朱子治家格言

여기서 ‘주자’는 주희가 아니라 명(明)나라 때의 백려(柏廬) 주용순(朱用純, 1620-1690)으로 《주자가훈(朱子家訓)》은 바로 주백려(朱柏廬)가 주자의 거가격언(居家格言)을 가지고 만든 것이다.

주백려는 강희(康熙) 연간 사람으로 '주백려치가격언(朱柏廬治家格言)' 또는 '주자치가격언(朱子治家格言)'이라고도 한다.



黎明即起(여명즉기)/새벽이 되면 곧 일어나,

灑掃庭除(쇄소정제)/물 뿌려 마당을 쓸고 닦아서,

要內外整潔(요내외정결)/집 안팎을 가지런히 깨끗이 하길 바랍니다.



既昏便息(기혼편식)/이미 어두워 편히 쉬려면,

關鎖門戶(관쇄문호)/대문과 창문을 닫아 잠그고,

必親自檢點(필친자검점)/반드시 친히 자기가 단속을 해야 합니다.



一粥一飯(일죽일반)/한 그릇의 죽과 한 그릇의 밥도,

當思來處不易(당사래처불역)/이곳까지 와 먹게 되기까지 쉽지 않음을 생각하고,

半絲半縷(반사반루)/반 토막의 실이나 반 토막의 옷이라도,

恒念物力爲艱(항념물력위간)/항상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옴을 생각해야 합니다.



宜未雨而綢繆(의미우이주무)/마땅히 비가 오기 전에 미리 주도하게 준비해야 하고,

毋臨渴而掘井(무림갈이굴정)/목마를 때를 임해서는 팔 우물이 없습니다.

自奉必須儉約(자봉필수검약)/자신은 모름지기 검약하여야 하며,

宴客切勿留連(연객절물류련)/잔치 손님이라면 오래도록 머물지를 마십시오.



※ 綢繆(주무)는 직역하면 이리저리 꾸며대어 얽는다는 뜻, 의역하면 미리 주도하게 준비함, 감싸 줌.



器具質而潔(기구질이결)/기구가 질박하지만 깨끗이만 쓰면,

瓦缶勝金玉(와부승금옥)/옹기 그릇도 金玉 그릇보다 낫습니다.

飮食約而精(음식약이정)/음식을 절약하되 정갈히 하면,

園蔬愈珍饈(원소유진수)/울타리 가의 푸성귀 나물도 진수성찬보다 낫습니다.



勿營華屋(물영화옥)/화려한 집을 짓지 말고,

勿謀良田(물모량전)/좋은 전답만을 도모하지 마십시오.

三姑六婆(삼고육파)/삼고육파의 여인네들은,

實淫盜之媒(실음도지매)/실은 음란함을 도적질하는 매개자요,

婢美妾嬌(비미첩교)/아름다운 여 시종과 嬌態로운 첩은

非閨房之福(비규방지복)/규방(안방)의 복이 아닙니다.



奴僕勿用俊美(노복물용준미)/사내종은 준수하고 아름다운 이를 쓰지 말며,

妻妾切忌艶裝(처첩절기염장)/처첩이 요염하게 꾸미는 것을 꺼려해야 합니다.

祖宗雖遠(조종수원)/비록 먼 조상이라도,

祭祀不可不誠(제사불가불성)/제사는 정성스럽게 하지 않을 수 없으며,

子孫雖愚(자손수우)/비록 어리석은 자손리라도,

經書不可不讀(경서불가불독)/경서를 소리 내어 읽게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居身務期儉樸(거신무기검박)/몸가짐은 꾸밈없이 수수하도록 힘써야 하며,

敎子要有義方(교자요유의방)/자녀 교육은 의를 지켜 외모(外貌)를 단정히 하는 것이 요구됩니다.

勿貪意外之財(물탐의외지재)/뜻밖의 재물을 탐하지 않으며,

勿飮過量之酒. (물음과량지주)/술은 너무 많이 마셔서는 아니 됩니다.



※ 【三姑六婆】 三姑 : 尼姑(비구니)、道姑(여 도사)、卦姑(점쟁이)

六婆 : 牙婆(방물장수)、媒婆(중매할멈)、師婆(무속노파)、虔婆(기생어미, 포주)、

药婆(放蛊)、稳婆(첩생)。 见明陶宗仪《辍耕录·三姑六婆》。



※ 義方(의방)은 의를 지켜 외모(外貌)를 단정히 함, 집안에서 덕의에 알맞은 교훈(敎訓)을 하는 일.

의방지훈(義方之訓)



與肩挑貿易(여견도무역)/어깨에 짊어지고 장사하는 행상인과 거래함에,

勿佔便宜, (물점편의)/잇속만을 챙기지 말며,

見貧若親鄰(견빈약친린)/가난한 친지나 이웃을 보면,

須加溫恤(수가온휼)/모름지기 따뜻하게 구휼하여야 합니다.



※ 肩挑貿易(견도무역) : 어깨에 짊어지고 행상하는 사람


佔便宜(점편의) : 이점을 점하다. 잇속을 챙기다.


刻薄成家(각박성가)/모나고 혹독하고 인정이 박하게 집안을 이루면,


理無久享(이무구향)/오래 누릴 리가 없으며,

倫常乖舛(윤상괴천)/윤리 도덕이 이치에 어그러져 온당하지 않은 집은,

立見消亡(입견소망)/곧바로 소멸하여 망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 立見(입견) : 곧 바로 보다.




兄弟叔姪(형제숙질)/형제숙질간에는,

須多分潤寡(수다분윤과)/모름지기 나눔은 많아야 하고 윤택함은 적어야 하며,

長幼內外(장유내외)/어른과 어린이 그리고 남편과 아내 간에는,

宜法肅嚴詞(의법숙엄사)/마땅히 법도는 정중해야하며 말은 엄숙해야 합니다.



聽婦言(청부언)/부인의 말을 듣고,

乖骨肉(괴골육)/혈통이 같은 부자, 형제를 배반하면,

豈是丈夫,기시장부)/어찌 장부라 하겠으며,

重資財(중자재)/재물을 중히 여겨,

薄父母(박부모)/부모를 가볍게 여기면,

不成人子(불성인자)/사람의 자식이라 할 수 없습니다.



嫁女擇佳婿(가녀택가서)/딸을 시집보내면서 훌륭한 사위를 택하되,

毋索重聘(무색중빙)/무거운 예 갖춤을 다하도록 하지 말며,

娶媳求淑女(취식구숙녀)/며느리를 들임에 정숙한 여자를 구하되,

勿計厚奩(물계후렴)/과중한 혼수를 꾀하지 말아야 합니다.



見富貴而生諂(讒)容者(견부귀이생첨(참)용자)/부귀한 자를 볼 때 아첨하는 얼굴을 하는 것은,

最可恥,(최가치)/가장 수치스럽고,

遇貧窮而作驕態者(우빈궁이작교태자)/빈궁한 자를 만날 때 교만한 태도를 짓는 것은,

賤莫甚.(천막심)/가장 천박한 것입니다.



居家戒爭訟(거가계쟁송)/집에 있으면서 서로 다투며 송사(訟事)를 일으키는 것을 경계하고,

訟則終凶(송칙종흉)/송사는 곧 재앙으로 끝이 날것이며,

處世戒多言(처세계다언)/처세에서는 말 많은 것을 경계하고,

言多必失(언다필실)/말이 많은 것은 반드시 실언을 하게 됩니다.



毋持勢力而凌逼孤寡(무지세력이릉핍고과)/세력을 믿고 고아나 과부를 능멸하거나 핍박하지 말고,

勿貪口腹而恣殺生禽.(물탐구복이자살생금)/먹고 살려고 탐내어 짐승을 함부로 죽이지 말아야 합니다.

乖僻自是(괴벽자시)/괴벽스러움을 스스로 옳다고 하면,

悔誤必多(회오필다)/유감스럽게도 잘못됨이 반드시 많아지며,

頹情自甘(퇴정자감)/게으른 본성을 스스로 달게 여기면,

家道難成(가도난성)/집안의 법도가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 口腹(구복) : 직역하면 입과 배이지만 의역하면 먹고 사는 것

乖舛(괴천) : 이치에 어그러져 온당하지 않음



狎暱惡少(압닐악소)/성질이 고약하고 못된 짓을 하는 젊은이와 친하고 가까우면,

久必受其累(구필수기루)/오랜 뒤에는 반드시 얽매이게 되고,

屈志老成(굴지노성)/오랜 경험을 쌓아 익숙한 자에게 뜻을 굽히면,

急則可相依(급칙가상의)/위급할 때에 서로 의지가 될 수 있습니다.



※ 狎暱(압닐) : 매우 친하고 가까움. 정분(情分)이 매우 두터움

惡少(악소) : 성질이 고약하고 못된 짓을 하는 젊은이.

受其累(수기루) : 얽히게 되다. (受其累百金錢 - 수백냥의 금전을 받고는)

屈志(굴지) : 뜻을 굽히다. 굴어당 원문은 屈誌로 됨.

老成(노성) : 老熟한, 오랜 경험(經驗)을 쌓아 익숙한 자,



輕聽發言(경청발언)/가벼이 듣고 말을 (쉽게)하면,

安知非人之請願譖訴(안지비인지청원참소)/남을 헐뜯어서 없는 罪를 있다고 청원하는 줄 누가 압니까.

當忍耐三思(당인내삼사)/마땅히 인내하면서 세 번을 생각하십시오.

因事相爭(인사상쟁)/일을 인연하여 서로 다투면,

安知非我之不是(안지비아지불시)/나의 옳지 못함을 어찌 알겠습니까.

須平心遭暗想(수평심조암상)/모름지기 마음을 평정하고 곰곰이 생각하십시오.

施惠勿念(시혜물념)/은혜를 베풀었다고 마음에 두지 말고,

受恩莫忘(수은막망)/은혜를 받는다면 잊지를 말아야 합니다.



凡事當留餘地(범사당류여지)/모든 일에는 방법이나 가능성을 두어야 하며,

得意不宜再往(득의불의재왕)/뜻을 이루어 자랑하면 거듭 오지 않습니다.

人有喜慶(인유희경)/남에게 기쁜 경사가 있으면,

不可生妒忌心(불가생투기심)/투기하는 마음을 내지 말아야 합니다.




※ 安知非人(안지비인) : 누가 아는가.

譖訴(참소) : 남을 헐뜯어서 없는 죄(罪)를 있는 듯이 꾸며 고해바치는 일.

讒訴(참소) : 暗想(암상) : 곰곰이 생각함.

余地 : 餘地. 직역하면 남은 땅이지만 의역하면 어떤 일을 하거나 어떤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나 희망.

得意 : 일이 뜻대로 이루어져 만족해하거나 뽐냄.



善欲人見(선욕인견)/착함을 남에게 보이려고 하면,

不是真善(불시진선)/참으로 착함이 아니요

惡恐人知(악공인지)/악함을 남이 알까 두려워하면,

便是大惡(편시대악)/큰 악이 된다고 합니다.



見色而起淫心(견색이기음심)/여색을 보고 음심을 일으키면,

報在妻女(보재처녀)/그 應報가 아내와 딸에게도 있을 것이며,

匿怨而用暗箭(닉원이용암전)/원망을 숨기고 몰래 화살을 쏘면,

禍延子孫(화연자손)/그 화가 자손에게 이어집니다.

家門和順(가문화순)/가문이 온화하고 순하면,

雖饔飧不繼(수옹손불계)/비록 끼니를 못 잇더라도,

亦有余歡(역유여환)/모두 뒤 날 그의 자손들에게 기쁨이 있을 것입니다.



國課早完(국과조완)/국가 세금을 일찍 완결하면,

即囊橐無余(즉낭탁무여)/주머니와 전대가 비어 여유가 없더라도,

自得至樂(자득지악)/스스로 즐거움을 얻습니다.



※ 便是(편시) : 된다고 한다.

饔飧(옹손) : 직역하면 아침밥과 저녁밥, 의역하면 끼니,

余歡 : 곧 餘歡(여환). 남은 기쁨, 餘慶을 남에게 좋은 일을 많이 한 報答으로 뒷날 그의 子孫이 받는 慶事로 해석하는 것으로 보아 餘歡도 “뒤 날 그의 자손들이 받는 기쁨으로” 해석할 수 있다.

國課(국과) : 國稅

囊橐(낭탁) : 주머니와 전대



讀書志在聖賢(독서지재성현)/책을 읽음에 뜻은 성현에게 두고,

爲官心存君國(위관심존군국)/벼슬을 하면 마음을 임금과 나라에 두어야합니다.

守分安命(수분안명)/분수를 지키면 운명도 편안한 것이니,

順時聽天(순시청천)/때를 좇아 하늘의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 安命과 安貧 두 개의 원문이 있다.




爲人若此(위인약차)/만약 사람됨이 이와 같다면,

庶乎近焉(서호근언)/거의 道(성현)에 가까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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