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한시모음
● 春興(춘흥) -정몽주-
春雨細不滴(춘우세부적) 더니 / 봄비 가늘어 방울지지 않더니
夜中微有聲(야중미유성) 이라 / 밤되니 작은 소리 들리네
雪盡南溪漲(설진남계창) 하니 / 눈 녹아 남쪽 시냇물이 불어나니,
草芽多小生(초아다소생) 고 / 풀 싹은 얼마나 돋아 났을까
● 江南曲(강남곡) -허난설헌-
人言江南樂(강언강남락)이나, / 사람은 강남의 즐거움을 말하나,
我見江南愁(아견강남수)라. / 나는 강남의 근심을 보고있네.
年年沙浦口(년년사포구)에 / 해마다 이 포구에서
腸斷望歸舟(장단망귀주)라. / 애타게 떠나는 배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 降雪 -柳宗元-
千山鳥飛絶(천산조비절) / 온 산엔 새도 날지 않고
萬徑人踪滅(만경인종멸) / 온 길엔 인적마저 끊겼는데,
孤舟蓑笠翁(고주사립옹) / 외로운 배안에 삿갓 쓴 늙은이가
獨釣寒江雪(독조한강설) / 눈 내리는 강에서 홀로 낚시질하네.
● 歸雁(귀안) -두보-
春來萬里客 춘래만리객 / 봄이 와 있는 만 리 밖의 나그네는
亂定幾年歸 난정기년귀 / 난이 그치거든 어느 해에 돌아갈까?
腸斷江城雁 장단강성안 / 강성의 기러기는 애간장이 끊는데
高高正北飛 고고정북비 / 똑바로 높이 북쪽으로 날아가네
● 규 원(閨怨) -임 제(林悌)-
十五越溪女(십오월계녀) 아리따운 아가씨 열 다섯 나이
羞人無語別(수인무어별) 부끄러워 말 못하고 헤어졌어라
歸來掩重門(귀래엄중문) 돌아와 문 빗장 잠가 두고서
泣向梨花月(읍향이화월) 배꽃 사이 달을 보며 눈물 흘리네
(含羞無語別) (함수무어별)
● 꿈속의 넋[夢魂] -이옥봉(李玉峰)-
近來安否問如何(근래안부문여하) 요사이 안부를 묻노니 어떠하시나요?
月到紗窓妾恨多(월도사창첩한다) 달 비친 사창(紗窓)에 저의 한이 많습니다.
若使夢魂行有跡(약사몽혼행유적) 꿈 속의 넋에게 자취를 남기게 한다면
門前石路半成沙(문전석로반성사) 문 앞의 돌길이 반쯤은 모래가 되었을 걸
●踰大關嶺望親庭 (유대관령망친정) -신사임당-
鶴髮慈親在臨瀛(학발자친재임영); 늙으신 어머님을 고향에 두고
身向獨去長安情(신향독거장안정); 외로이 서울로 가는 이마음
回首北村時一望(회수북촌시일망); 돌아보니 북촌은 아득한데
白雲飛下暮山靑(백운비하모산청); 흰구름떠있는 저녘 산만 푸르네
● 산중문답(山中問答) -李白-
問爾何事樓碧山 문이하사서벽산 묻노니, 그대는 왜 푸른 산에 사는가.
笑而不答心自閑 소이부답심자한 웃을 뿐, 답은 않고 마음이 한가롭네
桃花流水杳然去 도화유수묘연거 복사꽃 띄워 물은 아득히 흘러가나니,
別有天地非人間 별유천지비인간 별천지 따로 있어 인간 세상 아니네.
● 송인(送人) -정지상(鄭知常)-
雨歇長堤草色多(우헐장제초색다) 비 개인 긴 언덕에는 풀빛이 푸른데,
送君南浦動悲歌(송군남포동비가) 그대를 남포에서 보내며 슬픈 노래 부르네.
大同江水何時盡(대동강하수진고) 대동강 물은 그 언제 다할 것인가,
別淚年年添綠波(별루년년첨록파) 이별의 눈물 해마다푸른 물결에 더하는 것을.
● 尋隱者不遇(심은자불우) -가도-
松下問童子(송하문동자)하니, 소나무 아래서 동자에게 물으니,
言師採藥去(언사채약거)라. 스승님은 약을 캐러 가셨다고 대답하더군.
只在此山中(지재차산중)이나, 다만, 이 산 속에 있겠지만,
雲深不知處(운심부지처)라. 구름이 깊어서 간 곳을 모르겠네
● 偶吟(우음) -송한필-
花開昨夜雨 화개작야우 어제밤 비에 피었던 꽃
花落今朝風 화락금조풍 오늘 아침바람에 떨어지네
可憐一春事 가련일춘사 가련하다 한 봄의 일이
往來風雨重 왕래풍우중 비바람에 오고 가는구나
● 絶句(절구) -두보-
江碧鳥逾白 (강벽조유백) 강물이 파라니 새는 더욱 희고,
山靑花欲然 (산청화욕연) 산빛이 푸르니 꽃은 더욱 붉네(불타는 것같네
今春看又過 (금춘간우과) 올 봄도 눈 앞에서 (휙)지나가니
何日是歸年 (하일시귀년) 어느날이 돌아갈 해일런고
● 추야우중(秋夜雨中) -최치원(崔致遠)-
秋風唯苦吟(추풍유고음) 가을 바람에 괴로이 읊조리나,
世路少知音(세로소지음) 세상에 알아 주는 이 없네.
窓外三更雨(창외삼경우) 창 밖엔 밤 깊도록 비만 내리는데,
燈前萬里心(등전만리심) 등불 앞에 마음은 만리 밖을 내닫네.
● 春曉閑望(봄날 새벽에 한가히 바라보며 -최치원-
山面嫩雲風惱散. 산마루 한가로운 구름을 바람도 흩어 버리기 싫어하고,
岸頭頑雪日欺銷 언덕 위 얼어붙은 눈을 햇볕도 녹이지 않네.
獨吟光景情何恨, 혼자 읊는 봄날의 모습이 어찌 이다지도 한스러울까.
猶賴沙鷗伴寂寥 바닷가 갈매기만이 쓸쓸한 나를 벗해 주네.
● 달밤에 매화를 읊는 까닭은 -陳與義(송나라)-
客行滿山雪 나그네 온 산의 눈 밟고 다니는데,
香處是梅花 향기가 나는 것 바로 매화라네
丁寧明月夜 정녕 밝은 달밤에는 꼭,
記取影橫斜 그림자 빗겨 있는 모습을 보리라.
봄 한시 모음
1. 陶山月夜詠梅(도산의 달밤에 핀 매화를 읊다) ㅡ이황ㅡ
獨倚山窓夜色寒 홀로 산창에 기대서니 밤기운 차가운데
梅梢月上正團團 매화나무 가지 끝에 둥근 달 떠오르네
不須更喚微風至 구태여 부르지 않아도 산들바람 이니
自有淸香滿院間 맑은 향기 저절로 뜨락에 가득 하네.
2. 耽津村謠(농촌의 봄) ㅡ정약용ㅡ
水田風起麥波長 무논에 바람 부니 보리물결 아름답고
麥上場時稻揷秧 보리타작하고나니 모내기가 시작되네.
菘菜雪天新葉綠 배추는 눈 내릴때 파랗게 새 잎 나고,
鷄雛蜡月嫩毛黃 섣달에 깐 병아리는 노란털이 예쁘네.
蜡月(사월) 음력(陰曆) 섣달의 딴 이름 탐진 : 전라남도 강진의 옛 이름
3. 竹枝詞(죽지사) – 유우석
山桃紅花滿上頭 산복숭아 붉은 꽃 산 위에 가득하고,
蜀江春水拍山流 촉강의 봄 물은 산을 치며 흘러가네.
花紅易衰似郞意 꽃의 붉음 쉬이 바램은 님 마음같고,
水流無限似儂愁 흐르는 물 끝없음은 나의 시름 같네.
儂 : 일인칭 대명사. 나. 죽지사(竹枝詞)는 당시에 퍼져있던 민요를, 유우석(劉禹錫) 이 개작한 것으로, 이 시는 죽지사 9수 중의 둘째 수이다.
4. 花徑(꽃 길) – 이행
無數幽花隨分開 이름모를 꽃 철 따라 지천으로 피니,
登山小逕故盤廻 오솔길 일부러 돌고 돌아 산 오른다
殘香莫向東風掃 봄바람아 남은 향기 쓸어가지 말아라
倘有閑人載酒來 혹시 한가한 이 술 받아 올지 모르니.
수분개(隨分開) : 분수에 따라 열리다. 인연 따라 피어나다. 철 따라 피어나다. 소경(小逕) : 오솔길. 잔향(殘香) : 남아있는 향기.
5. 探春(봄을 찾아서) – 作者未詳
盡日尋春不見春 종일토록 봄 찾았지만 찾지 못하고,
杖藜踏破幾重雲 지팡이 짚고 구름 쌓인 곳 헤매었네
歸來試把梅梢看 돌아와 매화가지 끝 잡고 향 맡으니,
春在枝頭已十分 봄이 이미 가지 끝에 성큼 와있었네.
杖藜 : 지팡이를 짚다. 踏破 : 험한 길이나 먼 길을 끝까지 걸어 나감. 너른 지역(地域)을 종횡(縱橫)으로 두루 걸어서 돌아다님.
6. 空山春雨圖(빈 산에 내리는 봄 비) – 대희
空山足春雨 빈 산 봄 비가 흠뻑 적시우니,
緋桃間丹杏 복숭아꽃 살구꽃 울긋불긋하네.
花發不逢人 꽃 피워도 보아 주는 이 없어,
自照溪中影 시냇물에 제 모습을 비춰보네.
7. 淸明(청명절에) – 두목
淸明時節雨紛紛 청명절 가벼이 비 내리니,
路上行人欲斷魂 나그네 어쩔 줄을 모르네.
借問酒家何處有 주막 어디 있는가 물으니
牧童遙指杏花村 목동은 멀리 살구꽃마을 가리키네.
8. 南園(남쪽 정원) – 이하
春水初生乳燕飛 봄물 불기 시작하니 어린 제비날고,
黃蜂小尾撲花歸 꿀벌 작은 꼬리에 꽃가루 묻혀오네.
窗含遠色通書幌 창문 휘장 사이 먼 경치 들어오고,
漁擁香鉤近石磯 물고기 물가로 미끼 에워 몰려드네
初生 : 물이 불기 시작함.
9. 無題(무제)2 – 이상은
曉鏡但愁雲鬢改 아침 거울 앞 변한 머리 한숨짓고,
夜吟應覺月光寒 시를 읊는 밤 찬 달빛에 잠을 깨네.
蓬山此去無多路 임 사는 봉래산 찾아 갈 길 없으니,
靑鳥殷勤爲探看 청조야 날 위해 살며시 찾아가주렴.
蓬萊 : 신선이 산다는 蓬萊山. 多路 : 먼 길.
靑鳥 : 西王母의 심부름하는 새, 仙界와 연락하는 새.
10. 無題(무제)1 – 이상은
相見時難別亦難 만남도 어렵고 헤어짐도 어렵지만
東風無力百花殘 봄바람 약해지면 꽃들도 시드는법
春蠶到死絲方盡 봄누에는 죽어서야 실뽑길 그치고,
蠟炬成恢淚始乾 초는 재가 되어야 눈물이 마르나니.
東風無力百花殘 : 꽃을 피게 하는 봄바람의 힘으로도 꽃이 지는 것을 막지 못하듯 우리의 이별도 어쩔 수 없음. 당나라 말엽의 시인 이상은(李商隱·812~858)은 15세 때 옥양산(玉陽山)에 올라 도교에 심취했는데, 그 때 한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11. 山中留客(산에서 객을 붙잡고) – 장욱
山光物態弄春暉 산 빛 만물의 자태 봄기운 완연하니
莫爲輕陰便擬歸 날 좀 흐리다고 돌아갈 생각 마시게
縱使淸明無雨色 비올 일 없이 활짝 갠 날 가리어도,
入雲深處亦沾依 구름 깊은 곳 들면 옷자락 젖는다네. ‘
12. 流水(흐르는 물) – 나업
人間莫謾惜花落 사람들아 꽃 진다고 서러워 마라.
花落明年依舊開 꽃은 져도 내년이면 다시 피리니.
却最堪悲是流水 슬프고도 슬픈 것은 흘러가는 물.
便同人事去無回 인생처럼 한번 가면 오지를 않네
却 도리어(되려).
13. 曲江(곡강) 1– 두보
穿花蛺蝶深深見 꽃 사이 호랑나비는 보이다 말다 하고,
點水蜻蜓款款飛 강 위에 물잠자리는 유유히 나는구나.
傳語風光共流轉 봄 경치여! 세상은 모두 흘러갈 뿐이니
暫時相賞莫相違 잠시나마 서로 어기지 말고 즐겨보세.
穿花 꽃 사이를 뚫고 다니다. 蛺蝶 호랑나비. 深深見 때로 숨고 때론 나타나는 모양. 蜻蜓 물잠자리. 款款 유유한 모습. 流轉 빙빙 돌다.
14. 曲江(곡강) 2 – 두보
朝回日日典春衣 조정에서 나오면 봄옷을 잡혀놓고,
每日江頭盡醉歸 날마다 강가에서 취하여 돌아오네.
酒債尋常行處有 술 빚이야 가는 곳마다 늘 있지만,
人生七十古來稀 인생 칠십년은 예부터 드문 일이라네
朝回 조회에서 돌아옴. 典春衣 봄 옷을 저당 잡힘. 江頭 강 가.
尋常行處有 가는 곳 마다 늘 있음.
15. 曲江(곡강) 3 – 두보
江上小堂巢翡翠 강 위 작은 정자엔 물총새 깃들고
苑邊高塚臥麒麟 동산 가 무덤 앞엔 기린상 누워있네.
細推物理須行樂 삶은 모름지기 즐김 만한 것 없으니,
何用浮名絆此身 어찌 헛된 이름에 이 몸을 얽어매리.
細推物理 사물의 변화 이치를 추리해 봄.
16. 曲江(곡강) 4 – 두보
一片花飛減却春 한 조각 꽃잎 날려 봄날은 가고,
風飄萬點正愁人 흩날리는 꽃보라에 시름 잠긴다.
且看欲盡花經眼 꽃잎 모두 다 떨어지니,
莫厭傷多酒入脣 해롭다 한들 한 잔 술 마다하리.
減却春 봄이 사라져 감. 風飄萬點 만 조각 꽃잎이 바람에 흩날림. 正愁人 진정 시름에 잠기게 한다.欲盡花經眼 다지는 꽃이 눈에 뜨임. 莫厭 꺼리지 말라.
17. 陶山月夜詠梅(도산의 달밤에 핀 매화를 읊다) – 이황
不禁山有亂 산 여기저기 피는 꽃 말릴 수 없어
還憐徑草多 길가의 우거진 풀도 사랑스럽네.
可人期不至 오기로 약속한 사람은 오지 않으니
奈此緣樽何 이 녹음 속 술 항아리를 어찌할까나.
18. 絶句(절구) – 두보
遲日江山麗 늦은 봄날 강산은 아름답고,
春風花草香 바람은 풀꽃향기 실어온다.
泥融飛燕子 젖은 진흙 제비 바삐 나르고,
沙暖睡鴛鴦 모래밭 따뜻하니 원앙이 조네
遲日 – 늦은 봄날. 泥融 – 겨울이지나 흙이 녹다.. 飛燕子 – 제비들이 집 지
을 진흙을 분주히 나름.
19.洛陽訪袁拾遺不遇(낙양으로 원습유를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하고) – 맹호연
洛陽訪才子 낙양으로 옛 친구를 찾아갔더니,
江嶺作流人 강령땅의 유배객이 되었다 하네.
聞說梅花早 그곳은 매화꽃이 일찍 핀다는데,
何如此地春 이곳 낙양의 봄은 어찌하겠는가
습유(拾遺) – 습유보과(拾遺補過)의 준말. 왕의 잘못을 지적하고 바로잡는 옛 시절의 언론직. 유인(流人) – 유배를 간 사람. 시인은 낙양으로 원씨 성을 가진 옛 친구(才子)를 만나러 갔다.
20. 落花古調賦(지는 꽃잎을 보며) – 백거이
留春春不駐 머물 수 없는 봄 그래도 머물렀으면
春歸人寂寞 봄이 가고 나면 남은 이 쓸쓸해지니.
厭風風不定 바람 싫어도 바람은 그치지 않으니,
風起花蕭奈 바람 일어나 무수한 꽃잎 흩날리네.
21. 大林寺桃花(대림사의 복숭아꽃) – 백거이
人間四月芳菲盡 마을에는 사월이라 꽃이 모두 졌는데,
山寺桃花始盛開 산사의 복숭아꽃 이제 피어 한창이네.
長恨春歸無覓處 가고난 봄 찾을 길 없어 애가 탔는데,
不知轉入此中來 어느 새 봄이 이곳에 와 있는 줄은 몰랐네.
大林寺(대림사) : 중국 불교 명승대찰 중의 하나. 芳菲(방비) : 향기로운 꽃을 총칭하는 말. 또는 꽃이 만개한 봄날의 풍경.
22. 山寺(산속의 절) – 이달
寺在白雲中 절 하나 흰 구름 속에 있어,
白雲僧不掃 흰 구름 스님은 쓸지 못하네.
客來門始開 손이 오자 비로소 문을 여니,
萬壑松花老 온 골짜기 송화 가루 날리네.
23. 揷秧(모내기) – 범성대
種密移疏綠毯平 빽빽한 모를 옮기니 푸른 담요 펼쳐지고,
行間淸淺穀紋生 못줄사이 맑은 물 비단 무늬가 피어나네
誰知細細靑靑草 누가 알까? 가늘고 푸른 저 풀잎들 속에,
中有豊年擊壤聲 풍년의 격양 노래 소리 들어 있음을
*삽앙(揷秧) : 모내기. *곡문(縠紋) : 비단무늬. 바람에 살랑 일렁이는 물결무늬를 가리킨다.*격양가(擊壤歌):중국 堯임금 때 불린 太平聖代를 찬양한 노래.
24. 春望詞(봄날의 소망)4 – 설도
那堪花滿枝 어쩌나 가득 피어난 저 꽃
翻作兩相思 날리어 그리움으로 변하네
玉箸垂朝鏡 거울속 떨어지는 옥같은 눈물
春風知不知 봄바람은 아는지 모르는지.
25. 春望詞(봄날의 소망)3 – 설도
風花日將老 바람에 꽃잎은 날로 시들고,
佳期猶渺渺 꽃다운 기약은 아득만 하네
不結同心人 한마음 그대와 맺지 못하고
空結同心草 헛되이 동심초 맺고 있다네.
26. 春望詞(봄날의 소망)2 – 설도
攬草結同心 풀잎을 한 마음으로 엮어,
將以遺知音 임에게 소식 전하려 하네.
春愁正斷絶 봄날의 시름 잦아드는데,
春鳥復哀吟 봄새가 다시 애달피 우네.
동심초는 풀이름이 아니라 연애편지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초(草)’를 사용한 이유는 종이는 풀로 만드는 것이고, 연애편지를 접는 방식이 바로 돗자리 짜는 풀의 매듭방식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라네요
27. 春望詞(봄날의 소망)1 – 설도
花開不同賞 꽃 피어도 함께 바라 볼 이 없고,
花落不同悲 꽃이 져도 함께 슬퍼 할 이 없네.
欲問相思處 묻노니 그리운 님 어디에 있는가.
花開花落時 꽃 피고 또 꽃 지는 이 시절에.
28. 送別(송별) – 왕유
山中相送罷 산 속에서 그대를 보내고,
日暮掩柴扉 사립문 닫으니 해 저무네.
春草明年綠 봄풀은 해마다 푸르겠지만
王孫歸不歸 친구는 다시올지 아니올지.
29. 送沈子福歸江南(강남으로 친구를 보내며) – 왕유
楊柳渡頭行客稀 버들 우거진 나루에 객 드문데,
罟師盪槳向臨圻 사공은 노 저어 멀리 나아가네
唯有相思似春色 서로 그리는 마음 봄빛 같건만,
江南江北送君歸 강남, 강북으로 님 떠나보내네.
30. 送元二使安西(원이를 보내며) – 왕유
渭城朝雨浥輕塵 위성의 아침비 가벼이 먼지를 적시고
客舍靑靑柳色新 객사에 푸르고 푸른 버들잎 새로워라.
勸君更進一杯酒 그대여 다시 잔 들어 한잔 더하세.
西出陽關無故人 이제 떠나면 옛 친구 아무도 없다네.
31. 田園樂_06(전원의 즐거움) – 왕유
桃紅復含宿雨 복사꽃 붉은빛 간밤의 비 머금고,
柳綠更帶春煙 버들은 초록빛 아침 안개 둘렀네
花落家童未掃 꽃잎은 지는데 아이는 쓸지 않고,
鶯啼山客猶眠 꾀꼬리 울어도 손은 아직 꿈 속.
32. 稻田(벼논) – 위장
綠波春浪滿前陂 봄의 초록 물결 앞 물가에 가득하여,
極目連雲罷亞肥 저끝 구름 닿은 곳까지 벼가 자라네.
更被鷺鷥千點雪 훨 훨 나는 백로 흩날리는 눈송이처럼,
破烟來入畫屛飛 안개 헤치며 그림 병풍으로 날아든다.
*罷亞 : 벼의 이름. 원문은 ‘䆉稏’이다.
33. 飮酒看牧丹(모란을 보며 마시다) – 유우석
今日花前飮 오늘은 꽃을 바라보며 술을 마시니,
甘心醉數杯 기분이 좋아 몇잔술에 이내 취했네.
但愁花有語 다만 걱정은 꽃이 말 할 수 있다면,
不爲老人開 늙은 그대 위해 핀 건 아니라 할까.
34. 待酒不至(기다리는 술은 오지 않고) – 이백
玉壺繫靑絲 옥병에 푸른실 매어 갔는데,
沽酒來何遲 술심부름 어찌 이리 늦는가.
山花向我笑 산꽃이 나에게 웃음 보내니,
正好銜杯時 지금이 술잔 기울일 때건만.
35. 自遣(홀로 가는 길) – 이백
對酒不覺暝 술잔 마주해 날 저무는 줄 모르고,
落花盈我衣 떨어지는 꽃잎은 옷자락에 가득하다
醉起步溪月 취해 일어나 달빛 내를 따라 걷는데,
鳥還人亦稀 새는 돌아가고, 사람도 보이지 않네.
36. 早春寄王漢陽(이른 봄 한양의 왕씨에게) – 이백
碧水浩浩雲茫茫 푸른 물 아득하고 구름은 망망한데,
美人不來空斷腸 님은 오지 않고 부질없이 애만 끓네.
預拂靑山一片石 청산의 바위 한자리 미리 털어 놓고,
與君連日醉壺觴 님 기다려 오면 날마다 함께 취하리.
37. 春夜洛城聞笛(봄밤 낙양성 피리소리) – 이백
誰家玉笛暗飛聲 누가 부는가. 은은히 들려오는 옥피리 소리,
散入春風滿洛城 봄바람에 흩어져 낙양성에 가득 차네.
此夜曲中聞折柳 이 밤 곡조 속에 이별 가락 들려오니,
何人不起故園情 누구인들 고향 그리는 정 생기지 않으리.
38. 花下醉(꽃 아래 취하여) – 이상은
尋芳不覺醉流霞 꽃 찾아 나섰다가 유하주에 취하여,
依樹沈眠日已斜 나무에 기대 잠든 사이 해 저물었네.
客散酒醒深夜後 사람들은 돌아가고 한 밤 술에 깨어
更持紅燭賞殘花 다시 촛불 밝혀 남은 꽃을 구경하네.
39. 咏柳(버드나무를 노래하다) – 하지장
碧玉妝成一樹高 푸른 옥으로 치장 한 높다란 나무,
萬條垂下綠絲條 가지가지 초록 실타래 늘어뜨렸네.
不知細葉誰裁出 가느다란 잎 새들 그 누가 잘랐을까.
二月春風似剪刀 이월 봄바람이 가위질을 했나보다.
40. 鳥鳴澗(새 우는 골짜기) – 왕유
人閑桂花落 인적 드문데 계수나무 꽃 절로 지고,
夜靜春山空 밤은 고요하고 봄 산은 텅 비었네.
月出驚山鳥 달이 뜨니 산새 놀라,
時鳴春澗中 이따금 봄 골짜기 안에서 우네.
인적 드문데 계수나무 꽃 절로 지고, 밤은 고요하고 봄 산은 텅 비었네.
달이 뜨니 산새 놀라, 이따금 봄 골짜기 안에서 우네.
41. 春曉(봄새벽) – 맹호연
春眠不覺曉 봄 잠에 날 밝는 줄 몰랐는데,
處處聞啼鳥 여기저기 새 우는 소리 들리네.
夜來風雨聲 밤새 비바람 소리 들리더니
花落知多少 꽃은 또 얼마나 떨어졌을까.
★春日 -李昌庭-
送汝東歸兼送春(송여동귀겸송춘)-너를 동쪽으로 보내며 봄도 함께 보내니
一般花柳客愁新(일반화류객수신)-버들꽃과 한가지로 나그네 시름 새롭네
檀君廟下三年月(단군묘하삼년월)-단군묘당 아래 3년의 달이요
杜宇聲中萬里人(두우성중만리인)-두견새 울음 속에 만리 밖의 사람이라
落日鄕關亂雲外(락일향관란운외)-해 저물녘 고향은 어지러운 구름밖인데
別筵尊酒小溪濱(별연존주소계빈)-이별의 자리 술그릇은 시냇가에 있네
殘燈此夜頭渾雪(잔등차야두혼설)-등불사위는 이밤에 머리는 온통눈으로 흐리니 夢覺江南涕滿巾(몽각강남체만건)-강남의 꿈 깨어 눈물이 수건을 적시네
★승평아헌 (昇平衙軒) -李昌庭-
小池分得野泉凉(소지분득야천량)-작은 연못은 들 샘물처럼 시원한데
軒切新栽橘柚香(헌절신재귤유향)- 동헌 섬돌엔 새로 심은 유자 향기
太守春來常閉閤(태수춘래상폐합)-태수는 봄이 와도 늘 문 닫고 지내니
不知城外落花忙(부지성외락화망)-성밖에 지는 꽃 어지러운 줄 모르네
★이군과 이별(別李君實) -李昌庭-
江南春已盡(강남춘이진)-강남엔 봄 이미 다 갔는데
關外客初歸(관외객초귀)-관새 밖엔 나그네 비로소 돌아가네
花落龍湫晩(화락룡추만)-꽃진 용추엔 날 저물었는데
雲深鳥道微(운심조도미)-구름 깊고 새 다니는 길 희미하네
離懷屬暮景(리회속모경)-이별의 회포 저물녘 만나니
對酒惜殘暉(대주석잔휘)-술을 마주하여 지는 빛을 아쉬워하네
欲問湘中信(욕문상중신)-상강의 소식 묻고자 하나
天邊雁亦稀(천변안역희)-하늘 가에 기러기 역시 드무네
★봄날 시냇가에서 春溪 (춘계) / 溪上春日 성혼 (成渾)
五十年來臥碧山(오십년래와벽산)-푸른 산 속에 살아온 지 벌써 오십년
是非何事到人間(시비하사도인간)-인간세상 시비에 말려들 게 무언가
小堂無限春風地(소당무한춘풍지)-자그만한 집이지만 봄바람 끝없는곳
花笑柳眠閒又閒(화소류면한우한)-꽃은 웃고 버들은 잠들어 한가하기만
★봄날 친구의 별장을 찾아(三日尋李九庄) 常建
雨歇楊林東渡頭(우헐양림동도두)-버들 숲 동쪽 나루터에 비가 개이니
永和三日盪輕舟(영화삼일탕경주)-화창한 봄 삼짓날 가벼운 배를 띄웠다
故人家在桃花岸(고인가재도화안)-복사꽃 핀 물언덕에 있는 친구의 집은
直到門前溪水流(직도문전계수류)-시냇물 흐름따라 문 앞까지 갈수 있으니
★봄갈이(春耕) / 이우당 조태채
茶煙乍歇牛鷄鳴(다연사헐우계명)-차 끓이는 연기 나른하고 낮닭이 울어
睡罷閒窓霽景明(수파한창제경명)-깨어보니 한가한 창에 말끔히 비개인 경치
野外春耕知不晩(야외춘경지불만)-들 밖엔 봄갈이가 늦지 않았는데도
隔籬時聽叱牛聲(격리시청질우성)-울타리 밖에는 소를 꾸짖는 소리
★봄이 머무는 마을(留春洞) / 이서구
林花香不斷(림화향부단)-숲 꽃에는 향기가 끊이지 않고
庭草綠新滋(정초녹신자)-뜰 풀은 새롭게 푸르름이 더해지지만
物外春長在(물외춘장재)-보이는 것 밖에 언제나 있는 봄은
惟應靜者知(유응정자지)-오직 고요한 사람이라야 알 수가 있지
★봄 흥치(春興) /진화
小梅零落柳僛垂(소매령락유기수)-매화 져도 버들 푸른 화사한 봄날
閒踏淸風步步遲(한답청풍보보지)-한가로히 바람 쐬며 거닐었댔소
漁店閉門人語少(어점폐문인어소)-생선가게 문 닫힌채 고요한온대
一江春雨碧絲絲(일강춘우벽사사)-강위에 보슬비만 내리는구나
★초봄의 감흥(新春感興) /李混
陽生混沌竅(양생혼돈규)-대지의 구석구석 봄기운 돌고
萬物自陶鎔(만물자도용)-여러가지 푸새것들 새움트이네
誰知有形物(수지유형물)-뉘라서 알리 이세상 모든 물건이
生此無形中(생차무형중)-이치의 테두리 벚지 못함을
日月互相代(일월호상대)-세월은 서로서로 바뀌이는데
往來無臭聲(왕래무취성)-오가는데 소리도 자취도 없네
猗歟伏羲心(의여복희심)-가로세로 수억년 흘러를 가도
信合天地情(신합천지정)-천지의 이치는 매한가지 일세
★봄 추위(春寒) /정희양
水國春全薄(수국춘전박)-강마을에 봄소식 아직도 멀고
寒威未解嚴(한위미해엄)-추위는 여탯껏 풀리지 않아
狂風猶料峭(광풍유료초)-찬바람 오히려 거세게 불고
小雨自廉纖(소우자렴섬)-봄비는 언제올지 절로 적구나
地僻經過少(지벽경과소)-땅이귀저 오가는이 별반드물고
身孤老病兼(신고노병겸)-몸 괴로우니 병과 늙음 겹쳐서 오네
微暄眞可愛(미훤진가애)-따스한 양지쪽 참말 좋아서
灸背坐茅簪(구배좌모잠)-처마밑에 앉아서 등불 쪼이네
★봄 시름(春傷) /금호 이향수
梅飄香雪柳金絲(매표향설류금사)-버들은 느러지고 매화 날리니
正是王孫腸斷時(정시왕손장단시)-이때 바루 공자왕손 애를 끓이오
燕子光陰來鼎鼎(연자광음래정정)-세월빨라 제비는 새로 나들고
杏花消息老垂垂(행화소식노수수)-꽃피는 봄소식도 가까워지네
田園蕪穢綠資薄(전원무예록자박)-밭갈이 거치러워 실림궁하고
世路蹉跎坐數奇(세로차타좌수기)-세상길 험난하여 뜻못이루네
玉笛一聲山月上(옥적일성산월상)-달밝은밤 피릿소리 드려오는데
傷春傷別恨榮思(상춘상별한영사)-봄시름 이별시름 마음설레오
★애태우는 봄(傷春) /叢桂堂 鄭之升
草入王孫恨-방초언덕 푸른풀빛 왕손시름 더욱깊고
紅添杜宇愁-봄동산 고은꽃을 저두견이 애를끊네
汀洲人不見-오가는 사람없어 강마을 고요한데
風動木蘭舟-다만지 잔물결에 매생이 촐랑대오
★봄 노래(春詞) /미촌 윤선거
滿地梨花白雪香(만지이화백설향)-이화꽃 흰눈처럼 땅에가득 향기론데
東方無賴捐幽芳(동방무뢰연유방)-봄바람 얄궂게도 진꽃마저 흩날리오
春愁漠漠心如海(춘수막막심여해)-시름은 아득아득 바다인양 깊어갈제
棲燕雙飛綾畵樑(서연쌍비능화량)-쌍쌍이 나는제비 들보위에 새집짖네
★봄날(春日) /정암 민우수
春深庭院日如年(춘심정원일여년)-봄이깊어 가는 정원 해까마득 길더구나
萬樹風花落檻前(만수풍화락함전)-난간앞 지는꽃닢 바람결에 흩날리네
方識太平眞有象(방식태평진유상)-태평성대 좋은것을 이제야 알겠노라
相公終夕枕書眠(상공종석침서면)-이내몸 종일토록 책을베고 누었느니
★봄날(春日) /수향각 원씨
田疇生潤水增波(전주생윤수증파)-논이랑 가득가득 잔물결 촐랑대고
農務應從夜雨多(농무응종야우다)-농사일 접어들제 비도많이 내리노라
庭草漸長花落盡(정초점장화락진)-풀빛차츰 푸러가고 꽃은이미 저버리니
一年春色夢中過(일년춘색몽중과)-일년의 좋은춘광 꿈가운데 오고가네
★봄 경치 구경(賞春) /귤산 이유원
花間看蝶舞(화간간접무)-꽃곱게 핀사이로 나비춤추고
柳上聽鶯聲(유상청앵성)-버들푸른 가지위 꾀꼬리우네
羣生皆自樂(군생개자락)-춤추고 노래하고 저리좋은데
最是愛民情(최시애민정)-봄을만나 백성들도 즐거워하네
★봄을 보냄(餞春) /능운
芳郊前夜餞春同(방교전야전춘동)-방초푸른 언덕에서 봄보내고 돌아와서
不耐深悲强把盃(불내심비강파배)-깊은시름 못내이겨 술을자꾸 마셨댔소
猶有柏花紅一樹(유유백화홍일수)-곱게핀 동백꽃 아직남아 붉었거니
時看蛺蝶度墻來(시간협접도장래)-범나비 담을넘어 가끔가끔 날아드네
★봄(春) /운곡 원천석
彩雲灑雪凝佳氣(채운쇄설응가기)-채색구름이 눈을 뿌려 아름다운 기운 엉기니
先應豐祥密雪新(선응풍상밀설신)-설날 아침 풍년 들 징조로 많은 눈이 내리다
氷釋溪流漾碧羅(빙석계류양벽라)-얼음 녹은 시냇물에는 푸른 비단이 일렁이네
嵐翠連山市(람취연산시)-푸른 아지랑이가 산시에 이어졌네
雪盡春山可採藜(설진춘산가채려)-눈 다 녹은 봄산에 명아주가 캘 만하네
蔬葉蕨芽隨日長(소엽궐아수일장)-푸성귀 잎과 고사리 싹이 날마다 자라겠지
柳眼花唇俱已澁(류안화진구이삽)-버들눈과 꽃망울은 모두 물이 안 올랐지만
門外東風細柳垂(문외동풍세류수)-문 밖의 봄바람에 가는 버들이 늘어졌네
飜嗟亂絮逐風飛(번차난서축풍비)-바람 따라 흩날리는 솜꽃은 가엾기만 하구나
初聞布穀報耕種(초문포곡보경종)-포곡조가 처음으로 씨뿌리라 알려주고
亦有提壺呼酒頻(역유제호호주빈)-제호조 또한 자주 술 권하다
杏花將吐艶(행화장토염)-살구꽃은 이제 막 예쁜 모습 드러내고
萱草欲生芽(萱草欲生芽)-원추리도 벌써 움이 트려고 하네
躑躅層層映碧漣(척촉층층영벽련)-철쭉꽃이 층층이 푸른 물가를 비추니
★春山夜月(춘산야월)-于良史(우량사)
春山多勝事(춘산다승사) 봄 산에는 좋은 일도 많아
賞玩夜忘歸(상완야망귀) 구경하고 즐기다 밤 되도록 돌아가길 잊었네.
掬水月在手(국수월재수) 손으로 물을 떠 담으니 달이 손에 떠 있고
弄花香滿衣(농화향만의) 꽃속에서 놀았더니 꽃향기가 옷에 가득하여라.
興來無遠近(흥내무원근) 흥겨워 먼 곳 가까운 곳 마구 다니다가
欲去惜芳菲(욕거석방비) 떠나려 하니 향기로운 풀 아쉬워라.
南望鐘鳴處(남망종명처) 남쪽으로 종소리 나는 곳 멀리 바라보니
樓臺深翠微(누대심취미) 누대가 짙 푸른 산속에 희미하게 보이네.
★新雷 봄 천둥소리-(淸) 張維屛(장유병)
造物無言却有情(조물무언각유정) 대자연 말 없으되 정 있어
每于寒盡覺春生(매우한진각춘생) 매양 추위가 다하면 봄이 소생함 느끼네.
千紅萬紫安排着(천홍만자안배착) 울긋불긋 온갖 꽃 다 마련 해 두고서
只待新雷第一聲(지대신뢰제일성) 우르릉 천둥소리 한 번 울리기만 기다리네.
★豊樂亭游春 其一 풍락정 봄놀이 1-(宋) 歐陽修(구양수)
綠樹交加山鳥啼(록수교가산조제) 푸른 나무 많아지니 산새들 즐거이 울고
晴風蕩漾落花飛(청풍탕양락화비) 맑은 바람 출렁이니 꽃잎이 날리누나.
鳥歌花舞太守醉(조가화무태수취) 새의 노래에 꽃은 춤추니 태수는 취했네.
明日酒醒春已歸(명일주성춘이귀) 내일술깨일즈음이면봄은 이미 가고 없으리라.
★豊樂亭游春 其三 풍락정 봄놀이 3
紅樹靑山日欲斜 (홍수청산일욕사) 붉은 꽃핀 푸른 산에 해가 지는데
長郊草色綠無涯 (장교초색록무애) 교외 먼 들판 풀빛은 끝없이 푸르다.
游人不管春將老 (유인부관춘장노) 상춘객은 가는 봄 아랑곳하지 않고
來往亭前踏落花 (래왕정전답락화) 정자 앞 오가며 지는 꽃잎을 밟는다.
★梅花 (매화)-(宋) 陳與義(진여의)
客行滿山雪(객행만산설) 나그네 온 산의 눈 밟고 다니는데
香處是梅花(향처시매화) 향기가 나는 것 바로 매화라네.
丁寧明月夜(정년명월야) 정녕 밝은 달밤에는 꼭
記取影橫斜(기취영횡사) 그림자 빗겨 있는 모습을 보리라.
★ 惜花 꽃을 아쉬워하며-(唐) 嚴운(엄운)
春光冉冉歸何處 (춘광염염귀하처) 봄볕 아장아장 어디로 돌아가는가?
更向花前把一杯 (경향화전파일배) 새삼 꽃 앞에서 술잔 잡아들었네.
盡日問花花不語 (진일문화화부어) 종일토록 물어도 꽃은 말이 없는데
爲誰零落爲誰開 (위수영락위수개) 누구를 위해 피고 시들고 하는가?
★春夜喜雨 봄밤에 내리는 반가운 비-(唐) 두보(杜甫)
好雨知時節 (호우지시절) 좋은 비는 내려야 할 시절을 알아
當春乃發生 (당춘내발생) 봄이 되니 곧 내리기 시작한다.
隨風潛入夜 (수풍잠입야) 바람 따라 밤에 몰래 스며들어
潤物細無聲 (윤물세무성) 소리도 없이 촉촉히 만물을 적신다.
野徑雲俱黑 (야경운구흑) 들판 길 구름 낮게 깔려 어둡고
江船火獨明 (강선화독명) 강 위에 뜬 배의 불만이 밝다.
曉看紅濕處 (효간홍습처) 새벽녘 아침 붉게 젖은 곳 보니,
花重錦官城 (화중금관성) 금관성에 꽃들 활짝 피었네.
★春雨後 봄비 내린 뒤-(唐) 孟郊(맹교)
昨夜一散雨 (작야일산우) 어젯밤 한 차례 가랑비가 내렸으니
天意蘇群物 (천의소군물) 하늘이 만물을 소생케 하려는 것이라.
何物最先知 (하물최선지) 어느 것이 가장 먼저 그 뜻을 알랴 했더니
虛庭草爭出 (허정초쟁출) 빈 뜨락에 봄풀들이 다투어 나는구나.
★月下獨酌 其一 달 아래 홀로 마시다-(唐) 李白(이백)
花間一壺酒 (화간일호주) 꽃밭 가운데 앉아 술 한 동이를 놓고.
獨酌無相親 (독작무상친) 함께 할 사람 없으니 홀로 마시노라.
擧杯邀明月 (거배요명월) 잔 들어 밝은 달을 맞이하니
對影成三人 (대영성삼인) 그림자까지 더하여 세 사람이 되었구나.
月旣不解飮 (월기부해음) 달님은 본시 술 마실 줄 모르고
影徒隨我身 (영도수아신) 그림자도 그저 내 몸을 따를 뿐.
暫伴月將影 (잠반월장영) 잠시 달과 그림자를 데리고
行樂須及春 (행락수급춘) 이 봄 가기 전에 즐겨나 보리라.
我歌月徘徊 (아가월배회) 내가 노래하면 달은 배회하고
我舞影凌亂 (아무영릉난) 내가 춤 추면 그림자 어른거린다.
醒時同交歡 (성시동교환) 깨어있을 때는 함께 즐기고
醉後各分散 (취후각분산) 취한 후에는 각자 흩어져 간다.
永結無情游 (영결무정유) 아무렴 우리끼리의 이 우정 길이 맺어
相期邈雲漢 (상기막운한) 이 다음엔 은하수 저쪽에서 다시 만나리.
★杜鵑啼 (두견제) 두견이가 울다-崔昌大(최창대,1669-1720)
春去山花落 (춘거산화락) 봄 가자 산 꽃은 떨어지니.
子規勸人歸 (자규권인귀) 두견이 돌아가자 권하네.
天涯幾多客 (천애기다객) 하늘 가 하많은 나그네들.
空望白雲飛 (공망백운비) 떠가는 흰구름만 바라보고.
★偶吟 (우음) 우연히 읇다-洪顯周(홍현주)
旅夢啼鳥喚(여몽제조환) 새 울음에 나그네 꿈 깨어나니
歸思繞春樹(귀사요춘수) 고향 생각은 봄 나무를 맴도는 구나.
落花滿空山(낙화만공산) 떨어지는 꽃잎은 빈산에 가득하니
何處故鄕路(하처고향로) 어느 곳으로 가야 고향의 길인고.
★看花(간화) 꽃 구경-朴準源(박준원,1739-1807)
世人看花色 (세인간화색) 세상 사람들 꽃 빛을 보나,
吾獨看花氣 (오독간화기) 나는 홀로 그 기운을 본다네.
此氣滿天地 (차기만천지) 이 기운 천지 가득하니,
吾亦一花卉 (오역일화훼) 나 또한 한떨기 꽃일레라.
★問杜鵑花消息(문두견화소식)-金笠(김립)
問爾窓前鳥 (문이창전조) 창 앞에 새야 말좀 물어보자
何山宿早來 (하산숙조래) 어느 산에서 자고 이렇게 일찍 왔느냐.
應識山中事 (응식산중사) 산중의 일을 너는 응당 알 터이니
杜鵑花發耶 (두견화발야) 지금 산에는 진달래꽃이 피었더냐?
★佛日庵贈因雲釋(불일암 인운스님에게)-移達(이달)
寺在白雲中(사재백운중) 절이 힌 구름속에 묻혀 있네,
白雲僧不掃(백운승불소) 힌 구름이라 스님이 쓸지를 않네.
客來門始開(객래문시개) 손님이 찾아와 비로소 문 열어 보니,
萬壑松花老(만학송화로) 온 골짜기 송화꽃 이미 쇠었네.
★ 南溪暮泛詩(남계모범시) 남쪽 개울에 밤에 배 띄우고-宋翼弼(송익필)
迷花歸棹晩(미화귀도만) : 꽃에 마음 빼앗겨 늦어돌아가고,
待月下灘遲(대월하탄지) : 달 기다리다 늦어 여울 내려가지가네.
醉裏猶垂釣(취이유수조) : 술에 취하여도 낚싯대 드리우니,
舟移夢不移(주이몽불이) : 배는 옮기지만 꿈은 못 옮기는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