五言律詩(090-169)
90 경추노제공자이탄지(經鄒魯祭孔子而嘆之)-당현종(唐玄宗)
추노를 지나며 공자를 제사하고 탄식하다-당현종(唐玄宗)
夫子何爲者,(부자하위자), 공자는 무엇 하는 분이기에
棲棲一代中.(서서일대중). 일생 동안 바쁘게만 살았나
地猶鄹氏邑,(지유추씨읍), 땅은 여전히 추씨 고을인데
宅卽魯王宮.(댁즉노왕궁). 집은 노나라 궁궐이 되었구나
嘆鳳嗟身否?(탄봉차신부)? 봉황을 탄식하고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였는가
傷麟怨道窮.(상린원도궁). 기린의 죽음에 상처받고 도가 다함을 원망하였네
今看兩楹奠,(금간량영전), 이제 두 기둥 사이에서 제사지내니
當與夢時同.(당여몽시동). 꿈꾸던 그 때와 같아야하리
91 망월회원(望月懷遠)-장구령(張九齡;673-740)
달을 바라보며 옛님을 생각하다-장구령(張九齡;673-740)
海上生明月,(해상생명월), 바닷가에 밝은 달 떠오르니
天涯共此時.(천애공차시). 저 하늘 끝에서도 이 시간을 함께 하리
情人怨遙夜,(정인원요야), 정든 임은 긴 밤이 원망스러워
竟夕起相思!(경석기상사)! 저녁내 일어나 나를 생각하시리
滅燭憐光滿,(멸촉련광만), 초불을 끄면 달빛 가득하여 좋은 것을
披衣覺露滋.(피의각노자). 옷 걷어붙이고 나가니 뜰의 이슬에 젖었구나
不堪盈手贈,(부감영수증), 달빛 손에 가득 보내드리지 못하니
還寢夢佳期.(환침몽가기). 아름다운 약속을 꿈꾸며 밤 자리로 돌아간다
92 송두소부지임촉주(送杜少府之任蜀州)-왕발(王勃)
두소부가 촉주로 부임하는 것을 전송함-왕발(王勃)
城闕輔三秦,(성궐보삼진),성안의 궁궐 삼진이 에워쌓고
風煙望五津.(풍연망오진).풍경은 장강 다섯 나루가 바라보인다
與君離別意,(여군리별의),그대와 이별하는 내 마음
同是宦游人.(동시환유인).이 모두 객지에서 벼슬하는 사람의 마음
海內存知己,(해내존지기),그래도 나라 안에 친구로 있으니
天涯若比鄰.(천애야비린).하늘 끝 어디라도 이웃이라
無爲在歧路,(무위재기노),이별의 갈림길에서
兒女共沾巾.(아녀공첨건).소녀처럼 눈물로 수건을 적시지 마세
93 재옥영선병서(在獄詠蟬幷序)-낙빈왕(駱賓王)
옥에 갇혀서 매미를 노래하다-낙빈왕(駱賓王)
西路蟬聲唱(서노선성창) : 가을에 매미가 우니
南冠客思侵(남관객사침) : 죄인의 몸 향수에 젖는다
那堪玄鬢影(나감현빈영) : 어찌 견디랴, 검은 머릿결이
來對白頭吟(내대백두음) : 백발의 노래 부르게 된 것을
露重飛難進(노중비난진) : 이슬이 무거우 날아가지 어렵고
風多響易沉(풍다향역침) : 바람이 심하여 소리가 쉬이 잠긴다
無人信高潔(무인신고결) : 고결한 마음 믿어줄 사람 없으니
誰爲表予心(수위표여심) : 누가 나의 속마음 드러내 줄까
*幷序(병서)
余禁所禁垣西(여금소금원서) : 내가 갇힌 감옥의 담 하나를 두고 서쪽이
是法廳事也(시법청사야) : 곧 사법관의 가운데 뜰이다
有古槐數株焉(유고괴삭주언) : 늙은 괴나무 몇 그루가 있는데
雖生意可知(수생의가지) : 비록 살려는 뜻은 알만하나
同殷仲文之古樹(동은중문지고수) : 은중문의 늙은 당나무와 같고
而聽訟斯在(이청송사재) : 송사여기서 들으니
卽周召伯之甘棠(즉주소백지감당) : 곧 주 소백의 감당나무이다
每至夕照低陰(매지석조저음) : 매번 황혼이 되면 나지막히 그늘이 지는데
秋蟬疏引(추선소인) : 가을 매미가 노래를 한다
發聲幽息(발성유식) : 그 소리 그윽하여
有切嘗聞(유절상문) : 절절함이 묻어온다
豈人心異於曩時(개인심리어낭시) : 어찌 사람의 마음이 예전과 달라
將虫響悲於前聽(장충향비어전청) : 벌레 소리마저도 더 슬프게 들리는가
嗟乎(차호) : 아
聲以動容(성이동용) : 소리로 사람의 용모를 움직이고
德以象賢(덕이상현) : 덕으로 사람의 어짐을 닮아
故潔其身也(고결기신야) : 자신의 몸을 깨끗이 한다
稟君子(품군자) : 군자의 행실을 바탕삼아
達人之高行(달인지고항) : 사람의 높은 행실에 이르게 되어
蛻其皮也(태기피야) : 그 껍질을 벗는다
有仙都羽化之靈姿(유선도우화지령자) :신선이날게되는신령스러움이 생기는구나
候時而來(후시이내) : 때를 기다려 그 때가 와서야
順陰陽之數(순음양지삭) : 음양의 술수에 따르고
應節爲變(응절위변) : 절기의 변화에 응하여
審藏用之機(심장용지기) : 은퇴하고 등용되는 기미를 살핀다
有目斯開(유목사개) : 눈을 떠고
不以道昏而昧其視(부이도혼이매기시) : 도가 혼미하다 하여 그 시선을 흐리게 하지 않고
有翼自薄(유익자박) : 날개가 있어도 스스로 엷게 하며
不以俗厚而易其眞(부이속후이역기진) : 세속이 후하게 대접해도 그 진실을 바꾸지 않는다
吟喬樹之微風(음교수지미풍) : 높은 나무의 미풍을 읊으니
韻資天縱(운자천종) : 그 자질이 자연스럽고
飮高秋之墜露(음고추지추노) : 높은 가을하늘의 떨어지는 이슬을 마시니
淸畏人知(청외인지) : 맑음을 남들이 알까를 두려워 한다
仆失路艱虞(부실노간우) : 길을 잃어 고생하고
遭時徽纆(조시휘묵) : 죄수가 되는 불행한 때를 만났도다
不哀傷而自怨(부애상이자원) : 마음이 슬프고 아프지는 않아도 스스로 원망스러운데
未搖落而先衰(미요낙이선쇠) : 흔듥려 떨어지지 않아도 먼저 쇠락해지는구나
聞蟪蛄之流聲(문혜고지류성) : 쓰르라미의 울려퍼지는 소리 듣고
悟平反之已奏(오평반지이주) : 상소가 이미 올려졌음을 깨닫는다
見螳螂之抱影(견당랑지포영) : 당랑이 살기를 가졌음을 보고
怯危機之未安(겁위기지미안) : 위가가 편안하지 못할 것이 두려워진다
感而綴詩(감이철시) : 시절에 느끼어 시를 지어
貽諸知己(이제지기) : 여러 친구들에게 준다
庶情沿物應(서정연물응) : 바라노니, 정이 경물에 따라 응하여
哀弱羽之飄零(애약우지표령) : 연약한 날개의 흔들려 떨어짐을 슬퍼하고
道寄人知(도기인지) : 남이 알게 알리어 전해주어
憫餘聲之寂寞(민여성지적막) : 남은소리의 적막함을 불쌍히 여겨주었으면 한다
非謂文墨(비위문묵) : 이 것은 단순히 문장일 뿐 아니라
取代幽憂云爾(취대유우운이) : 나의 그윽한 근심을 취하여 대신하고 있을 뿐이노라
94 화진능노승조춘유망(和晉陵路丞早春游望)-두심언(杜審言)
진릉 육승상의‘조춘유망’시에 화답하여-두심언(杜審言)
獨有宦游人(독유환유인) : 홀로 타관에서 벼슬하는 사람
偏驚物候新(편경물후신) : 경물과 기후에 특별히 놀라노라
雲霞出海曙(운하출해서) : 구름과 노을이 바다에서 피어나는 아침
梅柳渡江春(매류도강춘) : 매화와 버들꽃잎 강 건너는 봄이로구나
淑氣催黃鳥(숙기최황조) : 맑은 봄기운 꾀고리 재촉하고
晴光轉綠蘋(청광전녹빈) : 개인 햇볕은 푸른 개구리밥으로 옮아간다
忽聞歌古調(홀문가고조) : 홀연히 들리는 노래는 옛노래
歸思欲沾巾(귀사욕첨건) : 고향가고 싶은 마음에 눈물이 수건을 적신다
95 잡시(雜詩)-심전기(沈全期)
聞道黃龍戍,(문도황룡수), 소문 들으니, 황룡 땅에 수자리
頻年不解兵.(빈년부해병). 해 넘겨도 병사들 제대 못 한다네
可憐閨裏月,(가련규리월), 가련하다, 규방 속 저 달
長在漢家營.(장재한가영). 한나라 군사의 병영에도 오랫동안 있으리니
少婦今春意,(소부금춘의), 젊은 아내는 지금 봄날의 그리움에 젖고
良人昨夜情.(량인작야정). 낭군은 저제 밤 아내를 그리는 마음에 젖어있다네
誰能將旗鼓,(수능장기고), 누가 능히 군사들 거느리고
一爲取龍城?(일위취룡성)? 단번에 용성을 빼앗을 수 있을까
96 제대유령북역(題大庾嶺北驛)-송지문(宋之問)
대유령 북역에서 시를 짓다-송지문(宋之問)
陽月南飛雁,(양월남비안), 시월에 남으로 날아가는 기러기
傳聞至此回.(전문지차회). 들으니, 여기에 와서는 돌아간다고 말하네
我行殊未已,(아항수미이), 내 가는 길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何日復歸來?(하일복귀내)? 어느 날 다시 돌아가나
江靜潮初落,(강정조초낙), 강은 고요한데 조수는 막 떨어지고
林昏瘴不開.(림혼장부개). 숲은 어둑하여 장기는 아직 열리지 않아
明朝望鄕處,(명조망향처), 다음날 아침 고향 있는 곳을 바라보면
應見隴頭梅.(응견롱두매). 응당 고갯마루의 매화꽃을 보리라
97 차북고산하(次北固山下)-왕만(王灣)
북고산 아래에서-왕만(王灣)
客路靑山外,(객노청산외), 나그네 가는 길은 청산 밖이요
行舟綠水前.(항주녹수전). 떠나는 배의 길은 푸른 물결 앞이라네
潮平兩岸闊,(조평량안활), 호수는 잔잔하고 양 언덕은 넓고
風正一帆懸.(풍정일범현). 바람은 순조로워 돋을 단다
海日生殘夜,(해일생잔야), 바다의 해, 간 밤에 떠오르고
江春入舊年.(강춘입구년). 강가의 봄, 지나간 해에서 묻어든다
鄕書何處達,(향서하처달), 고향으로 띠운 편지 어느 곳에 이를까
歸雁洛陽邊.(귀안낙양변). 돌아가는 기러기 낙양으로 향하네
98 제파산사후선원(題破山寺后禪院)-상건(常建)
파산사 뒤의 선원에서-상건(常建)
淸晨入古寺,(청신입고사), 맑은 새벽 옛 절을 찾아드니
初日照高林.(초일조고림). 떠오르는 해 높은 숲을 비춘다
曲徑通幽處,(곡경통유처), 구불한 길은 깊숙한 곳으로 통하고
禪房花木深.(선방화목심). 선방엔 꽃과 나무들 무성하다
山光悅鳥性,(산광열조성), 산빛을 새는 기뻐하고
潭影空人心.(담영공인심). 못에 비친 그림자 사람의 마음을 비워준다
萬籟此俱寂,(만뢰차구적), 삼라만상이 다 고요한 지금
惟餘鐘磬音.(유여종경음). 오직 풍경소리만 남아 들려온다
99. 기좌생두습유 (寄左省杜拾遺 )-잠삼 (岑參 ;715-770)
좌성의 두섭유에게 보내다
聯步趨丹陛 ,(련보추단폐 ),그대와 나란히 조정에 나아가
分曹限紫微 .(분조한자미 ).관아를 달리하니 자미성에서 갈라지네
曉隨天仗入 ,(효수천장입 ),아침에는 의장대 따라 들어가고
暮惹御香歸 .(모야어향귀 ).저녁엔 궁궐의 향기 풍기며 돌아온다
白髮悲花落 ,(백발비화낙 ),백발의 나 , 꽃처럼 떨어짐을 슬퍼하고
靑雲羨鳥飛 .(청운선조비 ).청운의 그대 , 새처럼 날아감을 부러워한다
聖朝無闕事 ,(성조무궐사 ),성스런 조정 무엇 하나 부족한 일 없으니
自覺諫書稀 .(자각간서희 ).간언하는 상소는 드문 것을 나는 알겠다
100 증맹호연(贈孟浩然)-이백(李白;701-762)
맹호연에게 드립니다-이백(李白;701-762)
吾愛孟夫子,(오애맹부자),나는 맹 선생님을 좋아하지요
風流天下聞.(풍류천하문).그의 풍류는 세상이 다 알지요
紅顔棄軒冕,(홍안기헌면),젊어서 벼슬 버리고
白首臥松雲.(백수와송운).늙어서는 소나무와 구름 사이에 노니시네
醉月頻中聖,(취월빈중성),달에 취하여 자주 술 취하고
迷花不事君.(미화부사군).꽃에 미쳐서 나라님도 섬기지 못하셨네
高山安可仰,(고산안가앙),그 높은 산을 어찌 가히 쳐다볼 수 있을까요
徒此挹淸芬.(도차읍청분).다만 이렇게 맑은 향기를 떠 올 뿐이랍니다
101 도형문송별(渡荊門送別)-이백(李白;701-762)
형문을 건너 송별하다-이백(李白;701-762)
渡遠荊門外,(도원형문외), 먼 형문 밖 건너와
來從楚國游.(내종초국유). 초나라에 노닌다
山隨平野盡,(산수평야진), 산은 넓은 들판을 따라 펼쳐지고
江入大荒流.(강입대황류). 강은 큰 땅을 따라 흘러간다
月下飛天鏡,(월하비천경), 달은 내려와 하늘 날아다니는 거울이 되고
雲生結海樓.(운생결해누). 구름은 생겨나 바다를 잇는 누각이 되었네
仍憐故鄕水,(잉련고향수), 고향 산천 아름다워라
萬里送行舟.(만리송항주). 만 리 먼 곳, 고향으로 배를 보낸다
102 송우인(送友人)-이백(李白;701-762)
친구를 보내며-이백(李白;701-762)
靑山橫北郭,(청산횡배곽),푸른 산들은 북쪽 성곽 위로 가로 솟고
白水繞東城.(백수요동성).희고 밝은 물은 동쪽 성을 감싸며 흘러간다
此地一爲別,(차지일위별),이곳에서 우리 한번 이별하면
孤蓬萬里征.(고봉만리정).외로운 쑥처럼 만리타향을 떠돌겠네
浮雲游子意,(부운유자의),떠다니는 구름은 떠나는 나그네 마음
落日故人情.(낙일고인정).지는 해는 떠나보내는 친구의 심정
揮手自茲去,(휘수자자거),손을 흔들며 이제 떠나가니
蕭蕭班馬鳴.(소소반마명).쓸쓸하구나, 떠나는 말의 울음 소리마저도
103 청촉승준탄금(聽蜀僧浚彈琴)-이백(李白;701-762)
촉의 스님 준의 거문고 타는 소리를 듣고-이백(李白;701-762)
蜀僧抱綠綺,(촉승포녹기),촉의 스님이 녹기라는 거문고를 안고
西下峨眉峰.(서하아미봉).서쪽으로 아미산 봉우리로 내려왔다
爲我一揮手,(위아일휘수),나를 위해 한번 손을 들어 거문고 타니
如聽萬壑松.(여청만학송).온 골짜기 소나무 소리를 듣는 듯
客心洗流水,(객심세류수),그 소리 나그네 마음 흐르는 물처럼 씻어주고
餘響入霜鐘.(여향입상종).남은 소리는 절의 종소리에 빨려든다
不覺碧山暮,(부각벽산모),청산이 저무는 줄도 몰랐거니
秋雲暗幾重.(추운암궤중).가을날은 어두운데, 구름은 몇 겹이나 끼었나
104 야박우저회고(夜泊牛渚懷古)-이백(李白;701-762)
밤에 우저에 정박하며 옛일을 회고함
牛渚西江夜,(우저서강야),우저산 서편 장강의 밤
靑天無片雲.(청천무편운).푸른 하늘엔 조각구름 하나 없구나
登舟望秋月,(등주망추월),배에 올라 가을 달을 보니
空憶謝將軍.(공억사장군).부질없이 여기 놀던 사 장군이 생각난다
余亦能高詠,(여역능고영),나 역시 시를 잘 읊지만
斯人不可聞.(사인부가문).이런 분을 찾을 수 없구나
明朝挂帆席,(명조괘범석),내일 아침 돛을 달고 떠나면
楓葉落紛紛.(풍섭낙분분).단풍잎 어지러이 떨어져내리리라
105 월야(月夜)-두보(杜甫;712-770)
달밤-두보(杜甫;712-770)
今夜鄜州月,(금야부주월),오늘 밤 부주 하늘의 달을
閨中只獨看.(규중지독간).아내 홀로 바라보리
遙憐小兒女,(요련소아녀),멀리서 어린 딸을 가여워하나니
未解憶長安.(미해억장안).장안의 나를 그리는 어미의 마음을 모르는 것을
香霧雲鬟濕,(향무운환습),자욱한 안개구름에 머리카락 젖고
淸輝玉臂寒.(청휘옥비한).맑은 달빛에 옥 같은 팔 차겠소
何時倚虛幌,(하시의허황),그 어느 때라야 엷은 휘장에 기대어
雙照淚痕干.(쌍조누흔간),서로 얼굴 비춰보며 눈물 자국 막아볼까
106 春望(춘망)-杜甫(두보)
봄의 소망-杜甫(두보)
國破山河在(국파산하재) : 조정은 망했어도 산하는 그대로요
城春草木深(성춘초목심) : 성안은 봄이 되어 초목이 무성하네
感時花淺淚(감시화천루) : 시대를 슬퍼하여 꽃도 눈물 흘리고
恨別鳥驚心(한별조경심) : 한 맺힌 이별에 나는 새도 놀라는구나
烽火連三月(봉화연삼월) : 봉화불은 석 달이나 계속 오르고
家書抵萬金(가서저만금) : 집에서 온 편지 너무나 소중하여라
白頭搔更短(백두소갱단) : 흰 머리를 긁으니 자꾸 짧아져
渾欲不勝簪(혼욕불승잠) : 이제는 아무리 애써도 비녀도 못 꼽겠네
107 춘숙좌성(春宿左省)-두보(杜甫;712-770)봄에 좌성에서 묶으며-두보
花隱掖垣暮,(화은액원모), 꽃 숨어드는 대궐담장의 저녁
啾啾棲鳥過.(추추서조과). 잘 새도 찍찍 지저귀며 날아간다
星臨萬戶動,(성림만호동), 별이 떠니 궁궐 문이 보이고
月傍九霄多.(월방구소다). 달 가에는 하늘도 넓어진다
不寢聽金鑰,(부침청금약), 궁궐문의 빗장소리에 잠이 오지 않고
因風想玉珂.(인풍상옥가). 바람소리 풍경소리로 생각했네
明朝有封事,(명조유봉사), 내일 아침이면 아뢸 말씀 있나니
數問夜如何,(삭문야여하), 밤이 얼마나 되었는지 자주 묻는다
108 至德二載甫自京金光門出問道歸鳳翔乾元初從左拾遺移華州掾與親故別因出此門有悲往事 -두보(杜甫;712-770)
(지덕이재보자경금광문출문도귀봉상건원초종좌습유이화주연여친고별인출차문유비왕사)-두보
지난 일을 슬퍼하다-두보(杜甫;712-770)
此道昔歸順,(차도석귀순), 이 길은 지난 날 오랑캐 귀순 길
西郊胡正繁.(서교호정번). 서교에는 오량캐들 번성했었다
至今殘破膽,(지금잔파담), 지금은 남은 무리 간담이 부서져
應有未招魂.(응유미초혼). 혼백도 불러가지 못하리라
近得歸京邑,(근득귀경읍), 최근에야 서울에 돌아왔는데
移官豈至尊?(이관개지존)? 관직이 좌천되니 어찌 임금의 탓이랴
無才日衰老,(무재일쇠노), 재주도 없고 날마다 노쇠하니
駐馬望千門.(주마망천문). 말을 세우고 천문만호 궁궐을 바라본다
109 月夜憶舍弟(월야억사제)-杜甫(두보)
달밤에 아우를 생각하다-杜甫(두보)
戍鼓斷人行(수고단인행) : 수루의 북소리에 발길 끊어지고
邊秋一雁聲(변추일안성) : 변방의 가을에 한 마리 기러기 소리
露從今夜白(로종금야백) : 이슬은 오늘밤부터 얼어 희어지고
月是故鄉明(월시고향명) : 이 달은 고향에서도 밝으리라
有弟皆分散(유제개분산) : 형제가 있으나 모두 흩어져
無家問死生(무가문사생) : 생사를 물어볼 집마저 없도다
寄書長不達(기서장불달) : 편지를 부쳐도 오랫동안 가지 못하나니
況乃未休兵(황내미휴병) : 하물며 전쟁이 끝나지도 않았음에야
110 천말회리백(天末懷李白)-두보(杜甫;712-770)
하늘 끝에서 이백을 그리워하다-두보(杜甫;712-770)
涼風起天末,(량풍기천말), 서늘한 바람 하늘 끝에서 이는데
君子意如何,(군자의여하), 그대의 마음은 어떠한지
鴻雁幾時到,(홍안기시도), 기러기는 어느 때에 오는지
江湖秋水多.(강호추수다). 강과 호수엔 가을 물결 출렁인다
文章憎命達,(문장증명달), 문장은 출세가 가장 방해가 되고
魑魅喜人過.(리매희인과). 귀신은 사람이 지나다니는 것을 기뻐한다
應共冤魂語,(응공원혼어), 당연히 원귀 된 영혼과 이야기를 하였거니
投詩贈汨羅.(투시증골나). 시 지어 멱라수에 던져 바치리라
111 봉제역중송엄공사운(奉濟驛重送嚴公四韻)-두보(杜甫;712-770)
봉제역에서 엄공을 다시 보내며-두보(杜甫;712-770)
遠送從此別,(원송종차별), 먼 길 보내려 여기서 이별하려니
靑山空復情.(청산공복정). 청산은 부질없이 다시 또 정을 준다
幾時杯重把,(기시배중파), 언제나 다시 술을 마시나
昨夜月同行.(작야월동항). 어제 밤 달빛 아래서 함께 걸었는데
列郡謳歌惜,(렬군구가석), 여러 고을 노래 불러 서별을 나누어도
三朝出入榮.(삼조출입영). 삼대의 조정을 섬기며 영화도 누리세요
江村獨歸處,(강촌독귀처), 강촌으로 나 홀로 돌아가는 그 곳
寂寞養殘生.(적막양잔생). 조용하여 여생을 보람되게 가꾸리라
112 별방태위묘(別房太尉墓)-두보(杜甫)
방대위 묘를 지나며-두보(杜甫)
他鄕復行役(타향부행역) : 다른 고을로 다시 길을 떠나며
駐馬別孤墳(주마별고분) : 말을 멈추고 외로운 무덤과 이별하네
近淚無乾土(근루무건토) : 근처에는 눈물에 마른 흙 하나 없고
低空有斷雲(저공유단운) : 나직한 하늘 가엔 뜯어진 구름만 떠있네
對碁陪謝傅(대기배사부) : 바둑판을 대해서는 사안을 태부로 모신 듯
把劒覓徐君(파검멱서군) : 칼을 잡으니 임금 찾은 계찰 같았네
唯見林花落(유견림화락) : 보이는 것은 떨어지는 숲속의 꽃이고
鶯啼送客聞(앵제송객문) : 앵무새 울음소리 떠나는 나그네에게 들리네
113 여야서회(旅夜書懷)-두보(杜甫;712-770)
나그네가 밤에 회포를 적다-두보(杜甫;712-770)
細草微風岸,(세초미풍안), 고운 풀에, 미풍 불어오는 언덕
危檣獨夜舟.(위장독야주). 높은 돛 달고 홀로 뜬 밤 배
星垂平野闊,(성수평야활), 하늘엔 별 늘어지고 평야는 광활한데
月涌大江流.(월용대강류). 달은 솟아오르고 큰 강물은 흘러만간다
名豈文章著,(명개문장저). 문장으로 어떻게 이름을 날릴까
官應老病休.(관응노병휴). 늙고 병들어 벼슬길도 쉬어야하는데
飄飄何所似,(표표하소사), 떠도는 이 몸 무엇과 같다할까
天地一沙鷗.(천지일사구). 천지간 한 마리 모래톱 물새라네
114 등악양루(登岳陽樓)-두보(杜甫;712-770)
악양루에 올라-두보(杜甫;712-770)
昔聞洞庭水,(석문동정수), 지난 날 동정호에 대해 듣다가
今上岳陽樓.(금상악양누). 오늘에야 악양루에 올랐다
吳楚東南坼,(오초동남탁), 오나라와 촉나라가 동남으로 나눠 있고
乾坤日夜浮.(건곤일야부). 하늘과 땅이 밤낮으로 동정호수에 떠있구나
親朋無一字,(친붕무일자), 친한 친구로부터는 한 글자 소식도 없고
老病有孤舟.(노병유고주). 늙고 병들은 나는 외로운 배에 남아있네
戎馬關山北,(융마관산북), 관산의 북쪽 중원 땅에는 아직도 전쟁이라
憑軒涕泗流.(빙헌체사류). 난간에 기대서니 눈물이 흘러내린다
115 망천한거증배수재적(輞川閑居贈裴秀才迪)-왕유(王維;?699-761?)
망천에서 한가하게 살면서 배수재에게 드립니다-왕유(王維;?699-761?)
寒山轉蒼翠,(한산전창취),차가운 가을 산이 검푸르게 변하고
秋水日潺湲.(추수일잔원),가을 물은 날마다 졸졸 흐른다
倚杖柴門外,(의장시문외),지팡이 짚고 사립문 밖에 나아가
臨風聽暮蟬.(림풍청모선).바람 쏘이며 저문 매미소리를 듣는다
渡頭餘落日,(도두여낙일),나룻머리에 지는 햇살은 남아있고
墟里上孤煙.(허리상고연).작은 마을에는 외로운 연기만 피어오른다
復値接輿醉,(복치접여취),다시 접여처럼 술이 취하여
狂歌五柳前.(광가오류전).오류선생 집 앞에서 미친 듯 노래부른다
116 산거추명(山居秋暝)-왕유(王維)
산채에 가을이 어두워지네-왕유(王維)
空山新雨後(공산신우후) : 빈 산에 갓 비 내린 뒤
天氣晩來秋(천기만래추) : 날씨는 저녁 무렵의 가을이로다
明月松間照(명월송간조) : 밝은 달은 소나무 사이를 비추고
淸泉石上流(청천석상류) : 맑은 샘물은 바위 위를 흐른다
竹喧歸浣女(죽훤귀완녀) : 대숲 소란더니 빨래하는 여인들 돌아가고
蓮動下漁舟(연동하어주) : 연잎이 흔들리니 고깃배 지나간다
隨意春芳歇(수의춘방헐) : 마음에 맞는 봄꽃이 없다해도
王孫自可留(왕손자가류) : 왕손은 혼자서 산중에 머무를 만 하도다
117 귀숭산작(歸嵩山作)-왕유(王維;?699-761?)
숭산에 돌아가며 시를 짓다-왕유(王維;?699-761?)
淸川帶長薄,(청천대장박), 맑은 개울 긴 숲 끼고
車馬去閑閑.(거마거한한). 수레 타고 한가히 간다
流水如有意,(류수여유의), 흐르는 물은 무슨 마음 있는 듯 하고
暮禽相與還.(모금상여환). 나는 저녁 새와 함께 돌아온다
荒城臨古渡,(황성림고도), 황폐한 성은 옛 나루에 접해있고
落日滿秋山.(낙일만추산). 지는 햇빛 가을 산에 가득하다
迢遞嵩高下,(초체숭고하), 멀리 숭산 아래로 찾아들어
歸來且閉關.(귀내차폐관). 내짐에 돌아와 문을 닫는다
118 종남산(終南山)-왕유(王維;?699-761?)
太乙近天都,(태을근천도), 태을산은 왕도에 가까워
連山接海隅.(련산접해우). 산이 연이어 바닷가에 닿는다
白雲回望合,(백운회망합), 고개 돌려보니 흰 구름 모여들고
靑靄入看無.(청애입간무). 푸른 안개 모였다가 사라진다
分野中峰變,(분야중봉변), 들의 경계는 가운데 봉우리에 따라 변하고
陰晴衆壑殊.(음청중학수). 흐리고 개임은 골짜기에 따라 달라진다
欲投人處宿,(욕투인처숙), 인가에 투숙하고파
隔水問樵夫.(격수문초부). 물 건너 나무꾼에게 물어본다
119 수장소부(酬張少府)-왕유(王維)
장소부에게 지어 응답하다-왕유(王維)
晩年唯好靜(만년유호정) : 늙으니 고요함이 좋아져서
萬事不關心(만사부관심) : 일마다 마음이 가지 않는다.
自顧無長策(자고무장책) : 스스로 돌아봐도 좋은 대책 없어
空知返舊林(공지반구림) : 옛 고향 숲으로 돌아가야 함을 알았다.
松風吹解帶(송풍취해대) : 솔바람 불어와 허리띠를 풀어헤치고
山月照彈琴(산월조탄금) : 산에 뜬 달은 거문고 치는 이를 비춘다.
君問窮通理(군문궁통리) : 궁하고 통하는 이치를 묻노니
漁歌入浦深(어가입포심) : 어부의 노래가 포구 깊은 곳으로 들린다.
120 과향적사(過香積寺)-왕유(王維)
향적사를 지나며-왕유(王維)
不知香積寺(부지향적사) : 향적사가 어디 있는지를 알지 못하고
數里入雲峰(수이입운봉) : 멸 리를 걸어서 구름 낀 봉우리에 들어왔다.
古木無人逕(고목무인경) : 고목이 울창한데 사람 다니는 길도 없고
深山何處鐘(심산하처종) : 깊은 산 어느 곳에선가 종소리 들려온다.
泉聲咽危石(천성열위석) : 샘물은 흐르는 소리 높은 바위에 부딪히고
日色冷靑松(일색냉청송) : 햇빛은 푸른 소나무에 차가워라.
薄暮空潭曲(박모공담곡) : 저문 저녁 못은 조용한데
安禪制靑龍(안선제청룡) : 편히 앉아 좌선하며 내 마음의 청룡을 제압한다
121 송재주리사군(送梓州李使君)-왕유(王維;?699-761?)
재주로 이 사군을 보내며-왕유(王維;?699-761?)
萬壑樹參天,(만학수삼천),골짜기마다 나무들은 하늘을 찌르고
千山響杜鵑.(천산향두견).산마다 두견새 울음소리
山中一夜雨,(산중일야우),산중에 내리는 밤비에
樹杪百重泉.(수초백중천).나무 끝은 온통 작은 샘이 되었네
漢女輸橦布,(한녀수동포),한나라 여자들은 동포를 나르는데
巴人訟芋田.(파인송우전).파촉의 남자들은 토란밭을 다툰다
文翁翻敎授,(문옹번교수),문옹은 교육정책을 바꾸었으니
不敢倚先賢.(부감의선현).감히 선현에 의지하는 말게나
122 한강림조(漢江臨眺)-왕유(王維;?699-761?)
한강에 배를 띄워-왕유(王維;?699-761?)
楚塞三湘接,(초새삼상접),초나라 국경은 삼상에 닿아 있고
荊門九派通.(형문구파통).형문산엔 구파의 물이 모여든다
江流天地外,(강류천지외),강물은 하늘 밖으로 흘러가는데
山色有無中.(산색유무중).산빛은 강 가운데에 있는 듯 없는 듯 하다
郡邑浮前浦,(군읍부전포),도읍은 눈앞의 포구에 떠 있고
波瀾動遠空.(파란동원공).물결은 먼 공중에서 출령인다
襄陽好風日,(양양호풍일),양양 땅의 좋은 바람과 날씨에
留醉與山翁.(류취여산옹).머물러 산골 늙은이와 취하여 볼이거나
123 종남별업(終南別業)-왕유(王維;?699-761?)
종남산 별장에서-왕유(王維;?699-761?)
中歲頗好道,(중세파호도),중년의 나이에 자못 도를 좋아하여
晩家南山陲.(만가남산수).만년에 종남산 기슭에 집을 지었소
興來美獨往,(흥내미독왕),흥이 나면 좋아서 혼자 다녀와
勝事空自知.(승사공자지).그 중의 좋은 일은 조용히 나만이 안다네
行到水窮處,(항도수궁처),걷다가 물 다하는 곳에 이르러
坐看雲起時.(좌간운기시).조용히 앉아 구름 피어오르는 것을 바라본다
偶然値林叟,(우연치림수),우녕히 숲 속 늙은이를 만나
談笑無還期.(담소무환기).웃으며 이야기하다 돌아갈 줄은 모른다네
124 망동정호증장승상(望洞庭湖贈張丞相)-맹호연(孟浩然;689-740)
동정호를 바라보며 장승상에게 부친다-맹호연(孟浩然;689-740)
八月湖水平,(팔월호수평),팔월의 호수, 물은 잔잔한데
涵虛混太淸.(함허혼태청).허공을 담아 하늘인 듯 보이네
氣蒸雲夢澤,(기증운몽택),기운은 운몽택 못물을 찌고
波撼岳陽城.(파감악양성).물결은 악양성을 뒤흔든다
欲濟無舟楫,(욕제무주즙),이 물을 건너가려니 건너갈 배와 노가 없나니
端居恥聖明.(단거치성명).한가히 살아 임금의 은혜에 부끄럽소
坐觀垂釣者,(좌관수조자),가만히 앉아서 낚시꾼을 바라보자니
空有羨魚情.(공유선어정).부질없이 고기가 부러운 마음이 생긴다오
125 여제자등현산(與諸子登峴山)-맹호연(孟浩然;689-740)
여러 사람들과 현산에 올라-맹호연(孟浩然;689-740)
人事有代謝,(인사유대사),사람의 일이란 흥망이 바뀌는 법
往來成古今.(왕내성고금).지난 일과 오는 일이 역사를 만든다
江山留勝跡,(강산류승적),강산은 좋은 형적, 형산을 만들었나니
我輩復登臨.(아배복등림).우리들 다시 올라왔다네
水落魚梁淺,(수낙어량천),물 빠지니 어량은 바닥 드러나고
天寒夢澤深.(천한몽택심).날 추워지니 몽택은 깊어진다
羊公碑字在,(양공비자재),양공의 비문의 글자 그대로 인데
讀罷淚沾襟.(독파누첨금).읽고 나니 눈물이 옷깃을 적신다
126 청명일연매도사방(淸明日宴梅道士房)-맹호연(孟浩然;689-740)
청명날에매도사 방에서 잔치하며-맹호연(孟浩然;689-740)
林臥愁春盡,(림와수춘진), 숲에 누워 봄이 다 감을 근심하고
開軒覽物華.(개헌람물화). 창을 열고 풍광을 살려본다
忽逢靑鳥使,(홀봉청조사), 홀연히 반가운 심부름꾼을 만나
邀入赤松家.(요입적송가). 나를 맞아 적송자의 집으로 들인다
丹竈初開火,(단조초개화), 화로에 막 불을 지피고
仙桃正發花.(선도정발화). 복숭아나무는 꽃이 활짝 피었다
童顔若可駐,(동안야가주), 젊음을 머무르게 할 수 있다면
何惜醉流霞!(하석취류하)! 유하주에 취해본들 어찌 아까와 하리
127. 세모귀남산 (歲暮歸南山 )-맹호연 (孟浩然 )
한해가 다가는 때 남산으로 돌아가다
北闕休上書 ,(배궐휴상서 ),조정에 글 올일 일 없어
南山歸敝廬 .(남산귀폐려 ).남산으로 오두막 나의 집에 돌아왔소
不才明主棄 ,(부재명주기 ),재주 없어 임금님에 버림받고
多病故人疏 .(다병고인소 ).병 많은 몸이라 친구도 멀리하네
白發催年老 ,(백발최년노 ),흰 머리는 나이를 재촉하고
靑陽逼歲除 .(청양핍세제 ).따뜻한 몸은 세밑에 다가온다
永懷愁不寐 ,(영회수부매 ),끊없는 시름으로 잠 못이루는데
松月夜窗墟 .(송월야창허 ).이 밤 창에 소나무 사이로 달만 보인다
128. 과고인장 (過故人莊 )-맹호연 (孟浩然 ;689-740)
친구의 농장을 지나며
故人具雞黍 ,(고인구계서 ),친구는 닭고기와 밥을 차려놓고
邀我至田家 .(요아지전가 ).나를 불러서 진구 집에 왔네
綠樹村邊合 ,(녹수촌변합 ),파란나무들 마을 둘레에 둘러 모이고
靑山郭外斜 .(청산곽외사 ).푸른 산은 마을 밖에 비껴있다
開軒面場圃 ,(개헌면장포 ),방문 열면 넓은 채마밭이 보이고
把酒話桑麻 .(파주화상마 ).술잔 잡고 뽕나무와 삼나무 이야기 나눈다
待到重陽日 ,(대도중양일 ),중양절 기다렸다가
還來就菊花 .(환내취국화 ).다시 와서 국화꽃 보려가련다
129. 진중감추기원상인 (秦中感秋寄遠上人 )-맹호연 (孟浩然 ;689-740)
진중에서 가을 느껴 원 스님에게 보낸다
一丘嘗欲臥 ,(일구상욕와 ), 한 언덕에 같이 놀고 싶었으나
三徑苦無資 .(삼경고무자 ). 세 길을 만들려도 돈 없어 괴로웠소
北土非吾愿 ,(배토비오원 ), 이곳 북쪽 땅은 내 원하는 곳 아니고
東林懷我師 .(동림회아사 ). 동림사 그 곳 , 내 스승 그리워라
黃金燃桂盡 ,(황금연계진 ), 돈은 생활 생활에 다 쓰이고
壯志逐年衰 .(장지축년쇠 ). 장부의 큰 뜻 해마다 약해진다
日夕涼風至 ,(일석량풍지 ), 아침저녁 서늘한 바람 불어오는데
聞蟬但益悲 .(문선단익비 ). 매미 소리 들으니 마음만 더욱 서글퍼진다
130 숙동려강기광능구유(宿桐廬江寄廣陵舊游)-맹호연(孟浩然;689-740)
동려강에 묶으며 광릉의 지난날의 놀이에 부쳐-맹호연(孟浩然;689-740)
山暝聽猿愁,(산명청원수),산은 어둑하고 원숭이 시름소리 들려온다
滄江急夜流.(창강급야류).푸른 강물은 밤에도 흐르는 물살 빠르기도하구나
風鳴兩岸葉,(풍명량안섭),바람은 양 언덕 나뭇잎을 울리고
月照一孤舟.(월조일고주).달은 한 척 외로운 배를 비춘다
建德非吾土,(건덕비오토),건덕 지방은 내 살던 땅 아니니
維揚憶舊游.(유양억구유).유양 땅에서 옛 놀던 일 그리워라
還將兩行淚,(환장량항누),도리어 두 줄기 흐르는 눈물을
遙寄海西頭.(요기해서두).멀리 바다 서쪽으로 보내고 싶어라
131 유별왕시어유(留別王侍御維)-맹호연(孟浩然;689-740)
시어 왕유를 두고 이별하다-맹호연(孟浩然;689-740)
寂寂竟何待,(적적경하대),적적한 나날 무엇을 더 기다리랴
朝朝空自歸.(조조공자귀).아침마다 허전하게 혼자서 돌아온다
欲尋芳草去,(욕심방초거),꽃다운 풀 찾아 떠나려하니
惜與故人違.(석여고인위).친구와 헤어짐이 너무 아쉬워라
當路誰相假,(당노수상가),권세 잡은 사람 누가 힘을 빌려줄까
知音世所稀.(지음세소희).진정한 친구는 세상에 드물다네
只應守寂寞,(지응수적막),다만 응당 적적함을 지켜
還掩故園扉.(환엄고원비).고향집 돌아가 사립문 닫으리라
132 조한강상유회(早寒江上有懷)-맹호연(孟浩然;689-740)
추운 날 강가에서-맹호연(孟浩然;689-740)
木落雁南渡,(목낙안남도),나뭇잎은 떨어지고 기러기 남으로 날아가고
北風江上寒.(배풍강상한).강가에는 북풍이 차다
我家襄水曲,(아가양수곡),내 집은 양수의 강 언덕
遙隔楚雲端.(요격초운단).멀리 초나라, 저 구름 끝에 떨어져 있다네
鄕淚客中盡,(향누객중진),고향 그리는 눈물 마음속에서 다하고
孤帆天際看.(고범천제간).외로운 배 하늘 저 먼 곳에 보인다
迷津欲有問,(미진욕유문),배타는 나루를 몰라 묻고자 하는데
平海夕漫漫.(평해석만만).잔잔한 바다에 석양아 가득하다
133 추일등오공태상사원조(秋日登吳公臺上寺遠眺)-류장경(劉長卿;725?-781?)
어느가을날오공대위의절에올라멀리를조망하다-류장경(劉長卿;725?-781?)
古臺搖落後,(고대요낙후),오래된 누대에 나뭇잎 떨어진 뒤
秋日望鄕心.(추일망향심).어느 가을날 고향 그리운 내 마음
野寺人來少,(야사인내소),들녘의 절간에는 사람 드물고
雲峰水隔深.(운봉수격심).구름 낀 산봉우리 물 건너 멀기만 하다
夕陽依舊壘,(석양의구누),석양은 옛 성채에 걸려있고
寒磬滿空林.(한경만공림).차가운 경쇠소리 숲에 가득하다
惆悵南朝事,(추창남조사),슬프다, 남조의 일들이여
長江獨至今.(장강독지금).긴 강물만 홀로 지금까지 흐르네
134 송이중승귀한양별업(送李中丞歸漢陽別業)-유장경(劉長卿)
이중승이 한양 별업으로 돌아감을 전송하며-유장경(劉長卿)
流落征南將,(유낙정남장),타향을 떠도는 남방을 평정한 장군이여
曾驅十萬師.(증구십만사).일찌기 십 만 군사 지휘했다네
罷歸無舊業,(파귀무구업),벼슬을 마치고 돌아오니 가업은 없고
老去戀明時.(노거련명시).늙어감에 밝은 임금 다스리던 그 때를 그리워한다
獨立三邊靜,(독립삼변정),홀로 우뚝 나서니 세 변방이 조용해지고
輕生一劍知.(경생일검지).자신의 목숨 가볍게 여김을 한자루 칼이 알고 있다네
茫茫江漢上,(망망강한상),한수와 양자강은 아득하기만 하고
日暮復何之.(일모부하지).해 저무는 이 때 다시 어지로 가려는가
135 전별왕십일남유(餞別王十一南游)-유장(劉長)
왕 십일을 남방으로 떠나보내며-유장(劉長)
望君煙水闊,(망군연수활),그대 바라보니, 안개 자욱한 강물 광활하고
揮手淚沾巾.(휘수누첨건).손 흔드니 눈물이 수건을 적신다
飛鳥沒何處,(비조몰하처),날아가는 새들은 어느 곳으로 사라졌는가
靑山空向人.(청산공향인).청산만 부질없이 사람 나를 향하네
長江一帆遠,(장강일범원),긴 강에 한 척의 배는 멀리 떠나고
落日五湖春.(낙일오호춘).오호에는 봄빛이 가득하다
誰見汀洲上,(수견정주상),그 누가 알아줄까, 물가 모래톱에서
相思愁白蘋?(상사수백빈)?그리운 생각에 부평초에 수심겨워함을
136 심남계상산도인은거(尋南溪常山道人隱居)-유장경(劉長卿;725?-781?)
남계 상산도인의 은거처를 찾아서유장경(劉長卿;725?-781?)
一路經行處,(일노경항처), 한 가닥 길, 사람 지나다니는 곳
莓苔見履痕.(매태견리흔). 이끼 위에 발자국이 보인다
白雲依靜渚,(백운의정저), 흰 구름은 고요한 물가에 어려있고
春草閉閑門.(춘초폐한문). 봄풀에 한적한 문이 닫혀있다
過雨看松色,(과우간송색), 비 지나간 뒤 소나무 빛 바라보며
隨山到水源.(수산도수원). 산을 따라 수원지에 다다른다
溪花與禪意,(계화여선의), 개울가의 꽃과 선정에 든 마음
相對亦忘言.(상대역망언). 마주대해도 또한 할 말을 잊어버린다
137 新年作(신년작)-劉長卿(유장경)
새해에 짓다-劉長卿(유장경)
鄕心新歲切(향심신세절) : 새해에는 고향 더욱 그리워
天畔獨潸然(천반독산연) : 먼 하늘가에서 홀로 눈물 흘린다
老至居人下(노지거인하) : 늙도록 남의 아래서 일하느라
春歸在客先(춘귀재객선) : 봄이 되어도 나그네 처지이네
嶺猿同旦暮(령원동단모) : 고개의 원숭이와 아침과 저녁을 같이 하고
江柳共風煙(강류공풍연) : 강가의 버들과 바람과 연기를 함께 했다
已似長沙傅(이사장사부) : 이미 장사왕의 태부 처지가 되었으니
從今又幾年(종금우기년) : 지금부터 다시 몇 년이 지나야 돌아가나
138 송승귀일본(送僧歸日本)-전기(錢起)
스님이 일본으로 돌아감을 전송하며-전기(錢起)
上國隨緣住,(상국수연주), 상국인 중국에 인연 따라 와 살다가
來途若夢行.(내도야몽항). 오는 길은 꿈길 았았다네
浮天滄海遠,(부천창해원), 하늘에 뜬 듯 푸른 바다 아득히 멀지만
去世法舟輕.(거세법주경). 세상 떠나는 스님 탄 배는 빠르다
水月通禪寂,(수월통선적), 물에 비친 달은 선의 경지에 통하고
魚龍聽梵聲.(어룡청범성). 고기와 용들도 염불소리 듣고있네
惟憐一燈影,(유련일등영), 오직 어여쁜 것은 하나의 등불 그림자여
萬里眼中明.(만리안중명). 만 리 먼 곳 사람들 안중에도 밝으리
139 곡구서재기양보궐(谷口書齋寄楊補闕)-錢起(전기)
곡구서재에서 양보궐에게 드리다-錢起(전기)
泉壑帶茅茨,(천학대모자), 샘물과 골짜기 옆에 띠 풀로 엮은 집
雲霞生薜帷.(운하생벽유). 구름과 노을 벽려풀로 둘러쌓인 휘장에서 피어난다
竹憐新雨后,(죽련신우후), 대나무는 비 내린 뒤 새롭고
山愛夕陽時.(산애석양시). 산은 해질 때 더욱 좋다
閑鷺棲常早,(한노서상조), 한가한 애오라비 물새는 항상 일찍 깃들고
秋花落更遲.(추화낙갱지). 가을꽃은 떨어짐이 더욱 늦어진다
家童掃蘿徑,(가동소나경), 아이는 여라 덩굴 무성한 길을 쓸고
昨與故人期.(작여고인기). 어제 친구와 약속이 있어서니라
140 회상희회량천고인(淮上喜會梁川故人)-위응물(韋應物;737-804)
회수가에서 양천의 친구를 기쁘게 만나다-위응물(韋應物;737-804)
江漢曾爲客,(강한증위객),강한에서 나그네 되어
相逢每醉還.(상봉매취환).서로 만나면 매번 취하여 돌아왔지
浮雲一別後,(부운일별후),뜬구름처럼 한번 이별한 뒤
流水十年間.(류수십년간).흐르는 물처럼 십 년 세월이 지났구나
歡笑情如舊,(환소정여구),기뻐하며 웃는 정은 옛날 같은데
蕭疏鬢已斑.(소소빈이반).쓸쓸하다, 귀밑머리 이미 희끗희끗
何因北歸去,(하인배귀거),그대는 무슨 연고로 북으로 돌아가나
淮上對秋山.(회상대추산).이곳 회상에서 나는 가을산만 바라본다
141 부득모우송리주(賦得暮雨送李冑)-위응물(韋應物;737-804)
비 내리는 저녁에 이주을 보내며 시를 짓다-위응물(韋應物;737-804)
楚江微雨裏,(초강미우리),초강에 내리는 가랑비 속
建業暮鐘時.(건업모종시).건업엔 저녁 종 우리는 시간
漠漠帆來重,(막막범내중),아득하여 돛단배 돌아옴이 무겁고
冥冥鳥去遲.(명명조거지).어둑하여 새들 날아감이 느리다
海門深不見,(해문심부견),바다 입구는 깊어 보이지 않고
浦樹遠含滋.(포수원함자).포구의 나무는 멀리 빗 기운 머금었다
相送情無限,(상송정무한),서로 떠나보냄에 정이 깊어
沾襟比散絲.(첨금비산사).눈물이 옷깃을 적셔 흩어진 실인 듯하여라
142 酬程延秋夜卽事見贈(수정연추야즉사견증)-韓翃(한굉)
정연의 “추야즉사”받아보고 화답하다-韓翃(한굉)
長簟迎風早,(장점영풍조), 긴 대나무 일찍 바람을 맞고
空城澹月華.(공성담월화). 텅 빈 성에는 달빛만 가득하다
星河秋一雁,(성하추일안), 가을하늘 은하수에 한 마리 기러기
砧杵夜千家.(침저야천가). 한밤에 다듬질 소리 집집마다 들려온다
節候看應晩,(절후간응만), 절후는 응당 가을이 늦은데
心期臥亦賖.(심기와역사). 마음 약속에 잠도 오지 않는다
向來吟秀句,(향내음수구), 밤 내내 그대의 빼어난 시 읊다가
不覺已鳴鴉.(부각이명아). 어느새 갈가마귀 우는 소리 듣는다
143 궐제(闕題)-유신허(劉眘虛)
무제-劉眘虛(유신허)
道由白雲盡(도유백운진) : 길은 흰 구름 속으로 멀어지고
春興淸溪長(춘흥청계장) : 봄날은 흥겹고 맑은 개울 길기도 하네
時有洛花至(시유낙화지) : 가끔씩 떨어진 꽃잎이 날아와
遠隨流水香(원수유수향) : 멀리 물 따라 흘러 향기로워라
閒門向山路(한문향산로) : 조용한 대문은 산길을 향하여 나있고
深柳讀書堂(심류독서당) : 깊숙한 버드나무 속에는 독서당 보이네
幽映每白日(유영매백일) : 그윽한 곳 비추는 언제나 밝은 햇볕
淸輝照衣裳(청휘조의상) : 그 맑은 빛이 나의 옷을 비추어 주네
144 강향고인우집객사(江鄕故人偶集客舍)-대숙륜(戴叔倫)
객사에서 친구들과 우연히 모이다-대숙륜(戴叔倫)
天秋月又滿,(천추월우만), 때는 가을, 달은 또 보름달
城闕夜千重.(성궐야천중). 성의 높은 궁궐에 밤이 깊다
還作江南會,(환작강남회), 강남에서 모이게 되다니
翻疑夢里逢.(번의몽리봉). 생각하면 꿈속에서 만난 것 같아
風枝驚暗鵲,(풍지경암작), 어둠 속 까마귀는 나뭇가지의 바람에 놀라고
露草覆寒蛩.(노초복한공). 가을 귀뚜라미 소리는 이슬 맺힌 풀에 가리었다
羈旅長堪醉,(기려장감취), 우리는 나그네 신세, 오늘 한껏 취해보세
相留畏曉鐘.(상류외효종). 같이 있자니 새벽 종소리 두려워라
145 이단공(李端公)-노륜(盧綸)
이공 단에게-노륜(盧綸)
故關衰草遍,(고관쇠초편), 고향 관문에 시든 풀 널리 널려있고
離別正堪悲!(리별정감비)! 이별을 하자니 너무 슬퍼구나
路出寒雲外,(노출한운외), 차가운 구름 밖 먼 길을
人歸暮雪時.(인귀모설시). 그대는 눈 내리는 저녁에 돌아간다네
少孤爲客早,(소고위객조), 어려서 고아 되어 일찍 떠돌아
多難識君遲.(다난식군지). 어려운 일 많아서 그대를 늦게야 알았소
掩淚空相向,(엄누공상향), 문물을 감추고 그대를 바라보니
風塵何處期?(풍진하처기)? 이 풍진 세상, 어디서 그대를 다시 만나리
146 희견외제우언별(喜見外弟又言別)-이익(李益;749-829)
기쁘게 외사촌 동생을 만났는데 또 이별의 말을 하다-이익(李益;749-829)
十年離亂後,(십년리난후), 십 년 아별 후
長大一相逢.(장대일상봉). 어른이 되어 이제야 만나네
問姓驚初見,(문성경초견), 성을 물어보고 처음 만난 것에 놀라며
稱名憶舊容.(칭명억구용). 이름을 불러보고 옛 얼굴 떠올린다
別來滄海事,(별내창해사), 이별 뒤 변한 세상일
語罷暮天鐘.(어파모천종). 이야기 끝나자 저문 하늘에 울리는 종소리
明日巴陵道,(명일파능도), 내일 아침 다시 떠나는 파릉길
秋山又幾重.(추산우궤중). 가을산은 또 몇 구비나 먼 길일까
147 운양관여한신숙별(雲陽館與韓紳宿別)-사공서(司空曙;740-790?)
운양관에서 한신과 함께 투숙하고 이별하다-사공서(司空曙;740-790?)
故人江海別,(고인강해별), 강해에서 친구와 이별하고
幾度隔山川.(궤도격산천). 몇 번이나 산천이 가로막혔던가
乍見翻疑夢,(사견번의몽), 잠간의 만남 꿈을 꾸는 듯
相悲各問年.(상비각문년). 서로 슬퍼하며 각자 나이를 물어본다
孤燈寒照雨,(고등한조우), 외로운 등불은 내리는 비를 비추고
深竹暗浮煙.(심죽암부연). 깊은 대나무 숲에 자욱한 안개 어둑하다
更有明朝恨,(갱유명조한), 내일 아침이면 다시 한스런 이별 있으리니
離杯惜共傳.(리배석공전). 이 한잔 술로 아쉬운 마음 함께 전하세
148 희외제노륜견숙(喜外弟盧綸見宿)-사공서(司空曙;740-790?)
외사촌 동생 노륜과 같이 자게 됨을 기뻐하면서-사공서(司空曙;740-790?)
靜夜四無鄰,(정야사무린), 고요한 밤, 사방에 이웃고 없고
荒居舊業貧.(황거구업빈). 황폐한 거처에 가업도 없어 빈궁하기만 하다
雨中黃葉樹,(우중황섭수), 비속에 잎이 누렇게 물든 나무
燈下白頭人.(등하백두인). 등잔 아래 앉은 흰 머리 사람
以我獨沉久,(이아독침구), 나 홀로 몰락한지 오래되어도
愧君相訪頻.(괴군상방빈). 자주 날 찾아주니 부끄럽다, 자네
平生自有分,(평생자유분), 우린 한평생 연분이 있지
況是蔡家親!(황시채가친)! 하물며 내외종 동기간임에야
149 적평후송인배귀(賊平后送人北歸)-사공서(司空曙;740-790?)
적이평정된뒤사람을전송하여북으로돌려보내다-사공서(司空曙;740-790?)
世亂同南去,(세난동남거), 세상이 어지러워 남으로 떠났다가
時淸獨北還.(시청독배환). 평화로워져 홀로 북으로 되돌아가네
他鄕生白髮,(타향생백발), 타향에서 백발이 다 되었으나
舊國見靑山.(구국견청산). 고향에 가면 청산을 보리
曉月過殘壘,(효월과잔누), 새벽달빛 아래 무너진 성채를 지나
繁星宿故關.(번성숙고관). 총총한 별빛 아래 고향관문에서 숙박하리라
寒禽與衰草,(한금여쇠초), 추위에 뜨는 새와 시든 풀이
處處伴愁顔.(처처반수안). 곳곳에서 근심스런 얼굴의 너를 짝하리라
150 촉선주묘(蜀先主廟)-유우석(劉禹錫;772-842)
촉 나라 선왕의 사당-유우석(劉禹錫;772-842)
天地英雄氣,(천지영웅기), 천지 영웅의 기개여
千秋尙凜然!(천추상늠연)! 천년이 지나도 여전히 두렵도다
勢分三足鼎,(세분삼족정), 형세는 삼국으로 갈라졌으나
業復五銖錢.(업복오수전). 공업은 한나라 오수전을 회복하였다
得相能開國,(득상능개국), 훌륭한 재상 얻어 나라를 열었으나
生兒不象賢.(생아부상현). 낳은 자식 성현을 닮지 못했다네
淒涼蜀故妓,(처량촉고기), 처량하다, 촉나라 옛 기녀들이여
來舞魏宮前.(내무위궁전). 위나라 궁전 앞에서 춤을 추다니
151 몰번고인(沒蕃故人)-장적(張籍)
번에서 죽은 친구여-장적(張籍)
前年伐月支,(전년벌월지), 지난 해 월지국을 치다가
城下沒全師.(성하몰전사). 성 아래에서 전 군사가 전멸당했소
蕃漢斷消息,(번한단소식), 번과 중국과는 소식 끊어지고
死生長別離.(사생장별리). 죽은 사람과 산 사람 긴 이별 하였다네
無人收廢帳,(무인수폐장), 부서진 휘막 거두는 이 아무도 없고
歸馬識殘旗.(귀마식잔기). 돌아온 말만이 남아 있는 깃발의 주인 안다네
欲祭疑君在,(욕제의군재), 제사를 지내고 싶어도 그대 살아있는 것 같아
天涯哭此時.(천애곡차시). 이 시간 하는 먼 곳을 향하여 통곡하노라
152 부득고원초송별(賦得高原草送別)-백거이(白居易;772-846)
고원초을 보고 시를 지어 송별하다-백거이(白居易)
離離原上草(이리원상초) : 무성한 언덕 위의 풀
一歲一枯榮(일세일고영) : 한 해에 한 번씩 났다가 시든다..
野火燒不盡(야화소부진) : 들불에 타도 없어지지 않고
春風吹又生(춘풍취우생) : 봄바람이 불면 또 자라난다.
遠芳侵古道(원방침고도) : 멀리 뻗혀 있는 들풀은 오래된 길을 덮고
晴翠接荒城(청취접황성) : 밝은 풀빛 거칠은 옛 성터에 어린다.
又送王孫去(우송왕손거) : 또 다시 그대를 전송하여 보내니
萋萋滿別情(처처만별정) : 우거진 풀처럼 이별의 정이 가득하다
153 여숙(旅宿)-두목(杜牧;803-853)
여관에 투숙하며-두목(杜牧;803-853)
旅館無良伴,(려관무량반), 여관엔 좋은 친구 없어
凝情自悄然.(응정자초연). 생각에 잠겨 저절로 외로워라
寒燈思舊事,(한등사구사), 차가운 등잔 아래 지난 일 생각하는데
斷雁警愁眠.(단안경수면). 외로운 기러기 소리에 놀라 잠을 깬다
遠夢歸侵曉,(원몽귀침효), 먼 꿈에서 새벽에야 돌아오고
家書到隔年.(가서도격년). 집의 편지는 해를 넙긴다
滄江好煙月,(창강호연월), 푸른 강 안개속 달이 이렇게도 좋고
門繫釣魚船.(문계조어선). 문 앞에는 고기 잡는 배가 매여 있다
154 추일부궐제동관역누(秋日赴闕題潼關驛樓)-허혼(許渾)
어느 가을날 대궐로 가다가 동관역루에서 짓다
紅葉晩蕭蕭,(홍섭만소소), 붉은 단풍잎, 저녁 되니 쓸쓸하여
長亭酒一瓢.(장정주일표). 높은 정자에서 술 한 잔을 마신다
殘雲歸太華,(잔운귀태화), 하늘에 남은 구름은 태화로 떠돌고
疏雨過中條.(소우과중조). 성긴 비는 중조를 지나간다
樹色隨山逈,(수색수산형), 나무의 빛 산 따라 멀어지고
河聲入海遙.(하성입해요). 냇물 소리는 바다로 흘러 아득하다
帝鄕明日到,(제향명일도), 서울엔 내일이면 가는데
猶自夢漁樵.(유자몽어초). 여전히 스스로는 어부 되고 나무꾼을 꿈꾼다
155 조추(早秋)-허혼(許渾)
이른 가을-허혼(許渾)
遙夜泛淸瑟, (요야범청슬),긴 밤 맑은 비파 소리로 가득하고
西風生翠蘿. (서풍생취나).푸른 담쟁이덩굴에 서풍이 인다
殘螢棲玉露, (잔형서옥노),남은 반딧불은 이슬에 깃들고
早雁拂銀河. (조안불은하).이른 기러기 은하수를 스치듯 날아간다
高樹曉還密, (고수효환밀),높은 나무는 새벽에 도리어 빽빽하고
遠山晴更多. (원산청갱다).먼 산은 개이면 더욱 많이 보인다다
淮南一葉下, (회남일섭하),회남땅에 나뭇잎 하나 떨어지니
自覺老煙波. (자각노연파).자연 속에서 내가 늙어짐을 깨닫는다
156 선(蟬)-이상은(李商隱;812-858)
매미-이상은(李商隱;812-858)
本以高難飽,(본이고난포), 본래 청고하여 배부르기 어려운데도
徒勞恨費聲.(도노한비성). 헛되이 수고하여 한스럽게 소리만 허비한다
五更疏欲斷,(오경소욕단), 오경에는 드문 소리 끊어질 듯 이어지지만
一樹碧無情.(일수벽무정). 나무는 무정하여 푸르기만 하다
薄宦梗猶泛,(박환경유범), 낮은 벼슬아치 대개 떠도나니
故園蕪已平.(고원무이평). 돌아오니 고향의 동산은 이미 황폐하다
煩君最相警,(번군최상경), 번거롭게도 그대 나를 깨우쳐주지만
我亦擧家淸.(아역거가청). 나 또한 온 집안이 청고하다오
157 풍우(風雨)-이상은(李商隱;812-858)
비바람-이상은(李商隱;812-858)
淒涼寶劍篇,(처량보검편),처량하다, 곽진의 보검편 같은 내 처지여
羈泊欲窮年.(기박욕궁년).떠돌다가 또 한해가 지나간다
黃葉仍風雨,(황섭잉풍우),낙엽 진 나무에는 비바람 치고
靑樓自管弦.(청누자관현).화려한 누대엔 절로 음악소리 넘쳐난다
新知遭薄俗,(신지조박속),새 사람 알수록 각박한 풍속 만나고
舊好隔良緣.(구호격양연).엣 친구 좋은데 인연이 멀어진다
心斷新豊酒,(심단신풍주),고향 술인 신풍주를 보니 창자 끊어질 듯
銷愁斗幾千.(소수두궤천).나의 근심 삭히려면 몇 천 말의 술을 마셔야 하나
158 낙화(落花)-이상은(李商隱)
떨어지는 꽃잎-이상(李商)
高閣客竟去,(고각객경거),높은 누각엔 객은 이미 더나고
小園花亂飛.(소원화난비).작은 동산에는 꽃이 어지러이 난다
參差連曲陌,(삼차련곡맥),들쭉날쭉 날려가 굽은 길은 이어지고
迢遞送斜暉.(초체송사휘).멀리 지는 햇빛을 전송한다
腸斷未忍掃,(장단미인소),마음이 아파 차마 다 쓸지 못하고
眼穿仍欲歸.(안천잉욕귀).뚫어지게 바라보며 떨어진 꽃잎이 가지로 다시 돌아갔으면
芳心向春盡,(방심향춘진),꽃다운 내 마음 봄을 향해 다하여도
所得是沾衣.(소득시첨의).얻는 것은 눈물이 옷을 적시는 것뿐
159 양사(涼思)-이상은(李商隱;812-858)
쓸쓸한 마음-이상은(李商隱;812-858)
客去波平檻,(객거파평함), 객은 떠났는데 파도는 잔잔하고
蟬休露滿枝.(선휴노만지). 매미 소리 그치고 이슬은 나뭇가지에 가득 내렸다
永懷當此節,(영회당차절), 이 계절에 오랫동안 그대를 생각하며
倚立自移時.(의립자이시). 난간에 기대니 절로 시간이 흘러가네
北斗兼春遠,(배두겸춘원), 북두성은 봄과 같이 멀어지고
南陵寓使遲.(남능우사지). 남릉 땅은 너무 멀어 심부름꾼도 늦게 오는구나
天涯占夢數,(천애점몽삭), 하늘 저 먼 곳 일, 꿈을 자주 점쳐보며
疑誤有新知.(의오유신지). 새 친구 생겨서라고 의심하고 오해도 해본다
160 북청라(北靑蘿)-이상은(李商隱;812-858)
殘陽西入崦,(잔양서입엄), 지는 해 서쪽으로 넘어가고
茅屋訪孤僧.(모옥방고승). 띠 집으로 스님을 찾아왔다
落葉人何在?(낙엽인하재)? 낙엽은 지는데 사람은 어디 있는지
寒雲路幾層?(한운노궤층)? 찬 구름 떠가는데 길은 몇 층이나 되나
獨敲初夜磬,(독고초야경), 혼자 초저녁 경쇠를 치고
閑倚一枝藤.(한의일지등). 한가히 등나무 가지에 몸을 기대고 있네
世界微塵里,(세계미진리), 세상은 작은 티끌 동네이거니
吾寧愛與憎.(오녕애여증). 나 어찌 사랑하고 미워하리
161 송인동유(送人東游)
사람을 동유에 보내다-온정균(溫庭筠;812?-870)
荒戍落黃葉,(황수낙황섭), 황폐한 수자리에 누렇게 낙엽지고
浩然離故關.(호연리고관). 결연히 그대는 고향을 떠나는구려
高風漢陽渡,(고풍한양도), 높은 바람 한양 나루에 불어오고
初日郢門山.(초일영문산). 영문산에는 해가 떠오른다
江上幾人在,(강상궤인재), 강가에는 사람이 몇이나 있는가
天涯孤棹還.(천애고도환). 하늘 끝 저 멀리서 외로운 배 노 저어온다
何當重相見,(하당중상견), 어찌 반드시 다시 만나
樽酒慰離顔,(준주위리안), 이별하는 그대 얼굴 한 동이 술로 위로하리
162 파상추거(灞上秋居)-마대(馬戴)
파수 가에서 가을을 보내며-마대(馬戴)
灞原風雨定,(파원풍우정), 파수 언덕에 비바람 잔잔하고
晩見雁行頻.(만견안항빈). 저녁엔 기러기 떼 자주 본다
落葉他鄕樹,(낙섭타향수), 나뭇잎 떨어지는 나무는 타향의 나무
寒燈獨夜人.(한등독야인). 싸늘한 등잔 아랜 홀로 잠 못 자는 나
空園白露滴,(공원백노적), 빈 정원엔 흰 이슬 맺히고
孤壁野僧鄰.(고벽야승린). 외로운 벽에는 시골 스님이 이웃해 산다네
寄臥郊扉久,(기와교비구), 들녘 사립문에 은거한지 오래되어
何門致此身,(하문치차신), 어느 집 대문간에 이 몸을 맡겨볼까
163 초강회고(楚江懷古)-마대(馬戴)
초강에서 지난 날을 회고함-마대(馬戴)
露氣寒光集,(노기한광집), 이슬 기운에 찬 빛 모이고
微陽下楚丘.(미양하초구). 지는 햇볕 초강 언덕으로 내려온다
猿啼洞庭樹,(원제동정수), 원숭이 동정호 나무숲에서 울고
人在木蘭舟.(인재목난주). 나는 목한주 배에 있다
廣澤生明月,(광택생명월), 넓은 못에는 밝은 달 떠오르고
蒼山夾亂流.(창산협난류). 푸른 산 사이로 물이 어지러이 흐른다
雲中君不見,(운중군부견), 구름 속에서 그대는 보지 못 하는가
竟夕自悲秋.(경석자비추). 저녁이 다하도록 마냥 가을이 서글프다
164 서변사(書邊事)-장교(張喬)
변방의 일을 적다-장교(張喬)
調角斷淸秋,(조각단청추), 군중의 호각소리 맑은 가을에 끊어지고
征人倚戍樓.(정인의수누). 변방의 군사들 수루에 기대어 있다
春風對靑塚,(춘풍대청총), 봄바람은 푸른 무덤에 불어오고
白日落梁州.(백일낙량주). 대낮의 해는 변방 양주 고을에 진다
大漠無兵阻,(대막무병조), 큰 사막에 적을 막을 병사는 하나 없고
窮邊有客遊.(궁변유객유). 변방에는 객들도 놀러 다닌다
蕃情似此水,(번정사차수), 변방의 정이란 이러한 물과 같아서
長愿向南流.(장원향남류). 남으로 향하여 흐르기만 늘 원한다
165 파산도중제야유회(巴山道中除夜有懷)-최도(崔塗)
파산을 가는 도중 섣달그믐밤의 회포-최도(崔涂)
迢遞三巴路,(초체삼파노), 멀리 삼파의 길을 갈마든다
羈危萬里身.(기위만리신). 위태한 나그네, 만 리 밖 몸이라네
亂山殘雪夜,(난산잔설야), 구불구불 험한 산, 눈 내린 밤
孤獨異鄕春.(고독리향춘). 이것이 고독한 이의 타향의 봄이라오
漸與骨肉遠,(점여골육원), 점점 가족과는 멀어지고
轉於僮僕親.(전어동복친). 도리어 종들과 친해진다오
那堪正飄泊,(나감정표박), 어찌 감당하랴, 바로 이 떠돌이 생활
明日歲華新.(명일세화신). 내일이면 한 해가 또 새로워지는 것을
166 고안(孤雁)-최도(崔塗)
외로운 비둘기-최도(崔塗)
幾行歸塞盡,(궤항귀새진), 몇 행렬 다 날아 갔는데
片影獨何之,(편영독하지), 홀로 떨어진 그림자 어디로 가려나
暮雨相呼失,(모우상호실), 저녁 비에 서로 부르다 잃어버리고
寒塘欲下遲.(한당욕하지). 차가운 못에 내려오려다 늦었구나
渚雲低暗渡,(저운저암도), 물가의 구름 나직이 어둠 속을 건너고
關月冷相隨.(관월냉상수). 변방의 달은 차가워 서로 따른다
未必逢矰繳.(미필봉증격),반드시 화살을 만나지 아니 하는가
孤飛自可疑.(고비자가의). 외로이 날면서 스스로 조심할지니
167 춘궁원(春宮怨)-두순학(杜荀鶴)
봄날 궁내의 원망-두순학(杜荀鶴)
早被嬋娟誤,(조피선연오),어린 나이에 고운 자태로 일생을 그르쳐
欲妝臨鏡慵.(욕장림경용).화장 하려 거울 앞에 앉으니 내 모습 너무 게으르다
承恩不在貌,(승은부재모),은총을 입는 것이 모양에 있지 아니한데
敎妾若爲容.(교첩야위용).어째서 내가 얼굴 꾸미게 했나
風暖鳥聲碎,(풍난조성쇄),바람 따뜻해지니 새소리 지지러지고
日高花影重.(일고화영중).해 높아지니 꽃 그림자 더욱 짙어간다
年年越溪女,(년년월계녀),해마다 고향 처녀들
相憶采芙蓉.(상억채부용).연꽃 따던 일이 그리워라
168 장태야사(章臺夜思)-위장(韋庄)
장대에서 밤 그리움-위장(韋庄)
淸瑟怨遙夜,(청슬원요야),맑은 비파소리 긴 밤을 원망하고
繞弦風雨哀.(요현풍우애).감긴 비파줄 비바람에 애달프다
孤燈聞楚角,(고등문초각),외로운 등불, 초나라 피리소리 들려오고
殘月下章臺.(잔월하장태).새벽달은 장재로 내려온다
芳草已雲暮,(방초이운모),향기로운 가을 풀, 이미 구름 저무는데
故人殊未來.(고인수미내).엣 친구는 아직 돌아오지 않는다
鄕書不可寄,(향서부가기),고향으로 편지 부칠 수가 없는데
秋雁又南回.(추안우남회).가을 기러기는 또 남으로 돌아가네
169 심륙홍점부우(尋陸鴻漸不遇)-승교연(僧皎然)
육홍점을 찾아 만나지 못하다-승교연(僧皎然)
移家雖帶郭,(이가수대곽),옮겨간 집 비록 성곽을 둘렀으나
野徑入桑麻.(야경입상마).들길은 뽕나무, 삼나무 밭을 지난다
近種籬邊菊,(근종리변국),울타리 옆에 국화를 심었으나
秋來未著花.(추내미저화).가을이 되어도 아직 꽃은 피지 않는다
扣門無犬吠,(구문무견폐),대문을 두드려도 짓는 개 한 마리 없어
欲去問西家.(욕거문서가).돌아가려다 이웃집에 물어보았다
報到山中去,(보도산중거),대답하기를, 산속에 갔는데
歸來每日斜.(귀내매일사).돌아오실 때는 해가 저문다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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