漁溪詩集 2012년 10월 飜譯 17代孫 英哲(1957∼ )

 

字 : 主翁

號 : 漁溪(군북면 원북리에 있는 시내 이름)

姓名 : 趙旅

諡號 : 貞節(淸白自守曰貞 好廉自克曰節)

本貫 : 咸安

遺著 : 漁溪集

世稱 : 生六臣(李孟專·元昊·趙旅·成聘壽·金時習·南孝溫)

墓 : 咸安郡 法守面 鷹岩 甲坐

墓碣石 參贊 李薇 撰

神道碑銘 左參贊 陶菴 李公縡 撰

墓表 9代孫 榮柘

 

1420년 庚子 세조 2년 경남 함안군 군북면 평관리에서 출생

1453년 癸酉 단종원년 34세 진사시 합격 성균관에서 경서 연구

1455년 乙亥 단종 3년 36세 落鄕 군북면 원북리에 隱居

1489년 己酉 성종20년 10월22일 卒 享年70세

1516년 丙子 중종11년 문집 刊行 손자 趙績

1699년 己卯 숙종25년 단종복위 이조참판 贈職 서산서원 享祀

1742년 壬戌 영조18년 문집 再刊 9대손 趙榮柘

1781년 辛丑 정조 5년 이조판서 贈職 시호 貞節

1901년 辛丑 고종 6년 속집 간행 趙性昊 趙性恂 趙昺奎

 

 

漁溪集 漁溪 趙旅(1420∼1489)의 시문집 3권 2책 목판본

국립중앙도서관 국민대학교도서관 성균관대학교도서관 소장

初刊 1516년(중종11) 손자 趙績(1477∼?) 원집 1권을 편집

서문 姜渾(1464∼1519) 시 45수

重刊 1742년(영조18) 9대손 趙榮柘 부록 1권을 더해 원집과 합편

서문 朴弼周(1665∼1748) 지문 趙榮柘(1686∼1761) 발문 趙榮柘

부록 傳 魯陵志傳 묘갈명 신도비명 묘표 九日登高詩跋

謁漁溪先生祠宇 각 1편 賜祭文 2편 西山書院六先生奉安告文

西山書院釋菜祝文 서산서원상량문 각 1편 疏 3편 回啓 3편

三刊 1901년 趙性昊 趙性恂 趙昺奎 속집을 더해 원집 2권과 합편

서문 宋秉璿(1836∼1905) 발문 李種杞 趙性家 趙性昊 등 시 4수

부록으로 시 2수 新編莊陵志列傳 請諡疏 諡狀 각1편 書 2편

魯陵事實 上王服喪錄 병자사화 東鶴寺招魂閣事蹟

上王祭閣招魂辭 축문 陳設圖 追感錄 東鶴書院事蹟

팔선생추향봉안문 雉岳山題名錄序 賜祭錦城大君文一段

奎章閣啓略 弘文館啓略 傳敎 八賢祠記略 寧越儒生請賜額疏略

용계서원봉안문 常享文 德峯祠奉安文 咸州誌 采薇亭記

채미정중수기 寧越彰節祠請享疏略 각1편 批答 2편 再疏略 1편

飜譯出刊 197010趙聖來

漁溪先生遺稿詩集 중양절날 산에 올라 201310趙曉濟

 

 

 

어계 조려 생육신

1420 主翁 漁溪 趙旅(1420∼1489)貞節 咸安 漁溪集

病中偶吟(병중우음) 앓으며 읊어

氣肅知秋至(기숙지추지) 날씨 싸늘해 가을 옴 알아

燈殘覺夜深(등잔각야심) 등불로 남아 밤 깊음 깨쳐

家書何日到(가서하일도) 집에선 편지 언제면 오나

回首涕橫襟(회수체횡금) 머리 돌려서 눈물 훔치네

 

次朴三嘉孟智韻(차박삼가맹지운) 맹지 박삼가의 운을 빌어

自是黃楊木(자시황양목) 스스로 옳아 황양목이라

托根又寒谷(탁근우한곡) 뿌리 붙임 또 차가운 골짝

生枝本樗材(생지본저재) 가지 뻗혀도 못 쓰는 재목 가죽나무저

敢望柱王國(감망주왕국) 구태여 바래 나라의 기둥

 

次所川驛柱韻(차소천역주운) 소천역 주련의 운을 빌어

自北歸南極(자북귀남극) 북녘서 오니 남쪽 끝에를

前途問幾程(전도문기정) 앞길을 물어 얼마나 갈지

誰知無限意(수지무한의) 누가 알리오 끝없는 뜻을

春草日靑靑(춘초일청청) 봄풀은 날로 푸릇푸릇 해

 

次忠州龍眼驛壁上韻(차충주용안역벽상운) 충주 용안역 벽 위 운을 빌어

獨策羸驂向漢京(독책리참향한경) 홀로 채찍 여윈 말 서울을 향해

前途泥濘又縱橫(전도니녕우종횡) 앞길은 진흙진창 또 얼기설기 진창녕

想知慈母今朝意(상지자모금조의) 미뤄 아실 어머님 오늘 아침 뜻

應說吾兒底處行(응설오아저처행) 말씀 마땅 내 아들 품은 곳 가야

 

途中遇雪(도중우설) 길을 가다 눈을 만나

雪花如手滿天衢(설화여수만천구) 눈꽃이 주먹만 해 서울 길 가득

馬首江山展畵圖(마수강산전화도) 말머리 강과 산이 그린 듯 펼쳐

献賦梁園何處客(헌부양원하처객) 양원에 시 짓던 이 어느 곳 길손

獨含愁思促鞭駑(독함수사촉편노) 홀로 품은 시름에 서둘러 채찍

※梁園 : 漢나라 文帝의 넷째 아들인 孝王이 만든 庭園 河南省 開封에 있다

 

次朴讓詩軸韻(차박양시축운) 박양의 시문 운으로 ※1450년(31세)

庚午年光已語暮(경오년광이어모) 경오년 한 해 세월 저문다 말이

春歸夏逝又秋風(춘귀하서우추풍) 봄이 와 여름 가고 또 가을바람

賦予天命宜安受(부여천명의안수)`내게 내린 하늘 뜻 마땅히 받아

阮籍何須哭路窮(완적하수곡로궁) 완적은 어찌 그리 길 막혀 울어

※嗣宗 阮籍(210∼263) 魏나라 사상가 시인 詠懷 시 85수

 

其二(기이) 그 둘째

男兒行止誠難定(남아행지성난정) 사내로 가고 멎음 정성 못 두고

北學而來又下南(북학이래우하남) 북쪽 배워 오더니 남쪽 내려가

京洛故人皆愴別(경락고인개창별) 서울에 오랜 벗들 다 슬피 헤져

天涯且莫久停驂(천애차막구정참) 하늘 끝 앞엔 마라 오래 머무름

 

贈別金錄事粹老(증별김록사수로) 김수로녹사에게 주어 보냄

昆季連鑣出漢城(곤계련표출한성) 형제로 이어 말에 서울을 나서 재갈표

山回水轉路縱橫(산회수전로종횡) 산 감싸 물을 돌아 길 좇아 질러

吾知南北分離後(오지남북분리후) 내 알아 남북으로 떨어진 다음

應說龍仁半夜行(응설용인반야행) 말해야지 용인 땅 밤새운 걸음

 

雲堂灘上有感(운당탄상유감) 운당탄 위에서

輕舟短棹泛官河(경주단도범관하) 가벼운 배 짧은 노 관하에 띄워 노도

煙瞑風微鴈弄沙(연명풍미안롱사) 안개 자욱 바람 자 모래 기러기

自笑未能急世事(자소미능급세사) 웃을 수가 없으니 닥친 세상일

往來南北疾如梭(왕래남북질여사) 오고가 남북으로 북처럼 빨리 북사

 

奉賀李壯元陸(봉하이장원륙) 이륙이 장원함을 축하함

遊覽江山跡未剜(유람강산적미완) 보며다닌 강산에 자취 못 깎아 깎을완

魁登龍榜步天門(괴등룡방보천문) 으뜸 올라 과거에 대궐문 밟아 으뜸괴

眼前雲路人爭仰(안전운로인쟁앙) 눈앞에 벼슬길에 남들 우러러

能繼容軒與杏村(능계용헌여행촌) 잇게 되니 용헌을 행촌을 함께

※容軒 鐵城府院君 李院 용헌은 철성부원군 이원이며

````杏村 侍中 李嵓也 행촌은 시중 이암(1297∼1364)이다

 

壬申六月避暑于淸源寺(임신육월피서우청원사) ※鄭判官夏生見月呼韻

임신년 유월 청원사에서 피서하며 ※판관 정하생이 달을 보며 운을 부름

碧天無際掛蟾宮(벽천무제괘섬궁) 푸른 하늘 가없어 달떠서 걸려

淸影涓涓滿地濃(청영연연만지농) 맑은 그늘 잔잔히 땅 가득 짙어

聞說桂枝秋正好(문설계지추정호) 말 들으니 달빛은 가을이 좋아

高攀何夕拂塵容(고반하석불진용) 높이 올라 어느 밤 속세 티 씻나

 

送愼懷中歸鄕(송신회중귀향) 신회중이 고향에 돌아감을 보내며

彩服翩翩日下明(채복편편일하명) 빛깔 옷 나부끼니 해 아래 밝아

湖山千里馬蹄輕(호산천리마제경) 호수 산에 천리를 말 걸음 사뿐

功名莫恨今差跌(공명막한금차질) 이름 냄 애탐 없어 이젠 어긋나

大器由來當晩成(대기유래당만성) 큰 그릇 내려오길 늦게야 이뤄

 

佛巖途中有懷(불암도중유회) 불암 가는 길에

春雨初晴草欲萋(춘우초청초욕처) 봄비는 비로소 개 풀 우거지려

眼中無物不悽悽(안중무물불처처) 눈에 든 물건마다 다들 슬퍼서

晋陽江畔逶迤路(진양강반위이로) 진양강 가 둑으로 꾸불꾸불 길

馬亦傷心屢顧嘶(마역상심루고시) 말 또한 마음 아파 자주로 울어

 

追寄友人(추기우인) 벗에게 부쳐

隨陽征鴈起南濱(수양정안기남빈) 볕을 쫓는 기러기 남쪽물가서

芳草萋萋又一春(방초처처우일춘) 꽃다운 풀 우거져 또 하나 봄이

少年志氣消磨盡(소년지기소마진) 어릴 적에 품은 뜻 사라져 다해

忽作邯鄲失步人(홀작한단실보인) 엇 지은 한단 걸음 걸음 잃은 이

※邯鄲之步 : 남 흉내를 내려다가 도리어 자기의 것까지 잃어버린다는 말

 

次姜判院事詩(차강판원사시) 강판원사의 시를 빌어

九重承命建行旌(구중승명건행정) 임금님 명 받들어 깃발 세워 가

遠向千山萬水程(원향천산만수정) 멀리 바래 모든 산 모든 물 갈길

祖席何須親奉袂(조석하수친봉몌) 비는 자리 어찌 꼭 몸소 붙잡아

緘來珠玉是眞情(함래주옥시진정) 싸서 오니 구슬 글 이것이 참 뜻

 

次李同年壁詩(차이동년벽시) 이벽 동년의 시를 빌어

交甫臨江底事徊(교보임강저사회) 사내 사귐 강가서 무슨 일 어정

空將遺佩望重來(공장유패망중래) 부질없이 남긴 패 또 올까 바래

襄王本是神仙骨(양왕본시신선골) 초양왕은 본디로 신선의 골격

坐致巫娥下殿臺(좌치무아하전대) 함께한 무산신녀 전대에 내려

※雲雨之情 : 남녀의 육체적 사랑

 

次梁順天詩(차양순천시) 양순천의 시를 빌어

一燈孤館兩書生(일등고관양서생) 등하나 외론 객관 서생 두 사람

千里歸心孰重輕(천리귀심숙중경) 천리 길 돌아갈 맘 뉘 있고 없어

何幸異鄕逢故友(하행이향봉고우) 어찌 다행 타향서 옛 벗을 만나

更添樽酒細論情(갱첨준주세론정) 다시 더한 술통 술 정다운 얘기

 

題咸安鄕校壁上(제함안향교벽상) 함안향교 벽 위에

我是漁溪隱遁人(아시어계은둔인) 내가 바로 어계에 숨었던 사람

幾年來往泮宮瀕(기년래왕반궁빈) 몇 해나 왔다갔나 향교 가까이

如今樂見菁莪敎(여금락견청아교) 이제처럼 즐거이 선비 가르쳐

願浴餘波愧缺仁(원욕여파괴결인) 씻으려한 응어리 어질지 못해

※泮宮: 주나라 때 제후의 학교 菁莪: 인재를 교육하는 일

 

寄遠(기원) 멀리 부쳐

一去天涯遂不來(일거천애수불래) 한번 떠난 하늘 끝 오지를 못해

更無消息竟何哉(갱무소식경하재) 다시없어 소식이 끝내 어떤지

如今獨立漁溪畔(여금독립어계반) 오늘처럼 홀로 서 어계 둑 가에

不怨伊人却怨媒(불원이인각원매) 아니 탓해 그 사람 되레 꾐 탓을

 

次柳正言桂芬詩(차류정언계분시) 류계분 정언의 시를 빌어

一別天涯會面遲(일별천애회면지) 한번 헤져 하늘 끝 만남이 더뎌

春風秋月幾相思(춘풍추월기상사) 봄바람 가을 달에 얼마나 생각

水流葉落星霜變(수류엽락성상변) 물 흘러 잎 떨어져 세월 바뀌어

鴈獨嗷嗷雲外飛(안독오오운외비) 기러기 홀로 시끌 구름 밖 날아

綠筠 柳桂芬(1421∼1480)본관은 文化 세종 23년(1441) 進士가 되고

``단종원년(1453) 增廣試 文科에 급제 이후 承文院正字를 거쳐 세조 2년(1456)에는

``司諫院 右正言 임명되었다. 세조 2년(1456) 단종의 복위운동에 모의한 것이 발각되어

``漆原郡守로 좌천되었으며 장황산에서 13년간 유배 예종 원년(1469)에 무죄판결을 받아

`석방되어 掌隷院 司評에 임명되었고 承議郞 權知校理를 거쳐 加定郎官이 되었다

 

寄姜生(기강생) 강생에게 부치며

自是相爲參與商(자시상위삼여상) 이로부터 서로 돼 삼성과 상성

思君一日九回腸(사군일일구회장) 그대 생각 하루가 아홉 구비 장

法輪橋下溪邊事(법륜교하계변사) 법륜교 다리 밑에 시냇가 일이

千里長安尙未忘(천리장안상미망) 천리 멀리 서울을 잊지를 못해

※參星 : 28宿의 21번째 별 ※商星 : 동쪽에 있는 心宿

 

玉柱(옥주) 옥기둥

下欠輿情上戴天(하흠여정상대천) 아래 빠져 실린 뜻 위로 인 하늘

龍官鳳歷幾千年(용관봉력기천년) 용 다스림 봉 지남 몇 천 년이니

若將禹鼎論輕重(약장우정론경중) 한다고 우임금 솥 경중을 따져

彼此吾何議後先(피차오하의후선) 이것저것 내 어찌 선후 꾀하랴

※禹鼎 : 九鼎 大呂 우임금이 구주의 쇠를 모아 지은 솥

 

新秋(신추) 새 가을

金新持節入郊(금신지절입교허) 새 가을 절개 지켜 들 터에 드니

井上梧桐一葉(정상오동일엽소) 우물 위 오동나무 잎 하나 없네

此日此時何事樂(차일차시하사락)런 날 이런 때에 무슨 일 즐겨

短檠明處可觀(단경명처가관서) 짧은 호롱 밝힌 곳 글을 읽어야

 

寄鄭生山彙(기정생산휘) 정산휘에 부치며

千里京都路阻長(천리경도로조장) 천리 멀리 서울은 길 멀고 험해

碧天無際鴈南翔(벽천무제안남상) 푸른 하늘 가없이 기러기 날아

一樽相笑寧無日(일준상소녕무일) 한 통술 서로 웃어 어찌 날 없어

近在楓丹與菊黃(근재풍단여국황) 요사이 단풍 빨개 국화는 노래

※鄭山彙 : 字는 景集 본관 晉陽 世宗 29년(1447) 式年試 及第

 

次李公室之韻(차이공실지운) 이공실의 운을 빌어

蓬萊誰道揷雲天(봉래수도삽운천) 봉래산 누가 말해 하늘로 솟아

駕鳳驂鸞路不玄(가봉참란로불현) 봉황 수레 난새 말 길 멀지 않아

一上崔嵬臨萬壑(일상최외림만학) 한번 올라 높다래 만 골 내려 봐

桃花流水共依然(도화류수공의연) 복사꽃 흐르는 물 함께 기대네

 

寄李克亨(기이극형) 이극형에게 부치며

本是同源一派分(본시동원일파분) 본디에 같은 근원 한 갈래 나눠

雖居南北志相親(수거남북지상친) 살기야 남북이나 뜻은 가까워

家僮今日留函去(가동금일류함거) 하인 아이 오늘에 편지 놓고 가

想得眞情異路人(상득진정이로인) 생각하니 참 뜻은 다른 길 사람

 

喜聞姜山陰來 次靑山綠水夕陽遲之句 寄呈行軒(희문강산음래 차청산록수

석양지지구 기정행헌) 姜이 산음에 옴을 기쁘게 들어 청산녹수석양지

지구를 빌어 행차한 집에 부쳐 보내며 ※山陰 : 경남 산청의 옛 이름

自從相別山陰後(자종상별산음후) 산음서 서로 헤진 뒤로부터는

千里南涯鴈足稀(천리남애안족희) 천리 길 남쪽 끝에 편지도 드문

忽有先聲軒騎至(홀유선성헌기지) 갑자기 먼저 소리 큰 수레 닿아

還嗟窮巷訪余遲(환차궁항방여지) 도리어 막힌 거리 날 찾기 더뎌

 

次裵進士仲厚詩(차배진사중후시) 배중후 진사의 시를 빌어

寄來詩韻轉淸高(기래시운전청고) 부쳐온 시에 운은 맑아서 높아

萬斛羈愁一見消(만곡기수일견소) 만석의 떠돈 시름 한번 봐 삭여

暫刻破山時已近(잠각파산시이근) 잠간에 산 깨트려 때는 가까워

莫停淸水其刀(막정청수감기도) 멎지 마라 말간 물 그 칼을 씻어

 

奉呈尹牧使子濚(봉정윤목사자영) 윤자영 목사에게 드리며

絳囊靑簡侍明光(강낭청간시명광) 붉은 낭 푸른 글에 밝은 빛 모셔

底事如今謫晋陽(저사여금적진양) 어쩐 일 이제처럼 진양에 귀양

萬口一辭皆仰德(만구일사개앙덕) 모든 입이 한 말로 다 덕 우러러

理民無讓漢龔黃(이민무양한공황) 다스림 못지않아 한나라 공황

※1451년(문종1) 증광문과에 급제 봉교ㆍ주부ㆍ직강ㆍ장령 등을 거쳐

````1466년(세조12)에 실시된 중시에 2등으로 뽑힌 뒤 벼슬은 진주목사에 이르렀다

※龔黃 : 龔遂와 黃覇 漢나라 사람들로서 治民에 능한 선량한 地方官

 

途中(도중) 길을 가며

雲屛舒復卷(운병서부권) 구름 병풍 펼쳤다 다시 거두고

山黛隱還明(산대은환명) 산은 어둑 숨었다 다시 또 밝아

野火林間燒(야화림간소) 들불은 수풀사이 불살라 태워

溪流氷裏鳴(계류빙리명) 시내 흘러 얼음 속 소리를 내네

朔風天外細(삭풍천외세) 북녘바람 하늘 밖 가늘게 불어

寒雪馬頭輕(한설마두경) 차가운 눈 말머리 가볍게 내려

前路向何處(전로향하처) 앞에 길 바라보며 어디로 가나

金城繞玉京(금성요옥경) 금의 성이 두르니 서울이어라

 

次孫監察栗亭詩(차손감찰율정시) 손감찰의 율정 시를 빌어

宅在翠屛擁(택재취병옹) 집 있어 푸른 병풍 끌어안은 곳

門臨碧玉流(문림벽옥류) 문 마주 파란 옥이 흘러가는 데

世間方酷熱(세간방혹열) 세상은 바야흐로 짙은 뜨거움

亭上正高秋(정상정고추) 정자 위는 정말로 높다란 가을

表聖休休樂(표성휴휴락) 성인을 드러내어 쉬어 즐겁고

蘇仙是是遊(소선시시유) 신선이 살아나서 옳거니 놀아

人皆稱雅量(인개칭아량) 사람 다 일컬으니 너그러움이

今見不爲浮(금견불위부) 이제 보니 아니네 떠서 떠돎이

 

上金使君克儉(상김사군극검) 김극검 군수에게

下車行政後(하거행정후) 수레 내린 뒤 고을 다스려

夙夜所憂深(숙야소우심) 아침을 밤을 시름이 깊어

治齒方留意(치치방류의) 어른 모심에 마침 뜻 두니

烹鮮訓刻心(팽선훈각심) 생선 삶은 일 마음에 새겨

穎川流霈澤(영천류패택) 영천 물 흘러 쏟아진 베풂

棠樹播淸陰(당수파청음) 아가위나무 맑은 그늘로

莫發休官語(막발휴관어) 꺼내지 마오 벼슬 쉰단 말

民方仰德音(민방앙덕음) 백성 우러러 덕망 일컬어

※士廉 金克儉(1439∼1499) 본관 김해 1459년(세조5) 문과에 급제

```副提學을 거쳐 大司憲이 되었다 문장을 좋아하고 성품이 곧고 청렴하여

```2품관이 되어도 집에 먹을 것이 없었다 한다

 

暮春(모춘) 늦은 봄 ※甲子年 : 1444년(25세)

甲子須臾逝(갑자수유서) 갑자년 한해 잠깐에 지나

春殘夏欲來(춘잔하욕래) 봄은 끝자락 여름이 오려

燕忙鸎亦懶(연망앵역라) 제비 바쁜데 꾀꼬리 나른

紅卷綠初開(홍권록초개) 붉음은 걷혀 푸름 첫 열림

喚起牕前喚(환기창전환) 불러 일으켜 창 앞서 불러

催歸客裏催(최귀객리최) 서둔 돌아감 길손 서둘러

卽看時物變(즉간시물변) 나아가 보니 때 물건 바껴

詩思轉悠哉(시사전유재) 시상 떠오름 돌아 아득해

 

次李參議義林寺韻(차이참의의림사운) 이참의의 의림사 운을 빌어

義林眞巨刹(의림진거찰) 의림사 절은 참 커다란 절

境界儘淸幽(경계진청유) 붙은 땅 다해 맑고 그윽해

古栢窓前翠(고백창전취) 오랜 잣나무 창 앞에 푸름

靈泉砌下流(령천체하류) 깨끗한 샘물 섬돌 밑 흐름

沈吟塵外景(침음진외경) 빠져 읊으니 세상 밖 광경

消遣客中愁(소견객중수) 녹여 보내니 나그네 시름

端坐僧何事(단좌승하사) 바르게 앉아 스님 무슨 일

趙州學話頭(조주학화두) 조주는 배워 말머리 꺼냄

 

文廟碑(문묘비) 문묘비 ※文廟 : 공자를 모신 사당

聖主崇文建廟碑(성주숭문건묘비) 어진임금 글 높여 사당 비 세워

龍冠龜足記芳詞(용관귀족기방사) 용 머리 거북 발에 꽃다운 글을

三綱爲本千年峙(삼강위본천년치) 삼강을 바탕 하여 천년을 우뚝

六籍開基萬世垂(육적개기만세수) 육경에 터를 열어 만세 드리워

日月光輝那可尙(이월광휘나가상) 해와 달이 빛나니 어찌 높이랴

高堅体段亦難知(고견체단역난지) 높고도 단단한 몸 알기 어려워

七雄五季雖云亂(칠웅오계수운란) 전국시대 오대는 어지러워도

峻極于天一險夷(준극우천일험이) 하늘에 높이 닿아 험해도 떳떳

 

次巨濟儒生高以寧詩(차거제유생고이녕시) 거제유생 고이녕의 시를 빌어

不遺愚拙寄新詩(불유우졸기신시) 못 끼친 어리석음 새 시를 부쳐

爲謝慇懃三復思(위사은근삼부사) 고마워 자꾸자꾸 두어 번 생각

俊逸詞鋒今白也(준일사봉금백야) 뛰어난 글 솜씨는 오늘날 이백

縱橫筆陣昔羲之(종횡필진석희지) 그어 내린 글씨 힘 옛날 왕희지

排風馭氣瀛洲島(배풍어기영주도) 바람 밀쳐 기 몰아 영주 거제 섬

刮垢磨光漢水湄(괄구마광한수미) 때 벗겨 빛을 닦아 서울 한강 가

知爾大材將致用(지이대재장치용) 자낼 아니 큰 일꾼 앞날 쓰일 터

更須努力小年時(갱수노력소년시) 다시 부디 힘쓰길 젊은 시절엔

 

新秋(신추) 새 가을

何恨居諸忽忽流(하한거제홀홀류) 무슨 한에 머물다 갑자기 흘러

良辰美景在新秋(양신미경재신추) 좋은 날 고운 볕에 새로운 가을

金風吹戶桐陰簿(금풍취호동음부) 가을바람 드는 문 오동 그늘 펴

玉律傳商火傘收(옥률전상화산수) 옥 소리 상음 들려 여름 볕 거둬

已覺微凉添水閣(이각미량침수각) 이미 느낀 서늘함 물 정자 보태

更敎淸興入詩樓(갱교청흥입시루) 다시 깨친 맑은 흥 시 누대 들어

吾今得養乾坤惠(오금득양건곤혜) 내 이제 길러 얻은 하늘땅 베풂

深賀西成把酒遊(심하서성파주유) 깊이도 가을 여묾 잔 잡고 놀아

 

流頭(유두) 유두 ※음력 6월15일

一帶長川抱壠頭(일대장천포롱두) 한줄기 긴 시내는 언덕을 안아

好將塵髮俯淸流(호장진발부청류) 좋아라 속세 머리 맑은 물 굽어

常懷事業偏多誤(상회사업편다오) 늘 품은 일일랑은 많이 그르쳐

却恨光陰不少留(각한광음불소류) 되레 한에 세월이 적잖게 머뭇

沐後彈冠心更淨(목후탄관심경정) 멱 감고 갓을 털어 마음 깨끗해

醉餘揮筆興難收(취여휘필흥난수) 취하여 붓을 들어 흥을 못 거둬

回看蕩蕩乾坤裏(회간탕탕건곤리) 둘러보니 넓어서 하늘땅 안이

物我俱新淡若秋(물아구신담약추) 모두와 나 새로워 말간 가을로

 

奉次河相國演韻(봉차하상국연운) 재상 하연의 운으로 ※河演(1376∼1453)

聖主龍興漢水中(성주용흥한수중) 성인 임금 일어나 한강 가에서

狼煙蜃氣盡消融(낭연신기진소융) 어지럽힌 기운은 녹아 사라져

檀君古境新民樂(단군고경신민락) 단군성조 옛 땅에 새 백성 즐겨

箕子遺墟至治隆(기자유허지치륭) 기자님 끼친 터에 다스림 높아

八彩毫瑞滋惠露(팔채호서자혜로) 여덟 빛 붓 보이니 베풂 드러나

五絃琴操入薰風(오현금조입훈풍) 다섯 줄 금 부리니 향기 바람이

書生得被洪勻化(서생득피홍균화) 글 읽는 이 얻으니 크고 고른 덕

寶算恒祈天地同(보산항기천지동) 임금 나이 늘 빌어 천지와 같게

 

次成宜寧韻(차성의녕운) 성의녕의 운을 빌어

我生雖遇聖明辰(아생수우성명신) 내 나서 비록 만나 성군 밝힌 날

一事無成百感新(일사무성백감신) 일 하나 이룸 없어 온갖 느낌에

在袖靑蛇塵不翳(재수청사진불예) 소매에 업구렁이 티끌 못 가려

半簪疎髮雪初均(반잠소발설초균) 반 비녀 빠진 머리 눈 처음 내려

豈因囊底無長物(기인낭저무장물) 어찌해 주머니 속 뭔가 없으랴

未作尊前對可人(미작준전대가인) 못 지으니 술통 앞 맞설만한 이

兎走烏飛時又變(토주오비시우변) 달 달아나 날 날려 때 또한 바껴

綠楊黃鳥囀靑春(녹양황조전청춘) 푸른 버들 꾀꼬리 푸른 봄 소리

 

次尹濯詩軸(차윤탁시축) 윤탁의 시문을 빌어

尹公自是風騷將(윤공자시풍소장) 윤공은 절로 여겨 시 읊기 으뜸

筆陣詞鋒凜若秋(필진사봉름약추) 글 짜임 글 매서움 가을처럼 차

螢火幾年能刺股(형화기년능자고) 반딧불로 몇몇 해 허벅지 찔러

龍門他日必居頭(용문타일필거두) 자리 올라 다른 날 머리가 되지

春蘭秋菊皆天賦(춘란추국개천부) 봄 난초 가을국화 다 받아 내려

龜腹蟬腸莫浪愁(귀복선장막랑수) 거북 배 매미 창자 시름을 마라

爲送行塵臨祖席(위송행진림조석) 보내야할 속세에 자리 같이 해

山光水色共悠悠(산광수색공유유) 산 빛에 물 빛깔도 함께 아득해

※단종원년(1453년) 생원시에서 유학 金性源과 진사 유학에 尹濯을 뽑았다

 

上金使君克儉(상김사군극검) 김극검 군수에게

老父景仰聲華久(노부경앙성화구) 어른을 받들어서 명성 오래라

傾盖巴山三樹亭(경개파산삼수정) 수레 들러 파산에 삼수정에를 ※咸安

莅事固知皆正大(리사고지개정대) 일 맞아 잘 알아서 다 크고 발라

持心本自至公明(지심본자지공명) 맘 지님 본디부터 드러내 밝혀

慰民四野麥桑詠(위민사야맥상영) 백성 달래 온 들에 일하며 노래

賣劒春郊牛犢鳴(매검춘교우독명) 칼을 팔아 봄 들판 송아지 울어 ※?

顧我賢非徐孺子(고아현비서유자) 날 보니 어짊 아냐 서유자 달리 ※?

濫登陳榻每顔騂(남등진탑매안성) 넘치게 베푼 자리 얼굴 붉어져

 

次堂弟昱詩(차당제욱시) 종제 욱의 시를 빌어 ※參知公 1453년 문과 급제

正字文章自一家(정자문장자일가) 바른 글 문장으로 한 집안에서

筆端豪氣燦明霞(필단호기찬명하) 붓 끝에 씩씩함에 밝은 놀 빛나

千尋滄海殷雷響(천심창해은뢰향) 천 길의 푸른 바다 우레 울림이

萬仞藍田暖日華(만인람전난일화) 만 길의 남전 산에 따사한 햇살

俊逸似君古猶罕(준일사군고유한) 뛰어남 그대처럼 예로 드물어

疏荒若我世無多(소황약아세무다) 엉성하기 나 같음 많지가 않아

一門子弟皆成就(일문자제개성취) 한 집안 아들 형제 모두 이루니

漸染陶甄幾所過(점염도견기소과) 차츰 적신 질그릇 얼마나 거쳐 ※陶甄

※正字: 홍문관 종구품 관직. 서적의 문자를 교정하는 벼슬

※藍田生玉: 滄海月明珠有淚 藍田日煖玉生煙(李商隱 詩)

 

太平簫(태평소) 태평소

靑春白日好時節(청춘백일호시절) 푸른 봄에 밝은 해 좋은 시절이

綠髮元戎仗鉞行(녹발원융장월행) 젊은 머리 큰 군대 무기 든 걸음

皆云天下無雙將(개운천하무쌍장)`다들 말 하늘아래 둘 없는 장수

盡道關西第一英(진도관서제일영)`말 다해 관서에서 첫째 영웅이

掌中腰間何所有(장중요간하소유) 손안에 허리춤에 무엇을 지녀

白羽彤弓與靑萍(백우동궁여청평) 흰 깃털 붉은활에 푸른 칼 찼네

黃金橫帶錦衣暖(황금횡대금의난)`노란금빛 띠 둘러 비단 옷 따뜻

帶玉頭邊瑞日明(대옥두변서일명)`옥 꿰인 머리 가에 환한 해 밝아

五花連錢光翠碧(오화연전광취벽) 다섯 꽃잎 이어서 빛깔 푸르러

玉勒金鞍照行程(옥륵금안조행정) 옥 굴레 금빛 안장 가는 길 비춰

碧幢紅旆何繽紛(벽당홍패하빈분) 푸른 깃발 붉은 기 어찌 펄럭여

畵角軍中有一聲(화각군중유일성) 그림나팔 군악대 소리가 있어

匪螺匪笙且匪笛(비라비생차비적)`나팔 생황 아닌데 피리도 아냐

是乃簫而名太平(시내소이명태평)`이는 곧 퉁소라네 이름 태평소

紆餘揄揚連復斷(紆餘揄양연부단) 울려 퍼짐 드높아 잇고 또 끊겨

中有羲軒上世情(중유희헌상세정) 그 속에 복희 헌원 오랜 옛 뜻이

不是落梅與流水(불시락매여류수) 안 옳아 매화 져서 물에 떠 흘러

似報鴈海兵塵淸(사보안해병진청) 알리는 듯 기러기 싸움 사라져

曾從伊呂除桀紂(증종이려제걸주)`따르니 이윤 여상 걸주 물리쳐

又隨南仲掃蠻荊(우수남중소만형)`남중 땅을 따라서 남쪽 땅 쓸어

韓彭幕下還高呌(한팽막하환고규)`한신 팽월 데리고 큰소리 불러

英衛鞭端又大鳴(영위편단우대명)`영위의 채찍 끝에 또 크게 울려

所過疆域皆平泰(소과강역개평태) 지나온바 나라 땅 다 태평하니

不起瑞煙橫(요분불기서연횡) 나쁜 기운 안 일어 상서로움에

是豈出於今之日(시기출어금지일)`이 어찌 나왔으리 오늘날에야

自從前世擅佳名(자종전세천가명)`앞 세상으로부터 좋은 이름 내

天運循環無不復(천운순환무불복) 하늘 뜻 돌고 돌아 안 돌림 없어

三韓千載王道亨(삼한천재왕도형) 우리나라 천년을 왕도를 펼쳐

禮備樂和舜日明(예비악화순일명) 예 갖춰 악 어울려 요순 때 밝아

彩羽翩翩來九成(채우편편래구성) 빛깔 깃털 나부껴 아홉 이룸 와

地自釀瑞醴泉出(지자양서예천출) 땅 절로 경사 빚어 단 샘물 솟고

天不愛寶甘露零(천불애보감로령) 하늘도 아낌없이 단 이슬 내려

山巓水涯生朱草(산전수애생주초) 산꼭대기 물가에 붉은 풀 자라

螭陛龍墀出瑞蓂(리폐용지출서명) 교룡 섬돌 용 계단 상서론 명협

小臣不勝舞蹈興(소신불승무도흥) 작은 신하 못나도 흥에 덩실 춤

濡筆大書獻明庭(유필대서헌명정) 붓 적셔 큰 글씨로 바쳐 밝은 뜰

 

九日登高(구일등고) 중양절에 높은데 올라

九月九日是重九(구월구일시중구) 구월에 구일 날은 중양절이라

欲酬佳節登高岡(욕수가절등고강) 좋은 철을 보내려 높은 뫼 올라

回頭擧目江山暮(회두거목강산모) 고개 돌려 눈 드니 강산에 저묾

地濶天長思渺茫(지활천장사묘망) 땅 넓고 하늘 멀어 생각만 아득

白雲飛兮鴈南賓(백운비혜안남빈) 하얀 구름 날아서 기러긴 손님

蘭有秀兮菊有芳(난유수혜국유방) 난초는 빼어나고 국화는 향기

山明水碧煙慘惔(산명수벽연참담) 산 맑아 물 푸른데 안개 애태워

天高日晶風凄凉(천고일정풍처량) 하늘 높아 날 밝은데 바람 쓸쓸해

荻花吐雪江之滸(적화토설강지호) 갈대꽃 눈인 듯이 강물 물가에

楓粧紅錦山之陽(풍장홍금산지양) 단풍 든 붉은 비단 산에 볕든데

杜牧旣上翠微峀(두목기상취미수) 두목지 이미 오른 취미산 산굴

陶潛悵望白衣郞(도잠창망백의랑) 도연명 슬퍼함은 백의랑 바램

羲軒遠矣悲何極(희헌원의비하극) 복희 헌원 멀어서 슬픔을 어찌

華勛不見心自傷(화훈불견심자상) 요순시절 못 만나 마음만 다쳐

周情孔思謾堆腹(주정공사만퇴복) 주공 뜻 공자생각 배 채우기만

月露風雲空拾囊(월로풍운공습낭) 달 이슬 바람구름 빈 주머니만

絳囊嬋娟明兩臂(강낭선연명량비) 홍랑은 곱고 예뻐 두 팔 밝히고

茱萸燦爛照羽觴(수유찬란조우상) 수유는 붉게 말랑 술잔에 비쳐

沈吟筆下乾坤濶(침음필하건곤활) 빠져 읊어 붓끝에 건곤이 트여

爛醉樽前日月長(란취준전일월장) 술통 앞에 취하니 해와 달 길어

千載風流如昨日(천재풍류여작일) 천년 실은 풍류는 어제인 듯이

至今豪氣凜秋霜(지금호기름추상) 이제껏 호걸기상 의젓한 추상

嗟哉潦倒生苦晩(차재료도생고만) 아깝다 엎어짐에 삶이 고달파

懷佳人兮不能忘(회가인혜불능망) 품어온 가인이여 잊을 수 없네

仰古俯今皆若此(앙고부금개약차) 옛 우러러 오늘 굽어 다 이와 같아

笑殺牛山泣齊王(소살우산읍제왕) 웃어 없앤 우산의 제 경공 울음

此日登高可免禍(차일등고가면화) 이날에 등고하여 재앙을 벗어

長房一語亦荒唐(장방일어역황당) 비장방 한마디는 또한 황당해

云何後代人心漓(운하후대인심리) 뒷세상 어찌 일러 인심 엷음을

馳騁詭怪紛遑遑(치빙궤괴분황황) 쫓아달려 속아서 허둥거림을

※重陽節(重九節): 음력9월9일 수유를 넣은 붉은 주머니를 들고 높은 산에

````올라가 국화주를 마셔 재액을 씻어버리는 행사

※杜牧(杜牧之): 당나라 시인 翠微山 : 산이름

※陶潛(陶淵明) 술이 떨어진 도연명에게 흰옷 입은 이를 시켜 술을 보낸 일

※제나라 景公이 牛山에 가서 자신이 죽을 것을 슬퍼해 눈물을 흘리는데

````顔纓이 혼자 웃었다는 고사

※한나라 여남의 桓景이 費長房의 말을 듣고 등고하여 재액을 면한 고사

 

次柳正言桂芬韻(차류정언계분운) 류계분 정언의 운으로 ※사간원 정육품

莫道南來返旆遲(막도남래반패지) 말마라 남쪽 와서 돌아감 더뎌 ※귀양

九重天意每勞思(구중천의매로사) 아홉 겹 궁 임금 뜻 애타는 마음

況是柳州功又最(황시류주공우최) 하물며 유주자사 공 또한 알아

宣招他日馬如飛(선초타일마여비) 임금 부를 다른 날 날듯이 말을

※柳宗元: 유주자사로 있다가 죽음

 

次山陰東軒韻(차산음동헌운) 산음 동헌의 운으로 ※경남 산청

館宇蕭條挾小邨(관우소조협소촌) 관청 집이 쓸쓸히 작은 마을 껴

行人那認是官門(행인나인시관문) 길 가는 사람 알까 이런 관문을

箇中南北奔馳客(개중남북분치객) 그 가운데 남북을 닫는 나그네

半是靑雲半白雲(반시청운반백운) 반은 옳지 청운객 반은 방랑객

※靑雲: 立身出世의 희망 白雲: 흰 구름, 떠도는 구름, 방랑객의 비유

 

次黃頭老韻(차황두로운) 황두로의 운으로

才德人皆慕大人(재덕인개모대인) 재주와 덕 사람 다 대인이라네

誰知山谷是前身(수지산곡시전신) 뉘 알아 황산곡이 전신인 줄을

春風秋月千般景(춘풍추월천반경) 봄바람 가을 달로 온갖 경치에

幾落毫端泣鬼神(기락호단읍귀신) 몇 번을 붓끝으로 귀신을 울려

※山谷 黃庭堅(1045∼1105) 송나라 시인

 

望仙亭次板上韻亭在沃川(망선정차판상운정재옥천) 망선정 판 위 운으로

정자는 옥천에 있다

濯足淸流坐草茵(탁족청류좌초인) 발 담가 맑은 물에 풀밭에 앉아

寒梅瘦竹倍精神(한매수죽배정신) 찬 매화 마른 대에 정신이 번쩍

門迎天地知心月(문영천지지심월) 문은 맞아 하늘땅 마음 알 달을

樽放湖山得意春(준방호산득의춘) 술통 내어 호수 산 뜻대로 봄에

啼鳥是非嫌近俗(제조시비혐근속) 새 울어 옳고 그름 세상 꺼려서

落花飜覆愧猶人(낙화번복괴유인) 지는 꽃 뒤쳐 엎어 사람 부끄러

```````缺``````````````````````````````````````````````` 빠짐

````````缺``````````````````````````````````````````````` 빠짐

 

金克儉 담헌시집에서 1473년 함안군수 김극검 35세 어계 54

生民大本莫如農(생민대본막여농) 백성 삶에 큰 근본은 농사만 하랴

按節羲和使授從(안절희화사수종) 철을 알려 때 따라서 시켜줘 좇아

不雨天應虛送夏(불우천응허송하) 비는 안와 하늘 보며 헛 보낸 여름

無禾人乏稟來冬(무화인핍름래동) 나락 없이 사람 가난 곳집엔 겨울

頻凶前鑑幾驚犀(빈흉전감기경서) 잦은 흉년 앞서 살펴 몇 놀란 물소

治水今年十御龍(치수금년십어룡) 물 다스림 올해에도 열을 모는 용

大野枰碁先後置(대야평기선후치) 큰 들판은 바둑판에 앞뒤로 놓여

靑靑白白善形容(청청백백선형용) 푸릇푸릇 희끗희끗 잘도 나타내

 

金克儉 담헌시집에서 1473년 함안군수 김극검 35세 어계 54

大旱月餘大雨公(대한월여대우공) 큰 가뭄 한 달 남짓 큰 비 드러내

雷聲先起扶桑東(뇌성선기부상동) 우레 소리 먼저 나 부상 동쪽서

須臾風引難名德(수유풍인난명덕) 잠깐을 바람 끌어 이름 못낸 덕

倉卒雲竹造化工(창졸운죽조화공) 갑자기 구름 세워 짓게 할 재주

異色春容田滿水(이색춘용전만수) 다른 빛깔 봄 모습 논에 물 가득

同心人望歲成功(동심인망세성공) 한마음 사람 바램 해 공을 이뤄

霈然何處無餘澤(패연하처무여택) 흠뻑 비 어디라도 때깔 없으랴

莫日冥冥彼太空(막일명명피태공) 햇살 없어 어두워 저 큰 하늘이

 

追加

次田生員穉詩(차전생원치시) 전치 생원의 시를 빌어

良辰須及極遨遊(양신수급극오유) 좋은 날 이르거든 한껏 놀아봐

兎走鳥飛歲不留(토주비세불류) 달 달려 날 날리어 해 안 머물러

況値麥秋村醴熟(황치맥추촌례숙) 하물며 보리가을 마을 술 익어

一尊相笑我何休(상소아하휴) 한 동이 서로 웃어 내 어찌 관둬

 

觀漁(관어) 고기잡이 바라보며

悠然潑潑更洋洋(유연발발갱양양) 아득해 헐떡 펄떡 다시 넘실대

三級誰居短與長(삼급수거단여장) 셋 갈피 뉘 살아서 낫고 못하고

安得細鱗幷巨口(안득세린병거구) 어찌 얻나 작은 치 큰 고기 함께

良辰吉日薦蒸嘗(양신길일천증상) 좋은 날 좋은 날짜 올려 맛보게

 

次韓斐然(차한비연) 한비연의 시를 빌어

獨賦新時訪我庭(독부신방아정) 홀로 지은 새론 시 내 집을 찾아

兩心交契尙分明(양심교계상분명) 두 마음 서로 맺어 아직껏 뚜렷

靑春三月還相見(청춘삼월환상견) 푸른 봄날 삼월 달 다시 서로 봐

何必臨岐更愴情(하필림기갱창정) 어찌 꼭 갈림길에 슬픈 맘 새록

 

七夕(칠석) 칠석날

今夕如何天氣晶(금석여하천기정) 오늘밤 어찌하여 날씨 말갛기

女牛相遇眼分明(여유상우안분명) 견우직녀 만나봐 눈에 또렷해

時人若欲知宜子(시인약욕지의자) 그때 사람 할 테면 애 가짐 알아

此日須當弄化生(차일수당롱화생) 이런 날 모름지기 살려내 놀아

雲闕嵯峨鴦枕暖(운궐차아앙침난) 구름궁궐 높이 떠 원앙침 따뜻

銀關淸淺鵲橋成(은관청천작교성) 은하수 맑아 얕아 오작교 이뤄

隔窓蛩亦傷輕別(격창공역상경별) 창 너머 귀뚜리도 쉬 헤져 애틋

永夜空階不輟聲(영야공계불철성) 오랜 밤 텅 빈 섬돌 울음 안 끊겨

 

次嶺南樓韻(차영남루운) 영남루의 운을 빌어

自慙才學管窺天(자참재학관규천) 부끄런 재주 배움 좁게 하늘 봐

作賦吾何謝守前(작부오하사수전) 시를 지어 내 어찌 군수께 갚아

奔走幾年身未定(분주기년신미정) 내달아 몇몇 해를 몸 둘 곳 몰라

登臨半日興無邊(등림반일흥무변) 올라 본 반나절에 흥겨움 마냥

籠沙古木生秋氣(롱사고목생추기) 모래톱 오랜 나무 가을 날씨 나

滿座仙葩帶瑞烟(만좌선파대서연) 자리 가득 신선 꽃 멋진 안개 뗘

多謝主人心鄭重(다사주인심정중) 임자 하도 감사해 마음 무겁기

挽衣投轄又張筵(만의투할우장연) 옷 당겨 굴레 던져 또 잔치 벌려

 

贈淡軒(증담헌) 담헌에게 주며

世上經模客坐堂(세상경모객좌당) 세상을 다스리긴 손님 앉은 집

風傳眞士說梅槀(풍전진사설매고) 떠돌아 안 참 선비 매화 말랐대

交分地近傘仁善(교분지근산인선) 사귀니 땅 가까워 어짊 착함 써

言論波流古漢唐(언론파류고한당) 말 따져 물결 흘러 옛 나라 한 당

氣味亦同情不淺(기미역동정불천) 낌새 맛 또한 같아 정 얕지 않아

輩行雖異齒相當(배행수이치상당) 무리 짐 비록 달라 나이 맞먹어

一來一往多逢別(일래일왕다봉별) 한번 와 한번 가니 꽤 만나 헤져

雲水蒼蒼洛水陽(운수창창락수양) 구름 물 푸릇푸릇 낙수 물가서

 

贈淡軒 安東時遊鷹峯(증담헌 안동시유응봉) 안동 응봉서 놀 때 담헌에게 주며

鷹峯揷在木城南(응봉삽재목성남) 매봉우리 꽂혀서 나무 성 남쪽

其下東山一路三(기하동산일로삼) 그 아래 동쪽 산에 한 길 세 갈래

每歲役車晨月朗(매세역거신월랑) 해마다 힘든 수레 새벽달 밝혀

有時草輩酒歌酣(유시초배주가감) 때로는 풀밭 무리 술 노래 즐겨

烏山若㡌貴人象(오산약모귀인상) 검은 산 씌운 듯이 높은 이 모습

洛浦如唇行客談(낙포여행객담) 강어귀 마치 입술 나그네 얘기

携妓風流前代去(휴기풍류전대거) 기녀 끌어 놀아나 옛 시절 가고

登臨近日小免男(등림근일소면남) 올라보니 요즘엔 애 벗은 사내

 

南漢寺 贈淡軒(남한사 증담헌) 남한사 담헌에게 주며

寂寞禪窓來做工(적막선창래주공) 고요한 선방 창에 와서 공부해

溪山一曲六塵空(계산일곡육진공) 시내 산에 한 굽이 티끌들 없애

智仙亭下探遊近(지선정하탐유근) 지선정 정자 아래 찾아 노는 곁

淸順湖邊禾景同(청순호변화경동) 청순호 호숫가에 나락 볕 한결

忽地甘霜三日喜(홀지감상삼일희) 문득 땅에 단 서리 사흘을 기뻐

諸天花雨一般通(제천화우일반통) 여러 하늘 꽃비는 하나로 뚫어

一言原孝方知貴(일언원효방지귀) 한 마디 본디 효도 막 귀히 알아

吾輩功名亦比中(오배공명역비중) 우리들 이룬 이름 또한 가운데

 

水甁 贈淡軒(수병 증담헌) 물병 담헌에게 주며

倩童引水待書生(천동인수대서생) 예쁜 아이 물 길어 서생 기다려

筆硯相當難弟兄(필연상당난제형) 붓 벼루 서로 맡아 형제 못 가려

冶女纏頭爭勝美(야녀전두쟁승미) 꾸민 아낙 돈 챙겨 빼난 멋 다퉈

金人緘口與同情(금인함구여동정) 쇠사람 입 다물어 뜻 같아 함께

胡爲鸚鵡能言巧(호위앵무능언교) 어찌하여 앵무새 말솜씨 예뻐

不似琉璃取媚成(불사유리취미성) 같지 않은 유리로 아양 떪 가져

歲暮文旁從四友(세모문방종사우) 세밑에 글방 두루 네 벗을 좇아

明心在在水中淸(명심재재수중청) 밝은 마음 있는 곳 물속에 맑아

 

贈淡軒(증담헌) 담헌에게 주며

坐臥山旁虛送年(좌와산방허송년) 앉아 누워 산자락 해를 헛 보내

慢心無乃自欺天(만심무내자기천) 거드름 없다하며 내 하늘 속여

龜從墨食稽疑後(귀종묵식계의후) 점괘 따른 글밥이 따져 못 믿어

鏡掃塵埃洞觀前(경소진애통관전) 거울에 먼지 닦아 앞일 꿰뚫어

疾苦微軀成固滯(질고미구성고체) 앓아 아파 여린 몸 이뤄 꽉 막혀

醫何良藥濟方圓(의하양약제방원) 의원 어째 좋은 약 고칠 꾀 뭉실

吾家童子太無識(오가동자태무식) 우리 집에 아이들 너무 앎 없어

渠父詩書學不傳(거부시서학부전) 이런 애비 시와 글 배워 못 알려

 

贈淡軒(증담헌) 담헌에게 주며

醉吐前筵一酌加(취토전연일작가) 취하니 앞서 자리 한 잔술 더해

欣然棹臂步平沙(흔연도비보평사) 기뻐서 팔을 저어 모래펄 걸어

形容槁槁風孤竹(형용고고풍고죽) 모습 꼴 비쩍 말라 외론 바람 대

福祿綿綿詠小苽(복록면면영소고) 복록은 잇대 이어 줄풀 노래해

天地從容濱泗魯(천지종용빈사로) 하늘땅 가만 좇아 노나라 물가

江山寂寞近巒巴(강산적막근만파) 강산은 고요하여 파땅 뫼 곁에

先生門戶遺經得(선생문호유경득) 선생이 드나듦에 경 남김 얻어

變化奇才服不誇(변화기재복불과) 바꿔논 빼난 재주 입고 안 떨쳐

 

火爐 贈淡軒(화로 증담헌) 화로 담헌에게 주며

守火吾家爾獨賢(수화오가이독현) 우리 집 불을 지켜 너 홀로 어짊

晝居座右夜遷邊(주거좌우야천변) 낮엔 두니 자리 곁 밤엔 가 옮겨

助人丙味嘗乾沒(조인병미상건몰) 도우는 이 밝은 맛 일찍 다 앗아

待客丹心彌益堅(대객단심미익견) 손님 맞아 붉은 맘 두루 더 굳게

呑炭瓦容蒸土熟(탄탄와용증토숙) 숯을 삼킨 질그릇 흙을 쪄 익혀

含烟銅象改灰眠(함연동상개회면) 연기 먹은 구리 몸 다시 재 재워

炎皇子孫長治國(염황자손장치국) 불 임금 아들손자 나라 다스려

裂戶封君燧德綠(열호봉군수덕록) 집 나눠 그대 돋워 불씨 덕 새겨

 

附錄

柳平簡公輕與先生詩(류평간공경여선생시) 평간공 류경이 선생께 준 시

橋門挾冊幾春秋(교문협책기춘추) 다리 문에 책 끼고 봄가을 몇 번

三藐眞如爛柯遊(삼막진여란가유) 세 아득함 참인 듯 실컷 놀았지

邂逅兩今渾白髮(해후량금혼백발) 뜻밖 만남 이제는 모두 흰머리

自徒身外更何求(자도신외갱하구) 절로 홀로 몸밖에 다시 뭘 찾나

 

金梅月堂送人之艅航詩(김매월당송인지여항시) 매월당 김시습이 여항산

으로 가는 사람(어계 조려)을 보내며 ※艅航山: 함안의 主山(744고지)

栢生兩石間(백생양석간) 잣나무 자라 두 바위 사이

歲久愈葱籠(세구유총롱) 세월 오래되 더욱 푸르러

嚴勁守其節(엄경수기절) 엄하게 굳게 그 절개 지켜

凜洌凌霜風(름렬능상풍) 의젓이 맑아 풍상을 이겨

笑看桃李花(소간도리화) 웃으며 보네 복사 오얏 꽃

荏苒飛殘叢(임염비잔총) 차츰 바뀌어 꽃떨기 날려

丈夫欠其志(장부흠기지) 사내대장부 그 뜻 모자라

不爲時物遷(불위시물천) 하지 못하고 때는 옮겨가

荷道佩其德(하도패기덕) 도를 짊어져 그 덕을 차니

樂彼羲皇天(낙피희황천) 즐거움 저래 복희씨 천하

豈肯碌碌然(기긍록록연) 어찌 옳다고 울퉁불퉁해

區區名利焉(구구명리언) 낱낱이 나뉜 이끗 이름에

美玉在荊巓(미옥재형전) 아름다운 옥 가시 산 묻혀

明月沈重淵(명월침중연) 밝은 달 잠겨 깊은 연못에

不遇良玉琢(불우양옥탁) 만나지 못해 좋은 옥 쪼움

誰知無價珍(수지무가진) 누가 알리오 더없는 보배

願君勿自衍(원군물자연) 그대에 바래 넘치지 마오

抱璞全吾眞(포박전오진) 본바탕 품어 우리 참 지켜

鳳兮逝不返(봉혜서불반) 봉황은 떠나 아니 돌아와

傷足歌迷陽(상족가미양) 넉넉함 다쳐 미양 노래를

夫子厄於陳(부자액어진) 공자 액 만나 진나라에서

孟軻遊齊梁(맹가유제량) 맹자 헛 다녀 제 양 두 나라

擧世競刀錐(거세경도추) 온 세상 다퉈 칼에 화살에

觸機百關張(촉기백관장) 위기 부딪혀 온 빗장 열려

背憎更面悅(배증갱면열) 등지면 밉고 보면 기쁘지

涕泗垂汪浪(체사수왕랑) 눈물 콧물 나 흘러 뿌리네

大道日以遠(대도일이원) 큰 도는 날로 멀어지는데

淳風何時揚(순풍하시양) 순박한 풍속 언제 날리나

吁嗟儵與忽(우차숙여홀) 아아 빠르게 문득 지나가

運巧徒猖狂(운교도창광) 운 좋음 맹탕 미쳐 날뛰리

※金時習(1435∼1493) 생육신의 한 사람 자는 悅卿 호는 梅月堂

 

謁漁溪先生祠宇(알어계선생사우) 어계선생 사당에 아뢰며 ※8代孫 根

誠臣自古稀(성신자고희) 참된 신하는 예부터 드문

吾祖節何巍(오조절하외) 우리 할아비 절개 높아라

太學辭籩豆(태학사변두) 성균관 공부 제 받듦 놓고

夷山採蕨薇(이산채궐미) 백이산 캐니 고사리 고비

誰知愛君志(수지애군지) 누가 알 텐가 임금 아낀 뜻

都在登高詩(도재등고시) 모두 실리니 구일 등고 시

遺廟漁溪上(유묘어계상) 남은 사당에 어계 시내 위

魂歸定不違(혼귀정불위) 넋이 돌아옴 틀림없구나

 

附錄 添加

漁溪集 讀後 어계집을 읽고 ※16代孫 鏞旭(1922∼2010)

海東自古伯夷山(해동자고백이산) 바다 동쪽 예부터 백이산이라

長逝南江勝地間(장서남강승지간) 길게 달린 남강에 빼어난 땅에

造物理深生我祖(조물리심생아조) 조물주 이치 깊어 우리 할배를

輝名萬古使人山(휘명만고사인산) 이름 빛내 만고에 사람이 산이

 

漁溪集 讀後 改作 어계집을 읽고 다시 짓다

海東自古伯夷山(해동자고백이산) 바다 동쪽 예부터 백이산이라

存在不過凡俗山(존재불과범속산) 있어도 아니 지나 그저 그런 산

造物理深生我祖(조물리심생아조) 조물주 이치 깊어 우리 할배를

輝名百世使人山(휘명백세사인산) 이름 빛내 백대를 사람에 산에

 

漁溪集 讀後 又改 어계집을 읽고 또 다시 짓다

嶺南自古伯夷山(영남자고백이산) 준령 남쪽 예부터 백이산이라

只在不過凡俗山(지재불과범속산) 다만 있어 안지나 그저 그런 산

時得嶽靈生我祖(시득악령생아조) 때 되어 큰 산 신령 우리 할배를

輝名百世共人山(휘명백세공인산) 이름 빛내 백대를 사람 함께 산

 

上金使君 克儉詩에 次韻 김극검 군수에게 올린 시를 빌어

使君招宴草蘆翁(사군초연초로옹) 군수님 부른 잔치 시골 늙은이

歡待珍羞叟悚躬(환대진수수송궁) 기뻐 맞아 잘 차림 몸 둘 바 몰라

莫道身分高底別(막도신분고저별) 말마라 몸을 가려 높고 낮다며

伊翁他日萬人崇(이옹타일만인숭) 저 늙은이 다음날 모두 우러러

 

漁溪詩集 飜譯後 어계시집을 펴며 ※17代孫 英哲(1957∼ )

何能語祖無傳(숙하능어조무전) 뉘 어찌 말을 하랴 선조 없다고

偉業遺詩隱不(위업유시은불선) 하신 일 남긴 말씀 덮어 못 펴니

輯保全將廣告(편집보전장광고) 모아 엮어 지켜서 널리 알려야

臣忠烈我先賢(육신충렬아선현) 생육신 정성 곧음 우리 선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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