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漢詩

 

을지문덕

570 乙支文德(?∼?) 高句麗 嬰陽王23년(612년) 살수대첩

遣隋將于仲文 수나라 장수 우중문에게 보냄

神策究天文 귀신같은 계책은 천문을 꿰고

妙算窮地理 기묘한 헤아림은 지리를 다해

戰勝功旣高 전쟁에 이긴 공이 이미 높은데

知足願言止 족한 줄 알았으니 말은 말아야

 

설요 신라 신문왕 때 여인으로 설승구충의 딸 곽원진의 첩

650 薛瑤(?∼?)

返俗謠(반속요) 세속에 돌아와 ※全唐詩에 수록(신라인의 시도 수록됨)

化雲心兮思貞淑(화운심혜사정숙) 구름 된 마음이여 생각은 맑아

洞寂滅兮不見人(동적멸혜불견인) 골짝은 고요해라 사람은 안 봬

瑤草芳兮思芬蒕(요초방혜사분온) 고운 풀 꽃다워라 생각 향기로

將奈何兮是靑春(장내하혜시청춘) 앞으로 어이 하리 푸른 봄날

 

혜초

704 慧超(704∼787) 新羅 僧侶 往五天竺國傳

月夜瞻鄕路 달밤에 고향 길을 보며

月夜瞻鄕路 달밤에 쳐다보네 고향 가는 길 볼첨

浮雲颯颯歸 뜬 구름도 바람에 돌아 가구나 바람소리삽

緘書參去便 편지 봉해 띄우네 구름 편으로 봉할함

風急不聽廻 바람 빨라 못 듣네 돌기만 하나 돌회

我國天岸北 우리나라 하늘 끝 북녘이고요 언덕안

他邦地角西 다른 나라 땅 한쪽 서녘이라네 나라방

日南無有雁 남녘햇살 기러기 있지도 않아

誰爲向林飛 누가해 계림으로 날아갈 건가

 

왕거인

850 王居仁(?∼?) 新羅 眞聖女王 2년(888년)

憤怨詩 울분과 원망의 시

燕丹泣血虹穿日 연단의 피 눈물에 무지개 해를 뚫고

鄒衍含悲夏落霜 추연이 슬픔 품어 여름에 서리 내려

今我失途還似舊 이젠 내 길을 잃어 예 같이 되었는데

皇天何事不垂祥 하느님 어찌하여 내림 아니 보이나

 

고운 최치원

857 孤雲 崔致遠(857∼?) 慶州 新羅 眞聖女王 桂苑筆耕

秋夜雨中 가을밤 비 내리는 가운데

秋風唯苦吟 가을바람 오로지 괴로운 읊음 읊을음

擧世少知音 온 세상에 몇 일까 알아주는 이

窓外三更雨 창밖엔 밤 깊도록 비가 오는데

燈前萬里心 등불 밝힌 내 마음 만 리를 달려 등잔등

 

題芋江驛亭 제 우강역정 토란우 역참역

沙汀立馬待回舟 모래물가 말 세워 배돌기 기다림에 물가정

一帶煙波萬古愁 한 줄기 안개 물결 만고의 시름이라

直得山平兼水渴 굳이 산이 반반해 아울러 물도 말라

人間離別始應休 사람살이 헤어짐 비로소 그침 되리

 

題伽倻山讀書堂 제 가야산독서당

狂奔疊石吼重巒 내달아 겹겹 돌을 온산에 울려 달릴분 울후 뫼만

人語難分咫尺間 말소린 아니 들려 가깝다 해도 길이지

常恐是非聲到耳 늘 걱정 옳고 그름 귀에 닿을까 두려울공

故敎流水盡籠山 그렇지 물을 흘려 산을 에웠지 대그릇농

 

夜贈樂官 밤에 악관에게 주다 보낼증

人生盛還衰 사람살이 한창도 돌아 여위고

浮生實可悲 떠도는 삶 속내는 슬프다하리

誰知天上曲 누구라 알아주랴 하늘 위 노래

來向海邊吹 오리라 바닷가를 바람 불어도

水殿看花處 물에 어린 전각은 꽃을 보는 곳

風欞對月時 바람 부는 난간엔 달을 맞는 때 난간령

攀髯今已矣 수염을 움켜잡아 이제야 그쳐 구레나룻염

與爾淚雙垂 너와 함께 눈물져 두 줄기 흐름

 

최승로

927 崔承老(927∼989)文貞 慶州 時務28條

偶吟 우음

有田誰布穀 밭에 있어 누군가 뻐꾸기로다 곡식곡 포곡:뻐꾸기

無酒可提壺 술이 없어 옳거니`직박구리가`끌제 병호`제호:직박구리

山鳥何心緖 산새는 어쩌자고`마음을 내나`실마리서

逢春謾自呼 봄을 맞아 속여서 저들만 불러`속일만

 

장연우

960 張延祐(?∼1015) 興德 高麗 광종 현종 호부상서

寒松亭曲 한송정 곡

月白寒松夜 달빛은 밝았구나 한송정의 밤

波安鏡浦秋 물결은 자는구나 경포대 가을

哀鳴來又去 슬피 울며 와서는 또다시 떠나

有信一沙鷗 알릴 것이 있느냐 외론 갈매기

 

성재 최충 해동공자

984 浩然 惺齋 崔冲(984∼1068)文憲 海州 文憲公徒

絶句 절구

滿庭月色無煙燭 뜰을 채운 달빛은 연기 없는 초 촛불촉

人座山光不速賓 사람 앉은 산 빛은 재촉 않는 손

更有松絃彈譜外 다시 듣는 솔바람 악보 밖 풍류 악기줄현 계보보

只堪珍重未傳人 못내 할 보배로움 아니 알려야 견딜감

 

최사제 최충의 손자

1030 崔思齊(?∼1091)良平 海州 고려문종

使宋船上 송나라로 보내는 배에서

天地何疆界 하늘과 땅에 경계 어디 있는가

山河自異同 산과 물은 저마다 같고 다르지

君毋謂宋遠 그대 말라 말로만 송나라 멀다 말무

回首一帆風 고개 돌려 바라니 한 돛배바람 돛범

 

박인량

1030 代天 朴寅亮(?∼1096)文烈 平山 古今錄 10권

舟中夜吟 배에서 밤에 읊음

故國三韓遠 고향나라 삼한 땅 멀기도 해서

秋風客意多 가을바람 나그네 시름도 많아

孤舟一夜夢 외로움 배에 싣고 하룻밤 꿈길

月落洞庭波 달이 지는 동정호 물결 따라서

 

대각국사 의천 고려 11대 문종의 아들(왕자)

1055 祐世 義天 王煦(1055∼1101)大覺國師 大覺國師文集

厭髑舍人廟 이차돈의 사당 ※字:염촉 異次頓(506∼527) 사인은 벼슬

千里歸來問舍人 천리를 돌아왔네 사인을 찾아

靑山獨立幾經春 청산에 홀로서서 봄 지냄 얼마

若逢末世難行法 막 세상 만남 되어 법을 못 펴면

我亦如君不惜身 나 또한 그대처럼 몸을 안 아껴 아낄석

 

뇌천 김부식

1075 立之 雷川 金富軾(1075∼1151)文烈 慶州 三國史記

甘露寺次韻 감로사 차운

俗客不到處 속세사람 발길이 닿지 않는 곳

登臨意思淸 올라가서 이르니 생각도 맑아

山形秋更好 산 모습 가을 되어 좋기만 하고

江色夜猶明 강물 빛 밤이 되어 오히려 밝다

白鳥高飛盡 하얀 물새 높이도 날아 가버려

孤帆獨去輕 외론 돛배 혼자서 가볍게 떠나 돛범

自慚蝸角上 스스로 부끄러운 다툼하느라 부끄러울참 달팽이와

半世覓功名 반 토막 세상 살며 벼슬길 찾아 찾을멱

 

東宮春帖 동궁 춘첩

曙色明樓角 새벽빛은 처마 끝에 밝고 새벽서

春風着柳梢 봄바람은 버들 끝에 붙어 나무끝초

鷄人初報曉 순라군이 첫 새벽을 알려

己向寢門朝 나는 이제 자러가는 아침

 

남호 정지상

1090 南湖 鄭知常(?∼1135) 西京 左司諫 鄭司諫集

大洞江 대동강

雨歇長堤草色多 비는 그쳐 긴 둑에 풀빛이 짙어 쉴헐

送君南浦動悲歌 그대 보낸 남포에 슬픈 노래가

大同江水何時盡 대동강 강물이야 언제 마르랴

別淚年年添綠波 이별눈물 해마다 물결에 보태

 

送人 사람을 보냄

庭前一葉落 뜰 앞에 잎새 하나 떨어질 때면

床下百蟲悲 자리 밑 온갖 벌레 슬프다하나

悤悤不可止 총총걸음 바빠서 머물지 못해 바쁠총

悠悠何所之 유유히 머나먼 길 어디로 가나

片心山盡處 한 조각 마음만이 산 너머 다해

孤夢月明時 외로운 꿈으로만 달이 밝을 때

南浦春波綠 남포에 봄 물결이 푸르러지니

君休負後期 그대는 잊지 마오 뒷날 만남을 질부

 

開聖寺 개성사

百步九折登巑岏 백 걸음 아홉 구불 높이 올라 가팔라 높이솟을찬

寺在半空唯數間 절 있는 곳 하늘 반 오직 겨우 몇몇 칸

靈泉澄淸寒水落 신령 샘 말간 맑음 차가운 물 떨어져 맑을징

古壁暗淡蒼苔斑 옛날 벽 어둔 묽음 푸른 이끼 얼룩져 얼룩반

石頭松老一片月 돌 비쭉 솔은 늙어 한 조각 달이 걸려

天末雲低千點山 하늘 끝 구름 낮아 일천 점 산이 펼쳐

紅塵萬事不可到 홍진에 모든 일은 닿을 수가 없어서

幽人獨得長年閒 숨은 이 홀로 얻네 오랜 해를 한가히

 

西都 서도 ※평양

紫陌春風細雨過 도성 길 봄바람에 가랑비 왔다 가니 두렁맥

輕塵不動柳絲斜 작은 먼지 안 일어 버들가지 흔들려 비낄사

綠窓朱戶笙歌咽 푸른 창 붉은 문에 생황노래 목매고 생황생

盡時梨園弟子家 때 다한 배꽃동산 제자의 집이라네

 

권적

1094 得正 權適(1094∼1147) 安東 檢校太子太保

江陵送安上人之楓岳 강릉에서 안상인이 금강산 가는 것을 보냄

江陵日暖花先發 강릉 날이 따뜻해 꽃 먼저 피고

楓岳天寒雪未消 풍악 날씨 추워서 눈 아니 녹아

翻笑上人山水癖 웃음 띤 안상인님 산수 즐김에 날번 버릇벽

未態隨處作逍遙 아직 이른 닿는 곳 거닐어 놀길 거닐소 멀요

 

최유청

1095 直哉 崔惟淸(1095∼1174)文淑 昌原 南都集

杏花 살구꽃

平生最是戀風光 한평생 가장 옳음 풍광을 기려 사모할연

今日花前興欲狂 오늘은 꽃 앞에서 흥에 미치리

願借漆園胡蝶夢 바램 빌려 장자의 나비 된 꿈을 옻칠

繞枝攀蕊恣飛揚 두른 가지 꽃 잡아 날아올라서 두를요 꽃술예

 

신숙

1100 申淑(?∼1160) 高靈 參知政事 宦官

棄官歸鄕 벼슬을 버리고 고향에 돌아가며 버릴기

耕田消白日 밭 가느라 한낮을 보내

採藥過靑春 약초 캐며 젊음도 지나 캘채 약약

有山有水處 산이 있고 물이 있는 곳

無榮無辱身 영화없고 치욕없는 몸 욕되게할욕

 

임규 인종왕비의 남동생

1100 任奎(?∼?) 平章事

江村夜興 강촌에서 밤을 즐겨

月黑鳥飛渚 달빛 어둑 새들은 날아 물가로 물가저

煙沈江自波 안개 자욱 강물은 절로 물결이 가라앉을침

漁舟何處宿 고깃배 어디선가 머물렀기에 고기잡을어 묵을숙

漠漠一聲歌 가물가물 한마디 뱃노래 소리 사막막

 

허홍재

1110 許洪材(?∼1170) 고려 의종 知門下省事

玆護寺樓 자호사루 다락루

早起獨登樓 혼자 일찍 일어나 누에 오르니

悠然八月秋 아득하게 머나먼 팔월 달 가을

白煙橫野外 흰 안개 들에 걸쳐 가로지르고

紅日上峰頭 붉은 해 봉우리 끝 솟아올랐다

客路風霜冷 나그네길 바람서리 썰렁하지만

僧軒花木幽 절간에 꽃나무는 그윽하기만

一罇開笑語 한 두루미 술 마셔 웃음 띤 말을 술두루미준

消遣利名愁 떨쳐버린 이끗의 이름과 시름

 

형양 정습명

1110 滎陽 鄭襲明(?∼1151) 迎日 고려 의종 知奏事

石竹花 패랭이꽃

世愛牧丹紅 세상에 아끼느니 모란꽃 붉음

栽培滿院中 가꾸어 가득 채워 집안 가운데 북돋울배

誰知荒草野 누가 알랴 거칠어 들판에 풀이 거칠황

亦有好花叢 또한 있어 좋음이 꽃이 모여서 모일총

色透村塘月 빛깔 스민 달빛이 마을 연못에 통할투 못당

香傳壠樹風 향내실린 바람이 언덕 나무에 언덕롱

地僻公子少 땅은 멀리 후미져 도련님 없어 후미질벽

嬌態屬田翁 아리따움 가졌네 시골 늙은이 아리따울교 엮을속

 

쌍명재 이인로

1152 眉叟 雙明齋 李仁老(1152∼1220) 慶源 銀臺集

山居 산에 살며

春去花猶在 봄은 갔어도 꽃은 여태 남았고

天晴谷自陰 하늘 개여도 골짝 아직 어둡다

杜鵑啼白晝 두견새 우는 해밝은 한낮이라

始覺卜居深 이제 알았네 머문 자리 깊음을

 

書天壽僧院壁 천수승원의 벽에 쓰다 ※개성에 있는 절

待客客未到 손 기다려 손님은 오지를 않고

尋僧僧亦無 스님 찾아 스님도 또한 없구나 찾을심

唯餘林外鳥 남았느니 수풀 밖 새만 오로지 오직유

款曲勸提壺 정답게 노래하며 술 가져 오래 정성관 끌제 병호

 

백운 이규보

1168 春卿 白雲 李奎報(1168∼1241)文順 驪州 東國李相國集

井中月 우물속의 달 ※色中覺空 색 가운데서 공을 깨친다

山僧貪月色 산사스님 탐하니 달빛이나마 / 月色이라고

竝汲一甁中 함께 길어 한 병에 담아두었네 / 가졌네 길을급 병병

到寺方應覺 절에 와서 그제야 깨달았구나

甁傾月亦空 병을 눕혀 따르니 달 또한 없네 / 달도 또한 空

 

新穀行 새 곡식의 행

一粒一粒安可輕 한 알 한 알 어찌해 가볍다하랴 알립 벼도

係人生死與富貧 사람에 매인 것이 생사와 빈부 걸릴계

我敬農夫如敬佛 내 받들기 농부를 부처님 같이

佛猶難活已飢人 되레 부처 어려워 주린 이 살림

可喜白首翁`````````기쁘다 머리 하얀 늙은이라도

又見今年稻穀新 또 보았네 올해도 햅쌀 새로움

雖死無所歉```````` 비록이제 죽어도 흉년 아님에 흉년들겸

東作餘膏及此身 농사지어 남은 쌀 내게도 미쳐 살찔고

 

晩望 늦은 바램

李杜啁啾後 이백 두보 시 읊고 노래한 뒤에 비웃을조 소리추

乾坤寂寬中 하늘땅이 고요해 너그러워서 너그러울관

江山自閑暇 강산은 저 혼자서 한가로우며

片月掛長空 조각달은 먼 하늘 걸려만 있어 걸괘

 

四快 네 가지 기쁨

大旱逢甘雨 큰 가뭄에 단비를 만났단 듯이

他鄕見故人 타향 땅에 고향 벗 봤을 때처럼

洞房華燭夜 신방에 촛불 밝힌 첫날밤이면

金榜掛長名 금방에 내 이름이 붙었다 치자

 

過洛東江上流 낙동강 상류를 지나며

百轉靑山裏 백번을 구비치는 청산 속에서 속리

閑行過洛東 한가하게 걸어서 낙동강 지나

草深猶有露 푸른 풀 우거져도 이슬이 있고

松靜自無風 소나무 고요하니 바람이 없어

秋水鴨頭綠 가을 물 푸르기는 오리머리고

曉霞猩血紅 새벽노을 붉힘은 성성이 핏빛 성성이성

誰知倦遊客 누가 알까 게을리 노는 나그네 게으를권

四海一詩翁 사방천지 한사람 시 짓는 노인

 

江上月夜望舟客 강에서 달밤에 배를 바라보며

官人閒念笛橫吹 벼슬살며 틈내어 피리를 부네 피리적 불취

蒲席凌風去似飛 부들자리 바람에 날듯이 떠나 부들포 능가할능

天上月輪天下共 하늘 위 둥근달은 온 누리 함께 바퀴륜

自疑私載一船歸 어럽쇼 챙겨 실어 배와 같이 가 실을재

 

매호 진화

1170 梅湖 陳澕(?∼?) 驪陽

奉使入金 사신으로 금나라에 가서

西華已蕭索 서쪽에 중국 이미 쓸쓸해져서 맑은대쑥소 동아줄삭

北寨尙昏蒙 북쪽의 성채 아직 어둡기만 해 울짱채 입을몽

坐待文明旦 앉아서 기다리는 글 밝힐 아침

天東日欲紅 하늘 동쪽 해가 떠 발가스레 해

 

春興 봄의 흥

小梅零落柳僛垂 매화꽃잎 떨어져 버들 늘여 춤 취해춤추는모양기

閒踏淸風步步遲 맑은 바람 한가해 걸음은 더뎌 밟을답 늦을지

漁店閉門人語少 생선가게 문 닫아 말소리 없이

一江春雨碧絲絲 쭉 뻗은 강 봄비에 푸르른 실이 푸를벽

 

김인경

1200 金仁鏡(?∼1235)貞肅 慶州 고려고종 中書侍郞平章

書黼座後障上 용상 뒤 장지 위의 글 수보 가로막을장

園花紅鏡繡 뜰에 핀 꽃은 반짝이는 빨간 수 거울경 수수

宮柳碧絲綸 궁궐버들은 늘어뜨린 파란 줄 푸를벽 낚시줄륜

喉舌千般巧 목소리 바꿔 아무리 꾸며대도 목구멍후 돌반 예쁠교

春鶯却勝人 봄철 꾀꼬리 사람보다 낫구나 꾀꼬리앵 물리칠각

 

곽예

1232 先甲 郭預(1232∼1286) 淸州 監察大夫

東郊馬上演雅體 동교에 말을 타고 봄을 즐김

信馬尋春事 말 믿고 찾아나서 봄날의 일을

牛兒方力耕 송아지 바야흐로 힘써 밭 갈고

鳥鳴天氣暖 새들이 지저귀어 따뜻한 날씨

魚泳浪紋平 물고기 헤엄치니 퍼지는 물결

野蝶成團戱 들에 나비 떼 지어 놀기만 하고

沙鷗作隊行 모래밭 갈매기는 줄서서 난다

自嫌隨燕雀 난 싫어 따르기가 제비 공작은 싫어할혐

不似鷺鷀淸 해오라기 맑음과 같지 않아서 해오라기로 가마우지자

 

조인규

1237 去塵 趙仁規(1237∼1308)貞肅 平壤

示諸子 모든 아들에게

事君當盡忠 임금 섬겨 마땅히 충성 다하고

遇物當至誠 일에 있어 마땅히 정성 미쳐야 만날우

願言勸宿夜 하고픈 말 하면야 밤을 새우지 권할권

無忝爾所生 더럽힘이 없기를 너희 살면서 더럽힐첨 너이

 

회헌 안향 한국 성리학의 시조

1243 士蘊 晦軒 安珦/安裕(1243∼1306)文成 順興

有感 느낌 있어

香燈處處皆祈佛 향불등불 곳곳은 부처께 빌고 빌기

絲管家家競祀神 음악소리 집집엔 신령님 모셔 겨룰경

唯有數間夫子廟 오직 있는 몇칸 집 공자님 사당 사당묘

滿庭秋草寂無人 뜰 가득 가을 풀로 고요하기만 고요할적

 

몽암 이혼

1252 去華 夢庵 李混(1252∼1312)文莊 僉議政丞

浮碧樓 부벽루 ※평양에 있는 누각 東文選

永明寺中人不見 영명사 가운데에 사람이 안 봬

永明寺前江自流 영명사 앞에 강물 저절로 흘러

山空孤塔立庭際 산 비어 외로운 탑 서있는 뜨락

人斷小舟橫渡頭 사람 끊긴 작은 배 매놓은 나루 건널도

長天去鳥欲何向 긴 하늘 떠나는 새 어디 가려나

大野東風吹不休 큰 들에 동녘바람 그치지 않아

往事微茫問無處 지난 일 아득해도 물을 곳 없어 아득할망

淡烟斜日使人愁 묽은 안개 기운 해 시름하게 해 비낄사

 

백화헌 이조년

1269 元老 白花軒 李兆年(1269∼1343)文烈 星州

百花軒 백화헌

爲報栽花更莫加 알리려 꽃을 가꿔 다시 못 보태 심을재

數盈於百不須過 몇을 채워 백인가 넘지는 못해 찰영 모름지기수

雪梅霜菊情標外 눈 매화 서리국화 뜻 보임 밖에 우듬지표

浪紫浮紅也謾多 보라물결 뜬 붉음 속임도 많다 물결랑 속일만

 

최사립

1270 崔斯立(?∼?) 溟州 충렬왕 禮部典書

待人 사람을 기다려

天壽門前柳絮飛 천수문 문 앞에는 버들 솜 날아 ※버들개지 솜서

一壺來待故人歸 술 한 병 오면 맞지 아는 이 오길 병호

眼穿落日長程晩 눈에 든 해는 지네 먼 길에 늦나 눈안 뚫을천

多少行人近却非 얼마나 지나는 이 봐도 아닐까 물리칠각

 

근재 안축

1282 當之 謹齋 安軸(1282∼1348)文貞 順興 關東瓦注

鏡浦泛舟 경포에 배 띄워

雨晴秋氣滿江城 비 개여 가을 날씨 강릉에 가득

來泛扁舟放野情 조각배 띄워 옴은 들에 놓인 뜻

地入壺中塵不到 땅 들여 병에 든 듯 티끌 안 닿아 병호

天遊鏡裏畵難成 하늘 흐른 거울 안 그릴 수 없어

烟波白鷗時時過 안개물결 갈매기 때때로 지나

沙路靑驢緩緩行 모랫길 푸른 나귀 느릿느릿 가 나귀려 느릴완

爲報長年休疾棹 나이 많아 알아서 빠른 노 그쳐 노도

待看孤月夜深明 보려는 외로운 달 밤 깊어 밝아

 

익재 이제현

1287 仲思 益齋 李齊賢(1287∼1367)文忠 慶州 櫟翁稗說

山中雪夜 산중에 눈 오는 밤

紙被生寒佛燈暗 차렵이불 추운데 등불 어둡고 이불피

沙彌一夜不鳴鍾 사미는 밤새도록 종을 안 울려 沙彌僧

應嗔宿客開門早 묵은 손 일찍 문 엶 성냄을 맞아 성낼진 묵을숙

要看庵前雪壓松 암자 앞 눈 눌린 솔 보려 함이라 암자암 누를압

 

鄭瓜亭 瓜亭 鄭敍 고려가요 漢譯詩 益齋亂藁 小樂府

憶君無日不霑衣 임 그려 날이면 날 눈물에 젖어

政似春山蜀子規 정사란 봄 산 같아 접동새 우네

爲是爲非人莫問 옳으니 그르니는 묻지를 마오

只應殘月曉星知 조각달 새벽별이 알고 있으니

 

居士戀 고려가요 漢譯詩 益齋亂藁 小樂府

鵲兒籬際噪花枝 까치새끼 울타리 꽃가지 울고 사이제 떠들썩할조

喜子床頭引網絲 갈거미도 상머리 거미줄 놓네

余美歸來應未遠 우리 님 돌아올라 멀지 않았나

精神早已報人知 정신이란 몸 먼저 사람 알게 해

 

행촌 이암

1297 古雲 杏村 李嵒(1297∼1364)文貞 固城 檀君世記

寄息影庵禪老 식영암 노승에게

浮世虛名是政丞 뜬세상 텅 빈 이름 정승이란 것 도울승

小窓閒味卽山僧 작은 창 느긋한 맛 산 암자 스님

個中亦有風流處 낱낱 속 또한 있어 풍류 머물러

一朶梅花照佛燈 한 떨기 매화꽃이 불등에 비쳐 늘어질타

 

가정 이곡 목은 이색의 아버지

1298 仲父 稼亭 李穀(1298∼1351)文孝 韓山 稼亭集

七夕小酌 칠석날 한잔하며 따를작

平生蹤跡等雲浮 한 평생 지난 자취 구름과 같아 자취종적

萬里相逢信有由 만 리에 서로 만남 믿음 있음에 만날봉

天上風流牛女夕 하늘 위 풍류로는 칠석날 견우 ※牽牛 織女

人間佳麗帝王州 사람에 좋은 짝은 임금님 고을 ※서울 아름다울가

笑談欵欵樽如海 웃는 말 도란도란 술이 바다요 정성관 술통준

簾幙深深雨送秋 드린 발 깊고 깊어 비에 가을을 발렴 막막

乞巧曝衣非我事 재주 빌어 별 볼일 내 일 아니니 빌걸 쬘폭

且憑詩句遣閒愁 기대려네 시구에 시름 보내려 기댈빙 보낼견

※乞巧: 칠석날 처녀들이 별을 보며 바느질 솜씨가 좋아지기를 비는 풍속

 

설손 귀화인(위그르인)

1300 偰遜(?∼1360) 近思齋逸藁

山中雨 산중에 오는 비

一夜山中雨 밤을 꼬박 산속에 비가 내리고

風吹屋上茅 바람 불어 지붕 위 띠가 날렸네 불취 띠모

不知溪水長 시냇물 불은 줄도 몰랐었다가

只覺釣船高 낚시 배 높아짐에 다만 알았네 낚시조

 

남촌 이공수

1308 南村 李公遂(1308∼1366)文忠 益山 僉議評理

下第贈登第 급제 못한 이가 급제한 이에게 주다

白日明金榜 대낮의 해는 밝아 금방을 밝혀 매방로

靑雲起草廬 푸른 꿈 일어남은 초가집에서 오두막집려

那知廣寒桂 어찌 알랴 달나라 계수나무에 계수나무계 廣寒殿

尙有一枝餘 아직도 가지하나 남아 있으니

 

제정 이달충

1309 止中 霽亭 李達衷(1309∼1384)文靖 慶州 霽亭集

有感 느낌 있어

將行有何海 앞으로 가야할 곳 어떤 바단가

將涉無舟航 나아가 건너갈 데 배 없이 가리 건널섭

要見我所思 봐야하니 나로서 생각할 것이

欲往還彷徨 가려하나 돌아서 어정거리네 거닐방 노닐황

才非傳說楫 재주는 아니 물려 노를 말하나 노즙

世運亦未昌 세상운수 역시나 아니 펼치네 창성할창

潛光且俟命 빛은 잠겨 또다시 기다려야지 기다릴사

妄動遭禍殃 아무렇게 했다간 재앙만 만나 허망할망 만날조 재앙앙

 

설곡 정포

1309 仲孚 雪谷 鄭誧(1309∼1345) 淸州 左司諫大夫

江口 강어귀에서

移舟逢急雨 배 떠나는 강어귀 소나기 맞아 만날봉 급할급

倚檻望歸雲 기대어 바라보는 구름 가는 곳 우리함

海濶疑無地 바다는 트였는데 땅이 없을까 트일활

山明喜有村 산도 밝아 기쁨은 시골에 있지

 

나옹

1320 江月軒 懶翁 牙(1320∼1376) 西往歌

警世 세상을 경계함

終世役役走紅塵 세상 끝 부랴부랴 티끌로 달려 부릴역

頭白焉知老此身 머리 흼을 어쩌랴 이 몸이 늙어 어찌언

名利禍門爲猛火 이름이끗 화의 문 불로 치솟아 재화화 사나울맹

古今燒盡幾千人 예로이제 다 살라 몇 천의 사람 사를소

 

사암 유숙

1324 純夫 思庵 柳淑(1324∼1368)文僖 瑞山 同知貢擧

碧瀾渡 벽란도 ※예성강 하류의 나루

久負江湖約 오랫동안 해야지 강호에 맺어 질부 묶을약

紅塵二十年 붉은 티끌 휩쓸려 스무 해 동안

白鷗如欲笑 흰 갈매기 하는 짓 비웃어려나 갈매기구

故故近樓前 그래선지 다가와 누각 앞까지

 

목은 이색

1328 潁叔 牧隱 李穡(1328∼1396)文靖 韓山 牧隱文藁

漢浦弄月 한강에서 달과 놀아

日落沙逾白 해가지니 모래는 더욱 하얗고 넘을유

雲移水更淸 구름 옮겨 물빛이 다시 말갛다

高人弄明月 높은 이 갖고 노는 밝은 달이나

只欠紫鸞笙 다만 또 모자람은 좋은 악기라 하품흠 난새란 생황생

 

浮碧樓 부벽루

昨過永明寺 어제서야 들렀네 영명사 절을

暫登浮碧樓 잠시나마 올랐네 부벽루 누대

城空月一片 성터는 횡 한데도 달은 한 조각

石老雲千秋 돌들은 바래어도 구름 그대로

麟馬去不返 기린 말은 떠나가 아니 돌아와

天孫何處遊 하늘 자손 어디서 노닐고 있나

長嘯依風磴 길게도 읊조리어 바람의 돌길 돌비탈길등

山靑江自流 푸른 산에 강물만 절로 흐르네

 

卽事 그 자리에서

幽居野興老彌淸 숨어 살아 들에 멋 늙어서 맑아 두루미

恰得新詩眼底生 언뜻 얻은 새론 시 눈알이 생글 마치흡 밑저

風定餘花猶自落 바람 자도 남은 꽃 알아서 지고

雲移少雨未全晴 구름 옮겨 비 조금 개이진 않아

墻頭絲蝶別枝去 담 꼭대기 줄 나비 딴 가지 찾고 담장 나비접

屋角錦鳩深樹鳴 지붕 끝에 비둘기 나무에 운다 비둘기구 울명

齊物逍遙非我事 제물편과 소요유 내 일 아님에 ※장자의 편명

鏡中形色甚分明 거울 안에 꼴과 빛 매우 또렷해 거울경 심할심

 

운곡 원천석

1330 子正 耘谷 元天錫(1330∼?) 原州 野史

過楊口邑 양구읍을 지나며

破屋嗚相呼 집 무너져 탄식에 서로 불러도 탄식소리오

民逃吏亦無 백성이 흩어지니 아전도 없어 달아날도

每年加弊瘼 해마다 피폐 더해 병은 들어서 해질폐 병들막

何日得歡娛 어느 날 기쁨 얻어 즐길 것인가 즐거워할오

田屬權豪宅 논밭은 권문호가 차지가 되고

門連暴惡徒 문에는 포악무리 줄지어 섰다

子遺殊可惜 아이만 남겨지니 달리 가여움 아낄석

辛苦竟何辜 힘들고 어려움은 무슨 죄기에 다할경 허물고

 

조인벽 무신 위화도회군

1330 趙仁璧(1330∼1393)襄烈 漢陽

絶句 절구

蝶翅勳名薄 나비날개 얇으니 공 세운 이름 날개시 공훈 엷을박

龍腦富貴輕 용뇌향 가벼우니 부하고 귀함 ※향료의 원료 뇌뇌

萬事驚秋夢 모든 일 언뜻 가을 꿈결과 같이 놀랄경

東窓海月明 동쪽 창 커다란 달 밝기만하다

 

의곡 이방직

1330 淸卿 義谷 李邦直(?∼1384) 淸州 集賢殿大提學

普光寺 보광사 ※전라도 나주 소재

此地眞仙境 이런 곳은 참으로 신선의 세계

何人創佛宮 어떤 이가 지었나 부처님 궁전

叩門塵跡絶 문 두드려 끊겨진 티끌의 자취 두드릴고

入室道心通 방에 드니 불도가 마음을 꿰네

曉落山含翠 새벽 밝아 산에는 푸름 머금고 새벽효 머금을함 푸를취

秋色雨褪紅 가을빛 비에 바래 붉어짐인가 바랠퇴

想看千古事 그리며 돌아보네 오랜 옛일을

飛鳥過長空 나는 새 지나가는 머나먼 하늘

 

석간 조운흘

1332 石磵 趙云仡(1332∼1404) 豊壤

卽事 그 자리에서

柴門日午喚人開 사립문 한낮 되어 불러서 열어 섶시 부를환

步出林亭坐石苔 걸어 나온 숲 정자 앉은 이끼 돌 이끼태

昨夜山中風雨惡 어제 밤에 산중에 비바람 쳐서 어제작

滿溪流水泛花來 시내 가득 물 흘러 꽃이 떠 오네 뜰범

 

유항 한수

1333 孟雲 柳巷 韓脩(1333∼1384)文敬 淸州 柳巷詩集

夜坐次杜詩韻 밤에 앉아 두보시 운을 빌어

此日亦云暮 이날도 또한 일러 저물었다고

百年盡可悲 백년을 다한대도 슬플 것인가

心爲形所役 마음은 꼴이 되니 부리는 대로

老與病相隨 늙으면 병 더불어 서로 따르리

篆冷香殘後 글씨는 싸늘하고 향도 꺼진 뒤 전자전

窓明月上時 창가에 밝은 달이 떠오를 때면

有懷無與唔 품어오던 글소리 함께 못하네 글읽는소리오

聊和古人詩 귀를 울려 어울린 옛사람 시를 귀울료

 

원재 정추 武臣

1333 公權 圓齋 鄭樞(1333∼1382) 淸州

定州途中 정주에 가는 길 ※평안북도 정주

定州關外草萋萋 정주에 관문 바깥 풀이 우거져 풀성한모양처

沙磧無人日向西 모래톱 사람 없고 해는 서쪽을 서덜적

過海腥風吹戰骨 바다서 비린 바람 뼈도 오싹해 비릴성

臼楡多處馬頻嘶 나무절구 많은 곳 자주 말 울어 자주빈 울시

 

태조 이성계 조선건국

1335 仲潔 松軒 李成桂(1335∼1392∼1398∼1408)健元陵 全州

登白雲峰 백운봉에 올라

引手攀蘿上碧峯 넝쿨 잡고 끌어서 푸른 봉 올라 잡고오를반 무라

一庵高臥白雲中 한 암자 높이 누워 흰 구름 속에 암자암

若將眼界爲吾土 보이는 끝 앞으로 내 땅이 되나

楚越江南豈不容 초월나라 강남은 어찌 못 담나 넘을월

 

포은 정몽주

1337 達可 圃隱 鄭夢周(1337∼1392)文忠 迎日 圃隱集

春興 춘흥

春雨細不適 봄비는 가늘어서 방울지진 않아

夜中微有聲 밤새도록 조그만 소리만 난다

雪盡南溪漲 눈이 녹아 앞 시내 물 불어 넘쳐 불을창

草芽多少生 풀은 돋아 새싹이 얼마나 났나 싹아

 

奉使日本 일본에 사신으로 가서

水國春光動 섬나라에 봄빛도 흐드러지네

天涯客未行 하늘 끝 나그네는 가지를 못해 물가애

草連千里綠 풀은 나서 이어져 천리 푸르고

月共兩鄕明 달은 같아 두 나라 모두 밝힌다

遊說黃金盡 유세하다 황금은 바닥이 나고

思歸白髮生 돌아갈 생각하니 흰머리 난다 터럭발

男兒四方志 사나이 사방으로 뜻을 펼침에

不獨爲功名 나 홀로 공명만을 위함 아니지

 

征婦怨 정부원

一別年多消息稀 한번 떠나 여러 해 소식 드물어 사라질소 드물희

塞垣存沒有誰知 변방에 살고 죽음 누가 아는가 변방새 담원

今朝始寄寒衣去 오늘 아침 비로소 겨울옷 부쳐 부칠기

泣送歸時在腹兒 울며 보낸 떠날 때 뱃속 아이도 울읍 배복

 

明遠樓 명원루

靑溪石壁抱州回 맑은 시내 돌 벽이 고을을 감싸

更起新樓眼豁開 다시 세운 새 누각 눈앞에 펼쳐 뚫린골활

南畝黃雲知歲熟 남녘이랑 누런 빛 가을을 알고 익을숙

西山爽氣覺朝來 서쪽 산 시원함에 아침을 느껴 시원할상

風流太守二千石 풍류 아는 태수는 이천 석 들여

邂逅故人三百杯 만나는 아는 이와 삼백 잔 마셔 만날해후

直欲夜深吹玉笛 곧바로 밤 깊도록 옥피리 불고 불취 피리적

高攀明月共徘徊 높이 오른 밝은 달 함께 거닐어 노닐배회

 

독곡 성석린

1338 自修 獨谷 成石璘(1338∼1423)文景 昌寧

在固城寄舍弟 고성에서 동생에게 부침

擧目江山深復深 눈을 들어 쳐다보니 강산은 깊고 깊어

家書一字抵千金 집 편지 글자 한 자 천금에 맞먹으니 거스를저

中宵見月思親淚 밤을 맞아 달을 보며 어버이 생각눈물 밤소

白日看雲憶弟心 한낮에는 구름 보니 동생생각 마음만 생각할억

兩眼昏花春霧隔 두 눈에 흐릿한 꽃 봄 안개에 가려서 어두울혼

一簪華髮曉霜侵 한 비녀 꾸민 머리 새벽서리 들었네 비녀잠

春風不覺愁邊過 봄바람도 몰랐더니 시름 스쳐 지나가

綠樹鶯聲忽滿林 푸른 나무 꾀꼴 소리 문득 숲을 채우네

 

金剛山 금강산

一萬二千峯 일만 이천 봉우리 금강산이란

高低自不同 높낮이 처음부터 같지가 않아

君看初日出 그대는 보았는가 해가 솟을 때

何處最先紅 어느 곳이 맨 먼저 붉어지던가

 

척약재 김구용

1338 敬之 惕若齋 金九容(1338∼1384) 安東

帆急 돛단배 빨라

帆急山如走 돛단배는 빨라서 산이 뛰는 듯

舟行岸自移 배가 가니 언덕이 절로 떨어져

異鄕頻問俗 땅이 달라 자꾸만 풍속을 물어

佳處强題詩 좋은 데라 억지로 시도 지어야

吳楚千年地 오나라 초나라로 천년의 땅에

江湖五月時 강으로 호수로도 오월의 때에

莫嫌無一物 싫다하진 말아라 하나도 없다 ※술 음악 기생 싫어할혐

風月也相隨 바람에는 달 또한 서로 따르지 따를수

 

삼봉 정도전

1342 宗之 三峰 鄭道傳(1342∼1398) 奉化 三峰集

訪金居士野居 김거사의 야거를 찾아

秋陰漠漠四山空 가을구름 아득해 온 산이 비어

落葉無聲滿地紅 지는 잎 소리 없어 온 땅이 붉어

立馬溪橋問歸路 시내다리 말 세워 가는 길 물어

不知身在畵圖中 몰랐구나 이내몸 그림 속에서

 

題公州錦江樓 제 공주 금강루

君不見賈傳```````` 그대는 못 보았나 가전이란 걸 ※賈誼 값가

投書湘水流```````` 글을 던져 상수에 흐르는 물에

翰林醉賦黃鶴樓 선비로 술에 취해 황학루 시를 ※李白

生前軻不足憂```` 살았을 적 안 된 일 걱정 안 하니 굴대가

逸氣凜凜橫千秋 빼난 기운 꿋꿋이 천추에 질러 찰름

又不見病夫```````` 또 보지 못했는가 앓는 사람을

三年滯炎州`````````삼년을 막히어서 뜨거운 고을 막힐체

歸來又到錦江頭 돌아와 다시 이른 금강머리에

但見江水去悠悠 다만 보니 강물만 유유히 흘러

那知歲月亦不留 어찌 알아 세월도 머물지 않아

此身已與秋雲浮 이 몸 이미 가을 돼 구름 떠가듯

功名富貴復何求 공명부귀 다시는 어찌 구하랴

感今思古一長吁 이제 느낀 옛 생각 길게 탄식해 탄식할우

歌聲激烈風颼颼 노래 소리 세차나 바람이 수수 바람소리수

忽有飛來雙白鷗 갑자기 날아오는 흰 갈매기 둘 갈매기구

 

山中 산속에서

護竹開迂逕 대밭 지켜 둘러서 길을 내었고 멀우 소로경

憐山起小樓 산을 아껴 조그만 누각 세웠네

隣僧來問字 이웃 스님 찾아와 문자 묻기에 이웃린

盡日爲相留 하루 다해 서로가 머물렀다네 머무를류

敝業三峯下 하는 일을 놓고서 삼봉 아래에 해질폐

歸來松桂秋 돌아와서 송계와 세월 보내네

家貧妨養疾 집 가난해 거리껴 몸을 돌봄은 방해할방

心靜足忘憂 마음은 고요해서 시름 잊었네

 

쌍매당 이첨

1345 中叔 雙梅堂 李詹(1345∼1405)文安 新平 楮生傳

茵橋 인교 ※밀양에 있는 다리 이름 자리인

行旅知多少 지나가는 나그네 얼만지 알아

閑人似我稀 나 같이 한가한 이 드물 것이라 드물희

愛山隨處駐 산 아껴 곳에 따라 머물었다가 머무를주

得句讀吟歸 글 찾아 읽고 읊고 되돌아간다

僧院秋方主 큰 절도 가을이라 마침 으뜸 철

官塗露未唏 벼슬 길 드러내기 아직도 슬퍼 진흙도 슬퍼할희

會當容此膝 모임 맞아 얼굴은 이 무릎위에 무릎슬

江上有漁磯 강물 위에 있으니 고기 잡는 이 물가기

 

도은 이숭인

1347 子安 陶隱 李崇仁(1347∼1392) 星州 陶隱集

村居 시골에 살며

赤葉明村逕 발가스레 물든 잎 밝은 시골길 소로경

淸泉漱石根 말간 샘물 솟아서 돌부리 쑤셔 양치질할수

地僻車馬少 땅 후져 수레마차 다니지 않아 후미질벽

山氣自黃昏 산기운에 저절로 황혼이 진다

 

新雪 새로 오는 눈

蒼茫歲暮天 푸르고 아득하니 세모의 하늘 푸를창 아득할망

新雪遍山川 새로운 눈 골고루 산천을 덮어 두루편

鳥失山中木 새는 잃어 산속에 둥지 나무를

僧尋石上泉 스님도 찾아 돌 위 마실 샘물을

飢烏啼野外 굶주린 까마귀는 들 밖에 울고 주릴기

凍柳臥溪邊 얼어버린 버들은 시냇가 누워 얼동

何處人家在 어디로 찾아가야 사람 집 있나

遠林生白煙 먼 숲에 피어나네 하얀 연기가

 

題僧舍 스님 집에

山北山南細路分 산의 북쪽 산 남쪽 오솔길 갈라 가늘세

松花含雨落繽紛 송홧가루 실린 비 내려서 엉망 어지러울빈분

道人汲井歸茅舍 도닦는 이 물 길어 초가 돌아와 길을급 띠모 집사

一帶靑烟染白雲 쭉 두른 푸른 연기 물든 흰 구름 띠대 물들일염

 

양촌 권근

1352 可遠 陽村 權近(1352∼1409)文忠 安東 陽村集

全州懷古 옛 품은 전주

巨鎭分南北 커다란 산 나누니 남북에 둘로 ※母岳山 누를진

完山最可奇 완산 고을 됨됨이 가장 뛰어나 뛰어날기

千峰鍾王氣 봉우리 마다마다 왕기가 서려

一代啓鴻基 대대로 이어이어 큰 기틀 열려

 

春日城南卽事 봄날 성남에서의 즉흥시

春風忽已近淸明 봄바람 벌써 부니 청명 가까워 갑자기홀

細雨霏霏晩未晴 보슬비 펄펄 날려 늦게 개려나 눈펄펄내릴비

屋角杏花開欲遍 처마 끝 살구꽃은 두루 피려고 두루편

數枝含露向人傾 몇몇 가지 이슬에 아래로 쳐져 기울경

 

야은 길재

1353 再父 冶隱 吉再(1353∼1419)忠節 海平 冶隱集

卽事 그 자리에서

盥水淸泉冷 세숫물 맑기도 해 샘의 시원함 대야관

臨身茂樹高 다가선 몸 우거져 나무 높다람 우거질무

冠童來問字 갓 쓴 아이 다가와 글을 물으며

聊可與逍遙 안 될까요 더불어 거닐어 놀길 힘입을료

 

述志 / 閒居 뜻을 말하다 / 한가히 살며

臨溪茅屋獨閑居 시냇가 초가집에 한가히 홀로 띠모

月白風淸興有餘 달 밝아 바람 맑아 흥취도 남아

外客不來山鳥語 바깥 손 아니 와도 산새 지저귐

移床竹塢臥看書 평상 옮겨 대밭에 누워 책 보네 둑오 엎드릴와

 

통정 강회백

1357 伯父 通亭 姜淮伯(1357∼1402) 晉州

鐵原懷古 옛 품은 철원

山含故國千年恨 산은 품어 고국의 천년의 한을 머금을함

雲抱長空萬里心 구름 감싸 먼 하늘 만 리의 마음 안을포

自古興亡皆有致 예부터 흥함 망함 다 보냄 있어 보낼치

願因前轍戒來今 바램은 지난 자국 오늘 알아야 바퀴자국철

 

난계 함부림

1360 潤物 蘭溪 咸傅霖(1360∼1410)定平 江陵 고려우왕

法住寺 법주사

鷄園閒日月 닭 동산에 해와 달 한가로운데

雁塔鎖雲烟 안탑엔 구름 연기 자욱하기만 쇠사슬쇄 연기연

偶入三淸洞 어쩌다 들어왔네 삼청동 골짝 짝우

都忘世事牽 모두 잊은 세상 일 끌고 가겠지 도읍도 끌견

 

형재 이직

1362 虞庭 亨齋 李稷(1362∼1431)文景 星州 고려공민왕

孔俯漁舍詩卷 공부어사에서의 시

柳陰密成幄 버들그늘 빽빽해 장막이 되고 휘장악

黃鳥送好音 꾀꼬리 좋은 노래 보내 듣는다

幅巾步回渚 폭건 쓰고 걸어서 물가 거닐어 폭폭 물가저

沙白水淸深 모래 희고 물 맑아 깊기도 하지

潔身富春志 깨끗한 이내 몸은 부춘(엄자릉)의 뜻이 깨끗할결

濟世磻溪心 세상을 건져냄은 반계(강태공)의 마음 강이름반

乾坤一竿竹 하늘땅에 대나무 낚싯대 하나 장대간

氣味古猶今 멋스러운 옛날도 오히려 이제 오히려유

 

방촌 황희

1363 懼夫 尨村 黃喜(1363∼1452)翼成 長水 尨村集

觀風樓 관풍루

軒高能却暑 집이 높아 되느니 더위 물리쳐 추녀헌 물리칠각

簽豁易爲風 처마 넓어 쉬우니 바람 불기가 농첨 뚫린골활

老樹陰垂地 늙은 나무 그늘을 땅에 드리워 드리울수

遙岑翠掃空 먼 봉우리 푸르게 하늘을 쓸어 봉우리잠 쓸소

 

춘정 변계량

1369 巨卿 春亭 卞季良(1369∼1430)文肅 密陽 春亭集

復興寺 부흥사

失路投山寺 길을 잃어 들었네 산속의 절에

人傳是復興 사람들 이를 전해 부흥사라네 다시부

靑松惟見鶴 푸른 솔이 있으니 학은 보이나

白日不逢僧 하얀 대낮 스님은 만날 수 없네

古壁留金像 옛 벽엔 남았느니 오랜 금불상

空梁耿玉燈 빈 대들보 비추니 옥빛 등잔불 빛날경

前軒頗淸絶 앞 추녀 자못 맑아 끊어졌어도 추녀헌 자못파

過客獨來憑 지나가는 나그네 혼자 기대네 기댈빙

 

한재 이맹균

1371 士原 漢齋 李孟畇(1371∼1440)文惠 韓山

松京懷古 송경(개성)회고

五百年來王氣終 오백년 내려오던 왕 기운 다해

操鷄搏鴨竟何功 닭 잡고 오리 잡아 결국 공일까 ※鷄林 鴨綠江

英雄一去豪華盡 영웅은 한번 떠나 호화도 다돼 호걸호

人物南遷市井工 인물은 남쪽 옮겨 저자거리 일 옮길천

上苑烟霞微雨後 윗 동산 안개노을 이슬비온 뒤 나라동산원

諸陵草樹夕陽中 모든 왕릉 풀 나무 저녁볕 속에 큰언덕릉

秋風客恨知多少 가을바람 나그네 한이 얼말까

往事悠悠水自東 지난일 아득해도 물은 동쪽서

 

지월당 김극기

1379 禮謹 池月堂 金克己(1379∼1463) 光山

夜坐 밤에 앉아

紙戶沈沈夜氣淸 창호지 침침해도 밤공기 맑아 가라앉을침

圖書萬卷一燈明 도서관 만 권 책에 등 하나 밝혀

噓噓石硯寒雲色 돌벼루 호호 불어 추운 구름 빛 불허

颯颯銅甁驟雨聲 구리 병 콸콸 쏟아 소나기소리 바람소리삽 달릴취

薄祿微官貧始重 얇은 녹 낮은 벼슬 가난에 소중 엷을박 복록

浮名末利醉還輕 뜬 이름 끝에 이끗 취하니 경시

通宵寒雁空南去 밤을 뚫고 기러기 하늘남쪽을 밤소

恨不歸家問死生 집에 못가 한 되어 생사를 묻네

 

송월당 조수

1380 享父 松月堂 趙須(?∼?) 平壤 成均館司藝

呈金相國 김상국에게 드림 드릴정

今朝零露冷 오늘 아침 비이슬 싸늘해지니 조용히오는비령

履遠獨凄其 멀리 밟아 혼자서 쓸쓸하리라 신리 쓸쓸할처

處世同炊黍 세상살이 같아서 불 때고 밥해 불땔취 기장서

持身若累碁 몸을 지님 같으니 바둑 두듯이 묶을루 바닥기

浮沈元有數 뜨고 앉음 원래는 운수가 있고 가라앉을침

覆載本無私 천지우주 본래로 챙김이 없어 뒤집힐복 실을재

白酒可人意 짙은 술 옳다함은 사람 뜻이라

頹然一中之 무너지듯 한잔을 이 가운데에 무너질퇴

 

권도 세종 때

1380 權鞱(?∼?)

南海 남해

臣罪如山死亦甘 신의 죄 산과 같아 죽어도 마땅한데

聖恩寬大謫江南 성은이 너그러워 강남에 귀양 가네 귀양갈적

臨岐別有無窮恨 떠남에 헤어지니 다함없는 한이란 갈림길기

慈母時年八十三 어머니 올해 연세 여든하고 셋이라

 

절재 김종서

1383 國卿 節齋 金宗瑞(1383∼1453)忠翼 順天 制勝方略

南浦 남포

送客江頭別恨多 손님 보낸 강 머리 이별 한 많아

管絃凄斷不成歌 관현악기 쓸쓸해 노래 못 이뤄 쓸쓸할처

天敎風伯阻征旆 하늘이 풍백더러 정벌 걱정해 험할조 칠정 기패

一多大同生晩波 하나로 모두 같이 늦은 물결이 저물만

 

태재 유방선

1388 子繼 泰齋 柳方善(1388∼1443) 瑞山

偶題 우연히 짓다

結茆仍補屋 순무 엮여 그래서 지붕이 되고 순채묘 인할잉

種竹故爲籬 대를 심어 이윽고 울타리 된다 울타리리

多少山中味 많든 적든 산속에 맛이란 것을

年年獨自知 해마다 혼자서만 저절로 알아

 

양녕대군 이제

1394 厚伯 讓寧大君 李褆(1394∼1462)剛靖 全州 崇禮門

聞寧越凶報 영월의 나쁜 소식을 듣고 ※단종승하 1457년

龍御歸何處 임금 돼 돌아감이 어느 곳인가 어거할어

愁雲起越中 시름구름 일어나 영월 가운데 / 넘어가는 속 넘을월

空山十月夜 텅 빈산 시월이여 초겨울 밤에 / 달이 뜬 밤에

痛哭訴蒼穹 아파 울며 부르네 푸른 하늘에 울곡 하소연할소 하늘궁

 

벽량 유응부 사육신

1405 信之 碧梁 兪應孚(?∼1456)忠穆 杞溪

爲咸吉道節度使作 함길도 절도사가 되어

將軍持節鎭戎邊 장군은 절개 지녀 변방의 진에 누를진 되융

沙塞塵晴士卒眠 모래성채 갠 티끌 사졸은 잠에 변방새 갤청

駿馬五千嘶柳下 준마는 오천인데 울어 버들 밑 준마준 울시

豪鷹三百坐樓前 매서운 매 삼백에 누대에 앉아 호걸호 매응

 

괴애 김수온

1410 文良 乖崖 金守溫(1410∼1481)文平 永同 醫方類聚

題山水屛 산수화 병풍

描山描水摠如神 산 그려 물을 그려 모두 신들려 그릴묘 모두총

萬草千花各者春 모든 풀 온갖 꽃이 따로 한창 때

畢境一場皆幻境 한바탕 보고나니 다 홀릴 데라 마칠필 변할환

誰知君我亦非眞 뉘 알까 자네와 나 또한 아닌 참

 

장수 세종 때

1410 張修(?∼?)

歸鄕有感 고향에 돌아가서

故鄕如待我 고향이 나를 맞네 기다린 듯이

今日卽停驢 오늘에야 나아가 나귀 길 멎네 나귀려

竹影低簷短 대 그림자 밑이라 처마는 짧아 밑저 처마첨

山光滿閣虛 산 빛에 집을 채워 허전하기만

天城赫居後 하늘 성에 혁거세 가버린 뒤로

公館壽同餘 공관도 오래되어 같이 남았네

臨眺趨庭寂 다가서 바라보아 가르침 없어 바라볼조 달릴추

愁添宦謫初 시름 더한 벼슬에 귀양살이에 더할첨 벼슬환 귀양갈적

 

단계 하위지 사육신

1412 天章 丹溪 河緯地(1412∼1456)忠烈 晉州

謝人贈蓑衣 도롱이 준 사람에게 감사함

男兒得失古猶今 사내로 얻고 잃음 예나 이제나

分明白日 머리 위 뚜렷하니 밝은 햇빛이

蓑衣應有意 가져다준 도롱이 뜻함에 맞아 보낼증 도롱이사

湖煙雨好相尋 온 호수 안개비에 서로 잘 찾아 찾을심

 

매죽헌 성삼문 사육신

1418 謹甫 梅竹軒 成三問(1418∼1456)忠文 昌寧 成謹甫集

臨死賦 죽음에 이르러

擊鼓催人命 북 울려 사람목숨 죄어드는데 부딪칠격 재촉할최

西風日欲斜 서녘바람 해조차 기울어지네 비낄사

黃泉無一店 황천길에 하나도 가게도 없어 가게점

今夜宿誰家 오늘밤엔 누구네 집에 묵을까 묵을숙

 

題夷齊廟 백이숙제 사당에

當年叩馬敢言非 그때는 말을 몰아 어찌 말 아니 두드릴고

大義堂堂日月輝 큰 옳음 의젓하니 해와 달 빛나 빛날휘

草木亦霑周雨露 풀 나무 또한 젖어 주나라 비에 젖을점

愧君猶食首陽薇 그대 탓해 먹으니 수양산 고비 부끄러울괴 고비미

 

인재 강희안

1418 景遇 仁齋 姜希顔(1418∼1465) 晉州 養花小錄

蔡子休求畵作 채자휴가 그림을 찾음에 짓다

江山峰巒合 강산에 봉우리는 모두 모았고 뫼만

江邊樹木平 강가에 나무란 건 그저 똑같다

白雲迷遠近 흰 구름 아련함에 멀고 가까워 미혹할미

何處是蓬瀛 어디라 하드라도 봉래 영주지 쑥봉 바다영

 

어계 조려 생육신

1420 主翁 漁溪 趙旅(1420∼1489)貞節 咸安 漁溪集

新秋 새 가을

金新持節入郊墟 새 가을 절개 지켜 들 터에 드니 성밖교 언덕허

井上梧桐一葉疏 우물 위 오동나무 잎 하나 없네 트일소

此日此時何事樂 이런 날 이런 때에 무슨 일 즐겨

短檠明處可觀書 짧은 호롱 밝힌 곳 글을 읽어야 도지개경

 

題咸安鄕校壁上 함안향교 벽 위에

我是漁溪隱遁人 내가 바로 어계에 숨었던 사람 달아날둔

幾年來往泮宮瀕 몇 해나 왔다갔나 향교 가까이 학교반 물가빈

如今樂見菁莪敎 이제처럼 즐거이 선비 가르쳐 우거질청 지칭개아

願浴餘波愧缺仁 씻으려한 응어리 어질지 못해 부끄러워할괴

※泮宮: 주나라 때 제후의 학교 菁莪: 인재를 교육하는 일

 

九日登高詩 중양절에 높은데 올라

九月九日是重九 구월에 구일 날은 중양절이라

欲酬佳節登高岡 좋은 철을 보내려 높은 뫼 올라 갚을수

回頭擧目江山暮 고개 돌려 눈 드니 강산에 저묾

地濶天長思渺茫 땅 넓고 하늘 멀어 생각만 아득 아득할묘망

白雲飛兮鴈南賓 하얀 구름 날아서 기러긴 손님

蘭有秀兮菊有芳 난초는 빼어나고 국화는 향기 빼어날수

山明水碧煙慘惔 산 맑아 물 푸른데 안개 애태워 참혹할참 탈담

天高日晶風凄凉 하늘 높아 날 밝은데 바람 쓸쓸해 밝을정

荻花吐雪江之滸 갈대꽃 눈인 듯이 강물 물가에 물억새적 물가호

楓粧紅錦山之陽 단풍 든 붉은 비단 산에 볕든데 단장할장

杜牧旣上翠微峀 두목지 이미 오른 취미산 산굴 산굴수

陶潛悵望白衣郞 도연명 슬퍼함은 백의랑 바램 슬퍼할창

羲軒遠矣悲何極 복희 헌원 멀어서 슬픔을 어찌 숨희

華勛不見心自傷 요순시절 못 만나 마음만 다쳐 ※放勛 重華 공훈

周情孔思謾堆腹 주공 뜻 공자생각 배 채우기만 속일만 언덕퇴

月露風雲空拾囊 달 이슬 바람구름 빈 주머니만 주머니낭

絳囊嬋娟明兩臂 홍랑은 곱고 예뻐 두 팔 밝히고 진홍강 고울선

茱萸燦爛照羽觴 수유는 붉게 말랑 술잔에 비쳐 수유수유 빛날찬

沈吟筆下乾坤濶 빠져 읊어 붓끝에 건곤이 트여 트일활

爛醉樽前日月長 술통 앞에 취하니 해와 달 길어 술통준

千載風流如昨日 천년 실은 풍류는 어제인 듯이 어제작

至今豪氣凜秋霜 이제껏 호걸기상 의젓한 추상 찰름 호걸호

嗟哉潦倒生苦晩 아깝다 엎어짐에 삶이 고달파 탄식할차 큰비료

懷佳人兮不能忘 품어온 가인이여 잊을 수 없네 품을회

仰古俯今皆若此 옛 우러러 오늘 굽어 다 이와 같아

笑殺牛山泣齊王 웃어 없앤 우산의 제 경공 울음 덜쇄 울읍

此日登高可免禍 이날에 등고하여 재앙을 벗어 면할면 재화화

長房一語亦荒唐 비장방 한마디는 또한 황당해 거칠황 당나라당

云何後代人心漓 뒷세상 어찌 일러 인심 엷음을 스며들리

馳騁詭怪紛遑遑 쫓아달려 속아서 허둥거림을 달릴치빙 허둥거릴황

※重陽節(重九節): 음력9월9일 수유를 넣은 붉은 주머니를 들고 높은 산에

````올라가 국화주를 마셔 재액을 씻어버리는 행사

※杜牧(杜牧之): 당나라 시인 翠微山 : 산이름

※陶潛(陶淵明) 술이 떨어진 도연명에게 흰옷 입은 이를 시켜 술을 보낸 일

※제나라 景公이 牛山에 가서 자신이 죽을 것을 슬퍼해 눈물을 흘리는데

````顔纓이 혼자 웃었다는 고사

※한나라 여남의 桓景이 費長房의 말을 듣고 등고하여 재액을 면한 고사

 

사가정 서거정

1420 剛中 四佳亭 徐居正(1420∼1488)文忠 大邱 東文選

睡起 자고 일어나 잘수

簾影深深轉 발그림자 깊어져 굴러 옮기고 발렴

荷香續續來 연꽃 향기 이어서 살며시 온다 연하 이을속

夢回高枕上 꿈꾸다 돌아오니 높은 베개 위 베개침

桐葉雨聲催 오동잎에 빗소리 재촉을 하여 재촉할최

 

獨坐 혼자 앉아

獨坐無來客 혼자서 앉아 있네 찾는 손 없어

空庭雨氣昏 빈 뜰에 비 올라나 어두워지네

魚搖荷葉動 물고기가 흔들어 연잎 움직여 흔들릴요

鵲踏樹梢飜 까치가 밟았다고 가지 끝 일렁 까치작 밟을답 뒤칠번

琴潤絃猶響 거문고 눅눅해도 줄 아직 울려 악기줄현 울림향

爐寒火尙存 화로는 차가운데 불 아직 있어 화로로 오히려상

泥途妨出入 진흙 길 거리끼니 드나들기가 진흙니 방해할방

終日可關門 하루 내내 문 걸어 닫아두었지 빗장관

 

題堤川客館 제천 객관에서 둑제

邑在江山勝 고을이 자리한 곳 강산도 빼나

亭新景物稠 정자는 새로운데 볼거리 빽빽 빽빽할조

烟光浮地面 안개 빛이 떠올라 땅위에 자욱 뜰부

嶽色出墻頭 큰 산 빛깔 솟아서 담 위로 우뚝 담장

老樹參天立 늙은 나무 서있어 하늘을 모셔 간여할참

寒溪抱野流 차가운 내 흐르네 들을 감싸고

客來留信宿 손님 와서 머무니 믿는 잠자리 ※信宿 再宿 머무를류

詩思轉悠悠 읊을 시 생각 굴려 아련히 멀어 멀유

 

왕방연 단종의 영월유배를 호송 사형을 집행

1420 王邦衍(?∼?) 禁府都事 ※金止男 1617년 漢詩로 개작

懷端宗而作時調 단종을 생각하며 시조로 지음

천만리 머나먼 길에 `千里遠遠道 천리에 머나먼 길

고운 님 여의옵고````` 美人別離秋 고운 님 여읜 가을

이 마음 둘 데 없어````此心未所着 이 마음 둘 데 없어

냇가에 앉았으니`````` 下馬臨川流 말 내려 냇가 앉아

저 물도 내안 같아야 川流亦如我 냇물도 나와 같아서

울어 밤길 예놋다````` 鳴咽去不休 울며 흘러 안 그쳐

 

문두 성담수 생육신

1420 耳叟 文斗 成聃壽(?∼1456)靖肅 昌寧

釣魚 고기 낚기

把竿終日趁江邊 낚싯대로 하루를 강가 따라서 장대간 좇을진

垂足滄浪困一眠 발 담근 푸른 물결 지쳐 한잠을 찰창 물결랑

夢與白鷗飛萬里 꿈을 꿔 흰 갈매기 만 리를 날고 갈매기구

覺來身在夕陽天 깨보니 몸 머물러 하늘 저녁볕 깨달을각

 

사우당 임원준

1423 子深 四友堂 任元濬(1423∼1500)胡文 豐川 瘡疹集

七步詩(雲) 칠보시(구름) ※世宗이 雲을 제목으로 지으라함

駘蕩三春後 무르익은 삼월 봄 나중에라도 둔마태 쓸어버릴탕

悠揚萬里雲 멀리 올라 만 리에 펼쳐질 구름 오를양

凌風千丈直 바람을 막아서니 천 길을 뻗고 깔볼릉

暎日五花文 햇빛이 비쳐오니 다섯 꽃무늬 비칠영

祥光凝玉殿 상서로운 빛 엉겨 옥의 궁전에 상서로울상 엉길응

瑞氣擁金門 상서로운 기 감싸 황금의 문에 안을옹

待得從龍日 기다려 얻을 테니 용을 탄 날이

爲霖佐聖君 장마 돼 도우리라 성스런 임금 장마림 도울좌

 

진일재 성간

1427 和仲 眞逸齋 成侃(1427∼1456) 昌寧 集賢殿博士

囉嗊曲 나홍곡(곡조이름) 소리얽힐라 노래홍

綠竹條條動 푸른 대 가지가지 같이 흔들려 가지조

浮萍個個輕 부평초 하나하나 따로 떠다녀 부평초평

願郞如綠竹 원컨대 젊은이여 푸른 대 같이

不願似浮萍 원하지 아니하니 부평 같은 것

 

漁夫 어부

數疊靑山數谷烟 몇 겹의 푸른 산에 몇 골짝 안개 겹쳐질첩

紅塵不到白鷗邊 홍진에 닿지 않아 흰 갈매기 곁 갈매기구 가변

漁翁不是無心者 고기 잡는 늙은이 무심치 않아

關領西江月一般 서강에 목 좋은 곳 달도 한 가지

 

점필재 김종직 영남학파의 종조

1431 季昷 佔畢齋 金宗直(1431∼1492)文忠 善山 弔義帝文

入京 서울에 들어가서

强爲妻孥計 억지로 해야 하니 처자식 꾀에 자식노

虛抛故國春 텅 비워 던져버린 고향의 봄을 던질포

明朝將禁火 내일 아침 하리니 불을 꺼뜨림

遠客欲沾巾 먼 길손 하려하니 두건을 적셔 더할첨

花事看看晩 꽃 즐겨 보다보면 늦어짐이라

農功處處新 농사일 애쓴 곳곳 새로워지니

羞將湖海眼 호수바다 바침을 바라던 눈이 바칠수

還眯市街塵 저자거리 티끌에 눈 못 뜨게 돼 눈에티들미

 

洛東津 낙동진

津吏非瀧吏 뱃사공은 아니니 농리란 사람 나루진 비올롱

官人卽邑人 벼슬한 이 곧 보니 고을사람이 고을읍

三章辭聖主 세 번 올린 사직서 성군임금께

五馬慰慈親 다섯 말로 달래니 어머니께는 ※태수행차 위로할위

白鳥如迎棹 하얀 물새 맞이해 배 나아감에 노도

靑山慣送賓 푸른 산 하던 대로 손을 보내네 버릇관 손빈

澄江無點綴 맑은 강엔 없으니 꿰맨 자국이 맑을징 꿰맬철

持以律吾身 지님으로 지키니 우리 몸가짐 가질지

※瀧吏: 韓愈의 시에 나오는 주인공 한유는 좌천 김종직은 좌천 아님을 강조

 

매월당 김시습 생육신

1435 悅卿 梅月堂 金時習(1435∼1493)淸簡 江陵 金鰲新話

有客 손님이 있어 / 어떤 손님

有客淸平寺 손님 있다 말 들어 청평사 들러/어떤 손님 청평사 찾아 가면서

春山任意遊 봄 산에 뜻한 대로 노닐어보세

鳥啼孤塔靜 새 울어도 고요해 외로운 탑은 울제 탑탑

花落小溪流 꽃이 져도 흐르네 조그만 시내

佳菜知時秀 좋은 나물 철 알아 돋아나오고 나물채 빼어날수

香菌過雨柔 향내 버섯 비 지나 부드러워라 버섯균 부드러울유

行吟入仙洞 가며 읊어 들었네 신선골짜기

消我百年憂 내게서 사라지는 백년의 시름 사라질소

 

乍晴乍雨 언뜻 개이고 언뜻 비 내려

乍晴乍雨雨還晴 개였다가 비 오고 비 오다가 또 개여 잠깐사

天道猶然況世情 하늘도 이러함에 하물며 세상인심

譽我便是還毁我 나를 기려 편들다 다시 나를 헐뜯어 기릴예 헐훼

逃名却自爲求名 이름 숨겨 물리고 스스로 이름 찾아 달아날도

花開花謝春何管 꽃 피고 꽃이 짐에 봄이 어찌 다루며 물러날사

雲去雲來山不爭 구름 가고 구름 와 산이 서로 다투랴

寄語世人須記認 말 부쳐 세상사람 모름지기 알아야 부칠기 알인

取歡無處得平生 기뻐할 곳 없는데 평생 동안 얻을까

 

無題 무제

終日芒鞋信脚行 하루 내 짚신신고 다리 믿어 걸으니 신혜 다리각

一山行盡一山靑 산 하나 다 지나니 산 하나가 푸르러

心非有想奚形役 마음 아닌 생각에 어찌 꼴을 부리며 어찌해

道本無名豈假成 도 본디 이름 없어 어찌 거짓 이룰까 거짓가

宿露未晞山鳥語 바깥 잠 아니 말려 산새는 지저귀고 마를희

春風不盡野花明 봄바람 다함없어 들꽃이 밝았구나

短筇歸去千峰靜 짧게 짚고 돌아든 천 봉우리 고요에 대이름공

翠壁亂烟生晩晴 푸른 벽 어지럽게 안개 껴 늦게 개네 갤청

 

용재 성현

1439 磬叔 慵齋 成俔(1439∼1504)文載 昌寧 慵齋叢話

題淸州東軒 청주 동헌에

畵屛高枕掩羅幃 병풍 쳐 높이 베고 휘장에 가려 베개침 휘장위

別院無人瑟已希 별관에 사람 없어 연주도 그쳐 큰거문고슬 바랄희

爽氣滿簾新睡覺 서늘함이 발 가득 새로 잠이 깨 시원할상 잘수

一庭微雨濕薔薇 한마당 보슬비에 장미는 촉촉 장미장 고비미

 

단종임금 6대

1441 端宗 李弘暐(1441∼1452∼1455∼1457) 莊陵 全州

寧越郡樓作 영월군 누각에서 지음

一自寃禽出帝宮 한 마리 원통한 새 궁궐을 나와 원통할원

孤身隻影碧山中 외로운 몸 쓸쓸히 푸른 산속에 새한마리척

假眠夜夜眠無假 자는 척 밤이면 밤 잠잘 수 없어

窮恨年年恨不窮 몰린 한 해마다 한 다하지 못해 다할궁

聲斷曉岑殘月白 소리 끊긴 새벽 봉 그믐달 희고 봉우리잠

血流春谷落花紅 피를 쏟아 봄 골짝 꽃이 져 붉다

天聾尙未聞哀訴 하늘 귀 못 들어도 슬픈 하소연 귀머거리롱

何奈愁人耳獨聰 어떻게 시름한 이 귀 홀로 밝나 어찌내 귀밝을총

 

남이장군

1441 南怡(1441∼1468)忠武 宜寧 兵曹判書

北征 북쪽을 치다

頭山磨刀 백두산 바위 닳아 칼을 갈아서

豆滿江流飮馬 두만강 흐름 말라 말이 마셔서

男兒二十未 사나이 스무 해에 나라 못 바뤄

後世誰稱大丈 뒷세상 누가 일러 대장부리요

 

추강 남효온 생육신

1454 伯恭 秋江 南孝溫(1454∼1492)文貞 宜寧 六臣傳

西江寒食 한식날 서강에서

天陰籬外夕烟生 하늘 흐려 울밖에 저녁연기가 울타리리

寒食東風夜水明 한식날 동풍불고 밤에 물 환해

無限滿船商客語 끝없이 배는 가득 장사치 말이

柳花時節故鄕情 버들 꽃 한창일 땐 고향의 뜻이

 

사옹 김굉필 영남학파

1454 大猷 蓑翁 金宏弼(1454∼1504)文敬 瑞興 寒暄堂集

書懷 서회

處獨居閒絶往還 홀로 살아 한가해 돌아감 끊어

只呼明月照孤寒 다만 불러 밝은 달 외론 날 비춰

憑君莫問生涯事 그대 기대 묻지 마 삶의 일일랑 기댈빙 물가애

前頃煙波數疊山 앞밭에 안개일어 몇 겹에 산에 겹쳐질첩

 

충재 최숙생

1457 子眞 盅齋 崔淑生(1457∼1520)文貞 慶州 右贊成

聖心泉 성심천

何以醒我心 무엇으로 깰 건가 내 마음 어찌 깰성

澄泉皎如玉 맑은 샘 달빛 받아 옥처럼 맑아 맑을징 달빛교

坐石風動裙 돌에 앉아 바람이 옷자락 살랑 치마군

挹流月盈掬 흐름을 떠올리니 달이 한 움큼 뜰읍 움킬국

 

탁영 김일손 영남학파

1464 季雲 濯纓 金馹孫(1464∼1498)文愍 金海 濯纓集

次睡軒 수헌 운으로

落日長亭畔 지는 해 멀리 떠날 정자에서는 두둑반

離盃持勸君 이별의 잔 잡고서 그대를 위해 잔배 권할권

危樓天欲襯 높은 누각 하늘을 가까이 하려 속옷친

官渡路橫分 벼슬살이 거칠 길 가로 놓였네 건널도

去客沒孤島 떠날 길손 사라질 외로운 섬에 가라앉을몰

浮生同片雲 떠도는 삶 함께할 조각구름이 조각편

江風不解別 강바람 마지못해 헤어지기가

吹棹動波文 불어서 노를 저어 물결무늬가 불취 노도

 

사지 박공달 善士

1470 大觀 四止 朴公達(1470∼1552) 江陵

挽三可 삼가(박수량)를 애도하며

生平擬結管鮑情 한평생 맺자했네 관중포숙 뜻 ※管鮑之交 본뜰의

一別乘鸞楚越行 한번 떠나 상여 타 초 월나라로 탈승 난새난

肝膽肯將生死變 간과 쓸개 옳거니 삶과 죽음이 간간 쓸개담

雙閑亭上月分明 쌍한정 떠오른 달 또렷하기만

 

삼가정 박수량 孝子

1475 君擧 三可亭 朴遂良(1475∼1546) 江陵 三可集

浪吟 낭음

口耳聾啞人 입과 귀 먹고 막힌 사람이 되도 귀머거리농 벙어리아

猶餘兩眼存 오히려 남았으니 두 눈이 있어

紛紛世上事 어지러운 세상에 일이란 것을 어지러워질분

能見不能言 볼 수야 있다지만 말할 수 없어 구실부

 

신항 신숙주의 증손

1477 容耳 申沆(1477∼1507)文孝 高靈

伯牙 백아 ※伯牙絶絃 知音 鍾子期

我自彈吾琴 나 스스로 뜯나니 내 거문고를 탄알탄 거문고금

不必求賞音 반드시 찾진 않아 소리 즐김을

鍾期亦何物 종자기도 그렇지 어찌 알아서 종종

强辯絃上心 억지로 말만 잘해 줄 위 마음을 말잘할변 악기줄현

 

모재 김안국

1478 國卿 慕齋 金安國(1478∼1543)文敬 義城 童蒙先習

盆城贈別 분성에서 헤어짐에 주다 보낼증

燕子樓前燕子飛 연자루 누각 앞에 제비 날아도 /날아서

落花無數惹人衣 지는 꽃 셀 수 없이 옷에 나부껴 /사람 이끌어

東風一種相離恨 동풍에 심는 한은 서로 헤어짐

腸斷春歸客又歸 애끊는 봄이 가니 손도 돌아가

 

七夕 칠석날

鵲散烏飛事已休 까막까치 흩어져 일 이미 그쳐 까치작

一宵歡會一年愁 하룻밤 기쁨 만남 한 해를 시름 밤소

淚傾銀漢秋波濶 눈물 흘러 은하수 가을물 넓고 트일활

腸斷瓊樓夜色幽 애끊는 멋진 누각 밤빛이 그윽 옥경

錦帳有心邀素月 비단휘장 마음 써 하얀 달맞이 휘장장 맞을요

翠簾無意上金鉤 푸른 발 뜻이 없어 쇠갈고리에 발렴 갈고랑이구

只應萬劫空成怨 다만 맞아 만겁에 하늘 이룬 원 빼앗을겁

南北迢迢不自由 남북에 멀고멀어 스스로 안 돼 멀초

 

읍취헌 박은

1479 仲說 挹翠軒 朴誾(1479∼1504) 高靈

萬里 만 리

雪添春澗水 봄눈이 산골짝에 물을 불리고 산골물간

烏趁暮山雲 까마귀 저녁 산에 구름을 좇네 좇을진

淸境渾醒醉 맑은 곳에 흐릿이 술에서 깨니 지경경 흐릴혼 깰성

新詩更憶君 새로운 시 다시 또 그대 생각을 생각할억

 

기원 중종 때

1480 奇遠(?∼?) 幸州

自挽 스스로 만사를 짓다 당길만

日落天如墨 해가지니 하늘은 먹빛과 같고

山深谷似雲 산이 깊어 골짜기 구름 같아라

君臣千載意 임금과 신하모두 천년을 뜻해

怊悵一孤墳 슬프다 하나같이 외로운 무덤 슬플초창 무덤분

 

정암 조광조

1482 孝直 靜庵 趙光祖(1482∼1519)文正 漢陽 靜庵集

詠琴 거문고를 읊어

瑤琴一彈千年調 옥 거문고 한번 타 천년 고르게 아름다운옥요

聾俗紛紛但聽音 귀먹고 어지러워 소리만 들어 어지러워질분

怊悵鍾期沒已久 슬프다 종자기는 떠난 지 오래 ※鍾子期 슬플초창

世間誰知伯牙心 세상에 누가 알아 백아 마음을 ※知音 伯牙絶絃

 

綾城謫中 능성에 귀양 살며 ※전남 화순군 능주면

誰憐身似傷弓鳥 누가 가련 이내몸 활에 다친 새 불쌍히여길련

自笑心同失馬翁 스스로 웃는 마음 변방 늙은이 ※塞翁之馬 던질포

猿鶴定嗔吾不返 원숭이 학 성내어 난 못 돌아가 성낼진 돌아올반

豈知難出覆盆中 어찌 알랴 어려워 판을 뒤집기 뒤집힐복 동이분

 

送安順之赴求禮 구례현에 부임하는 안순지를 보내며

君行屬春時 맡음에 그대 가니 봄날인 때에 엮을속

天地養仁和 하늘땅 길러내니 어진 어우름

活潑江新流 살려 뿌려 강물은 새로 흐르고 뿌릴발

耒茸草生坡 쟁기질 한참이라 풀 돋는 고개 쟁기뢰 무성할용 고개파

道逈千里遠 길은 멀어 천리 길 멀기도 하지 멀형

眼中歷幾多 눈에 들어 지나야 얼마나 많이 지낼력

君子惟心遠 군자로 오직 마음 멀리 보아야

無非意所加 아님 없어 뜻함에 보태야 할 바

他日聞報政 뒷날에 들을 테니 선정을 알려

須憶此日歌 모름지기 생각해 이날의 노래 모름지기수 생각할억

 

양곡 소세양

1486 彦謙 陽谷 蘇世讓(1486∼1562)文靖 晉州

寄巴山兄 파산형에게 부침

忽報平安字 갑자기 알려 보내 문안하는 글

聊寬夢想懸 너그러움 힘입어 꿈에 기림을 너그러울관 매달현

孤雲飛嶺嶠 외로운 구름 날아 고개는 뾰족 뾰족하게높을교

片月照湖天 한 조각 달이 비쳐 호수는 하늘 조각편 호수호

兩地無千里 양쪽 땅 떨어짐이 천리도 안 돼

相望近六年 만날 날 기다리길 육년 가까이

茅簷雨聲夜 초가처마 빗소리 밤을 지새워 띠모 처마첨

長憶對床眠 긴 생각에 마주한 책상머리 잠 생각할억 잠잘면

 

충암 김정

1486 元冲 冲菴 金淨(1486∼1521)文貞 慶州 冲菴集

錦江樓 금강루

西風木落錦江秋 서풍에 나뭇잎 져 금강에 가을 비단금

煙霞蘋洲一望愁 안개 놀 뜬 부평초 한번 봐 시름 놀하 개구리밥

日暮酒醒人去遠 해 저물어 술도 깨 사람 멀리 가 깰성

不堪離思滿江樓 못 견뎌 떠날 생각 강 가득 누각 견딜감

 

원정 최수성

1487 可鎭 猿亭 崔壽峸(1487∼1521)文正 江陵

題壁 벽에 붙여

水澤魚龍國 물 고인 못 물고기 용들의 나라 못택

山林鳥獸家 산속 숲은 새들과 짐승들의 집 짐승수

孤舟明月在 외로운 배 떠있어 밝은 달 아래

何處是生涯 어느 곳이 옳은가 살아갈 자리 물가애

 

渡驪江 여강을 건너며

人情隨世變 사람 뜻 세상 따라 바뀌어가나

岸不逐波流 언덕은 안 쫓으니 물결 흐름을 쫓을축

細雨江邊立 가랑비 강물 가에 서있듯 내려

烟中迷一舟 안개 속을 헤매네 한조각 배가 미혹할미

 

화담 서경덕

1489 可久 花潭 徐敬德(1489∼1546)文康 唐城 花潭集

讀書 책을 읽으며

讀書當日志經綸 책 읽어야 맞는 날에 경륜 펼칠 터 낚시줄륜

歲暮還甘顔氏貧 해 저물어 달게 여겨 안회의 가난 얼굴안

富貴有爭難下手 부함 귀함 다툼 있어 손쓰기 곤란

林泉無禁可安身 자연 임천 말라 않아 몸도 느긋해

採山釣水堪充腹 산에 캐고 물에 낚아 배를 채우려 캘채 견딜감

咏月吟風足暢神 달을 읊고 바람 읊어 얼을 펴기에 읊을영 펼창

學到不疑知快活 배움 닿아 안 헷갈려 기쁨을 알고

免敎虛作百年人 안 가르쳐 쓸데없는 백년 갈 사람

 

오정 정용

1490 百鍊 梧亭 鄭鎔(?∼?) 海州

秋懷 가을의 품음

菊垂雨中在 국화꽃 드리워져 빗속에 있고 드리울수

秋驚庭上梧 가을에 놀라느니 뜰 위 오동잎 놀랄경

今朝倍惆愴 오늘아침 더하는 슬픔이란 건 슬퍼할추창

昨夜夢江湖 지난밤에 꾸었던 강호의 꿈이

 

회재 이언적

1491 復古 晦齋 李彦迪(1491∼1553)文元 驪州 觀察使

無爲 함이 없어

萬物變遷無定態 만물은 바뀌어가 놓아둠 없이 옮길천 모양태

一身閑適自隨時 이 한 몸 틈이 나서 때에 따라서 갈적

年來漸省經管力 해 오며 차츰 줄어 다루는 힘이 점점점 덜생

長對靑山不賦詩 오래를 청산 마주 시도 못 읊어 구실부

 

석천 임억령

1496 大樹 石川 林億齡(1496∼1568) 善山 石川集

해오라기

人方憑水檻 사람은 마침 기대 물가 난간에 기댈빙 우리함

鷺亦入沙灘 해오라기 날아든 모래 여울에 여울탄

白髮雖相似 흰머리 우리 서로 비록 닮으나 터럭발 같을사

吾閒鷺未閒 난 느긋 해오라긴 아니 느긋해

 

석벽 홍춘경

1497 明仲 石壁 洪春卿(1497∼1548) 南陽

落花巖 낙화암

國破山河異昔時 나라 깨져 산하는 옛날과는 다른데 깨뜨릴파

獨留江月幾盈虧 홀로 남아 강에 달 몇 번 차 기울었나 찰영 줄휴

落花巖畔花猶在 낙화암 절벽위에 꽃은 아직 피어서 바위암 두둑반

風雨當年不盡吹 비바람은 그 해에 다 불지도 않았네 불취

 

대곡 성운

1497 健叔 大谷 成運(1497∼1579) 昌寧 大谷集

大谷書坐 대곡에 앉아

夏木成帷晝日昏 여름나무 엉키어 낮에 해 어둑 휘장유

水聲禽語靜中喧 물소리 새소리로 고요 속 시끌 의젖할훤

己知路絶無人到 나도 알아 길 끊겨 올 사람 없어

猶倩山雲鎖洞門 마치 예쁜 산 구름 골짝 문 닫아 예쁠천 쇄사슬쇄

 

초루 권겹

1500 汝明 草樓 權韐(?∼?)

松都懷古 송도(개성)의 옛날 품음

雪月前朝色 눈 휩싸인 달빛은 앞 왕조 빛깔

寒鍾故國聲 썰렁한 종소리는 옛 나라 소리

南樓愁獨立 남쪽 누각 시름에 홀로 서 있어

殘郭暮烟生 남은 성터 저물어 안개 피어나 성곽곽

 

퇴계 이황

1501 景浩 退溪 李滉(1501∼1570)文純 眞城 聖學十圖

次友人韻 벗의 운을 빌어

性癖常耽靜 마음 버릇 언제나 고요함 즐겨 버릇벽 즐길탐

形骸實怕寒 몸과 뼈는 참으로 추위 두려워 뼈해 두려워할파

松風關院聽 솔바람을 듣나니 서원 문 걸고 빗장관

梅雪擁爐看 매화 눈을 보느니 난로를 끼고 안을옹 화로로

世味衰年別 세상재미 늙으니 떨어지는 것 여윌쇠

人生末路難 사람살이 뒤안길 어려움만이

悟來成一笑 깨달아서 지으니 한번 웃음을 깨달을오

曾是夢槐安 일찍이 알았으니 괴안국 꿈을 일찍증 홰나무괴

 

春日閑居(춘일한거) 봄날에 한가히 살며

不禁山有亂(불금산유난) 못 말리지 산에는 어지러운 꽃

還憐徑草多(환련경초다) 오기 안 돼 지름길 풀이 불어나

可人期不至(가인기부지) 온다는 이 기다려 오지를 않아

奈此緣樽何(내차연준하) 이를 어째 맺어줄 술 단지 어째 술통준

 

溪堂偶興(계당우흥) 시내초당에서

掬泉注硯池(국천주연지) 샘물을 움켜 떠서 벼루에 부어 움킬국

閑坐寫新詩(한좌사신시) 한가히 앉아 베껴 새로운 시를

自適幽居趣(자적유거취) 한껏 즐겨 그윽해 머무는 멋에

何論知不知(하론지부지) 무엇을 따지겠소 알던 모르든

 

月影臺(월영대) 월영대

老樹奇巖碧海堧(노수기암벽해연) 늙은 나무 바위로 푸른 바닷가

孤雲遊跡總成烟(고운유적총성연) 최고운 노닌 자취 모두 연기돼

只今唯有高臺月(지금유유고대월) 다만 이제 남으니 높은 누대 달

留得精神向我傳(유득정신향아전) 남겨진 알짜 얼을 나에게 물려

 

陶山暮春偶吟(도산모춘우음) 도산에서 늦봄에 우연히 읊다

浩蕩春風麗景華(호탕춘풍려경화) 무르녹은 봄바람 화사한 경치

蔥瓏佳木滿山阿(총롱가목만산아) 파랗게 좋은 나무 산자락 가득

一川綠水明心鏡(일천록수명심경) 한 줄기 푸른 물은 마음을 밝혀

萬樹紅桃絢眼霞(만수홍도현안하) 만 그루 붉은 복사 눈이 아찔해

 

七月旣望(칠월기망) 음력 7월 16일

野曠天高積雨晴(야광천고적우청) 들 휑해 하늘 높아 쌓인 비 개여

碧山環帶翠濤聲(벽산환대취도성) 푸른 산 둘러싸여 푸른 물소리

故知山水無涯興(고지산수무애흥) 짐짓 아는 산수에 끝없는 멋에

莫使無端世累攖(막사무단세루영) 하겐 말아 무단히 세상일 매임

 

金剛山(금강산) 금강산

聞說金剛勝(문설금강승) 들리는 말 금강산 빼어난 경치

空懷二十年(공회이십년) 쓸데없이 품기만 스무 해 동안

玩來淸景地(완래청경지) 놀러오니 맑아서 경치 좋은 땅

況復好秋天(황부호추천) 하물며 다시 좋은 가을날 날씨

溪菊香初動(계국향초동) 골짝 국화 향기는 비로소 나고

岩楓紅欲燃(암풍홍욕연) 바위 단풍 발그레 불붙음 같아

行吟岩壑底(행음암학저) 거닐며 시를 읊어 바위 골짝서

心慨覺蕭然(심개각소연) 마음껏 감개무량 시원함 느껴

 

浮碧樓(부벽루) 부벽루

永明寺中僧不見(영명사중승부견) 영명사에 스님은 보이지 않고

永明寺前江自流(영명사전강자류) 영명사 앞 강물은 저절로 흘러

山空孤塔立庭際(산공고탑입정제) 산은 비어 외론 탑 뜰 안에 서고

人斷小舟橫渡頭(인단소주횡도두) 사람 끊겨 작은 배 나루터 걸쳐

長天去鳥欲何向(장천거조욕하향) 먼 하늘 새는 날아 어디 가려나

大野東風吹不休(대야동풍취부휴) 넓은 들 동쪽바람 쉼 없이 불어

往事微茫問無處(왕사미망문무처) 지난일 아득해도 물을 데 없어

淡煙斜日使人愁(담연사일사인수) 엷은 안개 비낀 해 사람 시름케

 

남명 조식

1501 楗仲 南冥 曺植(1501∼1572)文貞 昌寧 南冥集

題德山溪亭 제 덕산계정

請看千石鐘 보고자 바라느니 천 석의 종을 종종

非大扣無聲 크게 치지 않으면 소리가 없어 두드릴구

爭似頭流山 다투어 비슷하다 두류산이라

天鳴猶不鳴 하늘 울어 오히려 울리지 않아 울명

 

偶吟 우연히 읊음

人之愛正士 사람들 아낀다네 바른 선비를

好虎皮相似 좋아함이 호피랑 서로 같아서 가죽피 같을사

生前欲殺之 살았을 때 똑같이 죽이려 하고

死後方稱美 죽고 나면 그제야 아름답다해

 

題黃江亭舍(제황강정사) 황강정사에서

路草無名死(노초무명사) 길가 풀 이름 없이 시들어 가고

山雲恣意生(산운자의생) 산 구름 제 멋대로 피어오른다

江流無限恨(강류무한한) 강은 흘러 한없는 한에 흐르고

不與石頭爭(불여석두쟁) 더불어 하지 못해 돌과 다툰다

 

遊安陰玉山洞(유안음옥산동) 안음 옥산동에서 놀며

白石雲千面(백석운천면) 하얀 돌에 구름에 천 가지 모습

靑蘿織萬機(청라직만기) 푸른 넝쿨 짜내니 만 가지 틀로

莫敎摸寫盡(막교모사진) 말게나 베껴내도 다하진 말고

來歲採薇歸(내세채미귀) 오는 해에 오려네 고사리 캐러

 

遊安陰玉山洞(유안음옥산동) 안음 옥산동에서 놀며

碧峯高揷水如藍(벽봉고삽수여람) 푸른 봉 높이 꽂혀 물은 쪽빛이

多取多藏不是貪(다취다장불시탐) 많이도 얻어 지녀 탐내지 않아

捫蝨何須談世事(문슬하수담세사) 이 잡으며 어찌 꼭 세상일 말해

談山談水亦多談(담산담수역다담) 산에 물에 이야기 이야긴 많지

 

靑鶴洞(청학동) 청학동에서

獨鶴穿雲歸上界(독학천운귀상계) 외론 학 구름 뚫고 하늘나라로

一溪流玉走人間(일계류옥주인간) 시내 하나 옥 흘러 인간계 달려

從知無累翻爲累(종지무루번위루) 알아오니 누 돼 날개 쳐

心地山河語不看(심지산하어불간) 마음에 담은 산하 못 봤다 하랴

 

漫成(만성) 떠올라 짓다

平生事可噓噓已(평생사 가허허이) 사람살이 일이야 한숨만 나와

浮世功將矻矻何(부세공 장골골하) 뜬세상 힘들여야 지쳐 어쩌나

知子貴無如我意(지자귀 무여아의) 알지 그댄 귀하니 내 뜻 없음을

那須身上太華誇(나수신 상태화과) 어찌 꼭 몸을 높여 자랑 하려나

 

次徐花潭韻(차서화담운) 서화담의 운을 따서

秋江踈雨可垂綸(추강소우가수륜) 가을 강에 보슬비 낚시 드리워

春入山薇亦不貧(춘입산미역불빈) 봄 들어 산고사리 가난치 않아

要把丹心蘇此世(요파단심소차세) 일편단심 지녀야 이 세상 살려

誰回白日照吾身(수회백일조오신) 누가 돌려 밝은 해 이내 몸 비춰

臨溪鍊鏡光無垢(임계련경광무구) 시내에 거울 닦아 티 없이 맑아

臥月吟詩興有神(와월음시흥유신) 달 보며 시를 읊어 신나는 흥이

待得庭梅開滿樹(대득정매개만수) 기다린 뜰의 매화 가득 꽃필 때

一枝分寄遠遊人(일지분기원유인) 한 가지 나눠 주리 멀리 떠돈 이

 

신사임당 이율곡의 어머니

1504 申師任堂(1504∼1551) 平山

踰大關嶺望親庭 대관령을 넘으며 친정을 바라봄 넘을유

慈親鶴髮在臨瀛 어머니 흰머리에 강릉에 계셔 사랑할자 바다영

身向長安獨去情 이 몸은 서울 향해 혼자 떠나네

回首北村時一望 고개 돌려 북촌을 때때로 보니

白雲飛下暮山靑 흰 구름 가는 아래 저문 산 푸름

 

思親 어버이 생각

千里家山萬疊峯 천리 길 고향 산은 만 겹 봉우리 겹쳐질첩

歸心長在夢魂中 가고파 오래도록 꿈결 속에서 넋혼

寒松亭畔孤輪月 한송정 호수 가에 외론 둥근달 두둑반 바퀴륜

鏡浦臺前一陣風 경포대 누대 앞을 한바탕 바람 돈대대 줄진

沙上白鷗恒聚散 모래 위 갈매기 늘 모여 흩어져 갈매기구 모일취

波頭漁艇各西東 파도 타는 고깃배 따로 동서로 거룻배정

何時重踏臨瀛路 언제쯤 다시 밟나 강릉 가는 길 밟을답 바다영

綵服斑衣膝下縫 비단옷 때때옷을 곁에서 꿰매 비단채 꿰맬봉

 

임벽당 김씨 金應別의 딸 유여주의 계실 중종 때

1505 林碧堂 金氏(?∼?) 義城

貧女吟 빈녀음

境僻人來少 땅이 외져 찾는 이 적기만하고 후미질벽

山深俗事稀 산이 깊어 세속 일 드물기까지 드물희

家貧無斗酒 집 가난해 없으니 말술일랑은

宿客夜還歸 묵을 손님 밤인데 돌아가려네

 

貧女吟 빈녀음

夜久織未休 밤을 오래 베 짜기 그치지 않아 짤직

軋軋鳴寒機 삐걱삐걱 울리니 차가운 베틀 삐걱거릴알

機中一匹練 베틀 속에 한필의 익힌 비단은 익힐련

終作阿誰衣 마침내 될 터인가 누구네 옷이 언덕아

 

하서 김인후

1510 厚之 河西 金麟厚(1510∼1560)文正 蔚山 河西集

題忠州望京樓韻 충주 망경루 운으로

來從何處來 오는데 따라 쫓아 어디서 오나

去向何處去 떠나가니 바랄 곳 어디로 가나

去來無定縱 오고감에 없으니 놓아둠이라 늘어질종

悠悠百年虛 멀고멀어 백년은 텅 비움이라

 

명월 황진이

1510 明月 黃眞伊(?∼?) 開城妓生

詠半月 반달을 읊어

誰斲崑山玉 누구라 깎았으랴 곤륜산 옥을 깎을착 산이름곤

裁成織女梳 손질해 지었으니 직녀의 빗을 마를재 빗소

牽牛一去後 견우가 한 번 오고 가버린 뒤에 끌견

謾擲碧空虛 속았다고 던졌네 푸른 하늘에 속일만 던질척

 

奉別蘇判書世讓 소세양 판서와 헤어지며

月下庭梧盡 달빛 머문 뜰 안에 오동잎 지나

霜中野菊黃 서리 맞은 들국화 노랗기만 해

樓高天一尺 누대는 높아선지 하늘 닿을 듯

人醉酒千觴 사람은 취하여도 술은 남아나 잔상

流水和琴冷 흐르는 물 어울려 거문고 시원

梅花入笛香 매화꽃 들은 피리 향이 실렸네 피리적

明朝相別後 밝을 아침 서로가 헤어진 다음

情與碧波長 함께한 정 파랗게 오래가겠지

 

임당 정유길

1515 吉元 林塘 鄭惟吉(1515∼1588) 東萊 林塘遺稿

夢賚亭春帖 몽뢰정 춘첩 줄뢰 표제첩

白髮先祖老判書 흰머리 할아버지 나이든 판서 ※조부:鄭光弼

閒忙隨分且安居 바쁜 건 분수 따라 느긋이 살아 바쁠망

漁翁報道春江暖 어부가 알리는 말 봄 강물 따뜻 갚을보 따뜻할난

未到花時進鱖魚 아니 이른 꽃필 때 쏘가리 놀아 쏘가리궐

 

청천당 심수경

1516 希安 聽天堂 沈守慶(1516∼1599) 豐山 左議政

定遠樓 정원루 ※함경남도 갑산에 있음

自笑浮生謾苦辛 절로 웃네 떠돈 삶 어려움 속여 속일만 매울신

年年飄泊鬢絲新 해마다 바람 맞아 수염 희어져 배댈박 살쩍빈

誰知玉帳孤眠客 누가 알까 옥 휘장 홀로 잠든 손 휘장장

曾是靑綾慣臥人 일찍이 푸른 비단 버릇들은 이 비단릉 버릇관

千里月明難度夜 천리에 달은 밝아 밤인지 몰라

一庭花落已經春 한 뜨락 꽃은 져서 벌써 봄 지나

虎頭燕頷非吾事 범 머리 제비턱은 내 일 아니라 ※위엄의 상 턱함

却恨虛名誤此身 한을 멎어 헛이름 이 그르쳐 물리칠각 그릇할오

 

봉래 양사언

1517 應聘 蓬萊 楊士彦(1517∼1584) 淸州 蓬萊詩集

秋思 가을의 생각

孤烟生曠野 외론 안개 피어나 횅한 들에서 밝을광

殘月下平蕪 남겨진 달 비추니 거친 들판을 해칠잔 거칠어질무

爲問南來雁 물으려 남쪽으로 기러긴 와도 기러기안

家書寄我無 집 편지 부쳤는지 내게는 안와

 

自輓詩 스스로 죽음을 애도하며

詩中李白酒中伶 시에선 이백이요 술로는 유령 영리할령

一去靑山盡寂寥 한번 떠나 푸른 산 다해 고요해 쓸쓸할요

又去江南楊進士 또 떠날 강남땅에 양진사라니

鷓鴣芳草雨蕭蕭 자고새 꽃다운 풀 눈물 비 쓸쓸 자고자고

※이백(701∼762) 詩仙 李太白 ※劉伶(221∼300) 竹林七賢의 한사람

 

서산대사 휴정 청허당

1520 玄應 西山 休靜 崔汝信(1520∼1604) 完山 淸虛堂集

過古寺 옛 절을 지나며

花落僧長閉 꽃이 져서 스님은 오래 문 닫고 닫을폐

春尋客不歸 봄을 찾아 손님은 아니 돌아와 찾을심

風搖巢鶴影 바람이 흔들어대 둥지 그림자 흔들릴요 집소

雲濕坐禪衣 구름에 옷을 적셔 앉아 도 닦아 봉선선 축축할습

 

踏雪野中去 답설야중거

踏雪野中去 눈 덮인 들판 길을 밞아갈 때엔 밟을답

不須胡亂行 모쪼록 아무렇겐 걷지 마소서 모름지기수

今日我行跡 오늘날 내가 걸어 남긴 발길이 자취적

遂作後人程 드디어 뒷사람의 길이 되리니 이를수 단위정

 

還鄕 시골로 돌아가

三十年來返故鄕 서른 해 지나와서 고향에 오니 돌아올반

人亡宅廢又村荒 사람 잃고 집 헐려 거친 마을이 거칠황

靑山不語春天暮 푸른 산 말을 못해 봄날은 가고 저물모

杜宇一聲來杳茫 두견새 소리 한번 아득히 오네 어두울묘 아득할망

一行兒女窺窓紙 한 무리 아이들은 창문을 기웃 엿볼규

鶴髮隣翁問姓名 흰머리 이웃노인 이름을 물어 터럭발

乳號方通相泣下 옛 부름 마침 알아 서로 우는데 울읍

碧天如海月三更 푸른 하늘 바단지 달은 삼경을 푸를벽

 

습재 권벽

1520 大手 習齋 權擘(1520∼1593) 安東 習齋集

曉行 새벽길

南村北村鷄亂鳴 남촌에 북촌에도 닭은 시끄러 닭계

東方大星如鏡明 동방에 커다란 별 밝기가 거울 거울경

山頭霧捲月猶在 산마루 안개 걷혀 달이 나왔고 말권

橋上霜凝人未行 다리 위 엉긴 서리 사람 안 다녀 엉길응

 

낙빈 이충작

1521 君貞 洛濱 李忠綽(1521∼1577) 全州 觀察使

贈僧 스님에게 보냄

白首龍驤衛 흰머리에 용양위 힘없는 벼슬 머리들양 지킬위

官閒晝掩扉 자리 한가 낮에도 문짝이 닫혀 가릴엄 문짝비

僧從三角至 스님은 삼각산서 왔다하는데

求我五言歸 나를 찾아 오언시 받아 돌아가

 

사암 박순 서경덕의 문인

1523 和叔 思菴 朴淳(1523∼1589)文忠 忠州 思菴集

送退溪先生南還 남쪽 가는 퇴계선생을 보내며

鄕心不斷若連環 고향 뜻 끊임없어 사슬과 같아 고리환

一騎今朝出漢關 말 한필 오늘 아침 서울을 나서 말탈기

寒勒嶺梅春未放 찬 고삐 고개 매화 봄 아니 펼쳐 굴레륵

留花應待老仙還 꽃 남겨 맞이하네 노신선 감에 머무를류

 

고청 서기 서경덕 이지함에게 배움

1523 待可 孤靑 徐起(1523∼1591) 利川 孤靑遺稿

傷懷呈鄭困齋 품음 다쳐 곤재 정개청에게 드림 드릴정

虞韶聞盡淳風去 우순 노래 안 들어 좋은 풍속을 풍류이름소

岐鳳鳴殘好事非 봉황 울음 사라져 아니 좋은 일 갈림길기 해칠잔

天地不回生物意 하늘땅 다시 안와 살아갈 뜻에

凍殍何處見春暉 얼어 죽어 어디나 봄빛을 보랴 주려죽을표 빛휘

 

송암 김연광

1524 彦精 松巖 金練光(1524∼1592) 金海 松巖遺稿

秋夜作 가을밤에 짓다

小窓殘月夢初醒 작은 창 조각달에 꿈을 처음 깨 해칠잔 깰성

一枕愁吟柰有情 한잠에 시름 앓아 어찌 뜻 있어 능금나무내

却悔從前輕種樹 안 뉘우쳐 앞선 날 가벼이 심음 뉘우칠회

滿庭搖落作秋聲 뜰 가득 날려 떨쳐 가을 소리를 흔들릴요

 

고봉 기대승

1527 明彦 高峰 奇大升(1527∼1572)文憲 幸州 高峰集

浮碧樓 부벽루

錦繡山前寺 비단 수논 금수산 산 앞에 절이 ※영명사 수수

大同江上樓 크게 같은 대동강 강 위에 누각 ※부벽루

江山自古今 강과 산은 스스로 예나 이제나

往事幾春秋 지난일은 몇 번의 봄과 가을이

粉壁留佳句 분바른 벽 남으니 좋은 글귀가 ※한시 가루분

蒼崖記勝遊 푸른 벼랑 새기니 잘 놀다 감을 ※이름 벼랑애

扃舟不迷路 조각배 흔들려도 길 잃지 않아 빗장경 미혹할미

余亦沂淸流 나도 또한 기수 물 맑은 흐름에 물이름기

 

縱筆(종필) 붓 가는대로

淸風動萬松(청풍동만송) 맑은 바람 움직여 소나무 모두

白雲滿幽谷(백운만유곡) 하얀 구름 가득해 그윽한 골짝

山人獨夜步(산인독야보) 산에 사람 혼자서 밤을 걷노니

溪水鳴寒玉(계수명한옥) 시냇물도 울리네 차가운 구슬

 

題扇(제선) 부채

團扇生風足(단선생풍족) 둥글부채 일으켜 바람도 많이

秋來奈爾何(추래내이하) 가을 오면 어쩌나 너를 어이해

爲君多少感(위군다소감) 자네 위해 얼마간 느낌 있는데

寒熱不同科(한열부동과) 춥고 더움 매기기 같지는 않아

 

讀書(독서) 책을 읽어

讀書求見古人心(독서구견고인심) 글을 읽어 찾아야 옛사람 마음

反覆唯應着意深(반복유응착의심) 되레 엎어 오직이 뜻 붙임 깊어

見得心來須體認(견득심래수체인) 보고서 마음 들어 꼭 몸에 익혀

莫將言語費推尋(막장언어비추심) 말로만 갖지 마라 찾기만 하여

 

上退溪先生(상퇴계선생) 퇴계 선생께 올리며

寵渥徵金馬(총악징금마) 두터운 사랑으로 금마의 부름 두터울악

恩榮覲北堂(은영근북당) 은혜 영예 뵈오니 북쪽 집에서 뵐근

塵埃凰短羽(진애황단우) 티끌속세 봉황은 깃이 짧은데 티끌애

風雨雁聯行(풍우안연행) 비바람에 기러기 줄지어 가네

喜託新知益(희탁신지익) 기쁜 맡김 새로 안 도움 되는 벗 부탁할탁

驚看別語忙(경간별어망) 놀라서 본 떠남 말 겨를이 없어 바쁠망

渾深孤露感(혼심고로감) 얼핏 깊은 외로움 이슬진 느낌 흐릴혼

延望疚中腸(연망구중장) 목 빼 바래 오랜 병 마음 가운데 오랜병구

 

別山(별산) 따로 있는 산

扶輿淸淑此焉窮(부여청숙차언궁) 수레로 맑디맑음 여기서 다해

磅礴頭流氣勢雄(방박두류기세웅) 돌은 굴러 두류산 기세 우뚝해

萬古橫天瞻莽莽(만고횡천첨망망) 만고를 하늘 질러 바라봐 빽빽

三才拱極仰崇崇(삼재공극앙숭숭) 천지인 끝을 안아 우러러 높여

元精固護張猶翕(원정고호장유흡) 알짜를 굳게 감싸 펼쳐도 뭉쳐

潛澤流行感卽通(잠택류행감즉통) 잠긴 혜택 흘러와 느낌이 뚫려

多少往來人不盡(다소왕래인불진) 웬만큼 오고가니 사람 안 그쳐

却慙靈境祕祝融(각참령경비축융) 뻔뻔히 신령 경계 여름을 숨겨

 

곤재 정개청

1529 義伯 困齋 鄭介淸(1529∼1590) 固城 愚得錄

詠懷 품음을 읊어

三椽茅屋一架書 서까래 셋 초가집 한 시렁 책이 서까래연 시렁가

百歲人生半世餘 백년에 사람살이 반이 남았네

心上經綸賢聖事 마음엔 다스릴 뜻 어진 성인 일 낚싯줄륜

世間無望冒簪裾 세상에 바램없어 비녀 벼슬 옷 비녀잠 옷자락거

 

죽각 이광우

1529 和甫 竹閣 李光友(1529∼1619) 慶州 竹閣文集

過嚴江 엄강을 지나며

風波苦海世沈淪 바람물결 힘든 바다 세상 빠트림 물놀이륜

野渡無人更問津 들에 건널 사람 없어 또 물어 나루 건널도 나루진

惟有嚴陵磯一面 오직 있어 엄자릉이 물가의 한쪽 물가기

淸風不盡閱千秋 맑은 바람 다함없이 천추를 살펴 검열할열

※嚴子陵 : 후한 광무제의 친구 富春山에 은거하여 농사짓고 낚시를 함

 

판곡 성윤해

1530 和仲 板谷 成允諧(?∼?) 昌寧

詠梅 매화를 읊어

梅花莫嫌小 매화꽃 조그마해 싫다 안하니 싫어할혐

花小風味長 꽃 작아도 풍미는 오래감이라

乍見竹外影 잠깐 보니 대밭 밖 그림자이나 잠깐사

時聞月下香 때맞춰 맡아보는 달 아래 향내

 

송계 권응인 퇴계 이황의 제자

1530 士元 松溪 權應仁(?∼?) 安東 松溪集

矗石樓 촉석루 우거질촉

漏雲微月照平波 구름사이 달 얼핏 물결을 비춰 샐루

宿鷺低飛下岸沙 해오라기 나직이 모래에 내려 해오라기로

江閣捲簾人倚柱 강가 집에 발 말아 기둥에 기대 말권 발렴 기둥주

渡頭鳴櫓夜聞多 나루머리 노 소리 밤에 더 들려 건널도 울명 노로

 

백록 신응시

1532 君望 白麓 辛應時(1532∼1585)文莊 寧越

海棠花下杜鵑啼 해당화 아래서 두견새 울어 두견이견 울제

春盡棠花晩 봄이 다해 해당화 지려 하는가 저물만

空留蜀鳥啼 하늘은 그대론데 두견새 운다

隔窓聞秋老 창 너머로 들으니 가을도 묵어

倚枕夢猶凄 자리 기대 꿈꾸니 되레 쓸쓸해 의지할의 쓸쓸할처

怨血聲聲落 피 토해 소리소리 낮아만 지나

歸心夜夜西 가고픔 밤이면 밤 더해만 간다

吾王方在疚 우리 임금 이제 끗 오래 앓는데 오랜병구

莫近上林棲 가까이 오지마라 숲에 살아라 살서

 

제봉 고경명

1533 而順 霽峰 高敬命(1533∼1592)忠烈 長興

黃白菊 노랗고 흰 국화

正色黃爲貴 정작 색깔 노란색 귀하다하고

天姿白亦奇 순수 맵시 하얀색 또한 뛰어나 맵시자

世人看雖別 세상사람 보면서 비록 나눠도

均是傲霜枝 똑같이 가지에는 서리를 맞아 고를균 거만할오

 

고담 이순인

1533 伯生 孤潭 李純仁(1533∼1592) 全義

送人 사람을 보내며

一尊今夕會 한 통술 오늘저녁 모임에 마셔 술통준

何處最相思 어느 곳 가장먼저 서로 생각해

古驛逢明月 옛 역에서 만나는 밝은 달 아래 역참역

江南有子規 강남에도 있으니 두견새 울어 법규

 

구봉 송익필

1534 雲長 龜峰 宋翼弼(1534∼1599)文敬 礪山 龜峰集

望月 달을 보며

未圓常恨就圓遲 아니 둥글 늘 한해 둥긂 더뎌서 늦을지

圓後如何易就虧 둥근 다음 어쩌나 쉽게 쭈그렁 이지러질휴

三十夜中圓一夜 서른 밤 가운데서 보름밤 하루

百年心事摠如斯 백년을 마음먹기 모두 이 같아 모두총 이사

 

山行 산에 오르며

山行忘坐坐忘行 산길 가 앉기 잊어 앉아 길 잊어

歇馬松陰聽水聲 쉬는 말 솔 그늘에 물소리 들어 쉴헐

後我幾人先我去 내 뒤에 몇 사람이 날 앞서 가나

各歸其止又何爭 따로 돌아 그 멎음 어찌 다투랴 다툴쟁

 

偶吟(우음) 우연히 읊다

花開昨日雨(화개작일우) 꽃이 피었네 어제하루 비 내려

花落今朝風(화락금조풍) 꽃은 지누나 오늘아침 바람에

可憐一春事(가련일춘사) 가엽기도 해 어느 봄날 일이라

往來風雨中(왕래풍우중) 오고가느니 비바람 가운데에

 

鳥鳴有感(조명유감) 새 울어 느끼는 마음

足足長鳴鳥(족족장명조) 새들이 짹짹 오래도 울어

如何長足足(여하장족족) 어찌해 그리 길게도 모두

世人不知足(세인불지족) 세상 사람들 족할 줄 몰라

是以長不足(시이장부족) 이래서 늘 상 넉넉지 않지

 

獨坐(독좌) 혼자 앉아

芳草掩閑扉(방초엄한비) 꽃다운 풀 가리어 싸리문 한가

出花山遲遲(출화산지지) 꽃이 피어 산에는 날이 길어가

柳深烟欲滴(유심연욕적) 버들 짙어 안개는 방울이 지려

池靜鷺忘飛(지정로망비) 못은 가만 해오라기 날기를 잊어

 

遊南嶽(유남악) 남악에서 놀며

草衣人三四(초의인삼사) 풀 옷을 걸친 서너 사람이

於塵世外遊(어진세외유) 티끌세상의 밖에서 놀아 티끌진

洞深花意懶(동심화의라) 골짜기 깊어 꽃 뜻은 나른 게으를라

山疊水聲幽(산첩수성유) 산은 겹겹이 물소리 그윽 겹쳐질첩

短嶽盃中畵(단악배중화) 짤막한 산은 술잔 속 그림 큰산악 잔배

長風袖裏秋(장풍수리추) 긴긴 바람은 소매 안 가을 소매수

白雲巖下起(백운암하기) 하얀 구름이 바위 밑 일고 바위암

歸路駕靑牛(귀로가청우) 돌아오는 길 푸른 소타고 멍에가

 

우계 성혼

1535 浩源 牛溪 成渾(1535∼1598)文簡 昌寧 牛溪集

偶吟 우음

四十年來臥碧山 마흔 해를 오면서 벽산에 누워 엎드릴와

是非何事到人間 옳고 그름 무슨 일 사람에 닿나

小堂獨坐春風地 작은 집 홀로 앉아 봄바람 맞아 앉을좌

花笑柳眠閒又閒 꽃 웃음 버들 졸아 느긋한 겨를 잠잘면

 

挽朴相國四庵 박사암(박순 1523∼1589) 상국을 애도함

世外雲山深復深 세상바깥 구름 산 깊고 깊어서 깊을심

溪邊草屋已難尋 시냇가 초가집은 찾기 어려워 찾을심

杜鵑窩上三更月 두견새 움집 위로 한밤에 달이 움집와

曾照先生一片心 일찍 비춘 선생의 한조각 마음 조각편

 

율곡 이이

1536 叔獻 栗谷 李珥(1536∼1584)文成 德水 聖學輯要

山中 산속에서

採藥忽迷路 약초 캔다 하다가 길을 헤매어 캘채 미혹할미

千峰秋葉裏 천 봉우리 가을에 낙엽 속에서 속리

山僧汲水歸 암자스님 물 길어 돌아가는데 길을급

林末茶烟起 숲 끝에 차 달이는 연기 오르네 차다

 

花石亭 화석정 ※경기도 파주에 있음

林亭秋已晩 숲 정자에 가을이 벌써 저물어 저물만

騷客意無窮 시인은 뜻을 펴려 다함이 없네 떠들소

遠水連天碧 저 멀리 물 푸름은 하늘에 닿아

霜楓向日紅 서리 단풍 붉음은 해를 바라봐 단풍나무풍

山吐孤輪月 산은 토해 외로운 동그란 달을 토할토

江含萬里風 강 머금어 만 리에 부는 바람을

寒鴻何處去 차가운 기러기는 어디로 가나 큰기러기홍

聲斷暮雲中 소리 끊겨 저무는 구름 속으로

 

求退有感 물러나며 느낌을

行藏由命豈由人 숨어가니 명이지 어찌 사람에 감출장

素志曾非在潔身 가진 뜻 아니 일찍 깨끗한 몸이 깨끗할결

閭闔三章辭聖主 이문 닫고 글 셋에 물러남 아뢰 이문려 문짝합

江湖一葦載孤臣 시골에 한 잎 갈대 외론 몸 실어 갈대위

疎才只合耕南畝 없는 재주 보태어 남녘 밭 갈아 트일소 이랑무

淸夢徒然繞北辰 맑은 꿈 부질없이 북두성 감싸 무리도 두를요

茅屋石田還舊業 초가집 자갈밭은 돌아온 옛일 띠모

半生心事不憂貧 반평생 마음둔일 가난함 몰라 근심할우

 

出城感懷詩(출성감회시) 성을 나서며

四遠雲具黑(사원운구흑) 사방 멀리 구름은 검게 됐는데 갖출구

中天日正明(중천일정명) 하늘 박힌 해만은 정말 밝아라

孤身一掬淚(고신일국루) 외로운 몸 한 움큼 눈물이 져서 움킬국

灑向漢陽城(쇄향한양성) 뿌리느니 향한 곳 서울 한양성 뿌릴쇄

 

自星山向臨瀛(자성산향임영) 성산에서 임영(강릉)을 향하여

客路春將半(객로춘장반) 나그네 길에 봄은 반 지나

郵亭月欲斜(우정월욕사) 역참 정자에 달도 기울려 역참우

征驢何處秣(정려하처말) 먼 길 갈 나귀 어디서 먹여 나귀려 꼴말

煙外有人家(연외유인가) 연기 밖에는 사람 집 있어 연기연

 

浩然亭見月(호연정견월) 호연정에서 달을 보며

天放空疎客(천방공소객) 하늘이 내친 쓸쓸한 길손 놓을방 트일소

逍遙江上山(소요강상산) 거닐어 다녀 강 위에 산을 거닐소 멀요

登臨夕陽盡(등림석양진) 올라 와보니 저녁볕 다해 오를등 다될진

月出海雲間(월출해운간) 달은 떠올라 바다 구름에

 

寄精舍學徒(기정사학도) 정사학도에게

心如盤水最難持(심여반수최난지) 마음은 물과 같아 지킴 어려워

墮塹投坑在霎時(타참투갱재삽시) 구덩이에 빠지고 던져짐 한때

爲報僉賢操守固(위보첨현조수고) 여러 어짊 알리니 뜻을 지켜서

世紛叢裏卓無移(세분총리탁무이) 세상난리 모둠 속 우뚝 서있길

 

高山九曲歌(고산구곡가) 고산구곡가

高山九曲潭(고산구곡담) 높다란 산에 아홉 구비 못 깊을담

世人未曾知(세인미증지) 세상 사람들 일찍 몰랐네 일찍증

誅茅來卜居(주모래복거) 띠 베고 오네 살만한 곳에 벨주 띠모 점복

朋友皆會之(붕우개회지) 벗들도 모두 여기 모이네

武夷仍想像(무이잉상상) 무이산으로 그려보고는 武夷山:주희의 고장

所願學朱子(소원학주자) 바라는 바라 주자를 배워

一曲何處是(일곡하처시) 첫 번째 구비 어느 곳인가

冠巖日色照(관암일색조) 갓 바위 햇살 빛깔 져 비쳐

平蕪煙斂後(평무연렴후) 너른 거칠음 연기 걷힌 뒤 거칠무 거둘렴

遠山眞如畫(원산진여화) 먼 산은 참말 그림과 같아

松間置綠樽(송간치녹준) 소나무 사이 푸른 술 차려 술통준

延佇友人來(연저우인래) 오래도 끌어 벗이 오는지 우두커니저

二曲何處是(이곡하처시) 두 번째 구비 어느 곳인가

花巖春景晩(화암춘경만) 꽃 바위 봄에 볕은 늦어져

碧波泛山花(벽파범산화) 푸른 물결에 뜨는 산꽃은 뜰범

野外流出去(야외유출거) 들판 밖으로 흘러 나가네

勝地人不知(승지인부지) 빼어난 땅을 남들 몰라서

使人知如何(사인지여하) 남들로 하여 어찌 알게 해

三曲何處是(삼곡하처시) 세 번째 구비 어느 곳인가

翠屛葉已敷(취병엽이부) 푸름 둘러쳐 벌써 잎은 펴 병풍병 펼부

綠樹有山鳥(녹수유산조) 푸르른 나무 산새는 놀아

上下其音時(상하기음시) 위로 아래로 그 소리 들려

盤松受淸風(반송수청풍) 굽어진 솔에 맑은 바람에

頓無夏炎熱(돈무하염열) 조아려 없어 여름 타는 열 조아릴돈

四曲何處是(사곡하처시) 네 번째 구비 어느 곳인가

松崖日西沈(송애일서침) 소나무 벼랑 해는 서녘에 벼랑애

潭心巖影倒(담심암영도) 못 가운데로 바위 그림자 넘어질도

色色皆蘸之(색색개잠지) 빛깔 빛깔이 다 물에 담겨 담글잠

林泉深更好(임천심갱호) 숲에 샘물은 깊어 더 좋아

遺興自難勝(유흥자난승) 남겨진 흥을 절로 못 이겨

五曲何處是(오곡하처시) 다섯째 구비 어느 곳인가

隱屛最好看(은병최호간) 숨겨 둘러쳐 가장 좋아 봬 숨길은

水邊精舍在(수변정사재) 물에 곁에는 정사 집 있어 精舍:학문하는 집

瀟灑意無極(소쇄의무극) 산뜻 깨끗해 뜻은 끝없어 강이름소 뿌릴쇄

箇中常講學(개중상강학) 낱낱 가운데 늘 익혀 배워 낱개

詠月且吟諷(영월차음풍) 달을 읊고서 시를 읊는다 읊을영 욀풍

六曲何處是(육곡하처시) 여섯째 구비 어느 곳인가

釣溪水邊閣(조계수변각) 낚시 시내에 물가의 집에

不知人與魚(부지인여어) 알지 못하네 사람과 고기

其樂孰爲多(기락숙위다) 그를 즐김이 누가 많은지 누구숙

黃昏荷竹竿(황혼하죽간) 어둑해질 때 낚싯대 메고 어두울혼 장대간

聊且帶月歸(요차대월귀) 애오라지 또 달 끼고 오네 귀울료 띠대

七曲何處是(칠곡하처시) 일곱째 구비 어느 곳인가

楓巖秋色鮮(풍암추색선) 단풍바위에 가을빛 뚜렷 고울선

淸霜薄言打(청상박언타) 맑은 서리에 엷은 말 스쳐 엷을박 칠타

絶壁眞錦繡(절벽진금수) 잘린 절벽 참 수놓인 비단

寒巖獨坐時(한암독좌시) 차운 바위에 홀로 앉을 때

聊亦且忘家(요역차망가) 애오라지 또 집을 잊었네

八曲何處是(팔곡하처시) 여덟째 구비 어느 곳인가

琴灘月正明(금탄월정명) 거문고여울 달은 참 밝아 여울탄

玉軫與金徽(옥진여금휘) 옥 기러기발 금 기러기발 기러기발진휘

聊奏數三曲(요주수삼곡) 힘입어 뜯어 두 서너 곡을 힘입을료 아뢸주

古調無知者(고조무지자) 옛날가락을 아는 이 없어

何妨獨自樂(하방독자락) 어찌 거리껴 혼자 즐기지 방해할방

九曲何處是(구곡하처시) 아홉째 구비 어느 곳인가

文山歲暮時(문산세모시) 글의 산에서 해가 저물 때 해세

奇巖與怪石(기암여괴석) 튀는 바위와 야릇한 돌이 기이할괴

雪裏埋其形(설리매기형) 눈 속에 묻혀 그 모습조차 묻을매

遊人自不來(유인자불래) 놀이하는 이 절로 안 오고 놀유

漫謂無佳境(만위무가경) 멋대로 일러 좋은 데 없네 질편할만

 

송강 정철

1536 季涵 松江 鄭澈(1536∼1593)文淸 延日 關東別曲

山寺夜吟(秋夜) 산사에서 밤에 읊다 (가을밤)

蕭蕭落木聲 우수수 떨어지는 나뭇잎 소리 맑은대쑥소

錯認爲疎雨 잘못 알아 들으니 성긴 빗소리 섞일착 알인

呼僧出門看 스님 불러 문 나서 보라했더니

月掛溪南樹 시내 남쪽 나무에 달이 떴다네 걸괘

 

松江亭 송강정

明月在空庭 밝은 달빛 빈 뜨락 가득한데도

主人何處去 주인은 어느 곳에 떠나갔는가

落葉掩柴門 떨어진 잎 사립문 덮어 가리니 가릴엄 섶시

風松夜深語 바람에 소나무는 밤 깊게 속삭

환한 달 텅 빈 뜰에 비치어 내렸는데

주인은 어디에를 떠나고 안계시나

낙엽이 사립문 덮어 바람에 솔 속삭여

 

秋日作 가을날 짓다

山雨夜鳴竹 산속 비 밤새도록 대밭을 울려 울명

草蟲秋近床 풀벌레 가을되니 침상 가까워 상상

流年那可駐 흐르는 해 어찌해 멈출 수 있나 어찌나 머무를주

白髮不禁長 흰 머리 막지 못해 길어만 가네

 

옥봉 백광훈

1537 彰卿 玉峰 白光勳(1537∼1582) 海美 玉峰集

弘慶寺 홍경사

秋草前朝寺 가을 풀밭 앞 왕조 커다란 절터

殘碑學士文 비석조각 학사들 훌륭한 문장

千年有流水 천년을 지냈으니 흐르는 물에

落日見歸雲 해 떨어져 보이네 떠가는 구름

 

富春別墅 봄날의 외딴 농막 농막서

夕陽湖上亭 저녁볕 호수 비춰 정자에 올라

春光在湖草 봄날 빛은 머무네 호수가 풀에

明月山前榭 밝은 달이 떠오른 산기슭 정자 정자사

花陰看更好 꽃그늘 바라보니 새롭게 좋아

 

송담 송남수

1537 靈老 松潭 宋枏壽(1537∼1626) 恩津 檢身要訣

松潭偶吟 송담에서 우연히 읊음 깊을담

石嶺春猶早 바위고개엔 봄이 아직 이르고

沙村雪未消 모래마을엔 눈이 아니 녹았다

鳥投溪外樹 새 숨어드니 시내 너머 나무로

人斷柳邊橋 사람 발 끊겨 버들가 다리에는

野老偏愛國 들에 늙은이 나라걱정 치우쳐

山戎久據遼 산에 오랑캐 요동 버팀 오랜데 되융 의거할거 멀요

西征健兒盡 서쪽 친다며 젊은이 다 떠나니 칠정 튼튼할건

閭巷日蕭條 마을거리는 날이 가며 쓸쓸해 이문여 거리항

 

학봉 김성일

1538 士純 鶴峯 金誠一(1538∼1593) 義城 鶴峯集

矗石樓 촉석루 ※진주에 있는 누각 우거질촉

矗石樓中三壯士 촉석루 누각 안에 세 장사 있어 씩씩할장

一盃笑指長江水 한 잔술에 웃으며 남강 물 보네 잔배

長江萬古流滔滔 긴 강은 오랜 만고 흘러넘치니 물넘칠도

波不渴兮魂不死 물결 아니 마르리 넋이 죽으랴 목마를갈 넋혼

※삼장사: 金誠一 趙宗道 李魯 / 黃進 金千鎰 崔慶會

 

월봉 유영길

1538 德純 月蓬 柳永吉(1538∼1601) 全州 月蓬集

舂杵女 방아 찧는 아가씨 찧을용 공이저

玉杵高低弱臂輕 옥공이 오르내려 여린 팔뚝에 팔비

羅衫時擧雪膚呈 비단적삼 걷으니 하얀 피부가 적삼삼 살갗부

蟾宮慣擣長生藥 달 궁궐 찧어오던 오래 사는 약 두꺼비섬 찧을도

謫下人間手法成 인간에 귀양 와서 솜씨 보이려 귀양갈적

 

고죽 최경창

1539 嘉運 孤竹 崔慶昌(1539∼1583) 海州 孤竹遺稿

山齋 산의 집

古郡無城郭 옛 고을에 없으니 둘러싼 성곽

山齋有樹林 산집에 있는 것은 나무에 수풀 재계할재

蕭條人吏散 쓸쓸히 사람벼슬 흩어져버려 벼슬아치리

隔水搗寒砧 물 건너 다듬이질 차가운 찧음 찧을도 다듬잇돌침

 

贈洪娘詩(증홍랑시) ※洪娘 : 함남홍원의 관기 고죽 최경창의 연인

相看脈脈贈幽蘭(상간맥맥증유란) 서로 보아 잇달아 난초를 보내

此去天涯幾日還(차거천애기일환) 이 떠남 하늘 멀어 언제 돌아와

莫唱咸關舊時曲(막창함관구시곡) 부르진 마 함관령 옛날 노래를

至今雲雨暗靑山(지금운우암청산) 이제껏 운우의 정 청산은 몰라

 

翻方曲(번방곡) ※홍랑의 시조를 최경창이 한역

折柳寄與千里人(절양유기여천리) 버들 꺾어 보내니 천리 길 임께

人爲試向庭前種(인위시향정전종) 해보고 바라소서 뜰 앞에 심어

須知一夜生新葉(수지일야생신엽) 어찌 알아 하루 밤 새 잎이 나면

憔悴愁眉是妾身(초췌수미시첩신) 시름에 여윈 얼굴 바로 첩의 몸

 

※홍랑이 고죽에게 보낸 시조

묏버들 가려 꺾어 보내노라 님의 손에

자시는 창 밖에 심어두고 보소서

밤비에 새잎 곳 나거든 날인가 여기소서

 

손곡 이달 허균의 스승

1539 益之 蓀谷 李達(1539∼1618(1609)) 新平 蓀谷詩集

佛日庵(贈因雲釋) 불일암(증 인운석)

寺在白雲中 흰 구름 가운데에 절이 있는데

白雲僧不掃 스님은 흰 구름을 쓸지를 않아 쓸소

客來門始開 손이 오자 비로소 문이 열리네

萬壑松花老 온 골짜기 날리는 송홧가루에 골학

 

詠畫(영화) 그림을 읊어

積雪滿山逕(적설만산경) 쌓인 눈에 가득한 산속 좁은 길

蕭蕭林葉飛(소소림엽비) 쓸쓸하게 숲에는 나뭇잎 날아

渠家在何處(거가재하처) 사는 집이 있을 터 어느 곳인지 도랑거

日暮擔樵歸(일모담초귀) 해 지니 나뭇짐에 돌아 오구나 멜담

 

詠畫2(영화2) 그림을 읊어

卦着錦囊去(괘착금낭거) 걸어놓고 떠나네 비단 주머니 주머니낭

童子隨山翁(동자수산옹) 아이가 따라가네 산 속 늙은이

微涼起林葉(미량기림엽) 서늘함 조금 일어 숲에 나뭇잎

滿山風景中(만산풍경중) 산 가득한 바람 볕 풍경가운데

 

詠畫3(영화3) 그림을 읊어

船頭下魚罾(선두하어증) 뱃머리에 내리니 물고기어망 어망증

舡尾櫓激石(강미로격석) 배꼬리 노를 저어 돌에 부딪혀 배강 노노

不知日早晩(부지일조만) 알지 못해 날이란 이르고 늦음

江煙沈翠壁(강연침취벽) 강 안개 자욱하여 푸른 절벽에

 

詠畫4(영화4) 그림을 읊어

江樹濃陰合(강수농음합) 강가 나무 짙어져 그늘을 더해

騎驢江上行(기려강상행) 나귀 타고 강 따라 걸어올라가 나귀려

漁舟向何處(어주향하처) 고깃배 나아감은 어느 곳인지

日暮風浪生(일모풍랑생) 해는 져서 물결이 일렁이는데

 

詠畫5(영화5) 그림을 읊어

新霜昨夜重(신상작야중) 새 서리 어젯밤에 많이도 내려

木落江水寒(목락강수한) 낙엽 지고 강물도 차가워졌네

舟人望秋色(주인망추색) 사공도 바라보네 가을의 빛깔

持楫下危灘(지즙하위탄) 노를 저어 내려와 거센 여울을 노즙 여울탄

 

詠畫6(영화6) 그림을 읊어

雪壓茅簷竹(설압모첨죽) 눈에 눌린 초가집 처마 대나무 처마첨

人稀村逕微(인희촌경미) 사람 드문 마을에 시골길 숨어 소로경

定是詩人住(정시시인주) 반드시 시하는 이 살고 있으리

天寒不啓扉(천한불계비) 날씨 추워 못 열어 사립문 닫혀 문짝비

 

畫鶴(화학) 학을 그리다

獨鶴望遙空(독학망요공) 외로운 학 바라봐 멀리 하늘을

夜寒拳一足(야한권일족) 밤이 추워 들었네 한쪽의 발을

西風苦竹䕺(서풍고죽총) 서쪽바람 괴로워 대나무 숲은

滿身秋露滴(만신추로적) 몸 가득 가을이슬 방울이 맺혀

 

送人(송인) 사람을 보내며

五月櫻桃熟(오월앵도숙) 오월에는 앵두가 익어만 가고

千山蜀魄啼(천산촉백제) 모든 산에 두견새 울어도 댄다

送君空有淚(송군공유루) 그대 보내 멍하니 눈물이 흘러

芳草又萋萋(방초우처처) 꽃다운 풀은 곳곳 우거졌는데

 

別意(별의) 다른 뜻

恨結丁香樹(한결정향수) 한이 서려 맺히니 정향의 나무

塵生翡翠裙(진생비취군) 티끌 속에 나오니 비취색 치마

願爲江上石(원위강상석) 바래어 되었으니 강 위에 돌로

日日望夫君(일일망부군) 날마다 바라느니 당신 그대를

 

錦江(금강) 금강

一樹棠梨葉(일수당리엽) 한 그루 팥배나무 나무 이파리

風吹落滿庭(풍취낙만정) 바람 불어 떨어져 뜰에 가득해

明朝錦江水(명조금강수) 내일 아침 금강에 강물에서는

愁對暮山靑(수대모산청) 시름겨워 마주해 저문 푸른 산

 

楓岳晴雲(풍악청운) 금강산에 갠 구름

蒼蒼谷口山(창창곡구산) 푸르고 푸른 골짝 산골짝마다

上有靑楓樹(상유청풍수) 올라보니 있으니 푸른 단풍 숲

有時起晴雲(유시기청운) 때가 있어 이느니 갠 하늘구름

忽作山頭雨(홀작산두우) 문득 지어 산머리 비를 뿌리네

 

平沙曉月(평사효월) 너른 모래 새벽달

山月照溪沙(산월조계사) 산에 뜬달 비추어 개울의 모래

曙色明如素(서색명여소) 날 새는 빛 밝히니 흰 비단 같애

不復有人行(불부유인행) 다시없이 있으니 다니는 사람

獨有聯拳鷺(독유련권로) 오직 있는 외다리 해오라기만

 

尋伽倻山(심가야산) 가야산을 찾아서

中天笙鶴下秋霄(중천생학하추소) 하늘서 신선 학이 내려온 가을

千載孤雲已寂寥(천재고운이적요) 천년을 외론구름 이미 고요해

明月洞門流水在(명월동문류수재) 달 밝은 고을어귀 흐르는 물에

不知何處武陵橋(부지하처무릉교) 알지 못해 어디가 무릉 다린지

 

病中(병중) 아픈 가운데

花時人病閉門深(화시인병폐문심) 꽃피는 때 병으로 문 닫아 깊어

強折花枝對酒吟(강절화지대주음) 억지 꺾어 꽃가지 술에 시 읊어

惆悵流光夢中過(추창유광몽중과) 슬픔은 흐른 세월 꿈같이 지나

賞春無復少年心(상춘무부소년심) 봄 즐겨 다시없어 소년의 마음

 

平調四時詞1(평조사시사1) 평조사시사

門巷淸明燕子來(문항청명연자래) 거리는 청명절로 제비 날아와

綠楊如霧掩樓臺(녹양여무엄누대) 푸른 버들 안개에 누대를 가려

同隨女伴鞦韆下(동수녀반추천하) 따르는 시녀 함께 그네아래서

更向花間鬪草廻(갱향화간투초회) 다시 향해 꽃 사이 풀싸움 했지

 

平調四時詞2(평조사시사2) 평조사시사

五色絲針倦繡窠(오색사침권수과) 다섯 빛깔 실 바늘 수놓기 겨워

玉階新發石榴花(옥계신발석류화) 고운섬돌 새로 핀 석류꽃이라

銀牀氷簟無餘事(은상빙점무여사) 은 평상 찬 삿자리 다른 일 없어

盡日南園蛺蝶多(진일남원협접다) 하루 내 남쪽 동산 나비가 많아

 

平調四時詞3(평조사시사3) 평조사시사

金井梧桐下玉䦨(금정오동하옥란) 우물가 오동나무 아래 옥난간

琵琶絃緊不堪彈(비파현긴불감탄) 비파줄 팽팽하여 못 견뎌 퉁겨

欲將寶鏡均新黛(욕장보경균신대) 거울보고 그리려 새로 눈썹을

捲上珠簾怯早寒(권상주렴겁조한) 구슬발 걷어 올려 이른 추위가

 

平調四時詞4(평조사시사4) 평조사시사

錦幕圍香寶獸危(금막위향보수위) 비단 휘장 두른 향 향로는 높아

曉粧臨鏡澁臙脂(효장임경삽연지) 새벽 화장 거울 앞 연지가 굳어

繡籠鸚鵡嫌寒重(수롱앵무혐한중) 비단 조롱 앵무새 추위가 싫어

猶向簾間覓侍兒(유향렴간멱시아) 발 사이만 보면서 돌볼 이 찾아

 

挽南格庵(만남격암) 남격암의 만사

鸞馭飄然弱水津(난어표연약수진) 난새 타고 표연히 약수나루를

君平簾下更何人(군평렴하갱하인) 엄군평 발을 내려 다시 누군가

床東弟子收遺草(상동제자수유초) 사위 제자 거두니 남겨진 원고

玉洞桃花萬樹春(옥동도화만수춘) 옥동에 복사꽃은 수만 그루 봄

 

祭塚謠 무덤제사 노래 무덤총 노래요

白犬前行黃犬隨 하얀 개 앞서가니 누런 개 따라

野田草際塚纍纍 들밭에 풀 사이로 무덤은 얽혀 사이제 맬루

老翁祭罷田間道 늙은이 제사 마쳐 밭둑길 걸어 그칠파

日暮醉歸扶小兒 해지고 취한 걸음 아이 붙들어 도울부

 

간이 최립

1539 立之 簡易 崔岦(1539∼1612) 通川 簡易集

南江夜泛 남강에서 밤에 배를 띄우고 뜰범

自余來晉州 나로서 진주에를 오고 난 다음

移月始登舟 달 바뀌어 비로소 배에 오르네

適是新年飮 때맞춰 새해맞이 술 한잔 하니

渾歟少日遊 취하여 어린 시절 놀던 생각이 어조사여

笙歌依別渚 생황 불어 노래해 헤어진 물가 생황생 물가저

燈燭見高樓 촛불 등을 보느니 높은 누에서 촛불촉

合有神仙在 보태자면 자리해 신선과 같아

它人向我來 다른 사람 날 보러 오는 것이라 다를타

 

동강 김우옹

1540 肅夫 東岡 金宇顒(1540∼1601)文貞 義城 東岡集

與鄭仁弘絶交 정인홍과 절교하며 주다 ※來庵 鄭仁弘(1535∼1623)

山人不可見 산에서 사는 사람 볼 수 없으니

山路黑如漆 산에 길 어둡기가 칠흑 같아서 옻칠

何以贈夫君 어쩌나 그대에게 보낼 것이란 보낼증

巖頭一片月 바위에 꼭대기에 한 조각달뿐 바위암 조각편

 

운곡 송한필 송익필의 동생

1540 季鷹 雲谷 宋翰弼(?∼?) 礪山

偶吟 우연히 읊다

花開昨夜雨 어제 밤 내린 비에 꽃이 피더니

花落今朝風 오늘아침 바람에 꽃이 지누나

可憐一春事 불쌍하다 할 건가 봄에 있는 일 불쌍히여길련

往來風雨中 왔다가 가버리니 비바람 속에

 

풍애 안민학

1542 習之 楓崖 安敏學(1542∼1601)文靖 廣州 楓崖集

期不至 이르지 않음을 기다리며

莞城雨初歇 완성에 비 내림이 비로소 그쳐 왕골완 쉴헐

落山淡秋山 저문 산은 말갛게 가을의 산이 묽을담

佳期隔江浦 좋은 만남 떼놓는 강가의 포구 사이뜰격

望望水雲間 바라며 바라보는 물 구름 사이

 

서애 유성룡

1542 而見 西厓 柳成龍(1542∼1607)文忠 豐山 懲毖錄

齋居有懷 집에 머물며 품은 뜻을

細雨孤村暮 가랑비 외론 마을 날이 저물고

寒江落木秋 추운 강 낙엽나무 가을이 되어

壁重嵐翠積 벽 두꺼워 산기운 푸름이 쌓여 남기람

天遠雁聲流 하늘 멀리 기러기 소리 흐른다

學道無全力 배움 길에 힘 다해 배우지 않아

臨岐有晩愁 갈림길에 서서야 늦은 시름이 갈림길기

都將經濟業 모두들 하려하는 경세제민을

歸臥水雲陬 돌아와 누웠으니 물구름 한쪽 모퉁이추

 

추연 우성전 이황의 문인

1542 景善 秋淵 禹性傳(1542∼1593)文康 端陽 理氣說

題春帖 춘첩

舊疾已隨殘臘盡 묵은 병 그침 따라 겨울도 다돼 납향랍

休祥還趁早春生 행운이 좇아오니 이른 봄 살아 아름다울휴 좇을진

眼如明鏡頭如漆 눈이란 환한 거울 머리는 까매 거울경 옻칠

最是人間第一榮 가장 맞아 사람에 으뜸의 꽃핌 꽃영

 

석봉 한호

1543 景洪 石峯 韓濩(1543∼1605) 三和 書藝家

後西江 서강 뒤에서

千頃澄波一鑑光 천 이랑 맑은 물결 거울 빛 한결 맑을징 거울감

曲欄斜倚賦滄浪 굽은 난간 기대어 창랑의 노래 난간란 비낄사

蒹葭兩岸西風急 갈대풀에 양 언덕 서풍이 빨라 갈대겸가

無數飛帆亂夕陽 수없이 돛은 날려 저녁볕 왁자 돛범

※滄浪歌 : 楚나라 屈原의 漁父辭

 

한강 정구

1543 道可 寒岡 鄭逑(1543∼1620)文穆 淸州 寒岡集

武屹夜詠 밤에 읊어

峰頭殘月點寒溪 산꼭대기 조각달 찬 시내 찍혀 해칠잔

獨坐無人夜氣凄 나 홀로 앉았으니 밤공기 썰렁 쓸쓸할처

爲謝親朋休理屐 미안하네 친한 벗 발길 끊어서 벗붕 나막신극

亂雲疊雪徑全迷 구름 어질 눈 겹겹 길을 다 몰라 지름길경

 

사명당 유정

1544 離幻 松雲 四溟堂 惟政 任應奎(1544∼1610)慈通弘濟尊者 豊川

過善竹橋 선죽교를 지나며

山川如昨市朝移 산천은 옛 같은데 저자는 바껴 어제작

玉樹歌殘問幾時 옥수가 사라진지 얼마나 됐나 ※옥수곡: 풍류곡조

落日古城春草裏 해 저문 옛 성터에 봄풀 속에서 속리

祗今惟有鄭公碑 오늘 공경 오죽이 鄭文忠 비석 ※鄭夢周 공경할지

 

題降仙亭(제강선정) 강선정에 붙여

三峽客歸去(삼협객귀거) 세 골짝에 길손 돌아가

龍臺生遠愁(용대생원수) 용의 대에 먼 시름 일어

靑山雲色暮(청산운색모) 푸른 산에 구름 빛 어둑

丹穴水聲幽(단혈수성유) 붉은 굴에 물소리 그윽 구멍혈

 

贈行脚僧(증행각승) 행각승에게

爾從江海來(이종강해래) 네가 좇으니 강 바다서 와

還從江海去(환종강해거) 다시 따르니 강 바다로 가

江海路迢迢(강해로초초) 강 바다 길은 멀고멀어서 멀초

重逢又何處(중봉우하처) 다시 만날 곳 어디가 될까

 

浮碧樓用李翰林韻(부벽루용이한림운) 부벽루에서 이한림의 운으로

三國去如鴻(삼국거여홍) 세 나라 지나 기러기같이

麒麟秋草沒(기린추초몰) 한때 기린은 가을 풀 묻혀 麒麟閣:功臣

長江萬古流(장강만고류) 기나긴 강물 만고를 흘러

一片孤舟月(일편고주월) 한 조각 외론 배인지 달은

 

靑鶴洞秋坐(청학동추좌) 청학동의 가을에 앉아

西風吹動雨初歇(서풍취동우초헐) 서풍이 불자 비는 처음 그쳐 쉴헐

萬里長空無片雲(만리장공무편운) 만 리 긴 하늘 구름 한 점 없다

虛室尸居觀衆妙(허실시거관중묘) 빈 방 꼼짝 안 해 뭇 묘함 보여

天香桂子落紛紛(천향계자락분분) 하늘 향 달빛 어지럽게 떨쳐

 

萬瀑洞(만폭동) 만폭동

此是人間白玉京(차시인간백옥경) 이건 바로 인간에 하얀 옥경이

琉璃洞府衆香城(유리동부중향성) 유리동의 관청에 뭇 향기 성이

飛流萬瀑千峰雪(비류만폭천봉설) 날아 흘러 만 폭포 천봉우리 눈

長嘯一聲天地驚(장소일성천지경) 긴 휘파람 한 소리 하늘땅 놀라

 

酬李公求語(수이공구어) 이공이 한마디 구해 답하며

懸崖峭壁無棲泊(현애초벽무서박) 깎아 걸린 벼랑 벽 발댈 데 없어

捨命忘形進不疑(사명망형진불의) 버려 잊고 목숨 몸 믿고 나아가

更向劍鋒飜一轉(갱향검봉번일전) 다시 칼끝 위에서 한 번 뒤집어

始知空劫已前時(시지공겁이전시) 비로소 아는 텅 빔 이미 눈앞 때

 

過邙山(과망산) 북망산을 지나며

太華山前多少塚(태화산전다소총) 태화산 산 앞에는 무덤 얼마나

洛陽城裏古今人(낙양성리고금인) 낙양성 성에 살던 옛 이제 사람

可憐不學長生術(가련불학장생술) 가여워라 못 배워 오래 사는 꾀

杳杳空成松下塵(묘묘공성송하진) 아득히 비워버린 솔 아래 티끌

 

歸鄕(귀향) 고향에 돌아와

十五離家三十四(십오이가삼십사) 열다섯에 집 떠나 서른네 살에

長川依舊水西來(장천의구수서래) 긴 냇물 옛날 같아 물은 서녘서

柿橋東岸千條柳(시교동안천조류) 감 다리 동쪽언덕 천 가지 버들

强半山僧去後栽(강반산승거후재) 거의 반은 중 되어 떠난 뒤 심겨

 

청계 양대박

1544 士眞 淸溪 梁大撲(1544∼1592)忠壯 南原 淸溪集

送李益之向南原 이익지를 남원으로 보내며

春來無日不思家 봄이 오니 집 생각 안 할 날 없어

家在龍城蓼水涯 집 있는 곳 용성은 여뀌 난 물가 여뀌료 물가애

松逕幾寒孤鶴夢 솔숲 길 추웠으되 외론 학 꿈을 소로경

竹窓應折早梅花 대밭 창 꺾었을 터 이른 매화꽃 꺾을절

殊方作客別懷惡 다른 땅에 객이 돼 딴 마음 나빠

岐路送君芳草多 갈린 길 그대 보내 꽃 풀도 많아 갈림길기

從此橫岡遮望眼 이 따라 언덕 놓여 바라봄 막혀 언덕강 막을차

關河不盡暮雲賖 변방에 강 끝없어 구름 아득해 아득할사

 

충무공 이순신

1545 汝諧 李舜臣(1545∼1598)忠武 德水 亂中日記

閑山島夜吟 한산섬 밤에

水國秋光暮 물의 나라 가을빛 저물어감에

驚寒雁陣高 추위 놀란 기러기 줄지어 난다 놀랄경 줄진

憂心轉輾夜 마음시름 뒤척여 잠 못 드는 밤 구를전전

殘月照弓刀 조각달이 비치니 활과 칼이라

 

陣中吟 진중에서

天步西門遠 임금행차 서문에 멀어져가고

東宮北地危 동궁세자 북녘 땅 아찔하기만

孤臣憂國日 외로운 신 나날이 나라걱정에

壯士樹勳時 장정사내 공훈을 세워야 할 때 씩씩할장 공훈

誓海魚龍動 바다에 다짐하니 어룡이 꿈틀 맹세할서

盟山草木知 산에다 맹세하니 초목도 알아 맹세할맹

雙夷如盡滅 오랑캐 쓸어내듯 없애버리면 멸망할멸

雖死不爲辭 비록 내 죽더라도 물리지 않지

 

사계 김장생

1548 希元 沙溪 金長生(1548∼1631)文元 光山 家禮輯覽

伽山逢尹正卿 가야산에서 윤정경을 만나

邂逅伽倻山 뜻함 없이 만나니 가야산에서 만날해후 절가 땅이름야

行裝帶雨痕 꾸린 차림 비 맞아 자국이 남아 꾸밀장 띠대 흉터흔

相逢方一笑 서로 만나 보고는 한번 웃고서

相對却忘言 서로 마주 멎어서 말을 잊었네

 

백호 임제

1549 子順 白湖 林悌(1549∼1587) 羅州 花史

無語別(閨怨) 말없이 헤어짐(규원)

十五越溪女 열다섯 넘은 소녀 시냇가에서 넘을월

羞人無語別 남들이 부끄러워 말없이 작별 바칠수

歸來掩重門 돌아와선 덧문을 닫아걸고서 가릴엄

泣向梨花月 울면서 바라보네 배꽃에 달을 울읍

 

浿江歌 패강의 노래

浿江兒女踏春陽 봄날 볕을 밟으니 패강아가씨 강이름패 밟을답

江上垂楊正斷腸 강위로 늘인 버들 정말 애끊어 버들양 창자장

無限煙絲若可織 끝없는 아지랑이 짤 수 있다면 실사 짤직

爲君裁作舞衣裳 그대 위해 지으리 나부낄 옷을 마를재 춤출무

 

서경 유근

1549 晦夫 西坰 柳根(1549∼1627)文靖 晉州 西坰集

題畵障 벽에 걸린 그림에 가로막을장

日暖花歟錦 햇살이 따뜻하여 꽃밭은 비단 따뜻할난

風輕柳拂絲 바람은 살랑거려 버들가진 실 떨불

尋訪應有意 찾아보아 맞이해 뜻이 떠올라 찾을심방

童子抱琴隨 아이는 따라나서 거문고 안고

 

양재 홍적

1549 太古 養齋 洪迪(1549∼1591) 南陽 荷衣集

暮春 늦은 봄

草深窮巷客來稀 풀 깊어 막힌 거리 손이 드물어 드물희

鳥啼聲中午枕依 새 울어 소리 속에 낮잠에 든다 울제

茶罷小窓無個事 차 마셔 창문가엔 딴 일이 없고 방면할파

落花高下不齊飛 꽃은 져 높은데서 날려 어수선

 

하곡 허봉 허난설헌의 오빠 허균의 형

1551 美叔 荷谷 許篈(1551∼1588) 陽川 荷谷集

謫中送朴甥 귀양지에서 박생질을 보내며 귀양갈적 생질생

爾去向庭闈 너는 떠나 뜰 있는 대궐 문으로 너이 대궐작은문위

余還掩舊扉 나는 돌려 가려진 헌 문짝 안을 나여 문짝비

重逢難自料 다시 만남 어려워 헤아려보니

一別更誰依 한번 헤져 다시는 누굴 기댈까 의지할의

北闕春雲滿 북쪽 대궐 봄 구름 한 가득인데 대궐궐

西山夕照微 서녘 산에 저녁 빛 가늘어진다 작을미

當筵欲忍淚 마땅히 대자리에 눈물 참으려 대자리연 참을인 눈물루

不覺已沾衣 못 알아 이미 벌써 눈물진 옷을 더할첨

 

선조임금 14대

1552 宣祖 李㫟(1552∼1567∼1608)昭敬 穆陵 全州

龍灣書事 용만관에서 ※의주 물굽이만

國事蒼黃日 나랏일 허둥지둥 날이면 날을 푸를창

誰能郭李忠 누가 하랴 곽재우 이순신 충성

去邠存大計 서울 떠나 남으니 커다란 꾀가 나라이름빈

恢復仗諸公 다시 가서 기대야 여러 공들께 넓을회 무기장

痛哭關山月 관문 산에 달 보며 아프게 울고 울곡

傷心鴨水風 압록강 바람 맞아 마음 다치네 오리압

朝臣今日後 조정의 신하들도 오늘 뒤로는

寧復更西東 어찌해 돌이키랴 다시 동서로

 

망우당 곽재우

1552 季綬 忘憂堂 郭再祐(1552∼1617)忠翼 玄風

退居琵琶山 비파산에 물러나 살며

朋友憐吾絶火烟 친구는 날 가련타 불 땜이 끊겨 벗붕

共成衡宇洛江邊 함께 지은 오두막 낙동강 가에 저울대형

無饑只在啖松葉 주림 없이 있으니 솔잎을 먹어 주릴기 먹을담

不渴惟憑飮玉泉 갈증 없이 기대니 옥 샘물 마셔 기댈빙

守靜彈琴心淡淡 고요해 거문고로 마음이 담담 거문고금

杜窓調息意淵淵 창 닫고 숨 고르니 뜻은 가득해 못연

百年過盡亡羊後 백년이 다 지나도 잃어버린 뒤 多岐亡羊

笑我還應稱我仙 날 비웃다 돌아서 나더러 신선

 

안몽득

1552 君遇 安夢得(1552∼?) 廣州

萬壽亭 만수정

三層樓上三行粉 삼층의 누각 위에 세 줄의 기생 층층 가루분

萬壽亭邊萬壽盃 만수정 정자 가엔 만수 축하 잔 잔배

今日莫言今日暮 오늘이라 말마라 오늘 저물어 저물모

年年今日此筵開 해마다 오늘 되니 이 잔치 열지 대자리연

 

여헌 장현광

1554 德晦 旅軒 張顯光(1554∼1637) 仁同 易學圖說

亂後歸故山 난리 뒤 고향에 돌아와서

不堪鄕國戀 못 견디게 그리워 고향산천이 견딜감 사모할연

千里策蹇驢 천리 길 나귀 몰아 절며 찾았네 절건 나귀려

節古春光滿 시절은 예와 같이 봄빛이 가득

人消境落虛 사람은 사라지니 마을은 비어 사라질소 빌허

山河風雨後 산이며 하천이며 비바람 친 뒤

日月晦塞餘 해도 달도 어두워 성채만 남아 그믐회 변방새

剝盡繁華跡 벗기어 다 없어져 번화한 자취 벗길박 많을번

渾如開闢初 흐릿해 하늘땅이 처음인 듯이 흐릴혼 열벽

 

백사 이항복

1556 子常 白沙 李恒福(1556∼1618)文忠 慶州 白沙集

寄申敬叔 신경숙에게 ※申欽(1566∼1628)

兩地俱爲放逐臣 둘이 처지 함께해 내어 쫓기니 함께구 쫓을축

中間消息各沾巾 사이 뜬 소식으로 따로 눈물을 사라질소 더할첨

淸平山下昭陽水 청평산 구비 돌아 소양강물은 밝을소

日夜西流到漢津 하루 밤 서쪽 흘러 서울 갈 텐데 나루진

 

어우당 유몽인

1559 應文 於于堂 柳夢寅(1559∼1623)義貞 高興 於于野談

貧女 가난한 아낙

貧女鳴梭淚滿腮 가난 아낙 북 울려 뺨 가득눈물 울명 북사 뺨시

寒衣初擬爲郞裁 추운 옷 처음 알아 낭군 옷 하려 헤아릴의 마를재

明朝裂與催租吏 밝은 아침 찢어줘 아전 등살에 찢을열 구실조

一吏纔歸一吏來 한 아전 겨우 보내 한 아전 오네 겨우재

 

창주 차운로 차천로의 아우

1559 萬理 滄洲 車雲輅(1559∼1637) 延安 滄洲集

東屯八詠 동둔팔영

楊花雪欲漫 버들 꽃 눈인 듯이 날리려 하고 질펀할만

桃花紅欲燒 복사꽃 붉은 것이 불붙은 듯해 사를소

繡作暮江圖 수놓아 지었으니 저문 강 그림 수수

天西餘落照 하늘의 서쪽에는 남은 해 비춰 비출조

 

소릉 이상의

1560 而遠 少陵 李尙毅(1560∼1624)翼獻 驪興 少陵集

次韻酬任叔英 임숙영의 운을 빌어 ※임숙영(1576∼1623)

已將身世人無何 이미 난 몸 세상에 사람 없을까

窮巷苔深斷客過 막힌 거리 묵혀서 길손 끊어져 거리항 이끼태

落盡小桃春寂寂 다 떨어진 복사꽃 봄은 고요해 고요할적

滿城風雨掩門多 성에 가득 비바람 많은 문 가려 가릴엄

 

죽암 허경윤 선조 때

1560 竹庵 許景胤(?∼?) 竹庵逸集

山居 산에 살며

柴扉尨亂吠 사립문에 삽살개 몹시도 짖고 섶시 문짝비 짖을폐

窓外白雲迷 창밖에 흰 구름은 떠돌아 헤매 미혹할미

石徑人誰至 돌길에 사람이면 누군가 오나 지름길경

春林鳥自啼 봄 숲에 새만 홀로 우짖기만 해 울제

 

송정 강문필

1560 松亭 姜文弼(?∼?) 晉州

應製 응해서 지음 ※微行 중이던 宣祖임금

九入蓮池蓮未實 아홉 번 연꽃 못에 연밥은 못 따 ※科擧 연밥연

三登桂殿桂無花 세 번 오른 달 궁전 꽃은 없으니 큰집전

蹉跎未遂平生業 잘못 디뎌 못 이룬 평생을 할일 넘어질차 헛디딜타

白首功名統伍家 백수로 공명 얻어 군졸 거닐어 큰줄기통 대오오

 

옥봉 이씨

1560 玉峰 李氏(?∼1592) 趙媛의 소실 玉峰集(한시32편)

閨情 규방의 정

有約來何晩 약속해 오시기가 어찌 늦나요 묶을약

庭梅落已多 뜰 매화 떨어져서 이미 많은데

忽聞枝上鵲 갑자기 들린 소리 가지 위 까치 까치작

虛畵鏡中眉 쓸데없이 그렸네 거울 안 눈썹 눈썹미

 

夢魂(贈雲江) 꿈에(운강에게 보냄)

近來安否問如何 요즈음 안부 물어 어떠하신지 아닐부

月到紗窓妾恨多 달빛어린 깁 창문 한 많은 이 몸 깁사 첩첩

若使夢魂行有跡 꿈길에 오간자취 있게 했다면 자취적

門前石路半成沙 문 앞에 돌길마저 반은 모래 돼

 

노계 박인로

1561 德翁 蘆溪 朴仁老(1561∼1642) 密陽 陋巷詞

戴勝吟 뻐꾸기소리 戴勝: 뻐꾸기 布穀

午睡頻驚戴勝吟 낮잠에 자주 놀라 뻐꾸기소리 잘수 자주빈 놀랄경

如何偏促野人心 어찌해 일깨우나 들사람 마음 치우칠편 재촉할촉

啼彼洛陽華屋角 울어도 저기 서울 멋진 집 한쪽 울제

會人知有勸耕禽 사람 모아 알리지 밭 갈라 하고 권할권 밭갈경

 

지봉 이수광

1563 潤卿 芝峰 李晬光(1563∼1628)文簡 全州 芝峯類說

途中 길을 가며 길도

岸柳迎人舞 언덕버들 춤추니 사람을 맞아

林鶯和客吟 숲 꾀꼬리 읊으니 나그네 함께

雨晴山活態 비 개여 산 모습은 살아있는 듯

風暖草生心 바람 따뜻 풀잎도 돋아나오려

景入詩中畵 경치는 펼쳐지길 시 속의 그림

泉鳴譜外琴 샘물울림 악보 밖 거문고소리

路長行不盡 길은 멀어 갈 길이 다하지 않고

西日破遙岑 서녘 해는 부수어 먼데 봉우리 멀요 봉우리잠

 

허난설헌 허균의 누나

1563 景樊 蘭雪軒 許楚姬(1563∼1589) 陽川 蘭雪軒集

江南曲 강남곡

人言江南樂 남은 말해 강남이 즐겁다 해도

我見江南愁 내가 보니 강남도 시름겹기만

年年沙浦口 해마다 모래밭에 갯가에서는

腸斷望歸舟 애끓어 바라보는 돌아오는 배

 

貧女吟 가난한 여인

豈是乏容色 어찌 옳아 가난한 얼굴빛이란 가난할핍

工鍼復工織 바느질에 길쌈도 솜씨 있는데 침침

少小長寒門 어려 작아 자라길 가난한 집에

良媒不相識 좋은 매파 서로가 알지도 못해 중매매

 

不帶寒饑色 내색하지 않으니 추위 주린 빛 띠대 주릴기

盡日當窓織 날을 다해 마땅히 창가 베틀에

惟有父母憐 여기기에 어버이 안쓰럽기도 불쌍히여길련

四隣何曾識 모든 이웃 어찌 다 알 수 있으리 이웃린

 

夜久織未休 밤을 오래 베 짜기 멈춤이 없어

戞戞鳴寒機 찰칵찰칵 울리니 차가운 베틀 창알

機中一匹練 베틀에서 짜여 진 한 필의 비단 필필 익힐련

終作阿誰衣 마침내 지어지니 누구의 옷이 언덕아

 

手把金剪刀 손에 잡은 가위를 들고 있자니 잡을파 자를전

夜寒十指直 밤은 차 열 손가락 곱아서 꼿꼿

爲人作嫁衣 남을 위해 지으니 시집갈 옷을 시집갈가

年年還獨宿 해마다 돌아옴은 홀로 지새움

 

採蓮曲 연밥을 따며

秋淨長湖碧玉流 가을 맑아 긴 호수 푸른 옥 흘러 깨끗할정

荷花深處繫蘭舟 연꽃 피어 깊은 곳 놀잇배 매여 맬계

逢郞隔水投蓮子 임을 만나 물 너머 연밥 던져서 연밥련

遙被人知半日羞 남에 알려 반나절 부끄러움만 멀요 이불피

 

無題(讖詩) 무제

碧海浸瑤海(벽해침요해) 파란바다 잠기니 푸른 옥 바다

靑鸞倚彩鸞(청난의채난) 푸른 난새 기대니 빛 고운 난새

芙蓉三九朶(부용삼구타) 부용꽃 삼구 떨기 스물일곱이

紅墮月霜寒(홍타월상한) 붉게도 떨어지네 달 서리 차게

 

閨怨1(규원1) 규원

錦帶羅裙積淚痕(금대라군적루흔) 비단 띠 비단치마 눈물 자욱이

一年芳草恨王孫(일년방초한왕손) 한해를 꽃다운 풀 왕손을 탓해

瑤箏彈盡江南曲(요쟁탄진강남곡) 옥 아쟁 타기 다해 강남곡으로

雨打梨花晝掩門(우타이화주엄문) 비를 맞은 배꽃에 문 닫힌 낮에

 

閨怨2(규원2) 규원

月樓秋盡玉屛空(월루추진옥병공) 달 누각 가을 다해 옥 병풍 비어

霜打蘆洲下暮鴻(상타노주하모홍) 서리치는 갈대 섬 기러기 내려

瑤琵一彈人不見(요비일탄인불견) 옥 비파 한번 타나 사람은 안 봬

藕花零落野塘中(우화영락야당중) 연꽃은 시들어져 들에 연못에

 

정회원

1564 大而 鄭恢遠(1564∼?) 東萊

秋日詠懷 가을날 뜻을 읊어

光陰忽忽歲將趥 세월은 훌쩍 지나 해도 지나려 타달거릴추

萬里覊愁獨依樓 만 리에 매인 시름 홀로 누대에 굴레기

鏡裏紅顔非昔日 거울 안 붉은 얼굴 옛날과 달라 예석

鬢邊華髮又今秋 구레나룻 머리칼 이제 또 가을 귀밑털빈 터럭발

寒蟬浥露求高樹 추운 매미 이슬 젖어 높은 나무로 매미선 젖을읍

旅鴈隨風落遠洲 기러기 떼 바람 따라 먼 섬에 앉아 섬주

怊悵幾年歸未得 슬프게도 몇 년을 못 돌아가니 슬플초창

故園松桂夢中幽 옛 동산 솔밭 달이 꿈속에 아련 계수나무계

 

청은 이상신

1564 而立 淸隱 李尙信(1564∼1610) 驪興

次贈尹同知 윤동지에게

直廬深夜伴燈釭 오두막집 깊은 밤 함께 등불에 오두막집려 등잔강

無事誰家酒滿缸 일없이 어느 집에 술이 있으랴 항아리항

却憶故人西澗上 생각 접고 오랜 벗 개울을 올라 물리칠각

滿山風雪掩書窓 산 가득 휘날린 눈 책 창을 가려 가릴엄

 

설사 남이공

1565 子安 雪蓑 南以恭(1565∼1640) 宜寧 雪蓑集

凌虛堂 능허당

玉人試弄江南曲 고운 이 연주하는 강남곡이라 희롱할롱

流水高山自在彈 흐르는 물 솟은 산 저절로 있어 탄알탄

塵海十年孤客耳 티끌바다 열 해에 외로운 손은

滿樓風寒露深寒 누각 가득 바람 차 이슬도 차워 다락루

 

상촌 신흠

1566 敬叔 象村 申欽(1566∼1628)文貞 平山 野言

旅燈 여관 등불

旅館殘燈夜 나그네 묵는 집에 등불 밝힌 밤 해칠잔

孤城細雨秋 외로운 옛 성에는 가을 가랑비 가늘세

思君意不盡 임을 그려 뜻함은 다함이 없어

千里大江流 천리를 커다란 강 흘러만 간다

 

次僧軸韻 스님의 운으로

躑躅花開亂燕飛 철쭉꽃 꽃이 피어 제비는 날아 머뭇거릴척촉

枯梧睡罷正忘機 거문고 베고 자다 정말 잊었나 마를고 잘수

僧來不作人間話 스님 와 하지 않는 세상살이 말

知我歸心在翠微 날 알아 마음 돌려 산에 있음을 ※翠微:山

 

수은 강항 강희맹의 5대손

1567 太初 睡隱 姜沆(1567∼1618) 晉州 睡隱集

閒居 한가히 살며

蕪菁結穗麥抽芽 장다리 이삭 패고 보리 싹 돋아 우거질청 이삭수

粉蝶飛穿茄子花 흰나비 날아 숨어 가지 꽃에서 뚫을천 연줄기가

日照疎籬荒圃淨 해 비춘 듬성한 울 거친 말간 밭 울타리리 밭포

滿園春事似田家 뜰 가득 봄날 일은 농삿집 같아 같을사

 

제호 양경우

1568 子漸 霽湖 梁慶遇(1568∼?) 南原 霽湖集

正朝寄舍 설에 집에 부치며

天時苒荏又新年 하늘 때 덧없어서 또다시 새해 풀우거질염 들깨임

到老離居益可憐 늙어 까지 떨어져 더욱 가련해 불쌍히여길련

想得讀書燈欲盡 생각에 책 읽음에 등불 꺼지려 다될진

西峰殘月草堂前 서쪽 봉 조각달은 초가집 앞을 해칠잔

 

교산 허균

1569 端甫 蛟山 許筠(1569∼1618) 陽川 惺所覆瓿藁

夜坐(야좌) 밤에 앉아서

經卷橫烏几(경권횡오궤) 경서 책 비껴 있어 검은 책상에

香煙裊鴨鑪(향연뇨압로) 향 연기 하늘거려 오리향로에

不知軒冕客(부지헌면객) 알지 못해 높다란 벼슬아치들

能似此翁無(능사차옹무) 이 늙은이 같아선 알 수 없구나

 

文集完(문집완) 문집이 완성되어

四十三年攻翰墨(사십삼년공한묵) 마흔세 해 힘들여 글 짓고 쓰니

千金弊帚枉勞心(천금폐추왕로심) 천금의 헤진 비에 지친마음만

詩文十卷方書了(시문십권방서료) 시와 글로 열권을 마침 다 썼네

從此惺翁不復吟(종차성옹불부음) 이에 따라 나 성옹 다신 안 읊어

 

寫懷(사회) 회포를 적다

凄涼楚臣夢(처량초신몽) 처량하다 초나라 신하의 꿈은

牢落野人期(뇌락야인기) 쓸쓸하다 야인의 다짐이어라

徇祿憂終在(순록우종재) 녹 드러내 걱정은 마침이 있고

歸田計已違(귀전계이위) 시골로 갈 꾀함은 이미 어긋나

靑春對芳草(청춘대방초) 푸른 봄에 마주해 꽃다운 풀을

白日見遊絲(백일견유사) 말간 날에 보느니 아지랑이를

卽此多幽興(즉차다유흥) 이만하면 많으니 그윽한 흥취

還如未病時(환여미병시) 그런 돌림 아니니 병이 들은 때

 

旅舍(여사) 객사에서

異地春將晩(이지춘장만) 다른 땅에 봄날은 저물려하고

年光奈老何(연광내로하) 나잇살은 어찌해 늙어 버렸나

林花經雨少(임화경우소) 숲속 꽃에 지나는 비는 적은데

鳥語得晴多(조어득청다) 새 소리는 날 개어 많아졌구나

身世悠悠客(신세유유객) 이내몸은 멀고 먼 나그네 되어

乾坤浩浩歌(건곤호호가) 하늘땅에 넓고 큰 노래로구나

忘生憑底物(망생빙저물) 삶을 잊고 기대니 무엇을 믿어

案上有楞伽(안상유릉가) 책상 위에 있으니 능가경이라

※楞伽經 : 석가모니가 楞伽城에서 설한 경전 如來藏思想

 

感興(감흥) 느낌이 일어

中夜起四望(중야기사망) 한밤중에 일어나 사방을 바라

晨辰麗晴昊(신신려청호) 방성 별은 곱기도 개인하늘에 ※房星

溟波吼雪浪(명파후설랑) 어둔 물결 소리쳐 하얀 눈 물결

欲濟風浩浩(욕제풍호호) 건너려니 바람은 너무나 넓어

少壯能幾時(소장능기시) 젊어 힘참 얼마나 가져갈는지

沈憂使人老(침우사인로) 걱정 빠져 사람을 늙어가게 해

安得不死藥(안득불사약) 어찌하면 안 죽는 약을 얻을까

乘鸞戲三島(승난희삼도) 난새 타고 노닐어 삼도에 가서

※房星:이십팔수의 넷째별 鸞鳥:오채깃털 오음울음 三神山:蓬萊 瀛州 方丈

 

避地連閣作八絶 1 피지연각에서 절구 여덟을 짓다

家在長陵小市東(가재장릉소시동) 장릉 집 작은 저자 동쪽에 있어

數間茅屋一年空(수간모옥일년공) 몇 칸 초가 한 해나 비워두었네

牙籤萬軸歸何處(아첨만축귀하처) 아첨 꽂 두루마리 어디로 갔나

不落溝中卽土中(불락구중즉토중) 도랑에 안 빠지면 나아가 흙 속

 

避地連閣作八絶 2 피지연각에서 절구 여덟을 짓다

朝罷天街響水蒼(조파천가향수창) 조회 마친 서울 길 푸른 물 울림

萬家花柳沸笙篁(만가화류비생황) 모든 버들에 들끓는 피리

君王一別通明殿(군왕일별통명전) 임금님 한번 떠난 통명전에는

歌舞場爲戰鬪場(가무장위전투장) 노래 춤을 추던 곳 싸움터 되네

 

避地連閣作八絶 3 피지연각에서 절구 여덟을 짓다

先子丘墳寄漢濱(선자구분기한빈) 선친의 무덤 묘를 한강 가 모셔

歲時誰是掃墳人(세시수시소분인) 세시 때 누가 바로 무덤 쓸 사람

松楸西望腸堪斷(송추서망장감단) 선영 서쪽 바라봐 애 끊김 견뎌

日暮天涯淚滿巾(일모천애루만건) 해 저무는 하늘가 눈물 흥건히

 

避地連閣作八絶 4 피지연각에서 절구 여덟을 짓다

西塞關河路幾千(서새관하로기천) 서쪽 추운 변방 강 길은 몇 천리

別來音信若爲傳(별래음신약위전) 떠나와 소리소식 어찌 전하랴

干戈滿眼身如寄(간과만안신여기) 난리로 가득한 눈 더부살이 몸

何處看雲費晝眠(하처간운비주면) 어디서 구름 보며 낮잠을 자랴

 

避地連閣作八絶 5 피지연각에서 절구 여덟을 짓다

塞北凶鋒尙未摧(새북흉봉상미최) 변방북쪽 흉한 칼 아직 안 꺾여

嶺西封豕幾時廻(영서봉시기시회) 재 서쪽 오랑캐는 언제 돌아가

煙臺日暮平安火(연대일모평안화) 봉화대 해 저물어 불빛 평안해

坐識高城賊不來(좌식고성적불래) 앉아 알아 높은 성 적은 아니 와

 

避地連閣作八絶 6 피지연각에서 절구 여덟을 짓다

千尺金城百尺壕(천척금성백척호) 천자 높이 철옹성 백 자 깊이 호

矢銛弓硬且長刀(시섬궁경차장도) 화살 예리 활 굳건 칼까지 길어

帳前擊柝軍相語(장전격탁군상어) 막사 앞 딱따기 쳐 군사 서로말

太守元來守不牢(태수원래수불뢰) 태수는 애초부터 굳게 못 지켜

 

避地連閣作八絶 7 피지연각에서 절구 여덟을 짓다

到處生涯一病僧(도처생애일병승) 어디나 사람살이 병든 한 스님

靜夜茆屋對篝燈(정야묘옥대구등) 고요한 밤 초가집 배롱 등 마주

豪華舊習鎖難得(호화구습쇄난득) 호사스런 옛 습관 끊기 어려워

明日平原約放鷹(명일평원약방응) 내일은 너른 벌판 매사냥키로

 

避地連閣作八絶 8 피지연각에서 절구 여덟을 짓다

霽江公子紫霞仙(제강공자자하선) 갠 강에 아드님은 자하선인이

一別音塵兩渺然(일별음진양묘연) 한번 떠 티끌소식 양쪽이 아득

懷憶去年今夜月(회억거년금야월) 생각 품어 지난해 오늘밤 달을

雪中聯騎訪姑泉(설중련기방고천) 눈 속에 말 나란히 고천을 찾아

 

經月殿舊基有感 월전 옛터를 지나며 느낌이 있어

紅樓別夜醉芳樽(홍루별야취방준) 홍루서 헤어진 밤 맛난 술 취해

月桂天香染彩毫(월계천향염채호) 달나라 하늘 향기 물들인 붓털

不是羿妻奔竊藥(불시예처분절약) 예의 아내 아니면 약 훔쳐 숨나

也無方朔戲偸桃(야무방삭희투도) 동방삭 또한 없어 복숭 훔칠까

羅衣化盡經秦火(나의화진경진화) 비단옷은 다하니 진나라 겪어

綺榭燒殘入賊壕(기사소잔입적호) 비단누각 타버려 적진에 들어

依舊南隣逢樂叟(의구남린봉낙수) 옛 대로 남녘이웃 노인을 만나

琵琶猶按鬱輪袍(비파유안울륜포) 비파 당겨 오히려 울륜포 타네

※羿妻 :활의 명인 예의 아내인 姮娥로 천도를 혼자 먹고 달에 달아남

※東方朔 :서왕모의 복숭아를 훔쳐 먹고 장수하여 삼천갑자 동방삭이라 함

 

석주 권필 허균의 친구

1569 汝章 石洲 權韠(1569∼1612) 安東 石洲集

過鄭松江過有感 송강 정철의 묘를 지나며

空山木落雨蕭蕭 빈산에 낙엽지고 비는 쓸쓸히

相國風流此寂寥 재상에 풍류라도 여기 고요히 쓸쓸할료

惆悵一杯難更進 슬프다 술 한 잔을 다시 못하니 슬퍼할추창

昔年歌曲卽今朝 지난해 노래가 곧 오늘아침이 예석

 

途中 길을 가며

日入投孤店 해 저물어 묵으니 외딴 집이라

山深不掩扉 산이 깊어 사립문 닫지도 않아 가릴엄 문짝비

鷄鳴問前路 닭이 울어 물으니 앞으로 갈길

黃葉向人飛 노란 잎 사람보고 날아와 닿네

 

征婦怨 아내의 슬픔

交河霜落雁南飛 강 질러 서리 내려 기러기 날아

九月金城未解圍 구월의 금성에는 에움 안 풀려 문짝비

征婦不知郞已沒 군졸아내 모르네 남편 죽은 줄 가라앉을몰

夜深猶自擣寒衣 밤 깊게 마치 절로 핫옷 다듬이 찧을도

 

동계 정온 斥和論

1569 輝遠 桐溪 鄭蘊(1569∼1641)文簡 草溪 桐溪文集

言志 뜻을 말함

生世何巇嶮 세상 살기 어찌해 험하다 할까 험준할희 험할험

三旬月暈中 열흘 세 번 한 달을 달무리 속에 열흘순 무리훈

一身無足惜 내 한 몸 아까울 것 그리 없으나 아낄석

千乘亦云窮 천승의 임금 또한 궁하다 하네 탈승

外絶勤王事 밖으로 끊겼으니 나랏일 돌봄 부지런할근

朝多賣國凶 조정엔 우글대니 나라 판 흉물 팔매

老臣何所事 늙은 신하 무엇이 할 일인 겐가

腰下佩霜鋒 허리아래 찼으니 서릿발 칼을 허리요 찰패 칼끝봉

 

청음 김상헌 斥和論

1570 叔度 淸陰 金尙憲(1570∼1652)文正 安東 淸陰全集

寄崔遲川 지천 최명길에게 보냄

成敗關天運 되고 안 됨 하늘의 운에 매이나

須看義與歸 꼭 보면 옳음으로 돌아가는 것

雖然反夙暮 비록이 아침저녁 뒤집더라도 일찍숙

未可倒裳衣 아니 되지 거꾸로 치마저고리 넘어질도 치마상

權或賢猶誤 권세에는 어짊이 오히려 잘못 그릇할오

經應衆莫違 다스림에 모두들 어길 수 없어 어길위

寄言明理士 말하니 이치 밝은 선비라 해서

造次愼衡機 잠시도 삼가기를 형평과 기미 삼갈신

 

次玄悟詩卷韻 현오 시집에서 운을 따서

到老君恩重 늙어도 임금은혜 무겁기만 해

歸田宿計非 시골로 돌아가려 오랜 꿈 버려

匡時那有策 때 바루어 어쩌면 꾀함 있을까 바룰광

遣興亦無詩 흥이 깨져 그러니 시 한수 없어 보낼견

佳節騰騰過 좋은 철 세월 따라 지나가버려 오를등

淸遊歷歷違 맑은 놀이 흘러서 어긋나버려 지낼력 어길위

春來楊柳樹 봄이 와 버드나무 물이 올라서

羨爾自舒眉 부러워서 스스로 이마를 펴네 부러워할선 펼서

 

영월 청학 휴정의 제자

1570 玄珠 詠月 淸學 洪(1570∼1654) 詠月集

懷人 품은 사람

山川重隔更堪悲 산천이 겹쳐 막혀 다시 슬픔에 사이뜰격 견딜감

回首天涯十二時 고개 돌려 하늘 끝 열두 시간을 ※12시=1일

寂寞山牕明月夜 고요 쓸쓸 산사 창 달이 밝은 밤 쓸쓸할막 창창

一相思了一相思 한 생각 마쳐서도 서로 생각이 마칠료

 

청강 조수성

1570 孝伯 淸江 曺守誠(1570∼?) 昌寧 淸江遺集

次鄭可遠韻 정가원의 운으로

飄泊天涯今幾載 바람 이는 하늘 끝 오늘로 몇 년 배댈박 물가애

再逢靑眼是關西 다시 만나 반기니 바로 관서 땅 만날봉 눈안

一宵難盡平生語 밤 하나 다 못하니 한평생 말을 밤소

把酒如何更聽鷄 술 들어 어떠하리 날이 새도록 잡을파 들을청

 

경정 이민성

1570 寬甫 敬亭 李民宬(1570∼1629) 永川 敬亭集

齋居卽事 재실에 머물며

爭名爭利意何如 이름 이끗 다투니 뜻이 무언가 다툴쟁

投老山林計未疎 늙음 둔 산 숲에는 꾀함 아니해 트일소

雀噪荒階人斷絶 참새 조잘 돌계단 사람 끊기니 참새작 떠들썩할조

竹窓斜日臥看書 대밭 창문 기운 해 누워 책 읽어 비낄사

 

북저 김류

1571 冠玉 北渚 金瑬(1571∼1648)文忠 順天 北渚集

付書瀋陽 심양에 글을 보내며

高梧葉落雨凄凄 높은 오동 잎 지니 비에 쓸쓸히 쓸쓸할처

塞路三千夢亦迷 변방 길 삼천리에 꿈도 뒤숭숭 미혹할미

欲向征人寄消息 군에 간 이에게로 소식 부치려 칠정 부칠기

一行書又萬行啼 한 줄글에 또 더한 만 줄의 눈물 울제

 

영내 조신준

1573 公著 寧耐 曺臣俊(1573∼?) 嘉興 松都雜記

閨怨 규방의 원망

金風凋碧葉 가을바람 푸른 잎 시들게 하고 시들조

玉淚鎖紅頰 고운눈물 붉은 뺨 얼룩지게 해 쇠사슬쇄 뺨협

瘦削只緣君 여윈 몰골 이처럼 낭군 때문에 파리할수 깍을삭

君歸應棄妾 낭군님 돌아오면 날 버리겠네 버릴기 첩첩

 

백사 윤훤

1573 次野 白沙 尹暄(1573∼1627) 海平 白沙集

寄東岳臺山別野 동악대산별야에 부침

聞君歸臥古楊州 들으니 그대 와서 양주에 있어 엎드릴와

細草長郊事事幽 가는 풀 자라는 들 일일이 그윽 성밖교

大笠蔽天牛背穩 큰 삿갓 하늘 가려 소등에 느긋 덮을폐 평온할온

春風京洛不回頭 봄바람 서울이라 고개 안돌려 강이름락

 

매창 이계생

1573 天香 梅窓 李桂生(1573∼1610) 扶安기생 梅窓集

贈醉客 취한 손님에게

醉客執羅衫 취한 손님 잡으니 비단저고리 잡을집 적삼삼

羅衫隨手裂 비단적삼 뿌리쳐 찢어졌는데 찢을열

不惜一羅衫 비단적삼 하나는 아깝지 않아 아낄석

但恐恩情絶 다만 걱정 은정이 끊어질까봐 두려울공

 

광해군 15대

1575 光海君 李琿(1575∼1608∼1623∼1641) 全州

在圍籬中吟 울타리 둘러싸인 가운데

本是同根何太薄 본디는 같은 뿌리 어찌 엷을까 엷을박

理宜相愛亦相哀 마땅히 서로 아껴 또한 슬퍼야

緣何脫此樊籠去 인연을 이리 벗고 갇혀 가는가 울번 대그릇롱

綠水靑山任去來 푸른 물 푸른 산은 가고 오는데 무기장

 

석곡 조박

1577 叔薀 石谷 趙璞(1577∼?) 豊壤

停舟訪淸隱 배를 대고 청은을 찾아

停船綠楊岸 배를 댄 강 언덕에 푸른 버들이

爲尋淸隱居 찾으려는 청은이 머물러 살아

溪雲連檻起 시내 구름 이어져 난간에 일고 우리함

野竹傍階疎 들에 대밭 곁으로 계단이 띄엄 곁방

鑿翠開苔逕 푸름 뚫고 열렸네 이끼 낀 길이 뚫을착 이끼태 소로경

硏朱點道書 주묵 갈아 찍혔네 도리 적힌 글

箇中塵不到 낱낱 속에 티끌이 닿지를 않아 낱개

孤坐意何如 홀로 앉은 뜻이란 어떠할는지

 

잠곡 김육

1580 伯厚 潛谷 金堉(1580∼1658)文貞 淸風 朝天日記

有感(유감) 느낌이 있어

世事不堪說(세사불감설) 세상의 일 못 견뎌 말하게 되나 견딜감

心悲安可窮(심비안가궁) 마음 슬퍼 어떻게 말로 다할까

春風雙涕淚(춘풍쌍체루) 봄바람에 두 줄기 눈물이 흘러 눈물체루

獨臥萬山中(독와만산중) 혼자만 누웠으니 온 산 가운데

 

盆松(분송) 분재 소나무

汝性本貞直(여성본정직) 너의 바탕 본래는 곧고 바른데

而今何屈曲(이금하굴곡) 이제 와서 어찌해 꺾여 굽었나 굽을굴곡

盛之白玉盆(성지백옥분) 가득 찬 하얀 백옥 화분에 있어 동이분

不若在深谷(불약재심곡) 같진 않아 있는 곳 깊은 골짜기

 

題畫3(제화3) 그림의 화제로

靑山落日時(청산낙일시) 푸른 산에서 해떨어질 때

半天霞如綺(반천하여기) 하늘 반이나 비단 같은 놀 놀하 비단기

歸帆去若飛(귀범거약비) 돌아가는 돛 날아가듯이 돛범

滿江波浪起(만강파랑기) 강에는 가득 물결이 일어 물결파랑

 

瀋陽館中(심양관중) 심양의 객사에서

物色猶冬日(물색유동일) 온갖 빛깔 오히려 겨울날인데 오히려유

年光向暮春(년광향모춘) 세월 빛은 향하니 늦은 봄철을

陰方帶殺氣(음방대살기) 그늘진 곳 띠느니 죽이는 힘에 띠대

亦能變時辰(역능변시진) 또한 하니 바꾸어 날짜 따라서 지지진

 

奉送白沙相公謫北靑(봉송백사상공적북청) 백사대감 귀양길에 올림

絶塞三千里(절새삼천리) 머나먼 변방으로 삼천 리 길을

先朝老大臣(선조로대신) 먼저 임금 모시던 늙은 대신이

含情不得語(함정부득어) 머금은 뜻을 차마 말을 못해서

落淚滿衣巾(낙루만의건) 흘린 눈물 가득 차 옷에 두건에

 

(국) 국화

繞舍循除皆種菊(요사순제개종국) 집 둘러 섬돌둘레 다 국화 심어

開窓隨處可看花(개창수처가간화) 창 여니 여기저기 꽃을 볼 수가

翻嫌堆岸黃金色(번혐퇴안황금색) 왠지 싫어 언덕이 황금빛깔이

却似貪錢富貴家(각사탐전부귀가) 돈 밝힌다 할까봐 부귀가라고

 

觀史有感(관사유감) 역사를 살펴보고

古史不欲觀(고사불욕관) 옛날 역사 않으니 보고 싶지가

觀之每逬淚(관지매병루) 이를 보면 번번이 눈물이 솟아 솟아날병

君子必困厄(군자필곤액) 군자들은 반드시 괴로움 입고 액액

小人多得志(소인다득지) 소인들은 많이도 뜻을 얻었다

垂成敗忽萌(수성패홀맹) 이루려다 부셔져 돌연 싹마저 싹맹

欲安危已至(욕안위이지) 안정되려 하다가 위태함 이미

從來三代下(종래삼대하) 내려오며 여태껏 삼대 아래로

不見一日治(불견일일치) 보지 못해 하루도 다스려짐을

生民亦何罪(생민역하죄) 사는 백성 이 또한 무슨 죄인가

冥漠蒼天意(명막창천의) 어두워 아득하니 푸른 하늘 뜻 어두울명

旣往尙如此(기왕상여차) 지난 일이 오히려 이와 같은데

而況當時事(이황당시사) 그러하니 하물며 오늘날 일은

 

택당 이식

1584 汝固 澤堂 李植(1584∼1647)文靖 德水 澤堂集

詠新燕 새로 온 제비

萬事悠悠一笑揮 모든 일 멀찌감치 한번 웃음에 멀유 휘두를휘

草堂春雨掩松扉 초당에 봄비 와서 솔문을 닫네 가릴엄 문짝비

生憎簾外新歸燕 이는 미움 발 바깥 새로 온 제비 미워할증 발렴

似向閒人說是非 느긋한 이 보고서 따지듯 하네 같을사

 

백강 이경여

1585 直夫 白江 李敬輿(1585∼1657)文貞 全州 白江集

謫路過愼伯擧 귀양길에 백거의 집을 지나며 ※愼天翊(1592∼1661)

千里江南處處花 천 리길 강남에는 곳곳에 꽃이

獨憐梅影照孤槎 홀로 핀 매화꽃이 외론 배 비춰 나무벨사

今來月出山前路 이제 오니 달뜨는 산기슭 길이

羞過西湖處士家 부끄럼 서호 지나 머문 선비 집 바칠수

 

지천 최명길 主和論

1586 子謙 遲川 崔鳴吉(1586∼1647)文忠 全州 遲川集

在瀋獄和金淸陰韻 심양 옥에서 청음 김상헌의 운으로 즙심

靜處觀群 뭇 움직임 살피니 고요한데서

眞成爛漫 참된 이룸 뚜렷이 돌아감이라 문드러질란 질펀할만

湯氷俱是水 끓는 물도 얼음도 모두 물이며 함께구

褐莫非衣 베옷이나 가죽옷 옷 아님 없어 갖옷구 베옷갈

事或隨時 일은 혹 때에 따라 다르다지만

心寧與道 마음 어찌 도리에 어긋나리오

君能 그대 능히 이 이치 깨쳤을 테니 이사

語黙各天機 말없이 따로 하세 하늘기틀을 틀기

 

동주 이민구

1589 子時 東洲 李敏求(1589∼1670) 全州 東洲集

月溪峽 월계 골짜기에서 ※광릉에 있는 시내 골짜기협

廣陵江色碧於苔 광릉의 강물 빛은 이끼보다 푸르러

一道澄明鏡面開 길 하나 맑고 밝아 거울보기 같아라 맑을징

峽岸楓林秋影裏 골짝언덕 단풍 숲 가을그림 속안을

水流西去我東來 물 흘러 서쪽으로 나는 오니 동쪽서

 

사포 이지천

1589 彈琴 沙浦 李志賤(1589∼1683) 驪興 광해군

次玄悟軸中韻 현오의 시에서 운을 따서 굴대축

物外知誰是 세상 밖을 안다면 누가 옳은지

人間問孰非 사람세상 묻느니 누가 그른지 누구숙

姑先催進酒 되면 먼저 재촉해 술 마시자고 시어미고 재촉할최

然後合言詩 그런 다음 덧붙여 시를 얘기해

綠水應無恙 푸른 물은 마주쳐 근심이 없고 근심양

靑山定不爲 푸른 산은 놓임에 할일이 없다

疎簾宜早捲 발 엉성해 마땅히 일찍이 말아 발렴 말권

雲細月如眉 가느다란 구름에 눈썹 같은 달 눈썹미

 

취미대사 수초 成三問의 후예

1590 太昏 翠微 守初 成氏(1590∼1668) 昌寧 禪門拈頌

睡起 자다가 일어나서 잘수

日斜簷影落溪濱 해 비껴 처마그늘 시냇가까지 처마첨 물가빈

簾捲微風自掃塵 발 말아 바람 조금 티끌이 쓸려 말권 쓸소

窓外落花春寂寂 창밖엔 꽃이 져서 봄은 고요해 고요할적

夢回林鳥一聲春 꿈을 깨니 수풀 새 봄의 소리가

 

소계 양성일 孝子

1590 小溪 梁誠一(?∼?)

贈人 사람에게

碧落金波淨 파란 유성 떨어진 금물결 맑고

靑桐玉露寒 푸른 오동 맺혀진 옥 이슬 차다

水流時序急 물은 흘러 세월도 따라 빠르고 차례서

霜逼鬢毛殘 서리 닥쳐 해치니 수염에 털에 닥칠핍 살쩍빈

古曲知音少 옛 음악을 들어서 아는 이 적고

浮生會面難 떠가는 삶 만나서 보긴 어려워

誰憐和氏璧 누군가 가여워라 화씨옥 얽혀 둥근옥벽

按劍却相看 칼을 들어 물리쳐 서로 보기를 누를안 물리칠각

 

미수 허목

1595 文甫 眉叟 許穆(1595∼1682)文正 陽川 東事

題蔣明輔江舍 장명보의 강가 집에 줄장 덧방나무보

水綠 강물은 파아랗게 물들인 듯이

天涯又暮 하늘 끝엔 또다시 봄이 저물어 물가애

相逢偶一醉 서로 만나 벗하여 한번 취하니

是故鄕人 모두가 옳다구나 고향사람이

 

無可無不可吟 옳음도 없고 옳지 않음도 없음을

一往一來有常數 한번 가고 한번 옴 늘 운수 따라

萬殊初無分物我 모든 다름 처음엔 너나 없으니

此事此心皆此理 이 일에 이 마음에 모두 이 이치

孰爲無可孰爲可 누굴 옳지 않다해 누굴 옳다해

 

춘포 엄의길 영월사람

1600 여종 春圃 嚴義吉(?∼?)

夜坐 밤에 앉아

谷靜無人 골짜기는 고요해 발길이 없어 자취적

庭空有月 뜰도 비어 달빛만 왔다갔구나 흉터흔

聞山犬吠 갑자기 듣노라니 산에 개 짖어 짖을폐

沽酒客敲門 술 사들고 손님이 문을 두드려 팔고 두드릴고

 

遊山寺 산사에 가서

紫陌三年客 뒤안길 삼년 걸은 지친 나그네 ※ 두렁맥

靑山一老僧 푸른 산과 함께한 나이든 스님

相逢談笑處 서로 만나 이야기 웃음이 들려

蘿月不懸燈 덩굴사이 달빛은 걸지 않은 등 소나무겨우살이라

※紫陌: 都城의 길````※蘿月: 담장이 넝쿨 사이로 보이는 달

 

윤홍찬 숙종 때

1600 尹弘璨(?∼?)

春雨 봄비 ※海東遺珠(洪世泰)

柳色雨中新 버들 색 빗속에서 새로워지나

桃花雨中落 복사꽃 비 맞고서 떨어지구나

一般春雨中 매한가지 봄비는 오는 가운데

榮悴自堪惜 피고지고 스스로 견뎌 못 견뎌 파리할췌 견딜감 아낄석

 

성계 윤집

1601 純甫 星溪 尹集(1601∼1669) 坡平

除夜 섣달그믐밤 섬돌제

半壁殘燈照不眠 벽 반에 남은 등불 깜박임에 잠 못 자 잠잘면

夜深虛館思悽然 밤 깊어 텅 빈 객관 생각하면 슬퍼져 슬퍼할처

萱堂定省今安否 어머니 살핌 두고 오늘에야 안부를 원추리훤

鶴髮明朝又一年 흰머리 내일아침 또 더한 나이 한살 터럭발

 

귀석 김득신

1604 子公 龜石 金得臣(1604∼1684) 安東 栢谷集

題畵 그림 제목으로

古木寒烟裏 오랜 나무 차디찬 연기 속에서

秋山白雲邊 가을 산은 흰 구름 곁에 머물러 가변

暮江風浪起 저문 강 바람물결 일어나는데 물결랑

漁子急回船 고기잡이 바쁘게 배를 돌리네 고기잡을어

 

우암 송시열

1607 英甫 尤庵 宋時烈(1607∼1689)文正 恩津 宋子大全

赴京 서울에 오니 나아갈부

綠水喧如怒 푸른 물 시끄러움 성이 난 듯이 의젓할훤

靑山黙似嚬 푸른 산 꼼짝 않기 토라져있어 찡그릴빈

靜觀山水意 가만히 바라보아 산수의 뜻은

嫌我向風塵 내가 바란 풍진을 싫어하기에 싫어할혐

 

초려 이유태

1607 泰之 草廬 李惟泰(1607∼1684)文敬 慶州 草廬集

藥山東臺 약산동대

藥石千年在 약산바위 천년을 버텨 서있고 약약

晴江萬里長 강 말갛게 만 리에 길게 뻗쳤다 갤청

出門一大笑 문을 나서 한바탕 크게 웃으나

獨立倚斜陽 홀로서서 기대니 기울은 햇볕 의지할의 비낄사

 

창해 허격

1607 春長 滄海 許格(1607∼1691) 陽川

戱吟 놀기를 읊음 놀희

長江一帶繞樹澄 긴 강물 한줄 둘러 나무는 맑고 두를요 맑을징

四面群山削玉層 사면에 무리 진 산 옥 깎아 쌓아 무리군 깎을삭

臨江不種桃花樹 강 가까이 안 심어 복사꽃나무 복숭아나무도

恐引漁郞入武陵 아마 어부 끌어서 무릉에 들까 큰언덕릉

 

추담 오달제 淸과 화의반대 삼학사(吳達濟 尹集 洪翼漢)

1609 季輝 秋潭 吳達濟(1609∼1637)忠烈 海州 忠烈公遺稿

思親詩 어버이 생각

風塵南北各浮萍 바람티끌 남북에 따로 떠돌아 부평초평

誰謂相分有此行 뉘 일러 서로 나눠 이 길이 있나 이를위

別日兩兒同拜母 헤어진 날 두 아들 같이 절 드려 절배

來時一子獨趨庭 오는 때 한 아들만 혼자 내 닫네 달릴추

絶裾已負三遷敎 옷자락 이미 짐 진 삼천 가르침 옷자락거 옮길천

泣線空巷寸草情 울면서 빈 거리에 한마디 풀 뜻 거리항

關塞道修西景暮 변방관문 길 가며 저문 서녘 볕 변방새

此生何路再歸寧 이 삶이란 어떤 길 다시 오려나 편안할녕

 

석담 권대운

1612 時會 石潭 權大運(1612∼1699) 安東 領議政

過古都 옛 서울을 지나며

暮雲連廢堞 저녁구름 이어진 허물어진 성 폐할폐 성가퀴첩

寒雨洗荒臺 차가운 비 씻으니 거칠어진 대 씻을세 거칠황 돈대대

山色靑依舊 산 빛은 푸르러서 그대로 옛날

英雄幾去來 영웅이 오고 가고 몇 번이더냐

 

처능대사

1617 愼守 白谷 處能 金氏(1617∼1680) 白谷集

寄呈江陽金明府 강양 김명부에게 드림 드릴정

萬壑秋雲曉 만 골짝 가을구름 날 새는 새벽 골학 새벽효

千峯落月時 천도 넘는 봉우리 달이 질 때면

相思一枕夢 서로 생각 똑같이 베갯머리 꿈

隨雁到江湄 기러기를 따라서 닿은 강물 가 물가미

 

白馬江懷古 백마강 회고

白馬波聲萬古愁 백마강 물결 소리 만고의 시름

男兒到此涕堪流 사내도 여기 와선 눈물이 흘러 눈물체 견딜감

始誇魏國山河寶 처음 자랑 위나라 산하가 보배 자랑할과

終作烏江子弟羞 끝내 오강 몸 던져 강동 부끄럼

廢堞有鴉啼落日 버린 성터 우짖는 갈까마귀만 성가퀴첩 울제

荒臺無妓舞殘秋 거친 누대 없으니 춤추는 기녀

三分割據英雄盡 셋 나눠 할거하던 영웅 사라져 나눌할 의거할거

但看西風送客舟 다만 서풍 보내니 길손 탄 배를 보낼송

 

석문 임규

1620 文仲 石門 任奎(1620∼1687) 豊川 觀察使

江村夜興 강촌에서 밤의 흥이

月黑烏飛渚 달은 어둑 까마귀 물가에 날고 물가저

烟沈江自波 안개 자욱 강에는 절로 물결쳐

漁舟何處宿 고깃배는 어디서 묵어야하나

漠漠一聲歌 아득한데 한 가락 노랫소리가 사막막

 

한희설 인조 때

1620 聖弼 韓希卨(?∼?) 府使

詠新曆 새 달력을 읊어

爾帶明年節 너는 벌써 두르니 내년의 철을 띠대

先傳世上人 먼저 미리 알리니 세상 사람에

天涯老病客 하늘 끝에 늙어서 병든 나그네 물가애

寧欲不知春 차라리 몰랐으면 봄이 온 줄을

 

신익성의 비

1620 申翊聖(1588∼1644)의 婢

懷人 품은 사람

落葉風前言 잎 떨구며 바람에 하는 말이라

寒花雨後啼 꽃 싸늘해 비 온 뒤 흐느낌이라 울제

相思今夜夢 서로 생각 오늘밤 꿈을 꾸며는

月白小樓西 달 밝힌 작은 누각 서쪽이라오

 

갈암 이현일

1627 翼升 葛庵 李玄逸(1627∼1704)文敬 載寧 葛庵集

絶筆 붓을 놓음

草草人間世 풀풀 풀잎 사람들 사는 세상에

居然八十年 머물러 살아간 지 여든의 해가

生平何所事 한 평생 일을 함에 어떠했는가

要不愧皇天 바라건대 하늘에 부끄럼 없길 부끄러워할괴

 

운곡 한우기 효종 때

1630 雲谷 韓友琦(?∼?) 郡守

山村暮景 산촌의 모경

屋上煙初起 지붕위에 연기가 비로소 일어

林間鳥欲棲 수풀사이 새들은 둥지를 찾아 살서

牧童橫短笛 목동은 비껴들어 짧은 피리를 피리적

驅犢下山蹊 송아지를 몰아서 산길 내려가 몰구 송아지독 지름길혜

 

홍세범 숙종 때

1640 洪世範(?∼?)

鎭南樓 진남루 ※경남 통영에 있음

蕭蕭風雪裡 쓸쓸히 바람에 눈 휘날림 속에

獨上鎭南樓 혼자서 오른 누각 진남루에서

水冷魚龍蟄 물 차가와 썰렁해 고기들 숨고 숨을칩

山昏鼓角愁 산 어두워 북 나팔 시름에 겹다 어두울혼

乾坤無定宅 하늘땅에 마련된 집이란 없고

江海有孤舟 강 바다에 떠가는 외론 배 있다

歲暮仍爲客 저무는 해 다시 또 나그네 되니 인할잉

悲吟欲白頭 슬프다 읊조림에 머리 희어져

 

현묵 홍만종

1643 宇海 顯黙 洪萬宗(1643∼1725) 豊山 旬五志

采蓮曲 연을 따는 노래 캘채

彼美采蓮女 저래 고운 아가씨 연밥을 따네

繫舟橫塘渚 배 매여 가로질러 연못 물가를 맬계 못당 물가저

羞見馬上郞 보기에 부끄러워 말을 탄 사내

笑入荷花去 웃음이 숨어드네 연꽃이 가네

 

몽와 김창집

1648 汝成 夢窩 金昌集(1648∼1722)忠獻 安東 左議政

水鍾寺 수종사

古寺危峰下 옛 절이 위태로운 봉우리 아래

蘿陰細路分 넝쿨그늘 좁다란 길이 나뉘네

樓臨雨江水 누각은 붙어있어 비에 강물에

簷帶半山雲 처마엔 둘러있어 반이 산 구름

帆影禪窓落 돛 그림자 선방의 창가에 지고

鍾聲過客聞 종소리는 지나는 길손이 들어

雙林屢回首 쌍림 숲에 여러 번 고개 돌리니

蒼翠漫氤氳 푸르름이 넘쳐서 기운이 성해 푸를창 기운성할인온

 

정재 박태보

1654 士元 定齋 朴泰輔(1654∼1689)文烈 潘南 定齋集

踰水落山腰 수락산 기슭을 넘으며 넘을유 허리요

溪路幾回轉 시내길 몇 번인가 돌고 돌아서

中峰處處看 봉우리에 맞추어 곳곳을 보니

苔巖秋色淨 이끼바위 가을빛 깨끗하지만 바위암 깨끗할정

松籟暮聲寒 솔바람 울림소리 차갑기만 해 소리뢰

隱日行林好 해 숨은 숲을 걸어 좋다했는데 숨길은

迷烟出谷難 안개 속 골짝 벗기 어렵기도 해

逢人問前路 사람만나 물으니 앞으로 갈길

遙指赤雲端 저 멀리 가리키는 붉은 구름 끝 멀요 바를단

 

현와 정래교

1681 潤卿 玄窩 鄭來僑(1681∼1759)

農家歎 농가의 탄식 읊을탄

白骨之徵何慘毒 백골징포 어찌해 아프고 독 해 참혹할참

同隣一族橫罹厄 한 이웃 한 가족이 액을 당하네 근심리

鞭撻朝暮嚴科督 아침저녁 채찍질 엄히 살피니 채찍편 매질할달

前村走匿後村哭 앞마을 달아나고 뒷마을 울고 숨을닉 울곡

鷄狗賣盡償不足 닭도 개도 다 팔아 갚기 모자라 개구 갚을상

悍吏索錢錢何得 모진 관리 돈 찾아 돈을 어디서 사나울한 찾을색

父子兄弟不相保 아비아들 형제로 서로 못 지켜

皮骨半死就凍獄 피골은 반쯤 죽어 언 감옥으로 얼동 옥옥

 

성호 이익

1681 子新 星湖 李瀷(1681∼1763) 驪州 星湖僿說

海居防築 바다에 방축 쌓아

穿渠移浦築防潮 도랑 뚫고 포구 옮겨 방조제 쌓아 뚫을천 도랑거

鹹減禾生盡沃饒 짠맛 줄여 벼 심어 모두 옥토로 짤함 넉넉할요

聚落仍成居井井 마을 모여 이루니 거주지 정연 모일취 우물정

鋤耰何患莠驕驕 호미로 어찌 걱정 풀포기 뽐냄 호미서 곰방메우

誰敎山澤無遺利 누 가르쳐 산과 못 이익 없다고 못택

可見平蕪免浪抛 보겠거니 거친 들 버려짐 벗어 거칠어질무 던질포

碧海桑田容易變 상전벽해 쉽게도 바꾸었으니 뽕나무상 바꿀역

良謀輸與訪芻蕘 좋은 꾀 날라주어 꼴 나무 찾아 꼴추 풋나무요

 

기은 박문수 암행어사

1691 成甫 耆隱 朴文秀(1691∼1756)忠憲 高靈 度支定例

落照 낙조

落照吐紅掛碧山 지는 해 붉은 뱉음 푸른 산에 걸리고 토할토

寒鴉尺盡白雲間 까마귀 길이 다해 하얀 구름 사이로 갈까마귀아

問津行路鞭應急 나루 물어 가는 길 채찍마저 바쁘고 채찍편

尋寺歸僧杖不閑 절 찾아 드는 스님 지팡이 쉴 새 없다 지팡이장

放牧園中牛帶影 놓아기른 동산에 소 드리운 그림자 놓을방 칠목

望夫臺上妾低鬟 남편 바래 대 올라 아낙머리 숙여져 쪽진머리환

蒼煙古木溪南路 푸른 연기 옛 나무 시내 남쪽 길에선 푸를창

短髮樵童弄笛還 짧은 머리 초동이 피리 불며 돌아가 땔나무초

 

두기 최성대

1691 士集 杜機 崔成大(1691∼?) 全義 杜機詩集

古雜曲 고 잡곡

初月上中閨 초승달이 떠올라 규방을 비춰 도장방규

女兒連袂出 계집아이 나서니 손에 손 잡고 잇닿을련 소매몌

擧頭數天星 고개 들어 세느니 하늘의 별을

星七儂亦七 별이 일곱 내 또한 일곱이라네 나농

 

농와 허채 영조 때

1696 士亮 聾窩 許采(1696∼?) 陽川

絶句 절구

志士逢時 뜻있는 선비 때 만남이 어렵고 만날봉

佳人薄命 어여쁜 여인 목숨이 짧기 쉽다 엷을박

相看一歎息 서로 보고는 기다랗게 한숨을 읊을탄

白奈何何 머리는 흰데 어찌 하오 어찌해 어찌내

 

국산 엄계흥 영조 때

1700 叔一 菊山 嚴啓興(?∼?) 寧越 菊山集

僧伽寺曉題 승가사의 새벽을 절가

泉鳴僧未起 샘물 울려 스님은 아니 일어나 울명

月出山逾靜 달이 뜨니 산속은 더욱 고요해 넘을유

倚石發孤吟 돌에 기대 내느니 외로운 읊음 의지할의

離離松桂影 멀어져간 소나무 달님그림자 계수나무계

 

서곡 고익길

1700 慶餘 西谷 高益吉(1∼1) 濟州 漢城府左尹

訪書堂有感 서당을 찾아

白髮重來坐小亭 흰머리에 다시 와 정자에 앉네

手栽桃李掩階庭 손봐온 복사 오얏 뜰 계단 덮어 심을재 가릴엄

春風物色渾依舊 봄바람에 온갖 빛 옛날 그대로 흐릴혼

壁上題名半已零 벽 위엔 시와 이름 반은 낡았네 조용히오는비령

 

혜환 이용휴 성호 이익의 조카

1708 惠寰 李用休(1708∼1782) 驪州 惠寰詩集

送申使君光洙之任漣川 사군 신광수를 연천임지로 보내며

世俗有恒言 사람 세상에 늘 있는 말이란 게

文人無所用 글을 하는 이 쓸모가 없다하네

公爲一洗之 공이 하시게 이를 씻어 주시게 씻을세

使知文人重 알게 해야지 글하는 이 무겁게

 

석북 신광수 신숙주 후손 윤두서의 사위

1712 聖淵 石北 申光洙(1712∼1775) 高靈 浮海錄

還家感賦 집에 돌아와서

半歲秦京客 반년 해를 서울서 나그네하다 벼이름진

還家懷抱新 집에 오니 품은 뜻 새로워짐이 품을회 안을포

依然候門子 문에 아이 기다림 그대로인데 물을후

不復下機人 베틀 아내 내려옴 다시없어라

有恨同貧賤 가난만을 같이 한 한은 있어도

無情隔鬼神 삶과 죽음 갈리어 뜻이 없음에

虛帷一哭罷 빈 휘장에 한번을 울고 그치니 휘장유 방면할파

廓落暮年身 나이 든 이 몸마저 쳐지게 하네 둘레곽

 

표암 강세황 시서화 三絶

1713 光之 豹菴 姜世晃(1713∼1791)憲靖 晉州 豹菴遺稿

路上有見 길에서 보고는

凌波羅襪去翩翩 결 일어 비단버선 나부껴 떠나 버선말 빨리날편

一入重門便杳然 한번 들어 겹겹 문 사라져버려 어두울묘

惟有多情殘雪在 오죽이 뜻은 많아 눈 녹다남아 해칠준

屨痕留印短墻邊 발자국 디딤 머뭇 짧은 담가에 신구 흉터흔 담장

 

이계 홍양호

1724 漢師 耳溪 洪良浩(1724∼1802)文獻 豊山 大提學

天鷄 하늘 닭

天鷄一聲 하늘 닭 한번 울어

天下鷄鳴 온 누리 닭이 우네

海色蒼蒼 바다 빛 새 파래서 푸를창

日出之光 해가 떠 빛이 나고

入表同明 드러나 함께 밝아 겉표

自我東方 우리의 동방에서

我獨先赫 우리만 먼저 빛남 붉을혁

地近扶桑 땅 가까이 부상이 ※扶桑: 해가 돋는 神木 도울부 뽕나무상

 

임서규 영조 때

1730 林瑞珪(?∼?)

月夜 달밤

琴罷雲侵壁 음악 그쳐 구름이 벽에 피어나 거문고금 그칠파

詩成月滿軒 시 이루니 걸린 달 추녀에 가득 추녀헌

夢回天已曙 꿈을 깨니 하늘은 벌써 새벽녘 새벽서

窓外衆禽喧 창밖에는 뭇 새들 지저귄다오 의젓할훤

 

청계 신흥섬 정조 때

1730 淸溪 申興暹(?∼?)

暮春 지는 봄

短短疎籬山下家 짤막짤막 트인 울 산 아래 집에 트일소 울타리리

松簷遲日鳥聲多 솔 처마 더딘 해에 새소리 시끌 처마첨 늦을지

無端昨夜前溪雨 까닭 없이 어제 밤 앞 시내 비로 바를단

落盡閒庭一樹花 다 떨군 한적한 뜰 꽃나무 하나

 

연암 박지원

1737 美仲 燕巖 朴趾源(1737∼1805) 潘南 熱河日記

極寒 모진 추위

北岳高戍削 북악산은 높아서 깎아질렀고 지킬수 깎을삭

南山松黑色 남산의 소나무는 검은 빛이라

隼過林木蕭 새매가 지나가자 숲나무 쓸쓸 새매준

鶴鳴昊天碧 학 울어 높은 하늘 푸름 속으로 하늘호

 

元朝對鏡 설날아침 거울을 보며

忽然添得數莖鬚 갑자기 보태 붙은 몇 가닥수염 줄기경 수염수

全不加長六尺軀 그대로 더함 없는 여섯 자 키에 몸구

鏡裏顔容隨歲異 거울 속 얼굴 모습 해 따라 달라

穉心猶自去年吾 어린 마음 내게서 떠나버린 나 어릴치

 

금석 박준원

1739 平叔 錦石 朴準源(1739∼1807)忠獻 潘南 錦石集

看花 꽃을 보며

世人看花色 세상사람 꽃을 봐 빛깔로 따져

吾獨看花氣 나 혼자 꽃을 봄에 숨결을 보지

此氣滿天地 이 숨결 가득채운 하늘과 땅에

吾亦一花卉 나 또한 한 떨기로 꽃과 풀이지 풀훼

 

형암 이덕무 四家詩人(박제가 유득공 이서구 이덕무)

1741 懋官 炯庵 李德懋(1741∼1793) 全州 靑莊館全書

嬋娟洞 선연동 고울선 예쁠연

嬋娟洞草賽羅裙 고운 골에 풀이나 비단치마지 굿할새 치마군

剩粉遺香暗古墳 남은 분 향기 남은 모를 옛무덤 남을잉 무덤분

現在紅娘休詑艶 살아있는 아가씨 자랑 말아라 자랑할이 고울염

此中無數舊如君 이 가운데 많이도 그대 같았지

 

영재 유득공

1748 惠風 冷齋 柳得恭(1748∼1807) 文化 渤海考

送李時叔南歸 이시숙이 남쪽에 돌아감에 보내며

連天草色晩 하늘 이어 풀빛에 늦은 저묾이 저물만

離別欲依依 헤어지네 기대고 기대려고 해

千里南歸客 천리 길 남쪽으로 돌아간다네

三韓一布衣 삼한 땅에 한 벌의 삼베옷으로 베포

春雲鴻雁杳 봄 구름에 기러기 떠나가지만 큰기러기홍 기러기안

湖水鯉魚肥 호수 물에 잉어는 살이 오르지 잉어리

滿地梨花白 땅 가득 배꽃피어 하얀빛인데

皆君去後飛 다 그대 떠난 다음 날리겠구나

 

초정 박제가 庶出 연암 박지원의 제자

1750 次修 楚亭 朴齊家(1750∼1805) 密陽 檢書官 北學議

曉坐書懷 새벽에 앉아 글을 품어

掘地得黃金 땅을 파서 황금을 얻었는데도 팔굴

萬斤空餓死 만근이라 공연히 굶어서죽고 주릴아

入海採明珠 바다에 들어가서 명주를 캐니 캘채 구슬주

百斛換狗矢 백 섬이나 되는데 개똥과 바꿔 열말곡

狗矢尙可糞 개똥으로 오히려 거름이 되나 屎똥시 똥분

明珠其奈何 명주는 그것으로 무엇을 하나

陸貨不通燕 육지 재화 연경과 통하지 않고 연나라연

海賈不輸倭 바다 장사 왜국서 실어옴 없어 장사고 일본왜

譬如野中井 대보면 들 가운데 우물과 같아 비유할비

不汲將自渴 긷지 않아 저절로 마르려하지 길을급

安貧不在寶 안빈낙도 보물에 있지 않아서

生理恐日拙 삶의 도리 두려움 날로 서툴까 서투를졸

太儉民不樂 너무 검소 백성들 즐기지 않고 검소할검

太窶民多竊 아주 가난 백성들 훔침 많아져 가난할구 훔칠절

 

박령

1750 朴坽(?∼?)

山齋 산속의 재실

皎皎月侵床 하얀 밝은 달빛이 잠자리 들어 달빛교

蕭蕭風動竹 썰렁 맑은 바람이 대밭 흔들어

幽人意悄然 숨은 사람 뜻함에 시름겨워서 근심할초

獨夜寒齋宿 홀로 밤을 차갑게 지새우기만

 

성기 승려

1750 聖機(?∼?)

宿江頭 강 머리에 묵으며

落雁下長洲 내려앉는 기러기 긴 섬 아래로 섬주

風帆歸遠浦 바람맞는 돛배는 먼 포구 돌아 돛범

夜宿暮江頭 밤을 묵어 저물어 강물 머리에

寒風秋夜雨 추운바람 가을밤 비도 내리나

 

김시모 정조 때

1750 金時模(?∼?)

郊居 성 밖에 살며

門深樓院雪 문 깊어 누각서원 눈이 쌓이고

溪轉道峰陰 내는 돌아 도봉산 그늘진 데를

野老閒如鹿 들 늙은이 한가해 사슴인 듯이

日高方出林 해 높아야 이제 막 수풀을 나와

 

이성천 정조 때

1750 李性天(?∼?)

漫興 흥이 넘쳐

偶出靑山裏 뜻함 없이 나오니 푸른 산에서 짝우

仍來湖水邊 이에 나서 왔으니 호수 가에로 인할잉

坐看山水色 앉아서 쳐다보네 산 빛 물빛을

還與白鷗眠 흰 갈매기 더불어 돌아와 잠을 갈매기구

 

영수각 서씨

1755 令壽閣 徐氏(?∼?) 洪仁謨(1755∼1812)의 아내

聽蟬 매미소리 들으며

捲簾高閣聽鳴蟬 발 걷어 높은 집에 매미울음이 말권 발렴

鳴在淸溪綠樹邊 맑은 시내 울림에 푸른 나무 곁

雨後一聲山色碧 비 온 다음 한소리 산 빛 푸르러

西風人倚夕陽天 서풍에 기댄 사람 저녁볕 하늘 의지할의

 

금릉 남공철

1760 元平 金陵 南公轍(1760∼1840) 宜寧 大提學 金陵集

茅亭一架成 초가정자 짓고서 띠모 시렁가

閒寂堪逃俗 한적해도 견디니 세상 달아나 견딜감 달아날도

淹留幾日回 엎어져 머무르니 며칠이 흘러 담글엄 머무를류

愁多憑酒散 시름 많아 술에다 기대어 풀고 기댈빙

病不厭花開 병이란 꽃 피움에 물리지 않아 싫을염

鹿臥松陰靜 사슴 누워 솔 그늘 가만히 있고

龍吟雨氣來 용이 앓아 빗방울 내리려 한다

茅亭新入望 초가정자 새로워 들어와 보니

突兀出浮埃 갑작스레 우뚝 서 티끌에 떴네 갑자기돌 우뚝할올 티끌애

 

담정 김려

1766 士精 藫庭 金鑢(1766∼1822) 延安 牛海異魚譜

上元俚曲 상원(정월보름)의 속된 곡 속될리

元宵月色劇淸圓 정월보름 밤 달빛 참 맑게 둥글 밤소 심할극

先見生男古老傳 먼저 봐 아들 낳아 오랜 노인 말

抵事南隣老處子 남쪽이웃 일 있어 나 든 아가씨 거스를저

背人無語淚泫然 사람 뒤로 말없이 눈물 흘리나 눈물루 빛날현

 

자하 신위

1769 漢叟 紫霞 申緯(1769∼1845) 平山 紫霞詩集

子規啼 두견새 울어 울제 ※李兆年(1269∼1343) 이화에 월백하고

梨花月白五更天 배꽃에 달이 밝아 하늘은 오경

啼血聲聲怨杜鵑 피울음 소리소리 두견새 슬퍼 두견이견

儘覺多情原是病 정이 정작 병임을 다 깨닫고서 다할진

不關人事不成眠 사람일 아닌데도 잠을 못 이뤄 잠잘면

 

觀劇詩 二首 연극을 보고 2수

春香扮得眼波秋 춘향으로 꾸밈에 눈길은 추파 꾸밀분

扇影衣紋不自由 부채그림 옷 무늬 어딘가 어색 부채선 무늬문

何物龍鐘李御史 무슨 물건 뛰어나 이도령일까 쇠북종

至今占斷劇風流 이제껏 혼자차지 연극의 풍류 연극극

 

激賞時時一聲哄 보곤 좋다 때때로 한 소리 들썩 떠들썩할홍

廣庭人海疊人山 넓은 뜰 사람바다 쌓여 사람 산 겹쳐질첩

今宵莫漫勤添炬 오늘밤 부지런히 횃불 더 밝혀 질펀할만 횃불거

早有雲頭掛月彎 일찍이 구름머리 굽은 달 걸려 굽을만

 

蝴蝶靑山去(호접청산거) 나비는 청산으로

蝶與靑山(백호접여청산거) 하얀 나비 더불어 푸른 산 가자

黑蝶團飛共入(흑접단비공입산) 검은 나비 뭉쳐서 함께 산으로

行行日暮花堪宿(행행일모화감숙) 가다가 해 저물면 꽃에서 자고

情時葉宿(화박정시엽숙환) 꽃에서 푸대접엔 잎에서 자자

 

冬之夜 황진이 시조

截取冬之夜半强 잘라내 겨울일랑 밤의 반 억지로라

春風被裏屈蟠藏 봄바람 이불아래 서리게 넣었다가

燈明酒煖郞來夕 밝혀 술을 데워 낭군님 오신 밤에

曲曲鋪成折折長 굽이굽이 펴리니 꺾어꺾어 길어서

 

※황진이의 시조

冬至ㅅ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 내여

春風 니불 아래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론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임연 이양연

1771 晉叔 臨淵 李亮淵(1771∼1853) 全州 枕頭書

夜夢 밤에 꿈을 꿈

鄕路千里長 고향 길은 천리 길 멀고먼데도

秋夜長於路 가을밤은 길 보다 더욱 길어서

家山十往來 고향 산에 열 번을 왔다갔는데

簷鷄猶未呼 처마에 닭 오히려 울지도 않아 처마첨 부를호

 

兒莫啼 아이야 울지 마라

抱兒兒莫啼 아이 안아 아이야 울지 말아라

杏花開籬側 살구꽃이 피었네 울타리 곁에 살구행 울타리리

花落應結子 꽃이 지면 마땅히 살구가 달랑

吾與爾共食 나랑 너랑 둘이서 나누어먹자 너이

 

정일당 강씨 姜希孟의 후손 姜在洙의 딸

1772 靜一堂 姜氏(1772∼1832) 晉州 靜一堂遺稿

聽秋聲

萬木迎秋氣 모든 나무 맞이해 가을 기운을 맞이할영

蟬聲亂夕陽 매미소리 시끄러 지는 볕에도 매미선

沈吟感物性 빠져 읊어 느끼니 만물 바탕을 가라앉을침

林下獨彷徨 수풀아래 혼자서 거닐어 노네 거닐방 노닐황

 

연천 홍석주

1774 成伯 淵泉 洪奭周(1774∼1842)文簡 豊山 淵泉集

初乘海舶 처음 탄 바다 배 큰배박

見小常憶大 작은 것 볼 때도 늘 큰 걸 생각해 생각할억

乘危却羨安 위험 타고 느긋함 부러워 마라 물리칠각 부러워할선

平生觀水志 한평생 물 보고자 뜻함이 있어

此日望洋嘆 오늘에 큰 바다를 보며 탄식해 탄식할탄

地軸於斯盡 땅의 축 여기에서 다함이더냐 굴대축

天衢似許寬 하늘 길 받아들여 넓기만 하다 네거리구 너그러울관

長年惟恃汝 오랜 해를 생각해 너를 믿으니 믿을시

愼莫輕波瀾 삼가 말라 가벼이 물결 일렁임 물결란

 

외와 최림

1779 贊夫 畏窩 崔琳(1779∼1841) 慶州 畏窩集

贈友人 벗에게 주다

白日有朝暮 밝은 해에게도 아침저녁 따로 있고

靑山無古今 푸른 산이지만 옛날 지금 다름없다

一樽榮辱外 한통 술이 있어 영달치욕 바깥인데 술통준 욕될욕

相對細論心 서로 맞서 조금 따져 마음이야 어찌 가늘세

 

추사 김정희

1786 元春 秋史 金正喜(1786∼1856) 慶州 阮堂集

秋庭 가을 뜨락

老人看黎席 늙은이 지키느니 새벽잠자리 검을려

滿屋秋陽明 집안가득 가을볕 밝게도 들어

鷄逐草蟲去 닭은 냅다 풀벌레 쫓아다님에 쫓을축

菊花深處鳴 국화꽃 깊은데서 불렀을 줄을 울명

 

果寓即事(과우즉사) 머물러 살다보니 머무를우

庭畔桃花泣(정반도화읍) 뜨락 두둑 복사꽃 눈물을 흘려 두둑반

胡爲細雨中(호위세우중) 어찌하여 가랑비 빗속에 울어

主人沈病久(주인침병구) 주인님 못 헤어나 병든 지 오래

不敢笑春風(불감소춘풍) 어쩌다 웃지 못해 봄바람에도

 

謝菊(사국) 국화에 감사함

暴富一朝大歡喜(폭부일조대환희) 한 아침 벼락부자 너무나 기뻐

發花箇箇黃金毬(발화개개황금구) 꽃 피어 하나하나 황금덩어리

最孤澹處穠華相(최고담처농화상) 외롭게 담박한 곳 멋진 얼굴로

不改春心抗素秋(불개춘심항소추) 안 바꾼 봄날마음 가을을 버텨

 

水仙花(수선화) 수선화

一點冬心朶朶圓(일점동심타타원) 한 점의 겨울마음 송이 동글해

品於幽澹冷雋邊(품어유담냉준변) 그윽 담박 기품에 맑고 빼어나

梅高猶未離庭砌(매고유미리정체) 매화는 고상해도 매인 뜰 섬돌

淸水眞看解脫仙(청수진간해탈선) 맑은 물에 참다워 해탈한 신선

 

棲碧亭秋日(서벽정추일) 서벽정의 가을날 살서

孤亭同菌小(고정동균소) 외로운 정자 버섯만하나 버섯균

佳境似蔗甘(가경사자감) 멋있는 곳에 좋기만 하다 사탕수수자

將身欲入石(장신욕입석) 몸을 두려고 돌에 들려니

人語出碧嵐(인어출벽람) 사람 말 들려 푸른 산기운 람기람

 

棲碧亭秋日(서벽정추일) 서벽정의 가을날

幽洞螺旋入(유동라선입) 그윽한 골짜기를 빙 돌아드니

細泉潑乳紅(세천발유홍) 가는 샘에 솟아나 불그레한 젖 뿌릴발

禽鳥似持世(금조사지세) 온갖 새 마냥 같아 세상을 가져

晝陰石壇空(주음석단공) 낮 그늘에 돌단은 비어있는데

春來厭繁華(춘래염번화) 봄이 오면 싫으니 뒤섞인 빛깔 싫을염

愛此秋玲瓏(애차추영롱) 이를 아껴 가을에 맑고 깨끗함 옥소리롱

人癯如枯木(인구여고목) 사람이 여위어서 마른 나무니 여윌구

前身應老楓(전신응노풍) 앞 세상 몸은 마침 늙은 단풍에

 

悼亡(도망) 죽음을 슬퍼하며

那將月姥訟冥司(나장월모송명사) 어찌하랴 달 노파 저승에 따져

來世夫妻易地爲(내세부처역지위) 다음세상 남편아내 입장 바꾸랴

我死君生千里外(아사군생천리외) 내 죽고 그대 살아 천리 밖이면

使君知我此心悲(사군지아차심비) 그대는 알게 되리 슬픈 이 마음

 

與黃山東籬宿石瓊樓(여황산동리숙석경루) 황산동리와 함께 머물며

入室常疑雨(입실상의우) 집에 들어 언제나 비가 오는지

無煩繪水聲(무번회수성) 어렵잖게 그리네 물소리까지

晴林朝合爽(청림조합상) 갠 숲에 아침 맞아 시원함이며

陰壑夜生明(음학야생명) 그늘골짝 밤에도 밝기만하다

鄭重名山業(정중명산업) 묵직해 이름난 산 산속의 일이

飄然不世情(표연불세정) 날리듯 해 아니네 세상인정이

松風凉到骨(송풍량도골) 솔바람 서늘하여 뼛속에 닿아

詩夢百般淸(시몽백반청) 시 떠올라 모두가 깨끗하기만

 

의주기생

1790 義州妓(?∼?)

別權判書尙愼 권상신(1759∼1824) 판서와 헤어지며

去去平安去 가도 가도 편안히 떠나가세요 / 평안도를 떠나

長長萬里多 멀고멀어 만 리가 넘는다 해도 /오래 말린다 해서

瀟湘無月夜 소상강엔 없으니 달밤이란 게 강이름소상

孤叫雁聲何 홀로 외쳐 어쩌나 기러기소리 부르짖을규

 

학남 한진계

1792 大臨 鶴南 韓鎭棨(1792∼?) 西原

田舍翁 시골노인

衰年聽子小商量 늙은 나이 자식 말 적이 헤아려 쇠할쇠 헤아릴상

百劇千忙了自忘 온갖 짓 모든 바쁨 절로 잊혀져 심할극 바쁠망

向午手持蠅拂子 낮에는 손에 들어 파리채려니 가질지 파리승 떨불

綠槐樹下臥乘凉 홰나무 푸름 아래 누워 서늘해 홰나무괴

 

해거재 홍현주

1793 世叔 海居齋 洪顯周(1793∼1865)孝簡 豊山 海居詩集

偶吟 우음

旅夢啼鳥喚 나그네 꿈을 새가 울어 깨우고 부를환

歸思繞春樹 돌아갈 생각 봄이 둘러 세운다 두를요

落花滿空山 떨어진 꽃잎 빈산에 가득하니

何處故鄕路 어디로 가야 고향 가는 길인지

 

노사 기정진

1798 大中 蘆沙 奇正鎭(1798∼1879)文簡 幸州 蘆沙文集

處世 세상 살며

處世柔爲貴 세상 살며 부드러움 귀하게 여겨

剛强是禍基 굳셈이란 이게 바로 재앙의 바탕

發言常欲訥 말을 꺼내 언제나 더듬으려 해 말더듬을눌

臨事當如癡 일에 대여 마땅히 어리석은 듯 어리석을치

急地常思緩 급한 곳에 언제나 생각 느긋이 느릴완

安時不忘危 편안할 때 잊지 마 위태로움을

一生從此計 한평생 따라 좇아 이러한 꾀를

眞個好男兒 참으로 칠 수 있어 호남아라고 ※湖南兒

 

소유 권용정

1801 宜卿 小游 權用正(1801∼?) 安東

情人 정인

風停雲歇海靑休 바람 자 구름 쉬어 매도 그치는 쉴헐 海東靑

天半高峰嶺上頭 하늘 반인 높은 봉 고갯마루로

若道情人那邊在 만약 말해 정인이 어디 있다고 어찌나 가변

我行應不少遲留 나는 가지 마땅히 늦지 않게끔 늦을지 머무를류

 

우선 이상적 추사 김정희의 문인 역관

1804 惠吉 藕船 李尙迪(1804∼1865) 牛峯 恩誦堂集24권

題路傍去思碑 길가의 비석

去思橫斂刻碑錢 떠날 때면 거두니 비석 새길 돈 거둘렴 돈전

編戶流亡孰使然 엮어도 잃어버려 누가 하는지 엮을편

片石無言當路立 조각돌은 말없이 길에 섰는데 조각편

新官何以舊官賢 신관사또 어떨까 구관이 낫나 어질현

 

김삿갓 김병연

1807 蘭皐 金笠 金炳淵(1807∼1863) 安東 金笠詩集

元生員 원생원

日出猿生原 해가 뜨니 원숭이 들에 나오고 元生員

黃昏蚊簷至 해질녘엔 모기가 처마에 모여 文僉知

猫過鼠盡死 고양이가 지나가 쥐는 다 죽고 徐進士

夜出蚤席射 밤에 나온 벼룩이 자리에서 쏴 趙碩士

 

看山 산을 보며

倦馬看山好 게으른 말 좋으니 산을 보는데 게으를권

停鞭故不加 채찍 멈춰 그러니 치지도 않지 채찍편

岩間纔一路 바위 새로 나있어 겨우 길하나 겨우재

烟處或三家 연기 낀 곳 어쩌면 집이 석 집이

花色春來矣 꽃빛깔 바라보니 봄은 와있고

溪聲雨過耶 시내소리 들으니 비도 지났네

渾忘吾歸去 흐릿하여 잊으니 내 돌아갈 길 흐릴혼

奴曰夕陽斜 종이 일러 저녁 해 기울었다네 비낄사

 

自嘆 스스로 탄식

九萬長天擧頭難 구만리 먼 하늘에 고개 들기 어려워

三千地濶未足宣 삼천리 땅이 넓어 발을 펴지 못하니 베풀선

五更登樓非翫月 오경에 누에 올라 달과 놀지 못하고 가지고놀완

三朝辟穀不求仙 사흘아침 밥 끊어 신선되려 아니네 임금벽

 

二十樹下 스무나무 아래에

二十樹下三十客 스무나무 아래에 슬픈 나그네 ※스무나무?

四十家中五十食 망할 집 가운데서 쉰밥이라니

人間豈有七十事 사람에 어찌 있어 이런 일이야

不如歸家三十食 집에 가지 못하니 슬픈 밥이라 ※不如歸: 두견새

 

還甲宴 환갑잔치에

彼座老人不似人 저 자리에 늙은이 사람 아니네

疑是天上降眞仙 하늘에서 내려온 참 신선 같아 내릴강

其中七子皆爲盜 그중에 일곱 아들 다 도둑이라 훔칠도

偸得碧桃玄壽筵 훔쳤으니 천도를 잔치 쓰려고 훔칠투 대자리연

 

覓字韻 멱자운 찾을멱

許多韻字何呼覓 많기도 한 운자에 어찌 불러 멱

彼覓有難況此覓 저 멱자 어려운데 하물며 이 멱 하물며황

一夜宿寢懸於覓 하룻밤 묵어 자기 멱에 달렸네 잠잘침 매달현

山村訓長但知覓 산마을 훈장님은 멱자만 알아

 

逐客詩 손님을 쫓아

邑號開城何閉門 고을 이름 열린 성 어찌 문 닫아

山名松嶽豈無薪 산 이름 솔 산인데 땔감 없다니 큰산악 섶나무신

黃昏逐客非人事 누런 어둠 쫓긴 손 사람 일 아냐 쫓을축

禮儀東方子獨秦 동방에 예의지국 너 홀로 되놈 진나라진

 

金剛山詩 금강산

泰山在後天無北 큰 산이 뒤에 있어 하늘북쪽 없어졌네

大海當前地盡東 넓은 바다 앞에 맞아 땅의 동쪽 다했네

橋下東西南北路 다리아래 동서로 남북으로 길은 갈려

杖頭一萬二千峯 지팡이 꼭대기에 일만 이천 봉우리라

 

山水詩 산수를 읊어 ※崔氏와 合作詩

金笠 山如劍氣衝天立 산이란 칼의 기운 하늘을 찔러 찌를충

金笠 水學兵聲動地流 물 배워 병사 함성 땅을 흔들어

崔氏 山欲渡江江口立 산은 강을 건너려 강 앞에 섰고 건널도

崔氏 水將穿石石頭廻 물은 돌을 뚫으려 돌 머릴 돌아 뚫을천

金笠 山不渡江江口立 산은 강을 못 건너 강 앞에 섰고

金笠 水難穿石石頭廻 물은 돌을 못 뚫어 돌 머리 돌아

 

僧 金笠 金剛山問答詩 스님과 김삿갓의 금강산 문답시

朝登立石雲生足 아침에 바위 올라 구름이 발에

暮飮黃泉月掛脣 저녁에 샘물 마셔 달이 입술에

澗松南臥知北風 골짝 솔 남쪽 누워 북풍을 알아

軒竹東傾覺日西 추녀 대 동쪽 기대 해 저묾 깨쳐

 

絶壁雖危花笑立 절벽 비록 아찔해 꽃은 웃고 서

陽春最好鳥啼歸 봄볕이 가장 좋아 새는 울고 가

天上白雲明日雨 하늘 위에 흰 구름 내일은 비로

岩間落葉去年秋 바위사이 떨군 잎 지난해 가을

 

影浸綠水衣無濕 그림자 물에 들어 옷은 안 젖어 담글침

夢踏靑山脚不苦 꿈에 밟아 청산을 다리 안 아파 밟을답 다리각

群鴉影裏千家夕 갈까마귀 그림자 일천 집 저녁

一雁聲中四海秋 기러기 소리 속에 사해가 가을

 

假僧木折月影軒 가죽나무 부러져 달이 처마에 꺾을절 추녀헌

``````````````````````````````````````가짜 중 목 부러져 달이 처마에

眞婦菜美山妊春 참 며느리 나물 맛 산이 봄을 배 아이밸임

``````````````````````````````````````쥔 부채 아름다워 산이 봄을 배

石轉千年方倒地 돌이 굴러 천년을 막 땅에 닿아 넘어질도

峰高一尺敢摩天 봉우리 더한 높이 헉 하늘 만져 갈마

 

靑山買得雲空得 청산을 사왔더니 구름은 공짜 살매

白水臨來魚自來 하얀 물 다가오니 고기 따라와

秋雲萬里魚鱗白 가을구름 만 리에 하얀 비늘이 魚鱗:구름

枯木千年鹿角高 오랜 나무 천년에 높은 사슴뿔 鹿角:가지

 

雲從樵兒頭上起 구름 쫓아 나무해 머리 위 구름 땔나무초

山入漂娥手裏鳴 산에 들어 빨래해 손안 산울림 떠돌표 예쁠아

登山鳥菜羹```````` 산으로 올라가니 새들이 쑥국 나물채 국갱

臨海魚草餠```````` 바다에 다가서니 물고기 펄떡 떡병

聲令銅鈴零銅鼎 소리는 구리방울 바랜 구리 솥 방울령 솥정

目若黑椒落白粥 산초처럼 까만 눈 바래 멀겋게 산초초 죽죽

水作銀杵舂絶壁 물 지어 은 공이로 절벽을 찧네 공이저 찧을용

雲爲玉尺度靑山 구름은 옥척 되어 청산을 재네

 

月白雲白天地白 달 희고 구름 희고 하늘땅 희네

山深水深客愁深 산 깊어 물 깊어 손 시름 깊네

燈前燈後分晝夜 등불 앞 등불 뒤로 낮과 밤 나눠

山南山北判陰陽 산 남쪽 산의 북쪽 그늘 볕 갈라

 

難避花 꽃(주색)을 피하기는 어려워

靑春抱妓千金芥 젊은 날 기생 안아 천금이 티끌 기생기 겨자개

白日當樽萬事空 한낮에 술통 맞아 온갖 일 허탕 술통준

鴻飛遠天易隨水 기러기 먼 하늘에 물 쫓기 쉬워 큰기러기홍

蝶過靑山難避花 나비는 푸른 산에 꽃 피해 못가 나비접

 

是是非非 옳은 것이 옳고 그른 것이 그르다 ※글자19자

年年年去無窮去 해마다 해는 가니 끝없이 가고

日日日來不盡來 날마다 날은 오니 다함없이 와

年去月來來又去 해는 가고 달이 와 오고 또 가니

天時人事此中催 하늘 때로 사람 일 이 중에 재촉 재촉할최

是是非非非是是 옳아 옳고 글러 그름 옳음 옳다 아니며

是非非是非非是 글러 옳고 옳아 그름 옳음 글러 아니며

是非非是是非非 글러 옳고 옳아 그름 시비 아니라

是是非非是是非 옳아 옳고 글러 그름 시비가 맞다

 

可憐妓 가련이란 이름의 기생

可憐行色可憐身 가련한 행색으로 가련한 몸이

可憐門前訪可憐 가련이 문 앞에서 가련을 찾네

可憐此意傳可憐 가련한 이내 뜻을 가련에 알려

可憐能知可憐心 가련이는 알겠지 가련한 마음

 

平壤妓生 평양기생

平壤妓生何所能 평양에 기생으로 잘함이 뭔가

能歌能舞又能詩 노래 잘해 춤 잘 춰 시도 잘 짓죠

能能其中別無能 잘하고 잘함 속에 달리 못한 건

月夜三更呼夫能 달밤이 삼경일 때 사내 부름이

 

扶餘妓生 부여기생

白馬江頭黃犢鳴 백마강 강 머리에 송아지 울어 송아지독

老人山下少年行 늙은이 산 아래로 소년이 따라

離家正初今三月 집 떠날 때 정월 초 이제는 삼월

對客初更復三更 손님 맞아 초경에 어느덧 삼경

澤裏芙蓉深不見 못 안에 연꽃이란 깊어 못보고 연꽃부용

園中桃李笑無聲 동산에 복사오얏 웃음 안 들려

良宵可興比誰於 좋은 밤 흥이나니 누구에 견줘 밤소 견줄비

紫午山頭月正明 자오산 산꼭대기 달이 참 밝아

 

九月山 구월산 ※글자9자

昨年九月過九月 지난해 구월 구월산을 지나고

今年九月過九月 올해 구월에 구월산을 지나네

年年九月過九月 해마다 구월 구월산을 지나니

九月山光長九月 구월산 산 빛 기나긴 구월이라

 

妙香山 묘향산

平生所欲者何求 한평생 하려는 바 어디서 찾나

每擬妙香山一遊 헤아려 묘향산을 한번 가보자 헤아릴의

山疊疊千峰萬仞 산은 겹겹 천봉에 만 길이나 돼 겹쳐질첩 길인

路層層十步九休 길은 켜켜 열 걸음 아홉 번 쉬어 층층

 

咏笠 삿갓을 읊어

浮浮我笠等虛舟 떠돌아서 내 삿갓 빈 배와 같아 뜰범

一着平生四十秋 한번 붙여 평생을 마흔해 가을 붙을착

牧堅輕裝隨野犢 젊은 목동 가볍게 송아지 따라 꾸밀장 송아지독

漁翁本色伴沙鷗 늙은 어부 본디 뜻 갈매기 벗해 짝반 갈매기구

醉來脫掛看花樹 취해 와 벗어 걸어 꽃나무 보고 걸괘

興到携登翫月樓 흥 닿아 끌고 올라 달 누각 놀아 끌휴 가지고놀완

俗子衣冠皆外飾 사람은 옷과 갓에 다 겉만 꾸며 꾸밀식

滿天風雨獨無愁 하늘가득 비바람 시름도 없어

 

自嘆 스스로 한탄

嗟呼天地間男兒 아 하늘과 땅 사이 사내로 나서

知我平生者有誰 내 평생을 아는 이 누가 있을까

萍水三千里浪跡 부평초로 삼천리 물결 속 자취 부평초평 물결랑

禁書四十年虛詞 책 꺼려 사십년을 빈 말로 새겨 금할금 말씀사

靑雲難力致非願 푸른 꿈 힘 못 닿아 바램 아니지

白髮惟公道不悲 흰머리 생각 갈길 슬프지 않아

驚罷還鄕夢起坐 놀라 멈춘 고향 길 꿈 깨 일어나 놀랄경 그칠파

三更越鳥聲南枝 한밤에 새소리가 남쪽 가지에 넘을월

 

蘭皐平生詩 난고의 한평생

鳥巢獸穴皆有居 새둥지 짐승 굴에 다 삶이 있고 집소 짐승수

顧我平生獨自傷 내 평생 돌아보니 홀로 다쳤네 돌아볼고 상처상

芒鞋竹杖路千里 짚신에 대작대기 천리 길 걸어 신혜 지팡이장

水性雲心家四方 물 바탕 구름마음 집은 사방에

尤人不可怨天難 사람을 못 나무라 하늘 못 미워 더욱우

歲暮悲懷餘寸腸 해 저묾 슬픔 품어 애를 끊었다 창자장

初年自謂得樂地 어릴 적 스스로 말 즐길 땅 이라

漢北知吾生長鄕 한강 북쪽 날 알아 나고 자란 곳

簪纓先世富貴人 높은 벼슬 앞대엔 부귀한 사람 비녀잠 갓끈영

花柳長安名勝庄 풍류로 서울서도 이름난 집안 농막장

隣人也賀弄璋慶 이웃사람 축하라 아들 본 경사 반쪽홀장

早晩前期冠蓋揚 얼마 지나 앞길에 벼슬 오르리 갓관 덮을개

髮毛稍長命漸奇 터럭 자라 길어져 운명 희한해 벼줄기끝초

灰劫殘門飜海桑 가문 꼴은 잿더미 바다 밭 되듯 위협할겁 뒤칠번

依無親戚世情薄 기댈 친척 없으니 세상 뜻 엷고

哭盡爺孃家事荒 어버이 곡을 그쳐 집안 거칠어 아비야 어미양

終南曉鍾一納履 종남산 새벽종에 한번 신 신어 바칠납 신리

風土東邦心細量 땅을 밟아 동방을 마음만 씀에

心猶異域首丘狐 마음 되레 다른 땅 머리만 고향 여우호

勢亦窮途觸藩羊 되어 감은 막힌 길 울에 부딪쳐 덮을번

南州徒古過客多 남녘고을 예부터 길손은 많아 무리도

轉蓬浮萍經幾霜 쑥 신세 부평 되어 몇 해 보냈나 쑥봉 부평초평

搖頭行勢豈本習 머리 굽실 하는 짓 어찌 버릇이 흔들릴요

挈口圖生惟所長 입 끌어 삶을 꾀해 장점이 되랴 손에들설

光陰漸向此中失 세월은 차츰 흘러 이 속에 잃어

三角靑山何渺茫 삼각산 푸른 산이 어찌 아득해 아득할묘망

江山乞號慣千門 강산에 불러 빌어 버릇에 문에 빌걸 버릇관

風月行裝空一囊 풍월로 봇 집 차려 텅 빈 주머니 주머니낭

千金之子萬石君 천금 가진 아들에 만 석군 부자

厚薄蒙風均試嘗 많든 적든 바람을 골고루 맞아 두터울후 엷을박

身窮每遇俗眼白 몸 궁해 만남마다 눈은 멀겋고 만날우

歲去偏傷髮髮蒼 해 지나며 축이 나 털만 덥수룩 치우칠편 터럭발

歸兮亦難侄亦難 돌아가긴 어렵고 머묾도 못해 어리석을질

幾日彷徨中路傍 몇 날을 이리저리 길에서 어정 거닐방황 곁방

 

운강 이경민

1814 元會 雲岡 李慶民(1814∼1883) 江陽 熙祖軼事

滿月臺 만월대 ※고려의 도성

五百年來王業休 오백년 이어오던 왕업이 멎어

繁華無跡只松楸 번화함 자취 없고 다만 무덤만 많을번 가래나무추

落花舊院凄凉色 꽃이 진 옛 사원엔 쓸쓸한 빛이 쓸쓸할처

杜宇空城寂寬愁 두견새 빈 성에서 고요한 시름 너그러울관

惟見野田侵殿陛 보이느니 들밭이 궁전에 들고 큰집전 섬돌폐

不禁春草上螭頭 막지 못해 봄풀이 전각에 올라 교룡리

悠悠總是傷心處 멀고멀어 모든 게 마음 아픈 곳

古國興亡水自流 옛 나라 일고 잃음 물 따라 흘러

 

흥선대원군 석파 이하응 高宗의 아버지

1820 時伯 石坡 李昰應(1820∼1898)獻懿 全州

貧寒詩 가난함에

富貴掀天從古死 부귀로 하늘 치켜 예부터 죽어 치켜들흔

貧寒到骨至今生 가난이 뼈에 닿아 이제껏 살아

億千年去山猶碧 억년천년 지나도 산은 푸르고

十五夜來月復圓 보름밤만 오면 야 달 다시 둥글

 

고종임금 26대

1852 明夫 珠淵 高宗 李載晃(1852∼1863∼1907∼1919)洪陵

賞春 봄을 즐김

花間看蝶舞 꽃 사이를 보노니 나비 춤추어

柳上聽鶯聲 버들 위에 듣나니 꾀꼬리 노래

羣生皆自樂 삶의 무리 모두가 스스로 즐겨

最是愛民情 가장 옳게 아낌은 백성의 뜻에

 

매천 황현

1855 雲卿 梅泉 黃玹(1855∼1910) 長水 梅泉野錄

絶命詩 1 목숨을 끊으며

亂離滾到白頭年 난리에 흘러 닿아 나이 흰머리 흐를곤

幾合捐生却未然 몇 보태 삶을 버려 그렇지 않나 버릴연 물리칠각

今日眞成無可奈 오늘에 참된 이룸 어찌 못함은 어찌내

輝輝風燭照蒼天 밝힌 빛 바람 촛불 푸른 하늘을 빛날휘 촛불촉

 

絶命詩 2 목숨을 끊으며

妖氣掩翳帝星移 요괴 기운 가림에 임금별 옮겨 아리따울요 일산예

九闕沉沉晝漏遲 겹겹 대궐 막히어 낮시간 더뎌 샐루 늦을지

詔勅從今無復有 나랏일 이제부터 받을 길 없어 조서칙

琳琅一紙淚千絲 구슬눈물 한 종이 흘러 천 갈래 옥림 옥랑 눈물루

 

絶命詩 3 목숨을 끊으며

鳥獸哀鳴海岳嚬 새 짐승 슬피 울어 바다 산도 찌푸려 찡그릴빈

槿花世界已沈淪 무궁화 우리세계 이미 빠져 잠겼네 물놀이륜

秋燈掩卷懷千古 가을 등잔 책 덮어 천년 옛날 품으니 가릴엄

難作人間識字人 어려워라 세상에 글 아는 사람으로

 

絶命詩 4 목숨을 끊으며

曾無支厦半椽功 일찍이 나라 받친 반 토막 공도 없어 서까래연

只是成仁不是忠 다만 어짊 이룸에 충성은 아님이며 다만지

止竟僅能追尹殺 마침내 겨우 함은 참 죽음 따름이라 겨우근

當時愧不躡陳東 그날 못한 부끄럼 밟아 펴네 동방에 밟을섭

 

증산 강일순 상제님

1871 士玉 甑山 姜一淳(1871∼1909) 晉州 玄武經

天地人 하늘 땅 사람

天上無知天 하늘 위에 있어선 하늘을 몰라

地下無知地 땅 아래 머물러서 땅을 못 알아

人中無知人 사람 속에 살아서 사람을 몰라

知人何處歸 사람 알아 어디로 돌아갈 건가

 

河圖洛書 하도와 낙서

龜馬一圖今山河 하도낙서 한판에 오늘의 산하 ※神龜 龍馬

幾千年間幾萬里 몇 천년 사이 두고 몇 만리 펼쳐

胞運胎運養世界 운을 싸고 운을 배 세계를 길러 태보포 아이밸태

帶道日月旺聖靈 도를 띤 해와 달에 성령이 가득 띠대 성할왕

 

洛書 낙서

厥有四象抱一極 그 기 있어 사상이 한 극을 품고 그궐

九州運祖洛書中 모든 땅 운수연원 낙서 가운데

道理不慕禽獸日 도리를 품지 않아 금수의 나날

方位起萌草木風 마침 자리 움 틔워 초목에 바람 싹맹

開闢精神黑雲月 열어젖힐 뭉친 얼 구름 가린 달

遍滿物華白雪松 두루 채운 온갖 빛 흰 눈 속 솔밭 두루편

男兒孰人善三才 사내로 누구라서 재주 셋 좋아

河山不讓萬古鍾 강도 산도 안 물려 오랜 옛 종을

 

輓車京石 차경석을 애도하며 ※普天敎 敎主(1880∼1936)

經之營之不意衰 천하사 지어 둘러 뜻밖에 쇠해

大斛事老結大病 커다란 꾀 일 쫄아 큰 병을 맺어 휘곡

天地眷佑境至死 하늘땅 돌봐 도와 끝내 죽음에 돌아볼권

漫使兒孫餘福葬 멋대로 자손 부려 남은 복 묻네 질펀할만

 

網巾詩 상투 올려 망건 씌워 ※차경석(車天子)의 출세 글

河圖義氣馬人同 용마하도 옳은 힘 말 사람 같아

故拔一毛爲天下 그래 뽑아 털 하나 천하를 위해 뺄발

博覽博識誰伏羲 널리 봐 널리 알아 누가 복흰가 넓을박

天皇公庭表日暈 하늘임금 세운 뜰 햇무리 보여 무리훈

 

步七星 칠성을 밟아

我得長生飛太淸 장생을 나는 얻어 태청을 날아

衆星要我斬妖精 뭇별이 내게 바래 요정 베기를 벨참 아리따울요

惡逆催折邪魔驚 패악 거역 꺾으니 마귀가 놀라 꺾을절 마귀마

躡罡履斗躋光靈 칠성 밟아 오르니 빛나는 성령 별이름강 오를제

天回地轉步七星 하늘 돌아 땅 굴러 칠성을 밟아

禹步相催登陽明 우보로 서로재촉 밝음에 올라 하우씨우

一氣混沌看我形 한 줄기 혼돈 속에 내 모습 보고 어두울돈

唵唵急急如律令 빨리빨리 처리를 율령과 같아

 

輓閔泳煥 민영환을 애도하며 ※민영환(1861∼1905)

大人輔國正知身 대인은 나라위해 몸 둘 바알아 도울보

磨洗塵天運氣新 갈고 씻어 티끌을 기운 새로워

遺恨警深終聖意 남긴 한 깊은 경계 성상 뜻 다해 경계할경

一刀分在萬方心 한 칼로 가름 속에 모든 마음을

 

輓崔益鉉 최익현을 애도하며 ※최익현(1833∼1906)

讀書崔益鉉 글을 읽은 최익현 글만 읽다가 솥귀현

義氣束劍戟 의기로 잡았으니 칼과 창이라 묶을속 창극

十月對馬島 시월이면 대마도 낯 설은 나라

曳曳山河橇 질질 끌어 산하에 덧신자국이 끌예 덧신교

 

金山寺彌勒殿 금산사 미륵전

世界有而此山出 세상 경계 있어서 이 산이 나와

紀運金天藏物華 운 돌아 가을 날씨 갊아 꽃피워

應須祖宗太昊伏 꼭 맞아 으뜸문명 태호 복희씨

何事道人多佛歌 어쩐 일 도 닦는 이 부처 타령만

 

帝王之地太田 제왕의 땅 대전

萬國活計南朝鮮 모든 나라 살릴 꾀 남쪽 조선에

淸風明月金山寺 맑은 바람 밝은 달 금산사라네

文明開化三千國 가을 문명 열리니 삼천의 나라

道術運通九萬里 도술 부려 운 꿰니 구만리까지

 

大爐霜雪 큰 화로에 상설이 녹듯

歲月汝遊劒戟中 세월아 너는 흘러 칼과 창속을

往劫忘在十年乎 가는 겁 잊고 있나 십년 세월에

不知而知知不知 모르는데 알게 돼 몰라도 알아

嚴霜寒雪大鴻爐 된서리 찬 눈 녹여 엄청난 화로

 

得道詩 득도시

調來天下八字曲 불려오는 천하에 팔자타령에

淚流人間三月雨 눈물 흘러 세상에 삼월 달 봄비 눈물루

葵花細忱能補袞 해바라기 마음이 임금을 도와 정성침 곤룡포곤

萍水浮踵頻泣玦 부평초 떠돈 발길 자주 눈물을 부평초평 발꿈치종

 

與高首婦 고수부님께 주시며

驅情萬里山河友 정을 몰아 만 리에 산하는 벗이 몰구

供德千門日月妻 덕 베풀어 천의 문 일월이 아내 이바지할공

明月千江心共照 밝은 달 모든 강에 마음도 밝혀

長風八隅氣同驅 긴 바람 온갖 데로 기운껏 몰아 모퉁이우

 

定大學校 대학교를 정하며 ※金京學의 집에 써 붙임

一身收拾重千金 이한 몸 거둬가짐 천금보다 무거워

頃刻安危在處心 잠시도 평안 위태 마음먹기 달려서

多有曲岐橫易入 많이도 굽고 갈려 옆길로 쉽게 빠져 갈림길기

非無坦道正難尋 없쟎은 탄탄대로 바로 찾기 어려워 평평할탄

奇珍落地泥沙混 빼난 보배 떨어져 진흙모래 묻어서 진흙니

仙鶴移巢野鵠侵 선학이 둥지 옮겨 들에 고니 들어서 집소 고니곡

行止莫輕跬步內 가든 멎든 신중히 반걸음 안이라도 반걸음규

出門氷薄又淵深 문 나서면 살얼음 아니면 깊은 못 엷을박

 

吟兵戈無用 전쟁 쓸모없음을 읊어

兵以爲名卽害人 병이란 명분삼아 사람을 해쳐

自古帝王不已事 예부터 제왕이라 아니 그친 일

聊憐種德千尋樹 가엾다 덕을 심어 천길 세움에 귀울료

枝枝葉葉一般春 가지마다 잎마다 언제나 봄이

 

輓孫秉熙 손병희를 애도하며 ※손병희(1861∼1922)

知忠知義君事君 충을 알고 의를 알아 그대 임금 섬기나

一魔無藏四海民 한 마수에 못 숨기니 사해 모든 백성을

孟平春信倍名聲 孟嘗平原 春申信陵 곱되는 명성으로 ※전국시대

先生大羽振日新 선생 떨친 큰 날갯짓 나날이 새로워라 떨칠진

 

合德文明 합덕문명

千里湖程孤棹遠 천리 호수 갈 길에 외론 노 아득 노도원

萬邦春氣一筐圓 모든 나라 봄기운 광주리 가득 광주리광

時節花明三月雨 철 맞아 꽃은 밝아 삼월 봄비에

風流酒洗百年塵 풍류로 술에 씻겨 백년 티끌이 씻을세

 

忽然還宮 갑자기 떠나

魚糧水積三千界 고기밥 물속 쌓여 삼천의 세계 양식량

雁路雲開九萬天 기러기길 구름 속 하늘 구만리

無語別時情若月 말없이 헤어질 때 뜻은 달처럼

有期來處信通潮 기약 있어 오는 데 믿음 밀려와 조수조

 

수산 조용욱 아버님

1922 仁汝 水山 趙鏞旭(1922∼2010) 咸安 水山集

獨遊江陵途中 혼자 강릉을 돌아보러 가는 길에

羊腸 천 번 굽어 꾸불꾸불 길을 따라서 창자장

穿疆 뚫고 달려 나라 땅을 가로질러서 뚫을천 지경강

西猶半雪 백두줄기 서쪽에는 아직 반이 눈

也總皚成 동쪽 오자 모두 몽땅 하얀 눈으로 흴애

 

穀雨 곡우

穀雨作農初 곡우 농사 시작네 곡식곡

田夫頗野居 농부 들에 살겠네 자못파

後塘留滿水 뒷 못 물이 찼던가 못당

前圃理頻鋤 앞들 자주 손 가네 밭포 자주빈 호미서

烟淡日遲故 연기 뿌해 해 길어 늦을지

草肥春煦餘 풀이 짙네 날 따셔 따뜻하게할후

沛然消旱洽 가뭄 적셔 사라져 늪패 사라질소 윤택하게할흡

庄老乃眉舒 농막 노인 상 펴네 농막장 눈썹미 펼서

 

偶吟 우음

世移風變換人情 세상 옮겨 풍속 바꿔 인정마저 달라지니

時得俳優行勢榮 때를 얻은 배우들 행세 또한 대단하다

來演所聞如此輩 들려오는 소문이란 이들 무리 같아서

死生決斷啞吁聲 죽기 살기 한다하고 아우성치는 소리 벙어리아

 

偶時意 뜻하지 않은 때의 뜻

世人恒語福云云 세상사람 늘 말해 복이 어떠하다고

可笑無知不足聞 우습구나 앎 없어 들음이 많질 않아

天瞰地聽誰幾善 하늘이 봐 땅 들어 누가 얼마 착한지 볼감

恒於利窟度其勳 이끗에 늘 빠져서 그 공을 헤아리네 굴굴

 

遊山井湖水 산정호수에 가서

勝日隨遊欲餞春 좋은 날씨 따라 간다 봄을 보내려 전별할전

貰車身託脫囂塵 전세버스 몸을 맡겨 도시를 빠져 들렐효

佳山麗水其何處 멋진 산 고운 물은 그 어디 있나

山井湖邊可謂眞 산정호 빙 둘러서 정말 있구나

 

偶吟 우음

八旬長壽祝今人 팔십 장수 오늘모두 축하하는데

莫笑將來百歲人 웃지 마소 앞으로 백년 살 사람

我幼當時還甲貴 내 어릴 적 환갑도 드물었다오

延齡不啻賤多人 나이 늘임 다 아니네 흔해빠지니 뿐시

 

遊俗離山 속리산에 가서

初遊願地莠葽時 처음 가는 바란 곳 봄풀 돋을 때 풀유 풀이름요

新綠江山潤膩姿 새로운 푸른 강산 매끄런 맵시 미끄러울니

走走行行山水好 달리고 지나가는 산수는 좋고

回回曲曲物華奇 돌아서 구비치는 물상도 야릇

俗離山境滿塵客 속리산 경내에는 속세 객 가득

法住寺邊奔蕩兒 법주사 절가에는 탕아 멋대로 달릴분 쓸어버릴탕

莫恣乘饒耽樂子 넉넉해 멋대로 해 낙을 찾는 이 즐길탐

先思興盡後來悲 흥 다할 생각이면 다음엔 슬퍼 ※興盡非禮

 

賞菊 국화를 감상하며

重陽賞菊趣中眞 중양절 국화감상 즐김 속에 참

墻下葳蕤逐日新 담 아래 화사함이 나날이 새록 무성할위 초목꽃유

佳色層英尤浥露 멋진 빛깔 쌓인 꽃 이슬도 담아 젖을읍

淸香滿砌不侵塵 맑은 향기 뜰 가득 티끌 못 붙어 섬돌체

掇花泛酒淵明興 꽃 주워 술에 띄워 도연명이 돼 주울철 陶潛

玩景詩情子美伸 경치 즐겨 뜻한 시 두자미도 해 희롱할완 杜甫

半笑籬邊昕夕對 살짝 웃는 울 가에 아침저녁엔 울타리리 아침흔

凌霜馥馥正迷人 서리 맞은 향 솔솔 참 사람 홀려 향기복

 

南山新綠 卽席韻 남산의 새 푸름`` 즉석에서

南山新綠一望齊 남산에 새 푸르름 한 눈에 들어

樓屋參差眼下低 빌딩숲 흩어져서 눈 아래 깔려 참치

黃麥如雲連大野 누런 보리 구름 같아 큰 들을 잇고

殘花似錦映幽溪 드문한 꽃 비단처럼 깊은 골 덮네 비출영

江邊獻燕乘風舞 강가에 나간 제비 바람 타 춤을

柳裡驕鶯喚友啼 버들 속 잘난 꾀꼴 벗 외쳐 불러 부를환 울제

吟榻笑談神爽快 읊는 곳 웃음 얘기 마음도 상쾌 걸상탑

興遄不覺夕陽西 흥에 후딱 못 알아 해는 서쪽에 빠를천

 

 

 

 

 

 

 

무명씨

0000 無名氏

題驛亭 역정에서

衆鳥同枝宿 무리 진 새 묵으니 같은 가지에

天明各自飛 날이 새면 저마다 따로 날아가

人生亦如此 사람살이 이 또한 이와 같아서

何必淚沾衣 어찌 그리 눈물에 옷을 적시나 눈물루 더할첨

 

심씨 심세광의 딸

0000 沈氏(?∼?) 沈世光의 딸

奉送家大人謫固城 고성에 귀양 가신 아버지께

玉砌霜風起 옥섬돌에 서리로 바람이 일고 섬돌체

紗窓月影寒 깁 창문에 달이 떠 그림자 차다 깁사

忽聞歸雁語 홀연 들어 돌아온 기러기 소리

千里憶南關 천리 멀어 생각만 남쪽 닫힌 땅 생각할억

 

지일당 전씨 전여충의 딸

0000 只一堂 全氏(?∼?) 全汝忠의 딸

絶句 절구

春來花正盛 봄날 오니 꽃이란 참으로 듬뿍

歲去人漸老 세월 가니 사람은 차츰 늙어가

歎息將何爲 한숨 쉬어 앞으로 어찌하려고

只要一善道 다만 해야 한마디 착한 말이나

 

기생 능운

0000 凌雲(?∼?) 담양출신의 妓生

待郞君 낭군님을 기다리며

郞云月出來 낭군님 이르시길 달뜨면 오마

月出郞不來 달님은 오셨는데 낭군 아니 와

想應君在處 생각해 맞을꺼야 임이 계신 곳

山高月上遲 산이 높아 달뜨기 더딜거라네 늦을지

 

시골 여인

0000 村女(?∼?)

辭尹白下 윤백하를 떠나며

溪路暮烟起 시내 길 저녁연기 피어오르고

斜陽白鷺前 기운 볕 해오라기 앞길 물들여 해아라기로

君家去漸遠 그대 집 떠나가니 차츰 멀어져

歸馬不忍鞭 돌아가는 말에서 채찍 못 들어 채찍편

 

기생 추향

0000 秋香(?∼?)

蒼岩亭 창암정

移棹淸江口 노를 저어 깨끗한 강어귀 대니 노도

驚人宿鷺飜 사람에 놀란 백로 자다가 훨훨 놀랄경 뒤칠번

山紅秋有迹 산은 붉어 가을날 자취는 남고 자취적

沙白月無痕 모래 희어 달 지난 자국은 없네 흉터흔

 

기생 취선

0000 翠仙(?∼?)

白馬江 백마강

晩泊皐蘭寺 느지막이 배를 댄 고란사 바위 배댈박 부르는소리고

西風獨倚樓 서풍에 홀로 서서 누각에 기대 의지할의

龍亡雲萬古 용은 가고 구름만 만고에 흘러

花落月千秋 꽃은 져도 달빛은 천년을 비쳐

 

최씨

0000 崔氏(?∼?)

偶吟 우음

白日懸天上 하얀 해 매달리니 하늘에 위에 매달현

天高白日長 하늘 높아 한낮은 길기도하나

只恐浮雲近 다만 몰라 뜬 구름 가까이해서

蔽此明明光 이래 밝은 환한 빛 가릴까싶어 덮을폐

 

신여스님

0000 信如(僧)(?∼?)

水精橋 수정교 ※충북 보은에 있는 다리

三淸洞有九重遙 삼청동에 있으니 아홉 겹 아득 멀요

一帶溪流八處橋 한줄기 시내 흘러 여덟 곳 다리 띠대 다리교

橋下水明紅妬碧 다리 밑 물은 맑아 단풍이 시샘 강샘할투

滿山楓葉倚松梢 산에 가득 단풍잎 솔 끝에 달려 나무끝초

 

기생 계향

0000 桂香(?∼?) 妓生

寄遠 멀리 부침

別後雲山隔渺茫 헤어진 뒤 구름 산 멀어서 아득 아득할묘망

夢中歡笑在君傍 꿈속에 기뻐 웃어 그대 곁에서 곁방

覺來半枕虛無影 깨보니 베게머리 텅 빈 그림자 베게침

側向殘燈冷落光 곁에 한 남은 등불 차가운 빛이 곁측

何日喜逢千里面 언제면 기쁜 만남 천리를 마주

此時空斷九回腸 이럴 땐 괜히 끊겨 아홉 굽은 애

窓前更有梧桐雨 창 앞에 다시 있어 오동잎 비에

添得相思淚幾行 더하는 서로생각 눈물 몇 줄기 더할첨

 

기생 도화

0000 桃花(?∼?)

泣別北軒 울며 북헌과 헤어져 ※安玟英을 대상

洛東江上初逢君 낙동강 강위에서 처음 만난 님

普濟院頭更別君 보제원 집 머리서 다시 보낸 님 널리보

桃花落地紅無跡 복사꽃 떨어진 땅 붉게 안 됨에

明月何時不憶君 밝은 달 어느 때면 생각 안할까 생각할억

 

장여사

0000 張女史(?∼?)

離恨 이별의 한

畵閣三更明月下 그림 집이 한밤의 밝은 달 아래

江淮千里小舟廻 강수 회수 천리를 조각배 돌아 강이름회

舟人若解深閨怨 뱃사공이 풀려나 깊은 아낙 원

載去阿郞更載來 싣고 떠난 서방님 다시 실어와 사나이랑

 

전주기생

0000 全州妓(?∼?)

怨詞 미움의 말

我本天上月中娘 나는 본디 하늘 위 달 속 아가씨 아가씨낭

謫下人間第一唱 인간에 귀양 와서 최고 명창에 귀양갈적 노래창

當年若在蘇臺下 때 맞춰 있었다면 고소대 아래 ※姑蘇臺

豈使西施取吳王 어찌 서시 시켜서 오왕을 잡나/모셔 ※夫差

 

진옥 송강의 첩

0000 眞玉(?∼?)

까마귀

一隊群烏坐樹枝 한 떼 무리 까마귀 나뭇가지에 대대

雌雄似古有誰知 암수 같기 예부터 누가 알아서

形非白雁難傳信 꼴 아니 흰 기러기 소식 못 전해

類異金鷄未報時 무리 달리 황금 닭 때도 안 알려

赤壁夜過驚漢將 적벽에 밤 지나자 曹操 놀래 켜 ※赤壁大戰

銀河曉散泣天姬 은하에 새벽 흩여 직녀 울게 해 ※七夕날

爾之爲物禽中惡 너라는 물건 됨에 새 중에 미움 너이 날짐승금

忙把瓦端打起宜 바삐 잡아 기왓장 쫓음이 옳아 바쁠망 잡을파

 

기생 취련

0000 翠蓮(?∼?)

賞月 달을 즐김

亭亭新月最分明 둥실둥실 새론 달 가장 또렷해

一片金光萬古情 한 조각 황금빛은 만고 오랜 뜻

無限世界今夜望 끝없는 세상경계 오늘밤 바래

百年憂樂幾人情 백년의 시름 즐김 몇 사람 뜻이 근심할우

 

혜정스님

0000 慧定(?∼?) 女僧

秋雨 가을비

九月金剛蕭瑟雨 구월에 금강산에 쓸쓸한 비가 ※늦가을

雨中無葉不鳴秋 비속에 잎도 없어 가을 안 울려 버릴기

十年獨下無聲淚 십년을 소리 없이 홀로 눈물져

淚濕袈裟空自愁 눈물 젖은 가사에 절로 시름이 가사가사

 

작자미상

0000 作者未詳 ※海東奇談 편자미상의 시화기담집(조선후기)

威如霜雪 서리와 눈 같은 위엄

威如霜雪重如山(위여상설중여산) 위엄은 서리와 눈 산 같은 무게

欲去又難不去難(욕거우난불거난) 가자니 또 어렵고 있기 어려워

回首洛東江水碧(회수낙동강수벽) 고개 돌려 낙동강 강물 푸른데

此身危處此心安(차신위처차심안) 이 몸이 위태한 곳 이 맘 느긋해

 

김부용 金履陽의 소실, 조선중기의 成川명기

0000 雲楚 金芙蓉(?∼?) 雲楚集에 300여 수의 시가 수록

過松嶽山(과송악산) 송악산을 지나며

松陽物色似當時(송양물색사당시) 송도의 온갖 경치 그때와 같아

吹笛橋邊楊柳垂(취적교변양류수) 피리 부는 다릿목 버들 드리워

盡日黃鸝啼不住(진일황리제부주) 하루 내내 꾀꼬리 울며 못 있어

聲聲宛是哭高麗(성성완시곡고려) 소리소리 그러게 고려라 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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