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 차 *****
§ 한자와 한문
§ 단어상의 특징
§ 어조사
§ 기타 어조사
§ 문장 구조
§ 어순
§ 도치문
§ 까다로운 문형
§ 어구나 표현
§ 문장의 내용
§ 해석의 노하우
§ 실전 독해
한자와 한문
한자(漢字)와 한문(漢文)
한자는 무엇이고 한문은 무엇인가
우리가 보통 한자(漢字)를 보고 한문(漢文)이라고도 한다. 그래서 한자가 한문이고 한문이 한자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런데 한문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즉 한문은 ‘한자로 이루어진 문장’이란 의미가 있다. 그래서 한자와 한문을 굳이 구분하자면, 한자는 단어 차원이고, 한문은 문장 차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한자(漢字)는 고대부터 중국에서 쓰이던 문자이다. 한자는 대략 은(殷)나라 때부터 만들어졌다고 한다. 현재 알려진 한자는 수만 자이나, 실제 쓰이는 한자는 만자 이내이고, 자주 쓰이는 상용(常用) 한자 천(千) 자 정도가 90% 이상의 빈도로 쓰인다고 한다. 그런데 현재 중국에서는 많은 한자가 간체자로 쓰이고 있고, 기존의 한자는 번체(繁體)라고 하고 잘 쓰이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영어 알파벳은 26 자에 불과한데, 한자는 수 만자나 되니, 배우기에 불편하고 뒤떨어진 문자라고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알파벳은 그 자체가 단어가 아닌 단어의 일부를 이루는 음운 문자이니까 별도로 단어를 익혀야 하는데, 한자는 한자 자체가 단어가 되는 단어 문자이니까 글자와 단어를 동시에 배우는 셈이다. 그러하니 한자는 글자 수가 수 만 개라기보다는 단어 수가 수 만 개라고 보고 한자에 대한 부담이나 거부감을 조금 덜기 바란다.
한자와 한문
그리고 우리가 통상 말하는 한문(漢文)은 중국의 지금의 현대문(現代文)이 아니고 예전에 쓰이던 고문(古文)을 말한다. 그런데 고문이 어느 시점을 말하는지 애매하기는 한데, 여기서는 대략 춘추전국 시대와 진(秦)、한(漢) 시대를 근간으로 설명할 것이다. 시대가 후대일수록 어휘와 문법에서 고문과는 차이가 심해져, 그래서 지금의 중국인들도 한문을 잘 몰라, 이를 공부해야 잘 알 수 있다고 한다.
한자 빨리 익히는 방법
한자는 국어에 쓰이는 한자어의 이해를 위해서나 한문 공부를 위해서나 알아두면 모르는 것보다는 이로움이 많다. 수많은 한자를 다 알 수는 없고, 한문 공부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최소한 교육부에서 선정한 1800 한자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할 듯하다.
그런데 한자를 빨리 익힐 수 있는 특별한 비법이 있을까. 뾰족한 수는 없다. 꾸준한 반복 학습이 최고의 방법이다. 그러나 한자가 구성되거나 만들어진 원리에 대한 이해를 하는 것도 약간 한자를 암기함에 조금 득이 될 듯도 하다. 그리고 한자를 공부하는 데 요령을 부리자면, 가장 기본적인 한자부터 익히는 것이다. 이것을 바탕으로 하여 다른 한자를 배우는 것이 그냥 마구 한자를 익히는 것보다는 쉽게 한자를 암기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한자의 8, 90 퍼센트는 형성자(形聲字), 회의자(會意字) 같은 기존의 있던 한자나 그 일부가 합하여 이루어진 합성자(合成字)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수가 아니어도 가령 呵, 哥, 柯, 訶, 軻, 何, 河 자들은 ‘可’자가 공통으로 일부로 쓰였고, 假, 暇, 瑕, 蝦, 遐, 鰕 자는 ‘叚(가)’자가 공통으로 쓰이는데, 이렇게 여러 한자에 대개 음(音) 역할을 하며 부분으로 쓰이는 한자가 있다. 이런 한자와 부수 같은 것이 기본적인 한자가 된다. 부수는 총 214 자인데, 처음부터 이 214 자를 다 익히려 하는 것은 무리이다. 쓰이는 빈도가 높거나 쉬운 水(氵), 木 같은 부수부터 먼저 익혀 간다. 부수 214 자 중에서 대충 절반 정도는 익히기가 쉬운 한자이고, 나머지 반은 생소하여 어려운 편이다. 부수는 주로 한자에서 뜻 역할을 하므로 음(音)보다는 뜻 위주로 공부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부수 말고 여러 한자에 부분으로 쓰이는 한자는 대개 형성자에서 음의 역할을 하므로, 음 위주로 공부해야 한다. 그런데 형성자 중에서 음(音) 역할을 하는 한자의 음이 그대로 쓰이지 않고, 약간 다르게 쓰이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가령 可자는 음이 ‘가’인데, 河、何에서 可자가 음 역할을 하지만, 河、何의 음은 ‘가’가 아니라 ‘하’이다. 좀 더 이런 사례를 열거하면 아래와 같다.
한자와 한문
․重(중)=> 種(종), 踵(종), 鍾(종)
․朱(주)=> 洙(수), 殊(수)
․吾(오)=> 語(어), 圄(어)
한자와 한문
․予(여)=> 序(서), 舒(서), 野(야)
․蜀(촉)=> 獨(독), 濁(탁)
그리고 또 高-下, 强-弱, 男-女 같이 서로 의미가 반대되는 한자나, 成-就, 恩-惠처럼 비슷한 개념의 한자 끼리 서로 연관을 지어 학습하는 것도 그냥 한자를 따로 하나하나 배우는 것보다 더 효율적으로 한자를 배울 수 있는 것 같다.
한자만 많이 알면 한문을 알 수 있을까
한자는 본인이 직접 알고 있지 않아도, 옥편이나 ‘한글’ 같은 컴퓨터 문서 프로그램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대부분의 한자를 쉽게 알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한자를 잘 모르는 이도, 한자를 잘 알고 있는 셈이 된다. 그렇다면 본인의 실제의 실력이든 옥편 등에 의존하든지간에 한자를 많이 알면, 한문을 알 수 있을까. 한자(단어) 하나하나의 의미를 알면, 이를 토대로 대충 문장도 해석을 할 수 있는 듯하나, 이는 거의 어렵다고 보면 된다. 한문이 일본어처럼 우리말과 문법에서 많이 유사하다면 몰라도, 한문의 문법이나 특성이 우리말과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래를 보라. (여기에 쓰인 예문 중에는 한문 원전을 그대로 인용한 것도 있지만, 독자의 이해를 좀 더 쉽게 하기 위하여, 원전의 단어나 구절을 변형한 것이 많은데, 이런 것 중에는 용법상의 어색함이 있을 수 있음을 알린다.)
한자와 한문
1) 申師任堂, 栗谷之母也.(신사임당은 율곡(이이)의 어머니이다.)
春來, 則燕歸.(봄이 오면, 제비가 돌아온다.)
2) 金氏讀論語.(김씨는 논어를 읽었다.)
小人敏於利.(소인은 이익에 민첩하다)
2-a) 金氏讀論語.(김씨가 읽은 논어.)
小人敏於利.(소인은 민첩하고 이익에서)
예문 1처럼 한문 문장이 해석 순서가 우리말과 비슷하게 되는 경우엔, 한자만 알아도 대강 문장의 의미를 알 수 있을 듯도 하다. 그러나 예문 2처럼 어순이 우리말 해석과 다르면, 생초보라면 2-a 같이 어색한 해석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엔 한문의 문법을 알아야 해석을 할 수 있게 된다. 단어(한자)가 모여 문장을 이루니, 문장을 해석하려면 단어를 많이 알면 쉽게 문장을 독해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된다. 단어가 모여 문장을 이룬다기보다는 문장이라는 틀 안에 단어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즉 단어보다는 먼저 문장에 많이 익숙해져야 문장을 쉽게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한자 자체를 아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한문 문장을 독해하는 것이 목표라면, 한자 단어 공부보다는 문장 공부에 주력해야 한다.
한자와 한문
문법만 알면 한문을 알 수 있을까
문법(文法)을 독해의 지름길로 알고, 문법을 잘 알면 한문을 쉽게 빨리 터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정말 문법이 독해의 지름길이 될 수 있을까. 예를 들어보자.
1) 忠臣不事二君.(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는다)
子雪父之辱.(자식이 아버지의 모욕을 씻었다)
1-a) 子法父母, 乃不愼言行.(자식은 부모를 본받으니, ~.)
1-b) 子法父母, 乃不愼言行.(자식은 법이 부모이니, ~ )
2) 不寐夜長, 疲倦道長.(잠이 오지 않으면 밤이 길고, 피곤하면 길이 길다)
3) 樹欲靜而風不止.(나무는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은 그치지 않는다)
위의 예문 1에서 밑줄 친 단어를 제대로 풀이하려면, 한문에서 한 단어가 어형 변화 없이 여러 품사로 해석이 되기도 하는 특징(문법)을 알면 독해가 쉬워진다. 그렇다면 문법 지식을 활용해, 예문 1과 특징이 비슷해 보이는 예문 1-a의 앞 구절을 독해할 수 있어야 하는데, 초학자에겐 이것이 쉽게 독해가 잘 되지 않아, 1-b처럼 다소 어색한 해석을 하게 될 경우가 많다. 이것은 아무리 문법적인 지식이 있어도, 문장에 많이 접하여 그 문법적인 특징에 익숙하지 않으면, 그와 유사한 특징을 보이는 구절이 술술 자연스레 독해가 잘 안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문법은 독해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나, 한계가 있다. 또 예문 2는 구절 사이가 가정으로 이어지고, 예문 3은 역접으로 이어짐을 문맥에 의하여 파악하니, 이렇게 한문에선 문법보다는 문맥에 의존하여, 의미를 파악해야 하는 경우가 다른 언어에 비해 많은 것도, 문법을 아는 것만으로 한문을 아는 것이 어려운 원인이다. 거기다가 결정적으로 문법서만 본다고 문법 실력이 잘 늘지만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마치 옥편만 판다고 해서 한자 실력이 꼭 잘 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한자와 한문
그리고 문법적으로 따지고 이해하는 것을 좋아하는 이도 있겠지만, 이런 것을 싫어하는 이에겐 문법을 공부하는 자체가 고역일 수가 있다. 문법을 싫어하거나 배우고 싶지 않다면, 꼭 문법을 깊게 공부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왜냐하면 한문을 많이 접하여 읽고 공부하면서, 정확히 문법적인 용어로 설명할 수는 없어도, 실질적인 차원의 문법을 자연스레 터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문을 배움에 있어 문법 공부는 개인의 취향대로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문법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면, 문법 공부를 열심히 공부하면 된다. 반면에 문법을 한문 공부에 참고 사항 정도로만 여기고 싶다면 문법을 깊숙이 공부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한문 빨리 배우는 방법
한자를 금방 익힐 수 있는 방법이 없는데, 한문을 금방 터득할 요령은 더욱 더 없다. 그래도 한문을 빨리 배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자면, 문장 위주로 공부하라는 것이다. 문장 위주로 공부한다는 것은 즉 논어나 맹자 같은 경전을 공부함을 의미한다. 우선 한자를 많이 알고, 또 한문 문법에 대하여 자세히 알고 난 뒤에 문장 공부를 해야 되지 않나 생각하는 이도 많다. 기본적으로 한자를 많이 알고 문법을 자세히 알면, 문장 공부함에 매우 유리한 조건이 됨은 사실이나, 한자를 많이 알고 문법을 자세히 알기가 쉽지 않은 일이고, 또 이러는 데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그러니 아쉬운 대로 기초적인 한자만 알고 기본적인 문법 지식만을 알고 있어도, 문장 공부함에 크게 지장이 없으니, 과감히 문장 학습에 착수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한문 문장을 공부하면서, 한자나 문법을 병용하여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단어(한자)를 따로 떼어 그것만을 외울 때보다 단어를 문장을 통해 익히는 것이 더 효율적인 학습 방법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문장 공부를 안 하고 문법서를 읽을 때엔 이해되지 않던 것이, 문장 공부를 많이 하고 문법서를 공부하면 확실히 그 전보다 이해가 잘 됨을 실감할 것이다. 문제는 초학자가 처음부터 문장 단위로 공부하기가 쉽지는 않아, 문장을 한 번에 읽어내기도 벅찰 것이다. 그러나 한문을 빨리 정복하려면, 그 전제 조건이 반복 학습을 통하든지 다독을 통하는지 한문의 구조나 표현 방식에 익숙해지는 것이니, 이는 어쩔 수 없는 듯하다. 문장이나 구절 단위로 해석하는 습관을 못 들이고, 단어 단위로 해석하는 단계를 못 벗어나서는, 한문 실력이 잘 늘지 않을 것이다.
한자와 한문
그런데 하나 문제가 초학자가 문장 공부하기에 이해하기 쉽고 흥미로운 텍스트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기초 교재로 소학, 사자소학, 명심보감 등이 흔히 쓰이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론 여씨춘추, 열녀전, 설원, 한시외전, 전국책, 열자, 십팔사략, 사기세가, 삼국사기 열전 등도 기본 교재로 삼아 읽어 볼만하다고 생각한다. 이것들은 대개 글의 단락이 짧고, 글의 내용이 주로 구체적인 서사 위주로 이루어져, 초보가 공부하기에 지루하지 않고 흥미를 가질 것 같다. 물론 앞에 열거한 책들 속에도 해석하기가 어렵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적잖이 있는데, 이런 부분은 과감히 그냥 건너뛰는 것이 좋을 것이다. 왜냐하면 초학자에겐 문장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보다는 여러 한문의 문형이나 한문의 표현 수법에 익숙해지는 것이 주된 목적이기 때문이다. 위에 언급한 책이 어렵고, 한문에 대해 전반적으로 기초를 다지고 싶다면, 중고교 과정의 한문 교과서로 한문 공부를 하는 것도 괜찮은 듯하다.
한문을 아는 단계
한문을 아는 것에도 단계가 있다. 조선 시대 같으면, 한문을 읽고, 쓰기를 할 줄 알아야 한문을 안다고 간주했을 터인데, 요새는 한문을 독해할 줄만 알아도 한문을 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요즘은 한문이 초, 중, 고교 학습 과정에서 별로 비중을 차지하는 과목이 아니기에, 일반인이 학교에서 한문을 배운 것만으로 한문을 독해하는 능력을 갖추기가 상당히 어렵다. 그래서 보통 사람이 별도로 교육을 받든지 독학을 하든지, 한문을 공부해서 한문을 터득하기까지 상당히 어렵고 오랜 시일이 걸린다. 그래서 한문을 우선 반 정도만 아는 것을 목표로 공부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한문을 반 안다는 것은 한문만 보면 어느 정도 감은 잡고 있으나 분명하게 해석을 못 하지만, 그 우리말 해석이 되어 있는 것을 보고, 다시 한문을 봤을 때, 한문의 의미 파악이 쉽게 되는 것을 말한다. 간단히 달리 말해, 한문을 반 안다는 것은, 우리말 해석을 보고 그 해석이 옳게 된 것인가 잘못 된 것인가 구별할 줄 아는 능력을 말한다. 이렇게 한문을 반 아는 것이 목표라면 해석을 많이 봐 가면서 공부해도 되겠다. 그렇지만 완전히 한문을 독해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해석이 없이 한문 원문만 있는 백문(白文) 위주로 공부함이 좋을 듯하다.
한자와 한문
단어(單語)상의 특징
한문에서 단어 차원(형태론)의 특징은 많지만, 가장 중요한 두 가지로 추릴 수 있다. 하나는 한문이 우리말과 달리 용언(用言)이 활용을 하지 않는 것이고, 또 하나는 한 단어가 여러 가지 품사로 쓰인다는 것이다. 이에 관하여 알아보자.
용언이 활용이 없음
먼저 활용(活用)이란 ‘용언(동사나 형용사)의 어간이나 서술격 조사에 변하는 말이 붙어 문장의 성격을 바꿈’이라고 사전에 나와 있는데, 쉽게 말해 ‘먹다’라는 단어가 ‘먹어라, 먹는, 먹고, 먹음’ 등으로 변하는데, 이는 ‘먹-’이라는 어간에 어미(밑줄)가 붙어 ‘먹다’라는 단어의 형태가 변한 것인데, 이것을 ‘활용’으로 알면 된다. 그런데 한문에는 우리말처럼 이러한 용언의 형태가 변하는 활용이 없다. 이러한 것은 한문은 용언이 활용하지 않는 이른바 고립어(孤立語)이기 때문이다. 한문에서 용언에 활용이 없는 것은 일장일단이 있다. 한문에서 용언이 활용하지 않으니, 가령 영어 같으면 동사 활용에 해당하는 분사, 동명사 등을 공부해야 하지만, 이런 학습할 거리가 없어서 수고를 더는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대신에 그 용언의 의미를 겉으로 눈에 드러나는 어미나 접사의 형태가 아닌,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문맥에 주로 의존하여 해석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아래 예문을 보라.
한자와 한문
吾昨日食冷麵. (나는 어제 냉면을 먹었다.)
梨與沙果, 孰食. 速擇. (배하고 사과하고 무엇을 먹을래. 빨리 골라라.)
欲壽, 則食魚類. (오래 살려면, 생선을 먹어라.)
위의 예문에서 보듯이 동사(용언)로 쓰인 ‘食’자는 형태 변화가 없는데, 상황에 따라 ‘먹었다’, ‘먹을래’, ‘먹어라’ 등으로 동사(어미)의 형태가 변하여 해석이 된다. 이것은 食자가 겉으론 형태의 변화가 없지만, 기본 형태 ‘먹다’외에도, 위에서 보듯이 다른 형태의 의미로 해석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食자의 의미 파악을 食자 자체가 아니고, 食자 주변의 문맥을 가지고 하게 되는데, 이게 쉽지는 않다.
위에서 食자는 아직 다른 품사로 전환되어 쓰이지는 않았다. 한문에선 용언이 다른 품사로 전환되어 쓰이는 품사 전성(轉成)도 용언의 형태 변화 없이 이루어진다.(품사 전성은 형태는 다른 품사로 쓰이지만, 기능은 본래의 품사 기능을 하는 것으로 기능까지 바뀐 파생어와는 다르다.) 우리말은 용언이 명사나 부사로 전성할 때는 물론이고, 형용사가 수식하는 용도(관형어)로 전성해 쓰일 때도 그에 따른 어미가 단어(어간)에 붙어서 단어의 모양이 변한다. 한문에서 용언이 품사 전성이 되는지 의아스럽기도 하지만, 우리말 해석을 기준으로 보면 한문에서 품사 전성이 되는 것으로 보이니, 잠시 전성이 되는 것으로 간주하자. 역시 한문에서는 용언이 활용이 없으니까, 품사 전성이 일어나는 때에도 용언의 형태에는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해석을 할 때에는 모양은 동사(용언) 형태이지만, 명사 등으로 품사를 바꿔서 해석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예를 들자.
한자와 한문
1) 百聞不如一見. (백번 들음이 한번 봄보다 못하다.)
1-a) 所百聞不如所一見. (백번 들은 것이 한번 본 것보다 못하다.)
1-b) 所柔勝所强.(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
2) 有聞人, 無見人.(들은 사람은 있어도 본 사람은 없다.)
2-a) 有聞龍之人, 無見龍之人.(용을 들은 사람은 있어도 용을 본 사람은 ~ )
우리말은 용언이 활용하여, ‘먹다’가 ‘먹음’처럼, 어간에 ‘-음(ㅁ), -기, -한 것’이 붙어 명사형이 되고, ‘먹는’처럼 ‘-는’이 붙어 관형사형이 된다. 그런데 한문에서 동사가 활용이 없으므로 문맥에 따라 동사를 다른 품사로 전환하여 적절하게 해석을 해야 한다. 위의 예시 1에서 본래 동사인 聞, 見자가 형태는 변화가 없지만, 명사형으로 전환되어 해석이 됨을 볼 수 있다. 1-a처럼 어조사 所자가 용언 앞에 와서 용언이 명사적으로 전성되어 쓰임을 명료하게 나타내면, 聞자의 해석이 쉬워진다. 여기서 所자는 기능이나 성질이 우리말의 의존명사 ‘바(것)’와 비슷해 보인다. 1-b처럼 所자가 형용사를 명사로 바꾸는 데에도 간혹 쓰이기도 한다. 위의 예문 2에서 聞, 見자는 뒤 단어를 수식하는 관형사로 전성되어 해석이 된다. 그런데 보통 「동사+명사」 구조는 「서술어+목적어」로 해석이 많이 되니, 동사가 관형사로 전성되어 쓰일 경우와 잘 구별해야 한다. 2-a처럼 수식하는 단어와 수식을 받는 단어 사이에 之자를 써서 동사가 관형어로 쓰임을 분명하게 나타내는 형태가 많이 쓰인다.
한자와 한문
한 단어가 여러 품사로 쓰임
한 단어가 형태의 변화 없이 여러 품사를 겸하는(一單語 多品詞) 것도 우리말과 다른 한문의 특징이다. 그런데 물론 한문에서 어떤 단어가 어떤 품사로 쓰였는지 더러 구분하기 모호한 경우가 있어서, 콕 집어서 무슨 품사로 쓰였다고 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도 있다. 우리말은 대개 하나의 단어가 하나의 품사로 쓰인다.(엄밀히 말하면, 우리말에도 명사나 부사를 겸하는 단어가 더러 있다. 그러나 이는 한문에 비교하면 한 단어가 두 품사로 쓰이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또 국어에서 동사나 형용사 중에 명사에서 파생한 것이 있는데, 이런 동사나 형용사에는 대개 뒤에 접사가 붙어서 명사와는 약간 다른 형태를 띠어, 서로 다른 단어로 간주된다.) 그런데 국어에서 한 단어가 명사로도 쓰이고 동사로도 쓰이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러나 영어를 보면 rain(비[명사], 비가 내리다[동사])、 show(보이다[동사], 쇼[명사])、 water(물[명사], 물을 끼얹다[동사]) 등에서 보듯이, 한 단어가 명사, 동사 등을 겸하여 두 가지 품사 이상으로 쓰임을 알 수 있다. 이와 비슷하게 한문에서도 한 단어(한자)가 두 가지 품사 이상으로 해석되어 쓰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간단히 예를 들면 아래와 같다. 사실 아래 열거한 한자 중에는 또 다른 품사로 쓰이는 것도 있는데, 간단히 실은 것이다.
한자와 한문
․食 - 먹다[동사], 밥[명사]
․衣 - 옷[명사], 입다[동사]
․雨 - 비[명사], 비가 내리다[동사]
․之 - 가다[동사], 그것[대명사]
․將 - 장차[부사], 장수[명사], 거느리다[동사]
․輕 - 가볍다[형용사], 가벼이 여기다[동사]
․遂 - 드디어[부사], 이루다[동사]
․已 - 이미[부사], 그치다[동사], 뿐[어조사]
․若 - 만약[부사], 너[대명사], 같다[형용사]
이렇게 한문에서 단어(한자)가 한 품사에 고정되지 않고, 여러 품사로 쓰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리고 이렇듯 하나의 한자가 두 가지 품사 이상으로 쓰이기 때문에, 간혹 어떤 한자가 어떤 품사로 쓰였는지 구분하기가 까다로워 의미 파악이 어려워질 수 있다. 아래 예문을 보라.
한자와 한문
1) 風聲耳於耳耳. (바람소리가 귀에 들릴 뿐이다.)
2) 夫夫妻妻, 家不和乎. (남편이 남편답고 아내가 아내다우니, 집이 ~. )
不王之王王, 豈國盛哉. (왕답지 않은 왕이 왕을 하니, 어찌 나라가 번성하겠는가.)
위 예시 1에서 耳자가 ‘귀’, ‘들리다’, ‘뿐’으로 각자 다른 의미로 쓰여, 또한 품사가 각각 달리 쓰였다. 예문 2에서 夫(남편, 남편답다)、 妻(아내, 아내답다)、 王(왕, 왕답다, 왕을 하다)이 각각 의미는 비슷하나, 품사가 달리 해석되었다. 이렇게 의미는 비슷하나, 품사가 달리 해석되는 경우도 은근히 해석에 헤맬 수 있으니, 유념해야 한다. 여기서 잔소리를 조금 하자면, 언어는 인간의 사고에 영향을 많이 끼친다고 한다. 한문처럼 단어의 품사가 고정되지 않고 유동적인 성격을 띠면 의미 파악에는 힘드나, 이런 유동적인 단어를 파악하다보면 문장과 문맥을 복합적으로 따지게 되니, 입체적이고 다원적인 사고를 기르는 측면도 있지 않은가 싶다.
王素好酒, 無日不飮焉. (왕이 평소에 술을 좋아하여, 마시지 않는 날이 없었다.)
欲登山, 會降雨乃止矣. (등산하려고 했으나, 마침 비가 내려 그만두었다.)
위 예시에서 보듯이, 밑줄 친 단어가 부사로 해석이 되는데, 그 의미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이것은 素자는 주의미가 ‘희다’는 형용사로, 會자는 ‘만나다’는 동사로 인식이 박혀, 그 의미가 부사 같은 다른 품사로 풀이되는 경우에는, 이것을 해석하기가 막상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쓰이는 한자는 終(끝내), 會(마침), 卒(갑자기) 등처럼 대개 상황이나 때에 관련된 의미를 가져, 국어의 문장 부사와 쓰임이 유사해 보인다.
한자와 한문
1) 東行.(동쪽으로 가다)
入城.(성에 들어가다)
2) 男與花(於)女也.(남자가 여자에게 꽃을 주었다.)
腕長(乎)手, 脚長(乎)足.(팔은 손보다 길고, 다리는 발보다 길다)
兒(以)石破窓也.(아이가 돌로 창을 깼다)
명사가 주어, 목적어가 아닌 개사구(개사(어조사)+명사)처럼 해석이 될 경우가 있다. 위 예문 1에서 東, 城은 앞에 어조사 於가 없지만, 개사구 비슷하게 해석이 된다. 이렇게 한자가 외형적으론 명사 같은데, 개사구로 해석이 되는 경우는 예문 1에서 보듯이, 대개 그 한자의 의미가 처소、방향 등과 상관이 있을 때나 결합하는 동사(한자)의 의미가 처소와 상관을 가질 때이다. 예문 2처럼 괄호를 한 한자가 생략됐다고 볼 수 있거나, 그것을 보충하여 해석이 가능한 상황도 명사가 개사구 형태로 풀이가 된다.
先生義不能行之也.(선생이 의리로 그것을 할 수 없었다)
한자와 한문
君子陽不好財, 陰好之也.(군자는 겉으로는 재물을 싫어하나, 속으로는 좋아한다)
비고) 先生義不能行之也.(선생이 의리가 그것을 할 수 없었다)
위 예문에서 밑줄 친 한자가 ‘-로’ 조사를 취하고, 부사어로 해석이 되었다. 이렇게 부사로 해석이 되고, 비고처럼 명사로 해석하면 의미가 어색해지는 경우가 존재한다.
한자와 한문
어조사(語助辭)
한문에서 실질적인 의미가 없이 다른 한자를 보조하여 우리말의 조사, 어미, 의존 명사 같은 역할을 하는 한자를 어조사(語助辭)라고 한다. 대표적인 어조사로는 於, 也, 而 등이 있다. 어조사에 대하여 처음부터 옥편이나 허사(허자) 사전에 있는 많은 어조사의 의미나 기능을 샅샅이 자세히 알고 있으면 좋겠지만, 그러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러니 우선은 주요한 어조사의 주된 의미나 기능을 대충 안 뒤에, 문장을 통해서 단어를 익히는 것이 효율적이듯이, 어조사도 문장 공부를 하면서 차츰 배워 가면 된다. 그리고 어조사는 말 그대로 보조하는 것이니, 문장을 해석할 때에 어조사 위주로 해석하기보다는, 먼저 어조사가 보조하는 실사(實辭)나 관련된 문맥을 바탕으로 하고, 그리고서 어조사는 보조적으로 참고하여 문장을 해석함이 좋을 것이다. 참고로 아래에서 설명하는 어조사는 於, 自, 以, 與, 由, 所, 者, 之, 爲, 也, 矣, 乎, 哉, 焉, 而, 則 이다.
어조사의 종류
한자와 한문
於나, 于처럼 명사 앞에 위치하여 뒤에 오는 명사와 결합하여, 마치 영어의 전치사 비슷한 노릇을 하는 어조사를 개사(介詞)라고 한다. 그리고 영어의 전치사구 비슷하게 개사와 그 뒤에 오는 명사(대명사, 수사, 명사구 포함)와 합하여 개사구(介詞句)를 이룬다. 개사에는 於, 于, 乎, 以, 與, 自, 從, 由, 道 등이 있다. 또 어조사 중에서 국어의 의존명사 ‘것’처럼 대개 동사를 명사로 바꾸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있다. 이런 어조사는 所, 攸, 者 등이다. 그 외 어조사는 대개 문장이나 단어 뒤에 쓰이거나, 문장 중간에 쓰이는 것들이다. 문장, 단어, 구절 뒤에 쓰이는 어조사는 也, 矣, 哉, 乎, 兮, 耳, 焉, 之, 止, 邪, 耶, 與, 歟, 夫 등이다. 문장이나 구절 중간에 쓰이는 어조사로는 而, 則, 乃 등이 있는데, 일부는 어조사로 볼 것인지 애매한 것도 있다. 乎, 與 같은 어조사는 단어 앞에서 개사로 쓰이기도 하고 단어 뒤에 쓰이기도 한다. 또 적지 않은 어조사가 실사(實辭)적인 의미를 갖는 경우도 있다. 이점이 때로 어조사의 해석에 혼란을 주므로, 주의해야 한다. 여기서는 주요 어조사의 허사적으로 쓰이는 주된 의미나 기능을 위주로 간단히 정리했다. 어조사에 관하여 보다 자세한 것은 옥편이나 한한(漢韓)대사전, 허자(虛字)사전 등을 보기 바란다.
․ 於 (=于, 乎)
한자와 한문
於는 의미나 기능이 대단히 광범위하여, 이것을 몇 개로 정리하기도 힘들다. 그러나 다행히도 於는 대개 우리말로 ‘-에, -에게, -에서’ 등으로 해석된다. 于, 乎는 於와 그 쓰임이 비슷하나, 乎는 단어나 문장 뒤에 쓰이기도 한다.
○ 「-에, -에서, -로」 (장소. 공간. 방향)
去鄕, 往於京.(시골을 떠나, 서울로 갔다.)
晝耕於野, 夜讀於家.(낮에는 들에서 농사짓고, 밤에는 집에서 책을 본다.)
○ 「-에게, -에, -한테」 (상대)
孔子問禮於老子矣(공자가 노자에게 예를 물었다.)
王賜米百石於姜將軍也.(왕이 쌀 백석을 강 장군에게 하사했다.)
○ 「-에, -에게(한테)」 (피동)
日本敗於韓國矣. (일본은 한국에게 패했다.)
多兵見禽於敵.(많은 병사가 적에게 사로잡혔다.)
○ 「-에, -를, -에 대하여」 (대상. 목표)
務於本, 不務於末.(근본에 힘쓰고 말단에 힘쓰지 마라)
醫攻於病.(의원은 병을 다스린다)
能於雜技, 不能於理財.(잡기에는 능하나, 이재에는 무능하다)
○ 「-에는, -에게는」 (입장. 관점)
白頭山於我國, 若母也. (백두산은 우리나라에는 어머니와 같다)
○ 「-에서는, -은」 (특징)
한자와 한문
王妃薄於色, 厚於德. (왕비는 생김새는 박하나(못하나), 덕은 후하다.)
我國多於山, 少於野.(우리나라는 산은 많으나 들은 적다.)
○ 「-과(와), -보다, -에」 (비교)
我國之語異於中國.(우리나라 말은 중국과 다르다)
夏暑於春, 冬寒於秋.(여름은 봄보다 덥고, 겨울은 가을보다 춥다)
地異山之高不及於白頭山.(지리산의 높이는 백두산에 미치지 못한다)
○ 「-에서, -에」 (발단. 유래. 원인)
佛敎發於印度.(불교는 인도에서 발생했다)
福生於淸儉.(복은 청검함에서 생긴다)
․ 自
○ 「-에서, -부터」 (시작. 출발점)
自古至今, 綿綿不絶.(예로부터 지금까지 면면히 끊이지 않다)
京釜線發自京, 到於釜山也.(경부선은 서울에서 출발하여 부산에 이른다)
妻淸掃自居室也.(아내가 거실부터 청소했다)
○ 「-하고부터」 (=自~後)
自金氏得橫財, 未嘗勞矣.(김씨는 횡재를 하고부터 일한 적이 없다)
自吉東溺於賭博, 失數億矣.(길동이는 도박에 빠진 이후로 수억을 잃었다)
○ 「-에서, -부터」 (발단. 원인)
한자와 한문
禍福自我出也. (화복은 나에게서 나온다)
禍始自不知足矣.(화는 만족을 모르는 것에서 시작된다.)
○ 「자기, 스스로, 저절로」
自繩自縛.(자기 줄에 자기를 묶다)
强行不如自發.(강제로 하는 것은 스스로 하는 것보다 못 하다)
․ 以
以가 이끄는 개사구는 대개 부사어로 취급하고, 어순의 위치가 일정하지 않고 자유로워, 해석에 모호함을 가져오기도 한다.
○ 「쓰다(=用), 까닭」
○ 「로써, -를 가지고, -로써 하다」 (수단. 도구. 재료. 방법)
以卵投石.(달걀로 돌을 친다.)
築城以石.(돌로써 성을 쌓다)
交友以信.(미더움으로 친구를 사귀어라)
聽不以目, 以耳也.(듣는 것은 눈으로 하지 않고 귀로 한다)
以鹽加水.(소금을 물에 타다)
○ 「-를 데리고(가지고), -와 함께」 (동반. 지참)
父歸家以友也.(아버지가 친구를 데리고 귀가했다)
○ 「-를, -로써」 (목적. 대상)
한자와 한문
兄以黃金授弟也.(형이 황금을 동생에게 주었다)
姜太公以釣爲事矣.(강태공은 낚시로 일을 삼았다)
○ 「~ 때문에(-때문이다), -이므로, 까닭이다」 (이유. 원인)
勿以小利, 失大利哉.(작은 이익 때문에 큰 이익을 놓치지 마라)
富者爲富, 貧者爲貧, 以八字也.(부자가 부유하고 빈자가 가난한 것은 팔자 때문이다)
○ 「-해 가지고서, -해서(-하여)」 (상태. 연결)
殺身而以成仁(몸을 희생하여 인을 이루다)
滿醉以歌舞.(만취해 가지고서 노래하고 춤추다)
○ 「그것을, 그것으로써, 그래가지고서, 그것 때문에」 (받는 말)
甲授乙酒, 乙以授丙.(갑은 을에게 술을 줬고, 을은 그것을 병에게 줬다)
夫夢抱豚矣, 以告妻也.(남편이 돼지를 안는 꿈을 꾸고, 그것을 아내에게 ~ )
兄打弟, 父以責兄也.(형이 아우를 때리니, 아버지가 그것을 가지고 형을 꾸짖었다)
○ 「-로서」 (자격. 지위. 신분)
王待吾以國士.(왕이 나를 국사로서 대접했다)
先生雖非親父, 以父事之.(선생이 친부는 아니지만, 아버지로 그를 섬겼다)
○ 「~에」 (시점)
以三月甲子日, 市出虎焉.(삼월 갑자일에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
○ (어기사로)
한자와 한문
․ 與
○ 「주다, 참여하다」 (실사로 쓰일 때는 이외에도 뜻이 많다.)
○ 「-과(와), ∼과(와) 더불어」 (개사. 접속사)
與民同樂.(백성과 같이 즐긴다)
國語與日本異矣.(우리말은 일본과 다르다)
富與貴 是人之所欲也.(부와 귀는 이는 사람이 원하는 것이다.)
○ 「-에 따라」
萬事與時行也.(만사는 때에 따라 행한다)
○ 「-하냐, -하랴」 (의문. 반어)
父謂子曰, 汝知我心與.(아버지가 아들에게 ‘너는 내 마음을 아느냐’고 말했다)
猫不勝犬, 況勝虎與.(고양이가 개를 이기지 못하는데, 하물며 호랑이를 이기겠는가)
○ 「-하는가 보다, -한 것 같다」 (종결사로 추측, 의심에 쓰임)
․ 由
○ 「말미암다(말미암아), -로써, 기인하다」 (원인. 기인)
由此觀之, 必我國勝矣.(이로써 보건데, 반드시 우리나라가 이긴다)
한자와 한문
○ 「-를 통하여(거쳐)」 (경유)
白頭大幹, 發自白頭, 由太白, 到地異.(백두대간은 백두산에 발하여 태백산을 거쳐 지리산에 이른다.)
○ 「-부터(-에서)」 (시작. 발원)
○ 「-와 같다」 (=猶)
人心由蘆, 屢變也. (사람 마음은 갈대 같아서, 잘 변한다)
․ 所
○ 「-하는 바(것)」 (동사나 형용사를 명사로 전환시키고(=攸), 의미나 기능적으로 ‘所以’와 비슷한 면이 많아 보임)
己所不欲, 勿施於人(내가 원하지 않은 것을 남에게 베풀지 말라.)
不敢請, 固所願(감히 청하지는 못하나 본래 원하던 바이다.)
○ 「-하는 대로(것마다)」
所觸揮劍.(닥치는 대로 칼을 휘두르다)
○ 「-하는」 (동사를 관형사로 전환시킴)
王所好女, 非妃也.(왕이 좋아하는 여인은 왕비가 아니다.)
父投其所讀新聞也.(아버지가 읽던 신문을 내던졌다)
○ 「-하게 되다, -함을 당하다」 (피동)
攻者必知所攻者.(공격하는 자는 꼭 공격을 받는 자(상대)에 대해 알아야 한다.)
한자와 한문
所欺者不必愚也.(속임을 당하는 자가 반드시 어리석지는 않다.)
․ 者
○ 「-하는 사람(자), -하는 것(경우)」
來者不拒, 往者不追.(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쫓아가지 않는다)
魚, 大者至於數丈, 小者不過一寸.(물고기는 큰 것은 수 장에 이르고, 작은 것은 일촌이 되지 않는다.)
○ 「-하면, -하는 자(것)」 (가정)
積善者, 則受福.(선을 쌓으면, 복을 받는다)
順天者存, 逆天者亡.(하늘을 따르는 자는 살아남고, 하늘을 거스르는 자는 ~)
○ 「-하는 것」 (구절을 명사로 전환)
弱人制强獸者, 智也.(약한 사람이 강한 짐승을 제압하는 것은 지력 때문이다)
夫不勞而欲得者, 怠者望之也.(일하지 않고 얻으려고 하는 것은 게으른 자가 바라는 것이다.)
○ 「-라는 것(사람)」
農者, 天下之大本也.(농사라는 것은 천하의 큰 근본이다.)
夫富貴者, 人之所欲也.(부귀란 사람이 원하는 것이다)
初伏者, 謂夏至以後三庚日.(초복이란 하지 이후에 세 번째 경일을 말한다.)
朝鮮有洪吉童者矣. (조선에 홍길동이란 사람이 있었다)
張吉山者, 朝鮮之義賊也.(장길산이란 자는 조선 시대 의적이다.)
한자와 한문
○ 「-에」 (시간 뒤에 붙여 쓰임)
昔者(옛날에) 古者(옛날에) 乃者(접때)
今者之人(지금 사람)
○ 「-한가」 (문미에 의문을 나타냄에 쓰임)
○ (어세를 강하게 함에 쓰임)
․ 之
○ 「가다」 (동사)
孔子自魯之齊也.(공자가 노나라에서 제나라로 갔다.)
○ 「그(그 사람), 그것, 그런 것, 그일, 이(이것)」
身體髮膚, 受之父母.(몸과 수족, 터럭과 살갗은 (그것을) 부모에게 받았다)
敬人者, 人恒敬之.(남을 공경하는 사람은 남이 항상 그를 공경한다)
○ 「(막연한) 어떤 것」 (형식적인 목적어로 쓰일 때의 영어의 it의 용법과 비슷해 보이며, 딱히 해석을 하지 않아도 된다.)
知之不如行之. (아는 것은 행함만 못하다.)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어떤 것을)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보다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보다 못하다.)
○ 「-을(를), -에게」 (之자가 이렇게 쓰일 때 어순이 도치됨.)
明君賢者之用, 不肖者之黜.(명군은 현자를 등용하고 불초한 자를 물리친다.)
한자와 한문
奸雄, 若曹操者之謂. (간웅은 조조 같은 자를 두고 말하는 것이다.)
○ 「그(=其)」
爲人後者 爲之子也.(남의 후사가 된 자는 그 사람 아들이 된다.)
○ 「-의, -하는, -라고 하는」 (수식. 관형격)
誰知烏之雌雄.(누가 (겉만 보고) 까마귀의 암수를 알아보겠는가.)
禹之父曰鯀, 鯀之父曰帝顓頊.(우임금의 아버지는 곤이고, 곤의 아버지는 임금 전욱이다.)
父無喪子之憂, 兄無哭弟之哀.(아비는 자식을 여의는 걱정이 없고, ~ )
崔氏雖得富者之名, 實不然也.(최씨가 부자라는 말을 들어도, 실제로 그렇지 않다.)
○ 「~ 중에」
選兵之善射者. (병사 중에서 활을 잘 쏘는 자를 뽑다.)
五萬圓之, 兄取三, 弟取二焉.(오 만원 중에 형이 삼만을 갖고 아우가 이만을 가졌다.)
○ 「-이(가)」 (주격 조사 비슷하게 쓰임)
富與貴, 是人之所欲也.(부귀는 이는 사람이 원하는 것이다)
寡人之於國也, 盡心焉耳矣.(과인이 나라에 마음을 다했다.)
○ 「-에」 (시간을 나타내는 표현 뒤에 쓰인다)
古之(옛날에)
○ 「-에(=諸)」
○ (연결 어조사, 종결 어조사로 쓰임)
한자와 한문
․ 爲
○ 「하다, 되다, -라고 하다」
○ 「~ 때문이다, 위해서」 (이유. 목적)
男兒爲知己者致命.(남아는 자기를 알아주는 자를 위하여 목숨을 바친다)
記之, 爲不忘之也.(기록하는 것은 잊지 않게 위해서이다)
○ 「-하게 되다, -당하다」 (피동)
高麗爲朝鮮所滅也.(고려는 조선에 멸망당했다.)
蛙爲蛇捕食也.(개구리는 뱀에게 잡아먹힌다)
○ 「그를 위해서, 그 때문에」 (=爲之)
君暴政, 民爲怨君也.(임금이 폭정하니, 백성이 그 때문에 임금을 원망했다.)
子之履弊, 父爲買履也.(아들의 신이 해어지니, 아버지가 그를 위해서 신을 사 주었다)
○ 「-라고 하다」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 모른다고 한다)
○ 「만약」 (가정)
○ 「-이다(명사 앞에), -하다」 (형용사 앞에)
○ 「-하냐, -하구나」 (문장 뒤에 의문, 감탄으로 쓰임)
한자와 한문
․ 也
也자는 단어나 구절, 문장 뒤에 쓰이는 대표적인 어조사이다. 也는 쓰임이 매우 넓어서, 평서문, 감탄문, 반어문, 의문문, 명령문 등에 두루 두루 쓰인다. 이것은 마치 우리말의 종결어미 ‘-어(-아)’가 문맥에 따라 평서문, 의문, 감탄 등에 두루 쓰임과 흡사하다.
○ 「-이다, -하다, -한 것이다」 (평서문)
周公, 文王之子也.(주공은 문왕의 아들이다)
虎與獅鬪, 則不知孰勝也.(호랑이가 사자와 싸우면 무엇이 이길지 알 수 없다)
邦無道, 富且貴焉, 恥也.(나라에 도가 없는데, 부유하고 귀함은 부끄러운 것이다.)
○ 「-하구나, -이여」 (감탄)
天也. 靑哉.(하늘이여. 푸르구나.)
○ 「때문이다, -한 것이다」 (이유)
强者敗於弱者, 輕之也.(강자가 약자에게 패하는 것은 얕봤기 때문이다.)
○ 「-한가, -하랴」 (의문. 반어)
日本富强於我國, 何也.(일본이 우리나라보다 부강한 것은 왜인가)
雖飢, 何以盜也.(아무리 배고프더라도 어찌 도둑질하겠는가)
○ 「-함에(-할 때), -함이, -하고, -하여, -한데, -하면, -하니」 (구말(句末)이나 문중(文中)에서)
한자와 한문
君子食也, 無求飽.(군자는 먹음에 배부름을 구하지 않는다)
朴氏爲人也, 優柔不斷.(박씨는 사람됨이 우유부단하다)
親愛子也, 厚于子思親也.(부모가 자식을 아낌은 자식이 부모를 생각함보다 더하다)
○ 「-는(-이, -란)」
金氏有二子, 一也善歌, 二也善畵.(김씨는 두 아들이 있었는데, 첫째는 노래를 잘 하고, 둘째는 그림을 잘 그렸다.)
義也者 與財不可易焉.(의란 것은 재물과 바꿀 수 없다.)
○ 「또, 또한」
○ (부사 뒤에 붙이어 쓰인다)
必也(반드시)
․ 矣
矣가 문장 끝에 쓰이는 경우에 也와 대개 그 쓰임이 비슷한 것 같다. 둘의 차이는 矣자는 也에 비해 조금 더 단호한 어감이 있어 단정적, 주관적, 의지적인 것 같다.
○ 「-하다(-이다), -하구나」 (평서문. 단언. 감탄)
朝聞道, 夕死可矣.(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괜찮다)
綠矣. 山乎.(푸르구나. 산이여)
好仁而害人者, 鮮矣.(인을 좋아하고 남을 해치는 자는 드물다.)
한자와 한문
不恐其死, 可謂勇矣.(그 죽음을 무서워하지 않으니, 용감하다 할만하다.)
○ 「뿐이다」 ((=而已矣) 한정. 단정)
○ 「-하겠다. -할 것이다」 (추측. 의지)
勤勞而節用, 則致富矣.(부지런히 일하고 절약하여 쓰면, 부를 이룰 것이다.) 日西出, 人皆驚矣. (해가 서쪽에서 뜨면, 사람들이 모두 놀랄 것이다)
甲謂乙曰 “貸錢, 吾必償之矣.” (갑이 을에게 ‘돈을 빌려주면, 내가 반드시 갚겠다.’라고 했다)
○ 「-하냐, -하랴」 (의문. 반어)
○ 「-하니, -하고, -하지만(-하나), -한데」 (문장 중간에)
王娶七年矣, 未得子也.(왕이 장가든 지 칠년이 됐는데, 아직 아들이 없었다.)
旱五月矣, 洑幾竭焉.(가뭄이 다섯 달 가니, 봇물이 거의 말랐다)
․ 乎
○ 「-에, -에서」 (개사로 쓰일 때는 於자와 쓰임이 비슷하다.)
○ 「-하냐, -하랴」(의문. 반어)
甲問於乙曰 “汝嘗讀淮南子乎.”(갑이 을에게 ‘너는 회남자를 읽은 적이 있냐.’라고 물었다)
人無禮, 則與禽獸有異乎.(사람이 예가 없으면, 금수와 다름이 있으리오)
○ 「-하구나, -하다」 (감탄)
美乎. 彼女.(예쁘구나. 저 여자.)
한자와 한문
○ 「-하게」 (대개 형용사나 부사어 뒤에 접사처럼 쓰임)
食此藥, 則庶乎愈矣.(이 약을 먹으면, 거의 나을 것이다)
昨霹破巖. 若是乎其可强也.(어제 벼락이 바위를 깼다. 이렇게 그 세구나.)
○ 「-하면(=也, 焉)」 (가정)
使人有翼乎, 則飛天矣.(만약 사람이 날개가 있다면, 하늘을 날 것이다.)
․ 哉
哉자 단독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다른 어조사와 어우러져 ‘乎哉, 也哉, 矣哉’ 등으로 쓰이기도 한다.
○ 「-하구나, -하도다」 (감탄. 영탄 )
嗚呼. 痛哉.(아. 통탄스럽구나)
高哉. 智異山乎.(높구나. 지리산이여.)
○ 「-하리오. -하랴」 (반어)
燕雀安知鳳凰之志哉.(제비、참새가 어찌 봉황의 뜻을 알리오)
牛豈追馬哉.(소가 어찌 말을 (속도가) 따라가겠는가)
○ 「-한가, -하냐」 (의문)
○ 「-하라」 (명령)
卽速來哉.(즉시 빨리 오거라)
한자와 한문
․ 焉
○ 「어찌」 (대개 반어에 쓰이는 듯함)
焉敢生心.(어찌 감히 그런 마음이 생기리오)
割鷄, 焉用牛刀.(닭 잡는데, 어찌 소 잡는 같을 쓰리오)
○ 「그것(이것), 그에, 그보다」 (대명사)
過而能改, 善莫大焉.(허물이 있되 능히 고친다면 선이 이보다 큼이 없다)
年有二十四節氣, 端午不與焉.(한 해에 24 절기가 있는데, 단오는 그것에 들어가지 않는다)
○ (문미(文尾)에 평서문. 의문. 반어 등에 쓰임)
父與母, 奚好焉.(아빠와 엄마 중에 누구를 더 좋아하냐.)
○ 「-하니, -한데」 (구말이나 문중에 쓰임)
光州有名山焉, 卽無等山.(광주에 명산이 있으니, 바로 무등산이다)
千里馬不致千里, 是無他焉, 無能御之者也.(천리마가 천리를 가지 못 하는 것은 이는 다른 것은 없고, 그것을 부릴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 「-하게, -하다」 (의태어에 접사처럼 붙여 쓰인다)
孔子勃焉責於子路也.(공자가 발끈하며 자로를 꾸짖었다)
○ (시간 뒤에 붙이어 쓰인다)
한자와 한문
․ 而
○ 「-하고, -하면서, -하고서, -해서, -하자마자, -하다가」 (순접)
鳥飛天而魚泳水.(새는 하늘을 날고, 물고기는 물에서 헤엄친다.)
開門而入室. (문을 열고서 방에 들어가다)
無翼而人不飛也.(날개가 없어서 사람은 날지 못한다)
無生而能言者矣. (태어나자 말할 수 있는 자는 없다)
飮燒酒而至於三甁也.(소주를 마시다가 세병 째에 이르렀다)
○ '-하나, -하되, -한데, -하지만, -해도' (역접)
樹欲靜而風不止.(나무는 고요하려고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는다)
人不知己而不慍.(남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는다)
欲視而不聞.(보려고 해도 보이지 않는다)
○ 「-하면, -해야(-한 후에), -하여, -하니」 (가정)
飢而欲食, 寒而欲煖.(배고프면 먹고 싶고 추우면 따뜻해지고 싶다.)
樹成蔭而衆鳥息焉. (나무가 그늘을 이뤄야 뭇 새가 거기에 쉰다.)
○ 「-에」 (시간을 의미하는 한자 뒤에)
朝而出 暮而歸(아침에 나갔다가, 저녁에 돌아오다)
十五而志于學, 三十而志于財.(열다섯에 배움에 뜻을 두고, 삼심에 돈에 뜻을 두었다.)
始而(비로소), 久而(오랫동안), 今而(이제), 已而(이윽고)
한자와 한문
○ 「-히, -하게」 (형용사나 부사 뒤에 붙어 쓰인다)
幸而李氏免禍矣. (다행히 이씨는 화를 면했다.)
俄而轟轟降雨. (갑자기 쿵쿵 천둥이 치고 비가 내렸다.)
○ 「-이 되어, -이」
人而無禮, 胡不遄死.(사람이 되어 예가 없는데, 어찌 일찍 죽지 않는가)
○ 「그것으로써」 (=以)
․ 則
○ 「-하면 즉, -하는 때(경우에)」 (가정. 조건)
春來, 則開花.(봄이 오면, 꽃이 핀다.)
人壽, 則過百歲.(사람이 오래 사는 경우엔 백세를 넘긴다)
若知彼知己, 則百戰不殆.(만약 상대를 알고 나를 안다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을 것이다.)
○ 「-하려 하면(=欲~則)」 (의도. 계획)
死則生, 生則死.(죽으려고 하면 살고, 살려고 하면 죽는다.)
○ 「-하디(-하고)」 (강조)
天高則高, 地廣則廣.(하늘은 높디 높고, 땅은 넓디 넓다)
○ 「즉, 곧(卽), -은」 (동등. 부연)
沙果則大邱, 梨則羅州.(사과는 곧 대구이고, 배는 나주이다.)
한자와 한문
詩則李白, 文則韓愈. (시는 이백이고 글(산문)은 한유이다.)
得橫財, 則被橫災也.(횡재(橫財)를 얻는 것은 곧 횡재(橫災)를 입는 것이다)
我國則大韓民國間於中日也.(우리나라 즉 대한민국은 중국과 일본 사이에 있다.)
人, 力則不及於牛, 走則不及於犬, 猛則不及於虎.(사람은 힘은 소에 못 미치고, 달리기는 개에 못 미치고, 용맹은 호랑이보다 못하다.)
○ 「곧 (때문이다)」 (이유. 원인)
中東諸國所以富, 則多出石油也.(중동 여러 나라가 부유한 것은 곧 석유가 많이 나기 때문이다)
○ 「-한지는, -한가는」 (불확실)
泰山高, 則吾不知.(태산이 높은지는 나는 모르겠다)
誰作春香傳, 則未詳.(누가 춘향전을 지었는지는 자세하지 않다)
○ 「-하니(-하여) (즉), -했는데」 (결과. 전환)
當時風吹, 則燭消也.(당시에 바람이 불어오니, 곧 촛불이 꺼졌다)
人掘地而索金, 則金不見也.(사람들이 땅을 파서 금을 찾아보니, 금은 보이지 않았다.)
○ 「법, 본받다」
한자와 한문
기타 어조사
앞에서 다루지 않은 어조사, 허사(虛辭)나 이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한자들 중에서 서로 유사한 의미나 기능한 가진 것들을 하나로 묶어 간단히 의미만 싣는다. 아무 설명이 없는 단어나 어구는 앞의 단어의 의미와 비슷하거나 관련이 있다는 암시이다. 허사는 대개 실질적인 의미가 있는 실사(명사, 동사, 형용사)를 제외한 한자를 의미한다. 주의할 점은 많은 한자가 허사와 실사(實辭)를 겸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에서 다룬 어조사와 여기서 언급하는 것은 옥편이나 원전(原典) 등에 의거하는 것인데, 이 의거 자체에 오류가 있거나, 내가 의거 내용을 잘못 파악하여, 이로 인하여 설명에 일부 오류가 있을 수도 있음을 고지한다.
감탄사,차사(嗟詞)
噫(아. 아아. 오)。譆。嘻。烏(아아)。嗚(오)。嗟(아)。惡(아)。於(아)。 呼。咄。嗚呼。粤。于。吁。欹。叱
한자와 한문
감탄에 쓰이는 어조사
哉(-하구나. -하네)。 乎。矣。也。歟。夫。邪。也哉。也夫。矣夫。矣乎。兮。與。來
의태어,의성어 뒤에 붙는 한자
然(-하다. -하게)。焉。爾。如。若。爲。乎
발어사,어기사
夫。伊。蓋。唯(=惟. 維)。諸。案。於。思。載。式。抑。粤。越。
其。也。焉。矣。則。以
‘대저,보통’의 의미를 갖는 한자
凡(무릇)。夫。蓋(대개)。盖。大抵。且。槪(대개)。略(대강)
한정(限定)
已(-뿐. -할 뿐(나름)이다)。耳。而。爾。而已。而已矣。也已矣
‘-이다’로 해석되는 한자
한자와 한문
也(-이다)。是。是個。乃
단어 앞에 쓰이는 어조사(개사)
於(-에. -에서. -로)。于․乎(=於)。自(-에서)。從(-에서)。道(-에서)。由(-부터)。猶。繇
부정(否定)에 쓰이는 한자
不(아니. 못. -하지 않다. 없다. 아니다)。弗(=不)。否(아니다. -하지 않은지)。不是(아니다)。負(-하지 않다)。未(아니다. 아직 -하지 않다)。末。非(아니다)。微(=非)。匪(=非)。無(없다. -하지 마라)。 亡(=無)。罔。沒。毋。靡(없다)。莫(없다. 아무도 ~ 없다)。勿(말다)。
無不。莫不。毋不。無~不。無非。莫非。非非。非~不。未~不。不~不
받는 말(代詞)
此(이(이것. 이사람. 이일). 그)。 之(이. 그(그것. 그사람. 그일))。 是(이. 그)。寔。其(그. 그것)。諸(그것(=之). 그것에(=之乎. 之於))。厥(그. 그것)。焉(이. 그)。斯(이. 그)。爾(이. 그(=其). 그렇게)。伊(저. 그)。彼(저(저것. 저사람). 그)。以(그것으로써. 그래 갖고)。夫(그. 이)
한자와 한문
인칭대명사(1, 2인칭)
我(나. 우리)。 吾(나)。 余(나)。予。僕(저)。朕(나)。不穀。汝(너)。女。子(너. 당신)。 爾(너)。 而(너)。若(너)。吾子(그대)。乃(너)。之(너)。我等(우리)。吾等。汝曹(너희)。二三子
관형사 ‘그’의 의미를 갖는 한자
其(그)。之。爾。厥。居。豈
수식(修飾)
之(-의. -하는)。其(-의)。所((-이) -하는)。之~所。的(-의)
문장(구절) 사이를 연결하거나 전환하는 한자
乃(이에. 이리하여)。爰(이에)。斯(이에)。迺。於是(=于是. 於是乎)。曾(이에)。因(그로 인하여. 그리하여)。因而。從而。仍。故(그리하여)
역접(逆接)
雖(비록 (-하더라도))。唯。繞(비록)。縱(비록)。且。
然而(그러하나)。然。雖然(비록 그렇더라도)
한자와 한문
의문(疑問), 반어(反語)
何(어찌(왜. 어떻게). 어찌하다. 어떠하다. 무엇. 무슨. 어느. 누구. 어디. 얼마)。奈(어찌)。如(어찌)。豈(어찌)。胡。安。曷。害。惡。庸。寧。獨。那。遽。詎。巨。渠。底。誰(누구)。孰(누구. 어느. 무엇)。幾(얼마)。
何以(어찌. 무엇으로)。奚以。何爲(어찌)。曷爲。奚爲。胡爲。甚麽(무엇. 무슨)。何等。如何(어찌. 어찌하다)。 何如。若何。若之何。奈何(柰何)。奚如。何謂(무엇을 말하는가)。 奚謂(=何謂)。孰與(어느 쪽인가. 어느 쪽이 더 -한가)。何故(무슨 까닭)。何居。幾何(얼마)。幾許
주로 반어에 쓰이는 한자나 어구
盍(어찌 -하지 않으리(=何不~))。 害。豈(어찌)。安。之有(-함이 있으랴)。豈徒(어찌 -할 뿐인가(=豈獨. 何但))。何有。況~乎
의문,반어에 쓰이는 어조사
乎(-하냐. -하리오)。哉。也。邪。與(-하냐. -한지)。歟。耶。矣。
乎哉
한자와 한문
가정(假定),조건(條件)
若(만약 -하면))。 如(=若)。假(가령)。使(가사)。設(설령)。爲(가령)。 假令(가령)。假使。如使。藉。今(지금 (만약))。苟(진실로)。審。信。
則(-하면 곧)。卽(=則)。便(곧. 문득)。輒(문득)。必(-하면 반드시)。者(-하는 자는)。乃(-하니. -해야)。斯(=則)。此(=斯)。是(=斯)
동등,동격
則(곧. 즉)。卽(=則)。乃(곧)
가능,능숙
可(가히 -할 수 있다. -하기에 가능하다)。 能(능히 -할 수 있다. 능하다)。 得(-할 수 있다. -해 내다)。 可得。足(족히 -할 수 있다)。 有餘。知(-할 줄 알다)。克(능히 -하다)。會(능하다)。善(잘)。好
당위(當爲),의무,타당
當(마땅히 -해야 한다)。宜(=當)。可(가히 -해야 한다. -할 만하다)。合(합당히)。應(응당)。須(모름지기. 마땅히)。如(=當)
의지, 예정
한자와 한문
欲(-하려고 하다)。將(장차 -하려고 하다)。將欲(=將)。不肯(-하려고 하지 않다)。定(-하기로 정해지다)。當(=將)
원인,이유(理由),목적,연유
故(고로. 때문이다)。顧。之故(-한 까닭)。是故。是以。以(때문에. 때문이다)。所以(까닭)。所以~者。所以~故。以~故(때문이다)。爲(위해서. 때문이다)。爲~故。由(-에서. -에서 말미암다)。也(때문이다)。緣(-에 연유하여)。因(-에 인하여)。隨。於((=于. 乎) -에(에서))。自(-에서)
추측,짐작,생각
蓋(아마)。恐(-할 것 같다. -할까봐 (두렵다))。必(반드시 -일 것이다)。當。應。殆(거의 -듯하다)。庶幾(거의 -할 것이다)。幾(거의. 하마터면)。 危(하마터면 -할 뻔하다)。近(-에 가깝다)。 疑(-한지 의심스럽다)。疑是。 欲(-할 것 같다)。如(-한 것 같다)。似。若。抑。
意(-라고 생각하다)。意者(=意)。以爲(-라고 생각하다(=謂, 爲))
인용(引用)
曰(-라고 가로다(말하다))。曰~云。聞之~曰。云(-라고 이르다)。作(-라고 나오다)
한자와 한문
정도(程度)
可(대략 -쯤)。許(쯤)。可~許。所(쯤)。略
경험
嘗(일찍이 (-한 적이 있다))。曾(일찍이)。未嘗不。未曾
시간, 상황 당면(當面)
當(-당하여(맞이하여). -할 때에)。 時(-할 때에)。當~時。於~也(-함에)。至(-에 이르러)。及(-에 이르러)。比(-할 쯤에)。臨。値
그 외 기타
․常(늘)。當。恒(항상)。每(매양)。秩(항상)。或(늘)
․素(평소에)。平(평소)。居(평소)
한자와 한문
․元(원래)。原。本(본디)。旣(원래)。固(본디)。初(처음)。始(처음)
․頻(자주)。數(자주)。屢(자주)。亟(자주)。繁(자주)。屨(자주)
․時(때때로)。或(간혹)。希(드물게)。稀。往往
․代(번갈아)。更(번갈아)。遞(번갈아)。迭(번갈아)
․古(옛)。古者。古之。故(옛)。昔(예전. 아까)。昔者。往(옛)。
往者。往古
․乃(접때(저번에. 아까. 예전에))。 乃者。曩(접때. 이전에)。曩者。疇(접때)。疇昔。向者(접때)。鄕者。 初(이전에)。始。先是(이에 앞서)。前此
․旣(이미)。已(이미)。預(미리)
․今(이제)。乃今。方(이제 막. 한창)。方今。酣(한창)。中(도중)
․近者(요즘)。近來。比來。今者。頃(요사이)
․將(장차. 이제 곧 막)。且(장차)。當(장차)。方將
한자와 한문
․幾(거의 (-하려 한다))。庶幾(거의)。垂(거의)。汔(거의)
․居無幾何(얼마 있지 않아. 얼마 후에)。無何。已而(이윽고)。旣而。旣已。未久(머지 않아)。未央。良久(조금 있다가)
․暫(잠시)。須臾(잠깐)。臾。乍(잠깐)。間(잠시)。有間(잠시 후)。
爲間。少(잠시)。少選。選間。頃(잠시)。居頃。姑(잠시)
․久(오래)。久之(=久而)。永(길이)。長(길게)
․遂(드디어. 마침내. 결국)。終(끝내)。竟(마침내)。卒(끝내)。 果(과연)
․會(때마침. 우연히)。偶(우연히(=遇))。適(마침)。屬(때마침)
․卒(갑자기)。卒然。猝。忽(갑자기(=忽然))。俄(갑자기)。遽(갑자기)。旋(갑자기)。尋(갑자기)。雜(갑자기)。乍。勃。暴。急。突。頓
․早(일찍)。夙(일찍)。蚤(일찍)
․卽(즉시)。則。便(곧)。立(바로)。直(곧)。俓(곧)。速(빨리)
․必(반드시. 틀림없이)。期。須(반드시)。審(틀림없이)。信(틀림없이)。定(반드시)
한자와 한문
․苟(진실로)。誠(진실로)。眞(진실로)。固(진실로)。良(진실로)。實(참으로)。情。審(참으로)。信(진실로)。正。果(과연. 실제로)
․猶(오히려)。尙(오히려)。尙猶。將。反(도리어)。倒(거꾸로)。還(도리어)。覆(도리어)。顧(도리어)。却(도리어)。卻。竟。寧(차라리)
․妄(마구. 멋대로)。 任(마음대로)。恣(마음대로)。肆(멋대로)。擅(멋대로)。專。橫。放。從。縱。亂
․敢(감히)。竊(외람되이)。果(과감히)。忍(차마)。固(굳이)。苟(구차히)
․皆(모두)。擧(모두)。擧皆(모두)。相(서로)。全(모두)。諸(모든)。盡(다)。咸(다)。悉(다)。合(모두)。歷(다)。餘(죄다)。勝(다)。都(모두)。通(모두)。備(모두)。總(모두)。摠。該。凡。齊。僉
․周(두루)。遍(두루)。彌(두루)。普(널리)
․獨(홀로)。單(혼자)。特(홀로)
․至(아주(지극히). 매우)。甚(심히)。極(극히)。泰(심히)。大(크게)。殺(매우)。苦。絶(더 없이)。斬(매우)。很(매우)。亦(대단히)
한자와 한문
․最(가장)。上(최상)。元(으뜸)。莫∼。
․熟(자세히)。孰。具(자세히)。詳(자세히)。致(자세히)。察。密
․差(조금)。少(조금)。頗(조금)。一(조금)。毫釐(아주 조금)。秋毫
․僅(겨우)。覲。厪。纔(겨우)。才
․唯(오직. 다만)。 惟․維(=唯)。但(다만)。只(단지)。特(단지)。徒(단지. 그냥)。獨(단지)。直(단지)。 專(오로지)。純(오로지)。精。啻(뿐)
․漸(점점(=漸漸))。稍稍(차차)。次(차차(=次次))
․益(더욱 -할수록)。愈(더욱)。兪。彌(더욱)。滋(더욱)
․尤(특히. 더욱)。特(특히)。獨(유독)。況(더욱)
․且(또)。又(또. 다시)。有(또(-하고))。 復(다시)。複。再(거듭)。重(다시)。更(다시)。革(다시)。還(또)
한자와 한문
․與(-와)。之與。及(및. 와)。曁(및)。越
․與(함께. 더불어)。 俱(함께)。共。同(같이)。偕(함께)。兼(함께)。竝(아울러)。幷。倂
․微(몰래)。密(비밀히)。隱(몰래)。陰(몰래. 속으로)。 竊(몰래)。私(몰래)。潛(몰래)。間(몰래)
․外(겉으로)。陽(겉으로)。名(명분으로)
․身(몸소)。躬(몸소)。手(손수)。親(친히)。自(스스로)
․僞(거짓으로)。佯(-한 체하다)。詳。故(일부로)。 誤(잘못)。謬(잘못)
한자와 한문
문장 구조(文章構造)
문장은 주어, 서술어 같은 문장 성분(成分)으로 이루어진다. 문장 성분 중에서도 주어, 서술어, 목적어, 보어 같은 주된 것을 국어에서는 주성분이라고 하고, 관형어, 부사어 같은 다른 것을 수식해 부수적으로 쓰이는 것을 부속성분이라고 한다. 문장 구조는 대개 주성분으로 분류한다. 그런데 문장 구조에 너무 얽매일 필요는 없으니, 문장 구조도 해석을 위한 일종의 참고 도구에 불과할 뿐임을 명심하고 부담 없이 대하면 된다. 우리가 우리말에 대한 문법을 잘 모르고도 우리말을 잘 알고 있듯이, 이런 한문 문법을 잘 아는 것이 한문을 터득하는 데에 절대적이라고 여겨지지는 않는다. 여기에서 설하는 문장 구조의 분류는 한문의 구조에 대한 이해에 초점을 둔 것으로 저의 주관적인 견해가 많아서, 이에 대해 이의(異議)가 있을 수 있으니, 이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아래 예시한 것 중에서 주어가 생략된 것이 있으니, 주의하기 바란다.
한자와 한문
◆ 주어 + 서술어 (주술)
어떤 문장에서 설명하는 말(서술어)이 나타내는 동작(동사), 상태(형용사) 등의 주체가 되는 단어를 주어(主語)라고 하고, 주어의 동작, 상태, 상황 따위를 설명하는 것을 서술어(敍述語)라고 한다. 한문은 주어가 앞에 오고 술어가 뒤에 오는 【주어+서술어】 구조로, 이것을 줄여 ‘주술’이라고도 한다. 우리말도 ‘주어+서술어’ 형태로 한문과 비슷하여, 한문의 주술 구조는 상대적으로 이해하기가 쉽다. 주술 구조에서 주어가 될 수 있는 단어는 체언(명사, 대명사, 수사)이고, 서술어가 될 수 있는 것은 용언(동사, 형용사)과 체언이다.
1) 春+來.(봄이 오다) 鷄+鳴.(닭이 울다)
1-a) 開+花.(꽃이 피다) 降+雨.(비가 내리다)
비고) 書 生+蟲.(책에 벌레가 생기다)
1-b) 花+開.(꽃이 피다) 雨+降.(비가 내리다)
1-c) 有+人.(사람이 있다) 無+力.(힘이 없다)
위의 예 1은 서술어로 동사가 쓰인 경우이다. 간혹 1-a 같은 ‘서술어+주어’ 형태로 보이는 것이 있다.(이것이 1-b 같이 ‘주어+서술어’ 형태로도 쓰여서, ‘주어+서술어’ 구조의 도치인지, 그냥 ‘서술어+주어’인지, 아니면 ‘서술어+보어’인지 모호하다.) 이런 경우에 서술어로 쓰이는 단어는 주로 출현, 생성, 소멸 등의 의미를 갖는 出, 生, 發, 現, 開, 落, 降, 立 등이 있다. 이런 경우에 주어로 쓰이는 한자는 대개 자연물, 생물, 기후 현상인 경우가 많고, 가령 ‘雨’자가 ‘비가 오다’, ‘花’자가 ‘꽃이 피다’는 의미를 갖듯이 그 자체로 동사의 의미를 갖는 경우도 있다. 1-c에서 보듯이 有, 無는 거의 결합하는 명사 앞에 온다. 여기서 有, 無가 동사인지 형용사인지 결합하는 명사가 주어인지 보어인지는 구분하기가 아리송하기는 하다. 그리고 앞의 예문에서 이해를 돕기 위하여 문장 성분 사이에 ‘+’ 이 표시를 했는데, 한자 ‘十(십)’자와 혼동하지 말기 바란다.
한자와 한문
1) 山+高.(산이 높다) 地+廣.(땅이 넓다)
1-a) 多+福.(복이 많다) 薄+福.(복이 없다)
1-b) 甲乭+多+福.(갑돌이는 복이 많다.)
1-c) 甲乭+多+於福.(갑돌이는 복이 많다.)
2) 堯+長, 舜+短.(요임금은 키가 크고, 순임금은 키가 작다.)
2-a) 象+長+鼻, +短+脚. (코끼리는 코가 길고 다리가 짧다.)
3) 我國+大卒者+多, +好學者+少.(우리나라는 대졸자는 많으나 배움을 좋아하는 자는 적다.)
위 예문 1은 형용사가 서술어로 쓰인 경우이다. 우리말처럼 한문에서도 형용사가 단독으로 술어로 쓰인다. 그런데 1-a처럼 형용사(술어)가 앞에 오고 주어(주어인지 보어인지 애매하나, 우리말 해석으로는 주어처럼 보이므로 임시로 주어로 간주함)가 뒤에 오는 경우가 간혹 있다. 이것은 1-b의 多자처럼 술어로 쓰이는 형용사가 명사(주어)를 두 개 취하는 듯한 경우에 앞의 명사(주어)가 생략되면, 1-a 같은 ‘술어(형용사)+주어’ 형태가 생기는 듯하다. 1-b처럼 주어가 두 개인 듯한 경우엔 형용사(술어) 앞에 오는 명사(‘甲乭’)는 하나의 개체나 집단이고 뒤에 오는 명사(‘福’)는 그것에 포함되는 일부인 듯하나, 개체(집단)나 부분을 확실히 구분하기도 까다롭고 해서, 이것이 확실하지는 않다. 1-c 같이 간혹 뒤의 명사 앞에 개사(어조사)가 쓰인 형태가 보이기도 하는데, 이것을 보면, 1-b에서 뒤의 명사 앞에 개사가 생략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에 대해 예시 2와 2-a를 더 참고하기 바란다. 예문 3처럼 뒤의 명사가 길 때엔 명사가 연달아 나오고, 맨 뒤에 술어가 놓이기도 한다.
한자와 한문
1) 我+韓國人也. (나는 한국인이다)
2) 色+卽是空, 空+卽是色.(색이 즉 공이고, 공이 즉 색이다.)
위 예문은 명사(체언)가 서술어인 경우로, ‘-은 -이다.’는 식으로 해석된다. 예시 1처럼 주어와 서술어 사이에 아무것도 없이 명사 자체만으로 서술어로 쓰일 때는 어조사 也가 잘 쓰인다. 또 예2처럼 주어와 서술어 사이에 是자 같은 한자가 쓰이는 경우가 있다. 주어와 서술어 사이에 쓰일 수 있는 한자는 是, 乃, 則, 卽 등이다. 예시 2처럼 주어나 서술어를 서로 바꾸어도 의미가 같은 때에는 則, 卽, 卽是, 乃 등이 쓰이는 것 같다.
주어와 술어를 갖추어 문장을 이루나 독립하여 쓰이지 못하고 다른 문장의 한 성분으로 쓰이는 것을 절(節)이라고, 주어가 절이 되면 주어절이 된다. 한 문장에 문장이 하나면 단문(單文)이고, 절이나 문장이 둘 이상이면 복문(複文)이라고 한다. 아래 예문들은 한문 자체로는 어떠한지 확실하지 않으나, 우리말로 해석하면 절(節)이 있는 복문 형태로 주술 구조가 확장된 것처럼 보인다. 아래를 보라.
한자와 한문
1) 天高於山+必也.(하늘이 산보다 높은 것은 틀림없다)
1-a) 天必高於山也.(하늘이 틀림없이 산보다 높다)
1-b) 天高於山也+必也.
2) 我國兩分+六十年也.(우리나라가 양분된 지 60년이다.)
2-a) 母呼子+五.(어머니가 아들을 부른 것이 다섯 번이다.)
위의 예 1은 앞부분(‘天高於山’)은 주어절 형태로, 뒤 부분(‘必’)은 술어로 해석이 된다. 이 경우에 1-a의 해석처럼 술어를 부사어로 바꿔, 단문으로 하여 풀이해도 의미는 비슷하다. 그래서 예1 같은 문장의 구조 파악에 편의를 주려고 함인지, 1-b처럼 사이에 也자가 쓰이기도 하는 것이 한문 원전에 간혹 보인다. 예 2처럼 앞부분은 주어절로, 뒷부분은 숫자가 들어가는 명사가 술어로 풀이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예 2도 ‘우리나라가 60년 동안 양분됐다.’로 단문으로 해석할 수 있어 보인다. 그런데 2-a처럼 앞부분을 주어절로 해석하면 조금 오히려 어색하여, ‘어머니가 아들을 다섯 번 불렀다.’로 이렇게 문장 구조를 바꿔 해석하는 것이 더 나아 보이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한자와 한문
1) 美女, 男所欲也. -미녀는 남자가 바라는 바이다.
1-a) 男所欲, 美女也. -남자가 바라는 것은 미녀이다.
예 1은 주술 구조는 아니나, 주술 구조가 확장된 것처럼 해석이 된다. 예 1에서 ‘美女’는 본래 목적어이지만, 주어처럼 앞에 위치해 있고, ‘男所欲也’는 마치 서술어절처럼 해석된다. 자세한 것은 ‘도치문’편을 보라. 1-a처럼 주어를 절(節)로 길게 바꾸어 표현해도, 예 1과 비슷한 의미가 된다.
◆ (주어) + 서술어 + 보어 (주술보)
주어와 술어만으로 뜻이 불완전한 문장에서 그 불완전함을 보충해 주는 것을 보어(補語)라고 한다. 한문에선 서술어가 앞에 위치하고 보어가 뒤에 오는 【서술어+보어】 형태이지만, 우리말은 이와 반대로 ‘보어+서술어’ 형태이다. 한문의 보어 중에는 국어나 영어의 보어와는 다른 것이 있다. 아래 예문 중에는 주어가 생략된 것도 있으니, 착오 없기 바란다.
한자와 한문
1) 芽+爲+花, 花+實. (싹이 꽃이 되고, 꽃이 열매가 된다.)
無虎洞中狸+作+虎. (호랑이가 없는 굴에 너구리가 호랑이가 된다.)
1-a) 我軍+爲+敵所敗. (아군은 적이 패배시키는 바가 되었다.)
2) 我+非+汝. (나는 네가 아니다.)
2-a) 我+是+我. (나는 나다.)
국어에서 ‘되다, 아니다’만이 보어를 취하는 것으로 본다. 이것을 한문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면, 한문에서도 위 예문처럼 爲, 作, 非 등은 보어를 취할 수 있다. 이 경우에 보어는 ‘-이(가)’로 해석된다. 1-a처럼 爲가 피동적인 의미로 쓰이고 뒤에 所가 오는 爲~所 구문도 주술보 구조인 듯하다. 그러나 爲~所 구문을 너무 문장 구조를 의식하여 직역하면 1-a의 해석처럼 어색하니, ‘아군은 적에 패하였다.’로 한문 문장 구조에 구애받지 않고 의역하는 것이 의미가 자연스러워 보인다. 그런데 예2처럼 ‘非’가 보어를 취하는 것으로 본다면 2-a의 ‘是’도 그러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문제가 생긴다. 그리고 爲자는 이런 구조보다는 목적어를 취하는 문장 구조에서 훨씬 많이 쓰이고, ‘~이다’라는 의미로도 쓰이기 때문에 문장 구조보다는 爲자의 의미를 잘 살피는 것이 해석에 더 편할 듯하다. 非자도 목적어를 취하는 동사로도 쓰여, 이런 술보 구조만으로 쓰이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
1) 登+於山.(산에 오르다)
1-a) 登+山. ( = )
한자와 한문
2) 甲+言+於乙.(갑이 을에게 말했다)
我軍+敗+於敵.(아군이 적에게 패했다.)
위 예시들은 술어는 동사이고, 보어로는 개사구(개사+명사)가 쓰인 경우다. 한문의 개사구는 영어의 전치사구나 국어의 ‘명사+조사’ 형태와 비슷한데, 영어에서 전치사구와 국어에서 ‘명사+조사’ 결합은 보어로 간주하지 않는다. 보어로 쓰이는 개사구를 이끄는 개사는 대개 於, 于, 乎 등이고, 특히 以가 이끄는 개사구는 보어가 되지 못하는 듯하다. 위의 예문 1처럼 동작의 대상이 되는 장소, 공간, 방향 등을 의미하는 개사구가 보어로 쓰인다. 1-a 같이 개사 於가 없이도 쓰이기도 한다. 이것이 개사가 생략된 것 같기도 하지만, ‘山’이 그 자체로 명사보다는 부사적인 의미로 쓰이는 것도 같다. 예문 2처럼 주체 동작의 상대, 대상, 목표 등이 되는 개사구가 보어로 쓰일 수 있다. 이런 경우에도 개사는 생략될 수 있다.
雪+滿+於山野.(눈이 산야에 가득하다.)
國語+異+于中國語也. (국어는 중국말과 다르다.)
能+於數學, 不能+於英語. (수학에 능하고 영어에는 능하지 않다.)
我國+多+於山, 少+於野.(우리나라는 산으론(산은) 많고 들로는 적다.)
위 예시는 술어가 형용사이고, 보어는 개사구(介詞句)가 쓰였다고 볼 수 있는 것 같다. 이 경우에 쓰이는 개사구는 장소, 공간, 방면, 분야, 비교 대상 등의 의미를 갖는다. 또 이 경우에 개사는 생략되는 수가 있는 듯하다.
한자와 한문
◆ (주어) + 서술어 + 목적어
주어가 생략됐다고 가정하면, 한문은 【술어+목적어】 구조로 국어의 ‘목적어+술어’ 형태와 반대이다. 그러나 영어도 술목(술어+목적어) 구조이므로, 우리가 영어를 조금만 알고 있다고 하면, 술목 구조에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술목 구조에서 술어가 될 수 있는 품사는 동사이고, 목적어가 될 수 있는 것은 체언이다. 영어처럼 ‘술어+목적어’ 어순인 언어는 대개 ‘동사+부사’나 ‘선행사+관형절’ 같은 구조로 뒤에서 꾸며 주는 후치수식(後置修飾)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문에선 이런 후치 수식이 거의 없다는 것이 차이가 있다. 일부에서는 목적어를 빈어(賓語)라고도 한다.
1) 讀+書.(책을 읽다)
閉+門.(문을 닫다)
投+石.(돌을 던지다)
2) 勿務+末, 務+本.(말단에 힘쓰지 말고 근본에 힘써라)
識者+矜+人 以識也.(식자는 남들에게 지식으로 뽐낸다)
한자와 한문
위 예문들은 술목 구조들이다. 술목 구조에서는 대개 목적어가 예1처럼 조사 ‘~을(를)’을 취하여 우리말로 해석되는데, 예2처럼 문맥이나 목적어를 취하는 동사에 따라 ‘~에’로 해석되는 경우도 있다.
1) 君子+重+義, 小人+重+利.(군자는 의를 중시하고, ~ 이익을 중시한다.)
1-a) 君子+重+義, 小人+重+利.(군자에겐 의가 중하고, ~ 이익이 중하다.)
2) 我國+雪+汚名. (우리나라는 오명을 씻었다.)
重자는 기본적으로 ‘무겁다’는 의미로 목적어를 취할 수 없는 듯한데, 예1에서 重은 ‘중시하다(중하게 여기다)’는 의미로 목적어를 취하는 동사처럼 해석이 된다. 이것은 한문이 우리말과 특징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말은 대개 한 단어가 다른 품사로 쓰이려면 어미나 접사가 붙어서 형태가 변하니, 대개 한 단어가 한 품사로 쓰인다. 이에 반해 한문에서는 한 단어가 형태 변화 없이 다른 품사로 바뀌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그런데 예문 1은 1-a처럼도 해석이 가능해서, 重자를 동사가 아닌 형용사로 쓰였다고 볼 여지도 있는 것 같다. 예문 2에서도 雪자는 본래 ‘눈’이란 의미로 명사인 것 같은데, 여기에서는 ‘씻다’는 동사로 쓰였다. 이처럼 한자 중에는 언뜻 보기에 도무지 목적어를 취하는 동사(타동사)로는 쓰이지 않는 것 같지만, 목적어를 취하는 한자가 있다.
1) 三尺童子+亦知+我國語異乎美國. (삼척동자도 우리말이 미국과 다름을 알고 있다.)
한자와 한문
1-a) 我+聞+忠臣不事二君. (나는 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는다고 들었다.)
孔子+曰+過猶不及. (공자가 ‘과함은 모자람과 같다.’라고 말했다.)
위 예문은 영어의 목적어절(目的語節) 비슷하게, 서술어(동사)가 목적어나 목적어 비슷하게 취급할 수 있는 것을 절(문장)을 길게 취하여 해석이 됐다. 이런 형태에서 동사(서술어)로 쓰이는 한자는 視, 聞, 覺, 知, 憂, 欲, 曰 등이고, 해석이 될 때에 목적어의 끝이 꼭 예문 1처럼 ‘-함을’(‘-하기를’)로 해석되지 만은 않고, 쓰이는 동사에 따라 예문 1-a처럼 ‘-ㄴ다고’, ‘-라고’등으로 해석된다. 이런 경우에 서술어가 어디까지 목적어를 취하는지 구분하기가 까다로울 수 있다.
◆ (주어) + 서술어 + 간접목적어 + 직접목적어 (4형식)
서술어가 목적어를 두개 취하는 이런 구조를 영어에서는 4형식 문형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간단히 4형식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한문의 문장 구조 중에도 영어의 4형식과 비슷한 것이 있다.
1) 兄+授+弟+黃金也. (형이 동생에게 황금을 주었다.)
1-a) 兄+授+黃金+於弟也. (형이 황금을 동생에게 주었다.)
한자와 한문
1-aa) 兄+授+黃金+弟也. (형이 황금을 동생에게 주었다.)
1-b) 兄+以黃金+授+弟也. (형이 황금으로써(황금을) 동생에게 주었다.)
授자처럼 4형식을 이끄는 한자는 수여, 증정, 발송, 기탁, 위임, 임대, 지도, 부과, 탈취 등의 의미를 갖는 與, 予, 賜, 贈, 給, 稟, 遺, 獻, 送, 饋, 受, 讓, 借, 假, 寄, 囑, 敎, 奪, 取, 加 등이다. 4형식 문형은 1-a처럼 직접목적어를 앞으로 빼고 간접목적어는 개사를 취하고 뒤로 위치시키는 형태로 한문의 5형식 비슷하게 바꿔 표현하는 것도 가능하다. 1-a에서 개사(어조사) 於는 아래 예시 1-aa처럼 생략되기도 한다. 또 1-b와 같이 직접목적어에 개사 以를 취하는 형태를 취해도, 의미는 4형식과 비슷해 보인다. 이때 개사구(개사+명사)는 위치가 자유로워, 1-b에서 ‘以黃金’은 꼭 ‘兄’과 ‘授’ 사이에 고정되어 놓이지 않고 다른 자리에 놓일 수도 있다. 1-b 같은 문장 형태에 잘 쓰이는 것으로 보이는 한자(동사)는 授, 遺, 賜, 妻 등이다.
◆ (주어) + 서술어 + 목적어 + 보어(목적보어) (5형식)
이런 구조를 영어에서는 5형식이라고 한다. 여기서는 앞으로 이런 문장 구조를 간단히 5형식으로 약칭하여 쓰겠다. 영어의 5형식은 한문과는 다른 것도 있고 유사한 것도 있다. 뒤의 예문 중에는 주어가 생략된 것도 있으니, 착오 없기 바란다.
한자와 한문
1) 孔子+問+禮+於老子. (공자가 예를 노자에게 물었다.)
天子+封+姜太公+齊. (천자가 강태공을 제(齊)에 봉했다.)
投+石+於窓門. (돌을 창문에 던지다.)
1-a) 投+石+窓門. ( = )
위 예문은 보어가 개사구로 영어에서는 목적보어로 간주하지 않아서 5형식이 아니나, 한문에서는 보어로 본다. 여기에서 보어로 쓰일 수 있는 개사구나 명사(명사처럼 보이나 실질적인 의미는 부사에 가까움)는 위 예문에서 보듯이 주체의 동작이 미치는 상대, 대상, 목표, 방향, 장소 등이 된다. 1-a처럼 보어 자리에 어조사가 없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1) 人+謂+沈淸+孝女. (사람들은 심청을 효녀라고 한다.)
1-a) 人+沈淸之+謂+孝女. ( = )
1-b) 人+以孝女+稱+淸. (사람들은 효녀로 심청을 칭한다.)
2) 人+謂+興夫+善. (사람들은 흥부를(흥부가) 착하다고 한다.)
위 예문들은 영어의 5형식과 유사해 보인다. 예 1에서 동사 謂는 ‘-라고 하다’라는 의미는 갖는데, 이런 부류의 의미를 갖는 한자가 5형식을 이끄는 듯하다. 謂자 말고도 爲, 謂~曰, 稱, 次, 題 등이 이렇게 쓰이는 듯하다. 예 1은 1-a처럼 목적어가 서술어 앞에 오는 도치되는 형태로도 많이 쓰인다. 이때 대개 도치되는 목적어 뒤에 之가 붙는 것 같다. 1-b처럼 보어에 해당하는 것을 以가 들어가는 개사구 형태로 써도, 의미는 비슷해지는 듯하다. 예 2처럼 보어가 형용사일 때는 목적어를 ‘-를’로 말고, ‘-이(가)’로 해석해도 될 듯하다.
한자와 한문
金氏+請+友+貸金. (김씨가 친구에게 돈을 빌려주기를 청했다.)
民+願+王+旋善政. (백성은 왕에게 선정을 베풀기를 원한다.)
비고) 民+願+王旋善政. (백성은 왕이 선정을 베풀기를 원한다.)
한문에서 위 예문처럼 請, 願 같은 청원(請願)의 의미가 있는 단어가 쓰일 때도 영어의 5형식과 비슷한 구조를 갖지 않나 생각된다. 그런데 비고처럼 해석이 가능한 경우도 있어, 3형식에 가까운 구조로 볼 수도 있게 된다.
孔子+使+子路+彈琴. (공자는 자로에게 거문고를 타게 했다.)
國+命+民+養蠶. (나라에서 백성에게 명하여 누에를 치도록 하였다.)
영어에서 남에게 무엇을 시켜서 하게 하는 의미를 갖는 let, make 같은 사역(使役) 동사가 쓰일 때 5형식 문형이 쓰이는데, 위 예시도 위와 비슷해 보인다. 이런 유형을 이끄는 한자는 使, 命, 令, 敎 등이다.
한자와 한문
어순(語順)
단어가 모여 문장을 이루는데, 여기에서 단어들이 어떤 순서대로 모이느냐를 어순(語順)이라고 한다. 한문은 국어처럼 조사나 어미 같은 문법적인 요소가 많이 발달하지 않아서, 한문 문장의 의미를 해석함에 국어보다 훨씬 많이 어순에 의존하게 된다. 그래서 한문의 어순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 문장 구조는 주성분 위주로 따지다보니, 이것만 가지고서 미처 설명할 수 없는 단어들의 결합 형태가 많으니, 여기서는 품사 위주로 이런 것들을 짚어보자. 여기서 말하는 명사는 단순히 명사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 수사(數詞), 대명사, 명사구 등 명사에 상당하는 것을 다 포함한다.
부사어 + 용언(동사, 형용사)
1) 大+勝.(크게 이기다) 强+打.(강하게 때리다)
頻+發.(자주 일어나다)
2) 極+寒.(몹시 춥다)
甚+大.(심하게 크다)
한자와 한문
부사어와 용언의 결합 형태는 앞의 부사어는 뒤 단어를 꾸미는 수식어(修飾語)로 뒤의 동사, 형용사는 그 꾸밈을 받는 피수식어로 쓰인다. 우리말과 해석 순서가 같아 앞에서 뒤로 순서대로 해석하면 된다. 예 1은 앞 단어는 부사어이고 뒤에는 동사이고, 예 2는 뒤 단어에 형용사가 위치해 있다.
1) 南+向.(남쪽으로 향하다) 上+行.(위쪽으로 올라가다)
1-a) 向+於南.(남쪽으로 향하다)
2) 初+聞.(처음 듣다)
先+知.(먼저 알다)
위의 예문은 부사가 의미상 공간이나 시간과 상관이 있다. 예 1에서 보듯이 방향의 의미가 있는 한자(東, 西, 南, 北, 上, 下 등)는
동사 앞에 쓰이는 듯하다. 이런 한자가 1-a 같은 형태로 쓰이는 것이 가능할 것도 같지만, 예 1 같은 형태가 많이 쓰이는 듯하다. 그리고 이렇게 뒤에 결합하는 동사가 방향, 공간 등과 관련이 있으면, 앞의 한자는 명사처럼 보이지만, 해석은 부사어로 풀이된다. 예 2처럼 의미가 시점(時點)이나 시간 등에 관련이 있는 한자도 동사 앞에 부사어로 쓰이는 듯하다.
명사 + 명사
한자와 한문
1) 天+地(하늘과 땅) 禽+獸(짐승) 江+山(강과 산)
不辨 日+月.(해와 달을 분별하지 못하다)
無 男+女, 欲富嫌貧.(남자, 여자 할 것 없이 부를 원하고 가난을 싫어한다.)
2) 山+鳥 棲山.(산새는 산에 산다)
土+城 易築, 易壞.(흙성은 쉽게 쌓지만, 쉽게 무너진다)
위 예문에서 잘 알아보기 힘든 ‘명사+명사’ 형태에 해당하는 한자(단어)에는 밑줄을 그어 표시했다. 이하로도 이것은 마찬가지이다. 예 1은 명사와 명사가 서로 대등하게 이어져 같은 문장 성분을 가지고, 대개 명사 사이는 조사 ‘-과(와), -나’로 풀이되거나 구두점(,)이 찍힌다. 이런 것 중에는 천지(天地), 금수(禽獸), 강산(江山) 같이 이미 국어에서도 일상적으로 쓰여, 문맥에 따라서는 단어(한자)를 하나하나 해석할 필요 없이, 두 한자(단어)를 그 자체로 한 단어로 그냥 해석해도 된다. 예 2는 앞의 명사가 관형사처럼 뒤의 명사를 꾸며주는 형태이다. 그런데 ‘명사+명사’ 결합이 이렇게 앞의 명사가 뒤의 명사를 수식해 주는 경우는 예 1처럼 대등하게 이어진 구조와 구분하기가 때론 모호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1) 夫 與 婦+膳物. -남편이 아내에게 선물을 줬다.
王 賜 貧民+米一石. -왕이 빈민에게 쌀 한 석을 하사했다.
1-a) 父 授 劍+子矣. -아버지가 검을 아들에게 줬다.
2) 人 謂 世宗+名君. -사람들은 세종을 명군이라 한다.
한자와 한문
명사가 두개 연달아 있는 명사+명사 결합은 해석하기가 쉬워 보이지만, 위 예문처럼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예 1은 앞의 명사는 간접 목적어가 되고 뒤의 명사는 직접 목적어가 되는 영어의 4형식 문형과 비슷한 구조이다. 이런 구조에서 대개 앞의 명사는 ‘-에게’로 해석되고, 뒤의 명사는 -을(를)’로 풀이된다. 여기에 쓰일 수 있는 동사는 授, 與, 遺 등이다. 예시 1-a는 ‘명사+명사’ 결합인 것처럼 보이지만, 뒤의 명사(子)는 개사(어조사)가 생략된 것인지 아닌지는 모호하나, 어쨌거나 개사구(‘於子’)로 해석이 된다. 예 2는 앞의 명사는 목적어이고 뒤의 명사는 보어(목적어에 대한 보어)가 되는 영어의 5형식과 비슷한 구조이다. 이런 경우에는 앞의 명사는 ‘-을(를)’로 해석되고, 뒤의 명사는 ‘-라고, -로’로 풀이된다. 이런 구조에 쓰이는 동사는 謂, 爲 등이다.
1) 君子 唯義+是從也. (군자는 오직 의를 따른다)
師之妻+之 謂 師母也.(스승의 아내를 사모님이라고 한다)
2) 財, 人所欲也.(재물은 사람이 원하는 것이다)
3) 君子 老+老, 少+少.(군자는 노인을 노인으로 대하고, 연소자를 연소자로 대한다)
예 1은 ‘명사+명사(대명사)’ 결합처럼 보이지만, 뒤의 단어는 앞의 단어에 붙여서 한 단어처럼 해석이 된다. 예 2는 두 명사가 연달아 있지만, 이 문장은 이른바 ‘화제(話題)’가 쓰인 특수 형태의 문장으로, 두 명사는 따로 끊어져 해석이 된다. 예 3에 밑줄 친 부분도 명사+명사 형태처럼 보이나, 앞의 단어는 의외로 동사처럼 해석이 된다.
한자와 한문
명사 + 용언(동사, 형용사)
명사와 용언이 결합한 형태는 대개 ‘주어+술어’ 구조로 쓰이기에, 우리말과 비슷하게 해석을 앞에서부터 하면 되니까, 비교적 이해하기에 쉽다.
1) 犬+吠.(개가 짖다) 鳥+鳴.(새가 울다)
烏+飛, 梨+落.(까마귀가 날자 배가 떨어진다)
2) 地+廣.(땅이 넓다)
女+弱, 母+强.(여자는 약하나 어머니는 강하다)
3) 天地+玄黃.(하늘과 땅은 검고 누르다)
3-a) 天 玄, 地 黃.(하늘은 검고 땅은 누르다.)
예 1은 앞의 단어가 명사이고 뒤의 단어는 동사이고, 예 2는 뒤의 단어가 형용사이다. 위와 같은 경우엔 앞의 명사는 조사 ‘-이(가), -은(는)’ 등을 취하는 주어로 뒤의 용언은 서술어로 해석하면 된다. 해석 순서도 우리말과 같아서, 앞에서부터 뒤로 차례대로 해석하면 된다. 그런데 간혹 예문 3처럼 명사(주어)가 앞에 연달아 놓이고, 뒤에 술어가 연달아 놓이는 특이한 형태가 쓰이기도 한다. 통상적인 어순인 3-a처럼 표현해도 의미는 비슷한 듯하다.
한자와 한문
1) 人 (如)雲+集 廣場.(사람들이 광장에 구름처럼 모였다)
1-a) 身 兒+小, 心 山+大.(몸은 아이처럼 작으나 마음은 산처럼 크다)
위의 예시처럼 겉으론 ‘명사+용언’ 결합처럼 보이나, 앞의 단어가 명사(주어)로 해석되지 않는다. 예시 1은 雲자 앞에 如 자가 생략된 건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如 자가 생략됐다고 치고 해석하면 그 의미가 자연스러워진다. 雲集(운집), 霧散(무산), 瓦解(와해) 같은 굳어진 표현(관용구)은 ‘如’자 같은 비유를 나타내는 한자가 없이 그 자체로 비유적인 의미를 갖는 듯하다. 1-a처럼 관용구가 아니어도 비유를 나타내는 한자가 생략됐다고 볼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이외에도 명사처럼 보이지만, 명사로 해석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용언(동사, 형용사) + 개사구
용언과 개사구(개사+명사)의 결합은 해석 순서가 우리말과 반대이다. 이런 형태는 대개 ‘술어+보어’ 구조로 간주된다. 용언+개사구 결합이 적지 않게 나타나는 형태이므로 이것에 관심을 가져 보자.
한자와 한문
1) 我國小+乎日本也.(우리나라는 일본보다 작다)
君子敏+於義, 小人敏+於利.(군자는 의에 예민하고 소인은 이익에 예민하다)
先生出+於鄕, 長+於京.(선생은 시골에서 나서, 서울에서 자랐다)
1-a) 指 小+手, 手 小+臂.(손가락은 손보다 작고, 손은 팔보다 작다)
2) 甲歸+自釜山也.(갑이 부산에서 돌아왔다.)
2-a) 甲自釜山+歸也.( = )
위에서 보듯이 개사구는 부사어로 해석이 되나, 한문에서는 於(于, 乎)가 이끄는 개사구를 보통 보어로 취급한다. 이런 경우에 1-a처럼 개사구의 어조사(개사)가 생략됐다고 볼 수 있는 경우도 흔하므로 해석함에 주의해야 한다. 예문 2처럼 개사가 於가 아닌 때는, ‘용언+개사구’ 형태가 2-a처럼 ‘개사구+용언’ 형태로 어순이 바뀌기도 한다.
동사 + 동사
동사와 동사가 결합하는 형태는 대개 해석 순서가 우리말과 같으므로, 비교적 해석하기가 쉽다. 그러나 혹간 주의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한자와 한문
1) 見+聞.(보고 듣다) 食+飮.(먹고 마시다)
1-a) 捕+食.(잡아 먹다) 打+殺.(때려 죽이다)
2) 蛇 捕+食 蛙.(뱀은 개구리를 잡아 먹는다)
2-a) 蛇捕蛙, 食之.( = )
2-b) 蛇捕而食蛙.( = )
예 1처럼 동사와 동사가 대등하게 연결될 때엔 동사 사이를 ‘-고’ 등의 어미를 취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1-a처럼 ‘동사+동사’가 연속적인 행위로 연결되면, 앞의 동사를 ‘-아(어)’로 풀이한다. 예 2처럼 동사+동사 연결에서 두 동사가 한 명사를 동일하게 목적어를 취할 때에, 목적어가 두 번째 동사 뒤에 위치하는 형태가 쓰이기도 한다. 예문 2-a나 2-b처럼 쓰여도, 예문 2와 의미는 비슷한 것 같다.
1) 父 往+見 子, 而不得也.(아버지가 아들을 만나려고 갔으나, 못 만났다)
兎 來+飮 水, 徒洗面矣.(토끼가 물 마시러 왔다가, 단지 세수만 했다.)
2) 不知 生+死, 徒待耳.(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고, 그저 기다리다)
坐+立 思汝, 雨+雪 慕汝.(앉으나 서나 너를 생각하고,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너를 그린다.)
위의 예문 1처럼 ‘동사+동사’ 결합이 뒤 단어부터 해석이 되는 경우가 있다. 앞의 동사가 이동의 의미를 갖는 경우에, 이렇게 해석이 되는 듯하다. 이런 경우에 앞에 쓰일 수 있는 한자는 往, 來, 出 등이다. 예문 2처럼 동사+동사 형태에서 동사가 ‘-하는지’, ‘-하나’등으로 해석이 되는 경우가 있다.
한자와 한문
1) 食+死, 飢+生, 何也.(먹으면 죽고 굶으면 사는 것은 무엇인가)
1-a) 食則死, 飢則生, 何也.( = )
2) 食+無聲.(먹을 때는 소리 내지 않는다)
2-a) 於食也, 無聲.( = )
위 예문처럼 동사 사이가 종속적으로 이어지는 경우에는(형용사+동사 결합도 이렇게 쓰일 수 있다.) 앞 동사 어미가 ‘-하면, -해도, -함에, -할 때, -해서는’ 등으로 다양하게 해석이 가능하므로 문맥을 잘 파악하여 의미 파악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만약 1-a나 2-a처럼 의미를 좀 더 명료하게 표현했다면, 독해하기가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동사 + 명사
동사+명사 형태는 여러 가지 문장 구조를 겸하기에 해석하기가 쉽지 않다. ‘동사+명사’ 결합은 ‘서술어+목적어’, ‘서술어+주어’, ‘서술어+보어’, ‘관형어(수식어)+명사’ 등의 구조로 간주하여 해석할 수 있다. ‘동사+명사’ 결합을 구분하기 힘든 예문에는 ‘동사+명사’ 형태에 해당하는 단어(한자)에 밑줄을 그었다.
한자와 한문
1) 讀+書. (책을 읽다.)
投+石. (돌을 던지다.)
食+言. (말을 먹다(한 말을 안 지키다.).)
위의 예1은 동사+명사 결합이 ‘서술어+목적어’ 구조로 취급되어 해석된다. 동사+명사 형태가 술목 구조가 될 때엔, 우리말로 해석은 뒤의 명사(목적어)를 먼저 하고, 앞의 동사(술어)를 나중에 한다. 동사+명사는 이렇게 술목 구조로 쓰이는 경우가 제일 흔한 것 같다.
1) 開+花. (꽃이 피다.)
發+福. (복이 피다.)
2) 轉 禍, 爲+福. (화가 바뀌어 복이 된다.)
위의 예 1에서 ‘동사+명사’ 형태를 ‘서술어+주어’ 구조로 취급하여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이 동사가 서술어로 쓰이면서 특이한 어순을 갖는 한자는 ‘見, 現, 發, 生, 出, 降’ 등으로 주로 ‘존재, 출현, 자연 현상’ 등에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위의 예2 문장은 동사+명사 결합이 서술어+보어 구조로 쓰였다. 그런데 서술어+보어 구조에서 서술어로 쓰이는 한자가 거의 爲, 化 등 몇 개뿐이고, 의미는 주로 변화와 관계가 있다. 그런데 동사+명사 조합을 ‘술어+주어’인가 ‘술어+보어’인가를 구분하는 것이 별로 의미가 없어 보이기도 한다. 왜냐하면 둘 다 뒤의 명사가 조사 ‘-이(가)’를 취하는 것으로 해석이 되기 때문이다.
한자와 한문
1) 金氏投 讀+書 而殺蜚. (김씨가 읽던 책을 던져 바퀴를 잡았다.)
1-a) 金氏投 所讀+書 而殺蜚. ( = )
2) 來+者 不拒, 去+者 不追.(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쫓아가지 않는다.)
위의 예1 문장에서 앞의 동사 讀자가 뒤의 명사 書자를 수식하여 수식어(‘읽던’)와 피수식어(‘책을’) 구조로 해석이 된다. 그리고 1-a에는 讀자가 수식어(관형어)로 쓰임을 명료하게 하기 위해 앞에 어조사 所가 쓰였다. 所자 말고도 之자가 이런 기능으로 쓰이는데, 所와 之는 약간 쓰임에 차이가 있다. 예 2에서 앞의 동사가 수식어로 쓰였는데, 이렇게 之자 같은 것이 없이 동사가 자체로 수식하는 기능으로 쓰이기도 한다.
형용사 + 명사
형용사와 명사가 결합하는 형태도 약간은 까다로운 조합이다. ‘형용사+명사’ 결합은 형용사가 서술어로 쓰이느냐 아니면 뒤의 명사를 꾸미는 수식어로 쓰이느냐 둘 중 하나이다. 아래 예시에서 알아보기 힘든 ‘형용사+명사’ 결합에는 밑줄을 쳤다.
한자와 한문
大+國 (큰 나라)
大+國 輕 小+國.(큰 나라는 작은 나라를 얕본다)
馬 有 大+耳也. (말은 큰 귀를 가졌다.)
貪 小+利 而 失 大+利. (작은 이익을 탐하다가 큰 이익을 놓치다.)
위 예문은 ‘형용사+명사’ 결합이 앞의 형용사가 뒤의 명사를 꾸미는 ‘수식어+피수식어’ 구조이다. 이렇게 쓰이면 해석을 우리말과 같이 앞에서부터 하면 되니까, 이해하기가 쉽다.
1) 大+耳 者 多+福. (귀가 큰 사람은 복이 많다.)
1-a) 財 難+得, 易+失. (재물은 얻기는 어렵고 잃기는 쉽다)
2) 博+學, 多+識.(배움이 넓고 아는 것이 많다)
2-a) 博+學, 多+識.(널리 배우고 많이 배우다)
예 1에서 형용사인 大, 多가 뒤 단어를 수식하는 것으로 간주하여 해석하면, ‘큰 귀 사람은 많은 복’으로 다소 어색하게 해석된다. 이것을 서술하는 것으로 취급하여, 뒤의 명사를 먼저 풀이하여 ‘귀가 큰 자는 복이 많다’로 바른 해석이 된다. 이렇게 ‘형용사+명사’ 형태에서 형용사가 뒤의 명사보다 나중에 해석되는 경우는 초학자에겐 다소 생소하여, 해석하기가 쉽지는 않다. 예문 1-a에서 명사는 동사에서 전성된 것인데, 이것도 예문 1과 유사한 형태로 앞의 형용사를 서술어로 풀이할 수 있겠다. 그런데 예문 2는 ‘형용사+명사’ 형태로 간주하여 해석했고, 예문 2-a는 ‘부사어+동사’ 형태로 해석했는데, 의미는 비슷하다. 이렇게 ‘형용사(서술어)+명사’ 형태를 품사 형태를 달리 하여 해석해도, 의미는 비슷해지는 경우가 있다.
한자와 한문
한자와 한문
도치문(倒置文)
어순이 평소와는 다르게 바뀌어 쓰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도치(倒置)라고 한다. 도치에 익숙하지 않으면, 독해에 상당히 애로를 겪을 수 있다. 한문에서 도치가 어떠한 경우에 일어나는지 자세히 알아보자.
의문사(疑問詞)가 쓰일 때
1) 吾誰怨乎. 萬事由我. (내가 누구를 원망하겠는가. ~ )
1-a) 吾怨誰乎, 萬事由我.
2) 汝何所行乎. (너는 어디로 가느냐.)
3) 誰與圖此事. (누구와 이 일을 도모할까.)
4) 誰知烏之雌雄 (누가 까마귀의 암수를 알겠는가.)
何, 誰 같은 의문을 나타내는 의문사나 이를 포함하는 어구가 쓰일 때, 정상적인 어순과는 다르게 도치되어 쓰인다. 의문사가 주어가 아니고 예 1, 2에서 밑줄 친 것처럼 목적어, 보어, 부사어 등으로 쓰일 때는 결합하는 서술어 앞에 위치하여 도치되고, 이런 경우엔 의문사가 반어적으로 쓰여도 상관없이 도치된다. 그런데 주어가 생략되고 의문사가 쓰일 때엔 의문사가 주어로 쓰였는지 아닌지 구분하기 모호한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도치 중에 일부는 선택적으로 쓰여서 정상적인 어순으로 표현해도 된다. 그런데 의문사가 도치될 때는 선택적이기보다는 어느 정도 절대적인 듯하여, 1-a 같이 정상적인 어순으로는 별로 쓰이지 않는 것 같다. 예 3처럼 개사구(개사+명사)도 명사가 의문사가 쓰이면, 명사가 먼저 오고 개사(어조사)가 뒤에 ‘명사+개사’ 형태로 도치되는 듯하다. 예 4처럼 의문사가 주어일 경우는 어차피 의문사인 주어가 서술어 앞에 위치하므로 도치될 일이 없다. 정리하면 영어하고 비슷해 보이는데, 영어의 도치와는 차이가 있다. 영어에서는 의문사가 문장의 앞에 나오지만, 한문에서는 술어 앞에 나온다는 것이다.
한자와 한문
1) 不知今日之事, 如未來何.(오늘 일도 모르는데, 미래를 어찌 하겠는가)
甲曰, “奈此事何.”(갑이 ‘이 일을 어쩌느냐’라고 했다)
2) 父問女曰, “崔君孰與鄭君.”(아버지가 딸에게 ‘최 군하고 정 군 중에 어느 쪽이냐.’라고 물었다)
위 예문 1에서 보듯이 如~何 같이 의문사가 중첩되어 쓰일 때 의문사 사이에 단어가 삽입되는 도치 비슷해 보이는 형태가 쓰이기도 한다. 예문 2처럼 孰與 같은 의문사 어구는 단어 사이에 끼는 특이한 형태를 갖는다.
한자와 한문
부정어(否定語)가 쓰일 때
不, 無, 未 같은 부정(금지 포함)을 나타내는 부정어가 동사(용언) 앞에서 쓰이는 「부정어+동사」 형태에서 도치가 되는 경우가 있다. 아래를 보라.
1) 不患人之不己知. -(남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음을 걱정하지 마라.)
1-a) 不患人之不知己. ( = )
2) 未嘗忘讐. (원수를 잊은 적이 없다.)
2-a) 嘗未忘讐.
3) 勿以小利失大利. (작은 이익 때문에 이익을 잃지 마라.)
3-a) 以小利 勿失大利.
위에서 己자가 1-a처럼 知자 뒤에 쓰이는 것이 정상 어순 같은데, 예 1에서 부정사 不과 이와 결합하는 동사 知 사이에 삽입되어 도치되어 쓰였다. 이런 도치는 선택적이어서 1-a 같은 정상적인 어순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예1 같은 형태에서 ‘부정어+동사’ 사이에 낄 수 있는 단어는 명사나 대명사인데, 대명사일 경우에 명사일 때보다 더 자주 도치되어 쓰이는 듯하다. 예 2는 부정어+동사 사이에 부사어 ‘嘗’이 삽입되어 쓰였다. 이것이 도치인지 애매한데, 우리말 해석으로 비춰 생각하면 마치 도치된 것처럼 보인다. 2-a 같은 부사어가 부정사 앞에 나오는 정상 어순 같은 형태가 쓰이기도 하는 듯한데, 예2 같은 형태가 더 많이 쓰이는 듯하다. 그리고 이것이 부정어가 어디까지 걸리는지 부정사의 범위를 2-a 같은 형태보다는 더 명확하게 해주는 듯하다. 예 3도 부정어+동사 형태에서 동사 앞에 쓰이는 以가 이끄는 개사구는 부정어와 동사 사이에 삽입되어, 예 2와 비슷한 양상을 띤다. 그리고 우리말 해석대로 하면 3-a 문장이 될 것 같은데, 3-a 같은 以 개사구가 부정어 앞에 나오는 모양이 가능한 것 같기도 하지만, 예 3이 더 흔히 보이는 형태로 보인다.
한자와 한문
1) 非爾所知. (네가 알 바가 아니다.)
1-a) 爾非所知. ( = )
2) 無日不忘. (잊지 않은 날이 없다.)
2-a) 無不忘之日. ( = )
2-b) 無日和暢. (화창한 날이 없다.)
非자가 간혹 예1처럼 주어를 제치고 문장 맨 앞에 놓여 쓰이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非가 이렇게 쓰이는 것은 선택적인 듯하여, 1-a 같은 보통의 어순 형태로 쓰이는 것도 가능하다. 예2처럼 無~不 형태에서 그 사이에 쓰이는 단어(日)가 그 뒤 구절의 수식을 받아 쓰일 때가 있다. 이처럼 뒤에서 꾸며주는 후치(後置) 수식(修飾)을 받는 所, 攸 같은 어조사가 있기는 하지만, 어조사가 아닌 일반 한자가 통상적으로 후치 수식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예 2가 정상 어순인 2-a를 도치한 것인가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일단 그렇다고 간주한다면, 예2 같은 도치 형태가 절대적은 아니어도, 2-a 같은 형태보다는 흔하게 쓰이는 듯하다. 2-a 같은 형태는 無가 ‘不忘’에 걸리는지 ‘日’에 걸리는지 모호한데, 예2 같은 형태는 어순은 특이하나 이런 측면에서 모호함은 덜해 보인다. 이것이 이런 후치 수식을 하는 독특한 형태를 갖게 된 한 가지 이유가 된 것인지는 모르겠다. 2-b처럼 ‘無+명사’ 형태에서 不자 같은 부정어가 없이도 후치 수식을 받는 경우가 있는 듯하다. 그러나 예2 같은 ‘無~不’ 표현처럼 흔하게 쓰이지는 않는 듯하다.
한자와 한문
화제(話題)가 쓰일 때
1) 富貴, 人皆好之也. (부귀는 사람이 모두 좋아한다.)
1-a) 人皆好富貴也. (사람은 모두 부귀를 좋아한다.)
2) 女可失, 友不可失. (여자는 잃어도 되지만, 친구는 잃어서는 안 된다.)
위 예문 1에서 ‘富貴’처럼 어떤 단어가 그 문장에서 주어가 아닌데, 문장의 주제가 되어 문두에 위치하여 조사는 ‘-은(는)’을 취하고, 뒤에 오는 구절은 이를 설명할 때, 이런 것을 국어에서 화제(話題)라고 한다. 한문에도 이와 비슷한 것이 있다. 예 1 같은 화제어가 쓰인 경우가 꼭 1-a 같은 통상적인 어순을 도치해 놓은 것이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정상적인 어순과는 다른 형태를 보이므로 여기에서 다룬다. 이것은 영어에서 특정 단어를 ‘It is ~’ 다음에 두고, 바로 뒤의 that 절 이하에서 이를 설명하는 ‘It ~ that’ 강조 구문과 기능이 비슷하게 보인다. 예 1처럼 화제어 뒤에는 구절이 아니지만 구두점을 표기하기도 한다. 예 2처럼 화제어만 있고 주어가 없는 경우엔 女, 友 같은 단어가 화제어로 쓰였는지, 단순히 도치된 것인지, 아니면 주어로 쓰였는지 구분하기가 모호한데, 다행히도 화제어로 쓰이든지 도치되든지 양자 간에 의미상에 별로 차이가 없다. 그렇지만 女, 友가 주어로 쓰였다면, 예 2의 의미가 ‘여자가 잃을 수는 있으나, 친구가 잃을 수는 없다.’로 되어, 의미가 사뭇 달라지므로 화제어로 쓰였는지 주어로 쓰였는지 유념하여 구분해야 한다.
한자와 한문
【 술어 + 목적어 】 경우에
1) 君子義之求, 凡夫利之貪也.(군자는 의를 구하고, 범부는 이익을 탐한다.)
1-a) 君子求義, 凡夫貪利也. ( = )
1-b) 渴者唯水是欲, 飢者唯食是願. (목마른 자는 오직 물을 원하고, ~ .)
2) 人李舜臣之謂英雄. (사람들은 이순신을 영웅이라고 한다.)
2-a) 人謂李舜臣英雄. ( = )
위의 예 1은 목적어가 우리말 어순과 비슷하게 서술어 앞에 위치하는 도치가 일어난다. 이때 단어(한자)가 도치됐음을 분명하게 표시하게 위함인지, 도치된 목적어 뒤에 之자나 1-b 문장처럼 是자가 붙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한자가 붙지 않을 때도 있다. 예 2가 2-a를 도치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예 2는 목적어(‘李舜臣’)가 술어(‘謂’) 앞에 위치하여, 한문의 정상 어순인 ‘서술어+목적어’ 구조와 달라서, 도치된 것으로 보인다. 역시나 도치된 목적어 뒤에는 之가 붙어 있다. 그리고 2-a 같은 어순 형태는 서술어 뒤에 명사가 두개 연달아 오는 모양이라서 다른 문형과 헷갈릴 여지가 있어서, 형태상 비교적 더 간명해 보이는 예2 같은 도치된 형태가 2-a 같은 통상적인 어순 형태보다 더 독해하기에 간명해 보인다.
한자와 한문
己所不欲, 勿施於人.(자기가 원하지 않은 것을 남에게 베풀지 마라)
人所有, 不貪之.(남이 갖은 것을 탐하지 마라)
위 예문에서 보듯이 목적어가 절(節)로 긴 형태일 때에도, 목적어가 먼저 나오고 뒤에 술어가 나와서, 보통의 어순과는 달리 쓰이는 것으로 보인다.
개사구가 쓰일 때
1) 凡夫於利明, 於義暗.(범부는 이익에 밝고, 의에 어둡다)
1-a) 凡夫明於利, 暗於義. ( = )
2) 事君以忠.(충으로 임금을 섬겨라)
한자와 한문
以忠事君. ( = )
위의 예문 1처럼 보어로 쓰이는 개사구(介詞句)가 술어 앞에 나와, 도치가 되기도 한다. 물론 1-a처럼 통상의 어순으로 표현하는 것도 가능하다. 예문 2에서 보듯이, 以가 이끄는 개사구는 술어 앞에 쓰이거나 해당 구절의 뒤에 쓰이는 것이 다 가능한데, 이는 어느 것이 도치이고 정상 어순이라고 할 수 없는 것 같고, 以 개사구가 어순이 자유롭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감탄사가 쓰일 때
漠漠乎. 西海.(막막하구나. 서해가.)
高於山矣. 父心乎.(산보다 높구나. 아버지 마음이여.)
靑哉. 天乎.(푸르도다. 하늘이여.)
위 예문들은 감탄문인데, 술어가 먼저 나오고, 주어가 나중에 나와, 도치(倒置)가 쓰였다. 감탄문에 이런 도치가 자주 쓰인다. 이런 경우에 乎자가 감탄을 나타내는 어조사로 쓰였는지, 개사로 쓰였는지 구분하기 모호한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인용(引用)이 쓰일 때
한자와 한문
我聞之, 脣亡齒寒也.(나는 그런 말을 들었다. 이가 없으면 이가 시리다고.)
我聞諸父, 曰勿恥所不知.(나는 아버지에게 그런 말을 들었다.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라.)
위 예시처럼 인용문이 쓰이는 경우에 우선 앞에서 인용 부분을 之, 諸 같은 대명사로 간단히 받고, 뒤에 실제의 인용 부분을 두는 도치 비슷한 모양이 쓰이는 듯하다.
어순이 자유로운 경우
한문은 우리말에 비하면, 어순이 고정되어 있는 편인데, 일부 부사나 개사구가 어순이 고정되지 않고, 자유롭게 쓰인 것 같다. 아래 예시를 보라.
1) 汝若窮, 則誰助汝乎.(네가 만일 어려워지면, 누가 너를 돕겠느냐)
1-a) 若汝窮, 則誰助汝乎. ( = )
2) 三日後, 先生遂歸家矣.(삼일 후에 선생이 드디어 귀가했다)
2-a) 三日後, 遂先生歸家矣. ( = )
3) 禍自福始矣.(화는 복에서 시작된다)
3-a) 禍始自福矣. ( = )
한자와 한문
예문 1에서 若자는 汝자 다음에 위치했는데, 1-a처럼 汝자 앞에 위치하여 쓰이는 것도 가능하다. 그 아래 예문의 遂자도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부사(엄밀히는 부사로 해석되는 것) 중에서 그 기능이 단순히 용언을 수식하는 것이 아니고, 문장(구절) 전체와 관련이 있는 부사는 어순이 한 곳에 고정되지는 않는 듯하다. 그런데 이것은 우리말도 마찬가지라서, 이해하기는 쉬울 것이다. 예문 3과 3-a에서 自 개사구가 다른 자리에 쓰였다. 이렇게 自자처럼 비교적 어순이 자유로운 개사구를 이끄는 개사는 以, 由 따위가 있다.
한자와 한문
까다로운 문형(文型)
아래는 우리가 한문 문장 패턴 중에서 익숙해지기 어렵거나 이해하기 까다로운 것을 단순히 예시로만 묶은 것이다. 아래에서 爲자는 동사를, 如자는 형용사를, 數자는 숫자를, 甲、乙자 등은 명사를 나타낸 것이다. 다만 그 문형에서 동사 자리에 자주 대표적으로 쓰이는 한자는 爲자를 대신하고, 명사 자리에 자주 쓰이는 한자는 甲、乙자 등을 대신하여 쓰기도 했다.
․ 爲-甲 (갑이 -하다)
降+雨.(비가 내리다)
開+花.(꽃이 피다)
한자와 한문
․ 甲-如-者 (갑 중에 -한 자가(것이) -하다)
人+多+求僥倖者也.(사람 중에 요행을 노리는 자가 많다.)
人+希+一月不食而活者矣.(사람 중에 한달을 먹지 않고 살아남는 자는 드물다.)
馬之+有+一日千里者焉.(말 중에는 하루에 천리를 가는 것이 있다.)
․ 甲-爲(如)=如 (갑이 -함이 어떠하다(어떠하게 -하다))
母+愛子+大也.(어미가 자식을 아낌이 크다. => 어미가 자식을 크게 아낀다.)
君+擧足+高也.(임금이 발을 듦이 높다)
鳥+害果樹+不少.(새가 과수에 해를 끼침이 적지 않다.)
我+去故鄕+久矣.(내가 고향을 떠난 지가 오래되었다.)
目+大於瞳孔+明矣.(눈이 눈동자보다 큼은 분명하다)
我+非汝+必也.(내가 네가 아닌 것은 틀림없다.)
犬+聰人+遠也.(개가 사람보다 귀가 밝음이 월등하다. => 개가 월등히 사람보다 귀가 밝다.)
․ 甲-爲=數 (갑이 -를 한 것이(지가) 얼마이다)
先生+斷食+二十日.(선생이 단식한 지가 20일이다.)
大師+黙言+三年.(대사는 3년 동안 묵언했다)
한자와 한문
․ 甲-如-乙 (갑은(-에는) 을이 -하다)
兎+赤+目.(토끼는 눈이 빨갛다)
牛+短+脚.(소는 다리가 짧다)
我國+多+松.(우리나라에는 소나무가 많다)
․ 甲-有(無)-乙 (갑엔(-은) 을이 있다(없다))
白頭山+有+天池也.(백두산에 천지가 있다)
致富+有+道也.(부를 이루는 데에 방법이 있다)
濟州道+無+鐵道.(제주도에는 철도가 없다)
․ 甲-乙-如(爲)-如(爲) (갑이 -하고, 을이 -하다)
天+地+玄+黃.(하늘은 검고, 땅은 누르다)
東海+白頭+竭+耗.(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다. ⇒ 동해물이 마르고, 백두산이 닳다)
․ 甲-乙-爲 (甲이 乙을 -하다)
한자와 한문
牛+草之+食也.(소는 풀을 먹는다)
凡夫+唯利是+從也.(범부는 오로지 이익을 좇는다)
君子+富+亦好, +貧+亦不好.(군자도 부를 또한 좋아하고, 가난함을 또한 좋아하지 않는다)
․ 甲-爲 (갑은(-을) -하다)
成敗+未可知.(성패는 알 수가 없다)
財+不可近, +不可遠.(재물은 가까이 해서도 안 되고 멀리 해서도 안 된다)
不意之利+不取.(뜻밖의 이익은 취하지 않는다)
羹+嘗而不食.(국은 맛만 보고 먹지는 않는다)
果+任(於天).(결과는 하늘에 맡긴다)
․ 甲=乙-爲 (갑은(-에는) 을이 -하다)
生鮮+猫+好也.(생선은 고양이가 좋아한다)
美女+男+皆所欲也.(미녀는 남자가 모두 원하는 바이다)
積善之家+福+至也.(선을 쌓은 집안에는 복이 온다)
花+蜂蝶+集矣.(꽃에는 벌, 나비가 모인다)
․ 甲-所爲=乙 (갑이 -한 을)
한자와 한문
人+所有+餠, (大乎吾餠).(남이 가진 떡이 (내 것보다 크다))
兄+所服之+衣, (弟再服之).(형이 입던 옷을 (아우가 다시 입다))
․ 不-以甲-爲 (갑으로써 -하지 마라(않는다))
勿+以小利+失大利.(작은 이익 때문에 큰 이익을 잃지 마라)
勿+以惡小而+爲之.(악이 적다고 행하지 마라)
不+以富+輕貧者, 不+以强+蔑弱者.(부유하다고 빈자를 얕보지 말고, 강하다고 약자를 업신여기지 마라)
․ 甲-以乙-爲-丙 (갑이 을을(을로) 병에게 -하다)
兄+以黃金+授+弟.(형이 선물을 동생에게 주었다)
父+以便紙+遺+子也.(아버지가 편지를 아들에게 보냈다)
金氏+以女+妻+富者也.(김씨는 딸을 부자에게 시집보냈다)
․ 甲-謂-乙 (갑을 을이라고 한다)
不知+爲+不知.(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한다.)
我國+謂+大韓民國.(우리나라를 대한민국이라고 한다)
한자와 한문
婿之+謂+百年之客.(사위를 백년 손님이라고 한다)
妻之父+曰+丈人.(처의 아버지를 장인이라고 한다)
․ 甲-謂-之-乙 (갑을 (그것을) 을이라고 한다)
父之四寸+謂+之+堂叔.(아버지의 사촌을 (그를) 당숙이라고 한다)
二月二十九日+謂+之+閏日.(2월 29일을 윤일이라 한다)
喜怒哀樂之未發+謂+之+中也.(희노애락이 아직 발하지 않은 것을 그것을 중(中)이라고 한다.)
․ 謂-甲-乙 (갑을 을이라고 한다)
謂+父之四寸+堂叔.(아버지의 사촌을 당숙이라고 한다)
謂+釣士+姜太公.(낚시꾼을 강태공이라고 한다)
한자와 한문
어구(語句)나 표현
한자(단어)가 다른 한자와 결합하거나 호응을 하여 흔히 쓰이는 어구(語句) 형태나 표현(表現)이 있다. 이런 것들을 통째로 많이 알고 있을수록 한문 해석이 쉬워지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이 중에서 빈도가 높거나 익숙해지기 까다로운 것들을 살펴보자.
․ 旣~又~ ((이미) -하고 또 -하다)
〔유사 표현〕 旣~且~, 且~且, 亦~亦
我國之夏旣暑, 又濕也.(우리나라 여름은 덥고, 또 습하다)
甲童旣有五男, 又得一子也.(갑동이는 이미 다섯 아들이 있는데, 또 아들 하나를 봤다.)
․ 豈徒~ (어찌 (다만) -할 뿐인가)
〔유사 표현〕 豈特, 何但, 奚翅, 何獨
吸煙豈徒害於己乎.(흡연이 어찌 자기에게만 해로우랴.)
한자와 한문
人生豈特有樂乎.(인생이 어찌 단지 즐거움만 있겠는가.)
男皆奚翅勇, 女皆奚翅怯.(남자가 모두 어찌 용감할 뿐이고, ~ )
․ 奈何 (어찌。 어찌하다)
敵將攻, 爲之奈何.(적이 장차 침공할 텐데, 이를 어찌할꼬)
․ 莫如~ (-만 한(같은) 것이 없다)
〔유사 표현〕 莫若, 無如, 不如, 莫甚, 莫大
衣莫如新, 友莫如久.(옷은 새 것만 한 것이 없고, 친구는 오래된 것만 한 ~ )
酒莫如燒酒.(술은 소주만 한 것이 없다)
奸邪莫甚人心.(간사하기가 사람 마음보다 심한 것은 없다)
․ 無加~ (더할 나위 없다(없이 대단하다))
〔유사 표현〕 不加, 無尙, 無雙
朴氏口辯無加焉, 行不及焉.(박씨는 구변은 더할 나위 없이 좋으나, 행실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
吉童極勇, 天下無雙.(길동이는 지극히 용맹하여, 천하에 짝이 없다)
한자와 한문
․ 無不~ (-하지 않음이 없다)
〔유사 표현〕 莫不, 亡不
水無不下流也.(물은 아래로 흐르지 않음이 없다)
母無不愛子也.(어미가 자식을 아끼지 않음이 없다)
․ 無~不~ (-하지 않는 -이 없다)
無所不有.(없는 것이 없다.)
無人不好富.(부유함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無日不爭.(다투지 않는 날이 없다.)
無所言而不是.(옳지 않은 말이 없다)
․ 聞之~(曰) ( -라고(-라는 말을) 들었다)
〔유사 유형〕 聞諸~曰, 聞謠~曰
我聞之, 人命在天.(나는 사람 목숨은 하늘에 달려있다고 들었다.)
我聞諸先生, 曰貧富在天.(나는 이런 말을 선생에게 들었다. 빈부는 하늘에 달렸다고.)
한자와 한문
․ 不如~ (-가 -보다 못하다。 -만함이 없다)
〔유사 표현〕 無如, 莫如, 不若
百聞不如一見.(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보다 못하다.)
不義之富不如貧也.(의롭지 못한 부는 가난보다 못하다.)
病不如防之.(병은 막는 것만 함이 없다(막는 것이 가장 낫다).)
人不如順天.(인물은 순천만 한 데가 없다.)
․ 不以~~ (-함으로써( 때문에) -하지 않는다)
〔유사 표현〕 勿以, 無以
不以小過, 蔽大功.(작은 과오로 큰 공을 덮지 않는다)
不以幼輕兒.(어리다고 아이를 무시하지 마라)
勿以惡小而爲之.(악이 적다고해서 행하지 마라)
․ 不必~ (반드시 -하지는 않다(-하는 것은 아니다))
〔유사 표현〕 不常, 不每
病弱者不必短命也.(병약한 자가 반드시 단명하지는 않는다)
求之不必得之也.(구한다고 반드시 얻는 것은 아니다)
한자와 한문
․ 非但~ (단지 -할 뿐 아니라)
〔유사 표현〕 非獨, 非唯, 非徒, 非直, 不但, 不獨, 不啻
煙草非但不甘, 又害於身也.(담배는 맛도 없을 뿐 아니라, 또 몸에도 해롭다)
非獨漢字, 不亦知國文也.(한자뿐만이 아니라, 한글도 모른다)
․ 非不~ (-하지 않음이 아니다)
牛非不食肉.(소가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은 아니다.)
君子非不好財, 不好其不義耳.(군자가 재물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 아니고, 그(재물이) 의롭지 않음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다.)
․ 非~不~ (-이 아니면 -하지 않는다)
〔유사 표현〕 非~無~, 不~非~
君子非路, 不行.(군자는 길이 아니면 다니지 않는다)
君子不行非路. ( = )
愛酒家, 非酒不生.(술을 좋아하는 자는 술이 아니면 살 수 없다)
․ 非~誰~ (-이 아니면 누가)
한자와 한문
〔유사 표현〕 非~孰~, 非~何~, 捨~何
非我, 誰守汝乎.(내가 아니면 누가 너를 지키랴)
非鳥, 孰飛天哉.(새가 아니면 무엇이 하늘을 날겠는가)
․ 譬猶~ (비유하면 (마치) -와 같다)
〔유사 표현〕 譬之猶, 譬若, 譬之若, 譬如
城之危, 譬猶風前燈火.(성의 위태함이 비유하면 마치 바람 앞에 등불 같다)
不求而欲得之, 譬之猶不食而欲飽矣.(구하지 않고 얻으려고 함은 (그것을) 비유하면 먹지 않고 배부르기를 원함과 같다)
․ 非~則~ (-이 아니면 -이다)
〔유사 유형〕 非~必~, 不~則
人非男, 則女也.(사람은 남자 아니면 여자이다.)
我國之姓非金, 則李, 非其, 則朴也.(우리나라 성씨는 김씨 아니면 이씨이고, 아니면 박씨이다)
․ 上~下~ (위로는 ~ 아래로는 ~)
〔유사 유형〕 內~外~, 左~右~
한자와 한문
上仰天, 下俯地.(위로 하늘을 우러르고 아래로 땅을 굽어본다)
內治國, 外禦敵.(안으로 나라를 다스리고, 밖으로 적을 막다.)
․ 所以~ (-한 것(까닭. 목적. 도구. 방법))
〔유사 표현〕 所以~者
鼠所以恐猫, 何也.(쥐가 고양이를 무서워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泰山所以高, 以不辭一壤也.(태산이 높은 것은 한 톨의 흙을 마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雨傘所以避雨.(우산은 비를 피하는 것이다)
兒乞所以食於人矣.(아이가 먹을 것(거리)을 사람들에게 구걸했다.)
汝所以生, 亡也.(네가 사는 길은 도망가는 것이다)
․ ~也者 (-라는 것은。 -이란)
〔유사 의미〕 ~者, 夫~者, 所謂~者
義也者 易言難行.(의란 말하기 쉬워도 행하기는 어렵다)
友也者 不千金買之也.(친구란 천금으로도 살 수 없다.)
․ 若~者 (-와 같은 자(것))
한자와 한문
若安重根者, 謂之義士.(안중근 같은 자를 의사라고 한다.)
․ 若~則 (만약 -하면。 만약 -해도)
[유사 표현] 如~則, 使~則
若無母, 則無子矣.(만약 어미가 없다면, 자식은 없을 것이다)
使食不老草, 則非不死.(설사 불로초를 먹어도, 죽지 않는 것은 아니다)
․ 陽~陰 (겉으론 ~ 속으론 ~ )
[유사 표현] 名~實~
陽笑, 陰泣.(겉으론 웃으나 속으론 울다)
聲東擊西, 謂名擊東實擊西也.(성동격서는 말로는 동쪽을 친다고 하고 실제로 서쪽을 침을 말한다)
․ 與其~寧~ (-할 바에는 차라리 -하겠다)
與其牛後, 寧爲鷄口.(소꼬리가 될 바에는 차라리 닭의 머리가 되겠다)
與其斷髮, 寧斷頭矣.(머리카락을 자르느니, 차라리 목을 자르겠다)
한자와 한문
․ 與~同 (-와 같이(함께))
[유사 표현] 與~偕, 與~俱
與民同樂樂.(백성과 같이 음악을 즐기다)
將軍與兵同食, 同寢.(장군은 병사와 같이 먹고, 같이 잠잤다)
․ 如此 (이와 같이。 이렇게)
[유사 표현] 如是, 若此, 若是
漢字習而又忘之, 如此其難學矣.(한자는 익혀도 또 잊어버리니, 이렇게 그 배우기가 어렵다)
如是我聞.(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 ~爲~所 (-하게(-하는 바가) 되다)
高麗爲李成桂所滅也. (고려는 이성계에게 멸망을 당했다)
王爲敵所捕也.(왕이 적에게 사로잡혔다.)
․ 謂~曰 (-에게 -라고 하다。 -를 -라고 하다(=謂~爲))
〔유사 유형〕 問~曰, 謂曰, 對曰
한자와 한문
師謂弟曰, “識此哉.” (스승이 제자에게 ‘이것을 잘 알아 두거라.’라고 했다)
父謂子曰, “勿友不若己者.”(아버지가 아들에게 ‘자기(아들)보다 못한 자와 교제하지 말라’라고 했다.)
人謂興夫曰無能.(사람들은 흥부를 무능하다고 한다)
․ 爲之 (그를 위해서。 그 때문에。 그로 인하여)
夫有疾, 妻爲之救藥.(남편이 병이 나니, 아내가 그를 위하여 약을 구했다)
國亡, 先生爲之殉死.(나라가 망하니, 선생이 그것으로 순사했다)
․ 唯~是 (오직 -를)
〔유사 표현〕 惟~是
君子唯義是從也.(군자는 오직 의를 쫒는다)
父唯母是愛也.(아버지는 오직 어머니만을 좋아한다)
․ 有~者 ((중에) -하는 자(것)가 있다。 어떤 사람이 ~)
〔추가 표현〕 ~之有~者
朝鮮有洪吉童者矣.(조선에 홍길동이란 자가 있었다)
我國人有不食百日而生者.(우리나라 사람 중에 백일을 먹지 않고 살아난 자가 있었다. => 어떤 우리나라 사람이 백일을 먹지 않고 살아남았다.)
한자와 한문
我國人有見龍者也.(어떤 우리나라 사람이 용을 봤다)
客有獻王不死藥者也.(어떤 객이 왕에게 불사약을 바쳤다)
․ ~有之曰~ (-에 -라는 말이 있다)
歌謠有之, 曰我不知我, 汝知我乎.(가요에 이런 말(가사)이 있다. ~ )
俗談有之, 曰無授乞人而有盜賊取.(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거지 줄 것은 없어도 도둑이 가져갈 것은 있다.)
․ 以爲~ (-라고 생각하다(말하다))
古之人以爲日回地球也.(옛날 사람들은 해가 지구를 돈다고 생각했다.)
求利者以爲莫重於利.(실리를 추구하는 자들은 실리보다 중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말한다))
․ 以~爲~ (-를(-로써) -라고 하다(생각하다. -로 삼다))
〔추가 표현〕 以~爲事, 以~爲樂
以大學爲象牙塔.(대학을 상아탑이라고 한다)
以是爲是, 以非爲非.(옳은 것을 옳다고 하고, 그른 것을 그르다고 하다)
한자와 한문
我國以無窮花爲國花也.(우리나라는 무궁화를 나라꽃으로 삼는다)
人以漢文爲難學也. (사람들은 한문을 배우기 어려운 것으로 여긴다)
以登山爲樂也. (등산을 낙으로 삼다)
․ 自~至~ (-에서 -까지)
〔유사 표현〕 從~至~, 自~及~
自古至今, 未之有也.(예부터 지금까지 그런 것은 없다)
自京至釜山, 千里許也.(서울에서 부산까지 대략 천리쯤이다.)
․ 知~不知~ (-은(을) 알고 -은(을) 알지 못하다)
〔유사 유형〕 聞~不聞~, 見~不見~
知一而不知二.(하나는 알고 둘은 모른다)
知言之, 不知行.(말할 줄은 아나, 행할 줄은 모른다.)
聞僧去寺, 不聞寺去僧.(중이 절을 떠난다고 들었어도, 절이 중을 떠난다고 듣지 못했다.)
․ 至於~ (-에 이르다。 -하게 되다。 -에 관해서는)
貧益甚, 至於負債.(가난이 더욱 심해져 빚을 지게 되었다)
한자와 한문
兄弟頻爭, 至於不相見.(형제가 자주 다투더니, 서로 안 볼 지경에 이르렀다)
今者知漢文者少, 至於英語, 知之者多.(지금 한문을 아는 자는 적지만, 영어는 아는 자가 많다)
․ ~之於~(也) (-는 -에게(-에게 있어)。 -에게 -의 존재는)
冊之於學生也, 猶銃之於兵士也.(학생에게 책은 병사에게 총과 같다)
人之於宇宙也, 猶微塵矣.(사람은 우주에 있어, 티끌과 같다.)
․ ~之謂 (-를 (두고) 말하다)
所謂三七日, 非三十七日之謂也, 二十一日之謂也.(이른바 삼칠일은 37일을 말함이 아니고 21일을 말한다)
․ ~之謂~ (-를 -라고 하다)
〔유사 표현〕 ~之爲~ 〔추가 표현〕 此之謂~, 是之謂~
天命之謂性.(천명을 성(性)이라고 한다)
月掩日, 此之謂日蝕.(달이 해를 가리는 것을 이것을 일식이라고 한다)
한자와 한문
․ ~之有 (-함이 있으랴)
何以爲之而曰不爲之之有乎.(어찌 하고도 하지 않았다고 함이 있으리오)
猫辭生鮮之有乎.(고양이가 생선을 마다함이 있으랴)
․ 何如 (어찌。 어찌하다。 왜)
〔유사 표현〕 何~如, 如何, 如之何, 奈何, 奚若
以卵投石, 何如.(계란을 돌(바위)에 던지면, 어찌 되는가)
弱者勝强者, 何如.(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것은 어째서인가.)
․ 何謂~ (무엇을 말하는가。 무엇(누구)이라고 하는가)
〔유사 표현〕 奚謂, 曷謂, 孰謂
何謂天道.(천도는 무엇을 말하는가)
社稷者, 何謂也.(사직이란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무엇인가))
․ 何有 (무엇이 있으랴)
我國何有. 唯人耳.(우리나라에 무엇이 있는가. 오직 사람뿐이다.)
致富, 何有. 非勤儉, 則幸也.(부를 이룸에 무엇이 있겠는가. 근검 아니면 운이다.)
한자와 한문
․ 況~乎 (하물며 -이야(-하겠는가))
犬有母情, 況人乎.(개도 모정이 있거늘, 하물며(더구나) 사람이야)
不知論語, 況知禮記哉.(논어를 모르는데, 하물며 예기를 알겠는가)
한자와 한문
문장의 내용(內容)
문장을 내용이나 표현 수법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이런 것은 문법 같은 형태적인 분석을 통한 의미 파악의 한계를 보완하기도 하고, 또 해석에 더 효과적일 수가 있다. 이에 대하여 설한다. 실린 내용은 차례대로 비유(譬喩), 비교(比較), 부정(否定), 의문(疑問), 반어(反語), 피동(被動), 사역(使役), 이유(理由), 가정(假定), 역접(逆接), 추측(推測), 대화(對話)이다.
◆ 비유(譬喩)
어떤 것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다른 것에 빗대어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비유(譬喩)라고 한다. 한문에는 비유가 참 흔하게 쓰인다. 비유는 주로 추상적이거나 모호한 것을 구체적이거나 분명하게 알기 쉽게 설명하거나, 직접적으로 표현하기에 제약이 있는 것을 넌지시 우회적으로 표현하고자 할 때에 쓰인다.
한자와 한문
1) 上善若水.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
猿登木, 如反掌.(원숭이가 나무를 오르는 것은 손바닥을 뒤집는 것과 같다)
士之仕也, 猶農夫之耕也.(선비가 벼슬을 하는 것은 농부가 농사짓는 것과 같다)
身若不勝衣.(몸이 옷을 이기지 못하는 듯하다)
2) 學譬之猶, 登山也.(배움은 (그것을) 비유하자면 산을 오름과 같다.)
人之就利, 譬若蜂蝶集花.(사람이 이익에 나아가는 것은 비유하면 벌, 나비가 꽃에 모여듦과 같다)
예문 1에 若자 같은 한자가 비유를 나타내는 데에 쓰였다. 이처럼 쓰이는 한자는 若, 如, 猶, 由, 似 등이다. 예문 2에는 비유를 나타냄에 어구가 쓰였는데, 이런 어구로는 譬猶, 譬若, 譬如, 譬之猶, 譬之若, 譬諸若, 無異 등이 있다.
1) 人雲集廣場.(사람들이 광장에 운집했다)
父心山高, 海廣.(아버지의 마음은 산처럼 높고, 바다처럼 넓다.)
2) 夫義路也, 禮門也.(의는 길이고 예는 그 문이다)
男天, 女地.(남자는 하늘이고, 여자는 땅이다)
3) 父謂子曰, “有言曰, ‘七顚八起’, 汝何故早已之乎.”(아버지가 아들에게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째에 일어선다는 말이 있는데, 너는 ~ .”라고 했다.)
위의 예 1에서 보듯이, 若자 같은 한자가 없는 채로 비유가 쓰이기도 한다. 이렇게 쓰이는 것 중에는 ‘雲集’처럼 관용화된 표현도 있는데, 霧散(무산), 瓦解(와해), 蟻附(의부) 등이 이렇게 쓰인다. 예 2에는 은유(隱喩)적인 표현이 쓰여 명시적으로 비유를 나타내는 若자 같은 한자가 쓰이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 비유 비슷하게 쓰였다고 볼 수도 있다. 또 예 3처럼 속담이나 격언, 명언 등은 그 자체로 비유적인 의미로 쓰였다고 볼 수도 있다.
한자와 한문
◆ 비교(比較)
비교는 한문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 방식이다. 비교를 간단히 나누자면, 단순 비교, 우열(優劣) 비교, 최상(最上) 비교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1) 我國語異乎中國.(우리나라 말은 중국과 다르다)
禽獸好飽惡飢, 與人同也.(금수가 배부름을 좋아하고 배고픔을 싫어함은 사람과 같다)
1-a) 習漢字, 如此其難矣.(한자를 익히는 것은 이렇게 어렵다)
2) 百聞不如一見.(백번 들음은 한번 봄만 못하다)
或者曰 老子過孔子.(혹자는 노자가 공자보다 낫다고 말한다)
2-a) 與其爲牛後, 寧爲鷄口.(소꼬리가 될 바에는 차라리 닭 머리가 되겠다)
不如除禍根.(화근을 제거하는 것이 낫다)
위의 예 1은 양자를 비교하여 단순히 같거나 비슷하거나 다른가를 나타내는 단순 비교를 하고 있다. 이런 데에 잘 쓰이는 한자에는 同, 侔, 擬, 異, 似, 類, 比, 如, 若, 近, 遠, 無異 등이 있다. 또 이런 데에 쓰이는 어조사(개사)는 於, 于, 乎, 與 등이다. 1-a에서 如자는 강조의 의미로 쓰였다. 예 2는 둘을 비교하여 어느 한쪽이 다른 쪽보다는 낫다는 우월이나 못하다는 열등의 의미를 나타내는데, 이러는 데에 쓰이는 한자나 어구는 出, 過, 賢, 勝, 不如, 不如~愈, 不及, 無如, 不若 등이 있다. 열등을 나타냄에는 不자 같은 부정사가 쓰이어 부정 어구를 이루는 형태가 많다. 2-a에서 與其, 不如는 그 쓰임이 비교보다는 선택에 가까워 보인다.
한자와 한문
1) 山莫如金剛山也.(산은 금강산만한 것이 없다)
詩不如李白.(시는 이백만한 것이 없다.)
福莫大於知足也. (복은 족함을 아는 것보다 큰 것이 없다)
1-a) 山莫如金剛山也.(산은 금강산과 같지 않다)
2) 子路, 勇天下無雙.(자로는 용기는 천하에 짝이 없다.)
子路, 勇無可加也.(자로는 용기는 더할 나위가 없다.)
위 예시 1은 서로 차원이나 급이 달라 직접적인 비교가 불가능해 보이는 양쪽을 비교해 후자가 전자의 부류 중에서 최고임을 나타내는 표현이 쓰였다. 초학자에겐 이런 표현이 익숙하지 않아서, 1-a처럼 어색한 풀이를 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최상의 의미를 나타내는 표현은 莫如, 莫甚, 莫過 등처럼 대개 앞에 莫, 不 같은 부정어(否定語)가 들어가는 어구가 쓰인다. 또 예시 2처럼 無雙, 無加 같은 어구를 이용하여, 예시 1과는 다른 방식으로 최상의 의미 비슷하게 표현할 수 있다.
한자와 한문
◆ 부정(否定). 금지(禁止)
한문에서 부정을 나타내는 한자(부정어)는 얼마 안 되지만, 국어보다는 훨씬 많아 보인다. 부정어로 쓰이는 한자는 不, 弗, 無, 莫, 未, 非, 匪, 微, 否 등이다. 또 부정 어구 내에서 더 자주 쓰이거나, 우리말에 ‘절대(必), 별로(甚)’처럼 주로 부정문 안에 쓰이는 단어(부사)가 있어서, 긍정문에 쓰일 때와는 다르게 한자를 다르게 해석하면 의미가 훨씬 자연스러워지는 경우가 있다. 不如, 非但 같이 부정어는 다른 한자와 결합하여 한문에 흔하게 보이는 어구를 이루기도 한다.
부정(否定)이 쓰인 부정문(否定文)에서 부정을 나타내는 한자(부정사)가 어디까지 걸리는지, 그 범위가 다소 구분하기 애매할 때가 있다. 아래를 보라.
1) 不利.(이롭지 않다)
我非汝.(나는 네가 아니다)
2) 君子不以利棄義.(군자는 이익 때문에 의를 버리지 않는다)
財非求而可得之也.(재물은 구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한자와 한문
3) 不必然. (반드시 그러하지는 않다.)
必不然. (반드시 그러하지 않다.)
3-a) 不必然.. (반드시 그러하지 않다.)
위 예문에서 부정어가 걸리는 부분을 밑줄을 쳐서 표시했다. 예문 1은 부정어가 바로 뒤 단어에 짧게 걸려서 해석하기가 쉽다. 그런데 예시 2는 부정어가 바로 뒤 한 단어에 걸리지 않고 몇 단어 뒤까지 길게 걸린다. 이런 경우는 해석에 유의해야 한다. 그리고 예문 3처럼 본 용언(然)을 수식하는 한자(必)의 위치에 따라 부정 구문의 의미가 달라지기도 한다. 이렇게 부정 구문에서 본 용언을 수식하는 단어(부사어)의 위치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는데, 이렇게 쓰일 수 있는 한자는 必, 常, 每 등이다. 그런데 간혹 예시 3-a처럼 必자가 부정어 뒤에 위치해도, 앞에 위치한 것과 같은 의미를 가질 때가 있기도 한다.
1) 人無不好財.(사람이 재물을 좋아하지 않음이 없다)
一言莫非僞言.(한 마디도 거짓말이 아닌 것이 없다)
2) 見美女, 男不可不動.(미녀를 보면, 남자는 흔들리지 않을 수 없다.)
3) 素英非但美, 又善也.(소영이는 예쁠 뿐만 아니라 또 착하다)
위 예시 1에서 보듯이 부정어가 서로 맞붙어 어울려 어구로 쓰여, 더 강한 긍정의 의미를 갖는다. 이렇게 쓰이는 것은 無不(=莫不. 毋不. 亡不. 靡不), 無非(莫非), 非非~, 非不~ 등이다. 예시 2처럼 두 부정어가 상관 어구처럼 어떤 단어를 사이에 끼고 쓰이는 형태도 있는데, 이것도 강한 긍정의 의미를 갖는다. 이런 것에는 不~不, 不~無, 未~不 등이 있다. 예시 3처럼 부정어가 ‘但(단지)’ 같은 국한적인 의미를 가진 한자와 어울려, 어떤 하나에 국한되지 않고 다른 것까지 포괄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렇게 잘 쓰이는 어구로는 非但, 非獨, 非徒 등이다.
한자와 한문
不使敵知我死.(적으로 하여금 내가 죽음을 알지 못하게 하라)
魚不可出水.(물고기는 물 밖을 나올 수 없다)
위 예문에서 보듯이 不자 같은 부정어(否定語)는 대개 사역이나 가능을 나타내는 한자보다 앞에 놓이는 듯하다.
◆ 의문
한문에서 의문(疑問)은 대개 대화문이나 자문자답 형태에서 쓰인다. 그리고 의문은 반어와 혼동이 되곤 하니, 유의하여 구분해야 한다.
1) 父問子曰, “汝何以好山乎?”(아버지가 아들에게 ‘너는 어째서 산을 좋아하느냐.’라고 물었다.)
한자와 한문
2) 父謂子曰, “汝好山乎.” 子曰, “然.”(아버지가 아들에게 ‘너는 산을 좋아하느냐.’라고 하니, 아들이 ‘그렇습니다.’라고 했다.)
예문 1처럼 問자 같은 의문을 나타내는 한자가 쓰이거나, 何자 같은 의문사가 쓰이거나, 문장 부호 물음표(?)가 쓰이면 쉽게 의문문인지 알아낼 수 있다. 예문 2처럼 앞에서 열거한 경우에 해당되지 않으면, 한 번에 의문문인지 간파할 수 없는 경우에 문맥을 잘 따져야 한다. 問자 같이 그 문장의 내용이 의문임을 나타내는 한자는 質, 請, 訪 등이다.
1) 師謂弟曰, “汝何以知之乎.” 弟曰, “學而知之.”(스승이 제자에게 ‘너는 그것을 어떻게 알았느냐.’라고 하니, 제자가 ‘배워서 그것을 알았습니다.’ ~ .)
1-a) 師謂弟曰, “人誰不學而知之乎.”(스승이 제자에게 ‘사람 중에 누가 배우지 않고 알겠느냐’라고 했다.)
예 1은 스승의 말만 있다면, 의문문인지 반어문인지 가리기가 혼란스럽지만, 뒤에 제자의 대답을 미루어 보아 의문문인지 알 수 있다. 참고로 예시 1-a는 반어문으로 쓰였다. 추가로 의문사로 자주 쓰이는 어구는 何以, 何由, 何爲, 何所, 何故, 奚爲, 奈何(柰何), 如何(何如), 若何, 孰與 등이다.
◆ 반어(反語)
반어는 실제 의중과는 달리 거꾸로 말을 표현하는 것을 반어(反語)라고 한다. 반어문은 한문에 상당히 자주 쓰이는 표현 수단이다. 반어가 감탄문이나 평서문 형태로 쓰이기도 하지만, 한문에서 반어는 의문문 형태로 많이 쓰인다. 그리하여 반어가 반어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때로 혼동되어, 해석에 애를 먹이기도 한다.
1) 學而時習之, 不亦說乎.(배우고 때로 익히니,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男好女, 不亦宜哉.(남자가 여자를 좋아하니, 또한 마땅하지 않은가)
1-a) 百年河淸.(백년이 된다고 황하가 푸르겠는가)
2) 燕雀安知, 鳳凰之志.(제비, 참새가 어찌 봉황의 뜻을 알랴)
예 1은 반어 문장이 쓰였는데, 이게 반어가 아니고 그냥 일반 문장으로 해석하면 ‘學而時習之, 不亦說乎.’는 ‘배우고 때로 익히니, 또한 기쁘지 아니하다.’로 정 반대의 의미가 되니, 문맥을 잘 파악하여 반어인지 아닌지 주의 깊게 구분해야 한다. 예 1에서 보듯이 반어문에 乎, 哉 같은 종결 어조사가 쓰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런 어조사는 의문문에도 쓰이고, 1-a처럼 어조사 없이도 반어가 쓰이기 때문에, 어조사만 가지고 반어인지 구분하기는 대체로 무리이니, 어떤 구문이 반어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려면, 어조사는 참고 정도로 하고, 주로 문맥에 의존하여 판단해야 한다. 이것은 의문문도 마찬가지이다. 예문 2처럼 의문사를 동원하여 반어가 쓰일 때가 흔한데, 이런 경우도 반어문인지 의문문인지 혼동의 가능성이 있으니, 잘 가려내야 한다.
한자와 한문
不求而得之之有乎.(구하지 않고 얻음이 있으리오)
人豈徒食飯哉.(사람이 어찌 단지 밥만 먹으리오)
위 예문의 之有, 豈徒처럼 반어에 자주 쓰이는 것은 之有, 豈徒(何但, 豈獨, 豈特, 豈啻), 何有 등이 있다.
◆ 피동(被動)
국어에서 주체(주어)의 행위가 자발적으로 한 것이 아니고, 다른 것에 의하여 된 것을 피동(被動)이라고 한다. 한문에도 이와 비슷한 것이 있다.
將軍見擒於敵也.(장군은 적에게 사로잡혔다.)
王爲天下所笑.(왕이 천하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위 예시는 見자 같은 한자가 쓰이어, 문장이 피동의 내용임을 명시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이렇게 쓰이는 한자나 어구는 見(-를 당하다. -하게 되다), 受, 當, 被, 蒙, 直, 遇, 遭, 爲, 爲~所, 所, 所見 등이다.
한자와 한문
我國兩分, 以外勢也.(우리나라가 둘로 나뉜 것은 외세 때문이다.)
老松折於暴雪也.(노송이 폭설에 부러졌다.)
善英美, 故好於衆男.(선영이는 예뻐서, 남자들에게 호감을 샀다.)
비고) 善英美, 故好於衆男.(선영이는 예뻐서, 남자들에게 좋아했다.)
위 예문에는 見자 같은 피동을 나타내는 한자가 쓰이지 않았지만, 위 예문에서 밑줄 친 단어는 피동적인 의미로 해석이 된다. 이렇게 한문에서 한 단어(한자)가 능동적인 의미와 피동적인 의미를 자체적으로 겸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경우에는 해석이 쉽지 않으니, 문맥에 의존하여 피동적인 의미를 갖는지 아닌지 파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비고처럼 어색한 풀이를 하게 되는 실수를 범할 수도 있다.
◆ 사역(使役)
자신이 아닌 다른 것에게 동작을 시키는 것을 사역(使役)이라고 한다. 한문에서 사역이 흥미로운 점은 사역을 나타내는 데 쓰이는 使자 같은 한자가 가정에도 쓰인다는 것이다.
한자와 한문
夫使其妻閉門.(남편이 그 처로 하여금 문을 닫도록 했다)
王令民捕虎.(왕이 백성에게 명하여 호랑이를 잡게 했다)
비고) 使之然, 何也.(그것을 그러하게 한 것은 무엇인가)
위 예문에서 보듯이 사역을 나타내는 데에 使자 같은 한자가 쓰인다. 이렇게 쓰이는 한자는 使, 命, 令, 敎, 勸, 强, 俾, 責, 作, 詔 등이다. 비고처럼 사역 문장에서 무생물이 주어로 쓰이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가 흔하지는 않으나, 국어보다는 조금 더 쓰이는 듯하다.
食牛水而賣之也.(소에게 물을 먹여 팔다)
農夫衣俑服, 以逐鳥矣.(농부는 허수아비에게 옷을 입혀 새를 쫓는다.)
兵醉將, 而殺之也.(병사가 장군을 취하게 하고 죽였다.)
위 예시는 使자 같은 사역을 나타내는 한자가 없지만, 사역의 의미를 띄고 있다. 이런 경우에는 한 번에 제대로 의미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으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1) 使我有翼, 飛天矣.(가령 내가 날개가 있다면 하늘을 날 것이다)
1-a) 使我有翼, 飛天矣.(가령 나에게 날개가 있도록 한다면 하늘을 날 것이다)
1-b) 使我有翼, 飛天矣.(나에게 날개가 있도록 하고, 하늘을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