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金剛山) 주제 한시(漢詩) 48수
서산대사 : 휴정(休静)
풍악산(楓岳山)
壮哉楓岳山(장재풍악산) : 장하도다 풍악산이여
截然高屹屹(절연고흘흘) : 높이도 솟았구나?
幾經風與雨(기경풍여우) : 비바람 수없이 겪어왔으련만
脊梁長不屈(척량장불굴) : 네 등줄기 굽히지 않았구나?
幾經雪與霜(기경설여상) : 눈서리 맞은 적 또 얼마이랴
落落扶千立(락락부천립) : 우뚝한 그 기상 하늘을 떠이고 섰네.
亦多老松杉(역다로송삼) : 무성한 늙은 소나무와 전나무 숲
靑海通雲濕(청해통운습) : 바다구름 몰아다가 축여주누나
珍重古之人(진중고지인) : 예절 바른 옛사람들
與山猶相揖(여산유상읍) : 산을 마주하여 손잡고 절하는
天生大丈夫(천생대장부) : 대장부로 이 세상에 태어났다면
節義要先習(절의요선습) : 절개와 의리부터 익혀야 하리
我來一登臨(아래일등림) : 내 지금 산에 올라 굽어 살피니
天邊紅日入(천변홍일입) : 하늘가 저 멀리고 저녁 해 기울고
獨宿塔寺空(독숙탑사공) : 빈 절간 찾아들어 밤을 새려니
如聞龍衆泣(여문룡중읍) : 뭇 용의 울음소리 들려오는 듯…
봉래산에서(蓬莱即事)
大笑立天地(대소립천지) : 천지간에 홀로 서서 크게 웃노라니
滄波渺去舟(창파묘거주) : 아득한 바다 우에 쪽배 떠가네.
黃花朝泣露(황화조읍로) : 국화꽃은 아침 해에 이슬 머금고
紅葉夜鳴秋(홍엽야명추) : 단풍잎은 밤바람에 날려 가을을 알리네.
풍악산에 올라(登楓嶽)
長嘯登高遠望秋(장소등고원망추) : 높은 봉에 올라서서 가을풍경 바라볼 제
快如騎鶴上楊州(쾌여기학상양주) : 학을 타고 나는 듯 이 마음 장쾌해라
碧天寥廓滄溟闊(벽천요곽창명활) : 푸른 하늘 아득하고 바다는 하 넓은데
何處三山與十洲(하처삼산여십주) : 어느 곳이 신선 사는 삼신산, 십주이더냐
비로봉에 올라(登毗盧峰)
萬國都城如蟻垤(만국도성여의질) : 만국의 도성들은 개미집을 방불케 하고
千家豪傑若醢鷄(천가호걸약해계) : 수많은 호걸들은 젓 담근 집 쉬파리 같아라.
一窓明月清虚枕(일창명월청허침) : 창밖에 뜬 밝은 달 베게 삼아 누우니
無限松風韻不齊(무한송풍운부제) : 어디선가 솔바람소리 어지러이 들려오네.
만폭동에서(萬瀑洞次古柏韻)
乾坤萬里一肩衲(건곤만리일견납) : 넓고 넓은 이 세상에 가사 한 벌 걸치고서
幾處白雲飛短筇(기처백운비단공) : 흰 구름 나는 곳을 몇 번이나 걸었더냐.
楓岳洞天眞佛國(풍악동천진불국) : 금강산 만폭동이 부처의 나라 분명하구나.
琉璃為水玉為峰(유리위수옥위봉) : 흐르는 물 구슬이요 봉우리는 옥이로세
감호의 주인1)에게(1수)(上鑑湖主人)
主人氣宇呑山海(주인기우탄산해) : 주인의 그 기상 산과 바다 삼킬 듯
早賦歸來道益尊(조부귀래도익존) : 과거 보고 돌아서니 높은 뜻 더욱 고상쿠나
袖裏劒衝强楚越(수리검충강초월) : 소매 안에 지닌 검 강한 원수 무찌르고
筆端雲濕早乾坤(필단운습조건곤) : 붓끝에서 이는 구름 마른 천지 적셔주네
胸盤李白詩千首(흉반리백시천수) : 가슴 속엔 이백인 양 천 편의 시 간직하고
口吸陶潜酒一樽(구흡도잠주일준) : 입으로는 도잠처럼 술 마를 줄 모르누나.
讀易鳴琴誰與友(독역명금수여우) : 책 읽고 거문고 타니 누구와 그 벗 될까.
清風明月入重門(청풍명월입중문) : 밝은 바람 밝은 달만 그대의 집 찾아드네.
감호의 주인2)에게(2수)(上鑑湖主人)
鑑湖追憶賀風流(감호추억하풍류) : 감호를 생각하면 그대 모습 새로워라
開鑿豊巖任去留(개착풍암임거류) : 바위 위에 글 새기며 마음대로 오가던 그
東海臨軒先得月(동해림헌선득월) : 대문 밖은 동해바다 뜨는 달 남 먼저 바라보고
西山當戶易逢秋(서산당호이봉추) : 창 너머 산 있으니 가을맞이 쉬웠으리.
近村聞笛多傾耳(근촌문적다경이) : 이웃마을 피리소리 귀 기울여 들어보고
遠寺觀燈數擧頭(원사관등수거두) : 먼 곳 절간 등불놀이 머리 들어 바라보네.
富貴本非吾輩事(부귀본비오배사) : 부귀란 본래부터 우리의 일 아니거니
樂夫天命更何求(악부천명경하구) : 자기 운명 즐길 뿐 무엇을 더 바라랴
사선정(1수)(回仙亭)
乘槎遊海上(승차유해상) : 떼 타고 바다위에 놀아나 보세
何必永郎仙(하필영랑선) ; 영랑만이 그 풍경 즐길소냐
小雨蔵西嶽(소우장서악) ; 서편의 뫼 부리에 보슬비 내리고
長波接北天(장파접북천) ; 북쪽의 바다에는 물결이 세차구나.
乾坤元無極(건곤원무극) ; 본래부터 하늘땅은 끝이 없는 것
風月亦無邊(풍월역무변) ; 바람도 달도 한이 없어라
却想三生事(각상삼생사) ; 인간의 한생을 돌이켜보면
新羅八百年(신라팔백년) ; 신라의 팔백 년도 잠간이여라
사명당(泗溟堂) 유정(惟政)
불정암에 묵으면서(宿佛頂庵)
琪樹瑶臺桂影秋(기수요대계영추) : 아름다운 숲속 빼어난 돈대 계수나무에 가을빛 어렸구나.
蓬山宿客思悠悠(봉산숙객사유유) : 금강산에 묵는 길손 생각도 깊어라
西風一夜露華冷(서풍일야로화랭) : 서풍이 불어오는 이 밤이슬도 차디찬데
玉磬數峰人倚樓(옥경수봉인의루) : 사람들은 정자에 올라 산울림소리를 듣고 있네.
반야사에 묵으며(宿般若寺)
古寺秋晴黃葉多(고사추청황엽다) : 옛 절에 가을 들어 나무 잎도 누런데
月臨靑壁散棲鴉(월임청벽산서아) : 벼랑에 달 비치니 자던 까치 깨여나 흩어지네.
澄湖烟盡浄如練(징호연진정여련) : 안개 걷힌 호수가 비단 펴놓은 듯 정갈한데
夜半寒鐘落玉波(야반한종락옥파) : 한밤중에 울리는 종소리 물결 위에 떨어지네.
만폭동(萬瀑洞)
此是人間白玉京(차시인간백옥경) ; 이곳이 인간세상에서 백옥경이라 부르는 곳
琉璃洞府衆香城(유리동부중향성) ; 유리로 꾸민 골 안 중향성 솟았구나.
飛流萬瀑千峰雪(비류만폭천봉설) : 산마다 폭포수요 봉마다 흰 눈일세
長嘯一聲天地驚(장소일성천지경) : 장중한 물소리에 하늘땅도 놀라는 듯
향로봉에 올라(登香爐峰)
山接白頭天杳杳(산접백두천묘묘) : 산줄기 뻗고 뻗어 아득히 백두산에 잇닿아있고
水連靑海路茫茫(수련청해로망망) : 강문을 흘러흘러 저 멀리 푸른 바다에 접하였구나.
大鵬飛盡西南闊(대붕비진서남활) : 붕새가 날아간 곳 넓고 넓은 서남쪽 어디라 하거늘
何處山河是帝鄕(하처산하시제향) : 어느 고장 산천이 신선해의 고향일가···
십왕동(十王洞)
王子何年築此城(왕자하년축차성) : 어느 해에 마의태자 이 성을 쌓았던가!
玉峰依舊老蓂靈(옥봉의구로명령) : 봉우리는 옛 같건만 세월은 흘러갔네.
鳳凰一去無消息(봉황일거무소식) : 봉황새 날아간 뒤 소식이 끊겼으니
金井千秋瑶草生(금정천추요초생) : 천 년 지난 우물가엔 잡초만이 무성하네.
진헐대(眞歇臺)
濕雲散盡山如沐(습운산진산여목) : 젖은 구름 말끔히 가시니 산은 목욕한 듯 청신하고
白玉芙蓉千萬峰(백옥부용천만봉) : 천만봉우리엔 백옥같이 흰 부용꽃 피었구나.
獨坐翻疑生羽翼(독좌번의생우익) : 가만히 앉아있노라니 날개라도 돋아난 듯
扶桑萬里御冷風(부상만리어랭풍) : 만리 창공 동해바다 바람 타고 날아보리
한밤중의 회포(夜懷)
蓬莱仙洞衆香城(봉래선동중향성) : 신선 사는 금강산은 경치 좋은 중향성
千朶芙蓉玉萬重(천타부용옥만중) : 천 송이 연꽃인가 일만 개 구슬인가
長在夢中何日到(장재몽중하일도) : 꿈속에서 그리노라 언제이면 돌아갈까
春來依舊對群凶(춘래의구대군흉) : 예전처럼 봄 왔건만 눈앞에는 왜적들뿐
사선정(2수)(回仙亭)
海枯松亦老(해고송역로) : 저 바다 마를 때면 솔도 늙으리.
鶴去雲悠悠(학거운유유) : 학은 가고 구름만 유유히 감도누나.
月中人不見(월중인불견) : 달빛 아래 신선은 보이지 않고
三十六峰秋(삼십륙봉추) : 서른여섯 봉우리엔 가을빛 짙었어라
매월당(梅月堂) : 김시습
만폭동(萬瀑洞)
萬瀑飛空漱玉花(만폭비공수옥화) : 만 갈래 폭포 흩날리며 구슬 꽃 뿌리는데
兩岸薛蘿相騰挐(량안설라상등나) : 양쪽 기슭에선 담쟁이넝쿨 서로 얽혀 날아오를 듯
明珠萬斛天不慳(명주만곡천불간) : 하늘은 몇만 섬 진주도 아끼지 않고
散此雲錦屛風間(산차운금병풍간) : 흩어지는 구름 비단병풍 틈에 새어드네.
快笑仰看雙石硔(쾌소앙간쌍석홍) : 내 크게 웃으며 두 개의 돌 바위 쳐다볼 제
一洗十年紅塵蹤(일세십년홍진종) : 십년 동안 묵은 번뇌 단번에 씻어지누나.
보덕굴(1수)(寶德窟)
銅互生衣銅柱高(동호생의동주고) : 동기와 엔 이끼 돋고 구리기둥 높이 솟았는데
簷鈴風鐸響嘈嘈(첨령풍탁향조조) : 처마 끝에 달린 풍경소리 요란키도 하여라.
寶山巖窟幾尺聳(보산암굴기척용) : 보배산 바위들은 그 높이 얼마인가
銀海波濤終夜號(은해파도종야호) : 은빛 바다 파도는 밤새도록 울부짖네.
鐵鎖掛空搖嘠嘠(철쇄괘공요알알) : 허공 중에 드리운 쇠사슬 삐걱삐걱 흔들리고
雲梯緑壁動騒騒(운제록벽동소소) : 벼랑의 구름다리 찌꾹찌꾹 움직이어라
焚香一禮心無襍(분향일례심무잡) : 향 피워 재 올리니 온갖 잡념 없어지거늘
疑是仙宮駕六鰲(의시선궁가륙오) : 여섯 자라 끌고 온 신선궁전 여긴가 하노라
보덕굴(2수)(寶德窟)
依欄遥望意懆懆(의란요망의조조) : 난간에서 멀리 바라볼 때엔 마음만 걱정스럽더니
瞻禮眞容竪髮毛(첨례진용수발모) : 굴속을 굽어살펴보니 머리털이 곤두서누나
境與靈臺多不俗(경여령대다불속) : 신령스런 고장이라 속세와 다르거니
山同寶窟又重高(산동보굴우중고) : 저 산도 보배마냥 위엄 있고 높아 보이네.
虹垂萬瀑雷聲壮(홍수만폭뢰성장) : 무지개 드리운 만폭동엔 우레 소리 요란하고
鶴去三天翅影豪(학거삼천시영호) : 학이 하늘중천 날아가니 그림자만 호사스럽네.
白石靑松相映處(백석청송상영처) : 흰 돌과 푸른 소나무 서로 비쳐주는 저기
依俙洞府有仙曹(의희동부유선조) : 으슴프레 의지한 고을엔 선인이 있겠지.
마하연(摩訶衍)
大衍金文萬五千(대연금문만오천) : 마하연엔 돌에 새긴 글자 일만 오천 자라
至今留影洞中天(지금류영동중천) : 지금도 그 흔적 남아있어 골짜기에 빛나누나.
婆裟松檜似擎盖(파사송회사경개) : 소나무 전나무는 일산처럼 너울너울
崷崪峯巒如列仙(추줄봉만여렬선) : 늘어선 봉우리엔 신선이 둘러선 듯
百億生會有願百(백억생회유원백) : 예로부터 억만 사람 간직한 소원 있거니
一身一到此山前(일신일도차산전) : 그것은 살아생전 한 번이라도 이 산에 와보는 것이었네
我聞妙法深心修(아문묘법심심수) : 내 듣건대 불법은 수양을 깊게 하거늘
巖樹林溪次第宜(암수림계차제의) : 바위와 나무숲과 계곡엔 죄다 그 이치 깃들어 있어라
망고대(望高臺)
歡甚忘疲上峭峰(환심망피상초봉) : 기쁨 속에 피곤 잊고 우뚝 솟은 봉우리에 오르니
高低列岳聳層穹(고저렬악용층궁) : 높고 낮은 뭇 산들이 하늘 우에 층층 솟았구나.
奇形禹鼎初移後(기형우정초이후) : 기묘한 그 형태는 옛 성인이 큰 가마 옮겨놓은 듯
怪状温犀一燭中(괴상온서일촉중) : 기괴한 그 형상은 한 가락 초불모양 뜨겁고도 열렬하여라
獅子何年將奮迅(사자하년장분신) : 사자는 어느 해에 뛰쳐나오려나.
俊鷹當日欲浮空(준응당일욕부공) : 날쌘 매는 이제 금시 날아오려는 듯
攀蘿若不凌雲頂(반라약불릉운정) : 만약 풀 넝쿨 휘여 잡고라도 구름 속 산정에 오르지 못한다면
那識楓嶠氣勢雄(나식풍교기세웅) : 어찌 금강산의 기세 웅장함을 알 수 있으랴
국망봉(國望峰)
峰高草木被風謾(봉고초목피풍만) : 높은 산정 풀과 나무 세찬 바람결에 시달려
連蜷施蔓糺似盤(련권시만규사반) : 자라지 못하고 서로 얽혀 쟁반모양 펼쳤구나.
未見初聞稱國望(미견초문칭국망) : 보지도 듣지도 못한 그 이름 (국망봉)이라
纔登遥覽竦人觀(재등요람송인관) : 잠간 올라 바라 볼 제 인간 세상 한눈에 안겨오네
茫茫渤海盈於椀(망망발해영어완) : 망망한 저 바다는 사발 안에 찰랑이고
渺渺山河大似彈(묘묘산하대사탄) : 아득히 펼친 산과 강 끌어당긴 활줄 같구나.
始信尼丘天下小(시신니구천하소) : 천하가 작다던 옛 성인의 뜻 이제야 알겠거니
西江盡吸亦非難(서강진흡역비난) : 흘러드는 바다 물 모두 마셔도 성 차지 않으리라
세암(帨巖)
緬想當年洗寶巾(면상당년세보건) : 그 옛날 여기서 보배수건 씻고
圓融麗質正離塵(원융려질정리진) : 중이 되여 속세인연 끊은 원효대사1)
戯斟天上銀河水(희짐천상은하수) : 하늘의 은하수 즐겨 마시며
接引雲間白業人(접인운간백업인) : 구름 속에 노니는 신선이 되였어라
陜府曾留金鎖骨(합부증류금쇄골) : 일찍이 그의 유골 합천 해인사에 있다더니
楓城今現紫磨身(풍성금현자마신) : 금강산엔 지금도 그의 화상 보이누나.
爍迦大願應無盡(삭가대원응무진) : 불학을 지향한 큰 뜻 다함이 없거늘
千古芳蹤浄不堙(천고방종정불인) : 천고에 아름다운 자취 묻히지 않고 빛나리라
개심폭포(開心瀑)
一道銀河落九天(일도은하락구천) : 한줄기 은하수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듯
和雲漱月檜松邊(화운수월회송변) : 구름 되여 달 머금고 나무숲에 드리웠네.
夜深最愛山中静(야심최애산중정) : 깊은 밤 깃든 것은 산속의 고요인데
晴雨灑空人未眠(청우쇄공인미면) : 허공중에 흩뿌리는 새벽 비에 잠들 수 없어라
만경대(萬景臺)
攀危更生最高臺(반위경생최고대) : 위험을 무릅쓰고 다시 제일 높은 누대에 오르니
無限奇峰眼底開(무한기봉안저개) : 끝없이 기묘한 봉우리들 눈 아래 펼쳐있네
萬瀑洞中珠歷落(만폭동중주력락) : 만폭동 골 안에 쏟아져 내리는 구슬
百川崖底玉嶊頹(백천애저옥최퇴) : 백천동 언덕 아래 옥 되여 부서지누나.
火龍似向層空舞(화룡사향층공무) : 화룡은 하늘 향해 춤추며 오르는 듯
玄鶴應従寶窟回(현학응종보굴회) : 검은 학 그에 호응하여 보덕 굴을 감돌아라.
人世難逢如此境(인세난봉여차경) : 세상에 이런 곳 다시 보기 어렵거늘
傍人且莫苦相催(방인차막고상최) : 사람들 괴로움 잊고 서로 재촉하여 오르누나.
포은(圃隠) : 정몽주(鄭夢周)
온천(溫泉)
火龍吐水潜藏地(화룡토수잠장지) : 땅속에 숨어있는 불룡이 물을 뿜어올리나
小洞含春別有天(소동함춘별유천) : 더운 기운 봄을 불러 골안이 별천지일세
浴罷身心正無累(욕파신심정무루) : 몸을 잠그니 온갖 티 씻은 듯 가시고
舞雲歸興信悠然(무운귀흥신유연) : 구름따라 너울너울 춤추며 흥이 또한 절로 솟네
목은(牧隠) : 이색(李穡)
고성 유점사(高城 楡岾寺)
楡岾寺中楡樹長(유점사중유수장) : 유점사 경내에는 늙은 전나무 우뚝 서있고
鍾浮西海天茫茫(종부서해천망망) : 절간의 유명한 종은 망망한 서해바다 건너 왔다네.
金人五十又三躯(금인오십우삼구) : 여기에 자리 잡은 쉰 세상의 금부처
直指樹下開天堂(직지수하개천당) : 가리켜준 나무 밑에 법당 지었다 하여라.
考時按籍信難信(고시안적신난신) : 그때 사적을 따져보면 사실 믿기 어렵고
事出詭怪仍荒唐(사출궤괴잉황당) : 모두가 꾸며낸 말 괴이하고 황당해라
竺乾神變自絶世(축건신변자절세) : 서역에서 신통 부린 부처 죽어 없어진 지 오랬거니
海路况可通舟航(해로황가통주항) : 바다 길로 더구나 배가 오고 가겠느냐.
東人口乳口梵唄(동인구유구범패) : 조선사람 어린이도 중들 노래 외우나니
白頭誰不求西方(백두수불구서방) : 백발로인치고 그 누가《극락》을 바라지 않으리.
三登此山免三塗(삼등차산면삼도) : 이 산 세 번 오르면 지옥 길을 면한다며
此語堅確齊金剛(차어견확제금강) : 이 말은 굳어져서 금강과 같다더라.
金剛不壤有我性(금강불양유아성) : 금강의 굳은 절개 영원히 변치 않거늘
世界毀滅山向空中藏(세계훼멸산향공중장) : 세상이 무너져도 금강산은 영원히 이 땅에 남아있으리
신재(慎齋) : 주세붕(周世鵬)
비로봉(毗盧峰)
毗盧峯上一開筵(비로봉상일개연) : 비로봉 꼭대기에 큰 잔치 베풀었나.
左右諸賢葦似椽(좌우제현위사연) : 좌우에 어진 이들 술잔 들고 모여 섰네.
衆峭攢靑輪九次(중초찬청륜구차) : 푸른빛 낮은 봉우리들 잔칫상 방불케 하고
八驅白光到樽前(팔구백광도준전) : 사방에서 모여드는 흰빛 물 술잔에 흘러드는 듯···
天高地下飛鳶外(천고지하비연외) : 하늘은 높고 땅은 낮아 새들도 깃들기 제외 하는 곳
右徃今來落照邊(우徃금래락조변) : 예나 지금이나 저녁노을 비껴있네
大醉更教吹玉笛(대취경교취옥적) : 술에 만취된 이 몸 옥피리 잡아 불제
邑人應喚是神仙(읍인응환시신선) : 고을사람들 날 보고 신선이라 부르누나.
정양사(正陽寺)
壮志每思跨鶴背(장지매사과학배) : 한생에 품고 살아온 생각 학 타고 훨훨 날고 싶은 것이였거늘
此生初得盪塵胸(차생초득탕진흉) : 평생의 이 소원 오늘에야 풀어 가슴 속 티끌 말끔히 가시였네
月明萬壑三更夜(월명만학삼경야) : 야밤삼경 만학천봉에 달빛도 밝거니
獨立金剛第一峰(독립금강제일봉) : 금강산 제일봉에 내 홀로 우뚝 서있노라
봉래(蓬萊) : 양사언(楊士彦)
유점사에서(楡岾寺)
九井峯懸十二瀑(구정봉현십이폭) : 구정봉 꼭대기에 드리운 십이 폭포
飛流直下少人堆(비류직하소인퇴) : 흩날리며 내리쏟는 물줄기 사람도 얼씬 못하여라
長刀剗却經天險(장도잔각경천험) : 큰 칼을 뽑아들고 험한 산 찍어내어
萬二千峰次第開(만이천봉차제개) : 일만 이천 봉우리를 차례로 펼쳤는가.
송강(松江) : 정철(鄭澈)
풍악산 동쪽에서(楓東雜詠)
行裝竊北永郎仙(행장절북영랑선) : 행장 차려 북쪽으로 영랑신선 찾아 갈 제.
萬二峯頭碧海前(만이봉두벽해전) : 일만 이천 봉우리 바닷가에 솟았구나.
千樹梨花渾如雪(천수리화혼여설) : 천 그루 배나무 꽃 흰 눈이 내려덮인 듯
孤舟又下鏡湖天(고주우하경호천) : 거울 같은 호수 따라 배 한척 떠오네.
가정(稼亭) : 이곡(李榖, 1298-1351) 문인
금강산(金剛山)
攙天雲色放神光(참천운색방신광) : 하늘 가득 구름은 신비로운 빛 뿌리고
天子年年為降香(천자년년위강향) : 나라에선 해마다 향을 내려 보내누나
一望平生心已了(일망평생심이료) : 평생에 바라던 소원 이미 성취되었거늘
不須深處坐繩床(불수심처좌승상) : 심산 속에 숨어살며 중 노릇할 리 없어라
정양사에 올라(登正陽庵)
玆山怪怪復奇奇(자산괴괴복기기) : 기기하고 묘묘해라 금강산의 그 모습
愁殺詩人與書師(수살시인여서사) : 시인이며 화공들 시름도 많았으리.
更欲登臨最高處(경욕등림최고처) : 제일 높은 산마루 내 다시 오르려니
脩脚力未衰當時(수각력미쇠당시) : 다리 힘 건장하던 그 시절이 그립구나.
장안사에서 묵다(宿長安寺)
暁霧難分徒步前(효무난분도보전) : 자욱한 새벽안개 갈 길 분간키 어렵더니
日高清朗謝龍天(일고청랑사룡천) : 고마워라 해가 솟아 산천이 밝아지네.
雲運山遠西南北(운운산원서남북) : 산에 어린 구름은 눈앞에서 멀어가고
雪立峰攢萬二千(설립봉찬만이천) : 눈같이 흰 봉우리 만 이천이 뚜렷해라
一見便知眞面目(일견편지진면목) : 한 번 보아 내 알았노라 이 강산의 참모습을
多生應結好因緑(다생응결호인록) : 오래 살면 누구나 다 좋은 인연 맺는가 봐
晩來更問蓮房宿(만래경문련방숙) : 해 저물어 절을 찾아 하루 밤 자려는데
溪水松風摠説禪(계수송풍총설선) : 물소리 바람소리 불경을 외우는 듯
삼일포(三日浦)
勝景安能集大成(승경안능집대성) : 삼일포의 절승경개 세상경치 다 모은 듯
此湖應似伯夷清(차호응사백이청) : 호수는 그에 화답하듯 더없이 맑고 깨끗하여라
水涵天色澄心碧(수함천색징심벽) : 하늘이 비껴든 맑은 물에 이 마음이 푸르러지고
山倚秋空刮眼明(산의추공괄안명) : 기묘하고 웅장한 산모습은 눈마저 밝게 틔여주누나
如見雲間綘節影(여견운간綘절영) : 어찌 보면 구름 사이 붉은 기발 날리는 듯
時聞月下玉簫聲(시문월하옥소성) : 때때로 달빛 아래 퉁소 소리 들리는 듯
丹書斷了還依舊(단서단료환의구) : 새겨놓은 붉은 글씨 의연히 옛 대로거니
羞對仙蹤説世情(수대선종설세정) : 세상형편 말하자니 신선 보기 부끄럽네
통천 총석정(通川 叢石亭)
海邊何處無青峰(해변하처무청봉) : 바다가의 어느 곳에 푸른 봉이 없으련만
到此洗盡塵縁濃(도차세진진연농) : 여기에서 속세의 짙은 먼지 다 씻는가
竒岩峭拔玉束並(竒암초발옥속병) : 기암이 높이 솟아 구슬돌을 묶어놓은 듯
古碑剥落苔封重(고비박락태봉중) : 옛 비석은 깎이여서 이끼 속에 묻혀 있네
跪履寧同事黃石(궤리녕동사황석) : 무릎 꿇고 신을 받쳐 황석로인 섬길소냐
執訣眞堪來赤松(집결진감래적송) : 적송도사 소매잡고 따라온 셈이로다
盧公浪欲蓬山去(로공랑욕봉산거) : 노공은 쓸데없이 봉래산을 찾으려 했고
太白誤擬瑶臺逢(태백오의요대봉) : 이태백은 요대상봉 잘못 알았도다
忽驚仙境已自致(홀경선경이자치) : 문득 놀라 바라볼제 신성경에 와있거니
況有佳士能相従(황유가사능상종) : 더구나 좋은 선비 상종할 수 있음에랴
他年京輦苦廻首(타년경련고회수) : 후일에 서울에서 회고하여 본다면
風埃漠漠迷人蹤(풍애막막미인종) : 먼지바람 막막하게 지난 자취 가리우리
영랑호(永郞湖)
安相情懷黃鶴月(안상정회황학월) : 안상의 깊은 정 달밤의 학이라면
李生行止白鴎波(리생행지백구파) : 이 몸의 움직임은 물결 우의 흰 갈매기
重來此地誠難必(중래차지성난필) : 이 고장에 다시 올 날 기약하기 어렵거니
空聽関東一曲歌(공청관동일곡가) : 관동의 노래 한 곡 부질없이 듣고 있네
쌍명재(雙明斎) : 이인로(李仁老)
영랑호(永郞湖)
紫淵深深紅日浴(자연심심홍일욕) : 깊고 깊은 자주 빛 영랑호 붉은 해 여기서 목욕함이런가.
萬丈光焰浮暘谷(만장광염부양곡) : 만리 창공에 해살 뿌리며 동쪽 계곡에 솟아올랐구나.
晨霞爍石虹貫岩(신하삭석홍관암) : 돌을 녹이려나 새벽노을 무지개 되어 바위를 뚫었거니
蒸作丹砂知幾斛(증작단사지기곡) : 단사로 변한 붉은 모래 많고 많아 그 몇 섬인가
娟娟秋水出芙蓉(연연추수출부용) : 잔잔한 가을 물에 연꽃송이 곱게 피어나고
皎皎玉牀垂箭鏃(교교옥상수전족) : 맑고 맑은 구슬평상에 화살촉 드리웠나
碧波窮處洞門開(벽파궁처동문개) : 푸른 물결 끝난 곳에 골문이 열렸는데
一徑繚繞三茅腹(일경료요삼모복) : 초가 세 채 앞을 지나 오솔길 구불구불
天遥陸斷鸞鶴袁(천요륙단란학원) : 하늘가 아득히 지평선 너머 난새와 학이 날아가고
悠悠仙樂聞琴筑(유유선악문금축) : 저 멀리 신선음악 가야금에 실려 들려오네.
憶昔劉安玉骨輕(억석류안옥골경) : 그 옛날 류안은 귀한 풍채 가벼워서
雲間鷄犬相追逐(운간계견상추축) : 구름 속에 날아올라 닭과 개를 쫓았는데
仙蹤却恐世人知(선종각공세인지) : 신선이 되는 길을 세상사람 알가 두려워
故向枕中寶籙藏(고향침중보록장) : 베개 속 깊숙이 비기책 감추었다네.
我生早讀紫霞篇(아생조독자하편) : 내가 그 중 자하 편을 남 먼저 몰래 읽었으나
恥將白柄尋黃獨(치장백병심황독) : 맨손으로 토란 깨는 격 장차 어찌될까 두렵구나.
爐中已試錙銖火(로중이시치수화) : 화로에 시험 삼아 불씨를 일구었거니
鼎裏直敎龍虎伏(정리직교룡호복) : 솥에 약을 끓여 용과 범도 길들이리.
不用忽忽騎馬去(불용홀홀기마거) : 총총히 말을 달려 어찌 떠나 버릴손가.
山中邂逅幾人覿(산중해후기인적) : 산중에서 어찌하면 신선 만날 수도 있으리라
노봉(老峰) : 김극기(金克己, 12세기 말-13세기 초)는 고려 중엽에 활동한 시인
통천 총석정(1수)(通川 叢石亭)
不用区区比鳳笙(불용구구비봉생) : 총석을 어찌하여 생황 모양에 비기랴
奇形詭状諒難名(기형궤상량난명) : 기묘한 그 형상을 표현하기 어려워라
初疑漢柱撑空去(초의한주탱공거) : 처음에는 하늘 고인 궁전기둥인가 했더니
更恐奏橋跨海行(경공주교과해행) : 아마도 바다 우에 뜬 구름다리인가 부다
刻削鬼功偏耗巧(각삭귀공편모교) : 깎아 세운 귀신 솜씨 갖은 공력 다 들인 듯
護持神力暗儲精(호지신력암저정) : 신령스런 힘 지니어 온갖 정화 이루었네.
浪聲亂碎喧鼙鼓(랑성란쇄훤비고) : 북을 치듯 어지러이 부서지는 파도소리에
潭底驪龍夢幾驚(담저려룡몽기경) : 물 바닥 검은 용은 꿈속에서 몇 번이나 놀라 깨였나
통천 총석정(2수)(通川 叢石亭)
東遊大壑訪鴻濛(동유대학방홍몽) : 동방의 큰 골짜기 해 뜨는 곳 찾아오니
萬像奔趨一望中(만상분추일망중) : 만 가지 모양 달려와서 한눈에 안기누나.
石束鸞笙臨碧海(석속란생림벽해) : 피리 묶어세운 듯 바위 돌은 푸른 바다 접해있고
松飛孔蓋向靑空(송비공개향청공) : 큰 일산 펼친 듯 소나무는 하늘 향해 흔들리네.
大聲拂耳鯨牙浪(대성불이경아랑) : 고래 같은 파도는 귀가 메게 소리치고
寒気侵膚鶴羽風(한기침부학우풍) : 학 깃 같은 바람이 몸에 스며 추워지네.
恐我前身非俗士(공아전신비속사) : 아마도 나의 전신 속된 선비 아닐지니
真遊亦與四仙同(진유역여사선동) : 당시에 네 신선과 함께 놀았으리라
백암(柏巖) : 김륵(金玏, 1540-1610)은 16세기 말을 전후한 시기에 활동한 문인
정양사에서 소쩍새의 울음소리를 들으며(正陽寺聞杜鵑)
四月山中花正稀(사월산중화정희) : 산속은 4월이라 꽃 보기가 어려운데
寃禽啼血染何枝(원금제혈염하지) : 두견새 피를 토해 어느 가지 물들였나
孤臣白髮餘生在(고신백발여생재) : 백발의 외로운 몸 여생은 아직 있어도
舊感塡膺不自持(구감전응부자지) : 옛 생각이 가슴 가득 진정할 길 없어라
마하연에서 돌산봉우리를 읊노라(摩訶衍詠石峰)
立立乾坤聳玉筍(립립건곤용옥순) : 하늘 높이 솟아있는 죽순 같은 봉우리들
千年義士是眞身(천년의사시진신) : 나라 위해 목숨 바친 의사들의 전신인가
若教峻節始渠直(약교준절시거직) : 그대들의 곧은 절개 본받기만 한다면야
出世應無愧怍人(출세응무괴작인) : 이 세상 그 누구도 부끄러움 없으련만···
임연(臨淵) : 배익삼(裴益三, 1534-1618)은 16세기 후반기~17세기 초에 활동한 문인
산영루(山映樓)
萬壑雨生風雨寒(만학우생풍우한) : 비구름 자욱한 일만 골짜기 차디찬 비바람 불어들고
蒼崖苔滑客行難(창애태활객행난) : 이끼 덮인 미끄러운 바위 길손의 걸음 어렵게 하네.
庵中小酌聞清笛(암중소작문청적) : 절간에 차린 술좌석에서 청아한 피리소리 들으며
宴坐觀燈夜向闌(연좌관등야향란) : 잔칫상 등불구경에 어느덧 저녁이 깃들었네.
火龍淵下坐巖頭(화룡연하좌암두) : 화룡이 못 속 바위에 주저 앉아있으니
白玉峰巒碧玉流(백옥봉만벽옥류) : 산은 산마다 옥이요 물은 물대로 구슬일세.
勝槪難容詩説畵(승개난용시설화) : 이 경치 어이 다 말하랴 시로도 그림으로도 못 그리리.
湖陰亦非等閑遊(호음역비등한유) : 호음도 여기서 이 경치 즐기며 놀았어라
교산(蛟山) : 허균(許筠, 1569-1618)은 16세기 말~17세기 초에 활동한 작가
표훈사(表訓寺)
玲瓏金碧纈林端(령롱금벽힐림단) : 영롱한 금빛단청 숲 사이로 빛을 뿜고
廣殿無人夕磬殘(광전무인석경잔) : 인적 없는 넓은 전당 풍경소리 은은해라
疑有龍天來洒徒(의유룡천래쇄도) : 나 몰라라 하늘에서 술친구 내려왔나
爐烟霏作矞雲寒(로연비작율운한) : 향로연기 모락모락 구름같이 피어나네.
寺廢重新亦有縁(사폐중신역유연) : 낡은 절 중수함도 그런 인연 있거니
老師神力動諸天(로사신력동제천) : 늙은 중 바친 그 정성에 하늘도 감동되었어라
珠宮忽湧蓮花地(주궁홀용련화지) : 화려하게 꾸며진 절간(극락)에 이른 듯 흥성하고
相被曇無笑輾然(상피담무소전연) : 근심이 어리였던 부처 얼굴 펴고 미소 짓는구나
양봉래의 여덟 자 필적(楊蓬莱八大字)
鬪龍拏山灰相纆(투룡나산회상묵) : 싸우는 용 산을 거머쥔 듯 그 필치 뚜렷하고
石扶跳掜萬古鐫(석부도예만고전) : 바위 박차고 뛰는 사자의 모습인 양 만고의 으뜸가는 조각일세
不待大娘渾脱舞(불대대낭혼탈무) : (옥루몽)의 홍혼 탈 칼춤 추듯 휘날리니
已將神輪厭張顛(이장신륜염장전) : 신비하게 휘두른 그 솜씨 그 누가 따를 수 있으랴
정양사 서쪽루에 올라(正陽西樓)
萬峰秋盡玉參差(만봉추진옥참차) : 일만 이천 봉에 가을이 다하니 옥 바위 들숭날숭
笑倚西樓斜日時(소의서루사일시) : 서쪽 루에 올라서니 때마침 해가 지는구나.
欲寫盧山眞面目(욕사로산진면목) : 여산보다 아름다운 그 모습 나도 한 번 읊어볼까
世間安有謫仙詞(세간안유적선사) : 이 세상에 어찌하여 태백의 시만 있다더냐.
농포(農圃) : 정문부(鄭文孚)
금강산(金剛山中次僧韻)
夢到金剛第幾峯(몽도금강제기봉) : 꿈속에서 가보았던 금강산 뭇 봉우리
覺來眞境忽成空(각래진경홀성공) : 깨어보니 그 모습 가뭇없이 사라졌네.
世間何物能為有(세간하물능위유) : 세상에 무얼 보고 있다고 말할 거나
妙悟惟禪又醉翁(묘오유선우취옹) : 깨닫고 다시 보니 중과 취한 나뿐일세
白雲多事作奇峰(백운다사작기봉) : 흰 구름 재간 부려 기이한 봉우리 만들거니
不及禪心本自空(불급선심본자공) : 중의 마음도 공허하여 애당초 미치지 못하여라.
可是無求求句急(가시무구구구급) : 이런 절경 어디서 보랴 시에 담기 어렵구나.
我為農圃豈詩翁(아위농포기시옹) : 내 이름 (농포)거니 어찌 시인을 당할손가···
청음(清陰) : 김상헌(金尙憲)
정양사에서 비로 지체하며(正陽寺雨留)
淋浪簷雨夜連明(림랑첨우야련명) : 처마 밑의 낙수 물 밤새도록 흐르더니
臥聽山中萬瀑聲(와청산중만폭성) : 산골짝 폭포소리 잠자리에 들려오네.
洗出玉峯眞面目(세출옥봉진면목) : 옥 같은 산봉우리 빗물에 씻겼으리.
却留詩眼看新晴(각류시안간신청) : 여기 잠간 머물러서 날 개인 뒤 다시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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