사월황운윤맥전   4월이라 보리밭에 금빛 구름 빛나는데
刈麥驕氣婦顔先   예맥교기부안선   보리 베니 흡족한 기분, 아낙 얼굴 밝도다
靑薪雨濕炊何窘   청신우습취하군   비에 젖은 생나무 불 지피기 어찌나 힘드는지
療得朝飢近午天   요득조기근오천   아침 나절 시장기를 대낮에야 요기하였소

 


22.  勸酒   권주   술을 권하며
     文徵明  문징명 1470~1559

勸君金屈卮   권군금굴치   그대에게 권하노니, 이 황금 술잔
滿酌不須辭   만작불수사  가득 부은 이 술을 부디 사양치 마시라
花發多風雨   화발다풍우   꽃이 피면 비바람 많듯이
人生足別離   인생족별리   인생에서 이별이야 흔한 것 아니겠나


23. 過零丁洋  과영정양    영정양을 지나며
    文天祥  문천상 1236~1283 

辛苦遭逢起一經   신고조봉기일경   고생 끝에 벼슬길 올랐으나
干戈寥落四周星   간과요락사주성   전쟁터를 전전한 지 어느덧 4년일세
山河破碎風飄絮   산하파쇄풍표서   나라의 운명은 바람에 날리는 버들개지요
身世浮沈雨打萍   신세부침우타평   내 신세는 비 맞는 부평초다
惶恐灘頭說惶恐   황공탄두설황공   황공탄은 두려웠던 시절을 말하고
零丁洋裏嘆零丁   영정양리탄영정   영정양은 처량한 심정을 탄식한다
人生自古誰無死   인생자고수무사   자고로 그 누가 죽음을 면했으리오
留取丹心照汗靑   유취단심조한청   한 조각 붉은 마음 남겨 역사를 비추리

 
24. 過野叟居  과야수거   들녁 늙은이의 집을 지나며
    馬戴  마대

野人閑種樹   야인한종수   시골 늙은이 한가히 나무를 심는데
野老野人前   야로야인전   늙은이보다 들판 나무가 더 오래되었다
居止白雲內   거지백운내   흰 구름 속에 머물러 살며
漁樵滄海邊   어초창해변   바닷가에서 물고기 잡고 나무하며 산다
呼兒採山藥   호아채산약   아이 불러 산에가 약초를 캐고
放犢飮溪水   방독음계수   송아지를 놓아 시냇물 먹인다
自著養生論   자저양생론   내 스스로 양생론을 지으며 살아가니
無煩憂老年   무번우노년   늙음을 걱정하는 어떤 괴로움도 없도다.


25.  秋思  추사      가을 생각
     馬致遠(元)  마치원 1250~1321

枯藤老樹昏鴉   고등노수혼아   마른 등나무, 오랜 고목, 황혼녘의 갈가마귀
小橋流水人家   소교유수인가   작은 다리, 흐르는 물, 인가
古道西風瘦馬   고도서풍수마   오래된 길, 서풍, 파리한 말
夕陽西下       석양서하       석양은 서쪽으로 지고
斷腸人在天涯   단장인재천애   애간장이 끊어지는 사람은 하늘끝에 서 있다


26. 臨終偈    임종게
    萬松行秀(南宋)   만송행수 1166~1246

八十一年   팔십일년   팔십일 년 동안 
只此一語   지차일어   이 한 마디뿐    
珍重諸人   진중제인   여러분들 몸조심하고
切莫錯擧   체막착거   부디 잘못 알지 말라
 


27. 陶 者  도자     기와쟁이 
    梅堯臣(宋)   매요신 1002~1060   

陶盡門前土  도진문전토  문 앞의 흙 다 퍼다가 기와를 구웠건만
屋上無片瓦  옥상무편와  제 집 지붕 위엔 기와 한 쪽 못 올렸네
十指不霑泥  십지불점니  열 손가락 진흙 한 번 묻히지 않고서도
鱗鱗居大廈  린린거대하  고래등같은 기와집에 사는 이도 있는데
   


28. 終日尋春不見春 종일심춘부견춘   하루종일 봄을 찾았으나       봄을 찾지 못하고
    梅花尼  매화니

 
終日尋春不見春   종일심춘불견춘   하루 종일 봄을 찾았으나 봄을 보지 못하고
芒鞋踏破嶺頭雲   망혜답파령두운   짚신으로 동쪽 산 구름 속을 답파하였네
歸來笑撚梅花臭   귀래소연매화취   돌아와 향내를 맡고 웃으며 수염을 꼬니
春在枝頭已十分   춘재지두이십분   봄이 가지 위에 이미 온통 와 있더라

 
29. 夜感自遣   야감자견 
    孟郊(唐)  맹교 751~814

夜學曉未休   야학효미휴   밤부터 새벽까지 시구 땜에 신음하니
苦吟神鬼愁   고음신귀수   귀신도 내 苦吟에 서글픈 얼굴일세

如何不自閑   여하부자한   어이 하여 스스로를 이토록 괴롭히나
心與身爲讎   심여신위수   몸과 마음이 서로가 원수처럼

死辱片시痛   사욕편시통   죽음은 아픔을 잠시 욕되게 하나  
生辱長年羞   생욕장년수   삶은 평생의 수치를 욕되게 하네

淸桂无直枝   청계무식지   맑은 계수나무 곧바른 가지 없고
碧江思旧游  벽강사구유   푸른강은 그 옛날 한가로웠던 때를 생각나게하네

 

30. 游子吟  유자음   떠나가는 자식의 노래
    孟郊(唐)  맹교 751~814

慈母手中線   자모수중선   자애로운 어머님 손안에 침선이 있고
游子身上衣   유자신상의   먼 길 떠나는 아들의 옷을 지으시네

臨行密密縫   임행밀밀봉   떠남에 임하여 더욱 촘촘히 꿰매시는 것은
意恐遲遲歸   의공지지귀   생각하건대 아들이 늦게 돌아옴을 두려워함이로다

誰言寸草心   수언촌초심   누가 말하던가, 저 조그만 풀이
報得三春暉   보득삼춘휘   봄날 따사로운 햇볕 같은 어머님 은혜에 보답할 수 있다고


31. 織婦辭  직부사   비단 짜는 아낙네
    孟郊   맹교 751~824

夫是田中郞   부시전중랑   지아비는 시골 농사꾼
妾是田中女   첩시전중여   저는 시골 아낙이지요

當年嫁得君   당년가득군   그 해 당신에게 시집와서부터
爲君秉機杼 위군병기저   당신을 위해 베틀북을 잡았지요

筋力日已疲   근력일이피   근력이 날로 부쳐 피곤해도
不息窓下機   불식창하기   창 아래 베틀은 쉬지 않았지요

如何織紈素   여하직환소   어째서 흰 비단을 짜면서
自著襤褸衣   자저람루의   나는 헤진 옷을 입나요

官家榜村路   관가방촌로   관가의 방이 동네 길에 붙었는데
更索栽桑樹   갱색재상수   뽕나무 더 심으라는 것이지요

 

32. 烈女操  열여조   열녀의 지조 
    孟郊   맹교 751~824

梧桐相待老   오동상대로   오동나무는 서로 마주해 늙고
鴛鴦會雙死   원앙회쌍사   원앙새는 한 쌍으로 함께 죽는다오

貞女貴殉夫   정여귀순부   정녀는 남편 따름을 귀하게 여기니
捨生亦如此   사생역여차   묵숨을 버리는 것 또한 이와 같아요

波瀾誓不起   파란서불기   맹세코 물결 일으키지 않으리니
妾心古井水   첩심고정수   저의 마음은 마른 우물이어요

 

33. 夏日南亭懷辛大 하일남정회신대   꿈에도 그리운 사람
    孟浩然(唐)   맹호연 689~740

山光忽西落   산광홀서락    산마루의 해 건듯 서쪽으로 지고
池月漸東上   지월점동상    연못에 비치는 달 두둥실 동쪽에 떠오르네

散髮乘夕凉   산발승다경    머리 풀어 헤치고 석양 시원한 바람 맞고
開軒臥閑敞   개헌와한창    창문 열어젖히고 넓은 마루에 벌렁 누웠네

荷風送香氣   하풍송향기    연잎은 바람결에 향기 보내고
竹露滴淸響   죽로적청향    댓잎에 맺힌 이슬 맑은 소리 내며 방울져 떨어지네

欲取鳴琴彈   욕취명금탄    거문고라도 타볼까 하다가도
恨無知音賞   한무지음상    문득 그 소리 알아주는 이 없음이 한스럽다네

感此懷故人   감차회고인    친구야, 친구!
中宵勞夢想   중소노몽상    이 밤 꿈속에서조차 그리운 그대여


34.  宿建德江  숙건덕강   建德江에서 묵으며
     孟浩然(唐)  맹호연 689~740

 
移舟泊煙渚   이주박연저   배 저어 안개 낀 모래섬에 대니
日暮客愁新   일모객수신   날은 저물어, 나그네 시름 새로워라
野廣天低樹   야광천저수   넓은 들판에서 하늘은 나무에 내려앉고
江淸月近人   강청월근인   맑은 강가에서 달은 사람에게 가까워라

 
35.  望洞庭湖贈張丞相  망동정호증장승상  洞庭湖에서 바라보며       張丞相에게
     孟浩然(唐)  맹호연 689~740

八月湖水平   팔월호수평   팔월의 호수 잔잔하여
涵虛混太淸   함허혼태청   허공을 담아 하늘과 어울리네

氣蒸雲夢澤   기증운몽택   운몽못에는 아지랭이 피어오르니
波감岳陽城   파감악양성   물결이 악양성을 감싼다

欲濟無舟楫   욕제무주즙   호수를 건너려하니 배와 노가 없으니
端居恥聖明   단거치성명   바르게 사노라니 천자를 대하여 부끄럽다

坐看垂釣者   좌관수조자   앉아서 낚시하는 이를 바라보면서
空有羨魚情   공유선어정   공연히 고기잡는 것을 부러워한다네.

 涵=젖을 함. 蒸= 찌다. 감= 흔들, 움직일 감. 楫= 노 즙,노 집. 端= 바르다. 羨= 부러워할 선. 

 

36. 春曉    춘효       봄날의 새벽 
    孟浩然(唐) 맹호연 689~740 

春眠不覺曉    춘면불각효     봄잠에 날새는 주 몰랐더니
處處聞啼鳥    처처문제조     곳곳에 새 지저귀는 소리 들리네
夜來風雨聲    야래풍우성     밤사이 비바람 소리 들렸으니
花落知多少    화락지다소     꽃은 또 얼마나 졌을까...


37. 尋菊花潭主人不遇  심국화담주인불우 
     (菊花潭에 갔으나 주인을 만나지 못하고 ) 
     孟浩然(唐)  맹호연 689~740

行至菊花潭   행지국화담   길가다 菊花潭에 이르니  
村西日已斜   촌서일이사   마을 서편으로 해는 이미 기울었네
主人登高去   주인등고거   주인은 산에 올랐는지  
鷄犬空在家   계견공재가   닭과 개만 쓸쓸히 집안에 남아있네

 

38. 秋夜  추야    가을 밤
    孟浩然(唐)  맹호연 689~740

不覺初秋夜漸長   불각초추야점장   어느새 초가을 밤은 점점 깊어지고
淸風習習重凄凉   청풍습습중처량   솔솔 맑은 바람 처량함이 더해 가네
炎炎暑退芽齋靜   염염서퇴아재정   불볕 더위 물러가고 초가집에 고요함이 감도는데
陛下叢莎有露光   폐하총사유로광   섬돌 아래 잔디밭에 이슬이 빛나고 있네


39. 書扇示門人  서익시문인    제자에게
     范仲淹(宋)  범중엄

一派靑山景色幽   일파청산경색유   푸른 산 그윽히 아름다운 경색
前人田地後人收   전인전지후인수   조상이 후손에게 물려주신 것
後人收得休歡喜   후인수득휴관희   후손들아 얻었다고 기뻐만 하지 마라
還有收人在後頭   환유수인재후두   다시 그것 거두어 갈 사람 뒤에 있느니라


40. 四時田園雜興  사시전원잡흥    전원의 사계절 풍경
    范成大   범성대 1126~1193

晝出耘田夜績麻   주출운전야적마   낮에는 김매고 밤에는 길쌈하는데
村莊兒女各當家   촌장아녀각당가   시골 계집아이도 집안 일을 나눠한다
童孫未解供耕織   동손미해공경직   어린 손자  아직 농사일도 모르지만
也傍桑陰學種瓜   야방상음학종과   뽕나무 그늘에서 오이 심는 법을 배운다

 

41.  晩春田園雜興  만춘전원잡흥    늦은 봄 시골
     范成大   범성대

胡蝶雙雙入菜花   호접쌍쌍입채화   나비는 짝지어 채소꽃으로 날아드는데
日長無客到田家   일장무객도전가   해는 길어 시골에 오는 사람은 없구나
鷄飛過籬犬吠竇   계비과리견폐두   닭은 날아 울타리를 넘고 개는 움에서 짖어대니
知有行商來買茶   지유행상래매다   行商이 와서 차를 사고 있나보다

 

42. 揷秧  삽앙     모내기
   范成大(宋)  범성대


種密移疏綠毯平   종밀이소록담평   빽빽한 모판에서 듬성듬성 옮겨 심으니,녹색 융단을 깔아 놓은 듯
行間淸淺穀紋生  행간청천곡문생   줄 사이 맑고 옅은 물 찰랑찰랑 비단결 무늬 이루었네
誰知細細靑靑草  수지세세청청초   뉘 알까 ? 가늘고 파란 풀잎
中有豊年擊壤聲  중유풍년격양성   그 속에 풍년 격양가 소리 있음을

 


43. 喜晴  희청    성큼 다가온 여름
    范成大(南宋)  범성대

窓間梅熟落蒂   창간매숙락체   창가의 매실 익어 뚝뚝 떨어지고
牆下筍成出林   장하순성출림   담 아래 죽순 돋아,  숲을 이루었네
連雨不知春去   연우부지춘거   연일 오는 비에 봄 가는 줄 몰랐더니
一晴方覺夏深   일청방각하심    날씨 개이자   어느덧 여름

 

44. 錢     돈
    朴文秀(朝鮮)  박문수 1691~1756

周遊天下皆歡迎   주유천하개환영   천하를 두루 돌아다니며 어디서나 환영받으니
興國興家勢不輕   흥국흥가세불경   나라와 집안을 흥성케 하여 그 세력이 가볍지 않네
去復還來來復去   거복환래래복거   갔다가 다시 오고 왔다가는 또 가니
生能死捨死能生   생능사사사능생   살리고 죽이는 것도 마음대로 하네


45. 贈某女  증모녀   어느 여인에게
    朴文秀(朝鮮)  박문수 1691~1756

客枕條蕭夢不仁   객침조소몽불인   나그네 잠자리가 너무 쓸쓸해 꿈자리도 좋지 못한데
滿天霜月照吾隣   만천상월조오린   하늘에선 차가운 달이 우리 이웃을 비추네

綠竹靑松千古節   녹죽청송천고절   푸른 대와 푸른 솔은 천고의 절개를 자랑하고
紅桃白李片時春   홍도백리편시춘   붉은 복사꽃 흰 오얏꽃은 한 해 봄을 즐기네

昭君玉骨湖地土   소군옥골호지토   왕소군의 고운 모습도 오랑케 땅에 묻히고
貴妃花容馬嵬塵   귀비화용마외진   양귀비의 꽃 같은 얼굴도 마외파의 티끌이 되었네

人性本非無情物   인성본비무정물   사람의 성품이 본래부터 무정치는 않으니
莫惜今宵解汝裙   막석금소해여군   오늘 밤 그대 옷자락 풀기를 아까워하지 말게나

 

46. 落照  낙조    해는 지는데
    朴文秀(朝鮮)  박문수 1691~1756

落照吐紅掛碍山   낙조토홍괘애산   지는 해 붉게 토하며 막아선 산에 걸리고
寒鴉尺盡白雲間   한아척진백운간   외로운 갈가마귀 흰 구름 사이로 사라진다

問津行客鞭應急   문진행객편응급   나루터를 묻는 나그네는 채찍질 서두르고
尋寺歸僧杖不閑   심사귀승장불한   절 찾아 돌아오는 중은 지팡이가 바쁘다

放牧園中牛帶影   방목원중우대영   방목하는 들판에는 소 그림자 드리워지고
望夫臺上妾低鬟  망부대상첩저환   서방 기다리는 대 위의 첩 쪽 그림자 낮다

蒼然古木溪南路   창연고목계남로   창연한 고목이 선 시냇가 남쪽 길에는
短髮草童弄笛還   단발초동농적환   짧은 머리 초동이 피리 불며 돌아온다

         鬟:쪽진머리 환

 

47. 詠笠  영립      내 삿갓
    朴文秀(朝鮮)  박문수 1691~1756

浮浮我笠等虛舟  부부아립등허주 가뿐한 내 삿갓이 빈배와 같아
一着平生四十秋  일착평생사십추 한번 썼다가 사십 년 평생 쓰게 되었네

牧堅輕裝隨野犢   목수경장수야독   목동은 가벼운 삿갓 차림으로 소 먹이러 나가고
漁翁本色伴沙鷗   어옹본색반사구   어부는 갈매기 따라 삿갓으로 본색을 나타냈지

醉來脫掛看花樹   취래탈괘간화수   취하면 벗어서 구경하던 꽃나무에 걸고
興到携登翫月樓   흥도휴등완월루   흥겨우면 들고서 다락에 올라 달구경하네

俗子依冠皆外飾   속자의관개외식   속인들의 의관은 모두 겉치장이지만
滿天風雨獨無愁   만천풍우독무수   하늘 가득 비바람 쳐도 나만은 걱정이 없네.

 


48. 妓生合作 기생합작   기생과 함께 짓다
    朴文秀(朝鮮)  박문수 1691~1756

平壤妓生何所能   평양기생하소능   평양 기생은 무엇에 능한가 
能歌能舞又詩能   능가능무우시능   노래와 춤 다 능한 데다 시까지도 능하다오

能能其中別無能   능능기중별무능   능하고 능하다지만 별로 능한 것 없네  
月夜三更呼夫能   월야삼경호부능   달 밝은 한밤중에 지아비 부르는 소리에 더 능하다오  

 

49. 磨石   마석    맷돌 
   朴文秀(朝鮮)  박문수 1691~1756  

誰能山骨作圓圓   수능산골작원원   누가 산 속의 바윗돌을 둥글게 만들었나
天以順還地自安   천이순환지자안   하늘만 돌고 땅은 그대로 있네
隱隱雷聲隨手去   은은뇌성수수거   은은한 천둥소리가 손 가는 대로 나더니
四方飛雪落殘殘   사방비설낙잔잔   사방으로 눈 싸라기 날리다 잔잔히 떨어지네


50.  多睡婦  다수부   잠 많은 아낙네
     朴文秀(朝鮮)  박문수 1691~1756

西隣愚婦睡方濃   서린우부수방농   이웃집 어리석은 아낙네는 낮잠만 즐기네
不識蠶工況也農   부식잠공황야농   누에치기도 모르니 농사짓기를 어찌 알랴

機閑尺布三朝織   기한척포삼조직   베틀은 늘 한가해 베 한 자에 사흘 걸리고
杵倦升粮半日春   저권승량반일춘   절구질도 게을러 반나절에 피 한 되 찧네

弟衣秋盡獨稱搗   제의추진독칭도   시아우 옷은 가을이 다 가도록 말로만 다듬질하고
姑襪冬過每語縫   고말동과매어봉   시어미 버선 깁는다고 말로만 바느질하며 겨울 넘기네

蓬髮垢面形如鬼   봉발구면형여귀   헝클어진 머리에 때 낀 얼굴이 꼭 귀신 같아
偕老家中却恨逢   해로가중각한봉   같이 사는 식구들이 잘못 만났다 한탄하네

 

51. 懶婦  나부    게으른 아낙네
    朴文秀(朝鮮)  박문수 1691~1756

無病無憂洗浴稀   무병무우세욕희   병 없고 걱정 없는데 목욕도 자주 안해 
十年猶着嫁時衣   십년유착가시의   십 년을 그대로 시집 올 때 옷을 입네

乳連褓兒謀午睡   유연보아모오수   강보의 아기가 젖 물린 채로 낮잠이 들자
手拾裙蝨愛檐暉   수습군슬애첨휘   이 잡으려 치마 걷어들고 햇볕 드는 처마로 나왔네

動身便碎廚中器   동신변쇄주중기   부엌에서 움직였다하면 그릇을 깨고
搔首愁看壁上機   소수수간벽상기   베틀 바라보면 시름겹게 머리만 긁어대네

忽聞隣家神賽慰   홀문인가신새위   그러다가 이웃집에서 굿한다는 소문만 들으면
柴門半掩走如飛   시문반엄주여비   사립문 반쯤 닫고 나는 듯 달려가네

 

52. 山齋    산재    산속 방에서
     朴怜   박령

皎皎月侵床   교교월침상   맑은 달빛이 방안의 책상을 비추고
蕭蕭風動竹   소소풍동죽   쓸쓸한 바람 대나무를 흔들고
幽人意悄然   유인의초연   내 마음 한없이 서글픈기만 한데
獨夜寒齋宿   독야한재숙   홀로 차가운 서재에 지낸다네


53. 使宋過泗州龜山寺 사송과사주구산사  使宋 過泗龜山寺를지       나며
    朴寅亮   박인량 

巖怪石疊成山   참암괴석첩성산   험한 바위 괴상한 돌은 산을 이루고
上有蓮坊水四還   상유연방수사환   위에는 절, 사방은 강물이 둘러싸여

塔影倒江飜浪底   탑영도강번랑저   탑 그림자 강에 거꾸러져 물결 아래 일렁이고
磬聲搖月落雲間   경성요월락운간   풍경 소리 달 흔들며, 구름 속에 사라지네

門前客棹洪濤疾   문전객도홍도질   문앞에 나그네는 노는, 큰 파도에 급한데
竹下僧碁白日閑   죽하승기백일한   스님은 대나무 아래서 한가히 바둑을 두네

一奉皇華堪惜別   일봉황화감석별   사신으로 떠나온 몸 이별이 아쉬워            
更留詩句約重攀   경류시구약중반   시 한 구절 남기고 다시 올 일 기약하네

 

54. 當使黃太史却步   당사황태사각보  
    (마땅히 황정견으로 하여금 발걸음을 물리게 할 것이다)
     朴誾   박은 1479~1504 

深秋木落葉侵關 ~ 깊은 가을 지는 나뭇잎은 빗장으로 들어오는데
戶牖全輸一面山 ~ 집의 들窓은 穩全히 한쪽의 山을 실어 나른다.
縱有盃尊誰共對 ~ 비록 술盞이 있은들 누구와 함께 마주하리
已愁風雨欲催寒 ~ 이미 비바람 추위를 재촉할까 근심하노라.
天應於我賦窮相 ~ 아마도 하늘이 나에게 窮한 八字 내렸으니
菊亦與人無好顔 ~ 菊花꽃 또한 사람에게 좋은 色彩 없도다.
撥棄憂懷眞達士 ~ 근심스런 懷抱 떨쳐버려야 眞正한 達士이거니
莫敎病眼瞞長潸 ~ 病든 눈을 속이고 눈물 흐르게 하지 말게나.


55. 夜臥誦詩有感  야와송시유감    밤에 누워 시를 짓다가
    朴誾    박은 1479~1504

枕上得詩吟不輟   침상득시음불철   베개 베고 시를 얻어 계속 읊조리는데
更長鳴   리참복력갱장명   마구간에 마른 말이 길게 따라 울음 운다
夜深纖月初生影   야심섬월초생영   밤 깊어 초승달은 그림자를 만들고
山靜寒松自作聲   산정한송자작성   고요한 산  찬 소나무는 절로 소리를 낸다

 

56. 田家   전가      농가 
    朴趾源   박지원 1737~1805 

翁老守雀坐南陂   옹노수작좌남피   참새 쫓는 노인네 밭둑에 앉아 있건만
粟拖拘尾黃雀垂   속타구미황작수   개꼬리 조 이삭에 노란 참새 매달렸네

長男中男皆出田   장남중남개출전   맏아들 둘째 아들 일하러 들로 나가고
田家盡日晝掩扉   전가진일진엄비   시골집 사립문은 하루 내내 닫혀 있네

鳶蹴鷄兒攫不得   연축계아확부득   소리개가 병아리를 채가려다 놓쳤는지
群鷄亂啼匏花籬   군계난제포화리   박꽃 핀 울 밑에 소란스레 우는 뭇 닭

小婦戴棬疑渡溪   소부대권의도계   함지를 인 새댁은 조심조심 내 건너고
赤子黃犬相追隨   적자황견상추수   누렁이와 벌거숭이 다투어 뒤따라가네


57.  南松亭途中   남송정 가는 도중
     朴齊家   박제가 1750~1805 

人生何處不宜居   인생하처불의거   사람의 삶, 어느 곳인들 살지 못하랴
認取無營卽有餘   인취무영즉유여   영리만 버릴 줄 안다면 마음 여유 있으리
渡盡無名山萬疊   도진무명산만첩   이름 모를 첩첩 산을 다 지나고 보니
松風海色掃襟裾   송풍해색소금거   솔바람, 바다 물 빛 마음 다 씻어주네

 

 
58. 證道歌  증도가   깨달음의 노래
   龐居士    방거사    ~ 785

日用事武別   일용사무별   일상사가 다를 것이 없나니 
唯吾自揭諧  유오자게해   내가 스스로 하나가 될 뿐

頭頭非取捨  두두비취사   무엇이나 취사가 없으매 
處處勿張乖  처처물장괴   어디서건 어긋남이 없도다

朱紫誰爲號  실자수위호   주자를 누가 귀하다고 이르는가
丘山絶點埃  구산절점애   청산에는 한 점 티끌조차 없는 것을

神通幷妙用  신통병묘용   신통묘용이 무어냐 하면 
運水及搬柴  운수급반시   물긷고 땔나무 나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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