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 동제선유관(同題仙游觀)- 한굉(韓翃)
선유관을 같이 제하다
仙臺初見五城樓,(선태초견오성누), 선대에 올라 오성루 처음 바라보니
風物淒淒宿雨收.(풍물처처숙우수). 풍물이 쓸쓸하니 어제 밤비가 내렸구나
山色遙連秦樹晩,(산색요련진수만), 산빛은 멀리 진나라 나무에 이어져 저물고
砧聲近報漢宮秋.(침성근보한궁추). 다듬이질 소리는 한나라 궁궐의 가을을 전하네
疏松影落空壇靜,(소송영낙공단정), 성긴 소나무, 그 그림자 빈 법단에 떨어져 고요하다
細草香閑小洞幽.(세초향한소동유).가는 풀, 향기 고요하여 작은 골짜기에 가득하다
何用別尋方外去,(하용별심방외거),무엇을 하려 따로세상 밖을 찾아 떠나려하나
人間亦自有丹丘!(인간역자유단구)! 세상에도 신선 동네 단구가 있는 것을
201. 춘사(春思)-황보염(皇甫冉)
봄날의 그리움
鶯啼燕語報新年,(앵제연어보신년), 앵무새 울고 제비는 지저귀며 새봄을 알리는데
馬邑龍堆路幾千.(마읍룡퇴노궤천).마음과 용퇴로 가는길은 몇 천리나 되느가요
家住層城鄰漢苑,(가주층성린한원), 집은 층성에 살아 한원에 이웃하고
心隨明月到胡天.(심수명월도호천). 마음은 밝은 달 따라 오랑캐 땅 하늘로 갑니다
機中錦字論長恨,(기중금자논장한), 베틀 위, 비단에 쓰인 글자 긴 한을 논하고
樓上花枝笑獨眠.(누상화지소독면). 누대 위, 꽃가지는 독수공방 비웃어요
爲問元戎竇車騎,(위문원융두거기), 묻습니다, 거기장군 두헌이시여
何時返旆勒燕然?(하시반패늑연연)? 어느 때에 이기고 돌아와 연연산에 승전비 세우시려요
202. 만차악주(晩次鄂州)-노륜(盧綸)
저녁에 악주에 머무르다
雲開遠見漢陽城,(운개원견한양성), 구름이 걷히자 멀리 한양성이 눈앞에 보이는데
猶是孤帆一日程.(유시고범일일정). 길은 오히려 돗단배의 하룻길이어라
估客晝眠知浪靜,(고객주면지낭정), 장사꾼들 낮잠에 물결 고요함을 알겠고
舟人夜語覺潮生.(주인야어각조생).뱃사공들 밤에 떠드는 말소리로 파도 높아짐을 알겠다
三湘愁鬢逢秋色,(삼상수빈봉추색), 근심스런 흰 귀밑머리 삼상에서 가을 맞고
萬里歸心對月明.(만리귀심대월명). 만리 밖에서 고향 가는 마음으로 밝은 달 바라본다
舊業已隨征戰盡,(구업이수정전진), 지난날 농사일은 이미 전쟁으로 없어졌는데
更堪江上鼓鼙聲.(갱감강상고비성).또다시 강 위로 들려오는 군대의 북소리를 들어야하나
203.등류주성누기장정봉연사주자사(登柳州城樓寄漳汀封連四州刺史)-유종원(柳宗元;773-819)
유주성루에 올라 장 정 봉 연의 사주 자사에게
城上高樓接大荒,(성상고누접대황), 성위의 높은 누대 넓은 들에 이어지고
海天愁思正茫茫.(해천수사정망망). 바다같은 하늘엔 근심스런 생각 아득하여라
驚風亂?芙蓉水,(경풍난?부용수), 놀란 바람 어지러이 부용꽃 호수에 불어오고
密雨斜侵薜荔牆.(밀우사침벽려장). 굵은비는 벽려풀 담장에 비스듬이 불어온다
嶺樹重遮千里目,(령수중차천리목), 고개 마루 나무는 거듭 천리 먼 시야를 가리고
江流曲似九回腸.(강류곡사구회장). 강의 물굽이 구절간장 되어 흘러간다
共來百越文身地,(공내백월문신지), 오랑캐 땅백월, 문신하는 이곳까지 함께오니
猶自音書滯一鄕.(유자음서체일향). 편지마저 막히는 고을이어라
204. 서새산회고(西塞山懷古)-유우석(劉禹錫;772-842)
서새산에서 회고하다
王浚樓船下益州,(왕준누선하익주), 왕준의 배가 익주로 내려가니
金陵王氣黯然收.(금능왕기암연수). 금릉의 왕기는 암연히 수습되었다
千尋鐵鎖沈江底,(천심철쇄심강저), 오나라의 천길 쇠사슬 강 속에 잠기고
一片降幡出石頭.(일편강번출석두). 한 조각 항복의 깃발이 석두성에 내걸렸다
人世幾回傷往事?(인세궤회상왕사)? 인간사 가슴 아픈 일 그 몇 번이던가
山形依舊枕寒流.(산형의구침한류). 산 모양은 옛날처럼 차가운 강을 베고 누웠구나
從今四海爲家日,(종금사해위가일), 이제 온 세상, 한 집안으로 되었으니
故壘蕭蕭蘆荻秋.(고누소소노적추). 옛 보루,이제 쓸쓸한 갈대꽃 핀가을이 깃들었네
205. 견비회삼수지일(遣悲懷三首之一)-원진(元稹;779-831)
슬픈 회포를 풀다
謝公最小偏憐女,(사공최소편련녀), 사공의 가장 어리고 너무 귀여운 딸
自嫁黔婁百事乖.(자가검루백사괴). 스스로 금루에게로 시집와 모든 일이 다 어그러졌다
顧我無衣搜藎篋,(고아무의수신협), 나 돌아보고 옷이 없자 옷상자를 들추고
泥他沽酒拔金釵.(니타고주발금채). 위로하며 술 사오라 금비녀 뽑아주었네
野蔬充膳甘長藿,(야소충선감장곽),들판의 채소로 배채우고 콩잎도 달게 먹으며
落葉添薪仰古槐.(낙섭첨신앙고괴).낙엽을 땔감하려 묵은느티나무 쳐다보았지요
今日俸錢過十萬,(금일봉전과십만), 오늘 받은 봉록이 십만 전이 넘어요
與君營奠復營齋.(여군영전복영재). 그대에게 상 차리어 제사 드리겠소
206. 견비회삼수지이(遣悲懷三首之二)-元稹(원진;779-831)
슬픈 회포를 풀다
昔日戱言身后事(석일희언신후사) : 지난 어느 날 죽은 뒤 세상을 농담으로 했더니
今朝都到眼前來(금조도도안전내) : 오늘 아침 모두가 눈앞의 현실이 되었구료
衣裳已施行看盡(의상이시항간진) : 옷들은 이미 남에게 주고 보이는 대로 다 주었으나
針線猶存未忍開(침선유존미인개) :그대가 바느질한 옷 아직 있느니 차마 열지도 못했소
尙想舊情憐婢仆(상상구정련비부) :옛정을 생각하여 그때 종들을 불쌍히 여기고
也曾因夢送錢財(야증인몽송전재) :또한 그대를 꿈에 본 일로 돈을 불살라 보냅니다
誠知此恨人人有(성지차한인인유) : 진실로 이런 한은 사람마다 다 있는 줄 알지만
貧賤夫妻百事哀(빈천부처백사애) : 가난하고 천한 부부에게는 온갖 일이 다 서러운 일리라오.
207. 遣悲懷三首之三(견비회삼수지삼)-元稹(원진;779-831)
슬픈 회포를 풀다
閑坐悲君亦自悲(한좌비군역자비) :한가로이 앉아그대를 슬퍼하고 또 나를 슬퍼하며
百年都是幾多時(백년도시궤다시) : 인생 백년이 모두 얼마나 된다더냐
鄧攸無子尋知命(등유무자심지명) : 등유는 자식이 없었으나 운명으로 알았고
潘岳悼亡猶費詞(반악도망유비사) : 반악도 아내 잃고 애도시를 지었으나 말만 허비하였구나
同穴□冥何所望(동혈묘명하소망) : 죽어서 한 자리에 묻히는 일 어찌 바라며
他生緣會更難期(타생연회갱난기) : 딴 세상에 인연으로 만나기는 더욱 바라기 어려워라
惟將終夜長開眼(유장종야장개안) : 오직 이 밤이 다하도록 길이 눈 뜨고서
報答平生未展眉(보답평생미전미) : 그대 평생 펴지 못한 미간에 보답하리라.
208. 自河南經亂(자하남경난)-白居易(백거이)
自河南經亂 關內阻飢 兄弟離散各在一處 因望月有感 聊書所懷 寄上浮梁大兄於潛七兄烏江十五兄 兼示符離及下邽弟妹 - 白居易
하남으로부터 난을만나 관내가 주리니 형제들이 흩어져 각각 따로있게 되었다 이에 달을 보고 그 느낌을 소회로 써서 부량대형과 어잠칠형과 오강십오형에게 올리고 아울러 부리와 하규제매에게 보인다 - 白居易
時難年荒世業空(시난년황세업공) : 어려운 시절에 흉년은 들어 직업도 없고
弟兄羇旅各西東(제형기려각서동) : 형제들은나그네 되어 이리저리 떠돌며 산다
田園寥落干戈後(전원요낙간과후) : 전쟁 직후라 농촌은 황폐하고
骨肉流離道路中(골육류리도노중) : 가족은 흩어어져 거리에 헤맨다
弔影分爲千里雁(조영분위천리안) : 불쌍한 우리 모습 천리를 나는 기러기 신세
辭根散作九秋蓬(사근산작구추봉) : 뿌리 떠나 흩어진 구월의 가을쑥이라
共看明月應垂淚(공간명월응수누) : 다같이 밝은 달 바라보며 눈물 흘릴 것이니
一夜鄕心五處同(일야향심오처동) :온밤을 고향그리는 마음 다섯곳이 같으리라
◎. 춘풍(春風)-백거이(白居易)
봄바람
春風先發苑中梅(춘풍선발원중매) : 봄바람에 먼저 핀 동산 안의 매화꽃
櫻杏桃梨次第開(앵행도리차제개) : 앵두꽃, 살구꽃, 복사꽃, 오얏꽃이 차례로 핀다.
薺花楡莢深村裏(제화유협심촌리) : 냉이꽃 느릅나무 열매 마을 안에 깊숙하니
亦道春風爲我來(역도춘풍위아내) :또한 말하리라, 봄바람이 나를 위해 불어왔다고.
◎. 상춘사(傷春詞)-백거이(白居易)
봄날에 마음 아파서
深淺檐花千萬枝(심천첨화천만지) : 짙고 엹은 처마 가의 꽃, 천 만 가지
碧紗牕外囀黃鸝(벽사창외전황리) : 창밖 푸른 버들잎에 꾀꼬리들 지저긴다.
殘粧含淚下簾坐(잔장함누하렴좌) :얼룩진 화장에 머금은 눈물, 주렴에 떨구며 앉아
盡日傷春春不知(진일상춘춘부지) : 종일토록 봄날에 마음 아파도 봄은 모른다.
◎. 유루효망(庾樓曉望)-백거이(白居易)
유루에서 새벽에 바라보다
獨憑朱檻立凌晨(독빙주함립능신) : 새벽녘에 서서 붉은 난간에 기대니
山色初明水色新(산색초명수색신) : 산색이 밝아오고 물빛이 신선하여라
竹霧曉籠銜嶺月(죽무효농함령월) : 대숲 새벽 안개 고개 위 달을 머금고
蘋風煖送過江春(빈풍난송과강춘) : 가래풀에 인 따뜻한 바람, 봄강을 지난다
子城陰處猶殘雪(자성음처유잔설) : 자성 그늘진 곳에는 잔설이 남아있고
衙鼓聲前未有塵(아고성전미유진) : 관아의 북소리, 아직 흙먼지 일지 않는다
三百年來庾樓上(삼백년내유누상) : 삼백년 동안 유루 위에서
曾經多少望鄕人(증경다소망향인) : 지금껏 고향 그리던 사람 얼마나 많았까
◎. 강루월(江樓月)-백거이(白居易)
강변 누각의 달
嘉陵江曲曲江池(가릉강곡곡강지) : 가릉의 강굽이에 곡강의 연못 있어
明月雖同人別離(명월수동인별리) : 밝은 달은 같은데 사람들만 이별했구나.
一宵光景潛相憶(일소광경잠상억) : 하룻저녁 광경을 잊었다가 기억하니
兩地陰晴遠不知(양지음청원부지) : 두 곳의 흐리고 맑음을 멀어서 모르겠다.
誰料江邊懷我夜(수료강변회아야) : 누가 생각이나 하랴, 나를 생각하는 밤
正當池畔望君時(정당지반망군시) : 그 밤이 못가에서 그대 그리는 바로 이 시간임.
今朝共語方同悔(금조공어방동회) : 오늘 아침 함께 나눈 말들, 후회스러우니
不解多情先寄詩(부해다정선기시) : 다정을 몰라서 내가 먼저 시를 지어 부쳐버렸소.
209. 금슬(錦瑟)-이상은(李商隱;812-858)
錦瑟無端五十弦,(금슬무단오십현), 금슬은 까닭 없이 그 줄이 오십 줄인데
一弦一柱思華年.(일현일주사화년). 한 줄, 한 기둥이 젊은 날을 생각나게 하네
庄生曉夢迷蝴蝶,(장생효몽미호접), 장자는 새벽꿈에 나비로 헤매었고
望帝春心托杜鵑.(망제춘심탁두견). 망제는 봄마음을 두견새에 부치었네
滄海月明珠有淚,(창해월명주유누), 푸른 바다에 달 밝아 구슬이 눈물인 듯
藍田日暖玉生煙.(남전일난옥생연). 남전산 햇살은 따뜻하여 옥돌에 안개기운 서린다
此情可待成追憶,(차정가대성추억), 이러한 내 마음 어찌 추억되기 바랄까
只是當時已망然.(지시당시이망연). 다만 당시에도 이미 마음 빼앗겼다오
210. 무제(無題)-이상은(李商隱;812-858)
昨夜星辰昨夜風,(작야성신작야풍), 어제밤의 별, 어제밤의 바람
畵樓西畔桂堂東.(화누서반계당동). 화려한 누각의 서쪽 둔덕, 계당의 동쪽
身無彩鳳雙飛翼,(신무채봉쌍비익), 내 몸엔 고운 새, 채봉의 쌍 날개 없으나
心有靈犀一點通.(심유령서일점통). 마음에는 신령스런 동물, 영서의 한 점 통함이 있다
隔座送鉤春酒暖,(격좌송구춘주난), 떨어져 앉아 송구놀이, 봄날의술은 따뜻하고
分曹射覆蠟燈紅.(분조사복납등홍). 편을 나누어 사복놀이 촛불은 붉어라
嗟余聽鼓應官去,(차여청고응관거), 아! 새벽 종소리, 나는 관아에 가야한다네
走馬蘭臺類斷蓬.(주마난태류단봉). 난대로 말달려가니 흡사 떨어진 쑥과같아라
211. 수궁(隋宮)-이상은(李商隱;812-858)
隨나라
紫泉宮殿鎖煙霞,(자천궁전쇄연하), 자색 샘에 둘러쌓인 궁전은 안개에 잠겨
欲取蕪城作帝家.(욕취무성작제가). 무성을 빼앗아 서울을 만들려 했다네
玉璽不緣歸日角,(옥새부연귀일각), 옥새가 인연 따라 당고조에게 가지않았다면
錦帆應是到天涯.(금범응시도천애). 비단배는 응당 하늘 끝까지 닿았으리
於今腐草無螢火,(어금부초무형화), 지금은 썩은 풀에 반딧불 없었을 것을
終古垂楊有暮鴉.(종고수양유모아). 끝내 옛 수양버들에 갈가마귀 날아드네
地下若逢陳后主,(지하야봉진후주), 죽어 지하에서 진나라 후주를 만난다면
豈宜重問后庭花?(개의중문후정화)? 어찌 마땅히 후정화 다시 물을 수 있으리
212. 무제이수지일(無題二首之一)-이상은(李商隱;812-858)
무제(無題)
鳳尾香羅薄幾重,(봉미향나박궤중), 봉황새 꼬리모양 휘장, 엷은 비단 몇 겹이며
碧文圓頂夜深縫.(벽문원정야심봉). 휘장의 푸르고 둥근 부분을 밤 깊도록 바느질한다
扇裁月魄羞難掩,(선재월백수난엄), 선재월혼 둥근 부채로도 부끄러워 감추지 못하고
車走雷聲語未通.(거주뇌성어미통). 우뢰 같은 수레소리에 말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曾是寂寥金燼暗,(증시적요금신암), 지금은 적막하고 촛불은 다타버려 어둑하고
斷無消息石榴紅.(단무소식석류홍). 소식은 끊어져 석류꽃만 붉구나
斑騅只系垂楊岸,(반추지계수양안), 얼룩무늬 말은 수양버들 언덕에 매여 있고
何處西南任好風?(하처서남임호풍)? 어느곳에서 좋은바람맞아 어를 찾아갈까나
213. 무제이수지이(無題二首之二)-이상은(李商隱;812-858)
무제
重帷深下莫愁堂,(중유심하막수당), 두터운 휘장 깊이 드리워진 그대 집 막수당
臥後淸宵細細長.(와후청소세세장). 돌아와 혼자 누우니 가을밤은 적막하고 길기만하다
神女生涯原是夢,(신녀생애원시몽), 무산 신녀의 생애는 원래 꿈일 뿐
小姑居處本無郎.(소고거처본무낭). 소고 사는 곳에 본래 낭군은 없었소
風波不信菱枝弱,(풍파부신능지약), 풍파는 마름나무 연약함 알지도 못하고
月露誰敎桂葉香?(월노수교계섭향)? 달빛 아래 이슬에게 계수나무 향기를 누가 알게하였는가
直道相思了無益,(직도상사료무익), 그리움을 말하여도 아무소용 없으니
未妨惆愴是淸狂.(미방추창시청광). 마음대로 슬퍼하며 미친 듯 살아간다
214. 주필역(籌筆驛)-이상은(李商隱;812-858)
주필역에서
猿鳥猶疑畏簡書,(원조유의외간서), 원숭이와 새들은 아직도 장군의 군령을 두려워하고
風雲常爲護儲胥.(풍운상위호저서). 바람과 비는 언제나 전위부대가 된다
徒令上將揮神筆,(도령상장휘신필), 상장군 제갈량으로 좋은 계책을 쓰게 하였으니
終見降王走傳車.(종견강왕주전거). 끝내 후주의 항복하려 달려가는 역마를 보는구나
管樂有才原不忝,(관락유재원부첨), 관중과 악의가 가진 재주 원래 욕되지 않았는데
關張無命欲何如.(관장무명욕하여). 관우와 장비가 무명하니 어찌해야 하는가
他年錦裏經祠廟,(타년금리경사묘), 어느 다른 해에 금관성의 제강사당 지나면
梁父吟成恨有餘.(량보음성한유여). 양보음을 다시 불러 남은 한을 풀어보리라
215. 무제(無題)-이상은(李商隱;812-858)
相見時難別亦難,(상견시난별역난), 때 만나기도 어렵고 이별 또한 어려워
東風無力百花殘.(동풍무력백화잔). 봄바람에 힘없이 온갖 꽃들 시드는구나
春蠶到死絲方盡,(춘잠도사사방진), 봄누에는 죽음에 이르러야 실을다 뽑아내고
蠟炬成灰淚始干.(납거성회누시간). 초는 타서 재가 돼야 눈물이 다하는 법
曉鏡但愁雲鬢改,(효경단수운빈개), 새벽에 거울 보니 근심으로 검은머리 희어지고
夜吟應覺月光寒.(야음응각월광한). 밤에 시를 읊다가 달빛이 차가워진 것 알았으리
蓬萊此去無多路,(봉래차거무다노), 그대 사는 봉래산 여기서 멀지 않으리니
靑鳥殷勤爲探看.(청조은근위탐간). 파랑새야 몰래가서 찾아보렴
216. 춘우(春雨)-이상은(李商隱;812-858)
봄비-
悵臥新春白겁衣,(창와신춘백겁의), 새 봄에 흰 내의 입고 쓸쓸히 누워
白門寥落意多違.(백문요낙의다위). 백문의 쓸쓸한 일 생각하니 마음마다 어긋나네
紅樓隔雨相望冷,(홍누격우상망냉), 홍루너머 비내리는데 바라보니 날은 차가워
珠箔飄燈獨自歸.(주박표등독자귀). 주렴에는 흔들리는 등불 나 혼자 돌아온다
遠路應悲春완晩(원로응비춘완만), 먼 길, 이 봄날 저녁에도 그대는 슬퍼하리
殘宵猶得夢依稀.(잔소유득몽의희). 잠 못라고 남은 밤을 꿈꾸어 그대를 본 듯 하여라
玉당緘札何由達?(옥당함찰하유달) 구슬 귀고리와 나의 편지 어떻게 보낼까
萬里雲羅一雁飛.(만리운나일안비). 만리 긴 구름 비단에 기러기 한 마리 날아간다
217. 무제이수지일(無題二首之一)-李商隱
來是空言去絶蹤(내시공언거절종) : 온다던 말 거짓이요 떠난 뒤엔 종적 없고
月斜樓上五更鐘(월사루상오경종) : 달빛 어린 누각 위에 새벽 종소리 울려온다
夢爲遠別啼難喚(몽위원별제난환) :꿈 속에서 먼 이별하니 소리쳐 울어도 부르기 어렵고
書被催成墨未農(서피최성묵미농) :편지를 쓸려니 서둘러도 먹이 갈아지지 않는구나
蠟照半籠金翡翠(납조반롱금비취) : 촛불은 금비취 등갓을 반쯤 비춰들고
麝熏微度繡芙蓉(사훈미도수부용) : 연꽃 수 놓은 휘장에 사향 연기 스며든다
劉郞已恨蓬山遠(유랑이한봉산원) :한무제는 이미 봉래산이 먼 것을 한스러워했지만
更隔蓬山一萬重(갱격봉산일만중) : 내 님 계산 봉래산은 일만 배도 더 멀어졌다오
218. 무제이수지이(無題二首之二)-이상은(李商隱;812-858)
颯颯東風細雨來,(삽삽동풍세우내), 한들한들 봄바람에 보슬비 내리고
芙蓉塘外有輕雷.(부용당외유경뇌). 부용 연못 밖에서는 천둥소리 들린다
金蟾齧?燒香入,(금섬교쇄소향입), 두꺼비 금향로 입 굳게 다물어도 불사른 향기는 들어가고
玉虎牽絲汲井回.(옥호견사급정회). 옥호랑이 우물난간 두레박은 우물이 깊어도 물을 깃는다
賈氏窺簾韓?少,(가씨규렴한연소),가씨는 주렴속으로 한련의 젊음 엿보아 부부 되고
宓妃留枕魏王才.(복비류침위왕재). 복비는 베개 주어 위왕을 모시었다
春心莫共花爭發,(춘심막공화쟁발),춘심이여 꽃과 함께 다투어 피어나지 말아라
一寸相思一寸灰.(일촌상사일촌회). 한 치의 그리움이 한 치의 재가 되니라
219.이주남도(利洲南渡)-온정균(溫庭筠;812?-870)
이주에서 남쪽으로 건너며
澹然空水對斜暉,(담연공수대사휘), 맑고 텅 빈 물에 석양 비치고
曲島蒼茫接翠微.(곡도창망접취미). 둘러선 섬들 아득히 이내에 접해있다
波上馬嘶看棹去,(파상마시간도거),물가엔 말울음 소리, 노저어 떠나는 모습 보이고
柳邊人歇待船歸.(류변인헐대선귀).버드나무 가에는 사람들 쉬며, 배돌아오기를 기다린다
數叢沙草群鷗散,(삭총사초군구산), 몇 떨기 모래 위 풀에 갈매기 떼 지어 흩어지고
萬頃江田一鷺飛.(만경강전일노비). 넓은강변 밭 위, 한 마리 해오라비 날아간다
誰解乘舟尋范蠡,(수해승주심범려), 그 누가 알건가, 범려 찾아 배를 찾아
五湖煙水獨忘機?(오호연수독망기)?오호 안개 낀물 위에서 홀로 기심을 잊으려함을
220. 소무묘(蘇武廟)-온정균(溫庭筠;812?-870)
소무의 사당
蘇武魂銷漢使前,(소무혼소한사전), 소무 목숨을 이미 버렸다네, 사신 가지 전
古祠高樹兩茫然.(고사고수량망연). 옛 사당과 높은 나무 바라보니 모두가 망연하다
雲邊雁斷胡天月,(운변안단호천월), 구름 가에 기러기 떼는 오랑캐 하늘 아래 끊어지고
隴上羊歸塞草煙.(롱상양귀새초연). 언덕 위 양떼들 변방 풀밭 연기 나는 곳으로 돌아간다 迴日樓臺非甲帳,(회일누태비갑장), 돌아온 날 누대에는 갑장 휘장 아니었고
去時冠劍是丁年.(거시관검시정년). 떠날 때의 갓과 칼, 스무 살 정년이었소
茂陵不見封侯印,(무능부견봉후인), 무릉에 봉후인은 보이지 않으니
空向秋波哭逝川.(공향추파곡서천).부질없이 가을강물 향하며 흘러가는 물 통곡한다
221. 궁사(宮詞)-설봉(薛逢)
十二樓中盡曉妝,(십이누중진효장), 열두 누대 안에서 새벽 단장 마치고
望仙樓上望君王.(망선누상망군왕). 망선루 위로 임금을 바라본다
鎖銜金獸連環冷,(쇄함금수련환냉), 자물쇠는 쇠처럼 말이 없고 둥근 문고리는 차갑고
水滴銅龍晝漏長.(수적동룡주누장).구리 물시계에 떨어지는 물방울 낮에는 더디기도 하다
雲계罷梳還對鏡,(운계파소환대경), 검은머리 빗질하고 다시 또 거울 보며
羅衣欲換更添香.(나의욕환갱첨향). 비단옷 바꿔 입고 향수도 뿌려본다
遙窺正殿殿開處,(요규정전렴개처), 멀리 임금 계신 정전, 문 열린 곳 살펴보니
袍袴宮人掃御床.(포고궁인소어상).짧은 옷 걸친 궁인들이 임금 침대 쓸고 있네
222. 빈녀(貧女)-진도옥(秦韜玉)
가난한 처녀
蓬門未識綺羅香,(봉문미식기나향), 가난한 집에서 비단옷 좋음도 알지 못하고
擬托良媒益自傷.(의탁량매익자상). 중매 부탁하려니 더욱 마음만 상한다
誰愛風流高格調?(수애풍류고격조)? 누가 풍류의 높은 격조를 알까
共憐時世儉梳妝.(공련시세검소장). 시대를 함께 걱정하여 검소하게 몸단장하네
敢將十指誇針巧,(감장십지과침교), 감히 열 손가락 쓴 바느질 고운 것 자랑하지만
不把雙眉斗斲長.(부파쌍미두화장). 두눈썹 치켜세운 화장을 자랑하지 않는다오
苦恨年年壓金線,(고한년년압금선), 마음아프고 한스러워라, 해마다 바느질한 것
爲他人作嫁衣裳.(위타인작가의상). 다른 사람 위한 혼수 옷이 되었다오
223.고의정보궐교지지(古意呈補闕喬知之)-심전기(沈全期)
고의로 보궐 교지지에게 보이다
盧家少婦鬱金香,(노가소부울금향), 노씨네 젊은 부인 울금향 규방에서
海燕雙棲玳瑁梁.(해연쌍서대모량). 색색깔 대모기둥 위에 한쌍의 바다제비처럼살았었다
九月寒砧催木葉,(구월한침최목섭), 구월차가운 다듬이질 소리 낙엽을 재촉하고
十年征戍憶遼陽.(십년정수억료양). 십년 군대 생활에 요양 땅 생각한다
白狼河北音書斷,(백낭하배음서단), 백랑하 북쪽에서는 편지도 끊어지고
丹鳳城南秋夜長.(단봉성남추야장). 단봉성 남쪽엔 가을밤이 길기도하다
誰爲含愁獨不見,(수위함수독부견), 누가 근심 때문에 혼자 못 본다고 했나
更敎明月照流黃?(갱교명월조류황)? 더욱이 밝은 달에게 유황을 비추게 하나
224. 녹채(鹿柴)-왕유(王維;?699-761?)
空山不見人,(공산부견인), 고요한 빈산에 사람은 보이지 않고
但聞人語響.(단문인어향). 말소리만 들린다
返景入深林,(반경입심림), 저녁 햇빛 깊은 숲에 들어
復照靑苔上.(복조청태상). 다시 푸른 이끼를 비춘다
225. 죽리관(竹里館)-왕유(王維;?699-761?)
獨坐幽篁裏,(독좌유황리), 나 홀로 그윽한 대숲에 앉아
彈琴復長嘯.(탄금복장소). 거문고를 타다가 다시 길게 휘파람을 불어본다
深林人不知,(심림인부지), 숲이 깊어 사람들은 알지 못하지만
明月來相照.(명월내상조). 밝은 달이 찾아와 서로를 비춘다
226. 송별(送別)-왕유(王維;?699-761?)
山中相送罷,(산중상송파), 산속에서 서로 이별하고 돌아오니
日暮掩柴扉.(일모엄시비). 날이 저물어 사립문 닫는다
春草明年綠,(춘초명년녹), 봄풀은 내년에도 푸르련마는
王孫歸不歸?(왕손귀부귀)? 왕손은 돌아가 돌아오지 못하려나
227. 상사(相思)-왕유(王維;?699-761?)
그리워라-왕유
紅豆生南國,(홍두생남국), 홍두나무 남쪽 지방에서 자라
春來發幾枝?(춘내발궤지)? 봄이 오니 몇 가지나 피었을까
愿君多采힐?,(원군다채힐), 원하노니, 그대여 많이 따두소서
此物最相思.(차물최상사). 이것이 가장 그리운 것이라오
228. 잡시-왕유(王維)
己見寒梅發(기견한매발) : 이미 차가운 매화꽃 피었고
復聞啼鳥聲(부문제조성) : 다시 새 우는 소리 들리었오
愁心視春草(수심시춘초) : 근심스런 마음으로 봄 풀 보노니
畏向玉階生(외향옥계생) : 옥계 향해 자랄까 두려워서라오
229. 송최구(送崔九)-배적(裴迪)
최구를 보내며
歸山深淺去,(귀산심천거), 돌아가는 산 깊거나 얕거나 가서
須盡丘壑美.(수진구학미). 반드시 산수의 아름다움 다 누리게
莫學武陵人,(막학무능인), 무릉 사람 이야기는 배우지도 말게나
暫游桃源里.(잠유도원리). 잠시 복숭아 동산에서 놀다 온 것 뿐
230. 종남망여설(終南望餘雪)-조영(祖詠)
종남산에서 잔설을 보다
終南陰嶺秀,(종남음령수), 종남산 북쪽 마루 빼어나
積雪浮雲端.(적설부운단). 쌓인 눈은 구름 위에 떠있는 듯
林表明霽色,(림표명제색), 숲 밖에는 개인 날 밝고
城中增暮寒.(성중증모한). 성 안은 저물어 날씨가 추워진다
231. 숙건덕강(宿建德江)-맹호연(孟浩然;689-740)
건덕강에서 묵으며
移舟泊煙渚,(이주박연저), 배를 저어 안개 낀 물가에 대어놓으니
日暮客愁新.(일모객수신). 날 저물어 나그네 수심 새로워라
野曠天低樹,(야광천저수), 들이 넓어 하늘이 나무로 내려오고
江淸月近人.(강청월근인). 강은 맑아 달이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오네
232. 춘효(春曉)-맹호연(孟浩然;689-740)
어느 봄날 아침에
春眠不覺曉,(춘면불각효),노곤한 봄잠에 날 새는 줄 몰랐더니
處處聞啼鳥.(처처문제조). 여기저기 새우는 소리로고
夜來風雨聲,(야내풍우성), 간밤의 비바람 소리에
花落知多少?(화낙지다소)? 꽃잎 떨어짐이 그 얼마이리오
233. 야사(夜思)-이백(李白;701-762)
잠에 생각나다-이백(李白;701-762)
床前明月光,(상전명월광), 침상 앞에 밝은 달빛 비쳐들어
疑是地上霜.(의시지상상). 땅에 내린 서리인가 했네
擧頭望明月,(거두망명월), 머리 들고 밝은 달 바라보고
低頭思故鄕.(저두사고향). 머리 숙여 고향 생각한다
234. 원정(怨情)-이백(李白;701-762)
원망하는 마음-이백(李白;701-762)
美人卷珠簾,(미인권주렴), 미인이 주렴을 걷고
深坐蹙蛾眉.(심좌축아미). 방 깊숙이 앉아 눈썹을 찡그린다
但見淚痕濕,(단견누흔습), 다만 눈물에 젖은 흔적
不知心恨誰?(부지심한수)? 마음속으로 누구를 원망하는 걸까
235. 팔진도(八陣圖)-두보(杜甫;712-770)
팔진도-두보(杜甫;712-770)
功蓋三分國,(공개삼분국), 공은 나누어진 삼국을 뒤덮고
名成八陣圖.(명성팔진도). 명성은 팔진도로 이루었다
江流石不轉,(강류석부전), 강물은 흘러도 돌은 굴러가지 않아
遺恨失呑吳.(유한실탄오). 남은 한은 오나라를 삼키지 못한 것이네
236. 등관작루(登鸛雀樓)-왕지환(王之渙)
관작루에 올라
白日依山盡,(백일의산진), 빍은 해는 산에 의지하여 넘어가고
黃河入海流.(황하입해류). 황하는 바다로 들어 흘러간다
欲窮千里目,(욕궁천리목), 천리 먼 곳을 다 바라보고파
更上一層樓.(갱상일층누). 다시 한 층 더 올라본다
237. 송영철상인(送靈澈上人)-유장경(劉長卿)
영철 스님을 보내며-유장경
蒼蒼竹林寺(창창죽림사) : 푸른 숲 속 죽림사
杳杳鐘聲晩(묘묘종성만) : 아득히 들려오는 저녁 종소리
荷笠帶斜陽(하립대사양) : 삿갓 쓰고 석양을 걸으며
靑山獨歸遠(청산독귀원) : 청산을 홀로 멀리 돌아가신다
238. 탄금(彈琴)-유장경(劉長卿)
거문고를 타며-劉長卿
冷冷七絃上(냉냉칠현상) 거문고 고요한 소리 일곱 줄을 오가는데
靜聽松風寒(정청송풍한) 멀리 들려 우는 솔바람 소리 추워라
古調雖自愛(고조수자애) 옛 곡조 내 비록 사랑하지만
今人多不彈(금인다불탄) 지금은 타는 사람 드물어 한이여
239. 송상인(送上人)-유장경(劉長卿)
스님을 보내며-유장경(劉長卿)
孤雲將野鶴,(고운장야학), 외로운 구름 들 학을 보내나니
豈向人間住!(개향인간주)! 어찌 인간 세상에 머물랴!
莫買沃洲山,(막매옥주산), 그러나 옥주산은 절대 사지 말아요
時人已知處.(시인이지처). 사람들 이미 그 곳을 알고 있지요
240. 추야기구원외(秋夜寄邱員外)-위응물(韋應物;737-804)
가을밤에 구원외에게 부치다
懷君屬秋夜,(회군속추야), 그대를 생각하며 가을밤을 맞아
散步詠涼天.(산보영량천). 산보하며 서늘한 날씨에 시를 읊어본다
空山松子落,(공산송자낙), 쓸쓸한 산에 솔방울 떨어지고
幽人應未眠.(유인응미면). 그윽히 사는 그대 응당 잠 못이루리
241. 청쟁(聽箏)-이단(李端)
쟁소리 듣고서
鳴箏金粟柱,(명쟁금속주), 계수나무 장식한 기둥의 쟁을 울리며
素手玉房前.(소수옥방전). 섬섬옥수 옥 방석 앞에 가지런히 두고
欲得周郎顧,(욕득주낭고), 주랑의 보살핌을 얻고자
時時誤拂弦.(시시오불현). 가끔씩 잘못 현을 퉁겨본다
242. 신가낭(新嫁娘)-왕건(王建)
새색시
三日入廚下(삼일입주하) : 시집온지 사흘만에 부엌으로 들어가
洗手作羹湯(세수작갱탕) : 손 씨소 죽을 끓인다
未諳姑食性(미암고식성) : 시어머니 식성을 아직 알지 못해
先遣小姑嘗(선견소고상) : 먼저 시누이더러 먼저 맛보게 한다
243. 옥대체(玉臺體)-권덕여(權德輿)
사랑의 편지
昨夜裙帶解,(작야군대해)어제밤 차마띠가 절로 풀리고,
今朝선子飛.(금조선자비)오늘 아침에는 선자가 날아다녀요.
鉛華不可棄,(연화부가기)화장을 그만두지 못하고,
莫是藁砧歸.(막시고침귀)혹 그이가 올 것 같아요. *藁砧은 남편을 뜻함
244. 강설(江雪)-유종원(柳宗元;773-819)
강에 내리는 눈
千山鳥飛絶,(천산조비절), 온 산에 새는 날지 않고
萬徑人蹤滅.(만경인종멸). 모든 길엔 사람 발길 끊어졌다
孤舟蓑笠翁,(고주사립옹), 외로운 배에 삿갓 쓴 노인
獨釣寒江雪.(독조한강설). 눈 내려 차가운 강에 홀로 낚시질
◎. 홍초(紅蕉)-유종원(柳宗元)
붉은 화초
晩英値窮節(만영치궁절) : 늦게 핀 꽃 세모를 당하여
綠潤含朱光(녹윤함주광) : 푸른 윤기에 붉은 빛을 머금었구나.
以茲正陽色(이자정양색) : 이것으로 양의 빛을 고루니
窈窕凌淸霜(요조능청상) : 조용해도 맑은 서리 능가한다.
遠物世所重(원물세소중) : 먼 곳 물건이라 사람들 귀히 여기나
旅人心獨傷(려인심독상) : 나그네 처지라 마음이 홀로 괴로워라.
回暉眺林際(회휘조림제) : 반사되는 햇살에 숲 끝을 바라보니
戚戚無遺芳(척척무유방) : 남는 향기 전혀 없어 쓸쓸하기만 하다.
◎. 남중영귤유(南中榮橘柚)-유종원(柳宗元)
남쪽 땅에는 귤나무 무성한데-유종원(柳宗元)
橘柚懷貞質(귤유회정질) : 귤나무는 곧은 자질 지녀
受命此炎方(수명차염방) : 명을 받아 이곳 더운 지방에 산다.
密林耀朱綠(밀림요주녹) : 빽빽한 숲에 붉고 푸르게 빛나고
晩歲有余芳(만세유여방) : 세모에도 남은 향기 풍겨온다.
殊風限淸漢(수풍한청한) : 한수를 한계로 바람이 다르고
飛雪滯故鄕(비설체고향) : 날리는 눈발은 고향 갈 길 막는다.
攀條何所嘆(반조하소탄) : 가지를 잡고 한탄함은 무슨 까닭인가
北望熊與湘(배망웅여상) : 북쪽으로 웅산과 상산을 바라본다.
◎. 희제계전작약(戱題階前芍藥)-유종원(柳宗元)
재미로 섬돌 앞 작약을 노래하다
凡卉與時謝(범훼여시사) : 꽃들은 시절 따라 시들고
姸華麗茲晨(연화려자신) : 아름다운 꽃은 이 새벽이 곱구나.
攲紅醉濃露(기홍취농노) : 늘어진 꽃송이 짙은 이슬에 취한 듯
窈窕留余春(요조류여춘) : 고요한 이 모습에 나의 봄이 머문다.
孤賞白日暮(고상백일모) : 홀로 즐기다 해는 저물어가고
暄風動搖頻(훤풍동요빈) : 따뜻한 바람이 자주 흔들며 분다.
夜窗藹芳氣(야창애방기) : 밤 창에 어리는 꽃향기
幽臥知相親(유와지상친) : 가만히 누워보니 서로 친함을 알겠다.
願致溱洧贈(원치진유증) : 진유 땅에서 작약을 보내드리고 싶으나
悠悠南國人(유유남국인) : 아득히 멀리 사는 남국 땅 사람이여.
◎. 조매(早梅)-유종원(柳宗元)
일찍 핀 매화-유종원(柳宗元)
早梅發高樹(조매발고수) : 일찍 핀 매화 높은 가지에 피니
逈映楚天碧(형영초천벽) : 아득히 초나라 푸른 하늘에 비치는구나.
朔吹飄夜香(삭취표야향) : 불어오는 북풍에 밤 향기가 날리고
繁霜滋曉白(번상자효백) : 무성한 서리는 아침에 더욱 희다.
欲爲萬里贈(욕위만리증) : 만 리 먼 곳으로 보내드리고 싶어도
杳杳山水隔(묘묘산수격) : 아득히 산과 물에 막혀있구나.
寒英坐銷落(한영좌소낙) : 차가운 꽃송이 곧 시들어 떨어지니
何用慰遠客(하용위원객) : 어찌해야 먼 손님을 위로해 드리나.
245. 행궁(行宮)-원진(元稹)
寥落古行宮(요낙고행궁) : 쓸쓸한 옛 행궁
宮花寂寞紅(궁화적막홍) : 궁중의 꽃이 쓸쓸히 붉다
白頭宮女在(백두궁여재) : 머리 하얀 궁녀 있어
閒坐說玄宗(한좌설현종) : 한가히 앉아 현종을 이야기한다
246. 문류십구(問劉十九)-백거이(白居易;772-846)
유십구에게 물어본다
綠蟻新배酒,(녹의신배주), 거품 부글부글 이는 술
紅泥小火爐.(홍니소화노). 작은 화로에 붉게 단 뚝배기
晩來天欲雪,(만내천욕설), 저녁이 되어 눈 내리려는데
能飮一杯無?(능음일배무)? 능히 술 한 잔 나눌 이 없는가
247. 何滿子(하만자) 宮詞-張祜(장우)
故國三千里,삼천리 밖 내 고국,
深宮二十年。이십년 간 머문 구궁궁궐.
一聲何滿子,하만자 한 곡조에,
雙淚落君前。그대 앞에 떨어지는 두 줄기 눈물.
248. 등악유원(登樂遊原)-이상은(李商隱)
악유원에 올라
向晩意不適(향만의부적) : 저물녘 울적하여
驅車登古原(구거등고원) : 수레 몰아 옛 언덕에 올랐다
夕陽無限好(석양무한호) : 지는 해 한없이 아름다우니
只是近黃昏(지시근황혼) : 지금은 황혼에 가까운 시간이구나
249. 심은자불우(尋隱者不遇)-가도(賈島;779-843)
은자를 찾았으나 만나지 못하고
松下問童子,(송하문동자), 소나무 아래에 동자에게 물으니
言師采藥去.(언사채약거). 선사님은 약초 캐러 떠나서
只在此山中,(지재차산중), 이 산 속에 있지만
雲深不知處.(운심부지처). 구름 깊어 있는 곳을 모른다 하네
◎. 과백가도(過百家渡)-양만리(楊萬里)
백가도를 지나며
園花落盡路花開(원화낙진노화개) : 정원의 꽃 다 지자 길가의 꽃이 피어
白白紅紅各自媒(백백홍홍각자매) : 희고 붉은 꽃들이 각자가 중매장이라네
莫問早行奇絶處(막문조행기절처) : 묻지 말라,이른 아침절경 찾아 떠나는 것을
四方八面野香來(사방팔면야향래) : 사방팔면에서 들꽃 향기기 풍겨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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