唐詩300首 目次

1. 五言古詩 (001-035)

2. 樂府 (036-047)

3. 七言古詩 (048-073)

4. 樂府 (074-089)

5. 五言律詩 (090-169)

6. 七言律詩 (170-223)

7. 五言絶句 (224-252)

8. 樂府 (253-260)

9. 七言絶句 (261-311)

10. 樂府 (312-320)

 

3. 七言古詩 (048-073)

 

48. 송진장보(送陳章甫)-이기(李頎)

            진장보를 보내며

四月南風大麥黃(사월남풍대맥황), 사월 남풍에 보리는 누렇게 익고

棗花未落桐葉長(조화미낙동섭장).대추 꽃은 지지 않았는데 오동잎그늘은길구나

靑山朝別暮還見(청산조별모환견), 청산을 아침에 떠나면 저녁에 다시 보리

嘶馬出門思故鄕(시마출문사고향). 우는 말 문 타고 문을 나서니 고향 그리워라

陳侯立身何坦蕩(진후립신하탄탕), 진후가 입신하니 어찌 너그럽고 호탕한가

虯須虎眉仍大顙(규수호미잉대상).용의 수염, 범의눈썹 그리고 대인 같은이마여

腹中貯書一萬卷(복중저서일만권), 뱃속에 쌍은 책 일만 권이니

不肯低頭在草莽(부긍저두재초망). 머리 숙이기 싫어 초야에 사는 것이라네

東門酤酒飮我曹(동문고주음아조), 동문에서 술을 사서 우리에게 먹이고

心輕萬事皆鴻毛(심경만사개홍모).마음은 가벼워 만사를 홍모처럼 가벼이여기네

醉臥不知白日暮(취와부지백일모),한번 취해 누우면 낮이 밤이 되는 줄도모르고

有時空望孤雲高(유시공망고운고).때때로 공연히 높이 뜬 외로운 구름 바라본다

長河浪頭連天黑(장하낭두련천흑), 긴강의 물결은 하늘에 닿아 검고

津口停舟渡不得(진구정주도부득). 나루터에 정박한 배는 강을 건너지 못하네

鄭國游人未及家(정국유인미급가), 전나라 나그네는 아직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洛陽行子空嘆息(낙양항자공탄식). 낙양의 길손은 공연히 탄식하네

聞道故林相識多(문도고림상식다), 듣건대, 고향에는 아는 친구 많은데

罷官昨日今如何(파관작일금여하)? 어제 벼슬을 그만두었는데 지금은 어떠할까

      

49. 금가(琴歌)-이기(李頎)

           거문고의 노래

主人有酒歡今夕(주인유주환금석), 주인에게 술 있어 오늘 밤을 즐겨보세

請奏鳴琴廣陵客(청주명금광능객). 광릉의 나그네 거문고나 타보게나

月照城頭烏半飛(월조성두오반비), 성 머리에 달 밝고 까마귀는 공중을 나는데

霜淒萬樹風入衣(상처만수풍입의).나무마다 서리 내려 쓸쓸하고 바람은 옷 속을불어드네

銅爐華燭燭增輝(동노화촉촉증휘), 구리 화로와 촛불은 더욱 빛을 내는데

初彈淥水后楚妃(초탄록수후초비). 처음에는 녹수곡을 타고 나중에는 초비곡을 타네

一聲已動物皆靜(일성이동물개정), 한 소리 울려오니 만물이 숨을 죽이고

四座無言星欲稀(사좌무언성욕희). 사방 앉은 사람 말 없고, 별빛은 사라진다

淸淮奉使千餘里(청회봉사천여리), 청회에 명받고 온 이 몸, 고향은 천리길

敢告雲山從此始(감고운산종차시)? 감히 구름과 산에 사직을 알리고 지금부터 시작할까

 

50.청동대탄호가성겸기어농방급사(聽董大彈胡笳聲兼寄語弄房給事)-이기(李頎)

동대의 호가 타는 소리를 듣고 방급사 말을 부치어 희롱함

蔡女昔造胡笳聲(채녀석조호가성), 채녀는 옛날 호가소리 지어서

一彈一十有八拍(일탄일십유팔박). 한 번 탐에 팔십 박자였다네

胡人落淚沾邊草(호인낙누첨변초), 오랑캐 눈물 흘려 변방의 풀 적시고

漢使斷腸對歸客(한사단장대귀객).한나라사신 애간장 끊으며 돌아가는나그네를 바라보네

古戍蒼蒼烽火寒(고수창창봉화한), 창창한 옛날 수자리 봉화대는 차갑고

大荒沈沈飛雪白(대황심심비설백). 넓은 사막 어둑하고 흰 눈은 날리네

先拂聲商后角羽(선불성현후각우), 앞에서는 상현곡, 뒤에서슨 각우곡

四郊秋葉驚摵摵(사교추섭경색색). 사방 들판엔 가을 잎도 놀라서 떨어지네

董夫子通神明(동부자통신명), 동부자는 신명과 통하여

深山竊聽來妖精(심산절청내요정). 깊은 산골 몰래 와 엿듣는 요정들

言遲更速皆應手(언지갱속개응수), 느려지고 빨라지져 모두 다 응수하여

將往復旋如有情(장왕복선여유정). 가려다가 돌아옴은 무슨 정이 있는 듯

空山百鳥散還合(공산백조산환합), 빈 산의 온갖 새, 흩어졌다 다시 모이고

萬里浮雲陰且晴(만리부운음차청). 만리 떠도는 구름 흐렸다 또 개이네

嘶酸雛雁失群夜(시산추안실군야), 울음소리 쓰라리다,밤에무리잃은 기러기새끼

斷絶胡兒戀母聲(단절호아련모성). 애끊는 오랑캐 아이 어미 그리워하는 소리

川爲靜其波(천위정기파), ; 냇물 고요해지고

鳥亦罷其鳴(조역파기명). ; 새 또한 울음소리 그쳤네

烏孫部落家鄕遠(오손부낙가향원), 오손의 부락에서 고향은 멀고

邏娑沙塵哀怨生(나사사진애원생). 나파의 모래먼지 슬픈 원망 일어나듯

幽音變調忽飄洒(유음변조홀표쇄), 그윽한 음악소리 바뀌어 갑자기바람 일듯, 비쏟아지듯

長風吹林雨墮瓦(장풍취림우타와). 긴 바람 숲에 불고, 비는 기왓장에 떨어진다

迸泉颯颯飛木末(병천삽삽비목말), 솟아나는 샘물 쓸쓸하고,나무 끝을 나는바람

野鹿呦呦走堂下(야녹유유주당하). 들판의 사슴은 슬피 울며 집 아래로 달리네

長安城連東掖垣(장안성련동액원), 장안성은 동액 담에 잇닿고

鳳凰池對靑瑣門(봉황지대청쇄문). 봉황지는 청쇄문을 마주본다

高才脫略名與利(고재탈략명여리), 재주 높은 이, 명예와 이익 모두 벗어났느니

日夕望君抱琴至(일석망군포금지). 그대는 밤낮으로 거문고 안고 찾아오게

    

51. 청안만선취필률가(聽安萬善吹篳篥歌)-이기(李頎)

                 안만선이 잘 부는 필률가를 듣고

南山截竹爲篳篥(남산절죽위필률), 남산의 대 꺾어 필률을 만드니

此樂本自龜茲出(차낙본자구자출). 이 악기는 본래 구자에서 왔다네

流傳漢地曲轉奇(류전한지곡전기), 한나라에 흘러들어오자 곡조가 더욱기묘하여

涼州胡人爲我吹(량주호인위아취). 양주의 호인이 나를 위해 불어주네

傍鄰聞者多嘆息(방린문자다탄식), 곁에서 듣는 사람 모두들 탄식하고

遠客思鄕皆淚垂(원객사향개누수). 나그네 고향 생각에 모두 다 눈물 흘린다

世人解聽不解賞(세인해청부해상), 사람들 들을 줄은 알면서 감상할 줄은모르니

長飆風中自來往(장표풍중자내왕). 긴 회오리바람 중에 곡조가 저혼자 오고가네

枯桑老柏寒颼飀(고상노백한수류). 마른 뽕나무 늙은 잣나무 바람에 차갑고

九雛鳴鳳亂啾啾(구추명봉난추추). 아홉 마리 새끼 봉황 어지러이 슬피 우네

龍吟虎嘯一時發(룡음호소일시발), 용의 울음, 범의 포효 일시에 일어나

萬籟百泉相與秋(만뢰백천상여추). 일만 자연과 흰 샘물도 모두가 가을이네

忽然更作漁陽摻(홀연갱작어양섬), 홀연히 다시 어양섬을 지으니

黃雲蕭條白日暗(황운소조백일암). 누른 구름 쓸쓸하고 대낮이 어두워지네

變調如聞楊柳春(변조여문양류춘), 곡조가 바뀌니 양류춘을 듣는 듯

上林繁花照眼新(상림번화조안신). 상림에 활짝 핀 꽃 눈 안에 새롭구나

歲夜高堂列明燭(세야고당렬명촉), 그믐밤 높은 집에 밝은 촛불 벌려 놓고

美酒一杯聲一曲(미주일배성일곡). 맛있는 술 한잔에 노래 한 곡 불러본다

 

52.야귀녹문산가(夜歸鹿門山歌)-맹호연(孟浩然;689-740)

                     밤에 녹문산에 돌아와 노래하다

山寺鐘鳴晝已昏(산사종명주이혼),산사의 종은 울리고 낮은 이미 저물어

漁梁渡頭爭渡喧(어량도두쟁도훤).어량 나루에서 다투어 건너고자 시그럽네

人隨沙路向江村(인수사노향강촌),사람들 모랫길 따라 강촌을 향하고

余亦乘舟歸鹿門(여역승주귀녹문).나 또한 배를 타고 녹문으로 돌아가네

鹿門月照開煙樹(녹문월조개연수),녹문의 달은 안개 걷힌 나무를 비추고

忽到龐公棲隱處(홀도방공서은처).갑자기 다다랐네, 방공이 숨어 살던 은거지에

岩扉松徑長寂寥(암비송경장적요),바위 문, 소나무 좁은 길이 적료한데

惟有幽人自來去(유유유인자내거).오직 숨어 사는 사람 있어 저 혼자 오가네

 

53. 여산요기노시어허주(廬山謠寄盧侍御虛舟)-이백(李白;701-762)

               여산의 노래를 노시어 허주에게 부침

我本楚狂人(아본초광인), ;나는 본래 초나라 미친 사람

鳳歌笑孔丘(봉가소공구). ;봉황새 노래로 공자를 비웃었소

手持綠玉杖(수지녹옥장), ;손에는 녹색 옥 지팡이 집고

朝別黃鶴樓(조별황학누). ;아침에 황학루를 떠났네

五岳尋仙不辭遠(오악심선부사원),오악의 신선 찾아 먼 곳도 싫다 않고

一生好入名山游(일생호입명산유).일생동안 명산에 들어 놀기를 좋아했네

廬山秀出南斗傍(려산수출남두방),여산은 빼어나 남두성 곁에 나타나고

屛風九疊雲錦張(병풍구첩운금장).병풍 구첩에는 구름 비단이 펼쳐있네

影落明湖靑黛光(영낙명호청대광),산그림자는맑은 호수에드리워 짙푸르게빛나고

金闕前開二峰長(금궐전개이봉장).금빛 궁궐 앞엔 두 봉우리 길게 열려있네

銀河倒挂三石梁(은하도괘삼석량),은하수는 돌다리에 거꾸로 걸려있고

香爐瀑布遙相望(향노폭포요상망).향로봉의 폭포와 멀리 마주보네

回崖沓障凌蒼蒼(회애답장능창창).둘러싼 낭떠러지아득히 막혀푸른하늘로치솟고

翠影紅霞映朝日(취영홍하영조일),푸른 그림자 붉은 놀 아침 햇살 비추고

鳥飛不到吳天長(조비부도오천장).나는 새도 이르지 못하는 오나라높은하늘이여

登高壯觀天地間(등고장관천지간),높이 올라 보니 천지간의 장관이라

大江茫茫去不還(대강망망거부환).큰 강은 아득하여 한 번 흘러가돌아오지 않네

黃雲萬里動風色(황운만리동풍색),황색 구름 만 리나 뻗혀있어 풍색을 바꾸고

白波九道流雪山(백파구도류설산).흰 물결 아홉 구비 설산으로 흘러가네

好爲廬山謠(호위려산요), ;즐겨 한 수 여산의 노래를 짓나니

興因廬山發(흥인려산발). ;흥취는 여산을 말미암아 일어나네

閑窺石鏡淸我心(한규석경청아심),한가로이 돌 거울을 들여다보니 내 마음 깨끗해지고

謝公行處蒼苔沒(사공항처창태몰).엣날 사공이 지나던 곳 지금은 푸른 이끼에 묻혀있네

早服還丹無世情(조복환단무세정),아침에 선약인 환단을 복용하니 세상정이 멀어지고

琴心三疊道初成(금심삼첩도초성).따뜻한 마음 삼층이나 쌓여 처음 도를 이루네

遙見仙人彩雲里(요견선인채운리),아득히 채운리에 신선을 바라보고

手把芙蓉朝玉京(수파부용조옥경).부용꽃 손에 들고 옥경을 조회하네

先期汗漫九垓上(선기한만구해상),넓은 하늘 위에 먼저 약속하니

愿接盧敖游太淸(원접노오유태청).노오를 맞아 태청에서 노닐고 싶어라

 

54. 몽유천모음류별(夢游天姥吟留別)-이백(李白;701-762)

            꿈에 천보산에 놀다가 시를 읊으며 이별하다

海客談瀛洲(해객담영주), 바닷가 나그네 신선 사는 영주를 말하기를

煙濤微茫信難求(연도미망신난구). 안개 낀 큰 물결에 아득하여 가보기어렵다고

越人語天姥(월인어천모), 월나라 사람 천모산에 대하여 말하기를

雲霓明滅或可睹(운예명멸혹가도). 구름 무지개 나타났다 사라지니 혹 볼 수 있을거라고

天姥連天向天橫(천모련천향천횡), 천모산은하늘과 연결되어하늘 향해펼쳐 있고

勢拔五岳掩赤城(세발오악엄적성). 그 기세는 오악을 뽑고 적성을 가리네

天臺四萬八千丈(천태사만팔천장), 천대산 사만팔천장 높이도

對此欲倒東南傾(대차욕도동남경). 천모산과비교하면 동남쪽으로기울어넘어지네

我欲因之夢吳越(아욕인지몽오월), 나는 이러함으로 오월을 꿈구어

一夜飛渡鏡湖月(일야비도경호월). 하룻밤에 경호의 달을 건너네

湖月照我影(호월조아영), ; 호수의 달은 나의 그림자를 비추고

送我至剡溪(송아지섬계). ; 나를 보내어 섬계에 이르게했네

謝公宿處今尙在(사공숙처금상재), 사운령이 묵던 곳 지금도 여전히 남아 있고

淥水蕩漾淸猿啼(록수탕양청원제). 푸른 물 출렁이고 맑은원숭이 울음소리 들리는곳이네

脚著謝公屐(각저사공극), 발에는 사운령의 나막신 신고

身登靑雲梯(신등청운제). 몸은 푸른 구름 속 사다리 탔네

半壁見海日(반벽견해일), 절벽 가운데서 바다의 해 보고

空中聞天雞(공중문천계). 공중에서 하늘 닭 울음소리 듣네

千岩萬壑路不定(천암만학노부정), 온갖 바위와 골짜기로 길은 일정치 않아

迷花倚石忽已暝(미화의석홀이명). 꽃 속에서 길 잃고 바위에 기대니 갑자기날은 어두워

熊咆龍吟殷岩泉(웅포룡음은암천), 곰의고함소리, 용의 울음소리,바위의샘물소리

栗深林兮驚層巓(률심림혜경층전. 떨고 있는 깊은 숲이여, 놀라는 산봉우리이여

雲靑靑兮欲雨(운청청혜욕우), 구름은 짙푸르고 비가 내릴 듯

水澹澹兮生煙(수담담혜생연). 샘물은 줄줄 물안개 피어나네

裂缺霹靂(열결벽력), 번개불과 우뢰가 번쩍 찢어지고

丘巒崩摧(구만붕최). 언덕과 산이 무너지고 꺾이네

洞天石扇(동천석선), 신선 사는 곳의 돌문이

訇然中開(굉연중개). 꽝하고 가운데서 열리네

靑冥浩蕩不見底(청명호탕부견저),푸른 하늘 넓어 밑이 안보이고

日月照耀金銀臺(일월조요금은태).해와 달은 금은대를 비추네

霓爲衣兮風爲馬(예위의혜풍위마),무지개는 옷이 되고 바람은 말이 되어

雲之君兮紛紛而來下(운지군혜분분이내하) 구름의 암금이여, 훨훨 내려오네

虎鼓瑟兮鸞回車(호고슬혜난회거),범들은 비파 타고, 난새는 수레 끌고

仙之人兮列如麻(선지인혜렬여마).선계의 사람이여, 삼대같이 늘어섰네

忽魂悸以魄動(홀혼계이백동), 갑자기 놀람이여 귀백이 움직이고

恍驚起而長嗟(황경기이장차). 놀라 일어나 탄식 하네

惟覺時之枕席(유각시지침석), 오직 알았도다, 그때의 잠자리

失向來之煙霞(실향내지연하). 아까의 그 연하를 잃었도다

世間行樂亦如此(세간항낙역여차), 세상의 즐거움도 이와 같아서

古來萬事東流水(고내만사동류수). 고래로 세상만사 동으로 흐르는 물이라네

別君去兮何時還(별군거혜하시환)? 그대 이별하고 떠나감이여, 어느때 돌아올까

且放白鹿靑崖間(차방백녹청애간). 푸른 절벽 사이에서 흰 사슴 방목하여

須行卽騎訪名山(수항즉기방명산. 모름지기 떠날 때는 타고서 명산을 다니리라

安能摧眉折腰事權貴(안능최미절요사권귀),어찌능히 눈썹꺾고 허리굽혀 권력과부귀섬겨

使我不得開心顔(사아부득개심안)! 내 마음과 얼굴을 펴지 못하게 하리오

 

55. 金陵酒肆留別(금릉주사류별)-李白(이백)

           금릉 주막에서 시를 남겨주고 떠나다

風吹柳花滿店香(풍취류화만점향) : 바람이 버들꽃에 불어 주점에 가득한 향기

吳姬壓酒喚客嘗(오희압주환객상) :오나라 미인들술을걸러손님 불러맛보라 한다

金陵子弟來相送(금릉자제래상송) : 금릉의 젊은이들 나를 전송하려고 와서는

欲行不行各盡觴(욕행불행각진상) : 가려다 가지 못하고 모두들 술잔을다비운다

請君試問東流水(청군시문동유수) : 청컨대,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한번 물어 보아라

別意與之誰短長(별의여지수단장) : 이별의 뜻이흐르는물과 어느 것이 더 길고 짧은가를

 

56. 宣州謝脁樓餞別校書叔雲(선주사조루전별교서숙운)-李白(이백)

             선주의 사조 누에서 교서 숙운을 전별하다

棄我去者(기아거자) : 날버리고 가는 사람

昨日之日不可留(작일지일불가류) : 어제는 말리지 못하고

亂我心者(란아심자) : 내 마음을 어지럽게 하는 사람

今日之日多煩憂(금일지일다번우) : 오늘은 근심이 많아라

長風萬里送秋雁(장풍만리송추안) : 만리 긴 바람에 가을 기러기 보내나니

對此可以酣高樓(대차가이감고루) : 이러한 때 높은 누각에서 술취하기 좋아라

蓬萊文章建安骨(봉래문장건안골) : 봉래의 문장과 건안의 풍골

中間小謝又清發(중간소사우청발) : 중간에는 소사가 있어 또 맑아진다

俱懷逸興壯思飛(구회일흥장사비) : 뛰어난 흥취 함께 품고 굳센 생각 일어나

欲上青天攬日月(욕상청천람일월) : 푸른 하늘에 올라 해와 달을 잡으리라

抽刀斷水水更流(추도단수수경류) : 칼을 뽑아 물을 끊어도 물은 다시 흐르고

舉杯消愁愁更愁(거배소수수경수) : 술잔 들어 근심을 씻어도 수심은 더욱 수심이 된다

人生在世不稱意(인생재세불칭의) : 사람이 이 세상 살면서 세상과 뜻 맞지 않으니

明朝散髮弄扁舟(명조산발롱편주) : 내일은 산발한 머리로 일엽편주 타고서 놀아보리라

 

57.주마천항봉송봉대부출사서정(走馬川行奉送封大夫出師西征)-잠삼

             주마천에서 봉대부가 군사를 내어 서정하는 것을 받들어 보냄

君不見走馬川行雪海邊(군부견주마천항설해변),그대는 보지못했는가,군대가설해운까지감을

平沙莽莽黃入天(평사망망황입천). 평평한 모래벌은 끝이 없고 황사가 하늘에 닿는다

輪臺九月風夜吼(륜태구월풍야후), 윤대의 구월 바람은 밤에 포효하고

一川碎石大如斗(일천쇄석대여두). 하천에 부서진 돌은 한 말 크기로 크고

隨風滿地石亂走(수풍만지석난주), 바람 따라 온 땅에 가득하고 돌은어지러이돌아다니네

匈奴草黃馬正肥(흉노초황마정비). 흉노의 풀은 누렇고 말은 한참 살찌고

金山西見煙塵飛(금산서견연진비), 금산의 서쪽에서 전쟁이 일어났네

漢家大將西出師(한가대장서출사). 한나라 대장군들 서쪽으로 출정하네

將軍金甲夜不脫(장군금갑야부탈), 장군의 쇠 갑옷 밤에도 벗지 못하고

半夜軍行戈相撥(반야군항과상발). 한밤중 군대행열 창들은 서로 부딪히고

風頭如刀面如割(풍두여도면여할), 바람 끝이 칼 같아 얼굴을 베어내듯 차갑네

馬毛帶雪汗氣蒸(마모대설한기증). 말의 철에 눈이 쌓이나 땀이 다 증발시키고

五花連錢旋作冰(오화련전선작빙), 오화, 연적마에 두루 고드름 달렸네

幕中草檄硯水凝(막중초격연수응). 군막에서 글을 쓰매 벼룻물이 다 얼어버렸고

虜騎聞之應膽懾(노기문지응담섭), 오랑캐가 소식 듣고 간담이 서늘하여

料知短兵不敢接(료지단병부감접). 약한 병기로감히 접전하지못할 것을짐작하고

車師西門佇獻捷(거사서문저헌첩)! 거사국 서문에서 전리품 바치기를기다린다네

 

58. 輪臺歌奉送封大夫出師西征(윤대가봉송봉대부출사서정)-岑參(잠삼)

              봉대부가 군사를 내어 서정하는 것을 봉대에서 노래하며 전송함

輪臺城頭夜吹角(윤대성두야취각) : 윤대성에서 밤중에 호각을 부니

輪臺城北旄頭落(윤대성북모두락) : 윤대성 북쪽에서 별이 떨어진다

羽書昨夜過渠黎(우서작야과거려) : 위급한 공문 어젯밤 거려 땅을 지나고

單于已在金山西(단우이재금산서) : 오랑캐 장군 선우는 이미금산서쪽에있다네.

戍樓西望煙塵黑(수루서망연진흑) : 수루에 올라 서쪽 바라보니 연기와 먼지로 컴컴하고

漢兵屯在輪臺北(한병둔재윤대북) : 한나라 군대는 윤대의 북쪽에두둔하고있다.

上將擁旄西出征(상장옹모서출정) : 상장군 깃발 앞세우고 서쪽으로 출정하니

平明吹笛大軍行(평명취적대군행) : 날은 밝아 피리 불며 대군이 지나간다

四邊伐鼓雪海湧(사변벌고설해용) : 사방변방에서 북을치니눈 바다가용솟음치고

三軍大呼陰山動(삼군대호음산동) : 삼군이 크게 소리치니 음산이 진동한다

虜塞兵氣連雲屯(로새병기연운둔) : 변방 오랑캐 땅에서 병사들사기는 구름까지이어있고

戰場白骨纏草根(전장백골전초근) : 전장에는 백골은 걷는 이 없어 풀뿌리와 얽혀있다

劍河風急雲片闊(검하풍급운편활) : 검하의 바람은 차고 눈 조각은 광활하게 흩어진다

沙口石凍馬蹄脫(사구석동마제탈) : 모랫벌의 돌이 얼어 말발굽이 떨어지고

亞相勤王甘辛苦(아상근왕감신고) : 아상 봉대부는왕을 위하여 고생도 감수하며

誓將報主靜邊塵(서장보주정변진) :장차 왕에게보답하려 변방의난을 평정하리라맹세하네.

古來靑史誰不見(고래청사수불견) : 옛부터 청사에 남은 인물 그 누가 보지 않았을까만

今見功名勝古人(금견공명승고인) : 지금 보면 그대의 공명 옛사람보다 낫도다.

 

59. 白雪歌送武判官歸京(백설가송무판관귀경)-岑參(잠삼)

             흰 눈이 내리는데 무판관이 서울로 가는 것을 노래로 전송함

北風卷地自草折(북풍권지자초절) : 북풍이 땅에 몰아치니 백초가 꺾이고

胡天八月卽飛雪(호천팔월즉비설) : 오랑캐 땅 팔월이면 눈이 날린다.

忽如一夜春風來(홀여일야춘풍래) : 갑자기 온 밤을 봄바람 불어

天樹萬樹梨花開(천수만수이화개) : 나무마다에 배꽃이 피었도다.

散入珠簾濕羅幕(산입주렴습나막) : 주렴에 불어들어 비단 장막 적시고

狐裘不暖錦衾薄(호구불난금금박) :여우 갓옷도 따뜻하지 않고 비단 이불은 얇기만 하다

將軍角弓不得控(장군각궁불득공) : 장군의 큰 활도 당겨지지 않고

都護鐵衣冷雜著(도호철의냉잡저) : 도호의 갑옷도 차가워 입기 어려워라

澣海欄干百丈氷(한해난간백장빙) : 사막에는 이리저리 백이나 긴 얼음얼어있고

愁雲慘憺萬里凝(수운참담만리응) : 낮은구름 참담한데 아득히만 리나깔려 있다

中軍置酒飮貴客(중군치주음귀객) : 중군에 술 차려 귀한 손님과 술 마시니

胡琴琵琶與羌笛(호금비파여강적) : 오랑캐 거문고, 비파소리 그리고 피리소리 들려온다.

紛紛暮雲下轅門(분분모운하원문) : 저문 구름 원문으로 흩어져 내리고

風掣紅旗凍不飜(풍체홍기동불번) :바람 붉은 깃발 끌어보나 얼어붙어 펄럭이지도않는다

 

 

60.위풍녹사댁관조장군화마도인(韋諷錄事宅觀曹將軍畫馬圖引)-두보(杜甫)

               위풍 녹사댁에서 조장군의 말 그림을 본 노래

國初已來畫鞍馬(국초이내화안마) : 국초 이래로 안마를 그려왔는데

神妙獨數江都王(신묘독수강도왕) : 신묘한 경지는 오직 강도왕을 헤아린다.

將軍得名三十載(장군득명삼십재) : 장군은 삼십 세에 이름을 얻었으며

人間又見眞乘黃(인간우견진승황) : 사람들은 다시 요순의 명마인승황을보았다.

曾貌先帝照夜白(증모선제조야백) : 한 때는 선 황제의 조야백을 그렸고

龍池十日飛霹靂(룡지십일비벽력) : 용지에는 십 일만에 용이과 운우가 날았다.

內府殷紅瑪瑙盤(내부은홍마노반) : 내부에 소장된 짙붉은 마노 소반을

婕妤傳詔才人索(첩여전조재인색) : 쳡여는 재인에게 전하여 찾아 주게 하셨다.

盤賜將軍拜舞歸(반사장군배무귀) : 은반을 하사받은 장군은 배례하고 춤추며 돌아왔다.

輕紈細綺相追飛(경환세기상추비) : 가벼운 비단 섬세한 비단이 서로 따라 날아오고

貴戚權門得筆跡(귀척권문득필적) : 귀척과 권세가도 필적을 얻었으니

始覺屛障生光輝(시각병장생광휘) : 장군이 그린 평풍에 광채가 있음을 비로소 알았다.

昔日太宗拳毛騧(석일태종권모왜) : 옛날에는 태종에게 권모왜라는 명마가 있었고

近時郭家獅子花(근시곽가사자화) : 근래에는 곽가에 사자화라는 명마가 있다.

今之新圖有二馬(금지신도유이마) :지금의 새 그림에 두 마리 말이 그려 있으니

復令識者久嘆嗟(복령식자구탄차) :다시 식자로 하여금 오랫동안 차탄하게한다.

此皆戰騎一敵萬(차개전기일적만) : 이들은 모두가 전쟁 말로서 하나가 만을 상대했다.

縞素漠漠開風沙(호소막막개풍사) : 흰 비단에서 아득히 바람과 모래 일으키니

其餘七匹亦殊絶(기여칠필역수절) : 그 나머지 일곱 필도 특별히 뛰어났다.

逈若寒空動煙雪(형야한공동연설) : 아득히 찬 공중에 연기같은 흰 눈이 움직이는 듯

霜蹄蹴踏長楸間(상제축답장추간) : 서리 밟은 발굽은 길이 오동나무 사이를 밟는다.

馬官厮養森成列(마관시양삼성렬) : 마관과 시양들이 삼엄하게 줄지어 서있다.

可憐九馬爭神駿(가련구마쟁신준) :어여쁘게도, 아홉 말은 신령스러움과 준일함을 다투어

顧視淸高氣深穩(고시청고기심온) :맑고 높은 절개를 돌아보니 기품이 깊고도 온건하다.

借問苦心愛者誰(차문고심애자수) : 고심하고 아끼는 것이 어느 것이냐고 잠깐 물으니

後有韋諷前支遁(후유위풍전지둔) : 위로는 위풍이 있고 앞에는 지둔이 있다고 한다.

憶昔巡幸新豐宮(억석순행신풍궁) : 옛날 신풍궁을 행차한 때를 생각하니

翠華拂天來向東(취화불천내향동) : 천자의 깃발인 취화는 하늘을 치며 동쪽 향하고

騰驤磊落三萬匹(등양뇌낙삼만필) : 등양뇌락한 말이 삼 만 필이나 되었는데

皆與此圖筋骨同(개여차도근골동) : 모두 이 그림처럼 근골이 같았도다.

自從獻寶朝河宗(자종헌보조하종) : 스스로 보물을 바치고 하종에 조공하여

無復射蛟江水中(무복사교강수중) : 다시는 강물 안에서 교룡을 잡지 않았단다.

君不見金粟堆前松柏裏(군부견금속퇴전송백리):그대는보지못했는가, 금속퇴전의송백의안을

龍媒去盡鳥呼風(룡매거진조호풍) : 준마 용매는 다 떠나가고 새만이 바람을 불러댄다.

    

61. 단청인증조패장군(丹靑引贈曹霸將軍)-두보

              (조패 장군에게 단청인을 그리며)

將軍魏武之子孫(장군위무지자손), 장군은 위나라 무재의 자손인데

于今爲庶爲靑門(우금위서위청문). 지금은 서민이 되어 한미한 집안이 되었다

英雄割據雖已矣(영웅할거수이의), 영웅할거의 시대는 이미 다지나갔지만

文采風流今尙存(문채풍류금상존). 문체와 풍류는 아직도 남아있네

學書初學衛夫人(학서초학위부인),글씨를 배우기는 처음 위부인에게서 배웠는데

但恨無過王右軍(단한무과왕우군). 왕 우군을 넘지 못한 것이 한이되었다

丹靑不知老將至(단청부지노장지), 단청에 자신이 늙는 줄도 모르고

富貴于我如浮雲(부귀우아여부운). 부귀는 나에게 뜬구름 같다고 했다

開元之中常引見(개원지중상인견), 개원의 날에는 항상 불리어가

承恩數上南熏殿(승은삭상남훈전). 임금의 은혜를 입어 몇 번이나 남훈전에 올랐다네

凌煙功臣少顔色(능연공신소안색), 능연각의 공신들의 얼굴이 낡았는데

將軍下筆開生面(장군하필개생면). 장군이 한번 붓질하니 얼굴이 생동했네

良相頭上進賢冠(량상두상진현관), 훌률한 재상의 머리에는 진현관이요

猛將腰間大羽箭(맹장요간대우전). 용맹한 장군의 허리에는 대우전이네

褒公鄂公毛發動(포공악공모발동), 포공과 악공의 머리털은 일어나고

英姿颯爽猶酣戰(영자삽상유감전). 영민한 자태와 힘찬 모습은 오히려 전쟁을 즐기는 듯

先帝天馬玉花驄(선제천마옥화총), 현종 황제가 타시던 천마와 혹화총을

畫工如山貌不同(화공여산모부동). 화공들이 산같이 많아도 모습이 같지 않았네

是日牽來赤墀下(시일견내적지하), 이 날에 끌어내려 붉은 섬돌 위 뜰에 놓으니

逈立閶闔生長風(형립창합생장풍). 멀리 창합에 서니 긴 바람 일어난다

詔謂將軍拂絹素(조위장군불견소), 조칙으로 장군에게 흰 비단 펼치니

意匠慘淡經營中(의장참담경영중). 마음속으로 깇숙히 그림을 구상하시네

斯須九重眞龍出(사수구중진룡출), 이 잠깐 사이에 궁궐에서 참 용이 나타나니

一洗萬古凡馬空(일세만고범마공). 만고의 평범한 말 한번에 씻어 없애네

玉花卻在御榻上(옥화각재어탑상), 혹화 총 한 마리 도리어 어탑 위에 있어

榻上庭前屹相向(탑상정전흘상향). 뜰앞의 어탑위에 옥화총과서로마주 대하였네

至尊含笑催賜金(지존함소최사금), 임금은 미소를 머금고 금을 주라 재촉하고

圉人太仆皆惆悵(어인태부개추창). 어인과 태복은 모두 실망하고있네

弟子韓干早入室(제자한간조입실), 제자 한간이 일찍부터 배웠으나

亦能畫馬窮殊相(역능화마궁수상). 말은 그려도 끝내 조금도 닮지 못하고

干惟畫肉不畫骨(간유화육부화골), 말의 살을 그려도 벼는 못 그리네

忍使驊騮氣凋喪(인사화류기조상). 그림의 명마인 화류들이 기가 다 죽어있네

將軍畫善蓋有神(장군화선개유신), 장군은 그림도 좋고 정신이 살아있너

偶逢佳士亦寫眞(우봉가사역사진). 우연히 만난 명사들도 실물처럼 그렸네

卽今漂泊干戈際(즉금표박간과제), 전쟁중인 요즈음은 떠돌면서

屢貌尋常行路人(누모심상항노인). 보통의 길가는 사람들을 자주 사생하네

涂窮反遭俗眼白(도궁반조속안백), 지극히 가난한데다가 사람들이 백안시하여

世上未有如公貧(세상미유여공빈). 세상엔 조공처럼 가난한 사람 아직 없다네

但看古來盛名下(단간고내성명하), 다만 보나니,옛날부터 천하에 이름이룬 사람

終日坎壈纏其身(종일감람전기신). 죽도록 불우함이 그 몸을 얽매는 것을

 

62. 기한간의(寄韓諫議)-두보(杜甫;712-770)

              한간의에게 부치다-두보(杜甫;712-770)

今我不樂思岳陽(금아부낙사악양), 악양의 그대를 생각하니 내마음 즐겁지 않아

身欲奮飛病在床(신욕분비병재상). 몸은 떨쳐 날고 싶으나 병으로 누워있노라

美人娟娟隔秋水(미인연연격추수), 아름다운 당신은 물 건너 있으면서

濯足洞庭望八荒(탁족동정망팔황). 동정호에 발을 씻고 먼곳 팔황을 바라보겠지

鴻飛冥冥日月白(홍비명명일월백), 기러기는 푸른 하늘을 날아가고 해와달은 저리도밝고

靑楓葉赤天雨霜(청풍섭적천우상). 푸른 단풍 붉게 물들고 하늘엔 비와 서리 내리네

玉京群帝集北斗(옥경군제집배두), 옥경의 여러 왕들 북두성을 받들어 모여들고

或騎麒麟翳鳳凰(혹기기린예봉황). 혹자는 기린 타고, 혹자는 봉황수레 탔네

芙蓉旌旗煙霧落(부용정기연무낙), 부용깃발 안개 속에 내리고

影動倒景搖瀟湘(영동도경요소상). 그림자는 거꾸로 움직여 소상강물 흔든다

星宮之君醉瓊漿(성궁지군취경장), 성관의 왕들은 옥장에 취하고

羽人稀少不在旁(우인희소부재방). 신선은 더물어 곁에 있지 아니 하네

似聞昨者赤松子(사문작자적송자), 어제 얼핏 들은 것이 선인 벅송자가

恐是漢代韓張良(공시한대한장량). 곧 한시대의 한의 장량일지 모른다네

昔隨劉氏定長安(석수류씨정장안), 옛적 유방 따라 장안을 평정하고

帷幄未改神慘傷(유악미개신참상). 군대의장막 안에서는 아직 바뀌지 않아 마음이상하고

國家成敗吾豈敢(국가성패오개감), 국가의 성패를 내가 감히 어쩌랴

色難腥腐餐楓香(색난성부찬풍향).비린 것과 썩은것이 싫다면 단풍나무 향기를 반찬하고

周南留滯古所惜(주남류체고소석), 주남에 머무름은 옛날부터 애석한 일이었네

南極老人應壽昌(남극노인응수창). 남극 노인 응당히 오래살고 번창하리

美人胡爲隔秋水(미인호위격추수), 미인은 어찌하여 가을 물을 건너 있나

焉得置之貢玉堂(언득치지공옥당)? 어찌 그대를 붙잡아 옥당에 드릴까

 

63. 고백항(古柏行)-두보(杜甫)

               오래된 측백나무를 노래함

孔明廟前有老柏(공명묘전유노백) : 공명의 무덤 앞, 오래된 측백나무

柯如靑銅根如石(가여청동근여석) : 가지는 청동같고 뿌리는 돌같도다

霜皮溜雨四十圍(상피류우사십위) : 서리 맞은 껍질에 흐르는 빗방울 사십 겹

黛色參天二千尺(대색삼천이천척) : 대색이 하늘에 닿은 것이 이천 척 높이로다

君臣已與時際會(군신이여시제회) : 군신이 때에 맞춰 모여들지만

樹木猶爲人愛惜(수목유위인애석) : 나무는 여전히 사람을 위해 애석히 여긴다

雲來氣接巫峽長(운내기접무협장) : 구름이 몰려와 기운이 무협에 길게 닿고

月出寒通雪山白(월출한통설산백) : 달이 뜨니한기가 하얗게 설산에 통하는구나

憶昨路繞錦亭東(억작노요금정동) : 전날을 돌아보면 길이 금정의 동쪽을 둘러있다

先主武侯同閟宮(선주무후동비궁) : 선왕과 무후는 비궁에 함께 했구나

崔嵬枝幹郊原古(최외지간교원고) : 높다란 줄기와 가지 교외 언덕에 오래 있어

窈窕丹靑戶牖空(요조단청호유공) : 아름다운 단청에도 방과 창문은 비어있고

落落盤踞雖得地(낙낙반거수득지) : 낙락히 살아 땅을 차지한다해도

冥冥孤高多烈風(명명고고다렬풍) : 아득히 높아서 강한 바람이 많구나

扶持自是神明力(부지자시신명력) : 붙어있임은 스스로 신통력이 있어서며

正直元因造化功(정직원인조화공) : 정직함은 원래 조화옹의 공덕에 의함이로다

大厦如傾要梁棟(대하여경요량동) : 커다란 집이 기울어지면 큰들보가 필요하며

萬牛廻首丘山重(만우회수구산중) : 만 두의 소도 머리를 돌릴 만큼 구산은 무겁도다

不露文章世已驚(부노문장세이경) : 그문장 드러나지 않아도 세상은이미 놀라고

未辭剪伐誰能送(미사전벌수능송) : 자르고 베는것을 말하지 않았으니 누가보낼수있을까

苦心豈免容螻蟻(고심개면용루의) : 고심스럽게도 어찌개미를 받아들임을 면할 수있으며

香葉曾經宿鸞鳳(향섭증경숙난봉) : 향기로운 나뭇잎에는이미 난새와 봉황새가 묵었구나

志士幽人莫怨嗟(지사유인막원차) : 지사와 은사는 원망하고 탄식하지 말지니

古來材大難爲用(고내재대난위용) : 예부터 재목이 크면 쓰이기 어려웠다 하였노라

 

64.관공손대낭제자무검기항병서(觀公孫大娘弟子舞劍器行幷序)-두보

                 공손대낭의 제자가 검기무 추는 것을 보고

昔有佳人公孫氏(석유가인공손씨),옛날 가인이 있었는데 공손씨라네

一舞劍器動四方(일무검기동사방).검기 춤 한번 추면 사방이 동요하네

觀者如山色沮喪(관자여산색저상),산처럼 모여든 구경꾼 얼굴색을 잃고

天地爲之久低昂(천지위지구저앙).천지는 이 때문에 오랫동안 오르내리네

㸌如羿射九日落(곽여예사구일낙),번쩍이기는 예가 한번 쏘아 아홉 해를 떨어뜨리듯

矯如群帝驂龍翔(교여군제참룡상).되돌려 바로잡기는 뭇신선이 말을 타고 날아가듯 하네

來如雷霆收震怒(내여뇌정수진노),돌아옴은 우뢰와 천등이 진노를 거두는 듯

罷如江海凝淸光(파여강해응청광).마침은 강과 바다에 밝은 빛이 모이듯 하네

絳唇珠袖兩寂寞(강진주수량적막),붉은 입술 구슬 소매 모두가 적막하고

晩有弟子傳芬芳(만유제자전분방).늦게 둔 제자가 춤의 향기를 전하네

臨潁美人在白帝(임영미인재백제),임영 미인은 백재에 있어

妙舞此曲神揚揚(묘무차곡신양양).묘한 춤, 이 곡조에 신명이 절로난다

與余問答旣有以(여여문답기유이),나와 함께 문답함은 까닭이 있어

感時撫事增惋傷(감시무사증완상).시와 일에 느껴 일찍이 아픔만 더하네

先帝侍女八千人(선제시녀팔천인),현종 시녀 팔천 인 중

公孫劍器初第一(공손검기초제일).공손 검기 춤이 제일이네

五十年間似反掌(오십년간사반장),십오 년 세월이 여반장이라

風塵澒洞昏王室(풍진홍동혼왕실).전쟁은 심해져 왕실이 혼미하네

梨園子弟散如煙(리원자제산여연),이원의 자제들 연기처럼 흩어지고

女樂餘姿映寒日(녀낙여자영한일).여자 약사들의 남은자태 차가운햇살에 비치네

金粟堆前木已拱(금속퇴전목이공),금속산 무덤 앞엔 나무가 이미 크게 자라고

瞿塘石城草蕭瑟(구당석성초소슬).구당 돌 성엔 풀들만 쓸쓸하네

玳筵急管曲復終(대연급관곡복종),좋은 잔치 빠른 피리 악곡은 다시 끝나고

樂極哀來月東出(낙극애내월동출).즐거움 다하니 슬픔이오고동쪽에서 달 떠오네

老夫不知其所往(노부부지기소왕),늙은 사내 갈 바를 모르는데

足繭荒山轉愁疾(족견황산전수질).거친 산, 발에는 굳은 살 생기고 수심과 질병만 생긴다

 

65. 석어 호수가에서 취하여 노래하다-원결(元結;723-772)

 

石魚湖(석어호) : 성어호는

似洞庭(사동정) : 동정호와 같아라

夏水欲滿君山靑(하수욕만군산청) : 여름에는 호수에 물이 가득 차려하고 군산은 푸르다

山爲樽(산위준) : 산을 술단지로 삼고

水爲沼(수위소) : 물을 술못으로 삼아

酒徒歷歷坐洲島(주도력력좌주도) : 술꾼들은 분명히 섬에 앉아있으리

長風連日作大浪(장풍련일작대낭) : 긴 바람 몇 날을 계속하여큰 물결 일으켜도

不能廢人運酒舫(부능폐인운주방) : 폐인이 술 실은 배를 옮기는 것 막지 못하였네

我持長瓢坐巴丘(아지장표좌파구) : 나는 큰 바가지 들고 파구에 앉아

酌飮四座以散愁(작음사좌이산수) : 사방에서 술 따라 마시며근심을 날려버렸네

 

66. 산석(山石)-한유(韓愈;768-824)

            산의 돌

山石犖確行徑微(산석락확항경미), 산의 돌은 험하고 가는 길은 좁은데

黃昏到寺蝙蝠飛(황혼도사편복비). 황혼에 절에 이르니 박쥐들만 날아다니네

升堂坐階新雨足(승당좌계신우족), 법당에 올라 섬돌에 앉으니 단비가듬뿍 내려

芭蕉葉大梔子肥(파초섭대치자비). 파초 잎은 커지고 치자는 두터워졌네

僧言古壁佛畫好(승언고벽불화호), 오래된 벽의 불화가 좋다고 스님이 말하기에

以火來照所見稀(이화내조소견희). 등불 들고 와 비춰보니 드물게 보는 것이네

鋪床拂席置羹飯(포상불석치갱반), 방석 털고 식탁보 깔고 국과 밥을 차리니

疏糲亦足飽我飢(소려역족포아기). 거친 현미밥 넉넉하여 주린 배를 채웠네

夜深靜臥百虫絶(야심정와백충절), 밤깊어조용히 자리에드니 벌레소리안 들리고

淸月出嶺光入扉(청월출령광입비). 밝은 달 고개 위에 솟아 사립문에 비춰든다

天明獨去無道路(천명독거무도노), 새벽 일찍 혼자 떠나니 길을 찾지 못하여

出入高下窮煙霏(출입고하궁연비). 높고 낮은 언덕길 오르내리다가 안개에 길이 막히네

山紅澗碧紛爛漫(산홍간벽분난만), 햇빛에 만물이 난만히 드러나니 산은붉고물은 푸른데

時見松櫪皆十圍(시견송력개십위). 때때로 보이는 소나무와 상수리나무 열아름이나 되네

當流赤足蹋澗石(당류적족답간석), 맨발을 흐르는 물에 담구고 개울돌을 밟으니

水聲激激風吹衣(수성격격풍취의). 물소리는 콸콸, 옷은 바람에 나부낀다

人生如此自可樂(인생여차자가낙), 인생이 이만하면 즐길 만하니

豈必局束爲人鞿(개필국속위인기)! 어찌 반드시 속박되어 남의 굴레에 얽매일까

嗟哉吾黨二三子(차재오당이삼자), 애닲구나! 우리 친구들이여

安得至老不更歸(안득지노부갱귀)! 어찌 다 늙도록 물러나지 못 하는가!

 

67. 팔월십오야증장공조(八月十五夜贈張功曹)-한유(韓愈)

                팔월 오일 밤에 장공조에게 주다-한유(韓愈)

纖雲四捲天無河(섬운사권천무하) :가는 구름 사방에 걷혀있으나 하늘에 운하수가안보여

清風吹空月舒波(청풍취공월서파) : 맑은 바람 빈 하늘에 불어오고 달은 빛을 펴는구나

沙平水息聲影絕(사평수식성영절) :모래톱 평평하고물은 잔잔하여소리와 그림자도끊어져

一杯相屬君當歌(일배상속군당가) :한 잔 들어서로 권하니 그대는 노래를 불러야 하리라

君歌聲酸辭且苦(군가성산사차고) : 그대의 노래가락 쓰리고노랫말 또한 괴로워

不能聽終淚如雨(불능청종루여우) : 끝까지 듣지 못하고 눈물 비같이흘러내린다

洞庭連天九疑高(동정련천구의고) :동정호 물은하늘에 닿고구의산은 높기도하고

蛟龍出沒猩鼯號(교룡출몰성오호) :교룡은 출몰하고 성성이와박쥐는 울부짖는다

十生九死到官所(십생구사도관소) : 구사일생 침주 관소에 이르니

幽居默默如藏逃(유거묵묵여장도) : 그윽한 거처는 조용하여 깊숙이 도망쳐 숨은 듯 하구나

下床畏蛇食畏藥(하상외사식외약) : 침상에서 내려가려니 뱀이 겁나며 먹은것에는 독이있을까두려웠고

海氣濕蟄熏腥臊(해기습칩훈성조) : 호수 기운 습하고 더운데 비린 냄새 후끈거리는구나

昨者州前槌大鼓(작자주전퇴대고) : 지난 번에 주청사 앞에서 큰 북 쳐서 알렸는데

嗣皇繼聖登夔皋(사황계성등기고) : 새황제 자리 이어시고 기와 고요같은 신하 충시들 등용하셨다네

赦書一日行萬里(사서일일행만리) : 특사하는 글 하루에도 천리나 달렸려서

罪從大辟皆除死(죄종대벽개제사) : 죄로 사형을 받았던 자들 모두 죽음이 면제되었다네

遷者追迴流者還(천자추회류자환) :좌천되었던 자들 다시 올라가고 유배되었던 자 돌아 왔다네

滌瑕蕩垢清朝班(척하탕구청조반) :잘못은 벗겨지고 때는 씻겨져 맑은 관리로서조회에나갔다네

州家申名使家抑(주가신명사가억) : 고을에서는 나의 이름 올렸으나 관찰사가 억눌렀고

坎軻祇得移荊蠻(감가기득이형만) :불행하게도 다만 얻은 것은 형주땅 오랑캐고을로 전근발령이었다네

判司卑官不堪說(판사비관불감설) :우리들 맡은 일 모두다 낮은 관직이라 설명하기도 어렵다네

未免捶楚塵埃間(미면추초진애간) :티끌 속에 매달려서회초리로 얻어 맞는 신세 면하디 못하고

同時輩流多上道(동시배류다상도) :동시에 유배되었던 친구들 많아 조정으로 급히불리어갔다네

天路幽險難追攀(천로유험난추반) : 길은 아득하고 험하여서 따라가 잡기가 힘들었네

君歌且休聽我歌(군가차휴청아가) : 그대 노래 잠시 그치고 내 노래를 들어 보게나

我歌今與君殊科(아가금여군수과) :내 노래는 지금그대의 노래와 종류가 다르니

一年明月今宵多(일년명월금소다) :일년 동안에 밝은 달이오늘밤이 가장 밝다네

人生由命非由他(인생유명비유타) :인생살이 운영에 달렸지 결코다른데 달려있지 않으니

有酒不飲奈明何(유주불음내명하) :술이 있는데도 마시지 않는다면 저 밝은달무엇하리오

 

    

68. 알형악묘수숙악사제문누(謁衡嶽廟遂宿嶽寺題門樓)-한유(韓愈)

                형산의 사당에 참배하고 산속 절에 묵으며 문루에 적다-한유(韓愈)

五嶽祭秩皆三公(오악제질개삼공) : 오악의 산제사의 품수는 모두 삼공이라

四方環鎭嵩當中(사방환진숭당중) : 사방에 둘러 진을 이루었는데 숭산이 가운데 있다.

火維地荒足妖怪(화유지황족요괴) : 더운 지역 땅은 거칠어 족히 요사스럽고 괴상한데

天假神柄專其雄(천가신병전기웅) :하늘은 신비한 권세를 빌려주어 웅장함을 오로지했다.

噴雲泄霧藏半腹(분운설무장반복) :구름을 뿜어내고 안개를 흘려배를 절반만 감추었으니

雖有絶頂誰能窮(수유절정수능궁) :비록 산꼭대기 있어도 누가끝까지 오를 수 있으리오.

我來正逢秋雨節(아내정봉추우절) : 내가 오니 마침 가을비 내리는 계절이라

陰氣晦昧無淸風(음기회매무청풍) :음산한 기운 어둑하여 맑은 바람은 전혀 없었다.

潛心黙禱若有應(잠심묵도야유응) :차분한 마음으로 말없이 기도하니 감응이있는 듯하니

豈非正直能感通(개비정직능감통) : 어찌 정직하면 바로 통하지 않겠는가.

須臾靜掃衆峯出(수유정소중봉출) :잠깐 사이에 조용히 쓸어낸 듯이 여러산봉우리나타나

仰見突兀撑靑空(앙견돌올탱청공) :쳐다보니 우뚝하게 푸른하늘을 바치고 있다.

紫蓋連延接天柱(자개련연접천주) :자색 봉우리는 달아 이어져 천주봉에 붙어있고

石廩騰擲堆祝融(석름등척퇴축융) : 석름봉은 우뚝 솟아 던져져 축융봉에 쌓여있다.

森然魄動下馬拜(삼연백동하마배) :삼엄하게 나의 혼백이 움직여말에서 내려 절하고

松柏一逕趨靈宮(송백일경추령궁) :소나무와 잣나무 우거진길로 영궁으로 달려갔다.

粉牆丹柱動光彩(분장단주동광채) : 분칠한 담장과 붉은 기둥은 광채가 돌고

鬼物圖畫塡靑紅(귀물도화전청홍) : 괴상한 물건들과 그림들을 푸르고 붉고 채워놓았다.

升堦傴僂薦脯酒(승계구루천포주) :계단에 올라 몸을 굽히고전어와 술을 바치고

欲以菲薄明其衷(욕이비박명기충) : 보잘것없는 것으로 나의 충정을 밝히려 하였다.

廟令老人識神意(묘령노인식신의) : 사당을 지키는 노인이 산신의 뜻을 알아차리고

睢盱偵伺能鞠躬(휴우정사능국궁) : 눈을 크게 뜨고 살펴서 몸을 굽힐 줄 아는구나.

手持盃珓導我擲(수지배교도아척) : 손에 자개 산통을 잡고서 나를 이끌어 던지게 하고

云此最吉餘難同(운차최길여난동) :이것이 가장 길하고 다른것은 이보다 못하다고 한다.

竄逐蠻荒幸不死(찬축만황행부사) : 오랑캐 땅에 쫓겨 왔으니 죽지 않은 것도 다행이요

衣食纔足甘長終(의식재족감장종) :의복과 식량이 충분해도 길이죽을 때가지 만족하리라.

侯王將相望久絶(후왕장상망구절) :제후나 왕,장군과 제상이 될희망 오래 전에 끊어지니

神縱欲福難爲功(신종욕복난위공) : 산신령이 나를 복되게 하려해도 공을 이루기 어려우리라.

夜投佛寺上高閣(야투불사상고각) :밤에 불사에 투숙하여 높은 누각에 오라보니

星月揜映雲膧朧(성월엄영운동롱) : 별과 달이 비침을 가려서 구름이 흐릿하다.

猿鳴鐘動不知曙(원명종동부지서) :원숭이 울고 종소리 울리는데 날 새는 줄 모르고

杲杲寒日生於東(고고한일생어동) : 환하게 차가운 해가 동쪽에서 떠오른다.

 

69. 석고가(石鼓歌)-한유(韓愈)

 

張生手持石鼓文(장생수지석고문) : 장생이 손수 석고문을 들고와

勸我識作石鼓歌(권아식작석고가) : 나에게 권하기를 한번 석고가를 지어보라고 알리네

少陵無人謫仙死(소릉무인적선사) : 소릉에는 사람 없고 적선마저 죽었으니

才薄將奈石鼓何(재박장내석고하) : 나의 엷은 재주로 석고문을 어찌 할까

周綱淩遲四海沸(주강릉지사해비) : 주나라 법 무너지고 사해가 들끓을 때

宣王憤起揮天戈(선왕분기휘천과) : 선왕이 분기하여 하늘 창을 휘둘렀네

大開明堂受朝賀(대개명당수조하) : 크게 명당을 열고 조회를 받으니

諸侯劍佩鳴相磨(제후검패명상마) : 제후들 모여들어 찬 칼과 구슬 부딪쳐 소리났네

蒐于岐陽騁雄俊(수우기양빙웅준) : 기양에 사냥나가 씩씩하고 웅장하게 달리니

萬里禽獸皆遮羅(만리금수개차라) :만리의 새와 짐승들 모두 몰이에 들어 그물에 집혔네

鐫功勒成告萬世(전공륵성고만세) : 공을 새기고 성과를 새겨 만세에 고하려고

鑿石作鼓隳嵯峨(착석작고휴차아) : 돌을 파내어 북을 만드니 우뚝한 산이 무너지네

從臣才藝咸第一(종신재예함제일) : 따르는 신하 재주와 기술 다 나라안에 제일이라

揀選撰刻留山阿(간선찬각류산아) : 가려뽑아 글짓고 돌에 새기니 산구석에 남아있구나

雨淋日炙野火燎(우림일자야화료) : 비 맞고 볕빛에 받으며 들불에 타도

鬼物守護煩撝呵(귀물수호번휘가) : 귀신이 수호하고 자주 손가락짓하며 꾸짖었다네

公從何處得紙本(공종하처득지본) : 그대는 어지서 이 탁본을 얻어 왔는가

毫髮盡備無差訛(호발진비무차와) : 털끝 도두다 갖추고 조금도 어김없구나

辭嚴義密讀難曉(사엄의밀독난효) :말은 엄중하고 뜻은 자세하여 읽어도알기 어려워

字體不類隸與蝌(자체불류례여과) : 글자체로서도 예서와 과서도 아니도다

年深豈免有缺畫(년심기면유결화) : 연대가 오래되니 어이 결획이 없겠는가마는

快劍砍斷生蛟鼉(쾌검감단생교타) :날랜 칼로 쪼개고 끊으니 교료와 악어가 살아있는 듯

鸞翔鳳翥眾仙下(란상봉저중선하) : 난새 같고 봉황 나니 여러 신선 내려오고

珊瑚碧樹交枝柯(산호벽수교지가) : 산호 짙푸른 나무에 가지 서로 엉킨 듯 하구나

金繩鐵索鎖鈕壯(금승철색쇄뉴장) : 금테와 쇠줄에 억게세 묶이고

古鼎躍水龍騰梭(고정약수룡등사) :옛 솥은 물에 뛰어오르고 용은 북에서 나는 듯하구나

陋儒編詩不收入(루유편시불수입) : 비루한 선비들 시경을 엮을 때에 수록하지 않아

二雅褊迫無委蛇(이아편박무위사) : 대아와 소아 편협하여 여유가 없구나

孔子西行不到秦(공자서행불도진) :공자 서쪽으로도 갔지만 진에 이르지 못하여

掎摭星宿遺羲娥(기척성숙유희아) : 별은 주웠으나 해와 달은 놓쳤네

嗟余好古生苦晚(차여호고생고만) : 슬프구나, 내 옛글 좋아하나 너무 늦게 태어나

對此涕淚雙滂沱(대차체루쌍방타) :이것을 대하고 눈물 지으니 두 줄기 줄줄 흘러내린다

憶昔初蒙博士徵(억석초몽박사징) : 생각하노니, 내가 처음 박사로 불려왔을 때

其年始改稱元和(기년시개칭원화) : 그 해는 처음으로 원화라고 고쳐 불렀지

故人從軍在右輔(고인종군재우보) : 옛 그분 종군하여 우보에 있을 때에

為我度量掘臼科(위아도량굴구과) :나를 위하여 계획하셨지, 구덩이를 파보기로

濯冠沐浴告祭酒(탁관목욕고제주) : 갓 씻고 목욕하고 좨주에게 고하기를

如此至寶存豈多(여차지보존기다) : 이와 같이 값진 보물 어이 그리 많으리오

氈包席裹可立致(전포석과가립치) : 담요로 덮고 자리로 싸서 잘 가져오려면

十鼓祇載數駱駝(십고기재수락타) : 열 개의 석고를 다만 낙타 몇 마리에 실어야 겠지요

薦諸太廟比郜鼎(천제태묘비고정) : 고지방의 솥처럼 태묘에 천신한다면

光價豈止百倍過(광가기지백배과) : 빛나는 값 어이 백배에 그치리오

聖恩若許留太學(성은약허류태학) :만약 성은으로 허락하시어태학에 남겨둔다면

諸生講解得切磋(제생강해득절차) : 제생들 일고 풀어서 절차탁마할 것이요

觀經鴻都尚填咽(관경홍도상전인) : 석경을 보려고 홍도를 오히려 매웠다는데

坐見舉國來奔波(좌견거국래분파) :곧 온 나라 사람 몰려옴을 앉아서 볼 것이요

剜苔剔蘚露節角(완태척선로절각) :이끼 깎고이끼 후벼 마디와 모서리 드러내고

安置妥帖平不頗(안치타첩평불파) : 알맞게 놓아 편편하고 조금도 기울지 않게 하여

大廈深簷與蓋覆(대하심첨여개복) : 큰 집 깊은 처마로 감싸 놓는다면

經歷久遠期無佗(경력구원기무타) : 오래고 멀리가도 탈날 일 없을 것이다

中朝大官老於事(중조대관로어사) : 조정의 대관들은 모든 일에 익숙할 터인데

詎肯感激徒媕婀(거긍감격도암아) : 어찌 감격만 하고 오로지 머뭇거리기만 하는가

牧童敲火牛礪角(목동고화우려각) : 목동은 불을 치고 소는 뿔울 갈 것이니

誰復著手為摩挲(수부저수위마사) :누가 다손을 얹고서 이 석고를 어루만질까

日銷月鑠就埋沒(일소월삭취매몰) :날로삭고 달로 부서져 허물어져 갈 뿐이로다

六年西顧空吟哦(륙년서고공음아) :육년동안 서쪽을바라보며공연히 한숨지을 뿐

羲之俗書趁姿媚(희지속서진자미) : 황희지의 속된 글씨 모양이 예쁜 것만 추구하여

數紙尚可博白鵝(수지상가박백아) : 몇 장으로 오히려 흰 거위를 바꿀 수 있었는데

繼周八代爭戰罷(계주팔대쟁전파) : 주나라 뒤 팔대 동안의 전쟁이 끝났느나

無人收拾理則那(무인수습리칙나) :거두어 들이는 사람아무도 없으니 어찌된 일인가

方今太平日無事(방금태평일무사) : 이제 나라는 태평하고 나날이 무사하니

柄任儒術崇丘軻(병임유술숭구가) :정치는 유교에 맡겨 공자와 맹자를 높이는데

安能以此上論列(안능이차상론렬) :어찌 이것을 조정에 올려 의논하게 할 수 없는가

願借辯口如懸河(원차변구여현하) : 원하노니, 웅변을 빌어 거꾸로 쏟아지는 강물되게 하라

石鼓之歌止於此(석고지가지어차) : 석고의 노래 여기서 마치려하니

嗚呼吾意其蹉跎(오호오의기차타) : 슬프도다, 나의 뜻이 그 얼마나 어긋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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