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 28首(한시 28수)
四季(사계) : 陶淵明(도연명)
春水滿四澤(춘수만사택) : 봄물은 가득하여 사방을 윤택케 하고
夏雲多奇峰(하운다기봉) : 여름의 많은 구름으로 봉우리가 기이하고
秋月揚明輝(추월양명휘) : 가을 달을 들어 올려 밝음이 빛나게 하고
冬嶺秀孤松(동령수고송) : 겨울 령(높은 산)에 소나무는 홀로 빼어나네.
野行(야행) : 咸承慶(함승경)
淸曉日將出(청효일장출) : 맑은 새벽 해가 떠오를 쯤
雲霞光陸離(운하광륙리) : 하늘 구름 일어나 비출 때면
江山更奇絶(강산경기절) : 강산은 다시 기이한 절경
老子不能詩(로자불능시) : 천하의 문장 이 풍경 어이할까
山中(산중) : 李栗谷(리률곡)
白雲抱幽巖(백운포유암) : 흰 구름 그윽하게 바위를 감싸 안고
靑鼠窺蓬戶(청서규봉호) : 청설모 청빈한 선비 집에서 엿보는데
山人不出山(산인불출산) : 산에 사는 사람은 나오지 않고
石逕蒼苔老(석경창태로) : 돌 오솔길 이끼만 푸르구나!
俗客不到處(속객부도처) : 속세인 없는 곳에 이르니
金富軾(김부식) : 甘露寺 次韻(감로사 차운)
登臨意思淸(등림의사청) : 뜻하는 생각이 맑음에 이르노라
山形秋更好(산형추경호) : 산 모양은 가을이니 다시 좋고
江色夜猶明(강색야유명) : 강물 빛은 밤이 오히려 맑은데
白鳥高飛盡(백조고비진) : 백조는 높이 날아 사라지고
孤帆獨去輕(고범독거경) : 외로운 돛단 배 홀로 가벼이 가고 있는데
自慙蝸角上(자참와각상) : 스스로 부끄러워지구나 달팽이 뿔 위에서
半世覓功名(반세멱공명) : 반평생 공명을 찾아 것들이
三角山(삼각산) : 金時習(김시습)
三角高峰貫太淸(삼각고봉관태청) : 삼각산 높은 봉우리 하늘까지 치솟아
登臨可摘斗牛星(등림가적두우성) : 올라가면 가히 북두칠성도 따겠는 걸
非徒嶽岫興雲雨(비도악수흥운우) : 산악의 그 뿌리가 비구름 일으키는 건 아니지만
能使邦家萬歲寧(능사방가만세녕) : 이 나라 만세토록 평안하게 해 줄 거야.
月初生(월초생) : 韓龍雲(한용운)
蒼岡白玉出(창강백옥출) : 푸른 뫼 등에 흰 구슬 우뚝 솟으니
碧澗黃金遊(벽간황금유) : 푸른 시내에는 황금덩이 떠 노니네.
山家貧莫恨(산가빈막한) : 산가에서 가난함을 한하지 마라
天寶不勝收(천보불승수) : 하늘이 주는 보배 끝이 없거늘
唫晴(금청) : 맑은 날 입 다물다
韓龍雲(한용운)
庭樹落陰梅雨晴(정수락음매우청) : 정원수 그늘 드리우고 매화에 비 개이니
半簾秋氣和禪生(반렴추기화선생) : 반 주렴 가을기운 선이 일어 화하려는데
故國靑山夢一髮(고국청산몽일발) : 내 나라 청산 꿈이라면 일발(바로 가는데. 조바심)인데
落花深晝渾無聲(낙화심주혼무성) : 꽃 지는 대 낮은 혼돈의 소리 없어(태평스럽다)
卽事(즉사) : 韓龍雲(한용운)
烏雲散盡孤月橫(오운산진고월횡) : 검은 구름 걷히고 뚜렷한 달
遠樹寒光歷歷生(원수한광력력생) : 먼 나무 찬 빛 역력(곱게)히 이는데
空山鶴去今無夢(공산학거금무몽) : 학도 날아가고 빈산 꿈도 없을 지금
殘雪人歸夜有聲(잔설인귀야유성) : 잔설 밟고 누군가 돌아오는 소리
安海州(안해주) : 안중근 의사를 기림
韓龍雲(한용운)
萬斛烈血十斗膽(만곡렬혈십두담) : 만석 뜨거운 피 열 말의 담
淬盡一劍霜有鞱(쉬진일검상유도) : 벼려 낸 한 칼에 서리가 날려
霹靂忽破夜寂寞(벽력홀파야적막) : 벽력같이 홀연 깨버린 적막한 밤
鐵花亂飛秋色高(철화란비추색고) : 철꽃 튕겨 날렸으니 가을 하늘 드높다.
梅鳥(매조) : 丁若鏞(정약용)
翩翩飛鳥息我庭梅(편편비조식아정매) : 편편 나르는 새가 나의 정원 매화에 와서 쉬니
有烈其芳惠然其來(유렬기방혜연기래) : 그 향기 진하여 사랑스레 찾아 왔네.
爰止爰樓樂爾家室(원지원루악이가실) : 이제 여기 머물며 즐거운 너의 집 삼으렴.
華之旣榮有蕡其實(화지기영유분기실) : 만발한 꽃인지라, 그 열매 또한 거대할 테니
卽事(즉사) : 韓龍雲(한용운)
鶴守梅花月(학수매화월) : 학이 매화에 걸린 달을 지키고
玉流松柏風(옥류송백풍) : 옥같이 흐르는 송백의 바람소리
堪憐心學竹(감련심학죽) : 애련함을 감내하는 마음 대나무로부터 배우며
得眞失之空(득진실지공) : 비우면 얻는다는 진실
驟雨(취우) : 金正熙(김정희)
樹樹薰風葉欲齊(수수훈풍엽욕제) : 나무마다 훈훈한 바람일어 잎들은 가지런하고
正濃黑雨數峰西(정농흑우수봉서) : 서산 봉우리 먹장구름 짙게 깔려있네
小蛙一種靑於艾(소와일종청어애) : 작은 개구리의 쑥빛보다 푸르러져
跳上蕉梢效鵲啼(도상초초효작제) : 팔짝 파초 잎으로 뛰어올라 까치소리로 울고있네
記行絶句(기행절구) : 丁若鏞(정약용)
峭壁面谿草木蓁(초벽면계초목진) : 가파른 골짜기 초목이 우거져
舊來人虎與爲隣(구래인호여위린) : 예부터 사람이 호랑이와 이웃하며 살던곳
試看絶頂燒畬火(시간절정소여화) : 절벽 끝 올려다보니 화전일구는 연기
猶是司農籍外民(유시사농적외민) : 그래 이들이 호적에 없는 백성이런가?
陳中吟(진중음) : 李舜臣(이순신)
水國秋光暮(수국추광모) : 넓은 바다 가을 빛 저물어 드니
驚寒雁陳高(경한안진고) : 추위에 놀란 기러기 높이 나는데
憂心輾輾夜(우심전전야) : 걱정스런 마음 뒤척이는 밤
殘月照弓刀(잔월조궁도) : 남은 달 활과 칼에 비추이누나
李舜臣(이순신)
萬里江山筆下榮(만리강산필하영) : 만리강산(남북)은 붓으로 그린 듯 아름다운데
空林寂寂鳥無形(공림적적조무형) : 수풀은 비어적적 새들의 형상도 뵈지 않지만
桃花依舊年年在(도화의구년년재) : 복숭아꽃은 예나 지금이나 해마다 피고
雲不了兮草自靑(운부료혜초자청) : 먹구름 끝나지 않아도 풀들은 절로 푸르네.
道伴歌(도반가) : 도반을 기리는 노래
韓龍雲(한용운)
中宵文氣通紅橋(중소문기통홍교) : 한 밤중 글의 흥취가 무지개처럼 떠올라
筆下成詩有敢驕(필하성시유감교) : 붓을 들어 시를 이루며 감히 잘난 척 함이 있네만
只許三春如一日(지허삼춘여일일) : 다만 그렇지 삼춘(孟春 仲春 季春)이 하루 같이
別區烟月復招招(별구연월부초초) : 좋은 풍경 태평세월 부르고 또 부르는 거지.
安重根(안중근)
東洋大勢思杳玄(동양대세사묘현) : 동방의 대세 생각하매 아득하고 어둡거니
有志男兒豈安眠(유지남아기안면) : 뜻있는 사나이 어찌 잠을 편히 자리오.
和局未成猶慷慨(화국미성유강개) : 평화시국 못 이룸이 이리도 슬퍼지고
改略不改眞可憐(개략부개진가련) : 정략(침략)고치지 아니하니 진실로 가련하구나!
淸寒(청한) : 韓龍雲(한용운)
待月梅何鶴(대월매하학) : 달을 기다리는 매화는 어쩌면 학인 양 싶고
依梧人亦鳳(의오인역봉) : 오동에 기댄 사람 역시 봉황임을
通宵寒不盡(통소한부진) : 온밤 추위는 그치지 아니하고
遙窒雪爲峰(요질설위봉) : 멀리 막힌 눈 쌓인 봉오리(눈은 산을 이루네)
安重根(안중근)
東風事在百花頭(동풍사재백화두) : 봄바람에 꽃을 찾아 분주하거니
恐是人間蕩子流(공시인간탕자류) : 아마도 사람이면 탕자쯤 되리
可憐添做浮生夢(가련첨주부생몽) : 가득이나 꿈인 세상 꿈을 덧붙여
消了當年第幾愁(소료당년제기수) : 그 당시의 어느 시름 잊었단 말인가
五老峯爲筆(오로봉위필) : 오로봉으로 붓을 삼아
靑天一丈紙(청천일장지) : 푸른 하늘을 종이삼고
三湘作硯池(삼상작연지) : 삼상(강이름)강을 연지 삼아
寫我腹中詩(사아복중시) : 내 속마음 속의 시를 쓰노라
山亭夏日(산정하일) : 高騈(고병)
綠樹濃陰夏日長(록수농음하일장) : 녹색나무 그늘 짙은 긴 여름
樓臺倒影入池塘(루대도영입지당) : 누대에 드리운 그림자 연못에 비치고
水晶簾動微風起(수정렴동미풍기) : 수정 발 흔들리듯 미풍이 일고
滿架薔薇一院香(만가장미일원향) : 시렁 가득한 장미향기 집안에 있네.
申欽(신흠)
桐千年老恒藏曲(동천년로항장곡) : 오동나무는 천년되어도 그 곡을 항상 간직하고
梅一生寒不賣香(매일생한불매향) : 매화는 일생동안 추워도 그 향기를 팔지 않고
月到千虧有本質(월도천휴유본질) : 달이 비추며 천년을 이지러져도 본질은 그대로고
柳經百別又新枝(류경백별우신지) : 버드나무는 백번 꺾이어도 또한 새가지 로다.
崔致遠(최치원)
沙亭立馬待廻舟(사정립마대회주) : 물가 정자에 말을 세우고 배를 기다리는데
一帶烟波萬古愁(일대연파만고수) : 일대에 펼쳐진 연기(운무)는 만고의 근심 인 듯
直得山平兼水渴(직득산평겸수갈) : 오직 산이 평지가 되고 물이 마르고
人間離別始應休(인간리별시응휴) : 인간과의 이별이니 그래 잠시 휴식을 취하자구나
偶吟(우음) : 鄭脩(정수)
夏夜風軒夢忽罷(하야풍헌몽홀파) : 여름밤 처마에 이는 바람 홀연히 깨어보니
蒼蒼皓月漏雲端(창창호월루운단) : 창창한 밝은 달 구름에서 새어나와 단정하고나
此時浩氣無滯碍(차시호기무체애) : 이 사각 막힘이 없는 호연한 기운
黙念明誠篆肺肝(묵념명성전폐간) : 묵묵히 밝은 정성 간담에 새기네
寄家書(기가서) : 집에 보내는 편지
李安訥(이안눌)
欲作家書說若辛(욕작가서설약신) : 집에 보낼 편지에 괴로움을 말하려다
恐敎愁殺白頭親(공교수쇄백두친) : 흰머리 어버이가 근심할까 염려되어
陰山積雪深千丈(음산적설심천장) : 그늘진 산 쌓인 눈 천 장으로 깊은데
却報今冬暖似春(각보금동난사춘) : 금년 겨울 봄날처럼 따스하다 적었다네
播種(파종) : 崔金洵(최금순)
黙子賃土腐分芽(묵자임토부분아) : 씨앗은 묵묵히 흙을 빌려 썩으며 분신을 싹틔울 테지요
厥時攀登豫繩加(궐시반등예승가) : 그때 잡고 오르도록 미리 줄을 더해 주었습니다.
欲成易否眞調得(욕성이부진조득) : 욕심대로 이루기 쉽지 않지만 진실로 고른 것을 얻는다면
我衿端正迷惑罷(아금단정미혹파) : 난 옷깃을 단정히 여미고 미혹을 놓으리라
寄精舍學徒(기정사학도) : 李栗谷(이율곡)
心如盤水最難持(심여반수최난지) : 마음은 마치 쟁반 물 같아 지니기 가장 어려우니
墮塹投坑在霎時(타참투갱재삽시) : 구덩이에 떨어지고 던져지기 삽시간이라
爲報僉報操守固(위보첨보조수고) : 학도 여러분께 조정하고 지킴을 굳게 지켜
世紛業裏卓無移(세분업리탁무이) : 어지러운 세상 업 속에서 우뚝, 옮김이 없어라
卽事(즉사) : 韓龍雲(함용운)
紅梅開處禪初合(홍매개처선초합) : 홍매가 피는 곳 참선과 합일되니
白雨過時茶半淸(백우과시다반청) : 소나기 지나가고 차 또한 반쯤 맑았네
虛設虎溪亦自笑(허설호계역자소) : 호계(지명)의 빈 설계 역시 스스로 웃으며
停思還億陶淵明(정사환억도연명) : 생각을 멈추고 도연명을 다시 기억하노라
田家(전가) : 朴趾源(박지원)
翁老守雀坐南陂(옹로수작좌남피) : 노인 새 본다고 언덕에 앉았는데
粟拖狗尾黃雀垂(속타구미황작수) : 개꼬리 같은 조 이삭에 참새가 오롱조롱
長男中男皆出田(장남중남개출전) : 큰아들 중간아들 모두 들에 나가고
田家盡日晝掩扉(전가진일주엄비) : 농사 집은 진종일 사립문 닫혀있다.
鳶蹴鷄兒擭不得(연축계아획부득) : 병이리 노린 솔개 채려다 실패하고
群鷄亂啼匏花籬(군계란제포화리) : 많은 닭 박꽃 핀 울타리 깨서 꼬꼬댁 소리 요란하고
小婦戴捲疑渡溪(소부대권의도계) : 며느리 들밥이고 냇물 건널 의양인데
赤子黃犬相追隨(적자황견상추수) : 벌거숭이 아들 누렁이 서로 추월하며 따르네.
黃喜(황희)
澄澄鏡浦涵新月(징징경포함신월) : 경포대 맑은 물에 달빛 잠기고
落落寒松鎖碧煙(락락한송쇄벽연) : 낙락장송 찬 소나무에 푸른 연기 잠겼소.
雲錦滿地臺滿竹(운금만지대만죽) : 구름비단 땅에 가득 경포대엔 대나무 가득
塵寰亦有海中仙(진환역유해중선) : 풍진세상 있어도 역시 바다 가운데 신선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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