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 시 모음> 정연복의 이슬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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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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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껏해야 한나절 있다가

총총 스러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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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존재일지라도

덧없다 슬퍼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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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에 맺혀 있는

날 문득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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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세상의 어느 누군가

영혼 더욱 맑아졌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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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있음과 없음

비록 한순간의 일이라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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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람된 내 생

한껏 빛내다가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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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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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작아요

콩알보다도 훨씬 작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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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목숨은 짧아요

기껏해야 한나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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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에 맺히거나

나뭇가지에 대롱대롱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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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받아

잠시 영롱한 보석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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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더불어

가벼이 흔들리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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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있었냐는 듯

어느새 사라지고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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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내 모습은

늘 한 방울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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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눈물 마르면

내 목숨도 끝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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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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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이슬방울 하나

맺힌 곳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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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떨리게

영롱한 보석이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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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활한 우주 속

한 점 먼지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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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른 바다의

한 방울 물 같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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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알아주는

큰일을 하지는 못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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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디작은 나의 존재로

세상의 한 구석이 빛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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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과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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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꽃잎에

대롱대롱 달린 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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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부시도록

영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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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눈에

그렁그렁 맺힌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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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시리도록

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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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 한 방울로

꽃은 더욱 아름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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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한 방울로

영혼은 티 없이 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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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과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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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밝은 햇살

받는 꽃도 예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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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맺힌 이슬 함께

있는 꽃은 더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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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말할 수 없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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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그럽고도 신비한

그 무엇이 느껴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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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꽃 핀

사람의 얼굴도 예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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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 눈물꽃 필 때

얼굴은 더욱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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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 같은

눈물 몇 방울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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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영혼은

말갛게 씻기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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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잎과 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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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슥한 밤

갈 곳 없는 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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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의 문을

똑똑 두드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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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렸다는 듯 꽃잎은

문을 활짝 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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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으로 이슬을

받아준다 품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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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서로의 체온

함께 나눈 꽃잎과 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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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틀 녘이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한 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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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몸이다

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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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은 오래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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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은

오래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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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이슬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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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한줄기 와 닿으면

언제 있었냐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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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스러지고 없는

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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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은

오래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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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슬픔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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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 한줄기 와 닿으면

언제 있었냐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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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사라지고 없는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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