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김해향교
이번달 한시
詩題 : 金海迎春 (김해 봄맞이)
押韻 : 東 同 紅 窮 豊
源堂. 徐昌植

金海迎春


金海和風到自東 (김해화풍도자동)  김해에 화창한 바람이 동으로 부터 이르니
迎春景色古今同 (영춘경색고금동)  봄을 맞이하는 좋은 경관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같네


煙含細柳枝枝綠 (연함세류지지록)  안개속에 가는 버드나무는  가지마다 푸르고
雨洗梅花朶朶紅 (우세매화타타홍)  비에 씻긴 매화는 송이마다 붉어라


潮滿遊魚彷有亂 (조만유어방유난)  조만강에 노는 물고기는 유난히도 분주하고
盆城飛鳥鬧無窮 (분성비조료무궁)  분성산에 나는새는 시끄럽기가 그지이 없네


家庭百計亨通裏 (가정백계형통리)  모든 가정에는 모든계획이  만사 형통하고
世事昇平大吉豊 (세사승평대길풍)  세상 모든 일은 태평하고좋은 운이 가득하길 바라네

 

2022년 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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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서에 쓰는 달이름

이하 매월 날짜는 음력으로 따집니다.

1()

단월(端月) 맹양(孟陽 )맹추() 맹춘(孟春) 원월(元月) 월정(月正) 인월(寅月)

정양(正陽) 정월(正月) 조세(肇歲) 청양(靑陽) 초춘(初春 )추월()태월(泰月)

태주(太簇)

 

2()

감춘() 대장월(大壯月) 도월(桃月 )묘월(卯月 )양중(陽中) 여월(如月)

여월(麗月 )영월(令月) 정춘(正春) 중양(仲陽 )중춘(仲春 )협종(夾鍾 )혜풍(惠風)

화조(華朝) 화조(花朝)

 

3()

가월(嘉月) 계춘(季春) 고선(姑洗) 곡우(穀雨) 만춘(晩春) 모춘(暮春) 병월()

송춘(送春) 잠월(蠶月 )재양(載陽) 전춘(殿春) 중화(中和) 진월(辰月 )청명(淸明)

화월(花月) 희월(喜月)

 

4()

건월(乾月) 괴하(槐夏 )맥추(麥秋) 맹하(孟夏) 사월(巳月) 소만(小滿) 시하(始夏)

신하(新夏) 여월(余月) 유하(維夏 )입하(立夏) 정양(正陽) 중려(仲呂 )초하(初夏)

 

5()

고월(皐月) 구월(姤月)류월(榴月 )매월(梅月 )매천(梅天) 매하(梅夏) 명조()

서월(署月) 순월() 오월(午月) 우월(雨月) 유빈(蕤賓 )장지(長至) 정하(正夏)

중하(仲夏)포월(蒲月)훈풍(薰風)

 

6()

계월(季月) 구월(具月) 계하(季夏) 만하(晩夏) 미월(未月) 복월(伏月) 상하(常夏)

소서(小暑) 유월(流月) 임종(林鍾) 재양(災陽) 조월(朝月 )형월(螢月)

 

7()

과월(瓜月) 냉월(冷月) 동월(桐月) 맹추(孟秋) 상월(相月) 상추(上秋) 선월(蟬月)

신월(申月) 신추(新秋 )양월(凉月) 유추(流秋) 유화(流火) 이칙(夷則) 조월(棗月)

처서(處暑 )초추(初秋)

 

8()

가월(佳月) 계월(桂月) 교월(巧月) 남여(南呂) 백로(白露) 소월(素月)

유월(酉月) 장월(壯月) 정추(正秋) 중추(仲秋) 한단(寒旦)

 

9()

계추(季秋) 고추(高秋) 국월(菊月) 만추(晩秋) 모추(暮秋) 무역(無射) 무월(戌月)

박월(剝月 )상진(霜辰) 수의(授衣) 영월(詠月) 잔추(殘秋) 현월(玄月)

 

10()

곤월(坤月) 맹동(孟冬) 소양춘(小陽春) 소춘(小春) 양월(良月) 양월(陽月) 응종(應鍾)

입동(立冬) 조동(早冬) 초동(初冬) 해월(亥月)

 

11()

고월(辜月) 남지(南至) 복월(復月) 양복(陽復) 자월(子月) 정동(正冬)

중동(仲冬) 지월(至月 )창월(暢月) 황종(黃鍾)

 

12()

가평(嘉平) 계동(季冬) 궁동(窮冬) 궁음(窮陰) 납월(臘月) 대려(大呂) 도월()

만동(晩冬) 모동(暮冬) 모세(暮歲) 모절(暮節) 빙월(氷月 )사월(斜月) 엄월(嚴月)

제월(除月) 축월(丑月)

 

 

 

 

 

날자별

1- (), 기사백(旣死魄)

15-(), 기생백(旣生魄)

16-기망(旣望)

8일이전 - 상현(上弦)

23일 이후 - 하현(下弦), 기사패(旣死霸)

1-10: 상순(上旬) 상한(上澣) 상완(上浣)

11-20: 중순(中旬) 중한(中澣) 중완(中浣)

21-말일 : 하순(下旬) 하한(下澣) 하완(下浣)

 

古甲子

고대 중국에서 쓰던 간지(干支)의 이름.

天干(천간)

() 閼逢(알봉)

() 旃蒙(전몽)

() 柔兆(유조)

() 疆圉(강어)

() 著雍(저옹)

() 屠維(도유)

() 上章(상장)

() 重光(중광)

() (현익)

() 昭陽(소양)

 

地支(지지)

() 因敦(인돈)

() 赤奮若(적분약)

() 攝提格(섭제격)

() 單閼(단알)

() 執徐(집서)

() 大荒落(대황락)

() 敦牂(돈장)

() 協洽(협흡)

() (군탄)

() 作噩(작악)

() 閹茂(엄무)

() 大淵獻(대연헌)

 

우리나라 異稱

國名系
(국명계)
朝鮮(조선), 肅愼(숙신), 蓋國(개국), 東明(동명), (), 韓國(한국), 三韓(삼한), 東韓(동한), 大韓(대한), 馬韓(마한), 辰韓(진한), 卞韓(변한), (), 辰卞之邦(진변지방), 辰野(진야), 卞國(변국), (), 夫餘(부여), 鳧臾(부유), 符婁(부루), 高麗(고려), 駒麗(구려), 句麗(구려), 新羅(신라), 鷄林(계림), 百濟(백제), 加良(가량),KOREA(코리아)


族名系
(족명계)
 (), (), 濊貊(예맥), 扶濊(부예), 尼谿(니계), 白民(백민), 大人(대인), (), 東夷(동이), 嵎夷(우이), 隅夷(우이),


地名系
(지명계)
遼東(요동), 鴨江(압강), 鵬東(붕동), 浿東(패동), 四郡(사군), 樂浪(낙랑), 玄菟(현도), 兎域(토역), 丸都(환도), 松巒(송만)


比喩系
(비유계)
仁鄕(인향), 仁義之鄕(인의지향), 禮儀之鄕(예의지향), 太平之鄕(태평지향), 金銀之鄕(금은지향), 不死之民(불사지민), 君子國(군자국), 善人(선인), 鮮人(선인), 小中華(소중화), 東韓仁壽君子國(동한인수군자국), 和寧(화령), 寶國(보국), 豊國(풍국), 仙鄕(선향), 仙人國(선인국), 隱土國(은토국), 三神山(삼신산), 蓬丘(봉구), 東瀛(동영), 蟠姚接境(반요접경), 鬱疊(울첩), 蜃壑(신학), Morning calm(조용한 아침의 나라)




檀 系
(단 계)
檀國(단국), 檀邦(단방), 震檀(진단), 神檀(신단)


震 系
(진 계)
震域(진역), 震方(진방), 震檀(진단), 震旦(진단), 東震(동진), 摩震(마진)


箕 系
(기 계)
箕邦(기방), 箕域(기역), 箕甸(기전), 箕封(기봉), 箕城(기역), 箕子之封(기자지봉), 檀箕之邦(단기지봉)


桑 系
(상 계)
扶桑(부상), 榑桑(부상), 搏桑(박상), 空桑(공상), 桑域(상역), 桑野(상야), 桑木之區(상목지구), 桑暾(상돈)


日 系
(일 계)
日域(일역), 日邦(일방), 日出之邦(일출지방), 出日之邦(출일지방), 日出之分(일출지분), 日本(일본), 日處(일처), 日邊(일변), 日下(일하), 日宅(일택), 日出墟(일출허), 日君(일군), 晹谷(역곡), 烏輪上處(오륜상처)


海 系
(해 계)
滄海(창해), 遼海(요해), 海國(해국), 海甸(해전), 海嶠(해교), 海表(해표), 海東(해동), 東海(동해), 海左(해좌), 左海(좌해), 海北(해북), 海畔(해반), 海隅(해우)


靑 系
(청 계)
 靑丘(청구), 靑邱(청구), 靑域(청역), 靑土(청토), 靑徼(청요), 靑社(청사), 靑陸(청륙), 靑海(청해), 靑藩(청번), 蒼陸(창륙)


東 系
(동 계)
東國(동국), 東邦(동방), 東域(동역), 東土(동토), 東陸(동륙), 東垠(동은), 東區(동구), 東徼(동요), 大東(대동), 海東(해동), 東海(동해), 東瀛(동영), 東溟(동명), 東方(동방), 東表(동표), 東隅(동우), 東極(동극), 東邊(동변), 東陲(동수), 東濱(동빈), 東韓(동한), 東暆(동이), 東藩(동번)


鰈 系
(접 계)
鰈域(접역), 鰈國(접국), 鰈墟(접허), 鰈海(접해), 鰈水之鄕(접수지향)


鯷 系
(제 계)
鯷岑(제잠), 鯷壑(제학), 鯷海(제해), 鯷溟(제명)




鰲 系
(오 계)
鰲岫(오수), 鰲封(오봉), 鰲山之路(오산지로)




槿 系
(근 계)
槿花鄕(근화향), 槿原(근원), 槿域(근역), 槿邦(근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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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은하사 뒤에 김해의 명산
신어산 김해의 정기는 신어산에서 시작한다 시원한 조망과 시야가
몸과 마음을 쉬게한다
은하사에서 출발 신어산 정상
동림사로 원점회기 산행
초급정도의 산행길

은하사

범종루


대웅전

신어산 등산로ㅡ 은하사ㅡ 천진암 ㅡ출렁다리ㅡ 정상 ㅡ동림사


* 허왕후의 오빠 장유화상이 창건한 사찰, 동림사 *

신령스러운 물고기란 뜻을 가진 수려한 경관과 토속적인 느낌이 짙은 신어산(神魚山)에는 가락국(43-532) 초기에 김수로왕의 왕비인 허왕후의 오빠 장유화상이 창건한 동림사가 있다. 동림사는 가락국의 안전과 번영을 염원하는 뜻에서 창건되어졌다 전하는데, 임진왜란 때 모두 소실된 것을 화엄선사와 월주스님이 복원하였다.

우리나라 22개 국립공원 안내도

 

국립공원 지정순위 및 일자와 면적

 

백대간과 13개 정맥과 10대강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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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시 진북면 금산리 서북산 자락
마산∼통영 국도를 달리다 진동을 지나면 갈산삼거리에서 학동마을로 접어든다. 

진북 금산 편백나무 숲은 30여년전에 현재 개인 소유주인 이민규(48세)씨의 선친인 술용씨(93년 작고)가 이곳에 묘목을 심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졌다. 30만평이 넘는 규모에 직경 20∼30㎝ 편백나무 수십만그루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임도 약 6㎞가 이곳을 아는 몇몇 사람들의 산책로로 이용되고 있다.

개인 소유라 개방을 하지 않고 있다가 개방한지 십년은 될것 같다 

입구에 주차장이 있고 오른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묘법사 절이 나온다 

절이 아담하고 전망도 좋고 깨끗하고 아담하게 꾸며져 있다

바람을 타고 오는 수목의 향긋한 냄새가 짙다 . 길 양편으로 편백 숲이 울창한 우주를 이루고 있다.

경사로를 따라 탐방로가 잘 조성이 되어 . 숲의 푸름과 편백이 내뿜는 특유의 방향성물질이 온몸을 감싼다.

처음 가는 사람들은 감탄을 자아낸다 

잘알려 있지 않아 아는 사람들만 찾아가는 조용하고 깨끗한곳이다

삼림도로로 걸어가는 누구나 쉽게 걸어갈수 있는곳이다 

 

주소: 경남 창원시 마산 합포구 진북면 금산리 산 40 (묘법사 주소)

오른쪽 묘법사 왼쪽으로 편백림 입구 

편백림 입구 개인 사유지라 주인이 늘 있는건 아니고 닫혀 있음 탐방객이 열고 들어가야 함 

편백림 오른쪽 묘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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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희지(王羲之)307-365
중국 동진(東晉)의 서예가.
자 일소(逸少). 우군장군(右軍將軍)의 벼슬을 하였으므로 세상 사람들이 왕우군이라고도 불렀다. 오늘날의 산둥성[山東省] 린이현[臨沂縣]인 낭야(琅句) 출신이며, 동진 왕조 건설에 공적이 컸던 왕도(王導)의 조카이고, 왕광(王曠)의 아들이다. 중국 고금(古今)의 첫째가는 서성(書聖)으로 존경받고 있으며, 그에 못지않은 서예가로 알려진 일곱번째 아들 왕헌지(王獻之)와 함께 ‘이왕(二王)’ 또는 ‘희헌(羲獻)’이라 불린다. 16세 때 치감(智鑒)의 요청으로 그의 딸과 결혼하였다.

처음에 서진(西晉)의 여류 서예가인 위부인(衛夫人)의 서풍(書風)을 배웠고, 뒤에 한(漢)나라 ·위(魏)나라의 비문을 연구하여 해서 ·행서 ·초서의 각 서체를 완성함으로써 예술로서의 서예의 지위를 확립하였다. 벼슬길에 나아가 비서랑(秘書郞)으로부터 출발하여 유량(庾亮)의 장사(長史)가 되고, 351년에는 우군장군 및 회계(會稽:浙江省 紹興)의 내사(內史)에 이르렀다. 그는 명문 출신이며, 경세(經世)의 재략이 있어 은호(殷浩)의 북벌을 간(諫)하는 글과 사안(謝安)에게 민정(民政)을 논한 글을 쓰기도 하였다. 그러나 일찍이 속세를 피하려는 뜻을 품고 있었는데, 왕술(王述)이 중앙에서 순찰을 오자 그 밑에 있는 것을 부끄럽게 여겨 355년(永和 11) 벼슬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경치가 아름다운 회계의 산수간에서 사안 ·손작(孫綽)·이충(李充)·허순(許詢)·지둔(支遁) 등과 청담(淸談)을 나누고, 또 도사(道士) 허매(許邁)를 따라 채약에 몰두하는 등 유유자적한 생활을 즐기다가 한평생을 마쳤다.

그는 내사 재직 중이던 353년(영화 9) 늦봄에, 회계의 난정(蘭亭)에서 있었던 유상곡수(流觴曲水)의 연회에 참석하였다. 그 때 모인 41인 명사들의 시를 모아 만든 책머리에 그는 스스로 붓을 들어 서문을 썼다. 이것이 《난정서(蘭亭序)》라는 그의 일대의 걸작이며, 산수문학의 남상(濫觴)이 되었다.
그는 예서(隸書)를 잘 썼고, 당시 아직 성숙하지 못하였던 해 ·행 ·초의 3체를 예술적인 서체로 완성한 데 그의 가장 큰 공적이 있으며, 현재 그의 필적이라 전해지는 것도 모두 해 ·행 ·초의 3체에 한정되어 있다. 해서의 대표작으로는 《악의론(樂毅論)》 《황정경(黃庭經)》이, 행서로는 《난정서》, 초서로는 그가 쓴 많은 편지를 모은 《십칠첩(十七帖)》이 옛날부터 유명하다. 또 송(宋)의 태종(太宗)이 992년에 조각한 《순화각첩(淳化閣帖)》이라는 법첩에는 그의 편지가 많이 수록되었고, 당(唐)나라의 회인(懷仁)이라는 중이 고종(高宗)의 명을 받아 672년에 왕희지의 필적 중에서 집자(集字)하여 세운 ‘대당삼장성교서비(大唐三藏聖敎序碑)’ 등도 그의 서풍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그 밖에 《상란첩(喪亂帖)》 《공시중첩(孔侍中帖)》 《유목첩(遊目帖)》 《이모첩(姨母帖)》 《쾌설시청첩(快雪時晴帖)》 등의 필적이 전하여온다. 그러나 이것들은 왕희지의 육필(肉筆) 그대로는 아니고 진적(眞跡)과는 많이 다를 것으로 짐작된다. 당나라 태종(太宗)이 왕희지의 글씨를 사랑한 나머지 온 천하에 있는 그의 붓글씨를 모아, 한 조각의 글씨까지도 애석히 여겨 죽을 때 자기의 관에 넣어 묻게 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 전하여오는 필적만 보아도 그의 서풍(書風)은 전아(典雅)하고 힘차며, 귀족적인 기품이 높다.
(주요작품)

난정서(蘭亭敍)

난정서는 천하 제일의 행서로 여겨진다. 진(晉)나라 목제 영화9년(353)년 3월 3일에 왕희지는 사안등 41명과 함께 회계의 산음(山陰)에 있는 난정(蘭亭)에서 성대한 계사를 거행하였다. 굽이굽이 흐르는 물에 술잔을 띄우면서 시를 지었는데 당시 나이 51세인 왕희지는 거나게 술을 마신 뒤 잠견지(蠶繭紙)에다 서수필(鼠鬚筆) 을 사용하여 단숨에 천고의 명작이라고 알려진 [난정서]를 썼다. 전문은 모두 28행으로 전체의 글자수는 324자이다. 작품 전체가 굳세고 아름다우면서도 표일한 맛이 충만되고, 종회의 형세의 변화가 무궁하며 행서에서 볼수 있는 기복과 변화, 강한 리듬감, 형태의 다양한 변화, 점획의 서로 상응하는 것들이 충분히 표현된 작품이다.
역사의 기록에 의하면 왕희지의 난정서는 그의 7대손인 지영에게 전해졌으며, 지영이 다시 제자인 변재에게 이를 물려 주었다. 당 태종은 어사인 소익을 변재가 있는 곳으로 파견하여 그를 속여서 [난정서]를 취한 다음 구양순, 저수량, 우세남등에게 임모를 하도록 명령하였다. 진본은 당태종의 부장물이 되었으며 지금 전해지는 것은 당나라때 임모본이 전해진다.


십칠첩(十七帖)

이 법첩 첫머리에 십칠일선서(十七日先書)가 나오므로 법첩 전체를 십칠첩으로 일컬었다. 옛날부터 초서(草書)의 전형으로 존중되었으며, 왕희지 초서 연구에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 자료이다.
당(唐)나라의 태종(太宗)은 왕희지의 글씨를 매우 좋아하여 그 수집에 전력을 다하였고, 그는 왕희지의 글씨 3,000여 장을 모아 이를 분류 정리하여 80첩을 만들었다. 십칠첩은 그 중의 하나로, 일민첩(逸民帖)을 비롯, 29점이 수록되어 있다.

 

 

 


서예사적 가치

왕희지는 중국 서예사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서예사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서예가라면 누구나 할것없이 왕희지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수 있다.
천하제일의 "난정서"를 비롯하여 왕희지의 작품 또한 어느 누구도 따라 갈수 없는 명작들을 많이 남겼다.
서예가 왕희지는 앞으로도 서예사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인물임은 분명하다.

참고서적

난정서(석곡실상해법서선5):이화출판사
난정서(1974년) 서울:왕서각
서예기법시리즈(1973) 서울:시청각교육사
행서 난정서 서울:우람문화사
왕희지난정서(1975) 송원문화서 
 
 

 

 신룡본난정서
 

왕희지가 썼다는 불후의 명작 <<난정서>>는 지금 임모본(진본을 보고 배껴서 쓴 글)은 남아 있지만, 진본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1. 왕희지가 <<난정서>>를 가전의 보물로 대대로 전해주고, 왕희지의 7대손인 지영(智永)에게까지 전해진 것은 기록으로 확인된다. 그런데, 지영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출가하여 중이 되었고, 후손을 남기지 않았으며, 왕희지의 <<난정서>>를 제자인 판재화상(辦才和尙)에게 전했다고 한다.

 

2. 당나라 초기에 들어, 당태종 이세민은 왕희지의 글을 매우 좋아하여 전국의 왕희지의 글씨를 수집하고, 왕희지의 글을 가지고 서예를 연습하였다. 특히 <<난정서>>의 진본은 매우 귀하게 여겨 여러차례에 걸쳐 높은 대가를 내걸고 진본을 구하였으나, 얻지를 못하였다. 나중에 <<난정서>>의 진본이 회계의 변재라는 화상의 수중에 있다는 것을 알고 당태종은 그에게서 <<난정서>>진본을 빼앗아오게 된다. 그런데, 여기에서 <<난정서>>가 당태종의 사망시 그의 무덤에 부장품으로 묻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당나라 때에 이러한 내용을 기재한 글은 2개가 있는데,

 

하나는 유송(柳悚)의 <<수당가화(隋唐嘉話)>>라는 글인데, 거기에 의하면 "왕우군의 <<난정서>>는 .... 제자인 중 변재가 얻었다. 태종이 진왕이 된 후에 탁본을 보고는 매우 좋아하여 고가를 걸고 구했으나 결국 얻지 못하였다. 나중에 변재가 가지고 있는 것을 알고 소익을 월주로 보내서 얻도록 하였고, 무덕4년에 진왕 이세민의 손에 들어왔다. 정관 10년 탁본 10개를 만들어 가까운 신하들에게 선물하였다. 황제가 죽자, 중서령 저수량은 난정은 선제께서 아끼시던 물건이니 세상에 남겨둘 수 없다고 하고 비밀리에 소릉(당태종의 능)에 묻었다."

 

또 하나는 <<태평광기(太平廣記)>>인데 내용은 수당가화의 내용과 대동소이하다. 정관시대에 태종은 이왕의 서법을 뱅고자 하였고, 진본, 모사본이 많이 있었으나, 오직 난정서만 구하지 못하였다. 나중에 변재에게 있는 것을 알고 3번이나 보여달라고 하였으나, 변재는 전란중에 잃어버려 어디 있는지 모른다고 거짓을 고하였다. 방현령이 감찰어사 소익을 보내어서 지혜로 이를 얻게 하였다. 소익은 신분을 감추고 낙척서생인 것처럼 하여, 변재에게 접근하여 바둑을 두고 시를 읊었고, 글과 그림을 같이 하며 망년지교가 되었다. 나중에 변재가 자신이 수장하고 있는 물건들을 자랑하며 서까래에서 난정서 진본을 꺼내어 보여주었다. 소익이 후에 몰래 난정서 진본을 꺼내서 장안으로 가지고 왔다. 태종은 몇개의 탁본은 태자, 여러 왕, 가까운 신하에게 주었다. 임종때 이치에게 말하기를 '내가 너한테 한가지 물건만 부탁하자. 너는 효자이니, 내 말을 어기지는 않겠지. 어떠냐"라고 하며 난정서를 원했고, 난정서 진본은 소릉에 부장되었다. 이상의 이야기는 변재의 제자인 원소(元素)가 영흥자 지영선사의 친척에게 직접 얘기하는 것을 들은 것이다.

 

두 책의 내용은 비록 구체적인 점에서는 약간 다르지만, 대체로 같으며, 특히 당태종의 소릉에 부장되었다는 점은 완전히 일치한다.

 

3. <<신오대사. 온도전>>에 따르면, 후량의 요주절도사인 온도는 소릉을 도굴했다고 한다. "온도는 ... 종왕의 필적을 보니 종이와 글씨가 새 것과 같았고, 온도는 이를 취하여서 후세에 전하였다"고 되어 있다. 여기에 따르면, 왕희지의 난정서는 온도에 의하여 다시 세상에 나왔다는 것이다.

 

4. 송나라 때의 채정의 발문을 보면 난정서를 부장할 때, 이세민의 누이와 여동생은 가짜로 바꿔치기를 하여, 진본은 세상에 남겨두었다고 한다. 이후에 진본이 어디로 갔는지에 대하여는 흔적이 남아 있지 않고, 수수께끼중의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

 

5. 현재 전해지는 <<난정서>>는 모두 진본이 아니고, 석각본, 모본(摹本) 또는 임본(臨本)이다. 유명한 것으로는 "정무난정(亭武蘭亭)"으로 구양순이 진본을 보고 배껴서 ㄱ돌에 새긴 것이라고 한다. 북송시대에 하북 정무에서 발견되었으므로 정무난정이라고 한다.  "신룡본난정(神龍本蘭亭)"은 당나라때 모본에 '신룡'이라는 작은 도장이 찍혀있어서 신룡본이라고 한다. 당태종이 풍승소에게 명해서 쓰게 한 것이다. 이 신룡본은 송나라때 고종의 손에 들어갔다가, 원나라초에 곽천석이 얻었고, 나중에 항원변에게 넘어갔다가, 청나라때 건륭의 손에 들어갔으며,  현재 북경고궁박물원에 보관되어 있다.

 

 

 

 

 

 

蘭亭序

永和九年, 歲在癸丑暮春之初, 會于會稽山陰之蘭亭, 修禊事也. 群賢畢至, 少長咸集. 此地有崇山峻嶺, 茂林脩竹, 又有淸流激湍, 暎帶左右. 引以爲觴曲水, 列坐其次, 雖無絲竹管絃之盛, 一觴一詠, 亦足以暢叙幽情.

是日也, 天朗氣淸, 惠風和暢. 仰觀宇宙之大, 俯察品類之盛, 所以遊目聘懷, 足以極視聽之娛信可樂也.

夫人之相與, 俯仰一世, 或取諸懷抱, 晤言一室之內, 或因寄所託, 放浪形骸之外. 雖趣舍萬殊, 靜躁不同, 當其 欣於所遇, 蹔得於己, 快然自足, 曾不知老之將至, 及其所之旣倦, 情陏事遷, 感慨係之矣. 向之所欣, 俛仰之間, 以爲陳迹, 猶不能不以之興懷. 況脩短陏化, 終期於盡. 古人 云: "死生亦大矣." 豈不痛哉?

每攬昔人興感之由, 若合一契.

未嘗不臨文嗟悼, 不能諭之於懷, 固知一死生, 爲虛誕, 齊彭觴爲妄作.

後之視今, 亦猶今之視昔悲夫. 故列叙時人, 錄其所述. 雖世殊事異, 所以興懷, 其致一也 後之覽者, 亦將有感於斯文.


 

   동진 永和 연간 九年 癸丑 삼월 삼일에 會稽郡 山陰縣의 蘭亭에 祓禊를 하러 모였다. 뭇 어진 사람들과 젊은이와 어른들이 다 모였다. 이 곳은 산과 등성이가 높고 숲이 무성하고 대나무가 수려하며 또 맑게 흐르는 냇물과 급한 개울이 좌우로 흘러 아름다운 경치가 비치고 있다. 개울물을 끌어 술잔이 흐르는 물길을 만들고 거기에 차례로 둘러 않으니 비록 사현과 관현의 성대한 준비는 없어도 한 잔 술에 시 한수를 읊으니 이 역시 흉금을 털 놓고 그윽한 정을 이야기 할 수 있다.

  

   이 날은 하늘이 맑고 기온이 청명하고 봄바람이 온화하고 산뜻하다. 머리를 들어 우주의 광대함을 살피고 고개를 숙여 만물의 무성함을 살핀다. 이에 눈으로 사방을 두루 바라보고 회포를 폄으로써 족히 보고 듣는 즐거움을 다 할 수 있으니 참으로 즐거운 일이다.

 

   대저 사람들의 교류는 매우 빠르게 지나가는데, 혹자는 마음속의 품은 정을 실내에서 다른 사람과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기를 좋아하고, 혹자는 자기가 좋아하는 사물에 감정을 의지하여 아무런 구속도 받지 아니 하고 방종하기도 한다. 비록 좋아하고 싫어함이 서로 많이 달라서 혹은 고요함을 혹은 움직임을 좋아함이 서로 달라서, 사람들이 사물로 인해 기쁨을 찾았을 때는 잠시 득의양양하여 즐거움에 만족하여 장차 늙음이 다가오는 것도 모르게 되고, 자신이 좋아하던 사물에 대해 권태로움을 느끼게 되면 그 마음이 상황에 따라 변화하여 감개가 일어나게 된다. 그리되면 지난날 기뻐했던 일들이 머리를 드는 잠깐사이에 옛 자취가 되고, 그것 때문에 감회가 일어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하물며 길고 짧은 생명은 자연의 조화에 따라 정해지고 마침내는 다하고 마는 것이다. 옛 사람들이: "죽고 사는 것은 큰일이다."라고 하였으니 어찌 가슴이 아프지 않겠는가?

 

   매번 옛 사람들의 감회가 일어나 연유를 살펴보게 되면 나의 경우와 모두 한결 같이 부합한다. 일찍이 고인의 문장을 읽으면 슬퍼하지 아니함이 없었고 감회의 마음을 달랠 수가 없었으니, 진실로 살고 죽음이 하나라고 하는 것이 터무니없는 생각이고, 팽조와 같이 장수하는 것과 20세에 요절하는 것을 같이 본다는 것이 망령된 행동임을 알겠다.

 

   뒷날의 사람들이 오늘을 보는 것은 또한 지금 사람들이 옛날을 보는 것과 같은 것일지니 정말 슬프도다. 그래서 이곳에 모인 사람들을 순서대로 적고 그들의 시문을 기록 하는 것이다. 비록 세대가 바뀌고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감회를 일으키는 이치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훗날 이 글을 읽게 되는 사람 또한 이 문장에 대한 감회가 있을 것이리라!

 

 

  永和九年,即癸丑年,三月之初,(名士们)在会稽郡山阴县的兰亭聚会,为的是到水边进行消灾求福的活动。许多有声望有才气的人都来了,有年轻的,也有年长的。这里有高大的山和险峻的岭,有茂密的树林和高高的竹子,又有清水急流,(在亭的)左右辉映环绕。把水引到(亭中)的环形水渠里来,让酒杯飘流水上(供人们取饮)。人们在曲水旁边排列而坐,虽然没有管弦齐奏的盛况,(可是)一边饮酒一边赋诗,也足以痛快地表达各自幽雅的情怀。这一天,天气晴朗,和风轻轻吹来。向上看,天空广大无边,向下看,地上事物如此繁多,这样来纵展眼力,开阔胸怀,穷尽视和听的享受,实在快乐啊! 人们彼此相处,一生很快就度过。有的人喜欢讲自己的志趣抱负,在室内(跟朋友)面对面地交谈;有的人就着自己所爱好的事物寄托情怀,不受任何约束,放纵地生活。尽管人们的爱好千差万别,或好静,或好动,也不相同,(可是又都有这样的体验:)当他们对所接触的事物感到高兴时,一时间很自得,快乐而自足,竟不觉得衰老即将到来;待到对于自己所喜爱的事物感到厌倦,心情随着当前的境况而变化,感慨油然而生,以前感到欢快的事顷刻之间变为陈迹了,仍然不能不因此感慨不已,何况人寿的长短随着造化而定,最后一切都化为乌有。古人说:“死和生也是件大事啊!”怎能不悲痛呢? 每当我看到前人发生感慨的原由,(跟我所感慨的)如同符契那样相合,总是面对着(他们的)文章而嗟叹感伤,心里又不明白为什么会这样。(我)这才知道,把生和死同等看待是荒诞的,把长寿和短命同等看待是妄造的。后人看待今天,也像今人看待从前一样,真是可悲啊!因此我—一记下参加这次聚会的人,抄录了他们的诗作。尽管时代不同情况不同,但人们的情致却是一样的。后代的读者读也将有感于这本诗集吧。


*주*

1) 蘭亭序; 왕희지의 문장. 당시 난정에 모였던 사람들의 시문을 모든 [蘭亭集序]

2) 왕희지; 晉나라 사람, 서예에 능하여 서성이라 불림, 자는 逸少

3) 永和; 동진 穆帝의 연호, 영화9년은 서기 353년

4) 暮春之初; 음력 3월 3일

5) 會稽; 중국 會稽郡 지금의 浙江省 紹興縣

6) 山陰; 山陰縣 지금의 浙江省 紹興縣

7) 蘭亭; 浙江省 紹興縣의 서남방 삼 십리 지점의 蘭渚에 있는 정자

8) 禊; 중국 풍속에 삼월 上巳에 흐르는 물에 가서 목욕을 하고 묵은 때를 씻음으로써 상서롭지 못한것을 없애는 행사, 祓禊라고 한다.

9) 流觴曲水; 옛 사람들이 계곡이나 정자나무 밑에 작은 물길을 만들어 물이 흐르게 하고 거기에 술잔을 띄워서 차례로 술을 마시며 놀았다. 우리나라 경주 포석정에 있는 것과 같은 것임

10) 品類; 만물

11) 信; 참

12) 晤言;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 하다.

13) 舍; 捨의 뜻.

14) 彭; 彭祖, 장수한 사람의 대표적 인물

20) 觴; 요절

 

 

 

동진 영화 9년(기원353년) 3월 3일, 왕희지는 산음(山陰)에 거주하는 일부 문사들과 함께 난정으로 가서 수계(修禊)를 거행했다. 참가한 사람들은 흥이 일어 많은 시편을 썼다. <<난정서>>는 바로 왕희지가 이 시집을 위하여 쓴 서문의 원고이다. 서문은 당시 남방사족계층이 신봉하던 노장사상의 영향을 깊이 받았고, 문학사상으로도 일정한 지위를 차지한다.

 

전문은 � 28행, 324자이다. 장법, 결구, 필법이 모두 완벽하다. 왕희지의 행서는 당시에 독보적이었으며, 후인들에 의하여도 "우군(왕희지)의 자체는 옛법을 한번 바꾸었다. 그의 웅혼하고 빼어난 기운은 자연스럽다. 그래서 고금이래로 그의 글을 모범으로 삼는다" 역대의 서예가들은 <<난정서>>를 천하제일행서로 추앙했다.

 

<<난정서>>에 관하여는 세간에 형형색색의 이야기들이 전해지고 있다. 당시 왕희지는 이 글을 쓰고 난 후에 자기의 이 작품이 매우 마음에 들어서, 다시 몇 편을 써보았는데, 모두 그 경지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천고의 걸작을 가보로 후손에게 전해주었다고 한다. 나중에 당태종의 수중에 들어갔는데, 여기에는 당태종이 소익을 파견해서 난정서를 빼앗았다는 전설이 있다.

 

당태종은 왕희지의 서법을 추앙해서, 신하 조모, 풍승소등으로 하여금 임모본을 제작하게 하였다. 그는 이 임모본 또는 석각탁본을 일부 황족이나 총신에게 하사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 당시에 이 "진본보다 한 단계 낮은" 임모본도 낙양의 지가를 높이게 하였다. 이외에 구양순, 저수량, 우세남등의 명가들의 임모본도 후세에 전한다.

 

그러나, 원적은 전설에 따르면 당태종이 죽을 때 순장품으로 넣어서 영원히 세상에서 사라졌다고 한다. 오늘날 전해지는 소위 <<난정서>>는 당나라때의 임모본을 제외하고, 석각탁본도 매우 진귀하다. 가장 전기적인 색채를 지닌 것은 <<송탁정무난정서>>이다. 임모본이건 탁본이건, 모두 왕희지를 연구하는데 중요하다. 동시에 역대서법을 연구하는데에도 진귀한 자료이다. 중국서법전적에는 <<난정서>>에 관한 자료가 아주 많다.

 

<<난정서>>를 왕희지가 쓴 것인지에 대하여는 역대이래로 논쟁이 많다. 청말과 60년대에는 상당히 격렬한 논쟁도 벌어졌었다. 위의 사진에 나온 것은 풍승소의 임모본으로 세칭 <<신룡본난정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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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초

 

김억 譯詩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 흔히 신사임당의 시로 알려져 있는 가곡 '동심초'가 사실은 당나라의 여류시인 薛濤'春望詞'를 안서 김억이 번역한 것이라고 하네요.

이 노래말은 앞에서 지적한 대로 중국의 여류시인의 한시를 김소월의 스승인 안서 김억(岸署 金億)이 번안한 것이다.

 

원래의 한시는 4수로 된 '춘망사(春望詞, 봄날의 바램)'라는 5언절구로서

 

春望詞       -薛濤-

 

花開不同賞, 꽃 피어도 함께 바라볼 수 없고

花落不同悲. 꽃이 져도 함께 슬퍼할 수 없네

欲問相思處, 그리워하는 마음은 어디에 있나

花開花落時. 꽃 피고 꽃 지는 때에 있다네

 

攬草結同心, 풀 뜯어 동심결로 매듭을 지어

將以遺知音. 님에게 보내려 마음먹다가

春愁正斷絶, 그리워 타는 마음이 잦아질 때에

春鳥復哀鳴. 봄 새가 다시 와 애달피 우네

 

風花日將老, 바람에 꽃잎은 날로 시들고

佳期猶渺渺. 아름다운 기약 아직 아득한데

不結同心人, 한 마음 그대와 맺지 못하고

空結同心草. 공연히 동심초만 맺고 있다네

 

那堪花滿枝, 어쩌나 가지 가득 피어난 저 꽃

飜作兩相思. 날리어 그리움으로 변하는 것을

玉箸垂朝鏡, 거울에 옥 같은 두 줄기 눈물

春風知不知. 봄바람아 너는 아는지 모르는지

 

 

1수에서는 꽃이 피고 지는 것을 써서 상사(相思)의 정을 표현했고

2수는 마음과 마음이 합쳐지는 것을 바라는 아름다운 소원을,

3수에서는 진정한 연인을 만나지 못해 비통해 하는마음이 넘쳐흐르고 있다.

 

가곡 '동심초'의 가사는 바로 이 제3수를 우리나라의 말의 맛을 살려 다시 쓴 것이다.

 

그런데 동심초는 무엇일까?

 

노랫말을 보면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로 시작하고 있어 "! 동심초 꽃잎이 바람에 지는구나"하고 생각하기가 쉽지만 사전에 보면 동심초라는 단어가 없다. 중국말 사전에도 동심초라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엄밀히 말하면 동심초라는 꽃이나 식물은 없다는 말이다. 그러면 동심초는 무엇이란 말인가?

 

동심초는 무슨 풀이름이 아니라 바로 연서(戀書), 곧 러브레터란다.

 

그런데 왜 '풀 초()'가 들어가는가? 종이는 풀로 만드는 것이며 러브레터 접는 방식이 바로 돗자리 짜는 풀의 매듭방식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란다. 이런 설명을 듣고 이 시를 다시 살펴보자. 괄호안에 풀어놓은 설명을 주목하면서 말이다.

 

 

攬結草同心 풀을 따서 한 마음으로 맺어 (사랑의 편지 써서는 곱게 접어)

將以遺知音 지음의 님에게 보내려 하네 (내 맘 아실 이에게 보내려 하네)

春愁正斷絶 봄 시름은 그렇게 끊어 졌건만 (편지 쓰는 동안에는 행복했건만)

春鳥復哀吟 봄 새가 다시 슬피 우네 (쓴 편지 부칠 길이 없어 슬퍼지네)

 

風花日將老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그리워 하다가 세월만 흘러가는데)

佳期猶渺渺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만나 볼 기약은 아득하기만 하네)

不結同心人 무어라 마음과 마음은 맺지 못하고 (한 마음이건만 맺지 못할 사람인데)

空結同心草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부질없이 편지만 쓰면 무엇하나)

 

또한 여기에서 不結同心人도 김억의 번역처럼 마음과 마음을 맺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한 마음이건만 맺지 못할 사람' 이 바른 번역이라고 한다.

바로 윗 구절에 이미 "내 마음 아시는 분께 보내려 하네" 가 나오기 때문이란다. 따라서 空結同心草"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가 아니라

"헛되이 편지만 접었다가 폈다 하네"가 바른 뜻이라고 한다.

 

그래서 전체의 바른 번역은

 

한 마음이지만 맺어지지 못할 사람이라 그걸 알면서도 헛되이 연애편지만

썼다가 찢었다가 하네 (혹은 접었다 폈다하네)’

 

가 된다는 설명이다. 즉 부치지도 못할 편지 써놓고는 하릴없이 접었다고 펴고 접었다고 펴고 하는 여인의 애타는 현실을 그린 것이 된다. '월명사'라는 ID를 가진 블로그에서 발견한 이 설명이 그럴 듯 하다.

 

'동심초'노래를 들으면서 김안서의 번안으로 된 노래가사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를 따라 부르기는 해도, 그것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던 점에 비춘다면, 이 설명이 더 타당하지 않은가? 同心結은 옛날 연애편지를 접는 방식 또는 그 편지이며, 그밖에도 사랑의 정표의 의미로 화초나 물건으로 만든 여러 가지 매듭, 혹은 장식물의 총칭이기도 하지만. 여기서 同心은 한마음이나 막연한 상징물이 아니라 바로 同心結로 마음을 담은 러브레터라는 설명인데 보다 구체적이고 멋있지 않은가? .

 

이 한시의 원작자 설도(薛濤 대략 770~832)는 중국 당대(唐代)의 유명한 기녀이며 문학인이다. 우리나라의 황진이에 비견할 수 있을까? 어렸을적 부터 시, 문학적 재능이 뛰어났으며, 아주 총명하고 말재주도 뛰어나 그녀의 재능을 흠모한 당시의 일류 문인들인 백거이(白居易), 원진(元稹), 유우석(劉禹錫), 두목(杜牧)등과 교류가 많았는데 이들 중 원진과의 정분은 각별했으며, 죽을 때까지 결혼하지 않고, 비분상심의 감정을 붓끝에 모아내어 시를 썼다고 한다. 그러므로 그녀의 시는 감정이 절절이 묻어나는

 

[출처] 김성태, 김억, 동심초의 진실 |작성자 동산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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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별자모(泣別慈母)-신사임당(申師任堂)

 

慈親鶴髮在臨瀛(자친학발재임영)  
身向長安獨去情(신향장안독거정)

回首北村時一望(회수북촌시일망)
白雲飛下暮山靑(백운비하모산청)
 인자한 우리 엄마 흰 머리 되어 강릉(임영)에 계시고
이 몸 서울로 홀로 떠나는 심정이여
어머니 계신 북촌으로 고개 돌려 바라보니
흰 구름은 날아 내리고 저문 산은 푸르기만 하네

 

魚糧水積三千里 물고기 먹이는 물 속 삼천리에 쌓여 있고,

雁路雲開萬里天 기러기의 길은 구름 속 만리 하늘에 열려 있네

鶴倚天高任意飛 학은 높은 하늘에 의지해 마음대로 나르고,

鯨知海闊無量飮 고래는 바다가 넓어 한없이 마실 줄 아네

 

 

梅經寒苦 發淸香(매경한고 발청향)
人涉艱難 顯其節(인섭간난 현기절)

 

 

門無客到維風月(문무객도유풍월)  
案有書存但老莊(안유서재단노장)
홀로 사는 외로운 집에 바람과 달빛만이 찾아오고
책상 위에 있는 서책은 단지 노자와 장자 뿐이라네.

 

 

樹慾靜而 風不止(수욕정이 풍부지)
子慾養而 親不止(자욕량이 친부지)

 

 

淸風明月用不竭(청풍명월용불갈)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은 써도 다하지 않고
高山流水情相投(고산류수정상투)  높은 산과 흐르는 물은 마음이 서로 투합한다.
長生不老神仙府(장생불로신선부)  늙지 않고 오래 사니(불로장생) 신선의 저택이요,
如天同壽道人家(여천동수도인가)  수명이 하늘과 같으니 도인의 집이로다.
山中人惟知自樂(산중인유지자락)  산에 사는 사람 오로지 스스로 즐거움을 알고
天下事不在多言(천하사부재다언)  천하의 일이란 많은 말에 있지 아니하다.
壽似春山千載秀(수사춘산천재수)  수명은 봄산과 같이 천년을 빼어나고
福如滄海萬年淸(복여창해만년청)  복됨은 창해와 같이 만년을 맑구나.
山勢盤陀眞是畵(산세반타진시화)  산세는 구불구불 진실로 그림이요,
泉流宛委遂成書(천류완위수성서)  샘물 흘러감도 구불구불 마침내 글씨를 이룬다

 鯨知海大 無量飮(경지해대 무량음)  鶴信天高 任意飛(학신천고 임의비)
고래는 바다를 알기에 바다 넓이를 알기에 무한량 바다를 마셔 들이고  
학은 하늘 높음을 믿기에 마음껏 하늘을 날라 다닌다

 

청풍명월본무가(淸風明月本無價)
근수원산개유정(近水遠山皆有情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은 본디 가치가 한정이 없고,
가까운 강과 먼 산은 모두가 다정하다

 

月白雪白天地白(월백설백천지백)
달도 희고 눈도 희고 하늘과 땅도 희고
 - 공허스님 -
 
山深夜深客愁深(산심야심객수심)
산도 깊고 밤도 깊고 나그네의 시름도 깊구나.
  - 김삿갓 -

 

夕陽歸鳥投深麓석양귀조투심록
煙火行人望遠村연화행인망원촌

夕陽석양에 잠자리 찾아가는 새는 山麓산록의 깊은 숲속으로 사라지고

길가는 나그네는 저녁 연기 올라오는 먼 마을을  찾아가네.

 - 王守仁왕수인-

 

採藥忽迷路 千峰秋葉裏(채약홀미로 천봉추엽리)
山僧汲水歸 林末茶煙起(산승급수귀 임말다연기)

 

偶來松樹下 高枕石頭眠
우래송수하 고침석두면
山中無曆日 寒盡不知年
산중무력일 한진부지년

 

靑山如故人 江水似美酒
今日重相逢 把酒對良友.
청산여고인 강수사미주
금일중상봉 파주대양우

 

身是菩提樹 心如明鏡臺
신시보리수 심여명경대

時時勤拂拭 勿使익塵埃
시시근불식 물사익진애

몸이 깨달은 나무라면마음은 밝은 거울의 틀이로다.

때때로 부지런히 털고 닦아 먼지 앉고 때 끼지 않도록 하세.

 

(結廬在人境)(而無車馬喧)
오두막을 짓고 인경에 있으나, 수레, 말소리 시끄러움 없도다.

(問君何能爾)(心遠地自偏)
그대는 어찌 그럴 수 있나, 뜻이 머니 사는 곳도 절로 아득하다.

(採菊東籬下)(悠然見南山)
동쪽 울 밑에서 국화를 꺾어 들고, 유연히 남산을 바라본다.

(山氣日夕佳)(飛鳥相興還)
산 기운은 해가 지니 아름답고, 날던 새들 짝지어 깃을 찾아드네.

(此中有眞意)(欲辨已忘言)
이 가운데 참뜻이 있거늘, 하려 할 말을 잊도다.
 - 도연명 -

 

春去花猶在  天晴谷自陰  杜鵑啼白晝  始覺卜居深
춘거화유재  천청곡자음  두견제백주  시각복거심

봄은 가도 꽃은 있고 하늘은 개어도 그늘지는 골짜기.
한낮에 소쩍새 우니 사는 곳 깊기도 하여라.

 

蕭蕭落木聲 錯認爲疎雨 呼僧出門看 月掛溪南樹 
소소낙목성 착인위소우 호승출문간 월괘계남수
 
우수수 낙엽지는 소리를 성긴 빗소리로 잘못 알아 
스님 불러 문밖에 나가보라 했더니 시냇가 남쪽 개울 나무에 달만 걸려 있다 하네
    - 정철(鄭澈) -

 

鄕路千里長 秋夜長於路 家山十往來 簷鷄猶未呼
향로천리장 추야장어로 가산십왕래 첨계유미호

 

 

 

花無十日紅人無百年壽 靑春夢中去白髮不時來
화무십일홍인무백년수 청춘몽중거백발불시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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楷書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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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해서의 기원
해서는 書體의 하나로써 올바르게는 楷書體라 해야 한다. 문자가 창시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5천년 전이라 한다. 현존하는 가장 오랜 것으로 殷代(은대)의 甲骨文字(갑골문자), 周代(주대)의 鍾鼎文字(종정문자)가 있다. 어느것이나 소박한 繪文字(회문자)이다. 秦代(진대)에 大篆(대전), 소전이 만들어지고 소전은 다시 略화 되어 예서가 되고 이것이 漢代(한대)에 들어서서는 速書에 적합하도록 近隸(근예)가 생겼다. 근예가 다시 간략화외어 소위 해서체가 되었다고 한다. 한대의 예서가 쇠퇴하여 삼국 시대로 들어서면서 찬보자비와 찬룡안비를 필두로 비로소 해서가 된다.

2. 해서의 특징
점획이나 형이 간결하고 분명한 소위 間架結構(간가결구)가 정돈된 서체이다. 따라서 가장 쓰기 쉽고, 읽기 쉬우며 실용서로서 중심적 존재가 되었다. 해서는 이 서체 본래의 성격에서 스스로 정제, 엄정, 침착, 강건이라는 방향의 아름다움을 특질로 하고 있다. 해서의 점획은 하나하나가 명료하고 더구나 직선이므로 이것을 쓸때에 있어서도 현대 건축처럼 일획 일획을 차례차례로 쌓아나가는 것이다. 더구나 그 쌓아나가는 방식은 수평, 평형, 수직, 등분할 등의 원리에 의해 엄격히 해야 하는 것으로 그 결과도 엄정하고 더욱이 정제한 미가 표현되고, 침착 부동의 느낌이 강하게 나타난다. 또 한점 한획이 직선이므로 운필에 있어 한점 한획에 起筆(기필), 送筆(송필), 終筆(종필)의 삼요소를 뜻대로 가할 수 있는 일이 가능하고, 따라서 沈靜(침정) 강건한, 힘에 찬 작품이 많다.

3. 해서의 書風(서풍)
해서는 정제의 아름다움을 각기 개성적으로 나타내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수종을 연대별로 들어보면 오랜 것일수록 소박하고 대범하며, 시대가 새로워짐에 따라 실용성이 강조되어 평행, 수직, 수평, 등분할의 원리가 엄정하게 구사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해서의 성립을 나타내는 유력한 자료는, 한대의 현존된 碑인 개통보사도석각, 石門誦(석문송), 禮器碑(예기비), 孔宙碑(공주비), 西狹頌(서협송), 曹全碑(조전비) 중에서, 공주비에 나타난 漢隸(한예)의 특징인 파책이, 삼국시대의 대표작인 谷朗碑(곡랑비-서기 272)에서는 한예 특유의 파세가 아주 없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예서체적 구조는 아직도 남아 있어서, 한자의 형이 4각이며 점획은 수평, 등분할을 엄격히 지키고 점획의 굵기도 일정해 있다. 아리의 몇가지에 대해 알아보면서 해서의 서풍에 대해 좀더 알아보기로 하겠다.

4. 해서의 종류
1. 찬보자비와 찬룡안비
이 두비(이를 이찬이라 부른다.)를 놓고 과연 해서라 말할 수 있는가 아니면 예서인가하는 문제는 아직도 큰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글자의 기필법(起筆法)이 해서와 같으므로 해서라고 말함이 옳을 것이다. 찬보자비는 중국의 운남서 변경에서 발견된 것으로 동진(왕희 원년 서기 405년)때 세워진 것이나 필자는 알 수 없다. 이와 풍격이 같은 것으로 458년에 세워진 찬룡안비가 있는데 이 두비는 해서의 시초가 되었다.

2. 九成宮醴泉名(구성궁예천명)
해서는 書法(서법)의 기본적인 結構(결구)와 用筆(용필)을 갖추고 있어서 각 서체의 서법 중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다. 그중에서도 구성궁은 교본으로서 이상적이다. 字形(자형)이 크고 정규적이며 端嚴(단엄)하여 해서로서의 기본조건을 모두다 충족시키고 있다. 또 이것은 구양순의 대표작이며 背勢(배세)구성의 대표적 작품이기도 하다.
구성궁이란 唐帝室(당제실)의 離宮(이궁)의 이름으로서 挾西省(협서성)의 麟遊(린유), 즉 현재의 붕양부산중에 있었다. 이 離宮(이궁)은 隋(수)의 文帝(문제)가 조영한 것으로 隋(수)가 가꿔온 후에는 한동안 황폐되었던 것을 당태종이 개축을 하고 舊名(구명)인 仁壽宮(인수궁)을 구성궁이라고 고쳐 불렀다. 그러나 지세가 높은 탓인지 물이 결핍된 흠이 있었다. 언젠가 태종이 황후와 함께 궁내를 산책하는데, 우연히도 아지랭이 피는 곳이 있어 그곳을 파 보았더니 샘물이 솟아 나왔다. 그래서, 실로 당 제실의 덕에 따른 一大祥瑞(일대상서)라 하여 이 사실을 적어 碑에 刻(각)을 하게 된 것이다. 選文(선문)은 (위징)에게 명하고 구양순에게 명령하여 쓰게 한 것이 바로 九成宮醴泉名(구성궁예천명)이다. 구양순은 隋(수) 그리고 당나라 초엽에 걸친 서예가로 新舊(신구)에는 그의 사적이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구양순(557-641)- 字는 信本(신본), 潭州(담주)의 臨湘(임상)사람. 구양순은 얼굴이 아주 흉측하게 못생겼으나 두뇌만은 비상하게 총명하여 책을 볼때면 언제나 네댓줄을 한눈에 내리 읽었다. 널리 학문을 닦아 수나라의 太常博士(태상박사)라는 벼슬을 살았다.
구양순은 처음에는 왕희지의 글씨를 배웠으나 후에 서풍이 차츰차츰 변하여 필력이 힘차기로는 당대에 따를 사람이 없었다. 구양순은 隋代에 자라난 사람이다. 書學을 깊이 연구하여 젊은 시절에는 왕희지의 <黃庭經(황정경)>을 공부한 적이 있다. 더욱 貞觀初(정관초)에는 <蘭亭敍(난정서)>마저 배웠다. 따라서 結體(결체)가 晉法(진법)답게 건강하고 힘차고 또 잘 정돈되어 있다. 그것은 南派(남파)의 특징이다. 그러나 구양순의 준엄하고 세찬 점, 즉 붓을 댈 때 면도날을 베고 도끼날로 찍듯하는 그 명쾌한 날카로운 맛은 분명히 北派(북파)의 영향이다. 그가 쓴 房彦謙(방언겸)의 碑(비)는 그가 북파의 書家(서가)임을 잘 보여준다. 그 해서와 예서의 필법을 범벅한 것 같은 서체, 칼을 꺾듯한 落筆法(낙필법)등이 그것을 증명한다. 점과 획의 符仰向背(부앙향배). 分合聚散(분합취산)이 힘의 균현에 맞고, 빽빽한 데, 빈 곳, 곧은 데, 흰 곳이 적절히 놓여져서 변화가 다채로워졌다. 그의 글씨는 복잡하든 혹은 단순하든지간에 견실하고 차분하다. 마치 몸을 굽히고 빨리 달리는 모습이 안정되고 아름답게 보이며 또 결코 넘어지지 않는 것과 같다. 구양순書의 결체의 멋진 묘미가 바로 이런데 있다. 결국 그의 특징은 왕희지 父子의 기법에 北碑의 꿋꿋함, 그리고 漢隸, 章草(예서를 간략하게 쓴 초서의 別體) 등의 갖가지 요소를 섭취하고 과감하게 새로운 양식을 창조해 낸 데 있다. 한가지 양식에 사로 잡히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그가 쓴 글씨는 모나면서도 붓자국이 둥글둥글하고 온화하면서도 힘차다. 그는 이렇듯 南北 쌍방의 좋은 점을 겸해 가졌고, 그렇기 때문에 중국의 書法藝術에 한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고도 할 수 있다.
九成宮醴泉名(76세의 書)은 황제의 명령에 의해 쓴 작품이다. 구양순이 특히 심혼을 기울여 휘호한 만큼 用筆 結構에 추호의 어김이 없다. 그 심경은 높고 품경은 아름답다. 구양순書의 碑중에서는 字體도 비교적 크고 字形도 가장 잘 정리 되어 있다. 물론 다른 碑들도 아름답게 짜여 있기는 마찬가지나, 字形이 背勢(배세)를 따르는 內逼法(내핍법)을 좇았기 때문에 점이나 획은 모두 가운데를 향해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이 碑는 결체에 여유가 있고 용필도 자유자재 발휘되어 있다. 가장 빼어난 점은, 꺾거나 휘는 데서 붓이 나가다가 멈추고 그대로 자연스럽게 거둔다. 그러면 모가 선 것 같으면서도 모나지 않고 둥근 듯하면서도 둥글지 않은, 즉 黃庭(황정)이나 樂毅(락의)에서 보는 것같은 筆意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 碑는 너무나도 유명해서 수많은 拓本(탁본)을 떴기 때문에, 어지간히 좋은 탁본이 아니면 이런 미묘한 변화를 좀처럼 맛볼 수가 없게 됐다.

3. 顔勤禮碑(안근례비)
해서의 창안자인 顔眞卿(안진경)은 중국 산동성의 사람으로 호는 應方(응방)이고 字는 淸臣이다. 그리고 顔勤禮(안근례)는 안진경의 증조부로서 字는 敬이다. 안진경은 貞元 元年(정원 원년 785) 77세때 사망하였는데, 晩年에 이르러서는 그 서의 명성은 더욱 높아지고 心手가 다함께 丹熟(단숙)했을 것이니만큼 그러한 것을 보고자 하는 기대는 컸었다.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약 半世紀(반세기) 前인 民國 11년(1922)에 長安의 舊藩(구번)해고, 즉 布政使(포정사) 소속의 창고 뒤 쪽 땅속에서 顔碑 一基가 발견되었다. 이것이 안근례비이다. 안진경은 왕희지 이래의 서예와는 달리 아주 다른 용필법을 가지고 그 독특한 서풍을 형성하였다. 그것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正鋒(정봉)의 전면적 채용이다. 晉(진) 이래 唐(당)에 이르는 용필법을 指掌法(지장법)이라고 해서, 팔만 쓰는 것이 아니라 손가락도 움직이고 붓끝을 사방 팔방으로 자유롭게 움직이는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이것이야말로 변화에 풍부한 필법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안진경은 지장법에 의하지 않고 정봉, 즉 수직으로 붓을 세운 채로 쓴 부완법을 사용했다. 그의 글씨는 藏鋒(장봉: 鋒芒(봉망)을 획 안쪽으로 하여 밖으로 노출되지 않게 하는 형식) 이라고 한다. 장봉이라는 것은 보통 붓끝이 획의 중심을 지나간 것이라고 풀이되고 있으나 正鋒(정봉)으로 쓰면 자연히 안될 수가 없는 것이다. 물론 지장법에서도 장봉을 원칙으로 한다. 장봉을 정봉으로 쓰려는 경우에는 直上으로부터 압력으로 힘을 들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위부터 힘을 가감하는 것이나 운필의 減速(감속)등에서 안진경의 독특한 필법이 생겨나는 셈이다.

4. 안탑성교서
저수량 54세 때의 글씨이다. 구양순의 글이 정사각형이며 무표정한 배세미인데 반해 편평하며 銳利多變(예리다변)한 향세미의 대표이다. 마른선에 정묘한데다가 골격의 강렬함과 탄력이 있는 아름다움을 특질로 하고 있다. 정문공비, 구성궁예천명, 공자묘당 등의 온화한 정형에 대하여 동적인 구성법을 취해 해법에 일분야를 차지했다. 성교서란 정관 212년 (648) 8월, 태종이 현장, 삼장법사의 청에 응하여 그 新譯(신역)의 불전에 대하여 쓴 서문으로 불교원리의 심원한 것, 현장의 비범한 재능, 노력을 칭찬한 것이다.

5. 마고선단기(麻姑仙壇記)
당대의 서풍은 왕희지 글의 전통에서 태어난 것이다. 따라서 우세남의 공자묘당비나 구양순의 구성궁예천명이나 또 저수량의 안탑성교서나, 정제된 즉 잘 정돈된 귀족적 풍격이 강한 데가 있다. 이에 반하여 안진경의 글씨는 씩씩한 힘, 감동과 기백이 나타나 강쾌한 것으로 실로 서도사상에 있어 혁신적 존재이다. 마고선단기에는 大字, 中字와 小字의 세 종이 있으나 여기에 든 것은 대자로 안진경(62세) 大曆(대력) 6년작으로 女仙麻姑(여선마고)에 관한 기술이다. 마고선단기에서 비류가 없는 강직한 그의 성격과 풍부한 창조력을 느끼게 한다.

6. 장맹룡비(張猛龍碑)
북위 정광 3년(522년)에 건립된 것으로, 필자는 알 수 없고, 지금은 곡부(曲阜)에 있는 孔子의 묘소안에 모두 있다. 방필법(方筆法)의 대표적인 것이라 할 수 있으며, 전문 26행에 매행 46자로 되어있다. 그 필획이 방준경리(方峻勁利)하여 운필이 엄근(嚴謹)하며 결구에 있어서는 평정(平正)속에 곡(曲)함이 있고 풍격은 웅강무밀(雄强茂密)하다라고 말 할 정도로 힘이 있고 엄정한 글씨이다.


7. 고정비(高貞碑)
북위 정광 4년(523)의 글씨로써 필자는 미상이며 청 건륭때에 산동에서 출토되었다. 송덕비(頌德碑)이며, 방필로써 점획이 날카롭고 모가 나며 힘 있는 것이 북비의 정방한 아름다움을 특구(特具)하고 있다.

8. 조상기(造像記)
조상기란 어떤 건축물의 건축과정을 샅샅이 기록한 것으로 용문석굴(龍門石窟)의 것이 가장 유명하며 용문 50품이란 말에서 느낄 수 있는 바와 같이 그 수효와 형태가 매우 방대하다.
1) 우궐조상기(牛厥造像記) : 용문조상의 하나로써 북위태화 19년(495)때의 작품이다. 자형은 편평(扁平)하며 특히 어깨부분의 전철에서 이곡절을 이룬 것이 특징이다.
2) 시평공조상기(始平公造像記) : 북위(서기498)때에 양각으로 새겨진 것으로 필획이 방준능려(方峻稜廬)하여 마치 칼로벤 듯한 풍격이 중후하다. 청의 조지겸이 애호한 것으로 유명하다.

9. 석문명(石門銘)
자연석에 새긴 것으로 북위 영평 4년(509) 왕원(王遠)의 글씨이다. 필획이 운원(運圓)하고 결체는 횡편(橫扁)하면서 기울어 있는데 자유분방한 면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정돈되어 있어 엉성하지 않은 느낌은 높이 사야할 것이다. 그래서 康有爲(강유위)는 '飛逸渾禾宗之宗(비일혼화종지종)'으로써 神品으로 평하였으며 梁啓超(량계초)는 '可賞玩不可學(하상완불가학)'이라 평한 훌륭한 작품이다.

10. 정문공비(鄭文公碑)
이 비는 북위에서 높은 벼슬을 지냈던 정희의 셋째아들 정도소(鄭道昭)의 글씨이다. 도소는 정문공비 이외에도 '雲峯山論經書詩', ' 登雲峯山海童詩', '夫柱山東湛石室銘', '白駒谷題名' 등 많은 비가 있는데 그것의 대부분은 마애비(자연석을 갈아서 만든 비문)이다. 서법은 원필로써 전서나 장서(초기의 草書)의 서법과 마찬가지로 붓끝을 비교적 가운데에 두고 있어 둥그스름한 맛이 풍기는 용필법이다. 이 비는 오랫동안 그 존재가 잊혀졌다가 청의 원운(阮云)이 탁본을 소개하고 포세신(包世臣)이 추상(推賞)한 이후 유명해져서 북위書家의 대표적 이물로 인식되었다. 포세신이 '篆勢 分韻 草情이 모두 갖춰져 있다'라고 격찬한 바와 같이 원필이 있고 방필이 있으며 곡이 있고, 직이 있으며 느슨한데가 있고, 급한데가 있어 힘있고 율동이 풍부하여 대범하고 정취가 있어 강경하고 자미(姿媚)하다.

11. 묘지명(墓誌銘)
석판(石版)이 지상에 세워지면 묘비이고 장사지낼 때 묘중에 들어가면 묘지(墓誌)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출토되었을 때 완호(完好)한 것이 많다. 묘지의 서체는 蘊藉姸華(온자연화)한 것이 특징인데 비각이나 조상기와는 다른 특색이 있다. 묘지의 대표적인 것은 방준(方峻)한 원우(元羽)와 원유(圓柔)한 장흑녀(張黑女)가 있다.
1) 원우묘지명(元羽墓誌銘) : 서기 501년에 새겨졌으나, 1918년에 출토되었다. 왕릉의 것으로 각(刻)도 정교한 것이 걸작으로 평가된다.
2) 장흑녀 묘지명(張黑女墓誌銘) : 서기 351년의 작품으로 원석은 지금 없어지고 1825년 하소기가 산동에서 구탁본을 구하였는데 이미 전표(剪標 : 가위로 잘라 책을 만듦)되어 있었으며 행관(行款 : 행서로 낙관한 것)도 불분명하였다. 장현(張玄)묘지명이라고 하는 특징이 있는 이 묘지는 운필에 방필과 장로(藏露)가 어우러져 있고, 결체는 납작한 편이다.

 

<書藝技法>

 - 대만 서예가 杜忠誥(두충고) 저, 대만사범대학 출신 정철재 역

 

서예의 精髓는 ‘붓놀림(用筆, 運筆)’에 있다.

 

 * 비유

1. 맹자 권7 離婁篇(이루편) 공수자라는 재주 있는 사람 - 規矩(규구, 規는 원을 그리는 제구, 矩는 방형을 그리는 자)가 있어야 좋은 물건을 만들 수 있다.

2. 왕 - 王道가 있어야 王道政治를 할 수 있다.

3. 서예가 - 훌륭한 붓이 있어야 명작을 낼 수 있다.

 

옛날에는 글씨를 연습할 종이가 비쌌으므로 무명에 글씨를 썼다가, 이를 빨아서 다시 글씨를 연습하였다. 그리하여 글씨를 많이 쓰는 것을 비유하여 ‘무명이 얇아지도록 썼다.’ 라고 한다.

 

예술 = 기교 + 형이상학적인 心靈과 미적인 감각

 

 * 楷書 쓰는 법

기본이 되는 점과 획의 붓 움직이는 요령

(1) 橫(가로긋기)의 붓 움직이는 요령

  ① 藏鋒(붓 끝을 숨기는 것)

  ② 頓筆(돈필, 붓을 멈춤)

  ③ 逆鋒(붓을 거꾸로 미는 것)

  ④ 勒筆(늑필, 묶을 늑, 정돈된 붓)

  ⑤ 折筆(절필)

(2) 竪(더벅머리 수, 세로획; ⽴-총13획; shù, 豎의 속자) - 懸針과 垂露

(3) 撇(닦을 별; ⼿-총15획; piē,pie, 왼쪽으로 삐침)

(4) 捺(누를 날; ⼿-총11획; na, 오른쪽으로 삐침, 찍다, 파임)

(5) 挑(휠 도; ⼿-총9획; tiāo,tiǎo, 위로 끌어올리기, 돋우다. 의욕을 돋우다)

    * 撇의 반대

(6) 右彎鉤(오른쪽으로 구부러진 갈고리, 儿 乙)

(7) 豎鉤(수구, 세로로 긋는 획의 갈로리, 刂)

(8) 斜鉤(사구, 비스듬한 갈고리, 戈 弋 代)

(9) 點을 찍을 때 움직이는 요령(直點, 左點, 右點)

 

結構(결구, 글자를 짜 모으는 요령)

(1) 均間(균간, 고른 간격) - 具, 勿, 安, 求

(2) 避就(피취, 피하는 양보하기, 서로 의지하여 붙기) - 鳩, 旭

(3) 覆載(복재, 덮는 것과 싣는 것) - 官, 雷, 圭, 昌, 要

(4) 向背(마주 봄과 등짐) - 妙, 幼

(5) 脈絡(점획의 움직이는 길) - 之, 淸

(6) 接筆(이어 쓰기) - 떨어져 있는 같기도 하고 이어져 있는 것 같기도 하다.

  ① 左肩(허접과 실접이 있다) - 口

  ② 右肩(오른쪽 어깨) - ㄱ

  ③ 左下角(왼편 아래의 모서리) - ㄴ

  ④ 右下角(오른편 아래의 모서리) - 口

(7) 變化 - 三, 食(두 개의 파임 중 하나는 長點 처리), 群과 羣, 峯과 峰, 嘆 과 歎

(8) 增減 - 辟(임금 벽; bì), 京, 達, 身, 節, 使, 得(淂), 懷, 陰, 學

(9) 重心 - 主, 同, 그러나 乃, 母

출처 : 임계전한숙 서예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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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십경(密陽十景)   

 
우령(牛嶺)의 한가로운 구름
 
 牛嶺迢迢揷層碧 :  우령이 멀리 겹겹 청강석을 꽂아 논 듯해라
 嶺南佳麗天下獨 :  영남의 아름다운 경치가 천하에 으뜸일세
 瓊樓畫棟金鼇頭 :  화려한 누각 용마루는 금오 머리에 우뚝한데
 閑雲繚繞長五色 :  한가로운 구름 얽히어 마냥 오색이 찬란하네
 誰言雲是無心物 :  구름을 무심한 물건이라 누가 말했던고 
 澤潤生靈元有術 :  생령을 윤택게 하는 술법이 원래 있는걸
 何曾蔽日漫遮天 :  어찌 공연히 태양과 하늘을 가리기만 하랴
 大旱成霖應不日 :  큰 가뭄엔 응당 불일간에 장맛비를 내리리
 
 
삽포(鈒浦)의 고기잡이 등불
 
鈒浦朝來新水生  :  삽포의 아침에 새로운 물이 불어나더니
碧空涵水秋夜淸  :  하늘 그림자 물에 잠겨라 가을밤이 맑구려
疎林葉盡江無風  :  성긴 숲에 잎 다 져서 강바람 아니 불자
漁燈耿耿排明星  :  고기잡이 등불이 별처럼 널려 반짝거리네
野老相喚喜欲顚  :  야로들이 서로 불러 미칠 듯 기뻐하여라
今年魚足休論錢  :  금년엔 고기가 풍족해 돈 걱정 할 것 없다고
白酒黃螯復相慰  :  막걸리에 게 다리 안주로 다시 위로하면서
孤舟夜泊蘆花邊  :  외로운 배가 갈대꽃 곁에서 밤을 새누나
 
 
율도(栗島)의 가을 연기
 
누각 앞의 앵무주 백사장 십 리 거리에 / 樓前十里鸚鵡洲
눈송이 같은 밤꽃 향기 물씬물씬 풍기더니 / 栗花如雪香浮浮
주렁주렁 달린 밤송이 수많은 별 같아라 / 纍纍結子如繁星
가을이면 만곡의 황금 같은 밤알을 거두네 / 秋來萬斛黃金收
나무 끝에 희게 비낀 건 연기 아닌 연기요 / 樹杪拖白煙非煙
만가의 밥 짓는 연기는 멀리 서로 이어졌네 / 萬家煙火遙相連
태평 시대의 기상을 그릴 사람 없어라 / 大平氣象無人畫
용면의 훌륭한 솜씨를 빌리고만 싶구나 / 妙手我欲煩龍眠
 
 
영봉(瑩峯)의 아침 해
 
금계가 울어 대고 동방에 새 아침이 오매 / 金鷄啁哳扶桑晨
육룡이 아침 해 바퀴를 떠받들고 나오니 / 六龍扶出初日輪
짙붉은 햇살 이글이글 산호 빛이 찬란해라 / 蒸紅鬧熱珊瑚光
큰 물결 만 이랑에 황금빛이 반짝거리네 / 洪濤萬頃金鱗鱗
잠깐 새에 만 길 산봉우리를 날아올라라 / 須臾飛上萬丈岡
아득히 푸른 하늘을 하루 한 바퀴씩 도누나 / 一日一周天蒼茫
나는 곧장 긴 밧줄로 구오를 꽁꽁 묶어서 / 我欲長繩繫九烏
만고토록 하늘 한가운데 달아 놓고 싶어라 / 萬古懸在天中央
 
 
나현(羅峴)에 쌓인 눈
 
뿌연 구름이 먹물을 뿌려 놓은 듯 캄캄하더니 / 紅雲黯黯濃潑墨
자리보다 큼직한 눈송이가 펄펄 날리어라 / 雪片飛飛大於席
하늘땅의 중간이 온통 맑은 기운뿐이요 / 天地中間一淸氣
한 조각 구름 안개의 가리움도 전혀 없네 / 無有一片纖靄隔
예로부터 삼백은 풍년의 상서라 하는데 / 由來三白瑞豐年
가가호호의 천 이랑 전토가 백옥 같구려 / 家家白玉千頃田
누리가 이미 천척 땅속으로 들었을 테니 / 遺蝗入地已千尺
명년에는 응당 백 전의 벼를 거두겠구나 / 明年應取禾百廛
 
 
서교(西郊)에서 계를 치르다
 
봄날이 옥처럼 다사로워 맘에 꼭 맞아라 / 春日可人溫似玉
서쪽 교의의 방초는 베실보다 섬세하구려 / 西郊芳草細於織
교외 가득 붉은 꽃잎은 어지러이 날리고 / 滿郊花雨紅紛紛
봄 물결을 콸콸 흘려 유수곡을 울리는데 / 春波粼粼流水曲
마을에선 계를 치르려 구름처럼 모여서 / 鄕隣修禊簇如雲
술잔을 급히 돌려 모두가 거나히 취했네 / 飛觴轉急皆醺醺
풍류는 영화 연간의 봄보다 못지않건만 / 風流不減永和春
취해 쓴 글은 그 누가 왕 우군만 할는지
 / 醉札誰似王右軍
 
 
남포(南浦)에서 손을 보내다
 
아침에 온 작은 비는 기름처럼 윤택하고 / 朝來小雨潤如膏
관도의 푸른 버들은 명주실보다 섬세한데 / 官街碧柳細於繰
동복 하나 말 한 필에 술병 둘을 가지고 / 單童匹馬雙白甁
손님 전송하러 곧장 남포의 다리를 지나네 / 送客直過南浦橋
인생의 만나고 헤어짐은 뜬구름 같은 거라 / 人生聚散如浮雲
부별이나 빈별이 다 마음을 상하누나 / 富別貧別皆傷神
여구가 한 곡조 노래는 이미 한창인데 / 驪駒一曲歌而闌
하늘 넓고 물은 멀어 사람을 시름케 하네 / 天長水遠愁殺人
 
 
마산(馬山)에 날리는 소낙비
 
동풍에 열두 난간의 주렴이 다 걷히매 / 東風簾捲十二欄
한번 바라보니 동남쪽 시야가 탁 트이네 / 一望眼界東南寬
긴 숲 새로 희미해라 포구는 포구와 막히고 / 長林隱映浦隔浦
마산 한 봉우리는 여인의 검은 머리 같은데 / 馬山一點靑鴉鬟
갑자기 칠흑 같은 강 구름이 일어나서 / 忽有江雲黑如漆
은 살대 같은 소낙비를 마구 날려 대더니 / 白雨飛飛銀箭瞥
거센 바람이 불어와 강을 한번 쓸고 가니 / 長風吹掃過江去
푸른 산 한쪽이 붉은 석양을 머금었구나 / 半邊靑山銜落日
 
 
응천(凝川)의 고기잡이 배
 
응천이 멀리 은하수로부터 흘러 내려와 / 凝川遠從銀漢來
누각 앞을 파란 포도주 빛으로 물들였는데 / 樓前綠染蒲萄醅
어젯밤 작은 비에 물이 상앗대 반쯤 불어 / 昨夜小雨漲半篙
고깃배가 제 맘대로 물을 따라 내려가누나 / 漁舠隨意沿流廻
잔잔한 도화수 물결에 쏘가리가 살져라 / 桃花細浪鱖魚肥
쟁반에 회를 치니 눈송이가 날린 듯하네 / 盤心鱠縷紛雪飛
반쯤 취해 다리 두드리며 창랑가를 부르니 / 半酣鼓脚歌滄浪
인대며 황각일랑 도무지 알 바 아니로다 / 麟臺黃閣都不知
 
 
용두산(龍頭山) 절벽의 봄꽃
 
용두산 꼭대기에 봄이 한창 아름다워라 / 龍頭山上春正好
산 가득 철쭉꽃에 봄기운이 한창일세 / 躑躅滿山春意鬧
하룻밤 내린 좋은 비가 흡사 진국술 같아 / 一夜好雨如酒醇
온 산 꽃이 만발하여 타는 듯이 붉은데 / 花開已遍紅似燒
그 뉘 집 젊은이는 금장니를 장식하고 / 誰家少年錦障泥
술병 차고 동서남북을 쏘다니며 노는고 / 携壺遊賞東復西
날 저물어 돌아오니 춘색은 얼굴 가득고 / 日暮歸來春滿面
무수히 날린 꽃잎은 말발굽에 엉기었네 / 無數飛花襯馬蹄
[주-D001] 구름을 …… 말했던고 : 도잠(陶潛)의 〈귀거래사(歸去來辭)〉에 “구름은 무심히 산봉우리에서 나오고, 새는 날다가 지쳐 돌아올 줄을 아네.[雲無心以出岫 鳥倦飛而知還]”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02] 용면(龍眠) : 송대(宋代)의 명화가(名畫家)로 호가 용면산인(龍眠山人)인 이공린(李公麟)을 가리킨다
[주-D003] 금계(金鷄) : 본디 천상에 산다는 금계성(金鷄星)의 닭을 가리키는데, 전설에 의하면, 이 닭이 천상에서 새벽을 알리면 지상의 모든 닭이 그 소리에 응하여 다 같이 울어 댄다고 한다.
[주-D004] 육룡(六龍)이 …… 나오니 : 육룡이란 본디 천자의 어가(御駕)에 채우는 육마(六馬)를 가리킨 것으로, 전하여 여기서는 태양의 운행을 천자의 행차에 비유하여 이른 말이다.
[주-D005] 구오(九烏) : 태양의 별칭이다
.[주-D006] 삼백(三白) : 동지 이후 세 번째 술일(戌日)에 지내는 제사를 납제(臘祭)라 하는데, 삼백은 납제 이전에 눈이 세 차례 내리는 것을 말한다. 농가의 말에 납제를 지내기 전까지 세 차례 눈이 내리면 풍년이 든다고 하였다. 이것을 흔히 납전삼백(臘前三白)이라고 한다.
[주-D007] 누리가 …… 테니 : 누리는 메뚜기 비슷한 것으로 떼를 지어 날아다니면서 벼에 큰 해를 끼치는 곤충인데, 눈이 많이 오면 이 곤충이 땅속 깊이 들어가서 나오지 못한다는 뜻으로 한 말이다. 소식(蘇軾)의 〈설후서북대벽(雪後書北臺壁)〉 시에 “누리가 응당 천척의 땅속으로 들어가리니, 하늘 닿게 자란 보리 몇 집이나 풍년을 맞을꼬.[遺蝗入地應千尺 宿麥連雲有幾家]”라고 하였다. 《蘇東坡詩集 卷12》
[주-D008] 명년에는 …… 거두겠구나 : 백 전(廛)의 벼란, 《시경(詩經)》 〈위풍(魏風) 벌단(伐檀)〉에 “심지 않고 수확하지 않으면, 어떻게 삼백 전의 벼를 수확하랴.[不稼不穡 胡取禾三百廛兮]”라고 한 데서 온 말인데, 그 집주(集註)에 전(廛)은 곧 한 가구의 주택이라고 하였다.
[주-D009] 유수곡(流水曲) : 본래는 옛날 백아(伯牙)와 종자기(鍾子期)의 고사에서 연유된 금곡(琴曲)의 이름인데, 여기서는 단지 흐르는 물소리를 형용한 것일 뿐이다. 백아와 종자기의 고사는 다음과 같다. 옛날에 백아는 거문고를 잘 타고 그의 친구 종자기는 거문고 소리를 잘 알아들었는데, 백아가 일찍이 ‘높은 산[高山]’에 뜻을 두고 거문고를 타자, 종자기가 듣고 말하기를 “좋다, 높다란 것이 마치 태산과 같구나.[善哉 峨峨兮若泰山]”라고 하였고, 또 백아가 ‘흐르는 물[流水]’에 뜻을 두고 거문고를 타자, 종자기가 또 말하기를 “좋다, 광대한 것이 마치 강하와 같구나.[善哉 洋洋兮若江河]”라고 하여, 백아가 생각한 것은 종자기가 반드시 다 알아들었다. 종자기가 죽은 뒤로는 백아가 자기의 거문고 소리를 알아들을 사람이 없다 하여 마침내 거문고를 부숴 버리고 종신토록 다시는 거문고를 타지 않았다고 한다. 《列子 湯問》
[주-D010] 풍류(風流)는 …… 할는지 : 영화(永和)는 진 목제(晉穆帝)의 연호이고, 왕 우군은 곧 우군 장군(右軍將軍)을 지낸 왕희지(王羲之)를 가리킨다. 진 목제 영화 9년(353) 삼월 삼짇날, 즉 상사일(上巳日)에 왕희지, 사안(謝安), 손작(孫綽) 등 당대의 명사(名士) 40여 인이 회계(會稽) 산음(山陰)의 난정(蘭亭)에 모여서 계사(禊事)를 행하고, 이어 ‘곡수에 술잔을 띄우고[流觴曲水]’ 시를 읊으면서 성대한 풍류놀이를 했다. 이때 〈난정기(蘭亭記)〉를 왕희지가 직접 짓고 쓰고 하여 명문 명필(名文名筆)로 세상에 널리 알려졌던 데서 온 말이다. 《晉書 卷80 王羲之列傳》
[주-D011] 부별(富別)이나 빈별(貧別) : 부별은 부자의 이별을 말하고, 빈별은 빈자의 이별을 말한다. 맹교(孟郊)의 〈장안유별이관한유인헌장서주(長安留別李觀韓愈因獻張徐州)〉 시에 “부자의 이별은 시름이 낯에 있거니와, 빈자의 이별엔 시름이 뼈를 녹인다오.[富別愁在顔 貧別愁銷骨]”라고 하였다.
[주-D012] 여구가(驪駒歌) : 〈여구〉는 일시(逸詩)의 편명으로, 이는 송별할 때에 부르는 노래인데, 전하여 이별가의 뜻으로 쓰인다. 그 가사에 “검은 망아지가 문에 있으니, 마부가 다 함께 있도다. 검은 망아지가 길에 있으니, 마부가 멍에를 다스리도다.[驢駒在門 僕夫具存 驢駒在路 僕夫整駕]”라고 하였다.
[주-D013] 인대(麟臺)며 황각(黃閣) : 인대는 한 선제(漢宣帝)가 곽광(霍光), 장안세(張安世), 소무(蘇武) 등 공신 11인의 초상을 그려서 걸게 했던 전각, 즉 기린각(麒麟閣)을 말한 것으로, 이는 곧 국가에 공훈을 세워 공신에 책록되는 것을 말하고, 황각은 바로 재상이 집무하는 전각을 말한다. 전하여 인대와 황각은 부귀공명을 의미한다
[주-D014] 금장니(錦障泥) : 비단으로 장식한 말다래를 말한다. 말다래는 말을 탄 사람의 옷에 진흙이 튀지 않게 하기 위해, 가죽 같은 것으로 만들어 안장 양쪽에 늘어뜨리는 물건을 이른다.
ⓒ 한국고전번역원 | 임정기 (역) |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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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맞이하는 새해에 관한 시모음<2> [새해 시]

 

신년시(新年詩) / 조병화

 

흰 구름 뜨고

바람 부는

맑은 겨울 찬 하늘

그 無限을 우러러보며

서 있는

大地의 나무들처럼

 

오는 새해는

너와 나, 우리에게

그렇게 꿈으로 가득하여라

 

한 해가 가고

한 해가 오는

영원한 日月의 영원한

이 回轉 속에서

 

너와 나, 우리는

約束된 旅路를 동행하는

有限한 生命

 

오는 새해는

너와 나, 우리에게

그렇게 사랑으로 더욱더

가까이 이어져라

 

 

새해 아침 / 송수권

새해 아침은 불을 껐다 다시 켜듯이

그렇게 떨리는 가슴으로 오십시오

답답하고 화나고 두렵고

또 얼마나 허전하고 가난했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지난밤 제야의 종소리에 묻어둔 꿈도

아직 소원을 말해서는 아니 됩니다

외로웠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억울했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슬펐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얼마나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았습니까?

그 위에 우레와 같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그 위에 침묵과 같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낡은 수첩을 새 수첩으로 갈며

떨리는 손으로 잊어야 할 슬픈 이름을

두 줄로 금긋듯

그렇게 당신은 아픈 추억을 지우십시오

새해 아침은

찬란한 태양을 왕관처럼 쓰고

끓어오르는 핏덩이를 쏟아놓으십시오

새해 아침은

날밤 시집온 신부가 아침나절에는

저 혼자서도 말문이 터져 콧노래를 부르듯

그렇게 떨리는 가슴으로 오십시오.

 

 

새해 소망 / 박소향

새해가 되면

가슴 가득 소망을 품게 하소서

그 소망이 이루어지도록 기도하며

열심히 땀 흘려 정진하게 하소서

결과에 상관 없이

내가 노력한만큼 감사하게 하시고

받은것 보다는 베푼 것을 먼저 생각하는

겸손을 갖게 하소서

높은 곳 보다 낮은 곳을 볼 줄 아는 눈을 갖게 하시고

욕심을 버리고 자신을 다스릴줄 아는 지혜를 갖게 하소서

절망과 슬픔이 파도처럼 밀려올지라도

원망하며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보는 겸손한 가슴을 갖게 하시고

먼저 화해를 청하는 용서의 손도 갖게 하소서

사람이 사랑으로, 세상이 사랑으로

사랑으로 모든 어려움과 허물이 덮혀지는

그 사랑을 내가 먼저 실천하고

가질 수 있도록 하여 주소서.

축복은 간절히 바라는 자에게 먼저 당도한다는

믿음으로 늘 준비하는 내가 되게 하소서

 

 

닭이 울어 해는 뜬다 / 안도현

 

당신의 어깨 너머 해가 뜬다

우리 맨 처음 입맞출 때의

그 가슴 두근거림으로, 그 떨림으로

당신의 어깨 너머

 

첫닭이 운다

해가 떠서 닭이 우는 것이 아니다

닭이 울어서 해는 뜨는 것이다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처음 눈 뜬 두려움 때문에

우리가 울었던 것은 아니다

우리가 울었기 때문에

세계가 눈을 뜬 것이다

사랑하는 이여

당신하고 나하고는

이 아침에 맨 먼저 일어나

더도 덜도 말고 냉수 한 사발 마시자

저 먼 동해 수평선이 아니라 일출봉이 아니라

냉수 사발 속에 뜨는 해를 보자

첫닭이 우는 소리 앉아서 기다리지 말고

우리가 세상의 끝으로

울음소리 한번 내질러보자

 

 

새해 / 피천득

 

새해는 새로워라

아침같이 새로워라

너 나무들 가지를 펴며

하늘로 향하여 서다

봄비 꽃을 적시고

불을 뿜는 팔월의 태양

거센 한 해의 풍우를 이겨

또 하나의 연륜이 늘리라

하늘을 향한 나무들

뿌리는 땅 깊이 박고

새해는 새로워라

아침같이 새로워라

 

 

신년송(新年頌) / 이해인

사랑아

언제나 제일 먼저 나는 네가 보고 싶다.

늘 함께 있으며 처음인 듯 새롭게 네가 보고 싶다.

너와 함께 긴 여행을 떠나고 싶고

너와 함께 가장 정직한 시를 쓰고 싶고

너와 함께 가장 뜨거운 기도를 바치고 싶다.

내가 어둠이어도 빛으로 오는 사랑아 말은 필요없어

내 손목을 잡고 가는 눈부신 사랑아 겨울에도 돋아나는

네 가슴속 푸른 잔디 위에 노란 민들레 한 송이로 네가 앉아 웃고 있다.

세상에 너 없이는 희망도 없다.

새해도 없다.

내 영혼 나비처럼 네 안에서 접힐 때 나의 새해는 비로소

색동의 설빔을 차려 입는다.

묵은 날도 새 연두 저고리에 자줏빛 옷고름을 단다.

 

 

새해에는 / 윤보영

새해에는 모든 소망이 이루어지고

만나는 사람마다, 따뜻한

미소를 건네며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도움은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게 하고

그 행복을 나누는 마음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내 주위에서 기쁜 소식을 더 많이 듣고

그 소식에, 내 기쁨이

묻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보고 싶은 사람을 가까이서 볼 수 있고

미소 짓는 모습을 꺼내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기억 하나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꽃이 주는 향기보다, 꽃이 가진

생각을 먼저 읽을 수 있는 지혜를 얻고

최선을 다하는 열정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내 안에도, 내 밖에도

1년 내내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여들게

내 삶에 향기가 났으면 좋겠습니다.

 

 

새날 새아침 / 최균희

 

새해 새날이

눈부신 빛으로 찾아와

겨레의 염원으로

고이 키워온

아이의 작은 몸에

파고 든다.

밝은 해는

솟는다.

마음 공부하는

이른 새벽

문열면 하늘이 있고

하늘 위에 붉은 해는

오직 하나.

참과 생과 희망 뿐으로

충만한 아침

팽이로 지구를 돌리고

연으로 창공을 나른다.

우리들은

새해 새 아침을

가슴에 안고

평생을 내다보는

기원의 옷깃을

여민다.

그래 무엇이 되자.

무엇이 되지 않을지라도

한 마음 한 뜻이

지닌 의미를

새날 새 아침이

꼭 아니어도 되겠지만

어디서 오는 힘인가

온 몸을 뿌듯하게

한아름 가득 채워주는 힘

정녕 길을 열어주는 듯

계시가 오는 듯

가슴을 열어주는 햇살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

고속도로를 놓고

하늘차를 띄우는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 보자.

우리의 꿈을

온누리에 펼치자.

 

 

새해 바람 / 김필규

새해에도 바람이 분다

그 많은 쓰레기 하나도 걷어가지 못한 바람

 

새해에도 바람이 분다

서울에도 불고

부산에도 불고

전국 곳곳에 분다

아승기 전세상부터 살아온 묵은해인데

사람들은 공연히 새해라 하고

아승기 전세상부터 불던 바람인데

사람들은 새바람이 불기를 바란다

새해도 묵은해이고

새바람도 묵은 바람일 뿐이어서

세월과 바람은 영원히 늙지 않는다

다만 오고 가는 것은 인간뿐이어서

사람들이 공연히

새해 묵은해를 따진다

 

 

새해 소망 / 오애숙

 

새해엔 바른생활의

교과서 되기 보다는

융통성 있는 삶으로

밝게 웃으며 살아가

 

근시안적 사고에서

망원렌즈적 사관의

생각으로 여유롭게

가슴 넓히어 가고파

 

더 늙기 전 맘도 비워

내가 먼저 다가 서서

봄햇살의 포근함으로

말 한마디 건네 주며

 

여유로운 마음으로

사랑의 양념 버무려

만끽하는 행복으로

감사꽃 피우고파라

 

 

새해 소망 / 주응규

오라오라 희망이여 오라

가라가라 절망이여 가라

대망에 가슴 벅찬 새해야

말갛게 솟구쳐 올라

세상의 그늘진 곳곳에

고루고루 축복을 내리어라

감당키 어려운 시련일랑은

한마음으로 나눠서 짊어지어

슬기롭게 극복하고

즐거움일랑 여럿이 더하여

함께 누리어라

서로서로 배려하고 위하며

잔잔한 감동의 물결이

저마다의 가슴에 흘러라

두루두루 무사태평을

빌고 비나니

행복한 웃음꽃이

온 누리에 만발하여라.

 

 

새해 인사 / 김현승

 

오늘은

오늘에만 서 있지 말고,

오늘은

내일과 또 오늘 사이를 발굴러라.

건너 뛰듯

건너 뛰듯

오늘과 또 내일 사이를 뛰어라.

새옷 입고

아니, 헌옷이라도 빨아 입고,

널뛰듯

널뛰듯

이쪽과 저쪽

오늘과 내일의 리듬 사이를

발굴러라 발굴러라.

춤추어라 춤추어라.

 

 

무지개 빛깔의 새해 엽서 / 이해인

 

빨강 ― 그 눈부신 열정의 빛깔로

새해에는

나의 가족, 친지, 이웃들을

더욱 진심으로 사랑하고

하느님과 자연과 주변의 사물

생명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겠습니다

결점이 많아 마음에 안 드는 나 자신을

올바로 사랑하는 법을 배우렵니다

 

주황 ― 그 타오르는 환희의 빛깔로

새해에는

내게 오는 시간들을 성실하게 관리하고

내가 맡은 일들에는

인내와 정성과 책임을 다해

알찬 열매 맺도록 힘쓰겠습니다

 

노랑 ― 그 부드러운 평화의 빛깔로

새해에는

누구에게나 밝고 따스한 말씨

친절하고 온유한 말씨를 씀으로써

듣는 이를 행복하게 하는

지혜로운 매일을 가꾸어가겠습니다

 

초록 ― 그 싱그러운 생명의 빛깔로

새해에는

크고 작은 어려움이 힘들게 하더라도

절망의 늪으로 빠지지 않고

초록빛 물감을 풀어 희망을 짜는

희망의 사람이 되겠습니다

 

파랑 ― 그 열려 있는 바다빛으로

새해에는

더욱 푸른 꿈과 소망을 키우고

이상을 넓혀가며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로

삶의 바다를 힘차게 항해하는

부지런한 순례자가 되겠습니다

 

남색 ― 그 마르지 않는 잉크빛으로

새해에는

가슴 깊이 묻어둔 사랑의 말을 꺼내

편지를 쓰고, 일기를 쓰고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며

사색의 뜰을 풍요롭게 가꾸는

창조적인 기쁨을 누리겠습니다

 

보라 ― 그 은은한 신비의 빛깔로

새해에는

잃어버렸던 기도의 말을 다시 찾아

고운 설빔으로 차려입고

하루의 일과를 깊이 반성할 줄 알며

감사로 마무리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다른 이에게 거듭 강요하기보다는

조용한 실천으로 먼저 깨어 있는

침묵의 사람이 되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가지 무지개 빛깔로

새로운 결심을 꽃피우며

또 한 해의 길을

우리 함께 떠나기로 해요

 

 

새해엔 산 같은 마음으로(신년 1) / 이해인

 

언제 보아도 새롭게 살아 오는

고향 산의 얼굴을 대하듯

새로운 마음으로 맞이하는 또 한 번의 새해

 

새해엔 우리 모두

산 같은 마음으로 살아야 하리

산처럼 깊고 어질게

서로를 품어 주고 용서하며

집집마다 거리마다

사랑과 평화의 나무들을 무성하게 키우는

또 하나의 산이 되어야 하리

 

분단의 비극으로

정든 산천, 가족과도 헤어져 사는

우리의 상처받은 그리움마저

산처럼 묵묵히 참고 견디어 내며

희망이란 큰 바위를 치솟게 해야 하리

 

어제의 한과 슬픔을

흐르는 강물에 띄워 보내며

우리도 산처럼 의연하게

우뚝 서 있어야 하리

 

우리네 가슴에 쾅쾅 못질을 하는

폭력, 전쟁, 살인, 미움, 원망, 불신이여 물러가라

삶의 흰 빛을 더럽히는

분노, 질투, 탐욕, 교만, 허영, 이기심이여 사라져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어디선가 흰 새 한 마리 날아와

새해 인사를 건넬 것만 같은 아침

찬란한 태양빛에 마음을 적시며

우리는 간절히 기도해야 하리

 

남을 나무라기 전에

자신의 잘못부터 살펴보고

이것 저것 불평하기 전에

고마운 것부터 헤아려 보고

사랑에 대해 쉽게 말하기보다

실제로 사랑하는 사람이 되도록

날마다 새롭게 깨어 있어야 하리

그리하여 잃었던 신뢰를 되찾은 우리

삼백 예순 다섯 날 매일을

축제의 기쁨으로 꽃피워야 하리

 

색동의 설빔을 차려 입은 어린이처럼

티없이 순한 눈빛으로

이웃의 복을 빌어 주는 새해 아침

 

사랑하는 이의 얼굴을 대하듯

언제 보아도 새롭고 정다운

고향 산을 바라보며 맞이하는 또 한 번의 새해

 

새해엔 우리 모두

산 같은 마음으로 살아야 하리

언제나 서로를 마주 보며

변함없이 사랑하고 인내하는

또 하나의 산이 되어야 하리 

 

 

새해 기도 / 도종환

새해 첫 아침 햇살은

창문을 열고 기지개를 켜는 아이의

밝은 얼굴 위에

제일 먼저 비치게 하소서.

숲의 나뭇가지 하나하나에

햇빛이 골고루 내려앉듯

이 땅의 모든 아이들 빛나는 눈동자 위에

맑게 출렁이는 가슴 위에

빠짐없이 내리게 하소서.

골짜기 깊은 곳에도

손잡을 곳 하나 없는 바위 벼랑에도

늪가의 젖은 풀 위에도

아침 햇살이 환하게 번져 가듯

그늘지고 가파르고 습한 곳에

서 있는 아이들에게도 새날의 햇볕이

따뜻한 걸음으로 찾아가게 하소서.

산과 개울과 숲 어디에나 내리는 햇빛이지만

산은 산대로

개울과 나무는 개울과 나무대로

저마다 저를 위해 햇빛이 와 있다고 믿듯

아이들도 늘 저를 위해 준비된

사랑이 따스하게 떠오르고 있다고

믿게 하소서.

그 사랑과 따뜻함으로

아이들 몸에서 푸른 잎이 돋아나고

때가 되면 열매가 자라고

꽃이 피어나게 하소서.

그렇게 자란 튼튼한 뿌리로

무너지는 언덕을 지키고

그렇게 크는 싱그러운 힘으로

막힌 물줄기를 열어가게 하소서

 

 

새해엔 새 마음의 눈으로 / 이정우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고

새해 새 아침에

우리는 그 길을 새로이 가리라.

세상에 뜻 아닌 것이 없고,

새롭게 보면

새 소식이 아닌 게 없으리라.

세상에 새 것만이 있는 게 아니라

새 눈으로 보면

낡은 것도 새 것이 되리라.

새해엔 새 눈으로

천사처럼 착하고 아름답게

새 마음의 눈으로 다시 보리라.

새 마음 새 뜻으로

너와 내가 소통하리니,

우린 서로에게 새 소식이 되리라.

새해에 새 길을 나서며

새롭고 뜻 있는 사람이 되리니,

새해에는 더욱 서로 사랑하리라.

 

 

연하카드 / 황인숙

 

알지 못할 내가

내 마음이 아니라 행동거지를

수전증 환자처럼 제어할 수 없이

그대 앞에서 구겨뜨리네

그것은, 나의 한 시절이 커튼을 내린 증표

 

시절은 한꺼번에 가버리지 않네

한 사람, 한 사람, 한 사물, 한 사물

어떤 부분은 조금 일찍

어떤 부분은 조금 늦게

 

우리 삶의 수많은 커튼

사람들마다의 커튼

내 얼굴의 커튼들

 

오, 언제고 만나지는 사물과 사람과

오, 언제고 아름다울 수 있다면

나는 중얼거리네 나 자신에게

그리고 신부님이나 택시 운전수에게 하듯

그대에게

 

축, 1월!

 

 

새해에는 이런 사람이 / 이해인

평범하지만

가슴엔 별을 지닌 따뜻함으로

어려움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신뢰와 용기로써 나아가는

[기도의 사람]이 되게해 주십시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정월의 보름달만큼만 환하고

둥근마음 나날이 새로 지어 먹으며

밝고 맑게 살아가는

[희망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너무 튀지 않는 빛깔로

 

누구에게나 친구로 다가서는 이웃

그러면서도 말보다는

행동이 뜨거운 진실로 앞서는

[사랑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오랜 기다림과 아픔의 열매인

마음의 평화를 소중히 여기며

화해와 용서를 먼저 실천하는

[평화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그날이 그날 같은 평범한 일상에서도

새롭게 이어지는 고마움이 기도가 되고

작은 것에서도 의미를 찾아 지루함을 모르는

[기쁨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새해엔 / 최계락

무거운 얼음장 밑을

그래도

냇물은

맑게 흐른다.

그렇다

찬바람을

가슴으로 받고 서서

오히려

소나무는

정정한 것을.

새해엔

나도

그렇게 살아야지.

어둡고 답답한

땅 속

깊은 곳에서도

지금쯤

새 봄의 기쁨을 위해

제 손으로 목숨을 가꾸고 있을

꽃씨.

그렇다

언젠가

이른 아침을

뜨락에 쏟아지던

눈부신

햇살처럼

나도

새해엔

그렇게 살아야지.

 

 

희망하는 기쁨 / 홍수희

침묵하는

겨울 산에

새 해가 떠오르는 건

차디찬

바다 위에

새 해가 떠오르는 건

하필이면

더 이상은 꽃이 피지 않을 때

흰 눈 나풀거리는 동토凍土에

이글이글

새 해가 떠오르는 건

가장 어두운 좌절 깊숙이

희망을 심으라는 것

지금 선 그 자리에서

숨어있는 평화를 찾으라는 것

희망하는 기쁨,

새해 첫날이 주는 선물입니다  

 

 

작은 지붕 위에 / 전봉건

 

작은 지붕 위에 내리는 것은 눈이고

작은 창틀 속에 내리는 것은 눈이고

작은 장독대에 내리는 것도 눈이고

눈 눈 눈 하얀 눈

눈은 작은 나뭇가지에도 내리고

눈은 작은 오솔길에도 내리고

눈은 작은 징검다리에도 내리고

새해 새날의 눈은

하늘 가득히 내리고

세상 가득히 내리고

나는 뭔가 할 말이 있을 것만 같고

어디론가 가야 할 곳이 있을 것만 같고

한 사람 만날 사람이 있을 것만 같고

장갑을 벗고 꼭 꼭 마주 잡아야 하는

그 손이 있을 것만 같고

 

 

다시 시작하는 기쁨으로 / 이해인

 

첫눈, 첫사랑, 첫걸음

첫 약속, 첫 여행, 첫무대

처음의 것은

늘 신선하고 아름답습니다.

순결한 설 레임의 기쁨이

숨어있습니다.

 

새해 첫날

첫 기도가 아름답듯이

우리의 모든 아침은

초인종을 누르며

새로이 찾아오는 고운 첫 손님

 

학교로 향하는 아이들의

나팔꽃 같은 얼굴에도

사랑의 무거운 책임을 지고

현관문을 나서는 아버지의 기침소리에도

가족들의 신발을 가지런히 하는

어머니의 겸허한 이마에도

아침은 환히 빛나고 있습니다

 

새 아침의 사람이 되기 위하여

밤새 괴로움의 눈물 흘렸던

기다림의 그 시간들도

축복해 주십시오. 주님,

 

듣는 것은 씨 뿌리는 것

실천하는 것은 열매 맺는 것' 이라는

성 아오스딩의 말씀을 기억하며

우리가 너무 많이 들어서

걷돌기만 했던 좋은 말들

이제는 삶 속에 뿌리내리고 열매맺는

은총의 한해가 되게 하십시오

 

사랑과 용서와 기도의 일을

조금씩 미루는 동안

세월은 저만치 비켜가고

어느새 죽음이 성큼 다가옴을

항시 기억하게 하십시오

 

게으름과 타성의 늪에 빠질 때마다

한없이 뜨겁고 순수했던

우리의 첫 열정을 새롭히며

다시 시작하는 기쁨으로

다시 살게 하십시오

 

보고 듣고 말하는 일

정을 나누는 일에도

정성이 부족하여

외로움의 병을 앓고 있는 우리

 

가까운 가족끼리도 낯설게 느껴질 만큼

바쁘게 쫓기며 살아가는 우리

잘못해서 부끄러운 일 많더라도

어둠 속으로 들어가지 말고

밝은 태양 속에 바로 설 수 있는

용기를 주십시오

 

길 위의 푸른 신호등처럼

희망이 우리를 손짓하고

성당의 종소리처럼

사랑이 우리를 재촉하는 새해아침

 

아침의 사람으로 먼길을 가야할 우리 모두

다시 시작하는 기쁨으로

다시 살게 하십시오

 

 

새해 새 아침 / 이해인

 

새해의 시작도

새 하루부터 시작됩니다

 

시작을 잘 해야만

빛나게 될 삶을 위해

겸손히 두 손 모으고

기도하는 아침이여

 

어서

희망의 문을 열고

들어오십시오

 

사철 내내 변치 않는

소나무빛 옷을 입고

기다리면서 기다리면서

우리를 키워온 희망

 

힘들어도 웃으라고

잊을 것은 깨끗이 잊어버리고

어서 앞으로 나아가라고

희망은 자꾸만 우리를 재촉하네요

 

어서

기쁨의 문을 열고

들어오십시오

 

오늘은 배추밭에 앉아

차곡차곡 시간을 포개는 기쁨

흙냄새 가득한

싱싱한 목소리로

우리를 부르네요

 

땅에 충실해야 기쁨이 온다고

기쁨으로 만들 숨은 싹을 찾아서

잘 키워야만 좋은 열매 맺는다고

조용조용 일러주네요

 

어서

사랑의 문을 열고

들어오십시오

 

언제나

하얀 소금밭에 엎드려

가끔은 울면서

불을 쪼이는 사랑

 

사랑에 대해

말만 무성했던 날들이 부끄러워

울고 싶은 우리에게

소금들이 통통 튀며 말하네요

 

사랑이란 이름으로

여기저기 팽개쳐진 상처들을

하얀 붕대로 싸매주라고

 

새롭게 주어진 시간

만나는 사람들을

한결같은 따뜻함으로 대하면

그것이 사랑의 시작이라고 -

눈부신 소금꽃이 말을 하네요

 

시작을 잘 해야만

빛나게 될 삶을 위해

설레이는 첫 감사로 문을 여는 아침

천년의 기다림이 비로소 시작되는

하늘빛 은총의 아침

서로가 복을 빌어주는 동안에도

이미 새 사람으로 거듭나는

새해 새 아침이여

 

 

새해엔 / 최계락

무거운 얼음장 밑을
그래도
냇물은
맑게 흐른다.

그렇다
찬바람을
가슴으로 받고 서서
오히려
소나무는
정정한 것을.

새해엔
나도
그렇게 살아야지.

어둡고 답답한
땅 속
깊은 곳에서도
지금쯤
새 봄의 기쁨을 위해
제 손으로 목숨을 가꾸고 있을
꽃씨.

그렇다
언젠가
이른 아침을
뜨락에 쏟아지던

눈부신
햇살처럼

나도
새해엔
그렇게 살아야지.  

 

 

새해 아침에 / 이해인

 

창문을 열고

밤새 내린 흰 눈을 바라볼 때의

그 순결한 설레임으로

사랑아,

새해 아침에도

나는 제일 먼저

네가 보고 싶다

늘 함께 있으면서도

새로이 샘솟는 그리움으로

네가 보고 싶다

새해에도 너와 함께

긴 여행을 떠나고

가장 정직한 시를 쓰고

가장 뜨거운 기도를 바치겠다

 

내가 어둠이어도

빛으로 오는 사랑아,

말은 필요 없어

내 손목을 잡고 가는 눈부신 사랑아,

겨울에도 돋아나는

내 가슴 속 푸른 잔디 위에

노란 민들레 한 송이로

네가 앉아 웃고 있다

 

날마다 나의 깊은 잠을

꿈으로 깨우는 아름다운 사랑아

세상에 너 없이는

희망도 없다

새해도 없다

 

내 영혼 나비처럼

네 안에서 접힐 때

나의 새해는 비로소

색동의 설빔을 차려입는다

내 묵은 날들의 슬픔도

새 연두 저고리에

자주빛 끝동을 단다 

 

 

새해 새아침은 / 이하

새해 새아침은

깊고 푸른 소금의 나라에서 온다.

 

천년 그리고 한 천년

바다 너머 깊은 바다 속에서

절여둔 아침 해는

한 해 하나씩 새해 새날에만 내민다.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은

갈매기보다 수선한 그물에 담고

바닷가에 온 도회 사람은

바다보다 네모난 액자에 건다.

 

거긴 소금처럼 하얀

순수가 있고

거긴 내내, 새날 새아침 해에게 받은

맑고도 환한 꿈이 출렁인다.

때로 삶이 생활보다 지칠 때

푸른 소금의 나라에서 보내 준

싱싱한 꿈이 말갛게 파도에 씻긴 채 반긴다.

 

새해 새아침은

맑고 푸른 숲의 나라에서 온다.

 

산 너머 너머 구름보다 높은 산 숲 속에서

천년 쯤 그리고 또 한 천년 동안은

이슬만 먹고 자란 아침 해는

한 해 하나씩 새해 새날에만 나온다.

 

들녘에 사는 사람들은

산까치보다 수선한 지게에 담고

새벽 산정에 오른 도회 사람은

산마루보다 첩첩한 사진첩에 넣어둔다.

 

거긴 숲을 닮은 순결이 있고

그래도 거긴, 늘

새날 새아침 해에게 빌어둔

퍼덕이는 소망이 일렁인다.

 

때로 어둠이 힘겨운 가로등 아래

피곤한 등을 기댈 때

푸른 숲의 나라에서 보내 준

퍼덕이는 소망 하나

몇 무리의 솔숲을 지나온 바람을 타고

낮아만 가는 어깨를 다독인다.

 

새해 새날 아침, 붉은 해는

사람마다 하나씩 푸르게 뜬다.

남에서도 북에서도

산동네 바다동네에서도

이 날만은 꼭 푸르게 떠오른다.

 

 

새해를 향하여 / 임영조

다시 받는다

서설처럼 차고 빛부신

희망의 백지 한 장

누구나 공평하게 새로 받는다

이 순백의 반듯한 여백 위에

무엇이든 시작하면 잘될 것 같아

가슴 설레는 시험지 한 장

절대로 여벌은 없다

나는 또 무엇부터 적을까?

소학교 운동회날 억지로

스타트 라인에 선 아이처럼

도무지 난감하고 두렵다

이번만은 기필코.....

인생에 대하여

행복에 대하여

건강에 대하여

몇 번씩 고쳐 쓰는 답안지

그러나 정답은 없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재수인가? 삼수인가?

아니면 영원한 未知修인가?

문득 내 나이가 무겁다

 창문 밖 늙은 감나무 위엔

새 조끼를 입고 온 까치 한 쌍

까작까작 안부를 묻는다, 내내

소식 없던 친구의 연하장처럼

근하 신년! 해피 뉴 이어!

 

 

신년시 / 김영환

새해에는 흐르는 강 흐르게 하고요

우리들 고개 들어 먼 산 바라 봐야죠

햇살 따사로운 들녁

침묵의 걸음걸이로 다가가

떼굴떼굴 이슬처럼 풀잎 위에

누우면 어때요

새해에는 날리는 바람 날리게 두고요

우리들 야윈 손 꼭 잡으면 어때요

우리들 힘찬 발걸음 모으면 어때요

 

 

어머니가 계시기에(신년 2) / 이해인

 

새해 첫날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면

한 마리의 학이

소나무 위에 내려앉듯

우리 마음의 나뭇가지에도

희망이란 흰 새가 내려와

날개를 접습니다

 

새로운 한 해에도

새로운 마음으로

당신과 함께

먼 길을 가야겠지요?

 

어머니

하느님의 뜻에

온전히 순명하신 당신과 함께

순명의 길을

침묵 속에 숨어 사신 당신과 함께

겸손의 길을

우리도 끝까지 가게 해 주십시오

숨차고 고달픈 삶의 여정에도

어머니가 계시기에

절망하지 않습니다

어머니가 계시기에

우리는 아직도 넘어지지 않고

길을 갑니다

 

예수의 십자가 아래서

오늘도 우리를 부르시는 어머니

마음에 가득 낀

욕심의 먼지부터 닦아내야

주님의 목소리를

잘 들을 수 있겠지요?

 

죄없이 맑은 눈빛으로

세상과 사람과 사물을 바라보는

어린이처럼 되어야만

하늘이 잘 보임을

새로이 깨우치는 새해 아침

 

당신의 사랑 안에

우리 모두 새로이 태어나게 하십시오

 

사랑 안에서가 아니면

그 누구도 새로워질 수 없음을

조용히 일러주시는 어머니

 

어머니가 계시기에

우리는 오늘도

희망이란 새를 날리며

또 한 해의 길을 갑니다 

 

 

새해 아침에 / 위영남

삼백예순다섯 개의

해를 숨겨 놓고

그 속에

우리들의 꿈도 묻어 놓고,

'새해엔 당신의 소망을

이루어 보셔요.'

조용히 속삭여 주는

삼백예순다섯 개의

까만 꽃씨들.

새해 달력 앞에 서면

파도처럼 일렁이는 가슴은

희망이 꿈틀거리는

아침 바다.

우리들 마음 속 꽃밭에도

삼백예순다섯 개의

꽃씨를 심고

둥근 해가 떠오를 때마다

곱게 곱게 피어날

우리들의 새해 꿈.

 

 

해님도 껍질을 벗는다 / 이국재

해님도

날마다 껍질을 벗는다.

아침마다

검푸른 동해바다에

두둥실 두리둥실

떠오르는 해님은

어제의 해님이 아니다.

너른 바다에

반짝반짝 수없이 부서지는

고깃비늘 같은

눈부신 해님의 껍질들을 보라.

초록빛 잎사귀마다

반짝반짝 수없이 부서지는

은빛가루 같은

찬란한 해님의 껍질들을 보라.

새해 아침엔

새 해님이 솟아오른다.

새 기쁨, 새 희망을 안고

수천 수만 개의 해님들이

일제히 치솟아 오른다.

 

 

새해맞이 해님 / 김진향

섣달 그믐밤

까만 어둠 속에서

달그락 달그락

햇살을 짠다.

지난해 반성하며

미운 마음

한 줌 걷어내고

베풀어

즐겁던 마음

황금빛으로 짜 넣고

다음 해로 미룬 일

오색실로 무늬 새겨

붉고 둥근 수레에

실어 두었다가

새해 아침

환하게

내다 걸려고

깜깜한 그믐밤에

햇살을 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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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보내는 송년 시모음<5> [송년 시] [년말 시]

 

한해의 끝자락에서 / 박외도

 

제법 쌀쌀해진 겨울밤

마음 아프고 쓰린

사람들의 쏟아놓는

고달픈 이야기들로

밤새워 뒤척이며

잠 못 이루고

겨울 긴긴밤을 하얗게 새운다.

 

한해의 끝자락에서

지난 일들은 가슴 깊이 묻고

새로운 아침의 창을 열면

목련 나뭇가지에

작은 새 한 마리 날아와

새로운 희망을 노래한다.

 

남은 시간 어떻게 마무리할까

생각에 잠기는 나에게

짧은 인생 촌음을 아껴

그들에게 나의 어깨를 내주어

기대게 하고 가슴을 열어

토닥거려 주라고 일깨워준다.

 

작은 새의 짹짹거리는

아침 인사에 나는 웃으며

한해의 마지막을

가벼운 마음으로

마무리해 간다.

 

 

한 해의 끝에 / 서현숙

 

황혼은

곱게 물들어

노을 만들고

 

저무는 하루

어둠이 사방에

내려앉길 시작하는데

 

총총한 걸음

달려온 많은 날

한 해의 끝자락에

서게 되는 때

 

무엇이 그토록

삶을 지치고

힘들게 하며

숨 가쁘게 살게 했는가

 

때로는

여유로운 마음

느릿한 걸음으로

아름다운 삶을

노래해야지.

 

 

한해를 보내는 기도 / 공재룡

 

삼일 남겨진

낡은 달력 앞에서

무거운 마음으로

새해의 길목을 서성입니다.

 

뒤돌아 보니

내가 걸어온 길이

그림자도 낮설고

내 발자국조차 없더군요.

 

작은 친절은

오래 기억하면서

남에게 준 상처는

쉽게 잊으며 살았습니다.

 

기도드립니다.

밝아 오는 갑오년에

한 마리 비둘기도

상하지 않도록 하옵소서.

 

 

송구영신 (送舊迎新) / 홍사윤

살아 있기에 주어진
일 년의 열두 고개를 넘어
노을이 지고 있는
고개의 끝자락에 서 있습니다

새해 일출을 바라보며
기원하던 삶을 위해 살아왔나!
한 해를 회상해 보지만
후회가 밀려오는 삶

고개를 무탈하게 넘어온
일 년에 감사하며
삶의 힘든 고갯마루에서
손을 내어준 당신을 기억합니다

저물어 가는 일 년
수평선 너머로 기울며
눈시울 붉어지는 종착의 시간
아쉬움에 떠나보내고

안갯속에 가려진
새해 넘어야 할 열두 고개
후회 없는 삶을 위해
작은 그릇에 꿈을 담아 가렵니다.

 

 

한 해를 보내며 / 김순태

 

한해 갈무리하니

잊을 수 없는 대기만성

고운 꽃길로 걸었던 날이

주마등처럼 스쳐 갑니다

 

봄이 오지 않을 것 처럼

삭풍이 불어오던 긴 겨울도

포근한 봄볕에

눈 녹듯 사그라지고

무지갯빛 인생을 펼쳐 주었습니다

 

짙푸른 하늘을 잿빛같이

검게 물들이며 쏟아지던 소낙비로

때론 심한 풍랑으로

밀려오는 해일에 부딪히듯

휘청거리며 힘들 때도 있었습니다

 

때론 기다리던 일들이

하나씩 하나씩 풀어질 때

벅차오르는 감정에

뜨겁게 심장을 달군 적도 있었습니다

 

간혹 지칠때도 있었는데

해소제처럼 술술 풀어지는

선물 같은 나날의

채움으로 행복했습니다

 

다가오는 경자년도

고이고이 포개놓은

연두색 새싹 위에 노란 민들레처럼

고운 꽃길이길 소망해봅니다.

 

 

한 해의 끝자락 / 이정순

 

세차게 달려온

바람이 아늑한 품으로 스미고

어느새 한해의 마지막 달력

한 장이 왜 쓸쓸해 보이는지

 

살을 에는 세찬 바람에

봄의 싱그러움을 기다려

이곳까지 왔는데 어느새 또 한 해

 

지난 한 해 정말

많은 일이 모두의 마음의

멍울이 되어 있었고 아팠는데

 

아픔 뒤에

비워진 마음 이제는 새해의 희망

기다리며 더 이상의 아픔은 없길

서로를 보듬어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연말정산 / 목필균

 

얼마나 벌었는지 고정값에
대략 낸 세금에 플러스, 마이너스
한 해를 정산한다
보험, 개인연금, 카드사용내역
병원비, 교육비, 부양가족
매달 조금씩 내던 기부금까지
알뜰하게 챙겨도
세금이 넘친다
우리는
한 해를 어떻게 보냈을까
고정값 없는 사랑의 부피에서
주고받은 마음이 플러스였는지
받고주는 생각이 마이너스였는지
넘치는 세금처럼
미처 주지 못한 사랑이나
넘치는 사랑을 받은 것은 아닌지
한 번에 치루지 말고
두고두고 갚아야할 빚처럼
마음에 꽃 가꾸듯이
조금씩 아주 조금씩 정산해야겠다

 


찔레꽃의 송년 / 이원문
 
어느 해부터 찔레꽃이
가는 해에 묻어 갔나
여름도 있었고
가을도 있었다
 
그 여름 가을이 있다면
찔레꽃은 그림 아닌
기억 한 곳에 남아
첫 꽃으로 그렇게
연줄에 매달린다
 
기억의 찔레꽃
처음의 찔레꽃
그곳에 하얗게
아련히 피어난다



노을의 송년 / 이원문
 
끝이라는 한 글자에 주눅드는 마음
이것이 끝이고 마지막인가
보내는 것이 아니라 떠나는 것 같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이 남는 것 같다
 
나만이 남아 있는 이 자리의 나
무엇을 보내고 떠났다 하겠나
거울 다시 문질러 나에게 묻는 마음
이 나의 모습이 그 대답인 것을

 

 

한해를 보내면서 / 하영순

무자년 첫날 양 팔에 작대기 하나씩을 짚고

남해에서 동해로 동해에서

동해 정동진으로

그네를 찾아 갔으나 무정한 그녀는

구름을 핑계 삼아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헛다리짚고 돌아오는 길

정이월 다가고 삼월이라 춘삼월

진눈개비 속에

황사바람 뚫고 나타난

눈 봄바람에 정분난 가시네가 있었다.

이름 하여 설중매

철부지 백목련 

겨우내 찬바람에 추워 떨다 임 만나기도 전에 떠나간 그네

그녀는 떠나가고

외롭고 쓸쓸한 마음 출렁이는 동해 바다를 끼고

하자 세월 안강읍을 지나 불국사를 경유하는 동안

삼사월 다 지나고 오뉴월 염천

모내기는 해야 하는데 오라는 비는 오지 않고

찌는 듯한 삼복더위

가로수 잎은 목이 말라 비를 기다리다 못해

땅으로 내려 안고 말았다     

거리에 때 아닌 갈잎으로 머리에 붉은 띠 두르고

못살겠다. 데모대로 변신 삼보 일 배

발바닥에 물집이 터져 절룩이며 가는 길

칠팔월도 미끄러지듯 가버리고

불타는 가을 산

그 찬란함도 잠시잠깐 

팔공산 정상엔 손 꽁꽁 얼어 입시철 나무관세음보살

염불소리 허공에 퍼지는 가운데

오매불망 가슴 죄이던 부모마음

당 낙이 끝나버린 쓸쓸한 거리엔 흰 눈이 쌓인다.

캐럴송 찬란한 불빛도

모닥불 피워 일거리기다리던 인력시장 고단함도

해가 저문다.

언제나 내일에 속고 오늘에 사는 인생

새해를 기다리는 설렘이 온 누리에

신의 은총 충만하길 양초에 불 밝혀 두 손 모아본다.

나무관세음보살!

나무관세음보살!

 

 

한 해의 마지막 날 / 김영길

 

부푼 새 희망과 새 소망의 꿈을 품고 2015년 을미년을

출발했던 한 해가 마지막 날을 맞아 해가 서산에 저물어 간다.

 

계획했던 남은 일들이 겹겹이 쌓여 있지만 세월은 일 분 일 초도

분과 초를 어기기 아니하고 냉정한 결론을 내리듯 개의치 않고

자기 갈 길을 향해 달려간다.

 

가는 세월 따라 인간은 환경의 지배를 받고 순응 순종하는

자연의 순리에 적응하는 한 길 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

 

같은 주어진 환경의 여건 속에서 어떤 이는 보람찬 무한한

영광의 광명에 축복이 넘치는 기쁨도 있지만,

 

반대로 슬픔과 시련과 고통의 멍에 속에서 허덕이며 헤어나지 못 하니

한숨짓는 환경에서 자기 잘못은 망각한 채 죄 없는 하늘을 향해

원망하는 이도 있을 것 같다.

 

모든 것은 내 탓이요, 뒤를 돌아보며 새로운 새 날을 기약하며

다시 재기하는 용기와 지혜가 이때 필요한 것 아닌가 싶다.

 

 

한 해를 갈무리하며 / 홍대복

 

서리 내린 황혼 들녘에서

바람처럼 머물렀던 지나온 삶을

가만히 눈 감고 아슴아슴 더듬어봅니다

 

하얀 계절 내려앉는 거리의 캐럴과

뽀얀 입김 서린 구세군의 자선냄비는

주위의 불우한 이웃을 생각하게 합니다

 

돌아다 보면 우리는

주린 배 움켜쥐고 힘든 보릿고개 넘던

무명옷에 잡초처럼 질긴 생명력으로

인생의 가파른 여정도 잘 견디어왔습니다

 

비록

어려운 경제와 어수선한 시국이지만

우리에게는 내일이라는 밝은 희망이 있습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더욱 용기 잃지 말고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에게

배려하는 마음가짐은 진정한 아름다움입니다

 

이제 우리는

또 한 해 곱게 갈무리하며

새해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저 동해의 붉은 태양처럼 뜨거운 마음으로

소외된 계층의 우리 이웃과

사랑하는 부모 형제

 

그리고

멀리 헤어져 있어 가슴으로만 그리던 벗님도 만나며

서로 서로에게 따뜻한 차 한 잔 나눌 줄 아는

그런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한 해가 또 가네 / 백원기

 

북풍한설 몰아치나 했더니

서산마루에 걸린 하현달처럼

저물어가고 있네

 

花無十日紅이라 하더니

治粧하던 아름다운 한 해도

고작 365일 버티다 넘어가고

 

가는지도 갔는지도 모르게

기도자의 마음으로 365일 썼지만

견디지 못하고 내년으로 넘겨주네

 

어린아이가 첫 세상을 보듯

새해를 마지 했었는데

시든 낙엽처럼 떨어지고 있구나

 

해 돋는데서 해 지는데 까지 걸었으니

이젠 캄캄한 밤길에 쉬었다가

오는 해를 마중 나가야 하겠다

 

그동안 밀린 숙제들을 모았다가

새얼굴 앞에 내놓으려니 쑥스러운데

 

묵은해가 넘어가고 잠이 든 간이역에

아련한 기적소리 울려오면

기다리던 새해가 밝아오는 기척

 

따뜻한 차 한 잔에

또 한 해가 가는구려

 

 

한 해가 가는 길목에서 / 김영주

 

한 해를 보내며

남아있는 아쉬움을 돌아보니

지난날 소중했던 많은 시간이

자꾸 생각이 떠오르며 스쳐 갑니다

 

무엇보다 코로나 19로

힘든 날로 이어진 한 해로 여겨집니다

거리 두기와 마스크를 쓰고

마음은 가까이 가도록 노력은 하였지만

 

세월의 무상함에 어쩔 수 없이

만남마저 자유롭지 않으니

다수의 모습 사무치는 그리움을 남기고

마무리 짓고 있습니다

 

이루지 못한 아쉬움과 함께

잊을 수 없는 기억은 마음 한편에 남겨지지만

힘든 날에서도 고운 정 주시던 분들에게

마음에 새기며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쉬움 남아있는 12월 마무리 잘하시며

서로 좋은 인연으로

새 해에도 함께 이어졌으면 합니다

건강과 함께 언제나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송구영신 / 하영순

 

오는 님 말없이 안으며

가는 님 말없이 보내리라

기쁨도 슬픔도 이름 짖지 않으리

 

있는 그대로

보는 그대로

 

하늘은 사시사철 푸르른데

빨간색만 변할 뿐이다

떠도는 구름도 스치는 바람도

 

어찌 제자리를 고집하겠는가

오늘 저 하늘이 어제의 하늘이 아니듯

내일 저 하늘도 오늘의 하늘이 아닌 것을

 

순리는 순리대로

강물이 어제 것이 아닐지언정

흐르는 물위에

한 척의 배를 띄우리라

 

 

한해의 끝에서 / 김민지

 

간혹 빈 가지 사이로

가늘게 새어 나온 햇살마저

따스함으로 다가오던 봄

 

부푼 꿈을 안고 막연한

두려움과 설레는 마음으로

한 해를 설계했었고

 

무더운 여름 눈 안으로 스미던

쓰라린 땀방울을 씻어내며

한껏 달아오른 열기도 견뎌 내었죠

 

나뭇가지가 휘도록 빽빽이 들어찬

실과를 수확할 때는 비로소

농부의 입가에도 환한 미소를 머금었고

 

때마침 온 세상은 오색병풍으로 수 놓였었죠

 

어느새 찬 서리 내려앉은

논바닥에서부터 냉기가 스며들어

겨울 한복판에 와 있습니다

 

새벽이 왔음에도 어둠을 걷어내지 못하고

살갗을 애는 듯한 찬바람과

달력 마지막 장에 남은 하루에서

 

새로 받은 달력의 첫날에

첫발을 내디뎌야 하는 설렘이

한해의 끝에 와있음을 실감 나게 합니다

 

 

송년의 시 / 김현희

 

바람 따라 구름처럼

살다 가는 먼지 같은 인생을

조금 더 조금만 더 하면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욕망에 눈이 먼다

 

짧은 소풍이란 것을 망각하고

천년만년 살 것처럼

피 흘리고 상처 주며

몸이 부서지는 것도 모르고

고장 난 브레이크가 된다

 

높은 곳을 향해 몸부림치는

고단한 삶들이 한없이 가엾고

동공이 풀린 충혈 된 눈동자는

허공을 가르고 있다

 

왜 이리 슬퍼 보이는 걸까

영혼을 판 들짐승처럼

앞만 보고 달려드는 과오는 돌이 킬 수 없는

피 페한 얼룩만을 그려 놓을 뿐 이란 걸

알면서도 또 달린다.

 

어둠을 행해……

 

 

아름다운 손들을 위하여 / 신경림

 

어지러운 눈보라 속을 비틀대며 달려온 것 같다

긴긴 진창길을 도망치듯 빠져 나온 것 같다

얼마나 답답한 한 해였던가

속 터지는, 가슴에서 불이 나는 한 해였던가

일년 내내 그치지 않는 배신의 소식

높은 데서 벌어지는 몰염치하고 뻔뻔스러운 발길질에

드러나는 그들 무능과 부패에

더러운 탐욕과 위선에

분노하고 탄식하고 규탄하기에도 지쳐

이제 그만 귀를 막고 눈을 가리고 싶었으나

우리가 탄 이 거대한 열차가

그들의 난동에 달리기를 멈추면 어쩌나

철교가 무너지고 철길이 끊겨

어느 산허리를 돌다가 산산조각나면 어쩌나

불안하고 초조해서 너무도 초조해서

그런 속에서도 사람들은 저마다

더 많은 몫을 차지하겠다고 목청을 높이고

남북 사이에 낀 짙은 먹구름에

멀리 밖에서는 쉴 새 없는 전쟁과 폭력의 울부짖음

창 너머 먼 하늘의 별을 보며

잠 못 이룬 밤이 또 얼마였던가

이제 지는 해를 향해 서서 가슴을 쓸어내릴 때다

그래도 우리는 무사했으니

혼돈 속에서도 많은 것을 이룩하고

많은 것을 쌓았으니

지는 해를 향해 서서 다시 한 번 생각할 때다

이 세상을 떠받치고 있는 것, 끌고 가는 것은

큰 몸짓과 잘난 큰 소리가 아니라는 걸

추운 골목의 쓰레기를 치우는 늙은 미화원의

상처투성이 손을 보아라

허름한 공장에서 녹슨 기계를 돌리는

어린 노동자의 투박한 손을 보아라

새벽 장거리에서 생선을 파는

머리 허연 할머니의 언 손을 보아라

비닐하우스 속에서 채소를 손질하는

중년 부부의 부르튼 손을 보아라

열사의 천막 속에서

병사의 다리에 붕대를 감는 하얀 손을 보아라

해가 지고 있다

내일의 더 밝은 햇살을 위하여

세상을 떠받치고 있는,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는

아름다운 손들을 위하여

 

 

한해를 보내며 / 나상국

 

한해를 시작한 게 엊그제 같았는데

어느새 또 한해를 갈무리 해야 하네

시작이 반이라던데 또 한 살을 먹겠네

 

가는 게 세월인데

그 누가 막겠는가

 

한 해를 보내면서

생각에 잠겨보네

 

살아온 인생이야기

살아나갈 힘 되네

 

 

망년6회(忘年會)가자 / 최홍윤

 

늙은 아이들아
우리 망년회 가자
잘난 권세도, 덧칠한 학문도 버리고
철학이 닿지 않은 곳으로 망년회나 가자

움직이는
세월의 느낌처럼
철 지난 역사를 뒤편으로 밀어내고
심심산골로 우리 망년회나 가자

그 산골짝엔
망령들기 직전의 주모(酒母)가
누룩 냄새 퀴퀴한 아랫목에서
술 단지 끌어안고 우리를 그리워 하리라

늙은 아이들아
우리도 망령들기 전에
민들레 홀씨처럼 날아가 망년회나 하자.

 

 

가는 해 오는 해 / 권미영

 

가는 년 오는 년

욕지기 가득한 말투엔

끊어 낼 수 없는

미련 남아 싫다

 

나는 너를

가는 해 오는 해

해처럼 따뜻한 눈길로

보내고 맞이하련다

 

누군가를 위해

따뜻하게 모으던 손,

고난에 처해

어둠 내린 마음,

환하게 불 밝히던 손

 

오직

그 손길만을 기억하며

그 체온만을

주머니에 넣어두련다

 

가는 해 오는 해

더 건네주지 못한 아쉬움으로,

잘 가라 흔들어 주고

반갑다 맞아주는

아름다운 작별과 만남이네

 

 

일 년의 마지막 날 / 김연식

 

한 계단씩 오르고 올라

또 한 번의 연극이 종료된다

 

12월의 눈보라 꽃처럼 아름답다

흰 눈이 머리에 쌓여도 이제는 털지 않는다

눈송이 하나 하루인 양 털기 싫다

 

어깨에 쌓이는 눈도 새롭고

온 산야에 쌓이며 내리는 송이 송이가

새롭고 신기하다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

손바닥에 내린 눈송이

내생에 열두 달 마지막 계단에서

이별 눈물을 흘리고 있다

 

다시 볼 수 있을까

 

새롭게 시작하는 개막 연극에서

한 계단 두 계단 버거워도 또다시

오르고 올라 12월의 눈을 볼 수 있을까

 

내 손을 잡고 마지막까지 동행할 사람은

누구일까

비틀거릴 때마다 따듯하게 꼭 일으켜줄

그 사람은 누구일까 꿈일까 바램일까

 

 

송구영신 / 손병흥

 

늘 바쁘게만 달려 나왔던 한해의 끝자락

묵은해를 떠나보내고 새해 맞이하는 시기

 

신년의 운수대통 기원해보는 음력 섣달그믐밤

옛것을 물린 채 새로운 것을 받는다는 새해맞이

 

어려운 일들로 점철된 서민들의 주름살 펴고서

다시금 희망찬 새해 맞이하기를 축원해보는 마음

 

수많은 정보로 상식 넘쳐나 불통 먹통 되는 세상

자고 일어나면 바뀔 정도의 정보화에 밀려난 낭만

 

끊임없이 배우고 익히며 소통하고픈 변화의 물결로

힘들게 스쳐간 나날 되새겨 오뚝이같이 일어날 의미

 

 

경자년을 보내며 / 남원자

 

경자년과 이별을 해야겠다

넘 힘들게 한 경자년 미련없이

올 한해는 코로나 19로 힘든 한해였다

 

행동이 자유롭지 못하고 거리두기로

사랑하는 사람들 만남도 하지 못 한채

이별을 해야겠다

아쉬운 경자년과 이별을 하려니

회한의 여운이 남는다

 

신축년에도 희망의 꿈을

반가운 소식만 들리는 한해

초등달아 활짝 웃어보자

 

 

아쉬운 庚子年 / 류동열

 

아이고

겨울이 자꾸 깊어가네요

12월이 아직 쬄 남았다고

맘 푹 놓고 세월이 가든 말든

여유가 넘치고 포근했는데

오도 가지도 못하고 오동나무에 덩그렁 걸린

하얀 연이 되어 가슴만 칩니다

 

달력에

庚子年이 한 홉 큼 딱 몇일 남았습니다

어제의 11월 달력을 뗄까 말까 하다가 그냥

그냥 두었는데 옆 짝꿍이 인정사정없이 떼고는

아이고, 한숨을 쉼니다

마무리 잘해야겠습니다

 

아쉬움도

슬픔도

미련도

많은 것이 섭섭하지만

庚子年 12월에 모두실었습니다.

 

 

송구영신(送舊迎新) / 곽종철

 

조용히 한 해를 뒤돌아봅니다.

때로는 성난 파도처럼 분노하고

때로는 아픔을 함께하기도 하며

가끔은 쇠귀에 경 읽는 짓도 하는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답니다.

 

속절없이 지나가는 세월이라지만

많은 흔적 남겨둔 채 흘러갑니다.

묵은 것은 보내고 새것을 맞이하는

이 순간이 바로,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는 새해랍니다.

 

새해가 밝았습니다.

칼바람에 떨지 않게 따뜻한 정을 나누고

삶에 지쳐 처진 어깨에 날개를 주소서.

갈등으로 찢어진 상처도 아물게 하는

우리 소원 다 이룰 새해를 맞이하소서.

 

우리 소원 들어주소서.

우리에게 지혜를 베푸소서.

더 밝은 새해를 만들기 위해

우리의 할 일에

가슴이 뜨거워지는 새해가 되소서.

 

 

한 해를 보내며 / 김금자

 

반갑지 않은 떨떠름한 겨울비가

매운바람의 동장군을 업고와

털썩 내려놓은 기해년 마지막 날

 

바람을 이겨낼 외투를 꺼내어

목에 걸린 가시 같던 말 못 할 사연을

조곤조곤 털어낸다

 

칼바람에 시달리는 헐벗은 고목

털목도리 걸어주면 춥지는 않을까

아팠던 가슴이 시려온다

 

돼지 꼬리에 불행 매달아 도살장으로

하얀 쥐에 행복 태워 실랑이하는 한

설레는 희망을 여미련다

 

다사다난했던 기해년

제야의 종소리가 가슴속에 우렁하면

세월을 가르는 붉은 해를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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朱子治家格言

여기서 ‘주자’는 주희가 아니라 명(明)나라 때의 백려(柏廬) 주용순(朱用純, 1620-1690)으로 《주자가훈(朱子家訓)》은 바로 주백려(朱柏廬)가 주자의 거가격언(居家格言)을 가지고 만든 것이다.

주백려는 강희(康熙) 연간 사람으로 '주백려치가격언(朱柏廬治家格言)' 또는 '주자치가격언(朱子治家格言)'이라고도 한다.



黎明即起(여명즉기)/새벽이 되면 곧 일어나,

灑掃庭除(쇄소정제)/물 뿌려 마당을 쓸고 닦아서,

要內外整潔(요내외정결)/집 안팎을 가지런히 깨끗이 하길 바랍니다.



既昏便息(기혼편식)/이미 어두워 편히 쉬려면,

關鎖門戶(관쇄문호)/대문과 창문을 닫아 잠그고,

必親自檢點(필친자검점)/반드시 친히 자기가 단속을 해야 합니다.



一粥一飯(일죽일반)/한 그릇의 죽과 한 그릇의 밥도,

當思來處不易(당사래처불역)/이곳까지 와 먹게 되기까지 쉽지 않음을 생각하고,

半絲半縷(반사반루)/반 토막의 실이나 반 토막의 옷이라도,

恒念物力爲艱(항념물력위간)/항상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옴을 생각해야 합니다.



宜未雨而綢繆(의미우이주무)/마땅히 비가 오기 전에 미리 주도하게 준비해야 하고,

毋臨渴而掘井(무림갈이굴정)/목마를 때를 임해서는 팔 우물이 없습니다.

自奉必須儉約(자봉필수검약)/자신은 모름지기 검약하여야 하며,

宴客切勿留連(연객절물류련)/잔치 손님이라면 오래도록 머물지를 마십시오.



※ 綢繆(주무)는 직역하면 이리저리 꾸며대어 얽는다는 뜻, 의역하면 미리 주도하게 준비함, 감싸 줌.



器具質而潔(기구질이결)/기구가 질박하지만 깨끗이만 쓰면,

瓦缶勝金玉(와부승금옥)/옹기 그릇도 金玉 그릇보다 낫습니다.

飮食約而精(음식약이정)/음식을 절약하되 정갈히 하면,

園蔬愈珍饈(원소유진수)/울타리 가의 푸성귀 나물도 진수성찬보다 낫습니다.



勿營華屋(물영화옥)/화려한 집을 짓지 말고,

勿謀良田(물모량전)/좋은 전답만을 도모하지 마십시오.

三姑六婆(삼고육파)/삼고육파의 여인네들은,

實淫盜之媒(실음도지매)/실은 음란함을 도적질하는 매개자요,

婢美妾嬌(비미첩교)/아름다운 여 시종과 嬌態로운 첩은

非閨房之福(비규방지복)/규방(안방)의 복이 아닙니다.



奴僕勿用俊美(노복물용준미)/사내종은 준수하고 아름다운 이를 쓰지 말며,

妻妾切忌艶裝(처첩절기염장)/처첩이 요염하게 꾸미는 것을 꺼려해야 합니다.

祖宗雖遠(조종수원)/비록 먼 조상이라도,

祭祀不可不誠(제사불가불성)/제사는 정성스럽게 하지 않을 수 없으며,

子孫雖愚(자손수우)/비록 어리석은 자손리라도,

經書不可不讀(경서불가불독)/경서를 소리 내어 읽게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居身務期儉樸(거신무기검박)/몸가짐은 꾸밈없이 수수하도록 힘써야 하며,

敎子要有義方(교자요유의방)/자녀 교육은 의를 지켜 외모(外貌)를 단정히 하는 것이 요구됩니다.

勿貪意外之財(물탐의외지재)/뜻밖의 재물을 탐하지 않으며,

勿飮過量之酒. (물음과량지주)/술은 너무 많이 마셔서는 아니 됩니다.



※ 【三姑六婆】 三姑 : 尼姑(비구니)、道姑(여 도사)、卦姑(점쟁이)

六婆 : 牙婆(방물장수)、媒婆(중매할멈)、師婆(무속노파)、虔婆(기생어미, 포주)、

药婆(放蛊)、稳婆(첩생)。 见明陶宗仪《辍耕录·三姑六婆》。



※ 義方(의방)은 의를 지켜 외모(外貌)를 단정히 함, 집안에서 덕의에 알맞은 교훈(敎訓)을 하는 일.

의방지훈(義方之訓)



與肩挑貿易(여견도무역)/어깨에 짊어지고 장사하는 행상인과 거래함에,

勿佔便宜, (물점편의)/잇속만을 챙기지 말며,

見貧若親鄰(견빈약친린)/가난한 친지나 이웃을 보면,

須加溫恤(수가온휼)/모름지기 따뜻하게 구휼하여야 합니다.



※ 肩挑貿易(견도무역) : 어깨에 짊어지고 행상하는 사람


佔便宜(점편의) : 이점을 점하다. 잇속을 챙기다.


刻薄成家(각박성가)/모나고 혹독하고 인정이 박하게 집안을 이루면,


理無久享(이무구향)/오래 누릴 리가 없으며,

倫常乖舛(윤상괴천)/윤리 도덕이 이치에 어그러져 온당하지 않은 집은,

立見消亡(입견소망)/곧바로 소멸하여 망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 立見(입견) : 곧 바로 보다.




兄弟叔姪(형제숙질)/형제숙질간에는,

須多分潤寡(수다분윤과)/모름지기 나눔은 많아야 하고 윤택함은 적어야 하며,

長幼內外(장유내외)/어른과 어린이 그리고 남편과 아내 간에는,

宜法肅嚴詞(의법숙엄사)/마땅히 법도는 정중해야하며 말은 엄숙해야 합니다.



聽婦言(청부언)/부인의 말을 듣고,

乖骨肉(괴골육)/혈통이 같은 부자, 형제를 배반하면,

豈是丈夫,기시장부)/어찌 장부라 하겠으며,

重資財(중자재)/재물을 중히 여겨,

薄父母(박부모)/부모를 가볍게 여기면,

不成人子(불성인자)/사람의 자식이라 할 수 없습니다.



嫁女擇佳婿(가녀택가서)/딸을 시집보내면서 훌륭한 사위를 택하되,

毋索重聘(무색중빙)/무거운 예 갖춤을 다하도록 하지 말며,

娶媳求淑女(취식구숙녀)/며느리를 들임에 정숙한 여자를 구하되,

勿計厚奩(물계후렴)/과중한 혼수를 꾀하지 말아야 합니다.



見富貴而生諂(讒)容者(견부귀이생첨(참)용자)/부귀한 자를 볼 때 아첨하는 얼굴을 하는 것은,

最可恥,(최가치)/가장 수치스럽고,

遇貧窮而作驕態者(우빈궁이작교태자)/빈궁한 자를 만날 때 교만한 태도를 짓는 것은,

賤莫甚.(천막심)/가장 천박한 것입니다.



居家戒爭訟(거가계쟁송)/집에 있으면서 서로 다투며 송사(訟事)를 일으키는 것을 경계하고,

訟則終凶(송칙종흉)/송사는 곧 재앙으로 끝이 날것이며,

處世戒多言(처세계다언)/처세에서는 말 많은 것을 경계하고,

言多必失(언다필실)/말이 많은 것은 반드시 실언을 하게 됩니다.



毋持勢力而凌逼孤寡(무지세력이릉핍고과)/세력을 믿고 고아나 과부를 능멸하거나 핍박하지 말고,

勿貪口腹而恣殺生禽.(물탐구복이자살생금)/먹고 살려고 탐내어 짐승을 함부로 죽이지 말아야 합니다.

乖僻自是(괴벽자시)/괴벽스러움을 스스로 옳다고 하면,

悔誤必多(회오필다)/유감스럽게도 잘못됨이 반드시 많아지며,

頹情自甘(퇴정자감)/게으른 본성을 스스로 달게 여기면,

家道難成(가도난성)/집안의 법도가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 口腹(구복) : 직역하면 입과 배이지만 의역하면 먹고 사는 것

乖舛(괴천) : 이치에 어그러져 온당하지 않음



狎暱惡少(압닐악소)/성질이 고약하고 못된 짓을 하는 젊은이와 친하고 가까우면,

久必受其累(구필수기루)/오랜 뒤에는 반드시 얽매이게 되고,

屈志老成(굴지노성)/오랜 경험을 쌓아 익숙한 자에게 뜻을 굽히면,

急則可相依(급칙가상의)/위급할 때에 서로 의지가 될 수 있습니다.



※ 狎暱(압닐) : 매우 친하고 가까움. 정분(情分)이 매우 두터움

惡少(악소) : 성질이 고약하고 못된 짓을 하는 젊은이.

受其累(수기루) : 얽히게 되다. (受其累百金錢 - 수백냥의 금전을 받고는)

屈志(굴지) : 뜻을 굽히다. 굴어당 원문은 屈誌로 됨.

老成(노성) : 老熟한, 오랜 경험(經驗)을 쌓아 익숙한 자,



輕聽發言(경청발언)/가벼이 듣고 말을 (쉽게)하면,

安知非人之請願譖訴(안지비인지청원참소)/남을 헐뜯어서 없는 罪를 있다고 청원하는 줄 누가 압니까.

當忍耐三思(당인내삼사)/마땅히 인내하면서 세 번을 생각하십시오.

因事相爭(인사상쟁)/일을 인연하여 서로 다투면,

安知非我之不是(안지비아지불시)/나의 옳지 못함을 어찌 알겠습니까.

須平心遭暗想(수평심조암상)/모름지기 마음을 평정하고 곰곰이 생각하십시오.

施惠勿念(시혜물념)/은혜를 베풀었다고 마음에 두지 말고,

受恩莫忘(수은막망)/은혜를 받는다면 잊지를 말아야 합니다.



凡事當留餘地(범사당류여지)/모든 일에는 방법이나 가능성을 두어야 하며,

得意不宜再往(득의불의재왕)/뜻을 이루어 자랑하면 거듭 오지 않습니다.

人有喜慶(인유희경)/남에게 기쁜 경사가 있으면,

不可生妒忌心(불가생투기심)/투기하는 마음을 내지 말아야 합니다.




※ 安知非人(안지비인) : 누가 아는가.

譖訴(참소) : 남을 헐뜯어서 없는 죄(罪)를 있는 듯이 꾸며 고해바치는 일.

讒訴(참소) : 暗想(암상) : 곰곰이 생각함.

余地 : 餘地. 직역하면 남은 땅이지만 의역하면 어떤 일을 하거나 어떤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나 희망.

得意 : 일이 뜻대로 이루어져 만족해하거나 뽐냄.



善欲人見(선욕인견)/착함을 남에게 보이려고 하면,

不是真善(불시진선)/참으로 착함이 아니요

惡恐人知(악공인지)/악함을 남이 알까 두려워하면,

便是大惡(편시대악)/큰 악이 된다고 합니다.



見色而起淫心(견색이기음심)/여색을 보고 음심을 일으키면,

報在妻女(보재처녀)/그 應報가 아내와 딸에게도 있을 것이며,

匿怨而用暗箭(닉원이용암전)/원망을 숨기고 몰래 화살을 쏘면,

禍延子孫(화연자손)/그 화가 자손에게 이어집니다.

家門和順(가문화순)/가문이 온화하고 순하면,

雖饔飧不繼(수옹손불계)/비록 끼니를 못 잇더라도,

亦有余歡(역유여환)/모두 뒤 날 그의 자손들에게 기쁨이 있을 것입니다.



國課早完(국과조완)/국가 세금을 일찍 완결하면,

即囊橐無余(즉낭탁무여)/주머니와 전대가 비어 여유가 없더라도,

自得至樂(자득지악)/스스로 즐거움을 얻습니다.



※ 便是(편시) : 된다고 한다.

饔飧(옹손) : 직역하면 아침밥과 저녁밥, 의역하면 끼니,

余歡 : 곧 餘歡(여환). 남은 기쁨, 餘慶을 남에게 좋은 일을 많이 한 報答으로 뒷날 그의 子孫이 받는 慶事로 해석하는 것으로 보아 餘歡도 “뒤 날 그의 자손들이 받는 기쁨으로” 해석할 수 있다.

國課(국과) : 國稅

囊橐(낭탁) : 주머니와 전대



讀書志在聖賢(독서지재성현)/책을 읽음에 뜻은 성현에게 두고,

爲官心存君國(위관심존군국)/벼슬을 하면 마음을 임금과 나라에 두어야합니다.

守分安命(수분안명)/분수를 지키면 운명도 편안한 것이니,

順時聽天(순시청천)/때를 좇아 하늘의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 安命과 安貧 두 개의 원문이 있다.




爲人若此(위인약차)/만약 사람됨이 이와 같다면,

庶乎近焉(서호근언)/거의 道(성현)에 가까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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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글꼴의 변천과 시대 상황

원시 상형문 시대
앙소문화(B.C. 5000~3000)
대문구 문화(B.C. 4000~2000)
하나라(B.C. 2070~1600)
갑골문 시대
은나라(B.C. 1600~1046: B.C. 1300년 반경(盤庚)이 천도)
금문 시대
서주시대(B.C. 1046~771)
춘추시대(B.C. 770~476)
전국시대(B.C. 475~221)
전서 시대
진나라(B.C. 221~207)
예서 시대
한나라(B.C. 206~A.D. 220)
삼국시대(A.D. 221~265)
초서, 행서 시대
위진남북조(A.D. 265~581)
수나라(A.D. 581~618)
해서 시대
당나라(A.D. 618~907)
5대(A.D. 907~960)
해서와 활자체 시대
송나라(A.D. 960~1279)
요나라(A.D. 916~1125)
금나라(A.D. 1115~1234)
원나라(A.D. 1271~1368)
해서와 판각체 시대
명나라(A.D. 1368~1644)
마지막 해서 시대~
청나라(A.D. 1644~1911)
중화민국(타이완: 1912~)
간체자 시대~
중화인민공화국(1949~)

연도는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시기에 준해 표기했다.

 

 

書藝의 慨念 (서예의 개념) 

 

 書藝(서예)를 이미 형성된 글자를 쓰는 단순한 것으로 생각하기쉽다. 예로부터 전해지고 있는  만당(晩唐) 시대에 유공권(柳公權) 은 心正筆正 (심정필정)이라했다.즉 마음이 바르게 되어야 글씨가 바르게 써진다. 

마른 대나무 筆管(필관)을 통하여 수많은 터럭이 모인 筆鋒(필봉)에 나 自身(자신)의 精神(정신)을 넣어 生命(생명)이 있는 線 (선)을 긋는 것이다. 즉 人間心身(인간심신)의 氣力(기력)을 표현하는 空間藝術(공간예술)의 하나라고 말할수 있겠다.

古今(고금)을 莫論(막론)하고 글씨는 人格(인격)의 表現(표현)이라 傳(전)해왔으며 書(서)를 배우고 또한 硏究(연구)함으로써 우리의 검소한 생활양식과 東洋固有(동양고유)의 文化藝術(문화예술)은 더욱 빛날 것이다.

 

 서의 예술성 (書의 藝術性)  

 

1. 서예의 본질 (書藝의 本質)

 

서예술(書藝術)이란 미술성(美術性)을 가지고 있다는 점(点)에서는 다른 일반예술(一般藝術)과 그목적(目的)이 같다고 할수있다.

그것은예술가 (藝術家)로서의 서가(書家)가 자기개성(自己個性)과 기교능력(技巧能力)에 따라 창조적 (創造的)으로 순간 (瞬間)에 포착한 미적이념(美的理念)을 지면(紙面)을 통(通)하여 표현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글자 (字) 자체는 완전히 독자적 (獨自的)인 형상(形狀)을 가지고 있는 것이며 이러한 글씨로서 창작활동(創作活動)과 제작효과 , 즉 정신(精神)과 육체(肉體)로 묶은 작품자체(作品自體)를 가리켜 우리는 서예술(書藝術)이라고 말할수 있다.

 

2.문자(文字)를 쓸 때에  형성(形成) 되는 예술(藝術)

 

서(書)는 문자를 쓸 경우에야 비로소 이루어지는 예술(藝術)이다.

문자자체(文字自體)는 언어(言語)의 기능(技能)을 나타내는것에 불과하다고 보겠지만 문자 (文字)속애는 인간생명(人間生命)의 움직임에 맞추어 골(骨)과 격(格)을 찾을수 있으며 혈(血)과 육(肉)을 (表現)하므로   선질(線質)의 표현(表現)을 생각(生覺)할 경우 이것이 바로 서예(書藝),또는 서법(書法)이라고 할수 있다. 원래 문자(文字)는  실용상 부호(實用上 符號)로 만들어져서  장기간 사용(長期間 使用)되어 오는 동안에 사람들의 미의식(美意識)에 따라  조화,균제,변화(調和,均齊, 變化,)와  통일등(統一等)의 형성미(形成美)를  연구(硏究)하여 오늘에 이르기 까지 성장(成長)해온 것으로서 문자(文字)와  서(書)는 끊을수 없는 인연(因緣)이다.

 

3.서(書)의 추상성(抽象性)과 상징성(象徵性) 

가.서의 추상성(書의 抽象性)

문자(文字)는 원래  상형적(象形的)으로 이루어진 것이며 언어(言語)를 대신하는 부호(符號)라 할수 있으나 그 속성(屬性)은  추상적,선추화, 보편성(抽象的, 線抽化, 普遍性)인 것이다. 문자(文字)가 추상형(抽象形)이라 할수있는 것은  추상적 형식(抽象的 形式)인 선(線)과  형(形)에 의하여 이루어진다는 것을 뜻하기때문이다.또한 글씨는 자기자신(自己自身)의 내부생명(內部生命)을  점,획(点,劃)에 맏기고 표현되는 예술이기에 추상적예술(抽象的 藝術)이라고 할수 있다.  

서예(書線)의 형체에는 여러가지 즉 장,단,종,횡,대,소,(長,短,縱,橫, 大,小,) 등의 변화가 있어 이것을 잘 조화(造化) 시킴으로서 한자의 구성 내지는 작품(作品) 전체를 구성하는데 효과가 아주 달라지는 것이다.

특히 선질(線質)에 있어서는 지연,강유,류동,윤갈,농염,등다양성(遲速 剛柔,流動,潤渴,濃淡等 多樣性)이 있으며그다양성은 글씨 전체(全體)의 무한(無限)한 추상적(抽象的) 변화를 주게 되는것이다.

이것은 해서(楷書)일경우도 찾게되지만 행,초서(行, 草書)있어서는 더욱 큰 변화의 묘(妙), 즉 추상적(抽象的)인 것을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나.서(書)의 상징성(象徵性)

글씨 (書)는 인간(人間), 바로 그의 인격(人格)의 상징(象懲)이 된다는 점(点)에서는 타예술(他藝術)이 도저히 따르지 못할것이다.

따라서 글씨는 쓰는 사람의 내적생명(內的生命)과 의 미적관계(美的關係)를 깊이하고 창작품(創作品)은 그대로 작가인간성(作家人間性)의 상징적 표현(象徵的 表現)이 되는 것이다.

왕희지(王羲之)가 난정서(蘭亭敍)를 쓸때 당시를 도리켜 생각해 볼때 오래만에 만난  군현(群賢)들이 화애(和愛)스러웠으며 만물(萬物)이 소생(蘇生)하여  번성(繁成)하는 계절(季節)로 희망(希望)찬 시기였으며  천랑기청

(天朗氣淸)하고 혜풍화창(惠風和揚)에 일상일영(一觴一詠) 까지 했으며 즐겁고 흥겨운 기분에서 쓴 난정서(蘭亭敍)의 글씨는 진(眞)과 선(善),그리고미(美)가 겹친 오묘한 신운(神韻)의 경지(境地)에서 나온것이라 할수있다.

이로서 왕희지(王羲之)의 글씨는 문서소재(文書所材)가 다를때에 그뜻과 내용(內容)에  맞는 심경(心境)에잠겨 거기에서 스며나온  자기(自己)의 생명(生命)을 표현(表現)하고 있다고  서보[書譜]에 평(評)하고 있다.

또한 필법(筆法)이 묘(妙)하여 보다높은 경지(境地)에서 글씨를 썼기에 후대(後代)에 모든 서가(書家)들이 필법(筆法)을 배우고 연구(硏究)하여 작품(作品)을 썼다.

그러나 어떠한 묘필(妙筆)을 썼다하더라도 왕희지(王羲之)와 같은 다채(多彩)로운 표현(表現)은 할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 왕우군(王右軍)의 글씨에서 서(書)의 상징성(象徵性)이 현저(顯著)하게 나타난 실예(實例)를 들수 있다.

 

다.서(書)의 일회성(一回性)과 율동성(律動性)

문자(文字)를  쓰는 움직임에는 일회(一回)로 한번에 그어야 한다.

움직임은 항상 시간(恒常 時間)과 공간(空間)의 개념(槪念)으로 해서 내부(內部)에서 외부(外部)로 뻗는 움직임이 살아있는 흐름이어야 한다. 생명(生命)의 움직임에는 되풀이가 절대없는 것이므로 정신(精神)이 일치된 글씨도 마찬가지인것이다.

이와같이  일회성문자(一回性 文字)를 쓰는 역할은 최초(最初)의 기필(起筆)에서 수필(收筆) 즉 붓의 시작에서 부터 마지막 거둘때 까지 방향,속도, 필압등(方向, 速度, 筆壓等)으로 운필(運筆) 하게되며 그 붓의흐름에 맞추어 자유롭게 형성(形成)되어가는 율동성(律動性)이야말로  서(書)의 새명(生命)이라할수 있다.

 

◀  문자(文字)와 서체(書體) ▶ 

문자는 결승(結繩)기사(記事)와 팔괘도상(八卦圖象)으로 인하여 문자(文字)가  발생(發生)하게된 상태이지만 처음 서계(書契)와 창힐(倉힐) 이가 조자 (造字)했다고 전한다.

 

◈회화문자(繪畵文字)

상형문자(象形文字) 즉 고시대(古時代)에 쓴 문자적 특성(文字的 特性)은 모두 그림에 불과했다.

이것을 통칭 회화(繪畵)문자 라고한다. 이러한고문(古文)을 써오다가 주(周 )나라 선왕(宣王)때에 사주(史주)가 종래에 써오던 고문(古文)을 고쳐 만든것이 대전(大篆)이라하였다.

그래서 이 대전(大篆)을 만든 사람이 사주 인고로 사주문(史주文)이라고도 한다.

 

◈전서 (篆書)

그후에 석고문(石鼓文)이 있었는데 주(周)나라 선왕(宣王)이 기양으로 사냥을 하러가서 그때에 그의 업적을 석고(石鼓)에다 새긴것이며 이것이 석문(石文)으로는 가장오랜 것이라고 한다. 다음에는 진(晉)나라 이사(李斯)가만든 소전(小篆)이있다.  

 

 

石鼓文  (석고문)

 

 

 

 

篆書 王羲之 千字文(전서 왕희지 천자문)

 

 

 

秦 泰山刻石  (진 태산각석) 

 

 

秦 瑯邪臺刻石 (진 랑사대각석)

 

 

 

◈隸書(예서)

진시왕(秦始王) (기원전 246~210)이 통일(統一)시킨 이후 승상이사(丞相 李斯)가 문자(文字)를 통일(統一)시켰다. 이때 옥리(獄吏)인 정막(程邈)이 대소전(大小篆)의 결체(結體)를 간단하게 처리(處理)했으며 원전(圓轉)의 획을  방절(方折)의 획으로 해서 쓰기에 편리(便利)하게 만들었고 이자체(字體)는 공문서상(公文書上)에 쓰기시작했다.

그래서 이 정막(程邈)이 만든 자체(字體)를  예서(隸書)라 칭(稱)해 전(傳)해졌다.

 

 

隸書  後漢 乙瑛碑  (예서 후한 을영비) 

 

 

 

漢   史晨前後碑  (한 사신전후비)

 

 

 

漢 禮器碑  (한 례기비)

 

 

 

 

漢  曹全碑 (한 조전비)

 

 

 

王羲之 千字文 (왕희지 천자문) 

 

 

 

◈楷書  (해서)

해서(楷書)는 즉 진서(眞書)인데 옛날에는 해예(楷隸), 혹은 금예(今隸)라고 했다. 진위항(晉衛恒) 의 사체서세(四體書勢)에서 말하기를 [상곡왕차중(上谷 王次中)이 예서(隸書)를 즐겨쓰다가 해법(楷法)을 시작 하게되었다]는 설(說)과  당 이양빙(唐 李陽氷) 의 설(說)은 진 왕차중(秦 王次中)이 만든 팔분서(八分書)를 [종요위지장정서(鐘繇謂之章程書)] 라했다. 즉(卽) 해서(楷隸)는 종요(鐘繇)도 예서(隸書)를 즐겨쓰다 해법(楷法)이 시작 되었다 라고했다.

당,장회관(唐, 張懷瓘)의 서단[書斷]에 이르기를 진,익인 상곡 왕차중(秦 羽人 上谷 王次中)이 팔분서(八分書)를 만들었다는 위의 설법(說法)을 종종 말했을진데  해서(楷書)의 형체(形體)는 예서(隸書)를 쫓은 것이고 예초(隸草)가 연번(演變)해서 되었다고 할수있다.

한대(漢代)는 해서(楷書)의 유적(遺迹)은 없어지고 가장오랜 해서유적(楷書遺迹)은 위대(魏代)의 종요필(鍾繇筆)과 또 오지곡랑비(吳之谷郞碑)가 있었는데 자체(字體)의 필획(筆劃)이 이미 해서(楷書)에 가까웠다는 것이다.

또한 서진(西晉)의 육기(陸機)의 평부첩[平復帖]이 가장 오래된 서가(書家)의 묵적(墨迹)인데 이것도 역시 장초(章草)의 필법(筆法)이었다.

 

 

王羲之 楷書 千字文 (왕희지 해서 천자문)

 

 

 

顔眞卿 楷書 建中帖 (안진경 해서 건중첩)

 

 

 

歐陽詢 眞書 (구양순 진서)

 

 

 

歐陽詢 九成宮醴泉銘 (구양순구성궁예천명)

 

 

 

顔眞卿 雙鶴銘 (안진경 쌍학명)

 

 

 

趙之謙 四九六字 (조지겸 496자)

 

 

◈行書   (행서)

행서(行書)는 후한말(後漢末)에  영천인 유덕승(潁川人 劉德昇)이 창제(創制)한 것이다.

해서(楷書)에 가까운 행서(行書)가 있는가 하면 초서(草書)에 가까운것도 있다. 서단[書斷]에 무종간역 상문류행[務從簡易 相問流行]이라 했으며  또한 서보[書譜] 손과정서(孫過庭書)에 추변적시 행서위요[趨變適時 行書爲要]라했다.

행서(行書)는 해서(楷書)보다  쓰기가 간편(簡便) 하고 초서(草書)보다는 이해(理解)하기 쉽고 행서(行書)는 해,초서간(楷,草書間)을 이어주는 역할을 했으며 체(體)의 묘(妙)한 변화(變化)를 도와 주었으며 운용필법(運用筆法)과 예술적(藝術的)효과를 발휘할수 있다고 할수있다.

 

 

歐陽詢 高近福 墓碑(구양순 고근복묘비)

 

 

 

王羲之 行書 千字文(왕희지 행서 천자문)

 

 

 

楮遂良 枯樹賦 (저수랑 고수부)

 

 

 

 

王羲之 蘭亭敍 (왕희지 난정서)

 

 

 

王羲之 集字聖敎序 (왕희지 집자성교서)

 

 

 

米불書 晝錦堂記 (미불서 주금당기)

 

 

 

◈草書   (초서)

초서(草書)에는 장초(章草) 와 금초(今草)가 있다.

가, 장초(章草)는 전래(傳來)해오기를  한 원제(漢 元帝)때 사유(史游)가 창조(創造) 하였다 하나 현재(現在)  전해내려오는 것은 급취장(急就章)이 있으니 장[章] 자(字)를 취(取)해서 이름을 지었다.

초(草)는 초창(草創)이라 해서 [草] 자(字)를 따온것으로 몇가지 설(說)이 있다.

후한 장제(後漢 章帝)때 두도(杜度)의 초(草)를 좋게여겨서 그가 어전(御殿)에 주달(奏達)할때 써 이룬 초서(草書)이니 소위(所謂) 그것이 장초(章草)이다.

 

◈今草 (금초)

금초(今草)를 전(傳)하기는  후한(後漢)때에  장지(張之)가  장초(章草)를 변화(變化)시켜 놓은것으로 당시 장지(當時 張之)를 심히 추중(推重)하여 초성(草聖)이라 일컬었다. 그래서 장초(章草)는 금초(今草)의 근원(根源)이라 할수 있으며 우리가 초서(草書)를 배울때 장초(章草)를 먼저 쓰고 초법(草法)을 익혀야 하겠다.

 

 

行草字帖  (행초자첩)   [章草](장초)

 

 

 

 

미불 행초첩

 

 

 

 

張之의 今草  (장지의 금초)

 

 

 

 

王羲之 罔極帖  (왕희지 망극첩)

 

 

 

 

王羲之 十七帖 (왕희지17첩)

 

 

 

 

 

孫過庭  書譜  (손과정 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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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夜之半(깊은 밤) - 黃 眞伊 -
截取冬之夜半强(절취동지야반강) 동짓달 기나긴 밤 한 허리를 베어내어
春風被裏屈幡藏(춘풍피리굴번장) 춘풍 이블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有燈無月郞來夕(유등무월랑래석) 달 없는 밤 님 오실제 등불 아래서
曲曲鋪舒寸寸長(곡곡포서촌촌장) 굽이굽이 펴리라

□ 동짓달 기나긴 밤 한 허리를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허리를 둘헤 내어
춘풍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너었다가
어룬님 오시날 밤이어든 굽이굽이 펴리라



□ 故人(옛님) - 梅窓 -
松栢芳盟日(송백방맹일) 소나무와 잣나무처럼 늘 향기롭자 맹세했던 날
恩情與海深(은정여해심) 우리의 사랑은 바닷속처럼 깊기만 했는데
江南靑鳥斷(강남청조단) 강남으로 떠난 파랑새 소식은 끊어 졌으니
中夜獨傷心(중야독상심) 한 밤중 이 아픈 마음을 나홀로 어이 할꺼나



□ 除夜吟(제야에 읊다) - 高 適 -
旅館寒燈獨不眠(여관한등독불면) 여관 차가운 등불 아래 홀로 잠 못 이루고
客心何事轉凄然(객심하사전처연) 나그네 마음속 어이 이다지도 처연한가
故鄕今夜思千里(고향금야사천리) 고향서도 오늘밤 먼 데 나를 생각하리니
霜鬢明朝又一年(상빈명조우일년) 서리 친 머리 내일 아침이면 또  한 해가



□ 江雪 - 柳 宗元 -  
千山鳥飛絶(천산조비절) 온 산엔 날던 새들 자취 끊기고
萬徑人踪滅(만경인종멸) 모든 길엔 사람의 종적 사라졌네
孤舟簑笠翁(고주사립옹) 외로운 배엔 도랭이 입고 삿갓 쓴 늙은이
獨釣寒江雪(독조한강설) 홀로 낚시하는데 찬 강위엔 눈발 날리고..



□ 雪夜獨坐 - 金 壽恒 -
破屋凉風入(파옥량풍입) 부서진 집엔 싸늘한 바람 들고
空庭白雪堆(공정백설퇴) 빈 뜰엔 흰 눈이 쌓이는 구나
愁心與燈火(수심여등화) 시름 깊은 내 마음 저 등불과 함께
此夜共成灰(차야공성회) 이 밤 모두가 재가 되누나



□ 雪夜(눈오는 밤) - 韓 龍雲 -
四山圍獄雪如海(사산위옥설여해) 사방에 산이 감옥을 둘러싸 눈 바다 같은데
衾寒如鐵夢如灰(금한여철몽여회) 이불은 무쇠처럼 차갑고 꿈은 한낱 재와 같도다
鐵窓猶有鎖不得(철창유유쇄부득) 철창으로도 오히려 잠글 수 없는게 있나니
夜聞鐘聲何處來(야문종성하처래) 밤중에 들리는 종소리 어디에서 오는가



□ 江天暮雪(강 하늘 저녁 눈) - 李 仁老 -
雪意嬌多著水遲(설의교다저수지) 눈은 교태를 띠고 강물에 내리기 싫어하고
千林遠影已離離(천림원영이리리) 온 숲에는 멀리 벌써 그림자가 어른어른
蓑翁未識天將暮(사옹미식천장모) 도롱이 쓴 늙은이 날 저무는 줄도 모르고
醉道東風柳絮時(취도동풍유서시) 취하여 말하길 봄바람에 버들 꽃 날리는 때라 하네



□ 雪中訪友人不遇(눈 위에 쓴 글씨) - 李 奎報 -
雪色白於紙(설색백어지) 눈빛이 종이보다 더욱 희길래
擧鞭書姓字(거편서성자) 채찍 들어 내 이름을 그 위에 썼지
莫敎風掃地(막교풍소지) 바람아 불어서 땅 쓸지 마라
好待主人至(호대주인지) 주인이 올 때까지 기다려 주렴.



□ 山中雪夜 - 李 齊賢 -
紙被生寒佛燈暗(지피생한불등암) 홑이불 한기 돋고 불등은 희미한데
沙彌一夜不鳴鐘(사미일야불명종) 사미는 한 밤 내내 종조차 울리지 않네
應嗔宿客開門早(응진숙객개문조) 나그네 문 일찍 연다 투덜대겠지만
要看庵前雪壓松(요간암전설압송) 암자 앞 눈 소나무 덮은 모습 보려 함일세



□ 雪 - 金 笠 -
天皇崩乎人皇崩(천황붕호인황붕) 옥황상제가 죽었는가 나라님이 죽었는가
萬樹靑山皆被服(만수청산개피복) 산과 나무 천하가 온통 상복을 입었구나.
明日若使陽來弔(명일약사양래조) 햇님이 소식을 듣고 내일 문상을 오면
家家簷前淚滴滴(가가첨전루적적) 집집마다 처마 끝에서 눈물을 흘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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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중근 의사 시

 

不仁者不可以久處約 (불인자불가이구처약)  어질지 않은 자가 곤궁에 처했을 때는 오래 견디지 못하며,

敏而好學不恥下問 (민이호학불치하문)   민첩하게 배우기를 좋아하고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마라.

戒愼乎其所不睹 (계신호기소불도)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도 스스로를 경계하고 삼가 하라.

 

 

 

 

東洋大勢思杳玄(동양대세사묘현) 동양대세 생각하매 아득하고 어둡거니

有志男兒豈安眠(유지남아기안면) 뜻있는 사나이 편한 잠을 어이 자리,

和局未成猶慷慨(화국미성유강개) 평화시국 못 이룸이 이리도 슬픈지고

政略不改眞可憐(정략불개진가련) 정략(침략전쟁)을 고치지 않으니 참 가엾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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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개요[편집]

조조의 아들이자 당대 최고의 문학가 중 한명인 조식이 지은 시. 일곱 걸음을 걷는 동안 지은 시라고 해서 칠보시(七步詩)로 불린다.

2. 설명[편집]

삼국지연의에 따르면 조비가 조식에게 소 두 마리가 싸우다가 한 마리가 밀려 구덩이로 떨어지는 모습의 그림을 보여주며 일곱 걸음을 걷는 동안 그 그림을 묘사한 시를 짓되 "두 소가 싸워서 한 마리는 우물 속으로 떨어져 죽었다"는 말이 들어가면 안 된다고 제약을 걸었다. 제대로 시를 짓지 못하거나 조건을 어기면 사형시키겠다고 했다. 조식은 즉시 걸음을 떼면서 다음의 시를 지었다.
兩肉齊道行 (양육제도행 - 두 덩이의 고기가 길을 가지런히 가는데)
頭上帶凹角 (두상대요각 - 머리엔 볼록한 뿔이 달렸구나)
相遇凸山下 (상우철산하 - 서로 철산 밑에서 만나)
欻起相唐突 (훌기상당돌 - 홀연 서로 싸움이 벌어지네)
二敵不俱剛 (이적불구강 - 두 대적이 다 함께 강할 수는 없어)
一肉臥土窟 (일육와토굴 - 한 고깃덩이는 토굴 속으로 쓰러진다)
非是力不如 (비시력불여 - 힘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盛氣不泄畢 (성기불설필 - 기운을 다 쏟지 못한 탓이로구나)

정확히 일곱 걸음째에 시가 끝났다고 하는데, 조비와 조식의 권력싸움을 어느 정도 빗댄 의미가 숨겨져 있다. 조비는 조식의 재능에 감탄했지만 일곱 걸음을 너무 늦게 때었다는 핑계로, 다시 자신과 조식 둘의 관계인 형제를 묘사하는 시를 지으라면서 형이나 제라는 말을 쓰면 안 된다는 조건을 붙였다. 게다가 이번에는 일곱 걸음을 걷는 동안도 아닌, 그냥 말이 떨어지는 즉시로. 그러자 조식은 즉시 다음 시를 읊기 시작했다. 흔히 이 두 번째 시가 칠보시로 알려져있지만, 이번에는 걸음을 걷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 시는 콩을 삶는 것에 대한 시라고 해서 자두시煮豆詩라고 부른다. 삼국지연의에는 이 시가 이렇게 실려있다.
煮豆燃豆萁 (자두연두기 - 콩대를 태워 콩을 삶으니)
豆在釜中泣 (두재부중읍 - 솥 속의 콩이 울고 있구나)
本是同根生 (본시동근생 - 본래 한 뿌리에서 났건만)
相煎何太急 (상전하태급 - 어찌 이리 급하게 삶아대는가)

세설신어에 실린 시는 약간 다르다.
煮豆持作羹 (자두지작갱 - 콩을 삶아 국을 끓이고)
漉豉以爲汁 (녹시이위즙 - 메주를 걸러 즙을 낸다)
萁在釜下燃 (기재부하연 - 가마 밑에선 콩깍지를 태우니)
豆在釜中泣 (두재부중읍 - 솥 속의 콩이 울고 있구나)
本自同根生 (본자동근생 - 본래 한 뿌리에서 났건만)
相煎何太急 (상전하태급 - 어찌 이리 급하게 삶아대는가)

이는 한 아버지로부터 태어난 한 핏줄인 자신(콩)을 형(콩대)이 지나치게 핍박하고 있음을 묘사한 시며, 그 뜻을 알아들은 조비로 하여금 일시적으로나마 뉘우치는 마음을 품고 눈물을 흘리게 했다. 여기에 무선황후 변씨가 나서서 조비를 꾸짖자 결국 조비는 조식을 죽이지 않는 대신 수도에서 추방하는 것으로 끝냈다.

보면 알겠지만 저 두 시 모두 은근히 자기를 높이고 형 조비를 까는 내용이 들어있다. 앞의 시는 대놓고 '내가 경쟁에서 밀리긴 했지만 그게 내 능력이 딸려서가 아니라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라고 암시하고 있고, 뒤의 시는 조비의 소갈머리가 좁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그래도 정말로 '형제'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도 '형제간에 이러는 건 너무하지 않냐'라고 하소연하는 내용도 포함한 절묘한 시다. 조비도 저런 의미를 전혀 눈치채지 못할 정도는 아니니 자기를 까는 걸 알지만 다른 의미도 알아채고 감동해서 살려준 것 같기도 하다.

다만, 두 시 모두 후세의 창작일 가능성이 높다. 둘 다 전형적인 오언절구의 형태인데, 오언절구가 정형화되기 시작한 것은 당나라 이후의 일이다. 그만큼 조비에 대한 여론이 나쁘고 조식에 대한 동정론이 많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3. 기타[편집]


근대 중국에서는 반(反) 칠보시라는 것도 창작되었다.
煮豆燃豆萁 (자두연두기 - 콩대를 때서 콩을 삶으니)
豆熟萁成灰 (두숙기성회 - 콩이 익으면 콩대는 재가 된다)
熟者席上珍 (숙자석상진 - 익은 콩은 밥상의 진미이거늘)
灰作田中肥 (회작전중비 - 콩대의 재는 밭의 비료가 된다)
不为同根生 (불위동근생 - 본래 한 뿌리에서 난 것이 아니라면)
缘何甘自毁 (연하감자훼 - 어찌 자신의 몸을 바치겠느뇨)

따지고 보면 콩도 먹혀서 인분으로 배출되면 비료로 쓰일 수 있으니 결국 한 뿌리에서 나서 다시 밭으로 돌아간다고 볼 수도 있다.

진삼국무쌍 7에서는 조비의 장성 모드 상대 중 한 명이 조식이라서 칠보시 관련대사가 나온다. 시를 짓는 것 때문에 조식이 고생하자 조비는 일곱 걸음 안에 시를 지을 수 있을 텐데 뭘 고민하냐면서, 격려인지 비아냥인지 모를 말을 한다. 이에 조식은 푸념하고, 조비는 일곱 걸음 안에 시를 못 쓰면 죽는다는 조건을 넣으면 시가 더 잘 떠오를 거라는 식으로 말을 한다. 완전히 블랙 유머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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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客夜與故人遇  객야여고인우  옛친구들과 만난 타향의 밤
    戴叔倫   대숙륜 732~789

天秋月又滿   천추월우만   가을 하늘, 달은 만월인데
城闕夜千重   성궐야천중   城闕의 밤은 깊어간다 

還作湘江會   환작상강회   湘江에서 다시 모였으니    
飜疑夢裡逢   번의몽리봉   설마 꿈은 아닌지

風枝驚暗鵲   풍지경암작   가지에 바람부니, 밤 까치 놀라고
露草覆寒蟲   노초부한충   이슬 젖은 풀, 귀뚜라미 덮어 

羈旅長堪醉   기려장감취   우린 타향살이 나그네, 술에 취해보자 
相留畏曉鐘   상유외효종   새벽종아 부디 울리지 말아다오


2. 贈殷亮  증은량    은량에게 부치는 노래
   戴叔倫   대숙륜 732~789 

日日河邊見水流   일일하변견수류   한종일 나는 강기슭에 앉아 물을 바라보노라 
傷春未已復悲秋   상춘미이복비추   서러운 봄 채 가시우기 전에 애달다 가을이 또 찾아오누나
山中舊宅無人住   산중구택무인주   황량한 고향은 찾을 길도 없는데, 옛집엔 사는 이도 없다하더고 
來往風塵共白頭   래왕풍진공백두   풍진에 싸여 사는 몸이라서  모두다 머리칼이 세어 가나봐


3.  偶題   우제    우연히 지음
     道濟  도제 1150~1209

幾度西湖獨上船   기도서호독상선   서녘 호수에서 홀로 배에 오르기 몇 번
賈師識我不論錢   고사식아불론전   사공은 나를 알아보고 배삯을 받으려 않네
一聲啼鳥破幽寂   일성제오파유숙   一聲의 새 울음소리, 깊은 적막함이 깨지니
正是山橫落照邊   정시산횡락조변   바로 이때, 산은 석양옆에 누워 있도다

 

4. 秋興八景畵冊  추흥팔경화책    가을 그림
    董其昌(明)  동기창

溪雲雨添山翠   계운알우첨산취   냇가에 구름 머물고,비가오니 산이 더욱 푸르고
花片粘沙作水香   화편점사작수향   백사장에 꽃잎 지니 물이 향을 머금었네
有客停橈釣春渚   유객정요조춘저   나그네 배를 세우고 낚시 드리웠는데
滿船淸露濕衣裳   만선청로습의상   맑은 이슬 촉촉히  옷자락을 적시네

 
5.  山行  산행   산에 오르다
     杜牧(唐)   두목 803~853      

遠上寒山石徑斜   원상한산석경사   멀리 한산에 오르려니 돌길은 비스듬한데
白雲生處有人家   백운생처유인가   흰구름 이는 곳에 인가가 있네
停車坐愛風林晩   정거좌애풍림만   수레 멈추고 가만히 늦은 단풍을 즐기니
霜葉紅於二月花   상엽홍어이월화   서리 맞은 잎이 꽃보다 붉구나

 

6. 淸明   청명      음력 3월
    杜牧(唐)   두목 803~853   

淸明時節雨紛紛   청명시절우분분   청명 시절에 비는 오락가락 하니
路上行人欲斷魂   로상행인욕단혼   길 가는 나그네는 넋을 끊는 듯함이라
借問酒家何處在   차문주가하처재   잠깐 묻노니, 술집은 어디 있음이오
牧童遙指杏花村   목동요지행화촌   목동은 멀리 살구꽃 핀 마을만 가리 킨다

 
7. 秋夕  추석
    杜牧(唐)  두목 803~852

銀燭秋光冷畵屛   은촉추광랭화병   은촛대 가을 빛 그림  병풍에 차가운데
輕羅小扇撲流螢   경라소선박류형   가벼운 비단 부채로 나르는 반딧불 잡네
天階夜色凉如水   천계야색량여수   궁전 돌계단에 썰렁한 밤기운 물처럼 밀려드는데
坐看牽牛織女星   좌간견우직여성   멀거니 앉아서 견우직녀 별만 쳐다보네


8. 重到襄陽哭亡友韋壽朋   중도양양곡망우위수붕
    杜牧(唐)  두목 803~852

故人墳樹立秋風   고인분수입추풍   친구 무덤가, 나무에 가을 바람 불어오고
伯道無兒跡更空   백도무아적갱공   鄧伯道가 아이없듯 자취 쓸쓸하구나
重到笙歌分散地   중도생가분산지   笙簧노래로 헤어지던 곳, 다시 찾아왔더니
隔江吹笛月明中   격강취적월명중   강 건너 누군가, 달 밝은 속에 피리를 부네
 
     ☞ 伯道= 晉(진)나라 名士.

 

 

9. 秋夜宴臨津鄭明府宅 추야연임진정명부댁  가을 밤 나루터 정      명부집 잔치
    杜審言(唐)  두심언 648~708 

行止皆無地   행지개무지   가나오나 이 한 몸, 의탁할 곳 없어  
招尋獨有君   초심독유군   불러주어 찾아 갈 곳은 오직 그대뿐   
酒中堪累月   주중감누월   술에 취해야 몇 달의 시름을 견딜 뿐  身外卽浮雲   신외즉부운   내 몸밖의 일은 뜬구름이네 

霜白鐘徹   상백소종철   서리 희어짐에, 종소리 또렷하고  
風淸曉漏聞   풍청효누문   바람 맑아짐에, 물 듣는 소리도 들리네   
坐携餘興往   좌휴여흥왕   앉은 채로 여흥을 가져가니   
還似未離群   환사미리군   나 아직 그대들 떠나지 않은 듯 하오

 


10.  秋風引  추풍인    가을 바람 노래
     劉禹錫   류우석

何處秋風至   하처추풍지  어디서 가을 바람이 불어오는지
蕭蕭送鴻群   소소송홍군  살살 불고 기러기 무리를 보낸다
朝來入庭樹   조래입정수  아침이 되여 마당의 나무에까지 불어오는데
孤客最先聞   고객최선문  고독한 나그네가 가장 먼저 이 소리를 듣네


11.  蚊子 문자   모기
     懶翁錄   라옹록
 
不知氣力元來少   부지기력원래소   제 힘이 원래 약한 줄을 모르고
喫血多多不自飛  끽혈다다불자비   피를 너무 많이 먹고 날지 못하네
勤汝莫貪他重物  근여막탐타중물   부디 남의 소중한 물건을 탐하지 말라
他年必有劫還時  타년필유각환시   뒷날 반드시 돌려줄 때 있으리

 
12. 春有百花   춘유백화    봄에는 꽃이 피고
    無門禪師(慧開)(宋)  무문선사 1183~1260

 
春有百花秋有月   춘유백화추유월   봄에는 갖가지 꽃, 가을에는 달 빛
夏有凉風冬有雪   하유량풍동유설   여름에는 서늘한 바람, 겨울에는 눈
若無閑事掛心頭   약무한사괘심두   마음에 걸림 없이 한가롭다면
更是人間好時節   경시인간호시절   이야말로 인간세상은 호시절이라

 
13. 題驛亭壁上  제역정벽상    역정 벽위에
    無名氏

衆鳥同枝宿   중조동지숙   뭇새들 한 가지서 잠을 자고는
天明各自飛   천명각자비   날 밝자 제각금 날아가누나
人生亦如此   인생역여차   인생도 또한 이와 같나니
何必淚沾衣   하필루첨의   어이해 눈물로 옷깃 적실까

 

                 
14. 擊壤歌   격양가
    無名氏   무명씨

日出而作         일출이작         해 뜨면 나가 농사 짓고
日入而息         일입이식         해 지면 들어와 쉬노라
鑿井而飮         착정이음         우물 파서 물 마시고
耕田而食         경전이식         밭 갈아서 음식 먹으니
帝力何有于我哉   제력하유우아재   황제의 힘이 내게 무슨 필요 있으리오

 

15. 木蘭辭(樂府詩)    목란사   
    무명씨

喞喞復喞喞     즐즐복즐즐      덜그럭 덜그럭
木蘭當戶織      목란당호직      목란이 방에서 베를 짜네
不聞機柠聲      불문기저성      베틀북 소리 들리지 않고
唯聞女嘆息      유문여탄식       들리는 건 오직 긴 한숨소리
問女何所思      문녀하소사       무슨 걱정을 그리 하는가
問女何所憶      문녀하소억       무슨 생각을 그리 하는가
女亦無所思      여역무소사       저에게는 그리는 사람도 없고
女亦無所憶      여역무소억       다른 생각도 없습니다
昨夜見軍帖      작야견군첩       어제 밤 군첩을 보았는데
可汗大点兵      가한대점병       나라에서 군사를 모은답니다
軍書十二卷      군서십이권       군첩 열 두 권 안에
卷卷有爺名      권권유야명      아버지의 이름이 있었습니다
阿爺無大兒      아야무대아      아버지에게는 장성한 아들 없고
木蘭無長兄      목란무장형      목란에게는 오라비 없으니
願爲市鞍馬     원위시안마       시장에 가 안장과 말을 사서
從此替爺征     종차체야정  늙은 아버지 대신 전쟁에 나가려구요
東市買駿馬    동시매준마        동쪽 시장에서 준마를 사고
西市買鞍韀   서시매안천         서쪽 시장에서 안장 사고
南市買轡頭   남시매비두         남쪽 시장에서 고삐 사고
北市買長鞭    북시매장편       북쪽 시장에서 채찍을 사네

旦辭爺娘去    단사야낭거      아침에 부모님께 하직인사 하고
暮宿黃河邊    모숙황하변      저녁이 되어 황하 가에 머무네
不聞爺娘喚女聲    불문야낭환녀성 부모님이 딸 부르는 소리 들리지 않고
但聞黃河流水鳴濺濺     단문황하류수명천천  단지 들리는 건 황하의 물소리
旦辭黃河去      단사황하거     아침에 황하를 떠나
暮宿黑山頭      모숙흑산두     저물어 흑산 머리에 묵네

不聞爺娘喚女聲  불문야낭환여성      부모님이 딸 부르는 소리 들리지 않고
但聞燕山胡騎鳴啾啾  단문연산호기명추추  연산의 오랑캐 말굽 소리만
萬里赴戎機    만리부융기    만리길 변방 싸움에 나서고
關山度若飛    관산도약비    날듯이 관산을 넘었네
朔氣傳金柝    삭기전금탁    삭풍은 쇠종소리 울리고
寒光照鐵衣    한광조철의    찬 달빛은 철갑옷을 비추네
將軍百戰死    장군백전사    수 많은 전투에 장군도 죽고
壯士十年歸    장사십년귀    장사는 십 년 만에 돌아오네
歸來見天子    귀래견천자    돌아와 천자를 뵈오니
天子坐明堂    천자좌명당    천자는 명당에 앉아
策勛十二轉    책훈십이전    논공 행상을 하여
賞賜百千强    상사백천강    백 가지 천 가지 상을 내리네
可汗問所欲    가한문소욕    천자가 소망이 무어냐 물으니
木蘭不用尙書郞  목란불용상서랑   목란은 벼슬도 마다하고
願借明駝千里足  원차명타천리족   천리길 내달릴 말을 내려
送兒還故鄕      송아환고향       고향으로 보내주길 청하네
爺娘聞女來     야낭문녀래       부모는 딸이 돌아온단 소식에
出郭相扶將     출곽상부장       울 밖으로 마중 나오고
阿자聞妹來     아자문매래        언니는 여동생이 온다고 하니
當戶理紅粧     당호리홍장        방에서 새로이 화장을 하네
小弟聞자來     소제문자래        남동생은 누나가 온다고 하니
磨刀霍霍向猪羊  마도곽곽향저양   칼 갈아 돼지와 양을 잡네
開我東閣門      개아동각문       동쪽 채에 있는 방문 열고
坐我西閣床     좌아서각상     서쪽 채에 있는 침상에 앉아보며
脫我戰時袍     탈아전시포      싸움 옷 벗어 놓고
著我舊時裳     저아구시상      옛 치마 입었네
當窓理雲鬓     당창이운빈      창 앞에서 곱게 머리 빗고
對鏡帖花黃     대경첩화황      거울 보면서 화장을 한 후에
出門看火伴     출문간화반      문을 나서 전우들을 보니
화伴皆驚惶     화반개경황     전우들 하나같이 크게 놀라네
同行十二年     동행십이년      십이 년을 같이 다녔건만
不知木蘭是女娘 불지목란시여낭   목란이 여자인 줄 정말 몰랐네
雄兎脚撲朔    웅토각박삭       숫토끼 뜀박질 늦을 때가 있고
雌兎眼迷離    자토안미리       암토끼 눈이 어릿할 때 있거늘
雙兎傍地走    쌍토방지주       두 마리 같이 뛰어 달릴 때
安能辨我是雄雌  안능변아시웅자  어찌 자기가 숫놈인지 암놈인지를 가릴 수 있으리오

 


16. 長歌行    장가행
    樂府(漢)  악부

靑靑園中葵   청청원중규   뜰 안 해바라기는 파릇파릇하고
朝露待日晞   조로대일희   아침 이슬은 해가 뜨자 마르네

陽春布德澤   양춘포덕택   따뜻한 봄 볕  은덕을 주니
萬物生光輝   만물생광휘   만물이 빛을 낸다

常恐秋節至   상공추절지   늘 두려운 것은, 가을이 와
黃華葉衰   혼황화엽쇠   누렇게 꽃잎이 시들까 두렵네

百川東到海   백천동도해   강물이 동쪽으로 바다에 이르면
何時復西歸   하시복서귀   언제 다시 서쪽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少壯不努力   소장불노력   젊어서 노력하지 않으면
老大徒傷悲   노대도상비   늙어 헛되이 슬픔과 걱정뿐이라네

 
17.養蠶詞   양잠사 
    繆嗣寅(淸)  무사인 1662~1722  

蠶初生           잠초생           누에가 처음 나오니    
采桑陌上提筐行   채상맥상제광행   밭둑의 뽕잎을 따 광주리에 들고 가고 

蠶欲老           잠욕로           고치가 되려하니
夜半不眠常起早   야반불면상기조   한밤에도 잠 못 자고 항상 일찍 일어난다  

衣不暇浣髮不簪   의불가완발부잠   옷은 빨지도 못하고 비녀조차 꽂지 못하지만   
還恐天陰壞我蠶   환공천음괴아잠   날씨가 나빠 누에를 망칠까 그것만 걱정하네

回頭吩咐小兒女   회두분부소아녀   고개 돌려 계집아이에게 분부하기를
蠶欲上山莫言語   잠욕상산막언어   고치가 되려 하니 말을 하지 말거라 

 


18. 悟道頌    오도송
    무산스님

界有成住壞空   계유성주괴공   유?무형 세계에는 이뤄지고 머물고 무너지고 없어지는 현상이 있고
念有生住異滅   념유생주이멸   생각에는 생겨나고 머물고 달라지고 없어지는 현상이 있으며
身有生老病死   신유생노병사   몸에는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현상이 있다
無常之體無常   무상지체무상   무릇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끝이 있는 것이다

    


19. 明日歌   명일가    내일 노래  
    文嘉(明)  문가 1501~1583

明日復明日    명일부명일     내일, 또 내일
明日何其多    명일하기다     내일이 어찌 그리도 많더냐

日日待明日     일일대명월     매일 내일을 기다려니
萬世成蹉       만세성차       삶이 어그러 졌네. 

世人皆被明日累  세인개피명일계   세상 사람들이 다 그처럼 내일에 연루되니
明日無窮老將至   명일무궁노장지   내일은 끝이 없어, 장차 늙음에 이르리

晨昏滾滾水流東   신혼곤곤수류동   하루종일 동쪽에 흐르는 물을 보자니
今古悠悠日西墜   금고유유일서추   이제 해는 멀리 서쪽으로 지네

百年明日能幾何   백년명일능기하   백년 인생 내일이 그 얼마나 될까
請君聽我明日歌   청군청아명일가   청하노니 그대들 내 명일가를 들으소서

 
20. 新晴山月  신청산월     달밤에
    文同(北宋)  문동 1018~1079

高松漏疏月   고송루소월   소나무 높은 가지 사이로 달빛이 흘러
落影如畵地   락영여화지   땅 위에 그림처럼 그림자 드리우네

俳徊愛其下   배회애기하   그 광경 좋아서 그 밑을 맴돌면서
及久不能寐   급구부능매   밤늦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네

怯風池荷卷   겁풍지하권   연잎은 바람 싫어 돌돌 말리고
病雨山果墜   병우산과추   산과일 비를 맞아 뚝뚝 떨어지네

誰伴余苦吟   수반여고음   나와 함께 시 읊는 이 누구일까
滿林啼絡緯   만림제낙위   숲 가득 베짱이 울음소리

        

21. 詠碾麥  영년맥    보리 찧는 노래
    文東道   문동도 1646~1699

四月黃雲潤麥田   사월황운윤맥전   4월이라 보리밭에 금빛 구름 빛나는데
刈麥驕氣婦顔先   예맥교기부안선   보리 베니 흡족한 기분, 아낙 얼굴 밝도다
靑薪雨濕炊何窘   청신우습취하군   비에 젖은 생나무 불 지피기 어찌나 힘드는지
療得朝飢近午天   요득조기근오천   아침 나절 시장기를 대낮에야 요기하였소

 


22.  勸酒   권주   술을 권하며
     文徵明  문징명 1470~1559

勸君金屈卮   권군금굴치   그대에게 권하노니, 이 황금 술잔
滿酌不須辭   만작불수사  가득 부은 이 술을 부디 사양치 마시라
花發多風雨   화발다풍우   꽃이 피면 비바람 많듯이
人生足別離   인생족별리   인생에서 이별이야 흔한 것 아니겠나


23. 過零丁洋  과영정양    영정양을 지나며
    文天祥  문천상 1236~1283 

辛苦遭逢起一經   신고조봉기일경   고생 끝에 벼슬길 올랐으나
干戈寥落四周星   간과요락사주성   전쟁터를 전전한 지 어느덧 4년일세
山河破碎風飄絮   산하파쇄풍표서   나라의 운명은 바람에 날리는 버들개지요
身世浮沈雨打萍   신세부침우타평   내 신세는 비 맞는 부평초다
惶恐灘頭說惶恐   황공탄두설황공   황공탄은 두려웠던 시절을 말하고
零丁洋裏嘆零丁   영정양리탄영정   영정양은 처량한 심정을 탄식한다
人生自古誰無死   인생자고수무사   자고로 그 누가 죽음을 면했으리오
留取丹心照汗靑   유취단심조한청   한 조각 붉은 마음 남겨 역사를 비추리

 
24. 過野叟居  과야수거   들녁 늙은이의 집을 지나며
    馬戴  마대

野人閑種樹   야인한종수   시골 늙은이 한가히 나무를 심는데
野老野人前   야로야인전   늙은이보다 들판 나무가 더 오래되었다
居止白雲內   거지백운내   흰 구름 속에 머물러 살며
漁樵滄海邊   어초창해변   바닷가에서 물고기 잡고 나무하며 산다
呼兒採山藥   호아채산약   아이 불러 산에가 약초를 캐고
放犢飮溪水   방독음계수   송아지를 놓아 시냇물 먹인다
自著養生論   자저양생론   내 스스로 양생론을 지으며 살아가니
無煩憂老年   무번우노년   늙음을 걱정하는 어떤 괴로움도 없도다.


25.  秋思  추사      가을 생각
     馬致遠(元)  마치원 1250~1321

枯藤老樹昏鴉   고등노수혼아   마른 등나무, 오랜 고목, 황혼녘의 갈가마귀
小橋流水人家   소교유수인가   작은 다리, 흐르는 물, 인가
古道西風瘦馬   고도서풍수마   오래된 길, 서풍, 파리한 말
夕陽西下       석양서하       석양은 서쪽으로 지고
斷腸人在天涯   단장인재천애   애간장이 끊어지는 사람은 하늘끝에 서 있다


26. 臨終偈    임종게
    萬松行秀(南宋)   만송행수 1166~1246

八十一年   팔십일년   팔십일 년 동안 
只此一語   지차일어   이 한 마디뿐    
珍重諸人   진중제인   여러분들 몸조심하고
切莫錯擧   체막착거   부디 잘못 알지 말라
 


27. 陶 者  도자     기와쟁이 
    梅堯臣(宋)   매요신 1002~1060   

陶盡門前土  도진문전토  문 앞의 흙 다 퍼다가 기와를 구웠건만
屋上無片瓦  옥상무편와  제 집 지붕 위엔 기와 한 쪽 못 올렸네
十指不霑泥  십지불점니  열 손가락 진흙 한 번 묻히지 않고서도
鱗鱗居大廈  린린거대하  고래등같은 기와집에 사는 이도 있는데
   


28. 終日尋春不見春 종일심춘부견춘   하루종일 봄을 찾았으나       봄을 찾지 못하고
    梅花尼  매화니

 
終日尋春不見春   종일심춘불견춘   하루 종일 봄을 찾았으나 봄을 보지 못하고
芒鞋踏破嶺頭雲   망혜답파령두운   짚신으로 동쪽 산 구름 속을 답파하였네
歸來笑撚梅花臭   귀래소연매화취   돌아와 향내를 맡고 웃으며 수염을 꼬니
春在枝頭已十分   춘재지두이십분   봄이 가지 위에 이미 온통 와 있더라

 
29. 夜感自遣   야감자견 
    孟郊(唐)  맹교 751~814

夜學曉未休   야학효미휴   밤부터 새벽까지 시구 땜에 신음하니
苦吟神鬼愁   고음신귀수   귀신도 내 苦吟에 서글픈 얼굴일세

如何不自閑   여하부자한   어이 하여 스스로를 이토록 괴롭히나
心與身爲讎   심여신위수   몸과 마음이 서로가 원수처럼

死辱片시痛   사욕편시통   죽음은 아픔을 잠시 욕되게 하나  
生辱長年羞   생욕장년수   삶은 평생의 수치를 욕되게 하네

淸桂无直枝   청계무식지   맑은 계수나무 곧바른 가지 없고
碧江思旧游  벽강사구유   푸른강은 그 옛날 한가로웠던 때를 생각나게하네

 

30. 游子吟  유자음   떠나가는 자식의 노래
    孟郊(唐)  맹교 751~814

慈母手中線   자모수중선   자애로운 어머님 손안에 침선이 있고
游子身上衣   유자신상의   먼 길 떠나는 아들의 옷을 지으시네

臨行密密縫   임행밀밀봉   떠남에 임하여 더욱 촘촘히 꿰매시는 것은
意恐遲遲歸   의공지지귀   생각하건대 아들이 늦게 돌아옴을 두려워함이로다

誰言寸草心   수언촌초심   누가 말하던가, 저 조그만 풀이
報得三春暉   보득삼춘휘   봄날 따사로운 햇볕 같은 어머님 은혜에 보답할 수 있다고


31. 織婦辭  직부사   비단 짜는 아낙네
    孟郊   맹교 751~824

夫是田中郞   부시전중랑   지아비는 시골 농사꾼
妾是田中女   첩시전중여   저는 시골 아낙이지요

當年嫁得君   당년가득군   그 해 당신에게 시집와서부터
爲君秉機杼 위군병기저   당신을 위해 베틀북을 잡았지요

筋力日已疲   근력일이피   근력이 날로 부쳐 피곤해도
不息窓下機   불식창하기   창 아래 베틀은 쉬지 않았지요

如何織紈素   여하직환소   어째서 흰 비단을 짜면서
自著襤褸衣   자저람루의   나는 헤진 옷을 입나요

官家榜村路   관가방촌로   관가의 방이 동네 길에 붙었는데
更索栽桑樹   갱색재상수   뽕나무 더 심으라는 것이지요

 

32. 烈女操  열여조   열녀의 지조 
    孟郊   맹교 751~824

梧桐相待老   오동상대로   오동나무는 서로 마주해 늙고
鴛鴦會雙死   원앙회쌍사   원앙새는 한 쌍으로 함께 죽는다오

貞女貴殉夫   정여귀순부   정녀는 남편 따름을 귀하게 여기니
捨生亦如此   사생역여차   묵숨을 버리는 것 또한 이와 같아요

波瀾誓不起   파란서불기   맹세코 물결 일으키지 않으리니
妾心古井水   첩심고정수   저의 마음은 마른 우물이어요

 

33. 夏日南亭懷辛大 하일남정회신대   꿈에도 그리운 사람
    孟浩然(唐)   맹호연 689~740

山光忽西落   산광홀서락    산마루의 해 건듯 서쪽으로 지고
池月漸東上   지월점동상    연못에 비치는 달 두둥실 동쪽에 떠오르네

散髮乘夕凉   산발승다경    머리 풀어 헤치고 석양 시원한 바람 맞고
開軒臥閑敞   개헌와한창    창문 열어젖히고 넓은 마루에 벌렁 누웠네

荷風送香氣   하풍송향기    연잎은 바람결에 향기 보내고
竹露滴淸響   죽로적청향    댓잎에 맺힌 이슬 맑은 소리 내며 방울져 떨어지네

欲取鳴琴彈   욕취명금탄    거문고라도 타볼까 하다가도
恨無知音賞   한무지음상    문득 그 소리 알아주는 이 없음이 한스럽다네

感此懷故人   감차회고인    친구야, 친구!
中宵勞夢想   중소노몽상    이 밤 꿈속에서조차 그리운 그대여


34.  宿建德江  숙건덕강   建德江에서 묵으며
     孟浩然(唐)  맹호연 689~740

 
移舟泊煙渚   이주박연저   배 저어 안개 낀 모래섬에 대니
日暮客愁新   일모객수신   날은 저물어, 나그네 시름 새로워라
野廣天低樹   야광천저수   넓은 들판에서 하늘은 나무에 내려앉고
江淸月近人   강청월근인   맑은 강가에서 달은 사람에게 가까워라

 
35.  望洞庭湖贈張丞相  망동정호증장승상  洞庭湖에서 바라보며       張丞相에게
     孟浩然(唐)  맹호연 689~740

八月湖水平   팔월호수평   팔월의 호수 잔잔하여
涵虛混太淸   함허혼태청   허공을 담아 하늘과 어울리네

氣蒸雲夢澤   기증운몽택   운몽못에는 아지랭이 피어오르니
波감岳陽城   파감악양성   물결이 악양성을 감싼다

欲濟無舟楫   욕제무주즙   호수를 건너려하니 배와 노가 없으니
端居恥聖明   단거치성명   바르게 사노라니 천자를 대하여 부끄럽다

坐看垂釣者   좌관수조자   앉아서 낚시하는 이를 바라보면서
空有羨魚情   공유선어정   공연히 고기잡는 것을 부러워한다네.

 涵=젖을 함. 蒸= 찌다. 감= 흔들, 움직일 감. 楫= 노 즙,노 집. 端= 바르다. 羨= 부러워할 선. 

 

36. 春曉    춘효       봄날의 새벽 
    孟浩然(唐) 맹호연 689~740 

春眠不覺曉    춘면불각효     봄잠에 날새는 주 몰랐더니
處處聞啼鳥    처처문제조     곳곳에 새 지저귀는 소리 들리네
夜來風雨聲    야래풍우성     밤사이 비바람 소리 들렸으니
花落知多少    화락지다소     꽃은 또 얼마나 졌을까...


37. 尋菊花潭主人不遇  심국화담주인불우 
     (菊花潭에 갔으나 주인을 만나지 못하고 ) 
     孟浩然(唐)  맹호연 689~740

行至菊花潭   행지국화담   길가다 菊花潭에 이르니  
村西日已斜   촌서일이사   마을 서편으로 해는 이미 기울었네
主人登高去   주인등고거   주인은 산에 올랐는지  
鷄犬空在家   계견공재가   닭과 개만 쓸쓸히 집안에 남아있네

 

38. 秋夜  추야    가을 밤
    孟浩然(唐)  맹호연 689~740

不覺初秋夜漸長   불각초추야점장   어느새 초가을 밤은 점점 깊어지고
淸風習習重凄凉   청풍습습중처량   솔솔 맑은 바람 처량함이 더해 가네
炎炎暑退芽齋靜   염염서퇴아재정   불볕 더위 물러가고 초가집에 고요함이 감도는데
陛下叢莎有露光   폐하총사유로광   섬돌 아래 잔디밭에 이슬이 빛나고 있네


39. 書扇示門人  서익시문인    제자에게
     范仲淹(宋)  범중엄

一派靑山景色幽   일파청산경색유   푸른 산 그윽히 아름다운 경색
前人田地後人收   전인전지후인수   조상이 후손에게 물려주신 것
後人收得休歡喜   후인수득휴관희   후손들아 얻었다고 기뻐만 하지 마라
還有收人在後頭   환유수인재후두   다시 그것 거두어 갈 사람 뒤에 있느니라


40. 四時田園雜興  사시전원잡흥    전원의 사계절 풍경
    范成大   범성대 1126~1193

晝出耘田夜績麻   주출운전야적마   낮에는 김매고 밤에는 길쌈하는데
村莊兒女各當家   촌장아녀각당가   시골 계집아이도 집안 일을 나눠한다
童孫未解供耕織   동손미해공경직   어린 손자  아직 농사일도 모르지만
也傍桑陰學種瓜   야방상음학종과   뽕나무 그늘에서 오이 심는 법을 배운다

 

41.  晩春田園雜興  만춘전원잡흥    늦은 봄 시골
     范成大   범성대

胡蝶雙雙入菜花   호접쌍쌍입채화   나비는 짝지어 채소꽃으로 날아드는데
日長無客到田家   일장무객도전가   해는 길어 시골에 오는 사람은 없구나
鷄飛過籬犬吠竇   계비과리견폐두   닭은 날아 울타리를 넘고 개는 움에서 짖어대니
知有行商來買茶   지유행상래매다   行商이 와서 차를 사고 있나보다

 

42. 揷秧  삽앙     모내기
   范成大(宋)  범성대


種密移疏綠毯平   종밀이소록담평   빽빽한 모판에서 듬성듬성 옮겨 심으니,녹색 융단을 깔아 놓은 듯
行間淸淺穀紋生  행간청천곡문생   줄 사이 맑고 옅은 물 찰랑찰랑 비단결 무늬 이루었네
誰知細細靑靑草  수지세세청청초   뉘 알까 ? 가늘고 파란 풀잎
中有豊年擊壤聲  중유풍년격양성   그 속에 풍년 격양가 소리 있음을

 


43. 喜晴  희청    성큼 다가온 여름
    范成大(南宋)  범성대

窓間梅熟落蒂   창간매숙락체   창가의 매실 익어 뚝뚝 떨어지고
牆下筍成出林   장하순성출림   담 아래 죽순 돋아,  숲을 이루었네
連雨不知春去   연우부지춘거   연일 오는 비에 봄 가는 줄 몰랐더니
一晴方覺夏深   일청방각하심    날씨 개이자   어느덧 여름

 

44. 錢     돈
    朴文秀(朝鮮)  박문수 1691~1756

周遊天下皆歡迎   주유천하개환영   천하를 두루 돌아다니며 어디서나 환영받으니
興國興家勢不輕   흥국흥가세불경   나라와 집안을 흥성케 하여 그 세력이 가볍지 않네
去復還來來復去   거복환래래복거   갔다가 다시 오고 왔다가는 또 가니
生能死捨死能生   생능사사사능생   살리고 죽이는 것도 마음대로 하네


45. 贈某女  증모녀   어느 여인에게
    朴文秀(朝鮮)  박문수 1691~1756

客枕條蕭夢不仁   객침조소몽불인   나그네 잠자리가 너무 쓸쓸해 꿈자리도 좋지 못한데
滿天霜月照吾隣   만천상월조오린   하늘에선 차가운 달이 우리 이웃을 비추네

綠竹靑松千古節   녹죽청송천고절   푸른 대와 푸른 솔은 천고의 절개를 자랑하고
紅桃白李片時春   홍도백리편시춘   붉은 복사꽃 흰 오얏꽃은 한 해 봄을 즐기네

昭君玉骨湖地土   소군옥골호지토   왕소군의 고운 모습도 오랑케 땅에 묻히고
貴妃花容馬嵬塵   귀비화용마외진   양귀비의 꽃 같은 얼굴도 마외파의 티끌이 되었네

人性本非無情物   인성본비무정물   사람의 성품이 본래부터 무정치는 않으니
莫惜今宵解汝裙   막석금소해여군   오늘 밤 그대 옷자락 풀기를 아까워하지 말게나

 

46. 落照  낙조    해는 지는데
    朴文秀(朝鮮)  박문수 1691~1756

落照吐紅掛碍山   낙조토홍괘애산   지는 해 붉게 토하며 막아선 산에 걸리고
寒鴉尺盡白雲間   한아척진백운간   외로운 갈가마귀 흰 구름 사이로 사라진다

問津行客鞭應急   문진행객편응급   나루터를 묻는 나그네는 채찍질 서두르고
尋寺歸僧杖不閑   심사귀승장불한   절 찾아 돌아오는 중은 지팡이가 바쁘다

放牧園中牛帶影   방목원중우대영   방목하는 들판에는 소 그림자 드리워지고
望夫臺上妾低鬟  망부대상첩저환   서방 기다리는 대 위의 첩 쪽 그림자 낮다

蒼然古木溪南路   창연고목계남로   창연한 고목이 선 시냇가 남쪽 길에는
短髮草童弄笛還   단발초동농적환   짧은 머리 초동이 피리 불며 돌아온다

         鬟:쪽진머리 환

 

47. 詠笠  영립      내 삿갓
    朴文秀(朝鮮)  박문수 1691~1756

浮浮我笠等虛舟  부부아립등허주 가뿐한 내 삿갓이 빈배와 같아
一着平生四十秋  일착평생사십추 한번 썼다가 사십 년 평생 쓰게 되었네

牧堅輕裝隨野犢   목수경장수야독   목동은 가벼운 삿갓 차림으로 소 먹이러 나가고
漁翁本色伴沙鷗   어옹본색반사구   어부는 갈매기 따라 삿갓으로 본색을 나타냈지

醉來脫掛看花樹   취래탈괘간화수   취하면 벗어서 구경하던 꽃나무에 걸고
興到携登翫月樓   흥도휴등완월루   흥겨우면 들고서 다락에 올라 달구경하네

俗子依冠皆外飾   속자의관개외식   속인들의 의관은 모두 겉치장이지만
滿天風雨獨無愁   만천풍우독무수   하늘 가득 비바람 쳐도 나만은 걱정이 없네.

 


48. 妓生合作 기생합작   기생과 함께 짓다
    朴文秀(朝鮮)  박문수 1691~1756

平壤妓生何所能   평양기생하소능   평양 기생은 무엇에 능한가 
能歌能舞又詩能   능가능무우시능   노래와 춤 다 능한 데다 시까지도 능하다오

能能其中別無能   능능기중별무능   능하고 능하다지만 별로 능한 것 없네  
月夜三更呼夫能   월야삼경호부능   달 밝은 한밤중에 지아비 부르는 소리에 더 능하다오  

 

49. 磨石   마석    맷돌 
   朴文秀(朝鮮)  박문수 1691~1756  

誰能山骨作圓圓   수능산골작원원   누가 산 속의 바윗돌을 둥글게 만들었나
天以順還地自安   천이순환지자안   하늘만 돌고 땅은 그대로 있네
隱隱雷聲隨手去   은은뇌성수수거   은은한 천둥소리가 손 가는 대로 나더니
四方飛雪落殘殘   사방비설낙잔잔   사방으로 눈 싸라기 날리다 잔잔히 떨어지네


50.  多睡婦  다수부   잠 많은 아낙네
     朴文秀(朝鮮)  박문수 1691~1756

西隣愚婦睡方濃   서린우부수방농   이웃집 어리석은 아낙네는 낮잠만 즐기네
不識蠶工況也農   부식잠공황야농   누에치기도 모르니 농사짓기를 어찌 알랴

機閑尺布三朝織   기한척포삼조직   베틀은 늘 한가해 베 한 자에 사흘 걸리고
杵倦升粮半日春   저권승량반일춘   절구질도 게을러 반나절에 피 한 되 찧네

弟衣秋盡獨稱搗   제의추진독칭도   시아우 옷은 가을이 다 가도록 말로만 다듬질하고
姑襪冬過每語縫   고말동과매어봉   시어미 버선 깁는다고 말로만 바느질하며 겨울 넘기네

蓬髮垢面形如鬼   봉발구면형여귀   헝클어진 머리에 때 낀 얼굴이 꼭 귀신 같아
偕老家中却恨逢   해로가중각한봉   같이 사는 식구들이 잘못 만났다 한탄하네

 

51. 懶婦  나부    게으른 아낙네
    朴文秀(朝鮮)  박문수 1691~1756

無病無憂洗浴稀   무병무우세욕희   병 없고 걱정 없는데 목욕도 자주 안해 
十年猶着嫁時衣   십년유착가시의   십 년을 그대로 시집 올 때 옷을 입네

乳連褓兒謀午睡   유연보아모오수   강보의 아기가 젖 물린 채로 낮잠이 들자
手拾裙蝨愛檐暉   수습군슬애첨휘   이 잡으려 치마 걷어들고 햇볕 드는 처마로 나왔네

動身便碎廚中器   동신변쇄주중기   부엌에서 움직였다하면 그릇을 깨고
搔首愁看壁上機   소수수간벽상기   베틀 바라보면 시름겹게 머리만 긁어대네

忽聞隣家神賽慰   홀문인가신새위   그러다가 이웃집에서 굿한다는 소문만 들으면
柴門半掩走如飛   시문반엄주여비   사립문 반쯤 닫고 나는 듯 달려가네

 

52. 山齋    산재    산속 방에서
     朴怜   박령

皎皎月侵床   교교월침상   맑은 달빛이 방안의 책상을 비추고
蕭蕭風動竹   소소풍동죽   쓸쓸한 바람 대나무를 흔들고
幽人意悄然   유인의초연   내 마음 한없이 서글픈기만 한데
獨夜寒齋宿   독야한재숙   홀로 차가운 서재에 지낸다네


53. 使宋過泗州龜山寺 사송과사주구산사  使宋 過泗龜山寺를지       나며
    朴寅亮   박인량 

巖怪石疊成山   참암괴석첩성산   험한 바위 괴상한 돌은 산을 이루고
上有蓮坊水四還   상유연방수사환   위에는 절, 사방은 강물이 둘러싸여

塔影倒江飜浪底   탑영도강번랑저   탑 그림자 강에 거꾸러져 물결 아래 일렁이고
磬聲搖月落雲間   경성요월락운간   풍경 소리 달 흔들며, 구름 속에 사라지네

門前客棹洪濤疾   문전객도홍도질   문앞에 나그네는 노는, 큰 파도에 급한데
竹下僧碁白日閑   죽하승기백일한   스님은 대나무 아래서 한가히 바둑을 두네

一奉皇華堪惜別   일봉황화감석별   사신으로 떠나온 몸 이별이 아쉬워            
更留詩句約重攀   경류시구약중반   시 한 구절 남기고 다시 올 일 기약하네

 

54. 當使黃太史却步   당사황태사각보  
    (마땅히 황정견으로 하여금 발걸음을 물리게 할 것이다)
     朴誾   박은 1479~1504 

深秋木落葉侵關 ~ 깊은 가을 지는 나뭇잎은 빗장으로 들어오는데
戶牖全輸一面山 ~ 집의 들窓은 穩全히 한쪽의 山을 실어 나른다.
縱有盃尊誰共對 ~ 비록 술盞이 있은들 누구와 함께 마주하리
已愁風雨欲催寒 ~ 이미 비바람 추위를 재촉할까 근심하노라.
天應於我賦窮相 ~ 아마도 하늘이 나에게 窮한 八字 내렸으니
菊亦與人無好顔 ~ 菊花꽃 또한 사람에게 좋은 色彩 없도다.
撥棄憂懷眞達士 ~ 근심스런 懷抱 떨쳐버려야 眞正한 達士이거니
莫敎病眼瞞長潸 ~ 病든 눈을 속이고 눈물 흐르게 하지 말게나.


55. 夜臥誦詩有感  야와송시유감    밤에 누워 시를 짓다가
    朴誾    박은 1479~1504

枕上得詩吟不輟   침상득시음불철   베개 베고 시를 얻어 계속 읊조리는데
更長鳴   리참복력갱장명   마구간에 마른 말이 길게 따라 울음 운다
夜深纖月初生影   야심섬월초생영   밤 깊어 초승달은 그림자를 만들고
山靜寒松自作聲   산정한송자작성   고요한 산  찬 소나무는 절로 소리를 낸다

 

56. 田家   전가      농가 
    朴趾源   박지원 1737~1805 

翁老守雀坐南陂   옹노수작좌남피   참새 쫓는 노인네 밭둑에 앉아 있건만
粟拖拘尾黃雀垂   속타구미황작수   개꼬리 조 이삭에 노란 참새 매달렸네

長男中男皆出田   장남중남개출전   맏아들 둘째 아들 일하러 들로 나가고
田家盡日晝掩扉   전가진일진엄비   시골집 사립문은 하루 내내 닫혀 있네

鳶蹴鷄兒攫不得   연축계아확부득   소리개가 병아리를 채가려다 놓쳤는지
群鷄亂啼匏花籬   군계난제포화리   박꽃 핀 울 밑에 소란스레 우는 뭇 닭

小婦戴棬疑渡溪   소부대권의도계   함지를 인 새댁은 조심조심 내 건너고
赤子黃犬相追隨   적자황견상추수   누렁이와 벌거숭이 다투어 뒤따라가네


57.  南松亭途中   남송정 가는 도중
     朴齊家   박제가 1750~1805 

人生何處不宜居   인생하처불의거   사람의 삶, 어느 곳인들 살지 못하랴
認取無營卽有餘   인취무영즉유여   영리만 버릴 줄 안다면 마음 여유 있으리
渡盡無名山萬疊   도진무명산만첩   이름 모를 첩첩 산을 다 지나고 보니
松風海色掃襟裾   송풍해색소금거   솔바람, 바다 물 빛 마음 다 씻어주네

 

 
58. 證道歌  증도가   깨달음의 노래
   龐居士    방거사    ~ 785

日用事武別   일용사무별   일상사가 다를 것이 없나니 
唯吾自揭諧  유오자게해   내가 스스로 하나가 될 뿐

頭頭非取捨  두두비취사   무엇이나 취사가 없으매 
處處勿張乖  처처물장괴   어디서건 어긋남이 없도다

朱紫誰爲號  실자수위호   주자를 누가 귀하다고 이르는가
丘山絶點埃  구산절점애   청산에는 한 점 티끌조차 없는 것을

神通幷妙用  신통병묘용   신통묘용이 무어냐 하면 
運水及搬柴  운수급반시   물긷고 땔나무 나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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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모음

 

1.孟夏  맹하   초여름
 賈弇   가엄

江南孟夏天   강남맹하천   강남의 초여름
紫竹筍如編   자죽순여편   대나무 숲 죽순이 엮은 듯 솟아나네
蜃氣爲樓閣   신기위루각   아지랑이는 뭉게뭉게 누각을 이루고
蛙聲作管弦   와성작관현   개구리 소리가 그대로 관현악 이로다

 
2.湖上寓居雜詠  호상우거잡영   호숫가에 살며 읊다
姜夔  강기

荷葉披披一浦凉    하엽피피일포량  연잎은 너풀너풀 온 뻘이 시원하고
靑蘆奕奕夜吟商   청로혁혁야음상  갈대는 한들한들 밤이면 가을 노래 읊는다
平生最識江湖味   평생최식강호미   평생에 자연의 멋을 내가 가장 잘 아노니
聽得秋聲憶故鄕   청득추성억고향   가을소리 들으니 고향이 생각나는구나


3.花園帶鋤  화원대서    꽃밭에 호미 메고
姜希孟(朝鮮)  강희맹 1424~1483

荷鋤入花底   하서입화저   호미 메고  꽃 속에 들어가
理荒乘暮回   이황승모회   김을 매고  저물녁에 돌아오네
淸泉可濯足   청천가탁족   맑은 물이 발 씻기에 참 좋으니
石眼林中開   석안림중개   샘이 숲속 돌틈에서 솟아나오네

 

4.作墨戱題其額贈姜國鈞    작묵희제기액증강국균(그림그려 시 한수 적어 강국균에게)
姜希孟   강희맹 1424~1483

胡孫投江月   호손투강월   강 속의 달을 지팡이로 툭 치니
波動影凌亂   파동영능란   물결 따라 달 그림자 조각조각 일렁이네
飜疑月破碎   번의월파쇄   어라, 달이 다 부서져 버렸나
引臂聊戱玩   인비료희완   팔을 뻗어 달 조각을 만져보려 하였네
水月性本空   수월성본공   물에 비친 달은 본디 비어있는 달이라
笑爾起幻觀   소이기환관   우습다. 너는 지금 헛것을 보는 게야
波定月應圓   파정월응원   물결 가라 앉으면 달은 다시 둥글 거리고
爾亦疑思斷   이역의사단   품었던 네 의심도 저절로 없어지리
長嘯天宇寬   장소천우관   한 줄기 휘파람 소리에 하늘은 드넓은데
松偃老龍幹   송언노룡간   소나무 늙은 등걸 老龍처럼 비스듬히 누워 있네

 
5.金剛途中  금강도중  금강산 가는 길에
姜栢年  강백년 1603~1681

百里無人響   백리무인향   백리에 사람 소리 들리지 않고
山深但鳥啼   산심단조제   산 깊어 들리느니 새 울음 소리
逢僧問前路   봉승문전로   중 만나 앞 길을 물어 보고는
僧去路還迷   승거로환미   중 가자 다시금 길을 잃었소

 

 6.峽行雜絶  협행잡절    산골짝을 지나며
 姜진  강진 1807~1858

山翁夜推戶   산옹야추호   산에 사는 노인이 지게문을 열고
四望立一回   사망립일회   사방 한번 둘러보고 서서 하는 말
生憎啄木鳥   생증탁목조   얄미운 딱따구리 나무 쪼는 소리에
錯認縣人來   착인현인래   마실온 마을 사람인줄 잘못 알았네

 
7.聽秋蟬  청추선    가을 매미 소리  
 姜靜一堂    강정일당 1772~1832

萬木迎秋氣   만목영추기   어느덧 나무마다 가을빛인데
蟬聲亂夕陽   선성난석양   석양에 어지러운 매미 소리들
沈吟感物性   침음감물성   제철이 다하는 게 슬퍼서인가
林下獨彷徨   임하독방황   쓸쓸한 숲 속을 혼자 걸었네

    

 8.悟道頌    오도송
鏡虛禪師   경허선사 1849~1912
 
忽聞人語無鼻孔   홀문인어무비공   홀연히 사람에게서 고삐 뚫을 구멍 없다는 말 듣고
頓覺三千是我家   돈각삼천시아가   문득 깨닫고 보니 삼천 대천세계가 이 내 집일세
六月鳶巖山下路   육월연암산하로   유월 연암산 아랫길에
野人無事太平歌   야인무사태평가   들사람 일이 없어 太平歌를 부르네

    

9.午睡   오수     낮잠
鏡虛禪師  경허선사 1849~1912

無事猶成事   무사유성사   일 없음을 일삼아
掩關白日眠   엄관백일면  빗장을 걸어 잠그고 대낮에 낮잠을 자고 있는 데
幽禽知我獨   유금지아독  깊은 산 속 새들이 나 홀로인 줄 알고서
影影過窓前   영영과창전   창문앞을 어른어른 날면서 그림자를 비치네


 10.遊隱仙洞  유은선동    선동에 숨어 지내며
   鏡虛惺牛   경허성우 1849~1912

山與人無語   산여인무어   산과 사람은 말이 없고 
雲隨鳥共飛   운수조공비   구름은 새를 따라 함께 날으네 
水流花發處   수류화발처   물 흐르고 꽃피는 곳
淡淡欲忘歸   담담욕망귀   아아 모든 것 돌아가 잊고져 하네

 
11.偶吟    우음
  鏡虛惺牛   경허성우 1849~1912

風飄霜葉落   풍표상엽락   바람이 서리맞은 잎을 떨어트린다
落地便成飛   락지편성비   떨어지는 잎이 다시 바람에 날아간다
因此心難定   인차심난정   어쩔거나 이 마음 맡길 데 없어
遊人久未歸   유인구미귀   잎비 속에 길을 잃고 헤메이나니

 

12.觀物吟  관물음   사물을 바라보며
 高尙顔   고상안 1553~1623

牛無上齒虎無角   우무상치호무각   소는 윗니가 없고, 범은 뿔이 없으니
天道均齊付與宜   천도균제부여의   하늘 이치 공평하여 저마다 알맞구나
因觀宦路升沈事   인관환로승침사   이것으로 벼슬길에 오르고 내림을 살펴보니
陟未皆歡黜未悲   척미개환출미비   승진했다 기뻐할 것 없고, ?겨났다고 슬퍼할 것도 없다
 

13.臨終偈    임종게 
  孤閑熙彦(朝鮮)   고한희언 1561~1647

空來世上       공래세상       공연히 이 세상에 와서  
特作地獄滓矣   특작지옥재의   지옥의 찌꺼기만 만들고 가네 
命布骸林麓     명포해림녹    내 뼈와 살을 숲속 산기슭에 버려 
以飼鳥獸       이사조수      새와 짐승들의 먹이가 되게 하라

 
14. 田家夜春  전가야춘   농가의 봄밤 
   高啓  고계

新婦舂糧獨睡遲   신부용량독수지   신부가 방아 찧다가 혼자 늦게 잠들고
夜寒茅屋雨來時   야한모옥우래시   차가운 밤, 초가에 비가 내리고 있다
燈前每囑兒休哭   등전매촉아휴곡   등불 앞에는 우는 아이 달래라 매번 부탁하나니
明日行人要早炊   명일행인요조취   내일 떠날 사람있어 일찍 밥지어야 한다네

 

15.山亭夏日  산정하일    여름날 산속 정자에서
  高騈(唐)  고병 1350~1413

綠樹濃陰夏日長   록수농음하일장   푸른 나무,그늘은 짙고 여름 해는 길고
樓臺倒影入池塘   누대지영입지당   연못속에 거꾸로 비친 樓臺 그림자 보이네
水晶簾動微風起   수창염동미풍기   수정발 들리니, 실바람 불어오고
一架薔薇滿院香   일가장미만원향   시렁 가득, 장미꽃 향기 집안에 가득하네


 

16.山莊夜雨  산장야우    산장의 밤비
 高兆基  고조기   1088 ~ 1157

昨夜松堂雨   작야송당우   어젯밤 송당에 비가 왔는지
溪聲一枕西   계성일침서   베갯머리 서편에선 시냇물 소리
平明看庭樹   평명간정수   새벽녘 뜨락의 나무를 보니
宿鳥未離棲   숙조미리서   자던 새는 둥지를 아직 떠나지 않았네

 
17.東平路      동평로에서
  高適(唐)  고적 702~765

淸曠凉夜月   청광량야월   맑게 탁 트인 서늘한 달밤
徘回孤客舟   배회고객주   외로운 나그네로 배 안에서 배회하며

渺然風波上   묘연풍파상   아득히 바람 치는 물결 위로
獨愛前山秋   독애전산추   홀로 고향 땅 앞산의 가을을 그렸더니

秋至復搖落   추지부요락   가을이 되어 다시 나뭇잎은 떨어져
空令行者愁   공령행자수   길 떠난 자를 부질없이 시름겹게 하여라


    
18.除夜作   제야작    섣달 그믐날에 만듦
  高適(唐)  고적 702~765

旅館寒燈獨不眠   여관새등독불면  여관의 추운 등불아래 홀로 잠을 못 이루니
客心何事轉凄然   객심하사전처연  나그네 마음은 어쩐지 외롭기만 하다
故鄕今夜思千里   고향금야사천리  고향에서는 오늘밤에 멀리 있는 나를 생각하고있겠지
霜빈明朝又一年   상빈명조우일년   서리 내린듯한 머리에 내일 되면 한살 더 나이를 먹네


19.閑居  한거   한가히 사노니
  高適(唐)  고적 702-765

柳色驚心事   류색경심사   버들 색, 마음을 놀라게하고   
春風厭索居   춘풍염삭거   봄바람도 쓸쓸한 처소를 싫어하네
方知一杯酒   방지일배주   이제사 알겠네, 한잔 술이   
猶勝百家書   유승백가서   오히려 많은 집의 책보다 좋다네

 
20.營州歌  영주가
  高適   고적 702~765

營州少年厭原野   영주소년염원야   영주의 소년 들판에 익숙하여
狐裘蒙茸獵城下   호구몽용렵성하   가죽 옷 휘날리며 성 아래서 사냥하네
虜酒千鍾不醉人   노주천종불취인   노주 천 잔에도 취하지 않으니
胡兒十歲能騎馬   호아십세능기마   오랑케 아이들은 열 살부터 말을 탄다오

裘= 갖옷 구.


21.村居  촌거    시골에서 
 高鼎  고정

草長鶯飛二月天   초장앵비이월천   풀이 돋고 꾀꼬리 나는 二月의 하늘
拂堤楊柳醉春煙   불제양류취춘연   둑 위의 버드나무 봄 안개에 취한 듯 흔들거리고
兒童散學歸來早   아동산학귀래조   어린아이들은 공부가 끝난 후 일찍 돌아와
忙趁東風放紙鳶   망진동풍방지연   동풍을 좇으며 종이 연을 날리네
         ☞  趁= 좇을 진, 밟을 전.


22.聽角思歸  청각사귀   피리소리에 고향생각  
  顧況  고황 727~816

故園黃葉滿靑苔   고원황엽만청태   고원에 낙엽 푸른 이끼 덮는다
夢後城頭曉角哀   몽후성두효각애   꿈 깨니 성 가에 새벽 깨우는 소리 서럽고
此夜斷腸人不見   차야단장인불견   이 밤 애끊는 이도 보이지 않으니
起行殘月影徘徊   기행잔월영배회   기우는 달 아래 홀로 서성거린다

 
23.  偈頌詩    게송시
    恭都寺  공도사

點盡山窓一盞油   점진산창일잔유  온 산의 창아래 등잔불을 밝히니 
地爐無火冷湫湫   지노무화냉추추  화로에도 불이 없어 썰렁하구나
話頭留向明朝擧   화두류향명조거   화두는 놔 두었다 다음 날 묻기로 하고
道者鼓鐘又上樓   도자고종우상루  도인은 종을 치러 다시 樓에 오르네


 24. 禾熟  화숙  벼가 익을 무렵
   孔平仲(宋)   공평중

百里西風禾黍香   백리서풍화서향   백 리 들판에 서녘바람 선뜻 불고 벼 기장 향그럽게 익었는데
鳴泉落竇穀登場   명천락보곡등장   샘물 졸졸 바위 위를 흐르고 탈곡장에 곡식 들어온다
老牛粗了耕耘債   노우조료경운채   늙은 소는 이것으로 논밭갈이 채무를 얼추 갚았는가
齧草坡頭臥夕陽   설초파두와석양   꼴 씹으며 석양빛 언덕 위에 가로 누웠네


25.長源亭應製野叟騎牛 장원정응제야수기우   장원정에서 소타고 가는 저 늙은이
  郭輿(高麗)  곽여 1058~1130 

太平容貌恣騎牛   태평용모자기우   소 타고 가는 저 노인, 편안한 얼굴로
半濕殘霏過壟頭   반습잔비과롱두   뿌연 안개비 속  언덕길을 넘네
知有水邊家近在   지유수변가근재   저 냇가 어디쯤 집이 있는가
從他落日傍溪流   종타락일방계류   흐르는 냇물 위에 夕陽이 지네

 

 26.東郊馬上演雅體  동교마상연아체   동쪽 들판 말위에서 시를 읊음 
  郭預   곽예

信馬尋春事   신마심춘사   말 가는대로 몸을 맡겨 봄 구경 나가보니
牛兒方力耕   우아방역경   소는 한창 밭을 갈고 있네

鳥鳴天氣暖   조명천기난   새는 지저귀고  날씨는 따뜻하고 
魚泳浪紋平   어영랑문평   물고기 헤엄치니 잔물결 이네

野蝶成團戱   야접성단희   들에는 나비가 무리 지어 날고
沙鷗作隊行   사구작대행   沙場의 갈매기는 떼 지어 날아가네

自嫌隨燕雀   자혐수연작   부끄럽구려 소인배들 따르다가            燕雀:제비와 참새 도량이 좁은 소인배
不似鷺鶿淸   불사노자청   큰 인물 닮지 못한 것이...                    鷺鶿:가마우지


27. 雲   운     구름
  郭震(唐)  곽진 656-713  

聚山虛空去復還   취산허공거부환   허공에 모였다가 흩어지고 갔다간 또 오는데
野人閑處倚空看   야인한처의공간   야인이 한가롭게 지팡이 짚고 서서 바라본다네
不知身是無根物   부지신시무근물   스스로 뿌리 없는 신세인 것을 모르고
蔽月遮星作萬端   폐월차성작만단   달 가리고 별 막으며 별짓을 다하는구나

 

28. 西村  서촌    절간 마을의 어부
  郭祥正(宋)  곽상정

遠近皆僧刹   원근개승찰   여기저기 모두가 절간
西村八九家   서촌팔구가   마을이라야 인가가 고작 여덟 아홉
得魚無賣處   득어무매처   잡은 물고기 팔 곳도 없는지라
沽酒入蘆花   고주입노화   술 사들고 갈대꽃 숲 속으로 들어간다네

 
29.退居琵琶山  퇴거비파산     물러나 비파산에 살면서
  郭再祐  곽재우 1552~1617

朋友憐吾絶火煙   붕우연오절화연   친구들은 속세와 인연 끊은 나를 불쌍히 여겨
共成衡宇洛江邊   공성형우낙강변   함께 낙동강 변에 집을 지어주었네

無饑只在啖松葉   무기지재담송엽   나 굶지 않아요, 다만 솔잎을 씹고
不渴惟憑飮玉泉   불갈유빙음옥천   목마르지도 않아요, 맑은 샘물 마신다오

守靜彈琴心淡淡   수정탄금심담담   고요한 마음 지키며 거문고 타니, 마음은 담담하고
杜窓調息意淵淵   두창조식의연연   두견새 우는 창가에 앉았더니 생각은 맑고 깊어라


30.待山月  대산월    산위에 뜨는 달 기다리며
  皎然(唐) 교연

夜夜憶故人   야야억고인    밤마다 밤마다 벗님 그리워
長敎山月待   장교산월대    산 위에 뜬 달 본체만체 하였더라네
今宵故人至   금소고인지    오늘 밤 그 벗님 오셨는데
山月知何在   산월지하재    산 위에 뜨던 그 달 어딜 갔는지

 
31.遠山  원산     먼 산
 歐陽修   구양수 1007~1072

山色無遠近   산색무원근   산빛은 멀고 가까움이 없으니
看山終日行   간산종일행   종일토록 산을 보며 간다
峰巒隨處改   봉만수처개   가는 곳 마다 산봉우리 바뀌어도
行客不知名   행객부지명   길가는 객은 이름을 모른다네

 

32.畵眉鳥   화미조   개똥 지빠귀
  歐陽修   구양수 1007~1072

百囀千聲隨意移   백전천성수의이   마음대로 다니며 온갖 소리 다 내고
山花紅紫樹高低   산화홍자수고저   붉은 꽃 자주 꽃, 높은 나무 낮은 나무 아무 데든 지저귄다
始知鎖向金籠廳   시지쇄향금롱청   이제서야 알았네. 금으로 된 새장속의 소리가
不及林間自在啼   불급임간자재제   수풀 속에서 제멋대로 내는 소리에 미치지 못함을
☞  囀= 지저귈 전,가락 전.

 
33.贈魏野處士   증위야처사   위야 처사에게
  寇準   구준 961~1023

人間名利走鹿埃   인간명리주녹애   사람들은 명리를 쫓아 속세를 헤매어 다니건만
惟子高閑晦盛才   유자고한회성재   오직 그대만이 유유히 뛰어난 재주를 감추고 있네
欹枕夜風喧薛茘   의침야풍훤폐려   베개머리에서 밤바람에 흔들리는 사철나무 소리 듣고
閉門春雨長莓苔   폐문춘우장매태   방문 닫고서 봄비에 자라는 이끼의 소리를 듣는다네
詩題遠岫經年得   시제원수경년득   詩題는 저 멀리 산봉우리에서 일년 내내 얻고
僧戀幽軒繼日來   승연유헌계일래   스님들은 유심한 정자를 좋아해 날마다 찾아오네
却恐明君徵隱逸   각공명군징은일   다만 두려운 건 군왕이 은둔한 그대를 찾는 것이니
溪雲誰得共徘徊   계운수득공배회   계곡의 구름 아래를 누구와 함께 거닐 수 있겠는가

 
34. 華山   화산
  寇準(宋)  구준

只有天在上   지유천재상   그 위로는 하늘이 있을 뿐
更無與山齊   갱무여산제   더불어 겨를 산이 없네
擧頭紅日近   거두홍일근   머리 드니 붉은 해가 가깝고
回看白雲低   회간백운저   고개 돌리니 흰 구름이 낮게 깔렸네

 
35.尋西山隱者不遇 심서산은자부우  서산의 은자를 만나지 못하고
 邱爲  구위

絶頂一茅茨   절정일모자   가장 높은 곳에 띳집 하나
直上三十里   직상삼십리   곧바로 삼십 리나 올라갔다오
叩關無僮仆   구관무동부   문을 두드려도 나와 맞는 아이 하나 없고
窺室惟案几   규실유안궤   방안을 들여다보니 책상 하나뿐이네

若非巾柴車   야비건시거   허술한 수레 타고 가지 않았다면
應是釣秋水   응시조추수   틀림없이 가을 물가에 낚시 갔을 것이네
差池不相見   차지부상견   길 어긋나 만나지 못하고
黽勉空仰止   민면공앙지   머뭇거리며 공연히 생각만하네

 
草色新雨中   초색신우중   내리는 비속의 풀빛 푸르고
松聲晩窻裏   송성만창리  저녁 녘 창문에서 들리는 솔바람 소리
及자契幽絶   급자계유절   지금의 그윽한 경치 마음에 들어
自足蕩心耳   자족탕심이   흡족히 내 마음과 귀를 씻어주네

雖無賓主意   수무빈주의   비록 손님과 주인의 생각 몰라도
頗得淸淨理   파득청정리   다소간 맑고 깨끗한 이치 얻었네
興盡方下山   흥진방하산   기분 다하면 산 내려가리니
何必待之子   하필대지자   어찌 반드시 그대 오기를 기다릴까

 
36.題畵  제화  그림에 부처
  歸莊(淸) 귀장

巖穴幽樓盡隱淪   암혈유루진은륜   동굴에 숨어사는 사람 모두 明나라의 遺民隱士들
抱琴扶杖往來頻   포금부장왕래빈   거문고 안고 단장 짚고 자주들 오고 가네
山家長日無餘事   산가장일무여사   산중 긴 하루 하는 일 따로 없고
一局閑消洞裏春   일국한소동리춘   바둑 한판에 봄날이 가네
屋繞靑山竹遍栽   옥요청산죽편재   푸른 산 집을 에워싸고 뜰에는 온통 대나무
棋枰茗碗酒甁開   기평명완주병개   바둑 두며 茶 마시고 술병을 따네
此中勝景非天地   차중승경비천지  이러한 경치 속세가 아닐지니
邦得閑人入畵來   방득한인입화래   어찌 아무나 그림 속에 들어오게 할 것이랴

 
37.七夕偶書   칠석우서
  權擘   권벽 1520~1593

浮世紛紛樂與悲   부세분분락여비   기쁨과 슬픔으로 뜬 세상 어지럽고
人生聚散動相隨   인생취산동상수   만나고 흩어짐은 인생길을 따르누나
莫言天上渾無事   막언천상혼무사   천상에는 아무런 일 없다고 하지 말라
會合俄時又別離   회합아시우별리   만남은 잠깐일뿐 다시 헤어지느니


38.嘲鼠  조서   불쌍한 쥐새끼
  권구  권구 1672~1749

爾本無家依我屋   이본무가의아옥   너는 본디 집이 없어 내 집에 의지해 사는데
旣依胡乃反穿爲   귀의호내반처위   그렇게 의지하면서 내 집에 왜 구멍을 뚫나
固知爾亦無長慮   고지이역무장려   참으로 너도 멀리 내다보는 생각은 없구나
我屋顚時爾失依   아옥전시이실의   내 집이 무너지면 너도 의지할 데 없어질텐데

 
39.鬪者  투자   싸우는 사람
  권구 1672~1749

怒臂相交千仭側   노비상교천인측   성난 두 어깨 서로 엉겨 천길 낭떠러지에 있네
懸知飄碎在須臾   현지표쇄재수유   자칫 떨어지면 틀림없이 몸이 부서질 것이로다
可憐利害相形處   가련리해상형처   불쌍하기도 하여라, 이해를 따지는 형편과 처지
只見絲毫不見軀   지견사호부견구   터럭같은 이익만 보고 제 몸은 보지 못하는구나

 
40.秋日  추일     가을
  權遇   권우 1363~1419
竹分翠影侵書榻   죽분취영침서탑   푸른 그림자 나눠 책상 맡에 스며들고
菊送淸香滿客衣   국송청향만객의   국화는 맑은 향기 보내 나그네 옷 가득해라
落葉亦能生氣勢   낙엽역능생기세   지는 잎도 또한 능히 기세를 일으켜서
一庭風雨自飛飛   일정풍우자비비   뜰 가득 비 바람에 절로 날려 가누나

 

41.自詠  자영     내 모습 
 權好文    권호문 1532~ 1587

偏性獨高尙   편성독고상   모난 성격 홀로 고상함을 지켜      

卜居空谷中   복거공곡중   텅 빈 골짜기에 집 짓고 살지       
囀林鳥求友  전림조구우   숲속엔 벗 찾는 새소리 맑고         
落체花辭叢   락체화사총   섬돌엔 나풀나풀 어여쁜 꽃잎들    
簾捲野經雨   렴권야경우   주렴 드니 들에는 지나가는 빗줄기 

襟開溪滿風   금개계만풍   냇가 가득 부는 바람 옷깃 열어주네 
淸吟無一事   청음무일사   일없이 청아한 한 수 시를 읊으니  

句句是閑功   구구시한공   구절구절 참 이렇게 한가로울 수가

 

 

42.顧人行   고인행    일꾼들의 걸음
 權攇   권헌 1713~1770

西江雇人健於牛   서강고인건어우   서강나루 일꾼들은 소보다 건장하여
兩肩礧峗如土阜   양견뢰위여토부   두어깨 불끈 솟아 흙더미 같다
每從販船巧射利   매종판선교사리   장사배에서 이익을 교묘히 노려
巨商捐錢聽奔走   거상연전청분주   거상이 돈을 주면 마을은 분주해진다
淸晨比肩集江門   청신비견집강문 이른 새벽 나란히 강어귀로 나가 모여  

較量轉輸立良久   교량전수입량구   하역량을 헤아리며 한참을 서 있다가
卓午南風不欺潮   탁오남풍불기조   정오에 남풍 불어 밀물이 틀림없으면
邂逅舴艦私傳受   해후책함사전수   큰 배 만나서 사사롭게 주고 받는다
終日負米得脅直   종일부미득협치   종일토록 볏짐 져서 품삯 받으니
筋力攻食恐在後   근력공식공재후   근력으로 밥벌이, 행여 뒤질세라
長身慺行仰脅息   장신루행앙협식   큰 키를 구부려 가다가 고개들어 숨 몰아쉬고
大索擔頭常在手   대색담두상재수   동아줄과 등태를 손에 꼭 쥐고 있다
行年六十不息肩   행년육십불식견   나이 육십에도 어깨를 쉬지못해
背坼皮皺生塵垢   배탁피추생진구   등은 갈라지고 살결은 쭈글쭈글 꾀죄죄
終身勤苦得自給   종신근고득자급   한평생 힘들게 노력하여 제 밥 벌면서
但恐任重老無有   단공재중로무유   다만, 늙어 일감 없을까만 염려하니
鮮羹白飯無饑歲   선갱백반무기세   흉년이 없어 생선찌개 쌀밥에 
男子供薪女蒭酒   남자공신여추주   사내는 나무하고 아낙은 술 거른다
道旁流丐何爲者   도방류개하위자  길거리 비렁뱅이는 무얼 하는가
但能乞飯指其口   단능걸반지기구   입구멍 때문에 구걸이 고작이라니

            流丐:거지
 
43.懷妻  회처    아내 생각
 奇遵(朝鮮)  기준 1492-1521

膝下孩兒新學語   슬하해아신학어   슬하의 어린아이는 말을 갓 배웠겠고 
조門老婢舊懸瓢   조문노비구현표   부엌문앞 늙은 종, 양식 없다하겠지 
林園廖落生秋草   림원료락생추초   숲속 밭은 쓸쓸히 가을 풀 돋았겠고 
想見容華日日凋   상견용화일일조   날로 여위는 그대 이쁜 얼굴 보일듯, 생각하네

 

44.述志  술지    내평생의 뜻  
  吉再  길재 1353~1419

臨溪茅屋獨閑居   임계모옥독한거   개울가 초가집 지어  한가히 홀로사니
月白風淸興有餘   월백풍청흥유여   달은 밝고 바람은 맑아  즐거움이 넘치네
外客不來山鳥語   외객부래산조어   손님이 찾지 않아도 산새들이 이야기 하고
移床竹塢臥看書   이상죽오와간서   대나무 둑으로 평상을 옮겨 누워 글을 읽는다오

 
45. 偶吟  우음     우연히 읊다
   吉再  길재 1353~1419

竹色春秋堅節義   죽색춘추견절의   봄가을 대나무 빛 절개를 굳게 하고 
溪流日夜洗貪濫   계류일야세탐람   밤낮 흐르는 개울물 탐욕을 씻어낸다
心源瑩靜無塵態   심원형정무진태   마음의 근원 맑고 고요하여 속기라곤 하나 없고 
從此方知道味甘   종차방지도미감   이때부터 알겠네, 도의 맛이 감미로움을
五更殘月窓前白   오경잔월창전백   오경에 지는 달은 창문 앞에 밝고 
十里松風枕上淸   십리송풍침상청   십리를 불어오는 소나무 바람, 잠자리를 맑게 하네
富貫多勞貧賤苦   부관다노빈천고   부귀 누리기는 힘이 들고, 빈천은 고통스러우니
隱居滋味與誰評   은거자미여수평   숨어 사는 재미를 누구와 함께 말하리오


 
 
46. 始遊京城  시유경성    서울에 와서
  金錦園   김금원 1817~1851

春雨春風未暫開   춘우춘풍미잠개   봄바람은 봄비 섞어 불어오는데
居然春事水聲間   거연춘사수성간   어느덧 좋은 봄철 오고 가누나
擧目何論非我土   거목하논비아토   내 고향이 아니라고 탓할 것 없고
萍遊到處是鄕關   평유도처시향관   부평초처럼 어디나 살면 고향 이라네

 
47.  書懷  서회   회포를 적다
   金宏弼   김굉필 1454~1504

處獨居閒絶往還   처독거한절왕환   홀로 있으며 한가한 곳에 사니, 오가는 이 드물고,
只呼明月照孤寒   지호명월조고한   오직 달을 부르니, 가난하고 외로운 나를 비추네.
憑君莫問生涯事   빙군막문생애사   그대 생각으로, 나의 생애 묻지 말라.
萬頃煙波數疊山   만경연파수첩산   넓은 바다 안개 낀 물결, 첩첩한 산들이 가득하니라

 
48. 絶 句
   金得臣   김득신 1604 ~1684

夕照轉江沙   석조전강사   저녘노을 곱게 강 모래위에 비추고
秋聲生遠樹   추성생원수   가을소리 먼 숲속에서 들려오네
牧童叱犢歸   목동질독귀   목동이 소를 몰고 바삐 돌아오고
衣濕前山雨   의습전산우   산에 내리는 비, 옷이 흠뻑 젖는구나

    
49.만吟   만음    미소 띄우며
  金得臣  김득신 1604~1684

爲人性癖每耽詩   위인성벽매탐시   사람의 성벽이 늘상 시에 빠져서 
詩到吟時下字疑   시도음시하자의   시 이르러 읊조릴 젠 글자 놓기 망설이네
終至不疑方快意   종지불의방쾌의   망설임이 없어야만 마음에 쾌하거니
一生辛苦有誰知   일생신고유수지   일생의 괴로움을 알 사람 그 누구랴

 

 

50. 頭陀山   두타산
   金得臣(朝鮮)  김득신 1604 ~1684 

行行路不盡   행행로부진   가도가도 길은 끝이 없고
萬水更千峰   만수경천봉   많은 개울 건너니 또 많은 산봉우리들
忽覺招堤近   홀각초제근   홀연히 마을 가까와진 줄 알게 되었는데
林端有暮鍾   임단유모종   숲속 끝에서 저녁 종소리 들리는 듯

 

 

51. 雙燕  쌍연   한쌍의 제비
  金履萬   김리만 1683~1758

雙燕銜蟲自忍飢   쌍연함충자인기   제비 한쌍  벌레 물고  배고픔 참으며
往來辛苦哺其兒   왕래신고포기아   힘들게 왔다갔다 제 새끼들 먹이누나
看成羽翼高飛去   간성우익고비거   날개깃 돋아나서 높이 날아 가버리면
未必能知父母慈   미필능지부모자   부모의 자애로움 능히 알지 못하겠지


52. 苔磯釣魚  태기조어    이끼 낀 물가에서 낚시 드리우고
   김류 1571~1648

日日沿江釣   일일연강조   날마다 강가에서 고기 낚는데
呑釣盡小鮮   탄조진소선   낚시 무는 놈은 모두 잔챙이
誰知滄海水   수지창해수   누가 알까, 저 푸른 바닷물 속에
魚有大於船   어유대어선   배보다 더 큰 고기 있음을

 
53.松都甘露寺次惠遠韻 제송도감로사차혜원운  송도 감로사에서
   金富軾  김부식 1075~1151

俗客不到處   속객부도처   세속 나그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
登臨意思淸   등임의사청   올라오니 생각이 해맑아진다

山形秋更好   산형추갱호   산의 모습은 가을이라 더욱 곱고
江色夜猶明   강색야유명   강 물빛은 밤인데도 오히려 밝다

白鳥高飛盡   백조고비진   해오라기 높이 날아 사라져 가고
孤帆獨去輕   고범독거경   외론 돛만 혼자서 가벼이 떠간다

自慙蝸角上   자참와각상   달팽이 뿔 위에서
半世覓功名   반세멱공명   功名을 찾아다닌 반평생이 부끄럽구나

    

54.  觀瀾寺樓  관란사루    관란사 누대에서
    金富軾   김부식 1075~1151

六月人間暑氣融   육월인간서기융   세속의 유월은 더위가 가득한데
江樓終日足淸風   강루종일족청풍   강루에는 종일토록 청풍불어 좋아라

山容水色無今古   산용수색무금고   산모양 물빛은 고금이 한결같으나
俗態人情有異同   속태인정유이동   세상의 풍속과 사람의 인정은 다름이 있다

舴艋獨行明鏡裏   책맹독행명경리   거룻배는 맑은 거울 속을 홀로 가는데
鷺鶿雙去畵圖中   로자쌍거화도중   가마우지 한 쌍 그림 속으로 날아간다

堪嗟世事如銜勒   감차세사여함륵   아아, 세상사 마치 재갈과 굴레같아
不放衰遲一禿翁   불방쇠지일독옹   약하고 둔한 한 늙은이 놓아주지 않는다

 

55.再過楊季平村舍  재과양계평촌사   양계 평촌사를 다시 지나    면서
  金士衡  김사형 1341~1407

碧溪西畔亂山東   벽계서반란산동   서쪽에 푸른 시냇물이 흐르고 동쪽에는 산들이 어지럽게 서있네
楊子高亭活畵中   양자고정활화중   양자의 높은 정자 그림속에 살아 있으니

淸福豈容人久假   청복기용인구가   이 맑은 복을 어찌 남에게만 오래 주고 있으랴
勝遊眞似夢還空   승유진사몽환공   멋진 놀이는 참으로 허무하게 돌아온 꿈만 같도다

樂生莫作千年調   락생막작천년조   인생이 천년을 고루 살기를 즐기지 마라
養拙甘爲一野翁   양졸감위일야옹   수양하여 한날 野翁이 됨이 좋으련만

不久收身同結社   부구수신동결사   멀지 않아 몸을 거두고 함께 모일 것이니
半分溪月與山風   반분계월여산풍   시냇가에 저 달과 산바람을 반만 나누어 주오


 
56.上洛府院君   상락부원군   상락부원군에 대한 輓詞
  金士衡   김사형 1341~1407

傳家積善正無倫   전가적선정무론   대대로 전해 오는 積善이 뛰어나고
眞箇東韓社稷臣   진개동한사직신   진실로 동한에 사직의 신하였지

許國寸心雙雪鬋   허국촌심쌍설   나라에 마음 바쳐 귀밑머리 희어졌고
接人和氣一團春   접인화기일단춘   사람 대하는 그 화기는 일단의 봄이었지

芸臺繪綵殊勳著   운대회채수훈저   운대에서 필단 잡아 큰 공로 드러나고 
玉輦親臨寵數新   옥레친임총수신   어가가 왕림하여 은총이 새로웠네 

六十七年渾似夢   육십칠년혼사몽   육십칠 년 모두 다 꿈 속과도 같아라 
喪歌凄楚響淸晨   상가처초향청신   처량한 상엿소리 맑은 새벽에 울리네

 

57. 善竹橋    선죽교
    金士衡  김사형 1341~1407

曾聞周國伯夷淸   증문주국백이청   일찍이 周나라 백이숙제의 청백함 들었지만
餓死首陽不死兵   아사수양부사병   전쟁으로 죽지 않고 首陽山에서 굶어 죽었다

善竹橋邊當日事   선죽교변당일사   선죽교의 그 날, 그 참혹한 일에도
無人扶去鄭先生   무인부거정선생   鄭先生 도와 데리고 갈 사람 아무도 없었도다

 

58.述樂府辭   술악부사   
    金守溫(朝鮮)  김수온 1409-1481 

十月層氷上   십월층빙상   시월의 두꺼운 얼음위
寒凝竹葉棲   한응죽엽서   추위 엉긴 대숲속 집
與君寧凍死   여군영동사   차라리 님과 함께 얼어 죽으리
遮莫五更鷄   차막오경계   새벽닭이 울거나,말거나

 

59.  頌祝  송축   慶事을 祝賀
     金守溫(朝鮮)  김수온 1409~1481

大母鶴髮綵爰在坐   대모학발채원재좌   어머님 흰 머리로 편안히 자리하시니
維子維孫趨蹌右左   유자유손추창우좌   손자들이 좌우에서 뛰어 노네
賓旣興止迭走爲賀   빈기흥지질주위하   손님도 흥이 나서 달려와 축하하니
萬有千歲維祺是荷   만유천세유기시하   일만 천년의 상서로움 지니셨네

          趨蹌(추창):예도에 맞게 허리를 굽혀 빨리 걸어감  


60. 雪夜獨坐  설야독좌   눈 오는 밤 홀로 앉아
    金壽恒  김수항 1629~1689

破屋凉風入   파옥량풍입   허름한 집에 서늘한 바람오고
空庭白雪堆   공정백설퇴   빈 뜰에는 흰 눈만 쌓이네
愁心與燈火   수심여등화   근심스런 내 마음 저 등불과
此夜共成灰   차야공성회   오늘 밤 함께 재가 되어가네


61. 夏日  하일     여름 날
    金三宜堂  김삼의당

日長窓外有薰風   일장창외유훈풍   창밖에 낮은 길고 향기로운 바람 이는데
安石榴花個個紅   안석류화개개홍   어찌하여 석류화는 하나하나 붉게 익는가
莫向門前投瓦石   막향문전투와석   문 앞으로 기와조각 돌조각을 던지지 말라
黃鳥只在綠陰中   황조지재녹음중   푸른 그늘 속에는 꾀꼬리가 있단다

 

 62. 詠李上舍鶴四美亭    영리상사학사미정
   (李上舍의 四美亭을 읊다)
   金麟厚  김인후 1510~1560

江雲一雨肥   강운일우비   강 구름이 비 한번 넉넉히 내려
南畝看春耕   남묘간춘경   남쪽 밭두둑 봄갈이하는 것을 본다
日夜自生息   일야자생식   밤 낮 스스로 생겨 자라니
欣欣苗向榮   흔흔묘향영   기쁘게도 곡식들 성히 자랐네

 把鋤去稂莠  파서거랑유   호미를 들고 나가 김을 매주니
漸見秋實成   점견추실성   점점 가을 이삭들 여물어 간다 
兒童驅雀鼠   아동구작서   아이들 참새와 쥐를 몰아내니
一廛輸易嬴   일전수역영   한 뙈기 밭, 농부 살림이 풍족하구나

且詠실솔唱   차영실솔창   이제 귀뚜라미 노래 부르면서
酌醴諧性情   작례해성정   마음편히 술이나 한잔 마셔야지 
蠶月麗景遲   잠월려경지   밤 누에 커가는 모습이 느리고
습桑柔始敷   습상유시부   물가 뽕나무 잎 비로소 두루 퍼졌네

攀條철其葉   반조철기엽   가지 잡아당겨 그 뽕잎 따다 주고
采采看朝  채채간조포   아침 저녁으로 잘 자라는 것을 본다 
蜀蜀佇三眠   촉촉저삼안   누에들 석 잠을 기다렸더니
滿箔奇功輸   만박기공수   잠박 가득 고치들 기특도 해라

新絲足自給   신사족자급   새 명주실은 쓰기 넉넉하고
不見充官租   부견충관조   나라에선 세금으로 빼앗지 않네
萬室樂太平   만실락태평   집집마다 태평시대 함께 즐기어
鼓舞歌康衢   고무가강구   흥겨이 강구노래를 부르는구나

向晩理煙艇   향만리연정   저물녘에 조각배 손질좀 해서
滄波垂釣絲   창파수조사   푸른 물결에 낚시줄 드리웠네
寓興非爲魚   우흥비위어   취미일 뿐, 고기 잡자는 건 아니지만
有得猶可怡   유득유가이   낚이면 그래도 마음 즐겁지

呼童貫之柳   호동관지류   아이 불러 버들가지 꿰어 들리니
皓月山前窺   호월산전규   하얀 달이 산 앞으로 고개 내미네
번思赤壁遊   번사적벽유   예전 적벽놀이를 상상해 보니
宛爾同襟期   완이동금기   지금이 옛 정취 그대로구나

更有暮雪時   경유모설시   다시 저녁눈이 내릴 양이면
蓑笠君知誰   사립군지수   도롱삿갓을 그대는 알아 볼런지
靑山臨碧水   청산림벽수   푸른 산이 푸른 물을 내려다 보니
煙霧生其間   연무생기간   연기 안개 그 사이서 피어오르네

腰鎌者誰子   요겸자수자   허리에 낫을 찬 자 저게 누군가
逕路工제攀   경로공제반   사잇길 익숙히 잘 오르는 걸
長歌采薪蒸   장가채신증   노래가락 뽑으며 나무를 하니
幽興飛孱顔   유흥비잔안   흥겨움은 날아 산 마루 넘네

日夕始歸來   일석시귀래   날 저물어 비로소 집을 향하니
栖鳥相與還   서조상여환   새들도 둥지로 돌아가는군
偶此入吾賞   우차입오상   우연히 나는 이 광경 보게 된 거라
寧知彼行艱   녕지피행간   저들의 고생을 어찌 알리오

 

江雲一雨肥。南畝看春耕。日夜自生息。欣欣苗向榮。把鋤去稂莠。漸見秋實成。兒童驅雀鼠。一廛輸易贏。

且詠蟋蟀唱。酌醴諧性情。 右農

蠶月麗景遲。隰桑柔始敷。攀條掇其葉。采采看朝晡。蠋蠋佇三眠。滿箔奇功輸。新絲足自給。不見充官租。

萬室樂太平。鼓舞歌康衢。 右桑

向晩理煙艇。滄波垂釣絲。寓興非爲魚。有得猶可怡。呼童貫之柳。皓月山前窺。翻思赤壁遊。宛爾同襟期。

更有暮雪時。蓑笠君知誰。 右漁

靑山臨碧水。煙霧生其間。腰鎌者誰子。逕路工躋攀。長歌采薪蒸。幽興飛孱顏。日夕始歸來。棲鳥相與還。

偶此入吾賞。寧知彼行艱。 右樵

 


63. 古木    고목
    金麟厚  김인후 1510~1560

半樹惟存骨   반수유존골   반만 살은 나무  뼈마디만 남았는데
風霆不復憂   풍정불부우   바람과 우레에도 다시 근심치 않네
三春何事業   삼춘하사업   봄 석 달을 무슨 일을 하느뇨
獨立任榮枯   독립임영고   영고성쇠 맡기고 홀로 서있을 뿐

 

64. 茅齋  모재   초가집
    金彦璣(惟一齋) 김언기 1520~1588 

謨拙難成屋數間   모졸난성옥수간   내 계획이 졸렬하여 집 몇 칸 짓기도 어려워
開基春日涉冬寒   개기춘일섭동한   봄에 기초를 닦고 겨울을 지났네

重茅風散椽全露   중모풍산연전로   겹겹 띠풀 바람에 흩어져 서까래 드러나고
塼土氷疑壁未乾   전토빙의벽미건   벽돌벽은 얼어서 벽이 마르지 않는구나

月入虛畯明照榻   월입허첨명조탑   텅 빈 처마에 든 달은 탑상을 밝게 비추고
烟生疎戶翠連山   연생소호취연산   성근 집에서 피어난 연기는 산을 푸르게 이었네

蕭條雖甚吾猶樂   소조수심오유락   쓸쓸함이 심하지만 내 오히려 즐거우니
爲是身心兩得閒   위제신심양득한   이로 인해 몸과 마음 모두 한가롭구나


65. 遊龍門山  유용문산    용문산에서
    金安國    김안국 1478~1543  

步步緣危登   보보연위등   걸음걸음 가파른 길 따라 오르니
看看眼界通   간간안계통   보면 볼수록 눈 앞이 탁 트여라

閒雲迷極浦   한운미극포   한가한 구름은 멀리 포구에 어려 있고
飛鳥沒長空   비조몰장공   날으는 새 하늘속으로 숨어 버린다

萬壑餘殘雪   만학여잔설   골짝기마다 殘雪 남아 있는데
千林響晩風   천림향만풍   숲속에는 저녁 바람 소리 울린다

天涯懷渺渺   천애회묘묘   하늘 끝, 아득한 생각
孤月又生東   고월우생동   외로운 달, 동녘에서 솟아 오른다

 

66. 登津寬寺   등진관사     진관사에 올라
    金雲楚 김운초 1800~1857 

山寺尋登凍凍街   산사심등동동가   언 길 지나 산사를 찾았네
雪花滿發坊坊佳   운화만발방방가   눈꽃 만발하여 곳곳이 아름다워라

寒風靜去丹靑壁   한풍정거단청벽   찬바람 단청 벽 고요히 지나고
暖日動輝銀白階   난일동휘은백계   따스한 햇살 은백의 섬돌 위 빛나네

梵語淸聲空隱隱   범어청성공은은   경 읽는 맑은 소리 하늘가 은은히 울리는데
松枝微舞鳥喈喈   송지미무조개개      솔가지 가는 떨림 새가 개개히 우는구나

死生境界分何處   사생경계분하처   삶과 죽음의 경계는 어디인가
一色乾坤萬物諧   일색건곤만물해   한 빛의 하늘과 땅 만물이 화락하는 것을


67. 龍宮閑居次金蘭溪得韻培  용궁한거차김난계득배운
   (용궁촌에서 난계 김덕배의 시에 화답하여)
   金元發    김원발

江활修鱗縱   강활수린종   강은 넓어 고기 떼 지어 왔다갔다
林深倦鳥歸   임심권조귀   숲은 깊어 지친 새들 날아오네
歸田是吾志   귀전시오지   시골로 돌아가는 것이 나의 뜻
非是早知機   비시조지기   세상 일 괴로운 줄 알고 있었소


68. 送童子下山  송동자하산   下山하는 童子를 보내며
    慈藏法師(新羅)  자장법사

空門寂寞汝思家   공문적막여사가   절 적막하여 네가 집생각을 하더니
禮別雲房下九華   예별운방하구화   구름낀 승방에 작별을 하고 九華山을 내려 가는구나 

愛問竹欄騎竹馬   애문죽란기죽마   대나무 난간에서 죽마타기를 즐겨 묻더니
懶於金地聚金沙   나어금지취금사   절에서 금모래 모으기에 게으르고 

添甁澗底休招月   첨병간저휴초월   달 보는 것도 그만두고,산골 시냇물에 병을 적시고
烹茗甌中罷弄花   팽명구중파농화   꽃을 가지고 노는것도 그치고 사발에 茶를 끓이네  

好去不須頻下淚   호거불수빈하루   잘 가거라, 자주 눈물 흘리지 말고,
老僧相伴有煙霞   노승상반유연하   노승은 고요한 산수의 경치와 벗 하리

 

69.  感興  감흥   저녁에
    金淨(朝鮮)  김정 1486~1520

落日臨荒野   낙일임황야   지는 해는 거친 들로 떨어지고
寒鴉下晩村   한아하만촌   갈가마귀 저무는 마을에 내리앉네
空林烟火冷   공림연화냉   빈 숲에 저녁 연기 썰렁하고
白屋掩荊門   백옥엄형문   초가집엔 사립문은 닫혀 있네


70.  失題 4首중 3  오솔길은
      金正喜  김정희 1786~1856

藥徑通幽窅   약경통유요   오솔길은 깊고 먼 곳으로 나 있고
蘿軒積雲霧   라헌적운무   칡덩굴 처마에 안개구름 쌓이네 
山人獨酌時   산인독작시   산사람 저 홀로 대작할 적에 
復與飛花過   복흥비화과   꽃잎이 날아가다 술잔과 마주치네
       


71.  八月初一日早發靈巖過月出山  팔월초일일조발영암과월출산 
     (8월 초하룻날 일찍 영암을 출발하여 월출산을 지나며)
     金宗直(朝鮮)  김종식 1431~1492

 呼燈蓐食苦栖遑  호등욕식고서황  등불을 켜고 새벽밥을 먹은 뒤에 어정어정 거닐자니
月出山頭日出光  월출산두일출광  월출산 꼭대기에 해가 솟네

深深野雲收洞穴  심심야운수동혈  들판에 낀 짙은 구름은 골짜기로 빨려 들어가고
凌凌秋骨倚穹蒼  능능추골의궁창  낙엽진 산등성이에 날카로운 바위들은 푸른 하늘에 솟아있네

浮生强半聞名久  부생강반문명구  인생를 반쯤 지나오는 동안 이산의 이름을 들은 지가 오래 되었는데
 絶頂難攀問俗忙  절정난반문속망  저 꼭대기를 올라가지 못하는 것은 세속일이 바쁘기 때문일세

彷彿伽倻眞足喜  방불가랑진족희  우리 고향 가야산과 비슷하여 참으로 기뻐서
無端馬上憶吾鄕  무단마상억오향  나도 몰래 말 위에서 고향 생각을 하네

 

72.     鑿氷行  착빙행    얼음 뜨러 가는 길 
        金昌協  김창협 1651~1708

季冬江漢氷始壯   계동강한빙시장   늦겨울 한강에 얼음이 꽁꽁 어니
千人萬人出江上   천인만인출강상   사람들 우글우글 강위로 나왔네
丁丁斧斤亂相鑿   정정부근란상착   꽝꽝 도끼로 얼음을 찍어 내니
隱隱下侵馮夷國   은은하침빙이국   울리는 소리가 용궁까지 들리겠네

鑿出層氷似雪山   착출층빙사설산   찍어낸 얼음이 산처럼 쌓이니
積陰凜凜逼人寒   적음름름핍인한   싸늘한 음기가 사람을 엄습하네
朝朝背負入凌陰   조조배부입릉음   낮이면 날마다 석빙고로 져나르고
夜夜椎鑿集江心   야야추착집강심   밤이면 밤마다 얼음을 파 들어가네

晝短夜長夜未休   주단야장야미휴   해짧은 겨울에 밤늦도록 일을 하니
勞歌相應在中洲   로가상응재중주   노동요 노래소리 모래톱에 이어지네
短衣至䯎足無扉   단의지간족무비   짧은 옷, 짚신도 없는 발에 정강이까지 이르고
江上嚴風欲墮指   강상엄풍욕수지   매서운 강바람에 언 손가락 떨어지네

高堂六月盛炎蒸   고당육월성염증   고대광실 오뉴월 무더위 푹푹 찌는 날에
美人素手傳淸氷   미인소수박청빙   여인의 하얀 손이 맑은 얼음을 내어오네
鸞刀擊碎四座偏   조도격졸사좌편   난도로 그 얼음 깨 자리에 두루 돌리니
空裏白日流素霰   공리백일류소하   멀건 대낮에 하얀 안개가 피어나네

滿堂歡樂不知暑   만당환락부지서   왁자지껄 이 양반들 더위를 모르고 사니
誰言鑿氷此勞苦   수언착빙차노고   얼음뜨는 그 고생을 그 누가 알아주리
君不見           군불견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道傍㬞死民       도방갈사민       길가에 더위먹고 죽어 뒹구는 백성들이
多是江中鑿氷人   다시강중착빙인   지난 겨울 강위에서 얼음뜨던 자들인 걸

       ☞   䯎 :정강이뼈 간.   扉: 짚신비.   㬞: 더위 먹을 갈.

 

73.   山民  산민     화전민
      金昌協   김창협 1651~1708

下馬問人居   하마문인거   말에 내려 인가를 찾아가 보니
婦女出門看   부녀출문간   아낙네 문간에 나와 맞이하네
坐客茅屋下   좌객모옥하   띠집 처마아래 손을 앉게 하고
爲我具飯餐   위아구반찬   나를 위해 밥과 반찬 내어오네

丈夫亦何在   장부역하재   남편은 어디에 나가 있는지
扶犁朝上山   부리조상산   아침에 소 끌고 산에 올랐는데
山田苦難耕   산전고난경   산밭을 일구느라 고생을 하며
日晩猶未還   일만유미환   저물도록 돌아오지 못한다네

四顧絶無隣   사고절무린   사방을 둘러봐도 이웃은 없고
鷄犬依層巒   계견의층만   개와 닭도 산기슭에 의지해 사네
中林多猛虎   중림다맹호   숲 속에는 사나운 호랑이 많아
採藿不盈盤   채곽불영반   나물도 마음대로 못 뜯는다네

哀此獨何好   애차독하호   슬프다 외딴 살이 어찌 좋으리
崎嶇山谷間   기구산곡간   험하고 험한 산골짝에서
樂哉彼平土   락재피평토   평지에 살면 더없이 좋으련만
欲往畏縣官   욕왕외현관   가고 싶어도 벼슬아치 두렵다네

 


74. 竹林亭十詠東嶺霽月   죽림정십영동령제월
    金昌協   김창협 1651~1708

夕霽臥遙帷   석제와요유   비갠 저녁에 넓은 장막에 누우니
東峰綠煙歇   동봉록연헐   동쪽 봉우리에 푸른 연기 사라진다
開簾滿地霜   개렴만지상   주렴을 여니 땅에 가득히 서리 내렸고
竹上已明月   죽상이명월   대나무 숲 위의 달이 이미 밝게 떠올랐구나

        遙帷:긴 휘장.  까마득한 장벽

 
75. 臨池  임지    못 가에서
    金昌翕   김창흡 1653~1752 

寂寂臨池坐   적적림지좌   못 가에 가만 앉았노라니
風來水面過   풍래수면과   수면 스치며 바람이 온다
高林有病葉   고림유병엽   병든 나뭇잎 숲에 있길래
一箇委微波   일개위미파   하나 주어서 물결에 띄우네

 

76.  三日浦丹書石  삼일포단서석   삼일포구 단서석에서
     金孝印  김효인  ~1253

 刻碑鐫碣古猶多   각비전갈고유다   비석과 돌기둥에 글 새기는 일,예전에도 많았지만
蘇食塵侵字轉訛   소식진침자전와   이끼끼고 먼지앉아 글자마저 틀려졌도다
爭似指頭千載血   쟁사지두천재혈   손가락 끝으로 천년 혈통 다투건만
一淪山石不銷磨   일륜산석부소마   한 번 山石이 되면 녹여 갈지 못하노라

 


77. 漫興   만흥    가난이 주는 여유
    김효일

樂在貧還好   락재빈환호   즐거움이 있으니, 가난해도 오히려 괜찮고
閒多病亦宜   한다병역의   한가로움이 많으니 병이 있어도 또한 괜찮아라

燒香春雨細   소향춘우세   향불을 사르다 보니, 내리던 봄비 가늘어지고
覓句曉鐘遲   멱구효종지   시구 찾다 보니 어느새, 들려오는 새벽 종소리

巷僻苔封逕   항벽태봉경   골목이 외져, 길은 이끼로 덮혔고
窓虛竹補籬   창허죽보리   창문이 없어 대나무로 울타리를 삼았네

笑他名利客   소타명리객   명예와 이익을 따르는 저 사람들 우스워라
終歲任驅馳   종세임구치   세월이 다하도록 바쁘게 달리기만 하네


78. 幽居卽事 유거즉사   한가히 살며
    金仲權  김중권

家貧營産少   가빈영산소   집이 가난하여 살림살이 적고
草色滿庭除   초색만정제   풀빛만 뜰에 가득하도다

妻病惟須藥   처병유수약   아내가 병들어 약이 필요하고
兒癡懶讀書   아치라독서   아이는 어리석어 글읽기에 게으도다

菊從晴後種   국종청후종   국화는 비갠 뒤에 옮겨심고
苽向晩來鋤   고향만래서   오이밭은 저녁때 쯤에 김을 맨다

漸覺幽居好   점각유거호   차츰 한가히 사는 맛을 알겠노니
門無長者車   문무장자차   집에는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은구나

 

79. 白鷺   백로사
    盧仝(唐)  노동

刻成片玉白鷺鷥  각성편옥백로사   옥으로 다듬었나 백로 한 마리
欲捉殲鱗心自急   욕착섬린심자급   물고기 잡으려고 마음 조이며
翹足沙頭不得時   교족사두부득시   물가 모래밭에  발 쫑긋 세웠거늘
傍人不知謂閑立   방인부지위한립   사람들은 영문 모르고 그 모습 한가롭다 말하네


80. 村醉   촌취   시골에서 술에 취해
    盧仝  노동

村醉黃昏歸   촌취황혼귀   저물어 취하여 돌아오다
健倒三四五   건도삼사오   몇 번이고 비틀비틀 넘어졌도다
 摩사靑매苔   마사청매태   푸른 이끼 짓밟아 버려서
莫嗔驚著汝   막진경저여   자네를 놀래킨 것 성내지 말아다오

 

81. 山店    산점   산속 토기굽는 집
    盧綸(唐) 노륜 748~800

 登登山路何時盡   등등산로하시진   끝없이 이어지는 산 길, 언제나 끝 나려나
決決溪泉到處聞   결결계천도처문   괄괄대는 개울 샘물소리 도처에서 들리네
風動葉聲山犬吠   풍동엽성산견폐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에 개가 짖고
一家松火隔秋雲   일가송화격추운   어떤 집의 햇불이 가을구름 너머에 있네

 

82. 道峯寺    도봉사
     羅湜   나식 1498~1546

曲曲溪回復   곡곡계회복   굽이굽이 개울 돌아 또 개울
登登路屈盤   등등노굴반   오를수록 산길은 구불구불 굽어진다
黃昏方到寺   황혼방도사   황혼에야 절에 이르니
淸磬落雲端   청경낙운단   맑은 경쇠소리 구름 끝으로 사라진다

 


83. 自遺   자유    속내
     羅隱(唐)  나은

得卽高歌失卽休   득즉고가실즉휴   득의할 땐 노래하고 실의할 땐 쉬어가며
多愁多恨亦悠悠   다수다한역유유   근심 많고 한 많은 세상 그렁저렁 살아가세
今朝有酒今朝醉   금조유주금조취   오늘 술 생기면 오늘 취하고
明日愁來明日愁   명일수래명일수   내일 근심일랑 내일로 미뤄두세

 

84. 神光寺     신광사
   南袞   남곤 1471~1527 

庭前柏樹儼成行   정전백수엄성행   뜰 앞의 잣나무  의젓이 늘어서서
朝暮蕭森影轉廊   조모소림영전랑   하루 종일 우뚝한 그림자가 행랑을 도네
欲問西來祖師意   욕문서래조사의   서쪽에서 祖師가 온 뜻을 물으려 하니
北山靈風送凄凉   북산령  송처량   北崇山 신령한 바람 서늘한 기운을 보내오네

 

85. 禪詩    선시
    南岳스님     남악스님

祖師心上乾坤靜   조사심상건곤정   祖師의 마음 위엔 하늘과 땅이 고요하기만 하고
法界經中日月閑   법계경중일월한   法界의 길 위엔 해와 달이 한가롭구나

流水遠歸滄海岸   유수원귀창해안   흐르는 물은 멀리 푸른 바다 언덕으로 돌아가고
碧山微露白雲間   벽산미로백운간   푸른 산  흰 구름 사이로, 가는 이슬이 내리네

遊眸大地時移步   유모대지시이보   大地 위를 이리저리 바라보다 때때로 걸음을 걷기도 하고
擧首長空獨破顔   거수장공독파안   먼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어, 나 홀로 크게 웃기도 하네

一切有爲如夢幻   일절유위여몽환   뭔가를 할려는 모든 것들이 다 꿈과 같은 환상
此生名利甚玩愚   차생명리심완우   이 生의 名利란 너무나 완고하고 어리석은 일 뿐이야


86.   哭孫女  곡손녀    손녀를 땅에 묻고 울면서
      南氏   남씨

七年八歲病   칠년팔세병   여덟 해에 일곱 해를 병 앓았으니 
歸臥爾應安   귀와이응안   돌아가 눕는 것이 네겐 편안할테지
只憐今夜雪   지린금야설   다만 눈내리는 이밤이 슬프구나
離母不知寒   리모부지한   제어머 떠나고도 추운줄 모르니

 

87. 送麴司直  송국사직   麴司直을 보내고
    郎士元  낭사원

曙雪蒼蒼兼曙雲  서설창창겸서운  새벽 눈도 추워라 구름도 추워
朔風燕雁不堪聞   삭풍연안불감문   삭풍에 기러기 소리 마음 설랜다
貧交此別無他贈   빈교차별무타증   가난도 몸에 젖어 서러운 이별 
惟有靑山遠送客   유유청산원송객   푸른 산이  객을  멀리 보내네

 


88. 待月  대월    달을 기다리며
   凌雲  능운(조선 후기의 기생)

郞云月出來   랑운월출래   달 뜨면 오시겠다 말해 놓고서
月出郞不來   월출랑불래   달 떠도 우리 임은 오시지 않네
想應君在處   상응군재처   아마도 우리 임 계시는 곳엔
山高月上遲   산고월상지   산이 높아  저 달도 늦게 뜨나 봐

 

 

89. 寒江獨釣圖  한강독조도   추운 강에서 홀로 낚시하며
    唐肅(元)   당숙

非爲投竿僞好奇   비위투간위호기   고기를 잡자는 게 아니고 호기심 때문인데
江寒凍折釣翁  강한동절조옹자   강 바람 추위에 수염이 꽁꽁 얼어 붙었네
綠知雪壓封窓曉   록지설압봉창효   봉창에 쌓인 눈으로 날이 밝은 것 알았거니와
不載漁歸只載詩   부재어귀지재시   고기는 싣지 않고 詩만 돌아오네

 
90. 落第詩    낙제시 
    唐靑臣   당청신

不第遠歸來   부제원귀래   급제하지 못하고 먼 길을 돌아오니
妻子色不喜   처자색불희   처자의 낯빛이 반기는 기색 없네
黃犬恰有情   황견흡유정   누렁이만 흡사 반갑다는 듯
當門臥搖尾   당문와요미   문 앞에서 드러누워 꼬리 흔드네

 

91.畵竹  화죽    대나무를 그리며
   戴熙 (淸)  대희

雨後龍孫長   우후용손장   비 온 뒤 대나무 쑥쑥 자라고
風前鳳尾搖   풍전봉미악   바람 부니 대나무 산들거리네
心虛根底固   심허근저고   속 비었고 뿌리 굳으니
指日定干宵   지일정간소   이제 곧 하늘까지 닿으리라

 

 

92.  空山春雨圖    공산춘우도
     戴熙   대희

空山足春雨   공산족춘우   빈산에 봄비 내리고
緋桃間丹杏   비도간단행   복숭아꽃 살구꽃 울긋불긋
花發不逢人   화발불봉인   꽃이 피어도 봐주는 이 없고
自照溪中影   자조계중영   스스로 개울속 그림자로 비춰보네


93. 春江獨釣  춘강독조   봄 강에 홀로 낚시대 드리우니
    戴叔倫 (唐)    대숙륜 732~789

獨釣春江上   독조춘강상   홀로 봄 강에 낚시대 드리우니
春江引趣長   춘강인취장   봄 강의 흥취가 마냥 길구나

斷煙樓草碧   단연루초벽   안개 서려있는 누각, 풀은 푸르고
流水帶花香   류수대화향   꽃잎 떠가는 강물 향기롭다

心事同沙鳥   심사동사조   마음은 백사장의 갈매기와 같아
浮生寄野航   부생기야항   뜬구름 같은 인생, 들나루에 머물어 있네

荷衣塵不染   하의진부염   연잎 옷은 애당초 먼지에 물들지 않았으니
何用濯滄浪   하용탁창랑   어찌 창랑수에 빨래를 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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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득신(金得臣) 1604(선조37)∼1684(숙종10)

 

조선 최고의 다독가(多讀家)

모든 것이 늦된 어린 시절, 10세에 겨우 글자를 깨치고 20세에 비로소 글 한 편을 짓다.
자신의 부족함을 알기에 더욱 치열하게 노력하다
결국, 59세에 과거급제 당대에 인정받는 독자적인 시(詩) 세계를 이루다.
"용호(김득신의 대표시)는 당시(唐詩)에 넣어도 부끄러움이 없다."
- 효종 (1619 ~ 1659)
"재주가 남만 못하다 스스로 한계를 짖지 마라.
나보다 어리석고 둔한 사람도 없겠지만 결국에는 이룸이 있었다.
모든 것은 힘쓰는데 달려있을 따름이다."
- 김득신 묘비문 中

백곡 김득신(栢谷 金得臣)

치열한 노력의 가치를 보여준 참된 지식인입니다.

조선 현종(顯宗) 시대의 문신(文臣)이자 시(詩)로 이름을 날린

 백곡 김득신(1604~1684)은 당대 최고의 독서광으로

남들보다 부족한 기억력과 노둔함을 벗어나기 위해

 몇 천, 몇 만 번을 되풀이해서 글을 읽어

비록 뒤늦은 나이였지만 59세에 과거에 급제하고

당대를 대표하는 명시인의 반열에 올랐다.

저서로는 시 1500여 수와 문 180여 편이 실린

‘백곡집’과‘종남총지’등이 있다.

 

조선의 시인. 본관은 안동(安東),자는 자공(子公), 호는 백곡(栢谷)·귀석산인(龜石山人),

충무공 시민(時敏)의 손자, 부제학(副提學) 안흥군(安興君) 치(緻)의 아들.

어머니는 사천(泗川) 목씨(睦氏)로 목첨(睦詹)의 딸이고, 아내는 경주 김씨이며,

조선 중기의 시인이다. 1642년 사마시(司馬試)에 합격하여 진사가 되었다.

당시 한문 사대가인 이식(李植)으로부터 “그대의 시문이 당금 제일”이라는 평을 들음으로써

이름을 세상에 알렸다 1662년 (현종3) 증광문과(增廣文科) 병과(丙科)로 급제.

장악원 정·지제교(掌樂院 正·知製敎) 등을 거쳐 가선대부(嘉善大夫)에 올라

동중추부사(同中樞府事)를 지냈다. 뒤늦게 벼슬에 올랐으나 장차 일어날 사화(士禍)를 예견하여

벼슬을 버리고 괴산읍 능촌리에 있는 취묵당(醉默堂)에 내려와 시인으로서의 삶을 살았다.

74세에는 사도시정으로 증광시 시험관이 되었고, 78세에는 통정대부가 되었으며,

80세에는 가선대부에 올랐고 안풍군(安豊君)으로 습봉되었다. 이듬해인 81세에 생을 마쳤다.

묘는 충북 괴산군 증평읍 율리에 있다. 당대 유명한 시인으로 이름이 나 있으며 문집으로

<栢谷文集>이 있고 평론집인 <終南粹言>,<終南叢志> 등이 있다.

백곡은 백이전(伯夷傳)을 1억1만3천번을 읽고 그의 서재 이름을 '억만재(億萬齋)'라 했으며

그의 뛰어난 문장이 세상에 알려지니 효종이 그의 '용호한강시(龍湖漢江詩)'를 보고 감탄했다고

한다. 문보다는 시, 특히 오언 · 칠언절구를 잘 지었다. 그의 작품으로는 백곡집 외에 시화집인

'종남총지(終南叢志)'가 있으며 그 밖의 작품으로 술과 부채를 의인화한 가전소설

〈환백장군전(歡伯將軍傳)〉과 〈청풍선생전(淸風先生傳)〉을 남기기도 했다.

이것은 '국순전' '국선생전' 등 고려의 한 시대만 한정된 줄 알았던 술 가전계통의 소설이

조선조에도 그 면모가 지속됐다는 사실을 입증해 주는 중요한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백곡은 노둔한 천품에도 불구하고 후천적인 노력을 통하여 시(詩)로 일가를 이룬 '고음과 다독'

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그는 경세치평(經世治平)이라는 유가적 이상을 당쟁의 현실 속에서

실천하지 못한 번뇌를 토로하기도 하지만 진보적인 시(詩)의식을 가지고 중세에서 근대로 가는

변천기에 활동했던 문예담당자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실제 그는 창작활동의 소산으로 주옥같은

시를 남겼는가 하면 한시비평의 기준을 마련한 비평가로 한국한문학사에 확고히 자리매김

되어야 할 것이다.

조선 중기에 명문장가로 이름을 날린 백곡 김득신의 서재 억만재에 얽힌 내력은 아주 유명합니다.

백곡 김득신(1604~ 1684) 태어날 때 그의 아버지 김치(金緻) 는 꿈에 노자를 만났고 그 연유로

아이적의 이름을 몽담(夢聃)으로 지어주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신몽을 꾸고 태어난 아이답지 않게 김득신은 머리가 지독하게 나빴습니다.

10살에 비로소 글을 배우기 시작했고 흔히 읽던 십구사락의 첫 단락은 26자에 불과했지만

사흘을 배우고도 구두조차 떼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쉽게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오히려 엄청난 노력을 하였습니다.

그의 노력은 간서치였다는 말을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간서치는 책벌레라는 말입니다.

지금으로 말하면 편집증, 독서마니아 즉 독서광이었을 것입니다.

 

부친이 감사를 역임할 정도로 명문 가문 출신인데도 머리가 나빴던 그는 유명 작품들을 반복하며

읽으며 외웠습니다.

저는 청주에 살기 때문에 괴산의 능촌리 괴강 근처에 가끔 갈일이 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김득신이라는 인물에 호감이 갔습니다. 그리고 김득신에 대해서 알아보고픈

마음이 생겼습니다.

충북 괴산군 괴산읍 능촌리 괴강 근처에 자리하고 있는 김득신의 옛집, 취묵당(醉墨堂)에

걸려 있는 ‘독수기(讀數記)’에 보면, 그는 1634년부터 1670년 사이에 1만번 이상 읽은 옛글

36편을 밝혔는데, 그 횟수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가 평생 1만 번 이상 읽은 글 36편의 목록이 가득 적혀 있다.

여기에는 김득신이 <사기>(史記) ‘백이전(伯夷傳)’을 무려 1억1만3천 번이나 읽었다고

기록되어 있기도 합니다.

‘억만재(億萬齋)’는 글자 뜻 그대로 김득신이 글을 읽을 때 1만 번이 넘지 않으면 멈추지

않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책벌레 김득신의 책읽기에 대한 일화가 적잖이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백곡이 혼례를 치르던 날의 이야기다.백곡이 책을 좋아한다는 말을 들은 장모는

소문을 확인하기 위해 신방에 있는 책을 모두 치웠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첫날밤 신랑은

신부를 제쳐두고 방을 뒤지며 책을 찾았습니다. 경대 밑에서 백곡이 발견한 것은 책력(冊曆).

밤새도록 읽고 또 읽은 백곡은 날이 새자 “무슨 책이 이렇게 심심하냐”고 말했다 합니다.

 

80이 넘도록 장수한 백곡은 먼저 딸을 여의었는데, 분주한 장례 행렬을 따라가면서도

그가 손에서 놓지 않고 보았던 글이 바로 ‘백이전’이었다. 또 부인의 상중에 일가친척들이

‘애고, 애고’ 곡을 하는데, 그는 곡소리에 맞춰 ‘백이전’의 구절을 읽었다고 이의현은 전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어지간한 사람이 아니겠습니까?

백곡은 재주가 뛰어난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그의 자질을 알아본 사람들은 글공부를

포기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수치요 굴욕적인 말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책벌레 김득신은 40여년간 꾸준히 읽고 시를 공부한 끝에 그는 말년에

‘당대 최고의 시인’(택당 이식)으로 불렸습니다.

그는 스스로 지은 묘지명에서 이렇게 말했다.

“재주가 남만 못하다고 스스로 한계를 짓지 말라.

나보다 미련하고 둔한 사람도 없겠지마는 결국에는 이룸이 있었다.

모든 것은 힘쓰는 데 달려 있을 따름이다.”

시작도 하지 않고 재주가 없다고 하지 마십시오. 노력도 하지 않고 머리가 나쁘다고

말하지 마십시오, 미련하고 둔하다고 말하지 마십시오.

시작하다가 얼마 하지도 않고 좌절하고 포기하지 마십시오.

책벌레가 되는 과정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끈기가 필요합니다. 목표가 필요합니다.

독서광이야기/ 김득신의 독수기에서 “그는 무언가에 몰두하면 아예 끝장을

보는 성격이었다.” 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자이자 초서로 유명한 미수 허목(1595∼1682)도 56세 때 처음으로 최하 말직인

참봉(종9품)의 벼슬을 받았고 80세에 이르러 참판(종2품)에 오를 수 있었다.

명재 윤증(1629~1724)은 조선시대 선비정신의 상징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그는 36세 때 처음 종9품인 내시교관에, 53세에 성균관 사예(정사품)에 임용되었지만

관직을 받지 않았고 68세에 이르러 공조판서를 내렸는데 그래도 나아가지 않았다.

여기서 보듯이 조선시대에는 대학자여도 종9품에서 관직을 시작하는 게 관행이었다.

조선시대에는 과거시험에 합격해도 최말단인 종9품에 임용되었다.

요즘 행정고시에 합격하면 5급 공무원이 되고 경찰대를 나오면 곧바로 파출소장에

임명하는 것도 난센스다. 인재가 많지 않았던 개발도상국 시절에야 그렇게 할 수 있다고 해도

요즘처럼 인재가 넘쳐나고 전문가나 경력자가 홍수인 시대에는 5급 공무원 시험이나

경찰대의 파출소장 임명은 반드시 재고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대학 교수를 장관으로

임명하는 게 관행처럼 돼 있지만 이는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교수가 아니어도 인재들은 널려 있다.

백곡 김득신(1604~1684)은 무려 59살에 과거시험에 합격했다. 과거시험은 요즘

 사법고사나 행정고시 공부하는 것보다 더 경쟁이 치열했다. 3년에 한 번씩 보는데

단 70명 정도밖에 뽑지 않았다. 대부분 30대까지 과거시험에 응시하다 계속 떨어지면

포기를 하는데 김득신은 그렇지 않았다. 그는 과거시험에 떨어질 때마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과거시험을 때려치우라는 비아냥거림과 조롱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늦게 나간 벼슬길은 순탄치 못했다. 첫 관직으로 성균관 학유(요즘 9급 공무원)에 임명된 것을 시작으로 여러 벼슬을 했지만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동료로부터 ‘왕따’를 당하기 일쑤였다. 홍천현감과 정선군수에 뽑혔지만 신하들이 그를 적임자가 아니라고 저지하는 바람에 결국 부임하지 못했다. 결국 김득신은 7년 동안 벼슬을 하다 68살에 고향으로 돌아가야 했다. 오기와 끈기로 예순을 앞두고 과거시험에 합격한 보람도 없이 초라한 귀향이었다. 충북 괴산에 가면 ‘취묵당’이라는 정자가 있는데 김득신이 책을 읽고 시를 지으면서 말년을 보낸 곳이다. 높은 벼슬은 하지 못했지만 시를 416수나 남겼다. 신흠·이정구·장유와 함께 조선시대 한문사대가의 한 사람인 이식으로부터 “그대의 시문이 당금의 제일”이라는 평을 들음으로써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는 시인으로는 역사에 이름을 남겼지만 고위 공무원에는 오르지 못했던 것이다

 

백곡 김득신이 끝까지 과거시험을 포기하지 않고 합격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아버지가 있었다.

아버지는 아들이 평소 총명하지 못한 것을 알았다. 아들이 비범하지 못하고 평범한 아이들보다

어리석은 듯 보였다. 아버지는 아들을 ‘노둔’하다고 표현했다. 한마디로 어리석고 우매하다는

것이다. 아이가 똑똑하고 총기가 있기를 바라는 게 모든 부모의 한결같은 소망인데

소년 김득신은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과거시험에 번번이 낙방하자 아버지는 보다 못해

아들에게 하나의 지침을 내리기로 했다. “떨어지더라도 낙담하지 말고 60세까지는

과거에 응해보라”는 지침이 바로 그것이다. 조선시대 과거시험에는 나이 제한이 없었다.

 

자신의 능력의 한계를 탓하지 않고 끊임없는 노력으로 당대 최고의 시인이 되었던 것처럼

책벌레가 되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꿈을 이루며 성공적인 삶을 사시지 않으시렵니까?

또한 책벌레 중의 책벌레가 되어 최고의 지성으로 남고  싶지 않으십니까?

 

춘수(春睡)-김득신(金得臣)
봄잠

驢背春睡足(려배춘수족) : 나귀 등에서 봄잠이 곤하여

靑山夢裏行(청산몽리행) : 꿈속에서 푸른 산을 지나간다.

覺來知雨過(각래지우과) : 깨고서야 비가 온 줄 알았으니

溪水有新聲(계수유신성) : 개울물에 새로운 소리가 들린다.

 

야음(夜吟)-김득신(金得臣)
밤에 읊다

露滴寒空月正西(로적한공월정서) : 찬 하늘 이슬 지고, 달은 서편 이윽한데

欲成佳句意都迷(욕성가구의도미) : 좋은 시구를 지으려도, 마음은 온통 어지럽다

秋宵難作還家夢(추소난작환가몽) : 가을 밤 고향집으로 가는 꿈도 꾸기 어려운데

窓外鵂鶹樹樹啼(창외휴류수수제) : 창밖에선 올빼미가 나무마다 울고 있구나

 

용호(龍湖)-김득신(金得臣)
용호에서

古木寒雲裏(고목한운리) : 차가운 구름 속, 고목

秋山白雨邊(추산백우변) : 가을산에는 비가 내린다

暮江風浪起(모강풍랑기) : 저문 강바람에 물결 일어

漁子急回船(어자급회선) : 어부는 급히 배를 돌린다

 

여관야음(旅館夜吟)-김득신(金得臣)
여관의 밤

永夜坐不寐(영야좌불매) : 긴 밤 잠이 오지 않아 앉았노라니

霜威透褐衣(상위투갈의) : 차가운 서릿기운 베옷을 파고든다

呼僮催鞴馬(호동최비마) : 하인 불러서 말 안장 재촉하니

月落衆星微(월락중성미) : 달은 지고 뭇 별빛 흐려지는구나

 

 

龜亭(구정)-김득신(金得臣)
구정에서

落日下平沙(낙일하평사) : 저무는 해 모랫벌에 지는데

宿禽投遠樹(숙금투원수) : 새들은 잠자리 찾아 먼 나무로 날아든다

歸人欲騎驢(귀인욕기려) : 돌아가는 사람 당나귀 타려는데

更怯前山雨(갱겁전산우) : 눈 앞의 산에 비내릴까 다시 두려워진다

 

 

湖行詩(호행시)-金得臣(김득신)
호행시

湖西踏盡向秦關(호서답진향진관) : 호서를 다 지나 진관을 향해가니

長路行行不暫閑(장로행행불잠한) : 긴 여정 잠시도 쉬지 않고 가고 또 간다.

驪背睡餘開眼見(여배수여개안견) : 당나귀 등에서 졸다가 눈 뜨고 또 보고

暮雲殘雪是何山(모운잔설시하산) : 저문 구름 남은 눈, 이곳이 어느 산일까.

 

 

題畵(제화)-金得臣(김득신)
그림에 부쳐

古木寒煙裏(고목한연이) : 찬 안개 속에 고목 서있고

秋山白雲邊(추산백운변) : 흰 구름 떠있는 곳에 가을 산이 있다

暮江風浪起(모강풍랑기) : 저무는 강에 풍랑이 일고

漁子急回航(어자급회항) : 어부는 급히 고깃배를 돌린다.

 

 

湖行絶句(호행절구)-金得臣(김득신)
호서지방 여행

湖西踏盡向秦關(호서답진향진관) : 충청도 다 돌아보고 경기로 향하네

長路行行不暫閑(장로행행불잠한) : 긴 길을 가고 또 가고 잠시도 쉬지 않았네

驢背睡餘開眼見(려배수여개안견) : 나귀 등에 졸다가 문득 눈 떠보니

暮雲殘雪是何山(모운잔설시하산) : 저문 구름, 남은 눈, 도대체 어느 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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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奉錦溪沈明府(봉금계심명부)-泗溟堂(사명당)-금계 심명부에게

當時一別漢東寺(당시일별한동사) : 한양 동쪽 절에서 헤어져
空悲歲徂靑眼稀(공비세조청안희) : 친구 드물고 가는 세월 슬퍼한다
隨緣江海無定所(수연강해무정소) : 인연 따라 푸른 강과 바다 정처 없이 다니다가
轉蓬復此西南飛(전봉복차서남비) : 구르는 쑥대처럼 여기 서남으로 찾아왔소
知音賴有沈休文(지음뢰유심휴문) : 마음 알아주는 친구, 심휴문 있어
八月南渡瀟湘浦(팔월남도소상포) : 팔월에 남쪽으로 소상포를 건넌다
相看切切語相思(상간절절어상사) : 절절히 서로 보며, 그리웠던 지난 얘기 나누며
上房數夜同淸晤(상방수야동청오) : 몇 날 밤을 상방에서 함께 지냈네
天涯佳節近重陽(천애가절근중양) : 하늘 끝 아름다운 때, 중양절이 가까운데
零露瀼瀼荷欲老(영로양양하욕노) : 차가운 이슬은 내리고 연꽃은 시드는구나
平明却有故山思(평명각유고산사) : 날이 밝으니 도리어 고향 산천 생각
獨望白雲山外路(독망백운산외노) : 나 홀로 흰 구름 저 넘어 먼 산을 바라본다.

 

 

* 2. 청학동추좌(靑鶴洞秋坐)-사명대사(四溟大師)-청학동 가을에 앉아서

西風吹動雨初歇(서풍취동우초헐) : 서풍이 불자 비가 처음 개어
萬里長空無片雲(만리장공무편운) : 만 리 긴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다.
虛室尸居觀衆妙(허실시거관중묘) : 빈 방에 일없이 거하며 묘리를 찾으니
天香桂子落紛紛(천향계자락분분) : 하늘 향기, 계수 열매가 어지럽게 떨어진다.

 

* 3. 수이공구어(酬李公求語)-사명대사(四溟大師)-이공이 한 마디 말을 구하기에 답하다

懸崖峭壁無棲泊(현애초벽무서박) : 깎아지른 높은 절벽 발붙일 곳 없어도
捨命忘形進不疑(사명망형진불의) : 목숨 걸고 몸을 잊고 의심 없이 나아가라.
更向劍鋒飜一轉(갱향검봉번일전) : 다시 칼끝 위에서 한 번 뒤집어야
始知空劫已前時(시지공겁이전시) : 공겁 이전의 나를 비로소 알 수 있도다.

 

 

* 4. 증영운장로(贈靈雲長老)-사명대사(四溟大師)-영운 장로에게 주다

千魔萬難看如幻(천마만난간여환) : 수많은 마귀와 어려움을 허깨비로 보면
直似灘頭撤轉船(직사탄두철전선) : 여울머리에서 배를 돌리는 것과 같도다.
呑透金剛竝栗剳(탄투금강병률답) : 금강과 밤송이를 모두 삼켜버려야만
方知父母未生前(방지부모미생전) : 부모가 낳아주기 전의 나를 알 수 있다.

 

 

증부휴자(贈浮休子)-사명대사(四溟大師)-부휴자에게

別傳敎外眞消息(별전교외진소식) : 가르침 밖의 참 소식 있어
專義須還古丈夫(전의수환고장부) : 온전한 뜻, 옛 장부에게 돌아가리
後五百年誰繼此(후오백년수계차) : 뒤 세대 오백년 누가 이어갈까
拈花一脈落嗚呼(념화일맥락오호) : 진리의 한 맥락이 탄식 소리에 떨어진다.

 

 

* 5. 증성수재(贈成秀才)-사명대사(四溟大師)-성수제에 주다

天寒歲暮峽中村(천한세모협중촌) : 차가운 날씨, 저무는 산골마을
籬落蕭蕭掩竹門(리락소소엄죽문) : 울타리 쓸쓸하고 대 사립문 가려있다.
高臥北窓閑夢破(고와북창한몽파) : 북창에 높이 누워 한가한 꿈 깨니
任地風雪亂黃昏(임지풍설난황혼) : 임지의 눈바람이 황혼에 어지럽다.

 

 

* 6. 동림사추석야반(東林寺秋夕夜半)-사명대사(四溟大師)

-동림사 추석날 밤에

東林月出白猿啼(동림월출백원제) : 동림사에 달뜨고 흰 원숭이 울고
丹桂淸霜夜色凄(단계청상야색처) : 붉은 계수나무 맑은 서리에 밤빛 처량하다.
獨倚香臺鐘鼓靜(독의향대종고정) : 홀로 향대에 기대니 종과 북소리 맑고
天風吹棄見禽棲(천풍취기견금서) : 바람은 나뭇잎에 불어 둥지의 새가 보인다.

 

 

* 7. 차낙천당(次樂天堂)-사명대사(四溟大師)-낙천당에 차운하여

不慍人間人不知(불온인간인부지) : 남이 나 알아주지 않음을 성내지 않는데
豈愁軒冕到吾遲(기수헌면도오지) : 어찌 내게는 벼슬이 더디 온다 근심하는가
樂夫天命稱君子(낙부천명칭군자) : 천명을 즐기는 자를 군자라 하니
伯玉何須四十非(백옥하수사십비) : 거백옥은 어찌 인생 사십이 그릇되었다 고민 해야는가.

 

 

* 8. 증낙양사(贈洛陽士)-사명대사(四溟大師)-낙양 선비에게

春愁無禁閉南關(춘수무금폐남관) : 봄 시름 참을 수 없어 남쪽 문을 닫으니
佳節悤悤欲已闌(가절총총욕이란) : 좋은 계절은 그리도 빨리 이미 끝나가는구나
霽後終南開晩眺(제후종남개만조) : 비 갠 뒤의 종남산을 문 열고 바라보니
落花芳草滿長安(낙화방초만장안) : 지는 꽃, 향기로운 풀이 장안에 가득하다.

 

 

* 9. 명사행(鳴沙行)-사명대사(四溟大師)-명사로 가면서

細雨鳴沙三月時(세우명사삼월시) : 가는 비 내리는 명사 땅 삼월에
杏花零落客思歸(행화영락객사귀) : 살구꽃 떨어지니 고향 생각나는 나그네
鄕關猶隔一千里(향관유격일천리) : 고향 아직 천리 아득한 곳
愁見河橋靑柳絲(수견하교청류사) : 강다리 푸른 버들을 수심겨워 보노라

 


* 10. 과명주(過溟洲)-사명대사(四溟大師)-명주를 지나며

離山三日到江陵(이산삼일도강릉) : 산을 떠나 삼일만에 강르에 오니
逆旅寥寥半夜燈(역여요요반야등) : 나그네 적적하고 한밤에 등불만 감빡인다
故國千年多少恨(고국천년다소한) : 고국 천년에 맺힌 한이 얼마인가
水雲寒雪倚樓僧(수운한설의루승) : 물과 구름 그리고 차가운 눈, 누대에 기댄 중 한 사람.

 

 

* 11. 산중(山中)-사명대사(四溟大師)-산 속

柴門終日獨徘徊(시문종일독배회) : 혼자 사립문을 종일토록 오가니
秋雨寒煙首屢回(추우한연수루회) : 가을비에 차가운 연기 머리 위를 도는구나
只尺相思不相見(지척상사불상견) : 지척에 두고도 생각만 하고 만나지 못하고
暮雲孤鳥倦飛來(모운고조권비래) : 저문 구름에 외로운 새는 지쳐서 돌아온다

 

* 12. 귀향(歸鄕)-사명대사(四溟大師)-고향에 돌아오니

十五離家三十四(십오이가삼십사) : 열다섯 살에 집을 떠나 서른 살에 돌아오니
長川依舊水西來(장천의구수서래) : 긴 내는 옛날과 같은데 냇물은 서에서 흘러온다
柿橋東岸千條柳(시교동안천조류) : 시교의 동녘 언덕에 우거진 이천 그루 버드나무는
强半山僧去後裁(강반산승거후재) : 절반이나 산승이 간 뒤에 심은 것이로구나

 

 

* 13. 추헌야좌(秋軒夜坐)-사명대사(四溟大師)-가을 헌함에 앉아

獨坐無眠羈思長(독좌무면기사장) : 홀로 앉으니 잠이 오지 않아 나그네 시름만 깊은데
數螢流影度西廊(수형유영도서랑) : 반딧불 몇 마리 그림자 흘리며 서쪽 회랑으로 지나간다
崇山月出秋天遠(숭산월출추천원) : 숭산에 달이 떠니 가을 하늘 멀구나
一夜歸心鬢已霜(일야귀심빈이상) : 온 밤 돌아가고픈 마음에 귀밑머리 이미 희어졌구나.

 

 

* 14. 증백련승이2(贈白蓮僧二2)-사명대사(四溟大師)-백련암 스님에게

節過重陽雁影高(절과중양안영고) : 계절은 중양절을 지나 기러기 그림자 높아져
霜楓昨夜入麻袍(상풍작야입마포) : 지난 밤 서리 맞은 단풍나무 삼베 도포에 날아드네
客行更覺江東遠(객행갱각강동원) : 나그네 가는 길, 강동은 너무나 멀어
海上靑山夢憶勞(해상청산몽억로) : 바다 위 푸른 산은 꿈에도 너무 피곤하여라.

 

 

* 15. 증백련승이1(贈白蓮僧二1)-사명대사(四溟大師)-백련암 스님에게

秋深南渡下黃葉(추심남도하황엽) : 가을이 깊어 남으로 내려가니 낙엽이 떨어지고
別路霜華已滿衣(별로상화이만의) : 이별하는 길에는 서리꽃이 옷 자락에 가득찬다
此去蓬山一千里(차거봉산일천리) : 여기서 봉래산은 일천리나 떨어져 있는데
碧雲何處更追隨(벽운하처갱추수) : 푸른 구름 그 어느 곳으로 다시 찾아가야 하는가.

 

 

* 16. 증원장로(贈圓長老)-사명대사(四溟大師)-원 장로에게

巖畔雲松巖下泉(암반운송암하천) : 바위 가 구름낀 소나무, 바위 아래 샘
焚香洗鉢過蕭然(분향세발과소연) : 향 사르고 바루 씻으며 깨끗하게 살아간다
十年不下香爐頂(십년불하향로정) : 십년 동안 향로봉 정상을 내려오지 않고
石塔靜看秋水篇(석탑정간추수편) : 돌 탑 아래에서 고요히 추수편을 읽는다.

 

 

* 17. 강선정(降仙亭)-사명대사(四溟大師)-강선정

江源西出峽門開(강원서출협문개) : 강 근원이 서쪽으로 흘러 협문이 열리니
千樹村邊斷岸廻(천수촌변단안회) : 일천 나무 가에 끊어진 언덕이 둘렀구나
中有高臺三百尺(중유고대삼백척) : 가운데에는 삼백 척 높은 누대가 있으니
月明時見羽人來(월명시견우인래) : 달 밝은 밤에 때때로 신선이 내려온다네.

 

 

* 18. 宿般若寺(숙반야사)-四溟大師(사명대사)-반야사에 묵으며

古寺秋晴黃葉多(고사추청황엽다) : 옛 절에 가을 날씨 맑으니 나뭇잎이 누렇게 물들고
月臨靑壁散棲鴉(월림청벽산서아) : 달이 푸른 벽에 비치니 잠자던 까마귀들 흩어진다
澄潮煙盡淨如練(징조연진정여련) : 맑은 호수에 연기 걷혀 비단같이 맑고
夜半寒鐘落玉波(야반한종락옥파) : 밤이 깊어가니 차가운 종소리 옥 물결에 떨어진다.

 

 

* 19. 淸平寺西洞(청평사서동)-四溟大師(사명대사)-청평사 서편

華表鶴廻天路遠(화표학회천로원) : 천년만에 화표에 학이 돌아오니 하늘 길이 멀고
靑山如昨客初歸(청산여작객초귀) : 청산은 어제 같은데 손이 처음 돌아왔도다
淸流白石照明月(청류백석조명월) : 맑은 물 흐르는 흰 돌에 밝은 달이 비치고
一夜空攀靑桂枝(일야공반청계지) : 하룻 밤에 속절없이 푸른 계피나무 가지를 휘어잡는다

 

* 20. 別松庵(별송암)-四溟大師(사명대사)-송암과 이별하며

去歲春風三月時(거세춘풍삼월시) : 지난 해 봄바람 부는 삼월에
一回相見語相思(일회상견어상사) : 한번 만나보고 그립다 말을하네
如今又向南天遠(여금우향남천원) : 지금 또 남쪽을 향하여 멀리 떠나려니
依舊垂楊生綠綠(의구수양생록록) : 수양버들은 옛처럼 푸르기만 하다

 


* 21. 出峽憩江花石(출협게강화석)-四溟大師(사명대사)-협곡을 나와 강화석에서 쉬다

橫塘石路日初斜(횡당석로일초사) : 가로놓인 못의 돌길에 해가 지려는데
春水微茫生綠波(춘수미망생녹파) : 봄 물은 아득한데 푸른 물결이 이는구나
回指金仙是何處(회지금선시하처) : 금선은 어느 곳인지 돌아보며 가리키니
碧峰千疊五雲多(벽봉천첩오운다) : 천 겹 푸른 산봉우리에 오색 구름 자욱하다.

 

 

* 22. 鹿門長川別門下諸公(녹문장천별문하제공)-四溟大師(사명대사)-녹문장천에서 문하의 제공과 이별하다

山到西江路亦分(산도서강노역분) : 산이 서강에 이르니 길 또한 나눠지고
楊花愁殺別離魂(양화수살별리혼) : 버들꽃은 이별하는 마음을 수심으로 죽이네
日斜獨出瞿塘峽(일사독출구당협) : 해는 지는데 혼자 구당협에 나와
回首千峰萬樹雲(회수천봉만수운) : 돌아보니 봉우리마다 숲과 구름뿐이어라.

 

 

* 23. 萬瀑洞(만폭동)-四溟大師(사명대사)-만폭동

此是人間白玉京(차시인간백옥경) : 이곳은 인간의 백옥경이요
琉璃洞府衆香城(유리동부중향성) : 유리동의 관청이요 온갖 향기의 성이구나
飛流萬瀑千峰雪(비류만폭천봉설) : 날아흐르는 온갖 폭포는 온 산봉우리의 눈이라
長嘯一聲天地驚(장소일성천지경) : 길게 한번 소리치니 천지가 놀라는구나

 

 

* 24. 眞歇臺(진헐대)-四溟大師(사명대사)-진헐대

濕雲散盡山如沐(습운산진산여목) : 습한 구름 다 걷히니 산은 목욕한 듯
白玉芙蓉千萬峯(백옥부용천만봉) : 백옥같고 연꽃 같은 천만 봉우리
獨坐翻疑生羽翼(독좌번의생우익) : 홀로 앉으니 뒤집으니 몸에 날개가 생긴 듯
扶搖萬里御冷風(부요만리어냉풍) : 만리를 잡아흔들며 찬 바람을 탄다.

 

 

* 25. 十王洞(시왕동)-四溟大師(사명대사)-시왕동

王子何年築此城(왕자하년축차성) : 왕자는 어느 해에 이 성을 쌓았던가
玉峰依舊老蓂靈(옥봉의구노명령) : 옥봉은 옛과 같은데 명령나무는 늙었구나
鳳凰一去無消息(봉황일거무소식) : 봉황은 한번 가고 소식 없는데
金井千秋瑤草生(금정천추요초생) : 우물 난간에는 천년 동안 요초가 돋아난다

 

* 26. 寄春州刺史(기춘주자사)-四溟大師(사명대사)-춘주자사에게

遙望春城雁不來(요망춘성안불래) : 봄날 성을 멀리서 바라보니 기러기 날지 않고
幾番風雨暗書灰(기번풍우암서회) : 몇 번이나 비바람에 책 재처럼 바래어졌던가
只今獨坐舡潭上(지금독좌강담상) : 지금은 홀로 앉아 강 위의 배를 보며
空憶當時勸酒杯(공억당시권주배) : 당시에 술 권하던 일 공연히 생각해본다.

 

 

* 27. 宿佛頂庵(숙불정암)-四溟大師(사명대사)-불정암에 묵으며

琪樹瑤袋桂影秋(기수요대계영추) : 기수와 요대에 계수나무 가을인데
蓬上宿客思悠悠(봉상숙객사유유) : 봉래산에 묵는 나그네 생각도 유유해라
西風一夜露華冷(서풍일야로화냉) : 서풍 하루밤에 이슬도 차가운데
玉磬數聲人猗樓(옥경수성인의루) : 몇 가닥 옥 경쇠소리에 사람은 누대에 기대선다

 

* 28. 過西都3(과서도3)-四溟大師(사명대사)-서도를 지나며

落月孤雲渺南國(낙월고운묘남국) : 지는 달 외로운 구름 남녁 땅 아득하고
羈愁獨上望鄕臺(기수독상망향대) : 나그네 수심겨워 홀로 망향대에 오른다
秋風黃葉不歸去(추풍황엽불귀거) : 가을바람 불고 단풍지는데 돌아가지 못하고
空館夜聞寒雨來(공관야문한우래) : 빈 여관에 홀로 앉은 밤, 차갑게 비만 내린다

 

* 29. 過西都2(과서도2)-四溟大師(사명대사)-서도를 지나며

淸流壁下古今路(청류벽하고금로) : 청류벽 아래 옛 길과 지금의 길에
靑草夕陽人去來(청초석양인거래) : 석양에 풀은 푸른데 사람은 오고간다
欲問千秋興廢事(욕문천추흥폐사) : 천년의 흥망의 일을 묻고자하니
白雲橋畔夜花開(백운교반야화개) : 백운교 다리 가에 밤에도 꽃이 피었구나.

 

 

* 30. 過西都1(과서도1)-四溟大師(사명대사)-서도를 지나며

國破山河王氣殘(국파산하왕기잔) : 나라가 망하니 산하에 왕기가 쇠잔하고
天孫何處白雲間(천손하처백운간) : 왕손은 흰 구름 속 어디에 있는가
只今宮漏秋鐘歇(지금궁루추종헐) : 지금 궁중의 물시계와 종소리 그치고
千古月明江水寒(천고월명강수한) : 천고에 달은 밝고 강물은 차기만하구나.

 

 

* 31. 贈白蓮寺和尙(증백련사화상)-泗溟堂(사명당)-백련사 스님에게

佳節年年客中過(가절년년객중과) : 해마다 좋은 때를 나그네 신세
故山花謠夢携筇(고산화요몽휴공) : 고향 산의 꽃노래, 꿈속에서 부른다네
會遊到處有芳草(회유도처유방초) : 모여 놀던 곳 풀 향기 가득한 곳이었건만
此日來時迷舊蹤(차일래시미구종) : 오늘 와서 보니 옛 자취 찾을 수 없네
塞上羈愁猶亂緖(새상기수유난서) : 변방 떠도는 나그네 마음 어지럽기만 한데
鏡中衰鬢匕成蓮(경중쇠빈비성연) : 거울 속 귀밑머리 순식간에 연실이 다 되었네
天涯迢遆不歸去(천애초체불귀거) : 그곳은 하늘 끝 바다 먼 곳, 돌아가지 못하고
坐聽白蓮精舍鐘(좌청백련정사종) : 앉아서 그저 백련사 종소리만 들을 뿐...

 

 

* 32. 過咸陽(과함양)-泗溟堂(사명당)-함양을 지나며

眼中如昨舊山河(안중여작구산하) : 둘러보니 어제 같은 옛 산하여
蔓草寒煙不見家(만초한연불견가) : 우거진 덩굴 풀, 찬 연기에 집들은 보이지 않네
立馬早霜城下路(입마조상성하로) : 서리 내린 성 아래 길목에 말을 세우고
凍雲枯木有啼鴉(동운고목유제아) : 차가운 구름 서린 고목에 까마귀가 울고있네.

 

 

* 33. 과선죽교(過善竹橋)-사명당(泗溟堂)-선죽교를 지나며

山川如昨市朝移(산천여작시조이) : 산천은 어제 같은데 세상은 변하고
玉樹歌殘問幾時(옥수가잔문기시) : 궁중의 소리 들린 지 얼마나 되었는가
落日孤城春草裏(락일고성춘초이) : 봄풀 속 쓸쓸한 성에 해는 넘어가고
祗今惟有鄭公碑(지금유유정공비) : 지금은 정몽주의 비석만 남아있네.

 

 

* 34. 過邙山(과망산)-四溟大師(사명대사)-망산을 지나며

太華山前多少塚(태화산전다소총) : 태화산 앞 수 많은 무덤들
洛陽城裏古今人(낙양성리고금인) : 고금의 낙양성 사람 무덤이라
可憐不學長生術(가련불학장생술) : 가련하다, 무슨 일로 장생술을 못 배워
杳杳空成松下塵(묘묘공성송하진) : 아득한 세월 덧없이 소나무 아래 흙먼지로 되었는가.

 

 

* 35. 登香爐峯(등향로봉)-四溟大師(사명대사)-향로봉에 올라

山接白頭天杳杳(산접백두천묘묘) : 산은 백두에 접하고 하늘은 한없이 높고
水連靑海路茫茫(수연청해로망망) : 물은 푸른 바다로 흐르고 길은 아득하기만 하다
大鵬備盡西南闊(대붕비진서남활) : 대붕이 갖추어 날아갈 만큼 서남은 광활하니
何處山河是帝鄕(하처산하시제향) : 산하의 어디쯤이 곧 천재의 사는 곳인가.

 

 

* 36. 集句2(집구2)-四溟大師(사명대사)-집구

日暮東風春草綠(일모동풍춘초록) : 해는 저물고 동풍에 풀은 푸르고
杖藜徐步立芳洲(장려서보립방주) : 지팡이 집고 천천히 걸어 향기로운 물가에 서다
閣中帝子今何在(각중제자금하재) : 누대의 왕족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지
汀月寒生古石樓(정월한생고석루) : 물가의 달빛은 옛 돌 누대에 차기만 하다.

 

 

* 37. 集句1(집구1)-四溟大師(사명대사)-집구

山圍故國周遭在(산위고국주조재) : 산은 고향땅을 에워싸고 있고
陵谷依然世自移(능곡의연세자이) : 언덕과 골짝은 옛날 같은데 세상은 변하였다
玉輩昇天人已遠(옥배승천인이원) : 녹수레 타고 하늘로 오른 사람 이미 멀어지고
只今唯有鷓鴣飛(지금유유자고비) : 지금은 자고새만 남아 날고 있구나

 

* 38. 山居集句四4(산거집구사4)-四溟大師(사명대사)-산에 살며 집구한 4편

近思丙子重陽日(근사병자중양일) : 병자년 중양일을 생각해보니
寒雨獨登浮碧樓(한우독등부벽루) : 찬비 속에 혼자 부벽루에 올랐네
今夕又經長慶路(금석우경장경로) : 오늘 저녁 다시 장경로를 지나니
黃花依舊去年秋(황화의구거년추) : 누런 단풍잎 지난해와 같은 가을이구나

 


* 39. 山居集句四3(산거집구사3)-四溟大師(사명대사)-산에 살며 집구한 4편

白雲何計是生涯(백운하계시생애) : 흰 구름 속의 생애가 어찌 생애라하리오
朝抱陳編至日斜(조포진편지일사) : 아침에 오래된 책 잡으면 해질 때까지 가는구나
門外啼鵑天寂寂(문외제견천적적) : 문 밖에 두견새 우는데 날은 적적하고
東風吹落刺桐花(동풍취락자동화) : 봄바람 불어 오동나무꽃을 떨어뜨리는구나.

 

 

* 40. 山居集句四2(산거집구사2) - 四溟大師(사명대사)-산에 살며 집 구한 4편

 

閉門春盡綠煙消 (폐문춘진녹연소)    문 닫으니 봄은 가고 푸른 기운 사라지니

眞性如空不動搖 (진성여공부동요)    진성은 허공과 같아 움직임이 없도다.

世出世間俱打了 (세출세간구타료)    세상을 벗어나고 세상에 있는것 모두 떨처 버리니

那知今夕與明朝 (나지금석여명조)    오늘 저녘 일 내일 저녘 일을 어찌 알리오.

 

 

* 41. 山居集句四1(산거집구사1)-四溟大師(사명대사)-산에 살며 집구한 4편

無媒經路章蕭蕭(무매경로장소소) : 지름길 찾는이 없어 글 읽기 외롭고
門掩空庭思寂廖(문엄공정사적료) : 대문 닫힌 빈 뜰은 생각하면 쓸쓸하기만 하다
百鳥不來春又過(백조불래춘우과) : 온갖 새 날아오지 않았는데 봄은 또 자나가고
庵前時有白雲朝(암전시유백운조) : 암자 앞에는 때때로 흰구름만 보이는구.

 

 

* 42. 別松庵陪尊祖西行(별송암배존조서행)-四溟大師(사명대사)-암이 존조를 모시고 서행함을 이별하다

別路寒松日欲斜(별로한송일욕사) : 해는 지려하는데 이별 길에 소나무 차갑고
碧雲殘雪有啼鴉(벽운잔설유제아) : 푸른 구름 남은 눈에 갈가마귀 울음소리들린다
西行想渡浿江水(서행상도패강수) : 서행길에 패강을 건널 일 생각하니
落盡春風處處花(낙진춘풍처처화) : 봄바람에 여기저기 꽃 다 떨어지는구나

* 43. 過咸陽(과함양)-四溟大師(사명대사)-함양을 지나면서

眼中如昨舊山河(안중여작구산하) : 옛 산천 눈앞에선 어제 같은데
蔓草寒煙不見家(만초한연불견가) : 덩굴과 풀 차가운 안개에 집은 보이지 않는구나
立馬早霜城下路(입마조상성하로) : 서리 내린 성 아랫길에 말을 세우고
凍雲枯木有啼鴉(동운고목유제아) : 언 구름 마른 나무 가지에 까마귀가 울고 있구나.

 

 

* 44. 奉全羅防禦使元長浦(봉전라방어사원장포)-四溟大師(사명대사)-전라 방어사 원장포에게 드립니다

百歲三分已二分(백세삼분이이분) : 백년을 삼분하여 벌써 이분이 지났는데
袛今行止更如雲(저금행지갱여운) : 지금도 나의 행덩거지 구름과 같구나
何時高臥崇山室(하시고와숭산실) : 어느 때나 숭산의 방에 편안히 누워
鷄唳猿啼半夜聞(계려원제반야문) : 학과 원숭이 울음소리 한밤 들어볼까.

 

 

* 45. 在南原驛(재남원역)-四溟大師(사명대사)-남원 병영에 있으면서

碧油幢幕夜凄凄(벽유당막야처처) : 벽유 당막에 밤은 처량하고
刁斗無聲月欲低(조두무성월욕저) : 조두 치는 소리 없고 달은 지려하는구나
壯志未酬驚歲晏(장지미수경세안) : 장한 뜻 펴지 못하고 놀랍게도 올 해가 다가니
手持雄劒聽莏鷄(수지웅검청사계) : 큰 칼을 손에 쥐고 귀뚜라미 소리 듣는다.

 

* 46. 嶺南金烏下臥病憶雲中寸調(영남금오하와병억운중촌조)-四溟大師(사명대사)-영남 금오산 아래서

       병으로 누운 운중 재조를 생각하며

一從恩譴度流沙(일종은견도류사) : 한번 은견을 쫓아 유사를 건넌 뒤
望盡三年鬢已華(망진삼년빈이화) : 삼년 동안 바라보다 이미 귀밑머리 희어졌네
怊悵東湖去時路(초창동호거시로) : 슬퍼도다, 동호로 그재 떠나던 길은
春風依舊長新莎(춘풍의구장신사) : 봄바람에 옛날처럼 잔디가 새로이 돋는구나

 

* 47. 癸未秋關西途中3(계미추관서도중3)-四溟大師(사명대사)-계미년 가을 관서로 가는 도중에서

塞外孤身夢裏逢(새외고신몽리봉) : 변방 밖 외로운 몸 꿈에서 만나
同遊澤畔語從容(동유택반어종용) : 못가에 같이 놀며 조용히 말한다
覺來依舊關山遠(각래의구관산원) : 깨어보니 여전히 관산은 멀고
悄悄無言聽曙鐘(초초무언청서종) : 말없이 쓸쓸히 새벽 종소리 듣는다.

 

 

 

* 48. 癸未秋關西途中2(계미추관서도중2)-四溟大師(사명대사)-계미년 가을 관서로 가는 도중에서

黃葉蕭蕭廣陵道(황엽소소광릉도) : 광릉길에 낙엽은 쓸쓸하고
夜來風雨滿江津(야래풍우만강진) : 밤에는 비바람 강나루에 가득하다
孤舟獨繫西湖柳(고주독계서호류) : 외로운 배 서쪽 호수 버드나무에 매여이고
泣向關山憶遠人(읍향관산억원인) : 눈물 흘리며 관산을 향해 먼 사람 생각한다

 

* 49. 癸未秋關西途中1(계미추관서도중1)-四溟大師(사명대사)-계미년 가을 관서로 가는 도중에서

黃雲塞下本無春(황운새하본무춘) : 변방의 황토 구름 본래 봄이 오지 않는데
桃柳應知別處新(도류응지별처신) : 복사꽃 버드나무 다른 지방에서는 새로 피어나리라
雙鯉不來花又落(쌍리불래화우락) : 편지는 오지 않고 꽃이 또 지니
暮山回首泣孤臣(모산회수읍고신) : 저문 산에서 머리 돌려 우는 외로운 신하여.

 

 

 

* 50. 送昱山人還海西(송욱산인환해서)-四溟大師(사명대사)-욱산인을 보내고 서해로 돌아가다

沓盡天南吳楚間(답진천남오초간) : 하늘 남쪽 오나라 쪽나라 사이를 다 밟아보고
逢春還鄕海西山(봉춘환향해서산) : 봄을 맞아 고향 바다 서쪽 산악으로 향하는구나
落花啼鳥東風裏(낙화제조동풍리) : 봄바람 부는데 꽃은 떨어지고 새가 우니
知子香爐獨掩關(지자향로독엄관) : 자네가 향로끼고 홀로 문닫고 있는 것을 알겠구나

 

 

* 51. 贈海運(증해운)-四溟大師(사명대사)-해운에게

一夜聯床話(일야연상화) : 하룻밤 상에서 마주보고 이야기하니
鶴峰秋晩時(학봉추만시) : 학봉에는 가을이 무르익었네
重逢又何日(중봉우하일) : 다시 만날 날은 또 어느 날인가
世事杳難期(세사묘난기) : 세상 일 몰라서 기약하기 어려워라.

 

 

* 52. 浮碧樓用李翰林韻(부벽루용이한림운)-四溟大師(사명대사)-부벽루에서 이한림의 운을 따서

三國去如鴻(삼국거여홍) : 옛 삼국의 일은 기러기처럼 지나고
麒麟秋草沒(기린추초몰) : 기린굴은 가을 풀에 묻혔구나
長江萬古流(장강만고류) : 긴 강물은 영원히 흘러가고
一片孤舟月(일편고주월) : 하늘엔 한 조각 외로운 배같은 달

 

* 53. 己丑橫罹逆獄(기축횡리역옥)-四溟大師(사명대사)-기축년에 엉뚱하게 역옥에 걸려들다

蛾嵋山頂鹿(아미산정록) : 아미산 위의 사슴
擒下就轅門(금하취원문) : 사로잡혀 원문에 내려왔구나
解網放還去(해망방환거) : 그물을 풀고 달아나니
千山萬樹雲(천산만수운) : 온 산에 나무숲과 구름이네.

 

 

* 54. 題降仙亭2(제강선정2)-四溟大師(사명대사)-강선정에 쓰다

白首關河夜(백수관하야) : 흰 머리로 변방의 물가에 있으니
傷心遠客愁(상심원객수) : 애끊는 마음 먼 나그네의 수심이라
相思無限意(상사무한의) : 한없이 서로를 생각하며
明月獨登樓(명월독등루) : 밝은 달 빛 아래 홀로 누대를 오른다.

 

 

* 55. 題降仙亭(제강선정)-四溟大師(사명대사)-강선정에 쓰다

三峽客歸去(삼협객귀거) : 삼협으로 나그네 돌아가니
龍臺生遠愁(용대생원수) : 용대에는 먼 근심 이는구나
靑山雲色暮(청산운색모) : 청산에 구름 빛 저무는데
丹穴水聲幽(단혈수성유) : 붉은 굴에선 물소리 그윽하다

* 56. 贈行脚僧(증행각승)-四溟大師(사명대사)-행각승에게

爾從江海來(이종강해래) : 네가 강과 바다에서 왔다가
還從江海去(환종강해거) : 다시 강과 바다로 떠나니
江海路迢迢(강해로초초) : 강과 바닷길이 멀고도 먼데
重逢又何處(중봉우하처) : 다시 만나는 곳이 또 어딜꼬

 

 

* 57. 次鄭子韻(차정자운)-四溟大師(사명대사)-정자의 운을 빌어.

歲晏迷歸路(세안미귀로) : 해는 저무는데 돌아갈 길을 잃어
行狀問鄭公(행장문정공) : 행장을 정공에게 묻는다
鐘山杳天末(종산묘천말) : 종산은 하늘 멀리 아득한데

衰鬢又秋風(쇠빈우추풍) : 쇠한 귀밑머리 또 가을 바람에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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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士, 師, 使, 事)자의 차이

士,師,使,事 네글자
차이가 무엇일까요?

이 "사"자 네글자는 어디에 붙여 쓰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법정에서 재판을 할 때면 판사와 검사, 그리고 변호사가 있고, 대형 사건의 경우에는 법정 서기로 속기사가 있습니다.

이들의 한자 표기는 각각
判事, 檢事, 辯護士, 速記士 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끝에 쓰이는 ‘사’자의 한자가
서로 다른 ‘事’와 ‘士’입니다.

왜 이렇게 다르게 쓰는것일까?

다 같이 법을 다루거나, 법정에서 일하는데 말입니다.

또 흔히 ‘사’ 자 붙은 사람들이라 하여 권력이 있거나 돈벌이가 잘되는 사람들을 얘기할 때 열거하는 직업들이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된 판.검사와 변호사 외에도
이를테면 의사, 약사, 변리사, 감정평가사, 회계사 등이 그런 부류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 직업의 한자 표기는
각각 醫師/藥師/辨理士/鑑定評價士/會計士.
여기서도 끝에 쓰이는 ‘사’의 한자가 ‘師’와 ‘士’ 로 서로 다릅니다.

여기서도 저절로 의문이 생기게 됩니다.

왜 한자들이 서로 다른가 하고 말이죠!

거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간단히 설명하면, ‘事’가 붙은 것은 그러한 일을 맡은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공무원 일때는 나라에서 그 일을 맡기고,
일반 기관에서는 각 기관에서 일정한 직무를 맡길 때 그 일을 하는 사람을 이릅니다.

판사는 판결 업무를,
검사는 검찰 업무를 해내라고 맡긴 사람이기 때문에 각각 判事, 檢事로 적습니다.

법인의 이사나 감사를
理事/監事로 적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한 도(道)의 행정 사무를 총괄하는 일을 맡는 사람이 도지사(道知事)죠.

예전에는 나라에서 맡겼지만, 지금은 도민들이 맡깁니다.

그래서 맨 끝의 표기가 ‘事’가 됩니다.

한편, ‘士’ 자가 붙는 이들을 살펴보면,
변호사(辯護士),속기사(速記士),변리사(辨理士), 감정평가사(鑑定評價士) 회계사(會計士) 등이 있습니다.

공통점이 보이나요?

그렇습니다.

이들은 모두 공인기관(대개는 국가)에서 일정한 조건, 능력을 갖춘 이들에게만 부여하는 자격증을 갖고 있는 사람들 입니다.

쉽게 말해서 자격증을 갖고 있는 이들이죠.

이처럼 ‘士’가 붙는 이들은 그 밖에도 기관사(機關士), 장학사(奬學士)와 각종 기사(技士), 그리고 프로바둑 기사(棋士/碁士) 등도 있습니다.

프로바둑 기사만 해도 일정한 나이를 넘기기 전에 몇십 대 일의 입단 대회를 거쳐야만 얻을 수 있는 자격이기 때문에 ‘士’ 자를 붙입니다.

‘항해사, 석사, 박사, 세무사, 관세사, 조종사’등에도 ‘士’를 쓰는데, 이제 그 이유는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되지요?

한 가지를 더 살펴 보겠습니다.

의사(醫師), 약사(藥師), 교사(敎師),
간호사(看護師), 사육사(飼育師) 등을 보면
‘師’ 자가 붙어 있습니다.

일정한 자격을 가진 사람들에게 부여하는 것으로 보면 ‘士’와 같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조금 다른 점이 있습니다.

즉, 이들은 모두 몸수고(몸으로 힘들이고 애씀)가 곁들여져야만 그 일을 해내는 사람들 입니다.

다른 이들을 위해 일할 때, ‘士’가 붙은 변호사나 변리사 등은 주로 문서 (행정)위주로 일을 하지만, 이들은 직접 몸수고를 더 많이 하는 사람들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몸으로 해내는 마술사(魔術師), 정원사(庭園師) 등도 ‘師’로 표기하고, 요리사도 ‘料理師’로 적습니다.

위에서 도지사 이야기를 잠깐 했는데, 이야기가 나온 김에 예전의 도지사 격인 관찰사 이야기를 해볼까요.

관찰사는 ‘충청 감사’에서 처럼 ‘감사’라고도 했는데, 위에서 다룬 ‘事’가 아닌 ‘使’를 써서
觀察使로 표기했습니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는데,
관찰사 자리가 엄청 막강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관찰사(감사)는 종2품으로서 도내 수령 방백들의 근무 평가는 물론이고, 즉석 탄핵까지도 할 수 있었지요.

그래서 조정의 사헌부에 대비되는 외헌(外憲) 이라고까지 했고, 심지어 군권까지도 거머쥐고 병마절도사•수군절도사를 겸임 했습니다.

수군절도사가 따로 있는 곳에도
관찰사가 그들보다 상위였습니다.

이와 같이 직급이 높은 관헌(대체로 정3품 당상관 이상)에게는 ‘事’가 아닌 ‘使’를 써서 우대해 줬습니다.

한 나라를 대표해서 다른 나라에 파견되는 최고위 외교관이 대사인데, 그 표기도 大使로 적고, 그보다 한 급 아래인 공사도 公使로 적습니다.

이제 그 이유를 아시겠지요?


[정리]
직업에 쓰이는 각종 ‘사’ 자의 한자 표기들

○ 사(事) :
일정한 직임을 맡은 임명직(선출직).
(예) 판사(判事), 검사(檢事), 이사/감사(理事/監事), 도지사(道知事).

○ 이 중에도
고위직의 경우에는 ‘사(使)’로 표기.
(예) 관찰사(觀察使), 대사(大使), 공사(公使), 어사(御使)등 당상관 이상

○ 사(士) :
일정한 자질과 능력을 갖추고 검정 등을 통과한 이에게 수여한 자격증이 있을때
(예) 변호사(辯護士), 변리사(辨理士), 감정평가사(鑑定評價士), 회계사(會計士), 기관사(機關士), 장학사(奬學士),
각종 기사(技士),
바둑기사(棋士/碁士),
석.박사(碩.博士),

항해사(航海士), 세무사(稅務士), 관세사(關稅士), 법무사(法務士), 조종사(操縱士)...등등

○ 사(師) :
전문 분야에서 정해진 능력을 갖추고
주로 몸수고로 그 업무를 해내는 사람
(예) 의사(醫師), 약사(藥師), 교사(敎師), 간호사(看護師), 사육사(飼育師), 마술사(魔術師), 정원사(庭園師), 요리사(料理師)...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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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서에 쓰는 달月 이름
이하 매월 날짜는 음력으로 따집니다.
1월(寅)
단월(端月) 맹양(孟陽 )맹추(孟추) 맹춘(孟春) 원월(元月) 월정(月正) 인월(寅月)
정양(正陽) 정월(正月) 조세(肇歲) 청양(靑陽) 초춘(初春 )
추월(陬月) 태월(泰月)
태주(太簇)

2월(卯)
감춘(감春) 대장월(大壯月) 도월(桃月 )묘월(卯月 )양중(陽中) 여월(如月)
여월(麗月 )영월(令月) 정춘(正春) 중양(仲陽 )중춘(仲春 )협종(夾鍾 )혜풍(惠風)
화조(華朝) 화조(花朝)

3월(辰)
가월(嘉月) 계춘(季春) 고선(姑洗) 곡우(穀雨) 만춘(晩春) 모춘(暮春) 병월(병月)
송춘(送春) 잠월(蠶月 )재양(載陽) 전춘(殿春) 중화(中和) 진월(辰月 )청명(淸明)
화월(花月) 희월(喜月)

4월(巳)
건월(乾月) 괴하(槐夏 )맥추(麥秋) 맹하(孟夏) 사월(巳月) 소만(小滿) 시하(始夏)
신하(新夏) 여월(余月) 유하(維夏 )입하(立夏) 정양(正陽) 중려(仲呂 )초하(初夏)

5월(午)
고월(皐月) 구월(姤月)류월(榴月 )매월(梅月 )매천(梅天) 매하(梅夏) 명조(鳴조)
서월(署月) 순월(순月) 오월(午月) 우월(雨月) 유빈(蕤賓 )장지(長至) 정하(正夏)
중하(仲夏)포월(蒲月)훈풍(薰風)

6월(未)
계월(季月) 구월(具月) 계하(季夏) 만하(晩夏) 미월(未月) 복월(伏月) 상하(常夏)
소서(小暑) 유월(流月) 임종(林鍾) 재양(災陽) 조월(朝月 )형월(螢月)

7월(申)
과월(瓜月) 냉월(冷月) 동월(桐月) 맹추(孟秋) 상월(相月) 상추(上秋) 선월(蟬月)
신월(申月) 신추(新秋 )양월(凉月) 유추(流秋) 유화(流火) 이칙(夷則) 조월(棗月)
처서(處暑 )초추(初秋)

8월(酉)
가월(佳月) 계월(桂月) 교월(巧月) 남여(南呂) 백로(白露) 소월(素月)
유월(酉月) 장월(壯月) 정추(正秋) 중추(仲秋) 한단(寒旦)

9월(戌)
계추(季秋) 고추(高秋) 국월(菊月) 만추(晩秋) 모추(暮秋) 무역(無射) 무월(戌月)
박월(剝月 )상진(霜辰) 수의(授衣) 영월(詠月) 잔추(殘秋) 현월(玄月)

10월(亥)
곤월(坤月) 맹동(孟冬) 소양춘(小陽春) 소춘(小春) 양월(良月) 양월(陽月) 응종(應鍾)
입동(立冬) 조동(早冬) 초동(初冬) 해월(亥月)

11월(子)
고월(辜月) 남지(南至) 복월(復月) 양복(陽復) 자월(子月) 정동(正冬)
중동(仲冬) 지월(至月 )창월(暢月) 황종(黃鍾)

12월(丑)
가평(嘉平) 계동(季冬) 궁동(窮冬) 궁음(窮陰) 납월(臘月) 대려(大呂) 도월(도月)
만동(晩冬) 모동(暮冬) 모세(暮歲) 모절(暮節) 빙월(氷月 )사월(斜月) 엄월(嚴月)
제월(除月) 축월(丑月)

날자별
1일 - 삭(朔), 기사백(旣死魄)
15일-망(望), 기생백(旣生魄)
16일-기망(旣望)
8일이전 - 상현(上弦)
23일 이후 - 하현(下弦), 기사패(旣死霸)
1-10일: 상순(上旬) 상한(上澣) 상완(上浣)
11-20일 : 중순(中旬) 중한(中澣) 중완(中浣)
21-말일 : 하순(下旬) 하한(下澣) 하완(下浣)

古甲子
고대 중국에서 쓰던 간지(干支)의 이름.
天干(천간)
甲(갑) 閼逢(알봉)
乙(을) 旃蒙(전몽)
丙(병) 柔兆(유조)
丁(정) 疆圉(강어)
戊(무) 著雍(저옹)
己(기) 屠維(도유)
庚(경) 上章(상장)
辛(신) 重光(중광)
壬(임) 玄黓(현익)
癸(계) 昭陽(소양)

地支(지지)
子(자) 因敦(인돈)
丑(축) 赤奮若(적분약)
寅(인) 攝提格(섭제격)
卯(묘) 單閼(단알)
辰(진) 執徐(집서)
巳(사) 大荒落(대황락)
午(오) 敦牂(돈장)
未(미) 協洽(협흡)
申(신) 涒灘(군탄)
酉(유) 作噩(작악)
戌(술) 閹茂(엄무)
亥(해) 大淵獻(대연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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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류시인들의 시 모음

 

서영수합

 영수합은 본관이 달성이며 아버지는 서형수(徐逈修·1725~1779). 그녀는 다섯 형제 중 외동딸로. 몸이 허약했지만 영민하고 한 번 들은 것은 잊지 않았다. 영수합의 기질을 알아본 외할머니는 손녀의 재능을 사랑했으나 마냥 격려할 수만은 없었다. 그래서여자로서 문장에 뛰어난 이들 중에 명이 짧은 자가 많다고 경계해주었다.영수합은 14세에 홍인모와 부부 인연을 맺었다. 오랫동안 벼슬에 나가지 못한 남편과 지우 같은 관계를 유지했고 남편의 권유로 시도 지었다. 하지만 여성 본분에 어긋난다 하여 직접 손으로 시를 쓰지 않았다. 남편이 아들들을 시켜 옆에서 몰래 적게 했다. 그래서 다행히 시 191수와 사() 1편이 남편 시집인족수당집(足睡堂集)’에 남게 되었다. ‘영수합도 남편이 지어준 당호인데(·목숨)’자를 넣은 것은 허약한 아내를 위한 배려였는지도 모른다.3 2녀를 둔 영수합은 자녀 교육에 큰 열정을 쏟았다. 학문과 역사 이야기를 끊임없이 들려주었고 밤마다 읽은 책들을 점검했다. 그 노력과 열정 덕분에 맏아들 석주는 좌의정까지 올랐으며 대제학도 지냈다. 둘째 길주는 벼슬을 하지 않았으나 문장으로 큰 이름을 남겼다. 막내아들 현주는 정조의 딸 숙선옹주와 혼인했으며 정약용과 교유하면서 학자로 대성했다. 장녀 홍원주는유한당으로 이름을 떨친 시인이 되어유한당시집을 남겼다.

 

送客      서영수합

送客蒼山暮 (송객창산모) 나그네 전송하려니 푸른 산도 저물고

歸來白雲臥 (귀래백운와) 돌아오는 길에 흰구름이 누웠구나

古壁有鳴琴 (고벽유명금) 옛 돌담길에 가야금 울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松風時自過 (송풍시자과) 솔바람 때맞춰 지나가는 소리였네

친정에서 온 손님 배웅하려는데 얼마나 반가웠으면 날이 저물도록 보내질 못하고,

멀리까지 배웅하느라 돌아오는 길 밤안개가 드리웠답니다.

보내고도 그리운 마음이 절절한데 돌담길 소리가 스산해 어디서 날까 했더니

솔바람 찬바람이 지나는 소리가 가야금 울리듯 하였답니다.

 

遠樹晩蟬(원수만선) 먼 나무 늦은 가을 매미  -서영수합-

晴窓銜暮景(청창함모경) 비 갠 창에 노을진 풍경 머금고

幽興付殘篇(유흥부잔편) 그윽한 흥을 쇠잔한 시에 부쳐본다.

寒蟬吟露葉(한선음로엽) 찬 매미 이슬 젖은 잎사귀 읊조리니

知是近秋天(지시근추천) 가을 하늘이 가까워옴을 알겠도다.

 

憶弟     洪幽閑堂홍유한당

中夜蟲聲悲淚落(중야충성비루락) 한 밤의 벌레소리에 슬픈 눈물 떨구었더니

外陽蟬語離愁生(외양선어이수생) 묘 앞산 매미 울음에 이별의 설움이 일어나네

枕邊欲作壎篪夢(침변욕작훈지몽) 베개 주변에서 훈지의 꿈이나마 꾸려 하나니

莫敎金鷄報曉鳴(막교금계보효명) 닭이여 부디 새벽을 알리는 울음을 알리지 말라

 

 外陽 : 풍수지리설에서 이르는 삼양(三陽)의 하나. 묘 앞의 안산(案山) 바깥 쪽에 있는 산을 이른다.

蟬語 : 매미 우는 소리

壎篪 : 질 나팔과 피리로 형은 나팔을 불고 동생은 피리를 분다는 뜻으로 형제의 화목한 사이를 말함

金鷄 : 천상에 있다는 닭

 

洪幽閑堂(홍유한당 1791~1842) : 조선 후기의 여류 작가로 이름이 원주(原周) 이며 체계적으로 학문을 익혔다.어머니 '서영수합'또한 여류작가이며 형제 자매가 모두 대단한  문인이다.

 

姜只在堂, <春夢>

 

水晶簾外日將闌 수정발 밖에는 날이 저무는데

垂柳深沉覆碧欄 늘어진 수양버들이 푸른 난간을 덮었구나

枝上黃啼不妨 가지 위의 꾀꼬리 울음소리를 방해마오

尋君夢已到長安 그대 찾아 꿈 속에서 나는 서울에 이르렀소.

 

<봄날에 꿈을 꾸다(春夢)>라는 제목의 시에서 꿈 속에서 내가 처했던 상황과 현재의 상황이 대비되어 보여지고 있다. 1~3구에서 보여지는 배경 묘사는 날이 저물어가는 상황과 수양버들이 길게 늘어져서 난간을 뒤 덮고 꾀꼬리 울음 소리를 방해하는 하강의 이미지가 느껴진다. 마지막 구에서 그대를 찾아서 나는 꿈 속에서 서울에 도착하였다는 언급은 내가 임을 만나고 싶은 마음에 꿈 속에서 임을 찾아갔지만 현실에서 보이는 것은 여전히 임은 없고 그렇기에 화자는 쓸쓸한 감정만을 느낄 뿐이다.

 

金雲楚, <送別> 2首 中 1.

 

南國芳菲天際夢 아름다운 남쪽나라 저 하늘가 꿈에 보고

東明律呂月中聞 동명고도 음악소리 달 속에 들으리라.

閒鷗從似無情緖 한가로운 갈매기는 무정한 듯 하다만은

猶自曉曉嗚索群 소리소리 슬피 울어 벗 찾는 듯 헤매이네.

임을 떠나보내는 감정을 호소한 작품에서 등장한 꿈의 모습이다. 임과 나와의 구체적 추억이 아닌 배경 및 분위기만을 묘사함으로써 이별한 상황에 처한 화자의 심정을 드러내고 있다. 꿈에서 본 남쪽 나라는 아름답고 달 빛 속에 음악소리가 들려오며 갈매기 또한 한가롭게 날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마지막 구에서 앞의 3구와 반대되는 이미지를 형상화함으로써 자신의 심정을 표현한다.

 

 潭挑, <歲暮嘆>

 

窓燈何耿結 창가의 등불은 어찌 또 잠 못 들게 하는가

窓雪又飄旋 창가에 흰 눈은 또 어쩌자고 휘날리는가

梅作將花候 매화는 꽃필 시절 되었다고 하는데

蛾眉又一年 이 고운 얼굴은 또 일 년 허사이네.

 

勝二喬, <秋夜有感>

 

江陽舘裡西風起 강양관에는 서풍이 불어 일고 

後山欲醉前江淸 뒷산은 취하는   강은 맑디 맑다 

紗窓月白百蟲咽 사창에 달은 밝고 벌레들은 흐느낀다 

孤枕衾寒夢不成 외로운 베개에 이불 차서  수가 없네.

 

姜只在堂, <悵望>

 

曲漵花開憐並蔕 곡서화 피었으니  꼭지 가련하고 

芳園樹老愛連枝 정원의 늙은 나무에 새가지 사랑스럽다 

春風別後相思恨 봄바람에 이별한  서로 생각하는 정을 

十輻魚箋幾首詩  폭의 편지에  수의 시나 적어 보내리

 

기옥산(寄玉山)-수향각원씨(繡香閣元氏)   옥산에게

 

秋淸池閣意徘徊(추청지각의배회) 맑은 가을 연못 누대 마음은 배회하고,

向夜憑欄月獨來(향야빙난월독래) 밤에난간에 기대니 달이 홀로 떠오른다

滿水芙蓉三百本(만수부용삼백본) 물에 가득한 연꽃 삼백 그루,

送君從此爲誰開(송군종차위수개) 임 보낸 이곳에서 누굴 위해 피어났는가?

 

 秋思(추사)-翠仙(취선)

가을 심사

 

洞天如水月蒼蒼(동천여수월창창)

樹葉簫簫夜有霜(수엽소소야유상)

十二緗簾人獨宿(십이상렴인독숙)

玉屛還羨繡鴛鴦(옥병환선수원앙)

 

골짜기는 물 같고 달빛은 창창한데

나뭇잎은 우수수 밤 새 서리 내렸구나.

열두 폭 비단 주렴 속에 홀로 잠자니

옥병풍 속 원앙새가 오히려 부럽구나.

 

翠仙(취선)과 雪竹(설죽)은 동일 인.

 

규원(閨怨)-양사기첩(楊士奇妾)

규방의 원망

 

西風摵摵動梧枝(서풍색색동오지)

碧落冥冥雁去遲(벽락명명안거지)

斜倚綠窓仍不寐(사의녹창잉불매)

一眉新月上西池(일미신월상서지)

 

서풍이 불어오니 오동나무 가지 흔들리고,

하늘은 아득한데 기러기 느릿느릿 날아간다,

푸른 창가에 기대니 잠은 오지 않고,

눈썹 같은 초승달이 서쪽 연못에서 떠오른다.

 

 

칠석(七夕)-수향각원씨(繡香閣元氏)

칠석날

 

烏鵲晨頭集絳河(오작신두집강하)

勉敎珠履涉淸波(면교주리섭청파)

一年一度相思淚(일년일도상사루)

滴下人間雨點多(적하인간우점다)

 

새벽녘 까막까치 은하수로 모여들어

주옥같은 신 신은 견우직녀 맑은 물 건너게 한다.

일 년에 한 번 건너니 그리워서 흘리는 눈물

방울져 인간세상에 내리니 비가 되어 넘치는구나.

 

 

送別(송별)-小玉花(소옥화)

 

歲暮風寒又夕暉(세모풍한우석휘)

送君千里沾淚衣(송군천리첨루의)

春堤芳草年年綠(춘제방초연년녹)

莫學王孫去不歸(막학왕손거불귀)

 

세모에 바람 차고 날조차 저무는데

천리 멀리 임 보내려니 눈물이 옷깃적시네.

봄 언덕의 풀은 해마다 파릇파릇 하오니

가서는 오지 않는 도령들은 본받지 마세요.

 

泣別北軒(읍별북헌)-桃花(도화)

북헌에서 눈물로 이별하다

 

洛東江上初逢君(낙동강상초봉군)

普濟院頭更別君(보제원두갱별군)

桃花落地紅無迹(도화낙지홍무적)

明月何時不憶君(명월하시불억군)

 

낙동강 위에서 처음 그대를 만나

보제원 머리에서 다시 그대와 이별하네요.

복사꽃 땅에 떨어져 붉은 자취 없지만

달 밝으면 어느 때나 그대 생각 않으리오.

 

 賞月(상월)-一朶紅(일타홍)

달구경

 

亭亭新月最分明(정정신월최분명)

一片金光萬古情(일편금광만고정)

無限世界今夜望(무한세계금야망)

百年憂樂幾人情(백년우락기인정)

 

우뚝 솟은 초승달 최고로 밝고

한 조각 금빛 만고에 정다워라

끝없는 세상을 오늘 밤에 바라보니

백년 憂樂에 몇 사람에게 정 주었나?

 

別權判書尙愼(별권판서상신)-義州妓(의주기)

권상신 판서님을 보내며

 

去去平安去(거거평안거)

長長萬里多(장장만리다)

瀟湘無月夜(소상무월야)

孤叫雁聲何(고규안성하)

 

가고 가는 길 평안히 가소서

길고 긴 만 리 길 길도 많지요.

소상강 달 없는 밤에

홀로 우는 기러기는 어찌할까요?

 

怨詞(원사)-全州妓(전주기)

원사

 

我本天上月中娘(아본천상월중낭)

謫下人間第一唱(적하인간제일창)

當年若在蘇臺下(당년약재소대하)

豈使西施取吳王(기사서시취오왕)

 

나는 본래 하늘나라 달 속의 선녀

인간 세상에 귀양와 제일 명창이 되었소.

그 당시 오나라 소대에 내가 있었다면

어찌 서시가 오나라 왕을 모셨겠소?

 

四絶亭遇諸學士席上口吟 : 太一(태일)

사절정에서 여러 학사들과 만나 시를 읊다

 

三月離家九月歸(삼월이가구월귀)

楚山吳水夢依依(초산오수몽의의)

此身恰似隨陽鳥(차신흡사수양조)

飛盡南天又北飛(비진남천우북비)

 

삼월에 집을 떠나 구월에 돌아가니

초산과 오수가 꿈속에서 아련하네.

이 몸 떠도는 철새와 흡사하여

남녘 하늘 다 날고 또 북녘으로 날아가네.

 

太一(태일)은 괴산(槐山) 기녀 였다.

 

閨思(규사)-홍성당소실(洪城唐小室)

여자의 심사

 

童報遠帆來(동보원범래)

忙登樓上望(망등루상망)

望潮直過門(망조직과문)

背立空怊悵(배립공초창)

 

멀리서 돛배 온다는 아이 말에

급히 누대에 올라서 바라보았지
조수 따라 문 앞 지나는 걸 바라보며

등 돌리고 서니 공연히 서글퍼구나.

 

詠梧桐(영오동)-이씨(李氏)

오동나무를 노래하다

 

愛此梧桐樹(애차오동수)

當軒納晩凉(당헌납만량)

却愁中夜雨(각수중야우)

飜作斷腸聲(번작단장성)

 

나는 이 오동나무를 좋아 하노니

집 앞에서 저녁에 서늘함을 주지

수심에 겨운데 밤비는 내려

애간장 끊는 소리를 내는 구나.

 

夕潮(석조) - 이씨(李氏)

저녁 조수

 

漁人欵乃帶潮歸(어인관내대조귀)

山影倒江掩夕扉(산영도강엄석비)

知是來時逢海雨(지시래시봉해우)

船頭斜榻綠簑衣(선두사탑록사의)

 

어부는 노저어 조수 타고 돌아오고

산그늘 강에 비껴 저녁 사립문 가리네

올 때에 바다에서 비 맞을 줄 알고

뱃머리 비스듬히 푸른 도롱이 걸려있네.

 

卽事(즉사)-경강녀(京江女)
느낀대로

 

昨夜春隨小雨過(작야춘수소우과)

遠郊芳草近山花(원교방초근산화)

乾坤獨立閑人在(건곤독립한인재)

數曲溪南一宇家(수곡계남일우가)

 

어제 밤 봄 따라 작은 비 지나가고

먼 들판에 꽃다운 풀, 가까운 산엔 꽃피었다.

우뚝 선 천지에, 한가한 사람 살고 있는데

개울 남쪽 한 집에서 몇 곡 노래가 들려온다.

 

相思(상사) - 김씨(金氏)

그리움

 

向來消息問何如(향래소식문하여)

一夜相思鬢欲華(일야상사빈욕화)

獨倚雕欄眠不得(독의조란면부득)

隔簾疎竹雨聲多(격렴소죽우성다)

 

저번 소식에 안부를 물어오셨다니

밤새도록 그리워서 귀밑머리 희어집니다.

난간에 홀로 기대니 잠도 오지 않는데

발 너머 성긴 대밭에 빗소리만 많습니다.

 

登蠶嶺次七松(등잠령차칠송) - 雪竹(설죽)
잠령에 올라 칠송의 운에 차운하여



登臨萬仭嶺(등임만인령)
千里大江迴(천리대강회)
水色山兼遠(수색산겸원)
秋光鴈共來(추광안공래)
雲間奏龍笛(운간주용적)
天上醉瓊杯(천상취경배)
日下皆仙境(일하개선경)
休言入鳳臺(휴언입봉대)



높은 산봉우리에 오르니
큰 강이 천리나 흘러가요.
강물 빛 산과 함께 멀고
가을이 기러기와 함께 찾아 왔어요.
구름 사이엔 용의 피리 들려오고
하늘 위에선 구슬 술잔 돌려요.
태양 아래 모두가 선경이니
봉대에 들어간다고 말하지 마세요.

 


湖西詠懷四韻(호서영회사운) - 雪竹(설죽)
호서에서 감회를 읊은 4



灞陵人送後(파릉인송후)
日月自難留(일월자난류)
草入相思恨(초입상사한)
花添別院愁(화첨별원수)
湘江潮信絶(상강조신절)
楚峽行雲收(초협행운수)
惆悵離腸斷(추창이장단)
誰知玉筋流(수지옥근류)



파릉으로 임 떠나신 뒤,
날마다 어쩔 줄 모르겠어요.
풀잎에도 그리운 마음 깃들고,
꽃을 보아도 근심만 더 해요.
상강엔 조수 소식도 끊기고,
초나라 골짜기엔 구름도 걷혔어요.
슬픈 이별 애간장 끊을 듯한데,
그 누가 눈물 짓는 제 마음 알아줄까요?

양식의

양식의 아래

양식의

양식의 아래

 

 

秋思(추사)-翠竹(취죽)

가을 심사

 

洞天如水月蒼蒼(동천여수월창창)

十二緗簾人獨宿(십이상렴인독숙)

樹葉簫簫夜有霜(수엽소소야유상)

玉屛還羨繡鴛鴦(옥병환선수원앙)

 

골짜기는 물 같고 달빛은 창창한데

열두 폭 비단 주렴 속에 홀로 잠자네

나뭇잎은 쓸쓸히 지고 서리 내린 밤

옥병풍은 수놓인 원앙을 부러워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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座右銘 모음

 

覆水不可收 行雲難重尋(복수불가수 행운난중심)

엎질러진 물은 담을 수 없고, 흘러간 구름은 되찾기 어렵다. 李白의 <代別情人>

 

山高故不貴 以有樹爲貴(산고고불귀 이유수위귀)

산이 높다고 귀한 게 아니라, 나무가 있기에 귀한 것이다.

 

施恩勿求報 與人勿追悔(시은물구보 여인물추회)

은혜를 베풀거든 보답을 구하지 말고, 남에게 주거든 후회하지 말라.《明心寶鑑》《小學》

 

仰不愧於天 俯不怍於人(앙불괴어천 부부작어인)

우러러 하늘에 부끄럽지 아니하고, 구부려 사람에게 부끄럽지 아니하다.《孟子》

 

人生不滿百 常懷千歲憂(인생불만백 상회천세우)

인생은 백년을 채우지 못하는데 늘 천년의 근심을 품네.《昔時賢文》

 

忍一時之忿 免百日之憂(인일시지분 면백일지우)

한때의 분노를 참으면 백날의 근심을 면한다.《明心寶鑑》《景行錄》

 

知者不惑(지자불혹) 지혜로운 사람은 미혹되지 않고

仁者不憂(인자불우) 어진 사람은 근심하지 않으며

勇者不懼(용자불구) 용기 있는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論語》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눈 덮인 들을 밟아갈 때

不須胡亂行(불수호란행) 모름지기 어지러이 다니지 마라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오늘 내가 다닌 발자국은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뒷사람의 길잡이가 되리니 <西山大師의 詩>

 

一勤天下無難事(일근천하무난사) 한결같이 부지런하면 세상 어려운 일이 없고

百忍堂中有泰和(백인당중유태화) 백번 참으면 집안에 큰 평화가 있다

 

昨日花開今日謝(작일화개금일사) 어제 꽃 피더니 오늘 지고 마는데

百年人有萬年心(백년인유만년심) 백년 인생은 만년의 마음을 품네《昔時賢文》

 

知之者 不如好之者(지지자 불여호지자)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好之者 不如樂之者(호지자 불여락지자)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論語》

 

積善堂前無限樂(적선당전무한락) 선을 쌓은 집 앞에는 즐거움이 그지없고

長春花下有餘香(장춘화하유여향) 오랜 봄꽃 아래에는 향기가 은은 하구나

 

天不生無祿之人(천불생무록지인) 하늘은 녹 없는 사람을 내지 않고

地不長無名之草(지불장무명지초) 땅은 이름 없는 풀을 기르지 않는다《明心寶鑑》

 

莫謂當年學日多(막위당년학일다) 올해 배울 날이 많다고 말하지 말라

無情歲月若流水(무정세월약유수) 무정한 세월은 흐르는 물과 같으니라.

 

靜坐常思自己過(정좌상사자기과) 묵상을 할 때는 항상 자기의 잘못을 생각해 보고

夢談莫論人事非(몽담막론인사비) 꿈속에서도 남의 허물을 얘기하지 말라.

 

事不三思必有悔(사불삼사필유회) 일을 하기 전에 세번 이상 생각하지 않으면 후회하고

事不三思終有敗(사불삼사종유패) 세번 이상 생각하지 않으면 일을 그르치게 된다.

 

○格物致知 誠意正心 修心薺家 治國 平天下(격물치지 성의정심 수심제가 치국 평천하) 사물의 바탕에 대해 궁구하고 그 앎을 투철히 하며 그 뜻 을 정성되히 하고 마음을 바르게 한 연후에 자기수양을 하여 가정을 반듯하게 하고 국가에 이바지 하며 세계평화와 인류발전에 공헌한다.

○家給人足 (가급인족) 집안 형편이 풍족하고, 인심이 넉넉하여 살기가 좋음.
○佳氣滿高堂 (가기만고당) 상서로운 기운이 집안 가득하다
○可與樂成 (가여낙성) 함께 일을 성공 시키고 함께 기뻐함.
○家和萬事成 (가화만사성) 집안이 화목해야 모든 일을 이룰 수 있다
○刻苦勉勵 (각고면려) 정성을 다해 열심히 노력함. 어려움을 이겨서 노력하면 성공이 있음.
○肝膽相照 (간담상조) 간과 쓸개를 서로 보인다는 뜻으로, 서로 마음을 터놓 고 사귀는 것을 이르는 말
○間雲孤鶴 (간운고학) 세상의 번거로움에서 해방되어 아무런 속박을 받지 않고 자연과 친하며 사는 경지.
○看雲步月 (간운보월) 구름을 보고 달을 보며 걷는다는 뜻으로, 고향 생각이 간절하여 낮에는 하늘의 구름을 바라보고 밤이면 달 빛 아래에서 거닌다는 의미
○竭力盡能 (갈력진능) 힘을 다해 자기 하는 일에 최선을 다 한다.
○竭誠盡敬 (갈성진경) 정성을 다하고 공경을 다하여라.
○岡談彼短 (강담피단) 남의 단점을 말하지 말라.
○江山我隣 (강산아린) 강과 산이 바로 나의 좋은 이웃 즉 자연을 사랑하며 산다는 뜻.
○江深無聲 (강심무성) 강이 깊으면 소리가 없다. 인격이 완숙한 사람은 말이 적다.
○江深水靜 (강심수정) 강이 깊으면 물이 고요하다. 마음이 깊으면 항상 정서 가 온화하다.
○改過不吝 (개과불인) 잘못 고치기를 인색하게 하지 말라.
○開卷有益 (개권유익) 책을 열면 유익이 있다
○蓋世功勞 當不得 一個矜字 (개세공로 당부득 일개긍자) 세상의 큰 공로도 마음속 긍지 하나를 당하지 못 한다 (菜根潭)
○居敬而行簡 (거경이행간) 몸가짐을 공경스럽게 하고 관대한 마음을 갖자.
○居敬慈和 (거경자화) 살아감에 있어 공경하고 자애와 화기를 가져라.
○居無求安 (거무구안) 살아감에 편안한 것만 구하지 마라.
○去華就實 (거화취실) 화려함을 추구하지 말고 검소한 길을 가라.
○健康至福 (건강지복) 건강이 가장 귀중한 복이로다.
○乾坤純和 (건곤순화) 천지가 온화해 지듯 우리도 온화한 마음으로 살자.
○格貴品高 (격귀품고) 인격은 소중하게 품위는 고상하게 하라.
○見得思義 (견득사의) 내게 득이 되는 일이 있으면 먼저 의를 생각하라.
○見利思義 (견리사의) 내게 이로움을 보거든 의를 생각하라.
○見善如渴 聞惡如聾 (견선여갈문악여롱) 착한 일 보기를 마치 목마른 사람이 물을 보듯 하라. 악한 것을 듣거든 귀머거리 같이하라
○見善則遷 (견선즉천) 선한 것을 보면 자신도 그것을 즉시 실천하라.
○堅如金石 (견여금석) 결심 굳기가 금이나 돌 같음.
○見仁見智 (견인견지) 仁者見仁 智者見智 어진 사람 눈엔 어진 것이, 지혜로 운 사람 눈엔 지혜로운 것만 보인다. 같은 사물도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말씀
○堅忍不拔 (견인불발) 만사에 굳게 참고 견디어 마음을 빼앗기지 아니함.
○見賢思齊 (견현사제) 어진사람 만나기를 좋아하며 생각은 언제나 바르게 하 며 살자. 어진 이를 보고 자기 자신을 돌이켜 생각하라.
○謙讓之德 (겸양지덕) 겸손하고 사양하는 미덕을 갖자.
○謙者衆善之基 (겸자중선지기) 겸손은 모든 선행의 기본이 되느니라.
○謙則有德 (겸즉유덕) 겸손한 가운데 덕이 있으니 항상 겸손하게 살자.
○謙和勤儉 (겸화근검) 겸손하고 화목하고 부지런하고 검소 하라.
○敬事而信 (경사이신) 맡은 일을 공손하게 하면 신용을 얻게 된다.
○敬愼無怠 (경신무태) 삼가 존경하고 태만함이 없도록 하자.
○敬身修德 (경신수덕) 내몸을 공경하고 덕을 닦아라
○敬愛和樂 (경애화락) 남을 공경하고 사랑하며 화화롭고 즐겁게 살자.
○景雲和暢 (경운화창) 봄 경치가 부드럽고 화창 한 것 같이 온 집안에 행운 이 가득하리.
○輕敵必敗 (경적필패) 적을 업신여기면 반드시 패함.
○敬天愛人 (경천애인)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하자.
○鏡花水月妙有 (경화수월묘유) 거울에 비친 꽃, 물에 비친 달그림자 속에도 무한한 뜻이 있다. 우주의 신비와 진리는 모든 곳에 있다는 뜻.
○高柳好鳥鳴 (고류호조명) 높은 버들에 좋은 새 울고, 우리 집엔 행운이 넘치 네.
○顧名思義 (고명사의) 항상 자신의 이름을 더럽히지 않게 자신을 뒤돌아보며 정의로운 일을 행하도록 하라.
○高志 (고지) 높은 뜻, 높은 이상을 갖자
○苦盡甘來 (고진감래) 고생스러운 일이 다 지나가면 반드시 즐거운 일이 온 다.
○高行默言 (고행묵언) 고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은 말수가 없다.
○曲在我 (곡재아) 모든 잘못은 나로부터 생긴다.
○恭寬信敏惠 (공관신민혜) 공손하고 너그럽고 신의 있고 민첩하고 은혜로워 라.
○公生明 (공생명) 공평하면 판단을 그르치지 않는다
○恭則不侮 (공즉불모) 공손한 마음을 지니면 남을 업신여기지 않는다.
○恭則壽 (공즉수) 공손하면 장수한다.
○公平無私 (공평무사) 공평하고 사적인 감정이 없음
○空行空返 (공행공반) 행해야 하는 일에 행함이 없으면 돌아오는 소득도 없 다.
○過如不及 (과여불급) 모든 일이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
○過猶不及 (과유불급) 위와 같음
○觀水洗心 觀花美心 (관수세심 관화미심) 물을 보면 마음을 씻고 꽃을 보면 마음을 아름답게 하라
○寬仁大度 (관인대도) 마음이 너그럽고 어질며 인정이 있고 도량이 큼.
○寬仁厚德 (관인후덕) 어질고 너그럽고 덕이 두터운 사람이 되자.
○寬中自愛 (관중자애) 마음이 너그러운 중에 자신을 사랑하라
○寬則得衆 (관즉득중) 마음이 너그러운즉 많은 사람의 사랑과 호응을 얻게 된다. 사람을 너그럽게 대하는 마음 넓은 사람이 되어라.
○光陰如流 (광음여류) 시간은 흐르는 물같이 빨리 지나가기 쉬운 것, 시간을 소중히 하라는 뜻.
○光風霽月 (광풍제월) 비 그친 뒤의 상쾌한 바람과 그 맑은 하늘에 뜬 밝은 달처럼 사람의 성품이 거리낌 없이 높고 밝아 깨끗함을 이름.
○交友以信 (교우이신) 믿음으로써 벗을 사귐.
○敎學相長 (교학상장) 가르치고 배우면서 서로 성장한다.
○口是禍門 (구시화문) 입은 화를 불러들이는 문이니 항상 입조심 하라.
○口禍之門 (구화지문)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다. 항상 말조심을 하자.
○君家受福 (군가수복) 군자의 가문은 복을 받는다
○君子道長 (군자도장) 군자의 도는 발전한다.
○君子不器 (군자불기) 군자는 자잘한 잔재주는 부리지 않는다.
○君子上達 (군자상달) 군자는 끊임없는 노력으로 늘 위에 도달한다.
○君子之學 勇在遷善 (군자지학 용재천선) 군자의 배움은 잘못된 것을 선한 것으로 바꾸는 용기를 말한다
○君子之學也 入平耳 著乎心布乎四體 (군자지학야 입평이 저호심포호사체)
군자는 학문을 하되 귀로들은 것을 마음에 새겨 인격을 형성하고 몸에 익혀 예의에 걸 맞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荀子 勸學)
○君子之學 必日新 日新者 日進也 (군자지학 필일신 일신자 일진야) 군자의 배움은 날로 새로워져야 하니 날로 새롭다는 것은 날로 나아가는 것이다 (近思錄)
○君子和而不同 (군자화이부동) 군자는 어떤 경우라도 사람들과 서로 어긋나 지 않고 화합해서 일을 잘해 나간다. 우리도 남과 잘 어울려 성공 된 사회생활을 해야 한다.
○權名財不如健康 (권명재불여건강) 권세와 명예와 재물이 좋아도 모두 건강 만 못하다.
○勸善懲惡 (권선징악) 착한 행실을 권장하고 악한 행실을 징계함.
○克己復禮 (극기복례) 욕망을 억제하며 예의바른 행동을 한다
○勤儉力行 (근검역행) 일에 힘쓰고 낭비하지 않으면서 노력함.
○勤儉成家 (근검성가) 부지런하고 검소한 것으로 집안을 일으켜라.
○勤儉爲先 (근검위선) 부지런하고 검소함을 으뜸으로 삼아라.
○勤儉和德 (근검화덕) 부지런하고 검소하게 화목하고 덕스럽게 하라.
○勤儉和順 (근검화순) 부지런하고 검소하며 온화하고 유순함.
○勤勉得寶 (근면득보) 부지런하면 복을 얻는다.
○勤勉誠實 (근면성실) 부지런하고 근면하면서도 성실하자.
○近墨者黑 (근묵자흑) 먹을 가까이 하는 자는 먹이 묻기 쉽다. 나뿐 벗을 사 귀면 자신도 나빠진다.
○勤實力行 (근실역행)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힘을 다해 실천하자.
○根深不枯 (근심불고) 뿌리가 깊으면 나무는 무성하고 마르지 않는다. 기초가 단단하면 결과가 좋아지고 성공할 수 있다.
○根深葉茂 (근심엽무) 뿌리가 깊으면 잎이 무성하다.
○根深之木 風亦不抗 源遠之水 旱亦不竭 (근심지목 풍역불항 원원지목 한역불 갈) 뿌리가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샘이 깊은 물은 가 뭄에 마르지 않는다
○根深枝榮 (근심지영) 뿌리가 깊어야 가지가 번창한다.
○謹言愼行 (근언신행) 말을 삼가고 행동을 신중하게 하라.
○勤爲無價之寶 (근위무가지보) 근면은 무한한 가치를 지닌 보배로다.
○勤爲至寶 (근위지보) 근면은 지극한 보배이다.
○近者說 遠者來 (근자열 원자래) 가까운 사람에게 기쁨을 주면 먼 곳에 있는 사람들이 스스로 찾아오게 된다
○勤者治人 (근자치인) 근면이 사람을 바로 만들어 나간다.
○勤則無難 (근즉무난) 부지런하면 어려움이 없느니라.
○金蘭之交 (금란지교) 금이나 난초와 같이 귀하고 향기를 풍기는 두 사람의 사귐.
○金石之交 (금석지교) 금이나 돌같이 사귐이 굳고 변함이 없음.
○琴瑟之樂 (금슬지락) 부부사이의 화락하고 다정함.
○錦心繡口 (금심수구) 비단같이 고운 마음을 갖고 비단같이 아름다운 말을 하며 사는 착한 사람이 되어라
○急則敗矣 (급즉패의) 급히 서두른 일은 실패하기 쉽다. 큰일은 신중하게 천 천히 시작하는 것이 좋다.
○棄舊不祥 (기구불상) 옛것을 버리면 후회할 일이 생긴다.
○其道光明 (기도광면) 항상 자기가 나갈 도를 밝히면서 살자.
○氣山心海 (기산심해) 기백은 산과 같이 높고 크고, 마음은 바다 같이 넓어 라.
○起身正 不令而行, 其身不正 雖令不從 (기신정 불령이행 기신부정 수령불종) 자신이 옳으면 명하지 않아도 따르고, 옳지 않으면 명령해도 따르 지 않는다
○騎虎之勢 (기호지세) 일을 계획하면 중도포기 말라
○樂道人之善 (낙도인지선) 남의 선행을 말하기 좋아하라.
○樂不可極 (낙불가극) 사람은 傲慢(오만)한 버릇을 길러서는 안 된다.
○樂善不倦 (낙선불권) 착한 것을 좋아하고 게으르지 않는다. 즉 착한 일을 열 심히 잘 하는 사람이 되자.
○樂業安居 (낙업안거) 일을 기꺼이 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살자.
○落地生根 (낙지생근) 땅에 떨어진 종자는 뿌리가 생겨 크게 자란다. 사람도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큰 사람이 된다는 뜻.
○樂天知命 (낙천지명) 천명을 알고 천명에 만족하며 즐겁게 산다.
○內誠外敬 (내성외경) 안으로는 참되고 밖으로는 공경하는 마음.
○內直而外曲 (내직이외곡) 마음은 도리에 맞게 곧고 바르게 갖고 외면은 세 상에 맞는 태도를 취하면서 살라.
○老馬之智 (노마지지) 늙은 말의 지혜. 경험을 쌓은 사람이 갖춘 지혜, 상대 방이 누구이든 가리지 말고 배울 점이 있으면 배워라.
○露積成海 (노적성해) 한 방울의 이슬이 모여 바다를 이룬다.
○訥言敏行 (눌언민행) 말은 적게 행동은 민첩하게 하라
○能忍最寶 (능인최보) 참는 것이 가장 좋은 보배이다.
○多多益善 (다다익선) 착한 일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多動多事 (다동다사) 많이 움직이고 많은 일을 하여라.
○多言失語 (다언실어) 말을 많이 하면 실어하기 쉽다.
○多情佛心 (다정불심) 다정다감하며 자비롭고 착한 마음.
○斷機之敎 (단기지교) 학업을 중도포기하면 짜던 베의 날줄을 끊는 것과 같이 이득이 없다 (後漢書)
○達不離道 (달불리도) 출세를 해도 도를 떠나서는 아니 된다.
○大器晩成 (대기만성)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진다.
○大道無門 (대도무문) 큰 도에는 문이 없다. 즉 어디로도 통한다.
○大道不器 (대도불기) 큰 도는 어떤 곳에 사용해도 타당하다.
○大明復光 (대명복광) 세상을 크게 밝히고 영원히 빛을 남길 사람이 되자.
○大謀不謀 (대모불모) 큰 꾀는 꾀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大信不約 (대신불약) 크게 신뢰를 받는 사람은 어디를 가든지 신용을 얻는다
○大人無己 (대인무기) 큰사람은 자신을 앞세우지 않는다.
○對人春風 (대인춘풍) 사람을 대하기를 봄바람같이 부드럽게 하라.
○大志遠望 (대지원망) 뜻은 크게 꿈은 원대히 하라
○大地眞金 (대지진금) 우리가 무심히 보는 대지가 참된 황금이라는 뜻으로 천 지의 변화 속에 진실한 우주인생의 진리가 함축되어 있다는 말.
○大海受百川 (대해수백천) 바다는 수많은 냇물을 받아 들인다
○德累功積 (덕루공적) 功(공)을 쌓아야 덕이 쌓인다.
○德不孤 (덕불고)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다
○德不孤 必有隣 (덕불고 필유린)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아니하고 반드시 마음을 나누는 이웃이 있다.
○德成禮供 (덕성례공) 덕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예의가 바르다
○德崇業茂 (덕숭업무) 덕을 높이 숭상하면서 사업을 번성하게 하자.
○德如海 (덕여해) 바다와 같이 큰 덕을 쌓아라.
○德如海水 (덕여해수) 덕의 배어남이 바다와 같다.
○德潤身 (덕윤신) 덕을 쌓으면 자신의 삶이 스스로 윤택하게 된다.
○德者得身也 (덕자득신야) 덕은 몸으로 채득해서 얻어야 한다.
○德者事業之基 (덕자사업지기) 덕은 모든 사업을 일으키는 기반이니라.
○德在人先 (덕재인선) 덕을 갖추고 남보다 앞서라
○德必有隣 (덕필유린) 덕이 있으면 반드시 좋은 이웃이 있게 마련이다.
○德惠勿忘 (덕혜물망) 남의 큰 은혜를 잊지 말라.
○道氣長存 邪不入, 眞心堅守 福先來 (도기장존 사불입 진심견수 복선래) 도 의 기운이 항상 머물고 있으면 사악한 기운이 들어 오지 못하고. 진심을 굳게 지키면 복이 먼저 이른다. (道德經)
○道高經明 (도고경명) 道(도)가 높고 경륜이 밝은 훌륭한 사람이 되자
○道高德重 (도고덕중) 도의를 높이고 덕을 소중히 하여라.
○桃李不言 (도리불언) 복숭아와 오야가 꽃피면 말이 없어도 사람이 꽃구경을 하러 찾아와 그 밑에 저절로 길이 생긴다. 사람도 덕이 있으면 사 방에서 그를 흠모하여 찾아온다.
○道法自然 (도법자연) 道(도)는 자연을 법도로 삼고 있는 것이다.
○道不遠人 (도불원인) 도는 사람의 본성일 뿐 먼곳에 있지 않다
○道成德立 (도성덕립) 도를 이루고 덕을 이룬다.
○道通爲一 (도통위일) 도는 통하고 보면 모두가 한 뿌리다.
○道乎技矣 (도호기의) 道(도)는 재주보다 더 월등하다.
○讀書萬倍利 (독서만배이) 독서를 하면 만 배의 이익이 생긴다.
○讀書百遍義自見 (독서백편의자견) 책을 여러 번 읽으면 그 뜻을 자연히 알게 된다
○讀書知夜靜 (독서지야정) 책을 읽으니 밤의 고요함을 알게 되었네.
○獨坐觀心 (독좌관심) 홀로 앉아 마음을 살펴봄 (菜根潭)
○同心協力 (동심협력) 마음을 합하여 힘을 하나로 하여라
○動而不迷 (동이불미) 일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 치밀한 계획을 잘 세우고 일 단 착수하면, 소신 있고 자신 있게 밀고 나가라.
○動靜有常 (동정유상) 動(동)가운데 靜(정)이 있고 靜(정)가운데 動(동)이 있으 니 항상 사람은 단면만 보지 말고 양면을 살피며 살자.
○登高自卑 (등고자비) 높은 곳에 오르려면 낮은 곳에서 차근차근 올라가야 한 다. 즉 큰일을 하려면 작은 것부터 착실히 실천해야 한다.
○登高自卑 (등고자비) 높은 곳을 오르려면 자신을 낮춰야 한다
○磨斧爲針 (마부위침)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 끈기와 인내를 갖고 꾸준 히 노력하면 뜻을 이룬다는 뜻
○磨斧作針 (마부작침) 위와 동일
○磨我鐵杵 (마아철저) 자신을 쇠절구공이를 갈아서 만들 듯 늘 수행하자.
○磨鐵杵 (마철저) 쇠절구공이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 마부작침과 같은 뜻
○萬古淸風 (만고청풍) 만고에 그치지 않고 불어오는 맑은 바람. 변하지 않는 지조와 높은 교양을 갖은 사람이 되어라.
○萬福雲集 (만복운집) 만가지 복이 구름처럼 모여들라
○萬福雲興 (만복운흥) 만가지 복이 구름처럼 일어나라
○萬事分已定 浮生空自忙 (만사분기정 부생공자망) 만사에 분수가 정해 있거 늘 사람들은 공연히 허둥대도다
○萬事如意 (만사여의) 만사가 뜻과 같이 된다.
○萬事亨通 (만사형통) 모든 일이 순탄하게 잘 이루어지이다.
○梅經寒苦發淸香 (매경한고발청향) 매화는 추위의 고통을 이겨내고 맑은 향기 를 풍긴다
○每事盡善 (매사진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라
○面壁九年 (면벽구년) 벽을 보고 구년을 수행하여 득도한 달마의 행적에서 유 래된 말로 자기 마음을 바로 보아 그 근본을 찾으려 하는 것
○勉學成家 (면학성가) 힘써 배워 가문을 일으켜라.
○明鏡止水 (명경지수) 잡념 없이 깨끗한 마음을 갖아라.
○明德成道 (명덕성도) 밝은 덕으로 참된 도를 이루어 나가자.
○明德惟馨 (명덕유형) 밝은 덕은 항상 향기로운 것이다.
○明月定中心 (명월정중심) 명월은 내 마음 속에 있으며, 내 마음이 달같이 밝 고 티 없음.
○明哲保身 (명철보신) 이치에 밝고 사리분명하게 매사에 법도를 지켜 처신함
○夢想成眞 (몽상성진) 꿈은 이루어진다. 열심히 노력하여 성공하자.
○無愧我心 (무괴아심) 내 마음에 한 점 부끄럼 없이 살자.
○無愧於天 (무괴어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살라.
○無信不立 (무신불립) 신용이 없으면 성공할 수 없다.
○無言實踐 (무언실천) 말없이 오직 부지런히 실천하면 성공이 온다.
○無爲自然 (무위자연) 함이 없이 스스로 그러하다. 인위적으로, 억지로 하지 않으며 스스로 그러한 대로 사는 소박한 모습 또는 본성대로 사는 삶의 모습 등을 말함
○無忍不達 (무인불달) 참을성이 없으면 무엇이든 달성 할 수가 없다.
○無忍不勝 (무인불승) 참을 줄 모르면 승리할 수 없다.
○無汗不成 (무한불성) 땀을 흘리지 않고서는 이루어지는 일이 없다. 즉 끊임 없는 노력이 사람을 성공시킨다.
○無恒産者 無恒心 (무항산자 무항심) 일정한 생업이 없으면 항상심이 없다. 즉 사람은 할 일이 있어야 한다는 말씀 (맹자)
○毋虛度歲月 (무허도세월) 세월을 헛되이 보내지 말고 시간을 아껴 노력하면 성공하리라
○默如雷 (묵여뢰) 침묵은 우뢰와 같다. 말을 하는 것 보다 침묵(沈默)하는 것 이 더 귀하고 울림이 크다는 의미.
○物我一理 (물아일리) 만물과 나는 天理(천리)와 인성이 같다.
○樂善不倦 (락선불권) 선을 즐기는 사람은 권태가 있을 수 없다
○樂而不流 哀而不悲 (락이불류 애이불비) 즐겁되 막되지 않고 슬프되 비탄스 럽지 않다 (우륵)
○力勝貧 愼勝禍 (역승빈신승화) 힘써 노력하면 빈곤을 이기고 행동을 삼가면 화를 면한다
○博學而篤志 切問而近思 (박학이독지 절문이근사) 널리 배우고 뜻을 참되게 가지며, 깐깐이 묻고 가까운 일부터 하라
○博學篤志 切問近思 (박학독지 절문근사)
子夏曰 博學篤志 切問近思 仁在其中矣 자하가 말하길 널리 배우 고 그 뜻을 돈독히 하라. 절실히 묻고 가까운 데서 생각하라 그리 하면 仁이 그 속에 있나니. (論語句)
○百鍊千魔 (백련천마) 자신을 백번이고 갈고 닦아라.
○百歲成滿 (백세성만)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시옵소서.
○百世淸風 (백세청풍) 대대로 맑은 기풍을 이어간다
○百練千磨 (백연천마) 자신을 백번이고 천 번이고 갈고 닦아라.
○白雲無根 (백운무근) 흰 구름은 무심히 왔다 갔다 하며 한 번 간 뒤에 자취 도 없다. 우리의 마음을 흰 구름 같이 아무데도 매이지 말고 여유 롭게 하자
○百忍堂中 有泰和 (백인당중 유태화) 오래 참는 가정에 큰 평화가 있다
○百忍無憂 (백인무우) 백번 참으면 아무 근심이 없다.
○百忍有和 (백인유화) 백번 참는데 화평함이 있다.
○百折不屈 (백절불굴) 백 번 꺾어도 굴하지 아니한다. 굳센 의지로 매사에 매 진하라는 뜻.
○百折不回 (백절불회) 백번 꺾어도 결코 돌이키지 않는 굳은 의지를 갖자.
○法古創新 (법고창신)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
○福生於淸儉 (복생어청검) 복은 청렴하고 검소한 데서 생겨난다.
○福以德招 (복이덕초) 행복은 그 사람의 덕행으로 얻어지는 것이다.
○本來無一物 (본래무일물)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아무것도 갖은 것이 없다. 욕심내지 말고 분수를 지키며 마음 편히 살자.
○本立道生 (본립도생) 기본이 서면 도가 생긴다.
○不改其樂 (불개기락) 도를 구하는 즐거움을 버리지 아니한다.
○不觀心無以通 (불관심무이통) 자신의 마음을 살피지 못하면 높은 경지에 통 달 할 수 없다.
○不求友無以成 (불구우무이성) 좋은 벗을 사귀지 아니하고는 성공할 수 없다.
○富貴不驕 (부귀불교) 부귀해도 교만하지 말라.
○富貴安樂 (부귀안락) 평생을 편안하고 부귀하며, 항상 편하고 즐거움이 넘쳐 라.
○富貴名譽, 自道德來者 如山林中花, 自是舒徐繁衍 (부귀명예 자도덕래자 여 산림중화 자시서여번연) 부귀와 명예가 도덕에서 생겨난 것이라면 산속의 꽃처럼 자연스럽게 번성할 것이다(菜根潭)
○不當趣所愛 亦莫有不愛, 愛之不見憂 不愛亦見憂 (부당취소애 역막유불애, 애지불견우 불애역견우) 사랑하는 사람을 만들지 말라. 역시 미워 하는 사람도 만들지 말라. 사랑하는 사람은 매일 볼 수 없어 괴롭 고 미워하는 사람은 매일 봐야 하기 때문에 괴롭다. (法句經)
○父母千年壽 子孫萬世榮 (부모천년수 자손만세영) 부모님 천년 장수하시고 자손만대 영화를 누리리
○夫婦和而 (부부화이) 부부가 화목해야 가정이 편하고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 다.
○浮生虛舟 (부생허주) 뜬구름 같은 인생 빈 배같이 걸림 없이 편이 살자. 莊 子(장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사람이 타지 않는 빈 배가 와서 부딪치 면 아무리 성질이 급한 사람이라도 화를 내지 않는다. 나를 빈 배 같이 하여 사람과 대한다면 아무도 나를 미워하고 싫어하지 않을 것이다.
○不誠無物 (불성무물) 성실하지 못하면 재물이 없다.
○不失其時 (불실기시) 모든 일에는 시기가 있다. 그 시기를 놓치지 말고 잘 잡아 시류를 잘 타라.
○不約而信 (불약이신) 약속하지 않아도 신용을 지키는 도의를 갖자.
○不憂不懼 (불우불구) 군자는 두려워하지 않고 근심하지 않는다.
○富潤屋 德潤身 (부윤옥 덕윤신) 부는 집을 빛나게 하고 덕은 자신을 풍요롭 게 한다
○富而好禮 (부이호례) 부유하면서도 예의바르게 하라.
○富在知足 (부재지족) 부유함은 만족할 줄 아는데 있다.
○忿思難 (분사난) 분할 때는 어려울 때를 생각 하라.
○分限勿過 (분한물과) 자기 분수에 한계를 넘지 말라.
○不動心 (부동심) 동하지 않는 마음. 어떤 사악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굳 은 마음을 갖자.
○不怨天 不尤人 (불원천 불우인) 하늘을 원망치 말며 남을 탓하지 말라
○弗爲胡成 (불위호성) 행동하지 않으면 어찌 일을 이룰 수 있겠는가.
○不知義理生於不學 (부지의리생어불학) 의리를 모른다는 것은 배우지 못한데 서 생겨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열심히 배우고 익혀서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不患人之 不己之 患其不能也 (불환인지 불기지 환기불능야) 남이 나를 알아 주지 않는 것을 근심치 말고 나의 능력 없음을 근심하라
○鵬夢蟻生 (붕몽의생) 꿈과 희망은 원대하게 갖고 개미처럼 일하라
○朋友有信 (붕우유신) 친구 간에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非禮不動 (비례부동) 예의가 아니면 움직이지 않는다
○非禮不言 (비례불언) 예가 아니거든 말 하지 말라.
○非禮弗履 (비례불리) 예가 아니면 이행하지 말라.
○四面春風 (사면춘풍) 사방에서 봄바람이 일 듯 모든 일이 순조롭다
○思無邪 (사무사) 생각함에 있어 사악함이 없다 (논어. 위정편)
○事不三思終有悔 (사불삼사종유회) 모든 일을 행할 때 여러 번 생각하지 않 고 행하면 반드시 후회하는 일이 있을 것이다.
○思不出其位 (사불출기위) 분수에 그치며 분수에 벗어나는 나쁜 생각은 하지 말라.
○四時長春 (사시장춘) 늘 봄과 같음. 어른이 늘 잘 지내는 것을 비유
○思人愛樹 (사인애수) 사람을 생각하고 자연을 사랑하라.
○思判行省 (사판행성) 모든 일을 생각하고 판단하며, 반성하면서 행동하라.
○事必歸正 (사필귀정) 모든 일은 반드시 옳은 이치로 귀결된다
○山高水長 (산고수장)
○山高水長 (산고수장) 산은 높고 강은 길듯이 군자의 덕이 높고 큼. 자녀들의 가는 길에 산과 같이 높고 강과 같이 발전해 가는 사람이 되라.
○山空花自開 (산공화자개) 임자 없는 산은 텅 비어 있어도 꽃은 스스로 피어 난다.
○山溜穿石 (산유천석) 산에 흐르는 여울물이 바위를 뚫는다
○山水有淸音 (산수유청음) 산과 물에는 맑은 소리가 있다
○三思一言 (삼사일언) 세 번 생각하고 난 다음에 한번 말을 해라. 즉 말은 신 중히 생각한 다음에 하라는 교훈.
○三省修身千載寶, 百年積物一朝塵 하루에도 몇 번씩 자신을 반성하며 몸을 닦는 것은 천년의 보배이나 백년을 쌓은 재물은 하루아침의 먼지 와 같다
○三省吾身 (삼성오신) 하루에 세 번씩 자신을 살펴라.
○三忍九思 (삼인구사) 세 번 참고, 아홉 번 생각하라.
○三人行 必有我師焉 (삼인행이면, 필유아사언이라) 세 사람이 같이 가면 반드 시 내가 배울 만한 스승이 있다. (論語 述而篇)
○上敬下愛 (상경하애) 위로는 공경(恭敬)하고 아래로는 자애(慈愛)함. '윗사람 을 공경하고 아랫사람을 사랑하자'는 말.
○常樂我淨 (상락아정) 나를 깨끗하게 함으로서 항상 즐거움을 갖아라.
○上善若水 (상선약수) 물과 같은 最上(최상)의 善(선)을 행하라. 물은 온갖 것 을 깨끗이 해 주면서도 가장 낮은 곳에 불평 없이 머물고 있으며 아래에서 건실하게 채워 올라간다.
○上善如水 (상선여수) 최고의 선은 물과 같이 담담하라. 자연과 세상의 이치 에 맞게 살아라 (노자, 도덕경)
○霜松常靑 (상송상청) 소나무는 차가운 서리에도 늘 푸르르다
○祥雲福雨 (상운복우) 상서로움이 구름같이 몰려오고 만복이 비오듯함
○生者必滅 (생자필멸) 모든 생명 있는 자는 반드시 멸하는 법이다.
○瑞氣滿堂 (서기만당) 상서로운 기운 온 집안에 가득하소서.
○瑞氣集門 (서기집문) 상서로운 기운이 이 집 문안에 다 모여 든다.
○石壽花香 深江無聲 (석수화향 심강무성) 흔들림 없는 돌처럼 향내 나는 꽃 처럼, 소리 없는 깊은 강같이 살아라
○惜時如金 (석시여금) 시간을 황금처럼 아껴라.
○惜寸陰 (석촌음) 짧은 시간도 어껴 써라 (陶淵明의 詩句)
○先見之明 (선경지명) 앞일을 미리 내다보는 총명함을 갖자.
○先公後私 (선공후사) 공적인 일은 먼저 개인의 일은 나중에 하라
○善爲至寶用無盡 (선위지보용무진) 선을 자신의 가장 좋은 재산인 보배로 삼 으면 써도 써도 끝이 없다.
○善以爲寶 (선이위보) 착한 것을 보배로 삼아라.
○先正其心 (선정기심) 먼저 그 마음을 바르게 하며 살자. 마음이 맑으면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
○先行其言 而後從之 (선행기언 이후종지) 자신이 한 말을 행하면 남들도 따 른다
○善行無徹迹 (선행무철적) 참된 선행을 하는 사람은 자기가 한 일을 세상에 나타내지 않는다.
○雪中松柏 (설중송백) 눈 속의 소나무나 잣나무와 같이 지조와 절개가 굳어야 한다 (歲寒孤節)
○誠敬直 (성경직) 성실 공경 정직하라
○盛年不重來 (성년불중래) 청춘은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 (陶淵明의 詩句)
盛年不重來 (성년불중래) 청춘은 다시 오지 않고
一日難再晨 (일일난재진) 새벽은 두 번이 없네.
及時當勉勵 (급시당면려) 때 맞춰 열심히 해야 할 것을,
歲月不待人 (세월부대인)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네
○成大事在膽 (성대사재담) 큰일을 성공시키는 데는 대담함이 있어야 한다.
○誠實謙虛 (성실겸허) 성실하고 겸허하게 하라.
○誠實在勤 (성실재근) 성실은 부지런함에 있다.
○性卽理也 (성즉리야) 사람의 본성이 곧 天理(천리) 이니라.
○世德長祥 (세덕장상) 덕으로 처세하면 길이 복되고 상서로움이 있으리라.
○歲不我延 (세불아연) 세월은 나를 위해 머무르지 아니한다.
○歲不我征 (세불아정) 세월은 나를 위해 머무르지 않는다.
○世守仁敬 (세수인경) 길이 어질고 공경함을 지켜나가자.
○洗心 (세심) 항상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 살자.
○洗心種德 (세심종덕) 마음을 깨끗이 씻고, 덕을 심어라. 항상 깨끗한 마음을 지니고 德(덕)이 높은 사람이 되어라.
○洗心和親 (세심화친) 마음을 깨끗이 하고 화목하고 친해야 한다
○歲寒松柏 (세한송백) 한겨울에도 푸른 송백처럼 어떠한 역경에도 굴하지 않 는 절개를 갖아라. 雪中松柏과 같은 뜻
○松立雪中高士節 (송립설중고사절) 눈 속에 선 소나무와 같은 선비의 높은 절개.
○松壽千年 不老長春 (송수천년 불로장춘) 소나무는 천년을 살듯이 늙지 않고 장수하시라는 뜻 (鶴壽萬年)
○松寒不改容 (송한불개용) 소나무는 아무리 추워도 위용을 바꾸지 않는다
○水寬魚大 (수관어대) 물이 깊고 넓으면 큰 고기가 산다. 너그러운 사람 아래 는 큰 인물이 난다.
○水急不流月 (수급불류월) 물은 급히 흘러도 달은 흘러가지 않는다. 즉 세상 이 혼탁하여도 나만은 흔들리지 않는다.
○修己以敬 (수기이경) 자기를 수양하여 공경하는 마음을 잊지 말라.
○修德立義 (수덕입의) 항상 덕을 쌓고 옳은 뜻을 세워라
○守分知足 (수분지족) 분수를 지키고 만족할 줄 알자.
○壽山福海 (수산복해) 산과 같이 장수하시고 복은 바다 같이 흘러넘치시길. 壽如山 富如海와 동일
○守素明德 開物宬務 (수소명덕 개물성물) 본분을 지키며 덕을 밝히고 물건을
개발하여 직무를 성취하라
○壽如山 富如海 去千災 來百福 (수여산 부여해 거천재 래백복) 산처럼 장수 하고 바다처럼 풍부하게 모든 재앙 물러가고 모든 복은 들어오라
○樹欲靜而 風不止 子欲養而 親不待 (수욕정이 풍부지 자욕양이 친부대) 나무 는 조용히 있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 자식이 봉양하고자 하나 어버이가 기다려주지 않네 (風樹之嘆)
○守以靜 (수이정) 마음을 지키면서 고요함에 머뭄
○水積成川 (수적성천) 물이 모이면 시내를 이루듯 작은 것이 모이면 큰 것을 이룬다는 뜻
○水滴穿石 (수적천석) 작은 물방울이 바위를 뚫듯 작은 노력이라도 꾸준히 하 라는 뜻
○水之淸則無魚 (수지청즉무어)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없다. 사람도 성질이 너무 강직하면 벗이 없으니 너그럽게 살아라.
○熟廬斷行 (숙려단행) 무슨 일이건 사전에 충분히 생각하고 하고자 결단을 내 리면 단호히 실행하라
○順德崇禮 (순덕숭례) 바른 도리를 따르고 예의를 잘 지켜라.
○順理則裕 (순리즉유) 도리를 따르면 넉넉해진다.
○順天者存 逆天者亡 (순천자존역천자망) 순리에 따르는 사람은 살아남아 성공 하고, 순리를 따르지 아니하는 사람은 망하게 된다.
○崇德廣業 (숭덕광업) 덕을 높이며 사업을 넓혀 나가라.
○崇德而廣業也 (숭덕이광업야) 위와 동일
○習與性成 (습여성성) 습관은 성격을 이루니, 좋은 습관을 갖자.
○繩鋸木斷 水滴石穿 (승거목단 수적석천) (繩鋸斷木 水滴穿石) 끈톱이 나무를 자르고 물방울이 바위을 뚤는다 (菜根潭)
○勝私窒慾 (승사질욕) 사심(私心)을 이기고 욕심을 막아서 바른 길로 나간다.
○時不再來 (시불재래) 한번 지나가버린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時和年豊 (시화연풍) 나라 안이 화평하고 풍년이 들다
○愼其獨 (신기독) 홀로 있을 때 더욱 신중하자.
○信望愛 (신망애) 믿음 소망 사랑
○愼思篤行 (신사독행) 신중히 생각하고 굳게 행하라
○愼始敬終 (신시경종) 처음 시작할 때처럼 끝도 삼가 신중 하라
○申申如也 (신신여야) 마음은 항상 온화하고 너그러워라.
○信愛忍和 (신애인화) 믿음과 사랑으로 참고 화합하며 행복한 가정을 이루자.
○信爲德以本 (신위덕이본) 신용은 항상 덕을 근본으로 해야 한다.
○信爲萬事本 (신위만사본) 신용이 만사의 근본이다. 신용 있는 사람이 되자.
○愼終如始 (신종여시) 처음이 신중한 것 같이 끝도 신중하여라.
○心廣萬成 (심광만성) 마음이 넓으면 만사가 다 잘 이루어진다.
○心大則 百物皆通 心小則 百物皆病 (심대즉 백물개통 심소즉 백물개병) 마음 이 넓고 크면 모든 것을 수용할 수 있고 마음이 작으면 모든 것을 두루 할 수 없다 (朱子)
○深思高擧 (심사고거) 깊이 생각하고 고결하게 처신한다
○深思力踐 (심사역천) 깊이 생각하고 그 생각 한 바를 소신이 서면 전력을 다 해서 실천을 하여라.
○心生道也 (심생도야) 마음은 도를 만드니, 좋은 마음을 갖자.
○心身十分淸 (심신십분청) 마음과 몸 항상 충분히 맑게 하고 평화롭게 살자.
○心如萬古靑山 (심여만고청산) 마음은 만고에 푸른 청산처럼 늘 젊고 맑게!
○心如明鏡臺 (심여명경대) 마음은 밝은 거울과 같으니 먼지가 끼지 않도록 항상 닦고 털자.
○心如水 (심여수) 내 마음은 항상 물과 같이 맑아라.
○心如水淡 (심여수담) 마음은 물 같이 맑고 담백 하여라.
○心如鐵石 (심여철석) 마음이 철석같이 굳고 단단하여라.
○心外無法 (심외무법) 내 마음이 깨끗하면 법이 다 소용없는 것.
○心田耕作 (심전경작) 자신의 마음 밭을 갈고 가꿔야 한다.
○心淸事達 (심청사달) 마음이 맑으면 모든 일이 다 잘 이루어진다.
○心淸志高 (심청지고) 마음을 맑고 깨끗하게 뜻을 높게 세우자
○心虛手實 (심허수실) 마음은 허허롭게 비우고, 손은 알차고 실하게.
○我忘吾 (아망오) 내가 나의 존재마저 잊은 무아의 경지 .
○我心如松柏 (아심여송백) 내 마음 송백같이 푸르고 변함 없어라.
○樂者樂也 (악자락야) 음악은 원래 즐거운 것이니 음악을 즐길 줄 아는 소양 을 갖자.
○安居危思 (안거위사) 편안할 때 재난에 대비하라
○雁去而潭不留影 (안거이담불류영) 기러기 날라 간 뒤에 연못에 그림자는 남 지 않는다.
○安居則樂土 (안거즉락토) 내가 편안히 사는 곳이 바로 극락이고 천당이라네. 내 가정이 바로 낙원이니 가정을 잘 이루어 나가라는 뜻.
○安分(知足) (안분지족) 자신의 분수를 알고 만족하라
○愛人如己 (애인여기) 남 사랑하기를 자기 자신 같이 하라.
○養高志 (양고지) 높은 이상과 뜻을 갖자
○良藥苦口利於病 (양약고구이어병) 좋은 약은 입에 쓰나 몸에는 좋다.
○讓一步爲高 (양일보위고) 더 높아지기 위해 한 발을 양보할 줄도 알자. 더욱 발전하기 위해 눈앞에 작은 일을 한 발 양보 할 줄도 알자.
○言飛千里 (언비천리) 한번 한 말은 천리를 달려간다.
○言忠信 行篤敬 (언충신 행독경) 말이 성실하고 신의가 있으며 행실이 돈독하 고 경건하라
言忠信行篤敬蠻邦可行 말이 성실하고 신의가 있으며 행실이 돈독 하고 경건하면 오랑캐라도 행할 수 있다 (안중근의사 글)
○言必忠信行必誠實 (언필충신행필성실) 말은 반드시 진실하고 미덥게 하고, 행실은 반드시 참되고 성실하게 하라. 그리하면 모든 사람에게 존 경 받는 사림이 된다.
○言行一致 (언행일치) 말과 행동이 같아야 한다.
○業廣惟勤 (업광유근) 사업을 넓히는 것은 오직 부지런한데 있다.
○如松之盛 (여송지성) 푸른 소나무와 같이 늘 무성하게 발전하여라.
○如水如風生涯以去 (여수여풍생애이거)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如臨深淵 (여임심연) 깊은 연못가에 서있는 듯 조심하며 살자.
○如鳥數飛 (여조삭비) 배우기를 쉬지 않고 끊임없이 練習하고 익힘
○易地思之 (역지사지) 입장과 처지를 바꿔 생각하라
○鳶飛魚躍 (연비어약) 솔개가 하늘을 날고 잉어가 연못에서 뛰는 것과 같이 용기 있는 씩씩한 사람이 되어라.
○鍊心淸志 (연심청지) 마음을 깨끗하게 단련하고 뜻을 맑게 한다.
○英雄千秋 (영웅천추) 영웅의 이름은 천추에 남는 법. 열심히 노력해서 이름 을 세상에 남기는 사람이 되자.
○吾心在太古 (오심재태고) 내 마음은 태고에 있다. 즉 소박하고 세속에 물들 지 않는 깨끗한 마음.
○玉不磨無光 (옥불마무광) 옥도 갈지 않으면 빛이 나지 않는다
○溫故知新 (온고지신) 옛것을 익혀 새것을 안다
○溫良恭儉讓 (온량공검양) 온화하고 선량하고 공경하며 검소하고 양보하는 마 음을 갖자.
○溫柔敦厚 (온유돈후) 온화고 부드러우며 인정이 많은 사람이 되자.
○外寬內明 (외관내명) 밖으로 풍기는 외모는 너그럽고, 마음속은 밝아라. 밖 은 너그럽고 안은 밝은 사람이 되어라.
○外寬內直 (외관내직) 타인에게는 부드럽게 대하고 자기 자신에게는 엄격하여 라.
○欲寡其過 (욕과기과) 자기 잘못과 실수를 적게 하고자 노력하라.
○欲尊先謙 (욕존선겸) 남의 존경을 받으려면 먼저 내가 겸손해야 한다.
○庸庸多厚福 (용용다후복) 평범한 가운데 두터운 복이 많다.
○勇者不懼 (용자불구) 용감한 사람에게는 두려움이 없다.
○愚公移山 (우공이산) 어리석은 영감이 산을 옮긴다는 뜻으로, 어떤 일이든 꾸준하게 열심히 하면 반드시 이룰 수 있음을 이르는 말
○雲散霧消 (운산무소) 구름이 흩어지고 안개가 사라진다는 말로, 의심이나 근 심이 없어진다는 뜻
○雲心月性 (운심월성) 구름 같은 마음 달 같은 성품. 욕심 없이 맑고 깨끗한 마음을 비유하는 말
○雲外蒼天 (운외창천) 구름 밖에는 푸른 하늘이 있다. 즉 희망이 있다
○元氣和淸 (원기화청) 우주의 으뜸인 큰 기운이 화화롭고 맑게 감도니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지고 운이 좋다.
○僞善蕪近名 (위선무근명) 착한 일을 하더라도 소문나지 않게 하라
○爲善無近者 (위선무근자) 선을 행함에 명예는 생각지 말라.
○爲善最樂 (외선최락) 선한 일을 하는 것이 최고의 즐거움이다.
○威而不猛 (위이불맹) 위엄이 있되 사납지 말라.
○惟勤有功 (유근유공) 오직 부지런함에 공덕이 있다. 즉 부지런하게 사는 것 이 처세의 근본이다.
○有基無壞 (유기무괴) 기초가 단단하면 무너지는 법이 없다 .
○有德家中和氣滿 (유덕가중화기만) 덕이 있는 집안에는 항상 화기가 가득하 다.
○有德不可敵 (유덕불가덕) 덕이 있는 자에겐 대적할 적이 없다.
○有德者 必有言 (유덕자 필유언) 덕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착한 말을 한다
○有備無患 (유비무환) 모든 일에 미리 대비하면 근심할 일이 없다.
○有生於無 (유생어무) 有는 無에서 생겨난다.
反者道之動 (반자도지동) 모든 것이 다시 제자리로 되돌아옴은 도(道)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이고,
弱者道之用 (약자도지용) 모든 것이 그 기운이 소진되어 약해짐은 도(道) 에 쓰임이 있기 때문이다.
天下萬物生於有 (천하만물생어유) 하늘 아래 모든 것은 원래 있는 것에 서 생겨나는 것이지만
有生於無 (유생어무) 있는 것 또한 없는 것에서 비롯한 것이다. 老子(노 자) '道德經(도덕경)'
○唯善是寶 (유선시보) 오직 착한 것이 보배로다.
○流水不爭先 (유수불쟁선) 흐르는 물은 먼저가려고 앞을 다투지 아니한다. 우 리도 앞 다투어 너무 서둘지 말고 여유 있게 살자.
○流水不腐 (유수불부) 흐르는 물은 썪지 않는다
○柔弱勝剛强 (유약승강강) 부드럽고 약한 것이 굳세고 강한 것을 이긴다.
○有慾則無剛 (유욕즉무강) 욕심이 있으면 강할 수가 없다.
○唯以無念 (유이무념) 오직 無念(무념)의 경지를 경험 할 때 마음은 지극히 편안해 진다.
○有志竟成 (유지경성) 뜻이 있으면 마침내 길이 열린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와 같은 뜻
○有志者事竟成 (유지자사경성) 위와 동일
○有志必成 (유지필성) 뜻이 있으면 반드시 이루어진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允集其中 (윤집기중) 진실로 중용의 도리를 지켜라.
○隱居行義 (은거행의) 숨어살며 그 뜻을 추구하며 의롭게 행한다
○銀海銅山 (은해동산) 銀(은)은 바다같이 많고 구리는 산과 같이 많다. 장차 재물이 많아 부귀 안락 하라는 뜻.
○陰德廣施 (음덕광시) 남모르게 착한 덕을 널리 베풀어라.
○陰德陽報 (음덕양보) (出典 淮南子)
有陰德者 必有陽報 有陰行者 必有昭明 (유음덕자 필유양보 유음 행자 필유소명) 남 몰래 덕을 베푸는 사람은 반드시 그에 따른 보 답이 있고, 숨은 행실이 반듯한 사람은 밝은 이름이 있게 된다
○陰德有慶 (음덕유경) 남모르게 덕을 쌓으면 경사스런 일이 생긴다
○疑心生暗鬼 (의심생암귀) 의심을 하면 두려운 망상이 생긴다.
○義然後取 (의연후취) 의로운 뒤에 재물을 취하라.
○義以建利 (의이건리) 의로서 이로움의 근본을 삼아라.
○義重若泰山 (의중약태산) 義(의)를 태산과 같이 무겁게 생각하라. 의로운 사 람이 되라는 뜻.
○義重如山 (의중여산) 의리는 산과 같이 무거워라. 의리를 존중할 줄 아는 훌 륭한 사람이 되자.
○義海恩山 (의해은산) 의리는 바다 같고 은혜는 산과 같다.
○以禮立身 以禮立門 以禮立國 (이례입신 이례입문 이례입국) 예로서 몸을 세 우고 예로서 가문을 세우고 예로서 사회와 국가를 바르게 한다.
○履霜堅氷至 (이상견빙지) 서리를 밟으면 단단한 얼음이 얼 때가 온다. 즉 어 려움이 지나가고 행운이 온다.
○二人同心 其利斷金 同心以言 其臭如蘭 (이인동심 기이단금 동심이언 기취여 란) 두사람이 힘을 합하면 쇠라도 끊을 수 있고 마음을 같이한 사람의 말은 난향과 같다
○以和爲悳 (이화위덕) 화화로움으로서 덕을 이루어 나간다.
○人間五福壽爲先 (인간오복수위선) 사람의 오복 가운데 장수하는 것이 으뜸임 ○人命至重 (인명지중) 사람의 목숨은 매우 귀중한 것. 자신을 아껴라.
○人無遠慮 難宬大業 (인무원려 난성대업) 멀리 못 보는 사람은 큰 일을 이루 기 어렵다
○人百己千 (인백기천) 다른 사람이 백의 노력을 할 때 자기는 천의 노력을 하라. 그래야만 남보다 앞설 수가 있을 것이다.
○忍忿免憂 (인분면우) 분함을 참으면 금심을 면한다.
○人生如奇 (인생여기) 인생은 세상에 잠시 왔다가 가는 것. 만사에 감사하고 즐겁게 살자.
○人生在勤 (인생재근) 인생은 부지런함에 달려 있다.
○忍是積德門 (인시적덕문) 참는 것이 덕을 쌓는 문이로다.
○仁義禮智信 (인의예지신) 사람이 마땅히 지녀야 할 5가지 덕목. 仁은 측은지 심(惻隱至心)으로 불쌍한 것을 가엽게 여겨 정을 나누는 마음이고, 義는 수오지심(羞惡至心)으로 불의를 부끄러워하고 악한 것을 미 워하는 마음이고, 禮는 사양지심(辭讓至心)으로 겸손하여 남을 위 해 사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고, 智는 시비지심 (是非至心)으로 옳 고 그름을 가릴 줄 아는 마음이고, 信은 광명지심 (光名至心)으로 중심을 잡고 가운데 바르게 서 밝은 빛을 냄으로 믿음을 주는 마 음이다
○人一己百 (인일기백) 남이 한번 할 때 나는 백번이라도 해야 한다
○仁者無憂 (인자무우) 어진 사람은 근심이 없다
○仁者無敵 (인자무적) 어진 사람에게 적이 없다. 즉 어질게 살면 나를 해칠 아무런 적이 없다.
○仁者壽 (인자수) 어진 사람은 장수 한다.
○仁者樂山 (인자요산) 착하고 어진 사람은 산수와 자연을 좋아한다.(知者樂水)
○仁者人也 (인자인야) 仁(인)을 지켜야 사람다운 사람이다.
○忍中有和 (인중유화) 참는 가운데 화평함이 있다. 즉 참는 것이 곧 행복의 근원이다.
○人之生也直 (인지생야직) 사람의 천성은 정직한 것이 니라.
○忍之爲德 (인지위덕) 참는 것으로 덕을 삼아라.
○仁孝恭儉 (인효공검) 어질고 효성스럽고 공손하고 검소하여라.
○一刻千金 (일각천금) 짧은 시간도 천금같이 귀하다. 즉 시간이 소중하다는 것을 말 함.
○日勤天下無難事 (일근천하무난사) 오직 근면성실하면 세상만사 어려움이 없 다
○一念通天 (일념통천) 한결같은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면 하늘에도 통한다. 즉 최선을 다하면 모든 일이 다 잘 이루어진다는 말씀.
○一德一心 (일덕일심) 같은 도덕을 지키고 같은 마음으로 살자.
○日暮思親友 (일모사친우) 날 저무니 친구 생각 간절하네.
○一生重寶身無病 (일생중보신무병) 내 일생에 가장 소중한 보배는 몸에 병 없는 것이로다.
○一笑百慮忘 (일소백려망) 한번 크게 웃어 모든 걱정을 잊어라 (화엄경)
○一始無終 (일시무종) 한번 일을 시작하면 끝까지 하라.
○一心 (일심) 변함이 한결같은 마음.
○一心情到 豈不成功 (일심정도 기불성공) 한마음으로 정진하면 어찌 성공 못 하리
○一忍長樂 (일인장락) 한 순간을 참으면 오래도록 즐거움이 지속된다.
○一日一錢 千日千錢 (일일일전 천일천전) 하루에 일전이면 천일은 천전이다
○一切唯心造 (일체유심조) 세상 모든 것은 오직 마음에서 지어내는 것 (화엄 경)
○一寸光陰不可輕 (일촌광음불가경) 시간은 곧 생명이다. 한 치의 시간도 가벼 이 하지 말며, 항상 시간을 아껴 학문과 자신의 발전에 힘써야 한 다.
○一片氷心 (일편빙심) 한 조각 어름같이 차가운 마음. 항상 냉정하고 바른 판 단을 할 수 있는 슬기로운 사람이 되자.
○自彊不息 (자강불식) 자기발전을 위해 스스로 쉬지 않고 노력하라.
○自彊不息 厚德載物 (자강불식 후덕재물) 스스로 강해지려 쉬지 않고 두터운 덕으로 만물을 싣는다.(周易) 인간은 늘 늘 힘써 쉬지 않고 노력 하며 인간의 후덕한 마음으로 세상의 모든 존재를 안아주어야 한 다는 뜻
○自居超然 淸淨自居 溫和超然 (자거초연 청정자거 온화초연) 스스로 만족하 여 욕망을 넘어섬, 마음과 몸을 깨끗이 하고 만족하게 사는 삶, 부 드럽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욕망을 넘어서는 삶
○慈悲無敵 (자비무적) 자비로운 사람은 적이 없다
○自性淸淨 (자성청정) 스스로 그 성품을 고요히 지녀라.
○自勝者强 (자승자강) 자기를 이기는 자가 진실로 가장 강한 자이다.
○慈顔愛語 (자안애어) 항상 자비로운 얼굴 표정 사랑스러운 말씨를 써라
○慈仁積善 (자인적선) 자비롭고 인자하고 늘 선을 행하는 사람이 되자.
○自作自受 (자작자수) 자기가 한 것 만금 자기가 돌려받는다.
○自適其適 (자적기적) 자신이 좋아 하는 것을 쫓아 즐겁게 산다.
○自知者明 (자지자명) 자기를 아는 사람이 진정 현명한 자이다.
○作善降福 (작선강복) 선을 행하면 복을 내린다.
○長樂萬年 (장락만년) 만년이나 지나도록 오래 오래 변함없는 즐거움이 넘쳐 흘러라.
○長樂無極 (장락무극) 온 집안에 길이 즐거움이 가득하여라.
○長發其祥 (장발기상) 오래도록 상서로움이 나타나 계속되어라.
○章往考來 (장왕고래) 지난 것을 밝게 나타내고 장래의 일을 잘 생각해라.
○在德不在險 (재덕부재험) 덕이 있으면 위험한 일이 없다.
○財上平如水 人中直似衡 (재상평여수 인중직사형) 재물은 평등하기가 흐르는 물 같고, 사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다
○積功累德 (적공루덕) 공을 쌓아야 덕이 쌓인다.
○積德累仁 (적덕루인) 덕을 쌓고 어진 일을 많이 한다.
○積善堂前無限樂 (적선당전무한락) 선을 쌓는 집안은 앞날에 무한한 즐거움이 있다
○積善成德 (적선성덕) 선을 쌓고 덕을 이루어라.
○積善餘慶 (적선여경) 착한 일을 하면 경사가 넘친다.
○積少成多 (적소성다) 작은 것이 모여 많은 것이 되니 모든 것을 절약해서 성실하게 살자.
○積少成大 (적소성대) 작은 것이 모여 큰 것이 되니 한꺼번에 큰 것을 바라 지 말고 차근차근 작은 것 붙어 착실히 쌓아 올리자.
○積水成淵 (적수성연) 한 방울의 물이 모여 연못을 이루니 작은 것을 쌓아 큰 것을 이루자.
○積水成川 (적수성천) 한 방울의 물이 모여 강을 이룸과 같이 작은 것을 쌓아 큰 것을 이루자.
○滴水穿石 (적수천석) 방울방울 떨어지는 물방울이 돌에 구멍을 뚫는다. 끈질 긴 노력은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
○寂然不動 (적연부동) 조용하고 동요하지 않는 마음으로 살자.
○積仁廣度 (적인광도) 어진 일을 쌓고 널리 사람을 제도하라.
○積仁基德 (적인기덕) 어진 행동을 늘 쌓고 덕행을 근본으로 삼아라.
○積土成山 (적토성산) 작은 흙을 모아 큰 산을 이룬 다는 말로 티끌모아 태산 과 같은 뜻.
○轉石無苔 (전석무태) 굴러가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 늘 부지런해서 자기의 능력을 다 발휘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
○轉禍爲福 (전화위복) 재앙이 바뀌어 복이 될 수도 있으니 참고 견디어라.
○切磋琢磨 (절차탁마) 옥을 갈고 닦듯이 학문과 인격을 갈고 닦는다.
○點積穿石 (점적천석) 한 방울의 물이 쌓이면 돌을 뚫는다. 滴水穿石과 같음
○點鐵成金 (점철성금) 쇳덩이를 다루어 황금을 만든다. 즉 좋은 교육으로 훌 륭한 사람을 만든다.
○接人淸風 (접인청풍) 사람을 접할 때 맑은 바람과 같이 부드럽게 하라. 對人 淸風과 같은 뜻
○正近邪遠 (정근사원) 바른 것은 가까이 하고 사악한 것은 멀리하라.
○正己爲先 (정기위선) 자기 자신을 바로 하는 것이 가장 먼저이니라.
○正己和人 (정기화인) 자기 자신은 바르게 하고, 남과는 늘 화합하라.
○精思力踐 (정사역천) 깊이 생각한 다음에 힘써 실천하라.
○精神一到何事不成 (정신일도하사불성) 정신을 한 곳에 모으면 무슨 일이든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
○情深潭水 (정심담수) 정이 깊기를 연못의 고인 물 보다 더 깊게 하여라.
○正心誠意 (정심성의) 마음을 바로하고 뜻을 참되게 하라
○正心修德 (정심수덕) 마음을 바르게 하고 덕을 닦아라
○情深如海 (정심여해) 맺은 정은 바다와 같이 깊고 변함이 없어라
○情如萬里長江 (정여만리장강) 우리 서로 맺은 정은 만리를 이어가는 긴 강 과 같이 영원하여라.
○貞而不諒 (정이불양) 곧고 바르지만 완고하지는 말라.
○靜者壽 (정자수) 성품이 고요한 사람은 장수한다.
○靜中觀物理 (정중관물리) 고요함 속에 만물의 이치를 살펴보라.
○靜中動 (정중동) 고요함 중에 어떠한 움직임이 있음
○靜處光陰最好 閒中氣味偏長 (정처광음최호 한중기미편장) 고요하고 조용히 사는 시간이 가장 좋으며 한가한 중의 분위기와 느낌이 유난히 좋다
○濟世安民 (제세안민) 세상을 구하고 국민을 편안하게 하라.
○鳥歌花舞 (조가화무) 온 가정에 봄에 새가 노래하고 꽃이 춤을 추듯 행복이 가득하라.
○凋言敏行 (조언민행) 말은 아끼고 행동은 민첩하게 하라.
○尊德性道問學 (존덕성도문학) 덕성을 존중하고 도는 물어서 배워라
○尊師愛生 (존사애생) 스승님은 존경하고 제자는 사랑하라
○從善如流 (종선여류) 선을 따르기를 물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하라.
○終日乾乾 (종일건건) 종일토록 쉬지 않고 노력하면 모든 일이 편안하다.
○主一無適 (주일무적) 한곳에 집중하면 적이 없다
○酒香百里 花香千里 人香萬里 (주향백리 화향천리 인향만리) 술향기는 백리 를, 꽃향기는 천리를, 사람의 향기는 만리를 간다
○衆德和敦 (중덕화돈) 큰 덕은 사람을 더욱 화목하게 하고 돈독하게 한다.
○卽始終見 (즉시종견) 시작에 나아가서 끝을 본다.
○增人以言 重於金石珠玉 (증인이언 중어금석주옥) 따뜻한 말 한마디가 어떤 재화보다 귀하다
○持己秋霜 待人春風 (지기추상 대인청풍) 스스로에게는 가을 서리처럼 엄하 게,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하라
○至大至剛 (지대지강) 어떤 일에도 꺾이거나 흔들리지 않고 강하게 나가라.
○至誠無息 (지성무식) 옳은 일은 끝까지 행하라.
○至誠通神 (지성통신) 지극한 정성은 천지신명에게 통한다. 즉 정성을 다하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없다
○止於至善 (지어지선) 항상 지극한 선에 머물러 살자.
○知恩報恩 (지은보은) 은혜를 알고 은혜를 갚아라.
○至人無己 (지인무기) 학문과 덕이 높은 사람은 자기의 욕심이 없다.
○智仁勇 (지인용) 지혜와 어진 마음과 용기를 길러라.
○知者不言 (지자불언) 아는 자는 말이 없다. 말을 많이 하는 자는 속이 비어 있기 때문이다.
○智者不惑 (지자불혹) 지혜로운 사람은 악에 물들지 아니하고 미혹되지 아니 한다.
○志在高山 心如大海 (지재고산 심여대해) 뜻은 높은 산처럼, 마음은 넓은 바 다처럼 갖자
○志在千里 (지재천리) 원대한 포부를 지녀라.
○知足不辱 (지족불욕) 만족할 줄 알면 치욕스러운 일은 당하지 않는다.
○知足常樂 (지족상락) 만족할 줄 알면 항상 즐겁다.
○知足者富 (지족자부) 만족 할 줄 아는 자가 진실한 부자이다.
○地之穢者 多生物 水之淸者 常無魚 (지지예자 다생물 수지청자 상무어) 땅이 더러우면 초목이 무성하지만 맑은 물에는 언제나 고기가 없다. 故 로 君子는 當存含垢(구) 納汚之量하며, 不可持好 潔獨行之操니라. 고로 군자는 더러운 것을 수용하는 아량을 가져야 하고 너무 깨끗 한 것을 좋아해 홀로 행하는 지조만 지켜서는 곤란함
○知彼知己 (지피지기) 남의 사정도 알고 자기의 사정도 알자.
○知行一致 (지행일치) 아는 것과 행동을 일치하게 하라.
○眞光不輝 (진광불휘) 참된 빛은 속인의 눈에는 띄지 않는다
○進德修業 (진덕수업) 덕을 먼저 갖추고 학업이나 사업을 넓혀 나간다.
○振民育德 (진민육덕) 모든 사람들과 사귀는 데는 오직 덕으로 한다.
○眞善美 (진선미) 참되게 착하게 아름답게
○眞水無香 (진수무향) 진실로 좋은 물에는 냄새가 없는 것과 같이, 인격이 높 은 사람은 별로 표가 나지 않는다.
○眞實不虛 (진실불허) 진실 된 것은 결코 헛되지 아니한다. 즉 진실되게 사는 것이 가장 현명한 것이다.
○盡人事待天命 (진인사대천명) 三國志 ‘修人事待天命’에서 유래된 말로 사람 의 할 일을 다 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려라
○塵積爲山 (진적위산) 티끌이 쌓여 태산이 된다
○塵合泰山 (진합태산) 티끌이 모이면 태산이 된다.
○懲忿窒欲 (징분질욕) 분함을 막고 욕심을 막는다.
○澄心靜慮 (징심정려) 마음을 깨끗이, 생각을 조용하게.
○采菊見秋深 (채국견추심) 국화를 따보니 가을이 깊었음을 알 수 있다.
○處世德爲本 (처세덕이본) 덕행으로서 처세의 근본을 삼아라.
○處世心情如水淡 (처세심정여수담) 세상 사는 마음을 마치 담담한 물과 같이 조용하고 깨끗하게!
○處染常淨 (처염상정) 어떤 더러운 환경에 처해도 항상 우리는 깨끗하게 처신 하는 정의로운 사람이 되리라.
○天高氣淸 (천고기청) 하늘은 높고 기운은 맑다. 온 집안에 경사가 무궁하다.
○天祿永昌 (천록영창) 하늘에서 준 복록이 이 집안에 길이 번영할지어다.
○川流不息 (천류불식) 흘러가는 강물은 그침이 없다. 그와 같이 우리도 그치 지 말고 길이 발전해나가자.
○泉流思源 (천류사원) 흘러가는 샘물도 근원을 생각한다. 사람도 항상 뿌리를 생각하며 살자.
○泉遠流長 (천원유장) 샘이 깊으면 멀리 흘러간다
○淸高止道 (청고지도) 청렴하고 고결한 도를 갖자
○淸氣入骨 (청기입골) 밝은 기운이 뼈에 사무치니 심신이 맑고 깨끗해 짐.
○靑山見我無言以生 (청산견아무언이생)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네.
○靑雲之志 (청운지지) 입신 출세하여 높은 지위에 오르려고 하는 대망(大望) 또는 고결하여 속세를 벗어나고 싶어 하는 마음을 비유하여 이르 는 말
○淸淨無欲 (청정무욕) 맑고 깨끗하고 아무런 욕심이 없다
○淸眞 (청진) 맑고 꾸밈 없이 깨끗함.
○淸泉洗心 (청천세심) 맑은 샘물에 씻은 듯 깨끗한 마음을 갖자.
○淸風明月 (청풍명월) 바람은 맑고 달은 밝다.
○淸和 (청화) 온화하고 맑음이 넘쳐라.
○初(之)心 (초심) 어떤 일을 함에 있어 처음 먹은 마음
○初日心 最後心 (초일심 최후심) 처음 먹은 마음이 끝까지 같아야 한다
○初志一貫 (초지일관) 처음에 세운 뜻을 끝까지 밀고 나감.
○寸陰百年促 (촌음백년촉) 짧은 시간을 아끼지 않으면 백년의 인생도 짧다. 즉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교훈.
○春合景祥 (춘합경상) 봄기운이 상서로운 경치를 머금고 있다. 즉 행운이 우 리 집안에 봄과 더불어 가득하다.
○春花秋實 (춘화추실) 봄에 꽃이 피고 가을에 열매 맺는다. 즉 젊어서 노력하 면 반드시 나이든 뒤에 공이 온다.
○忠言逆耳 (충언역이) 내게 좋은 충고는 귀에 거슬린다
○治心正氣 (치심정기) 마음을 다스리고 용기를 회복하며 당당하다.
○親慈子孝 (친자자효) 어버이는 자식에게 자비롭고 자식은 부모에게 효성스러 워라.
○枕書高臥 (침서고와) 책을 베게삼아 높이 베고 글을 읽는다.
○快人快事 (쾌인쾌사) 씩씩한 사람이 되며 시원스러운 행동을 하라.
○濯心淸水 (탁심청수) 마음을 맑은 물에 깨끗이 씻고 한 평생 행복하게 살아 가자.
○泰山北斗 (태산북두) 태산같이 높고 북두칠성처럼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그런 훌륭한 사람이 되라.
○泰山不讓土壤 河海不擇細流 (태산불양토양 하해불택세류) 태산은 한줌의 흙 을 사양치 않고 큰 물은 작은 개울물도 가리지 않는다. 군자는 도량이 넓어 작은 일에 좌우되어서는 곤란하다는 말씀
○泰而不驕 (태이불교) 풍부하고 편안하여도 교만하지 않는다.
○土積成山 (토적성산) 흙이 쌓이면 산을 이룬다
○平步期顧 (평보기고) 평탄한길도 잘 보고 걸어야 한다. 즉 모든 일에 조심해 서 실수가 없게 해야 성공한다.
○飽德醉義 (포덕취의) 덕에 배부르고 의에 취하라
○布德行惠 (포덕행혜) 덕을 널리 펴고 은혜를 갚아라.
○風順雨調 時和年風 (풍순우조 시화연풍) 바람은 부드럽고 비는 조화로우니 시절은 온화하고 내내 풍년이네
○風靜波安 (풍정파안) 바람이 고요하면 파도는 잔잔하다. 내 마음이 안정되면 모든 일이 편안하다.
○何處來 何位在 何所去 (하처래 하위재 하소거) 너는 어디서 와서, 지금 어디 에 있으며, 장차 어디로 가는가?
○學不厭敎不倦 (학불염교불권) 배움을 싫어하지 말고 가르침을 게을리 말라.
○學然後知不足 (학연후지부족) 배우고 난 후에야 부족함을 안다
○學者如登山 (학자여등산) 배움이라는 것은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
○閑居高志 (한거고지) 한가로이 거하면 뜻을 높이 가질지라
○閑情談遠 (한정담원) 큰 정은 담백하고 영원하다
○咸有一德 (함유일덕) 사람은 모두 순일한 덕을 갖고 있다. 즉 세상에 근본적 으로 악한 사람은 없다.
○海不讓水 (해불양수) 바다는 바다에 흘러드는 모든 불을 사양하지 않는다. 즉 대인은 모든 사람을 포용하며 괄시하지 않는다.
○海不厭深 (해불염심) 바다는 아무리 깊어도 더 깊어지기를 싫어하지 않는다. 그와 같이 우리도 마음이 깊고, 덕을 수행해서 바다보다 더 덕성 이 깊은 사람이 되자.
○行不無得 (행불무득) 행동하지 않으면 얻는 것이 없다.
○行思禮 動思義 (행사례 동사의) 행동하기 전 예의를, 움직이기 전 참된 뜻을 생각하라
○行善不怠 (행선불태) 선을 행하기를 게을리 하지 말라.
○行成蘭室 (행성난실) 난초 향기 나는 집을 만들자. 행복하고 단란한 가정을 꾸며 행복하게 살자.
○虛室生白 (허실생백) 방을 비우면 환해진다. 즉 마음을 비우면 마음이 밝아 진다.
○虛心康寧 (허심강녕) 마음속에 헛된 망상이 없으면 마음이 편안하고 건강함
○赫日流輝 (혁일류휘) 여름의 뜨거운 해가 빛을 발하듯 넘치는 행운이 그치지 말라.
○螢雪之功 (형설지공) 여름에는 반딧불로, 겨울에는 눈빛으로 공부를 해서 이 룬공로. 열심히 공부를 해야 성공을 한다는 뜻.
○惠愛爲心 (혜애위심) 남을 위하고 사랑하는 것은 평소의 마음가짐이어야 한 다
○虎死留皮 (호사유피)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虎死留皮人死留名 (호사유피인사유명)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 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好善優於天下 (호선우어천하) 선을 좋아하면 천하에 뛰어나게 된다.
○浩然之氣 (호연지기) 천지에 가득 찬 크고 넓은 정기, 무엇에도 구애됨 없는 떳떳하고 유연한 기개를 기르라
○湖中明月 (호중명월) 호수에 비친 밝은 달과 같이 만인이 우러러 보는 아름 다운 사람.
○好賢樂善 (호현락선) 어진 이를 좋아하고 선을 즐긴다.
○弘益人間 (홍익인간) 널리 인간 세상을 이익 되게 하는 사람이 되자.
○鴻志遠望 (홍지원망) 젊은이여 큰 뜻을 품고 멀리 내 다 보아라
○和氣滿堂 (화기만당) 온화한 기운이 온 가정에 가득하여라.
○和氣滿堂中 (화기만당중) 화목한 기운이 온 집안에 가득하여라.
○和氣瑞雲 (화기서운) 온화한 기운과 상서로움이 구름과 같이 집안에 가득하 여라.
○和氣自生 君子宅, 春光先到 吉人家 (화기자생 군자댁, 춘광선도 길인가) 온 화한 기운이 스스로 생기는 집은 군자의 집이요 생동하는 봄빛 이 먼저 드는 집은 길인의 집이라
○和氣致祥 (화기치상) 온화하고 부드러운 기운이 온 집안에 가득하다
○和樂長安 (화락장안) 가정에 화평과 즐거움이 넘치고 오래도록 건강하고 평 안하여라.
○禍福無門 (화복무문) 화와 복이 들어오는 문은 특별이 없다.
○禍福無門 惟人自招 積善之家 必有餘慶 (화복무문 유인자초 적선지가 필유여 경) 화복이 들고나는 문은 없다. 오로지 사람이 자초할 뿐, 선을많 이 쌓는 가문은 필히 넘치는 경사가 있나니
○花笑欖前聲未聽 (화소람전성미청) 꽃이 남간 앞에서 웃어도 그 소리를 들은 적이 없네. 진리는 모든 곳에 있지만 사람이 어리석어 알지 못한 다는 뜻.
○和順齊家之本 (화순제가지본) 화목하고 사랑하는 것은 집안을 다스리는 근본 이다
○和神養素 (화신양소) 정신은 온화하게, 마음은 소박하게.
○花欲開時 方有色 水成潭處 却無聲 (화욕개시 유방색 수성담처 각무성) 꽃은 피려 할 때 색을 발하고 물이 못을 이루는 곳엔 소리가 없다
○和而不唱 (화이불창) 화합하되 자기주장을 지나치게 하지 말라.
○和而不同 (화이부동) 남을 존중하여 화합하되 중심과 원칙을 잃지 않는다
○和風瑞雲 (화풍서운) 온화한 바람과 상서로운 구름. 우리 가정에 행운이 항 상 가득하여라
○花香千里 精香萬里 (화향천리 정향만리) 꽃향기는 천리를 가고 사람마음의 향기는 만리를 간다
○懷德 (회덕) 子曰 君子懷德 小人懷土 君子懷刑 小人懷惠 공자가 말하길 군 자는 큰 덕을 생각하고 소인은 삶의 터를 생각한다. 군자는 보편 적 법칙을 생각하고 소인은 작은 혜택을 생각한다
○懷德維寧 (회덕유녕) 덕이 있는 사람은 만사를 편안하게 한다.
○會者定離 去者必返 (회자정리 거자필반) 만나면 헤어지는 게 정한 이치이듯 떠난 자는 반드시 돌아 온다
○孝悌忠信 (효제충신) 부모에 대한 효도, 형제간의 우애, 임금에 대한 충성, 친구와의 신의를 아울러 이르는 말
○厚德者流光 (후덕자류광) 덕이 두터운 사람은 자손의 영화를 누린다.
○厚德載物 (후덕재물) 덕을 두텁게 한 다음에 거기 사물을 실어라. 즉 덕을 쌓은 다음 할 일을 해야 한다.
○厚吾德 (후오덕) 厚吾德 逸吾心 亨吾道 덕을 쌓아 복을 만들고 마음을 편안 히 하여 수고로움을 던다 (菜根潭)
○後生可畏 (후생가외) 젊은 후배들을 두려워해야 한다
難得糊塗經난득호도경 - 板橋鄭燮판교정섭 (1693~1765)
聰明難糊塗難 총명란호도난-총명하기도 어렵고 어리석기도 어렵다
由聰明轉入糊塗更難 유총명전입호도경난-총명한 사람이 어리석게 되기는 더욱 어렵다
放一着退一步當下心安 방일착퇴일보당하심안-집착을 버리고 한 걸음 물러서 마음을 놓아버리면 편안하다
非圖後來福報也 비도후래복보야-후에 복을 받고자 도모함이 아니다
*蓬生麻中(逢생마중)이면
不扶自直(불부자직)하고,
白沙在尼(백사재니)하면
與之皆黑(여지개흑)이니라.(史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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