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사리, 과학적 증명 가능할까>

 

우리나라 역대 고승 가운데 사리가 나온 분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이 있다.

1993년 조계종 성철 종정 다비식에서 200여과(顆)에 달하는 사리가 나왔다고 발표됐다. 이 숫자는 석가모니 이래 가장 많은 사리라고 알려진다.

 

반면에 공덕이 많은 스님 중에는 입적 후 자신의 사리를 수습하지 말도록 명하기도 한다.

 

2010년 3월 11일 입적한 법정 스님은 ‘자신의 몸에서 사리를 찾지 말라’고 하여 사리를 수습하지 않았고, 은허 스님은 ‘법력은 눈에 보이지 않는 데 있지 사리에 구현된 것은 아니’라며 자신의 입적 후에 사리 수습을 못하게 했다.

 

그러나 불교계에서 발표하는 사리에 대한 내역을 보면, 그것이 진짜인지 아닌지 모르겠다는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라고 알려진 것만 해도 그 양이 너무 많다는 말도 있고, 사리를 비밀리에 만든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있다.

 

입적한 큰 스님의 다비 후에 찾을 수 있다는 사리는 과연 과학적으로 증명이 가능한 것일까?

 

사리는 ‘신체’를 의미하는 산스크리트어 ‘사리라(Sarira)’에서 유래했다. 처음에는 소리나는 대로 사리라(舍利羅)라고 했다가 줄여서 ‘사리’라고 부르게 됐다.

‘몸’을 의미하는 사리라는 복수형으로 되면 신골, 유골이라는 뜻을 가진다.

 

이에 사리는 인체를 화장하고 난 뒤에 남겨진 뼈 전체 또는 가루가 된 뼛조각까지 폭넓게 포괄하기도 한다.

사리는 다비 전의 전신사리(全身舍利)와 다비 후의 쇄신사리(碎身舍利)로 구분되는데, 다비 후 나오는 구슬 모양의 유골은 쇄신사리를 뜻한다.

 

사리는 크기도 다양하지만 색깔도 황금색, 검은색, 붉은색, 흰색 등이 뒤섞여 영롱한 빛깔을 띤다.

그런데 사리는 단순히 죽은 자의 몸을 가리키거나 또는 그 뼈를 부순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부처를 향한 믿음이 충만한 불자들의 몸에서만 나오는 것으로 그 의미를 엄격하게 축소시켜 사리의 의미를 좀 더 높은 차원으로 승화시켰다는 것이다.

 

사리에 대한 의구심은 사리의 정체가 무엇이냐는 것으로 귀결된다.

사실 이 질문처럼 대답하기 어려운 것도 없다. 사리가 일반적으로 불교라는 종교에 접목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현재 누구도 알 수 없다는 것이 진실이다. 사리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 자료가 많지 않아 모르는 것이 오히려 당연한 일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현대 과학자들이 사리에 대한 궁금증을 그대로 둘리 만무하다.

 

제일 먼저 조개가 만드는 천연진주와 같은 역할이라는 설이 있다.

조개의 몸 안에 모래알, 알, 기생충 같은 것이 들어가면, 진주층과 같은 물질인 진주질(眞珠質)로 이것을 둘러싼다. 이렇게 해서 생기는 것이 천연 진주다.

 

그러나 인간의 몸에 생기는 사리와 진주가 유사하다는 해석은 한 사람의 몸에서 수많은 사리가 생기는 것을 감안할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

반면 의학계에서는 사리를 몸의 신진대사가 잘 이루어지지 않을 때 생길 수 있는 일종의 담석이나 결석으로 파악하고 있다.

 

인간의 몸을 이루는 것은 대부분 유기물로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등 생명현상에 관여하는 물질이다.

이들 유기물질은 다비식 같은 고온의 불길에서 모두 연소된다.

불길 속에서도 남을 수 있는 것은 무기물로 이루어진 뼈와 약간의 칼슘 성분으로 구성된 오색영롱한 사리뿐이라는 설명이다.

 

의학계에서는 정좌한 채 몇 년씩 움직이지 않고 수행하는 스님들은 영양상태도 좋지 않고 신진대사가 원활할 수 없기 때문에 결석이 생길 수 있는 확률이 더욱 높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사리가 결석이라면 스님이 살아 있을 때 매우 아프고 고통스러워야 함에도, 사리가 나온 스님이 입적하기 전까지 결석으로 고통을 호소한 적이 없다.

성철 스님의 경우 목 부위에서 수많은 사리가 나왔는데 이들이 모두 결석이라면 거동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정액 축적설도 있다. 정액 축적설은 성생활을 하지 않고 참선으로 평생을 수행한 스님을 화장할 때 사리가 나온다고 알려진 통설이다.

하지만 여승이나 평범한 불자로부터 다량의 사리가 나온 사례도 있어 근거가 매우 미약하다.

 

여하튼 사리가 수습되었다는 보도를 접할 때마다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면 사리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과학자들은 인체에서 추출한 유기물이나 무기물을 고열로 처리해보면 무언가 단서가 잡힐 것이라며 실험해봐야 사리의 진실을 알 수 있다고 역설했다.

 

반면에 종교적인 의미가 있는 사리를 굳이 과학적으로 분석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사리에 대한 분석이 사리에 대해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믿음에 손상을 줄 것이라는 뜻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드디어 사리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시도됐고 인하대의 임형빈 박사가 ‘백금요법연구회’로부터 사리 1과를 분석해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회는 1993년 말 입적한 경기도 평택 모 사찰의 한 고승으로부터 수습된 사리 2과를 제공받아 이를 임형빈 박사에게 제공했다.

 

그 고승은 사후 사리가 나오면 이를 유용한 일에 써달라는 유언을 했다고 한다. 임 박사는 제공받은 2과의 사리 중 1과를 분석했는데 그 결과는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지름 0.5센티미터 정도의 팥알 크기 사리에서 방사성 원소인 프로트악티늄(Pa), 리튬(Li)을 비롯해 티타늄, 나트륨, 크롬, 마그네슘, 칼슘, 인산, 산화알루미늄, 불소, 산화규소 등 12종이 검출됐다.

사리의 성분은 일반적으로 뼈 성분과 비슷했으나 프로트악티늄, 리튬, 티타늄 등이 들어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사리의 굳기, 즉 경도는 1만 5,000파운드의 압력에서 부서져 1만 2,000파운드에서 부서지는 강철보다도 단단했다.

특히 결석의 주성분은 칼슘, 망간, 철, 인 등이고 고열에 불타 없어지며 경도도 사리처럼 높지 않아 사리는 결석이 아니다.”

 

단 1과의 사리를 분석한 것이지만 임 박사는 사리가 결석이라는 주장을 단호히 배제했다.

가장 놀라운 것은 뼈에서 일반적으로 발견되지 않는 프로트악티늄, 리튬, 티타늄 등이 발견됐고, 사리의 강도가 강철보다도 단단했다는 점이다.

 

용융점이 1,200도를 넘는 프로트악티늄과 티타늄은 고온에서 녹는 물질이라 발견될 수 있다.

하지만 용융점이 186도인 리튬은 저온에서도 녹아버리므로, 다른 원소와 결합되지 않는 상태에서는 발견되지 않아야 한다.

 

특히 방사성원소인 프로트악티늄(Pa) 등이 검출됐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다.

일반적으로 방사선원소를 상온에서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결과는 ‘적어도 불교계에서 사리라고 발표되는 것에는 그 어떤 신비가 들어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미래의 어느 날이 되면 인간의 지혜로 이런 미스터리도 과학적으로 밝힐 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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