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 도형문송별(渡荊門送別)-이백(李白;701-762)
형문을 건너 송별하다
渡遠荊門外,(도원형문외), 먼 형문 밖 건너와
來從楚國游.(내종초국유). 초나라에 노닌다
山隨平野盡,(산수평야진), 산은 넓은 들판을 따라 펼쳐지고
江入大荒流.(강입대황류). 강은 큰 땅을 따라 흘러간다
月下飛天鏡,(월하비천경), 달은 내려와 하늘 날아다니는 거울이 되고
雲生結海樓.(운생결해누). 구름은 생겨나 바다를 잇는 누각이 되었네
仍憐故鄕水,(잉련고향수), 고향 산천 아름다워라
萬里送行舟.(만리송항주). 만 리 먼 곳, 고향으로 배를 보낸다
102. 송우인(送友人)-이백(李白;701-762)
친구를 보내며
靑山橫北郭,(청산횡배곽),푸른 산들은 북쪽 성곽 위로 가로 솟고
白水繞東城.(백수요동성).희고 밝은 물은 동쪽 성을 감싸며 흘러간다
此地一爲別,(차지일위별),이곳에서 우리 한번 이별하면
孤蓬萬里征.(고봉만리정).외로운 쑥처럼 만리타향을 떠돌겠네
浮雲游子意,(부운유자의),떠다니는 구름은 떠나는 나그네 마음
落日故人情.(낙일고인정).지는 해는 떠나보내는 친구의 심정
揮手自茲去,(휘수자자거),손을 흔들며 이제 떠나가니
蕭蕭班馬鳴.(소소반마명).쓸쓸하구나, 떠나는 말의 울음 소리마저도
103. 청촉승준탄금(聽蜀僧浚彈琴)-이백(李白;701-762)
촉의 스님 준의 거문고 타는 소리를 듣고
蜀僧抱綠綺,(촉승포녹기),촉의 스님이 녹기라는 거문고를 안고
西下峨眉峰.(서하아미봉).서쪽으로 아미산 봉우리로 내려왔다
爲我一揮手,(위아일휘수),나를 위해 한번 손을 들어 거문고 타니
如聽萬壑松.(여청만학송).온 골짜기 소나무 소리를 듣는 듯
客心洗流水,(객심세류수),그 소리 나그네 마음 흐르는 물처럼 씻어주고
餘響入霜鐘.(여향입상종).남은 소리는 절의 종소리에 빨려든다
不覺碧山暮,(부각벽산모),청산이 저무는 줄도 몰랐거니
秋雲暗幾重.(추운암궤중).가을날은 어두운데, 구름은 몇 겹이나 끼었나
104. 야박우저회고(夜泊牛渚懷古)-이백(李白;701-762)
밤에 우저에 정박하며 옛일을 회고함
牛渚西江夜,(우저서강야),우저산 서편 장강의 밤
靑天無片雲.(청천무편운).푸른 하늘엔 조각구름 하나 없구나
登舟望秋月,(등주망추월),배에 올라 가을 달을 보니
空憶謝將軍.(공억사장군).부질없이 여기 놀던 사 장군이 생각난다
余亦能高詠,(여역능고영),나 역시 시를 잘 읊지만
斯人不可聞.(사인부가문).이런 분을 찾을 수 없구나
明朝挂帆席,(명조괘범석),내일 아침 돛을 달고 떠나면
楓葉落紛紛.(풍섭낙분분).단풍잎 어지러이 떨어져내리리라
◎. 추포가(秋蒲歌)-이백(李白)
白髮三千丈(백발삼천장) : 백발은 길이가 삼천 길
緣愁似個長(연수사개장) : 근심 때문에 이렇게 자랐다.
不知明鏡裏(부지명경리) : 모르겠구나, 맑은 거울 속
何處得秋霜(하처득추상) : 어느 곳에서 서리를 얻어왔나.
◎. 추사1(秋思1)-이백(李白)
春陽如昨日(춘양여작일) : 봄볕이 어제 같은데
碧樹鳴黃鸝(벽수명황리) : 푸른 숲에 꾀꼬리 운다.
蕪然蕙草暮(무연혜초모) : 무성한 난초 시들고
颯爾涼風吹(삽이량풍취) : 스산하게 차가운 바람분다.
天秋木葉下(천추목섭하) : 게절은 나뭇잎 떨어지고
月冷莎雞悲(월냉사계비) : 달빛 차고 귀뚜라미 처량하다.
坐愁群芳歇(좌수군방헐) : 앉아 근심하니 뭇 꽃이 지고
白露凋華滋(백노조화자) : 흰 이슬에 화려한 물기운 마른다.
◎ . 하일산중(夏日山中)-이백(李白)
여름 산속
懶搖白羽扇(나요백우선) : 흰 깃털부채 나른히 부치며
裸體靑林中(나체청림중) : 푸른 숲속에 벗은 채로 있다
脫巾掛石壁(탈건괘석벽) : 수건 벗어, 바위에 걸어두니
露頂灑松風(노정쇄송풍) : 맨 이마를 솔바람이 씻어준다
◎. 자견(自遣)-이백(李白)
스스로 근심을 잊다
對酒不覺瞑(대주부각명) : 술잔 마주하니 날 저문 줄 몰랐는데
花落盈我衣(화락영아의) : 꽃잎은 떨어져 나의 옷깃에 가득하구다
醉起步溪月(취기보계월) : 술 깨어 일어나 달 비친 개울을 걸으니
鳥還人亦稀(조환인역희) : 새는 둥지에 깃들고 사람의 자취도 드물구나
◎. 山中問答(산중문답)-李白(이백;701-762)
산에서 누가 묻기에
問余何事栖碧山(문여하사서벽산) : 누가 산에 왜 사느냐고 묻기에
笑而不答心自閑(소이불답심자한) : 웃기만 하고 답하지 않으니 내 마음 너무 편안해
桃花流水杳然去(도화유수묘연거) : 물에 복숭아 꽃잎 떨어져 아득히 흘러가는 이 산
別有天地非人間(별유천지비인간) : 다른 세상이지만 인간세상은 아니라오
◎. 객중작(客中作)-이백(李白)
객지에서 짓다
蘭陵美酒鬱金香(란릉미주울김향) : 난릉의 맛있는 술 은은한 울금향
玉碗盛來琥珀光(옥완성래호박광) : 옥잔에 가득 채우니 호박빛이로구나
但使主人能醉客(단사주인능취객) : 주인장 이 나그네 취하게만 해준다면
不知何處是他鄕(불지하처시타향) : 어느 곳이 타향인지 난 알지 못하겠소
◎. 희증두보(戲贈杜甫)-이백(李白)
두보에게 농담삼아 주다
飯顆山頭逢杜甫(반과산두봉두보) : 반과산 머리에서 두보를 만나니
頂戴笠子日卓午(정대립자일탁오) : 눌러쓴 삿갓에 햇볕이 쨍쨍 내리네
借問別來太瘦生(차문별래태수생) : 그 사이 어찌 그리 야위었느냐 묻노리
總為從前作詩苦(총위종전작시고) : 아마도 모두가 시 짓는 고통 때문이겠지
◎. 등여산오로봉(登廬山五老峰)-이백(李白)
여산 오로봉에 올라
廬山東南五老峰(여산동남오로봉) : 여산 동남쪽 오러봉
青天削出金芙蓉(청천삭출금부용) : 푸른 하늘로 금부용 솟았네
九江秀色可攬結(구강수색가람결) : 구강의 좋은 경색 손에 잡힐 것 같아
吾將此地巢雲松(오장차지소운송) : 나는 이곳구름 낀 솔나무에 집을 지으려네.
◎. 망여산폭포수(望廬山瀑布水)-이백(李白)
여산폭포수를 바라보며
西登香爐峰(서등향로봉) : 서쪽으로 향로봉에 올라
南見瀑布水(남견폭포수) : 남쪽으로 폭포수를 바라본다
掛流三百丈(괘류삼백장) : 삼백 높은 곳에 걸려 흘러
噴壑數十里(분학수십리) : 수십리 골짜기로 뿜어져내린다
欻如飛電來(훌여비전래) : 문득 나는 번개 같이 내리고
隱若白虹起(은약백홍기) : 숨은 것이 흰 무지개 같이 일어난다
初驚河漢落(초경하한락) : 처음에는 은하수가 떨어지는 듯 놀라
半洒雲天裡(반쇄운천리) : 반쯤은 구름 낀 하늘 속에서 뜰어진다
仰觀勢轉雄(앙관세전웅) : 올려다 볼수록 그 형세 웅장하니
壯哉造化功(장재조화공) : 장쾌핟다, 조화옹의 공이여
海風吹不斷(해풍취불단) : 바닷바람은 끝없이 불어오고
江月照還空(강월조환공) : 강의 달이 비춰 도리어 고요하다
空中亂潀射(공중란종사) : 공중에서 어지럽게 물살이 쏟아져
左右洗青壁(좌우세청벽) : 좌우로 푸른 벽을 씻는구나
飛珠散輕霞(비주산경하) : 구슬이 날 듯 놀이 흩어지고
流沫沸穹石(류말비궁석) : 흘러 내리는 물보라 큰 바위에 용솟음친다
而我樂名山(이아악명산) : 내가 명산을 좋아하니
對之心益閑(대지심익한) : 명산을 대하자 내 마음 더욱 한가해진다
無論漱瓊液(무론수경액) : 옥 같이 맑은 물에 이 닦는 일 말하지 말라
且得洗塵顏(차득세진안) : 때 묻은 얼굴을 씻을 만하다
且諧宿所好(차해숙소호) : 내가 좋아하던 이곳에 살고 자면서
永願辭人間(영원사인간) : 영원히 인간 세상 떠나고 싶어라
105. 월야(月夜)-두보(杜甫;712-770)
今夜鄜州月,(금야부주월),오늘 밤 부주 하늘의 달을
閨中只獨看.(규중지독간).아내 홀로 바라보리
遙憐小兒女,(요련소아녀),멀리서 어린 딸을 가여워하나니
未解憶長安.(미해억장안).장안의 나를 그리는 어미의 마음을 모르는 것을
香霧雲鬟濕,(향무운환습),자욱한 안개구름에 머리카락 젖고
淸輝玉臂寒.(청휘옥비한).맑은 달빛에 옥 같은 팔 차겠소
何時倚虛幌,(하시의허황),그 어느 때라야 엷은 휘장에 기대어
雙照淚痕干?(쌍조누흔간)?서로 얼굴 비춰보며 눈물 자국 막아볼까
106. 春望(춘망)-杜甫(두보)
봄의 소망-杜甫(두보)
國破山河在(국파산하재) : 조정은 망했어도 산하는 그대로요
城春草木深(성춘초목심) : 성안은 봄이 되어 초목이 무성하네
感時花淺淚(감시화천루) : 시대를 슬퍼하여 꽃도 눈물 흘리고
恨別鳥驚心(한별조경심) : 한 맺힌 이별에 나는 새도 놀라는구나
烽火連三月(봉화연삼월) : 봉화불은 석 달이나 계속 오르고
家書抵萬金(가서저만금) : 집에서 온 편지 너무나 소중하여라
白頭搔更短(백두소갱단) : 흰 머리를 긁으니 자꾸 짧아져
渾欲不勝簪(혼욕불승잠) : 이제는 아무리 애써도 비녀도 못 꼽겠네
107. 춘숙좌성(春宿左省)-두보(杜甫;712-770)
봄에 좌성에서 묶으며
花隱掖垣暮,(화은액원모), 꽃 숨어드는 대궐담장의 저녁
啾啾棲鳥過.(추추서조과). 잘 새도 찍찍 지저귀며 날아간다
星臨萬戶動,(성림만호동), 별이 떠니 궁궐 문이 보이고
月傍九霄多.(월방구소다). 달 가에는 하늘도 넓어진다
不寢聽金鑰,(부침청금약), 궁궐문의 빗장소리에 잠이 오지 않고
因風想玉珂.(인풍상옥가). 바람소리 풍경소리로 생각했네
明朝有封事,(명조유봉사), 내일 아침이면 아뢸 말씀 있나니
數問夜如何?(삭문야여하)? 밤이 얼마나 되었는지 자주 묻는다
108. 至德二載甫自京金光門出問道歸鳳翔乾元初從左拾遺移華州掾與親故別因出此門有悲往事(지덕이재보자경금광문출문도귀봉상건원초종좌습유이화주연여친고별인출차문유비왕사)/두보(杜甫;712-770)
지난 일을 슬퍼하다
此道昔歸順,(차도석귀순), 이 길은 지난 날 오랑캐 귀순 길
西郊胡正繁.(서교호정번). 서교에는 오량캐들 번성했었다
至今殘破膽,(지금잔파담), 지금은 남은 무리 간담이 부서져
應有未招魂.(응유미초혼). 혼백도 불러가지 못하리라
近得歸京邑,(근득귀경읍), 최근에야 서울에 돌아왔는데
移官豈至尊?(이관개지존)? 관직이 좌천되니 어찌 임금의 탓이랴
無才日衰老,(무재일쇠노), 재주도 없고 날마다 노쇠하니
駐馬望千門.(주마망천문). 말을 세우고 천문만호 궁궐을 바라본다
109. 월야억사제(月夜憶舍弟)-두보(杜甫;712-770)
달밤에 아우를 생각하다
戍鼓斷人行,(수고단인항),수자리 북소리에 인적은 끊어지고
秋邊一雁聲.(추변일안성).변방의 가을에 외기러기 우는 소리
露從今夜白,(노종금야백),이슬은 오늘밤부터 하얗게 내리고
月是故鄕明.(월시고향명).이 달은 고향에서도 휘영청 밝으리
有弟皆分散,(유제개분산),동생들 있으나 다 흩어지고
無家問死生.(무가문사생).생사를 물을 집도 없도다
寄書長不達,(기서장부달),편지를 부쳐도 길이 멀어 닿기 못하거늘
況乃未休兵.(황내미휴병).하물며 전쟁이 끝나지도 않았음에야
110. 천말회리백(天末懷李白)-두보(杜甫;712-770)
하늘 끝에서 이백을 그리워하다
涼風起天末,(량풍기천말), 서늘한 바람 하늘 끝에서 이는데
君子意如何?(군자의여하)? 그대의 마음은 어떠한지
鴻雁幾時到,(홍안기시도), 기러기는 어느 때에 오는지
江湖秋水多.(강호추수다). 강과 호수엔 가을 물결 출렁인다
文章憎命達,(문장증명달), 문장은 출세가 가장 방해가 되고
魑魅喜人過.(리매희인과). 귀신은 사람이 지나다니는 것을 기뻐한다
應共冤魂語,(응공원혼어), 당연히 원귀 된 영혼과 이야기를 하였거니
投詩贈汨羅.(투시증골나). 시 지어 멱라수에 던져 바치리라
111. 봉제역중송엄공사운(奉濟驛重送嚴公四韻)-두보(杜甫;712-770)
봉제역에서 엄공을 다시 보내며
遠送從此別,(원송종차별), 먼 길 보내려 여기서 이별하려니
靑山空復情.(청산공복정). 청산은 부질없이 다시 또 정을 준다
幾時杯重把,(기시배중파), 언제나 다시 술을 마시나
昨夜月同行.(작야월동항). 어제 밤 달빛 아래서 함께 걸었는데
列郡謳歌惜,(렬군구가석), 여러 고을 노래 불러 서별을 나누어도
三朝出入榮.(삼조출입영). 삼대의 조정을 섬기며 영화도 누리세요
江村獨歸處,(강촌독귀처), 강촌으로 나 홀로 돌아가는 그 곳
寂寞養殘生.(적막양잔생). 조용하여 여생을 보람되게 가꾸리라
112. 별방태위묘(別房太尉墓)-두보(杜甫;712-770)
방태위의 무덤을 떠나며
他鄕復行役,(타향복항역),타향에 다시 떠돌며
駐馬別孤墳.(주마별고분).말 세우고 외로운 무덤에 이별을 고하네
近淚無干土,(근누무간토),눈에 가까이 흐르는 눈물 막을 흙이 없고
低空有斷雲.(저공유단운).낮은 하늘엔 조각구름만 떠있다
對棋陪謝傅,(대기배사부),바둑을 두면은 사안을 짝하고
把劍覓徐君.(파검멱서군).칼을 잡으면 서군을 찾는다
唯見林花落,(유견림화낙),오작 보이는 것은 숲 속에 꽃 지는 것이요
鶯啼送客聞.(앵제송객문).꾀꼬리 울음소리, 보내는 손이 듣는다
113. 여야서회(旅夜書懷)-두보(杜甫;712-770)
나그네가 밤에 회포를 적다
細草微風岸,(세초미풍안), 고운 풀에, 미풍 불어오는 언덕
危檣獨夜舟.(위장독야주). 높은 돛 달고 홀로 뜬 밤 배
星垂平野闊,(성수평야활), 하늘엔 별 늘어지고 평야는 광활한데
月涌大江流.(월용대강류). 달은 솟아오르고 큰 강물은 흘러만간다
名豈文章著?(명개문장저)? 문장으로 어떻게 이름을 날릴까
官應老病休.(관응노병휴). 늙고 병들어 벼슬길도 쉬어야하는데
飄飄何所似,(표표하소사), 떠도는 이 몸 무엇과 같다할까
天地一沙鷗.(천지일사구). 천지간 한 마리 모래톱 물새라네
114. 등악양루(登岳陽樓)-두보(杜甫;712-770)
악양루에 올라
昔聞洞庭水,(석문동정수), 지난 날 동정호에 대해 듣다가
今上岳陽樓.(금상악양누). 오늘에야 악양루에 올랐다
吳楚東南坼,(오초동남탁), 오나라와 촉나라가 동남으로 나눠 있고
乾坤日夜浮.(건곤일야부). 하늘과 땅이 밤낮으로 동정호수에 떠있구나
親朋無一字,(친붕무일자), 친한 친구로부터는 한 글자 소식도 없고
老病有孤舟.(노병유고주). 늙고 병들은 나는 외로운 배에 남아있네
戎馬關山北,(융마관산북), 관산의 북쪽 중원 땅에는 아직도 전쟁이라
憑軒涕泗流.(빙헌체사류). 난간에 기대서니 눈물이 흘러내린다
115. 망천한거증배수재적(輞川閑居贈裴秀才迪)-왕유(王維;?699-761?)
망천에서 한가하게 살면서 배수재에게 드립니다
寒山轉蒼翠,(한산전창취),차가운 가을 산이 검푸르게 변하고
秋水日潺湲.(추수일잔원),가을 물은 날마다 졸졸 흐른다
倚杖柴門外,(의장시문외),지팡이 짚고 사립문 밖에 나아가
臨風聽暮蟬.(림풍청모선).바람 쏘이며 저문 매미소리를 듣는다
渡頭餘落日,(도두여낙일),나룻머리에 지는 햇살은 남아있고
墟里上孤煙.(허리상고연).작은 마을에는 외로운 연기만 피어오른다
復値接輿醉,(복치접여취),다시 접여처럼 술이 취하여
狂歌五柳前.(광가오류전).오류선생 집 앞에서 미친 듯 노래부른다
116. 산거추명(山居秋暝)-왕유(王維;?699-761?)
어둑한 가을날의 산 속 생활
空山新雨后,(공산신우후), 쓸쓸한 산에 비 내린 뒤
天氣晩來秋.(천기만내추). 때는 늦어 가을이네
明月松間照,(명월송간조), 밝은 달빛은 소나무 사이로 비춰들고
淸泉石上流.(청천석상류). 맑은 샘물 돌 위로 흐른다
竹喧歸浣女,(죽훤귀완녀), 대숲 소란하더니 빨래하던 처녀 돌아오고
蓮動下漁舟.(련동하어주). 연꽃 움직이더니 고깃배 내려간다
隨意春芳歇,(수의춘방헐), 제멋대로 자란 봄풀 시들어가는데
王孫自可留.(왕손자가류). 왕손도 스스로 머물 만 하네
117. 귀숭산작(歸嵩山作)-왕유(王維;?699-761?)
숭산에 돌아가며 시를 짓다
淸川帶長薄,(청천대장박), 맑은 개울 긴 숲 끼고
車馬去閑閑.(거마거한한). 수레 타고 한가히 간다
流水如有意,(류수여유의), 흐르는 물은 무슨 마음 있는 듯 하고
暮禽相與還.(모금상여환). 나는 저녁 새와 함께 돌아온다
荒城臨古渡,(황성림고도), 황폐한 성은 옛 나루에 접해있고
落日滿秋山.(낙일만추산). 지는 햇빛 가을 산에 가득하다
迢遞嵩高下,(초체숭고하), 멀리 숭산 아래로 찾아들어
歸來且閉關.(귀내차폐관). 내짐에 돌아와 문을 닫는다
118. 종남산(終南山)-왕유(王維;?699-761?)
종남산
太乙近天都,(태을근천도), 태을산은 왕도에 가까워
連山接海隅.(련산접해우). 산이 연이어 바닷가에 닿는다
白雲回望合,(백운회망합), 고개 돌려보니 흰 구름 모여들고
靑靄入看無.(청애입간무). 푸른 안개 모였다가 사라진다
分野中峰變,(분야중봉변), 들의 경계는 가운데 봉우리에 따라 변하고
陰晴衆壑殊.(음청중학수). 흐리고 개임은 골짜기에 따라 달라진다
欲投人處宿,(욕투인처숙), 인가에 투숙하고파
隔水問樵夫.(격수문초부). 물 건너 나무꾼에게
119. 수장소부(酬張少府)-왕유(王維;?699-761?)
장소부에게 답하다
晩年惟好靜,(만년유호정),만년에는 다만 고요한 것만 좋아
萬事不關心.(만사부관심).세상만사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自顧無長策,(자고무장책),스스로 돌아보아도 묘책이 없어
空知返舊林.(공지반구림).덧없이 옛 고향으로 돌아올 것만 생각했다
松風吹解帶,(송풍취해대),솔바람 불어 허리띠 풀어놓고
山月照彈琴.(산월조탄금).산에 뜨는 밝은 달은 내가 타는 거문고 비춘다
君問窮通理,(군문궁통리),그대는 궁통한 이치를 묻지만
漁歌入浦深.(어가입포심).고기잡이 노래는 포구 깊숙이 들려온다
120. 과향적사(過香積寺)-왕유(王維;?699-761?)
향적사를 지나며
不知香積寺,(부지향적사),향적사가 있는 곳 알지 못한 채
數里入雲峰.(삭리입운봉).몇 리를 구름 낀 봉우리로 들어드니
古木無人徑,(고목무인경),고목뿐 길 가는 사람 아무고 없고
深山何處鐘?(심산하처종)?깊은 산 어느 어디에서 종이 울리나
泉聲咽危石,(천성열위석),샘물소리 높은 바위에서 우는 듯 하고
日色冷靑松.(일색냉청송).햇빛은 푸른 소나무에 차게 비친다
薄暮空潭曲,(박모공담곡),황혼에 골짜기 맑은 샘 고요하여
安禪制毒龍.(안선제독룡).편안히 선정에 들어 망념을 이겨본다
121. 송재주리사군(送梓州李使君)-왕유(王維;?699-761?)
재주로 이 사군을 보내며
萬壑樹參天,(만학수삼천),골짜기마다 나무들은 하늘을 찌르고
千山響杜鵑.(천산향두견).산마다 두견새 울음소리
山中一夜雨,(산중일야우),산중에 내리는 밤비에
樹杪百重泉.(수초백중천).나무 끝은 온통 작은 샘이 되었네
漢女輸橦布,(한녀수동포),한나라 여자들은 동포를 나르는데
巴人訟芋田.(파인송우전).파촉의 남자들은 토란밭을 다툰다
文翁翻敎授,(문옹번교수),문옹은 교육정책을 바꾸었으니
不敢倚先賢.(부감의선현).감히 선현에 의지하는 말게나
122. 한강림조(漢江臨眺)-왕유(王維;?699-761?)
한강에 배를 띄워
楚塞三湘接,(초새삼상접),초나라 국경은 삼상에 닿아 있고
荊門九派通.(형문구파통).형문산엔 구파의 물이 모여든다
江流天地外,(강류천지외),강물은 하늘 밖으로 흘러가는데
山色有無中.(산색유무중).산빛은 강 가운데에 있는 듯 없는 듯 하다
郡邑浮前浦,(군읍부전포),도읍은 눈앞의 포구에 떠 있고
波瀾動遠空.(파란동원공).물결은 먼 공중에서 출령인다
襄陽好風日,(양양호풍일),양양 땅의 좋은 바람과 날씨에
留醉與山翁.(류취여산옹).머물러 산골 늙은이와 취하여 볼꺼나
123. 종남별업(終南別業)-왕유(王維;?699-761?)
종남산 별장에서
中歲頗好道,(중세파호도),중년의 나이에 자못 도를 좋아하여
晩家南山陲.(만가남산수).만년에 종남산 기슭에 집을 지었소
興來美獨往,(흥내미독왕),흥이 나면 좋아서 혼자 다녀와
勝事空自知.(승사공자지).그 중의 좋은 일은 조용히 나만이 안다네
行到水窮處,(항도수궁처),걷다가 물 다하는 곳에 이르러
坐看雲起時.(좌간운기시).조용히 앉아 구름 피어오르는 것을 바라본다
偶然値林叟,(우연치림수),우녕히 숲 속 늙은이를 만나
談笑無還期.(담소무환기).웃으며 이야기하다 돌아갈 줄은 모른다네
124. 망동정호증장승상(望洞庭湖贈張丞相)-맹호연(孟浩然;689-740)
동정호를 바라보며 장승상에게 부친다
八月湖水平,(팔월호수평),팔월의 호수, 물은 잔잔한데
涵虛混太淸.(함허혼태청).허공을 담아 하늘인 듯 보이네
氣蒸雲夢澤,(기증운몽택),기운은 운몽택 못물을 찌고
波撼岳陽城.(파감악양성).물결은 악양성을 뒤흔든다
欲濟無舟楫,(욕제무주즙),이 물을 건너가려니 건너갈 배와 노가 없나니
端居恥聖明.(단거치성명).한가히 살아 임금의 은혜에 부끄럽소
坐觀垂釣者,(좌관수조자),가만히 앉아서 낚시꾼을 바라보자니
空有羨魚情.(공유선어정).부질없이 고기가 부러운 마음이 생긴다오
125. 여제자등현산(與諸子登峴山)-맹호연(孟浩然;689-740)
여러 사람들과 현산에 올라
人事有代謝,(인사유대사),사람의 일이란 흥망이 바뀌는 법
往來成古今.(왕내성고금).지난 일과 오는 일이 역사를 만든다
江山留勝跡,(강산류승적),강산은 좋은 형적, 형산을 만들었나니
我輩復登臨.(아배복등림).우리들 다시 올라왔다네
水落魚梁淺,(수낙어량천),물 빠지니 어량은 바닥 드러나고
天寒夢澤深.(천한몽택심).날 추워지니 몽택은 깊어진다
羊公碑字在,(양공비자재),양공의 비문의 글자 그대로 인데
讀罷淚沾襟.(독파누첨금).읽고 나니 눈물이 옷깃을 적신다
126. 청명일연매도사방(淸明日宴梅道士房)-맹호연(孟浩然;689-740)
청명날에매도사 방에서 잔치하며
林臥愁春盡,(림와수춘진), 숲에 누워 봄이 다 감을 근심하고
開軒覽物華.(개헌람물화). 창을 열고 풍광을 살려본다
忽逢靑鳥使,(홀봉청조사), 홀연히 반가운 심부름꾼을 만나
邀入赤松家.(요입적송가). 나를 맞아 적송자의 집으로 들인다
丹竈初開火,(단조초개화), 화로에 막 불을 지피고
仙桃正發花.(선도정발화). 복숭아나무는 꽃이 활짝 피었다
童顔若可駐,(동안야가주), 젊음을 머무르게 할 수 있다면
何惜醉流霞!(하석취류하)! 유하주에 취해본들 어찌 아까와 하리
127. 세모귀남산(歲暮歸南山)-맹호연 (孟浩然)
한해가 다가는 때 남산으로 돌아가다
北闕休上書,(배궐휴상서),조정에 글 올일 일 없어
南山歸敝廬.(남산귀폐려).남산으로 오두막 나의 집에 돌아왔소
不才明主棄,(부재명주기),재주 없어 임금님에 버림받고
多病故人疏.(다병고인소).병 많은 몸이라 친구도 멀리하네
白發催年老,(백발최년노),흰 머리는 나이를 재촉하고
靑陽逼歲除.(청양핍세제).따뜻한 몸은 세밑에 다가온다
永懷愁不寐,(영회수부매),끊없는 시름으로 잠 못이루는데
松月夜窗墟.(송월야창허).이 밤 창에 소나무 사이로 달만 보인다
128. 과고인장(過故人莊)-맹호연(孟浩然;689-740)
친구의 농장을 지나며
故人具雞黍,(고인구계서),친구는 닭고기와 밥을 차려놓고
邀我至田家.(요아지전가).나를 불러서 진구 집에 왔네
綠樹村邊合,(녹수촌변합),파란나무들 마을 둘레에 둘러 모이고
靑山郭外斜.(청산곽외사).푸른 산은 마을 밖에 비껴있다
開軒面場圃,(개헌면장포),방문 열면 넓은 채마밭이 보이고
把酒話桑麻.(파주화상마).술잔 잡고 뽕나무와 삼나무 이야기 나눈다
待到重陽日,(대도중양일),중양절 기다렸다가
還來就菊花.(환내취국화).다시 와서 국화꽃 보려가련다
129. 진중감추기원상인(秦中感秋寄遠上人)-맹호연(孟浩然;689-740)
진중에서 가을 느껴 원 스님에게 보낸다
一丘嘗欲臥,(일구상욕와), 한 언덕에 같이 놀고 싶었으나
三徑苦無資.(삼경고무자). 세 길을 만들려도 돈 없어 괴로웠소
北土非吾愿,(배토비오원), 이곳 북쪽 땅은 내 원하는 곳 아니고
東林懷我師.(동림회아사). 동림사 그 곳, 내 스승 그리워라
黃金燃桂盡,(황금연계진), 돈은 생활 생활에 다 쓰이고
壯志逐年衰.(장지축년쇠). 장부의 큰 뜻 해마다 약해진다
日夕涼風至,(일석량풍지), 아침저녁 서늘한 바람 불어오는데
聞蟬但益悲.(문선단익비). 매미 소리 들으니 마음만 더욱 서글퍼진다
130. 숙동려강기광능구유(宿桐廬江寄廣陵舊游)-맹호연(孟浩然;689-740)
동려강에 묶으며 광릉의 지난날의 놀이에 부쳐
山暝聽猿愁,(산명청원수),산은 어둑하고 원숭이 시름소리 들려온다
滄江急夜流.(창강급야류).푸른 강물은 밤에도 흐르는 물살 빠르기도하구나
風鳴兩岸葉,(풍명량안섭),바람은 양 언덕 나뭇잎을 울리고
月照一孤舟.(월조일고주).달은 한 척 외로운 배를 비춘다
建德非吾土,(건덕비오토),건덕 지방은 내 살던 땅 아니니
維揚憶舊游.(유양억구유).유양 땅에서 옛 놀던 일 그리워라
還將兩行淚,(환장량항누),도리어 두 줄기 흐르는 눈물을
遙寄海西頭.(요기해서두).멀리 바다 서쪽으로 보내고 싶어라
131. 유별왕시어유(留別王侍御維)-맹호연(孟浩然;689-740)
시어 왕유를 두고 이별하다
寂寂竟何待,(적적경하대),적적한 나날 무엇을 더 기다리랴
朝朝空自歸.(조조공자귀).아침마다 허전하게 혼자서 돌아온다
欲尋芳草去,(욕심방초거),꽃다운 풀 찾아 떠나려하니
惜與故人違.(석여고인위).친구와 헤어짐이 너무 아쉬워라
當路誰相假,(당노수상가),권세 잡은 사람 누가 힘을 빌려줄까
知音世所稀.(지음세소희).진정한 친구는 세상에 드물다네
只應守寂寞,(지응수적막),다만 응당 적적함을 지켜
還掩故園扉.(환엄고원비).고향집 돌아가 사립문 닫으리라
132. 조한강상유회(早寒江上有懷)-맹호연(孟浩然;689-740)
추운 날 강가에서
木落雁南渡,(목낙안남도),나뭇잎은 떨어지고 기러기 남으로 날아가고
北風江上寒.(배풍강상한).강가에는 북풍이 차다
我家襄水曲,(아가양수곡),내 집은 양수의 강 언덕
遙隔楚雲端.(요격초운단).멀리 초나라, 저 구름 끝에 떨어져 있다네
鄕淚客中盡,(향누객중진),고향 그리는 눈물 마음속에서 다하고
孤帆天際看.(고범천제간).외로운 배 하늘 저 먼 곳에 보인다
迷津欲有問,(미진욕유문),배타는 나루를 몰라 묻고자 하는데
平海夕漫漫.(평해석만만).잔잔한 바다에 석양아 가득하다
133.추일등오공태상사원조(秋日登吳公臺上寺遠眺)-유장경(劉長卿;725?-781?)
어느 가을날 오공대 위의 절에 올라 멀리를 조망하다
古臺搖落後,(고대요낙후),오래된 누대에 나뭇잎 떨어진 뒤
秋日望鄕心.(추일망향심).어느 가을날 고향 그리운 내 마음
野寺人來少,(야사인내소),들녘의 절간에는 사람 드물고
雲峰水隔深.(운봉수격심).구름 낀 산봉우리 물 건너 멀기만 하다
夕陽依舊壘,(석양의구누),석양은 옛 성채에 걸려있고
寒磬滿空林.(한경만공림).차가운 경쇠소리 숲에 가득하다
惆悵南朝事,(추창남조사),슬프다, 남조의 일들이여
長江獨至今.(장강독지금).긴 강물만 홀로 지금까지 흐르네
134. 송이중승귀한양별업(送李中丞歸漢陽別業)-유장경(劉長卿)
이중승이 한양 별업으로 돌아감을 전송하며
流落征南將,(유낙정남장),타향을 떠도는 남방을 평정한 장군이여
曾驅十萬師.(증구십만사).일찌기 십 만 군사 지휘했다네
罷歸無舊業,(파귀무구업),벼슬을 마치고 돌아오니 가업은 없고
老去戀明時.(노거련명시).늙어감에 밝은 임금 다스리던 그 때를 그리워한다
獨立三邊靜,(독립삼변정),홀로 우뚝 나서니 세 변방이 조용해지고
輕生一劍知.(경생일검지).자신의 목숨 가볍게 여김을 한자루 칼이 알고 있다네
茫茫江漢上,(망망강한상),한수와 양자강은 아득하기만 하고
日暮復何之.(일모부하지).해 저무는 이 때 다시 어지로 가려는가
135. 전별왕십일남유(餞別王十一南游)-유장경(劉長卿)
왕 십일을 남방으로 떠나보내며
望君煙水闊,(망군연수활),그대 바라보니, 안개 자욱한 강물 광활하고
揮手淚沾巾.(휘수누첨건).손 흔드니 눈물이 수건을 적신다
飛鳥沒何處,(비조몰하처),날아가는 새들은 어느 곳으로 사라졌는가
靑山空向人.(청산공향인).청산만 부질없이 사람 나를 향하네
長江一帆遠,(장강일범원),긴 강에 한 척의 배는 멀리 떠나고
落日五湖春.(낙일오호춘).오호에는 봄빛이 가득하다
誰見汀洲上,(수견정주상),그 누가 알아줄까, 물가 모래톱에서
相思愁白蘋?(상사수백빈)?그리운 생각에 부평초에 수심겨워함을
136.심남계상산도인은거(尋南溪常山道人隱居)-유장경(劉長卿;725?-781?)
남계 상산도인의 은거처를 찾아서
一路經行處,(일노경항처), 한 가닥 길, 사람 지나다니는 곳
莓苔見履痕.(매태견리흔). 이끼 위에 발자국이 보인다
白雲依靜渚,(백운의정저), 흰 구름은 고요한 물가에 어려있고
春草閉閑門.(춘초폐한문). 봄풀에 한적한 문이 닫혀있다
過雨看松色,(과우간송색), 비 지나간 뒤 소나무 빛 바라보며
隨山到水源.(수산도수원). 산을 따라 수원지에 다다른다
溪花與禪意,(계화여선의), 개울가의 꽃과 선정에 든 마음
相對亦忘言.(상대역망언). 마주대해도 또한 할 말을 잊어버린다
137.新年作(신년작)-劉長卿(유장경)
새해에 짓다
鄕心新歲切(향심신세절) : 새해에는 고향 더욱 그리워
天畔獨潸然(천반독산연) : 먼 하늘가에서 홀로 눈물 흘린다
老至居人下(노지거인하) : 늙도록 남의 아래서 일하느라
春歸在客先(춘귀재객선) : 봄이 되어도 나그네 처지이네
嶺猿同旦暮(령원동단모) : 고개의 원숭이와 아침과 저녁을 같이 하고
江柳共風煙(강류공풍연) : 강가의 버들과 바람과 연기를 함께 했다
已似長沙傅(이사장사부) : 이미 장사왕의 태부 처지가 되었으니
從今又幾年(종금우기년) : 지금부터 다시 몇 년이 지나야 돌아가나
138. 송승귀일본(送僧歸日本)-전기(錢起)
스님이 일본으로 돌아감을 전송하며
上國隨緣住,(상국수연주), 상국인 중국에 인연 따라 와 살다가
來途若夢行.(내도야몽항). 오는 길은 꿈길 았았다네
浮天滄海遠,(부천창해원), 하늘에 뜬 듯 푸른 바다 아득히 멀지만
去世法舟輕.(거세법주경). 세상 떠나는 스님 탄 배는 빠르다
水月通禪寂,(수월통선적), 물에 비친 달은 선의 경지에 통하고
魚龍聽梵聲.(어룡청범성). 고기와 용들도 염불소리 듣고있네
惟憐一燈影,(유련일등영), 오직 어여쁜 것은 하나의 등불 그림자여
萬里眼中明.(만리안중명). 만 리 먼 곳 사람들 안중에도 밝으리
139. 곡구서재기양보궐(谷口書齋寄楊補闕)-錢起(전기)
곡구서재에서 양보궐에게 드리다
泉壑帶茅茨,(천학대모자), 샘물과 골짜기 옆에 띠 풀로 엮은 집
雲霞生薜帷.(운하생벽유). 구름과 노을 벽려풀로 둘러쌓인 휘장에서 피어난다
竹憐新雨后,(죽련신우후), 대나무는 비 내린 뒤 새롭고
山愛夕陽時.(산애석양시). 산은 해질 때 더욱 좋다
閑鷺棲常早,(한노서상조), 한가한 애오라비 물새는 항상 일찍 깃들고
秋花落更遲.(추화낙갱지). 가을꽃은 떨어짐이 더욱 늦어진다
家童掃蘿徑,(가동소나경), 아이는 여라 덩굴 무성한 길을 쓸고
昨與故人期.(작여고인기). 어제 친구와 약속이 있어서니라
140. 회상희회량천고인(淮上喜會梁川故人)-위응물(韋應物;737-804)
회수가에서 양천의 친구를 기쁘게 만나다
江漢曾爲客,(강한증위객),강한에서 나그네 되어
相逢每醉還.(상봉매취환).서로 만나면 매번 취하여 돌아왔지
浮雲一別後,(부운일별후),뜬구름처럼 한번 이별한 뒤
流水十年間.(류수십년간).흐르는 물처럼 십 년 세월이 지났구나
歡笑情如舊,(환소정여구),기뻐하며 웃는 정은 옛날 같은데
蕭疏鬢已斑.(소소빈이반).쓸쓸하다, 귀밑머리 이미 희끗희끗
何因北歸去,(하인배귀거),그대는 무슨 연고로 북으로 돌아가나
淮上對秋山.(회상대추산).이곳 회상에서 나는 가을산만 바라본다
141.부득모우송리주(賦得暮雨送李冑)-위응물(韋應物;737-804)
비 내리는 저녁에 이주을 보내며 시를 짓다
楚江微雨裏,(초강미우리),초강에 내리는 가랑비 속
建業暮鐘時.(건업모종시).건업엔 저녁 종 우리는 시간
漠漠帆來重,(막막범내중),아득하여 돛단배 돌아옴이 무겁고
冥冥鳥去遲.(명명조거지).어둑하여 새들 날아감이 느리다
海門深不見,(해문심부견),바다 입구는 깊어 보이지 않고
浦樹遠含滋.(포수원함자).포구의 나무는 멀리 빗 기운 머금었다
相送情無限,(상송정무한),서로 떠나보냄에 정이 깊어
沾襟比散絲.(첨금비산사).눈물이 옷깃을 적셔 흩어진 실인 듯하여라
142. 酬程延秋夜卽事見贈(수정연추야즉사견증)-韓翃(한굉)
정연의 “추야즉사”받아보고 화답하다
長簟迎風早,(장점영풍조), 긴 대나무 일찍 바람을 맞고
空城澹月華.(공성담월화). 텅 빈 성에는 달빛만 가득하다
星河秋一雁,(성하추일안), 가을하늘 은하수에 한 마리 기러기
砧杵夜千家.(침저야천가). 한밤에 다듬질 소리 집집마다 들려온다
節候看應晩,(절후간응만), 절후는 응당 가을이 늦은데
心期臥亦賖.(심기와역사). 마음 약속에 잠도 오지 않는다
向來吟秀句,(향내음수구), 밤 내내 그대의 빼어난 시 읊다가
不覺已鳴鴉.(부각이명아). 어느새 갈가마귀 우는 소리 듣는다
143. 궐제(闕題)-유신허(劉眘虛)
무제
道由白雲盡(도유백운진) : 길은 흰 구름 속으로 멀어지고
春興淸溪長(춘흥청계장) : 봄날은 흥겹고 맑은 개울 길기도 하네
時有洛花至(시유낙화지) : 가끔씩 떨어진 꽃잎이 날아와
遠隨流水香(원수유수향) : 멀리 물 따라 흘러 향기로워라
閒門向山路(한문향산로) : 조용한 대문은 산길을 향하여 나있고
深柳讀書堂(심류독서당) : 깊숙한 버드나무 속에는 독서당 보이네
幽映每白日(유영매백일) : 그윽한 곳 비추는 언제나 밝은 햇볕
淸輝照衣裳(청휘조의상) : 그 맑은 빛이 나의 옷을 비추어 주네
144. 강향고인우집객사(江鄕故人偶集客舍)-대숙륜(戴叔倫)
객사에서 친구들과 우연히 모이다
天秋月又滿,(천추월우만), 때는 가을, 달은 또 보름달
城闕夜千重.(성궐야천중). 성의 높은 궁궐에 밤이 깊다
還作江南會,(환작강남회), 강남에서 모이게 되다니
翻疑夢里逢.(번의몽리봉). 생각하면 꿈속에서 만난 것 같아
風枝驚暗鵲,(풍지경암작), 어둠 속 까마귀는 나뭇가지의 바람에 놀라고
露草覆寒蛩.(노초복한공). 가을 귀뚜라미 소리는 이슬 맺힌 풀에 가리었다
羈旅長堪醉,(기려장감취), 우리는 나그네 신세, 오늘 한껏 취해보세
相留畏曉鐘.(상류외효종). 같이 있자니 새벽 종소리 두려워라
145. 이단공(李端公)-노륜(盧綸)
이공 단에게
故關衰草遍,(고관쇠초편), 고향 관문에 시든 풀 널리 널려있고
離別正堪悲!(리별정감비)! 이별을 하자니 너무 슬퍼구나
路出寒雲外,(노출한운외), 차가운 구름 밖 먼 길을
人歸暮雪時.(인귀모설시). 그대는 눈 내리는 저녁에 돌아간다네
少孤爲客早,(소고위객조), 어려서 고아 되어 일찍 떠돌아
多難識君遲.(다난식군지). 어려운 일 많아서 그대를 늦게야 알았소
掩淚空相向,(엄누공상향), 문물을 감추고 그대를 바라보니
風塵何處期?(풍진하처기)? 이 풍진 세상, 어디서 그대를 다시 만나리
146. 희견외제우언별(喜見外弟又言別)-이익(李益;749-829)
기쁘게 외사촌 동생을 만났는데 또 이별의 말을 하다
十年離亂後,(십년리난후), 십 년 아별 후
長大一相逢.(장대일상봉). 어른이 되어 이제야 만나네
問姓驚初見,(문성경초견), 성을 물어보고 처음 만난 것에 놀라며
稱名憶舊容.(칭명억구용). 이름을 불러보고 옛 얼굴 떠올린다
別來滄海事,(별내창해사), 이별 뒤 변한 세상일
語罷暮天鐘.(어파모천종). 이야기 끝나자 저문 하늘에 울리는 종소리
明日巴陵道,(명일파능도), 내일 아침 다시 떠나는 파릉길
秋山又幾重.(추산우궤중). 가을산은 또 몇 구비나 먼 길일까
147 운양관여한신숙별(雲陽館與韓紳宿別)-사공서(司空曙;740-790?)
운양관에서 한신과 함께 투숙하고 이별하다
故人江海別,(고인강해별), 강해에서 친구와 이별하고
幾度隔山川.(궤도격산천). 몇 번이나 산천이 가로막혔던가
乍見翻疑夢,(사견번의몽), 잠간의 만남 꿈을 꾸는 듯
相悲各問年.(상비각문년). 서로 슬퍼하며 각자 나이를 물어본다
孤燈寒照雨,(고등한조우), 외로운 등불은 내리는 비를 비추고
深竹暗浮煙.(심죽암부연). 깊은 대나무 숲에 자욱한 안개 어둑하다
更有明朝恨,(갱유명조한), 내일 아침이면 다시 한스런 이별 있으리니
離杯惜共傳.(리배석공전). 이 한잔 술로 아쉬운 마음 함께 전하세
148.희외제노륜견숙(喜外弟盧綸見宿)-사공서(司空曙;740-790?)
외사촌 동생 노륜과 같이 자게 됨을 기뻐하면서
靜夜四無鄰,(정야사무린), 고요한 밤, 사방에 이웃고 없고
荒居舊業貧.(황거구업빈). 황폐한 거처에 가업도 없어 빈궁하기만 하다
雨中黃葉樹,(우중황섭수), 비속에 잎이 누렇게 물든 나무
燈下白頭人.(등하백두인). 등잔 아래 앉은 흰 머리 사람
以我獨沉久,(이아독침구), 나 홀로 몰락한지 오래되어도
愧君相訪頻.(괴군상방빈). 자주 날 찾아주니 부끄럽다, 자네
平生自有分,(평생자유분), 우린 한평생 연분이 있지
況是蔡家親!(황시채가친)! 하물며 내외종 동기간임에야
149. 적평후송인배귀(賊平后送人北歸)-사공서(司空曙;740-790?)
적이 평정된 뒤 사람을 전송하여 북으로 돌려보내다
世亂同南去,(세난동남거), 세상이 어지러워 남으로 떠났다가
時淸獨北還.(시청독배환). 평화로워져 홀로 북으로 되돌아가네
他鄕生白髮,(타향생백발), 타향에서 백발이 다 되었으나
舊國見靑山.(구국견청산). 고향에 가면 청산을 보리
曉月過殘壘,(효월과잔누), 새벽달빛 아래 무너진 성채를 지나
繁星宿故關.(번성숙고관). 총총한 별빛 아래 고향관문에서 숙박하리라
寒禽與衰草,(한금여쇠초), 추위에 뜨는 새와 시든 풀이
處處伴愁顔.(처처반수안). 곳곳에서 근심스런 얼굴의 너를 짝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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