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어옹(漁翁)-유종원(柳宗元;773-819)
늙은 어부
漁翁夜傍西岩宿(어옹야방서암숙),어옹은 밤에 서쪽 바위에 자고
曉汲淸湘燃楚燭(효급청상연초촉).새벽에 맑은 상수의 물 길어 대나무로 불 지핀다
煙銷日出不見人(연소일출부견인),안개 사라지고 해가 떠오르는데 사람은 보이지 않고
欸乃一聲山水綠(애내일성산수녹).배 젓는 소리, 산과 물은 푸르기만 하다
回看天際下中流(회간천제하중류),머리 돌려 하늘 끝 바라보며 강 중간을 내려가니
岩上無心雲相逐(암상무심운상축).바위 위엔 무성한 구름만 서로 쫓아가네
71. 장한가(長恨歌)-백거이(白居易)
漢皇重色思傾國(한황중색사경국) : 황제 미색을 귀히 여겨 미인을 생각했으나
御宇多年求不得(어우다년구부득) :천하를 다스린 지몇 년 지나도 찾지 못했다.
楊家有女初長成(양가유녀초장성) : 양씨 집안에 딸이 있어, 이제 막 성숙하여
養在深閨人未識(양재심규인미식) :깊숙한 안방에 있어 사람들은 알지도못했다.
天生麗質難自棄(천생려질난자기) :타고난 아름다운 본능을 스스로 어쩌지 못해
一朝選在君王側(일조선재군왕측) : 하루아침에 뽑히어 임금 곁에 있게 되었다.
回眸一笑百媚生(회모일소백미생) : 눈동자 굴리며 한번 웃으면 온갖 교태 생겨
六宮粉黛無顔色(육궁분대무안색) : 육궁의 화장한 미녀들이 얼굴빛을 잃었다.
春寒賜浴華淸池(춘한사욕화청지) : 봄 날씨 쌀쌀하여 화청지에서 목욕하는데
溫泉水滑洗凝脂(온천수골세응지) : 온천물이 미끄러워 살에 낀 기름을 씻는다.
侍兒扶起嬌無力(시아부기교무력) :예쁘고 가련하여 무력하여 시녀들이부축하여
始是新承恩澤時(시시신승은택시) : 이 때에 바로 새로 임금님 은혜를 받게 된다네.
雲鬢花顔金步搖(운빈화안금보요) :구름머리, 꽃 얼굴,걸으면 흔들리는 금장식물
芙蓉帳暖度春宵(부용장난도춘소) :연꽃장식 휘장 속에서 따뜻한봄밤을 보낸다.
春宵苦短日高起(춘소고단일고기) : 봄밤은 너무 짧아 해가 이미 높이 솟으니
從此君王不早朝(종차군왕부조조) :이때부터 임금님은아침 조회에 가지 않았다.
承歡侍宴無閑暇(승환시연무한가) : 기뻐 잔치를 벌임에 한가한 시간이 없었다.
春從春游夜專夜(춘종춘유야전야) :봄에는 봄 따라 놀고 밤에는 새도록 놀았다.
後宮佳麗三千人(후궁가려삼천인) : 후궁에 미녀가 삼천 명이나 되지만
三千寵愛在一身(삼천총애재일신) :삼천 미녀의 총애가 오직 한 몸에 머물렀다.
金屋粧成嬌侍夜(금옥장성교시야) : 금빛 궁궐에서 화장하고 교태로 황제 모시는 밤
玉樓宴罷醉和春(옥누연파취화춘) : 옥루의 연회가 마치자 취하여 봄날처럼 따뜻했다.
姊妹弟兄皆列土(자매제형개렬토) : 형제자매가 모두 봉토를 나누어 받았으니
可憐光彩生門戶(가련광채생문호) : 부러워라, 광채가 가문에 생생하였다.
遂令天下父母心(수령천하부모심) : 마침내 세상의 부모 된 사람들 마음이
不重生男重生女(부중생남중생녀) : 아들 낳는 일보다 딸 낳은 일을 귀하게 여겼다.
驪宮高處入靑雲(려궁고처입청운) : 여궁의 높은 곳으로 푸른 구름 모여들고
仙樂風飄處處聞(선낙풍표처처문) : 신선의 음악이 바람에 날려 곳곳에서 들려온다.
緩歌慢舞凝絲竹(완가만무응사죽) : 느린 노래, 느린 춤이 악기에 어울려 행해지니
盡日君王看不足(진일군왕간부족) :종일토록 보아도 황제는 다시보고싶어 했다.
漁陽鼙鼓動地來(어양비고동지내) :어양 땅에서는 전쟁의 북소리가 땅을 울리니
驚破霓裳羽衣曲(경파예상우의곡) :그 놀라움에 예상우의곡도 소리가 끊기었다.
九重城闕煙塵生(구중성궐연진생) : 구궁궁궐에서 전쟁의 연기와 먼지 일어나
千乘萬騎西南行(천승만기서남항) :수천수만 수레와 말들이 서남으로 피해갔다.
翠華搖搖行復止(취화요요항복지) : 화려한 깃발 흔들거리며 가다가 다시 서며
西出都門百餘里(서출도문백여리) : 서쪽으로 대궐문을 나와 백여 리를 나갔다.
六軍不發無奈何(육군부발무나하) :모든 군대가 움직이지 않으니 이를 어찌하나
宛轉蛾眉馬前死(완전아미마전사) : 아름다운 양귀비가 임금 말 앞에 죽는데
花鈿委地無人收(화전위지무인수) : 꽃비녀가 땅에 떨어져도 줍는 사람 없었다.
翠翹金雀玉搔頭(취교금작옥소두) :취교와 금작과 옥소두 같은 장신구도버려졌도다.
君王掩面救不得(군왕엄면구부득) :임금은 얼굴을 가리려했으나 어쩔 수가 없어
回看血淚相和流(회간혈누상화류) :돌아보니, 피눈물이 서로 엉기어 흘러내렸다.
黃埃散漫風蕭索(황애산만풍소삭) : 누런 흙먼지 흩어져 자욱하고 바람은 스산한데
雲棧縈紆登劍閣(운잔영우등검각) :구불구불한 잔도를지나가서 등검각에올랐다.
峨嵋山下少人行(아미산하소인항) : 아미산 아래에는 다니는 사람 드물고
旌旗無光日色薄(정기무광일색박) : 깃발들은 빛을 잃고 햇빛도 엷어졌다.
蜀江水碧蜀山靑(촉강수벽촉산청) : 촉 땅의 물빛은 보석 같고 산은 푸른데
聖主朝朝暮暮情(성주조조모모정) : 임금에게는 아침마다 저무는 마음이었다.
行宮見月傷心色(항궁견월상심색) :행궁에서 보는 달도 상처받은 양귀비 얼굴빛
夜雨聞鈴腸斷聲(야우문령장단성) : 밤비에 들리는 방울소리도 애간장 끊는 소리였다.
天旋地轉廻龍馭(천선지전회용어) : 난리가 평정되어 임금님 수레 돌아오는데
到此躊躇不能去(도차주저부능거) : 여기에 이르러서는 머뭇머뭇 차마 떠나지 못한다.
馬嵬坡下泥土中(마외파하니토중) : 마외역 언덕 아래 진흙 땅 속에서도
不見玉顔空死處(부견옥안공사처) : 옥 같은 얼굴은 보이지 않고, 죽은 곳만 쓸쓸하다
君臣相顧盡沾衣(군신상고진첨의) : 임금과 신하 서로 돌아보니 눈물이 옷을 적시고
東望都門信馬歸(동망도문신마귀) : 동쪽으로 여러 대궐문 바라보며 말 가는 대로 돌아간다.
歸來池苑皆依舊(귀내지원개의구) : 돌아오니 연못과 동산은 옛날과 같고
太液芙蓉未央柳(태액부용미앙류) : 태액의 부용, 미앙궁의 버드나무도 그대로였다.
芙蓉如面柳如眉(부용여면류여미) : 연꽃을 봐도 양귀비 얼굴, 버들을 봐도 양귀비 눈썹
對此如何不淚垂(대차여하부누수) :이런 정경보고 어찌 눈물을 흘리지않으리오.
春風桃李花開日(춘풍도리화개일) : 봄바람에 복숭아꽃, 오얏꽃 피는 날이요
秋雨梧桐葉落時(추우오동섭낙시) : 가을비에 오동나무 잎 떨어지는 때이로다.
西宮南內多秋草(서궁남내다추초) : 서궁 남쪽 안에는 가을 풀이 무성하고
落葉滿階紅不掃(낙섭만계홍부소) :낙엽이 계단에 붉게 가득 쌓여도쓸지않는다.
梨園子弟白發新(이원자제백발신) : 이원의 자제들 이미 늙어 백발이 새롭고
椒房阿監靑娥老(초방아감청아노) :초방의 태감도 젊은궁녀도 모두가 늙었구나.
夕殿螢飛思悄然(석전형비사초연) : 저녁 궁궐에 반딧불 나니 양귀비 생각 처량하고
孤燈挑盡未成眠(고등도진미성면) :외로운 등불 돋운 심지가 타버려도 잠이오지 않는다.
遲遲鐘鼓初長夜(지지종고초장야) :느리고 느린 종소리를처음으로 길게 느낀 밤
耿耿星河欲曙天(경경성하욕서천) :밝고 밝은 별과 은하수,하늘이 밝아오는구나.
鴛鴦瓦冷霜華重(원앙와냉상화중) : 원앙새 장식 기와가 차가워 서리꽃은 더욱 짙고
翡翠衾寒誰與共(비취금한수여공) : 비취빛 찬 이불을 누구와 함께 하나
悠悠生死別經年(유유생사별경년) : 아득한 생사의 이별은 해가 지나가도
魂魄不曾來入夢(혼백부증내입몽) :그 혼백은아직돌아와서 꿈에도 들지 않는다.
臨邛道士鴻都客(임공도사홍도객) : 임공의 도사로서 도성에 머무는 길손 있어
能以精誠致魂魄(능이정성치혼백) : 정성으로 혼백을 불러들일 수 있다고 하는구나.
爲感君王展轉思(위감군왕전전사) : 황제의 잠 못 드는 처지가 가련하여
遂敎方士慇懃覓(수교방사은근멱) : 마침내 방사를 시켜서 은근히 찾아보게 하였다.
排空馭氣奔如電(배공어기분여전) :구름에 올라 공기를타니 빠르기가 번개 같아
升天入地求之遍(승천입지구지편) : 하늘에 오르고 땅을 들며 두루 찾아보았다.
上窮碧落下黃泉(상궁벽낙하황천) :위로는 하늘 끝까지 아래로는 황천까지 찾았으나
兩處茫茫皆不見(양처망망개부견) :두 곳이 너무넓어어디서도 찾아보지 못했다.
忽聞海上有仙山(홀문해상유선산) : 바다 위에 신선이 사는 산이 있다는 말 들었으나
山在虛無縹緲間(산재허무표묘간) : 아득한 사이에 산은 텅 비어 있었다.
樓閣玲瓏五雲起(누각령롱오운기) : 영롱한 누각에 오색구름 피어나고
其中綽約多仙子(기중작약다선자) : 그 안은 아름다운데 선녀들이 많이 있었다.
中有一人字太眞(중유일인자태진) : 그 중에 한 사람 있었으니 이름은 태진인데
雪膚花貌參差是(설부화모삼차시) :눈 같이 흰피부,꽃 같이 고운 얼굴이 양귀비 같았다.
金闕西廂叩玉扃(금궐서상고옥경) : 황금 대궐 서쪽 행랑에서 옥대문을 두드려
轉敎小玉報雙成(전교소옥보쌍성) :여종인 소옥에게전하여 쌍성에게알려주었다.
聞道漢家天子使(문도한가천자사) : 한나라 황제의 사신이 왔다는 말 전해 듣고
九華帳裏夢魂驚(구화장리몽혼경) : 아홉 겹의 깊은 휘장 속에서 잠자던 혼이 놀랐다.
攬衣推枕起徘徊(남의추침기배회) : 옷을 잡고 베개 밀어 제치고 일어나 배회하다가
珠箔銀屛迤邐開(주박은병이리개) : 주렴과 은병풍이 스르르 열리더니
雲鬢半偏新睡覺(운빈반편신수교) :구름 같은 머리 반쯤 기운채로 막 잠이 깨어
花冠不整下堂來(화관부정하당내) :화관도정제하지 못한 채로 방에서 내려온다.
風吹仙袂飄飄擧(풍취선몌표표거) : 바람이 부니 신녀의 소맷자락이 날리어
猶似霓裳羽衣舞(유사예상우의무) : 예상우의곡으로 춤추는 듯 하였다.
玉容寂寞淚闌干(옥용적막누란간) :옥 같은 얼굴에 고독이깃들고 눈물이 그치지 않았다.
梨花一枝春帶雨(이화일지춘대우) : 배꽃 한 가지가 봄비에 젖은 듯이
含情凝睇謝君王(함정응제사군왕) :정을 품고눈물을 머금고 황제께 감사하였다.
一別音容兩渺茫(일별음용량묘망) :한번 이별 뒤에 아련해진 황제의음성과 얼굴
昭陽殿裏恩愛絶(소양전리은애절) :소양전각 안에서의 임금의 은혜 끊어진 뒤로
蓬萊宮中日月長(봉래궁중일월장) :봉래궁전 안에서의세월은 길기만하였습니다.
回頭下望人寰處(회두하망인환처) : 고개 돌려 인간 세상을 내려다보니
不見長安見塵霧(부견장안견진무) :장안은 보이지 않고티끌과안개만자욱합니다.
唯將舊物表深情(유장구물표심정) : 오직 지난날 쓰던 물건 가져다 나의 깊은 정 보이려
鈿合金釵寄將去(전합금채기장거) : 자개함과 금비녀를 부쳐 보내려합니다.
釵留一股合一扇(채류일고합일선) : 비녀 한 개와 함 한 쪽을 증거로 남기려
釵擘黃金合分鈿(채벽황금합분전) : 비녀는 황금을 쪼개고 상자는 자개를 나누었다.
但敎心似金鈿堅(단교심사금전견) : 우리의 마음을 금비녀와 금상 자처럼 굳게 가져서
天上人間會相見(천상인간회상견) : 천상과 인간세상에서 서로 만나보려 합니다.
臨別殷勤重寄詞(림별은근중기사) : 떠나려 함에 은근히 거듭 부탁의 말을 하니
詞中有誓兩心知(사중유서량심지) : 말 가운에 서약함이 있으니 마음으로 알리라.
七月七日長生殿(칠월칠일장생전) : 어느 칠월 칠석 날 장생전에서
夜半無人私語時(야반무인사어시) :사람 아무도 없는 깊은밤에 사사로이나눈 말
在天願作比翼鳥(재천원작비익조) :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기를 원하고
在地願爲連理枝(재지원위련리지) :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었기를 원하였다.
天長地久有時盡(천장지구유시진) : 높은 하늘도 장구한 땅도 다할 때가 있지만
此恨綿綿無絶期(차한면면무절기) :이들의 한은 이어져서끊어질 때가 없으리라.
72. 비파행(琵琶行)-백거이(白居易)
潯陽江頭夜送客(심양강두야송객) : 심양강 어구에서 밤에 손님을 보내려니
楓葉荻花秋瑟瑟(풍엽적화추슬슬) : 단풍잎, 갈대꽃 흔들리는 가을이 쓸쓸하다.
主人下馬客在船(주인하마객재선) : 주인은 말에서 내리고 손에 오르며
擧酒欲飮無管絃(거주욕음무관현) : 술잔 마시려니 음악이 없다.
酒不成歡慘將別(주불성환참장별) : 취기가 오르지도 않았는데 슬픈 이별하려니
別時茫茫江浸月(별시망망강침월) : 이별의 시간, 망망한 강에 달빛이 젖어든다.
忽聞水上琵琶聲(홀문수상비파성) : 문득 강 위로 들리는 비파소리
主人忘歸客不發(주인망귀객불발) :주인은 돌아갈 생각 잊고손은 떠나지못한다.
尋聲暗問彈者誰(심성암문탄자수) :소리를 찾아 비파 타는사람 누구인지 물어도
琵琶聲停欲語遲(비파성정욕어지) :비파소리는 그쳤는데 말을 하려니 말소리더디다.
移船相近邀相見(이선상근요상견) : 배를 옮겨 가까이 다가가 서로 마주 보고
添酒回燈重開宴(첨주회등중개연) : 술을 더하고 등불을 밝혀 다시 술자리를 열었다.
千呼萬喚始出來(천호만환시출래) : 천만 번을 불러서야 비로소 나왔는데
猶抱琵琶半遮面(유포비파반차면) : 여전히 얼굴 반쯤 가린 채로 비파를 끼고 있었다.
轉軸撥絃三兩聲(전축발현삼량성) : 축을 조이고 현을 퉁겨 두세 번 소리 내고는
未成曲調先有情(미성곡조선유정) : 곡조도 타기 전에 정이 먼저 이는구나.
絃絃掩抑聲聲思(현현엄억성성사) :줄을 누르고퉁길 때마다 마음을 울리는 소리
似訴平生不得志(사소평생부득지) : 평생 이루지 못한 정을 하소연하는 듯.
低眉信手續續彈(저미신수속속탄) : 고개 숙이고 손끝을 따라 이어지는 연주
說盡心中無限事(설진심중무한사) :가슴 속에 서린 끝없는 사연을 털어놓은 듯.
輕攏慢撚撥復挑(경롱만연발부도) : 가볍게 누르고 살짝 비틀었다 다시 퉁긴다.
初爲霓裳後六絃(초위예상후육현) : 먼저 예상곡을 연주하고 뒤에 육요를 연주한다.
大絃嘈嘈如急雨(대현조조여급우) : 큰 줄에서는 소나기처럼 세찬 소리 나고
小絃切切如私語(소현절절여사어) : 작은 현에서는 절절한 속삭임 같다.
嘈嘈切切錯雜彈(조조절절착잡탄) : 세차기도 하고 절절하기도 한 온갖 소리
大珠小珠落玉盤(대주소주락옥반) : 크고 작은 구슬이 옥쟁반에 떨어지는 듯.
閑關鶯語花底滑(한관앵어화저활) : 한가한 대문 안 꾀꼬리 소리 꽃가지 아래 매끄럽고
幽咽泉流水下灘(유열천류수하탄) : 흐느끼듯 흐르는 샘물이 여울로 떨어진다.
水泉冷澁絃凝絶(수성냉삽현응절) :물줄기 얼어붙듯이 현이 얼어붙으며 소리는 끊어지고
凝絶不通聲暫歇(응절불통성잠헐) : 얼어붙은 듯 끊어진 소리, 점점 사라진다.
別有幽愁暗恨生(별유유수암한생) : 따로 그윽한 슬픔, 남모르는 한이 되살아나는듯
此時無聲勝有聲(차시무성승유성) :이러한 때는 비파소리울릴 때보다 더좋았다.
銀甁乍破水漿迸(은병사파수장병) : 은병이 깨어져 물중기가 치솟듯
鐵騎突出刀鎗鳴(철기돌출도쟁명) : 철마가 뛰어오르고 칼과 창이 부딪치듯.
曲終收撥當心畫(곡종수발당심화) :곡이 끝나자 채를 뽑아 비파중심을 획그으니
四絃一聲如裂帛(사현일성여열백) : 비단이 찢어지듯 네 현에서 한꺼번에 소리를 낸다.
東船西舫悄無言(동선서방초무언) : 동쪽 배, 서쪽 배 사람들 모두 할 말을 잊고
唯見江心秋月白(유견강심추월백) :강 가운데서 밝은가을 달만 바라 볼 뿐이다.
沈吟收撥揷絃中(침음수발삽현중) : 침울하게 채를 거두어 줄에 꽃고
整頓衣裳起劍容(정돈의상기검용) :옷차람을 정돈하고일어나얼굴을 가다듬었다.
自言本是京城女(자언본시경성녀) : 스스로 말하기를, “나는 본래 장안 여자로
家在蝦蟇陵下住(가재하마릉하주) : 하마릉 아래에 살았었는데
十三學得琵琶成(십삼학득비파성) : 열세 살에 비파를 익혔고
名屬敎坊第一部(명속교방제일부) :저의이름은 교방의제1부에 속해 있었습니다.
曲罷常敎善才服(곡파상교선재복) : 한 곡조 타면 스승들도 탄복하고
粧成每被秋娘妬(장성매피추낭투) : 몸치장하면 기녀들의 질투도 받았습니다.
五陵年少爭纏頭(오릉년소쟁전두) : 오릉의 청년들이 다투어 찾아왔고
一曲紅綃不知數(일곡홍초부지수) : 한 곡이 끝날 때마다 붉은 비단 셀 수 없이 받았습니다.
鈿頭銀蓖擊節粹(전두은비격절수) : 자개 박은 은비녀 장단 맞추다 다 부러지고
血色羅裙飜酒汚(혈색나군번주오) : 붉은 색 비단 치마 술에 얼룩졌습니다.
今年觀笑復明年(금년관소부명년) : 올해도 기뻐서 웃고, 이듬해도 기뻐 웃으며
秋月春風等閒度(추월춘풍등한도) : 가을 달, 봄바람 한가롭게 보냈습니다.
弟走從軍阿姨死(제주종군아이사) : 남동생 싸움터로 가고 양모도 죽고 나니
暮去朝來顔色故(모거조래안색고) : 저녁가고 아침 오면 얼굴빛도 시들어 갔소.
門前冷落鞍馬稀(문전냉락안마희) : 대문 앞은 말 타고 찾아오는 이 없어 쓸쓸해지고
老大嫁作商人婦(노대가작상인부) : 늙은 이몸 장사치의 아내가 되었습니다.
商人重利輕別離(상인중리경별리) : 장사치는 이속에만 밝고 이별은 가볍게 여기는지라
前月浮梁買茶去(전월부량매다거) : 지난달 부량으로 차를 사러 떠났습니다.
去來江口守空船(거래강구수공선) : 강나루 오가며 빈 배만 지키는데
遶船明月江水寒(요선명월강수한) : 뱃전에 달은 밝고, 강물은 차가워
夜深忽夢少年事(야심홀몽소년사) : 깊은 밤에 홀연히 어린 시절을 꿈에서 보니
夢啼粧淚紅闌干(몽제장루홍난간) :꿈속에서도 서러워화장한 얼굴에 눈물이 흘렀습니다.”
我聞琵琶已歎息(아문비파이탄식) : 이미 비파소리에 탄식하는데
又聞此語重喞喞(우문차어중즐즐) : 다시 이야기를 듣고 나니 거듭거듭 탄식이 나온다.
同是天涯淪落人(동시천애륜락인) : 그대와 나 같은 하늘 아래 떠도는 몸으로
相逢何必曾相識(상봉하필증상식) : 이렇게 서로 만나는데 어찌 본디 아는 사이어야 하는가.
我從去年辭帝京(아종거년사제경) : 이 몸은 지난해 장안을 떠나
謫居臥病瀋陽城(적거와병심양성) : 심양으로 귀양와 병들어 누웠다네.
瀋陽地僻無音樂(심양지벽무음악) : 심양은 외진 땅이라
終歲不聞絲竹聲(종세불문사죽성) : 일 년이 다 가도록 음악소리 한 번 듣지 못했다오.
住近湓江地低濕(주근분강지저습) :사는 곳이 가까운 분강 땅이라, 땅이낮고 습하여
黃蘆苦竹遶宅生(황로고죽요택생) :누런 갈대와 마른 대나무만이 집 둘레에 우거져다오.
其間旦暮聞何物(기간단모문하물) : 여기서 아침저녁 무엇을 듣겠는가.
杜鵑啼血猿哀鳴(두견제혈원애명) :피토하는 두견새와 애절한 원숭이 울음 소리뿐.
春江花朝秋月夜(춘강화조추월야) :강가의 꽃이 피는 봄날 아침,달 뜨는 가을밤
往往取酒還獨傾(왕왕취주환독경) : 때때로 술가져와 혼자 술잔을 기울인다.
豈無山歌與村笛(기무산가여촌적) : 어찌 산촌에 노랫소리, 피리소리 없으련만
嘔啞嘲哳難爲聽(구아조찰난위청) : 벙어리 말 배우고 새 웃음 짓듯 알아듣기 어려워라.
今夜聞君琵琶語(금야문군비파어) : 오늘 밤 그대의 비파소리 들으니
如聽仙樂耳暫明(여청선악이잠명) : 신선의 음악 듣는 듯 귀가 밝아진다.
莫辭更坐彈一曲(막사갱좌탄일곡) : 사양 말고 다시 앉아 한 곡조 타주시면
爲君飜作琵琶行(위군번작비파행) : 난 그대 위해 비파행을 지으리다.
感我此言良久立(감아차언양구립) : 내 말에 감격하여 한참 서 있더니
却坐促絃絃轉急(각좌촉현현전급) : 다시 앉아 현을 고르고 급히 비파를 탄다.
凄凄不似向前聲(처처불사향전성) : 전보다 더 처연히진 소리에
滿座聞之皆掩泣(만좌문지개엄읍) : 좌중사람들이 듣고서 모두가 눈을 가리고 운다.
座中泣下誰最多(좌중읍하수최다) : 그중에 누가 자장 많이 눈물 흘렸던가
江州司馬靑衫濕(강주사마청삼습) : 푸른적삼 눈물에 다 젖은 강주 사마였더라.
73. 한비(韓碑)-이상은(李商隱;812-858
元和天子神武姿,(원화천자신무자),원화 천자의 신무한 자태여
彼何人哉軒與羲.(피하인재헌여희).그분은 어떤 분인가! 헌원씨와 복희씨라
誓將上雪列聖恥,(서장상설렬성치),맹세하여 장차 여러 대의 성군의 부끄러움을 씻고자
坐法宮中朝四夷.(좌법궁중조사이).법궁의 중앙에 앉으니사방 오랑캐가 조회를 하네
淮西有賊五十載,(회서유적오십재),서진에 도적이 있어 이제 오십 년인데
封狼生貙貙生羆.(봉낭생추추생비).이리가너구리를 낳고너구리가 곰을 낳았도다
不據山河據平地,(부거산하거평지),산도 물도 아닌 평지에 웅거하여
長戈利矛日可麾.(장과리모일가휘).긴 창 과 날카로운 창을 갖고 날마다 도둑을 모은다
帝得聖相相曰度,(제득성상상왈도),황제님 어진재상 얻었으니 재상은 배도라고 하네
賊斫不死神扶持.(적작부사신부지).도적이 찍어도 죽지 않으니 신이 돕는다네
腰懸相印作都統,(요현상인작도통),허리엔 상인 차고 도통이 되어
陰風慘澹天王旗.(음풍참담천왕기).음풍이 참담한데 천왕의 깃발 드높인다
愬武古通作牙爪,(소무고통작아조).네 무장인이삭, 한공무, 이도고, 이문통을선봉으로삼고
儀曹外郎載筆隨.(의조외낭재필수).의조랑과 원외랑은 붓을 들고 따라간다
行軍司馬智且勇,(항군사마지차용),행군사마는 지혜롭고 용감하고
十四萬衆猶虎貔.(십사만중유호비).십 사만 군사들은 더욱 호랑이와 비휴같이 용맹하다
入蔡縛賊獻太廟,(입채박적헌태묘),채 땅에 들어가 도적을 포박하여 태묘에 바치오니
功無與讓恩不訾.(공무여양은부자).공이 없거나 사양한 사람도 황제님 은혜 한량없다
帝曰汝度功第一,(제왈여도공제일),황제는 “너 배도의 공이 제일이니
汝從事愈宜爲辭.(여종사유의위사).너의 종사관 한유가 글을 지어야한다“고 하신다
愈拜稽首蹈且舞,(유배계수도차무),한유는 절하고 머리를 조아리며 뛰고 춤추며
金石刻畫臣能爲.(금석각화신능위).금석에 새길 글을 신이 능히 하리라하네
古者世稱大手筆,(고자세칭대수필),옛날에는 “대수필”이라 하는데
此事不系于職司.(차사부계우직사).이 일은 직위에도 얽매이지 않는다네
當仁自古有不讓,(당인자고유부양),인에 이르러는 예부터 양보함이 없다하니
言訖屢頷天子頤.(언흘누함천자이).말이 끝나자 황제님은 몇 번이나 끄덕끄덕 하시었네
公退齋戒坐小閣,(공퇴재계좌소각),한공이물러나 목욕재계 하신후 작은 전각에 자리 잡고
濡染大筆何淋漓!(유염대필하림리)!큰 붓에 덤뿍 적시니 어찌 그리 힘이 넘치는지
點竄堯典舜典字,(점찬요전순전자),요전 순전의 글자도 하나하나 고쳐야하고
涂改淸廟生民詩.(도개청묘생민시).청묘생민 시도 고쳐야하네
文成破體書在紙,(문성파체서재지),문장은 남 다른 문체로종이에 적어야 하는데
淸晨再拜鋪丹墀.(청신재배포단지).맑은 새벽 두 번 절하고 섬돌 위에 붉은 종이 펼쳐놓는다
表曰臣愈昧死上,(표왈신유매사상하여),표이르기를, “신 한유는 우매하여 죽어 마땅하나
詠神聖功書之碑.(영신성공서지비).신의 성스런 공을 입어 이를 비에 새기려합니다“ 하네
碑高三丈字如斗,(비고삼장자여두),비의 높이는 삼 장이며 글자의 크기는 북두 같아
負以靈鰲蟠以螭.(부이령오반이리).신령스런 거북에 업히어서 용으로 서리었다
句奇語重喩者少,(구기어중유자소),비문의구절은 기굴하고 말은 심오하여 깨닫는 다 적어
讒之天子言其私.(참지천자언기사).이를 천자께 사사롭다고 참소하니
長繩百尺拽碑倒,(장승백척예비도),백 척 긴 밧줄로 비를 당겨 넘어뜨리고
粗沙大石相磨治.(조사대석상마치).거침 모래 큰 돌로써 갈아버렸네
公之斯文若元氣,(공지사문야원기),그러나 한공의 이 문장이 원기가 있는 듯
先時已入人肝脾.(선시이입인간비).먼저 사람의 몸에 들어갔네
湯盤孔鼎有述作,(탕반공정유술작),성당왕의 반과 공씨의 정에 새긴 글이 있어
今無其器存其辭.(금무기기존기사).이제그 그릇은 없어져도 그 글은 남아있다네
嗚呼聖皇及聖相,(오호성황급성상),아! 옛 성스런 황제와 어진 재상들
相與烜赫流淳熙.(상여훤혁류순희).서로 더불어 그 밝음이 흘러 후세를 밝히네
公之斯文不示后,(공지사문부시후),한공의 이 문장을 후세에 보이지 못한다면
曷與三五相攀追.(갈여삼오상반추).어찌세 다섯재상들과 나란히쫓을 수있겠는가
愿書萬本誦萬過,(원서만본송만과),원하노니, 일만 번을 베껴 쓰고 일만 번을 암송하여
口角流沫右手胝.(구각류말우수지).입에 흘러 마르고 ,오른손에 굳은 살 져도 좋습니다
傳之七十有二代,(전지칠십유이대),이 글을 전하기 칠십 이대
以爲封禪玉檢明堂基.(이위봉선옥검명당기).왕 봉선시와 옥검 명당기의글이 되게하소서
74 연가행(燕歌行)-고적(高適;707-765)
연나라의 노래
漢家煙塵在東北,(한가연진재동배),한나라에 전쟁이 일어나니 동북쪽이라
漢將辭家破殘賊.(한장사가파잔적).한나라 장군들 집을 떠나 적을 쳐부순다
男兒本自重橫行,(남아본자중횡항),남아는본래 거리낌 없는 행동을 귀히 여기니
天子非常賜顔色.(천자비상사안색).천자는 특별히 기쁜 표정 보이시네
摐金伐鼓下楡關,(창금벌고하유관),징을 치고 북을 치며 유관으로 내려가니
旌旆逶迤碣石間.(정패위이갈석간).깃발은 구불구불 갈석산에 가득하다
校尉羽書飛瀚海,(교위우서비한해),사막 위의 우서는 사막으로 날아들고
單于獵火照狼山.(선우렵화조낭산).선우의 사냥 불은 낭산에서 비친다
山川蕭條極邊土,(산천소조극변토),변방의 끝이라 산천은 쓸쓸하고
胡騎憑陵雜風雨.(호기빙능잡풍우).오랑캐 사나운 말이언덕에 의지하여비바람과 섞여있네
戰士軍前半死生,(전사군전반사생),전사는 군대에서 죽고 살기 반반인데
美人帳下猶歌舞.(미인장하유가무).미인은 휘장 안에서 노래하며 춤을 추네
大漠窮秋塞草衰,(대막궁추새초쇠),거대한 사막 저무는 가을에 변방의 풀은 시드는데
孤城落日斗兵稀.(고성낙일두병희).외로운 성 지는 해에 싸울 병사는 드물다
身當恩遇常輕敵,(신당은우상경적),몸은 응당 은혜 입어 적을 항상 만만히 보았으나
力盡關山未解圍.(력진관산미해위).힘이 다한 관산에서 포위망을 풀지 못하네
鐵衣遠戍辛勤久,(철의원수신근구),머나먼 원정길 무거운 철갑옷에 고생이 오래되니
玉筋應啼別離后.(옥근응제별리후).아내는 이별 후, 옥 젓가락 같은 눈물 흘리며 울고 있으리
少婦城南欲斷腸,(소부성남욕단장),젊은 아내 성남 땅에서 그리워 애간장을 다 끊고
征人薊北空回首.(정인계배공회수).군인 간남편은 계배 땅에서 부질없이고향 땅 돌아본다
邊庭飄搖那可度,(변정표요나가도),변방의 뜰에 바람 빨라도 어찌 그냥 지나리
絶域蒼茫更何有!(절역창망갱하유)!성 너머 창망하니 다시 무엇이 더 있겠는가
殺氣三時作陣雲,(살기삼시작진운),아침, 점심, 저녁 종일토록 살기가 구름되고
寒聲一夜傳刁斗.(한성일야전조두).온밤 차가운 소리 경계 소리로 전해지네
相看白刃血紛紛,(상간백인혈분분),보아라, 흰 칼날에 피가 분분한 것을
死節從來豈顧勛?(사절종내개고훈)?옛날부터 절개에 죽어야지 어찌 공훈을 돌아보랴
君不見沙場征戰苦,(군부견사장정전고),그대는 보지 못했는가,사막에 원정해 전쟁하는 고통을
至今猶憶李將軍!(지금유억리장군)!지금에야 이 장군을 생각한다네
75. 고종군행(古從軍行)-이기(李頎)
옛 군인의 노래-이기(李頎)
白日登山望烽火,(백일등산망봉화),대낮에 산에 올라 봉홧불 바라보고
黃昏飮馬傍交河.(황혼음마방교하).해지는 저녁에는 교화강가에서 말에게 물을 먹인다
行人刁斗風沙暗,(항인조두풍사암),행인의 경계소리, 사막은 바람불어 어둡고
公主琵琶幽怨多.(공주비파유원다).공주의 비파소리, 숨겨진 원망도 많다네
野雲萬里無城郭,(야운만리무성곽),성곽은 없는데 들녘 구름 만리나 이어지고
雨雪紛紛連大漠.(우설분분련대막).비 섞인 눈은 펄펄 날려 거대한 사막으로 이어진다
胡雁哀鳴夜夜飛,(호안애명야야비),오랑캐 땅 기러기 슬피 울며 밤마다 날고
胡兒眼淚雙雙落.(호아안누쌍쌍낙).오랑캐 눈에 흐르는 눈물 쌍쌍이 떨어진다
聞道玉門猶被遮,(문도옥문유피차),소식 듣건데, 옥문이 아직도 막혔다니
應將性命逐輕車.(응장성명축경거).응당히 목숨 걸고 빠른 전차를 따르리
年年戰骨埋荒外,(년년전골매황외),해마다 전쟁에 죽은 뼈 황야에 묻히는데
空見葡萄入漢家.(공견포도입한가).부질없이 보노니,포도 과일이 한나라 왕실에로 들어가는것을
76. 낙양녀아항(洛陽女兒行)-왕유(王維;?699-761?)
낙양 여자들의 노래-왕유(王維;?699-761?)
洛陽女兒對門居,(낙양녀아대문거),낙양의 여자 문을 보고 앉았는데
才可容顔十五餘.(재가용안십오여).겨우 얼굴이 열다섯 살 정도이네
良人玉勒乘驄馬,(량인옥늑승총마),낭군은 옥 굴레 한 청총마 타고 떠나고
侍女金盤膾鯉魚.(시녀금반회리어).시녀는 금 쟁반에 잉어고기 회를 치네
畫閣朱樓盡相望,(화각주누진상망),채색한 화려한 집 붉은 누각 마주보이고
紅桃綠柳垂簷向.(홍도녹류수첨향).붉은 복숭, 푸른 버들 처마향해 드리웠네
羅帷送上七香車,(나유송상칠향거),비단 휘장 보내오면 칠향 수레 올라타고
寶扇迎歸九華帳.(보선영귀구화장).보배 부채 맞이하면 구화 장막 돌아온다
狂夫富貴在靑春,(광부부귀재청춘),미친 신랑 부귀하고 나이도 청춘이라
意氣驕奢劇季倫.(의기교사극계륜).의기가 교만하고 사치하여 부자인 석숭보다 지나치다
自憐碧玉親敎舞,(자련벽옥친교무),벽옥 같은 미녀를 사랑하여 몸소 춤을 가르치고
不惜珊瑚持與人.(부석산호지여인).산호수를 남에게 주는 것도 아까워하지 아니 한다
春窗曙滅九微火,(춘창서멸구미화),봄 창에 새벽 되니 구미화 등불 끄고
九微片片飛花瑣.(구미편편비화쇄).구미화 등불 조각조각 꽃 같이 부서져 날리네
戱罷曾無理曲時,(희파증무리곡시),유희가 끝이 나도 노래 연습할 시간 없고
妝成只是薰香坐.(장성지시훈향좌).화장을 다해도 향기 속에 앉아있다
城中相識盡繁華,(성중상식진번화),성중에 아는 사람은 모두가 부귀한 자
日夜經過趙李家.(일야경과조리가).날마다 지나가네 조가 이가 귀한 집들을
誰憐越女顔如玉,(수련월녀안여옥),그 누가 불쌍히 여겨줄까, 백옥 같은 얼굴로
貧賤江頭自浣紗!(빈천강두자완사)!가난하여 강가에서 빨래하는 월나라 처녀를
77. 노장항(老將行)-왕유(王維;?699-761?)
늙은 장군의 노래-왕유(王維;?699-761?)
少年十五二十時,(소년십오이십시),소년 나이 열다섯에서 스무 살 적에는
步行奪得胡馬騎.(보항탈득호마기).걸으며 호마를 뺏어 올라탔었다
射殺山中白額虎,(사살산중백액호),산속의 백액호를 활을 쏘아 죽여
肯數鄴下黃鬚兒!(긍삭업하황수아)!업하의 황수아 조조의 아들 조창이라 했다
一身轉戰三千里,(일신전전삼천리),한 몸으로 싸움터로 삼천리를 돌아다니며
一劍曾當百萬師.(일검증당백만사).한 칼로 백만 군사를 감당했었지
漢兵奮迅如霹靂,(한병분신여벽력),한나라 군사 빠르기 벽력과 같았고
虜騎崩騰畏蒺藜.(노기붕등외질려).오랑캐 기병 무너져 날아나기 한려풀 같이 스러졌다
衛靑不敗由天幸,(위청부패유천행),위청이 패배하지 않음은 하늘의 행운이요
李廣無功緣數奇.(리광무공연삭기).이광이 공을 세우지 못함은 운수 탓이라오
自從棄置便衰朽,(자종기치변쇠후),버림받은 후에는 바로 쇠하고 허물어지니
世事蹉跎成白首.(세사차타성백수).세상사 잘못되면 바로 백발이 된다네
昔時飛箭無全目,(석시비전무전목),옛날에는 쏜 화살에 성한 눈이 없었는데
今日垂楊生左肘.(금일수양생좌주).지금은 수양버들이 왼팔꿈치에 돋아나듯 아무것도 아니다
路旁時賣故侯瓜,(노방시매고후과),가난하여 길가에서 때때로 동릉의 오이도 팔고
門前學種先生柳.(문전학종선생류).문전에서 오류선생 버들 심는 것도 배웠다
蒼茫古木連窮巷,(창망고목련궁항),청망히 고목은 가난한 마을로 이어지고
寥落寒山對虛牖.(요낙한산대허유).요락한 한산은 빈 창문으로 들어온다
誓令疏勒出飛泉,(서령소륵출비천),맹세하노니, 소륵에서 샘물 솟게하고
不似穎川空使酒.(부사영천공사주).영천에서 헛되이 술주정은 않겠소
賀蘭山下陣如雲,(하난산하진여운),하난산 아래에서 구름처럼 진치고
羽檄交馳日夕聞.(우격교치일석문).전쟁이 일어나 우격이오고가는 소리 아침저녁들려온다
節使三河募年少,(절사삼하모년소),절도사는 삼하에서 소년병을 모집하고
詔書五道出將軍.(조서오도출장군).임금의 조서는 오도에서 장군을 출정시킨다
試拂鐵衣如雪色,(시불철의여설색),철갑옷 먼지 터니 눈같이 부옇고
聊持寶劍動星文.(료지보검동성문).보검을 손에 잡으니 별무늬 움직인다
愿得燕弓射大將,(원득연궁사대장),원하노라, 연궁으로 적의 대장을 쏘아
恥令越甲鳴吾君.(치령월갑명오군).월나라 갑병으로 하여 우리임금 울린 것을 부끄럽게하고싶어
莫嫌舊日雲中守,(막혐구일운중수),지난날 설중을 지킨 일 부끄러워 말라
猶堪一戰取功勛!(유감일전취공훈)!오히려 한번 싸워 공훈을 얻겠노라
78. 도원항(桃源行)-왕유(王維;?699-761?)
도원의 노래-왕유(王維;?699-761?)
漁舟逐水愛山春,(어주축수애산춘),고깃배 물 쫓아 산 속 봄을 사랑하여
兩岸桃花夾古津.(량안도화협고진).양 언덕 복사꽃은 옛 나루까지 덮었구나
坐看紅樹不知遠,(좌간홍수부지원),붉게 물든 나무 구경하다 멀어지는 줄 몰랐더니
行盡靑溪不見人.(항진청계부견인).길이 다한 푸른 개울,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山口潛行始隈隩,(산구잠항시외오).산어구를 몰래 걸어드니 구석지고으슥하더니
山開曠望旋平陸.(산개광망선평륙).산이 열려 드넓은데 평지가 나타난다
遙看一處攢雲樹,(요간일처찬운수),멀리 바라보니, 구름 낀 나무가 모인 곳 있어
近入千家散花竹.(근입천가산화죽).다가가 들어서나 꽃과 대나무 사이로 일천 집이 흩어 있네
樵客初傳漢姓名,(초객초전한성명),찾아 든 나무꾼은 한나라 성명을 전하는데
居人未改秦衣服.(거인미개진의복).살고 있는 사람들은 지나라 의복 그대로네
居人共住武陵源,(거인공주무능원),이 곳에 사는 사람 같이 무릉원에 머물면서
還從物外起田園.(환종물외기전원).세상 밖에 돌아와서 전원을 일구었다네
月明松下房櫳靜,(월명송하방롱정),달 밝은 소나무 아래 방의 창은 고요하고
日出雲中雞犬喧.(일출운중계견훤).해가 뜨니 구름 속의 닭들이 울어댄다
驚聞俗客爭來集,(경문속객쟁내집),속객 왔다는 소문에 놀라 다투어 모여들러
競引還家問都邑.(경인환가문도읍).다투어 집으로 데려가 사는 고을을 물어보네
平明閭巷掃花開,(평명려항소화개),새벽엔 거리에 꽃을 쓸어 길을 열고
薄暮漁樵乘水入.(박모어초승수입).해질 무렵 어부와나무꾼 물을 타고 돌아온다
初因避地去人間,(초인피지거인간),처음에는 땅을 피해 인간세상 떠났지만
及至成仙遂不還.(급지성선수부환).여기와 신선되어 돌아가지 않는다네
峽里誰知有人事?(협리수지유인사)?골짝 속을 누가 알까, 사람 일이 있는 줄을
世中遙望空雲山.(세중요망공운산).세상을 멀리 바라보니 헛되이 구름 낀 산만 보인다
不疑靈境難聞見,(부의령경난문견),신령스런 땅을 견문하기 어려운 줄 알자마는
塵心未盡思鄕縣.(진심미진사향현).세상 마음 다 끊지 못해 고향을 그리네
出洞無論隔山水,(출동무논격산수),이 고을 나가서도 떨어진 이곳의 산수를 말하지 않으리니
辭家終擬長游衍.(사가종의장유연).집 떠나 마침내는 생각한다, 오래도록 머물 것을
自謂經過舊不迷,(자위경과구부미),지나온 오래도록 잃지 않기로 스스로 생각했지만
安知峰壑今來變?(안지봉학금내변)?봉우리와 골짜기가 지금 변할 줄을 어찌 알았으랴
當時只記入山深,(당시지기입산심),당시는 다만 산 깊은 곳으로 들어와
靑溪幾曲到雲林.(청계기곡도운림).푸른 시내 몇 굽이나 거쳐 구름 속 숲에 이른 것을
春來遍是桃花水,(춘내편시도화수),봄이 와 온통 복사꽃 계곡이고
不辨仙源何處尋.(부변선원하처심).선원을 알지 못하니 어느 곳을 찾아야 하나
79. 촉도난(蜀道難)-이백(李白;701-762)
촉도의 어려움-이백(李白;701-762)
噫吁戱,(희우희),아
危乎高哉!(위호고재)!험하고도 높구나
蜀道之難難于上靑天!(촉도지난난우상청천)!촉도의 여려움이 푸른 하늘 오르는 것보다 어렵구나
蠶叢及魚鳧,(잠총급어부),잠총과 어양 같은 촉나라 왕들이
開國何茫然!(개국하망연)!나라를 연 것이 어찌 그리 아득한가
爾來四萬八千歲,(이내사만팔천세),개국이래로 사만팔천년에
始與秦塞通人煙.(시여진새통인연).비로소 잔나라 변방과 인가가 통하였다네
西當太白有鳥道,(서당태백유조도),서쪽으로 태백산과 통하여 험한좁은 조도가 있어
可以橫絶峨眉巓.(가이횡절아미전).아미산 꼭대기를 가로 자른다
地崩山摧壯士死,(지붕산최장사사),땅이 무너지고 산이 꺾기고 장사가 죽어서야
然后天梯石棧方鉤連.(연후천제석잔방구련).구름다리와 돌길이 바로소 놓였다네
上有六龍回日之高標,(상유륙룡회일지고표),산위에는 육룡이해를 둘러싸는정상을알리는표시가있고
下有沖波逆折之回川.(하유충파역절지회천).밑에는 물결을 찌르고 거슬러 껶어지는 돌아가는냇물이있다
黃鶴之飛尙不得,(황학지비상부득),황학이 날아도 이르지 못하고
猿猱欲度愁攀援.(원노욕도수반원).원숭이가건너려 해도 근심스러워 나뭇가지를 휘잡는다
靑泥何盤盤,(청니하반반),청니령 고개는 어찌 그렇게 돌아가나
百步九折縈岩巒.(백보구절영암만).백 걸음에 아홉 번을 꺾어 바위 봉우리를 감쌌네
捫參歷井仰脅息,(문삼력정앙협식),참을 만지고 정을 지나 우러러 숨죽여
以手撫膺坐長嘆.(이수무응좌장탄).손으로 가슴 만지며 앉아서 길게 탄식하나니
問君西游何時還?(문군서유하시환)?그대에게 묻노니,서방으로떠나면 언제 돌아오나
畏途巉岩不可攀!(외도참암부가반)!두려워라, 길이험한 바위라 잡고 오르지 못하겠구나
但見悲鳥號古木,(단견비조호고목),다만 슬픈 새 고목에 앉아 슬피 울고
雄飛雌從繞林間.(웅비자종요림간).수컷 날면 암컷 따라다니며 숲 속을 돌아다닌다
又聞子規啼,(우문자규제),또 자규새 울고
夜月愁空山.(야월수공산).밤에 뜬 달은 빈산을 슬퍼한다
蜀道之難難于上靑天!(촉도지난난우상청천)!촉도의어려움은 푸른 하늘을 오르기보다어렵구나
使人聽此凋朱顔.(사인청차조주안).사람이 이를 들으면 붉던 얼굴 창백해진다
連峰去天不盈尺,(련봉거천부영척),연이은봉우리들 하늘에서 떨어진 거리 한 자도 못되고
枯松倒挂倚絶壁.(고송도괘의절벽).마른 소나무거꾸로 걸리어절벽에 의지해있네
飛湍瀑流爭喧豗,(비단폭류쟁훤회),나는 듯한 여울,사납게 흐르는물결 다투어 소란하고
冰崖轉石萬壑雷.(빙애전석만학뇌).얼음 언 언덕에서 굴러 떨어지는 돌, 온 골짜기에 우뢰 소리
其險也如此!(기험야여차)!그 험함이 이와 같도다
嗟爾遠道之人,(차이원도지인),아, 당신 길 떠나는 사람이여
胡爲乎來哉?(호위호내재)? 어떻게 오시려오
劍閣崢嶸而崔嵬.(검각쟁영이최외).검각산은 가파르고도 높아라
一夫當關,(일부당관),한 남자가 관을 지키면
萬夫莫開.(만부막개).만 남자들도 열지 못하리
所守或匪親,(소수혹비친),지키는 곳이 익숙하지 못하면
化爲狼與豺.(화위낭여시).변하여 이리나 승낭이 되리라
朝避猛虎,(조피맹호),아침에는 사나운 호랑이 피하고
夕避長蛇.(석피장사).저녁에는 긴 뱀을 피하네
磨牙吮血,(마아연혈),이를 갈고 피를 빨아
殺人如麻.(살인여마).사람 죽인 것이 삼대같이 많다네
錦城雖雲樂,(금성수운낙),금성이 비록 즐거우나
不如早還家.(부여조환가).일찍 집에 올아옴만 못하도다
蜀道之難難于上靑天!(촉도지난난우상청천)!촉도난이여 푸른 하늘로 올으는것보다 어렵도다
側身西望常咨嗟!(측신서망상자차)!몸 돌려 서쪽 바라보며 늘 탄식 하네
80. 장상사이수지일(長相思二首之一)-이백(李白;701-762)
끝없는 그리움-이백(李白;701-762)
長相思,(장상사) 너무 보고 싶소,
在長安.(재장안).서울에 있는 당신이
絡緯秋啼金井闌,(낙위추제금정란) 가을날 귀뚜라미 우물가 난간에서 울고
微霜淒淒簟色寒.(미상처처점색한).조금 내린 서리 쓸쓸하고, 대자리 빛도 차가워요
孤燈不明思欲絶,(고등부명사욕절),등불마저 희미하니 그리워 애간장 끊어질 듯
卷帷望月空長嘆.(권유망월공장탄).휘장 걷고 달을 보니 실없는 한숨소리
美人如花隔雲端.(미인여화격운단).꽃처럼 예쁜 당신, 구름 끝 저 너머에 있고
上有靑冥之長天,(상유청명지장천),위로 청명한 높은 하늘
下有淥水之波瀾.(하유록수지파란).아래엔 맑은 강물에 이는 물결
天長路遠魂飛苦,(천장노원혼비고),하늘은 높고 길은멀어 혼백이 날아가기도 괴로워
夢魂不到關山難.(몽혼부도관산난).꿈속에도 가지 못하니 관산은 험난해라
長相思,(장상사).너무 보고 싶어
摧心肝!(장상사)! 애간장 다 끊어지네
81.장상사이수지이(長相思二首之二)-이백(李白;701-762)
끝없는 그리움-이백(李白;701-762)
日色已盡花含煙,(일색이진화함연),해는 이미 넘어가고 꽃은 안개 머금고
月明欲素愁不眠.(월명욕소수부면).달은 밝아 더욱 흰데 저는 근심으로 잠이 오지 않아요
趙瑟初停鳳凰柱,(조슬초정봉황주),조슬은 잠깐 봉황주에 멈춰두고
蜀琴欲奏鴛鴦弦.(촉금욕주원앙현).촉금으로 원앙현을 타려해요
此曲有意無人傳,(차곡유의무인전),이 노래 담은 뜻을 전할 사람 없어
愿隨春風寄燕然.(원수춘풍기연연).바람에 부쳐 당신 계신 연연 땅으로 보내고 싶소
憶君迢迢隔靑天.(억군초초격청천).당신을 생각하니, 푸른 하늘 너머 멀고먼 곳
昔日橫波目,(석일횡파목),옛날의 고운 눈매가
今成流淚泉.(금성류누천).지금은 눈물의 샘이 되었소
不信妾腸斷,(부신첩장단),저의 애끊는 마음 못 믿기시면
歸來看取明鏡前.(귀내간취명경전).돌아 오셔서 거울 앞 내 모습 보시옵소서
82. 행로난1(行路難1)-이백(李白)
세상길 어려워라-이백(李白)
金樽美酒斗十千(김준미주두십천) : 황금 술잔, 좋은 술이 만 말이고
玉盤珍羞直萬錢(옥반진수직만전) : 옥쟁반의 진기한 안주 만량이나 되어도
停盃投筯不能食(停盃投저부능식) : 잔 멈추고 젓가락 던진 채 먹을 수가 없어
拔劍四顧心茫然(발검사고심망연) :칼 뽑아 사방을 둘러보니 마음만 아득하여라
欲渡黃河氷塞川(욕도황하빙색천) : 황하를 건너자니 얼음이 강을 막고
將登太行雪滿山(장등태항설만산) : 태항산에 오르자니 눈이 산에 가득하다
閒來垂釣碧溪上(한래수조벽계상) : 한가히 맑은 개울에 낚싯대 드리우고
忽復乘舟夢日邊(홀복승주몽일변) : 홀연히 낚싯배 타고 임금님 곁에 가는 꿈꾸었다
行路難行路難(행로난행로난) : 갈 길이 어려워라, 갈 길이 어려워라
多岐路今安在(다기로금안재) : 길림길이 많은데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長風破浪會有時(장풍파랑회유시) :긴 바람 타고 파고 헤치는 그 때가 있으리니
直掛雲帆濟滄海(직괘운범제창해) : 바로 구름 돛을 높이 달고 큰 바다 건너가리라
83.행로난2(行路難2)-이백(李白)
갈 길 어려워라-이백(李白)
大道如靑天(대도여청천) : 대도는 마치 푸른 하늘
我獨不得出(아독부득출) : 나만 나아갈 수 없구나
羞逐長安社中兒(수축장안사중아) : 부끄러워라, 장안 귀족의 자제가
赤雞白狗賭梨栗(적계백구도리률) : 닭 싸움, 개 시합, 투전노릇 하는 것이
彈劍作歌奏苦聲(탄검작가주고성) : 칼을 치리며, 노래 불러 괴로운 소리 내는구나
曳裾王門不稱情(예거왕문부칭정) : 황후 앞에서 옷자락 끄는 것, 마음에 맞지 않고
淮陰市井笑韓信(회음시정소한신) : 회음의 시정배들 한신을 비웃었고
漢朝公卿忌賈生(한조공경기가생) : 한나라의 관리들은 가생을 기피하였다
君不見(군부견)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昔時燕家重郭隗(석시연가중곽외) : 옛날 연나라 왕이 곽외를 존중하여
擁篲折節無嫌猜(옹수절절무혐시) : 빗자루 들고 허리 굽히는 것 꺼려하지 않아
劇辛樂毅感恩分(극신낙의감은분) : 극신과 낙의은 그 은혜에 감격하여
輸肝剖膽效英才(수간부담효영재) : 간과 쓸개 빼내어서 재능을 다 바쳤다
昭王白骨縈蔓草(소왕백골영만초) : 소왕 백골이 되어 무덤에 풀 엉켰어도
誰人更掃黃金臺(수인경소황금대) : 누가 다시 그의 황금대를 쓸어주겠는가
行路難歸去來(항노난귀거내) : 갈 길이 험하여라, 나 돌아가리라
84.행로난3(行路難3)-이백(李白)
갈 길 어려워라-이백(李白)
有耳莫洗潁川水(유이막세영천수) : 귀가 있어도 영천의 냇물에 씻지 말고
有口莫食首陽蕨(유구막식수양궐) : 입이 있어도 수양산 고사리는 먹지 말라
含光混世貴無名(함광혼세귀무명) :빛을 숨기고 세상과 어울려 이름나지 않음이귀하나니
何用孤高比雲月(하용고고비운월) : 어찌 고고한 절개로 구름 속, 달과 짝하려하나
吾觀自古賢達人(오관자고현달인) : 나는 보았다, 옛날의 현인과 달인들이
功成不退皆殞身(공성부퇴개운신) :공을 이루고 물러나지 않아 죽임을 당한것을
子胥旣棄吳江上(자서기기오강상) : 오자서는 오강에 버려졌고
屈原終投湘水濱(굴원종투상수빈) :굴원은 끝내 상수가에 몸을 던지고 말았도다
陸機雄才豈自保(륙기웅재개자보) : 육기는 재주가 뛰어났으니 어찌 몸을 보전할 수 있었으며
李斯梲駕苦不早(리사탈가고부조) : 이사는 물러나려 하였으나 빨리하지 못하여
華亭鶴唳詎可聞(화정학려거가문) : 화정의 학 울음소리 어찌 가히 들을 수 있으며
上蔡蒼鷹何足道(상채창응하족도) :상채의 푸른 매를 어찌 족히 말 할수 있으랴
君不見(군부견)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吳中張翰稱達生(오중장한칭달생) : 오나라 통달한 선비 장한이
秋風忽憶江東行(추풍홀억강동항) : 가을바람에 홀연히 강남으로 가려했던 일을
且樂生前一杯酒(차낙생전일배주) : 우선 살아있을 때, 한 잔의 술이라도 즐겨야지
何須身後千載名(하수신후천재명) :어찌 반드시 죽은뒤에 천년의 명성을 바라겠는가
85. 장진주(將進酒)-이백
술을 올리려네-이백
君不見,(군부견)그대는 보지 못 했는가
黃河之水天上來(황하지수천상내) : 황하의 물 하늘에서 내려
奔流到海不復回(분류도해부복회) :힘차게 흘러 바다에 이르러 다시오지못 하는것을
君不見,(군부견) : 그대는 보지 못 했는
高堂明鏡悲白髮(고당명경비백발) : 높은 집 거울 앞에 흰 머리 슬퍼하고
朝如靑絲暮成雪(조여청사모성설) : 아침에 검푸른 머리 저녁에 눈같이 희어진 것을
人生得意須盡歡(인생득의수진환) : 인생이 잘 풀릴 때 즐거움 다 누리고
莫使金樽空對月(막사금준공대월) : 금 술잔 헛되이 달과 마주보게 하지 말라
天生我材必有用(천생아재필유용) :하늘이 나에게내린 재능 반드시 쓰일 것이니
千金散盡還復來(천금산진환복내) : 천금을 다 쓰도 다시 생겨나리라
烹羊宰牛且爲樂(팽양재우차위낙) : 양고기 삶고 소 잡아 즐기려하나니
會須一飮三百杯(회수일음삼백배) : 모름지기 한 번 술 마시면 삼백 잔은 마셔야지
岑夫子,丹丘生(잠부자,단구생) : 잠부자, 단구생이여
將進酒,君莫停(장진주,군막정) : 술을 올리니, 그대는 거절하지 말게나
與君歌一曲(여군가일곡) : 그대에게 한 곡조 노래를 불러주려네
請君爲我側耳聽(청군위아측이청) : 그대 나 위해 귀 좀 기울이게나
鐘鼓饌玉不足貴(종고찬옥부족귀) : 음악과 안주 아끼지 말고
但愿長醉不愿醒(단원장취부원성) : 오래 취하여 깨지나 말았으면 좋겠네
古來聖賢皆寂寞(고내성현개적막) : 옛날의 성현군자 다 잊혀지고
惟有飮者留其名(유유음자류기명) : 술꾼만 이름을 남겼다네
陳王昔時宴平樂(진왕석시연평낙) : 진왕은 그 옛날 평락에서 잔치 열어
斗酒十千恣歡謔(두주십천자환학) :한 말에 만량이나 하는술 마음대로 즐겼다네
主人何爲言少錢(주인하위언소전) : 주인은 어찌 돈이 적다 말하는가
徑須沽取對君酌(경수고취대군작) :모름지기 빨리 사오게나, 그대와 대작하리라
五花馬,(오화마) : 오화마
千金裘,(천금구) : 천금구를
呼兒將出換美酒(호아장출환미주) : 아이 불러 맛있는 술로 바꿔오게나
與爾同消萬古愁(여이동소만고수) : 자네와 술 마시며 만고 시름 삭여보세
86. 병거항(兵車行)-두보(杜甫;712-770)
병거의 노래-두보(杜甫;712-770)
車轔轔,(거린린),수레소리 덜덜거리고
馬蕭蕭,(마소소),말 우는 소리 쓸쓸하구나
行人弓箭各在腰.(항인궁전각재요).출정하는 군인들 모두 허리에 활과 화살을 차고
耶娘妻子走相送,(야낭처자주상송),아버지, 어머니그리고 처자들이 달려와 송별하니
塵埃不見咸陽橋.(진애부견함양교).흙먼지 티끌에 함양교가 가리어 보이지 않아
牽衣頓足攔道哭,(견의돈족란도곡),옷을 붙들고 넘어지며 길을 막고 우니
哭聲直上干雲霄!(곡성직상간운소)!그 울음소리 바로 구름 낀 하늘까지 오르네
道旁過者問行人,(도방과자문항인),길 지나는 사람 군인에게 물으니
行人但雲點行頻.(항인단운점항빈).군인은 징집이 너무 빈번하다 하네
或從十五北防河,(혹종십오배방하),열다섯 살부터 북방으로 황하를 지다가
便至四十西營田.(변지사십서영전).나이마흔이 되어서야 서쪽으로 군전을개간한다네
去時里正與裹頭,(거시리정여과두),떠나 올 땐 고을 이장이 머리수건 주었는데
歸來頭白還戍邊!(귀내두백환수변)!돌아오니 머리가 백발인데 도리어수자리라오
邊亭流血成海水,(변정류혈성해수),변방에는 피가 흘러 바닷물 이루는데
武皇開邊意未已.(무황개변의미이).무력을 좋아하는 황제는 뜻을 그치지 않네
君不聞,(군부문),그대는 듣지 못 했던가
漢家山東二百州,(한가산동이백주),한나라 산동 이백 주가
千村萬落生荊杞!(천촌만낙생형기)!고을마다 가시나무 밭이 다 된 것을
縱有健婦把鋤ꝃ,(종유건부파서리),비록 건장한 부인 있어 호미 잡고 김매어도
禾生隴畝無東西.(화생롱무무동서).이랑에 벼들은 들쭉날쭉 경계도 없소
況復秦兵耐苦戰,(황복진병내고전),하물며 다시 병사되어 전쟁 고통 견디면서
被驅不異犬與雞.(피구부리견여계).쫓겨는 것이 개나 닭 같은 신세라오
長者雖有問,(장자수유문),상관이 혹 물어봐도
役夫敢申恨?(역부감신한)?졸병이 어찌 감히 원한을 말 하리오
且如今年冬,(차여금년동),또 금년 같은 겨울에는
未休關西卒.(미휴관서졸).관서의 병졸들은 아직 쉬지도 못 했지요
縣官急索租,(현관급삭조),지방의 관리들은 급히 세금을 독촉하나
租稅從何出?(조세종하출)?세금이 어디서 나오곘는가
信知生男惡,(신지생남악),정말로 알겠노라, 남자 낳기는 싫어하고
反是生女好.(반시생녀호).도리어 여자 낳기 좋아하는 것을
生女猶得嫁比鄰,(생녀유득가비린),딸을 낳으면 이웃집에 시집보낼 수 있지만
生男埋沒隨百草!(생남매몰수백초)!아들 낳으면 잡초 속에 묻히기 때문이라네
君不見,(군부견),그대는 보지 못 했는가
靑海頭,(청해두),청해 바닷가에
古來白骨無人收.(고내백골무인수).옛날부터 백골을 거두거주는 사람아무도없고
新鬼煩冤舊鬼哭,(신귀번원구귀곡),새 귀신은 번민하고 원망하며, 구 귀신은 통곡하여
天陰雨濕聲啾啾!(천음우습성추추)!날이 흐리고 비 젖으면 귀신 우는 처량한 소리를
87. 여인행(麗人行)-두보(杜甫;712-770)
미인들을 노래함-두보(杜甫;712-770)
三月三日天氣新,(삼월삼일천기신),삼월 삼짇날 날씨도 맑아
長安水邊多麗人.(장안수변다려인).장안 물가에는 미인도 많다
態濃意遠淑且眞,(태농의원숙차진),자태는 농염하고 뜻은 멀고 마음은 맑고 진실한데
肌理細膩骨肉勻.(기리세니골육균).피부 결은 섬세하고 기름지며 뼈와 살이 적당하다
繡羅衣裳照暮春,(수나의상조모춘),수 놓은 비단 옷 저문 봄 빛 비치면
蹙金孔雀銀麒麟.(축금공작은기린).금시로 공작새를, 은실로 기린을 수놓았네
頭上何所有?(두상하소유)? 머리에는 무엇이 있는가
翠微盍葉垂鬢唇.(취미합섭수빈진).비취색 머리 장식 귀밑까지 드리웠네
背后何所見?(배후하소견)? 등에는 무엇이 보이는가
珠壓腰衱穩稱身.(주압요겁온칭신).진주 박힌 허리띠에 온몸이 어울린다
就中雲幕椒房親,(취중운막초방친),궁중 휘장 안 황후의 친척에 나아가면
賜名大國虢與秦.(사명대국괵여진).대국 괵부인, 진부인의 명칭 내렸네
紫駝之峰出翠釜,(자타지봉출취부),자타지봉 팔진미 요리는 푸른 솥에서 나오고
水精之盤行素鱗.(수정지반항소린).수정 쟁반에는 흰 물고기 기어 다니네
犀箸饜飫久未下,(서저염어구미하),무소 젓가락 음식에물려 오래도록 내리지 못하고
鸞刀縷切空紛綸.(난도누절공분륜).부엌칼은 잘게 자르는 데에 공연히 바쁘다
黃門飛鞚不動塵,(황문비공부동진),태감은 먼지도 일으키지않고 황문에서 날듯이달려가고
御廚絡繹送八珍.(어주락역송팔진).임금님 주방에선 끝없이 팔진미를 보내오네
簫鼓哀吟感鬼神,(소고애음감귀신),퉁소소리, 북소리 애달프게 울리면 귀신도 감동하고
賓從雜沓實要津.(빈종잡답실요진).손님이 많이 와도 실로 귀한 손님이라
后來鞍馬何逡巡,(후내안마하준순),황후가 타고 오는 말은 어찌 그리 느릿느릿
當軒下馬入錦茵.(당헌하마입금인).집에 당도하여 말에서 내려 비단 요에 든다
楊花雪落覆白蘋,(양화설낙복백빈),버들꽃 눈같이 떨어져 흰 부평초에 덮이고
靑鳥飛去銜紅巾.(청조비거함홍건).소식 전하는 푸른새, 붉은수건 물고 날아간다
炙手可熱勢絶倫,(자수가열세절륜),자수가열 권세가 대단하니
愼莫近前丞相嗔!(신막근전승상진)!조심하여 가까이 말라, 승상께서 화내실라
88. 애강두(哀江頭)-두보(杜甫;712-770)
강가에서 슬퍼하다-두보(杜甫;712-770)
少陵野老呑聲哭,(소능야노탄성곡), 소릉의 촌로는 울음을 삼키고 통곡하며
春日潛行曲江曲.(춘일잠항곡강곡). 어느 봄날 몰래 곡강으로 나갔다
江頭宮殿鎖千門,(강두궁전쇄천문), 강가 궁궐은 문마다 잠겨있는데
細柳新蒲爲誰綠?(세류신포위수녹)? 가는 버들잎, 새 부들은 누굴 위해 푸른가
憶昔霓旌下南苑,(억석예정하남원), 지난 일을 기억하노니, 무지개 깃발들 남원으로 내려가니
苑中景物生顔色.(원중경물생안색). 남원 속의 경물들 다 생기를 띠었소
昭陽殿里第一人,(소양전리제일인), 소양전 안 양귀비가
同輦隨君侍君側.(동련수군시군측). 임금의 수레를 같이 타고 따르니 측근이 모시었다
輦前才人帶弓箭,(련전재인대궁전), 임금 수레 앞 재인들 활을 차고
白馬嚼嚙黃金勒.(백마작교황금늑). 백마에겐 황금 굴레를 물리었다
翻身向天仰射雲,(번신향천앙사운), 여관이 몸을 제처 하늘 향해 구름으로 쏘아 올리면
一箭正墜雙飛翼.(일전정추쌍비익). 한 활살에 두 마리 비익조가 정확히 떨어졌다
明眸皓齒今何在?(명모호치금하재)? 맑은 눈동자 하얀 이의 양귀비 지금은 어디에 있나
血汚游魂歸不得!(혈오유혼귀부득)! 피 묻어 헤매는 넋 돌아오지 못 하는구나
淸渭東流劍閣深,(청위동류검각심), 맑은 위수는동으로 흐르고 검각은 깊숙한데
去住彼此無消息.(거주피차무소식). 죽은 사람과 살아있는 사람, 서로 소식도 전혀 없다
人生有情淚沾臆,(인생유정누첨억), 인생은 유정하여 눈물은 가슴을 적시는데
江水江花豈終極?(강수강화개종극)? 저 강물, 저 강 꽃은 어찌 다하겠는가
黃昏胡騎塵滿城,(황혼호기진만성), 황혼에 오랑캐 말들이 성안에 먼지 가득 일으키니
欲往城南望城北.(욕왕성남망성배). 성남으로 가고싶어 성북을 아득히 바라본다
89. 애왕손(哀王孫)-두보(杜甫;712-770)
왕손을 슬퍼하다-두보(杜甫;712-770)
長安城頭頭白烏,(장안성두두백오), 장안성 머리에 머리 흰 새
夜飛延秋門上呼.(야비연추문상호). 밤에 연추문 위를 날며 소리쳐 운다
又向人家啄大屋,(우향인가탁대옥), 또 인가로 날아가 큰 집을 쪼으니
屋底達官走避胡.(옥저달관주피호). 큰집안의 고관들 오랑캐를 피하여 달아난다
金鞭斷折九馬死,(금편단절구마사), 황금 채찍 끊어지고 아홉 마리 말도 죽어
骨肉不待同馳驅.(골육부대동치구). 골육들도 기다리지 않고 도두 말달려 달아난다
腰下寶玦靑珊瑚,(요하보결청산호), 허리엔 보석 구슬과 산호초 차고 있는데
可憐王孫泣路隅!(가련왕손읍노우)! 가련하구나!왕손이 길모퉁이에서 눈물흘리네
問之不肯道姓名,(문지부긍도성명), 물어도 성명을 말하려 하지 않고
但道困苦乞爲奴.(단도곤고걸위노). 다만 곤고하니 종으로 삼아달라고 한다
已經百日竄荊棘,(이경백일찬형극), 이미 백 날을 가시덩굴에 숨어 다녀
身上無有完肌膚.(신상무유완기부). 몸에는 성한 살이라곤 하나도 없다
高帝子孫盡隆准,(고제자손진륭준), 고종 황제 자손들 모두 코가 오뚝하여
龍種自與常人殊.(룡종자여상인수). 왕족은 자연스레 평민과는 다르다네
豺狼在邑龍在野,(시낭재읍룡재야), 짐승 같은 도적은 장안 도읍에 있고 황제는 촉나라 시골에 있으니
王孫善保千金軀.(왕손선보천금구). 왕손은 천금같은 귀한 몸을 잘 보존하소서
不敢長語臨交衢,(부감장어림교구), 교차로에 있는지라 길게는 말 못하고
且爲王孫立斯須.(차위왕손립사수). 왕손을 위해 잠시 서 있소
昨夜東風吹血腥,(작야동풍취혈성), 어제 밤 동풍 불어 피비린내 불어와
東來橐駝滿舊都.(동내탁타만구도). 동쪽에서 온 낙차로 엣 도읍에 가득하다
朔方健兒好身手,(삭방건아호신수), 북방의 건아들의 좋은 몸집과 재주
昔何勇銳今何愚!(석하용예금하우)! 옜 날엔 그리도 용감하고 날랬는데 지금은 어찌 그리도 어리석나
竊聞天子已傳位,(절문천자이전위), 가만히 들으니, 천자가 이미 선위하니
聖德北服南單于.(성덕배복남단우). 새 천자의 성덕은 북으로 남단우를 복종시켰네
花門剺面請雪恥,(화문리면청설치), 화문에서도 낯을 베어 우리 위해 설욕을 원하니
愼勿出口他人狙!(신물출구타인저)! 삼가 입 조심하시오, 남의 저격 두려우니
哀哉王孫愼勿疏,(애재왕손신물소), 슬프다! 왕손여 삼가 소홀히 하지마소
五陵佳氣無時無.(오능가기무시무). 오릉의 상서로운 기운 없을 때가 없다오
90. 경추노제공자이탄지(經鄒魯祭孔子而嘆之)-당현종(唐玄宗)
추노를 지나며 공자를 제사하고 탄식하다-당현종(唐玄宗)
夫子何爲者,(부자하위자), 공자는 무엇 하는 분이기에
棲棲一代中.(서서일대중). 일생 동안 바쁘게만 살았나
地猶鄹氏邑,(지유추씨읍), 땅은 여전히 추씨 고을인데
宅卽魯王宮.(댁즉노왕궁). 집은 노나라 궁궐이 되었구나
嘆鳳嗟身否?(탄봉차신부)? 봉황을 탄식하고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였는가
傷麟怨道窮.(상린원도궁). 기린의 죽음에 상처받고 도가 다함을 원망하였네
今看兩楹奠,(금간량영전), 이제 두 기둥 사이에서 제사지내니
當與夢時同.(당여몽시동). 꿈꾸던 그 때와 같아야하리
91. 망월회원(望月懷遠)-장구령(張九齡;673-740)
달을 바라보며 옛님을 생각하다-장구령(張九齡;673-740)
海上生明月,(해상생명월), 바닷가에 밝은 달 떠오르니
天涯共此時.(천애공차시). 저 하늘 끝에서도 이 시간을 함께 하리
情人怨遙夜,(정인원요야), 정든 임은 긴 밤이 원망스러워
竟夕起相思!(경석기상사)! 저녁내 일어나 나를 생각하시리
滅燭憐光滿,(멸촉련광만), 초불을 끄면 달빛 가득하여 좋은 것을
披衣覺露滋.(피의각노자). 옷 걷어붙이고 나가니 뜰의 이슬에 젖었구나
不堪盈手贈,(부감영수증), 달빛 손에 가득 보내드리지 못하니
還寢夢佳期.(환침몽가기). 아름다운 약속을 꿈꾸며 밤 자리로 돌아간다
92.송두소부지임촉주(送杜少府之任蜀州)-왕발(王勃)
두소부가 촉주로 부임하는 것을 전송함
城闕輔三秦,(성궐보삼진),성안의 궁궐 삼진이 에워쌓고
風煙望五津.(풍연망오진).풍경은 장강 다섯 나루가 바라보인다
與君離別意,(여군리별의),그대와 이별하는 내 마음
同是宦游人.(동시환유인).이 모두 객지에서 벼슬하는 사람의 마음
海內存知己,(해내존지기),그래도 나라 안에 친구로 있으니
天涯若比鄰.(천애야비린).하늘 끝 어디라도 이웃이라
無爲在歧路,(무위재기노),이별의 갈림길에서
兒女共沾巾.(아녀공첨건).소녀처럼 눈물로 수건을 적시지 마세
93. 재옥영선(在獄詠蟬)-낙빈왕(駱賓王)
옥에서 매미를 노래하다
西陸蟬聲唱,(서륙선성창), 가을 하늘에, 매미는 소리 내어 울고
南冠客思侵.(남관객사침). 죄인은 향수에 젖는다
那堪玄鬢影,(나감현빈영), 어찌 견딜까, 검은머리 음영이
來對白頭吟!(내대백두음)! 흰머리의 신음을 와서 보고 있는 것을
露重飛難進,(노중비난진), 이슬이 무거워 날아가기 어렵고
風多響易沉.(풍다향역침). 바람이 세차서 소리가 쉽게 잠긴다
無人信高潔,(무인신고결), 고결함을 믿어 줄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誰爲表予心?(수위표여심)? 누가 나의 마음을 알려 줄거나
※ 영은사(靈隱寺)-낙빈왕(駱賓王)
鷲嶺鬱巖嶢(취령울암요) : 취령은 나무 우거지고 바위는 높이솟아
龍宮鎖寂寥(용궁쇄적요) : 절은 쓸쓸히 막히어 있구나
樓觀滄海日(누관창해일) : 누각은 푸른 바다의 해를 보고
門對浙江潮(문대절강조) : 전각의 문은 절강의 조수를 마주한다
桂子月中落(계자월중락) : 계수나무 열매는 달 속에 떨어지고
天香雲外飄(천향운외표) : 하늘의 향기는 구름 밖에 나부낀다
捫蘿登塔遠(문라등탑원) : 대앵이 넌출을 잡고 높은 탑에 올라
刳木取泉遙(고목취천요) : 나무 대롱으로 멀리서 흐르는 샘물을 받는다
雪薄花更發(설박화갱발) : 서리가 엷어지니 꽃은 다시 피는데
氷輕葉互凋(빙경엽호조) : 얼음이 엷어도 잎은 서로 시드는구나
夙齡尙遐異(숙령상하이) : 젊은 나이에 불교를 숭상하여
披對滌煩囂(피대척번효) : 가슴 터놓고 세상 번뇌 씻어버린다
待入天台路(대입천태로) : 천태산 길에 들기를 기다려
看我渡石橋(간아도석교) : 돌다리 건너는 나를 보노라
94. 화진릉육승조춘유망(和晉陵丞早春游望)-두심언(杜審言)
진릉 육승상의 “조춘유망”시에 화답하다
獨有宦游人,(독유환유인),홀로 타관에서 벼슬하는 사람
偏驚物候新.(편경물후신).풍물과 기후가 다름에 너무 놀랍다
雲霞出海曙,(운하출해서),구름과 노을 바다에서 나오는 새벽
梅柳渡江春.(매류도강춘).매화꽃, 버드나무 바다 건너오는 봄
淑氣催黃鳥,(숙기최황조),봄기운은 꾀꼬리를 재촉하고
晴光轉綠蘋.(청광전녹빈).맑은 햇빛 푸른 개구리밥으로 옮겨간다
忽聞歌古調,(홀문가고조),문득 들리나니, 옛 곡조 노랫소리
歸思欲沾巾.(귀사욕첨건).고향 생각에 흐르는 눈물 수건을 적신다
95.잡시삼수1(雜詩三首1)-심전기(沈全期)
落葉驚秋婦(낙엽경추부) : 낙엽은 가을 아낙네를 놀래키니
高砧促暝機(고침촉명기) : 높은 다듬이돌 어두운 베틀 재촉한다
蜘蛛尋月度(지주심월도) : 거미는 달이 지나감을 바라고
螢火旁人飛(형화방인비) : 반딧불은 사람 곁을 날라다닌다
靑鏡紅埃入(청경홍애입) : 푸른 거울에 붉은 먼지가 날아들고
孤燈綠焰微(고등녹염미) : 외로운 등에 푸른 불꽃 희미해진다
怨啼能至曉(원제능지효) : 원망하는 울음이 아침에 가까워 오니
獨自嬾縫衣(獨自嬾봉의) : 홀로 스스로 느긋하게 옷을 꿰맨다
잡시삼수2(雜詩三首2)-심전기(沈全期)
妾家臨渭北(첩가임위북) : 저의 집은 위수 북에 임해있고
春夢著遼西(춘몽저요서) : 봄 꿈은 요동 서쪽에 이르렀지요
何苦朝鮮郡(하고조선군) : 얼마나 괴로움이 조선 군에 있어서
年年事鼓鼙(연연사고비) : 해마다 북소리 내는 일을 일삼아하는지요
燕來紅壁語(연래홍벽어) : 제비는 날아와 붉은 벽과 이야기하고
鶯向綠窓啼(앵향녹창제) : 앵무새는 푸른 창을 향하여 우지요
爲許長相憶(위허장상억) : 오래도록 서로를 생각하기 위함이라
闌干玉箸齊(란간옥저제) : 눈물이 흘러 옥 젓가락이 가지런한 듯 하다오
잡시삼수3(雜詩三首3)-심전기(沈全期)
獨遊千里外(독유천리외) : 홀로 천리 밖에 다니다가
高臥七盤西(고와칠반서) : 칠 반 현 서쪽에 높이 누었다
曉月臨窓近(효월임창근) : 새벽달은 창으로 가까워 오고
天河入戶低(천하입호저) : 은하는 문에 들어와 낮아졌다
芳草平仲綠(방초평중록) : 향기로운 풀에는 평중이 푸르고
淸夜子規啼(청야자규제) : 맑은 밤에는 자규가 운다
浮客空留聽(부객공류청) : 떠도는 객이 공연히 머물어 들으니
褒城聞曙鷄(포성문서계) : 포성에서 아침 닭 울음소리를 듣는다
96. 제대유령북역(題大庾嶺北驛)-송지문(宋之問)
대유령 북역에서 시를 짓다
陽月南飛雁,(양월남비안), 시월에 남으로 날아가는 기러기
傳聞至此回.(전문지차회). 들으니, 여기에 와서는 돌아간다고 말하네
我行殊未已,(아항수미이), 내 가는 길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何日復歸來?(하일복귀내)? 어느 날 다시 돌아가나
江靜潮初落,(강정조초낙), 강은 고요한데 조수는 막 떨어지고
林昏瘴不開.(림혼장부개). 숲은 어둑하여 장기는 아직 열리지 않아
明朝望鄕處,(명조망향처), 다음날 아침 고향 있는 곳을 바라보면
應見隴頭梅.(응견롱두매). 응당 고갯마루의 매화꽃을 보리라
97. 차북고산하(次北固山下)-왕만(王灣)
북고산 아래에서
客路靑山外,(객노청산외), 나그네 가는 길은 청산 밖이요
行舟綠水前.(항주녹수전). 떠나는 배의 길은 푸른 물결 앞이라네
潮平兩岸闊,(조평량안활), 호수는 잔잔하고 양 언덕은 넓고
風正一帆懸.(풍정일범현). 바람은 순조로워 돋을 단다
海日生殘夜,(해일생잔야), 바다의 해, 간 밤에 떠오르고
江春入舊年.(강춘입구년). 강가의 봄, 지나간 해에서 묻어든다
鄕書何處達?(향서하처달)? 고향으로 띠운 편지 어느 곳에 이를까
歸雁洛陽邊.(귀안낙양변). 돌아가는 기러기 낙양으로 향하네
98.제파산사후선원(題破山寺后禪院)-상건(常建)
파산사 뒤의 선원에서
淸晨入古寺,(청신입고사), 맑은 새벽 옛 절을 찾아드니
初日照高林.(초일조고림). 떠오르는 해 높은 숲을 비춘다
曲徑通幽處,(곡경통유처), 구불한 길은 깊숙한 곳으로 통하고
禪房花木深.(선방화목심). 선방엔 꽃과 나무들 무성하다
山光悅鳥性,(산광열조성), 산빛을 새는 기뻐하고
潭影空人心.(담영공인심). 못에 비친 그림자 사람의 마음을 비워준다
萬籟此俱寂,(만뢰차구적), 삼라만상이 다 고요한 지금
惟餘鐘磬音.(유여종경음). 오직 풍경소리만 남아 들려온다
99. 기좌생두습유(寄左省杜拾遺)-잠삼(岑參;715-770)
좌성의 두섭유에게 보내다
聯步趨丹陛,(련보추단폐),그대와 나란히 조정에 나아가
分曹限紫微.(분조한자미).관아를 달리하니 자미성에서 갈라지네
曉隨天仗入,(효수천장입),아침에는 의장대 따라 들어가고
暮惹御香歸.(모야어향귀).저녁엔 궁궐의 향기 풍기며 돌아온다
白髮悲花落,(백발비화낙),백발의 나, 꽃처럼 떨어짐을 슬퍼하고
靑雲羨鳥飛.(청운선조비).청운의 그대, 새처럼 날아감을 부러워한다
聖朝無闕事,(성조무궐사),성스런 조정 무엇 하나 부족한 일 없으니
自覺諫書稀.(자각간서희).간언하는 상소는 드문 것을 나는 알겠다
100. 증맹호연(贈孟浩然)-이백(李白;701-762)
맹호연에게 드립니다-이백(李白;701-762)
吾愛孟夫子,(오애맹부자),나는 맹 선생님을 좋아하지요
風流天下聞.(풍류천하문).그의 풍류는 세상이 다 알지요
紅顔棄軒冕,(홍안기헌면),젊어서 벼슬 버리고
白首臥松雲.(백수와송운).늙어서는 소나무와 구름 사이에 노니시네
醉月頻中聖,(취월빈중성),달에 취하여 자주 술 취하고
迷花不事君.(미화부사군).꽃에 미쳐서 나라님도 섬기지 못하셨네
高山安可仰,(고산안가앙),그 높은 산을 어찌 가히 쳐다볼 수 있을까요
徒此挹淸芬.(도차읍청분).다만 이렇게 맑은 향기를 떠 올 뿐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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