仲思 益齋 李齊賢(12871367)文忠 慶州 櫟翁稗說


簡李員外(간이원외) 이원외에게 편지하며-李齊賢

吾生如寄耳(오생여기이) 우리의 삶은 더부살이지

方寸只君知(방촌지군지) 조그만 마음 그댄 알겠지

歲晩深期在(세만심기재) 나이 들어서 깊어진 바램

東歸定幾時(동귀정기시) 동쪽 돌아감 몇 때나 놓여


書天壽僧院(서천수승원) 천수승원에 적다-李齊賢

待客客未到(대객객미도) 손님 기다려 손님 아니 와

尋僧僧亦無(심승승역무) 스님을 찾아 스님도 없어

惟餘林外鳥(유여림외조) 오직 넉넉해 숲 밖에 새가

款曲勸提壺(관곡권제호) 정성에 굽어 술병 끌게 해 정성관


招崔壽翁(초최수옹) 최수옹을 부르며-李齊賢

琴書一茅屋(금서일모옥) 거문고에 책 한 초가집에

高臥樂幽獨(고와락유독) 높이 누우니 즐김 혼자서

故人來不來(고인래불래) 오랜 벗이란 오나 안 오나

東鄰酒新熱(동린주신열) 동쪽에 이웃 새 술이 익어


幽深山居(유심산거) 깊은 산에 살며-李齊賢

春去花猶在(춘거화유재) 봄은 갔어도 꽃 아직 피어

天晴谷自陰(천청곡자음) 하늘은 개여 골짝 그늘져

杜鵑啼白晝(두견제백주) 두견새마저 한낮에 울어

始覺卜居深(시각복거심) 이제야 깨쳐 사는 곳 깊어


金剛山 普德窟(보덕굴) 보덕굴-李齊賢

陰風生巖谷(음풍생암곡) 서늘한 바람 바윗골서 나

溪水深更綠(계수심갱록) 시냇물 깊어 게다 푸르러

倚杖望層巓(의장망층전) 지팡이 짚어 겹 꼭대기 봐 산꼭대기전

飛簷駕雲木(비첨가운목) 날듯이 처마 구름 탄 나무


金剛山 摩訶衍菴(마가연암) 마하연 암자-李齊賢

山中日亭午(산중일정오) 산 속에 정자 해는 한낮에

草露渥芒屨(초로악망구) 풀에 이슬로 미투리 흠뻑 두터울악 신구

古寺無居僧(고사무거승) 오랜 절에는 스님이 없고

白雲滿庭戶(백운만정호) 하얀 구름에 집 뜰을 채워


登峨眉山(등아미산) 아미산에 올라-李齊賢

蒼雲浮地面(창운부지면) 푸른 구름이 땅 위에 떴고

白日轉山腰(백일전산요) 한낮 밝은 해 산허리 돌아

萬像歸無極(만상귀무극) 모든 본뜸에 돌아간 무극

長空自寂寥(장공자적요) 먼 하늘 저만 고요에 쓸쓸


冷泉亭(냉천정) 냉천정-李齊賢

爲愛溪邊石(위애계변석) 아끼게 되니 시냇가 바위

扶筇小立時(부공소립시) 지팡이 짚고 조금 섰을 때

微波含落照(미파함락조) 잔물결 어려 지는 볕 담아

影動掛猿枝(영동괘원지) 그림자 흔들 원숭이 가지


題手卷1(제수권1) 두루마리에 쓰다-李齊賢

豊干老去不參禪(풍간로거불참선) 풍간은 늙어가며 참선도 않고 승려?

寒拾從來只掣顚(한습종래지체전) 한습은 따라오며 정수리 끌어 끌채

白額將軍亦何者(백액장군역하자) 하얀 이마 장군은 또한 어떤 이

忍飢共打一場眠(인기공타일장면) 주림 참고 함께 쳐 한바탕 낮잠


題手卷2(제수권2) 두루마리에 쓰다-李齊賢

顔色雖非滿鏡春(안색수비만경춘) 낯빛은 아니라도 거울 가득 봄

歌聲尙足動梁塵(가성상족동량진) 노래 소리 넘쳐서 대들보 울려

感君一贈同心結(감군일증동심결) 그댈 느껴 한번 줘 같은 맘 맺어

不爲千金更媚人(불위천금갱미인) 아니하니 천금에 다시 아양 떪 아첨할미


西京留守慶宰臣寄凍魚(서경유수경재신기동어)

서경유수 경재신이 얼린 고기를 부쳐-李齊賢

朝天石下玉鱗魚(조천석하옥린어) 조천석 바위아래 옥 비늘 고기

千里飛來入我廬(천리비래입아려) 천 리길 날아와서 내 집에 들어

一見忽驚淸到骨(일견홀경청도골) 한번 봐 문득 놀라 뼈 닿는 맑음

只緣腹有令公書(지연복유령공서) 알았네 배에 있어 공의 편지가


雪後約竹軒訪李柯亭山齋(설후약죽헌방이가정산재)

눈 내린 뒤 죽헌과 약속하여 이가정의 산 재실을 찾아-李齊賢

柯亭人境兩淸幽(가정인경양청유) 가정의 사람됨은 맑고도 그윽

像想山陰雪後遊(상상산음설후유) 그려 생각 산그늘 눈 온 뒤 놀아

若使同行有詩友(약사동행유시우) 만일 시켜 함께 가 시 벗이 있어

子猷未必便回舟(자유미필편회주) 그대 꾀해 아니 꼭 배를 돌리게


西都留別邢通憲(서도류별형통헌) 서도에서 형통헌과 헤어지며-李齊賢

露侵征袖曉寒多(로침정수효한다) 이슬 쳐든 소매에 새벽추위 꽤

酒盡離觴塞月斜(주진리상새월사) 술도 다해 이별 잔 변방 달 기웃

誰料北窓螢雪客(수료북창형설객) 누가 알아 북쪽 창 글 읽던 길손 螢雪之功

每年鞍馬走風沙(매년안마주풍사) 해마다 말을 달려 바람 모래에


寄遠(기원) 멀리 부치며-李齊賢

懽樂翻敎恨懊新(환락번교한오신) 기뻐 즐겨 도리어 한이 돼 새로 한할오

功名只管別離頻(공명지관별리빈) 공 이름 다만 뚫어 헤어짐 잦아

可憐畫閣樽前月(가련화각준전월) 가엽다 그림 누각 술통 앞에 달

還照邊城馬上人(환조변성마상인) 돌아 비쳐 변방 성 말 위에 사람


感懷二首1(감회이수1) 품은 마음 느껴-李齊賢

杜鵑花發杜鵑啼(두견화발두견제) 진달래 꽃은 피고 접동새 울어

香霧空濛月欲西(향무공몽월욕서) 향긋 안개 하늘 멍 달은 서산엘

立馬得詩還忘却(립마득시환망각) 말 멈춰 시를 얻어 헐 잊어버려

鳳城東望草萋萋(봉성동망초처처) 봉성 땅 동쪽 바래 풀로 우거져


感懷二首2(감회이수2) 품은 마음 느껴-李齊賢

光風轉夜露華微(광풍전야로화미) 빛 바람 도는 밤에 이슬 꽃 살짝

零落春紅欲滿衣(영락춘홍욕만의) 가만 떨친 봄 붉음 옷을 채우려

喚取佳人騎細馬(환취가인기세마) 외쳐서 고운사람 작은 말 태워

敎吹玉笛月中歸(교취옥적월중귀) 불게 해 옥피리를 달과 돌아가


孟宗冬筍(맹종동순) 맹종죽 겨울 죽순-李齊賢

雪中新筍宅邊生(설중신순택변생) 눈 속에 새 죽순이 집 가에 돋아

摘去高堂慰母情(적거고당위모정) 따가서 집에 계신 엄마 맘 달래

但使子孫能盡孝(단사자손능진효) 다만 시켜 자손들 효를 다하게

乾坤感應自分明(건곤감응자분명) 하늘땅 느낌 받아 절로 뚜렷해


過漁家(과어가) 어부 집을 지나며-李齊賢

婆娑城下盡漁村(파사성하진어촌) 파사성 성 아래는 다 어촌 마을

夜雨沙磯見漲痕(야우사기견창흔) 밤비에 모래톱에 물불은 자국 물가기

渚草汀花無限好(저초정화무한호) 물가 풀 물가 꽃이 끝없이 좋아

一篙春水度朝昏(일고춘수도조혼) 삿대 하나 봄 강물 아침저녁에 상앗대고


鷰尋玉京(연심옥경) 연심옥경-李齊賢

翩翩隻燕訪空閨(편편척연방공규) 훨훨 날아 한 제비 빈 안방 찾아

應感佳人惜別詩(응감가인석별시) 느껴서 고운사람 애틋 떠난 시

相對知心不知語(상대지심부지어) 서로마주 맘 알아 말은 못 알아

一庭風雨落花時(일정풍우락화시) 뜰 하나 비바람에 꽃 떨어질 때


廬山三笑(여산삼소) 여산삼소-李齊賢

釋道於儒理本齊(석도어유리본제) 불교 도교 유교와 본 이치 같아

强將分別自相迷(강장분별자상미) 억지로 나눠 갈라 저 서로 헤매

三賢用意無人識(삼현용의무인식) 세 어진이 마음 씀 남들 몰라줘

一笑非關過虎溪(일소비관과호계) 한 번 웃어 안 따져 호계를 건너


四皓歸漢(사호귀한) 사호 한나라로 돌아와-李齊賢

見說扶蘇孝且仁(견설부소효차인) 말하게 해 부소는 효도에 어짊 皇太子

胡令二世禍生民(호령이세화생민) 어찌시켜이세에백성에재앙胡亥(BC229~207)

逋翁不爲卑辭屈(포옹불위비사굴) 포옹은 아니 하니 비사에 굽힘

未忍劉家又似秦(미인류가우사진) 차마 아니 유씨 집 진나라 같이


和李明叔雲錦樓四詠1 荷洲香月(하주향월) 연꽃 물가 향기로운 달-李齊賢

微波澹澹月溶溶(미파담담월용용) 가는 물결 잔잔해 달빛은 넘실

十頃荷花一道風(십경하화일도풍) 열 이랑 연꽃에는 한 줄기 바람

記得臨平山下宿(기득림평산하숙) 알았으니 임평산 산 아래 묵어

酒醒身在畫船中(주성신재화선중) 술 깨자 몸이 있어 그림배 속에


和李明叔雲錦樓四詠2 松壑翠雲(송학취운) 솔 골짝 푸른 구름-李齊賢

一林黃葉遠無聲(일림황엽원무성) 온 숲속에 누른 잎은 멀어서 소리 없어

萬壑蒼雲漲欲平(만학창운창욕평) 모든 골짝 푸른 구름 넘쳐나 반반하게

捲上山頭吹不散(권상산두취불산) 말려 올라 산꼭대기 불려도 안 흩어져

料應晩雨未全晴(료응만우미전청) 맞아 알아 늦은 비는 오롯이 아니 개여


和李明叔雲錦樓四詠3 漁磯晩釣(어기만조) 어촌물가 늦은 낚시-李齊賢

魚兒出沒弄微瀾(어아출몰롱미란) 고기새끼 들고나며 잔물결 놀려

閑擲纖鉤柳影閒(한척섬구류영한) 느긋 던져 가는 낚시 버들 그림자

日暮欲歸衣半濕(일모욕귀의반습) 날 저물어 돌아가려 옷이 반 젖어

綠煙和雨暗前山(록연화우암전산) 푸른 연기 비 어울려 앞산 어두워

 

和李明叔雲錦樓四詠4 山舍朝炊(산사조취) 산에 집 아침 불을 때-李齊賢

山下誰家遠似村(산하수가원사촌) 산 아래 누구 넨가 멀리 마을이

屋頭煙帶大平㾗(옥두연대대평량) 지붕머리 연기 껴 큰 평온 서려 눈병량

時聞一犬吠籬落(시문일견폐리락) 때론 들려 개 하나 짖는 울타리

乞火有人來扣門(걸화유인래구문) 불 빌리러 사람 와 문을 두드려


松都八詠 西江月艇(서강월정) 서강에 달 실은 배-李齊賢

江寒夜靜得魚遲(강한야정득어지) 강물 차고 밤 고요 고기 안 낚여

獨倚蓬窓捲釣絲(독의봉창권조사) 혼자 기댄 봉창에 낚싯줄 거둬

滿目靑山一船月(만목청산일선월) 눈에 가득 푸른 산 배 하나 달이

風流未必載西施(풍류미필재서시) 풍류라면 아니 꼭 서시를 태워 美女


松都八詠 南浦烟蓑(남포연사) 남포의 안개 풀 섶-李齊賢

一灣蒲葦雨蕭蕭(일만포위우소소) 한 굽이 부들갈대 비는 우수수

隔岸人家更寂寥(격안인가갱적료) 언덕너머 사람 집 다시 고요해

漁罷呼兒收綠網(어파호아수록망) 천렵 마쳐 애 불러 그물을 거둬

剌船歸起晩來潮(랄선귀기만래조) 삐거덕 배 돌아와 늦은 밀물에 어그러질랄


松都八詠 龍野尋春(룡야심춘) 용야들에 봄을 찾아-李齊賢

偶到溪邊藉碧蕪(우도계변자벽무) 뜻밖 닿은 시냇가 푸른 풀 깔려

春禽好事勸提壺(춘금호사권제호) 봄새는좋은일이술 끌어 권해 提壺 직박구리

起來欲覓花開處(기래욕멱화개처) 일어나 찾으려해 꽃이 핀 곳을

度水幽香近却無(도수유향근각무) 물 건너 그윽한 향 다가가 없어


松都八詠 熊川禊飮(웅천계음) 웅천계음-李齊賢

沙頭酒盡欲斜暉(사두주진욕사휘) 모래머리 술 다해 해도 비스듬

濯足淸流看鳥飛(탁족청류간조비) 발 씻어 맑은 물에 새를 봐 날아

此意自佳誰領取(차의자가수령취) 이런 뜻 절로 멋져 누가 알아줘

孔門吾與舞雩歸(공문오여무우귀) 공자 문하 우리는 놀다 돌아가


松都八詠 靑郊送客(청교송객) 청교에서 손님 보내-李齊賢

小溪深處柳飛綿(소계심처류비면) 실개울 깊은 곳에 버들 솜 날려

細雨晴時草似煙(세우청시초사연) 보슬비 개일 때면 연기 같은 풀

客去客留俱不礙(객거객류구불애) 손님 가든 머물든 함께 안 막아

一樽相對好山川(일준상대호산천) 동이 술 서로 마주 좋은 산천이


松都八詠 紫洞尋僧(자동심승) 자동에 스님을 찾아-李齊賢

石泉激激風生腋(석천격격풍생액) 돌샘에 샘물 콸콸 몸에 바람나 겨드랑이액

松霧霏霏翠滴巾(송무비비취적건) 솔 안개 부슬부슬 푸름에 젖어

未用山僧勤挽袖(미용산승근만수) 아니 써 산에 스님 소매를 당겨

野花啼鳥解留人(야화제조해류인) 들꽃에 우는 새는 사람 붙들어


松都八詠 龍山秋晩(룡산추만) 용산에 가을이 늦어-李齊賢

去年龍岫菊花時(거년룡수국화시) 지난해 용산 마루 국화꽃 필 때

與客携壺上翠微(여객휴호상취미) 손님과 술병 차고 산중턱 올라

一逕松風吹帽落(일경송풍취모락) 한 오솔길 솔바람 모자 떨어져

滿衣紅葉醉扶歸(만의홍엽취부귀) 옷 가득 붉은 잎에 취해 잡고 와


松都八詠 鵠嶺春晴(곡령춘청) 곡령에 봄날 맑아-李齊賢

八仙宮住翠微峯(팔선궁주취미봉) 여덟 신선 궁 있어 푸른 기운 봉

縹緲煙霞幾萬重(표묘연하기만중) 아득하다 안개 놀 몇 만 겹이나

一夜長風吹雨過(일야장풍취우과) 하룻밤을 긴 바람 비 몰고 지나

海龍擎出玉芙蓉(해룡경출옥부용) 바다용 들어 솟아 옥의 연꽃을


白溝(백구) 백구강-李齊賢

誰將督亢餌强隣(수장독항이강린) 누가하랴 독항 땅 강한 이웃 줘

空費金繒歲結親(공비금증세결친) 괜히 써 금과 비단 해마다 맺어

尺水區區遏南牧(척수구구알남목) 한 자 물 자잘하게 남쪽을 막아

可能臥榻不容人(가능와탑불용인) 하는 건 누운 자리 사람 안 들여


?郡(탁군) 탁군-李齊賢

美壤每每接大行(미양매매접대항) 아름다운 땅은 늘 태항에 닿아

東秦右臂北燕吭(동진우비북연항) 동쪽 진은 오른 팔 북쪽 연 목이

劉郞却愛蠶叢國(류랑각애잠총국) 유 총각 되레 아껴 잠총국 나라

故里虛生羽葆桑(고리허생우보상) 고향 마을 그저 나 우보 뽕나무 풀더부룩할보


登鵠嶺(등곡령) 곡령에 올라-李齊賢

煙生渴咽汗如流(연생갈인한여류) 연기 나니 마른 목 땀은 흐르듯

十步眞成八九休(십보진성팔구휴) 열 걸음 걸으면서 여덟아홉 쉼

莫怪後來當面過(막괴후래당면과) 달리마라 뒤서 와 앞을 지나도

徐行終亦到山頭(서행종역도산두) 천천히 가 마침내 산마루 닿아


栗谷人家(율곡인가) 율곡 골짝 사람 집-李齊賢

歲暮天寒雪欲飛(세모천한설욕비) 한 해 가며 날 추워 눈이 날리려

旋收鷄狗掩柴扉(선수계구엄시비) 돌려 거둬 닭과 개 사립문 닫아

馬蒭奴飯猶能辦(마추노반유능판) 말 꼴에다 종 밥을 힘써 마련해

勸客明朝且莫歸(권객명조차막귀) 부디 손 내일 아침 돌아가지마


送息影菴(송식영암) 식영암에 보내며-李齊賢

同道相從古亦稀(동도상종고역희) 같은 도 서로 좇아 옛 또한 드문

中年遠別忍霑衣(중년원별인점의) 중년에 멀리 헤져 차마 옷 적셔

空江目盡思無盡(공강목진사무진) 빈 강에 바램 다해 생각 끝없어

一片風帆去似飛(일편풍범거사비) 한 조각 바람 돛배 떠나 날듯이


九曜堂1(구요당1) 구요당-李齊賢

溪水潺潺石逕斜(계수잔잔석경사) 시냇물 잔잔해도 돌길 비스듬

寂寥誰似道人家(적료수사도인가) 고요 쓸쓸 뉘 같아 도인 집이랴

庭前臥樹春無葉(정전와수춘무엽) 뜰 앞에 누운 나무 봄에 잎 없어

盡日山蜂咽草花(진일산봉열초화) 하루 내 산에 벌은 풀꽃에 목메


九曜堂2(구요당2) 구요당-李齊賢

夢破虛窓月半斜(몽파허창월반사) 꿈을 깬 빈 창가에 달이 반 기웃

隔林鐘鼓認僧家(격림종고인승가) 숲 너머 종 북소리 알아 스님 집

無端五夜東風惡(무단오야동풍악) 무던히 밤은 오경 봄바람 나빠

南澗朝來幾片花(남간조래기편화) 남쪽 도랑 아침 와 몇 조각 꽃이


山中雪夜(산중설야) 산 속 눈 오는 밤-李齊賢

紙被生寒佛燈暗(지피생한불등암) 얇은 이불 소름 나 등잔불 어둑 寒粟

沙彌一夜不鳴鍾(사미일야불명종) 사미승 밤새도록 종을 안 울려

應嗔宿客開門早(응진숙객개문조) 마주 성내 묵는 손 문 일찍 열어

要看庵前雪壓松(요간암전설압송) 살펴보려 암자 앞 눈 눌린 솔을


瀟湘夜雨(소상야우) 소상강 밤비-李齊賢

楓葉蘆花水國秋(풍엽로화수국추) 단풍잎 갈대꽃에 물나라 가을

一江風雨灑片舟(일강풍우쇄편주) 온 강엔 비바람이 조각배 뿌려

鷺回楚客三更夢(로회초객삼경몽) 해오라기 오는 손 한밤의 꿈에

分與湘妃萬古愁(분여상비만고수) 헤어진 소상왕비 오랜 옛 시름


淮陰漂母墳1(회음표모분1) 회음의 빨래하는 아낙 무덤에서-李齊賢

重士憐窮義自深(중사련궁의자심) 선비 중해 백성 가련 옳음은 절로 깊어

豈將一飯望千金(기장일반망천금) 어찌 나중 밥 한 그릇 천금을 바랬을까

歸來却責南昌長(귀래각책남창장) 돌아와서 되레 따져 남창의 정장에게

未必王孫識母心(미필왕손식모심) 아니 꼭이 왕손으로 표모 마음 알아야


淮陰漂母墳2(회음표모분2) 회음의 빨래하는 아낙 무덤에서-李齊賢

婦人猶解識英雄(부인유해식영웅) 아주머니 그리 알아 영웅을 알아

一見殷勤慰困窮(일견은근위곤궁) 한눈에 봐 넌짓 힘써 어려움 달래

自棄爪牙資敵國(자기조아자적국) 저만 버려 발톱 이빨 적 나라 밑천

項王無賴目重瞳(항왕무뢰목중동) 항왕으로 쓸데없이 눈동자 붙어


益齋小樂府 鄭瓜亭(정과정)瓜亭 鄭敍(明宗元年 1170赦免)-李齊賢

憶君無日不霑衣(억군무일불점의) 임 그려 날이면 날 눈물에 젖어

政似春山蜀子規(정사춘산촉자규) 정치란 봄 산 같아 접동새 울음

爲是爲非人莫問(위시위비인막문) 옳으니 그르니는 묻지를 마오

只應殘月曉星知(지응잔월효성지) 조각달 새벽별이 알고 있느니


古風七首1(고풍칠수1) 고풍칠수-李齊賢

歲暮連日雪(세모연일설) 해는 저물어 날을 이어 눈

百卉俱拉摧(백훼구랍최) 온갖 풀들은 모두 꺾이어 꺾을랍최

政恐入新春(정공입신춘) 정말 두렵기 새봄이 들어

陰雲仍未開(음운잉미개) 그늘진 구름 이에 안 개여

娟娟一樹梅(연연일수매) 아리땁게도 한 그루 매화

脈脈在空谷(맥맥재공곡) 이어 이어져 빈 골짝에서

幽香人不知(유향인부지) 그윽한 향기 남들은 몰라

瘦骨淸如玉(수골청여옥) 여윈 뼈마디 옥처럼 맑아


古風七首2(고풍칠수2) 고풍칠수-李齊賢

宵寒夢易破(소한몽이파) 밤이 차가워 꿈을 쉽게 깨

展轉不自聊(전전부자료) 돌아 굴러서 절로 못 기대 輾轉反側

攬衣起窺戶(람의기규호) 옷을 걸쳐서 일어나 살펴

落落星月高(낙락성월고) 쏟아 떨어져 별과 달 높아

開爐具燈火(개로구등화) 화로 불 피워 등불을 밝혀

坐聽風枝號(좌청풍지호) 앉아서 들어 가지에 바람

念彼窮谷士(념피궁곡사) 저기 생각을 막힌 골 선비

誰與同其袍(수여동기포) 누가 줄건 지 함께 그 핫옷


古風七首3(고풍칠수3) 고풍칠수-李齊賢

公子遠行役(공자원행역) 도련님께선 먼 길 갈일이

鞍馬光翁赩(안마광옹혁) 말안장 올려 얼굴빛 붉어 붉을혁

憔悴玉樓妾(초췌옥루첩) 애태워 여윈 옥루의 아낙

忍淚不敎滴(인루불교적) 눈물 참으며 아니 흐르게

念之不可忘(념지불가망) 생각하느니 잊지를 못해

奮飛無羽翼(분비무우익) 떨쳐서 날려 날개가 없어

寒鍾鳴苦遲(한종명고지) 차운 종 울려 괴로움 늦춰

何時東方白(하시동방백) 언제면 동녘 날이 새려나


古風七首4(고풍칠수4) 고풍칠수-李齊賢

三冬天地閉(삼동천지폐) 석 달 겨울엔 하늘땅 막혀

龍蛇蟄幽宮(용사칩유궁) 용과 뱀들은 깊은 궁 숨어

世道多反覆(세도다반복) 세상길 많아 엎고 뒤엎어

君子有固窮(군자유고궁) 군자 가지니 정말 어려움

虛窓列遠岫(허창열원수) 빈 창문으로 먼 산 줄지어

白雲度晴空(백운도청공) 흰 구름 지나 개인 하늘을

從嗔不迎客(종진불영객) 좇아 성내어 손님 못 맞아

揮琴送飛鴻(휘금송비홍) 거문고 둘러 기러기 날려


古風七首5(고풍칠수5) 고풍칠수-李齊賢

蘇秦學鬼谷(소진학귀곡) 소진은 배워 귀곡 선생께

適取勞其生(적취로기생) 마침내 얻어 그 삶 지치게

起來佩相印(기래패상인) 일어서 오니 재상 인끈 차

足使妻嫂驚(족사처수경) 놀랄 만하니 아내와 형수

胡爲任寸舌(호위임촌설) 어찌하여서 한 치 혀 놀려

抵死談縱橫(저사담종횡) 죽을 때까지 종횡책 말해 합종연횡책

便有二頃田(편유이경전) 있다고 쳐서 두 이랑 밭이

知渠不躬耕(지거불궁경) 알건가 어찌 몸소 안 갈아




'漢詩 ' 카테고리의 다른 글

李德懋 崔瀣 元天錫 權近  (0) 2020.04.19
牧隱 李穡  (0) 2020.04.19
李奎報 漢詩   (0) 2020.04.19
冷齋 柳得恭  (0) 2020.04.19
燕巖 朴趾源  (0) 2020.04.19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