退溪 李滉 詩 金剛山
巨嶽臨東溟(거악임동명) 동해 바다로 뻗어나온 거대한 뫼 봉우리
雄雄半天屹(웅웅반천흘) 웅장한 그모습 하늘 중천에 우뚝 솟았네
日月互蔽虧(일월호폐휴) 해와 달 뜨고 지고 세월 흘러도
靈仙紛宅窟(영선분택굴) 신령과 신선들이 살던 집과 동굴이라네
我欲往從之(아욕왕종지) 내 한번 찾아가서 만나보려 하여도
塵纓甚拘鬱(진영심구울) 속세에 얽매인 몸이라 답답기만 하구나
安得圓竈方(안득원조방) 어찌하면 신선이 되는 약방문을 얻어
飛去宿願畢(비거숙원필) 날아가서 맺힌 숙원을 풀 수 있으려나
超然探興客(초연탐흥객) 초연히 흥을 찾아 나그네로 나서니
動止不羈情(동지불기정) 행동거지 그 무엇도 정취에 걸릴 것이 없구나
境勝吟仍坐(경승음잉좌) 지경이 절승이라 앉아서 시를 읊고
天晴樂便行(천청락변행) 하늘마저 맑게 개어 가는 행보 흥겨워라
江山千樣好(강산천양호) 강산은 천태만상 모두가 다 좋지만
風月一般淸(풍월일반청) 바람과 달 한결 같이 청량해
物外閑消息(물외한소식) 속세를 벗어난 한가한 소식
無人識得情(무인식득정) 한 소식 얻은 정회 아는 이 없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