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문(千字文)』은 정확히 1,000개의 고유한 한자로 구성된 고전 한시입니다. 전통적으로 한자를 읽고 쓰는 법을 배우는 아이들을 위한 입문서로 사용되었고 그 역사는 기원후 5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주흥사(周興嗣)와 종요(鍾繇)가 각기 다른 천자문을 지었다고 하나 현재 알려진 것은 주흥사의 천자문입니다.
이 시는 250개의 4행으로 나뉘며 각 행에는 4개의 다른 문자가 포함되어 있으며 전체 텍스트에서 문자가 반복되지 않습니다. 천자문의 내용은 자연, 인간 관계, 도덕적 가치, 역사적 사건 및 철학적 개념을 포함한 광범위한 주제를 다룹니다.
천자문을 해석하는 것은 개별 문자와 시가 전달하는 더 넓은 주제를 이해하는 것과 관련됩니다. 이 형식으로 각 캐릭터에 대한 자세한 분석을 제공할 수는 없지만 해석에 대한 일반적인 개요는 제공할 수 있습니다.
먼저 언어 학습의 측면에서 천자문은 도구 역할을 하며 다양한 한자의 발음과 의미를 가르칩니다. 학생들이 체계적이고 체계적으로 문자를 암기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습니다. 또 이 시는 천체, 자연 현상, 동물, 식물, 역사적 인물, 윤리적 원리 등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어린 학습자들에게 기본적인 지식 기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천자문은 유교 원칙과 도덕적 가르침을 통합합니다. 효도, 정직, 성실, 겸손, 타인에 대한 존중과 같은 덕목을 강조합니다. 본문을 통해 아이들은 일상 생활에서 이러한 미덕을 기르도록 교육받았습니다.
전반적으로 천자문은 언어 학습, 도덕적 가치 및 문화적 중요성을 포괄하는 포괄적인 교육 도구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방침이 현대에 와서는 시대와 맞지 않는 내용이 섞인 탓에 천자문 원문으로 한자를 가르치는 기관은 물론, 서적도 없습니다.
天 地 玄 黃 宇 宙 洪 荒 천지현황 우주홍황 : 하늘 은 검고 땅 은 누르며, 우주는 넓고 거칠다.
日 月 盈 昃 辰 宿 列 張 일월영측 진수열장 : 해 와 달 이 차고 기울며, 별들은 넓게 퍼져 있다.
寒 來 暑 往 秋 收 冬 藏 한래서왕 추수동장 : 찬 것이 오면 더운 것이 가고, 가을에 수확하며 겨울에 저장한다.
閏 餘 成 歲 律 呂 調 陽 윤여성세 율려조양 : 윤달이 남아 해를 이루고, 율려 가 양의 가락을 이루니
雲 騰 致 雨 露 結 爲 霜 운등치우 노결위상 : 구름 이 올라가 비 가 되며, 이슬 이 맺혀 서리 가 내린다.
金 生 麗 水 玉 出 崑 岡 금생여수 옥출곤강 : 금은 여수에서 나고 옥 은 곤강에서 난다.
劍 號 巨 闕 珠 稱 夜 光 검호거궐 주칭야광 : 칼은 거궐이 유명하고, 구슬 은 야광 주가 칭송받는다.
〈제사장 처신치가지도〉 〈帝王의〉 다스림은 농사에 근본하여, 이 심고 거둠을 힘쓰게 한다. 帝王이 정치할 때에는 반드시 農事를 근본으로 삼으니, 군주는 백성을 하늘로 여기고 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로 여기기 때문이다. 농사를 근본으로 삼기 때문에 반드시 백성들로 하여금 봄에 심고 가을에 거두는 일에 오로지 힘쓰도록 하여, 그 농사철을 빼앗지 않는 것이다. [章旨] 이상은 第4章이다. 이 장은 君子가 곤궁하게 아래에 있으면서 오직 처신하고 집을 다스리는 도리를 다하는 것을 말하였으니, 윗 장과 상대적으로 말한 것이다. 처신하는 것은 조심함을 요점으로 삼고, 이어 그 부류를 미루어나가 말하여 기미를 보는 명철함, 아름다운 여색을 멀리함, 선행을 하는 근면함, 그리고 말을 삼감, 점잖은 거동을 신중히 하는 데 소홀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집을 다스리는 것은 부유[富]에 근본함을 중점으로 삼고, 이어 그 부류를 미루어나가 언급하기를 음식의 절제함, 자며 거처하는 것의 편안함, 연회의 즐거움, 제사의 예법, 應酬의 방법, 인정의 마땅함, 환난을 막는 기술, 축산의 번식, 器用의 예리함, 기예의 정밀함도 소홀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끝에는 총괄해 말하여 깊이 경계하였다.(《釋義》)
역주 역주1 治本於農 務玆稼穡 : 治는 삶을 다스림이다. 本은 근본함이다. 於는 어조사(~에)이다. 農은 농지를 가꿈이다. 《漢書》 卷24 〈食貨志〉에 말하였다. “토지를 개척하여 곡식을 심는 것을 農이라 한다.” 務는 힘을 극도로 하는 것이다. 玆는 이것이다. 五穀을 심는 것을 稼라고 한다. 오곡을 거두는 것을 穡이라 한다.(《釋義》)
비로소 앞밭에서 일하고, 내가 기장과 피를 심는다. 《詩經》 〈小雅 大田〉의 가사이니, 비로소 남쪽 이랑에서 일함을 말한 것이다. 《詩經》 〈小雅 楚茨〉의 가사이니, 田祿(采田의 봉록)이 있어 제사를 받드는 자가 기장과 피를 심음을 스스로 말한 것이다.
역주 역주1 俶載南畝 我藝黍稷 : 俶은 비로소이다. 載는 일하다는 뜻이다. 南은 방향 이름이다. 《司馬法》에 이르기를 “6척이 步이고 100步가 畝이다.” 하였다. 秦나라 제도는 240步로 畝를 삼았는데 지금 그것을 따른다. 我는 자기이다. 藝는 심는다는 뜻이다. 黍‧稷은 모두 곡식 이름이다. 곡식은 5가지가 있는데 稻‧黍‧稷‧麥‧菽이다. 이 두 구절은 모두 《詩經》의 가사인데 작자가 인용한 것이다.(《釋義》) 역주2 南 : 《光州千字文》‧《石峰千字文》에서는 ‘앏 남’으로 풀이하였다. 남쪽을 ‘앞’으로 나타낸 것이다. 역주3 畝 : 古字는 𤱑(이랑 묘)이다.(《中》) 音을 과거에는 ‘무’라 하다가 현대에는 ‘묘’로 바뀌어가고 있다. 역주4 黍稷 : 곡식 이름으로, 구체적 곡물 이름은 여러 가지로 풀이되는바, 차진 정도에 따라 ‘찰기장’과 ‘메기장’으로 구분한 주석이 있다. 稷과 黍는 1부류이면서 2종자이다. 차진 것은 黍이고 차지지 않은 것은 稷이다.(《本草綱目》 穀2 〈稷〉) 역주5 楚茨篇之詞 : 《詩經》의 ‘我藝黍稷’을 鄭箋은 “내가 장차 서직을 심겠다.”로, 集傳은 “장차 우리에게 여기에서 黍稷을 심게 하려 한다.”로 풀이하였다.
익은 곡식을 租稅 받으며 새로운 농산물을 貢物 바치고, 〈勸農官이〉 권하며 상 주거나 내치며 올려준다. 농토[田畝]에서 조세를 받되 반드시 익은 것을 사용하여 국가의 쓰임에 대비하고, 토산물을 바치되 반드시 새 것을 사용하여 종묘에 올린다. 농사[田事]가 이루어지고 나면 勸農官이 부지런한 자에게 상을 주어 勸勉하고 게으른 자를 내쳐 경계한다. 陟도 상을 주는 뜻이다. [節旨] 이 이하는 君子가 집을 다스리며 처신하는 도를 말하였다. 이 節은 집을 다스리는 이는 富를 근본으로 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김을 말하였다.(《釋義》) [節解] 이는 삶을 다스리는 이는 반드시 밭에서 노력하는 것을 근본으로 삼아서 심으며 거두는 데에 오로지 힘써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그 처음에는 앞밭에서 일하여 黍稷을 심는 것이 있고 그 성숙함에 이르러서는 이것을 날라 조세를 낸다. 농사를 권장하여 상을 주어 위로하고 이어서 1년의 성과를 헤아려서 그 게으른 자를 물리치며 그 부지런한 자를 나아가게 하여 그들에게 각각 농사에 힘쓰도록 한다. 俶載 두 구절은 심는 것을 위주로 말하였고, 稅熟 두 구절은 거두는 것을 위주로 말하였다.(《釋義》)
역주 역주1 稅熟貢新 勸賞黜陟 : 위로부터 아래에서 취하는 것을 稅라 한다. 아래에서 위에 바치는 것을 貢이라 한다. 熟은 곡식이 익은 것이니, 《孟子》 〈滕文公 上〉에 말하기를 “五穀이 익어 사람들이 양육된다.” 하였다. 처음 이룩된 것을 新이라 하니, 《論語》 〈陽貨〉에 말하기를 “새 곡식이 이미 익었다.” 하였다. 勸은 힘쓴다는 뜻이니, 농사에 힘쓰는 것이다. 賞은 칭찬하여 내려주는 것이다. 黜은 물리친다는 뜻이다. 陟은 진취시킨다는 뜻이다.(《釋義》)
孟子는 수양을 두터이 하였으며, 史魚는 곧음을 지녔다. 맹자는 이름이 軻이니, 어려서는 자애로운 어머니의 가르침을 받고 장성해서는 子思의 門下에서 공부하여 평소 수양을 두터이 하였다. 史魚는 춘추시대 衛나라 大夫이니, 이름이 鰌(추)이고 字가 子魚인데 죽어서도 시신으로 간하였다. 《論語》 〈衛靈公〉에 공자는 말하기를 “곧기도 해라, 史官 魚여! 나라에 도가 있을 때에도 화살대처럼 곧았으며, 나라에 도가 없을 때에도 화살대처럼 곧았다.” 하였다.
역주 역주1 孟軻 : 《釋義》에는 軻를 某로 쓰고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원본에는 孟子의 이름 軻를 지적해 써서 후학들이 읽기에 온당치 않아 지금 외람되이 고쳐서 某(어느 분)라 하고, 주석 속에 이 말을 쓴다.(《釋義》) 현재는 臨文不諱의 입장에서 ‘軻’로 해야 할 것이다. 역주2 孟軻敦素 史魚秉直 : 敦은 높인다는 뜻이다. 素는 정결하며 순수함이다. 史는 官名이다. 秉은 잡는다는 뜻이다.(《釋義》) 역주3 尸諫 : 시체를 늘어놓고서 간언함이다.(《漢》) 史官 魚의 尸諫에 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衛나라 대부 史官 魚가 병들어 죽으려 할 적에 그 아들에게 말하였다. ‘〈임금께서는〉 내가 蘧伯玉의 현명함을 자주 말씀드렸으나 등용시키지 못하셨고, 彌子瑕의 부족함을 말씀드렸으나 물리치지 못하셨다. 신하가 되어 살아서는 현인을 등용시키지 못하며 부족한 자를 물리치지 못하였으니, 내가 죽거든 〈규정적인 곳인〉 正堂에서 상을 치르는 것은 부당하고 〈비규정적인 곳인〉 室에다 殯所를 차리면 족하다.’ 위나라 임금 靈公이 그 까닭을 묻자, 아들은 아버지의 말로 임금에게 보고하였다. 임금은 즉시 거백옥을 불러서 귀하게 해주고 미자하를 물리쳤으며, 정당으로 옮겨 빈소를 차리게 하고 조문 예를 마친 뒤에 떠나갔다. 살아서는 몸으로 간언하였고 죽어서는 시신으로 간언하였으니, 곧다고 이를 만하다.”(《韓詩外傳》 卷7)
〈힘써〉 거의 中庸에 이르려면, 근로하고 겸손하며 삼가고 경계해야 한다. 中庸은 치우치지 않고 기울지 않으며 지나치거나 못 미침이 없어서 평상의 이치이니, 사람이 능하기 어려우나 또한 거의 힘써 이르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근로하고 겸손하며 삼가고 힘쓰면 戒愼恐懼(경계하고 조심함)하여 중용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역주 역주1 庶幾中庸 勞謙謹勅 : 庶幾는 가깝다는 말이다. 치우치지 않음을 中이라 한다. 바뀌지 않음을 庸이라 한다. 勞는 부지런하다는 뜻이다. 謙은 공손하다는 뜻이다. 《周易》 〈謙卦 九三〉에 “공로를 세우고 겸손하니, 군자가 좋은 마무리를 두어 길하다.” 하였다. 謹은 신중하다는 뜻이다. 勅은 경계한다는 뜻이다.(《釋義》) 역주2 勅 : 敕(경계할 칙)‧勑(경계할 칙)과 통한다.(《中》) 역주3 戒愼恐懼 : 《中庸》 1장의 “君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경계하며 들리지 않는 곳에서 두려워한다.”에서 줄여 쓴 것이다.
소리를 들어 이치를 살피며, 모습을 보아 氣色을 분별한다. 최상의 지혜를 가진 인물은 그 소리를 들어서 일의 이치를 살피니, 예컨대 孔子가 子路의 琴 연주를 듣고 “그것에 북쪽 변방의 殺伐한 소리가 있다.”고 말한 것이 이것이다. 용모와 말과 얼굴빛을 가지고 또한 사람의 그 정을 보며 그 뜻을 분별할 수 있으니, 齊나라 桓公의 부인이 衛나라를 치려 함을 안 것과 管仲이 衛나라를 용서하려 함을 안 것이 이것이다.
역주 역주1 鑒 : 鑑과 같다.(《中》) 역주2 貌 : 古字는 䫉이고, 皃(모양 모)와 같다.(《中》) 역주3 聆音察理 鑒貌辨色 : 聆은 듣는다는 뜻이다. 音은 사람의 소리이니, 말을 이른다. 察은 살핀다는 뜻이다. 鑒은 본다는 뜻이다. 貌는 용모이다. 辨은 구별한다는 뜻이다. 色은 안색이다.(《釋義》) 역주4 孔子聽子路鼓琴 而謂其有北鄙殺伐之聲 : 공자가 말하였다. “子路의 거문고를 어찌 나의 門 안에서 연주하는가.”(《論語》 〈先進〉) 《家語》에 말하였다. “子路가 거문고를 연주하자 북쪽 변방의 살벌한 소리가 있었다.” 그 기질이 강하며 용감하여 中和에 부족하였으므로 그 소리에 나타나는 것이 이와 같았다.(《論語》 〈先進〉 集註) 琴은 ‘고 금’이므로, ‘고’라고 번역할 것이지만 편의상 ‘거문고’라고 하였다.(뒤의 ‘嵇琴阮嘯’ 참조) 역주5 齊桓公夫人之知欲伐衛 管仲之知欲赦衛 : 衛姬가 대답하였다. “분함이 충만하여 손과 발을 자랑하여 움직이는 사람은 攻伐의 기색입니다. 지금 제가 임금인 당신을 바라보면 발을 드는 것이 높고 기색이 사나우며 음성이 높으니, 衛나라를 칠 뜻이 있습니다.” …… 다음날 조정에 임하자 管仲이 종종걸음 쳐서 나와 말하였다. “임금께서 조정에 임하는 데에 공손하면서 기운이 낮아지고 말이 느리니 나라를 칠 뜻이 없는 것이라, 이는 衛나라를 놓아주려는 것입니다.” 桓公이 말하였다. “맞았소.” 마침내 衛姬를 세워서 夫人으로 삼고 管仲을 호칭하여 仲父라고 하였다.(《列女傳》 卷2 〈賢明傳 齊桓衛姬〉)
〈君子는〉 그 아름다운 계책을 남겨주니, 좋은 道를 경건하게 세우기를 힘써야 한다. 군자는 그 자손들에게 물려주는 데에 마땅히 아름다운 계책으로 하여야 하니, 예를 들면 蕭何는 검소함을 물려주고, 楊震은 청렴함을 물려주고, 龐德公은 편안함을 물려줌과 같은 것이 모두 훌륭하게 물려준 것이다. 공경히 좋은 道를 심는 데 힘써서, 물려주신바 아름다운 계책을 실추시키지 말아야 한다. [節旨] 이 節은 處身하는 것은 경건함과 신중함으로 요점을 삼는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節解] 처신하는 것은 당연히 孟子의 순수함, 사관 魚의 정직함과 같이 해야 中庸에 접근하고, 근로‧겸손하며 신중‧경계하여 말을 들으면 그 옳은지 아닌지를 살피며 사람을 보면 그가 비정상인지 정상인지를 보아 모두 신중함을 극치로 할 것이고, 이와 같이 하면 과실이 없게 될 수 있고 남기는 것이 모두 훌륭한 계책이어서 경건함과 조심함에 힘쓰게 되고 이 몸이 기울지 않게 확립된다고 말한 것이다. 이것과 위 節은 이 1장의 중심이고, 이하 17節은 혹은 처신을 말하며 혹은 집을 다스림을 말하였는데 모두 이 뜻을 확충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貽厥嘉猷 勉其祗植 : 貽는 남겨준다는 뜻이다. 嘉는 착하다는 뜻이다. 猷는 도모이다. 祗는 공경한다는 뜻이다. 植은 세운다[立]는 뜻이다.(《釋義》) 역주2 猷 : 猶(꾀 유)와 같다.(《註解》) 역주3 祗 : 祇(공경할 지)와 통한다.(《中》) 역주4 植 : 의미가 樹‧立의 ‘세우다’인 경우는 독음이 ‘치’로 대응되는데, 前‧後聯의 色‧極 등의 入聲韻에 의해 ‘식’으로 독음된 것으로 보인다. 역주5 蕭何以儉 : 蕭何는 농지와 집을 반드시 궁벽한 곳에 두고, 담이 있는 집을 짓지 않게 하고 말하였다. “후손이 현명하면 나의 검소를 본받을 것이고, 현명하지 않더라도 세력가에게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史記》 卷53 〈蕭相國世家〉) 역주6 楊震以淸 : 王密이 황금 10근을 품고 와서 楊震에게 주자 양진이 말하였다. “옛 친구인 나는 그대를 알건만 그대는 옛 친구인 나를 알지 못하니, 어째서인가?” 왕밀이 말하였다. “저문 밤입니다.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楊震이 말하였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내가 알고 그대가 아는데 어찌 아는 이가 없는가.” 왕밀은 부끄러워하고 나갔다.(《後漢書》 卷54 〈楊震列傳〉) 역주7 龐德公以安 : 劉表가 〈龐德의 妻子가 앞에서 김매는 것을〉 가리키며 물었다. “선생께서 괴로이 밭고랑에서 고생하면서 관직‧녹봉을 기꺼이 받지 않으니, 후세에 무엇으로 자손에게 물려주시겠습니까.” 龎公(방덕공)이 말하였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위태로운 것을 물려주지만 지금 다만 편안함으로 물려줍니다. 비록 물려주는 것이 같지 않지만 물려주는 것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劉表는 감탄하면서 떠나갔다.(《後漢書》 卷83 〈龎公傳〉)
몸을 反省하여 나무람을 받거나 경계할 것을 생각하고, 은총이 더하여 극도에 도달함을 우려하여야 한다. 신하가 스스로 그 몸을 살펴 매양 비판과 풍자[譏諷]와 엿봄과 경계가 옴을 생각한다면 스스로 마땅히 벼슬길에 나아감을 어렵게 여기고 물러나기를 쉽게 할 것이다. 영광이 더욱 높아지면 마땅히 극도에 이르는 근심을 두어야 하니, 옛사람들이 영화에 처하면 위태로움을 생각한 것은 이 때문이었다.
역주 역주1 省躬譏誡 寵增抗極 : 省은 바로 살핌이다. 躬은 몸이다. 譏는 꾸짖는다는 뜻이다. 誡는 경계한다는 뜻이다. 寵은 尊榮이다. 增은 더한다는 뜻이다. 抗은 위와 나란히 함이다. 極은 지극하다는 뜻이다.(《釋義》) 역주2 躬 : 本字는 躳(몸 궁)이다.(《中》) 역주3 抗極 : 亢抗이니, 성대함이다.(《漢》)
〈신하가 富貴해도 물러나지 않으면〉 위태로움과 욕을 당하여 치욕에 가까우니, 山林(在野)으로 나가야 한다. 老子가 《道德經》 〈立戒〉에서 말하기를 “만족할 줄을 알면 욕되지 않고, 그칠 줄을 알면 위태롭지 않다.” 하였으니, 신하가 부귀하면서도 물러가지 않으면 반드시 위태로움과 욕을 당하여 치욕에 가깝게 될 것이다. 이미 그칠 줄 알고 만족할 줄 아는 뜻이 있으면, 山林 물가의 아래로 나아가 天性을 온전히 보전할 것이다.
두 疏氏는 機微를 알아보니, 인끈을 풀고 은퇴함을 누가 핍박하겠는가. 두 疏氏는 한나라 때의 太傅 疏廣과 그의 조카인 少傅 疏受이다. 상소하여 사직하기를 원하였으니, 幾微를 보고 떠나간 것이다. 印綬를 풀어놓고 물 흘러가듯이 떠나갔으니, 누가 핍박하여 그의 떠나감을 막을 수 있겠는가. [節旨] 이 節은 명철하게 낌새[幾]를 보는 것 또한 處身의 道임을 말한 것이다.(《釋義》) [節解] 이 節은 “사람이 당연히 꾸짖음과 경계할 일로 스스로 그 몸을 반성하여 꾸지람을 받을 만하며 경계할 만한 것은, 尊榮이 지나쳐서 위로 지극함에 오르게 되는 것보다 심한 것이 없다. 지위가 높은 이는 몸이 위태로워서 반드시 강등과 축출에 이르러 치욕스런 일에 장차 미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때에 이르러 야외 물가로 물러나면 곧 재앙에서 다행히 면할 수 있게 되리니, 예를 들면 漢나라의 두 疏氏가 낌새를 보고 일어나 인끈을 벗어놓고 벼슬을 사절하여 떠나갔으니, 어찌 다른 사람이 압박하여 그렇게 하게 한 것이겠는가. 진실로 그 스스로 편안한 은퇴를 달가워하는 것에 말미암을 뿐이니, 군자는 마땅히 만족할 줄 아는 분수를 살펴서 치욕을 멀리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이는 또한 《論語》 〈泰伯〉의 “도가 없으면 은둔한다.”는 뜻이다.(《釋義》)
역주 역주1 兩疏見機 解組誰逼 : 疏는 姓이다. 漢나라 太子太傅 疏廣, 太子少傅 疏受가 나이가 많아 벼슬을 사직하고 귀향하자 사람들이 모두 고상하게 여겼다. 눈으로 보는 것을 見이라 한다. 機는 幾(기미 기)와 옛날에 통용하였는데, 작음이다. 《周易》 〈繫辭 下〉 5장에 이르기를 “幾는 움직임이 작은 것이다. 君子는 기미를 보고 작동하여 종일토록 기다리지 않는다.” 하였다. 解는 벗는다는 뜻이다. 組는 끈 종류인데 도장 끈이다. 誰는 누구이다. 逼은 압박한다는 뜻이다.(《釋義》) 역주2 逼 : 偪(핍박할 핍)과 같다.(《註解》) 逼을 《註解》는 ‘핍박하여 떠나감을 막다’ 즉 ‘핍박하여 못 떠나게 하다’로 설명하였으나, 《釋義》는 “예컨대 漢나라의 두 疏氏가 기미를 보고 동작하여 인끈을 풀어놓고 벼슬을 사직하고 떠나간 것은 어찌 다른 사람이 핍박하여 그렇게 하게 한 것이겠는가![何人迫之而使然哉]”라고 하여 ‘핍박하여 떠나게 하다.’로 설명하였다. 역주3 乞骸骨 : 고대에 관리가 퇴직을 스스로 요청하는 것이니, 骸骨(몸)을 고향으로 돌아가 장사지낼 수 있게 해달라는 뜻으로 말하는 것이다.(《漢》) 역주4 浩然 : 물이 흐르듯이 그칠 수 없는 것이다.(《孟子》 〈公孫丑 下〉 集註)
〈은퇴 후〉 홀로 살아 한가롭게 거처하고, 〈드러나지 않게〉 조용하고 고요히 산다. 한가로이 살며 조용히 거처하니, 바로 벼슬을 그만두고 물러난 사람의 일이다. 沈黙은 남들과 언론에 오르내리지 않는 것이고, 寂廖는 남들과 따라다니고 찾아다니지 않는 것이다.
역주 역주1 索 : 悉과 各의 反切이니 흩어짐과 같은 뜻이다.(《禮記》 〈檀弓 上〉 音義) 역주2 閒 : 閑과 통한다.(《中》) 역주3 沈 : 俗字는 沉(잠길 침)이다.(《中》) 역주4 索居閒處 沈黙寂寥 : 索(삭)은 蕭索이니 홀로 사는 것이다. 《禮記》 〈檀弓 上〉에 이르기를 “무리를 떠나 흩어져 산다.” 하였다. 閒은 여가가 있음이다. 沈은 드러나지 않음이다. 黙은 조용하다는 뜻이다. 寂寥는 텅 빈 모양이다. 이는 모두 그 한가하게 흩어진 것을 형용한 것이다.(《釋義》)
〈君子는〉 옛것을 구하여 의논을 찾으며, 잡념을 흩어 버리고 逍遙自適한다. 군자가 한가롭게 거처할지라도 반드시 일삼는 것이 있어 옛사람의 벼슬함과 은둔함에 대한 本末을 찾고 토론하니, 몸이 비록 물러났더라도 사회 교화에 도움이 있는 것이 크다. 또 마땅히 그 사려를 흩어 세상일로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고 逍遙하여 悠悠自適하여야 한다.
역주 역주1 論 : 平仄 兩韻인바, 仄聲으로 보인다. 平聲 韻脚 遙의 出句脚이기 때문에 仄聲이어야 한다. 前後의 出句脚이 모두 仄聲인 점으로 보아 이 論도 측성으로 보인다. 論의 ‘의논하다’라는 동사의 平聲 元韻과 ‘의논’이라는 명사의 去聲 願韻(仄聲)에서, 측성 즉 명사에 의한 풀이로 ‘尋論’을 ‘의논을 찾는다’로 하고자 한다.(해제 참조) 역주2 散 : 𢿱(흩을 산)과 같다.(《中華字解》) 역주3 求古尋論 散慮逍遙 : 求는 찾는다는 뜻이다. 古는 지난 시대이다. 尋은 곧 찾는다는 뜻이다. 論은 변별하여 논의함이다. 散은 흩뜨린다는 뜻이다. 慮는 생각한다는 뜻이다. 逍遙는 노닐어 쉼이니, 《詩經》 〈小雅 白駒〉에 “여기에서 노닌다.”라 하였다.(《釋義》) 역주4 攖 : 어지럽힌다는 뜻이다
기쁜 정은 나오고 나쁜 일은 물러가며, 슬픔은 사라지고 기쁨이 오게 된다. 한가히 살아 잡념을 흩어버리면 기쁘게 감상하는 정이 저절로 나오고, 잡되게 얽매이는 일이 저절로 물러간다고 말한 것이다. 슬픈 생각이 날마다 떠나가고 기쁜 취미가 날마다 올 것이다. [節解] 윗 節을 이어서 “편안한 은퇴를 달가워하여 야외 물가에 나아가는 이는 홀로 한산한 곳에 살아서 조용히 침묵하고 텅 비어 사람이 없게 하니 조정이나 시가의 시끌벅적한 곳을 멀리한다. 이에 여가 있는 날에 과거시대의 전적을 살펴 구하고 찾아서 논변하여 그 사려를 흩뜨리고 소요하면서 그 마음을 유유자적하게 하면, 날마다 기쁜 데로 나아가서 무릇 기뻐할 만한 것을 모두 불러서 오게 한다. 근심할 만한 일에 있어서는 하나도 마음에 두지 않아 모두 몰아서 떠나가게 하여 사절하도록 한다. 벼슬을 사절하면 나라를 근심하며 백성을 근심할 충정이 없고 다만 야외 물가를 기뻐할 만한 취미만 있는 것이다.”라고 말한 것이다.(《釋義》) 이 한 節은 또 아래 두 절의 綱領이 된다.(《釋義》)
역주 역주1 欣 : 忻(기쁠 흔)‧訢(기쁠 흔)과 같다.(《註解》) 역주2 慼 : 慽(슬플 척)‧戚(슬플 척)과 같다.(《註解》) 역주3 歡 : 懽(기쁠 환)‧驩(기쁠 환)과 같다.(《註解》) 역주4 欣奏累遣 慼謝歡招 : 欣은 기쁘다는 뜻이다. 奏는 나온다는 뜻이다. 累는 걸어 맨다는 뜻이다. 遣은 몰아서 떠나가게 함이다. 慼은 근심이다. 謝는 끊는다[絶]는 뜻이다. 歡도 기쁘다는 뜻이다. 招는 불러서 오게 함이다.(《釋義》)
枇杷나무는 〈추운 철까지〉 늦도록 푸르고, 오동잎은 〈가을 기운에〉 일찍 시든다. 枇杷는 추운 철을 만나야 꽃이 피므로, ‘늦도록 푸르다.’고 하였다. 오동나무는 가을 기운[金氣]을 얻으면 맨 먼저 잎이 떨어지므로 ‘일찍 시든다.’고 하였다.
역주 역주1 枇杷晩翠 梧桐早凋 : 枇杷는 과실나무 이름이니, 그 잎이 사철 시들지 않는다. 晩은 연말[歲暮]이다. 翠는 새 이름인데 그 깃이 푸르므로 청색을 翠라 한다. 梧桐은 나무 이름이다. 凋는 잎이 떨어짐이다. 梧桐은 가을 기후에 응하여 立秋節이 되면 잎사귀 하나가 먼저 떨어지므로 ‘일찍 떨어진다.’고 하였다.(《釋義》) 역주2 早 : 蚤(일찍 조)와 통한다.(《中》) 역주3 凋 : 彫(떨어질 조)와 통한다.(《中》) 역주4 金氣 : 가을 기운이다.(《漢》)
신습한자
枇:비파나무 비 枇沐 枇杷菊 枇杷門巷 杷:고무래 파/비파나무 파 杷車 杷土 杷推 晩:늦을 만 晩年 晩餐 晩學 早晩間 晩時之歎 大器晩成 翠:푸를 취 翠簾 翠眉 翠髮 翠屛 翠玉 翠鳥 翠竹 翡翠 梧:오동 오 梧檟 梧右 梧月 翠梧 梧鼠技窮 階前梧葉 桐:오동 동 桐君 桐油 碧梧桐 梧桐秋夜 梧桐一葉天下知秋 早:일찍 조/이를 조 早老 早熟 早朝 早退 尙早 春早 時機尙早 凋:시들 조 凋枯 凋落 凋謝 凋殘 凋盡 榮凋 松柏後凋
노니는 鯤魚는 홀로 바다에서 옮겨 다니다가, 붕새 되어 붉은 하늘에 솟구쳐 다다른다. 鯤은 莊子(莊周)가 말한 北溟(北海)의 물고기이니, 이것이 놀 때에는 홀로 푸른 바다에서 옮겨 다닌다. 鯤은 俗本에 鵾으로 되어 있는데, 誤字이다. 鯤이 변하여 새가 되면 그 이름을 붕새라 하는데, 등에 푸른 하늘을 지고 한 번에 9만 리를 나르니, 바로 붉은 하늘[絳霄]에 솟구쳐 다다르는 것이다. 이는 사람이 날아오르듯 할 때와 침체되는 운수가 각각 때가 있음을 비유한 것이다. [節旨] 이것은 윗 節의 ‘홀로 살아 한가롭게 居處하는[索居閒處]’ 것을 이어서 말하였으니, 바로 야외 물가의 景物이다.(《釋義》) [節解] 이는 “야외 물가 중에 시내에는 선명한 연[荷]이 있고, 과수원에는 가지가 뻗어나는 풀이 있고, 枇杷는 연말에도 오히려 무성하고, 梧桐은 가을을 맞아 앞서서 떨어진다. 뿌리가 썩은 것은 버려져서 스스로 죽고, 잎이 시든 것은 바람을 따라 나부낀다. 鯤鳥가 노니는 것에 있어서는 홀로 하늘가에 옮겨 다니면서 허공을 올라 붉은 하늘 위에 이르렀다. 그 풀‧나무와 새‧짐승의 아름다움이 이와 같아서 홀로 살아 ‘한적히 거처하는 즐거움[索居閒處]’을 보게 된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遊 : 游(놀 유)와 같다.(《註解》) 역주2 鯤 : 《註解》는 바다에서 옮겨 움직이는 동물로 보아 ‘물고기’로 풀이하였고, 《釋義》는 바다 물고기가 새로 되어 하늘에서 옮겨 움직이는 동물로 보아 ‘새’로 풀이하였다. 역주3 凌 : 淩(솟구쳐오를 릉)과 통한다.(《中》) 역주4 遊鯤獨運 凌摩絳霄 : 鯤은 새 이름이다. 運은 옮겨 움직임이다. 凌은 그 위로 나아감이다. 摩는 가까이한다는 뜻이다. 絳은 적색이다. 霄는 《爾雅》에 말하기를 “하늘 기운에 가까운 것이다.” 하였다.(《釋義》) 역주5 鯤俗本作鵾誤 : 鵾(곤계 곤)은 “鵾은 鵾鷄이다. 고대에 鶴과 비슷한 일종 새를 가리킨다.”(《漢》)하여, 鵾鷄라는 새가 本義이다. 그러나 또 鵾(곤어 곤)은 鯤과 同字 관계를 인정하여 “鵾은 鯤과 동일하게 사용한다. 큰 물고기이다.”(《漢》) 하였다. 鵾은 鯤의 오자라고 하기보다는 假借로 처리하여 通用字로 인정해야 할 것이다.
〈漢나라 王充이〉 글 읽기를 즐겨 시장 책방에서 책을 보니, 눈을 붙여 책을 보면 주머니와 상자에 책을 담아둔 것과 같이 〈기억〉하였다. 漢나라 때 上虞에 사는 王充은 집이 가난하여 학문을 좋아하였으나, 서책이 없었으므로 매양 책가게로 가서 그 책을 보면 종신토록 잊지 않았다. 사람들은 ‘王充이 눈을 붙여 보면 주머니와 상자에 책을 넣어두는 것이다.’ 하였으니, 한 번만 눈을 붙여 보면 잊지 아니하여 주머니와 상자 속에 책을 넣어둔 것과 같았기 때문이다. [節旨] 이것은 위의 求古尋論을 이어서 말한 것이다.(《釋義》) [節解] 이는 옛것을 구하여 논의를 찾는 이는 그 뜻에 좋아하는 것이, 마치 王充이 독서에 탐닉하여 심지어 市街에 가서 그 글을 자세히 보고 눈에 기탁한 것이 주머니나 상자 속에 넣어둔 서적과 같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翫 : 《註解》에서는 “翫은 玩(손에 가지고 놀 완)과는 다르다. 玩은 손에 가지고 놀음이다.” 하였으나, 이는 두 글자의 本義의 차이를 변별한 것이다. 《中》에서는 “翫은 玩(익힐 완)과 통한다.” 하여, ‘익힐 완’일 경우는 두 글자가 通用 즉 玩을 翫의 假借로 인정하고 있다. 역주2 耽讀翫市 寓目囊箱 : 耽은 耽溺함이다. 讀은 그 글을 익힘이다. 翫은 익숙히 살펴봄이다. 市는 《說文》에 말하기를 “팔며 사는 곳이다.” 하였다. 寓는 기탁한다는 뜻이다. 囊은 《說文》에 말하기를 “주머니이다.” 하였는데, 막힌 밑이 있는 것을 囊이라 하고 막힌 밑이 없는 것을 橐이라 한다. 箱은 대나무 그릇이다. 이들은 모두 책을 담아두기 위한 것이다.(《釋義》)
〈말을〉 쉽고 가볍게 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바이니, 〈사람들의〉 귀가 담장에 붙어 있다. 이것은 말을 삼가지 않으면 안 됨을 말한 것이다. 말을 함부로 하면 반드시 실수를 저지르니, 이는 군자가 두려워하는 바이다. 《詩經》 〈小弁(소반)〉에 이르기를 “군자는 말을 함부로 하지 말지어다. 사람들의 귀가 담장에 붙어 있다.” 하였다. 이는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되니, 귀가 담장에 붙어 있을까 우려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節旨] 이는 言語의 신중함이 또한 處身의 道라고 말한 것이다.(《釋義》) [節解] 이 節은 “言語를 가벼이 하지 말 것이다. 이것은 바로 두려워해야 할 것이니, 비록 담장이 막혔더라도 듣는 자가 그 사이에 연이어 있다. 내 입에서 나와서 바로 남의 귀에 들어가니,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는가.”라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易輶攸畏 屬耳垣牆 : 易는 소홀하다는 뜻이다. 輶는 가볍다는 뜻이니, 《詩經》 〈大雅 烝民〉에 말하기를 “德은 가볍기가 털과 같다.” 하였다. 攸는 바[所]이다. 畏는 두렵다는 뜻이다. 屬은 나아간다는 뜻이고, 垣은 곧 牆이니, 《詩經》 〈小雅 小弁〉에 말하기를 “君子는 말에 경솔하지 말 것이다. 귀가 담에 나아가 있다.” 하였다.(《釋義》) 역주2 畏 : 本字는 𠂽(두려워할 외)이다.(《中》) 역주3 屬 : 《釋義》에는 나아가다[進]로 풀이되었으나 《漢》에는 “屬耳(촉이)는 귀를 물건에 대는 것이다. 늘 몰래 듣는 것을 말한다.”라고 하여 닿아 있다[觸]로 풀이하였다. 屬은 “니을 쵹 連也 부틸 쵹 附也 권당 쇽 親眷”이라고 하여 ‘촉’과 ‘속’으로 구분하여 屬耳가 ‘촉이’라야 하는데, 현재 ‘속이’로 통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역주4 牆 : 本字는 牆이다.(《中》) 俗字가 墻(담 장)이다.(《釋義》) 역주5 由言 : 말하는 것이다.[說話](《漢》)
반찬을 갖추어 밥을 먹으니, 입에 맞게 배를 채워 〈굶주리지 않을〉 뿐이다. 반찬을 갖추어 밥을 먹는 것은 일상생활에 마시고 먹는 일상적인 것이다. 음식은 다만 내 입에 맞게 하고 내 창자를 채워 굶주리지 않게 해야 할 뿐이요, 사치스럽게 해서는 안 된다.
역주 역주1 湌 : 餐(먹을 찬) 혹은 飧(먹을 찬)으로 쓰고, 俗字는 飱(먹을 찬)으로 쓴다.(《中》) 飡(먹을 찬)은 湌의 俗字이다.(《中》) 《註解》에 “湌은 먹을 찬[啖], 밥 손[夕食 同飧]”이라 하여, 同形異音異義로 ‘찬’ 음은 ‘먹다’, ‘손’ 음은 ‘밥’으로 제시하였다. 그러나 ‘찬’ 음이 晩湌(저녁밥) 등에 쓰여 ‘손’ 음을 유지하지 않아 결국 ‘찬’ 음은 ‘먹다’‧‘밥’의 경우에 혼용된 것이다. 그리고 湌은 현재 字形이 餐으로 통용되고 있다. 역주2 具膳湌飯 適口充腸 : 具는 마련한다는 뜻이다. 膳은 음식이다. 湌은 삼킨다는 뜻이다. 익혀서 올리는 것이 飯(밥)이 된다. 適은 편하다는 뜻이다. 充은 가득하다는 뜻이다.(《釋義》)
친척과 오랜 친구는 늙고 젊음에 따라 음식을 달리한다. 같은 성의 親屬을 親이라 하고, 다른 성의 친속을 戚이라 하며, 오래 사귄 사람을 故舊라 하니, 모두 品節(등급)이 있다. 늙은이는 비단옷이 아니면 따뜻하지 않고 고기가 아니면 배부르지 않으며, 젊은이도 마땅히 음식을 절제하고 아껴 양육함을 신중히 해야 하니, 禮에 이른바 ‘15세 이상은 늙은이와 젊은이가 음식을 달리한다.’는 것이 이것이다. [節旨] 이 아래 10節은 모두 집을 다스리는 道를 말하였는데 그 부류를 미루어나가 넓게 말하였다. 이것은 음식의 節度를 말하였다.(《釋義》) [節解] 이것은 “반찬을 마련하며 먹는 것은 오직 입에 맞게 하여 그 배를 채우려 할 뿐이다. 그러므로 배부르면 비록 살찌며 단 것이 있더라도 또한 실컷 차서 먹을 수 없고, 배고프면 비록 술지게미와 겨의 거친 것일지라도 스스로 만족해한다. 그러면 친척과 오래된 친구의 늙은이와 젊은이에게는 마땅히 그 음식을 분별하여야 한다. 늙은이는 고기가 아니면 배부르지 않고 젊은이는 거친 쌀로도 충족할 수 있어서 절도가 없어서는 안 된다.”라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親戚故舊 老少異糧 : 親戚은 姻眷(姻戚)이다. 故舊는 과거에 알던 사람이다. 老는 나이가 많은 사람이다. 少는 나이가 적은 사람이다. 異는 분별함이다. 糧은 먹는 것이다.(《釋義》) 역주2 親戚 : 《釋義》의 同姓之親‧異姓之親 풀이가 매우 명쾌하다. 《釋義》의 姻眷은 異姓之親을 말한 부분적 풀이이다. 이외에 혈연과 혼인, 내외친속으로 풀이한 것이 있다. 親戚은 자기와 血緣이나 혹은 婚姻 관계가 있는 사람이다.(《漢》) 親戚은 내외 친속을 말하니, 親은 일족 안의 사람이고 族은 일족 밖의 사람이다.(《中》) 역주3 異 : 𠔓(다를 이)와 같다.(《檀》) 역주4 糧 : 粮(양식 량)과 같다.(《檀》) 역주5 非帛不煖 非肉不飽 : 50살에는 비단이 아니면 따듯하지 않고, 70살에는 고기가 아니면 배부르지 않다.(《孟子》 〈盡心 上〉) 역주6 禮所謂十五以上老少異食 : ‘十五’는 ‘五十’을 잘못 쓴 것으로 보인다. 50살에는 양식을 달리한다. 50살에는 쇠약해지기 시작하여 양식을 마땅히 스스로 달리하여 少年‧壯年과 같게 해서는 안 된다.(《禮記》 〈王制〉 衛湜 集說)
첩은 실 잣기를 하고, 장막 친 방에서 수건을 들어 모신다. 妾御는 妾이다. 그러나 면류관 끈을 짜는 王后로부터 남편의 옷을 해 입히는 庶士 이하의 아내에 이르기까지 모두 그 직분이 있으니, 실을 잣는 것이 어찌 첩에게만 국한되겠는가. 이는 우연히 아내를 말하지 않았을 뿐이다. 수건과 빗을 가지고 장막 친 방 안에서 모시는 것은 또한 妻妾의 일이다.
역주 역주1 妾御 : 《註解》는 御도 妾으로 주석하였으나, 《釋義》는 御를 ‘모시다’로 주석하여, 본문이 ‘첩이 모시어 실 잣기를 하고’로 풀이된다. 역주2 妾御績紡 侍巾帷房 : 妾은 아내에 다음가는 사람이다. 《禮記》 〈內則〉에 말하기를 “남자가 예법으로 맞이하면 처가 되고, 여자가 예법 없이 붙좇으면 첩이 된다.”* 하였다. 《六書正譌》에 말하기를 “妾은 立(설 립)을 따르고 女(여자 녀)를 따랐으니, 곁에서 모신다는 뜻이다.”* 하였다. 御는 모신다는 뜻이다. 績은 삼으로 실을 자음이다. 紡은 《說文》에 말하기를 “실을 자음이다.” 하였다. 巾은 머리에 쓰는 옷이다. 《釋名》에 말하기를 “20살에 성인이 되면 士는 冠을 쓰고 서민은 巾을 쓴다.” 하였다. 《春秋左氏傳》 僖公 22年에 嬴氏가 晉 太子에게 말하기를 “우리나라 임금께서 婢子(저)에게 수건과 빗을 들어 모시라고 하였습니다.[寡君之使婢子侍執巾櫛]”* 하였다. 帷는 《釋名》에 말하기를 “에워싸는 뜻이니, 그것으로 자신을 막아 에워싸는 것이다.” 하였다. 《說文》에 말하기를 “곁에 치는 것을 帷라 하고, 위에 치는 것을 幕이라 한다.” 하였다. 房은 室이다.(《釋義》) *남자가 예법으로……첩이 된다 : 聘은 저쪽에서 이쪽에 물음을 말하고, 奔은 여기에서 저쪽으로 따라감을 말한다.(《禮記集說大全》 〈內則〉 ‘聘則爲妻 奔則爲妾’) *妾은……뜻이다 : 妾을 立과 女의 의미가 합해진 會意로 설명한 것이다. 그러나 《說文》에는 “妾은 죄 지은 여자가 일을 이바지하여 임금에게 접촉할 수 있는 사람이다. 䇂(죄 건)을 따르고 女를 따랐다.” 하여, 妾의 立을 䇂으로 설명하였다. *《春秋左氏傳》 僖公 22年에……하였습니다 : 嬴氏는 春秋時代 秦나라 懷嬴, 晉 太子는 이름이 圉(어)로 후일의 晉 惠公, 寡君은 秦 穆公이다. 婢子는 부인의 비칭으로 여기서는 회영 자신을 말하는 1인칭으로 쓰였다. 巾櫛은 수건으로 손을 닦고 빗으로 머리를 빗게 하는 미천한 일이다. 회영은 秦 穆公의 딸인데 晉 太子 圉가 秦나라에 볼모로 왔을 때 진 목공이 晉 太子에게 아내로 삼아주었다. 뒤에 진 태자가 도주하여 晉 惠公이 되었으나 회영은 따라가지 않았다. 그리고 晉 懷公(惠公의 아들)의 숙부 重耳(후일의 晉 文公으로, 惠公의 형)가 다시 볼모로 오자 진 목공은 또 회영을 중이에게 아내로 삼아주었다. 역주3 自王后織紞 至庶士以下之衣其夫 : 아내가 남편의 복장을 만드는 일이다. 王后는 직접 검은 면류관 끈을 짜고, 公‧侯의 부인은 검은 면류관 끈에 갓끈과 면류관의 덮개[紘綖]를 더 짜며, 卿의 內子는 그 외에 허리에 차는 大帶를 만들고, 大夫의 아내[命婦]는 그 외에 祭服을 만들고, 上士[列士]의 아내는 제복에다 朝服을 더 만들고, 下士[庶士]로부터 그 아래는 모두 그 남편의 옷을 만든다.(《國語》 〈魯語 下〉) 紘은 면류관 끈이 매어져 남음이 없는 것이고, 綖(연)은 면류관 위의 덮개이다. 内子는 卿의 정실 아내이고, 大帶는 검은 허리띠[緇帶]이며, 命婦는 大夫의 아내이다. 列士는 元士(上士)이고 庶士는 下士이다.
비단 부채는 둥글며 깨끗하고, 〈밀로 만든〉 은빛 촛불은 찬란하다. 흰 깁을 잘라 부채를 만드니, 둥글고 깨끗하다. 潔은 唐本(中國板本)에 絜로 되어 있으니, 잘못이다. 옛날에는 섶을 묶어 촛불을 만들었는데, 후세에는 밀로 만든 촛불을 사용하니, 그 밝음이 은빛과 같으므로 銀燭이라 말한 것이다. 煒煌은 또한 光明의 뜻이다.
역주 역주1 潔 : 絜의 俗字. 《說文》 段注에 “絜은 또 引伸되어 ‘깨끗하다’는 뜻이 되었다. 俗字는 潔로 쓴다. 경전에는 絜로 썼다.” 하였다. 따라서 絜로 쓴 것은 本字이므로 잘못이 아니다. 그리고 “絜(결)은 묶는다는 뜻이다. 糸(가는 실 멱)을 따르고 㓞(새길 할)이 소리이다. 끈을 매고 묶어 합하는 뜻이므로, 糸을 따랐다.”(《形》), “묶음은 반드시 에워싸므로 인신되어 圍度(範圍尺度)를 絜이라고 하였다. 묶으면 산만하지 않으므로 또 인신되어 潔淨(깨끗함)이 되었는데, 俗字로는 潔(깨끗할 결)로 쓰고, 경전에는 絜(깨끗할 결)로 쓴다.”(《說文》 〈段注〉)에 의하면, 絜은 ‘묶을 결’에서 인신되어 ‘깨끗할 결’이 되고, 이 경우 속자가 潔로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속자 潔의 本字는 絜이 되는 것이다. 絜이 束‧潔淨의 뜻일 경우는 古屑切(결)(〈段注〉)이지만, 衡量(헤아리다)의 뜻일 경우는 胡結切(혈)(《漢》)이다. 역주2 紈扇圓潔 銀燭煒煌 : 齊나라 지역의 비단을 紈이라 한다. 扇은 바람을 부르는 물건인데, 《方言》에 말하기를 “부채를 函谷關 동쪽에서는 箑이라 하고 함곡관 서쪽에서는 扇이라 한다.” 하였다. 紈扇은 깁으로 부채를 만든 것이다. 圓은 그 모양을 말한다. 絜(깨끗할 결)은 潔과 같고 또 묶는다는 뜻이다. 《爾雅》에 말하기를 “백금을 銀이라 한다.” 하였다. 燭은 밀로 만든 횃불[蠟炬]이다. 《穆天子傳》에 말하기를 “천자의 보배는 璿珠(璿玉類)와 燭銀이다.” 하였는데, 郭璞이 말하기를 “銀에 밝은 광채가 있는 것이 촛불과 같다.” 하였다. 煒煌은 불빛이 빛나는 모양이다.(《釋義》)
낮에 졸고 저녁에 자니, 藍色의 竹筍 자리와 象牙 장식 침상이다. 낮에 졸고 저녁에 잠자는 것은 한가로운 사람이 유유자적하는 일이다. 그러나 宰我가 낮잠을 자자, 孔子는 썩은 나무와 더러운 담장에 비유하였으니, 군자는 오직 마땅히 일찍 일어나고 밤늦게 자야 한다. 藍은 籃이 되어야 할 듯하니, 籃筍은 대나무를 엮어 가마를 만든 것이다. 象牀은 桯笫(정자 : 안석 자리)이니, 그 사이를 코끼리뼈로 꾸민 것이다. [節旨] 이는 자는 곳의 편안함을 말하였다.(《釋義》) [節解] 이 節은 妾의 직책은 삼과 고치실로 실 잣기를 일삼고 수건과 빗을 휘장 친 방 안에서 쥐어 모시고, 깁으로 부채를 만들어 둥글게 묶었으며 촛불이 은빛과 같은 것이 있어 광채가 빛나고, 낮에 눕는 것과 저녁에 자는 것은 남색의 竹筍 자리와 象牙로 꾸민 침상이 있어, 그 아름다움이 이와 같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晝眠夕寐 藍筍象牀 : 晝는 해가 있는 중이다. 眠은 눕는다는 뜻이다. 夕은 저물녘이다. 寐는 어둡다는 뜻이니, 눈이 닫히고 정신이 숨어 있음이다. 《莊子》 〈齊物論〉에 말하기를 “잠들어서는 정신이 교차하여 꿈을 꾼다.” 하였다. 藍은 청색을 물들이는 쪽풀이다. 筍은 대나무 싹이다. 《書經》 〈顧命〉에 말하기를 “겹 대나무 자리를 편다.” 하였으니, 蒻竹(약죽:어린 대나무)으로 자리를 만든 것이다. 象은 짐승 이름인데, 그 어금니가 기물을 만들 수 있다. 牀은 《說文》에 말하기를 “몸을 편안히 하는 것이다.” 하였고, 《釋名》에 말하기를 “사람이 앉았다 누웠다 하는 것을 牀이라 한다.” 하였다.(《釋義》) 역주2 藍筍 : 《註解》는 籃筍으로 글자를 바꾸어 ‘가마’로 풀이하였고, 《釋義》는 푸른 ‘대나무 자리’로 풀이하였다. 筍:笋(죽순 순)으로도 쓴다.(《註解》) 역주3 牀 : 俗字가 床(침상 상)이다.(《註解》) 역주4 宰我晝寢 孔子比於朽木糞墻 : 《論語》 〈公冶長〉의 “宰予*가 낮잠을 자자 공자가 말하기를, ‘썩은 나무는 조각할 수 없고 더러운 흙의 담장은 바를 수 없다.’ 하였다.”에 의거한 것이다. *宰我 : 공자의 제자로, 이름이 予이고 字가 我이다.
絃樂器로 노래하며 술로 잔치하고, 술잔을 받고 잔을 든다. 현악기와 노래를 번갈아 연주함은 술을 권하는 것이고, 술잔을 왔다 갔다 함은 기쁨을 치장하는 것이다.
역주 역주1 絃 : 弦(줄 현)과 같다.(《註解》) 역주2 讌 : 燕(잔치할 연)‧宴(잔치할 연)과 같다.(《註解》) 역주3 杯 : 盃(잔 배)와 같다.(《註解》) 역주4 擧 : 舉와 같다.(《中》) 역주5 絃歌酒讌 接杯擧觴 : 絃은 실을 맨 악기이니, 琴과 瑟의 부류이다. 歌는 노래함이니, 《論語》 〈陽貨〉에 말하기를 “현악기 노랫소리를 들었다.” 하였다. 《戰國策》 〈魏策 2〉에 말하기를 “帝의 딸 儀狄*이 술을 만들었다.”고 하였다. 讌은 술을 차려 손님을 모음이다. 接은 받는다는 뜻이다. 杯와 觴은 모두 술그릇이다. 擧는 움직인다는 뜻이다.(《釋義》) *儀狄 : 夏나라 시대에 처음으로 술을 만든 사람이다.(《中》) 儀狄은 帝女라는 설과 非帝女라는 설이 있는바 “옛날에 帝의 딸이 의적을 시켜서[帝女令儀狄] 술을 만들어 맛이 좋았는데 이를 禹王에게 올렸다. 우왕은 마시고서 감미로워하고 마침내 의적을 멀리하며 맛있는 술을 끊고 말하였다. “후세에 반드시 술로 그 나라를 망칠 자가 있겠다.”(《戰國策》 卷23 〈魏策 2〉)하였는데, 髙誘의 주석에 “어느 책에는 ‘令’자가 없다.” 하였다. ‘帝女令儀狄’에 의하면 帝女와 儀狄은 두 사람이고, ‘令’이 없는 ‘帝女儀狄’에 의하면 儀狄이 帝의 딸로 되어 한 사람이다. 그리고 帝女는 鮑彪의 주석에 ‘堯舜女’라고 하여 堯의 딸, 또는 舜의 딸이라고 하였다.
손을 들고 발을 굴러 춤추니, 기쁘고 또 편안하다. 矯와 頓은 손으로 춤추고 발로 뛰는 모양이다. 현악기를 타며 술잔을 올리고 노래하며 춤추는 것은 기뻐하여 편안하게 즐기는 것이다. [節旨] 이는 宴會의 즐거움을 말한 것이다.(《釋義》) [節解] 풍악을 일으켜 술을 차려서 賓客에게 잔치하고, 술잔을 드는 이는 그 손을 높이 들고, 현악기 노래를 듣는 이는 발로 땅을 굴러 가락을 맞추어서 그 마음이 즐겁고 편안하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豫 : 預(기뻐할 예)와 같다.(《註解》) 역주2 矯手頓足 悅豫且康 : 矯는 높이 드는 모양이다. 발을 땅에 대는 것을 頓이라 한다. 悅‧豫는 모두 기쁘다는 뜻이다. 且는 어조사이다. 康은 안락하다는 뜻이다.(《釋義》)
嫡統 후계자로 이어가서 제사는 〈겨울의〉 蒸제사와 〈가을의〉 嘗제사를 지낸다. 嫡後는 嫡長子(맏아들)로 후계자가 된 사람이고, 嗣續은 그 代를 잇는 것이다. 祭祀의 禮를 말한 것이니, 다만 가을의 嘗祭와 겨울의 蒸祭만을 들어도 봄의 祠祭와 여름의 禴祭 또한 포함되는 것이다.
역주 역주1 嫡後嗣續 祭祀蒸嘗 : 嫡은 정실 아내가 낳은 아들이다. 後는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계승하는 宗子(嫡長子)이다. 嗣는 잇는 것이다. 續은 닿는 것이다. 《詩經》 〈小雅 斯干〉에 말하기를 “祖妣*와 祖考를 계승한다.[似續妣祖]” 하였다. 음식으로 그 조상을 먹이는 것을 祭祀라고 한다. 蒸‧嘗은 모두 제사의 이름이다. 《禮記》 〈王制〉에 말하기를 “봄제사를 礿이라 하고, 여름제사를 禘라 하고, 가을제사를 嘗이라 하고, 겨울제사를 烝이라 한다.”* 하였다. 蒸‧嘗을 말하고 禴‧禘를 말하지 않은 것은 글을 생략하여 韻을 맞춘 것이다.(《釋義》) 蒸嘗은 春夏秋冬 4계절 제사의 순서로 하면 礿禘嘗蒸인데 생략되고 압운에 의한 도치로 인하여 ‘蒸嘗’이 되었다.(해제 참조) *妣祖 : 祖妣가 바뀐 이유를 〈斯干〉의 集傳에 “似는 잇는다는 뜻이다. 妣가 祖보다 앞에 있는 것은 아래 글에 운을 맞추었을 뿐이다.[似 嗣也 妣先於祖者 協下韻爾]” 하여 압운 때문이라고 하였다. *봄제사를 礿이라 하고……烝이라 한다 : 《詩經》 〈小雅 天保〉에는 ‘禴祠烝嘗’이라고 하였는데, 순서가 바뀐 이유를 孔穎達 疏에서는 “만일 四時로 한다면 당연히 祠禴嘗烝이라고 해야 할 것인데 《詩經》에서는 편의한 글로 하였기 때문에 先後에 의거하지 않았다. 이것은 모두 《周禮》의 글인데 殷나라로부터 이상은 禴禘嘗烝이니 〈王制〉의 글이다. 周公에 이르러서는 夏禘의 명칭을 없애서 春禴으로 충당하고 다시 봄제사를 명칭 붙여 祠라고 하였다.” 하고, 또 그 大全에서는 “禴祠烝嘗은 祠禴嘗烝을 각각 한 글자씩 도치하였는데 이것은 음절을 맞춘 것이다.” 하여, 便文 또는 嘗이 압운으로 쓰여 음절을 맞춘 것으로 설명하였다. 그리고 夏禘는 周나라 周公에 의해 春禴으로 충당되었다가 다시 봄제사를 祠로 하였다는 것이다. 역주2 嫡 : 適(정실 아들 적)과 같다.(《註解》) 첩의 아들은 庶라 한다. 역주3 蒸 : 烝(겨울제사 증)과 같다.(《註解》) 역주4 嘗 : 甞(가을제사 상)과 같다.(《檀》) 역주5 禴 : 礿(봄제사 약)과 같다.(《漢》)
신습한자
嫡:정실 적/정실 아들 적 嫡母 嫡庶 嫡孫 嫡子 嫡傳 嫡統 世嫡 嫡長子 後:뒤 후/후계자 후 後尾 事後 後來三杯 後生可畏 後悔莫及 嗣:이을 사 嗣續 嗣子 儲嗣 嫡嗣 血嗣 後嗣 罰不及嗣 續:이을 속 續刊 續開 續行 繼續 斷續 不續 連續不絶 祭:제사할 제 祭官 祭壇 祭禮 忌祭 祝祭 山神祭 冠婚喪祭 祀:제사할 사 祀典 郊祀 時祀 淫祀 祭祀 從祀 享祀 奉祀孫 蒸:찔 증/겨울제사 증 蒸氣 蒸民 蒸發 蒸鬱 炎蒸 蒸溜水 汗蒸幕 嘗:일찍 상/가을제사 상 嘗味 嘗糞 禘嘗 嘗試 備嘗艱苦 臥薪嘗膽
〈제사는〉 이마를 조아리며 두 번 절하고, 두렵고 두려워하여 공경이 지극하다. 의식의 절차[禮數]가 부지런하고 엄숙하고 공경함이 지극한 것이다. [節旨] 이는 祭祀의 禮法을 말하였다.(《釋義》) [節解] 이는 적장자로서 후계자가 된 이는 그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이어서 사철 제사의 예법을 강구하는데, 그 제사는 반드시 공경하여 머리로 땅을 두드리고 절을 거듭하니, 그 경외를 매우 극치로 하는 것을 말하였다.(《釋義》)
역주 역주1 稽 : 절[拜] 중에서 가장 중한 예법. 稽首는 拜禮 중에서 가장 중한 것으로 신하가 임금에게 하는 절이다. 頓首는 평등하여 서로에게 하는 절이다. 두 가지 절은 모두 머리가 땅에 닿지만 계수는 땅에 닿는 시간이 많고, 돈수는 땅에 닿고서 바로 들기 때문에 叩地(땅에 두들긴다)라고 말하였다.(《周禮註疏删翼》 卷15 辨九拜 一曰稽首 二曰頓首) 역주2 拜 : 머리가 땅에 닿는 것이다. 두 개의 手(손 수)를 따르고 丅(아래 하:拜자의 오른쪽 手 아래에 있는 丅)를 따랐다. 두 개의 手를 아울러서 내리는 것이 拜이다.(《形》) 역주3 稽顙再拜 悚懼恐惶 : 稽는 이마이니, 稽顙은 이마를 땅에 대는 것이다. 再는 거듭이다. 拜는 손으로 땅에 엎드리는 것이다. 《禮記》 〈檀弓 上〉에 이르기를 “이마를 조아린 뒤에 절하는 것은 그 슬픔의 지극함에 惻隱이 발동하는 것이다.” 하였다. 悚‧懼‧恐‧惶은 모두 두려워하는 뜻이니, 그 공경이 지극함을 극도로 말하였다.(《釋義》)
편지 문서는 간단하며 긴요해야 하고, 안부하며 답함은 자세히 살펴서 갖추어야 한다. 윗사람에게 올리는 것을 牋이라 하고 평등한 사이에 보내는 것을 牒이라 하니, 간결‧엄격하고 요점이 있으며 절실해야 한다. 안부를 통하는 것을 顧라 하고 회답하는 것을 答이라 하니, 자세히 분변하고 명백하여야 한다. [節旨] 이것은 응대하는 방법을 말한 것이다.(《釋義》) [節解] 이 節은 “남과 응접하는 사람은 글로 사람을 대하면 그 간략한 요점을 모아서 보는 사람에게 번거롭지 않도록 해야 하고, 말로 사람을 대하면 그 이치를 자세히 살펴서 말하여 듣는 사람이 두루 알도록 해야 한다. 비록 자세하고 간략함이 같지 않으나 각각 그 방법이 있는 것이 이와 같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牋 : 箋(편지 전)과 같다.(《註解》) 역주2 顧 : 《註解》는 通候[안부한다]로, 《釋義》는 回視[돌아보다]로 다르게 풀이하였다. 頋(돌아볼 고)는 俗字이니 잘못이다.(《註解》) 頋는 顧의 簡化字이다.(《中華》) 역주3 牋牒簡要 顧答審詳 : 牋은 《說文》에 말하기를 “표명하여 기록한 글이다.” 하였다. 글씨 쓰는 판을 牒이라 하니, 《說文》에 말하기를 “札(글 쓰는 나무 조각)이다.” 하였다. 簡은 간략하다는 뜻이다. 要는 묶는다는 뜻이다. 顧는 돌아본다는 뜻이다. 答은 대답이다. 審은 자세히 살핌이다. 詳은 갖춘다는 뜻이다.(《釋義》)
몸에 때 끼면 목욕할 것을 생각하고, 뜨거운 것을 잡으면 시원해지기를 원한다. 몸에 때가 있으면 반드시 목욕할 것을 생각하고 손에 뜨거운 물건을 잡으면 반드시 시원한 것을 찾는다. [節旨] 이것은 人情의 마땅함을 말한 것이다.(《釋義》) [節解] 이 節은 몸이 더러운 것은 씻어서 깨끗하게 하기를 생각하고 뜨거운 물건을 쥔 것은 찬 기운으로 풀게 하기를 바라니, 모두 사람의 감정이 똑같이 그렇다고 여긴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骸垢想浴 執熱願涼 : 骸는 신체이다. 《莊子》 〈齊物論〉에 말하기를 “백 개의 뼈마디, 아홉 개의 구멍, 여섯 개의 臟器[六藏]*를 갖추어 지녔다.” 하였다. 垢는 더럽다는 뜻이다. 想은 생각한다는 뜻이다. 浴은 몸을 씻는 것이다. 執은 쥐는 것이다. 熱은 《釋名》에 말하기를 “불탄다는 뜻이니, 마치 불이 타는 것과 같다.” 하였다. 願은 바란다는 뜻이다. 涼은 추운 기운이다. 《詩經》 〈大雅 桑柔〉에 말하기를 “누가 뜨거운 것을 쥐고서 물에 담그지 않겠는가.” 하였다.(《釋義》) *六藏 : 六臟. 胃‧膽‧三焦‧膀胱‧大腸‧小腸의 六腑. 또는 心臟‧肝臟‧脾臟‧肺臟‧腎臟‧命門의 六臟.(《檀》) 역주2 涼 : 凉(서늘할 량)과 같다.(《註解》) 역주3 澡 : 씻을 조. 澡浴은 목욕함.
〈가축이 번성하여〉 나귀와 노새와 송아지와 소가 놀라 뛰고 달린다. 세상이 평화롭고 백성들이 부유하여 기르는 가축이 번성함을 말한 것이다. 駭躍은 뛰쳐나와 놀라 뛰는 모양이고, 超驤은 달리고 뛰어 밟는 모양이다. [節旨] 이것은 畜産이 번식함을 말한 것이다.(《釋義》) [節解] 이 節은 이 네 가지 가축이 놀라 뛰어 그 재주를 쓸 만하여 집에 거처하는 이가 소유하지 않아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騾 : 本字는 鸁(노새 라)이다.(《中》) 역주2 驢騾犢特 駭躍超驤 : 《禮記》 〈曲禮〉에 말하기를 “庶人의 부유함을 묻는 데에는 가축을 헤아려서 대답한다.” 하였으니, 바로 이 뜻이다. 驢는 《說文》에 말하기를 “말과 비슷하고 귀가 길다.” 하였다. 騾는 《說文》에 말하기를 “나귀가 아버지이고 말이 어머니이다.” 하였다. 犢은 《說文》에 말하기를 “송아지이다.” 하였다. 特은 어미 소이다. 駭는 놀란다는 뜻이다. 躍은 뛴다는 뜻이다. 超는 뛰어 지나감이다. 驤은 뛰어 오름이다.(《釋義》) 역주3 畜養 : 사육하는 짐승을 가리킨다.(《漢》)
도적을 처벌하며 베고, 배반하며 도망한 자를 잡는다. 해치며 훔친 자가 있으면 그 죄를 성토하여 머리를 베고, 배반하며 도망하는 자가 있으면 사로잡아 법을 바르게 한다. [節旨] 이것은 患難을 막는 방법을 말한 것이다.(《釋義》) [節解] 이는 “患難을 막는 이는 겁탈과 도적에는 반드시 誅戮하여 죽이고, 배반하여 도망하는 자가 있으면 반드시 따라 잡아 얻은 뒤에 환난이 없게 될 수 있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誅斬賊盜 捕獲叛亡 : 誅는 죽인다는 뜻이다. 斬은 죽인다는 뜻이다. 《春秋左氏傳》에 말하기를 “사람을 죽이기를 꺼리지 않는 것을 賊이라 한다.” 하였고, 또 말하기를 “재물을 훔치는 것이 盜이다.” 하였다. 捕는 사로잡는 것이다. 獲은 얻는 것이다. 叛은 등지는 것이다. 亡은 도주하는 것이다.(《釋義》) 역주2 叛 : 畔(배반할 반)과 같다.(《註解》) 역주3 亡 : 本字는 兦(망할 망)이다.(《中》)
呂布는 활을 잘 쏘았고 熊宜僚는 탄환을 잘 놀렸으며, 嵇康은 고[琴]를 잘 탔고 阮籍은 휘파람을 잘 불었다. 後漢 呂布는 戟(창의 일종)을 활로 쏘아 작은 가지를 맞혀 昭烈(劉備)과 袁術의 군대를 해산시켰고, 楚나라 熊宜僚는 3개의 탄환을 놀리면서 손으로 교대로 받아 빙빙 돌리며 땅에 떨어뜨리지 않았다. 僚를 俗本에는 遼로 쓰는데, 잘못이다. 魏나라 嵇康은 고[琴]를 잘 타서 廣陵散 한 곡조가 당세에 절묘하였고, 魏나라 阮籍은 휘파람을 잘 불어 일찍이 孫登을 蘇門山에서 만났는데, 이 산에 있는 嘯臺는 바로 손등과 완적이 휘파람을 분 곳이다.
역주 역주1 布射僚丸 嵇琴阮嘯 : 布는 呂布이다. 射는 화살을 쏘는 것이다. 劉備와 袁術이 서로 공격하자 여포가 말하기를 “저는 싸움 붙이기를 좋아하지 않고 다만 싸움을 풀기를 좋아할 뿐입니다.” 하고 戟(가지창)을 군영 앞에 세우게 하고는 말하기를 “여러분들께서 제가 戟의 작은 가지를 활로 쏘는 것을 보시어 한 번 발사에 맞히거든 여러분들께서는 풀고 떠나셔야 합니다.” 하고 즉시 활을 들어 戟을 쏘아 작은 가지를 정확하게 맞혔다. 僚는 熊宜僚이다. 丸은 탄환이다. 웅의료는 탄환을 잘 놀려서 8개가 늘 공중에 있고 1개만 손에 있었다. 嵇康은 성이 嵇이고 이름이 康인데, 본성은 奚이다. 원한을 피하여 집을 譙國 銍縣 嵇山의 곁으로 옮겨서 그것으로 해서 姓을 삼았다. 琴은 악기이다. 혜강은 금을 잘 타서 일찍이 洛西에서 노닐다가 기이한 사람을 만나서 廣陵散(琴曲 이름)을 배웠는데 聲調가 絶倫하였다. 阮은 성이고 이름이 籍이다. 嘯는 입을 오므려 소리를 내는 것이다. 阮籍은 휘파람을 잘 불었고, 陳留에 阮公嘯臺가 있다.(《釋義》) ‘布射僚丸’은 春秋時代의 웅의료가 後漢의 呂布보다 먼저이므로 ‘僚丸布射’라고 해야 할 것인데 上尾를 피하기 위하여 도치시켰다. 韻脚 嘯는 嘯韻 去聲이고 射는 禡韻 去聲으로 같은 거성이다. 만약 ‘僚丸布射 嵇琴阮嘯’로 되면 출구각 射(去)와 운각 嘯(去)가 같은 거성이 되어 上尾病을 범하게 된다. 이를 출구각 丸(平)과 운각 嘯(去)로 하면 상미를 피하고, 平‧仄의 대응도 꾀할 수 있는 것이다.(해제 참조) 역주2 琴 : 악기 이름. 《訓蒙字會》 〈中〉 32面에 ‘琴 고 금 七絃’이라 하였다. 玄琴을 ‘거문고’, 伽倻琴을 ‘가야고’라고 하는 것에 의하면 琴은 ‘거문고’에 대응되지 않고 ‘고’에 대응되는 것이다. 이외에도 琴이 고로 쓰인 용례는 一絃琴‧三絃琴‧九絃琴‧無絃琴을 들 수 있다. 역주3 嘯 : 籒文은 歗(휘파람 소)이다.(《註解》) 역주4 熊宜僚 : 春秋時代 楚나라 사람이다. 楚나라가 宋나라와 전쟁할 때 熊宜僚가 9개 탄환을 손에서 놀렸다. 송나라 군대가 전쟁을 멈추고 그것을 구경하다가 마침내 패하였고, 楚 莊王은 적에게 벗어나서 霸者가 되었다.(《人》) 웅의료는 勇士였다. 웅의료가 놀린 탄환은 기록에 따라 3개, 9개로 나타나 일정하지 않다. 역주5 阮籍 : 三國시대 魏나라 사람이다. 步兵校尉에 임명되고 關內侯에 봉해졌다. 세상에서 阮步兵으로 일컫는다. 老子‧莊子를 좋아하고 예법과 교육을 멸시하였다. 술을 마음대로 마시며 현묘한 이치를 말하였고, 후기에는 인물들에 대하여 잘하고 못하고를 말하지 않아 이것으로 스스로 온전하였다. 嵇康과 명성을 나란히 하였으며 竹林七賢의 한 사람이 되었다.(《人》) 역주6 孫登 : 魏나라 말기 西晉 초기 사람이다. 家屬이 없이 郡의 北山에 은거하였는데 司馬昭가 듣고 阮籍을 시켜서 방문하게 하였으나 함께 말하는데 호응하지 않았다. 嵇康에게 경계하여 말하기를 “재주가 많으면서 지식이 적으니, 지금 세상에서 재앙을 벗어나기 어렵겠다.” 하였는데, 뒤에 혜강은 과연 비명횡사를 당하였다.(《人》)
蒙恬은 붓과 먹을 만들고 蔡倫은 종이를 만들었으며, 馬鈞은 技巧가 있었고 任公子는 낚시를 만들었다. 옛날에는 대나무를 깎아 책을 만들어 옻을 칠해서 글씨를 썼는데, 秦나라 蒙恬이 처음으로 토끼털 붓과 松煙墨을 만들었으며, 後漢의 환관인 蔡倫이 처음으로 닥나무 껍질과 썩은 솜을 이용하여 종이를 만들었다. 위나라 馬鈞은 뛰어난 생각이 있어 指南車를 만들었는데, 수레 안에 나무로 만든 사람이 있어 손가락이 반드시 남쪽을 지향하였으며, 전국시대 任나라 공자는 百鈞(1鈞은 30斤)의 갈고리를 만들어 동해에 낚싯대를 드리워 큰 고기를 낚았다.
역주 역주1 筆 : 속자는 笔(붓 필)이다.(《註解》) 역주2 鈞 : 30근이다. 또 均(고를 균)과 같다. 朝鮮 宣祖의 初名이니, 당연히 읽기를 斤(근)과 같이 해야 한다.(《註解》) 鈞을 ‘근’으로 읽는 이외에 글자를 바꾸어서 勻으로 쓰기도 하였다.(해제 참조) 역주3 恬筆倫紙 鈞巧任釣 : 筆은 《釋名》에 말하기를 “기술함이니, 일을 기술하여 쓰는 것이다.” 하였다. 紙는 《釋名》에 말하기를 “숫돌 같음이니, 평평하고 매끄럽기가 숫돌과 같은 것이다.” 하였다. 馬鈞은 성격이 정교하여 지남거를 만들고 또 나무 사람을 만들었는데 능히 뛰어 춤을 추어 사람과 다름이 없었다. 任은 성이다. 미끼로 물고기를 잡는 것을 釣라 한다.(《釋義》) 蒙恬은 秦나라, 蔡倫은 東漢, 馬鈞은 魏나라, 任公子는 戰國의 인물이다. 이들을 시대 순서로 서술한다면 ‘任釣恬筆倫紙鈞巧’라고 해야 할 것인데, 釣의 압운 사용으로 도치된 모습을 보인다. 역주4 松煙墨 : 소나무를 태운 그을음과 아교를 섞어 만든 먹이다.(《中》) 역주5 指南車 : 고대에 사용한 방향을 지시하는 수레이다. 黃帝가 지남거를 만들어 〈안개로 뒤덮인〉 사방을 보이게 하여 마침내 蚩尤를 사로잡았다. 또 周나라 초기에 越裳氏가 와서 공물을 바치고 사자가 돌아가는 길에 헷갈리자 周公이 軿車(병거:휘장 친 수레)를 주었는데 모두 남쪽 지시를 담당하도록 제작되었다. 뒤에 東漢 張衡, 三國 魏나라 馬鈞, 南朝 齊나라 祖沖之도 모두 지남거를 만든 일이 있었다.(《漢》)
〈위 8사람은〉 어지러움을 풀고 세속을 이롭게 하니, 아울러 모두 아름답고 오묘하였다. 위 글에 나온 여덟 사람은 기술의 精巧함이 진실로 長短과 得失이 있으나, 요컨대 모두 어지러움을 풀어주고 세속을 편리하게 한 것이다. 그 기술이 모두 아름다움을 말한 것이다. [節旨] 이것은 기물 사용의 날카로움과 伎藝의 정밀함을 집에 거처하는 이는 모두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節解] 이 몇 가지는 모두 번잡한 것을 풀고 어지러운 것을 다스릴 수 있어서 세상의 쓰임에 편하고 우수하며 아름답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釋紛利俗 竝皆佳妙 : 釋은 푼다는 뜻이다. 紛은 煩亂스럽다는 뜻이다. 利는 편하다는 뜻이다. 俗은 세속이다. 竝은 아울러이다. 皆는 모두이다. 佳는 아름답다는 뜻이다. 妙는 좋음이다.(《釋義》) 역주2 竝 : 並(아우를 병)과 같다.(《中》) 역주3 妙 : 竗(묘할 묘)와 같다.(《註解》)
毛嬙과 西施는 자태가 아름다워, 아름답게 눈썹을 찡그리고 곱게 웃었다. 毛嬙과 西施는 모두 옛날의 미녀이니, 그 아름다운 자태가 세상에 뛰어남을 말한 것이다. 아름다운 자태가 세상에 뛰어났기 때문에, 근심하여 찡그리고 기뻐하여 웃는 것이 모두 아름다웠던 것이다. [節旨] 이것은 아름다운 여색을 멀리 해야 하는 것 또한 處身하는 방도라고 말한 것이다.(《釋義》) [節解] 이것은 여자 용모의 아름다움이 옛날의 毛嬙‧西施와 같고, 또 잘 스스로 꾸며서 찡그림에 솜씨 나며, 웃음에 교태로우면 충분히 사람을 미혹시킨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毛施淑姿 工嚬姸笑 : 毛는 毛嬙이고, 施는 西施이니, 모두 옛날의 미인이다. 淑은 아름답다는 뜻이다. 姿는 용모이다. 工은 잘한다는 뜻이다. 嚬은 눈썹을 찌푸림이다. 《莊子》 〈天運〉에 말하기를 “西施가 가슴을 앓아 찡그리자 사람들이 보고 아름다워하였다.” 하였다. 姸은 예쁘다는 뜻이다. 笑는 기뻐서 얼굴을 풀음이니, 《詩經》 〈衛風 碩人〉에 말하기를 “교태로운 웃음에 보조개진다.” 하였다.(《釋義》) 역주2 嚬 : 顰(찡그릴 빈)과 같다.(《註解》) 역주3 姸 : 妍(고울 연)과 같다.(《檀》) 역주4 笑 : 咲(웃을 소)와 같다.(《註解》) 역주5 毛嬙 : 越나라 왕이 사랑하는 妾이다.(《戰國策》 卷4 〈齊策〉 鮑彪 注) 역주6 西施 : 春秋時代 越나라 미녀이다. 혹은 先施라고도 일컫고, 별명은 夷光이고, 또 西子라고도 일컫는다. 姓이 施이다. 越나라 왕 句踐이 會稽에서 패하고나서 范蠡가 서시를 데려다가 吳나라 왕 夫差에게 바치고, 그가 미혹되어 정치를 잊게 하여 월나라가 마침내 오나라를 망하게 하였다. 뒤에 서시는 범려에게 돌아가서 같이 五湖로 배를 타고 떠났다.(《漢》)
세월은 화살처럼 〈빨라서〉 늘 재촉하고, 햇빛은 밝게 〈쉬지 않고〉 빛난다. 세월은 화살처럼 빨라 매양 서로 재촉한다. 羲和는 唐虞(堯舜)시대에 曆日(책력)을 주관하던 관직이었다. 그러므로 해를 羲暉라 한 것이니, 햇빛이 밝게 비추고 운행하여 쉬지 않음을 말한 것이다.
역주 역주1 年 : 本字가 秊(해 년)이다.(《註解》) 역주2 年矢 : 《註解》는 ‘세월이 화살 같아’로, 《釋義》는 ‘시간이 가서 물시계 바늘이’로 풀이하였다. 둘 다 무방하다. 역주3 羲 : 羲和*의 약칭. 이는 《註解》에 의거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釋義》에서는 曦로 쓰고 ‘日光’으로 풀이하였다. 羲는 曦(햇빛 희)와 통용이다.(《檀》) 羲는 俗字를 𦏁(햇빛 희)로 쓴다.(《中》) *羲和 : 羲氏와 和氏의 병렬 호칭이다. 전설에 堯임금이 일찍이 羲仲‧羲叔과 和仲‧和叔 양쪽 형제에게 명령하여 사방에 나누어 머물면서 하늘의 상징을 살피고 아울러 역법을 만들게 하였다. 태양을 대신 가리킨다.(《漢》) 역주4 曜 : 燿(빛날 요)와 같다.(《註解》) 역주5 年矢每催 羲暉朗曜 : 年은 해이다. 矢는 물시계 바늘이다. 《後漢書》 卷13 〈律曆志〉에 이르기를 “孔壺*를 물시계로 하고 浮箭*을 시각으로 하였다.”라고 하였다. 每는 자주이다. 催는 재촉한다는 뜻이다. 曦‧暉는 모두 해의 빛이다. 朗은 밝다는 뜻이다. 曜는 바로 비춘다는 뜻이다.(《釋義》) *孔壺 : 물방울로 시간을 헤아리는 기구이다. 밑 부분에 작은 구멍이 있으므로 이렇게 일컫는 것이다.(《漢》) *浮箭 : 물시계 속에 시각을 가리키는 바늘을 말한다.(《中》)
璇璣玉衡(渾天儀)은 매달려 돌고, 그믐달에는 〈밝음이 소진되었다가 보름달 뒤에는〉 검은 부분이 생겨 순환하여 비춘다. 璣는 틀이다. 구슬로 틀을 장식하여 매달아놓아 돌게 하니, 天體의 회전을 본떴다. 晦魄은 달그림자가 그믐이면 밝음이 소진하고, 초하루면 밝음이 소생하며, 보름 뒤에는 魄(검은 부분)이 생기니, 날짜가 오가며 순환하여 밝게 비춤을 말한 것이다.
역주 역주1 璇璣懸斡 晦魄環照 : 璇은 아름다운 옥이다. 璣는 틀이다. 《書經》 〈舜典〉에 말하기를 “璇璣玉衡(옥 장식 천체 관측 기구, 渾天儀)을 살핀다.” 하였다. 懸은 허공에 매달림이다. 斡은 돈다는 뜻이다. 아름다운 옥을 틀 위에 매어 여러 별의 자리를 형상하고 공중에 매달아 돌려서 하늘의 운행에 응하는 것이다. 晦는 달빛이 다함이다. 魄은 달 형체의 검은 부분이다.[月體之黑者] 環은 돌아옴이다. 이는 달이 그믐이 되면 광채가 없고 다만 형체의 검은 부분만 있다가 다음 달에 이르러 또다시 밝음이 생겨서 순환하여 서로 비춘다고 말한 것이다. 年矢에는 日暉를 말하고 璇璣에는 月魄을 말한 것은 또한 互文*이다.(《釋義》) *互文 : 호문에 의해 보충하면, ‘年矢每催 羲暉朗耀 (晦魄環照) 璇璣懸斡 (羲暉朗耀) 晦魄環照’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즉 年矢에도 月魄이 올 수 있는 것이고, 璇璣에도 日暉가 올 수 있는 것이다. 역주2 璇 : 本字는 璿(구슬 선)이다.(《註解》) 역주3 懸 : 本字는 縣(매달 현)이다.(《註解》) 역주4 晦魄 : 《註解》는 “그믐이면 달의 밝음이 소진하고, 보름 뒤에는 검은 부분이 생겨서”로, 《釋義》는 “그믐이면 달의 검은 부분만 있다가”로 풀이된다. 역주5 照 : 炤(비칠 조)와 같다.(《註解》) 역주6 晦則明盡……望後生魄 : 互文으로 보면 이해하기 편리하다. ‘晦(則明盡)……(望後生)魄’에서 晦에는 則明盡이, 魄에는 望後生이 생략된 것이다.
손가락으로 섶나무를 밀어 넣어 불씨가 영원하듯, 생명의 영원함을 깨우쳐 행복을 강구하면, 길이길이 편안하고 吉祥이 높아진다. 善을 쌓아 福을 닦음은 〈다 타 없어지는 섶에〉 손가락을 써서 섶나무를 밀어 넣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으니, 섶나무는 소진하여도 불씨는 전해져 영구히 없어지지 않음과 같은 것이다. 이와 같으면 영원히 편안하게 되어 吉祥이 스스로 높아질 것이다. [節旨] 이 節은 善行을 부지런히 해야 하는 것 또한 처신하는 방도라고 말한 것이다.(《釋義》) [節解] 이 節은 “사람은 마땅히 善行을 하는 데에 힘써서 오직 날이 부족할까 해야 한다. 세월이 가서 물시계 바늘이 늘 재촉하고 璇璣(천체 관측 기구)가 운동하는 것이 밤낮으로 서로 재촉하는데 낮은 햇빛이 밝게 비추고 밤은 달의 검은 부분이 순환하여 날과 달이 가서 늙음이 장차 이르려 할 것이니, 수련하지 않을 수 없다. 《莊子》 〈養生主〉의 指薪의 비유를 인용하여, 섶은 비록 다해도 불은 전해지니 오직 힘써 수련하여 복을 얻으면 그 몸이 오래 편안하여 해와 함께 같이 소멸되지 않음을 말하였다. 그 吉祥의 일을 스스로 권면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指薪修祐 永綏吉卲 : 指는 보인다[示]는 뜻이고, 薪은 섶나무이니, 《莊子》 〈養生主〉에 이르기를 “〈타 없어지는 섶에〉 손가락으로 섶나무를 밀어 넣으면 불씨가 전해져서 그 다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指窮於爲薪 火傳也 不知其盡也]”* 하였다. 修는 다스린다는 뜻이니, 스스로 그 몸을 닦음이다. 祐는 복이다. 永은 오래이다. 綏는 편안하다는 뜻이다. 吉은 상서롭다는 뜻이다. 卲(劭)는 권면한다는 뜻이다.(《釋義》) *指窮於爲薪 火傳也 不知其盡也 : 窮은 극진히 함이고, 爲薪은 섶나무를 밀어 넣는 것과 같다. 손가락으로 섶나무를 밀어 넣으면 손가락이 섶나무를 밀어 넣는 이치를 극진히 하게 되므로 불이 전해져 끊어지지 않는다. 마음에 숨을 받아들여 양생하는 中道를 터득하므로 생명이 이어져 끊어지지 않으니, 養生은 바로 생명이 살게 되는 것임을 밝힌 것이다.(《莊子》 〈養生主〉 郭象 注) 역주2 修 : 脩(닦을 수)와 같다.(《註解》) 역주3 祐 : 《釋義》에는 祜(복 호)로 되어 있다. 祐는 祜의 오자이다. 祐로 하면 仄韻脚 卲가 去聲이고 出句脚 祐가 거성이어서 上下句 尾字가 同聲調인 上尾가 된다. 祜는 上聲 麌韻이어서, 祜로 하면 祐(去)‧卲(去)의 同聲調에서 祜(上)‧卲(去)의 異聲調가 되어 상미를 피할 수 있다. 祜는 祐와 字形이 유사한 同義異字이기 때문에 혼용된 것으로 보인다. 《千字文》에서 측운각일 때 출구각이 동성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祐‧卲 한 곳뿐이므로, 祜‧卲가 되면 상미는 자취를 감추게 된다. 그리고 卲(去聲 笑韻)가 劭(去聲 笑韻)로 쓰여도 同韻이기 때문에 운각과 출구각의 성조 관계는 변동이 없다.(해제 참조) 역주4 綏 : 《新字典》에 “유 旗旄下垂 긔 드림, 슈 安也 편안할”이라고 하여 ‘기 드림 유’와 ‘편안할 수’로 구분하였다. 역주5 卲 : 《釋義》에는 劭(힘쓸 소)로 되어 있다. 卲는 혹은 邵(높을 소)‧劭(높을 소)로도 쓴다.(《中》) 《註解》의 卲는 ‘높다’ ‘아름답다’로 풀이되고, 《釋義》의 劭는 ‘힘쓰다’로 풀이되었다.
신습한자
指:손가락 지/가리킬 지 指令 指命 指示 屈指 指鹿爲馬 指東指西 薪:섶나무 신 薪木 薪水 薪炭 曲突徙薪 救火投薪 採薪之憂 修:닦을 수 修道 修鍊 硏修 必修 修身齊家 祐:복 우 祐助 冥祐 福祐 祥祐 神祐 靈祐 天祐 自天祐之 永:길 영 永久 永生 永遠 永住 永訣式 永世不忘 永字八法 綏:편안할 수 綏撫 綏遠 綏懷 來綏 撫綏 執綏 福履綏之 吉:길할 길 吉禮 吉人 吉日 不吉 吉凶禍福 立春大吉 卲:높을 소 卲美 方卲 才卲 卲平瓜 年高德卲
걸음을 바르게 하며 옷차림을 단정히 하고, 朝廷(廊廟)에 오르내린다. 矩步는 직각으로 돌아 曲尺(矩)에 맞게 하는 것이다. 引領은 絜領(결령)과 같으니 옷깃을 가지런히 함을 말한 것이다. 俯仰은 周旋과 같다. 廊은 宗廟의 行廊이니, 옛날에 일이 있으면 반드시 宗廟에서 시행하였으므로 朝廷을 일러 廊廟라고 한 것이다.
역주 역주1 引領 : 《註解》는 “옷깃을 가지런히 하다.”로, 《釋義》는 “목을 빼다.”로 풀이하였다. 역주2 俯 : 頫(굽을 부)로도 쓴다.(《註解》) 역주3 矩步引領 俯仰廊廟 : 矩는 네모(직각)를 만드는 기구이고, 步는 발이 밟는 것이니, 《禮記》 〈玉藻〉에 이르기를 “직각으로 돌아 곡척에 맞게 한다.” 하였다. 引은 뺀다[延]는 뜻이니, 《孟子》 〈梁惠王 上〉에 이르기를 “목을 빼고 바라본다.” 하였다. 머리를 숙임이 俯이고 머리를 들음이 仰이다. 廊은 행랑이다. 廟는 조상의 정신이 머문 곳이다.(《釋義》)
띠를 묶고 있으면서 긍지와 단정함이 있으면, 배회할 적에 〈사람들이〉 우러러본다. 띠를 묶고 조정에 서 있을 때에는 마땅히 긍지를 가지고 단정히 공경할 것이고, 게으르게 해서는 안 된다. 긍지와 단정함이 평소에 있으면, 배회하는 사이에 사람들이 감동하여 바라보도록 할 수 있으니, 《詩經》 〈節南山〉에 이르기를 “백성들이 모두 그대를 우러러본다.”는 것이 이것이다. [節旨] 이 節은 擧動을 점잖고 愼重히 해야 하는 것 또한 처신하는 방도라고 말한 것이다.(《釋義》) [節解] 이 節은 그 거동을 점잖고 신중히 하는 이는 걷는 걸음이 반드시 법도에 맞으며 머리를 들어 목을 빼고 한 번 내려다보며 한 번 우러러보는 데에 마치 廊廟 안에 있는 듯이 하여 띠를 묶고 단정히 엄한 형상이 있으며 배회하여 바라보는 것이 예법에 맞지 않는 것이 없다고 말한 것이다. 사당에 들어서는 경건함을 생각하고 띠를 매어 복장을 성대하게 한다. 이를 들어 용모를 움직이는 공경을 보이니, 《論語》 〈先進〉에 “큰 제사를 받들 듯이 하며 큰 손님을 만나는 듯이 한다.” 하였다. 俯는 위의 矩步를 이어서 말하였고, 仰은 위의 引領을 이어서 말하였고, 徘徊도 위의 矩步를 이었으며, 瞻眺도 위의 引領을 이었다.(《釋義》)
역주 역주1 徘 : 俳(배회할 배)와 같다.(《註解》) 역주2 徊 : 佪(배회할 회)와 같다.(《註解》) 역주3 束帶矜莊 徘徊瞻眺 : 束은 묶는다는 뜻이다. 帶는 《說文》에 이르기를 “띠이다.” 하였다. 矜은 엄히 지키는 것이고, 莊은 용모가 단정함이다. 徘徊는 방황하여 나아가지 않는 모양이다. 瞻은 올려다보는 것이다. 眺는 바라보는 것이다.(《釋義》)
외롭고 누추하여 見聞이 적으면, 혼미하여 몽매한 자와 꾸짖음을 똑같이 받는다. 《禮記》 〈學記〉에 이르기를 “홀로 공부하여 벗이 없으면 외롭고 누추하여 견문이 적다.” 하였다. 이 때문에 서로 살펴서 훌륭하게 되는 것이 귀하다. 홀로 공부하여 견문이 적으면 혼미하여 몽매한 자와 그 꾸짖음을 똑같이 받게 된다. [節旨] 이 節은 위의 글을 이어 결론을 말하여 그 뜻을 지극히 경계하였다.(《釋義》) [節解] 이 節은 “몸을 처신하고 집을 다스리는 것은 그 방도가 여러 가지이니, 당연히 널리 살펴 자세히 알아야 할 것이다. 만일 고독하며 비루하여 듣고 아는 바가 적으면 우매하고 무지한 사람과 동류가 되어 함께 꾸짖음을 받을 것이니, 경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孤陋寡聞 愚蒙等誚 : 孤는 홀로이다. 陋는 낮다는 뜻이다. 寡는 《說文》에 이르기를 “적다” 하였다. 聞은 지식이다. 愚는 아는 것이 없는 사람이다. 蒙은 어둡다는 뜻이다. 等은 같다는 뜻이다. 誚는 나무란다는 뜻이다.(《釋義》) 역주2 誚 : 譙(꾸짖을 초)와 같다.(《註解》)
〈語助〉 語助辭라 이르는 것은 焉‧哉‧乎‧也이다. 文字에는 實字와 虛字가 있으니, 허자도 없어서는 안 된다. 그 발단‧결말‧접속하는 즈음에 연결하여 글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니, 곧 이른바 語助辭이다. 焉‧哉‧乎‧也가 바로 어조사이니, 而‧耶‧歟‧矣‧兮 등속이 모두 그 부류이다. [節解] 이것은 전체 篇의 글과 서로 이어지지 않는다. 작자가 글짓기를 마치고 나서도 오히려 몇 글자가 남자 다시 押韻 언어[韻語]를 지어서 마친 것이다.(《釋義》) 明나라 衡山 文徵明이 쓴 草‧楷‧篆‧隷의 《四體千字文》에는 女慕貞烈의 烈이 絜로 되어 있는데 絜은 潔과 같으며, 指薪修祐의 祐가 祜로 되어 있는데 祐는 福의 뜻이며, 永綏吉卲의 卲가 劭로 되어 있는데 劭는 美의 뜻이다. 南陽 사람 洪泰運이 쓰다. 崇禎 177년(1804, 순조 4) 甲子 가을 京城 廣通坊에서 새로 간행하다.
역주 역주1 謂語助者 焉哉乎也 : 謂는 일컬음이다. 語는 말이다. 助는 도와 보태는 것이다. 무릇 말한 뜻이 이미 완전해도 아직 충분하지 못하면 통용하는 글자로 보태니 그것을 語助라 한다. 哉‧乎는 의문사이고, 焉‧也 결정하는 말이다. 焉‧哉‧乎‧也 4글자가 어조사임을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2 哉 : 㢤(어조사 재)는 俗字이니 잘못이다.(《註解》) 역주3 焉哉乎也 : 모두 語氣詞이다. 也‧矣 등은 陳述 語氣이고, 乎‧耶 등은 疑問 어기이고, 哉‧夫 등은 感歎 어기이다.(《漢》) 焉은 停頓(休止) 어기이다.(《漢》) 也는 《註解》에 “입긔 야 語之終 氣出口下而盡에 의한 ‘입 기운 야’이다. 말이 끝나면 기운이 입 아래로 나와서 다한다.” 한 것이 주목되는바, ‘입 기운’은 氣口를 도치한 口氣에 대응되는 것이고 이는 현재의 語氣詞로 설명된 것이다. 어기사는 《光州千字文》‧《石峰千字文》에는 모두 “焉 입겻 언 哉 입겻 也 입겻 야”라고 하여 모두 ‘입겻’으로 표기하였고, 후일의 여러 본에서는 ‘이끼’로 나타났다. 결국 입겻‧입긔‧이끼는 모두 어기사의 한국어 표현인 것이다. 역주4 文字有實有虛 : 文字에는 實字*와 虛字*가 있음을 말한다. *實字 : 지금 언어의 實詞와 같다. 虛字와 상대어이다. 사람 혹은 사물 및 그 동작‧변화‧性狀 등 槪念을 표시하는 말이다. 독립하여 文句를 충당할 수 있는 成分이다. 名詞‧動詞‧形容詞‧數詞‧量詞‧代詞 6종류를 포괄한다.(《漢》) *虛字 : 虛詞. 단독으로 문구를 이루지 못하고, 뜻이 比較‧抽象하여 일정 語法과 뜻을 갖추는 말이다. 介詞‧連詞‧助詞와 같은 것이다.(《漢》) 역주5 韻語 : 者‧也가 4글자 2구 안에서 馬韻으로 압운되었음을 말한다. 이 앞은 …… 廟‧眺‧誚로 8글자의 隔句 압운을 이루고 있다. 역주6 皇明 : 明나라. 皇은 옛적 封建 왕조에 대한 존칭이다.(《漢》) 역주7 文衡山徵明 : 1470~1559. 明나라 蘇州府 長洲 사람이다. 초명은 璧, 字를 〈이름으로〉 사용하여, 다시 徵仲으로 字를 지었다. 호는 衡山이다. 正德* 말기에 歲貢生*으로 吏部에 추천되어 쓰여 翰林院 待詔를 임명받았다. 시문을 잘하였고, 行書‧草書에 능하였으며, 작은 楷書 글씨에 정밀하였다. 그림에 더욱 뛰어나서 산수‧화훼‧蘭竹‧인물 그림에 독보적인 경지에 이르렀다. 집 이름은 玉磬山房이다.(《人》) *正德 : 明나라 武宗의 연호. 1506~1521. *歲貢生 : 明‧淸시대에 國子監에서 官費로 공부하던 生員의 일종. 府‧州‧縣에서 학행이 우수하고 공부한 기간이 오래된 생원을 선발하여 국자감에 보냈다. 역주8 廣通坊 : 漢陽 南部에 있던 坊.(현재 청계천 부근) 坊은 현재의 洞 수준 행정 단위. 광통방 북쪽에 北廣通橋가 있었다.
〈제삼장 왕천하지기〉 中國에 도읍한 곳은 東京(洛陽)과 西京(長安)의 두 서울이다. 도읍이 華夏(中華)에 있는 것은 시대에 따라 달랐다. 東京은 洛陽으로 東周‧東漢(後漢)‧魏‧晉‧石趙(石勒의 後趙)‧後魏가 도읍하였고, 西京은 長安(西安)으로 西周‧秦‧西漢(前漢)‧後秦‧西魏‧後周‧隋‧唐이 도읍하였다. [章旨] 이상은 第3章이다. 이 장은 天下에서 王 노릇하는 사람은 그 서울의 크기, 궁궐의 장엄함, 典籍의 성대함, 英才의 많음, 토지의 넓음이 이와 같아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都邑華夏 東西二京 : 《帝王世紀》에 이르기를 “天子가 宮을 지은 곳을 都라고 한다.” 하였다. 邑은 고을인데, 王都를 또한 邑이라고 일컫는다. 《詩經》 〈商頌 殷武〉에 이르기를 “商나라 도읍이 가지런하다.” 하였는데 여기서 말한 邑은 王都의 邑이다. 華는 文明한 모양이다. 夏는 크다는 뜻이다. 中國을 華夏라고 하니, 그 빛나고 큰 것을 말한다. 華는 빛나는 모양이다. 京은 또한 크다는 뜻이니, 王者가 사는 나라이다.(《釋義》)
〈東京은〉 北邙山을 뒤로 하며 洛水를 앞으로 하고, 〈西京은〉 渭水에 배를 타고 가 涇水에 의거한다. 東京은 북망산이 북쪽에 있고 낙수가 남쪽을 지나간다. 西京은 경수와 위수의 두 물이 서북쪽을 가로질러 흐른다. 이는 동경과 서경의 形勝(형세와 경치)을 말한 것이다. [節旨] 이 이하는 王者의 일을 말하였다. 여기서는 왕자의 서울이 큰 것을 말하였다.(《釋義》) [節解] 이 節은 王者의 도읍은 두 서울을 최고로 여겼는데, 두 서울의 山川形勝은 이와 같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面 : 俗字는 靣(앞 면)이다.(《中》) 역주2 洛 : 雒(물 이름 락)으로도 쓴다.(《註解》) 魚豢이 이르기를 “漢나라는 五行에서 火(불)의 德을 사용하여 水克火의 相克法에 의해 水(물)를 꺼렸으므로 洛의 水를 빼고 隹를 더하였다.” 하였다. 魚氏의 주장대로라면 〈낙양에 도읍한〉 光武皇帝 이후에 雒으로 고친 것이다.(《漢書》 卷28 上 〈地理志〉 顔師古 注) 역주3 浮 : “濟水와 漯水에 배 타고 가서 河水에 이른다.”의 註에 “배로 물에 떠가는 것을 浮라고 한다.”라고 하였다.(《書經》 〈禹貢〉 集傳) 역주4 據 : 据(의지할 거)와 같다.(《註解》) 역주5 背邙面洛 浮渭據涇 : 周나라의 成王이 洛邑을 건설하고 王城으로 삼았는데, 平王이 동쪽으로 천도하게 되어서는 거기에 살았고, 東漢의 光武皇帝도 그 곳을 도읍으로 하고 東京이라 불렀는데 즉 지금의 河南府가 그곳이다. 周나라의 武王은 鎬京에 도읍하였고, 秦나라는 咸陽에 도읍하였고, 西漢은 長安에 도읍하여 西京이라 불렀는데 곧 지금의 西安府가 그곳이다. 背는 뒤이니 서울의 뒤를 말한다. 面은 앞이니 서울의 앞을 말한다. 邙은 北邙山이니, 지금의 河南府城의 북쪽에 있다. 洛은 물 이름이다. 이 글귀는 위의 東京을 이어서 말하였는데, 邙山은 東京城의 북쪽에 있고 洛水는 동경성의 남쪽에 있다. 浮는 배 타고 물에 떠가는 것이다. 據는 의지한다는 뜻이다. 渭와 涇은 물 이름이다. 이 글귀는 윗절의 西京을 이어서 말하였는데, 서경은 왼쪽으로 渭水에 배를 타고 가고 오른쪽으로 涇水에 의거한다.(《釋義》)
신습한자
背:등 배/뒤 배 背景 背反 違背 背水陣 背山臨水 背恩忘德 邙:산 이름 망 邙風 據邙 嵩邙 瞻邙 北邙山 面:낯 면/앞 면 面目 面會 方面 顔面 外面 體面 面從腹背 洛:물 이름 락 洛論 洛陽 駕洛 洛東江 洛陽紙價 河圖洛書 浮:뜰 부 浮揚 浮沈 浮萍草 浮生如夢 浮言流說 浮雲富貴 渭:물 이름 위 渭洛 渭水 渭陽 渭樹江雲 太公釣渭 渭濱漁父 據:의지할 거 據點 根據 雄據 依據 證據 準據 群雄割據 涇:물 이름 경 涇流 涇水 濁涇 涇渭分明 涇濁渭淸
궁전이 모여 빽빽하고, 높은 집은 〈처마는〉 새가 놀라 나는 듯하다. 〈王이〉 평소 거처하는 곳을 宮이라 하고, 납시어 계시는 곳을 殿이라 한다. 盤鬱은 모여 있는 뜻이다. 기대어 보는 곳을 樓라 하고, 멀리 바라보는 곳을 觀이라 한다. 飛驚은 꿩이 나는 듯, 새가 움직이는 듯한 모양이다.
역주 역주1 殿 : 《註解》에는 𣪫(큰 집 전)으로 쓰였다. 𣪫은 殿과 같다.(《檀》) 역주2 盤 : 《註解》에는 槃(그릇 반)‧鎜(그릇 반)으로도 쓴다고 하였는데, 모두 같은 글자이다. 역주3 鬱 : 欝(성대할 울)과 같다.(《檀》) 𣡸(성대할 울)은 俗字이다.(《檀》) 𣡸(성대할 울)과 같다.(《中華》) 鬱은 28畫으로 《千字文》에서 가장 획수가 많은 글자이다. 역주4 宮殿盤鬱 樓觀飛驚 : 《爾雅》에 말하기를 “宮을 室이라 한다.” 하였다. 옛날에는 宮이 室의 통칭이었는데, 후세에는 오로지 天子의 집만을 일컫게 되었다. 殿은 집이 높고 큰 것인데 秦나라 始皇이 처음 지었다. 盤은 굽은 모양이다. 鬱은 무성한 모양이다. 樓는 《說文》에 말하기를 “중복된 집이다.” 하고, 《爾雅》에 “觀을 闕이라 한다.” 하고, 《釋名》에 말하기를 “觀은 위에서 관망하는 것이다.” 하니, 모두 집의 가장 높은 것이다. 觀은 去聲이다. 飛는 새가 나는 것이다. 《詩經》 〈小雅 斯干〉에 말하기를 “처마는 꿩이 나는 듯하다.” 하였다. 驚은 놀람이다. 이는 樓와 觀이 높아 형세가 나는 듯하여 사람의 눈을 놀라게 함을 말한다.(《釋義》) 역주5 端居 : 평소 거처하는 곳을 말한다.(《漢》) 역주6 翬革 : 《詩經》 〈小雅 斯干〉의 “들보가 일어섬은 새가 움직이는 듯하고, 처마는 꿩이 나는 듯하다.[如鳥斯革 如翬斯飛]”에서 따온 것이다.
〈宮殿과 樓觀에〉 새와 짐승을 그렸으며, 신선과 신령을 그려 채색하였다. 궁전과 높은 집에 반드시 용‧범‧기린‧봉황의 모습을 그려 아름다운 景觀으로 삼았다. 또한 다섯 가지 채색으로 신선과 신령스러우며 기괴한 물건을 그렸다.
역주 역주1 畫 : 俗字는 𦘕(그릴 화)이다.(《註解》) 畵(그릴 화)는 畫의 俗字이다.(《中》) 畫는 본래 音義가 ‘그을 획’이고, 異音義로 ‘그릴 화’가 추가된 것이다. 역주2 綵 : 采(채색할 채)와 같다.(《註解》) 역주3 仙 : 僊(신선 선)으로도 쓴다. 屳(신선 선)과 같다. 仚과는 다르다. 仚은 음이 ‘헌’이고 가볍게 든다는 뜻이다.(《註解》) 역주4 圖寫禽獸 畫綵仙靈 : 圖와 寫는 모두 그린다는 뜻이다. 나는 짐승을 禽이라 하고 달리는 짐승을 獸라 한다. 五色으로 물건의 모양을 나타내는 것을 畫라고 한다. 綵는 색칠한다는 뜻이다. 《釋名》에 말하기를 “오래 살아 죽지 않는 이를 仙이라 한다.” 하였다. 靈은 神이다. 이 궁전과 높은 집 속에는 모두 채색으로 나는 새와 달리는 짐승 및 신선의 모양을 그렸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釋義》)
병 차례의 집[丙舍]이 〈전각 양쪽〉 옆에 펼쳐 있고, 갑 차례의 휘장[甲帳]이 기둥 사이에 마주하고 있다. 丙舍는 殿閣 앞의 좌우에 있는 집이니, 모시는 신하의 거처가 서로 양쪽을 향하여 전개되어 있다. 東邦朔이 甲帳과 乙帳을 만들었으니, 임금이 잠시 머무는 곳이 두 기둥 사이에서 나뉘어 마주하고 있다.
역주 역주1 丙舍 : 後漢 때 궁중 정실의 양쪽 집을 甲‧乙‧丙으로 차례를 매기고 그것의 제삼등 집을 丙舍라고 하였다. 《後漢書》 〈清河孝王慶傳〉에 “마침내 귀인‧자매를 내보내어 병사에 두었다.” 하였는데, 王先謙의 集解에서 胡三省의 말을 인용하여 “병사는 궁중의 집을 甲‧乙‧丙‧丁으로 차례를 매긴 것이다.” 하였다.(《漢》) 역주2 傍 : 㫄(곁 방)과 같다.(《註解》) 𠊓(곁 방)은 傍과 같다.(《中華字解》) 㫄은 旁(곁 방)의 本字이다.(《字彙》) 역주3 傍啓 : 《註解》에서는 “건물이 옆에 펼쳐 있다.”로, 《釋義》에서는 “문이 곁에 열려 있다.”로 풀이되었다. 역주4 丙舍傍啓 甲帳對楹 : 丙은 셋째 天干 이름이고, 舍는 집이다. 〈天官書〉에 이르기를 “亥(11시 방향)는 天門이 되고 巳(5시 방향)는 地戶*가 된다.” 하였다.* 巳에 丙舍를 지으므로 무릇 地戶는 모두 병사라고 일컫는다. 魏나라 鍾繇의 帖에 이르기를 “墓地 農土의 丙舍이다.” 하였다. 傍은 곁이고, 啓는 연다는 뜻이다. 이는 “병사의 문이 그 곁에 열려 있다.”고 한 것이다. 甲은 천간의 첫째이다. 帳은 《釋名》에 말하기를 “펼친다는 뜻이니, 평상 위에 펼치는 것이다.” 하였다. 《漢武故事》에 말하기를 “위에는 琉璃‧珠玉‧明月‧夜光으로 진기한 보물을 섞어서 甲帳을 만들었고, 그 다음은 乙帳을 만들었다.” 하였다. 對는 마주한다는 뜻이다. 楹은 기둥이다.(《釋義》) *地戶 : 地戶는 땅의 門이다. 옛날 전설에 하늘에는 門이 있고 땅에는 戶가 있는데, 天門은 서북에 있고 地戶는 동남에 있다.(《漢》) *〈天官書〉에……하였다 : 《史記》 〈天官書〉에서는 확인하지 못하였고, 《協紀辨方書》 卷1‧卷6에서 확인하였다.
〈宴會의〉 자리를 펴며 방석을 놓고, 琵琶를 타며 笙簧을 분다. 肆筵設席은 《詩經》 〈大雅 行葦〉의 노래가사이니, 燕會(宴會)할 때에 자리와 방석을 배열함을 말한 것이다. 鼓瑟吹笙은 《詩經》 〈小雅 鹿鳴〉의 노래가사이니, 연회할 때에 笙簧과 비파를 번갈아 연주함을 말한 것이다.
역주 역주1 鼓 : 《註解》에서는 鼔(탈 고)로 제시하고 그 설명에 “鼔는 ‘친다’는 뜻이니, 종‧북이라는 鼓자와 다르다. 鼓(북 고)는 가죽 소리를 내는 기물이고, 皷(북 고)는 俗字로 잘못이다.” 하여 本字인 鼔로 쓸 것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鼔는 살펴보건대 鼔舞의 鼔는 攴(칠 복)을 따르고, 鐘鼓의 鼓는 支(나눌 지)를 따라서 조금 다름이 있다. 그러나 지금 대개 支를 사용하고 다시 攴을 사용하지 않는다. 皷는 鼓의 俗字이다.”(《字彙》) 하여, 鼔는 鼓와 통용되고, 皷는 鼓의 俗字로 인정되었다. 역주2 肆筵設席 鼓瑟吹笙 : 肆는 편다는 뜻이고, 設은 설치한다는 뜻이다. 겹자리를 筵이라 하고, 홑자리를 席이라 한다. 옛사람이 땅에 깔고 앉을 때에 筵‧席은 모두 앉는 도구이다. 鼓는 떨리게 함이다. 瑟은 악기인데 모양이 琴과 비슷하고 25줄이 있다. 입으로 바람을 부는 것을 吹라 한다. 笙도 악기인데 박[匏]으로 만들어 대롱을 박 안에 나열하고 또 떨림판을 대롱 끝에 설치하여 그 소리를 낸다.(《釋義》)
〈臣下들이〉 계단으로 오르고 〈天子가〉 섬돌로 들어가니, 구슬 달린 모자가 〈걷는 대로〉 돌아가서 별과 같다. 階의 계단은 堂 밖에 있어 여러 신하들이 오르는 곳이고, 陛의 계단은 堂 안에 있어 높은 사람이 쓰는 계단이다. 納陛라고 말한 것은 전각 터를 파서 陛의 계단을 만들어 처마 아래로 들어가서 드러나지 않게 하고 오르게 됨을 이른다. 弁(모자)에는 3梁, 5량, 7량의 구별이 있는데, 梁(관의 솔기)에는 모두 구슬이 달려 있다. 여러 신하들이 오르내리는 사이에 弁의 구슬이 돌아 별처럼 보이니, 《詩經》 〈衛風 淇奧〉에 말하기를 “모자에 솔기의 구슬이 별인 듯하다.”는 것이 이것이다.
역주 역주1 陞 : 升(오를 승)이 本字이다.(《釋義》) 역주2 階 : 堦(섬돌 계)와 同字이다.(《釋義》) 역주3 陛 : 천자의 섬돌이다.(《玉篇》) 陛는 당에 오를 때 경유하는 섬돌인데, 천자는 반드시 측근 신하가 兵器를 잡고서 陛 곁에 도열하여 뜻밖의 사태를 경계하니, 陛下라고 하는 것은 여러 신하들이 천자와 말을 할 적에 감히 천자를 가리키지 못하므로 陛 아래에 있는 사람을 불러 고함으로써, 낮은 이를 통하여 높은 이에게 도달하는 뜻이다. 천자에게 올리는 글에도 이와 같다. 그리고 여러 신하들과 선비‧일반인이 서로 함께 말할 적에 殿下(왕)‧閣下(대신)‧執事(상대방 존칭) 등도 모두 이러한 부류이다.(《獨斷》 卷上) 역주4 弁轉疑星 : 《註解》는 ‘〈여러 신하들이 오르내리는 사이에〉 弁의 구슬이 돌아 별인 듯하다’로, 《釋義》는 ‘〈階를 오르고 陛에 들어가는 사람이〉 弁의 이동함이 별처럼 많다’로 풀이하였다. 의미는 큰 차이가 없으나 《釋義》는 ‘많다[多]’라는 표현을 더 써서 더욱 자세하다. 역주5 陞階納陛 弁轉疑星 : 陞은 오른다는 뜻이고, 階는 계단이고, 納은 들어간다는 뜻이다. 陛는 바로 階이다. 당이 높은 것은 거리가 땅과 멀어서 階‧陛를 설치하니, 당에 오르기 위한 것이다. 弁은 冠 이름이다. 《白虎通》에 이르기를 “弁이라는 말은 올린다는 뜻이니, 머리칼을 고정시키는 물건이다. 爵弁(참새 머리색과 비슷한 관)‧韋弁(붉은 무두질한 가죽 관)‧皮弁(사슴 가죽 관) 등의 제도가 있다. 轉은 움직인다는 뜻이다. 疑는 비슷하다는 뜻이다. 《詩經》 〈衛風 淇奧〉에 말하기를 會弁如星이라고 하였는데, 이 節은 윗절의 階‧陛를 이어서 말하여 階를 오르고 陛에 들어가는 사람이 그 弁의 이동함이 별처럼 많아서 계‧폐의 넓음을 알 수 있다고 한 것이니, 극도로 말하여 그것을 형용한 것이다. 이는 丙으로 차례를 매긴 집이 그 문은 곁에 열렸고 기둥 사이에는 甲 휘장이 설치되고, 또 자리를 펴고서 그 사이에서 음악을 연주하며, 계단이 넓어서 오르는 이들의 모자가 마치 별과 같아 다 셀 수 없다고 한 것이다.(《釋義》) 역주6 霤下 : 처마 아래[屋檐下]를 가리킨다.(《資治通鑑新註》, 資治通鑑新註編纂委員會, 陝西人民出版社, 西安, 1998. 卷36, 漢平帝下, 元始5年, 乙丑, A.D.5年) 역주7 弁有三梁五梁七梁之別 : 3~7량 이외에 2~9량으로 제시된 것도 있다. 머리의 관은 각각 品等에 따르니, 宰執(중요한 재상)‧親王(황제 친속 중의 왕)은 9량에 貂蟬籠巾을 더하고, 侍從官은 7량이고, 나머지 관원은 6량~2량까지 차이가 있다.(《夢粱録》 巻5 〈駕出宿齋殿〉) 역주8 會 : ‘솔기 가운데’로 더 자세하게 설명한 주석도 있다.(《詩經》 〈衛風 淇奧〉 大全) 역주9 會弁如星 : 會는 솔기[縫]이고, 弁은 皮弁이니, 玉으로 피변의 솔기 가운데를 꾸며 별처럼 밝은 것이다.(《詩經》 〈衛風 淇奧〉 集傳)
오른쪽으로는 廣內에 통하고, 왼쪽으로는 承明에 이른다. 한나라 正殿의 오른쪽에 延閣‧廣內가 있으니, 모두 秘書(궁중의 도서)를 보관하는 집이다. 承明廬‧石渠閣이 金馬門의 왼쪽에 있으니, 또한 書籍과 史書를 校閱하는 집이다. [節旨] 이것은 王者의 宮室이 장엄함을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右通廣內 左達承明 : 동쪽은 왼쪽이 되고, 서쪽은 오른쪽이 된다. 通은 바로 이른다는 뜻이다. 廣內‧承明은 모두 殿閣 이름이다. 《三輔黃圖》에 말하였다. “建章宮 안에 서쪽은 廣內殿이다.” 또 말하였다. “未央宫에는 承明殿이 있다.” 이 두 구절은 윗글을 총괄하여 궁실의 거대함을 말하였는데 그 오른쪽은 곧바로 광내에 통하고 그 왼쪽은 곧바로 승명에 이른다.(《釋義》) 이 경우 左右는 북쪽에서 본 것으로, 左는 東이며 右는 西이다. 우리나라의 全羅左右道 등의 左右도 모두 이와 같다. 역주2 廣內‧承明 : 《註解》에서는 室로, 《釋義》에서는 殿으로 풀이하였다. 역주3 金馬門 : 漢나라 시대의 궁전 문 이름으로, 학사들이 詔勅을 기다리는 곳이다.(《漢》) 金馬門은 문 곁에 銅馬가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인데(《史記》 〈東方朔傳〉), 漢 武帝가 大宛의 名馬를 얻고서 구리로 말의 銅像을 만들어 세웠다.(《三輔黃圖》 3 〈未央宮〉)
이미 《三墳》과 《五典》을 모으고, 또한 뭇 英才를 모았다. 三皇의 책을 《三墳》이라 하니 높고 크다는 뜻이고, 五帝의 책을 《五典》이라 하니 본받을 만하다는 뜻이다. 《九丘》, 《八索》, 여러 經書, 百家書를 말하지 않은 것은 큰 것을 들어 작은 것을 포함한 것이다. 이미 《三墳》‧《五典》을 모아놓고 또 반드시 英才와 賢士들을 부르며 찾아서 廣內‧承命에 모아 강론하며 토론하여 정치하는 도리를 밝혔다. [節旨]
역주 역주1 墳典 : 살펴보건대 옛날의 《三墳》은 이미 고찰할 수 없다. 宋나라 元豊(1078~1085) 연간에 張商英이 唐州 北陽의 민가에서 얻었는데 그 책은 《山墳》‧《氣墳》‧《形墳》 3편이 있었고 말이 대부분 허탄하며 망측하니, 僞書였다. 《五典》은 곧 《書經》의 〈堯典〉‧〈舜典〉‧〈大禹謨〉‧〈皋陶謨〉‧〈益稷〉의 5편이다.(《釋義》) 역주2 群 : 羣의 俗字이다.(《中》) 역주3 旣集墳典 亦聚群英 : 旣는 일을 마쳤다는 말이다. 集은 聚이다. 墳은 《三墳》이고, 典은 《五典》이다. 《三墳》은 三皇의 일을 기록한 것이고, 《五典》은 五帝의 일을 기록한 것이다. 《春秋左氏傳》 昭公 12年에 이르기를 “楚나라 左史 倚相이 능히 《三墳》‧《五典》을 읽었다.” 하였다. 책은 《三墳》‧《五典》보다 오래된 것이 없으므로 이를 들어 여러 책을 겸하였다. 亦은 또이다. 群은 무리이다. 才德이 무리에서 뛰어난 사람을 英이라 한다.(《釋義》) 역주4 三皇 : 삼황은 전설 속 上古시대의 세 임금으로, 가리키는 것이 한결같지 않다. ① 伏羲‧神農‧黃帝. ② 伏羲‧神農‧女媧. ③ 伏羲‧神農‧燧人. ④ 伏羲‧神農‧祝融. ⑤ 天皇‧地皇‧泰皇. ⑥ 天皇‧地皇‧人皇.(《漢》) 역주5 九丘 : 전설 속 중국의 가장 오래된 책 이름이다.(《漢》) 역주6 八索 : 옛 책 이름인데, 후대에는 대부분 古代 典籍 혹은 八卦를 지칭한다.(《漢》)
杜操의 草書와 鍾繇의 隷書이고, 옻칠 액 글씨의 벽 속 經書이다. 蒼頡이 글자를 만들었는데, 三代(夏‧殷‧周)에 서로 증감이 있었으며, 秦나라의 隷人 程邈은 隷書를 만들고 東漢의 杜操는 草書를 만들고 魏나라의 鍾繇는 小隷를 만들었으니, 小隷가 바로 지금의 楷字이다. 前漢 때 魯恭王이 孔子의 사당을 수리하다가 옛 벽을 헐어 《尙書》를 얻었는데, 옛 篆字로 옻칠 액 글씨로 대나무 쪽[竹簡]에 그어 쓴 것이다. 공자 집의 벽 속에서 얻었으므로 壁經이라 하였다. [節旨] 이 節은 윗글의 墳‧典을 이어 말하여 서적이 많음을 보였다.(《釋義》)
역주 역주1 稾 : 俗字가 藁이고, 稿와 同字이다.(《註解》) 역주2 隷 : 本字가 隸이다.(《註解》) 예서는 곧 지금의 眞書(해서)이다. 《書苑》에 이르기를 “程邈의 예서를 분할하여 二分(20%)을 채택하고 李斯의 小篆을 분할하여 八分(80%)을 채택하여 八分書가 되었다.” 하였으니, 지금 예서라고 일컫는 것은 팔분서이고, 옛날에 예서라고 일컫던 것은 바로 眞書이다. 또 《唐六典》에는 “校書郎과 正字가 쓰는 서체는 5가지가 있는데 네 번째가 팔분서로 石經의 碑碣에 쓰는 것이고, 다섯 번째가 예서로 典籍과 表奏의 公用‧私用의 상소문에 쓰는 것이다.” 하였으니, 예서가 真書인 것은 의심이 없다.(《釋義》) 역주3 杜稾鍾隷 漆書壁經 : 杜는 杜度(杜操)이고, 鍾은 鍾繇이다. 稾는 草稿이니, 무릇 글을 지을 적에 초고는 대부분 초서를 사용하므로 초서를 稾라고 한다. 漢 章帝 때에 두도가 초서를 잘 썼다. 隷는 미천한 사람의 칭호이다. 진시황 때에 程邈이 처음으로 古文 篆書를 바꾸어 隷書를 만들었는데 간단하고 빨라서 노역하는 노예들에게 편리하였으므로 예서라고 불렀다. 魏나라 鍾繇가 이 글씨를 잘 썼다. 漆은 나무 액체로서 기물을 치장할 수 있는 것이다. 옛날 사람은 먹이 없어서 옻칠 액으로 대나무 쪽 위에 글자를 썼다. 書는 載籍(書籍)의 통칭이다. 壁은 담장이다. 經은 6經이니, 《易經》‧《書經》‧《詩經》‧《禮經》‧《樂經》‧《春秋經》이다. 여기서 이른바 經은 바로 《書經》이다. 진시황이 책을 불태울 때에 공자의 8세손 孔騰이 《書經》을 벽 속에 보관하였다. 한나라 때에 이르러 魯恭王 劉餘가 공자의 옛 집을 헐다가 이것을 얻었는데 《古文尙書》라고 불렀다. 이 節은 서적이 많아 초서도 있고 예서도 있고 칠서도 있으며 벽 속의 고문과 같은 것도 있는데, 전서로서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4 倉頡 : 蒼頡로도 쓴다. 전설 속의 고대 인물이다. 黃帝의 史官으로서 처음으로 漢字를 만들었다고 한다.(《人》) 역주5 隷人 : 직위가 낮고 천한 관리를 가리킨다.(《漢》) 역주6 杜操 : 東漢 사람으로, 字가 伯度이다. 魏‧晉시대에는 曹操의 이름을 피하여 杜度로 바꾸어 불렀다. 章帝 때에 齊相이 되었고 章草*를 잘 썼다.(《人》) *章草 : 草書의 일종이다. 필획에 예서의 波磔(오른쪽 捺筆)이 있고 글자마다 독립되어서 연이어 쓰지 않는다.(《漢》) 역주7 魯恭王 : 劉餘이다. 출생은 미상이고, 武帝 元朔 원년(B.C.128)에 죽었다. 景帝의 다섯째 아들이다. 景帝 전2년(B.C.155)에 淮陽王에 봉해지고 뒤에 魯王으로 옮겼다. 궁실을 수리하기 좋아하였는데, 공자의 옛 집을 헐어서 그 집을 넓히다가 벽 속에서 古文 經傳을 얻었다. 죽자 시호를 恭이라고 하였다.(《人》)
官府에는 장수와 정승이 나열되었고, 대궐 길에는 三公과 九卿이 길을 끼고 늘어서 있다. 皇帝가 거처하는 좌우에 관청 집들이 나열되었으니, 혹은 장수이거나 혹은 정승들이 있다. 路는 王朝(조정)의 길이다. 길을 끼고 왼쪽에는 세 그루 槐木을 심었는데 三公이 거기에 자리하고, 오른쪽에는 아홉 그루 棘木을 심었는데 九卿이 거기에 자리한다. 槐는 삼공을 말한다.
역주 역주1 將相 : 將‧相은 모두 去聲이다.(《釋義》) 將은 ‘장군’ ‘거느리다’이면 거성, ‘장차’이면 평성이다. 相은 ‘정승’ ‘보다’ ‘돕다’이면 거성, ‘서로’이면 평성이다. 역주2 挾 : 《註解》와 《釋義》에는 俠으로 쓰였는바, 《漢字典》에 “俠은 夾과 통하고, 挾과 통한다.”라고 하였다. 곧 俠은 夾‧挾과 통용이다. 역주3 府羅將相 路挾槐卿 : 府는 《風俗通》에 ‘모임’이라 하였으니, 公‧卿과 牧守*가 모이는 곳이다. 羅는 나열한다는 뜻이다. 將相은 文臣‧武臣이다. 路는 길이다. 挾(끼다)은 夾과 同字이다. 《周禮》에 六卿은 冢宰‧司徒‧宗伯‧司馬‧司寇‧司空이다. 漢나라의 九卿은 太常‧光祿勳‧衛尉‧太僕‧廷尉‧鴻臚‧宗正‧司農‧少府이다. 《周禮》에, 外朝*를 세우는 법은 三槐를 정면에 심어 三公이 그곳에 자리하고 九棘을 왼쪽에 심어 孤‧卿‧大夫가 그곳에 자리한다. 槐를 말하면서 棘을 말하지 않았으며 卿을 말하면서 公‧孤‧大夫를 말하지 않은 것은 글을 생략한 것이다.(《釋義》) 路挾槐卿은 ‘路挾槐(棘路挾公)卿’, 다시 말하면 ‘路挾槐(公棘)卿’에서 괄호부분이 생략된 互文이라고 할 수 있다.(해제 참조) *牧守 : 州‧郡의 장관이니, 州의 관원을 牧이라 하고 郡의 관원을 守라고 한다. *外朝 : 周나라 제도에 천자‧제후가 조정의 정무를 처리하는 곳으로, 內朝와 상대하여 말한 것이다. 內朝는 천자‧제후가 정무를 처리하며 휴식하는 곳으로 두 곳인데, 路門 밖에 있어 정무를 처리하는 治朝, 路門 안에 있어 휴식하는 燕朝가 있다.(《漢》) 역주4 夾路 : 도로 양 옆에 늘어서 있는 것이다.(《漢》)
〈功臣에게〉 民家를 여덟 縣이나 冊封하고, 집에는 천 명의 병사를 주었다. 漢나라는 천하를 평정하고 공신을 크게 책봉하였는데, 중대한 자는 여덟 縣의 민가에서 세금을 받아먹어 諸侯國이 되었다. 諸侯國에 천 명의 병사를 두어 그 집을 호위하도록 허락하였다.
역주 역주1 戶封八縣 : 秦나라가 제후책봉을 없앤 이후 漢나라 초기에 다시 황제의 자제들을 나누어 왕으로 삼았는데, 뒤에 七國*의 禍를 경계하여 작위를 책봉해야 할 자들은 그 邑의 민가에서만 세를 받아먹게 하였다. 그러나 東漢은 吳漢*‧鄧禹*의 공로에 책봉해 준 것이 4縣에 불과하였고, 晉나라는 오직 羊祜만이 5현을 얻어 책봉되었는데 여기에서 말한 8현은 무엇을 가리키는지 알지 못하겠다. 또 중신으로서 공훈과 덕망이 있는 자는 병사를 주어 따르며 호위하게 하였는데 그 수효의 많고 적음은 같지 않았다. 예컨대 晉나라 衛瓘‧陸玩 등에게 모두 1천 명의 병사를 주었으니, 은혜와 예우의 성대함이 이들을 넘을 자가 없다.(《釋義》) 《庾開府集箋註》에는 “민가를 8縣이나 책봉해 주니 은혜가 寇恂의 공로에 깊게 하였다.” 하였는데, 그 〈註〉에 “《後漢書》 〈冦恂傳〉에 ‘冦恂의 同腹 형제 및 형의 아들, 누나의 아들로서 군대 공로로 列侯에 책봉된 사람이 8인이었다.’ 하였다.” 하였다.(《庾開府集箋註》 卷10 〈周大將軍豳國公廣墓誌銘〉) 이에 의하면 戶封八縣은 後漢의 冦恂 및 그 친속 8인의 집마다 각각 1縣씩 책봉해 주어 모두 8縣을 책봉해 준 것이다. *七國 : 漢나라 景帝 때의 7개 제후국으로, 吳國‧楚國‧趙國‧膠西國‧濟南國‧菑川國‧膠東國을 말한다. B.C.145년에 동시 다발로 무장 반란을 일으켰는데, 역사에서 七國之亂이라고 일컫는다.(《漢》) *吳漢 : 東漢 南陽 宛 사람이다. 字는 子顔이다. 뒤에 여러 장군들과 光武帝 劉秀를 옹립하여 황제로 삼았다. 大司馬에 임명되고 舞陽侯에 책봉되었다. 죽은 뒤 시호를 忠이라 하였다.(《人》) *鄧禹 : 東漢 南陽 新野 사람이다. 字는 仲華이다. 젊어서 長安에 유학하여 劉秀와 親善하였다. 光武帝(유수)가 즉위하자 大司徒에 임명되고 酇侯에 책봉되었다. 明帝 때 太傅에 임명되었다. 죽자 시호를 元이라 하였다.(《人》) 역주2 戶封八縣 家給千兵 : 戶는 민가이다. 封은 그 수입을 먹게 하는 것이다. 縣은 《釋名》에 이르기를 “매달린다는 뜻이니, 郡에 매달린 것이다.” 하였다. 家는 장군‧정승과 공‧경의 집이다. 給은 준다는 뜻이다. 兵은 사졸이다.(《釋義》)
높은 冠을 쓴 이들이 임금의 輦을 모시고, 수레바퀴를 몰아가면 〈수레와 말의〉 갓끈이 흔들린다. 제후가 외출하면 높은 모자 쓰고 큰 띠 맨 人士들이 좌우에서 輦을 모시었다. 제후의 수행원이 수레바퀴를 몰아서 가면 그 수레와 말의 끈과 술이 흔들린다.
역주 역주1 高冠陪輦 驅轂振纓 : 陪는 모신다는 뜻이다. 輦은 天子의 수레이다. 驅는 달린다는 뜻이다. 轂은 수레바퀴이다. 振은 움직인다는 뜻이다. 纓은 갓끈이다. 驅轂은 위의 陪輦을 이어서 말하였고, 振纓은 위의 高冠을 이어서 말하였다.(《釋義》) 《釋義》에 의하면 ‘陪輦高冠 驅轂振纓’이 정치법이겠으나, 出句末字 輦(仄)과 압운 纓이 仄‧平의 대응을 위해 도치형으로 나타났다. 冠은 ‘모자’인 경우 平聲이므로 冠‧纓은 平‧平이어서 仄‧平의 대응을 이루지 못한다.(해제 참조) 역주2 輦 : 두 남자가 나란히 끌어 가는[㚘] 수레[車]로 字形이 설명되어, 本義가 ‘사람 손으로 끄는 수레’인데, 秦‧漢 이후로는 帝王‧后妃의 수레만을 뜻하게 되었다. 輦은 끄는 수레이다. 車(수레 거)‧㚘(두 남자가 나란히 갈 반)을 따랐다. 㚘은 수레 앞에서 끄는 것이다.(《說文》) 사람이 끌어서 가는 수레를 말한다.(《説文》 段注) 㚘은 나란히 간다는 뜻이다. 두 개의 夫(사나이 부)를 따랐다.(《説文》) 輦은 秦‧漢 이후로는 오로지 帝王‧后妃만 타는 수레를 가리킨다.(《漢》) 역주3 纓 : 《註解》에서는 수레‧말의 끈과 술로, 《釋義》에서는 갓끈으로 풀이하였다.
〈功臣은〉 대대로 봉급을 받아 豪奢하며 부유하니, 수레와 멍에 씌운 말이 살찌고 빠르다. 공신의 자손들이 대대로 녹봉과 지위를 누려 크고 풍성하였다. 그들이 타는 수레가 경쾌하고 멍에 씌운 말이 살쪘다. [節旨] 여기서부터 이하 5節은 윗글 群英(여러 영웅)을 모두 이어 말하였는데, 이 節은 여러 영웅들의 녹봉‧지위가 높으며 부유함을 말하였다.(《釋義》) [節解] 이 여러 영웅들로서 장군‧정승과 公‧卿에 있는 자들은 책봉된 民家가 넓게는 8縣을 소유하였고 그 집에 준 것은 많게는 1천 병사를 소유하여, 외출할 적에 그 수레바퀴를 몰아가서 천자의 수레를 모시어 가는데 쓰고 있는 높은 모자가 수레가 달리면서 갓 끈이 떨리니, 이와 같이 그 모자와 복장이 아름다우며 성대하였고 자손에 있어서는 또한 대대로 그 祿俸을 먹어 호사스러우며 풍족하고 살찐 말을 멍에 메우며 경쾌한 수레를 탄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世祿侈富 :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 잇는 것이 世이다. 祿은 봉급이다. 이는 將軍‧政丞과 公‧卿의 자손들이 모두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녹봉을 얻어먹어서 대대로 서로 잇는 것을 말한 것이다. 侈는 호사한다는 뜻이다. 富는 재물이 넉넉한 것이다. 駕는 《說文》에 말하기를 “말이 멍에 안에 있는 것이다.” 하였다. 肥는 《說文》에 말하기를 “살이 많은 것이다.” 하였다. 輕은 빠르다는 뜻이다. 肥는 그 말[馬]을 말하였고, 輕은 그 수레를 말하였다.(《釋義》) 역주2 車駕肥輕 : 《釋義》에 “肥는 그 말[馬]을 말하였고, 輕은 그 수레를 말하였다.” 하여, 정치법으로 제시하면 ‘車輕駕肥’가 될 것인데, 輕의 압운 사용으로 도치된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註解》는 “其所乘之車輕 其所駕之馬肥也”로 풀이하였는데, 이를 줄여 제시하면 ‘(乘)車輕 駕(馬)肥’의 乘과 馬가 생략된 互文으로 볼 수도 있다.
신습한자
世:인간 세/대대로 세 世界 世代 世上 世態 今世 來世 世傳之物 祿:봉급 록 祿俸 祿米 祿仕 干祿 官祿 福祿 爵祿 天祿 侈:호사할 치 侈大 侈靡 侈飾 侈傲 驕侈 華侈 奢侈風潮 富:부유할 부 富强 富貴 富裕 富豪 甲富 貧富 富益富 車:수레 거/수레 차 車道 車輛 乘車 電車 自動車 車馬費 人力車 駕:멍에 씌운 말 가/멍에 가 駕御 車駕 大駕 凌駕 駕輕就熟 千里命駕 肥:살찔 비 肥大 肥料 肥滿 肥沃 甘肥 堆肥 天高馬肥 輕:가벼울 경 輕率 輕蔑 輕視 輕重 輕快 鴻毛輕 輕擧妄動
〈功臣의〉 功績을 기록하여 실적을 성대하게 하고, 비석을 조각하여 銘文을 새긴다. 공적을 기록함을 策功이라 한다. 茂實은 실적을 성대하게 함이니, 《書經》 〈仲虺之誥〉의 “공이 많은 사람에게는 상을 많이 준다.”는 뜻이다. 그 공적을 돌에 조각하여 비석을 만들고 새겨 銘文을 만드니, 공신을 대우함이 그 또한 후한 것이다.
역주 역주1 茂 : 懋(성할 무)와 同字이다.(《註解》) 역주2 策功茂實 勒碑刻銘 : 策은 謀畫이다. 《說文》에 말하기를 “勞苦로 나라를 안정시킴을 功이라 한다.” 하였다. 茂는 성대하다는 뜻이다. 實은 명칭에 상대하여 말하였으니 실제 그 공이 있음을 이른다. 勒은 바로 조각한다는 뜻이다. 碑는 《說文》에 말하기를 “돌을 세워 功德을 기록하는 것이다.” 하였다. 銘은 기록이니, 《釋名》에 말하기를 “그 功을 기록하여 일컫는 것이다.” 하였다. 여기서 말한 바 銘은 바로 碑銘이다. 그 공을 서술하여 글을 만들어 비석에 새기고 글의 끝에 또 韻文을 지어서 찬미하니 이를 일러 銘이라고 한다. 이는 여러 인재들이 봉급과 지위가 높으며 풍부할 뿐만 아니라, 계획이 실로 국가를 안정시키는 공이 있어 비석에 조각하여 명문에 새기는 것을 말하는데, 예컨대 아랫글의 여러 사람이 여기에 해당한다.(《釋義》)
磻溪의 呂尙과 莘野의 伊尹은 그 시대를 도우며 阿衡 관직을 맡았다. 周나라 문왕은 呂尙(姜太公)을 磻谿에서 초빙하고, 殷나라 成湯은 伊尹을 莘野에서 초빙하였다. 여상이 반계에서 낚시질하다가 玉璜(반원형 옥)을 얻었는데, “姬姓(周나라 성)이 天命을 받는데 呂氏가 시대를 돕는다.”는 글이 있었다. 阿衡은 商(殷)나라 재상의 칭호이다.
역주 역주1 溪 : 《註解》에는 谿로 쓰고 그 同字‧俗字를 제시하였다. 谿(시내 계)는 嵠(시내 계)‧磎(시내 계)와 同字이고, 俗字는 溪(시내 계)이다.(《註解》) 역주2 伊尹 : 商나라 사람이다. 이름은 伊, 또 다른 이름은 摯이고, 尹은 官名이다. 전해오기를 집안의 노예로서 有莘氏의 딸이 시집가는 것을 모시는 종이었다고 한다. 湯의 알아줌을 받아 등용되고 商나라를 도와 夏나라를 멸망시키고 국가의 일을 총괄하였다.(《人》) 이는 아래 주석의 《釋義》와 다른 표현이다. 역주3 磻溪伊尹 佐時阿衡 : 磻溪는 太公望*이 낚시하던 곳이다. 그 곁에 太公石室이 있다. 伊는 姓이고 尹은 字이니 成湯의 재상이다. 佐는 돕는다는 뜻이다. 時는 시대이다. 阿衡은 商나라 관직 이름인데 이윤이 그 관직을 맡았다. 阿는 의지한다는 뜻이고 衡은 공평하다는 뜻이니, 천하가 의뢰하여 공평하게 다스려짐을 말한다. 《詩經》 〈商頌 長發〉에 “실로 아형이 되어, 실로 商나라 왕을 보좌하였다.” 하였다.(《釋義》) 磻溪伊尹은 互文이다. 磻溪의 呂尙과 莘野의 伊尹이 완전한 글인데, 磻溪‧伊尹만 들고 呂尙‧莘野를 생략하였다. 이를 정리하면 ‘磻溪(呂尙 莘野)伊尹’에서 괄호부분이 생략된 것이다. *太公望 : 周나라 초기 사람이다. 姜姓이고 呂氏이며 이름은 尙이고 속칭 姜太公이라 한다. 呂尙이 곤궁하고 늙어서 渭水가에서 낚시질하였는데 文王이 사냥을 나왔다가 그를 만나서 함께 대화하고는 크게 기뻐하여 말하기를 “나의 太公[조상]께서 그대를 바란[望] 지 오래되었다.” 하였으므로, 太公望이라고 일컬었다. 수레에 태우고 함께 돌아와 그를 세워 선생으로 삼았다.(《漢》)
曲阜를 취하여 살았으니, 〈周公〉 姬旦이 아니면 누가 경영할까! 曲阜는 魯나라 땅이다. 周公이 큰 공로가 있으므로 노나라에 봉해져 도읍을 곡부에 정하였다. 旦은 주공의 이름이니 “주공의 공로가 아니면 누가 능히 이 큰 터전을 경영하겠는가!”라고 말한 것이다.
역주 역주1 旦 : 周公의 이름으로 쓰였으나, 한자의 原義는 ‘아침’으로, ‘일찍’, ‘밝다’의 뜻이다. 朝鮮시대에는 李太祖의 이름이어서 읽기를 ‘죠(조)’와 같이 했다.(《註解》) 周公의 姓은 姬이다. 旦의 국음 ‘조’는 朝(아침 조)에서 온 것이며, 조선시대에 旦자를 새로 쓸 경우에는 朝를 대용하였다. 역주2 奄宅曲阜 微旦孰營 : 奄은 취한다는 뜻이다. 宅은 산다는 뜻이다. 曲阜는 땅 이름으로, 周公이 봉해진 곳이니, 바로 魯나라이다. 微는 없다는 뜻이다. 孰은 누구이다. 營은 짓는다는 뜻이다. 이는 곡부를 취하여 사는데 주공 姬旦의 공로가 아니면 누가 이 노나라 지역을 건설할 수 있느냐고 말한 것이다.(《釋義》)
桓公은 바로잡고 糾合하여, 약자를 구제하며 기우는 나라를 붙들어주었다. 桓公은 齊나라의 군주 小白이니, 五霸의 하나이다. 管仲을 등용하여 한 번 천하를 바로잡고 아홉 번 제후들을 회합하였다. 周나라 襄王의 王位를 안정시켜 미약할 때에 구제하고 위태로울 때에 붙들어주었으니, 바로잡고 규합함[匡合]의 실제이다.
역주 역주1 桓公匡合 : 齊나라 桓公이 管仲을 시켜서 周나라가 戎과 화평하게 하고 隰朋을 시켜서 晉나라가 융과 화평하게 하였다.(《史記》 卷4 〈周本紀〉) 역주2 桓公匡合 濟弱扶傾 : 桓公은 齊나라 임금으로 이름이 小白이다. 諡號를 주는 법에 “토지를 개척하여 먼 곳을 승복시킴을 桓이라 한다.” 하였다. 匡은 바로잡는다는 뜻이니, 천하의 어지러움을 바로잡음이다. 合은 제후를 결합함이다. 《論語》 〈憲問〉에 말하기를 “환공이 제후를 아홉 번 규합하고 한 번 천하를 바로잡았다.” 하였다. 濟는 구제한다는 뜻이다. 弱은 병력이 적은 것이다. 扶는 유지한다는 뜻이다. 傾은 위태롭다는 뜻이다. 제후의 약자를 구제하고 위태로운 자를 유지시켜주었다.(《釋義》) 역주3 五霸 : 五霸는 春秋時代의 齊 桓公, 晉 文公, 宋 襄公, 楚 莊王, 秦 穆公을 가리킨다.(《漢》) 宋 襄公, 秦 穆公 대신 吳王 闔閭, 越王 句踐으로 하는 異說이 있다. 霸는 伯(제후 맹주 패)‧覇(제후 맹주 패)로도 쓴다. 역주4 九合諸侯 : 九合은 ‘구합’으로 읽어 ‘아홉 번 회합하다’라고 풀이하기도 하고, ‘규합’으로 읽어 ‘감독하여 회합하다’라고 풀이하기도 한다. 아홉 번 회합하였다고 말한 것은 《史記》에 “軍用 수레로 모인 것이 세 번이고 乘用 수레로 모인 것이 여섯 번이다.”라고 하였다.(《論語》 〈憲問〉 邢昺 疏) 九(규)는 《春秋傳》에 糾로 썼는데 감독한다는 뜻으로 古字에 통용하였다.(《論語》 〈憲問〉 集註)
綺里季는 폐위되려던 漢나라 惠帝를 되돌려놓았고, 商나라 傅說은 武丁에게 現夢하였다. 綺는 綺里季이니 商山四皓의 하나이다. 漢나라 高帝(劉邦)가 장차 太子(惠帝 劉盈)를 폐위하려 하였는데, 四皓가 태자를 따라 노닐어 羽翼(보좌인)이 됨으로써 한나라 惠帝에게 태자의 자리를 되돌려 안전하도록 하였다. 說은 傅說이다. 부열은 傅巖의 들에서 담을 쌓고 있었는데, 商나라 왕 武丁이 꿈속에서 하느님이 훌륭한 보필자를 주시므로, 널리 천하에 찾아 재상으로 세우니, 이는 부열이 무정에게 느껴 현몽하도록 한 것이다.
역주 역주1 綺回漢惠 說感武丁 : 殷나라 傅說‧武丁은 漢나라 綺里季‧惠帝보다 먼저이므로 ‘說感武丁 綺回漢惠’라고 해야 할 것인데 丁의 압운 사용으로 도치된 모습을 보인다. 역주2 回 : 《釋義》에는 廻로 되어 있는데, 《註解》에 “回(돌아올 회)는 廻(돌아올 회)와 同字이다.” 하였다. 역주3 綺回漢惠 : 綺는 四皓(머리 센 네 사람)의 하나이다. 廻는 돌린다는 뜻이다. 秦나라 때에 사호가 있어서 난리를 피하여 商山으로 갔는데 漢나라 高祖가 불러도 이르지 않았다. 뒤에 고조가 태자를 바꾸려 하자 張良이 마침내 사호를 초빙하여 태자와 交遊하도록 하였다. 고조가 그것을 보고 말하기를 “羽翼이 이미 이룩되어 변동하기 어렵구나!” 하였고, 이로 말미암아 바꾸지 않게 되었다. 고조가 돌아가고 태자가 즉위했는데 이 사람이 한나라 惠帝이다. 諡號를 주는 법에 “유연한 바탕에 백성을 사랑함을 惠라 한다.” 하였다. 四皓는 綺里季‧東園公‧夏黃公‧甪里先生인데 한 사람을 들어 세 사람을 포함하였다. 이는 폐위당할 뻔한 한나라 惠帝가 四皓로 인하여 태자의 지위를 되돌릴 수 있었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4 說 : 悅(기쁠 열)과 同字이다.(《註解》) 역주5 說感武丁 : 說은 傅說이다. 感은 감격한다는 뜻이다. 武丁은 商나라의 현명한 임금으로 꿈에 하느님이 훌륭한 보필자를 주었는데 깨어나 그 용모를 그려서 널리 천하에서 찾았다. 傅巖의 들에서 부열을 얻었는데 용모가 꿈에 본 것과 들어맞아서 마침내 등용하여 재상으로 삼았고 商나라의 道가 흥성을 맞았다. 이는 부열의 현명함이 무정에게 꿈속에서 느끼도록 하였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6 築 : 산다[居]는 뜻이다.(《書經》 〈説命 上〉 集傳) 역주7 傅巖 : 傅險으로도 일컫는다. 옛 지명이다.(《漢》) 역주8 築於傅巖之野 : 《書經》 〈説命 上〉의 ‘說築傅巖之野’에 의거한 것인데, 築은 ‘담을 쌓다’라고 풀이하기도 하고, ‘산다’라고 풀이하기도 한다. “이때에 傅險에서 담을 쌓았으니, 절구공이로 흙을 다졌다고 말한 것이다.”(《書經》 〈説命 上〉 孔穎達 疏)
英俊 호걸들이 〈다스리는 데〉 부지런하여, 많은 學士들이 있어 이들로 태평하다. 크게는 1천 명 중의 俊傑과 작게는 1백 명 중의 英傑이 모두 조정에 모여 다스리기를 부지런히 한다. 俊乂가 관직에 있어서 나라가 편안히 안정되니, 《詩經》 〈大雅 文王〉에 이르기를 “가득히 많은 학사들이 있어서 이들로 文王이 편안하다.” 한 것이 이것이다. [節旨] 이 아래 4節은 역시 위의 群英을 이어서 그 사람들을 종합적으로 거론하여 실증하였다.(《釋義》) [節解] 여러 인재 가운데 공로가 기록된 이들은 또한 太公‧伊尹처럼 세상을 도와 평안히 다스린 공로가 있으며 周公처럼 周나라를 도와 처음 책봉된 공로가 있으며 齊나라 桓公처럼 약자를 구제하고 기우는 이를 부축해 준 공로가 있으며 四皓처럼 태자를 정해준 공로가 있으며 傅說처럼 중흥시킨 공로가 있는데, 이들은 모두 1천 사람 중에 俊傑이며 1백 사람 중에 英雄으로서 힘써 도와 다스렸고, 임금은 이 많은 인사들을 의뢰하여 편안하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俊乂密勿 多士寔寧 : 1천 사람 중의 英傑을 俊이라 하고 1백 사람 중의 영걸을 乂라고 한다. 《書經》 〈皐陶謨〉에 이르기를 “俊乂가 관직에 있다.” 하였다. 密勿은 노력한다는 뜻이다. 《詩經》 〈小雅 十月之交〉에 이르기를 “힘써 일을 따른다.” 하였는데, 《漢書》 〈劉向傳〉에서 이것을 인용하여 “힘써 일을 따른다.” 하였다. 多는 많다는 뜻이다. 《漢書》 〈食貨志 第4〉에 이르기를 “학문하여 벼슬에 있는 이를 士라 한다.” 하였다. 寔은 《韻會》에 이르기를 “이것[是]이다.” 하였으니, ‘진실로[實]’와는 같지 않다. 寧은 편안하다는 뜻이다. 《詩經》 〈大雅 文王〉에 이르기를 “가득히 많은 학사들이 있어 文王이 이들로 해서 편안하다.” 하였다.(《釋義》)
〈春秋時代에〉 晉나라와 楚나라가 번갈아 霸權을 잡았고, 〈戰國時代에〉 趙나라와 魏나라가 連橫에 곤궁하였다. 春秋時代에 晉나라 文公이 楚나라 成王을 城濮에서 패퇴시키고 패권을 잡았는데, 靈公에 이르러 패권을 잃고 초나라 莊王이 다시 패자가 되었으니, 이는 진나라와 초나라가 번갈아서 패권을 잡은 것이다. 戰國시대에 合縱을 주장한 사람들은 六國으로 秦나라를 치려 하였고, 連橫을 주장한 사람들은 六國에게 秦나라를 섬기도록 하려 하였는데, 六國이 마침내 연횡에 곤궁하게 되었다. 六國 중에 趙‧魏만을 들었으나, 그 나머지도 곤궁했음을 알 수 있다.
역주 역주1 晉楚更霸 : 춘추시대의 五霸는 齊나라 桓公뿐만 아니라, 또 晉나라 文公과 楚나라 莊王도 있다. 晉‧楚는 모두 나라 이름이다. 更은 ‘번갈아’이다. 霸는 제후의 우두머리이다. 이는 晉‧楚가 제나라 환공의 뒤를 이어서 서로 바꾸어가면서 제후의 우두머리가 되었다고 말한 것이다. 五霸는 齊 桓公, 晉 文公, 秦 穆公, 宋 襄公, 楚 莊王이 있는데, 晉‧楚만 말하고 秦‧宋을 말하지 않은 것은 글을 생략한 것이다.(《釋義》) 역주2 更 : 平聲이다.(《釋義》) 이 평성에 의해 ‘번갈아 경’으로 독해되고 去聲의 ‘다시 갱’으로 독해되지 않는다. 《註解》에서는 㪅으로 썼는데, 更이 俗字이다. 역주3 趙魏困橫 : 趙‧魏는 모두 나라 이름이다. 困은 괴로움이 극심한 것이다. 橫은 連橫이다. 전국시대에 蘇秦이 六國 제후들을 설득하여 合從으로 秦나라를 막게 하였고, 뒤에 張儀가 또 육국 제후들을 설득하여 連橫으로 진나라를 섬기게 하였으니, 六國 제후들이 合從‧連橫에 곤궁함을 말한 것이다. 연횡만 말하고 합종을 말하지 않은 것은 글을 생략한 것이다. 六國은 趙‧魏‧韓‧齊‧楚‧燕이 있으나 둘만 들어 그 나머지를 포괄하였다.(《釋義》) 역주4 城濮 : 지금의 山東 鄄城 西南 지역인데, 城濮之戰으로 유명하다. B.C.632년에 晉나라와 楚나라가 전쟁하여 晉나라가 크게 승리하였다. 역주5 縱 : 從(남북 군사동맹 종)으로도 쓴다. 六國이 상호 南北으로 군사동맹을 맺어 秦나라에 대항하게 하는 일이다. 역주6 橫 : 衡(동서 군사동맹 횡)으로도 쓴다. 서쪽의 秦나라가 동쪽 六國의 각 나라와 東西로 군사동맹을 맺어 自國인 秦나라를 섬기게 하는 일이다.
신습한자
晉:나라 이름 진/나아갈 진 晉接 晉書 東晉 西晉 兩晉 呂秦牛晉 楚:나라 이름 초 楚棘 楚撻 楚腰 淸楚 四面楚歌 楚材晉用 更:번갈아 경/다시 갱 更新 更迭 變更 三更 更生 更年期 霸:제후 맹주 패 霸權 霸道 霸者 王霸 爭霸 制霸 霸氣滿滿 趙:나라 이름 조 趙璧 趙宋 救趙 燕趙 前趙 後趙 魏趙韓 魏:나라 이름 위 魏闕 魏書 魏魏 北魏 象魏 曹魏 魏蜀吳 困:피곤할 곤 困境 困窮 困難 貧困 疲困 困獸猶鬪 困知勉行 橫:가로 횡/동서 군사동맹 횡 橫領 橫書 專橫 縱橫 橫說豎說 橫行闊步
〈晉나라가 虞나라에게〉 길을 빌려 虢나라를 멸망시키고, 踐土에 모여 맹약하였다. 〈春秋時代〉 晉나라 獻公이 虢나라를 치려 하여 虞나라에 길을 빌리자고 하였는데, 虞公(우나라 임금)은 宮之奇의 進言을 듣지 않고 길을 빌려주었다. 진나라는 괵나라를 멸망시키고 나서 우나라도 함께 멸망시켰다. 踐土는 지명이다. 晉나라 文公이 제후들과 약속하여 이곳에서 모여 맹약하고 周나라 襄王을 河陽에서 불러와 받드는 인사를 하였으니, 이는 天子를 끼고서 제후들을 호령한 것이다. [節旨] 이것도 위의 群英을 이어서 말하였다.(《釋義》) [節解] 이 節은 五霸에 계획하는 신하가 있고 七雄에 계책 세우는 인사가 있으니, 또한 여러 영웅을 대개 볼 수 있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途 : 《註解》에 “途(길 도)는 塗(길 도)와 同字이다.” 하였고, 《六書尋源》에 “途는 현재 다니는 道(길 도)이다.” 하여, 途는 塗와 同字, 道와 통용자로 설명하였다. 역주2 假途滅虢 : 假는 빌린다는 뜻이다. 途는 길이다. 滅은 망한다는 뜻이다. 虢은 나라 이름이다. 晉나라 獻公이 虢나라를 치려 하였는데 길이 虞나라를 지나게 되었다. 謀臣 荀息의 계책을 써서 垂棘에서 생산된 구슬과 屈에서 생산된 말을 虞나라 임금에게 보내어 길을 빌려서 괵나라를 멸망시켰다. 군대가 돌아오다가 우나라를 아울러 습격하여 멸망시켰다.(《釋義》) 역주3 踐土會盟 : 踐土는 지명이니, 踐土臺가 있다. 會는 제후를 모으는 일이다. 盟은 서약함이니, 피를 마셔 신의를 맺는 것이다. 《禮記》 〈曲禮 下〉에 말하기를 “제후가 한가히 틈난 곳에서 서로 만나는 일을 會라 하고, 희생을 놓고 임하여 하는 서약을 盟이라 한다.” 하였다. 春秋時代 魯나라 僖公 28년에 晉나라 文公이 제후들을 모아 踐土에서 맹약하였다. 이는 晉나라 일을 들어서 五霸와 六國을 포괄하였으니, 모두 속이는 謀議로 남에게 승리함을 말한 것이다.(《釋義》)
漢나라 蕭何는 漢 高祖의 約法三章으로 다스렸고, 秦나라 韓非는 가혹한 형벌로 疲弊하였다. 何는 蕭何이다. 한나라 高祖(劉邦)는 간략하게 만든 법 3장[約法三章]만을 썼는데, 소하가 이를 가감하여 준행해서 한나라는 4백 년을 지냈고, 소하 또한 자손들이 영화롭고 顯達하였으니, 관대하게 한 효험이었다. 韓은 韓非이니, 참혹하고 각박한 법을 쓰도록 秦나라 왕을 설득하였으며 10여만 자나 되는 책을 지었는데 모두 각박한 내용이었다. 진나라는 2世 만에 망하였고 한비 또한 죽음을 당하였으니, 이는 번거로운 형벌의 폐해였다. [節旨] 이는 여러 영재들이 명분과 법률을 담당한 것을 말하였다.(《釋義》)
역주 역주1 何遵約法 韓弊煩刑 : 秦나라 韓非는 漢나라 蕭何보다 먼저이므로 ‘韓弊煩刑 何遵約法’이라고 해야 할 것인데 刑의 압운 사용으로 도치된 모습을 보인다. 역주2 何遵約法 : 遵은 받든다는 뜻이다. 約은 요약이다. 法은 형벌이다. 漢나라 高祖가 처음으로 關中에 들어와서 秦나라를 평정하고 원로들과 간략한 법 3장을 말하기를 “사람을 죽인 자는 죽이고, 사람을 상해한 자 및 도둑질한 자는 그 죄를 당하게 하고, 나머지 秦나라의 가혹한 법은 모두 없앤다.” 하였다. 뒤에 그것으로 간사함을 막기에 부족하다고 하여 또 蕭何에게 秦나라 법에서 채취하여 법률 9장을 만들었으니, 이는 “소하가 한나라 법을 제정할 적에 高祖의 간략한 법을 받들어서 만들었다.”고 한 것이다.(《釋義》) ‘원로들과 간략한 법 3장’은 《史記》 卷8 〈高祖本紀〉의 “고조가 여러 현의 원로와 호걸들을 불러 말하기를 ‘원로들께서 진나라의 가혹한 법에 괴로움을 당하신 지 오래 되었으니, 비방한 자는 멸족하고 마주하여 말하는 자는 죽여 시체를 市街에 늘어놓았소. 나는 제후들과 약속하기를 關中에 먼저 들어가는 자를 왕으로 삼는다고 하였는데 내가 관중에서 왕을 하게 되어서는 與父老約法三章일 뿐이오.’ 했다.”는 말에 의거한 것인데, 이에 대한 논의가 여러 가지인바 다음에 소개한다. ① 約은 생략함이다. 秦나라의 번거로운 법을 줄여 오직 3장뿐이니, 殺人‧傷人 및 도적을 말한다.(《史記》 卷8 〈高祖本紀〉 正義) 이에 의하면 구두는 ‘與父老約法 三章耳’로 된다. ② 王應麟이 말하기를 “與父老約에서 구두를 떼고 아래에 法三章을 말했을 뿐이다.” 하였고, 何焯이 말하기를 “王應麟은 《漢書》 卷1下 〈高帝紀 第1下〉 끝부분에 ‘처음으로 백성의 마음을 순히 하여 3장의 약속을 만들었다.’가 있음으로 인하여 約자에서 구두를 떼는 것으로 고쳤다. 이 約法은 위의 苛法과 對句이다. 《漢書》 卷4 〈文帝紀〉 속에 宋昌의 ‘법령을 생략하게 한다.’는 말이 있고, 《漢書》 卷4 〈刑法志〉에 ‘約法三章’을 말한 것이 하나가 아니니, 옛날대로 해야 할 것이다.” 하였는데, 내(考證 저자)가 살펴보건대 윗글에도 吾與諸侯約이 있어 約자 뜻이 같으니 왕응린의 주장은 바꿀 수 없다.(《史記》 卷8 〈高祖本紀〉 考證) 왕응린에 의하면 ‘원로들과 약속하니 법이 3장일 뿐이다.’로 풀이되고, 구두는 ‘與父老約 約法三章耳’로 된다. 何焯에 의하면 ‘원로들과 생략된 법 3장일 뿐이다.’로 풀이되고, 구두는 ‘與父老約法三章耳’로 된다. ③ 李宗侗이 말하였다. “살펴보면 約자는 본래 겹친 글자이니, 원래 ‘與父老約 約法三章耳’라고 써야 한다. 원래 위의 約자에서 구절을 끊은 것과 대응하였는데 뒤에 옮겨 베낄 때에 約 한 글자를 생략해 없애서 마침내 쟁변을 일으켰다. 옛사람이 무릇 겹친 글자 혹은 겹친 말에는 대부분 2개의 점으로 표시하였으므로 쉽게 소홀히 생략되었다. 이와 같은 말은 원래 ‘與父老約⺀法三章耳’라고 썼던 것인데, 뒤에 이 두 점이 생략되어 마침내 하나의 約자가 되었다.(《資治通鑑今註》 卷9 李宗侗等 校註, 臺灣商務印書官, 臺北, 民國74. 16面. B.C.206年) 이에 의하면 ‘원로들과 약속하여 생략된 법 3장일 뿐이다.’로 풀이되고, 約자 하나를 더 추가해야 한다. 역주3 韓弊煩刑 : 韓은 姓인데 이름이 非다. 弊는 고단하다는 뜻이다. 煩은 가혹하다는 뜻이다. 韓非는 刑名學(형벌을 밝히며 名實을 따르는 학문)을 하였는데 李斯가 헐뜯어서 秦나라 감옥에서 죽었으니, 이는 형벌을 번거로이 하여 스스로 곤란하게 되었음을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4 秊 : 年(해 년)의 本字이다.(《中》) 秊은 ‘곡식이 익다’가 본의이고, 일 년에 벼가 한 번 익음을 취해 일 년의 뜻이 되었다. 年(곡식 익을 년)은 곡식이 익음이다. 禾(벼 화)를 따르고 千(일천 천)이 소리이다. 年(해 년)은 벼가 한 번 익음을 취하였다.(《說文》 段注)
威力을 사막에 펼치고, 畫像에 얼굴을 그려 명예를 전파하였다. 沙漠은 朔北의 맨 끝 변방의 지역이니, 장군이 된 자가 위엄과 무용을 사막에 능히 펴 드날림을 말한 것이다. 丹靑은 그 얼굴과 모양을 그린 것이다. 공을 세우면 얼굴을 그려 명예를 영원히 전파하니, 漢나라 宣帝가 공신들을 麒麟閣에 그려놓은 것이 그것이다. [節旨] 이는 여러 영재들이 武功을 세운 것을 말하였다.(《釋義》) [節解] 이는 이 네 사람이 군대 운용을 매우 잘하여 威嚴을 북방 사막의 땅에 펼치고, 그 名譽가 멀리 달려 나가 심지어 그 화상을 그려서 잊지 않게 됨을 말한 것이다.(《釋義》) 이상 4節은 모두 여러 영재들의 성대함을 말하였으니 예컨대 殷나라의 伊尹‧傅說이 있고, 주나라의 周公‧太公望이 있고, 한나라의 四皓가 있는 것과 같다. 또 확충하여 말하였으니, 예컨대 五霸‧七雄의 謀臣‧策士가 있고, 명분과 법률을 담당한 이에 蕭何‧韓非와 같은 이가 있고, 武功을 세운 이에 白起‧王翦‧廉頗‧李牧과 같은 이가 있어 이루 다 셀 수 없다고 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宣威沙漠 : 宣은 펼친다는 뜻이다. 威는 군대의 위엄이다. 沙는 《說文》에 이르기를 “돌이 물에 부서진 것이다.” 하였다. 漠은 광대하다는 뜻이다. 북방의 땅은 모두 모래에다 초목이 나지 않아 한 번 바라봄에 광대하므로 사막이라고 한다.(《釋義》) 역주2 馳譽丹靑 : 馳는 말이 빨리 달려감이다. 譽는 명성이다. 丹靑은 모두 채색이니, 그림에 쓰는 것이다. 이는 그 명성을 그림 속에 전파한 것으로 예컨대 한나라 宣帝가 공신들을 麒麟閣에 그려놓고 後漢 明帝가 공신들을 雲臺*에 그려놓은 것과 같은 부류라고 말한 것이다.(《釋義》) *雲臺 : 臺 이름이다. 漢나라 궁중의 높은 대인데 南宮 안에 있다. 後漢 永平 연간에 明帝가 功臣들을 추념하여 鄧禹 등 28장군의 화상을 그 위에 그려놓았다.(《中》) 역주3 朔北 : 북방 邊塞 밖의 지역이다.(《中》) 역주4 麒麟閣 : 漢나라 때의 전각 이름으로 未央宮 안에 있다. 한나라 宣帝 때 일찍이 霍光 등 11공신의 화상을 기린각 위에 그려놓아 그 공적을 나타내 드날렸다.(《漢》)
9州는 禹임금의 발자취가 이른 곳이고, 100郡은 秦나라가 합병한 땅이다. 9州는 冀州‧兗州‧靑州‧徐州‧揚州‧荊州‧豫州‧梁州‧雍州이다. 夏나라 禹王이 산을 따라 나무를 베어 길을 통하게 해서 구주를 분별하니, 구주는 모두 禹王이 경유한 곳이다. 그러므로 禹王의 발자취라고 하였다. 秦나라 始皇은 천하를 소유하고서 封建制를 폐지하고 郡을 설치하였는데 모두 36개 군이었다. 시대가 지나면서 증가하여 1백 개의 군에 이르렀으나 군을 설치한 것이 진나라 때에 시작되었으므로 “진나라가 합병했다.”고 하였다.
역주 역주1 九州禹跡 : 禹는 夏나라 왕이다. 跡은 발자취이다. 《書經》 〈立政〉에 말하기를 “우왕의 발자취에 따라 올라간다.” 하였다. 黃帝로부터 처음으로 천하를 나누어 9주로 만들고, 虞‧舜에 이르러 나누어 12주로 하였다가 禹王이 물과 땅을 평안히 한 때에 이르러 다시 9주로 하였는데 〈夏‧殷‧周〉 三代에서 이를 따랐다. 이는 9주가 夏나라 우왕에게 세워져서 모두 그의 발자취가 이른 곳이라고 한 것이다.(《釋義》) 역주2 跡 : 《註解》에 迹으로 썼는데 그 주석에 “迹(발자취 적)은 跡과 同字이다. 蹟(발자취 적)도 同字이다.”라고 하여 同字 관계를 밝혔다. 역주3 百郡秦幷 : 100군은 京兆‧左馮翊(좌빙익)‧右扶風‧弘農‧河東‧河內‧河南……遼西‧遼東‧玄菟‧樂浪‧廣陽‧南海‧鬱林‧蒼梧‧交趾‧合浦‧九眞‧日南으로 모두 103군인데 100군이라고 말한 것은 큰 숫자를 든 것이다. 秦은 나라 이름이다. 幷은 합하여 하나로 한 것이다. 상고시대부터 三代까지 모두 제후를 책봉해 세워서 천하를 나누어 다스렸는데 秦나라 시황 때에 이르러 6국을 멸망시키고 천하를 하나로 합병하였다. 이에 봉건제를 없애고 천하를 나누어 36군으로 하였다가 漢나라 때에 이르러 또 나누어 100군으로 하였다. 이는 한나라의 100군 지역이 진나라에 합병됨을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4 封建 : 邦을 책봉하고 國을 세움이다. 古代에 帝王이 爵位와 土地를 친척 혹은 공신에게 나누어주고 그에게 각각 해당 지역 안에서 나라를 건립하도록 하였다. 전해오기를 黃帝가 봉건을 시작하여 周나라에 이르러 제도가 비로소 갖추어졌다고 한다.(《漢》)
신습한자
九:아홉 구 九經 九思 九死一生 九牛一毛 九折羊腸 州:고을 주 州郡 州里 州牧 州俗 九州 神州 諸州 知州 禹:하우씨 우 禹貢 禹步 禹域 禪禹 舜禹 夏禹 禹行舜趨 跡:발자취 적 跡殊 古跡 人跡 蹤跡 足跡 筆跡 車轍馬跡 百:일백 백 百官 百姓 百年河淸 百折不屈 百尺竿頭 郡:고을 군 郡廳 郡民 郡守 市郡 郡縣制度 道郡面里 秦:나라 이름 진 秦聲 秦越 秦篆 秦火 先秦 帝秦 三秦 秦始皇 幷:아우를 병 幷轡 幷呑 兼幷 合幷 幷駕齊驅 幷行不悖
五嶽은 恒山과 岱山을 으뜸으로 하고, 禪제사는 云云山과 亭亭山에 의거하였다. 五嶽은 恒山과 岱山을 으뜸으로 삼음을 말한 것이다. 恒은 唐本에 泰로 되어 있으니, 泰岱(泰山)는 東嶽이다. 天子는 12년에 한 번씩 巡狩하였는데, 반드시 泰岱에서 封禪 의식을 하였다. 云云‧亭亭은 태대 아래에 있는 작은 산인데, 천자가 반드시 이곳에서 유숙하며 목욕재계한 뒤에 岱宗에 제사하였다.
역주 역주1 恒岱 : 《釋義》에는 泰岱로 되어 있다. 恒岱는 恒山과 岱山 두 산이고, 泰岱는 泰山 하나이다. 泰는 太(클 태)와 같다.(《中》) 泰山은 太山으로도 쓰고, 또 岱宗으로 부르기도 한다. 泰岱를 한 개 산으로 보는 것보다 恒岱의 두 개 산으로 보는 것이 云‧亭의 두 개 산과 對句를 이룬다. 역주2 嶽宗恒岱 禪主云亭 : 嶽은 五嶽이니, 東嶽은 泰山이고 西嶽은 華山이고 南嶽은 衡山이고 北嶽은 恒山이고 中嶽은 嵩山이다. 宗은 높다는 뜻이다. 泰岱는 바로 太山이다. 五嶽에서는 泰山이 존귀하다. 《書經》 〈舜典〉에 말하기를 “岱宗에 이르렀다.” 하였다. 禪은 封禪이다. 태산 위에 흙을 쌓아 壇을 만들어 하늘에 제사하는 것을 封이라 하고, 또 태산의 아래 작은 산 위에 땅을 掃除하여 제사 터[墠]를 만들어 땅에 제사하는 것을 禪이라 한다. 主는 의거한다는 뜻이다. 云‧亭은 모두 산 이름이니, 云云山‧亭亭山은 모두 태산의 아래 작은 산이다. 이는 말하기를 “태산에서 封제사 지낸 사람이 禪제사는 운운산‧정정산 두 산에 의거한다.”고 한 것이다. 《史記》 〈封禪書〉에 이르기를 “옛날 無懷氏는 태산에 封제사하며 운운산에 禪제사하였고, 伏羲氏는 태산에 封제사하며 운운산에 禪제사하였고, …… 舜은 태산에 封제사하며 운운산에 禪제사하였고, 湯은 태산에 封제사하며 운운산에 禪제사하였다.” 하였다.(《釋義》) 역주3 天子十二秊 一巡狩 : 6년 만에 5服 구역 제후들이 한 번 인사 드리러 오고, 또 6년 만에 왕이 철에 맞추어 순수한다.(《書經》 〈周官〉) 12년 만에 왕이 한 번 巡守하는 것이다.(《書經》 〈周官〉 集傳) 역주4 岱宗 : 泰山이다. 태산은 옛부터 五嶽의 우두머리에 있어서 여러 산에서 높임을 받으므로 이렇게 일컫는 것이다.(《漢》) 신습한자 신습 한자 嶽:산마루 악 嶽降 嶽母 嶽丈 巨嶽 喬嶽 山嶽 五嶽 海嶽 宗:마루 종/으뜸 종 宗家 宗敎 宗社 宗派 同宗 正宗 祖宗 宗親會 恒:항상 항/항산 항 恒久 恒常 恒時 用恒 有恒 無恒産者無恒心 岱:태산 대 岱山 岱嶽 岱宗 岱華 望岱 封岱 如岱 海岱 禪:참선할 선/터 닦아 제사할 선/물려줄 선 禪門 禪讓 禪宗 封禪 坐禪 參禪 主:주인 주/의지할 주/임금 주 主食 主人 主宰 君主 地主 天主 主客顚倒 云:이를 운/산 이름 운 云云 云爲 云謂 云何 多云 亦云 食云 入云 亭:정자 정/산 이름 정 亭閣 亭子 亭長 官亭 山亭 驛亭 料亭 長亭
관문은 雁門, 성벽은 紫塞, 역참은 雞田, 성벽은 赤城이다. 雁門은 郡 이름이니, 幷州에 있었는데, 봄에 기러기가 북쪽으로 돌아갈 때에 이곳을 넘어가므로 이름이 된 것이다. 紫塞는 지명이니, 秦나라가 이곳에 장성을 쌓았는데, 흙빛이 모두 자주색이었다. 雞田은 雍州에 있었다. 옛날에 周나라 文王은 암탉을 얻고 왕자가 되었으며, 秦나라 穆公은 암탉을 얻고 패자가 되었다. 아래에 寶雞祠가 있으니, 秦나라에서 하늘에 郊祭를 지내던 곳이다. 赤城은 夔州 魚腹縣에 있다.
역주 역주1 雁 : 鴈(기러기 안)과 同字이다.(《中》) 역주2 紫塞 : 《註解》에 地名, 《釋義》에 長城(萬里長城)으로 풀이되었으나, 여러 典據에는 ‘長城’으로 나타나고 ‘地名’은 확인하기 어렵다. 《註解》의 ‘地名’을 삭제하면 《釋義》와 같은 풀이가 된다. 역주3 雞 : 籒文에는 鷄(닭 계)로 썼다.(《中》) 역주4 雁門紫塞 雞田赤城 : 雁門은 關門 이름이다. 紫塞는 바로 장성이니, 秦나라 始皇이 쌓았는데 서쪽으로 臨洮에서 시작하여 동쪽으로 朝鮮까지 이르러 그 길이가 만 리이고, 흙빛이 모두 검붉으므로 紫塞라고 일컬었다. 雞田은 역 이름이다. 赤城은 옛날 蚩尤가 살던 곳이다.(《釋義》) 역주5 昔周文 獲雌而王 : 周나라 文王 때에 鸑鷟(악착:봉황의 일종)이 岐山에서 울었다. (《玉海》 卷199 〈祥瑞 動物 鳳 祥禽〉) 역주6 下有 : 《唐書》에 ‘始爲’로 나타났다. 역주7 秦穆獲雌而霸 下有寶雞祠 : 당나라 褚遂良이 말하였다. “옛날 秦나라 文公 때에 아동이 있어 변하여 꿩이 되었는데 암꿩은 陳倉에서 울고 수꿩은 南陽에서 울었습니다. 아동이 말하기를 ‘수컷을 얻는 이는 王이 되고 암컷을 얻는 이는 霸가 된다.’ 하였는데, 文公이 마침내 패자가 되어 처음으로 寶雞祠를 지었습니다. 後漢 光武皇帝는 그 수컷을 얻어 南陽에서 일어나서 천하를 차지하였습니다.”(《唐書》 卷105 〈褚遂良傳〉)
신습한자
雁:기러기 안 雁書 雁信 雁陣 雁行(항) 孤雁 歸雁 鳴雁 鴻雁 門:문 문 門人 名門 部門 登龍門 門下生 門前沃畓 紫:자줏빛 자/검붉을 자 紫泥 紫色 紫霞 紅紫 紫外線 紫雲英 紫奪朱 塞:변방 새/막을 색 塞外 邊塞 要塞 塞翁之馬 塞(색)責 窮塞(색) 壅塞(색) 雞:닭 계 雞卵 鬪雞 雞口牛後 雞鳴狗盜 群雞一鶴 田:밭 전 田畓 田野 油田 井田 良田萬頃 瓜田不納履 赤:붉을 적 赤旗 赤誠 赧赤 赤裸裸 赤壁賦 赤松子 赤十字 城:성벽 성 城郭 城壁 宮城 長城 不夜城 城下之盟
못은 昆池, 산은 碣石, 늪은 鉅野, 호수는 洞庭이다. 昆池는 雲南 昆明縣에 있다. 漢나라 武帝는 운남을 통행하려 하여 昆明池를 파고서 수상 전투를 익혔는데, 또한 곤지라고 칭하기도 하였다. 碣石은 北平郡 黎城縣에 있다. 鉅野郡은 泰山의 동쪽에 있고 洞庭湖는 岳州의 大江(揚子江) 남쪽과 彭蠡의 서쪽에 있다.
역주 역주1 鉅 : 巨(클 거)와 同字이다.(《註解》) 역주2 鉅野 : 鉅野는 郡과 澤으로 나타난다. 王莽 때에 鉅野郡이 된 적이 있으나, 《千字文》 본문은 池‧山‧澤‧湖를 제시한 것이므로 澤으로 풀이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역주3 昆池碣石 鉅野洞庭 : 昆池는 바로 滇池이니, 일명 昆明池이다. 碣石은 산 이름이다. 鉅野는 늪 이름인데 지금은 이미 말랐다. 洞庭은 호수 이름이다.(《釋義》) 역주4 漢武欲通雲南 : 鑿昆明池의 설명을 참고하면 通은 雲南을 정벌하여 소통함을 뜻한다. 역주5 鑿昆明池 : 長安에 운남의 昆明池를 본떠서 못을 판 것을 말한다. 漢나라 武帝가 판 昆明池는 지금 西安府 성 안의 上林苑 속에 있다. 무제는 昆明의 夷族을 정벌하려 하였는데, 그 나라에 滇池가 있어서 마침내 못을 파서 본떠서 수상 전투를 연습하였으니 주위가 40리였다.(《山堂肆考》 卷24 〈地理 池〉)
〈山川이〉 광막하고 멀며, 바위와 봉우리가 높고 물이 아득하다. 윗글에 나열한 山川이 모두 텅 비고 아득히 멀다. 巖岫는 산이 높아서 오를 수 없는 것이요, 杳冥은 물이 깊어서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節旨] 이 節은 王者의 土地가 넓음을 말하였다. [節解] 王者의 토지가 광대하여 9州와 100郡이 모두 그의 소유라고 말한 것이다. 그 중에 또 토지의 현저한 것을 들어 그 성대함을 말하였으니, 예컨대 封禪하는 곳으로 泰山과 云云山‧亭亭山이 있으며, 關門에는 雁門이 있으며, 성에는 紫塞(자새)‧赤城이 있으며, 驛에는 雞田이 있으며, 못에는 昆明이 있으며, 산에는 碣石이 있으며, 늪에는 鉅野가 있으며, 호수에는 洞庭이 있어서 모두 광활하며 멀고 아득하여 끝이 없으며 그 산의 바위굴 또한 깊숙하고 어둑하여 헤아릴 수 없는 것과 같은 것이다.
역주 역주1 綿 : 緜과 同字이다.(《中》) 역주2 巖岫 : 산의 굴이며, 산의 봉우리이다.(《漢》) 이에 의하여 巖岫에 대한 《註解》의 ‘산봉우리’, 《釋義》의 ‘돌의 굴’과 ‘산의 굴’의 견해를 모두 인정할 수 있다. 역주3 巖 : 俗字가 岩(바위 암)이다.(《註解》) 역주4 岫 : 峀(산굴 수, 산봉우리 수)와 같다.(《中華字解》) 역주5 曠遠綿邈 巖岫杳冥 : 曠은 넓다는 뜻이다. 綿邈은 먼 모양이다. 돌의 굴을 巖이라 한다. 산의 굴을 岫라 한다. 杳는 깊다는 뜻이다. 冥은 어둡다는 뜻이다.(《釋義》)
〈제이장 군자수신지도〉 무릇 이 몸과 털은 네 가지 큰 것과 다섯 가지 떳떳함이 있다. 蓋此는 무릇[凡玆]이란 말과 같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남에 이 신체와 毛髮과 皮膚를 갖추지 않은 이가 없는데, 사람이 된 까닭[所以]은 〈여기에 있지 않고〉 별도로 있는 데가 있다. 四大는 하늘‧땅‧임금‧부모이며, 五常은 仁‧義‧禮‧智‧信이다. 사람은 四大가 아니면 태어날 수가 없고, 五常이 아니면 이룰 수가 없으니, 이것이 바로 사람이 사람이 된 까닭인 것이다. [章旨] 이상은 第2章이다. 이 장은 君子의 몸을 수련하는 도를 말하였다. 오직 五常을 닦아야 몸을 손상하지 않게 되니, 이어서 종류를 미루어나가 君臣‧父子‧兄弟‧夫婦‧朋友의 윤리를 들어 五常에 소속시켰다. 끝에는 仁‧義‧禮‧智‧信의 五德을 가리켜서 사람에게 힘쓰게 하고 그것을 굳게 지키도록 하였다.(《釋義》)
역주 역주1 蓋此身髮 四大五常 : 蓋는 발어사이다. 四大는 땅[地]‧물[水]‧불[火]‧바람[風]이다. 《圓覺經》에 이르기를 “이 몸은 4가지 큰 것이 화합되었으니, 털‧머리칼‧손톱‧치아, 가죽‧살‧힘줄‧뼈, 뇌‧골수‧때‧안색은 모두 땅으로 귀속된다. 침‧눈물‧고름‧피, 군침‧분비물, 가래‧정액, 똥과 오줌[大小便利]은 모두 물로 귀속된다. 더운 기운은 불로 귀속되고, 움직여 바뀌는 것은 바람으로 귀속된다.”고 한 것이 그것이다. 五常은 仁‧義‧禮‧智‧信이다.(《釋義》) 역주2 蓋 : 俗字는 盖(발어사 개)이다.(《註解》) 蓋를 《註解》에서는 凡(무릇)으로 풀이하였으나 우리나라에서 풀이해 오던 습관이고, 문장의 첫머리에 쓰는 發語辭이다. “스스로 자기의 악행을 공격해야 한다.”라고 할 때의 盖는 발어사이다.[盖自攻其惡 盖 發語辭](《小學集註》 〈嘉言〉) 역주3 四大 : 《註解》의 天地君親은 天地君親師(《大清會典則例》 卷82 등)에서 師를 빼고 4가지를 채택한 것인데 牌에 썼던 것이다. 天‧地‧君‧親‧師는, 君은 皇上이고 親은 雙親인데, 옛날에 자제들을 교육할 때 木牌 하나를 주되 거기에 이 5글자를 써서 이 5가지가 차례대로 인생에서 가장 존중하고 복종해야 할 것임을 표시하였다.(《漢》) 《釋義》에서 地水火風으로 설명한 것은 불교의 말인데, 원소와 같은 개념으로 설명한 것이다. 《千字文》을 짓도록 명령한 梁 武帝가 불교를 신봉한 황제였으니만큼 ‘地水火風’으로 풀이하는 것이 더욱 설득력이 있다. 역주4 五常 : 사람이 항상 지닌 5가지 本性으로, 仁‧義‧禮‧智‧信이다. 이 이외에 五倫 등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역주5 身體髮膚 : 그 큰 것을 들어서 말하면 一身과 四體이고, 그 작은 것을 들어서 말하면 毛髮과 肌膚이니 이는 모두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다.(《孝經大義》 〈經1章〉 注)
신습한자
蓋:대개 개/덮을 개 蓋世 蓋瓦 蓋草 冠蓋 蓋棺事定 方底圓蓋 此:이 차 此生 此際 此後 彼此 此日彼日 去彼取此 身:몸 신 身體 心身 身老心不老 身上明細 身言書判 髮:털 발 髮禿 髮膚 金髮 短髮 毛髮 黃髮 髮短心長 四:넉 사 四海 四君子 四顧無親 四面楚歌 四通五達 朝三暮四 大:큰 대 大家 大小 大人 强大 重大 大驚失色 針小棒大 五:다섯 오 五感 五穀 五里霧中 五行相生 五十步百步 常:항상 상/떳떳할 상 常道 常法 常識 常人 日常 正常 常用漢字
키워주고 길러주심을 공손히 생각하면, 어찌 감히 훼손할까. 사람의 이 몸은 부모께서 길러주신 은혜가 아닌 것이 없으니, 자식이 된 자는 마땅히 恭敬히 이것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孝經》에 이르기를 “신체와 毛髮과 皮膚는 부모에게 받은 것이니, 감히 훼손[毁傷]하지 않음이 효도의 시작이다.” 하였다. 만일 부모께서 길러주신 은혜를 생각한다면 반드시 몸을 감히 훼상하지 못할 것이다. [節旨] 이 이하는 학자가 몸을 수련하는 일을 말하였다.(《釋義》) [節解] 이는 장차 몸을 수련하는 일을 말하기 위해, 우선 몸이 지극히 중요함을 말하여 수련하지 않으면 안 됨을 보인 것이다. 외면으로 형체는 四大가 있고 내면으로 심성은 五常이 있는데, 몸을 수련하는 사람은 오상의 덕을 수련한 뒤에야 사대의 體를 훼손하지 않을 수 있다. 감히 훼손하지 못하는 것은 四大에 있고, 훼손하지 못하는 까닭은 五常을 수련하는 데에 있다.(《釋義》)
역주 역주1 恭惟鞠養 豈敢毁傷 : 恭은 공경한다는 뜻이다. 惟는 전념하는 말이다. 鞠은 기른다는 뜻이다. 豈敢은 감히 못한다와 같다. 毁는 파괴한다는 뜻이다. 傷은 손상한다는 뜻이다. 《孝經》에 이르기를 “…… 감히 훼손하지 않는다.” 하였는데, 이 몸‧털은 부모가 길러주는 것이어서 감히 손상하거나 훼손해서는 안 됨을 말한 것이다.(《釋義》)
여자는 뜻이 바르고 행실이 충직함을 사모하고, 남자는 재주와 어짊이 있는 이를 본받아야 한다. 이 이하는 감히 몸을 훼상하지 않는 道를 말한 것이다. 여자는 뜻이 바르고 행실이 충직한 뒤에야 몸을 욕되지 않게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렇게 하는 자가 있으면 반드시 그를 사모한다. 남자는 재주와 지혜가 뛰어나고 성실과 어짊이 드러난 뒤에야 성취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렇게 하는 자가 있으면 반드시 그를 본받는다. 이 두 글귀를 알면 어버이를 섬길 수 있을 것이다. [節旨] 비록 남녀가 다름이 있으나 五常의 수련은 동일한 것이다.
역주 역주1 烈 : 충렬이다.(《廣韻》) 강정함이며 충의로움이다.(《漢字典》) 《釋義》에는 烈이 潔로 되어 있다. 원래 絜(깨끗할 결)이 쓰인 것인데, 바뀌었다는 주장이 있다. ‘女慕貞絜과 紈扇圓潔’의 絜‧潔 두 글자는 글자가 다르면서 뜻이 같다. 古字에는 潔(깨끗할 결)이 없어서 다만 絜만 썼는데 李斯가 會稽에 올라가 지은 頌에 “남녀가 깨끗하며 성실하다.[男女絜誠]”고 한 것이 그것이다. 세속 책에서 女慕貞絜의 絜을 潔로 쓰고, 일을 꾸미기를 좋아하는 자들이 아마 《千字文》은 거듭 나오는 글자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하여 그 때문에 烈로 고쳤으니, 이는 모두 글자의 뜻을 알지 못한 것이다.(《字詁》 〈俠〉) 烈로 쓰인 본은 원래 絜(깨끗할 결)이었는데 烈(충렬 렬)로 바뀐 것이고, 絜‧潔은 두 글자로서 뜻이 같다는 것이다. 그러나 絜‧潔은 音‧義가 같은 同字異形의 古今字이므로 同字로 처리해야 할 것이다. 역주2 效 : 効(본받을 효)와 통한다.(《中》) 역주3 女慕貞烈 男效才良 : 慕는 사랑한다는 뜻이다. 貞潔은 바르면서 고요함이다. 效는 본받는다는 뜻이다. 才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良은 도덕이 있는 사람이다.(《釋義》)
허물을 알면 반드시 고치고, 능함을 얻으면 잊지 말라. 仲由는 잘못을 듣기를 좋아하여 남이 잘못을 말해주면 기뻐하였다. 그는 잘못을 들어 알면 반드시 고쳤으니, 百代의 스승이 될 수 있다. 《論語》 〈子張〉에 이르기를 “달마다 그 능함을 잊지 않는다.” 한 것이 이것이다. 능하면서 잊지 않는다면 얻음이 더욱 견고하여 잃지 않을 것이다. 이 두 글귀를 알면 학문에 나아갈 수 있다.
역주 역주1 知過必改 得能莫忘 : 改는 고친다는 뜻이다. 得은 구하여 얻음이다. 能은 자기에게 있는 것이다. 忘은 잊는다는 뜻이다. 이는 五常에 過失이 있으면 반드시 고치고 능한 것이 있으면 반드시 지켜서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2 仲由 : 孔子의 제자. 공자보다 9세가 적다. 字는 子路, 季路이다. 역주3 仲由……可爲百世師也 : 《孟子》 〈公孫丑 上〉의 ‘子路人告之以有過則喜’와 그 集註의 ‘喜其得聞而改之’와 ‘仲由喜聞過……亦可謂百世之師矣’에서 유래한 것이다.
상대방의 단점을 말하지 말고, 자기의 장점을 믿지 말라. 君子는 스스로 수련하기에 급하기 때문에 남의 장점과 단점을 점검할 겨를이 없다. 《孟子》 〈離婁 下〉에 말하기를 “남의 착하지 않음을 말하다가 그 후환을 어찌하겠는가!” 하였으니, 마땅히 留念하여야 할 것이다. 자신이 장점을 가졌더라도 스스로 믿어서는 안 되니, 믿으면 진전하는 바가 없다. 《書經》 〈說命 中〉에 이르기를 “그 장점을 가졌다고 생각하면 그 장점을 잃는다.” 하였으니, 가장 경계하고 살펴야 할 일이다. 이 두 글귀를 알면 자기 자신을 수련할 수 있다. [節旨] 이 節과 아래 節은 모두 五常을 수련하는 일을 말하였다.(《釋義》)
역주 역주1 罔 : 網(그물 망)과 같다.(《註解》) 罔의 本義는 ‘그물’이고, 여기서는 ‘말다’로 쓰인 것이다. 역주2 罔談彼短 靡恃己長 : 罔은 경계하는 말[戒之之辭]이다. 談은 말한다는 뜻이다. 彼는 나를 상대하여 말한 것이다. 短은 잘못이다. 靡는 말라[無]는 뜻이다. 恃는 자랑한다는 뜻이다. 長은 능하다는 뜻이다. 남이 五常에 과실이 있으면 비방하지 말고, 자기가 오상에 능한 것이 있으면 자랑하지 말 것을 말하였다.(《釋義》) 역주3 如後患何 : 後患如何가 바뀐 모습이다. 따라서 ‘如……何’를 ‘如何’로 하여 ‘어찌할까’로 풀이한다. 역주4 體念 : 깊이 헤아리는 것[體諒]이다.(《漢》)
약속은 실천할 수 있게 하고, 器量은 헤아리기 어렵도록 〈크게〉 하고자 한다. 《論語》 〈學而〉에서 有子가 말하기를 “약속이 옳음에 가까우면 약속한 말을 실천할 수 있다.” 하였으니, 약속을 하고서 그 일이 마땅함에 맞으면 약속한 말을 실천할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 그릇에는 크고 작음이 있으니, 斗와 筲는 진실로 말할 것이 없고, 長江과 黃河 또한 끝이 있다. 〈사람의 器局은〉 반드시 天地와 같게 한 뒤에야 측량하기 어렵게 되는 것이다. 이 두 글귀를 알면 사물에 대응할 수 있다.
역주 역주1 信使可覆 器欲難量 : 信은 알차다는 뜻이다. 覆은 증험한다는 뜻이다. 이는 남과 약속하여 힘써 성실하게 하고 증험할 수 있게 하면 말이 허망하지 않다고 말한 것이다. 器는 기량이다. 量은 헤아린다는 뜻이다. 사람의 기량은 광대하게 하여 남이 헤아리기 어렵도록 해야 하니, 자기의 장점을 과시하면 남이 헤아릴 수 있게 됨을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2 信 : 약속함이다.(《論語》 〈學而〉 集註) 역주3 覆 : 復(실천할 복)과 같다.(《註解》) 《論語》 〈學而〉에는 復으로 쓰였고, 그 集註에는 “復은 말을 실천함이다.” 하였다. 역주4 量 : ‘헤아리다’의 동사일 경우 平聲이고, ‘數量’‧‘氣量’의 명사일 경우 仄聲이다. 역주5 斗筲 : 작은 기량을 말한다. 斗筲는 斗와 筲이다. 斗는 10升이 들어가고, 筲는 대나무 그릇인데 1斗 2升이 들어간다. 모두 양이 작은 용기이다.(《漢》)
신습한자
信:믿을 신/약속할 신 信用 信義 信任 書信 確信 信賞必罰 使:부릴 사/하여금 사/사신 사 使令 使命 使用 公使 大使 冬至使 咸興差使 可:옳을 가/할 수 있을 가 可決 可能 可望 可否 認可 許可 曰可曰否 覆:엎을 복/실천할 복/덮을 부 覆面 覆盆子 反覆 顚覆 覆水不收 覆蓋 覆檢 器:그릇 기/기량 기 器具 器局 器量 利器 祭器 鐵器 大器晩成 欲:하고자 할 욕 欲求 欲心 私欲 意欲 欲巧反拙 欲速不達 難:어려울 난 難易 非難 災難 高難度 難攻不落 難兄難弟 量:헤아릴 량 量器 度量 分量 數量 雅量 測量 量入爲出
墨子는 실이 물들 듯 나빠지는 것을 슬퍼하였고, 《詩經》에서는 〈羔羊〉편의 〈節儉과 正直을〉 찬미하였다. 墨은 墨翟이다. 묵적은 실을 물들이는 것을 보고 슬퍼하였으니, 사람의 性은 본래 착하나 습관과 물든 것에 이끌려 착하지 않은 일을 하는 것이, 마치 실이 본래 희지만 지금 검어져서 다시 희어질 수 없음과 같음을 말한 것이다. 〈羔羊〉은 《詩經》 〈召南〉의 편명이니, 南國의 大夫가 文王의 교화를 입어 節儉하고 정직함을 찬미한 것이다. 이 두 글귀는 人性은 바뀌기 쉬워 악해질 수도 있고 착해질 수도 있음을 말한 것이다. [節旨] 이는 五常을 수련하는 사람은 純一하여 섞이지 않으려 한다는 것을 말하였다.(《釋義》)
역주 역주1 墨悲絲染 詩讚羔羊 : 墨은 성이고 이름이 翟이다. 悲는 애통하여 울음이다. 絲는 누에가 토한 것이다. 색깔이 있는 것을 흰 것에 더한 것을 染이라 한다. 墨翟이 실을 물들이는 것을 보고 말하기를 “푸른색에 물들이면 푸르게 되고 노란색에 물들이면 노랗게 되니, 삼가지 않을 수 없다.” 하였다. 讚은 아름다워한다는 뜻이다. 羔는 양의 작은 것이다. 羊은 가축 이름이다. 《詩經》 〈羔羊〉에 말하기를 “양 가죽 옷이여, 흰 실로 꿰맨 다섯 군데 솔기로다.” 하였다. 살펴보면 《詩經》의 본래 뜻은 大夫들이 節儉하고 정직한 것을 아름다워한 것인데, 이 시를 인용하여 다만 양 가죽 옷의 흰 실로 꿰맨 솔기가 그 색깔이 純一함을 취했을 뿐이다.(《釋義》)
大道를 행하면 賢者가 되고, 능히 생각하면 聖人이 된다. 《詩經》 〈車舝〉편에 이르기를 “높은 산을 우러러보고 大道를 행한다.” 하였으니, 대도를 행하여야 함을 알면 현자가 될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 《書經》 〈多方〉편에 이르기를 “聖人도 생각하지 않으면 狂人(미치광이)이 되고, 미치광이도 능히 생각하면 성인이 된다.” 하였으니, 성인과 미치광이의 구분이 다만 한 번 생각함에 달렸음을 말한 것이다.
역주 역주1 賢 : 贒(어질 현)과 같다.(《註解》) 역주2 克 : 剋(능히 극)과 같다.(《註解》) 역주3 景行維賢 克念作聖 : 景은 우러러본다는 뜻이다. 行은 일의 자취이다. 《詩經》 〈小雅〉에 말하기를 “대도를 행한다.[景行行止]” 하였다. 維는 惟(어조사 유)와 같다. 賢은 능히 五常을 수련하는 훌륭한 사람이다. 훌륭한 사람은 마땅히 우러러보고 그 행한 일을 본받아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克은 능히이다. 念은 생각한다는 뜻이다. 作은 된다는 뜻이다. 聖은 생각하고 노력할 것이 없이 스스로 五常에 합치되는 사람이다. 사람이 능히 五常의 도를 마음에 생각하여 힘써 시행하면 성인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4 行 : 두 번 쓰인 것에 대하여는 “위의 行자는 道를 말하고 아래의 行자는 사람의 걸어감을 말한다.”(《詩經世本古義》 卷18 〈車舝〉) 하여, 行이 윗글자는 ‘길’로 아랫글자는 ‘가다’로 쓰였음을 밝혔다. 역주5 高山仰止 景行行止 : 〈車舝〉의 集傳에는 “景行은 큰 길이다. ……높은 산은 우러러볼 수 있고, 큰 길은 갈 수 있다.”고 하여 景行을 ‘큰 길’로 풀이하였는데, 《註解》에서는 ‘큰 도리’로 전환하여 사용하였고, 《釋義》에서는 “우러러보고 행한 일을 본받는다.”로 풀이하였다. 止는 두 경우 모두 어조사이다.
功德이 서면 名譽가 확립되고, 몸이 바르면 그림자가 바르며 儀表가 바르면 그림자가 똑바르게 된다. 공덕은 실제[實]이고 명예는 實의 허울[客]이니, 實이 있는 곳에는 名이 저절로 따른다. 몸이 바르면 그림자도 바르고, 儀表가 똑바르면 그림자도 똑바르다. 《書經》 〈君牙〉편에 이르기를 “네 몸이 능히 바르면 감히 바르지 않게 하는 이가 없다.” 하였고, 《論語》 〈顔淵〉편에서 孔子가 말하기를 “그대가 올바름으로 솔선수범하면 누가 감히 바르지 않게 하겠는가.” 하였으니, 바로 이것을 말한 것이다. [節解] 이는 賢人과 聖人이 능히 五常의 덕을 세우고 그것으로 인해 성인과 현인의 명예를 갖게 되는 것이, 예컨대 형체와 의표가 바르며 똑바른 것과 같이 되면 그림자가 절로 따라서 어긋나지 않는 것과 같으니, 도덕을 닦는 이는 반드시 명예가 있어서 사람이 본받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德建名立 形端表正 : 德은 즉 五常의 덕이다. 建은 즉 선다[立]는 뜻이다. 名은 현인‧성인의 이름이다. 形은 몸이다. 端은 즉 바르다는 뜻이다. 나무를 세워 푯말을 삼을 때, 몸이 바르면 그림자 역시 바르고 푯말이 바르면 그림자 역시 바르다.(《釋義》) 역주2 表正 : 表는 《釋義》에서 푯말[標木]*(《漢》), 해시계 그림자를 재는 막대(《漢字典》)로, 《註解》에서 儀表*로 풀이하였다. 두 가지 풀이를 모두 인정할 만하다. *푯말[標木] : “萬邦을 해시계 막대가 똑바르듯이 다스린다.[表正萬邦]”(《書經》 〈仲虺之誥〉), “表正은 해시계 막대가 여기에서 똑바르면 그림자가 저기에서 바르게 된다.[表正者 表正於此 影直於彼也]”(〈仲虺之誥〉 集傳), “그림자가 바른 것은 해시계 막대가 똑바른 것에 말미암는다.[影端由表正]”(《舊唐書》 〈魏玄同傳〉)에 보인다. *儀表 : 表正萬邦은 “의표가 되어 만방을 바로잡는 것이다.[表正萬邦 爲儀表以正萬邦]”(《尚書句解》 〈仲虺之誥〉)에 보인다.
빈 골짜기에 소리가 〈메아리쳐〉 전해지고 빈집에 들음이 〈울려져서〉 반복된다. 사람이 빈 골짜기에 있을 때에 소리가 있으면 골짜기에서 스스로 메아리쳐 호응하여 그 소리가 전해진다. 위에서는 그림자가 몸을 따름을 말하였고, 여기서는 메아리가 소리를 따름을 말하였으니, 같은 뜻이다. 빈집에 소리가 있으면 또한 소리가 울려서 중복될 수 있으니, 집이 울림이 있는 것은 골짜기가 울림이 있는 것과 같다. 《周易》 〈繫辭傳〉에 이르기를 “그 말을 내는 것이 착하면 千里의 밖에서도 호응한다.” 하였으니, 바로 이러한 이치이다.
역주 역주1 空谷傳聲 虛堂習聽 : 空은 즉 비운다는 뜻이다. 谷은 두 산 사이의 서로 낀 곳이다. 傳은 잇는다는 뜻이다. 堂은 집이 높으며 큰 것이다. 習은 거듭한다는 뜻이다. 聽은 귀로 듣는 것이다. 이는 말하기를 “소리가 빈 골짜기 안에 있으면 서로 전해져서 그치지 않고 빈집 안에 있으면 소리가 여기에서 나서 메아리가 저기에서 호응하여 듣는 이에게 중복되도록 한다.”고 한 것이다.(《釋義》) 역주2 宖 : 집 울림이다.(《說文》) 역주3 谹 : 골 울림이다.(《說文》)
재앙은 惡行의 쌓임에 기인하고 복은 善行의 慶事에 인연한다. 화를 불러들이는 것은 평소 악행을 쌓은 것에 기인한다. 복을 얻는 것은 실로 선행을 쌓고 남은 경사에 인연한 것이다. 《孟子》 〈公孫丑 上〉에서 孟子가 말하기를 “화와 복은 자기로부터 구하지 않는 것이 없다.” 하였으니, 화와 복이 선행과 악행을 따름은 마치 그림자와 메아리가 형체와 소리를 따름과 같은 것이다. [節旨] 앞 절(2‧6‧26/2‧6‧27)에서는 사람 일을 어기지 않아 덕을 닦으면 반드시 좋은 명예를 얻게 됨이, 마치 그림자가 몸과 해시계 막대를 따름과 같다고 말하였고, 이 節(2‧7‧28/2‧7‧29)에서는 하늘의 도리는 어그러지 않아 惡行을 하면 禍를 얻으며 善行을 하면 福을 얻는 것이 마치 메아리가 소리에 나아가는 것과 같다고 말하였다.(《釋義》)
역주 역주1 惡 : 俗字는 悪(악할 악)이다.(《中》) 역주2 禍因惡積 福緣善慶 : 禍는 재앙이다. 惡은 五常에 어긋나는 일이다. 積은 쌓음이니, 악행이 한 가지가 아님을 말한다. 緣은 즉 인하다[因]는 뜻이다. 善은 오상을 수련하는 일이다. 慶은 선행이 드러난다는 뜻이다. 이는 하늘이 사람에게 재앙을 내리는 데에는 반드시 그 五常에 어긋남으로 인하여 악행을 함이 여러 가지여서 그렇게 된 것이고, 하늘이 사람에게 복을 내리는 데에는 반드시 그 오상을 잘 수련함으로 인하여 선행이 몸에 나타나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3 積善之餘慶 : “선행을 쌓는 집에는 반드시 남은 경사가 있다.”(《周易》 〈坤卦 文言傳〉)에서 줄인 것이다. 역주4 禍福之隨善惡 猶影響之隨形聲也 : “道를 순히 하면 길하고 거역을 따르면 흉함이 그림자나 메아리와 같다.”(《書經》 〈大禹謨〉), 그리고 “길흉이 선악에 호응하는 것은 마치 그림자나 메아리가 모양이나 소리에서 나오는 것과 같다.”(《書經》 〈大禹謨〉 集傳)에서 유래한 것이다. *餘慶 : 선조가 선행을 많이 한 보답으로 자손들이 받는 복을 이른다.
한 자의 구슬이 보배가 아니고, 한 치의 짧은 시간[寸陰]을 다투어 아껴야 한다. 보배로운 玉이 그 길이가 한 자나 된다면 지극한 보배라 이를 수 있으나, 이것도 오히려 아직 보배가 되기에 충분하지 못하고, 별도로 보배로 삼을 수 있는 것이 존재한다. 禹王은 한 치의 光陰(짧은 시간)을 아꼈으니, 햇빛이 한 치쯤 옮겨가는 시간은 사람들이 소홀히 여기는 것이나 성인은 이를 아꼈다. 이는 임무가 무겁고 길이 멀어 날짜를 부족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節旨] 하늘의 도리와 사람의 일이 어긋나지 않음이 이와 같아서 사람은 당연히 그 五常을 힘써 시행해야 한다.(《釋義》) [節解] 이것은 한 자 구슬이라도 보배로 여길 것이 못 되고, 오직 寸陰을 마땅히 다투어서 부지런히 오상을 수련하되, 오직 날이 부족함을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尺璧非寶 寸陰是競 : 尺은 길이의 단위이니, 10寸이 1尺이 된다. 璧은 옥의 둥근 것이다. 寶는 귀중히 여김이다. 寸도 길이의 단위이다. 陰은 해 그림자이다. 競은 다툼이니, 옛날에 禹임금은 寸陰을 아꼈다. 《淮南子》 〈原道訓〉에 이르기를 “성인은 한 자의 구슬을 귀하게 여기지 않고 한 치의 시간을 중시하였다.” 하였다.(《釋義》) 역주2 非 : 명사를 부정하여 ‘……가 아니다’로 풀이한다. 부정을 나타내는 것으로 未‧不이 있는데 이는 모두 동사‧형용사를 부정하여 ‘……지 않다’로 풀이한다. 未는 시간‧정도가 ‘아직 ……지 않다’이고, 不은 시간‧정도의 의식이 없이 부정하는 것이다. 未足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로 不足은 ‘충분하지 않다’로 풀이된다. 역주3 寸陰 : 해 그림자가 1치를 옮겨가는 시간으로, 매우 짧은 시간을 형용한다. 더 짧은 시간으로는 寸陰의 1/10인 分陰이 있다. 역주4 是 : 목적어를 술어 앞으로 도치하여 강조시키는 조사. ‘寸陰是競’은 ‘競寸陰’이 정치법 구문인데 寸陰을 是 앞에 놓아 강조한 것이다. 따라서 是는 ‘~을(를)’로 국역된다. ‘競寸陰’으로 쓰인 예는 清 乾隆皇帝의 “大禹競寸陰”(《御製詩初集》 卷32 競渡) 등에서 확인된다. 역주5 競 : 竸(다툴 경)과 같다.(《中》) 역주6 晷 : 해 그림자이다.(《廣韻》) 역주7 任重道遠 : 《論語》 〈泰伯〉의 “任重而道遠”에서 온 것이다.
부모 섬김을 바탕으로 하여 임금을 섬기니, 엄숙함과 공경함이다. 《孝經》에 이르기를 “부모를 섬기는 것에 의뢰하여 임금을 섬긴다.” 하였으니, 부모를 섬기는 도리를 미루어나가 임금을 섬김을 말한 것이다. 부모를 섬기는 孝와 임금을 섬기는 忠은 각기 마땅한 바가 있으니, 모두 아랫 글에 나타나 있다. 그러나 嚴莊하고 敬恭하는 요체와 같은 것은 부모를 섬김과 임금을 섬김이 본래부터 한 가지 이치인 것이다. [節旨] 위에서 五常을 당연히 수련해야 한다고 말하였는데 이른바 오상은 인륜의 안에 있는 것이다. 仁은 아버지와 아들의 덕이 되고, 義는 임금과 신하의 덕이 되고, 어른과 어린이의 순서가 있는 것은 곧 禮의 덕이 되고, 남편과 아내의 구별이 있는 것은 곧 智의 덕이 되고, 信은 또 붕우의 덕이 된다. 이 아래 14절은 모두 인륜을 말하였는데, 인륜 중에 부자‧군신보다 큰 것이 없으므로 또 구별하여 말하였다.(《釋義》)
역주 역주1 曰 : 助詞이다. 글귀 앞에 사용한다. 楊樹達의 《詞詮》 卷8에 “曰은 말 머리의 助詞이다.” 하였다.(《漢字典》) 역주2 資父事君 曰嚴與敬 : 資는 의뢰한다는 뜻이다. 事는 받든다는 뜻이다. 嚴은 畏憚의 뜻이다. 敬은 마음에 거만함이 없음이다. 《孝經》에 말하기를 “아버지를 섬기는 것에 의하여 임금을 섬기되 공경함은 같다.” 하고, 또 말하기를 “효도는 아버지를 존경함보다 큰 것이 없다.” 하였다. 이는 아버지를 섬기는 도리로 곧 임금을 섬길 수 있으니, 그 嚴憚恭敬하는 마음은 같아서 효도를 옮겨서 충성을 하게 된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3 本自 : 본래부터. 줄곧.
효도는 마땅히 힘을 다해야 하고, 충성은 목숨을 다해야 한다. 竭力은 그 힘을 다하여 게을리하지 않음을 이르니, 《論語》 〈學而〉에서 子夏가 말한바 “부모를 섬기되 그 힘을 다한다.”는 것이 이것이다. 盡命은 그 몸을 죽이더라도 사양하지 않음을 이르니, 《論語》 〈學而〉에서 子夏가 말한바 “군주를 섬기되 능히 그 몸을 바친다.”는 것이 이것이다.
역주 역주1 孝當竭力 忠則盡命 : 부모를 잘 섬기는 것이 孝이다. 當은 합당하다는 뜻이니 이치에 합당함이 이와 같아야 함을 말한다. 竭은 또한 다한다는 뜻이다. 자신의 마음을 다하는 것이 忠이다. 《論語》 〈八佾〉에 이르기를 “신하는 임금을 충성으로 섬긴다.” 하였다. 이는 충신이 임금을 섬기는 데에는 죽음만이 있고 두 마음이 없어서 자기의 목숨을 다하여 아끼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다. 孝는 위의 資父를 이어서 말하였고, 忠은 위의 事君을 이어서 말하였다.(《釋義》) 역주2 子夏 : 孔子의 제자. 성은 卜, 이름은 商. 문학에 뛰어났다.
깊은 연못에 임한 듯이 살얼음을 밟는 듯이 조심하고, 일찍 일어나 부모님이 더우신지 시원하신지 살핀다. 《論語》 〈泰伯〉편에서 曾子가 臨終할 때에 말하기를 “《詩經》 〈小雅 小旻〉에 ‘깊은 연못에 임한 듯이 하고 살얼음을 밟는 듯이 하라.’ 하였으니, 지금 이후에야 나는 〈몸을 훼손할까 하는 우려에서〉 면한 것을 알겠구나.” 하였다. 이것은 위 글에서 말한 ‘감히 훼상하지 않는다.’는 도리이다. 《詩經》 〈衛風 氓〉에는 “일찍 일어나고 밤늦게 자라.” 하였고, 《禮記》 〈曲禮 上〉에는 “겨울에는 따뜻하게 해 드리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해 드려라.” 하였으니, 이는 어버이를 섬기는 소략한 예절이다. 이 두 글귀는 오로지 孝를 말하였으니, 효하면 忠을 군주에게 옮겨 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節旨] 위에서 忠孝의 도리를 말하여 임금을 섬기는 것은 곧 부모를 섬김에 바탕을 두어야 하기 때문에 여기서는 또 효도를 전적으로 말하였다.(《釋義》) [節解] 이는 嚴敬의 실상은 자식이 부모를 섬기는 데에는 신중하고 조심하여 깊은 못에 임한 듯이 살얼음을 밟는 듯이 하고, 일찍 일어나고 밤늦게 자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해 드리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해 드린 뒤에 효도가 된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臨深履薄 夙興溫凊 : 臨은 임한다는 뜻이다. 深은 깊은 연못이다. 履는 밟는다는 뜻이다. 薄은 얇은 얼음이다. 《詩經》 〈小雅 小旻〉에 이르기를 “두려워하며 조심하여 깊은 연못에 임한 듯이 하고 살얼음을 밟는 듯이 하라.” 하였다. 夙은 일찍이다. 興은 일어난다는 뜻이다. 《詩經》 〈衛風 氓〉에 이르기를 “일찍 일어나고 밤늦게 자라.” 하였고, 〈小雅 小宛〉에 이르기를 “너의 부모를 욕되게 하지 말라.” 하였다. 溫은 따뜻하게 함이다. 凊은 시원하게 함이다. 《禮記》 〈曲禮 上〉에 이르기를 “사람의 자식이 된 예는 겨울에는 따뜻하게 해 드리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해 드리는 것이다.” 하였다.(《釋義》) 역주2 而今而後 吾知免夫 : 朱子는 이 풀이를 “장차 죽음에 이른 뒤에야 이 몸을 훼상할까 하는 근심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알겠다.”(《論語》 〈泰伯〉 集註)로 하였다. 역주3 冬溫夏凊 : 체온으로 따뜻하게 하고, 부채질로 시원하게 한다. 晉나라 王延은 부모의 안색을 살펴 봉양하여 여름에는 잠잘 자리를 부채질해 드렸고 겨울에는 몸으로 이불을 덥혀 따뜻하게 해 드렸다.(《晉書》 卷88 〈王延傳〉) 역주4 疏節 : 소략한 예절이다.(《漢》)
〈지조는〉 난초의 향기와 같고, 〈절개는〉 소나무의 무성함과 같다. 난초는 깊은 골짜기에 있으면서 홀로 향기 피우니, 군자의 지조가 여유롭고 그윽함을 비유한 것이다. 소나무는 서리와 눈을 업신여기며 홀로 무성하니, 군자의 기개가 우뚝함을 비유한 것이다.
역주 역주1 似蘭斯馨 如松之盛 : 似‧如는 모두 견준다는 뜻이다. 蘭은 향초이다. 《周易》 〈繫辭〉에 말하기를 “그 향취가 난초와 같다.” 하였다. 斯는 어조사이다. 馨은 향기로움이다. 松은 나무 이름이다. 盛은 무성하다는 뜻이다. 소나무는 겨울에 이르러도 시들지 않으므로 盛이라고 말하였다.(《釋義》) 역주2 斯 : 助詞 ‘之’에 相當한다.(《漢字典》) 따라서 ‘之’의 ‘~의’로 국역된다. 역주3 如松之盛 : “소나무의 무성함과 같다.[如松茂矣]”(《詩經》 〈小雅 斯干〉), 또는 “소나무의 무성함과 같다.[如松之茂]”(《詩經》 〈小雅 斯干〉 集傳)에서 유래한 것이다. 역주4 蘭之爲艸 處幽谷而孤馨 : 지초와 난초는 깊은 숲에서 생장하여 사람이 없다고 해서 향기가 없지 않고, 君子는 도를 수련하여 도덕을 세우는 데에는 곤궁하다고 해서 절개를 꺾지 않는다.(《家語》 〈在厄〉) 역주5 磊落 : 우뚝하다는 뜻이다.
냇물은 흘러 쉬지 않고, 못 물은 맑아 비침을 취한다. 물이 흘러가는 것을 내라 하는데, 그 흐름이 밤낮으로 쉬지 않으니, 군자가 힘쓰고 두려워하여 그치지 않음을 비유한 것이다. 물이 고여 있는 것을 못이라 하는데, 그 맑음이 충분히 비추어낼 수 있으니, 군자가 홀로 보는 것이 밝으며 활달함을 비유한 것이다. [節旨] 효도는 온갖 행실의 근원이어서 능히 부모에게 효도하면 덕이 있는 사람이 되므로 비유를 설정하여 찬미하였다.(《釋義》) [節解] 그 德이 향기로운 것은 난초와 같고, 그 덕이 무성한 것은 소나무와 같고, 그 덕이 순수하여 일정하면서 끊어지지 않는 것은 냇물이 흘러서 그치지 않는 것과 같고, 그 덕이 깨끗하여 더러움이 없는 것은 못이 맑아서 비칠 수 있는 것과 같음을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川流不息 淵澄取映 : 川은 물이 흐르는 것이다. 流는 간다는 뜻이다. 息은 그친다는 뜻이다. 淵은 물이 그친 것이다. 澄은 맑다는 뜻이고, 映은 비춘다는 뜻이니, 물이 맑으면 사물을 비출 수 있다.(《釋義》) 역주2 川流不息 : 孔子가 냇가에 있으면서 말하였다. “가는 것이 이와 같구나! 밤낮 쉬지 않는다.”(《論語》 〈子罕〉) 역주3 淵澄取映 : “정신은 지혜의 못이다. 정신이 맑으면 지혜가 밝아진다. …… 사람은 흐르는 장마 물에서는 보는 것이 없으나 맑은 물에서는 보게 되는데 맑고 또 고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신이 맑고 뜻이 평안해야 사물의 실정을 형용할 수 있다.”(《文子》 卷上 〈守清〉) 역주4 乾惕 : “군자가 종일토록 부지런히 힘써 저녁까지 삼가 두려워하면 위태로우나 허물이 없으리라.”에서 줄인 것이다.(《周易》 〈乾卦 九三〉)
용모와 행동거지는 〈엄숙히 하여〉 생각하는 듯이 하고, 말은 〈자세하고〉 안정되어야 한다. 용모와 행동거지는 엄숙하여 생각하는 듯이 하려 해야 하니, 《禮記》 〈曲禮 上〉에 이른바 “엄숙히 하여 생각하는 듯이 하라.”고 한 것이 이것이다. 말은 자세하고 안정되게 하려 해야 하니, 《禮記》 〈曲禮 上〉에 이른바 “말을 안정되게 하라.”고 한 것이 이것이다. [節解] 이 節은 덕이 있는 사람은 그 모습과 말이 모두 이와 같아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容止若思 言辭安定 : 容은 용모이다. 止는 동작을 상대하여 말한 것이니, 온 몸의 거동이다. 마음에 운용하는 것을 思라고 한다. 사람이 생각함이 있는 이는 모습을 반드시 침착하며 조용히 한다. 若思는 용모에 엄숙함이 있는 것이다. 言은 말이다. 辭는 해설이니, 말이 아름다움을 이룬 것이다. 安定은 역시 沈靜의 뜻이다. 《禮記》 〈曲禮 上〉에 이르기를 “공경하지 않음이 없으며 엄숙히 하여 생각하는 듯이 하라.” 하였다.(《釋義》) 역주2 辭 : 辤(사양할 사)와 같다.(《註解》) 역주3 儼然若思 : 그 용모는 반드시 단정‧엄숙하면서 생각하는 듯이 해야 한다.(《禮記》 〈曲禮 上〉 集說)
시작을 독실하게 함이 진실로 아름답고, 마무리를 신중히 하여 마땅히 아름답게 해야 한다. 사람이 시작에 독실하고 謹厚하면 참으로 아름다우나 오히려 아직 안 되고, 반드시 그 마침을 신중히 해야 지극히 훌륭한 것이 되니, 《詩經》 〈大雅 蕩〉에 이르기를 “〈착한〉 처음은 있지 않는 이가 없으나 능히 〈착한〉 마침이 있는 이가 적다.”라고 한 것이 바로 이 뜻이다. [節解] 사람으로서 도덕이 있는 이는 능히 시작에 謹厚하는 것이 진실로 착하나, 또한 마땅히 마침에 신중히 한 뒤에야 도덕이 이룩됨을 말한 것이다. 사람이 어릴 때에 부모를 그리워하는 것은 진실로 시작에 근후한 것이다. 여색을 좋아할 줄 알게 되어서는 젊고 아름다운 여자를 그리워하고, 처자식이 있게 되어서는 처자식을 그리워하고, 벼슬하면 임금을 그리워하여 마침을 잘하는 이가 적다. 오직 몸을 마칠 때까지 부모를 그리워하는 사람이라야 大孝라고 할 수 있으므로, 사람을 면려하여 도덕을 수련하는 데에는 당연히 끝맺음도 그 처음과 같이 해야 한다.(《釋義》)
역주 역주1 篤初誠美 愼終宜令 : 篤은 후하다는 뜻이다. 初는 처음이다. 誠은 진실로이다. 美‧令은 모두 착하다는 뜻이다. 愼은 삼간다는 뜻이다. 終은 일의 완성이다. 宜는 마땅하다는 뜻이다.(《釋義》)
영화로운 사업의 터가 되는 바이고, 명예가 많아 성대하여 끝이 없다. 榮業은 바로 영화롭고 빛나는 일이니, 그 기본은 바로 資父事君 이하의 일이다. 사람이 능히 일을 강구하여 기본으로 하는 바가 있으면, 名聲이 많아 성대하여 거의 끝이 없게 된다.
역주 역주1 籍 : 어느 곳에는 藉(많을 자‧적)으로 되어 있다.(《註解》) 역주2 籍甚 : 籍은 자‧적 兩音이며, 藉와 통용한다. 雜亂, 성대히 많다는 뜻이며, 狼藉‧藉藉와 같은 뜻이다. 《史記》 〈酈生陸賈列傳〉에 “명성이 많아 성대하다.” 하였고, 裴駰의 集解에는 “《漢書音義》에 이르기를 ‘많아 성대함을 말한다.’ 하였다.”(《漢字典》) 역주3 榮業所基 籍甚無竟 : 榮은 영화롭다는 뜻이다. 業은 일이니, 곧 다음의 攝職從政으로 벼슬하는 사람의 일이다. 基는 근본이다. 籍는 명예가 있음이다. 甚은 크게 지나침이다. 《漢書》 〈陸賈列傳〉에 이르기를 “명성이 많아 성대하다.” 하였다. 竟은 그친다는 뜻이다.(《釋義》)
배우고서 여유가 있으면 벼슬에 올라서, 직무를 다루어 政事에 종사한다. 《論語》 〈子張〉편에서 子夏가 말하기를 “배우고서 여유가 있으면 벼슬한다.” 하였으니, 배우고서 餘力(여가)이 있어 벼슬하면 그 배운 것을 징험함이 더욱 넓을 것이다. 배우고서 여유가 있으면 官守(맡은 관직)의 직무를 다루어 국가의 정사에 종사할 수 있으니, 예컨대 子路의 과단성, 子貢의 통달함, 冉有의 재주를 夫子(孔子)께서 모두 정사에 종사할 수 있다고 인정[許與]하신 것과 같다. [節旨] 위에서는 효도가 이루어져 도덕이 갖추어지고 아버지를 섬기는 도리가 극진한 뒤에 그것에 의뢰하여 임금을 섬길 수 있음을 말하였다. 이 이하는 임금을 섬기는 일을 말하였다.(《釋義》) [節解] 능히 효도하여 덕이 있으면 뒷날 임금을 섬기는 빛나는 일이 모두 여기에 근본함을 말한 것이다. 효도하며 덕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명예가 있어 위로 소문나고 성대함이 그치지 않는다. 또 반드시 고전을 배워서 얻음이 있기를 기다린 뒤에 임금을 성취시켜 줄 바를 알며, 백성을 윤택하게 할 바를 안 뒤에 조정에 올라 벼슬을 하여 정사를 다스릴 수 있다. 《論語》에 이르기를 “배우고서 여유가 있으면 벼슬한다.” 하였다.(《釋義》)
역주 역주1 學優登仕 攝職從政 : 學은 강습 토론함이다. 優는 남음이 있음이다. 登은 오른다는 뜻이다. 仕는 벼슬함이다. 攝은 다스린다는 뜻이다. 職은 관원이 맡은 일이다. 從은 나아간다는 뜻이다 政은 국가 행정이다.(《釋義》) 역주2 子路 : 공자의 제자. 성은 仲, 이름은 由. 공자는 “중유는 과감[果]하니, 정무에 종사하는 데에 무슨 어려움이 있겠는가.” 하였다.(《論語》 〈雍也〉) 역주3 子貢 : 공자의 제자. 성은 端木, 이름은 賜. 字는 子貢. 공자는 “단목사는 통달[達]하였으니, 정무에 종사하는 데에 무슨 어려움이 있겠는가.” 하였다.(《論語》 〈雍也〉) 역주4 冉有 : 공자의 제자. 이름은 求, 字는 子有이다. 공자는 “염구는 재주[藝]가 있으니, 정무에 종사하는 데에 무슨 어려움이 있겠는가.” 하였다.(《論語》 〈雍也〉)
〈周나라 召公이〉 甘棠나무 아래에 머무니, 떠나가도 더욱 〈功德을〉 노래한다. 周나라 召公 姬奭이 남쪽 諸侯國에 있을 때에 甘棠나무 아래에 머물렀더니, 남쪽 제후국의 사람들이 그 교화를 따르지 않는 이가 없었다. 그가 떠나가고 나서, 백성들이 더욱 그를 사모하여 〈甘棠〉詩를 지어 “무성한 감당나무를 베지 말고 치지 말라. 召伯(召公)께서 草幕으로 삼으셨던 곳이다.” 하였으니, 그 恩澤이 사람들에게 들어간 것이 깊음을 알 수 있다. [節解] 신하가 임금을 섬기는 데에는 반드시 임금의 마음을 알아서 백성을 아껴야 하고, 또 召公이 南國을 떠나도 사람들이 사모하여 그가 쉬었던 나무를 남겨두어 베지 않고 더욱 노래하기를 무궁하게 해야 함을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存以甘棠 去而益詠 : 存은 머문다는 뜻이다. 甘棠은 나무 이름이니, 《草木疏》에 이르기를 “지금의 棠梨이다.” 하였다. 去는 떠난다는 뜻이다. 而는 말을 돌리는 말이다. 益은 더한다는 뜻이다. 詠은 노래한다는 뜻이다. 召公 姬奭이 南國을 순행할 적에 감당 나무 아래에 머문 적이 있었는데 후인들이 그 공덕을 사모하고 이어서 그 나무를 아껴서 차마 베지 못하였다. 그 시에 이르기를 “무성한 감당 나무를 베지 말고 치지 말라. 召伯께서 초막으로 삼으셨던 곳이다.” 하였다.(《釋義》) 역주2 存以甘棠 : ‘存以’를 《註解》에는 “止舍於”로 설명하여 ‘〈소공이〉 ……에 머물다’로 풀이하였고, 《釋義》에는 “留所止之樹而不伐”로 설명하여 ‘〈백성들이 소공이〉 머물던 나무를 남겨두어 베지 않다.’로 풀이하였다. ‘存’을 《註解》에는 ‘머물다’로, 《釋義》에는 ‘나무를 머물러 두다.’로 풀이한 것이다. 存은 소공이라는 인물보다 감당이라는 나무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역주3 詠 : 咏(읊을 영)과 같다.(《註解》) 역주4 召公奭 : 周나라 文王의 庶子, 이름은 奭이다. 成王 때에 三公이 되어 陝 以西의 땅을 다스렸다. 일찍이 南方을 巡行하다가 감당나무 아래에 머문 적이 있었는데, 그가 떠나간 뒤에 그의 덕을 추모하고 그 나무를 아껴 노래를 지은 것이 《詩經》 〈甘棠〉이다. 召를 食邑으로 받고 諸侯의 우두머리로서 方伯이 되었기 때문에 召伯이라고 하였다. 陝은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곳으로, 《春秋公羊傳》 隱公 5年에 “陝 동쪽은 周公이 관할하고, 陝 서쪽은 召公이 관할한다.” 하였다. 오늘날 河南省 陝縣 지역이고, 더 큰 지역으로 西安이 속한 陝西省도 이 지명에서 유래된 것이다. 역주5 蔽芾 : 성대한 모양이다.(《詩經》 〈甘棠〉 集傳) 역주6 茇 : 草家이다. 그 아래에 머물러 스스로 가려서 초가와 비슷할 뿐이니, 집을 지음을 말한 것이 아니다.(《詩經》 〈甘棠〉 大全)
음악은 귀하고 천함이 다르고, 예절은 높고 낮음이 구별된다. 음악은 등급과 위의[等威]가 있어서, 天子는 八佾, 諸侯는 六佾, 大夫는 四佾, 士‧庶人은 二佾과 같은 따위이니, 이는 귀함과 천함의 다름이다. 先王이 五禮를 제정하여 조정에는 임금과 신하의 의식이 있고 가정에는 부모와 자식의 윤리가 있어서, 夫婦‧長幼‧朋友의 등속에 이르기까지 모두 높음과 낮음의 구별이 있다. [節旨] 위에서는 父子‧君臣의 윤리를 말하였고, 이에 이르러서는 또 그 부류를 미루어나가서 극도로 말하고 인하여 이 두 가지 말로 발단을 삼았다.(《釋義》) [節解] 五倫 중에 귀함이 있으며 천함이 있고 높음이 있으며 낮음이 있는데, 先王께서 예의를 제정하고 음악을 만들어서 달리하여 분별한 것을 말하였다.(《釋義》)
역주 역주1 八佾 : 佾은 춤의 열[舞列]이다. “佾마다 인원수는 그 佾의 수효와 같이 한다.[每佾人數如其佾數]”고 하여 제곱 개념으로 설명하고, 혹은 “佾마다 8인이다.[或曰 每佾八人]”라고 고정 인원수로 설명하였다. 天子의 경우는 어느 경우나 8줄×8인이므로 64인으로 동일하지만, 諸侯의 경우는 6줄×6인의 36인과 6줄×8인의 48인의 차이를 보이게 된다. 이하 大夫는 16인과 32인, 士는 4인과 16인의 차이를 보이게 된다.(《論語》 〈八佾〉 集註) 역주2 五禮 : 吉禮, 凶禮, 軍禮, 賓禮, 嘉禮이다.
위에서 화합하며 아래에서 화목하고, 남편은 선창하고 부인은 따른다. 위에 있는 이가 사랑하여 가르쳐줌을 和라 하고, 아래에 있는 이가 공손하여 예의를 다함을 睦이라 하니, 아버지는 자애하고 아들은 효도하며, 형은 사랑하고 아우는 공경하는 따위가 이것이다. 남편은 강함과 옳음으로 선창하고, 부인은 유순함으로 따른다.
역주 역주1 和 : 龢(화할 화)와 같고, 咊(화할 화)가 古字이다.(《註解》) 역주2 唱 : 倡(인도할 창)과 같다.(《註解》) 역주3 上和下睦 夫唱婦隨 : 上은 바로 尊貴한 사람이다. 下는 바로 卑賤한 사람이다. 和는 화합한다는 뜻이다. 睦은 친하다는 뜻이다. 五倫이 비록 貴賤‧尊卑‧上下의 같지 않음이 있으나 모두 和諧‧親睦으로 착하게 하는 것을 말하였다. 五倫 중에 〈말을〉 夫婦에서 시작하였다. 夫는 남자의 칭호이다. 《爾雅》에 말하기를 “이미 시집간 여자를 婦라 한다.” 하였는데, 婦라는 말은 복종함이니, 남편에게 복종하여 섬긴다는 뜻이다. 唱은 인도한다는 뜻이다. 隨는 따른다는 뜻이다. 남편은 바깥일을 다스려서 앞에서 인도하고 아내는 안에서 도와 뒤에서 따른다.(《釋義》) 오륜 중에 부부에서 시작한 이유는, 부부가 순결해야 父子가 친하게 되는 순서를 제시하고 있는 다음 견해를 참고할 만하다. 이는 남편이 바깥 일, 아내가 집안일을 한다는 종래의 견해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부부가 분별이 있다는 것은 각자가 그 짝을 배필로 삼고 서로 어지럽지 않은 것이다. …… 《禮記》 〈郊特牲〉에 말하기를 ‘남녀가 분별이 있은 뒤에 부자가 친하고 부자가 친한 뒤에 의리가 생기고 의리가 생긴 뒤에 禮가 일어나고 예가 일어난 뒤에 만물이 안정되니, 구별이 없으며 의리가 없는 것은 금수의 도이다.’ 하였다. …… 지금 사람들이 남편과 아내의 분별을 엄격히 하는 것을 夫婦有別이라고 하는 것은 잘못이다.”(《與猶堂全書》 第2集 〈經集〉 第2卷 《小學枝言》 〈立敎〉) “부부가 분별이 있다는 것은 각자가 그 짝을 배필로 삼고 서로 남의 배필을 침범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부가 분별이 있은 뒤에 부자가 친하게 된다’고 한 것이다. 娼婦의 자식은 그 아비를 알지 못한다.”(《與猶堂全書》 第1集 〈詩文集〉 第21卷 〈文集 書 示兩兒〉)
밖으로는 스승의 가르침을 받고, 안으로는 어머니의 법도를 받든다. 남자는 10세가 되면 바깥의 스승에게 나아가 배운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밖으로는 스승의 가르침을 받는다.”고 한 것이다. 여자는 10세가 되면 밖에 나가지 않으며 여자 스승의 가르침을 들어 따른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안으로는 어머니의 거동을 받든다.”고 한 것이다.
역주 역주1 傅 : 음이 赴로 돕는다는 뜻이며 선생이니, 甫(남자 미칭 보)를 따르고 寸(한 치 촌)을 따랐다. 傳은 음이 椽(연/전)으로 ‘주다’이고 ‘잇다’이고 ‘펴다’이니, 專(실패 전)을 따랐다.(《字彙》 辨似 二字相似) 옛날에 《國語》 〈晉語 1〉에 이르기를 “백성은 세 분에 의해 사니, 섬기기를 한결같이 해야 한다. 아버지는 낳아주시고 스승은 가르쳐주시고 임금은 먹여준다.” 한 것이 이것이다. 《禮記》 〈檀弓 上〉에 이르기를 “부모를 섬기되 힘써 할 일을 행하여 죽음에 이르며 致喪(극진한 상례) 3년을 하고, 임금을 섬기되 힘써 할 일을 행하여 죽음에 이르며 方喪(부모에 견주는 상례) 3년을 하고, 선생을 섬기되 힘써 할 일을 행하여 죽음에 이르며 心喪(상복 없이 애모하는 상례) 3년을 한다.” 하였으니, 스승은 아버지와 아울러 존중되는 것이다. 후세에는 師道(선생의 도)를 강구하지 않아서 唐나라 韓愈가 〈師說〉을 지었는데 온 세상이 그를 비난하였으니, 풍조가 옛날답지 못한 것이 오래되었다.(《釋義》) 三은 君‧父‧師이다. 如一은 힘쓸 일을 행하여 죽음에 이름이다. 食는 녹봉을 말한다.[三 君父師也 如一 服勤至死也 食 謂禄也](《國語》 〈晉語 1〉 韋昭 注) 食는 음이 似이다.[食 音似](《小學》 〈明倫〉 集註) 致喪은 그 애통하며 수척해가는 예절을 극진히 하는 것이다. 方喪은 부모 상례에 견주어 의리로 은혜를 아우름이다. 心喪은 몸에 喪服과 絰帶(首絰과 腰絰)의 복장이 없으면서 마음에 슬픈 감정을 지니는 것이니, 이른바 아버지 상례와 같이 하면서 상복이 없는 것이다.(《禮記》 〈檀弓 上〉 集說) 역주2 母 : 母는 父母이다. 毋는 음이 無이고 그친다는 뜻이다. 毌은 음이 冠이고 물건을 꿰어 지님이다. 𣫬는 음이 牟이고 蒙과 뜻이 같다.(《康熙字典》 辨似 四字相似) 역주3 外受傅訓 入奉母儀 : 外는 나가서 마을 속에 있는 것이다. 受는 받는다는 뜻이다. 傅는 스승이다. 訓은 가르친다는 뜻이다. 入은 들어간다는 뜻이니, 집안에 들어간다는 뜻이다. 奉은 역시 받는다는 뜻이다. 儀는 본보기이다. 밖에 나가 마을에 있으면 스승의 가르침을 받고, 집에 들어와 있으면 어머니의 법도를 받듦을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4 十秊 出就外傅 : 《禮記》 〈内則〉 秊은 年의 本字이다. ‘곡식이 익다[穀熟]’가 본의이고 禾(벼 화)를 따르고 千(일천 천)이 소리인 形聲이다.(《說文》) 역주5 十秊 不出 聽從姆敎 : 《禮記》 〈内則〉 姆는 여자 스승이다.
여러 姑母와 伯父‧叔父는 〈조카를〉 아들처럼 여겨 자기 아이에 견준다. 이는 아버지의 자매와 형제를 말한 것이다. 伯‧叔은 바로 형제의 칭호인데, 세속에서는 伯을 아버지의 형이라 하고 叔을 아버지의 아우라 하니, 이 또한 세속의 오류를 따른 것이다. 이는 형제의 아들을 말한 것이다. 여러 姑母와 伯父‧叔父의 입장에서 보면 〈조카는〉 자기 자식과 같아 자기 아들에 비하게 된다. [節旨] 아버지와 아들의 윤리를 미루어 널리 말한 것이다.(《釋義》) [節解] 윗글에서는 다만 아버지에게 의지한다고만 말하여 아버지와 아들의 윤리가 다하지 못한 바가 있다. 아버지와 똑같이 높은 이는 선생이 있고 아버지와 똑같이 친한 이는 어머니가 있어서, 여러 姑母와 伯父‧叔父에 미치면 모두 아버지로부터 미루어나간 것이다. 형제의 아들에 이르러서는 곧 아들로부터 미루어나간 것으로 아버지의 윤리가 온전하다.(《釋義》)
역주 역주1 諸姑伯叔 猶子比兒 : 諸는 여럿이다. 아버지의 자매를 姑라 하고 아버지의 兄을 伯이라 하고 아버지의 아우를 叔이라 한다. 猶는 같다는 뜻이다. 比는 견준다는 뜻이다. 《禮記》 〈檀弓 上〉에 이르기를 “형제의 아들은 아들과 같다.” 하였으니, 형제가 낳은 아들은 자기의 아들과 같아서 자기 아이에 견줄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2 諸 : ‘저’ 1音으로 쓰이다가 오늘날에는 ‘저’(어조사)와 ‘제’(모두) 2음으로 쓰인다. 《字典釋要》에 ‘諸 져 衆也 語辭’, 《新字典》에 “諸 져 衆也 모듬 모들 ○ 語助辭 어조사”로 나타내어 의미가 ‘모두’와 ‘어조사’인 경우 다 ‘져’였다. 그러나 ‘모두’인 경우는 《朝鮮語辭典》(朝鮮總督府 編, 1920년)에 “졔[諸] 諸家[졔가] 諸國[졔국] ……” 등에서 ‘졔’로 나타나고 있다. 역주3 猶子比兒 : 의미가 전의되어 猶子는 ‘조카[姪子]’로, 比兒도 ‘조카[姪兒]’로 쓰이게 되었다. 역주4 伯叔卽兄弟之稱……此亦承俗謬也 : 伯叔은 형제의 서열을 말하여 형제 중에 첫 번째가 伯, 두 번째가 仲, 세 번째가 叔, 네 번째가 季이다. 그런데 伯을 ‘큰아버지[父之兄]’, 叔을 ‘작은아버지[父之弟]’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깊이 아껴주는 형과 아우는 〈부모에게 받은〉 기운이 같으며 나뭇가지같이 이어져 있다. 《詩經》 〈小雅 常棣〉에 이르기를 “죽는 두려움에는 형제가 깊이 생각해 준다.” 하였으니, 죽는 일에는 오직 형제의 친함에 있어서 생각해줌이 갑절이나 절실함을 말한 것이다. 형제는 부모의 기운을 함께 받았으니, 나무에 견주면 부모는 뿌리이고 형제는 가지가 서로 이어진 것이다. 형제인 자가 이것을 안다면 어찌 서로 사랑하지 않을 자가 있겠는가. [節旨] 이는 형제의 윤리를 말하였다.(《釋義》)
역주 역주1 同 : 仝(같을 동)으로도 쓴다.(《註解》) 역주2 氣 : 本字가 气(기운 기)이다.(《註解》) 역주3 孔懷兄弟 同氣連枝 : 孔은 크게이다. 懷는 사랑한다는 뜻이다. 《爾雅》에 말하기를 “남자로서 먼저 태어난 이가 兄이 되고 뒤에 태어난 이가 弟가 된다.” 하였다. 同은 함께이다. 氣는 부모의 기운이다. 連은 합한다는 뜻이다. 나무에서 나온 가지를 枝라 한다. 형제는 크게 서로 우애해야 함을 말한 것이다. 形體는 비록 나누어졌으나 부모의 기운을 함께 받아서, 마치 나무가 갈래 가지가 있지만 본래 한 가지에 합해진 것과 같다.(《釋義》)
벗을 사귀어 情分을 의탁하고, 切磋琢磨하며 경계하고 일깨워준다. 朋友는 義理로 결합하였는데, 부자‧군신‧장유‧부부의 倫理가 붕우를 의뢰하여 밝아진다. 그러므로 반드시 붕우의 情分을 의탁하는 것이다. 切磋琢磨는 강습하고 私慾을 이겨 다스리는 공부이며, 경계하고 일깨워줌은 善을 권면하여 서로 닦는 뜻이니, 이것이 없으면 붕우의 정분을 다했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節旨] 이 節은 朋友의 倫理를 말하였다.(《釋義》)
역주 역주1 交友投分 切磨箴規 : 交는 서로 결합하다는 뜻이다. 友는 친구이다. 投는 의탁한다는 뜻이다. 分은 去聲으로 정분이다. 切은 자른다는 뜻이고, 磨는 간다는 뜻이다. 뼈와 뿔을 다루는 이는 자르고 나서 다시 갈고, 구슬과 돌을 다루는 이는 쪼고 나서 다시 갈아낸다. 《詩經》 〈衛風 淇奧〉에 이르기를 “자르듯이 갈듯이 하고 쪼듯이 갈듯이 한다.” 하였으니, 학자가 이미 정밀히 연구했어도 더욱 그 정밀함을 구함을 비유한 것이다. 諷諭하여 그 잘못을 구제함이 있는 것이 箴이다. 規는 경계한다는 뜻이다. 이것은 붕우의 결합은 정분으로 서로 의지하여 평소에 학문을 하면 절차탁마하며 서로 권면하여 그 정밀함을 연구하고, 과실이 있게 되면 풍유하며 경계하여 서로 구원함으로써 그 잘못을 바로잡는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2 責善 : 선을 따르도록 권면하는 것이다.(《漢》) 責은 권한다는 뜻이다.
인자하고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을, 다급할 때에도 떠나지 말아야 한다. 仁은 마음의 德이며 사랑의 原理이고, 慈愛는 仁의 응용이요 惻隱은 仁의 단서이다. 《論語》 〈里仁〉에 공자가 말하기를 “군자는 밥 한 그릇을 먹는 짧은 시간도 仁을 떠남이 없어 다급할 때에도 반드시 仁으로 한다.” 하였으니, 仁을 떠날 수 없는 것이 이와 같다. [節旨] 위에서 오륜을 갖추어 말하였으나 五常의 덕이 아직도 명확히 지적되지 않았으므로, 여기에서 자세히 말하였다. 이것은 仁의 덕을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仁慈隱惻 造次弗離 : 慈는 사랑한다는 뜻이다. 隱은 매우 아파함이다. 惻은 간절히 애상해함이다. 《孟子》 〈告子 上〉에 말하기를 “측은한 마음은 사람이 모두 가지고 있다.” 하였다. 造次는 다급하고 구차할 때이다. 弗은 금지하는 말이다. 離는 떠난다는 뜻이다. 이것은 仁은 사랑을 위주로 하지만 차마 못하는 일을 만나면 哀傷함이 절실하며 아파함이 심하니, 이것은 사람의 본심이어서 비록 황급하며 구차한 때를 당하더라도 버릴 수 없다고 말한 것이다. 살펴보면 仁‧義‧禮‧智‧信이 五常의 덕이 되지만 仁‧義가 중대하므로 밝게 지적하였으니, 마치 윗글의 오륜에서도 君臣‧父子를 중대하게 여긴 것과 같다. 그러나 仁‧義 두 가지에서도 仁이 나머지 四德을 포괄하여 義보다 더욱 크므로 또 구별하여 말하였으니, 마치 윗글에서 君‧父를 아울러 중시하였으나 임금을 섬기는 도리는 아버지를 섬기는 도리에 의지하여 또 孝를 근본으로 삼은 것과 같다. 비록 그 글에 자세하며 간략함이 있으나 이치는 실로 관통하여 앞뒤의 차등 차례가 자른 듯이 어지럽지 않으니, 독자는 마땅히 자세하게 玩味해야 할 것이다.(《釋義》) 역주2 仁者 心之德 愛之理也 : 統合‧親切과 體‧用으로 설명하여 “心之德은 融合된 설명이고, 愛之理는 한창 親切한 곳을 말한 것이다.” 하고 “心之德은 體이고 愛之理는 用이다.”로 설명하기도 한다.(《孟子》 〈梁惠王 上〉 大全) 역주3 惻隱 仁之端也 : 端은 ‘처음’으로, ‘고치실의 실마리’로 비유하여 “端은 실마리[緒]이니, 사물의 ‘시작’이다. 고치실[繭絲]로 비유하면 바깥에 한 가닥 실마리가 있으면 바로 속에 한 덩어리 실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만약 실이 안에 없다면 실마리가 무엇을 말미암아 밖에 보이겠는가!”라고 설명하였다.(《孟子》 〈公孫丑 上〉 大全)
신습한자
仁:어질 인 仁愛 不仁 仁義禮智信 仁者無敵 仁者不憂 慈:사랑할 자 慈堂 慈母 慈悲 仁慈 慈母有敗子 大慈大悲 隱:숨을 은/가엾어할 은 隱居 隱遁 隱士 隱語 隱情 隱蔽 惻隱 大隱 惻:슬플 측 惻怛 惻心 惻然 懇惻 傷惻 仁惻 惻隱之心 造:지을 조/갑자기 조 造林 造船 造詣 改造 新造 制造 造次顚沛 次:버금 차 次序 次席 次點 次韻 次回 目次 順次 漸次 弗:아닐 불 弗諼 弗貨 弗詢之謨 從諫弗咈 弗與共戴天 離:떠날 리 離叛 離別 離散 隔離 分離 長距離 會者定離
절도‧의리‧청렴‧겸양은 위급한 중에도 이지러뜨리지 말아야 한다. 절개에 힘쓰고 의리를 지키며 청렴에 애쓰고 물러나기를 용감히 함은 士大夫가 마음을 유지하고 몸을 삼가는 것이다. 비록 환난과 위급할 때라도 조금이라도 節義廉退의 지조를 이지러뜨림이 있게 해서는 안 된다. [節旨] 이는 義‧禮‧智‧信의 덕을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節義廉退 顛沛匪虧 : 지키는 바가 있어 변하지 않음을 節이라고 하니 信의 덕이다. 義는 心의 制裁이며 일의 마땅함이다. 廉은 분별함이 있음이니, 智의 덕이다. 退는 겸양하다는 뜻이니, 禮의 덕이다. 顚沛는 전복되고 흩어질 때이다. 匪는 아니라는 뜻이고, 또 금지사이기도 하다. 虧는 결함이다. 이것은 義‧禮‧智‧信의 덕은 모두 사람에게 없을 수 없는 것이고 비록 위급하게 떠날 때를 당하더라도 이지러뜨리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이다. 《論語》 〈里仁〉에 말하기를 “다급해도 반드시 仁으로 하며, 위급해도 반드시 仁으로 한다.” 하였다.(《釋義》)
성품이 고요하면 감정도 편안하고, 마음이 동요하면 정신도 피곤해진다. 사람이 태어나 靜할 때에는 本性 그대로이고, 사물에 감동되어 동요하면 情이 된다. 縱逸(방종과 안일)은 또한 動의 뜻이다. 心은 性과 情을 통합하고 있으니, 心이 만일 사물에 따라 동요하여 못 속에 빠지듯이 하고 하늘 위에 날듯이 하면, 그 性을 온전히 보전하지 못하여 神氣를 피곤[疲倦]하게 한다. [節旨] 이는 윗글의 五常의 덕을 총괄하여 말하였다.(《釋義》)
역주 역주1 性靜情逸 心動神疲 : 하늘이 仁‧義‧禮‧智‧信의 덕을 사람에게 부여한 것이 性이다. 情은 性의 발동이다. 心은 性을 실은 것이다. 神은 心의 신령함이다. 靜은 五常에 그쳐서 움직이지 않음이다. 逸은 편안하다는 뜻이다. 靜에 반대되는 것이 動이다. 疲는 애씀이 지극한 것이다. 이는 사람으로서 오상을 수련하는 자는 그 성품이 仁‧義‧禮‧智‧信에 그쳐서 발동하는 정이 모두 편안하지만, 그 오상을 수련하지 않는 자는 이와 반대로 心이 외물에 동요당하여 그 정신이 피로함을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2 心 統性情者也 : 統의 풀이는 ‘통솔하다’와 ‘겸하다’로 논쟁이 되어왔다.
〈성품의〉 道를 지키면 의지가 충만해지고, 〈욕망의〉 外物을 좇으면 뜻이 옮겨간다. 眞은 道이니, 心이 道를 지키면 心體가 虛明(깨끗하고 밝음)하여 집착함이 없고 결함이 없다. 그러므로 志滿이라고 하였으니, 滿은 平滿(평평하고 가득함)의 뜻이다. 《書經》의 “뜻은 거만하게 해서는 안 된다.[志不可滿]”의 滿과는 다르다. 道를 지키지 못하여 밖의 사물을 좇게 되면, 心이 일정한 방향이 없어 뜻이 저절로 옮겨간다. [節旨] 이는 위의 節을 거듭하여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志 : 마음이 가는 것이다.[心之所之](《論語》 〈爲政〉 集註) ‘心之所之’는 之의 字形을 풀이한 것이다. 《論語》 〈爲政〉의 “학문에 뜻을 두었다.[志于學]”의 集註에 ‘心之所之謂之志’라 하였고, 그 大全에 “心之所之는 《說文》 속의 말이다.” 하였다. 《說文》에는 “志는 뜻[意]이다. 心‧㞢(之)를 따르고, 㞢는 또한 소리이기도 하다.[志 意也 从心㞢 㞢亦聲]”라고 하여, 志는 心‧之의 뜻이 합하여 ‘마음이 가다’라는 뜻의 會意文字가 되고, 心의 뜻에 之의 소리로 이룩된 形聲文字도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志의 士(갈 지)는 之의 변형이지 士(선비 사)가 아니다. 㞢는 之의 本字이다. 역주2 守真志滿 逐物意移 : 守는 지킨다는 뜻이고, 真은 성품의 진실함이니, 仁‧義‧禮‧智‧信이 곧 사람의 진실한 성품임을 말한다. 心이 가는 것을 志라고 한다. 滿은 풍족하다는 뜻이다. 逐은 이끌려서 간다는 뜻이다. 物은 외면의 사물이니, 聲色‧嗜欲의 부류로 그 마음을 동요하게 하는 것이다. 意는 心이 발동하는 것이다. 移는 움직인다는 뜻이다. 性靜情逸하는 사람은 그 仁‧義‧禮‧智‧信의 참된 성품을 지켜서 능히 뜻을 충만하게 하여 결함된 바가 없지만, 心動神疲하는 사람은 聲色‧嗜欲의 외물에 동요되어 이끌려가고 뜻이 그것으로 달라지기 때문에 五常을 능히 지키지 못한다.(《釋義》) 역주3 書經 : 《禮記》 〈曲禮 上〉의 잘못이다.
신습한자
守:지킬 수 守備 守衛 守護 看守 固守 遵守 守株待兎 眞:참 진 眞空 眞理 眞僞 天眞 眞金不鍍 眞實無妄 志:뜻 지 志操 同志 立志 志于學 志氣相合 靑雲之志 滿:찰 만 滿目 滿月 滿足 未滿 充滿 滿招損 滿身瘡痍 逐:쫓을 축 逐年 逐條 逐出 角逐 牡馳牝逐 鹿者不顧兎 物:만물 물 物件 萬物 財物 見物生心 格物致知 物物交換 意:뜻 의 意味 意志 故意 意氣揚揚 意氣衝天 意味深長 移:옮길 이 移動 移民 移徙 推移 物換星移 移風易俗
〈五常의〉 바른 지조를 굳게 지키면, 좋은 벼슬이 저절로 얽혀든다.(이른다) 바른 절개를 굳게 지켜 오직 나에게 있는 도리를 다할 뿐이다. 나에게 있는 도리를 이미 다하면 爵祿은 그 가운데에 있다. 《周易》 〈中孚卦 九二〉에 이르기를 “내가 좋은 벼슬을 두어 내 그대와 함께 이에 매인다.” 하였으니, 바로 이른바 “天爵을 닦으면 人爵이 저절로 이른다.”는 것이다. [節旨] 이는 또 윗글을 이어서 말을 맺었다.(《釋義》)
역주 역주1 堅持雅操 好爵自縻 : 堅은 굳다는 뜻이고, 持는 곧 지킨다는 뜻이다. 堅持라고 말한 것은 반드시 성품이 고요하여 감정도 편안하고 그 진실을 지켜 뜻이 충만하니, 외면의 사물에 따라가서 마음이 동요하여 정신도 피로해지지 않는 것이다. 雅는 일정함이다. 操는 지키는 덕이니, 바로 五常이다. 好는 아름다움이다. 爵은 벼슬이다. 縻는 얽어맴이다. 사람이 능히 五常을 지키면 덕이 있는 사람이 되어 王者가 반드시 들어 써서 아름다운 지위가 저절로 그 몸에 매임을 말한 것이다. 《周易》 〈中孚卦〉에 이르기를 “내가 좋은 벼슬을 소유하여 내가 그대와 함께 이에 매인다.”라고 하니, 이는 스스로 매임을 말한 것으로, 자기가 덕을 닦아서 불러온 것임을 말한 것이다. 즉 스스로 많은 복을 구하는[自求多福]* 뜻이니, 사람들을 크게 勉勵하는 것이다.(《釋義》) *自求多福 : “길이 천명에 짝하는 것이 스스로 많은 복을 구하는 것이다.”(《詩經》 〈文王〉, 《孟子》 〈公孫丑 上〉)에 의거한 것이다. 역주2 修其天爵而人爵自至也 : 孟子가 말하였다. “天爵이 있으며 人爵이 있다. 仁‧義‧忠‧信하고 善을 즐겨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 천작이고, 公‧卿‧大夫가 인작이다. 옛사람은 그 천작을 수련함에 인작이 따랐다.”(《孟子》 〈告子 上〉) 天爵은 타고난 天性이고, 人爵은 사람이 주는 벼슬이다.
《周易》 〈坤卦 文言傳〉에 이르기를 “하늘은 검고 땅은 누렇다.” 하였으니, 하늘은 위에서 덮고 있으면서 그 색깔이 검고, 땅은 아래에서 싣고 있으면서 그 색깔이 누렇다.
천지의 안을 橫(空間)으로 말하면 上下‧四方이 되고, 縱(時間)으로 말하면 옛날과 지금[往古來今]이 되는데, 넓고 멀어서 가장자리가 없고 끝이 없다.
[章旨] 이상은 第1章이다. 이 장은 天地人의 道를 말하여 《千字文》의 발단으로 삼았다. 1절은 천지가 처음 열릴 때부터 말하기 시작하여 천지의 유래가 저절로 있음을 보였다.
제2절에서 제4절까지는 1절의 天道를 이어서 말하였다. 하늘은 해‧달과 12辰‧28宿와 구름‧비‧서리‧이슬이 있어 4계절과 二氣(陰‧陽)를 이루니, 천도의 큰 것이다.
제5절에서 제7절까지는 1절의 地道를 이어서 말하였다. 땅이 만물을 내어 금‧옥‧진주‧보배의 진기함, 산‧천‧초‧목의 성대함, 새‧짐승‧벌레‧물고기의 繁多함이 있어 地道의 광대함을 보였다.
제8절에서 제13절까지는 1절의 宇宙를 이어서 말하였다. 우주 초기의 넓고 거친 때로부터 三皇‧五帝‧三王이 인물을 개발하고 일을 이룩하여 백성의 쓰임에 앞서서 하고, 백성을 仁愛하고 사물을 사랑하여 德澤을 빛나게 함으로써, 사람 일의 盛大함을 보였다.(《釋義》)
[節解] 이는 天地가 열린 처음 그때에는 昏蒙했음을 말한 것이다. 이 한 節은 아래 12節의 강령이다.(《釋義》)
역주
역주1 天地玄黃 宇宙洪荒 : 《淮南子》에 말하기를 “四方上下를 宇라 하고, 往古來今을 宙라 한다.” 하였다. 洪은 크다는 뜻이다. 荒은 昏蒙함이다. 《揚子法言》에 말하기를 ‘크고 혼몽한 세상[洪荒之世]’이라고 하였다.(《釋義》) 이는 宇를 공간으로, 宙를 시간으로 설명한 것이다.
역주2 玄 : ‘元’으로 쓰인 판본이 있는바, 이에 대하여 “聖祖 仁皇帝의 이름이어서 元(거무스름할 현)으로 고쳤다.”(《白話千字文》 上同)라고 설명하였다. 聖祖 仁皇帝는 淸나라 康熙皇帝로 그 이름은 玄燁인데, 청나라에서는 玄을 피하여 元으로 대용하였다.
역주3 黃‧荒 : 4글자 2句 안에서 押韻한 것이다. 이 뒤는 張‧藏‧陽 ……으로 8글자 2구마다 隔句 압운을 이루고 있다.
荒*은 《註解》에는 크다[遠]로, 《釋義》에는 혼몽함[草昧]*으로 풀이하였다.
*荒 : 《註解》에는 ‘★{艹/㠩}’으로 쓰였다. 이에 대해 《六書尋源》에서는 “荒은 글자를 이루지 못한다. 글자가 𦮋(거칠 황)을 따른 것은 隷書에서 ★{艹/㠩}으로 쓰고 俗字에서 대부분 荒으로 쓴다.” 하여, ★{艹/㠩}을 正字로 인정하고 荒을 俗字로 규정하였다. 荒의 자형은 “荒은 ‘잡초가 거칠게 남’이다. 艸(풀 초)를 따르고 㠩(물 넓을 황)이 소리이다.[荒 蕪也 從艸㠩聲]”(《說文》) 하였고, 㠩은 “川(내 천)을 따르고 兦(도망할 망)이 소리이다.[从川兦聲]”(《說文》) 하였으며, 兦은 亡(도망할 망)의 本字로 “入(들어갈 입)‧乚(숨을 은, 隱의 古字)을 따랐다.[從入乚]”(《說文》) 하였다. 兦‧亡은 音‧義가 같은 同字異形의 古今字이므로 어느 字形을 채택하느냐에 따라 古字와 今字의 구분이 있을 뿐인데, 《六書尋源》은 古字를 正形으로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康熙字典》을 비롯한 諸字典에는 荒을 거의 모두 標題字로 제시하고 있으므로 이를 文字로 인정해야 할 것이다.
《周易》 〈豊卦 彖傳〉에 이르기를 “해는 中天에 있으면 기울고 달은 차면 이지러진다.” 하였다.
해는 하루 안에 중천에 떠 있다가 기울고, 달은 한 달 안에 찼다가 이지러져 이리저리 왔다 갔다[經緯錯綜]함이 고리와 같아 끝이 없다.
天體 주위[周天]의 度數를 12방위로 나누면 이것이 辰이 되고, 해와 달이 만나는 곳을 나누어 28위치를 삼는데, 28宿가 운행하면서 둥글게 나열되어 분포하고 있다.
[節旨] 天地가 이미 열리고 나면 日‧月‧星‧辰이 위에서 상징을 내려준다.(《釋義》)
역주
역주1 日月盈昃 : 《註解》에 의해 ‘日(中 則)昃 月盈(則 虧)’으로 괄호 부분이 생략된 互文이고, 이 ‘日昃月盈’을 재정리하면 ‘日月昃盈’이 되는데, 압운인 張이 出句末字와 함께 昃(仄)‧張(平)으로 仄‧平의 대응을 이루기 위해 ‘盈昃’으로 도치되었다.(해제 참조)
역주2 昃 : 𣅔(햇살 기울 측)과 같다.(《檀》)
역주3 辰 : 地支와 관련될 경우에는 ‘진’으로 독음하고, 나머지의 경우는 ‘신’으로 독음한다. 중국의 諸字書에는 1音만 제시되고 있으나, 우리나라 字書 등에는 ‘신’과 ‘진’ 2音으로 나타난다. 본래 중국에서 1音이던 것을 우리나라에서 2音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形》에서는 ‘辰 匙寅切 音晨’이라 하고, 의미를 ‘地支名……例 戊辰 壬辰 甲辰 時曰辰 星名……北辰曰辰’으로 제시했다. 《漢》에서는 ‘辰 植隣切’이라 하고, 의미를 ‘地支的第五位 北極星’으로 제시했다. 《佩文韻府》에서는 眞韻에 ‘辰 植隣切’이라 하고, 용례로 ‘星辰, 北辰, 甲辰, 庚辰, 日辰’ 등을 들었다. 이에 의하면 辰은 ‘地支 신, 때 신, 별 신’으로 一音多義를 제시할 수 있다.
한국의 《訓蒙字會》에서는 ‘辰 별 신 日月會次 又北辰 北極也 又미르 진 地支屬龍’이라 하고, 《新增類合》에서는 ‘辰 별자리 신’이라 하였다. 이에 의하면 ‘신’은 ‘별’과 관련되고, ‘진’은 ‘地支’와 관련되는바, 오래 전부터 2音으로 구분하여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校正廳本 《經書諺解》 初刊本에 ‘北辰’(《論語》 〈爲政〉), ‘星辰’(《書經》 〈洪範〉), ‘戊辰’(《書經》 〈洛誥〉), ‘壬辰’(《書經》 〈武成〉) 등에서 더욱 확실하게 증명된다. 그러나 1音으로만 처리한 것도 있어, 《全韻玉篇》에 ‘辰 신 時也 支名……北辰’, 《字典釋要》에 ‘辰 신 신, 지지 신, 북극 신’, 《新字典》에 ‘辰 신 , 다섯재디지, 별, 북두셩’, 《註解千字文》에 ‘辰 별 신, 신, 地支’라 하였다.
또 혼란상을 보이는 것도 있어, 《新字海》에 ‘辰 다섯째지지 진, 별이름 진 「北辰」(※ 本音 신), 일월성 신, 날 신, 때 신’이라 하였다. 그리고 音이 다른 이유에 대해, 《六書尋源》에서는 辰을 “厂(언덕 한)을 따르고 示(귀신 기)의 생략자형인 二(귀신 기)를 따르고 止(발 지)를 따랐다.[人人 厂 人人 示省(二) 人人 止]”고 설명하고, 辰은 神事이기 때문에 音을 神으로 하고, 혹은 止가 初聲―ㅈ―이 되었다고 설명하였으나, 공감하기에는 문제가 있다.
地支인 경우 ‘진’으로 표음하면 申과의 혼동을 피할 수 있다. 壬辰‧壬申 등이 모두 ‘임신’으로 나타나면, 어느 해인지 구별하기 어려우므로, 辰을 ‘진’으로 變音하여 구별한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辰‧申은 中國字書에 ‘辰 植鄰切 平眞禪’ 그리고 ‘申 失人切 平眞書’(이상 《漢字典》)라 하여, 두 글자가 平聲‧眞韻인 점은 같으나, 聲類(字母)는 禪(辰)과 書(申)로 다르게 나타난다. 결국 辰‧申이 中國에서는 音이 구분되었으나, 한국에서는 同音이므로 地支인 경우 辰을 ‘진’으로 차별화한 것으로 보인다.
역주4 辰宿 : 해와 달이 만나는 곳과 사방 가운데의 별이 모두 28宿*이다. 사람의 눈에 보이는 것을 들면 星*으로 말하고 해와 달이 만나는 곳을 논하면 辰으로 말하지만 실상은 한 물건이므로 星辰으로 함께 쓴다.(《尚書要義》 卷1 〈堯典〉 21 〈星與辰實一物 鄭玄書禮自異〉)
*宿 : 本字는 㝛(별자리 수)이다.(《中》)
*星 : 형체를 가리켜서 말하면 星이라 말하고 해와 달이 星에서 만나는 것은 바로 宿라 하고 또한 辰이라 하고 또한 次라 하고 또한 房이라 한다.(《御定孝經衍義》 卷43 〈天子之孝〉 〈事天地〉)
역주5 日月盈昃 辰宿列張 : 日은 陽의 정수이고, 月은 陰의 정수이다. 盈은 月光이 가득한 것이고, 昃은 日이 기울어진 것인데, 月은 보름에 이르면 차고 日은 낮이 지나면 기운다.
辰은 해와 달이 만나는 자리이다. 둥근 하늘을 12宮으로 나누니, 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가 그것이다.
宿는 해가 운행하는 곳의 별이다. 해가 하늘을 운행하며 지나는 별자리를 명칭하기를 宿라 한다. 모두 28宿인데 東方 七宿는 角‧亢‧氐‧房‧心‧尾‧箕이고, 北方 七宿는 斗‧牛‧女‧虛‧危‧室‧壁이고, 西方 七宿는 奎‧婁‧胃‧昴‧畢‧觜‧參이고, 南方 七宿는 井‧鬼‧柳‧星‧張‧翼‧軫이다.
列은 진열함[陳]이고 張은 늘어놓음[布]이니, 辰宿가 하늘에 분포됨을 말한다. 《淮南子》에 말하기를 “하늘이 해와 달을 베풀고 星辰을 늘어놓아 음양을 조화하며 四時를 펼친다.” 하였다.(《釋義》)
역주6 易曰 日中則昃 月盈則虧 : 虧는 《十三經注疏》本 등에 食으로 되어 있다.
역주7 辰 : 신
신습한자
日:날 일/해 일 日光 日常 近日 此日彼日 日久月深 日就月將
月:달 월 月刊 月光 月例 半月 歲月 風月 曉月 一片月
盈:찰 영 盈滿 盈盛 盈月 盈縮 盈虛 滿盈 豊盈 虧盈
昃:기울 측/햇살 기울 측 昃日 西昃 月昃 日昃 下昃 盈昃 過則昃
辰:별 신/다섯째 지지(地支) 진/해와 달이 만나는 열두 별자리 신 北辰 生辰 良辰 誕辰 辰方 辰時 日辰
宿:잘 숙/해가 돌아가는 스물여덟 별자리 수 宿命 宿食 下宿 合宿 寄宿舍 星宿 二十八宿
列:벌릴 렬 列強 列國 列擧 羅列 序列 配列 整列 陳列
張:베풀 장 張大 張數 誇張 緊張 主張 張本人 張三李四
1‧3‧3 寒來暑往하고 秋收冬藏이라 (寒來暑◯往◯하고 秋收冬藏◎이라)
易曰 寒往則暑來하고 暑往則寒來하니 往者는 屈也요 來者는 信也라하니라
萬物이 春生夏長하며 秋而成熟하면 則斂而收之하고 冬而肅殺하면 則閉而藏之하나니라
추위가 오면 더위는 가고, 가을에는 거두며 겨울에는 간직한다.
《周易》 〈繫辭傳〉 5장에 이르기를 “추위가 가면 더위가 오고 더위가 가면 추위가 오니, 가는 것은 굽힘이요 오는 것은 폄이다.” 하였다.
萬物이 봄에는 나오고, 여름에는 자라며, 가을이 되어 성숙하면 거두고, 겨울이 되어 추워서 죽게[肅殺] 하면 간직한다.
역주
역주1 寒來暑往 秋收冬藏 : 4계절이 서로 교대함을 말한 것이다. 萬物이 봄에 생겨나고 여름에 자라며 가을에 거두고 겨울에 간직한다. 秋‧冬을 말하였으면 春‧夏는 그 속에 있다.(《釋義》)
4계절의 교대는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 ‘天道의 大經’ 또는 ‘鬼神의 功用’으로 설명된다. 司馬遷은 “春生夏長秋收冬藏은 天道의 大經이다.”(《史記》 卷130 〈太史公自序〉) 하였고, 朱子는 “鬼神은 屈伸往來의 자취이니, 예컨대 寒來暑往‧日往月來‧春生夏長‧秋收冬藏이 모두 鬼神의 功用이다.”(《朱子五經語類》 卷8 〈易 8〉 〈上經〉1) 하였다.
역주2 往 : 徃(갈 왕)과 같다.(《檀》) 𨓒(갈 왕)은 古字이다.(《檀》)
역주3 藏 : 蔵(간직할 장)과 같다.(《檀》)
역주4 易曰……信也 : 《周易》 〈繫辭傳〉 5장에 “추위가 가면 더위가 오고 더위가 가면 추위가 오니, 추위와 더위가 서로 밀어서 한 해가 이루어진다. 가는 것은 굽힘이요 오는 것은 폄이다. 굽히고 펴는 것이 서로 감촉하여 利가 생긴다. 자벌레가 굽히는 것은 펴기 위함이고, 용‧뱀이 겨울잠을 자는 것은 몸을 보존하는 것이다. 뜻을 정밀하게 하여 신묘함에 들어가는 것[精義入神]은 응용을 극치로 하게 되는 것이고, 응용을 이롭게 하여 몸을 편안히 하는 것[利用安身]은 德을 높이게 되는 것이다.” 하였는바, 精義入神은 屈이고 利用安身은 信이다.
朱子의 〈本義〉에 의하면 “屈伸과 往來의 이치를 말함으로 인하여 또 미루어 나가 학문도 자연의 계기가 있음을 말하였다. 그 뜻을 정밀히 연구하여 신묘함에 들어감에 이르는 것은 굽힘의 지극한 것이지만, 나와서 응용을 극치로 하는 근본이 되는 것이고, 그 응용을 이롭게 하여 가는 데마다 편안하지 않음이 없음은 폄의 극치이지만, 들어서 德을 높이는 바탕이 되는 것이니, 屈의 内와 伸의 外가 서로 養成하며 서로 發達하는 것이다.” 하여, 屈과 伸은 서로 養成하며 發達하는 것으로 관련지어 설명하였다. 信은 伸(펼 신)과 통한다.
신습한자
寒:찰 한 寒暖 寒冷 寒微 寒心 飢寒 大寒 貧寒 一暴十寒
來:올 래 來到 來世 來日 來往 去來 未來 以來 將來
暑:더울 서 暑氣 暑雨 暑症 暑天 大暑 處暑 避暑 酷暑
往:갈 왕 往來 往復 往診 旣往 已往 往古來今 繼往開來
秋:가을 추 秋季 秋收 秋毫 晩秋 三秋 千秋 秋風落葉
收:거둘 수 收錄 收入 收支 收合 收穫 沒收 回收 領收證
冬:겨울 동 冬眠 冬節 冬至 三冬 越冬 冬扇夏爐 冬溫夏凊
藏:감출 장/간직할 장 藏書 死藏 冷藏庫 無盡藏 用舍行藏 藏頭隱尾
1‧3‧4 閏餘成歲하고 律呂調陽이라 (閏◑餘成歲◑하고 律●呂◯調陽◎이라)
一歲는 十二朔二十四氣니 氣盈朔虛가 積三十二朔이면 則爲二十九日餘라 以置閏而定四時成歲矣니라
六律爲陽이요 六呂爲陰이라
先王이 考音樂하여 定律呂하니 則陰陽調하여 而萬物理矣니
擧陽則陰在中이라
閏率의 남는 시간으로 해를 이루고, 律과 呂로 陰陽을 調和한다.
1년은 12개월에 24절기이니, 氣盈과 朔虛가 32개월이 쌓이면 29일이 남는다. 이것을 가지고 윤달을 두어 四時를 정하고 1년을 이룬다.
六律은 陽이고 六呂는 陰이다.
先王이 音樂을 상고하여 律呂를 정하였으니, 陰陽이 調和되어 萬物이 다스려졌다.
陽을 들면 陰은 그 속에 있다.
[節旨] 해와 달이 하늘에서 운행하고 12신‧28수가 그 자리의 도수를 紀綱으로 삼고 있다. 이에 하루에 해가 가서 하늘을 한 번 돌아 1일이 되고, 달이 가서 29일 남짓에 해와 서로 만나서 1달이 된다. 3개월이 쌓여서 1계절이 되고 4계절이 쌓여서 1년을 이룬다.(《釋義》)
역주
역주1 閏餘成歲 : 4계절이 정해지고 나면 또 그 나머지 날을 두어 閏率로 삼는다. 30일로 1달을 삼고 12달로 1년을 삼으니, 1년마다 360일이 있다. 그러나 하늘의 기운이 한 번 돌면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올해 立春日로부터 내년 입춘일까지는 공통으로 365일 남짓이어서 1년마다 5일 남짓이 남는데, 이를 氣盈이라 하고 또 大餘라고 하기도 한다.
30일로 1달을 삼는 데에 이르면 또 부족하여 이 달 合朔(해와 달의 운행이 초하루에 만남) 때부터 다음 달 합삭 때까지 약 29.5일이므로 小盡月(1개월이 29일인 달)이 있게 되고 쌓인 것이 1년을 마치는 데에 이르면 5일 남짓이 적은데 이를 朔虛라 하고 또 小餘라고 하기도 한다.
두 가지를 합하여 계산하면 해마다 10일 남짓이 남고 3년에 약 1달이 남고 5년에 약 2달이 남고 8년에 약 3달이 남아서 봄이 여름으로 들어가게 된다.
쌓인 것이 17년에 이르면 약 6달이 남아서 여름이 도리어 겨울이 되며 겨울이 도리어 여름이 되고 추위와 더위가 바뀌어 1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에 요임금[唐堯]이 閏月을 두었으니, 《書經》 〈堯典〉에 이르기를 “윤달을 사용하여야 네 계절이 확정되고 한 해가 이루어진다.”고 한 것이 이것이다.(《釋義》)
역주2 閏 : 閏率.* 1년의 해의 운행 시간과 달의 운행 시간의 차이 비율을 가리키는 말로, 즉 10 827/940일이 차이가 나는바, 氣盈*(5 1/4일)과 朔虛*(5 592/940일)를 합한 시간이다. 해와 달의 1년 운행 시간의 중간 숫자 360일을 기준으로 놓고, 기영은 해가 더 운행한 시간인 5 1/4일을 말하고, 삭허는 달이 덜 운행한 시간인 5 592/940일을 말한다.
閏의 자형 풀이는 王이 門에 있는 ‘윤달’이라는 뜻이다. 《說文》에 의하면 “閏은 餘分의 달이다. 5년에 두 번 윤달이 든다. 告朔의 禮는 天子가 宗廟에 있게 되고, 閏月에는 門 안에 있게 된다. 王이 門 안에 있음을 따랐다.” 하여, 告朔의 禮로 天子가 門 안에 있고 宗廟에 있지 않는 달이라는 것이다. 告朔은 ‘매월 초하룻날 종묘에 간직한 그 달의 달력을 꺼내어 사용하려 할 때 종묘에 고하는 일’이다.
*閏率 : 《書經》 〈堯典〉 ‘朞三百’의 集傳에 의거한 것이다. 이 개념은 “1歲의 윤률은 기영과 삭허를 합한 수효이다.”(《書蔡氏傳旁通》 卷1 上)에 나타난다.
*氣盈 : 氣는 24節氣이고 盈은 많다는 뜻으로, 이는 24절기에 의한 날[日]의 수효가 360일보다 많은 것을 말한다. 이 개념은 “기영은 24절기로 계산하여 360일 이외의 많은 것이다.”(《書蔡氏傳旁通》 卷1 上)에 나타난다.
*朔虛 : 朔은 12個月이고 虛는 적다는 뜻으로, 이는 12개월에 의한 날의 수효가 360일보다 적은 것을 말한다. 이 개념은 “삭허는 12개월로 계산하여 360일 이내의 적은 것이다.”(《書蔡氏傳旁通》 卷1 上)에 나타난다.
역주3 餘 : 閏率의 남아 도는 시간을 말한다.
역주4 成歲 : 1년이 이루어짐을 말한다.
역주5 律 : 竹管‧金屬管의 대롱이며, 音律管 또는 測候管으로 사용한다. 이는 “대나무를 잘라서 管을 만든 것을 律이라 한다.”(《說文通訓定聲》), 그리고 “律은 고대에 竹管 혹은 金屬管을 써서 만든 음을 정하는 계측 기구이다. 管의 장단으로 音階의 고저를 확정한다. 또한 이를 사용하여 계절의 변화를 관측하는 기구로도 한다.”(《漢》)에 의해 확인된다.
역주6 律呂調陽 : 해와 계절이 이루어지고 나면 봄‧여름에는 陽氣를 검증하고 가을‧겨울에는 陰氣를 검증하는데, 또 착오가 있을까 우려하여 이에 律管을 써서 氣를 검증한다.*
《後漢書》* 〈律曆志〉에 말하기를 “氣를 검증하는 방법은 室을 3重으로 만들고 户를 닫아 반드시 틈을 두루 바르고 명주를 실내에 촘촘히 펴고 나무로 상을 만드는데 律마다 각각 하나씩 한다. 안쪽을 낮게 바깥쪽을 높게 하고 그 방위에 따라 律을 그 위에 얹고, 葭莩灰(갈대 껍질 재)로 그 안쪽 끝을 막아 曆法을 살피면서 氣를 검증하는데, 氣가 이른 것은 재가 움직인다.” 하였다.
이와 같이 하면 節令이 어긋나지 않고 음양의 氣가 화합한다. 이것이 律呂가 음양을 조화하는 것이다. 陽만 말하고 陰을 말하지 않은 것은 글을 생략하여 韻을 맞춘 것이다.
律呂는 黃帝에서 시작되었다. 伶倫에게 명령하여 嶰谷의 대나무를 가져다가 잘라서 筒을 만들었는데 陰과 陽 각각 6개로 하였다. 6陽管은 律이 되었는데 黄鍾‧太簇‧姑洗‧蕤賓‧夷則‧無射이 그것이고, 6陰管은 呂가 되었는데 大吕‧夾鍾‧仲吕‧林鍾‧南吕‧應鍾이 그것이다.
黄鍾은 길이가 9寸으로 11월에 응하고, 大吕는 길이가 8촌 3分 남짓으로 12월에 응하고, 太簇는 길이가 8촌으로 정월에 응하고, 夾鍾은 길이가 7촌 4분 남짓으로 2월에 응하고, 姑洗은 길이가 7촌 1분으로 3월에 응하고, 仲吕는 길이가 6촌 5분 남짓으로 4월에 응하고, 蕤賓은 길이가 6촌 2분 남짓으로 5월에 응하고, 林鍾은 길이가 6촌으로 6월에 응하고, 夷則은 길이가 5촌 5분 남짓으로 7월에 응하고, 南吕는 길이가 5촌 3분 8월에 응하고, 無射은 길이가 4촌 8분으로 9월에 응하고, 應鍾은 길이가 4촌 6분 남짓으로 10월에 응한다.(《釋義》)
결국 律呂調陽은 律管을 사용하여 氣를 검증하여 陰陽을 調和하는 것[用律管以候之……所以調和陰陽]을 말한다.
律呂는 六律과 六呂, 즉 12律로 이 중에서 특히 黃鍾은 度量衡, 나아가 萬事의 근본으로 인정되고 있다. 이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律은 12율로 黄鍾‧太簇‧姑洗‧蕤賓‧夷則‧無射‧大吕‧夾鍾‧仲吕‧林鍾‧南吕‧應鍾이다. 이 중에 6개는 律이고 6개는 吕로 모두 12개의 管인데 지름이 3分 남짓이고 구멍의 둘레는 9분이다. 黄鍾의 길이는 9촌이고 大吕 이하는 律과 吕가 바뀌며 차례로 짧아져서 應鍾에 이르러 가장 짧다.
이것을 가지고 악기를 만들어 소리를 조절하면 긴 것은 소리가 낮고 짧은 것은 소리가 높은데, 낮은 것은 무겁고 탁하여 느리며 높은 것은 가볍고 맑아 빠르다.
이것을 가지고 자[度]를 살펴 길이를 헤아리면, 黄鍾의 길이(9寸)를 90으로 나누어서 그 중 1을 1分*으로 하고 10분을 1寸으로 하고 10촌을 1尺으로 하고 10척을 1丈으로 하고 10장을 1引으로 한다.
이것을 가지고 양(量)을 살펴 부피를 헤아리면, 黄鍾의 管은 낟알 곡식의 중간 크기인 검은 기장 1천 2백 개가 들어가는데 이것을 龠으로 하고 10약을 1合으로 하고 10합을 1升으로 하고 10승을 1斗로 하고 10두를 1斛으로 한다.
이것을 가지고 저울[衡]을 고르게 해서 무게를 달아보면, 黄鍾의 龠에 들어가는 1천 2백 개의 기장은 그 무게가 12銖이고 2龠이면 24銖로 이것을 1兩으로 하고, 16냥을 1斤으로 하고, 30근을 1鈞으로 하고, 4균을 1石으로 한다.
이는 黄鍾이 만사의 근본이 되는 연유이니, 제후국에 통일되지 않은 것이 있으면 살펴서 같게 한다. 四時와 달의 차이는 날짜가 누적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니 그 법은 거친 것을 먼저하고 정밀한 것을 뒤에 하며, 度‧量‧衡은 律에서 법을 얻으니, 그 법은 근본을 먼저하고 말단을 뒤에 한다.
그러므로 날짜를 바로잡는 것이 四時와 달을 맞추는 것보다 뒤에 있고, 律을 통일하는 것이 度‧量‧衡보다 앞에 있음을 말하였으니, 말을 하는 차례가 이와 같은 것이다.(《書經》 〈舜典〉 同律度量衡 集傳)
*氣를 검증한다 : ‘候氣’는 ‘節氣의 변화를 검증하는 것이다.[候氣 占驗節氣的變化]’(《漢》)로 풀이된다.
*《後漢書》 : 《釋義》의 원문에는 《漢書》로 되어 있는 것을 바로잡았다.
*分 : 1/10寸인바, 황종 9寸 즉 90分에 黍 1,200枚가 들어간 것에 의해 유래된 것이다. 다시 말하면 黍 1,200매가 90분에 들어가서 1분에 黍 13 1/3매가 배당되고, 1,200을 13 1/3로 나누면 90분에 90매가 배당되어, 결국 黍 1매 길이가 1分인 것이다.(《律吕新書》 卷1)
역주7 陽 : 陰陽의 생략. 律은 陽에, 呂는 陰에 대응되는 것이다.
역주8 一歲……以置閏而定四時成歲矣 : 이에 대한 설명은 《書經》 〈堯典〉의 ‘1년은 366일이니…….’에 자세하다.
천체는 지극히 둥근데 주위는 365 1/4도이다. 땅을 왼쪽으로 선회하는데 항상 하루에 한 바퀴를 돌고 1도를 지나친다. 태양은 하늘에 붙어있는데 조금 늦기 때문에 태양의 운행이 하루에 또한 땅을 한 번 돌지만 하늘에 있어 1도를 못 미친다. 365 235/940일이 누적되어 하늘과 만나니, 이것이 한 해에 태양이 운행하는 수이다.
달은 하늘에 걸려 있는데 더욱 느려서 하루에 항상 13 7/19도가 하늘에 미치지 못한다. 29 499/940일이 누적되어 태양과 만나니, 12번 만나면 온전한 날 348일을 얻고 그 여분의 누적된 것이 또한 5988/940일(499/940×12번)이다. 5988/940일을 日法의 940분모처럼 정리하면 1일을 6번 얻고 다하지 않은 나머지가 348이어서(6 348/940일) 통틀어 계산하면 얻는 날은 354 348/940일로 1년에 달이 운행하는 수이다.
1년에는 12달이 있고 1달에는 30일이 있으니, 360은 1년의 常數이다. 그러므로 해와 하늘이 만날 적에 5 235/940일이 더 많은 것은 氣盈이 되고, 달과 해가 만날 적에 5 592/940일이 적은 것은 朔虛가 되는데 기영과 삭허가 합해져서 閏率이 생긴다.
그러므로 1년의 윤률은 10 827/940일이 되니, 3년에 1번 윤달을 두면 32 601/940일(10 827/940×3년)이 되고, 5년에 2번 윤달을 두면 54 375/940일(10 827/940×5년)이 되며, 19년에 7번 윤달을 두면 기영‧삭허와 7閏의 분수가 같아지게 되는데* 이것이 1章이다.
그러므로 3년 동안 윤달을 두지 않으면 봄의 1달이 여름으로 들어가서 계절이 점차 정해지지 않고, 子月(동짓달) 1달이 丑月(섣달)로 들어가서 해가 점차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이것의 누적이 오래되어 세 번 윤달을 그르치는 데에 이르면 봄이 모두 여름으로 들어가서 계절이 전혀 정해지지 않고 12번 윤달을 그르치면 子年(1년)이 모두 丑年(2년)으로 들어가서 해가 전혀 이루어지지 못한다.
그 명칭과 실상이 어긋나고 추위와 더위가 뒤바뀌어서 農業‧蠶業의 많은 일이 모두 때를 잃게 된다. 그러므로 반드시 윤률의 나머지 날로 그 사이에 윤달을 둔 이후에야 4계절이 어그러지지 않고 1년의 공적이 이루어질 수 있으니, 이것으로 진실로 백관을 다스려서 여러 공적이 다 넓어지게 된다.(《書經》 〈堯典〉 集傳)
*기영‧삭허와 7閏의 분수가 같아지게 되는데 : ‘氣朔分齊’는 19년 누적된 기영‧삭허의 206 673/940일의 분수와 7閏月의 206 673/940일의 분수가 같은 것이다. 이에 대하여는 다음에 자세하다.
이른바 ‘氣朔分齊’는 19년 동안 기영‧삭허를 합하여 206일을 얻고 다하지 않은 나머지가 673/940일의 분수이며 7閏月도 206일에 다하지 않은 나머지가 673/940일의 분수이어서 기영‧삭허의 분수(206 673/940일=10 827/940일×19년)가 7閏月의 분수(206 673/940일=29 499/940일×7윤월)와 19년에 이르러 모두 같아지게 되는데, 이것이 이른바 ‘氣朔分齊’하여 1章이 된다고 하는 것이다.(《書經傳說彙纂》 卷1 〈堯典〉)
19년의 기영‧삭허의 日數와 7閏月의 日數는 206 673/940일로 동일하다. 그리고 19년 태양의 운행 日數와 달의 운행 일수는 6939 3/4일(235월)로 동일하다. 따라서 19년(6939 3/4일, 235개월)은 태양의 운행 일수와 달의 운행 일수의 최소공배수가 되어 태양계 운행의 한 단락을 짓는데, 이를 1章이라고 하는 것이다.
구름이 올라서 비를 이르게 하고, 이슬이 맺혀 서리가 된다. 산과 못에서 구름이 나오고 구름이 엉기어 오르면 비를 이르게 하니, 이는 구름과 비가 서로 이어짐을 말한 것이다. 밤공기가 이슬을 이루고 이슬이 차가워져 맺히면 서리가 되니, 이는 서리와 이슬이 서로 바뀜을 말한 것이다. [節旨] 陰陽의 기운이 고르게 되고 나면, 이에 陽氣는 피어올라서 구름과 비가 되고 陰氣는 엉겨붙어서 서리와 이슬이 된다.(《釋義》) [節解] 이는 사철 중에 陽氣는 구름과 비가 되어 만물을 생겨나게 하고, 陰氣는 서리와 이슬이 되어 만물을 성취하게 하며, 그런 뒤에 그 해의 功效가 이루어짐을 말한 것이다. 윗절은 陽을 말하였고 아랫절은 陰을 말하였다.(《釋義》)
역주 역주1 致 : 至夂(이르게 할 치)와 같다.(《檀》) 致의 의미는 ‘이르다[至]’이지만, 《釋義》에 “致는 이르게 함이다.[致者 使之至也]”라고 하였는바, 致는 至에 대응되고 之는 雨를 가리킨다. 이에 의해 致雨의 致는 雨를 목적어로 한 타동사가 되어 ‘이르게 하다’로 풀이되는 것이다. 역주2 雲騰致雨 : 《說文》에 “雲은 산과 내의 기운이다.” 하였다. 騰은 올라감이다. 致는 이르게 함이다. 《釋名》에 “雨는 물이 구름에서 내려오는 것이다.” 하였다. 구름이 하늘로 올라가서 비를 이르게 하는 것이다. 《禮記》 〈孔子閒居〉에 “하늘이 때에 맞는 비를 내리려 할 적에는 山川이 미리 구름을 낸다.”는 것이 이것이다.(《釋義》) 역주3 露結爲霜 : 蔡邕의 《月令》에 “露는 陰의 液이다.” 하였다. 結은 엉김이다. 《周易》 〈坤卦 初六 象傳〉에 “서리를 밟으면 단단한 얼음이 이르게 되는 것은 陰이 비로소 엉긴 것이다.” 하였다. 서리와 이슬은 본래 한 가지 물건인데 그것이 젖으면 이슬이 되고 그것이 응결하면 서리가 되니, 《詩經》 〈秦風 蒹葭〉에 “흰 이슬이 서리가 된다.”는 것이 이것이다.(《釋義》) 역주4 嬗 : 물려줄 선, 전할 선. 禪과 同字.
沙金은 麗水에서 생산되고, 구슬은 崑岡에서 출토된다. 麗水는 雲南省 永昌府에 있는데, 이 지방 사람들이 물에서 모래를 건져내어 일어서 백 번을 精鍊하면 금이 생성된다. 崑은 산 이름이니 荊山의 남쪽에 있다. 楚나라 사람 卞和가 이 산에서 玉을 얻어 成王에게 바치니, 和氏璧이라고 불렀는데, 뒤에 秦나라의 玉璽가 되었다.
역주 역주1 金生麗水 玉出崑岡 : 金은 황금이다. 麗水는 일명 金沙江인데 황금이 물 밑의 모래 속에서 나와 지역 주민들이 일어내어 황금을 산출한다. 崑은 崑崙*山인데 지금 西番에 있다. 《爾雅》에 이르기를 “산등성이를 岡이라 한다.” 하였고, 또 말하기를 “서북의 아름다운 것은 崑崙墟의 璆琳琅玕 옥이 있다.” 하였으니, 이 산에서 옥이 나오는 것이다.(《釋義》) *崑崙 : 崐崘으로도 쓰고, 고대에는 昆侖으로도 썼다. 昆侖山이다. 新疆과 西藏의 사이에 있어 서쪽으로는 파미르 고원과 닿고 동쪽으로는 靑海 경내까지 뻗어 들어간다. 형세가 매우 높고 눈 덮인 봉우리와 얼어붙은 개울이 많다. 최고봉은 7,719m에 달한다.(《漢》) 역주2 崑 : 崐(산 이름 곤)과 같다.(《註解》) 역주3 岡 : 崗(메 강)이 俗字이다.(《註解》) 역주4 淘汰 : 물에 일어서 잡물질을 씻어 없애고 제거하는 것이다.(《漢》) 淘와 汰는 모두 일어낸다는 뜻이다. 역주5 鍊 : 제거하여 精髓만 남게 하는 것이다. 湅은 실을 다룸[治]이고 練은 비단을 다룸이고 鍊은 쇠를 다룸인데, 모두 빨거나 일어내어 정수만 남게 하려는 것이니, 단지 다루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다룬다[治]는 것은 녹여 사라지게 함[銷]이니, 引伸되어, 무릇 제거하여 정수만 남게 함을 鍊이라고 한다.(《說文》 鍊 段注) 역주6 陽 : 물의 북쪽, 산의 남쪽을 지칭한다.(《春秋穀梁傳》 僖公 28년) 물에서 볼 때 북쪽은 산에서 볼 때 남쪽으로 모두 양지쪽이 되는 곳이다. 역주7 成王 : 文王 또는 共王으로 쓰인 곳이 있으나, 여러 전적에 문왕이 많이 나타난다. 역주8 楚人卞和……名和氏璧 : 楚나라 사람 卞和가 楚山에서 璞玉을 얻어 厲王에게 올리자, 여왕이 玉工을 시켜 감정하게 하였는데, 옥공이 돌이라고 하자 여왕은 변화가 속였다고 하여 그의 왼쪽 다리를 베었다. 여왕이 죽고 武王이 즉위한 뒤 변화가 또 그 박옥을 받들어 올리자 무왕이 옥공을 시켜 감정하게 하였는데, 또 돌이라고 하자 무왕은 또 변화가 속였다고 하여 그의 오른쪽 다리를 베었다. 무왕이 죽고 文王이 즉위하자 변화가 그 박옥을 안고 초산 아래에서 3일 밤낮으로 통곡하니 눈물이 다하고 이어서 피가 흘렀다. 문왕이 그것을 듣고 사람을 보내 그 연유를 묻기를 “천하에 발을 잘린 사람이 많은데 그대는 어찌 통곡하기를 슬피 하는가!” 하니, 변화가 말하기를 “나는 발을 잘린 것을 슬퍼함이 아니라, 寶玉을 돌이라 품평하고 정직한 선비를 사기꾼이라고 부르니, 이것이 내가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하였다. 문왕이 마침내 옥공을 시켜 그 박옥을 다루게 하여 寶玉을 얻고 마침내 명명하여 和氏之璧이라 하였다.(《韓非子》 卷4 〈和氏〉) 역주9 秦璽 : 傳國璽. 傳國寶. 秦나라 이후 皇帝가 대물려 전하던 印章이다. 唐나라 때 傳國寶라고 개칭하였다. 李斯가 篆文으로 쓴 “受命于天 旣壽永昌(명을 하늘에서 받아 이미 오래갔고 영원히 창성한다)” 8글자를 새겼는데 秦나라가 망하자 漢나라로 갔다.(《漢》)
칼은 巨闕이 이름났고, 구슬은 夜光이 일컬어진다. 巨闕은 보검의 이름이니, 歐冶子가 주조한 것이다. 越王 句踐이 오나라를 멸망시키고 보검 여섯 자루를 얻었는데, 吳鉤‧湛盧‧干將‧莫邪‧魚腸이며, 이 巨闕도 그 중의 하나이다. 夜光은 진주의 이름이다. 춘추시대에 隨나라 임금이 용의 아들을 살려주자, 용은 지름이 한 치가 넘는 진주를 주어 그 은혜에 보답하니, 진주가 빛나 밤에도 대낮과 같이 환하였다. 이것을 楚王에게 바치자, 초왕은 크게 기뻐하여 몇 대가 지나도록 수나라에 전쟁을 걸어오지 않았다. [節旨] 윗글에서는 天時가 구비된 뒤에 땅의 이로움이 일어남을 말하였다. 땅이 만물을 내는데 보배보다 귀한 것이 없으므로 우선 말하였다.(《釋義》)
역주 역주1 劍 : 異形同字로 劒‧劎은 劍의 籒文, 劔은 劍의 俗字이다.(《中》) 역주2 劍號巨闕 珠稱夜光 : 劍은 병기이다. 巨闕은 보검의 이름이다. 越王 允常이 歐冶子를 시켜 보검 5자루를 주조하였는데, 巨闕‧純鉤‧湛盧‧莫邪‧魚腸이다. 珠는 조개의 정기이니, 珠의 아름다운 것은 밤이 되어서도 광채가 있다. 《搜神記》에 말하였다. “隋侯는 상처난 큰 뱀을 구해주었는데 뒤에 뱀이 구슬을 물어 와서 보답하였다. 밤에 빛이 나서 집을 비출 수 있으므로 시대를 내려오면서 그것을 일컬었다.”(《釋義》) 역주3 歐冶子 : 春秋時代 越나라의 칼 제작자. 越王을 위해 巨闕‧湛盧‧勝邪‧魚腸‧純鉤의 5검을 만들고, 楚王을 위해 龍淵‧泰阿‧工布의 3검을 만들었다 한다.(《越絶書》 卷11) 5검의 명칭에 대하여는 異說이 있어 그 표현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역주4 句踐 : 春秋時代 越나라의 왕이다. 섶에서 자는 臥薪을 했던 吳나라 왕 夫差와 會稽山에서 교전하여 항복한 이후, 그 치욕을 씻기 위해 쓸개를 맛보는 嘗膽을 하여 오나라를 멸망시켰다.(《史記》 卷41 〈越王句踐世家〉) 역주5 隨侯 : 隋侯로도 혼용하였는바, 隨나라 諸侯의 칭호이다.
과일은 오얏과 능금을 보배로 여기고, 채소는 겨자와 생강을 중히 여긴다. 오얏에 좋은 품종이 있었는데 晉나라 王戎은 남에게 종자가 전해질까 염려하여 씨에 구멍을 뚫어 놓았다. 柰는 일명 蘋婆(頻婆)인데 甘味가 마름 열매와 비슷하며, 涼州에서 생산되는 柰는 脯[乾果]로 만들 수 있으니, 모두 진귀한 과일이다. 겨자는 胃腸을 따뜻하게 하고 기운을 유통하게 하며, 생강은 神明을 통하게 하고 악취[穢惡]를 제거한다. 채소는 한 종류가 아니지만 이 두 가지를 소중히 여긴다. [節旨] 草木의 아름다운 것에는 李‧柰‧芥‧薑의 부류가 있는데, 한두 가지를 들어서 그 나머지를 포괄하였다.(《釋義》)
역주 역주1 果 : 菓(과실 과)와 같다.(《註解》) 역주2 珍 : 俗字는 珎(보배 진)이다.(《中》) 역주3 柰 : 俗字는 奈(능금 내)이다.(《註解》) 역주4 果珍李柰 菜重芥薑 : 먹을 수 있는 나무 열매를 果라고 한다. 珍은 소중하다는 뜻이다. 《本草綱目》에 말하기를 “李는 맛이 시큼달큼하며 오랜 열을 제거하며 속을 조화시키고, 柰는 맛이 쓰며 中焦(배의 상부)를 보호하며 脾臟을 조화시킨다.” 하니, 모두 아름다운 과일이다. 먹을 수 있는 풀을 菜라 한다. 《本草綱目》에 말하기를 “芥는 맛이 매우며 腎臟의 邪氣를 제거하며 九竅*를 이롭게 하며 귀와 눈을 밝게 하고, 薑은 맛이 매우며 神明을 통하며 냄새를 제거한다.” 하니, 모두 아름다운 채소이다.(《釋義》) *九竅(구규) : 사람에게 있는 아홉 구멍. 두 눈, 두 코, 두 귀, 입, 요도, 항문의 아홉 구멍이다.(《漢》) 역주5 王戎……鑽其核 : 왕융은 晉나라 竹林七賢의 한 사람이다. 그는 집에 좋은 오얏이 있어 항상 이것을 내다 팔았는데, 남이 종자를 얻어 갈까 염려하여 항상 그 씨에 구멍을 뚫어서 이것으로 세상에서 비방을 받았다.(《晉書》 卷43)
바닷물은 짜며 河水는 담박하고, 비늘 달린 고기는 물속에 잠기며 깃 달린 새는 공중을 난다. 바다는 모든 물이 귀착되는 곳이어서 모여 흩어지지 않고 적시어 내려가서 짜게 된다. 黃河의 근원은 崑崙山에서 나와 여러 물이 들어오지 않으므로 그 맛이 가장 담박하니, 이치가 아닌 것이 없다. 《禮記》 〈月令〉에 이르기를 “비늘이 있는 동물 360가지에서 龍이 으뜸이고, 깃이 달린 동물 360가지에서 鳳이 으뜸이다.” 하였으니, 비늘이 있는 동물은 물속에 숨어들고 깃이 있는 동물은 공중을 나니, 이 모두가 그 天性이다. [節旨] 물의 큰 것에 이르러서는 河水와 바다가 있지만, 벌레‧물고기‧새‧짐승은 다 들 수가 없어서 총괄적으로 땅에서 널리 살고 있는 것을 보였다.(《釋義》)
역주 역주1 淡 : 싱거울 담. 진함과 짭짤함의 반대이다.(《註解》) 역주2 海鹹河淡 鱗潛羽翔 : 海는 모든 물이 귀착되는 골짜기이다. 《博物志》에 이르기를 “하늘과 땅의 사방이 모두 바닷물로 서로 통하였는데 땅이 그 속에 있다. 총괄하여 말하면 四海라고 말한다.” 하였다. 바닷물은 맛이 짜므로 海鹹*이라고 하였다. 河는 물 이름인데 오늘의 河間府 지역에 이르러 나뉘어서 9개의 河가 되고 바다에 들어가니, 이것이 河水의 옛 길이다. 지금은 남으로 옮겨서 淮水와 합류하고 淮安府 지역에 이르러서 바다로 들어간다. 하수는 맛이 담담하므로 河淡이라고 하였다. 鱗은 물고기 비늘이고, 潛은 숨는다는 뜻이고, 羽는 새 날개이고, 翔은 난다는 뜻이니, 물고기가 연못에 숨고 새가 하늘을 나는 것을 말한다.(《釋義》) *鹹 : 鹹의 本字는 醎이다.(《中》) 역주3 潤下 : 물의 성향이 아래로 내려가서 만물을 적심을 말한다.(《漢》) 물은 潤下이다. 적시고 또 내려가는 것이다.(《書經》 〈洪範〉 集傳)
龍으로 官職을 이름 붙인 伏羲, 불로 관직을 이름 붙인 神農, 새[鳥]로 관직을 이름 붙인 少昊, 人文을 갖춘 黃帝가 있다. 伏羲는 龍으로 관직을 이름 붙였으니, 蒼龍氏는 양육을 주관하고, 白龍氏는 죽임을 주관함과 같은 것이 그것이다. 神農은 불의 상서로움이 있어 불로 관직을 이름 붙였기 때문에 火帝라 하였다. 少昊가 즉위할 때에 봉황새가 이르렀으므로 새[鳥]로 관직을 이름 붙였으니, 祝鳩는 司徒, 雎鳩는 司馬와 같은 것이 그것이다. 人皇은 黃帝이니, 人文이 크게 갖추어졌기 때문에 이름 붙인 것이다.
역주 역주1 龍師火帝 : 師는 관직이다. 太昊 伏羲氏 때에 龍馬가 그림을 지고 황하에서 나왔다고 하여 龍으로 관직을 표기하였다. 《爾雅》에 이르기를 “帝는 임금이다.” 하였다. 상고시대에 燧人氏가 임금노릇을 할 적에 나무를 뚫어 비벼서 불을 만들어 백성들에게 삶아 익히는 것을 가르쳤다. 《春秋左氏傳》 昭公 17年에 이르기를 “太昊氏는 용으로 관직을 표기하여 용 관직을 삼아 용으로 이름 붙이고, 少昊氏는 새로 관직을 표기하여 새 관직을 삼아 새로 이름 붙였다.” 하였다. 역사를 살펴보면 春官은 靑龍氏이고, 夏官은 赤龍氏이고, 秋官은 白龍氏이고, 冬官은 黑龍氏이고, 中官은 黃龍氏이다. 또 그 신하 朱襄을 飛龍氏라 하고, 昊英을 潛龍氏라 하고, 大庭을 居龍氏라 하고, 渾沌을 降龍氏라 하고, 陰康을 土龍氏라 하였으니, 이것이 太昊의 관직이다. 鳳鳥氏는 歷正이고, 玄鳥氏는 司分(分司는 잘못되어 바뀐 것임)이고, 伯趙氏는 司至이고, 靑鳥氏는 司啓이고, 丹鳥氏는 司閉이고, 祝鳩氏는 司徒이고, 雎鳩氏는 司馬이고, 鳲鳩氏는 司空이고, 爽鳩氏는 司寇이고, 鶻鳩氏는 司事이고, 五稚는 五工正이고, 九扈는 九農正이니, 이것이 少昊의 관직이다. 皇은 크다는 뜻이니, 천하에 큰 임금노릇을 함을 말한다. 상고시대에 天皇氏‧地皇氏‧人皇氏가 있었는데 이를 三皇이라 한다. 人皇만 말하고 天皇‧地皇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하나를 들어 그 둘을 포괄한 것이다.(《釋義》) 역주2 人皇 : 《註解》에는 黃帝로 풀이하였으나, 《釋義》에는 三皇의 하나인 人皇으로 풀이하였다. 역주3 紀 : 명칭으로 한다는 뜻이다. 《御批歷代通鑑輯覽》 卷1 〈伏羲氏〉에 ‘以龍紀官 因龍馬之瑞 故以龍名官號曰龍師’라 하여 紀를 名으로 풀이하였다. 역주4 司徒 : 사도는 관직 이름이다. 전해오기를 少昊가 처음 설치했고 堯‧舜이 그대로 따랐다고 한다. 周나라 때에는 6卿의 하나로 地官大司徒라 하고 국가의 토지와 백성의 교화를 담당하였다. 뒤에는 戶部尙書의 별칭을 大司徒라고 하였다.(《漢》) 역주5 司馬 : 사마는 관직 이름이다. 전해오기를 少昊가 처음 설치했고 堯‧舜이 그대로 따랐다고 한다. 周나라 때에는 6卿의 하나로 夏官大司馬라 하고 군대의 일을 담당하였다. 뒤에는 兵部尙書의 별칭으로 사용하였다.(《漢》)
비로소 문자를 지었고, 이에 웃옷과 치마를 입었다. 상고시대에는 文字가 없어서 結繩(노끈 묶음 표시)으로 정치를 했었는데, 伏羲가 처음으로 글자를 만들어서 結繩을 대신하고, 그 신하 蒼頡이 새의 발자국을 보고 글자를 창제하니, 문자의 시초가 되었다. 상고시대에는 의상이 없어서 나뭇잎과 짐승 가죽을 취하여 몸을 가렸었는데, 黃帝가 冠冕과 의상을 만들어 보기에 엄숙하게 하고 신분의 등급을 구별하였으니, 의상의 시초가 되었다. [節旨] 위에서는 하늘과 땅의 변화가 구비되지 않음이 없으니, 이에 사람이 그 사이에 태어나서 三才의 지위를 갖추었음을 말하였다. 넓고 큰 세상의 시대와 三皇‧五帝부터 전하여 三代에 이른 뒤에 극도로 성대하게 되었다.(《釋義》)
역주 역주1 文字 : 單獨 字體가 文이고, 複合 字體가 字이다.(《註解》) 예를 들면 文은 一‧木‧文 등과 같이 단독으로 이루어진 상형‧지사 글자이고, 字는 江‧林‧字 등과 같이 복합으로 이루어진 회의‧형성 글자이다. 文은 象形‧指事로서 이것을 모으면 字가 이룩되고, 字는 會意‧形聲으로서 이것을 분석하면 文으로 나뉜다. 역주2 服 : ‘니블 복’이니, 입음이다.(《註解》) 역주3 始制文字 乃服衣裳 : 始는 처음이다. 制는 만듦이다. 上古에는 結繩하는 것으로 다스리다가 복희가 처음으로 문자를 만들었는데 그 제도는 6가지이니, 象形‧會意‧假借‧指事‧轉注‧諧聲[形聲]이 그것이다. 乃는 일을 잇는 말이다. 服은 몸을 꾸밈이다. 위의 것을 衣라 하고, 아래의 것을 裳이라 한다. 《白虎通》에 이르기를 “衣는 감춤이고 裳은 가림이니, 형체를 숨겨 스스로 가리기 위한 것이다.” 하였다. 상고의 백성들은 새‧짐승의 가죽을 입다가 黃帝 때에 이르러 그 신하 胡曹에게 명령하여 처음으로 의상을 만들었다.(《釋義》) 역주4 蒼頡 : 漢字 창제자로 전해왔으나 현재는 부정되고, 한자 체계의 형성에 탁월한 공헌을 한 인물로 인식되고 있다. 仰韶文化‧大汶口文化 유물에 나타난 象形符號文字는 약 6,000~5,000년 전으로 추정되고, 蒼頡이 생활한 시대는 약 4,500년 전으로 추정되어 蒼頡 한 사람의 창조는 아니라고 한다.(《中國語文學譯叢》 第10輯(嶺南大學校 中國文學硏究室, 1999.3.) 395~402면 참조) 역주5 三才 : 天‧地‧人이다.(《漢》) 역주6 五帝 : 상고시대 전설 속의 5명의 제왕으로, 지적하여 말하는 것이 한결같지 않다. ① 黃帝(軒轅)‧顓頊(高陽)‧帝嚳(高辛)‧唐堯‧虞舜 ② 太昊(伏羲)‧炎帝(神農)‧黃帝‧少昊(摯)‧顓頊 ③ 少昊‧顓頊‧高辛‧唐堯‧虞舜 ④ 伏羲‧神農‧黃帝‧唐堯‧虞舜.(《漢》)
天子의 지위를 미루어 주고 나라를 사양한 이는 有虞(舜)와 陶唐(堯)이다. 天子의 지위를 미루어 주어 그 나라를 사양함을 말한 것이다. 有虞는 帝舜이요 陶唐은 帝堯이다. 요의 아들 丹朱가 못나서 순에게 양위하였고, 순의 아들 商均이 못나서 夏나라 禹에게 양위하였으니, 이것이 바로 推位讓國이다. [節旨] 이를 이어서 堯‧舜은 禪讓하여 천하를 소유하였다.(《釋義》) [節解] 이는 堯‧舜이 천자의 지위와 토지의 부유함을 미루어 양보하여 남에게 주었음을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推位讓國 有虞陶唐 : 推는 자기에게서 떠나가게 함이다. 讓은 이것을 남에게 줌이다. 位는 임금의 지위이다. 國은 토지이다. 虞는 舜의 氏인데, 이어서 虞로써 천하를 소유한 호칭을 삼았다. 堯는 처음에 陶에 봉해지고 뒤에 唐에 봉해졌으므로 陶唐氏라고 일컫는다. 堯가 帝位에 있은 지 70년 만에 舜에게 물려주고 舜이 제위에 있은 지 50년 만에 禹에게 물려주었으니, 이것은 堯‧舜이 천자의 지위와 토지의 부유함을 미루어 양보하여 남에게 주었음을 말하였다.(《釋義》) 陶唐이 有虞보다 먼저이므로 ‘陶唐有虞’라고 해야 할 것인데 唐의 압운 사용에 의해 有虞陶唐으로 도치된 모습을 보인다. 역주2 位 : 성인의 큰 보배를 位라 한다.(《註解》) 역주3 有 : 어조사이다. 한 글자로 말을 이루지 못하면 有자를 보태어 짝하니 예컨대 虞‧夏‧殷‧周는 모두 나라 이름인데 有虞‧有夏‧有殷‧有周라고 하는 것이 그것이다.(《經傳釋詞》 3) 역주4 陶唐 : 옛날 임금 이름으로 바로 唐堯이다. 帝嚳의 아들로 성은 伊耆이고 이름은 放勳이다. 처음에 陶에 봉해지고 뒤에 唐으로 옮겼다.(《漢》)
백성을 위로하고 죄인을 토벌한 사람은 周나라 武王 發과 殷나라 湯王이다. 백성을 구휼하여 위로함을 弔라 하고, 죄를 밝혀 토벌함을 伐이라 한다. 發은 周나라 武王의 이름이고, 湯은 殷나라 왕의 호칭이다. 禹王의 뒤에 桀王이 무도하므로 湯王이 정벌하고, 탕왕의 뒤에 紂王이 무도하므로 武王이 정벌하였으니, 이것이 바로 弔民伐罪이다. [節旨] 이를 이어서 湯王‧武王은 정벌하고 주살하여 천하를 얻었다.(《釋義》) [節解] 이는 湯王‧武王이 夏나라‧商나라의 죄 없는 백성을 위로하고 죄 있는 桀王‧紂王을 주살하여 벌주었음을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弔 : 俗字를 吊로 쓴다.(《註解》) 역주2 罪 : 허물 죄이니, 법을 침범함이다. 辠(허물 죄)는 秦나라에서 고쳐 罪로 썼다. 罪는 ‘그물 죄’로 ‘대나무에 달린 그물[罪則그물죄 竹網]’이다.(《註解》) ‘罪則그물죄 竹網’은 《說文》 段注에 “罪는 물고기를 잡는 대나무[竹]에 달린 그물에서 竹은 더 들어간 것이다.”라고 하여 竹을 빼야 한다고 한 것에 의하면, ‘竹網’은 ‘網’이 되어야 한다. 辠는 ‘犯法 죄’의 本字인데, 秦나라 始皇이 皇(임금 황)자와 비슷하다 하여 罪로 고쳐 쓰게 하였다. 辠는 辛(죄 신)‧自(코 자)를 따른 회의글자로, ‘코가 시큼함’이라는 해설을 통해 법을 저촉한다는 뜻이 되었다. 罪는 본음의가 ‘그물 죄’이고, 网(그물 망)을 따르며 非(어긋날 비)가 소리로 작용한 형성글자이다. 역주3 殷 : 坊本(민간 書房에서 각인한 책)에는 商으로 되어 있는데 지금 古本을 따라 殷으로 한다.(《釋義》) 역주4 弔民伐罪 周發殷湯 : 弔는 위로한다는 뜻이다. 伐은 그 죄를 바로잡아 공격함이다. 周는 무왕이 천하를 소유한 호칭이다. 發은 武王의 이름이다. 殷은 亳都이다. 契이 商에 책봉을 받고 그 뒤에 成湯이 夏를 멸망시키자, 이어서 商으로 천하를 소유한 호칭을 삼았다. 盤庚에 이르러 殷으로 천도하고는 殷이라고 겸하여 일컬었다. 여기서 殷湯이라고 말한 것은 殷으로 된 뒤를 의거하여 말한 것이다. 禹王이 舜帝의 양보를 받아 천하를 소유하고 4백여 년을 전하여 그 後王인 夏나라 桀王이 무도하자 成湯이 그를 南巢로 내치고 그 지위를 대신하였다. 6백여 년을 전하여 그 후왕인 殷나라 紂王이 무도하자 周나라 武王이 그를 주살하고 그 지위를 대신하였다.(《釋義》) 殷湯이 周發보다 먼저이므로 ‘殷湯周發’이라고 해야 할 것인데 湯의 압운 사용에 의해 周發殷湯으로 도치된 모습을 보인다.
조정에 앉아 道를 묻고, 옷을 드리우고 두 손을 마주 잡고만 있어도 고르며 밝은 치적을 이룬다. 임금이 치적을 이루는 요체는 다만 몸을 공손히 하고 조정에 앉아 賢者를 존경하고 이치를 물어 논의함에 달려 있을 뿐이다. 《書經》 〈畢命〉에 이르기를 “衣裳을 드리우고 두 손을 마주 잡고서 성공하기만을 우러러 바란다.” 하였고, 《書經》 〈堯典〉에 이르기를 “백성을 고루 밝힌다.” 하였으니, 몸을 공손히 하고 현자를 존경하면 의상을 드리우고 두 손을 마주 잡고만 있어도 저절로 고르며 밝은 치적을 이루게 됨을 말한 것이다. [節旨] 위의 3절을 이어서 말하였다.(《釋義》) [節解] 이는 윗글의 여러 임금들이 모두 조정에 앉아서 治道를 묻고, 의상을 드리우고 두 손을 마주 잡고만 있어도 고르게 바로잡으며 밝혀서 천하를 다스림을 총괄하여 말한 것이니, 그 도가 있는 형용을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坐朝 : 살펴보면 옛날 임금은 모두 조정에 서서 정무를 다스렸는데 秦나라에 이르러 임금을 높이며 신하를 억제하여 비로소 조정에 앉는 禮가 있었다. 여기서 坐朝라고 말한 것은 역시 후세에 의거하여 말했을 뿐이다.(《釋義》) 역주2 坐朝問道 垂拱平章 : 朝는 조정이다. 道는 다스림이다. 위에서 아래에 이르는 것을 垂라 한다. 拱은 두 손을 마주 잡은 것이다. 《書經》 〈武成〉에 이르기를 “의상을 드리우고 두 손을 마주 잡고만 있어도 천하가 다스려진다.” 하였다. 平은 바르게 하여 기울지 않게 함이다. 章은 밝혀서 어둡지 않게 함이다.(《釋義》) 역주3 治 : 치적. ‘爲治之要 治 直吏翻’(《資治通鑑》 卷73 〈魏紀 5〉 烈祖明皇帝中之下 景初元年 胡三省注)의 反切에 의하면 治는 去聲이니, ‘치적’의 뜻으로 풀이된다.
신습한자
坐:앉을 좌 坐視 坐禪 安坐 環坐 坐不安席 坐井觀天 朝:아침 조/조정 조 朝野 朝廷 朝會 王朝 六朝 輟朝 退朝 皇朝 問:물을 문 問答 問罪 問責 反問 質問 詰問 東問西答 道:길 도/이치 도 道德 道理 道學 問道 王道 孝道 大道無門 垂:드리울 수 垂楊 垂直線 懸垂幕 垂簾聽政 垂頭失氣 拱:두 손 마주 잡을 공/팔짱 낄 공 拱己 拱北 拱手 拱揖 拱把 端拱 拜拱 平:평평할 평/고를 평 平均 平年 平凡 平生 公平 泰平 和平 平地風波 章:글 장/밝을 장 章明 章句 文章 章回小說 斷章取義 含章可貞
백성을 사랑하여 기르고, 오랑캐들을 신하로 삼아 복종시킨다. 黎首는 黔首란 말과 같으니, 백성이다.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니, 임금이 마땅히 어루만져 사랑하고 길러야 한다. 戎과 羌은 모두 서쪽의 오랑캐인데, 여기서는 사방의 오랑캐를 총괄하여 말한 것이다. 임금이 德으로 회유하고 위엄으로 다스리면, 모두 와서 신하가 되어 복종한다.
역주 역주1 愛育黎首 臣伏戎羌 : 育은 기른다는 뜻이다. 黎는 검다는 뜻이고, 首는 머리이니, 사람의 머리는 모두 검기 때문에 백성을 일컫기를 黎首라고 한다. 臣은 섬긴다는 뜻이다. 伏은 굴복함이다. 戎은 사방 오랑캐의 하나이다. 羌은 서쪽 戎族의 일종이다. 위의 글에서는 도가 있는 임금이 中華(中原)의 백성들을 모두 사랑하여 양육하고, 외방 오랑캐에 있어서도 능히 굴복시키고 신하 삼아 섬기게 하여 배반하지 않게 하는 것을 말하였다. 윗구는 中華를 말하였고 아랫구는 外方 오랑캐를 말하였다.(《釋義》) 역주2 民惟邦本 : 《書經》 〈五子之歌〉에 보인다.
멀고 가까운 곳을 一體로 보면, 거느리고 와서 복종하여 왕에게 依歸한다. 신하[臣工]로부터 백성[黎庶]에 이르기까지, 中華(中夏)로부터 外方 오랑캐에 이르기까지 遠近이 없이 보기를 한 몸처럼 한다. 德化가 멀리 미쳐서 위 글에서 말한 바와 같이 되면, 사람들이 모두 서로 거느리고 와서 복종하여, 依歸해서 왕으로 받들지 않는 자가 없다. [節旨] 이는 그 德澤이 사람에게 미쳐 가는 것을 말하였다.(《釋義》)
역주 역주1 遐邇壹體 率賓歸王 : 遐는 멀다는 뜻이니, 윗글의 戎羌을 이어서 말하였다. 邇는 가깝다는 뜻이니, 윗글의 黎民을 이어서 말하였다. 體는 신체라는 뜻이다. 率은 모두라는 뜻이다. 賓은 복종한다는 뜻이다. 歸는 돌아간다는 뜻이다. 王은 임금으로, 《說文》에 “천하 사람들이 依歸하는 것이다.” 하였다. 이는 멀리 외방 오랑캐로부터 가까이 중화까지 도가 있는 임금이 한 몸과 같이 하면 遠近이 없이 모두 그 은택을 입기 때문에 백성들이 서로 모두 복종하여 우리 왕에게 歸順한다고 말한 것이다.(《釋義》) 壹體 뒤의 口訣은 ‘하면’인데, 그 근거는 《註解》의 “如上文所言 則”의 ‘則(하면)’이다. 역주2 壹 : 一(하나 일)과 같다.(《註解》) 역주3 率 : 《註解》에는 “모두 서로 이끌다.”라고 하여 ‘모두[皆]’와 ‘이끌다[率]’로, 《釋義》에는 ‘모두[偕]’로 풀이하였다. 역주4 歸王 : 《註解》에는 “依歸해서 왕으로 삼는다.”로, 《釋義》에는 “우리 왕에게 의귀한다.[歸往於我王]”로 풀이하였다. 王이 ‘왕으로 삼는다’인 경우 去聲 漾韻의 動詞이고, ‘왕’인 경우 平聲 陽韻의 名詞이다. 본문은 王이 押韻 陽韻이므로 명사 ‘왕’으로 풀이되어야 한다. 역주5 臣工 : 여러 신하와 모든 관원이다.(《漢》) 역주6 黎庶 : 黎民(百姓)이다.(《漢》) 역주7 中夏 : 華夏를 가리키니 中國이다.(《漢》)
우는 봉황새는 나무에 있고, 흰 망아지는 마당의 풀을 먹는다. 《詩經》 〈大雅 卷阿〉에 이르기를 “봉황새가 우니, 오동나무가 생장한다.” 하였다. 鳳凰은 오동나무가 아니면 깃들지 않고 대나무 열매가 아니면 먹지 않으니, 善人(吉士)이 거주할 곳을 얻음을 비유한 것이다. 樹는 唐本(中國本)에 竹으로 되어 있다. 《詩經》 〈小雅 白駒〉에 이르기를 “깨끗한 흰 망아지가 우리 마당의 곡식 싹을 먹는다.” 하였는데, 賢人이 찾아옴을 찬미한 것이니, 그가 타고 온 흰 망아지가 잠시 마당에서 쉬면서 마당 가운데의 풀을 먹는 것이다.
역주 역주1 在樹 : 고본에는 在樹로 썼는데 지금 在竹으로 쓰니, 그것을 따른다.(《釋義》) 봉황은 대나무 열매가 아니면 먹지 않는다는 주석에 의하면 樹보다 竹이 설득력이 있다. 역주2 鳴鳳在樹 白駒食場 : 새가 소리를 내는 것을 鳴이라 한다. 鳳은 신령한 새이니 道가 있으면 나타난다. 駒는 말 중에 작은 것이고, 白은 그 빛을 말한다. 場은 곡식을 다루는 타작마당이다.(《釋義》) 역주3 鳳凰 : 鳳皇으로도 쓴다. 고대 전설 속에 모든 새의 왕이다. 수놈을 鳳이라 하고 암놈을 凰이라 한다. 통칭하여 鳳 혹은 鳳凰이라 한다.(《漢》)
德化가 풀과 나무에도 입혀지고, 이로움이 모든 곳에 미친다. 그 中和를 지극히 하여, 비 오며 맑은 것이 때맞추어 순조로우면 풀과 나무들도 지각이 없으나 인자한 敎化를 입게 된다. 《詩經》 〈大雅 行葦〉에 周나라 王室을 찬미하여 이르기를 “周王이 仁慈하고 厚德하여 은택이 초목에 미쳤다.” 한 것이 이것이다. 갓난아기[赤子]를 보호하듯이 백성을 아껴 仁德과 은택이 널리 퍼지면 萬國(萬方)이 지극히 넓지만 영원히 의뢰하지 않음이 없게 된다. 《書經》 〈益稷〉에 禹王(夏后)을 칭찬하여 이르기를 “백성이 米穀을 먹어 모든 나라가 잘 다스려지는 공을 일으켰다.” 한 것이 이것이다. [節旨] 이는 그 德澤이 만물에게 미쳐 가는 것을 말하였다.(《釋義》) [節解] 도리가 있는 임금은 仁愛와 恩德이 사물에 미쳐서, 봉황과 망아지와 같은 것도 모두 제자리를 얻고 심지어 초목도 모두 교화를 입어서, 이로움이 모든 곳에 미쳐서 한 물건이라도 그 은택을 입지 않음이 없다고 극도로 말한 것이다.(《釋義》)
역주 역주1 草 : 本字가 艸(풀 초)이다.(《註解》) 역주2 萬 : 古字는 万(일만 만)이다.(《註解》) 萬은 古字에 卍(일만 만)으로 썼고, 俗字에 万으로 썼다.(《正字通》) 萬(전갈 만)은 벌레이니, 厹(짐승 발자국 유, 禸는 厹의 변형)를 따랐다. 상형이다. 虫(벌레 훼) 부수의 蠆(전갈 채)와 뜻이 같다.(《說文》 段注) 이를 살펴보면 萬은 卍, 万, 萬의 순서로 쓰이게 된 것이다. 그리고 萬은 本義가 ‘전갈’이었는데 假借되어 ‘수효 이름 일만’으로 쓰인 것이다. 역주3 化被草木 賴及萬方 : 仁의 기풍이 물건을 감동시킴을 化라 한다. 被는 미쳐간다는 뜻이다. 賴는 이익[利]이다. 《春秋左氏傳》 閔公 元年에 이르기를 “萬은 가득 찬 수효이다.” 하였다. 方은 동서남북을 말하니, 萬方은 천하를 다한 것이다.(《釋義》) 역주4 雨暘 : 《書經》 〈洪範〉의 “비 내림과 맑음이다.”에 근거하였는데, 비 오는 날씨와 맑은 날씨를 말한다.(《漢》) 역주5 時若 : 사계절이 온화하게 순조로움이다.(《漢》) 역주6 周王仁厚 澤及草木者 : “〈行葦〉篇은 충후함을 말한 것이다. 周나라 왕실이 충후하여 仁이 草木에 미쳤다.”(《詩經》 〈行葦〉 小序) 孔穎達의 疏에 “그 仁恩이 草木에 미치니, 하찮은 초목에 있어서도 오히려 아낌[愛惜]을 더하거늘 더구나 사람에게 있어서 아끼기를 반드시 극심하게 함에 있어서이겠는가!” 하여, 被는 澤及(은택이 미치다)으로, 澤及은 愛惜(아끼다)으로 풀이되었다. 역주7 如保赤子 : 출전은 《大學》 〈傳九章〉이다. 《書經》 〈康誥〉의 若保赤子의 若을 如로 바꾼 것이다. 역주8 覃敷 : 널리 퍼짐이다.(《漢》) 역주9 烝民乃粒 萬方作乂 : “烝은 많다는 뜻이고, 쌀알을 粒이라 하니, 많은 백성이 낟알 곡식을 먹어 모든 나라가 잘 다스려지는 공을 이룩하였다.”(《書經》 〈益稷〉 集傳)
- 이황(李滉) 유학서(儒學書). 조선 중기의 대유학자 이황(李滉)이 성학의 개요를 도해한 책. 1책. 목판본. 1568년(선조 1) 대제학으로 있을 당시 새로 즉위한 선조에게 올린 상소문으로 성학의 뜻을 집약하여 10폭의 도식(圖式)으로 그린 것이다. 1681년(숙종 7) 오도일(吳道一)이 간행했고 1741년(영조 17) 중간했다. 체제는 10개의 도(圖)와 설(說)로 되어 있으며, 권말에 오도일의 발문이 있다. 도식의 각 내용을 보면, 제1도 태극도(太極圖)는 음양조화의 원리를 설명한 것으로, 주돈이(周敦頤)의 태극도·태극도설을 싣고, 다음에 주자의 주해, 끝으로 선유들의 설을 인용하여 자신의 해설을 수록했다. 제2도 서명도(西銘圖)는 송말 원초(元初)의 정복심(程復心)이 장재(張載)의 〈서명 西銘〉을 도식화한 것으로 상도(上圖)·하도(下圖)로 되어 있다. 저자는 여기서 성학은 인(仁)을 구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제3도 소학도(小學圖)는 저자가 〈소학〉의 목록에 따라 만든 것으로, 대학도(大學圖)와 상호 표리관계를 이룬다. 제4도 대학도에서는 치지(致知)·역행(力行)이 수기치인(修己治人)의 근본임을 강조했다. 제5도 백록동규도(白鹿洞規圖)는 주자의 백록동규문의 목차에 따라 저자가 도식화한 것으로, 제왕학(帝王學)의 근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상의 제1~5도는 천도(天道)에 근본하여 인륜을 밝히고 덕업에 힘쓰게 하는 데 공(功)이 있음을 밝힌 것이다. 제6도 심통성정도(心統性情圖)는 임은정(林隱程)이 지은 상도와, 저자가 성현들의 뜻을 미루어 완성한 중도·하도로 되어 있는데, 주로 이기설(理氣說)과 사단칠정(四端七情)의 내용을 도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제7도 인설도(人說圖)에서는 측은의 단(端)이 사덕(四德)과 만화(萬化)를 통괄·관철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제8도 심학설(心學說)에서는 존심양성(存心養性)의 공(功)을 강조하고, 정복심의 행적을 밝혔다. 제9도 경재잠도(敬齋箴圖)와 제10도 숙흥야침잠도(夙興夜寢箴圖)에서는 성학의 시작과 끝이 경(敬)에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상 제6~10도는 심성에 근원하여 일용에 힘쓰고 경외(敬畏)를 높이는 데 그 요점이 있다. 이 책은 비록 여러 선유들의 글 속에서 채택한 것이지만, 그것을 취사선택하는 하나의 철학적 구성을 이루어놓은 점에서 이황의 도학(道學)·이학(理學)에 대한 학문적 깊이를 알 수 있다.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다.
성학십도(聖學十圖)를 올리는 차자를 올리다.
판중추부사 신이황(李滉, 1501~1570)은 삼가 두 번 절하고 아뢰옵니다. 신이 가만히 생각하옵건대, 도(道)는 형상이 없고 하늘은 말이 없습니다. 하도(河圖)1)와 낙서(洛書)2)가 출현하면서부터 성인이 이를 근거로 괘(卦)와 효(爻)를 만들었으니, 도가 비로소 천하에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도는 넓고도 크니 어디서부터 착수할 것이며, 옛 교훈이 천만 가지이니 어디로부터 들어가겠습니까? 성학(聖學)에는 커다란 단서[大端]가 있고 심법(心法)에는 지극한 요령이 있습니다. 이것을 드러내어 그림[도(圖)]를 만들고, 이것을 향해서 설명[(설)說]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도에 들어가는 문과 덕을 쌓는 토대를 보여 주니, 이것 또한 후대 현인이 부득이하게 만든 것입니다.
하물며 임금의 한 마음[一心]은 만 가지 조짐이 연유하는 곳이요 백 가지 책임이 모이는 곳이니, 온갖 욕심이 서로 다투고 온갖 사특함이 차례로 마음을 꿰뚫습니다. 한 가지라도 태만하고 소홀하여 방종이 뒤따르면 마치 산이 무너지고 바다가 들끓는 것과 같을 것이니, 누가 이것을 막을 수 있겠습니까? 옛날 성군(聖君)과 현명한 왕[명왕(明王)]은 이를 근심하였습니다. 이런 까닭에 삼가고 노력하며 조심하고 두려워하여 하루하루 살아가면서도 오히려 미흡하다고 여겼습니다.
사부(師傅)의 관직을 세우고간쟁(諫諍)하는 직책을 만들어 앞에는 의(疑)가 있고 뒤에는 승(丞)이 있으며, 왼쪽에는 보(輔)가 있고 오른쪽에는 필(弼)이 있으며3), 수레를 타면 여분(旅賁)4)의 규범이 있고, 위저(位宁)5)에서는 관사(官師)의 법이 있으며, 책상에 기대고 있을 때는 훈송(訓誦)의 간함이 있고, 침전에 들어서는 설어(暬御)6)의 잠언(箴言)이 있으며, 일을 처리할 때는 고사(瞽史)7)의 인도함이 있고, 한가롭게 거처할 때는 공사(工師)의 송(誦)이 있으며, 소반과 밥그릇과 책상과 지팡이, 칼과 검, 출입문과 들창문에 이르기까지 무릇 눈이 가는 곳과 몸이 처하는 곳은 어디나 명(銘)과 계(戒)를 새겨 놓았으니 마음을 지키고 몸을 방비하는 법도가 이와 같이 지극하였습니다. 그런 까닭에 덕이 날로 새로워지고 사업이 날로 넓어져서 털끝만 한 허물도 없게 되고 크게 이름을 떨치게 되었습니다.
후세의 임금은 천명(天命)을 받고 왕위에 올랐으니, 책임이 지극히 중하고 큼이 어떻겠습니까. 그러나 스스로 다스리는 수단은 한 가지도 이러한 엄격함이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왕공(王公)과 많은 백성이 추대하는 자리에서 성인인 것처럼 하고 오만하게 스스로 방자히 하다가 결국에는 난이 일어나고 멸망하는 것이 어찌 괴이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이러한 때에 남의 신하가 되어 임금을 인도하고 도에 합당하도록 하는 이는 진실로 그 마음을 쓰지 않은 것이 없었습니다. 장구령(張九齡)8)이 『금감록(金鑑錄)』을 올린 것과 송경(宋璟)9)이 「무일도(無逸圖)」를 바친 것과 이덕유(李德裕)10)가 「단의육잠(丹扆六箴)」을 바친 것과 진덕수(眞德秀)가 「빈풍칠월도(豳風七月圖)」를 올린 것11)등은 임금을 아끼고 나라를 근심하는 깊은 충의와 선을 베풀고 가르침을 드리는 간절한 뜻이니, 임금이 깊이 생각하고 공경하여 복종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신은 지극히 어리석고 매우 비루함에도 여러 임금께 요행히 은혜를 입었고 병으로 시골에 들어앉아 초목과 함께 썩기로 기약하였는데, 뜻밖에 헛된 이름[허명(虛名)]이 잘못 알려져서 조정에 불려 와경연(經筵)의 중한 자리에 앉게 되니, 두렵고 황송하지만 사양하여 피할 길이 없습니다. 기왕에 피하지 못하고 이 자리를 더럽힌 이상, 이는 성학(聖學)을 권도(勸導)하고 군덕(君德)을 보양하여 요순시대처럼 융성한 데 이르기를 기약해야 하니, 비록 감당할 수 없다고 사양할 수 있겠습니까? 돌이켜 보건대, 신은 학술이 거칠고 말주변이 서투른데, 여기에다 몹쓸 병이 잇따라 시강(侍講)도 드물게 하다가 겨울철 이후로는 완전히 폐하기에 이르렀으니, 신의 죄는 만 번이라도 죽어야 마땅한지라 근심되고 두려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신이 가만히 엎드려 생각해 보건대, 처음에 글을 올려 학문을 논한 말들이 이미 전하의 뜻을 감동시켜 분발하게 하지 못하였고, 그 후 전하를 뵙고 여러 번 아뢴 말씀이 또 전하의 생각을 아름답게 가꾸는 데 도움이 되지 못했으니, 미력한 신의 정성으로 무엇을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옛 현인과 군자들이 성학(聖學)을 밝히고 심법(心法)을 얻어서 도(圖)를 만들고 설(說)을 만들어 남들에게 도에 들어가는 문과 덕을 쌓는 토대를 보여 준 것이 오늘날 세상에 행하고 있어서 해와 별같이 밝습니다. 이에 감히 이것을 가지고 나아가 전하께 진술하여 옛 제왕(帝王)의 공송(工誦)12)과 기명(器銘)13)의 남긴 뜻을 대신하고자 합니다. 이것은 지난날 성현들로부터 중요한 교훈을 빌려서 앞으로 유익하도록 하려는 바람입니다.
이에 삼가 그 가운데에서 더욱 뚜렷이 드러난 것을 골라 일곱 개를 얻었습니다. 그 중 「심통성정도(心統性情圖)」는 정임은(程林隱)14)의 그림에다 신이 만든 두 개의 작은 그림을 덧붙인 것입니다. 세 가지는 그림은 비록 신이 만들었으나 그 글과 뜻의 조목(條目)과 규획(規畫)은 한결같이 옛 현인이 만든 것을 따른 것이요, 신이 창작하여 만든 것은 아닙니다. 이것들을 합하여 「성학십도」라 하고, 각 그림 아래에 또한 외람되게 신의 의견을 덧붙여서 삼가 잘 써서 올립니다.
다만 신은 추위에 떨리고 병에 걸린 가운데 혼자 힘으로 이것을 작성하자니, 눈은 어둡고 손이 떨려서 글씨는 단정하지 못한 데다 줄을 맞추어 글자를 고르게 하지 못해 규격에 맞지 않습니다. 만약에 전하께서 물리치지 않으신다면, 바라건대 이것을경연관에게 내리어 상세하게 고치고 논의하며 잘못된 것을 고치고 보완하게 하고서 다시 글씨 잘 쓰는 사람에게 정밀하게 베껴 정본(正本)을 만들게 하고, 해당 관서에 보내어 병풍 한 벌을 만들어서 평소 조용히 거처하시는 곳에 펼쳐 놓으시고, 혹은 별도로 조그마하게 한 권으로 꾸며 수첩을 만들어서 항상 책상 위에 놓아두시고, 기거동작(起居動作)하실 때에 살피고 경계로 삼으신다면, 구구하게 충성을 다하고자 하는 저의 뜻에 이보다 다행함이 없겠습니다. 그 뜻에 있어서 미진한 것은 신이 다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일찍이 듣건대, 맹자의 말에 “마음의 본분은 생각하는 것이니, 생각하면 얻고 생각하지 못하면 얻지 못한다” 하였고, 기자(箕子)가 무왕(武王)을 위하여 홍범(洪範)을 진술하여 또 이르기를, “생각하면 명철해지고, 명철해지면 성인이 된다” 하였습니다. 대개 마음은 방촌(方寸)15)에 갖추어져 있으면서 지극히 허(虛)하고 지극히 영(靈)하며, 이치는 그림과 글 속에 나타나 있으면서 지극히 뚜렷하고 지극히 진실하니, 지극히 허령한 마음을 가지고 지극히 뚜렷하고 진실된 이치를 구한다면 마땅히 얻지 못할 것이 없을 것입니다. 그런즉 생각하면 얻고 명철하면 성인이 되는 것이 어찌 오늘날에 징험을 얻지 못하겠습니까? 그러나 마음이 허령하다 해도 만약 주재(主宰)함이 없으면 앞에 일을 당해도 생각하지 아니하고, 이치가 뚜렷하고 진실해도 만약 비추어 보지 않으면 항상 눈앞에 있어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는 또한 그림 때문에 생각하기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오히려 또한 공자께서는, “배우고도 생각하지 아니하면 남는 것이 없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아니하면 위태하다16)” 하였습니다. 배운다는 것은 그 일을 익혀서 참되게 실천함을 이릅니다. 대개 성현의 학문은 마음에서 구하지 않으면 혼미해져서 얻는 것이 없는 까닭에 반드시 생각하여 그 미묘한 것에 통달해야 하고, 그 일을 익히지 않으면 위태로워져서 불안한 까닭에 반드시 배워서 그 실질을 이행하여야 합니다. 생각하는 것과 배우는 것은 서로 발전시켜 주고 서로 이익이 되게 합니다.
엎드려 원하건대, 전하의 명철함으로 이 이치를 깊게 헤아리시고 모름지기 먼저 뜻을 세우시어, “순임금은 어떤 사람이고 나는 어떤 사람인가. 노력하면 또한 이와 같이 된다. ”17)고 하시고, 분연히 힘을 내셔서 배우고 생각하는 이 두 가지 공부에 힘을 쓰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경(敬)을 지킨다는 것은 생각과 배움을 겸하고 동(動)과 정(靜)을 관통하며, 안과 밖을 합일시키고 드러난 것과 은미(隱微)한 것을 한결같이 하는 도(道)입니다. 이것을 하는 방법은 반드시 가지런하고 정중하며 고요하고 한결같은 가운데 이 마음을 두어 배우고 묻고 생각하고 분별하는 동안에 이 이치를 궁리하여 보이거나 들리기 전에는 경계하고 두려워하는 것을 더욱 엄숙하게 하고 더욱 공경스럽게 해야 할 것입니다. 또 은미한 곳과 혼자 있는 곳에서는 성찰하는 것을 더욱 더 정밀하게 하여 어느 한 가지 그림에 대해서 생각할 적에는 마땅히 이 그림에만 마음을 오로지 하여 다른 그림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처럼 하고, 어떤 한 가지 일을 익힐 때는 마땅히 이 일에 오로지 하여 다른 일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처럼 하여야 합니다.
아침저녁으로 변함이 없이 하고 매일매일 계속하며, 혹 새벽에 정신이 맑을 때에 그 의미를 풀어 보고 음미하며, 혹은 일상생활에서 사람을 응대할 때 몸소 경험하고 북돋우면 처음에는 혹 불편하고 모순되는 근심을 면하지 못하고, 때로는 극히 고통스럽고 유쾌하지 못한 병통이 있기는 하나, 이것이 곧 옛사람이 말한 장차 크게 나아가려는 징조요, 또한 좋은 소식이 올 단서입니다. 절대로 이 때문에 스스로 그만두지 말고 더욱 자신을 가지고 힘써서 참된 것을 많이 쌓고 힘쓰기를 오래 하면 자연히 마음과 이치가 서로 잦아들어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융회관통(融會貫通)하게 되며, 익히는 것과 일이 서로 익숙하여져서 점차 평탄한 길을 편안하게 행하게 됨을 보게 될 것입니다.
처음에는 각각 그 한 가지에만 집중하였지만 이제는 모든 것이 하나의 근원에서 만나게 됩니다. 이것은 실로 맹자가 논한, ‘깊이 이해하고 자득하는’ 경지이며, ‘생기가 나면 도저히 그만둘 수 없는’ 경험입니다. 또 따라서 부지런히 힘써서 자신의 재주를 다하면, 안자(顔子)의 인(仁)에서 떠나지 아니하고 나라 다스리는 사업이 바로 그 가운데 있게 되고, 증자(曾子)의 충(忠)과 서(恕)로 일관하여 도(道)를 전하는 책임이 자신에게 있게 되는 것입니다. 두려워함과 공경함이 일상생활에서 떠나지 아니하여 중화(中和)⋅위육(位育)18)의 공(功)을 이룰 수 있을 것이며, 덕행(德行)이 떳떳한 인륜(人倫)에서 벗어나지 아니하여 천(天)과 인(人)이 하나가 되는 신묘함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그 그림을 만들고 설명을 만들어 겨우 열 폭의 종이 위에 서술해 놓았습니다. 이것을 생각하고 익혀서 평소에 조용히 계실 때에 공부하시면 도를 깨달고 성인이 되는 요령과 근본을 바로잡고 나아가 다스리는 근원이 다 여기에 갖추어져 있습니다. 오직 전하께서는 정신을 모으고 뜻을 더하여 반복하기를 시종 계속하시어 경미한 것이라고 소홀히 하지 마시고 싫증나고 번거롭다 하여 그만두지 않으신다면,종묘사직으로서도 매우 다행한 일이며 신하와 백성에게도 매우 다행한 일입니다. 신은 야인(野人)들이 미나리와 햇볕[芹曝]을 임금께 바치고자 하는 정성19)을 이기지 못하여, 전하의 위엄을 모독하는 줄 알면서도 이에 바칩니다. 황송하여 숨을 멈추고 처분을 기다리겠습니다.
『퇴계선생문집』권7, 차, 진성학십도차
聖學十圖
[1. 太極圖說]
[1. 太極圖說]
無極而太極. 太極, 動而生陽, 動極而靜, 靜而生陰, 靜極復動, (무극이 태극이다. 태극이 움직여 양을 낳고, 움직임이 극한에 이르면 고요해진다, 고요함이 음을 낳는다. 고요함이 극한에 이르면 다시 움직인다.) 一動一靜, 互爲其根, 分陰分陽, 兩儀立焉. 陽變陰合, 而生水火木金土, 五氣順布, 四時行焉. (한 번 동(動)하고 한 번 정(靜)한 것이 서로 그 뿌리가 되어 음(陰)으로 나뉘고 양(陽)으로 나뉨에 양의(兩儀)가 성립되었다. 양이 변하고 음이 합하여 수․화․목․금․토를 낳으니, 이 오행(五行)의 기운이 순조롭게 퍼져서 사시(四時)가 운행되는 것이다.)
五行, 一陰陽也. 陰陽, 一太極也. 太極, 本無極也. 五行之生也, 各一其性. (다섯 가지 자연의 기운은 음양이 하는 짓이요, 음양은 태극이 하는 짓이며 태극은 본래 시작도 없고 끝도 없다(無極). 다섯 가지 성질이 생기면서 각각 그 나름대로의 성질을 가진다.)
無極之眞, 二五之精, 妙合而凝. 乾道成男, 坤道成女. 二氣 交感, 化生萬物. 萬物生生, 而變化無窮焉 (무극의 참됨과 음양오행의 정수는 신묘하게 화합하여 응결한다. 하늘의 원리로 남성(男性)이 이루어지고 땅의 원리로 여성(女性)이 이루어지며, 두 기운(天地 陰陽)이 서로 감응하여 만물이 생겨난다. 만물이 나고 나는 변화는 무궁하다.)
惟人也得其秀而最靈. 形旣生矣, 神發知矣. 五性感動而善惡分, 萬事出矣 (오직 사람만이 그 빼어난 기운을 얻어 가장 영특하다. 육신이 생긴 뒤에 영(靈)은 차츰 의식을 갖게 된다. 오성(仁義禮智信)이 외부 현상에 접촉하여 자극을 받아 움직여서 선악이 갈라지고 인간에 관한 모든 일이 생긴다.)
聖人定之以中正仁義而主靜, 立人極焉. 故聖人 “與天地合其德, 日月合其明, 四時合其序, 鬼神合其吉凶, 君子修之吉, 小人悖之凶. (성인은 알맞음, 바름, 어짐, 의로움에 따라 인간 만사를 정(定)하고, 마음을 고요하게 한 것(主靜)을 인간에 있어서 가장 큰 윤리의 표준(人極)으로 삼는다. 그러므로 성인은 천지와 그 덕이 일치하고, 일월과 밝음이 일치하며, 사계절과 그 질서가 일치하고, 귀신과 그 길흉이 일치한다. 군자는 이것(中正仁義)을 닦아서 길하고 소인은 이것을 어겨서 흉하다.)
故曰, “立天之道, 曰陰與陽. 立地之道, 曰柔與剛. 立人之道, 曰仁與義”. 又曰, “原始反終, 故知死生之說”. 大哉<易>也. 斯其至矣. (그러므로 하늘의 원리는 음양이라 하고 땅의 원리는 부드러움과 굳셈이라 하며 사람의 도리는 어짊과 의로움(仁義)이라 한다. 또 시작과 끝의 순환하는 이치를 깊이 생각해 보면 죽음과 삶의 이치를 알 수가 있다. 크도다, 변화의 이치(易)여! 이것이야말로 지극한 진리다.)
[2. 西銘圖(서명도)]
[2. 西銘圖(서명도)] -상도- 乾稱父 坤稱母 予玆藐焉 乃混然中處 (건칭부 곤칭모 여자묘언 내혼연중처) 건은 하늘이며 아버지라 일컫고 곤은 땅으로 어머니라 일컫는다 나의 이 작은 몸은 아버지와 어머니 가운데에 태어나 있으며.
故天地之塞 吾其體 天地之師 吾其性 (고천지지색 오기체 천지지사 오기성) 그러므로 하늘과 땅 사이에 막아 서있는 것은 나의 몸이고 하늘과 땅 사이에 스승인 것은 나의 마음인 성이다.
民吾同胞 物吾與也 (민오동포 물오여야) 민중과 나는 한 어머니 배 속에서 태어난 친형제와 같고 만물과 나는 모두 더불어 함께하는 친구다.
大君者 吾父母宗子 其大臣 宗子之家相也 (대군자 오부모종자 기대신 종자지가상야) 큰 군자라고 하는 것은 우리 부모의 근본의 아들이고 즉 우리부모의 장손이요 큰 신하인 대신은 종자의 집안을 다스리는 집사이다.
尊高年 所以長其長 慈孤弱 所以幼其幼 (존고년 소이장기장 자고약 소이유기유) 나이 많은 어른을 존중할 때에는 자기의 어버이를 모시듯이 존중하고 외롭고 약한 이를 돌볼 때에는 자기 아이를 돌보듯이 사랑한다.
聖其合德 賢其秀也 (성기합덕 현기수야) 성인은 하늘과 땅의 덕과 일치하는 사람이고, 현자는 보통 사람보다 뛰어난 사람이다.
凡天下疲癃殘疾 惸獨鰥寡 皆吾兄弟之顚連 而無告者也 (범천하피융잔질 경독환과 개오형제지전연 이무고자야) 무릇 하늘 아래 병들어 폐쇠된 사람과 손발이 없는 불구자 자손이 없는 사람과 홀아비 과부 등과 같은 사람들도 전부 나의 형제들로서 팽개칠 수 없이 연결 되어있다. 이들은 의지할 곳 없는 불쌍한 사람들이다.
-하도- 于時保之 子之翼也 樂且不憂 純乎孝者也 違曰悖德 害仁曰賊 濟惡者不才 其踐形 惟肖者也 (우시보지 자지익야 낙차불우 순호효자야 위왈패덕 해인왈적 제악자부재 기천형 유초자야) :이러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들을 보호해주어야 하며 그리고 그러한 자식들을 도와주어야 한다. : 또한 즐겁게 해주고 근심이 없도록 해주는 사람이 진정한 효도하는 사람이라고 부른다. : 이러한 행위를 어기는 사람을 패덕이라 말하고 : 이러한 어진 베품을 해치는 사람을 도적이라고 말 한다. : 악한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것을 재주가 모자라는 사람이라 하고 : 성현의 행동대로 하늘의 이치를 실천하면 그런 사람을 오직 하늘을 닮은 사람이라고 한다.
知化 則善述其事 窮神 則善繼其志 (지화 즉선술기사 궁신 즉선계기지) : 성현의 말씀들을 알고 변화 할 줄 알면 모든일을 잘 할 수가 있으며 : 하늘의 이치를 궁리하면 그 뜻을 바르게 이어갈 수가 있다.
不愧屋漏爲無忝 存心養性爲匪懈 (불괴옥루위무첨 존심양성위비해) : 아무도 없는 곳에서도 부끄러움이 없으면 욕됨이 없고 : 마음속에 하늘이 준 성품을 기르면 고달프지 않게된다.
惡旨酒 崇伯子 之顧養育英才 穎封人之錫類 (오지주 숭백자 지고양육영재 영봉인지석류) : 술은 사람의 본성을 어지럽히기 때문에 미워하는 것이니 : 우왕의 아버지는 숭국의 백작으로 봉해져 영재를 양육하여 훌륭한 사람에게 지방을 다스리게 하였다.
不弛勞而底豫 舜其功也 無所逃而待烹 申生其恭也 (불이노이저예 순기공야 무소도이대팽 신생기공야) : 마음을 놓지 않고 힘써 공경하여 저 밑에서부터 힘써서 기쁘게 한 것은 순임금의 지극한 효도의 공이다 : 부자의 의는 도망할 곳이 없다하여 아버지에게 삶아 죽임을 당하기를 기다린 것은 신생의 공손함이다. (헌공이 애첩의 말을 믿고 아들 신생을 죽이려 하자 아버지를 피하라는 주위의 권고를 듣고도 하늘과 땅 사이에서 도망할 곳이 없다고 하여 차라리 삶아 죽기를 기다린 것은 신생의 공순함이다)
體其受而歸全者 參乎 勇於從而順令者 伯奇也 (체기수이귀전자 삼호 용어종이순령자 백기야) : 태어날 때 부모에게서 받은 몸을 죽을 때까지 온전하게 하여 돌아간 사람은 증삼(曾參)이다 : 용기 있게 결단하여 부모님의 말씀을 따르는 데 순응한 사람은 백기였다.
富貴福澤 將厚吾之生也 貧賤憂戚 庸玉汝于成也 (부귀복택 장후오지생야 빈천우척 용옥여우성야) : 부하고 귀하며 복이 있고 윤택한 것은 하늘이 내 삶을 두떱게 하는 것이며 : 가난하고 천하고 근심스럽고 슬픈 것은 나를 단련시켜 옥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存吾順事 沒吾寧也 (존오순사 몰오영야) : 살아서 모든 일에 순리에 따르면 죽음에 이르러서는 편안해질 것이다. !
[第三小學圖 (제삼소학도)]
第三小學圖 (제삼소학도)
• 立敎 (입교:가르침을 세움)
-立胎育保養之敎(입태육보양지교): 아이가 태 안에 있을 때 키우고 보호하는 가르침을 세움.
원(元), 형(亨), 이(利), 정(貞)은 천도의 상, 즉 하늘의 불변의 법칙이고, 인(仁), 의(義), 예(禮), 지(智)는 인성의 강(綱) 즉, 인간의 벼리가 되는 본성이다.
이 인간의 본성들은 원래 선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 네 가지 단서인 "사단"이 풍성히 감동됨에 따라 드러난다.
어버이를 사랑하고 형을 공경하며, 임금께 충성하고 어른에게 공손히 대하는 바로 이것이 "병이(秉彛)"라는 것이다. 이것은 자연적·순리적으로 되는 것이지 억지로 되는 것이 아니다.
오직 성인만이 그 본성이 자연적으로 실현되어 하늘과 같이 넓어서, 털끝만큼의 힘으로 더하지 않아도 "온갖 선함(萬善)"이 다 갖추어진다.
일반 사람들은 어리석어 물욕에 눈이 어두운 나머지 그 도리를 무너뜨리고 서슴없이 자포자기의 상태에 빠진다. 성인이 이것을 가엾게 여긴 나머지 학문을 만들고 스승을 두고 가르치어 그 본성의 뿌리를 북돋는 한편 그 가지를 뻗게 하였다.
[소학]의 방법은 쇄소(灑掃)하고 응대(應對)하며, 집안에서 효도하고 나아가서는 남에게 공경하여 행동이 조금도 법도를 어김이 없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완전히 행하고 난 다음에 힘이 남으면 시를 외고, 글을 읽고, 노래를 읊조리고, 춤을 추며 모든 생각이 지나침이 없어야 한다. 이 법의 궁구와 깊이 생각하여 몸을 닦음이 이 학문의 큰 뜻이며 목적이다.
밝은 명(明命)은 환하여 안팎이 없다.
덕을 높이고 학업을 넓혀야 곧 본래의 본성을 회복하게 된다. 이것이 옛날에 부족하지 않았다고 하여 오늘날 어찌 넉넉할 수 있는 것이겠는가? 세월이 멀리 흘러왔고, 어진 사람들이 돌아갔는데 다 경전들은 피폐되고 교육마저 해이해져, 어린이의 양육이 바르지 못하매, 자란 뒤에는 더욱 부박하고 사치스러워진다.
마을에는 좋은 풍습이 없어지고 세상에는 어진 인재가 없으며, 사리사욕으로 뒤얽혀 싸우고 이단의 말들이 시끄러워졌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 병이는 하늘에 표준을 둔 것이어서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에 옛날에 들어온 말들을 주워 모아 뒷사람들을 깨우치고자 하노라.
애달프다! 소년들이여! 삼가 이 글을 배우도록 하라. 이것은 늙은 나의 노망한 소리를 적은 것이 아니라 오직 성인의 가르침이니라.
어떤 사람이 묻기를 "그대가 사람에게 [대학]의 도를 말하려 하면서도 또 [소학]의 글을 참고하려 하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하고 물었다.
주자는 그 말을 듣고 나서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배움의 크고 작음은 확실히 같지 않으나 '도'가 되는 점에 있어서는 한 가지일 뿐이다. 그러므로 어릴 때에 [소학]에서 익히는 것이 없으면, 그 방심을 거두고 덕성을 길러서 [대학]의 기본을 이루지 못한다. 그리고 커서 [대학]을 더 배우지 않는다면 의리를 살피고 그것을 사업에 시행함으로써 [소학]의 성공을 거둘 수 없을 것이다. 이제 어린 학도로 하여금, 반드시 먼저 쇄소응대하든가 진퇴하는 가운데, 예(禮)·악(樂)·사(射)·어(御)·서(書)·수(數)의 학습들에 스스로 진력함으로써, 자라난 뒤에는 '명덕'과 '신민'하는 일에 나아가 '지극히 선한 경지'에 까지 가서 머물게 하려는, 이것이야 말로 순서상 당연한 것이니, 어찌 불가하겠는가?"
어떤 사람이 또 "만일 나이가 이미 자랐는데 공부가 이렇게 되지 않은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라고 하자, 그에 답하여 이렇게 말했다. "세월이 이미 지나간 것은 물론 뒤따라 갈 수 없지만, 공부의 차례나 조목은 어찌 다시 보충하지 못하겠는가? 내가 듣기로는, '경'이라는 한 글자는 성학의 시초와 종국을 성립시켜 주는 것이라 한다. [소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이것을 기초로 하지 않으면, 참으로 본원을 함양하여 쇄소·응대·진퇴에 관한 법도 및 육예의 가르침에 마음을 쓰지 못하게 된다. [대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이것을 기초로 하지 않으면, 역시 총명을 개발하여 덕을 닦고 학업을 익히어 '명덕', '신민'의 공을 가져오지 못한다. 불행히도 때가 이미 지난 뒤에라도 배우는 사람들이 참으로 이것에 힘을 기울여 큰 것을 닦아 나아가게 되는 동시에 그 작은 것을 겸하여 보충할 수 있다면, 그 나아가게 하는 소이로서는 장차 근본이 없어서 스스로 도달하지 못 할까 하는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위의 [소학]은 옛날에는 그림이 없었습니다.
신이 삼가 본서의 목록에 의거하여 이 그림을 만들어서 대학의 그림과 대조가 되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주자가 [대학혹문]에서 [대학], [소학]에 대하여 통론한 것을 인용하여 양자의 공부하는 대강을 나타내었습니다.
원래 [소학]과 [대학]은 서로 상대적으로 기다리면서 성립합니다. 이것들이 하나이면서 둘이고, 둘이면서 하나이기도 한 까닭입니다. 그러므로 [혹문]에서는 그것들을 통론할 수 있었고, 이 두 그림에서도 겸수 상비하여 말할 수 있었습니다.
[第 四 大學圖]
大學之道, 在明明德, 在親民, 在止於至善,
知止而后有定, 定而后能靜, 靜而后能安, 安而后能慮, 慮而后能得,
物有本末, 事有終始, 知所先後則近道矣,
대학지도, 재명명덕, 재신민, 재지어지선,
지지이후유정, 정이후능정, 정이후능안, 안이후능려, 려이후능득.
물유본말, 사유종시, 지소선후, 즉근도의
[대학]의 도는 명덕(明德)을 밝히는 데 있고, 백성을 새롭게 하는 것(新民)에 있으며, 지극히 선한 경지(至善)에서 머무는 데(止) 있다 . 머무를 데를 안 뒤에야 정함이 있고, 정한 뒤에야 동요되지 않을 수 있으며(靜), 동요되지 않은 뒤에야 편안할(安) 수 있다. 편안한 뒤에야 생각할 수 있고(廉), 생각한 뒤에야 얻을(得) 수 있다. 물에는 근본과 말단이 있고, 일에는 시초와 종결이 있으니, 먼저 하고 나중에 할 것을 알면 도에 가까워질 것이다.
옛날 명덕을 천하에 밝히려는 사람은 먼저 그 집안을 바로 잡았고, 그 집안을 바로 잡으려는 사람은 먼저 그 몸을 닦았고, 그 몸을 닦으려는 사람은 먼저 그 마음을 바르게 하였고, 그 마음을 바르게 하려는 사람은 먼저 그 뜻을 참되게 했고, 그 뜻을 참되게 하려는 사람은 먼저 그 앎을 투철히 했으니, 앎을 투철히 함은 사물의 이치를 구명하는 데 있다.
知至而后意誠, 意誠而后心正, 心正而后身修, 身修而后家齊, 家齊而后國治, 國治而后天下平,
지지이후의성, 의성이후심정, 심정이후신수, 신수이후가제,가제이후국치, 국치이후천하평
사물의 이치가 구명된 뒤에라야 앎이 투철하여지고, 앎이 투철하여진 뒤에라야 뜻이 진실하여지고, 뜻이 진실하여진 뒤에라야 마음이 바르게 되고, 마음이 바르게 된 뒤에라야 몸이 닦아지고, 몸이 닦아진 뒤에라야 집안이 바로 잡히고, 집안이 바로 잡히고 난 뒤에라야 나라가 다스려지고, 나라가 다스려진 뒤에라야 천하가 화평하게 된다.
원래 이 마음이 이미 있게 되면, 이 경에 의하여 사물을 밝히고, 앎을 투철히 하여 사물의 이치를 모두 궁구하면, 이것이 이른바 덕성을 놓이고 학문을 일삼는 것이다. 경에 의하여 뜻을 진실히 하고 마음을 바로 잡아 자신의 몸을 닦으면, 이것이 이른바 "먼저 그 큰 것을 세우면 작은 것도 빼앗기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경에 의하면 집안을 바로잡고 나라를 다스리며 천하에까지 미치면, 이것이 이른바 "자기 자신을 닦아서 백성들을 편안하게 한다"는 것이고, "공손한 태도를 독실히 하여 천하가 화평하여 진다"는 것이다. 이상의 모든 것이 다 하루라도 "경"을 떠나서는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찌 경이라는 한 글자가 성학의 시작과 끝맺음에 걸친 일관된 요건이 아니겠는가!
위의 글은 공자가 남긴 첫 장입니다. 국초의 신하 권근이 근래에 이 그림을 만들었습니다. 장 아래에 인용한 [혹문]의 [대학]과 [소학]을 통론한 설은 [소학도] 아래서 소개하였습니다. 그러나 다만 이 두 설만 통하여 볼 것이 아니라, 상하의 여덟 그림도 모두 마땅히 이 두 그림과 통하여서 보아야 합니다.
대저 위의 두 그림은 실마리를 구하여 확충하고, 하늘을 본받아 도를 다하는 극치 점으로 [소학]과 [대학]의 포준 및 본원이 되는 것입니다. 아래의 여섯 그림은 선을 밝히고 자신을 참되게 하며, 덕을 높이고 학업을 넓히며, 힘을 기울여야 할 점으로 [소학], [대학]의 근거이자 공효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경이란 상하에 다 통하는 것으로서, 공부를 착수하는 데서나 그 공부의 효과를 거두는 데서나 항상 실천하여 잃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주자의 말이 위와 같았으며, 이제 이 [십도]도 모두 경을 위주로 하였습니다. [태극설]에서는 정만 말하고 경은 말하지 않았는데, 주자가 주해하는 가운데 서경을 말하여 보충하였습니다.
[第5 白鹿洞規圖(백록동규도)]
第5 白鹿洞規圖(백록동규도) [五敎之目] 인간이 되기 위한 학문, • 부자유친(父子有親), 군신유의(君臣有義), 부부유별(夫婦有別), 장유유서(長幼有序), 붕우유신(朋友有信) : 부모 자식 사이에 사랑이 있고, 군신 사이에 의리가 있고, 부부 사이에 다름이 있고, 어른과 젊은이 사이에 질서를 지키고, 친구 사이에 믿음이 있어야 한다.
[爲學之序]학문하는 순서 • 窮理(궁리)의 요체 -.博學(박학):편협하지 않고 넓게 배우는 것 -.審問(심문):의심나는 것에 대한 질문 -.愼思(신사):매사 신중하게 생각하는 것 -.明辯(명변):사물을 밝히 분별하는 것 -.篤行(독행):배운 대로 바르게 힘써 행하는 것 • 修身之要 (수신지요) -.言忠信 行篤敬(언충신 행독경):말에 신의가 있어야 하고, 행동에 독실함 있어야 하며 -.懲忿窒慾 遷善改過(징분질욕 천선개과): 성냄을 경계하고 욕심을 억누르며, 선을 따르고 잘못은 바로잡는다. • 處事之要(처사지요) 일을 처리하는 요체 -.正其義不謨其利(정기의불모기이): 사물을 대하고 처리함에는, 의를 앞세우고 사욕을 취하지 말 것이며 -.明其道不計其功(명기도불계기공):도리에 맞게 할 것이고, 자기의 공을 세우려 하지 말아야 한다. • 接物之要(접물지요):인간관계의 요체 -.己所不欲勿施於人(기소불욕물시어인):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은 다른 사람에게도 시키지 말라. -.行有不得 反求諸己(행유부득 반구제기):행하여 뜻을 얻지 못하면 자신에게 돌이킨다.
내가 옛날의 성현(聖賢)이 학문에 뜻을 두도록 사람들을 가르친 까닭을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것은 자신의 수양을 위하여 의리를 설명하고 밝히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수양이 이루어지면, 그 영향이 다른 사람에게까지 미치게 되는 것이다. 다만 읽고 외는데 힘쓰고 글 짓는 것을 일삼음으로써 명예를 구하고 자신의 이익이나 녹을 구하려 해서는 안 된다. 오늘날 학문을 한다는 자는 그 반대다.
그러나 성현께서 사람을 가르치는 방법은 경전에 다 갖추어져 있다. 뜻있는 선비는 마땅히 경전을 숙독하고 그 뜻을 깊이 생각해서 의문 나는 점을 묻고 그것을 분별해야 한다. 진실로 이치의 당연함을 알아서 그 자신을 꾸짖어 반드시 그렇게 한다면 어찌 여러 도덕적 규범을 다른 사람이 만들어 주기를 기다려서 그것을 지키려 할 필요가 있겠는가?
제군은 서로 조목들을 논의하여 의미를 밝히고 지키며 그것을 몸에 익힐 것을 자신의 책무로 삼도록 하라. 그러면, 삼가고 두려운 마음으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면 저들의 규칙보다 엄격하게 될 것이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지켜야 할 바를 어기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규칙은 반드시 받아 들여야 하고 이를 소홀하게 해서는 안 된다. 제군들은 이것을 명심해야 한다
[第6圖 心統性情圖]
第6圖 心統性情圖 [上圖] 心統性情 심통성정 寂然不動爲性 感而遂通爲情 적연부동위성 감이수통위정 (마음이 性情(본성,감정)을 통괄한다 고요하고 움직이지 않는것이 성이고, 느끼고 통하게 되는 것이 성이다.) ● 爲心之體 爲心之用 위심지체-위심지용 (마음의 본체 - 마음의 작용) 未發之性 已發之情 미발지성-이발지정 (발현되지 않은 본성 - 이미 발현된 감정) .稟木之秀 具愛之理曰仁 惻隱之心 仁之端 .稟火之秀 具敬之理曰禮 辭讓之心 禮之端 .稟金之秀 具宜之理曰義 羞惡之心 義之端 .稟水之秀 具別之理曰知 是非之心 智之端 .稟土之秀 具實之理曰信 誠實之心 信之端
[下圖] 性本一因在 氣中有二名 성본일인재 기중유이명 (성은 본래 하나로 인하여 존재하는데, 기 속에서는 두 가지의 이름이 있다.) ● ‘心 - 性’ 虛靈 / 知覺, 仁義禮智 허령 / 지각, 인의예지 (심성은 텅비고 신령하며, 지각하고 인.의.예.지가 있다.) 本然 - 性 - 氣質 淸濁粹駁 청탁수박 (맑고탁하고 순수하고섞임) 四端 : 理發而 氣隨之 이발이 기수지 七情 : 氣發而 理乘之 기발이 이승지 四端이란 ‘理가 발현하는데 氣가 거기에 따르는 것’이고, 七情이란 ‘氣가 발현하는데 理가 그 위에 올라타는 것’이다.
[상도(上圖)에 대한 정복심(程復心)의 말]
林隱 程氏曰: 所謂心統性情者,
임은 정씨왈: 소위심통성정자,
임은 정(程)씨는 ‘심(心)이 성(性)과 정(情)을 통솔한다’는 말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言人稟五行之秀以生. 於基秀而五性具焉, 於其動而七情出焉.
언인품오행지수이생. 어기수이오성구언, 어기동이칠정출언.
사람은 오행의 빼어난 기운을 받아 세상에 태어난다. 그 빼어난 기운을 바탕으로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과 같은 다섯 가지 성품이 갖추어 진다. 그 빼어난 기운이 움직임에 따라 희노애구애오욕(喜怒哀懼愛惡欲) 등의 일곱 가지 감정이 나오게 된다. 무릇 성과 정을 다 함께 통솔하는 주체는 심(心)이다.
凡所以統會 其性情者, 則心也.
故其心寂然不動爲性, 心之體也; 感而遂通爲情, 心之用也.
범소이통회 기성정자, 즉심야.
고기심적연불동위성, 심지체야; 감이수통위정, 심지용야.
마음과 성정(性情)의 관계는 마음이 성정을 다 포함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통회·통괄이 될 것이며, 마음이 성정을 조절한다는 측면에서는 통섭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고요하여 마음이 움직이지 아니한 상태 적연부동(寂然不動: 마음이 외물과 관계를 맺기 이전 조용히 움직이지 않는 상태)가 성(性)이요, 마음의 본체(體)이다. 마음이 현실적 사물을 느껴 두루 통하는 것 감이수통(感而遂通)이 정(情)이요, 마음의 작용이다.
張子曰: ‘心統性情, 斯言當矣’ 心統性, 故仁·義·禮·智爲性, 而又有言仁義之心者'.
장자왈: ‘심통성정, 사언당의’ 심통성, 고인·의·예·지위성, 이우유언인의지심자
장재(張載)는 “마음이 성과 정을 통솔한다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마음이 성을 통솔하기 때문에 인의예지(仁義禮智)가 성이 되고 ‘인의의 마음’이 있다고 말하게 되는 것이다.
心統情, 故惻隱·羞惡·辭讓·是非爲情, 而又有言惻隱之心, 羞惡·辭讓·是非之心者.
심통정, 고측은·수오·사양·시비위정, 이우유언측은지심, 수오·사양·시비지심자
마음이 정을 통하기 때문에 불쌍히 여김, 잘못을 부끄러이 여김, 미워함, 사양함, 옳고 그름을 분별함이 정이 되며, 또 불쌍히 여기는 마음, 부끄러워하기도 하고 사양하며 미워하기도 하는 마음,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마음이 있다고 말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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心不統性, 則無以致其未發之中, 而性易鑿; 心不統情, 則無 以致其中節之和, 而情易蕩.
심불통성, 즉무이치기미발지중, 이성이착; 심불통정, 칙무 이치기중절지화, 이정이탕.
만약 마음이 성을 통솔하지 못한다면 中의 경지에 이르지 못하게 되어서 성이 훼손되기 쉽다. 심이 정을 통솔하지 못한다면 나타난 희로애락의 정이 화(和)를 이룰 수 없어 정이 방탕하기 쉽다.
學者知此, 必先正其心, 以養其性, 而約其情, 則學之爲道得矣.
학자지차, 필선정기심, 이양기성, 이약기정, 즉학지위도득의.
배우는 이는 이런 사실을 알아 반드시 먼저 자기의 마음을 바르게 함으로써 성을 기르고 그 정을 절제한다면 배우는 도리를 얻었다 할 것이다.
신이 삼가 생각하옵건대, 정자의 "호학론(好學論)"에는 “감정을 알맞게 절제한다”는 말이 “마음을 바르게 하고 성을 기른다”는 말 앞에 있는데 여기서는 도리어 뒤에 있습니다. 이는 마음이 성과 정을 통솔한다고 말한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이치를 따져 말한다면 당연히 정자의 논리가 그 순서에 맞을 것입니다. 그림에 온당치 못한 곳이 발견되어 고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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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하도(中下圖)에 대한 퇴계선생 설명]
右三圖, 上一圖林隱程氏作, 自有其說矣. 其中, 下二圖, 臣妄竊推原聖賢立言垂敎之意而作.
우삼도, 상일도임은정씨작, 자유기설의. 기중, 하이도, 신망절추원성현입언수교지의이작.
위 삼도 가운데 상도(上圖)는 임은 정씨가 만들고 자기 스스로 설명을 붙인 것입니다. 중과 하 두 그림은 성현이 하신 좋은 말씀과 훌륭한 가르침을 펴신 뜻을 미루어 생각해서 신이 외람 되게 만든 것입니다.
其中圖者, 就氣稟中指出, 本然之性不雜乎氣稟而爲言. 子思所謂天命之性,
기중도자, 취기품중지출, 본연지성불잡호기품이위언. 자사소위천명지성,
孟子所謂性善之性, 程子所謂卽理之性, 張子所謂天地之性, 是也.
맹자소위성선지성, 정자소위즉이지성, 장자소위천지지성, 시야.
가운데 그림은 인간이 받은 기품(氣稟) 중에 내재되어 있는 본연의 성은 기품과는 섞이지 않음을 지적한 말입니다. 자사(子思)의 ‘천명(天命)의 성(性)’이라든가, 맹자의 ‘성선(性善)의 성(性)’이라든가, 정자(程子)의 ‘이(理)의 성’, 장자(張子)의 ‘천지(天地)의 성’이라는 것이 ‘본연(本然)의 성(性)’입니다.
其言性旣如此, 故其發而爲情亦皆指其善者而言, 如子思所謂 中節之情, 孟子所謂
기언성기여차, 고기발이위정역개지기선자이언, 여자사소위중절지정, 맹자소위
四端之情, 程子所謂何得以不善名之之情, 朱子所謂從性中流出元無不善之情, 是也.
사단지정, 정자소위하득이불선명지지정, 주자소위종성중유출원무불선지정, 시야.
성(性)을 말함이 이와 같기 때문에 성(性)이 나타나 정이 되는 것도 모두 착함을 가리켜 한 말이니, 자사의 ‘중화로써 절제된 정’, 맹자의 ‘사단(四端)의 정’, 정자의 ‘어찌 착하지 아니한 정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겠는가’라고 할 때의 정, 주자(朱子)의 이른바 ‘성(性) 중에서 흘러 나왔으니 원래 착하지 않음이 없다는 정’이 바로 그것입니다.
其下圖者, 以理與氣合而言之, 孔子所謂相近之性, 程子所謂 性卽氣, 氣卽性之性,
기하도자, 이이여기합이언지, 공자소위상근지성, 정자소위 성즉기, 기즉성지성,
張子所謂氣質之性, 朱子所謂雖在氣中, 氣自氣, 性自性, 不相夾雜之性, 是也.
장자소위기질지성, 주자소위수재기중, 기자기, 성자성, 불상협잡지성, 시야.
그 아래 그림은 이(理)와 기(氣)를 통합하여 말한 것이니, 공자의 ‘인간 각자의 성은 서로 비슷하다’라든가, 정자의 ‘성은 기이고 기는 성’이라든가, 장자(張子)의 ‘기를 바탕으로 한 성’, 주자(朱子)의 ‘비록 현실 속에 있어도 기는 기대로 성은 성대로 서로 섞이지 않는 성’이라 할 때의 성이 바로 그것입니다.
其言性旣如此, 故其發而爲情亦以理氣之相須, 或相害處言`.
기언성기여차, 고기발이위정역이이기지상수, 혹상해처언`.
성을 말함이 이와 같기 때문에 성이 나타나 정이 되는 것은 이(理)와 기(氣)가 서로 돕기도 하고 서로 모순되어 방해하기도 할 수 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如四端之情, 理發而氣隨之, 自純善無惡, 必理發未遂而揜於氣, 然後流爲不善.
여사단지정, 이발이기수지, 자순선무악, 필이발미수이엄어기, 연후유위불선.
七者之情, 氣發而理乘之, 亦無有不善, 若氣發不中而滅其理, 則放而爲惡也.
칠자지정, 기발이이승지, 역무유불선, 약기발불중이멸기이, 즉방이위악야.
이를테면, 사단의 정(情)은 이(理)가 나타날 때 기가 그것을 따르면 저절로 선(善)만 있고 악은 없으나, 이(理)가 나타나더라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기에 가려지게 되면 착하지 못함에 흐르게 되는 것이 필연적인 사실인 것이며, 칠정(七情)의 정은 기가 나타날 때 이(理)가 그것을 인도하기 때문에 이것 또한 착하지 않음이 없습니다. 만약 기(氣)가 나타나더라도 알맞게 조절하지 못해 이(理)가 소멸되면 인간의 마음이 방탕하여 악하게 되는 것입니다.
夫如是, 故程夫子之言曰: “論性不論氣不備, 論氣不論性不明. 二之則不是.
부여시, 고정부자지언왈: “논성불논기불비, 논기불논성불명. 이지즉불시.”
성(性)과 정(情)에 대한 이치가 이와 같기 때문에 정자가 말하기를 “성을 논함에 있어 기를 논하지 않으면 완벽한 이론이라 할 수 없으며, 기를 논함에 있어 성을 논하지 않으면 밝은 이론이라고 할 수 없다. 기와 성을 둘로 갈라놓으면 잘못"이라고 했습니다.
요컨대 理와 氣를 겸하고 성과 정을 통솔하는 것이 마음입니다. 성이 나타나 정이 될 한 마음의 기미는 모든 변화의 근본 요인이 되고, 착함과 악함이 갈라지는 시발이 되는 것입니다.
學者誠能一於持敬, 不昧理欲, 而尤致謹於此. 未發而存養之功深, 已發而省察之習熟.
학자성능일어지경, 불매이욕, 이우치근어차. 미발이존양지공심, 이발이성찰지습숙.
眞積力久而不已焉, 則所謂精一執中之聖學, 存體應用之心法, 皆可不待外求而得之於此矣.
진적력구이불이언, 즉소위정일집중지성학, 존체응용지심법, 개가불대외구이득지어차의.
배우는 사람은 진실로 경(敬)의 태도를 갖도록 전념해야 합니다. 이(理)와 욕(欲)을 분별함에 어둡지 않고 더욱 (경의 태도를 지니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아직 마음이 나타나지 않을 때 마음을 보존해서 성(性)을 기르는 공부를 깊게 한다면, 마음이 나타날 때 능숙하게 자신을 반성하고 살피게 될 것입니다. 참되게 공부를 쌓아 오래도록 노력하여 끊이지 않으면 이른바 정성껏 한결같이 진실로 중(中)을 잡는 성학(聖學)과 마음의 본체를 잘 보존하고 현실에 응용할 수 있는 심법(心法)을 모두 다른 곳에서 구할 필요가 없이 여기에서 얻을 수가 있을 것입니다.
[第7圖 仁說圖 (인설도)]
第7圖 仁說圖 (인설도)
仁者 天地生物之心 (인자 천지생물지심) -. 元亨利貞 便是天地之心 (원형리정 편시천지지심) -. 而人之所得以爲心 (이인지소득이위심) 인이라는 것은 하늘과 땅이 만물을 태어나게 하는 마음이며 -. 원형리정은 천지의 마음이다. -. 사람은 천지의 마음을 가진다.
ㅇ 未發之前 四德具焉 而惟仁則包乎四者 (미발지전 사덕구언 이유인즉포호사자) 마음이 발(發)하기 전 4덕(四德)이 갖추어져 있는데, 오직 인만이 4덕을 다 포용한다 是以涵育渾全 無所不統 (시이함육혼전 무소불통) 그러므로 인은 모든 것을 함양하고 기르고 온전하게하여 통괄하지 않는 것이 없다. 所謂生之性 愛之理 仁之體也 (소위생지성 애지리 인지체야) 이른바 생명의 본성(性)이란 사랑의 이치이고 인의 본체이다. ㅇ已發之際 四端著焉 而惟惻隱則貫乎四端 (이발지제 사단저언 이유측은즉관호사단) 마음이 발(發)하는 순간에 사단이 나타나는데 오직 측은(惻隱)이 사단을 관통한다. [四端(사단): 측은(惻隱),수오(羞惡),사양(辭讓),시비(是非)] 是以周流貫澈 無所不統 (시이주류관철 무소불통) 이와 같이 두루 흘러 꿰뚫고 있어 통하지 않음이 없다. 所謂性之情 愛之發 仁之用也 (소위성지정 애지발 인지용야) 이른바 성(性)에 있어서 정(情)이란 사랑이 발한 인의 작용이다.
專言則未發是體 已發是用 (전언즉미발시체 이발시용) 전체적으로 말하여 마음이 미발(未發)한 상태는 본체이고, 이미 발한 상태는 작용이다 偏言則仁是體 惻隱是用 (편언즉인시체 측은시용) 단편적으로 말하면 인이 본체이고 측은은 작용이다
公者所以體仁 猶言克己復禮爲仁也 (공자소이체인 유언극기복례위인야) 공(公)이라는 것은 인을 체득하는 것으로서, 마치 자신을 극복하여 예로 돌아가는 것이 인이 되는 것이다
蓋公則仁 仁則愛 (개공즉인 인즉애) 대개 공이라는 것은 곧 인이며, 인은 곧 사랑이다. 孝悌其用也 而恕其施也 知覺乃知之事 (효제기용야 이서기시야 지각내지지사) 효도와 공손은 인의 작용이고, 서(恕)하는 것은 인을 베푸는 것이다 깨닫는 다는 것은 사물의 이치를 아는 것이다.
又曰 天地之心 其德有四 曰 元亨利貞 而元無不通 (우왈 천지지심 기덕유사 왈 원형이정 이원무불통) 또 주자가 말하기를 하늘과 땅의 마음은 그 덕이 4가지가 있는 데, 그것은 원형이정 이며 원은 4가지를 통하지 않음이 없다
其運行焉 則爲春夏秋冬之序 而春生之氣 無所不通 (기운행언 즉위춘하추동지서 이춘생지기 무소불통) 그것이 운행을 하면 곧 춘하추동의 사계절의 차례가 되며, 봄의 생명의 기운은 4계절 통하지 않음이 없다
故人之爲心 其德亦有四 曰 仁義禮智 而仁無不包 (고인지위심 기덕역유사 왈 인의예지 이인무불포) 그러므로 사람의 마음에도 그 덕이 또한 4가지가 있는 데 그것은 인의예지라고 하며 이 인이 4덕을 다 포함하고 있지 않음이 없다
其發用焉 則爲愛恭宜別之情 而惻隱之心 無所不貫 (기발용언 즉위애공의별지정 이측은지심 무소불관) 이 사덕이 발하여 작용하게 되면, 곧 사랑하고 공손하고 마땅히 여기고 구분하고 하는 정이 되는데, 이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은 모든 정을 다 관통하고 있지 않음이 없다
蓋仁之爲道 乃天地生物之心 卽物而在 (개인지위도 내천지생물지심 즉물이재) 대개 인이라고 하는 것을 도가 되는 것은 하늘과 땅 사이에 만물을 태어나게 하는 마음이 곧 만물에게도 존재하는 것이다.
情之未發 而此體已具 情之旣發 而其用不窮 (정지미발 이차체이구 정지기발 이기용불궁) 정이 발동 되지 않았을 때는 이것이 본체에 모두 갖추어져있고 정이 이미 발동이 되면 그 작용이 무궁무진한 것이다
誠能體而存之 則衆善之源 百行之本 莫不在是( (성능체이존지 즉중선지원 백행지본 막부재시) 진실로 인을 체득하여 잘 보존하게 되면 곧 모든 착함의 근원이 되고 모든 행동의 근본 되어 이 속에 있지 않음이 없다.
此孔門之敎 所以必使學者 汲汲於求仁也 (차공문지교 소이필사학자 급급어구인야) 이것은 공자의 문하에서 가르치는 것이며 이는 반드시 배우는 사람으로 하여금 인을 구하는데 쉬지 않고 힘쓰도록 하는 것이다
其言有曰 克己復禮爲仁 言能克去已私 (기언유왈 극기복례위인 언능극거이사) 그 말씀을 두어 말하기를 자신을 극복하고 즉 사리사욕을 누르고 예절로 돌아 서는 것을 인이라고 하였는데 말하기를 능히 자신의 사사로움을 이겨 없애고
復乎天理 則此心之體 無不在 而此心之用 無不行也 (복호천리 즉차심지체 무부재 이차심지용 무불행야) 하늘의 이치로 돌아가면 이러한 마음의 인의 본체는 존재하지 않음이 없으며 이러한 마음의 작용은 행하지 아니함이 없다.
又曰居處恭 執事敬與人忠 則亦所以存此心也(우왈거처공 집사경여인충 즉역소이존차심야)
또한 말하기를 집안에 있을 때는 공손하고 일을 맡았을 때는 정중하게 최선을 다 하며
사람을 대할 때는 충실하게 하는 것이 역시 이러한 마음을 보존하는 것은 본체인 인의 마음이다.
又曰 事親孝 事兄悌 及物恕 則亦所以行此心也(우왈 사친효 사형제 급물서 즉역소이행차심야)
주자가 또 말하기를
어버이를 섬기는 데는 효도로서 하고,형님을 섬길 때는 공경하고,사물에 영향을 미치게 하는 데는 용서로서 하고,역시 이러한 행동을 하는 것은 이러한 인의 마음이다
此心何心也 在天地 則坱然生物之心 在人則溫然愛人利物之心 包四德 而貫四端者也
(차심하심야 재천지 즉앙연생물지심 재인즉온연애인이물지심 포사덕 이관사단자야)
이러한 본체인 인의 마음은 어떠한 마음인가 천지에 존재하는 것에 있어서,곧 한 없이 넓은 것으로 만물을 태어나게 하는 마음이요,사람에 있어서는 곧 따뜻한 마음으로 사람을 사랑하고 사물을 이롭게 하는 마음이니,사덕을 포괄하고 사단을 관통하고 있는 것이다.
或曰 若子之言 程子所謂愛情仁性 不可以愛名仁者 非歟
(혹왈 약자지언 정자소위애정인성 불가이애명인자 비여)
간혹 어떤 사람들이 말하기를 정자께서 즉 정명도 정이천께서 이른바 사랑은 정이고 인은 성이다 하였는데 사랑으로서 인이라고 이름을 지은 것은 그른 것이 아닌가.
曰不然 程子之所謂以愛之發 而名仁者也 吾之所論以愛之理 而名仁者也
(왈불연 정자지소위이애지발 이명인자야 오지소론이애지리 이명인자야)
주자가 말하기를 그렇지 않다.정자가 말한 것은 사랑이 발동한 것을 인이라 이름을 지은 것이고내가(주자)논한 것은 사랑하는 이치로서 인이라고 이름을 지은 것이다.
蓋所謂情性者 雖其分域之不同 然其脈絡之通 各有攸屬者 則曷嘗離絶 而不相管哉
(개소위정성자 수기분역지부동 연기맥락지통 각유유속자 즉갈상리절 이불상관재)
대개 정과 성이라고 하는 것은 비록 그 나누어지는 영역이 동일하지 않지만,그러하나 정과 성의 맥락(혈액의 연결)은 서로 통하고 각각 그 소속된 것은 같은 것인데 어찌 떨어지고 끊는다고 하느냐.그것은 서로 관계를 하지 안 는다고 하겠는가.
吾方病夫學者 誦程子之言 而不求其意 遂至於判然離愛而言仁
(오방병부학자 송정자지언 이불구기의 수지어판연리애이언인)
우리 주위의 잘못 배우는 학자들은 정자의 말만 외우고 그 기본 뜻은 구하지 못하고 끝내가서는 당연히 판가름이 나는데도 불구하고 사랑을 떠나서 인을 말하는데 이르고 있다.
故特論此 以發明其遺意 子以爲異乎程子之說 不亦誤哉
(고특론차 이발명기유의 자이위이호정자지설 불역오재)
그러므로 이러한 것을 특별히 논하여 그분이 남긴 뜻을 분명하게 밝히고자 하는 것이다.여기 그대가 정자의 설명과 다르다고 한 것은 이 또한 잘못된 것이 아닌가.
曰程子之徒 有以萬物與我爲一 爲仁之體者 亦有以心有知覺 釋仁之名者 皆非歟
(왈정자지도 유이만물여아위일 위인지체자 역유이심유지각 석인지명자 개비여)
그렇다면 정자의 제자들이 배우기를 만물이 나와 더불어
하나가 된 것이 인의 본체가 된다고 하고 또한 마음이 있으므로 해서 알고 깨달을 수 있는 것이다 라고 이것을 인의 이름으로 해석하고 있다.이 모두가 틀린 것인가.
曰爲物我爲一者 可以見仁之無不愛 而非仁之所以爲體之眞也
(왈위물아위일자 가이견인지무불애 이비인지소이위체지진야)
주자가 말하기를 만물과 내가 하나가 된다는 것이 곧 인이 사랑하지 않음이 없다는 것을 본 것이요,인이 모체가 된다는 진실은 아니라 하겠다
謂心有知覺者 可以見仁之包乎智矣 而非仁之所以得名之實也
(위심유지각자 가이견인지포호지의 이비인지소이득명지실야)
마음에 앎과 깨달음이 있다고 한 것은 인이 지혜를 포용한 것을 본 것이요
인이라고 이름을 얻은 실상을 말한 것은 아니다
觀孔子答子貢 博施濟衆之問 與程子所謂覺不可以訓仁 則可見矣
(관공자답자공 박시제중지문 여정자소위각불가이훈인 즉가견의)
공자께서 자공에게 답한 것을 보면 널리 베풀고 대중을 구제하는 것에 대한 질문의 답변과 또 정자의 이른바 깨닫는다는 것은 인만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 것으로 가히 볼 수 있는 것이다
★ "敬" : 一心 主宰 : 惟精, 惟一 / 擇善, 固執 • 愼獨, 戒懼, 克復, 操存, 心在, 心思, 求放心, 養心, 正心, 盡心, 四十不動心, 七十而從心 ㅡㅡㅡㅡㅡ • 心 : 一身主宰 (심-일신주재) • 敬 : 一心主宰 (경-일심주재) 마음은 몸을 주재하고, 경은 마음을 주재한다. 敬은 깨어있는 마음으로 하늘로 부터 받은 본래마음을 보존하고 행하는 것이다. ★ "心" : 虛靈.知覺.神明 -.허령(虛靈): 허(虛)는 마음의 본래적인 모습이 텅 빈 상태임을 뜻하고 령(靈)은 마음이 신묘하게 작용하고 움직이는 것을 가리킨다. 거울에 비유하면 ‘허’란 마음의 본모습이 마치 사물을 비추기 전의 거울과 같다. 사물을 비추기 전의 거울은 아무런 상(象)도 반영하지 않는 텅 빈 상태다. 인간의 마음 역시 본래 비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외부사물을 접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 그리고 마음은 비어 있는 것이지만 동시에 만사만물을 감각하고 인식하며 판단하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스스로 움직이고 작용하는 마음의 신묘한 능력(령)인 것이다. -.지각(知覺):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온 외부의 사물이나 자극을 의식하고 판단 하는것. -.신명(神明):신령스럽고 밝게 비추는 것. • 心 : 良心, 本心, 赤子心, 大人心, 人心, 道心 (양심,본심,적자심,대인심,인심,도심) -.본래 마음(本心)은 하늘 같이 큰 마음(大人心)이고 진리를 깨달은 마음(道心)이다. 또한 마음은 선량하고(良心) 어린아이 마음처럼 순수하나 (赤子心) 욕심에 따르기도 한다(人心).그래서 거경(居敬) 하는 것이다.
★ "敬" : 一心 主宰 (경.일심주재) : 惟精, 惟一 /擇善, 固執 (유정.유일/택선.고집) • 愼獨, 戒懼 (신독.계구) 克復, 操存 (극복.조존) 心在, 心思 (심재.심사) 求放心, 養心 (구방심.양심) 正心, 盡心 (정심.진심) 四十不動心, 七十而從心 (사십부동심.칠십이종심) -.유정 유일(惟精 惟一) : 서경(書經)의 '인심유위 도심유미 유정유일 윤집궐중’(人心惟危 道心惟徵 惟精惟一 允執厥中)에서 나온 말로 욕심으로 싸인 인심은 변하기 쉽고, 양심을 지키려는 도심은 그 힘이 약하니, 오직 깨어있어서 정성을 다해 한결같은 마음으로 그 가운데(中)를 잡아야 한다. 중(中)이란 중용에서 '희노애락이 나타나지 않는 상태이고, 그것들이 나타나 절도에 맞는 것을 화(和)라 한다. (喜怒哀樂之未發 謂之中 發而皆中節 謂之和)'의 중을 말하며, 때와 상황에 맞게 나타나는 시중(時中)의 중이다. -.택선고집(擇善固執): 선(善)을 택하는 것이고, 그것을 굳게 지켜나가는 것이다. 인간의 내면에 있는 선을 선택한다는 것은 인간에게 내재한 본성을 자각하는 것이고, 굳게 지킨다는 것은 자각한 본성을 행동에 옮기는 실천하는 것이다. • 경을 하는 법 -.신독(愼獨),계구(戒懼): 홀로 있을 때에 도리에 어그러짐이 없도록 몸가짐을 바로하고 신중해야 하며, 늘 경계하고 두려워하며 언행을 조심 한다. -.극복(克復),조존(操存): 욕심을 이겨내어 예로 돌아가고(극기복례), 미미한 본심을 보존한다. -.심재(心在),심사(心思) :마음을 굳건히 지키고, 본 마음에 대해 성찰한다. -.구방심(求放心),양심(養心): 흩어지려는 마음을 찾고, 그 마음을 키운다. -.정심(正心),진심(盡心): 편견에 치우치지 않고 바르게하여, 극진하게 발휘한다. -.사십부동심(四十不動心),칠십이종심’(七十而從心): 나이 40이 되면 외적 유혹과 경계에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가져야 하고. 70에는 ‘내 마음 가는 대로 해도 규범에 어긋나지 않는다.'(從心所慾不踰矩)'의 경지가 된다. 마음수양과 경을 통해 마침내 대 자유인이 되는 것이다.
경을 하는 것에 대한 잠언 움직일 때나 고요할 때나 어그러짐이 없게 하라. 의관을 바르게 하고, 눈매를 존엄하게 하고, 마음을 가라앉혀 가지고 있기를 마치 상제를 대하듯 하라. 걸음(足容)은 반드시 무겁게 할 것이며, 손가짐(手容)은 반드시 공손하게 하여야 하니, 길을 갈때는 땅은 가려서 밟아, 개미집 두덩까지도 (밟지 말고)돌아서 가라.
출문여빈 승사여제 전전긍긍 망감혹이, 수구여병 방의여성, 통통촉촉 망감혹경) 문을 나설 때는 손님을 대하듯, 일을 할 때는 제사를 지내듯, 조심하고 조심하여 혹시라도 소홀 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 입 다물기를 병마개 막듯이 하고, 잡념 막기를 성곽과 같이 하여, 성실하고 진실하여 조금도 경솔히 함이 없도록 하라.
[從事於斯是曰持敬] (종사어사시왈지경) 이러한 것을 그치지 않고 일삼아 하는 것을 "경을 유지함 (持敬)"이라 한다.
부동이서 불남이북 당사이존 미타기적 불이이이 불삼이삼 유심유일 만변시감) 마음이 하나가 되도록 하여, 마음씀이 다른 데로 가지 않도록 한다 동으로 가면서 서쪽 생각말고, 북으로 가면서 남쪽 생각말며, 일을 당하여서는 그 일에만 마음을 두어, 그 마음이 다른 곳으로 가지 않게 하라. 두 가지, 세 가지 일로 마음을 두 갈래 세 갈래 내는 일이 없어야 한다. 오직 마음이 하나가 되도록 하여, 만 가지 변화를 살피도록 하라.
주자는 말하였다. "주선(周旋)이 규(規)에 맞는다고 함은 회전처가 그 둥긂이 규에 맞는 것처럼 되길 바란다는 것이고,절선(折旋)이 구(矩)에 맞는다 함은 횡전처가 그 모남이 구에 맞는 것처럼 되길 바란다는 것이다. "의봉(蟻封)이란 의질(蟻垤,개미둑 질)이다.옛말에"말을 타고 의봉 사이로 굽어서 돌아갔다"고 하는데,그것은 의봉 사이의 길이 꼬부라지고 좁아서,말을 타고 그 사이를 절도를 잃지 않으며 꼬불꼬불 달려 돌아간다는 것이 바로 어려운 일을 해내는 소이(所以)임을 말한 것이다.
입 다물기를 병마개 막듯이 한다는 것은 말을 망령되게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이고,잡념 막기를 성과 같이 한다는 것은 사악한 것이 들어옴을 막는다는 것이다.또"경"이 모름지기"주일"하는 것임을 말하였다.본래 한 개의 일이 있던 데에 또 하나를 더하면 둘이 되고,원래 한 개 있던 데에 두 개를 더하면 곧 세 개를 이룬다.잠깐 사이란 때로 말함이고,터럭 끝만큼의 차이란 일로 말함이다.
임천 오씨는 말하였다. "이 잠(箴)은 대략10장으로 되었는데,한 장은4구씩이다.첫째 장은 정할 때에 어김이 없을 것을 말한 것이며,둘째 장은 동할 때에 어김이 없을 것을 말한 것이다.셋째 장은 겉의 바름을,넷째 장은 속의 바름을 말한 것이다.다섯째 장은 마음이 바로잡혀 일에 통달될 것을 말하였으며,여섯째 장은 일에 주일,즉 집중하되 마음에 근본 할 것을 말하였다.일곱째 장은 앞의 여섯 장을 총괄한 것이며,여덟째 장은 마음이 흩어 지지 않을 수 없는 병폐를 말한 것이다.아홉째 장은 일에 집중되지 못하는 병폐를 말한 것이며,열째 장은 이 한 편을 총괄적으로 결론지은 것이다."
○西山眞氏曰,敬之爲義,至是無復餘蘊,有志於聖學者宜熟復之.
서산 진씨는 말하기를, "경에 대한 뜻은 여기에서 더 이상 남김이 없게 되었다.성학에 뜻을 둔 사람이라면 마땅히 이것을 잘 되풀이해야 할 것이다"라 하였다.
신의 생각으로는 지두의 설은 공부하는 데 좋은 근거가 될 것이라 하겠는데,금화의 왕노재가 지두를 배열하여 이 도(圖)를 만듦으로써,명백히 정동되고 모두 단락 지어짐이 또한 이와 같이 되었습니다.일상생활 속에서 생각하고 눈에 띌 때마다 항상 몸소 체험,음미하시고 경계삼아 반성하시어 깨닫는 것이 있으셔야겠습니다.그렇게 된다면 경이 성학을 하는 데 시종이 됨을 어찌 의심하겠습니까?
[第 10. 夙興夜寐箴]
[제 10. 夙興夜寐箴] ["敬"] • 夙寤 鷄鳴而寤 思慮漸馳 盍於其間 澹以整之 或省舊愆 或紬新得 次第條理 瞭然黙識 (숙오 – 계명이오 사려점치 합어기간 담이정지 혹성구건 혹주신득 차제조리 요연묵식) 아침에 일찍 깨어난다. 닭이 울어 잠에서 깨어나면 생각이 차츰 일어나게 되니, 그 사이에 조용히 마음을 정돈해야 한다. 혹은 지난날의 잘못을 반성하고 혹은 새로 깨달은 것을 모아, 차례와 조리를 분명하게 알아 차린다.
• 晨興 本旣立矣 昧爽乃興 盥櫛衣冠 端坐斂形 提掇此心 皦如出日 嚴肅整齊 虛明靜一 (신흥 - 본기립의 매상내흥 관즐의관 단좌렴형 제철차심 교여출일 엄숙정제 허명정일) 새벽에 일어난다. 근본이 확립 되었으면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세수하고 머리 빗고 옷을 갖추어 입고 단정하게 앉아 몸을 가다듬는다. 마음을 끌어 모아 떠오르는 햇살처럼 밝게 하여, 몸을 엄숙하고 가지런히 정돈하여 마음을 비우고 고요히 집중 한다.
• 讀書 乃啓方冊 對越聖賢 夫子在坐 顔曾後先 聖師所言 親切敬聽 弟子問辨 反覆參訂 (독서- 내계방책 대월성현 부자재좌 안증후선 성사소언 친절경청 제자문변 반복참정) 글을 읽는다. 정좌하고 책을 펴서 성현을 대하면, 공자께서 자리에 계시고 안회와 증자가 앞뒤에 있을 것이다. 성현께서 말씀하신 것을 정성스럽고 정답게 경청하고, 제자들의 질문과 답변을 반복 참구하여 살피어 본 받는다.
• 應事 事至斯應 則驗于爲 明命赫然 常目在之 事應旣已 我則如故 方寸湛然 凝神息慮 (응사 - 사지사응 즉험우위 명명혁연 상목재지 사응기이 아즉여고 방촌담연 응신식려) 일을 대하는 자세 일을 대할 때는 실천하는 기회로 삼으며, 밝은 천명이 빛나고 있으니 항상 거기에 주목한다. 일에 대응하고 나면 나의 예전과 같이 마음은 고요하고 담담하게 하여 정신을 집중하고 사사로운 생각을 멈춘다.
• 日乾 動靜循環 惟心是監 靜存動祭 勿貳勿參 讀書之餘 間以游詠 發舒精神 休養情性 (일건- 동정순환 유심시감 정존동제 물이물삼 독서지여 간이유영 발서정신 휴양정성) 낮이 다할 때까지 부지런히 일함 움직임과 고요함이 순환하는 것을 오직 마음으로 볼 수 있으므로, 고요할 때 이 마음 잘 보존하고 움직일 때 관찰하여 마음이 둘 셋으로 흩어지지 않게 한다. 글을 읽다가 틈이 나면 잠깐 휴식을 취하고, 정신을 활짝 펴서 성정을 아름답게 기른다.
저녁에도 조심하고 마음과 정신을 가다듬는다. 날이 저물어 사람이 피곤해 지면 나쁜 기운이 들어오기 쉬우므로 몸과 마음을 잘 가다듬어 정신을 맑게 이끌어야 한다. 밤이 깊어 잠을 잘 때는 손발을 가지런하게 모아 아무 생각을 하지 말고 마음과 정신을 잠들게 한다.
[兼夙夜] 養以夜氣 貞則復元 念玆在玆 日夕乾乾 (겸숙야 - 양이야기 정즉부원 염자재자 일석건건) 낮부터 밤까지 자신의 정신과 기를 가다듬는 것 밤의 기운으로 마음과 정신을 잘 기르면 정(貞)이 다시 원(元)으로 돌아 온다. 이것을 항상 생각하고 마음에 두어 밤낮으로 부지런히 힘써야 한다.
-퇴계 선생 해설-
右箴,南塘陳茂卿柏所作以自警者
金華王魯齋嘗主敎台州上蔡書院 專以是箴爲敎 使學者人 人誦習服行.
우잠,남당진무경백소작이자경자
금화왕노재상주교태주상채서원 전이시잠위교 사학자인 인송습복행.
위의 잠은 남당 진무경(南塘 陳茂卿,名은 栢)이 스스로를 경계하기 위하여 지은 것입니다.
금화 왕노재가 태주(台州)의 상채서원(上蔡書院)에서 가르치는 일을 맡아 볼 때 오로지 이 잠으로써 가르쳤으며,배우는 사람으로 하여금 사람마다 외우고 실천하도록 하였습니다.
臣今謹倣魯齋<敬齋箴圖>作此圖 以與彼圖相對蓋<敬齋箴>有許多用工地頭 故隨其地頭而排列爲圖
此箴有許多用工時分 故隨其時分而排列爲圖.
신금근방노재<경재잠도>작차도 이여피도상대개<경재잠>유허다용공지두 고수기지두이배열위도.
차잠유허다용공시분 고수기시분이배열위도.
이제 삼가 노재의 경재잠도(敬齋箴圖)를 본떠서 이 도형을 만들어 그의 도형과 비슷하게 하였습니다.
대개 경재잠에는 경(敬)을 실천하는데 적용할 수 있는 여러 주제를 제시하였고,그 주제에 따라 배열하여 도형을 만들었습니다.
이 잠에는 하루 중에 시간대에 따라 경(敬)을 적용하도록 제시하였고,도형은 시간대에 따라 정리하여 만들었습니다.
대개 도는 일상생활 어디에나 있어 가는 곳마다 없는 곳이 없으므로,理가 없는 곳이란 한 군데도 없습니다.그러므로 어느 곳에서라도 공부를 그만둘 수 있겠습니까?도(道)는 잠깐 이라도 정지할 수 없습니다.그러므로 이(理)가 없는 때가 없으니 어느 때인들 공부를 하지 않아서야 되겠습니까!
故子思子曰 “道也者 不可須臾離也 可離非道也是故 君子戒愼乎其所不睹 恐懼乎其所不聞”
又曰 “莫見乎隱,莫顯乎微.故君子愼其獨也”.
고자사자왈 “도야자 불가수유이야 가이비도야시고 군자계신호기소불도 공구호기소불문”.
우왈 “막현호은 막현호미 고군자신기독야.”
그러므로 자사(子思)가 중용(中庸)에서 말씀하기를 “도는 잠시도 떠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만약 인간이 벗어날 수 있다면 그것은 도(道)가 아니다.군자가 남에게 보이지 않는 곳을 삼가고 남에게 들리지 않는 곳을 두려워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고 하였다.
또“가장 은밀한 것만큼 잘 보이는 것이 없으며,가장 미미한 것만큼 잘 드러나는 것이 없다.군자는 홀로 있을 때 삼간다”고 했다.
此一靜一動 隨處隨時 存養省察 交致其功之法也
果能如是 則不遺地頭理無毫釐之差 不失時分而無須臾之間二者竝進 作聖之要 其在斯乎.
以上五圖 原於心性 而要在勉日用 崇敬畏.
차일정일동 수처수시 존양성찰 교치기공지법야
과능여시 즉불유지두이무호리지차 불실시분이무수유지간이자병진 작성지요 기재사호.
이상오도 원어심성 이요재면일용 숭경외,
이것은 한 번 멈추고 한 번 움직일 경우에나 어느 곳 어느 때에도 본 마음을 보존하여 기르고(存養)잘 살펴서(省察)서로 번갈아 최대한으로 공부하는 방법입니다.
과연 이렇게 할 수만 있다면 어느 상황에서나 털끝만한 어김이 없을 것이요,어느 때나 잠시의 중단도 없을 것입니다.
이 두 가지를 병행하여 정진하면 성인이 되는 요체는 바로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이상의 다섯 그림(6심통성정도~10숙흥야매도)은 심성에 근원한 것으로서,그 요점은 일용생활에 힘쓰고 삼가고 두려워하는 마음을 높이고자 한 것입니다.
ⅳ. 疑問形 의문사나 의문 종결사가 쓰이어 '∼인가 ?, ∼이냐 ?' 등의 의문의 뜻을 갖는 글의 형식.
(1) 의문사가 쓰인 경우 ① 의문 대명사 : 誰, 孰, 何, 安, 惡 - <누구, 어떤, 무엇 > ·誰能爲我, 折花而來 ·君子去仁, 惡乎成名 ② 의문 부사 : 何, 何以, 何如(如何), 奈何 - <어찌, 어떻게, 왜> ·何以附耳相語 ·當奈公何 (2) 의문 종결사가 쓰인 경우 : 乎, 哉, 與(=歟), 諸(저:之乎) - <∼는가 ?> ·子非三閭大夫與 ·以羊易之, 有諸
ⅴ. 反語形 어떤 문장을 강조하기 위해 꺼꾸로 물어 보는 글의 형식
(1) 반어 부사가 쓰인 경우 : 豈, 安, 寧, 焉, 胡, 奚 - <어찌> ·豈可是己而非人 ·子非魚, 安知魚之樂 (2) 반어 종결사가 쓰인 경우 : 乎, 哉, 耶 - <∼는가 ?> ·敢不從將軍之令乎 ·不仁者, 可與言哉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 說 +-(설)말하다 +-(열)기쁘다 +-(세)유세하다, 달래다 * 반어형은 겉보기에 의문형의 모습을 하고 있어 의문형과 혼동하기 쉬우나, 반어형은 답을 요구하지 않는다. * 반어사와 종결사의 호응 ·豈能獨樂哉 ·王候將相, 寧有種乎 ·燕雀安知鴻鵠之志哉
ⅵ. 比較形 비교 또는 선택의 뜻을 나타내는 글의 형식
(1) 비교 전치사가 쓰인 경우 於 (=于, 乎) ① 우열 비교 : <∼보다 더> ·苛政猛於虎 ② 동등 비교 : <∼와 (∼과)> ·國之語音, 異乎中國 (2) 비교형 서술어가 쓰인 경우 ① 동급 : '若, 如, 猶, 由' <마치 ∼와(과) 같다> ·學問如逆水行舟 ② 비교급 : '不如, 不若' <∼만(같지) 못하다> ·遠親不如近隣 ③ 최상급 : '莫如, 莫若' <∼만한(∼만 같은) 것이 없다> ·知子莫若其父 (3) 선택적 관용구가 쓰인 경우 '與其A 寧B'의 기본형과 여러가지 변형이 쓰여 <A보다는 차라리 B가 낫다>로 해석.
(1) 한정 부사가 쓰인 경우 : '惟, 維, 唯, 但, 只, 徒'<오직> ·學者所患, 惟有立志不誠 ·只在此山中, 雲深不知處 (2) 한정 종결사가 쓰인 경우 : '耳, 爾, 已, 而已, 而已矣' ·昭帝立時, 年五歲爾 ·隧事各得其當而已 ·夫子之道, 忠恕而已矣 (3) 호응구가 쓰인 경우 ·惟淡泊, 是愧耳 ·直不百步耳, 是亦走也
* 기타 한정형 문장 ·便於日用耳 ·不獨染絲爲然 ·不獨中華也
ⅹⅱ. 抑揚形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가볍게 눌렀다가 다시 어조를 높임으로써 뜻을 강조하는 문장 형 식. : '況∼乎'<하물며 ∼하랴 ?>, '且∼安∼'<∼도 하는데 어찌 ∼하랴> ·布衣之交, 尙不相欺, 況大國乎 ·死馬且買之, 況生者乎 ·臣, 死且不避, 酒安足辭
ⅹⅲ. 累加形 글의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점차 뜻을 보태가는 문장형식 : '非徒∼且', '不惟∼亦', '非獨∼且' <다만 ∼일 뿐만 아니라 또(한)∼>, '豈徒∼又', '豈獨∼亦'<어찌 ∼뿐이겠는 가 또(한)∼> ·非徒危己也, 又且危父矣 ·不惟有超世之才, 亦有堅忍之心 ·豈徒順之, 又從而爲之辭 *累加形의 형태 ① '부정사 (不,非) + 한정부사 (惟,獨,徒,只,但) + 접속사 (亦,又) ② '의문사(豈,奚) + 한정부사(惟,獨,只) + 접속사(又,亦)
※ '以'와 '而' : '以'가 접속사로 쓰이는 경우 '而'의 순접용법과 같이 쓰인다. 이 경우 '以'의 (앞과) 뒤에는 각 각 용언이 온다. ※ '以'의 특수 용법 ① '以A爲B' : A를 B라고 여기다(생각하다, 삼다) ·百姓皆以王爲愛也 ·以修身爲本 * '以爲B' : '以(A)爲B'의 변형 ·虎以(之)爲然 ② 명사 - 이유, 까닭 ·良有以也 ③ 부사어(이 + 명사류)의 강조 ·事君以忠 → '以忠事君'의 도치 '以忠' 강조
(1) 語氣詞 : 語頭, 語中 語氣詞에 쓰인다. ① 추측 : '아마, 혹, 대개' <語頭 語氣詞> ·子其怨我乎 <아마> ·不可一日而廢學, 其惟讀書乎 <아마도> ② 명령·권고 : '진실로, 절대로, 또한' <語中語氣詞> ·子其勉之 <진실로> ·與爾三矢, 爾其無忘乃父之志 <절대로> ※ 語氣詞 : 단어나 句文의 앞(발어사), 가운데나 뒤(종결사) 에 놓이어 語氣를 표시하는 글자.
< 복합자 '諸'와 '焉'의 용법>
Ⅰ. '諸(저)'의 용법 (1) 문장의 중간에 쓰일 경우 : ∼에 그것을 <'之於'의 축약> ·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 ·不若投諸江而忘之 (2) 문장의 끝에 쓰일 경우 : ∼하였는 가 ? <'之乎'의 축약> ·一言而可以興邦, 有諸 ※ '諸'의 다른 용법 (접두사) ·諸君, 不察耳 ·一日不念善, 諸惡皆自起
Ⅱ. '焉'의 용법
(1) 문장의 처음에 쓰이는 경우 : 어찌 ∼하겠는가 <반어부사> ·割鷄, 焉用牛刀 ·未知生, 焉知死 (2) 문장의 끝에 쓰일 경우 ① 단정 종결사 : ∼이다 ·吾於足下有厚望焉 ② 비교 : 이보다 <'於是, 於此, 於之'의 축약> ·過而能改, 善莫大焉 ③ 시간 <접미사> : ∼에 ·少焉, 月出於東山之上 ④ 대명사 : 그것을, 여기에<'之, 於之'의 축약 > ·衆好之, 必察焉 <焉 = 之> ·三人行, 必有我師焉 <焉 = 於之>
ⅶ. 接續詞 (1) 보통 接續詞 ① 체언과 체언의 연결 : 與, 及 등 ·天命與天道 ·予及女, 偕亡 ② 용언과 용언의 연결 : 而, 且 등 ·謹而愼 ·仁且智 (2) 副詞的 接續詞 ① 順接 : 而, 以 등 ·敏於事而愼於言 ·殺身以成仁 ② 逆接 : 而, 然, 抑 등 ·視而不見 ·求之與, 抑與之與 ③ 因果關係 : 則, 故, 是以, 是故, 於是 등 ·虎以爲然, 故遂與之行 ·是以見放 ④ 假定 : 則 ·用之則行, 舍之則藏
한문에서 실질적인 의미가 없이 다른 한자를 보조하여 우리말의 조사, 어미, 의존 명사 같은 역할을 하는 한자를 어조사(語助辭)라고 한다. 대표적인 어조사로는 於, 也, 而 등이 있다. 어조사에 대하여 처음부터 옥편이나 허사(허자) 사전에 있는 많은 어조사의 의미나 기능을 샅샅이 자세히 알고 있으면 좋겠지만, 그러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러니 우선은 주요한 어조사의 주된 의미나 기능을 대충 안 뒤에, 문장을 통해서 단어(한자)를 익히는 것이 효율적이듯이, 어조사도 문장 공부를 하면서 차츰 배워 가면 되겠다. 그리고 어조사는 말 그대로 보조하는 것이니, 문장을 해석할 때에 어조사만 따로 떼어 해석하기보다는, 어조사가 보조하는 실사(實辭)나 문맥을 바탕으로 하고, 그 위에 어조사는 부수적으로 참고하여 문장을 해석해야 한다.
◆ 어조사의 종류
於나, 于처럼 명사 앞에 위치하여 뒤에 오는 명사와 결합하여, 마치 영어의 전치사 비슷한 노릇을 하는 어조사를 개사(介詞)라고 한다. 그리고 영어의 전치사구 비슷하게 개사와 그 뒤에 오는 명사(대명사, 수사, 명사구 포함)와 합하여 개사구(介詞句)를 이룬다. 개사에는 於, 于, 乎, 以, 與, 自, 從, 由, 道 등이 있다. 또 어조사 중에서 국어의 의존명사 ‘것’처럼 대개 동사를 명사로 바꾸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있다. 이런 어조사는 所, 攸, 者 등이다. 그 외 어조사는 대개 문장이나 단어 뒤에 쓰이거나, 문장 중간에 쓰이는 것들이다. 문장, 단어, 구절 뒤에 쓰이는 어조사는 也, 矣, 哉, 乎, 兮, 耳, 焉, 之, 止, 邪(야), 耶, 與, 歟, 夫 등이다. 문장이나 구절 중간에 쓰이는 어조사로는 而, 則, 乃, 及, 與, ? 등이 있는데, 일부는 어조사로 볼 것인지 애매한 것도 있다. 乎, 與 같은 어조사는 단어 앞에서 쓰이기도 하고 단어 뒤에 쓰이기도 하고, 또 적지 않은 어조사가 실사(實辭)적인 의미를 갖는 경우도 있다. 이점이 때로 해석에 혼란을 주므로, 주의해야 한다. 여기서는 주요 어조사의 허사적인 주된 의미나 기능만을 간단히 정리한다. 자세한 것은 옥편이나 한한(漢韓)대사전, 허자사전 등을 보기 바란다.
ㆍ於(=于, 乎)
於는 의미나 기능이 대단히 광범위하여, 이것을 몇 개로 정리하기도 힘들다. 그러나 다행히도 於는 대개 우리말로 ‘-에, -에게, -에서’ 등으로 해석된다. 于, 乎는 於와 그 쓰임이 비슷하나, 乎는 단어나 문장 뒤에도 쓰이기도 한다.
○‘~에, ~에서, ~로’ (장소, 공간, 방향)
生於鄕, 長於京.(촌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자라다.)
晝耕於野, 夜讀於家.(낮에는 들에서 농사짓고, 밤에는 집에서 책을 본다.)
○ ‘-에게, -에, -한테, -을’ (상대. 대상. 목표)
孔子問禮於老子矣(공자가 노자에게예를 물었다.)
君子敏於義, 小人敏於利.(군자는 의에민첩하고, 소인은 이익에민첩하다.)
醫攻於病.(의원은 병을 다스린다)
○ ‘~에, ~에게’ (수동, 피동)
日本敗於韓國矣.(일본은 한국에게 패했다.)
將見禽於敵.(장수가 적에게 사로잡혔다.)
○ ‘~과(와), ~보다, ~에’ (비교)
我國之語異於中國.(우리나라 말이 중국과다르다.)
夏暑於春, 冬寒於秋.(여름은 봄보다덥고, 겨울은 가을보다춥다)
地異山之景不及於金剛山.(지리산의 경치는 금강산에미치지 못한다.)
○ ‘~에서, ~에’ (발단, 유래, 원인)
佛敎始於印度.(불교는 인도에서시작되었다.)
福生於淸儉.(복은 청렴하고 검소함에서생긴다)
○ ‘~에게는(한테는), ~에는’
白頭山於我國, 若母也.(백두산은 우리나라에는 어머니와 같다.)
良藥苦於口.(좋은 약은 입에는 쓰다.)
○ ‘-대하여’
ㆍ自
○ ‘-에서, -부터’ (시작)
自古至今, 海未嘗竭.(예로부터지금까지 바닷물이 마른 적이 없다.)
京釜線發自京, 到於釜山也.(경부선은 서울에서출발하여 부산에 이른다)
自金氏得橫財, 未嘗勞矣.(김씨는 횡재를 하고부터일한 적이 없다)
○ ‘-에서’ (발단. 원인)
禍福自己出也.(화복은 자기에게서 나온다)
○ ‘자기, 스스로, 저절로’
ㆍ以
以가 이끄는 개사구는 대개 부사어로 쓰인다.
○ ‘까닭, 이유’ (명사로 쓰일 때)
○ ‘로써, -를 가지고, -로써 하다’ (수단. 도구. 방법)
以卵投石.(달걀로돌을 친다.)
以夷制夷.(오랑캐로써오랑캐를 제압하다)
交友以信.(미더움으로친구를 사귀어라)
聽不以目, 以耳也.(듣는 것은 눈으로 하지 않고 귀로 한다)
○ ‘-를, -로써’ (목적. 기준)
兄以黃金授弟也.(형이 황금을 동생에게 주었다)
姜太公以釣爲事矣.(강태공은 낚시로 일을 삼았다)
○ '~때문에(-때문이다), -이므로, 까닭이다' (이유. 원인)
勿以小利, 失大利哉.(작은 이익때문에큰 이익을 놓치지 마라)
富者爲富者, 貧者爲貧者, 以八字也.(부자가 부자이고 가난한 자가 가난한 자인 것은 팔자때문이다.)
○ ‘-해 가지고서, -해서(-하여)’ (연결)
殺身以成仁(자신을 희생하여인을 이루다)
滿醉以歌舞.(만취해 가지고서노래하고 춤추다)
○ ‘그것을, 그것으로써, 그래가지고서, 그것 때문에’ (받는 말)
甲授乙酒, 乙以授丙.(갑은 을에게 술을 주었고, 을은 그것을 갖고 병에게 주었다)
兄打弟, 父以責兄也.(형이 아우를 때리니, 아버지가 그것을 가지고 형을 꾸짖었다)
甲夢抱豚矣. 甲以告乙也.(갑이 돼지를 안는 꿈을 꿨다. 갑이 그것을 을에게 고했다.)
○ '-로서' (자격. 지위. 신분)
王待吾以國士.(왕이 나를 국사로서 대접한다)
先生雖非親父, 以子事之.(선생이 친부는 아니지만, 자식으로 그를 섬겼다)
○ ‘~에’ (시점)
以三月甲子日 虎出市焉.(삼월 갑자일에 호랑이가 저잣거리에 나타났다)
ㆍ與
○ ‘주다, 참여하다’ (실사로 쓰일 때는 이외에도 뜻이 많다.)
○ ‘-과(와), ∼과(와) 더불어’ (개사. 접속사)
與民同樂(백성과 더불어 즐긴다).
國語與日本異矣.(우리말은 일본과다르다)
富與貴 是人之所欲也(부와귀는 사람이 원하는 것이다.)
○ ‘-하냐, -하랴’ (어조사로 의문이나 반어에 쓰임)
父謂男曰, 汝知我心與.(아버지가 아들에게 ‘너는 내 마음을 아느냐’고 말했다.)
猫不勝犬, 況勝虎與.(고양이가 개를 이기지 못하는데, 하물며 호랑이를 이기겠는가.)
ㆍ由
○ ‘말미암다. 기인하다’ (원인. 기인)
○ ‘-를 거쳐, -를 통하여’ (경유)
○ ‘-에서’ (시작. 발원)
ㆍ所(=攸)
○ ‘-하는 바(것)’ (동사나 형용사를 명사로 전환시킴)
己所不欲, 勿施於人(내가 원하지 않은 것을 남에게 베풀지 말라.)
不敢請, 固所願(감히 청하지는 못하나 진실로 원하던 바이다.)
○ ‘-하는’ (동사를 관형사로 전환시킴)
王所好女, 非妃也.(왕이 좋아한여인은 왕비가 아니다.)
王脫其所履鞋也.(왕이 신고 있던 신을 벗었다)
○ ‘-하게 되다. -함을 당하다’ (피동)
ㆍ者
○ ‘-하는 사람(자), -하는 것’
來者不拒, 往者不追.(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쫓아가지 않는다)
魚, 大者至於數丈, 小者不過一寸.
○ ‘-하면, -하는 자(것)’ (가정)
積善者, 必受福.(선을 쌓으면 반드시 복을 받는다)
順天者存, 逆天者亡.(하늘을 따르는 자는 살아남고, 하늘을 거스르면 망한다)
○ ‘-하는 것’ (명사로 전환)
弱人制强獸者, 智也.(약한 사람이 강한 짐승을 제압하는 것은 지력 때문이다.)
夫不勞而欲得者, 猶
○ ‘-라는 것(사람)’
農者 天下之大本也.(농사라는 것은천하의 큰 근본이다.)
夫富貴者 人之所欲也.(부귀란사람이 원하는 것이다)
朝鮮有洪吉童者矣.(조선에 홍길동이란 사람이있었다)
○ ‘-에’ (시간 뒤에 붙여 쓴다)
昔者(옛날에)古者(옛날에)
今者之人(지금 사람)
ㆍ之
○ ‘가다’ (동사)
○ ‘그(그것. 그사람). 이’ (대명사)
○ ‘-이(가), -을(를)’ (조사)
○ ‘-의, -중에, -하는’ (소유격. 관형격)
○ ‘-에’ (어조사)
ㆍ也
也자는 단어나 구절, 문장 뒤에 쓰이는 대표적인 어조사이다. 也는 쓰임이 매우 넓어서, 평서문, 감탄문, 반어문, 의문문, 명령문 등에 두루 두루 쓰인다. 이것은 마치 우리말의 종결어미 ‘-어(아)’가 문맥에 따라 평서문, 의문, 감탄 등에 두루 쓰이는 것과 흡사하다.
○ ‘-이다, -하다, -한 것이다’ (평서형)
周公 文王之子也.(주공은 문왕의 아들이다)
虎與獅鬪, 則不知孰勝也.(호랑이가 사자와 싸우면 무엇이 이길지 알 수 없다)
邦無道, 富且貴焉, 恥也.(나라에 도가 없는데, 부유하고 귀함은 부끄러운 것이다.)
○ ‘때문이다, 한 것이다’ (이유)
强者敗於弱者, 輕之也.(강자가 약자에게 패하는 것은 얕봤기 때문이다.)
○ ‘-한가, -하랴, -하구나’ (의문. 반어. 감탄)
日本富强於我國, 何也.(일본이 우리나라보다 부강한 것은 왜인가)
雖飢, 何以盜也.(아무리 배고프더라도 어찌 훔치겠는가)
○ ‘-함이, -함에, -하여, -한데, -하면, -하니’ (구말이나 문중에 쓰인다)
君子食也 無求飽.(군자는 먹음에배부름을 구하지 않는다)
朴氏爲人也 優柔不斷.(박씨의 사람됨이우유부단하다)
親愛子也, 厚于子思親也.(부모가 자식을 아낌은자식이 부모를 생각함보다 더하다)
○ ‘-는, -이, -란’ (단어 뒤에 쓰인다)
ㆍ矣
矣가 문장 끝에 쓰이는 경우에 也와 대개 그 쓰임이 비슷한 것 같다. 둘의 차이는 矣자는 也에 비해 단정적, 주관적, 의지적인 듯하다.
○ ‘-하다(-이다), -하구나’ (평서문(단언), 감탄)
朝聞道, 夕死可矣.(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괜찮다)
靑矣. 天乎.(푸르구나. 하늘이여)
好仁而害人者, 鮮矣.(인을 좋아하고 남을 해치는 자는 드물다.)
不恐其死, 可謂勇矣.(죽음을 무서워하지 않으니, 용감하다 할만하다.)
○ ‘뿐이다, -따름이다’(=耳, 而已矣) (한정. 단정)
○ ‘-하겠다. -할 것이다’ (의지. 추측)
背信者, 佛不欲見之矣.(배신자는 부처도 보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甲謂乙曰 ‘貸錢, 吾必償之矣.’(갑이 을에게 ‘돈을 빌려주면, 내가 반드시 갚겠다.’라고 했다)
勤勞而節用, 則致富矣.(부지런히 일하고 절약하여 쓰면, 부를 이룰 것이다.)
○ ‘-하냐. -하랴’ (의문. 반어)
○ ‘-하니, -하지만(-하나), -한데’ (문장 중간에)
旱五月矣, 洑幾竭焉.(가뭄이 다섯 달 가니, 봇물이 거의 말랐다)
ㆍ乎
○ ‘-에, -에서’ (개사로 쓰일 때는 於자와 쓰임이 거의 비슷하다.)
○ ‘-하냐, -하랴’(의문. 반어)
甲問乙曰 汝嘗讀淮南子乎.(갑이 을에게 ‘너는 회남자를 읽은 적이 있냐’고 물었다)
人無禮, 則與禽獸有異乎.(사람이 예가 없으면, 금수와 다름이 있으리오)
○ ‘-하구나, -하다’ (감탄)
美乎. 彼女.(예쁘구나. 저 여자.)
○ ‘-하게’ (형용사나 구절 뒤에)
惡乎
若是乎 賢者
○ ‘-이야’ (포함. 강조)
不知論語, 況周易乎.(논어를 모르는데, 하물며 주역이야)
○ ‘-하면’ (가정)
今有人睹金塊乎, 則卽拾之矣.
ㆍ哉
哉자 단독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다른 어조사와 어우러져 ‘乎哉, 也哉, 矣哉’ 등으로 쓰이기도 한다.
○ ‘-하구나, -하도다’ (감탄. 영탄 )
高哉. 無等山乎.(높구나. 무등산이여)
仁哉. 舜也.(어질구나. 순임금이여)
○ ‘-하리오. -하랴’ (반어)
牛安追馬哉.(소가 어찌 말을 (속도가) 따라가겠는가.)
豈忘恩哉.(어찌 은혜를 잊으리오).
○ ‘-한가, -하냐’ (의문)
ㆍ焉
○ ‘어찌’ (대개 반어에 쓰임)
○ ‘(=之, 於之) 그것(이것), 그에, 그보다’ (대명사)
年有二十四節氣, 端午不與焉.(해에 24절기가 있는데, 단오는 그것에 들어가지 않는다)
過而能改, 善莫大焉(허물이 있되 능히 고친다면 선이이보다큼이 없다)
○ (문미에 평서문. 의문. 반어 등으로 쓰임)
父與母, 奚好焉.
○ ‘-하니, -한데’ (구말이나 문중에)
光州之東南有山焉, 名曰無等山.(광주의 동남쪽에 산이 있으니, 무등산이라고 한다)
千里馬不致千里, 是無他焉,
○ ‘-하게, -하다’ ((=然)의태어에 접사로)
○ 시간(~에)
少焉, 月出於東山之上(조금 뒤에 달이 동산위에 뜨다)
ㆍ而
○ ‘-하고, -하면서, -하고서, -하여, -하자마자’ (순접. 연결)
夫鳥飛天而魚愼泳水.(새는 하늘을 날고, 물고기는 물에서 헤엄친다.)
開門而入室.(문을 열고서방에 들어가다)
無生而可言者矣.(태어나자말할 수 있는 자는 없다)
○ '-하나, -하되, -한데, -하지만, -해도' (역접)
樹欲靜而風不止(나무는 고요하려고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는다)
人不知己而不?.(남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아도성내지 않는다)
○ ‘-하면, -해야(-한 후에), -하여, -하니’ (가정)
飢而欲食, 寒而欲煖, 是人之常情.(배고프면먹고 싶고 추우면따뜻해지고 싶은 것은 이는 인지상정이다.)
똑같이 영어를 배우면, 중국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보다 영어를 더 잘한다고한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으나 가장 설득력을 가지는 것은 한문과 영어는 어순(말의 순서)가 같다는 것이다.
영어 문장을 해석해보면 말의 순서가 우리와 다르다. 예를 들어 "I go to school"을 우리말로 해석하면 "나는 간다, 학교에"가 된다. 즉 주어("나는")가 맨 먼저 오는 것은 같으나, 목적어나 보어("학교에")가 영어에서는 뒤에 나온다.
한문의 어순은 영어와 똑같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I go to school"은 "오등교(吾:나 오 登:오를 등 校:학교 교)"가 된다. 여기에서 "등(登)"자는 "간다"라는 뜻도 있다. 따라서 간단한 영어를 해석할 줄 아는 사람은 한문의 문법은 별도로 배울 필요가 없다.
몇가지 예를 더 보자.
⊙ 아시소년(我:나 아 是:이 시 少:젋을 소 年:해 년) : I am a boy. 나는 소년이다. 是는 "~이다"라는 뜻도 있다.
⊙ 소년위왕(少:젋을 소 年:해 년 爲:할 위 王) : The boy become a king. 소년은 왕이 되었다. 爲는 "~이 되다"라는 뜻도 있다.
⊙ 형귀가(兄:형 영 歸:돌아올 귀 家:집 가) : The brother return to home. 형은 집으로 돌아왔다.
⊙ 오독책(吾:나 오 讀:읽을 독 書:글 서) : I read a book 나는 책을 읽는다.
⊙ 청출어람, 청어람(靑:푸를 청 出:날 출 於:어조사 어 藍:쪽 람 靑:푸를 청 於:어조사 어 藍:쪽 람) : The blue color is come from tinctoria, but is bluer than tinctoria. 푸른 색은 쪽풀에서 나왔으나, 쪽풀보다 더 푸르다. 참고로 쪽풀은 푸른색 물감을 만드는 풀의 일종이다.
■주어가 생략되는 것은 한글과 같다.
영어에는 반드시 주어가 들어간다. 영어에서 주어가 들어가지 않는 경우에는 모두 명령문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한글에는 주어를 생략할 수 있다. 에를 들어 "너 어디 가니?"하고 물어 볼 때 "나는 학교에 간다"와 "학교에 간다"는 같은 의미이다. 하지만 영어에서 "Where are you going?"이라고 물을 때 대답이, "I go to school."과 "Go to school."은 완전히 다른 뜻이 된다. 앞 문장은 "(나는) 학교에 간다"라는 뜻이지만 뒷 문장은 "학교에 가라"라는 의미가 된다.
한문에서는 한글과 마찬가지로 주어를 생략할 수 있다. 또한 영어처럼 주어를 생략했다고해서 명령문이 되는 것이 아니다. 앞에서 예를 든 "오등교(吾登校)"에서 "등교(登校)"만 쓰더라도 "학교에 간다"라는 뜻이 된다.
일반적으로 맨 앞에 오는 글자가 주어가 되지만, 주어가 생략될 때에는 동사가 바로 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한다.
■한자에는 품사(品詞)가 없다.
한글 사전이나 영어 사전에는 모든 단어 마다 품사가 있다. 즉 명사, 동사 형용사 등을 구분해 놓았다. 하지만 한자 자전에는 이러한 품사가 없다. 왜냐하면 한자의 모든 글자는, 글자의 위치에 따라 모든 품사가 다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의 청출어람 청어람(靑出於藍靑於藍)의 예를 다시 보자. 여기에서 앞에 나오는 청(靑)자는 "푸른색(The blue color)"이라는 명사가 되고, 뒤에 나오는 청(靑)자는 "더 푸르다(bluer)"라는 비교급 형용사가 된다. 어(於)자도 두번 나오는데, 앞에 나오는 어(於)자는 "~로 부터(from)"이 되고, 뒤에 나오는 어(於)자는 "~보다(than)"라는 접속사가 된다.
한문의 해석이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명사나 동사의 구분만 있어도, 동사 앞부분은 주어, 동사 뒷부분은 목적어라고 추측할 수 있다. 하지만 한자는 어디까지가 주어이고, 어디부터가 목적이인지를 알 수 없다. 더우기 한자는 띄어쓰기가 없어서 더더욱 어렵다.
극단적인 예를 하나 더 들어보자. "無無無無無"를 해석해보면 "무(無)란 없다(無)라는 뜻이지만, 동시에 무(無)란 없는 것(無) 조차도 없다(無)"가 된다. 불교에서 말하는 무(無)의 해석이다.
또 다른 예를 보자. 논어(論語)에 나오는 문장 중 "君君臣臣父父子子"라고 있다.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고, 아버지는 아버지 다워야 하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한다."라고 해석한다.
■한자를 잘 해석하려면 상상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한문을 해석하려면 상상력을 최대로 발휘해야한다. 위의 문장에서 앞의 "君"은 주어니까 "임금은"이 된다. 하지만 뒤에 나오는 "君"은 "임금다워야 한다."로 해석하였다. 왜 하필이면 "임금다워야 한다'일까? "임금은 임금일 뿐이다", 혹은 "임금을 임금이라 한다" 라고 해석하면 안되나?" 여기에 대한 명확한 답은 없다. 굳이 답이 있다면 앞뒤 문장으로 뜻을 추리하는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 말에도 "나는 배를 샀다"라고 하면 "배"가 "먹는 배"인지, "타는 배"인지, 이 문장 하나만으로 알기 어렵다. 하지만 앞뒤 문장을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먹는 배"인지, "타는 배"인지 둘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자는 수많은 경우의 수가 있다. 따라서 한자를 해석할 때에는 상상력이 풍부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런 이유로, 예로부터 한문을 공부하는 사람을 보면 문장의 해석을 통채로 외우는 방식으로 공부해왔다. 하지만 한문 해석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포기할 필요는 없다.
■글자를 보고 문장의 종류를 먼저 파악하자
어떤 글자가 문장에 들어 있으면, 이 문장이 서술문인지, 의문문인지, 가정문인지 알 수 있다. 한문 해석하는 방법을 빨리 익히려면 이런 글자부터 외어야 한다. 또한 이런 글자들은 대부분 글자의 원래 의미보다는 새로운 의미가 가차되어 사용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앞에서 배운 글자의 의미와 별도로 다시 배워야한다. 다음은 이런 글자들의 예이다.
▶ 서술문
⊙ 주어 바로 다음에 오는 서술어(be, become) : 시(是), 위(爲) - 색즉사공(色卽是空) : 색이(色) 곧(卽) 공(空)이다(是). 색(色)은 "세상의 만물"을 공(空)은 무(無)를 의미한다. ⊙ 문장 뒤의 어조사(am, are, is) : 어조사 야(也), 어찌 언(焉), 어조사 의(矣) 이런 글자가 문장 끝에 들어가 있으면 "~이다"라고 해석하면 된다.
▶ 의문문
⊙ 동사 앞의 의문사(what, where, when, which, how 등) : 어찌 하(何), 어찌 해(奚), 편안할 안(安), 어찌 언(焉) 이런 단어가 동사 앞에 오면 의문문이 된다. ⊙ 문장 뒤의 어조사(Am I~, Are you~, Is he 등) : 어조사 호(乎) 문장 맨 뒤에 이런 글자가 있으면 의문문이 된다. -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 : 배우고(學) 그리고(而) 때때로(時) 그것을(之) 익히면(習), 또한(亦) 기쁘지(說) 아니(不)한가?(乎)
▶ 부정문
⊙ 부정(not) : 아닐 부(不), 아닐 비(非), 없을 무(無), 없을 막(莫), 없을 무(毋), 아닐 미(未) 동사 앞에 이런 글자가 들어가면 부정문이 된다. 영어의 "not"이 동사 앞에 가는 것과 같다.
▶ 명령문
⊙ 금지(Do not) : 말 물(勿) 문장 앞에 오면 "~을 하지마라"는 의미가 된다. - 물식빙(勿食氷) : 얼음을 먹지 마라
⊙ 부탁(please) : 원할 원(願) 문장 맨 앞에 원(願)자가 들어가면 부탁하는 말이 된다. - 원선생동행(願先生同行) : 원하건데(부디), 선생(先生)은 함께(同) 갑시다(行).
⊙ 강한 명령 : 어조사 의(矣) 동사 뒤에 와서 강한 명령을 나타낸다. - 왕의(往矣) : 가거라
▶ 가정문
⊙ 만약에(if) : 약(若)
▶ 감탄문
■한자에도 품사가 있다
한자에는 품사가 없다고는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인칭 대명사나 전치사, 접속사 등이 있다. 이런 글자를 익혀 두면 문맥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 인칭 대명사
⊙ 1 인칭 대명사(I, my, me, we 등) : 나 오(吾), 나 아(我), 나 여(余), 나 여(予), 나 짐(朕) 모두 나라는 의미를 가졌다. 따라서 이런 글자가 문장 앞에 오면 대부분 "나는~(I)"이라고 해석하면 된다. 또한 아(我)자는 "우리"라는 의미로 많이 사용된다. - 오불문(吾不聞) : 나는 듣지 못했다 - 왕염여(王厭予) : 왕은 나를 싫어한다.
⊙ 2인칭 대명사(you, your 등) : 너 여(汝), 여자 여(女), 이(爾) 2인칭 대명사로 주격,소유격, 목적격 등으로 사용된다.
⊙ 3인칭 대명사(he, she, it, they 등) : 저 피(彼), 다를 타(他), 갈 지(之), 아무 모(某), 그 기(其) 3인칭 대명사로 주격,소유격, 목적격 등으로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