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여러 이론(詩論)

 

 

孔子詩論(論語 爲政篇 述而篇 陽貨篇)

 

 

爲政2 子曰 詩三百 一言以蔽之 曰 思無邪 자왈 시삼백 일언이폐지 왈 사무사

공자 일러 시경 삼 백편은 한마디로 싸서 말해 생각에 어긋남이 없다

 

 

述而6 子曰 志於道 據於德 依於仁 游於藝 자왈 지어도 거어덕 의어인 유어예

공자 일러 도에 뜻을 두고 덕에 바탕하며 인에 기대어 예에서 노닌다

 

述而17 子所雅言 詩 書 執禮 皆雅言也 자소아언 시 서 집례 개아언야

공자는 반듯한 말을 하는바 시와 서 집례가 다 반듯한 말이다

 

 

陽貨9 子曰 小子 何莫學夫詩 자왈 소자 하막학부시

공자 일러 너희는 어찌 시를 배우지 않느냐

詩 可以興 可以觀 可以群 可以怨 시 가이흥 가이관 가이군 가이원

시는 일으키게 하고 살피게 하고 모이게 하고 탓하게 하고

邇之事父 遠之事君 이지사부 원지사군

가까이는 어버이를 모시게 하고 멀리는 임금을 섬기게 하며

多識於鳥獸草木之名 다지어조수초목지명

새 짐승 풀 나무의 이름을 많이 알게 한다

 

 

陽貨10 子謂伯魚曰 女爲周南召南矣乎 자위백어왈 녀위주남소남의호

공자가 백어(아들)에게 일러 너 (시경의)주남 소남을 (공부)했느냐

人而不爲周南召南 其猶正牆面而立也與 인이불위주남소남 기유정장면이립야여

사람으로 주남 소남을 하지 않으면 그 마치 담벼락을 마주해 선 것과 같지

 

 

 

 

 

 

毛詩序(모시서) 시경의 서문

 

詩者志之所之也 시자지지소지야

시라는 것은 뜻함이 나아가는 바이니

在心爲志 發言爲詩 재심위지 발언위시

마음에 자리하면 뜻함이 되고 말로 피어나면 시가 된다

情動於中而形於言 정동어중이형어언

뜻이 속에서 움직여 말에서 꼴을 갖춤에

言之不足故歎之 언지부족고탄지

말 하여 넉넉지 못하니 그래서 읊으며

嗟歎之不足故永歌之 차탄지부족고영가지

불러 읊어 넉넉지 못하니 그래서 길게 노래하며

永歌之不足不知 영가지부족부지

길게 노래하여 넉넉지 못하니 알지 못하나

手之舞之足之蹈之 수지무지족지도지

손이 너울 춤추며 발이 덩실 뜀 밟음이다

 

情發于聲 聲成文謂之音 정발우성 성성문위지음

뜻은 소리에 피어나고 소리는 글을 이루는데 이를 일러 말소리라 한다

治世之音安以樂 其政和 치세지음안이락 기정화

다스려지는 세상에 말소리는 마음 놓여 즐거우니 그 다스림이 어울리며

亂世之音怨以怒 其政乖 란세지음원이노 기정괴

어지러운 세상에 말소리는 탓하여 성이 나니 그 다스림이 어그러짐이며

亡國之音哀以思 其民困 망국지음애이사 기민곤

나라를 잃은 말소리는 슬퍼서 걱정하니 그 백성이 괴로움이다

故正得失 動天地 고정득실 동천지

그래서 얻고 잃음을 바루고 온 누리를 움직이고

感鬼神 莫近于詩 감귀신 막근우시

귀신을 흐느끼게 함은 시보다 가까운 게 없다

先王以是經夫婦 成孝敬 선왕이시경부부 성효경

옛 임금은 이것으로 지아비아내를 거쳐 가게 하여 효성에 섬김을 이루며

厚人倫 美教化 移風俗 후인륜 미교화 이풍속

사람 지님을 두텁게 하여 가르쳐 바꿈을 아름답게 하며 바람 이어옴을 옮겼다

 

故詩有六義焉 고시유륙의언

그래서 시에 여섯의 뜻이 있으니

一曰風 二曰賦 三曰比 일왈풍 이왈부 삼왈비

하나를 일러 풍 둘을 일러 부 셋을 일러 비

四曰興 五曰雅 六曰頌 사왈흥 오왈아 륙왈송

넷을 일러 흥 다섯을 일러 아 여섯을 일러 송이라 한다

上以風化下 下以風刺上 상이풍화하 하이풍자상

위에서는 풍으로 아래를 바꾸고 아래서는 풍으로 위를 나무란다

主文而譎諫 言之者無罪 주문이휼간 언지자무죄

글을 바탕 하여 슬쩍 찌르니 말하는 것에 허물이 없고

聞之者足以戒 故曰風 문지자족이계 고왈풍

듣는 것은 살펴볼 만하니 그래서 일러 풍이라 한다

至于王道衰 禮義廢 지우왕도쇠 례의폐

임금 마땅함이 여려짐에 이르고 모심 옳음이 무너지고

政教失 國異政 정교실 국이정

다스려 가르침을 잃고 나라엔 다스림을 달리하고

家殊俗 而變風變雅作矣 가수속 이변풍변아작의

집에선 따라 이음을 따로 하니 바뀐 풍과 바뀐 아가 만들어졌다

國史明乎得失之跡 국사명호득실지적

나랏일 적힘이 얻고 잃어버린 자취에 밝고

傷人倫之廢 哀刑政之苛 상인륜지폐 애형정지가

사람지님 무너짐을 아파하고 족쳐 다스리는 모짊을 슬퍼하고

吟詠情性 以風其上 음영정성 이풍기상

마음바탕을 읊어 노래하니 풍으로써 그 오름이다

達于事變而懷其舊俗也 달우사변이회기구속야

일이 바뀜에 이르자 그 옛 이어옴을 그리워함이다

故變風發乎情 止乎禮義 고변풍발호정 지호례의

그래서 바뀐 풍은 마음에서 피어나니 모심옳음에 그친다

發乎情 民之性也 발호정 민지성야

마음에서 피어남은 백성의 마음바탕이다

止乎禮義 先王之澤也 지호례의 선왕지택야

모심옳음에 그침은 옛 임금의 베풂이다

是以一國之事 系一人之本 시이일국지사 계일인지본

이로서 한 나라의 일이 한 사람의 바탕에 걸리어

謂之風 言天下之事 위지풍 언천하지사

이를 일러 풍이라 하니 말이 온 누리의 일이라

形四方之風 謂之雅 형사방지풍 위지아

온데의 풍에 꼴 둠을 일러 아라 하는데

雅者 正也 言王政之所由廢興也 아자 정야 언왕정지소유폐흥야

아라는 것은 바름이다 말하자면 임금 다스림의 일어나 무너지는 까닭이다

政有大小 故有小雅焉 정유대소 고유소아언

다스림에는 크고 작음이 있어 그래서 소아가 있다

頌者 美盛德之形容 송자 미성덕지형용

송이란 것은 덕이 가득한 모양그림을 아름답다하고

以其成功告于神明者也 이기성공고우신명자야

그 이룬 일로써 신명에게 아뢰는 것이다

是謂四始 詩之至也 시위사시 시지지야

이를 일러 넷의 비롯함이라하니 시로서의 다다름이다

 

風 雅 頌者 詩篇之異體 풍 아 송자 시편지이체

풍 아 송이란 것은 시를 모아엮음에 달리한 몸가짐이며

賦 比 興者 詩文之異辭耳 부 비 흥자 시문지이사이

부 비 흥이란 것은 시에서의 글에 달리한 말일 따름이다

大小不同 而得幷爲六義者 대소부동 이득병위륙의자

크고 작은 같지 않음에도 어울러 얻어 여섯 뜻이라 한다

賦 比 興是 詩之所用 부 비 흥시 시지소용

부와 비와 흥은 시에서 쓰이는 바이며

風 雅 頌是 詩之成形 풍 아 송시 시지성형

풍과 아와 송은 시에서 꼴을 이루니

用彼三事 成此三事 是故同稱爲義 용피삼사 성차삼사 시고동칭위의

저 셋의 일을 써서 이 셋의 일을 이룬다 이런 까닭에 함께 일컬어 뜻이 된다한다

 

大師教六詩 曰風 曰賦 曰比 대사교륙시 왈풍 왈부 왈비

큰 스승이 여섯 시를 가르치니 일러 풍이요 일러 부요 일러 비요

曰興 曰雅 曰頌 왈흥 왈아 왈송

일러 흥이요 일러 아요 일러 송이라

以六德爲之本 以六律爲之音 이륙덕위지본 이륙률위지음

여섯 덕으로 바탕이 되며 여섯 법으로 소리가 된다

 

 

 

文心雕龍明詩篇(문심조룡명시편) 문심조룡 명시편-유협(劉勰 465~521)

 

 

大舜云 詩言志歌永言 대순운 시언지가영언

순임금 일러 시는 뜻함을 말함이며 노래는 말을 길게 늘임이다

聖謨所析義已明矣 성모소석의이명의

성인이 가른바 풀어놓으니 뜻이 이미 밝혀졌다

是以 在心爲志發言爲詩 시이 재심위지발언위시

이로서 마음에 두면 뜻함이 되고 말로 피어나면 시가 된다

舒文載實其在玆乎 서문재실기재자호

글을 꾸며서 알참을 실어 그 있음이 이것이라

詩者持也持人情性 시자지야지인정성

시라 함은 지킴이니 사람의 뜻함과 바탕을 간직함이다

三百之蔽義歸無邪 삼백지폐의귀무사

시경 삼백 편을 덮은 뜻이 어긋남 없음으로 돌아가니

持之爲訓有符焉爾 지지위훈유부언이

지켜서 가르침이 되어 이에 들어맞음이 있다

人稟七情應物斯感 인품칠정응물사감

사람이 받은 일곱 뜻이 사물에 맞서면 느낌이 일어나니

感物吟志莫非自然 감물음지막비자연

사물에 느껴 뜻함을 읊음은 저절로 그렇지 않음이 없다

 

昔葛天樂辭 玄鳥在曲 석갈천악사 현조재곡

옛날에 갈천씨는 악사에서 현조가 가락에 있다했고

黃帝雲門理不空絃 황제운문리불공현

황제는 운문에 다스려 괜히 현을 뜯지 않았다

至堯有大唐之歌 舜造南風之詩 지요유대당지가 순조남풍지시

요임금에 이르니 대당의 노래가 있고 순임금은 남풍의 시를 지었다

觀其二文辭達而已 관기이문사달이이 而已그뿐임 已而그만두자

그 둘의 글을 보면 말함에 다다름이 있을 뿐이다

 

及大禹成功九序惟歌 급대우성공구서유가

우임금에 이르러 공을 이루니 구서가 노래되었다

太康敗德五子咸怨 태강패덕오자함원

태강에 덕이 무너져 다섯 아들이 다 미워했다

順美匡惡其來久矣 순미광악기래구의

아름다움을 따르며 나쁨을 바루니 그 내려옴이 오래이다

自商曁周 자상기주

()나라에서 주나라에 이르기까지

雅頌圓備四始彪炳六義環深 아송원비사시표병육의환심 詩經

아송이 잘 갖춰지고 사시가 밝게 빛나고 육의가 이어져 깊어졌다

子夏監絢素之章 子貢悟琢磨之句 자하감현소지장 자공오탁마지구 論語

자하는 순소의 글을 살피고 자공은 탁마의 글귀를 깨달았다

故商賜二子可與言詩 고상사이자가여언시

그래서 상(자하)과 사(자공) 두 제자와 더불어 시를 말할 수 있었다

 

自王澤殄竭風人輟采 자왕택진갈풍인철채 吟風弄月

왕으로부터 베풂이 끊겨 다하니 바람 읊는 이는 글 캐기를 그쳤다

春秋觀志諷誦舊章 춘추관지풍송구장

춘추시대에는 뜻을 나타내려 옛글을 읊어 외워

酬酢以爲賓榮吐納而成身文 수초이위빈영토납이성신문

술 주고받아 빈객의 꽃피움으로 여기고 뿜고 마셔 몸의 꾸밈을 이루었다

逮楚國諷怨則離騷爲刺 체초국풍원즉이소위자

초나라에 이르러 미움을 빗대니 곧 이소는 가시가 되었다

秦皇滅典亦造仙詩 진황멸전역조선시

진시황은 책을 없앴으나 또한 선시를 짓게 했다

漢初四言韋孟首唱 한초사언위맹수창

한나라 처음에 사언시는 위맹이 먼저 부르니

匡諫之義繼軌周人 광간지의계궤주인

바룸을 올리는 뜻은 주나라사람의 길을 이었다

孝武愛文柏梁列韻 효무애문백량열운

한나라 무제는 글을 아껴 백량대에서 시 읊기를 벌렸다

嚴馬之徒屬辭無方 엄마지도속사무방

엄기와 사마상여의 무리들은 말에 모남이 없었다

至成帝品錄三百餘篇 朝章國采亦 지성제품록삼백여편 조장국채역

성제에 이르러서는 시로 적힘이 삼백여 편이었다 조정과 나라의 글 또한

云周備而辭人遺翰莫見五言 운주비이사인유한막견오언

두루 갖추었다 말하는데 글하는 이 남긴 글에 오언시는 볼 수 없었다

所以李陵班婕妤見疑於後代也 소이이릉반첩여견의어후대야

까닭에 이릉과 반첩여의 시는 뒷시대에 못 믿게 되었다

按召南 行露始肇半章 안소남 행로시조반장

시경 소남편을 잘 살펴보면 행로시에서 글의 반쯤이 처음 비롯하고

孺子滄浪亦有全曲 유자창랑역유전곡

어린 아이들 창랑곡 또한 모든 가락에 (오언시가)있으며

暇豫優歌遠見春秋 가예우가원견춘추

가예라는 빼어난 노래는 멀리 춘추에 보이며

邪徑童謠近在成世 사경동요근재성세

사경이라는 아이들 노래는 가까이 성세에 있으니

閱時取證則五言久矣 열시취증칙오언구의

시대를 살펴 알려줄 것을 얻으면 오언시는 오래되었다

又古詩佳麗或稱枚叔 우고시가려혹칭매숙

또 옛시 가려는 어쩌면 매숙의 것이라 일컫는데

其孤竹一篇則傅毅之詞 기고죽일편칙부의지사

그 고죽 한 편은 곧 부의의 글이다

比采而推兩漢之作乎 비채이추양한지작호

글 꾸밈에 견주어 미루어보면 두 한나라에서 지어짐인가

觀其結體散文 관기결체산문

그 짜인 몸과 흩인 꾸밈을 보면

直而不野婉轉附物怊悵切情 직이불야완전부물초창절정

곧으나 거칠지 않고 부드럽게 굽어 사물에 붙으며 슬퍼함 마음을 끊어

實五言之冠冕也 실오언지관면야

참으로 오언시의 우두머리 덮음이다

至於張衡怨篇淸典可味 지어장형원편청전가미

장형에 이르러 원편은 바르고 맑아 읊어볼 만하니

仙詩緩歌雅有新聲 선시완가아유신성

선시인 완가에는 아름다워 새로운 소리가 있다

曁建安之初五言騰踊 기건안지초오언등용 建安年間(196~220) 建安七子

건안초기에 이르면 오언시가 뛰어오르게 되니 孔融 陳琳 王粲 徐幹 阮瑀 應瑒 劉楨

文帝陳思縱轡以騁節 문제진사종비이빙절

위문제(조비) 진사왕(조식)은 고삐를 풀어놓아 글 마디를 내닫게 하였으며

王徐應劉望路而爭驅 왕서응류망로이쟁구 王粲(176~217) 徐幹 應瑒 劉楨

왕찬 서간 응창 유정은 갈 길을 바라보며 다투어 달려서

並憐風月狎池苑 병련풍월압지원

아울러 바람과 달을 아껴 못과 동산을 가까이 하며

述恩榮敍酣宴 술은영서감연

베풂과 꽃피움을 풀어짓고 잔치의 즐김을 좇아지었다

悽慨以任氣磊落以使才 처개이임기뇌락이사재

기운에 맡김으로 슬퍼하며 재주에 시킴으로 무더기 무너짐이다

造懷指事不求纖密之巧 조회지사불구섬밀지교

품음을 지어 일을 가리키니 가늘어 빽빽한 솜씨는 찾지 않고

驅辭逐貌唯取昭晰之能 구사축모유취소석지능

말씨를 부려 맵시를 쫓으니 오직 밝아 밝은 할 수 있음을 골라 뽑는데

此其所同也 차기소동야

이는 그 같은 바이다

及正始明道詩雜仙心 급정시명도시잡선심 正始年間(240~249)

위나라 정시연간에 이르러 도가의 시를 밝혀 신선마음이 섞였다

何晏之徒率多浮淺唯嵇志淸峻 하안지도솔다부천유혜지청준

하안 무리는 많이 뜬 얄팍함을 거느렸으나 오직 혜강은 뜻이 맑고 높았다

阮旨遙深故能標焉 원지요심고능표언

완적은 뜻 지님이 멀고 깊어 그래서 내걸린 바램이 될 수 있었다

若乃應璩百一獨立不懼 약내응거백일독립불구

이에 응거의 백일 같은 시는 홀로 서서 두렵지 않았다

辭譎義貞亦魏之遺直也 사휼의정역위지유직야

말은 속여도 뜻은 곧아서 또한 위나라 때의 남은 곧음이다

晉世羣才稍入輕綺 진세군재초입경기

진나라 때 뭇 재주꾼들은 차츰 가벼운 아름다움에 빠져들었다

張潘左陸比肩詩衢 장반좌육비견시구

장씨 반씨 좌씨 육씨가 어깨를 나란히 시를 하며 다녔으니

采縟於正始力柔於建安 채욕어정시력유어건안

시구 꾸밈은 정시 때보다 많았지만 시의 힘은 건안 때보다 여렸다

或木片文以爲妙 혹목편문이위묘

어쩌면 나뭇조각 글을 야릇하다 여기고

或流靡以自姸 此其大略也 혹류미이자연 차기대략야

어쩌면 흘러 쏠림을 스스로 곱다하나 이는 그 커다란 다스림이다

江左篇製溺乎玄風 강좌편제닉호현풍

강좌 때에 시를 지음은 도가풍에 빠져서

嗤笑徇務之志崇盛忘機之談 치소순무지지숭성망기지담

일 드러내는 뜻을 빈정대 비웃고 틀을 잊는 이야기를 높여 담았다

袁孫已下雖各有雕采而辭趣一揆莫與爭雄 원손이하수각유조채이사취일규막여쟁웅

원굉 손작 다음 비록 따로 시 꾸밈이 있으나 말맛은 하나로 서로 다툴 게 없다

所以景純仙篇挺拔而爲俊矣 소이경순선편정발이위준의

까닭에 경순(곽박)의 선시가 빼어나서 뛰어남이 된다

宋初文詠體有因革 송초문영체유인혁 남북조시대 劉宋(420~479)

송나라(420~479) 비롯하여 글을 읊으니 몸 갖춤에 크게 바뀌는 까닭이 있어

莊老告退而山水方滋 장로고퇴이산수방자 老子莊子

도가풍이 물러남을 알리고 산수 읊음이 바야흐로 불어났다

儷采百字之偶爭價一句之奇 려채백자지우쟁가일구지기

짝지은 글에 백자나 되는 짝지음으로 한 마디 뛰어남을 다퉈 값을 쳤으며

情必極貌以寫物 정필극모이사물

뜻에서는 반드시 사물을 베낌에 모습을 다하였으며

辭必窮力而追新 사필궁력이추신

말에서는 반드시 힘을 다하여 새로움을 쫓았으니

此近世之所競也 차근세지소경야

이는 가까운 세상에서 겨루는 바가 되었다

 

故鋪觀列代而情變之數可監 고포관열대이정변지수가감

그래서 여러 시대를 펼쳐보니 뜻 바뀌는 수를 살필 수 있고

撮擧同異而綱領之要可明矣 촬거동이이강령지요가명의

같고 다름을 집어 드니 큰 줄거리를 찾아 밝힐 수 있다

若夫四言正體則雅潤爲本 약부사언정체즉아윤위본

무릇 사언시 같아서는 바른 몸이니 곧 아름다움 매끈함을 바탕으로 하고

五言流調則淸麗居宗 오언류조즉청려거종

오언시는 흘러 어울리니 곧 맑음 고움을 으뜸으로 삼는다

華實異用惟才所安 화실이용유재소안

곱고 알참이 다르게 쓰임은 오직 재능이 놓인 바이니

故平子得其雅 고평자득기아

그래서 평자(장형)는 그 아름다움을 얻었고

叔夜含其潤 숙야함기윤

숙야(혜강)는 그 매끈함을 머금었고

茂先凝其淸 무선응기청

무선(장화)은 그 맑음이 엉겼고

景陽振其麗 경양진기려

경양(장협)은 그 고움을 떨쳤고

兼善則子建仲宣 겸선즉자건중선

아울러 좋으니 곧 자건(조식)과 중선(왕찬)이고

偏美則太沖公幹 편미즉태충공간

치우쳐 아름다우니 곧 태중(좌사)과 공간(유정)이다

然詩有恆裁思無定位 연시유긍재사무정위

그러나 시에는 늘 됨됨이가 있으나 생각에는 놓인 자리가 없으니

隨性適分鮮能圓通 수성적분선능원통

바탕에 따르고 나뉨에 맞추며 할 수 있음에 뚜렷하고 꿰뚫음에 둥글함이다

若妙識所難其易也將至 약묘식소난기이야장지

(시 짓기) 어려운 바를 야릇이 안다면 그 쉬움이 또한 다가오겠지만

忽以爲易其難也方來 홀이위이기난야방래

문득 (시 짓기) 쉽다고 여긴다면 그 어려움이 또한 바야흐로 닥치리라

 

至於三六雜言則出自篇什 지어삼육잡언즉출자편십

삼언시 육언시 잡언시에 이르니 곧 시경에서 나온 시이며

離合之發則萌於圖讖 이합지발즉맹어도참

떼고 붙는 시가 피어나니 곧 점치는 글에서 싹이 텄으며

回文所興則道原爲始 회문소흥즉도원위시

글이 도는 시가 일어나는 바니 곧 도원에서 비롯되었으며

聯句共韻則柏梁餘製 련구공운즉백양여제

글귀 잇달아 운을 함께하니 곧 백량대가 남긴 글 지음이다

巨細或殊情理同致 거세혹수정리동치

커다랗고 가늘어 어쩌면 정 다스림은 달라도 바쳐짐은 같아

總歸詩囿故不繁云 총귀시유고불번운

묶여 시의 동산에 돌아감이라 그래서 많게는 말하지 않는다

 

贊曰 찬왈

기려 일러

民生而志詠歌所含 민생이지영가소함

사람 살면서 뜻함에 머금은 바를 읊어 노래하니

興發皇世風流二南 흥발황세풍류이남

삼황시대에 일어 피어나서 주남 소남에 바람 흘러 詩經

神理共契政序相參 신리공계정서상참

신의 뜻에 함께 만나 맺어서 다스림 매겨 서로 뒤섞여

英華彌縟萬代永眈 영화미욕만대영탐

뛰어난 시와 글 두루 놓이니 만대 오래를 바라봄이다

 

 

 

 

 

 

物境 情境 意境(물경 정경 의경) 사물 놓인데 마음 둔데 뜻함 둔데-王昌齡

 

 

詩有三境 一曰物境 시유삼경 일왈물경

시에는 세 가지 놓여둔 데가 있으니 하나를 일러 사물 놓인 데이다

欲爲山水詩 則張泉石雲峰之境 욕위산수시 즉장천석운봉지경

산수시가 되게 하려면 샘 바위에 구름 봉우리 펼쳐진 데라

極麗絶秀者 극려절수자

가장 아름답고 아주 빼어난 곳을

神之於心 處身於境 視境於心 신지어심 처신어경 시경어심

마음에 신나하며 놓임에 몸소 두어 마음에 둠을 바라보니

瑩然掌中 然後用思 형연장중 연후용사

마음 밝아져 손바닥 가운데라 그런 다음에 생각을 다스림에

了然境象 故得形似 요연경상 고득형사

깨쳐 밝아져 놓이는 데가 그려진다 그래서 꼴 갖춤 닮게 얻어진다

 

二曰情境 이왈정경

둘을 일러 마음 둔 데이다

娛樂愁怨 皆張於意而處於心 오락수원 개장어의이처어심

즐김 즐거움 시름 미움 모두 뜻함에 펼쳐서 마음에 머무니

然後馳思 心得其情 연후치사 심득기정

그런 다음에 생각을 내달려 마음에 그 뜻을 얻음이다

 

三曰意境 삼왈의경

셋을 일러 뜻함 둔 데이다

亦張之於意而思之於心 역장지어의이사지어심

또한 뜻함에 펼쳐내어 마음에 생각해 가면

則得其眞矣 즉득기진의

그 참됨을 얻음이다

 

 

 

 

 

 

物不得其平則鳴(물부득기평즉명) 만물은 그 놓임을 얻지 못하면 울린다-韓愈

 

 

大凡物不得其平則鳴 대범물부득기평즉명

무릇 만물은 그 놓임을 얻지 못하면 소리 내 울린다

草木之無聲 風撓之鳴 초목지무성 풍요지명

풀 나무에 소리 없어도 바람이 휘니 소리 울리며

水之無聲 風蕩之鳴 수지무성 풍탕지명

물에 소리 없어도 바람이 흩이니 소리 울린다

其躍也或激之 기약야혹격지

그 뛰어오름은 또 어쩌면 물결이 부딪쳐서

其趨也或梗之 기추야혹경지

그 달려 쫓음은 또 어쩌면 막아 막혀서

其沸也或炙之 기비야혹자지

그 끓어 넘침은 또 어쩌면 구워 데워서

金石之無聲 或擊之鳴 금석지무성 혹격지명

쇠나 돌에 소리 없어도 어쩌면 때려서 소리를 낸다

人之於言也亦然 인지어언야역연

사람이 하는 말에서도 또한 그러하니

有不得已者而後言 유부득이자이후언

마지못한 것이 있은 다음에 말을 하며

其訶也有思 기가야유사

그 꾸짖음은 또 생각이 있어서며

其哭也有懷 기곡야유회

그 울음은 또 품은 뜻이 있어서다

凡出乎口而爲聲者 범출호구이위성자

무릇 입에서 나와서 소리가 되는 것은

其皆有弗平者乎 기개유불평자호

그 모두 아니 놓인 것이 있어서인가

 

 

 

 

 

 

詩之所以作(시지소이작) 시가 지어지는 까닭-朱熹

 

 

人生而靜天之性也 인생이정천지성야

사람 살아 고요함은 하늘 바탕 함이다

感於物而動性之欲也 감어물이동성지욕야

만물에 느끼어 움직임은 바탕 하려함이다

夫旣有欲矣則不能無思 부기유욕의즉불능무사

무릇 이미 하려했으면 생각 없을 수 없다

旣有思矣則不能無言 기유사의즉불능무언

이미 생각 했으면 말함이 없을 수 없다

旣有言矣則言之所不能盡 기유언의즉언지소불능진

이미 말을 했는데 말해선 다할 수 없는바

而發於咨嗟歎之餘者 이발어자차탄지여자

물음에서 피어나 불러 읊어 넉넉함이란

必有自然音響節奏而不能已焉 필유자연음향절주이불능이언

꼭 저절로 그렇게 소리 울려 마디 아룀이 있어 그칠 수 없다

此詩之所以作也 차시지소이작야

이것이 시가 지어지는 까닭이다

 

 

 

 

 

 

論詩中微旨略言(논시중미지략언) 시를 논함에 숨긴 뜻을 말함-李奎報(1168~1241)

 

 

夫詩以意爲主 부시이의위주

무릇 시는 뜻으로 으뜸을 삼으니

設意尤難 綴辭次之 설의우난 철사차지

뜻을 베풂은 더욱 어렵고 글을 지음은 다음 간다

意亦以氣爲主 의역이기위주

뜻은 또한 힘 뻗침으로 으뜸을 삼으니

由氣之優劣 乃有深淺耳 유기지우열 내유심천이

힘 뻗침의 낫고 못함에 말미암아 이에 얕고 깊음이 있을 따름이다

 

然氣本乎天 不可學得 연기본호천 불가학득

그러나 힘 뻗침은 하늘에 바탕 두니 배워 얻을 수 없다

故氣之劣者 以雕文爲工 고기지열자 이조문위공

그래서 힘 뻗침 못한 이는 글을 아로새김으로 잘함을 삼으니

未嘗以意爲先也 미상이의위선야

일찍이 뜻으로 내세움을 삼지 않는다

蓋雕鏤其文 丹靑其句 信麗矣 개조루기문 단청기구 신려의

대개 그 글을 다듬어 새기고 그 귀글을 꾸며 칠하니 참으로 곱다

 

然中無含蓄深厚之意 則初若可翫 연중무함축심후지의 즉초약가완

그러나 속에 머금어 쌓여 깊어진 뜻이 없으면 처음엔 볼만하겠지만

至再嚼則味已窮矣 지재작즉미이궁의

거듭 이르러 씹어보면 맛이 이미 다해버림이다

雖然 凡自先押韻 수연 범자선압운

그렇다하나 무릇 앞서부터의 누른 운자가

似若妨意 則改之可也 사약방의 즉개지가야

뜻에 거리낄 것 같으면 고쳐냄이 옳다

 

唯於和人之詩也 若有險韻 유어화인지시야 약유험운

오직 남의 시를 받아 어우름에 어려운 운자가 있다면

則先思韻之所安 然後措意也 즉선사운지소안 연후조의야

먼저 운자가 놓여 질 바를 생각하고 그런 다음에 뜻을 놓아둔다

至此寧且後其意耳 韻不可不安置也 지차령차후기의이 운불가불안치야

이에 이르러선 차라리 그 뜻을 뒤로 할지니 운자는 잘 두지 않을 수 없다

 

句有難於對者 沈吟良久 구유난어대자 침음량구

한쪽 글귀에서 짝 맞추기 어려움이 있어 한참을 빠져 읊어도

想不能易得 則卽割棄不惜宜矣 상불능이득 즉즉할기불석의의

쉽게 얻어질 게 아니다 생각하면 곧 잘라버려서 아끼지 않음이 마땅하다

何者 計其間儻足得全篇 하자 계기간당족득전편

뭐냐면 그 꾀하는 사이에 어쩜 오롯한 글을 넉넉히 얻으니

而豈可以一句之故 至一篇之遲滯哉 이개가이일구지고 지일편지지체재

어찌 글귀 하나 되게 하자는 까닭에 글한 편에까지 늦어져 끌게 하겠는가

有及時備急則窘矣 유급시비급즉군의

때에 미침이 있어 갖춤을 서두르면 막히게 됨이다

 

方其搆思也 深入不出則陷 방기구사야 심입불출즉함

마침 그 꾸밀 생각에 깊이 들어 헤어나지 못하면 빠지고

陷則着 着則迷 迷則有所執而不通也 함즉착 착즉미 미즉유소집이불통야

빠지면 들러붙고 붙으면 헤매고 헤매면 지키는바 있어 뚫리지 않음이다

 

惟其出入往來 左之右之瞻前顧後 유기출입왕래 좌지우지첨전고후

오직 그 들고나며 오고가며 이리 가고 저리 가며 앞을 보고 뒤를 보며

變化自在 而後無所礙 而達于圓熟也 변화자재 이후무소애 이달우원숙야

바뀜은 절로 있으며 다음에 막히는 바는 없으며 제대로 익음에 다다르게 된다

 

或有以後句救前句之弊 혹유이후구구전구지폐

어쩌면 뒷글귀로 앞글귀의 낡아빠짐을 건져냄이 있어

以一字助一句之安 此不可不思也 이일자조일구지안 차불가불사야

한 글자로 한 글귀의 놓임을 도우니 이는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음이다

純用淸苦爲體 山人之格也 순용청위체 산인지격야

깔끔히 맑고 높음으로 몸을 삼으니 스님의 바로잡음이요

全以姸麗裝篇 宮掖之格也 전이연려장편 궁액지격야

오롯이 곱게 글을 꾸미니 궁궐 끼고돎의 바로잡음이다

 

惟能雜用淸警雄豪姸麗平淡然後備矣 유능잡용청경웅호연려평담연후비의

오직 맑은 살핌 큼직함 고움 묽음을 섞어 쓸 수 있은 다음에 갖추어져

而人不能以一體名之也 이인불능이일체명지야

사람들은 한 덩어리로 이름 붙이지 못한다

 

詩有九不宜體 시유구불의체

시에는 아홉의 마땅하지 않은 꼴이 있으니

是予所深思而自得之者也 시여소심사이자득지자야

이는 내가 깊이 생각한바 스스로 얻어진 것이다

一篇內多用古人之名 是載鬼盈車體 일편내다용고인지명 시재귀영차체야

한 글 안에 옛사람의 이름을 많이 쓰니 이는 귀신을 실어 수레를 채운 꼴이요

攘取古人之意 善盜猶不可 양취고인지의 선도유불가

옛사람의 뜻을 덜어 얻음에 좋은 것 훔침도 오히려 아니 됨인데

盜亦不善 是拙盜易擒體 도역불선 시졸도이금체야

또한 좋지 못함을 훔치니 이는 서툰 훔침에 쉽게 잡힌 꼴이요

押強韻無根據處 是挽弩不勝體 압강운무근거처 시만노불승체야 江韻: 힘든 운

억지 운을 눌러 뿌리 둠 없는 곳이니 이는 쇠뇌를 당겨 이기지 못하는 꼴이요

不揆其才 押韻過羌 불규기재 압운과강

그 재주를 헤아리지 않고 운을 누름에 굳셈이 지나치니

飮酒過量體 시음주과량체야

이는 술을 마심에 양을 지나친 꼴이요

好用險字 使人易惑 호용험자 사인이혹

아슬한 글자를 쓰기 좋아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쉽게 헛갈리게 하니

設坑導盲體 시설갱도맹체야

이는 구덩이 파서 눈먼 이 이끄는 꼴이요

語未順而勉引用之 어미순이면인용지

말이 따르지 않는데 굳이 끌어 씀이니

強人從己體 시강인종기체야

이는 남을 억지로 나를 따르게 하는 꼴이요

多用常語 是村父會談體 다용상어 시촌부회담체야

상스러운 말을 많이 쓰니 이는 시골아비 모여 이야기하는 꼴이요

好犯語忌 是凌犯尊貴體 호범어기 시능범존귀체야

해침을 좋아하고 꺼림을 말하니 이는 높고 귀함을 깔봐 해치는 꼴이요

詞荒不删 是莨莠滿田體 사황불산 시랑유만전체야

말 거칠어 깎아내지 않으니 이는 강아지풀이 밭에 가득한 꼴이다

能免此不宜體格 而後可與言詩矣 능면차불의체격 이후가여언시의

마땅하지 않은 꼴을 벗어나 바로잡은 뒤라야 더불어 시를 말할 수 있다

人有言詩病者 在所可喜 인유언시병자 재소가희

사람 있어 시의 병이란 걸 말하니 기뻐할만한 바 있다

所言可則從之 否則在吾意耳 소언가즉종지 부즉재오의이

말하는바 옳으면 이를 따르고 아니라면 내 뜻에 있을 따름이다

何必惡聞 如人君拒諫終不知其過耶 하필오문 여인군거간종부지기과야

어찌 꼭 듣기 싫어 마치 임금이 간언을 막음처럼 해 끝내 그 허물을 모를까

 

凡詩成 反覆視之 범시성 반복시지

무릇 시를 이루어 돌려 뒤집어 살핌에

略不以己之所著觀之 략불이기지소저관지

제가 지은 바로 치지 않고 살펴봄에

如見他人及平生深嫉者之詩 여견타인급평생심질자지시

다른 사람이나 삶 살면서 깊이 미워하는 이의 시를 보듯 하여

好覓其疵失 猶不知之 然後行之也 호멱기자실 유부지지 연후행지야

그 모자라 잃음을 찾기 좋아해도 오히려 알지 못하니 그런 다음 행해지게 한다

 

凡所論 不獨詩也 文亦幾矣 범소론 부독시야 문역기의

무릇 논하는바 시 홀로만이 아니라 글 또한 그렇다

況古詩者 如以美文句斷押韻者佳矣 황고시자 여이미문구단압운자가의

하물며 고시란 것은 아름다운 글귀로 잘라 운이란 것을 누름 같아서 아름답다

意旣優閑 語亦自在 得不至局束也 의기우한 어역자재 득부지국속야

뜻은 이미 넉넉해 느긋하고 말 또한 절로 되니 판에 묶임에 이르지 않게 된다

然則詩與文 亦一揆歟 연즉시여문 역일규여

그렇다면 시와 글은 또한 한 헤아림일 것이다

 

 

 

 

 

 

童心說(동심설) 아이의 마음-李贄(1527~1602)明 李卓吾

 

 

夫童心者眞心也 부동심자진심야

무릇 아이의 마음은 참마음이다

若以童心爲不可是以眞心爲不可也 약이동심위불가시이진심위불가야

아이마음이 옳지 않다고 여긴다면 이는 참마음이 옳지 않다고 여김이다

夫童心者絶假純眞最初一念之本心也 부동심자절가순진최초일념지본심야

무릇 아이마음이란 거짓 끊긴 참됨 그대로 맨 처음 한 생각의 본디마음이다

若失却童心便失却眞心 약실각동심편실각진심

물리쳐 아이마음을 잃어버린다면 물리쳐 참마음을 잃어버리게 됨이다

失却眞心便失却眞人 실각진심편실각진인

물리쳐 참마음을 잃으니 물리쳐 참사람을 잃어버리게 됨이다

人而非眞全不復有初矣 인이비진전불복유초의

사람 되어 참되지 않아 오롯이 처음 지님을 돌리지 못한다

夫旣以聞見道理爲心矣 부기이문견도리위심의

무릇 이미 듣고 본 도리로써 마음이 된다면

則所言者皆聞見道理之言 즉소언자개문견도리지언

말하는 바란 모두 듣고 본 도리의 말이지

非童心自出之言也 비동심자출지언야

아이마음에서 저절로 나오는 말이 아니다

言雖工於我何與 언수공어아하여

말이 비록 깔끔해도 내게 무엇이랴

豈非以假人言假言而事假事文假文乎 기비이가인언가언이사가사문가문호

어찌 아니랴 거짓된 이 거짓말 말하며 거짓 일 일삼으며 거짓 글 글 삼음이

 

 

 

 

 

 

詩作大要(시작대요) 시 짓기 큰 줄거리-胡應麟(1551~1602)符瑞 少室山人

 

 

詩作大要不過二端 시작대요불과이단

시를 짓는 큰 줄거리는 두 실마리에 지나지 않는데

體格聲調興象風神而已 체격성조흥상풍신이이

몸 잡힌 소리가락과 흥 일어 얼 나타날 따름이다

體格聲調有則可循 체격성조유칙가순

몸 잡힌 소리가락에는 좇아 따를 법칙이 있으며

興象風神無方可集 흥상풍신무방가집

흥 일어 얼 나타남에는 모을 수 있는 방식이 없다

故作者但求體正格高聲雄調鬯 고작자단구체정격고성웅조창

그래서 짓는 이는 다만 몸을 바뤄 잡힘을 높이고 소리 한껏 가락 펴기를 찾아

積習之久矜持盡化形迹俱融 적습지구긍지진화형적구융

익힘 쌓음이 오래되고 떳떳함 지님이 다 바뀌어 모습과 자국이 함께 어우러져

興象風神自爾超邁 흥상풍신자이초매

흥 일어 얼 나타남은 이로부터 뛰어넘어 높아지니

譬諸鏡花水月 비저경화수월

거울에 비친 꽃이나 물에 비친 달에 빗대자면

體格聲調水與鏡也 체격성조수여경야

몸 잡힌 소리가락은 물과 거울이요

興象風神月與花也 흥상풍신월여화야

흥 일어 얼 나타남은 달과 꽃이다

必水澄鏡朗然後花月宛然 필수징경랑연후화월완연

반드시 물이 맑고 거울이 밝은 다음에 꽃과 달은 또렷하다

詎容昏鑑濁流求覩二者 거용혼감탁류구도이자

어찌 담겨 어두운 거울과 흐린 물 흐름에서 둘을 찾아 볼 것인가

故法所當先而悟不容强也 고법소당선이오불용강야

그래서 법은 마땅히 앞세울 바이나 깨달음은 억지로 담기지 않음이다

 

 

 

 

 

 

理事情(이사정) 속내 일마다 뜻이-葉燮(1627~1703)星期 己畦

 

 

曰理曰事曰情 此三言者 왈리왈사왈정 차삼언자

일러 속내라 일러 일이라 일러 뜻이라 하니 이 셋의 말이란

足以窮盡萬有之變態 족이궁진만유지변태

모두에 있는 바뀌는 모습을 다다름 넉넉히 다한다

凡形形色色音聲狀貌 擧不能越乎此 범형형색색음성상모 거불능월호차

무릇 꼴마다 빛깔마다 말소리 얼굴모습 모두 이에서 넘어설 수 없다

此擧在物者而爲言 차거재물자이위언

이 모두 온갖 것에 있어서 말이 되니

而無一物之或能去此者 이무일물지혹능거차자

어쩌면 이에서 떠날 수 있음이란 하나도 없다

 

曰才曰膽曰識曰力 왈재왈담왈식왈력

일러 재주라 일러 마음먹음이라 일러 앎이라 일러 힘씀이라 하니

此四言者所以窮盡此心之神明 차사언자소이궁진차심지신명

이 넷의 말이란 이 마음의 얼 밝힘에 다다르게 다한 까닭이다

凡形形色色音聲狀貌 범형형색색음성상모

무릇 꼴마다 빛깔마다 말소리 얼굴모습

無不待於此而爲之發宣昭著 무부대어차이위지발선소저

이에 갖추지 않음이 없어서 되게 하니 피워 펴며 밝혀 드러낸다

 

此擧在我者而爲言 차거재아자이위언

이 모두 나에게 있어서 말이 됨이니

而無一不如此心以出之者也 이무일불여차심이출지자야

나오는 것으로써 이 마음 같지 않음은 하나도 없다

以在我之四 衡在物之三 이재아지사 형재물지삼

나에게 있는 넷으로 온갖 것에 있는 셋을 달아서

合而爲作者之文章 합이위작자지문장

덧붙여 짓게 된 것을 글이라

大而經緯天地 細而一動一植 대이경위천지 세이일동일식

크게는 하늘땅을 놓아두고 가늘게는 동물 하나 식물 하나를

詠嘆謳吟 俱不能離是而爲言者矣 영탄구음 구불능리시이위언자의

읊조려 노래하니 이를 떠나 함께 할 수 없어 말이 되는 것이다

 

 

 

 

 

 

詩作法總(시작법총) 시 짓는 법 묶음-申景濬(1712~1781) 高靈 舜民 旅庵

 

 

1 地界必闊 지계필활

땅이 자리함은 트여야한다

地界必先闊占然後 지계필선활점연후

땅이 자리함에 반드시 먼저 트이고 차지함은 다음이다

上下諸句恢恢有餘裕 상하제구회회유여유

위아래 여러 글귀에 널찍이 남아돎이 있어

長而不窮 短而不孤 장이불궁 단이불고

길어도 다하지 않고 짧아도 외롭지 않다

 

 

2 斷結必簡 단결필간

끊어 맺음에는 반드시 짤막해야 한다

夫言之盡 則無餘味 부언지진 즉무여미

무릇 말함을 다하면 남는 맛이 없으며

言之多 則爲支離 언지다 즉위지리

말함이 많으면 지겨워 떨어지게 한다

雖行文 其斷韻處不能簡 수행문 기단운처불능간

비록 글을 함에 그 끊어 운을 두어도 짧게 하지 않으면

則不足觀 況於詩乎 즉부족관 황어시호

그리 볼만하지 않은데 하물며 시에 있어서랴

東人之詩文 大抵多枝蔓 동인지시문 대저다지만

우리나라 사람의 시와 글에는 얼추 가지와 덩굴이 많아

患尾重不撓之弊 환미중불요지폐

걱정이 꼬리 거추장스러워 굽히지 못하는 나쁨이다

 

 

3 鋪敍有法 포서유법

펼쳐 늘어놓음에 법이 있다

如細瑣處亦或一一甚詳 여세쇄처역혹일일심상

같기 가늘어 자잘한 곳은 또한 어쩌면 낱낱이 아주 다 갖추며

繁大處亦或輕輕盡擺 번대처역혹경경진파

많아서 큰 곳은 또한 어쩌면 가볍게 털어놓기를 다하며

亂處有整齊意 난처유정제의

어지러운 곳은 가지런한 뜻을 갖게 하며

忙處有暇閒意之類 망처유가한의지류

바쁜 곳은 느긋한 뜻 비슷함을 갖게 한다

是謂有法 시위유법

이를 일러 법이 있다 함이다

 

 

4 轉摺有神 전접유신

굴리고 꺾음에 얼이 있다

有變化之妙而無力爲之態 유변화지묘이무역위지태

바뀌는 야릇함은 있으나 힘으로 되는 모습은 없어야 한다

有鼓舞之樂而無喧聒之聲 유고무지락이무훤괄지성

북돋워 춤추는 즐거움은 있으나 시끄러 떠들썩한 소리는 없어야 한다

有積疊之密而無迫阨之嫌 유적첩지밀이무박액지혐

쌓여 겹쳐놓은 빽빽함은 있으나 다그쳐 좁히는 싫음은 없어야 한다

有逢之穩而無驅逐之意 유봉지온이무구축지의

만나는 거둠은 있으나 몰아 내쫓는 뜻은 없어야 한다

是謂有神 시위유신

이를 일러 얼이 있다 함이다

 

 

5 語意無俗 어의무속

말이 뜻함에 낮아짐이 없어야 한다

語意一涉於俗 어의일섭어속

말 뜻함에 한 번 낮아짐에 이르면

則欲巧而其巧可陋 즉칙욕교이기교가루

예뻐지려 하나 그 예쁨이 좁게 되어버리고

則欲奇而其奇可呻 즉욕기이기교가신

뛰어나려 하나 그 뛰어남이 웅얼거림이 되어버리니

詩家之所忌莫大於俗 시가지소기막대어속

시 읊는 이 꺼릴 바는 낮아짐 보다 큰 것이 없으며

詩病之難療亦莫逾於俗 시병지난료역막유어속

시에 병 고치기 어려움은 또한 낮아짐 보다 넘어설 것이 없다

 

 

6 構結無痕 구결무흔

짜여 맺음에 헐어남음이 없어야 한다

上下四方磊落停當無少璺鏬 상하사방뇌락정당무소문하

위아래 온데 무더기 떨어져 멎어 마땅히 조금도 금간 틈이 없어야 하니

若不施斧斤刀錘而成者然後 약불시부근도추이성자연후 저울추 송곳추

같기가 도끼 칼 송곳 안 쓰고 이루어진 그런 다음이다

 

 

7 絶句當先得後二句 절구당선득후이구

절구는 마땅히 뒤의 두 구를 먼저 얻어야 한다 轉句 結句

 

 

8 律詩當先得中四句 율시당선득중사구

율시는 마땅히 가운데 네 구를 먼저 얻어야 한다 頷聯 頸聯

律詩固以對偶爲工 율시고이대우위공

율시는 오로지 마주 짝지음으로 잘함을 삼아야 한다

然得意處 연득의처

그러나 뜻 둠으로 얻으면

則意對語不對亦可 즉의대어부대역가

뜻이 마주 짝하며 말은 마주 짝하지 않아도 또한 옳다

 

 

9 三四韻以上 삼사운이상

운자가 서너 개를 넘으면 押韻

先須布置語意不可錯陳 선수포치어의불가착진

먼저 반드시 말 뜻함을 펴 두어서 섞어 늘어놓지 않는다

 

 

10 長篇古詩 장편고시

길게 짓는 고시라면

參差中出整齊語尤見筆力 참치중출정제어우견필력

들쑥날쑥한 가운데 가지런한 말이 나오니 더욱 써 내린 힘을 보임이다

最戒似對不對 최계사대부대

가장 삼가야 함은 대구 같으면서 대구가 아님이니

但涉江湖鬧熟語涉鄙俗 단섭강호료숙어섭비속

다만 강 호수를 건넘에 익은말로 시끄럽게 허튼 마을을 건너감이다

 

 

 

 

 

 

原怨(원원) 미움을 밝혀 캐니-丁若鏞(1762~1836) 歸農 茶山 羅州

 

 

孔子曰詩可以怨 공자왈시가이원

공자 일러 시는 미워할 수 있다

當怨而不得怨聖人方且憂之 당원이부득원성인방차우지

마땅히 미워해야 함에 미워하지 않으니 성인이 마침 또 이를 걱정했다

故察乎詩道而樂詩之可以怨也 고찰호시도이요시지가이원야

그래서 시의 도를 살피고서 시 지어 미워할 수 있음을 좋아했다

司馬遷曰小雅怨誹而不亂 사마천왈소아원비이불란

사마천 일러 시경 소아에 미워 헐뜯으나 어지럽히지는 않았다 했다

孟子曰親之過大而不怨是愈疎也 맹자왈친지과대이불원시유소야

맹자 일러 가까이해 잘못이 큰데도 미워하지 않으니 이는 더 사이 멂이다 했다

怨者聖人之所矜許 원자성인지소긍허

미움이란 성인이 괴롭게 받아들인 바이니

而忠臣孝子之所以自達其衷者也 이충신효자지소이자달기충자야

충신과 효자가 그 속마음을 스스로 다다르게 하는 까닭이다

知怨之說者始可與言詩也 지원지설자시가여언시야

미워하는 말을 아는 이라야 비로소 더불어 시를 말할 수 있으며

知怨之義者詩可與語忠孝之情也 지원지의자시가여어충효지정야

미워하는 뜻을 아는 이라야 시에 더불어 충효의 뜻을 말할 수 있다

[출처] 시의 여러 이론 (詩論)|작성자 joha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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