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봉(筆鋒)이란

붓털 중에서 뾰쪽하고 약간 노르스름한 빛을 띠는 부분을 필봉(筆鋒)이라고 한다.

이외에 글자의 첫 시작 부분도 필봉이라고 한다.

 

 붓을 움직일 때 붓의 뾰쪽한 부분을 글자의 중심에 오게 하여
글씨를 쓰는것을 중봉(中鋒)이라 하고,붓 끝을 감추어 모서리가 나오지 않게 하는 것을 장봉(章鋒)이라고 한다.


만약 붓 끝이 한 쪽으로 치우쳐진 상태로 글씨를 쓰게 되면 편봉(偏鋒)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일반적으로 잘못된 것으로 간주한 모필의 탄력성은 필봉에 의하여 좌우된다.


필봉이 길면 길수록 탄력성도 풍부하고 먹의 함유량도 많아서 글씨를 쓸 대점과 획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뿐만 아니라 움직임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붓을 움직일 때, 한 번 당기면 곧바로 되고 한 번 누르면 붓이 엎어지고 점과 획을 꺾고 누르고 글자사이의 종과 획을 교차시키며 서로 연결하게 하는 것도 모두 필봉의 작용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서예적인 측변으로 볼 때 용필(用筆)은 바로 필봉에 달려 있다.

 

 붓 끝을 바로 하거나, 기울게 하거나, 거꾸로 하거나, 순하게 하거나, 무겁게 하거나, 가볍게 하거나, 실(實)하게 하거나, 허(虛)하게 하거나 등은 모두 필봉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만약 중봉으로 글씨를 쓰게 되면 무겁고 가라앉은 느낌이 나며, 장봉으로 글씨를 쓰면 온후하고 중후한 맛이 나면서 뼈와 근육을 감출 수 있다.


역봉(逆鋒)으로 글씨를 쓰면 점과 획을 웅건하고 육중하게 할 수 있고, 노봉(露鋒)으로 글씨를 쓰면 정신을 마음대로 표현할 수 있으며, 측봉(側 鋒)으로 글씨를 쓰면 험하고 기이한 맛을 나타낼 수 있다.


붓을 어떻게 쓰나냐에 따라 위와 같은 효과가 나오므로 각자 개성과 특성에 맞는 필법을 선택하여 쓰면 된다.


초학자들이 글 씨를 쓸 떼에는 하앙 붓 끝에 힘을 주어 종이를 뚫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


만일 힘을 제대로 주지 않고 글씨를 쓰면 점과 획이 미끄러져 판에 박힌 듯한 글자가 나오게 된다.


중봉(中鋒)이란 무엇인가?

붓대를 곧바로 하고 붓 끝을 가운데로 오게 하여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상태를 중봉(中鋒)이라고 한다.

중봉으로 글씨를 쓰면 붓 끝이 항상 점과 획의 중앙에 위차할 수 있게 된다.


<서벌(書 筏)>에서도 "중봉을 운용할 수 있으며 퇴필로도 획을 둥글게 할수있고, 중봉을 하지 못하면
좋은 붓으로도 졸렬한 글씨를 쓰게 되니 글씨의 좋고 나쁨은 바로 중봉을 하느냐 못하느냐에 달려 있다." 라고 하였다.

 

 이것은 중봉이 서법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말한 것이지만, 현재 서법에서도 중봉은 꼭 지켜야할 중요한 사항이다.


중봉으로 글씨를 쓰면 붓을 일으키고, 엎어지게 하고, 누르고, 당기고, 보내는 변화를 쉽게 할수 있어 거기에 따라 나오는 점과 획에 다양한 변화를 창출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강하고, 부드럽고, 굽고, 곧바로 된 획도 자유자재로 구사할수 있으며 가로 세로의 획과 둥근획도 마음 먹은대로 표현 할수가 있다.


만약 팔을 붓대에 기울인다면 중봉을 운용하는데에 지장이 있어 평평한 획을 그을 때 붓 끝이 글자의 중심에 오지 않게 된다.

 

 중봉으로 붓을 쓰려면 먼저 붓 끝이 중앙에 위치하도록 자세와 중심을 똑바로 잡아야 한다. 


옛사람들의 경험을 근거로 살펴 보면, 팔목은 세우고 붓끝은 똑바로하여 붓의 사면에 힘이 균등히 가게하여 항상 글자의 중앙에 붓 끝이 오도록 한다.


붓을 움직임에 있어서

머무를 때에는 사로잡는 듯하게,


나갈 때는 내보내는 듯하게,


거둘 때에는 긴장을 하는 듯하게,


넓힐 때에는 열어주는 듯하게 ,


누를 때에는 내리는 듯하게,


당길 때에는 일어서는 듯하게 하면


붓이 왕래하는 사이에도 붓 끝은 항상 스스로 제자리 에 돌아와 중봉을 유지할 수가 있다.


중봉은 용필(用筆)의 관건이며 붓이 똑바로 서야만 골(骨)이 서 있게 되며 획이 풍부하게 되어 정신과 풍채가 비약할 수 있다.


서예는 획의 변화를 중요시 하는데 중봉을 유지하지 못하면 어떠한 변화도 제대로 발휘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초보자는 반드시 중봉을 유지하면서 글씨를 쓰는것에 유의하여야 한다.


측봉(側鋒)이란 무엇인가?

측봉(측봉)과 정봉(정봉)은 서로 반대되는 말로 붓을 움직이는 일종의 방법과 형식을 말한다.

측봉에 대해서 옛사람들이 많이 언급하였지만 그의 성질에 관해서는 서로 다른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주화갱(朱和羹)은 <임지심해(臨池心解)>에서 "정봉은 힘을 취하고 측봉은 연미함을 취한다.


왕희지가 쓴 <난정서(蘭亭敍)>에서 연미함을 취할 때에는 측봉을 사용하였다. 내가 가을철에 독수리가 토끼를 잡는 것을 보았는데 먼저 공중을 빙빙 돌다가 한쪽 날 개를 접으면서 뒤집듯이 쏜살같이 내려와 토끼를 잡는다.


이것을 보고 글씨의 경지를 깨달았는데 붓을 똑바로 잡고 곧장 내려오는 형세로 글씨를 쓰면 연미한 맛을 얻을 수가 없다." 라고 하였다.

 

이것은 측봉이 용필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가를 강조한 말이다.


그러나 풍무(馮武)는 <서법정전(書法正傳)>에서 "지금 측봉으로 연미함을 취한다는 것은 모두 이단이다.


글씨를 배울때 사악한 외도를 취해서는 종신토록 이 속에 빠져 있으면서도 잘못을 깨닫지 못하게 되니 경계하고 또 경계하여야 된다."라고 하였다.


풍무(馮武)는 이와 같이 측봉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이야기를 하였으며 심지어는 사악한 이단이라고까지 하였다.


이렇게 상반된 견해를 갖게 된 원인을 살펴보면 측봉에 대한 이해가 달랐기 때문이다.


이것을 간단히 말하면 측봉과 편봉을 같은 것으로 보았기 때문인데 이 둘은 완전히 다른 별개의 일로 편봉이 절대로 측봉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른바 편봉이라는 것은 붓을 움직일 때 붓대를 비스듬히 하여 필봉(筆鋒)을 한쪽으로 가게 하고 붓은 다른 방향으로 진행시켜 한쪽은 매끄럽고 한쪽은 톱니바국처럼 나게 하는 효과를 꾀하는 것이다.


먹물이 종이에 제대로 침투하지 않기 때문에 한쪽 면만 평평하고 나머지는 종이 위에 뜬 상태가 되므로 운필(運筆)에서 제일 꺼리는 것이 바로 이것이며 퇴필(退 筆)이라고도 한다.


측봉에 대하여 <영자팔법(永字八法)>에서는 "기울인즉 붓을 평평하게 할 수는 없다.


기울일 때에는 마땅히 오른쪽으로 향하게 하여야 한다."라고 하였다.


붓을 오른쪽으로 향하게 하니 이는 기울어진 형세를 취한다는 뜻이 된다.


측봉으로 붓을 움직이면 과도하게 획을 돌릴 때 누운 붓을 다시 일으켜 세워 중봉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만약 측봉으로 말하면 점과 같은 획은 모두 측법(側法)으로 쓰는 것이다.


심지어 '天·運·拘'와 같은 글자에서 삐침과 갈고리와 같은 획도 모두 측법에 속한다.


이렇게 붓을 오른쪽으로 기울여 쓰면 물소뿔과 같이 날카롭고 단단한 획을 얻을 수 있으며 정신과 풍채가 밖으로 드러나는 까닭에 점과 획을 강조할 때에는 흔히 이러한 법을 사용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측봉과 정봉은 각기 다른 장점이 있기 때문에 서로의 특성을 보완하여 서예의 오묘한 맛을 나타 내여야 한다.


회봉(回鋒)이란 무엇인가?

회봉(回鋒)이란 붓을 움직이는 방법으로 점과 획이 끝나는 곳에서 다시 오던 방향으로 향하는 것을 말한다.

회봉은 점, 가로획, 세로획, 삐침 등의 모든 획에 적용되는 것으로 붓 끝을 버리지 않고 오던 방향을 다시 되돌아가야 한다.


한 일(一)자를 예로 들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붓을 거두는 곳에 이르면 조금씩 붓을 오른쪽 위로 향하게 하여 다시 한번 오른쪽을 가볍게 누른 뒤에 중간을 향하여 오던 방향으로 붓을 진행시켜 멈춘다.


세로획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붓을 거두는 곳에 이르면 왼쪽 위로 향하게 하여 가볍게 한번 들어서 다시 중간을 향하여 오던 방향으로 붓을 진행시켜 멈춘다.


회봉은 붓을 움직이는 작용으로서 점과 획을 원만하고 안온하게 가라앉혀 주면서 힘줄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게 하여 획을 풍만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회봉은 점과 획을 오던 방향으로 붓을 향하게 하는 것으로 조금도 번거롭지 않은 일이다.


초학자가 처음 해서를 임모(臨摹)할 때 회봉의 법칙을 지키지 않으면 점과 획이 원만해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글씨도 안온하고 장중한 맛을 나타내기 어렵다.

 

그러므로 회봉은 초학자가 꼭 지켜야 할 사항인것이다.


회봉을 할 때 주의할 점은 붓을 움직이는 속도와 경중이다.


붓을 너무 빨리 움직이면 글씨가 가볍게 되쉬우니 마땅히 가볍고도 정성을 들여 장중한 맛이 나게 하여 한다.


절봉(折鋒)이란 무엇인가?

절봉(折鋒)은 역봉(逆鋒)이라고도 하며 붓을 움직이는 방법으로 기필(起筆)할 때 필봉(筆鋒)을 거꾸로 하여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절봉은 기필할때와 글자 한 자에서 오른쪽 획을 시작할 때 흔히 사용한다.


가로획을 그을 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긋는데 글씨를 쓸때는 먼저 거꾸로 붓을 위로 향하게 한 다음 기필의 장점에 이르러서는 아래로 향하여 한 번 눌러준 다음 다시 오른쪽을 향하여 나아간다.


세로로 내려 긋는 획은 위에서 아래로 향하는데 글씨를 쓸 때는 먼저 거꾸로 위를 향하게 한 다음 기필의 정점에 이르면 왼족 아래로 향하여 붓을 한번 눌러준 다음 다시 아래로 향하여 나아간다.


절봉은 글씨의 정신이 많이 나타나 노봉(露鋒)에 비하여 획이 육중하고 필력감도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

 
초학자들이 임모(臨摹)를 하거나 해서(諧書)를 쓸 때에는 곡 이방법을 준수하여야 한다.


만호제력(萬毫齊力)이란 무엇인가?

글씨를 쓸 때에 모든 붓털이 힘을 골고루 발휘하는 것을 만호제력(萬毫齊力)이라고 한다.

어떻게 하여야만 모든 붓털이 힘을 골고루 발휘할 수 있는가?


먼저 붓이 손가락 가운데 있으면서 손가락의 간격은 조밀하게하여 그것의 힘이 필봉(筆鋒)에 직접 전달되야 한다.


그리고 진일보하여 팔의 힘과 어깨의 힘이 직접 붓 끝에까지 전달할 수 있으면 만호제력이 된다.


그러면 어떻게 하여야만 팔의 힘과 어깨의 힘이 직접 붓 끝에까지 전달될 수 있는가?


팔과 손가락을 긴밀하게 하여 붓을 움직이지 않아야 하며 어깨도 움직이지 말아야 된다.


그런 다음 팔꿈치가 책상에 방해를 받지 말아야 하며 이때 팔은 반드시 허공에 있어야만 붓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된다.


이렇게 하면 붓에는 완전히 팔의 힘이 전달되어진다.

 

또한 어깨의 힘과 손가락은 긴밀하게 하여 붓을 움직이지 않고 팔도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팔과 팔꿈치가 평행되게 하면 붓에는 자연히 어깨의 힘이 전달되게 된다.

 

 

너무 강하게 하면 팔의 위치가 팔꿈치보다 높아져 힘이 어깨에 그대로 남게 된다. 또한 힘을 적게 쓰면 반대로 팔꿈치의 위치가 팔보다 높게 되어 힘을 붓에 쏟아붓는 형상이 된다.


여기서 아야기하고 싶은 것은 어떻게 해서 힘을 붓 끝에 전달시켜 만호제력을 이룩하느냐에 있다.


이에 대한 관건은 바로 글씨를 쓰는 사람의 운필의 기교에 달려 있다.


이것은 오랜 숙련을 통하여 운필의 기교를 습득하면 자연히 힘을 붓 끝에 보낼 수가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것은 한낱 탁상공론에 불과할 따름이다.


역입평출(逆入平出)이란 무엇인가?

역입평출(逆入平出)이란 운필의 한 방법을 말하는 것이다.


역입(逆入)은 낙필(落筆)을 할때 필봉(筆鋒)을 나아가려는 반대 방향으로 하여 종이에 대한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 만일 왼쪽으로 나아가려고 할 때에는 먼저 오른쪽으로 획을 꺾고, 오른쪽으로 나아가려고 할 때에는 먼저 왼쪽으로 획을 꺾고, 아래로 내려가려고 할 때에는 먼저 위쪽으로 획을 꺾어 장봉(藏鋒)의 형세를 취하는 것을 말한다.


평출(平出)은 붓의 운행에 따라 붓털이 쫙 펴져 나아가다 공중에서 붓을 거두는 형세를 취하는 것을 말한다.


붓털이 종이 위에서 펴져 있을때 붓의 중심은 항상 획의 가운데에 있어야 하는데 포세신(包世臣)은 이것을 '중선(中線)'이라고 하였다.


이런 상태가 되면 모든 털이 힘을 골고루 발휘할 수가 있어 필세는 굳건하고 험악한 형태를 나타낼 수가 있게 된다.

역입평출은 좁은 의미로 말하면 예서(隸書)의 가로획을 말하는 것으로 처음 시작할 때에는 장봉으로 하고 끝날 때에는 붓을 거두지 않음으로써 누에의 머리(蠶頭)와 제비의 꼬리(燕尾) 형태를 취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초학자들이 만일 다른 서체에서도 역입만 하고 회봉(回鋒)을 지키지 않는다면 점과 획이 힘이 없게 되니 주의해야 한다.

평출을 다른 서체에 적용시키면 마치 붓을 거두어 들이지 않는 듯한다.


획을 운행하는 기본 법칙에는 모든 점과 획을 막론하고 일단 가서는 반드시 붓을 거두어 들이는 것이 원칙이다.


행서나 초서도 마찬가지나 자세하게 나타나지 아니할 따름이다.


따라서 평출에는 공중에서 붓을 거두어 들이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니 붓은 이르지 아니하였으나 뜻은 이르고 있다라고 할 수 있다. 절대로 평출에는 붓을거두어 들이지 않는다고 오해해서는 안된다


장두획미(藏頭 尾)란 무엇인가?

장두획미(藏頭 尾)란 용필(用筆)의 한 방법을 말한다.


채옹(蔡邕)은 <구세(九勢)>에서 "장두(藏頭)란 붓을 둥글게 하여 종이에 대는 것으로 붓의 중심이 항상 획의 가운데 있게 하는 것이다.

 

획미( 尾)란 점과 획이 다하는 곳에서 힘있게 거두어 들이는 것을 말한다."라고 하였다.


장두획미는 붓을 움직이는 방법으로 원래는 전서(篆書)에서 나왔으며 후인들이 이법을 따르게 되었다.


옛사람도 대부분 이것을 인정하였으니 만약 뼈와 힘줄이 드러나게 되면 병기운이 나타나게 되고, 붓을 움직일 때 곧바로 들어가서 곧바로 나오면 힘이 없어지게 된다.


이것은 필력이 점과 획속에 있어야만 비로소 풍채와 정신이 살아난다는 말이다.


장두획미의 특징은 필봉을 안온하게 하는데 있다.


왕희지는 <서론(書論)>에서 "제일 조심해야 할 것은 힘줄은 존재하나 붓자국은 감추어야 한다.


그리고 자취는 없애고 실마리는 숨겨야 한다."라고 하였다.


이것을 구체적으로 말하면 하나의 점에도 항상 붓자국을 감춰야 하며 가로획을 그을 때에는 끝에서 붓을 거두어 들이지 않으면 안되며, 세로획을 내려 그을 때에도 세우되 응축히키지 않으면 안된다.


매번 하나의 획을 그을 때에도 항상 세 번 붓을 꺾으며 점과 획에서 힘줄은 존재하나 뼈를 감추고 붓자국이 밖으로 드러나게 해서는 안된다.


무수불축(無垂不縮)이란 무엇인가?

무수불축(無垂不縮)이란 용필(用筆)의 한 방법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방법의 중요한 의미는 붓을 움직일 때에는 반드시 세워서 응축시켜 위아래가 호응되게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세로획을 내려 그을때 이미 위로 가서는 다시 내려오다 중간에 이르러서 획을 세우면 머리 부분이 둥글게 된다.


그 운필방법으로 필봉(筆鋒)을 거꾸로 하여 위로 향하게 한 다음 기필(起筆)의 정점에 이르면 왼쪽 아래로 가면서 가볍게 한 번 누른 다음 다시 아래로 운행한 뒤에 붓을 돌려 위로 향하게 하여 붓을 거둔다.


이때 세로획의 꼬리는 마치 이슬이 구슬처럼 매달린 형상이 되어야 한다.


무수불축이란 송(宋)나라 미원장(米元章)이 말한 것으로 그 의미는 세로획에 대하여 국한하였지만 어떤 획에도 이를 적용시킬 수 있다.


하나의 점과 획에도 반드시 세번의 꺾어짐이 있어야 하니 이러한 법칙과 무수불축은 서로 일맥상통한 다는것과. 이것은 또한 어떠한 획도 반드시 나아가서는 거두어 들어야 하고, 내려그을 때에는 응축됨이 있어야 한다.


 만일 이것을 제대로 지키지 않게 되면 점과 획은 판에 박힌 듯하여 생명이 없고 죽은 글씨가 되어 정신과 자태가 살아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러한 무수불툭의 서법은 붓을 운행함에 있어서 꼭 지켜야 할 기본 원리로 초학자들이 명심해야 한다.


무왕불수(無往不收)란 무엇인가?

무왕불수(無往不收)는 붓을 운용하는 방법 중의 하나로, 붓을 움직일 때 붓 끝을 반드시 감추어서나가며 나아갔다가는 다시돌아오게 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가로획을 그을 때 평평하게 지나가서는 다시돌아와 그냥 지나쳐 버리지 않는 것을 말한다.


글씨를 씀에 붓끝을 거꾸로 들어간 뒤에 종이에 대고는 붓털을 오른쪽으로 서서히 진행시키다 급히 돌아오게한다.


이것은 글씨를 쓸 때 지나간 자국을 남겨 곧바로 나아가는 것을 방지하고 회봉(回鋒)을 해야 하는 것이다.


무왕불수는 송나라 미원장이 말한 것으로 '무수불축(無垂不縮)'과 서로 일맥상통하는 이론이다.


그런데 이것을 둘로 나누어 설명하는 이유는 이해를 분명히 하기 위해서다. 무왕불수는 무수불축과 마찬가지로 꼭 가로획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점과 획은 반드시 무왕불수와 무수불축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하여 점과 획을 그으면 글씨가 온화하고 무겁게 가라앉아 뼈와 근육이 풍만해진다.


무왕불수에는 실제로 붓을 거두는 방법(實收)과 공중에서 붓을 거두는 방법(空收) 두 가지가 있는데 그 목적과 의의는 서로 같은 것이다.


실제로 붓을 거두는 방법이란 종이 위에서 쉽게 붓의 흔적을 찾아볼수 있는 것을 말하고 공중에서 붓을 거두는 방법이란 종이 위에서 붓의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없지만 자세히 감상하면 붓을 거둔 필의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반드시 필력이 의도하는 대로 따라와 주어야 한다.


이상을 종합하여 말하면 무왕불수나 무수불축은 초학자가 반드시 깨달아 준수해야 할 방법으로 그냥 붓 끝을 평평하게만 써서 다시 돌아오지 않게 해서는 안된다.


잠두연미(蠶頭燕尾)란 무엇인가?

잠두연미(蠶頭燕尾)란 필획의 특징을 형용한 용어로 일반적으로 예서(隸書)의 가로획과 삐침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예를 들면 예서의 가로획에서 첫 부분은 누에머리(蠶頭), 끝부분은 제비꼬리(燕尾) 모양을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서법상에 있어서 가로획의 첫 부분을 지긋이 눌러 누에머리 모양을 만들고 파임에서 붓을 거둘 때 회봉(回鋒)을 한 다음 다시 가닥을 나눠 끝까지 함으로써 제비꼬리와 같은 모양을 만드는 것도 잠두연미라고 한다.


잠두연미의 특징은 날아 움직이는 기세를 취하는 것으로 예서의 획을 표현하기에 적당하다.


예를 들어 가로획에서 먼저 오른쪽으로 붓을 일으킨 다음 왼쪽으로 향하여 나아가다 왼쪽 실마리 부분에서 다시 왼쪽으로 조금 경사를 기울여 내려가다 오른쪽 실마리 부분에서 한 번 누른 다음 필봉(筆鋒)을 펴서 다시 위를 향하여 몰아쳐 나아간다.

 

 이와 같이 하여 형성된 가로획은 기복이 있으며 파도가 치는 듯한데 이것을 이른바 잠두연미라고 한다.


물론 이런 종류의 필획은 예서에서 뿐만 아니라 '한간(漢簡)'에서도 찾아볼 수 있으며 어떤 이는 안진경(顔眞卿)의 해서(楷書)에도 이와 유사한 필법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초학자들은 예서를 쓰지 않고 이러한 법을 흉내내서는 안된다.


현침수로(懸針垂露)란 무엇인가?

현침수로(懸針垂露)란 서로 다른 세로획을 말하는 것으로, 세로획의 끝 부분이 침이 매달린 듯한 느낌이 들도록 뾰족하게 뺀 것을 현침(懸針)이라 한다.


여기에 비하여 수로(垂露)는 붓 끝을 뾰쪽하게 하지 않고 둥글게 하여 마치 이슬이 매달려 있는 느낌이 들도록 하는 필법을말한다.

 

이외에 전서(篆書)에서는 '현침전(懸針篆)'또는 '수로전(垂露篆)'이라고도 한다.


당나라 이양빙(李陽氷)은 <한림비론(翰林秘論)>에서 현침수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현침(懸針)이란 필봉(筆鋒)을 먼저 펴고 붓대를 형세에 따라 진행시키다 갑자기 긴급하게 움직이면 붓털은 껄끄럽게 진행하여 마치 송곳으로 돌에 글씨를 쓰는 듯하게 된다.


또한 <금경(禁經)>에서는 마치 긴 송곳을 땅에 댄 것과 같다라고 하였다.


이와같이 세로획에서는 빼는 획과 머무르는 획을 잘 결정하여야 한다.


왕희지도 현침수로는 체제상 어려운 획이라고 하였으며 위부인(衛夫人)은 오래된 마른 등나무와 같다고 하였다.


<임지결(臨池訣)>에서는 현침이 잘 나타나 있는 것을 <난정서(蘭亭敍)>에서는 년(年)자라고 하였다.


장경립(張敬立)은 갑(甲)자의 가운데 획은 마땅히 버리듯이 곧바로 빼어야 하며 사(事)자의 가운데 획은 곧바로 내려오다 갈고리를 해야 함으로 멈춰서는 안된다."


또한 같은 책에서 수로(垂露)에 대하여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필봉과 붓대를 가지런히 내려오다가 붓대에 힘을 가하여 필봉을 응축시킨다.


그런후에 붓을 세워 힘을 최대한 주어 필봉이 머무르게 되면 거둘 준비를 한다.


이것을 둔필(둔筆)이라고도 하며 붓 꺾는 것을 제일 중요시여긴다.


왕희지는 봄에 죽순이 돋아나는 형상과 같다고 하였다. 위부인은 이것을 옥로(玉露)라고도 하는데 전서(篆書)에서 출발하였으며 옥(玉)은 옛날에 귀한 비녀를 만들 때 쓰였던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이름이 붙여졌다." 


현침과 수로에 대하여서는 위에서 자세히 설명하였으므로 더 이상의 부언 설명은 하지 않기로 하겠다.


후학자들은 반드시 분명하고도 자세하게 이것을 알아 세로획을 그을때 두 가지 중에서 하나를 올바르게 선택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현침은 '甲·中·年'등에서 가운데 획을 말하는 것이고, 수로의 획은 '使·仁·博'등에서 왼쪽 변의 세로획을 말하는 것이다.


일파삼절(一波三折)이란 무엇인가?

일파삼절(一波三折)이란 붓을 사용하는 한 방법이다. 파(波)는 서법에서 파임을 말하며 절(折)은 필봉(筆鋒)의 방향을 전환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필법의 생동감과 변화를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서법 중에서도 이 일파삼절은 중요한 과제로 강조되어 왔다.


송익(宋翼)이 글씨를 배울 때 점과 획이 판에 박은 듯하여 생기가 없자 그의 삼촌인 종요(鐘繇)가 이것을 엄격하게 비판하였다.

 

후에 송익은 마음을 가라앉혀 이러한 잘못을 고쳐 매번 파임을 할 때마다 일파삼절로 획을 표현하였고,하나의 점을 찍을 때마다 필봉을 감추어 나아가 마침내 성취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초학자들은 점과 획을 할 때에는 변화와 생동감이 나도록 일파삼절의 법칙을 준수하여야 한다.


만약 가로획을 그을 때 그대로 나아가기만 하여 돌아오지 않고, 세로획을 물을 내뿜듯이 죽 내려긋기만 하고, 파임을 멈춤이 없이 그대로획을 뺀다면 글씨는 판에 박은듯하여 생동감이 없게 된다.


점과 획을 나타낼 때에는 곧은 것도 있고 굽은 것도 있어 정신과 풍채가 날고 움직이는 듯해야 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붓을 움직임에 빠르고 천천히 하고, 굽거나 곧게 하고, 필봉을 감추거나 나타나게 하고, 누르고 멈추고 꺾고 둥글게 하여야 하고, 가볍게 혹은 무겁게 하여 다양한 변화를 주어야만 생동감이 나타나게 된다.


 

출처 : 심재 서예연구원
글쓴이 : 동초 박복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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