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사랑하는 것은

사랑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트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봇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흥클어진 인정의 꽃받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망울 연연한 진흥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두번째 시 "행복"



내 아무것도 가진 것 없건마는

머리 위에 항상 푸른 하늘 우러렀으매

이렇듯 마음 행복 되노라.



나종 죽어 서럽잖이 더욱 행복함은

하늘 푸른 고향의 그 등성이에

종시 묻히어 누웠을 수 있음이어라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즐거운 편지 /황 동규  (0) 2008.12.11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 /서 정주   (0) 2008.12.10
사랑하는 까닭  (0) 2008.12.10
먼 훗날   (0) 2008.12.10
보고 싶다는 말/이해인  (0) 2008.10.1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