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를 배우려면 어떠한 단계를 거쳐야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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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를 배우려면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방법과 단계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전쟁을 함에 있어 만약 세부적인 계획이 없다면 승리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 문제는 초학자에게 있어서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어떤 초학자들은 순서없이 글씨를 배우기도 하고, 혹은 되는 대로 배우기도 하는데 이는 모두 글씨에 직접적인 영향을 초래한다. 그러므로 글씨를 배울때는 어떻게 시작하여 어떤 경로를 거쳐야 하느냐에 대한 정확한 개념이 있어야만 된다. 만일 이러한 개념이 없다면, 힘만 들고 효과는 나타나지 않는 헛수고를 면할 수 없다. 글씨를 배울 때의 첫 단계는 붓을 움직이기 전에 준비작업이 있어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 문제에 대하여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로 전쟁을 하기 전에 군사들을 충분히 훈련시키는 준비가 있어야만 승리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면 글씨를 쓰기 전에 어떠한 준비작업이 있어야 하는 것일까? 먼저 글씨를 쓰는 목적을 분명히 한 다음 서예에 관한 기초적인 책들을 읽어야 한다. 그런 다음 어떤 비첩(碑帖)을 써야 하며, 어떤 글자들을 익혀야 하며, 어떤 붓을 써야 하며, 붓은 어떻게 잡아야 하며, 올바른 자세와 글씨는 어떤 것인가에 대한 문제들을 알아야 한다. 붓을 움직이기 전에 이러한 문제들을 먼저 알아야만 헛수고를 줄일 수 있다. 두 번째 단계를 곧 붓을 움직이는 초급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글씨를 배울 때 먼저 글씨체를 받아서 쓰기 시작하는데 이것보다는 알맞는 비첩을 선책하여 임모(臨摹)를 하여야 만 직접적으로 초학자들의 모방실력을 배양할 수 있다. 만일 이것이 어렵게 느껴지면 먼저 점·가로획·세로획·삐침·갈고리 등등의 획들을 익히고, 붓을 시작하고 끝내고 보내는 것 등을 알게 되면 훨씬 쉬워질 것이다. 글씨를 받아서 배우는 것부터 시작하면 판에 박은 듯한 글씨가 나와서 발전의 여지가 없게 된다. 따라서 초학자는 임모로부터 시작하여야만이 좋은 글씨를 쓸 수 있게 된다. 그러면 어떠한 서체(書體)에서부터 시작하여야만 옳은 길인가? 이 문제에 대한 서단의 의견은 분분하다. 어떤 사람은 예서(隸書)부터 시작하여야 한다고 하고, 혹은 해서(楷書)부터 시작하여야 한다고 하고, 혹은 초서(草書)나 행서(行書)부터 시작하여야 한다고 하기도 하여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 그러나 해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가장 타당할 것이다. 그리고 해서를 시작할 때에는 당해(唐諧)나 위비(魏碑)를 선택하는 것이 좋은데 이는 개인의 상황에 근거를 두어 결정하는 것이 좋다. 세 번째 단계는 해서의 기초가 비교적 착실하다고 느껴졌을 때 행서로 들어가는 과정을 말 한다. 행서는 일반적으로 왕희지(王羲之)의 <난정서(蘭亭敍)>, <성교서(聖敎序)>를 쓰거나 이북 해(李北海)의 <이사훈비(李思訓碑)>를 거쳐 안진경(顔眞卿) 혹은 미원장(米元章), 황정견(黃 庭堅)의 행서를 쓰는 것이 좋다. 그러나 주의할 점은 처음 해서를 배운 사람의 것을 쓰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안진경의 해서를 썼으면 행서도 그의 것을 쓰는 것이 좋다는말이다. 만일 글씨의 조화를 이루려면 가장 좋은 방법으로 처음 배운 비첩과 같은 계열의 것을 쓰는 것이다. 현격하게 다른 것을 쓴다면 그만큼 글씨의 진보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네 번째 단계는 행서가 이미 숙달된 상태에서 전서(篆書)나 예서(隸書)를 쓰는 과정이다. 옛사람이 말하길 "예서를 배우려먼 먼저 전서를 써야만 고풍(古風)의 맛을 제대로 낼 수 있다."라고 하였다. 저서를 배우려면 먼저 소전(小篆)을 배운 뒤에 대전(大篆)을 배우는 것이 좋다. 그 이유는 소전의 가로획이 가지런하고 세로획은 곧바르고, 둥근 획과 꺾어지는 획들 이 손에 어우러지고, 짜임새를 쉽게 익힐 수있고, 붓을 자유스럽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 다. 어떤 사람은 "만약 소전으로 기초를 삼고 갑골(甲骨)·종정(鐘鼎)·석고(石鼓)를 넘본다면 이루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처음 시작도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소전은 이양빙(李陽氷), 등석여(鄧石如) 등의 전서를 쓰고 <석고문(石鼓文)>을 쓰는 것이 좋다. 예서는 한(漢)나라의 비(碑)를 쓰는 것이 좋은데, 예를 든다면 예기비(禮器碑), 사신비(史晨碑), 을영 비(乙瑛碑) 등이 그것이다. 다섯 번째의 단계는 이상의 여러 체를 골고루 습득한 후에 초서(草書)로 들어가는 과정을 말한다. 초서를 배우려면 먼저 장초(章草)를 써야 한다. 왜냐하면 장초는 한자씩 떨어져 있으면서도 초법(草法)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어서 초서의 필법(筆法)과 짜임새를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점을 무시하고 쓰기 때문에 초서를 마치 거미줄과 같이 이러 저리 엉기게 하여 힘도 없고 심지어는 무슨 글자인지도 모르게 쓰는 경우가 있다. 이와 같은 것은 올바른 초서라고 할 수 없다. 이상을 종합하여 말하면 글씨를 배우는 단계가 바로 초학자의 열쇠이며, 좋은 글씨를 쓰느냐 못쓰느냐의 관건인 것이니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만일 이것을 무시한다면 성공의 길로 가기에는 무척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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