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육사 시 모음 17편

1. 광야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 없는 광음을
부즈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나리고
매화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2. 교목

이육사

푸른 하늘에 닿을듯이
세월에 불타고 우뚝 남아서셔
차라리 봄도 꽃피진 말어라.

낡은 거미집 휘두르고
끝없는 꿈길에 혼자 설내이는
마음은 아예 뉘우침 아니라

검은 그림자 쓸쓸하면
마침내 호수(湖水)속 깊이 거꾸러저
참아 바람도 흔들진 못해라.

3. 꽃

이육사

동방은 하늘도 다 끝나고
비 한방울 나리잖는 그때에도
오히려 꽃은 빨갛게 피지 않는가
내 목숨을 꾸며 쉬임 없는 날이여

북(北)쪽「쓴드라」에도 찬 새벽은
눈속 깊이 꽃 맹아리가 옴자거려
제비떼 까맣게 날라오길 기다리나니
마침내 저바리지 못할 약속(約束)이며!

한 바다복판 용솟음 치는 곳
바람결 따라 타오르는 꽃성(城)에는
나비처럼 취(醉)하는 회상(回想)의 무리들아
오늘 내 여기서 너를 불러 보노라

4. 남한산성

이육사

넌 제왕(帝王)에 길들인 교룡(蛟龍)
화석(化石) 되는 마음에 이끼가 끼어

승천하는 꿈을 길러 준 열수(洌水)
목이 째지라 울어예 가도

저녁 놀빛을 걷어 올리고
어디 비바람 있음직도 않아라.

5. 노정기

이육사

목숨이란 마치 깨여진 배쪼각

여기저기 흩어져 마을이 구죽죽한 어촌(漁村)보담 어설프고
삶의 틔끌만 오래묵은 포범(布帆)처럼 달아매였다.

남들은 기뻤다는 젊은 날이었것만
밤마다 내 꿈은 서해(西海)를 밀항(密航)하는 「짱크」와 같애
소금에 절고 조수(潮水)에 부프러 올랐다.

항상 흐렸한밤 암초(暗礁)를 벗어나면 태풍(颱風)과 싸워가고
전설(傳說)에 읽어본 산호도(珊瑚島)는 구경도 못하는
그곳은 남십자성(南十字星)이 비쳐주도 않았다.

쫓기는 마음 지친 몸이길래
그리운 지평선(地平線)을 한숨에 기오르면
시궁치는 열대식물(熱帶植物)처럼 발목을 오여쌋다

새벽 밀물에 밀려온 거미이냐
다 삭아빠즌 소라 깍질에 나는 붙어 왔다.
머-ㄴ 항구(港口)의 노정(路程)에 흘러간 생활(生活)을 드려다보며

6. 말

이육사

흐트러진 갈기
후줄근한 눈
밤송이 같은 털
오! 먼 길에 지친 말
채찍에 지친 말이여!

수굿한 목통
축 처―진 꼬리
서리에 번쩍이는 네 굽
오! 구름을 헤치려는 말
새해에 소리칠 흰말이여!

7. 바다의 마음

이육사

물새 발톱은 바다를 할퀴고
바다는 바람에 입김을 분다.
여기 바다의 은총(恩寵)이 잠자고잇다.

흰 돛(白帆)은 바다를 칼질하고
바다는 하늘을 간질여 본다.
여기 바다의 아량(雅量)이 간직여 있다.

낡은 그물은 바다를 얽고
바다는 대륙(大陸)을 푸른 보로 싼다.
여기 바다의 음모(陰謀)가 서리어 있다

8. 반묘(班猫)

이육사

어느 사막의 나라 유폐된 후궁(后宮)의 넋이기에
몸과 마음도 아롱져 근심스러워라

칠색(七色) 바다를 건너서 와도 그냥 눈동자에
고향의 황혼을 간직해 서럽지 않뇨.

사람의 품에 깃들면 등을 굽히는 짓새
산맥을 느낄사록 끝없이 게을러라.

그 적은 포효는 어느 조선(祖先) 때 유전이길래
마노(瑪瑙)의 노래야 한층 더 잔조로우리라.

그보다 뜰 아래 흰나비 나즉이 날아올 땐
한낮의 태양과 튤립 한 송이 지킴직하고

9. 산

이육사

바다가 수건을 날여 부르고
난 단숨에 뛰여 달여서 왔겠죠
천금(千金)같이 무거운 엄마의 사랑을
헛된 항도(航圖)에 역겨 보낸날

그래도 어진 태양(太陽)과 밤이면 뭇별들이
발아래 깃드려 오고

그나마 나라나라를 흘러 다니는
뱃사람들 부르는 망향가(望鄕歌)

그야 창자를 끊으면 무얼하겠오

10. 소년에게

이육사

차디찬 아침이슬
진주가 빛나는 못가
연(蓮)꽃 하나 다복히 피고

소년(少年)아 네가 낳다니
맑은 넋에 깃드려
박꽃처럼 자랐세라

큰강(江) 목놓아 흘러
여을은 흰 돌쪽마다
소리 석양(夕陽)을 새기고

너는 준마(駿馬) 달리며
죽도(竹刀) 져 곧은 기운을
목숨같이 사랑했거늘

거리를 쫓아 단여도
분수(噴水)있는 풍경(風景)속에
동상답게 서봐도 좋다

서풍(西風) 뺨을 스치고
하늘 한가 구름 뜨는곳
희고 푸른 지음을 노래하며

그래 가락은 흔들리고
별들 춥다 얼어붙고
너조차 미친들 어떠랴

11. 잃어진 고향

이육사

제비야
너도 고향(故鄕)이 있느냐
그래도 강남(江南)을 간다니
저노픈 재우에 힌 구름 한쪼각

제깃에 무드면
두날개가 촉촉이 젓겠구나

가다가 푸른숲우를 지나거든
홧홧한 네 가슴을 식혀나가렴

불행(不幸)이 사막(沙漠)에 떠러져 타죽어도
아이서려야 않겠지

그야 한떼 나라도 홀로 높고 빨라
어느 때나 외로운 넋이였거니

그곳에 푸른하늘이 열리면
엇저면 네새고장도 될법하이.

12. 자야곡

이육사

수만호 빛이래야할 내 고향이언만
노랑나비도 오잖는 무덤우에 이끼만 푸르러라.

슬픔도 자랑도 집어삼키는 검은 꿈
파이프엔 조용히 타오르는 꽃불도 향기론데

연기는 돛대처럼 나려 항구에 들고
옛날의 들창마다 눈동자엔 짜운 소금이 저려

바람 불고 눈보래 치잖으면 못살이라
매운 술을 마셔 돌아가는 그림자 발자최소리

숨막힐 마음속에 어데 강물이 흐르느뇨
달은 강을 따르고 나는 차듸찬 강맘에 드리느라

수만호 빛이랴야할 내 고향이언만
노랑나비도 오잖는 무덤우에 이끼만 푸르러라.

13. 절정(絶頂)

이육사

매운 계절의 채찍에 갈겨
마침내 북방으로 휩쓸려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
서릿발 칼날 진 그 위에 서다

어디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한 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그러매 눈감고 생각해 볼 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14. 청포도

이육사

내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음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닷가 가슴을 열고
靑袍(청포)를 입고 찾아온다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먹으며
두 손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15. 파초

이육사

항상 앓는 나의 숨결이 오늘은
해월(海月)처럼 게을러 은(銀)빛 물결에 뜨나니

파초(芭蕉) 너의 푸른 옷깃을 들어
이닷 타는 입술을 추겨주렴

그 옛적 『사라센』의 마즈막 날엔
기약(期約)없이 흩어진 두낱 넋이었어라

젊은 여인(女人)들의 잡아 못논 소매끝엔
고은 손금조차 아즉 꿈을 짜는데

먼 성좌(星座)와 새로운 꽃들을 볼때마다
잊었던 계절(季節)을 몇번 눈우에 그렷느뇨

차라리 천년(千年)뒤 이 가을밤 나와 함께
비ㅅ소리는 얼마나 긴가 재어보자

그리고 새벽하늘 어데 무지개 서면
무지개 밟고 다시 끝없이 헤여지세

16. 편복

이육사

광명을 배반한 아득한 동굴에서
다 썩은 들보라 무너진 성채 위 너 홀로 돌아다니는
가엾은 박쥐여! 어둠의 왕자여!

쥐는 너를 버리고 부자집 곳간으로 도망했고
대붕도 북해로 날아간 지 이미 오래거늘
검은 세기의 상장이 갈가리 찢어질 긴 동안
비둘기 같은 사랑을 한번도 속삭여 보지도 못한
가엾은 박쥐여! 고독한 유령이여!

앵무와 함께 종알대여 보지도 못하고
딱따구리처럼 고목을 쪼아 울리지도 못하거니
마노보다 노란 눈깔은 유전을 원망한들 무엇하랴

서러운 주문일사 못 외일 고민의 이빨을 갈며
종족과 홰를 잃어도 갈곳조차 없는
가엾은 박쥐여! 영원한 보헤미안의 넋이여!

제 정열에 못 이겨 타서 죽은 불사조는 아닐 망정
공산 잠긴 달에 울어 새는 두견새 흘리는 피는
그래도 사람의 심금을 흔들어 눈물을 짜내지 않는가!

날카로운 발톱이 암사슴의 연한 간을 노려도 봤을
너의 먼-선조의 영화롭든 한시절 역사도
이제는 아이누의 가계와도 같이 서러워라
가엾은 박쥐여! 멸망하는 겨레여!

운명의 제단에 가늘게 타는 향불마자 꺼졌거든
그 많은 새즘생에 빌붙일 애교라도 가졌단 말가?
상금조처럼 고운 뺨을 채롱에 팔지도 못하는 너는
한토막 꿈조차 못 꾸고 다시 동굴로 돌아가거니
가엾은 박쥐여! 검은 화석의 요정이여!

17. 황혼

이육사

내 골ㅅ방의 커-텐을 걷고
정성된 마음으로 황혼(黃昏)을 맞아드리노니
바다의 흰 갈메기들 같이도
인간(人間)은 얼마나 외로운것이냐

황혼(黃昏)아 네 부드러운 손을 힘껏 내밀라
내 뜨거운 입술을 맘대로 맞추어보련다
그리고 네 품안에 안긴 모든것에
나의 입술을 보내게 해다오

저-십이(十二) 성좌(星座)의 반짝이는 별들에게도
종(鍾)ㅅ소리 저문 삼림(森林) 속 그윽한 수녀(修女)들에게도
쎄멘트 장판우 그 많은 수인(囚人)들에게도
의지할 가지없는 그들의 심장(心臟)이 얼마나 떨고 있는가

『고비』사막(沙漠)을 걸어가는 낙타(駱駝)탄 행상대(行商隊)에게나
『아프리카』 녹음(綠陰)속 활 쏘는 토인(土人)들에게라도,
황혼(黃昏)아 네 부드러운 품안에 안기는 동안이라도
지구(地球)의 반(半)쪽만을 나의 타는 입술에 맡겨다오

내 오월(五月)의 골ㅅ방이 아늑도 하니
황혼(黃昏)아 내일(來日)도 또 저-푸른 커-텐을 걷게 하겠지
정정(情情)히 사라지긴 시내ㅅ물 소리 같아서
한번 식어지면 다시는 돌아올 줄 모르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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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시 모음 15편

1. 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 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 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2. 푸른 하늘을

김수영

푸른 하늘을 제압하는
노고지리가 자유로왔다고
부러워하던
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자유를 위해서
비상(飛翔)하여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
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
혁명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혁명은
왜 고독해야 하는 것인가를.

3. 절망

김수영

풍경이 풍경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여름이 여름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속도가 속도를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졸렬과 수치가 그들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바람은 딴 데서 오고
구원은 예기치 않는 순간에 오고
절망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

4. 詩

김수영

신앙(信仰)이 動하지 않는 건지
動하지 않는 게
신앙(信仰)인지 모르겠다
나비야 우리 방으로 가자
어제의 詩를 다시 쓰러 가자

5. 사랑

김수영

어둠 속에서도 불빛 속에서도 변치 않는
사랑을 배웠다 너로해서

그러나 너의 얼굴은
어둠에서 불빛으로 넘어가는
그 찰라(刹那)에 꺼졌다 살아났다
너의 얼굴은 그만큼 불안하다

번개처럼
번개처럼
금이 간 너의 얼굴은

6. 밤

김수영


부정한 마음아

밤이 밤의 창을 때리는구나

너는 이런 밤을 무수한 거부 속에 헛되이 보냈구나

또 지금 헛되이 보내고 있구나

하늘아래 비치는 별이 아깝구나

사랑이여

무된 밤에는 무된 사람을 축복하자

7. 눈

김수영

눈은 살아 있다
떨어진 눈은 살아있다
마당 위에 떨어진 눈은 살아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詩人이여 기침을 하자
눈 위에 대고 기침을 하자
눈더러 보라고 마음놓고 마음놓고
기침을 하자

눈은 살아있다
죽음을 잊어버린 靈魂과 肉體를 위하여
눈은 새벽이 지나도록 살아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詩人이여 기침을 하자
눈을 바라보며
밤새도록 고인 가슴의 가래라도
마음껏 뱉자

8. 나비의 무덤

김수영

나비의 몸이야 제철이 가면 죽지만은
그의 몸에 붙은 고운 지분은
겨울의 어느 차디찬 등잔 밑에서 죽어 없어지리라
그러나
고독한 사람의 죽음은 이러하지는 않다

나는 노염으로 사무친 정의 소재를 밝히지 아니하고
운명에 거역할 수 있는
큰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
여기에 밀려내려간다

등잔은 바다를 보고
살아있는 듯이 나비가 죽어누운
무덤 앞에서
나는 나의 할 일을 생각한다

나비의 지분이
그리고 나의 나이가
무서운 인생의 공백을 가르쳐주려 할 때

나비의 지분에
나의 나이가 덮이려 할 때
나비야
나는 긴 숲속을 헤치고
너의 무덤을 다시 찾아오마

물소리 새소리 낯선 바람소리 다시 듣고
모자의 정보다 부부의 의리보다
더욱 뜨거운 너의 입김에
나의 고독한 정신을 녹이면서 우마

오늘이 있듯이 그 날이 있는
두겹 절벽 가운데에서
오늘은 오늘을 담당하지 못하니
너의 가슴 우에서는
나 대신 값없는 낙엽이라도 울어줄 것이다

나비야 나비야 더러운 나비야
네가 죽어서 지분을 남기듯이
내가 죽은 뒤에는
고독의 명맥을 남기지 않으려고
나는 이다지도 주야를 무릅쓰고 애를 쓰고 있단다

9. 거미

김수영

내가 으스러지게 설움에 몸을 태우는 것은 내가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 으스러진 설움의 풍경마저 싫어진다.

나는 너무나 자주 설움과 입을 맞추었기 때문에

가을바람에 늙어 가는 거미처럼 몸이 까맣게 타버렸다.

10. 그 방을 생각하며

김수영


革命은 안되고 나는 방만 바꾸어버렸다
그 방의 벽에는 싸우라 싸우라 싸우라는 말이
헛소리처럼 아직도 어둠을 지키고 있을 것이다

나는 모든 노래를 그 방에 함께 남기고 왔을 게다
그렇듯 이제 나의 가슴은 이유 없이 메말랐다
그 방의 벽은 나의 가슴이고 나의 四肢일까
일하라 일하라 일하라는 말이
헛소리처럼 아직도 나의 가슴을 울리고 있지만
나는 그 노래도 그 전의 노래도 함께 다 잊어버리고 말았다
革命은 안되고 나는 방만 바꾸어버렸다
나는 인제 녹슬은 펜과 뼈와 狂氣---
실망의 가벼움을 재산으로 삼을 줄 안다
이 가벼움 혹시나 역사일지도 모르는
이 가벼움을 나는 나의 재산으로 삼았다

革命은 안되고 나는 방만 바꾸었지만
나의 입 속에는 달콤한 의지의 殘滓 대신에
다시 쓰디쓴 냄새만 되살아났지만

방을 잃고 낙서를 잃고 기대를 잃고
노래를 잃고 가벼움마저 잃어도

이제 나는 무엇인지 모르게 기쁘고
나의 가슴은 이유 없이 풍성하다

11. 矜持의 날

김수영

너무나 잘 아는
순환의 원리를 위하여
나는 피로하였고
또 나는
영원히 피로할 것이기에
구태여 옛날을 돌아보지 않아도
설움과 아름다움을 대신하여 있는 나의 긍지
오늘은 필경 긍지의 날인가보다

내가 살기 위하여
몇개의 번개같은 환상이 필요하다 하더라도
꿈은 교훈
청춘 물 구름
피로들이 몇 배의 아름다움을 가하여 있을 때도
나의 원천과 더불어
나의 최종점은 긍지
파도처럼 요동하여
소리가 없고
비처럼 퍼부어
젖지 않는 것

그리하여
피로도 내가 만드는 것
긍지도 내가 만드는 것
그러할 때면 나의 몸은 항상
한치를 더 자라는 꽃이 아니더냐
오늘은 필경 여러가지를 합한 긍지의 날인가보다
암만 불러도 싫지 않은 긍지의 날인가보다
모든 설움이 합쳐지고 모든 것이 설움으로 돌아가는
긍지의 날인가보다
이것이 나의 날
내가 자라는 날인가보다

12. 꽃잎(一)

김수영

누구한테 머리를 숙일까
사람이 아닌 평범한 것에
많이는 아니고 조금
벼를 터는 마당에서 바람도 안 부는데
옥수수잎이 흔들리듯 그렇게 조금

바람의 고개는 자기가 일어서는줄
모르고 자기가 가닿는 언덕을
모르고 거룩한 산에 가닿기
전에는 즐거움을 모르고 조금
안 즐거움이 꽃으로 되어도
그저 조금 꺼졌다 깨어나고

언뜻 보기엔 임종의 생명같고
바위를 뭉개고 떨어져내릴
한 잎의 꽃잎같고
革命같고
먼저 떨어져내린 큰 바위같고
나중에 떨어진 작은 꽃잎같고

나중에 떨어져내린 작은 꽃잎같고

13. 달나라의 장난

김수영

팽이가 돈다
어린아이이고 어른이고 살아가는 것이 신기로워
물끄러미 보고 있기를 좋아하는 나의 너무 큰 눈 앞에서
아이가 팽이를 돌린다
살림을 사는 아이들도 아름다웁듯이
노는 아이도 아름다워 보인다고 생각하면서
손님으로 온 나는 이집 주인과의 이야기도 잊어버리고
또한번 팽이를 돌려주었으면 하고 원하는 것이다
도회안에서 쫓겨다니는 듯이 사는
나의 일이며
어느 소설보다도 신기로운 나의 생활이며
모두 다 내던지고
점잖이 앉은 나의 나이와 나이가 준 나의 무게를 생각하면서
정말 속임없는 눈으로
지금 팽이가 도는 것을 본다
그러면 팽이가 까맣게 변하여 서서 있는 것이다
누구 집을 가보아도 나 사는 곳보다는 여유가 있고
바쁘지도 않으니
마치 별세계 같이 보인다
팽이가 돈다
팽이가 돈다
팽이 밑바닥에 끈을 돌려 매이니 이상하고
손가락 사이에 끈을 한끝 잡고 방바닥에 내어던지니
소리없이 회색빛으로 도는 것이
오래 보지 못한 달라라의 장난같다
팽이가 돈다
팽이가 돌면서 나를 울린다
제트기 벽화 밑의 나보다 더 뚱뚱한 주인 앞에서
나는 결코 울어야 할 사람은 아니며
영원히 나 자신을 고쳐가야 할 운명과 사명에 놓여있는 이 밤에
나는 한사코 방심조차 하여서는 아니될 터인데
팽이는 나를 비웃는 듯이 돌고 있다
비행기 프로펠러보다는 팽이가 기억이 멀고
강한 것보다는 약한 것이 더 많은 나의 착한 마음이기에
팽이는 지금 수천년전의 聖人과 같이
내 앞에서 돈다
생각하면 서러운 것인데
너도 나도 스스로 도는 힘을 위하여
공통된 그 무엇을 위하여 울어서는 아니된다는 듯이
서서 돌고 있는 것인가
팽이가 돈다
팽이가 돈다

14. 사랑의 변주곡(戀奏曲)

김수영

욕망이여 입을 열어라 그 속에서
사랑을 발견하겠다 都市의 끝에
사그러져가는 라디오의 재갈거리는 소리가
사랑처럼 들리고 그 소리가 지워지는
강이 흐르고 그 강건너에 사랑하는
암흑이 있고 三월을 바라보는 마른나무들이
사랑의 봉오리를 준비하고 그 봉오리의
속삼임이 안개처럼 이는 저쪽에 쪽빛
산이

사랑의 기차가 지나갈 때마다 우리들의
슬픔처럼 자라나고 도야지우리의 밥찌끼
같은 서울의 등불을 무시한다
이제 가시뱥 덩쿨장미의 기나긴 가시가지
까지도 사랑이다

왜 이렇게 벅차게 사랑의 숲은 밀려닥치느냐
사랑의 음식이 사랑이라는 것을 알 때까지

난로 위에 끓어오르는 주전자의 물이 아슬
아슬하게 넘지 않는 것처럼 사랑의 節度는
열렬하다
間斷도 사랑
이 방에서 저 방으로 할머니가 계신 방에서
심부름하는 놈이 있는 방까지 죽음같은
암흑 속을 고양이의 반짝거리는 푸른 눈망울처럼
사랑이 이어져가는 밤을 안다
그리고 이 사랑을 만드는 기술을 안다
눈을 떴다 감는 기술---불란서혁명의 기술
최근 우리들이 四.一九에서 배운 기술
그러나 이제 우리들은 소리내어 외치지 않는다

복사씨와 살구씨와 곶감씨의 아름다운 단단함이여
고요함과 사랑이 이루어놓은 暴風의 간악한
信念이여
봄베이도 뉴욕도 서울도 마찬가지다
信念보다도 더 큰
내가 묻혀사는 사랑의 위대한 도시에 비하면
너는 개미이냐

아들아 너에게 狂信을 가르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사랑을 알 때까지 자라라
人類의 종언의 날에
너의 술을 다 마시고 난 날에
美大陸에서 石油가 고갈되는 날에
그렇게 먼 날까지 가기 전에 너의 가슴에
새겨둘 말을 너는 都市의 疲勞에서
배울 거다
이 단단한 고요함을 배울 거다
복사씨가 사랑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할 거다!
복사씨와 살구씨가
한번은 이렇게
사랑에 미쳐 날뛸 날이 올 거다!
그리고 그것은 아버지같은 잘못된 시간의
그릇된 冥想이 아닐 거다

15.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김수영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王宮)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50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 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20원을 받으러 세번씩 네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앞에 정서로
가로놓여 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
부산에 포로수용소의 제14야전병원에 있을 때
정보원이 너어스들과 스폰지를 만들고 거즈를
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경찰이 되지 않느다고
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
너어스들 옆에서


지금도 내가 반항하고 있는 것은 이 스폰지 만들기와
거즈 접고 있는 일과 조금도 다름없다
개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비명을 지고
머리도 피도 안 마른 애놈의 투정에 진다
떨어지는 은행나무잎도 내가 밟고 가는 가시밭


아무래도 나는 비켜서 있다 절정 위에는 서 있지
않고 암만해도 조금쯤 옆으로 비켜서 있다
그리고 조금쯤 옆에 서 있는 것이 조금쯤
비겁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이발쟁이에게
땅주인에게는 못하고 이발쟁이에게
구청직원에게는 못하고 동회직원에게도 못하고
야경꾼에게 20원 때문에 10원 때문에 1원 때문에
우습지 않으냐 1원 때문에


모래야 나는 얼마큼 적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적으냐
정말 얼마큼 적으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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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님 시모음 스무편

1. 자화상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읍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읍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읍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읍니다.

2. 참회록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 24년 1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 온다.

3. 편지

윤동주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사연을 줄줄이 이어
진정 못 잊는다는 말을 말고
어쩌다 생각이 났었노라고만 쓰자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잠못 이루는 밤이면
행여 울었다는 말을 말고
가다가 그리울 때도 있었노라고만 쓰자.

4. 序詩

윤동주님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워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5. 십자가
윤동주

쫒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에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尖塔(첨탑)이 저렇게 높은데
어떻게 올라 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6. 꿈은 깨어지고

윤동주

잠은 눈을 떴다
그윽한 幽霧에서

노래하든 종달이
도망쳐 날아나고,

지난날 봄타령하든
금잔디 밭은 아니다

塔은 무너졌다,
볽은 마음의 塔이

손톱으로 새긴 大理石塔이
하로저녁 暴風에 餘地없이도,

오오 荒廢의 쑥밭,
눈물과 목메임이여!

꿈은 깨어졌다
塔은 무너졌다.


7. 호주머니

윤동주

넣을 것 없어
걱정이던
호주머니는

겨울이면
주먹 두 개 갑북갑북

8. 새로운 길


윤동주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19. 겨울

윤동주

처마 밑에
시래기 다래미
바삭바삭
추워요.

길바닥에
말똥 동그래미
달랑달랑
얼어요.

10. 봄

윤동주

우리 애기는
아래발치에서 코올코올,

고양이는 부뜨막에서 가릉가릉,

애기 바람이
나뭇가지에서 소올소올,

아저씨 해님이
하늘한가운데서 째앵째앵.

11. 쉽게 씨워진 詩

윤동주

窓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六疊房은 남의 나라,

詩人이란 슬픈 天命인줄 알면서도
한줄 詩를 적어 볼가,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學費封套를 받어

大學노-트를 끼고
늙은 敎授의 講義 들으려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 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沈澱하는 것일가?

人生은 살기 어렵다는데
詩가 이렇게 쉽게 씨워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六疊房은 남의 나라
窓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곰 내몰고,
時代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最後의 나,

나는 나에게 적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慰安으로 잡는 最初의 握手.

12. 눈

윤동주

지난밤에
눈이 소오복히 왔네

지붕이랑
길이랑 밭이랑
추워한다고
덮어주는 이불인가봐

그러기에
추운 겨울에만 내리지

13. 무서운 시간

윤동주

거 나를 부르는 게 누구요
가랑잎 이파리 푸르러 나오는 그늘인데,
나 아직 여기 호흡이 남아있소.
한번도 손들어 보지 못한 나를
손들어 표할 하늘도 없는 나를
어디에 내 한 몸 둘 하늘이 있어
나를 부르는 게요.

일을 마치고 내 죽는 날 아침에는
서럽지도 않은 가랑잎이 떨어질텐데......
나를 부르지도 마오.

14. 별을 헤는 밤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의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히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15. 사랑스런 추억

윤동주

봄이 오던 아침,
서울 어느 쪼그만 정거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 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
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 주어,
봄은 다 가고-
동경 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
옛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오늘도 기차는 몇 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거장 가차운 언덕에서 서성거릴 게다.

-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16. 산협의 오후

윤동주

내 노래는 오히려
설운 산울림.
골짜기 길에
떨어진 그림자는
너무나 슬프구나
오후의 명상은
아 - 졸려.

17. 소년

윤동주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우에 하늘이 펼쳐져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쓸어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이 어린다.
소년은 황홀히 눈을 감어 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 순이의 얼굴......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은 어린다.

18. 아우의 인상화

윤동주

붉은 이마에 싸늘한 달이 서리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발걸음을 멈추어
살그머니 앳된 손을 잡으며
너는 자라 무엇이 되려니」
사람이 되지」
아우의 설은 진정코 설은 대답이다.

슬며시 잡았던 손을 놓고
아우의 얼굴을 다시 들여다본다.

싸늘한 달이 붉은 이마에 젖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19. 조개껍질

윤동주

아롱아롱 조개껍데기
울 언니 바닷가에서
주워온 조개껍데기
여긴여긴 북쪽 나라요
조개는 귀여운 선물
장난감 조개껍데기
데굴데굴 굴리며 놀다
짝 잃은 조개껍데기
한 짝을 그리워하네
아롱아롱 조개껍데기
나처럼 그리워하네
물소리 바다물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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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종기 시 모음 38편

1. 가을

마종기

가벼워진다
바람이 가벼워진다
몸이 가벼워진다
이곳에
열매들이 무겁게 무겁게
제 무게대로 엉겨서 땅에 떨어진다
오, 이와도 같이
사랑도, 미움도, 인생도, 제 나름대로 익어서
어디로인지 사라져간다.

2. 갈대

마종기

바람 센 도로변이나 먼 강변에 사는
생각 없는 갈대들은 왜 키가 같을까.
몇 개만 키가 크면 바람에 머리 잘려나가고
몇 개만 작으면 햇살이 없어 말라버리고
죽는 것 쉽게 전염되는 것까지 알고 있는지,
서로 머리 맞대고 같이 자라는 갈대.

긴 갈대는 겸손하게 머리 자주 숙이고
부자도 가난뱅이도 같은 박자로 춤을 춘다.
항간의 나쁜 소문이야 허리 속에 감추고
동서남북 친구들과 같은 키로 키들거리며
서로 잡아주면서 같이 자는 갈대밭,
아, 갈대밭, 같이 늙고 싶은 상쾌한 잔치판.

3. 갈대의 피

마종기

내가 갈대를 좋아하는 이유는
죽은 듯 살아 있고
살아 있는 듯 몸을 흔들며
죽어 있기 때문이겠지.

죽고 사는 것이 같이 잘 섞여서
죽은 갈대가 산 것과 같이 노래하고
산 갈대가 죽은 갈대를 안고 춤추네.

평생 동안 한눈만 팔고 살면서
몸에서 떨어져나가는 것 다 가게 하고
손 흔들어 보내면서 웃고 있네.

아끼기 때문에 말도 하지 못하고
팔목 한번, 어깨 한번 만지지도 않는구나.
만지고 싶어라, 날아가는 흰 갈대꽃!
매일 흘리는 피도 아무에게 보이지 않네.

4. 강원도의 돌

마종기

나는 수석(水石)을 전연 모르지만
참 이쁘더군,
강원도의 돌.
골짜기마다 안개 같은 물냄새
매일을 그 물소리로 귀를 닦는
강원도의 그 돌들,
참, 이쁘더군.

세상의 멀고 가까움이 무슨 상관이리.
물 속에 누워서 한 백년,
하늘이나 보면서 구름이나 배우고
돌 같은 눈으로 세상을 보고 싶더군.

참, 이쁘더군.
말끔한 고국(故國)의 고운 이마,
십일월에 떠난 강원도의 돌.

5. 겨울 기도

마종기

하느님, 추워하며 살게 하소서.
이불이 얇은 자의 시린 마음을
잊지 않게 하시고

돌아갈 수 있는 몇 평의 방을
고마워하게 하소서.

겨울에 살게 하소서.
여름의 열기 후에 낙엽으로 날리는
한정 없는 미련을 잠재우시고

쌓인 눈 속에 편히 잠들 수 있는
당신의 긴 뜻을 알게 하소서.

6. 겨울 묘지

마종기

피붙이의 황량한 묘지 앞에 서면
생시의 모습이 춥고 애잔해서
눈 오시는 날에도 가슴 미어지는구나.

살고 죽는 것이 날아가는 바람 같아
우리가 서로 섞여서 어디로 간다지만
그 어려운 계산이 모두 눈이 되어 내려서
오늘은 긴 눈발 속에 아무도 보이지 않네.

무슨 소식이라도 들을까 두 손에 눈을 받아도
소식 한 장 어느새 눈물 방울로 변하고
귀에 익은 침묵만 세상의 주위를 적시네.

내 눈이 공연히 시려오는 잿빛 하늘
눈이 와서 또 쌓여서 비석까지 덮는다.
움직이는 슬픔이 움직이지 못하는 슬픔을 만나
깨끗한 무게로 서로를 달래주는구나.

그렇다. 우리는 도저히 헤어지지 않는다.
네 숨결은 묘지 근처의 맑고 찬 공기,
하늘이 더 낮게 내려와 우리는 손을 잡는다.
어느새 눈이 그치고 바람이 자고 우리가,

7. 겨울기도

마종기

하느님, 추워하며 살게 하소서.
이불이 얇은 자의 시린 마음을
잊지 않게 하시고
돌아갈 수 있는 몇 평의 방을
고마워하게 하소서.

겨울에 살게 하소서.
여름의 열기 후에 낙엽으로 날리는
한정 없는 미련을 잠재우시고
쌓인 눈 속에 편히 잠들 수 있는
당신의 긴 뜻을 알게 하소서.

8. 과수원에서

마종기

시끄럽고 뜨거운 한 철을 보내고
뒤돌아본 결실의 과수원에서
사과나무 한 그루가 내게 말했다.
오랜 세월 지나가도 그 목소리는
내 귀에 깊이 남아 자주 생각난다.

나는 너무 많은 것을 그냥 받았다.
땅은 내게 많은 것을 그냥 주었다.
봄에는 젊고 싱싱하게 힘을 주었고
여름에는 엄청난 꽃과 향기의 춤.
밤낮 없는 환상의 축제를 즐겼다.
이제 가지에 달린 열매를 너에게 준다.
남에게 줄 수 있는 이 기쁨도 그냥 받은 것.
땅에서, 하늘에서, 주위의 모두에게서
나는 너무 많은 것을 그냥 받았다.

내 몸의 열매를 다 너에게 주어
내가 다시 가난하고 가벼워지면
미미하고 귀한 사연도 밝게 보이겠지.
그 감격이 내 몸을 맑게 씻어주겠지.
열매는 음식이 되고, 남은 씨 땅에 지면
수많은 내 생명이 다시 살아나는구나.
주는 것이 바로 사는 길이 되는구나.

오랜 세월 지나가도 그 목소리는
내 귀에 깊이 남아 자주 생각나기를

9. 그림 그리기

마종기

당신이었군.
아직도 기다려 준 이.

가위 눌린 꿈 속 헤맬 때
창백한 미명의
창 밖에서 우는.
조금씩 더 번져가는
단순한 소리의 울림이여.
촉감이나 몸짓으로
그대를 사귀지 않았다.

당신이었군.
아직도 기다려 준 이.

가보지 못한 혼백의 나라에서
몸에 맞는 빈방을 찾으리라.
공기의 파도를 타는
확신의 표정.

꽃잎의 끝이 천천히
그 색을 버리기 시작한다.

10. 길

마종기

높고 화려했던 등대는 착각이었을까.
가고 싶은 항구는 찬비에 젖어서 지고
아직 믿기지는 않지만
망망한 바다에도 길이 있다는구나.
같이 늙어 가는 사람아,
들리냐.

바닷바람은 속살같이 부드럽고
잔 물살들 서로 만나 인사 나눌 때
물안개 덮인 집이 불을 낮추고
검푸른 바깥이 천천히 밝아왔다.
같이 저녁을 맞는 사람아,
들리냐.

우리들도 처음에는 모두 새로웠다.
그 놀라운 처음의 새로움을 기억하느냐,
끊어질 듯 가늘고 가쁜 숨소리 따라
피 흘리던 만조의 바다가 신선해졌다.

나는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을 몰랐다.
거기 누군가 귀를 세우고 듣는다.
멀리까지 마중 나온 바다의 문 열리고
이승을 건너서, 집 없는 추위를 지나서
같은 길 걸어가는 사람아,
들리냐.

11. 꿈꾸는 당신

마종기

내가 채워주지 못한 것을
당신은 어디서 무엇을 구래 채우는가
내가 덮어주지 못한 곳을
당신은 어떻게 탄탄히 메워
떨리는 오한을 이겨내는가

헤매며 한정 없이 찾고 있는 것이
얼마나 멀고 험난한 곳에 있기에
당신은 돌아눕고 돌아눕고 하는가
어느 날쯤 불안한 당신 속에 들어가
늪 속 깊이 숨은 것도 찾아주고 싶다

밤새 조용히 신음하는 어깨여
시고 매운 세월이 얼마나 길었으면
약 바르지 못한 온 몸의 상처를
이불만 덮은 채로 참아내는가

쉽게 따뜻해지지 않는 새벽 침상,
아무리 인연의 끈이 질기다 해도
어차피 서로를 다 채워줄 수는 없는 것
아는지, 빈 가슴 감춘 채 멀리 떠나며
수십 년의 밤을 불러 꿈꾸는 당신.

12. 나무가 있는 풍경

마종기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네 옆에 있다.
흐린 아침 미사중에 들은 한 구절이
창백한 나라에서 내리는 성긴 눈발이 되어
옷깃 여미고 주위를 살피게 하네요.
누구요? 안 보이는 것은 아직도 안 보이고
잎과 열매 다 잃은 백양나무 하나가 울고 있습니다.
먼지 묻은 하느님의 사진을 닦고 있는 나무,
그래도 눈물은 영혼의 부동액이라구요?
눈물이 없으면 우리는 다 얼어버린다구요?
내가 몰입했던 단단한 뼈의 성문 열리고
울음 그치고 일어서는 내 백양나무 하나.
☆★☆★☆★☆★☆★☆★☆★☆★☆★☆★☆★☆★
나비의 꿈

마종기

1
날자.
이만큼 살았으면 됐지.
헤매고 부딪치면서 늙어야지.

(外國은 잠시 여행에 빛나고
이삼년 공부하기 알맞지
십년이 넘으면 外國은
참으로 우습고 황량하구나.)

자주 보는 꿈 속의 나비
우리가 허송한 시간의 날개로
바다를 건너는 나비,
나는 매일 쉬지 않고 날았다.
節望절망하지 않고 사는 表情표정
절망하지 않고 들리는 音樂음악.

2
그래서 절망하지 않은 몸으로
비가 오는 날 저녁
한국의 港口항구에서
당신을 만나고 싶다.
낯선 길에 서 있는 木蓮목련은
꽃피기 전에 비에 지고
비 맞은 나비가 되어서라도
그 날을 만나고 싶다.
☆★☆★☆★☆★☆★☆★☆★☆★☆★☆★☆★☆★
낚시질

마종기

낚시질하다
찌를 보기도 졸리운 낮
문득 저 물속에서 물고기는
왜 매일 사는 걸까.

물고기는 왜 사는가.
지렁이는 왜 사는가.
물고기는 平生을 헤엄만 치면서
왜 사는가.

낚시질하다
문득 온 몸이 끓어오르는 대낮,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만은 없다고
中年의 흙바닥에 엎드려
물고기같이 울었다.
☆★☆★☆★☆★☆★☆★☆★☆★☆★☆★☆★☆★
남은 풍경

마종기


새 한 마리 작은 나뭇가지에 앉았습니다.
나뭇가지 작게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새가 날아 가버린 후에도 나뭇가지는
아무것도 모르고 아직 떨고 있습니다.
나뭇가지 혼자 흐느껴 우는 것 같습니다.
남아 있는 풍경이 혼자서 어두워집니다.
☆★☆★☆★☆★☆★☆★☆★☆★☆★☆★☆★☆★
담쟁이 꽃

마종기

내가 그대를 죄 속에서 만나고
죄 속으로 이제 돌아가니
아무리 말이 없어도 꽃은
깊은 고통 속에서 피어난다.

죄 없는 땅이 어느 천지에 있던가
죽은목숨이 몸서리치며 털어 버린
핏줄의 모든 값이 산불이 되어
내 몸이 어지럽고 따뜻하구나.

따뜻하구나, 보지도 못하는 그대의 눈.
누가 언제 나는 살고 싶다며
새 가지에 새순을 펼쳐내던가.
무진한 꽃 만들어 장식하던가
또 몸풀듯 꽃잎 다 날리고
헐벗은 몸으로 작은 열매를 키우던가.

누구에겐가 밀려가며 사는 것도
눈물겨운 우리의 내력이다.
나와 그대의 숨어있는 뒷일도
꽃잎 타고 가는 저 생애의 내력이다.
☆★☆★☆★☆★☆★☆★☆★☆★☆★☆★☆★☆★
당신의 심장에서 메아리까지

마종기

우리들의 슬픔은
그늘이다.
지워지지 않는 상처의 사랑,
옛날에 옷 벗은 우리들의 상처도
메아리다.

오늘은 그늘에서
비가 잠을 잔다.
잠 속에서도
우리들의 몸 속이 젖는 소리.

젖은 나이의 보도 위에
우리들의 낙엽이 흙이 된다.
내 심장에서 흙까지
오래 울리는 당신의 메아리까지
☆★☆★☆★☆★☆★☆★☆★☆★☆★☆★☆★☆★
떠다니는 노래

마종기

허둥대며 지나가는 출근길에서
가로수 하나를 점찍어두었다가
저문 어느 날 그 나무 위에
새 둥지 하나를 만들어놓아야지.
살다가 어지럽고 힘겨울 때면
가벼운 새가 되어 쉬어가야지.
옆에 사는 새들이 놀라지 않게
몸짓도 없애고 소리도 죽이고,
떠다니는 영혼이 아는 척하면
그 추운 마음도 쉬어가게 해야지.

둥지의 문들 열어놓고 무엇을 할까.
얼굴에 묻어 있는 바람이나 씻어줄까.
조건을 달지 않으면 모두가 가볍군.
우리들의 난감한 사연도 쉽게 만나서
당신 속에 들어가 잠을 청해도
이제는 아프지도 않은지 웃고 있구나.
☆★☆★☆★☆★☆★☆★☆★☆★☆★☆★☆★☆★
맑은 날의 얼굴

마종기

그만한 고통도 경험해 보지 않고
어떻게 하늘나라를 기웃거릴 수 있겠냐구?
그만한 절망도 경험해 보지 않고, 누구에게
영원히 살게 해 달라고 청할 수 있겠냐구?
벼랑 끝에 서 있는 무섭고 외로운 시간 없이
어떻게 사랑의 진정을 알아낼 수 있겠냐구?
말이나 글로는 갈 수 없는 먼 길의 끝의 평화,
네 간절하고 가난한 믿음이 우리를 울린다.

오늘은 날씨가 맑고 따뜻하다
하늘을 보니 네 얼굴이 넓게 떠 있다
웃고 있는 얼굴이 몇 개로 보인다.
너 같이 착하고 맑은 하늘에
네 얼굴 자꾸 넓게 퍼진다.
눈부신 천 개의 색깔, 네 얼굴에 퍼진다.
☆★☆★☆★☆★☆★☆★☆★☆★☆★☆★☆★☆★
메아리

마종기


작은 호수가 노래하는 거
너 들어봤니.
피곤한 마음은 그냥 더 잠자게 하고
새벽 숲의 잡풀처럼 귀 기울이면
진한 안개 속에 몸을 숨긴 채
물이 노래하는 거 들어봤니?
긴 피리 소리 같기도 하고
첼로 소리인지 아코디언인지.
멀리서 오는 밝고 얇은 소리에
새벽 안개가 천천히 일어나
잠 깨라고 수면에서 흔들거린다.
아, 안개가 일어나 춤을 춘다.
사람 같은 형상으로 춤을 추면서
안개가 안개를 걷으며 웃는다.
그래서 온 아침이 한꺼번에 일어난다.
우리를 껴안는
눈부신 물의 메아리
☆★☆★☆★☆★☆★☆★☆★☆★☆★☆★☆★☆★
물빛

마종기

내가 죽어서 물이 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가끔 쓸쓸해집니다

산골짝 도랑물에 섞여 흘러내릴 때
그 작은 물소리를 들으면서
누가 내 목소리를 알아들을까요
냇물에 섞인 나는 물이 되었다고 해도
처음에는 깨끗하지 않겠지요

흐르면서 또 흐르면서,
생전에 지은 죄를 조금씩 씻어내고,
생전에 맺혀있던 여한도 씻어내고
외로웠던 저녁, 슬펐던 앙금들을
한 개씩 씻어내다보면,
결국에는 욕심 다 벗은 깨끗한 물이 될까요

정말로 깨끗한 물이 될 수 있다면
그때는 내가 당신을 부르겠습니다
당신은 그 물 속에
당신을 비춰 보여 주세요
내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주세요

나는 허황스러운 몸짓을 털어버리고 웃으면서
당신과 오래 같이 살고 싶었다고
고백하겠습니다
당신은 그제서야 처음으로
내 온몸과 마음을 함께 가지게 될 것입니다

누가 누구를 송두리째 가진다는 뜻을 알 것 같습니까
부디 당신은 그 물을 떠서 손도 씻고 목도 축이세요
당신의 피곤했던 한 세월의 목마름도
조금은 가셔지겠지요

그러면 나는 당신의 몸 안에서 당신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나는 내가 죽어서 물이 된 것이
전혀 쓸쓸한 일이 아닌 것을 비로소 알게 될 것입니다.

☆★☆★☆★☆★☆★☆★☆★☆★☆★☆★☆★☆★
바람의 말

마종기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아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 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하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나무 하나 심어놓으려니
그 나무 자라서 꽃 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든 괴로움이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릴 거야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린다
참을 수 없게 아득하고 헛된 일이지만
어쩌면 세상 모든 일을
지척의 자로만 재고 살건가
가끔 바람 부는 쪽으로 귀기울이면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마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
☆★☆★☆★☆★☆★☆★☆★☆★☆★☆★☆★☆★
방문객

마종기

무거운 문을 여니까
겨울이 와 있었다.
사방에서는 반가운 눈이 내리고
눈송이 사이의 바람들은
빈 나무를 목숨처럼 감싸안았다.
우리들의 인연도 그렇게 왔다.

눈 덮인 흰 나무들이 서로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었다.
복잡하고 질긴 길은 지워지고
모든 바다는 해안으로 돌아가고
가볍게 떠올랐던 하늘이
천천히 내려와 땅이 되었다.

방문객은 그러나, 언제나 떠난다.
그대가 전하는 평화를
빈 두 손으로 내가 받는다.
☆★☆★☆★☆★☆★☆★☆★☆★☆★☆★☆★☆★
변명

마종기

흐르는 물은
외롭지 않은 줄 알았다
어깨를 들썩이며 몸을 흔들며
예식의 춤과 노래로 빛나던 물길,
사는 것은 이건 것이라고 말했다지만
가볍게 보아온 세상의 흐름과 가버림.
오늘에야 내가 물이 되어
물의 얼굴을 보게 되다니.

그러나 흐르는 물만으로는 다 대답할 수 없구나.
엉뚱한 도시의 한쪽을 가로질러
길 이름도 방향도 모르는 채 흘러가느니
헤어지고 만나고 다시 헤어지는 우리.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는 마음도 알 것 같으다.
밤새 깨어 있는 물의 신호등.
끝내지 않는 물의 말소리도 알 것 같으다.
☆★☆★☆★☆★☆★☆★☆★☆★☆★☆★☆★☆★
보이는 것을 바라는 것은 희망이 아니므로

마종기

경상도 하회 마을을 방문하러 강둑을 건너고
강진의 초당에서는 고운 물살 안주 삼아 한 잔 한다는
친구의 편지에 몇 해 동안 입맛만 다시다가

보이는 것을 바라는 것은 희망이 아니므로,
향기 진한 이탈리아 들꽃을 눈에서 지우고
해뜨고 해지는 광활한 고원의 비밀도 지우고
돌침대에서 일어나 길떠나는 작은 성인의 발.

보이는 것을 바라는 것은 희망이 아니므로,
피붙이 같은 새들과 이승의 인연을 오래 나누고
성도 이름도 포기해버린 야산을 다독거린 후
신들린 듯 엇싸엇싸 몸의 모든 문을 열어버린다.
머리 위로는 여러 개의 하늘이 모여 손을 잡는다.

보이는 것을 바라는 것은 희망이 아니므로,
보이지 않는 나라의 숨, 들리지 않는 목소리의 말,
먼 곳 어렵게 헤치고 온 아늑한 시간 속을 가면서.
☆★☆★☆★☆★☆★☆★☆★☆★☆★☆★☆★☆★
비 오는 나라

마종기

하루종일 봄비가 의심하는 세상을 적신다.
사람이야 언제 어디서고 죽게 마련이지만
외국의 봄날 흐리게 허물어진
동생이 저녁까지 봄비 되어 울고 있다.

비는 내려서 땅에 스며들고
스며서 땅 사이로 사라지는 침묵.
해직당한 고국을 그리워하던
적막 강산이 눈물 사이로 보인다.
온몸이 젖어서 두 눈을 크게 뜨는 너.
(혹은, 나.)

비는 왜 이렇게 소리치며 밤새 오는지.
빗소리 듣다가 풋잠 잠시 들고
또 언뜻 잠 깨어 다시 듣는 빗소리
집 밖의 사방에는 벌써 수상한 미명.
춥다.
너도 춥지?
☆★☆★☆★☆★☆★☆★☆★☆★☆★☆★☆★☆★
비 오는 날

마종기

구름이 구름을 만나면
큰 소리를 내듯이
아, 하고 나도 모르게 소리치면서
그렇게 만나고 싶다.

당신을 구름이 구름을 갑자기 만날 때
환한 불을 일시에 켜듯이
나도 당신을 만나서
잃어버린 내 길을 찾고 싶다

비가 부르는 노래의 높고 낮음을
나는 같이 따라 부를 수가 없지만
비는 비끼리 만나야 서로 젖는다고
당신은 눈부시게 내게 알려준다.
☆★☆★☆★☆★☆★☆★☆★☆★☆★☆★☆★☆★
산행 2

마종기

이른 아침에는 나무도 우는구나
가는 어깨에 손을 얹기도 전에
밤새 모인 이슬로 울어버리는구나.
누가 모든 외로움을 말끔히 씻어주랴.
아직도 잔잔히 떨고 있는 지난날,
잠시 쉬는 자세로 주위를 둘러본다.
앞길을 묻지 않고 떠나온 이번 산행,
정상이 보이지 않는 것 누구 탓을 하랴.
등짐을 다시 추슬러 떠날 준비를 한다.
시야가 온통 젖어 있는 길.
☆★☆★☆★☆★☆★☆★☆★☆★☆★☆★☆★☆★
시선

마종기

어떤 시선에서는 빛이 나오고
다른 시선에서는 어두움 내린다
어떤 시선과 시선은 마주쳐
자식을 낳았고
다른 시선과 시선은 서로 만나
손잡고 보석이 되었다

다 자란 구름이 헤어질 때
그 모양과 색깔을 바꾸듯
숨 죽인 채 달아오른 세상의 시선에
당신의 살결이 흩어졌다

어디서 한 마리 새가 운다
세상의 바깥으로 나가는 저 새의 시선
시선에 파묻히는 우리들의 추운 손잡기
☆★☆★☆★☆★☆★☆★☆★☆★☆★☆★☆★☆★
어느 날 문득

마종기

어느 날 문득 뒤돌아보니까
60년 넘긴 질긴 내 그림자가
팔 잘린 고목 하나를 키워놓았어.
봄이 되면 어색하게 성긴 잎들을
눈 시린 가지 끝에 매달기도 하지만
한세월에 큰 벼락도 몇 개 맞아서
속살까지 검게 탄 서리 먹은 고목이.

어느 날 문득 뒤돌아보니까
60년 넘은 힘 지친 잉어 한 마리
물살 빠른 강물 따라 헤엄치고 있었어.
정말 헤엄을 치는 것이었을까,
물살에 그냥 떠내려가는 것이었을까.
결국 어디로 가는지 묻지도 못한 채
잉어 한 마리 눈시울 붉히며 지나갔어.

어느 날 문득 뒤돌아보니까
모두 그랬어, 어디로들 가는지.
고목이나 잉어는 나를 알아보았을까.
열심히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뚝심이 없었던 젊은 하늘에서
며칠 내 그치지 않는 검은색 빗소리.
☆★☆★☆★☆★☆★☆★☆★☆★☆★☆★☆★☆★
여름 편지

마종기

무모한 여름이여.
꽃들은 여기저기서
책임도 지지 못할
임신을 하고,
풀도, 나무도, 나도
여름이면 도둑처럼
지붕 위로 올라갔었다.
지붕 위의 하늘은
몇 개쯤이던가.
애매한 맹세를 은근히
사방에 흘리면서
날개 빠른 새가 되어
사방을 들뜨게 했다.
아, 정말 들뜨게 했다.
모든 약속이 아름답게
향기처럼 우리를 울렸다.

궁색한 여름이여.
우리가 믿은 하늘은
구름처럼 희고
트럼펫 소리는 높고 낮게
춤을 추었다.
그리고 우리는 잤다.
잠속에 내린 소낙비가
여름을 적시고
피부에 남은 물기가
차갑게 외면할 때까지
우리는 바람을 타고 있었다.

파랑새도 굴뚝새도
돌아가야 할 길은
가르쳐주지 않았다.
우리는 그해부터
늙기 시작했다.
☆★☆★☆★☆★☆★☆★☆★☆★☆★☆★☆★☆★
열매

마종기

비엔나 오페른 링의 시월 저녁.
걸어가는 가늘고 낮은 바람 사이로
한 나그네가 다른 나그네를 알아본다.

철새도 아닌 새들까지 다 어디로
부산하게 떼지어 날아 가버리는 시간,
아무 이야기라도 눈자위를 적시고 마는
낯모를 골목길을 오래 헤매면서도
나는 아무런 설명이 필요하지 않았다

어느덧 꽃과 나비의 세월 다 지나고
마지막 떠나는 새들에게 먹히기 위해
더 진한 색깔로 하나씩 열매를 장식하는
그림자도 지워버린 나무의 지혜여
천하가 도도히 헛것으로 향해 간다는
음침한 소문 속에서도 열매를 익힌다.

혹은 환갑을 한두 해 남긴 김광규 시인이
혼자 장바구니 든 채 고개 숙이고 걸어가는
오페른 링의 길고 미지근한 저녁 미소가
내게는 하나도 외로워 보이지 않았다

외로워 보이지 않았다, 열매의 땀방울이여,
욕심을 버리려고 몸을 터는 이 계절의 나무,
부를 수 있는 이름은 영원한 이름이 될 수 없고
보이는 몸은 영원한 몸이 될 수가 없다.
☆★☆★☆★☆★☆★☆★☆★☆★☆★☆★☆★☆★
우화의 강

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 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어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과 친하고 싶다.
☆★☆★☆★☆★☆★☆★☆★☆★☆★☆★☆★☆★
이 세상의 긴 江

마종기

며칠 동안 혼자, 긴 강이 흐르는 기슭에서 지냈다.
티브이도, 라디오도 없었고, 문학도 미술도 음악도 없었다.
있는 것은 모두 살아 있었다.
음악이 물과 바위 사이에 살아 있었고,
풀잎 이슬 만나는 다른 이슬의 입술에 미술이 살고 있었다.
땅바닥을 더듬는 벌레의 가는 촉수에 사는 시, 소설은
그 벌레의 깊고 여유 있는 여정에 살고 있었다.

있는 것은 모두 움직이고 있었다.
물이, 나뭇잎이, 구름이, 새와 작은 동물이 쉬지 않고 움직였고,
빗물이 밤벌레의 울음이, 낮의 햇빛과 밤의 달빛과 강의 물빛과
그 모든 것의 그림자가 움직이고 있었다.
움직이는 세상이 내 몸 주위에서 나를 밀어내며 내 몸을 움직여 주었다.
나는 몸을 송두리째 내어놓고 무성한 나뭇잎의 호흡법을 흉내내어 숨쉬기 시작했다.

마침내 나는 내 살까지도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숨쉬는 몸이, 불안한 내 머리의 복잡한 명령을 떠나자 편안해지기 시작했다.
어깨가 가벼워지고 눈이 밝아지고, 나무 열매가 거미줄 속에 숨고,
갑옷의 곤충이 깃을 흔들어내는 사랑 노래도 볼 수 있었다.
나는 세상의 모든 것이 하나가 되어 움직이고 있는 것을 드디어 알게 되었다.

세상의 모든 것이 하나였다. 다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크고 작은 것의 차이에서 떠나기로 결심했다.
보이는 것과 안 보이는 것의 차이에서 떠나고,
살고 죽는 것의 차이에서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것은 내게는 어려운 결심이었다.
며칠 후 인적없는 강기슭을 떠나며 작별 인사를 하자 강은
말없이 내게 다가와 맑고 긴 강물빛 몇 개를 내 가슴에 넣어주었다.
그래서 나는 강이 되었다.
☆★☆★☆★☆★☆★☆★☆★☆★☆★☆★☆★☆★
이름 부르기

마종기

우리는 아직 서로 부르고 있는 것일까.
검은 새 한 마리 나뭇가지에 앉아
운문의 목소리로 이름 불러대면
어느 틈에 비슷한 새 한 마리 날아와
시치미떼고 옆가지에 앉았다.
가까이서 날개로 바람도 만들었다.

아직도 서로 부르고 있는 것일까.
그 새가 언제부턴가 오지 않는다.
아무리 이름 불러도 보이지 않는다.
한적한 가문 밤에는 잠꼬대되어
같은 가지에서 자기 새를 찾는 새.

방안 가득 무거운 편견이 가라앉고
멀리 늙은 기적 소리가 낯설게
밤과 밤사이를 뚫다가 사라진다.
가로등이 하나씩 꺼지는 게 보인다.
부서진 마음도 보도에 굴러다닌다.
목소리라고 부를만한 것이 있었을까.
이름까지 감추고 모두 혼자가 되었다.
우리는 아직 서로 부르고 있는 것일까.
☆★☆★☆★☆★☆★☆★☆★☆★☆★☆★☆★☆★
전 화

마종기


당신이 없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전화를 겁니다.
신호가 가는 소리.
당신 방의 책장을 지금 잘게 흔들고 있을 전화 종소리.
수화기를 오래 귀에 대고 맑은 전화 소리가
당신 방을 완전히 채울때까지 기다립니다.
그래서 당신이 외출에서 돌아와 문을 열 때,
내가 이 구석에서 보낸 모든 전화소리가 당신에게 쏟아져서
그 입술 근처나 가슴 근처에서 비벼대고
은근한 소리의 눈으로 당신을 밤새 지켜볼 수 있도록,

다시 전화를 겁니다.
신호가 가는 소리.
☆★☆★☆★☆★☆★☆★☆★☆★☆★☆★☆★☆★
추운 날의 질문

마종기

그러면 나는 이제 누구인가.
겨울바람에 피부가 터진
말채 나무가 대답도 없이 웃는다.
꿈꾸는 사람은 행복하다.

환갑 넘은 바람 몇 개가 일어나
꿈에서 깨어나지 않은 게으른 열매도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것이라며
낮은 하늘을 흔들어댄다.

이 추위를 보내면 한 세월이 가고
하얀 말채 나무 꽃이 온몸을 덮는다니
그때면 내 뻣속에 감추었던 우수의 철책 거두고
정처 없던 긴 여행을 마무리해야지.

늙은 새 한 마리가 날갯짓 멈추고
얼어버린 하늘을 겨우 넘어가는가,
하늘이 늙은 새를 안아주고 있는가.

그러면 나는 이제 누구인가.
완전하다는 것도 분명하다는 것도
빈 말채 나무에서는 보이지 않고
맑고 푸르른 유혹의 발걸음이
겨울이 끝나는 날처럼 따뜻하구나.
☆★☆★☆★☆★☆★☆★☆★☆★☆★☆★☆★☆★
축제의 꽃

마종기

가령 꽃 속에 들어가면
따뜻하다.
수술과 암술이
바람이나 손길을 핑계 삼아
은근히 몸을 기대며
살고 있는 곳.

시들어 고개 숙인 꽃까지
따뜻하다.
임신한 몸이든 아니든
혼절의 기미로 이불도 안 덮은 채
연하고 부드러운 자세로
깊이 잠들어버린 꽃.

내가 그대에게 가는 여정도
따뜻하리라.
잠든 꽃의 눈과 귀는
이루지 못한 꿈에 싸이고
이별이여, 축제의 표적이여.
애절한 꽃가루가 만발하게
우리를 적셔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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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란 시 모음 40편

《1》
5월의 사랑과 행복

안성란

물빛 고운 하늘에
하얀 꽃 무리를 이루고
바람에 날리는 햇볕의 온화함을
손바닥으로 잡아 보았습니다.

어느새 꽃은 지고
연둣빛 새순이 움트는 나뭇가지는
새 옷으로 갈아입고 하얀 양산으로 가린 얼굴에
5월의 사랑이 곱고 예쁜 행복으로 덧칠해 줍니다.

장미꽃잎을 하나 따서
기다림을 찻잔에 담으면
향기롭고 달콤한 향기가 퍼져가고
마르지 않는 샘물 같은 맑은 마음으로
청하한 하늘이 줄어들지 않는
사랑을 나누어 줍니다.


《2》
6월의 기도

안성란

어둠의 터널에 빛을 주시고
메마른 가지에 이슬을 주시어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흐르는 맑은 물과 같은 사람이 되게 하소서.

온종일 지친 어깨
삶의 흔적 후회의 그늘을 만들기보다
빛 가운데로 걷는
자신감 넘치는 발길을 주시고
향기가 없는 꽃이지만
입에서 흐르는
고운 향내로 따뜻한 마음을 주소서.

소리 없이 사라지는 먼지 같은 인생에
반쪽의 흔적을 소중히 여기게 하시고
자신을 향해서 크게 웃는
마르지 않는 기쁨을 주소서.

한 사람의 사랑으로
수없이 많은 이들의 미움을 버리게 하시고
두 손에 거머쥔 행복을 소중히 여겨
절대로 놓치지 않는 세월로
인생도 삶도 사랑도 귀중함을 알게 하소서.

사랑 받기보다 사랑하는 마음을 주시고
세상을 한탄하며
시들어 버리는 꽃이 되지 않게 하소서.

《3》
12월이라는 종착역

안성란

정신 없이 달려갔다
넘어지고 다치고 눈물을 흘리면서
달려간 길에 12월이라는 종착역에 도착하니
지나간 시간이 발목을 잡아 놓고
돌아보는 맑은 눈동자를
1년이라는 상자에 소담스럽게 담아 놓았다

생각할 틈도 없이 여유를 간직할 틈도 없이
정신 없이 또 한해를 보내는 아쉬움을 남겨 버린다
지치지도 않고 주춤거리지도 않고
시간은 또 흘러 마음에 담은
일기장을 한쪽 두 쪽 펼쳐 보게 한다

만남과 이별을 되풀이하는 인생
하나를 얻으면 다른
하나를 잃어버리는 삶이라지만
무엇을 얻었냐 보다
무엇을 잃어 버렸는가를 먼저 생각하며
인생을 그려놓는
일기장에 버려야 하는 것 을 기록하려고 한다

살아야 한다는 것, 살아 있다는 것
두 가지 모두 중요하겠지만 둘 중
하나를 간직해야 한다면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소중히 여기고 싶다
많은 시간을 잊고 살았지만
분명한 것은 버려야 할 것이
더 많다는 것을 꼭 기억하고 싶다

하나 둘 생각해 본다
버려야 할 것들에 대하여
나는 12월을 보내면서 무엇을 버려야 할까

《4》
가난한 사랑

안성란

마음이 작아서
전부를 담지 못하고
생각이 짧아서
당신에게 아픔을 주었습니다.

머리에 만든 주머니가
너무 작아 내 아픔만 담았고
가슴에 만든 가방이 아주 작아서
당신의 슬픔을 담을 수 없었습니다.

눈물샘이 말라
빨갛게 충혈 된 눈빛을 감추고
차마 흘리지 못한 눈물은
내 가난한 사랑으로
쓸쓸히 내리는 빗방울이 되어서
하얀 기다림의
꽃길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5》
가슴으로 부르는 노래

안성란

풀빛의 그리움으로
일곱 빛깔 무지개를 만들고
먼동이 트는 아침이 오면

당신의 고운 입술에
사랑을 전하는 미소를 만들어

단 하나의 사람으로 갈 빛에 젖어가는
한 잎 단풍잎이 되어도 행복하겠습니다.

흐릿한 하늘
갈잎이 바람을 부르면

언제나 반겨주는 고마운 당신에게
향기로운 노랫말이 되어서

어두운 마음에 맑게 흐르는
빗방울이 되어도 좋겠습니다.

빨갛게 물든 노을을 바라보며
당신이 머무는 곳

그 어디에서든
외롭지 않고 쓸쓸하지 않은
또 다른 기다림이 되어도

당신을 만나 행복했다고
가슴으로 부르는 노래가
슬프지 않은 사랑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6》
가장 필요한 말은 사랑입니다

안성란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말을 하지만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말은 사랑입니다.

꼭 필요한
한 가지 단어를 택해야 한다면
단 두 글자 ‘사랑’을 선택할 것입니다.

누군가를 위해서
노래를 불러야 한다면
사랑 노래 부르고
누군가를 위해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면
용서하고 이해하며
사랑이라는 두 글자를
가장 필요할 때 쓰고 싶습니다.

일기장에
추억을 남겨 놓아야 한다면
“난,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제목을 써두고
가장 큰 행복을 나누며 살고 싶습니다.

사랑은
많은 것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사람을 만들어 줍니다.

사랑은
받아 본 사람만이 진실한 사랑을 알듯,
나눔이 있는 마음으로 사랑하며 살고 싶습니다.

《7》
그리움도 사랑합니다

안성란

인연이란 이름으로
그리움을 안았고
사랑이란 문패를 단 마음의 문에
당신은 손님이 되어 찾아 왔습니다.

어두운 밤하늘에
별빛을 보면 행복했고
아침 창가에 미소로
당신이 주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송이송이 맺히는 슬픔을 씻어 주며
흐르는 눈물도 사랑한다 속삭여 주던
가을날 속삭임은
당신이라는 무인도에 안착해 편안한
그늘이 되어 준 사람이 당신이라면
사랑에 젓어가는
행복한 눈물도 당신이 주셨습니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사람.
듣고 있어도 또 듣고 싶은 목소리.
정겨운 미소가 떠나지 않는 얼굴.
이 모든게 그리움이지만
아픈 그리움도 사랑합니다.

내 아픔을 사랑해 주시고
내 눈물을 아껴 주시는
내 안에 당신은 소중한 사람입니다.

언제까지나
당신은 행복하길
하늘을 보며 기도 드리겠습니다.

《8》
글로 만난 소중한 인연

안성란

만남의 인연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합니다.

나와 너는.
우리의 작은 글에서
서로 마음을 읽게 하고
볼 수 없는 두 눈은 마음을 볼 수 있는
마음의 눈동자를 만들어 갑니다.

사랑하는 마음도
진실한 마음도 거짓이 담긴 마음도
서로 글 속에서
찾아다니는 소중한 인연

글로 여물어진
마음이기에 더욱 진하게 전해져 오고
글로 만난 사이 이기에 더욱 진한 연인으로

그렇게
우리들의 인연은 한층
높이 싸여 가는 것입니다.

소중한 마음이기에
소중한 인연이 되고
귀한 글이기에 귀한 인연으로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설령,
글이라 작은 오해도 생기겠지만
우리는 이내 그 오해를
풀 수 있어야겠습니다.

글은 마음을 속일 수 없고
글은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한자 한자가 소중하고 귀한 것입니다.

서로 마음이 담겨 있고
서로 진실을 나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서로 아끼며 사랑해야 합니다.
마음을 전하는 아름다운 글 속에
예쁜 마음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글이 전하는 지혜도 배우고
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듯
소중한 우리들의 인연을 가꾸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사는 기준이 다 같을 수는 없지만
행복의 조건이 하나일수 없답니다
생긴 모양새가 다르면 성격도 다른법
가진 것이 적지만
행복을 아는 당신이면 좋겠습니다.

《9》
나 항상 그대를

안성란

아침에 행복을 만났어요
파란 하늘이 유혹하는
찻잔의 그리움으로
뽀얀 그대를 만날 수 있었고
하얀 구름을 타고
등실거리며 떨리는 마음으로
행복한 하늘에 그리움을 두고 왔어요

그리고 오후에는
온화한 미소를 만져 보았어요
향긋한 바람에
싱그러운 나뭇가지에 걸터 앉아서
깨끗한 창문에
분홍밫 립스틱 자국을 남기면
파르르 떨리는 손바닥에
"사랑해"라고 그대가 예쁘게 써주었어요

오늘밤엔
달콤한 사랑을 고백했어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안개꽃을 들고
사랑의 속삭임을 타고 오신 그대에게
나 항상 그대를 사랑하며
영혼을 약속한
한 사람으로 살겠노라 맹세를 했어요.

《10》
나는 나에게 묻습니다

안성란

행복으로 만든 노트를 펼치고
하루를 마감하는 시계 하나 그려 놓고
마음으로 쓰는 볼펜 자욱으로
뉘우침을 되풀이하며
내일을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지
우리는 걱정을 먼저 하게 됩니다.

내일을 기쁘게 맞이하도록
오늘 주어진 일에 노력을 했다면
상쾌한 기분으로 아침 해 뜨는 해를
반길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나에게 묻고 있습니다.
오늘 주어진 삶을 훌륭히 완수했는지를
오늘 하루가 행복했는지를

나는 나에게 묻습니다.
미세한 먼지처럼 보이지 않는 인생 길
작은 소망의 사다리 타고 올라가는
밤하늘에 무수히 많은 별 중
내 이름 석 자를 새겨도 될 만한 하루 였는지를

《11》
나를 위한 기도

안성란

많은 것을 가지지는 않았지만
가진 게 없다고 슬퍼하지 말게 하시고
많이 배우진 못했지만
타인에게 숨기려 하지 않게 하소서

가진 게 없어
열심히 살아가는 부지런함으로 살게 하시고
배운 게 없어
타인의 말을 내 것으로 만들게 하소서

사람의 모습으로
값어치있게 살아야 하는
지혜를 높이 쌓게 하시고

타인을 기분 좋게 할 수 있는
작은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도와 주시고
두 개의 문을 닫아 놓고
듣는 법을 잃어버리지 않게 하소서

돈으로 살 수 없는
미소를 잃지 않게 하시고
친절한 행동으로
타인을 편안한 마음이 되도록 노력하게 하시고

좋은 말로 비싼 가치를 하는
마음이 머무는 동산에
사랑으로 고운 꽃을 심어 놓게 하소서.

《12》
당신과 나의 만남

안성란

막연한 그리움을 타고
당신을 만나러 가는 길에
붉게 물든 노을빛 다리를 만들면
두 눈이 시리도록 아픈 보고픔은
눈물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빗물에 젖어드는 외로움은
부담없는 대화로
서로 위로하며 힘이 되어
꼭 필요한 사람으로
마음을 모두 주어도 아깝지 않은
친구 같은 만남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정히 이야기 나누며
마시던 헤이즐럿 커피 한 잔처럼
은은한 향을 가진 당신 마음이
처음 우리가 만나던 그때처럼
맑은 유리잔처럼 투명했으면 좋겠습니다.

살아 있는 동안
단 한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면
당신과 나의 만남이
하늘이 맺어준 인연으로
빛과 소금 같은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13》
당신은 나의 운명

안성란

당신을 생각하면 행복한데
눈물이 나는 이유를 몰랐어요.

많은 걸 가지고 싶어도
욕심 내지 않았고
텅 빈 마음을 품고 살아도
외로움을 느끼지 못했는데
당신을 알고 난 후
많은 변화가 생겨서 두려울 때도 있었어요.

당신을 만나면 꼭 필요한 말이 아닌데
많은 말이 하고 싶었고
당신이 살고 있는 뜨거운 심장은
내 것이 아님을 이제야 알게 되었어요.

당신을 참 많이 사랑 하나 봐요.
지금도
생각만 하는데 눈물이 고이는 걸 보면..

당신이 없는 세상에선 그 어떤 즐거움도
그 어떤 기쁨도 존재할 수 없다는 걸
이젠 알 것 같아요.

당신은 나의 운명으로
내 영혼을 잠재우지 않는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꼭 기억해 주세요.

《14》
당신을 가지고 싶은 욕심

안성란

가슴이 말을 합니다. 좋아한다고
두근거리는 심장이 또 말을 합니다. 사랑 한다고
좋아하는 마음이 가르켜 주었습니다.
너무 욕심부리지 말고 무섭게 집착하지 말라고
잘못 된 사랑을 한다면
상처를 받아 아프다고 가르켜 주었습니다.

사랑이 조용히 말을 합니다.
가끔은 아주 가끔은 마음을 두드려 보라고..
사랑이 변하는 게 아니고
사람의 마음이 변할 수 있으니
마음을 노크하며 확인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속삭여 주었습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했지만
서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인연으로
내 앞에 서 있는 당신을
영원히 가지고 싶은 욕심은 버리지 않겠습니다.

해 맑은 얼굴도
티 없이 밝은 웃음도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언어도
당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15》
당신을 사랑해서

안성란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눈물이 많은 사람이며
파란 하늘을 좋아하는 사람은
밝고 활발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며
꽃을 좋아하는 사람은
사랑이 가득한 사람이고
나무를 좋아하는 사람은
의지하고 싶은 나약함이 있는 사람입니다.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은
근심이 있는 사람이고
파도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픔을 겪은 사람이며
밤하늘을 좋아하는 사람은
외로운 사람이고
별을 좋아하는 사람은
사랑을 그리워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나는 당신을 사랑해서
이 모든 것을 다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16》
따뜻한 겨울 사랑

안성란

창가에 흰 눈이 쌓이면
호-호- 불며 손을 감싸듯
마음이 추워지지 않도록
따뜻한 사랑을 드리겠어요

창가에 흰눈이 스르르 녹아 흐르면
물방울인지 눈물인지 분간 할 수 없이
흐릿해지는 두 눈이 시리지 않도록
꼭 안아 드리겠어요

창가에 흰눈이 녹아 흐르던 물방울이
동글동글 얼음 꽃을 만들어
삶에 지쳐 힘겨워지지 않도록
당신이 좋아하는 따뜻한 커피 한 잔에
내 마음을 모두 넣어 드리겠어요

《17》
미소를 담은 커피 한 잔

안성란

맑은 아침을 마시면
가녀린 바람이 품에 안기고
밝은 미소를 마시면
찻잔의 행복이 가슴을 울립니다.

코끝에 남는
향기로운 커피 한 잔은
꼭 잡아 주는 따뜻한
당신 손길을 그립게 하고
혀끝에 매달린 커피 맛은
달콤하게 속삭여주는
당신 입술을 닮아 버렸습니다.

찻잔의 그리움은
향기로운 하루를 만들어
온 종일 바쁜 일터에 즐거움이 되어
당신이 생각나는 시간이 오면
편히 쉬는 찻집에서
미소를 담은 커피 한 잔에
소중한 행복의 향기를
당신과 나눌 수 있어 참 편안합니다.

《18》
봄을 마시면

안성란

창가에 떨어진
해님을 주워서 소반을 만들고
눈가에 매달린
연분홍 진달래꽃을 따서
하트 모양 화전을 부쳐
은빛 마음에 예쁘게 담았어요.

살랑이는 바람이 질투를 부려
노란 개나리꽃 달아나면
따뜻한 손으로 꼭 잡아 마음을 달래 놓고
하얀 목련 꽃잎 하나
빗방울에 떨어지면 빗물에 젖은
꽃잎을 주워서 찻잔을 만들었어요.

향긋한 꽃을 마시면 그리움이 되고
살가운 바람을 마시면 기다림이 되고
촉촉한 빗물를 마시면
봄과 같은 당신 향기가 코끝에 남아 버려요.


《19》
봄처럼 꽃처럼 그리고 별처럼

안성란

당신은 봄입니다.

싸늘한 눈빛은 얼음 꽃을 만들고
차가움으로 마음은 살얼음처럼
언제나 서리가 내려 앉아 있었지만
사랑의 씨를 뿌리고 파릇한 싹이 돋아
마음에 상처를 걷어내는 기쁨을 주었습니다.

당신은 꽃입니다.

기쁜 일에 기뻐할 줄 몰랐고
축복받은 이땅에서 살아 있다는
존재의 의미도 상실하며 살았지만
촛불처럼 타오르는 꽃으로
생명의 가치를 일깨워
웃음을 찾아
진정한 행복을 누리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당신은 별입니다.

아픔도 슬픔도
눈물까지도 사랑하며
잠들어 있는 영혼을 깨워주는
작은 소망의 집을 지켜주는 별입니다.

《20》
비 오는 날의 수채화

안성란

빗방울 떨어지는 거리에
평온함이 흐르고
물안개 자욱한 산자락
풀꽃이 고개를 들면
빗물에 젖어 가는 흙 냄새는
당신을 생각하게 합니다.

거리 거리마다
부드러운 모카 커피 향기가 퍼지고
매혹적인 빗소리로 첼로가 음악을 켜면
유리벽 담장 아래
빨간 채송화는 방긋 웃으며
빗물에 얼굴을 적시고
우산을 든 손길에
사랑을 이루기 위한
보고픔의 악보를 펼쳐놓게 합니다.

외로운 비가 내리면
하늘은 사랑을 부르고
비 오는 날
행복한 동행자는
수채화 같은 당신이 되어 주었습니다.
☆★☆★☆★☆★☆★☆★☆★☆★☆★☆★☆★☆★
《21》
사랑에게 전하는 말

안성란

그리움아
나와 함께 가자
세월이 우리를 외면한다 할지라도
사랑을 부르는 소리로
서로 지켜주고 아껴주는 마음을 간직하며 사랑하자

그리움아
나와 함께 긴 시간을 같이 가자
사랑한다고 누구에게라도 말을 하고 싶고
생각하면 뭉클한 가슴에...
두근거리는 설레임을 안겨주는 날이 너무 많아서
행복한 마음을 나누고 싶다

사랑아
아프지 말자
마음껏 사랑하고 마음껏 그리워하며
우리 함께 있는 하늘에 감사하며 살아보자

내 사랑아
슬퍼하지 말자
많고 많은 사람 중에 사랑하는 사이가
우리 둘이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자

사랑하는 사람아
안타까워하지 말자
너를 만나 행복하고
나를 알게 된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살자
☆★☆★☆★☆★☆★☆★☆★☆★☆★☆★☆★☆★
《22》
사랑은 봄을 닮았어요

안성란

사랑은 봄을 닮았나 봐요.
찬바람이 부는 마음에
따사로운 햇볕처럼
두근거리는 마음에
파릇한 새싹이 돋아나고
마른 가지에 망울 거리는 꽃나무처럼
예쁜 꽃을 피워주고
머플러 나풀거리는 바람처럼
질투하는 마음을 만들어 주는
사랑은 봄이 오는 소리를 듣고 있어요.

사랑은 봄을 닮았어요.
꽃이 피고 있거든요.
커다란 눈동자에
행복한 눈동자에 봄비를 넣어서
촉촉이 젖어드는
반짝이는 이슬방울 만들어 놓았어요.

맞아요.
사랑은 봄이에요.
봄처럼 시샘도 생겼어요.
봄처럼 사랑은 희망이 되었어요.
봄처럼 행복한 마음에
미소를 심어 놓았거든요.
☆★☆★☆★☆★☆★☆★☆★☆★☆★☆★☆★☆★
《23》
살며 생각하며

안성란

저울은
동등함을 유지하기 위해서

무게를
감지하는 ‘추’를 달아야 하고

사람은
마주보는 눈길이

높이가 같아야
서로 공감하며 어울릴 수 있다

배움은 끝이 없듯
나이만큼
무거운 입술을 만들고

살아온 세월만큼
생각하는 그릇을 만들어서

벗의 말은
마음 깊이 담아놓고
배우고 또 배우며 살아야겠다
☆★☆★☆★☆★☆★☆★☆★☆★☆★☆★☆★☆★
《24》
살아 있는 동안

안성란

마음을 주면 꼭 닫아 두었던 마음의 문을 열고
진실을 내려놓으면 환한 미소로 자연스럽게
다가올 수 있는 편안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마음과 마음이 만나면 눈빛의 의미를 알고
마음과 마음이 통하면 세상을 안을 수 있는
뜨거운 가슴으로 정을 나눌 수 있도록

만나는 사람의 얼굴에 미소가 흐르는
예쁜 사연을 만드는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길지 않은 인생 짧은 시간으로
아쉬움을 만드는 삶이지만 이해하며
조금 뒤로 물러서서 하고 싶은 말은 줄이고

많은 말을 경청하며 웃는 얼굴로
세상을 살 수 있는 내 나이 만큼 성숙한
지혜를 가진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25》
소중한 마음과 고귀한 사랑

안성란

서로 떨어져 있지만
마음을 가졌고

안아 줄 수 없지만
가슴을 요동치는 설레임을 안았고

함께 살지 않지만
힘든일이 생기거나 슬픈일이 생길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으로

곁에 있는것 만으로도 행복을 주고
함께 바라보는 하늘 아래에서
같은 산소를 마시며 살고 있는
당신이 있어 참 좋습니다.

이기적인 생각으로
슬플때 힘들때 마음 아플때
원망을 한적도 있었고

내가 슬퍼하면
당신은 가슴으로 눈물을 흘리고

아파하면
나 보다 더 아파 한다는 걸 알면서도
투정을 부릴 때도 있었습니다.

아껴 주고 싶고..
웃을 수 있게 해 주고 싶고..
행복하게 해 주고 싶고..
아프지 않게 해 주고 싶고..
많이 사랑해 주고 싶습니다.

떨어져 있고
만나지 못한다 해도
소중한 마음과
고귀한 사랑을 가졌으니
이제 부터
당신은 내가 지켜 드리겠습니다.
☆★☆★☆★☆★☆★☆★☆★☆★☆★☆★☆★☆★
《26》
숨겨놓은 사랑하나

안성란

곱디고운 사랑
품에 안고서
아침에 떠오르는 태양처럼
내 꿈에 한 가닥 희망이 되어
숨겨진 가슴에 곱게 새겨진 사랑 하나

보이고 싶지 않고
자랑하고 싶지 않은
내 생에 가장 중요한 선물이 되어
감추고 감춰둔 사랑 하나

주머니 속 그리움으로
두 손에 희망을 웅켜 잡고
나 홀로 열어 보는 숨겨진 선물로
아무도 펼쳐 보지 못하게
남 몰래 숨겨 놓은
행복을 주는
당신의 미소는
나에게 가장 큰 선물입니다

아무도 모르게 살며시 꺼내 보는
사랑 하나 담아 놓은 마음에
내 사랑 가득 담아 놓고
깊숙이 숨겨 놓은
미소라는 이름을 가진
내 안에 비밀로
아침이 주고 가는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선물
당신입니다
☆★☆★☆★☆★☆★☆★☆★☆★☆★☆★☆★☆★
《27》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요

안성란

나를 사랑한다면
아파하지 말고
슬퍼하지 마세요.

내가 걱정된다면 한숨도 쉬지 말고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파란 하늘을 보고 웃어 주세요.

당신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요.

다만, 당신의 맑고 환한 미소로
늘 그 자리에서 있어 주세요.

내 마음 사로잡는 당신이 좋아서
아픔도 슬픔도 내가 가져갈게요.
이렇게 당신 곁에 내가 있어 줄게요.

언제나 기억하세요.
변하지 않는 마음으로
당신을 지켜 드릴게요.
☆★☆★☆★☆★☆★☆★☆★☆★☆★☆★☆★☆★
《28》
열쇠를 찾고 있어요

안성란

열쇠를 찾고 있어요.
사랑이란
감옥에 갇혀 있거든요.

분명히 자유는 있는데
나갈 수가 없어요.

그렇다고
답답한 건 절대 아닌데

감옥에서 헤어나고
싶을 때가 있었어요.

그대 라는 사슬에 묶여
매일 매 시간 같이

있고 싶은 생각에
우울할 때도 있었어요.

때론 혼자가 되어 외로움에
무서운 마음이 들고
바람이 싸늘히 불어 올 때면

온몸에 세포가 일렁이며
더 깊은 감옥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기도 하지요.

열쇠를 찾고 있어요.
사랑이란
감옥을 나올 수 있는 열쇠 말이에요.
☆★☆★☆★☆★☆★☆★☆★☆★☆★☆★☆★☆★
《29》
오늘도 행복한 날 좋은 시간 되기를

안성란

반짝반짝 눈부신 고운 햇볕은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 되고

조가조각 흩어지는 별빛은
깊어가는 밤하늘 은하수로 성을 쌓고

하루라는 짧은 시간에
내 몫인 인생을 되새김질 합니다.

잠들어 깨우지 못하는 지나간 세월에
내 나이 묻지 읺아도 말하지 않아도
삶이 가르쳐 주고

낯선 길을 찾아 홀연히 걷는 중년의 길은
마치 질주하는 무제한 속도와 같이
참 빠르기만 합니다.

돌이켜 생각하면
후회의 장막이 나를 슬프게 하지만
현재라는 차 한 잔에 잠시 머물러

밑줄 그은 삶에 노력해서 심호흡 가쁘지 않도록
오늘도 행복한 날 좋은 시간 되기를

내가 사는 세상에서
가장 많이 웃는 하루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
《30》
오늘만 당신을 미워하겠습니다

안성란

늘 그리운 건 아닙니다.
늘 만나고 싶은 건 아닙니다.

그러나
당신이 있어 웃을 수 있었고
뜨거운 심장에 살고 있는
당신 때문에 행복했습니다.

바쁜 일상에 비워둔 시간을
틈틈이 삐 집고 들어오는
당신의 안부가 궁금한 햇볕 따뜻한 오후.

책상 한쪽 꽃병에 나지막이 앉아 있는
작은 국화 향기로 그리움을 만들고

식어 버린 커피 한 잔 차가움으로
기약없는 기다림에
아픔을 주는 당신이 미워집니다.

잡을 수 없는 보고픔이
아리한 아픔을 주어도 행복했는데

빈 가슴 이미 식어 버린 찻잔을 바라보니
오늘은 당신이 미워집니다.

많이 보고 싶은데.
너무 많이 보고 싶은데
내 마음 몰라 주는 당신이
오늘은 정말 미워집니다.
☆★☆★☆★☆★☆★☆★☆★☆★☆★☆★☆★☆★
《31》
오늘을 이렇게 살고 싶다

안성란

오늘이 있어
감사함을 알게 하고
희망이 있어 내일을 바라보고 싶다.

하루라는 짧은 시간을
헛되게 보내지 말고
한가지라도 분명히 해내는 내가 되고 싶다.

모자람을 채우는
내일이 있어
조급함을 버리고
조금 실수를 하더라도
천천히 생각하는 느긋한 마음으로 살고 싶다.

오늘은
시간을 어찌 보낼까? 보다
할 일을 미리 찾아 알찬 시간으로
오늘 할 일을
될 수 있으면 내일로 미루지 않는
노력하는 삶을 살고 싶다.

시작을 했으면
마무리까지 최선을 다하며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하며 살고 싶다.

오늘이 있어
웃을 수 있는 여유도 생겨
너무 조급하게 달리는
마라톤 선수가 되지 말고
한걸음 물러설 줄 아는
넉넉한 마음도 간직하며 살고 싶다.
☆★☆★☆★☆★☆★☆★☆★☆★☆★☆★☆★☆★
《32》
음악처럼 흐르는 하루

안성란

사람을 좋아하고
만남을 그리워하며
작은 책갈피에 끼워 놓은
예쁜 사연을 사랑하고
살아있다는 숨소리에 감사하며
커다란 머그잔에 담긴 커피 향처럼
인생이 담긴
향기로운 아침이 행복합니다.

어디서 끝이 날지 모르는
여정의 길에
마음 터 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좋고
말이 통하고 생각이 같고
눈빛 하나로 마음을 읽어주는
좋은 친구가 있어 행복합니다.

녹슬어 가는 인생에
사랑 받는 축복으로
고마운 사람들과 함께하는
음악처럼 흐르는 하루가 참 행복합니다.
☆★☆★☆★☆★☆★☆★☆★☆★☆★☆★☆★☆★
《33》
인생도 삶도 신호등처럼

안성란

두 다리,
쉬어 가라 한다.

빨간 신호등 불을 켜놓고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보라 한다.

두 손은
기도하라 한다.

초록 신호등 불이 깜빡일 때
슬픔 안에, 아픔 안에
희망이 되는 것을 찾아
새날을 감사드리라 한다.

두 눈을
감으라 한다.

노란 신호등 불이 켜질 때
욕심을 버리고
조금, 부족한 듯,
조금, 모자란 듯,
마음에 채워지는
그릇을 비우며

겸손하게 살아가라 한다.
☆★☆★☆★☆★☆★☆★☆★☆★☆★☆★☆★☆★
《34》
인생이란 계단

안성란

인생은 연극이라 했다.
산다는 게 힘들다고 삶이 버겁다고
중도에 막이 내려지는 연극은 아무 의미가 없다.

햇볕이 있어야 초록 나무를 볼 수 있고
잔잔히 불어 주는 바람의 고마움을 느낄 수 있는
소박한 꿈을 가질 수 있는 게 바로 인생이라 생각한다.

나 자신만 사는 게 힘들다고 생각하지 말고
나보다 더 높은 곳으로 오르려고 욕심을 부리지 말고
주어진 일에 성실함으로 만족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즐거운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때론 내가 하는 일에 싫증을 느낄 때도 있고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겠지만
우리는 쉽게 버릴 수 없음을 알게 된다.

생각을 바꿔보면
내가 좋아서 하는 일
또는 내게 맞는 일을 하고 있다면
모든 일에 당당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특별한 삶과 행복한 인생이 따로 있겠는가?
일어나 하늘을 보라
저 넓고 푸른 하늘은 우리를 지켜 줄 것이다.

명심하라.
누구든지 삶에 대하여 만족하며 사는 사람은 없으니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여겨 보라.

포기하는 삶을 살지 말고
절대 좌절치 말고
한 번 더 일어나 걸어간다면
예전에 큰 물건이 아닐지라도 작은 꿈 상자로 만족 할 수 있는
인생이란 계단을 웃으며 오를 수 있을 것이다.
☆★☆★☆★☆★☆★☆★☆★☆★☆★☆★☆★☆★
《35》
인연의 노래

안성란

인연의 울타리는 편안했습니다.
서로 웃음을 나누었고
서로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그들의 얼굴엔
항상 미소가 떠나지 않았으며
마음이 통하는
문은 항상 활짝 열려 있었습니다.

대화가 통하고
마음과 마음이 하나 되는 느낌은
울컥이는 가슴으로 눈시울 적시는
행복함의 눈물이었고
아픔을 달래는 조용히 흐르는 침묵은
그들도 함께 아픔을 느끼기 때문이었습니다.

참 고마운 사람들
참 따듯한 마음들
그들의 얼굴이 하나 둘 스쳐가는 시간이면
명치 끝에서 올라오는
행복한 눈물을 감추질 못하고
한 줄의 짧은 글로
그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잊는다는 것……
잊힌다는 것……
잊어 버려야 하는 것이 참 많지만
그들의 고마운 마음은
절대 잊고 싶지 않습니다.

고요히 흐르는 까만 하늘에
인연이란 오선지를 그어 놓고
어둠을 밝혀주는 가로등 불빛처럼
서로 마음을 비춰주는
밝고 청아한 음악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
《36》
지금이 참 좋다

안성란

환하게 웃어주는 햇살의 고마움으로
아침 창을 열면
흐릿하게 미소 짓는 바람이 있어서 참 좋다.

흩어진 머리카락 쓸어 올리며
뒤뚱거리며 걷는 오리처럼
비틀거리는 하루지만
걸을 수 있다는
고마운 두 다리가 있어서 참 좋다.

땀 방울 방울방울 이마에 맺혀도
열심히 살아가는 얼굴에
미소가 넘쳐서 참 좋다.

힘들고 고달픈 삶이라지만
내 곁을 지켜 주는
좋은 사람들이 있어서 더욱 좋다.

시간이 멈춘다 해도
오늘이라는 성적표에
부지런히 살았다는 표시로
밤하늘 달님이 친구가 되어주니 참 좋다.

아무 이유없이
그냥 지금이 참 좋다.
☆★☆★☆★☆★☆★☆★☆★☆★☆★☆★☆★☆★
《37》
하루를 위한 기도

안성란

한곳을 바라보며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믿음으로 살았어요

언젠가 떠나는 길이지만
돌아가는 길이
힘든 걸음인 줄 몰랐어요

새로운 하루에 도착하면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시고

깊은 용기를 주시고
이겨내는 맑은 지혜를 주세요

시작하는 문을 활짝 열고
하루의 평화를 주시어

주춤거리는 마음
굳건히 잡아 주시고

길 잃은 미아가 되지 않도록
일어서는 당당한 힘을 주세요
☆★☆★☆★☆★☆★☆★☆★☆★☆★☆★☆★☆★
《38》
하얀 봄

안성란

늘 그리움을 만드는 게 아니지만
파란 하늘 위에
하얀 구름 속에서
방그레 웃는 햇살처럼
참 좋은 당신에게
꽃으로 쓴 편지를 보내드리면
사랑으로 부르는 하나의 노래가 되고
풀잎으로 만든 피리 소리
귓가를 자극하는 당신 고운 목소리로
사랑한다. 속삭여 주는
예쁜 꽃잎이 부르는 노랫말로 들립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마치 질투라도 하는 듯
새초롬히 토라져 버리는
하얀 꽃잎이 흩날리는 날
나는 당신을 찾아서 넓은 하늘을 바라보며
보고픔을 참아 내지만
들리지 않는 곱고 고운 음성을 찾는
당신은 나의 그리움이지만
그리움조차 사랑하는 바보가 되어 버립니다.

사랑합니다.
당신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되어
하얀 봄이 내리는 날이면
쓸쓸해질 당신 마음까지 사랑합니다
☆★☆★☆★☆★☆★☆★☆★☆★☆★☆★☆★☆★
《39》
한사람을 알았을 뿐인데

안성란

한 사람을 알았을 뿐인데
만나는 사람들이 정겹습니다

목소리만 들었을 뿐인데 설래였고
이유없이 기분이 좋와 졌습니다

한 사람을 알았을 뿐인데
하루가 즐겁고
웃는 시간이 많아 졌으며
그 사람을 생각하는 시간이 점점 길어 졌습니다

한 사란을 알았을 뿐인데
많은 변화가 생겨
나도 모르게 놀랄 때가 있습니다

행복을 알았고
그리움으로 보고싶은 사람이 생겼습니다

그사람이
나처럼 웃는 하루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나보다 행복하길 빌어주게 되었습니다

한 사람을 알았을 뿐인데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
《40》
행복을 파는 상점이 있습니다

안성란

행복을
파는 상점이 있습니다.

그곳에 가면
언제나 그랬듯이
주인이 없어서
이상하다 여겼지만
이제는 당연하다는 생각으로
행복을 파는 상점으로 들어가곤 합니다.

햇살이 방그레-웃는 날은
그 상점에서는
예쁘게 포장한 사랑을 진열해 놓고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곱게 접어놓은
그리움에
연분홍 리본을 매어 놓고

회색 빛 하늘이
우울해 지는 날이면
숨겨 놓은 기다림을
소박한 바구니에
예쁜 빛깔 꽃잎을 가득 채워 놓고

커다란 창가에
바람이 들려주는 풍경 소리에
맑고 투명한 마음을 만들어 줍니다.

당신은
언제나 보이지 않게
선물을 두고 가시는
내 안에
행복한 상점에 주인이 되어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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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숙현 시 모음 71편

《1》
가을 편지

임숙현

가을빛 고와 투명한 그리움
풀어헤친 가슴 햇살 받아
사랑 채우는 가을처럼

풍요로움 속에서도 비우는 마음으로
하루를 걷는 오늘에 익어 가는 세월
서늘한 바람을 안고

흐르는 그리움 말려 사랑 담으면
따뜻한 그대의 미소 마음 밝혀주니
마음 나눌 수 있는 사람 더욱 그립네

살랑이는 바람에 삶의 고단함 내려놓고
세월에 물들인 이야기
그리움인 것을

《2》
그 사람이 당신

임숙현

마음 사이 핀 삶의 이야기
찻잔 사이 마음 내려놓고
맑은 빛 촉촉하게 젖은 눈동자
마음과 교류하는
가슴 설레게 하는 만남
그 사람이 당신

풍성한 마음으로
더불어 사랑하며
살아가는 오늘
일그러진 내 모습을 일깨워
기쁨과 슬픔 동행하는 일상
깊이 생각하며

아픔이 있어
기쁨의 의미 소중히 간직하고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오늘
마음의 목마름
커피 한잔 마십니다.

《3》
그대 가는 길에

임숙현

삶에 여울진 그리움 목마름에
지치고 굽이진 언덕 넘어

가슴의 강을 건너
소용돌이치는 물살에 떠밀려

용트림하는 울림은
빗물과 함께 세차게 가슴에 흐르니

빗물에 웃음 진 얼굴 그려놓고
구름 사이 비치는 햇살

그대 가는 길에
밝고 맑음으로 비치면 좋으련만

마음에서 마음으로 가는 길
소리 없이 그대 다가와

그대 담은 가슴
묻어둔 그리움 쏟아내며 강 이룬다

《4》

그대 그리워지는 오늘

임숙현

눈을 감아도 보이는 마음
마음과 마음이 느껴질 때
물결 일렁이고
부드러운 눈 맞춤에
마음 나눌 수 있는
따사로운 그대가 그립고

작은 마음 가득 실어
보낼 수 있는 초록빛 그리워
메아리에 실린 울림 귀 기울임으로
그대가 그리워지는 오늘
차가움 속에서도 녹아 내리는
가슴에 그대를 묻고

작은 바람에 세월을 걸어봐도
흐르는 세월은
마음속의 따뜻함 닿아
하얀빛 밝혀 비를 내리니
아름다운 그대의 모습
그대 오시는 그 날을 기다립니다

《5》
그대 봄과 함께 오세요

임숙현

주고 또 주어도 아깝지 않은 사랑
메마른 가지에 스며들어
가슴을 거니는 그대

먼 기억을 헤매며
가지가지 뾰쪽순
두 손 들고 반기네

가슴에 맺힌 사연
길고 긴 이야기
가슴을 타고 흐르면

기억 속에 숨겨진 그리움
잊을 수 없기에
세월 흘러도 여전히 그리운 사람

봉긋한 몽우리 환한 미소 띠며
피어오르는 그대
세월에 묶인 그리움 녹여가며

그대 봄과 함께 오세요

《6》
그대 향한 그리움

임숙현

가슴이 맞닿아 마음 나누며
꽃 피우던 그 날처럼
가슴에 떠있는 별 하나
그리움 달랠 길 없어

나에게 준 그리움
세월에 띄워놓고
고뇌에 찬 삶
사라질 줄 모르는 그림자

쌓고 부수면서
나를 일깨워준 그대
가슴의 울림으로
고운 무늬를 그려놓으니

빛이 되어 주는 마음
내 안에 자리하고 있어
보이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그대의 향기에 미소 집니다

《7》
그대라는 사랑으로

임숙현

빛나는 거리의 화려함에서
세월은 훌쩍 넘어가지만

못다 한 이야기 부족했던 사랑에
아쉬움을 남기는 삶일지라도

어둠을 뚫고 나오는 태양에
침묵으로 하루를 일깨워 가면

빈 가슴 채워주던 정 그립고
세월을 벗삼아 나누던 가슴

세월에 장단 놓고
기억의 저편 가슴 시리도록

마음결에 일렁이는
무거운 상념

그대라는 사랑으로
함께 걷던 그길

하루쯤은 행복했던 마음 채워
우리라는 길 걸어봅니다

《8》
그리운 얼굴

임숙현

고운 사랑 하나
가슴에 안고

물 흐르듯 살면
아름다운걸

어제가 가고
오늘 지나가도

아롱이는 그대 얼굴
볼 수는 없어도 느낄 수 있어

한 조각
그리움 빛을 낸다.

《9》
그리운 이름

임숙현

울어대는 바람 소리
잠들지 못해
찬바람에 꽃피우다 멈춰
눈물에 젖었어도

세월을 넘어 기웃대는
가슴 적시는 그리움
스치며 지나가는
보고 품이 가득한 얼굴

걸어둔 그리움 한 잎
꽃 바람 불며
봄 향기처럼
따사로운 햇살 따라

그리움만 내 곁에 머물러
마음속에 있는 생각
산들바람같이 부드럽게
그리운 이름 불러봅니다

《10》
그리움이 머물던 자리

임숙현

가슴에 슬픔 있어
먼 하늘 바라볼 때
세월의 강 너머
마음 짚어주는 별 하나

아쉬움이 맴도는 자리
삶의 강 너머
덩그러이 남은 그리움
사랑 잉태하니

세월 찬바람에 찾아든
갈색 물든 그리움 담아
따뜻함 품은 마음 한잔 마시며
그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낍니다.

《11》
꽃 비 내리는 날

임숙현

화사하게 피어나는
꽃잎에 내려앉아

따사로운 봄 햇살의
따뜻함으로 마음 녹이고

목말랐던 가슴
하늘거리며 떨어지는

꽃잎의 사연
마음 한잔 마시면

꽃 비 내려
촉촉한 향기 휘날리니

가고 없는
그대 오지 않고

붉게 물 드는 그리움
봄은 짙어갑니다.

《12》
나 당신 사랑하기에

임숙현

곱고 아름다운 사랑 앞에
겸허한 마음 받아들이고
미소지을 수 있어 즐거운 삶
가슴에 담기는 그리움 피워

내 마음에 둥지 틀고
늘 보고 싶게 만드는 사람
소중하게 바라보는
메아리 같은 삶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내 마음에 쉼을 주는 이야기
그리움 자라납니다
당신 안에 머문 사랑
내 안에 가득해

진솔한 사랑의 집을 짓고
고요히 피어나는 삶의 언덕에
나 당신 사랑하기에 희망을 안고
질곡의 세월을 넘어갑니다.

《13》
나에게 있어 당신은

임숙현

세월은 그립게 찍어진 발자국
느낌표가 되어

아름다움 채우기 위해
미소 건네 봅니다

흐르는 당신은 소리 없이 다가와
메마른 가슴을 적셔주고

나에게 있어 당신은
멈출 수 없는 그리움 되어

가까이 아주 가까운 곳에서
가벼운 걸음처럼 가을은 오고

떨리듯 다가오는 가슴
빠른 세월에 전하지 못한 마음

기쁨을 채우려는 내일을 기다리며
소리 없이 당신 불러봅니다

《14》
내 마음은

임숙현

따뜻한 봄바람 불며
찾아드는 향기에
내 사랑 그대여
봄과 함께 오렴

세월의 흐름 따라
마음의 강을 건너
초록빛 그리는 이야기 나누며
일상 내 삶에 동행

가슴 안에 숨 쉬는
봉긋한 그리움
꽃망울 부풀어
그리움 터트리며 나에게 오렴

《15》
내 안에 사랑

임숙현

세월이 안고 가는
시간 속에서
마음 사이 부는 바람
고요를 노래하며
추억을 이야기하고

가슴에 이룬 정원
울창한 숲 걸어가며
아련하게 떠오르는 기억
아롱아롱 피어나니

겨울을 부르는 찬바람
또 다른 그리움 잉태한 채
마음 사이 흐르는
따뜻함 온화하게 피어나면

가슴에 깔린 아쉬움
품었던 마음 풀어헤치며
내 안에 사랑
너를 안고 세월에 장단 놓는다

《16》
내게 너무도 소중한 사람

임숙현

하늘빛 고운 빛깔 가르고
싱그러운 푸름에 빗방울 흘러내립니다
목마른 가슴 당신은 따뜻한 마음으로
햇살 고운 빛 주었고
꽃망울 같은 미소로 향기도 주었지요

눈감아도 선명하게 떠오르는 당신
그리움 물들어 가슴 한쪽 쌓아두고
내게 너무도 소중한 사람
깊은 마음 주고 싶습니다

함께한 시간 기억해야 할 사람 당신이고
환하게 웃고 있는 미소
가슴으로 입맞춤하면서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

내 작은 마음 기쁨 되고
삶에 지친 마음에
사랑과 행복이 촉촉이 스며들어
언제나 당신에게 향기로운
사랑의 비가 내렸으면 합니다.

《17》
내게 소중한 그대

임숙현

가슴의 뜰에 자란 고운 꽃
푸름 짙어 고운 빛 간직하고

밝고 맑은 눈동자
맑음을 부르며 살아가는 아름다움에

세월이 깔아놓은 흔적
가을 하늘 닮은 마음으로

고요를 채운면서
가슴에 담긴 설움

환하게 웃음 짓는 모습에서
따뜻한 마음을 안아봅니다

시간이 안고 온
내게 너무 소중한 그대이기에

《18》
너는 나에게

임숙현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고
가슴 시리도록 아픈 사랑

사랑이 머무는 가슴엔
언제나 따뜻함이 살아 있었고

세월에 피어난
그대의 향기

여린 가슴보고 싶게
물들여 놓은 얼굴

불어오는 바람에
사랑 실어 가슴에 걸어두면

세월과 함께 지나간 자리엔
사랑은 빗물 되어

아련한 그리움 되었어
너는 나에게

《19》
너를 위해 존재한 약속

임숙현

전해주는 사랑 한 줌 햇살 먹고
곱게 피어난 소중한
꽃 한 송이 활짝 웃음 지며
뜨거운 햇살의 미소를 가진 너

진실한 가슴으로
사랑을 위해 살다가
지금처럼 가슴 저리고
간절하게 부르고 싶은 이름

지쳐버린 하늘 구름 가르고
밝은 햇살 하늘빛
푸른 물결 장단 놓아
세월 흘러도 너를 위해 존재한 약속

하늘 향해 울려 퍼지니
품어내는 마음과 생각이 모여
살아 움직이는 애틋한
그리움 마시며

깊어지는 그리움 살아 있는
삶의 향기 긴 여운 남기고
세월 속에 사라져가는 뜬구름
하나밖에 모르는

가슴이 사랑을 만나
너 그리며 작은 행복 부른다.

《20》
너의 편안함이 나의 행복

임숙현

순백의 곱디고운 아름다움으로
내 가슴에 핀 꽃
밝고 맑게 바라보는 마음으로
세상 바라보라 일렀거늘
굽이진 골짜기
걸어가는 애처러움이
내 가슴에 상처를 냈구나

커다란 꿈으로 삶의 날개를 달고
자유롭게 날고 싶었던 너
세월의 시험이었을까
삶의 유혹이었든가
무언으로 바라보는 가슴
소리 없이 눈물 흘러내리며
가슴의 소리 통곡을 하는데

세상살이 힘들고
번뇌 쌓여도
지혜와 배려하는 마음에서
현실을 밝혀보렴
돈도 권세도
함께하면 좋으련만

마음 편한게 제일
많은 생각은 아프기만 하니
너의 가슴에서 핀 꽃을 바라봐
세상 어느 꽃이 그보다 예쁠까
조금은 내려놓고
조금은 비워가며
조금은 천천히 걸어가면 어떨까?
☆★☆★☆★☆★☆★☆★☆★☆★☆★☆★☆★☆★
《21》
느낄 수 있는 한 사람

임숙현

머뭇거리는 그리움은
그립다 하지 못하고
보고 싶은 마음
한 조각 가슴에 심어

마주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한 사람
보지 않아도
밝은 모습으로

호탕한 웃음진 모습이
눈앞에 어른거리면
울림 하는 마음
잔잔한 물살 가르며

움켜쥐는 가슴
맑은 향기로 씻기면서
세월에 깔린 기억
알알이 익어 있는 이야기 담아냅니다.
☆★☆★☆★☆★☆★☆★☆★☆★☆★☆★☆★☆★
《22》
늘 그리운 사람

임숙현

순백의
가슴 위에
스며드는
바람 가르고

삭풍처럼
차가운 가슴
햇살 한 줌
그리움 쏟아져

다가오는
향기에 젖어
사랑으로 이루어진 삶
마음에 새기면

아름다운 삶
그리움이던 그대
가슴 사이 비치는
애닮은 사랑

잘해주지 못한 아쉬움
가슴 가득해
가슴에 흐르는
눈물 눈이 되어 내립니다
☆★☆★☆★☆★☆★☆★☆★☆★☆★☆★☆★☆★
《23》
늘 함께 할 수 있는 사람

임숙현

눈부시게 쏟아지는 햇볕
계절이 지나며 주는 사랑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좋아
부르면 가슴을
파고드는 그대

힘든 짐 어깨 동여매고
엮인 의미
가슴으로 느끼면서
빛나는 인연이 되어 흠뻑 적시는 사람

삶의 시간 속에서
쌓인 만큼 성숙하고
심금을 울리는 이야기
늘 함께할 수 있어
그리움에 사랑 담아봅니다.

☆★☆★☆★☆★☆★☆★☆★☆★☆★☆★☆★☆★
《24》
당신 마중 갈게요

임숙현

내 가슴속에는 사연과 아픔이 들어 있고
눈물과 사랑이 들어 있습니다

내 사랑 당신 삶엔 진솔한 따뜻한 가슴 그리워
늘 함께할 수 있는 고귀한 사랑

안타까운 생각 느끼며 어둠을 밝혀주는
촛불같이 사랑 익혀갑니다

깊어가는 가을 저녁 슬픈 이야기 눈물겨워
내 곁에 쓸쓸히 떠오르는 얼굴

가슴 깊은 곳에 그리움의 뿌리 내리고
멈추지 않은 야윈 그리움

당신 보고 싶어 기어이 눈물 흘립니다
당신은 나처럼 아파 말아요

내가 당신 아픔까지 담아두고
해맑은 미소 안고 당신 마중 갈게요
☆★☆★☆★☆★☆★☆★☆★☆★☆★☆★☆★☆★
《25》
당신만 곁에 있어준다면

임숙현

고독한 가슴 안타까운 마음으로
묻어야 할 사랑
밤하늘에 띄워놓고
습관처럼 되어버린 일상
당신 그리며 별빛에 젖어
아련한 가슴에 피어나는 한 송이

흐르다 멈춘
가슴 사이 오솔길
따뜻함 깔아 전해지는 향기
낮은 곳으로 흐르는
작은 가슴 길을 내어
사랑 항해 잔잔하게 걸어갑니다

함께한 시간에
어찌 좋은 날만 있었겠어요
지금도 당신의 안부가 묻고 싶고
당신만 곁에 있어준다면
함께한 세월 마음껏
사랑했기에 행복했고

여전히 사랑하기에
후회는 없다고 말할 수 있는데
찬바람에 돋아난 그리움 가슴 흔들어
삶의 기다림으로 수놓는 시간
그리움은 당신 찾아 나서는데
당신 언제 오시렵니까
☆★☆★☆★☆★☆★☆★☆★☆★☆★☆★☆★☆★
《26》
당신은 꿈이었어

임숙현

떨어져 있어도 안부가 궁금하고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
궁금해 생각나는 사람
보이지 않아도 느낄 수 있고
보고 싶어 그리운 사람

함께 바라보던 세상 아름다웠지만
이젠 내 가슴에 없어
가슴을 타고 흐르고 눈물
만날 수 없어
꿈속에서 만나길 소망했고

먼 하늘 바라보다
당신 생각에 안부가 궁금했어
편안함과 건강만을 생각하며
사랑했기에 함께하는 설렘
그건 나만의 아픔이었지

그건 꿈을 꾼 거야
사랑은 그런 게 아니었어
손짓하며 바람에 실린 봄 향기
가슴은 무거운 옷 벗어버렸고
마음은 상큼하게 단장했어

긴 그림자 남기지 않으려
시간의 흐름 안에서
작은 웃음 줄 수 있어
서로에게 소중한
아름다운 사람으로 남겨지려 해
☆★☆★☆★☆★☆★☆★☆★☆★☆★☆★☆★☆★
《27》
당신이 그립습니다

임숙현

어둠을
뚫고 나오는
햇살의
향기를 안고

그리움 찾아와
공허한 가슴
기억의
거리를 헤매다

세월과 함께
걸어가면
그대
생각만으로도

그윽하고
따뜻한 사랑은
한 가닥 바람에
그리움 싣고

세월을 부르는 노래
아름다운
사랑 느껴지며
당신이 그립습니다
☆★☆★☆★☆★☆★☆★☆★☆★☆★☆★☆★☆★
《28》
당신이 보고싶은 오늘입니다

임숙현

당신 사랑하는 시간
너무 아름다웠고

당신의 사랑 받는
나 참 행복했기에

마음이 따뜻하고
조금은 넉넉한 여유로움으로

나보단 상대를 생각하는 당신
현실에 충실하고 사랑을 깨달아

말보단 행함을
긍정적으로 악수하고

서로 살아가는 이유
깊이 공유하면서

상실로 외로워하고
쓸쓸해하는 당신

온전한 사랑을 위하고
한 번 뿐인 인연

함께 하는 소중함으로
예쁜 미소를 보내봅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하기에

물리 젖은 눈빛에 담긴 사랑
당신이 보고싶은 오늘입니다.
☆★☆★☆★☆★☆★☆★☆★☆★☆★☆★☆★☆★
《29》
당신이 있어 고마웠습니다

임숙현

시간의 흐름을 타고
묻혀 가는 세월
밝은 햇살이 있어
마음에 맑음을 퍼 올립니다

마음 안에 있는 번뇌와 아픔
기쁨은 생각에서 일깨워도
배려와 이해
따뜻한 마음 지니지 못해

격조했던 작은 가슴
부족한 내 존재임을 느끼며
지나 가버린 기억
빛나는 생각 밝혀

작은 거에 소중함
다시 뇌 새기고
함께 했기에 소중한 삶의 향기
당신이 있어 고마웠습니다

새해에도
좋은 인연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
《30》
마음 한 조각

임숙현

보이지 않은 생각
아름다운 삶을 위하고

내 안에서 함께 숨쉬는 당신
사랑하는 만큼 소중한 사람

따뜻하고 향기로운 그리움에
바람 같은 삶

나이테 굵어지며
마음 자라 작아지고

가슴을 감싸주는 햇살
따뜻한 마음 한 조각 내어주니

사랑으로 물들인
마음의 울림

삶에 지친 마음 녹아들며
세월은 저만치 사라지네
☆★☆★☆★☆★☆★☆★☆★☆★☆★☆★☆★☆★
《31》
마음속에 비친 그리움

임숙현

계절의 길목을 지나
시간 속에 묻히는 세월
모두가 떠나고 홀로 남은 12월

돌아설 수도 돌아갈 수도 없는
삶을 채워주던 바쁜 일상 속에서
마음 한켠 접어둔 그리움

잊는듯 하면서도
기억 속에 있는 사람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던
그대가 있어 행복했던 지난날

낯설지 않은 향기 느끼면서
마음속에 비친 그리움
나 하나의 마음에 편안함을 담아
그대에게 온기를 전해봅니다.
☆★☆★☆★☆★☆★☆★☆★☆★☆★☆★☆★☆★
《32》
마음의 기도

임숙현

마음의 눈으로
작은 거에 소중함을 알고

마음 한 모금에서
순수한 감동을 찾아

맑은 마음 느끼는
사랑만이 느낄 수 있는

기쁨과 슬픔
가슴속에서 허우적거려

지치고 힘든 삶
그대가 곁에

있어준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의 꽃 피어

고통의 멍에
따뜻한 가슴으로 동행하며

마음으로 마시는
사랑의 향기

잔잔한 기쁨으로
이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내 앞에 놓인 하루하루가
환한 미소 질 수 있도록.
☆★☆★☆★☆★☆★☆★☆★☆★☆★☆★☆★☆★
《33》
마음이 하는 말

임숙현

순백의 그리움
사뿐히 춤추면
\앙상한 겨울나무에 걸린
초록빛 그리워
가슴에 걸린 사랑
울림은 가슴 골 때리면

세월이 가져간 생각
마음의 꽃 피우기 위한 흔들림
동그랗게 그려놓고
가슴을 타고 흐르는 눈물
겨울비가 되어
찬바람을 타고 흐르면

기억 속에 우거진
사랑의 거리를 걸으며
조용히 말을 합니다
겨울이 가고
연둣빛 그리움
따뜻한 봄이오면

두 눈은 푸른빛 물들어
그대 숨쉬는 내 가슴
세월에 덮인 정
마음 일구면서
깊어지는 기쁨의 골짜기를
함께 걸을 거라고
☆★☆★☆★☆★☆★☆★☆★☆★☆★☆★☆★☆★
《34》
보고싶어 그리운 사람

임숙현

가슴 깊은 곳 그리움 주어
울림 하는 메아리
무심하게 지나가는 세월에
따뜻한 마음 걸어두고

나이테 굵어지며
씁쓸히 웃고 있는 가슴이
가을 숲을 거닐며
사랑할 때의 마음으로

가을 햇살 담아
떨리는 눈 맞춤하면
가을바람에 묻어온 향기 짙어
보고 싶어 그리운 사람

채워줄 수 없는 그리움
시린 가슴에 부서지고
굽이굽이 흐르는 세월
쓸쓸한 바람만 분다.
☆★☆★☆★☆★☆★☆★☆★☆★☆★☆★☆★☆★
《35》
봄 향기

임숙현

온기 담아 찾아온
마음 한 자락

초록빛 품고 안기는
햇살 속 모습 아름답네

오늘이란 주어진 삶에
물 흐르듯 편안함을 느끼며

변해가는 세월 속에서
돌이킬 수 없는 기억

그대 있고 내가 있는
그것만으로도 기쁨인 것을
☆★☆★☆★☆★☆★☆★☆★☆★☆★☆★☆★☆★
《36》
봄으로 오는 그대

임숙현

가슴 울리는 따뜻함으로
그대를 안고
희망이 있어 그리는 꿈
가슴에 쌓인 아픔 털어 내고

넣어두었던 그리움 꺼내
봄 오는 길목
마음속에 깔린 안개
아직도 차가움 흘러나와

따사롭게 비춰주는 햇살 따라
환하게 미소짓고
바람이 전해주는
그대 봄으로 와

밝은 햇살 드리운 가슴
그리운 물결 따라
얼굴 내미는
새싹의 용트림을 기다립니다.
☆★☆★☆★☆★☆★☆★☆★☆★☆★☆★☆★☆★
《37》
봄은 내 가슴에

임숙현

봉긋한 그리움
새록새록 꽃 피울 때

세월 속에 묻힌 이야기
가슴에 흐르니

봄바람에 실려온
그대의 향기는

화사한 미소로
사랑하며 사는 세월

부족한 만큼
채워 가는 햇살 따사로워

목마름 채워줄
푸른빛 물들일 속삭임이

작은 울림으로
가슴에 머뭅니다
☆★☆★☆★☆★☆★☆★☆★☆★☆★☆★☆★☆★
《38》
봄이 오는 길

임숙현

따사로운 햇살에
시련을 견디며
피워내는 꽃망울

고통스러웠기에
느낌으로 만나는
사랑하는 마음에

이슬처럼 맑은
사랑의 속삭임
그리움 품고

기쁨이고저
세월의 다리를 건너
한마음 닿으려 하니

마음에서 오는 생각
기쁨으로 이어져
사랑으로 아름다울 수 있기에

초록빛 싹 틔우는 가슴
마음 적셔오는 따뜻함에
조용히 미소 집니다
☆★☆★☆★☆★☆★☆★☆★☆★☆★☆★☆★☆★
《39》
사랑아

임숙현

기쁨과 슬픔이 숨쉬는 공간
포근한 마음 띄어놓고
마음의 향기가 묻어 있는 기억
마음과 마음이 만나 사랑이 영글고

서로의 마음 읽어
느낄 수 있는 우리
포근한 온기 띄어놓고
마음 나눌 수 있어 행복했지요

불러도 대답없는 사랑아
당신 덕분에 행복했던 시간
내 삶의 활력소였기에
버팀목으로 쌓아온 정

순백의 마음으로
맑음 둘러싸고
일상 속에서 무거운 짐
하나를 비우며 채우는 가슴

당신의 하루가
기쁨에서 오는 행복
호탕한 웃음 피어나길 바라기에
멀고 먼 하늘 바라보다 시린 가슴

내 안에 나를 바라보고
향이 좋은 차 한잔 마시며
촉촉이 젖는 사랑
마음으로 불러 봅니다. 사랑아
☆★☆★☆★☆★☆★☆★☆★☆★☆★☆★☆★☆★
《40》
사랑이 그립습니다

임숙현

빨갛게 물든 나뭇잎 사이로
파란 가슴이 사랑을 채우며
그리움 깔린 사랑을 담고

텅 빈 가슴에 추억
한 조각 고개 내밀면
내 안에 멈춘 당신

웃음이 나를 달래주니
살아 있어 느끼는 행복
그리움과 사랑 속에서
바라만 봐도 좋을 사람

작은 기쁨 미소 머금고
기쁨과 설렘으로
순백의 마음 피워내는
사랑이 그립습니다
☆★☆★☆★☆★☆★☆★☆★☆★☆★☆★☆★☆★
《41》
사랑하는 그대 내게 있어

임숙현

그대 가슴에 만발한
사랑이 담긴 숲 걸으며
물오른 싱그런 사랑
마음으로 퍼 올리고

사랑 쏟아내는 햇살
초록의 풋풋함 스며들어
함께할 수 있다는 것에
미소 집니다

손으로 만질 수 없는 마음
마음이 닿아 만져주고
환하게 웃어주는
미소짓는 그대 내게 있어

비틀거리는 일상 걸을 수 있고
내 곁을 지켜주는
사랑하는 그대 내게 있어
그 향기에 취해 즐거워집니다
☆★☆★☆★☆★☆★☆★☆★☆★☆★☆★☆★☆★
《42》
사랑하여 너무도 사랑했기에

임숙현

봄비에 실려 온 그리움도
포근함 안고 온 봄 향기도

한 줌의 빗방울 진눈깨비 되어
소리없는 눈물 흐르고

세월의 흐름이었고 마음의 흐름이었을까
진솔한 마음이 무언지 너무도 잘 알기에

마음 사이 골 이룬 시간
이끼 낀 물 흐름에 나를 맡겨둔 채

묵묵히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쓸쓸한 가슴은 허공에 비친 그림자였으리

가슴에 또 다른 그리움 안고
마음 가리지 못한 널

사랑하여 너무도 사랑했기에
보낼 수 밖에 없어 진실한 마음 내려 앉히고

따뜻한 봄날의 속삭임으로
가고 싶은 마음 품고 싶었던 사랑을 위하여

놓고 가는 그리움
아름다운 균형으로 거두어

자라나는 욕심 달래고 타이르며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어갑니다
☆★☆★☆★☆★☆★☆★☆★☆★☆★☆★☆★☆★
《43》
사랑하였으므로

임숙현

사랑을 위하여
가슴 한켠 비워두고
살아 있어
느끼는 기쁨과 슬픔
생각 자라
고뇌 받아들이며

마음 편안하기를
소망하기에
작은 거에 소중함으로
꿈꿔오던 사랑
그대의 기쁨은
나의 행복을 채워주기에

마음 한잔 음미하면서
따뜻한 그리움과
맑은 눈빛이 담긴 마음
사랑하였으므로 시간 지나도
가슴 깊이 간직해도 좋을 사랑
소리 없이 내립니다
☆★☆★☆★☆★☆★☆★☆★☆★☆★☆★☆★☆★
《44》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람

임숙현

시간 속에 살아가는 우리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향기

따뜻한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사랑 이야기

바라만 봐도 미소 머금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람

사랑이란 마음으로 다가와
정 내려놓고 그리움 심어 놓은 사람

기억을 더듬어
조용히 불러보는 이름

마음 사이 불어오는 향기
그리움 그려내고

삶 모퉁이 기쁨과 슬픔 있는 곳
아침 햇살에 빛나는 가슴 숲

울림 하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고요히 내려앉는다.
☆★☆★☆★☆★☆★☆★☆★☆★☆★☆★☆★☆★
《45》
살다가

임숙현

한줄기 소나기가 그립고
만나면 반가워
마음 젖어버리는
너와 나 우리

푸른빛 넘치는 향기는
그리워 부르는 눈빛
보고 싶은 마음을 타고
사랑이 가슴에 넘칠 때

고요를 불러 잔잔한 미소로
작은 거에 소중함으로
아름다움을 베풀어주는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을 채우면서

살다가 나이테 굵어지며
쌓여 가는 그리움 끌어안고
한 줄기 바람에 안부를 묻습니다
당신도 내가 그립더이까
☆★☆★☆★☆★☆★☆★☆★☆★☆★☆★☆★☆★
《46》
삶의 길목에서

임숙현

봄 향기에 실려온 햇살
피어난 연둣빛 어루만지고

봄비에 씻기는 세월
가슴을 비추며 다독입니다

아파서 하늘보고 세월을 탓했고
가슴 벅차 기쁨의 용트림할 때

세월이 건네준 메아리 울림 해
그리워 찾아온 거리

초록빛 향연 춤사위에 설렌 가슴
기억이 머문 자리

그리움 피어올라
맺힌 설움 세월에 장단 놓으니

가슴의 꽃으로 승화되어
환한 미소로 입맞춤합니다.
☆★☆★☆★☆★☆★☆★☆★☆★☆★☆★☆★☆★
《47》
서로에게 소중한 사람

임숙현

산처럼 물처럼 살다가
편안함 속에서
바라본 하늘
얼마나 고울까

어둠을 뚫고
나오는 밝음에 마음 실고
찬바람이
겨울을 부르며 달려와

사랑과 쓸쓸함을 남겨준 가을이
허허롭게 느껴져도
감싸줄 수 있는 그대 있어
마음은 성숙으로 가고

하늘빛과 같은 울림
싱그러움 느끼면서
기억 속에 웃는
나이길 소망해봅니다

떨어지는 낙엽 밟으며
마음 나누고
서로에게 소중한 사람인
너이고 나이길
☆★☆★☆★☆★☆★☆★☆★☆★☆★☆★☆★☆★
《48》
세월 속으로

임숙현

시린 고통 뚫고
꽃은 피고 지고
푸름 짙어 가는데

한번 떠난 그대
돌아올 줄 모르고

울창하게 우거진 가슴 숲
그대 있어 그리움
마음 헤집어 놓고

꽃비 흩어지듯
세월 따라 반복되는 일상

세월 속으로
조화를 이루며
사랑과 행복을 그린다
☆★☆★☆★☆★☆★☆★☆★☆★☆★☆★☆★☆★
《49》
세월은 익어 가는데

임숙현

어둠을 뚫고 나온
햇살의 향기 밝고 아름다운데
세월에 깔린
내 마음 자라지 못해

투명한 꽃잎에 맺힌 이슬방울에
내 마음 올려놓고
가지런히 내려다보는
마음엔 뭔가 모를 목메임이 두 눈을 적신다

하늘은 맑고 푸른빛 짙어 세월은 익어 가는데
가슴에 덮인 번뇌 버리지 못하고
먼 하늘에 떠가는 구름 바라보니
저만치 멀어진 세월만이 긴 그림자 되어 있네
☆★☆★☆★☆★☆★☆★☆★☆★☆★☆★☆★☆★
《50》
세월의 강

임숙현

맑게 떠 오른 햇살의 향기에
마음의 온기를 안고

가슴 사이 그린
한 폭의 그림 곱게 색칠하며

삶의 이야기 나누던
남아 있는 그리움

시간은 흐르는 강물처럼
세월의 강 흐르면

인연이라는 끈으로
보이지 않은 마음

기쁨과 행복을 주며
작은거에 소중함을 소망하기에

사랑의 고뇌
따뜻하게 피어 있음을 감사한다
☆★☆★☆★☆★☆★☆★☆★☆★☆★☆★☆★☆★
《51》

세월이 주는 이야기

임숙현

은빛 물결 일렁이는
고요한 언덕

세월을 건너
마음결 숨쉬는 가슴에서

그윽하게 피어나는
그대 향기 느끼며

지치고 힘든 일상
빛과 같은 인연으로

그리움 풀어
깨어있는 하루를 살고

세월이 주는 이야기
따뜻한 마음 나누고 싶다

☆★☆★☆★☆★☆★☆★☆★☆★☆★☆★☆★☆★
《52》
소중한 인연으로 만난 우리

임숙현

세월의 길모퉁이
많고 많은 사람 중
소중한 인연으로 만난 우리

찰나의 시간에도
마음 닿아
느낄 수 있어

나누는 정 별이 되어
세월이 주는 깨우침
생각 깊어 마음결 일렁이면

시리게 다가오는 세월에
둥근 마음을 담아
미움과 원망 덮어놓고

한점 여운이라도 남게
무거운 걸음 잠시 멈춰
커피 한 잔에 쉼 한다.

☆★☆★☆★☆★☆★☆★☆★☆★☆★☆★☆★☆★
《53》
아름다운 향기

임숙현

세월의 강에 떠밀려 흘러온 시간
묶어두고 싶게 아쉬워
기억 속에서 아름다운 향기가 되길 소망하기에
작은 마음 안에 불 밝혀봅니다

삶의 귀퉁이
저만치 멀어진 그림자
나이테 굵어지며 풀어헤쳐 보는 마음
휑한 가슴 뜰에 앉아

마음이 마음 사이를 건너
살아온 길을 돌아보면
까닭 모를 설움에 목이 메
가슴을 타고 흐르는 아픔입니다

시린 가슴 마음 한 가닥
따뜻하게 채워줄 그대는 내 곁에 없고
보고 싶어 그리움 가득 담는 마음
행복과 기쁨을 그대에게 드립니다
☆★☆★☆★☆★☆★☆★☆★☆★☆★☆★☆★☆★
《54》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임숙현

나뭇가지에 걸린
따사로운 햇살의 향기를 받고
우리 곁으로
살포시 다가서는 봄

세월의 저편
마음의 길을 따라
사랑의 입맞춤으로
계절의 문턱에 서

가을이 남겨준
연둣빛 그리움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그대를 그리며

찬바람 속에서도 봄 오듯
만날 수 있다는 기다림으로
울림 하는 사랑으로 충만한 가슴
우리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
《55》
언제나 그리움은 너였어

임숙현

멀리 있어 보고 싶은 사람
만날 수 없어 그리워하고

겨울비 내려
쓸쓸한 마음 젖으면

따뜻한 숨쉬는 가슴
사랑 느끼는 마음 있어

퇴색되어 가는 세월 위에
시린 겨울비 내리고

빛 바랜 시간 속에 웃고 있는 모습
언제나 그리움은 너였어
☆★☆★☆★☆★☆★☆★☆★☆★☆★☆★☆★☆★
《56》
오늘

임숙현

기억 한켠 머무는 그리운 시간
가끔은 잊혀지기도 하지만
세월의 굴레 속에서
아름답던 기억 되뇌면

살짝 피어나는 미소
곁에 있을 때
잘해주지 못함에 아쉽고
멀리 있어도 그리운 것을

강물같이 흐르는 세월
나이테 굵어지며 깊어진 마음
살아 있으므로
주어진 오늘을 느끼며

세월을 연주하는
겨울바람에
번뇌와 혹독한
고통에서 피워낸

가슴 뭉클함에
비워진 마음은
맑은 눈빛으로
☆★☆★☆★☆★☆★☆★☆★☆★☆★☆★☆★☆★
《57》
우리 정말 사랑했을까

임숙현

보이지 않아도
느끼는 마음
그대와 거니는 가슴
울림 하는 메아리

사랑의 설렘으로
가득한 그대와 나
새겨놓은 가슴
세월에 흩어지며

초록을 잉태한
겨울 가고
화창한 봄 왔건만
마음에 담긴 사랑

봄비에 젖고 꽃 비 젖어
그리움 가득 쏟으며
마음이 말을 합니다
우리 정말 사랑했을까
☆★☆★☆★☆★☆★☆★☆★☆★☆★☆★☆★☆★
《58》
이제는

임숙현

수 없이 다가선 인연의 그림자
기쁨과 아픔 속에서 스쳐 지나가도

세월에 흩어진 마음일랑
잔잔한 가슴에 잠을 재우고

침묵으로 편안함을 안아보자
비우고 씻기는 가슴에

짙게 드리운 숲 푸름
가슴을 두드리는 설움 바람에 날리면서

비우고 채워보는 가슴이
데워진 마음에 장단을 놓으며

이제는 웃으며 행복하라 하네
힘들었던 세월

아픈 마음일랑
저 빗물에 흘려보내고
☆★☆★☆★☆★☆★☆★☆★☆★☆★☆★☆★☆★
《59》
작은 미소

임숙현

푸르던 잎 어느새 낙엽 되어
사랑 내려 그리움 잉태하고
시간이 몰고 간 세월
마음 사이 싸늘히 파고든다

알알이 맺힌 설움
작은 미소 배우고
마음 사이 흐르는
감미로움 이루지 못한 아쉬움에

가슴을 타고 넘는 기억
따사로운 겨울 햇볕에 말리면
순수했던 사랑의 속삭임은
잔잔한 미소 피우며

앙상한 나뭇가지에 걸린 젖는 마음에
따뜻한 햇살을 내리며
하늘 한번 바라보고
천천히 걸음 옮긴다
☆★☆★☆★☆★☆★☆★☆★☆★☆★☆★☆★☆★
《60》
지금은 곁에 없는 사람

임숙현

사랑 한 줌 두고 간 마음
그대 사랑했던 시간에
좋은 느낌으로 미소지면
지금은 곁에 없는 사람

진정 함께한 시간 사랑이었을까
그대로 인한 내 사랑은
가슴의 꽃 활짝 피워
따뜻함을 전해줬는데

찬바람 지나며 일깨우는 세월
마음으로 사랑 볼 수 있었다면
가파른 가슴 넘어갈 때
역류하는 숱한 감정

세월 흘러도 변하지 않았을 텐데
아름다운 빛 깃든 마음의 울림
느끼는 아름다움이 있기에
기쁨에서 향기 피어납니다.
☆★☆★☆★☆★☆★☆★☆★☆★☆★☆★☆★☆★
《61》
진한 그리움

임숙현

내 가슴에 피어
그리움이 된 널 안고
울창한 숲
묵묵히 걸어가면

헐벗은 나뭇가지 사이
비치는 햇살 따사롭게 다가와
세월에 길모퉁이
지나버린 기억 쌓아

시린 가슴
따뜻한 온기로 데워놓고
순수한 마음
흘러내리는 가슴에 앉아

마실수록 진한 그리움
그 맛에 취해
오늘도 난
사랑해서 좋은 널 안아본다.
☆★☆★☆★☆★☆★☆★☆★☆★☆★☆★☆★☆★
《62》
참 아름다운 인연 하나

임숙현

멍울 진 가슴에 내리는 빗물은
설움에 지친 마음에서 내리는 눈물
침묵으로 일그러진 세월은
멍하니 먼 하늘 바라보며 긴 숨 쉬고

마음이 맑고 따뜻한 향기를 지닌 사람
오늘따라 그런 사람이 그립다
굽이진 삶 말못하고 가슴 치던 시간도
허허로운 마음에 둥지를 틀고

있는 그대로
아름답게 비치는 나였으면 좋으련만
반복되는 어제와 오늘 무거운 짐 내리지 못하고
또다시 내일을 그렇게 산다

아팠던 기억
지난 그림자 밟아 사랑을 품고
참 아름다운 인연 하나
한 폭의 그림 그리고 싶다.
☆★☆★☆★☆★☆★☆★☆★☆★☆★☆★☆★☆★
《63》
참 좋은 사람

임숙현

느낌이 있어 그립고
생각이 있어 보고 싶은 사람
일상 당신이 있어 기쁜 하루가 되고

내 안에 숨쉬고 있어 미소 보낼 수 있는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봐 주는 눈빛에

넘치는 마음 품을 수 있고
생각 속에 있는 참 좋은 사람

이 겨울 사랑으로 온기 채워주니
남아 있는 흔적
사랑으로 가슴 물들이며
당신 곁으로 걸어갑니다.
☆★☆★☆★☆★☆★☆★☆★☆★☆★☆★☆★☆★
《64》
피어나는 사랑

임숙현

아침에 눈을 떠 생각나는 사람
얼굴만 생각해도 느낌이 오고
하루를 보내며
가슴에 걸린 그리운 사람

봄비와 함께 실려와
애잔함으로 그대 불러보고
사랑이 담긴 가슴
작은 울림 메아리치니

세월이 안고 간 사랑
힘들고 괴로웠어도
아름답게 가꾸는 마음에
당신이 있어

가슴에 떠오른 그리움 불러
시간을 건너 마음 한잔 마시고
봉긋한 그리움 안고
봄비에 실려온 향기 사랑으로 피어납니다
☆★☆★☆★☆★☆★☆★☆★☆★☆★☆★☆★☆★
《65》
한 사람

임숙현

따뜻한 눈빛과 사랑이 담긴 마음에
소망 이루어지길 바라고
힘들고 외로울 때 기댈 수 있는
따뜻함이 더욱 그리워지는 오늘입니다

나는 그대가 되고 그대는 내가 되어
행복을 이루는 마음 닿아
함께 행복해지는 사랑을 하고
아쉬움과 그리움이 남은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는 마음에
날마다 앉아 있는 그대
세월 지나도
긴 여운으로 다가오는 한 사람

차가운 바람에 삭힌 외로움
부드러운 눈빛 마주하며
따뜻한 마음 한잔
나누고 싶은 그리움 일렁입니다.
☆★☆★☆★☆★☆★☆★☆★☆★☆★☆★☆★☆★
《66》
한 조각 기억으로

임숙현

어둠을 뚫고 올라오는 밝은 빛으로
나를 비추고

세월에 걸쳐있는 일상
흐르는 시간 속에

비에 흠뻑 젖어 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
하늘도 통곡하며 땅의 울림 깊던 날

세월에 피었다 시간 속에 묻혀 가는 것을 느끼며
내 안의 마음도 생각에 젖으니

출렁이는 너울이
고요히 잠든 마음 일으켜

삶의 언저리에 깔린
소리 없는 숨결은

한 조각 기억으로 남아
홀로 떠나는 길 마지막 눈 맞춤 합니다
☆★☆★☆★☆★☆★☆★☆★☆★☆★☆★☆★☆★
《67》
항상 그대가 있었습니다

임숙현

그대 모습 하얀 눈 속에 있어
따뜻한 마음으로 감싸줄 수 있고

사랑을 맛볼 수 있는 속삭임
처음 만났을 때의 느낌으로

싱그러운 기운 전하며
녹음 짙어 성숙해지는 햇볕 아래

낙엽 밟으며 고독을 나누는 풍성함으로
기다리는 하얀 그리움

한해를 돌아보는 즐겁고 아팠던 시간
그리움 눈꽃으로 피어 차가운 바람 부니

따뜻한 사랑 더욱 그립고
기억 저편엔 항상 그대가 있었습니다
☆★☆★☆★☆★☆★☆★☆★☆★☆★☆★☆★☆★
《68》
행복을 주는 사람

임숙현

꽃잎이 한 잎 두 잎
봄바람에 휘날리면
세월에 담긴 이야기
춤사위로 떨어집니다

사랑 비 내려 푸른 물결?
가지마다 새 움트고
눈부신 햇살
마음에서 피어나고 있어

세월을 걸어가는 걸음
햇살 받아
내 안의 나
고이 간직하며

고운 미소 가진 그대
생각만으로도 가슴 뿌듯해
서로에게 행복을 주는
우리였으면 합니다
☆★☆★☆★☆★☆★☆★☆★☆★☆★☆★☆★☆★
《69》
가끔은 그렇게 살고싶다

임숙희

마음 열어놓고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
나누고 싶은 사람이 그리워지는 날이 있습니다.

연락 없이 찾아가도 환한 얼굴로 반겨주는 사람이
그리워지는 날이 있습니다.

향기로운 커피 향 가득 담고 흘러나오는 음악을 말없이
함께 듣고 있어도 좋을 사람이 그리워지는 날이 있습니다.

괜스레 가슴을 파고드는 쓸쓸한 마음 따뜻한 커피 한잔
나눌 사람이 그리워 전화를 만지작거려 보아도
그 누구에게도 머물지 않는 마음

손끝을 타고 가슴으로 퍼지는 따뜻한 커피 한잔에
공허한 마음 살포시 놓아봅니다.
☆★☆★☆★☆★☆★☆★☆★☆★☆★☆★☆★☆★
《70》
사랑별 하나

임숙희

바람이 휭~불어오는
이 밤에 문득
보고 싶은 그대여

사랑의 빛으로
쏟아지는 별들 중에
가슴을 파고드는
사랑별 하나

따스한 커피 한 잔에 띄워
그대에게 보내드릴게요
☆★☆★☆★☆★☆★☆★☆★☆★☆★☆★☆★☆★
《71》
서로 기대어 살아가는 우리

임숙현

낙엽의 향기
그리움 빼곡히 채워도
강물처럼 흐르는
시간 안에서

가을비에
나뒹구는 나뭇잎
세월을 뒤로 자리한
풋풋한 그리움

부드러운 가슴에
마음의 다리를 놓고
피어오르는
기쁨과 슬픔

존재는
더욱 성숙해
한 움큼 쌓인
아름다움에

서로 기대어
살아가는 우리
마음은
온기를 느껴봅니다

따뜻한 사랑이
살아 있어
아직
살만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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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주 시 모음 30편

《1》
3월의 그리움

최유주

세찬 바람이 불어도
고운 자태 뽐내며
야리야리한 몸 속에 감춰둔
강인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3월

어지러운 세상 속
홀로 남겨진 내가 걱정되어
하늘에 계시는 울 어머니가
나들이 오셨나

맘 한편에 지워지지 않는 흔적
울컥 차 오르는 먹먹한 목울대
잊을 수 없는 그리운 아픔이다

《2》
5월 어느 날의 유혹

최유주

오월의 향기
가득 퍼지는데 비까지
내리는 풍경 금상첨화

작은 몸 웅크리고
숨어 볼 거라 뛰어든
작은 가게 앞

옹기종기 피어난
유리창에 서린 아름다운
방울꽃의 향연

내 모습도
네 모습도 빛 되어
흘러내리는 신비로움에 또다시
황홀한 빗 길은
그리 추억의 그림을 남기고
바람과 함께 휩쓸려 흘러갔다

《3》
가을 맞이

최유주

바람맞으며 머리를 풀어헤치고
성큼성큼 다가오는 가을
짧은 반소매 바지 티셔츠를 벗었는지
곁들어 입은 긴소매 자칫 이
치렁치렁 바람에 흩날린다

태양은 여름을 벗어나
가을로 향하는 빛으로
살그머니 바꿔 살랑거리고
밤이면 베란다 귀뚤이는
가을 향한 노래로 파티를 열어
춤추는 밤

들판의 곡식들도 몸 흔들며
무르익는 춤사위 열리는 들녘에
흥겨운 농부도 덩달아
어깨 들썩인다

《4》
겨울 강가에서

최유주

찬바람 머무는 강가에서
그리운 노래 찾아 흥얼거려 본다
강 건너 숲 속으로 그리운 시간들은
박제되어 낮은 메아리만 들려오고

오리떼 떠 나니는
강가 노을은
쓸쓸한 노랫소리 젖어들고
흔적 없을 그림자 남겨두고
돌아서는 뒤 그림자가 서글프다

《5》
그 사람

최유주

갑자기 울리는 톡

무심결에 쳐다보는 기계 안에
오래된 사람의 문자
그 사람 기억에 그나마
나란 사람이 있었나 보다

글도 안 쓰고 어디서 지내는가
묻는 안부 문자에 그 사람과
인연을 생각하다 보니
장난기 어린 모습에 풋~터지는 웃음

그래 인연이 별건가
아프지 말고 가끔 생각나면
이렇게 안부 전하며
서로를 기억해주는 것

사람아
긴 인연 함께 한 시간
좋은 기억만 서로 간직하며
가끔 이렇게 생각나거든
안부나 묻고 살자
이제는 서로 건강을 물으며
그렇게 살아가자

《6》
그리움의 끝에 있는 그대에게

최유주

침묵……
아무런 말할 수 없다
선택은 언제나 당신의 몫
그리고 자신만의 몫이니까

아무리 사랑한다며 기다려도
오지 못할 사람이라는 것을 알기에
무수히 많은 시간 틀에
애증의 그림도 그리고
그것도 안되면
마음속에 있는 너를 지워도 보고

어쩌겠는가
사람의 마음처럼 모든 일이
된다고 하면 세상의 빛나는
보석은 존재하지 않는 법

지금 이대로
너는 저 끝에서 나는 여기 끝에서
너의 마음을 담고 느끼는
순간이 최고의 사랑인 것을
이제 운명이라 여기자 우리

《7》
꿈꾸는 세상

최유주

하얀 솜이불 같은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아름다운 마음 평화로운 마음을
기다리는 탓

아기 예수님의 뜻에 따라
모든 것들이 하얗게 세탁되고
죄지은 자들도 모두 마음을 열어놓고
후회의 기도를 하면 좋으련만

시끄러운 국가
시끄러운 서민들의 목소리
안녕하십니까? 유행어를 만들어놓는
지극히 현실적인 혼란함도
오늘만큼 잠재우고 서로서로
용서 화해 그리고 웃음 이였으면

생계를 이어가는 각박함이 아니라
생계를 서로 염려해주는 위로
힘들면 토닥여주는 너그러움이
웃는 마음이 되었으면 기도해 봅니다.

《8》
나의 삶

최유주

사람들은 말한다
그동안 열심히 일하고 살았으니
이제는 쉬엄쉬엄하라고

그 소리들을 때마다
느끼는 건 열심히 살아온
나의 흔적이 무엇인가?
라는 의구심이 든다

그래 열심을 내어 힘들게
살아온 거 인정한다
그렇다고 남은 인생
아직도 멀고 먼 긴 시각
대충 살아야 할까?

모르겠다 내 근본에는 노예근성이 머무는지
아직 긴장의 끈을 놓기 싫은 걸 어쩌랴

각자 살아가는 길
다르다고 본다
나는 아직 내 삶을 연단하고
또 닦으며 살아가고 싶은 길

나의 삶을 존중하고 사랑한다

《9》


최유주

착각이었다
하늘에 떠있는 수많은 별들에
내가 소유할 별 하나쯤
있을 거라는 꿈

별은 수없이 많고
빛은 나만을 위해 존재한 듯
유난히 밝게 웃는데
정작 어울림 속에
나만의 별은 유유자적
바람을 따라가니

결국 별빛에
유혹 당한 눈빛 그냥
너는 별이다 생각한다

《10》
보고 싶다

최유주

시에 처음 적은 글
보고 싶다는 글을 써놓고
대상이 없어도 그리 적어놓고
목놓아 울었던 시간

지금은 대상은 있으나
말할 수 없어 가슴 아픈
그림자 같은 말

보고 싶다
일기장에 적어놓고
쏟아지는 눈물 흐느끼고
돌아서 그러면 안 된다
스스로 자책하는 나

그렇구나
정말 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시라는 언어조차
초라하게 만드는 그 단어

보고 싶다
그립다
간절한 기억에 남아있는
단 한사람 당신
지금 정말 그립고 보고 싶다

《11》
비 내리는 밤에

최유주

빗물 소리에 그대일까
바라보는 창문으로
가만히 들여다만 보는 그대

제가 어찌 살아가는지
그리 궁금하셨나요
그럼
오셔요 창문 틈으로만
저를 지켜보지 마시고
대문으로 들어와 보셔요

집안에는 온통 당신 그림으로
도배를 했으니 보셔요
가만히 가만히 들려오는 그대 숨소리
그대 가슴인 줄 알았는데
빗 소리였군요

《12》
사랑의 오만

최유주

누구나 안다
어긋난 사랑에는 그만큼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을

그러면서도 사람인지라 미련을 떨며

사랑도 아닌 감정놀음에 사랑인 척
속아주고 자신을 합리화하며
즐기고 있는 현실

사랑을 사랑답지 않게
변질하며 살아가는 현실
사방에 널부러져 신음한다

자신을 위한 변명
자만을 만끽하는 오만
퇴색되어 가는 이기적인 생각이
사랑을 퍼렇게 멍들고 있다
☆★☆★☆★☆★☆★☆★☆★☆★☆★☆★☆★☆★
《13》
사슴

최유주

아무것도 몰랐던 계집아이
한편의 시를 읽고
그때부터 가슴에
작은 사슴 한 마리 키우며 살았다

초롱 한 눈망울
넓다란 초원에 펼쳐지는
높은 하늘의 별과 달
산천에 피어있는 들꽃

어느 여류 시인이
독백처럼 뱉어낸
소망이 가슴에 키우게 했던
작고 여린 아기사슴 한 마리

커가야 할 사슴은 가엾게도
더 이상 자라지 못하고
기형이 되어버린 모습으로
생기를 잃어가고 있어야 하는가

사람들은 푸른 초목도
나무도 잘 가꾸는데
여린 사슴 한 마리 키우지 못해
죄 없는 사슴의 모양만
바꾸어 버리고 말았으니

찾아주어야겠다

생기롭게 뛰어 놀 수 있는
푸른 초원 맑은 물소리
밤하늘의 별들이
초롱초롱 빛나는 그곳에
기형이 된 사슴을 풀어 줘
다시 생기로운 눈망울로 웃던
그 시간으로 돌려놓아야겠다
☆★☆★☆★☆★☆★☆★☆★☆★☆★☆★☆★☆★
《14》
삶의 유희

최유주

나도 안다
시간 속에 편안함을
그런데 왜 내가 갈대밭에서
울었는지 아는 가

나는 나여서 그리고
내 생활은 내 생각 이여서
그게 내 운명 이여서

단 하나 나는 나를 지킨거에
그나마 위로가 되는 그 시간에
감사한다
☆★☆★☆★☆★☆★☆★☆★☆★☆★☆★☆★☆★
《15》
삶의 이유

최유주

삶이 아름다우면 얼마나 아름다우랴 많은 사람은 이렇게 생각을 할 것이다
그러나 살아가는 이유
살아있는 이유만으로
삶은 아름다운 이유가 되지 않을까

사람들은 각자 자신이 제일 비참하고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싫증난다는 편견 그리고
아집 같은 생각을 하는 거

물질 만능주의 세상에
생겨버린 병
내가 가지고 있는 환경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동경하는
생각이 비극을 초래하는 것은 아닌지...사람아

마음을 새롭게 갖어라
내가 있는 이곳이 행복이고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라는 것을
☆★☆★☆★☆★☆★☆★☆★☆★☆★☆★☆★☆★
《16》
새벽

최유주

조용한 거리에
소란스런 소음들 하나하나
모여들었다
창 틈으로 엿본 하늘에
붉은 구름들이 얼굴 내밀어 웃는
새벽 아침

잠을 더 이상 이룰 수 없어
밖으로 나와 걸어보는 새벽 길
싱그러운 풀들의 웃음소리 동행하며
자박자박 걸어가는 길에
오월의 향기는 작은 마음의
여유를 가져다 주네
☆★☆★☆★☆★☆★☆★☆★☆★☆★☆★☆★☆★
《17》
세상의 아침

최유주

간밤의 무슨 일이 있었는가
사각 틈 안으로 들여다보는
작은 화면에는
온갖 소식들이 들어있다
멀리까지 가지 않아도
시시각각으로 전해오는
수많은 일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들

동면으로 꼼짝하지 않는
겨울 닮은 동물이 차라리
되고싶은 심정
누가 하늘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가
좋은 소식만 들어도
평생을 다 못 들을터

이해 못 하기보다는
답답한 마음이 드는 것은
아직 자라지 못한 심정인가
아니면 거부하고 싶은 마음인가
그저 아무 소식 들리지 않는
공간은 없으려나 욕심 내 본다
☆★☆★☆★☆★☆★☆★☆★☆★☆★☆★☆★☆★
《18》
세월

최유주

우리는 지금껏 내가
가야 할 길을 걸었고
앞으로 그 길을 또 걸어야 한다

그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그 누가 떠밀어서도 아니다
시간이 그리 우리를 데리고
세상이란 삶의 연결을 이어주는 것

이렇게 가야 할 길이라면
우리 건강하고 올바른
마음으로 가자

너만 그리고 나만 아닌 시간 올바르게 건강하게 가자
그리고 그 길 끝에서
우리 잘 해냈노라
스스로 칭찬하며 웃는 우리가 되자
☆★☆★☆★☆★☆★☆★☆★☆★☆★☆★☆★☆★
《19》
시로 가는 길

최유주

이별의 글을 써 놓고
그 이별이 아파 울었습니다
그리움의 글을 써 놓고
더 그리워 외로움으로
밤을 세워야 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
별 있는 하늘에 떠나 보내던 날
편지를 써놓고 읽어 줄이 없다는
마음에 쓸쓸히 비행기 접어
밤하늘에 날려야 했습니다.

차가운 봄 하늘 향기에
파고드는 고독을 이겨내려 따뜻한
녹차 마시며 아픈 마음을 달래야 했습니다
☆★☆★☆★☆★☆★☆★☆★☆★☆★☆★☆★☆★
《20》
시인 그리고 열정

최유주

시인이라 한다
누가? 글을 안다는 사람들
그들은 글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그들에 비하면
주눅 들어 글쟁이라 말 못 할
시인이라는 나

어느 시인의 푸념이
올라왔다
자신은 삼류 시인이라고
그럼 나는 뭐지
그분보다 글도 띄엄띄엄 쓰고
글과 잠시 폐업 중인데 ...

사그라들지 않는 글에 대한 열정 그리고

주변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는 시선
그런 게 진정한 시인이 아닐까

오늘 날씨 봄처럼 화사하니
마음도 덩달아 즐겁고
화려한 마음
그래 나는 시인이었다
그리고 시인이다
☆★☆★☆★☆★☆★☆★☆★☆★☆★☆★☆★☆★
《21》
아름다운 빛 때문에 울다

최유주

빛 좋은 봄날 느끼는 슬픔 하나
화사한 빛이 아름다워
취해 울먹이다
바람이 기어코 약 올리며 울린다

코끝에 전해지는
간지러운 바람의 몸살 따라
봄이 오는 소리에 취하고
화사한 아름다움에 취하여
울기는 하지만 결코 슬퍼서 우는 것은 아님이
이상한 것을

창피한 마음으로 총총히 집으로 돌아와
사각 틀 안에 엎드려 앉아
끄적이는 몇 글자의 시 나부랭이는
기어코 숨길 수 없는
그리움을 불러들이고 만다.
☆★☆★☆★☆★☆★☆★☆★☆★☆★☆★☆★☆★
《22》
안부 전화

최유주

어제는 눈 내리는 거리에서
너의 안부가 궁금하여
전화기를 옆에 두고 망설이다
그냥 참기로 했지

잠이 오질 않았다
새벽까지 너의 모습이 머리를
맴돌았고 고독도 밀려들더군
따뜻한 우유를 마시면
잠이 온다고 해서 그렇게도 해봤지만
그냥 하얗게 머리 속 이 정리되지 않는 모습

행여나 네가 전화를 받지 않으면
아직도 외국에 있다면
여러 가지 생각으로 얽힌 매듭들
망설임이 바보란 거 알았다

그래 고맙다
다행이다. 전화를 받아주어서
느낌은 서로 잃어가고 있는지 모르지만
서로 안부를 물을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지나버린 사랑아
☆★☆★☆★☆★☆★☆★☆★☆★☆★☆★☆★☆★
《23》
염려

최유주


누군가를 염려하고
생각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사랑하고
생각 안에 존재한다는 것

사랑은 사소한 일로
관심을 갖고 걱정하는 마음
그게 사랑이고 관심인 것을
이제서야 알았을까

미련한 것은 어쩔 수 없다지만
넘치는 그 사랑을
이제서야 느낀다는 것은
지나버린 시간에 대한
미련이 아닐까?
☆★☆★☆★☆★☆★☆★☆★☆★☆★☆★☆★☆★
《24》
요즘에

최유주

좋은 것은 그냥 이유 없이 좋다
싫은 것도 마찬가지
처음 느낌처럼 인연이
다 좋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좋은 건 좋은 거다

사람과 사람의 인연
시와 시의 인연
만나지 않았지만 글 한 줄로
강하게 가슴에 남아 있던 시

지금은 늙어버린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며
느낌 속에 또 느낌을 기억한다

그 기억이 강렬했던 글
그 하나만으로 기억되는 작가
그가 부럽다

지금 글을 다루는 글쓴이가
같은 대상을 부러워한다는 것은
위기라는 것
글 중에 글이 멈춰 선 지금 침묵만이 최선이다
☆★☆★☆★☆★☆★☆★☆★☆★☆★☆★☆★☆★
《25》
인연 중에 인연

최유주

스쳐 가는 인연 중에
예고하지 않는 인연
소중한 인연이
생 한 자락쯤 있다면
행복 아니겠는가

사람과 사람이 만나며
한 공간에 일하고 밥 먹고
그렇게 지내도
싫은 사람은 있는 법

그래도 어울리며
감정을 절제하며
서로를 위해주는 동료사랑

아픔도 슬픔도 공감하며
한 잔의 커피로 달래는
진한 사랑 머무는 곳
바로 인천 롯데 유. 아동팀 아닐까
☆★☆★☆★☆★☆★☆★☆★☆★☆★☆★☆★☆★
《26》
편안한 시간

최유주

화사하게 유혹하는 햇살
쥬스 한잔 그리고 책
봄 사랑 받으며
읽어 내려가는 시
참 곱다

고무줄 늘어진 수면바지
목이 헤어진 수면 티
그리고 은은하게 퍼지는
햇살 아래 음악

졸립다
평화롭게 퍼지는 시간
그리고 여유가 참 좋다
☆★☆★☆★☆★☆★☆★☆★☆★☆★☆★☆★☆★
《27》
평생을 만나고 싶은 단 한 사람

최유주

비가 내리면 내린다 말하고
아침이다 말하며 살아가는
느낌을 말해주는 사람

조그만 빗방울이 떨어지는
날이면 보고 싶다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

시를 읽다 생각난다며
전화해주는 사람
맛있는 것 같이 나누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람

같은 생각이 잘 맞아
이야기하다 말고 폭소를
쏟아내고 마는 사이
생각만 해도 참 좋다

그 한 사람만이라도
곁에 있다면 행복할 수 있는
웃음이 가득한 가슴

그 한 사람이라면
평생을 만나고 싶고
마음을 나누는 친구가 되어
동행 어울림을 갖고 싶은
소중한 인연이고 싶다
☆★☆★☆★☆★☆★☆★☆★☆★☆★☆★☆★☆★
《28》
하얀 민들레

최유주

한적한 지하상가 거리
갑자기 울려 퍼지는 음악
잔잔하고 애절한 플릇으로
하얀 민들레가 흐른다

걸음을 멈춘 사람들
퍼지는 은은한 소리
울컥 솟구치는 감정 안에
하얀 민들레가 만발한
넓은 들판이 보인다
☆★☆★☆★☆★☆★☆★☆★☆★☆★☆★☆★☆★
《29》
할 수만 있다면

최유주

소복한 눈이 내리던 날
추억 한 조각을 냉큼 먹었다
내리는 눈 그리고 풍경의
유혹을 저버리지 못해
밟은 하얀 눈 속의 발자국

되돌아보니 곧게 걸은 게 아니고
어긋나게 광대처럼 걸었던
흔적을 지우고 다시 곧게
걸은 흔적을 남겨두고 싶은 욕망

지그재그 엇갈린 발걸음은
눈 속에 남아 상흔이 되었고
녹아 내린 흘러가는 눈길은
그 길을 지웠지만 흔적은
아직 진행 중인 것을

할 수만 있다면 그 눈길
흔적조차 남기지 않았던
시간으로 되돌리고 싶은 마음이다
☆★☆★☆★☆★☆★☆★☆★☆★☆★☆★☆★☆★
《30》
헛된 사랑

최유주

순박했던 아낙이 목숨걸고
사랑했던 그 사랑에
우쭐대는 기분인가
참 못나 찌그러진 냄비 같다
지가 잘 났으면 얼마나 잘 났는가
지가 생각이 있으면 얼마나 있겠는가

곁에 있는 사랑을 두고도
만족하지 못 하는 마음이
얼마나 사랑이란 진실을 담고 있겠는가
전생에 가재미 였겠지
자신에 넘치는 사랑을 분수도 모르고
곁눈질이라니

그만 멈추고 정신 차려라
순간적 감정은 그 뿐이거늘
사랑이란 말조차
그대 입술 밖으로 흘러 내기에는
아까운 단어이니 함부로 그 입술에
사랑을 담지 말라

사랑은 종잇장처럼 스며드는
그대가 말 할 수 있는
그런 가벼움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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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준 시 모음 35편

《1》
골짜기

문태준

오늘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났으니
이 외롭고 깊고 모진 골짜기를 떠나 저 푸른 골짜기로

그는 다시 골짜기에 맑은 샘처럼 생겨나겠지
백일홍을 심고 석등을 세우고 산새를 따라 골안개의 은둔 속으로 들어가겠지
작은 산이 되었다가 더 큰 산이 되겠지
언젠가 그의 산호(山戶)에 들르면
햇밤을 내놓듯
쏟아져 떨어진 별들을 하얀 쟁반 위에 내놓겠지

《2》
그믐이라 불리던 그녀

문태준

옻처럼 검고 얼음처럼 차디차지만
얼굴에는 개미굴이 여럿 나 있지만
다리는 사슴보다 야위었지만
그녀의 너른 속뜰로 들어가
마음이 쉬어 가는 날이 많았다
나는 그 이상한 평온을 슬픈 그믐이라 불렀다
조모를 열다섯 살 때 마지막으로 보았다

《3》
꽃 진자리에

문태준

생각한다는 것은 빈 의자에 앉는 일
꽃잎들이 떠난 빈 꽃자리에 앉는 일

그립다는 것은 빈 의자에 앉는 일
붉은 꽃잎처럼 앉았다 차마 비워두는 일

《4》
꽃이 핀다

문태준

뜰이 고요하다
꽃이 피는 동안은

하루가 볕바른 마루 같다

맨살의 하늘이
해 종일
꽃 속으로 들어간다
꽃의 입 시울이 젖는다

하늘이
향기 나는 알을
꽃 속에 슬어놓는다

그리운 이 만나는 일
저처럼 이면 좋다

《5》
나는 심장을 바치러 온다

문태준

나는 심장을 바치러 온다
호두나무 잎에 어둠이 뭉쳐있을 때 그 끝에서 새벽을
기다리는 외로운 산 까치처럼 나는 살아왔다
거친 꽃을 내뱉으며 늙은 영혼의 속을 꺼내 보이는
할미꽃처럼 나는 살아 왔다
그러나,
허물을 벗어놓고 여름을 우는 매미처럼
하나의 열망으로 노래하리니
꾹꾹 허공에다 지문을 눌러 찍으며 물결쳐 가는 노래여
절절 끓는 아랫목으로 불 들어가듯 가는 노래여
더 슬픈 노래여
나는 이제 심장을 바치러 온다

《6》
누가 울고 간다

문태준

밤새 잘그랑거리다
눈이 그쳤다

나는 외따롭고
생각은 머츰하다

넝쿨에
작은 새
가슴이 붉은 새
와서 운다
와서 울고 간다

이름도 못 불러본 사이
울고
갈 것은 무엇인가

울음은
빛처럼
문풍지로 들어온
겨울빛처럼
여리고 여려

누가
내 귀에서
그 소릴 꺼내 펴나

저렇게
울고
떠난 사람이 있었다

가슴속으로
붉게
번지고 스며
이제는
누구도 끄집어낼 수 없는

《7》
다시 봄이 돌아오니

문태준

누군가 언덕에 올라 트럼펫을 길게 부네
사잇길은 달고 나른한 낮잠의 한군데로 들어갔다 나오네
멀리서 종소리가 바람에 실려오네
산속에서 신록이 수줍어하며 웃는 소리를 듣네
봄이 돌아오니 어디에고 산맥이 일어서네
흰 배의 제비는 처마에 날아들고
이웃의 목소리는 흥이 나고 커지네
사람들은 무엇이든 새로이 하려 하네
심지어 여러 갈래 진 나뭇가지도
양옥집 마당의 묵은 화분도

《8》
당신에게 미루어 놓은 말이 있어

문태준

오늘은 당신에게 미루어 놓은 말이 있어
길을 가다 우연히 갈대숲 사이 개개비의 둥지를 보았네
그대여, 나의 못다 한 말은
이 외곽의 둥지처럼 천둥과 바람과 눈보라를 홀로 맞고 있으리
둥지에는 두어 개 부드럽고 말갛고 따뜻한 새알이 있으리
나의 가슴을 열어젖히면
당신에게 미루어 놓은 나의 말은
막 껍질을 깨치고 나올 듯
작디작은 심장으로 뛰고 있으리

《9》
따오기

문태준

논배미에서 산 그림자를 딛고 서서
꿈쩍도 않는
늙은 따오기
늙은 따오기의 몸에 깊은 생각이 머물다 지나가는 것이 보입니다
어느날 내가 빈 못을 오도카니 바라보았듯이
쓸쓸함이 머물다 가는 모습은 저런 것일까요
산 그림자가 서서히 따오기의 발목을 흥건하게 적시는 저녁이었습니다.

《10》
맨발

문태준

어물전 개조개 한마리가 움막 같은 몸 바깥으로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죽은 부처가 슬피 우는 제자를 위해 관 밖으로 잠깐 발을 내밀어 보이듯이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펄과 물속에 오래 담겨 있어 부르튼 맨발
내가 조문하듯 그 맨발을 건드리자 개조개는
최초의 궁리인 듯 가장 오래하는 궁리인 듯 천천히 발을 거두어갔다
저 속도로 시간도 길도 흘러왔을 것이다
누군가를 만나러 가고 또 헤어져서는 저렇게 천천히 돌아왔을 것이다
늘 맨발이었을 것이다
사랑을 잃고서는 새가 부리를 가슴에 묻고 밤을 견디듯이 맨발을 가슴에 묻고
슬픔을 견디었으리라
아- 하고 집이 울 때
부르튼 맨발로 양식을 탁발하러 거리로 나왔을 것이다
맨발로 하루 종일 길거리에 나섰다가
가난의 냄새가 벌벌벌벌 풍기는 움막 같은 집으로 돌아오면
아- 하고 울던 것들이 배를 채워
저렇게 캄캄하게 울음도 멎었으리라

《11》
몸을 굽히지 않는다면

문태준

노랗게 잘 익은 오렌지가 떨어져 있네
붉고 새콤한 자두가 떨어져 있네
자줏빛 아이리스 꽃이 활짝 피어 있네
나는 곤충으로 변해 설탕을 탐하고 싶네
누가 이걸 발견하랴,
몸을 굽히지 않는다면
태양이 몸을 굽힌, 미지근한 어스름도 때마침 좋네
누가 이걸, 또 자신도 주우랴,
몸을 굽혀 균형을 맞추지 않는다면

《12》
바깥

문태준

장대비 속을 멧새 한마리가 날아간다
彈丸처럼 빠르다
너무 빠른 것은 슬프다
갈 곳이 멀리
마음이 멀리에 있기 때문이다
하얀 참깨꽃 핀 한 가지에서
도무지 틈이 없는
빗속으로
소용돌이쳐 뚫고 날아가는
멧새 한 마리
저 全速力의 힘
그리움의 힘으로
멧새는 어디에 가 닿을까
집으로?
오동잎 같이 넓고 고요한 집으로?
中心으로?
아.
다시 생각해도
나는
너무 먼
바깥까지 왔다
☆★☆★☆★☆★☆★☆★☆★☆★☆★☆★☆★☆★
《13》
바닥

문태준

가을에는 바닥이 잘 보인다
그대를 사랑했으나 다 옛일이 되었다
나는 홀로 의자에 앉아
산 밑 뒤뜰에 가랑잎 지는 걸보고 있다
우수수 떨어지는 가랑잎
바람이 있고 나는 눈을 감는다
떨어지는 가랑잎이
아직 매달린 가랑잎에게
그대가 나에게
몸이 몸을 만질 때
숨결이 숨결을 스칠 때
스쳐서 비로소 생겨나는 소리
그대가 나를 받아주었듯
누군가 받아주어서 생겨나는 소리
가랑잎이 지는데
땅바닥이 받아주는 굵은 빗소리 같다
후두둑 후두둑 듣는 빗소리가
공중에 무수히 생겨난다
저 소리를 사랑한 적이 있다
그러나 다 옛일이 되었다
가을에는 공중에도 바닥이 있다
☆★☆★☆★☆★☆★☆★☆★☆★☆★☆★☆★☆★
《14》
비가 오려 할 때

문태준

비가 오려 할 때
그녀가 손등으로 눈을 꾹 눌러 닦아 울려고 할 때
바람의 살들이 청보리 밭을 술렁이게 할 때
소심한 공증인처럼 굴던 까만 염소가 멀리서 이끌려 돌아올 때
철름 발이 학수형님이 비료를 지고 열무 밭으로 나갈 때
먼저 온 빗방울이 개울물 위에 둥근 우산을 펼 때
☆★☆★☆★☆★☆★☆★☆★☆★☆★☆★☆★☆★
《15》
석류

문태준

윗옷 단추를 끄르듯
웃음이
웃음의 앞자락을 헤치며

석류는 툭 터졌네
넘어진 화병처럼

언제라도
비탄이 없는
악보

속 깊은 가을의
정교한 건축

붉은 잇몸의 빛
알알이
조용한 시간의 카펫 위에
흩어지네
☆★☆★☆★☆★☆★☆★☆★☆★☆★☆★☆★☆★
《16》
수평(水平)

문태준

단 하나의 잠자리가 내 눈앞에 내려앉았다
염주알 같은 눈으로 나를 보면서
투명한 두 날개를 수평으로 펼쳤다
모시 같은 날개를 연잎처럼 수평으로 펼쳤다
좌우가 미동조차 없다
물 위에 뜬 머구리밥 같다
나는 생각의 고개를 돌려 좌우를 보는데
가문 날 땅벌레가 봉긋이 이어놓은 땅구멍도 보고
마당을 점점 덮어오는 잡풀의 억센 손도 더듬어보는데
내 생각이 좌우로 두리번거려 흔들리는 동안에도
잠자리는 여전히 고요한 수평이다
한 마리 잠자리가 만들어놓은 이 수평 앞에
내가 세워놓았던 수많은 좌우의 병풍들이 쓰러진다
하늘은 이렇게 무서운 수평을 길러내신다
☆★☆★☆★☆★☆★☆★☆★☆★☆★☆★☆★☆★
《17》
시월에

문태준

오이는 아주 늙고 토란잎은 매우 시들었다

산밑에는 노란 감국화가 한 무더기 해죽, 해죽 웃는다
웃음이 가시는 입가에 잔주름이 자글자글하다
꽃빛이 사그라들고 있다

들길을 걸어가며 한 팔이 뺨을 어루만지는 사이에도
다른 팔이 계속 위아래로 흔들리며 따라왔다는 걸
문득 알았다

집에 와 물에 찬밥을 둘둘 말아 오물오물거리는데
눈구멍에서 눈물이 돌고 돌다

시월은 헐린 제비집 자리 같다
아, 오늘은 시월처럼 집에 아무도 없다
☆★☆★☆★☆★☆★☆★☆★☆★☆★☆★☆★☆★
《18》
아침

문태준

새떼가 우르르 내려앉았다
키가 작은 나무였다
열매를 쪼고 똥을 누기도 했다
새떼가 몇발짝 떨어진 나무에게 옮겨가자
나무상자로밖에 여겨지지 않던 나무가
누군가 들고 가는 양동이의 물처럼
한번 또 한번 출렁했다
서 있던 나도 네 모서리가 한번 출렁했다
출렁출렁하는 한 양동이의 물
아직은 이 좋은 징조를 갖고 있다
☆★☆★☆★☆★☆★☆★☆★☆★☆★☆★☆★☆★
《19》
아침 항구에서

문태준

바다가 아침에 내게 갈치 상자를 건네주었네.
해풍에 그을린 어부들의 굵은 팔뚝으로.
미로를 헤엄치는 외롭고 긴 영혼을.
빛의 날카로운 이빨을.
한번도 건너지 못한 멀고 먼 곳을.
깊은 풍랑을.
갈치 상자만한 은빛 가슴을.
푸른 바다가 검은 내게 배를 대고서
☆★☆★☆★☆★☆★☆★☆★☆★☆★☆★☆★☆★
《20》
언제 또 여러번

문태준

왼 손목의 맥을 짚으며 비를 보네
물통을 내려놓고 비를 보네
이 비 그치면 낙과(落果)를 줍게 되리
천둥 우는 소리는 처음엔 높고 나중엔 낮아지네
계곡물은 비옷을 입고 급하게 내려오네
오늘 칡넝쿨같이 뻗어가는 구름 아래를 지나며
언제 또 소낙비를 만나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네
쏟아짐이여,
여러번의 오후는 여름 위에
여러번의 여름은 일생(一生)위에
이처럼 쏟아진다 할밖에
얼마나 울었는지 두 눈이 질펀하네
☆★☆★☆★☆★☆★☆★☆★☆★☆★☆★☆★☆★
《21》
여름날의 마지막 바닷가

문태준

바닷가는 밀려와 춤추는 파도들로 흥겨워요

나는 모래밭에 당신의 이름과 나의 질문을 묻었어요
나는 모래성을 하나 더 쌓아놓고 바닷새보다 멀리서 올라올 밀물을 기다려요

모래알에는 보리처럼 뿌린 별이 가득한데
모래알에는 초승의 달빛이 일렁이는데

우린 이 바닷가에서 다시 볼 수 있을까요
우린 이 바닷가에서 다시 알아볼 수 있을까요
☆★☆★☆★☆★☆★☆★☆★☆★☆★☆★☆★☆★
《22》
역전 이발

문태준

때때로 나의 오후는 역전 이발에서 저물어 행복했다

간판이 지워져 간단히 역전 이발이라고만 남아 있는 곳
역이 없는데 역전이발이라고 이발사 혼자 우겨서 부르는 곳

그 집엘 가면 어머니가 뒤란에서 박 속을 긁어내는 풍경이 생각난다
마른 모래 같은 손으로 곱사등이 이발사가 내 머리통을 벅벅 긁어주는 곳

벽에 걸린 춘화를 넘보다 서로 들켜선 헤헤헤 웃는 곳

역전 이발에는 세상에서 가장 낮은 저녁이 살고 있고
말라 가면서도 공중에 향기를 밀어 넣는 한 송이 꽃이 있다

그의 인생은 수초처럼 흐르는 물 위에 있었으나
구정물에 담근 듯 흐린 나의 물빛을 맑게 해주는 곱사등이 이발사
☆★☆★☆★☆★☆★☆★☆★☆★☆★☆★☆★☆★
《23》
영원(永遠)

문태준

어릴 때에 죽은 새를 산에 묻어준 적이 있다
세월은 흘러 새의 무덤 위로 풀이 돋고 나무가 자랐다
그 자란 나뭇가지에 조그마한 새가 울고 있다
망망(茫茫)하다
날개를 접어 고이 묻어주었던 그 새임에 틀림이 없다
☆★☆★☆★☆★☆★☆★☆★☆★☆★☆★☆★☆★
《24》
오랫동안 깊이 생각함

문태준

이제는 아주 작은 바람만을 남겨둘 것
흐르는 물에 징검돌을 놓고 건너올 사람을 기다릴 것
여름 자두를 따서 돌아오다 늦게 돌아오는 새를 기다릴 것
꽉 끼고 있던 깍지를 풀 것
너의 가는 팔목에 꽃 팔찌의 시간을 채워줄 것
구름수레에 실려가듯 계절을 갈 것
저 풀밭의 여치에게도 눈물을 보태는 일이 없을 것
누구를 앞서겠다는 생각을 반절 접어둘 것
☆★☆★☆★☆★☆★☆★☆★☆★☆★☆★☆★☆★
《25》
우리들의 마지막 얼굴

문태준

당신은 나조차 알아보지 못하네
요를 깔고 아주 가벼운 이불을 덮고 있네
한층의 재가 당신의 몸을 덮은 듯하네
눈도 입도 코도 가늘어지고 작아지고 낮아졌네
당신은 아무런 표정도 겉으로 드러내지 않네
서리가 빛에 차차 마르듯이 숨결이 마르고 있네
당신은 평범해지고 희미해지네
나는 이 세상에서 혼자의 몸이 된 당신을 보네
오래 잊지 말자는 말은 못하겠네
당신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보네
우리들의 마지막 얼굴을 보네
☆★☆★☆★☆★☆★☆★☆★☆★☆★☆★☆★☆★
《26》
이별의 말이 생겨나기 전

문태준

끔찍하다
조그맣게 모인 물속
배를 내 눈앞처럼 달고
올챙이가 헤엄치고 있다

아주 어둡고 덜 어두울 뿐인
둥근 배 속
다리 넷이
한테 엉겨 있다

한 통이다
한 통이 통째로 움직인다
마음가면 마음이 전부 간다

속으로 울 때
손발이 모두
너의 눈물을 받아준다

너의 몸을 보고
내 몸을 보니
사람이 더 끔찍하다

팔을 밀어 넣고
나의 다리를 밀어 넣어
저 원적(原籍)으로 돌아갔으면

둥근 배 속
아직은 이별의 말이 생겨나기 전
이별이라는 말에 태동(胎動)이 있기 전
☆★☆★☆★☆★☆★☆★☆★☆★☆★☆★☆★☆★
《27》
장대비 멎은 소읍

문태준

땅이 소란스러운 때를 보냈으니 누에가 갉아먹다 버린 뽕잎 같다
장대비가 다녀가셨다
복사꽃처럼 소란한 논도 걔중에는 있었고
귓불이 도톰하고 거위 소리처럼 굵은 울대를 가진 놈도 다녀가셨다
비 내린 땅은 돌 꽃 마냥 꼿꼿이 파인 얼굴이다
팔랑팔랑 하얀 나비 새로이 나는 것으로 장대비 멋은 줄 아는 것이지만
집을 주섬주섬 나오는 촌로들은 늙고 초췌하다
☆★☆★☆★☆★☆★☆★☆★☆★☆★☆★☆★☆★
《28》
저물어 가는 강 마을에서

문태준

어리숙한 나에게도 어느 때는 당신 생각이 납니다
당신의 눈에서 눈으로 산 그림자처럼 옮겨가는 슬픔들

오지항아리처럼 우는 새는 더 큰 항아리인 강이 가둡니다

당신과 나 사이
이곳의 어둠과 저 건너 마을의 어둠 사이에
큰 둥근 바퀴 같은 강이 흐릅니다

강 건너 마을에서 소가 웁니다
찬 강에 는개가 축축하게 젖도록 우는 소를 어찌할 수 없습니다
낮 동안 새끼를 이별했거나 잃어버린 사랑이 있었거나
목이 쉬도록 우는 소를 어찌할 수 없습니다
우는 소의 희고 둥근 눈망울을 잊을 수 없습니다
어리숙한 나에게도 어느 때는 당신 생각이 납니다
☆★☆★☆★☆★☆★☆★☆★☆★☆★☆★☆★☆★
《29》
정류장에서

문태준

언젠가 내가 이 자리에 두고 간 정류장
둥근 빗방울 속에 그득 괴어 있던 정류장
꽃 피고 잎 지고 이틀 사흘 여름 겨울 내려서던 정류장
먼 데 가는 구름더미와 장죽(長竹)을 물고 선 정류장
홀어머니 머리에 이고 있던 정류장
막버스가 통째로 싣고 간 정류장
☆★☆★☆★☆★☆★☆★☆★☆★☆★☆★☆★☆★
《30》
짧은 낮잠

문태준

낮잠에서 깨어나면
나는 꽃을 보내고 남은 나무가 된다

魂이 이렇게 하루에도 몇 번
낯선 곳에 혼자 남겨질 때가 있으니

오늘도 뒷걸음 뒷걸음치는 겁 많은 노루 꿈을 꾸었다

꿈은, 멀어져 가는 낮 꿈은
친정 왔다 돌아가는 눈물 많은 누이 같다

낮잠에서 깨어나 나는 찬물로 입을 한 번 헹구고
주먹을 꼭 쥐어보며 아득히 먼 넝쿨에 산다는 산꿩 우는 소리 듣는다

오후는 속이 빈 나무처럼 서 있다
☆★☆★☆★☆★☆★☆★☆★☆★☆★☆★☆★☆★
《31》
한 호흡

문태준

꽃이 피고 지는 그 사이를
한 호흡이라 부르자
제 몸을 울려 꽃을 피우고
피어난 꽃은 한 번 더 울려
꽃잎을 떨어뜨려 버리는 그 사이를
한 호흡이라 부르자
꽃나무에게도 뻘처럼 펼쳐진 허파가 있어
썰물이 왔다가 가버리는 한 호흡
바람에 차르르 키를 한 번 흔들어 보이는 한 호흡
예순 갑자를 돌아나온 아버지처럼
그 홍역 같은 삶을 한 호흡이라 부르자.
☆★☆★☆★☆★☆★☆★☆★☆★☆★☆★☆★☆★
《32》


문태준

잠자다 깬 새벽에
아픈 어머니 생각이
절박하다

내 어릴 적
눈에 검불이 들어갔을 때
찬물로 입을 헹궈
내 눈동자를
내 혼을
가장 부드러운 살로
혀로
핥아주시던

붉은 아궁이 앞에서
조속조속 졸 때에도
구들에서 굴뚝까지
당신의 눈에
불이 지나가고

칠석이면
두 손으로 곱게 빌던
그 돌부처가
이제는 당신의 눈동자로
들어앉아서

어느 생애에
내가 당신에게
목숨을 받지 않아서
무정한 참빗이라도 될까

어느 생애에야
내 혀가
그 돌 같은
눈동자를 다 쓸어낼까

목을 빼고 천천히
울고, 울어서
젖은 아침
☆★☆★☆★☆★☆★☆★☆★☆★☆★☆★☆★☆★
《33》
호두나무와의 사랑

문태준

내가 다시 호두나무에게 돌아온 날, 애기집을 들어낸 여자처럼
호두나무가 서 있어서 가슴속이 처연해졌다

철 지난 매미떼가 살갗에 붙어서 호두나무를 빨고 있었다

나는 지난 여름 내내 흐느끼는 호두나무의 哭을 들었다
그러나 귀가 얇아 호두나무의 중심으로 한번도 들어가 보지 못했다

내가 다시 호두나무에게 돌아온 날, 불에 구운 흙처럼 내 마음이 뒤틀리는
걸 보니 나의 이 고백도 바람처럼 용서받지 못할 것을 알겠다
☆★☆★☆★☆★☆★☆★☆★☆★☆★☆★☆★☆★
《34》
호수

문태준

당신의 호수에 무슨 끝이 있나요
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
한 바퀴 또 두 바퀴

호수에는 호숫가로 밀려 스러지는 연약한 잔물결
물위에서 어루만진 미로
이것 아니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
《35》
회고적인

문태준

가령 사람들이 변을 보려 묻어둔 단지, 구더기들, 똥장군들.
그런 것들 옆에 퍼질러앉은 저 소 좀 봐,
배 쪽으로 느린 몸을 몰고 가면 되새김질로 살아나는 소리들.
쟁기질하는 소리, 흙들이 마른 몸을 뒤집는.
워, 워, 검은 터널을 빠져나오느라 주인이 길 끝에서 당기는 소리.
원통의 굴뚝에서 텅 빈 마당으로 밀물지는 쇠죽 연기.
그러나 不歸, 不歸! 시간은 사그라드는 잿더미에 묻어둔 감자 같은 것.
족제비가 낯선 자를 경계하는 빈, 빈집에 들어서면
녹슨 작두에 무언가 올리고 싶은, 도시 회고적인 저 소 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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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보영 시 모음 70편

《1》
1월의 기도

윤보영

사랑하게 하소서.
담장과 도로 사이에 핀 들꽃이
비를 기다리는 간절함으로
사랑하게 하소서.

새벽잠을 깬 꽃송이가
막 꽃잎을 터뜨리는 향기로
사랑하게 하소서.

갓 세상에 나온 나비가
꽃밭을 발견한 설렘으로
사랑하게 하소서.

바람이 메밀꽃 위로
노래 부르며 지나가는 여유로
서두르지 않는 사랑을 하게 하소서.

내가 더 많이 사랑하는
그게 더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고
늘 처음처럼, 내 사랑이
마르지 않는 샘물이 되게 하소서.

《2》
2월의 다짐

윤보영

2월입니다
1년 중에 가장 짧은 2월입니다
짧아도 아름다운 시간으로 채우면
1년 중 가장 행복할 2월!
제가 행복한 2월을 만들겠습니다.
3월에 필 꽃이 우리 가슴에 피어
향기 나는 2월입니다
가슴을 열고 향기를 나누면서
내 행복으로 더하겠습니다.
내가 나에게
행복하다고 마술을 걸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2월입니다
행복하다, 행복하다
벌써부터 따뜻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어때요, 2월에는
걱정부터 하지 말고
우리 한 번 도전해보는 것!
그래요, 2월에는
우리 한 번 같이 도전 해요
2월도 내가 주인공이 되어야 하니까요.
2월이 짧아서 싫다고요?
그럼 1년에서 2월을 지우면 어떨까요?
아니죠, 나머지 11개월에게
시간을 내어 주고
그 마음 드러내지 않는
박수받을 2월 이지요.
지난해 2월에는
고맙다는 말도 못했는데
올해 2월 마지막 날은
고맙다는 인사를 해야겠습니다
혹시라도 한 달 내내 행복해서
지난해처럼 잊고 보내면
내년에는 두 배로 하겠습니다.
짧다고 그냥 지나칠 수 있는
2월입니다
하지만 3월을 만드는 2월입니다
아름다운 봄을 만드는 내 2월입니다.
아세요?
2월이 있어야 3월이 있듯
당신이 있어야 내가 있다는 것!
그래서 고맙습니다
그러니까 고맙습니다.
행복하고 싶으세요?
그러면 가슴을 열어 보세요
3월보다 먼저 꽃을 피운
내 2월을 만날 테니까요.
내가 2월에게 가장 먼저 해야 할 말
"사랑합니다!"
내가 2월에게 반드시 해야 할 말
"고맙습니다!"
3월에게 꽃을 선물하는 2월처럼
나도 당신에게 미소를 선물하겠습니다
선물을 준비하고 있는 지금,
벌써부터 기분이 좋습니다
짧아도 행복한 한 달이 맞습니다.
2월에는
내가 더 사랑하며 보내겠습니다
사랑한 만큼 행복을 느낄 수 있게
웃으면서 보내겠습니다.
2월에는 모두가 주인이 되어
나처럼 웃음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웃음으로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2월에는
내 2월에는.

《3》
5월에는 사랑을

윤보영

5월, 너를 나는
사랑이라 말해야겠다.

내 사랑에 미소지을
그 미소와 함께 웃을 주인이 되게
5월을 사랑하며 보내야겠다.

막 돋아난 떡잎이 팔부터 벌리듯
멋진 우리 5월을 위해
힘차게 사랑을 펼치련다.

내 사랑이 나에게 돌아와
행복이 되도록
깊은 감동이 되도록,

5월에는
내가 생각해도 가슴 찡한
아름다운 사랑을 해보련다.

《4》
7월의 기도

윤보영

7월에는
행복하게 해주소서

그저 남들처럼
웃을 때 웃을 수 있고
고마울 때
고마운 마음 느낄 수 있게
내 편 되는 7월이 되게 해 주소서

3월에 핀 강한 꽃은 지고 없고

5월의 진한 사랑과
6월의 용기 있는 인내는
부족하더라도
7월에는 내 7월에 남들처럼
어울림이 있게 해주소서

남들보다
먼저 나오는 말보다는
가슴에서 느끼는 사랑으로
어울림 속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소서

내가 행복한 만큼
행복을 나누어 보내는
통 큰 7월이 되게 해주소서

《5》
8월 마중

윤보영

해 돋는 언덕으로
곧 만날 8월을 마중 와 있습니다.

무성한 풀잎 냄새보다도
낙엽 느낌이 더 진한 걸 보니
8월이 가까이 와 있나 봅니다.

8월에는
아름다운 시간으로 채우겠습니다
계곡물 흐르는 소리도 듣고
그동안 만나지 못한
그리운 사람도 만나겠습니다.

느낌 좋은 9월이
미소로 걸어올 수 있게
행복한 마음으로 보내겠습니다.

8월을 마중 나온 내 안에
절로 미소가 이는 걸 보니
떠날 준비 중인 7월도 만족했나 봅니다.

애썼다, 내 친구 7월!
사랑한다, 행복한 선물 8월!

《6》
8월의 선물

윤보영

8월은
내가 나에게 휴식을 선물하는
의미 있는 달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새해를 열면서 다짐했던 것을
실천하고 있는 나에게
선물을 주는 8월!

그 선물 속에는
가족과 친구가 있고
함께 지낸 사람들의 고마움도 담겨 있겠지요.

시간이 빠르게 지나갑니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또 다른 한 해를 향한 남은 시간도
더 빠르게 지나가겠지요.

8월에 받은 선물이
가을과 겨울로 이어져서
행복이 될 수 있게
꿈이 담겼으면 좋겠습니다.

그 8월을 나에게 선물하겠습니다.
사랑을 선물 받겠습니다.

《7》
8월이 아름다운 이유

윤보영

8월입니다.

행복으로 채워질 한 달을 위해
그대 그리움이 독차지할
이 한 달을 위해,

그대 생각이 지배할 한 달을 위해
그대가 내 모든 것이 되어도 좋을
이 한 달을 위해
기분 좋은 마음으로 엽니다.

동산에 떠오른 해처럼
내 삶에 힘이 되는 그대!
그대가 있기에
이 한 달도
지난 한 달처럼
참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

《8》
가슴에 내리는 비

윤보영

비가 내리는 군요
내리는 비에
그리움이 젖을까봐
마음의 우산을 준비했습니다
보고 싶은 그대.

오늘같이
비가 내리는 날은
그대 찾아갑니다
그립다 못해 비가 됩니다.

내리는 비에는
옷이 젖지만
쏟아지는 그리움에는
마음이 젖는군요
벗을 수도 없고
말릴 수도 없고.

비 내리는 날은
하늘이 어둡습니다
그러나 마음을 열면
맑은 하늘이 보입니다
그 하늘
당신이니까요.

빗물에 하루를 지우고
그 자리에
그대 생각 넣을 수 있어
비오는 날 저녁을 좋아합니다
그리움 담고 사는 나는.

늦은 밤인데도
정신이 더 맑아지는 것을 보면
그대 생각이 비처럼
내 마음을 씻어주고 있나봅니다.

비가 내립니다
내 마음에 빗물을 담아
촉촉한 가슴이 되면
꽃씨를 뿌리렵니다
그 꽃씨
당신입니다.

비가 오면
우산으로 그리움을 가리고
바람 불 때면
가슴으로 당신을 덮습니다.

비가 내립니다
빗줄기 이어 매고
그네 타듯 출렁이는 그리움
창밖을 보며
그대 생각하는 아침입니다.

내리는 비는
우산으로 가릴 수 있지만
쏟아지는 그리움은
막을 수가 없군요
폭우로 쏟아지니까요.

비가 내립니다
누군가가
빗속을 달려와
부를 것 같은 설레임
내 안의 그대였군요.

《9》
가을 그리기

윤보영

기분이 좋아요
기분이 좋다는 것은
가볍다는 뜻

가볍다는 것은
그리움을
내려놓았다는 뜻입니다.

내려놓았다는 것은
그리움을 펼침이고
펼침은 넓다는 뜻

넓은 가을을 그렸습니다.
나보다는
그대가 더 행복했으면 좋겠기에
어제처럼
들꽃으로 그렸습니다.

기분 좋은 아침에
행복까지
덤으로 얻었습니다.

《10》
가을사랑

윤보영

이제
가을이라 해도 되겠네요
이렇게 시원한 바람이
창문으로 들어오는 걸 보니

이제
사랑이라 해도 되겠네요
시도 때도 없이 그대 생각이
내 안으로 찾아 드는 걸 보니
☆★☆★☆★☆★☆★☆★☆★☆★☆★☆★☆★☆★
《11》
그대 눈물

윤보영

그대 눈물 한 방울은
내 가슴에
한 바가지 눈물이 되고
그대 눈물 한 줄기는
내 가슴에
한 가득 냇물이 되어 흐릅니다
☆★☆★☆★☆★☆★☆★☆★☆★☆★☆★☆★☆★
《12》
그대가 내 곁을 스쳐 가면

윤보영

길을 가다 우연히
정말 우연히 그대가
내 곁을 스쳐 가면 어떻게 할까

모르는 척
아닌 척 지나쳐도
몇 걸음 못 가서 뒤돌아보게 되고
울컥, 달려나온 그리움 때문에
눈물부터 고이겠지
아니야
돌아 설 수 없어
꾹 참고 가던 길을 가야 해

이만큼 지내 왔는데
돌아서면
꽃이 지듯 그대 모습 지워질지 모르잖아
준비 없는 마음에
갑자기 쏟아진 그리움 때문에
다시 담을 수도 없고

아프긴 해도, 오랫동안
사랑으로 머물 수 있도록 지금처럼
그리움을 담고 지내야겠어
사랑하지만
만날 수 없는 그대는
내 하루를 여는 소중한 열쇠니까
☆★☆★☆★☆★☆★☆★☆★☆★☆★☆★☆★☆★
《13》
그대가 있어 더 좋은 하루

윤보영

그대를 잠깐 만났는데도
나뭇잎 띄워 보낸 시냇물처럼
이렇게 긴 여운이 남을 줄 몰랐습니다

보고 있는데도 보고 싶어
자꾸 바라보다
그대 눈에 빠져나올 수 없었고
곁에 있는데도 생각이 나
내 안에 그대 모습 그리기에 바빴습니다

그대를 만나는 것이
이렇게 좋을 줄 알았으면
오래전에 만났을걸
아쉽기도 하지만
이제라도 만난 것은
사랑에 눈뜨게 한 아름다운 배려겠지요

걷고 있는데도 자꾸 걷고 싶고
뛰고 있는데도 느리다고 생각될 때처럼
내 공간 구석구석에 그대 모습 그려놓고
마술 걸린 사람처럼 가볍게 돌아왔습니다

그대 만난 오늘은
영원히 깨기 싫은 꿈을 꾸듯
아름다운 감정으로 수놓은 하루
☆★☆★☆★☆★☆★☆★☆★☆★☆★☆★☆★☆★
《14》
그대는

윤보영

그대는 바다입니다
내가 바다로 가면
함께 살 섬 하나 만들어 놓고
섬이 되자고 하는.

그대는 산입니다
내가 산으로 가면
함께 걸을 길을 만들어 놓고
길이 되자고 하는.

그대는 바람입니다
그대 생각 앞 세워
그대 머무는 곳에 데려다 주겠다며
그리움이 되자고 하는.

그대는
내 사랑입니다
날마다 날 행복하게 해주는
사랑이 맞습니다.
☆★☆★☆★☆★☆★☆★☆★☆★☆★☆★☆★☆★
《15》
그대는 누구십니까?

윤보영

차를 마시는데 소리 없이 다가와 찻잔에 담기는
그대는 누구십니까?

낙엽 밟으며 산길을 걷는데 살며시 다가와
팔짱끼고 친구 되어 주는 그대는 누구십니까?

비를 보고 있는데 빗속에서 걸어나와
우산을 씌워주는 그대는 누구십니까?

바람 없는 강둑을 걷는 데 물 위에
미소짓는 얼굴 하나 그려놓고 더 그립게 하는
그대는 누구십니까?

푸른 내 마음에 그리움을 꽃으로 피우고
꽃과 함께 살자는 그대는 누구십니까?

커다란 별을 따서 내 가슴에 달아주며
늘 생각해 달라는 그대는 누구십니까?

바람 타고 달려와 내 마음에 둥지 짓고
늘 보고 싶게 만드는 그대는 누구십니까?

내 마음의 주인이 되어 보고 있는데도 더 보고 싶게
만드는 그대는 그대는 진정 누구십니까?
☆★☆★☆★☆★☆★☆★☆★☆★☆★☆★☆★☆★
《16》
그대는 진정 누구십니까

윤보영

차를 마시는데
소리 없이 다가와
찻잔에 담기는 그대는 누구십니까?

낙엽 밟으며 산길을 걷는데
살며시 다가와
팔짱 끼고 친구 되어주는 그대는
누구십니까?

비를 보고 있는데
빗속에서 걸어 나와
우산을 씌워주는 그대는 누구십니까?

바람 없는 강둑을 걷는데
물 위에 미소짓는 얼굴 하나 그려놓고
더 그립게 하는 그대는 누구십니까?

푸른 내 마음에
그리움을 꽃으로 피우고
꽃과 함께 살자는 그대는 누구십니까?

커다란 별을 따서
내 가슴에 달아주며
늘 생각해 달라는 그대는 누구십니까?

바람 타고 달려와
내 마음에 둥지 짓고
늘 보고 싶게 만든 그대는 누구십니까?

내 마음의 주인이 되어
보고 있는데도 더 보고싶게 만드는 그대는
그대는 진정 누구십니까?
☆★☆★☆★☆★☆★☆★☆★☆★☆★☆★☆★☆★
《17》
그대를 사랑합니다

윤보영

내가 아침을 좋아하는 이유는
밤새 그리움에 얼룩진 내 안을
깨끗하게 지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깨끗이 지워낸 그 위에
그대 모습 더 선명하게
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아침도 커피 한잔 들고
내 안의 그대와 만나
진한 감동을 나누고 있습니다

만날 때마다 설램을 주는
아침 같은 그대!
그대를 사랑합니다
☆★☆★☆★☆★☆★☆★☆★☆★☆★☆★☆★☆★
《18》
그래도 사랑

윤보영

여름비처럼 내리는
겨울비를 바라보며
그대 생각하고 있다
보고 싶다
보고 싶다.

저 비가
눈으로 내린다면
세상을 다 지웠겠지
그래도 눈을 보며
그대 생각하고 있겠지.

그 눈처럼
행복이 쏟아지다면
그래도 감당할 수 있겠지
그대 생각이 준 행복 일테니까.
☆★☆★☆★☆★☆★☆★☆★☆★☆★☆★☆★☆★
《19》
그리울 때는

윤보영

그리울 때는
창밖 하늘에
그대 얼굴 하나

그리울 때는
내 마음에
그대 얼굴 하나

그리울 때는
지금처럼
들고 있는 커피에도
그대 얼굴 하나
☆★☆★☆★☆★☆★☆★☆★☆★☆★☆★☆★☆★
《20》
그리움

윤보영

살아가면서
그리움 한 자락은 있는 것이 좋다.
설령, 그 그리움이
아픈 그리움이라 해도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좋다.
꽃이 하늘로 보이고
구름이 호수로 보여도
그리움이 있는 것이 더 좋다.

다행히
나에게도 그리움이 있다.
그리움이 되기까지
힘은 들었지만
지나고 나니 아름답다.
그래서
꽃과 하늘도 너
구름과 호수도 너인 내 그리움을
내가 사랑하면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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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그리움으로 적은 편지

윤보영

그대에게
못다 전한 말이 있어 편지를 적었습니다.
편지를 적고 나서 깜짝 놀랐습니다.
편지지 가득 그대 이름만 적어 둔 것을 보고.
숲길을 걷는데 바람이 나뭇잎 하나를……
들고 왔습니다.
받아보니 그대에게 보낸 편지였습니다.
가슴에 품었다가 다시 보내야겠습니다.
그대가 꼭 받아야 할 편지니까요.
언젠가 그대가 내 마음에 두고 간 편지
지금도 편지를 읽고 있습니다.
읽는 순간 행복을 느낍니다.
읽고 나도 기분이 좋습니다.

??
눈에 담긴 별빛은 그리움이 되고
가슴에 담긴 달빛은 외로움이 된다고 했습니다.
그대 생각하는데 웬 눈물만 쏟아지는지
쏟아진 눈물로 편지를 적었습니다.
적은 편지를 보내지 못했습니다.?
창문으로 들어온 달빛이 천정에다
편지를 펼쳤습니다.
첫 줄을 읽어보니 그대 생각입니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마주친 달빛에
잊지 못한 마음이 비쳤나 봅니다.
편지를 적었습니다.
받을 그대보다 보내는 나를 위해
적었습니다.
참 많이……
보고 싶은 마음으로 적었습니다
☆★☆★☆★☆★☆★☆★☆★☆★☆★☆★☆★☆★
《22》
그리움을 말한다

윤보영

그리움 한 자락 담고 사는 것은
그만큼 삶이 넉넉하다는 뜻이다
그립거든 그리운 대로 받아들이자.

마주 보고 있는 산도 그리울 때는
나뭇잎을 날려 그립다 말을 하고
하늘도 그리우면 비를 쏟는다.

우리는 사랑을 해야 할 사람이다
그립거든 그리운 대로 그리워하고
생각나면 생각나는 대로 받아들이자.

가슴에 담긴 그리움도 아픔이 만든 사랑이다
가슴에 담고 있는 그리움을 지우려 하지마라
지운 만큼 지워진 상처가 살아나고
상처에는 아픈 바람만 더 아프게 분다.

그리울 때는
무얼 해도 그리울 때는
하던 일을 잠시 내려놓고 그리워하자.

가벼운 마음으로 사는 맛을 느낄 수 있게
그리우면 그리운 대로 그리워하자.

그게 우리가 살아가는 길이고
그게 우리가 해야 할 사랑이다
☆★☆★☆★☆★☆★☆★☆★☆★☆★☆★☆★☆★
《23》
그립다 보면

윤보영

사랑은
보이지 않는다고 했어
하지만 나는 보여

하늘로 보이고
별로 보이고

때로는
내 곁에 다가와 걷고 있는
너로 보이고.
☆★☆★☆★☆★☆★☆★☆★☆★☆★☆★☆★☆★
《24》
기다리다 봄

윤보영

봄날 혹
날 찾고 싶으면
곁에 핀 꽃을 보세요

그대
그리운 마음을
꽃으로 피워놓고
기다리고 있을테니
☆★☆★☆★☆★☆★☆★☆★☆★☆★☆★☆★☆★
《25》
꽃 심는 날

윤보영

꽃 심는 날 정해 놓고
혹시 그 날을 기다려 본 적 있나요

심을 꽃이
차례를 기다리며 웃고 있는
그 날을 기다려 본적 있나요

심은 꽃에 물을 줄 때
고맙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그 꽃을 생각하면서

자라는 꽃이
예쁜 꽃을 피울 생각에
설레는 모습을 상상해 보면서

꽃이 나비며 벌을 불러
손님 맞을 준비에
바쁜 모습을 그려보면서

활짝 웃는 꽃이
고맙다며 내민 향기를
가슴에 담을 날을 기대하면서

화단뿐만 아니라
가슴에도 꽃을 심을 날을
저처럼 기다려본 적 있나요

꽃을 심을 사람이 먼저 꽃이 되어
만나는 사람마다
웃음꽃을 선물하며 기다리는
꽃 심는 날!
저처럼 그날을 기다려 본적 있나요.
☆★☆★☆★☆★☆★☆★☆★☆★☆★☆★☆★☆★
《26》
꽃보다 예쁜 당신

윤보영

당신 생각하다가
꽃 한 송이 만났습니다.

너무 예뻐
꽃을 보고 있습니다.

꽃이 더 예쁠까
당신이 더 예쁠까

한참을 보다가 알았습니다.
꽃은 꽃일 뿐
당신은 될 수 없습니다.

꽃보다 예쁜 당신!
오늘은 당신과 만나
차 한 잔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
《27》
날마다 보내는 그리움

윤보영

아침나절에
차 한잔 마시면서
더 그리움이 느껴질 때에는
제 마음이 다녀갔거니 여기소서

오늘처럼
내일도, 모레도, 그 다음날도
늘 그대에게 그리움을 보낼테니까.
☆★☆★☆★☆★☆★☆★☆★☆★☆★☆★☆★☆★
《28》
내가 꽃이라면

윤보영

내가 꽃이라면
그대 좋아하는 꽃이 되고 싶네.

그대 좋아하는 꽃이라면
향이 좋은 꽃이 되고 싶네.

향이 좋은 꽃이라면
그대 곁에 머무는 꽃이 되고 싶네.

그대 곁에 머무는 꽃이라면
그대 행복에 보탬이 되는
향기 좋은 꽃이 되고 싶네.

그대 행복이
곧 내 행복이라는 것을 아는
행복한 꽃이 되고 싶네.
☆★☆★☆★☆★☆★☆★☆★☆★☆★☆★☆★☆★
《29》
내가 하고 싶은 사랑은

윤보영

사랑을 하고 싶다
눈이 맑은 사람을 만나
결 고운 사랑을 하고 싶다.

가슴 가득 아름다운 사연을 담고 사는
달빛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은사시 나뭇가지 끝에 부는
산들바람 같은 사랑을 하고 싶다.

내 시선이 고정되어도 좋을
감동을 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끝이 어딘지 몰라도 될
꿈길 같은 사랑을 하고 싶다.

바라만 봐도 좋아
가슴 뛰게 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좋아해도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는
아름다운 사랑을 하고 싶다.

버릇처럼 다짐만 했던 사랑!
이런 사람을 만나
가슴 찡한 사랑을 해 보고 싶다.

동화 같은 사랑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
만날 날을 기다리며
허둥대는 사람이 되고 싶다.
☆★☆★☆★☆★☆★☆★☆★☆★☆★☆★☆★☆★
《30》


윤보영

오늘은 네가
새싹으로 돋았다
내 가슴에

꽃으로 피었다
내 느낌에

향기로 다가선다
내 생각에

그래서 네가 좋다
다 좋다
☆★☆★☆★☆★☆★☆★☆★☆★☆★☆★☆★☆★
《31》
너라는 꽃

윤보영

너는
생각만 해도
내 안에
향기가 나게 하는 꽃이다.

너를 만나면
내 안에
꽃밭을 만드는 꽃이다.

너를 보면
새도 되었다가
바람도 되었다가

그런 나를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는
나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꽃이다.
☆★☆★☆★☆★☆★☆★☆★☆★☆★☆★☆★☆★
《32》
너여서 좋다

윤보영

나는
커피를 닮은 사람이 좋다.

향기로운 커피처럼
분위기 있으면서 펀안사람!

커피처럼 편안하고
웬지 느낌이 좋은 사람!

네가 바로 그 사람이어서 좋다
☆★☆★☆★☆★☆★☆★☆★☆★☆★☆★☆★☆★
《33》
당신을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윤보영

오늘은
당신을 만나고 싶습니다
늘 가슴에 담고 그리워만 했는데
오늘은 그대를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대를 만나
달빛 고운 냇물을 건너
당신과 자작나무 숲길을 걷고 싶습니다

언젠가 그런 날이 오겠지
언젠가는 만날 날이 있겠지
궁금한 만큼 더 멀리 있는 당신
오늘은 당신을 만나러 가고 싶습니다

강물이 가로놓일 수 있고
태풍이 막아 설 수 있겠지만
이리도 간절한데
당신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깊은 물과 강한 바람도
당신이 보고 싶은 오늘은
간절한 그리움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두 눈에 담을 수 있게 만나고 싶습니다

어쩌면 나처럼
나만큼 그리워하고 있을 당신
오늘은 내 그리움의 주인인
당신을 만나고 싶습니다
☆★☆★☆★☆★☆★☆★☆★☆★☆★☆★☆★☆★
《34》
당신이 보고 싶은 날

윤보영

길을 가다
우연히 당신 생각이 났습니다.

꽃을 보고 예쁜 꽃만 생각했던 내가
꽃 앞에서
꽃처럼 웃던 당신 기억을 꺼내고 있습니다.

나무를 보고
무성한 잎을 먼저 생각했던 내가
나무 아래서
멋진 당신을 보고 싶어 하고 있습니다.

바람이 붑니다.
바람에 지워야 할 당신 생각이
오히려 가슴에
세찬 그리움으로 불어옵니다.

하늘은 맑은 데
가슴에서 비가 내립니다
당신이 더 보고 싶게 쏟아집니다.

보고 나면
더 보고 싶어 고통은 있겠지만
한 번쯤 당신을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살다보면, 간절한 바람처럼
꼭 한번은 만나겠지요.

당신 앞에서, 보고 싶었다는
말조차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당신을 만나고 싶습니다.
☆★☆★☆★☆★☆★☆★☆★☆★☆★☆★☆★☆★
《35》
당신이 보고 싶은 날은

윤보영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그립고
맑은 날은 맑은 대로 그리운 당신
오늘 아프도록 보고 싶습니다

볼 수 없는 마음을 알고 있다는 듯
구름은 먼 산을 보고 지나가고
바람도 나뭇잎만 흔들며 지나갑니다

그리움이 깊어져
보고 싶은 마음까지 달려 나와
이렇게 힘들게 합니다

힘들어도 참아내는 것은
당신을 볼 수 있는 희망이 있고
만날 수 있다는 바람 때문입니다

날마다 그리울 때는
그리움으로 달래고
보고 싶을 때는
보고 싶은 마음으로 달랩니다

비가 내리는 오늘
당신이 많이 보고 싶습니다
그런 당신이 내 마음 속에 있어
나는 참 행복합니다
☆★☆★☆★☆★☆★☆★☆★☆★☆★☆★☆★☆★
《36》
당신커피

윤보영

당신에게
가슴 찡한 감동을 담고 있는
커피 향기가 납니다

언제 마셨는지
어디서 마셨는지 모르지만
제일 기억에 남았던 향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향기를
담고 있는 커피를 만나면
당신 커피라 생각합니다

커피를 마실 때마다
이 향기를 생각하면
당신 생각은 나지만
그래서 더 좋은 커피!

당신에게서 향기가 납니다
기분 좋은 커피 향기가 납니다.
☆★☆★☆★☆★☆★☆★☆★☆★☆★☆★☆★☆★
《37》
들꽃

윤보영

들에 피었다고
들꽃이라 부른다고요?

그러면
가슴에 피면
가슴 꽃이 되겠네요?

그래서 혹시
꽃을 보면 기분이 들뜬다고
들꽃이라고 했지 않았을까요?

그러면
내 가슴에 꽃으로 피어
날 기분 들뜨게 하는 그대도
들꽃이라 부를 수 있잖아요.
☆★☆★☆★☆★☆★☆★☆★☆★☆★☆★☆★☆★
《38》
미안하다

윤보영

너무 좋아해서
자꾸 좋아해서
많이 사랑해서

생각하고
다시
생각해도
모자라는 것
같아

정말
미안하다.
☆★☆★☆★☆★☆★☆★☆★☆★☆★☆★☆★☆★
《39》
바람 편에 보낸 안부

윤보영

그대를 그리워 할 수 있는
마음이라도
남겨 둔 게 고마워
아파도 이렇게
내색 않고 살고 있답니다

바람 편에 안부를 보내며
☆★☆★☆★☆★☆★☆★☆★☆★☆★☆★☆★☆★
《40》
별 그리고 사랑

윤보영

별이 무리 지어 나왔습니다
별밭이 되었습니다
달이 가까이서 뜨고
달빛 따라 별이 길을 만들었습니다
그 길로 별을 닮은 그대가 옵니다.

별이 쏟아집니다
별 많은 저 하늘
내 가슴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가슴 가득 그대 생각을
별로 달아 놓고
어디선가 그대가 볼 수 있게.

하늘의 별을 따고
그 자리에 그대 모습을 달았습니다
그리울 때 마다 늘 볼 수 있게
생각별로 달았습니다

그대가 보고 싶은 날은
그리움 속으로 들어가 별이 됩니다
어디선가 보고 있을
그대를 생각하며 깜빡입니다
새벽까지 머물기도 합니다.

꿈속에서 만난 그대
그리움 속으로 들어가
별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때부터 커다란 별 하나가
내 가슴에 반짝이고 있습니다.

그대는
웃을 때마다 행복을 주는 별
그래서 많이 웃어야 합니다
그대를 보고 사람들이 행복을 얻게
늘 웃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늘에 떠서
가슴에 떠서
날마다 행복을 주는 별
그대는
그대는 나의 별
☆★☆★☆★☆★☆★☆★☆★☆★☆★☆★☆★☆★
《41》
사과나무는 내 어머니 마음입니다

윤보영

한겨울 벌판에 서서, 실한 열매
달아달라고 기도하는 사과나무는
자나깨나 자식 걱정하시던
내 어머니 마음입니다

‘꽃이 많이 피어야 할 텐데’
한 송이라도 더 피우기 위해
생가지 잘라내는 사과나무는
다친 손을 매주며 더 아파하시던
내 어머니 마음입니다

꽃을 피우고
더 많은 열매로 맺힐 수 있도록
나비, 벌, 바람까지 불러오는 사과나무는
자식들 모두 다복해 지길 바라시던
내 어머니 마음입니다

튼튼한 사과 하나 남긴 채
가지 가득 모여 달린 사과들을
스스로 솎아 내는 사과나무는
안쓰러움을 참고 나를 객지로 보내시던
내 어머니 마음입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농약 속에 살아도
굵게 익힐 열매를 생각하며
웃어 보이는 사과나무는
늘어나는 허전함에 웃음을 채우시던
내 어머니 마음입니다

허리가 무겁도록 사과를 달고도
늘 그랬던 것처럼
무겁다는 내색조차 않는 사과나무는
괜찮다며 내 짐까지 벗어 달라 하시던
내 어머니 마음입니다

아끼던 사과를 따내고
빈 밭에 서 있으면서도
슬픈 기색 보이지 않는 사과나무는
누이를 출가시키며 눈물 참아내시던
내 어머니 마음입니다

사과나무처럼 고향을 지키면서
자식들 잘 사는 게 행복이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살아가는 어머니
오늘따라, 내 가슴에 뿌리 내린
어머니, 당신이 더 보고 싶습니다.
☆★☆★☆★☆★☆★☆★☆★☆★☆★☆★☆★☆★
《42》
사랑과 그리움

윤보영

사랑은 보고 싶다고
말을 해서 확인해야 하고

그리움은
말없이 참고 지내며
속으로 삭여야 하고

수많은 세월이 흘렀어도
늘 보고 싶은 그대는

일상 속에 묻고 사는
내 그리움입니다.
☆★☆★☆★☆★☆★☆★☆★☆★☆★☆★☆★☆★
《43》
사랑은 선물입니다

윤보영

사랑은 선물입니다
그래서
귀하게 건네야 합니다

좋은 선물은
정성을 다해서 포장을 하듯
사랑도
그런 마음으로 포장해야합니다

예쁜 선물을 받으면
기분이 좋습니다
그 기분이 이어지게 하려면
사랑이 진실하여야 합니다

그래야
받는 사람이 행복합니다
그 행복이 이어집니다.
☆★☆★☆★☆★☆★☆★☆★☆★☆★☆★☆★☆★
《44》
사랑의 향기

윤보영

밀봉해 둔 차도
시간이 지나면 그 향이 옅어지지만
뚜껑 없이 담아둔 그대 그리움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진해집니다

차향은
밖으로 나가 세상에 담기고
그대 생각은
내 안에 들어와 그리움에 담기고.
☆★☆★☆★☆★☆★☆★☆★☆★☆★☆★☆★☆★
《45》
사랑이 분다

윤보영

바람은
나무를 흔들고

나무는
내 마음을 흔들고

내 마음은
그리움을 흔든다

찻잔에
사랑이 분다
☆★☆★☆★☆★☆★☆★☆★☆★☆★☆★☆★☆★
《46》
사랑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윤보영

나에게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당신이 사랑인 줄 몰랐지만
이제서야 내 사랑인 걸 알았습니다
내 사랑을 알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늦은 사랑을 원망하지 않겠습니다
이제라도 내 사랑인 것을 알았고
이제라도 만난 것에 감사하며
더 결고운 사랑으로 채우겠습니다

지나가던 바람이
갈 생각을 잃고 가슴에 부딪치고
구름이 비를 쏟아도 좋습니다

내 사랑, 우리 사랑을 보고
부러워하는 사람이 있을테고
더러는 질투를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요

하지만 무슨 말을 해도
그 말에 귀기울이지 않겠습니다
내 사랑에서 비롯되었으니까요

우리 사랑이 더 소중하고
아름다운 사랑이 필요하니까
이제부터 당신을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사랑을 하며 사랑을 받으며
그 사랑의 주인공이 되어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
《47》
사랑합니다

윤보영

사랑합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보니 참 부지런히 달려왔습니다.
뒤돌아 볼 여유도 없이
앞만 보고 바쁘게 왔습니다.

오다보니
당신이 곁에 있었습니다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알고 보니 당신이 있어서 가능했습니다.

나를 앞세우고
밀고 당기면서
이곳까지 오느라고 고생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나도 당신을 밀고 당기면서 가겠습니다
사랑하며 가겠습니다.

아플 때도 있었고
내 고민을 나누면서
함께 힘들어 해 줄 때도 있었지만
지나고 보니
이것 마저 소중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사랑합니다
내 영원한 친구 같은 당신
가슴 따뜻한 당신을 사랑합니다.
☆★☆★☆★☆★☆★☆★☆★☆★☆★☆★☆★☆★
《48》
새해 아침의 기도

윤보영

새해 아침입니다
기다렸던 아침 해를
가슴으로 불러 한 해를 엽니다

올 한 해는
어렵고 힘든 일보다
즐거운 일로 채워졌으면 좋겠습니다
그 즐거운 일로, 함께
즐거워하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새해에는
주위를 배려하며 살겠습니다
내가 말을 많이 하기보다
많이 들어 주고
공감해 주도록 하겠습니다
그 공감이 실천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새해에도 행복하게 보내겠습니다
행복을 크게
그리고 원대하게 생각하지 않고
가까이에 있다고 여기겠습니다
그리고 일상에서 찾겠습니다

지금 순간이 행복이듯
늘 행복하다고 생각하겠습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 꽃을 심겠습니다
예쁜 정원을 만들고
꽃을 보며 웃음이 나올 수 있게
내 안에도 옮겨 심어 가꾸겠습니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가볍게 여기지 않고
사랑으로 대하겠습니다
작은 사랑이 모여
큰사랑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새해에는
그렇게 살겠습니다
이렇게 실천하며 살겠습니다.

☆★☆★☆★☆★☆★☆★☆★☆★☆★☆★☆★☆★
《49》
생각에서 걸어 나온 시

윤보영

훌륭한 연주가는
악보를 보지 않고도
건반을 칠 수 있는 것처럼

그리움 담고 사는
나도 눈을 감고
네 생각을 두드릴 수 있어

건반에서 흘러나온
음악은 청중을 열광시켜
분위기를 사로잡지만

생각에서 걸어나온 너는
내 마음 사로잡아 행복을 만들지

날마다 들어도 좋은 음악
하루라도 두드리지 않으면
병이 날 것 같은 네 생각……
☆★☆★☆★☆★☆★☆★☆★☆★☆★☆★☆★☆★
《50》
송년의 시

윤보영

이제 그만 훌훌 털고 보내야 하지만
마지막 남은 하루를 매만지면서
안타까운 기억으로 서성이고 있다

징검다리 아래 물처럼
세월은 태연하게 지나가는데
지난 시간만은 되돌아보는 아쉬움

내일을 위해 모여든 어둠이 걷히고
창살로 햇빛이 찾아들면
사람들도 덕담을 전하면서 또 한 해를 열겠지

새해에는 멀어졌던 사람들을 다시 찾고
낯설게 다가서는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올해보다 더 부드러운 삶을 살아야겠다

산을 옮기고 강을 막지는 못하지만
하늘의 별을 보고 가슴을 여는
아름다운 감정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
《51》
스타일 커피

윤보영

커피에도
스타일이 있다.

스타일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고
느낌도 달라진다.

내 스타일은
그대를 좋아하는 것!
☆★☆★☆★☆★☆★☆★☆★☆★☆★☆★☆★☆★
《52》
아마도 그럴 테지요

윤보영

내리던 비 그쳤는데
그대 계시는 곳에도 그럴 테지요.

창가에 앉아
커피 한잔 앞에 두고

눅눅한 마음 말리다가
그대 생각에 더 젖고 말았네요.

그대도 어디선가
커피 한잔 앞에 두고
날 생각하고 있겠지요.

그대 소식 몰라
그냥 그리워만 하는 나처럼

아마 그대도 내 소식 몰라
어딘가에서
그리워만 하고 있겠지요.

아마도,
아마도
그럴 테지요
☆★☆★☆★☆★☆★☆★☆★☆★☆★☆★☆★☆★
《53》
아침 풍경

윤보영

아침부터
창밖에 새소리가 요란합니다.

새소리에
잠 깬 것은 아니었지만
깨고 보니 새들이 와있습니다.

요즘, 아침에 일어나면
새소리를 많이 듣습니다
가까이 듣기 위해
창문을 열었습니다

맑은 공기와 새소리가
어울려 들어와
가슴에 상쾌함으로 담기는 행복!
맛본 사람은 알 수 있습니다.

새소리를 들으며 차를 준비합니다
이제, 차를 마시며
그대 생각할 차례입니다.

부르지 않아도
이미 내 안에 와 기다리는 그대!
그대를 만나야겠습니다.

그대는
만남 자체가 즐거움입니다
오늘 하루도, 그대로 인해
행복한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
《54》
오늘 같은 날에는

윤보영

오늘 같이 그대가 보고 싶은 날에는
생각을 멈추고 차 한 잔 마신다

찻잔 속에 어린 그대가
품속에 사랑으로 담기면
내 안에도 그리움이 쏟아져
그대 향해 다가가는 내가 보인다

쏟아진 그리움에는 마음이 젖지만
젖은 채로 그리워하며 지내야 하는 것

아 오늘 같이 그대가 보고 싶은 날에는
생각 속을 걸어 나온 그대와 차를 마시고 싶다.
☆★☆★☆★☆★☆★☆★☆★☆★☆★☆★☆★☆★
《55》
오늘 너처럼

윤보영

오늘따라
커피의 표정이 밝다

내가 기분 좋은 걸
커피 너도 아나보다

좋아하는 사람 생각 할 때는
지금처럼
잘도 눈치 채는 커피!

커피의 표정이 밝아서
나도 좋다.
☆★☆★☆★☆★☆★☆★☆★☆★☆★☆★☆★☆★
《56》
외로운 바다

윤보영

너를 떠나보내고
내 가슴에
바다 하나 만들었어

날마다, 파도처럼 때리는
너의 생각에 아파하는
바위 하나 올려놓고
☆★☆★☆★☆★☆★☆★☆★☆★☆★☆★☆★☆★
《57》
이런 사람

윤보영

그대도
분위기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그대도 나처럼
계절을 타고, 음악에
취할 줄 아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그대도 나처럼
가슴 한편에
지난 사랑을 그리움으로
담고 있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내가 가자고 하면 따라 나서고
내가 있자고 하면
곁에 머물러 주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커피 한 잔을 마셔도
날 먼저 생각해주는 사람!

그 사람이
당신이었으면 더 좋겠습니다.
☆★☆★☆★☆★☆★☆★☆★☆★☆★☆★☆★☆★
《58》
이름만 들어도 좋은 당신

윤보영

이제야 알았습니다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고
의식도 하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이억 만 리 외국에 나와서
당신의 존재를 알았습니다.

당신이 있어서 내가 있고
당신으로 인해 내가 행복했다는 사실!
혼자 있어보고 알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작은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도
내 행복을 위해 준 선물이었고
흔들리는 나뭇잎과 부는 바람,
흐린 하늘까지도 당신의 일부였습니다.

낯선 땅 담장에 핀 무궁화 꽃은
감동으로 다가왔고
나와 비슷한 사람만 봐도
따뜻한 정이 느껴졌습니다.

대한민국!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뛴다는
해외 동포의 얘기처럼
당신의 존재를 알게 된 지금은
내 가슴에도 감동이 일고 있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좋은 당신
사랑합니다.
대한민국 당신을 사랑합니다.
☆★☆★☆★☆★☆★☆★☆★☆★☆★☆★☆★☆★
《59》
입동

윤보영

겨울이 시작되는
입동이다.

무를 뽑고
배추도 뽑아
김장을 담그는.

내 사랑도 시작이다
가을에 담아둔
따뜻한 생각으로
지금부터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그리움으로 시작이다.
☆★☆★☆★☆★☆★☆★☆★☆★☆★☆★☆★☆★
《60》
진심을 담아

윤보영

보고 싶다는 말
참 많이 했다
참 오랫동안 했다

말을 하는 나도 그렇고
말을 들어야 할 너도 그렇고

일상처럼 되어버린 이 말에
감동을 못 받을 수 있다
식상해할 수도 있다

그래서, 각오하고
하지 못한 말을 했다
"사랑해"
☆★☆★☆★☆★☆★☆★☆★☆★☆★☆★☆★☆★
《61》
참 좋은 그대

윤보영

잠들기 직전까지
생각나는 그대

아침에
눈을 뜨자 마자
생각나는 이름 하나

그 이름 하나
당신입니다.

당신 있어
오늘이 행복합니다.

당신에게
오늘을 선물합니다.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
☆★☆★☆★☆★☆★☆★☆★☆★☆★☆★☆★☆★
《62》
친구와 애인

윤보영

친구는
생각만 해도 좋은 것
생각할 때마다 미소를 짓는 것
애인은
시도 때도 없이 생각나는 것
그럴 때마다 만나고 싶은 것!

친구는
큰 산의 숲과 같은 것
숲에 길 하나 내고
그 길 따라 같이 걷고 싶은 것
애인은
숲 속의 나무와 같은 것
꽃이 피었는지, 열매가 맺었는지
자주 확인해야 마음이 놓이는 것

친구는
도움이 필요할 때 손 내미는 것
도울 방법을 같이 찾아보는 것
애인은
도울 것이 없는지 살펴보는 것
힘들지 않도록 먼저 손잡아주는 것

친구는
흐르는 물과 같은 것
바다까지 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것
애인은
막아 둔 물과 같은 것
정성 들여 둑을 높이 쌓는 것!

친구는
배려가 있어야 하는 것
욕심을 내려놓고
상대방 처지에서 생각해 주는 것
애인은
욕심이 생기는 것
조급해지지만
상대방을 위해 참아야 하는 것
☆★☆★☆★☆★☆★☆★☆★☆★☆★☆★☆★☆★
《63》
커피

윤보영

커피에
설탕을 넣고
크림을 넣었는데
맛이 싱겁네요
아 -
그대 생각을 빠뜨렸군요
☆★☆★☆★☆★☆★☆★☆★☆★☆★☆★☆★☆★
《64》
커피 언제 마실까요

윤보영

아침부터
커피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컵에 담긴 커피가
고개를 갸우뚱 거립니다.

"왜 아침부터 커피를 마시지?"
궁금하다는 표정입니다

답도 없이 커피 잔을 들었습니다
늘 그랬던 것 처럼
그대 생각을 꺼냈습니다

그제야 커피가 알았다는 듯
부드러운 미소를 짓습니다

그대와 함께 마시면 좋을 커피!
오늘도 커피가
그대 있을 자리에 있습니다

우리 언제 커피 마실까요?
☆★☆★☆★☆★☆★☆★☆★☆★☆★☆★☆★☆★
《65》
커피 여인

윤보영

카피 잔처럼 모습이 우아하고
커피 향처럼 분위기 낼 줄 알고
커피 맛처럼 미소가 아름답고.

난 그냥,
소녀 같은 그대를
커피 여인이라고 부르렵니다.

커피 여인
커피 여인!
왠지 느낌이 좋습니다.

가만히 불러보니
기분이 좋아지고
가슴에 미소가 번집니다.

내가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올 것 같은
사랑스런 여인!

생각만 해도 향기 나는 그대!
이 멋진 그대를
커피 여인이라 부르렵니다.
☆★☆★☆★☆★☆★☆★☆★☆★☆★☆★☆★☆★
《66》
커피가 좋은 이유

윤보영

추운 곳에서 떨다가 들어와
잔을 잡으면
미소로 마음까지 데워주는
안 좋을 수 있겠니?

향기로 코를 톡톡 건드리고
입 속에 기분 좋은 여운으로 머무는데
어떻게 안 좋을 수 있니.

마실 때마다
네 생각 꺼내 주는데
그리고 너도 좋아하는데
어떻게 안 좋아하겠니.

뜨겁지만 않으면
와락 안아주고 싶은데
어떻게 어떻게 내가 너를.
☆★☆★☆★☆★☆★☆★☆★☆★☆★☆★☆★☆★
《67》
행복 비

윤보영

새벽에
비가 내리면 더 그립다
그리운 만큼 더 그대가 보고 싶다.

보고 싶은 만큼 더 참아야 한다
참는다는 것은 고통이다.

고통!
그걸 알면서도
이 새벽에 비를 보고 있다.

내 안에
행복비가 내린다.
☆★☆★☆★☆★☆★☆★☆★☆★☆★☆★☆★☆★
《68》
행복한 3월을 위해

윤보영

3월입니다.

산에 들에 꽃이 피듯
가슴에도 꽃을 피워
행복을 선물 받는 3월입니다.
내가 행복하듯, 3월에는
당신도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나보다 당신이 더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가슴 가득
사랑이 돋아나는 3월!
돋아난 사랑을 나누면서
행복한 3월을 만들겠습니다.
내가 만들겠습니다.

3월에는
내가 준 사랑으로
당신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행복한 3월에는
내 3월에는

아직 추위가 있을 수 있고
기다림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3월은
이것마저 행복한 달입니다.
마음까지 따뜻한 달입니다.

나의 3월에는
내가 더 사랑하는 마음으로
멋진 한 달을 만들겠습니다.
3월 내내 사랑하겠습니다.
☆★☆★☆★☆★☆★☆★☆★☆★☆★☆★☆★☆★
《69》
행복해지는 이유

윤보영

독특한 맛은
진한 향에서 나오고
부드러운 느낌은
그대 생각에서 비롯됩니다.

그래서 나는
그대를 생각하며 마십니다.

이런 것이
커피 한 잔을 마셔도
행복해지는 이유입니다.
☆★☆★☆★☆★☆★☆★☆★☆★☆★☆★☆★☆★
《70》
행복을 꿈꾸는 언덕

윤보영

기다림이 행복으로 느껴지기까지는
되돌리고 싶지 않은 아픈 기억이 있었다

생각만 해도 좋은 그대가 떠난다고 했을 때
비늘 떨어진 나비들이 담장 밖으로 날아가고
거꾸로 돋은 가시들이 내 안을 찔러댔다

사랑이란 나뭇잎처럼
아픈 것을 알면서 보내야 하는 것
거짓이라 해도 그대가 원한다면 보내 줄 수밖에 없었다

머물수록 상처만 커진다며
사랑은 나를 두고 저만치 멀어져 갔고
기억들은 돌아와
함바 식당 작업복처럼 가슴에 걸렸다

잊는 것이 떠난 사람을 위한 일이라며
모질게 마음먹고 기억들을 벗겨 냈지만
벗길수록 선명하게 다가서는 모습들

허리 꺾인 일상은 힘없이 거리를 배회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은
날 세운 절망으로 내 안을 난도질 해댔다

더 베일 곳 없는 육신 앞에 절망은 무디어지고
겹겹이 쌓여가는 시간은 모르는 척 지나갔지만
메아리는 처음 만난 날에 동그라미만 칠 뿐

힘겹게 그해 여름이 가고 가을이 가고
새로운 한 해가 더 지나길 여러 차례
이제는 기다림이 행복을 꿈꾸는 언덕

언젠가 돌아오겠지
시들지 않게 마음 적셔 맞아야겠다며
언덕에 싱싱하게 뿌리내릴 집 한 채 짓고
아름다운 흔적들로 울타리를 만들었다

강 떠난 연어가 강으로 돌아오면
내색하지 않고 기다리던 강물이 가슴을 열듯
내 곁을 떠난 그대가 돌아오면
꽃 그리움 깔아두고 행복으로 맞을 거야

마음을 열어둔 채 오늘도
내 안으로 마중 나갔다가
언덕에 그리움만 걸어 두고 돌아온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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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숙녀시모음 15

 

1건강한 인연 / 천숙녀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인연은 건강합니다

누군가에게 의미가 되는 인연은 아름답습니다

누군가에게 꿈을 갖게 하는 인연은 더욱 아름답습니다

누군가에게 성장이 되게 하는 인연은 행복합니다

당신은 내게 건강한 인연입니다

한 치 혹은 두 치씩 성장이 되게 하는

행복한 인연입니다

갈증을 목 축이는 한 방울 이슬 같은 인연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쏟아집니다.

 

2/ 천숙녀

 

살아서 꿈틀거리던 푸른 핏줄서는 손등

겨운 세상 갈아엎을 용기가 내게 있나

뿔뿔이

몸을 숨기며

엎드려 포복匍匐이다

내 몸은 엎드렸지만 뿌리를 다쳐선 안 돼

부딪혀 지친 세속 바랑에 걸머메고

장엄한

푸른 들판에

숨긴 씨앗 여물이고

혼절한 아픔들은 내일이면 지 나 간 다

삶의 질곡 휘청 이던 한 끼는 건너 왔다

헐거운

마음자리에

한 생애를 펼치는 길

 

3꽃씨 / 천숙녀

 

꽃씨는

향기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멀리 더 멀리 날아가고 싶은 것이다

윙윙 울어대며

한사코 옷깃 속을 파고드는 것은

바람이 아니라

푸른 그늘을 움틔우려는

꽃씨들의 울음이었다

<바람 불어 좋은 날>

나도 그대에게 날아가는 꽃씨가 되고 싶다

 

4당신의 당신이기에 / 천숙녀

 

당신은 누구시기에

이 가슴 한 구석을 비집고 들어와

지상의 나날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게 하십니까

당신은 누구시기에

손길과 동공의 주시와 포옹까지도

함께이게 하십니까

당신은 누구시기에

하얀 속살 드러내 보이며 함께 먼 곳을 향해

준비하게 하십니까

당신이 누구냐고 묻는 이가 있다면

삶과 죽음까지도

함께하라 하신 말씀

기억하며 실행하는

하나뿐인 부부라고 얘기할래요

 

5동반 / 천숙녀

 

춤을 출 때는 같이 나울거리고

땡볕에서는 같이 땀 흘리고

바람이 불 때에는 함께 시원한 것을

 

6들꽃 / 천숙녀

 

들꽃이고 싶습니다

비바람 천둥 몰아치는 들녘이지만

다소곳이 피어

그대 달려오면 안길 수 있게

오직

그대 위해 미소짓는

오직

그대 위해 하늘거리는

우리강산

고운 들꽃이고 싶습니다

 

7등불 / 천숙녀

 

산 둘러 병풍 치고

논 밭 두렁 거닐면서

고향집 앞마당에

남은 가을 풀고 싶다

속엣 것

다 비워놓고

달빛 당겨 앉히고 싶어

설핏 지는 해 걸음

고향집에 등불 걸고

밭고랑을 매면서

새벽 별도 만나고 싶다

콩나물

북어 국 끓여

시린 속도 달래가며

 

8싶습니다 / 천숙녀

 

목을 길게 늘이고

발돋움을 높이 하고

앞산 안개자락 걷어찬

바람이고 싶습니다

눈을 크게 뜨고

귀는 활짝 열어

옆 산 구름뭉치 씻어 내린

물소리고 싶습니다

이성은 차거웁게

가슴은 뜨거웁게

이 시대를 걸으면서

얼음덩이 녹이는

눈물이고 싶습니다

 

9좋은 길 / 천숙녀

 

사람의 만남은 등산길이지요

정성으로

성심껏 만나다 보면 길

생기겠지만

만남의 노력에 수고를

더하고 곱하지 않으면

이미 잡풀이 돋아나

걸어온 길마저 덮이겠지요

 

10지워질까 / 천숙녀

 

가파른 삶 오르면서 아침 오기 기다릴 때

눈 가득 고인 눈물 한 밤을 지새우며

잠이든 폐포肺胞를 깨워 밀봉된 편지를 뜯는다

창문으로 맑은 바람 조심스레 불어들고

조간신문 잉크 냄새가 녹슨 어제를 닦으면

햇볕도 지하 방 벙커에 깊숙이 따라왔다

스무 계단 내려서면 머무는 곳 지하 방

달도 별도 아득하여 숨죽여 흐르는 강

고단한 생의 흔적이 언제쯤 지워질까

싱싱하게 물오른 새벽 강을 기다렸다

가슴에 불 지펴주는 푸른 영혼의 피뢰침

어둠이 길을 내주며 세상 아침 열어주는

 

11편지 / 천숙녀

 

초록 잎 사이 차분차분 비 내리면

촉촉한 가슴 풀어

그대 마음 적시렵니다

낙엽 뒹굴어 좋으면

내 육신 타는 불 소리 모아

그대 귓전에 띄우지요

찬바람 윙윙거리면

가슴 다숩게 뎁혀 줄 온기가 되어

그리운 그대 곁에 지피렵니다

팔베개 베고 누워 하늘 바라보면

깜박이는 별 하나

그대 눈빛입니다

장마를 걷어내는

바람입니다

빛입니다

 

12푸른 강 / 천숙녀

 

조용히 강이 하나 흐르고 있습니다

깊고 푸르게

푸르고도 깊게

햇빛도 머물다 가고

달빛도 쉬어 갑니다

잠시 인 것 같아도 영원

영원인 것 같아도 순간으로

바람이랑 구름

더러는 고요마저

눈을 떴다 갑니다

눈을 감고 갑니다

나도 같이 왔습니다

나도 같이 갈 겁니다

깊고 푸른 강

푸르고도 깊은 강

 

13풍경 / 천숙녀

 

바람이 소리 없이 불고 있어

잎 새 몰래 남 몰래 흔들리는 한낮

햇살 살갗에 쨍강거리며 부서졌지

보였어

기어다니며 나르는

물 위 그림자처럼 흔들리고 있는 나를

재잘거리는 저 풀들 좀 봐

나란히 어깨 두른 산이

화폭에 들어앉네

잎 새 몰래 남 몰래 흔들며

 

14함께 가는 길 / 천숙녀

 

얼마를 흘러야 저 바다에

닿을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우리는 벌써 닿아 하늘과 땅

그 어디에고 동행이지 않습니까

스스로 일어나 스스로 눕는 풀잎을 쓸며

짓누르는 물결

그 아래, 아래 깊고 고요한

기쁨과 슬픔까지도 같이 호흡하며

낮과 밤이 갈리는 시각

우리는 서로 돌아서지만

불길로 다가오는 그대 눈빛

창가에 매달고

밤마다 밤마다

어둠을 태웁니다

함께 가는 길

 

15휴식 / 천숙녀

 

잊어라!’하지 않아도 잊어야 했다

별로 뜨고 이끼로 덮여

해묵은 기억들까지……

당신인 듯 잊지 못하게 하는 것들

세상의 인연조각들

한 장씩 걷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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