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과 위장병 다스리는 수영

  수영은 우리나라 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풀이다. 길옆이나 논밭둑.풀밭 등에  여러
포기씩 무리 지어 난다. 잎의 생김새가 시금치와 비슷하여 시금초 또는 산시금초.신검초  등
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맛이 시기 때문에 시금초라 부른다는 얘기도 있다. 수영은  여뀌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로 괴싱아.괴시양.괴승애.산모.산대황.산황.녹각설.산양제 등의 여러 이름이
있다.
  이른봄에 굵은 뿌릴에서 긴 잎자루를 가진 잎이 돋아나와 둥글게 땅을 덮는다. 줄기는 잎
가운데서 길게 자라 나오며 줄기에서 자라는 잎에는 잎자루가 없다.  잎은 긴 타원 꼴 또는
피침 꼴로 밑동은 깊게 파여 있고 끝은 뾰족한 편이다. 꽃은 엷은 노랑색으로 4월 말에서 5
월 초에 꽃 줄기가 50센티미터에서 1미터쯤 자라 나와 이삭 모양의 작은 꽃이 모여서 핀다.
  수영은 열매의 모양이 특이하여 눈길을  끈다. 줄기 끈에 가장자리는  붉은빛이고 안쪽은
녹색인 둥글둥글하면서도 납작한 열매가 수없이 매달려 바람에 대롱거리는 모습은 매우  인
상적이다. 꽃에는 꿀이 많아 양봉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수영은 위궤양.위하수.소화불량
등 위장병을 치료하고 위장 기능을 강화하는 데 깜짝 놀랄  만큼 효과가 있는 약초이다. 수
영을 뿌리째 뽑아 푹 삶은 다음 엿기름을 넣어 삭혀서 찌꺼기는 짜서 버리고 감주를 만들어
마시면 갖가지 위장병이 치료된다. 수영을 푹 삶아서 그 물을 밥먹기 전에 맥주잔으로 한잔
씩 마셔도 같은 효과가 있다.
  수영의 뿌리는 류머티스성 관절염에도 특효가 있다.  류머티스성 관절염은 아직까지 의학
적으로 그 원인도 규명되지 않고 뚜렷한 치료법도 없는 최고 고질병의 하나이다. 미국의 대
통령 루즈벨트도 이 병으로 고생했고, 자유당 시절 이승만  대통령 다음으로 권세를 누렸던
이기붕도 류머티스성 관절염으로 고생한 사람이었다. 류머티스성 관절염에는 건성과 습성의
두 가지가 있다. 건성 류머티스성 관절염은 음식물의 불완전  연소에서 생기는 노폐물과 음
식물에 들어 있는 무기수산이 칼슘과 결합하여 생긴다. 이 병은  몸에 열이 나지 않고 관절
마디에 딱딱 소리가 나면서 아픈 것이 특징이다. 습성 류머티스 관절염은 세균이 관절에 침
입하여 생기는 것으로 갑자기 열이 나면서 발병하는 것이  특징이다. 건성 류머티스 관절염
은 치료가 몹시 어렵고 습성 류머티스 관절염은 건성보다는 조금 치료가 쉽다.
  류머티슴의 원인이 되는 물질인 수산은 어떤 식품에나 조금씩 다 들어 있다. 그런데 음식
물에 열을 가하면 유기수산이 무기수산으로 바뀌어 이것이 몸에 들어가면 칼슘과  결합하여
신장경석.방과결석.동맥경화.류머티즘 증의 원인이 된다.  그러나 살아 있는 유기수산은 인체
내의 독소를 제거하고 각 장기의 기능을 원활하게 하며, 변비를 치료하는 등의 효과가 있다.
  수영 뿌리에는 바로 이 수산이 모든 식물 중에서 가장 많이 들어 있다. 수영 뿌리에 들어
있는 유기수산은 몸 안에 있는 무기수산을 유기수산으로 바꾸어 준다. 이는 마치 더러운 물
에 맑은 물이 흘러 들어 더러운  물을 씻어 내는 것과 같은 것이다.  수영 뿌리로 관절염을
치료하려면, 수영 뿌리를 아무 때나 캐서 잘 씻은 다음 소주에 담가서 일 주일쯤 두어 노랗
게 우러났을 때 하루 3~4번씩 소주잔으로 한잔씩 마시면 된다. 관절에 물이 차고 열이 나는
습성 류머티스 관절염에 특히 효과가 빠르다. 관절염으로 거의 않은뱅이나 다름없이 지내던
사람이 수영 뿌리로 담근 술을 먹고 멀쩡하게 나은 사람이 여럿 있는 만큼 수영은 류머티스
관절염에 특효약이라 할 만하다.
  참고로 수산이 많이 들어 있는  식품을 들면, 대황.시금치.코코아.바나나.홍차.후추.팥.근대.
고추.강낭콩.쇠고기.커피 등이다. 이런 식품들은 끓여 먹는 것이 좋지 않다. 옴, 어루러기  같
은 피부병 치료에도 수영을 쓴다. 생즙을 내어 바르면 잘 낫는다. 유럽에서는 수영을 나물로
흔히 먹는다. 샐러드로 만들어 먹기도 하고,  국을 끓이기도 하며 요리 재료로 널리  쓰는데
야생종을 개량하여 채소로 널리 재배한다.
  고대 그리이스나 로마시대의 의사들은 수영의 잎을 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담석이나 신장
의 결석을 없애는 약으로 썼다. 또 혈액을 맑게 하고  간장을 튼튼하게 하며 소화를 잘되게
하고 밥맛을 좋게 하는 데에도 즐겨 썼다. 수영 잎으로 만든 차는 민간에서 열을 내리는 약
으로 인기가 있으며 뿌리를 짓찧어 짜낸 즙은 옴, 습진 같은 피부병 치료에 썼고,  요즘에는
화상이나 치질 치료약으로 쓴다. 수영 잎에는 비타민 C가 많아 19세기 초 북극 탐험이 한창
일 때 미타민 C 부족으로 인한 괴혈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수영 잎을 갖고 다니기도  했다.
수영의 신맛이 고기를 연하게 하므로 소시지, 양고기, 돼지고기 요리에 향미료로도 널리  쓰
고, 또 음식에 신맛을 낼 때 오렌지나 레몬 대신 쓰기도 한다. 수영은 한약 건재상에서 팔지
않는다. 구하려면 시골의 논둑이나 밭둑 같은 데서 캐어 오는 수밖에 없다.
 


염증과 종기 잡는 인동

  옛날 중국 안탕산에 약초를 캐는 한 노인이 있었는데 이름은 임동이라고 불렀다. 그는 험
한 안탕산을 마음대로 오르내리며 늑대, 호랑이  표범 등과 어울렸다. 어느 해 여름  안탕산
부근의 마을에 눈이 빨갛게 충혈되고 코와 입부터 시작해서 온몸에 고름이 나오게 되는 괴
질 피부병이 유행했다. 수많은 사람이 괴질에 걸려 온몸에서  고름이 나오며 신음했으나 이
병을 고칠 수 있는 약은 없었다. 임동 노인은 이 괴질을 고칠  수 있는 약을 캐오겠다고 결
심했다. 그는 약초 망태기를 둘러메고 안탕산 백이봉으로 올라갔다.
  임동 노인에게는 쌍둥이 딸이 있었는데 이름을 금화와 은화라고 했다. 아버니가 안탕산으
로 올라간 뒤 쌍둥이 자매는 아버지가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도
임동 노인은 돌아오지 않았다. 어느 날 쌍둥이 딸이 아버지를  기다리다가 집 앞에 있는 큰
나무에 기대에 잠이 들었는데 꿈에 아버지 임동 노인이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한손에 금
색과 은색의 꽃이 피어 있는 풀을 쥐고 있는 것이었다. 꽃에서는 맑고 은은한 향기가 났다.
  똑같은 꿈을 꾼 자매는 아버지가 이미 돌아가신 것으로 알고 아버지가 하던 약초 태던 일
을 이어받기로 결심하고 준비를 갖추어 안탕산 백이봉으로 올라갔다. 안탕산 백이봉은 구름
에 가려 있었고 61개의 봉우리와 46개의 동굴이 있었다. 금화와 은화는 이들 봉우리와 동굴
을 모두 지나다녔다.
  그런데 금화와 은화가 지나간 발자국에서 한 개의 푸른 덩굴이 자라나 금빛과 은빛의 꽃
을 피우더니 은은한 향기가 풍겼다. 푸른 덩굴이 말을 하였다. “괴질을 고치려면 끓여 먹어
야 해.”금빛과 은빛의 꽃이 대꾸했다.  “열을 내리고 독을 없애려면  끓여 먹으면 낫지.” 
푸른 덩굴과 금빛 은빛의 꽃들이 서로 말을 하기 시작하니 건너편에 있는 봉우리에서도 메
아리처럼 똑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그  소리는 점점 커져서 마침내 온  산이 함성으로 가득
찼다. 마을 사람들이 이 소리를 듣고 모두 산으로 올라가 금빛 은빛 꽃을 따고 덩굴을 잘라
끓여 먹으니 곧 열이 내리고 피부병이 나았다. 그러나 임동  노인과 쌍둥이 딸을 어디로 갔
는지 보이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은 임동 노인은 약초 덩굴이  되었다 하여 그 덩굴은 인동
이라고 불렀고, 금화 은화 자매는 꽃이 되었다 하여 그 덩굴의 꽃을 금은화라고 불렀다.
  인동은 그 이름대로 모진 겨울을 얇은 이파리 몇 개로 견디어 내는 인고의 장한 뜻이  있
는 식물이다. 그러나 그 무성하게 자라는 성질과 기품있는  꽃이 어울리는 계절은 초여름이
다. 인동 꽃이 핀 것을 보고 우리는 여름이 온 것을 안다. 인동은 그 꽃의 아름다움을 자랑
할 만하다. 인동 꽃은 처음에는 흰색으로 피었다가 며칠 지나면 노란색으로 변한다.  그래서
자세히 살펴 보지 않으면 흰 꽃과 노란 꽃이 섞여 피는 것처럼 보인다. 인동 꽃을 금은화라
고도 부르는데 이 이름은 금빛과 은빛의 꽃이 사이 좋게 섞여 핀다 하여 붙여 준 이름이다.
좋은 이름을 가진 만큼 금색 은색의 꽃은  티없이 깨끗한 맵시가 있고 향기도 좋으며 꿀이
많아 벌이 많이 모여든다.
  인동은 약성이 다양하다. 줄기.잎.꽃.뿌리까지 약으로 쓰므로 버린 것이 없다. 우리나라 곳
곳의 산기슭.논밭둑.개울가.길섶에 흔히 자라므로 구하기도 쉽다. 인동을 만병의 약이라고 부
르는 사람도 있고 중국에서는 인삼보다 더 나은 약초라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다음의 전설도
그런 배경에서 생겨난 것이 아닐까.  옛날 중국에 한 착한 부부가  있었는데 이 부부한테는
금화와 은화라는 어여쁜 쌍둥이 딸이 있었다. 금화와 은화는  서로를 지극히 사랑하여 살아
서도 함께 지내고 죽어서도 같이 묻히자고 약속을 했다.
  그런데 그들이 자라 시집 갈 나이가 되었을 때 그 마을에 전염병이 돌기 시작했고 언니인
금화가 그만 그 병에 걸렸다. 동생 은화는 정성을 다해  언니를 간호했으나 소용도 없이 언
니는 점점 약해져 갔고 마침내 은화도 언니와 같은 병으로  자리에 눕게 되었다. 두 자매는
임종이 가까워 부모님께 유언하기를 ‘우리가 죽으면 약초가 되어 세상에 다시 나서 우리와
같은 병으로 죽는 사람이 없게 하겠습니다.’라고 하였다. 금화 은화는 소원대로 죽어서  한
무덤에 묻혔는데 이듬해 봄에 그 무덤에서 한 줄기 가느다란 덩굴이 자라났다. 덩굴은 해가
갈수록 무성해지더니 여름이 되자 금색과 은색으 예쁜 꽃들이  사이 좋게 뒤섞여 피어났다.
사람들은 금화와 은화의 혼이 꽃으로 피어나  것이라 하여 금은화라 불렀고 병을  치료하는
약초로 쓰게 되었다.
  아름답고 애처로운 전설인데 금은화에는 강한 항균작용과 독을 풀고 열을 흩어 내리는 작
용이 있어 유행성 독감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인동은 덩굴과 꽃을 달리 쓴다.  인
동 덩굴은 약성이 차고 맛은 달며 약간 쓰다. 심경,  폐경에 작용한다. 열을 내리고 독을 풀
며 경맥을 잘 통하게도 한다. 여러 가지 염증질병에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창상과 종기,  부
스럼을 치료한다. 열로 인하여 생긴 병이나 감기, 호흡기 질병, 매독 등에 효과가 있다. 금은
화는 성질이 차갑고 맛은 달고 약간 쓰면서도 맵다. 소변을  잔 나오게 하고 염증을 삭이며
균을 죽이는 작용이 있다. 갖가지 옹종.악창.옴.이질.열병.연주창 같은  데에 효과가 있다. 대
장염.위궤양.방광염.인두염.편도선염.결막염 등 여러 가지 염증질병에도 효과가 크다.
  인동꽃은 꽃송이가 피기 직전에 따서 그늘에 말리고 잎과 줄기는 가을철에 베어서 그늘에
서 말려 두고 쓴다. 인동은 술로 담가 먹으면 약효가 더 빠르다. 초여름 금방 핀 흰 꽃을 따
말려서 좋은 술 1.8리터에 인동꽃 1백 그램쯤을 넣고 따뜻한 곳에  한 달 가량 숙성시켜 노
랗게 우러나면 마신다. 갖가지 종기.부스럼.각기.매독.관절염에 효과가 있다. 기호에 따라  황
설탕이나 꿀을 넣어 마실 수 있으며 밥먹기 전에 한잔씩  마신다. 달여 먹는 것보다 흡수가
빠르다.
  인동 잎을 따서 그늘에 하루쯤 두었다가 불에 가볍게 볶아내어 종이 봉지에 담아 두었다
가 한번에 2~3그램씩 더운물에 우려내어 차로 마실 수도 있다. 해열.이뇨.감기 치료.종기  치
료에 효과가 있고 만성간염에도 효과가 있다. 인동 차에 산사  열매를 넣어 같이 달이면 신
맛이 섞여 먹기가 좋은데 협심증이나 고혈압에 효과가 크다.  인동을 약으로 활용하는 방법
을 몇 가지 소개한다.
  휴행성 감기 - 인동 덩굴이나 잎을 그늘에서  말린 것 10~15그램에 물 500밀리리터를 붓
고 약한 불로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서 하루 3~4번 마신다.  마시고 나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땀을 흠뻑 내면 효과가 더욱 빠르다. 머리카락이 빠질 때  - 인동 덩굴이나 잎
15~20그랜을 진하게 달여서 한번에 맥주잔으로 한잔씩 하루 2~3번 15~20일 간 마시면 머리
카락이 다시 자라 나오게 된다. 종기, 종창, 부스럼 - 인동 덩굴에  물을 약간 붓고 끓인 다
음 그 물에 녹두 가루를 넣어 고약처럼 되게 한 것을 종기나 종차에 바른다.
  신장염 - 급성 신장염으로 열이  나면서 오줌이 잘 나오지 않고  몸이 부을 때에는 인동
덩굴이나 잎 15~20그램을 진하게 달여서 그 물을 한번에 맥주잔으로 한잔씩 마시면 효험이
있다. 요통, 근 육통 - 인동 덩굴이나 잎  15~20그램을 달여 마시는 동시그 그 물로 목욕을
한다. 당뇨병 - 인동꽃 말린 것 30그램에 물 500밀리리터를 붓고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약
한 불로 달여서 하루 세 번으로  나누어 밥먹기 전에 마신다. 3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하면
효험이 있다.
 


곪은 손가락 낫게 한 제비꽃

  옛날 어느 곳에 화자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둘 살았다. 꼭 같이 거지였던 두 사람은 서
로 의형제를 맺었다. 그런데 어느 날 동생이 생손가락을 앓게 되었다. 손톱이 빨갛게 부어오
르고 아픔이 몹시 심했다. 형은 동생을 데리고 약방을 찾아가 약을 달라고 했다. 약방  주인
은 약을 사려면 다섯 냥을 달라고 하였다. 그들에게는 돈이 없었으므로 약방 주인은 그들을
내쫓아 버렸다. 약방에서 쫓겨난 형제는  산기슭에 올라가 어떻게 해야 좋을지를  생각했다.
동생이 몹시 아파하므로 형은 발밑에 있는 보라색 꽃을 따서 입으로 씹었다가 동생으 아픈
손가락에 발랐다. 그랬더니 손이 불타는 것처럼 화끈거리다가 차츰  열이 내리고 통증이 없
어졌다.
  형은 그 보라색 꽃이 핀 풀을 뿌리째 뽑아 집으로 가지고 와서 꽃잎을 짓찧어 동생의  아
픈 손가락에 붙이고 나머지는 달여서 먹였다. 이튿날 아침에  보니 놀랍게도 아프던 손가락
은 거의 다 나아 있었고 2~3일 뒤에는 마침내 완전하게 나았다. 그 뒤로 두 화자 형제는 거
지 노릇을 그만두고 산에 가서 약초를 캐다가 생인손을 앓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고쳐 주
었다. 그 약초는 꽃이 보라색이고 줄기가 마치 단단한 못과 같다고 하여 이름을 자화지정이
라고 지었다.
  자화지정을 우리말로는 제비꽃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 아무 데나 흔하며 흰제비꽃,  삼색
제비꽃, 졸방제비꽃, 태백제비꽃, 단풍제비꽃,  장백제비꽃, 각시제비꽃, 간도제비꽃 등  40여
종이 있다. 꽃 빛깔도 연보라색, 진한 보라색, 흰색, 노란색 등이 있다. 제비꽃이라는 이름은
남쪽나라에서 제비가 올 때쯤 꽃이 핀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제비꽃은 쓰임새가 많다. 약으로도 쓰고, 나물로도 먹으며  염색재료로 쓰고, 과자나 샐러
드에 넣어 먹기도 한다. 특히  깊고 그윽한 내음이 있어 유럽에서는  향수의 원료로 쓰기도
한다. 중세 유럽에서는 제비꽃이 예수가 매달렸던 십자가 밑에서  피어난 꽃이라 하여 매우
소중하게 여기기도 했다. 제비꽃은 생인손은  앓을 때 날로 찧어 붙이면  신기하리 만큼 잘
낫는다. 갖가지 염증, 연주창, 피부염, 종기 헌 데, 상처가 곪은 데 등에도 찧어 붙이거나 달
여서 먹으면 잘 낫는다.
  제비꽃은 맛은 쓰고 매우며 성질은 차다. 열을 내리고 독을  풀며 갖가지 균을 죽이고 염
증을 없애는 작용이 있다. 가래를 삭이며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불면증과 변비에도 효과가
있다. 부스럼이나 타박상, 상처가 곪은 데는 신선한 제비꽃 전초를 비벼서 그대로 아픈 부위
에 붙이거나 즙을 내어 바른다. 관절염에는 말린 제비꽃 1백  그램과 말린 질경이 1백 그램
을 4~5리터의 물에 넣어 약한 불로 반쯤 되게 달여서 그 물을 마시고 또 찜질을 한다. 하루
3~4번 찜질을 한다.
  불면증이나 변비에는 말린 뿌리 3~5그램을 달여서 잠들기 30~40분 전에 마신다. 황달에는
말린 것은 10~15그램, 날것으로는 30~60그램을 달여서 수시로 차 대신 마신다. 제비꽃은  염
증을 치료하는 작용이 세므로 요즘에는 갖가지 악성 종양을 치료하는 데도 쓴다. 성질이 차
므로 제비꽃만을 쓰지 않고 겨우살이, 꾸지뽕나무, 느릅나무 뿌리껍질 등을 더하여 달여  복
용한다. 봄철 나물로 먹을 때는 밀가루 옷을 입혀 튀김을 만들기도 하고, 살짝 데쳐서  무쳐
먹기도 한다. 다른 야채와 함께 샐러드로 먹을 수도 있으며  꽃잎을 모아 살짝 데쳐서 잘게
썰어 밥에 섞어 꽃밥을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소화 잘되게 하고 전립선염에 효험있는 고수풀

  고수풀은 중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향신료의 하나이다. 중국에서는 향채라 하여 거의
모든 음식에 넣어 먹는다. 중국을 여행하는 사람들 중에는 이 고수풀의 냄새 때문에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수가 많다. 고수풀은 빈대 냄새가 심하게  나서 처음 먹는 사람은 역겨
움을 느낀다. 그러나 습관이 되면 오히려 이것 없이는 음식을 먹지 못하게 된다고 한다.  인
도, 태국 같은 데서도 카레나 수프에 향신료로 널리 쓰고 있다. 잎이 푸를 때는 빈대 냄새가
나지만, 황갈색으로 익은 열매에서는 달콤하고 매혹적인 향기가 난다.
  중국에서는 이 씨를 먹으면 불로불사한다는 말이  있다. 한방에서는 ‘호유실’이라고 하
여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소화를 잘되게  하며, 기침을 멎게 하고, 입냄새를 없애며  상처를
치료하는 데 등에 쓴다. 고수를 서양에서는 코리안더라고 부른다. 이 이름은 빈대를  뜻하는
그리스어의 코리스와 좋은 향기가 나는 식물  이름인 아니스를 합친 것으로 잎이나  열매가
어린 때에는 빈대 냄새가 나지만 익으면 아니스 같은 좋은 향기가 난다는 뜻이다.
  고수는 고대 그리스나 로마에서도 가장 널리 쓰인 약초의 하나였다. 히포크라테스도 고수
의 씨가 복통이나 현기증 등을 치료하는데 좋다고 했다. 고수 씨는 탄수화물을 소화하는 효
과가 뛰어나므로 고대 로마 때부터 빵이나 과자를 구울 때  함께 넣었다. 또 빻아서 가루를
만들고 그 향기를 마시면 현기증을 치료한다고 하였고 유럽에서는 강장 효과가 뛰어나다 하
여 차나 수프로 만들어 환자에게 먹게 하였다. 이집트에서는  3천 년 전부터 고수풀을 시체
와 함께 묻는 풍습이 있는데, 이는 고수풀의 강한 냄새가  죽은 사람의 영혼을 보호하는 부
적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고수는 세계에서 가장 흔히 쓰는 향신료의 하나이다. 16세기에 스페인 정복자들이 고수풀
을 남미로 가져갔고, 미국에는 영국 이주민들이 가져갔으며, 오늘날에는 남미, 북미, 동남아,
유럽, 아랍 등의 많은 나라에서 귀중한 향신료로 쓴다. 일본에서도 ‘고엔도로’라 하여  생
선이나 고기를 요리할 때 흔히 쓰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빈대  냄새를 싫어하여 먹는 사람이
드물다.
  고수풀의 약효에 대해서는 옛 책에 대략 다음과 같이 적혔다. “고수풀 뿌리와 잎은 기미
가 맵고 성질은 따뜻하다. 생채로 먹거나 김치를 담가 먹는다. 소화를 잘 되게 하고  오장을
편하게 한다. 빈혈을 고치고 대.소장을 이롭게 한다. 배의 기를 통하게 하고 사지의 열을 없
애며 두통을 치료한다. 씨는 벌레 독, 치질, 고기 중독, 토혈,  하혈 등에 즙을 끓여 차게 먹
는다. 또 기름을 짜서 달여 어린이의 두창에 바르면 효과가 있다. 많이 먹으면 건망증이  생
긴다.”고수풀은 전립선염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곧 고수풀과 더덕을 1:1의 비
율로 하여 진하게 달여서 마시면 여간해서는 잘 낫지 않는 전립선염임 완화 내지는 낫는다.
3개월 넘게 꾸준히 복용하면 대부분 효과를 본다.
  고수풀은 미나리과에 딸린 한해살이풀이다. 키는 40~60센티미터쯤  자라며 생김새는 미나
리를 닮았으나, 미나리보다는 잎이 더 잘고 가느다랗게 찢어져 있다. 여름철에 흰색 또는 분
홍색 꽃이 피고 진 뒤에 쌀알보다 큰 지름  3~5밀리리터쯤의 열매가 달린다. 처음에는 녹색
이다가 차츰 황갈색으로 익는다. 열매 속에 씨가 2개  맞붙어 있는데 단단하여 잘 깨어지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중국 음식 재료로 드물게 가꾼다.
 


폐 튼튼하게 하고 피 멎게 하는 백급

  옛날 중국의 한 장수가 벼슬을 버리고 시골에서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황제가 명령을 내
려 그를 황제의 근위대장으로 임명하고 불러 올렸다. 그는  서울로 올라가는 도중에 서융족
장수 10명을 만나 싸움을 벌여  물리쳤다. 산해관에 거의 다다랐을 때  서융족 장수 10명이
그를 포위했다.
  “네 이놈, 우리 형제들을 죽이고 살아서 돌아갈 줄 알았더냐!”“썩 비켜라. 나는 황제의
부름을 받고 가는 몸이다.”장군은 장수 10명과 싸움을 벌였다. 그러나 먼길을 오느라  지친
데다가 앞서 서융족 장수 10명과  싸웠던지라 힘이 빠져 있어 그들을  무리칠 수가 없었다.
간신히 빠져 나오긴 했으나 몸의 네 군데에 칼을 맞았고  가슴에 활을 맞았다. 그러나 의연
하게 말을 달려 황제 앞에 당도했다. 황제는 감동하여 즉시 태의를 불러 치료하게 했다.  태
의가 즉시 응급처치를 하여 피는 멈추고 잘린 근육과 뼈는 다시 이어졌지만 화살이 폐를 뚫
어 숨이 가쁘고 피를 토하는 등 목숨이 위급한 지경에 이르렀다.
  황제는 전국에 명의를 초빙한다는 명령을  내렸다. 그날 한 늙은 농부가  약초 몇 뿌리를
가지고 왔는데 잎은 종려 잎을 닮았고 뿌리는 마름을 닮았다. 농부는 황제에게 약초를 바치
며 말했다. “이 약초를 불에 구어 가루를 내어 절반은 물과 함께 먹고, 나머지 반은 상처난
데에 싸매 주면 나을 것입니다.”과연 그대로 하였더니 장군의 병이 나았다. 황제는 늙은 농
부를 기특히 여겨 벼슬을 내렸으나 한사코 받으려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대는 무엇을
바라는고?”“소인은 다만 이  약초를 의학책에  실어 세상에 널리  알리는 것이  소원입니
다.”  황제는 그 뜻을 장하게  여겨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이 약초의 이름은 무엇인
고?”“아직 이름이 없습니다. 폐하께서 이름을 정하여 주옵소서.”황제는 잠시 생각하고 나
서 물었다.
  “그대의 이름이 무엇인고?”“소인의 이름은 백급이라고 하옵니다.”“그렇다면 이 약초
의 이름을 백급이라고 하라.”그 뒤로 이 약초는 백급으로 부르게 되었다. 백급은  난초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에서는 대개  자란이라고 부른다. 5~6월에 빨갛게  피는 꽃이
아름다워 정원에 더러 심는다. 우리나라의 제주도 남부지방, 섬지방의 바닷가 돌 많은  흙에
드물게 자라며 온실에서 가꾸기도 한다.
  키는 50센티미터쯤 자라고 잎은 넓은  칼 모양이며 세로 줄이 빽빽하게  나 있다. 뿌리는
둥글고 희 구경으로 지름이 3~4센티미터쯤된다. 뿌리에 점액질이  많아 접착제를 만드는 원
료로 쓰기도 하고 구황식품으로도 먹는다. 백급은 폐를 튼튼하게  하고 출혈을 멈추게 하며
부은 것을 내리고 새살이 잘 나오게  하는 약으로 쓴다. 폐나 위의 출혈로  피를 토할 때나
위 및 십이지장궤양, 갖가지 종기, 종양에 백급  뿌리를 캐서 말린 것 3~9그램을 달여  먹는
다. 피를 토할 때는 백급 뿌리 4그램, 띠꽃 8그램에 물 200밀리리터를 붓고 달여서 하루 3번
나누어 마신다. 백급의 얄리 효과에 대해 <동의학사전>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가을에 덩
이 뿌리를 캐서 물에 씻어 증기에 쪄서 말린다. 맛은 쓰고 달며 성질은 서늘하다. 폐경에 작
용한다. 폐를 보하고 피나는 것을 멈추며 부은 것을 내리고 새살이 잘 돋아나게 한다.  약리
실험에서 지혈작용, 위 및 십이지장  궤양 치료작요, 억균작용 등이  밝혀졌다. 폐가 허하여
기침하는 데, 각혈, 코피, 외상으로 인한  출혈, 옹종, 창양, 덴 데, 손발이  튼 데 등에 쓴다
하루 3~9그램을 달인 약, 알약, 가루약 형태로 먹는다. 외용약으로  쓸 때는 가루 내서 뿌리
거나 기초제에 개어 바른다.”백급을 약으로 활용하은 방법을 소개한다.
   결핵으로 피롤 토할 때 - 백급 뿌리를 말려 가루  내어 한번에 3~5그램씩 하루 두 번 따뜻한
                                      물로 먹는다. 3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좋다. 갑작스런 각혈에는
                                      7~10그램을 달여서 단번에 마신다.

   칼이나 낫에 다친 상처, 화상 - 백급 뿌리를 가루 내어 뿌리면 흉터가 남지 않고 잘 낫는다.

   기침, 코피 - 백급 뿌리를 가루 내어 한번에 3~5그램씩 먹는다.
 
  

없던 밥맛이 꿀맛 딱지꽃
 
  딱지꽃은 어린이들이 놀이할 때 쓰는 따지처럼 땅바닥에 납자하게 퍼져서 자라는 풀이다.
잎은 톱날을 닮았고 뒷면에 흰 털이 빽빽하게 나  있으며 줄기는 보랏빛이다. 6~7월에 꽃잎
이 다서 개인 황금빛 꽃이 귀엽게 핀다. 우리나라 각지의  들이나 바닷게 풀밭에 흔히 자란
다. 한국을 비롯 중국, 일본에서 구황식물로 먹었다는 기록이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지혈약으
로, 일본에서는 해열제로 민간에서 썼다는 기록이 있다. 한방에서는 딱지꽃을 약으로 쓴  일
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딱지꽃 뿌리는 지혈제로 매우 훌륭하다. 자궁출혈, 장출혈, 치질출혈, 코피, 각혈, 피오줌을
누는 데, 암으로 인한 출혈, 대변 볼 때 피 나는 것 등 온갖 출혈에 딱지꽃 뿌리를  쓰면 다
른 어떤 약보다 좋은 효과를 볼 수가 있다. 온갖 종류의 출혈에는 딱지꽃 뿌리 40그램을 진
하게 달여서 차 대신 하루 4~5번 마신다. 딱지꽃 뿌리는 봄이나 가을철에 뿌리째 캐서 그늘
에 말려 약으로 쓴다. 맛은 약간 쓰고,  성질은 평하므로 아무 체질이나 상관없이 쓸 수  있
다. 풍습을 없애고 열을 내리며 독을 푸는 작용이 있다. 또 설사를 멎게 하고 피 나는 것을
멎게 하며 티푸스균, 적리균, 포도알균 등 온갖 균을  죽인다. 갖가지 염증을 치료하고 모세
혈관을 튼튼하게 하며 혈액순환을 좋게 하는 작용도 있다.
  진통작용, 진정작용도 있으므로 류머티스 관절염, 통풍, 신경통에도 효과가 있고, 위염, 장
염, 기관지 천식, 기침, 당뇨병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 딱지꽃은 나물로도 더러 먹는다. 어린
잎을 살짝 데쳐서 간을 맞추어 먹으면 쓴 맛이 없고  담백하여 누구라도 즐길 만하다. 어린
잎을 날로 먹어도 괜찮고 마요네즈와 버무려 먹어도 맛이 좋으며 밀가루 옷을 입혀 기름에
튀겨 먹어도 그만이다. 말려서 차로 마셔도 그런 대로 괜찮다. 딱지꽃은 영양 물질이 풍부하
므로 채소 대신 나물로 즐겨 먹을 만하다. 뿌리째 뽑아서  반찬으로 만들어 늘 먹으면 몸이
튼튼해지고 힘이 나고 밥맛이 좋아지고 위장이 튼튼해진다.
  딱지꽃과 닮은 것으로 양지꽃이 있다.  이른 봄철 양지 쪽에서 자라  노랗게 꽃을 피운다
하여 양지꽃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양지바른 풀밭이나 물가에서 흔히  자라며 잎 모양은 딸
기 잎을 닮았다. 양지꽃도 딱지꽃과 마찬가지로 지혈작용이 상당히 강하다. 민간에서 상처의
피를 멎게 한는 데, 설사, 이질에 쓰고 열을 내리는 약으로도 쓴다. 여자들이 생리가 고르지
못하고 뱃속이 냉할 때 양지꽃을 뿌리째  캐서 오래 달여 먹으면 차츰 낫는다.  또 젖이 잘
안 나올 때 달여 먹으면 곧 젖이 잘 나오게 된다. 몸이  허약할 때에 양지꽃을 오래 먹으면
좋다. 여름철에 뿌리를 캐서 그늘에서 말려 두고 수시로 차로 끓여 마시거나, 말린 것을  가
루 내어 찹쌀풀이나 꿀로 알약을 지어 두고 수시로 복용한다.  또 딱지꽃 뿌리를 오래 달여
먹으면 몸이 튼튼해지고 눈이 밝아진다.
  어느 노인이 간경화라는 병원의 진단을 받고 산과 들을 다니면서 딱지꽃, 양지꽃 등을 열
심히 캐서 달여 먹고 간경화를 고쳤다는 일화가 있다. 딱지꽃과 양지꽃은 간장의 기능을 강
화하는 데도 좋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입냄새 없애주는 회향

  회향은 유럽이 원산지인 두해살이풀이다.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와 지금은 간혹 심
기도 하고 저절로 자라기도 한다. 줄기와 잎에 톡 쏘는 듯한 독특한 향기가 있다. 잎은 가는
실처럼 생겼고 여름철에 가지 끝에 노란색 꽃이 가지끝에 우산처럼 모여서 피고 열매는 가
을철에 익는다. 봄에 심으면 그 이듬해에 키가 1미터 넘게 자라서 열매가 달리며,  우리나라
에서는 두해살이풀이지만 따뜻한 지방에서는  7~10년쯤 자라며 열매를  맺는다. 유럽에서는
회향을 딜(Dill)이라고 하고 중국에서는 시라라고 부른다.  그러나 딜과 시라는 회향과 매우
닮았지만 조금 다른 풀이다.
  회향은 그 열매를 향신료로 널리 쓴다. 열매는 길이  3~5밀리미터쯤 되는 타원 꼴인데 가
볍고 달고 향기로운 냄새가 난다. 회향 열매에는 2~6퍼센트의 정유가 들어 있는데 정유에는
아비톨이 50~60퍼센트, 펜콘 10~20퍼센트, 아니스알데히드, 에스트라골 등이 들어 있다. 씨앗
에는 이 밖에 기름 12~18퍼센트, 단백질이 20퍼센트쯤 들어 있다.  또 비타민 A와 아스코르
빈산도 많이 들어 있다.
  회향의 단맛은 아네톨이라는 성분이다. 아네톨은 23도에서는  녹지만 20~21도에서는 결정
성 덩어리가 되고 달며 향기가 있다. 회향은 수천 년 전부터 인류가 가장 귀하게 여긴 약초
이자 향신료의 하나이다. 5천 년 전의 고대 이집트   무덤에서 발견된 파피루스에서 회향을
재배했다는 기록이 있고, 고대 이스라엘에서는 십일조의 대상으로 삼기도 했다. 회향은 위를
튼튼하게 하고 소화를 돕는 효과가 뛰어나다. 또 단맛이 있고  향기가 좋아서 맛과 향을 좋
게 하기 위해서 음식이나 약에 넣기도  한다. 빵이나 과자 같은 데에 몇  개씩 넣으면 맛과
향이 훨씬 좋아진다.
  본디 회향이라는 이름은 썩은 간장이나 물고기에 이것을 넣으면 본래의 냄새대로  되돌아
간다고 하여 붙인 것이다. 그래서 식품의 향료와 냄새를 없애는 데 흔히 쓴다. 고대  유럽에
서는 회향의 향기가 마녀의 주력을 내쫓는 신통력이 있다고  믿었다. 회향을 태워서 연기를
쏘이거나 말려서 문 위에 걸어 두면 마녀의 주술에 걸리리  않는 것으로 여겼다. 반대로 마
녀도 주문을 외워서 마법을 걸 때 회향을 썼다고 한다.
  회향의 정유 성분에는 진정작용 및 최면작용이 있다. 한밤중에  일어나 우는 아이에게 회
향 씨를 달여서 먹이면 신통하게 울음을 그치고 잠을 자게 된다. 회향은 중추신경을 처음에
는 약간 흥분시키다가 차츰 진정시킨다. 또 점막을 자극하여  위, 창자, 기관지 등 분비선에
서 분비물이 많이 나오도록 돕는다. 가래를 없애는 약으로도 쓰고  젖을 잘 나오게 하는 데
도 쓴다.
  회향은 성질이 따뜻하고 기를 잘 통하게 하므로  찬 것을 내보내고 아픈 것을 멎게 하는
데 효과가 있다. 입냄새를 없애고 동맥경화를  예방하며 잠을 잘 자게 한다. 신장과  방광을
따뜻하게 하므로 신장염이나 신부전증을  치료하는 데도 쓴다.  민간에서는 만성신부전증을
회향으로 고친 사례가  있다. 회향의 약성에  대해 <동의학  사전>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맛은 맵고 성질을 따뜻하다. 방광경, 신경, 위경, 심경, 소장경에 작용한다. 신과 위를 덥혀
주고 입맛을 돋우며 기를 잘 통하게 하고 한사를 없애며 아픔을 멈춘다. 열매에는 아네톨을
주성분으로 하는 향기름이 있는데 이것이 적은 양에서는 중추신경을 흥분시키고 많은  양에
서는 억제한다. 또한 열매는 위, 창자, 기관지의 내분비선의 선분비를 항진시키고 젖선의 분
비도 세게 한다. 그 밖에 진경작용, 게움멎이 작용을 나타낸다.
  한산으로 고환이 붓고 아픈 데, 비위가 허하여 배가  아프고 불러오며 메스껍거나 게우고
입맛이 없는 데 주로 쓴다. 또한 허리가 시리고 아픈 데, 달거리 아픔, 음부가 찬 데도 쓰며
상기도질병, 장경련, 젖이 잘 나오지  않는 데도 쓴다. 그대로 또는  볶아서 하루 3~9그램을
달인 약, 알약, 가루약 형태로 먹는다. 열중에는 쓰지 않는다.“ 회향에는 소회향과 대회향이
있다. 대회향은 목련과에 딸린 식물의 열매로 열대  아시아지방에서 자란다. 열매에 0.5퍼센
트의 정유가 들어 있는데 이 정유를 뽑아 내어 치약이나 식료품의 향료로 쓰고 약으로는 그
다지 쓰지 않는다. 그러므로 보통  회향이라면 소회향을 가리킨다. 소회향에도 단맛이  나는
것, 매운 맛이 나는 것등 여러 품종이 있다.
 


물고기 중독 푸는 천연 방부제 차조기

  2천 년쯤 전에 중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음력 9월 9일 중양절은 중국에서 제일 큰  명절이
다. 이날 부잣집 젊은이 몇 명이 술집에 모여 게 먹기 시합을 했다. “아, 맛있어. 내가 제일
많이 먹을 거야.”젊은이들도 너도나도 열심히 게를 먹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탁자 밑은 게
껍질로 수북히 쌓였다. 그때 마친 죽은 사람도 살려낸다는 명의 화타가 제자를 데리고 들어
왔다. 게걸스럽게 게를 먹고 있는 젊은이들을 보다가 말했다. “여보게, 젊은이들, 게는 성질
이 찬 것이라 많이 먹으면 배달이 난다네.”젊은이들이 투덜거렸다.
  “우리가 우리 돈 내고 먹는데 무슨 참견이오?”“내 말을 듣는 게 좋을 거요. 게를 너무
많이 먹으면 자칫 죽을 수도 있어.”그러자 한 젊은이가 삿대질을 하며 말했다. “괜히 겁주
지 마시오. 게를 먹고 죽었다는 사람은 아직 들어 보지 못했소. 설령 죽는다 할지라도  당신
이 간섭할 일이 아니잖소?” 젊은이들이 말을 듣지 않자 화타는  술집 주인을 불렀다. “이
젊은이들에게 게를 그만 파시오. 이러다가는 사람이 죽겠소.”술집 주인이 화타에게 따졌다.
  “남이 장사하는 데 무슨 참견이오?” 화타는 더 이상 말리지 않고 제자와 함께 술을 마
셨다. 밤이 이슥하여 화타가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가려고 하는데  한 젊은이가 배가 아프다
며 소리를 질렀다. “아니구, 나 죽네, 빨리 의원을 불러 줘요.”곧이어 다른 젊은이들도  배
를 움켜 쥐고 소리를 질렀다. “아이구 아야, 배아파 죽겠네.”젊은이들이 배를 움켜쥐고 데
굴데굴 뒹굴자 술집 주인이 달려왔다. 그러나 이미 밤이 늦어서  의원을 부르러 갈 수도 없
었다. 이때 화타가 나섰다.
“내가 의원이니 한번  치료를 해 보겠네.”젊은이들은  화타의 소맷자락을 잡고  애원했다.
“아까는 저희들이 정말 잘못했습니다.  돈은 얼마든지 드릴  테니 저희를 좀  살려 주십시
오.”“돈은 필요없네. 다만 앞으로 어른들의 말을  깊이 새겨 들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
게.”화타는 젊은이들을 조금 기다리게 하고 제자를 데리고 들판으로 가서 약초를 뜯어와서
큰 솥에 삶아 마시게 했다. 과연 얼마 지나지 않아 복통이 사라지고 뱃속에 편해졌다.  화타
는 젊은이들을 치료하면서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이 보랏빛 약초의 이름이 아직 없구나. 환자가 먹으면  기분이 좋아니지까 자서라고 하
자.’‘자서’는 보랏빛 풀을 먹으니 편하다는 뜻이다. 젊은이들이 돌아간 뒤에 제자가 화타
에게 물었다.“선생님, 이 풀이 게를 먹고 중독된 것을 고친다는 얘기가 어느 책에 적혀  있
습니까?”“책에는 없다. 내가 동물의 행동을 보고 배운 것이지.”화타는 제자에게 이야기했
다.
  “언젠가 어느 여름철에 내가 강남지방의 강가에서  약초를 캐고 있을 때 수달이  커다란
물고기 한 마리를 간신히 삼켰어.  그런데 물고기가 아주 큰 놈이라  수달이 그걸 삼키고는
배가 북처럼 불룩하여 터질 것 같았지. 그놈은 괴로운 듯  어쩔 줄 모르더니 풀밭으로 나와
보랏빛 풀을 뜯어 먹더군. 그러고  나서 잠시 지나자 그놈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물 속으로 들어가 유유히 헤엄을 치며 놀더군. 그때 나는 알았어. 물고기는 성질이 차고  자
서는 성질이 따뜻하여 서로 중화하여 물고기의 독을 풀어  준다는 것을.”화타는 얘기를 계
속했다.
  “그 뒤로 나는 자서의 잎을 따서 가루약과 알약을 만들어 많은 환자들한테 주었더니 과
연 약효가 뛰어나더군. 오한이 나는 데, 두통, 관절통, 복통, 설사 등 한기로 인해 생긴 병에
효과가 있고, 또 소화기능을 돕고, 폐기능을 튼튼하게 하며,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삭이
며, 장을 튼튼하게 하며 갈증을 없애 주는 데 좋은 효능이 있었네.” 이 약초를 화타는 자서
라 이를 지었으나 뒷날 시간이 흐르면서 자소라고 불리게 되었다.
  자소는 우리말로 차조기라고 부른다. 꽃풀과에 딸린  한해살이풀로 우리나라 여러 지방에
서 저절로 나서 자라기도 하고 밭에 심어 가꾸기도 한다. 줄기는 네모 지고 잎이나 꽃 등이
들깨를 닮았다. 다만 줄기와 잎이 보랏빛이 나는 것이 들깨와 다르다. 키는 30~60센티미터쯤
자라고 전체에 털이 있다. 잎은 둥근 모양이고, 마주 난다. 여름과 가을에 보랏빛이 섞인 빨
간색 작은 꽃이 이삭을 이루며 피고 가을에 겨자 씨를 닮은 씨가 익는다. 잎이 보랏빛이 진
한 것일수록 약효가 높고 잎 뒷면까지 보랏빛이 나는 것이  좋다. 잎에 자줏빛이 나지 않고
좋은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을 들차조기라 하여 약효가 훨씬 낮은 것으로 친다.
  차조기 씨에서 기름을 짜는데 이 기름에는 강한 부작용이 있어서 20그램의 기름으로도 간
장 180리터를 완전히 썩지 않게 할 수 있다. 차조기 기름에는  좋은 향기가 있어서 과자 같
은 식품의 향료로도 쓴다. 차조기  씨앗 기름에 들어 있는  사소알데히드 안키티오슘이라는
성분은 설탕보다 2천 배나 단맛이 강하다. 그러나 물에  풀리지 않고 열을 가하면 분해되어
독성이 있어서 많이 먹으면 죽는다.
  차조기 앞은 향기가 좋아서 식욕을 돋우는 채소로 좋고, 여름철에 오이, 양배추로 만든 반
찬이나 김치에 넣어 맛을 내는 데 쓴다. 일본에서는 매실장아찌를 만들 때에 착색제, 방부제
로 많이 쓴다.  차조기는 입맛을 돋우고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땀을 잘 나게 하며, 염증을
없애고, 기침을 멈추며, 소화를 잘되게 하고 몸을 따뜻하게  하는 등의 효능이 있다. 물고기
의 독을 푸는 것으로도 이름  높다. 차조기는 영양도 풍부하다. 비타민  A, 비타민 C, 칼슘,
인, 철등 미네랄이 많이 들어 있어 식욕증진, 이뇨, 해독, 정신아정, 무좀, 두통 등 여러 질병
에 다양하게 쓸 수 있다.
  차조기는 감기에 잘 듣는다. 오한으로 온몸이 쑤시고 콧물이  나오며 가슴이 답답하고 목
이 마를 때 차조기 잎을 40~50그램 달여 마시고 땀을 푹 내고 나면 개운해진다. 또 기침, 가
래, 인후염, 소화불량, 부스럼, 무좀, 불면증, 마비, 당뇨병, 요통 등의  여러 질병에 다양하게
쓰인다. 차조기를 병치료에 이용하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한다.
 
   기침, 가래 - 차조기 잎과 도라지 뿌리를  달여서 마신다. 또는 차조기 잎을 생즙을 내어
                      마신다. 기관지염, 천식에도 효험이 있다.
   감기 - 차조기 잎 30그램과  귤 껍질 10그램을 물로 달여서 마시고 땀을 풀  낸다.
   물고기, 게를 먹고  중독되었을 때 - 차조기 20~30그램을 진하게 달여서 마신다.
   불면증, 신경쇠약 - 차조기 잎을 생즙을 내어  하잔씩 마신다. 아니면 차조기 잎 날것을 베
                               개 밑에 넣고 잔다.
   당뇨병 - 차조기 씨, 무 씨를 반씩 섞어서 볶아 가루 내어 한번에 5~10그램씩 하루 세 번 먹는다.
   호흡곤란 - 차조기  씨 20그램, 무 씨 10그램을 물에 달여 하루 3번에 나누어 먹는다. 여러 가지
                   원인으로 숨이 찰 때에 효과가 있다.
  습관성 유산 - 향부자 10그램 차조기 잎 20~30그램을 물로 달여서 하루 2번에 나누어 밥
                       먹고 나서 2시간 뒤에 먹는다. 아니면 이 두 가지 약초를 각각 같은 양으로 가루 내어
                       한번에 5~10그램씩 하루 3번 먹는다. 차조기는 태아를 안정시키고  기를 잘 통하게
                       하는 작용이 있어서 유산할 위험이 있을 때 쓰면 효과가 있다.
 


간질을 고치는 독초 여로

  옛날 어느 마을에 사는 농부의 막내 아들이 간질에 걸렸다.  일 년에 한번 발작하기도 하
고, 한달에 한 번, 때로는 여러 번 발작하기도 하는데  발작할 때의 증상은 각기 달랐다. 발
작이 시작되면 갑자기 기절하여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고 입에 거품을 물고 헉헉대기도  하
고, 헛소리를 하기도 하며 갑자기 난폭해져서  사람을 때리고 마구 욕을 하기도 했다.  날이
갈수록 증세가 점점 심해져서 이웃집 돼지를 죽여 그 값을  물어 준 일도 있었다. 식구들은
가는 데마다 말썽을 일으키는 막내 아들을 성가시게 여겼다. 어느  날 막내 아들이 또 발작
을 일으키자 가족들이 모여서 어찌할 줄을 몰라하며 고민을 했다.
  “큰일 났어, 정말 미치겠어. 갈수록 난폭해져서 무슨 일을 저지를지 알 수 없으니.”큰아
들이 걱정을 하자 둘째 아들이 말했다. “형님, 나도 생각을 해 봤는데, 우리 속 썩을 것 없
이 동생을 편안하게 해 줍시다.”“그럼, 죽이자는 말이냐?”“예, 마음이 아프지만 그 방법
밖에 별 수가 없을 것 같아요.”옆에서 듣고 있던 아버지와 어머니가 손을 내저으며 반대를
했다. “절대로 안 된다. 천벌을 받을 짓이야. 아무리 그  애가 애를 먹인다 해도 일부러 죽
일 수는 없어.”  두 아들은 며칠 동안 부모님을 설득했다. 두 노인도 하는 수 없다는 듯 승
낙을 했다. “우리는 모르겠다. 너희들이 알아서 해라.”며칠  뒤에 큰아들이 둘째를 불러서
말했다. “막내를 그냥 죽일 수는 없으니 밭둑에 자라는 여로를 삶아서 먹이자.”여로는  소
나 말도 먹으면 곧 죽는 무서운 독초였다. 두 형제가 여로를 캐서 삶고 있는데 막내 아들이
또 발작을 했다. 큰아들이 달려들어 막내를 잡고 둘째 아들이  여로 삶은 물을 막내의 입에
부었다. 한 그릇으로는 죽지 않을 것  같아 세 그릇이나 먹였다. 막내는 바닥에  엎어지더니
꼼짝도 하지 않았다. 두 형제는 막내가 죽은 것으로 알고 눈물을 흘렸다.
  그런데 얼마 뒤, 죽은 동생의 시체를 치우려고 하자 갑자기 시체가 움찔 움직이는 것이었
다. 그러더니 웩 하고 토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물 같은 것을 토하더니 나중에는  가래를
많이 토했다.
  큰아들과 둘째 아들은 동생이 마신 것을 다 토해 버렸으니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생각하
여 솥에 남은 여로 달인 물을  다시 퍼먹였다. 얼마 뒤 동생은 먼저보다  더 심하게 토하기
시작했다. 시커먼 기름 덩어리 같을 것을 토하더니 나중에는 누런 똥물까지 토해 냈다. 동생
은 뱃속의 것을 몽땅 토해 낸 뒤에 그대로 쓰러졌다. 그러나 여전히 헉헉 숨을 쉬고 있었다.
한참을 그대로 있다가 비틀비틀 일어나더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옷에 묻은 먼지를 털
고는 말했다.
  “형님, 미안해요. 내가 잠시 정신을 잃었던 모양이에요.  그런데 지금은 정신도 맑아지고
몸도 가뿐해졌습니다.”막내는 우물가에 가서 세수를 하고 부엌에 들어가 밥을 먹고는 호미
를 들고 밭으로 나가는 것이었다. 형들이 어벙벙한 채로  뒤따라가서 살펴보니 막내는 조금
도 미친 것 같지 않았다.
  “대체 어찌 된 거야. 그 독한 여로를 먹고도 죽지 않다니.”“형님, 혹시 그 여로가 간질
을 고친 게 아니까요?”“그래. 그럴지도 몰라. 보통 사람이 먹으면 죽는 독초가 아픈 사람
에게는 약이 될 수도 있을 거야.”막내는  그 뒤로 간질이 말끔하게 나아 재발하지  않았다.
이 소문을 듣고 이웃 마을에 간질을 앓는 사람이 있어  그 가족이 찾아왔다. 큰아들이 말했
다. “제 막내 동생이 여로를 달여 막고 간질이 낫기는  했습니다만 정말 그것이 약이 되는
지는 모르겠습니다.”  이웃 마을 사람은 그 말을 듣고 돌아가서  잘못되면 사람 죽이는 셈
치고 여로를 삶아 먹였다. 과연 여로는 간질병에 좋은 효험이 있어 병이 나았다. 그 뒤로 여
로는 간질을 고치는 명약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강원도 산골마을에서 있었던 일이다.  어떤
사람이 산에 올라갔다가 처음 보는 이상한 풀이 있어 몇 포기를 캐어 자기 집 정원에  심었
다. 그런데 그의 이웃에는 속앓이로 20년이 넘게 고생한 어느 부인이 있었다. 20년 동안  온
갖 좋다는 약을 다 써 보았으나 별 효험이 없었다.
  어느 날 부인은 그 집에 왔다가 정원에 심은 이상한 풀을 보고 저것을 달여 먹으면  속앓
이가 나을지도 모르니 한 포기를 달라고  하였다. 마치 파 뿌리처럼 생긴 그  풀 한 보기를
캐서 물로 달여 먹으니 신기하게도 부인의 병이 깨끗하게 나았다.  부인이 그 풀이 약이 되
는 줄 모르고 다만 잎이 난초를 닮아 보기에 좋고 파랗게 잘 자라므로 먹어서 해롭지는  않
을 것이라 여겨 달여 먹은 것이었다. 속앓이를 이상한 풀  한 포기로 고친 아주머니는 만나
는 사람마다 그것을 자랑하여, 며칠 사이로 정원에 심겨졌던 이름을  알 수 없는 풀은 모두
뽑혀 속앓이로 고생하던 수십 명의 약이 되었다.
  그 후로 처음 그 풀을 정원에 심었던 사람은 산에 올라갈 때마다 그 풀을 채취하여  말려
서 수백 근을 쌓아 두고 속앓이로 찾아오는 사람마다 무료로  주었다. 과연 그 풀은 속앓이
에 신통한 효험이 있어서 한 사람도 낫지 아니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때까지 그 풀의 이름
을 몰랐으므로 속앓이에 특효가 있다 하여 속앓이 풀이라 이름  지었다. 그러던 어느 날 경
상도에서 그 풀을 구하러 온 사람이 있어 10근쯤을 주었더니  꽤 많은 돈을 내놓았다. 한사
코 받을 수 없다고 거절하였으나 돈을 던져 놓고는 뒤도 안 돌아  보고 가 버렸다. 돈을 받
은 것이 못내 불안하여 마음을 졸이고 있던 중 이듬해 봄에 그 경상도 사람이 많은  선물을
들고 다시 찾아와 말했다.
  “선생님이 주신 약초를 먹고 제  아내의 병이 나았습니다. 제 아내가  30년 동안 속병을
앓아 가산을 탕진하다시피 하여 온갖 좋다는 약을 구하여 치료를 했으나 효험이 없다가, 선
생님한테 속앓이에 좋은 약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와 그 약을 구하여 1근을 물로  달여
서 두 숟갈 먹였더니 곧 통증이 없어지고 마음이 편안하게  되어 잠이 들었습니다. 그 뒤로
15일 동안 약초를 달여 먹이니 완전히 나아서 지금은 매우 건강합니다. 선생님은 저희 부부
의 생명의 은인이십니다.”그 뒤로 그 사람은 다른 일을 그만두고 산에서 속앓이 풀을 캐어
수많은 사람을 치료하여 그 주변에서 명의로 소문이 났다. 이 속앓이 풀이 곧 여로이다.
  여로에 얽힌 얘기는 이것 말고도 많다. 늑막염으로 다 죽게  된 사람이 여로를 달인 물은
먹고 세숫대야로 하나 가득할 만큼 뱃속에 있는 것을 토해 내고 깨끗하게 나았다든가, 정신
질환으로 우두커니 먼산만 바라보고 있는 사람에게 여로를 달여 먹여 나았다든가 하는 얘기
들이 우리나라 곳곳에서 전해진다. 경상도 어느 지역에서는 한 시골 사람이 여로를 달여 먹
여 늑막에 물이 고이는 늑막염환자 수십 명을 고쳐 늑막염  명의로 소문이 나기도 했다. 여
로가 늑막염에 특효약이라 하여 늑막풀이라 부르기도 한다.
  여로는 백합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나라 어디든지  산속 나무 밑이나 풀밭에서
자란다. 특히 고산지대의 물기 있는  풀밭에 무리 지어 자란다. 키는  40~100센티미터쯤이고
줄기는 곧게 자라고 털이 있으며 잎은 줄기 밑에서부터 번갈아서 난다. 잎은 버들잎 모양으
로 줄기를 감싸듯이 나며 잎에 세로로 많은 주름이 있다. 7~8월에 자줏빛이 도는 붉은 꽃이
줄기 끝에 피고 열매는 9~10월에 익는다. 생김새나 난초를  닮아 정원에 관상용으로 심기도
한다.
  여로는 민간이나 한방에서 토하는 약, 알코올  중독을 고치는 약, 두통, 복통,  간질, 황달,
인후염, 정신병을 고치는 약으로 쓴다. 여로 뿌리는 혈압을 내리고 간에 쌓인 독을 풀며  소
변을 잘 나오게 하고 뱃속에 있는 옴.악창.머리 비듬.습진  같은 피부병에는 뿌리를 달인 물
로 씻으면 효험이 있다.  그러나 여로는 독성이 세므로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된다. 매우 적은
양을 달여서 먹거나 뿌리를 그늘에서 말려 가루 내어 알약을 만들거나 캡슐에 넣어 먹는다.
여로는 이름이 많다. 사슴이 병이 생겼을 때 먹는 약이라 하여 녹총이라고도 하고 늑막염에
신효하다 하여 늑막풀이라고 하며, 뿌리  모양이 파를 닮았으므로 산파, 또는  산총이라고도
한다. 이 밖에도 장길파, 쟁길파, 박초, 오삼, 서경 등의 여러 이름이 있다.  한방에서는 거의
쓰지 않으므로 아는 사람이 많지 않고 약초꾼들도 거의 채취를 하지 않는다.
  여로가 간질, 정신병, 늑막염, 속앓이 등을 고치는 것은 강한 최토작용 덕분이다. 간질이나
정신병은 위벽에 끈적끈적한 가래 같은 담이 붙어 있어서  발병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로가
이 담을 깨끗하게 토해 내게 하므로 병이 낫는 것이다. 또 뱃속의 기생충으로 배가 아플 때
에는 이 기생충을 모두 죽이므로 배아픔이 낫는다. 늑막에 물이 고이고 늑막염 또한 여로가
강력한 역삼투압 작용으로 늑막에 고인 물을 위장으로 끌여들여 토하게 함으로써 병이 치료
되는 것이다. 여로는 많이 먹으면 목숨을 잃게 되는 독약이지만 잘 활용하면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 여로와 닮은 식물인 박새도 꼭 같은 용도로 약에 쓴다.
  여로는 맛은 쓰고 매우며 성질은 차갑다.  간과 폐에 작용한다. 여로 뿌리에 있는  게르메
린, 네리닌, 루비예르빈, 프세우도예르빈, 콜키친, 베라트리딘  등의 알칼로이드 성분이 혈압
을 내리고 토하게 한다.  잎에는 120mg의 아스코르빈산이  들어 있다. 뿌리를 물로  달여서
소, 말, 개 등을 목욕시키면 피부에 기생하는  진드기, 벼룩 같은 나쁜 벌레들이 다  죽는다.
또 이 물을 농작물의 해충을 방제하는 농약으로 쓸  수도 있다. 여로에 대해 <동의학사전>
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우리나라 각지의 낮은 산 양지  쪽에서 자란다. 가을에 뿌리를 캐서  물에 씻어 햇볕에
말린다. 약리실험에서 물 우림액이 혈압 낮춤작용, 간  보호작용, 쓸개즙 분비작용을 나타낸
다는 것이 밝혀졌다. 동의 치료에서 게움약, 진통약으로 잘 쓰지 않고 옴, 악창 등에 외용약
으로 쓴다. 그러나 요즘에는 파란여로의  물우림액을 전염성 간염과 만성간염에 쓰고  있다.
혈압 낮춤 약으로도 쓴다. 독성이 세므로 쓰는 양에 주의해야 한다.” 
    갈증 멎게 하고 열을 내리는 칡
  옛날, 깊은 산, 울창한 숲속에서 약초를 캐며 혼자 살아가는 한 노인이 있었다. 노인은 약
초를 캐면서 마을에 아픈 사람이 생기면 고쳐 주기도 했다.  어느 날 노인이 산에서 약초를
캐는데 갑자기 산밑에서 왁자지껄하는 소리와 말발굽 소리가 들렸다. “아니, 무슨 일이  생
겼나?”노인은 약초 캐던 손을 멈추고 일어나 소리 나는 쪽으로  내려다 보았다. 그때 열다
섯 살쯤 되어 보이는 한 소년이 헉헉거리며 달려오다가 노인을 보더니 털썩 꿇어 앉았다.
  “할아버지, 저를 좀 살려 주십시오. 나쁜 사람들이  저를 죽이려고 쫓아옵니다. 붙잡히면
저는 죽습니다.”“대체 너는 누구냐?”“저는  이 산 아랫마을에 사는  갈원외라는 사람의
외아들입니다.”  “그런데 누가 널 죽이려 한단 말이냐?”“그들은  조정의 간신들인데 저
의 아버지가 몰래 군사를 일으켜 반역을 꾀하고 있다고  임금에게 모함을 하였습니다. 임금
님은 간신들의 말만 믿고 군사들을 보내 저희 가족을  모두 죽이라고 명령하셨습니다. 그래
서 군사들이 저희 집을 포위하고 가족들을 모두 처참하게...흑흑...” 소년은 슬픔을 참지  못
하고 흐느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느냐?”   “저희 아버지께서 저의 손을  잡고 ‘너는
우리집의 외아들이니 너마저 죽으면 우리 집안의 대가 끊어진다. 너는 꼭 도망쳐서 숨어 있
다가 가문을 일으켜 원수를 갚고, 만일 원수를 갚지는 못하더라도 가문의 대가 끊기지는 않
도록 하여라’고 하셨습니다.”소년은 잠시 말을 끊었다가 다시 계속했다. “저는  군사들이
우리 가족들을 한 사람씩 잔인하게 죽일 때에 재빨리 혼자 도망쳐 나왔으나 결국 군사들에
게 들켰습니다. 저는 있는 힘을 다해 이 산으로 도망쳐 왔습니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으니 제발 저를 좀 숨겨 주십시오.”  갈씨 가문은 그 지방 일대의  모든 사람이 아는 충
신의 집안이었다. 노인은 그 소년을 구해 주기로 결심했다. “빨리 나를 따라오너라.” 노인
은 소년을 데리고 깊고 험한 골짜기로 들어갔다. 거기에는 아무도 모르는 동굴이 하나 있었
다. “이곳은 내가 약초를 캐서 두는  곳인데 아는 사람이라고는 나 하나밖에 없다.  여기에
숨어 있으면 안전할 것이다. 군사들이 물러가고 나면 내가 다시 오겠다.”   군사들은 사흘
동안 산속을 샅샅이 뒤졌지만 소년의 그림자조차 찾을 수  없었다. “산속에 있다고 하더라
도 짐승들한테 잡혀 먹혔거나 굶어 죽었을 거야. 이 험한  산속에서 어린 아이가 혼자 어떻
게 살겠나. 돌아가자.”군사들은 모두 한마디씩 하고는 돌아갔다.  군사들이 돌아간 뒤에 노
인은 동굴로 갔다. “얘야, 이제 나오너라. 군사들은 모두 돌아갔다. 너도 이젠 네 갈길로 가
거라.”“할아버지, 가족들은 모두 잡혀 죽었고,  먼 친척들까지도 다 죽인다  하니 저는 갈
곳이 없습니다. 할아버지께서 저를 구해 주셨으니 제가 할아버지를 부모님처럼 모시고 살도
록 해 주십시오. 그러면 꼭 은혜를  갚겠습니다.”  “그럼 나하고 같이 살자.  그러나 나는
약초를 캐는 사람이라서 날마다 산을 올라다녀야 한다. 부잣집  아들인 너한테는 견디기 힘
든 일이 많을 것이다. 그래도 할  수 있겠느냐?”“어떤 일이든지 다 하겠습니다.”그  뒤로
갈원외의 외아들은 노인과 함께 날마다 산을 오리내리며 약초를  캐러 다녔다. 노인은 소년
을 아들처럼 극진히 사랑했고 소년도 노인을 친아버지처럼 따랐다. 노인은 늘 한 가지 약초
를 찾아 온 산을 뒤졌는데 그 약초의 뿌리는 열이 나거나 갈증이 나고 설사가 나는 데 효과
가 있었다.
  세월이 흘러 여러 해 뒤에  노인은 세상을 떠났다. 소년은 이제  장성하였고 혼자 약초를
캐러 다녔다. 그리고 그 동안 노인한테  배운 의술로 많은 병자를 고쳤다. 그러나  그때까지
많은 사람들의 병을 고쳐 준  약초의 이름을 몰랐으므로 누가 물어도  대답을 못했다. “그
신기한 약초의 이름이 무엇입니까?”“글쎄요, 이름을  모르겠습니다.”어느날, 그는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고 있다가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 이 약초의  이름을 내 성을 따서 갈
근이라고 부르자.”  갈근은 갈씨 집안의 한가닥 뿌리라는 뜻이며 그  뒤로 그 약초는 갈근
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갈근은 곧 칡 뿌리를 가리킨다. 칡은 콩과에 딸린 여러해살이 덩굴나
무이다. 우리나라 각지의 산 양지 쪽이나 골짜기 같은데 흔히 자란다. 줄기는 길이 6~10미터
쯤 자라고 잎은 큼지막한 달걀 꼴이며 8월에 좋은 향기가 나는 보라색 꽃이 피어  가을철에
꼬투리 열매가 익는다. 뿌리는 굵고 살이 쪘으며 녹말이 많이 들어 있다. 녹말을 뽑아  내어
국수나 떡을 만들어 막고 줄기에서 섬유질을  뽑아내어 청올치라 하여 갈포의 원료로도  쓴
다.
  어린순으로 나물을 해 먹기도 하고 쌀과 섞어 칡밥을 지어서도 먹는다. 뿌리에서 즙을 짜
서도 먹고 잎을 말려 차로 만들기도 하며 어린순을 꺾어 말려서 ‘갈용’이라 하여 몸의 원
기를 돋우는 약으로 쓰기도 한다. 갈용에는 식물 성장을 촉진하는 물질이 많이 들어 있어서
사람의 양기를 세게 하는 데에도 큰 효험이 있다고 한다. 어린순을 항아리에 흑설탕과 버무
려 넣고 1년 동안 숙성시키면 맛있는 음료가 된다. 이 음료는 변비, 고혈압, 당뇨병 등에 효
과가 뛰어나고 어린이들의 성장 발육에 큰 효과가 높다고 한다. 칡 뿌리는 감기, 머리  아픈
데, 땀이 잘 나지 않고 가슴이 답답하고 갈증이 나는 데, 당뇨병, 설사, 이질 등에 약으로 쓴
다. 칡꽃은 열을 내리고 가래를 잘 나오게  하며 술독을 푸는 데 쓴다. 또 대장염이나  악성
종양에 쓰기도 한다.
  <동의보감>에는 칡 뿌리의 약성에 대해 이렇게 적혀  있다. “성질은 평하고 서늘하다고
도 한다. 맛이 달며 독이 없다. 풍한으로 머리가 아픈 것을 낫게 하며 땀이 나게 하여 표를
풀어 주고 땀구멍을 열어 주며 술독을 푼다. 번갈을 멈주며  입맛을 좋게 하고 소화를 잘되
게 하며 가슴에 열을 없애고 소장을 잘 통하게 하며 쇠붙이에 다친 것을 낫게 한다. 족양명
경에 들어가는 약이다. 족양명경에 들어가서 진액이 생기게 하고 갈증을 멎게 한다.  허해서
나는 갈증은 칡 뿌리가 아니면 멈출  수 없다. 술로 인해서 생긴 병이나  갈증에 쓰면 아주
좋다. 또 온학과 소갈을 치료한다.”  칡 뿌리의 약리작용에 대해 <약초의 성분과 이용>이
라는 책에는 이렇게 적혔다. “온열중추를  자극한 집토끼에게 뿌리 가루를  15g/kg 먹이면
뚜렷한 열내림작용이 있으면서도 다른 특별한 변화는 없다. 뿌리를  우린 액, 달인 약, 알코
올 추출액도 이러한 작용이 있으나 물 추출액에서 세다. 열내림 작용은 합성 열내림 약보다
늦게 나타나지만 오래 지속된다. 또한 같은 작용량의 16배를  써도 열내림작용에서 큰 변화
가 없으며 심장, 혈압, 호흡에는 부작용이 없다.
  장상 집토끼에서는 혈당량을 늘리고 간장 글리코겐 양을 늘리지만 근육 글리코겐  양에서
는 뚜렷한 변화가 없다. 굶긴  집토끼에서는 간에서뿐만 아니라 근육에서도  글리코겐 양이
많아진다. 뿌리의 이소플라본 화합물은 신경작용이 있다. 특히 이 작용은  다이드제인이라는
성분에서 세게 나타난다. 나이드제인은 편두통, 고혈압, 협심증  등의 여러 가지 대사부전증
에 써 본 결과 심장의 혈관을 확장하여 70~80퍼센트의  환자들에게 치료 효과가 있었다. 그
리하여 다이트제인은 고혈압, 편두통, 협심증에 쓴다. 뿌리에는 다이드제인의 진경작용에 길
함이라는 물질이 있다. 즉 활평근 장기를 세게 수축시키는 물질이 있다. 잎과 꽃에 있는  로
비닌은 오줌 내리기 작용, 특히 핏속으 잔여 질소량을 줄이는 작용을 한다.
  총 플라보노이드는 혈압을 낮추고 뇌혈관 및 관상동맥의 피흐름량을 높인다. 그리고 심근
의 산소 소비량을 낮추고 핏속 산소 공급량을 높인다. 칡은  가을이나 봄에 뿌리를 캐서 물
로 씻어 그늘에 말렸다가 잘게 썰어서 쓴다. 칡은 70퍼센트쯤이  물로 피어 있으나 그 밖에
당분, 섬유질, 단백질, 철분, 인, 비타민 등이 골고루 들어 있고 다이드제인, 다이드진  등 열
을 내리고 머리 아픈 것을 낫게 하고 혈압을 낮추는 성분들이 들어 있다. 칡은 생명력이 몹
시 질긴 식물이다. 굵고 질긴 뿌리가 땅속을 깊이 파고 드는데, 여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
고서는 캐낼 수가 없다. 요즈음에는 포크레인을 동원하거나 특별히 만든 도구를 써서 칡 뿌
리를 뽑아 올린다.
  칡은 땅속에서 물을 빨아들여 굵은 몸통 속에 저장한다. 그래서 사람의 몸 속에서도 설사
를 멎게 하는 작용을 한다. 땀으로 물기를 내보내고 열을 내려 열병으로 인한 병을 낫게 하
는 것이다. 칡은 이것 한 가지만으로도 당뇨병, 부종, 설사, 황달, 술독, 고혈압, 두통, 협심증
등에 좋은 효험을 볼 때가 많다. 칡은 갖가지 질병에 이용하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한다.
  당뇨병 - 칡 뿌리 120그램에 물  반 되(900밀리리터)를 붓고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약한
불로 달여서 하루 세 번에  나누어 마신다. 오래 복용하면 상당한  효험이 있다. 부종 - 칡
뿌리 200그램에 물 1되를 붓고 물이 3분의  1이 되도록 달여서 하루 3번 밥먹은 뒤에  마신
다. 3~5일 계속하면 효과가 있다. 고혈압, 협심증 - 가을에 칡 뿌리를  캐서 잘게 썰어 그늘
에서 말려서 하루 100그램에 물 반 되를  붓고 절반이 되게 달여서 그 물을 조금씩  수시로
마신다. 오래 복용하면 심장이 튼튼해지고 혈압이 안정된다. 알코올 중독 - 칡 뿌리를 날것
으로 생즙을 내서 한번에 한잔씩 하루 세 번 밥먹기  전에 마신다. 15일쯤 복용하면 술독이
깨끗하게 풀린다. 황달 - 칡 뿌리를 잘게 썰어 말린 것 80~120그램을 물로 달여서 하루 3~4
번에 나누어 마신다.
  불면증 - 칡을 날것으로 즙을 내어 한잔씩 잠자기 전에 마신다.  구토, 구역질 - 칡 뿌리
를 즙을 내어 한번에 한잔씩 마시거나 칡 뿌리 200그램에 물 반 되를 붓고 3분의 1로 줄어
들 때까지 달여서 하루 세 번  밥먹기 전에 먹는다. 칡 뿌리는 성질이  차가우므로 몸이 찬
사람, 곧 소음이나 태음체질인 사람이 오래 복용하면 좋지  않다. 칡은 소양체질인 사람, 몸
에 열이 많은 사람에게 좋은 식품이자 보약이다.
 

 

 

셋째가름 뇌를 튼튼히 하고 정신을 편안하게 하는 약초

 

근심을 잊게 하는 원추리

  원추리는 ‘근심을 잊게 하는 풀’로 널리 알려진 약초이다. 한자로는 훤초, 망우초, 금침
채, 의남초 등으로 쓰며 어린 싹을 나물로도 즐겨 먹는다. 우리말로는 원추리를  넘나물이라
고 하여 봄철에는 어린 싹을, 여름철에는 꽃을 따서 김치를  담가 먹거나 나물로 무쳐 먹는
데 그런 대로 맛이 있다. 이구화라는 사람이 쓴  <연수서>라는 책을 보면 “원추리의 어린
싹을 나물로 먹으면 홀연히 술에 취한 것 같은 마음이 황홀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 풀을 망
우초라고 한다.”고 쓰여 있다.
  원추리는 무릇난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이다. 뿌리 부분에서 가늘고 긴 잎이 돋아나며 끝
이 뾰족하다. 여름철에 꽃 줄기가 나와서 백합을 닮은 노란색 꽃이 핀다. 뿌리에는 맥문동을
닮은 괴경이 달리는 데 먹을 수 있어서 옛날에는 중요한 구황식물으 하나였다. 원추리 뿌리
는 멧돼지가 즐겨 파서 먹을 만큼 영양분이 많은데 자양강장제로도 쓰였고 녹말을 추출하여
쌀, 보리 같은 곡식가 섞어서 떡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 또 꽃의 꽃술을 따 버리고  밥을 지
을 때 넣으면 밥이 노랗게 물이 들고 독특한 향기가 나는 밥이 된다.
  중국 주나라의 풍토기를 보면 임신한 부인이  원추리를 몸에 지니면 아들을 낳는다  하여
의남초라 부른다고 적혔다. 의남이란 아들은 많이 낳은 부인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풍습은
우리나라에도 전해져서 원추리꽃을 향낭이나 주머니에 넣어 몸에 지니면 아들을 낳게  된다
는 속설이 있다. 원추리는 마음을  안정시키고 스트레스, 우울증을 치료하는 약초로  알려져
있는데 옛날에는 흉격이라 하여 사악한 기운이 영혼에 침노하여 생기는 마음의 병을 치료하
는 데 으뜸 가는 약이라 하였다.
  이 밖에도 원추리는 폐결핵.빈혈.황달.변비.소변불통  등에 치료약으로 쓴다.  뿌리를 달인
물은 결핵균을 죽이는 작용이 있고 전초에 이뇨작용, 항염증 작용, 지혈작용이 있다. 해독작
용도 뛰어나서 중국 송나라의 소송이란 사람은 원추리를 사슴이 먹는 아홉 가지 해독초 가
운데 하나라 하여 사슴이 먹는 풀, 즉 녹총이라 하였다. 원추리의 약효에 대한 옛 기록을 살
펴 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원추리 싹과 꽃은 독이 없다. 삶아 먹으면 소변이 붉고 잘 나오지 않는 것과 번열과 술
로 인하여 황달이 된 것을  치료한다.”  <일화본초>“김치를 만들면 흉격을  이롭게 하고
오장을 편안하게 한다. 몸이 가벼워지고 눈이 밝아진다. <도경본초> “원추리  뿌리는 결석
을 다스리고 수기를 내리며 술독을 푼다.”<본초습유>“뿌리를 생즙  내어 마시면 코피 나
는 것을 멎게 하고 열을 내린다.”<본초연의> “원추리 싹과  꽃은 소화를 잘되게 하고 습
열을 치료한다. 뿌리는 유선염에 효과가 있다.” <본초강목> 원추리에는 독이  약간 있으므
로 너무 많이 먹는 것은 좋지 않다. 약으로 쓸 때에는 뿌리와  잎을 그늘에 말려 가루 내어
찻숟갈로 하나씩 밥먹기 전에 먹거나, 뿌리와 잎을 생즙을 내어 먹는다. 뿌리를 물로 달여서
차처럼 마셔도 좋다. 관절염.상처.종기.요통 등에는 뿌리나 잎을 짓찧어 붙이기도 한다.
 


신경쇠약 특효 산해박

  신경쇠약은 정신노동자에게 잘 생기는 질병으로 쉽게 흥분하고 몸이 늘 피곤하며  머리가
아프고 잠을 잘 자지 못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신경쇠약증 환자에게는 대개 여러 가지
정신 증상과 신체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는데 그 증상은 대략  다음과 같다. 첫째는 쉽게 화
를 낸다. 사소한 일로 몹시 슬퍼하고 눈물을 흘린다. 별일도 아니 일로 고민하고 늘  긴장하
고 흥분하며 과거에 어려웠던 일을 회상하며 슬퍼하다가 기뻐하다가 한다. 잠들기가 어렵고
깊이 잠들지 못하며 꿈에 시달리다가 놀라서 끼어나곤 한다. 머리 부분의 근육이 당기고 온
몸 근육이 아프고 사지가 뻣뻣해지곤 한다.
  둘째는 병이 깊어지면서 체력이 달리고 힘이 없어진다. 모든 일에 의욕이 없고 늘 피곤해
서 졸리며 깊이 잠들지 못하고 깨어난 뒤에도 개운치가  않다. 주의력이 산만해지고 기억력
이 없어져서 금방 들은 것도 잊어버린다. 셋째는 정신이  흐리멍텅해지고 땀을 많이 흘리며
얼굴이 붉어지고 손발이 싸늘해진다. 밥맛이 없고 소화가 잘 안 되며 변비.설사가 생기고 헛
배가 부르다. 남자일 때는 음위.유정.조루가 나타나고 여자일 때에는 생리불순이 나타난다.
  넷째는 늘 초조하고 불안하여 고민이 많아진다. 가슴이 뛰고  맥박이 빨라 심장병인가 여
겨지기도 하고, 위장 기능이 나빠져서 위암에 걸린 것이 아닌가 여겨지기도 한다.  신경쇠약
은 지나친 긴장과 고민 등이 주요 원인으로 정신 노동자에게  나타나기 쉽다. 또는 가정 불
화를 많이 겪거나 심한 좌절과 처절한 슬픔을 겪었을 때, 여러 사람에게 몹시 시달릴 때 등
에 걸리기 쉽다. 이같은 신경쇠약에 특효를 볼 수 있는 약초가 산해박이다. 산해박은 바주가
리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흔하게 자란다.
  대개 야산이나 풀밭 같은 데서 볼 수 있는데 한자로는 서장경, 토세신, 천운죽 등으로  쓴
다. 키는 60센티미터쯤 자라고 잎은 마주 나는데 피침 꼴로 끝이 뾰족하고 뜯어 보면 흰 즙
이 나온다. 굵은 수염 뿌리가 달렸는데 이 뿌리를 그늘에서 말려 약으로 쓴다. 꽃은 6~7월에
엷은 보랏빛으로 피고 열매는 8~9월에 익는다. 산해박은 마음을 안정시키고 통증을 멎게 하
는 작용이 강하여 신경쇠약을 치료하는 데 기초가 되는 약초이다. 뿌리.줄기.잎에 정유, 향기
가 강한 쿠마린, 알칼로이드 등이 들어 있고, 뿌리에 1퍼센트쯤의 페오놀 성분이 들어 있다.
  신경쇠약에는 산해박 뿌리.줄기.잎 등을 그늘에서 말려 가루 내여 한번에 10~15그램씩  하
루 2번 먹거나, 가루 낸 것은 꿀로 개어 5그램쯤 되게  알약을 만들어 한번에 2개씩 하루 2
번 먹는다. 대개 40~60일쯤 복용하면 치유된다. 신경쇠약증에 불가사의하다고 할 만큼  효과
가 좋은 약초가 산해박이다. 산해박은 이 밖에 류머티스성 관절염, 몸이 붓는 데, 이가 아픈
데,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 되며 가스가 찬 데, 생리통, 요통, 신경통 등에도 쓴다. 달여
서 먹을 때 너무 오래 달이면 정유 성분이 날아가 버리므로 20분 이상 달이지 않는 것이 좋
다. 또 몸이 너무 허약한 사람이 복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명현 반응이 몹시  심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머리 총명하게 하는 석창포

  공부하는 학생이나 정신 노동자들에게 제일  좋은 약초가 석창포다. 석창포는  맑게 하며
기억력을 좋게 하는 데 아주 좋은 약이다. 석창포를 오래 먹으면 머리가 총명해져서 공부를
잘하게 된다. 과외공부 하는 것보다는 석창포를 열심히 먹는 것이 공부에 더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석창포는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 완도, 해남, 진도 같은 따뜻한 지방에 잘 자란다. 경상남
도의 고흥, 경상북도의 영주, 충청남도의 계룡산, 강원도의 고성, 두타산에도  석창포가 자라
는 것이 확인되었다. 석창포는 상록성이므로 추운 지방에서는 잘 자라지 못한다. 그러나  옮
겨 심어 보면 서울에서도 잘 자라므로 남한에서는 이디나 생육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석창포는 두뇌 계통의 질환에 선약이다. 현기증이나 어지럼증, 건망증이 있는 사람은 석창
포 뿌리를 달여 먹거나 말려서 가루를 내어 먹으면 효과가 좋다. 한방에서는 석차포를 청량,
건위약으로 쓴다. <신농본초경>에는 석창포를  오래 먹으면 귀와  눈이 밝아지고 목소리가
고와지며 몸이 따뜻하게 되어 오래 살게 된다고 했다. 중국 도가의 경전을 집대성한 책인 <
도장경>에는 석창포를 오래 먹으면 신선이 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석창포는 수초의 정영이며 신선이 될 수 있는 영약이다. 먹는 방법은 단단하고 작고 고
기 비늘처럼 싱긴 뿌리를 캐내어 1근을 쌀뜨물에 담가 하룻밤을 두었다가 껍질을 긁어 버리
고 잘게 썰어 햇볕에 말려 곱게 가루로 만든다. 이것을 찹쌀죽에 넣고 다시 끓인 다음 꿀을
넣고 반죽하여 오동 씨만하게 알약을 만들어 자루에 넣어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두고 말린
다. 이것을 날마다 20개씩 술로 먹고 잠자기 전에 30개를 먹는다. 한 달을 먹으면 소화가 잘
되고 두 달이면 몸 안의 담이 없어지고, 5년을 먹으면  골수가 차고 안색이 좋아질 뿐 아니
라 희머리가 검어지고 빠진 이가 다시 난다.
  한중이라는 사람은 석창포를 12년 동안 먹고 몸에 털이 나고 겨울에 속옷만 입어도 춥지
않았으며 하루에 1만 자의 글을 썼다. 또 상구자라는 사람은 오직 창포 뿌리만을 먹고 살았
는데 배고프지 않고 늙지 않았으며 기억력이 놀랄 정도였다.  석창포  화분을 책상 위에 두
고 밤새 책을 읽어도 눈이 피로해지지 않는다. 석창포 화분을 볕이 잘 든 곳에 두었다가 아
침에 석창포 잎 끝에 맺힌 이슬로 눈을 씻으면 눈동자가  커져서 눈이 밝아진다. 오래 먹으
면 대낮에도 별을 볼 수 있다.“  석창포는 항암 효과가 강하여 중국이나 북한에서는 암 치
료약으로 쓴다. 석창포 달인 물이 암세포를 죽이는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석창포의 정유 성
분에 진정작용이 있어 마음이 불안한 암 환자에게 쓰면 더욱 좋다고 한다.
  석창포는 뿌리의 마디가 짧고 단단한 것일수록 좋다. 한  치에 9마다 또는 12마디가 있는
것이 좋다고 한다. 석창포에는 잎이 길게 칼처럼 뻗는 것과  짧은 것이 있는데 남쪽에서 자
라는 것은 잎이 길고 북쪽에서 자라는 것은 잎이 짧다. 잎을 뜯어  보면 잎이 짧은 것이 한
결 향기가 진하다. 그러므로 강원도 고성이나 두타산 같은 추운 지방에 자라는 것이 약효가
더 우수하다. 석차포는 우리나라 남쪽에 흔한 편이다. 그러나 약으로는 그다지 많이  쓰이지
않았는데 이는 남쪽 일부에서만 나는 까닭에 쉽게 구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석창포는 천남성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이다.  못가나 습지, 개울가에  저절로 난다. 땅속
줄기는 살이 쪘고 잎은 삐죽한 칼처럼 생겼으며 잎과 뿌리에서 독특한 향기가 난다. 산골짜
기의 물살이 센 바위틈에서 잘 자라며 생명력이 강하여 여간해서는 잘 죽지 않는다. 뿌리째
뽑아서 두 달쯤 햇볕에 말렸다가 다시 심어도 살아나며 번식력이 강하여 한번 번식하기 시
작하면 없애기가 어렵다. 상록성이므로 엄동설한의 눈 속에서 따뜻하게  살아 있는 것이 매
우 신기하게 보인다.
  요즘 한약건재상에서 구할 수 있는 석창포는 거의 전부가  중국에서 수입한 것이다. 중국
산 석창포는 우리나라에서 난 것보다  약효나 품질이 훨씬 못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석창포를 채취하는 사람이 별로 없으므로 구하기가 어려운 것이  흠이다. 석창포를 여러 질
병에 활용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건망증, 기억력을 좋게 하는 데 - 석창포  3~6그램을 물로 달여서 차처럼 수시로 마신다.
원지를 더하면 더욱 좋다. 꾸준히 복용하면  머리가 맑아지고 총명해진다.  온갖 독을 푸는
데 - 석창포와 백반을 각각 같은 양으로 섞어 가루 내어 한번에 3~5그램씩 물로 먹는다. 중
풍 -석창포 3~10그램을 물로 달여서 하루 3~4번 나누어 먹거나 석창포 달인 물로 막걸리를
만들어서 먹는다. 꾸준히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피부 가려움증 - 습진이나 피부병으로 가려울 때는  석창포 달인 물로 아픈 부위를 씻고
나서 석창포 가루를 하루 2~3번씩 바른다.  감기, 소화불량, 밥맛이 없을 때 - 석창포 3~5그
램, 삽주 뿌리 10~20그램을 함께 가루 내어 하루 세번 밥먹고 나서 먹는다.
 


뇌질환다스리는 할미꽃

  할미꽃을 한자로는 백두옹이라 쓴다. 곧 머리가 하얀 노인이라는 뜻이다. 이는 꽃이  지고
난 뒤의 열매가 흰 수염이 성성한 노인의 머리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할미꽃
을 백두옹으로 부르게 된 데에는 전설이 있다. 옛날 어느 마을에 한 젊은이가 배가 몹시 아
팠다. 젊은이는 급히 의원에게 달려갔으나 마침 의원은 집에 없었다. 어쩔수 없이 집으로 돌
아오는 중에 지팡이를 짚은 머리가 하얀 노인을 만났다. 노인은  머리에 하얗게 털이 난 풀
을 가리키면서 ‘이 풀의 뿌리를 캐서 먹으라’고 하였다. 젊은이가 그 식물의 뿌리를 캐서
세 번을 먹으니 복통이 멎었다.  그 뒤로 젊은이는 마을에서 배가  아프고 설사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풀을 캐어 아픈 사람에게 주었다. 과연 배가 고생하던 사람들이 그 풀 뿌리를 달
인 물을 마시고 모두 나았다.
  사람들은 그 젊은이가 어떻게 해서 그 약초를 알게 되었는지를 물었다. 젊은이는 백발 노
인에게 들은 것을 그대로 이야기했다. 젊은이는 그 백발 노인에게 들은 것을 그대로 이야기
했다. 젊은이는 그 백발 노인을 만나 감사의 인사라고 하고  싶어 처음 노인을 만났던 장소
에 가 보았지만 그 노인을 보았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젊은이가 실망하여 길바닥에 털
썩 주저앉아 멍하니 앞을 바라보고 있는데 그때 눈에 털이 하얗게 달린 풀이 바람에 이리저
리 날리는 것이 보였다. 그 모양은 마치 백발 노인 같았다. 그 젊은이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
를 질렀다. “그래 그 노인은 신선이야. 내게 약을  가르쳐 주시려고 오신것이 틀림없어. 여
러사람으로 이것을 기억할  수 있도록 이 약초를 백두옹이라고  하자.”이렇게 해서 백두옹
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할미꽃은 복통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두통.부종.이질. 심장병.학질.위염 등에 약으로  쓴다.
특히 뇌질환을 치료하는 데 신통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할미꽃 뿌리를 잘 법
제해서 사용하면 뇌종양을 비롯, 갖가지 암을 고칠수 있다. 실제로 할미꽃 뿌리를 주재로 약
을 만들어 뇌암.간암.신장암.위암 같은 암을 호전시킨 사례가 있다. 할미꽃 뿌리는 독이 있으
므로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 절대로 많은  양을 한꺼번에 먹어서는 안 된다. 또  임산부가
복용하면 낙태할 수가 있다. 옛날에  할미꽃 뿌리를 사약으로 쓰거나 음독  자살할 때 달여
먹기도 했다. 할미꽃 뿌리를 민간에서 약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적어 보면 다음과 같다.
  두통에는 8~9월에 할미꽃 뿌리를 캐서 햇볕에 말려 두었다가 쓴다. 할미꽃 뿌리 40그램에
물 1리터를 붓고 다령서 절반쯤으로 줄어들면 꿀이나 설탕을 넣어 한번에 15그램씩 하루 세
번 밥먹기 전에 마신다. 이 방법은 뒷목이 당기고 아프며 뒷목 밑에 군살이 생긴 데에 특효
가 있다.
  몸이 붓는 데에는 할미꽃 잎 5백 그램을 물 3리터에 넣고 절반이 되게 달여서 그 달인 물
과 찹쌀밥 한 그릇을 단지에 넣고 뚜껑을 덮어 10일쯤 두면 술이  된다. 이 술을 한번에 한
잔씩 하루 세 번 밥먹기 전에 먹는다. 이 방법은 부종. 두통.뼈마디가 쑤시고 아픈 데. 설사.
위염.위궤양.위암 같은 여러 질병에 두루 좋은 효과가 있다.  머리가 빠질 때에는 할미꽃 속
에 있는 노란 꽃가루를 따서 피마자 기름에 개어 바른다. 만성염에는 할미꽃 뿌리를 깨끗이
씻어 잘 말렸다가 가루 내어 한번에 2~3그램씩 하루 세번  밥먹고 나서 먹는다. 15~20일 동
안 먹고 나서 7일쯤 기다렸다가 낫지 않으면 한번 더 먹는다.
 


항암효과 으뜸송이

  송이버섯은 9월이나 10월에 30~1백 년쯤 자란 소나무숲의 양지 바르고 바람이 잘 통하며
물기가 잘 빠지는 흙에 자라는 버섯이다. 버섯갓이 펴지지 않았을 때 따서 식품으로 이용하
는 데 맛과 향이 좋아서 인기가 높다.  우리나라의 고성, 양양, 봉화,울진 같은 곳에서  많이
나는데 채취한 것 대부분이 일본으로 수출된다. 송이는 그윽한  솔향이 사람을 매혹하는 맛
이 있을 뿐 아니라 갖가지 질병의 치료에도 효력이 크다. 송이는 사람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염증을 치료하며 종양의 성장을 억제한다.
  송이는 지금까지 알려진 버섯 가운데 항암 효과가 제일 높은 버섯의 하나다. 어느 연구기
관에서 실험한 결과에 따르면 송이버섯에 들어 있는 다당류 성분인 글루칸은 흰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1백 퍼센트의 항암활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또 송이버섯을 달인
물을 암에 걸린 흰쥐에게 먹였을 때 암을 91.3퍼센트 억제하거나 파괴했다고 한다. 이  밖에
팽나무 버섯은 86.5퍼센트, 아카시아 버섯은  77.5퍼센트, 표고버섯은 80.7퍼센트의 종양억제
효과가 있었고, 한때 암에 특효가 있다 하여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상황버섯은 64.9퍼센트의
종양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이버섯에 대해 (동의학사전)에서는 이렇게 적고 있다. "맛은  달고 성질은 평하다. 많은
양의 다당류가 있는데 이것이 항암활성을 나타낸다. 염증이나 암 치료에 하루 3~9그램을 달
여 먹는다."송이버섯은 특히 인후암, 뇌암, 갑상선암, 식도암 같은 윗몸 쪽의 암에 효과가 높
다고 한다. 송이의 성분은 수분이 90퍼센트쯤이고 나머지는 거의가 조단백질이다. 특유의 향
기 성분은 계피산 에스테르, 옥타놀, 이소마츠다케올 등이다.  일본인들은 송이의 향을 몹시
좋아하여 송이향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식품에  첨가한 제품이 인기가 잇다.  송이를 약으로
쓴 일은 드물었다. 송이가 몹시 귀하기도 했거니와 송이의 약성이 순하여 먹는 즉시 효과가
나타나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성미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송이는 오래 먹으면 불
로장수하여 신선이 되는 신선초로 알려져 있다.
  (본초강목)에서 “송이는 소나무 그늘에서 나며 사랑스럽지 않은 것이 없다. 소변이 탁한
것을 치료하는 데 좋다. ”고 하였다. 민간에서는 송이를 순산의 특효약으로 쓴다. 산후복통
이나 대장염으로 인한 설사, 산후의  혈기부족증에도 송이를 약으로 쓴다. 송이버섯을  섞어
밥을 지으면 아무리 먹어도 소화가  잘되는데, 이는 송이에 강력한 소화  효소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송이에는 셀라제, 헤밀라제, 벤트라제 등 섬유분해 효소가 많이 들어 잇다. 송이는
고혈압에도 효과가 높다. 송이를 꾸준히 먹으면 혈압이 정상으로  되어 다시는 올라가지 않
는다. 또 송이를 늘 먹으면 살결이 고와지고 목소리가 아름다워지며 기관지와 폐 같은 호흡
기관의 기능이 좋아진다. 송이의 약효 성분은 그 향기에 잇다. 좋은 약재들은 대개 좋은  향
을 지니고 있다. 산삼의 약효 성분도 향기이며, 당귀,  천궁, 더덕, 향나무 같은 사람의 건강
에 도움이 되는 것들도 좋은  향을 지니고 있다. 송이는 우리나라의  산천의 소나무 정기가
길러 낸 보물이다.
 


골수염에 좋은 피나무

  십리 절반 오리나무, 대낮에도 밤나무, 오자마자 가래나무, 방귀 뀌어 뽕나무, 입맞춘다 쪽
나무, 칼로 베어 피나무...충남 예산 지방의 민요인 ‘나무노래’에 나오는 피나무의  ‘피’
자는 칼로 베어 나오는 피가 아니라 껍질 피를 뜻하는 말이다. 피나무는 껍질로 이름 난 나
무다. 껍질의 섬유질이 삼베보다도 질기고 물 속에서도 잘 썩지  않는 특성이 있어서 옛 사
람들은 이것을 노끈, 삿자리, 그물, 자루, 망태기, 미투리 등을 만드는 데 썼고 기와 대신 지
붕을 이는 데 쓰기도 했다. 피나무 목재 또한 결이  부드럽고 연하며 가벼워서 인기가 높았
다. 조각 재료에 최고로 쳤고 가구 재료로도 으뜸이었다. 특히 울릉도에서 난 섬피나무 바둑
판과 소반은 신분이 높은 귀족들이 지극히 탐내는 귀한 물건이었다.
  피나무는 약으로의 쓰임새도 매우 중요하다. 초여름에 피는 피나무  꽃은 꿀이 많은 것으
로 이름 높지만 약으로도 중요하게 쓴다. 피나무 꽃은  발한 작용이 뛰어나 감기.몸살. 등에
땀을 내는 약으로 쓰며, 신경쇠약, 불면증 등에도 쓴다. 피나무 꽃에는 향기가 나는 정유 성
분과 끈적끈적한 점액질이 들어 있는데 이 성분이 기침을 삭이고 열을 내리며 통증을 멎게
하는 효능이 있다. 류머티스성 관절염, 위암, 헛배  부른데, 위염, 위궤양에도 일정한 효력이
있다.
  피나무 꽃, 잎, 껍질에는 정유와 후라보노이드 배당체,  사포닌, 탄닌, 망간이 들어 있는데
특히 껍질에는 쿠마린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피나무 꽃은  초여름철에 따서 그늘에 말렸다
가 달여서 복용한다. 피나무 꽃은 열을 내리고 염증을 없애는 작용이 탁월하므로 모든 염증
성 질병과 열병에 쓸 수 있다. 골수염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있으면 피나무를 한번 써볼 만
하다. 실제로 피나무로 악성 골수염을 고친 사례가 여럿 있다. 골수염에는 피나무  엑기스를
내어 복용한다. 피나무 엑기스를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깊은 산속에서 자란 피나무 줄기를 잘라 30센티미터쯤 길이로 토막 낸 다음 잘게 쪼개어
3말 이상 들어가는 오지 항아리에 담근다. 그런 다음  피나무가 들어 있는 항아리보다 조금
더 큰 항아리를 땅에 파서 항아리 주둥이를 삼베로 두 겹 씌우고 명주실로 단단히 묶은  다
음 항아리를 땅에 묻힌 항아리 위에 거꾸로 엎어 놓고 새끼줄로 거꾸로 항아리 전체를 칭칭
동여 맨다.
  그 위에 진흙을 이겨 손바닥 두께로 붙이고 항아리 주둥이가 맞물리는 부분을 잘 밀봉한
다음 그 위에 왕겨를 아홉 가마니쯤 쏟아붓고 불을 붙여  태운다. 일 주일쯤 지나서 왕겨가
다 타고 항아리가 식으면 아래  항아리에 고여 있는 피나무 엑기스를  꺼내어 약으로 쓴다.
복용하는 방법은 하루3~5번 한번에  소주잔으로 반잔에서 한잔씩 먹는다.  처음에는 조금씩
먹다가 차츰 양을 늘린다.
피나무 싹은 신장염에 효력이 있다. 봄철에 피나무 새순을 따서 그늘에서 말렸다가 몸이 붓
거나 소변이 잘 안 나올 때 달여서 먹는다. 하루 10~15그램을 달여 3~5번 나누어 마신다. 신
경성 위장병, 신경쇠약 불면증 등에는 초여름 꽃이 활짝 피었을 때 따서 말린 것 3~5그램을
달여서 차처럼 마시면 좋다. 신장결석이나  통풍에는 피나무의 흰 속껍질을  까맣게 태워서
가루 내어 한번에 한 숟갈씩 차로 끓여 마신다. 이 방법은 살을 빼는데도 효험이 있다. 고혈
압이나 동맥경화에는 피나무 속껍질 15~20그램에 물 1되(1.8리터)를 붓고 물이 반으로 줄어
들 때까지 달여서 차처럼 마신다.
  피나무 껍질 달인 물로 얼굴로 씻거나 목욕을 하면 살결이 고와지고 기미, 주근깨가 없어
진다.피나무에는 종류가 많다. 우리나라의 절간에는 피나무의 한 종류인 염주나무를  보리수
라고 하여 심어 두고 신성시하느 데가 더러 있는데 염주나무도 피나무와 마찬가지로 약으로
쓸 수 있다. 피나무는 한방이나 민간에서 거의 사용하고 있지 않은 약재이다. 잘 활용한다면
난치병 치료에 큰 몫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신선이 되게 하는 선약 복령

  옛날 강원도의 어느 산골에 한 선비가 간신들의 모함으로 죄인이 되어 숨어 살고 있었다.
선비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통나무로 집을 짓고 화전을 일구고 숯을 구워서 팔아 목숨을
이어 갔다.선비한테는 아들이 하나 있었다. 아들은 재주가 뛰어나서 아버지는 이 아들이  언
젠가는 집안을 다시 일으키고 자기의 억울한 누명도 벗겨 줄 것으로 기대하면서 열심히 학
문과 예절을 가르쳤다. 아들의 나이  열다섯이 되어 과거를 볼 준비를  몰두하고 있던 어느
날 갑자기 아들은 몸이 퉁퉁 붓고 밥맛이  없어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더니 결국 자리에
눕고 말았다. 아버지는 좋다는 약은 다 구하여 써 보았으나 별 효험을 보지 못했고,  아들의
병은 갈수록 더 깊어졌다.
  어느 날, 아들을 간호하느라 지친 아버지가 마당가에 있는  소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쉬고
있다가 깜박 잠이 들었다.  그때 꿈인지 생신지  수염이 하얀 노인이  뒤산에서 내려오더니
“이놈, 자식이 다 죽어 가고 있는데 잠만 자고 있느냐”? 이렇게 야단을 치는 것이었다. 노
인은 짚고 있던 지팡이로 선비의 어깨를 내리치더니 그 지팡이를 발밑에 꽂아 두고는 홀연
히 사라져 버렸다. 선비가 깜짝 놀라 깨어나 보니 지팡이에 맞은 어깨가 아직도 얼얼하였고
노인이 지팡이를 꽂았던 자리를 보니 조그만 구명이 하나 나 있었다. 이상하게 생각하여 그
구멍을 막대로 찔러 보니 무언가 덩어리가 들어 있는  듯하였다. 조심스럽게 흙을 파내었더
니 제법 커다란 공 같은 덩어리가 하나 나왔다.
“그래, 이것은 신령님이 내 아들의 병을 고쳐 주기 위해 내려 주신 것이 틀림없어,”선비는
그 덩어리를 잘게 썰어 정성스럽게  달여 아들에게 먹였다. 과연 아들은  그것을 먹고 부은
것이 내리고 입맛이 좋아지며 기력이 회복되어 오래 지나지 않아 건강을 되찾았다. 그 뒤로
이 덩어리를 산신령이 주신 약재라 하여 복령이라 이름 지었다.
  중국 명나라 때 아미주라는 곳에 한 가난한 농부가 살았다.  농부는 아무 것도 아닌 일로
아내와 자주 다투었고 아내도 남편을 매우 못마땅하게 여겨  서로를 멀리했다. 그러다가 마
침내 아내는 다른 남자와 눈이 맞았다. 아내는 남편을 죽여 버리기로 작정하고 의원을 찾아
갔다. “제 남편과는 더 이상 같이 살 수 없습니다. 어떻게 남편이 눈치채지 못하게 죽여 버
리는 방법이 없을까요?”마음씨가 착한 의원은 부인의 부탁을 들어 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부인이 마음을 바꾸어 서로 힘을  합쳐 잘 살도록 도와주기로 묘안을  짜냈다. 의원은 복령
15근을 주면서 말했다.“이것은 독약입니다. 날마다 닭 한 마리에 이 약 한 근을 넣고 푹 삶
아서 남편한테 먹이시오. 그리고 이 약을 먹는 동안 절대로 싸움을 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
게 하면 보름 안에 목적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부인은 의원이 시키는  대로 날마다
복령과 닭을 정성껏 푹 고아서 남편한테 먹였다. 며칠이 지나자 남편은 몸이 좋아지고, 부인
에게 고마워하는 마음으로 농삿일을 더욱  열심히 하였다. 열흘이 지나고  보름이 지났으나
남편은 죽기는커녕 점점 더 건강해지기만 했다.
“이상하군, 독약이 효과가 없나?”어느 날 부인은 점심을  싸들고 밭에서 일하는 남편한테
갔다. “여보, 깜박 잊고 젓가락을 안 가져 왔어요. 곧  가서 가져 올게요.”“그럴 거 없어.
여기 버드나무가 있으니 이것을  꺾어 젓가락으로 쓰지 뭐,”남편은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
껍질을 벗겨 젓가락으로 썼다. 점심을 먹고 난 뒤에 남편은  갑자기 배가 아파 뒹굴기 시작
했다. “아이구, 배 아파 죽겠네.”남편은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데굴데굴 구르더니 숨이
끊어져 버렸다. 부인은 속으로 크게 기뻐하면서 의원에게  달려갔다. “의원님, 남편이 죽었
어요, 독약의 효과가 이제서야 나타났어요, 고맙습니다.
  의원은 깜짝 놀랐다. 남편이 왜  죽었는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  부인을 데리고 밭으로
달려갔다. 밭에는 복령과 닭을 넣고 끓인 음식에 젓가락이 놓였는데, 그 젓가락이  버드나무
로 만든 것이었다. “아뿔사! 복령과 버드나무는 상극이라서 죽었구나!”  복령과  버드나무
를 같이 쓴 것이 비극의 원인이었다. 사람들은 그 뒤로  복령과 버드나무를 같이 쓰지 않았
다. 복령은 닭과 같이 쓰면 효과가 더욱 세어지지만 버드나무와 같이 쓰면 독약이 된다.
  옛날, 어느 마을에 한 관리가 살았는데, 그에게는 소령이라는  딸이 있었다. 그 집에는 소
복이라는 남자 하인이 하나있어 두 사람은 서로를 깊이 사랑하게 되었다. 그러나 양반집 딸
이 하인과 결혼할 수는 없었다. 소령의 아버지는 딸을  부잣집 아들과 혼인시키기로 결정했
다. 이를 눈치 챈 소령과 소복은 같이 도망을 쳐서 멀리 가서 살기로 했다. 그들은 한밤중에
집을 나와 한참을 걸어 어느 작은 마을에 이르렀다. 거기서 소령은 추위에 지치고 풍습병이
들어 그만 자리에 드러눕고 말았다. 풍습병이란 습기가 많은  곳에서 오래 생활하여 생기는
병으로 옴몸의 뼈마디가 쑤시고 저리고 아픈 질병으로 요즘의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병이
다. 소복은 밤낮으로 소령을 간호하였다.
  어느 날 소복은 약초와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활을  메고 산으로 들어갔다. 마침 산에서
토끼 한마리를 발견하고 활을 쏘아 토끼 뒷다리를 맞혔다. 토끼는 다친 다리를 끌고 한참을
달아나다가 소나무 곁에 이르는가 싶더니 어느새 간데 없이  사라지고 화살만 남아 있었다.
“토끼는 사라지고 화살만 남아 있다니 이상한 일이군.”소복이 화살을 집어들자 그곳에 시
커먼 구멍이 생기는 것이었다. 이것을 기이하게 여긴 소복이 그곳을 파 보니 하얀 덩어리가
있어 그것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소복은 햐안 덩어리르 끓여서 소령과 같이 나누어 먹
었다. 그랬더니 그 다음날 소령은 몸이 가뿐해졌다.
“아마. 그 덩어리가 좋은 약이 되는 모양이지.”소복은 다음날 토끼를 쫓던 곳으로 다시 가
서 하얀 덩어리를 더 캐 와  그것을 소령에게 달여 먹였다. 과연 그  약은 풍습병에 효험이
있어 마침내 병이 다 낫게 되었다. 그 뒤로 이 약초는 소복과 소령이 처음 발견했다고 해서
복령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복령은 베어낸 지 여러해 지난 소나무 뿌리에 기생하여 혹처럼 크게 자란 균핵이다. 땅속
20~50센티미터 길이에 달린 것을 소나무 그루터기 주변을  쇠꼬챙이로 찔러서 찾아낸다. 지
름 30~50센티미터쯤의 덩어리이고 꽃은 소나무  껍질처럼 거칠며 속은 희거나 분홍빛이  난
다. 속이 흰 것은 백복령이라 하고 분홍빛인 것은 적복령이라 하는데 백복령은 적송의 뿌리
에 기생하고 적복령은 곰솔뿌리에 기생한다. 적복령이 약효가 더 높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
서 적복령은 그다지 많이 나지 않는다. 복령이 소나무 뿌리를  둘러싼 것을 복신 이라고 부
르는데 이것은 마음을 안정시키는데 효과가 좋다.
  복령은 옛날부터 오래 먹으면 신선이 되는 약으로 이름 높다. 옛책에는 복령을 먹고 신선
처럼 되어 몇 백 년을 살았다는 이야기가 여럿 적혀 있다. 구황식물로도 중요하여 흉년이나
배고플 적에 흔히 먹었다. 복령을 오래 먹으면 몸이 가볍게 되어 늙지 않고 오래 살게 된다
고 한다.
  복령은 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위장을 튼튼하게 하며 마음을 안정시키는 작용이 있다. 
<신농본처경>에는 “오래 복용하면 안혼,양신하여 장수한다.”고 적혀 있고, <동의보감>에
는 “입맛을 좋게 하고 구역을 멈추며 마음과 정신을 안정시킨다. 폐위로담이 막힌 것을 낫
게 하며 신장에 있는 나쁜 기운을 몰아 내며 소변을 잘 나오게 한다. 수종과 임병으로 오줌
이 막힌 것을 잘 나오게 하며 소갈을  멈추게 하고 건망증을 낫게 한다.”고 적혀 있다.  또
<선경>에 “음식 대신 먹으면 좋다. 정신을 맑게 하고 혼백을 안정시키면 9규를 잘 통하게
하며 살을 찌개 하고 대소장을 좋게 하며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또 영기를 고르게 하고 위
를 좋게 하므로 제일 좋은 약이며 곡식을 먹지 않아도 배고프지 않다.‘고 쓰여 있다.
  복령에는 복령당이라느 펙틴이 84퍼센트 들어 있다. 물에 넉이면 복령은 98퍼센트의 포도
당으로 바뀐다. 또 철, 마르네슘, 칼슘, 칼륨, 나트륨, 인, 셀렌 등이 들어 있다. 이 밖에 단백
잘, 지방, 레시틴 등이  들어 있다. <동의보감>에는  복령의 약효에 대해 이렇게  요약했다.
“맛은 달고 심심하며 성질은 평하다. 폐경, 비경, 심경, 방광경에 작용한다. 소변을 잘 보게
하고 비를 보하며 담을 삭이고  정신을 안정시킨다. 약리실험에서 이뇨작용, 혈당량  낮춤작
용, 진정작용 등이 밝혀졌다. 복령의 다당류는 면역 부활작용, 항암작용을  나타낸다. 비허로
붓는데, 복수, 담음병, 게우는 데, 설사, 소변이 잘 안  나오는 데, 가슴이 두근거리는 데, 설
사, 불면증, 건망증, 만성 소화기성 질병 등에 쓴다. 특히 백복령은 비를 보하고 담을 삭이는
작용이 있고, 적복령은 습열을 없애고 오줌을 잘 나오게 하는 작용이 좋으며, 복신은 진정작
용이 세므로 비허로 붓는 데와 담음병에는 백복령을 쓰고 습열로 생긴 오줌장애 때에는 적
복령을 쓰며 잘 놀라며 가슴이 두근거리는 데다 불면증, 건망증에는 복신을 쓴다. 복령 껍질
도 소변을 잘 나오게 하므로 붓는 데 쓴다. 하루 6~20 그램을 달인 약, 알약, 가루약 형태로
먹는다.”  복령은 소나무의 정기가 뭉쳐서 생긴다. 소나무를 가을철에 베면 뿌리에 복령이
생기지 않는다. 봄철에 벤 것이라야 복령이 생긴다. 봄철에 소나무를 베어내면 줄기는  잘려
없어졌을지라도 뿌리는 가을이 될 때까지 살아 있게 된다. 뿌리가 여름 동안 열심히 땅속의
영양분을 빨아들이지만 줄기가 없으므로 영양분을 위로 오려 보내지 못하고 뿌리 한 부분에
모아 갈무리하는데 이 갈무리한 덩어리가 바로 복령이다.
  복령에는 상당한 항암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복령의 주요 성분인 파키닌다당류는
그 자체로는 항암활성이 없지만 1~6 가지의 결합을 떼어 버리고 1~3 결합만 남겼을 때 암세
포에 대한 억제율이 96.88 퍼센트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는 복령, 계지, 목단피,
살구 씨, 작약으로 자궁암 환자 100명을 치료하여 그중 46명이 다 나았고, 34명은 종양의 크
기가 반 이하로 줄어들었다는 임상 보고가 있다.
  복령의 효능과 약으로 쓰는 방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소변을 잘 나오게 한다. 여성이 신진 대사기능에 탈이 나가게 한다. 여성이 신진 대사기능
에 탈이 나거나 영양의 불균형으로  인해서 다리가 붓고 생리가 순조롭지  않을 때에 좋다.
하루 15~20그램을 달여 먹거나 가루 내어 먹는다. 더덕, 삽주 뿌리, 마 등을 함께 쓰면 더욱
효과가 좋다.
  당뇨병의 혈당치는 낮춘다. 복령 20그램, 택사, 마, 각각 15그램씩을 달여서 2~4개월  꾸준
히 복용하면 혈당을 낮추는데 효험이 있다. 복령은 혈당을  처음에는 약간 높였다가 나중에
는 낮춘다.
  설사를 멎게 한다. 여름철 급성 장염으로 설사가 심하게  날 때 복령, 후박, 귤껍질, 율무,
제비콩, 곽향 등과 함께 달여 먹는다. 특히 어린이의 설사에 효과가 좋다.
  마음을 안정시킨다. 불면증이나 건망증, 어지럼증, 잘 놀라는 증세 등에는 복신을 가루 내
어 하루 15~20그램씩 달여 먹거나 가루 내어 율무 가루 밀가루, 쌀가루 등과 섞어 수제비나
국수를 만들어 먹는다. 복신은 복령보다 마음을 진정시키는 작용이 더 세다.  
  살결을 아름답게 하고 주근깨를 없앤다. 복령 가루와 꿀을 섞어서 잠자기 전에 얼굴에 바
르면 살결이 고와진다. 꾸준히 계속하면 주근깨도 없어진다.
  복령으로 담근 술도 가슴 두근거림, 불면증, 허약한  데. 위장 기능이 약한 데, 여위는  데
등에 좋은 효능이 있다. 술 1되에 복령 300그램을 넣고 1주일쯤 두었다가 저녁에 잠자기 전
에 소주잔으로 반잔씩 마신다.
  산후풍으로 몸이 붓고 어지러우며 맥이  나른하며 온몸의 뼈마디가 쑤시고, 아프고,  저리
고, 시리며, 찬물에 손을 담그지 못할 때에는 술밥 1말에 복령 가루 1되를 섞어 막걸리를 빚
어 조금씩 자주 마신다. 또는 동쪽으로 뻗은 솔 뿌리 3근과 복령 5근을 35도가 넘는 소주에
넣고 6개월 동안 숙성시켰다가 저녁 잠자기 전에 조금씩 마신다.
  복령은 오래 먹을수록 몸에 이로운 식품이자 약이다. 복령을 먹는 것에 습관을 들이면 곡
식을 전혀 먹지 않고도 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신이 맑아지고 힘이 난다. 산속에서 수도
하는 사람 중에는 복령을 식량 대신 먹고 보통 사람보다 훨씬 뛰어난 육체적 정신적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있다.
  복령 가루와 쥐눈이콩을 볶아 가루 낸 것을 같은 양으로 섞어서 하루 두세 번, 한번에 다
섯 숟가락씩 먹거나 밀가구 1되를 반죽하여 수제비를 만들어  하루에 1번 먹는다. 처음 3~4
일 동안은 허기가 지고 배가 고프지만 일 주일쯤 지나면 배고픔을 모르게 된다. 2~3개월 복
용하면 눈이 밝아지고 정신이 총명해지며 몸이 가벼워진다. 복령은  신령스러운 약  음식이
다.
 


뇌질환에 신효 천마

  옛날 중국의 신농가 산기슭에 살던 한 부잣집 외동딸이 두통이 몹시 심하여 집안 식구들
한테 걱정거리가 되었다. 온갖 좋다는 약을 다 구하여 먹여 보고 이름 난 의사를 무수히 찾
아다니며 치료를 했으나 아무 효험도 없이 병은 점점 깊어졌다.
그런 어느 날 딸의 어머니가 딸을 간호하다가 지쳐 잠이 들었는데 꿈에서 깨어난 어머니는
걱정이 태산 같았다. 신농가는 험하고 돌아와 맹수가 많기로 이름 난 산이었다. 그 험한  산
에 누가 가서 신마를 찾는단 말인가? 딸의 부모는 고민 끝에 방을 써서 붙였다.
  “신농가의 신마를 찾아오는 사람에게 내 딸과 결혼하게 해 주겠노라.”그러나 목숨을 걸
고 그 험한 신농가에 올라가서 신마를 찾아오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마침 그 옆동네
에 어려서 부모를 잃고 혼자 가난하게 사는 한 젊은  사냥꾼이 있었다. 사냥꾼은 딸의 부모
한테 가서 말했다.
  “제가 산에 올라가서 신마를 잡아 오겠습니다.”
  “네 뜻이 장하구나. 부디 꼭 성공해서 돌아오기를 기다리겠다.”  사냥꾼은 험한 고개를
넘고 개울을 건너고 가시덩굴을 헤치며 맹수와 독사를 피하기도하면서 신농가의 깊은  산속
으로 들어가 신마를 찾아 헤맸다. 여러 날을 산을 뒤졌으나 신마는 보이지 않았다. 어느  날
사냥꾼이 지쳐서 숲 속에서 쉬고 있으려니 푸드득 하는 소리가 나더니 하늘에서 붉은 갈기
를 휘날리며 말 한 마리가 숲으로 내려왔다.
  “저것이 신마가 틀림없어, 게 섰거라.”사냥꾼은 힘껏 달리며 올가미를 던졌으나  신마는
땅으로 땅바닥을 한번 치더니 붉은 갈기 한 가닥만을 남기고 땅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사냥꾼은 갈기를 따라 땅을 파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참을 파도 신마는 보이지 않고 둥글납
작하고 주먹만한 뿌리 같은 것이 하나 나왔는데  그것은 땅 위에 있던 붉은 갈기와 이어져
있었다. “신마를 놓친 것이 원통하지만  이거라도 갖고 가야겠어.” 사냥꾼은 딸의  부모를
찾아가 말했다. “아깝게도 신마를 놓쳤습니다. 대신 신마가 사라진 곳을 파 보니 이상한 뿌
리 같은 게 있어서 가지고 왔습니다.”  “음...신마가 남기고 간 것이라면 이것이 두통을 고
치는 좋은 약이 될지도 모르겠군. 이것을 딸한테 달여 먹여 보겠네.”딸의 부모는 그 뿌리를
달여서 딸에게 먹였다. 과연 그 약은 두통에 신효가 있어 딸의 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 약속
대로 사냥꾼은 부잣집 외동딸과 결혼하게 되었다. 그 뒤로 그 약초 뿌리야마로 하늘이 신마
를 통해 보내 준 약초라 하여 신마라고 부르게 되었는데  차츰 세월이 지나면서 천마, 또는
천마로 부르게 되었다.
  옛날, 신농가산 기슭에 한 모녀가 살았는데 딸의 이름을 옥람이라 했다. 옥람은 열여덟 사
라로 꽃과 같이 예쁘고 총명하였으니  어머니에 대한 효성이 지극하였다.  그런데 어머니가
갑자기 병에 걸려 반신이 마비되어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옥람은 크게 근심이  되었다.
“어머니, 몸이 어떠세요?” “한쪽  몸이 말을 안  듣는구나.”“의원을 모셔오겠습니다.”
옥람은 의원을 모셔다가 치료를 했지만 어머니의 병은 낫지 않았다. 옥람은 침식을 잊고 어
머니를 간호하였다. 생각 끝에 옥람은  신농가의 산신령한테 어머니의 병을 고쳐    달라고
기도하기로 마음먹었다. 옥람은 산을 바라보며 열심히 기도를  했다. “산신령님, 제발 우리
어머니의 병을 고쳐 주십시오.”옥람의 정성에 산신령이 감동했는지, 어느 날 옥람에게 머리
가 하얀 신령이 나타났다. “옥람아, 옥람아!”  “네.” “네 어머니의 병은 신농가산 꼭대
기에 자라는 약초를 달여 먹어야 고칠 수 있느니라. 그러나  산이 높고 험하고 맹수가 많아
네가 갈 수 없으니 젊은 청년한테 부탁하거라. 그리고 그 약초를 캐 온 청년과 너는 결혼해
야 하느니라.” “신령님, 정말 고맙습니다.”옥람은 이튿날 동네에 방을 붙였다. “신농가에
올라가서 우리 어머니의 병을 고칠 수 있는 약초를  구해 오는 사람과 결혼하겠음.” 이 방
이 나붙자 인물이 아름답고 품행이 단정한 옥람이와 결혼하고자 했던 젊은이들이  앞다투어
약초를 캐 오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그중 몇 사람이 독사한테 물려 죽을 뻔한 일이 있고 나
서부터는 섣부르게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 어느 날  대산이라는 젊은이가 약초를 캐어
오겠다고 나섰다. “내가 약초를 캐어 오겠소.” 그는 험한 신농가 꼭대기를 올라가 결국 그
약초를 캐어 돌아왔다. 옥람은 약초를 달여서 어머니에게 드렸더니 곧 병이 나았다.  옥람은
산신령의 말대로 대산이라는 젊은이와 백년가약을  맺어 부부가 되었다. 그  뒤로 사람들은
그 약초를 하늘에서 떨어져 마목병을 치료한 약초라는 뜻에서  천마라고 이름 지었다. 마목
병이란 몸이 마비되는 병을 말한다.
  천마는 난초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이다. 키 30-100센티미터쯤 외줄기로  곧게 자라고 뿌
리는 고구마처럼 덩이졌다. 줄기는붉은 밤색에 조그마한 잎이 듬성듬성 난다. 5~6월에  싹이
나서 흰 빛의 꽃이 피었다가 곧 시든다. 뿌리를 천마라고 하고, 줄기를 적전, 또는 종풍초라
고 부른다. 참나무 뿌리 삭은 데서 다른 버섯과 공생하여 자라는 반기생식물이다.
  천마는 뇌질환 계통의 질병에 최고의 신약이다. 두통,  중풍. 불면증, 고혈압, 우울증 같은
두뇌의 질환에 불가사의하다 할만큼 효력을 발휘할 뿐만 아니라 위궤양, 간질, 간경화증, 당
뇨병,식중독,디스크, 백혈병, 암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질병에 두루두루 뛰어난 효력을 발휘
한다.
  <향약집성방>에는 천마의 약성에 대해 이렇게 적혀 있다. “맛은 맵고 성질은 평하고 독
이 없다. 풍습으로 인한 여러 가지 마비증, 팔다리가 오그라드는 것, 어린이의 풍간, 잘 놀라
는 것을 치료하고 허리와 무릎을 잘 쓰게 하며 근력을 높여 준다. 오래 먹으면 기운이 나고
몸이 거뜬해지며 오래 산다. 산에서 자라며 음력 5월에 뿌리를 캐어 햇볕에 말린다.”<본초
강목>  “천마를 다른 이름으로 적전지, 또는  정풍초라고 한다. 맛은 달고 성질은 평하다.
냉증이나 여러 가지 마비증. 팔다리를 쓰지 못하는 것. 말을 많이 하면서 정신이 흐릿한 것,
잘 놀라고 정신이 흐릿한 것 등을 치료한다.”<약성론>  “천마는 성질이 차다. 열독과 옴
종에 줄기와 잎을 짓찧어 붙이고, 또 씨앗으로 밥을 지어 먹으면 열독이 없어진다. 물가에서
자라며 마편초와 닮았고, 마디마디에 자주색  꽃이 피며 들맨드라미와 같은 씨가  생신다.”
<진장기>  “맛은 달고 성질은 따뜻하다. 양기를 돕고 오로칠상을 보하며 귀주, 고독을  없
앤다. 또 혈맥과 관규를 잘 통하게 한다. 먹을 때 금할 것은 없다.” <일화자본초>  “봄에
싹이 돋는데 갓 돋은 것은 함박꽃 싹과 같고 줄기는 한 대로 곧추 올라가 2~3자나 자라는데
마치 화살대와 비슷하며 속은 비어 있고  붉은빛이 난다. 그 때문에 적전이라 부른다.  줄기
속은 비었고 잎은 약간 뾰족하며 작은 잎의 절반 이상이 줄기에 붙어 있다. 가는 줄기 끝에
이삭 모양의 꽃이 피고 콩알 같은 씨가 생긴다. 씨는  여름에도 떨어지지 않고 있다가 줄기
속으로 내려가 땅에 떨어진다. 부리의 생김새는 참외를 닮았으며 10~20개가 이어 달리고 큰
것은 무게가 200~400그램이나 된다.  껍질은 흰누른빛으로 백룡피라 하고  뿌리살을 천마라
한다. 음력 2~3월과 5~8월에 채집하여 껍질을 벗겨 버리고 끓는  물에 약간 삶아 햇볕에 말
려서 쓴다. 고산이나 형산지방 사람들은 흔히 날것을 꿀과 같이 달여서 과자로 만들어 먹는
데 그 맛이 매우 좋다.”  <도경>  북한에서 펴낸 <동의학사전>에는  천마의 약성에 대해
이렇게 적혔다.
  “맛은 맵고 성질은 평하다. 간경에 작용한다. 경련을 멈추고 간양을 내리며 풍습을  없앤
다. 약리실험에서 진경, 진정작용, 진통작용이 밝혀졌다. 머리가 어지럽고 아픈 데,  경풍, 전
간, 중풍으로 말을 못하는데, 팔다리가 오구라드는 데 등에 쓴다. 신경쇠약증에도 쓴다. 하루
6~9그램을 달인 약, 알약, 가루약 형태로 먹는다.”  천마는 두통과 고혈압, 어지럼증에 특효
약이라 할 만하다. 어지럼증은 한의학에서 ‘현훈’이라고 부르는데 대개 간과 신장의 기운
이 손상되어 간의 열이 위로 오르고 몸 안에 담과 열이 서로 뭉치거나 몸 속의 수액이 제대
로 흐르지 못하여 생긴다. 몹시 어지럽고 속이 메스꺼우며 구토가 나고 귀에서 소리가 나며
청력이 약해진다. 이럴 때에 천마 말린 것 3~10그램을 끓인 물에 5분쯤 우려 내어 하루 3번
밥먹고 나서 마신다. 천마는 간장의 열을 내리고 바람과 습기를 없애며 마음을  진정시킨다.
머리가 흐리고 눈앞이 어질어질하며 귀에서 소리가 나고 입 안이 쓰며 가끔 잘 놀라고 손발
이 저리며 손과 발을 잘 쓰지 못하고  팔다리에 경련이 일어나는 사람한테 특히 효험이 있
다. 고혈압 환자에게도 매우 좋다.
  고혈압에는 천마와 오리를 함께 쓰기도 한다. 오리 한마리를 잡아서 털을 뽑고 배를 갈라
똥만 빼낸 다음 천마 30~50그램을 오리 뱃속에  놓고 청주를 약간 붓고 흰 실로 오리  몸을
몇 바퀴 둘러 단단히 묶은 다음 3~4시간 동안 푹 찐다. 이것을 하루에 한번, 한 그릇씩 밥먹
기 전에 먹는다. 먼저 국물을 마시고 뒤에 고기를 먹되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지는  않는다.
이 방법은 고혈압과 어지럼증, 잘 놀라고 꿈이 많으며 말으  잘 못하고 손발이 저리는 등의
증상에 효험이 있다. 천마는 신경을 튼튼하게 하여 신경쇠약  불면증을 치료하며 오래 복용
하면 간, 신장, 폐, 대장이 튼튼해지고 살결이 옥 같이 고와지며 머리칼이 까맣게 되고 혈액
이 깨끗하게 되며 오래 살게 된다. 30년 동안 깊은  산속에서 천마를 재배하며 천마의 약성
을 연구한 한 노인은 천마는 지금까지 알려진 약성 말고도 청혈, 해독, 소염, 항암효과가 뛰
어나서 사람의 체질에 따라 제대로 쓰기만 하면 거의 모든 질명을 고칠 수 있다고 한다. 천
마의 약성을 다시 요약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천마는 양이면서도 음에 딸린 약초다. 자연퇴비나 나뭇잎이 썩어서 생긴 진균을 좋아하고
사람이나 동물이 건드리는 것을 싫어한다.
  천마는 달고, 쓰고, 짜고, 맵고, 시고, 담담하고, 구수하고, 아리고,  노리고, 비리고, 찌리하
고, 요욕한 맛 등 온갖 맛을 지니고 있어서 모든 장부와 경락에 다 들어간다.
  피를 맑게 하고, 어혈을 없애며,  담과 습을 제거하고, 염증을 삭이고,  진액을 늘리며, 피
나는 것을 멎게 하며, 설사를 멈추고, 독을 풀어 주며, 갖가지 약성을 중화하고 완화하며, 아
픔을 멎게 하며, 마음을 진정시키는 등의 작용이 있다.
  천마는 다음과 같은 갖가지 질병에 두루 효험이 있다. 고혈압, 저혈압, 중풍, 반신불수, 뇌
일혈, 타박상, 뇌출혈, 뇌진탕, 당뇨병, 간경화증, 가스 중독, 농약 중독, 백혈병, 혈우병, 어지
럼증, 두통, 귀움림, 차멀미와 배멀미, 혈액 순환이 잘 안 될 때. 크게 잘 놀라는  병, 하반신
마비, 목덜미와 어깨. 잔 등이 당기고 뻣뻣한 데, 지방간, 간염, 어깨가 차가운  증상, 팔다리
에 열이 날 때, 손발이 뒤틀리는 데, 심장병, 신장병, 어린이 간질, 감기몸살, 관절통, 좌골신
경통, 손발이  삔 데, 위장병, 장출혈, 어혈, 뱃속에 딱딱한 덩어리가 있는데, 음부 가려움증,
습진, 무좀, 피오줌을 누는 데, 끓는 물이나 불에 덴 데, 쇠독, 갖가지 암, 동상, 다형성 홍반,
마른버짐, 변비, 설사, 곽란, 후두염,  몸이 붓는 데, 오로칠상 등이다.  이 밖에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고 장부를 굳세게 하며 오래 먹으면 기운을 돋우고 체력을 늘리는 등의 효과를
일일이 말로 다할 수가 없다.
  찬마는 뇌출혈 곧 중풍으로 쓰러졌을 때 생즙을 먹이면 신통하다고 할 만큼 효험이 있다.
실제로 중풍으로 쓰러져 의식이 없는 환자나  교통사고로 뇌를 심하게 다쳐 이미  병원에서
죽은 것으로 의사의 진단이 난 환자에게  생즙을 먹였더니 아무 후유증 없이  되살아났다는
거짓말 같은 사례가 여럿 있다. 식중독이나 농약 중독에도 효과가 뛰어나다. 농약을  치다가
중독되어 쓰러졌거나 농약을 마셔 중독된 데에는 천마를 강판에 갈아서 그 즙을 몇 숟가락
떠 먹인다. 대개 2~3일이면 깨끗하게 회복된다. 뇌출혈로 뇌수술을 해서 정신 이상이 되었거
나 간질이 온 사람, 척수수술로 몸이 마비된 사람, 교통사고로 몸이 마비된 사람, 중풍 후유
중으로 몸을 잘 움직이지 못하고 말을 잘 못하는 사람 등도 천마 생즙이나 천마로 담근  술
을 오래 먹으면 완치가 가능하다.
  천마는 쪄서 말려서 쓰는 것보다는 날것으로 쓰는 것이 약성이  훨씬 더 높다. 쪄서 말리
면 천마에 들어 있는 갖가지 특이한 약효성분들이 당분으로 바뀌어 약성을 잃게 된다. 날것
으로 소주에 담가 우려내어 복용하거나 날것을 썰어 말려서 쓴다. 천마를 생즙을 내어 발효
시켜 쓰면 효과가 더욱 뛰어나다. 천마로 담근 술은 고혈압, 두통, 어지럼증, 피부병 등에 효
험이 뛰어나다. 천마를 35도 이상 되는 소주에 담가 섭씨 40도 이상의 온도에서 3개월 이상
숙성시켜 복용한다. 오래된 것일수록 맛이 순하고 약효도 높다. 술취한 사람이 천마술을  한
잔 마시면 술이 금방 깨 버리며, 금방  취하고 금방 깨며 숙취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오래
복용하면 살결에 윤이 나고 주름살이 생기지 않는다.
  천마는 항암작용도 상당히 세다. 날것을  잘게 썰어 그늘에서 말려 가루  내어 한번에 한
숟갈씩 하루 3~5번 먹는다. 폐암, 위암, 간암 등에 효과가  크다. 폐암, 위암 환자가 천마 가
루를 6개월 동안 복용하여 깨끗하게 나은 보기가 있다.  피부암이나 막창, 종기, 무좀, 습진,
가려움증. 등에는 천마를 강판에 갈아 생즙을 붙이거 천으로 싸매어 둔다. 하루 한번씩 갈아
붙인다. 피부암, 무좀 습진 등에 매우 잘 듣는다. 천마는 진통 효과도 뛰어나서 말기 암으로
고통이 극심할 때 통증을 완화하는 데에도 쓴다.
  천마를 이용하여 종교가 생겨난 일도 있다. 중국 청나라  말기에 지금의 만주지방 일대에
‘대도회’라는 비밀결사가 있었는데 한때 그 신도가 2백만 명이 넘었다. 대도회는 낡고 부
패한 정권을 쓰러뜨리고 깨끗하고 질병이 없는 이상사회를 건설하라는 것을 목표로 하는 신
흥 종교단체로 그 교리의 많은 부분이 노자의 도덕경에서 따온 것이었다. 대도회 교주는 신
도들이 나면 천마를 달여 먹이게 하였는데 어떤 병이든지 대개 잘 나았다. 관절염이나 신경
통에는 천마와 원지를 같이 달여 먹게 하기도 했다. 대도회 교주가 병을 잘 고친 다는 소문
이 퍼져 수많은 신도가 몰려들었고 대도회는 50년 동안 크게 번성했다. 천마는 중국에서 수
입한 것보다는 우리나라에서 자란 것이 약효가 빼어나게 높다.  중국에서 난 것은 맛, 품질,
약효 모두가 우리나라에서 난 것보다 형편없이 낮다.
 

 

 

넷째가름 눈, 코, 입, 귀의 병에 효과가 있는 약초

 

염증 없애고 항암효과 높은 매발톱나무

  매발톱나무는 줄기와 잎에 매의 발톱처럼 날카로운  가시가 있는 떨기나무이다. 우리나라
중,북부지방의 깊은 산속이나 산능선 양지 쪽에 많이 자라며 상동나무, 시금치나무 등의  여
러 이름이 있다. 매발톱나무는 가을철에 빨갛게 익는 열매가 먹음직스럽고 사랑스럽다. 길이
1센티미터쯤 되는 타원 형의 열매에는 다른 어떤 야생 열매보다 비타민 C가 풍부하며 신경
쇠약을 치료하는 훌륭한 약효가 있다. 서양에서는 매발톱나무의 열매로 잼을 만들어 먹는다.
잘 익은 매발톱나무 열매를 따서 분쇄기에 넣어  간 다음에 체로 걸러 낸 즙에다 설탕,  꿀,
포도당을 넣어 잼을 만드는데 이 잼은 신경쇠약을 치료하는 효과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콩
팥 출혈이나 잇몸 출혈 같은  비타민 결핍으로 인한 괴혈병 증상에도  상당한 효력이 있다.
매발톱나무는 우리나라의 태백산, 계방산, 함백산 등에도 많이 자라므로 한번 식품으로 개발
해 봄직하다.
  매발톱나무는 갖가지 염증과 간장질환에 효과가 크다. 봄철이나 가을철에 뿌리를 캐어 그
늘에서 말렸다가 잘게 썰어 달여서 복용하는데 구내염,  관절염, 간염, 위염, 위궤양, 담낭염
같은 갖가지 염증과 위암, 간암, 식도암 등 악성종양  그리고 자궁출혈, 산후출혈 같은 출혈
데도 효과가 있다. 변비에도 뚜렷한 완화작용이 있고 설사에도 효력이 있으며, 황달, 담석증,
같은 간질환에도 효과가 있고, 기침을 억제하는  작용도 있다. 어린 줄기와 잎을 달인  물은
고혈압에도 효과가 있어 혈압을 일정하게 낮춘다.
  매발톱나무는 부작용이 없는 암 치료약으로  이용해 볼 만하다. 매발톱나무에  들어 있는
베르베린, 옥시칸틴 등의 성분은 암세포의 산소공급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어 암세포의 성장
을 막는 작용을 한다. 갖가지 암에는 매발톱나무 뿌리나  뿌리껍질 20~40그램을 달여서  하
루 세 번 복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매발톱나무와 닮은  식물인 매자나무의 뿌리껍질도
같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매자나무는 한국 특산식물로 매발톱나물와  거의 같은
용도로 쓰인다.
  결막염이나 눈의 염증에도 매발톱나무를 치료약으로 쓴다. 줄기나 뿌리를 달인 물을 고운
체로 잘 걸러서 점안하거나 눈을 씻는다. 가을 에 열매를 따서 즙을 내어 설탕을 열매의 1.5
배를 넣고 끊어서 놓아 두었다가 앙금을 걸러내 버리고 물에 타서 청량음료로 마시면 그 상
큼한 맛이 천하일품이다. 그러나 이렇게 먹으면 비타민 C가 모두 파괴도어 버리므로 열매를
딴 즉시 분쇄기로 갈아서 즙을 짜서 마시는 것이 제일 좋다. 매발톱나무는 사촌인 매자나무
와 함께 절간이나 민간에서 그 잎을 차로 더러 마신다. 매발톱나무는 사촌인 매자나무와 함
께 절간이나 민간에서 그 잎을 차로 더러 마신다. 매발톱나무 잎차는 향이 독특하고 관절염
이나 생손가락 앓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발톱나무를 달이면 물이 노랗
게 우러나는데 옛날에는 이 나무에서 노란색 물감을 얻었다고도 한다. 우리나라에는 왕매발
톱나무, 섬매발톱나무, 매자나무, 연밥매자나무, 좁은잎매자나무 등의 닮은 식물이 자라고 있
다.
 


눈병에 신통한 약효 물푸레나무

  물푸레나무는 물을 푸르게 하는 나무라는 뜻이다. 이 나무의 껍질을 벗겨 물에 담그면 물
이 파랗게 된다. 강원도에서는 이 나무를 수청목이라 부르고 한방에서는 진백목이라 부른다.
이 나무는 가장 단단하고 질긴 나무 축에 든다. 예전에  도리깨를 이 나무로 만들었고 지금
도 야구방망이와 스키를 만든다. 옛날에는 이 나무로 벼루를 만들기도 했는데, 가볍고 잘 깨
어지지 않아서 선비들이 나들이 때 즐겨 사용했다고 한다.
  물푸레나무는 민간 신앙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북유럽의 최고신인 오딘은 부엉이로 변해
서 숲 가운데 있는 큰 물푸레나무 꼭대기에서 세상을 살핀다는 전설이 있으며, 유럽과 시베
리아의 샤먼들은 이 나무를 우주목으로  섬겼다. 우리나라에도 이 나무를  정자목로 섬기는
풍습이 남아 있다. 물푸레나무는 눈병에 신약이다. 눈충혈, 결막염, 투라코마등  일체의 눈병
에는 물푸레나무 껍질을 달여 얇은 가제로 서너 번 걸러 낸 물로 눈을 자주 씻는다. 물푸레
나무 껍질에 상처를 내어 수액을 받아 눈을 씻거나 점안하여도 효과는 같다.
  물푸레나무 수액은 눈을 맑게 하고 시력을 도와준다. 늘  이용하면 시력이 좋아지고 온갖
눈병이 예방된다. 백내장이나 녹내장 치료에는  물푸레나무 수액에다 죽염, 야생꿀이나  5년
이상 묵은 토종꿀을 더하여 얇은 천으로 여러 번 잘 걸러서 눈에 넣는다. 하루 4~7 번씩 꾸
준히 점안하면 뜻밖의 좋은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물푸레나무는 통풍 치료에도 신통한
효력이 있다. 물푸레나무 가지를 잘게 썰어서 오래 끓여서 그 물로 찜질을 한다. 이 물을 마
시면서 찜질을 함께하면 효력이 더욱 빠르다. 한 가지 주의할 것은 치료를 하는 동안 술, 생
선, 담배를 금해야 한다는 점이다. 대개 일 주일쯤이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물푸레나무 껍질 달인 물은  장염, 설사에도 효과가 있고  기관지염이나 천식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 물푸레나무 껍질 말린 것 35그램을 진하게 달여서 하루에 세 번 마신다.  맛은
약간 쓰다. 여성의 냉. 대하증에도 물푸레나무를 쓴다.  물푸레나무 껍질을 벗겨서 겉껍질을
긁어내 버리고 파릇한 속껍질만을 모아서 그늘에 말렸다가 가루 내어 하루 세 번 한번에  1
찻술갈씩 더운물에 타서 마신다. 갖가지 여성질환에 효과가 있으며  신장이 나빠 몸이 붓는
데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
  물푸레나무는 우리나라 어디에나 자란다. 일본에서는 몸에 문신을 새길  때 이 나무를 쓴
다. 물푸레나무 삶은 물로 문신 새길 곳을 닦은 뒤에  자작나무 껍질 태운 그을음으로 무늬
를 그리고 바늘이나 칼로 상처를 낸 다음 다시 그을음을 문질러서 입묵시킨다. 이때 상처에
서피가 나면 물푸레나무 삶은 물로 소독과 지혈을 겸했다. 물푸레나무 달인 물로 먹을 갈아
글씨를 쓰면 천 년을 지나도 색이 바래지 않는다고 한다. 물푸레나무를 태운 재는 염료로도
귀하게 썼다. 옛날 산속의 수도승들은 물푸레나무 태운 재를 무렝 풀어 옷을 염색했다. 물푸
레나무 잿물로 들인 옷은 파르스름한 잿빛인 데다 잘 바래지 않아서 승려복으로 서는 최상
품이었다.
 


치질,축농증 고치는 작두콩

  작두콩은 콩 종류 중에서 임금이다. 크기도 제일이고 약효도 으뜸이며 맛도 여느 콩에 뒤
지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콩의 원산지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많은 종류를 재배하거나,  야생
콩 종류가 자라고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약효가 뛰어난 것이 이 작두콩과 쥐눈이콩이다. 작
두콩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관상용으로  드물게 심고 대개 먹지도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는
6.25전쟁 무렵에 거의 멸종되어 없어졌다. 작두콩을 한방에서는 도두 또는 협검두라고  하며
우리나라의 한의학 서적인 <동의보감>이나<향약집성방>등에는 기록되지  않았다. 다만 중
국의 <본초강목>이나<본초비요>같은 의학책에는 장, 위를 보하고  속을 따뜻하게 하며 신
장의 기능을 돕고 원기를 보하는 약효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작두콩은 장미목 콩과에 딸
린 한해살이 덩굴식물이다. 잎자루가 길고 3개의 잎이 달린다. 잎은 끝이 뾰족한 달걀  모양
으로 길이 10~20센티미터 너비 6~15센티미터로 상당히 크다.
  꽃은 연분홍 또는 연한 자줏빛으로 8월에  피며 길이 3.5센티미터쯤 된다. 열매는  납작한
꼬투리인데 길이가 20~30센티미터, 지름이 3~5센티미터로 모든 콩 중에서 제일 크다. 꼬투리
끝이 굽어 있거나 갈고리 모양을 하고 있다. 꼬투리 안에 10~14개의 콩알이 들어 있으며 콩
알은 길이 2.5~3.5센티미터쯤으로 크기가 손가락 한 마디만하다. 작두콩의 특징은 콩의 배꼽
길이가 콩알 길이의 4분의 3쯤으로  매우 길다는 점이다. 작두콩은  그 빛깔이 붉은 것,  흰
것, 검은 것 등이 있으나 흰 것이 대체로 약효가 더 낫다고 한다.
  작두콩의 약효를 <동의학사전>에서 찾아 보면 다음과 같다.
  “작두콩은 맛은 달고 성질은 따뜻하다. 위경. 대장경에 작용한다. 중초를 덥혀 주고 기를
내리며 신기를 보한다. 약리실험에서 항종양 활성을 나타낸다. 허한성 딸꾹질, 구토, 헛배 부
른 데, 신허요통, 가래, 기침 등에 쓴다. 하루 9~15그램을 부스러뜨려 달여 먹거나  거뭇거뭇
하게 볶아서 가루 내어 먹는다. 작두콩깍지는 딸꾹질, 구토, 이질에 쓰며, 뿌리는 머리와  허
리 아픈 데, 이질, 타박상에 쓴다.”작두콩은 약효가 놀랍도록 뛰어나면서도  다양한다. 민간
에서 확인된 작두콩의 약효는 대략 다음과 같다.
  치조농루, 구내염에 특효가 있다. 작두콩은 이 뿌리에서 고름이 나와서 칫솔질하기가 어렵
고 입 안에서 냄새가 나는 증세에 효과가 좋다. 작두콩 차를 마시되 마시기 전에 입 속에서
입가심을 한 뒤 삼키도록 한다. 심한 치조농루도 대개 10일 이내에 완치된다.
  치루, 치질이 잘 낫는다. 작두콩을 가루 내어 먹거나  차로 마시고 심한 치질,치루가 완치
된 사례가 많다. 수술은 몇 번씩  해도 낫지 않던 치질이 작두콩을 한두  달 먹고 깨끗하게
나은 보기가 여럿 있다.
  축농증, 비염, 중이염에 효과가 좋다. 작두콩은 염증을 없애는 작용이 뛰어나고 신체의 면
역력을 키워 주기 때문에 갖가지 종기나 화농성 질병에 그 효과가 탁월하다.
  위염, 위궤양, 장염,장궤양 등 위와 장의  병을 치료한다. 작두콩은 뱃속을 따뜻하게  하고
체한 것을 내리며 뱃속을 편안하게 한다.
  항암 효과가 높다. 시험관 실험에서 작두콩 추출액이 암세포를 24시간 동안에 95퍼센트를
죽이는 것이 확인되었다.
  천식을 치료한다. 작두콩은 가래와 기침을 삭이는 작용이 있다. 오래 고생하던 천식을  작
두콩을 고친 사례가 적지 않다.
  관절염,신허요통에 효과가 크다. 신장을 튼튼하게 하고 이수작용이 있으므로 관절염, 신허
요통, 변비, 비만증 등을 두루 치료한다.
  작두콩은 남쪽지방에서 잘 자란다. 중부지방에서도 잘 자라기는 하지만 서리를 맞으면 시
들어 버리므로 서리가 내리기 전에 수확을 마쳐야 한다. 작두콩은 6.25전쟁 무렵에 우리나라
에서 거의 멸종되었고 재래종은 보기 어렵다. 요즘 드물게 심는  사람이 있는데 그들 중 대
부분은 씨앗을 대개 일본이나 중국에서 들여 온다.
 


염증과 종기의 명약 약모밀

  약모밀은 우리나라의 제주도와 울릉도를 비롯한 남부지방의 산속 그늘 지고 물기가  많으
땅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잎 모양은 고구마잎을 닮았고 줄기는 붉다. 초여름철에 줄기
끝에서 네 개의 흰 꽃받이가 있는 노란 꽃이 하나씩 핀다. 잎과 줄기에서 고기 비린내를 닮
은 냄새가 나기 때문에 어성초라고도  부른다. 어성초라는 이름 말고도  중약초, 즙채, 십약
등의 여러 이름이 있다.
  약모밀은 요도염, 방광염, 자궁염, 폐렴, 축농증, 기관지염, 치루, 탈홍, 악창  등 갖가지 염
증질환에 신약이다. 고혈압에도 효과가 있고 해독작용도  강력하며 당뇨병의 혈당치를 낮추
는 효과가 있다. 약모밀은 지구상에 있는 모든 식물 가운데서 항균작용이 가장 강력한 식물
중의 하나이다. 항생제 ‘설파민’보다 수십 배나 항균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
장균, 적리균, 파라티푸스균, 임균, 포도알균, 사상균, 백선균, 무좀균 등을 억제 내지 죽이는
것이 입증되었다.
  약모밀의 성분은 0.005퍼센트쯤 들어 있는 정유 성분 말고는 밝혀진 것이 아직 없다. 정유
성분에는 메틸노닐케톤, 미르첸, 라우린알데히드. 카프린알데히드, 카프린산 등이 들어  있고
이 밖에도 28가지의 성분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풀의 특이한 냄새는 데카노일아세트
알데히드와 라우린알데히드로 인한 것인데 이 두가지 성분은 신선한 풀에만 들어 있고 수증
기로 증류하면 성분이 바뀐다. 약모밀은 갖가지 염증성 질병에  치료 효과가 놀랍고 다양하
다. 약모밀을 약초로 이용하는 방법을 간략하게 적는다.
 
  축농증
  약모밀 20~30그램(날것은 100~150그램)을 500밀리그램의 물로 300밀리그램쯤 되게 달여서
  하루 세 번 나누어 마신다. 또는 이 달인 물에다 소금을 한 찻숟갈 넣어 하루 2~3번씩 콧구멍
  소긍로 흘러 넣었다가 입으로 뱉어 내기를 반복한다. 치료 효과가 빠르다.
 
  만성 중이염 및 화농성 중이염
  약모밀 20~30그램을 달여서 하루 3~4번 나누어 마신다.  20~30일쯤 지나면 고름이 많아지
  기 시작하면서 양도 적어진다. 심한 중이염이라 할지라도 대개 3개월쯤이면 완전히 낫는다.
 
  변비
  약모밀 말린 것을 날마다 20~30그램을 달여 마신다.
 
  치질, 치루
  말린 약모밀을 진하게 달여 날마다 차 대신 수시로 마신다.  또는 약모밀 달인 물로 아픈
  부위를 자주 씻거나 찜질을 수시로 한다. 약모밀 달인 물로 목욕을 해도 좋다. 약모밀  삶은
  물을 욕탕에 넣어 허리까지만 담그낟. 치루에는 날 약모밀을 은박지로 싸서 까맣게 태워 가
  루로 만든 다음 이것을 참기름으로 개서 고약처럼 만들어 붙인다. 대개 2~3개월이면 낫는다.
 
  습진, 무좀
  약모밀 15그램, 인동꽃 5~10그램을 잘세 썰어 물 300그램에  넣어 반이 되게 졸여서 하루
  3번 밥먹기 전에 마신다. 이와 함께  달인 물로 아픈 부위를 자주  씻는다. 완선, 버짐 등의
  갖가지 피부명에 효과가 탁월하다.
 
  종기
  약모밀은 고름을 빨라 내는 작용이 강하다. 신선한 잎이나 뿌리를 잘게 썬 다음 은박지에
싸서 불로 익힌 다음 짓찧어서 아픈 부위에 하루 2번 붙인다.
  폐렴
  말린 약모밀과 도라지를 2대1의 비율로 섞어 날마다 20그램씩을 진하게 달여 3~4번 나누
  어 마신다.
 
  여드름
  약모밀 20그램을 진하게 달여 하루 3~4번에 나누어 마시고 이와 함께 약모밀 생즙을 하루
  3~5번 바른다. 대략 2~3개월이면 낫는다.
 
  농약을 마셨을 때
  제초제 그라목손이나 살충제 등을 마셨을 때 약모밀 생즙을 먹이면 별 후유증 없이 회복
  된다. 그라목손을 마셨을 때에는 마신 지 3~4일 이내에  약모밀 생즙을 먹어야 회복이 가능
  하다. 제초제 그라목손은 비선택성 독극약으로 현대의학으로는 해독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약모밀은 정력증강에도 효과가 있고 피부를 아름답고 깨끗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 항암작
  용이 있어 유방암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고 화상, 벌레 물린  데 등에도 생즙을
  바르면 잘 낫는다.
 


알코올 중독, 화상 독 푸는 토종오이 

  우리나라의 재래종 오이는 요즘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개량종 오이와는 다른 점이 많
다. 보통 조선오이라고 부르는 토종 오이는 술독과 화독, 열독 등을 푸는데 놀랄 만큼  효과
가 뛰어나다. 조선오이는 요즘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강원도 산곡 오지 같은 데에서 드물게
가꾸는 사람이 있기는 하나 거의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조선오이는 3월 초순에 씨앗을 심
어 5월 중순부터 서리가 내리기 전까지  오랜 기간 동안 열매가 달린다.  덩굴이 길게 뻗지
않고 잎도 드문드문 나며 열매도 많이 맺히지 않는다. 열매는 개량종보다 가늘고 짧지만 맛
이나 향이 훨씬 좋다. 열매가 가을에 밝은 갈색으로 익고  퉁퉁하게 되는데 표면에 그물 모
양의 무늬가 생긴다. 조선오이는 덩굴이 나뭇가지나 줄을 휘감아 오르기보다는 땅을 기기를
좋아하며, 덩굴의 마디 부분을 흙으로 덮어 두면 마디에서 뿌리가 난다.
  조선오이는 덜 익은 것을 따서 먹으면 여름철 더위로 입맛을 잃었을 때 입맛을 돋워 주는
식품으로, 또 몸 안에 쌓인 열독을 풀어 주는 식품으로  따를 만한 것이 없다. 오이는 수박,
토마토 등과 함께 겉이 속보다 색깔이 진하고 수분이 전체의 95퍼센트를 넘는 열대성 음성
식품이다. 이들 음성식품은 대개 액즙이 많아 무더위를 이겨  내는 청량식품으로 각광을 받
는다. 오이의 성분은 대부분이 물이고 그 밖에 극소량의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섬유질, 회
분, 칼슘, 인, 철분이 들어 있다. 영양가는  별로 없으나 독특한 향기가 있고 맛이  신선하며
다른 음식과 조화가 잘된다. 칼륨이 많이 들어 있어 몸  안에 있는 나트륨염을 밖으로 내보
내는 작용을 하므로 몸 안의 노폐물을 제거해 준다. 비타 A, B ,C도 많고  껍질에는 엽록소
가 풍부하다. 오이의 향기 성분은 오이 알코올이고 꼭지의 쓴맛은 에라테린이라는 성분으로
조금 독이 있다.
  오이는 약용으로 매우 중요하다. 민간요법에  오이를 반으로 쪼개어 그늘에서  말려 물로
끓여 먹는 것이 있는데 이를 호과차 또는 오이차라고 한다.  이 오이차는 부종을 내리고 숙
취, 술독을 푸는 데 으뜸이다. 심장성 부종, 신장성 부종, 또는 중년 여성들이 ㄷ3ㅐ사부진으
로 아침에 손이 푸석푸석거리다가 오후쯤에야 부기가 내리는 증상에 효과가 신통하다. 술을
많이 마시고 나서 속이 아플 때나 구토, 두통이 심한  때에는 이 오이차 한잔이면 거뜬하게
해결된다.
  오이는 최고의 해독제인 동시에 동시에 화상 치료의 명약이다.  끓는 물이나 불에 데었을
때에는 즉시 토종 오이 생즙을 내어 5홉쯤 마신다. 3도 이상의 목숨이위험한 화상도 오이즙
을 계속 먹으면 화독이 풀린다. 화상으로 기절하여 혼수 상태일 때에는 고무관을 목안에 넣
고 오이즙을 흘려 넣어 주면 깨어난다. 더위를 먹었거나 일사병으로 갑자기 졸도했을 때, 알
코올 중독으로 코가 빨갛게 되었을 적에도 오이 생즙을 마시면 모두 회복된다.
  오이는 오줌소태나 비뇨기과 질병에도 효과가 크다. 오줌소태에는 묵은 조선오이 한 개에
식초를 소주잔으로 한잔 부은 다음 물세  사발을 붓고 삶아서 하루 세  번씩 2~3일 먹는다.
아니면 오이 뿌리 30~40그램을 달여 먹거나 신선한 덩굴 5~12그램을 달이거나 생즙을 내어
먹어도 효과가 있다. 오이 꼭지 부분의  쓴맛 성분에는 쿠쿠르비타신 A, B, C,  D가 있는데
쿠쿠르비타신 C에는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고, 쿠쿠르비타신 B는 간염에 효
과가 있음이 최근에 밝혀져 독성이 적은 암 치료약으로 개발할 만하다.
  오이는 피부를 곱게 하는 미용 재료로도 일품이다. 오이즙과 살구 씨 찧은 것, 날계란  한
개, 수세미 덩굴에서 받은 물을 섞어 얼굴에 바른 뒤 마른 뒤에 떼어 내고 얼굴을 마사지하
면 기미나 주근깨를 없애고 주름살을 제거하며 피부를 희게 하는  데 효과가 매우 좋다. 오
이 덩굴을 뿌리 쪽에서 30센티미터쯤에서 자르면 물이 많이 나오는데 그 물을 받아서 화장
수로 쓰면 피부가 고와진다. 땀띠에 발라도 잘 낫는다. 오이에는 농약을 많이 치므로 반드시
농약을 치지 않고 재배한 토종 오이를 구하여 약으로 써야  한다. 개량종 오이는 조선 오이
보다 약효가 10분지 1에도 못 미친다.
 


알코올 중독, 축농증에 효험 도꼬마리

  도꼬마리는 가장 널리 흔하게 쓰는 민간 약초의 하나이다. 씨앗을 창이자. 시이실, 호시,지
규, 시일, 상사 등으로 부르며  예부터 나병, 축농증, 비염, 관절염  등의 치료약으로 이름이
나 있다.
  도꼬마리는 엉거시과에 딸린 한해살이풀로 우리나라, 일본, 중국 등에 자란다. 키는 2미터
쯤 자라고 줄기와 잎에 털이 많으며 잎은 톱니가 있는  둥그스름한 세모 꼴이다. 여름에 연
한 녹색 꽃이 피어 가을에 열매가 익는데 열매에 가시가 많이 스치기만 해도 옷에 잘  달라
붙는다. 도꼬마리는 축농증에 특효약이라 할 만하다. 씨앗을 가루 내어 물에 타서 수시로 콧
속을 씻어 주고, 또 그것으로 양치질을 하고 이와 함께 잎과 줄기를 달여 차처럼 마시면 웬
만한 축농증은 보름이면 완전히 낫는다.
  도꼬마리 씨앗은 알코올 중독을 치료하는  데에도 특효다. 알코올 중독으로  날마다 술을
마시지 않고는 못 배기는 사람이나 술로 인하여 거의 폐인이 된 사람까지도 고칠 수 있다.
도꼬마리 씨를 은은한 불로 볶아서 하루 1백 개쯤을 물에 넣고 달여서 그 물을 차처럼 수시
로 마신다. 그러면 차츰 술맛이 없어져서 마시지 못하게 되며 술로 인해 몸 안에 쌓인 독이
모두 풀린다. 중국에서 수입한 것은 별 효과가 없고 반드시 우리나라에서 난것을 써야 효력
이 있다. 어떤 사람이 알코올 중독에다 축농증과 비염이 겹쳐 온갖 약을  다 써봐도  별 효
과를 못 보았으나 흔해 빠진 도꼬마리로 마침내 모든 병을 한꺼번에 고쳤다고 한다.
  도꼬마리는 중풍과 두통에도 효력이 상당하다. 씨앗을 볶아 가루  내어 1찻숯갈씩 하루 3
번 먹거나 술에 담가 우려 내어 복용한다. 두통, 가벼운  중풍, 고혈압 등이 낫고 오래 복용
하면 중풍을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눈과 귀가 밝아지고 흰머리가 검어져서 오래 살
수 있게 된다.
  도꼬마리는 백납이라고 부르는 백전풍에도 효과가 있다. 도꼬마리 줄기와 잎을 진하게 달
여 고약처럼 만든 다음에 오동나무 씨 크기로 알약을 만들어 한번에 20~30알씩 하루 2~3번
복용한다. 복용하는 동안 돼지고기, 닭고기, 소고기 등 모든 육류와 술, 커피 인스턴트 음료,
라면 등을 일체 먹지 말아야 한다. 6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하면 반드시 효험을 본다. 도꼬마
리를 진하게 달인 고약이나 신선한 것을 짓찧어 종기나 악창에 붙이면 잘 낫는다.
  음력 5월 5일에 도꼬마리 줄기와 잎을 채취하여 씻어 말렸다가 물로 오래 달여서 고약처
럼 만든 것을‘만응고’라고 한다. 만응고는 모든 악창, 종기, 치통, 축농증,  중이염, 두드러
기 온갖 피부병에 신기하리 만큼 효과가 있다. 악창과 종기에는 아픈 부위에 바르고 치통에
는 아픈 치아에 바르며 혓바닥이 부었을 때는 혓바닥에  바른다. 술과 함께 1찻숟갈씩 복용
하면 효과가 더욱 빠르다. 도꼬마리에는  요오드 함량이 높기 때문에  갑상선 기능저하에도
쓰고, 관절염, 나병, 악성종양에도 쓴다, 도꼬마리 줄기에 기생하는 벌레도 종기와 악창에 특
효가 있다고 한다.
  몸살, 감기, 뼈마디가 쑤시고 아플 때에는  씨앗을 가루 내어 더운 물에 타서  복용하든지
물 한 되에 볶은 씨앗 반 홉을 넣고 물이 반으로 줄 때까지 달여서 하루에 세 번으로  나누
어 마신다. 오래 복용하면 눈과 귀가 밝아지고 골수가 튼튼해지며 관절염이 치료,  예방되고
머리카락이 검어지고 힘이 나며 무병장수한다. 흔하면서도 가장 귀한 약이 도꼬마리이다.
 


장염, 부인병 다스리는 별꽃

  별꽃은 너도개미자리과에 딸린 두해살이풀이다.  우리나라 시골의 길옆이나 밭둑,  들이나
야산에 매우 흔한 풀인데 이른봄부터 초여름까지 피는 하얀 꽃이 마치 자그마한 별이 땅에
흩어져 있는 것 같이 보이므로 별꽃이라고 부른다. 별꽃은  단백질, 칼슘, 철 같은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영양이 높고, 사포닌, 엽록소, 효소 같은 약성도 풍부하다. 별꽃은  위장
을 튼튼하게 하고 혈액을 깨끗하게 하며 젖을 잘 나오게  하고 맹장염을 치료한다. 또 오줌
을 잘 나오게하고 치조농루와 치은염, 충치에도효과가 있다.
  별꽃의 약성에 대해 <동의학사전>에는 “맛이 시고 성질은 평하다. 해산 후 어혈로 배가
아픈 데, 젖이 잘 나오지 않는데, 장옹, 임증,  옹종, 악창, 타박상 등에 쓴다. 하루30~60그램
을 달여 먹거나 신선한  것을 짓찧어 즙을 내어  먹는다. 외용약으로 쓸 때는  짓찧어 붙인
다.”고 적혀 있다. 별꽃은 그냥 약으로 쓰기보다는 엑기스를 만들어 쓰는 것이 좋다.
별꽃을 씻어 물기를 빼고 믹서기에 넣고 물을 약간 부어 갈아 생즙을 만든 다음 이  생즙을
질그릇에 넣고 약한 불로 천천히  졸인다. 걸쭉하게 될 때까지 졸여서  햇볕에 말려 가루로
만들어 두면 여러 해가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 별꽃 엑기스는  장을 튼튼하게 하고 장의 유
익한 균을 길러 주어 비타민 B의 흡수를 돕는 작용이 있다. 예부터 맹장염의 특효약이라 할
만큼 장염, 장궤양 등에 효과가 좋고 여러 가지 부인병에도  좋다. 또 젖을 잘 나오게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치조농루에 특효가 있다. 별꽃 엑기스를 하루 3~5번 잇몸에 바르면 흔들
거리는 이가 일 주일 쯤이면 흔들리지 않게 되고 잇몸의  염증도 낫는다. 별꽃을 갖가지 질
병에 이용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산후에 젖을 잘 나오게 하는 데
  별꽃 15그램. 민들레 뿌리 5그램을 함께 달여 마신다. 임산부가 반찬이나 된장국 같은  것
  에 별꽃을 넣어 먹으면 젖이 잘 나올 뿐만 아니라 산후 회복이 빠르고 맑아진다.
 
  소변이 잘 안 나올때
  별꽃 10~20그램을 달여 마신다.
 
  위장과 장을 튼튼하게 하는 데
  별꽃 즙을 짜서 하루 3~4잔씩 마신다.
 
  맹장염
  별꽃 생즙을 2~3잔씩 30분~1시간 간격으로 몇 차례 마신다. 곪지 않은 맹장염이라면 부기
  가 빠지고 통증이 없어진다. 말린 잎을 진하게 달여 마셔도 좋다.
 
  치통
  잎을 날것으로 물고 있으면 통증이 가라앉는다.
 
  치조농루
  별꽃 엑기스를 잇몸에 바르든지 물에 타서 자주 마신다. 별꽃은 잇몸을 튼튼하게 하고 피
  를 멎게 하는 작용이 있다. 별꽃을 솥에 넣고 볶아 가루 내어  같은 양의 소금과 섞어 양치
  질을 해도 좋다.
 
  빈혈, 저혈압
  별꽃 엑기스를 수시로 먹는다.
 
  복통
  그늘에서 말린 별꽃 5그램을 물에 넣고 달인다. 2홉의 물이 1홉이  되게 달인 후 두 번에
  나누어 마신다.
 
  신장염
  별꽃을 20그램씩 날마다 진하게 달여 차처럼 수시로 마신다.
 
  주근깨
  별꽃을 3배의 물에 타서 아침 저녁으로  5~10회씩 발라 두었다가 물로 깨끗하게 씻어  낸
  다. 10~15일 동안 반복한다.
 
     

 


다섯째가름 중풍, 고혈압, 관절염, 신경통에 효과높은 약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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