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보내는 송년 시모음<5> [송년 시] [년말 시]

 

한해의 끝자락에서 / 박외도

 

제법 쌀쌀해진 겨울밤

마음 아프고 쓰린

사람들의 쏟아놓는

고달픈 이야기들로

밤새워 뒤척이며

잠 못 이루고

겨울 긴긴밤을 하얗게 새운다.

 

한해의 끝자락에서

지난 일들은 가슴 깊이 묻고

새로운 아침의 창을 열면

목련 나뭇가지에

작은 새 한 마리 날아와

새로운 희망을 노래한다.

 

남은 시간 어떻게 마무리할까

생각에 잠기는 나에게

짧은 인생 촌음을 아껴

그들에게 나의 어깨를 내주어

기대게 하고 가슴을 열어

토닥거려 주라고 일깨워준다.

 

작은 새의 짹짹거리는

아침 인사에 나는 웃으며

한해의 마지막을

가벼운 마음으로

마무리해 간다.

 

 

한 해의 끝에 / 서현숙

 

황혼은

곱게 물들어

노을 만들고

 

저무는 하루

어둠이 사방에

내려앉길 시작하는데

 

총총한 걸음

달려온 많은 날

한 해의 끝자락에

서게 되는 때

 

무엇이 그토록

삶을 지치고

힘들게 하며

숨 가쁘게 살게 했는가

 

때로는

여유로운 마음

느릿한 걸음으로

아름다운 삶을

노래해야지.

 

 

한해를 보내는 기도 / 공재룡

 

삼일 남겨진

낡은 달력 앞에서

무거운 마음으로

새해의 길목을 서성입니다.

 

뒤돌아 보니

내가 걸어온 길이

그림자도 낮설고

내 발자국조차 없더군요.

 

작은 친절은

오래 기억하면서

남에게 준 상처는

쉽게 잊으며 살았습니다.

 

기도드립니다.

밝아 오는 갑오년에

한 마리 비둘기도

상하지 않도록 하옵소서.

 

 

송구영신 (送舊迎新) / 홍사윤

살아 있기에 주어진
일 년의 열두 고개를 넘어
노을이 지고 있는
고개의 끝자락에 서 있습니다

새해 일출을 바라보며
기원하던 삶을 위해 살아왔나!
한 해를 회상해 보지만
후회가 밀려오는 삶

고개를 무탈하게 넘어온
일 년에 감사하며
삶의 힘든 고갯마루에서
손을 내어준 당신을 기억합니다

저물어 가는 일 년
수평선 너머로 기울며
눈시울 붉어지는 종착의 시간
아쉬움에 떠나보내고

안갯속에 가려진
새해 넘어야 할 열두 고개
후회 없는 삶을 위해
작은 그릇에 꿈을 담아 가렵니다.

 

 

한 해를 보내며 / 김순태

 

한해 갈무리하니

잊을 수 없는 대기만성

고운 꽃길로 걸었던 날이

주마등처럼 스쳐 갑니다

 

봄이 오지 않을 것 처럼

삭풍이 불어오던 긴 겨울도

포근한 봄볕에

눈 녹듯 사그라지고

무지갯빛 인생을 펼쳐 주었습니다

 

짙푸른 하늘을 잿빛같이

검게 물들이며 쏟아지던 소낙비로

때론 심한 풍랑으로

밀려오는 해일에 부딪히듯

휘청거리며 힘들 때도 있었습니다

 

때론 기다리던 일들이

하나씩 하나씩 풀어질 때

벅차오르는 감정에

뜨겁게 심장을 달군 적도 있었습니다

 

간혹 지칠때도 있었는데

해소제처럼 술술 풀어지는

선물 같은 나날의

채움으로 행복했습니다

 

다가오는 경자년도

고이고이 포개놓은

연두색 새싹 위에 노란 민들레처럼

고운 꽃길이길 소망해봅니다.

 

 

한 해의 끝자락 / 이정순

 

세차게 달려온

바람이 아늑한 품으로 스미고

어느새 한해의 마지막 달력

한 장이 왜 쓸쓸해 보이는지

 

살을 에는 세찬 바람에

봄의 싱그러움을 기다려

이곳까지 왔는데 어느새 또 한 해

 

지난 한 해 정말

많은 일이 모두의 마음의

멍울이 되어 있었고 아팠는데

 

아픔 뒤에

비워진 마음 이제는 새해의 희망

기다리며 더 이상의 아픔은 없길

서로를 보듬어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연말정산 / 목필균

 

얼마나 벌었는지 고정값에
대략 낸 세금에 플러스, 마이너스
한 해를 정산한다
보험, 개인연금, 카드사용내역
병원비, 교육비, 부양가족
매달 조금씩 내던 기부금까지
알뜰하게 챙겨도
세금이 넘친다
우리는
한 해를 어떻게 보냈을까
고정값 없는 사랑의 부피에서
주고받은 마음이 플러스였는지
받고주는 생각이 마이너스였는지
넘치는 세금처럼
미처 주지 못한 사랑이나
넘치는 사랑을 받은 것은 아닌지
한 번에 치루지 말고
두고두고 갚아야할 빚처럼
마음에 꽃 가꾸듯이
조금씩 아주 조금씩 정산해야겠다

 


찔레꽃의 송년 / 이원문
 
어느 해부터 찔레꽃이
가는 해에 묻어 갔나
여름도 있었고
가을도 있었다
 
그 여름 가을이 있다면
찔레꽃은 그림 아닌
기억 한 곳에 남아
첫 꽃으로 그렇게
연줄에 매달린다
 
기억의 찔레꽃
처음의 찔레꽃
그곳에 하얗게
아련히 피어난다



노을의 송년 / 이원문
 
끝이라는 한 글자에 주눅드는 마음
이것이 끝이고 마지막인가
보내는 것이 아니라 떠나는 것 같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이 남는 것 같다
 
나만이 남아 있는 이 자리의 나
무엇을 보내고 떠났다 하겠나
거울 다시 문질러 나에게 묻는 마음
이 나의 모습이 그 대답인 것을

 

 

한해를 보내면서 / 하영순

무자년 첫날 양 팔에 작대기 하나씩을 짚고

남해에서 동해로 동해에서

동해 정동진으로

그네를 찾아 갔으나 무정한 그녀는

구름을 핑계 삼아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헛다리짚고 돌아오는 길

정이월 다가고 삼월이라 춘삼월

진눈개비 속에

황사바람 뚫고 나타난

눈 봄바람에 정분난 가시네가 있었다.

이름 하여 설중매

철부지 백목련 

겨우내 찬바람에 추워 떨다 임 만나기도 전에 떠나간 그네

그녀는 떠나가고

외롭고 쓸쓸한 마음 출렁이는 동해 바다를 끼고

하자 세월 안강읍을 지나 불국사를 경유하는 동안

삼사월 다 지나고 오뉴월 염천

모내기는 해야 하는데 오라는 비는 오지 않고

찌는 듯한 삼복더위

가로수 잎은 목이 말라 비를 기다리다 못해

땅으로 내려 안고 말았다     

거리에 때 아닌 갈잎으로 머리에 붉은 띠 두르고

못살겠다. 데모대로 변신 삼보 일 배

발바닥에 물집이 터져 절룩이며 가는 길

칠팔월도 미끄러지듯 가버리고

불타는 가을 산

그 찬란함도 잠시잠깐 

팔공산 정상엔 손 꽁꽁 얼어 입시철 나무관세음보살

염불소리 허공에 퍼지는 가운데

오매불망 가슴 죄이던 부모마음

당 낙이 끝나버린 쓸쓸한 거리엔 흰 눈이 쌓인다.

캐럴송 찬란한 불빛도

모닥불 피워 일거리기다리던 인력시장 고단함도

해가 저문다.

언제나 내일에 속고 오늘에 사는 인생

새해를 기다리는 설렘이 온 누리에

신의 은총 충만하길 양초에 불 밝혀 두 손 모아본다.

나무관세음보살!

나무관세음보살!

 

 

한 해의 마지막 날 / 김영길

 

부푼 새 희망과 새 소망의 꿈을 품고 2015년 을미년을

출발했던 한 해가 마지막 날을 맞아 해가 서산에 저물어 간다.

 

계획했던 남은 일들이 겹겹이 쌓여 있지만 세월은 일 분 일 초도

분과 초를 어기기 아니하고 냉정한 결론을 내리듯 개의치 않고

자기 갈 길을 향해 달려간다.

 

가는 세월 따라 인간은 환경의 지배를 받고 순응 순종하는

자연의 순리에 적응하는 한 길 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

 

같은 주어진 환경의 여건 속에서 어떤 이는 보람찬 무한한

영광의 광명에 축복이 넘치는 기쁨도 있지만,

 

반대로 슬픔과 시련과 고통의 멍에 속에서 허덕이며 헤어나지 못 하니

한숨짓는 환경에서 자기 잘못은 망각한 채 죄 없는 하늘을 향해

원망하는 이도 있을 것 같다.

 

모든 것은 내 탓이요, 뒤를 돌아보며 새로운 새 날을 기약하며

다시 재기하는 용기와 지혜가 이때 필요한 것 아닌가 싶다.

 

 

한 해를 갈무리하며 / 홍대복

 

서리 내린 황혼 들녘에서

바람처럼 머물렀던 지나온 삶을

가만히 눈 감고 아슴아슴 더듬어봅니다

 

하얀 계절 내려앉는 거리의 캐럴과

뽀얀 입김 서린 구세군의 자선냄비는

주위의 불우한 이웃을 생각하게 합니다

 

돌아다 보면 우리는

주린 배 움켜쥐고 힘든 보릿고개 넘던

무명옷에 잡초처럼 질긴 생명력으로

인생의 가파른 여정도 잘 견디어왔습니다

 

비록

어려운 경제와 어수선한 시국이지만

우리에게는 내일이라는 밝은 희망이 있습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더욱 용기 잃지 말고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에게

배려하는 마음가짐은 진정한 아름다움입니다

 

이제 우리는

또 한 해 곱게 갈무리하며

새해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저 동해의 붉은 태양처럼 뜨거운 마음으로

소외된 계층의 우리 이웃과

사랑하는 부모 형제

 

그리고

멀리 헤어져 있어 가슴으로만 그리던 벗님도 만나며

서로 서로에게 따뜻한 차 한 잔 나눌 줄 아는

그런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한 해가 또 가네 / 백원기

 

북풍한설 몰아치나 했더니

서산마루에 걸린 하현달처럼

저물어가고 있네

 

花無十日紅이라 하더니

治粧하던 아름다운 한 해도

고작 365일 버티다 넘어가고

 

가는지도 갔는지도 모르게

기도자의 마음으로 365일 썼지만

견디지 못하고 내년으로 넘겨주네

 

어린아이가 첫 세상을 보듯

새해를 마지 했었는데

시든 낙엽처럼 떨어지고 있구나

 

해 돋는데서 해 지는데 까지 걸었으니

이젠 캄캄한 밤길에 쉬었다가

오는 해를 마중 나가야 하겠다

 

그동안 밀린 숙제들을 모았다가

새얼굴 앞에 내놓으려니 쑥스러운데

 

묵은해가 넘어가고 잠이 든 간이역에

아련한 기적소리 울려오면

기다리던 새해가 밝아오는 기척

 

따뜻한 차 한 잔에

또 한 해가 가는구려

 

 

한 해가 가는 길목에서 / 김영주

 

한 해를 보내며

남아있는 아쉬움을 돌아보니

지난날 소중했던 많은 시간이

자꾸 생각이 떠오르며 스쳐 갑니다

 

무엇보다 코로나 19로

힘든 날로 이어진 한 해로 여겨집니다

거리 두기와 마스크를 쓰고

마음은 가까이 가도록 노력은 하였지만

 

세월의 무상함에 어쩔 수 없이

만남마저 자유롭지 않으니

다수의 모습 사무치는 그리움을 남기고

마무리 짓고 있습니다

 

이루지 못한 아쉬움과 함께

잊을 수 없는 기억은 마음 한편에 남겨지지만

힘든 날에서도 고운 정 주시던 분들에게

마음에 새기며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쉬움 남아있는 12월 마무리 잘하시며

서로 좋은 인연으로

새 해에도 함께 이어졌으면 합니다

건강과 함께 언제나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송구영신 / 하영순

 

오는 님 말없이 안으며

가는 님 말없이 보내리라

기쁨도 슬픔도 이름 짖지 않으리

 

있는 그대로

보는 그대로

 

하늘은 사시사철 푸르른데

빨간색만 변할 뿐이다

떠도는 구름도 스치는 바람도

 

어찌 제자리를 고집하겠는가

오늘 저 하늘이 어제의 하늘이 아니듯

내일 저 하늘도 오늘의 하늘이 아닌 것을

 

순리는 순리대로

강물이 어제 것이 아닐지언정

흐르는 물위에

한 척의 배를 띄우리라

 

 

한해의 끝에서 / 김민지

 

간혹 빈 가지 사이로

가늘게 새어 나온 햇살마저

따스함으로 다가오던 봄

 

부푼 꿈을 안고 막연한

두려움과 설레는 마음으로

한 해를 설계했었고

 

무더운 여름 눈 안으로 스미던

쓰라린 땀방울을 씻어내며

한껏 달아오른 열기도 견뎌 내었죠

 

나뭇가지가 휘도록 빽빽이 들어찬

실과를 수확할 때는 비로소

농부의 입가에도 환한 미소를 머금었고

 

때마침 온 세상은 오색병풍으로 수 놓였었죠

 

어느새 찬 서리 내려앉은

논바닥에서부터 냉기가 스며들어

겨울 한복판에 와 있습니다

 

새벽이 왔음에도 어둠을 걷어내지 못하고

살갗을 애는 듯한 찬바람과

달력 마지막 장에 남은 하루에서

 

새로 받은 달력의 첫날에

첫발을 내디뎌야 하는 설렘이

한해의 끝에 와있음을 실감 나게 합니다

 

 

송년의 시 / 김현희

 

바람 따라 구름처럼

살다 가는 먼지 같은 인생을

조금 더 조금만 더 하면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욕망에 눈이 먼다

 

짧은 소풍이란 것을 망각하고

천년만년 살 것처럼

피 흘리고 상처 주며

몸이 부서지는 것도 모르고

고장 난 브레이크가 된다

 

높은 곳을 향해 몸부림치는

고단한 삶들이 한없이 가엾고

동공이 풀린 충혈 된 눈동자는

허공을 가르고 있다

 

왜 이리 슬퍼 보이는 걸까

영혼을 판 들짐승처럼

앞만 보고 달려드는 과오는 돌이 킬 수 없는

피 페한 얼룩만을 그려 놓을 뿐 이란 걸

알면서도 또 달린다.

 

어둠을 행해……

 

 

아름다운 손들을 위하여 / 신경림

 

어지러운 눈보라 속을 비틀대며 달려온 것 같다

긴긴 진창길을 도망치듯 빠져 나온 것 같다

얼마나 답답한 한 해였던가

속 터지는, 가슴에서 불이 나는 한 해였던가

일년 내내 그치지 않는 배신의 소식

높은 데서 벌어지는 몰염치하고 뻔뻔스러운 발길질에

드러나는 그들 무능과 부패에

더러운 탐욕과 위선에

분노하고 탄식하고 규탄하기에도 지쳐

이제 그만 귀를 막고 눈을 가리고 싶었으나

우리가 탄 이 거대한 열차가

그들의 난동에 달리기를 멈추면 어쩌나

철교가 무너지고 철길이 끊겨

어느 산허리를 돌다가 산산조각나면 어쩌나

불안하고 초조해서 너무도 초조해서

그런 속에서도 사람들은 저마다

더 많은 몫을 차지하겠다고 목청을 높이고

남북 사이에 낀 짙은 먹구름에

멀리 밖에서는 쉴 새 없는 전쟁과 폭력의 울부짖음

창 너머 먼 하늘의 별을 보며

잠 못 이룬 밤이 또 얼마였던가

이제 지는 해를 향해 서서 가슴을 쓸어내릴 때다

그래도 우리는 무사했으니

혼돈 속에서도 많은 것을 이룩하고

많은 것을 쌓았으니

지는 해를 향해 서서 다시 한 번 생각할 때다

이 세상을 떠받치고 있는 것, 끌고 가는 것은

큰 몸짓과 잘난 큰 소리가 아니라는 걸

추운 골목의 쓰레기를 치우는 늙은 미화원의

상처투성이 손을 보아라

허름한 공장에서 녹슨 기계를 돌리는

어린 노동자의 투박한 손을 보아라

새벽 장거리에서 생선을 파는

머리 허연 할머니의 언 손을 보아라

비닐하우스 속에서 채소를 손질하는

중년 부부의 부르튼 손을 보아라

열사의 천막 속에서

병사의 다리에 붕대를 감는 하얀 손을 보아라

해가 지고 있다

내일의 더 밝은 햇살을 위하여

세상을 떠받치고 있는,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는

아름다운 손들을 위하여

 

 

한해를 보내며 / 나상국

 

한해를 시작한 게 엊그제 같았는데

어느새 또 한해를 갈무리 해야 하네

시작이 반이라던데 또 한 살을 먹겠네

 

가는 게 세월인데

그 누가 막겠는가

 

한 해를 보내면서

생각에 잠겨보네

 

살아온 인생이야기

살아나갈 힘 되네

 

 

망년6회(忘年會)가자 / 최홍윤

 

늙은 아이들아
우리 망년회 가자
잘난 권세도, 덧칠한 학문도 버리고
철학이 닿지 않은 곳으로 망년회나 가자

움직이는
세월의 느낌처럼
철 지난 역사를 뒤편으로 밀어내고
심심산골로 우리 망년회나 가자

그 산골짝엔
망령들기 직전의 주모(酒母)가
누룩 냄새 퀴퀴한 아랫목에서
술 단지 끌어안고 우리를 그리워 하리라

늙은 아이들아
우리도 망령들기 전에
민들레 홀씨처럼 날아가 망년회나 하자.

 

 

가는 해 오는 해 / 권미영

 

가는 년 오는 년

욕지기 가득한 말투엔

끊어 낼 수 없는

미련 남아 싫다

 

나는 너를

가는 해 오는 해

해처럼 따뜻한 눈길로

보내고 맞이하련다

 

누군가를 위해

따뜻하게 모으던 손,

고난에 처해

어둠 내린 마음,

환하게 불 밝히던 손

 

오직

그 손길만을 기억하며

그 체온만을

주머니에 넣어두련다

 

가는 해 오는 해

더 건네주지 못한 아쉬움으로,

잘 가라 흔들어 주고

반갑다 맞아주는

아름다운 작별과 만남이네

 

 

일 년의 마지막 날 / 김연식

 

한 계단씩 오르고 올라

또 한 번의 연극이 종료된다

 

12월의 눈보라 꽃처럼 아름답다

흰 눈이 머리에 쌓여도 이제는 털지 않는다

눈송이 하나 하루인 양 털기 싫다

 

어깨에 쌓이는 눈도 새롭고

온 산야에 쌓이며 내리는 송이 송이가

새롭고 신기하다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

손바닥에 내린 눈송이

내생에 열두 달 마지막 계단에서

이별 눈물을 흘리고 있다

 

다시 볼 수 있을까

 

새롭게 시작하는 개막 연극에서

한 계단 두 계단 버거워도 또다시

오르고 올라 12월의 눈을 볼 수 있을까

 

내 손을 잡고 마지막까지 동행할 사람은

누구일까

비틀거릴 때마다 따듯하게 꼭 일으켜줄

그 사람은 누구일까 꿈일까 바램일까

 

 

송구영신 / 손병흥

 

늘 바쁘게만 달려 나왔던 한해의 끝자락

묵은해를 떠나보내고 새해 맞이하는 시기

 

신년의 운수대통 기원해보는 음력 섣달그믐밤

옛것을 물린 채 새로운 것을 받는다는 새해맞이

 

어려운 일들로 점철된 서민들의 주름살 펴고서

다시금 희망찬 새해 맞이하기를 축원해보는 마음

 

수많은 정보로 상식 넘쳐나 불통 먹통 되는 세상

자고 일어나면 바뀔 정도의 정보화에 밀려난 낭만

 

끊임없이 배우고 익히며 소통하고픈 변화의 물결로

힘들게 스쳐간 나날 되새겨 오뚝이같이 일어날 의미

 

 

경자년을 보내며 / 남원자

 

경자년과 이별을 해야겠다

넘 힘들게 한 경자년 미련없이

올 한해는 코로나 19로 힘든 한해였다

 

행동이 자유롭지 못하고 거리두기로

사랑하는 사람들 만남도 하지 못 한채

이별을 해야겠다

아쉬운 경자년과 이별을 하려니

회한의 여운이 남는다

 

신축년에도 희망의 꿈을

반가운 소식만 들리는 한해

초등달아 활짝 웃어보자

 

 

아쉬운 庚子年 / 류동열

 

아이고

겨울이 자꾸 깊어가네요

12월이 아직 쬄 남았다고

맘 푹 놓고 세월이 가든 말든

여유가 넘치고 포근했는데

오도 가지도 못하고 오동나무에 덩그렁 걸린

하얀 연이 되어 가슴만 칩니다

 

달력에

庚子年이 한 홉 큼 딱 몇일 남았습니다

어제의 11월 달력을 뗄까 말까 하다가 그냥

그냥 두었는데 옆 짝꿍이 인정사정없이 떼고는

아이고, 한숨을 쉼니다

마무리 잘해야겠습니다

 

아쉬움도

슬픔도

미련도

많은 것이 섭섭하지만

庚子年 12월에 모두실었습니다.

 

 

송구영신(送舊迎新) / 곽종철

 

조용히 한 해를 뒤돌아봅니다.

때로는 성난 파도처럼 분노하고

때로는 아픔을 함께하기도 하며

가끔은 쇠귀에 경 읽는 짓도 하는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답니다.

 

속절없이 지나가는 세월이라지만

많은 흔적 남겨둔 채 흘러갑니다.

묵은 것은 보내고 새것을 맞이하는

이 순간이 바로,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는 새해랍니다.

 

새해가 밝았습니다.

칼바람에 떨지 않게 따뜻한 정을 나누고

삶에 지쳐 처진 어깨에 날개를 주소서.

갈등으로 찢어진 상처도 아물게 하는

우리 소원 다 이룰 새해를 맞이하소서.

 

우리 소원 들어주소서.

우리에게 지혜를 베푸소서.

더 밝은 새해를 만들기 위해

우리의 할 일에

가슴이 뜨거워지는 새해가 되소서.

 

 

한 해를 보내며 / 김금자

 

반갑지 않은 떨떠름한 겨울비가

매운바람의 동장군을 업고와

털썩 내려놓은 기해년 마지막 날

 

바람을 이겨낼 외투를 꺼내어

목에 걸린 가시 같던 말 못 할 사연을

조곤조곤 털어낸다

 

칼바람에 시달리는 헐벗은 고목

털목도리 걸어주면 춥지는 않을까

아팠던 가슴이 시려온다

 

돼지 꼬리에 불행 매달아 도살장으로

하얀 쥐에 행복 태워 실랑이하는 한

설레는 희망을 여미련다

 

다사다난했던 기해년

제야의 종소리가 가슴속에 우렁하면

세월을 가르는 붉은 해를 보련다.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호열 시 모음  (1) 2023.06.04
신년시 모음  (3) 2023.01.06
단풍시 모음  (0) 2022.12.13
수선화 시모음  (0) 2022.10.28
가람이병기 시조 모음  (1) 2022.10.14


朱子治家格言

여기서 ‘주자’는 주희가 아니라 명(明)나라 때의 백려(柏廬) 주용순(朱用純, 1620-1690)으로 《주자가훈(朱子家訓)》은 바로 주백려(朱柏廬)가 주자의 거가격언(居家格言)을 가지고 만든 것이다.

주백려는 강희(康熙) 연간 사람으로 '주백려치가격언(朱柏廬治家格言)' 또는 '주자치가격언(朱子治家格言)'이라고도 한다.



黎明即起(여명즉기)/새벽이 되면 곧 일어나,

灑掃庭除(쇄소정제)/물 뿌려 마당을 쓸고 닦아서,

要內外整潔(요내외정결)/집 안팎을 가지런히 깨끗이 하길 바랍니다.



既昏便息(기혼편식)/이미 어두워 편히 쉬려면,

關鎖門戶(관쇄문호)/대문과 창문을 닫아 잠그고,

必親自檢點(필친자검점)/반드시 친히 자기가 단속을 해야 합니다.



一粥一飯(일죽일반)/한 그릇의 죽과 한 그릇의 밥도,

當思來處不易(당사래처불역)/이곳까지 와 먹게 되기까지 쉽지 않음을 생각하고,

半絲半縷(반사반루)/반 토막의 실이나 반 토막의 옷이라도,

恒念物力爲艱(항념물력위간)/항상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옴을 생각해야 합니다.



宜未雨而綢繆(의미우이주무)/마땅히 비가 오기 전에 미리 주도하게 준비해야 하고,

毋臨渴而掘井(무림갈이굴정)/목마를 때를 임해서는 팔 우물이 없습니다.

自奉必須儉約(자봉필수검약)/자신은 모름지기 검약하여야 하며,

宴客切勿留連(연객절물류련)/잔치 손님이라면 오래도록 머물지를 마십시오.



※ 綢繆(주무)는 직역하면 이리저리 꾸며대어 얽는다는 뜻, 의역하면 미리 주도하게 준비함, 감싸 줌.



器具質而潔(기구질이결)/기구가 질박하지만 깨끗이만 쓰면,

瓦缶勝金玉(와부승금옥)/옹기 그릇도 金玉 그릇보다 낫습니다.

飮食約而精(음식약이정)/음식을 절약하되 정갈히 하면,

園蔬愈珍饈(원소유진수)/울타리 가의 푸성귀 나물도 진수성찬보다 낫습니다.



勿營華屋(물영화옥)/화려한 집을 짓지 말고,

勿謀良田(물모량전)/좋은 전답만을 도모하지 마십시오.

三姑六婆(삼고육파)/삼고육파의 여인네들은,

實淫盜之媒(실음도지매)/실은 음란함을 도적질하는 매개자요,

婢美妾嬌(비미첩교)/아름다운 여 시종과 嬌態로운 첩은

非閨房之福(비규방지복)/규방(안방)의 복이 아닙니다.



奴僕勿用俊美(노복물용준미)/사내종은 준수하고 아름다운 이를 쓰지 말며,

妻妾切忌艶裝(처첩절기염장)/처첩이 요염하게 꾸미는 것을 꺼려해야 합니다.

祖宗雖遠(조종수원)/비록 먼 조상이라도,

祭祀不可不誠(제사불가불성)/제사는 정성스럽게 하지 않을 수 없으며,

子孫雖愚(자손수우)/비록 어리석은 자손리라도,

經書不可不讀(경서불가불독)/경서를 소리 내어 읽게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居身務期儉樸(거신무기검박)/몸가짐은 꾸밈없이 수수하도록 힘써야 하며,

敎子要有義方(교자요유의방)/자녀 교육은 의를 지켜 외모(外貌)를 단정히 하는 것이 요구됩니다.

勿貪意外之財(물탐의외지재)/뜻밖의 재물을 탐하지 않으며,

勿飮過量之酒. (물음과량지주)/술은 너무 많이 마셔서는 아니 됩니다.



※ 【三姑六婆】 三姑 : 尼姑(비구니)、道姑(여 도사)、卦姑(점쟁이)

六婆 : 牙婆(방물장수)、媒婆(중매할멈)、師婆(무속노파)、虔婆(기생어미, 포주)、

药婆(放蛊)、稳婆(첩생)。 见明陶宗仪《辍耕录·三姑六婆》。



※ 義方(의방)은 의를 지켜 외모(外貌)를 단정히 함, 집안에서 덕의에 알맞은 교훈(敎訓)을 하는 일.

의방지훈(義方之訓)



與肩挑貿易(여견도무역)/어깨에 짊어지고 장사하는 행상인과 거래함에,

勿佔便宜, (물점편의)/잇속만을 챙기지 말며,

見貧若親鄰(견빈약친린)/가난한 친지나 이웃을 보면,

須加溫恤(수가온휼)/모름지기 따뜻하게 구휼하여야 합니다.



※ 肩挑貿易(견도무역) : 어깨에 짊어지고 행상하는 사람


佔便宜(점편의) : 이점을 점하다. 잇속을 챙기다.


刻薄成家(각박성가)/모나고 혹독하고 인정이 박하게 집안을 이루면,


理無久享(이무구향)/오래 누릴 리가 없으며,

倫常乖舛(윤상괴천)/윤리 도덕이 이치에 어그러져 온당하지 않은 집은,

立見消亡(입견소망)/곧바로 소멸하여 망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 立見(입견) : 곧 바로 보다.




兄弟叔姪(형제숙질)/형제숙질간에는,

須多分潤寡(수다분윤과)/모름지기 나눔은 많아야 하고 윤택함은 적어야 하며,

長幼內外(장유내외)/어른과 어린이 그리고 남편과 아내 간에는,

宜法肅嚴詞(의법숙엄사)/마땅히 법도는 정중해야하며 말은 엄숙해야 합니다.



聽婦言(청부언)/부인의 말을 듣고,

乖骨肉(괴골육)/혈통이 같은 부자, 형제를 배반하면,

豈是丈夫,기시장부)/어찌 장부라 하겠으며,

重資財(중자재)/재물을 중히 여겨,

薄父母(박부모)/부모를 가볍게 여기면,

不成人子(불성인자)/사람의 자식이라 할 수 없습니다.



嫁女擇佳婿(가녀택가서)/딸을 시집보내면서 훌륭한 사위를 택하되,

毋索重聘(무색중빙)/무거운 예 갖춤을 다하도록 하지 말며,

娶媳求淑女(취식구숙녀)/며느리를 들임에 정숙한 여자를 구하되,

勿計厚奩(물계후렴)/과중한 혼수를 꾀하지 말아야 합니다.



見富貴而生諂(讒)容者(견부귀이생첨(참)용자)/부귀한 자를 볼 때 아첨하는 얼굴을 하는 것은,

最可恥,(최가치)/가장 수치스럽고,

遇貧窮而作驕態者(우빈궁이작교태자)/빈궁한 자를 만날 때 교만한 태도를 짓는 것은,

賤莫甚.(천막심)/가장 천박한 것입니다.



居家戒爭訟(거가계쟁송)/집에 있으면서 서로 다투며 송사(訟事)를 일으키는 것을 경계하고,

訟則終凶(송칙종흉)/송사는 곧 재앙으로 끝이 날것이며,

處世戒多言(처세계다언)/처세에서는 말 많은 것을 경계하고,

言多必失(언다필실)/말이 많은 것은 반드시 실언을 하게 됩니다.



毋持勢力而凌逼孤寡(무지세력이릉핍고과)/세력을 믿고 고아나 과부를 능멸하거나 핍박하지 말고,

勿貪口腹而恣殺生禽.(물탐구복이자살생금)/먹고 살려고 탐내어 짐승을 함부로 죽이지 말아야 합니다.

乖僻自是(괴벽자시)/괴벽스러움을 스스로 옳다고 하면,

悔誤必多(회오필다)/유감스럽게도 잘못됨이 반드시 많아지며,

頹情自甘(퇴정자감)/게으른 본성을 스스로 달게 여기면,

家道難成(가도난성)/집안의 법도가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 口腹(구복) : 직역하면 입과 배이지만 의역하면 먹고 사는 것

乖舛(괴천) : 이치에 어그러져 온당하지 않음



狎暱惡少(압닐악소)/성질이 고약하고 못된 짓을 하는 젊은이와 친하고 가까우면,

久必受其累(구필수기루)/오랜 뒤에는 반드시 얽매이게 되고,

屈志老成(굴지노성)/오랜 경험을 쌓아 익숙한 자에게 뜻을 굽히면,

急則可相依(급칙가상의)/위급할 때에 서로 의지가 될 수 있습니다.



※ 狎暱(압닐) : 매우 친하고 가까움. 정분(情分)이 매우 두터움

惡少(악소) : 성질이 고약하고 못된 짓을 하는 젊은이.

受其累(수기루) : 얽히게 되다. (受其累百金錢 - 수백냥의 금전을 받고는)

屈志(굴지) : 뜻을 굽히다. 굴어당 원문은 屈誌로 됨.

老成(노성) : 老熟한, 오랜 경험(經驗)을 쌓아 익숙한 자,



輕聽發言(경청발언)/가벼이 듣고 말을 (쉽게)하면,

安知非人之請願譖訴(안지비인지청원참소)/남을 헐뜯어서 없는 罪를 있다고 청원하는 줄 누가 압니까.

當忍耐三思(당인내삼사)/마땅히 인내하면서 세 번을 생각하십시오.

因事相爭(인사상쟁)/일을 인연하여 서로 다투면,

安知非我之不是(안지비아지불시)/나의 옳지 못함을 어찌 알겠습니까.

須平心遭暗想(수평심조암상)/모름지기 마음을 평정하고 곰곰이 생각하십시오.

施惠勿念(시혜물념)/은혜를 베풀었다고 마음에 두지 말고,

受恩莫忘(수은막망)/은혜를 받는다면 잊지를 말아야 합니다.



凡事當留餘地(범사당류여지)/모든 일에는 방법이나 가능성을 두어야 하며,

得意不宜再往(득의불의재왕)/뜻을 이루어 자랑하면 거듭 오지 않습니다.

人有喜慶(인유희경)/남에게 기쁜 경사가 있으면,

不可生妒忌心(불가생투기심)/투기하는 마음을 내지 말아야 합니다.




※ 安知非人(안지비인) : 누가 아는가.

譖訴(참소) : 남을 헐뜯어서 없는 죄(罪)를 있는 듯이 꾸며 고해바치는 일.

讒訴(참소) : 暗想(암상) : 곰곰이 생각함.

余地 : 餘地. 직역하면 남은 땅이지만 의역하면 어떤 일을 하거나 어떤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나 희망.

得意 : 일이 뜻대로 이루어져 만족해하거나 뽐냄.



善欲人見(선욕인견)/착함을 남에게 보이려고 하면,

不是真善(불시진선)/참으로 착함이 아니요

惡恐人知(악공인지)/악함을 남이 알까 두려워하면,

便是大惡(편시대악)/큰 악이 된다고 합니다.



見色而起淫心(견색이기음심)/여색을 보고 음심을 일으키면,

報在妻女(보재처녀)/그 應報가 아내와 딸에게도 있을 것이며,

匿怨而用暗箭(닉원이용암전)/원망을 숨기고 몰래 화살을 쏘면,

禍延子孫(화연자손)/그 화가 자손에게 이어집니다.

家門和順(가문화순)/가문이 온화하고 순하면,

雖饔飧不繼(수옹손불계)/비록 끼니를 못 잇더라도,

亦有余歡(역유여환)/모두 뒤 날 그의 자손들에게 기쁨이 있을 것입니다.



國課早完(국과조완)/국가 세금을 일찍 완결하면,

即囊橐無余(즉낭탁무여)/주머니와 전대가 비어 여유가 없더라도,

自得至樂(자득지악)/스스로 즐거움을 얻습니다.



※ 便是(편시) : 된다고 한다.

饔飧(옹손) : 직역하면 아침밥과 저녁밥, 의역하면 끼니,

余歡 : 곧 餘歡(여환). 남은 기쁨, 餘慶을 남에게 좋은 일을 많이 한 報答으로 뒷날 그의 子孫이 받는 慶事로 해석하는 것으로 보아 餘歡도 “뒤 날 그의 자손들이 받는 기쁨으로” 해석할 수 있다.

國課(국과) : 國稅

囊橐(낭탁) : 주머니와 전대



讀書志在聖賢(독서지재성현)/책을 읽음에 뜻은 성현에게 두고,

爲官心存君國(위관심존군국)/벼슬을 하면 마음을 임금과 나라에 두어야합니다.

守分安命(수분안명)/분수를 지키면 운명도 편안한 것이니,

順時聽天(순시청천)/때를 좇아 하늘의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 安命과 安貧 두 개의 원문이 있다.




爲人若此(위인약차)/만약 사람됨이 이와 같다면,

庶乎近焉(서호근언)/거의 道(성현)에 가까운 것입니다.

'漢文'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향교 문묘배향 인물  (0) 2023.05.16
春秋論上  (1) 2023.02.21
사(士, 師, 使, 事)자의 차이  (0) 2022.12.22
座右銘 모음  (3) 2022.12.16
漢文 名命題 34  (1) 2022.12.04

'서예' 카테고리의 다른 글

嘉言集2.  (0) 2023.01.07
楷書 書藝技法  (1) 2023.01.07
書藝의 慨念  (0) 2023.01.03
傍書에 쓰는 달月 이름  (3) 2022.12.21
서법비결  (1) 2022.12.06

 

 

한자 글꼴의 변천과 시대 상황

원시 상형문 시대
앙소문화(B.C. 5000~3000)
대문구 문화(B.C. 4000~2000)
하나라(B.C. 2070~1600)
갑골문 시대
은나라(B.C. 1600~1046: B.C. 1300년 반경(盤庚)이 천도)
금문 시대
서주시대(B.C. 1046~771)
춘추시대(B.C. 770~476)
전국시대(B.C. 475~221)
전서 시대
진나라(B.C. 221~207)
예서 시대
한나라(B.C. 206~A.D. 220)
삼국시대(A.D. 221~265)
초서, 행서 시대
위진남북조(A.D. 265~581)
수나라(A.D. 581~618)
해서 시대
당나라(A.D. 618~907)
5대(A.D. 907~960)
해서와 활자체 시대
송나라(A.D. 960~1279)
요나라(A.D. 916~1125)
금나라(A.D. 1115~1234)
원나라(A.D. 1271~1368)
해서와 판각체 시대
명나라(A.D. 1368~1644)
마지막 해서 시대~
청나라(A.D. 1644~1911)
중화민국(타이완: 1912~)
간체자 시대~
중화인민공화국(1949~)

연도는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시기에 준해 표기했다.

 

 

書藝의 慨念 (서예의 개념) 

 

 書藝(서예)를 이미 형성된 글자를 쓰는 단순한 것으로 생각하기쉽다. 예로부터 전해지고 있는  만당(晩唐) 시대에 유공권(柳公權) 은 心正筆正 (심정필정)이라했다.즉 마음이 바르게 되어야 글씨가 바르게 써진다. 

마른 대나무 筆管(필관)을 통하여 수많은 터럭이 모인 筆鋒(필봉)에 나 自身(자신)의 精神(정신)을 넣어 生命(생명)이 있는 線 (선)을 긋는 것이다. 즉 人間心身(인간심신)의 氣力(기력)을 표현하는 空間藝術(공간예술)의 하나라고 말할수 있겠다.

古今(고금)을 莫論(막론)하고 글씨는 人格(인격)의 表現(표현)이라 傳(전)해왔으며 書(서)를 배우고 또한 硏究(연구)함으로써 우리의 검소한 생활양식과 東洋固有(동양고유)의 文化藝術(문화예술)은 더욱 빛날 것이다.

 

 서의 예술성 (書의 藝術性)  

 

1. 서예의 본질 (書藝의 本質)

 

서예술(書藝術)이란 미술성(美術性)을 가지고 있다는 점(点)에서는 다른 일반예술(一般藝術)과 그목적(目的)이 같다고 할수있다.

그것은예술가 (藝術家)로서의 서가(書家)가 자기개성(自己個性)과 기교능력(技巧能力)에 따라 창조적 (創造的)으로 순간 (瞬間)에 포착한 미적이념(美的理念)을 지면(紙面)을 통(通)하여 표현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글자 (字) 자체는 완전히 독자적 (獨自的)인 형상(形狀)을 가지고 있는 것이며 이러한 글씨로서 창작활동(創作活動)과 제작효과 , 즉 정신(精神)과 육체(肉體)로 묶은 작품자체(作品自體)를 가리켜 우리는 서예술(書藝術)이라고 말할수 있다.

 

2.문자(文字)를 쓸 때에  형성(形成) 되는 예술(藝術)

 

서(書)는 문자를 쓸 경우에야 비로소 이루어지는 예술(藝術)이다.

문자자체(文字自體)는 언어(言語)의 기능(技能)을 나타내는것에 불과하다고 보겠지만 문자 (文字)속애는 인간생명(人間生命)의 움직임에 맞추어 골(骨)과 격(格)을 찾을수 있으며 혈(血)과 육(肉)을 (表現)하므로   선질(線質)의 표현(表現)을 생각(生覺)할 경우 이것이 바로 서예(書藝),또는 서법(書法)이라고 할수 있다. 원래 문자(文字)는  실용상 부호(實用上 符號)로 만들어져서  장기간 사용(長期間 使用)되어 오는 동안에 사람들의 미의식(美意識)에 따라  조화,균제,변화(調和,均齊, 變化,)와  통일등(統一等)의 형성미(形成美)를  연구(硏究)하여 오늘에 이르기 까지 성장(成長)해온 것으로서 문자(文字)와  서(書)는 끊을수 없는 인연(因緣)이다.

 

3.서(書)의 추상성(抽象性)과 상징성(象徵性) 

가.서의 추상성(書의 抽象性)

문자(文字)는 원래  상형적(象形的)으로 이루어진 것이며 언어(言語)를 대신하는 부호(符號)라 할수 있으나 그 속성(屬性)은  추상적,선추화, 보편성(抽象的, 線抽化, 普遍性)인 것이다. 문자(文字)가 추상형(抽象形)이라 할수있는 것은  추상적 형식(抽象的 形式)인 선(線)과  형(形)에 의하여 이루어진다는 것을 뜻하기때문이다.또한 글씨는 자기자신(自己自身)의 내부생명(內部生命)을  점,획(点,劃)에 맏기고 표현되는 예술이기에 추상적예술(抽象的 藝術)이라고 할수 있다.  

서예(書線)의 형체에는 여러가지 즉 장,단,종,횡,대,소,(長,短,縱,橫, 大,小,) 등의 변화가 있어 이것을 잘 조화(造化) 시킴으로서 한자의 구성 내지는 작품(作品) 전체를 구성하는데 효과가 아주 달라지는 것이다.

특히 선질(線質)에 있어서는 지연,강유,류동,윤갈,농염,등다양성(遲速 剛柔,流動,潤渴,濃淡等 多樣性)이 있으며그다양성은 글씨 전체(全體)의 무한(無限)한 추상적(抽象的) 변화를 주게 되는것이다.

이것은 해서(楷書)일경우도 찾게되지만 행,초서(行, 草書)있어서는 더욱 큰 변화의 묘(妙), 즉 추상적(抽象的)인 것을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나.서(書)의 상징성(象徵性)

글씨 (書)는 인간(人間), 바로 그의 인격(人格)의 상징(象懲)이 된다는 점(点)에서는 타예술(他藝術)이 도저히 따르지 못할것이다.

따라서 글씨는 쓰는 사람의 내적생명(內的生命)과 의 미적관계(美的關係)를 깊이하고 창작품(創作品)은 그대로 작가인간성(作家人間性)의 상징적 표현(象徵的 表現)이 되는 것이다.

왕희지(王羲之)가 난정서(蘭亭敍)를 쓸때 당시를 도리켜 생각해 볼때 오래만에 만난  군현(群賢)들이 화애(和愛)스러웠으며 만물(萬物)이 소생(蘇生)하여  번성(繁成)하는 계절(季節)로 희망(希望)찬 시기였으며  천랑기청

(天朗氣淸)하고 혜풍화창(惠風和揚)에 일상일영(一觴一詠) 까지 했으며 즐겁고 흥겨운 기분에서 쓴 난정서(蘭亭敍)의 글씨는 진(眞)과 선(善),그리고미(美)가 겹친 오묘한 신운(神韻)의 경지(境地)에서 나온것이라 할수있다.

이로서 왕희지(王羲之)의 글씨는 문서소재(文書所材)가 다를때에 그뜻과 내용(內容)에  맞는 심경(心境)에잠겨 거기에서 스며나온  자기(自己)의 생명(生命)을 표현(表現)하고 있다고  서보[書譜]에 평(評)하고 있다.

또한 필법(筆法)이 묘(妙)하여 보다높은 경지(境地)에서 글씨를 썼기에 후대(後代)에 모든 서가(書家)들이 필법(筆法)을 배우고 연구(硏究)하여 작품(作品)을 썼다.

그러나 어떠한 묘필(妙筆)을 썼다하더라도 왕희지(王羲之)와 같은 다채(多彩)로운 표현(表現)은 할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 왕우군(王右軍)의 글씨에서 서(書)의 상징성(象徵性)이 현저(顯著)하게 나타난 실예(實例)를 들수 있다.

 

다.서(書)의 일회성(一回性)과 율동성(律動性)

문자(文字)를  쓰는 움직임에는 일회(一回)로 한번에 그어야 한다.

움직임은 항상 시간(恒常 時間)과 공간(空間)의 개념(槪念)으로 해서 내부(內部)에서 외부(外部)로 뻗는 움직임이 살아있는 흐름이어야 한다. 생명(生命)의 움직임에는 되풀이가 절대없는 것이므로 정신(精神)이 일치된 글씨도 마찬가지인것이다.

이와같이  일회성문자(一回性 文字)를 쓰는 역할은 최초(最初)의 기필(起筆)에서 수필(收筆) 즉 붓의 시작에서 부터 마지막 거둘때 까지 방향,속도, 필압등(方向, 速度, 筆壓等)으로 운필(運筆) 하게되며 그 붓의흐름에 맞추어 자유롭게 형성(形成)되어가는 율동성(律動性)이야말로  서(書)의 새명(生命)이라할수 있다.

 

◀  문자(文字)와 서체(書體) ▶ 

문자는 결승(結繩)기사(記事)와 팔괘도상(八卦圖象)으로 인하여 문자(文字)가  발생(發生)하게된 상태이지만 처음 서계(書契)와 창힐(倉힐) 이가 조자 (造字)했다고 전한다.

 

◈회화문자(繪畵文字)

상형문자(象形文字) 즉 고시대(古時代)에 쓴 문자적 특성(文字的 特性)은 모두 그림에 불과했다.

이것을 통칭 회화(繪畵)문자 라고한다. 이러한고문(古文)을 써오다가 주(周 )나라 선왕(宣王)때에 사주(史주)가 종래에 써오던 고문(古文)을 고쳐 만든것이 대전(大篆)이라하였다.

그래서 이 대전(大篆)을 만든 사람이 사주 인고로 사주문(史주文)이라고도 한다.

 

◈전서 (篆書)

그후에 석고문(石鼓文)이 있었는데 주(周)나라 선왕(宣王)이 기양으로 사냥을 하러가서 그때에 그의 업적을 석고(石鼓)에다 새긴것이며 이것이 석문(石文)으로는 가장오랜 것이라고 한다. 다음에는 진(晉)나라 이사(李斯)가만든 소전(小篆)이있다.  

 

 

石鼓文  (석고문)

 

 

 

 

篆書 王羲之 千字文(전서 왕희지 천자문)

 

 

 

秦 泰山刻石  (진 태산각석) 

 

 

秦 瑯邪臺刻石 (진 랑사대각석)

 

 

 

◈隸書(예서)

진시왕(秦始王) (기원전 246~210)이 통일(統一)시킨 이후 승상이사(丞相 李斯)가 문자(文字)를 통일(統一)시켰다. 이때 옥리(獄吏)인 정막(程邈)이 대소전(大小篆)의 결체(結體)를 간단하게 처리(處理)했으며 원전(圓轉)의 획을  방절(方折)의 획으로 해서 쓰기에 편리(便利)하게 만들었고 이자체(字體)는 공문서상(公文書上)에 쓰기시작했다.

그래서 이 정막(程邈)이 만든 자체(字體)를  예서(隸書)라 칭(稱)해 전(傳)해졌다.

 

 

隸書  後漢 乙瑛碑  (예서 후한 을영비) 

 

 

 

漢   史晨前後碑  (한 사신전후비)

 

 

 

漢 禮器碑  (한 례기비)

 

 

 

 

漢  曹全碑 (한 조전비)

 

 

 

王羲之 千字文 (왕희지 천자문) 

 

 

 

◈楷書  (해서)

해서(楷書)는 즉 진서(眞書)인데 옛날에는 해예(楷隸), 혹은 금예(今隸)라고 했다. 진위항(晉衛恒) 의 사체서세(四體書勢)에서 말하기를 [상곡왕차중(上谷 王次中)이 예서(隸書)를 즐겨쓰다가 해법(楷法)을 시작 하게되었다]는 설(說)과  당 이양빙(唐 李陽氷) 의 설(說)은 진 왕차중(秦 王次中)이 만든 팔분서(八分書)를 [종요위지장정서(鐘繇謂之章程書)] 라했다. 즉(卽) 해서(楷隸)는 종요(鐘繇)도 예서(隸書)를 즐겨쓰다 해법(楷法)이 시작 되었다 라고했다.

당,장회관(唐, 張懷瓘)의 서단[書斷]에 이르기를 진,익인 상곡 왕차중(秦 羽人 上谷 王次中)이 팔분서(八分書)를 만들었다는 위의 설법(說法)을 종종 말했을진데  해서(楷書)의 형체(形體)는 예서(隸書)를 쫓은 것이고 예초(隸草)가 연번(演變)해서 되었다고 할수있다.

한대(漢代)는 해서(楷書)의 유적(遺迹)은 없어지고 가장오랜 해서유적(楷書遺迹)은 위대(魏代)의 종요필(鍾繇筆)과 또 오지곡랑비(吳之谷郞碑)가 있었는데 자체(字體)의 필획(筆劃)이 이미 해서(楷書)에 가까웠다는 것이다.

또한 서진(西晉)의 육기(陸機)의 평부첩[平復帖]이 가장 오래된 서가(書家)의 묵적(墨迹)인데 이것도 역시 장초(章草)의 필법(筆法)이었다.

 

 

王羲之 楷書 千字文 (왕희지 해서 천자문)

 

 

 

顔眞卿 楷書 建中帖 (안진경 해서 건중첩)

 

 

 

歐陽詢 眞書 (구양순 진서)

 

 

 

歐陽詢 九成宮醴泉銘 (구양순구성궁예천명)

 

 

 

顔眞卿 雙鶴銘 (안진경 쌍학명)

 

 

 

趙之謙 四九六字 (조지겸 496자)

 

 

◈行書   (행서)

행서(行書)는 후한말(後漢末)에  영천인 유덕승(潁川人 劉德昇)이 창제(創制)한 것이다.

해서(楷書)에 가까운 행서(行書)가 있는가 하면 초서(草書)에 가까운것도 있다. 서단[書斷]에 무종간역 상문류행[務從簡易 相問流行]이라 했으며  또한 서보[書譜] 손과정서(孫過庭書)에 추변적시 행서위요[趨變適時 行書爲要]라했다.

행서(行書)는 해서(楷書)보다  쓰기가 간편(簡便) 하고 초서(草書)보다는 이해(理解)하기 쉽고 행서(行書)는 해,초서간(楷,草書間)을 이어주는 역할을 했으며 체(體)의 묘(妙)한 변화(變化)를 도와 주었으며 운용필법(運用筆法)과 예술적(藝術的)효과를 발휘할수 있다고 할수있다.

 

 

歐陽詢 高近福 墓碑(구양순 고근복묘비)

 

 

 

王羲之 行書 千字文(왕희지 행서 천자문)

 

 

 

楮遂良 枯樹賦 (저수랑 고수부)

 

 

 

 

王羲之 蘭亭敍 (왕희지 난정서)

 

 

 

王羲之 集字聖敎序 (왕희지 집자성교서)

 

 

 

米불書 晝錦堂記 (미불서 주금당기)

 

 

 

◈草書   (초서)

초서(草書)에는 장초(章草) 와 금초(今草)가 있다.

가, 장초(章草)는 전래(傳來)해오기를  한 원제(漢 元帝)때 사유(史游)가 창조(創造) 하였다 하나 현재(現在)  전해내려오는 것은 급취장(急就章)이 있으니 장[章] 자(字)를 취(取)해서 이름을 지었다.

초(草)는 초창(草創)이라 해서 [草] 자(字)를 따온것으로 몇가지 설(說)이 있다.

후한 장제(後漢 章帝)때 두도(杜度)의 초(草)를 좋게여겨서 그가 어전(御殿)에 주달(奏達)할때 써 이룬 초서(草書)이니 소위(所謂) 그것이 장초(章草)이다.

 

◈今草 (금초)

금초(今草)를 전(傳)하기는  후한(後漢)때에  장지(張之)가  장초(章草)를 변화(變化)시켜 놓은것으로 당시 장지(當時 張之)를 심히 추중(推重)하여 초성(草聖)이라 일컬었다. 그래서 장초(章草)는 금초(今草)의 근원(根源)이라 할수 있으며 우리가 초서(草書)를 배울때 장초(章草)를 먼저 쓰고 초법(草法)을 익혀야 하겠다.

 

 

行草字帖  (행초자첩)   [章草](장초)

 

 

 

 

미불 행초첩

 

 

 

 

張之의 今草  (장지의 금초)

 

 

 

 

王羲之 罔極帖  (왕희지 망극첩)

 

 

 

 

王羲之 十七帖 (왕희지17첩)

 

 

 

 

 

孫過庭  書譜  (손과정 서보)

 

 

 

 

 

'서예' 카테고리의 다른 글

楷書 書藝技法  (1) 2023.01.07
한글체본  (0) 2023.01.04
傍書에 쓰는 달月 이름  (3) 2022.12.21
서법비결  (1) 2022.12.06
서예 용구 서법 학습 작품 용법  (1) 2022.12.06

□ 夜之半(깊은 밤) - 黃 眞伊 -
截取冬之夜半强(절취동지야반강) 동짓달 기나긴 밤 한 허리를 베어내어
春風被裏屈幡藏(춘풍피리굴번장) 춘풍 이블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有燈無月郞來夕(유등무월랑래석) 달 없는 밤 님 오실제 등불 아래서
曲曲鋪舒寸寸長(곡곡포서촌촌장) 굽이굽이 펴리라

□ 동짓달 기나긴 밤 한 허리를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허리를 둘헤 내어
춘풍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너었다가
어룬님 오시날 밤이어든 굽이굽이 펴리라



□ 故人(옛님) - 梅窓 -
松栢芳盟日(송백방맹일) 소나무와 잣나무처럼 늘 향기롭자 맹세했던 날
恩情與海深(은정여해심) 우리의 사랑은 바닷속처럼 깊기만 했는데
江南靑鳥斷(강남청조단) 강남으로 떠난 파랑새 소식은 끊어 졌으니
中夜獨傷心(중야독상심) 한 밤중 이 아픈 마음을 나홀로 어이 할꺼나



□ 除夜吟(제야에 읊다) - 高 適 -
旅館寒燈獨不眠(여관한등독불면) 여관 차가운 등불 아래 홀로 잠 못 이루고
客心何事轉凄然(객심하사전처연) 나그네 마음속 어이 이다지도 처연한가
故鄕今夜思千里(고향금야사천리) 고향서도 오늘밤 먼 데 나를 생각하리니
霜鬢明朝又一年(상빈명조우일년) 서리 친 머리 내일 아침이면 또  한 해가



□ 江雪 - 柳 宗元 -  
千山鳥飛絶(천산조비절) 온 산엔 날던 새들 자취 끊기고
萬徑人踪滅(만경인종멸) 모든 길엔 사람의 종적 사라졌네
孤舟簑笠翁(고주사립옹) 외로운 배엔 도랭이 입고 삿갓 쓴 늙은이
獨釣寒江雪(독조한강설) 홀로 낚시하는데 찬 강위엔 눈발 날리고..



□ 雪夜獨坐 - 金 壽恒 -
破屋凉風入(파옥량풍입) 부서진 집엔 싸늘한 바람 들고
空庭白雪堆(공정백설퇴) 빈 뜰엔 흰 눈이 쌓이는 구나
愁心與燈火(수심여등화) 시름 깊은 내 마음 저 등불과 함께
此夜共成灰(차야공성회) 이 밤 모두가 재가 되누나



□ 雪夜(눈오는 밤) - 韓 龍雲 -
四山圍獄雪如海(사산위옥설여해) 사방에 산이 감옥을 둘러싸 눈 바다 같은데
衾寒如鐵夢如灰(금한여철몽여회) 이불은 무쇠처럼 차갑고 꿈은 한낱 재와 같도다
鐵窓猶有鎖不得(철창유유쇄부득) 철창으로도 오히려 잠글 수 없는게 있나니
夜聞鐘聲何處來(야문종성하처래) 밤중에 들리는 종소리 어디에서 오는가



□ 江天暮雪(강 하늘 저녁 눈) - 李 仁老 -
雪意嬌多著水遲(설의교다저수지) 눈은 교태를 띠고 강물에 내리기 싫어하고
千林遠影已離離(천림원영이리리) 온 숲에는 멀리 벌써 그림자가 어른어른
蓑翁未識天將暮(사옹미식천장모) 도롱이 쓴 늙은이 날 저무는 줄도 모르고
醉道東風柳絮時(취도동풍유서시) 취하여 말하길 봄바람에 버들 꽃 날리는 때라 하네



□ 雪中訪友人不遇(눈 위에 쓴 글씨) - 李 奎報 -
雪色白於紙(설색백어지) 눈빛이 종이보다 더욱 희길래
擧鞭書姓字(거편서성자) 채찍 들어 내 이름을 그 위에 썼지
莫敎風掃地(막교풍소지) 바람아 불어서 땅 쓸지 마라
好待主人至(호대주인지) 주인이 올 때까지 기다려 주렴.



□ 山中雪夜 - 李 齊賢 -
紙被生寒佛燈暗(지피생한불등암) 홑이불 한기 돋고 불등은 희미한데
沙彌一夜不鳴鐘(사미일야불명종) 사미는 한 밤 내내 종조차 울리지 않네
應嗔宿客開門早(응진숙객개문조) 나그네 문 일찍 연다 투덜대겠지만
要看庵前雪壓松(요간암전설압송) 암자 앞 눈 소나무 덮은 모습 보려 함일세



□ 雪 - 金 笠 -
天皇崩乎人皇崩(천황붕호인황붕) 옥황상제가 죽었는가 나라님이 죽었는가
萬樹靑山皆被服(만수청산개피복) 산과 나무 천하가 온통 상복을 입었구나.
明日若使陽來弔(명일약사양래조) 햇님이 소식을 듣고 내일 문상을 오면
家家簷前淚滴滴(가가첨전루적적) 집집마다 처마 끝에서 눈물을 흘리리라

'漢詩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심초 해석  (0) 2023.01.10
密陽十景 (사가집 서거정)  (0) 2023.01.06
안 중근 의사 시  (0) 2023.01.02
칠보시(七步詩)  (1) 2022.12.28
漢詩 모음  (4) 2022.12.27

안 중근 의사 시

 

不仁者不可以久處約 (불인자불가이구처약)  어질지 않은 자가 곤궁에 처했을 때는 오래 견디지 못하며,

敏而好學不恥下問 (민이호학불치하문)   민첩하게 배우기를 좋아하고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마라.

戒愼乎其所不睹 (계신호기소불도)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도 스스로를 경계하고 삼가 하라.

 

 

 

 

東洋大勢思杳玄(동양대세사묘현) 동양대세 생각하매 아득하고 어둡거니

有志男兒豈安眠(유지남아기안면) 뜻있는 사나이 편한 잠을 어이 자리,

和局未成猶慷慨(화국미성유강개) 평화시국 못 이룸이 이리도 슬픈지고

政略不改眞可憐(정략불개진가련) 정략(침략전쟁)을 고치지 않으니 참 가엾도다.

'漢詩 ' 카테고리의 다른 글

密陽十景 (사가집 서거정)  (0) 2023.01.06
겨울한시  (2) 2023.01.02
칠보시(七步詩)  (1) 2022.12.28
漢詩 모음  (4) 2022.12.27
한시모음  (2) 2022.12.26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