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四章 處身治家之道〉
4‧1‧82 治本於農하여 務玆稼穡이라 (治本◯於農하여 務◑玆稼◑穡◉이라)
帝王爲治에 必以農爲本하니 蓋君은 以民爲天하고 民은 以食爲天故也라
以農爲本이라 故必令專力於春稼秋穡하여 不奪其時也라


〈제사장 처신치가지도〉
〈帝王의〉 다스림은 농사에 근본하여, 이 심고 거둠을 힘쓰게 한다.
帝王이 정치할 때에는 반드시 農事를 근본으로 삼으니, 군주는 백성을 하늘로 여기고 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로 여기기 때문이다.
농사를 근본으로 삼기 때문에 반드시 백성들로 하여금 봄에 심고 가을에 거두는 일에 오로지 힘쓰도록 하여, 그 농사철을 빼앗지 않는 것이다.
[章旨] 이상은 第4章이다. 이 장은 君子가 곤궁하게 아래에 있으면서 오직 처신하고 집을 다스리는 도리를 다하는 것을 말하였으니, 윗 장과 상대적으로 말한 것이다.
처신하는 것은 조심함을 요점으로 삼고, 이어 그 부류를 미루어나가 말하여 기미를 보는 명철함, 아름다운 여색을 멀리함, 선행을 하는 근면함, 그리고 말을 삼감, 점잖은 거동을 신중히 하는 데 소홀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집을 다스리는 것은 부유[富]에 근본함을 중점으로 삼고, 이어 그 부류를 미루어나가 언급하기를 음식의 절제함, 자며 거처하는 것의 편안함, 연회의 즐거움, 제사의 예법, 應酬의 방법, 인정의 마땅함, 환난을 막는 기술, 축산의 번식, 器用의 예리함, 기예의 정밀함도 소홀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끝에는 총괄해 말하여 깊이 경계하였다.(《釋義》)


역주
역주1 治本於農 務玆稼穡 : 治는 삶을 다스림이다. 本은 근본함이다. 於는 어조사(~에)이다. 農은 농지를 가꿈이다. 《漢書》 卷24 〈食貨志〉에 말하였다. “토지를 개척하여 곡식을 심는 것을 農이라 한다.” 務는 힘을 극도로 하는 것이다. 玆는 이것이다. 五穀을 심는 것을 稼라고 한다. 오곡을 거두는 것을 穡이라 한다.(《釋義》)


신습한자

治:다스릴 치 治療 政治 治亂興亡 治山治水 治國平天下
本:근본 본 本國 本末 本義 本人 見本 根本 臺本 資本
於:어조사 어 於是 於焉 於焉間 於此彼 甚至於 於乎
農:농사 농 農具 農業 勸農 大農 農繁期 農者天下之大本
務:힘쓸 무 勤務 義務 常務 專務 務實力行 君子務本
玆:이 자 玆土 戒玆 今玆 若玆 不如玆 念玆在玆
稼:심을 가 稼器 稼事 耕稼 躬稼 晩稼 禾稼 請學稼
穡:거둘 색 穡夫 穡事 穡人 耕穡 服田力穡 不稼不穡

 

4‧1‧83 俶載南畝하고 我藝黍稷하니라 (俶●載◑南畝◯하고 我◯藝◑黍◯稷◉하니라)
詩小雅大田篇之詞니 言始事於南畝也라
詩小雅楚茨篇之詞니 有田祿而奉祭祀者가 自言種其黍稷也라


비로소 앞밭에서 일하고, 내가 기장과 피를 심는다.
《詩經》 〈小雅 大田〉의 가사이니, 비로소 남쪽 이랑에서 일함을 말한 것이다.
《詩經》 〈小雅 楚茨〉의 가사이니, 田祿(采田의 봉록)이 있어 제사를 받드는 자가 기장과 피를 심음을 스스로 말한 것이다.


역주
역주1 俶載南畝 我藝黍稷 : 俶은 비로소이다. 載는 일하다는 뜻이다. 南은 방향 이름이다. 《司馬法》에 이르기를 “6척이 步이고 100步가 畝이다.” 하였다. 秦나라 제도는 240步로 畝를 삼았는데 지금 그것을 따른다.
我는 자기이다. 藝는 심는다는 뜻이다. 黍‧稷은 모두 곡식 이름이다. 곡식은 5가지가 있는데 稻‧黍‧稷‧麥‧菽이다. 이 두 구절은 모두 《詩經》의 가사인데 작자가 인용한 것이다.(《釋義》)
역주2 南 : 《光州千字文》‧《石峰千字文》에서는 ‘앏 남’으로 풀이하였다. 남쪽을 ‘앞’으로 나타낸 것이다.
역주3 畝 : 古字는 𤱑(이랑 묘)이다.(《中》)
音을 과거에는 ‘무’라 하다가 현대에는 ‘묘’로 바뀌어가고 있다.
역주4 黍稷 : 곡식 이름으로, 구체적 곡물 이름은 여러 가지로 풀이되는바, 차진 정도에 따라 ‘찰기장’과 ‘메기장’으로 구분한 주석이 있다.
稷과 黍는 1부류이면서 2종자이다. 차진 것은 黍이고 차지지 않은 것은 稷이다.(《本草綱目》 穀2 〈稷〉)
역주5 楚茨篇之詞 : 《詩經》의 ‘我藝黍稷’을 鄭箋은 “내가 장차 서직을 심겠다.”로, 集傳은 “장차 우리에게 여기에서 黍稷을 심게 하려 한다.”로 풀이하였다.


신습한자

俶:비로소 숙 俶始 俶然 俶擾 俶爾 俶裝 俶載 俶獻
載:실을 재/일할 재 載送 記載 滿載 連載 積載 轉載 千載一遇
南:남쪽 남 南北 南人 南柯一夢 南橘北枳 東西南北
畝:이랑 무(묘) 畝隴 畝數 畎畝 田畝 五畝之宅 荼薺不同畝
我:나 아 我軍 無我 自我 彼我 我田引水 衆人皆醉我獨醒
藝:재주 예/심을 예 藝能 藝術 技藝 武藝 文藝 演藝 六藝 學藝
黍:기장 서 黍糕 黍苗 黍米 黍飯 黑黍 玉蜀黍 黍離麥秀
稷:기장 직/피 직 稷官 稷壇 稷正 稷狐 社稷 后稷 稷蜂社鼠

 

4‧1‧84 稅熟貢新하고 勸賞黜陟이라 (稅◑熟●貢◑新하고 勸◑賞◯黜●陟◉이라)
稅以田畝호되 必用熟以備國用하고 貢以土産호되 必用新以薦宗廟니라
田事旣成이어든 農官이 賞其勤者以勸之하고 黜其惰者以戒之하니
陟亦賞也라


익은 곡식을 租稅 받으며 새로운 농산물을 貢物 바치고, 〈勸農官이〉 권하며 상 주거나 내치며 올려준다.
농토[田畝]에서 조세를 받되 반드시 익은 것을 사용하여 국가의 쓰임에 대비하고, 토산물을 바치되 반드시 새 것을 사용하여 종묘에 올린다.
농사[田事]가 이루어지고 나면 勸農官이 부지런한 자에게 상을 주어 勸勉하고 게으른 자를 내쳐 경계한다.
陟도 상을 주는 뜻이다.
[節旨] 이 이하는 君子가 집을 다스리며 처신하는 도를 말하였다. 이 節은 집을 다스리는 이는 富를 근본으로 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김을 말하였다.(《釋義》)
[節解] 이는 삶을 다스리는 이는 반드시 밭에서 노력하는 것을 근본으로 삼아서 심으며 거두는 데에 오로지 힘써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그 처음에는 앞밭에서 일하여 黍稷을 심는 것이 있고 그 성숙함에 이르러서는 이것을 날라 조세를 낸다. 농사를 권장하여 상을 주어 위로하고 이어서 1년의 성과를 헤아려서 그 게으른 자를 물리치며 그 부지런한 자를 나아가게 하여 그들에게 각각 농사에 힘쓰도록 한다. 俶載 두 구절은 심는 것을 위주로 말하였고, 稅熟 두 구절은 거두는 것을 위주로 말하였다.(《釋義》)


역주
역주1 稅熟貢新 勸賞黜陟 : 위로부터 아래에서 취하는 것을 稅라 한다. 아래에서 위에 바치는 것을 貢이라 한다. 熟은 곡식이 익은 것이니, 《孟子》 〈滕文公 上〉에 말하기를 “五穀이 익어 사람들이 양육된다.” 하였다.
처음 이룩된 것을 新이라 하니, 《論語》 〈陽貨〉에 말하기를 “새 곡식이 이미 익었다.” 하였다. 勸은 힘쓴다는 뜻이니, 농사에 힘쓰는 것이다. 賞은 칭찬하여 내려주는 것이다. 黜은 물리친다는 뜻이다. 陟은 진취시킨다는 뜻이다.(《釋義》)


신습한자

稅:징수할 세 稅金 稅法 課稅 租稅 脫稅 稅務署 附加稅
熟:익을 숙 熟考 熟達 熟練 熟成 未熟 半熟 習熟 完熟
貢:바칠 공 貢納 貢物 貢米 貢士 貢獻 賓貢 朝貢 歲貢
新:새 신 新舊 新聞 新婦 新春 一新 最新 新陳代謝
勸:권할 권 勸告 勸勉 勸獎 强勸 勸善懲惡 德業相勸
賞:상줄 상 賞罰 賞狀 鑑賞 受賞 褒賞 皆勤賞 不賞之功
黜:물리칠 출 黜敎 黜斥 黜退 放黜 削黜 陞黜 罷黜 廢黜
陟:오를 척 陟岡 陟降 陟方 陟罰 登陟 昇陟 進陟 黜陟

 

4‧2‧85 孟軻敦素하고 史魚秉直이라 (孟◑軻敦素◑하고 史◯魚秉◯直◉이라)
孟子는 名軻니 幼被慈母之敎하고 長遊子思之門하여 厚其素養也하시니라
史魚는 衛大夫니 名鰌요 字子魚니 有尸諫하니라
孔子曰 直哉라 史魚여
邦有道에 如矢하며 邦無道에 如矢라하시니라


孟子는 수양을 두터이 하였으며, 史魚는 곧음을 지녔다.
맹자는 이름이 軻이니, 어려서는 자애로운 어머니의 가르침을 받고 장성해서는 子思의 門下에서 공부하여 평소 수양을 두터이 하였다.
史魚는 춘추시대 衛나라 大夫이니, 이름이 鰌(추)이고 字가 子魚인데 죽어서도 시신으로 간하였다.
《論語》 〈衛靈公〉에 공자는 말하기를 “곧기도 해라, 史官 魚여!
나라에 도가 있을 때에도 화살대처럼 곧았으며, 나라에 도가 없을 때에도 화살대처럼 곧았다.” 하였다.


역주
역주1 孟軻 : 《釋義》에는 軻를 某로 쓰고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원본에는 孟子의 이름 軻를 지적해 써서 후학들이 읽기에 온당치 않아 지금 외람되이 고쳐서 某(어느 분)라 하고, 주석 속에 이 말을 쓴다.(《釋義》) 현재는 臨文不諱의 입장에서 ‘軻’로 해야 할 것이다.
역주2 孟軻敦素 史魚秉直 : 敦은 높인다는 뜻이다. 素는 정결하며 순수함이다. 史는 官名이다. 秉은 잡는다는 뜻이다.(《釋義》)
역주3 尸諫 : 시체를 늘어놓고서 간언함이다.(《漢》)
史官 魚의 尸諫에 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衛나라 대부 史官 魚가 병들어 죽으려 할 적에 그 아들에게 말하였다. ‘〈임금께서는〉 내가 蘧伯玉의 현명함을 자주 말씀드렸으나 등용시키지 못하셨고, 彌子瑕의 부족함을 말씀드렸으나 물리치지 못하셨다. 신하가 되어 살아서는 현인을 등용시키지 못하며 부족한 자를 물리치지 못하였으니, 내가 죽거든 〈규정적인 곳인〉 正堂에서 상을 치르는 것은 부당하고 〈비규정적인 곳인〉 室에다 殯所를 차리면 족하다.’
위나라 임금 靈公이 그 까닭을 묻자, 아들은 아버지의 말로 임금에게 보고하였다. 임금은 즉시 거백옥을 불러서 귀하게 해주고 미자하를 물리쳤으며, 정당으로 옮겨 빈소를 차리게 하고 조문 예를 마친 뒤에 떠나갔다. 살아서는 몸으로 간언하였고 죽어서는 시신으로 간언하였으니, 곧다고 이를 만하다.”(《韓詩外傳》 卷7)


신습한자

孟:맏 맹 孟冬 孔孟 論孟 四孟月 孟母斷機 孟仲叔季
軻:수레 가 軻峨 坎軻 孟軻 走軻 轗軻不遇
敦:도타울 돈 敦篤 敦睦 敦和 敦煌 敦厚 安敦 情敦 薄夫敦
素:본디 소/순수할 소/흴 소 素朴 素服 質素 平素 尸位素餐 繪事後素
史:역사 사 史官 史料 國史 野史 三國史記 御史出頭
魚:물고기 어 魚卵 魚肉 大魚 生魚 魚頭肉尾 水魚之交
秉:잡을 병 秉權 秉彝 秉公持平 秉心塞淵 秉燭夜遊
直:곧을 직 直感 直立 直面 直線 剛直 垂直 日直 正直

 

4‧2‧86 庶幾中庸이면 勞謙謹勅하라 (庶◑幾中庸이면 勞謙謹◯勅◉하라)
中庸은 不偏不倚無過不及而平常之理니 人所難能이나 而亦庶幾勉而至也라
勤勞謙遜하고 畏謹勅勉이면 則可以戒愼恐懼하여 而庶幾中庸也리라


〈힘써〉 거의 中庸에 이르려면, 근로하고 겸손하며 삼가고 경계해야 한다.
中庸은 치우치지 않고 기울지 않으며 지나치거나 못 미침이 없어서 평상의 이치이니, 사람이 능하기 어려우나 또한 거의 힘써 이르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근로하고 겸손하며 삼가고 힘쓰면 戒愼恐懼(경계하고 조심함)하여 중용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역주
역주1 庶幾中庸 勞謙謹勅 : 庶幾는 가깝다는 말이다. 치우치지 않음을 中이라 한다. 바뀌지 않음을 庸이라 한다. 勞는 부지런하다는 뜻이다. 謙은 공손하다는 뜻이다. 《周易》 〈謙卦 九三〉에 “공로를 세우고 겸손하니, 군자가 좋은 마무리를 두어 길하다.” 하였다. 謹은 신중하다는 뜻이다. 勅은 경계한다는 뜻이다.(《釋義》)
역주2 勅 : 敕(경계할 칙)‧勑(경계할 칙)과 통한다.(《中》)
역주3 戒愼恐懼 : 《中庸》 1장의 “君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경계하며 들리지 않는 곳에서 두려워한다.”에서 줄여 쓴 것이다.


신습한자

庶:뭇 서/거의 서 庶母 庶務 庶民 庶子 庶族 庶出 衆庶 嫡庶
幾:몇 기/거의 기 幾諫 幾微 幾何 幾希 未幾 幾萬重 幾至死境
中:가운데 중 中年 中途 中旬 中心 中道而廢 中立不偏
庸:떳떳할 용 庸君 庸劣 庸言 庸人 凡庸 附庸 中庸 學庸
勞:힘쓸 로 勞苦 勞動 功勞 慰勞 犬馬之勞 勞心焦思
謙:겸손할 겸 謙辭 謙遜 謙讓 謙虛 恭謙 自謙 虧盈益謙
謹:삼갈 근 謹啓 謹告 謹白 謹愼 恪謹 敬謹 謹賀新年
勅:삼갈 칙/경계할 칙/조서 칙 勅敎 勅令 勅書 密勅 申勅 詔勅 勅使待接

 

4‧2‧87 聆音察理하고 鑒貌辨色이라 (聆音察●理◯하고 鑒◑貌◑辨◯色◉이라)
上智之人은 則聆其聲音하여 而察其事理하니 如孔子聽子路鼓琴하고 而謂其有北鄙殺伐之聲者가 是也라
以容貌辭色으로 亦可以鑑其情辨其意하니 如齊桓公夫人之知欲伐衛와 管仲之知欲赦衛者가 是也라


소리를 들어 이치를 살피며, 모습을 보아 氣色을 분별한다.
최상의 지혜를 가진 인물은 그 소리를 들어서 일의 이치를 살피니, 예컨대 孔子가 子路의 琴 연주를 듣고 “그것에 북쪽 변방의 殺伐한 소리가 있다.”고 말한 것이 이것이다.
용모와 말과 얼굴빛을 가지고 또한 사람의 그 정을 보며 그 뜻을 분별할 수 있으니, 齊나라 桓公의 부인이 衛나라를 치려 함을 안 것과 管仲이 衛나라를 용서하려 함을 안 것이 이것이다.


역주
역주1 鑒 : 鑑과 같다.(《中》)
역주2 貌 : 古字는 䫉이고, 皃(모양 모)와 같다.(《中》)
역주3 聆音察理 鑒貌辨色 : 聆은 듣는다는 뜻이다. 音은 사람의 소리이니, 말을 이른다. 察은 살핀다는 뜻이다. 鑒은 본다는 뜻이다. 貌는 용모이다. 辨은 구별한다는 뜻이다. 色은 안색이다.(《釋義》)
역주4 孔子聽子路鼓琴 而謂其有北鄙殺伐之聲 : 공자가 말하였다. “子路의 거문고를 어찌 나의 門 안에서 연주하는가.”(《論語》 〈先進〉)
《家語》에 말하였다. “子路가 거문고를 연주하자 북쪽 변방의 살벌한 소리가 있었다.” 그 기질이 강하며 용감하여 中和에 부족하였으므로 그 소리에 나타나는 것이 이와 같았다.(《論語》 〈先進〉 集註)
琴은 ‘고 금’이므로, ‘고’라고 번역할 것이지만 편의상 ‘거문고’라고 하였다.(뒤의 ‘嵇琴阮嘯’ 참조)
역주5 齊桓公夫人之知欲伐衛 管仲之知欲赦衛 : 衛姬가 대답하였다. “분함이 충만하여 손과 발을 자랑하여 움직이는 사람은 攻伐의 기색입니다. 지금 제가 임금인 당신을 바라보면 발을 드는 것이 높고 기색이 사나우며 음성이 높으니, 衛나라를 칠 뜻이 있습니다.” ……
다음날 조정에 임하자 管仲이 종종걸음 쳐서 나와 말하였다. “임금께서 조정에 임하는 데에 공손하면서 기운이 낮아지고 말이 느리니 나라를 칠 뜻이 없는 것이라, 이는 衛나라를 놓아주려는 것입니다.” 桓公이 말하였다. “맞았소.” 마침내 衛姬를 세워서 夫人으로 삼고 管仲을 호칭하여 仲父라고 하였다.(《列女傳》 卷2 〈賢明傳 齊桓衛姬〉)


신습한자

聆:들을 령 聆德 聆聆 聆聽 聆風 耳聆 靜聆 側聆
音:소리 음 音色 音聲 音樂 音訓 高音 玉音 異口同音
察:살필 찰 察見 察機 監察 檢察 警察 考察 視察 觀察使
理:다스릴 리/이치 리 理論 理髮 理致 修理 倫理 整理 理想國家
鑒:거울 감/볼 감 鑒別 鑒賞 鑒識 鑒定 龜鑒 明鑒 資治通鑒
貌:모양 모 貌短 貌樣 面貌 美貌 外貌 容貌 全貌 風貌
辨:분별 변 辨明 辨似 辨析 辨正 辨證 明辨 分辨 辨別力
色:빛 색/얼굴빛 색 色感 色盲 變色 彩色 色卽是空 各樣各色

 

4‧2‧88 貽厥嘉猷하니 勉其祗植이라 (貽厥●嘉猷하니 勉◯其祗植◉이라)
君子貽厥子孫에 當以嘉猷니 如蕭何以儉하고 楊震以淸하고 龐德公以安이 皆是善貽也라
勗其敬植善道하여 毋墜所貽之嘉猷也라


〈君子는〉 그 아름다운 계책을 남겨주니, 좋은 道를 경건하게 세우기를 힘써야 한다.
군자는 그 자손들에게 물려주는 데에 마땅히 아름다운 계책으로 하여야 하니, 예를 들면 蕭何는 검소함을 물려주고, 楊震은 청렴함을 물려주고, 龐德公은 편안함을 물려줌과 같은 것이 모두 훌륭하게 물려준 것이다.
공경히 좋은 道를 심는 데 힘써서, 물려주신바 아름다운 계책을 실추시키지 말아야 한다.
[節旨] 이 節은 處身하는 것은 경건함과 신중함으로 요점을 삼는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節解] 처신하는 것은 당연히 孟子의 순수함, 사관 魚의 정직함과 같이 해야 中庸에 접근하고, 근로‧겸손하며 신중‧경계하여 말을 들으면 그 옳은지 아닌지를 살피며 사람을 보면 그가 비정상인지 정상인지를 보아 모두 신중함을 극치로 할 것이고, 이와 같이 하면 과실이 없게 될 수 있고 남기는 것이 모두 훌륭한 계책이어서 경건함과 조심함에 힘쓰게 되고 이 몸이 기울지 않게 확립된다고 말한 것이다.
이것과 위 節은 이 1장의 중심이고, 이하 17節은 혹은 처신을 말하며 혹은 집을 다스림을 말하였는데 모두 이 뜻을 확충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貽厥嘉猷 勉其祗植 : 貽는 남겨준다는 뜻이다. 嘉는 착하다는 뜻이다. 猷는 도모이다. 祗는 공경한다는 뜻이다. 植은 세운다[立]는 뜻이다.(《釋義》)
역주2 猷 : 猶(꾀 유)와 같다.(《註解》)
역주3 祗 : 祇(공경할 지)와 통한다.(《中》)
역주4 植 : 의미가 樹‧立의 ‘세우다’인 경우는 독음이 ‘치’로 대응되는데, 前‧後聯의 色‧極 등의 入聲韻에 의해 ‘식’으로 독음된 것으로 보인다.
역주5 蕭何以儉 : 蕭何는 농지와 집을 반드시 궁벽한 곳에 두고, 담이 있는 집을 짓지 않게 하고 말하였다. “후손이 현명하면 나의 검소를 본받을 것이고, 현명하지 않더라도 세력가에게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史記》 卷53 〈蕭相國世家〉)
역주6 楊震以淸 : 王密이 황금 10근을 품고 와서 楊震에게 주자 양진이 말하였다. “옛 친구인 나는 그대를 알건만 그대는 옛 친구인 나를 알지 못하니, 어째서인가?” 왕밀이 말하였다. “저문 밤입니다.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楊震이 말하였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내가 알고 그대가 아는데 어찌 아는 이가 없는가.” 왕밀은 부끄러워하고 나갔다.(《後漢書》 卷54 〈楊震列傳〉)
역주7 龐德公以安 : 劉表가 〈龐德의 妻子가 앞에서 김매는 것을〉 가리키며 물었다. “선생께서 괴로이 밭고랑에서 고생하면서 관직‧녹봉을 기꺼이 받지 않으니, 후세에 무엇으로 자손에게 물려주시겠습니까.” 龎公(방덕공)이 말하였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위태로운 것을 물려주지만 지금 다만 편안함으로 물려줍니다. 비록 물려주는 것이 같지 않지만 물려주는 것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劉表는 감탄하면서 떠나갔다.(《後漢書》 卷83 〈龎公傳〉)


신습한자

貽:끼칠 이 貽慶 貽謨 貽我 貽瑞 貽訓 相貽
厥:그 궐 厥角 厥明 厥疾 厥初 突厥 省厥躬 貽厥孫謀
嘉:아름다울 가 嘉客 嘉穀 嘉禮 嘉言 嘉宴 歎嘉 褒嘉 欣嘉
猷:꾀 유 猷慮 嘉猷 宏猷 大猷 謀猷 神猷 遠猷 鴻猷
勉:힘쓸 면 勉强 勉勵 勉力 勉學 勸勉 勤勉 黽勉 力勉
其:그 기 其間 其實 其餘 其他 其後 何其 其愚不可及
祗:공경할 지 祗敬 祗奉 祗送 祗受 祗仰 祗候 虔祗 肅祗
植:심을 식 植木 植物 植樹 植字 移植 植民地 動植物

 

4‧3‧89 省躬譏誡하고 寵增抗極하라 (省◯躬譏誡◑하고 寵◯增抗◑極◉하라)
人臣이 自省其躬하여 每念譏諷規誡之來하면 則自當難進而易退也라
榮寵愈增이면 當存亢極之憂니 古人之居寵思危는 以此也라


몸을 反省하여 나무람을 받거나 경계할 것을 생각하고, 은총이 더하여 극도에 도달함을 우려하여야 한다.
신하가 스스로 그 몸을 살펴 매양 비판과 풍자[譏諷]와 엿봄과 경계가 옴을 생각한다면 스스로 마땅히 벼슬길에 나아감을 어렵게 여기고 물러나기를 쉽게 할 것이다.
영광이 더욱 높아지면 마땅히 극도에 이르는 근심을 두어야 하니, 옛사람들이 영화에 처하면 위태로움을 생각한 것은 이 때문이었다.


역주
역주1 省躬譏誡 寵增抗極 : 省은 바로 살핌이다. 躬은 몸이다. 譏는 꾸짖는다는 뜻이다. 誡는 경계한다는 뜻이다. 寵은 尊榮이다. 增은 더한다는 뜻이다. 抗은 위와 나란히 함이다. 極은 지극하다는 뜻이다.(《釋義》)
역주2 躬 : 本字는 躳(몸 궁)이다.(《中》)
역주3 抗極 : 亢抗이니, 성대함이다.(《漢》)


신습한자

省:살필 성/덜 생 省察 歸省 反省 昏定晨省 人事不省 省略
躬:몸 궁 躬稼 躬儉 躬耕 聖躬 鞠躬 直躬 實踐躬行
譏:나무랄 기 譏謗 譏笑 譏議 譏察 嘲譏 讒譏 譏而不征
誡:경계할 계 誡勉 誡飭 誡誨 勸誡 聖誡 訓誡 小懲大誡
寵:사랑할 총 寵臣 寵愛 寵妾 寵幸 寵姬 內寵 恩寵 天寵
增:더할 증 增加 增減 增大 增産 增殖 新增 漸增 加增
抗:저항할 항 抗拒 抗告 抗議 對抗 反抗 抗生劑 抵抗力
極:다할 극 極度 極力 極盡 登極 至極 北極 極口稱讚

 

4‧3‧90 殆辱近恥하니 林皐幸卽이라 (殆◯辱●近◯恥◯하니 林皐幸◯卽◉이라)
老子曰 知足不辱하고 知止不殆라하니 人臣富貴而不能退하면 則必殆辱而近恥也라
旣有知止知足之志하면 則可幸就林皐之下하여 以全其天也라


〈신하가 富貴해도 물러나지 않으면〉 위태로움과 욕을 당하여 치욕에 가까우니, 山林(在野)으로 나가야 한다.
老子가 《道德經》 〈立戒〉에서 말하기를 “만족할 줄을 알면 욕되지 않고, 그칠 줄을 알면 위태롭지 않다.” 하였으니, 신하가 부귀하면서도 물러가지 않으면 반드시 위태로움과 욕을 당하여 치욕에 가깝게 될 것이다.
이미 그칠 줄 알고 만족할 줄 아는 뜻이 있으면, 山林 물가의 아래로 나아가 天性을 온전히 보전할 것이다.


역주
역주1 殆辱近恥 林皐幸卽 : 殆는 곧 가깝다는 뜻이고, 辱은 부끄럽다는 뜻이니, 모두 부끄럽다는 뜻이다. 《爾雅》에 말하기를 “야외를 林이라 한다.” 하였다. 皐는 《漢書》 〈賈山傳〉 註에 말하기를 “물가의 땅이다.” 하였다. 幸은 요행이다. 卽은 나아간다는 뜻이다.(《釋義》)
역주2 殆 : 《註解》는 ‘위태롭다’로, 《釋義》는 ‘가깝다’로 풀이하였다.
역주3 恥 : 耻(부끄러울 치)와 같다.(《中》)
역주4 皐 : 皋(언덕 고)‧臯(언덕 고)와 같다.(《中》)
역주5 幸 : 《註解》는 ‘나아가다’로, 《釋義》는 ‘행여’, ‘요행히’로 풀이하였다.
역주6 即 : 即(곧 즉)과 같다.(《中》)


신습한자

殆:위태로울 태 殆無 殆半 闕殆 危殆 佞人殆 知止不殆
辱:욕할 욕 辱說 困辱 屈辱 凌辱 侮辱 榮辱 辱及父兄
近:가까울 근 近代 近似 遠近 淺近 近墨者墨 近朱者赤
恥:부끄러울 치 恥部 恥辱 愧恥 國恥 廉恥 無恥 羞恥 悔恥
林:수풀 림 林業 山林 書林 深林 儒林 林産物 原始林
皐:언덕 고 皐鼓 皐蘭 皐門 皐比 澤皐 皐虁稷契
幸:다행 행 幸福 幸運 天幸 幸不幸 幸運兒 不幸中多幸
卽:곧 즉 卽決 卽死 卽時 卽位 色卽是空空卽是色

 

4‧3‧91 兩疏見機하니 解組誰逼이리오 (兩◯疏見◑機하니 解◯組◯誰逼◉이리오)
兩疏는 漢太傅疏廣과 及其兄子少傅疏受라
上疏乞骸骨하니 蓋見幾而作也라
解脫印紱하고 浩然長往하니 誰能逼迫而尼其行哉리오


두 疏氏는 機微를 알아보니, 인끈을 풀고 은퇴함을 누가 핍박하겠는가.
두 疏氏는 한나라 때의 太傅 疏廣과 그의 조카인 少傅 疏受이다.
상소하여 사직하기를 원하였으니, 幾微를 보고 떠나간 것이다.
印綬를 풀어놓고 물 흘러가듯이 떠나갔으니, 누가 핍박하여 그의 떠나감을 막을 수 있겠는가.
[節旨] 이 節은 명철하게 낌새[幾]를 보는 것 또한 處身의 道임을 말한 것이다.(《釋義》)
[節解] 이 節은 “사람이 당연히 꾸짖음과 경계할 일로 스스로 그 몸을 반성하여 꾸지람을 받을 만하며 경계할 만한 것은, 尊榮이 지나쳐서 위로 지극함에 오르게 되는 것보다 심한 것이 없다. 지위가 높은 이는 몸이 위태로워서 반드시 강등과 축출에 이르러 치욕스런 일에 장차 미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때에 이르러 야외 물가로 물러나면 곧 재앙에서 다행히 면할 수 있게 되리니, 예를 들면 漢나라의 두 疏氏가 낌새를 보고 일어나 인끈을 벗어놓고 벼슬을 사절하여 떠나갔으니, 어찌 다른 사람이 압박하여 그렇게 하게 한 것이겠는가. 진실로 그 스스로 편안한 은퇴를 달가워하는 것에 말미암을 뿐이니, 군자는 마땅히 만족할 줄 아는 분수를 살펴서 치욕을 멀리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이는 또한 《論語》 〈泰伯〉의 “도가 없으면 은둔한다.”는 뜻이다.(《釋義》)


역주
역주1 兩疏見機 解組誰逼 : 疏는 姓이다. 漢나라 太子太傅 疏廣, 太子少傅 疏受가 나이가 많아 벼슬을 사직하고 귀향하자 사람들이 모두 고상하게 여겼다.
눈으로 보는 것을 見이라 한다. 機는 幾(기미 기)와 옛날에 통용하였는데, 작음이다. 《周易》 〈繫辭 下〉 5장에 이르기를 “幾는 움직임이 작은 것이다. 君子는 기미를 보고 작동하여 종일토록 기다리지 않는다.” 하였다. 解는 벗는다는 뜻이다. 組는 끈 종류인데 도장 끈이다. 誰는 누구이다. 逼은 압박한다는 뜻이다.(《釋義》)
역주2 逼 : 偪(핍박할 핍)과 같다.(《註解》)
逼을 《註解》는 ‘핍박하여 떠나감을 막다’ 즉 ‘핍박하여 못 떠나게 하다’로 설명하였으나, 《釋義》는 “예컨대 漢나라의 두 疏氏가 기미를 보고 동작하여 인끈을 풀어놓고 벼슬을 사직하고 떠나간 것은 어찌 다른 사람이 핍박하여 그렇게 하게 한 것이겠는가![何人迫之而使然哉]”라고 하여 ‘핍박하여 떠나게 하다.’로 설명하였다.
역주3 乞骸骨 : 고대에 관리가 퇴직을 스스로 요청하는 것이니, 骸骨(몸)을 고향으로 돌아가 장사지낼 수 있게 해달라는 뜻으로 말하는 것이다.(《漢》)
역주4 浩然 : 물이 흐르듯이 그칠 수 없는 것이다.(《孟子》 〈公孫丑 下〉 集註)


신습한자

兩:둘 량 兩國 兩立 兩者 斤兩 兩手執餠 兩虎相鬪
疏:성길 소/상소할 소 疏密 疏外 疏遠 疏通 上疏 注疏 飯疏食飮水
見:볼 견/나타날 현 見聞 發見 所見 見利思義 見蚊拔劍 見危致命 莫見乎隱
機:틀 기/기미 기 機械 機先 機心 動機 萬機 忘機 好機勿失
解:풀 해 解決 解雇 解答 解放 誤解 理解 精解 和解
組:인끈 조 組成 組合 勞組 如組 朱組 靑組 組織體
誰:누구 수 誰某 誰哉 誰何 誰得誰失 誰怨誰咎 誰因誰極
逼:핍박할 핍 逼迫 逼眞 驅逼 勢逼 畏逼 侵逼 勢危事逼

 

4‧4‧92 索居閒處하고 沈黙寂寥라 (索●居閒處◑하고 沈黙●寂●寥◎라)
散居而靜處하니 卽休退者之事也라
沈黙은 不與人上下言議也요 寂寥는 不與人追逐過從也라


〈은퇴 후〉 홀로 살아 한가롭게 거처하고, 〈드러나지 않게〉 조용하고 고요히 산다.
한가로이 살며 조용히 거처하니, 바로 벼슬을 그만두고 물러난 사람의 일이다.
沈黙은 남들과 언론에 오르내리지 않는 것이고, 寂廖는 남들과 따라다니고 찾아다니지 않는 것이다.


역주
역주1 索 : 悉과 各의 反切이니 흩어짐과 같은 뜻이다.(《禮記》 〈檀弓 上〉 音義)
역주2 閒 : 閑과 통한다.(《中》)
역주3 沈 : 俗字는 沉(잠길 침)이다.(《中》)
역주4 索居閒處 沈黙寂寥 : 索(삭)은 蕭索이니 홀로 사는 것이다. 《禮記》 〈檀弓 上〉에 이르기를 “무리를 떠나 흩어져 산다.” 하였다. 閒은 여가가 있음이다. 沈은 드러나지 않음이다. 黙은 조용하다는 뜻이다. 寂寥는 텅 빈 모양이다. 이는 모두 그 한가하게 흩어진 것을 형용한 것이다.(《釋義》)


신습한자

索:끈 삭/홀로 삭/찾을 색 索寞 索綯 索引 塞責 探索 討索 暗中摸索
居:살 거 居喪 居住 居處 群居 同居 蟄居 居安思危
閒:한가할 한 閒暇 閒談 閒寂 閒職 閒雲 等閒 安閒 農閒期
處:살 처/곳 처 處女 處理 處分 處事 處身 居處 難處 出處
沈:잠길 침/잠잠할 침/젖을 침 沈沒 沈水 沈着 沈滯 擊沈 浮沈 沈船破釜
黙:잠잠할 묵 黙契 黙念 黙示 黙認 寡黙 沈黙 黙黙不答
寂:고요할 적 寂寞 寂滅 寂寂 空寂 靜寂 閑寂 寂然無聞
寥:고요할 료 寥寥 寥亮 寥索 寥廓 蕭寥 寂寥 淸寥

 

4‧4‧93 求古尋論하고 散慮逍遙라 (求古◯尋論◑하고 散◑慮◑逍遙◎라)
君子閒居에 必有事焉하여 求古人之出處本末하여 而尋索討論하니 則身雖退로되 而有補於世敎가 大矣라
又當散其思慮하여 不以世事攖其心하고 逍遙而自適也라


〈君子는〉 옛것을 구하여 의논을 찾으며, 잡념을 흩어 버리고 逍遙自適한다.
군자가 한가롭게 거처할지라도 반드시 일삼는 것이 있어 옛사람의 벼슬함과 은둔함에 대한 本末을 찾고 토론하니, 몸이 비록 물러났더라도 사회 교화에 도움이 있는 것이 크다.
또 마땅히 그 사려를 흩어 세상일로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고 逍遙하여 悠悠自適하여야 한다.


역주
역주1 論 : 平仄 兩韻인바, 仄聲으로 보인다. 平聲 韻脚 遙의 出句脚이기 때문에 仄聲이어야 한다. 前後의 出句脚이 모두 仄聲인 점으로 보아 이 論도 측성으로 보인다. 論의 ‘의논하다’라는 동사의 平聲 元韻과 ‘의논’이라는 명사의 去聲 願韻(仄聲)에서, 측성 즉 명사에 의한 풀이로 ‘尋論’을 ‘의논을 찾는다’로 하고자 한다.(해제 참조)
역주2 散 : 𢿱(흩을 산)과 같다.(《中華字解》)
역주3 求古尋論 散慮逍遙 : 求는 찾는다는 뜻이다. 古는 지난 시대이다. 尋은 곧 찾는다는 뜻이다. 論은 변별하여 논의함이다. 散은 흩뜨린다는 뜻이다. 慮는 생각한다는 뜻이다. 逍遙는 노닐어 쉼이니, 《詩經》 〈小雅 白駒〉에 “여기에서 노닌다.”라 하였다.(《釋義》)
역주4 攖 : 어지럽힌다는 뜻이다


신습한자

求:구할 구 求道 求得 求人 渴求 要求 請求 求全之毀
古:옛 고 古今 古物 古風 古稀 上古 中古 古今獨步
尋:찾을 심 尋問 尋訪 追尋 枉尺直尋
論:의논할 론 論文 論罪 論議 公論 討論 評論 論人長短
散:흩을 산 散官 散亂 散漫 散文 閑散 解散 離合集散
慮:생각할 려 慮念 考慮 思慮 念慮 深謀遠慮 千慮一得
逍:거닐 소 逍遙物外 逍遙吟詠 逍遙自娛
遙:거닐 요 遙巒 遙望 遙拜 遙然 遙遠 遙靑 遙矚 迢遙

 

4‧4‧94 欣奏累遣하고 慼謝歡招라 (欣奏◑累◯遣◯하고 慼●謝◑歡招◎라)
言居閒散慮하면 則欣賞之情自進하고 而冗累之事自退矣라
疚慼之思日去하고 而歡樂之趣日來矣라


기쁜 정은 나오고 나쁜 일은 물러가며, 슬픔은 사라지고 기쁨이 오게 된다.
한가히 살아 잡념을 흩어버리면 기쁘게 감상하는 정이 저절로 나오고, 잡되게 얽매이는 일이 저절로 물러간다고 말한 것이다.
슬픈 생각이 날마다 떠나가고 기쁜 취미가 날마다 올 것이다.
[節解] 윗 節을 이어서 “편안한 은퇴를 달가워하여 야외 물가에 나아가는 이는 홀로 한산한 곳에 살아서 조용히 침묵하고 텅 비어 사람이 없게 하니 조정이나 시가의 시끌벅적한 곳을 멀리한다. 이에 여가 있는 날에 과거시대의 전적을 살펴 구하고 찾아서 논변하여 그 사려를 흩뜨리고 소요하면서 그 마음을 유유자적하게 하면, 날마다 기쁜 데로 나아가서 무릇 기뻐할 만한 것을 모두 불러서 오게 한다. 근심할 만한 일에 있어서는 하나도 마음에 두지 않아 모두 몰아서 떠나가게 하여 사절하도록 한다. 벼슬을 사절하면 나라를 근심하며 백성을 근심할 충정이 없고 다만 야외 물가를 기뻐할 만한 취미만 있는 것이다.”라고 말한 것이다.(《釋義》)
이 한 節은 또 아래 두 절의 綱領이 된다.(《釋義》)


역주
역주1 欣 : 忻(기쁠 흔)‧訢(기쁠 흔)과 같다.(《註解》)
역주2 慼 : 慽(슬플 척)‧戚(슬플 척)과 같다.(《註解》)
역주3 歡 : 懽(기쁠 환)‧驩(기쁠 환)과 같다.(《註解》)
역주4 欣奏累遣 慼謝歡招 : 欣은 기쁘다는 뜻이다. 奏는 나온다는 뜻이다. 累는 걸어 맨다는 뜻이다. 遣은 몰아서 떠나가게 함이다. 慼은 근심이다. 謝는 끊는다[絶]는 뜻이다. 歡도 기쁘다는 뜻이다. 招는 불러서 오게 함이다.(《釋義》)


신습한자

欣:기쁠 흔 欣然 欣悅 欣戚 欣快 含欣 欣喜雀躍
奏:아뢸 주/나아올 주/연주할 주 奏曲 奏疏 奏樂 奏請 奏效 獨奏 上奏 吹奏 合奏 二重奏
累:포갤 루/얽매일 루/묶을 루 累加 累計 累年 累積 家累 連累 累卵之危
遣:보낼 견 遣歸 遣憤 遣使 發遣 分遣 先遣 消遣 派遣
慼:슬플 척 愁慼 哀慼 憂慼 衆慼 休慼 鼓盆慼
謝:사양할 사/끊을 사 謝禮 謝意 謝絶 謝罪 感謝 稱謝 新陳代謝
歡:기쁠 환 歡樂 歡送 歡迎 歡呼 極歡 悲歡 哀歡 平生歡
招:부를 초 招待 招來 招聘 自招 徵招 滿招損 招之不來

 

4‧5‧95 渠荷的歷하고 園莽抽條니라 (渠荷的●歷●하고 園莽◯抽條◎니라)
溝渠之荷가 當夏盛開하여 的歷然芳香可挹也라
園林之艸가 方春交翠하여 蒙茸然抽條可愛也라


〈여름에〉 도랑의 연꽃은 선명하고, 〈봄에〉 동산의 풀은 가지가 뻗어 오른다.
개천의 연꽃이 여름을 당하여 번성하게 피어서 선명히 아름다운 향기를 잡을 만하다.
과수원 숲의 풀이 봄을 당하여 서로 푸르러서 우북히 빼어난 가지가 귀여워할 만하다.


역주
역주1 莽 : 俗字는 莾(풀 망)이다.(《註解》)
역주2 渠荷的歷 園莽抽條 : 渠는 시내이다. 荷는 연[芙渠]이다. 的歷은 광채가 빛나는 모양이니, 吳蘇彦의 〈芙蓉賦〉에 이르기를 “붉은 노을에 선명함을 빛낸다.” 하였다. 《說文》에 이르기를 “과일을 심은 곳을 園이라 한다.” 하였다. 莽은 무성한 풀이다. 抽는 빼어나다는 뜻이다. 條는 가지이다.(《釋義》)
역주3 艸 : 艸(풀 초)는 篆書이고, 隷變(隷書로 변한 글씨체)에서 艹(풀 초)로 썼다.(《廣韻》)
草(풀 초)는 本字를 艸로 쓴다.(《中》)
역주4 蒙茸 : 초목이 무성함이다.(《漢》)


신습한자

渠:도랑 거/우두머리 거 渠魁 渠大 渠帥(수) 渠長 溝渠 船渠 暗渠 河渠
荷:멜 하/연 하/짐 하 荷葉 荷物 荷主 荷香 荷花 蓮荷 入荷 出荷
的:과녁 적/밝을 적 的實 的然 的中 的確 劇的 目的 標的 精神的
歷:지날 력/밝을 력 歷年 歷代 歷史 歷任 經歷 來歷 學歷 履歷書
園:동산 원/과수원 원 園兒 園藝 公園 庭園 學園 後園 果樹園 植物園
莽:풀 망 莽莽 莽新 林莽 草莽 莽大夫 莽操懿卓
抽:빼낼 추 抽拔 抽象 抽身 抽籤 抽出 花抽 抽黃對白
條:가지 조 條件 條例 條理 條目 信條 前條 金科玉條

 

4‧5‧96 枇杷晩翠하고 梧桐早凋라 (枇杷晩◯翠◑하고 梧桐早◯凋◎라)
枇杷는 値寒節而乃花라 故曰晩翠라하니라
梧桐은 得金氣而先零이라 故曰早彫라하니라


枇杷나무는 〈추운 철까지〉 늦도록 푸르고, 오동잎은 〈가을 기운에〉 일찍 시든다.
枇杷는 추운 철을 만나야 꽃이 피므로, ‘늦도록 푸르다.’고 하였다.
오동나무는 가을 기운[金氣]을 얻으면 맨 먼저 잎이 떨어지므로 ‘일찍 시든다.’고 하였다.


역주
역주1 枇杷晩翠 梧桐早凋 : 枇杷는 과실나무 이름이니, 그 잎이 사철 시들지 않는다. 晩은 연말[歲暮]이다. 翠는 새 이름인데 그 깃이 푸르므로 청색을 翠라 한다. 梧桐은 나무 이름이다. 凋는 잎이 떨어짐이다. 梧桐은 가을 기후에 응하여 立秋節이 되면 잎사귀 하나가 먼저 떨어지므로 ‘일찍 떨어진다.’고 하였다.(《釋義》)
역주2 早 : 蚤(일찍 조)와 통한다.(《中》)
역주3 凋 : 彫(떨어질 조)와 통한다.(《中》)
역주4 金氣 : 가을 기운이다.(《漢》)


신습한자

枇:비파나무 비 枇沐 枇杷菊 枇杷門巷
杷:고무래 파/비파나무 파 杷車 杷土 杷推
晩:늦을 만 晩年 晩餐 晩學 早晩間 晩時之歎 大器晩成
翠:푸를 취 翠簾 翠眉 翠髮 翠屛 翠玉 翠鳥 翠竹 翡翠
梧:오동 오 梧檟 梧右 梧月 翠梧 梧鼠技窮 階前梧葉
桐:오동 동 桐君 桐油 碧梧桐 梧桐秋夜 梧桐一葉天下知秋
早:일찍 조/이를 조 早老 早熟 早朝 早退 尙早 春早 時機尙早
凋:시들 조 凋枯 凋落 凋謝 凋殘 凋盡 榮凋 松柏後凋

 

4‧5‧97 陳根委翳하고 落葉飄颻라 (陳根委◯翳◯하고 落●葉●飄颻◎라)
百艸至冬而枯零하여 陳宿之根이 委蔽於地也라
萬木經霜而搖落하여 蕭疎之葉이 飄舞於空也라


묵은 뿌리가 버려져 죽고, 떨어지는 잎이 나부낀다.
온갖 풀이 겨울이 되면 마르고 떨어져 묵은 뿌리가 땅에서 폐기된다.
온갖 나무가 서리를 맞으면 잎이 떨어져 앙상한 잎이 공중에 나부껴 춤춘다.


역주
역주1 委翳 : 시들어 끊어짐이다. 委는 萎(시들 위)와 통한다.(《漢》)
역주2 飄 : 飆(회오리바람 표)와 같다.(《註解》)
역주3 陳根委翳 落葉飄颻 : 陳은 오래되었다는 뜻이다. 根은 초목의 뿌리이다. 委는 버린다는 뜻이다. 翳는 스스로 죽는 것이다. 《詩經》 〈大雅 皇矣〉에 말하기를 “서서 죽은 나무와 저절로 죽은 나무이다.” 하였다. 落은 쇠해 끊어짐이다. 飄颻는 바람이 물건을 움직임이다. 《爾雅》에 말하기를 “회오리바람을 飄라 한다.” 하였다.(《釋義》)
역주4 陳宿 : 오래 묵어 낡음이다.(《漢》)
역주5 委弊 : 凋敝와 같다.(《漢》)
凋敝는 쇠해 폐함이며, 부서져 폐함이다.(《漢》)
蔽(폐기될 폐)와 통한다.(《中》)
敝(폐기될 폐)와 통하니, 부서져 낡음이며, 폐기되어 더러워짐이다.(《漢》)
역주6 搖落 : 잎이 떨어져 쇠잔함이고, 떨어짐이다.(《漢》)
역주7 蕭疎 : 드물고 적음이다.(《漢》)
역주8 飄舞 : 바람을 따라 춤추어 움직임이다.(《漢》)


신습한자

陳:펼 진/묵을 진 陳腐 陳列 開陳 陳述書 陳情表 新陳代謝
根:뿌리 근 根幹 根本 根源 根絶 木根 蓮根 事實無根
委:맡길 위/버릴 위 委曲 委吏 委員 委質(지) 委囑 委託 委任統治
翳:말라죽을 예 翳桑 翳朽 冥翳 蒙翳 掩翳 隱翳 陰翳 蔽翳
落:떨어질 락 落成 落花 沒落 村落 落落長松 秋風落葉
葉:잎사귀 엽 葉書 末葉 松葉 一葉 竹葉 枝葉 金枝玉葉
飄:나부낄 표 飄落 飄揚 飄然 飄蕩 急飄 飄風不終朝
颻:나부낄 요 颻颺 飄颻歌 飄飄颻颻

 

4‧5‧98 遊鯤獨運이라가 凌摩絳霄라 (遊鯤獨●運◑이라가 凌摩絳◑霄◎라)
鯤은 莊周所謂北溟之魚니 其遊也獨運於滄海라
鯤은 俗本作鵾하니 誤라
鯤化爲鳥하면 其名曰鵬이니 背負靑天하여 一飛九萬里하니 卽凌摩絳霄也라
此는 喩人之飛騰潛運이 各有時也라


노니는 鯤魚는 홀로 바다에서 옮겨 다니다가, 붕새 되어 붉은 하늘에 솟구쳐 다다른다.
鯤은 莊子(莊周)가 말한 北溟(北海)의 물고기이니, 이것이 놀 때에는 홀로 푸른 바다에서 옮겨 다닌다.
鯤은 俗本에 鵾으로 되어 있는데, 誤字이다.
鯤이 변하여 새가 되면 그 이름을 붕새라 하는데, 등에 푸른 하늘을 지고 한 번에 9만 리를 나르니, 바로 붉은 하늘[絳霄]에 솟구쳐 다다르는 것이다.
이는 사람이 날아오르듯 할 때와 침체되는 운수가 각각 때가 있음을 비유한 것이다.
[節旨] 이것은 윗 節의 ‘홀로 살아 한가롭게 居處하는[索居閒處]’ 것을 이어서 말하였으니, 바로 야외 물가의 景物이다.(《釋義》)
[節解] 이는 “야외 물가 중에 시내에는 선명한 연[荷]이 있고, 과수원에는 가지가 뻗어나는 풀이 있고, 枇杷는 연말에도 오히려 무성하고, 梧桐은 가을을 맞아 앞서서 떨어진다. 뿌리가 썩은 것은 버려져서 스스로 죽고, 잎이 시든 것은 바람을 따라 나부낀다. 鯤鳥가 노니는 것에 있어서는 홀로 하늘가에 옮겨 다니면서 허공을 올라 붉은 하늘 위에 이르렀다. 그 풀‧나무와 새‧짐승의 아름다움이 이와 같아서 홀로 살아 ‘한적히 거처하는 즐거움[索居閒處]’을 보게 된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遊 : 游(놀 유)와 같다.(《註解》)
역주2 鯤 : 《註解》는 바다에서 옮겨 움직이는 동물로 보아 ‘물고기’로 풀이하였고, 《釋義》는 바다 물고기가 새로 되어 하늘에서 옮겨 움직이는 동물로 보아 ‘새’로 풀이하였다.
역주3 凌 : 淩(솟구쳐오를 릉)과 통한다.(《中》)
역주4 遊鯤獨運 凌摩絳霄 : 鯤은 새 이름이다. 運은 옮겨 움직임이다. 凌은 그 위로 나아감이다. 摩는 가까이한다는 뜻이다. 絳은 적색이다. 霄는 《爾雅》에 말하기를 “하늘 기운에 가까운 것이다.” 하였다.(《釋義》)
역주5 鯤俗本作鵾誤 : 鵾(곤계 곤)은 “鵾은 鵾鷄이다. 고대에 鶴과 비슷한 일종 새를 가리킨다.”(《漢》)하여, 鵾鷄라는 새가 本義이다. 그러나 또 鵾(곤어 곤)은 鯤과 同字 관계를 인정하여 “鵾은 鯤과 동일하게 사용한다. 큰 물고기이다.”(《漢》) 하였다. 鵾은 鯤의 오자라고 하기보다는 假借로 처리하여 通用字로 인정해야 할 것이다.


신습한자

遊:놀 유 遊樂 遊說(세) 遊學 外遊 遊衣遊食 三日遊街
鯤:곤어 곤 鯤鱗 鯤鵬 鯤魚 鯤鮞 鯤絃 北溟鯤 鯤化爲鵬
獨:홀로 독 獨立 獨學 孤獨 單獨 獨不將軍 獨守空房
運:움직일 운 運動 運命 運用 運轉 運行 幸運 運到時來
凌:얼음 릉/업신여길 릉/솟구쳐오를 릉 凌駕 凌辱 凌雲 凌人 凌遲處斬 凌霄之志
摩:만질 마/이를 마 摩民 摩擦 撫摩 按摩 揣摩 摩天樓 摩頂放踵
絳:붉을 강 絳灌 絳裳 絳脣 絳裳 絳被 淺絳 絳衣大冠
霄:하늘 소 霄壤 凌霄 碧霄 雲霄 遠霄 澄霄 淸霄 寒霄

 

4‧6‧99 耽讀翫市하니 寓目囊箱이라 (耽讀●翫◑市◯하니 寓◑目●囊箱◎이라)
漢上虞王充이 家貧하여 好學而無書일새 每向書肆하여 覽其書하면 終身不忘하니라
人稱王充寓目囊箱이라하니 以其一寓目하면 輒不忘하여 如貯書於囊箱之中也라


〈漢나라 王充이〉 글 읽기를 즐겨 시장 책방에서 책을 보니, 눈을 붙여 책을 보면 주머니와 상자에 책을 담아둔 것과 같이 〈기억〉하였다.
漢나라 때 上虞에 사는 王充은 집이 가난하여 학문을 좋아하였으나, 서책이 없었으므로 매양 책가게로 가서 그 책을 보면 종신토록 잊지 않았다.
사람들은 ‘王充이 눈을 붙여 보면 주머니와 상자에 책을 넣어두는 것이다.’ 하였으니, 한 번만 눈을 붙여 보면 잊지 아니하여 주머니와 상자 속에 책을 넣어둔 것과 같았기 때문이다.
[節旨] 이것은 위의 求古尋論을 이어서 말한 것이다.(《釋義》)
[節解] 이는 옛것을 구하여 논의를 찾는 이는 그 뜻에 좋아하는 것이, 마치 王充이 독서에 탐닉하여 심지어 市街에 가서 그 글을 자세히 보고 눈에 기탁한 것이 주머니나 상자 속에 넣어둔 서적과 같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翫 : 《註解》에서는 “翫은 玩(손에 가지고 놀 완)과는 다르다. 玩은 손에 가지고 놀음이다.” 하였으나, 이는 두 글자의 本義의 차이를 변별한 것이다. 《中》에서는 “翫은 玩(익힐 완)과 통한다.” 하여, ‘익힐 완’일 경우는 두 글자가 通用 즉 玩을 翫의 假借로 인정하고 있다.
역주2 耽讀翫市 寓目囊箱 : 耽은 耽溺함이다. 讀은 그 글을 익힘이다. 翫은 익숙히 살펴봄이다. 市는 《說文》에 말하기를 “팔며 사는 곳이다.” 하였다. 寓는 기탁한다는 뜻이다. 囊은 《說文》에 말하기를 “주머니이다.” 하였는데, 막힌 밑이 있는 것을 囊이라 하고 막힌 밑이 없는 것을 橐이라 한다. 箱은 대나무 그릇이다. 이들은 모두 책을 담아두기 위한 것이다.(《釋義》)


신습한자

耽:즐길 탐 耽溺 耽讀 耽樂 耽好 耽美主義
讀:읽을 독/구두 두 讀書 讀書三到 讀書尙友 讀書百遍義自見(현) 句讀(두)
翫:즐길 완/익힐 완 翫物 翫弄 翫味 翫賞 翫索 翫月 翫好 貪翫
市:시장 시 市街 市內 市立 市場 都市 特別市 門前成市
寓:붙일 우 寓居 寓食 寓言 寓人 寓話 寄寓 流寓 漂寓
目:눈 목 目的 頭目 名目 眼目 目不忍見 耳目口鼻
囊:주머니 낭 囊空 囊刀 背囊 陰囊 智囊 無底囊 囊中之錐
箱:상자 상 箱子 箱篋 巾箱 空箱 萬箱 書箱 盈箱 車箱

 

4‧7‧100 易輶攸畏니 屬耳垣牆이니라 (易◑輶攸畏◑니 屬●耳◯垣牆◎이니라)
此는 言言不可不愼也라
輕易其言하면 則必致差失하니 君子之所畏也라
詩曰 君子無易由言이어다
耳屬于垣이라하니
言不可易於其言하니 恐耳屬于垣也라


〈말을〉 쉽고 가볍게 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바이니, 〈사람들의〉 귀가 담장에 붙어 있다.
이것은 말을 삼가지 않으면 안 됨을 말한 것이다.
말을 함부로 하면 반드시 실수를 저지르니, 이는 군자가 두려워하는 바이다.
《詩經》 〈小弁(소반)〉에 이르기를 “군자는 말을 함부로 하지 말지어다.
사람들의 귀가 담장에 붙어 있다.” 하였다.
이는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되니, 귀가 담장에 붙어 있을까 우려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節旨] 이는 言語의 신중함이 또한 處身의 道라고 말한 것이다.(《釋義》)
[節解] 이 節은 “言語를 가벼이 하지 말 것이다. 이것은 바로 두려워해야 할 것이니, 비록 담장이 막혔더라도 듣는 자가 그 사이에 연이어 있다. 내 입에서 나와서 바로 남의 귀에 들어가니,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는가.”라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易輶攸畏 屬耳垣牆 : 易는 소홀하다는 뜻이다. 輶는 가볍다는 뜻이니, 《詩經》 〈大雅 烝民〉에 말하기를 “德은 가볍기가 털과 같다.” 하였다. 攸는 바[所]이다. 畏는 두렵다는 뜻이다. 屬은 나아간다는 뜻이고, 垣은 곧 牆이니, 《詩經》 〈小雅 小弁〉에 말하기를 “君子는 말에 경솔하지 말 것이다. 귀가 담에 나아가 있다.” 하였다.(《釋義》)
역주2 畏 : 本字는 𠂽(두려워할 외)이다.(《中》)
역주3 屬 : 《釋義》에는 나아가다[進]로 풀이되었으나 《漢》에는 “屬耳(촉이)는 귀를 물건에 대는 것이다. 늘 몰래 듣는 것을 말한다.”라고 하여 닿아 있다[觸]로 풀이하였다. 屬은 “니을 쵹 連也 부틸 쵹 附也 권당 쇽 親眷”이라고 하여 ‘촉’과 ‘속’으로 구분하여 屬耳가 ‘촉이’라야 하는데, 현재 ‘속이’로 통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역주4 牆 : 本字는 牆이다.(《中》) 俗字가 墻(담 장)이다.(《釋義》)
역주5 由言 : 말하는 것이다.[說話](《漢》)


신습한자

易:쉬울 이/바꿀 역 難易(이) 易經 交易 易姓革命 易地思之 萬世不易
輶:가벼울 유 輶車 輶軒 輶弱 輶儀 鴻毛輶 德輶如毛
攸:바[所] 유 攸然 攸攸 攸遠 攸長 攸好德 攸然而逝
畏:두려워할 외 畏敬 畏友 後生可畏 一日之狗不知畏虎
屬:붙을 촉/무리 속 屬託 屬官 屬纊 屬國 官屬 附屬 所屬 親屬
耳:귀 이 耳目 耳順 耳目口鼻 馬耳東風 秋風過耳
垣:담 원 垣屛 垣衣 垣屋 垣牆 宮垣 城垣 毁垣 垣有耳
牆:담 장 牆內 牆壁 牆下 宮牆 女牆 土牆 牆壁無依

 

4‧8‧101 具膳湌飯하니 適口充腸이라 (具◑膳◑湌飯◑하니 適●口◯充腸◎이라)
備膳而啖飯은 日用飮食之常也라
飮食은 只當適吾之口하고 充吾之腸하여 不飢而已요 不可侈也라


반찬을 갖추어 밥을 먹으니, 입에 맞게 배를 채워 〈굶주리지 않을〉 뿐이다.
반찬을 갖추어 밥을 먹는 것은 일상생활에 마시고 먹는 일상적인 것이다.
음식은 다만 내 입에 맞게 하고 내 창자를 채워 굶주리지 않게 해야 할 뿐이요, 사치스럽게 해서는 안 된다.


역주
역주1 湌 : 餐(먹을 찬) 혹은 飧(먹을 찬)으로 쓰고, 俗字는 飱(먹을 찬)으로 쓴다.(《中》)
飡(먹을 찬)은 湌의 俗字이다.(《中》)
《註解》에 “湌은 먹을 찬[啖], 밥 손[夕食 同飧]”이라 하여, 同形異音異義로 ‘찬’ 음은 ‘먹다’, ‘손’ 음은 ‘밥’으로 제시하였다. 그러나 ‘찬’ 음이 晩湌(저녁밥) 등에 쓰여 ‘손’ 음을 유지하지 않아 결국 ‘찬’ 음은 ‘먹다’‧‘밥’의 경우에 혼용된 것이다. 그리고 湌은 현재 字形이 餐으로 통용되고 있다.
역주2 具膳湌飯 適口充腸 : 具는 마련한다는 뜻이다. 膳은 음식이다. 湌은 삼킨다는 뜻이다. 익혀서 올리는 것이 飯(밥)이 된다. 適은 편하다는 뜻이다. 充은 가득하다는 뜻이다.(《釋義》)


신습한자

具:갖출 구 具備 具色 具體 具現 家具 具眼者 運動具
膳:반찬 선 膳物 膳服 膳夫 膳宰 素膳 御膳 飮膳 珍膳
湌:저녁밥 손/먹을 찬 湌飯 湌錢 加湌 晩湌 蔬湌 朝湌 尸位素湌
飯:밥 반 飯器 飯店 飯酒 飯饌 麥飯 白飯 十匙一飯
適:맞을 적 適期 適當 適法 最適 適者生存 適材適所
口:입 구 口頭 人口 口尙乳臭 良藥苦口 糊口之策
充:채울 충 充滿 充腹 充分 充實 充足 充員 補充 擴充
腸:창자 장 腸器 腸炎 斷腸 大腸 脫腸 腸肚相連 酒有別腸

 

4‧8‧102 飽飫烹宰하고 飢厭糟糠이라 (飽◯飫◑烹宰◯하고 飢厭◑糟糠◎이라)
方其飽時하여는 則雖烹宰珍品이라도 亦厭飫而不嘗矣라
及其飢也하여는 則雖糟糠薄具라도 必厭足而甘美矣라


배부르면 도살하여 삶은 고기도 실컷 물리고, 굶주리면 지게미와 겨도 배부르게 먹는다.
배부를 때는 비록 도살하여 삶은 고기의 진귀한 식품이라도 또한 실컷 차서 먹지 않는다.
굶주릴 때는 비록 술지게미와 쌀겨의 하찮은 차림이라도 반드시 만족하여 달고 아름다워한다.


역주
역주1 飽飫烹宰 飢厭糟糠 : 飽는 먹기를 많이 함이다. 飫는 곧 厭이다. 烹은 삶음이니, 물건으로 음식 맛을 조화함이다. 宰는 도살한다[屠殺]는 뜻이다. 飢는 배고프다는 뜻이다. 厭은 만족한다는 뜻이다. 糟는 술의 찌꺼기이다. 糠은 쌀의 껍질이다. 《漢書》 〈食貨志〉에 이르기를 “가난한 이는 술지게미와 겨를 먹는다.” 하였다.(《釋義》)
역주2 烹宰 : 짐승을 잡아 삶음이다.(《漢》)
역주3 飢 : 饑(주릴 기)와 같다.(《中》)
역주4 厭 : 饜(만족할 염)과 같다.(《註解》)
역주5 糠 : 穅(겨 강)과 같다.(《註解》)


신습한자

飽:배부를 포 飽喫 飽暖 飽和 饑飽 溫飽 醉飽 飽食暖衣
飫:실컷 먹을 어/배부를 어 飫聞 飫宴 飫飽 饜飫 饒飫 飮飫 優柔厭飫
烹:삶을 팽 烹卵 烹熟 烹飪 烹調 烹醢 割烹 兎死狗烹
宰:재상 재/짐승 잡을 재 宰輔 宰殺 宰相 宰人 家宰 主宰 邑宰 百里宰
飢:주릴 기 飢渴 飢饉 飢死 飢歲 飢餓 療飢 飢者甘食
厭:싫을 염/만족할 염 厭棄 厭惡(오) 厭足 厭症 天厭 厭膏粱 厭世主義
糟:술지게미 조 糟丘 糟粕 酒糟 糟糠不厭 糟糠之妻不下堂
糠:겨 강 糠秕 簸糠 貧者食糠 糟糠不飽 飢者甘糟糠

 

4‧8‧103 親戚故舊는 老少異糧이라 (親戚●故◑舊◑는 老◯少◑異◑糧◎이라)
同姓之親曰親이요 異姓之親曰戚이요 舊要曰故舊니 皆有品節也라
老者는 非帛不煖하고 非肉不飽하며 少者亦宜節其飮食하고 愼其愛養이니 禮所謂十五以上老少異食이 是也라


친척과 오랜 친구는 늙고 젊음에 따라 음식을 달리한다.
같은 성의 親屬을 親이라 하고, 다른 성의 친속을 戚이라 하며, 오래 사귄 사람을 故舊라 하니, 모두 品節(등급)이 있다.
늙은이는 비단옷이 아니면 따뜻하지 않고 고기가 아니면 배부르지 않으며, 젊은이도 마땅히 음식을 절제하고 아껴 양육함을 신중히 해야 하니, 禮에 이른바 ‘15세 이상은 늙은이와 젊은이가 음식을 달리한다.’는 것이 이것이다.
[節旨] 이 아래 10節은 모두 집을 다스리는 道를 말하였는데 그 부류를 미루어나가 넓게 말하였다. 이것은 음식의 節度를 말하였다.(《釋義》)
[節解] 이것은 “반찬을 마련하며 먹는 것은 오직 입에 맞게 하여 그 배를 채우려 할 뿐이다. 그러므로 배부르면 비록 살찌며 단 것이 있더라도 또한 실컷 차서 먹을 수 없고, 배고프면 비록 술지게미와 겨의 거친 것일지라도 스스로 만족해한다. 그러면 친척과 오래된 친구의 늙은이와 젊은이에게는 마땅히 그 음식을 분별하여야 한다. 늙은이는 고기가 아니면 배부르지 않고 젊은이는 거친 쌀로도 충족할 수 있어서 절도가 없어서는 안 된다.”라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親戚故舊 老少異糧 : 親戚은 姻眷(姻戚)이다. 故舊는 과거에 알던 사람이다. 老는 나이가 많은 사람이다. 少는 나이가 적은 사람이다. 異는 분별함이다. 糧은 먹는 것이다.(《釋義》)
역주2 親戚 : 《釋義》의 同姓之親‧異姓之親 풀이가 매우 명쾌하다. 《釋義》의 姻眷은 異姓之親을 말한 부분적 풀이이다. 이외에 혈연과 혼인, 내외친속으로 풀이한 것이 있다.
親戚은 자기와 血緣이나 혹은 婚姻 관계가 있는 사람이다.(《漢》)
親戚은 내외 친속을 말하니, 親은 일족 안의 사람이고 族은 일족 밖의 사람이다.(《中》)
역주3 異 : 𠔓(다를 이)와 같다.(《檀》)
역주4 糧 : 粮(양식 량)과 같다.(《檀》)
역주5 非帛不煖 非肉不飽 : 50살에는 비단이 아니면 따듯하지 않고, 70살에는 고기가 아니면 배부르지 않다.(《孟子》 〈盡心 上〉)
역주6 禮所謂十五以上老少異食 : ‘十五’는 ‘五十’을 잘못 쓴 것으로 보인다.
50살에는 양식을 달리한다. 50살에는 쇠약해지기 시작하여 양식을 마땅히 스스로 달리하여 少年‧壯年과 같게 해서는 안 된다.(《禮記》 〈王制〉 衛湜 集說)


신습한자

親:친할 친/어버이 친/동성 친속 친 親屬 親友 親切 親知 家親 兩親 魚水親 骨肉之親 燈火可親 親朋無一字
戚:이성 친속 척/겨레 척 戚臣 戚族 貴戚 近戚 外戚 姻戚 親戚 休戚
故:옛 고/연고 고/오랠 고 故意 故鄕 物故 事故 故國山川 溫故知新
舊:옛 구 舊邦 舊式 新舊 親舊 舊態依然 一見如舊
老:늙을 로 老練 老弱 長老 偕老 老當益壯 老少同樂
少:젊을 소 少數 少長 多少 靑少年 少年易老學難成
異:다를 이 異見 異同 異常 相異 異口同聲 大同小異
糧:양식 량 糧穀 糧食 乾糧 軍糧 非常食糧

 

4‧9‧104 妾御績紡하고 侍巾帷房이라 (妾●御◑績●紡◯하고 侍◑巾帷房◎이라)
妾御는 妾也라
然自王后織紞으로 至庶士以下之衣其夫에 皆有其職하니 紡績이 豈止於妾이리오
此偶不言妻耳라
侍巾櫛於帷房之內者는 亦妻妾之事也라


첩은 실 잣기를 하고, 장막 친 방에서 수건을 들어 모신다.
妾御는 妾이다.
그러나 면류관 끈을 짜는 王后로부터 남편의 옷을 해 입히는 庶士 이하의 아내에 이르기까지 모두 그 직분이 있으니, 실을 잣는 것이 어찌 첩에게만 국한되겠는가.
이는 우연히 아내를 말하지 않았을 뿐이다.
수건과 빗을 가지고 장막 친 방 안에서 모시는 것은 또한 妻妾의 일이다.


역주
역주1 妾御 : 《註解》는 御도 妾으로 주석하였으나, 《釋義》는 御를 ‘모시다’로 주석하여, 본문이 ‘첩이 모시어 실 잣기를 하고’로 풀이된다.
역주2 妾御績紡 侍巾帷房 : 妾은 아내에 다음가는 사람이다. 《禮記》 〈內則〉에 말하기를 “남자가 예법으로 맞이하면 처가 되고, 여자가 예법 없이 붙좇으면 첩이 된다.”* 하였다.
《六書正譌》에 말하기를 “妾은 立(설 립)을 따르고 女(여자 녀)를 따랐으니, 곁에서 모신다는 뜻이다.”* 하였다. 御는 모신다는 뜻이다. 績은 삼으로 실을 자음이다. 紡은 《說文》에 말하기를 “실을 자음이다.” 하였다. 巾은 머리에 쓰는 옷이다.
《釋名》에 말하기를 “20살에 성인이 되면 士는 冠을 쓰고 서민은 巾을 쓴다.” 하였다. 《春秋左氏傳》 僖公 22年에 嬴氏가 晉 太子에게 말하기를 “우리나라 임금께서 婢子(저)에게 수건과 빗을 들어 모시라고 하였습니다.[寡君之使婢子侍執巾櫛]”* 하였다.
帷는 《釋名》에 말하기를 “에워싸는 뜻이니, 그것으로 자신을 막아 에워싸는 것이다.” 하였다. 《說文》에 말하기를 “곁에 치는 것을 帷라 하고, 위에 치는 것을 幕이라 한다.” 하였다. 房은 室이다.(《釋義》)
*남자가 예법으로……첩이 된다 : 聘은 저쪽에서 이쪽에 물음을 말하고, 奔은 여기에서 저쪽으로 따라감을 말한다.(《禮記集說大全》 〈內則〉 ‘聘則爲妻 奔則爲妾’)
*妾은……뜻이다 : 妾을 立과 女의 의미가 합해진 會意로 설명한 것이다. 그러나 《說文》에는 “妾은 죄 지은 여자가 일을 이바지하여 임금에게 접촉할 수 있는 사람이다. 䇂(죄 건)을 따르고 女를 따랐다.” 하여, 妾의 立을 䇂으로 설명하였다.
*《春秋左氏傳》 僖公 22年에……하였습니다 : 嬴氏는 春秋時代 秦나라 懷嬴, 晉 太子는 이름이 圉(어)로 후일의 晉 惠公, 寡君은 秦 穆公이다. 婢子는 부인의 비칭으로 여기서는 회영 자신을 말하는 1인칭으로 쓰였다. 巾櫛은 수건으로 손을 닦고 빗으로 머리를 빗게 하는 미천한 일이다. 회영은 秦 穆公의 딸인데 晉 太子 圉가 秦나라에 볼모로 왔을 때 진 목공이 晉 太子에게 아내로 삼아주었다. 뒤에 진 태자가 도주하여 晉 惠公이 되었으나 회영은 따라가지 않았다. 그리고 晉 懷公(惠公의 아들)의 숙부 重耳(후일의 晉 文公으로, 惠公의 형)가 다시 볼모로 오자 진 목공은 또 회영을 중이에게 아내로 삼아주었다.
역주3 自王后織紞 至庶士以下之衣其夫 : 아내가 남편의 복장을 만드는 일이다.
王后는 직접 검은 면류관 끈을 짜고, 公‧侯의 부인은 검은 면류관 끈에 갓끈과 면류관의 덮개[紘綖]를 더 짜며, 卿의 內子는 그 외에 허리에 차는 大帶를 만들고, 大夫의 아내[命婦]는 그 외에 祭服을 만들고, 上士[列士]의 아내는 제복에다 朝服을 더 만들고, 下士[庶士]로부터 그 아래는 모두 그 남편의 옷을 만든다.(《國語》 〈魯語 下〉)
紘은 면류관 끈이 매어져 남음이 없는 것이고, 綖(연)은 면류관 위의 덮개이다. 内子는 卿의 정실 아내이고, 大帶는 검은 허리띠[緇帶]이며, 命婦는 大夫의 아내이다. 列士는 元士(上士)이고 庶士는 下士이다.


신습한자

妾:첩 첩 妾室 妾子 美妾 愛妾 妻妾 蓄妾 箕箒之妾
御:모실 어/다스릴 어/첩 어 御駕 御命 御前 御製 制御 御賜花 御史出頭
績:길쌈 적/공적 적/실 자을 적 績功 考績 成績 政績 治績 敗績 庶績咸熙
紡:실 자을 방/길쌈 방 紡絲 紡績 紡織 紡車 綿紡 毛紡 紡文績學
侍:모실 시 侍宴 侍射 侍醫 侍從 內侍 嚴侍下 慈侍下
巾:수건 건 巾帶 巾帽 葛巾 頭巾 帛巾 手巾 佩巾 黃巾賊
帷:휘장 유/장막 유 帷蓋 帷幕 帷房 帷幄 帷帳 門帷 帷薄不修
房:방 방 房內 房室 房中 冷房 獨房 溫房 廚房 文房具

 

4‧9‧105 紈扇圓潔하고 銀燭煒煌이라 (紈扇◑圓潔●하고 銀燭●煒◯煌◎이라)
裁紈爲扇하니 團圓潔白也라
潔은 唐本作絜하니 誤라
古者에 束薪爲燭이러니 後世에 用蠟燭하니 其光明如銀이라 故曰銀燭이라
煒煌은 亦光明之意라


비단 부채는 둥글며 깨끗하고, 〈밀로 만든〉 은빛 촛불은 찬란하다.
흰 깁을 잘라 부채를 만드니, 둥글고 깨끗하다.
潔은 唐本(中國板本)에 絜로 되어 있으니, 잘못이다.
옛날에는 섶을 묶어 촛불을 만들었는데, 후세에는 밀로 만든 촛불을 사용하니, 그 밝음이 은빛과 같으므로 銀燭이라 말한 것이다.
煒煌은 또한 光明의 뜻이다.


역주
역주1 潔 : 絜의 俗字. 《說文》 段注에 “絜은 또 引伸되어 ‘깨끗하다’는 뜻이 되었다. 俗字는 潔로 쓴다. 경전에는 絜로 썼다.” 하였다. 따라서 絜로 쓴 것은 本字이므로 잘못이 아니다.
그리고 “絜(결)은 묶는다는 뜻이다. 糸(가는 실 멱)을 따르고 㓞(새길 할)이 소리이다. 끈을 매고 묶어 합하는 뜻이므로, 糸을 따랐다.”(《形》), “묶음은 반드시 에워싸므로 인신되어 圍度(範圍尺度)를 絜이라고 하였다. 묶으면 산만하지 않으므로 또 인신되어 潔淨(깨끗함)이 되었는데, 俗字로는 潔(깨끗할 결)로 쓰고, 경전에는 絜(깨끗할 결)로 쓴다.”(《說文》 〈段注〉)에 의하면, 絜은 ‘묶을 결’에서 인신되어 ‘깨끗할 결’이 되고, 이 경우 속자가 潔로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속자 潔의 本字는 絜이 되는 것이다.
絜이 束‧潔淨의 뜻일 경우는 古屑切(결)(〈段注〉)이지만, 衡量(헤아리다)의 뜻일 경우는 胡結切(혈)(《漢》)이다.
역주2 紈扇圓潔 銀燭煒煌 : 齊나라 지역의 비단을 紈이라 한다. 扇은 바람을 부르는 물건인데, 《方言》에 말하기를 “부채를 函谷關 동쪽에서는 箑이라 하고 함곡관 서쪽에서는 扇이라 한다.” 하였다. 紈扇은 깁으로 부채를 만든 것이다. 圓은 그 모양을 말한다. 絜(깨끗할 결)은 潔과 같고 또 묶는다는 뜻이다.
《爾雅》에 말하기를 “백금을 銀이라 한다.” 하였다. 燭은 밀로 만든 횃불[蠟炬]이다. 《穆天子傳》에 말하기를 “천자의 보배는 璿珠(璿玉類)와 燭銀이다.” 하였는데, 郭璞이 말하기를 “銀에 밝은 광채가 있는 것이 촛불과 같다.” 하였다. 煒煌은 불빛이 빛나는 모양이다.(《釋義》)


신습한자

紈:흰 비단 환 紈扇 紈繡 輕紈 薄紈 氷紈 素紈 紈袴子弟
扇:부채 선 扇動 扇子 團扇 扇風機 扇枕溫被 夏爐冬扇
圓:둥글 원 圓滿 圓熟 圓周 半圓 同心圓 橢圓形 圓卓會談
潔:깨끗할 결 潔白 潔癖 潔行 簡潔 高潔 純潔 廉潔 淸潔
銀:은 은 銀杯 銀魚 銀行 金銀 水銀 銀粧刀 銀河水
燭:촛불 촉 燭光 燭膿 燭臺 燭淚 明燭 華燭 日月無私燭
煒:붉을 위/빛날 휘 煒然 煒曄 煒燿
煌:빛날 황 煌星 煌燿 煌煌 敦煌 熒煌 輝煌燦爛

 

4‧9‧106 晝眠夕寐하니藍筍象牀이라 (晝◑眠夕●寐◑하니 藍筍◯象◯牀◎이라)
晝而眠하고 夕而寐는 閒人自適之事라
然宰我晝寢이어늘 孔子比於朽木糞墻하시니 君子惟當夙興而夜寐也라
藍은 恐當作籃이니 籃筍은 籠竹爲輿也라
象牀은 桯笫니 間以象骨飾之者라


낮에 졸고 저녁에 자니, 藍色의 竹筍 자리와 象牙 장식 침상이다.
낮에 졸고 저녁에 잠자는 것은 한가로운 사람이 유유자적하는 일이다.
그러나 宰我가 낮잠을 자자, 孔子는 썩은 나무와 더러운 담장에 비유하였으니, 군자는 오직 마땅히 일찍 일어나고 밤늦게 자야 한다.
藍은 籃이 되어야 할 듯하니, 籃筍은 대나무를 엮어 가마를 만든 것이다.
象牀은 桯笫(정자 : 안석 자리)이니, 그 사이를 코끼리뼈로 꾸민 것이다.
[節旨] 이는 자는 곳의 편안함을 말하였다.(《釋義》)
[節解] 이 節은 妾의 직책은 삼과 고치실로 실 잣기를 일삼고 수건과 빗을 휘장 친 방 안에서 쥐어 모시고, 깁으로 부채를 만들어 둥글게 묶었으며 촛불이 은빛과 같은 것이 있어 광채가 빛나고, 낮에 눕는 것과 저녁에 자는 것은 남색의 竹筍 자리와 象牙로 꾸민 침상이 있어, 그 아름다움이 이와 같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晝眠夕寐 藍筍象牀 : 晝는 해가 있는 중이다. 眠은 눕는다는 뜻이다. 夕은 저물녘이다. 寐는 어둡다는 뜻이니, 눈이 닫히고 정신이 숨어 있음이다. 《莊子》 〈齊物論〉에 말하기를 “잠들어서는 정신이 교차하여 꿈을 꾼다.” 하였다. 藍은 청색을 물들이는 쪽풀이다. 筍은 대나무 싹이다. 《書經》 〈顧命〉에 말하기를 “겹 대나무 자리를 편다.” 하였으니, 蒻竹(약죽:어린 대나무)으로 자리를 만든 것이다. 象은 짐승 이름인데, 그 어금니가 기물을 만들 수 있다. 牀은 《說文》에 말하기를 “몸을 편안히 하는 것이다.” 하였고, 《釋名》에 말하기를 “사람이 앉았다 누웠다 하는 것을 牀이라 한다.” 하였다.(《釋義》)
역주2 藍筍 : 《註解》는 籃筍으로 글자를 바꾸어 ‘가마’로 풀이하였고, 《釋義》는 푸른 ‘대나무 자리’로 풀이하였다.
筍:笋(죽순 순)으로도 쓴다.(《註解》)
역주3 牀 : 俗字가 床(침상 상)이다.(《註解》)
역주4 宰我晝寢 孔子比於朽木糞墻 : 《論語》 〈公冶長〉의 “宰予*가 낮잠을 자자 공자가 말하기를, ‘썩은 나무는 조각할 수 없고 더러운 흙의 담장은 바를 수 없다.’ 하였다.”에 의거한 것이다.
*宰我 : 공자의 제자로, 이름이 予이고 字가 我이다.


신습한자

晝:낮 주 晝間 晝食 晝寢 白晝 晝耕夜讀 晝夜不息
眠:잘 면 眠食 冬眠 熟眠 安眠 春眠 睡眠劑 竟夕不眠
夕:저녁 석 夕刊 夕霞 朝夕 七夕 一朝一夕 花朝月夕
寐:잘 매 寐語 假寐 夢寐 坐寐 寤寐不忘 夙興夜寐
藍:푸를 람/쪽 람 藍縷 藍色 伽藍 藍田生玉 靑出於藍而靑於藍
筍:죽순 순 筍席 筍芽 新筍 竹筍 春筍 稚筍 雪裏求筍
象:코끼리 상/모양 상 象牙 象徵 印象 象牙塔 象形文字 森羅萬象
牀:상 상 牀頭 牀子 牀下 起牀 病牀 石牀 牀上施牀

 

4‧10‧107 絃歌酒讌하고 接杯擧觴이라 (絃歌酒◯讌◑하고 接●杯擧◯觴◎이라)
絃歌迭奏는 所以侑酒也요
杯觴交錯은 所以飾歡也라


絃樂器로 노래하며 술로 잔치하고, 술잔을 받고 잔을 든다.
현악기와 노래를 번갈아 연주함은 술을 권하는 것이고,
술잔을 왔다 갔다 함은 기쁨을 치장하는 것이다.


역주
역주1 絃 : 弦(줄 현)과 같다.(《註解》)
역주2 讌 : 燕(잔치할 연)‧宴(잔치할 연)과 같다.(《註解》)
역주3 杯 : 盃(잔 배)와 같다.(《註解》)
역주4 擧 : 舉와 같다.(《中》)
역주5 絃歌酒讌 接杯擧觴 : 絃은 실을 맨 악기이니, 琴과 瑟의 부류이다. 歌는 노래함이니, 《論語》 〈陽貨〉에 말하기를 “현악기 노랫소리를 들었다.” 하였다. 《戰國策》 〈魏策 2〉에 말하기를 “帝의 딸 儀狄*이 술을 만들었다.”고 하였다. 讌은 술을 차려 손님을 모음이다. 接은 받는다는 뜻이다. 杯와 觴은 모두 술그릇이다. 擧는 움직인다는 뜻이다.(《釋義》)
*儀狄 : 夏나라 시대에 처음으로 술을 만든 사람이다.(《中》)
儀狄은 帝女라는 설과 非帝女라는 설이 있는바 “옛날에 帝의 딸이 의적을 시켜서[帝女令儀狄] 술을 만들어 맛이 좋았는데 이를 禹王에게 올렸다. 우왕은 마시고서 감미로워하고 마침내 의적을 멀리하며 맛있는 술을 끊고 말하였다. “후세에 반드시 술로 그 나라를 망칠 자가 있겠다.”(《戰國策》 卷23 〈魏策 2〉)하였는데, 髙誘의 주석에 “어느 책에는 ‘令’자가 없다.” 하였다. ‘帝女令儀狄’에 의하면 帝女와 儀狄은 두 사람이고, ‘令’이 없는 ‘帝女儀狄’에 의하면 儀狄이 帝의 딸로 되어 한 사람이다. 그리고 帝女는 鮑彪의 주석에 ‘堯舜女’라고 하여 堯의 딸, 또는 舜의 딸이라고 하였다.


신습한자

絃:줄 현 絃歌 絃琴 續絃 調絃 絃樂器 管絃樂 伯牙絶絃
歌:노래할 가 歌劇 歌手 歌唱 國歌 詩歌 唱歌 鳥歌花舞
酒:술 주 酒母 酒席 酒店 燒酒 飮酒 濁酒 酒池肉林
讌:잔치 연 讌席 讌飮 讌坐 讌會 侍讌 設讌 壽讌 春讌
接:접할 접/이을 접 接客 接近 接待 接木 接合 間接 交接 水光接天
杯:잔 배 杯爵 乾杯 金杯 巡杯 酒杯 一杯一杯復一杯
擧:들 거 擧皆 擧國 擧事 擧手 選擧 一擧 擧一反三
觴:잔 상 觴詠 觴飮 觴酌 交觴 濫觴 流觴 一觴一飮

 

4‧10‧108 矯手頓足하니 悅豫且康이라 (矯◯手◯頓◑足●하니 悅●豫◑且◯康◎이라)
矯頓은 手舞足蹈之貌라
絃觴歌舞는 所以悅豫而康樂也라


손을 들고 발을 굴러 춤추니, 기쁘고 또 편안하다.
矯와 頓은 손으로 춤추고 발로 뛰는 모양이다.
현악기를 타며 술잔을 올리고 노래하며 춤추는 것은 기뻐하여 편안하게 즐기는 것이다.
[節旨] 이는 宴會의 즐거움을 말한 것이다.(《釋義》)
[節解] 풍악을 일으켜 술을 차려서 賓客에게 잔치하고, 술잔을 드는 이는 그 손을 높이 들고, 현악기 노래를 듣는 이는 발로 땅을 굴러 가락을 맞추어서 그 마음이 즐겁고 편안하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豫 : 預(기뻐할 예)와 같다.(《註解》)
역주2 矯手頓足 悅豫且康 : 矯는 높이 드는 모양이다. 발을 땅에 대는 것을 頓이라 한다. 悅‧豫는 모두 기쁘다는 뜻이다. 且는 어조사이다. 康은 안락하다는 뜻이다.(《釋義》)


신습한자

矯:바로잡을 교/들 교 矯導 矯詐 矯俗 矯正 矯詔 矯導所 矯角殺牛
手:손 수 手段 手足 手票 歌手 擧手 右手 袖手傍觀
頓:조아릴 돈/갑자기 돈/구를 돈 頓悟 頓挫 頓足 委頓 整頓 稽首頓首
足:발 족 足下 足跡 不足 充足 足過平生 畫蛇添足
悅:기쁠 열 悅樂 悅服 悅親 感悅 大悅 喜悅 女爲悅己者容
豫:기쁠 예/미리 예 一遊一豫 豫感 豫告 豫算 豫約 豫言 猶豫
且:또 차 且置 苟且 況且 重且大 且驚且喜 且信且疑
康:편안 강 康寧 康熙 健康 萬康 安康 平康 康衢烟月

 

4‧11‧109 嫡後嗣續하여 祭祀蒸嘗이라 (嫡●後◯嗣◑續●하여 祭◑祀◯蒸嘗◎이라)
嫡後는 嫡長之爲後者요 嗣續은 繼其代也라
言祭祀之禮也니 只擧秋嘗冬蒸이나 而春祠夏禴도 亦可包也라


嫡統 후계자로 이어가서 제사는 〈겨울의〉 蒸제사와 〈가을의〉 嘗제사를 지낸다.
嫡後는 嫡長子(맏아들)로 후계자가 된 사람이고, 嗣續은 그 代를 잇는 것이다.
祭祀의 禮를 말한 것이니, 다만 가을의 嘗祭와 겨울의 蒸祭만을 들어도 봄의 祠祭와 여름의 禴祭 또한 포함되는 것이다.


역주
역주1 嫡後嗣續 祭祀蒸嘗 : 嫡은 정실 아내가 낳은 아들이다. 後는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계승하는 宗子(嫡長子)이다. 嗣는 잇는 것이다. 續은 닿는 것이다. 《詩經》 〈小雅 斯干〉에 말하기를 “祖妣*와 祖考를 계승한다.[似續妣祖]” 하였다.
음식으로 그 조상을 먹이는 것을 祭祀라고 한다. 蒸‧嘗은 모두 제사의 이름이다. 《禮記》 〈王制〉에 말하기를 “봄제사를 礿이라 하고, 여름제사를 禘라 하고, 가을제사를 嘗이라 하고, 겨울제사를 烝이라 한다.”* 하였다. 蒸‧嘗을 말하고 禴‧禘를 말하지 않은 것은 글을 생략하여 韻을 맞춘 것이다.(《釋義》)
蒸嘗은 春夏秋冬 4계절 제사의 순서로 하면 礿禘嘗蒸인데 생략되고 압운에 의한 도치로 인하여 ‘蒸嘗’이 되었다.(해제 참조)
*妣祖 : 祖妣가 바뀐 이유를 〈斯干〉의 集傳에 “似는 잇는다는 뜻이다. 妣가 祖보다 앞에 있는 것은 아래 글에 운을 맞추었을 뿐이다.[似 嗣也 妣先於祖者 協下韻爾]” 하여 압운 때문이라고 하였다.
*봄제사를 礿이라 하고……烝이라 한다 : 《詩經》 〈小雅 天保〉에는 ‘禴祠烝嘗’이라고 하였는데, 순서가 바뀐 이유를 孔穎達 疏에서는 “만일 四時로 한다면 당연히 祠禴嘗烝이라고 해야 할 것인데 《詩經》에서는 편의한 글로 하였기 때문에 先後에 의거하지 않았다. 이것은 모두 《周禮》의 글인데 殷나라로부터 이상은 禴禘嘗烝이니 〈王制〉의 글이다. 周公에 이르러서는 夏禘의 명칭을 없애서 春禴으로 충당하고 다시 봄제사를 명칭 붙여 祠라고 하였다.” 하고, 또 그 大全에서는 “禴祠烝嘗은 祠禴嘗烝을 각각 한 글자씩 도치하였는데 이것은 음절을 맞춘 것이다.” 하여, 便文 또는 嘗이 압운으로 쓰여 음절을 맞춘 것으로 설명하였다. 그리고 夏禘는 周나라 周公에 의해 春禴으로 충당되었다가 다시 봄제사를 祠로 하였다는 것이다.
역주2 嫡 : 適(정실 아들 적)과 같다.(《註解》)
첩의 아들은 庶라 한다.
역주3 蒸 : 烝(겨울제사 증)과 같다.(《註解》)
역주4 嘗 : 甞(가을제사 상)과 같다.(《檀》)
역주5 禴 : 礿(봄제사 약)과 같다.(《漢》)


신습한자

嫡:정실 적/정실 아들 적 嫡母 嫡庶 嫡孫 嫡子 嫡傳 嫡統 世嫡 嫡長子
後:뒤 후/후계자 후 後尾 事後 後來三杯 後生可畏 後悔莫及
嗣:이을 사 嗣續 嗣子 儲嗣 嫡嗣 血嗣 後嗣 罰不及嗣
續:이을 속 續刊 續開 續行 繼續 斷續 不續 連續不絶
祭:제사할 제 祭官 祭壇 祭禮 忌祭 祝祭 山神祭 冠婚喪祭
祀:제사할 사 祀典 郊祀 時祀 淫祀 祭祀 從祀 享祀 奉祀孫
蒸:찔 증/겨울제사 증 蒸氣 蒸民 蒸發 蒸鬱 炎蒸 蒸溜水 汗蒸幕
嘗:일찍 상/가을제사 상 嘗味 嘗糞 禘嘗 嘗試 備嘗艱苦 臥薪嘗膽

 

4‧11‧110 稽顙再拜하고 悚懼恐惶이라 (稽◯顙◯再◑拜◑하고 悚◯懼◑恐◯惶◎이라)
禮數之勤也요
嚴敬之至也라


〈제사는〉 이마를 조아리며 두 번 절하고, 두렵고 두려워하여 공경이 지극하다.
의식의 절차[禮數]가 부지런하고
엄숙하고 공경함이 지극한 것이다.
[節旨] 이는 祭祀의 禮法을 말하였다.(《釋義》)
[節解] 이는 적장자로서 후계자가 된 이는 그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이어서 사철 제사의 예법을 강구하는데, 그 제사는 반드시 공경하여 머리로 땅을 두드리고 절을 거듭하니, 그 경외를 매우 극치로 하는 것을 말하였다.(《釋義》)


역주
역주1 稽 : 절[拜] 중에서 가장 중한 예법.
稽首는 拜禮 중에서 가장 중한 것으로 신하가 임금에게 하는 절이다. 頓首는 평등하여 서로에게 하는 절이다. 두 가지 절은 모두 머리가 땅에 닿지만 계수는 땅에 닿는 시간이 많고, 돈수는 땅에 닿고서 바로 들기 때문에 叩地(땅에 두들긴다)라고 말하였다.(《周禮註疏删翼》 卷15 辨九拜 一曰稽首 二曰頓首)
역주2 拜 : 머리가 땅에 닿는 것이다. 두 개의 手(손 수)를 따르고 丅(아래 하:拜자의 오른쪽 手 아래에 있는 丅)를 따랐다. 두 개의 手를 아울러서 내리는 것이 拜이다.(《形》)
역주3 稽顙再拜 悚懼恐惶 : 稽는 이마이니, 稽顙은 이마를 땅에 대는 것이다. 再는 거듭이다. 拜는 손으로 땅에 엎드리는 것이다. 《禮記》 〈檀弓 上〉에 이르기를 “이마를 조아린 뒤에 절하는 것은 그 슬픔의 지극함에 惻隱이 발동하는 것이다.” 하였다. 悚‧懼‧恐‧惶은 모두 두려워하는 뜻이니, 그 공경이 지극함을 극도로 말하였다.(《釋義》)


신습한자

稽:헤아릴 계/조아릴 계 稽古 稽留 稽首 稽疑 稽遲 滑稽 荒唐無稽
顙:이마 상 顙骨 顙汗 顙泚 高顙 廣顙 博顙 方顙 龍顙
再:두 번 재 再考 再起 再修 再從 再三再四 非一非再
拜:절 배 拜禮 拜受 拜謁 三拜 歲拜 崇拜 百拜謝罪
悚:두려워할 송 悚懼 悚慄 悚息 悚然 罪悚 慚悚 心憂魄悚
懼:두려워할 구 懼畏 懼怕 恐懼 憂懼 危懼 疑懼 勇者不懼
恐:두려워할 공 恐喝 恐怖 恐慌 可恐 震恐 恐水病 誠惶誠恐
惶:두려워할 황 惶感 惶恐 惶愧 惶懼 惶悚 惶惑 驚惶 恐惶

 

4‧12‧111 牋牒簡要하고 顧答審詳이라 (牋牒●簡◯要◑하고 顧◑答●審◯詳◎이라)
啓上曰牋이요 平等曰牒이니 欲其簡嚴而要切也라
通候曰顧요 報覆曰答이니 欲其審辨而詳明也라


편지 문서는 간단하며 긴요해야 하고, 안부하며 답함은 자세히 살펴서 갖추어야 한다.
윗사람에게 올리는 것을 牋이라 하고 평등한 사이에 보내는 것을 牒이라 하니, 간결‧엄격하고 요점이 있으며 절실해야 한다.
안부를 통하는 것을 顧라 하고 회답하는 것을 答이라 하니, 자세히 분변하고 명백하여야 한다.
[節旨] 이것은 응대하는 방법을 말한 것이다.(《釋義》)
[節解] 이 節은 “남과 응접하는 사람은 글로 사람을 대하면 그 간략한 요점을 모아서 보는 사람에게 번거롭지 않도록 해야 하고, 말로 사람을 대하면 그 이치를 자세히 살펴서 말하여 듣는 사람이 두루 알도록 해야 한다. 비록 자세하고 간략함이 같지 않으나 각각 그 방법이 있는 것이 이와 같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牋 : 箋(편지 전)과 같다.(《註解》)
역주2 顧 : 《註解》는 通候[안부한다]로, 《釋義》는 回視[돌아보다]로 다르게 풀이하였다.
頋(돌아볼 고)는 俗字이니 잘못이다.(《註解》) 頋는 顧의 簡化字이다.(《中華》)
역주3 牋牒簡要 顧答審詳 : 牋은 《說文》에 말하기를 “표명하여 기록한 글이다.” 하였다. 글씨 쓰는 판을 牒이라 하니, 《說文》에 말하기를 “札(글 쓰는 나무 조각)이다.” 하였다. 簡은 간략하다는 뜻이다. 要는 묶는다는 뜻이다. 顧는 돌아본다는 뜻이다. 答은 대답이다. 審은 자세히 살핌이다. 詳은 갖춘다는 뜻이다.(《釋義》)


신습한자

牋:문서 전 牋啓 牋文 牋奏 牋翰 上牋 奉牋 花牋 五色牋
牒:문서 첩 牒報 牒訴 簡牒 譜牒 書牒 移牒 通牒 文書牒
簡:대쪽 간/간결한 간/편지 간 簡單 簡略 簡明 簡素 簡札 簡擇 書簡 手簡
要:요긴할 요/중요할 요/구할 요/묶을 요 要擊 要求 要略 要領 要點 需要 重要 必要 要注意 要害處
顧:돌아볼 고/안부할 고 顧客 顧慮 顧問 回顧 伯樂一顧 顧而言他
答:대답할 답 答禮 答辯 答書 對答 誤答 正答 東問西答
審:살필 심/알 심 審問 審美 審査 審判 結審 主審 博學審問
詳:자세할 상 詳明 詳密 詳報 詳說 詳細 詳解 未詳 仔詳

 

4‧13‧112 骸垢想浴하고 執熱願涼이라 (骸垢◯想◯浴●하고 執●熱●願◑涼◎이라)
體有垢하면 則必思澡浴하고
手執熱하면 則必求淸涼이라


몸에 때 끼면 목욕할 것을 생각하고, 뜨거운 것을 잡으면 시원해지기를 원한다.
몸에 때가 있으면 반드시 목욕할 것을 생각하고
손에 뜨거운 물건을 잡으면 반드시 시원한 것을 찾는다.
[節旨] 이것은 人情의 마땅함을 말한 것이다.(《釋義》)
[節解] 이 節은 몸이 더러운 것은 씻어서 깨끗하게 하기를 생각하고 뜨거운 물건을 쥔 것은 찬 기운으로 풀게 하기를 바라니, 모두 사람의 감정이 똑같이 그렇다고 여긴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骸垢想浴 執熱願涼 : 骸는 신체이다. 《莊子》 〈齊物論〉에 말하기를 “백 개의 뼈마디, 아홉 개의 구멍, 여섯 개의 臟器[六藏]*를 갖추어 지녔다.” 하였다. 垢는 더럽다는 뜻이다. 想은 생각한다는 뜻이다. 浴은 몸을 씻는 것이다. 執은 쥐는 것이다.
熱은 《釋名》에 말하기를 “불탄다는 뜻이니, 마치 불이 타는 것과 같다.” 하였다. 願은 바란다는 뜻이다. 涼은 추운 기운이다. 《詩經》 〈大雅 桑柔〉에 말하기를 “누가 뜨거운 것을 쥐고서 물에 담그지 않겠는가.” 하였다.(《釋義》)
*六藏 : 六臟. 胃‧膽‧三焦‧膀胱‧大腸‧小腸의 六腑. 또는 心臟‧肝臟‧脾臟‧肺臟‧腎臟‧命門의 六臟.(《檀》)
역주2 涼 : 凉(서늘할 량)과 같다.(《註解》)
역주3 澡 : 씻을 조. 澡浴은 목욕함.


신습한자

骸:뼈 해 骸骨 乞骸 筋骸 死骸 遺骸 形骸 易子析骸
垢:때 구 垢面 垢弊 身垢 穢垢 垢衣弊帶 純眞無垢
想:생각할 상 想起 想念 想像 假想 追想 回想 出塵之想
浴:몸 씻을 욕 浴客 浴室 浴恩 入浴 日光浴 新浴者必振衣
執:잡을 집 執刀 執務 執政 執筆 固執 我執 執行猶豫
熱:더울 열 熱氣 熱心 熱愛 加熱 煩熱 灼熱 以熱治熱
願:원할 원 願書 祈願 所願 志願 請願 不感請固所願
涼:서늘할 량 涼氣 涼秋 新涼 凄涼 淸涼 寒涼 抱炭希涼

 

4‧14‧113 驢騾犢特이 駭躍超驤이라 (驢騾犢●特●이 駭◯躍●超驤◎이라)
言時平民富하여 畜養蕃盛也라
駭躍은 放逸驚跳之貌요 超驤은 奔走騰踏之狀이라


〈가축이 번성하여〉 나귀와 노새와 송아지와 소가 놀라 뛰고 달린다.
세상이 평화롭고 백성들이 부유하여 기르는 가축이 번성함을 말한 것이다.
駭躍은 뛰쳐나와 놀라 뛰는 모양이고, 超驤은 달리고 뛰어 밟는 모양이다.
[節旨] 이것은 畜産이 번식함을 말한 것이다.(《釋義》)
[節解] 이 節은 이 네 가지 가축이 놀라 뛰어 그 재주를 쓸 만하여 집에 거처하는 이가 소유하지 않아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騾 : 本字는 鸁(노새 라)이다.(《中》)
역주2 驢騾犢特 駭躍超驤 : 《禮記》 〈曲禮〉에 말하기를 “庶人의 부유함을 묻는 데에는 가축을 헤아려서 대답한다.” 하였으니, 바로 이 뜻이다. 驢는 《說文》에 말하기를 “말과 비슷하고 귀가 길다.” 하였다. 騾는 《說文》에 말하기를 “나귀가 아버지이고 말이 어머니이다.” 하였다. 犢은 《說文》에 말하기를 “송아지이다.” 하였다. 特은 어미 소이다. 駭는 놀란다는 뜻이다. 躍은 뛴다는 뜻이다. 超는 뛰어 지나감이다. 驤은 뛰어 오름이다.(《釋義》)
역주3 畜養 : 사육하는 짐승을 가리킨다.(《漢》)


신습한자

驢:나귀 려 驢車 驢馬 驢上 蹇驢 驢鳴犬吠 驢前馬後
騾:노새 라 騾驪 騾背 騎騾 白騾 靑騾 駝騾 騾子軍
犢:송아지 독 犢車 乳犢 犢鼻褌(곤) 舐犢之愛 黑牛生白犢
特:특별 특/소 특 特權 特別 特殊 特許 奇特 獨特 特立獨行
駭:놀랄 해 駭怪 駭懼 駭俗 驚駭 大駭 心駭 駭人耳目
躍:뛸 약 躍動 躍進 跳躍 勇躍 一躍 活躍 鳶飛魚躍
超:뛰어넘을 초/달릴 초 超過 超人 入超 超滿員 超越的 超特急
驤:달릴 양 驤首 高驤 騰驤 馬驤 奮驤 龍驤 虎視龍驤

 

4‧15‧114 誅斬賊盜하고 捕獲叛亡이라 (誅斬◯賊●盜◑하고 捕◑獲●叛◑亡◎이라)
有殘賊竊盜者하면 則聲罪而斷首하고
有叛負亡逸者하면 則擒獲而正法이라


도적을 처벌하며 베고, 배반하며 도망한 자를 잡는다.
해치며 훔친 자가 있으면 그 죄를 성토하여 머리를 베고,
배반하며 도망하는 자가 있으면 사로잡아 법을 바르게 한다.
[節旨] 이것은 患難을 막는 방법을 말한 것이다.(《釋義》)
[節解] 이는 “患難을 막는 이는 겁탈과 도적에는 반드시 誅戮하여 죽이고, 배반하여 도망하는 자가 있으면 반드시 따라 잡아 얻은 뒤에 환난이 없게 될 수 있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誅斬賊盜 捕獲叛亡 : 誅는 죽인다는 뜻이다. 斬은 죽인다는 뜻이다. 《春秋左氏傳》에 말하기를 “사람을 죽이기를 꺼리지 않는 것을 賊이라 한다.” 하였고, 또 말하기를 “재물을 훔치는 것이 盜이다.” 하였다. 捕는 사로잡는 것이다. 獲은 얻는 것이다. 叛은 등지는 것이다. 亡은 도주하는 것이다.(《釋義》)
역주2 叛 : 畔(배반할 반)과 같다.(《註解》)
역주3 亡 : 本字는 兦(망할 망)이다.(《中》)


신습한자

誅:벨 주 誅戮 誅殺 天誅 筆誅 天命誅之 苛斂誅求
斬:벨 참 斬首 斬新 斬衰(최) 斬刑 腰斬 斬釘截鐵
賊:도적 적/해칠 적 賊軍 賊臣 山賊 海賊 賊反荷杖 亂臣賊子
盜:도적 도/훔칠 도 盜難 盜賊 强盜 大盜 賊盜 竊盜 盜亦有道
捕:잡을 포 捕虜 捕縛 捕捉 捕獲 逮捕 捕盜廳 捕風捉影
獲:얻을 획 獲得 獲利 獲麟 獲罪 濫獲 虜獲 生獲 漁獲量
叛:배반할 반 叛軍 叛旗 叛徒 叛亂 叛賊 謀叛 背叛 討叛
亡:망할 망/죽을 망/도망할 망/없을 무 亡國 亡命 亡父 亡失 滅亡 興亡 亡羊補牢

 

4‧16‧115 布射僚丸하며 嵇琴阮嘯라 (布◑射◑僚丸하며 嵇琴阮◯嘯◉라)
漢呂布는 射戟에 中小枝하여 解昭烈袁術兵하고 楚熊宜僚는 弄三丸에 以手遞承하여 旋轉不墜하니라
僚는 俗本作遼하니 誤라
魏嵇康은 善琴하여 廣陵散一曲이 妙絶當時하고 阮籍은 善嘯하여 嘗遇孫登於蘇門山하니 山有嘯臺는 卽孫阮嘯處라


呂布는 활을 잘 쏘았고 熊宜僚는 탄환을 잘 놀렸으며, 嵇康은 고[琴]를 잘 탔고 阮籍은 휘파람을 잘 불었다.
後漢 呂布는 戟(창의 일종)을 활로 쏘아 작은 가지를 맞혀 昭烈(劉備)과 袁術의 군대를 해산시켰고, 楚나라 熊宜僚는 3개의 탄환을 놀리면서 손으로 교대로 받아 빙빙 돌리며 땅에 떨어뜨리지 않았다.
僚를 俗本에는 遼로 쓰는데, 잘못이다.
魏나라 嵇康은 고[琴]를 잘 타서 廣陵散 한 곡조가 당세에 절묘하였고, 魏나라 阮籍은 휘파람을 잘 불어 일찍이 孫登을 蘇門山에서 만났는데, 이 산에 있는 嘯臺는 바로 손등과 완적이 휘파람을 분 곳이다.


역주
역주1 布射僚丸 嵇琴阮嘯 : 布는 呂布이다. 射는 화살을 쏘는 것이다. 劉備와 袁術이 서로 공격하자 여포가 말하기를 “저는 싸움 붙이기를 좋아하지 않고 다만 싸움을 풀기를 좋아할 뿐입니다.” 하고 戟(가지창)을 군영 앞에 세우게 하고는 말하기를 “여러분들께서 제가 戟의 작은 가지를 활로 쏘는 것을 보시어 한 번 발사에 맞히거든 여러분들께서는 풀고 떠나셔야 합니다.” 하고 즉시 활을 들어 戟을 쏘아 작은 가지를 정확하게 맞혔다.
僚는 熊宜僚이다. 丸은 탄환이다. 웅의료는 탄환을 잘 놀려서 8개가 늘 공중에 있고 1개만 손에 있었다.
嵇康은 성이 嵇이고 이름이 康인데, 본성은 奚이다. 원한을 피하여 집을 譙國 銍縣 嵇山의 곁으로 옮겨서 그것으로 해서 姓을 삼았다. 琴은 악기이다. 혜강은 금을 잘 타서 일찍이 洛西에서 노닐다가 기이한 사람을 만나서 廣陵散(琴曲 이름)을 배웠는데 聲調가 絶倫하였다.
阮은 성이고 이름이 籍이다. 嘯는 입을 오므려 소리를 내는 것이다. 阮籍은 휘파람을 잘 불었고, 陳留에 阮公嘯臺가 있다.(《釋義》)
‘布射僚丸’은 春秋時代의 웅의료가 後漢의 呂布보다 먼저이므로 ‘僚丸布射’라고 해야 할 것인데 上尾를 피하기 위하여 도치시켰다. 韻脚 嘯는 嘯韻 去聲이고 射는 禡韻 去聲으로 같은 거성이다. 만약 ‘僚丸布射 嵇琴阮嘯’로 되면 출구각 射(去)와 운각 嘯(去)가 같은 거성이 되어 上尾病을 범하게 된다. 이를 출구각 丸(平)과 운각 嘯(去)로 하면 상미를 피하고, 平‧仄의 대응도 꾀할 수 있는 것이다.(해제 참조)
역주2 琴 : 악기 이름. 《訓蒙字會》 〈中〉 32面에 ‘琴 고 금 七絃’이라 하였다. 玄琴을 ‘거문고’, 伽倻琴을 ‘가야고’라고 하는 것에 의하면 琴은 ‘거문고’에 대응되지 않고 ‘고’에 대응되는 것이다. 이외에도 琴이 고로 쓰인 용례는 一絃琴‧三絃琴‧九絃琴‧無絃琴을 들 수 있다.
역주3 嘯 : 籒文은 歗(휘파람 소)이다.(《註解》)
역주4 熊宜僚 : 春秋時代 楚나라 사람이다. 楚나라가 宋나라와 전쟁할 때 熊宜僚가 9개 탄환을 손에서 놀렸다. 송나라 군대가 전쟁을 멈추고 그것을 구경하다가 마침내 패하였고, 楚 莊王은 적에게 벗어나서 霸者가 되었다.(《人》)
웅의료는 勇士였다. 웅의료가 놀린 탄환은 기록에 따라 3개, 9개로 나타나 일정하지 않다.
역주5 阮籍 : 三國시대 魏나라 사람이다. 步兵校尉에 임명되고 關內侯에 봉해졌다. 세상에서 阮步兵으로 일컫는다. 老子‧莊子를 좋아하고 예법과 교육을 멸시하였다. 술을 마음대로 마시며 현묘한 이치를 말하였고, 후기에는 인물들에 대하여 잘하고 못하고를 말하지 않아 이것으로 스스로 온전하였다. 嵇康과 명성을 나란히 하였으며 竹林七賢의 한 사람이 되었다.(《人》)
역주6 孫登 : 魏나라 말기 西晉 초기 사람이다. 家屬이 없이 郡의 北山에 은거하였는데 司馬昭가 듣고 阮籍을 시켜서 방문하게 하였으나 함께 말하는데 호응하지 않았다. 嵇康에게 경계하여 말하기를 “재주가 많으면서 지식이 적으니, 지금 세상에서 재앙을 벗어나기 어렵겠다.” 하였는데, 뒤에 혜강은 과연 비명횡사를 당하였다.(《人》)


신습한자

布:베 포/펼 포 布木 布陣 布帛 綿布 織布 公布文 布衣之交
射:쏠 사/겨냥해 쏠 석/벼슬이름 야 射擊 射手 反射 速射 注射 射倖心 射石爲虎 射人先射馬 僕射(복야)
僚:동관(同官) 료 僚友 僚佐 閣僚 官僚 同僚 幕僚 同官爲僚
丸:탄자(彈子) 환 丸藥 丸劑 弄丸 飛丸 彈丸 避丸 阪上走丸
嵇:산 이름 혜 嵇鶴 嵇劉 阮嵇 二嵇 嵇呂命駕 嵇侍中血
琴:고 금 琴歌 琴譜 心琴 彈琴 玄琴 伽倻琴 琴瑟之樂
阮:성 완 阮家 阮囊 南阮 北阮 二阮 諸阮 阮貂換酒
嘯:휘파람 소 嘯歌 嘯咏 永嘯 吟嘯 淸嘯 虎嘯 長嘯哀鳴

 

4‧16‧116 恬筆倫紙하고 鈞巧任釣라 (恬筆●倫紙◯하고 鈞巧◯任◑釣◉라)
古者에 削竹爲冊하여 畫漆而書러니 秦蒙恬이 始造兎毫筆松煙墨하며 後漢宦者蔡倫이 始用楮皮敗絮하여 爲紙하니라
魏馬鈞은 有巧思하여 造指南車하니 車有木人하여 指必向南하고 戰國任公子는 爲百鈞之鉤하여 垂竿東海하여 釣巨魚하니라


蒙恬은 붓과 먹을 만들고 蔡倫은 종이를 만들었으며, 馬鈞은 技巧가 있었고 任公子는 낚시를 만들었다.
옛날에는 대나무를 깎아 책을 만들어 옻을 칠해서 글씨를 썼는데, 秦나라 蒙恬이 처음으로 토끼털 붓과 松煙墨을 만들었으며, 後漢의 환관인 蔡倫이 처음으로 닥나무 껍질과 썩은 솜을 이용하여 종이를 만들었다.
위나라 馬鈞은 뛰어난 생각이 있어 指南車를 만들었는데, 수레 안에 나무로 만든 사람이 있어 손가락이 반드시 남쪽을 지향하였으며, 전국시대 任나라 공자는 百鈞(1鈞은 30斤)의 갈고리를 만들어 동해에 낚싯대를 드리워 큰 고기를 낚았다.


역주
역주1 筆 : 속자는 笔(붓 필)이다.(《註解》)
역주2 鈞 : 30근이다. 또 均(고를 균)과 같다. 朝鮮 宣祖의 初名이니, 당연히 읽기를 斤(근)과 같이 해야 한다.(《註解》)
鈞을 ‘근’으로 읽는 이외에 글자를 바꾸어서 勻으로 쓰기도 하였다.(해제 참조)
역주3 恬筆倫紙 鈞巧任釣 : 筆은 《釋名》에 말하기를 “기술함이니, 일을 기술하여 쓰는 것이다.” 하였다. 紙는 《釋名》에 말하기를 “숫돌 같음이니, 평평하고 매끄럽기가 숫돌과 같은 것이다.” 하였다.
馬鈞은 성격이 정교하여 지남거를 만들고 또 나무 사람을 만들었는데 능히 뛰어 춤을 추어 사람과 다름이 없었다. 任은 성이다. 미끼로 물고기를 잡는 것을 釣라 한다.(《釋義》)
蒙恬은 秦나라, 蔡倫은 東漢, 馬鈞은 魏나라, 任公子는 戰國의 인물이다. 이들을 시대 순서로 서술한다면 ‘任釣恬筆倫紙鈞巧’라고 해야 할 것인데, 釣의 압운 사용으로 도치된 모습을 보인다.
역주4 松煙墨 : 소나무를 태운 그을음과 아교를 섞어 만든 먹이다.(《中》)
역주5 指南車 : 고대에 사용한 방향을 지시하는 수레이다. 黃帝가 지남거를 만들어 〈안개로 뒤덮인〉 사방을 보이게 하여 마침내 蚩尤를 사로잡았다. 또 周나라 초기에 越裳氏가 와서 공물을 바치고 사자가 돌아가는 길에 헷갈리자 周公이 軿車(병거:휘장 친 수레)를 주었는데 모두 남쪽 지시를 담당하도록 제작되었다. 뒤에 東漢 張衡, 三國 魏나라 馬鈞, 南朝 齊나라 祖沖之도 모두 지남거를 만든 일이 있었다.(《漢》)


신습한자

恬:편안 념 恬虛 恬靜 安恬 恬淡 恬不爲愧 以恬養志
筆:붓 필 筆記 筆舌 筆者 達筆 名筆 毛筆 一筆揮之
倫:인륜 륜 倫理 倫序 五倫 天倫 人倫大事 潔身亂倫
紙:종이 지 紙甲 紙物 紙幣 色紙 便紙 表紙 紙筆硯墨
鈞:서른근 균/도자기 물레 균/고를 균 鈞陶 鈞衡 國鈞 大鈞 秉鈞 千鈞 鈞旋轂轉 關石和鈞
巧:공교할 교 巧妙 巧拙 工巧 精巧 巧言令色 巧詐不若拙誠
任:맡길 임 任免 任命 任務 任員 委任 責任 任重道遠
釣:낚시 조 釣臺 釣名 釣魚 獨釣 閑釣 釣龍臺 以利釣人

 

4‧16‧117 釋紛利俗하니竝皆佳妙라 (釋●紛利◑俗●하니 竝◑皆佳妙◉라)
上文八子는 技術之巧가 固有長短得失이나 而要之皆能釋紛而利俗也라
言其技術俱佳美也라


〈위 8사람은〉 어지러움을 풀고 세속을 이롭게 하니, 아울러 모두 아름답고 오묘하였다.
위 글에 나온 여덟 사람은 기술의 精巧함이 진실로 長短과 得失이 있으나, 요컨대 모두 어지러움을 풀어주고 세속을 편리하게 한 것이다.
그 기술이 모두 아름다움을 말한 것이다.
[節旨] 이것은 기물 사용의 날카로움과 伎藝의 정밀함을 집에 거처하는 이는 모두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節解] 이 몇 가지는 모두 번잡한 것을 풀고 어지러운 것을 다스릴 수 있어서 세상의 쓰임에 편하고 우수하며 아름답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釋紛利俗 竝皆佳妙 : 釋은 푼다는 뜻이다. 紛은 煩亂스럽다는 뜻이다. 利는 편하다는 뜻이다. 俗은 세속이다. 竝은 아울러이다. 皆는 모두이다. 佳는 아름답다는 뜻이다. 妙는 좋음이다.(《釋義》)
역주2 竝 : 並(아우를 병)과 같다.(《中》)
역주3 妙 : 竗(묘할 묘)와 같다.(《註解》)


신습한자

釋:풀 석/놓아줄 석 釋迦 釋放 釋然 註釋 解釋 稀釋 手不釋卷
紛:어지러울 분 紛糾 紛亂 紛失 紛爭 內紛 解紛 落花紛紛
利:이로울 리 利己 權利 勝利 銳利 利己主義 天時不如地利
俗:풍속 속 俗談 俗世 俗人 民俗 低俗 脫俗 移風易俗
竝:아우를 병 竝列 竝立 竝合 竝行 相竝 道竝行而不相悖
皆:다 개 擧皆 皆勤賞 皆骨山 皆旣月蝕 四海皆兄弟
佳:아름다울 가 佳景 佳言 佳作 絶佳 佳人薄命 玉盤佳肴
妙:묘할 묘 妙齡 妙案 妙策 奇妙 神妙 絶妙 妙技百出

 

4‧17‧118 毛施淑姿하여 工嚬姸笑라 (毛施淑●姿하여 工嚬姸笑◉라)
毛嬙西施는 皆古之美女니 言其美姿絶世也라
美姿絶世라 故愁而嚬하고 喜而笑皆美라


毛嬙과 西施는 자태가 아름다워, 아름답게 눈썹을 찡그리고 곱게 웃었다.
毛嬙과 西施는 모두 옛날의 미녀이니, 그 아름다운 자태가 세상에 뛰어남을 말한 것이다.
아름다운 자태가 세상에 뛰어났기 때문에, 근심하여 찡그리고 기뻐하여 웃는 것이 모두 아름다웠던 것이다.
[節旨] 이것은 아름다운 여색을 멀리 해야 하는 것 또한 處身하는 방도라고 말한 것이다.(《釋義》)
[節解] 이것은 여자 용모의 아름다움이 옛날의 毛嬙‧西施와 같고, 또 잘 스스로 꾸며서 찡그림에 솜씨 나며, 웃음에 교태로우면 충분히 사람을 미혹시킨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毛施淑姿 工嚬姸笑 : 毛는 毛嬙이고, 施는 西施이니, 모두 옛날의 미인이다. 淑은 아름답다는 뜻이다. 姿는 용모이다. 工은 잘한다는 뜻이다. 嚬은 눈썹을 찌푸림이다. 《莊子》 〈天運〉에 말하기를 “西施가 가슴을 앓아 찡그리자 사람들이 보고 아름다워하였다.” 하였다. 姸은 예쁘다는 뜻이다. 笑는 기뻐서 얼굴을 풀음이니, 《詩經》 〈衛風 碩人〉에 말하기를 “교태로운 웃음에 보조개진다.” 하였다.(《釋義》)
역주2 嚬 : 顰(찡그릴 빈)과 같다.(《註解》)
역주3 姸 : 妍(고울 연)과 같다.(《檀》)
역주4 笑 : 咲(웃을 소)와 같다.(《註解》)
역주5 毛嬙 : 越나라 왕이 사랑하는 妾이다.(《戰國策》 卷4 〈齊策〉 鮑彪 注)
역주6 西施 : 春秋時代 越나라 미녀이다. 혹은 先施라고도 일컫고, 별명은 夷光이고, 또 西子라고도 일컫는다. 姓이 施이다. 越나라 왕 句踐이 會稽에서 패하고나서 范蠡가 서시를 데려다가 吳나라 왕 夫差에게 바치고, 그가 미혹되어 정치를 잊게 하여 월나라가 마침내 오나라를 망하게 하였다. 뒤에 서시는 범려에게 돌아가서 같이 五湖로 배를 타고 떠났다.(《漢》)


신습한자

毛:털 모 毛孔 毛織 毛布 毛皮 羊毛 黃毛筆 九牛一毛
施:베풀 시 施工 施設 施政 施行 普施 實施 雲行雨施
淑:맑을 숙/착할 숙/아름다울 숙 淑氣 淑問 淑愼 私淑 貞淑 賢淑 窈窕淑女
姿:모양 자 姿色 姿容 姿態 英姿 容姿 雄姿 天姿 高姿勢
工:장인 공/잘할 공 工夫 工事 工業 工藝 職工 窮後工 起工式
嚬:찡그릴 빈 嚬眉 嚬笑 嚬呻 嚬蹙 顔嚬 效嚬 一嚬一笑
姸:고울 연 姸麗 姸容 姸醜 姸蚩 鮮姸 笑姸 爭姸 花姸
笑:웃을 소 笑顔 笑花 失笑 嘲笑 笑中刀 呵呵大笑 笑啼兩難

 

4‧18‧119 年矢每催하고 羲暉朗曜라 (年矢◯每◯催하고 羲暉朗◯曜◉라)
歲色如箭하여 每相催迫也라
羲和는 唐虞主曆日之官이라
故謂日爲羲暉也니 言日光明照하고 運行不息也라


세월은 화살처럼 〈빨라서〉 늘 재촉하고, 햇빛은 밝게 〈쉬지 않고〉 빛난다.
세월은 화살처럼 빨라 매양 서로 재촉한다.
羲和는 唐虞(堯舜)시대에 曆日(책력)을 주관하던 관직이었다.
그러므로 해를 羲暉라 한 것이니, 햇빛이 밝게 비추고 운행하여 쉬지 않음을 말한 것이다.


역주
역주1 年 : 本字가 秊(해 년)이다.(《註解》)
역주2 年矢 : 《註解》는 ‘세월이 화살 같아’로, 《釋義》는 ‘시간이 가서 물시계 바늘이’로 풀이하였다. 둘 다 무방하다.
역주3 羲 : 羲和*의 약칭. 이는 《註解》에 의거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釋義》에서는 曦로 쓰고 ‘日光’으로 풀이하였다.
羲는 曦(햇빛 희)와 통용이다.(《檀》) 羲는 俗字를 𦏁(햇빛 희)로 쓴다.(《中》)
*羲和 : 羲氏와 和氏의 병렬 호칭이다. 전설에 堯임금이 일찍이 羲仲‧羲叔과 和仲‧和叔 양쪽 형제에게 명령하여 사방에 나누어 머물면서 하늘의 상징을 살피고 아울러 역법을 만들게 하였다. 태양을 대신 가리킨다.(《漢》)
역주4 曜 : 燿(빛날 요)와 같다.(《註解》)
역주5 年矢每催 羲暉朗曜 : 年은 해이다. 矢는 물시계 바늘이다. 《後漢書》 卷13 〈律曆志〉에 이르기를 “孔壺*를 물시계로 하고 浮箭*을 시각으로 하였다.”라고 하였다. 每는 자주이다. 催는 재촉한다는 뜻이다. 曦‧暉는 모두 해의 빛이다. 朗은 밝다는 뜻이다. 曜는 바로 비춘다는 뜻이다.(《釋義》)
*孔壺 : 물방울로 시간을 헤아리는 기구이다. 밑 부분에 작은 구멍이 있으므로 이렇게 일컫는 것이다.(《漢》)
*浮箭 : 물시계 속에 시각을 가리키는 바늘을 말한다.(《中》)


신습한자

年:해 년/나이 년 年度 年齡 今年 明年 年年世世 百年偕老
矢:화살 시 矢石 矢言 矢人 矢鏃 弓矢 嚆矢 其直如矢
每:매양 매 每年 每番 每樣 每人 每日 每次 每事可堪
催:재촉할 최 催告 催促 開催 主催 催眠術 催淚彈 催花雨
羲:햇빛 희 羲經 羲文 羲獻 羲和 伏羲 庖羲 羲皇上人
暉:빛 휘 暉映 光暉 夕暉 星暉 餘暉 朝暉 春暉 一寸暉 日出有暉
朗:밝을 랑 朗讀 朗朗 朗報 朗誦 朗月 明朗 天朗氣淸
曜:빛날 요 曜曜 光曜 德曜 榮曜 七曜 日曜日

 

4‧18‧120 璇璣懸斡하고 晦魄環照라 (璇璣懸斡●하고 晦◑魄●環照◉라)
璣는 機也니
以璿飾璣하여 懸布斡旋하니 象天之轉也라
晦魄은 月影이 晦則明盡하고 朔則明蘇하며 望後生魄也니 言日往日來하여 循環照曜也라


璇璣玉衡(渾天儀)은 매달려 돌고, 그믐달에는 〈밝음이 소진되었다가 보름달 뒤에는〉 검은 부분이 생겨 순환하여 비춘다.
璣는 틀이다.
구슬로 틀을 장식하여 매달아놓아 돌게 하니, 天體의 회전을 본떴다.
晦魄은 달그림자가 그믐이면 밝음이 소진하고, 초하루면 밝음이 소생하며, 보름 뒤에는 魄(검은 부분)이 생기니, 날짜가 오가며 순환하여 밝게 비춤을 말한 것이다.


역주
역주1 璇璣懸斡 晦魄環照 : 璇은 아름다운 옥이다. 璣는 틀이다. 《書經》 〈舜典〉에 말하기를 “璇璣玉衡(옥 장식 천체 관측 기구, 渾天儀)을 살핀다.” 하였다. 懸은 허공에 매달림이다. 斡은 돈다는 뜻이다. 아름다운 옥을 틀 위에 매어 여러 별의 자리를 형상하고 공중에 매달아 돌려서 하늘의 운행에 응하는 것이다.
晦는 달빛이 다함이다. 魄은 달 형체의 검은 부분이다.[月體之黑者] 環은 돌아옴이다. 이는 달이 그믐이 되면 광채가 없고 다만 형체의 검은 부분만 있다가 다음 달에 이르러 또다시 밝음이 생겨서 순환하여 서로 비춘다고 말한 것이다. 年矢에는 日暉를 말하고 璇璣에는 月魄을 말한 것은 또한 互文*이다.(《釋義》)
*互文 : 호문에 의해 보충하면, ‘年矢每催 羲暉朗耀 (晦魄環照) 璇璣懸斡 (羲暉朗耀) 晦魄環照’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즉 年矢에도 月魄이 올 수 있는 것이고, 璇璣에도 日暉가 올 수 있는 것이다.
역주2 璇 : 本字는 璿(구슬 선)이다.(《註解》)
역주3 懸 : 本字는 縣(매달 현)이다.(《註解》)
역주4 晦魄 : 《註解》는 “그믐이면 달의 밝음이 소진하고, 보름 뒤에는 검은 부분이 생겨서”로, 《釋義》는 “그믐이면 달의 검은 부분만 있다가”로 풀이된다.
역주5 照 : 炤(비칠 조)와 같다.(《註解》)
역주6 晦則明盡……望後生魄 : 互文으로 보면 이해하기 편리하다. ‘晦(則明盡)……(望後生)魄’에서 晦에는 則明盡이, 魄에는 望後生이 생략된 것이다.


신습한자

璇:구슬 선 璇蓋 璇宮 璇玉 瑤璇 樞璇 璇璣玉衡
璣:구슬 기 璣組 璣貝 璣衡 瓊璣 瑤璣 珠璣 明月璣
懸:매달 현 懸隔 懸賞 懸註 懸榻 倒懸 解懸 懸河之辯
斡:돌 알 斡棄 斡流 斡旋 斡運 斡轉 廻斡
晦:그믐 회 晦間 晦名 晦朔 晦夜 晦迹 明晦 月晦 自晦
魄:넋 백/달의 검은 부분 백 魄兎 落魄 死魄 魂魄 曉魄 生魄 魂飛魄散
環:고리 환/돌 환 環境 環狀 金環 玉環 指環 花環 環形動物
照:비칠 조 照明 照準 照會 落照 對照 參照 肝膽相照

 

4‧18‧121 指薪修祐하면 永綏吉卲라 (指◯薪修祐◑하면 永◯綏吉●卲◉라)
積善修福은 可以指薪爲喩니 如薪盡火傳하여 永久不滅也라
如是면 則永以爲綏而吉祥自卲也라


손가락으로 섶나무를 밀어 넣어 불씨가 영원하듯, 생명의 영원함을 깨우쳐 행복을 강구하면, 길이길이 편안하고 吉祥이 높아진다.
善을 쌓아 福을 닦음은 〈다 타 없어지는 섶에〉 손가락을 써서 섶나무를 밀어 넣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으니, 섶나무는 소진하여도 불씨는 전해져 영구히 없어지지 않음과 같은 것이다.
이와 같으면 영원히 편안하게 되어 吉祥이 스스로 높아질 것이다.
[節旨] 이 節은 善行을 부지런히 해야 하는 것 또한 처신하는 방도라고 말한 것이다.(《釋義》)
[節解] 이 節은 “사람은 마땅히 善行을 하는 데에 힘써서 오직 날이 부족할까 해야 한다. 세월이 가서 물시계 바늘이 늘 재촉하고 璇璣(천체 관측 기구)가 운동하는 것이 밤낮으로 서로 재촉하는데 낮은 햇빛이 밝게 비추고 밤은 달의 검은 부분이 순환하여 날과 달이 가서 늙음이 장차 이르려 할 것이니, 수련하지 않을 수 없다. 《莊子》 〈養生主〉의 指薪의 비유를 인용하여, 섶은 비록 다해도 불은 전해지니 오직 힘써 수련하여 복을 얻으면 그 몸이 오래 편안하여 해와 함께 같이 소멸되지 않음을 말하였다. 그 吉祥의 일을 스스로 권면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指薪修祐 永綏吉卲 : 指는 보인다[示]는 뜻이고, 薪은 섶나무이니, 《莊子》 〈養生主〉에 이르기를 “〈타 없어지는 섶에〉 손가락으로 섶나무를 밀어 넣으면 불씨가 전해져서 그 다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指窮於爲薪 火傳也 不知其盡也]”* 하였다. 修는 다스린다는 뜻이니, 스스로 그 몸을 닦음이다. 祐는 복이다. 永은 오래이다. 綏는 편안하다는 뜻이다. 吉은 상서롭다는 뜻이다. 卲(劭)는 권면한다는 뜻이다.(《釋義》)
*指窮於爲薪 火傳也 不知其盡也 : 窮은 극진히 함이고, 爲薪은 섶나무를 밀어 넣는 것과 같다. 손가락으로 섶나무를 밀어 넣으면 손가락이 섶나무를 밀어 넣는 이치를 극진히 하게 되므로 불이 전해져 끊어지지 않는다. 마음에 숨을 받아들여 양생하는 中道를 터득하므로 생명이 이어져 끊어지지 않으니, 養生은 바로 생명이 살게 되는 것임을 밝힌 것이다.(《莊子》 〈養生主〉 郭象 注)
역주2 修 : 脩(닦을 수)와 같다.(《註解》)
역주3 祐 : 《釋義》에는 祜(복 호)로 되어 있다. 祐는 祜의 오자이다. 祐로 하면 仄韻脚 卲가 去聲이고 出句脚 祐가 거성이어서 上下句 尾字가 同聲調인 上尾가 된다. 祜는 上聲 麌韻이어서, 祜로 하면 祐(去)‧卲(去)의 同聲調에서 祜(上)‧卲(去)의 異聲調가 되어 상미를 피할 수 있다. 祜는 祐와 字形이 유사한 同義異字이기 때문에 혼용된 것으로 보인다. 《千字文》에서 측운각일 때 출구각이 동성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祐‧卲 한 곳뿐이므로, 祜‧卲가 되면 상미는 자취를 감추게 된다. 그리고 卲(去聲 笑韻)가 劭(去聲 笑韻)로 쓰여도 同韻이기 때문에 운각과 출구각의 성조 관계는 변동이 없다.(해제 참조)
역주4 綏 : 《新字典》에 “유 旗旄下垂 긔 드림, 슈 安也 편안할”이라고 하여 ‘기 드림 유’와 ‘편안할 수’로 구분하였다.
역주5 卲 : 《釋義》에는 劭(힘쓸 소)로 되어 있다.
卲는 혹은 邵(높을 소)‧劭(높을 소)로도 쓴다.(《中》)
《註解》의 卲는 ‘높다’ ‘아름답다’로 풀이되고, 《釋義》의 劭는 ‘힘쓰다’로 풀이되었다.


신습한자

指:손가락 지/가리킬 지 指令 指命 指示 屈指 指鹿爲馬 指東指西
薪:섶나무 신 薪木 薪水 薪炭 曲突徙薪 救火投薪 採薪之憂
修:닦을 수 修道 修鍊 硏修 必修 修身齊家
祐:복 우 祐助 冥祐 福祐 祥祐 神祐 靈祐 天祐 自天祐之
永:길 영 永久 永生 永遠 永住 永訣式 永世不忘 永字八法
綏:편안할 수 綏撫 綏遠 綏懷 來綏 撫綏 執綏 福履綏之
吉:길할 길 吉禮 吉人 吉日 不吉 吉凶禍福 立春大吉
卲:높을 소 卲美 方卲 才卲 卲平瓜 年高德卲

 

4‧19‧122 矩步引領하고 俯仰廊廟라 (矩◯步◑引◯領◯하고 俯◯仰◯廊廟◉라)
矩步는 折旋中矩也요
引領은 猶絜領이니 言整齊衣衿也라
俯仰은 猶周旋也라
廊은 宗廟之廊也니 古者有事에 必行於宗廟라 故謂朝廷爲廊廟라


걸음을 바르게 하며 옷차림을 단정히 하고, 朝廷(廊廟)에 오르내린다.
矩步는 직각으로 돌아 曲尺(矩)에 맞게 하는 것이다.
引領은 絜領(결령)과 같으니 옷깃을 가지런히 함을 말한 것이다.
俯仰은 周旋과 같다.
廊은 宗廟의 行廊이니, 옛날에 일이 있으면 반드시 宗廟에서 시행하였으므로 朝廷을 일러 廊廟라고 한 것이다.


역주
역주1 引領 : 《註解》는 “옷깃을 가지런히 하다.”로, 《釋義》는 “목을 빼다.”로 풀이하였다.
역주2 俯 : 頫(굽을 부)로도 쓴다.(《註解》)
역주3 矩步引領 俯仰廊廟 : 矩는 네모(직각)를 만드는 기구이고, 步는 발이 밟는 것이니, 《禮記》 〈玉藻〉에 이르기를 “직각으로 돌아 곡척에 맞게 한다.” 하였다. 引은 뺀다[延]는 뜻이니, 《孟子》 〈梁惠王 上〉에 이르기를 “목을 빼고 바라본다.” 하였다. 머리를 숙임이 俯이고 머리를 들음이 仰이다. 廊은 행랑이다. 廟는 조상의 정신이 머문 곳이다.(《釋義》)


신습한자

矩:곡척 구/법 구 矩度 矩繩 規矩 絜矩之道 從心所欲不踰矩
步:걸음 보 步道 步兵 獨步 初步 步行 邯鄲學步 五十步百步
引:끌 인 引導 引力 引上 引用 引退 拘引 牽引 引過自責
領:거느릴 령/옷깃 령 領事 領土 領海 綱領 首領 大統領 要領不得
俯:굽을 부 俯伏 俯首 俯視 俯仰 俯不怍地 據地不俯
仰:우러를 앙 仰望 仰慕 信仰 推仰 仰不愧天 仰天大笑
廊:행랑 랑 廊廡 廊下 高廊 長廊 畵廊 回廊 廊廟之器
廟:사당 묘 廟堂 廟略 廟社 家廟 祖廟 宗廟 廟堂之量

 

4‧19‧123 束帶矜莊하면 徘徊瞻眺라 (束●帶◑矜莊하면 徘徊瞻眺◉라)
束帶立於朝에 當矜持莊敬이요 不可懈也라
矜莊有素면 則徘徊之閒에 可以聳動瞻眺니 詩曰 民具爾瞻이 是也라


띠를 묶고 있으면서 긍지와 단정함이 있으면, 배회할 적에 〈사람들이〉 우러러본다.
띠를 묶고 조정에 서 있을 때에는 마땅히 긍지를 가지고 단정히 공경할 것이고, 게으르게 해서는 안 된다.
긍지와 단정함이 평소에 있으면, 배회하는 사이에 사람들이 감동하여 바라보도록 할 수 있으니, 《詩經》 〈節南山〉에 이르기를 “백성들이 모두 그대를 우러러본다.”는 것이 이것이다.
[節旨] 이 節은 擧動을 점잖고 愼重히 해야 하는 것 또한 처신하는 방도라고 말한 것이다.(《釋義》)
[節解] 이 節은 그 거동을 점잖고 신중히 하는 이는 걷는 걸음이 반드시 법도에 맞으며 머리를 들어 목을 빼고 한 번 내려다보며 한 번 우러러보는 데에 마치 廊廟 안에 있는 듯이 하여 띠를 묶고 단정히 엄한 형상이 있으며 배회하여 바라보는 것이 예법에 맞지 않는 것이 없다고 말한 것이다.
사당에 들어서는 경건함을 생각하고 띠를 매어 복장을 성대하게 한다. 이를 들어 용모를 움직이는 공경을 보이니, 《論語》 〈先進〉에 “큰 제사를 받들 듯이 하며 큰 손님을 만나는 듯이 한다.” 하였다.
俯는 위의 矩步를 이어서 말하였고, 仰은 위의 引領을 이어서 말하였고, 徘徊도 위의 矩步를 이었으며, 瞻眺도 위의 引領을 이었다.(《釋義》)


역주
역주1 徘 : 俳(배회할 배)와 같다.(《註解》)
역주2 徊 : 佪(배회할 회)와 같다.(《註解》)
역주3 束帶矜莊 徘徊瞻眺 : 束은 묶는다는 뜻이다. 帶는 《說文》에 이르기를 “띠이다.” 하였다. 矜은 엄히 지키는 것이고, 莊은 용모가 단정함이다. 徘徊는 방황하여 나아가지 않는 모양이다. 瞻은 올려다보는 것이다. 眺는 바라보는 것이다.(《釋義》)


신습한자

束:묶을 속 束帶 束縛 束帛 結束 團束 約束 束手無策
帶:띠 대 帶同 帶鉤 帶下 冠帶 溫帶 腰帶 帶礪之誓
矜:자랑 긍 矜憐 矜悶 矜式 矜持 矜惻 矜恤 誇矜 自矜
莊:씩씩할 장 莊嚴 莊園 莊重 老莊 別莊 山莊 莊周之夢
徘:배회할 배 徘翔 徘徊往來
徊:배회할 회 徊翔 徊集 徊徨 徊腸傷氣
瞻:쳐다볼 첨 瞻仰 觀瞻 瞻望不及 瞻言百里 民俱爾瞻
眺:바라볼 조 眺臨 眺望 視眺 遠眺 臨眺 瞻眺 閑眺 廻眺

 

4‧20‧124 孤陋寡聞하면 愚蒙等誚라 (孤陋◑寡◯聞하면 愚蒙等◯誚◉라)
學記曰 獨學無友면 則孤陋寡聞이라하니
是以로 貴在相觀而善이라
獨學寡聞이면 則與愚迷蒙昧者로 同其譏焉이라


외롭고 누추하여 見聞이 적으면, 혼미하여 몽매한 자와 꾸짖음을 똑같이 받는다.
《禮記》 〈學記〉에 이르기를 “홀로 공부하여 벗이 없으면 외롭고 누추하여 견문이 적다.” 하였다.
이 때문에 서로 살펴서 훌륭하게 되는 것이 귀하다.
홀로 공부하여 견문이 적으면 혼미하여 몽매한 자와 그 꾸짖음을 똑같이 받게 된다.
[節旨] 이 節은 위의 글을 이어 결론을 말하여 그 뜻을 지극히 경계하였다.(《釋義》)
[節解] 이 節은 “몸을 처신하고 집을 다스리는 것은 그 방도가 여러 가지이니, 당연히 널리 살펴 자세히 알아야 할 것이다. 만일 고독하며 비루하여 듣고 아는 바가 적으면 우매하고 무지한 사람과 동류가 되어 함께 꾸짖음을 받을 것이니, 경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孤陋寡聞 愚蒙等誚 : 孤는 홀로이다. 陋는 낮다는 뜻이다. 寡는 《說文》에 이르기를 “적다” 하였다. 聞은 지식이다. 愚는 아는 것이 없는 사람이다. 蒙은 어둡다는 뜻이다. 等은 같다는 뜻이다. 誚는 나무란다는 뜻이다.(《釋義》)
역주2 誚 : 譙(꾸짖을 초)와 같다.(《註解》)


신습한자

孤:외로울 고 孤獨 孤兒 孤軍奮鬪 孤立無依 孤掌難鳴
陋:더러울 루 陋見 陋室 陋賤 陋醜 陋巷 固陋 卑陋 賤陋
寡:적을 과 寡聞 寡黙 寡婦 多寡 寡頭政治 衆寡不敵
聞:들을 문 聞見 所聞 新聞 風聞 聞一知十 聽而不聞
愚:어리석을 우 愚見 愚鈍 愚直 賢愚 愚公移山 愚者一得
蒙:어릴 몽/어리석을 몽 蒙古 蒙利 蒙昧 蒙恩 啓蒙 童蒙 擊蒙要訣
等:무리 등/같을 등 等級 等分 等外 均等 吾等 一等 差等 優等賞
誚:꾸짖을 초 誚罵 誚笑 誚讓 誚項 譏誚 自誚 責誚

 

〈語助〉
125 謂語助者는 焉哉乎也라 (謂◑語◯助◑者◉는 焉哉乎也◉라)
文字有實有虛하니 虛字亦不可無라
其起結承接之際에 可以聯綴爲文者니 卽所謂語助辭也라
若焉若哉若乎若也는 是語辭니 而耶歟矣兮之屬이 皆其類也라
皇明文衡山徵明所書草楷篆隷四體에 烈作絜하니 同潔이요 祐作祜하니 福也요 卲作劭하니 美也라
南陽 洪泰運書
崇禎百七十七秊甲子秋 京城廣通坊新刊


〈語助〉
語助辭라 이르는 것은 焉‧哉‧乎‧也이다.
文字에는 實字와 虛字가 있으니, 허자도 없어서는 안 된다.
그 발단‧결말‧접속하는 즈음에 연결하여 글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니, 곧 이른바 語助辭이다.
焉‧哉‧乎‧也가 바로 어조사이니, 而‧耶‧歟‧矣‧兮 등속이 모두 그 부류이다.
[節解] 이것은 전체 篇의 글과 서로 이어지지 않는다. 작자가 글짓기를 마치고 나서도 오히려 몇 글자가 남자 다시 押韻 언어[韻語]를 지어서 마친 것이다.(《釋義》)
明나라 衡山 文徵明이 쓴 草‧楷‧篆‧隷의 《四體千字文》에는 女慕貞烈의 烈이 絜로 되어 있는데 絜은 潔과 같으며, 指薪修祐의 祐가 祜로 되어 있는데 祐는 福의 뜻이며, 永綏吉卲의 卲가 劭로 되어 있는데 劭는 美의 뜻이다.
南陽 사람 洪泰運이 쓰다.
崇禎 177년(1804, 순조 4) 甲子 가을 京城 廣通坊에서 새로 간행하다.


역주
역주1 謂語助者 焉哉乎也 : 謂는 일컬음이다. 語는 말이다. 助는 도와 보태는 것이다. 무릇 말한 뜻이 이미 완전해도 아직 충분하지 못하면 통용하는 글자로 보태니 그것을 語助라 한다. 哉‧乎는 의문사이고, 焉‧也 결정하는 말이다. 焉‧哉‧乎‧也 4글자가 어조사임을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2 哉 : 㢤(어조사 재)는 俗字이니 잘못이다.(《註解》)
역주3 焉哉乎也 : 모두 語氣詞이다. 也‧矣 등은 陳述 語氣이고, 乎‧耶 등은 疑問 어기이고, 哉‧夫 등은 感歎 어기이다.(《漢》) 焉은 停頓(休止) 어기이다.(《漢》)
也는 《註解》에 “입긔 야 語之終 氣出口下而盡에 의한 ‘입 기운 야’이다. 말이 끝나면 기운이 입 아래로 나와서 다한다.” 한 것이 주목되는바, ‘입 기운’은 氣口를 도치한 口氣에 대응되는 것이고 이는 현재의 語氣詞로 설명된 것이다.
어기사는 《光州千字文》‧《石峰千字文》에는 모두 “焉 입겻 언 哉 입겻  也 입겻 야”라고 하여 모두 ‘입겻’으로 표기하였고, 후일의 여러 본에서는 ‘이끼’로 나타났다. 결국 입겻‧입긔‧이끼는 모두 어기사의 한국어 표현인 것이다.
역주4 文字有實有虛 : 文字에는 實字*와 虛字*가 있음을 말한다.
*實字 : 지금 언어의 實詞와 같다. 虛字와 상대어이다. 사람 혹은 사물 및 그 동작‧변화‧性狀 등 槪念을 표시하는 말이다. 독립하여 文句를 충당할 수 있는 成分이다. 名詞‧動詞‧形容詞‧數詞‧量詞‧代詞 6종류를 포괄한다.(《漢》)
*虛字 : 虛詞. 단독으로 문구를 이루지 못하고, 뜻이 比較‧抽象하여 일정 語法과 뜻을 갖추는 말이다. 介詞‧連詞‧助詞와 같은 것이다.(《漢》)
역주5 韻語 : 者‧也가 4글자 2구 안에서 馬韻으로 압운되었음을 말한다. 이 앞은 …… 廟‧眺‧誚로 8글자의 隔句 압운을 이루고 있다.
역주6 皇明 : 明나라. 皇은 옛적 封建 왕조에 대한 존칭이다.(《漢》)
역주7 文衡山徵明 : 1470~1559. 明나라 蘇州府 長洲 사람이다. 초명은 璧, 字를 〈이름으로〉 사용하여, 다시 徵仲으로 字를 지었다. 호는 衡山이다. 正德* 말기에 歲貢生*으로 吏部에 추천되어 쓰여 翰林院 待詔를 임명받았다.
시문을 잘하였고, 行書‧草書에 능하였으며, 작은 楷書 글씨에 정밀하였다. 그림에 더욱 뛰어나서 산수‧화훼‧蘭竹‧인물 그림에 독보적인 경지에 이르렀다. 집 이름은 玉磬山房이다.(《人》)
*正德 : 明나라 武宗의 연호. 1506~1521.
*歲貢生 : 明‧淸시대에 國子監에서 官費로 공부하던 生員의 일종. 府‧州‧縣에서 학행이 우수하고 공부한 기간이 오래된 생원을 선발하여 국자감에 보냈다.
역주8 廣通坊 : 漢陽 南部에 있던 坊.(현재 청계천 부근) 坊은 현재의 洞 수준 행정 단위. 광통방 북쪽에 北廣通橋가 있었다.


신습한자

謂:이를 위 謂何 可謂 無謂 相謂 所謂 云謂 自謂 稱謂
語:말 어 語句 語錄 語義 俗語 語不成說 街談巷語
助:도울 조 助力 助言 內助 自助 揠苗助長 天佑神助
者:놈 자/것 자 讀者 信者 學者 賢者 角者無齒 仁者無敵
焉:어조사 언/이끼 언 焉烏 終焉 忽焉 於焉間 焉敢生心 百物生焉
哉:어조사 재 善哉 快哉 哉生明 哉生魄 可然哉 仁遠乎哉
乎:어조사 호/온 호 烏乎 宜乎 嗟乎 禮後乎 攻乎異端 不亦樂乎
也:어조사 야/이끼 야 也已 也哉 可也簡 丘也幸 何遲也 言則是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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