史魚秉直


위衛나라 거백옥籧伯玉은 어진 사람인데도 임금인 영공靈公이 그를 쓰지 아니하고

미자하彌子瑕는 그렇지 않은데도 도리어 그를 믿어 썼습니다. 사어史魚가 여러 차례

간하였으나 임금은 듣지 않았습니다. 사어가 죽을 때에 그 아들에게 유언하였습니다.

"내가 조정에 있으면서 거백옥을 등용시키고 미자하를 쫓아내지 못하였으니 이는 

임금의 마음을 바로잡지 못한 것이다. 살아서 임금을 바로잡지 못하였으니 죽어서도

예를 갖출 수가 없구나. 내가 죽거든 너는 시체를 창문 밑에다 그대로 두고 빈소도 

마련하지 마라."

그 아들이 그대로 하였는데, 영공이 조문弔問을 와서 이를 이상스럽게 여겨 그 까닭을

물었습니다. 사어 아들이 아버지 유언을 그대로 공에게 고하고 울 뿐이었습니다. 공은

깜짝 놀라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말하였습니다.

"이는 내 허물이로다. 사어가 살았을 때에 항상 훌륭한 인재를 등용하고 모자라는 

사람을 쫓아내려 하더니, 죽은 뒤에까지 시체가 되어 나에게 간하는구나. 정말 지극한 

충성이라 하겠다."

곧 명하여 빈소를 차리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거백옥을 등용하여 상경上卿을 삼고 

미자하를 쫓아내어 멀리하였습니다. 공자孔子가 이를 듣고 말하였습니다.

"옛날부터 임금에게 간한 이가 여럿 있었으나 죽으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사어는 죽어

시체가 된 뒤에도 간하여 그 충성이 임금을 감동시켰으니, 참으로 곧은 사람이라고 

아니할 수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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