敬叔 象村 申欽(15661628)文貞 平山 象村集

 

時運2(시운2) 시절 운수-申欽

杖策登原(장책등원) 지팡이 짚고 언덕에 올라

臨流斯濯(임류사탁) 물에 나아가 이렇게 씻어 濯足

曠彼郊墟(광피교허) 휑하니 저래 들판 기슭이

盈我游矚(영아유촉) 채우니 나를 떠돌아 본다 볼촉

萬鍾匪豐(만종비풍) 일만 그릇에 아니 넘쳐도

一瓢亦足(일표역족) 표주박 하나 또한 넉넉해

從吾所好(종오소호) 나를 따르니 좋아하는바

孔顏之樂(공안지악) 공자에 안회 하던 음악을 孔丘 顔回


菊馨(국형) 국화향기-申欽

擧世皆能種(거세개능종) 온 세상 다들 심을 수 있어

何如獨說陶(하여독설도) 어찌해 홀로 도연명 말만

始知陶與菊(시지도여국) 비로소 알아 도잠과 국화

馨德兩俱高(형덕량구고) 향기에 덕에 둘 함께 높아


詠懷(영회) 마음을 읊어-申欽

淚作竹間血(누작죽간혈) 눈물에 지어 대나무에 피

冤歸江上濤(원귀강상도) 원통함 돌려 강 위에 물결

悠悠千古恨(유유천고한) 멀어 아득한 천년 오랜 한

付與左徙騷(부여좌사소) 부쳐 주리니 굴원 이소곡 옮길사 屈原 左道 離騷


晴窓軟談(청창연담) 갠 창가에서 부드럽게 이야기하며-申欽

未見聖人心(미견성인심) 아니 보이니 성인의 마음

焉知聖人事(언지성인사) 어찌 알아서 성인의 일을

安得洗心人(안득세심인) 어찌해 얻어 마음 씻은 이

與之論時義(여지론시의) 함께 더불어 때 옳음 따져


詠事(영사) 일을 읊어-申欽

昨日一相去(작일일상거) 어제 날 하루 한 재상 떠나

今日一相去(금일일상거) 오늘도 하루 한 재상 떠나

相去亦何關(상거역하관) 재상 떠나도 어찌 매이랴

但恐言路阻(단공언로조) 다만 두려움 말길이 막혀


壬辰亂後到平壤(임진란후도평양) 임진란 뒤에 평양에 와서-申欽

漠漠箕城草(막막기성초) 없이 아득한 평양성 풀로

春來動客愁(춘래동객수) 봄이 와 움칠 나그네 시름

繁華問無處(번화문무처) 시끌벅적대 물어 없는 곳

獨上仲宣樓(독상중선루) 홀로 오르니 중선루에를


癸巳冬奉使西路牛峰途中作(계사동봉사서로우봉도중작)

계사년 겨울 서쪽 길 사신으로 우봉 가는 길에서-申欽

覊緖悠悠路正長(기서유유로정장) 나그네 마음 아득 길은 참 멀어

年年鞍馬滯殊方(년년안마체수방) 해마다 말을 타니 멎어 낯선 땅 막힐체

關河歲暮多氷雪(관하세모다빙설) 변방 강 해 저물어 많은 얼음 눈

瘦盡腰圍一半强(수진요위일반강) 다 여윈 허리둘레 한 반은 뻣뻣 파리할수


感春(감춘) 봄을 느껴-申欽

蜂唼花鬚燕唼泥(봉삽화수연삽니) 벌은 물어 꽃술을 제비 흙 물어 쪼아먹을삽

雨餘深院綠苔齊(우여심원록태제) 비 개여 깊은 뜨락 푸른 이끼로 가지런할제

春來無限傷心事(춘래무한상심사) 봄이 와 끝이 없어 마음 다칠 일

分付流鶯盡意啼(분부류앵진의제) 나눠 준 꾀꼴 흐름 뜻 다해 울어 줄부


感春贈人六首(감춘증인육수) 봄 느낌을 남에게 주며-申欽

役役街塵二十年(역역가진이십년) 힘쓰니 거리티끌 스무 해 보내

致君堯舜志徒然(치군요순지도연) 임금을 요순 되게 뜻은 헛되이

春禽格格如呼我(춘금격격여호아) 봄에 새 맞아 맞아 날 부르는 듯

胡不歸來雪滿顚(호불귀래설만전) 어찌 아니 돌아와 눈 가득 산에


大雪(대설) 큰 눈-申欽

塡壑埋山極目同(전학매산극목동) 골 메워 산을 묻어 눈 둔데 같아

瓊瑤世界水晶宮(경요세계수정궁) 옥빛 옥 세상경계 수정의 궁궐

人間畵史知無數(인간화사지무수) 사람세상 화가들 셀 수 없으나

難寫陰陽變化功(난사음양변화공) 못 베껴 그늘과 볕 바꾸는 일을


元央曲(원앙곡) 원앙곡-申欽

飛來飛去兩鴛鴦(비래비거량원앙) 날아 와선 날아가 원앙 두 마리

共向荷花深處藏(공향하화심처장) 함께 바란 연꽃에 깊은데 숨어

何事橫塘浦口望(하사횡당포구망) 무슨 일 연못 질러 포구 바라봐

年年長是怨檀郞(년년장시원단랑) 해마다 이리 오래 단랑을 탓해


宮詞2(궁사2) 궁사-申欽

未央前路接長門(미앙전로접장문) 미앙궁 앞에 길은 장문궁 닿아

牌字新題賜淑媛(패자신제사숙원) 패에 글자 새로써 숙원벼슬 줘內命婦從四品

從此羊車不須引(종차양거불수인) 이로서 임금 수레 아니 꼭 끌어

夜來天語有殊恩(야래천어유수은) 밤 오니 임금 말씀 달리 베풂이


雨後(우후) 비온 뒤에-申欽

雨歇閑庭草色齊(우헐한정초색제) 비 개인 고요한 뜰 풀빛 가지런 쉴헐

綠萍深處亂蛙啼(록평심처란와제) 부평초 짙은 곳에 개구리 시끌

無端亭午田園夢(무단정오전원몽) 까닭 없이 정자 낮 시골들에 꿈

正逐漁舠過故溪(정축어도과고계) 바로 좇아 고깃배 오랜 내 지나 거룻배도


林畔館戲贈宋仁叟(임반관희증송인수) 임반관에서 놀리며 송인수에게-申欽

煙雨濛濛纈晩霞(연우몽몽힐만하) 안개비 흐릿흐릿 저녁놀 주름 홀치기염색힐

東風十里柳絲斜(동풍십리류사사) 봄바람에 십리를 버들 실 날려

河陽一縣春無限(하양일현춘무한) 강 언덕에 한 고을 봄은 끝없어

偏愛階前荳蔲花(편애계전두구화) 아낌쏠린 섬돌앞 두구 꽃에를 치우칠편 두구구



百祥樓月夜(백상루월야) 백상루의 달밤-申欽

金波瑤海兩蒼茫(금파요해량창망) 금물결 옥의 바다 둘 다 푸르러 아득할망

沆瀣浮空夜未央(항해부공야미앙) 넓은이슬뜬하늘밤 아니다해 넓을항이슬기운해

欲就麻姑問眞訣(욕취마고문진결) 찾아가 마고할미 참 비결 물어

世間還有幾滄桑(세간환유기창상) 세상에 되레 있어 몇몇 바다 밭 桑田碧海


朝望海門(조망해문) 아침에 바라본 바다어귀-申欽

草綠沙長洲渚幽(초록사장주저유) 풀 푸릇 모래 멀어 모래톱 그윽 물가저

乍憑江檻遣閒愁(사빙강함견한수) 잠깐 기댄 강 난간 틈을 내 시름 잠깐사

海門初日潮頭迅(해문초일조두신) 바다어귀 처음 해 물 밀림 빨라 빠를신

穩送龍驤萬斛舟(온송룡양만곡주) 가만 보낸 용양위 만 섬 큰 배를 머리들양

龍驤衛: 조선시대 중앙군사조직인 5위 가운데 하나 5위진법 체제에서 左翼을 맡아 左衛라 함


早秋遠眺(조추원조) 이른 가을 멀리 바래-申欽

曉來秋色集林皐(효래추색집림고) 새벽 와 가을빛깔 숲 모인 언덕 언덕고

雨洗遙岑氣勢豪(우세요잠기세호) 비 씻은 먼 봉우리 힘 뻗힘 대단

更有澄湖千萬頃(갱유징호천만경) 또 있어 맑은 호수 천만 이랑이

此間唯合着吾曹(차간유합착오조) 이 사이 오직 더해 우리들 붙어


登後阜(등후부) 뒷동산에 올라-申欽

沿江沙路細彎彎(연강사로세만만) 강을 따라 모랫길 구불구불해 굽을만

落日歸舟艤淺灣(락일귀주의천만) 해질녘 돌아온 배 물굽이 배대 배댈의

西去數峯靑一抹(서거수봉청일말) 서쪽 뻗은 몇몇 봉 푸름 한 번에 바를말

行人說是桂陽山(행인설시계양산) 지나는 이 말하니 계양산이라


村居卽事1(촌거즉사1) 시골에 살면서-申欽

柴門臨水稻花香(시문림수도화향) 사립문 물에 닿아 나락 꽃 향긋

始覺村居氣味長(시각촌거기미장) 비로소 안 시골 삶 멋진 맛 좋아

偶與老農談野事(우여로농담야사) 뜻밖에 늙은 농부 들일 이야기

不知山日已嚑黃(부지산일이훈황) 아니 알아 산에 해 이미 어스름


村居卽事2(촌거즉사2) 시골에 살면서-申欽

蕙蘭爲佩芰荷衣(혜란위패기하의) 혜초 난초 지닌 패 마름 연잎 옷 세발마름기

迹混漁樵息世機(적혼어초식세기) 다니며 고기나무 세상잊은틀 자취적 땔나무초

萬事不求溫飽外(만사불구온포외) 모든 일에 안 찾아 따뜻 배부름

小簷閒坐對朝暉(소첨한좌대조휘) 작은 처마 앉은 틈 아침 해 마주 빛휘


村居卽事3(촌거즉사3) 시골에 살면서-申欽

精舂玉粒供晨飯(정용옥립공신반) 곱게 찧은 옥 쌀알 들여 새벽밥 찧을용 알립

旋劈團臍備客羞(선벽단제비객수) 돌려쪼개 뭉쳐서 손님 찬 마련 쪼갤벽 배꼽제

借問野翁何所事(차문야옹하소사) 물어봐 들 늙은이 무얼 하는지

本來無喜又無憂(본래무희우무우) 본디에 기쁨 없어 걱정도 없어


村居卽事4(촌거즉사4) 시골에 살면서-申欽

莫覓仙方覓睡方(막멱선방멱수방) 찾지 마라 신선술 잠잘 꾀 찾아 찾을멱

蒲團瓦枕竹匡牀(포단와침죽광상) 부들자리 질 베개 대나무 침대 바룰광

何須更作周公夢(하수갱작주공몽) 어찌 꼭 다시 지어 주공의 꿈을

夢到羲皇一味長(몽도희황일미장) 꿈꾸니 복희 황제 한 맛 더 나아 숨희


村居卽事5(촌거즉사5) 시골에 살면서-申欽

上池種荷荷萬柄(상지종하하만병) 웃 못엔 연을 심어 연이 만 자루

下池養魚魚千頭(하지양어어천두) 아래 못 고기 길러 고기 천 마리

野翁生計此足矣(야옹생계차족의) 들 늙은이 사는 꾀 이리 넉넉해

不須更要千戶侯(불수갱요천호후) 아니 꼭 다시 찾나 천호의 벼슬


峽裏(협리) 두메산골 속-申欽

峽裏生涯淡似僧(협리생애담사승) 골짝 속에 삶 살이 묽어 중처럼

向來愁疾轉侵陵(향래수질전침릉) 오면서 시름 앓이 언덕에 들어

柴扉寥落無人迹(시비요락무인적) 사립문 썰렁 떨렁 찾는 이 없어

隴樹蕭蕭野水氷(롱수소소야수빙) 고개나무 쓸쓸히 들에 물 얼어 고개이름롱


題歌詞後(제가사후) 노랫말을 읽고서-申欽

白首孤蹤寄薛蘿(백수고종기설라) 흰머리외론 발길대쑥에 부쳐 맑은대쑥설 무라

傷心一曲浣溪莎(상심일곡완계사) 마음아픈 한 가락 완계사 노래 빨완 향부자사

世間定有多情者(세간정유다정자) 세상에 놓여 있어 정 많은 것이

試向樽前且放歌(시향준전차방가) 나아가 술통 앞을 노래나 불러


雨餘(우여) 비 내린 뒤에-申欽

雨餘簾幕透輕寒(우여렴막투경한) 비온 다음 발 가림 추위 설뚫어 통할투

軟柳嬌花未破顔(연류교화미파안) 엷은 버들 예쁜 꽃 아니 웃는 낯 破顔大笑

倦倚屛山成悵望(권의병산성창망) 지쳐 기대 병풍 산 슬피 바램에 슬퍼할창

一年春恨鏡中看(일년춘한경중간) 한해의 봄날 탓을 거울 속에 봬


題扇畫(제선화) 부채그림에-申欽

暮鼓晨鍾吾已老(모고신종오이로) 저녁에 북 새벽종 내 이미 늙어

芒鞋竹杖爾何閒(망혜죽장이하한) 짚신에 대지팡이 넌 어찌 느긋 신혜

平坡古樹蒼茫遠(평파고수창망원) 너른 둑 오랜 나무 아득히 멀어

興入孤鴻滅沒間(흥입고홍멸몰간) 흥겨워 외기러기 날아갈 때면


次金沙溪連山別業韻1(차금사계련산별업운1) 김사계의 연산별업 운으로-申欽

投紱歸來結野亭(투불귀래결야정) 벼슬 던져 돌아와 들 정자 지어 인끈불

暮年生活是雙淸(모년생활시쌍청) 늙은 나이 살아감 둘 다 맑음이

從今不管人間事(종금불관인간사) 이제는 안 껴들어 사람세상 일

唯對村農校雨晴(유대촌농교우청) 오직 마주 시골 들 날씨나 살펴


人有來賀余拜京兆尹者詩以言志(인유래하여배경조윤자시이언지)

내가 경조윤 된 것을 축하하여 시로써 마음을 말해-申欽

浮世功名不直錢(부세공명불직전) 뜬세상 이룬 이름 돈 되지 않아

侍郞京兆亦徒然(시랑경조역도연) 시랑벼슬 경조윤 또한 헛되이

何時湖海尋初服(하시호해심초복) 어느 때 호수바다 찾아 첫 입어

煙雨灣頭理釣船(연우만두리조선) 안개비 굽이어귀 낚싯배 손질


題西湖志後(제서호지후) 서호지 뒤에 부쳐-申欽

錢塘淸賞世間無(전당청상세간무) 전당호 맑은 즐김 세상에 없어 못당

南北高峯裏外湖(남북고봉리외호) 남에 북에 높은 봉 안팎은 호수

安得來生作湖長(안득래생작호장) 어찌해 오며 살아 호수 돼 오래

放遊如白又如蘇(방유여백우여소) 놓아 놀아 이태백 또는 소동파 李白 蘇軾


過山村(과산촌) 산촌을 지나며-申欽

木麥花開豆實垂(목맥화개두실수) 메밀꽃이 피더니 콩 열려 주렁

緣墻瓜蔓已離披(연장과만이리피) 담 뻗은 오이넝쿨 이미 다 흩여 나눌피

門前客子欲投宿(문전객자욕투숙) 문 앞에 나그네는 묵으려는데

落日在山庬吠籬(락일재산방폐리) 지는해 산에걸려 울에 개 짖어 두터울방尨狵


謝仙源(사선원) 선원에게 사례하며-申欽

客從何處寄雙魚(객종하처기쌍어) 손님 오니 어디서 고기 둘 부쳐

中有故人天外書(중유고인천외서) 속에 있어 오랜 이 하늘 밖 편지

却算舊遊還悵望(각산구유환창망) 되레 세니 옛 놀이 외려 슬퍼져

菊花時節又離居(국화시절우리거) 국화꽃이 피는 철 또 헤져 살아


曉霜(효상) 새벽서리-申欽

井欄疏樹曉霜晞(정란소수효상희) 우물 곁 성긴 나무 새벽서리 마르고 마를희

簾外山光捲宿霏(렴외산광권숙비) 발 밖에 산에 빛은 묵은 안개 걷히어

玄嚥不知秋社近(현연부지추사근) 검은 제비 모르니 가을제사 가까움 삼킬연

畵梁東畔尙飛飛(화량동반상비비) 그림다리 동쪽 곁 아직도 날고 날아


次法洪上人軸中韻1(차법홍상인축중운1) 법홍스님 시축의 운을 빌어-申欽

紅塵何事苦棲棲(홍진하사고서서) 티끌세상 무슨 일 괴롭게 살아

蘿薛秋深舊路迷(라설추심구로미) 무 대쑥 가을 깊어 옛 길을 헤매

尙憶昔年相訪處(상억석년상방처) 아직 생각 지난해 서로 찾은 곳

一聲淸唄度前溪(일성청패도전계) 한소리 맑은 범패 앞 시내 건너 찬불패


次法洪上人軸中韻2(차법홍상인축중운2) 법홍스님 시축의 운을 빌어-申欽

禪居知在翠微顚(선거지재취미전) 닦는 삶 있음 알아 푸른 산 속에 꼭대기전

丈室多時慣借眠(장실다시관차면) 나지막 방 많은 때 잠 빌림 버릇

步出寺門雲滿壑(보출사문운만학) 걸어 나와 절 문을 구름 찬 골짝

東臺晴月向人圓(동대청월향인원) 동쪽 누대 갠 달이 사람 앞 둥글


次僧軸韻(차승축운) 스님 시축의 운을 빌어-申欽

躑躅花開亂燕飛(척촉화개난연비) 진달래 꽃이 피니 제비 막 날아

枯梧睡罷正忘機(고오수파정망기) 마른 오동 잠이 깨 정말 잊은 틀

僧來不作人間話(승래부작인간화) 스님 와서 말 않는 세상 이야기

知我歸心在翠微(지아귀심재취미) 날 알아 돌린 마음 산에 있음을


卽事(즉사) 그 자리에서 바로-申欽

玉漏聲稀星漢微(옥루성희성한미) 물시계 소리 드문 은하수 흐릿

小堂幽絶意多違(소당유절의다위) 작은 집 그윽 끊겨 뜻 하도 어긋

西林風雨夜如漆(서림풍우야여칠) 서쪽 숲에 비바람 밤은 칠한 듯 옻칠

露草時看螢火飛(로초시간형화비) 이슬 풀 때론 보여 나는 반딧불


晩春(만춘) 늦은 봄-申欽

庭宇寥寥門晝關(정우요요문주관) 집안은 쓸쓸하여 낮에 문 닫아

葛巾烏几對靑山(갈건오궤대청산) 갈건에 검은 안석 푸른 산 마주 칡갈

桃花落盡春光歇(도화락진춘광헐) 복사꽃 다 떨어져 봄빛도 다해

蛺蝶如何苦未閒(협접여하고미한) 나비는 어찌하여 괴롬 틈 없이 나비협


早朝(조조) 이른 아침에-申欽

鳳城霞色正微冥(봉성하색정미명) 봉성에 노을빛깔 조금 어두워 어두울명

阿馬翩翩趁曉星(아마편편진효성) 말몰이 빨랑빨랑 새벽별 좇아 좇을진

內裏定應宣召急(내리정응선소급) 궐 안에 놓여 으레 부름 서둘러

中官催鑰啓嚴扃(중관최약계엄경) 중관에빗장 닦달닫힌문 열게 자물쇠약 빗장경


題壁1(제벽1) 벽에 쓰다-申欽

行年四十九年非(행년사십구년비) 해를 나기 마흔에 아홉 아닌가

始覺天機是道機(시각천기시도기) 첫 알음 타고난 틀 바로 도의 틀

脫盡世緣消盡累(탈진세연소진루) 다 벗어 세상 맺음 허물 다 없애

萬山紅綠掩重扉(만산홍록엄중비) 모든 산 불긋 푸릇 사립 겹 가려 가릴엄


題壁2(제벽2) 벽에 쓰다-申欽

池荷紅褪露翻叢(지하홍퇴로번총) 못 연꽃 붉음 바래 이슬에 떨기 바랠퇴

昨夜西風撼井桐(작야서풍감정동) 어젯밤 가을바람 우물 오동에 흔들감

禪客入秋無氣息(선객입추무기식) 도 닦는 이 든 가을 숨기운 없어

不曾三笑過溪東(부증삼소과계동) 아니 일찍 세 웃음 내를 건너서 虎溪三笑


感事1(감사1) 일에 느끼어-申欽

椎埋何技亦興王(추매하기역흥왕) 때려 묻어 무슨 재주 또한 왕이 돼 몽치추

董賈無時事可傷(동가무시사가상) 중서 가의 때 못 만나 일에 다침이 동독할동

小草在原霑雨露(소초재원점우로) 작은 풀은 들에 있어 비이슬 젖어 젖을점

長松臥壑困風霜(장송와학곤풍상) 기다란 솔 누운 골짝 바람서리에

董仲舒(BC176?~BC104) 중국 전한의 대표적 유학자

賈誼(BC200~BC168) 중국 前漢 文帝 때의 문인 학자로 洛陽출생


感事2(감사2) 일에 느끼어-申欽

顔如緇墨鬢如絲(안여치묵빈여사) 얼굴은 까만 먹물 머린 실처럼 검은비단치

衰相年來不可支(쇠상년래불가지) 늙는 꼴 해가 오며 받치질 못해

唯有此心同鐵石(유유차심동철석) 오직 있는 이 마음 쇠나 돌 같아

幾經鍛鍊未曾移(기경단련미증이) 몇 번한 달굼 불림 일찍 못 옮겨 쇠불릴단


小雨(소우) 이슬비-申欽

小雨初晴麥壠分(소우초청맥롱분) 이슬비 처음 개어 보리 둑 나눠 언덕롱

鳴鳩乳燕正紛紛(명구유연정분분) 비둘기 새끼 제비 정말 어지러

山村長夏無來客(산촌장하무래객) 두메마을 긴 여름 오는 손 없어

閒倚東樓詠白雲(한의동루영백운) 느긋 기댄 동쪽 누 흰 구름 읊어


唐虞(당우) 요순임금-申欽

土階三等不誅茅(토계삼등부주모) 흙섬돌 셋 나누어 띠도 안 베어 벨주

蓂莢陰中日未哺(명협음중일미포) 달력풀 그늘속에 해아니먹혀 명협명 풀열매협

借問帝堯何所事(차문제요하소사) 묻고파 요임금은 일한 게 뭔지

至今人口誦唐虞(지금인구송당우) 이제껏사람입에요순을외니唐堯虞舜人口膾炙


閱邵易有感(열소역유감) 소옹의 주역을 읽고-申欽

一倍乘之作一元(일배승지작일원)한번곱절곱하여일원을지어 360×360=129600

興亡千古卽朝昏(흥망천고즉조혼) 일고 잃어 먼 오램 바로 아침 밤 興亡盛衰

北窓淸晝忘言處(북창청주망언처) 북녘 창 말간 낮에 말을 잊은 곳

安得堯夫與討論(안득요부여토론) 어찌하면 소옹과 더불어 말해

邵雍(1011~1077) 邵康節 邵堯夫라고도 하며 象數學이론을 만듦


上巳(상사) 삼짇날 음력 삼월삼일-申欽

章臺不作踏靑人(장대불작답청인) 장대에선 못 지어 푸름 밟는 이

湖海僑居又一春(호해교거우일춘) 호수바다 붙어삶 또 하나 봄을

試拓小窓煙景晩(시척소창연경만) 열어보니 작은 창 안개 볕 늦어 주울척

山花無數碧溪濱(산화무수벽계빈) 산에 꽃 셀 수 없어 푸른 시냇가


昭陽竹枝歌1(소양죽지가1) 소양죽지가-申欽

席破嶺頭日欲落(석파령두일욕락) 석파령 고개머리 해는 지려해

新淵江口行人稀(신연강구행인희) 신연강 강어귀에 걷는 이 드문

短檣輕枻亂波去(단장경예난파거) 짧은 돛 가벼운 노 막 물결 지나 돛대장 노예

遙指鳳凰臺下磯(요지봉황대하기) 먼 가리킴 봉황대 아래 낚시터


昭陽竹枝歌2(소양죽지가2) 소양죽지가-申欽

居人莫唱赧郞曲(거인막창난랑곡) 사는 이 부르지 마 낭군 부끄럼 얼굴붉힐난

游子此時空斷腸(유자차시공단장) 노는 그대 이런 때 괜한 애 끊어

一百八盤何處是(일백팔반하처시) 일백여덟 얽힌 곳 어디가 바로

鉤輈聲裏樹蒼蒼(구주성리수창창) 자고새소리 속에나무푸르러끌채주 鉤輈格磔


昭陽竹枝歌3(소양죽지가3) 소양죽지가-申欽

水大已無橋下灘(수대이무교하탄) 물 불어 이미 없어 다리 밑 여울

雨昏不見淸平山(우혼불견청평산) 비에 어둑 안 보여 청평산이란

湖邊列店小如斗(호변열점소여두) 호숫가 줄선 가게 작기가 구기

半夜柴扉純浸灣(반야시비순침만) 한 밤을 사립문은 물굽이 담겨


世故1(세고1) 세상 일-申欽

世故何曾料(세고하증료) 세상 일 어찌 일찍 헤아려

巫咸不問寃(무함불문원) 무함 원통함 묻지도 못해

法深心反泰(법심심반태) 법은 깊어도 마음은 느긋

毁積骨猶存(훼적골유존) 헐뜯어 쌓아 뼈는 그대로

水落沙灘響(수락사탄향) 물이 떨어져 모래 여울에

霜晞木葉翻(상희목엽번) 서리 마르자 나뭇잎 엎어 마를희

餘生虫共蟄(여생충공칩) 남은 삶 함께 벌레와 숨어 숨을칩

萬事已無言(만사이무언) 모든 일 이미 말이 없어서


世故2(세고2) 세상 일-申欽

天意終何似(천의종하사) 하늘 뜻 끝내 무엇과 같아

孤臣抱至寃(고신포지원) 외로운 신하 다한 한 안아

古今時或變(고금시혹변) 옛 이제 때때 어쩌면 바꿔

宇宙理長存(우주리장존) 온 우주 이치 그대로 오래

耻作侯鯖護(치작후청호) 부끄럼 지어 오후정 감싸 청어청 五侯鯖(요리이름)

休論骨相翻(휴론골상번) 따짐 말마라 골상 뒤집음 手相 觀相 骨相 心相

香燈秋夜靜(향등추야정) 향긋한 등불 가을밤 고요

隱几正忘言(은궤정망언) 안석에 기대 정말 말 잊어


★秋夜(추야) 가을밤-申欽

嵐光侵戶冷(남광침호랭) 아지랑이 빛 문 들어 서늘 남기람

露氣濕林斑(노기습림반) 이슬지려고 숲 적셔 얼룩 얼룩반

書劍身同廢(서검신동폐) 책과 칼 함께 몸에서 멀어 폐할폐

漁樵跡已閑(어초적이한) 어부 나무꾼 이미 다님 뜸

夜從愁共永(야종수공영) 밤을 따라서 시름도 길어

秋與鴈俱還(추여안구환) 가을 더불어 기러기와 와

搖落亭臺靜(요락정대정) 흔들어 떨쳐 정자 고요해

寒蟾下碧灣(한섬하벽만) 차운 달 지는 푸른 물굽이 두꺼비섬


雨後坐草亭(우후좌초정) 비 온 뒤 초정에 앉아-申欽

峽裏逢連雨(협리봉련우) 골짝 속에서 이은 비 만나

初晴麗景新(초청려경신) 비로소 개니 고운 볕 새록

江平鷗出戱(강평구출희) 강은 넓어서 갈매기 놀고

山靜鹿來馴(산정록래순) 산이 고요해 사슴 길들어 길들순

草合誰開徑(초합수개경) 풀은 보태어 누가 길 열어

苔深欲上茵(태심욕상인) 이끼 짙어져 자리 오르려 자리인

僮兒翻解事(동아번해사) 아이는 번뜩 일을 알아서 아이동

把釣下溪濱(파조하계빈) 낚시 들고서 시냇가 내려 물가빈


僦屋二首2(추옥이수2) 집을 빌려서-申欽

耿耿燈遺燼(경경등유신) 깜박 깜박임 등불 남긴 불 빛날경 깜부기불신

浪浪雨未休(랑랑우미휴) 찰랑 찰랑대 비는 안 그쳐

五年離故國(오년리고국) 다섯 해 떠나 오랜 고향땅

白髮寄他州(백발기타주) 흰머리 되어 붙인 딴 고을

萬事惟孤墳(만사유고분) 모든 일 오직 외로운 무덤

全家共一舟(전가공일주) 온 가족 함께 하나의 배에

平生遂初賦(평생수초부) 한 삶을 살아 이른 첫 지음

愧殺海中鷗(괴쇄해중구) 부끄럼 너무 바다 갈매기 빠를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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