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剛中 四佳亭 徐居正(14201488)文忠 大邱 東文選


畵竹(화죽) 대나무를 그려-徐居正

此君無曲性(차군무곡성) 이 군자 바탕 굽힘이 없어

由來大節名(유래대절명) 내려오면서 큰 절개 이름

獨立天地間(독립천지간) 홀로 서있어 천지 사이에

斯爲聖之淸(사위성지청) 이러 하기에 성스런 맑음


卽事(즉사) 즉사-徐居正

圍爐烘藥酒(위로홍약주) 화롯가 둘러 약주를 데워 횃불홍

點筆寫方書(점필사방서) 붓에 먹 찍어 베껴 책으로

自信經營拙(자신경영졸) 스스로 믿어 짓기 서툴러

仍知故舊疎(잉지고구소) 이에 알았네 옛 벗 뜸하여


小雨(소우) 보슬비-徐居正

逆旅少親舊(역려소친구) 나그네 길엔 친구가 적어

人生多別離(인생다별리) 사람 살면서 이별은 많아

如何連曉夢(여하연효몽) 무슨 까닭에 이은 새벽꿈

未有不歸時(미유불귀시) 아니 있어서 못 돌아갈 때


處世(처세) 세상살이-徐居正

處世三無慍(처세삼무온) 세상 살며 세 가지 성냄 말아야 성낼온

安貧百無憂(안빈백무우) 안빈낙도 백가지 시름이 없어

病中親藥餌(병중친약이) 병나면 몸소 챙겨 약에 음식을

慵裏度春秋(용리도춘추) 게을리 돌봄 없이 세월만 보내

矍鑠身難健(확삭신난건) 부들부들 떨어서 몸은 어렵고 두리번거릴확

伶俜跡已浮(령빙적이부) 헤매는 꼴 자국은 이미 떠올라 비틀거릴빙

十年歸老計(십년귀로계) 열 해 두고 돌리려 늘그막 꾀함

湖海一扁舟(호해일편주) 호수 바다 하나의 조각배려니 넓적할편


憶村家(억촌가) 시골집을 생각하며-徐居正

梅迎今日雨(매영금일우) 매화 반기니 오늘의 비를

麥送故園秋(맥송고원추) 보리로 보낸 옛 동산 가을

最識還家好(최식환가호) 좋은 줄 아니 고향 돌아감

那堪作宦愁(나감작환수) 어찌 견딜까 벼슬길 시름

江山雙蠟屣(강산쌍랍사) 강산은 한 짝 밀랍 신발이 밀랍 신사

天地一漁舟(천지일어주) 천지는 한 척 고기잡이 배

歸去知何日(귀거지하일) 돌아갈 날은 언제 일런가

吾能昨夢遊(오능작몽유) 나는 놀기만 간밤에 꿈에


途中(도중) 길에서-徐居正

雨後長途澁馬蹄(우후장도삽마제) 비온 다음 갈 길은 말 발길 꺼려

龍鐘衫袖半霑泥(용종삼수반점니) 구지레한 적삼소매 진흙 반 적셔

漏雲斜日長林晩(누운사일장림만) 구름 새로 비낀 해 늦은 긴 숲에

無數山禽種種啼(무수산금종종제) 셀 수 없는 산새들 갖가지 울음


晩山圖(만산도) 저녁 산 그림-徐居正

嵳峨古樹與雲參(차아고수여운참) 우뚝이 늙은 나무 구름과 함께

石老巖奇水滿潭(석로암기수만담) 돌 묵어 바위 야릇 못엔 물 가득

更欲乘鸞吹鐵笛(갱욕승란취철적) 다시 해 난새 타려 날라리 불어

夜深明月過江南(야심명월과강남) 밤 깊어 밝은 달은 강남을 지나


小雨(소우) 가랑비-徐居正

朝來小雨更庶織(조래소우갱서직) 아침에 온 가랑비 다시 베틀로

落絮飛花滿一簾(낙서비화만일렴) 버들 솜 날린 꽃잎 발 하나 가득

九十日春今已暮(구십일춘금이모) 아흔 날의 봄날도 이젠 저물어

病餘杯酒懶重拈(병여배주나중념) 병만 남아 술잔도 거듭 집어야


麻浦夜雨(마포야우) 마포에는 밤비 내려-徐居正

百年身世政悠悠(백년신세정유유) 백년에 몸을 두고 다스림 아득

夜雨江湖惹起愁(야우강호야기수) 밤비 내린 강호에 시름 일으켜

袖裏歸田曾有賦(수리귀전증유부) 소매 속 돌아갈 밭 일찍 글 있어

已拚終老白鷗洲(이변종로백구주) 이미 두니 늘그막 흰 갈매기 섬


四皓圖(사호도) 상산 네 늙은이 그림-徐居正

於世於名兩已逃(어세어명양이도) 속세도 공명에도 둘 다 벗어나

閑圍一局子頻敲(한위일국자빈고) 한가히 두는 한판 알 자주 뚝딱

此中妙手無人識(차중묘수무인식) 이 판에 야릇한 수 아는 이 없어

會有安劉一着高(회유안유일착고) 때맞춰 유방 지킨 한 수가 높아


扶桑驛(부상역) 부상역 扶桑: 해 뜨는 곳에 있는 나무-徐居正

光陰逆旅身如寄(광음역려신여기) 세월이란 나그네 몸을 맡겨서

羈宦他鄕思轉迷(기환타향사전미) 벼슬 매여 타향에 생각 헤매다

自笑詩狂猶故態(자소시광유고태) 씩 웃어 시에 미쳐 마치 옛 모습

壁間重檢古人題(벽간중검고인제) 거듭 살펴 벽에 건 옛사람 시를


春日(춘일) 봄날-徐居正

金入垂楊玉謝梅(금입수양옥사매) 황금 깃든 수양버들 옥 떠난 매화

小池新水碧於苔(소지신수벽어태) 작은 연못 새 물 푸름 이끼보다도

春愁春興誰深淺(춘수춘흥수심천) 봄의 시름 봄의 재미 뉘 깊고 얕아

燕子不來花未開(연자불래화미개) 제비란 놈 오지 않아 꽃도 아니 펴

黃金: 꾀꼬리 :


自笑詩(자소시) 스스로 웃으며-徐居正

一詩吟了又吟詩(일시음료우음시) 시 한 수 읊고 마쳐 또 시를 읊어

盡日吟詩外不知(진일음시외부지) 하루 다해 시 읊어 그 밖은 몰라

閱得舊詩今萬首(열득구시금만수) 찾아보니 지은 시 오늘로 만수

儘知死日不吟詩(진지사일불음시) 죽을 날을 알아야 시 읊지 않지


敍懷(서회) 품은 뜻 펼쳐-徐居正

大隱誰知在世間(대은수지재세간) 큰 숨음 누가 알아 세간에 있어

宦情塵思共闌珊(환정진사공란산) 벼슬 뜻 티끌생각 모두 막는 옥

已諳一鐵能成錯(이암일철능성착) 이미 알아 한 쇠가 섞일 수 있어

未信千錢可買閑(미신천전가매한) 믿지 못해 천금을 한가함 못 사

詩道中興黃太史(시도중흥황태사) 시의 도 다시 일게 황태사에서

世祿終淺白香山(세록종천백향산) 세상 복록 얕아져 백향산부터

殘年心事憑誰語(잔년심사빙수어) 남은 날 마음 둔 일 누구 말 기대

笑把靑菱仔細看(소파청릉자세간) 웃으며 푸른 마름 낱낱이 보네

黃太史: 山谷 黃庭堅(10451105) 白香山: 樂天 白居易(772846)


楊花踏雲(양화답운)漢都十詠 양화에서 구름을 밟아-徐居正

北風捲地萬籟響(북풍권지만뢰향) 북풍이 땅을 감아 온갖 울림이

江橋雲片大於掌(강교운편대어장) 강에 다리 눈송이 크기 손바닥

茫茫銀界無人蹤(망망은계무인종) 아득한 은세계엔 찾는 이 없어

玉山倚空千萬丈(옥산의공천만장) 옥의 산 하늘 닿아 천만 길이나

我時騎驢帽如屋(아시기려모여옥) 내 그때 나귀 타니 집만 한 갓이

銀花眩眼髮竪竹(은화현안발수죽) 은 눈꽃 눈에 아찔 머리 곧은 대

歸來沽酒靑樓飮(귀래고주청루음) 돌아와 술을 사니 청루서 마셔

醉傍寒梅訪消息(취방한매방소식) 취해 곁에 찬 매화 봄을 찾았네


菊花不開惆然有作(국화불개추연유작) 국화 안 피어 슬피 시 지어-徐居正

佳菊今年開較遲(가국금년개교지) 고운 국화 올해엔 피기가 늦어

一秋淸興謾東籬(일추청흥만동리) 한 가을 맑은 흥에 느린 동쪽 울

西風大是無情思(서풍대시무정사) 서풍이 크게 불어 정 없다 생각

不入黃花入鬢絲(불입황화입빈사) 노란 꽃에 안 들고 귀밑에 들어


偶吟(우음) 우음-徐居正

心院風恬柳影多(원풍념류영다) 깊은 담 바람 고요 버들에 그늘

寒塘雨足長蒲芽(한당우족장포아) 차가운 못 비 넉넉 부들 싹 길어

閑愁正與春相伴(한수정여춘상반) 느긋 시름 참 함께 봄과 서로 벗

獨坐無言數落花(독좌무언수낙화) 혼자 앉아 말없이 지는 꽃 헤며


卽事(즉사) 즉사-徐居正

小沼如盆水淺淸(소소여분수천청) 작은 늪 동이처럼 물 얕아 맑아

菰蒲新長荻芽生(고포신장적아생) 줄 부들 새로 자라 갈대 싹이 나

呼兒爲引連筒去(호아위인련통거) 아이 불러 물 끌어 통을 이어가

養得芭蕉聽雨聲(양득파초청우성) 길러 얻어 파초를 빗소리 들어


退衙(퇴아) 관아를 나서며-徐居正

公事無多早退衙(공사무다조퇴아) 관아 일 많이 없어 일찍 나서니

西風吹顔鬢邊絲(서풍취안빈변사) 서풍이 얼굴 때려 귀밑머리에

曲闌閑立無人見(곡란한립무인견) 난간구비 넌짓 서 사람 안 보여

獨對東籬黃菊花(독대동리황국화) 홀로 마주 동쪽 울 노란 국화꽃


絶句(절구) 절구-徐居正

光風香嫋海棠花(광풍향뇨해당화) 빛 바람 향내 물씬 해당화 꽃에

小雨池塘生綠波(소우지당생록파) 가랑비 뿌린 연못 푸른 물결 나 못당

遲日濃陰人寂寂(지일농음인적적) 늦은 해 짙은 그늘 사람 고요해

一雙睡鴨占晴沙(일쌍수압점청사) 한 쌍에 조는 오리 모래밭 차지


次權參議韻(차권참의운) 권 참의의 운을 빌어-徐居正

多君退朝能節義(다군퇴조능절의) 많은 분들 물러나 곧고 옳음에

愧我虛名已誤身(괴아허명이오신) 부끄런 내 빈 이름 이미 틀린 몸 그릇할오

悵望凭羅歸不得(창망빙라귀부득)슬피 바래 기대어돌아감 못해 슬퍼할창 기댈빙

春風到處蕨芽新(춘풍도처궐아신) 봄바람 부는 곳곳 고사리 새싹


山居(산거) 산에 살면서-徐居正(14201488)

花潭一草廬(화담일초려)꽃 깊은 못에 초가집 하나

瀟灑類僊居(소쇄류선거) 물을 뿌린 듯 신선들 삶을 춤출선

山簇開軒面(산족개헌면) 산들이 모여 열린 집 앞에 조릿대족

泉絃咽枕虛(천현열침허) 샘물 거문고 베개 틈 노래 목멜열

洞幽風淡蕩(동유풍담탕) 골은 깊어서 바람 맑아져 淡蕩

境僻樹扶疎(경벽수부소) 땅은 외져서 나무 뻗어나 도울부 扶疏

中有逍遙子(중유소요자) 속에 있어서 그대 거닐어

淸朝好讀書(청조호독서) 맑은 아침에 책 읽기 좋아


秋日(추일) 가을날-徐居正

茅齋連竹逕(모재연죽경) 띠 집에 이어 대나무 길이 띠모

秋日艶晴暉(추일염청휘) 가을날 고와 갠 하늘 빛나 고울염

果熟擎枝重(과숙경지중) 과일 익어서 윗가지 묵직 들경

瓜寒著蔓稀(과한저만희) 참외밭 썰렁 덩굴이 드문 덩굴만

遊蜂飛不定(유봉비부정) 떠도는 꿀벌 안 있고 날아

閑鴨睡相依(한압수상의) 느긋한 오리 기대어 졸아

頗識身心靜(파식신심정) 자못 알아서 몸 마음 가만

棲遲願不違(서지원불위) 머물기 늦어 바램 안 어겨


漢都十詠 閑中寓懷(한중우회) 느긋함에 사는 뜻-徐居正

一身多病且衰遲(일신다병차쇠지) 몸 하나 병이 많아 또 여위어가

物議紛紜百不知(물의분운백부지) 하는 말 어지러워 온갖 것 몰라

白髮悠悠長袖手(백발유유장수수) 흰머리 아득해서 오래 팔짱 껴

靑山黙黙獨支頤(청산묵묵독지이) 푸른 산 고요해서 혼자 턱을 괴 턱이

書籤筆架閑相伴(서첨필가한상반) 글쪽지에 붓걸이 느긋 서로 짝 제비첨 시렁가

藥鼎茶甌老更宜(약정다구로갱의) 약 솥에 차 사발은 늙어 마땅해 사발구

晴日小窓酣打睡(청일소창감타수) 맑은 날 작은 창에 졸다 잠을 깨 즐길감 잘수

忽驚喜鵲語簷枝(홀경희작어첨지) 문득 놀라 까치가 처마가지에


漢都十詠 鍾街觀燈(종가관등) 종로 거리 관등놀이-徐居正

長安城中百萬家(장안성중백만가) 서울 성 가운데는 백만의 집이

一夜燃燈明以霞(일야연등명이하) 밤을 새 켜놓은 등 노을로 밝아

三千世界珊瑚樹(삼천세계산호수) 삼천의 세상경계 산호 빛 나무 산호산호

二十四橋芙蓉花(이십사교부용화) 스물넷 다리마다 부용 연꽃이

東街西市白如晝(동가서시백여주) 동쪽 길 서쪽 저자 낮처럼 환해

兒童狂走疾於狖(아동광주질어유) 아이들 마구 뛰어 개보다 빨라 검은원숭이유

星斗闌干爛未收(성두란간란미수) 북두성 가로막혀 불을 안 거둬 문드러질란

黃金樓前催曉漏(황금루전최효루) 황금루 누각 앞에 물시계 날 새 샐루


漢都十詠 箭郊尋芳(전교심방) 전교에서 꽃을 찾아-徐居正

平郊如掌草如茵(평교여장초여인) 너른 들 손바닥에 자리 같은 풀 자리인

晴日暖風濃殺人(청일난풍농살인) 갠 해에 따뜻 바람 사람 참 죽여

朝來沽酒典靑衫(조래고주전청삼) 아침 오자 술 사와 청 적삼 잡혀 적삼삼

三三五五尋芳草(삼삼오오심방초) 삼삼오오 모여서 꽃 풀을 찾아

飛觴轉急流水曲(비상전급류수곡) 돌림잔 돌기 빨라 흐른 물굽이 流觴曲水

靑樽易枯長鯨吸(청준이고장경흡) 청 술통 쉬이 말라 고래 들이켜

歸來駿馬踏銀蟾(귀래준마답은섬) 돌아오니 준마로 은빛 달 밟아

玉箸聲殘杏花落(옥저성잔행화락) 옥피리 소리 남아 살구꽃 지네

 

漢都十詠 立石釣魚(입석조어) 선돌에서 낚시를-徐居正

溪邊怪石余人立(계변괴석인립) 시냇가 야릇한 돌 사람처럼 서

秋水玲瓏照寒碧(추수영롱조한벽) 가을 물 옥 소리에 찬 푸름 비춰

把釣歸來籍綠蕪(파조귀래록무) 낚시 들고 돌아와 푸름 깐 풀밭 거칠어질무

百尺銀絲金鯉躍(백척은사금리약) 백 자 길이 은실에 금 잉어 펄떡

細斫爲膾燖爲羹(세작위회심위갱) 잘게 썰어 회를 쳐 삶아 국 끓여 벨작 삶을심

沙頭屢臥雙玉甁(사두루와쌍옥병) 모래 위 여럿 누워 옥의 병 둘에

醉來鼓脚歌滄浪(취래고각가창랑) 취하면서 다리 쳐 창랑가 노래

不用萬古麒麟名(불용만고기린명) 아니 쓰니 먼 옛날 기린각 이름


漢都十詠 興德賞蓮(흥덕상연) 흥덕사의 연꽃 즐김-徐居正

招提金碧照水底(초제금벽조수저) 불러 끌어 멋진 빛 물속을 비춰 밑저

荷花初開淨如洗(하화초개정여세) 연꽃은 막 피어나 씻은 듯 깨끗 깨끗할정

霏霏紅霧拂瓊闌(비비홍무불경란) 피어오른 붉은 안개 옥난간 스쳐 떨불 옥경

香風欲動飜袖紵(향풍욕동번수저) 향기바람 물씬 불어 소매 깃 펄럭 모시저

有時碧筒飮無數(유시벽통음무수) 때로는 푸른 연잎 못 세고 마셔 대롱통

白日高談揮玉麈(백일고담휘옥주)한낮에 높은 얘기 옥 주미 떨쳐 큰사슴주麈尾

居僧挽手待明月(거승만수대명월) 사는 스님 손 당겨 밝은 달 바래 당길만

小樓一夜涼似雨(소루일야량사우) 작은 누대 밤 하루 비 오듯 서늘


漢都十詠 藏義尋僧(장의심승) 장의사의 스님 찾아-徐居正

三峰亭亭削寒玉(삼봉정정삭한옥) 세 봉우리 우뚝해 찬 옥을 깎아 깎을삭

前朝古寺年八百(전조고사년팔백) 앞 왕조의 옛 절은 나이가 팔백

古木回巖樓閣重(고목회암루각중) 옛 나무 두른 바위 누각을 겹겹

鳴泉激激山石裂(명천격격산석렬) 샘 울려 콸콸 쏟아 산 바위 찢어 찢을렬

我昔尋僧一歸去(아석심승일귀거) 내 앞서 스님 찾아 한 번 돌아가

夜闌明月共軟語(야란명월공연어) 밤을 막는 밝은 달 함께 속삭여 연할연

曉鐘一聲發深省(효종일성발심성) 새벽종 한 소리에 깊이 깨달아 살필성

白雲滿地不知處(백운만지부지처) 흰 구름 땅 자욱해 어딘지 몰라


漢都十詠 盤松送客(반송송객) 반송에서 손님 보내-徐居正

故人別我歌遠遊(고인별아가원유) 오랜 이 나와 헤져 멀리 감 노래

何以送之雙銀甌(하이송지쌍은구) 무엇으로 보낼까 은 사발 둘로

都門楊柳不堪折(도문양류불감절) 도성 문 버드나무 차마 못 꺾어

芳草有恨何時休(방초유한하시휴) 꽃다운 풀 한스레 어느 때 그쳐

去年今年長參商(거년금년장삼상) 지난해도 올해도 오래 못 만나 參商之歎

富別貧別皆銷腸(부별빈별개소장) 부자 빈자 헤어짐 다 애를 녹여 녹일소

陽關三疊歌旣關(양관삼첩가기관) 왕유의 양관삼첩 노래도 닫혀 이별노래

東雲北樹俱茫茫(동운북수구망망) 동쪽구름 북쪽 숲 다들 아득해


漢都十詠 濟川玩月(제천완월) 제천에서 달 놀이-徐居正

秋光萬頃琉璃靜(추광만경유리정) 가을빛에 만이랑 유리로 맑아

畵棟珠簾蘸寒影(화동주렴잠한영) 그림기둥 구슬발 잠긴 그림자 담글잠

長空無雲淨如掃(장공무운정여소) 먼 하늘 구름 없어 쓴 듯이 깨끗 깨끗할정

坐待月出黃金餠(좌대월출황금병) 앉아 바래 뜨는 달 황금 송편이 떡병

乾坤淸氣骨已徹(건곤청기골이철) 하늘땅 맑은 기운 뼈까지 스며 통할철

明光一一手毛髮(명광일일수모발) 밝은 빛 하나하나 머리털 손질

雨夜深深更奇絶(우야심심갱기절) 비 오는 밤 깊어가 더욱 뛰어나

倚遍欄干十二曲(의편난간십이곡) 두루 기대 난간에 열두 구비에


漢都十詠 麻浦泛舟(마포범주) 마포에서 배를 띄워-徐居正

西湖濃抹如西施(서호농말여서시) 서호에 짙은 꾸밈 서시와 같아

桃花細雨生綠漪(도화세우생록의) 복사꽃에 가랑비 푸른 잔물결 물놀이의

盪槳歸來水半蓉(탕장귀래수반용) 배밀어 돌아오니 물 반이연꽃 씻을탕상앗대장

日暮無人歌竹枝(일모무인가죽지) 해 저물어 없는 이 죽지가 노래

三山隱隱金鼈頭(삼산은은금별두) 삼산은 숨겨 숨어 금자라 머리 자라별

漢陽歷歷鸚鵡洲(한양력력앵무주) 한양 땅 또록또록 앵무주 섬이 앵무새앵무

夷猶不見一黃鶴(이유불견일황학) 마음 편해 안보여 한 마리 황학

飛來忽有雙白鷗(비래홀유쌍백구) 날아와 문득 있어 한 쌍 갈매기


漢都十詠 木覓賞花(목멱상화) 목멱산의 꽃놀이-徐居正

尺五城南山政高(척오성남산정고) 다섯 자 성 남쪽은 산 정말 높아

攀緣十二靑雲橋(반연십이청운교) 잡고 올라 열두 개 청운의 다리

華山揷立玉芙蓉(화산삽립옥부용) 화산은 꽂아 세워 옥의 연꽃을

漢江染出金葡萄(한강염출금포도) 한강은 물들여 내 금빛 포도를

長安萬家百花塢(장안만가백화오) 서울에 모든 집이 온갖 꽃마을 둑오

樓臺隱映紅似雨(누대은영홍사우) 누대를 가려 비춰 붉어 비 오듯

靑春未賞能幾何(청춘미상능기하) 청춘을 아니 즐겨 얼마나 되나

白日政長催羯鼓(백일정장최갈고) 한낮 해는 참 길어 갈고 북 갈겨 불깐흑양갈


扶安次李相國奎報韻(부안차이상국규보운)부안에서상국이규보의운을빌어徐居正

十載東西信轉蓬(십재동서신전봉) 열 해를 동쪽서쪽 떠돌며 편지

登樓聊喜使君同(등루료희사군동) 누각 올라 기뻤지 그대 같이해

雨聲長在芭蕉葉(우성장재파초엽) 빗소리는 오래 돼 파초 잎에서

春色深留芍藥叢(춘색심류작약총) 봄 빛깔 깊이 남아 작약 떨기에

身世已拚杯酒裏(신세이변배주리) 몸을 둬 이미 버려 잔에 술 속에 칠변

光陰空費路歧中(광음공비로기중) 빛 그늘 흘려보내 길에 갈림에

醉餘猶記江南夢(취여유기강남몽) 취해도 아직 또렷 강남의 꿈이

萬柄荷花十里紅(만병하화십리홍) 만 자루 연꽃으로 십리 붉음이 자루병


七月二十九日誕辰賀禮後作(칠월이십구일탄신하례후작)칠월이십구일탄신하례뒤지어

誕辰陳賀紫宸朝(탄신진하자신조) 태어난 날 하례를 자신궁 아침

稽顙瑤墀拜赭袍(계상요지배자포) 이마 닿은 옥섬돌 곤룡포에 절

金甕初開千日酒(금옹초개천일주) 금 단지 처음 열어 천일 익힌 술

玉盤齊獻萬年桃(옥반제헌만년도) 옥쟁반 갖춰 바쳐 만년 복숭아

奇逢幸際雲龍會(기봉행제운룡회) 만나니 행복한 때 구름 용 모여

沛澤深涵雨露饒(패택심함우로요) 늪 진펄 깊이 젖어 비이슬 넉넉 늪패 젖을함

醉飽小臣賡大雅(취포소신갱대아) 실컷 취해 신하들 대아를 이어 이을갱

更伸華祝頌唐堯(갱신화축송당요) 다시 펴 멋진 바램 요임금 노래


少日(소일) 젊은 날-徐居正

少日豪談奮雨髥(소일호담분우염) 젊은 날 큰소리 쳐 비 수염 떨쳐 떨칠분

年來斂鑰遠人嫌(년래렴약원인혐) 해 오며 빗장 거둬 남 눈치 멀리 자물쇠약

徒前宦路羊腸險(도전환로양장험) 여태 앞에 벼슬길 양 창자 구불

抵老才名鼠尾尖(저로재명서미첨) 늙게야 재주 이름 쥐꼬리 끝이 뾰족할첨

詩不驚人吟又改(시불경인음우개) 시로 못해 남 놀램 읊고서 고쳐

酒能忘我醉還添(주능망아취환첨) 술로는 날 잊게 해 취해도 마셔

欲書折簡招碁伴(욕서절간초기반) 편지 써다 말았네 부를 바둑 벗

凍筆如錐不可拈(동필여추불가념) 언 붓은 송곳 같아 집지도 못해 집을념


送昌原府使朴公之任(송창원부사박공지임)창원부사박공을임지로보내며徐居正

憶昔重過月影臺(억석중과월영대) 지난생각 몇 지남 월영대에를

檜山依舊翠成堆(회산의구취성퇴) 회산은 옛 그대로 푸름이 쌓여 언덕퇴

高吟落日欲將去(고음락일욕장거) 높이 읊어 지는 해 떠나려 하고

爲喚孤雲猶不來(위환고운유불래) 부르니 외론 구름 오히려 안 와

滄海有潮環古壘(창해유조환고루) 찬 바다 물때 있어 옛 진 감돌아 진루

短碑無字半荒苔(단비무자반황태) 작은 빗돌 글 없애 거친 이끼로

風流太守仍文雅(풍류태수잉문아) 바람 흐름 사또는 이리 글 멋져

爲我閑登酒一杯(위아한등주일배) 날 위해 느긋 올라 술을 한 잔해


朝坐(조좌) 아침에 앉아-徐居正

小窓扶坐倚烏床(소창부좌의오상) 작은 창 붙어 앉아 검은 상 놓아

瘦骨如峰鬢似霜(수골여봉빈사상) 여윈 뼈 봉우리에 살쩍 서리라

多病已會嘗藥遍(다병이회상약편) 병 많아 이미 모아 약 두루 맛봐 두루편

怯凉猶復攬衣忙(겁량유부람의망) 추위 질려 외려 또 옷 잡기 바빠 잡을람

蕪菁細切靑蔬軟(무청세절청소연) 순무를 잘게 썰어 풋나물 물러 우거질청

薏苡新炊白粥香(의이신취백죽향) 율무를 새로 끓여 하얀 죽 내음 율무의

萬事不如眠食隱(만사불여면식은) 모든 일 같지 않아 자고 먹는 속

何須苦覓養生方(하수고멱양생방) 어찌 꼭 괴롬 찾아 삶을 기르랴 찾을멱


謝岑上人惠雀舌茶(사잠상인혜작설차)산에 스님작설차베풂에감사하며-徐居正

靑縢布幭拂我衣(청등포멸불아의) 푸른끈 매베 덮개내 옷을 걷어 봉할등 덮개멸

尋師去向山中歸(심사거향산중귀) 스님 찾아 떠나니 산 속 돌아가 行纏 脚絆

瀟團淨几紙窓明(소단정궤지창명) 조촐한 집 맑은 상 종이창 밝아

石鼎共廳松風聲(석정공청송풍성) 돌솥에 마루 함께 솔바람소리 솥정


林亭晩吟次岑上人韻(임정만음차잠상인운)숲정자의저녁 산에스님의 운을 빌어

城市那無隱者家(성시나무은자가) 성 저자 어찌 없어 숨은 이 집이

林亭幽絶隔鹿譁(임정유절격록화) 숲 정자 숨어 끊겨 시끄럼 너머 시끄러울화

年年爲種幾多樹(년년위종기다수) 해마다 심게 되니 꽤 많은 나무

續續自開無數花(속속자개무수화) 이어서 절로 피니 셀 수 없는 꽃

白蟻戰酣山雨至(백의전감산우지) 흰 개미 싸움 한참 산에 비 내려

黃蜂衙罷溪日斜(황봉아파계일사) 노란 벌 일을 마쳐 시내 해가 져 마을아

移時軟共高僧話(이시연공고승화) 때는 옮아 넌지시 높은 스님 말

石鼎松聲送煮茶(석정송성송자다) 돌솥에 솔 소리에 차 다려 보내 삶을자


淸晨(청신) 맑은 새벽에-徐居正

淸晨小坐擁緜衾(청신소좌옹면금) 맑은 새벽 좀앉아 솜이불 끼고 안을옹 햇솜면

窓日暉暉淨客心(창일휘휘정객심) 창에 햇살 빛나니 길손 맘 맑혀

歲月幾何詩是史(세월기하시시사) 세월은 얼마인가 시가 곧 역사

顔容如此酒爲箴(안용여차주위잠) 얼굴 낯 이와 같아 술 살펴야 해 바늘잠

防身只有杜陵劒(방신지유두릉검) 몸 지켜 다만 있어 두릉의 칼이

垂橐曾無陸賈金(수탁증무육고금) 늘인 낭 일찍 없어 육고의 금은 전대탁

何日歸還仍乞骨(하일귀환잉걸골) 어느 날 돌아와서 뼈를 묻으려

向鑱歸去斲人蔘(향참귀거착인삼) 보습에 돌아가서 인삼을 캐나 보습참 깎을착

陸賈: 전한 초기 외교가 新語 12편 저술


次韻日休見寄(차운일휴견기) 일휴견기를 빌어-徐居正

平生性癖愛吾廬(평생성벽애오려) 한 삶 살며 버릇이 내 집을 아껴 적취벽

閉闇焚香淨掃除(폐암분향정소제) 문 닫아 향 사르니 깨끗이 쓸어 닫힌문암

陶令但知樽有酒(도령단지준유주) 도연명 다만 알아 단지에 술을

馮郞空嘆出無車(풍랑공탄출무거) 풍완은 괜히 탓해 수레를 못타 馮湲 孟嘗君

病餘身世渾成夢(병여신세혼성몽) 앓아 남아 몸을 둬 모두 꿈이 돼

老去文章欲著書(노거문장욕저서) 늙어가니 글이라 책을 쓰려네

名利到頭從自苦(명리도두종자고) 이름 이끗 다다라 절로 괴로워

會須歸問鹿門居(회수귀문문거) 만나 꼭 갈 곳 물어 산기슭 살 곳


七旬(칠순) 일흔-徐居正

七旬身世轉疎迃(칠순신세전소우) 일흔 나이 몸 둠은 점점 멀어져 멀우

少日風流太半無(소일풍류태반무) 젊은 날에 풍류는 거의 없어져

聊把靑編遮病眼(요파청편차병안) 애써잡은푸른 책 흐린 눈 막아 엮을편 막을차

不禁白雲上衰鬚(불금백운상쇠수) 못 말려서 흰 구름 수염에 올라 수염수

閑中獨坐親香鼎(한중독좌친향정) 느긋해 혼자 앉아 향로 가까이

醉後長歌擊唾壺(취후장가격타호) 취하니 오래 노래 병을 두드려 침타 병호

預喜明年當致仕(예희명년당치사) 미리 기뻐 오는 해 벼슬 물러나 미리예

蒼波白鳥老江湖(창파백조로강호) 푸른 물결 흰 새로 강호에 늙어

秋懷(추회) 가을에 품은 마음-徐居正

硫光冉冉不曾留(광염염부증류) 빛흘러 나아가니 머물지않아 유황류 나아갈염

鳥帽西風怯白頭(조모서풍겁백두) 벼슬은 서풍 날려 흰머리 질려 모자모 겁낼겁

出處由來難自斷(출처유래난자단) 나갈 데 내려오기 혼자 못 잘라

閑忙自古不相謀(한망자고불상모) 틈남 바쁨 예부터 서로 꾀 않아

陶潛歸去欣瞻宇(도잠귀거흔첨우) 陶淵明 돌아가서 집을 봐 기뻐 볼첨

杜甫行藏獨倚樓(두보행장독의루) 杜子美 길짐 꾸려 혼자 누각에

我亦歸田曾有賦(아역귀전증유부) 나 또한 시골 가서 일찍 시 지어

欲將身世老扁舟(욕장신세로편주) 하려하니 몸을 둬 늙어 얕은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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