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좋아하는 세계의 명시 100선 제목

1.사랑 | 콕토

2.이별 | 괴테

3.삶이 그대를 | 푸시킨

4.너는 한 송이 꽃과 같이 | 하이네

5.편지 | 헤세

6.사랑은 조용히 오는 것 | 밴더빌트

7.당신 곁에 | 타고르

8.내가 너를 사랑하고 있는지는 | 괴테

9.잊어버립시다 | 티이즈데일

10.내 사랑은 빨간 장미꽃 | 버언즈

11.호수의 섬 이니스프리 | 예이츠

12.하늘의 융단 | 예이츠

13.미라보 다리 | 아폴리네르

14.당신이 날 사랑해야 한다면 | 브라우닝

15.소녀들에게 주는 충고 | 헤릭

16.인적 없는 외진 곳에 그 소녀는 살았다 | 워즈워드

17.그 소녀는 |

18.아름다운 여인 | 헤세

19., 내 사랑 그대여 | 세익스피어

20.기억해 줘요 | 로제티

21.물 속의 섬 | 예이츠

22.첫사랑 | 괴테

23.붉고 귀여운 입을 가진 아가씨 | 하이네

24.비 오는 날 | 롱펠로우

25.날은 어느덧 저물어가고 있었다 | 릴케

26.들장미 | 괴테

27.여승(女僧) | 백석

28.품에서 나온다 | 휘트먼

29.오월의 마술 | 마츠

30.황혼은 아득한 저쪽으로부터 온다 | 릴케

31.용기가 없는 자는 노예랍니다 | 로우얼

32.밝고 아름다운 모든 것을 | 알렉산더

33.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오월에 | 하이네

34.가보지 못한 길 | 프로스트

35.내일 | 베넷

36.삼월의 노래 | 워즈워드

37.목장 | 프로스트

38.여자의 마음 | 예이츠

39.화살과 노래 | 롱펠로우

40.인생찬가 | 롱펠로우

41.영원 | 랭보

42.기도 | 타고르

43.가을노래 | 베를렌느

44.| 콕토

45.나그네의 밤 노래 | 괴테

46.스무편의 사랑시와 한 편의 절망노래 16 | 네루다

47.5월의 노래 | 괴테

48.새빨간 장미 | 번즈

49.수선화 | 워즈워드

50.무지개 | 워즈워드

51.나의 사랑아 | 예이츠

52.당신의 맑은 두 눈을 | 하이네

53.그대 눈 안에 | 다우텐다이

54.나 일찍이 너를 사랑했었다 | 푸시킨

55.님은 얼음 | 스젠더

56.그리움 | 후호

57.피파의 노래 | 브라우닝

58.당신을 사랑하기에 | 헤세

59.잊은 것은 아니지만 | 사포

60.슬프고 어려운 일을 만나거든 | 아우렐리우스

61.로렐라이 | 하이네

62.가을날 | 릴케

63.낙엽 | 구르몽

64.바다의 미풍 | 말라르메

65.살아남은 자의 슬픔 | 브레히트

67.6.잊혀진 여자 | 로랑생

68.사랑 | 바울

69.애정의 숲 | 발레리

70.생일 | 로제티

71.이별 | 포르

72.고엽 | 프레베르

73.평화의 기도 | 성프란시스

74.모든 것은 지나간다 | 알렉산더

75이 깊은 아픔을 | 하이네

76.사랑의 노래 | 릴케

77.눈 내리는 밤 숲가에 서서 | 프로스트

78.그런 길은 없다 | 베드로시안 

79.알바트로스 | 보들레르

80.투명한 사랑 | 바바하리다스

81.사랑은 | 샤퍼

82.방랑의 노래 | 예이츠

83.당신이 나를 영원하게 하셨으니 | 타고르

84.높은 곳을 향해 | 브라우닝

85.진정한 여행 | 히크메트

86.선물 | 아폴리네르

87.인생 | 플라텐

88.비가 | 뮈세

89.슬픔 | 뮈세

90.저 산 지나 | 붓세 

91.한 가슴의 깨어짐을 막을 수만 있다면 | 디킨슨

92.사랑 | 크라우디우스

93.석양 | 롱펠로우

94.그리움이란 | 릴케

95.이별 | 랜더

96.메리에게 | 클레어

97.오늘 | 칼라일

98.담에 핀 한 송이 꽃 | 테니슨

99.노래 | 로제티

100.네 가지 대답 | 로제티

101.키스 | 그릴파르처

102. 에너벨리 /

103. 누구든 떠날때에는 / 바흐만

104. 사랑의 철학 / 셀리

105. 내 사랑을 의심하지 말아요 / 다니엘

106. 우리 사랑은 / 소네트

107. 자주 보는꿈 / 베를렌

108. 동경 / 실러

109. 산비둘기 / 콕토

110. 연인 곁에서 / 괴테

111. 붉고 붉은 장미 / 번즈

112. 나의 마음을 위해서라면 / 네루다

113. 산위에서 /괴테

114. 단 한순간 만이라도 / 뽀쁘헤

115. 그대 그리워 지는 날에 / 스템코프스키

116. 아 그리움이여 / 괴테


1. 사랑 / 장 콕토

 

사랑한다는 것

그것은 바로

사랑받는다는 것

한 존재로

불안에 떨게 하는 것

!

언젠가는 상대방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가

될 수 없다는

그것이 바로

우리의 고민

 

2. 이별 / 괴테

 

입으로는 차마 말할 수 없는 이별을

눈으로 말하게 하여 주십시오!

견딜 수 없는 쓰라림이 넘치오!

그래도 여느 때는 사나이였던 나였건만.

상냥스러운 사랑의 대상조차

이제는 슬픔의 씨앗이 되었고

차갑기만 한 그대의 입술이여

힘없이 쥐는 그대의 손이여.

여는 때라면 살며시 훔친 입맞춤에

나는 그 얼마나 황홀해질 수 있었던가.

이른 봄 들판에서 꺾어 가지고 온

그 사랑스런 제비꽃을 닮았었으나.

이제부터는 그대 위해 꽃다발을 엮거나

장미꽃을 셀 수조차 없게 되었으니,

아아 지금은 정녕 봄이라는데 프나치스카여

나만은 쓸쓸하기 그지없는 가을이라오.

 

3. 삶이 그대를 / 푸시긴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우울한 날들을 견디면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4. 너는 한 송이 꽃과 같이 / 하이네

 

너는 한 송이 꽃과 같이
참으로 귀엽고 예쁘고 깨끗하여라.
너를 보고 있으면 서러움이 나의 가슴 속까지 스며든다.
언제나 하나님이 밝고 곱고 귀엽게 너를 지켜주시길
네머리 위에 두 손을 얹고 나는 빌고만 싶다.

 

5. 편지/ 헤세

 

서쪽에서 바람이 불어 온다.
보리수가 깊은 신음소리를 내고
달빛은 나뭇가지 사이로
내 방을 엿본다.
나를 버린
그리운 사람에게
긴 편지를 썼다.
달빛이 종이 위로 흐른다.
글위를 흐르는
고요한 달빛에
나는 슬픔에 젖어
잠도, 달도, 밤 기도도 모두 잊는다.


 6. 사랑은 조용히 오는 것 / 밴더빌트


사랑은 조용히 오는 것

외로운 여름과

거친 꽃이 시들고도

기나긴 세월이 흐를 때

사랑은 천천히 오는 것

얼어붙은 물속으로 파고드는

밤하늘의 총총한 별처럼

지그시 송이송이

내려앉는 눈과도 같이

조용히 천천히

땅 속에 뿌리박은 밀

사랑은 더디고 조용한 것

내려왔다가 치솟는

눈처럼

사랑은 살며시 뿌리로 스며드는 것

조용히 씨앗은싹을 튼다.

달이 커지듯 천천히


7. 당신 곁에 / 타고르

 

하던 일 모두 뒤로 미루고

잠시 동안 당신 곁에 앉아 있고 싶습니다.

잠시라도 당신을 보지 못하면

마음에는 인식이 이미 사라져 버리고

고뇌의 바다에서 내가 하는 일은

모두 한없는 번민이 되고 맙니다.

불만스러운 낮인 여름이 한숨을 쉬며

오늘 창가에 와 머물고 있습니다.

꽃이 핀 나뭇가지 사이 사이에서

꿀벌들이 잉잉 노래하고 있습니다.

임이시여, 어서 당신과 마주 앉아

목숨 바칠 노래를 부르렵니다.

신비스러운 침묵 속에 가득 싸인

이 한가로운 시간 속에서.

 

8. 내가 너를 사랑하고 있는지는 / 괴테

 

내가 너를 사랑하고 있는지는 나도 모른다

단 한 번 네 얼굴을 보기만 하면

단 한번 네 눈을 보기만 하면

내 마음은 괴로움의 흔적이 사라지리

얼마나 즐거운 기분인가는 하느님만이 알고 있을 뿐

내가 너를 사랑하고 있는지는 나도 모른다

 

9. 잊어버립시다 / 티이즈데일

 

꽃을 잊듯이 잊어버립시다.

한 때 훨훨 타오르던 불꽃을 잊듯이

영영 잊어버립시다.

세월은 고마운 벗, 세월 따라 우리도 늙는답니다.

그 누가 묻거들랑 이렇게 대답하시구료.

"그건 벌써 오래 전에 잊었습니다.

꽃처럼, 불꽃처럼, 그 옛날에 잊혀진 눈 위에

찍혀 있던 발자국처럼 잊었습니다.“

 

10. 내 사랑은 빨간 장미꽃 / 버언즈

 

, 내 사랑은 유월에 새로이 피어난

빨갛고 빨간 한 송이 장미꽃

, 내 사랑은 고운 선율 곡조 맞춰 달콤히 흐르는 가락

그대 정녕 아름답다, 나의 귀여눈 소녀

이토록 깊이 나 너를 사랑하노라.

바닷물이 다 말라 버릴 때까지

한결같이 그대를 사랑하리라.

바닷물이 다 말라 버릴 때까지

바위가 햇볕에 녹아 스러질 때까지

한결같이 그대를 사랑하리라.

그럼 안녕, 내 하나뿐인 사랑이여

우리 잠시 헤어져 있을 동안!

천리 만리 멀리 떨어져 있다 해도

나는야 다시 돌아오련다.

 

11. 호수의 섬 이니스프리 / 예이츠

 

나 이제 일어나 가리, 이니스프리로 가리.
거기 나뭇가지 엮어 진흙 바른 작은 오두막을 짓고.
아홉 이랑 콩밭과 꿀벌통 하나  
벌 윙윙대는 숲 속에 나 혼자 살으리.

거기서 얼마쯤 평화를 누리리.
평화는 천천히 내리는 것
아침의 베일로부터 귀뚜라미 우는 곳에 이르기까지.
한밤은 온통 은은히 빛나고,
한낮은 자주색으로 타오르며,
저녁엔 홍방울새의 날개 소리 가득한 그곳.

나 이제 일어나 가리, 밤이나 낮이나
호숫가에 철썩이는 낮은 물결 소리 들리나니
한길 위에 서 있을 때나 회색 포도 위에 서 있을 때면
내 마음 깊숙이 그 물길 소리 들리네.   

 

12. 하늘의 융단 / 예이츠

 

금빛 은빛 무늬가 있는
하늘이 수놓은 융단이
밤과 낮 어스름의
푸르고 침침하고 검은 융단이 내게 있다면

그대의 발 밑에 깔아 줄 텐데
가난하여 오직 꿈만을 가졌기에
그대 발 밑에 내 꿈을 깔았으니
사뿐히 걸어다오
그대가 밟는 것은 내 꿈이니.


13. 미라보 다리 / 아폴리네르 (기욤 아뽈리네르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은 흐르고

우리 둘의 사랑을 나는 회상해야 하는가

기쁨은 언제나 괴로움 뒤에 왔었지

밤이 오고 종이 울리고

나날은 가버리고 나는 남는다.

손을 맞잡고 마주 보고 있자

영원한 시선들에 지쳐버린 물결이

우리 팔의 다리 아래로 지나가는 동안

밤이 오고 종이 울리고

나날은 가버리고 나는 남는다.

사랑은 가버린다 저 흐르는 물처럼

사랑은 가버리고 삶은 얼마나 느린가

희망은 또 얼마나 사나운가

밤이 오고 종이 울리고

나날은 가버리고 나는 남는다.

나날이 가버리고 주일들이 지나가

지나간 시간도 사랑들도 되돌아오지 않고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은 흐른다.

밤이 오고 종이 울리고

나날은 가버리고 나는 남는다.

 

14. 당신이 날 사랑해야 한다면 / 브라우닝

 

당신이 날 사랑해야 한다면 오로지

사랑을 위해서만 사랑해 주세요

'난 저 여자를 사랑해

미소 때문에 예쁘기 때문에

부드러운 말씨 때문에

나와 꼭 어울리기 때문에

어느날 즐거움을 주었기 때문에' 라고

말하지 마세요

그러한 것은 그 자체가 변하거나

당신으로 하여금 변할 테니까요

그처럼 짜여진 사랑은 그처럼 퓰려 버릴 거예요

내 뺨의 눈물을 닦아 주는 당신의 사랑어린 연민으로

날 사랑하진 마세요

당신의 위로를 오래 받았던 사람은 울기를 잊어버려

당신의 사랑을 잃을지도 모르니까요

오로지 사랑을 위해 날 사랑해 주세요

그래서 언제까지나

당신이 사랑할 수 있게

영원한 사랑을 위해

 

15. 소녀들에게 주는 충고 | 헤릭

 

장미 봉오리를 모을 수 있는 동안 그것들을 모으라 
세월은 예나 지금이나 계속 날아가니 
오늘 미소짓는 바로 이 꽃이 
내일이면 지리니
하늘의 영광스러운 등불인 해가 
높이 오르면 오를수록 
그의 경주는 곧 끝날 것이고 

일몰에 더 가까워지리니
젊음과 피가 따뜻한 
첫 시절이 가장 좋고
그것이 지나면 더 나빠지고 
가장 나쁜 시절이 잇따르리
그러니 수줍어 말고 시간을 활용하라
그리고 결혼할 수 있을 때 하라
청춘을 한 번 잃어버리면  

너희는 영원히 기다려야 하리.

 

16. 인적 없는 외진 곳에 그 소녀는 살았다 / 워즈워

다브의 생가 인적 없는 외진 곳에서

그녀는 살았습니다.

칭찬하는 사람도

사랑하는 사람도 없는 처녀였습니다.

이끼 낀 바위 틈에 반쯤 가리워

다소곳이 피어 있는 한 떨기 오랑케꽃

샛별이 홀로 빛날 때처럼

그렇게 그녀는 아름다웠습니다.

이름 없이 살다가

아무도 모르게 떠나버린 가엷은 루시

이제 그녀는 고이 잠들었으나

지금의 나에겐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17. 그 소녀는 / 프랑시스 잠 

 

그 소녀는

펼쳐진 소매 밑으로

손목의 푸르스름한

정맥이 드러나 보인다.

 어째서 그 소녀가 웃는지

아직도 알지 못한다.

이따금 소녀는 부른다.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길가에서 꽃을 따기만 해도

모든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사실을

저도 알고 있는지?

 하얀 살결에 날씬한 몸매, 게다가

참 미끈한 팔을 하고 있다.

언제 봐도 얌전한 몸맵시

갸우뚱 고개를 기울이고 있다.

 

 18. 아름다운 여인 / 헤르만 헤세

 

장난감을 받고서

그것을 바라보고 얼싸안고서,

기어이 부셔 버리고

다음날엔 벌써 그를 준 사람조차

잊고 있는 아이와 같이

당신은 내가 드린 내 마음을

고운 장난감같이 조그만 손으로 장난을 하며

내 마음이 고뇌(苦惱)에 떠는 것을

돌보지도 않습니다.

19. , 내 사랑 그대여 / 세익스피어

 

, 내 사랑 그대여 그어디를 해메는고?

발거름  멈추고 들어보소, 여기 그대의 참다운 사랑있어

높고 낮은  가락 건드러지게 부르나니.

이제는 더 이상 해매지 마오  아리따운 그대

나그네길 끝나면  정든 님 만난다오,

이건 현명한 사람의 아들이면 누구나 다 아는 

사랑이 뮈냐고요? 그건 내일을 기약하지 못하는 것

지금의 기쁨은  지금의  웃음

내일은  있는듯 없는 

공연히 지체하면  아무소득 없소이다,

그러니  자아 입맞춰요, 꽃다운 내 님이여

청춘은  영원한 것이 아니라오

 

20. 기억해 줘요 / 로제티

 

날 기억해 줘요, 나 가고 없을 때,
머나먼 침묵의 나라로, 나 영영 가 버렸을 때

당신이 더 이상 내 손을 잡지 못하고
나 되돌아 가려다 다시 돌아서 버리는 그 때에,

날 기억해 줘요, 당신이 짜내던
우리들 앞날의 계획을

날마다 나한테 이야기 할 수 없게 될 때에
날 기억해 주기만 해요

그땐엔 의논도 기도도 이미 늦는 다는 것을 당신은 알아요
그러나 행여 당신이 나를 잠시나마 잊어야 할때가 있을 지라도
그 후에 곧 다시 기억해줘요,가슴 아파 하질랑 말고
혹시 암흑과 부패 속에서 살아 생전 내가 품던
생가의 흔적이라도 보고 나를 기억하여 슬퍼하느니 보다
잊어버리고 웃는 편이 훨씬 나을 테니

 

21. 물 속의 섬 / 예이츠

 

수줍어하는, 수줍어하고

수줍어하는 나의 님

님은 불빛 속에서 움직인다.

저만치 떨어져 슬프게

님은 접시를 가지고 들어와

한 줄로 늘어놓는다.

나는 가리라, 님과 함께

물 속의 섬으로

님은 초를 가지고 들어와

커튼 친 방에서 불을 켠다.

문간에서 수줍어하며

어둠 속에서 수줍어하며

토끼처럼 수줍어하고

도움을 베풀며 수줍어하는 님

나는 날아가리라, 님과 함께

물 속의 섬으로.

 

22. 첫사랑 / 괴테

 

아 누가 돌려주랴, 그 아름다운 날
그 첫사랑의 날을.
, 누가 돌려주랴 그 아름다운 시절의
그 사랑스러운 때를.

쓸쓸히 나는 이 상처를 키우며
끊임없이 되살아나는 슬픔에
잃어버린 행복을 슬퍼하고 있으니
, 누가 돌려주랴 그 아름다운 나날
첫사랑 그 즐거운 때를.

 

23. 붉고 귀여운 입을 가진 아가씨 / 하이네


붉고 귀여운 입을 가진
달콤하고 시원스런 눈을 가진 아가씨
나의 귀여운 어린 아가씨
언제나 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
이 긴 긴 겨울 밤을
네 곁에 있고 싶다.
너와 나란히 정든 방에 앉아
이야기 하고 싶다.
네 작은 하이얀 손을
나는 입에 가져다 대고
그 손을 눈물로 적시고 싶다.
네 작은 하이얀 손아.

 

 

 

24. 비 오는 날 / 롱펠로우

 

날은 춥고 어둡고 쓸쓸하여라

비는 내리고 바람은 그치지 않고,

허물어지는 벽에는 담쟁이 덩굴,

바람이 불 때마다 잎을 날려가네

날은 춥고, 쓸쓸하네

내 인생도 춥고, 어둡고, 쓸쓸하네

비는 내리고 바람은 그치지 않네

내 생각은 허물어지는 과거의 담벽에 붙어

불어오는 질풍에 젊음의 꿈을 날려 보냈네

날은 어둡고, 적막하네

슬픈 가슴이여, 조용하라!

불평은 그만하라!

먹구름 뒤에는 밝은 태양이 비치고 있다

그대의 운명도 예외는 아닌 것!

모든 사람의 운명에 얼마의 비는 내리는 것

인생이 어둡고 쓸쓸할 때도 있는 것!

 

25. 날은 어느덧 저물어가고 있었다 | 릴케


해는 어느덧 저물어 가고 있었다.

숲에는 신비로운 기운이 감돌고

송아지 발치에서는 시클라멘꽃이 피를 토하고 있었다

높다란 전나무는 줄기마다 불기둥이다

바람이 불면 훗훗한 향내가 몰려왔다

우리는 먼 길을 걸어온 탓으로 당신은 늘어질 대로 늘어졌다

나는 나직한 목소리로 당신의 그리운 이름을 불러 보았다

그러자 당신의 마음속 흰 나리꽃 씨앗에서

열정의 불 나리꽃이

황홀에 젖어 마구 비집고 나왔다

빨갛게 물든 저녁 - 당신 이도 빨갛게 물이 들었다

꼭 내 입술이 그리움에 화끈 달아 찾아낸 입술 같구나

그리고 삽시에 우리 몸을 활활 불태우고 마는 저 불길

옷을 질투라도 하듯 내 입술을 핥았음에

숲은 고요하고 하루 남은 목숨이 다했다

하나 우리를 위해 구세주는 부활하고

하루 해와 더불어 질투도 어려움도

목숨이 끊겼다

달은 우리의 언덕에 커다랗게 올라서고

하얀 배에서는 소리 없이 행복이 솟아올랐다


26. 들장미 / 괴테

 

사내아이는 보았네
들에 핀 한 떨기 장미를
갓 피어난 싱그러운 향기
달려가 떨기 속을 보았네
웃음 머금은 장미
장미, 장미, 붉은 장미여
들장미여

 사내아이는 말했네. 내 너를 꺾을테야
들에 핀 장미를
장미는 말했네. 꺾기만 해 봐라. 찌를테야
나도 꺾이고 싶진 않은 것을
장미, 장미, 붉은 장미여
들장미여

 개구장이 사내아이는 꺾고 말았네
들에 핀 장미를
장미는 가시로 어린이를 찌르고
꺾이지 않으려 몸부림쳤으나
장미, 장미, 붉은 장미여
들장미여

 

27. 여승(女僧) / 백석

 

여승(女僧)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낮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佛經)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平安道)의 어느 산()깊은 금덤판
나는 파리한 여인(女人)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어린 딸아이를 때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년(十年)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산꿩도 섧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

 

28. 품에서 나온다 / 휘트먼

 

여자의 품에서 남자가 나온다. 언제나 풀려 나온다.
지상의 가장 훌륭한 여자로부터만
지상의 가장 훌륭한 남자가 나온다.
가장 우정 깊은 여자에게서
가장 우정 깊은 남자가 나온다.
여자의 온전한 육체에서만
남자의 온전한 육체가 형성될 수 있다.
여자의 독특한 시에서만
남자의 시가 나올 수 있다(나의 시는 거기에서 왔다).
내가 사랑하는 강하고 자존심 있는 여자로부터, 거기에서만
내가 사랑하는 강하고 자존심 있는 남자가 나타날 수 있다.
내가 사랑하는 여자의 억센 포옹에 의해서만,
남자의 억센 포옹이 있을 수 있다.
여자의 한계는 그에 복종하는 모든 남자의 한계다.
여자의 정의로부터, 모든 정의가 펼쳐지는 것이다.
여자의 동정으로부터, 모든 동정이 나온다.
남자는 이 지상에서, 또 영원히 위대한 존재이다.
그러나 남자의 위대함은 모두 여자에게서 오는 것이다.
남자는 여자에게서 만들어진다.
그 뒤에야 남자는 스스로를 만들 수 있다.


 

29. 오월의 마술 / 마츠

 

작은 씨 하나

나는 뿌렸죠.

흙을 조금

씨가 자라게

조그만 구멍

토닥토닥

잘 자라라고 기도하면

그만이에요.

햇빛을 조금

소나기 조금

세월이 조금

그러고 나면 꽃이 피지요

 

30. 황혼은 아득한 저쪽으로부터 온다 / 릴케

 

황혼은 아득한 저쪽으로 부터 온다
눈 내리는 조용한 숲을 지나서

그리고 황혼은 그 겨울의 볼을
창마다 밀어낸다
가만가만히 귀 기울이면서
어느 집이나 모두 조용해진다
노인들은
팔걸이 의자속에서 생각에 잠기고
어머니들은 여왕님 같다

아이들은 이제 놀기를 그만 두고
하녀들은 더 길쌈을 하지 않는다
황혼은 집 속을 살펴보고
집 속에선 다들 바깥을 살펴보고 있다 

 

31. 용기가 없는 자는 노예랍니다 / 로우얼

 

쓰러진 약자를 옹호라려는

용기가 없는 자는 노예랍니다.

미움받고, 조롱받고, 학대받는 게

두려운 나머지 몸을 사리며

마땅히 걱정해야 할 문제도

못 본 체하는 자는 노예랍니다.

소수의 사람과도 정의를 지킬

용기가 없는 자는 노예랍니다.

 

32.밝고 아름다운 모든 것을 / 알렉산더

 

밝고 아름다운 모든 것을

크고 작은 모든 짐승들을

슬기롭고 놀라운 모든 것을

하느님 아버지가 만드셨지요.

방긋방긋 피어나는 작은 꽃들과

즐겁게 노래하는 작은 새들도

하느님이 그 고운 색 마련해 주고

귀여운 날개를 달아 주셨죠.

여명과 일몰의 아름다움도

유유히 흘러가는 저 강물도

하늘을 훤하게 밝히고 있는

보라색이 감도는 저 청산도

겨울철에 불어 오는 차디찬 바람

기분 좋게 내려 쬐는 여름의 햇살

마당에서 익어 가는 열매들까지

한결같이 하느님이 만드셨지요.

푸른 숲에 우뚝 솟은 저 나무도

우리가 뛰어 노는 이 초원도

그리고 우리가 거둬들이는

물가의 꼴풀도 만드셨지요.

이런 것을 알아보고 말할 수 있게

우리에겐 눈과 입을 주셨죠.

이와 같이 모든 것을 만든신 임은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이죠.

 

33.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오월에 / 하이네

 

눈부시게 아름다운 오월에
모든 꽃봉오리 벌어질 때
나의 마음속에서도
사랑의 꽃이 피었어라.
눈부시게 아름다운 오월에
모든 새들 노래할 때
나의 불타는 마음을
사랑하는 이게게 고백했어라.

 

오월의 노래 ~ 괴테

 

오오 눈부시다

자연의 빛 해는 빛나고 들은 웃는다.

나뭇가지마다 꽃은 피어나고

떨기 속에서는 새의 지저귐

넘쳐 터지는 이 가슴의 기쁨

대지여 태양이여 행복이여 환희여!

사랑이여 사랑이여!

저 산과 산에 걸린

아침 구름과 같은 금빛 아름다움

그 크나큰 은혜는

신선한 들에 꽃 위에 그리고

한가로운 땅에 넘친다

소녀여 소녀여

나는 너를 사랑한다.

오오 반짝이는 네 눈동자

나는 너를 사랑한다.종달새가 노래와

산들바람을 사랑하고

아침에 핀 꽃이 향긋한 공기를 사랑하듯이

뜨거운 피 가슴치나니

나는 너를 사랑한다.

너는 내게 청춘과 기쁨과 용기를 부어라.

새로운 노래로 그리고 춤으로

나를 몰고 가나니 그대여 영원히 행복하여라.

나를 향한 사랑과 더불어.

 

34. 가보지 못한 길 / 프로스트

 

두 길이 노란 숲으로 갈라졌습니다.
두 길을 다 갈 수는 없어
한 길을 골라야 했기에
한참을 서서 덤불속 어디로 갈라지는지
한 길을 쳐다 보았습니다.
그리고는 역시 아름다운 다른 길을,
아마 좀 더 나은듯,
보다 풀이 무성하고 발길이 뜸한,
그러나 사람이 다닌 흔적으로는
정말 둘다 거의 같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날 아침 둘다 나뭇잎에 덮여
검게 찍힌 발자국 하나 없었습니다.
아 저는 다른 길은 훗날에 가려 했습니다.
길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알기에
과연 돌아올 수 있을지 의심을 하면서도.
세월이 흘러 어디선가 한숨을 지으며
말하겠지요.
두 길이 숲속으로 갈라졌습니다. 그리고 저는-
발길이 보다 뜸한 하나를 택했노라고,
그래서 제 삶이 모두 바뀌었노라고.

 

35. 내일 / 베넷

 

내일 내일 바람이 세게 불면은

나는 나는 하늘에, 연 날릴래요.

내일 내일 바람이 세게 불면은

내일 내일 시냇물이 곱게 빛나면

나는 나는 시냇물에 배 띄울래요.

내일 내일 시냇물이 곱게 빛나면

내일 내일 고개 위로 길이 뚫리면

나는 나는 자동차를 만들래요.

바퀴가 번쩍이는 차를 만들어

앞에 가는 차들을 추월할래요.

내일 내일 멀리멀리 길이 뚫리면.

 

36. 삼월의 노래 / 워즈워드

 

닭이 운다.

시냇물은 흐르고,

새떼 재잘대며

호수는 반짝이는데,

푸른 초원은 햇볕 속에 잠들었다.

늙은 이도 어린이도

젊은이와 함께 일할

풀뜯는 가축들은

모두 고개도 들지 않누나.

마흔 마리가 하나인 양.

패배한 군사처럼

저기 저 헐벗은 산마루에

병들어 누웠는데

이랴 이랴! 밭가는 아이 목청 힘차고나.

산에는 기쁨,

샘에는 생명,

조각 구름 두둥실 떠 흐르는

저 하늘은 푸르름만 더해가니

비 개인 이날의 기쁨인저.

 

37.목장 | 프로스트 57

 

나는 지금 샘물을 치러 가련다

나뭇잎들만 건져 올리면 된다

그리고 물이 맑아지는 것을 들여다보련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너도 같이 가자

나는 송아지를 데리러 가련다

어미 옆에 서 있는 송아지는 아주 어리다

어미가 햝으면 배틀거릴 만큼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너도 같이 가자.

 

38.  여자의 마음 / 예이츠


, 무슨 소용이리, 기도와 휴식으로

넘쳤던 저 작은 방이,

그대 나를 어둠 속에 불러내면

그대 가슴 위에 내 가슴 맞대고 누우리.

, 무슨 소용이리. 안전하고 따뜻한

나의 집과 어머니의 근심이,

나의 머리칼과 그늘진 꽃이

우리를 험악한 폭풍 속에서 감춰 주리.

, 감춰 주는 머리칼과 이슬 맺힌 눈,

나에게는 벌써 삶도 죽음도 없다.

내 가슴 그대 따뜻한 가슴 위에 쉬고

내 숨결은 그대 숨결과 섞인다.

 

39.화살과 노래 | 롱펠로우59

나는 화살 하나를 공중에 쏘았다

화살은 어딘지 모를 땅에 떨어졌다.

얼마나 빨리 날아갔는지

간 곳을 눈으로도 뒤 따르지 못했다.

나는 공중을 향해 노래 한 곡을 불렀다

노래는 어딘지 모를 땅에 떨어졌다.

노래가 날아간 곳을 뒤 따를 만큼

밝고 날쌘 눈을 누가 가졌으랴.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참나무에서

나는 그 화살을 찾았다 고스란히 그대로.

그리고 그 노래는 처음부터 끝까지

어느 친구의 가슴 속에서 다시 찾았다.

40.인생찬가 | 롱펠로우61

 

슬픈 목소리로 내게 말하지 마라.

인생은 다만 헛된 꿈에 지나지 않는다고

잠든 영혼은 죽은 것이니

만물은 겉모양 그대로는 아니다.

 

인생은 진실이다, 인생은 진지하다

무덤이 인생의 종말이 될 수는 없다.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가라'는 말은

영혼을 두고 한 말이 아니다.

인생이 가야 할 곳, 또한 가는 길은

향락도 비통도 아니다.

내일이 오늘보다 낫도록

저마다 행하는 그것이 목적이며 길이다.

예술은 길고 세월은 빨리 간다.

 

우리의 심장은 튼튼하고 용감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낮은 북소리처럼

무덤으로 가는 장송곡을 울리고 있구나.

인생이란 드넓은 싸움터에서

노상에서 잠을 잔다 하더라도

발 잃고 쫓기는 짐승같이 되지 말고

싸움에 뛰어드는 영웅이 되라.

아무리 즐거워도 '미래'를 믿지 마라.

죽은 '과거'는 그대로 묻어 버려라.

 

행동하라, 살아 있는 '현재'에 행동하라.

안에는 마음이, 머리 위에는 신이 있다.

위인들의 생애는 우리를 깨우친다.

우리도 장엄한 인생을 이룰 수 있으니

우리가 지나간 시간의 모래 위에

발자국은 남길 수 있다.

그 발자국은 훗날 다른 이가

인생의 장엄한 바다를 건너다가

조난 해 버려진 형제의 눈에 띄어

새로운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 우리 모두 일어나 일하자.

어떤 운명에도 굴하지 않을 용기를 가지고

끊임없이 이루고 도전하면서

일하며 기다림을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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