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詩品 ( 01-12)
1. 雄渾(웅혼)
大用外腓(대용외비) : 위대한 활용은 밖에서 피하고 眞體內充(진체내충) : 진실한 본체는 안에서 충만하도다 返虛入渾(반허입혼) : 빈 곳으로 돌아와 혼연한 데로 들어 積健爲雄(적건위웅) : 강건함을 쌓아 비로소 웅자하게 된다 具備萬物(구비만물) : 만물의 이치를 구비하여 橫絶太空(횡절태공) : 큰 공중을 단숨에 끊어버린다 荒荒油雲(황황유운) : 뭉게구름처럼 마구 피어나고 寥寥長風(요요장풍) : 긴 바람처럼 자취도 없이 사라진다 超以象外(초이상외) : 물상 밖에서 뛰어나고 得其寰中(득기환중) : 그 세계의 중심을 얻는다 持之匪强(지지비강) : 중심을 유지함에 억지가 없고 來之無窮(내지무궁) : 그것을 가져옴에 다함이 없다
2. 沖澹(충담)
素處以黙(소처이묵) : 말없이 소박하게 살아 妙機其微(묘기기미) : 오묘한 기틀은 더욱 기묘하도다 飮之太和(음지태화) : 조화로움을 마시고 獨鶴與飛(독학여비) : 외로운 학과 함께 날아다닌다 猶之惠風(유지혜풍) : 마치 남풍과 같아 苒苒在衣(염염재의) : 부드럽게 옷에 와 닿는다 閱音修篁(열음수황) : 긴 대숲의 소리 듣고 美曰載歸(미왈재귀) : 좋아서 싣고 돌아가리라 말한다 遇之匪深(우지비심) : 만나면 깊지 않으나 卽之愈稀(즉지유희) : 다가가면 더욱 희소해진다 脫有形似(탈유형사) : 형상이 비슷한 점이 있어 握手已違(악수이위) : 손으로 잡으면 이미 어긋난다
3. 纖穠(섬농)
采采流之(채채류지) : 이리저리 다니며 캐고캐어 蓬蓬遠春(봉봉원춘) : 저 멀리 떠다니는 아득한 봄날이여 窈窕深谷(요조심곡) : 그윽한 깊은 골짜기에서 時見美人(시견미인) : 때때로 미인을 바라본다 碧桃滿樹(벽도만수) : 푸른 복숭아 나무에 가득하고 風日水濱(풍일수빈) : 바람부는 날의 물가이로다 柳陰路曲(유음노곡) : 버드나무 그늘이는 길모퉁이 流鶯比隣(유앵비린) : 사방을 날아다니는 앵무새로다 乘之愈往(승지유왕) : 잡아 타면 더욱 멀리 가고 識之愈眞(식지유진) : 알게 되면 더욱 더 실감난다 如將不盡(여장부진) : 만약 다하지 않음 이용하면 與古爲新(여고위신) : 옛사람과 더불어 새로워진다
4. 沈着(침착)
綠杉野屋(녹삼야옥) : 초록 삼나무 늘어선 시골집 落日氣淸(낙일기청) : 지는 해에 공기는 맑기만 하다 脫巾獨步(탈건독보) : 두건을 벋고 혼자 걸으며 時聞鳥聲(시문조성) : 때때로 새소리 듣는다 鴻雁不來(홍안불래) : 기러기는 오지도 않고 之子遠行(지자원행) : 그대는 멀리 떠났도다 所思不遠(소사불원) : 그 사람 생각은 멀어지지 않아 若爲平生(약위평생) : 평생을 같이 하는 듯하여라 海風碧雲(해풍벽운) : 바닷바람과 푸른 구름 夜渚月明(야저월명) : 밤 물가에 밝은 달이어라 如有佳語(여유가어) : 이 기분 표현할 좋은 말 있다면 大河前橫(대하전횡) : 큰 강물 앞에 가로누운 듯하여라
5. 高古(고고)
畸人乘眞(기인승진) : 기인이 참된 기운 타고 手把芙蓉(수파부용) : 연꽃을 손에 잡고 있으면서 泛彼浩劫(범피호겁) : 저 무한한 영겁의 시간에 뛰운 窅然空蹤(요연공종) : 아련한 빈 발자취이어라 月出東斗(월출동두) : 달이 동쪽 두수의 자리에서 나오니 好風相從(호풍상종) : 좋은 바람이 뒤따르는구나 太華夜碧(태화야벽) : 화산의 밤은 푸르기만 한데 人聞淸鍾(인문청종) : 사람들은 그 맑은 종소리 듣는구나 虛佇神素(허저신소) : 우두커니 서서 신령한 본 바탕을 보니 脫然畦封(탈연휴봉) : 한계를 뛰어넘어 초탈해지는구나 黃唐在獨(황당재독) : 황제와 요임금의 경지를 홀로 지니니 落落玄宗(낙락현종) : 드물고 드문 현묘한 최고의 경지이로다
6. 典雅(전아)
玉壺買春(옥호매춘) : 옥으로 만든 병에 술을 사와 賞雨茅屋(상우모옥) : 초가집에서 내리는 비를 구경한다 座中佳士(좌중가사) : 자리엔 좋은 선비들 左右脩竹(좌우수죽) : 좌우엔 긴다란 대나무숲 白雲初晴(백운초청) : 갓 비개고 흰구름 두둥실 幽鳥相逐(유조상축) : 그윽히 지저귀는 산새들 날아다닌다 眠琴綠陰(면금녹음) : 숲 그늘 속에서 거문고 베고 자는데 上有飛瀑(상유비폭) : 위로는 나는 듯 떨어지는 폭포수로다 花落無言(화락무언) : 말없이 꽃잎은 떨어지고 人澹如菊(인담여국) : 사람의 마음 담담하기 국화꽃 같도다 書之歲華(서지세화) : 이것을 한 해의 풍광으로 지으면 其曰可讀(기왈가독) : 사람들은 읽을 만하다고 할 것이다
7. 세련(洗練)
如鑛出金(여광출금) : 광석에서 금이 나오는 듯 如鉛出銀(여연출은) : 납에서 은이 나오는 듯하여라 超心鍊冶(초심련야) : 담금질하는 곳에서 마음을 벗어나 切愛緇磷(절애치린) : 마음은 부처의 경지를 지극히 좋아한다 空潭瀉春(공담사춘) : 빈 못에 봄의 기운 쏟아내고 古鏡照神(고경조신) : 오래된 거울에 정신을 비춰본다 體素儲潔(체소저결) : 몸을 소박하게 하고 정결함을 쌓아 乘月返眞(승월반진) : 달빛 타고 진리의 본체로 돌아온다 載瞻星辰(재첨성진) : 별빛에 눈을 싣고 載歌幽人(재가유인) : 숨어사는 사람에 노래 싣는다 流水今日(유수금일) : 흐르는 물은 오늘의 모습이요 明月前身(명월전신) : 밝은 달은 전생의 내 모습이어라
8. 勁健(경건)
行神如空(행신여공) : 마음을 씀에는 공중을 지나듯 行氣如虹(행기여홍) : 기운을 씀에는 무지개 피우듯 한다 巫峽千尋(무협천심) : 무협 천길 낭떠러지에 走雲連風(주운연풍) : 달려가는 구름, 불어대는 바람이어라 飮眞茹强(음진여강) : 진리를 마시고, 강함을 먹이고 蓄素守中(축소수중) : 바탕을 쌓고 중심을 지킨다 喩彼行健(유피행건) : 저러한 운행을 건강함에 비유하니 是謂存雄(시위존웅) : 이것이 바로 웅자함을 지닌다고 한다 天地與立(천지여립) : 하늘과 땅과 함께 서고 神化攸同(신화유동) : 신령의 변화와 함께하는 바다 期之以實(기지이실) : 충실함을 지키고 銜之以終(함지이종) : 마지막까지 지켜나가야 한다
9. 綺麗(기려)
神存富貴(신존부귀) : 정신에 부귀함을 지녀야 始輕黃金(시경황금) : 비로소 황금을 가벼이 여길 수 있다 濃盡必枯(농진필고) : 짙은 것 다하면 반드시 메마르나 澹者屢深(담자루심) : 담담한 것은 자꾸 깊어진다 霧餘水畔(무여수반) : 안개 낀 물가에 紅杏在林(홍행재림) : 붉은 살구나무가 수풀 속에 있도다 月明華屋(월명화옥) : 화려한 저택에 달은 밝고 畵橋碧陰(화교벽음) : 그림 그려진 다리에 푸른 그늘이 진다 金樽酒滿(금준주만) : 아름 다운 술잔에 술이 가득한데 其客彈琴(기객탄금) : 객이 주인을 위해 거문고를 탄다 取之自足(취지자족) : 이를 듣고 만족하니 良嬋美襟(양선미금) : 진실로 마음 속이 아름다워진다
10. 自然(자연)
俯拾卽是(부습즉시) : 내려보고 주우면 곧 그 것이라도 不取諸隣(불취제린) : 이웃에서 그것을 취하지 않느니라 俱道適往(구도적왕) : 길을 갖추어 알맞게 가고 著手成春(저수성춘) : 손을 대면 곳 따뜻한 봄이 된다 如逢花開(여봉화개) : 만나보면 꽃이 피고 如瞻新歲(여첨신세) : 보라보면 해가 새로워진다 眞予不奪(진여불탈) : 진정으로 준 것은 뺏지 않고 强得易貧(강득이빈) : 억지로 얻은 것은 쉽게 가난해진다 幽人空山(유인공산) : 인적 없는 빈 산에 숨어사는 사람 過水菜蘋(과수채빈) : 물을 지나면 마름을 따노라 薄言情晤(박언정오) : 말은 적어도 마음은 밝아 悠悠天鈞(유유천균) : 자연의 법칙은 그윽하기만 하다
11. 豪放(호방)
觀花匪禁(관화비금) : 꽃구경 금하지 않으며 呑吐太虛(탄토태허) : 천지를 삼키고 토해낸다 由道返氣(유도반기) : 도리를 따르다가 기로 돌아가고 處得以狂(처득이광) : 광기로서 자리를 얻기도 하노라 天風浪浪(천풍낭랑) : 하늘에 바람은 낭랑하고 海山蒼蒼(해산창창) : 바다와 산은 푸르기만 하다 眞力彌滿(진력미만) : 참된 힘이 가득차고 前招三辰(전초삼진) : 앞으로는 달과 별과 해를 부르고 後引鳳凰(후인봉황) : 위에서는 봉황새를 데려온다 曉策六鼇(효책육오) : 해 뜰 무렵 여섯 큰거북을 채찍질하여 濯足扶桑(탁족부상) : 동해 바다 부상에서 발을 씻는다
12. 含蓄(함축)
不著一字(부저일자) : 한 글자 짓지 않아도 盡得風流(진득풍류) : 풍류를 다 터득하나니 語不涉己(어불섭기) : 말은 자기를 표현하지 않아도 若不堪憂(약불감우) : 우려하지 않는 듯이 한다 是有眞帝(시유진제) : 여기에는 진리가 들어있어 與之沈浮(여지침부) : 그것과 부침을 계속한다 如淥滿洒(여록만쇄) : 술을 가득히 걸러놓은 듯하여 花時返秋(화시반추) : 꽃 피는 때에도 가을로 돌아간다 悠悠空塵(유유공진) : 먼지 한 점이 아득한 하늘 忽忽海漚(홀홀해구) : 홀홀히 잠기는 바닷물결이어라 淺深聚散(천심취산) : 얕고 깊고, 모이고 흩어짐 萬取一收(만취일수) : 만에서 하나를 취해들이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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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詩品 (13--24)
13. 精神(정신)
欲返不盡(욕반부진) : 돌아가려다 가지 못해 相期與來(상기여래) : 서로 기다리다가 만나 함께 온다 明漪絶底(명의절저) : 맑은 물결 속까지 보이고 奇花初胎(기화초태) : 기히한 꽃이 갓 봉오리 맺는다 靑春鸚鵡(청춘앵무) : 싱그런 앵무새들 楊柳樓臺(양류누대) : 버들 사이 누대에 논다 碧山人來(벽산인래) : 푸른 산에 사람이 찾아와 淸酒滿杯(청주만배) : 맑은 술이 술잔에 가득하다 生氣遠出(생기원출) : 생기는 멀리 뻗어가고 浮蛆死灰(부저사회) : 식은 재는 붙어있지 않구나 妙造自然(묘조자연) : 교묘히 이루어졌으니 伊誰與哉(이수여재) : 그 누고와 함께 하리오
14. 縝密(진밀)
是有眞跡(시유진적) : 이곳에 참 자취 있으나 如不可知(여불가지) : 알 수는 없을 것 같도다 意象欲生(의상욕생) : 이미지가 살아나려하니 造化已奇(조화이기) : 조화가 이미 기이하도다 水流花開(수류화개) : 물 흐르고 꽃 피니 淸露未晞(청로미희) : 맑은 이슬이 마르지 않았다 要路悠遠(요로유원) : 중요한 길은 아득히 멀고 幽行爲遲(유행위지) : 그윽한 곳 가는 길도 더디지만 하다 語不欲犯(어불욕범) : 말로는 범하기를 바라지 않고 思不欲癡(사불욕치) : 생각은 어리석어지기를 원하지 않는다 猶春於綠(유춘어록) : 봄날에 초촉 풀빛에 있는 것같고 明月雪時(명월설시) : 흰 눈에 밝은 달빛 비치는 때 같도다
15. 疎野(소야)
惟性所宅(유성소택) : 성품에 따라 머무나니 眞取弗羈(진취불기) : 천진하게 취하고 얽매이기 않는다 拾物自富(습물자부) : 물건을 주워 사용해도 부자로 여기고 與率爲期(여솔위기) : 언제나 솔직하기를 바란다 築屋松下(축옥송하) : 소나무 아래에 집을 지어 脫帽看詩(탈모간시) : 모자를 벗고서 시를 살펴본다 但知旦暮(단지단모) : 다만 아침과 저녁만 알 뿐 不辨何時(불변하시) : 시간이 어느 때인지를 가리지 못한다 倘然適意(당연적의) : 어쩌다 기분에 맞겠지만 豈必有爲(기필유위) : 어찌 반드시 일부러 그렇게 했겠는가 若其天放(약기천방) : 만약 그것이 천성의 방림이라면 如是得之(여시득지) : 이렇게 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이리라
16. 淸奇(청기)
娟娟群松(연연군송) : 아름다운 소나무 숲 下有漪流(하유의류) : 아래엔 맑은 물이 흘러간다 晴雪滿汀(청설만정) : 개인 날, 물가에 눈이 가득하고 隔溪漁舟(격계어주) : 개울 건너엔 고기잡이배가 떠있다 可人如玉(가인여옥) : 마음에 맞는 사람 옥 같고 步屐尋幽(보극심유) : 나막신 신고 깊숙한 곳을 찾는다 載行載止(재행재지) : 가다가 또 섰다가 하며 가니 空碧悠悠(공벽유유) : 푸른 하늘은 아득하기만 하노라 神出古異(신출고이) : 옛적의 기이함이 묘하게 나오니 澹不可收(담불가수) : 담담함을 담을 수가 없도다 如月之曙(여월지서) : 달이 밝아지는 듯하고 如氣之秋(여기지추) : 공기가 마치 가을이 된 것 같도다
17. 委曲(위곡)
登彼太行(등피태행) : 저 태행산에 오르노라니 翠遶羊腸(취요양장) : 푸르름이 구비진 산길을 에워싼다 杳靄流玉(묘애류옥) : 아득한 안개는 옥빛 흐르는 듯 悠悠花香(유유화향) : 꽃향기가 아득히 풍겨나오는구나 力之於時(역지어시) : 이때에 힘을 주어 불어대니 聲之於羌(성지어강) : 호돌기 피리소리가 일어나는구나 似往已回(사왕이회) : 가버린 것 같아도 이미 돌아오고 如幽匪藏(여유비장) : 그윽한 것 같아도 감춰지지 않았구나 水理璇洑(수리선보) : 물은 옥무늬 생긴 못처럼 흐르고 鵬風翶翔(붕풍고상) : 붕새는 바람처럼 날아오르는구나 道不自器(도부자기) : 도는 처음 모양 고집하지 않고 與之圓方(여지원방) : 정황에 따라 둥글게도 모나게도 된다
18. 實境(실경)
取語甚直(취어심직) : 말을 선택함이 심히 직접적이고 計思匪深(계사비심) : 생각함이 깊지 아니하다 忽逢幽人(홀봉유인) : 숨어 편히 사는 사람 갑자기 만나니 如見道心(여견도심) : 마치 도심을 보는 것 같도다 淸澗之曲(청간지곡) : 맑은 골짝물의 굽이 碧松之陰(벽송지음) : 푸른 소나무 그늘에서 一客荷樵(일객하초) : 한 나그네 나무를 지고 一客聽琴(일객청금) : 한 나그네늘 피리소리를 듣고있다 情性所至(정성소지) : 성정이 가는 곳에 있지 妙不自尋(묘불자심) : 묘하게 자의로 찾지는 않는다 遇之自天(우지자천) : 하늘로부터 우연히 얻었지만 冷然希音(냉연희음) : 맑게 울리는 드문 소리일 것이다
19. 悲慨(비개)
大風捲水(대풍권수) : 큰 바람이 물을 말아올리고 林木爲摧(임목위최) : 숲의 나무들이 바람에 꺾인다 意苦若死(의고약사) : 마음이 괴로워 죽을 것 같아 招憩不來(초게불래) : 쉬어가게 불러도 오지 않는다 百歲如流(백세여류) : 인생 백년이 흐르는 물 같이 지나고 富貴冷灰(부귀냉회) : 부귀영화는 차가운 재가 되었다 大道日往(대도일왕) : 대도는 날마다 멀어지니 若爲雄才(약위웅재) : 웅대한 재주는 어떻게 되었는가 壯士拂劍(장사불검) : 장사는 검을 털어버리고 泫然彌哀(현연미애) : 확연히 슬픔이 가득하도다 蕭蕭落葉(소소낙엽) : 쓸쓸히 낙엽지고 漏雨蒼苔(누우창태) : 빗물은 푸른 이끼에 떨어진다
20. 形容(형용)
絶佇靈素(절저영소) : 잠념을 끊고 신령한 바탕을 기다리면 少回淸眞(소회청진) : 조금 후 대상의 맑고 참된 모습으로 돌아간다 如覓水影(여멱수영) : 물의 그림자를 찾는 듯 하고 如寫陽春(여사양춘) : 따뜻한 봄을 그려내는 듯하여라 風雲變態(풍운변태) : 바람과 구름의 변화하는 모양 花草精神(화초정신) : 꽃과 풀의 정채로움이라 海之波瀾(해지파란) : 바다의 찬란한 물결 山之嶙岣(산지린구) : 산의 험준하고도 높음이라 俱似大道(구사대도) : 모두가 대도와 유사하니 妙契同塵(묘계동진) : 묘하게 결합되어 속세와 같도다 離形得似(이형득사) : 형태를 떠나 유사함을 얻으면 庶幾斯人(서기사인) : 이 사람과 거의 가까워지느니라
21. 超詣(초예)
匪神之靈(비신지령) : 정신의 영묘함이 아니고 匪幾之微(비기지미) : 심기의 미묘함도 아니니라 如將白雲(여장백운) : 흰구름을 거느린다면 淸風與歸(청풍여귀) : 맑은 바람과 함께 돌아간다 遠引若至(원인약지) : 멀리 당겨 그곳에 이른 것 같으나 臨之己非(임지기비) : 가보면 이미 그것이 아니니라 少有道契(소유도계) : 어려서 도와 합치함이 있어 終與俗違(종여속위) : 끝내 세속과는 맞지 않는다 亂山喬木(난산교목) : 어지러이 많은 산에 높이 솟은 나무 碧苔芳暉(벽태방휘) : 푸른 이끼에 꽃다운 봄빛이로다 誦之思之(송지사지) : 그것을 외우고, 그것을 생각하니 其聲愈稀(기성유희) : 그 소리 더욱 희미해지는구나
22. 飄逸(표일)
落落欲往(낙락욕왕) : 처져서 가려고 矯矯不群(교교불군) : 교교히 무리에 어울리지 않는다 緱山之鶴(구산지학) : 구산의 학이요 華頂之雲(화정지운) : 화산 봉우리의 구름이라 高人畵中(고인화중) : 유명한 화가의 그림 속에 令色絪縕(영색인온) : 아름다운 빛 온기에 싸여있다 鄕風蓬葉(향풍봉엽) : 바람을 향한 쑥잎 泛彼無垠(범피무은) : 저 먼 곳에 띄워 끝없이 흘러간다 如不可執(여불가집) : 만약 잡을 수 없을 것도 같고 如將有聞(여장유문) : 장차 소식이 있을 것도 같도다 識者已傾(식자이경) : 아는 자는 이미 그것에 기울어지고 期之愈分(기지유분) : 그것을 기대할수록 더욱 나누어지기만 한다
23. 曠達(광달)
生者百歲(생자백세) : 인생백년 相去幾何(상거기하) : 서로 떨어짐이 얼마인가 歡樂苦短(환락고단) : 환락과 고단함 憂愁實多(우수실다) : 우수가 실로 많도다 何如尊酒(하여존주) : 술 한 말 함이 어떤가 日往煙蘿(일왕연라) : 날마다 안개 낀 댕댕이 넌출 찾는다 花覆茆簷(화복묘첨) : 꽃은 초가집 처마를 덮고 疏雨相過(소우상과) : 성긴 비는 지나간다 倒酒旣盡(도주기진) : 술잔을 기울여 다 마시고 杖藜行歌(장려행가) : 지팡이 짚고 걸으며 노래를 부른다 孰不有古(숙불유고) : 누가 예스러움을 지니지 않으리 南山峨峨(남산아아) : 남산처럼 높고도 높도다
24. 流動(유동)
若納水輨(약납수관) : 물 모으는 바퀴채 같고 如轉丸珠(여전환주) : 구르는 궁근 구슬 같기도 하다 夫豈可道(부기가도) : 어찌 말로 할 수 있으랴 假體遺愚(가체유우) : 그래서 형체를 빌려 우매한 자에게 남긴다 荒荒坤軸(황황곤축) : 지축은 황막하고 悠悠天樞(유유천추) : 천축은 아득하기만 하구나 載要其端(재요기단) : 그 단서만 찾으면 載同其符(재동기부) : 그 작요은 같을 것이니라 超超神明(초초신명) : 신명은 초연하여 返返冥無(반반명무) : 어두운 무의 세계로 돌아가는구나 來往千載(내왕천재) : 천년을 왕래하나니 是之謂乎(호지위호) : 이를 두고 이르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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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품(司空圖 -唐) 이후 32시품(袁枚-淸)
時에 따라 人에 따라 詩에 따라
25 崇意 虞舜教夔,曰『詩言志』。何今之人,多辭寡意.意似主人,辭如奴婢。 主弱奴強 呼之不至。穿貫無繩,散錢委地。開千枝花,一本所繫。 26 精思 疾行善步,兩不能全。暴長之物,其亡忽焉。文不加點,興到語耳。 孔明天才,思十反矣。惟思之精,屈曲超邁。人居屋中。我來天外。 27 博習 萬卷山積,一篇吟成。詩之與書,有情無情。鐘鼓非樂,捨之何鳴? 易牙善烹,先羞百牲。不從糟粕,安得精英?曰『不關學』,終非正聲。 28 相題 古人詩易,門戶獨開。今人詩難,群題紛來。專習一家,硜硜小哉! 宜善相之,多師為佳。地殊景光,人各身分。天女量衣,不差尺寸。 29 選材 用一僻典,如請生客。如何選材,而可不擇?古香時豔,各有攸宜。 所宜之中,且爭毫釐。錦非不佳,不可為帽。金貂滿堂,狗來必笑。 30 用筆 思苦而晦,絲不成繩。書多而壅,膏乃滅燈。焚香再拜,拜筆一枝。 星月驅使,華岳奔馳。能剛能柔,忽斂忽縱。筆豈能然?惟悟所用。 31 理氣 吹氣不同,油然浩然。要其盤旋,總在筆先。湯湯來潮,縷縷騰煙。 有餘於物,物自浮焉。如其客氣,冉猛必顛。無萬里風,莫乘海船。 32 布格 造屋先畫,點兵先派。詩雖百家,各有疆界。我用何格?如盤走丸。 橫斜操縱,不出於盤。消息機關,按之甚細。一律末調,八風掃地。 33 擇韻 醬百二甕,帝豈盡甘?韻八千字,人何亂探。次韻自繫,疊韻無味。 鬥險貪多,偶然遊戲。勿瓦缶撞,而銅山鳴。食雞取跖,烹魚去丁。 34 尚識 學如弓弩,才如箭鏃。識以領之,方能中鵠。善學邯鄲,莫失故步。 善求仙方,不為藥誤。我有禪燈,獨照獨知。不取亦取,雖師勿師。 35 振采 明珠非白,精金非黃。美人當前,爛如朝陽。雖抱仙骨,亦由嚴妝。 匪沐何潔?非熏何香?西施蓬髮,終竟不臧。若非華羽,曷別鳳皇。 36 結響 金先於石,餘響較多。竹不如肉,為其音和。詩本樂章,按節當歌。 將斷必續,如往復過。蕭來天霜,琴生海波。三日繞梁,我思韓娥。 37 取徑 揉直使曲,疊單使複,山愛武夷,為遊不足。擾擾闤闠,紛紛人行。 一覽而竟,倦心齊生。幽徑蠶叢,是誰開創?千秋過者,猶祀其像。 38 知難 趙括小兒,兵乃易用。充國晚年,愈加持重。問所由然,知與不知。 知味難食,知脈難醫。如此千秋,萬手齊抗。談何容易?著墨紙上。 39 葆真 貌有不足,敷粉施朱。才有不足,徵典求書。古人文章,俱非得已。 偽笑佯哀,吾其優矣。畫美無寵,繪蘭無香。揆厥所由,君形者亡。 40 安雅 雖真不雅,庸奴叱詫。悖矣曾規,野哉孔罵。君子不然,芳花當齒。 言必先王,左圖右史。沈夸微栗,劉怯題糕。想見古人,射古為招。 41 空行 鐘厚必啞,耳塞必聾。萬古不壞,其惟虛空。詩人之筆,列子之風。 離之愈遠,即之彌工。儀神黜貌,借西搖東。不階尺水,斯名應龍。 42 固存 酒薄易酸,棟撓易動。固而存之,骨欲其重。視民不佻,沉沉為王。 八十萬人,九鼎始扛。重而能行,乘百斛舟。重而不行,猴騎土牛。 43 辦微 是新非纖,是淡非枯。是朴非拙,是健非麤。急宜判分,毫釐千里。 勿混淄、澠,勿眩朱紫。戒之戒之!賢智之過。老手頹唐,才人膽大。 44 澄滓 描詩者多,作詩者少。其故云何?渣滓不少。糟去酒清,肉去洎饋。 寧可不吟,不可附會。大官筵饌,何必橫陳?老生常談,嚼蠟難聞。 45 齋心 詩如鼓琴,聲聲見心。心為人籟,誠中形外。我心清妥,語無煙火。 我心纏綿,讀者泫然。禪偈非佛,理障非儒。心之孔嘉,其言藹如。 46 矜嚴 貴人舉止,咳唾生風。優曇花開,半刻而終。我飲仙露,何必千鍾? 寸鐵殺人,寧非英雄?博極而約,淡蘊於濃。若徒澩□,非浮邱翁。 47 藏拙 晝贏宵縮,天不兩隆。如何弱手,好彎強弓。因謇徐言,因跛緩步。 善藏其拙,巧乃益露。右師取敗,敵必當王。霍王無短,是以無長。 48 神悟 鳥啼花落,皆與神通。人不能悟,付之飄風。惟我詩人,眾妙扶智。 但見性情,不著文字。宣尼偶過,童歌「滄浪」。聞之欣然,示我周行。 49 即景 混元運物,流而不注。迎之未來,攬之已去。詩如化工,即景成趣。 逝者如斯,有新無故。因物賦形,隨影換步。彼膠柱者,將朝認暮。 50 勇改 千招不來,倉猝忽至。十年矜寵,一朝捐棄。人貴知足,惟學不然。 人功不竭,天巧不傳。如一重非,進一重境。亦有生金,一鑄而定。 51 著我 不學古人,法無一可。竟似古人,何處著我?字字古有,言言古無。 吐故吸新,其庶幾乎?孟學孔子,孔學周公。三人文章,頗不相同。 52 戒偏 抱杜尊韓,托足權門。苦守陶韋,貧賤驕人。偏則成魔,分唐界宋。 霹靂一聲,鄒魯不鬨。江海雖大,豈無瀟、湘?突夏自幽,亦須廟堂。 53 割忍 葉多花蔽,詞多語費,割之為佳,非忍不濟。驪龍選珠,顆顆明麗。 深夜九淵,一取萬棄。知熟必避,知生必避。入人意中,出人頭地。 54 求友 游山先問,參禪貴印。閉門自高,吾斯未信。聖求童蒙,而況於我? 低棋偶然,一著頗可。臨池正領,倚鏡裝花。笑倩傍人,是耶非耶?
55 拔萃 同鏘玉珮,獨姣宋朝。同歌苕花,獨美孟姚。拔乎其萃,神理超超。 布帛菽粟,終遜瓊瑤。<折楊〉<皇荂〉敢望〈鈞韶〉。請披采衣,飛入丹霄。 56 滅跡 織錦有跡,豈曰蕙娘?修月無痕,乃號吳剛。白傅改詩,不留一字。 今讀其詩,平平無異。意深詞淺,思苦言甘。寥寥千年,此妙誰探? 跋 簡齋先生之詩,梨棗久登,傳布未廣。今讀《三十二品》而《小倉山房全集》可概見矣。鴛鴦繡出,甘苦自知,直足補表聖所未及,續云乎哉?丙午夏五月,鮑君以文舟中舉手鈔本見視,即假歸校錄,用識欣賞。震澤楊復吉識。 **** 續詩品 袁枚 余愛司空表聖《詩品》,而惜其祇標妙境,未寫苦心;為若干首續之。陸士龍云:『雖隨手之妙,良難以詞諭。』要所能言者盡於是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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