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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시 진북면 금산리 서북산 자락
마산∼통영 국도를 달리다 진동을 지나면 갈산삼거리에서 학동마을로 접어든다. 

진북 금산 편백나무 숲은 30여년전에 현재 개인 소유주인 이민규(48세)씨의 선친인 술용씨(93년 작고)가 이곳에 묘목을 심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졌다. 30만평이 넘는 규모에 직경 20∼30㎝ 편백나무 수십만그루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임도 약 6㎞가 이곳을 아는 몇몇 사람들의 산책로로 이용되고 있다.

개인 소유라 개방을 하지 않고 있다가 개방한지 십년은 될것 같다 

입구에 주차장이 있고 오른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묘법사 절이 나온다 

절이 아담하고 전망도 좋고 깨끗하고 아담하게 꾸며져 있다

바람을 타고 오는 수목의 향긋한 냄새가 짙다 . 길 양편으로 편백 숲이 울창한 우주를 이루고 있다.

경사로를 따라 탐방로가 잘 조성이 되어 . 숲의 푸름과 편백이 내뿜는 특유의 방향성물질이 온몸을 감싼다.

처음 가는 사람들은 감탄을 자아낸다 

잘알려 있지 않아 아는 사람들만 찾아가는 조용하고 깨끗한곳이다

삼림도로로 걸어가는 누구나 쉽게 걸어갈수 있는곳이다 

 

주소: 경남 창원시 마산 합포구 진북면 금산리 산 40 (묘법사 주소)

오른쪽 묘법사 왼쪽으로 편백림 입구 

편백림 입구 개인 사유지라 주인이 늘 있는건 아니고 닫혀 있음 탐방객이 열고 들어가야 함 

편백림 오른쪽 묘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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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희지(王羲之)307-365
중국 동진(東晉)의 서예가.
자 일소(逸少). 우군장군(右軍將軍)의 벼슬을 하였으므로 세상 사람들이 왕우군이라고도 불렀다. 오늘날의 산둥성[山東省] 린이현[臨沂縣]인 낭야(琅句) 출신이며, 동진 왕조 건설에 공적이 컸던 왕도(王導)의 조카이고, 왕광(王曠)의 아들이다. 중국 고금(古今)의 첫째가는 서성(書聖)으로 존경받고 있으며, 그에 못지않은 서예가로 알려진 일곱번째 아들 왕헌지(王獻之)와 함께 ‘이왕(二王)’ 또는 ‘희헌(羲獻)’이라 불린다. 16세 때 치감(智鑒)의 요청으로 그의 딸과 결혼하였다.

처음에 서진(西晉)의 여류 서예가인 위부인(衛夫人)의 서풍(書風)을 배웠고, 뒤에 한(漢)나라 ·위(魏)나라의 비문을 연구하여 해서 ·행서 ·초서의 각 서체를 완성함으로써 예술로서의 서예의 지위를 확립하였다. 벼슬길에 나아가 비서랑(秘書郞)으로부터 출발하여 유량(庾亮)의 장사(長史)가 되고, 351년에는 우군장군 및 회계(會稽:浙江省 紹興)의 내사(內史)에 이르렀다. 그는 명문 출신이며, 경세(經世)의 재략이 있어 은호(殷浩)의 북벌을 간(諫)하는 글과 사안(謝安)에게 민정(民政)을 논한 글을 쓰기도 하였다. 그러나 일찍이 속세를 피하려는 뜻을 품고 있었는데, 왕술(王述)이 중앙에서 순찰을 오자 그 밑에 있는 것을 부끄럽게 여겨 355년(永和 11) 벼슬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경치가 아름다운 회계의 산수간에서 사안 ·손작(孫綽)·이충(李充)·허순(許詢)·지둔(支遁) 등과 청담(淸談)을 나누고, 또 도사(道士) 허매(許邁)를 따라 채약에 몰두하는 등 유유자적한 생활을 즐기다가 한평생을 마쳤다.

그는 내사 재직 중이던 353년(영화 9) 늦봄에, 회계의 난정(蘭亭)에서 있었던 유상곡수(流觴曲水)의 연회에 참석하였다. 그 때 모인 41인 명사들의 시를 모아 만든 책머리에 그는 스스로 붓을 들어 서문을 썼다. 이것이 《난정서(蘭亭序)》라는 그의 일대의 걸작이며, 산수문학의 남상(濫觴)이 되었다.
그는 예서(隸書)를 잘 썼고, 당시 아직 성숙하지 못하였던 해 ·행 ·초의 3체를 예술적인 서체로 완성한 데 그의 가장 큰 공적이 있으며, 현재 그의 필적이라 전해지는 것도 모두 해 ·행 ·초의 3체에 한정되어 있다. 해서의 대표작으로는 《악의론(樂毅論)》 《황정경(黃庭經)》이, 행서로는 《난정서》, 초서로는 그가 쓴 많은 편지를 모은 《십칠첩(十七帖)》이 옛날부터 유명하다. 또 송(宋)의 태종(太宗)이 992년에 조각한 《순화각첩(淳化閣帖)》이라는 법첩에는 그의 편지가 많이 수록되었고, 당(唐)나라의 회인(懷仁)이라는 중이 고종(高宗)의 명을 받아 672년에 왕희지의 필적 중에서 집자(集字)하여 세운 ‘대당삼장성교서비(大唐三藏聖敎序碑)’ 등도 그의 서풍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그 밖에 《상란첩(喪亂帖)》 《공시중첩(孔侍中帖)》 《유목첩(遊目帖)》 《이모첩(姨母帖)》 《쾌설시청첩(快雪時晴帖)》 등의 필적이 전하여온다. 그러나 이것들은 왕희지의 육필(肉筆) 그대로는 아니고 진적(眞跡)과는 많이 다를 것으로 짐작된다. 당나라 태종(太宗)이 왕희지의 글씨를 사랑한 나머지 온 천하에 있는 그의 붓글씨를 모아, 한 조각의 글씨까지도 애석히 여겨 죽을 때 자기의 관에 넣어 묻게 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 전하여오는 필적만 보아도 그의 서풍(書風)은 전아(典雅)하고 힘차며, 귀족적인 기품이 높다.
(주요작품)

난정서(蘭亭敍)

난정서는 천하 제일의 행서로 여겨진다. 진(晉)나라 목제 영화9년(353)년 3월 3일에 왕희지는 사안등 41명과 함께 회계의 산음(山陰)에 있는 난정(蘭亭)에서 성대한 계사를 거행하였다. 굽이굽이 흐르는 물에 술잔을 띄우면서 시를 지었는데 당시 나이 51세인 왕희지는 거나게 술을 마신 뒤 잠견지(蠶繭紙)에다 서수필(鼠鬚筆) 을 사용하여 단숨에 천고의 명작이라고 알려진 [난정서]를 썼다. 전문은 모두 28행으로 전체의 글자수는 324자이다. 작품 전체가 굳세고 아름다우면서도 표일한 맛이 충만되고, 종회의 형세의 변화가 무궁하며 행서에서 볼수 있는 기복과 변화, 강한 리듬감, 형태의 다양한 변화, 점획의 서로 상응하는 것들이 충분히 표현된 작품이다.
역사의 기록에 의하면 왕희지의 난정서는 그의 7대손인 지영에게 전해졌으며, 지영이 다시 제자인 변재에게 이를 물려 주었다. 당 태종은 어사인 소익을 변재가 있는 곳으로 파견하여 그를 속여서 [난정서]를 취한 다음 구양순, 저수량, 우세남등에게 임모를 하도록 명령하였다. 진본은 당태종의 부장물이 되었으며 지금 전해지는 것은 당나라때 임모본이 전해진다.


십칠첩(十七帖)

이 법첩 첫머리에 십칠일선서(十七日先書)가 나오므로 법첩 전체를 십칠첩으로 일컬었다. 옛날부터 초서(草書)의 전형으로 존중되었으며, 왕희지 초서 연구에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 자료이다.
당(唐)나라의 태종(太宗)은 왕희지의 글씨를 매우 좋아하여 그 수집에 전력을 다하였고, 그는 왕희지의 글씨 3,000여 장을 모아 이를 분류 정리하여 80첩을 만들었다. 십칠첩은 그 중의 하나로, 일민첩(逸民帖)을 비롯, 29점이 수록되어 있다.

 

 

 


서예사적 가치

왕희지는 중국 서예사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서예사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서예가라면 누구나 할것없이 왕희지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수 있다.
천하제일의 "난정서"를 비롯하여 왕희지의 작품 또한 어느 누구도 따라 갈수 없는 명작들을 많이 남겼다.
서예가 왕희지는 앞으로도 서예사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인물임은 분명하다.

참고서적

난정서(석곡실상해법서선5):이화출판사
난정서(1974년) 서울:왕서각
서예기법시리즈(1973) 서울:시청각교육사
행서 난정서 서울:우람문화사
왕희지난정서(1975) 송원문화서 
 
 

 

 신룡본난정서
 

왕희지가 썼다는 불후의 명작 <<난정서>>는 지금 임모본(진본을 보고 배껴서 쓴 글)은 남아 있지만, 진본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1. 왕희지가 <<난정서>>를 가전의 보물로 대대로 전해주고, 왕희지의 7대손인 지영(智永)에게까지 전해진 것은 기록으로 확인된다. 그런데, 지영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출가하여 중이 되었고, 후손을 남기지 않았으며, 왕희지의 <<난정서>>를 제자인 판재화상(辦才和尙)에게 전했다고 한다.

 

2. 당나라 초기에 들어, 당태종 이세민은 왕희지의 글을 매우 좋아하여 전국의 왕희지의 글씨를 수집하고, 왕희지의 글을 가지고 서예를 연습하였다. 특히 <<난정서>>의 진본은 매우 귀하게 여겨 여러차례에 걸쳐 높은 대가를 내걸고 진본을 구하였으나, 얻지를 못하였다. 나중에 <<난정서>>의 진본이 회계의 변재라는 화상의 수중에 있다는 것을 알고 당태종은 그에게서 <<난정서>>진본을 빼앗아오게 된다. 그런데, 여기에서 <<난정서>>가 당태종의 사망시 그의 무덤에 부장품으로 묻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당나라 때에 이러한 내용을 기재한 글은 2개가 있는데,

 

하나는 유송(柳悚)의 <<수당가화(隋唐嘉話)>>라는 글인데, 거기에 의하면 "왕우군의 <<난정서>>는 .... 제자인 중 변재가 얻었다. 태종이 진왕이 된 후에 탁본을 보고는 매우 좋아하여 고가를 걸고 구했으나 결국 얻지 못하였다. 나중에 변재가 가지고 있는 것을 알고 소익을 월주로 보내서 얻도록 하였고, 무덕4년에 진왕 이세민의 손에 들어왔다. 정관 10년 탁본 10개를 만들어 가까운 신하들에게 선물하였다. 황제가 죽자, 중서령 저수량은 난정은 선제께서 아끼시던 물건이니 세상에 남겨둘 수 없다고 하고 비밀리에 소릉(당태종의 능)에 묻었다."

 

또 하나는 <<태평광기(太平廣記)>>인데 내용은 수당가화의 내용과 대동소이하다. 정관시대에 태종은 이왕의 서법을 뱅고자 하였고, 진본, 모사본이 많이 있었으나, 오직 난정서만 구하지 못하였다. 나중에 변재에게 있는 것을 알고 3번이나 보여달라고 하였으나, 변재는 전란중에 잃어버려 어디 있는지 모른다고 거짓을 고하였다. 방현령이 감찰어사 소익을 보내어서 지혜로 이를 얻게 하였다. 소익은 신분을 감추고 낙척서생인 것처럼 하여, 변재에게 접근하여 바둑을 두고 시를 읊었고, 글과 그림을 같이 하며 망년지교가 되었다. 나중에 변재가 자신이 수장하고 있는 물건들을 자랑하며 서까래에서 난정서 진본을 꺼내어 보여주었다. 소익이 후에 몰래 난정서 진본을 꺼내서 장안으로 가지고 왔다. 태종은 몇개의 탁본은 태자, 여러 왕, 가까운 신하에게 주었다. 임종때 이치에게 말하기를 '내가 너한테 한가지 물건만 부탁하자. 너는 효자이니, 내 말을 어기지는 않겠지. 어떠냐"라고 하며 난정서를 원했고, 난정서 진본은 소릉에 부장되었다. 이상의 이야기는 변재의 제자인 원소(元素)가 영흥자 지영선사의 친척에게 직접 얘기하는 것을 들은 것이다.

 

두 책의 내용은 비록 구체적인 점에서는 약간 다르지만, 대체로 같으며, 특히 당태종의 소릉에 부장되었다는 점은 완전히 일치한다.

 

3. <<신오대사. 온도전>>에 따르면, 후량의 요주절도사인 온도는 소릉을 도굴했다고 한다. "온도는 ... 종왕의 필적을 보니 종이와 글씨가 새 것과 같았고, 온도는 이를 취하여서 후세에 전하였다"고 되어 있다. 여기에 따르면, 왕희지의 난정서는 온도에 의하여 다시 세상에 나왔다는 것이다.

 

4. 송나라 때의 채정의 발문을 보면 난정서를 부장할 때, 이세민의 누이와 여동생은 가짜로 바꿔치기를 하여, 진본은 세상에 남겨두었다고 한다. 이후에 진본이 어디로 갔는지에 대하여는 흔적이 남아 있지 않고, 수수께끼중의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

 

5. 현재 전해지는 <<난정서>>는 모두 진본이 아니고, 석각본, 모본(摹本) 또는 임본(臨本)이다. 유명한 것으로는 "정무난정(亭武蘭亭)"으로 구양순이 진본을 보고 배껴서 ㄱ돌에 새긴 것이라고 한다. 북송시대에 하북 정무에서 발견되었으므로 정무난정이라고 한다.  "신룡본난정(神龍本蘭亭)"은 당나라때 모본에 '신룡'이라는 작은 도장이 찍혀있어서 신룡본이라고 한다. 당태종이 풍승소에게 명해서 쓰게 한 것이다. 이 신룡본은 송나라때 고종의 손에 들어갔다가, 원나라초에 곽천석이 얻었고, 나중에 항원변에게 넘어갔다가, 청나라때 건륭의 손에 들어갔으며,  현재 북경고궁박물원에 보관되어 있다.

 

 

 

 

 

 

蘭亭序

永和九年, 歲在癸丑暮春之初, 會于會稽山陰之蘭亭, 修禊事也. 群賢畢至, 少長咸集. 此地有崇山峻嶺, 茂林脩竹, 又有淸流激湍, 暎帶左右. 引以爲觴曲水, 列坐其次, 雖無絲竹管絃之盛, 一觴一詠, 亦足以暢叙幽情.

是日也, 天朗氣淸, 惠風和暢. 仰觀宇宙之大, 俯察品類之盛, 所以遊目聘懷, 足以極視聽之娛信可樂也.

夫人之相與, 俯仰一世, 或取諸懷抱, 晤言一室之內, 或因寄所託, 放浪形骸之外. 雖趣舍萬殊, 靜躁不同, 當其 欣於所遇, 蹔得於己, 快然自足, 曾不知老之將至, 及其所之旣倦, 情陏事遷, 感慨係之矣. 向之所欣, 俛仰之間, 以爲陳迹, 猶不能不以之興懷. 況脩短陏化, 終期於盡. 古人 云: "死生亦大矣." 豈不痛哉?

每攬昔人興感之由, 若合一契.

未嘗不臨文嗟悼, 不能諭之於懷, 固知一死生, 爲虛誕, 齊彭觴爲妄作.

後之視今, 亦猶今之視昔悲夫. 故列叙時人, 錄其所述. 雖世殊事異, 所以興懷, 其致一也 後之覽者, 亦將有感於斯文.


 

   동진 永和 연간 九年 癸丑 삼월 삼일에 會稽郡 山陰縣의 蘭亭에 祓禊를 하러 모였다. 뭇 어진 사람들과 젊은이와 어른들이 다 모였다. 이 곳은 산과 등성이가 높고 숲이 무성하고 대나무가 수려하며 또 맑게 흐르는 냇물과 급한 개울이 좌우로 흘러 아름다운 경치가 비치고 있다. 개울물을 끌어 술잔이 흐르는 물길을 만들고 거기에 차례로 둘러 않으니 비록 사현과 관현의 성대한 준비는 없어도 한 잔 술에 시 한수를 읊으니 이 역시 흉금을 털 놓고 그윽한 정을 이야기 할 수 있다.

  

   이 날은 하늘이 맑고 기온이 청명하고 봄바람이 온화하고 산뜻하다. 머리를 들어 우주의 광대함을 살피고 고개를 숙여 만물의 무성함을 살핀다. 이에 눈으로 사방을 두루 바라보고 회포를 폄으로써 족히 보고 듣는 즐거움을 다 할 수 있으니 참으로 즐거운 일이다.

 

   대저 사람들의 교류는 매우 빠르게 지나가는데, 혹자는 마음속의 품은 정을 실내에서 다른 사람과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기를 좋아하고, 혹자는 자기가 좋아하는 사물에 감정을 의지하여 아무런 구속도 받지 아니 하고 방종하기도 한다. 비록 좋아하고 싫어함이 서로 많이 달라서 혹은 고요함을 혹은 움직임을 좋아함이 서로 달라서, 사람들이 사물로 인해 기쁨을 찾았을 때는 잠시 득의양양하여 즐거움에 만족하여 장차 늙음이 다가오는 것도 모르게 되고, 자신이 좋아하던 사물에 대해 권태로움을 느끼게 되면 그 마음이 상황에 따라 변화하여 감개가 일어나게 된다. 그리되면 지난날 기뻐했던 일들이 머리를 드는 잠깐사이에 옛 자취가 되고, 그것 때문에 감회가 일어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하물며 길고 짧은 생명은 자연의 조화에 따라 정해지고 마침내는 다하고 마는 것이다. 옛 사람들이: "죽고 사는 것은 큰일이다."라고 하였으니 어찌 가슴이 아프지 않겠는가?

 

   매번 옛 사람들의 감회가 일어나 연유를 살펴보게 되면 나의 경우와 모두 한결 같이 부합한다. 일찍이 고인의 문장을 읽으면 슬퍼하지 아니함이 없었고 감회의 마음을 달랠 수가 없었으니, 진실로 살고 죽음이 하나라고 하는 것이 터무니없는 생각이고, 팽조와 같이 장수하는 것과 20세에 요절하는 것을 같이 본다는 것이 망령된 행동임을 알겠다.

 

   뒷날의 사람들이 오늘을 보는 것은 또한 지금 사람들이 옛날을 보는 것과 같은 것일지니 정말 슬프도다. 그래서 이곳에 모인 사람들을 순서대로 적고 그들의 시문을 기록 하는 것이다. 비록 세대가 바뀌고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감회를 일으키는 이치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훗날 이 글을 읽게 되는 사람 또한 이 문장에 대한 감회가 있을 것이리라!

 

 

  永和九年,即癸丑年,三月之初,(名士们)在会稽郡山阴县的兰亭聚会,为的是到水边进行消灾求福的活动。许多有声望有才气的人都来了,有年轻的,也有年长的。这里有高大的山和险峻的岭,有茂密的树林和高高的竹子,又有清水急流,(在亭的)左右辉映环绕。把水引到(亭中)的环形水渠里来,让酒杯飘流水上(供人们取饮)。人们在曲水旁边排列而坐,虽然没有管弦齐奏的盛况,(可是)一边饮酒一边赋诗,也足以痛快地表达各自幽雅的情怀。这一天,天气晴朗,和风轻轻吹来。向上看,天空广大无边,向下看,地上事物如此繁多,这样来纵展眼力,开阔胸怀,穷尽视和听的享受,实在快乐啊! 人们彼此相处,一生很快就度过。有的人喜欢讲自己的志趣抱负,在室内(跟朋友)面对面地交谈;有的人就着自己所爱好的事物寄托情怀,不受任何约束,放纵地生活。尽管人们的爱好千差万别,或好静,或好动,也不相同,(可是又都有这样的体验:)当他们对所接触的事物感到高兴时,一时间很自得,快乐而自足,竟不觉得衰老即将到来;待到对于自己所喜爱的事物感到厌倦,心情随着当前的境况而变化,感慨油然而生,以前感到欢快的事顷刻之间变为陈迹了,仍然不能不因此感慨不已,何况人寿的长短随着造化而定,最后一切都化为乌有。古人说:“死和生也是件大事啊!”怎能不悲痛呢? 每当我看到前人发生感慨的原由,(跟我所感慨的)如同符契那样相合,总是面对着(他们的)文章而嗟叹感伤,心里又不明白为什么会这样。(我)这才知道,把生和死同等看待是荒诞的,把长寿和短命同等看待是妄造的。后人看待今天,也像今人看待从前一样,真是可悲啊!因此我—一记下参加这次聚会的人,抄录了他们的诗作。尽管时代不同情况不同,但人们的情致却是一样的。后代的读者读也将有感于这本诗集吧。


*주*

1) 蘭亭序; 왕희지의 문장. 당시 난정에 모였던 사람들의 시문을 모든 [蘭亭集序]

2) 왕희지; 晉나라 사람, 서예에 능하여 서성이라 불림, 자는 逸少

3) 永和; 동진 穆帝의 연호, 영화9년은 서기 353년

4) 暮春之初; 음력 3월 3일

5) 會稽; 중국 會稽郡 지금의 浙江省 紹興縣

6) 山陰; 山陰縣 지금의 浙江省 紹興縣

7) 蘭亭; 浙江省 紹興縣의 서남방 삼 십리 지점의 蘭渚에 있는 정자

8) 禊; 중국 풍속에 삼월 上巳에 흐르는 물에 가서 목욕을 하고 묵은 때를 씻음으로써 상서롭지 못한것을 없애는 행사, 祓禊라고 한다.

9) 流觴曲水; 옛 사람들이 계곡이나 정자나무 밑에 작은 물길을 만들어 물이 흐르게 하고 거기에 술잔을 띄워서 차례로 술을 마시며 놀았다. 우리나라 경주 포석정에 있는 것과 같은 것임

10) 品類; 만물

11) 信; 참

12) 晤言;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 하다.

13) 舍; 捨의 뜻.

14) 彭; 彭祖, 장수한 사람의 대표적 인물

20) 觴; 요절

 

 

 

동진 영화 9년(기원353년) 3월 3일, 왕희지는 산음(山陰)에 거주하는 일부 문사들과 함께 난정으로 가서 수계(修禊)를 거행했다. 참가한 사람들은 흥이 일어 많은 시편을 썼다. <<난정서>>는 바로 왕희지가 이 시집을 위하여 쓴 서문의 원고이다. 서문은 당시 남방사족계층이 신봉하던 노장사상의 영향을 깊이 받았고, 문학사상으로도 일정한 지위를 차지한다.

 

전문은 � 28행, 324자이다. 장법, 결구, 필법이 모두 완벽하다. 왕희지의 행서는 당시에 독보적이었으며, 후인들에 의하여도 "우군(왕희지)의 자체는 옛법을 한번 바꾸었다. 그의 웅혼하고 빼어난 기운은 자연스럽다. 그래서 고금이래로 그의 글을 모범으로 삼는다" 역대의 서예가들은 <<난정서>>를 천하제일행서로 추앙했다.

 

<<난정서>>에 관하여는 세간에 형형색색의 이야기들이 전해지고 있다. 당시 왕희지는 이 글을 쓰고 난 후에 자기의 이 작품이 매우 마음에 들어서, 다시 몇 편을 써보았는데, 모두 그 경지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천고의 걸작을 가보로 후손에게 전해주었다고 한다. 나중에 당태종의 수중에 들어갔는데, 여기에는 당태종이 소익을 파견해서 난정서를 빼앗았다는 전설이 있다.

 

당태종은 왕희지의 서법을 추앙해서, 신하 조모, 풍승소등으로 하여금 임모본을 제작하게 하였다. 그는 이 임모본 또는 석각탁본을 일부 황족이나 총신에게 하사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 당시에 이 "진본보다 한 단계 낮은" 임모본도 낙양의 지가를 높이게 하였다. 이외에 구양순, 저수량, 우세남등의 명가들의 임모본도 후세에 전한다.

 

그러나, 원적은 전설에 따르면 당태종이 죽을 때 순장품으로 넣어서 영원히 세상에서 사라졌다고 한다. 오늘날 전해지는 소위 <<난정서>>는 당나라때의 임모본을 제외하고, 석각탁본도 매우 진귀하다. 가장 전기적인 색채를 지닌 것은 <<송탁정무난정서>>이다. 임모본이건 탁본이건, 모두 왕희지를 연구하는데 중요하다. 동시에 역대서법을 연구하는데에도 진귀한 자료이다. 중국서법전적에는 <<난정서>>에 관한 자료가 아주 많다.

 

<<난정서>>를 왕희지가 쓴 것인지에 대하여는 역대이래로 논쟁이 많다. 청말과 60년대에는 상당히 격렬한 논쟁도 벌어졌었다. 위의 사진에 나온 것은 풍승소의 임모본으로 세칭 <<신룡본난정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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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초

 

김억 譯詩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 흔히 신사임당의 시로 알려져 있는 가곡 '동심초'가 사실은 당나라의 여류시인 薛濤'春望詞'를 안서 김억이 번역한 것이라고 하네요.

이 노래말은 앞에서 지적한 대로 중국의 여류시인의 한시를 김소월의 스승인 안서 김억(岸署 金億)이 번안한 것이다.

 

원래의 한시는 4수로 된 '춘망사(春望詞, 봄날의 바램)'라는 5언절구로서

 

春望詞       -薛濤-

 

花開不同賞, 꽃 피어도 함께 바라볼 수 없고

花落不同悲. 꽃이 져도 함께 슬퍼할 수 없네

欲問相思處, 그리워하는 마음은 어디에 있나

花開花落時. 꽃 피고 꽃 지는 때에 있다네

 

攬草結同心, 풀 뜯어 동심결로 매듭을 지어

將以遺知音. 님에게 보내려 마음먹다가

春愁正斷絶, 그리워 타는 마음이 잦아질 때에

春鳥復哀鳴. 봄 새가 다시 와 애달피 우네

 

風花日將老, 바람에 꽃잎은 날로 시들고

佳期猶渺渺. 아름다운 기약 아직 아득한데

不結同心人, 한 마음 그대와 맺지 못하고

空結同心草. 공연히 동심초만 맺고 있다네

 

那堪花滿枝, 어쩌나 가지 가득 피어난 저 꽃

飜作兩相思. 날리어 그리움으로 변하는 것을

玉箸垂朝鏡, 거울에 옥 같은 두 줄기 눈물

春風知不知. 봄바람아 너는 아는지 모르는지

 

 

1수에서는 꽃이 피고 지는 것을 써서 상사(相思)의 정을 표현했고

2수는 마음과 마음이 합쳐지는 것을 바라는 아름다운 소원을,

3수에서는 진정한 연인을 만나지 못해 비통해 하는마음이 넘쳐흐르고 있다.

 

가곡 '동심초'의 가사는 바로 이 제3수를 우리나라의 말의 맛을 살려 다시 쓴 것이다.

 

그런데 동심초는 무엇일까?

 

노랫말을 보면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로 시작하고 있어 "! 동심초 꽃잎이 바람에 지는구나"하고 생각하기가 쉽지만 사전에 보면 동심초라는 단어가 없다. 중국말 사전에도 동심초라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엄밀히 말하면 동심초라는 꽃이나 식물은 없다는 말이다. 그러면 동심초는 무엇이란 말인가?

 

동심초는 무슨 풀이름이 아니라 바로 연서(戀書), 곧 러브레터란다.

 

그런데 왜 '풀 초()'가 들어가는가? 종이는 풀로 만드는 것이며 러브레터 접는 방식이 바로 돗자리 짜는 풀의 매듭방식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란다. 이런 설명을 듣고 이 시를 다시 살펴보자. 괄호안에 풀어놓은 설명을 주목하면서 말이다.

 

 

攬結草同心 풀을 따서 한 마음으로 맺어 (사랑의 편지 써서는 곱게 접어)

將以遺知音 지음의 님에게 보내려 하네 (내 맘 아실 이에게 보내려 하네)

春愁正斷絶 봄 시름은 그렇게 끊어 졌건만 (편지 쓰는 동안에는 행복했건만)

春鳥復哀吟 봄 새가 다시 슬피 우네 (쓴 편지 부칠 길이 없어 슬퍼지네)

 

風花日將老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그리워 하다가 세월만 흘러가는데)

佳期猶渺渺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만나 볼 기약은 아득하기만 하네)

不結同心人 무어라 마음과 마음은 맺지 못하고 (한 마음이건만 맺지 못할 사람인데)

空結同心草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부질없이 편지만 쓰면 무엇하나)

 

또한 여기에서 不結同心人도 김억의 번역처럼 마음과 마음을 맺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한 마음이건만 맺지 못할 사람' 이 바른 번역이라고 한다.

바로 윗 구절에 이미 "내 마음 아시는 분께 보내려 하네" 가 나오기 때문이란다. 따라서 空結同心草"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가 아니라

"헛되이 편지만 접었다가 폈다 하네"가 바른 뜻이라고 한다.

 

그래서 전체의 바른 번역은

 

한 마음이지만 맺어지지 못할 사람이라 그걸 알면서도 헛되이 연애편지만

썼다가 찢었다가 하네 (혹은 접었다 폈다하네)’

 

가 된다는 설명이다. 즉 부치지도 못할 편지 써놓고는 하릴없이 접었다고 펴고 접었다고 펴고 하는 여인의 애타는 현실을 그린 것이 된다. '월명사'라는 ID를 가진 블로그에서 발견한 이 설명이 그럴 듯 하다.

 

'동심초'노래를 들으면서 김안서의 번안으로 된 노래가사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를 따라 부르기는 해도, 그것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던 점에 비춘다면, 이 설명이 더 타당하지 않은가? 同心結은 옛날 연애편지를 접는 방식 또는 그 편지이며, 그밖에도 사랑의 정표의 의미로 화초나 물건으로 만든 여러 가지 매듭, 혹은 장식물의 총칭이기도 하지만. 여기서 同心은 한마음이나 막연한 상징물이 아니라 바로 同心結로 마음을 담은 러브레터라는 설명인데 보다 구체적이고 멋있지 않은가? .

 

이 한시의 원작자 설도(薛濤 대략 770~832)는 중국 당대(唐代)의 유명한 기녀이며 문학인이다. 우리나라의 황진이에 비견할 수 있을까? 어렸을적 부터 시, 문학적 재능이 뛰어났으며, 아주 총명하고 말재주도 뛰어나 그녀의 재능을 흠모한 당시의 일류 문인들인 백거이(白居易), 원진(元稹), 유우석(劉禹錫), 두목(杜牧)등과 교류가 많았는데 이들 중 원진과의 정분은 각별했으며, 죽을 때까지 결혼하지 않고, 비분상심의 감정을 붓끝에 모아내어 시를 썼다고 한다. 그러므로 그녀의 시는 감정이 절절이 묻어나는

 

[출처] 김성태, 김억, 동심초의 진실 |작성자 동산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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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별자모(泣別慈母)-신사임당(申師任堂)

 

慈親鶴髮在臨瀛(자친학발재임영)  
身向長安獨去情(신향장안독거정)

回首北村時一望(회수북촌시일망)
白雲飛下暮山靑(백운비하모산청)
 인자한 우리 엄마 흰 머리 되어 강릉(임영)에 계시고
이 몸 서울로 홀로 떠나는 심정이여
어머니 계신 북촌으로 고개 돌려 바라보니
흰 구름은 날아 내리고 저문 산은 푸르기만 하네

 

魚糧水積三千里 물고기 먹이는 물 속 삼천리에 쌓여 있고,

雁路雲開萬里天 기러기의 길은 구름 속 만리 하늘에 열려 있네

鶴倚天高任意飛 학은 높은 하늘에 의지해 마음대로 나르고,

鯨知海闊無量飮 고래는 바다가 넓어 한없이 마실 줄 아네

 

 

梅經寒苦 發淸香(매경한고 발청향)
人涉艱難 顯其節(인섭간난 현기절)

 

 

門無客到維風月(문무객도유풍월)  
案有書存但老莊(안유서재단노장)
홀로 사는 외로운 집에 바람과 달빛만이 찾아오고
책상 위에 있는 서책은 단지 노자와 장자 뿐이라네.

 

 

樹慾靜而 風不止(수욕정이 풍부지)
子慾養而 親不止(자욕량이 친부지)

 

 

淸風明月用不竭(청풍명월용불갈)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은 써도 다하지 않고
高山流水情相投(고산류수정상투)  높은 산과 흐르는 물은 마음이 서로 투합한다.
長生不老神仙府(장생불로신선부)  늙지 않고 오래 사니(불로장생) 신선의 저택이요,
如天同壽道人家(여천동수도인가)  수명이 하늘과 같으니 도인의 집이로다.
山中人惟知自樂(산중인유지자락)  산에 사는 사람 오로지 스스로 즐거움을 알고
天下事不在多言(천하사부재다언)  천하의 일이란 많은 말에 있지 아니하다.
壽似春山千載秀(수사춘산천재수)  수명은 봄산과 같이 천년을 빼어나고
福如滄海萬年淸(복여창해만년청)  복됨은 창해와 같이 만년을 맑구나.
山勢盤陀眞是畵(산세반타진시화)  산세는 구불구불 진실로 그림이요,
泉流宛委遂成書(천류완위수성서)  샘물 흘러감도 구불구불 마침내 글씨를 이룬다

 鯨知海大 無量飮(경지해대 무량음)  鶴信天高 任意飛(학신천고 임의비)
고래는 바다를 알기에 바다 넓이를 알기에 무한량 바다를 마셔 들이고  
학은 하늘 높음을 믿기에 마음껏 하늘을 날라 다닌다

 

청풍명월본무가(淸風明月本無價)
근수원산개유정(近水遠山皆有情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은 본디 가치가 한정이 없고,
가까운 강과 먼 산은 모두가 다정하다

 

月白雪白天地白(월백설백천지백)
달도 희고 눈도 희고 하늘과 땅도 희고
 - 공허스님 -
 
山深夜深客愁深(산심야심객수심)
산도 깊고 밤도 깊고 나그네의 시름도 깊구나.
  - 김삿갓 -

 

夕陽歸鳥投深麓석양귀조투심록
煙火行人望遠村연화행인망원촌

夕陽석양에 잠자리 찾아가는 새는 山麓산록의 깊은 숲속으로 사라지고

길가는 나그네는 저녁 연기 올라오는 먼 마을을  찾아가네.

 - 王守仁왕수인-

 

採藥忽迷路 千峰秋葉裏(채약홀미로 천봉추엽리)
山僧汲水歸 林末茶煙起(산승급수귀 임말다연기)

 

偶來松樹下 高枕石頭眠
우래송수하 고침석두면
山中無曆日 寒盡不知年
산중무력일 한진부지년

 

靑山如故人 江水似美酒
今日重相逢 把酒對良友.
청산여고인 강수사미주
금일중상봉 파주대양우

 

身是菩提樹 心如明鏡臺
신시보리수 심여명경대

時時勤拂拭 勿使익塵埃
시시근불식 물사익진애

몸이 깨달은 나무라면마음은 밝은 거울의 틀이로다.

때때로 부지런히 털고 닦아 먼지 앉고 때 끼지 않도록 하세.

 

(結廬在人境)(而無車馬喧)
오두막을 짓고 인경에 있으나, 수레, 말소리 시끄러움 없도다.

(問君何能爾)(心遠地自偏)
그대는 어찌 그럴 수 있나, 뜻이 머니 사는 곳도 절로 아득하다.

(採菊東籬下)(悠然見南山)
동쪽 울 밑에서 국화를 꺾어 들고, 유연히 남산을 바라본다.

(山氣日夕佳)(飛鳥相興還)
산 기운은 해가 지니 아름답고, 날던 새들 짝지어 깃을 찾아드네.

(此中有眞意)(欲辨已忘言)
이 가운데 참뜻이 있거늘, 하려 할 말을 잊도다.
 - 도연명 -

 

春去花猶在  天晴谷自陰  杜鵑啼白晝  始覺卜居深
춘거화유재  천청곡자음  두견제백주  시각복거심

봄은 가도 꽃은 있고 하늘은 개어도 그늘지는 골짜기.
한낮에 소쩍새 우니 사는 곳 깊기도 하여라.

 

蕭蕭落木聲 錯認爲疎雨 呼僧出門看 月掛溪南樹 
소소낙목성 착인위소우 호승출문간 월괘계남수
 
우수수 낙엽지는 소리를 성긴 빗소리로 잘못 알아 
스님 불러 문밖에 나가보라 했더니 시냇가 남쪽 개울 나무에 달만 걸려 있다 하네
    - 정철(鄭澈) -

 

鄕路千里長 秋夜長於路 家山十往來 簷鷄猶未呼
향로천리장 추야장어로 가산십왕래 첨계유미호

 

 

 

花無十日紅人無百年壽 靑春夢中去白髮不時來
화무십일홍인무백년수 청춘몽중거백발불시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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楷書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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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해서의 기원
해서는 書體의 하나로써 올바르게는 楷書體라 해야 한다. 문자가 창시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5천년 전이라 한다. 현존하는 가장 오랜 것으로 殷代(은대)의 甲骨文字(갑골문자), 周代(주대)의 鍾鼎文字(종정문자)가 있다. 어느것이나 소박한 繪文字(회문자)이다. 秦代(진대)에 大篆(대전), 소전이 만들어지고 소전은 다시 略화 되어 예서가 되고 이것이 漢代(한대)에 들어서서는 速書에 적합하도록 近隸(근예)가 생겼다. 근예가 다시 간략화외어 소위 해서체가 되었다고 한다. 한대의 예서가 쇠퇴하여 삼국 시대로 들어서면서 찬보자비와 찬룡안비를 필두로 비로소 해서가 된다.

2. 해서의 특징
점획이나 형이 간결하고 분명한 소위 間架結構(간가결구)가 정돈된 서체이다. 따라서 가장 쓰기 쉽고, 읽기 쉬우며 실용서로서 중심적 존재가 되었다. 해서는 이 서체 본래의 성격에서 스스로 정제, 엄정, 침착, 강건이라는 방향의 아름다움을 특질로 하고 있다. 해서의 점획은 하나하나가 명료하고 더구나 직선이므로 이것을 쓸때에 있어서도 현대 건축처럼 일획 일획을 차례차례로 쌓아나가는 것이다. 더구나 그 쌓아나가는 방식은 수평, 평형, 수직, 등분할 등의 원리에 의해 엄격히 해야 하는 것으로 그 결과도 엄정하고 더욱이 정제한 미가 표현되고, 침착 부동의 느낌이 강하게 나타난다. 또 한점 한획이 직선이므로 운필에 있어 한점 한획에 起筆(기필), 送筆(송필), 終筆(종필)의 삼요소를 뜻대로 가할 수 있는 일이 가능하고, 따라서 沈靜(침정) 강건한, 힘에 찬 작품이 많다.

3. 해서의 書風(서풍)
해서는 정제의 아름다움을 각기 개성적으로 나타내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수종을 연대별로 들어보면 오랜 것일수록 소박하고 대범하며, 시대가 새로워짐에 따라 실용성이 강조되어 평행, 수직, 수평, 등분할의 원리가 엄정하게 구사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해서의 성립을 나타내는 유력한 자료는, 한대의 현존된 碑인 개통보사도석각, 石門誦(석문송), 禮器碑(예기비), 孔宙碑(공주비), 西狹頌(서협송), 曹全碑(조전비) 중에서, 공주비에 나타난 漢隸(한예)의 특징인 파책이, 삼국시대의 대표작인 谷朗碑(곡랑비-서기 272)에서는 한예 특유의 파세가 아주 없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예서체적 구조는 아직도 남아 있어서, 한자의 형이 4각이며 점획은 수평, 등분할을 엄격히 지키고 점획의 굵기도 일정해 있다. 아리의 몇가지에 대해 알아보면서 해서의 서풍에 대해 좀더 알아보기로 하겠다.

4. 해서의 종류
1. 찬보자비와 찬룡안비
이 두비(이를 이찬이라 부른다.)를 놓고 과연 해서라 말할 수 있는가 아니면 예서인가하는 문제는 아직도 큰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글자의 기필법(起筆法)이 해서와 같으므로 해서라고 말함이 옳을 것이다. 찬보자비는 중국의 운남서 변경에서 발견된 것으로 동진(왕희 원년 서기 405년)때 세워진 것이나 필자는 알 수 없다. 이와 풍격이 같은 것으로 458년에 세워진 찬룡안비가 있는데 이 두비는 해서의 시초가 되었다.

2. 九成宮醴泉名(구성궁예천명)
해서는 書法(서법)의 기본적인 結構(결구)와 用筆(용필)을 갖추고 있어서 각 서체의 서법 중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다. 그중에서도 구성궁은 교본으로서 이상적이다. 字形(자형)이 크고 정규적이며 端嚴(단엄)하여 해서로서의 기본조건을 모두다 충족시키고 있다. 또 이것은 구양순의 대표작이며 背勢(배세)구성의 대표적 작품이기도 하다.
구성궁이란 唐帝室(당제실)의 離宮(이궁)의 이름으로서 挾西省(협서성)의 麟遊(린유), 즉 현재의 붕양부산중에 있었다. 이 離宮(이궁)은 隋(수)의 文帝(문제)가 조영한 것으로 隋(수)가 가꿔온 후에는 한동안 황폐되었던 것을 당태종이 개축을 하고 舊名(구명)인 仁壽宮(인수궁)을 구성궁이라고 고쳐 불렀다. 그러나 지세가 높은 탓인지 물이 결핍된 흠이 있었다. 언젠가 태종이 황후와 함께 궁내를 산책하는데, 우연히도 아지랭이 피는 곳이 있어 그곳을 파 보았더니 샘물이 솟아 나왔다. 그래서, 실로 당 제실의 덕에 따른 一大祥瑞(일대상서)라 하여 이 사실을 적어 碑에 刻(각)을 하게 된 것이다. 選文(선문)은 (위징)에게 명하고 구양순에게 명령하여 쓰게 한 것이 바로 九成宮醴泉名(구성궁예천명)이다. 구양순은 隋(수) 그리고 당나라 초엽에 걸친 서예가로 新舊(신구)에는 그의 사적이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구양순(557-641)- 字는 信本(신본), 潭州(담주)의 臨湘(임상)사람. 구양순은 얼굴이 아주 흉측하게 못생겼으나 두뇌만은 비상하게 총명하여 책을 볼때면 언제나 네댓줄을 한눈에 내리 읽었다. 널리 학문을 닦아 수나라의 太常博士(태상박사)라는 벼슬을 살았다.
구양순은 처음에는 왕희지의 글씨를 배웠으나 후에 서풍이 차츰차츰 변하여 필력이 힘차기로는 당대에 따를 사람이 없었다. 구양순은 隋代에 자라난 사람이다. 書學을 깊이 연구하여 젊은 시절에는 왕희지의 <黃庭經(황정경)>을 공부한 적이 있다. 더욱 貞觀初(정관초)에는 <蘭亭敍(난정서)>마저 배웠다. 따라서 結體(결체)가 晉法(진법)답게 건강하고 힘차고 또 잘 정돈되어 있다. 그것은 南派(남파)의 특징이다. 그러나 구양순의 준엄하고 세찬 점, 즉 붓을 댈 때 면도날을 베고 도끼날로 찍듯하는 그 명쾌한 날카로운 맛은 분명히 北派(북파)의 영향이다. 그가 쓴 房彦謙(방언겸)의 碑(비)는 그가 북파의 書家(서가)임을 잘 보여준다. 그 해서와 예서의 필법을 범벅한 것 같은 서체, 칼을 꺾듯한 落筆法(낙필법)등이 그것을 증명한다. 점과 획의 符仰向背(부앙향배). 分合聚散(분합취산)이 힘의 균현에 맞고, 빽빽한 데, 빈 곳, 곧은 데, 흰 곳이 적절히 놓여져서 변화가 다채로워졌다. 그의 글씨는 복잡하든 혹은 단순하든지간에 견실하고 차분하다. 마치 몸을 굽히고 빨리 달리는 모습이 안정되고 아름답게 보이며 또 결코 넘어지지 않는 것과 같다. 구양순書의 결체의 멋진 묘미가 바로 이런데 있다. 결국 그의 특징은 왕희지 父子의 기법에 北碑의 꿋꿋함, 그리고 漢隸, 章草(예서를 간략하게 쓴 초서의 別體) 등의 갖가지 요소를 섭취하고 과감하게 새로운 양식을 창조해 낸 데 있다. 한가지 양식에 사로 잡히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그가 쓴 글씨는 모나면서도 붓자국이 둥글둥글하고 온화하면서도 힘차다. 그는 이렇듯 南北 쌍방의 좋은 점을 겸해 가졌고, 그렇기 때문에 중국의 書法藝術에 한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고도 할 수 있다.
九成宮醴泉名(76세의 書)은 황제의 명령에 의해 쓴 작품이다. 구양순이 특히 심혼을 기울여 휘호한 만큼 用筆 結構에 추호의 어김이 없다. 그 심경은 높고 품경은 아름답다. 구양순書의 碑중에서는 字體도 비교적 크고 字形도 가장 잘 정리 되어 있다. 물론 다른 碑들도 아름답게 짜여 있기는 마찬가지나, 字形이 背勢(배세)를 따르는 內逼法(내핍법)을 좇았기 때문에 점이나 획은 모두 가운데를 향해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이 碑는 결체에 여유가 있고 용필도 자유자재 발휘되어 있다. 가장 빼어난 점은, 꺾거나 휘는 데서 붓이 나가다가 멈추고 그대로 자연스럽게 거둔다. 그러면 모가 선 것 같으면서도 모나지 않고 둥근 듯하면서도 둥글지 않은, 즉 黃庭(황정)이나 樂毅(락의)에서 보는 것같은 筆意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 碑는 너무나도 유명해서 수많은 拓本(탁본)을 떴기 때문에, 어지간히 좋은 탁본이 아니면 이런 미묘한 변화를 좀처럼 맛볼 수가 없게 됐다.

3. 顔勤禮碑(안근례비)
해서의 창안자인 顔眞卿(안진경)은 중국 산동성의 사람으로 호는 應方(응방)이고 字는 淸臣이다. 그리고 顔勤禮(안근례)는 안진경의 증조부로서 字는 敬이다. 안진경은 貞元 元年(정원 원년 785) 77세때 사망하였는데, 晩年에 이르러서는 그 서의 명성은 더욱 높아지고 心手가 다함께 丹熟(단숙)했을 것이니만큼 그러한 것을 보고자 하는 기대는 컸었다.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약 半世紀(반세기) 前인 民國 11년(1922)에 長安의 舊藩(구번)해고, 즉 布政使(포정사) 소속의 창고 뒤 쪽 땅속에서 顔碑 一基가 발견되었다. 이것이 안근례비이다. 안진경은 왕희지 이래의 서예와는 달리 아주 다른 용필법을 가지고 그 독특한 서풍을 형성하였다. 그것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正鋒(정봉)의 전면적 채용이다. 晉(진) 이래 唐(당)에 이르는 용필법을 指掌法(지장법)이라고 해서, 팔만 쓰는 것이 아니라 손가락도 움직이고 붓끝을 사방 팔방으로 자유롭게 움직이는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이것이야말로 변화에 풍부한 필법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안진경은 지장법에 의하지 않고 정봉, 즉 수직으로 붓을 세운 채로 쓴 부완법을 사용했다. 그의 글씨는 藏鋒(장봉: 鋒芒(봉망)을 획 안쪽으로 하여 밖으로 노출되지 않게 하는 형식) 이라고 한다. 장봉이라는 것은 보통 붓끝이 획의 중심을 지나간 것이라고 풀이되고 있으나 正鋒(정봉)으로 쓰면 자연히 안될 수가 없는 것이다. 물론 지장법에서도 장봉을 원칙으로 한다. 장봉을 정봉으로 쓰려는 경우에는 直上으로부터 압력으로 힘을 들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위부터 힘을 가감하는 것이나 운필의 減速(감속)등에서 안진경의 독특한 필법이 생겨나는 셈이다.

4. 안탑성교서
저수량 54세 때의 글씨이다. 구양순의 글이 정사각형이며 무표정한 배세미인데 반해 편평하며 銳利多變(예리다변)한 향세미의 대표이다. 마른선에 정묘한데다가 골격의 강렬함과 탄력이 있는 아름다움을 특질로 하고 있다. 정문공비, 구성궁예천명, 공자묘당 등의 온화한 정형에 대하여 동적인 구성법을 취해 해법에 일분야를 차지했다. 성교서란 정관 212년 (648) 8월, 태종이 현장, 삼장법사의 청에 응하여 그 新譯(신역)의 불전에 대하여 쓴 서문으로 불교원리의 심원한 것, 현장의 비범한 재능, 노력을 칭찬한 것이다.

5. 마고선단기(麻姑仙壇記)
당대의 서풍은 왕희지 글의 전통에서 태어난 것이다. 따라서 우세남의 공자묘당비나 구양순의 구성궁예천명이나 또 저수량의 안탑성교서나, 정제된 즉 잘 정돈된 귀족적 풍격이 강한 데가 있다. 이에 반하여 안진경의 글씨는 씩씩한 힘, 감동과 기백이 나타나 강쾌한 것으로 실로 서도사상에 있어 혁신적 존재이다. 마고선단기에는 大字, 中字와 小字의 세 종이 있으나 여기에 든 것은 대자로 안진경(62세) 大曆(대력) 6년작으로 女仙麻姑(여선마고)에 관한 기술이다. 마고선단기에서 비류가 없는 강직한 그의 성격과 풍부한 창조력을 느끼게 한다.

6. 장맹룡비(張猛龍碑)
북위 정광 3년(522년)에 건립된 것으로, 필자는 알 수 없고, 지금은 곡부(曲阜)에 있는 孔子의 묘소안에 모두 있다. 방필법(方筆法)의 대표적인 것이라 할 수 있으며, 전문 26행에 매행 46자로 되어있다. 그 필획이 방준경리(方峻勁利)하여 운필이 엄근(嚴謹)하며 결구에 있어서는 평정(平正)속에 곡(曲)함이 있고 풍격은 웅강무밀(雄强茂密)하다라고 말 할 정도로 힘이 있고 엄정한 글씨이다.


7. 고정비(高貞碑)
북위 정광 4년(523)의 글씨로써 필자는 미상이며 청 건륭때에 산동에서 출토되었다. 송덕비(頌德碑)이며, 방필로써 점획이 날카롭고 모가 나며 힘 있는 것이 북비의 정방한 아름다움을 특구(特具)하고 있다.

8. 조상기(造像記)
조상기란 어떤 건축물의 건축과정을 샅샅이 기록한 것으로 용문석굴(龍門石窟)의 것이 가장 유명하며 용문 50품이란 말에서 느낄 수 있는 바와 같이 그 수효와 형태가 매우 방대하다.
1) 우궐조상기(牛厥造像記) : 용문조상의 하나로써 북위태화 19년(495)때의 작품이다. 자형은 편평(扁平)하며 특히 어깨부분의 전철에서 이곡절을 이룬 것이 특징이다.
2) 시평공조상기(始平公造像記) : 북위(서기498)때에 양각으로 새겨진 것으로 필획이 방준능려(方峻稜廬)하여 마치 칼로벤 듯한 풍격이 중후하다. 청의 조지겸이 애호한 것으로 유명하다.

9. 석문명(石門銘)
자연석에 새긴 것으로 북위 영평 4년(509) 왕원(王遠)의 글씨이다. 필획이 운원(運圓)하고 결체는 횡편(橫扁)하면서 기울어 있는데 자유분방한 면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정돈되어 있어 엉성하지 않은 느낌은 높이 사야할 것이다. 그래서 康有爲(강유위)는 '飛逸渾禾宗之宗(비일혼화종지종)'으로써 神品으로 평하였으며 梁啓超(량계초)는 '可賞玩不可學(하상완불가학)'이라 평한 훌륭한 작품이다.

10. 정문공비(鄭文公碑)
이 비는 북위에서 높은 벼슬을 지냈던 정희의 셋째아들 정도소(鄭道昭)의 글씨이다. 도소는 정문공비 이외에도 '雲峯山論經書詩', ' 登雲峯山海童詩', '夫柱山東湛石室銘', '白駒谷題名' 등 많은 비가 있는데 그것의 대부분은 마애비(자연석을 갈아서 만든 비문)이다. 서법은 원필로써 전서나 장서(초기의 草書)의 서법과 마찬가지로 붓끝을 비교적 가운데에 두고 있어 둥그스름한 맛이 풍기는 용필법이다. 이 비는 오랫동안 그 존재가 잊혀졌다가 청의 원운(阮云)이 탁본을 소개하고 포세신(包世臣)이 추상(推賞)한 이후 유명해져서 북위書家의 대표적 이물로 인식되었다. 포세신이 '篆勢 分韻 草情이 모두 갖춰져 있다'라고 격찬한 바와 같이 원필이 있고 방필이 있으며 곡이 있고, 직이 있으며 느슨한데가 있고, 급한데가 있어 힘있고 율동이 풍부하여 대범하고 정취가 있어 강경하고 자미(姿媚)하다.

11. 묘지명(墓誌銘)
석판(石版)이 지상에 세워지면 묘비이고 장사지낼 때 묘중에 들어가면 묘지(墓誌)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출토되었을 때 완호(完好)한 것이 많다. 묘지의 서체는 蘊藉姸華(온자연화)한 것이 특징인데 비각이나 조상기와는 다른 특색이 있다. 묘지의 대표적인 것은 방준(方峻)한 원우(元羽)와 원유(圓柔)한 장흑녀(張黑女)가 있다.
1) 원우묘지명(元羽墓誌銘) : 서기 501년에 새겨졌으나, 1918년에 출토되었다. 왕릉의 것으로 각(刻)도 정교한 것이 걸작으로 평가된다.
2) 장흑녀 묘지명(張黑女墓誌銘) : 서기 351년의 작품으로 원석은 지금 없어지고 1825년 하소기가 산동에서 구탁본을 구하였는데 이미 전표(剪標 : 가위로 잘라 책을 만듦)되어 있었으며 행관(行款 : 행서로 낙관한 것)도 불분명하였다. 장현(張玄)묘지명이라고 하는 특징이 있는 이 묘지는 운필에 방필과 장로(藏露)가 어우러져 있고, 결체는 납작한 편이다.

 

<書藝技法>

 - 대만 서예가 杜忠誥(두충고) 저, 대만사범대학 출신 정철재 역

 

서예의 精髓는 ‘붓놀림(用筆, 運筆)’에 있다.

 

 * 비유

1. 맹자 권7 離婁篇(이루편) 공수자라는 재주 있는 사람 - 規矩(규구, 規는 원을 그리는 제구, 矩는 방형을 그리는 자)가 있어야 좋은 물건을 만들 수 있다.

2. 왕 - 王道가 있어야 王道政治를 할 수 있다.

3. 서예가 - 훌륭한 붓이 있어야 명작을 낼 수 있다.

 

옛날에는 글씨를 연습할 종이가 비쌌으므로 무명에 글씨를 썼다가, 이를 빨아서 다시 글씨를 연습하였다. 그리하여 글씨를 많이 쓰는 것을 비유하여 ‘무명이 얇아지도록 썼다.’ 라고 한다.

 

예술 = 기교 + 형이상학적인 心靈과 미적인 감각

 

 * 楷書 쓰는 법

기본이 되는 점과 획의 붓 움직이는 요령

(1) 橫(가로긋기)의 붓 움직이는 요령

  ① 藏鋒(붓 끝을 숨기는 것)

  ② 頓筆(돈필, 붓을 멈춤)

  ③ 逆鋒(붓을 거꾸로 미는 것)

  ④ 勒筆(늑필, 묶을 늑, 정돈된 붓)

  ⑤ 折筆(절필)

(2) 竪(더벅머리 수, 세로획; ⽴-총13획; shù, 豎의 속자) - 懸針과 垂露

(3) 撇(닦을 별; ⼿-총15획; piē,pie, 왼쪽으로 삐침)

(4) 捺(누를 날; ⼿-총11획; na, 오른쪽으로 삐침, 찍다, 파임)

(5) 挑(휠 도; ⼿-총9획; tiāo,tiǎo, 위로 끌어올리기, 돋우다. 의욕을 돋우다)

    * 撇의 반대

(6) 右彎鉤(오른쪽으로 구부러진 갈고리, 儿 乙)

(7) 豎鉤(수구, 세로로 긋는 획의 갈로리, 刂)

(8) 斜鉤(사구, 비스듬한 갈고리, 戈 弋 代)

(9) 點을 찍을 때 움직이는 요령(直點, 左點, 右點)

 

結構(결구, 글자를 짜 모으는 요령)

(1) 均間(균간, 고른 간격) - 具, 勿, 安, 求

(2) 避就(피취, 피하는 양보하기, 서로 의지하여 붙기) - 鳩, 旭

(3) 覆載(복재, 덮는 것과 싣는 것) - 官, 雷, 圭, 昌, 要

(4) 向背(마주 봄과 등짐) - 妙, 幼

(5) 脈絡(점획의 움직이는 길) - 之, 淸

(6) 接筆(이어 쓰기) - 떨어져 있는 같기도 하고 이어져 있는 것 같기도 하다.

  ① 左肩(허접과 실접이 있다) - 口

  ② 右肩(오른쪽 어깨) - ㄱ

  ③ 左下角(왼편 아래의 모서리) - ㄴ

  ④ 右下角(오른편 아래의 모서리) - 口

(7) 變化 - 三, 食(두 개의 파임 중 하나는 長點 처리), 群과 羣, 峯과 峰, 嘆 과 歎

(8) 增減 - 辟(임금 벽; bì), 京, 達, 身, 節, 使, 得(淂), 懷, 陰, 學

(9) 重心 - 主, 同, 그러나 乃, 母

출처 : 임계전한숙 서예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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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십경(密陽十景)   

 
우령(牛嶺)의 한가로운 구름
 
 牛嶺迢迢揷層碧 :  우령이 멀리 겹겹 청강석을 꽂아 논 듯해라
 嶺南佳麗天下獨 :  영남의 아름다운 경치가 천하에 으뜸일세
 瓊樓畫棟金鼇頭 :  화려한 누각 용마루는 금오 머리에 우뚝한데
 閑雲繚繞長五色 :  한가로운 구름 얽히어 마냥 오색이 찬란하네
 誰言雲是無心物 :  구름을 무심한 물건이라 누가 말했던고 
 澤潤生靈元有術 :  생령을 윤택게 하는 술법이 원래 있는걸
 何曾蔽日漫遮天 :  어찌 공연히 태양과 하늘을 가리기만 하랴
 大旱成霖應不日 :  큰 가뭄엔 응당 불일간에 장맛비를 내리리
 
 
삽포(鈒浦)의 고기잡이 등불
 
鈒浦朝來新水生  :  삽포의 아침에 새로운 물이 불어나더니
碧空涵水秋夜淸  :  하늘 그림자 물에 잠겨라 가을밤이 맑구려
疎林葉盡江無風  :  성긴 숲에 잎 다 져서 강바람 아니 불자
漁燈耿耿排明星  :  고기잡이 등불이 별처럼 널려 반짝거리네
野老相喚喜欲顚  :  야로들이 서로 불러 미칠 듯 기뻐하여라
今年魚足休論錢  :  금년엔 고기가 풍족해 돈 걱정 할 것 없다고
白酒黃螯復相慰  :  막걸리에 게 다리 안주로 다시 위로하면서
孤舟夜泊蘆花邊  :  외로운 배가 갈대꽃 곁에서 밤을 새누나
 
 
율도(栗島)의 가을 연기
 
누각 앞의 앵무주 백사장 십 리 거리에 / 樓前十里鸚鵡洲
눈송이 같은 밤꽃 향기 물씬물씬 풍기더니 / 栗花如雪香浮浮
주렁주렁 달린 밤송이 수많은 별 같아라 / 纍纍結子如繁星
가을이면 만곡의 황금 같은 밤알을 거두네 / 秋來萬斛黃金收
나무 끝에 희게 비낀 건 연기 아닌 연기요 / 樹杪拖白煙非煙
만가의 밥 짓는 연기는 멀리 서로 이어졌네 / 萬家煙火遙相連
태평 시대의 기상을 그릴 사람 없어라 / 大平氣象無人畫
용면의 훌륭한 솜씨를 빌리고만 싶구나 / 妙手我欲煩龍眠
 
 
영봉(瑩峯)의 아침 해
 
금계가 울어 대고 동방에 새 아침이 오매 / 金鷄啁哳扶桑晨
육룡이 아침 해 바퀴를 떠받들고 나오니 / 六龍扶出初日輪
짙붉은 햇살 이글이글 산호 빛이 찬란해라 / 蒸紅鬧熱珊瑚光
큰 물결 만 이랑에 황금빛이 반짝거리네 / 洪濤萬頃金鱗鱗
잠깐 새에 만 길 산봉우리를 날아올라라 / 須臾飛上萬丈岡
아득히 푸른 하늘을 하루 한 바퀴씩 도누나 / 一日一周天蒼茫
나는 곧장 긴 밧줄로 구오를 꽁꽁 묶어서 / 我欲長繩繫九烏
만고토록 하늘 한가운데 달아 놓고 싶어라 / 萬古懸在天中央
 
 
나현(羅峴)에 쌓인 눈
 
뿌연 구름이 먹물을 뿌려 놓은 듯 캄캄하더니 / 紅雲黯黯濃潑墨
자리보다 큼직한 눈송이가 펄펄 날리어라 / 雪片飛飛大於席
하늘땅의 중간이 온통 맑은 기운뿐이요 / 天地中間一淸氣
한 조각 구름 안개의 가리움도 전혀 없네 / 無有一片纖靄隔
예로부터 삼백은 풍년의 상서라 하는데 / 由來三白瑞豐年
가가호호의 천 이랑 전토가 백옥 같구려 / 家家白玉千頃田
누리가 이미 천척 땅속으로 들었을 테니 / 遺蝗入地已千尺
명년에는 응당 백 전의 벼를 거두겠구나 / 明年應取禾百廛
 
 
서교(西郊)에서 계를 치르다
 
봄날이 옥처럼 다사로워 맘에 꼭 맞아라 / 春日可人溫似玉
서쪽 교의의 방초는 베실보다 섬세하구려 / 西郊芳草細於織
교외 가득 붉은 꽃잎은 어지러이 날리고 / 滿郊花雨紅紛紛
봄 물결을 콸콸 흘려 유수곡을 울리는데 / 春波粼粼流水曲
마을에선 계를 치르려 구름처럼 모여서 / 鄕隣修禊簇如雲
술잔을 급히 돌려 모두가 거나히 취했네 / 飛觴轉急皆醺醺
풍류는 영화 연간의 봄보다 못지않건만 / 風流不減永和春
취해 쓴 글은 그 누가 왕 우군만 할는지
 / 醉札誰似王右軍
 
 
남포(南浦)에서 손을 보내다
 
아침에 온 작은 비는 기름처럼 윤택하고 / 朝來小雨潤如膏
관도의 푸른 버들은 명주실보다 섬세한데 / 官街碧柳細於繰
동복 하나 말 한 필에 술병 둘을 가지고 / 單童匹馬雙白甁
손님 전송하러 곧장 남포의 다리를 지나네 / 送客直過南浦橋
인생의 만나고 헤어짐은 뜬구름 같은 거라 / 人生聚散如浮雲
부별이나 빈별이 다 마음을 상하누나 / 富別貧別皆傷神
여구가 한 곡조 노래는 이미 한창인데 / 驪駒一曲歌而闌
하늘 넓고 물은 멀어 사람을 시름케 하네 / 天長水遠愁殺人
 
 
마산(馬山)에 날리는 소낙비
 
동풍에 열두 난간의 주렴이 다 걷히매 / 東風簾捲十二欄
한번 바라보니 동남쪽 시야가 탁 트이네 / 一望眼界東南寬
긴 숲 새로 희미해라 포구는 포구와 막히고 / 長林隱映浦隔浦
마산 한 봉우리는 여인의 검은 머리 같은데 / 馬山一點靑鴉鬟
갑자기 칠흑 같은 강 구름이 일어나서 / 忽有江雲黑如漆
은 살대 같은 소낙비를 마구 날려 대더니 / 白雨飛飛銀箭瞥
거센 바람이 불어와 강을 한번 쓸고 가니 / 長風吹掃過江去
푸른 산 한쪽이 붉은 석양을 머금었구나 / 半邊靑山銜落日
 
 
응천(凝川)의 고기잡이 배
 
응천이 멀리 은하수로부터 흘러 내려와 / 凝川遠從銀漢來
누각 앞을 파란 포도주 빛으로 물들였는데 / 樓前綠染蒲萄醅
어젯밤 작은 비에 물이 상앗대 반쯤 불어 / 昨夜小雨漲半篙
고깃배가 제 맘대로 물을 따라 내려가누나 / 漁舠隨意沿流廻
잔잔한 도화수 물결에 쏘가리가 살져라 / 桃花細浪鱖魚肥
쟁반에 회를 치니 눈송이가 날린 듯하네 / 盤心鱠縷紛雪飛
반쯤 취해 다리 두드리며 창랑가를 부르니 / 半酣鼓脚歌滄浪
인대며 황각일랑 도무지 알 바 아니로다 / 麟臺黃閣都不知
 
 
용두산(龍頭山) 절벽의 봄꽃
 
용두산 꼭대기에 봄이 한창 아름다워라 / 龍頭山上春正好
산 가득 철쭉꽃에 봄기운이 한창일세 / 躑躅滿山春意鬧
하룻밤 내린 좋은 비가 흡사 진국술 같아 / 一夜好雨如酒醇
온 산 꽃이 만발하여 타는 듯이 붉은데 / 花開已遍紅似燒
그 뉘 집 젊은이는 금장니를 장식하고 / 誰家少年錦障泥
술병 차고 동서남북을 쏘다니며 노는고 / 携壺遊賞東復西
날 저물어 돌아오니 춘색은 얼굴 가득고 / 日暮歸來春滿面
무수히 날린 꽃잎은 말발굽에 엉기었네 / 無數飛花襯馬蹄
[주-D001] 구름을 …… 말했던고 : 도잠(陶潛)의 〈귀거래사(歸去來辭)〉에 “구름은 무심히 산봉우리에서 나오고, 새는 날다가 지쳐 돌아올 줄을 아네.[雲無心以出岫 鳥倦飛而知還]”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02] 용면(龍眠) : 송대(宋代)의 명화가(名畫家)로 호가 용면산인(龍眠山人)인 이공린(李公麟)을 가리킨다
[주-D003] 금계(金鷄) : 본디 천상에 산다는 금계성(金鷄星)의 닭을 가리키는데, 전설에 의하면, 이 닭이 천상에서 새벽을 알리면 지상의 모든 닭이 그 소리에 응하여 다 같이 울어 댄다고 한다.
[주-D004] 육룡(六龍)이 …… 나오니 : 육룡이란 본디 천자의 어가(御駕)에 채우는 육마(六馬)를 가리킨 것으로, 전하여 여기서는 태양의 운행을 천자의 행차에 비유하여 이른 말이다.
[주-D005] 구오(九烏) : 태양의 별칭이다
.[주-D006] 삼백(三白) : 동지 이후 세 번째 술일(戌日)에 지내는 제사를 납제(臘祭)라 하는데, 삼백은 납제 이전에 눈이 세 차례 내리는 것을 말한다. 농가의 말에 납제를 지내기 전까지 세 차례 눈이 내리면 풍년이 든다고 하였다. 이것을 흔히 납전삼백(臘前三白)이라고 한다.
[주-D007] 누리가 …… 테니 : 누리는 메뚜기 비슷한 것으로 떼를 지어 날아다니면서 벼에 큰 해를 끼치는 곤충인데, 눈이 많이 오면 이 곤충이 땅속 깊이 들어가서 나오지 못한다는 뜻으로 한 말이다. 소식(蘇軾)의 〈설후서북대벽(雪後書北臺壁)〉 시에 “누리가 응당 천척의 땅속으로 들어가리니, 하늘 닿게 자란 보리 몇 집이나 풍년을 맞을꼬.[遺蝗入地應千尺 宿麥連雲有幾家]”라고 하였다. 《蘇東坡詩集 卷12》
[주-D008] 명년에는 …… 거두겠구나 : 백 전(廛)의 벼란, 《시경(詩經)》 〈위풍(魏風) 벌단(伐檀)〉에 “심지 않고 수확하지 않으면, 어떻게 삼백 전의 벼를 수확하랴.[不稼不穡 胡取禾三百廛兮]”라고 한 데서 온 말인데, 그 집주(集註)에 전(廛)은 곧 한 가구의 주택이라고 하였다.
[주-D009] 유수곡(流水曲) : 본래는 옛날 백아(伯牙)와 종자기(鍾子期)의 고사에서 연유된 금곡(琴曲)의 이름인데, 여기서는 단지 흐르는 물소리를 형용한 것일 뿐이다. 백아와 종자기의 고사는 다음과 같다. 옛날에 백아는 거문고를 잘 타고 그의 친구 종자기는 거문고 소리를 잘 알아들었는데, 백아가 일찍이 ‘높은 산[高山]’에 뜻을 두고 거문고를 타자, 종자기가 듣고 말하기를 “좋다, 높다란 것이 마치 태산과 같구나.[善哉 峨峨兮若泰山]”라고 하였고, 또 백아가 ‘흐르는 물[流水]’에 뜻을 두고 거문고를 타자, 종자기가 또 말하기를 “좋다, 광대한 것이 마치 강하와 같구나.[善哉 洋洋兮若江河]”라고 하여, 백아가 생각한 것은 종자기가 반드시 다 알아들었다. 종자기가 죽은 뒤로는 백아가 자기의 거문고 소리를 알아들을 사람이 없다 하여 마침내 거문고를 부숴 버리고 종신토록 다시는 거문고를 타지 않았다고 한다. 《列子 湯問》
[주-D010] 풍류(風流)는 …… 할는지 : 영화(永和)는 진 목제(晉穆帝)의 연호이고, 왕 우군은 곧 우군 장군(右軍將軍)을 지낸 왕희지(王羲之)를 가리킨다. 진 목제 영화 9년(353) 삼월 삼짇날, 즉 상사일(上巳日)에 왕희지, 사안(謝安), 손작(孫綽) 등 당대의 명사(名士) 40여 인이 회계(會稽) 산음(山陰)의 난정(蘭亭)에 모여서 계사(禊事)를 행하고, 이어 ‘곡수에 술잔을 띄우고[流觴曲水]’ 시를 읊으면서 성대한 풍류놀이를 했다. 이때 〈난정기(蘭亭記)〉를 왕희지가 직접 짓고 쓰고 하여 명문 명필(名文名筆)로 세상에 널리 알려졌던 데서 온 말이다. 《晉書 卷80 王羲之列傳》
[주-D011] 부별(富別)이나 빈별(貧別) : 부별은 부자의 이별을 말하고, 빈별은 빈자의 이별을 말한다. 맹교(孟郊)의 〈장안유별이관한유인헌장서주(長安留別李觀韓愈因獻張徐州)〉 시에 “부자의 이별은 시름이 낯에 있거니와, 빈자의 이별엔 시름이 뼈를 녹인다오.[富別愁在顔 貧別愁銷骨]”라고 하였다.
[주-D012] 여구가(驪駒歌) : 〈여구〉는 일시(逸詩)의 편명으로, 이는 송별할 때에 부르는 노래인데, 전하여 이별가의 뜻으로 쓰인다. 그 가사에 “검은 망아지가 문에 있으니, 마부가 다 함께 있도다. 검은 망아지가 길에 있으니, 마부가 멍에를 다스리도다.[驢駒在門 僕夫具存 驢駒在路 僕夫整駕]”라고 하였다.
[주-D013] 인대(麟臺)며 황각(黃閣) : 인대는 한 선제(漢宣帝)가 곽광(霍光), 장안세(張安世), 소무(蘇武) 등 공신 11인의 초상을 그려서 걸게 했던 전각, 즉 기린각(麒麟閣)을 말한 것으로, 이는 곧 국가에 공훈을 세워 공신에 책록되는 것을 말하고, 황각은 바로 재상이 집무하는 전각을 말한다. 전하여 인대와 황각은 부귀공명을 의미한다
[주-D014] 금장니(錦障泥) : 비단으로 장식한 말다래를 말한다. 말다래는 말을 탄 사람의 옷에 진흙이 튀지 않게 하기 위해, 가죽 같은 것으로 만들어 안장 양쪽에 늘어뜨리는 물건을 이른다.
ⓒ 한국고전번역원 | 임정기 (역) |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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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맞이하는 새해에 관한 시모음<2> [새해 시]

 

신년시(新年詩) / 조병화

 

흰 구름 뜨고

바람 부는

맑은 겨울 찬 하늘

그 無限을 우러러보며

서 있는

大地의 나무들처럼

 

오는 새해는

너와 나, 우리에게

그렇게 꿈으로 가득하여라

 

한 해가 가고

한 해가 오는

영원한 日月의 영원한

이 回轉 속에서

 

너와 나, 우리는

約束된 旅路를 동행하는

有限한 生命

 

오는 새해는

너와 나, 우리에게

그렇게 사랑으로 더욱더

가까이 이어져라

 

 

새해 아침 / 송수권

새해 아침은 불을 껐다 다시 켜듯이

그렇게 떨리는 가슴으로 오십시오

답답하고 화나고 두렵고

또 얼마나 허전하고 가난했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지난밤 제야의 종소리에 묻어둔 꿈도

아직 소원을 말해서는 아니 됩니다

외로웠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억울했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슬펐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얼마나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았습니까?

그 위에 우레와 같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그 위에 침묵과 같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낡은 수첩을 새 수첩으로 갈며

떨리는 손으로 잊어야 할 슬픈 이름을

두 줄로 금긋듯

그렇게 당신은 아픈 추억을 지우십시오

새해 아침은

찬란한 태양을 왕관처럼 쓰고

끓어오르는 핏덩이를 쏟아놓으십시오

새해 아침은

날밤 시집온 신부가 아침나절에는

저 혼자서도 말문이 터져 콧노래를 부르듯

그렇게 떨리는 가슴으로 오십시오.

 

 

새해 소망 / 박소향

새해가 되면

가슴 가득 소망을 품게 하소서

그 소망이 이루어지도록 기도하며

열심히 땀 흘려 정진하게 하소서

결과에 상관 없이

내가 노력한만큼 감사하게 하시고

받은것 보다는 베푼 것을 먼저 생각하는

겸손을 갖게 하소서

높은 곳 보다 낮은 곳을 볼 줄 아는 눈을 갖게 하시고

욕심을 버리고 자신을 다스릴줄 아는 지혜를 갖게 하소서

절망과 슬픔이 파도처럼 밀려올지라도

원망하며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보는 겸손한 가슴을 갖게 하시고

먼저 화해를 청하는 용서의 손도 갖게 하소서

사람이 사랑으로, 세상이 사랑으로

사랑으로 모든 어려움과 허물이 덮혀지는

그 사랑을 내가 먼저 실천하고

가질 수 있도록 하여 주소서.

축복은 간절히 바라는 자에게 먼저 당도한다는

믿음으로 늘 준비하는 내가 되게 하소서

 

 

닭이 울어 해는 뜬다 / 안도현

 

당신의 어깨 너머 해가 뜬다

우리 맨 처음 입맞출 때의

그 가슴 두근거림으로, 그 떨림으로

당신의 어깨 너머

 

첫닭이 운다

해가 떠서 닭이 우는 것이 아니다

닭이 울어서 해는 뜨는 것이다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처음 눈 뜬 두려움 때문에

우리가 울었던 것은 아니다

우리가 울었기 때문에

세계가 눈을 뜬 것이다

사랑하는 이여

당신하고 나하고는

이 아침에 맨 먼저 일어나

더도 덜도 말고 냉수 한 사발 마시자

저 먼 동해 수평선이 아니라 일출봉이 아니라

냉수 사발 속에 뜨는 해를 보자

첫닭이 우는 소리 앉아서 기다리지 말고

우리가 세상의 끝으로

울음소리 한번 내질러보자

 

 

새해 / 피천득

 

새해는 새로워라

아침같이 새로워라

너 나무들 가지를 펴며

하늘로 향하여 서다

봄비 꽃을 적시고

불을 뿜는 팔월의 태양

거센 한 해의 풍우를 이겨

또 하나의 연륜이 늘리라

하늘을 향한 나무들

뿌리는 땅 깊이 박고

새해는 새로워라

아침같이 새로워라

 

 

신년송(新年頌) / 이해인

사랑아

언제나 제일 먼저 나는 네가 보고 싶다.

늘 함께 있으며 처음인 듯 새롭게 네가 보고 싶다.

너와 함께 긴 여행을 떠나고 싶고

너와 함께 가장 정직한 시를 쓰고 싶고

너와 함께 가장 뜨거운 기도를 바치고 싶다.

내가 어둠이어도 빛으로 오는 사랑아 말은 필요없어

내 손목을 잡고 가는 눈부신 사랑아 겨울에도 돋아나는

네 가슴속 푸른 잔디 위에 노란 민들레 한 송이로 네가 앉아 웃고 있다.

세상에 너 없이는 희망도 없다.

새해도 없다.

내 영혼 나비처럼 네 안에서 접힐 때 나의 새해는 비로소

색동의 설빔을 차려 입는다.

묵은 날도 새 연두 저고리에 자줏빛 옷고름을 단다.

 

 

새해에는 / 윤보영

새해에는 모든 소망이 이루어지고

만나는 사람마다, 따뜻한

미소를 건네며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도움은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게 하고

그 행복을 나누는 마음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내 주위에서 기쁜 소식을 더 많이 듣고

그 소식에, 내 기쁨이

묻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보고 싶은 사람을 가까이서 볼 수 있고

미소 짓는 모습을 꺼내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기억 하나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꽃이 주는 향기보다, 꽃이 가진

생각을 먼저 읽을 수 있는 지혜를 얻고

최선을 다하는 열정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내 안에도, 내 밖에도

1년 내내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여들게

내 삶에 향기가 났으면 좋겠습니다.

 

 

새날 새아침 / 최균희

 

새해 새날이

눈부신 빛으로 찾아와

겨레의 염원으로

고이 키워온

아이의 작은 몸에

파고 든다.

밝은 해는

솟는다.

마음 공부하는

이른 새벽

문열면 하늘이 있고

하늘 위에 붉은 해는

오직 하나.

참과 생과 희망 뿐으로

충만한 아침

팽이로 지구를 돌리고

연으로 창공을 나른다.

우리들은

새해 새 아침을

가슴에 안고

평생을 내다보는

기원의 옷깃을

여민다.

그래 무엇이 되자.

무엇이 되지 않을지라도

한 마음 한 뜻이

지닌 의미를

새날 새 아침이

꼭 아니어도 되겠지만

어디서 오는 힘인가

온 몸을 뿌듯하게

한아름 가득 채워주는 힘

정녕 길을 열어주는 듯

계시가 오는 듯

가슴을 열어주는 햇살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

고속도로를 놓고

하늘차를 띄우는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 보자.

우리의 꿈을

온누리에 펼치자.

 

 

새해 바람 / 김필규

새해에도 바람이 분다

그 많은 쓰레기 하나도 걷어가지 못한 바람

 

새해에도 바람이 분다

서울에도 불고

부산에도 불고

전국 곳곳에 분다

아승기 전세상부터 살아온 묵은해인데

사람들은 공연히 새해라 하고

아승기 전세상부터 불던 바람인데

사람들은 새바람이 불기를 바란다

새해도 묵은해이고

새바람도 묵은 바람일 뿐이어서

세월과 바람은 영원히 늙지 않는다

다만 오고 가는 것은 인간뿐이어서

사람들이 공연히

새해 묵은해를 따진다

 

 

새해 소망 / 오애숙

 

새해엔 바른생활의

교과서 되기 보다는

융통성 있는 삶으로

밝게 웃으며 살아가

 

근시안적 사고에서

망원렌즈적 사관의

생각으로 여유롭게

가슴 넓히어 가고파

 

더 늙기 전 맘도 비워

내가 먼저 다가 서서

봄햇살의 포근함으로

말 한마디 건네 주며

 

여유로운 마음으로

사랑의 양념 버무려

만끽하는 행복으로

감사꽃 피우고파라

 

 

새해 소망 / 주응규

오라오라 희망이여 오라

가라가라 절망이여 가라

대망에 가슴 벅찬 새해야

말갛게 솟구쳐 올라

세상의 그늘진 곳곳에

고루고루 축복을 내리어라

감당키 어려운 시련일랑은

한마음으로 나눠서 짊어지어

슬기롭게 극복하고

즐거움일랑 여럿이 더하여

함께 누리어라

서로서로 배려하고 위하며

잔잔한 감동의 물결이

저마다의 가슴에 흘러라

두루두루 무사태평을

빌고 비나니

행복한 웃음꽃이

온 누리에 만발하여라.

 

 

새해 인사 / 김현승

 

오늘은

오늘에만 서 있지 말고,

오늘은

내일과 또 오늘 사이를 발굴러라.

건너 뛰듯

건너 뛰듯

오늘과 또 내일 사이를 뛰어라.

새옷 입고

아니, 헌옷이라도 빨아 입고,

널뛰듯

널뛰듯

이쪽과 저쪽

오늘과 내일의 리듬 사이를

발굴러라 발굴러라.

춤추어라 춤추어라.

 

 

무지개 빛깔의 새해 엽서 / 이해인

 

빨강 ― 그 눈부신 열정의 빛깔로

새해에는

나의 가족, 친지, 이웃들을

더욱 진심으로 사랑하고

하느님과 자연과 주변의 사물

생명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겠습니다

결점이 많아 마음에 안 드는 나 자신을

올바로 사랑하는 법을 배우렵니다

 

주황 ― 그 타오르는 환희의 빛깔로

새해에는

내게 오는 시간들을 성실하게 관리하고

내가 맡은 일들에는

인내와 정성과 책임을 다해

알찬 열매 맺도록 힘쓰겠습니다

 

노랑 ― 그 부드러운 평화의 빛깔로

새해에는

누구에게나 밝고 따스한 말씨

친절하고 온유한 말씨를 씀으로써

듣는 이를 행복하게 하는

지혜로운 매일을 가꾸어가겠습니다

 

초록 ― 그 싱그러운 생명의 빛깔로

새해에는

크고 작은 어려움이 힘들게 하더라도

절망의 늪으로 빠지지 않고

초록빛 물감을 풀어 희망을 짜는

희망의 사람이 되겠습니다

 

파랑 ― 그 열려 있는 바다빛으로

새해에는

더욱 푸른 꿈과 소망을 키우고

이상을 넓혀가며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로

삶의 바다를 힘차게 항해하는

부지런한 순례자가 되겠습니다

 

남색 ― 그 마르지 않는 잉크빛으로

새해에는

가슴 깊이 묻어둔 사랑의 말을 꺼내

편지를 쓰고, 일기를 쓰고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며

사색의 뜰을 풍요롭게 가꾸는

창조적인 기쁨을 누리겠습니다

 

보라 ― 그 은은한 신비의 빛깔로

새해에는

잃어버렸던 기도의 말을 다시 찾아

고운 설빔으로 차려입고

하루의 일과를 깊이 반성할 줄 알며

감사로 마무리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다른 이에게 거듭 강요하기보다는

조용한 실천으로 먼저 깨어 있는

침묵의 사람이 되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가지 무지개 빛깔로

새로운 결심을 꽃피우며

또 한 해의 길을

우리 함께 떠나기로 해요

 

 

새해엔 산 같은 마음으로(신년 1) / 이해인

 

언제 보아도 새롭게 살아 오는

고향 산의 얼굴을 대하듯

새로운 마음으로 맞이하는 또 한 번의 새해

 

새해엔 우리 모두

산 같은 마음으로 살아야 하리

산처럼 깊고 어질게

서로를 품어 주고 용서하며

집집마다 거리마다

사랑과 평화의 나무들을 무성하게 키우는

또 하나의 산이 되어야 하리

 

분단의 비극으로

정든 산천, 가족과도 헤어져 사는

우리의 상처받은 그리움마저

산처럼 묵묵히 참고 견디어 내며

희망이란 큰 바위를 치솟게 해야 하리

 

어제의 한과 슬픔을

흐르는 강물에 띄워 보내며

우리도 산처럼 의연하게

우뚝 서 있어야 하리

 

우리네 가슴에 쾅쾅 못질을 하는

폭력, 전쟁, 살인, 미움, 원망, 불신이여 물러가라

삶의 흰 빛을 더럽히는

분노, 질투, 탐욕, 교만, 허영, 이기심이여 사라져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어디선가 흰 새 한 마리 날아와

새해 인사를 건넬 것만 같은 아침

찬란한 태양빛에 마음을 적시며

우리는 간절히 기도해야 하리

 

남을 나무라기 전에

자신의 잘못부터 살펴보고

이것 저것 불평하기 전에

고마운 것부터 헤아려 보고

사랑에 대해 쉽게 말하기보다

실제로 사랑하는 사람이 되도록

날마다 새롭게 깨어 있어야 하리

그리하여 잃었던 신뢰를 되찾은 우리

삼백 예순 다섯 날 매일을

축제의 기쁨으로 꽃피워야 하리

 

색동의 설빔을 차려 입은 어린이처럼

티없이 순한 눈빛으로

이웃의 복을 빌어 주는 새해 아침

 

사랑하는 이의 얼굴을 대하듯

언제 보아도 새롭고 정다운

고향 산을 바라보며 맞이하는 또 한 번의 새해

 

새해엔 우리 모두

산 같은 마음으로 살아야 하리

언제나 서로를 마주 보며

변함없이 사랑하고 인내하는

또 하나의 산이 되어야 하리 

 

 

새해 기도 / 도종환

새해 첫 아침 햇살은

창문을 열고 기지개를 켜는 아이의

밝은 얼굴 위에

제일 먼저 비치게 하소서.

숲의 나뭇가지 하나하나에

햇빛이 골고루 내려앉듯

이 땅의 모든 아이들 빛나는 눈동자 위에

맑게 출렁이는 가슴 위에

빠짐없이 내리게 하소서.

골짜기 깊은 곳에도

손잡을 곳 하나 없는 바위 벼랑에도

늪가의 젖은 풀 위에도

아침 햇살이 환하게 번져 가듯

그늘지고 가파르고 습한 곳에

서 있는 아이들에게도 새날의 햇볕이

따뜻한 걸음으로 찾아가게 하소서.

산과 개울과 숲 어디에나 내리는 햇빛이지만

산은 산대로

개울과 나무는 개울과 나무대로

저마다 저를 위해 햇빛이 와 있다고 믿듯

아이들도 늘 저를 위해 준비된

사랑이 따스하게 떠오르고 있다고

믿게 하소서.

그 사랑과 따뜻함으로

아이들 몸에서 푸른 잎이 돋아나고

때가 되면 열매가 자라고

꽃이 피어나게 하소서.

그렇게 자란 튼튼한 뿌리로

무너지는 언덕을 지키고

그렇게 크는 싱그러운 힘으로

막힌 물줄기를 열어가게 하소서

 

 

새해엔 새 마음의 눈으로 / 이정우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고

새해 새 아침에

우리는 그 길을 새로이 가리라.

세상에 뜻 아닌 것이 없고,

새롭게 보면

새 소식이 아닌 게 없으리라.

세상에 새 것만이 있는 게 아니라

새 눈으로 보면

낡은 것도 새 것이 되리라.

새해엔 새 눈으로

천사처럼 착하고 아름답게

새 마음의 눈으로 다시 보리라.

새 마음 새 뜻으로

너와 내가 소통하리니,

우린 서로에게 새 소식이 되리라.

새해에 새 길을 나서며

새롭고 뜻 있는 사람이 되리니,

새해에는 더욱 서로 사랑하리라.

 

 

연하카드 / 황인숙

 

알지 못할 내가

내 마음이 아니라 행동거지를

수전증 환자처럼 제어할 수 없이

그대 앞에서 구겨뜨리네

그것은, 나의 한 시절이 커튼을 내린 증표

 

시절은 한꺼번에 가버리지 않네

한 사람, 한 사람, 한 사물, 한 사물

어떤 부분은 조금 일찍

어떤 부분은 조금 늦게

 

우리 삶의 수많은 커튼

사람들마다의 커튼

내 얼굴의 커튼들

 

오, 언제고 만나지는 사물과 사람과

오, 언제고 아름다울 수 있다면

나는 중얼거리네 나 자신에게

그리고 신부님이나 택시 운전수에게 하듯

그대에게

 

축, 1월!

 

 

새해에는 이런 사람이 / 이해인

평범하지만

가슴엔 별을 지닌 따뜻함으로

어려움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신뢰와 용기로써 나아가는

[기도의 사람]이 되게해 주십시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정월의 보름달만큼만 환하고

둥근마음 나날이 새로 지어 먹으며

밝고 맑게 살아가는

[희망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너무 튀지 않는 빛깔로

 

누구에게나 친구로 다가서는 이웃

그러면서도 말보다는

행동이 뜨거운 진실로 앞서는

[사랑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오랜 기다림과 아픔의 열매인

마음의 평화를 소중히 여기며

화해와 용서를 먼저 실천하는

[평화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그날이 그날 같은 평범한 일상에서도

새롭게 이어지는 고마움이 기도가 되고

작은 것에서도 의미를 찾아 지루함을 모르는

[기쁨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새해엔 / 최계락

무거운 얼음장 밑을

그래도

냇물은

맑게 흐른다.

그렇다

찬바람을

가슴으로 받고 서서

오히려

소나무는

정정한 것을.

새해엔

나도

그렇게 살아야지.

어둡고 답답한

땅 속

깊은 곳에서도

지금쯤

새 봄의 기쁨을 위해

제 손으로 목숨을 가꾸고 있을

꽃씨.

그렇다

언젠가

이른 아침을

뜨락에 쏟아지던

눈부신

햇살처럼

나도

새해엔

그렇게 살아야지.

 

 

희망하는 기쁨 / 홍수희

침묵하는

겨울 산에

새 해가 떠오르는 건

차디찬

바다 위에

새 해가 떠오르는 건

하필이면

더 이상은 꽃이 피지 않을 때

흰 눈 나풀거리는 동토凍土에

이글이글

새 해가 떠오르는 건

가장 어두운 좌절 깊숙이

희망을 심으라는 것

지금 선 그 자리에서

숨어있는 평화를 찾으라는 것

희망하는 기쁨,

새해 첫날이 주는 선물입니다  

 

 

작은 지붕 위에 / 전봉건

 

작은 지붕 위에 내리는 것은 눈이고

작은 창틀 속에 내리는 것은 눈이고

작은 장독대에 내리는 것도 눈이고

눈 눈 눈 하얀 눈

눈은 작은 나뭇가지에도 내리고

눈은 작은 오솔길에도 내리고

눈은 작은 징검다리에도 내리고

새해 새날의 눈은

하늘 가득히 내리고

세상 가득히 내리고

나는 뭔가 할 말이 있을 것만 같고

어디론가 가야 할 곳이 있을 것만 같고

한 사람 만날 사람이 있을 것만 같고

장갑을 벗고 꼭 꼭 마주 잡아야 하는

그 손이 있을 것만 같고

 

 

다시 시작하는 기쁨으로 / 이해인

 

첫눈, 첫사랑, 첫걸음

첫 약속, 첫 여행, 첫무대

처음의 것은

늘 신선하고 아름답습니다.

순결한 설 레임의 기쁨이

숨어있습니다.

 

새해 첫날

첫 기도가 아름답듯이

우리의 모든 아침은

초인종을 누르며

새로이 찾아오는 고운 첫 손님

 

학교로 향하는 아이들의

나팔꽃 같은 얼굴에도

사랑의 무거운 책임을 지고

현관문을 나서는 아버지의 기침소리에도

가족들의 신발을 가지런히 하는

어머니의 겸허한 이마에도

아침은 환히 빛나고 있습니다

 

새 아침의 사람이 되기 위하여

밤새 괴로움의 눈물 흘렸던

기다림의 그 시간들도

축복해 주십시오. 주님,

 

듣는 것은 씨 뿌리는 것

실천하는 것은 열매 맺는 것' 이라는

성 아오스딩의 말씀을 기억하며

우리가 너무 많이 들어서

걷돌기만 했던 좋은 말들

이제는 삶 속에 뿌리내리고 열매맺는

은총의 한해가 되게 하십시오

 

사랑과 용서와 기도의 일을

조금씩 미루는 동안

세월은 저만치 비켜가고

어느새 죽음이 성큼 다가옴을

항시 기억하게 하십시오

 

게으름과 타성의 늪에 빠질 때마다

한없이 뜨겁고 순수했던

우리의 첫 열정을 새롭히며

다시 시작하는 기쁨으로

다시 살게 하십시오

 

보고 듣고 말하는 일

정을 나누는 일에도

정성이 부족하여

외로움의 병을 앓고 있는 우리

 

가까운 가족끼리도 낯설게 느껴질 만큼

바쁘게 쫓기며 살아가는 우리

잘못해서 부끄러운 일 많더라도

어둠 속으로 들어가지 말고

밝은 태양 속에 바로 설 수 있는

용기를 주십시오

 

길 위의 푸른 신호등처럼

희망이 우리를 손짓하고

성당의 종소리처럼

사랑이 우리를 재촉하는 새해아침

 

아침의 사람으로 먼길을 가야할 우리 모두

다시 시작하는 기쁨으로

다시 살게 하십시오

 

 

새해 새 아침 / 이해인

 

새해의 시작도

새 하루부터 시작됩니다

 

시작을 잘 해야만

빛나게 될 삶을 위해

겸손히 두 손 모으고

기도하는 아침이여

 

어서

희망의 문을 열고

들어오십시오

 

사철 내내 변치 않는

소나무빛 옷을 입고

기다리면서 기다리면서

우리를 키워온 희망

 

힘들어도 웃으라고

잊을 것은 깨끗이 잊어버리고

어서 앞으로 나아가라고

희망은 자꾸만 우리를 재촉하네요

 

어서

기쁨의 문을 열고

들어오십시오

 

오늘은 배추밭에 앉아

차곡차곡 시간을 포개는 기쁨

흙냄새 가득한

싱싱한 목소리로

우리를 부르네요

 

땅에 충실해야 기쁨이 온다고

기쁨으로 만들 숨은 싹을 찾아서

잘 키워야만 좋은 열매 맺는다고

조용조용 일러주네요

 

어서

사랑의 문을 열고

들어오십시오

 

언제나

하얀 소금밭에 엎드려

가끔은 울면서

불을 쪼이는 사랑

 

사랑에 대해

말만 무성했던 날들이 부끄러워

울고 싶은 우리에게

소금들이 통통 튀며 말하네요

 

사랑이란 이름으로

여기저기 팽개쳐진 상처들을

하얀 붕대로 싸매주라고

 

새롭게 주어진 시간

만나는 사람들을

한결같은 따뜻함으로 대하면

그것이 사랑의 시작이라고 -

눈부신 소금꽃이 말을 하네요

 

시작을 잘 해야만

빛나게 될 삶을 위해

설레이는 첫 감사로 문을 여는 아침

천년의 기다림이 비로소 시작되는

하늘빛 은총의 아침

서로가 복을 빌어주는 동안에도

이미 새 사람으로 거듭나는

새해 새 아침이여

 

 

새해엔 / 최계락

무거운 얼음장 밑을
그래도
냇물은
맑게 흐른다.

그렇다
찬바람을
가슴으로 받고 서서
오히려
소나무는
정정한 것을.

새해엔
나도
그렇게 살아야지.

어둡고 답답한
땅 속
깊은 곳에서도
지금쯤
새 봄의 기쁨을 위해
제 손으로 목숨을 가꾸고 있을
꽃씨.

그렇다
언젠가
이른 아침을
뜨락에 쏟아지던

눈부신
햇살처럼

나도
새해엔
그렇게 살아야지.  

 

 

새해 아침에 / 이해인

 

창문을 열고

밤새 내린 흰 눈을 바라볼 때의

그 순결한 설레임으로

사랑아,

새해 아침에도

나는 제일 먼저

네가 보고 싶다

늘 함께 있으면서도

새로이 샘솟는 그리움으로

네가 보고 싶다

새해에도 너와 함께

긴 여행을 떠나고

가장 정직한 시를 쓰고

가장 뜨거운 기도를 바치겠다

 

내가 어둠이어도

빛으로 오는 사랑아,

말은 필요 없어

내 손목을 잡고 가는 눈부신 사랑아,

겨울에도 돋아나는

내 가슴 속 푸른 잔디 위에

노란 민들레 한 송이로

네가 앉아 웃고 있다

 

날마다 나의 깊은 잠을

꿈으로 깨우는 아름다운 사랑아

세상에 너 없이는

희망도 없다

새해도 없다

 

내 영혼 나비처럼

네 안에서 접힐 때

나의 새해는 비로소

색동의 설빔을 차려입는다

내 묵은 날들의 슬픔도

새 연두 저고리에

자주빛 끝동을 단다 

 

 

새해 새아침은 / 이하

새해 새아침은

깊고 푸른 소금의 나라에서 온다.

 

천년 그리고 한 천년

바다 너머 깊은 바다 속에서

절여둔 아침 해는

한 해 하나씩 새해 새날에만 내민다.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은

갈매기보다 수선한 그물에 담고

바닷가에 온 도회 사람은

바다보다 네모난 액자에 건다.

 

거긴 소금처럼 하얀

순수가 있고

거긴 내내, 새날 새아침 해에게 받은

맑고도 환한 꿈이 출렁인다.

때로 삶이 생활보다 지칠 때

푸른 소금의 나라에서 보내 준

싱싱한 꿈이 말갛게 파도에 씻긴 채 반긴다.

 

새해 새아침은

맑고 푸른 숲의 나라에서 온다.

 

산 너머 너머 구름보다 높은 산 숲 속에서

천년 쯤 그리고 또 한 천년 동안은

이슬만 먹고 자란 아침 해는

한 해 하나씩 새해 새날에만 나온다.

 

들녘에 사는 사람들은

산까치보다 수선한 지게에 담고

새벽 산정에 오른 도회 사람은

산마루보다 첩첩한 사진첩에 넣어둔다.

 

거긴 숲을 닮은 순결이 있고

그래도 거긴, 늘

새날 새아침 해에게 빌어둔

퍼덕이는 소망이 일렁인다.

 

때로 어둠이 힘겨운 가로등 아래

피곤한 등을 기댈 때

푸른 숲의 나라에서 보내 준

퍼덕이는 소망 하나

몇 무리의 솔숲을 지나온 바람을 타고

낮아만 가는 어깨를 다독인다.

 

새해 새날 아침, 붉은 해는

사람마다 하나씩 푸르게 뜬다.

남에서도 북에서도

산동네 바다동네에서도

이 날만은 꼭 푸르게 떠오른다.

 

 

새해를 향하여 / 임영조

다시 받는다

서설처럼 차고 빛부신

희망의 백지 한 장

누구나 공평하게 새로 받는다

이 순백의 반듯한 여백 위에

무엇이든 시작하면 잘될 것 같아

가슴 설레는 시험지 한 장

절대로 여벌은 없다

나는 또 무엇부터 적을까?

소학교 운동회날 억지로

스타트 라인에 선 아이처럼

도무지 난감하고 두렵다

이번만은 기필코.....

인생에 대하여

행복에 대하여

건강에 대하여

몇 번씩 고쳐 쓰는 답안지

그러나 정답은 없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재수인가? 삼수인가?

아니면 영원한 未知修인가?

문득 내 나이가 무겁다

 창문 밖 늙은 감나무 위엔

새 조끼를 입고 온 까치 한 쌍

까작까작 안부를 묻는다, 내내

소식 없던 친구의 연하장처럼

근하 신년! 해피 뉴 이어!

 

 

신년시 / 김영환

새해에는 흐르는 강 흐르게 하고요

우리들 고개 들어 먼 산 바라 봐야죠

햇살 따사로운 들녁

침묵의 걸음걸이로 다가가

떼굴떼굴 이슬처럼 풀잎 위에

누우면 어때요

새해에는 날리는 바람 날리게 두고요

우리들 야윈 손 꼭 잡으면 어때요

우리들 힘찬 발걸음 모으면 어때요

 

 

어머니가 계시기에(신년 2) / 이해인

 

새해 첫날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면

한 마리의 학이

소나무 위에 내려앉듯

우리 마음의 나뭇가지에도

희망이란 흰 새가 내려와

날개를 접습니다

 

새로운 한 해에도

새로운 마음으로

당신과 함께

먼 길을 가야겠지요?

 

어머니

하느님의 뜻에

온전히 순명하신 당신과 함께

순명의 길을

침묵 속에 숨어 사신 당신과 함께

겸손의 길을

우리도 끝까지 가게 해 주십시오

숨차고 고달픈 삶의 여정에도

어머니가 계시기에

절망하지 않습니다

어머니가 계시기에

우리는 아직도 넘어지지 않고

길을 갑니다

 

예수의 십자가 아래서

오늘도 우리를 부르시는 어머니

마음에 가득 낀

욕심의 먼지부터 닦아내야

주님의 목소리를

잘 들을 수 있겠지요?

 

죄없이 맑은 눈빛으로

세상과 사람과 사물을 바라보는

어린이처럼 되어야만

하늘이 잘 보임을

새로이 깨우치는 새해 아침

 

당신의 사랑 안에

우리 모두 새로이 태어나게 하십시오

 

사랑 안에서가 아니면

그 누구도 새로워질 수 없음을

조용히 일러주시는 어머니

 

어머니가 계시기에

우리는 오늘도

희망이란 새를 날리며

또 한 해의 길을 갑니다 

 

 

새해 아침에 / 위영남

삼백예순다섯 개의

해를 숨겨 놓고

그 속에

우리들의 꿈도 묻어 놓고,

'새해엔 당신의 소망을

이루어 보셔요.'

조용히 속삭여 주는

삼백예순다섯 개의

까만 꽃씨들.

새해 달력 앞에 서면

파도처럼 일렁이는 가슴은

희망이 꿈틀거리는

아침 바다.

우리들 마음 속 꽃밭에도

삼백예순다섯 개의

꽃씨를 심고

둥근 해가 떠오를 때마다

곱게 곱게 피어날

우리들의 새해 꿈.

 

 

해님도 껍질을 벗는다 / 이국재

해님도

날마다 껍질을 벗는다.

아침마다

검푸른 동해바다에

두둥실 두리둥실

떠오르는 해님은

어제의 해님이 아니다.

너른 바다에

반짝반짝 수없이 부서지는

고깃비늘 같은

눈부신 해님의 껍질들을 보라.

초록빛 잎사귀마다

반짝반짝 수없이 부서지는

은빛가루 같은

찬란한 해님의 껍질들을 보라.

새해 아침엔

새 해님이 솟아오른다.

새 기쁨, 새 희망을 안고

수천 수만 개의 해님들이

일제히 치솟아 오른다.

 

 

새해맞이 해님 / 김진향

섣달 그믐밤

까만 어둠 속에서

달그락 달그락

햇살을 짠다.

지난해 반성하며

미운 마음

한 줌 걷어내고

베풀어

즐겁던 마음

황금빛으로 짜 넣고

다음 해로 미룬 일

오색실로 무늬 새겨

붉고 둥근 수레에

실어 두었다가

새해 아침

환하게

내다 걸려고

깜깜한 그믐밤에

햇살을 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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