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강]

 

시적변용과 형상화

이근모(시인)

1.여는 말

 

우리는 의사소통이라는 말을 사용하여 교감의 의미를 설명한다. 

시에 있어서도 시를 감상함에 있어 그 시가 이야기하고자하는 내면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해를 했을 때 화자와 독자 간에 교감이 생기고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고 시의 메시지가 무엇인가를 알게 된다. 

시를 씀에 있어 시를 이미지화 하라는 주문도 종종 있다. 

그런데 시를 이미지화 한답시고 어법과 맞지 않는 단어의 연결이라든지 의미의 연결이 되지 않는 시어의 사용을 볼 수 있다. 

소위 말장난 같은 시어로 시를 썼지만 그 시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도저히 무슨 의미인지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그저 말장난만 해놓았지 그 시의 내용에 메시지도 없고 그렇다고 이미지화 된 것도 없고 시적 변용의 형상화가 전혀 되어있지 않다. 

그러면 여기서 시적변용의 형상화란 무슨 의미일까 이 개념부터 짚고 넘어가야 주제에 관한 이야기가 쉽게 풀어질 것 같다. 

하나의 문장을 예를 들어 제시한 개념을 설명하고자한다. 

'갈퀴로 낙엽을 긁어 모았다' 라는 문장에서 '긁은다'라는 단어를 놓고 생각을 해보자. 

긁는다는 것은 그 긁는 대상이 형태가 있고 긁어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전재로 함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긁는다는 단어를 시문에서 '흐르는 눈물을 긁어모아 가슴에 담았다' 

이렇게 표현 했다고 하자. 

눈물을 어떻게 긁어모을 수 있을까? 

이 표현을 어법이나 문법적으로 이해한다면 맞지 않는 문장표현이다. 

갈퀴가 어떻게 눈물을 긁어모을 수 있다는 것인가? 

이 싯구를 산문적으로 이해한다면 헛수고에 그친다. 그러나 이를 싯구에서 사용한다는 것은 주관적 정서적 해석을 통해 실감을 부여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기법을 시적 변용과 형상화라는 용어로 명명한다. 

변용이란 일종의 데포르마시옹(deformation) 으로 미술용어이기도 하다. 

대상의 자연 형태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거나 작가의 주관에서 모양이나 형태를 의식적으로 확대하거나 변개하여 표현하는 그 기법을 시문에서 차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1930년대 모더니즘 운동에 참여한 박용철 시인의 시적변용이란 평론이 그 한 예라 할 것이다. 이 시적 표현의 변용이 형상화가 되면서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2.시 감상 하기

 

노을 / 이근모 

 

리어카 바퀴에 감겨있던 노을 

불 꺼진 방 어둠을 갉아 먹는다 

 

가장 오래된 뇌세포만이 

뚜렷한 흔적으로 남아 

생글뱅글 웃음 짓는 홍안 같이 

서산 등성마루에 걸친 노을 

 

팔고 남은 생선 한 마리 

리어카 좌판에서 뒹굴고 

석양에 처진 그림자 드리우며 

문지방 들어서는 아들 

 

치매 엄니 눈동자엔 

첫돌 맞은 모습만이 생생할 뿐 

파란중첩 삶의 애환 

노을 저편으로 달린다. 

 

3.감상시 해설(나가는 말)

 

위의 노을시에서 리어카 바퀴에 감겨있던 노을

이라는 시어가 나오는데 노을이 어찌 바퀴에 감길 수 있겠는가? 실이나 줄같으면 몰라도 - -

그러나 시에서는 이것을 줄이 감겨 있는 것처럼 형상화해서 노을이 감겨 있다고 이미지화 했다

이것도 시어의 시적 허용에 해당되는 시어 일종이다. 이렇듯 시에서 표현되는 이런 기법을 시적변용으로 형상화 했다 해서 시적변용과 형상화라고 정의 한다. 이 정의는 용아 박용철 시인이 현대시가 들어온 1930년대 그의 평론에서 처음으로 <시적변용과 형상>이라는 용어의 기술과 함께 그 정의를 내려놓은 이론이다.

그리고 노을이 어둠을 갉아 먹는다고 표현한 시어도 이러한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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