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염.위염 잡는 용담

  옛날 어느 깊은 산속에 한 나무꾼이 살았다. 못시 추운 어느 날 나무꾼은 여느 때와 다름
없이 눈 덮인 산속으로 나무를 하러 갔다. 한참 눈을  헤치며 산을 올라가고 있는데 산토끼
한 마리가 눈 속에서 풀뿌리를캐는 시늉을 하는 것이 보였다. 나무꾼은 토끼를 잡으려고 쫓
아갔다. 그런데 토끼는 몇 걸음 앞서 도망가면서도 계속 눈  속을 앞발로 헤짚는 시늉을 하
는 것이었다. 이상하게 생각한 나무꾼이 토끼가 발로 헤집던 곳을 살펴 보니 가냘픈 줄기에
보랏빛 꽃이 달린 처음 보는 풀이 있었다. 나무꾼은 신령님이 산토끼를 대신하여 신령한 약
초를 내려 주신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풀의 뿌리를 캐어다가 위장병으로 앓아 누워 계신 어
머님께 달여드렸다. 신기하게도 어머니는 며칠  뒤에 깨끗하게 나아 건강을 되찾게  되었다.
나무꾼은 이 약초가산신령이 내려 준 것이라 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이 풀의 맛
이 마치 용의 쓸개처럼 쓰다고 하여 ‘용담’이라고 이름 지었다.
  용담은 용담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이다. 초룡담, 과남풀, 관음풀, 백근초, 담초, 고담 등의
여러 이름이있으며 우리나라의 산이나 들에 흔히  자란다. 키는 30~50cm쯤 되며 잎은 마주
나고 좁은 달걀 꼴이다. 가을에 종 모양을  한 진한 파란색 꽃이 핀다. 파란 하늘빛을  닮은
꽃이 청초하고 아름다워서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다. 용담과 닮은 것으로 산용담,  수염용
담, 축자용담, 칼잎용담, 비로용담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다같이 약으로 쓴다. 용담은  맛이
몹시 쓰고 성질이 매우 차다. 열을 내리고 염증을 삭이는 작용이 상당히 세다. 특히 간에 열
이 성할 때 열을 내리는 작용이 탁월하다. 급성전염성 간염으로 눈동자까지 노랗게 되고 열
이 심하게 나고 간이 부어올라 갈비뼈 밑이 아플 때에 용담, 황금, 목통, 생지황, 시호, 질경
이, 당귀, 감초를섞어서 달여 복용하면 열이 내려가고 간의  상태가 개선된다. 이 처방이 한
방의 용담사간탕이다. 용담 뿌리는맛이 몹시 쓴데 이 쓴맛 물질은 겐티오피크린이라는 물질
로 입 안의 미각 신경을 자극하여 위액의 분비를 늘리는 작용을 한다. 특히 위와 장의 운동
기능을 높이며 갖가지 소화액이 잘 나오도록 한다. 만성적인 위산과다증이나 저위산증일 때
하루 3~6그램을 달여서 먹거나 가루 내어 먹는다.
  용담은 혈압을 낮추는 효과를 비롯하여  갖가지 염증, 암, 류머티스  관절염, 팔다리 마비
등에도 쓴다. 용담뿌리에 들어 있는 겐타오닌이라는 알칼로이드 성분은 염증을 없애는 동시
에 진통작용을 한다. 용담 뿌리를 달인 물은 상당한  항암 효과가 있다. 민간에서는 비인암,
담낭암, 췌장암, 위암 등 갖가지 암에 용담만을 달여 먹거나 꿀풀, 삼백초, 어성초, 느릎나무
뿌리껍질 등과 함께 달여서 먹는다.
  용담 뿌리를 말려 가루 내어  먹거나 알약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특히 위암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중국의 발표에 따르면 동물실험에서는 52%, 체외실험에서는
70~90%의 암세포 억제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화불량, 위액이 너무 적게 나올 때, 밥
맛이 없을 때, 고혈압, 류머티스 관절염 등에는 용담 뿌리를 하루 2~6그램을 달여 여러번 나
누어 먹거나 뿌리를 말려서 가루 내어 먹는다.
  용담 뿌리 가루 75그램, 창출 가루 100그램, 백복령 가루 135그램, 산사 가루 150그램으로
알약을 만들어 소화불량이나 저산성 위염, 입맛이 없을 때 등에  먹으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용담 뿌리는 얼굴에 나는 여러 가지 부스럼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 가을철에 용담  뿌
리를 캐어 잘 씻어 그늘에서 말린 다음  그것을 달여서 먹거나 날것으로 생즙을 내어 마신
다. 맛이 몹시 쓰므로 아이들은 잘 먹지  않으려 한다, 말린 것은 하루 10그램 미만을  쓰고
날것은 30그램 미만을 쓴다. 급성중이염으로 귓속이 퉁퉁 붓고  냄새가 나며 고름이 나오면
서 몹시 아플 때에는 용담과 속썩은풀을 반씩 섞어 달여서 복용하면 효과를 본다. 녹내장으
로 안압이 높을 때에도 용담 15~20그램을 달여서 마시면 좋다.
 
  

눈 밝게 하고 원기 돋우는 산딸기
 
 옛날 중국에 한 부부가 대를 이을 자식이 없어 고민하던 중에 늘그막에 아들을 하나 얻었
는데 너무 병약하였다. 좋다는 약은 죄다 구하여 먹여 보았으나 별로 효과가 없었다. 그러던
중에 지나가던 어떤사람이 산딸기를 많이 먹이라고 권하여 날마다 산딸기를 부지런히  먹였
더니 정말 놀랍게도 아들은 매우 튼튼해졌다.
그 아들이 얼마나 건강하고 힘이 좋은지 소변을 보면 소변 줄기가 요강을 뒤엎어 버릴 만큼
세었다. 그래서하도 신기한 나머지 이 약재의 이름을 복분자, 즉 요강을 뒤엎는  씨앗이라고
지었다 한다.
  산딸기의 종류는 꽤 많다. 멍석딸기, 줄딸기, 섬딸기, 겨울딸기, 곰딸기,  맥도딸기, 장딸기,
수리딸기... 그렇다면 이중에서 요강을 둬엎어 버릴 만큼 힘이 세어지는 딸기는 어떤 종류일
까. 복분자는 대개 우리나라 산야에 흔히 자라는 나무딸기를 가리킨다. 5월에 희 꽃이  피어
7~8월에 검붉은 빛깔로 익는데 익은 것은 새콤달콤하여 맛이  좋다. 그러나 약으로 쓸 때는
덜 익은 것을 따서 말려서 쓴다.
  산딸기는 맛이 달고 시며 성질은  따뜻하고 독이 없다. 기운을 돋우고  몸을 가볍게 하며
눈을 밝게 하고 머리털을 회어지지 않게 한다. 신장과 간장에 들어가는데 남자의 신장을 튼
튼하게 하여 음위를 치료하고 여자가 먹으면 아들을 낳게 한다. 산딸기는 신장의 기능을 강
하게 유지하도록 도와준다. 그러므로 자다가 오줌을 싸는 어린이, 소변을 참지 못해  화장실
에 자주 가야 한는 어른한테도 효과가 좋다.  어린이의 야뇨증, 곧 밤에 오줌을 싸는 데에는
산딸기 600그램을 햇볕에 말려 가루로 만든 다음 흑설탕 한 근을 더하여 약한 불로  볶아서
고약처럼 돈 것을 한 숟갈씩 하루 3번 밥먹고 나서 먹는다.   또 지나치게 정력을 소비하여
허리가 아프고 다리에 힘이 없으며 성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도 좋은 치료제가 될 수 있다.
신장의 기능을 세게 하여 정력을 강하게 하는 데에는 산딸기가 덜 익은 것을 따서 그늘에서
말린 다음 시루에 넣고 쪄서 말려 가루를 내어 한번에 한 숟가락씩 하루에 3번 먹거나 찹쌀
풀로 알약을 만들어 먹는다. 또는 소주 세 되에 산딸기 한  되의 비율로 술을 담가서 3개월
쯤 숙성시킨 뒤에 산딸기를 내고 하루에 세 번 밥먹을때 한잔씩 마신다.
  산딸기는 잎, 열매, 줄기에 들라보노이드, 뿌리에  트리테르펜사포닌, 열매에 사고산, 레몬
산, 포도주산, 살리찔산, 포도당, 서당, 과당, 펙틴, 점액질, 색소, 정유, 안토찌안, 비타민C 등
이 들어 있다.  산딸기는 초여름 덜 익었을 때에 따서 햇볕에 말려서 쓴다. 옛날 책에는 동
쪽으로 흐르는 물에 씻어서 술을 뿜어 쪄서 말려야 약효가 제대로 난다고 적혀 있다.  산딸
기는 눈을 밝게 하는 데 효력이 있다. 눈이 어두운 증세와 결막염, 유행성 눈병 등에는 산딸
기를 볕에 말려서 미세하게 가루내어 토종꿀과 섞어 눈에 떨어뜨린다. 3~4일이면 웬만한 눈
병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본초강목>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조태위의 어머니가 눈병으
로 앞을 잘 보지 못한 지 20년이 되었다. 한 노인이 산에 가서 산딸기 잎을 갖고 와서 씹어
서 그 즙을 대나무통으로 한두 방울씩 눈에 넣었더니 눈이 밝아져 다시 사물을 볼 수  있게
되었다.”산딸기 잎은 눈을 밝게 하고 눈병을 치료하는 데 좋으므로 한번 활용해 봄직하다.
  산딸기 뿌리는 몸 안에 있는 딱딱한 덩어리를 없애는 데  특효가 있다. 글쓴이가 아는 한
노인은 어렸을 때에 한번 크게 체하여 몇 달을 고생하던 중에 산딸기 뿌리를 캐서 달려  먹
고 그 즉시 나았다고 한다. 고기나 생선을 먹고 체했거나  뱃속에 덩어리가 있을 때에는 산
딸기 뿌리를 3~4시간 푹 달여서 그 물을 마신다.  민간에서는 산딸기 뿌리를 오래된 기관지
천식, 습진 등 알레르기성 질병에 쓴다. 꽃은 자궁염증, 신경쇠약 등에 달여서 먹는다.  꽃에
는 꿀이 많아서 밀원식물로도 가치가 있다.
  산딸기는 성질이 온화한 까닭에 단시일에 효과를 보기가 어렵다. 적어도 1년 이상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닥나무 열매, 새삼씨, 구기자 등 다른 약재와 함께 장기간 복용하는 것이 좋
다. 10~20그램씩 하루 3~4번 먹는다. 익은 산딸기는 술을 담그거나 잼을 만들어 먹으면 좋고
약으로는 쓰지 않는다.

 

황달.당뇨병에 효가 큰 왕과

  왕과는 외과에 딸린 여러해살이 덩굴풀로 잎 모양이 참외 잎을 닮았다. 우리나라  중.남부
의 들이나 숲 가장자리에  자생한다. 쥐참외, 주먹참외, 토과,  태적포, 기포등으로 불리우며
열매 모양이 참외와 닮았으나 익으면 주홍빛이 나고 크기는 작은 달걀만하다. 꽃은 6~9월에
피고 9~10월에 열매가 익으며 열매 속에 까만 씨앗이 들어 있다. 뿌리, 열매, 씨앗을 약으로
쓴다.
  왕과 뿌리는 감자나 하눌타리 뿌리를 닮았는데 맛은 마와 비슷하고 색깔이 몹시 희다. 왕
과 뿌리는 황달과 간경화, 변비, 소변이 잘 안 나오는 데, 당뇨병 등에 효과가  크다. 간염이
오래되어 간경화가 된 데에는 왕과 뿌리를 즙을 내어 아침마다 한잔씩 마신다. 오후에 소변
이 노랗게 나오면 낫는다. 왕과 뿌리는 성질이 차고 맛은 쓰다. 위경, 대장경에 작용한다. 열
을 내리고 진액을 늘려 주며 어혈을 없앤다. 대.소변이 잘 나오게 하고 부인의 젖을 잘 나오
게 하며 뼛속에 물이 고인 것을 밖으로 내보낸다. 말린 것을 하루 6~15그램, 생것은  60~150
그램을 달여 먹거나 즙을 내어 먹는다. 왕과 열매는 가을에  열매를 따서 쪼개어 말려서 쓴
다. 맛은 쓰고 성질은 차다. 심경, 신경에 들어간다.
  당뇨병, 황달 만성인후염등에 하루 3~15그램을 가루 내어 먹거나 알약으로 만들어 먹는다.
동상이나 화상 또는 신체의 한 부분이 마비되었을 때 왕과를 날것으로 쪼개어 마찰하면 신
기하리 만큼 효과가 있다. 또 왕과 줄기를 뿌리 위에서 자르면 물이 많이 나오는데 이 물을
받아 미용수로 쓰면 살결이 옥 같이 고와지고 하얗게 된다. 왕과 씨앗은 맛이 시고 쓰며 성
질은 평하다. 폐경, 대장경에 작용하므로 기침을 멎게 하고 폐를 튼튼하게 하며 황달을 다스
린다. 씨앗을 볶아서 쓰면 토혈, 구토, 장풍, 여성의 적.백대하 등에 효과가 있다.
  왕과는 어혈을 없애는 효과가 탁월하므로  종양 치료에도 쓸 수 있다.  왕과에 들어 있는
쿠쿠르비타신이라는 성분은 암세포의 호흡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
인암, 위암, 장암 등에 씨앗이나 뿌리를 쓰는데 특히 왕과 뿌리는 말기 암 환자의 통증을 없
애거나 감소시키는 데 효과가 크다. 왕과 뿌리 말린 것을 0.5~2그램씩 썹어서  복용하였더니
5~30분 뒤부터 30분에서 72시간 동안 진통 효과가 계속되었다는  보고가 있다. 왕과의 어린
싹은 나물로도 먹는다. 데쳐서 무쳐 먹거나 기름에 튀겨 먹는다.
  뿌리로 반찬을 만들어 먹거나 전분을 추출하여 먹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왕과 뿌리로 만
든 음식이 꽤 여러 가지가 있다.  중국 강서지방 사람들은 왕과를 재배하여 식용으로  쓴다.
왕과는 어혈을 다스리고, 옹종을 없애며, 진액을 늘려 주고 대소변이 잘 나오게 하는 등  약
리 효과가 다양한 식물이다. 우리나라  중.남부지방 곳곳에 자라고 있으나 약이나  식용으로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 왕과 뿌리는 특히 술로 인하여 간이 나빠지고 황달이 와서 열이 심
하게 나는 증세에 효과가 있다.  왕과는 대개의 사람들이 잊고 있지만  여러 난치병에 좋은
효과가 있는 토종 약재다.
 


신선이 도게 한다는 측백나무

  측백나무는 예부터 신선이 되는 나무로  알려져 귀하게 대접받던 나무다. 사당이나  묘지,
절간, 정원 등에 즐겨 심었는데 특히  중국 사람한테 사랑 받았다. 측백나무 잎이나  열매를
먹고 신선이 되었다거나 몇 백  년을 살았다는 얘기가 많이 전해진다.  옛날 진나라 궁녀가
산으로 도망쳐서 선인이 가르쳐 주는 대로  소나무와 측백나무 잎만 먹고 살았더니  추위와
더위를 모르게 되었을 뿐 아니라 온몸에 털이 난 채로 2백년 이상을 살았다고 한다.
  또 적송자라는 사람이 측백나무 씨를 먹었는데 빠졌던 이가  다시 나왔다고 했으며, 백엽
선인은 측백나무 잎과 열매를 8년 동안 먹었더니 몸이 불덩이처럼 되고 종기가 온몸에 돋았
다가 깨끗이 나았는데 그 뒤로 몸이 가벼워지고 얼굴에서 빛이 나며 결국 신선이 되어 우화
등선했다고 했다. 측백나무에는 무덤 속의 시신에 생기는 벌레를 죽이는 힘이 있다. 좋은 자
리에 묻힌 시신에는 벌레가 생기지 않지만 나쁜 자리에 묻힌 시신에는 진딧물을 닮은 자잘
한 벌레가 생겨 시신을 갉아 먹는데, 이 벌레를 염라충이라고 부른다. 측백나무를 묘지 옆에
심으면 시신에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
  측백나무 엎을 쪄서 말리기를 아홉 번 거듭하여 가르를 만들어 오래 먹으면 온갖 병을 예
방, 치료할 수 있다. 몸에서 나쁜 냄새가 없어지고 향내가 나며 머리칼이 희어지지 않고  이
빨과 뼈가 튼튼해져서 오래 산다.
  부인들이 하혈이나 피오줌, 대장이나 직장의 출혈에도 구증구포한 측백 잎이 효과가 크다.
간암이나 간경과 등으로 복수가 찰 때에는 아홉 번 쪄서 말린 측백 잎을 달여서 오소리  쓸
개와 함께 복용하면 복수가 빠지고 소변이 잘 나오게 된다.  구증구포한 측백 잎을 늘 복용
하면 고혈압과 중풍을 예방할 수  있고, 몸이 튼튼해지며 불면증,  신경쇠약 등이 없어진다.
측백나무 씨앗은 백자인이라 하여 자양강장제로 이름 높다. 가을에  익은 열매를 따서 햇볕
에 말렸다가 단단한 겉껍질을 없앤 뒤에 쓴다. 심장을 튼튼하게 하고 정신을 안정시키며 신
장과 방광의 기능을 좋게 하며 대변을 잘 보게 하는  작용이 있다. 몸이 허약하여 식은땀을
자주 흘리거나 변비, 뼈마디가 아픈 질병 등에 효과가 있다. 씨앗을 가루 내어 한 숟갈씩 따
뜻한 물에 타서 복용한다. 오래 복용하면 강철처럼 몸이 튼튼해진다. 측백나무 씨앗으로  만
든 술인 백자주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과실주의 하나로 고려 명종 때에 만들어 마셨
다는 기록이 있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측백나무는 흔치  않다. 대구의 팔공산,  가야산, 비슬산에 자생하는
것이 있고 절간에 수백 년  묵은 고목이 있으며, 대구시 도동,  충북 단양군 매포면 영천리,
경북 영양군 영양면 감천동에 측백나무 자생지가 있어 보호를 받고 있다. 서울 성북구 방학
동에도 삼백 살이 넘은 측백나무가 있는데 이 나무의 잎을 삶아 먹으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
설이 있어 수난을 당하고 있다. 측백 잎을 구증구포하여 차  대신 달여서 오래 마시면 나름
대로 맛과 향도 괜찮거니와 무병장수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측백나무 줄기를 뭉근한 불
로 오래 달여서 약으로 쓰기도 한다. 측백 잎은 가을철 처서 무렵에 채취하는 것이 가장 좋
다고 한다.
 


결석 녹이고 황달 잡는 비쑥
 
 쑥은 우리나라에 40여 종이 자라고 있는데 거의 모든  종류가 식용.약용으로 중요하게 쓰
인다. 비쑥은 흔히 인진쑥으로 부르는 사철쑥과 구별하기 어려울  만큼 닮았으나 약성은 좀
다르다. 비쑥은 제주도를 비롯한 우리나라 중.남부지방의 바닷가 모래밭이나 돌틈에 많이 자
란다. 사철쑥과 닮았으나 낸새가 다르다.  사철쑥은 줄기가 나무처럼 되어 있어  겨울철에도
죽지 않는 것에 견주어 비쑥은 겨울철에 줄기가 완전히 말라 죽는 것이 특징이다.
  비쑥은 황화호, 초호, 오리호, 개똥쑥  등의 여러 이름이 있다. 60~90cm쯤  자라고 뿌리는
굵으며 뿌리 윗부분은 자줏빛이다. 잎은 바늘 모양으로 길이는 3~5cm이다. 위로 올라갈수록
작아지며 꽃은 8~9월에 황갈색으로 피어 10월에 익는다. 비쑥은  8~9월에 잎과 꽃줄기가 붙
은 웃가지를 베어 그늘에 말려 약으로 쓴다. 단오 무렵에  베어서 약으로 쓰기도 하는데 황
달 치료에 쓸 때에는 단오 때 벤 것이 쓴맛이 적어서 더  좋다고 한다. 비쑥은 갖가지 염증
과 소변이 잘 안 나오는 데.요도염.신경쇠약.두통 등에 좋은 효과가 있다. 특히 신장과  방광
의 결석을 용해하는 데 매우 효력이 크다. 결석을 용해하는  작용을 하는 것은 비쑥의 전초
에 0.08~1.1%쯤 들어 있는 피넨, 마르젠, 캄펜, 보르네올, 류욘 등의 정유 성분이다. 이들 정
유 성분들은 결석을 용해하거나 조각 내어 소변으로 빠져나오게  한다. 신장이나 방광의 결
석에는 비쑥 말린 것 10~20그램을 진하게 달여서 하루 2~3번에 나누어 마신다. 쓴맛이 강하
지만 독성은 전혀 없으며, 소변을 잘 보게 할 뿐만 아니라 변비를 치료하는 효과도 있다.
  비쑥 달인 물은 특히 싱아산염이나  인산염으로 인한 결석에 효과가  크다. 대개 20~40일
복용하면 웬만한 신장이나 방광의 결석은 대개 녹아서 없어진다.  단오 무렵에 채취한 어린
줄기와 잎은 생당쑥이나 사철쑥과 마찬가지로 황달 치료에 쓴다. 통증을 멎게 하고,  소변이
잘 나오게 하며, 간에 쌓인 독을 풀고, 염증을 제거하며, 쓸개즙이 잘 분비되도록 하는 등의
작용이 있다. 단오 무렵에 채취하여 그늘에 말려서 하루 15~20그램을 달여서 마시거나 가루
내어 알약을 만들어 복용한다. 오래 고아서  조청을 만들어 먹는 방법도 있다. 이른  봄철에
갓 돋아난 새싹은 여느 쑥처럼 국을 끊여 먹거나 떡을 만들어 먹는다.
  특히 여성들의 질병에 좋다고 하여 민간에서는 신후하혈, 자궁출혈 등에도 흔히 쓴다.  안
태작용이 있어 임신한 여성의 보약으로도 좋다고  하며, 갖가지 기생충증, 기침, 가래  두통,
열나는데, 척수신경근염, 간질, 신경쇠약, 곽란, 설사 등을 치료하는 데도 쓴다.  비쑥은 한방
에서는 거의 쓰지 않고 아는 사람도 극히 드문 희귀한 풀이다. 앞으로 이 식물에 대한 체계
적이고 과학적인 연구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비쑥과 닮은 것으로 사철쑥,  개
사철쑥, 더위지기, 큰비쑥, 제비쑥 같은 것들이 있다.
 


신장고 방광의 결석 녹이는 꼭두서니
 
 꼭두서니는 예부터 뿌리에서 붉은색 염료를 얻는 식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꼭두서니 뿌
리는 잇꽃과 함께 가장 중요한 빨간색 물감의 원료로 쓰였으나 광물성 합성 염료가 개발되
고 나서부터는 전혀 쓰지 않는다. 꼭두서니는 꼭두서니과에 딸린 여러해살이 덩굴풀로 꼭두
서나, 천초, 홍천, 천염, 가삼사리, 지혈, 과산룡, 혈견수 등의 여러 이름이 있다. 우리나라 각
지의 산과 들, 마을 부근, 울타리 같은  곳에서 흔히 자라는데 길이가 2미터쯤 되고  줄기는
네모 지며 앞은 심장 꼴로 돌아가며 난다. 줄기 속은  비어 있으나 뿌리는 통통하며 붉은빛
이 난다. 7~8월에 연한 노란색 꽃이 피어 9월에 까맣고 둥근 열매가 맺힌다. 꼭두서니는  뿌
리는 신장과 방광의 결석을 녹이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꼭두서니 뿌리를 달인 물은 신
장과 방광 결석을 천천히 부풀게 한 다음 녹여서 없앤다. 꼭두서니 뿌리에 있는 루베이트린
산이라는 성분이 소변을 산성화하여 인산칼슘으로 된 결석을 녹이고 또 붉은색 색소 성분도
결석을 용해하는 작용을 한다.
  꼭두서니 뿌리는 특히 인산칼슘, 인산마그네슘으로  된 결석을 용해하는 데 특효가  있다.
결석 수술 후 재발을 박는 데에도 효과가 크다. 꼭두서니  뿌리를 봄이나 가을에 캐어 말린
것을 5~10그램씩 달여서 하루 2~3번 나누어 마신다. 약을 먹고 3~4시간이 지나면 소변이 붉
게 나오는데 장밋빛이 되도록 양을  많이 먹어야 효과가 좋다. 꼭두서니  뿌리를 달인 물은
결석에 구멍을 숭숭 뚫은 다음 분홍빛으로 물들이면서 천천히  녹여 없앤다. 꼭두서니는 신
장결석을 용해하는 것 외에도 다양한 약리 효과가 있다.  꼭두서니는 양혈, 행혈, 통경의 묘
약으로 부인들의 생리불순.자궁출혈.적.백대하.자궁내막염 등에 좋은  치료약이고, 염증은 없
애는 효력이 있어서 황달.부종.타박상.만성기관지염 등에도 쓰인다. 또한 관절염에도  효과가
있고 이뇨작용이 있어 소변이 잘 안 나오는 데에도 쓰이며 기침을 멎게 하는 데에도 일정한
효과가 있다.
  여성 생리가 잘 나오지 않을 때에는 까맣게 익은 열매를 따서 말려 20~30개를 달여서  하
루 2~3번에 나누어 복용한다. 아니면 뿌리 말린 것 10~15그램을  물 5백 밀리미터와 술 1백
밀리미터에 넣고 절반이 될 때까지 달여서 하루 세  번 복용한다. 입 안의 염증.잇몸출혈.편
도선염 등에도 효과가 있다. 암 치료에도 상당한 효험이 있는데 식도암.자궁암.백혈병.임파선
암.위암 등에 쓴다. 꼭두서니 뿌리를 달인 물은 암세포를 90퍼센트 넘게 억제하는 것으로 밝
혀져 있다. 꼭두서니는 죽은 피를 없애고 단단한 것을 무르게 하는 작용이 강하다. 그러므로
설사하면서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사람한테는 쓰지 않는 것이 좋다. 꼭두서니 뿌리는 침투
력이 강하여 이를 복용하면 소변과 부인의  젖이 빨갛게 변하며 나중에는 온몸의  뼈까지도
빨갛게 된다. 이런 까닭에 뼈질환에 기이한 효과가 있다. 어린이의 구루병에 꼭두서니  뿌리
를 4년 간 복용하여 완치했다는 얘기가 있다. 복용을  중단하면 바로 소변이나 뼈의 빛깔이
정상으로 돌아온다. 꼭두서니 뿌리에는 출혈을  멎게 하는 작용이 있어서  코피를 흘리거나
자궁출혈, 잇몸출혈 등에도 쓴다.
 


간질환에 신통한 약효 염주
 
 염주는 벼과에 딸린 한해살이풀이다. 율무와 닮았으나 율무보다 씨앗이 조금 더 굵다.  이
열매로 염주를 만들기 때문에 염주라고 부른다. 한방에서는 염주 열매를 천각.천곡 또는  회
회미라고 부른다. 염주는 간염.간경화.지방간 등 갖가지 간질환의 명약이다. 염주 줄기, 뿌리,
씨앗껍질 등 모든 부분을 약으로 쓴다. 간질환에는 염주 줄기를  그늘에서 말려 잘게 쓴 것
을 푹 달여서 우리나온 물을 마신다. 독이 없으므로 많이 먹어도 일체 부작용이 없다.  웬만
한 간장질환은 염주 줄기만 3~4개월 열심히 달여  먹으면 회복이 된다. 줄기 말고 뿌리,  열
매, 열매껍질 등도 간질환 치료에 똑같은 효력이 있다. 하루 35~50그램을 진하게 달여 그 물
을 세 번에 나누어 마신다. 황달.지방간.간경화증에 꾸준히 복용하면 반드시 효력을 보며 간
암 환자가 염주 줄기를 열심히 달여 먹고 완치된 사례가  있다. 염주 씨앗은 오래전부터 율
무와 마찬가지로 민간이나 한방에서 보약으로 써 왔다. 갖가지  염증을 치료하는 효과가 뛰
어나고, 고름을 잘 빠지게 하며, 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아픔을 멎게 하는 작용이 있다. 위
염.위궤양.욕창 등 갖가지 염증이나 수종이나 부종.신경통.관절염 등에 치료 효과가 있다.
  신경통이나 관절염으로 통증이 심할 때에는  염주 뿌리를 달여 마시면  통증이 완화된다.
염주 뿌리에 들어 있는 ‘코익솔’이라는 성분이 진통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위암.항문암.식
도암 등 갖가지 암에는 염주 씨앗과 등나무 줄기에 생기 혹.마름열매.애기똥풀을 같은  양으
로 하여 달여서 복용한다. 암 환자의 통증을 완화하고 식욕을 늘려 주며, 체력을 돋워  주는
효과가 있다. 특히 수술 후의 암 환자들이 복용하면 재발을 막는 데 좋은 효과가 있다. 염주
뿌리는 가을에 캐서 물에 씻어 그늘에서 말린다. 거의 모든 약재는 햇볕에서 말리면 약효가
줄어들므로 그늘에서 말린는 것이 좋다.
  염주 뿌리는 가을에 씨가 여물면 줄기를 베어서 말린 다음 두들겨 씨를 털어 씨껍질을 벗
겨 내서 쓴다. 맛은 달고 성질은 약간 차다. 비경.폐경에 작용한다. 비위를 보하고 소변을 잘
보게 하며 열을 내리고 고름을 잘 빠지게 한다. 갖가지 간질환.위염.위궤양.위암.각기.부종.설
사.폐렴.장염 등에 두루 치료약으로 쓴다. 하루 35~50그램을 가루  내어 먹거나 달여서 복용
한다. 염주 열매는 율무보다 알이 더 굵고 둥글며 단단하고 광택이 있다. 염주는 열대  아시
아가 원산지인 것으로 생각되지만 우리나라에서 더러 재배하고 간호 자생하는 것도 있다.
  염주는 따뜻한 남쪽지방에서 잘 자라고 수확이 많이 난다.  서늘한 지방에서도 재배가 가
능하지만 열매가 많이 달리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의 북부지방이나 고랭지 같은 곳에
서는 재배가 어렵다. 염주 대신 율무를 쓸 수도 있다. 율무는 염주보다 약효가 좀 떨어진다.
염주와 율무를 같이 재배하면 교잡종이 생기는데 이 교잡종 염주도 약효가 매우 높다.
  염주 씨는 생명력이 목시 질기다. 염주 씨를 실로 꿰어 염주를 만들어 수십 년 동안 목에
걸고 다니다가도 땅에 심으면 싹이 튼다. ‘염주는 스님 죽은 자리에서 난다’는 옛말이 있
다. 어떤 스님이 염주를 목에 걸고 다니다가 산속에서 발을  헛디뎌 절벽 아래로 굴러 떨어
져 죽었는데 몇 년 뒤에 시체를 발견했을 때 해골 옆에 염주만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하
여 생긴 말이다.
 


만성간염.관절염에 좋은 엄나무
 
  엄나무는 험상궂은 가시가 줄기에 빈틈없이 나있는 나무로 해동목, 자추목이라고도  한다.
키 20미터, 지름 1.5미터까지 자라는 낙엽활엽큰키나무로 팔손이나무 잎을 닮은 큰 잎도  매
우 인상적이다. 옛사람들은 이 나무의  날카로운 가시가 귀신의 침입을 막아  준다 하여 이
나무의 가지를 대문이나 방문 뒤 등 출입구에 꽂는 풍습이 있었다. 지금도 충청도나 전라도
지방에는 이 풍습이 전해 내려옥 있다. 간혹 이 나무를 정자나무나 신목으로 받들기도 했는
데 마을 들목이나 동네 가운데  엄나무를 심으면 전염병이 비켜 가는  것으로 믿었다. 대개
가시가 있는 나무는 독이 없고 염증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따라서  찔레나무.아까시나
무.탱자나무 등 날카로운 가시가 있는 나무는 갖가지 암, 염증 치료에 귀중한 약재가 될  수
있다.
  엄나무는 민간에서 약으로 흔히 쓴다. 껍질을 쓰기도 하고 뿌리를 쓰기도 한다. 잎을 그늘
에 말려서 차를 달여 마시면 좋은 향이 난다. 껍질을 쓸 때는 겉껍질을 긁어서 버리고 속껍
질만을 쓰는데 여름철에 껍질을 벗겨야 잘 벗겨진다. 엄나무의 약효는 다양하다. 먼저  관절
염.종기.암.피부병 등 염증질환에 탁월한 효과가 있고, 신경통에도 잘 들으며, 만성간염 같은
간장질환에도 효과가 크고, 늑막염.풍습으로 인한 부종 등에도 좋은 효과가 있으며 진통작용
도 상당하다. 또 늘 복용하면 중풍을 예방한다. 만성간염이나 간경화 초기에는 엄나무  속껍
질을 잘게 썰어 말린 것 1.5킬로그램에 물 5되를 붓고 물이  3분지 1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
서 한번에 20밀리미터씩 하루 세 번 밥먹고 나서 혹은 밥먹을  때 같이 복용한다. 대개 4~5
개월 정도 복용하면 80퍼센트쯤은 치유된다. 잎을 달여서 차로 늘 마시면 효과가 더 빠르다.
  신경통.관절염.근육통.른육마비.신허요통 등에는 엄나무 뿌리를  생즙으로 내어 마시면  좋
다. 무르고 두꺼운 뿌리껍질을 토막토막 잘라 믹서기로 갈아서  생즙을 내어 맥주잔으로 하
루 1잔씩 마신다.
효과가 매우 빠르다. 특히 신허요통에는 즉효를 본다. 엄나무 줄기를 태워 기름을 내어 치료
약으로 쓸 수도 있다. 엄나무를 잘게 토막 내어 오지항아리에  넣은 다음 뚜껑을 잘 봉하고
그 항아리 주위에 왕겨를 가득 쌓아 놓고 불을 붙여 태운다. 불이  다 꺼지고 난 뒤에 항아
리 속에 고여 있는 기름을 약으로 쓴다. 옴.종기.피부병에 신기할 정도로 효과가 있다. 이 기
름을 생수에 타서 복용하면 만성신경통.관절염을 고칠 수 있다.
  엄나무 속껍질이나 뿌리로 술을 담가 먹어도  신경통.관절염.근육마비.근육통 등에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산에서 단전호흡을 공부하다가 잘못하여  늑막염이 생기거나 내장을 상
한 데에는 엄나무 뿌리 생즙을 복용하면 대개 치유된다. 기침이나 가래 끓는 병에도 일정한
효과가 있다. 엄나무의 어린 새순은 나물로도  흔히 먹는다. 봄철에 연한 새순을 살짝  데쳐
양념을 해서 먹으면 독특한 맛과 향이 난다. 엄나무 순은 개두릅나물이나 부르기도 한다.
  엄나무를 닭과 함께 삶아서 먹기도 하는데 관절염이나 요통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 엄나
무와 닭을 함께 요리하는 전문 음식점도 여럿 생겨날 만큼 요즈음 들어 엄나무 닭요리가 인
기를 얻고 있다. 엄나무는 당뇨병에도 일정한 치료작용이  있고, 강장작용도 있으며, 신장의
기능을 튼튼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 엄나무는 인삼과 견줄 만한 약효를 지녔지만 아직 제대
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귀중한 약물자원이다.
  농약.중금속 중독 푸는 갈대

  옛날, 한 가난한 농사꾼의 어린 아들이 갑자기 열병에 걸려 정신이 혼미하고 헛소리를 했
다. 아이의 아버지는 급히 약방으로 달려갔다. 약방 주인이  말했다. “열을 내리는 데는 영
양각이 좋은데 값이 비싸네. 은 열 냥은 있어야 줄 수 있다네.”,“그럼 좀 싸게 줄 수 없나
요?”,“이것은 몹시 귀한 것이라 그렇게 할 수 없다네.”. 영양각이 열을 내리는 데 효과가
좋긴 하지만 다른 값싸고 좋은 것이 있는데도  약방 주인은 주로 비싼 것만을 팔아 이익을
많이 챙기고 있다. 농부는 인색한 약방 주인에게 약값을 깎아 달라고 사정했으나 약방 주인
은 듣지 않았다. 농부는 돈이 없어  약을 구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와 아이
옆에 앉아서 눈물만 뚝뚝 흘렸다.
  이때 한 거지가 그 집에 밥을 구걸하러 들어왔다가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는 농부를 보고
는 물었다. “무슨 슬픈 일이라도 있습니까?” 농부는 거지에게 아이가 위급한데 돈이 없어
약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를 했다.  거지가 말했다. “영양각 말고도 열을 내리는  데
좋은 약이 있습니다.”,“그런 게 어디에 있지?”,“저하고 같이 저수지에 갑시다.  저수지에
가면 좋은 약이 있습니다.” 농부는 거지를 따라 저수지로 갔다. 저수지 옆에는 갈대가 무성
했다. 거지는 갈대 뿌리를 캐서 농부에게 주었다.
  “이것을 아이에게 달여 먹이면 열이  내릴 것입니다.”,“아니 흔한 갈대가 그런  효능이
있단 말이지?”. 농부는 갈대 뿌리를 풀 달여서 아이에게 먹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는
열이 떨어지면서 정신이 바로  돌아왔다. 농부는 몹시 기뻐하며  그 거지를 친구로 삼았다.
“어떻게 갈대 뿌리가 열을 내리는  효과가 있는 줄 알았나?”,“저희들은  열이 나면 갈대
뿌리를 달여 먹었습니다. 우리는 상한 음식을 먹어 식중독에  걸리거나 열병에 걸리는 수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갈대 뿌리를  달여 먹으면 신기하게 낫습니다.” 그  뒤로 갈대 뿌리는
열을 내리는 약으로 널리 쓰이게 되었고 그 마을 사람들은 다시 그 인색한약방을 찾지 않았
다.
  갈대는 물가에서 흔히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매우  귀중하게 쓰이는 약초이지만 너무
흔하므로 그 중요성을  잊기 쉽다.  갈대는 늪.강깃슭.습지.바닷가 기슭에서  떼지어 자란다.
2~4미터쯤 자라고 줄기의 속은 비어 있으며 잎은 30~50센티미터  정도 된다. 잎 가장자리가
날카로워 손으 베기 쉽고 꽃 이삭은 길이가 15~40센티미터쯤 되는데 꽃에 명주실 같은 털이
많이 덮여 있어 바람에 날아갈 때 장관을 이룬다. 갈대가  처음 나올 때를 ‘가’라고 하고
좀 커지면 ‘노’라고 하며 완전히  자란 것을 ‘위’라고 한다. 갈대의  땅속 어린 줄기를
노순, 또는 위아라 하여 죽순처럼 요리를  해서 먹는데 연하고 맛이 달다. 날것으로  먹기도
하는데 약간 싸아한 맛이 난다.
  옛날 중국에서는 갈대의 어린 싹을 매우  귀한 요리 재료로 여겼으며 지금도  동남아시아
지방에는 갈대 순으로 만든 요리가  있다. 갈대 싹이 5~10센티미터쯤 자란  것은 소나 말의
사료로 유용하게 썼고 더 자라서 억세게 된 줄기는 자리를 만들거나 발을 엮는데 사용했다.
갈대 이삭은 빗자루를 만드는 재료로 즐겨 이용하였다. 갈대  뿌리를 예부터 한방이나 민간
에서 약으로 귀중하게 썼다. 갈대  뿌리에는 당분.고무질.단백질.무기염류 등이 들어  있으며
이뇨.지혈.발한.소염.지갈.해독.진토등의 다양한 약리 효과가 있다.
  갈대 뿌리는 맛은 달고 성질은 서늘하며 폐경.위경에 작용한다. 열을 내리고 진액을  늘리
며 소변이 잘 나오게 하고  숙취를 없애며 간을 보호한다. 갈대  뿌리는 돼지고기나 닭고기
등 고기를 먹고 체하거나 중독되었을 때 효과가  탁월하다. 돼지고기.닭고기.물고기 등을 먹
고 체하거나 중독되었을 때에는 갈대 뿌리 말린 것 30~60그램을 진하게 달여서 복용하면 대
개 즉시 풀린다. 갈대와 비슷하지만 더 깨끗한 물에서 자라고  갈대보다 줄기가 더 가는 특
징이 있는 달뿌리풀의 뿌리는 식중동.식체 등에 갈대 뿌리보다 효과가 훨씬 더 강하다. 갈대
뿌리는 물을 맑게 하는 작용이 있다. 탁하고 흐린 물이  갈대가 자라는 곳 주변에는 맑아진
다.
  갈대 뿌리는 방사능 중독과 그로 인한 백혈구 감소증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방사능에
중독되었을 때 갈대 뿌리를 달여 마시면  백혈구 수가 늘어나고 인체의 면역력이  강화되며
조혈기능이 높아져서 차츰 몸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회복된다. 갈대 뿌리는 해독작용이 강하
다. 농약 중독이나 식중독.알코올 중독 또는  중금속 중독에 갈대 뿌리를 달여 먹으면  풀린
다. 특히 알코올 중독에는 갈대 뿌리를 차로 달여 늘 마시면 신통하리 만치 효과가 있다. 숙
취를 없애려면 음주 전후에 갈대 뿌리차 한잔을 마시면 된다.  갈대 뿌리는 이 밖에도 당뇨
병.황달.갖가지 암.구토.만성복막염.폐의 열로 인한 해소.부종.관절염.방광염.소변불통 등의 치
료에 흔히 쓴다. 갈대의 땅속 줄기를 캐서 물에 잘 씻은 다음  그늘에 말려 두었다가 잘 썰
어서 쓴다. 가능하면 깊은 산속 오염되지 않은 맑은 물가에서 자란 것을 쓰는 것이 좋다.
 


신장을 튼튼하게 하는 광나무

  광나무는 물푸레나무과에 딸린 늘푸른 떨기나무다. 정목, 또는 여정목이라고 부르며 그 열
매를 여정실, 또는 여정자라고 한다. 정절을 지키는 여자처럼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고고하
고 푸른 자태를 그대로 지니고 있다 하여 이런 이름이 붙었다. 광나무는 함성, 즉 소금 성문
을 가장 많이 함유한 나무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그런 까닭에 여느 나무보다 훨씬 오래 살
고 , 또 죽은 뒤에도 수백 년, 혹은 수천 년 동안  썩지 않는 특성을 지녔다. 광나무는 우리
나라의 전라남도와 경상남도 해안이나 섬지방의 야산에 흔히 자란다. 키는 5미터, 직경 20센
티미터쯤 자라며 원줄기에서 많은 가지가 난다. 생장이 빠르고  맹아력이 강해서 수형을 마
음대로 다듬을 수 있으므로 울타리로 흔히 심는다.
  열매는 길이 7~10밀리미터로 10월에 까맣게 익어  겨울 동안 매달려 있는데 그  생김새가
쥐똥을 닮았다. 광나무 열매는 예로부터 자음생정약으로 유명하다. 늘 먹으면 정기가 증강되
고 무병장수한다. 임상실험에서도 백혈구의 생존 기간을  연장시켜 면역기능을 높이는 것이
인정되었다. 여정자는 대개 술에 담가 먹거나 그늘에서 말려 가루를 내어 먹는다. 오래 먹으
면 신장이 튼튼해지고 양기가 좋아지며 뼈와 근육이 강해진다.
  술에 담글 때에는 까맣게 익은 열매를 동지 무렵에 따서 물에 깨끗이 씻어 물기가 빠지면
그릇에 담고 재료의 3~4배 정도의 술을 붓고 밀봉하여 냉암소에 6개월쯤 두었다가 건더기를
건져 내고 술만을 아침 저녁으로 조금씩 마신다. 가루로 먹을  때에는 열매에 술을 뿜어 시
루에 넣고 한번 푹 찐다음 그늘에서 말려 가루를 낸다. 하루 세 번, 한번에 한  숟갈씩 먹는
다. 맛은 약간 맵고 쓰면서 단맛이 있는데 심장을 튼튼하게 하고 대변을 잘 보게 한다. 특히
몸의 기능이 쇠약해져서 생긴 변비에  효과가 크다. 간과 신장의 기능을  좋게 하기 때문에
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허리와 무릅이 아픈 것을 고치며,  음이 허하여 생기는 일체의 병증
을 치료한다.
  오래 복용하면 눈이 밝아지고 심장이 튼튼해지며, 눈앞에 헛것이 왔다갔다하는 증상.이명.
가슴이 두근거리는 심계.현기증.신경쇠약.근골이 쑤시고 결리는 것.허리와 무릎에 힘이  없고
시큰거리는 증상 등을 치료한다. 노인이 오래 복용하면 희머리가  검은 머리로 바뀌면서 젊
음을 되찾는다고 하며, 여성이 먹으면 향기가 나고 피부가  고와지며 대하증이나 냉증 등도
낫는다. 특히 여성이 광나무 열매를 늘 복용하면 질투심이  없어지고 정숙한 사람으로 바뀐
다는 속설이 있다.
  광나무는 민간에서 암 치료약으로도 쓴다. 광나무 열매가 종양 세포의 성장을 억제한다는
실험 결과도 나와 있다. 종양 치료에 쓸때는 잎이나 줄기를 그늘에서 말려 두었다가 진하게
달여서 복용한다. 줄기를 쓸 때에는 잘게 썰어서 10시간 이상  달여 그 물을 한번에 컵으로
한잔씩 하루 세 번 마신다.  간암.위암.백혈병.식도암 등에 효과가 있다.  광나무는 잎, 열매,
가지 등 어느 부분이나 약으로 쓸 수 있다. 잎을 쓸 때에는  아무 때나 채취하여 물로 씻은
다음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말린다. 햇볕에서 말리면 약효가 없어지므로 주의한다.  대
개 1개월쯤 지나면 완전히 마른다.
  마른 잎을 분쇄기에 넣어 가루로 만들면 녹색의 고운 분말이 되는데 이것을 그릇데 담아
두고 하루 3번, 한번에 찻숟갈로 1~2숟갈씩 더운물에 타서 마신다. 약간 쓰면서도 향기가 있
는 단맛이 난다. 광나무 잎 가루를 밥에도 섞어 먹을 수도 있다. 광나무를 오래 복용하면 불
면증, 식욕부진, 고혈압, 신경통, 관절염, 근육통 등이 낫거나 예방되고, 또한  횐머리가 검어
지고 양기가 세어지며 잘 늙지 않고 오래 살 수 있게 된다. 광나무에는 남성의 정력을 높이
는 만니톤, 여성의 성감을 높이는 시링긴  등의 성분이 들어 있다. 광나무를 오래  복용하여
머리가 하얀 노인이 까맣게 바뀐 보기가 여럿 있다.
  광나무 열매를 차로 만들어 마시는 방법도 있다. 열매는  겨울철에 따서 그늘에서 말렸다
가 찜통에 한번 쪄서 말려서 쓴다. 말릴 때 곰팡이가 피거나 벌레가 먹지 않도록  주의한다.
날것을 그대로 말리면 벌레가 생기기 쉬우나 쪄서 말려 두면 벌레가 잘 생기지 않는다. 1~2
개월쯤 잘 마른 광나무 열매를  믹서기에 넣고, 거칠게 가루내어  하루 10~15그램을 달여서
마신다. 너무 많이 마시면 약성이 지나쳐 오히려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명증이나 정력증강 노화를 방지하는 데에는 광나무 엑기스를 만들어 먹어도 좋다. 열매,
잎, 가지 등을 채취하여 깨끗하게 씻어 잘게 썬 것을 솥에 넣고 물을 적당히 넣고 고약처럼
될 때까지 오래 달인다. 24시간~48시간쯤 약한  불로 오래 달일수록 좋다. 숟가락으로  떠서
물엿처럼 길게 늘어지면 엑기스가 다  만들어진 것이다. 이것을 깨끗한 통에  놓아 두고 반
숟가락씩을 더운물에 풀어서 마신다. 광나무  엑기스는 오래 두어도 상하지 않는다.  광나무
엑기스를 먹고 잘 낫지 않던  이명증, 간염, 위장병, 어지럼증, 요통,  허약체질 증이 개선된
사례가 많다.
 


인삼 능가하는 강장제 홍경천

  홍경천은 우리나라 북부지방의 백두산, 포태산, 낭림산의 산꼭대기 부근 바위틈에서  자라
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특히 백두산의 해발 1천8백 미터에서 2천3백 미터 사이의 이끼 낀 원
시림 속 자작나무숲과 협곡의 바위틈에서 많이 자란다. 참돌꽃이라고도 부르며 비슷한 약효
가 있는 식물로 돌꽃, 기린초, 애기기린초, 낙지다리, 큰꿩의비름, 섬기린초 등이 우리나라의
중부와 북부지방에 자라고 있다. 줄기는 6~30센티미터쯤 자라고 잎은 길쭉하고 둥근 숟가락
모양인데 아래쪽은 드문드문 붙고 위쪽은 빽빽하게 붙는다. 굵은  뿌리는 바로 뻗기도 하고
옆으로 뻗기도 한다. 꽃은 줄기 끝에 노란색으로 모여서 피는데 암꽃과 수꽃이 다른 포기에
핀다. 꽃이 지고 난 뒤에 길이 6~8 밀리미터쯤 되는 피침 꼴의 열매가 4개 달린다. 홍경천은
전초를 약으로 쓸 수도 있지만  대개 굵은 뿌리를 약으로 쓴다.  최근 중국에서는 홍경천이
인삼을 능가하는 약리작용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인삼이 가진 부작용이 전혀 없는 새로운 약
물이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홍경천은 자음강장약으로 노쇠를 막고 피로를 풀어 주며 병후에 원기를 보충하여 주고 신
장의 기능을 좋게 하는 작용이 있다. 노인성 심장병,  음위증, 당뇨병, 관절염, 폐결핵, 빈혈,
간염, 저혈압, 식물신경실조증, 두통, 산후풍, 건망증, 불면증 등의 갖가지 질병에  모두 좋은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동시에 육체노동과 정신노동 능력을  크게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홍경천은 갖가지 질병을 치료하고 몸을 건강하게 하며 뇌기능을 좋게 하는 이
상적인 강장식품이다. 높은 산이나 깊은 바다, 산소가 결핍한 고산지대, 소음이 많은 곳,  몹
시 춥거나 더운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혹독한 주위환경에 대한 저항력을 크게 증강시키
는 작용이 있다.
  운동선수, 비행사, 중년이 지나서 체력이 약해진 사람들에게 홍경천은 더할 나위 없는  보
배라 할 만하다. 홍경천의 약리작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인체의 생리기능을 조절한다.
홍경천을 오래 복용하면 혈압과 혈당,  백혈구의 숫자 등 인체의 거의  모든 생리적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온다. 피로를 풀어 준다. 홍경천은 정신노동과 육체노동 능력을 크게 향상시킨
다. 기억력과 흥분작용이 증강되고,  신경이 쇠약한 사람이  복용하면 정상적으로 회복된다.
특히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들에게 체력과 지력을 높인다.
  산소결핍에 저항하는 작용이 있다. 홍경천은 깊은 바다 속이나 높은 산 같이 산소가 부족
한 곳에서도 오래 견딜 수 있게 하는 작용이 있어  뇌조직과 심근을 튼튼하게 한다. 난소의
내분비기능을 흥분시키고 자궁의 수정기능을 증가시켜 불임증을  치료한다. 파상풍균 등 갖
가지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있고, 인체의 면역 기능을  증강시킨다. 늙지 않게 하고 고혈압.
당뇨병.암 등 갖가지 질병을 에방하고 치료한다. 근육을 튼튼하게 하고 단백질 분해를  촉진
하며, 헤모글로빈과 적혈구의 증가를 촉진하고, 간의 글리코겐 농도를 낮게  한다. 강심작용.
진정작용.조혈작용.내한작용.항염증작용이 있다.
  홍경천은, 여러 가지 면에서 인삼을 훨씬 능가하는 약리기능이 있음이 증명된, 최근에  그
약효가 밝혀진 새로운 약초다. 홍경천은 남한에는 자라고 있지 않다. 다만 홍경천과  비슷한
약효가 있는 것으로 구경천(애기기린초), 돌꽃(장홍경천), 북경천(기린초), 탑극서경천(울릉기
린초, 섬기린초) 등이 있는데 다같이 민간에서 강장제.이뇨제.지혈제.위장약.종창치료약 등으
로 쓴다. 아마 홍경천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홍경천의 주요 성분은 사리드로시
드와 배당체이다. 이밖에도 녹말, 단백질,  지방, 탄닌, 풀로본 화합물 및  적은 양의 정유가
들어 있다. 또한 아스파라긴산, 트레오닌, 글루타민산, 글리신 등 20여 가지의 아미노산도 들
어 있는데 이 가운데 일곱 가지는  우리 몸에서 만들어 낼 수 없는  필수 아미노산이다. 또
마그네슘, 칼슘, 인, 칼륨, 구리, 망간,  알루미늄 등 17가지에 달하는 생물활성을  지닌 미량
원소가 들어 있다.
  러시아에는 홍경천을 ‘황금식물’이라 하여 가시오갈피를 능가하는 약초로 여기고  있으
며 국가적인 사업으로 홍경천의 약리 효과를 연구하고 있다. 홍경천은 뿌리를 말린 것을 가
루 내어 달여서 먹는다. 엑기스를 뽑아 먹을 수도 있고  술을 담그거나 차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홍경천술은 소주에 홍경천과 육종용, 구기자, 오미자 등을 넣고 우려낸 것인데 인체에
꼭 필요한 철, 칼슘, 망간, 나트륨, 아연, 마그네슘 같은 갖가지 미량 원소가  풍부하여 으레
복용하면 정신력과 육체적 증력이 커질 뿐만 아니라 추위와 피로를 이길 수 있으며 노인들
의 성기능을 높일 수 있다.  또 관절염, 신경통, 신경쇠약, 식욕부진,  빈혈에도 좋은 효능이
있고 당뇨병 환자에게도 좋다.
  홍경천차는 홍경천을 가루 낸 것 50그램에 꿀 50~60그램을 섞은 것을 한번에 5~10그램씩
따뜻한 물에 타서 먹는 것인데 오래 먹으면 뇌가 튼튼해지고 추위와 더위를 타지 않으며 허
약한 체질이 튼튼하게 바뀐다. 또 노인성 심근쇠약, 신경쇠약, 빈혈, 관절염, 당뇨병, 저혈압,
건망증, 시력감퇴, 이명증, 정력감퇴 등의 여러 가지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한다. 홍경천을
가루로 먹을 때에는 한번에 1~2그램씩을 하루 1~2번 더운물과  함께 먹는다. 홍경천은 극한
상황 곧 추위나 더위, 산소가 희박한 곳 등에서 오래 견딜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주고 면역
력을 키우며 노화를 막는 데에 가장 이상적인 약초가 할 수 있다. 여러 가지 면에서 인삼보
다 뛰어난 효능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인삼이 지닌 어떤 부작용도 없다는 장점이 있다. 홍경
천은 사람의 건강을 돕는 데 가장 좋은 약초라 할 수 있다.
 


술독 풀고 간 보호하는 오리나무

  오리나무라는 이름은 우리와 퍽 친숙하지만 막상 산에 가서 오리나무를 찾으려면 그리 쉽
게 눈에  띄지는 않는다. 오리나무와 사촌이랄 수 있는  물오리나무와 사방오리나무는 흔희
볼 수 있어도 진짜 토종 조선오리나무는 무척 귀하다. ‘십리 절반 오리나무’라는 옛 노래
말 가사대로 오리나무는 옛날 거리를 나타내는 이정표로 오리마다 심었다는 지표목이다. 이
나무는 재질이 치밀하고 단단하여 지팡이,  나막신, 그릇 등을 만드는  재료로 널리 쓰였고,
껍질에서 다갈색 물감을 얻을 수 있는 까닭에 집 근처에 즐겨 심었다. 그러나 이 나무가 간
염.간경화.지방간 등 갖가지 간질환에 치료 효과가 뛰어난 약목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
물다. 동서고금의 어떤 의학책에도 오리나무가 간질환에 좋다고 기록되어 있지는 않다. 그러
나 민간에서는 수백 년 전부터 오리나무를 간에 쌓인 독을 푸는 데 활용해 왓다.
  오리나무는 자작나무과에 딸린 낙엽큰키나무다. 유리목 또는 적양이라고도 하며 중국에서
는 다조라고 한다. 우리나라.중국.일본 등에  흔히 자라고 있으며 뿌리에서  공기 중에 있는
질소를 흡수할 수 있으므로 메마른 땅에서도 잘 자라고 또 땅을 기름지게 하므로 사방목으
로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오리나무를 약으로  쓴 기록은 많지 않다. 겨울철 잎이  떨어지기
전에 열매를 따서 지혈제.지사제.위장병 치료약 등으로 더러 썼다는 기록이 있을 뿐이다. 목
재의 색깔이 붉으므로 빈혈 치료에도 더러 이 나무 껍질을  달여 먹었던 것 같다. 오리나무
는 맛이 쓰고 떫으며 성질은 서늘하다. 열을 내리고 독을 푸는 작용이 있다. 특히 술독을 푸
는 데 효과가 크다.
  술을 많이 마셔 간이 나빠진 데에는 오리나무 껍질을 달여서 먹으면 술독이 풀린다. 민간
에는 오리나무로 술을 담그면 술이 물이 된다는 얘기가 전해오는데 실제로 오리나무를 술에
오랫동안 담가두면 술이 묽어진다. 술이 화기를 많이 품고  있는 반면에 오리나무는 화기를
진정시키는 효력이 있어서 술의 독성이 완화되는 것이다.
  봄이나 여름철에 껍질을 벗겨 그늘에서 말려 두었다가 약으로 쓴다. 하루 1냥(37.5그램)쯤
을 2되쯤의 물에 넣고 물이 반이 되도록 달여 그 물을 한 잔씩 수시로 마신다. 맛은 텁텁하
고 붉은 빛깔이 난다. 만성간염이나 간경화증에는 하루 100~150그램씩 좀 많은 양을 복용하
는 것이 좋다. 오리나무만을 단방으로 써도 좋지만 조릿대 잎, 동맥(겨울을  지난 어린 보릿
잎), 도토리 등을 더하여 쓰면 효과가 더욱 빠르다. 간경화증으로 오래  고생하면서 온갖 좋
다는 약을 다 써보았으나 별 효과를 못 본 사람이 이 방법으로 간경화증을 고친 사례가  여
럿 있다.
  동해애 가까운 곳에 사는 어느 민족은 바다에 나갈 때 오리나무로 만든 목패를 그물에 꿰
어 가지고 갔다고 한다. 오리나무 목패를 바다에 던지면  물고기가 많이 몰려들기 때문이었
다고 하는데 물고기 잡이가 끝나고 나면 목패를 바다에 던져 바다의 신에게 바치를 제물로
삼았다고 한다. 오리나무는 어떤 문헌에도 그 약효가 적혀 있지 않지만, 간에 쌓인 독을  풀
고 간을 보호하는 데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나무이다.  외국에서 들어온 사방오리나무나 물
오리나무를 오리나무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그런 것들은 별 약효가 없다. 반드시
깊은 산속에 있는 토종 조선오리나무라야 술독을 풀고 간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뼈질환 다스리는 호랑가시나무

  구골목이라면 아는 사람이 별로 없으나 크리스마스철에 장식용으로 널리 쓰이는 잎이  육
각꼴이고 가시가 많고 빨간 열매가 달리는 나무라면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구골목
을 우리나라 말로는 호랑가시나무라고  하며 서양에서는 홀리라고  부른다. 호랑가시나무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육각 꼴의 잎결각 끝에 붙은  날카로운 가시다. 우리나라에서는 호랑이
가 이  나뭇잎에 붙은  가시로 등을  긁는다 하여  ‘호랑이 등긁기  나무’라고 부르다가    
‘호랑가시나무’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이 나무의 가시가 고양이 발톱을 닮았다 하여 묘아자 또는 늙은 호랑이의 발
톱을 닮았다 하여 노호자라고 부른다.  구골목이라는 이름은 나무 줄기가  개뼈를 닮았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우리나라에는 음력 2월 영등날에  호랑가시나무를 꺾어서 정어리의 머
리에 꿰어 처마 끝에 매달면 나쁜 잡귀가 물러간다는 풍속이 있다. 정어리의 눈알로 귀신을
노려 보다가 호랑가시나무의 가시로 눈을 찔러 귀신이 오지 못하도록 한다는 뜻도 있고, 잘
못 들어오면 정어리처럼 눈을 꿴다고 귀신에게 경고하는 것이라고도 한다.
  서양에서는 이 나무를 신성하게 여긴다.  예수가 골고다 언덕에서 가시관을  쓰고 이마에
피를 흘리며 고통을 받을 때 그 고통을 덜어 주려고 날카로운 가시에 몸을 던진 작은  새가
있었다고 한다. 로빈이라고 하는 이 작은 새는 예수의 머리에  박힌 가시를 부리로 뽑아 내
려고 애쓰다가 자신도 가시에 찔려 죽게 되었다. 바로  이 로빈새가 호랑가시나무의 열매를
잘 먹기 때문에 서양사람들은 이 나무를  귀하게 여기게 되었고 성탄절에 장식용으로  쓰게
되었다고 한다.
  기독교가 널리 퍼지기 전인 로마시대에도 로마인들은  이 나무를 집 안에 심으면  재앙이
없어지고 기쁜 일이 생긴다고 믿었다.  로마시대의 이름난 수학자 피타고라스는  이 나무의
꽃을 물에 던지면 물이 엉키고, 이 나무로 만든 연장을  짐승에게 던지면 힘이 모자라 맞히
지 못하더라도 다시 주인의 손으로  돌아오는 나무라고 하였다. 구골목은  갖가지 뼈질환에
양약이다. 골절, 골다공증, 류머티스 관절염, 요통 등에  신기한 효력을 발휘한다. 빨갛게 익
은 열매, 잎, 줄기 뿌리 등 전체를 약으로 쓴다. 열매를 약으로 쓸 때는 겨울철에 빨갛게 잘
익은 열매를 따서 35도 이상 되는 소주에 담가 두었다가 6개월 뒤부터 하루 3번 기분  좋게
취하지 않을 만큼씩만 마신다. 근육과 뼈마디가 쑤시는 병, 온몸이 노곤하고 피로를 쉽게 느
끼는 증세 등에 효력이 대단하다.
  호랑가시나무 열매에는 심장을 튼튼하게 하고, 정신을 맑게 하며  양기를 늘려 주는 성분
이 들어 있어 한방에서도 자양강장제 또는 해열제로 더러 쓴다. 잎이나 줄기, 뿌리를 약으로
쓸 때에는 잘게 썰어서 가마솥에 넣고 물을 많이 붓고  24시간 이상 뭉근하게 달인다. 대략
약재 2근(1천2백 그램)에 물 다섯 되(9천cc)쯤이 적당하다. 이렇게 달인 물을 수시로 조금씩
마시면 골다공증, 무릎이 쑤시고 다리에 힘이 없는 증세,  신허로 인한 요통, 류머티스 관절
염 등에 효력이 크다. 오래 복용하면 뼈가 튼튼해지고 정력이 좋아지며 오래 살게 된다.  신
장과 간장을 튼튼하게 하고 기와 혈을 길러  주며 풍과 습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두
통, 귀울림, 고혈압, 눈충혈에도 효과가 있다.
  구골목을 단방으로 쓰기보다는 인동덩굴과 공담초를 더하여 쓰면 약효가 다욱 크다. 구골
목은 독이 없으므로 마음 놓고 활용할 수 있는 약재다. 피임 효과도 있어 구골목 달인 물을
마시면 체질에 따라 임신이 안되는  수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호랑가시나무 잎으로 만
든 차를 구골차라고 부르는데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없애는 약차로 이름이 높다. 호랑가
시나무 잎을 따서 그늘에서 말린 것  15~30그램을 뜨거운 물로 10~30분쯤 우려내어  수시로
마시면 된다. 구골차는 기와 혈을 돕고 폐의 진액을 늘리며  간을 튼튼하게 하고 풍습을 없
애고 기침을 멎게 한다.
  <본초경소>라는 중국 의학책에는 호랑가시나무 잎이 기침을 낫게하는 효능에 대해  “잎
을 달여 마시면 담화를 치료하는  데 특효가 있다, 무릇 담화는  모두 음허화염이 폐에까지
차올라 진액이 말라서 생기는 것이다. 호랑가시나무 잎은 족소음경으로 직접 들어가 보양음
기하므로 담화가 스스로 없어지니 마치  끓는 가마솥 밑에서 나무를  끄집어 내는 것과 같
다.”고 적혀 있다.
  호랑가시나무에는 카페인, 사포닌, 탄닌, 쓴맛 물질  등이 들어 있다. 성질은 평하며  맛이
달고 간, 신장, 폐에 작용한다.  호랑가시나무는 우리나라의 남부지방의 해안가에  자생한다.
남부지방에서는 정원수나 가로수 또는 울타리용으로 흔히 심는데 특히 제주도에 많다. 변산
반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호랑가시나무 군락이 있다.  호랑가시나무는 사람들에게 그 효
용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갖가지 뼈질환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귀한 약나무이다.
 


혈압 내리고 간 보호하는 수송나물.나문재

  수송나물은 바닷가 모래밭에서 흔히 자라는 잡초이다.  어린순이 솔잎과 닮았으므로 ‘가
시솔나물’이라고도 부른다. 수송나물은 잎과 줄기가 다육질인데  어린 것은 부드럽고 연하
지만 자라면 굳어져서 잎 끝이 가시처럼 되어 따끔할 정도로 살을 찌른다. 수송나물은 아직
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영양이 풍부하고 맛도 좋은 최고급 나물의 하나다. 수송나물의 어
린순은 삶아도 녹색이 파랗게 그대로 남아 있으며 사각거리는 맛이 독특하고 담백하여 별미
다. 또 수송나물에는 칼슘, 나트륨, 인, 칼륨, 철 등  갖가지 미량 원소와 비타민 A, B1, B2,
C등도 매우 풍부하다.
  어린순과 잎을 따서 삶든가 데쳐서 나물로 무쳐도 맛이 있고, 샐러드를 만들거나 볶아 먹
어도 좋다. 찌개나 국거리로도 훌륭하며 튀김으로도 먹을 수 있다. 수송나물은 혈압을  내리
며 해열, 해독 등의 약효가 높아 건강식품으로도 일품이다. 수송나물을 말려서 가루 내어 알
약을 만들어 하루에 10~15그램씩 먹으면 고혈압, 위염, 위궤양, 장염, 장궤양 등에 효과과 높
다. 간을 튼튼하게 하고 몸 안에 쌓은 독을 풀어 주는 효과도 탁월하다.
  봄철 몸이 나른하고 입맛이 없을 때 수송나물을 반찬으로 먹으면 곧 기력과 입맛을 되찾
게 된다. 수송나물은 장 속에 쌓인 중성 지방질을 분해하여 밖으로 내보내는 작용을 하므로
숙변을 제거하고 비만증을 치료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 수송나물은  말려 가루낸 것을 하
루 30~40그램씩 먹으면 대개 한 달에 5~10킬로그램쯤 몸무게를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 수송
나물과 비슷한 약초로는 나문재, 칠면초, 해홍나물, 솔장다리 등이 있다. 이들은 대개 우리나
라 서해안이나 남해안의 개펄이나 모래밭에 자라는  식물로 모두 어린순을 나물로 먹을  수
있고, 약초로서의 쓰임새는 수송나물과 거의 비슷하다.
  나문재는 수송나물과 비슷하다. 잎이 솔잎처럼 좁고 가늘어서 ‘갯솔나무’라고도 부른다.
잎 모양이 수송나물과 닮았지만 키가 더 크고 가지를 더 많이 치는 것이 다르다. 서해안, 바
닷가에 사는 사람들이 이 나물을 즐겨 먹는다. 나문재라는 이름은  옛날 늘 이 나물만 반찬
으로 먹던 사람들이 날마다  이것만 먹으려니 맛이  없어 늘 밥상  위에 남는 채소라 하여
‘남은채’라고 부르던 것이 ‘나문재’가 되었다고 한다.  나문재는 고혈압에 효과가 탁월
하고 간에 쌓인 독을 풀어 간 기능을 회복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장 속에 쌓인 숙변
과 노폐물을 분해하여 밖으로 내보내는 작용도 뛰어나다. 나문재는  바닷가 파도가 치는 곳
에서도 잘 자라고, 썰물 때에 드러나는 개펄 같은 데에서도  잘 자랄 만큼 내염성이 강하고
생명력이 질긴 식물이다. 서해안 개펄이나 모래밭에서는 아무 데서나 흔히 볼 수 있다. 간척
지 같은 곳에는 수십만 평의 넓은 지역에 무리를 지어 자라고 있어 장관을 이룬다.
  수송나물이나 나문재, 해홍나물 등은 모두 가을이 되면 잎  색깔이 빨갛게 변하는 특징이
있다. 칠면초는 가을에 잎 색깔이  보랏빛으로 변한다. 넓은 개펄에  나문재, 해홍나물 등이
무리 지어 빨갛게 단풍이 들어  있는 풍경은 매우 특이하고  이국적이다. 수송나물, 나문재,
해홍나물, 칠면초, 솔장다리 등 우리나라 서남해안에 무리 지어 자라는 식물들은 모두  나물
감으로도 훌륭하고 빼어난 약효를 지니고 있다. 이들을 채소로나 의약품으로 개발한다면 국
가 소득을 크게 올릴 수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국민 건강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이
풀들은 서해안이나 섬지방, 남해안, 간척지 등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관심을 갖는  사람의
거의 없고, 그러 귀찮은 풀로 여길 뿐이다. 소송나물, 나문재, 해홍나물, 칠면조 등은 5월 단
오가 지나면 줄기가 억세어지고 쓴맛이 나므로 나물로는 먹을 수가 없다.
  나물로 먹으려면 단오 무렵에 채취하여 살짝 데쳐 말려서 묵나물로 만들어 두었다가 먹는
다. 약효도 5월 단오 무렵에 채취한 것이 제일 좋고 그 이후의 것은 약성이 지나쳐 약간 독
이 있다.
 


염증과 종기에 좋은 민들레

  옛날 어떤 사람이 말을 타고 험한 산길을  가다가 말과 함께 높은 절벽에서 굴러 떨어졌
다. 기절해 있다가 한참 뒤에 깨어나 보니 다행히 많이 다치지는 않았다. 말은 틀림없이  죽
었으려니 하고 주위를 둘러보았더니 죽기는커녕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태연하게  민들레
잎사귀를 뜯어먹고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사람도 민들레가 다친  데에 좋은 줄 알고 민
들레 잎을 뜯어먹고 상처를 빨리  치료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일화는 동물에게는 스스로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본능이 있으며, 민들레가 옛날부터 중요한 약으로 쓰여 왔다는 단서
를 준다.
  민들레는 우리나라에서뿐 아니라 중국, 일본, 인도, 유럽, 아메리카의 인디언들까지도 중요
한 약으로 썼다. 옛 의서를  대강 찾아봐도 밀들레에 대한 기록이 적지  않을 만큼 여러 질
병에 효과가 뛰어난 약초이다. 민들레는 맛이 조금 쓰고 달며 약성은 차다. 독이 없으며 단,
위에 들어간다. 열을 내리고, 소변이 잘 나오게 하고, 염증을 없애며,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젖을 잘 나오게 하며, 독을 풀고 피를 맑게 하는 등의 작용이 있다. 여성의 유방에  종기 멍
울이 생겨 염증이 된 것과 종기가 나서 쑤시고 아픈  것을 치료한다. 종기를 치료하고 열로
인한 독을 풀어 주며 땀을 잘  나게 하고 변비를 치료한다. 또한 흰머리를  검게 하고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하고 갖가지 눈병에도 효과가 있다. 각기, 수종, 천식,  기관지염, 임파선염,
늑막염, 위염, 간염, 담낭염에도 좋으며 식도가 좁아 음식을 먹지 못하는 것, 요로감염, 결핵,
소화불량에도 좋은 효과가 크다.
  민들레는 맛이 짜다. 그런 까닭에 병충해의 피해를 거의 받지 않고 생명력이 몹시 강하여
도시의 시멘트 벽틈에서도 잘 자란다.  맛이 짠 식물은 어느 것이나  뛰어난 약성을 지니고
있다. 민들레는 옛부터 동서양 어디에서나 먹을 거리나 민간약으로 널리 다양하게 써  왔다.
이른봄 풋풋한 어린 잎은 국거리로도 쓰고 나물로 무쳐서 먹는다. 쓴맛이 나는데 이 쓴맛이
위와 심장을 튼튼하게 하며 위염이나 위궤양도 치료한다. 뿌리는  가을이나 봄에 캐서 된장
에 박아 두었다가 장아찌로도 먹고 김치를 담가서도 먹는다. 우엉과 함께 조려 먹어도 맛이
있고 기름에 튀겨 먹어도  일품이다. 민들레 꽃이나 뿌리는  술을 담근다. 꽃이나 뿌리에다
2~2.5배의 소주를 부어서 20일쯤 두면 담황색으로 우러난다. 여기에 설탕이나 꿀을 넣고  한
두 달 숙성시켰다가 조금씩 마시면 강정.강장제로 효과가 있다.
  민들레를 유럽에서는 채소로 많이 먹는다. 프랑스 요리에 민들레 샐러드가 있다. 민들레를
밭에 가꾸어서 이른봄이나 가을에 뿌리를 캐내어 상자 같은 곳에 밀식한 다음 캄캄한 동굴
같은 곳에 두어 싹을 키운다. 우리나라에서 콩나물을 기르는 것과 비슷하다. 이렇게 해서 자
란 하얀 싹을 날로 샐러드로 만들어 먹는데, 쓴맛이 거의 없고 향기가 좋아 인기다.  서양에
서 민들레로 만드는 요리가 열 가지도  넘는데 이중에서 민들레 커피는 오래전부터  인기가
좋다. 민들레 뿌리를 말려 볶아서 가루를 내어 물에 타서 마시는 것인데, 맛과 빛깔은  물론
향기까지 커피와 비슷하여 민들레 커피라고 부른다. 커피처럼 자극적이지 않고, 카페인 같은
유해물질도 없으며, 습관성.중독성도 없을 뿐더러 영양이 풍부하고 몸에 매우 유익하므로 한
번 널리 마셔 봄직하다.
  민들레는 세계 도처에 2~4백 종류가 있으나 국내에서 자라는 흰민들레가 가장 약성이 뛰
어나다. 우리나라의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민들레는 서양에서 건너온 서양 민들레가 대
부분이다. 서양 민들레보다는 토종 민들레, 흰 꽃이 피는  흰민들레가 제일 약효가 좋다. 민
들레를 약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한다.
  위염, 위궤양 등의 위장병
  민들레 생잎을 깨끗하게 씻어서 씹어 먹는다. 쓴맛이 나지만 습관이 되면 그런 대로 먹을
만하다. 뿌리째 캐서 그늘에 말렸다가 진하게 달여서 먹어도 좋다.
  만성간염, 지방간 등의 간질환
  민들레를 뿌리까지 캐서 그늘에서 말린 것 30~40그램에 물 1되(1.8리터)를 넣고 물이 반으
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서 하루  3~4번에 나누어 마신다. 황달이나  간경화증 환자가 치유된
보기가 더러 있다.
  변비, 만성장염
  4~5월에 민들레 뿌리를 캐서 말렸다가 가루 내어 한번에 10~15그램씩 하루 세 번 밥막기
전에 먹는다. 같은 양의 꿀과 섞어서 알약을 만들어 먹어도  좋고 더운물에 타서 먹어도 된
다.
  천식, 기침
  민들레를 생즙을 내어 한번에 한 잔씩 하루 세 번 마신다.
  산모의 젖이 잘 안 나올때
  민들레 뿌리를 물로 진하게 달여서 마시거나 생잎을 무쳐 먹는다.
  신경통
  민들레의 꽃, 잎, 줄기, 뿌리를 달여서 차처럼 수시로 마신다.
 


생명력 질긴 만능의 약초 질경이

  옛날 중국 한나라에 마무라는 훌륭한 장수가 있었다. 마무 장군은 임금의 명령을 받아 군
사를 이끌고 전쟁터로 나갔다. 마무 장군의 군대는 산을 넘고 강을 건너 풀 한포기 나지 않
는 황량한 사막을 지나게 되었다. 황야에서 여러 날을 지내다  보니 말도 사람도 지친 데다
가 식량과 물이 부족하여 많은 병사들이 굶주림과 갈증으로 죽어 갔다. “장군님, 양식이 떨
어져서 군사들이 죽어 가고 있습니다.”,“안되겠다. 이러다간 모두 다 죽고 말겠다.  회군하
자.”  마무 장군은 병사들을 이끌고 다시 돌아가기로 했다. 그러나 사막을 지나기에는 많은
시일이 걸렸고 굶주림과 갈증으로 죽는 병사들의 수도 점점  늘었다. 병사들은 수분이 부족
하여 아랫배가 부어오르며 눈이 쑥 들어가고 피오줌을 누게 되는 ‘습열병’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사람뿐만 아니라 말도 피오줌을 누면서  하나 둘씩 쓰러져 갔다. 마무 장군  밑에서
말을 돌보는 병사가 있었다. 그는 말 세 마리와 마차 한 대를 관리하는 책임을 맡고 있었는
데 그가 돌보는 말도 피오줌을 누고 있었다. “만들이 지쳐  있는 데다가 먹이도 없고 피오
줌을 누고 있으니 이러다간 이 말들도 곧 죽겠군.”. 병사는 말이 굶고 있는 것이  안타까워
서 말이 스스로 먹이를 찾도록 말고삐를 풀어 주어 마음대로 뛰어다니게 했다. 그런데 이틀
이 지나자 말이 생기를 되찾고 맑은 오줌을 누는 것이 아닌가.
“대체 무엇을 먹었기에 말의 병이 나았을까?” 병사는 말 주변을 서성대면서 말이 무엇을
먹는지를 살폈다. 말은  마차 앞에 있는  돼지 귀처럼 생긴  풀을 열심히 뜯어먹고  있었다.
“맞아! 이 풀이 피오줌을 멎게 한 것이 틀림없어.”  병사는 곧 그 풀을 뜯어서 국을 끓여
먹었다. 첫날은 별 변화가 없었으나 계속해서 며칠 먹었더니  오줌이 맑아지고 퉁퉁 부었던
아랫배가 본래대로 회복되었다. 병사는 곧 마무 장군한테  달려가 보고했다. “장군님, 병사
들과 말의 병을 고칠 수 있는 약초를 발견했습니다.” 마무  장군은 모든 병사와 말에게 그
풀을 뜯어먹게 하였다. 과연 며칠 뒤에 병사와 말의 병이 모두 나았다. 장군은 몹시  기뻐하
며 말을 돌보는 병사를 불렀다. “과연  신통한 약초로구나. 그런데 그 풀의 이름이  무엇이
냐?”“처음 보는 풀이라 이름을 모릅니다.”“그러면 그 풀을  수레바퀴 앞에서 처음 발견
했다고 하니 이름을 차전초라고 부르면 어떻겠느냐?”   그 뒤로 그 풀은 차전초라 불리게
되었다. 차전초를 우리나라에서는 질경이라고 부른다.
  질경이는 흔한 풀이다. 사람과 우마의 통행이 잦은 길 옆이나  길 가운데 무리 지어 자란
다. 그러나 별로 쓸모없이 보이는 이 풀이 인삼.녹용에 못지않은 훌륭한 약초이며 제일 맛있
는 산나물의 하나임을 누가 알랴. 질경이는 생명력이 대단히 강하다. 심한 가뭄과 뜨거운 뙤
약볕에도 죽지 않으며, 차바퀴와 사람의 발에 짓밟힐수록 오히려 강인하게 살아난다. 얼마나
질긴 목숨이기에 이름조차 질경이라 하엿을까. 질경이는 민들레처럼 뿌리에서 바로 잎이 나
는 로제트 식물이다. 원줄기는 없고 많은 잎이 뿌리에서 나와 옆으로 넓게 퍼진다.  6~8월에
이삭 모양의 하얀 꽃이 피어서 흘갈색의 자잘한 씨앗이 10월에 익는다. 이 씨를 차전자라고
한다. 질경이 씨를 물에 불리면 끈끈한 점액이  나오는데 예부터 한방에서 신장염.방광염.요
도염 등에 약으로 쓴다. 민간요법에서 만병통치약으로 부를 만큼  질경이는 그 활용 범위가
넓고 약효도 뛰어나다. 질경이를 민간에서는  기침.안질.임질.심장병.태독.난산.출혈.요혈.금창.
종독 등에 다양하게 치료약으로 써 왔다.  이뇨작용과 완화작용.진해작용.해독작용이 뛰어나
서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데.변비.천식.백일해 등에 효과가 크다.  천식.각기.관절통.눈충혈.위
장병.부인병.산후복통.심장병.신경쇠약.두통.뇌질환.축농증 같은  질병들을 치료  또는 예방할
수 있다. 옛 글에는 질경이를 오래 먹으면 몸이 가벼워지며 언덕을 뛰어 넘을 수 있을 만큼
힘이 생기며 무병장수하게 된다고 하였다. 질경이에 대해서 임상실험한 것을 보면, 기관지염
환자에게 한번에 40그램씩 하루 세 번씩  먹여 1~2주 만에 77퍼센트의 치료 효과를  보았으
며, 질경이 침출액을 피하주사하였더니 열흘 안에 해소와 객담이  현저하게 줄고 30일 지나
자 완전히 나았다고 나와 있다.
  급.만성 세균성 이질에는 질경이를 달여 한번에 60~2백 그램씩  하루 3~4번 일 주일쯤 먹
으면 대개 낫는다. 또 질경이는 피부 진균을 억제하는  효능도 있어서 피부궤양이나 상처에
찧어 붙이면 고름이 멎고 새살이 빨리 돋아나온다. 질경이 씨앗은 간의 기능을 활발하게 하
는 작용이 있어 황달에 효과가 있으며, 최근에는 질경이  씨앗이 암세포의 진행을 80퍼센트
억제한다는 연구 보고도 나와 있다. 옛 차력약으로 구리가루를  먹다가 구리에 중독되어 피
오줌이 나 피똥을 누는 사람이 더러 있었는데 그럴 때는 반드시 질경이를 먹어서 해독하였
다.
  질경이는  기침,위궤양.심이지장궤양.동맥경화.당뇨병.백일기침.신장염.신장결석.이질.장염.암
등 갖가지 질병에 효과가 있다. 질경이는 훌륭한 약초일 뿐만 아니라 무기질과  단백질.비타
민.당분 등이 많이 들어 있는 나물이기도 하다. 옛잘부터  봄철에 나물로 즐겨 먹고, 삶아서
말려 두었다가 묵나물로도 먹었다. 소금물에 살짝 데쳐 나물로 무치고, 기름에 볶거나, 국을
끓여도 맛이 괜찮다. 튀김으로도 먹을 수 있고 잎을 날로 쌈을 싸 먹을 수도 있으며, 질경이
로 김치를 담그면 그 맛이 각별하다.
  흉년에는 질경이 죽이 중요한 구황식품의 하나였다. 질경이 씨앗으로 기름을 짜서 모밀국
수를 반죽할 때 넣으면 국수가 잘 끊어지지 않는다. 질경이 잎과 줄기, 씨앗 등 어느 것이나
차로 마실 수 있다. 질경이 씨앗에는 신통력이 있어 저승에 있는 사람도 볼 수 있다는 전설
이 있다. 옛날에 어떤 효자가 아버지를 여의고는 몹시 슬퍼하여  다시 한 번 아버지의 모습
을 보기를 소원하여 백일 동안 기도를 드렸더니, 그 마지막 날 밤에 비몽사몽 간에 백발 노
인이 나타나서 질경이 씨로 기름 짜서 불을 켜면 아버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그 효자는 질경이 씨를 열심히 따모아 기름을 짜서 제삿상을 차리고 질경이 기름으로 불
을 켰더니 과연 죽은 아버지가 퉁퉁 부어서 썩어 가는 모습으로 나타나 제삿상 머리에 앉는
것이었다. 이를 본 아들은 기겁을 하고는 두 번 다시 죽은 아버지 보기를 원치 않았다 한다.
대개의 사람들이 참 가치를 모르고 있지만 질경이는 약초로도  매우 훌륭하고 무, 배추처럼
채소로도 한번 활용해 볼 만한 식물이다. 갖가지 공해와 질병으로 찌든 사람들에게 많은 도
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질경이를 약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한다.

  만성간염-질경이 씨 한 숟가락에 물 200밀리리터를  넣고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
여서 그 물을 하루 세  번에 나누어 마신다. 고혈압-그늘에서 말린  질경이 10~20그램에 물
반 되를 붓고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서  하루 세 번에 나누어 마신다. 기침, 가래-질경
이 씨 10~20그램이나 말린 질경이 10~20그램을 물 반 되를 붓고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
서 수시로 차 대신 마신다. 어린아이의 기침에 잘 듣는다.
 
  설사, 변비, 구토-질경이를 날것으로 생즙을 내어 마신다. 미나리를 같이 넣어도 좋다.

  늑막염-  말린 질경이와 창포 각 10~15그램에 물 반 되를 넣고 달여서 마신다. 질경이 생잎에
               소금을 약간 넣고 짓찧어 즙을 내어 밥먹기 전에 먹어도 좋다.

  급.만성 신장염-질경이 뿌리와 오이 뿌리를 3:1의 비율로 섞은 다음 물을 반 되쯤 붓고 물이 반쯤
                         줄 때까지 달여서 체로 걸러 찌꺼기는 버리고 한번에 한잔씩 하루 세 번 빈 속에 먹는다.
  부종-질경이 씨와 삽주 뿌리 각각 50그램에 물 한 되를 붓고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서 하루 세 번 밥먹고 나서 30분  뒤에 마신다.

  두통, 감기-진경이를 진하게 달여서 하루 세 번 밥먹기 전에 마신다. 하루 20~30그램을 쓴다. 2~3일  마시면 대개 낫는다.

  관절염-무릎관절에 물이 고이고 퉁퉁 부어 오르며 아플 때 질경이 20~30그램에 물 1되를 붓고 달여
             서 차 대신 수시로 마시면 좋은 효험이 있다.
  숙취나 알코올 중독-질경이 뿌리와 이질풀 각 10그램에 물 반 되를 붓고 달여서 마신다.
 


간암.백혈병에 좋은 노나무

  노나무는 그 열매에 특징이 있다. 열매가 노끈처럼 가늘고 길게 늘어진다. 그래서 이 나무
를 노끈나무라고도 부른다. 꼬투리 열매가 아카시아나  회화나무 열매처럼 주렁주렁 달리는
데 그보다 더 길다. 길이가 보통 30센티미터쯤 된다. 잎이 다 져버린 겨울에도 노나무는  길
열매를 주렁주렁 달고 있어 쉽게 찾아낼 수 있다. 잎은 오동 잎을 닮아 크고 시원스럽다. 가
지는 굵고 수가 적어서 우직하고 단순한 아름다움이 있으며 빨리 자라고 또 굵게 자라는 나
무다. 꽃이나 잎에서 좋은 향기가 난다. 중국이 원산지라고 하나 확실하지는 않고  한자로는
재백목이라고 쓴다. 중국에서는 추수.의수.목왕이라고 부르며 <본초강목>에서는 백 가지 나
무 중에서 으뜸이라 하여 목왕이라 부른다고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노나무를 매우 신성하게 여겼다. 이  나무에는 벼락이 떨어지지 않으므로
뇌신목 또는 뇌전동이라 불렀고, 궁궐이나 절간을 지을 때 노나무 목재를 즐겨 썼다. 노나무
는 땅속이나 물 속에서도 수백 년 동안 썩지 않는  성질이 있다. 그래서 나막신이나 다릿발
의 재료로도 널리 썼다.
  꽃은 한 여름에 핀다. 나팔처럼 생긴 희 꽃이 송이송이  모여서 피는데 꿀이 많아 벌들이
많이 모여든다. 긴 꼬투리 열매는 이듬해 봄까지 매달려  있다가 봄바람을 맞아서 나뭇가지
에 이리저리 부딪혀서 씨앗이 땅에 흩어진다. 노나무 열매를 한약재로 쓴다. 열매가  완전히
익기 전에 따서 그늘에서 말린 것을 목각두라고  하여 신장염.복막염.요독증.부종 등에 쓰고
이뇨제 원료로도 많이 쓴다.
  어린 열매를 따서 먹기도 하는데 구연산과 알칼리염이 들어 있어서 맛이 시고 떫으며 약
간 독이 있다. 민간에서 노나무 잎은 무좀에 효과가 있다 하여 찧어 붙이기도 한다.  노나무
는 간암.간경화.백혈병 등 갖가지 간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 잎과 줄기.가지.뿌리 등 어느 부
분이나 약으로 쓸 수 있으며 하루 30~40그램을  푹 달여 두고 아침 저녁으로 그 물을  마신
다. 체질이 민감한 사람, 곧 소양체질인 사람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처음에는 조금씩
마시다가 차츰 양을 늘려 가는 것이 안전하다. 백혈병에는 노나무 말린 것 1200그램, 다슬기
9리터, 산머루 덩굴이나 뿌리 말린 것 1200그램을 한데 넣고 오래 달여서 그 탕액을 하루 2
번 아침 저녁으로 밥먹기 전에 먹는다. 노나무는 약화된  간세포를 되살아나게 하여 본래의
기능을 되찾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신부전증 치료에도 노나무를 쓸 수 있다. 노나무 잎과 접골목, 옥수수 수염을 같은 양으로
한데 넣고 달여 마시고는 어떤 방법으로도 낫지 않던 신부전증 환자 몇 사람이 완치된 일이
있다. 노나무는 목재로나 약재로나 쓸모가  많은 나무이지만 유감스럽게도 큰  나무가 별로
남아 있지 않다. 재목으로 쓰기 위해 마구 베어 버린 까닭이다. 경복궁 안에 큰 노나무가 몇
그루 있다. 노나무는 정원수나 가로수로도 쓸 만하다. 빨리 자라고 잎이 널찍하여 그늘이 많
으며 잎에서 좋은 향기가 날 뿐만 아니라 꽃에 꿀이 많으므로 밀원식물로도 각광받을 만하
다.
  번식도 어렵지 않다. 긴 꼬투리 씨앗을 따서 봄철에 땅에  뿌리면 싹이 잘 나고 가꾸기도
쉽다. 자람이 빠르고 땅을 가리지 않고 아무 데서나 잘 자란다. 노나무와 비슷한 나무로  미
국에서 들여온 꽃개오동나무가 있다. 꽃개오동나무는 노나무와  매우 흡사하여 구별이 어렵
다. 다만 꽃이 약간 더 붉은빛을 띠고 잎이 약간 더 크다는 특징이 있다. 한때 미국에서 꽃
개오동나무를 들여와 황금수니 영목이니 하고 선전하여 널리 심은  적이 있다. 재질이 단단
하고 내구성이 강하므로 철도 침목으로 쓸 계획이었으나 하늘소의 피해가 심하고 바람에 쉽
게 넘어가 버려 재배에 실패했다. 노나무는 앞으로 그 가치와 쓰임새가 무한히 늘어날 것으
로 보인다. 노나무는 건재 한약방 같은 곳에서 구하기 어렵다. 간혹 시골 노인들한테 물으면
아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산삼 못지 않은 약초 참마

  옛날 중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큰 나라와 간은 나라가 전쟁을 벌였다. 크고 힘센 나라에서
작고 약한 나라를 쳐들어가 땅을 점령했다. 작은 나라의 병사들은 큰 나라의 병사들에게 밀
리다가 어느 산밑에까지 쫓겨 갔다. 그들은 산속으로 들어가 숨었다. 큰 나라 병사든은 산을
겹겹이 포위하고 그들이 산속에서 먹을 것이 떨어져 굶어  죽거나 항복하기를 기다렸다. 그
러나 1년을 기다려도 산으로 도망간 작은  나라의 병사는 한 사람도 산에서 내려오지  않았
다. 큰 나라의 병사들은 그들이 모두 산속에서 굶어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경계를 태만
히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산속에 숨어 있던 작은 나라의  병사들이 왕성한 기세로 산을 내려
와 습격을 했다. 1년 동안이나 쉬고 있었던 강대국의 병사들은 별로 싸워 보지도 못하고 패
하여 달아나기에 바빴다. 반대로 산속에 있던 병사들은 모두 힘을 합쳐 용감하게 싸워 마침
내 잃어버린 땅을 되찾았다. 뒷날 싸움에 진 큰 나라  사람들은 작은 나라 병사들이 산속에
서 무엇을 먹고 어떻게 몸을 단련했는지를 알아보았다. 산에는  덩굴식물이 많이 자라고 있
었는데 여름에 하얀 꽃이 피고  굵고 긴 뿌리가 있었다. 작은 나라의 병사들은 산속에서 이
식물의 뿌리를 캐 먹고 줄기와 잎은 말에게 먹이며 힘을 길렀던 것이다.
  병사들은 이 뿌리를 산속에서 먹을 것을 찾다가 우연히 만났다 하여 산우라고 불렀다. 그
뒤로 이 식물은 식량으로 쓰게 되었고 허약한 몸을 튼튼하게 하는 데 좋은 약이 된다는  것
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 후로 ‘산에 있는 약’이라 하여 ‘산약’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고 한다. 산약을 우리말로는 참마라고 부른다.
  산약에 대한 다른 전설도 있다.  본디 중국에는 산약을 ‘서여’라고  불렀는데 지금부터
1500년전인 수나라 때에 ‘서여’라는 임금이 있었다. 뭇사람들이 산약을 부를 때 거침없이
임금의 이름을 사용했기 때문에 신성한 임금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못하도록 이름을 ‘산
에서 나는 귀한 약재’라는 뜻에서 ‘산약’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그 뒤로는 서여를  산약,
서사, 산서, 회산약, 불장서 등으로 바꾸어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참마’는 덩굴성 초본식물로 우리나라 아무 곳에나 난다. 대개  햇볕이 잘 드는 야산이
나 들에 많이 자란다. 4월 말이나 5월 초에 싹이 나서 7~8월에 연한 녹색의 작은 꽃이 피고
가을에 3개의 날개가 달린 바람개비 모양의 열매가 달린다.  참마의 뿌리는 둥근 기둥 모양
으로 땅속을 깊이 파고 들어간 것도 있으며 이 뿌리를 감자나 고구마처럼 쪄서 먹거나 약으
로 쓴다. 한방에서 참마는 뼈와 살을 튼튼하게 하고 정력을 강하게 하며, 오래 먹으면  귀와
눈이 발아지고 오래 살게 하는 보약으로 이름이 높다. 그러나 이 식물의 기이하고 신비스러
운 생태에 대해서는 아직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오랜 채약 경험으로 알아낸 야생 참마의
기이한 생태를 처음으로 밝힌다.
  해마다 이사를 다니는 식물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수백 년 묵
은 산삼이 부정한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고 자취를 감추어 버린다는 이야기는  전설처럼
전해 오지만, 손도 발도 없는 식물이 어떻게 옮겨 다닐 수가 있겠는가. 그러나 야생  참마가
해마다 이사를 다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는 야생 참마를 캐러 다니면서 그 생태를
세심하게 관찰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자연계의 한 비밀이다.
  참마는 5월 초 새싹이 나기 시작하면서부터 그  뿌리가 물렁해지고 쭈그러들기 시작한다.
뿌리에 있던 영양 물질을 줄기로 올려 보내기 때문이다. 그렇게  차츰 영양 물질을 위로 올
려 보내서 꽃필 무렵인 8월쯤 되면 뿌리에 있던 영양분이 모두 줄기로 올라가서 줄기는 4~5
미터씩 길게 뻗지만 뿌리는 마치 바람 빠진 풍선 모양으로 겉껍데기만 땅속에 남아 있게 된
다. 그래서 한여름철에 야생 참마를 캐보면 굵은 뿌리가 있어야  할 자리에 구명만 뻥 뚫려
있을 뿐이다. 뿌리에 저장애 두었던  영양분을 줄기로 다 끌어올림 참마는  원래 있던 뿌리
옆에 새로운 뿌리를 만든다. 그리고는 줄기로 끌어 올렸던 영양분을 내려 보내는 것이다. 그
리하여 가을철 잎이 누렇게 마를 때쯤에는  이 새로운 뿌리로 영양분을 고스란히  옮겨오게
되는 것이다.
  이때에 뿌리를 캐보면 원래 뿌리가 있던 곳에는 빈껍데기와 함께 뿌리 모양과 크기 그대
로의 빈 구멍이 남아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주변을  넓게 파보아서 빈 구멍이 어느
방향으로 몇 개가 있는지를 확인하면 그 참마가 몇 해 동안에 어느 방향으로 이동해 왔는지
도 알 수 있게 된다.
  참마가 해마다 이처럼 이사를 다니는 것은, 참마가 땅의 기름기를 먹고 사는 식물이 아니
라 땅 기운을 흡수하여 사는 식물이기 때문인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밭에서 재배하는 것
은 이처럼 옮겨 다니지 않는다. 더 놀라운 것은 참마가 수백 년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풀
가운데서 수백 년을 사는 것은 산삼을 빼고는 없다. 그런데 참마는 수백 년은 물론 수천 년
도 살 수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야생참마를 잘 관찰해  보면 뿌리가 웨만큼 굵어진 뒤로는
더 자라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는 자라지  않으면서 해마다 조금씩 옮겨 다니기만
하는 것이다. 그렇게 수백 년 동안 이사를 다니면 이쪽 골짜기에서 저쪽 골짜기까지 옮겨갈
수 있는 것이다. 생태가 이처럼 신비스러우니 그 약효도 뛰어날 것임에는 틀림없다.
  야생 참마를 쪄서 잘 말리면 흑갈색으로 굳어 단단하기가 마치 유리알 같아 잘 깨어지지
않으며, 아린 맛이 난다. 그러나 재배한 참마는 아린 맛이 없고 쉽게 잘 부러진다. 글쓴이가
아는 사람 중에 어려서부터 참마를 늘 먹어 온 사람이 있다. 그는 젊어서 씨름판에 나가 황
소를 몇 마리 타기도 한 장사이다. 건축 공사장의 인부로  일하는데 보통 인부들의 서너 곱
절 일을 해도 거의 피곤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체력이  왕성하다. 그의 건강과 힘의 비결
은 해마다 10월 말쯤 산으로 들어가서 한달  동안 참마를 캐서 그 자리에서 우둑우둑 씹어
먹는 것이라고 했다.
  참마는 특이한 상태와 약성이 아직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신비한 풀이다. 야생 참마는 당
뇨병, 갖가지 암 치료에 효과가 있고 허약한 몸을 튼튼하게 해주는 보약으로서의 효능 또한
뛰어나다. 야생 참마야말로 산삼 이상의 신비를 간직한 약초이다. 야생 참마와 재배한  참마
를 구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재배한 것은 뿌리가 굵고  몽톡하지만 야생은 뿌리가 가늘고
길고 단단하다.
  참마는 ‘산의 뱀장어’라고 부를 만큼 자양강장에 뛰어난 효과가 있다. 참마는 소화불량
이나 위장장애, 당뇨병, 기침, 폐질환 등에  효과가 두드러진다. 특히 신장 기능을  튼튼하게
하는 작용이 강하여 원기가 쇠약한 사람이 오래 복용하면 좋다. 참마는 영양이 풍부하다. 녹
말과 당분이 많고 비타민 B, B2, C, 사포닌 등이 들어 있다. 끈적끈적한 점액질은 무친으로
단백질의 흡수를 돕는 물질이다.
  참마는 소확가 매우 잘된다. 참마에는 디아스타제라는 소화 효소가  들어 있는데 이 효소
는 음식을 3~4배 빨리 소화되게 한다. 그러므로 소화불량이나 위장장애, 위가 약한 사람에게
좋다. 또 장 속 세균의 활동을 왕성하게 하므로 만성 장염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당뇨병의
혈당을 낮추는 데에도 효과가 있고 가래를 없애고 염증을 삭이며 머리를 맑게 하는 작용도
있는 참마는 날것으로 그냥 먹거나 생즙을 내어 먹을 수도 있지만 쪄서 먹기도 하고 쪄  말
려 가루를 내어 먹기도 한다. 꾸준히 오래 먹는 것이 좋다. 날것을 강판에 갈아서 종기에 붙
여도 잘 낫는다. 특히 유선염에 찧어 붙이면 잘 낫는다. 참마는 재배한 것은 약효가  신통치
않다. 야생이라야 효과가 제대로 난다.
 


부러진 토끼허리 고친 새삼

  옛날 어느 마을에 토끼를 매우 좋아하는 부자 할아버지가 있었다. 그는 온갖 종류의 토끼
를 키우면서 토끼를 돌보는 하인들을 엄하게 다루었다. 어느  날은 하인이 실수로 몽둥이를
토끼 우리에 떨어뜨려 토끼 한 마리가 다쳤다. 그는 들킬  것을 걱정하여 다친 토끼를 콩밭
에 숨겼다. 그러나 주인은 3일 뒤에 토끼 한 마리가 없어진 것을 알아냈다. 하인은 어쩔  수
없이 콩밭에 가서 토끼를 데려왔다. 그런데 토끼가 다친 데가 다 나았는지 더 팔팔해졌다.
  하인은 이상히 여겨 일부러 토끼 한 마리를 몽둥이로 허리를 때려 뼈를 부러뜨린 뒤에 다
시 콩밭에 놓아 두었다. 사흘 뒤에 가보니 역시 토끼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건강하게 뛰
어다니고 있었다.
  하인은 집에 가서 몇 년 전에 주인하테 몹시 맞은 뒤로 허리를 못 쓰고 누워 있는 아버지
한테 그 이야기를 했다.  아버지는 “토끼가 골절을  고치는 약초를 뜯어먹은  것이 틀림없
다.”면서 토끼가 무슨 풀을 뜯어먹는지 자세히 알아보라고 했다. 하인은 다시 토끼를  몽둥
이로 때려 허리를 다치게 한 뒤에 콩밭에 갖다 놓고는  숨어서 지켜 보았다. 토끼는 처음에
는 잘 움직이지도 못하다가 차츰 몸을 움직여 콩밭에  난 잡초를 뜯어먹기 시작했다. 3~4일
뒤에 토끼는 건강하게 회복이 되었다. 하인은 그 잡초에 달린 열매를 따다가 아버지에게 보
였다.
  아버지는 그 열매를 끓여서 부지런히 복용하였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허리의 아픔이 없어
지고 두 달쯤 뒤에는 밭일을 할 수 있을 만큼 몸이 튼튼해졌다.  그 후 하인은 주인 집에서
토끼 키우는 일을 그만두고 그 약초의  열매를 따서 요통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 소문이 점점 퍼져 많은  사람들이 그 약초의 씨앗을 구해 먹고  허리 아픈 것이
낫게 되었다. 그러나 아무도 그 약초의 이름을 몰랐다.  이름이 없었던 것이다. 그들은 한참
을 생각하다가 토끼 허리를 고쳤다고 해서 토끼  토자와 그 풀이 실처럼 엉켜 있다하여 실
사자와 씨앗 자자를 합쳐 ‘토사자’라 이름 지었다.
  토사자는 우리말로 새삼 씨라고 부른다.  칡덩굴이나 콩밭에 많이 기생하는  식물로 잎이
없고 누런색이나 누런 밤색의 덩굴이 다른 식물을 감고  올라가며 자란다. 여름철에 줄기에
서 희누른 색의 작은 꽃이 모여서 핀다. 열매는 들깨만하고 빛깔은 갈색이다. 열매는 보약으
로 귀하게 쓴다.
  새삼 씨는 맛은 달고 매우며 성질은 평하다. 주로 간과  신장에 들어가 간과 신장을 보호
하며 눈을 밝게 한다. 새삼 씨에는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니켈, 라듐, 철, 아연, 망간, 구리
등 광물질과 당분, 알칼로이드, 기름 비타민  B1,B2등이 들어 있다. 새삼 씨는  양기를 돕고
신장 기능을 튼튼하게 하는 약재이다. 신장이 허약하여 생긴  음위증, 유정, 몽설 등에 효과
가 좋다.
  또 뼈를 튼튼하게 하고 허리 힘을 세게 하며 신장 기능이 허약하여 허리와 무릎이 시리고
아픈 것을 치료한다. 또 오줌소태와 소변을 잘 보지 못하는  것, 설사를 낫게 한다. 간을 보
하여 눈을 밝게 하고 태아를 보호하는 작용도 있다. 새삼  덩굴과 씨는 당뇨병 치료에도 좋
다. 새삼 덩굴을 즙을 내어 한잔씩 마시거나 씨앗을 달여  차처럼 자주 마시면 당뇨병에 효
험이 있다.
  또 밤눈이 어두울 때는 새삼 씨 120그램을 술에 3일 동안 담갔다가 햇볕에 말려 달걀  흰
자 위에 개어 알약을 만들어 빈 속에 따뜻한 술과 함께 먹으면 매우 좋다. 심신이 쇠약하여
정액이 저절로 새어 나오거나 허리와 무릎이 아프고 힘이 없을 때에는 새삼 씨 40그램과 쇠
무릎지기 80그램을 한데 넣고 달여서 차처럼 수시로 마신다. 과민성 장염에는 삽주 뿌리, 오
미자 등을 섞어 가루 내어 알약을 만들어 막으면 좋고, 오줌소태에는 새삼 씨와 용골,  모려
분, 감국, 구기자, 황백, 두충 등을 각각 같은 양으로 달여서 마신다.
  새삼 씨를 술에 담가서 먹으면 효능이 더 좋다. 가을철에 새삼 씨를 따서 깨끗이 씻어 햇
볕에 2~3일 말렸다가 항아리에 넣고 새삼 씨 분량의 2~3배쯤 되는 술을 붓고 뚜껑을 잘  덮
은 다음 어둡고 서늘한 곳에 두었다가 3~4개월 뒤에 조금씩 마신다. 새삼 술을 마시면 피로
가 없어지고 양기가 좋아진다. 또 짝사랑으로 괴로워하다가 신경쇠약이 되어 헛것이 보이는
데, 자위행위를 지나치게 해서 몸이 약해지고 정액이 새어나오는 데에도 효험이 크다.  오래
먹으면 몸이 따뜻하고 여성의 냉증이 없어진다. 얼굴에 여드름이 많을 때 새삼 술로 세수를
하면 얼굴이 깨끗해진다.
 


허약체질 개선하는 개별꽃

  중국 명나라 때의 명의 이시진은 평생 동안 약초를 연구하여 <본초강복>이라는 의학책을
펴냈다. <본초강목>은 중국에서 나는 약초, 약동물, 약광물  등의 효능과 성분 등을 집대성
한 책으로 그 내용이 매우 자세하고 친절하여 후세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이시진이
<본초강목> 원고를 들고 남경에 있는 친구 집으로 가다가 날이 저물어 한 자그마한 주막에
서 묵게 되었다. 잠을 자려는데 안에서 아낙네의 신음소리가 들리므로 주인을 불러 누가 아
픈가 물었다. 주막 주인은 자기 아내가 병이 들었는데 집안  식구가 많아 먹고 살기도 힘들
어서 의사를 부를 형편이 못 된다고 털어 놓앗다.
  이시진이 안방에 누워 있는 환자를 살펴보니 환자는 맥이 좀 약할 뿐 이렇다 할 병은  없
었다. 무언가 약을 쓰고 있을 것이라고 짐작한 이시진은 오늘  낮에 먹은 음식이 어떤 것인
지 가져와 보라고 했다. 주인은  며칠 동안 양식이 떨어져 풀뿌리를  캐먹고 산다면서 나물
광주리를 들고 왔다. 이시진이 보니 광주리에  담긴 풀뿌리는 처음 보는 약초였다. 그는  그
풀을 잘라 맛을 보고는 주인에게 돈을 주면서 부인에게 쌀을 사서 밥을 지어 먹이고 그  풀
을 달여 먹이면 병이 곧 나을 것이라고 일러 주었다.
  이시진이 풀뿌리를 어디서 캐왔는지 물었더니 주인은 명나라 주원장의 아들인 태자의  무
덤 주위에서 캐 왔다고 대답했다. 과연 이튿날 태자 무덤에 가보니 그 풀이 무덤 주변에 양
탄자처럼 널리 퍼져 자라고 있었다. 이시진은  이 약초를 <본초강목>에 넣으려 했지만,  이
약초의 효과가 좋다고 하면 사람들이 몰려들어 태자 무덤 주변을 파헤칠 것을 염려하여 빼
기로 했다. 그 뒤로 이 풀은 태자 무덤 주위에서 자라났다 하여 태자삼이라 불렀다고  한다.
태자삼은 우리말로 들별꽃 또는 개별꽃이라고 부른다. 꽃 모양이 마치 별과 같다 하여 그런
이름이 붙었다. 태자삼은 우리나라 전역의 산속 나무그늘 밑에 흔히 자란다. 여러해살이풀로
키는 10~15센티미터쯤 되고 인삼 뿌리를  닮은 작은 뿌리가 있다. 꽃은  5월에 하얗게 피고
열매는 6~7월에 익는다.
  개별꽃은 민간에서 기를 보충하고 위장을 튼튼하게 하며 양기를 좋게 하는 보약으로 더러
쓴다. 병을 앓고 나서 허약한 사람이나 몸이 약한 어린이, 노인들이 먹으면 몸이 튼튼해진다
고 한다. 개별꽃은 인삼과 효력이 비슷한데 인삼을 먹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이 나타
나지 않는다. 개별꽃은 맛은 달고 약간 쓰며 성질은 평하다. 폐와 위를 튼튼하게 하고  진액
을 늘려 준다. 정신적 피로, 저절로 땀이  나는 증상, 건망증, 불면증, 입맛 없는데, 입  안이
마를 때, 가슴이 두근거릴 때 등에 약으로 쓴다. 가을에 뿌리를 캐서 그늘에 말려  두었다가
하루 5~15그램을 물로 달여서 하루 3~4번 복용한다.
  개별꽃을 닮은 풀로 덩굴개별꽃, 큰개별꽃, 참개별꽃, 긴개별꽃, 술개별꽃 등이  있는데 모
두 인삼을 닮은 작은 뿌리가 있고 모두 약으로 쓴다.  봄철에 어린순을 나물로 먹으면 태자
삼과 비슷한 효과가 있다. 개별꽃이 위암, 폐암 같은 암 치료에 좋은 효과가 있다는  얘기도
있다. 암 치료에 쓸 때는 가을철에 캔 뿌리를 하루 30~50그램씩 진하게 달여 수시로 차처럼
마신다. 여기에 겨우살이, 느릅나무 뿌리껍질 등을  함께 넣어 달이면 효과가 더 크다고  한
다.
 


결석 녹이고 소변 잘나오게 하는 금전초

  옛날 금실이 아주 좋은 한 젊은 부부가 살았다. 그런데 어느 날, 남편이 갑자기  옆구리가
몹시 아프다고 하더니 며칠 뒤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아내는 몹시 슬퍼하여 의원에게 남
편이 왜 갑자기 죽었는지 조사해 달라고 부탁했다. 의원이  남편의 시체를 해부하자 쓸개에
단단한 돌맹이가 가득 들어 있었다. 남편은 담석 때문에 죽은 것이었다. 아내는 담석을 실로
꿰어 목에 걸고 다니면서 남편을 그리워했다. 어느 날 산에 땔감을 구하러 올라갔다가 풀을
베어 묶어 집으로 가져왔다.
  그런데 집에 와서 보니 목에 걸린 담석이 녹아서 반쯤으로  줄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
내는 이 사실을 만나는 사람마다 얘기했고, 이 소문은 전에 남편의 시체를 해부했던 의원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의원은 담석을 녹인 풀을 가르쳐 달라고 하여 아내를 데리고 산으로 올
라가 여러 가지 풀을 베어 한 종류씩 따로 묶어 묶음마다 덤석 덩어리를 넣어 보았다. 그랬
더니 과연 그중 한 다발의 묶음에서 담석이 녹아 없어졌다. 의원은 그 풀을 뜯어 많은 담석
환자를 치료하였다. 그러나 그때까지 그 풀의 이름이 없었으므로  풀잎의 모양이 동전을 닮
았다고 하여 이름을 금전초라 지었다고 한다. 금전초를 우리말로는 긴병꽃풀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자라는데 대개 물기 많고 햇볕이 잘 드는 양지 쪽에 흔하다.
  여러해살이풀로 키는 5~25센티미터쯤 자라고 잎은  신장 모양으로 마주 난다.  꽃은 연한
보라색으로 6~8월에 피고 달고 단단한  열매는 9월에 익는다. 꽃에 꿀이  많아 벌들이 많이
모인다. 활현단, 연전초 등의 다른 이름이 있다. 금전초는 소변을 잘 보게 하고 황달을 고치
며 몸이 붓는 것을 낫게 하는 작용이 있다. 맛은 맵고 쓰며 성질은 약간 차다고 한다. 열을
내리고 독을 풀며 염증을 삭이고 어혈을 없애는 효과도 있다. 또한 방광과 요도, 담낭의  결
석을 녹이는 효과가 있으며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삭이는 효과도 크다. 습진, 종기  같은
피부병에도 날것을 짓찧어 붙이면 잘 낫는다. 금전초는 약리  효과가 매우 다양하면서도 뛰
어나다. 생즙을 내어 먹거나 달인 물을 마시면 간염에도 좋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최근에는 간암에도 상당한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에서는 금전초를 거의 만병통치약처럼 쓴다. 결막염을 비롯한 온갖 눈병에는 달인 물
로 눈을 씻고 중이염, 축농증, 임질, 백대하에는 달여서 먹으며 타박상, 화상, 옴, 피부병에는
날것을 짓찧어 즙을 바른다. 또 통풍, 뼈가 부러진 데, 근육통, 치통, 위장 질병에 달여서 마
시거나 달인 물로 목욕을 한다. 감기, 기침, 기관지 천식, 각혈, 폐렴, 기관지염, 폐결핵, 늑막
염에도 달여서 마시고 두통에는 생것을  짓찧어 즙을 콧속에 한 방울씩  넣는다. 또 소변이
잘 안 나올 때. 밥맛이 없고 소화가  잘 안 될 때, 간암, 황달,  변비, 비염, 생리가 없을 때,
기생충을 없애는 데, 납중독 등에도 달인 물을 마시거나 말린 것을 가루 내어 먹는다.  당뇨
병에는 금전초 달인 물과 함께 우무를 한 그릇씩 먹으면 매우 효과가 좋다고 한다.
  신장결석이나 방광결석, 요로결석에는 말린  것으로 하루 30~50그램쯤 많은  양을 달여서
수시로 물 대신 마신다. 금전초 달인 물을 먹으면 오줌이 산성으로 되어 알칼리성인 결석을
녹인다. 금전초는 가을에 베어 그늘에서  말렸다가 하루 15~30그램쯤을 달여  3~4번 나누어
마신다. 독이 없으므로 오래 복용해도 나쁘지 않다.
 

목수의 약초 톱풀

  톱풀은 봄철에 흔히 먹는 푸성귀 중의 하나다. 잎이  톱니처럼 생겨 톱풀이라고 부르는데
옛날에는 흔히 가새풀이라고 불렀다. 찢어진  잎 모양새가 가위처럼 갈라졌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이 밖에 오공초, 지네풀, 지호 등의  여러 이름이 있다. 톱풀은 봄철에 어린  잎을
뜯어다 살짝 데친 뒤 무쳐서 먹는다. 널리 먹는 봄나물은  아니지만 그런 대로 맛은 괜찮은
편이다. 맛이 약간 쓰므로 소금물에 담가 우려 내거나 기름에  볶아 먹으면 맛이 더 훌륭하
다. <신농본초경>이라는 중국의학책에 보면 톱풀을 신초라 하여 오래 먹으면 신선이 될 수
있는 약초라고 적혀 있다. 허약한 사람이 톱풀을 오래 먹으면 기력이 회복되고 살결이 옥처
럼 고와지며 신의 세계와 통하게 되어 앞일을 내다보는 예지력이 생기고 두뇌가 명석해지며
음식을 먹지 않아도 배고프지 않게 된다고 하였다.
  서양에서도 톱풀을 약초로 매우 귀히 여겼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트로이 전쟁 때 아킬
레스가 부상한 병사들의 상처를 이 풀로 고쳤다는 전설이 있으며, 고대 그리스에서는 이 풀
을 거의 만병 통치약으로 여겼고 전쟁의 상징으로 삼기까지 했다. 프랑스에서는 지금도  톱.
대패.칼.낫 같은 것에 다친 상처에 잘 듣는다 하여 '목수의 약초‘라고 부른다. 톱풀에는 강
한 살균 작용과 수렴 작용, 지혈 작용이 있어서 상처를 치료하는 효과가 탁월하다.
  1차 세계대전 때에도 부상병들을 치료하는 데 풀을 날로 짓찧어 붙이거나 말려서 가루 내
어 쓰거나 고약을 만들어 붙이거나 달인 물로 상처를 소독했다.  차로 늘 마시면 몸에 힘이
나고 밥맛이 좋아지며,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다. 류머티스성 관절염이나 고혈압에도 효과가
있고 치질로 인한 출혈, 장출혈, 코피, 기타 여러 출혈에도 신통하리 만큼 잘 듣는다. 타박상
에는 날것을 짓찧어서 소금을 조금 섞어 아픈 부위에  붙이고, 관절염에는 말린 것 10~15그
램을 달여서 하루에 3~4번 나누어 마시는 동시에 날것을 짓찧어 아픈 부위에 붙인다.
  갖가지 위염, 통풍, 자궁출혈, 장출혈, 코피, 치질출혈 등에는 말린 것을 하루 10~15그램을
달여서 3~4번 나누어 복용한다. 톱풀은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약간 쓰다. 심경, 간경, 폐경에
작용한다. 피를 잘 돌게 하고 풍을 없애며  아픔을 멎게 하고 독을 푼다. 특히 뱀에  물렸을
때 날것을 짓찧어서 물린 부위에 붙이면 부기가 내리고 독이 빠진다. 서양에서는 톱풀을 말
려서 담배처럼 말아 불을 붙여서 그 연기를 들이마시는데 담배 대용으로 아주 좋으며 온갖
뱃속의 병을 고칠 수 있다고 믿어 왔다.
  상처를 치료하는 효과가 몹시 뛰어나서 중세 유럽에서는 이 식물이 악마를 쫓아내는 효력
이 있다고 믿어 부적처럼 몸에 지니고 다니기도 했다. 또  아기의 요람에 붙여 두기도 했으
며 마녀의 침입을 막기 위해 문간에 뿌리기도 했다. 이  밖에 결혼식의 꽃다발을 만드는 데
도 썼는데, 이 풀로 꽃다발을 만들면 이 풀의 위력  때문에 적어도 7년 동안은 행복이 보장
된다고 믿었다. 갖가지 사랑점을 치는 데에도 이 풀을 많이 이용했다.
  톱풀은 키 35~50센티미터 자라는  풀로 우리나라 각지의 산기슭,  길섶, 개울가, 풀밭에서
흔히 자란다. 분홍색 또는 흰색 꽃이  6~8월에 가지 끝에 모여서 피는데  향기가 좋아 다른
나라에서는 드라이플라워로도 흔히 쓴다. 꽃이 피어 있는  기간이 50~60일쯤으로 상당히 긴
것도 특징이다.
 


병든 간 치유하는 어린 보릿잎

  겨울은 지난 어린 보릿잎을 동맥이라고  한다. 이 동맥을 예전부터  한방이나 민간에서는
귀중한 약으로 써 왔다. 어린 보릿잎에는 비타민, 효소,  엽록소 등 온갖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을 뿐 아니라 몸 안에 쌓인 독을 풀어 주는 효과도 있다. 간염이나 간경화증에는 어
린 보릿잎을 뿌리째 캐어 그늘에서 말린 것 1킬로그램과  오리나무 껍질 1킬로그램, 도토리
200그램을 물로 6시간 이상 달인 물을  수시로 차 마시듯 마시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보릿잎은 간의 열을 내리고 독을 풀며 간의 기능을 크게 도와주고 소화를 잘되게 하므로 간
병 환자의 치료에 크게 도움이 된다. 그러나 보릿잎은 성질이 차가우므로 몸이 찬 환자,  곧
소음이나 태음체질의 환자는 성질이 더운 약재, 이를테면 인삼이나 꿀 등과 함께 쓰는 것이
좋다.
  보릿잎을 생즙을 내어 마시는 것도 좋다. 미국의 유명한 배우가 간암에 걸려 온갖 좋다는
치료법을 다 써 보았으나 효과를 못 보던중에 보릿잎과 밀싹을 녹즙을 내어 3개월 동안  먹
고 암을 고친 일이 있다. 그러나 보릿잎은 맛이 쓰고 떫을 뿐만 아니라 독특한 냄새가 있어
마시기가 좀 거북스런 단점이 있다. 일본이나 미국에서는 어린 보릿잎을 동결건조하여 가루
로 만들어 건강식품으로 개발,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
  보릿잎에는 온갖 미네랄과 비타민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보릿잎 말린 것 100그램에는 나
트륨 775밀리그램, 칼륨  0.88밀리그램, 칼슘  1,108.02밀리그램, 마그네슘 224,7밀리그램,  철
15.8밀리그램, 구리 1.36밀리그램, 인 594.3밀리그램,  아연 7.33밀리그램, 바나듐 5.6밀리그램
등 갖가지 미내랄과 카로틴 52아이유, 비타민 B1 1.29밀리그램, B2 2.75밀리그램, B6 0.34밀
리그램, C 328.8밀리그램, E 51밀리그램, 클로로필  1,490밀리그램이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
났다.
  보릿잎의 미네랄은 채소 중에서 미네랄이 가장 풍부하다고 하는 시금치와 견주어  보더라
도 칼슘이 11배, 마그네슘이 3배, 칼륨은 18배나 많이 들어  있다. 이들 미네랄은 신경 계통
의 기능과 근육을 원활하게 하는 데 꼭 필요한 요소이다.  또 호르몬을 생성하는 데도 중요
한 역할을 한다. 이들 미네랄이 부족하면 몸에 큰 탈이 생긴다. 예를 들어 칼슘이  모자라면
골다공증을 비롯, 치아와 관절에 이상이 생기고 칼륨이 모자라면 변비가 오고 몸이 쉬 피로
해진다. 또 철분이 모자라면 빈혈이 생기고 망간이 부족하면  현기증이 오고 머리칼이 빠지
면 운동신경 실조증 등이 생기게 된다.
  보릿잎에 효소 성분도 많이 들어  있다. 어린 보릿잎에 들어 있는  효소는 소화를 잘되게
하고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작용이 있다.  보릿잎에는 엽록소인 클로로필도 많이 들어  있다.
천연 엽록소는 혈액의 혈색소와 비슷한 분자  구조식을 갖고 있어서 녹색의 혈액으로  부를
정도로 증혈 작용이 높다. 보릿잎은 빈혈이나  갖가지 염증, 상처로 인한 출혈 등에  효과가
높다.
  어린 보릿잎에는 비타민도 매우 풍부하다. 비타민 B1은 우유의 30배,  비타민 C는 시금치
의 33배, 카로틴은 시금치의 6.5배나  들어 있다. 비타민은 신진대사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어서 그중 한 가지만 모자라도 병에 걸리기 쉽다.
  어린 보릿잎은 인체에 꼭 필요한 영양소가 고루 들어 있는 이상적인 식품인 동시에 만능
에 가까운 약초이다. 그러나 반드시 겨울을 지난 것이어야 제대로 약효가 나타난다.  보릿잎
은 가장 흔하면서도 거의 쓰지 않고 놀랍도록 다양한 효과를 지닌 약초이다.
 


오줌소태 고치는 배롱나무

  배롱나무는 꽃이 여름철 내내 핀다. 여름내 장마와 무더위를 거뜬히 이겨 내면서 꽃을 피
워내므로 나무백일홍이라는 이름으로도 부른다. 화무십일홍이라 하여  열흘 가는 꽃이 없다
하지만 배롱나무는 백일 동안이나 꽃을 피운다. 하지만 배롱나무의 꽃은 한 송이가 피어 그
토록 오랫동안 버티는 것이 아니고 수많은 꽃들이 차례로 피어나는데 그 기간이 100이리은
지난다. 배롱나무는 낙엽성 교모이다. 그러나 아주 크게 되지는 않고 대개 3~4미터쯤 자라고
간혹 10미터쯤 되는 것도 있다.
  배롱나무는 여름내 빨갛게 피는 꽃도 좋지만 매끄러운 줄기가 인상적이다. 중국에서는 이
나무를 파양수라고 부르는데 이 이름에 대해서 <군방보>라는 책에는 “매끄러운 중기를 긁
어 주면 모든 나뭇가지가 흔들리면서 간지럼을 타기 때문에 파양수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적혔다. 우리나라에서도  충정도에서는 ‘간지럼나무’라  하고 제주도에서는  ‘저금 타는
낭’이라고 부른다. 배롱나무는 본디 중국이 원산이다. 중국에서는 당나라 때부터 관청의 뜰
에 흔히 심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래 묵은 절간이나 사당 무덤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배롱나무는 사람이 일부러 심지 않으면 스스로 번식할 수 없는 나무다.
  배롱나무는 여성들한테 흔한 병인 방광염, 곧 오줌소태에 특효가 있다. 방광염에 동쪽으로
뻗은 배롱나무 가지 1냥(대략 35~40그램)을 달여서 한번에 마시면 즉효를 본다. 왜 동쪽으로
뻗은 가지를 쓰는가? 이는 해가 뜨는 동쪽으로 뻗은 가지에 약효 성분이 가장 많이 모여 있
기 때문이다. 붉은 꽃 피는 나무보다는 흰 꽃이 피는 나무가 약효가 더 높다. 이 나무는 심
은 사람이 죽으면 3년 동안 꽃이 하얗게 핀다는 속설이 있다.
  배롱나무 꽃은 먹을 수도 있다. 그늘에서 말려 차로 달여  먹거나 기름에 튀겨 먹거나 국
을 끓여 먹는다. 배롱나무의 잎은 자미엽, 뿌리는 자미근이라  하는데 모두 약으로 쓴다. 배
롱나무 뿌리는 어린이들의 백일해와 기침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  배롱나무 뿌리를 캐서 그
늘에서 말려 두었다가 1냥쯤을 달여서 하루 세 번으로 나누어 먹는다. 여성들의 대하증,  냉
증, 불임증에도 배롱나무 뿌리가 좋다. 몸이 차서 임신이 잘 안 되는 여성은 배롱나무  뿌리
를 진하게 달여서 꾸준히 복용하면 몸이 차츰 따뜻해지고 혈액순환이 좋아져서 임신이 가능
하게 된다.
  배롱나무 뿌리는 지혈작용도 있으므로 자궁출혈이나 치질로 인한 출혈 등에 효과가 있다.
배롱나무는 꽃도 좋거니와 약으로도 쓰임새가 많고 목재로도 쓰임새가 많다. 매끄럽고 윤이
나는 껍질이 아름답고 나뭇결이 곱고 재질이 단단하여 여러  가지 세공품을 만들기에 좋다.
고급 가구나 조각품, 장식품을 만드는 데 귀하게 쓰인다.
  배롱나무에 대해서는 옛날 의학책에는 이렇다 할 기록이 없다. 민간요법으로 널리 쓰이지
도 않았으나 방광염 치료에 거의 백발백중의 효과가 있으므로 꼭 기억해 둘 만한 약나무다.
이 나무의 꽃말은 ‘떠나간 벗을 그리워함’이다. 백일홍 꽃이 지면 이미 가을이 와 있으므
로 지난 여름의 추억을 그리워하고 때문인가? 

 

신장병.고혈압에 좋은 패랭이꽃

  패랭이꽃은 산과 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들꽃이다. 한자로는 석죽, 또는 구맥이라  쓰며
꽃패랭이또는 참대풀이라 부르기도 한다. 패랭이꽃은 석죽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
나라의 어디에서나 자라며, 대개 나지막한 야산의 약간 건조한 땅이나 냇가의 모래밭,  산비
탈이나 길가 바위틈 같은 데서 잘 자란다. 키는 30센티미터쯤  크며 한 포기에서 여러 개의
줄기가 나와서 곧게 자란다. 가지와 잎이 분을 바른 듯 흰빛이 돌며, 꽃은 6월부터  8월까지
줄기 끝에 핀다. 꽃은 대개 붉은빛이지만 희거나 연분홍빛인  것도 있고 원예종으로 개량된
것은 꽃 빛깔이 여러 가지다.
  9월이면 종자가 익어서 끝에서 네 갈래로 갈라지고  꽃받침으로 둘러싸인다. 서양에서 들
여 온 카네이션도 패랭이꽃을 개량한 것이다. 패랭이꽃의 씨앗을 한방에서는 구맥자라 하여
이뇨제나 통경제로 쓴다. 민간에서는 부종이나  신장결석, 요로감염, 방광결석, 신장염  등에
달여 먹는다.
  하루 5~8그램쯤을 물 1리터에 넣고 물이 반쯤 될 때가지 달여서 그 물을 하루 세 번 나누
어 마신다. 패랭이꽃 씨는 딱딱한 것을 무르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목구멍에 생선뼈가
걸렸을 때 패랭이꽃 씨를 달여 먹으면 곧 생선뼈가  부드러워져서 내려간다. 패랭이꽃은 성
질이 차다. 그러므로 열을 내리고 소변을 잘 누게 하며 혈압을 낮추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
패랭이꽃의 잎.줄기.열매를 달여서 복용하면 대장염, 위염, 십이지장염 등에 효험이 있고, 여
성들의 생리불순이나 자궁염에도 효과가 있다.
  치질에는 패랭이꽃잎과 줄기를 짓찧어 붙이고, 상처나 종기에는 패랭이꽃 달인 물로 씻는
다. 결막염이나 갖가지 눈병에는 패랭이꽃 씨 달인 물로 눈을 씻거나 눈에 넣는다. 패랭이꽃
잎과 줄기 달인 물로 늘 얼굴을 씻으면 주근깨나 기미가 없어지고 살결이 매우 고와진다고
한다. 패랭이꽃의 약서에 대해 <동의학사전>에는 이렇게 적혔다.
  “맛은 맵고 쓰며 성질은 차다. 방광경, 심경에 작용한다. 열을 내리고 소변을 잘 보게 하
며 혈을 잘 돌게 하고 달거리를 통하게 한다. 달인  약이 이뇨작용과 혈압을 낮추는 작용을
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습열로 인한 임증, 소변을 보지  못하는 데, 붓는 데, 부스럼, 달거리
가 없는 데, 결막염 등에 쓰다. 하루 12~16그램을 달인  약, 알약, 가루약 형태로 먹는다. 외
용약으로 쓸 때는 가루내어 기초제에 개어 바른다. 비기와  신기와 허한 데와 임산부한테는
쓰지 않는다.”  패랭이꽃은 민간에서 암  치료약으로도 쓴다. 방광염이나 신장암에 효과를
본 사람이 있다. 패랭이꽃은 우리나라의 산과 들 어디에나 흔해 소박한 꽃을 피우는 까닭에
옛 사람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고려 의종 때의 시인 정농명은 패랭이꽃을 두고 다음
과 같은 시를 지었다.
  세상 사람들은 모란을 사랑하여 동산 가득히 재배하는구나 거친 초야에도 좋은  꽃떨기가
있음을 누가 알았으리오 꽃잎은 마을 언덕 달에 밝고 그 향기는 바람 타고 언덕에서 흔들어
전하도다 땅이 편벽하여 귀공자가 적으니 다만 아리따운 맵시를 마을 늙은이에게  자랑하는
구나  패랭이꽃은 민간약으로서도 훌륭하지만, 정원에 심어도 그윽한 아취가 있다.
 


신부전증에 좋은 동백나무 겨우살이

  겨우살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디에서나 신성하게 여겼던  나무이다. 모든 나무가 잎을
떨군 겨울철에 홀로 높은 나뭇가지 위에서 푸르름을 자랑하니 이를 다들 신경스럽게 여기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겨우살이는 동.서양의 어느 민족에게건 하늘이 내린 영초로  대접받
았다. 겨우살이는 대개 참나무, 떡갈나무, 밤나무, 자작나무, 버드나무, 오리나무 등에 기생하
는데 옛날에는 주로 뽕나무에 많이 기생했던 것 같다. 그러나  요즘엔 뽕나무에 난 것은 보
기가 극히 힘들고 참나무에 난 것이 제일 많다. 옛사람들도 참나무에서 자란 겨우살이가 제
일 신통력이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겨우살이에는 종류가 꽤 많아서 전세계적으로 1천5백여 종의 겨우살이가 있는데 우리나라
에는 ‘겨우살이’와 ‘참나무 겨우살이’, ‘동백나무 겨우살이’의 세 종류가 있다.  겨우
살이에 대해서는 이책에 따로 적혀 있으므로 ‘동백나무 겨우살이’에 대해서 설명하려  한
다. 동백나무 겨우살이는 동백나무, 광나무, 감탕나무, 사스레피나무 같은 상록활엽수에 기생
하는 겨우살이다. 참나무와 오리나무 등에 자라는 겨우살이와는 생김새가 좀 다르다. 줄기가
가늘고 연약할 뿐만 아니라 잎이 퇴화되어 돌기처럼 달려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를 비롯 남해안  섬지방의 동백나무에 드물게  기생한다. 동백나무
겨우살이는 암을 비롯 간경화, 신부전증, 심장염, 심장병, 위궤양, 당뇨병, 고혈압  등 갖가지
탁월한 질병에 효과가 있다. 동백나무 겨우살이를 그늘에서  말려 하루에 10~30그램씩을 차
로 달여 마시면 된다. 실로 만병통치약이라 할 만큼 온갖 난치병에 잘 듣는다. 맛이  담담하
고 독성이 전혀 없으므로 누구라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이상적인 약초이다.
  참나무와 팽나무 등에 기생하는 겨우살이 때문에 나무가 죽는 일은 거의 없지만 동백나무
겨우살이가 기생하면 그 나무는 3~4년쯤 뒤에 말라 죽는다. 겨우살이한테 물과 영양분을 몽
땅 빼앗기기 때문이다. 동백나무 겨우살이는 간과 신장을 보하고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
며 풍습을 없애고 경련이나 마비를 풀어  주며, 경락을 통하게 하는 작용이 있다.  무릎이나
허리가 시리고 아플 때, 각기, 고혈압, 신장염, 당뇨병, 암 , 위장병, 간질,  신경쇠약 등에 두
루 치료 효과가 있으며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효력도 있다.
  동백나무 겨우살이는 동백나무나 광나무에 자란  것이 약효가 높고 사스레피나무에  자란
것은 약으로 쓰지 않는다. 동백나무 겨우살이를  하자로는 ‘백기생’이라고 하며 우리나라
말고 일본, 대만, 중국, 인도, 오스트레일리아, 멕시코, 브라질 같은 곳에도 자란다. 제주도의
민간에 전해 오는 얘기로는 동백나무 겨우살이가 바닷속에 자라는  미역이나 다시마, 톳 같
은 해초의 정기가 수증기가 되어 공중으로 올라갔다가 빗물에 섞여 동백나무 가지 위에 떨
어져서 생겨났다고 한다.
  동백나무 겨우살이에는 해초의 정기가 가득 배어 있어서 신부전증이나 고혈압 같은  신장
과 관련된 질병에 특히 효과가 있다고 한다. 실제로 동백나무 겨우살이를 달인 물이나, 동백
나무 겨우살이 잎을 먹어 보면 해초와 비슷한 맛이 난다. 동백나무 겨우살이는 지금까지 아
는 이도 극히 드물고 약으로 쓴 일도 거의 없지만 병원에서 못 고치는 나치병들을 고칠  수
있는 귀한 약재다. 이 나무에 좀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알코올 중독 푸는 명약 호깨나무

  술은 백 가지 약 가운데 으뜸인 동시에 백 가지독  가운데 으뜸이기도 하다. 술은 기분을
좋게 하고 혈맥을 통하게 하는 데는 좋으나 통증을 일으키며 오장을 상하게 하는 데는 이보
다 더 나쁜 것이 없다는 것이다. 무릇  술은 예부터 중요한 예식에만 써 왔다. 제사를  지낼
때, 손님과 친척이 모일 때, 약을 만들 때에만 쓰였다. 술은 쓸 때가 있고 먹는 데도 한도가
있는 법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술을 절제하지 못하고 함부로 마시고 함부로  취한다. 술을 함부로 마시
는 까닭에 간장과 신장과 위장과 대장이 나빠진다. 또한  머리가 혼탁해지며 심하면 알코올
중독이 되어 패가망신하기도 한다. 알코올 중독이나 술을 많이 마셔 간장.위장.대장 등이 나
빠진 것을 치료하는 약은 그다지 많지 않다. 예로부터 칡꽃, 팥꽃, 쥐는이콩, 뽕잎, 오디, 팥,
녹두, 창포 등이 술독을 푸는 약재로 알려져 있으나 그 효과는 신통하지 않다.
  술을 많이 마셔서 간장과 대장이 망가진 것을 치료하고 술독을 푸는 데는 호깨나무가 으
뜸이다. 호깨나무는 술독을 푸는 데  뛰어난 신약인 셈이다. 호깨나무는 갈매나무과에  딸린
낙엽큰키나무다. 우리나라의 중부 이남에 자생한다. 키는  15미터, 지름 1미터까지 자라는데
잎은 산뽕나무와 닮았다. 꽃은 6~7월에 피어 10~11월에 열매가 익는다.
  열매의 모양이 특이하여 마치 닭의 발가락이나 산호처럼 생겼다.  열매는 단맛이 나고 씨
앗은 멧대추 씨와 비슷하다. 백석목 헛개나무, 목산호, 현포리 등의 여러 이름이 있다.  호깨
나무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에서 나온 어떤 의학책에도 기록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중국의 <
본초강목>, <본초습유>, <당본초>등에서는 술독을 푸는 데  으뜸가는 약으로 기록되어 있
다.
  이 기록에 따라 임상실험을 해본 결과 중국에서 자라는 호깨나무는 우리나라에서 난 것보
다 술독을 푸는 효과가 3분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토종  호깨나무는 술독을 푸는 데 세계
에서 으뜸이라 할 만하다. 호깨나무에 대한 옛 문헌을 찾아본다. “호깨나무는 기미가  달고
독이 없다.
  두풍과 소복통을 사스리고 술독을 푼다. 나무 껍질은 다석  가지 치질을 다스리고 오장을
조화한다.”<당본초> “한 남자가 30년 동안 술을 마셔 몸에  열이 심하게 나고 또 여색을
가까이하여 기력이 극도로 쇠약하였다. 그래서 기혈을 보하는 약에  칡 뿌리를 넣어 주독을
풀었다. 그러나 땀만 조금 날 뿐 여전히 기력이 약하고 열도 내리지 않았다. 마침내  호깨나
무를 약달일 때에 넣었더니 열이 내리고 기력도 회복되었으며 술독이 풀려 병이 완전히 나
았다.”  <주진형> “옛날에 남방에 살던 어떤 사람이 집을 수리할 때 이 나무를 사용하다
가 잘못하여 나무 한 토막을 술독 속에 빠뜨렷더니 며칠 쉬에 술이 모두 물이 되었다.”<맹
선> “게영신이라는 사람이 소갈병(당뇨병)으로 하루에 물을  여러말씩 마셨다. 장굉이라는
의사가 그의 병을 진찰고하 사향당문자를 술에 적셔 호깨 열매 달인 물로 먹게 하였더니 마
침내 나았다. 호깨나무는 능히 술을 이긴다. 집  밖에 이 나무가 있으면 집 안에 있는  모든
술이 묽어지고 만다.” <소동파>실제로 호깨나무 달인 물이나 이  나무의 열매 즙을 몇 방
울 술에 넣으면 금방 술이 묽어진다.  이 나무를 달인 차를 한잔 마시고  나서 술을 마시면
평소의 3~4배나 마셔도 취하지 않는다. 술을 마시고 나서  구토가 나고 목이 마르며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울 때 호깨나무를 달인 차를 한잔 마시면 신기하다 싶을 정도로 빠리 깨어난
다.
  술로 인한 황달이나 간경화.지방간 등 갖가지  간질환이나 만성 관절염에는 호깨나무만을
쓰는 것도 좋지만 유황을 먹여 키운  오리, 율무, 팥, 띠 뿌리 등을  더하여 약을 지으면 그
효과가 불가사의할 정도로 빨리 나타난다. “술은 성질이 독한데 이것을 먹고 술독이 잘 없
어지지 않으면 답답하여 날뛰게 된다. 술을 지나치게 마셔  중독된 것을 치료하려면 호깨나
무 줄기 썬 것 1냥(35그램)을 큰 잔으로 물 한 잔에 넣고  절반이 되게 달여 찌꺼기는 버리
고 따뜻하게 하여 먹으면 그 효력의 빠르기가  번개와 같다.”<성혜방> 호깨나무는 알코올
중독, 위. 뇌 등 온갖 장 부위가 망가졌을 때 큰 효험이 있다.
 


간질환 고쳐주는 개머루덩굴

  간은 사람의 몸 속에 있는 화학공장과 같은 기관이다. 몸  안에 들어온 모든 독을 해독하
고 과잉 영양소를 저장하는 등 5백여  가지의 일을 수행하고 있다. 간은  이른바 다석 가지
장부 중에서 제일 큰 기관이고 업무도 가장 복잡하고 다양하다. 또 동양의학에서는 흔히 간
장에 사람의 혼이 안주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간장에 병이  나면 화를 잘 내고 성질
이 급해지게 된다.
  간장은 웬만큼 혹사당하고 망가져도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또 문제가  생기더라도
회복이 빨리 되는 기관이다.  그러나 요즘 사람들의  간은 과로.스트레스.폭음.흡연.식품공해
등으로 지나치게 혹사당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의 간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세계에
서 제일 높다. 어느 통계를 보면 40대 중년 남성은  사망 원인 중에서 만성간염과 간경변증
이 1위, 간암이 3위로 나타났는데 이는 인구 10만  명단 간암으로 인한 사망자수가 2백34명
으로 세계보건기구에서 조사한 51개 나라 가운데서 가장 높은 것이다.
  간장이 맡은 가장 중요한 일은 피를 정화하는 일이다.  그러나 갖가지 공해독과 스트레스
등으로 간장의 정화기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에는 간에서 탁한 피를 만들어  내게
되어 간염.간경화.담석증.담낭염 등 갖가지 간병이 생긴다. 또 체질이 약한 사람이 술을 마시
면 간이 부어 지방간이 되고 간염.간경화로 발전한다.
  간의 탁안 피를 맑게 하여 간으 기능을 본래대로 회복시켜 주는 효과가 있는 약재로 다슬
기, 호깨나무, 개머루덩굴 등을 꼽을 만하다. 이 가운데서 개머루덩굴은 사람들이 거의 모르
고 있지만 민간에서 탁월한 효과가 증명된 약재이다. 개머루는 산고등,  산포도, 까마귀머루,
배포도 등으로 부르는 덩굴성 식물이다. 잎과 줄기는 포도나무와  닮았고 열매도 포도를 닮
았으나 맛이 없어 먹지는 않는다. 열매의 크기가 일정하고 않고 열매의 색깔도 익으면서 파
랗던 것이 하얗게 변했다가 빨갛게 되고 마지막에 검푸르게  변한다. 전국 어디에나 자라는
데 그다지 흔한 편은 아니다. 그늘진 숲속이나 바위틈에 자란다.
  개머루 줄기와 뿌리는 간염.간경화.부종.복수 차는 데.신장염.방광염.맹장염 등에 효과가 크
다. 간염이나 간경화로 복수가 차고 소변 보기가 어려우며 또  신장에 탈이 나서 소변이 붉
거나 탁하고 소변이 잘 나오지 않을 때에는 개머루 수액을 마시면 그 효과가 놀랍도록 빠르
다. 개머루덩굴 가운데서 가장 굵은  줄기를 골라 땅에서 20센티미터쯤  위쪽을 비스듬하게
자른다. 잘린 줄기 끝에 빈 병을 꽂고 공기가 새지 않도록  접착 테이프로 잘 봉하여 2~3일
간 두면 병 안에 수액이 가득 고인다. 한 그루에서 2~3리터의  수액을 받을 수 있는데 이를
하루 2러터씩 마신다. 빠르면 7일, 늦어도  20일 이내에 복수가 빠지고 소변을 제대로  보게
된다. 간염.간경화도 1~3개월 꾸준히 마시면 완치가 가능하다.
  수액은 4월부터 8월까지 받을 수 있다. 수액을 받을 수 없을 때에는 가을철 잎이 지고 난
뒤에 뿌리를 채취하여 잘 씻어 그늘에서 말려 두었다가 약으로 쓴다. 잘게 썬 것 50~60그램
을 물 2리터에 넣고 물이 반쯤  되게 달여서 건더기는 버리고 냉장고에  넣어 두고 마신다.
이는 하루 분량이다.  개머루 열매는 염증을 없애고 아픔을 멎게 하는 효과가 크다. 갑자기
배가 아플 때, 급성맹장염 등에는 덜 익은 열매를 따서 짓찧어 밀가루.양조식초와 함께 떡처
럼 개어서 아픈 부위에 붙이면 2시간쯤 뒤에 통증이 사라진다.
  개머루덩굴 말고 산머루.머루덩굴도 간질환에  좋은 약재다. 그러나 개머루보다는  약효가
훨씬 떨어진다. 개머루덩굴이나 수액, 다슬기, 호깨나무, 노나무 등을  합하고 <방약합편>에
나오는 대시호탕 등을 함께 처방하면  웨만한 간질환은 어렵지 않게 고칠  수 있다. 개머루
수액만 열심히 마시고 간경화를 고친  사례도 적지 않다. 개머루덩굴은  간질환에 신약이라
할 만하다.
 


황달의 명약 인진쑥

  옛날, 중국의 어느 마을에 얼굴색이 마치 생강처럼 노랗고  눈이 쑥 들어가고 장작개비처
럼 마른 환자가 있었다. 그는 지팡이를 잡고 간신히 걸어서  이름 난 의원인 화타를 찾아갔
다. “화타 선생님, 제발 저를 고쳐  주십시오.” 화타가 보니 그 환자는  황달이 몹시 심한
데다가 폐까지 상하여 곧 죽을 것  같았다. “아직 나는 황달을 고칠 수  있는 사람을 보지
못했습니다. 저도 방법이 없습니다.” 환자는  실망하여 집으로 돌아가 죽는 날만을  기다렸
다. 그러나 그는 죽지 않았다.
  6개월쯤 뒤에 화타는 길을 가다가 활달에 걸렸던 사람과  마주쳤다. 그런데 그 사람은 죽
기는커녕 얼굴빛이 더욱 좋아졌고 병도 나은 것 같았다. 화타가 놀라서 물었다. “어떻게 해
서 이렇게 건강해졌습니까? 어느 의원의 약을 먹었습니까? 좀  가르쳐 주십시오. 나도 그분
을 찾아가 의술을 배워야겠습니다.” “저는 의원을 찾아간 적도 없고 아무 약도 먹지 않았
습니다.” “그것 참 이상한 일이군요, 잘 생각해 보십시오.  틀림없이 무언가 먹은 것이 있
을 겁니다.”  그제서야 그 사람은 생각난 듯이 대답했다. “한때 먹을 것이 떨어져서 한참
동안 들에 있는 풀을 뜯어먹고 살았습니다.”“그럼 그 풀이 약초였을 겁니다. 그 풀이 어떤
풀입니까?”“나도 모르는 풀입니다. 배고 고파서 한 달이 넘도록 그 풀을  먹었지요.”“그
러면 그 풀이 무엇인지 저에게 가르쳐 주십시오.”“그거야 어렵지 않지요.” 두 사람은  산
기슭으로 갔다. “바로 이것입니다.”  “이것은 제비쑥이 아닙니까? 이것을 먹고 황달이 나
았다는 말이지요? 제가 한번 시험을 해 보겠습니다.” 화타는 황달에 걸린 환자에게 제비쑥
을 먹게 하였다. 그러나 며칠을 먹여도 환자는 조금도 차도가 없었다. 화타는 그 사람을  다
시 찾아갔다. “혹시 당신이 먹었다는 풀을 잘못 가르쳐 준 것이 아닙니까?”“아닙니다. 저
는 틀림없이 제비쑥을 먹었습니다.” 화타는 잠시 생각한 뒤에 다시 물었다. “그럼 언제 그
풀을 먹었습니까?”“양식이 다 떨어진 3월이었습니다.” 화타는  무릎을 쳤다. “그렇지. 3
월이면 양기가 상승하여 만물이 생기가 넘치지.  그렇다면 3월의 제비쑥이 약이 된  거야.” 
이듬해 봄, 호타는 제비쑥을 캐어 황달 환자에게 주었다. 과연 황달 환자는 그것을 먹고  금
세 나았다. 봄철이 지난 제비쑥은 별 효과가 없었던 것이다. 화타는 몇 년 동안 연구를 계속
하여 마침내 부드러운 줄기와 잎이 가장 약효과 뛰어나다는  것을 알아냈다. 화타는 사람들
이 구별하기 쉽도록 약효가 있는 시기의 쑥을 인진쑥이라 부르게 하고 후세 사람들을 위해
다음과 같은 시를 지어 남겼다. 삼월 인진쑥, 사월 제비쑥 후세 사람들아 반드시 기억해  다
오 삼월 인진쑥은 병을 고치지만 사월  제비쑥은 불쏘시개일 뿐이라네  인진쑥은 국화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인 사철쑥, 또는 더위지기를  가리킨다. 예부터 간을 이롭게 하는  약초로
이름 높다.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나는데 봄철에 한 뼘쯤 자란  것을 베어 말려서 약으로 쓴
다. 옛말에 ‘3월 인진쑥, 4월 개똥쑥’이라 하여 음력 3월에 채취한 것은 약효가 높지만  4
월 이후에 채취한 것은 약효가 없다고 한다. 모든 쑥  종류는 봄철에는 독이 없지만 여름에
는 독이 생긴다. 인진쑥은 1~1.5미터까지 자란다. 줄기의  밑부분은 나무처럼 딱딱하고 잎은
두 번 깃털 모양으로 갈라지고 솜털이 빽빽하게 난다. 줄기에서 나는 잎은 한 번만 깃털 모
양으로 갈라지고 털이 없다. 갈라진 잎 조각은 모두 실오라기처럼 가늘다.
  줄기와 가지 끝에 많은 꽃이 원뿌리 꼴로 모여 피는데 꽃잎은 없고 암술과 수술이 둥글게
뭉려 달걀 꼴을 이룬다. 꽃은 8~9월에  피어 9~10월에 열매가 익는다. 생당쑥, 댕강쑥,  사철
쑥, 더위지기 등의 여러 이름이 있다. 봄철에 줄기가 10센티미터쯤 자랐을 때 채취하여 그늘
에서 말려 약으로 쓴다. 인진쑥은 황달에 효험이 큰 약으로 이름 높다. 이담작용이 높아  담
즙을 많이 나오게 하는 동시에 담즙 속의 덩어리와 콜산, 빌리루빈을 밖으로 배출하여 간을
깨끗하게 한다. 또한 혈압을 낮추고 열을 내리며 결핵균을 비롯한 갖가지 균을 죽인다.
  인진쑥의 약성에 대해 <동의학사전>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맛은 쓰고 매우며 성질은
매우 차다. 방광경, 비경, 위경에 작용한다. 열을 내리고 습을 없애며, 소변을 잘  보게 한다.
약리실험에서 물엑스가 담즙분비 촉진작용, 이뇨작용, 해열작용 등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향기 성분과 스코풀게틴 성분도 담즙분비 촉진 작용을 한다. 황달, 급성 및 만성 간염, 위염,
소변을 잘 못 보는 장애 등에 쓴다. 하루 8~20그램을 달여 먹는다. 엑스를 뽑아 환약이나 알
약에도 넣는다.”  인진쑥은 발암공팡이와 발암독물을 억제하는 힘이 매우 세서 항암제로서
도 전망이 있다. 인진쑥의 주요 성분인 쿠마리, 콜로로겐산과  카페인, 향기 성분 등이 발암
물질인 누른 누룩 곰팡이, 누른 누룩 곰팡이균소 B1을 100퍼센트 억제하고 인진쑥  달인 물
은 암세포를 21퍼센트 억제하는 것이 실험으로 확인되었다. 인진쑥은 민간에서 황달이나 간
염, 간경화 등 간장병 치료에 흔히 쓴다. 생즙을 내어 먹기도 하고 말려서 달여 먹기도 하며
오래 고아서 조청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인진쑥을 여러 질병에 이용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만성간염.황달

  인진쑥과 삽주 뿌리를 각각 같은 모양으로 두고 거기에 물을 약재 분량의 3배쯤 붓고  10
시간쯤 달여서 찌꺼지는 건져 내고 남은 국물을  물엿처럼 될 때까지 천천히 달인 다음 그
양의 3분의 1쯤 복령 가루를 넣고 콩알만하게  알약을 만들어 한번에 5~10개씩 하루 세 번
밥먹기 전에 먹는다. 또는 인진쑥 800그램, 대황 40그램, 치자 40그램에 물을 약재 분량의 3
배쯤 붓고 물이 절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서 그 물을 하루 세 번 밥먹고 나서 한번에 한
사발씩 따뜻하게 데워서 마신다.
  이 방법은 황달, 급.만선 간염, 간경화증 등 간질환에 매우 효험이 있다. 다른  방법으로는
이진쑥과 솔잎, 대추를 각각 같은 양으로 하여 물을 많이 붓고 진하게 달여서 한번에 한 사
발씩 하루 세 번 밥먹기 전에 마신다. 만성위염 - 인진쑥 3킬로그램과 삽주 뿌리 3킬로그램
을 각각 따로 달여서 찌꺼기는 버리고 달인 꽃만을 섞은 다음 다시 물엿처럼 될 때까지  약
한 불로 천천히 달여서 콩알만하게 알약을 만들어 두고 한번에 다섯 알씩 하루 세 번, 밥먹
기 전에 먹는다.
  변비, 설사 - 인진쑥 20~30그램을 진하게 달여서 마신다.  종기, 부스럼 -  인진쑥을 진하
게 달여서 그 물로 아픈  부위를 자주 씻는다. 주근깨  - 인진쑥 10그램, 율무 15~20그램을
함께 달여서 그 물을 하루 3번 밥먹기 전에 마신다. 복통 - 인진쑥 10~20그램에 물 반 되를
붓고 반쯤 줄어들 때까지 달여서 그 물을 마신다. 요통, 천식, 치질로 인한 출혈,  만성 간염
등에 효험이 있다.
  구내염, 입에서 냄새가 날 때 - 인진쑥을 잘게 썰어 담배처럼  말아서 하루 2~3대 피우되
연기를 빨아 머금고 1~2분 있는다. 인진쑥은 독을 풀고  균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어 구내염
에 잘 듣는다.
 

 

 

둘째가름 위, 폐, 대장의 병을 고치는 약초

 

뼈를 튼튼하게 하는 참나무

  참나무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흔한 나무다.  흔히 도토리나 상수리가 열리는  나무를 모두
참나무라고 부른다. 떡갈나무, 신갈나무,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 물참나
무 등 종류가 많다. 그러나 이 흔해 빠진 나무가 귀한 약이 되는 줄 누가 알까. 참나무는 잎
과 껍질, 그리고 열매인 도토리나 상수리를 약으로 쓴다. 참나무 잎은 지혈작용이 뛰어나 피
를 토하거나 코피가 날 때, 치질로 인한 출혈에 효과가 있다.
  갑자기 피를 토할 때에는 참나무 잎을 말려서  가루 낸 것을 5~10그램씩에 물 한 대접을
붓고 달여서 마시면 구토가 멎는다. 또 코피가 멈추지 않을  때에는 참나무 잎을 짓찧어 즙
을 내어 한잔 마시면 신기하게도 멎는다. 치질로 피가 그치지  않을 때에는 참나무 잎을 가
루 낸 것과 회화나무 꽃을 볶아서 가루 낸 것 각각 5그램씩을 미음에 타서 복용한다. 한 번
먹어서 그치지 않으면 몇 번 더 먹는다. 임질로 통증이 심할 때에는 참나무 잎을 말려 가루
낸 것을 10~15그램씩 파 뿌리 달인 물이나 생수로 복용한다.
  참나무 껍질은 악창, 종기, 장풍하혈(직장궤양 출혈), 설사, 이질 등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
다. 참나무 껍질을 진하게 달여서 그  물로 종기나 악창, 피부염 부위를  씻으면 잘 낫는다.
대장의 염증으로 설사가 오랫동안 그치지 않을 때에는 참나무 속껍질을 채취하여 진하게 고
약처럼 달여서 먹는다. 참나무 속껍질 1근(600그램)에 물 1말을 붓고 은은한 불로 오래 달여
서 물이 5되쯤 되게 한 다음 참나무  껍질을 건져내 버리고 다시 그 물을 고약처럼  달여서
두고 수시로 물에 타서 먹거나 술에 타서 복용한다. 만성이 된 설사에 효과가 매우 좋다. 참
나무 껍질은 연주차아 치료에도 쓴다. 연주창에는 참나무 속껍질을  진하게 달여서 그 물로
자주 씻는다.
  도토리는 우리 선조들이 구황식품으로 널리  먹어 온 것이다. 오장육부를  튼튼하게 하고
설사를 멈추게 하며, 기운을 도와주는 효력이 있다. 특히 뼈를 튼튼하게 하는 힘이 있고  몸
안에 있는 중금속을 해독하는 작용이 있다. 도토리를 껍질째 토종꿀 속에 3년 이상 담가 두
었다가 먹으면 뼈를 튼튼하게 하고 모든 병을 낫게 하며 무병 장수하게 하는 최고의 명약이
된다. 토종꿀과 중화되어 도토리의 떫은 맛고 독성이 없어지고 맛이 좋은 식품이 되는 동시
에 훌륭한 약이 되는 것이다.  산속에서 수도하는 사람 중에는 더러  도토리를 야생꿀 속에
오래 담가 두었다가 식량으로 삼는  사람이 있다. 또 난리를 피해  산속으로 숨었던 사람이
야생꿀 속에 담가 두었던 도토리를 먹고 몇 백 년을 살았다는 전설이 여러 곳에서 전한다.
  토종꿀 속에 3년 동안 담가 두었던 도토리를 오래 복용하면 뼈가 쇳덩어리처럼 단단해져
서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뼈를 다치는 법이 없고 1백 살이 되어도 머리가 희어지지  않는다
고 한다. 참나무는 뼈를 이롭게 하는 나무이다.  그러므로 집 안의 가구나 돗자리, 침대,  밥
상, 밥그릇, 베개 등을 참나무로 만들면 좋다. 이와 함께 도토리를 즐겨 먹으면 뼈가 튼튼해
지고 골다공증이나 골연화증 등 갖가지 뼈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참나무는 골기를 많이 품
고 있는 나무이므로 참나무 숲을 자주 산책하는 것으로도 뼈를 튼튼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참나무 잎이나 잔가지는 담낭결석, 신장결석, 방광결석, 요로결석  등 갖가지 결석을 녹여
나오게 하는 효과도 있다. 참나무가 결석을 용해하는 작용이  있으나 그 가운데서 겨울철에
도 잎이 떨어지지 않는 종류인 참가시나무가 결석을 녹이는  작용이 가장 세다. 참가시나무
잎이나 잔가지 40~50그램을 달여서 차처럼 마시면 웬만한 결석은 1~3개월이면 녹아서  없어
진다. 다른 나라에서는 참가시나무와 참나무 잔가지로 결석 용해약을 만든다.
  참나무와는 반대로 대나무는 수기를 많이 품고 있는 나무이다.  대나무로 만든 집에서 살
거나 대나무 돗자리로 위에서 잠을 자면 뼈가 약해진다. 대나무  자리에서 잠을 자면 찬 기
운이 뿜어져 나오므로 여름철을 시원하게 지낼 수 있겠으나 냉기가 뼈에까지 스며들면 뼈뿐
만 아니라 몸 전체의 건강이 나빠질 수도 있다.
 


체중 물리치고 소화 돕는 아가위

  아가위는 능금나무과에 딸인 아가위나무의 열매다. 산사, 적과자, 산과자,  찔광이, 질구배,
아가배 등의 여러 이름이 있다. 아가위나무는 낙엽활엽중간키나무로 키가 4~5미터쯤 자라고
잎 모양은 단풍나무 잎을 닮았다. 4~5월에 하얀 꽃이 피고 9~10월에 타원 꼴의 지름 0.5~1센
티미터쯤 되는 열매가 빨갛게 익는다. 아가위는 맛은 시고 달며 아이들이 더러 따서 먹는다.
중국에서는 아가위에 엿을 발라 꼬치에 꿰어 얼려서 시장에서 파는데 겨울철 과일로 인기가
있다. 중국 아가위는 우리나라에서 나는 것보다 열매가 2~3배쯤 크다.
  아가위는 음식 재료로도 널리 쓴다. 쪄서 씨앗과 껍질을 버리고 짓찧는 다음 엿과 버무려
아가위 떡을 만들기도 하고, 잼을 만들기도 하며 청량음료의 원료로도 쓴다. 아가위는  익혀
서 먹을 수도 있다. 아가위는 소화불량을  고치는 약으로 이름 나 있다.  <물류상감지>라는
책을 보면 “늙은 닭의 질긴  살을 삶을 때에는 산사  열매를 넣으면 고기살이 부드러워진
다.”고 적혀 있다. 생선이나 고기를 삶을 때 아가위를 넣으면 잘 물러질 뿐만 아니라  해독
작용도 있으므로 중독을 미리 막을 수 있다. 생선요리를  즐겨 먹는 일본에서는 아가위나무
가 자라지 않으므로 조선 영조 때  우리나라에서 가져가 어약원에서 재배했다는 기록이  있
다. 중국에서는 고기를 먹고 난 뒤에 후식으로 산사를 먹는 습속이 있다. 산사 열매는  특히
육류를 많이 먹어서 체했거나 소화가 안 될 때, 속이 더부룩할 때에 효과가 좋다.  산사에는
지방을 부해하는 효소가 들어 있는데 이 효소가 소화액을 잘 나오게 한다.
  아가위는 성질은 약간 따뜻하고 맛은 시고 달다. 음식을 잘 소화되게 하고 혈압을 낮춘다.
삶아서 즙을 마시면 설사를 멎게 하고 삶은  물로 머리를 감고 몸을 씻으면 종기나 염증을
치료한다. 또 옻이 오른 데에도 효과가 있다.  <본초강목>에는 이렇게 적혔다. 아가위는 음
식을 소화시키고 육적(고기에 체한 것)과  담음(늑막염), 함산(위산과다), 체혈통(어혈)을 없
앤다. 두통을 없애고, 뿌리는 적취를 다스리고 반위(구토)를 치료한다. 오래된 것일수록 좋은
데 쪄서 씨를 버리고 말려서 쓴다.
  아가위를 이용한 민간요법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부인하혈 - 아가위를 말려 가
루 내어 쑥을 달인 탕과 같이 먹는다. 고기 먹고 체한 데 -  아가위 15그램을 물에 달여 마
신다. 노인요통 - 아가위 씨와 녹용을 같은 양으로 하여 볶아서 가루  내어 꿀로 알약을 지
어 복용한다. 오동씨만하게 알약을 만들어 한번에 50알씩 하루 2번 먹는다. 개고기 먹고  체
한 데 - 살구 씨와 아가위 각 24개를 한꺼번에 푹 달여서 그 물을 마시면 곧 낫는다.
  임질 - 아가위를 태워서 가루 내어 꿀로 알약을 만들어 복용한다. 산후복통  - 오래 묵은
아가위와 계지를 각 15~20그램씩 진하게 달여서 복용한다.   아가위는 심장부정맥이나 심근
염 등 심장병에도 효과가 있다. 고혈압에는 아가위 열매보다 아가위 잎을 말려서 달여 먹는
것이 더 좋은 효과를 본다. 아가위꽃도 혈압을 낮추는 작용이 탁월하다. 아가위는 핏속의 콜
레스테롤 함량을 낮추는 작용이 뚜렷한데 아가위꽃이 그 작용이 가장 세다.
  고혈압이나 관상동맥경화로 인한 심장병에는 산사 열매 말린 것 35~50그램을 진하게 달여
서 하루 3~4번 나누어 마신다. 산사 열매에는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류의 흐름을 좋게 하는
작용이 있어 혈압을 완만하면서도 지속적으로 낮춘다. 특히 핏속의 지방질을 없애는 효력이
크므로 동물성 지방질은 많이 먹어서 생긴 고혈압과 심장질환에 효과가 크다.
 


기침.간장질환에 좋은 자작나무

  자작나무는 눈처럼 하얀 껍질과 시원스럽게  뻗은 키가 인상적이며 서양에서는  ‘숲속의
여왕’으로 부를 만큼 아름다운 나무다. 자작나무 껍질은 종이처럼 얇게 벗겨지는데 겉면은
희빛의 기름기 있는 밀랍 가루 같은 것으로 덮여 있고 안쪽은 밝은 갈색이며 불에 잘  타면
서도 습기에도 강하여 쓸모가 있다. 자작나무  껍질은 천 년이 넘게 지나도 썩지를  않는다.
경주 천마총에서 천마가 그려진 그림이 온전한  상태로 출토되어 온 국민을 떠들썩하게  한
적이 있었다. 말안장에 그려진 이 그림은  천 몇 백년 전에 그려진 것으로  그 바탕 재료가
바로 자작나무였다.
  자작나무는 10~20장의 얇은 껍질이 겹겹이 붙어 있으므로 한장씩 벗겨 내어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데 썼다. 자작나무 껍질에는 부패를 막는 성분이  들어 있어서 좀도 슬지 않
고 곰팡이도 피지 않는다. 간혹 수백 년 또는 수천 년 전에 땅속에 묻혔던 자작나무는 완전
히 썩어 없어졌을지라도 껍질은 생생하고 남아 있는 것이 많다. 자작나무 껍질은 물에 젖어
도 불이 잘 붙으므로 불쏘시개로 중요하게 쓰인다. 물 속에  흠뻑 담갔다가 꺼낸 것도 성냥
불을 갖다 대면 즉시 불이 붙는다. 산속에서 야영을 하는 사람들이 꼭 알아 두어야 할 상식
이다.
  자작나무 껍질은 약재로도 펄 중요하게  쓴다. 한의학과 민간에서는 백화피, 화피  등으로
부르며 황달, 설사, 신장염, 폐결핵, 위염, 갖가지 옹종 등의 치료에 이용한다. 자작나무 껍질
은 맛이 쓰고 성질이 차다. 간경에 작용하며 열을 내리고  습을 없애며 기침을 멈추고 담을
삭이는 작용이 있다. 해독작용도 탁월하고 염증을 없애는 효과가 상당히 강하다. 이뇨작용이
있어서 신장염이나 부종을 고치는 데에도 쓸 수 있다.
  자작나무 껍질은 대개 물로 달여서 먹는다. 하루 20~40그램쯤을 물 한 되에 넣고 반 되가
될 때까지 달여 세 번으로 나누어 먹는다. 자작나무의 뿌리는 황달, 지방간, 간경화 등 간질
환 치료에 쓴다. 어떤 65세 된 할머니가 백내장으로 시력을 잃은 지 2년이 지났는데 기나가
던 노인한테 자작나무를 열심히 달여서 마시면 시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를 듣
고 1년 동안 자작나무 껍질을 열심히 달여 먹고  정상적인 시력을 되찾았다는 실화가 있다.
자작나무 뿌리는 간장의 해독을 풀고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좋은 약으로 눈을 밝게 하는 데
에도 효력이 있다.
  자작나무에 붙어 자라는 버섯은 갖가지 종양에  효과가 있다. 유방암, 위암, 백혈병,  자궁
암, 폐암 등 갖가지 암에는 자작나무 버섯을 달여서 먹거나 가루 내어 알약을 지어  먹는다.
약리실험에서 종양 세포으 증식을 억제하는 것이 증명되었다. 그러나 자작나무 버섯은 남한
에서는 구하기가 극히 어렵다. 자작나무 수액도  거제수나무나 고로쇠나무 수액과 마찬가지
로 곡우 무렵에 나무에 구멍을 뚫어 흘러나오는 수액을 받아 마신다. 신경통, 류머티스 관절
염, 소화불량 등에 효험이 있으며 오래 마시면 무병장수한다고 한다.
  러시아에서는 자작나무를 거의 만병통치약으로 쓴다. 감기, 기침, 기관지염 등에 자작나무
달인 물을 먹기도 하고 자작나무 달인 물로 목욕을 하기로 하며 한증탕의 재료로 쓰기도 한
다. 우리나라에서 쑥과 솔잎을 민간에서 흔히 쓰듯이, 러시아나 핀란드 등 자작나무가  흔한
지방의 사람들은 이 나무를 민간약으로 제일 흔하게 쓴다.
 


백 가지 독 푸는 잔대

  잔대는 초롱꽃 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로 딱주, 사삼, 남사삼, 조산제니, 백마육잔디, 잔다
구 등의 여러 이름이 있다. 예부터 인삼, 현삼, 단심, 고삼과 함께 다섯 가지 삼의 하나로 꼽
아 왔으며 만간 보약으로 널리 썼다. 잔대는 뱀  독, 농약 독, 중금속 독, 화학약품 등  온갖
돌을 푸는 데 묘한 힘이 있는 약초다. 옛기록에도 백 가지 독을 푸는 약초는 오직 잔대뿐이
라 하였다.
  잔대는 가래를 삭히고 기침을 멎게 하는 데에도 효과가 매우 좋다. 뿌리 말린 것을 열 개
쯤 물 한 되에 넣고 두  시간쯤 풀 달여서 마신다. 오래 마시면  해소, 천식이 없어진다. 개
허파 한 개에 잔대 뿌리 열 개쯤을  넣고 푹 달여서 그 물을 마시면 효력이  더 크다. 잔대
뿌리는 그 생김새가 인삼을 닮았다. 그러나 약효와 쓰임새는 인삼과 다르다. 잔대는 독을 풀
어 주는 힘이 강하기 때문에 갖가지 독으로 인하여 생기는 모든 질병에 효과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잔대는 성질이 차고 맛은 달다. 더덕처럼  양념을 해서 구워 반찬으로 먹어도 맛이  있다.
폐경에 주로 작용하므로 가래를 삭히고 갈증을 멈춘다. 가래가  나오면서 기침을 하거나 열
이 나면서 갈증이 있을 때 갖가지 중금속 중독과 약물 중독, 식중독, 독사 중독, 벌레 독, 종
기 등을 치료하는데 쓴다. 가을에  뿌리를 캐서 그늘에 말렸다가  쓰는데 하루 10~15그램을
달여서 먹거나 가루러 내어 먹는다.
  잔대는 모든 풀 종류 가운데서  가장 오래 사는 식물의 하나다.  산삼과 마찬가지로 간혹
수백 년 묵은 것도 발견된다.  잔대는 산삼처럼 해마다 뇌두가 생기므로  뇌두의 수를 세어
보면 대략으 나이를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잔대는 주변  여건이 생장에 맞지 않으면 싹을
내지 않고 땅속에서 잠을 자기도 하는 까닭에 정확한 나이를  알 수는 없다. 글쓴이는 뇌두
가 150개가 넘는 엄청나게 큰 잔대를 발견한 적이 있다. 잔대를 반찬으로 늘 복용하면 살결
이 옥처럼 고와지고 살이 찌며 힘이 난다. 어떤 사람이 1년  동안 잔대를 열심히 캐 먹고는
천하장사의 힘을 지니게 되어 건축 공사장에서 쓰는 철근을 새끼 꼬듯 꼬았다는 실화가 있
다.
  잔대는 종류가 퍽 많아서 우리나라에 40여 종류가 있다. 둥근잔대, 왕둥근잔대, 톱잔대, 덩
굴잔대, 넓적잔대, 흰넓적잔대, 도라지잔대, 두메잔대, 가는잎잔대, 지리산잔애,  흰섬잔대, 진
퍼리잔대, 가는잎진퍼리잔대, 개잔대,  금강잔대, 당잔대, 실잔대,  섬잔대, 털잔대, 층층잔대,
왕잔대, 가는잎층층잔대 등이 있는데 약으로의 쓰임새는 거의 같다.
  잔대는 여성들의 산후풍에도 신효하다. 산후풍으로 온몸의  뼈마디가 쑤시고 아플 때에는
잔대 뿌리 말린 것 3근(1,800그램)과 가물치 큰 것 한 마리를 한데 넣고 풀 고아서 그 물만
마신다. 늙은 호박의 속을 파내 버리고 그 안에 잔대를 가득 채워  넣고 풀 고아서 물만 짜
내어 마시는 방법도 있다. 웬만한  산후풍은 이 방법으로 치유된다.  상후풍 말고도 자궁염,
생리불순, 자궁출혈 등 온갖 부인병에도 효력이 크다.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40여 종의  잔대
가운데 10여 종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산종이다. 한때 중국에서 이 특산종 잔대를 온갖 여
성질환의 치료약으로 쓸 목적으로 대량으로 수입하려 한 적이  있었다. 잔대는 전통 한의학
에서는 별로 쓰지 않지만 미간에서 매우 귀하게 쓰는 소중한 약초이자 맛있는 산나물이다.
 

기침.해소.피부병에 좋은 벚나무

  벚나무는 일본의 국화이다. 화사한 꽃이 온통 봄을 독차지하는 듯한 꽃나무로 일본인들이
우리나라의 국화인 무궁화를 뽑아 내고 그 대신 곳곳에 심어 ‘사쿠라’ 강산을 만들어 놓
았다. 그러나 일본인들이 극성을 떠는 왕벚나무의 자생지가 우리나라의 제주도와 전남 대둔
산 일대인 것이 밝혀졌으니 일본이 자랑하는 벚나무는 결국 우리 것이 옮겨간 것에 지나지
않는다. 벚나무는 불교에서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민간 약재이다. 벚나무 껍질에는 사쿠라닌
이라는 물질이 들어 있는데 이 물질을 뽑아 내어 만든 것이 ‘프로틴’이라는 기침약이다.
  해소.기침에는 벚나무 껍질을 진하게 달여서 복용하면 효과가 있다. 벚나무 속껍질은 식중
독, 생선 중독, 버섯 중독에도 효과가 있다. 특히 고등어, 가다랭이 같은 등푸른 생선에 중독
되었을 때 벚나무 속껍질을 달여 먹으면 효과가 있다. 또 소화불량이나 설사에도 효과가 있
다. 지름이 3~5센티미터쯤 되는 어린 가지의 녹색 속껍질을 칼로 벗겨 잘게 썰어 그늘에 잘
말려 두었다가 하루에 20~25그램을 달여서 먹는다. 벚나무 껍질  달인 물을 차로 마시면 기
관지와 폐가 튼튼해지고 위장 기능도 좋아지며 피부도 고와진다.  벚나무 잎도 피부병에 효
과가 있다. 벚나무 잎을 그늘에서 말린 것을 달여서 땀띠,  습진, 피부병 등에 바르면 잘 낫
는다.
  일본에는 ‘사쿠라모찌’라는 음식이 있다. 이것은  소금에 절인 벚나무 잎으로  싸서 찐
떡으로 독특한 향이 일품이다. 벚나무  잎에는 ‘쿠마린’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는데 이는
음식물이 잘 상하지 않게 하는 작용을  한다. 벚꽃의 꽃잎에도 약효가 있다. 싱싱한  벚꽃을
따서 꽃잎만을 모아 잘 씻은 다음 꿀을  넣어 버무려 벚꽃청을 만들어 두었다가 차로 마신
다. 벚꽃청 15그램에 끓는 물을 부어서 우려 내어 마신다. 식중독.기침 치료에 효과가  좋다.
겹벚꽃의 꽃봉오리와 꽃을 따서 소금에 절여 두었다가 차로  마시는 풍속도 있다. 벚꽃차는
화사한 꽃내음을 맡을 수가 있어 옛날에는 귀족들이 즐겨 마셨다고 한다.
  벚나무는 우리나라가 원산지라고 할 만큼 흔하지만 우리 민족은 벚나무를 그다지  귀하게
여기지는 않았던 것 같다. 옛 노래나 시에도 벚나무를 노래한  것이 별로 없고 벚나무에 얽
힌 민속도 없다.다만 조선조 효종이 수양벚나무를 서울 우이동에  대대적으로 심게 한 기록
이 있다. 이것은 효종이 북벌을 계획하면서 국력을 기르기 위함이었는데 수양벚나무는 탄력
이 강하여 활을 만드는 데 쓰고 그 껍질은 활에 감아서 손이 아프지 않게 하는 데 쓸 수 있
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벚나무를 집 안에 심으면  다리 아픈 사람이 생긴
다는 속설이 있다. 벚나무는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훌륭한 기침 치료약이고 해독제이
다.
 


백일기침.간질에 효험있는 흰무궁화

  무궁화는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나라꽃이다. 중국에서도 군자의  기상을 지닌 꽃이라 하여
예찬했고, 서양에서도 ‘샤론의 장미’라 하여 완벽한 아름다움을 지닌 꽃으로 여겼다. 무궁
화는 그 꽃도 아름답지만 약으로의 쓰임새도 다양하다. 알고  보면 무궁화처럼 훌륭한 약성
을 지닌 약초도 흔하지 않다. 무궁화는  한자로 목근, 근화, 훈화, 순영, 일급,  일화, 번리초,
조개모락화 등으로 부른다.
  <동의보감>에는 무궁화의 약성에 대해  이렇게 적혀 있다. "약성은  순하고 독이 없으며
장풍과 사혈을 멎게 하고 설사한 후 갈증이 심할 때 달여 마시면 효과가 있으며 잠을 잘 자
게 한다. 꽃은 약성이 차고 독이 없으며 적이질.백이질을  고치고 장풍.사혈이 있을 때 볶아
서 먹거나 또는 차로 달여서 마신다."<본초강목>에는 무궁화의 약성에 대해 좀더 상세하게
적혀 있다. "부인들의 적대하증.백대하증 치료에, 종기의 통증을 멎게 하는데,  또 옴 치료제
로 쓴다. 달인 물로 눈을  씻으면 눈이 맑아진다. 조한  것을 윤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돕는
다."  머리의 돈버짐.쇠버짐.무좀.치질.탈항.이질.가래.구토.두통.편두통 등의 여러 질병에 무궁
화 껍질이나 잎, 또는 꽃을 달여서 먹거나 말려서 가루 내어 바른다. 무궁화 뿌리는  간질에
특효가 있다. 무궁화 뿌리를 캐서 그늘에서 잘 말려서 하루 한 냥(37.5그램)씩 달여서 세 번
에 나누어 마신다. 반드시 흰 꽃이 피는 것을 약으로 써야 한다. 6개월이고 1년이고  꾸준히
마시면 간질이 치료될 뿐만 아니라 고질 위장병도 낫는다.
  어린이의 백일기침에는 무궁화 흰 꽃을 모아서 달여 마신다. 대개 2~3주일 안에 치료된다.
어른들의 오래된 천식에도 무궁화 흰 꽃을 진하게 달여서 마시면 효과가 있다. 무좀에는 무
궁화 뿌리를 달인 물로 자주 씻거나 30분쯤 발을 담근다. 유럽에서는 무궁화꽃을 차로 많이
마신다. 흰무궁화꽃은 그늘에서 말려 두었다가 뜨거운 물로 우려 내어 마시는데, 은은한  분
홍빛으로 빛깔도 아름답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무궁화꽃 차는 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부
은 것을 내리게 하며 독을 풀어 주는 작용이 있다. 차로 늘 마시면 위장이 튼튼해지고 비만
증 치료에도 효과가 크다.
  잘 낫지 않는 두통도 무궁화차를 오래 마시면 치료된다.  무궁화는 일제시대에 가장 많은
수난을 받은 꽃이다. 일본인들은 무궁화꽃을 보고 있거나 만지면  그 꽃가루가 눈으로 날아
와 눈에 핏발이 서고 눈병이 난다고 헛소문을 퍼뜨렸다. 그 때문에 무궁화는 지금까지 변소
옆, 담 모퉁이에나 심는 천대 받는 꽃이 되었다. 무궁화는 몇 백 년씩 사는  장수식물임에도
일제 때 거의 다 뽑혀 버리고 큰 나무가 남아 있는 것이 별로 없다. 무궁화는 그 꽃이 아름
다운 만큼 무궁구진한 약성을 지닌 약초이다.
 


고혈압.위장병 묘약 번행초

  번행초는 바닷가 모래 밭에서 자라는 다육질의  여러해살이풀이다. 갯상추라고도 하며 영
어로는 뉴질랜드 시금치라고 부른다. 우리나라 중부이남의  바닷가 모래사장이나 바위틈 같
은 곳에 자라며 일본.중국.동남아.호주.뉴질랜드.남미 등 세계 많은 나라에서 난다.  번행초는
줄기가 땅을 기듯이 자라는데 가지를 많이 치기 때문에 한 포기가 한 아름이 되는 것도  있
다. 줄기와 잎이 다육질이어서 잘 부러지고 꺾으면 희고 끈적끈적한 즙이 나온다.
  잎은 달걀 꼴로 두꺼우면서도 무르다.  꽃은 4월부터 11월까지 이어서  피며 제주도 같은
따뜻한 곳에서는 1년 내내 꽃이 핀다. 노란 종 모양의 꽃이 지고 나면 뿔 같은 딱딱한 돌기
가 4~5개 달린 열매가 열린다. 열매 속에 씨앗이 들어 있다. 번행초는 위염.위궤양.위산과다.
소화불량 등 갖가지 위장병에 치료 및 예방  효과가 높은 약초인 동시에 맛 좋고 영양가도
높은 야생 채소이다. 번행초를 꺾을 때 나오는 흰 유즙이 위벽을 보호하고 염증을 치료하는
작용을 한다. 어린 잎을 살짝 데쳐 30분쯤 찬물에 담가서  떫은 맛을 빼고 나물로 무치거나
된장국에 넣어 먹을 수도 있고 샐러드로도 먹는다. 녹즙으로 만들어 마시기도 한다.
  잎과 줄기를 그늘에서 말려 두었다가 차로 오래 마시면 소화불량, 숙취로 인한  메스꺼움,
위염 등이 예방 또는 치료된다. 한때 위암의 특효약으로  세계가 떠들썩했을 만큼 민간에서
는 위암 치료약으로 쓰기도 한다.  번행초에는 비타민 A와 B2 등  비타민과 갖가지 영양이
매우 풍부하다. 유럽에서는 시금치처럼 채소로 즐겨  가꾸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번행초는 밀가루 옷을 입혀 튀김으로 만들어 먹어도 맛이 있고, 날것을 국을  끓
여 먹어도 맛이 일품이다. 맛이 부드럽고 담백한 데다 씹히는 맛이 좋다.
  번행초는 갖가지 위장병 말고도 여러 가지 질병에 효과가 있다.  봄철 입맛이 없을 때 밥
맛을 돋우는 데에도 좋고, 고혈압.빈혈.허약 체질에도  효과가 좋다. 병을 앓고 나서  기력이
부족한 사람이나 여성이 산후에 미역국처럼 국을 끓여 먹으면  빨리 몸이 회복된다. 번행초
는 생선을 오래 보관하는 데도  쓴다. 고등어나 다랑어처럼 변하기 쉬운  생선은 잡는 즉시
배를 갈라 내장을 꺼내 버리고 대신 번행초를  가득 채워 넣어 두면 오래 두어도 변질되지
않으며 식중독에 걸릴 위험도 없다. 번행초에는 육류나 생선의  부패를 방지하는 특이한 효
소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번행초를 차로 마시려면 여름철에 줄기와 잎을 채취하여 잘게  썰어 그늘에서 잘 말린다.
잘 말린 번행초 20그램쯤에 물 2홉(0.4리터)쯤을 붓고 반쯤 되도록 줄여서 하루에 세 번으로
나누어 마신다. 갖가지 위장병.속병.가슴앓이.장염 등에 효과가 높고 병원에서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다는 선고를 받은 암환자가 번행초를 열심히 먹고  완치된 사례가 더러 있다. 번행
초는 우리나라 바닷가 어디에나 자라지만 따뜻한 남쪽 해안가에  많다. 따뜻한 곳에서는 여
러 해 동안 살지만 추운 지방에서는 겨울철에 죽는다.
  생명력이 강하여 자갈밭이나 바위틈 등 몹시 척박하고 물기가  없는 곳에서도 잘 자라며,
육지에 옮겨 심어도 잘 자란다. 정원이나 화분에 옮겨 심어  두고 늘 나물로 먹으면 갖가지
병을 예방, 치료할 수 있다. 번식은 꺾꽂이, 포기 나누기로도 되고 가을철에 씨앗을 받아 두
었다가 봄철에 뿌리면 싹이 잘 난다. 척박한 땅에서도 생육이 몹시 왕성하다. 번행초는 맛있
는 나물인 동시에 위장병 고혈압에 효과가 높은 약초이다.
 


숙변 제거.비만증에 효과 큰 함초

  함초는 우리나라 서해안 개펄에 자라는 한해살이  풀로 우리말로는 퉁퉁마디라고 부르며,
전체 모양이 산호를 닮았다 하여 산호초라고도 한다. 바닷물과  가까운 개펄이나 염전 주변
에 무리 지어 자란다. 줄기에 마디가 많고 가지가 1~2번 갈라지며 잎과 가지의 구별이 없다.
꽃은 8~9월에 연한 녹색으로 피고 납작하고 둥근 열매가 10월에 익는다.
  함초는 그 이름대로 맛이 몹시 짜다. 함초는 거의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소금을 흡수하면
서 자라는 식물이다. 중국 최고의 의학책인 <신농본초경>에는 ‘함초’로  일본의 <대화본
초>에는 ‘신초’ 또는 ‘복초’ ‘염초’로 기록되어 있는 이  풀은 몸 안에 쌓인 독소와
숙변을 없애고, 암.자궁근종.축농증.고혈압.저혈압.요통.당뇨병.기관지천식.갑상선  기능저하.갑
상선 기능항진.피부병.관절염 등 갖가지 난치병에  탁월한 치료 효과를 지니고 있는  놀라운
약초이다.
  함초는 육지에 자라면서도 바닷물 속에 들어 있는 갖가지 미네랄과 효소 성분이 농축되어
들어 있다. 바닷물에는 칼슘.칼륨.마그네슘.철.요드.인 등 수십 가지의 미량 원소와 갖가지 독
소와 효소가 녹아 있는데 함초는 인체에 유익한 미량 원소와 효소를 흡수하면서 자란다. 바
닷물 1톤 속에 1그램이 들어 있는 효소는 바닷물 속의 갖가지 유기질을 분해하여 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함초에는 이 바닷물의 효소가 다량 농축되어 있는데  이 효소가 사람의 몸 안
에 쌓인 갖가지 독소를 없애고 숙변을 분해하여 몸 밖으로 배출하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함초에 들어 있는 효소는 지방과 단백질을 분해한다. 거의 모든 사람들의 소장 속에 들어
있는 중성지방질인 숙변과 우리 몸의 혈관과 장기, 혈액, 세포조직 속에 붙어 있는 불필요한
지방을 분해하여 배출한다. 함초는 소자에 쌓인 숙변을 제거하고 변비를 치료하며 비만증을
개선하는 데 효력이 뛰어나다. 함초를 복용하면 숙변이 빨리 나오는 사람은 10일쯤 만에, 더
딘 사람은 1~2개월 만에 검은색이나 흑갈색의 끈적끈적한 숙변이 나오는데 평소보다  2~3배
나 많은 양이 나오게 된다. 함초의 놀라운 효능을 간략하게 요약하여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숙변을 제거하고 비만증을 치료하는 효과가 탁월하다.  고혈압.저혈압을 치료한다. 함초는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피를 맑게 하고 혈관을 튼튼하게  하므로 고혈압.저혈압을 동시에 치
료한다. 축농증.신장염.관절염 등에 효과가 있다.  함초에는 화농성 염증을 치료하고  갖가지
균을 죽이는 작용이 있으므로 갖가지 염증과 관절염으로 인한  수종 등을 치료한다. 피부를
아름답게 한다. 함초는 먹는 화장품이라고 할 만큼 피부 미용에 효과가 탁월하다. 숙변이 없
어지면 피부가 놀랄 만큼 깨끗하게 된다. 기미, 주근깨, 여드름 등이 대개 치유된다.
  위장 기능을 좋게 한다. 함초는 장의 기능을 활발하게 하고 위장 기능을 촉진하여 변비.숙
변.탈항.치질 등을 치료한다. 갑상선 기능저하, 갑상선  기능항진증에 효과가 있다. 당뇨병에
효과가 있다. 함초를 복용하면 혈당치가 정상으로 회복된다.  기관지 천식을 치료한다. 함초
는 기관지 점막의 기능을 회복하여 기관지 천식을 완화하거나  완치한다. 이 밖에도 함초의
효능은 무궁무진하다. 갖가지 심장순환기계 질병과, 갖가지 반성병, 피로, 가장질환  등 거의
모든 질병에 효과가 있다. 함초를 복용하면 어떤 사람이든지 식욕이 늘고, 혈색이 좋아진다.
  함초에는 소금을 비롯, 바닷물에 녹아 있는 모든 미량 원소가 농축되어 있으므로 맛이 짜
고 무게가 많이 나간다. 함초는 지구상에서 가장 무게가 많이 나가는 식물이다. 그리고 함초
에 들어 있는 소금 성분은 바닷물 속에 들어 있는 독소를 걸래 낸 품질이 가장 우수한 소금
이라 할 수 있다. 함초를 먹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생즙을 내어 먹을 수도 있고, 말
려서 가루를 내거나 알약을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말린 것으로는 처음에는 하루에 4그램
씩 4~5일 먹다가 차츰 약을 늘려 보름쯤 뒤에는 하루에  10~12그램씩 빈 속에 먹는다. 함초
는 그 신비와 놀라운 효능이  아직까지 베일에 가려져 있는 놀라운  약초이다. 함초는 세계
어느 곳보다 우리나라의 서해안에서 제일 많이 자라는 산삼,  녹용을 능가하는 세계적인 보
물이다.
 


공해독 풀어주는 은행나무

  은행나무는 위대한 나무다. 웅장하고 아름다운 자태, 고결하고 예스런 품격, 수천 년을 사
는 긴 생명력,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쓰임새... 실로 ‘황금의 나무’라는 별명에  모자
람이 없는 나무다. 은행나무는 우리나라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나무다. 그러나 아직  산
에 저절로 나서 자라고 있는 것은 발견된 적이 없다.  은행나무는 여느 나무와는 달리 사람
의 도움 없이은 번식하지 못한다. 수많은 열매를 맺지만 그  열매가 저절로 싹이 터서 자라
지는 못하는 것이다. 은행나무는 생식 능력을 잃어버린 슬픈 나무다.
  은행나무는 그 몸 속에 ‘플라보노이드’라느 살균.살충 성분이 들어 있다. 이 성분은  갖
가지 벌레의 유충, 식물에 기생하는 곰팡이, 바이러스 등을 죽이거나 억제하는 작용이 있다.
왕성한 식욕을 가진 딱정벌레도 굶어 죽을지언정 은행 잎을 먹지는 않는다. 노랗게 물든 은
행 잎을 책갈피 사이에 끼워 두는 풍습은 은행 잎을 사랑하는 갸륵한 마음에서 나왔겠으나,
이렇게 하면 책에 좀이 슬지 않는 뜻밖의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농가에서 거름을 만들 때에
도 은행 잎을 섞어 만들면 흙 속의 해로운 미생물이나 벌레들을 죽일 수 있다.
  은행나무는 몸에 독이 있을 뿐 아니라 매우 강건해서 병들거나 벌레 먹는 일이 없을 뿐더
러 공해에 대한 적응력이 대당히 강하다. 은행나무는 질소나 먼지에 잘 겨디고  아황산가스,
납 성분을 정화하는 능력이 플라타너스보다 두 배나 높아 가로수로도 적합하다. 은행나무의
열매와 잎은 한방이나 민간에서 약으로 쓴다. 은행 잎은 예부터 고급 술안주나 신선로, 은행
단자 등의 고급 요리에 쓰이는 등  좋은 식품으로 대접을 받아 왔다. 맛이  달고 성질이 찬
은행 알을 구워 먹으면 맛을 있을 뿐 아리라 몸을 건강하게 하는 효과도 적지 않다.
  은행에는 간놀, 펙틴, 하스티딘, 전분, 단백질,  지방, 당분 등이 많이 들어  있어서 폐결핵
환자나 처식 환자가 오래 먹으면 기침이 없어지고 가래가 적게 나온다. 이같은 효과는 은행
이 호흡기능을 황성하게 하고 염증을 소멸하며 결핵균의 발육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
이다. 은행의 특이한 작용 가운데 하나는 레시틴과 비타민 B의 모체가 되는 엘고스테린이라
는 성분이 들어 있어서 성욕감퇴.뇌빈혈.실경쇠약.전신피로 등에 뇌혈관을 개선해 주는 효능
이다. 그러나 은행 알은 독이 있어서 날로 먹거나 한꺼번에 많이 먹는 것은 좋지 않다. 대개
소금을 쳐서 구워 먹는데 독특한 풍미가 있다. <동의보감>에는 많이 먹으면 배아픔.구토.설
사.발열 증세가 있을 수 있다고 하였다. 또 빈 속에 1백50개쯤 먹으면 중독될 위험이 있다.
  은행 독은 청산배당체로 불에 익히면  독성이 훨씬 줄어든다. 은행에  중독되었을 때에는
사향을 한 푼 따뜻한 물에 타서 마시거나 감초 달인 물을 마시면 바로 해독된다. 은행은 예
부터 불에 구워 한번에 4~5개씩 먹으면 정력을 강하게 하는  데 좋다고 하였고, 또 밤에 오
줌을 싸는 아이에게 날마다 구은 은행 알 대여섯 개씩을 먹이면 얼마 안 가서 낫는다고  한
다. 은행 알보다 더 놀라운 효과가 있는 것은 은행잎이다. 은행 잎은 예부터 민간에서  심장
을 돕고 혈액순환을 좋게 하며 폐를 튼튼하게 하고 설사를 멈추게 하는 등의 효능이 있다고
하여 가슴앓이.가래 및 천식.설사.백태.상피증 등을 치료하는 약으로 널리 써 왔다.
  은행 잎에 들어 있는 성분은  징코라이드 A.B.C와 진놀, 프라보놀 등인데  이는 말초혈관
장애, 노인성 치매 등을 치료.예방하는데 획기적인 효과가 있는 약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얼마 전까지 독일의 한 제약회사는 우리나라의  은행 잎을 수입하여 이들 성분을  추출하여
연간 약 10억 달러의 매출고를 올렸다고 한다. 은행 잎  중에서 우리나라에서 나는 것은 다
른 나라에서 나는 것보다 유효 성분의 함량이 20배에서 1백 배나 많다. 음력 5월데 따서 그
늘에 말린 은행 잎 35그램에 감초 15그램을 넣고 달인 물을 수시로 마시면 몸 안에 쌓은 독
을 풀고 혈압을 내리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다. 은행나무는 어쩌면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수 있는 보물 나무라고 할 수 있겠다.
 


종기.장염에 좋은 쇠비름

  옛날, 아버지를 여의고 나이 많은 어머니와  세 아들이 함께 사는 집이 있었다.  맏아들과
둘째 아들은 장가를 들어 가정을 꾸렸지만 막내 아들은 아직 총각이어서 늘 쓸쓸하게 지냈
다. 늙은 어머니는 막내 아들이 혼자 지내는 것이 안쓰러워 민며느리를 들이기로 했다. 그래
서 중매장이를 통하여 가난한 집 처녀를 돈을 주고 사서 막내 아들의 민며느리로 삼았다.
  그런데 늙은 시어머니와 큰 동서는 이제 열네  살밖에 안 된 어린 며느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 심하게 구박했다. 다 헤어진  옷을 입히고 먹다 남긴 음식을  주었으며 힘들고 어려운
일만 시켰다. 그뿐 아니라 걸핏하면 막내 며느리한테 욕을 하고 때리기까지 했다. “거지 같
은 게 일은 안하고 게으름만 피워.” “글쎄 말이예요.” 그러나 둘째 동서는 마음씨가 착하
여 막내 며느리가 울고 있으면 위로해 주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몰래 남겨 두었다
가 주기도 했다. 그런데 그해 여름 이질이 유행하여 많은 사람이 죽었다. 이질은 설사에  피
가 섞여 나오는 병으로 불쌍하게도 막내 며느리도 이질에 걸리고 말았다. 막내 며느리가 배
가 아프다면서 앓는 것을 본 큰 며느리가 시어머니한테 가서 말했다.
  “어머니, 저 거지 같은 애가 이질에 걸렸나 봐요. 그대로 두면 우리한테 옮을지도 모르니
일찌감치 내쫓아 버립시다.”“돈 주고 사온 며느리인데 내쫓아 버리면 너무 아까우니 좀더
두고 보다고 병이 나으면 또 부려먹지.” 시어머니는 막내 며느리를 밭에 있는 움막으로 보
냈다. 막내 며느리는 너무 슬펐다. 남편은 아직 어려서 아무 것도 몰랐고 어디 기댈 곳도 하
소연할 곳도 없었다. “이렇게 살면 뭐 하나, 차리라 죽는 게 낫지.”밭 옆에는 마침 우물이
하나 있었다. 막내 며느리가 우물에 뛰어들어 죽으려고 하는 순간 둘째 며느리가 급히 달려
와 말렸다.
  “동서, 죽으면 안 돼. 아직 살아야 할 날이 얼마나  많은데 죽으면 어떻게 해. 앞으로 좋
은 날이 올지 어떻게 알아. 자, 내가 죽을 쒀 왔으니 이걸  먹고 힘을 내. 그리고 며칠 기다
려. 내가 의원한테 가서 약을 지어 올게.” 둘째 며느리의 위로에 막내 며느리는 마음을  고
쳐 먹고 밭에 있는 움막에서 살기로 했다. 그러나 약을  지어 오겠다던 둘째 며느리는 여러
날이 지나도 오지 않았다. 배가 고프고 지친 막내 며느리는  밭둑에 있는 풀을 뜯어서 삶아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 그런데 며칠  동안 풀을 뜯어먹고 나니까 배도  아프지 않고 설사도
멈췄으며 몸이 가뿐해졌다.
  “야! 병이 다 나았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지.” 막내 며느리는 기뻐하며 집으로 돌아갔
다. 그런데 집에 오니 어찌된 일인지 대문에 삼베 조각이 걸려 있는 게 아닌가. 조금 있으니
까 막내 며느리의 남편이 상복을 입고 나왔다. “아니 어찌   된 일이예요?”“어머니와 큰
형수님이 이질로 돌아가셨소. 그리고 둘째 형수님도 이질로 앓아 누워 있소. 그런데  당신이
아직 살아 있다니 어찌 된 거요?”“밭에 있는 풀을 뜯어먹고 병이 나았어요.”막내 며느리
는 곧 앓고 있는 둘째 며느리한테 갔다. “네가 아직 살아 있다니. 내가 이 꼴이 되어서 너
에게 약을 가져다 주지 못했구나. 정말 미안하다.”  “형님, 저는 밭에 있는 풀을 뜯어먹고
병이 나았으니 제가 그 풀을 뜯어  올께요. 그걸 먹으면 나을지도 몰라요.” 막내  며느리는
들에 나가 그 풀을 뜯어서 끓여 둘째 며느리에게 갖다 주었다. 과연  그 풀을 먹고 나니 둘
째 며느리의 병이 나았다. 이질을 낫게 한 풀의 잎 모양이 말의 이빨을 닮았다고 해서 사람
들은 이름을 마치현이라 불렀다. 마치현을 우리말로는 쇠비름이라고 한다. 쇠비름은  길옆이
나 발에 흔한 잡초이다. 줄기와 잎이 다육질로 잎은 긴 타원 꼴이고 줄기는 붉다.  한해살이
풀로 줄기는 밑동에서 갈라져 땅을 기면서 자라고 꽃은 6월에서 가을까지 노랗게 피며 열매
는 꽃이 지고 난 뒤에 까맣게 익는다.
  쇠비름을 오행초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다섯 가지 색깔, 즉  음양오행설에서 말하는 다섯
가지 기운을 다 갖추었기 때문이다. 쇠비름은 다섯 가지 빛깔을 다 지니고 있다. 잎은  푸르
고 줄기는 붉으며, 꽃은 노랗고, 뿌리는 희고, 씨앗은 까맣다. 쇠비름은 갖가지 악창과  종기
를 치료하는 데 놀랄 만큼 효험이 있는 약초이다. 쇠비름을  솥에 넣고 오래 달여 고약처럼
만들어 옴.습진.종기 등에 바르면 신기하리  만큼 잘 낫는다. 오래된  흉터에 바르면 흉터가
차츰 없어진다.
  쇠비름은 피부를 깨끗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 쇠비름은 봄부터  가을가지 계속 연한 순이
나오므로 아무 때나 뜯어서 데쳐서 찬물로 우려 내 다음 양념을 해서 먹으면 맛도 그런  대
로 괜찮고 건강에도 유익하다. 피부가 깨끗해지고 몸 속의 나쁜 독소를 깨끗하게 청소할 뿐
만 아니라 대변과 소변을 잘  나오게 한다. 피부에 생긴 염증이나  종기에는 쇠비름을 날로
짓찧어 붙이면 잘 낫고 설사나 만성 대장염  등에는 쇠비름으로 죽을 끓여 먹으면 잘 낫는
다. 우리 선조들이 나물로 많이 먹어 왔다. 부드러운 잎과 줄기를 소금물로 살짝 데쳐  햇볕
에 발려 묵나물로 저장해 두었다가 물에 불려 양념을 무치든지 기름에 볶아 먹으면 맛이 썩
좋다. 쇠비름은 아무 곳에나 흔하니 잘 준비하면 좋은 겨울 찬거리가 된다. 옛날부터 쇠비름
을 장명채라고 하여 오래 먹으면 장수한다고 하였고 또 늙어도 머리칼이 희어지지 않는다고
도 하였다.
  쇠비름은 생즙을 내어 먹어도 좋다. 저혈압.대장염.관절염.변비.여성의  적.백대하.임질.설사
들에 효과가 좋다. 대개 소주잔으로 한잔씩 아침 저녁으로 하루 두 번 마시면 된다.  쇠비름
에 대해 <동의학사전>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맛은 시고 성질은 차다. 심경, 대장경에 작
용한다. 열을 내리고 독을 풀며, 어혈을 없애고 벌레를 죽이며 오줌을 잘 누게 한다. 약리실
험에서 강심작용, 혈압을 높이는 작용, 억균작용,  자궁을 수축시키는 작용, 피를 멎게  하는
작용 등이 밝혀졌다. 대장염의 예방 치료에 주로 쓴다.”  쇠비름에는 수은이 들어 있다. 쇠
비름에 들어 있는 수은은 금속 수은과는 달리 독이 없다.  쇠비름의 마디와 잎 사이에 수은
이 들어 있어 이를 추출하는 방법이 있다. 먼저 쇠비름은  채취하여 처마 밑에 걸어 말려야
하는데 쇠비름은 물기가 많아 잘 마르지 않는다. 뙤약볕에 열흘 동안을 내놓아도 물기가 그
대로 남아 있기 예사다. 이럴 때에는 회화나무 가지로 몇 번 툭툭  쳐 주면 잘 마른다고 한
다. 잘 말린 쇠비름을 불에 태워서 재를 얻는다. 쇠비름 태운 재 16근을 오지그릇 속에 넣고
뚜껑을 덮은 다음 이를 석 자 깊이의 황토 속에다 묻어 두었다가 21일 만에 꺼내면 재 속에
있던 수은이 항아리 아래쪽에 모두 모인다.  대개 쇠비름 재 16근에 수은  1근을 얻을 수가
있다. 이 수은을 종기나 종창 치료에 쓰면 효과가 신통하다.
  쇠비름은 매우 흔한 풀이지만 그  약효는 몹시 귀하다. 늘 나물로  먹으면 피가 맑아지고
장이 깨끗해져 늙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
 


추위.더위 안 타게 하는 초피나무

  미국의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를 돌아다녀 보면 미국 사람들이 커피에 초피 가루를 넣어 마
시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프랑스에서는 초피를 원료로하여 새로운 향신료를 개발하여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 남미의 여러 나라에서도 초피를 많이 먹고 있으며, 옛날 중국의  진시
황도 초피를 즐겨 먹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추어탕에 넣어 먹거나 김치를 시지 않게 하기  위해 넣고, 껍질로는 물고
기를 잡는 데에 써 왔을 뿐인 초피가 요즈음 후추와 겨자를 능가하는 세계 제일의 천연  향
신료이자 에이즈균까지 죽일 수 있는 훌륭한 약재로 세계적인  각광을 받고 있다. 일본에서
는 1천만 평이 넘는 땅에 초피나무를 재배하여 초피 가루를 미국.유럽으로 수출하여 국가적
으로 큰 소득을 얻고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의 초피 열매를 수입해서 가공하여 한국으로 역
수출하고 있기까지 하다.
  우리나라 남부지방은 초피를 재배하기에 세계에서  가장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초피를 연구하고 있는 학자들은 한결같이 한국 지리산 부근에서 나는 초피가
향기가 제일 강하고 품질이 가장 좋은 것으로 꼽고  있다. 그런데오 우리나라에서는 논밭둑
이나 집 주변에 자라는 초피나무를 귀찮다고 베어 내고 있는 형편이다.
  초피나무는 키 3미터, 지름 15센티미터쯤까지 자라는 낙엽떨기  나무다. 조피, 재피, 지피,
천초, 남초, 산초, 파초, 촉초  등 이름이 많다. 초피나무와 닮은  것으로 산초나무가 있는데
일본인들이 초피나무를 산초나무로 부르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초피를 산초라 부르는  것이
국제 통용어가 되어 버렸다. 초피는 전국의 해발 1천  미터 아래의 산야에 자생하거나 심어
키운다. 6월에 황록색 꽃이 피어 가을에 지름 4밀리미터쯤의 둥근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다.
열매가 다 익으면 껍질이 터져 새까만 씨앗이 밖으로  튀어나온다. 대개 열매껍질을 향신료
와 약으로 쓰고, 씨앗이나 어린 잎, 나무 줄기도 여러 용도로 쓴다.
  초피 열매는 한방에서 해독.구충.진통.건위약으로 많이  쓴다. 초피나무 열매 껍질을  베개
속에 넣고 자면 두퉁이나 불면증에 신기할 정도로 효과가 있다.  또 여름철에 잎이 붙은 연
한 가지를 잘라 그늘에서 말렸다가 가루 내어   계란 흰자위와 밀가루를 섞어서 이겨 화장
크림처럼 만들어 동상.타박상.요통.근육통.종기 등에 바르면 효과가 신통하다. 초피나무는 균
을 죽이는 힘이 대단히 강하여 미국의 어느 의학자는 초피나무가 에이즈 균을 죽일 수 있다
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초피는 성질이 뜨거우므로 속을 따뜻하게 하고  기를 내리며 양기를 돕고 소화를  잘되게
하는 등의 약리작용이 있다. 초피를 약으로  쓸 때는 씨앗을 추려 내고 열매껍질만을  쓴다.
초피를 갖가지 질병에 이용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허약한 몸을 튼튼하게 하는  데 - 초피 1
근을 볶아 물기를 빼고 백복령 10냥를 껍질을 버리고 가루 내어 꿀로 벽오동 씨만하게 알약
을 만들어 두고 한번에 50개씩 먹는다.  오래 먹으면 눈이 맑아지고 안색이 좋아진다.  또는
초피 40알을 좁쌀을 끓여 만든 미음에 하룻밤 동안 담가 두었다가 빈 속에 물로 먹는다. 오
래 먹으면 몸 속이 따뜻해지고 얼굴빛이 좋아지고 머리털이 검어지고 눈이 밝아지며 갖가지
질병이 예방된다.
  대머리 - 초피나무 잎을 짓찧어 붙이면 머리카락이  난다. 탈항 - 빈 속에 초피 1돈(3.75
그램)을 씹어서 물로 먹는다. 또는 가루 내어  먹는다. 3~5번 먹으면 낫는다. 여성의 자궁출
혈과 자궁염에는 초피 열매를 볶아 가루 내어 한번에 1돈씩 따뜻한 술로 먹는다.
  겨울에도 추위를 타지 않고 한여름에도 땀이 나지  않게 하는 방법 - 초피나무 열매 2되
를 맑은 물 1말 2되에 이틀 동안 담갔다가 즙을 짜낸 것에다 초오 가루(초오를 진흙을 싸서
구워 배꼽을 버리고 가루 낸 것)1백60그램을 섞어 구리 그릇에 담아 약한 불로 엿처럼 달여
벽오동 씨만하게 알약을 만든다. 한 달만 먹으면 겨울철에 홑옷을 입어도 추위를 모르게 된
다. 물론 여름철에 더위도 안 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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