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시절구(論詩絶句)-원호문(元好問)
논시절구-01
漢謠魏什久紛紜(한요위십구분운) : 한나라 노래와 위나라 시, 오랫동안 분분해 왔는데
正體無人與細論(정체무인여세론) : 바른 시체를 함께 자세히 논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
誰是詩中疏鑿手(수시시중소착수) : 누가 바로 시인 중에 길 터는 사람일까
暫敎涇渭各淸渾(잠교경위각청혼) : 잠시 경수와 위수를 각각 맑고도 흐리게 해 보련다
논시절구-02
曹劉坐嘯虎生風(조유좌소호생풍) : 조식과 유정이 앉아 휘파람부니 호랑이 바람 일으키고
四海無人角兩雄(사해무인각양웅) : 세상에는 두 영웅과 가축을 벌일 사람 아무도 없었도다
可惜幷州劉越石(가석병주유월석) : 아깝도다, 정주의 유월석이여
不敎橫槊建安中(불교횡삭건안중) : 건안기에는 창 가로잡고 횡거하게 하지는 않았도다
논시절구-03
鄴下風流在晉多(업하풍류재진다) : 건안 시대의 강개한 시풍은 진대에 많아
壯懷猶見缺壺歌(장회유견결호가) : 웅장한 심회는 여전히 결호가에 남아있도다
風雲若恨張華少(풍운약한장화소) : 풍운의 기운이 장화시에 적다고 한스럽다면
溫李新聲奈爾何(온이신성내이하) : 온정균과 이상은의 새로운 소리는 어찌하겠는가
논시절구-04
一語天然萬古新(일어천연만고신) : 천연을 한번에 말하여 만고에 신선하여
豪華落盡見眞淳(호화낙진견진순) : 호방하고 화려함을 떨쳐버리면 참되고 순박해지리
南窓白日羲皇上(남창백일희황상) : 남창에 밝은 해는 복희황제 시대의 것이라
未害淵明是晉人(미해연명시진인) : 도연명이 진나라 사람임에 손상이 없도다
논시절구-05
縱橫詩筆見高情(종횡시필견고정) : 종횡무진한 시피로 고상한 마음 나타내니
何物能澆磈磊平(하물능요외뢰평) : 무슨 물건이 그의 울적한 마음을 평안히 달랬을까
老阮不狂誰會得(노완불광수회득) : 완적이 미치지 않았음을 그 누가 알리오
出門一笑大江橫(출문일소대강횡) : 문을 대서서 한바탕 웃으니 커다란 장강이 가로지른다
논시절구-06
心畵心聲總失眞(심화심성총실진) : 마음의 그림이니 마음의 진실이니 함은 진실을 잃음이니
文章寧復見爲人(문장녕부견위인) : 문장으로 어찌 다시 사람됨을 알 수 있으리오
高情千古閑居賦(고정천고한거부) : 천고의 고상한 정을 노래한 반악의 “한거부”로
爭言安仁拜路塵(쟁언안인배노진) : “안인”이 길의 먼지에 절했다고 다투어 말할 수 있으리
논시절구-07
慷慨歌謠絶不傳(강개가요절부전) : 강개하는 노래 끊어져 전하지 않고
穹廬一曲本天然(궁려일곡본천연) : 막집 한가락 본래 자연스럽도다
中州萬古英雄氣(중주만고영웅기) : 중주 땅의 만고의 영웅의 기개는
也到陰山敕勒川(야도음산칙륵천) : 또한 음산의 칙륵천에 이르렀도다
논시절구-08
沈宋橫馳翰墨場(심송횡치한묵장) : 심전기와 송지문은 시단을 종횡무진했으나
風流初不廢齊梁(풍류초불폐제량) : 풍류는 제나라와 양나라의 시풍을 버리지 못했다
論功若淮平吳例(논공약회평오예) : 오나라 평정한 예에 따라 공로를 논하면
涵着黃金鑄子昻(함착황금주자앙) : 기미한 시풍 없앤 진자앙을 황금으로 빚어야 하리라
논시절구-09
鬪靡誇多費覽觀(투미과다비람관) : 기려함 다투고 지식많음 자랑하여 너무 전고에힘써
陸文猶恨冗於潘(육문유한용어반) : 육기의 글이 여전히 반악보다 더 번잡함이 한스럽도다
心聲只要傳心了(심성지요전심료) : 마음의 소리는 다만 마음만 전하는 것이 중요하거늘
布穀瀾飜可是難(포곡란번가시난) : 포곡새가 물결 뒤집듯 하는 것도 가히 어려운 일이도다
논시절구-10
排比鋪張特一途(배비포장특일도) : 시어와 시구를 배열 포치하는 오직 한 길
藩籬如此亦區區(번리여차역구구) : 그 울타리가 이러하다면 또한 변변히 못하다
少陵自有連城壁(소릉자유연성벽) : 두보는 원래 값 할 수 없는 연성벽같은 시를 가졌는데
爭柰微之識碔砆(쟁내미지식무부) : 어찌하겠는가, 미지는 그것을 무부구슬로 알았다니
논시절구-11
眼處心生句自神(안처심생구자신) : 눈 닿은 곳에 마음이 움직이면 시구가 절로 신묘해지니
暗中摸索總非眞(암중모색총비진) : 어둠 속에서 싯구를 찾는 것은 모두 참되지 못하다
畫圖臨出秦川景(화도임출진천경) : 진천의 풍경을 그림으로 그려 내놓음에 있어
親到長安有幾人(친도장안유기인) : 직접 진천이 있는 장안에 간 사람이 몇 사람이나 있을까
논시절구-12
望帝春心託杜鵑(망제춘심탁두견) : <錦瑟>시에서, 망제의 춘심 두견새에 부쳐고
佳人錦瑟怨華年(가인금슬원화년) : 미인의 풍류가락은 화려한 나이 원망한다고 했다
詩家總愛西崑體(시가총애서곤체) : 시인들은 모두 서곤체의 시에 빠졌으나
獨恨無人作鄭箋(독한무인작정전) : 정현의 경서 전같은 주석을 써내지 못하다니
논시십절(論詩十絶) - 대복고(戴復古) 논시십절-01 文章隨世作低昻(문장수세작저앙) : 문장도 세상 따라 오르내리지만 變盡風騷到晩唐(변진풍소도만당) : 시경과 이소의 시풍도 다하고 만당시에 이르렀다 擧世吟哦推李杜(거세음아추이두) : 온 세상사람들 시를 읊으며 이백과 두보만 추천하니 時人不識有陳黃(시인불식유진황) : 세상사람들은 진사도와 황정견이 있음을 알지 못한다 논시십절-02 古今胸次浩江河(고금흉차호강하) : 고금에 마음 속 생각이 강과 내처럼 넓고 才比諸公十倍過(재비제공십배과) : 재주는 다른 사람들보다 열 배도 더 뛰어나다 時把文章供戱諧(시파문장공희해) : 때로는 문장을 우스개로 삼았으니 不知此體誤認多(부지차체오인다) : 이러한 문체로 사람들을 그르침이 매우 많았다 논시십절-03 曾向吟邊問古人(증향음변문고인) : 일찍이 시단에서 옛사람에게 물으니 詩家氣象貴雄渾(시가기상귀웅혼) : 시인의 기상으로는 웅혼함을 귀하게 연긴다 雕鎪太過傷於巧(조수태과상어교) : 깎고 다듬는 것 너무 지나치면 기교로 해치고 朴拙惟宜怕近村(박졸유의파근촌) : 질박하고 졸속함은 의당히 촌스러워질까 두렵다 논시십절-04 意匠如神變化生(의장여신변화생) : 구상 신과 같으면 변화가 생겨나고 筆端有功任縱橫(필단유공임종횡) : 붓 끝에 공력이 있으면 종횡으로 마음대로 쓸 수 있다 須敎自我胸中出(수교자아흉중출) : 반드시 나의 가슴 속에서 나오게 하여야 하나니 切忌隨人脚後行(절기수인각후행) : 절대고 남을 따라 지나간 길을 가는 것은 피해야 한다 논시십절-05 陶寫性情爲我事(도사성정위아사) : 성정을 묘사함을 나의 일로 삼아야기 留連光景等兒嬉(유연광경등아희) : 눈에 보이는 경치에만 머무는 것은 아이들 장난이다 錦囊言語雖氣絶(금낭언어수기절) : 비단 주머니 같은 시어는 기절하다고 해도 不是人間有用詩(불시인간유용시) : 인간에 쓸모 있는 시는 아니니라 논시십절-06 飄零憂國杜陵老(표령우국두릉로) : 떠돌며 나라 근심했으니 두릉의 노인이요 感寓傷時陳子昻(감우상시진자앙) : 감우시로 시대를 슬퍼했으니 진자앙이로다 近日不聞秋鶴唳(근일불문추학려) : 요즈음은 가을에 학 우는 소리 들리지 않고 亂蟬無數噪斜陽(난선무수조사양) : 어지러운 매미가 무수히 지는 해를 울어댄다 논시십절-07 欲參詩律似參禪(욕참시률사참선) : 시의 율격을 탐구하려며 참선하듯 해야하니 妙趣不由文字傳(묘취불유문자전) : 묘취는 문자의 전달에 있지 않도다 箇裏稍關心有悟(개리초관심유오) : 그것 속에 조금 같혀 마음에 깨달음이 생겨 發爲言句自超然(발위언구자초연) : 솟아 올라 어구로 나타나면 자연히 초연해진다 논시십절-08 詩本無形在窈冥(시본무형재요명) : 시란 본래 형태 없이 아득한 곳에 있어 網羅天地運吟情(망라천지운음정) : 천지를 망라하여 읊조리는 마음을 움직인다 有時忽得驚人句(유시홀득경인구) : 때로는 홀연히 사람을 놀라게 하는 싯구를 얻지만 費盡心機做不成(비진심기주불성) : 심기를 다써가며 지어도 짓지 못한다 논시십절-09 作詩不如作文比(작시불여작문비) : 시를 짓는 것은 문장 짓는 것과 비교하기 어려워 以韻成章怕韻虛(이운성장파운허) : 운맞춰 한편 지어놓고도 운이 잘못되었나 두려워진다 押得韻來如砥柱(압득운래여지주) : 운을 단 것이 지주산과 같아져서 動移不得見工夫(동이부득견공부) : 움직여도 움직여지지 않아야 제대로 한 것이 된다 논시십절-10 草就篇章只等閒(초취편장지등한) : 초고를 만들기는 다만 등한히 여기나 作詩容易改詩難(작시용이개시난) : 시를 짓기는 쉬우나 고치기는 어려워라 玉經雕琢方成器(옥경조탁방성기) : 옥은 다듬는 과정을 거쳐야 그릇이 되나 句要豊腴字要安(구요풍유자요안) : 시구는 풍만하고 글자는 안정을 기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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