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文 命題

1.命題:陽春松紙初試 (明心寶鑑)

弟兄合美家聲永(제형합미가성영)

家室和平世澤長(가실화평세택장)

형제가 화합하면 집안이 아름다운 소리가 오래가고

부부가 화합하면 세상의 은택이 감돈다.


2.命題:明心寶鑑 言語篇

口是傷人斧 言是割舌刀(구시상인부언시할설도)

閉口深藏舌安身處處牢(폐구심장설 안신처처뢰)

입은 사람을 상하게 하는 도끼요 말은 바로 혀로 베는 칼이니

입을 닫고 혀를 깊이 감추면 어디를 가나 몸이 평안하리라.


3.命題:李白詩 橫江館 70×200

橫江館前津吏迎(횡강관전진리영) 向余東指海雲生(향여동지해운생)

郞今欲渡緣何事(낭금욕도연하사) 如此風波不可行(여차풍파불가행)

횡강관사의 나루터...관리가 마중하며

나를 바라보며, 물구름 이는 동쪽을 가리킨다

당신은 지금 무슨 연유로 강을 건너려 하오?.

풍파와 이와 같으니...건널 수가 없다오.


4 命題:琵琶句 (조선시대 사대 문장가 신흠(1566~1628)

書田有路勤爲徑(서전유로근위경) 學海無邊苦作舟(학해무변고작주)

책이란 밭에 길이 있나니 근면함으로 지름길을 삼고

배움의 바다는 끝이 없나니 힘써 배를 만들지어다.


5.命題:陶淵明 四時

春水滿四澤 춘수만사택 夏雲多奇峰 하운다기봉

秋月揚明輝 추월양명휘 冬嶺秀孤松 동령수고송

봄 연못마다 물이 가득하고

여름 구름이 모두 기이한 봉우리 같다

가을 달은 밝은 빛을 떨치고

겨울 산마루에 소나무 홀로 빼어나네


6.命題:안중근의사 유묵

欲保東洋先改政略(욕보동양선개정략)

時過失機追悔何及(시과실기추회하급)

동양을 보전하려면 일본의 정략부터 고쳐야 한다.

때를 지나 기회를 놓치면 후회해도 소용없다고 했다.


7.命題:論語(學而篇)

省躬譏誡寵增抗極(성궁기계총증항극)

殆辱近恥林皐幸卽(태욕근치임고행즉)

몸을 살펴서 남이 나를 나무라고 경계하는 말을 새겨듣고,

은총(사랑)이 더하면 극도에 이름을 막아라.

위태하고 욕되며 수치스러움에 가까워질 것 같으면

숲이 우거진 언덕에 나아가기를 구하라.


8.命題:千字文句

空谷傳聲虛堂習聽(공곡전성허당습청) 禍因惡積福綠善慶(화인악적록성경)

빈 골짝의 소리는 울림 되어 전해지고

빈집의 소리 또한 익히 들어 알게 된다.

화는 악이 쌓이는데서 일어나고

복은 선행과 경안에서 록유된다.


9.命題:荀子勸學篇

蓬生麻中不扶而直(봉생마중불부이직) 白沙在涅與之俱黑(백사재열여지구흑)

쑥이 삼밭 가운데서 자라면

붙들어주지 않아도 저절로 곧아지고

흰 모래가 진흙 속에 있으면 저절로 검어진다.


10.命題:名言句

滿堂和氣生嘉祥 만당화기생가상

집안에 화목한 기운이 가득하니 좋은일만 생긴다


11.命題:周易

積善之家必有餘慶 (적선지가필유여경)

선한 일을 많이 한 집안에는 반드시 남는 경사가 있다.


12. 命題:明心寶鑑

得寵思辱居安慮危(득총사욕거안려위)

사랑을 받거든 욕됨을 생각하고, 편안함에 살거든 위태함을 생각하라


13. 命題:明心寶鑑

萬事從寬 其福自厚(만사종관 기복자후)

모든 일을 너그럽게 처리하면 그 복이 저절로 두터워진다.


14.命題:千字文句

孝當竭力, 忠則盡命.(효당갈력 충즉진명)

효도는 마땅히 힘을 다하고 충성에는 곧 목숨을 바치라.


15.命題:紹修書院 雜錄

松得四時色 溪傳千古聲(송득사시색 계전천고성)

晩尋幽境至 愧倚景濂亭(만심유경지 괴의경렴정)

소나무는 사계절의 빛을 얻고

시내물은 만고의 소리를 전하네

만년에 그윽한 경계를 찾아 부끄러운

심정으로 경렴정에 오르네~


16.命題:李珥(이이)自星山向臨瀛(자성산향림영)

客路春將半(객로춘장반) 郵亭日欲斜(우정일욕사)

征驢何處秣(정려하처말) 煙外有人家(연외유인가)

나그네 길에 봄도 절반 지나려 하는데 관(驛館)에는 오늘 해도 지려 하네.

가는 당나귀 먹일 곳이 어디뇨 연무(煙霧) 저편에 인가(人家)가 있네.


17.命題:明心寶鑑

公心若比私心何事不辨(공심약비사심하사불판)

道念若同情念成德多時(도념약동정념성덕다시)

공적인것을 위하는 마음을 만약 사심을 채우려는 것 처럼 한다면

무슨일인들 이루지못할것이며,

도를 구하는 생각을 만약 정욕을

채우려는 것 처럼 한다면 벌써 덕이 되었을 것이다.


18.命題:卞季良先生詩

珠翠城都百萬家(주취성도백만가)

春濃何處不開花(춘농하처부개화)

吟餘却想池塘草(음여각상지당초)

倍覺君居興轉賖(배각군거흥전사)

비취 빛 구슬 같은 도성의 온갖 집들이

봄이 무르익었으니 어느 곳인들 안 필까

읊조린 여가에 연못의 초목을 상각하니

그대 집안의 흥취가 낫은 것을 느꼈어라


19. 命題:李白詩 將進酒句

高堂明鏡悲白髮(고당명경비백발)

朝如靑絲暮成雪(조여청사모성설)

人生得意須盡歡(인생득의수진환)

莫使金樽空對月(막사금준공대월)

높은 집 거울 앞에 흰 머리 슬퍼하느니

아침에 검푸른 머리 저녁에 눈같이 희어진 것을

인생이 잘 풀릴 때 즐거움 다 누리고

금 술잔 헛되이 달과 마주보게 하지 말라


20.命題:陽村 (權近先生詩)

都司指揮僉事張公興設宴於其第以慰之

(도사지휘첨사장공흥설연어기제이위지)

장공 흥이 자기집에 잔치를 베풀고 초청하여 위로하므로 짓다.

杖鉞來䧺鎭(장월래웅진) 開軒設盛莚(개헌설성연)

高懷憐遠客(고회련원객) 豪氣壓群賢(호기압군현)

日永尊壺上(일영존호상) 風淸几案前(풍청궤안전)

誰論夷夏異(수론이하이) 談笑共懽然(담소공환연)

절월을 가지고 진에 와서 청을 열고 큰잔치를 베풀었구려

상한 정은 길손을 어여비 여기고 호기는 뭇어진이 압도하는구나.

술동인는 넘실넘실 해조차 길고 안상을 스쳐가는 바람도 맑아

이하가 다르다고 누가 따지리 흔연히서로웃고 이야기하네


21.書懷(서회)-寒暄堂(한훤당)김굉필(金宏弼) 회포를 적다-김굉필

處獨居閒絶往還(처독거한절왕환):홀로있으며한가한곳에사니, 오가는 이 드물고

只呼明月照孤寒(지호명월조고한):오직 달을부르니,가난하고외로운 나를 비추네

憑君莫問生涯事(빙군막문생애사) : 그대 생각으로, 나의 생애 묻지 말라

萬頃煙波數疊山(만경연파수첩산):넓은바다안개낀물결,첩첩한산들이가득하니라


22.命題:白湖先生詩

半夜林僧宿(반야임승숙) 重雲濕草依(중운습초의)

岩扉開晩日(암시개만일) 棲鳥始驚飛(서조시경비)

깊은 밤 숲 속 절에서 잠을 자니 겹 구름이 풀 옷을 적시네

늦으막이 돌문을 여니 둥지에 자던 새 비로소 놀라 날아가네


23.남명(南冥) 조식(曺植) 贈山人惟政(증산인유정)

花落槽淵石 (화락조연석) 마당가 수조에 꽃잎 떨어져

春深古寺臺 (춘심고사대) 오랜 절집에 봄이 깊었구나

別時勤記取 (별시근기취) 이별의 때 기억해두게나

靑子政堂梅 (청자정당매) 어느덧 정당매 열매 푸르네


24.命題:祖詠詩

終南陰嶺秀(종남음령수) 積雪浮雲端(적설부운단)

林表明霽色(림표명제색) 城中增暮寒(성중증모한)

아름다운 종남산 북쪽 봉우리 쌓인 눈이 구름 위에 떠있네

숲 저편은 맑게 갠 하늘 훤하나 장안성에는 저물녘 찬 기운이 더해지네


25. 命題:栗谷李珥(이이)自星山向臨瀛(자성산향림영)

客路春將半(객로춘장반) 郵亭日欲斜(우정일욕사)

征驢何處秣(정려하처말) 煙外有人家(연외유인가)

나그네 길에 봄도 절반 지나려 하는데 역관(驛館)에는 오늘 해도 지려 하네.

가는 당나귀 먹일 곳이 어디뇨 연무(煙霧) 저편에 인가(人家)가 있네.


26. 命題:阮堂先生詩 강촌독서(江村讀書)

鯉魚風急雁煙斜(리어풍급안연사)

數柳橫遮四五家(수류횡차사오가)

底事枯蚌燈火底(저사고방등저)

漁歌也小讀聲多(어가야소독성다)

이어 바람 거세어라 기럭 연기 비꼈는데

몇 그루 능수 버들 너댓 집을 가리었네

무삼 일로 소라 등잔 깜박이는 불빛 밑에

고기잡이 노래보다 글 소리가 많은 건지


27.命題:西山大師 伽耶가야

落花香滿洞(락화향만동) 啼鳥隔林聞(제오격림문)

僧院在何處(승원재하처) 春山半是雲(춘산반시운)

떨어지는 꽃 향기가 골짜기에 가득하고 새 소리는 숲 너머에서 들려오네.

봄스님과 절은 어디에 있는고? 산이 반은 구름이로고.


28.栗谷 李珥先生詩

採藥忽迷路 (채약홀미로) 千峰秋葉裏 (천봉추엽리)

山僧汲水歸 (산승급수귀) 林末茶烟起 (임말다연기)

약캐러 다니는 후미진 오솔길에 천 봉우리 모두 가을 단풍 이어라,

스님이 물을 길러 돌아와 보니 숲 저 끝에서는차 끓이는 연기만나더라.


29.命題:挹翠軒先生詩 萬里瀨(만리뢰) - 박은(朴誾)

雪添春澗水(설첨춘간수) 烏趁暮山雲(오진모산운)

淸境渾醒醉(청경혼성취) 新詩更憶君(신시경억군)

눈 녹아 봄 개울물 불어나고 저문 산 구름 속으로 까마귀는 날아간다

맑은 경치에 완전히 깨어나 새로 시를 지으니 그대 그리워


30.命題:止止堂卽事 (지지당즉사) 金孟性先生詩

晨起擁衾坐(신기옹금좌) 兒喧報雪多(아훤보설다)

開窓便銀界(개창편은계) 看樹亦瑶花(간수역요화)

새벽에 일어나 이불을 안고 앉으니 아이들 시끄럽게 눈 많이내렸다 하네

창문 여니 문득 은빛세상이요 나무보니 온통 구슬 꽃이라네.


31.命題:秋懷(추회) - 憶春詩(억춘시) 勝二喬(억춘) 가을 심사

霜雁墜寒聲(상안추한성) : 서리 맞은 기러기 차가운 소리 내며

寂寞過山城(적막과산성) : 적막하게 산성 위를 지나 가누나.

思君孤夢罷(사군고몽파) : 그대 생각에 외로운 꿈을 깨니

秋月照窓明(추월조창명) : 가을달이 창을 비춰 밝기만 하구나.


32.命題:靑蓮先生詩 들녘 매화 향에 넋을 잃었네

細雨迷歸路(세우미귀로)

蹇驢十里風(건려십리풍)

野梅隨處發(야매수처발)

魂斷暗香中(혼단암향중)

보슬비 내리고 물안개 자욱해 길을 잃고 헤매느라

지친 나귀, 십 리 바람 속을 절뚝거리며 걸어가네

온 들녘 여기저기 매화꽃이 안개 속에서 드러나

그윽하고 또 그윽한 그 향기에 그만 넋을 잃었네


33.命題:野行(야행) 咸承慶 (咸承慶先生詩 함승경-고려조)

淸曉日將出(청효일장출)

雲霞光陸離(운하광육리)

江山更奇絶(강산경기절)

老子不能詩(노자불능시)

맑은 새벽 해가 막 떠오르니

구름 안개 눈부시게 찬란하구나.

강산의 모습이 더욱 아름답네

문장인들 이풍경 어이 할꼬


34.命題:孤山尹善道 記實(기실)-尹善道실제의 일을 기록하다

黃原浦裏芙蓉洞(황원포리부용동)

矮屋三間蓋我頭(왜옥삼간개아두)

麥飯兩時瓊液酒(맥반양시경액주)

終身此外更何求(종신차외갱하구)

황원포 안에 자리한 부용동

오두막 세 칸이 내 머리 덮어주네

보리밥 두 끼에 동동주 한 잔

종신토록 이 밖에 또 무얼구하랴

★黃原浦(황원포) : 보길도(甫吉島)의 바다를 지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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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명옥 시 모음

 

《1》

8월의 밤

 

주명옥

 

해쓱하게 말라가는

8월의 그림자는

술 취한 사람들이

비틀거리며 흔들고 가듯

 

많은 언어들의 질문과

대답으로 쌓여지며

햇볕을 꺼리는 도심속

여인네의 얼굴처럼

 

짧은 심지를 태우고

살폿한 미소를 남기는

달도 별도 울지않는

뜨거운 정열의 밤 

 

《2》

가슴에 묻힌 꽃

 

주명옥

 

나라에 바친

그대의 청춘이

 

가엾이 떠도는

외로운 혼되어

 

그대가 부르신

목메인 노래는

 

하늘아래 곱게

거름이 되어

 

태극기 펄럭 휘날립니다

 

해 뜨고 지는

이나라 강산에

 

일편단심 붉은

무궁화 피었습니다 

 

《3》

가을의 노래

 

주명옥

 

새들은 석양을 몰고

울음을 토하던 골짜기엔

가을이란 이름으로

구석구석 바닥을 훑습니다

 

뒤늦게 옥상으로

기어오르는 호박 넝쿨

바람이 귓속말을 전합니다

삶은 이런 것이라고……

 

거꾸로 머리 박고 

살면서도

환하게 꽃을 피워내는

줄기 하나

 

뭉게 구름이

아픈 세속 다 받아주느라

발길 붙들어

내가 자꾸 깊어집니다

 

헐렁한 시간

까실거리는 시 한 편

책상 위에서 목마른

혀의 사연 묻지도 않고

 

해 뜨는 동녘 하늘의

별 아래 난 그저

온유한 가을노래를 부릅니다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4》

겨울의 길목

 

주명옥

 

한 낮의 볕을

나무에 걸어두고

땅거미 매달린

모퉁이 돌아서면

 

바람이 날을 세우고

낙옆이 쓸리는 길목

 

고구마 속살 찢기고

몸을 달구는 날엔

옆집 할머니

파리한 잔기침 토하며

 

이음새로 연결된

겨울 초저녁

휘익 휘어져 

왔다 가는 바람의 말

 

아직도 숨어있는

꼬리달린 여우의 동화

쌍다리 아래서 주워 온

서럽던 이야기

 

눈동자 속바람이

주름살 사이로 차갑게

흐를 때

 

이승의 가지 끝에

매달린 홍시 하나

어제가 오늘이고

오늘이 또 내일이다

 

세월이 별거드냐

잠시 지나고 스치는

그림자인 것을

바람인 것을……

 

《5》

구월의 모퉁이

 

주명옥

 

곱게 물들이는

바람인가 했더니

잠 못 드는 이야기

치렁치렁 엮어매고

 

허기진 내 감정의 공간은

강요치도 않는 밤

시계 소리는

귓등으로 떨어지고

 

창문 틈새로 들락거리는

썩어 문드러질 바람

닳고 닳아서 허름해진

어설픈 언어로

 

애증의 감정을 유폐시키고

가쁜 숨소리로 타박거리는

구월의 밤은

태연하기도 하다

 

눈은 어디다 두고

마음은 어디다 달아둘까

내 마음도

구조조정을 해야할까 보다 

 

《6》

꽃잎은 떨어지고

 

주명옥

 

무수한 바람을 일으키며

잊혀져 가는 아쉬움

 

아득히 먼 길 걸어와

열린 창으로 향기 던진 채

 

눈물 빛 고운 아름다움을 주고

눈앞에서 깨어지는 환상

 

버리기 위해서 나무는

잎들을 매달았을까

 

죄마져 사랑하고 싶던 봄날

잊고 산 세월 

몰래 주워서 다시 멈춰버릴

 

봄날의 추억을 만들고

하얗게 비울수록

 

툭툭 터지는 시간의 기억

또 다시 

그리워 접어야 할 세상이네

 

《7》

나의 꿈을 꾸면서

 

주명옥

 

가슴을 찢고 열어도

보이지 않던 세상이

아무런 상관도 없이

순리대로 살고 있었을즈음

 

이제사 모습을 드러낸다

내~~어릴때 심어 놓았던

곱고 여리던 사랑의 꿈

마음 저 구석 바람든

구멍으로만 움켜잡던

손을 놓으니

 

수줍은 설레임이

고개 처 들고 하늘을 본다 어찌하랴?

여전히 가슴엔 쓰고싶은

삶의 노래가 있는데

 

하나를 얻기위한 

시간들은 아픔이었고

세월의 흐름에도

놓을 수 없었던 나의 꿈

 

걱정을 털어 버리고

뜨거운 숨 헐떡 거리며

가만가만 갈라졌던

가슴을 쓰다듬는 밤

 

세상 내부로 내려와

꿈속을 힘차게 빠져 나온다

헐렁했던 나의 가슴

눈썹위에 달려있던

한숨을 뿜어 버리고

 

안개 같은 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자유로이 숨 쉬는

시간속에 이젠 봄 같은

미소를 흘리며

하얀 노래를 불러 보리라

 

《8》

나의 봄날에

 

주명옥

 

파란 

하늘엽서에

새 한마리

음표없는 노래를 합니다

 

여명이 밝아오며

침묵 속의 꿈들이

하나 둘 봄볕 아래로

모여듭니다

 

고뇌에 허덕이던

숱한 이야기들은

스스로의 위안과

허세였다고

 

내 안의 수런거림

벗어버리고

시나브로 봄 향에

눈을 감아봅니다

 

비로서 추억은

잡을 수 없다합니다

 

봄비가 살포시

내리는 날엔

가슴 밭을 일구어

사랑 씨를 뿌리렵니다

 

바람이 살짝 지나는

오늘 같은 날에는

서녘을 넘는 노을 빛처럼

붉은 가슴도 열으렵니다

 

나의 봄날도

이렇게 아름답게 여물기를

바라며 피어서

지지 않을 마음의 꽃을 피우며……

 

《9》

내 마음

 

주명옥

 

늘 함께 하던

고독의 순간들을

곁에 앉혀놓고

 

어쩔 수 없는

혼자만의 시간과

거부할 수 없는

생각들이 다가와

 

침묵 속에서

날마다 나누는

일상의 언어들과

 

또 그렇게

흐느적거릴 때

감정의 작동이

시작되고

 

창밖엔 한 줄기

바람이 자유롭다

내 안의 나도

바람이려나? 

 

《10》

당신을 사랑합니다

 

주명옥

 

나~당신을

사랑합니다

 

소유도 아닙니다

욕망도 아닙니다

 

가슴에 두근거리는

당신이 있기에 사랑합니다

 

서툴게 살아온 

세월을 내 팽게치고

 

가파른 생의 언덕에

몸 부려 놓고

 

어쩔 수 없는 그리움으로

생각이 머뭅니다

 

나~당신을

사랑합니다

 

하루의 모든 일들이

빈틈없이 그대 곁으로

날 데리고 갑니다

 

달빛이 도란도란

여물어 가는 하늘도

 

가슴에 꼬옥 안기는

바람의 속살거림도

 

바둥바둥 애간장 

녹이는 깊어가는 이밤도

 

나~당신을

사랑합니다

 

괜스런 미소도

당신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1》

대신할 수 없는 것

 

주명옥

 

삶에는 시작과 끝이 있듯이

태어남과 죽음이 그것이라 하여

내가 홀로 선 것은

이것을 깨달음이라~

그것은 세월의 무게가 아니라

세월의 기울기였답니다

 

까닭

 

어느 시인이 말했다지요

나무가 강가에 무성한 것은

물 때문이 아니라

강 풍경이 아름답기 때문이라고

 

나도 말할 수 있어요

밤하늘에 별들이 무성한 것은

하늘이 어두워서가 아니라

별을 헤는 사람들의 눈

때문이라고~

 

 

보았네

 

소나기 지난 자리

물방울 뚝뚝 서리는

가을 하늘 한 조각

바람 속에 시들어 가는

여름을 보았네

 

여름 끝을 잡고 우는

매미 울음 속으로

구름 몇 장 드리운

하늘 바람은 쉴 새 없이

갈색의 향내를 훑고……

 

《12》

떨어진 꽃잎

 

주명옥

 

바람이

산에 걸친다

 

철 따라 우뚝 선 나뭇가지

잠든 산을 돌고 돌아

달빛 머무는 목련 잎

후울 털어버린 한 줌 상념

 

넉넉한 마을을 열고

알몸으로 들어가 보니

잎잎마다 지천으로

피는 그리움

 

낮은 곳으로 숨겨둔다

 

《13》

또 하루

 

주명옥

 

가시만 남은

바짝 마른 그림자는

 

오늘 일상의

바람 속에 접히고

 

가만히 턱 고이고

바라본 저 너머

 

두 눈으로 톡 하고

별을 건드려

 

어두운 골목길

가로등으로 세우고

 

곱게 내 곁에

놓아둔 작은별 하나

 

그 틈을 비집고

그리움으로 눕는다

 

소문은 벌써

여름을 싣고 다니며

 

세월이 어디만큼

왔는지 속살거릴쯤

 

영글지도 않은

어설픈 여름이

 

허리를 내두르는

오만한 거리에

 

밤은 얼룩덜룩한

그리움의 시간으로 간다 

 

《14》

마음 속의 노래 

 

주명옥 

 

내 마음 속에 있는

사랑의 노래를 부르며

그대 생각에 더는 외롭지 않습니다

 

창가에 그림자 드리우며

별이 빛나는 밤에 함께

속삭이고 싶습니다

 

바람이 한 숨 지을때 보고픔으로

심장 마져 두근 거립니다

조금은 부끄럽고 두려웁지만~

 

한 조각 내 삶의 고운 무늬들을

펼쳐 놓으며 눈 시리도록

환해지는 희망을 안고

 

나는 시간의 공간을 초월해

그 사랑을 느낄 수 있기에 침묵 속에

욕망을 넘어 나의 마음 그대로를 허용 합니다

 

뼈와 살이 타는 불의 기름이 되어도

시간의 진실이 오래도록

내 곁에 머물기를 바라면서

 

흘러도 지나도

늙지 않을 가슴을 안고 오늘밤도

그리움을 빗 속에 풀어 내고 있습니다

 

《15》

몽상

 

주명옥

 

숨가쁘던 하루가

서산에 얹히고

차갑던 하늘이

바쁘게 떨어질때

 

훵한 가슴은

기억의 어딘가에

남아있을 노래를

너그럽게 들이지 못하고

 

자취도 없는 세월도

품지못한 채

낙원의 화려한 몽상에 빠져

매정한 하늘만 흘기며

 

겨울밤은 나뭇가지 사이로

세월을 돌리고

잠들지 못하는 난

오뇌의 떨림만 껴 앉는다

 

《16》

묶음

 

주명옥

 

억센 기세로

뻗어 가는 볕살과

그 등에 올라탄 뜨거움

올해의 여름엔 인정이 없다

 

한 곳으로만 몰리는

따가운 화살

그러나

그것은

흩어짐이 아니고

 

제일 강력한 결집

나를 향한 몰입이라면

여름은 가장

뜨거운 불꽃이다

 

비만이 넘쳐흐르는

시간끼리의 교류

햇살도 

내 시간 안에

포획되었다

 

《17》

바다에 서서

 

주명옥

 

외로움도 병인가 봅니다

수많은 낮 그리고 밤을

셀 수 없는 시간들을

보내고 또 스치면서

그렇게 흔들리며 또 기다립니다

 

그리움이 나의 몫이라면

기다림도 나의 몫일텐데

꽉 찬 보고픔을 한데 모아

몸밖으로 쏟아 버리려 했지만

 

물 새 울음 한 점 흐르지

않고 파도 소리는 내 가슴까지 따라와

그만큼도 참지 못하냐구 합니다

 

짠내 나는 바위는 언제나 그 자린데

아무도 모르게 달려온 시간은 하늘을 뚫고

밤은 바다 깊이 빠지면서 내 설운 빛들을

놓고 가라 합니다

 

《18》

바람

 

주명옥

 

다소곳이 흰 눈이

흩어질 무렵

새볔 어스름한

어둠 사이로

 

이름도 없는 축제의날

야위어가는 불치병처럼

빈 가지의 여백은

침묵을 두르고

 

즐거움과 슬픔이 교차하는

침울한 오늘

발가벗고 달려드는

바람떼 몰고

 

균형을 잃은 

하늘 땅 그사이에

거꾸로 흩어진

한숨 조각들

 

긴 여로에서 돌아온

나그네의 지친 표정처럼

계절의 빛깔로 경련 하는데

놓고 가는 긴 시름

 

뉘 손에 꺾일 바람이려나 

 

《19》

바람 불던 날

 

주명옥

 

건드린다

자꾸

늦가을 바람이

 

놀란 산은

우스스

소리를 내지르고

휘감아 어르고 다그치고는

 

울다

울다가

 

나뒹구는 낙옆

모른체 팽개치고

새벽이 되어서야

숲은 

혼곤한 잠에 빠진다

 

새벽을 보듬고

사랑할 시간들은 

아직도 너무 많은데

 

저 건너

주인 잃은 개 한마리는

시도 때도 없이 짖어댄다 

 

 

《20》

 

주명옥

 

긴 기다림

짧은 만남이지만 

그래도 

 

언제나 

그리움이고

 

기다림이고

바램이었어 

 

네 생각에 

설레는 가슴도 

알았거든 

 

고운 햇살로

은은한 향기로 

살랑이는 바람까지 

 

내게

미소를 건네준 

사랑이며 희망이거든 

 

가슴에 품을만큼 널 사랑해 

 

 

《21》

봄 꿈

 

주명옥

 

햇살이 하도 곱길래

뒷동산에 올랐습니다

부르는 사람은 없어도

무심코 걸었습니다

 

봄을 뱉은 동산은 푸르고

저만큼 아지랑이 일으켜

돌빛조차 눈 부십니다

남풍이 불어옵니다

 

활짝 핀 개나리

볼붉은 복사꽃

꿀벌은 왱왱거리고

나비는 훨훨 몸부림 치고

 

가벼운 바람이

부드러운 입술을 스칠 때

너울너울 복사꽃 떠난

하얀 나비 한 마리

 

님 위해 닫혔던

열정의 창문이

하마터면 활짝 열릴 뻔

하였습니다

 

달빛도 꺼져버린 이 밤에

아~~~

그대여 이것이 봄인가 봅니다

정녕 철없이 어수선한 봄 꿈을 꾸나봅니다

 

《22》

봄이오는 길

 

주명옥

 

자유가 나를 허물고

고요를 공유할 때

바람과 추위의

혼돈 속에서

 

무슨일이 생기려는지

하늘 가득한 구름이

급히 움직이고

눈물빛이 곱도록

 

미흡한 영혼들의

밤은 깊어간다

별 빛 머금은 월광이

시무룩한 이맛살에 포개져올 때

 

수탉은 긴 목청을 돋우어

하얀 고독을 깨뜨리고

빈 마당을 맴돌다

자지러지는 새벽

 

무척 간사한

인간임을 느끼며

어느 방심한 순간 나의 심장에

와 닿을지 모르는 봄은

 

그 틈에 막 피어나리라

돌아보면 이 겨울도

지난날 머언

그리움으로 남긴 채……

 

《23》

빛 바랜 여름

 

주명옥

 

무성한 숲 속에서

매미의 마지막 교감의

소리를 듣고

 

사랑은 기다린

매듭이지만

세월은 산등을

타고 오릅니다

 

상념이 어설프게

하늘바람을 타고

빛 바랜 태양을

여름의 덫 속에 가두고

 

노을 지난 어스름까지

난 무얼 들고 서 있었을까

남은 사랑은 가슴에

간직하면 그만인 것을

 

어느새

나만의 낱말들을

소담스레 주으며

희열을 만끽할 때

 

옛님의 잔정이 

여운으로 남고

어느 시인님이 부르는

애절한 세레나데

 

햇살 구르는 이슬에

취해 있을 때에

세상을 표류하고 있는

몽상의 언어가

 

잠들어 있는 

나를 깨우고 

저 아래엔 여름을 품은

가을노래 들려옵니다 

 

《24》

사랑이라는 이유로

 

주명옥

 

되돌릴 수 없는

지금에야 알았습니다

 

아직은 남겨진 

눈물이 있기에

가끔은 흔들어 봅니다

 

감정이 택한 그 길이

비록 아픔의 길이라 해도

 

몇 번씩 왈칵 눈물 쏟는

그리움의 뜨락에

늘 동행인 사람

 

때때로 목구멍에 넘치는

좋아했단 말은 하지 못해도

 

그 사랑 영원히 나의

몫으로 남는다면

 

난 그 사랑을 품고 사는

행복한 여자일테니까요

 

《25》

새벽 강

 

주명옥

 

하늘 아래서

무리지었던 꽃들

피고 지기를 반복하며

그리움 보태던 모퉁이

 

산마루 능선을 타고오는

솔바람 한 웅큼 줍고

그림자로 남기던 햇살도

한 웅큼 받아내니

 

보라빛 사랑을 엮는

파란 오월의 하늘

때때로 모든 것이 변하고

한 시절이 왔다 떠나도

 

물새 한 마리 종종걸음으로

기지개 켜는 새벽 강

물안개 그윽히 강허리 맨다

 

《26》

생각

 

주명옥

 

동백꽃이 붉게

세상구경 바랄때

 

허툰꿈 수 없이 뭉개고

빛 바랜 세월 속의 얼굴

 

숨 가쁜 헐떡임조차

내 삶의 빛깔인가

 

바래고

닳아야

선명해지는 삶의 색깔들

 

희끄무레한 나는

한참을 더 닳아야 할

 

파랑 그리고 너울 사이

 

《27》

어느 날

 

주명옥

 

하늘 위에 해가 뜨면

하늘 위에 달이 뜨면

구름 한 자락 걷어내고

망설임 없이 

물드는 가을 모퉁이

 

선들선들 일어나는

눈물과 웃음

젖은 가슴을 널고

짧게 걷다가 돌아보니

 

더위 지난

9월의 인기척에

그리움의 냄새가

팽팽히 부풀어 오른다

 

잠시,

멈추었던 

심장을 가다듬고

또 다시, 허공을 겨냥하는

생놀이

 

붉게 달아오르는 두 뺨

 

《28》

어둠이 짙어지면

 

주명옥

 

낙조의 그늘이 짙어질 무렵

그림자 따라 바람이 일어

 

한 나뭇잎

 

시간의 계곡에서 바람소리

고요의 여운으로 지새울 때

 

추억의 실마리는

꽃으로 피고

 

어지러운 창문 밖

바람꽃이 하늘거리면

 

의식과

무의식의 카테고리 속에는

 

어제와 오늘이 있고

 

어둠에서 살아난 듯

발산하는 희열로

 

초침소리 커져가는

부엉새의 눈은

 

내일을 또 그 내일을

거기서 기다리고…… 

 

《29》

어떤 날의 공상

 

주명옥

 

쥐어지지 않는

껍질뿐인 생각으로

아침 햇살에 증발하는

이슬을 따라

 

저 아래 깊은 골에서

세포의 비밀을 캐내며

온전히 머물지 못하는

바람처럼 시간의 흔적은

심장까지 차 오르고

 

황홀한 자태로

뜨겁게 자리하던

이 여름의 

마지막을 알려오면

 

퍼득이던 나만의 날개는

달짝지근한 몽상의

언어에 섞여 책상 위엔

인생의 쾌락과

 

무더기로 목을 늘어 뺀

불투명한 사랑

이별, 꿈, 도약의 낱말들이

어지럽게 널리고

 

방심하는 어느 순간

가을은 내 심장에

한 쌍의 학으로 수를 놓으며

닿을지도 모르는데

 

달빛도 꺼버린 어둠은

꾸벅꾸벅 품위 있게

버티다가 자꾸 돌아보는

사라짐의 진리

 

가끔은 밤이 낯설고

그 사이로 어둠이 짙으면

또 다시 이별 할

여명에 도착한다

 

《30》

언젠가는

 

주명옥

 

때로는 만남에 익숙해지고

더러는 헤어짐에 익숙해져도

가슴 속에서 몇 번의

격정을 누르고 나면

 

비단결처럼 고운

보드라운 연록의 세상 속

 

어느날

흐르고 흘러서 사라지는 것들

기억될 것 하나 없어도

모순된 현실의 아픔이 있다 하여도

 

애써

잡지 않으렵니다

 

별이지고 달이지고

일렁이는 시간마다 감회가 걸려있고

시시각각 진행되는 나의 봄도

세월과,사람들과 함께 부대끼며

 

울다, 웃다 

언젠가는

그 흔적마져 아련히 미소 지을

사랑으로 남을테니까요

 

빈 창에 바람이 부네요

 

《31》

여름 밤

 

주명옥

 

어수선한 구름이

현란한 한 폭의 그림을 그리면

 

이름모를 풀냄새가

빈 가슴에 안기고

 

꾹꾹 심지를 박았던

시들었던 꿈들이 깨어나

 

젊었던 한 시절이

무언의 미소를 만들고

 

흔들어 놓았던 졸음도

달디달던 옛사랑도

 

배웅나온 여름밤은

술잔위로 시간을 몰고

 

《32》

여름 숲 속에서

 

주명옥

 

한발 한발

숲 속을 디딜때

한 점 구름은

석양을 몰고갑니다

 

제자리를 지키던

요동없는 나무들도

슬며시 달빛 품을

어둠 속에 자리하고

 

간간히 바람이 해쓱한

상흔을 덮을 때

조금도 소홀하지 않는

숲길 그 사이사이로

 

내 속의 무엇들이

수런거리는지

버려야 산다는걸

알아갈즈음

 

아쉬움 빼곡히

세월을 엽니다

내가 삼켰던

무거운 상념들

 

구슬픈 새소리는

빈 숲속에 떨어지고

또 다시 어쩔 수 없는

속세의 그리움으로 오고

 

길 따라 마음도

제각기 오고갈 때

서투르게 살아온

세월의 늪속에

 

어설픈 그림자는

잘도 따라옵니다 

 

《33》

오늘은 이렇게 살자

 

주명옥

 

흔들어 거칠 것 없는

빛으로 채우고

 

서로 스미고 섞이면서

품어주는

 

오늘은 이렇게 살자

 

볕에 바래지 않고

바람에 시들지 않고

 

허겁지겁 허기진

배를 채우고

 

허욕과 허세 숨죽이며

햇볕이 고여있는

토양에 정착하자

 

봄날의 빛처럼

4월의 향기처럼 

또르르 웃음소리 굴리고

 

동을 틔운 맨 처음

햇살 받으며

그냥 순리대로 이렇게

 

어차피 삶은

미완의 건축인 것을……

 

《34》

이 가을에도

 

주명옥

 

눈을 감아 봅니다

귀를 막아 봅니다

비릿한 가슴을 풀어헤치고

 

때로는 길이 멀어

쉬어도 봅니다

때로는 달콤한 환상으로

나만의 작은 집도 지어봅니다

 

많은 세월이 그렇게 흘렀지만

여전히 시간의 흐름은

저절로 감기어 옵니다

 

무엇을 셈하며 살았을까?

 

실타래 풀리듯

봄여름 지나 가을은

점점 빠르게 풀리고

있습니다

 

이 가을엔 또 어떤

사연이 묶이려는지 

감정 앞에 이성이 무너지고……

 

《35》

인생 후반기

 

주명옥

 

사랑을 가슴에 묻은 채

빈 가슴 부등켜안고

 

한 생애 연극처럼

눈물짓던 상처들

 

얼키고 설켰던 회환에

몸부림치던 육신은

 

속울음 감추며 타박타박

질곡에서 벗어나

 

여기저기 추락하는

시간들을 끌어 모으니

 

촉촉이 젖어드는

그리움 한 자락

 

끝내 잡히지 않는

세월의 굴레에서

비집고 나오니

 

어느새 나의 모습도

인생 2막으로 열려있었네

 

삶의 인고에 갇혔던 시간들은

시나브로 외로움을 비켜가며

 

초록의 향연에 펼쳐진 하늘엔

구름이 자유롭고

 

꽃잎 흔들고 가는 바람에

가만히 눈감으니

 

가장 아름답던 시절

그리움의 향기가 되어

 

7월을 시작한 창가에

지난날은 그저

 

지나는 바람에 스치는

지난 옛이야기였네 

 

《36》

인연

 

주명옥

 

늦은 감각으로 진동하는

저음의 한숨

 

밀폐된 방의 밀도에

밀려버린 미동의 숨결은

 

보고픈 사람을 두고

자꾸만 나락하는 상흔의 남김

 

까만 가슴은 무딘

애피로 신음하며

 

색깔의 조화마져 농락하는

사바의 질긴 인연

 

모순으로 희미해진

그리움의 의미는

 

살아가는 속세의 삶이

우화인것을

 

너덜거리는 삶의 의식이

계절을 맞고 있습니다. 

 

《37》

참 다행입니다

 

주명옥

 

밤마다 하늘을 품고

기도 했더니

나뭇잎 툭툭 치며

살아있는 숨결을 나릅니다

 

참 다행입니다

 

고뇌에 빠져 숨죽여 울던

거친 땅을 걷다보니

하늘에서 부서지는

아름다운 사랑의 빗방울

 

참 다행입니다

 

비틀어진 꽃들이

피기를 단념하던 날

구원의 손길 촉촉히 꽃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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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회 김생전국휘호대회


 충주지역에서 활동한 서예대가인 해동 서성 김생선생의 예혼을 계승하고 서예문화의 저변확대와 발전을 위해『제29회 김생전국휘호대회』를 개최합니다. 전국 서예인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1. 일    시 : 2019년 6월 8일(토) 오전 11시
 2. 대회장소 : 충주호암체육관(충주시 중원대로 3306)
 3. 참가대상 : 전국의 일반인
 4. 작품규격 : 직인 날인된 화선지(가로50㎝×세로140cm)
               - 대회장에서 주최 측이 3매 제공 (작품 1매만 제출)
 5. 참 가 비 : 1만원 납부(우체국:301069-01-002303 예금주:충주문화원), 불참시 반환하지 않음
 6. 참가자 준비물 : 휘호 도구 일체(깔판, 붓, 벼루, 먹, 물병, 낙관인, 인주, 연습지)
 7. 시상내역 대    상 : 1명(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상, 상금200만원)
             최우수상 : 1명(충주시장상, 상금50만원)
             우 수 상 : 1명(충주시의회의장상, 상금30만원)
             장 려 상 : 2명(충주문화원장상, 10만원 상당 상품)
             특    선 : 작품수 비례  /   입    선 : 다 수
 8. 부    문 : 한글, 한문, 문인화
 9. 명    제 : 충주문화원 홈페이지(http://www.cj-culture.org)에서 다운 가능
10. 심    사 : 사계 권위자로 대회장이 위촉하여 당일 심사(동일 수준일 경우 김생서체 우대)
11. 접수기간 : 2019. 5. 20.(월)~30.(목)까지 (현장접수 불가)
    (신청서는 충주문화원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후 직접방문 및 팩스·우편·이메일로 신청)
12. 참가신청서 접수처 : 충주문화원 (cjmunhwa@hanmail.net)
                        충북 충주시 탄금대안길 33(칠금동) 27440
                        전화 : 043-847-3906  팩스 : 043-852-3906  
13. 입상작 발표 및 시상 : 대회당일 오후 4시 발표(예정) 후 시상
                        (시상은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만/특선, 입선은 우편발송)
14. 초대작가 : 본 대회에서 15점 이상의 점수를 받으면 초대작가로 인증함
               (대상 7점, 최우수상 6점, 우수상 5점, 장려상 4점, 특선 3점, 입선 1점)
    ※ 자격 요건에 해당하는 자는 본인이 증빙서류를 제출, 신청한 자에 한함(5/24까지)
15. 전   시 :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은 당일 시상식장에 전시
16. 기   타 : 가. 출품 작품은 반환치 않으며 주최 측에 귀속됨
              나. 추후 오․탈자(誤․脫字) 및 결격사유 발견시 시상을 취소할 수 있음
              다. 상세한 것은 충주문화원(043-847-3906)으로 문의 바람
주    최 :
후    원 :    

 

29회 김생전국휘호대회 명제

 

명 제

한 문

游絲沙氣盛 (유사사기성)

모래 위의 아지랑이 너울거리고

移櫓水紋圓 (이노수문원)

노 저으면 수면은 둥근 파문 이룬다

娟妙飛峯出 (연묘비봉출)

예쁘장한 봉우리 날 듯이 나타나고

逶迤臥柳遷 (위이와류천)

비스듬한 버드나무가 휙휙 지나간다

- 丁若鏞 先生詩 (정약용 선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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靈鷲拈花示上機  肯同浮木接盲龜

 

영취염화시상기     긍동부목접맹구

 

영축산에서 꽃을 든 것은 상근기에게 보인 것이다.

 

물에 뜬 나무가 눈 먼 거북을 만난 것과 어찌 같겠는가.

 

 

 

飮光不是微微笑  無限淸香付與誰

 

음광불시미미소     무한청향부여수

 

음광 존자가 가만히 미소하지 않았더라면

 

무한한 맑은 향기를 누구에게 주었으랴

 

- 『선문염송』

 

 

 

 

 

最好江南二三月  百花開後鷓鴣啼

 

최호강남이삼월    백화개후자고제

 

 

 

강남 땅의 이삼월은 가장 좋은 계절이다.

 

백화가 만발한 뒤 자고새 소리 아름답다.

 

 

 

- 『선문염송』

 

 

 

 

 

啼得血流無用處  不如緘口過殘春

 

 제득혈류무용처    불여함구과잔춘

 

 

 

피를 토하면서 울어보아야 쓸 곳이 없으니

 

차라리 입을 닫고 남은 봄을 보내는 것만 같지 못하리라.

 

 

 

- 『선문염송』

 

 

 

 

 

外息諸緣  內心無喘  心如障壁  可以入道

 

외식제연    내심무천   심여장벽    가이입도

 

밖으로 모든 인연을 쉬고 안으로 마음에 헐떡거림이 없어서

 

마음이 장벽과 같으면 가히 도에 들어간다.

 

 

 

- 달마

 

 

 

 

 

空門不肯出  投窓也大痴  百年鑽古紙  何日出頭期

 

공문불긍출    투창야대치    백년찬고지   하일출두기

 

 

 

텅 빈 문으로는 기꺼이 나가지 않고

 

창문에 가서 부딪치니 너무 어리석도다.

 

백년을 옛 종이만 뚫은들

 

어느 날에 벗어날 기약이 있으리오.

 

 

 

- 『선요』

 

 

 

 

 

靈光獨耀  逈脫根塵  體露眞常  不拘文字영광독요    형탈근진   체로진상    불구문자신령스런 광명이 홀로 빛나서 육근 육진을 멀리 벗어났도다.본체가 참되고 항상함을 드러내니 문자에 구애되지 않네. 心性無染  本自圓成  但離妄緣  則如如佛심성무염    본자원성   단리망연    즉여여불 

심성은 물들지 않아 본래 스스로 원만하나니다만 망령된 인연만 떠나버리면 곧 여여한 부처라네. - 백장회해  

 

絶心生死  伐心稠林  浣心垢濁  解心執着

 

절심생사    벌심조림   완심구탁    해심집착

 

마음의 생사를 끊어버리고

 

마음의 비좁은 숲을 베어버리며,

 

마음의 때를 씻어버리고

 

마음의 집착을 풀어버린다.

 

 

 

- 대혜종고(大慧宗杲)

 

 

 

 

 

自足長樂

 

자족장락

 

스스로 만족하면 언제나 즐겁다.

 

 

 

- 미상

 

 

 

 

 

言語卽時大道  不假斷除煩惱

 

언어즉시대도    불가단제번뇌

 

언어가 곧 그대로 큰 도다.

 

번뇌를 끊어 없앨 필요가 없다.

 

 

 

煩惱本來空寂  妄情遞相纏搖

 

번뇌본래공적    망정체상전요

 

번뇌는 본래로 공적하지만

 

망령된 생각들이 서로 얽혀있다.

 

 

 

- 『대승찬』

 

 

 

 

 

苦瓠連根苦  甛瓜徹蒂甛  修行三大劫  却被老僧嫌

 

고호련근고    첨과철체첨   수행삼대겁    각피노승혐

 

쓴 박은 뿌리까지 쓰고 단 오이는 꼭지까지 달다.

 

삼아승지 대겁을 수행하고 도리어 노승의 미움을 받았네.

 

 

 

- 문수보살

 

 

 

 

 

若人靜坐一須臾   勝造恒沙七寶塔

 

 약인정좌일수유     승조항사칠보탑

 

만약 어떤 사람이 잠깐 동안만 고요히 앉아 있어도

 

항하강의 모래수와 같이 많은

 

칠보탑을 쌓은 것보다 수승하다.

 

 

 

寶塔畢竟化爲塵   一念淨心成正覺

 

 보탑필경화위진     일념정심성정각

 

칠보탑은 필경에 먼지로 변하지만

 

한 생각 청정한 마음은 정각을 이룬다.

 

 

 

- 문수보살

 

 

 

 

 

觀心空王  玄妙難測  無形無相  有大神力

 

관심공왕    현묘난측   무형무상    유대신력

 

마음의 공왕을 관찰하니 깊고 미묘하여 측량하기 어렵다.

 

형체도 없고 모양도 없으나 크고 신령한 힘이 있다.

 

 

 

- 부대사(傅大士)

 

 

 

 

 

一切如影如響  不知何惡何好

 

일체여영여향    불지하오하호

 

일체는 그림자와 같고 메아리와 같아서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쁜 줄을 알지 못하네.

 

 

 

- 『대승찬』

 

 

 

 

 

勸君莫還鄕  還鄕道不成  溪邊老婆子  喚兒久時名

 

권군막환향    환향도불성   계변노파자    환아구시명

 

그대들에게 권하노니 고향에는 가지 말라.

 

고향에 돌아가면 체면이 서지 않는다.

 

시냇가의 할머니가 어릴 때 내 이름을 자꾸 부르더라.

 

 

 

- 마조

 

 

 

 

 

安禪不必修山水  滅却心頭火自凉

 

안선불필수산수    멸각심두화자량

 

참선을 하기 위해 굳이 산 속을 찾을 일이 아니다.

 

망상하는 마음만 소멸해 버리면

 

번뇌의 불길은 저절로 사라지리라.

 

 

 

- 미상

 

 

 

 

 

九類同居一法界  紫羅帳裏撒眞珠

 

구류동거일법계    자라장리살진주

 

아홉 가지 종류의 생명들이 한 법계에 같이 사는 일이

 

마치 아름다운 비단 위에 진주를 뿌려놓은 것과 같다.

 

 

 

-『금강경오가해』

 

 

 

 

 

堂堂大道  赫赫分明  人人本具  箇箇圓成

 

당당대도    혁혁분명   인인본구    개개원성

 

당당한 대도여, 혁혁하게 분명하도다.

 

사람마다 본래로 갖추어져 있고

 

개개인이 원만하게 이루어져 있다.

 

 

 

- 『금강역오가해』

 

 

 

 

 

是心是佛  是心是法  法佛無二  僧寶無二

 

시심시불    시심시법   법불무이    승보무이

 

마음이 부처이고 마음이 법이다.

 

법도 부처도 마음과 둘이 아니며

 

승보도 마음과 둘이 아니다.

 

 

 

- 혜가(慧可)

 

 

 

 

 

罪無自性從心起  心若滅時罪亦亡

 

 죄무자성종심기    심약멸시죄역망

 

죄란 자성이 없다. 마음에서 생기는 것이다.

 

만약 마음이 소멸하면 죄도 또한 없어진다.

 

 

 

罪妄心滅兩俱空  是卽名爲眞懺悔

 

 죄망심멸양구공    시즉명위진참회

 

죄가 없어지고 마음도 소멸하여 두 가지가 텅 비어지면

 

이것의 이름이 참다운 참회다.

 

 

 

- 『천수경』

 

 

 

 

 

了了見無一物  亦無人亦無佛

 

요료견무일물     역무인역무불

 

철저히 사무쳐보니 한 물건도 없으며

 

사람도 없고 부처도 없어서

 

 

 

大千沙界海中漚  一切聖賢如電拂

 

 대천사계해중구    일체성현여전불

 

삼천대천세계가 바다의 물거품이요

 

일체 성현이 마치 번갯불 같네.

 

 

 

- 『증도가』

 

 

 

 

 

無上甚深微妙法  百千萬劫難遭遇

 

 무상심심미묘법    백천만겁난조우

 

가장 높고 가장 깊고 미묘한 법이여!

 

백겁 천겁 긴 세월에도 만나기 어려워라.

 

 

 

我今聞見得受持  願海如來眞實意

 

 아금문견득수지    원해여래진실의

 

나 이제 그 법 만나 듣고 보고 지니오니

 

여래의 진실한 뜻 이해하기 원입니다.

 

 

- 『천수경』

 

 

 

 

 

心月孤圓  光呑萬像  光非照境

 

심월고원    광탄만상    광비조경

 

境亦非存  光境俱亡  復是何物

 

경역비존    광경구망    부시하물

 

 

 

마음 달 홀로 둥글어 그 빛이 삼라만상을 삼키도다.

 

광명이 경계를 비치지 않고 경계 역시 있는 것이 아닌데,

 

광명과 경계가 모두 없어지니 다시 이 무슨 물건인가.

 

 

 

- 반산보적(盤山寶積)

 

 

 

 

 

花落僧長閉  春尋客不歸  風搖巢鶴影  雲濕坐禪衣

 

화락승장폐    춘심객불귀   풍요소학영    운습좌선의

 

 

 

꽃은 지는데 스님은 절문을 닫아 건 지 오래고

 

봄을 찾아온 나그네는 돌아갈 줄 모른다.

 

바람이 불어 둥지에 앉은 학의 그림자를 흔들고

 

구름은 흘러들어 좌선하는 스님의 옷깃을 적신다.

 

 

 

- 청허휴정(淸虛休靜)

 

 

 

 

 

報化非眞了妄緣  法身淸淨廣無邊

 

 보화비진료망연    법신청정광무변

 

보신과 화신은 진실이 아니고 거짓된 인연이요,

 

법신은 청정해서 가없이 넓도다.

 

 

 

 

 

千江有水千江月  萬里無雲萬里天

 

 천강유수천강월    만리무운만리천

 

천강에 물이 있으니 천강에 달이 뜨고

 

만리에 구름이 없으니 만리가 하늘이더라.

 

 

 

- 예장종경(豫章宗鏡)

 

 

 

 

 

雲捲秋空月印潭  寒光無際與誰談

 

 운권추공월인담    한광무제여수담

 

구름 걷힌 가을하늘의 달이 못에 비치니

 

차가운 빛이 끝이 없음을 누구와 더불어 이야기하랴.

 

 

 

豁開透地通天眼  大道分明不用參

 

 활개투지통천안    대도분명불용참

 

하늘과 땅을 꿰뚫는 안목을 활짝 여니

 

큰 도가 분명하여 참구할 게 없도다.

 

 

 

- 예장종경

 

 

 

 

 

四十九年人不識  空拈黃葉金錢

 

 사십구년인불식    공념황엽금전

 

부처님의 49년 설법을 사람들이 알지 못하니

 

공연히 누런 낙엽을 들고 황금으로 만든 돈이라 하네

 

 

 

- 대홍(大洪)

 

 

 

 

 

心如工畵師  能畵諸世間  五蘊悉從生  無法而不造

 

심여공화사    능화제세간    오온실종생   무법이부조

 

마음은 그림을 그리는 화가와 같아서

 

능히 모든 세상을 다 그리네.

 

오온이 모두 마음으로부터 생기면,

 

만들지 않는 것이 없네.

 

 

 

如心佛亦爾  如佛衆生然  應知佛與心  體性皆無盡

 

여심불역이    여불중생연    응지불여심   체성개무진

 

마음과 같이 부처도 또한 그러하며

 

부처와 같이 중생도 그러하네.

 

응당히 알라. 부처와 마음은 그 체성이 모두 끝이 없네.

 

 

 

- 『화엄경』

 

 

 

 

 

 

 

若欲作業求佛  業是生死大兆

 

약욕작업구불    업시생사대조

 

만약 업을 지어서 부처를 구하려 한다면

 

업은 바로 생사의 큰 조짐이다.

 

 

 

- 『대승찬』

 

 

 

 

 

我有一布袋  虛空無罣碍  全開徧宇宙  人時觀自在

 

 아유일포대   허공무가애    전개변우주   인시관자재

 

나에게 하나의 포대가 있는데 텅 비어 있어서 걸림이 없다.

 

펼치면 우주에 두루하여 어느 때나 자유롭게 드나드네.

 

 

 

- 포대화상

 

 

 

 

 

靜坐處茶半香初  妙用時水流花開

 

 정좌처차반향초    묘용시수류화개

 

고요히 앉은 곳에서는 차를 반나절이나 마셨어도

 

그 향기는 여전히 처음 같고,

 

미묘한 작용을 하는 때에는

 

물이 흐르고 꽃이 피더라

 

 

 

- 황산곡

 

 

 

 

 

斂容入定坐禪  攝境安心覺觀

 

 염용입정좌선    섭경안심각관

 

 

 

자세를 단단히 하고 앉아 선정에 들며

 

경계를 거두어들이고 마음을 안정시켜 관하는 것은

 

 

 

機關木人修道  何時得達彼岸

 

 기관목인수도    하시득달피안

 

마치 나무로 만든 꼭두각시가 도를 닦는 것과 같으니

 

어느 세월에 피안에 도달할 수가 있겠는가.

 

 

 

- 보공(寶公)

 

 

 

 

 

提起吹毛利  家風妙奇絶

 

제기취모리    가풍묘기절

 

취모검을 뽑아드니

 

그 집 가풍 미묘하고 기이하고 또 절묘하다.

 

 

 

逍遙千聖外  月映蘆花雪

 

 

소요천성외    월영로화설

 

일천 성현들의 경계 밖에서 소요 자재하는데

 

달빛에 비친 갈대꽃이 눈처럼 새하얗다.

 

 

 

- 태고(太古)

 

 

 

 

 

七十餘年游夢宅  幻身幻養未安寧

 

칠십여년유몽택     환신환양미안녕

 

칠십여 년을 꿈속에 살면서

 

환영의 몸을 환영으로 가꾸느라 편치 못했네.

 

 

 

今朝脫却歸圓寂  古佛堂前覺月明

 

금조탈각귀원적     고불당전각월명

 

오늘아침에 벗어 내던지고 고요한 곳으로 돌아가니

 

옛 부처의 집 앞에 마음 달이 밝아라.

 

 

 

- 임성(任性) 선사

 

 

 

 

 

百劫積集罪  一念頓蕩除  如火焚枯草  滅盡無有餘

 

백겁적집죄    일념돈탕제    여화분고초   멸진무유여

 

기나긴 겁 동안에 쌓고 지은 죄

 

홀연히 한순간에 모두 없어지이다.

 

불꽃이 마른 풀을 태워버리듯

 

하나도 남김없이 없어지이다.

 

 

 

-『천수경』

 

 

 

 

 

無智人前莫說  打爾色身星散

 

 무지인전막설    타이색신성산

 

지혜 없는 사람 앞에서는 말하지 말라.

 

그대의 몸을 두들겨 패서 산산이 흩어지게 할 것이다.

 

 

 

- 보공(寶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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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夢周 詩모음


大倉(대창)-정몽주(鄭夢周)

幽人夜不寐(유인야불매) : 유인이 밤에 잠자지 못하니

秋氣颯以涼(추기삽이량) : 가을 기운 우수수 서늘하여라.

曉來眄庭樹(효래면정수) : 새벽에 뜰의 나무를 내다보니

枝葉半已黃(지엽반이황) : 가지와 잎이 벌써 반은 물들었다.

白雲從東來(백운종동래) : 흰 구름이 동쪽에서 나오니

悠然思故鄕(유연사고향) : 아득히 고향이 생각난다.

故鄕萬餘里(고향만여리) : 고향이 멀어 만여 리나 되니

思歸不可得(사귀불가득) : 돌아갈 생각하나 갈 수가 없어라.

手把古人書(수파고인서) : 고인의 글을 손에 잡고서

憂來聊自讀(우래료자독) : 근심스러우면 스스로 읽는다.

憂來縈中腸(우래영중장) : 근심이 몰려와 창자에 얽히니

廢書長嘆息(폐서장탄식) : 책을 덮고 길이 탄식해본다.

人生百歲內(인생백세내) : 인생이라야 겨우 백 년 간이라

光景如過隙(광경여과극) : 광음이 틈을 지나는 것 같아라.

胡爲不自安(호위불자안) : 어찌하여 홀로 편치 못하고

而作遠遊客(이작원유객) : 먼 길 떠도는 나그네가 되었는가.


(思美人辭(사미인사)-그리운 사람을 부르는 노래-정몽주(鄭夢周)

思美人兮如玊(사미인혜여숙) : 옥 같은 임을 생각합니다

隔蒼海兮共明月(격창해혜공명월):푸른 바다건너두고 밝은 달을 함께 했었지요.

顧茫茫兮九州(고망망혜구주) : 망망한 중국 대륙을 바라보니

豺狼當道兮龍野戰(시랑당도혜룡야전):늑대가 길을 막고 용이 들에서 싸웁니다.

紲余馬兮扶桑(설여마혜부상) : 내 말을 동쪽 바다에 매어두었으니

悵何時兮與遊讌(창하시혜여유연) : 슬프다, 어느때 함께 잔치에 놀 수 있을까 .

進以憹兮退以義(진이뇌혜퇴이의) : 그대는 예의로 나아가며 정의로 물러서고

搢紳笏兮戴華簮(진신홀혜대화) : 신과 홀에 화잠을 꽂았었지요.

願一見兮道余意(원일견혜도여의) : 한 번 만나 내 뜻을 말하고 싶어도

君何爲兮江之南(군하위혜강지남) : 그대는 어이하여 강남에 멀리 계십니까.


江南柳 (강남류)-강남 버들-정몽주(鄭夢周)

江南柳江南柳(강남류강남류) : 강남 버들이여, 강남 버들이여

春風裊裊黃金絲(춘풍뇨뇨황금사) : 봄바람에 하늘거리며 황금 실 늘어진다.

江南柳色年年好(강남류색년년호) : 강남에 버들은 해마다 좋으나

江南行客歸何時(강남행객귀하시) : 강남의 나그네는 언제 돌아가나.

蒼海茫茫萬丈波(창해망망만장파) : 망망한 푸른 바다에 만 길 물결

家山遠在天之涯(가산원재천지애) : 내 고향은 멀리 하늘 끝에 닿은 곳이어라.

天涯之人日夜望歸舟(천애지인일야망귀주):하늘 끝의 사람,돌아올배밤낮 바라보며

坐對落花空長嘆(좌대락화공장탄) : 앉아서 낙화를 보며 길이 탄식하노라.

但識相思苦(단식상사고) : 서로 보고 싶은 괴로움은 알겠지만

肯識此間行路難(긍식차간행로난) : 이곳의 행로난도 기꺼이 알라.

人生莫作遠遊客(인생막작원유객) :사람들이여, 부디 먼 길 나그네 되지 말지니

少年兩鬢如雪白(소년량빈여설백) : 소년의 두 귀밑머리가 눈처럼 희어졌어라.


永州故友(영주고우)-영주 옛친구-정몽주(鄭夢周)

霧冷驚秋夕(무냉경추석) : 안개가 차가워 추석날에 놀라는데

雲飛戀故丘(운비련고구) : 하늘에 구름 날아가니 고향 그리워라.

魚肥香稻熱(어비향도열) : 물고기 살찌고 향기로운 벼 익어가고

鳥宿翠林稠(조숙취림조) : 푸른 숲은 빽빽한데 새가 깃드는구나.


多景樓贈季潭(다경루증계담)-다경루에서 계담에게 주다-정몽주(鄭夢周)

欲展平生氣浩然(욕전평생기호연) : 평생에 기른 호연지기를 펴려면

須來甘露寺樓前(수래감로사루전) : 모름지기 감로사 누각 앞에 서보시라.

瓮城畫角斜陽裏(옹성화각사양리) : 옹성의 화각 소리가 지는 해 속에 울리고

苽浦歸帆細雨邊(고포귀범세우변) : 과포의 돌아가는돛단배 가랑비 가에있구나.

古鑊尙留梁歲月(고확상류량세월) : 옛 가마에는 여전히 양 나라 세월 머물고

高軒直壓楚山川(고헌직압초산천) : 높은 누각은바로 초나라 산천을누르는구나.

登臨半日逢僧話(등림반일봉승화) : 올라서 반나절 동안 중을 만나이야기나누니

忘却東韓路八千(망각동한로팔천) :우리나라로 가는 팔천리 길을 내 잊어버렸구나.


定州重九韓相命賦(정주중구한상명부)-정주에서 중양절에 한상이 지으라 하여-정몽주(鄭夢周)

定州重九登高處(정주중구등고처) : 정주에서 중양절에 높은 곳에 올라보니

依舊黃花照眼明(의구황화조안명) : 국화꽃은예와 같이 훤하게 눈에비쳐밝아라.

浦溆南連宣德鎭(포서남련선덕진) : 갯벌은 남쪽으로 선덕진에 이어지고

峯巒北倚女眞城(봉만북의녀진성) : 산봉우리는북으로 여진의 성에 기대어있다.

百年戰國興亡事(백년전국흥망사) : 백 년간 전쟁에 흥하고 망한 일들

萬里征夫慷慨情(만리정부강개정) : 만 리 밖에 나그네에겐 북받치는 회포로다.

酒罷元戎扶上馬(주파원융부상마) : 술 끝나자 원융대장 부축 받아 말에 오르니

淺山斜日照紅旌(천산사일조홍정) : 얕은 산,비낀 해가 붉은기를 비추고 있어라.


登全州望景臺(등전주망경대)-전주 망경대에 올라-정몽주(鄭夢周)

千仞岡頭石徑橫(천인강두석경횡) : 천 길 산마루에 돌 길이 비껴있는데

登臨使我不勝情(등림사아불승정) : 올라서 바라보니 감회가 끝이없어라.

靑山隱約扶餘國(청산은약부여국) : 청산은 보일 듯 말듯한 부여국이요

黃葉繽紛百濟城(황엽빈분백제성) : 누른 잎이 우수수 지는 백제성이로다.

九月高風愁客子(구월고풍수객자) : 구월 높은 바람에 나그네 시름에 잠기고

百年豪氣誤書生(백년호기오서생) : 백년 호방한 기운 서생의 신세 그르쳤구나.

天涯日沒浮雲合(천애일몰부운합) : 하늘 가에 해가 지니 뜬 구름 어울리니

怊悵無由望玉京(초창무유망옥경) : 슬프도다, 서울 바라볼 길이 하나도 없어라.


金山寺(금산사)-금산사-정몽주(鄭夢周)

金山宛在碧波間(금산완재벽파간) : 금산은 푸른 물결 새로 완연히 보이고

山下扁舟信往還(산하편주신왕환) : 산 아래로 일엽편주 마음놓고 오고간다

眼底已窮眞面目(안저이궁진면목) : 눈 아래로 이미 진면목이 다보이니

不須脚力更登攀(불수각력갱등반) : 다리 힘들여 다시 올라갈 필요 없도다


강상억주좌참1(江上憶周左參1):강위에서 주좌참이 생각나서-정몽주(鄭夢周)

江上玉人何處遊(강상옥인하처유) : 강 위의 그리운 이 어디서 노니는지

江聲日暮向東流(강성일모향동류) : 저물녘에 강물 소리 동쪽을 향해 흐른다

春風萬里孤舟客(춘풍만리고주객) : 만리 봄바람에 외로운 배 탄 나그네

一夜相思欲白頭(일야상사욕백두) : 밤새도록 생각하니 머리가 희어지는구나


강상억주좌참2(江上憶周左參2)-강위에서 주좌참이생각나서-정몽주(鄭夢周)

黃金臺客鬢靑靑(황금대객빈청청) : 황금대의 나그네 귀밑머리 푸르고

千首詩名海內驚(천수시명해내경) : 천여 수의 시의 명성 나라 안에 가득하다

入掌絲綸應不遠(입장사륜응불원) : 조칙을 지을 날도 반드시 멀지 않으리니

觀光他日話離情(관광타일화리정) :관광의 다음 날에 이별의 정을 이야기하리라


발해회고(渤海懷古)-발해를 회고하며-정몽주(鄭夢周)

唐室勞師定海東(당실노사정해동) : 당나라 군사를 괴롭혀 해동을 평정했으나

大郞隨起作王宮(대랑수기작왕궁) : 대장부 바로 따라 일어나 나라를 세웠도다

請君莫說關邊策(청군막설관변책) : 청컨데, 변방의 정책을 말하지 말라

自古伊誰保始終(자고이수보시종) : 자고로 그 누가 처음과 끝을 보장하리오


탕욕(湯浴)-목욕-정몽주(鄭夢周)

雨行泥汚遍(우행니오편) : 비 내려 모두가 진흙탕 세상

熱走汗霑頻(열주한점빈) : 신나게 돌아다녀 땀에 자주 젖는다

沂浴思春暮(기욕사춘모) : 기수에 목욕하고 저무는 몸 생각

湯銘誦日新(탕명송일신) : 탕명의 나날이 새롭다를 암송한다

氤氳喜有水(인온희유수) : 물이 있어 성한 기운 좋고

淸淨洗無塵(청정세무진) : 흙먼지 씻어내니 맑고도 깨끗하다

頓覺精神爽(돈각정신상) : 문득 정신이 맑아짐을 깨닫고

臨風更網巾(임풍경망건) : 바람을 맞으며 망건을 고쳐본다


  ★야흥(夜興)-밤의 흥취-정몽주(鄭夢周)

夜氣生公館(야기생공관) : 빈 관청에 찬기운 돌고

空庭雨乍收(공정우사수) : 빈 뜨락에 비 잠깐 그친다

飛螢帶秋思(비형대추사) : 나는 반딧불에 가을 생각 나고

宿客抱情愁(숙객포정수) : 잠자는 객도 그리운 생각에 젖는다

露葉聞餘滴(노엽문여적) : 나뭇잎에 이슬 떨어지는 소리

星河看欲流(성하간욕류) : 은하수는 막 흘러내리려는 듯하다

明朝還北去(명조환북거) : 내일 아침 북으로 떠나야 하니

數起問更籌(수기문갱주) : 몇 번이고 일어나 시간을 묻는다


  ★음시(吟詩)-시를 읊으며-정몽주(鄭夢周)

終朝高詠又微吟(종조고영우미음) : 아침내내 크게 읊고 또 작게 읊으니

苦似披沙欲鍊金(고사피사욕연금) : 괴롭기가 모래 헤쳐 금을 찾는 것아라

莫怪作詩成太瘦(막괴작시성태수) : 시짓다가 크게 마르는 일 괴이타 말라

只綠佳句每難尋(지록가구매난심) : 좋은 싯귀 찾기는 일이란 매양 어려워라


  ★동양역벽화응웅가용진교유운(僮陽驛壁畵鷹熊歌用陳敎諭韻)-정몽주(鄭夢周)

동양역 벽에 그린 송골매 양태를 진교유의 운을 빌어 노래하다-정몽주(鄭夢周)

波濤龍騰凌碧虛(파도용등릉벽허) : 물결은 용 승천하듯 하늘에 사무치고

紅旌渡淮風卷舒(홍정도회풍권서) : 붉은 깃발은 회수 건너 바람에 펄럭인다

人言大將受節鉞(인언대장수절월) : 사람들 말하네, 임금의 임명 받은 대장은

許國不復思全軀(허국불복사전구) : 나라 위해 제 몸 생각 않는 법이라 했다

車騎徐驅臨楚岸(차기서구림초안) : 수레와말 천천히 몰아 초나라 언덕으로가고

雷霆已殷齊東隅(뇌정이은제동우) : 천둥은 이미 제동에까지 울리는구나

猛士股栗聽指揮(맹사고률청지휘) : 용맹하던 군사들도 다리 떨며 지휘를 받고

縣尹首縮爭來趨(현윤수축쟁래추) : 고을 원님들은 목움츠려 다투어와 항복한다

君不見鳥中有鷹兮(군불견조중유응혜) : 그대는 모르는가, 새 중에 매가 있어

衆鳥翶翔莫能及(중조고상막능급) : 뭇 새들 높이 날아도 미칠 수 없는 것을.

又不見獸中有熊兮(우불견수중유웅혜) : 또 모르는가, 짐승 중에 곰이 있어

百獸懾伏不敢立(백수섭복불감립) :온갖짐승 두려워서 감히서있지도 못하는것을

將軍本是萬人敵(장군본시만인적) : 장군이란 원래가 만 사람과 맞서는 것

氣味吾知與之協(기미오지여지협) : 그 기세와 멋이 매와 곰에 어울리는 것을 나는 아노라

撫劍思從沙漠游(무검사종사막유) : 칼 어루만지며 생각은 사막에 노닐고

撚箭志在陰山獵(연전지재음산렵) : 화살 부비며 음산의 사냥에 뜻을 두노라

僮陽驛中住半月(동양역중주반월) : 동양역에 반달 동안 머물다가

適見畵工精所業(적견화공정소업) : 마침 정한 화공을 만났도다

高堂大壁(고당대벽) : 높다란 집 큰 벽에

使之揮筆展其才(사지휘필전기재) : 그림 그리게 하여 그 재주를 펴 보게 하니

郭熙韓幹眞輿臺(곽희한간진여대) : 곽 희와 한 간은 참으로 그 하수이로다

維熊昂頭兮鷹奮翼(유웅앙두혜응분익) : 곰은 머리 쳐들고 매는 날개 떨치는데

精神妙處不在矩與規(정신묘처부재구여규):정신의오묘함은법도넘어선곳에있도다

政逢盛代修武備(정봉성대수무비) : 정히 성세에 서로 만나 무비를 닦음에

我亦獻馬過海陲(아역헌마과해수) : 나 또한 말을 바치고 이 해변을 지나노라

日長公館綠陰合(일장공관록음합) : 해 긴 공관에는 녹음이 어우러졌는데

閉門看畵仍低佪(폐문간화잉저회) : 문 닫고 그림 보며 오락가락 거니는구나

盤飛須臾灑毛血(반비수유쇄모혈) : 빙빙 날아 도는가 싶었는데 어느새 새의 털에 피 뿌린다

顧盻髣髴生風威(고혜방불생풍위) : 힐끗이 돌아보는 모습에 위풍이 생동하도다

鷹兮熊兮(응혜웅혜) : 매여, 곰이여

我當效汝於丹靑之外兮(아당효여어단청지외혜):내 마땅히그림밖에서너를 본받아

決吾之勇兮起吾衰(결오지용혜기오쇠):나의 용기끊어내어나의쇠약함을 떨리로다

又安得壯士如汝二物之神俊者(우안득장사여여이물지신준자):어찌하면, 너희두 무리같이 빼어난 장사 얻어

死生終始莫相違(사생종시막상위) : 생사간에 끝내는 서로 어김없이 되어서

繫頸匈奴之頑黠(계경흉노지완힐) : 완악하고 교활한 흉노의 목 홀쳐 끌고와

勒銘燕然之崔巍(륵명연연지최외) : 연연산 높은 곳에 빗돌 세워 기록하리라

功成歸來報天子(공성귀래보천자) : 공 이루고 돌아와 천자에게 아뢴 뒤에

乞身試向山中回(걸신시향산중회) :산속으로 돌아가쉬겠다고이몸한번 청해볼까.


  ★贈禮部主事胡璉 (증예부주사호련)-예부 주사 호련에게-정몽주(鄭夢周)

男子平生愛遠遊(남자평생애원유) : 사나이 평생을 멀리 떠다니기 좋아하지

異鄕胡乃歎淹留(이향호내탄엄유) : 어찌 낮선 땅에서 머무는 것 탄식하리오

無人更掃陳蕃榻(무인갱소진번탑) : 진번의 의자 쓸어줄 사람 아무도 없고

有客獨登王粲樓(유객독등왕찬루) : 왕찬의 누대에 올라갈 사람만 있구나

萬戶砧聲明月夜(만호침성명월야) : 달 밝은 밤 집집마다 들리는 다듬질 소리

一竿帆影白鷗洲(일간범영백구주) : 흰 갈매기 나는 모래섬에는 흰 돗 그림자

時來飮酒城南市(시래음주성남시) : 성남에서 때때로 술을 마시나니

豪氣猶能塞九州(호기유능새구주) : 호탕한 기운 여전히 구주를 채울 수 있도다


 ★홍무정사봉사일본작1(洪武丁巳奉使日本作1)-정몽주(鄭夢周)

홍무 정사년에 일본으로 사신가서 짓다-정몽주(鄭夢周)

水國春光動(수국춘광동) : 섬나라에 봄기운 감도는데

天涯客未行(천애객미행) : 하늘 끝 나그네 아직 돌아가지 못 하네

草連千里綠(초련천리록) : 풀은 천 리에 연이어 푸르고

月共兩鄕明(월공양향명) : 달은 두 고을 모두 밝히네

遊說黃金盡(유설황금진) : 사행길에 비용도 다 써고

思歸白髮生(사귀백발생) : 고국 갈 생각에 흰머리만 느네

男兒四方志(남아사방지) : 세상을 다스리려는 나의 큰 뜻이

不獨爲功名(불독위공명) : 다만 공명만을 위함은 아니라오


  ★홍무정사봉사일본작2(洪武丁巳奉使日本作2)-정몽주(鄭夢周)

홍무 정사년 일본으로 사신가 짓다-정몽주(鄭夢周)

僑居寂寞閱年華(교거적막열년화) : 타향살이 척막한 채로 한 해를 사는데

苒苒窓櫳日影過(염염창롱일영과) : 천천히도 창박의 해는 지나가는구나

每向春風爲客遠(매향춘풍위객원) : 매번 봄바람 불 때 멀리서 나그네 되니

始知豪氣誤人多(시지호기오인다) : 사나이호기가 사람 일거르치는 줄 알겠노라

桃紅李白愁中艶(도홍이백수중염):근심중에도붉은복사꽃과흰배꽃 더욱 요염하고

地下天高醉裏歌(지하천고취리가) :취한 중에도낮은 땅과 높은하늘을노래하노라

報國無功身已病(보국무공신이병) : 나라은혜 갚을 공도 없이 몸은 이미 병들어

不如歸去老烟波(불여귀거로연파):고국으로 돌아가자연속에서늙어감만 못하리라


  ★야객(夜客)-야객-정몽주(鄭夢周)

客夜人誰問(객야인수문) : 나그네를 밤에 누가 찾으리

沈吟欲二更(침음욕이경) : 조용히 읊조리니 이경이 되려 한다

詩從枕上得(시종침상득) : 시는 베개 위 쫓아 얻고

燈在壁間明(등재벽간명) : 등잔불은 벽 사이에 있어 밝구나

默默思前事(묵묵사전사) : 묵묵히 지난 일을 생각하며

遙遙計去程(요요계거정) : 곰곰이 앞으로 갈길을 헤아려본다

俄然睡一覺(아연수일각) : 깜빡 졸다가 깨어보니

童僕報鷄鳴(동복보계명) : 아이놈이 닭이 운다 아려주는구나


  ★우제(偶題)-우연히 짓다-정몽주(鄭夢周)

今日知何日(금일지하일) : 오늘이 무슨 날인고 하니

春風動客衣(춘풍동객의) : 봄바람이 나그네 옷을 날리는구나

人遊千里遠(인유천리원) : 사람은 천 리에 놀아 멀어졌고

雁過故山飛(안과고산비) : 기러기는 고국의 산을 지나 나가는구나

許國寸心苦(허국촌심고) : 나라에 바친 한조각 마음 괴로운데

感時雙淚揮(감시쌍루휘) : 시절을 느끼니 두 줄기 눈물이 흘러내린다

登樓莫回首(등루막회수) : 누에 올라 머리를 돌리지 말라

芳草正菲菲(방초정비비) : 꽃다운 풀이 한참 우거지고 우거졌도다


  ★기이정언(寄李正言)-이정언에게-정몽주(鄭夢周)

春風苦憶李長沙(춘풍고억리장사) : 봄바람에 이장사 그리워 괴로웁나니

徏倚南樓日欲斜(의남루일욕사) : 남쪽 누대 기대니 해가 지려하는구나

宣室承恩應未遠(선실승은응미원) : 선실에서 은혜 받기 멀지 않으리니

石灘明月不須誇(석탄명월불수과) : 석탄의 밝은 달빛 자랑할 것이 없도다


  ★제여흥루(題驪興樓)-영흥루에 제하다-정몽주(鄭夢周)

煙雨空濛滿一江(연우공몽만일강) : 연기와 비 쓸쓸히 내려 온 강에 가득하고

樓中宿客夜開窓(루중숙객야개창) : 누대 안 잠자는 나그네 밤에 창을 열었구나

明朝上馬衝泥去(명조상마충니거) : 내일 아침에 말에 올라 진흙 뚫고 가면서

回首滄波白鳥雙(회수창파백조쌍) :푸른물결로 머리돌리니 흰새 한 날고 있구나


  ★주차백로주(舟次白鷺洲)-배에서 백로주를 차운하다-정몽주(鄭夢周)

白鷺洲邊浪接天(백로주변랑접천) : 백로주 주변의 물결은 하늘에 닿고

鳳凰臺下草如煙(봉황대하초여연) : 봉황대 아래에는 풀이 연기와 같도다

三山二水渾夜舊(삼산이수혼야구) : 삼산과 이수는 모두 예와 같거니

不見當年李謫仙(불견당년리적선) : 그 당시의 이적선은 보지 못하겠도다


  ★회금해구유(懷金海舊遊)-김해 옛 놀이 생각하며-정몽주(鄭夢周)

燕子樓前燕子廻(연자루전연자회) : 연자루 앞에 제비가 돌아오는네

郞君一去不重來(랑군일거불중래) : 낭군은 한 번 간 뒤 다시 오지 않는구나

當時手種梅花樹(당시수종매화수) : 당시에 직접 심은 매화나무는

爲問東風幾度開(위문동풍기도개) : 봄바람에 몇 번이나 피었는지 묻고 싶도다


  ★표모분(漂母墳)-표모의 무덤-정몽주(鄭夢周)

漂母高風我所歆(표모고풍아소흠) : 표모의 높은 풍모 내가 공경하는 바인지라

道經遺塚爲傷心(도경유총위상심) :남겨진 무덤을 지나가니 내 마음 상하는구나

莫言不受王孫報(막언불수왕손보) : 왕손의 은혜 안 받았다고 말하지 말라

千古芳名直幾金(천고방명직기금) : 천고에 아름다운이름은 그 값은 얼마이리오


  ★곡이밀직종덕(哭李密直種德)-밀직 이종덕을 곡하다-정몽주(鄭夢周)

自是韓山積善餘(자시한산적선여) : 한산 이씨 문벌은 적선한 일이 있어

賢郞欠壽竟何如(현랑흠수경하여) :아들이일찍 오래살지 못함은 어찌 된 일인가

古來此理誠難詰(고래차리성난힐) : 옛부터 이러한 이치 정말 알기 어려웠으니

孔聖猶曾哭伯魚(공성유증곡백어) : 공자같은 성인도일찍 아들백어를곡하였도다


  ★등정주성루(登定州城樓)-정주 성루에 올라-정몽주(鄭夢周)

歸心杳杳入長空(귀심묘묘입장공) : 돌아갈 마음이 아득하여 긴 공중에 들어

萬里登樓滿帽風(만리등루만모풍) :만 리 먼 누대에 오르니 모자에 가득한 바람

已信此身無定止(이신차신무정지) : 이미 이 몸 머무 곳 없음을 알았으니

明年何處聽秋鴻(명년하처청추홍) :명년에는어느 곳에서가을기러기소리들으리오


  ★봉래각(蓬萊閣)-봉래각-정몽주(鄭夢周)

採藥未還滄海深(채약미환창해심) :불사약 캐러갔다 돌아오지못한푸른바다 깊고

秦皇東望此登臨(진황동망차등림):진시황은동쪽바라며여기서누대에올라바라보았

徐生詐計非難悟(서생사계비난오) :서시의거짓계교를 깨닫기가 어려웠지 않았다

自是君王有欲心(자시군왕유욕심) :여기에서군왕에게 욕심이 있었기 때문이라네


  ★재유시사(再遊是寺)-다시 이절에 와 놀다-정몽주(鄭夢周)

溪流繞石綠徘徊(계류요석록배회) : 개울물 돌을 도니 푸른빛 감돌고

策杖沿溪入洞來(책장연계입동래) : 지팡이 짚고 개울 따라 고을에 든다

古寺閉門僧不見(고사폐문승불견) : 옛 절은 닫혀 있고 스님 보이지 않아

落花如雪覆池臺(낙화여설복지대) : 지는 꽃은 눈처럼 연못의 대를 덮는구나


  ★석정전다(石鼎煎茶)-돌 솥에 차 다리며-정몽주(鄭夢周)

報國無效老書生(보국무효노서생) : 나라의 은혜를 갚지도 못하는 늙은 서생

喫茶成僻無世情(끽다성벽무세정) : 차 달이며 세상 피하니 세상 마음 없도다

幽齋獨臥風雪夜(유재독와풍설야) : 눈보라 치는 밤, 재실에 홀로 누워

愛聽石鼎松風聲(애청석정송풍성) : 돌 솥에 들려오는 솔바람 소리 즐겨 듣는다


   증승(贈僧)-스님에게-정몽주(鄭夢周)

松風江月接沖虛(송풍강월접충허) : 솔바람 강에 비친 달이 텅빈 공중에 닿으면

正是山僧入定初(정시산승입정초) :이 때가곧 산속스님이선경에드는 처음이로다

可吲紛紛學道者(가신분분학도자) : 가소롭도다, 어지러이 도를 배운다는 자여

聲色之外覓眞如(성색지외멱진여):성색의밖에서진여의 진리를찾는다고 하는구나


제익양신정(題益陽新亭)-익양의 새 정자에 제하다-정몽주(鄭夢周)

山近暮雲合(산근모운합) : 산이 가까워 저문 구름과 합쳐지고

草長秋雨深(초장추우심) : 풀이 무성하여 가을비가 깊도다

一燈孤客夢(일등고객몽) : 한 등잔불에 외로운 나그네 꿈은

千里故人心(천리고인심) : 천리 먼 곳 친구 그리는 내 마음이로다


첨성대(瞻星臺)-첨성대-정몽주(鄭夢周)

瞻星臺兀月城中(첨성대올월성중) : 첨성대는 반월성에 우뚝 솟아있고

玉笛聲含萬古風(옥적성함만고풍) : 옥피리는 만리 만고의 풍아를 머금었구나

文物隨時羅代異(문물수시라대이) : 문물은 시대에 따라 신라와 다르나

嗚呼山水古今同(오호산수고금동) : , 산과 물은 옛날과 지금이 꼭 같구나


증상주김선치상국(贈尙州金先致相國)-상주의김선치상국에게-정몽주(鄭夢周)

雨中留我酒杯深(우중류아주배심) :비는내리는데 나를 머물게 하니 술도 취하여

半日高談直百金(반일고담직백금) :한날절 동안고상한이야기 백금보도 값지도다

只爲朝天促歸驥(지위조천촉귀기):다만 중국에사신가는일로돌아 갈 말 재촉하니

夕陽芳草懊人心(석양방초오인심):석양에향기로운풀은사람의마음을괴롭게하는구나


중추(中秋)-추석날-정몽주(鄭夢周)

中秋昔作咸州客(중추석작함주객) : 중추절에 함주의 나그네 되었는데

屈指今經二十年(굴지금경이십년) : 손 꼽아 헤아려보니 금년이 이십 년이네

白首重來對明月(백수중래대명월) : 흰 머리로 다시 와 밝은 달을 보니

餘生看得幾回圓(여생간득기회원) :남은 인생에둥근모습 몇번이나 볼 수 있을가


숙탕참(宿湯站)-탕참에서 묵으며-정몽주(鄭夢周)

半生豪氣未全除(반생호기미전제) : 반평생의 호탕한 기운 다 없어지지는 않아

跨馬重遊鴨綠堤(과마중유압록제) : 말에 걸터 앉아 압록강 뚝에서 놀도다

獨臥野盤無夢寐(독와야반무몽매) : 홀로 들판 반석에 누워도 잠은 오지 않고

滿山明月子規啼(만산명월자규제) : 밝은 달빛 산에 가득하고 자규는 울어댄다


고소대(姑蘇臺)-고소대-정몽주(鄭夢周)

衰草斜陽欲暮秋(쇠초사양욕모추) : 서양의 지는 풀에 가을이 저물어가고

姑蘇臺上使人愁(고소대상사인수) : 고소대 위에서 사람을 수심케 하는구나

前車未必後車戒(전거미필후거계):앞수레의일을반드시뒷수레가경계 삼지 않아도

今古幾番麋鹿遊(금고기번미록유) :고금동안에 몇 번이나 사슴들이 놀고 갔던가


양자강(楊子江)-양자강-정몽주(鄭夢周)

龍飛一日樹神功(용비일일수신공) :용이 날아올라 하루만에 신비한 공을 이루어

直使乾坤繞漢宮(직사건곤요한궁) :곧 바로천하를 한나라 궁실을 섬기게 하였다

但把長江限南北(단파장강한남북) : 다만 장강을 남북으로 갈라 놓았으니

曹公誰道是英雄(조공수도시영웅) : 누가 조조를 영웅이라 말하는가


오호도(嗚呼島)-오호도-정몽주(鄭夢周)

三傑徒勞作漢臣(삼걸도로작한신) :세호걸들 헛된 수고로 한나라 신하 되었느나

一時功業竟成塵(일시공업경성진) :한 시대의 공업이 필경은 흙먼지로 되었구나

只今留得嗚呼島(지금유득오호도) : 다만 지금은 오호도만 남아서

長使行人淚滿巾(장사행인루만건):길이행인으로하여금눈물이수건에가득하게한다


양자강선상(楊子江船上)-양자강 배 위에서-정몽주(鄭夢周)

身隨海舶賀王正(신수해박하왕정) : 이몸 배를 따라 황실의 신년을 축하하려

路入江南眼忽明(노입강남안홀명):길이 강남으로접어드니 눈앞이 문득 밝아진다

地闢天開新建極(지벽천개신건극) :땅이 트이고하늘이 열려 새로이 황극이 서니

龍盤虎踞舊聞名(용반호거구문명) :용의 서림 범의 웅크림옛날에듣던이름이로다


정부원2(征婦怨2)ㅡ정부의 원망-정몽주(鄭夢周)

織罷回文錦字新(직파회문금자신) : 회문시 짜고나니 비단 위의 글자 새롭고

題封寄遠恨無因(제봉기원한무인) : 적어 봉하여 멀리 보내니 원망할 곳 없도다

衆中恐有遼東客(중중공유료동객) : 무리 중에 요동의 나그네 있을까 염려하여

每向津頭問路人(매향진두문로인) :매양 나루터 향개 길가는 사람에게 묻는구나


강남곡(江南曲)-강남곡-정몽주(鄭夢周)

江南女兒花揷頭(강남여아화삽두) : 강남의 아가씨들 머리에 꽃 꼽고

笑呼伴侶游芳洲(소호반려유방주) : 웃이며 짝을 불러 우거진 물가에서 논다

蕩槳歸來日欲暮(탕장귀래일욕모) : 상앗대 저으며 돌아오니 해는 저물고

鴛鴦雙飛無限愁(원앙쌍비무한수) : 원양이 짝지어 날으니 수심이 무한하도다


문효고(聞曉敲)-새벽 북소리 들으며-정몽주(鄭夢周)

更深耿耿抱秋懷(경심경경포추회) : 깊은 밤 잠은 안 오고 가을 회포 안고서

城上俄聞曉敲催(성상아문효고최) :성 위에서잠시 새벽 북소리 재촉함을 듣는다

客路半年孤枕上(객로반년고침상) : 나그네 신세 반 년 동안, 외로운 잠자리

客窓依舊送明來(객창의구송명래) : 객지의 창은 옛날처럼 밝음을 보내는구나


주중야흥(舟中夜興)-배안, 밤 흥취-정몽주(鄭夢周)

湖水澄澄鏡面平(호수징징경면평) : 호숫물은 거울처럼 맑고도 잔잔한데

舟中宿客不勝淸(주중숙객불승청) :배 안의 자는나그네 청청함을 이기지 못한다

悄然半夜微風起(초연반야미풍기) : 고요한 한밤중에 산들바람 불어

十里菰蒲作雨聲(십리고포작우성) : 십리 물가의 부들숲이 빗소리로 변하는구나


고우성(高郵城)-고우성-정몽주(鄭夢周)

湖光瀲灩繞重城(호광렴염요중성) : 호수빛 넘실거리며 여러 성을 둘러싸고

粉堞崔嵬百里明(분첩최외백리명) : 화려한 성첩은 높아 백리에 밝도다

仰認聖人憂治世(앙인성인우치세) : 성인이 치세를 근심함을 알겠노니

故留精卒戒嚴更(고류정졸계엄경) : 짐짓 정병을 모아서 엄히 지키게 하다

往時豪傑來依險(왕시호걸래의험) : 지난 날 호걸들도 이 헌난한 곳에 와

每逞頑凶此弄兵(매령완흉차롱병) : 매번 흉한 도적 맞아 이곳에 병사를 농였다

畢竟驅民爲湯武(필경구민위탕무):마침내 백성을몰아양왕과무왕시대 만들었는데

今看菱芡滿池生(금간릉검만지생) : 지금은 마름풀이 땅에 가득 돋아나는 구나


고우호(高郵湖)-고우호-정몽주(鄭夢周)

南歸日日是遨遊(남귀일일시오유) : 남으로 돌아와 날마다 유람하노니

湖上淸風送葉舟(호상청풍송엽주) : 호수에 이는 맑은 바람에 조각배 간다

兩岸菰蒲行不盡(양안고포행부진) : 양 언덕의 갈와 부들은 가도가도 끝이 없고

又隨明月宿芳洲(우수명월숙방주) : 밝은 달 따라 꽃다운 물가에 묵기도 했노라


음주(飮酒)-술을 마시며-정몽주(鄭夢周)

客路春風發興狂(객로춘풍발흥광) : 봄바람 나그네 길에 미친 듯 흥이 일어

每逢佳處卽傾觴(매봉가처즉경상) :경치좋은 곳 만날 때마다 술잔을 기울이노라

還家莫愧黃金盡(환가막괴황금진) : 집에 돌아와 황금을 다했다 부끄러워 말라

剩得新詩滿錦囊(잉득신시만금낭) :새로운 시를 지어 비단 주머니에 가득하도다


승주별경(乘舟別京)-배를 타고 서울을 떠나다-정몽주(鄭夢周)

潮落潮生漸遠行(조락조생점원행) : 밀려가고 밀려오는 조수에 점점 멀어져

不堪回首望松京(불감회수망송경) : 자꾸 머리 도려 송도 서울을 바라보노라

海門千里來相送(해문천리래상송) : 천리 먼 바다 어귀까지 와 송별함은

只有靑山最有情(지유청산최유정) : 다만 가장 정이 많은 푸른 산이 있어서네


시정몽주(示鄭夢周)-정몽주에게-민사평(閔思平)

吾門鄭太學(오문정태학) : 우리들 중 태학 정몽주

如今有賢詞(여금유현사) : 지금 현명한 자식 있도다

況與愚孫遊(황여우손유) : 하물며 우리 손자와도 잘 지내니

胡不示猶子(호불시유자) : 어찌 자식처럼 대하지 않르리오


()-꿈ㅡ정몽주(鄭夢周)

世人多夢寐(세인다몽매) : 세상 사람들 꿈을 자주 꾸나니

夢罷旋成空(몽파선성공) : 깨어나면 아무것도 남는게 없다

自是因思慮(자시인사려) : 스스로 곧 꿈을 계기로 깊은 생각하나니

何能有感通(하능유감통) : 어떻게 행야 감통을 얻으리오

殷家得傅說(은가득부열) : 으나라 고종은 부열을 얻고

孔氏見周公(공씨견주공) : 공자는 꿈 속에서 주공을 뵈었다네

此理人如問(차리인여문) : 사람에게 이 이치 적용을 묻는다면

當求至靜中(당구지정중) : 먼저 자기 마음을 고요하게 만들어야 한다네


동지음1(冬至吟1)-동지를 읊다-정몽주(鄭夢周)

乾道未嘗息(건도미상식) : 하늘의 도는 일찍이 끝없이 계속되고

坤爻純是陰(곤효순시음) : 건효는 순전히 음의 기운이라네

一陽初動處(일양초동처) : 일양이 처음 움직인 곳에서

可以見天心(가이견천심) : 본연의 뜻을 살필 수 있다네


동지음2(冬至吟2)-동지를 읊다-정몽주(鄭夢周)

造化無偏氣(조화무편기) : 조화는 한편으로 치우치지 않아

聖人猶抑陰(성인유억음) : 성인은 여전히 음기를 억제한다네

一陽初動處(일양초동처) : 일양이 처음 움직인 곳에서

可以驗吾心(가이험오심) : 내 참 마음을 경험할 수 있다네


호중관어1(湖中觀魚1)-호수에 물고기를 보다-정몽주(鄭夢周)

潛在深淵或躍如(잠재심연혹약여) : 깊은 못에 있는 듯 혹은 뛰어 오르는 듯

子思何取著于書(자사하취저우서) : 자사는 무엇을 취해서 책에 적었을까

但將眼孔分明見(단장안공분명견) : 다만 장차 눈으로 분명히 봐야 하는 것은

物物眞成潑潑魚(물물진성발발어):사물마다 활발한물고기가 되게 하는 것이니라


호중관어2(湖中觀魚2)-호수에서 물고기를 보다-정몽주(鄭夢周)

魚應非我我非魚(어응비아아비어):물고기는 당연히내가아니고내가물고기 아니니

物理參差本不齊(물리참차본부제):사물의 이치는제각기여서 본래 같지가 않다네

一卷壯生濠上論(일권장생호상론) : 한권의 장자의 호숫가 논설로

至今千載使人迷(지금천재사인미) :지금까치 천년동안사람을 미혹햐게 하는구나


明遠樓(명원루)-명원루-鄭夢周(정몽주)

淸溪石壁抱州回(청계석벽포주회) : 바위벽 맑은 냇물 고을을 돌아 흐르고

更起新樓眼豁開(갱기신루안활개):새로지은누각에서일어나보니눈앞이훤히보인다

南畝黃雲知歲熟(남무황운지세숙) : 남쪽 밭에 누런 구름 곡식이 익었고

西山爽氣覺朝來(서산상기각조래) : 서상의 삽상한 기운 아침에 몰려온다

風流太守二千石(풍류태수이천석) : 풍류 즐기는 태수는 이천석의 돈을 쓰고

邂逅故人三百杯(해후고인삼백배) : 오랜만에 만난 친구 술 삼백 잔은 마신다네

直欲夜深吹玉笛(직욕야심취옥적) : 밤 깊어 옥피리 불며

高攀明月共徘徊(고반명월공배회) : 높이 밝은 달 잡아 함께 배회하고 싶어라


丹心歌(단심가)-단심가-鄭夢周(정몽주)

此身死了死了(차신사료사료) : 이 몸이 죽고 죽어

一白番更死了(일백번갱사료) : 일백 번 고쳐 죽어

白骨爲塵土(백골위진토) : 백골이 진토로 되어

魂魄有也無(혼백유야무) : 넋이라도 있거나 없거나

向主一片丹心(향주일편단심) : 임 향한 일편단심을

寧有改理也歟(녕유개이야여) : 어찌 고칠 리가 있을까.

 

旅寓(여우)-나그네로 살며-鄭夢周(정몽주)

平生南與北(평생남여북) : 평생을 나그네로 남과 북을 나다니니

心事轉蹉跌(심사전차질) : 마음에 둔 일 뜻대로 되지 않아

故國西海岸(고국서해안) : 고국은 서쪽바다 저 먼 곳

孤舟天一涯(고주천일애) : 나 있는 곳은 하늘 끝의 외로운 배 안

梅窓春色早(매창춘색조) : 매화 핀 창은 아직 이른 봄

板屋雨聲多(판옥우성다) : 판자 지붕에 빗소리 요란해

獨坐消長日(독좌소장일) : 혼자 앉아 긴 날을 보내노라니

那堪苦憶家(나감고억가) : 고향 생각 어찌 견딜 수 있으랴

 

 ★춘흥(春興)-봄의 흥취-정몽주

春雨細不滴(춘우세부적) ; 봄비 가늘어 방울지지 않더니

夜中微有聲(야중미유성) ; 밤 깊어 희미하게 빗소리 들려라

雪盡南溪漲(설진남계창) ; 눈 다 녹아 남쪽 개울에 물 불어날 것이니

多少草芽生(다소초아생) ; 풀싹은 얼마나 돋았을까


  ★정부원1(征婦怨1)-전쟁 나간 병사의 아내 -정몽주

一別年多消息稀(일별년다소식희) ; 떠 난지 몇년인가 소식도 없어

寒垣存沒有誰知(한원존몰유수지) ; 싸움터에서 임의 생사를 그 누가 알까

今朝始寄寒衣去(금조시기한의거) ; 오늘 아침 처음으로 겨울옷 한 벌 부치고서

泣送歸時在腹兒(읍송귀시재복아) ; 눈물 흘리며 돌아와 아이를 가졌다고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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足不足 족불족 ( 만족과 불만) ㅡ宋翼弼 송익필

君子如何長自足 군자여하장자족 ;군자는 어찌하여 늘 스스로 족하며

小人如何長不足 소인여하장부족 ;소인은 어찌하여 늘 족하지 아니한가

不足之足每有餘 부족지족매유여 ;부족하나 만족하면 늘 남음이 있고

足而不足常不足 족이부족상부족 ;족한데도 부족타 하면 언제나 부족하네

樂在有餘無不足 낙재유여무부족 ;즐거움이 넉넉함에 있으면 족하지않음 없지만

憂在不足何時足 우재부족하시족 ;근심이 부족함에 있으면 언제나 만족할까

安時處順更何憂 안시처순갱하우 ;때에 맞춰 순리로 살면 또 무엇을 근심하리

怨天尤人悲不足 원천우인비부족 ;하늘을 원망하고 남 탓해도 슬픔은 끝이 없네

求在我者無不足 구재아자무부족 ;내게 있는 것을 구하면 족하지 않음이 없지만

求在外者何能足 구재외자하능족 ;밖에 있는 것을 구하면 어찌 능히 만족하리

一瓢之水樂有餘 일표지수낙유여 ;한 표주박의 물로도 즐거움은 남음이 있고

萬錢之羞憂不足 만전지수우부족 ;만금의 진수성찬으로도 근심은 끝이 없네

古今至樂在知足 고금지락재지족 ;古今의 지극한 즐거움은 족함을 앎에 있나니

天下大患在不足 천하대환재부족 ;천하의 큰 근심은 족함을 알지 못함에 있도다

二世高枕望夷宮 이세고침망이궁 ;秦 二世望夷宮서 베게 높이 했을 젠

擬盡吾年猶不足 의진오년유부족 ;죽을 때까지 즐겨도 충분할 줄 알았지

唐宗路窮馬嵬坡 당종노궁마외파 ;唐 玄宗馬嵬坡에서 길이 막히었을 때

謂卜他生曾未足 위복타생증미족 ;다른 삶을 산다해도 족하지 않으리라 말했네

匹夫一抱知足樂 필부일포지족락 ;필부의 한 아름도 족함 알면 즐겁고

王公富貴還不足 왕공부귀환부족 ;왕공의 부귀도 외려 부족 하다오

天子一坐知不足 천자일좌지부족 ;天子의 한 자리도 족한 것은 아닐진데

匹夫之貧羨其足 필부지빈선기족 ;필부의 가난은 그 족함 부러워라

不足與足皆在己 부족여족개자기 ;부족함과 족함은 모두 내게 달렸으니

外物焉爲足不足 외물언위족부족 ;외물이 어찌하여 족함과 부족함이 되리오

吾年七十臥窮谷 오년칠십와궁곡 ;내 나이 일흔에 窮谷에 누웠자니

人謂不足吾則足 인위부족오즉족 ;남들야 부족타 해도 나는야 족해

朝看萬峯生白雲 조간만봉생자운 ;아침에 만봉우리에서 흰구름 피어남 보노라면

自去自來高致足 자거자래고치족 ;절로 갔다 절로 오는 높은 운치가 족하고

暮看滄海吐明月 모간창해토명월 ;저물녁 엔 푸른 바다 밝은 달 토함을 보면

浩浩金波眼界足 호호금파안계족 ;끝없는 금물결에 眼界가 족하도다

春有梅花秋有菊 춘유해화추유국 ;봄에는 매화 있고 가을엔 국화 있어

代謝無窮幽興足 대사무궁유흥족 ;피고 짐이 끝없으니 그윽한 흥취가 족하고

一床經書道味深 일상경서도미심 ;책상 가득 經書의 맛이 깊어 있어

尙友千古師友足 상유만고사우족 ;千古를 벗삼으니 스승과 벗이 족하네

德比先賢雖不足 덕비선현수부족 ;은 선현에 비해 비록 부족하지만

白髮滿頭年紀足 백발만두년기족 ;머리 가득 흰 머리털, 나이는 족하도다

同吾所樂信有時 동요소락신유시 ;내 즐길 바 함께 함에 진실로 때가 있어

卷藏于身樂已足 권장우신낙이족 ;몸에 책을 간직하니 즐거움이 족하도다

俯仰天地能自在 부양천지능자개 ;하늘을우러르고 땅을굽어보아 능히자재로우니

天之待我亦云足 천지대아역운족 ;하늘도 나를 보고 족하다고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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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坐(독좌)-서거정(徐居正)

홀로 앉아서

 

獨坐無來客(독좌무래객) 

空庭雨氣昏(공정우기혼) 

魚搖荷葉動(어요하엽동) 

鵲踏樹梢翻(작답수초번)

 

홀로 앉아 찾아오는 손님 없이

빈 뜰엔 빗기만 어둑어둑

고기가 요동쳐 연잎이 움직이고

까치가 밟아 나무 끝이 출렁댄다

 

琴潤絃猶響(금윤현유향) 

爐寒火尙存(노한화상존) 

泥途妨出入(이도방출입) 

終日可關門(종일가관문)

 

거문고 눅었어도 줄에 아직 소리 있고

화로는 차가워도 불은 여전히 남아 있네

진흙길이 출입을 방해하니

종일 문 닫아 두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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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법비결

 

1. 점획 및 결자

 

곡이유직체(曲而有直體)

필획이 곡선이면서도 곧은 형체가 있어야 함.

직이유곡치(直而有曲致)

필획이 직선이면서도 굽은 필치가 있어야 함.

인우참치(鱗羽參差)

점획이 순서대로 엮어서 일률적으로 가지런하고 평평함이 없이

고기의 비늘과 새의 깃과 같이 들쭉날쭉하면서도 균형을 이루는 것.

밀불투풍 소능주마(密不透風 疎能走馬)

결자는 균등하고 평정해야할 뿐만 아니라 또한 기울고 치우치고 성글고 조밀한 변화가 있어서

<조밀함은 바람을 통하지 못하고 성글음은 말을 달릴 수도 있도록 해야 한다.(密不透風 疎能走馬)

점과 획은 서로 호응하 고 형태는 많은 자태가 있어야 하니

절대로 4개의 점을 한 모양으로 배 열해서는 안된다.

만약 바둑알처럼 같은 크기로 배열한다면 이를 바둑돌을 놓는다(布棋 포 기)라고 하고,

필획도 땔나무처럼 곧고 뻣뻣할 수 없으니

만약 그렇게 되 면 땔나무 묶어놓은 것(束薪 속신)이라고 한다.

이런 것들은 서예에서 모 두 금기로 하고 있다.

필단의연(筆斷意連)

필획은 끊어졌으나 필의는 연결되었다는 뜻이다.

행서나 초서를 쓸 때에 점과 획을 한꺼번에 할 수는 없어도 전체적 필의는 통하여야 한다.

장법 에서도 글자 하나하나가 서로 호응하여 일맥상통하는 기운을 이루어야 한다.

필세(筆勢)

필세란 글씨를 쓸 때 모필의 방향과 추세 및 서예 작품의 점과 획 및 결 구, 장법 등

서예 조합 형식에서 나타나는 동태적(생동하는) 형세를 말한 다.

운필할 때의 추향 동세의 변화는 점과 획에서

모나고() 둥글고() 감추고() 드러내고() 빠르고() 껄끄럽고()

마르고() 윤택하고 () 치우지고() 기울고() 크고() 작고()

굵고() 가는() 변화를 결정한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공간의 조합인 글자나 글자가 배열된 장법에서

다른 동태 형세로 험준, 평온, 웅혼, 수려, 고골, 청아, 강건,

우아 등의 예술 풍격을 결정하는 관건이 된다.

 

2. 용필

 

침착통쾌(沈着痛快)

침착통쾌는 용필법을 말한다.

글자를 쓰는 과정에서 행필은 침착하고 안온하나 더디고 막히지 않아야 하고,

상쾌하나 나부끼고 매끄럽지 않도록 함을 말한다.

침착과 통쾌는 서로 대립하는 필법이지만

뛰어난 서예가는 자연스럽게 이것들을 통일시켜 필력은 굳세고 필세는 유창하면서,

웅혼하고 장엄한 가운데 통쾌하게 신채가 날아오르는 작품을 표현한다.

침착 통쾌가 용필법이지만 용심법(用心法)이기도 하다.

붓을 잡고 서사를 할 때 침착 통쾌한 마음이 충만하여야 용필이 이에 응하고,

그런 용필이 있고 나서야 이에 응하는 필획과 글자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사를 할 때는 잡념이 없이 오직 침착 통쾌한 정신의 삼매경에 도달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서예가 예술 창작이지만 심성을 수련하는 수양법도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추획사(錐劃沙)

송곳으로 모래에 글을 쓰듯하라는 뜻인데,

그렇게 하면 획의 양쪽이 솟아나오고 획의 가운데는 오목하게 들어가 선이 생긴다.

이는 즉 장봉과 중봉으로 운필하라는 비유이다.

인인니(印印泥)

옛날 문서를 대나무 통에 넣고 진흙으로 봉한 다음 봉인을 찍었는데,

그럴 경우 진흙속으로 도장의 획이 모두 균일하게 수직으로 파고 들어가서

힘찬 자취를 남기게 된다. 이 역시 장봉과 중봉으로 운필하라는 비유이다.

옥루흔(屋漏痕)

벽에 금이 간 것처럼 또는 빗물이 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것처럼

일직선으로 획을 긋는 것이 아니라 좌우로 조금씩 움직이면서 내리 긋는 것을 말한다.

이는 자연스러운 변화를 비유한 것이다.

절차고(折叉股)

금속으로 만든 비녀의 구부러진 부분처럼 필획이 전절하는 곳에서

둥글고 힘이 있으면서 흔적이 드러나지 말아야 한다는 비유이다.

이는 전필(轉筆)의 방법을 비유로 설명한 것이다.

제안(提按)

필봉을 종이 위에 운행할 때 들어 올리고 누르는 것을 말한다.

제안은 글씨를 쓸 때 당연히 일어나는 현상이나

경중과 완급의 변화를 실어야 점획에 생명력이 있게 된다.

누르고 드는 것을 분명하게 표시하여야 하되 또한 거기에 경직되어서도 안된다.

제안과 경중과 지속과 전절이 융합 조화하여 생동감이 있는 필획이 탄생한다.

경중(輕重)

운필할 때 필력의 무겁고 가벼움을 말한다.

따라서 필봉을 눌러서 필획이 굵다고 반드시 무거운 것이 아니며,

필선이 가늘다고 반드시 경쾌한 것이 아니다.

필력이 무거우면 침착, 질박, 혼후한 느낌이 들고,

필력이 가벼우면 편하고 수려하며 온화한 느낌이 든다.

이 운필법에서의 경중은 결구법에서의 허실과는 다른 개념이다.

지속(遲速)

운필 속도의 더디고 빠름을 말한다.

필획과 필획으로 이루어진 글자에 음악성(리듬)을 형성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지속은 제안 경중이라는 음색을 살려서

음악적 율동감을 창조하는 주인과 같다.

이때 돈필(행필을 잠깐 멈춤)도 운울 구서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붓을 내리는 데 더디고 무거우면 연미해지고 급하고 빠르면 유창해진다.

이렇듯이 한결같이 더디고 무겁게 하거나 한결같이 빠르게만 해서는 안된다.

너무 더디거나 너무 너무 빨라도 필획에 병이 생긴다.

또한 더디고 빠름이 무거움과 가벼움과 적절하게 배합되어야

점획이 살아나서 살아있는 글자가 된다.

하나의 점획이 빠른 점획도 있고 느린 점획도 있으며,

하나의 점획이라도 빠른 부분도 있고() 느린 부분도 있으며()

움직이는 부분도 있고() 멈추는 부분도 있어서() 조화를 이룬다.

지속으로 질삽(疾澁)이 만들어진다.

전절(轉折)

하나의 필획이 중간에서 방향을 바꿀 때에 사용하는 기법이다.

()은 필획이 중간에서 방향을 바꿀 때에 모가 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의 요령은 필획이 방향을 바꿀 때에 붓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즉 제안(提按:붓을 들거나 누르는 것)만 있고 절(:필호를 꺾는 것)

(:붓을 멈추는 것)은 없다. 이를 절차고(折叉股:구부러진 비녀의 무릎)로 비유한다.

금속으로 만든 비녀의 구부러진 부분처럼 필획이 전절하는 곳에서

둥글고 힘이 있으면서 흔적이 드러나지 말아야 함을 비유한다.

 

질삽(疾澁)

()은 필획의 속도가 빠른 것을 말하고,

()은 붓을 지면에 매끄럽게 보내지 않음으로써

지면에 발생하는 마찰을 말하는데 다른 말로 한다면 <꺼끌꺼끌함>이다.

즉 운필하는 붓의 끝에서 꺼끌꺼끌한 느낌 즉 마찰 저항의 느낌을 받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자연히 필획에 힘이 생기게 된다.

삽세는 배가 물을 거슬러 올라갈 때 물의 저항을 이기면서 올라가는 기세와 같고,

질세는 물을 따라서 내려가는 배의 기세와 같다고 표현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그러니 삽세는 질세보다 상대적으로 느리다.

그러나 삽()도 붓을 너무 느리게 움직이면

필획이 판에 박힌 듯이 되어 생기가 없어지므로 너무 느려도 안된다.

()도 너무 빠르면 필획이 너무 가벼워질 수가 있으므로 너무 빨라도 안된다.

질삽(疾澁)도 제안(提按)과 경중(輕重)과 지속(遲速)과 전절(轉折)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며

이 모두는 중봉으로 행해져야 한다.

또한 질세(疾勢)라고 하더라도 삽기(澁氣:꺼끌꺼끌한 기운)가 없어서는 안된다.

아무리 유창한 필획이라도 반드시 삽기를 함축하고 있어야 한다.

다만 질세가 삽세보다 속도가 빠르므로 질세라고 한 것이다.

하나의 필획에서 (특히 긴 필획에서는) 삽세로 행필하다가

도중에 질세로 바뀌고 다시 삽세로 바뀌는 등 하나의 필획에서도

질세와 삽세의 변화가 나타난다.

동정(動靜)

글씨의 필획에서 보이는 동적인 형태와 정적인 형태를 말한다.

글자는 동의 형태와 정의 형태가 조화를 이루어 완성되어야 한다.

정의 형태는 안정, 평화, 맑음, 조용함, 장중, 그윽함 등의 특색을 가지고 있으나

어리석고 판에 박히거나 생기가 결핍되기 쉽다.

동의 형태는 활발, 생동, 생명력이 풍부하지만

소란스럽고 난잡하며 질서감이 결핍되기 쉽다.

이렇게 동과 정은 장단점이 있으므로 서로 도와주면서 통일을 이루어야 한다.

이러한 통일은 반드시 주와 종이 있어야 비로소 풍부하고 다채로우며

의미가 무궁한 서예가 될 수 있다.

해서는 정에 속하므로 반드시 필획에 동의 요소를 가미하여야 하며

초서는 동에 속하므로 반드시 정의 요소를 가미하여야 한다.

특히 초서에 동만 있고 정이 없는 것은 절대로 금하는 것이다.

급하고 신속하게 솜처럼 연결하는 것은 동이고 누르고 머물러 필봉을 전환하는 것은 정이다.

 

 

절주(節奏)

절주는 음악에서 강약 완급 장단 등의 현상이 규율 있게 교체하여 나타나는 것처럼

서예에서도 음악처럼 장단 경중 완급 등과 같은 것이 있는 것을 말한다.

이는 점획 뿐 아니라 결구와 장법 등 모든 것에 존재한다.

먼저 점획으로 말하면 기필 행필 수필의 빠르고 느림에 모두 일정한 절주가 있다.

예를 들면, 필봉을 운행하여 붓을 일으키고 걸터앉혀서 머물러 세를 쌓을 때는(기필)

조금 느리게 하고, 행필할 때는 빠르게 하며,

붓을 거두어 꼬리를 보호할 때(수필) 또한 조금 느리게 하나 기필 보다는 조금 빠르게 한다.

왜냐하면 이는 이미 하나의 필획을 결속시키고

또한 다음 필획을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빠르고 느리며 가볍고 무거운 절주의 반복이 한 글자, 한 행에 있도록 하면서

서예작품을 완성하여야 한다.

많은 필획으로 구성된 글자는 비록 점과 획에서 절주의 동작이 규율적으로 반복하지만

글자체의 굵고 가늠, 빠르고 느림의 변화 이외에 이들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서로 다른 변화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 가로획, 세로획은 상대적으로 느리고, (삐침), (파임),

갈고리는 상대적으로 빠르며, 또한 별획은 가늘고 날획은 굵은 것 등이다.  

장단의 변화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한 글자가 이와 같고 글자마다 이와 같이 중복되고 반복되어야 한다.

필획의 절주감은 직접적으로 결자의 포백에 영향을 준다.

필순이 이어지는 곳에도 절주감이 있고, 필세의 문제도 이에 관련하여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단정한 해서는 어리석고() 막힘을() 피할 수 있고,

유창한 초서는 뜨고() 매끄러운 것을() 피할 수 있다.

행서와 초서에서는 특히 중요하다.

흔히 보이는 절주의 표현 형식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단연(斷連)은 한 글자의 점과 획 사이와 글자 사이에서 나타나는 끊어짐과 이어지는 절주이고,

조세(粗細)는 굵고 가는 것의 절조인데 굵은 것은 무겁고 가는 것은 가벼우니

곧 경중의 변화 절주이다.

소밀(疏密:성글고 빽빽함)과 대소(大小:크고 작음)도 초서에서 일반적으로 운용하는 것이다.

공백은 실제로 소밀의 문제이지만 초서에서는

때로 단락 사이에서 머물러 공백의 쉼을 나타내어

마치 노래를 부를 때 잠시 멈추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나타낸다

위에서 나열한 것은 설명을 위한 것일 뿐

서예의 절주 형식은 위에서 나열한 모든 것들을 종합하여 운용하는 것이다.

 

 

운율(韻律)

음악에 조화의 소리가(하모니) 있듯이

서예도 마찬가지로 조화와 통일을 이룬 용필, 필의, 절주가 있다.

어떠한 용필, 필의, 절주 등을 막론하고

작가의 정감과 표현으로 나타난 경지로 규정하여야 한다.

이로부터 전체적으로 특정한 기파, 풍격, 격조를 형성하는 것이

바로 서예에서 말하는 운율이다.

이 운율로 화창, 화평, 의기, 울분 등 작가의 정서도 표현된다.

역입평출(逆入平出)

기필할 때 행필하려는 반대방향으로 필봉을 거슬려 들인 다음

다시 반대로 전환하여 운행하는 필법이다.

이렇게 될 때에 붓털이 평평하게 펴지게 되어

만호제력(萬毫齊力:모든 붓털에 힘이 고루 미치게 됨)이 이루어지게 된다.

, 역입과 장봉으로 운필하라는 말이다.

병필(病筆)

예술효과가 떨어지는 점과 획을 말한다.

예를 들면 막히고(), 판에 밖힌 듯 하고(), 새긴 듯 하고(),

맺히고(), 흩어지고(), 어리석고(), 생기가 없고(),

뜨고(), 매끄럽고(), 얇고(), 약한 것() 등이다.

주된 원인은 필력부족, 지나치게 빠르거나 느린 행필,

붓에 먹물이 너무 많을 경우,

붓과 종이와 먹의 성질에 대한 인식과 파악이 마땅하지 않음 등 다양하다.

팔병(八病)

학슬(鶴膝), 봉요(蜂腰), 절목(折木), 시담(柴擔), 정두(釘頭),

서미(鼠尾) 죽절(竹節) 해조(蟹爪) 8가지 형상을 비유로 들어서

잘못된 필획을 설명한 것이다. 이밖에 춘인(春蚓), 사사(死蛇)가 있다.

학슬(鶴膝)은 학의 무릎과 같이 필치가 굵고 우둔하며

점과 획의 굵고 가는 것이 확연하게 다른 것이다.

혹 날획(파획,파임)에 단지 두 번의 꺾음이 있고 꺾는 곳이 너무 무거워

이를 학 무릎의 굵은 마디와 비슷하여 보기 좋지 않음을 말한다.

봉요(蜂腰)는 벌의 허리라는 뜻인데 가로획을 쓸 때의 병폐이다.

가로로 붓을 일으킬 때와 붓을 거둘 때가 너무 무겁고

행필할 때 한 번에 매끄럽게 지나가면 양쪽 가장자리가 굵고 우둔하고

중간은 가늘고 약하여 벌의 허리처럼 서로 어울리지 않는 점획이 된다.

절목(折木)은 부러진 막대기라는 뜻으로

기필과 수필에서 붓을 들고 누르고 감추고 거두는 동작이 없이 붓을 믿어 일으키고

붓에 맡기어 거둔 결과 필획의 양 가장자리가 마르고 껄끄러워

마치 부러진 나무 막대기와 같다는 비유이다.

시담(柴擔)은 땔나무를 매고 있는 모양이라는 뜻으로

가로획을 쓸 때 양쪽 머리가 우둔하고 무겁게 아래로 쳐지고

중간은 구부러져서 위로 솟은 모양이 마치 땔나무를 짊어진 것 같다는 비유이다.

정두(釘頭)는 못대가리라는 뜻이고 서미(鼠尾)는 쥐꼬리라는 뜻인데

주로 별획(약획, 삐침)을 쓸 때 생기는 병필 현상이다.

별획을 회봉할 때 비틀고 떠서 매끄럽게 하며,

수필에서 끝이 뾰족하고 가늘어 힘이 없는 것을 가리킨다.

죽절(竹節)은 대나무 마디라는 뜻인데

세로획을 쓸 때 위 아래의 양 가장자리를 기울여 평평하게 하여

형태가 마치 대나무 마디와 같은 것을 가리킨다.

해조(蟹爪)는 게의 발 형상과 같은 것으로

안진경 글씨의 갈고리를 과장한 습기의 병필이다.

살짐이 골력보다 많으나 갈고리가 오히려 지나치게 가늘어

게의 발과 같은 형상을 말한다.

그 외에 춘인(春蚓)은 봄 지렁이, 사사(死蛇)는 죽은 뱀인데

이 모두 필획이 구부러진 형상이 봄에 막 나온 지렁이,

죽은 뱀과 같이 연약하고 힘이 없는 것을 가리킨다.

 

3. 서예심법

 

의선필후(意先筆後)

운필을 할 때 붓 보다 뜻이 먼저 가야 한다는 뜻으로

미리 점획과 결자를 마음속으로 결정하여 함을 말함.

의재필선(意在筆先) 또는 의재필전(意在筆前)이라고도 함.

자거심후(字居心後)

글자는 마음이 결정하고 난 다음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으로

의선필후와 같은 의미임.

낙필할 때 붓의 기점을 얻는다는 것은 작자하기 전에 붓을 들어

허공에서 행보를 시작함에 뜻이 붓의 앞에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물론 이 때 결자와 필의까지 결정되어있어야 한다.

구상이 낙필에 앞서야 필의를 구사할 수가 있다.

득지우심 응지우수(得之于心 應之于手)

필법은 마음으로 터득하여 손으로 응하게 한다는 뜻으로

마음으로 필법을 터득하는 것을 중시한 말임.

 

 

임서시 유의사항

 

1. 법첩을 자세하게 관찰하면서 운필의 필의(筆意)와 결자구조를 파악한다.

2. 법첩을 보면서 빈손으로 점획과 결자를 연습하여

글자의 획순과 점획의 필의, 결자의 구조를 암기한다.

이를 공서(空書)라고 한다.

처음에는 법첩의 글자를 보면서 똑같이 공서하고,

다음에는 법첩을 보지 않고 글자 전체를 공서하여야 한다.

글자의 획을 하나하나 보면서 임서하면 지리멸렬하여 글자를 익히지 못하게 되고,

글씨를 쓰는 것이 아니라 그리게 된다.

또한 글자에 획들의 기맥이 통하여 흐르지 않게 된다.

공서를 할 경우 공서하는 허공에 나타나는 글자의 이미지를 상상하여 머릿속에 기억하여야 한다.

이것은 실제 종이위에 쓰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으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3. 붓을 들어서 법첩을 보지 않고 쓴다. (이를 배임(背臨이라고 한다.)

공서를 통하여 익힌 것을 실제로 종이 위에 표현하는 것이다.

글자가 복잡하여 쓰는 도중 공서로 글자를 암기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부득이 법첩을 볼 수밖에 없으나 이럴 경우 반드시 글자를 암기하도록 하여야 한다.

3. 종이위에 임서한 필획이나 글자를 법첩과 비교하여 잘못된 곳을 찾아

자기비정(自己批正)을 하여야 한다.

조율첨삭을 하고 난 다음 다시 배임을 하고,

그래도 같지 않으면 계속 배임을 하여 같게 된 다음에 다음 글자로 넘어간다.

 

글자를 쓸 때 고려해야 할 사항

 

1. 위치 : 기필의 위치와 접획의 위치

2. 각도 : 기필의 각도와 출봉의 각도

3. 방향 : 점획의 방향과 곡직(곧고 굽어짐)

4. 길이 : 점획의 길이

5. 속도 : 행필의 느리고 빠름(동정, 제안, 경중을 포함한다.)

6. 굵기 : 필획의 굵기(한 획에서도 굵기가 다르고 획도 그렇다.)

7. 필맥 : 점획간의 기운의 연결

8. 간격 : 획간의 간격(間架)

9. 균형 : 글자 전체의 조형적 미()

 

위의 9가지 사항은 자기비정을 할 때도 반드시 참고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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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생법(九生法)

글씨는 주변환경이나 쓸 당시의 정신 상태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다. 어수선한 환경이나 맑지 못한 정신으로서는 좋은 글씨를 쓸 수가 없는 것은 당연하다. 주변 상황도 그렇지만 서(書)의 직접적인 매개체가 되는 문구나 용품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좋은 글씨를 쓰기 위해 갖추고 지켜야 할 사항에 대해 논한 것으로서 구생법(九生法)이라는 것이 있다. 생(生) 이라고 하는 것은 "새롭다, 혹은 새로운 것"이라는 뜻으로 곧 썩거나 묵은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갖추어야 할 아홉가 지 생(生)을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첫번째는 생필(生筆)이다. 글씨를 쓰고나서 붓을 빨지 않아 먹이 굳은 채로 있는 것을 다시 사용해서는 온전한 글씨가 될 수 없 다. 깨끗이 빨아 호(毫)도 가지런히 정돈된 붓이 바로 생필(生筆)이다.

두번째는 생지(生紙)이다. 화선지를 바람이 부는 곳에 놓아 두거나 하면 조직이 팽창해서 글씨를 쓸 경우 먹발이 좋지 않을 뿐 만 아니라 붓이 지면에 닿기 바쁘게 번지게 된다. 오랫동안 바람을 쏘이거나 햇빛에 직접 노출된 화선지는 적합치 않다.

세번째는 생연(生硯)이다. 먼지나 때가 묻지 않은 벼루를 말한다. 벼루에는 사용할 때만 물을 붓고 쓰고 난 후에는 반드시 먹을 깨끗이 닦아서 말려두지 않으면 안된다. 갈아 놓은 먹을 그대로 놓아두면 찌꺼기가 응고되어 좋은 먹물을 얻을 수 없다.

네번째로 생수(生水)이다. 먹을 갈 물은 새로 푼 물이라야 한다는 뜻에서 생수라고 한다.

다섯번째로 생묵(生墨)이다. 먹물은 필요한 만큼만 갈아서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남겨둔 먹물이 너무 오래되면 광택이 없어지 고 좋은 먹빛을 발휘할 수 없다. 그러나 즉시 간 먹을 바로 쓰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 먹을 간 뒤 30분 정도의 여유를 두어 먹 과 물이 충분히 용해된 후에 글씨를 쓰는 것이 좋다.

여섯번째로 생수(生手)이다. 글씨는 손으로 쓰는 것이므로 손의 상태가 좋을 때 쓰는 것이 이상적이다. 손이 피곤하면 역시 좋 은 글씨를 쓸 수 없다.

일곱번째로 생신(生神)이라는 것이다. 신(神)이란 정신을 말한다. 글씨를 쓸 때는 고요한 생각, 자기의 정신을 한 곳에 모아 그 야말로 정신을 통일시켜 잡념없는 생생한 기분으로 쓰지 않으면 안된다.

여덟번째로 생안(生眼)이다. 눈의 상태가 나쁘면 글씨를 쓰는데 많은 장애가 생긴다.

마지막으로 생경(生景)이다. 이것은 글씨를 쓸 당시의 주위 환경을 말한다. 날씨도 맑고 주위도 깨끗이 정리된 상태에서 글씨도 좋은 것이 나올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철저하게 지켜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실제적으로 이 아홉가지를 모두 갖춘 뒤 글씨를 쓴다는 것은 다소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좋은 글씨를 쓰기 위해 이 아홉가지를 마음에 새기고 노력한다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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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언 대구(五言對句)  600가지 모음.

 

水流元入海 月落不離天수류원입해 월락불이천 

* 설교의 방법은 여러 가지지만 본분은 하나다.

 

鏡分金殿燭 山答月樓鐘경분금전촉 산답월누종

* 마음이 밝으면, 邪正이 드러나고, 겸허하면, 만물이 응한다.

 

麝香眠石竹 鸚鵡啄金桃사향면석죽 앵무탁금도

* 짐승은 풀을 의지하고 새는 과일을 먹는다.

 

臘雪連天白 春風逼戶寒납설연천백 춘풍핍호한

* 섣달 풍경이다.

 

傾盡此時意 三更過孟津경진차시의 삼경과맹진

* 지기의 사이라 주고받고 하는 사이 나루를 건넜다.

 

山花開似錦 澗水湛如藍산화개사금 간수담여람

* 경치가 절호하다.

 

語不令人會 須得人譯之어불영인회 수득인역지

* 그르칠라. 착한 스승 찾아라.

 

語不分人會 須得人譯之어불분인회 수득인역지

* 어(語)는 누구나 아는 것이 아니다. 실력이 있는 사람이 아니고는.

智人之明鑒 佛法之至論지인지명감 불법지지론

* 지인(智人)은 모르는 것이 없고 佛法은 세계 제일.

 

說說衆生說 三世一時說설설중생설 삼세일시설

* 설법은 중생 근기에 따르고 삼세 또한 일시로다.

 

雪消山骨露 雲出洞中明설소산곤로 운출동중명

* 눈이나 구름을 제거하면 마음이 환히 밝아진다.

 

掬水月在手 弄花香滿衣국수월재수 농화향만의

* 닫는 곳마다 본지풍광.

 

春色無高下 花枝自長短춘색무고하 화지자장단

* 평등한 가운데 차별이 있다.

 

石壓箏斜出 岸懸花倒生석압쟁사출 안현화도생

* 환경에 따라 생을 영위한다.

 

家無白澤圖 如此有妖怪가무백택도 여차유요괴

* 白澤圖는 귀신 막는 부적이니 본심에 비유한 말.

 

蹈破太虛空 鐵牛也汗出도파태허공 철우야한출

* 대오 철저하기란 용이하지 않다. 전신에 땀을 빼야지.

 

薰風自南來 殿閣生微凉훈풍자남래 전각생미량

* 여름 더위에 남풍이 불어오니 시원하다.

 

六月買松風 人問恐無價유월매송풍 인문공무가

* 유월 염천에 송풍이야 돈으로 살 수 있나.

西風一陣來 落葉兩三片서풍일진내 낙엽양삼편

* 가을바람에 낙엽 떨어지기 시작한다.

 

泣露千般草 吟風一樣松읍로천반초 음풍일양송

* 泣露는 풀이 이슬에 젖는 모습.

 

此夜一輪滿 淸光何處無차야일륜만 청광하처무

* 둥근 달 비치지 않는 곳이 어디메뇨.

 

一片月生海 幾家人上樓일편월생해 기가인상누

* 달빛이 좋구나.

 

到頭霜夜月 任運落前溪도두상야월 임운낙전계

* 때마침 찬 달빛이 앞 시냇물에 떨어졌다.

 

誰人知此意 令我憶南泉수인지차의 영아억남천

* 누가 알랴 내가 남전스님 생각함을.

 

似虎多雙角 如牛缺尾巴사호다쌍각 여우결미파

* 기묘한 짐승이로다. 본분을 가리킨 말.

 

出林虎方怒 橫岡蟒正嗔출림호방노 횡강망정진

* 큰 스승의 날카로운 기세.

 

將謂胡鬚赤 更有赤鬚胡장위호수적 갱유적수호

* 호인의 수염 붉다더니 붉은 수염의 호인.

 

天台華頂秀 南岳石橋高천태화정수 남악석교고

* 天台山에는 華頂봉이 제일이요. 南岳에는 石橋가 높다.

十方無虛空 大地無寸土시방무허공 대지무촌토

* 법계를 두루 하여 법신이 충만하다.

 

無物堪比倫 敎我如何說무물감비윤 교아여하설

* 본분의 일은 비교할 수도 설명할 수도 없다.

 

松無古今色 竹有上下節송무고금색 죽유상하절

* 솔 푸름과 대의 마디 그대로가 본분.

 

行到水窮處 坐看雲起時행도수궁처 좌간운기시

* 무심한 경계의 작용.

 

神通並妙用 荷水也搬柴신통병묘용 하수야반시

* 불법의 신통은 일상생활에 있다.

 

大行山下賊 南岳嶺頭雲대행산하적 남악영두운

* 적과 구름은 선지식에 비유한 말.

 

看盡瀟湘景 和舟入畵圖간진소상경 화주입화도

* 瀟湘 절경에 내가 탄 배 한 폭의 그림.

 

海枯終見底 人死不知心해고종견저 인사부지심

* 바다는 마르면 밑이 보이겠지만 사람이 죽으면 마음 어디로 가나.

 

威雄震十方 聲價動寰宇위웅진시방 성가동환우

* 도인의 덕화가 큼을 말함.

 

劒握甑人手 魚在謝郞船검악증인수 어재사랑선

* 甑人는 사람의 목을 자르는 관원.

 

石從空裏立 火向水中焚석종공리입 화향수중분

* 정식분별을 여윈 작용.

 

一字不着劃 八字無兩丿 일자불착획 팔자무양별

* 나기 전 면목에 착안하라. 丿 삣침 별.

 

天上道一句 人間也知否천상도일귀 인간야지부

* 향상(向上) 一句는 보통 귀로는 들을 수 없다.

 

出沒太虛中 吹毛曾不動출몰태허중 취모증부동

* 본심의 자재한 묘용.

 

夜來風雪惡 木折古岩前야래풍설악 목절고암전

* 모진 바람에 나무가 부러진다.

 

豹隱南山霧 鵬搏北海風표은남산무 붕박북해풍

* 도인의 모습.

 

破鏡不重照 落花難上枝파경부중조 낙화난상지

* 한번 그르친 일을 다시 돌이키지 못한다.

 

碎佛祖玄關 瞎人天眼目쇄불조현관 할인천안목

* 불조의 현지(玄旨)를 통달하고 인간, 천상의 눈을 부순다.

 

禹力不到處 河聲流向西우력부도처 하성유향서

* 우왕이 치수하였으나 완전하지는 못했다.

劒刃上走馬 火焰裏藏身검인상주마 화염리장신

* 불조의 자재한 묘용.

空手把鋤頭 步行騎水牛공수파서두 보행기수우

* 일편(一片)의 법신으로 짜임새 없다.

 

武陵春已老 臺榭綠陰多무릉춘이로 대사녹음다

* 무릉도원의 경지. 榭:정자 사.

 

路從平處嶮 人向靜中忙노종평처험 인향정중망

* 길이 험하니 조심하라. 고요하면 망상이 떠오른다.

 

覓火和烟得 擔泉帶月歸멱화화연득 담천대월귀

* 불 있으면 연기 나고 물엔 달이 비친다.

 

巧匠運斤斧 斫木不坪繩교장운근부 작목불평승

* 목수는 먹줄을 쓰지 않는다.

 

將謂吾負汝 元來汝負我장위오부여 원래여부아

* 내가 잘못인줄 알았더니 너도 잘못이었다.

 

受災如受福 受降如受適수재여수복 수항여수적

* 고생해야 성공한다. 적에 이겼다고 방심 말라.

 

用盡自己心 笑破他人口용진자기심 소파타인구

* 스승은 친절을 베풀어 제자를 깨닫게 한다.

 

有理伸不得 有口問不得유리신부득 유구문부득

* 스승 앞에 나가면 기가 죽어진다.

千牛拽不回 快鷂趂不及천우예불회 쾌요진불급

* 조실스님을 멀리해서는 깨닫지 못한다.

 

淸風生八極 老虎出南山청풍생팔극 노호출남산

* 淸風이 八방에서 부니 호랑이 남에 나타났다.

 

桃李火中開 黃昏後日出도리화중개 황혼후일출

* 정식 분별을 여윈 본분의 활구.

 

慾得周郞顧 時時誤拂絃욕득주랑고 시시오불현

* 행여나 임이 집 앞을 지날까 거문고 치며 기다린다.

 

國淸才子貴 家富少子驕국청재자귀 가부소자교

* 정치 잘 되면 노는 사람 없고 집이 부하면 아들이 거만해진다.

 

多年尋劍客 今日逢作家다년심검객 금일봉작가

* 오랫동안 선지식을 찾다가 오늘 겨우 만났다.

 

棒下無生忍 臨機不讓師봉하무생인 임기불양사

* 조실스님은 인정을 두지 않는다.

 

披毛從此得 作佛亦從他피모종차득 작불역종타

* 지옥에 떨어지나 부처가 되는 것은 마음 쓰기에 달렸다.

 

若是陶淵明 攢尾便歸去약시도연명 찬미변귀거

* 陶淵明은 호주가. 攢尾는 눈썹 찡그리는 것.

 

不入驚人浪 難尋稱意魚불입경인랑 난심칭의어

* 위험을 무릅쓰지 않으면 큰 인물 못된다.

直透萬里關 不住靑霄裡직투만리관 부주청소리

* 대오 철저하였어도 거기에 머물면 안 된다.

 

家貧未是貧 道貧愁殺人가빈미시빈 도빈수쇄인

* 경제적 빈곤은 빈곤이 아니다. 정신 빈약은 사람을 해친다.

 

君看此花枝 中有風露香군간차화지 중유풍로향

* 꽃가지는 마음이요. 風露香은 법의 묘리에 비유한 것.

 

打破鳳凰關 着靴水上立타파봉황관 착화수상입

* 鳳凰關은 천지허공을 말함이니 무작의 묘용.

 

死脫夏天衫 生着冬月襖사탈하천삼 생착동월오

* 夏天衫은 홑옷. 冬月襖는 겹옷(여탈자재).

 

本來無位次 何處覓蹤由본래무위차 하처멱종유

* 본래 성불인데 미하고 오함이 어디 있느뇨.

 

多年籠中鳥 今日負雲蜚다년농중조 금일부운비

* 생사에 헤매던 몸 오늘에야 깨쳤다.

 

林下十年夢 湖邊一咲新 임하십년몽 호변일소신

* 山속에 오랫동안 있다가 지금 꿈이 깨어 호수 변에서 가가대소.

 

我行荒草裏 汝又入深林아행황초리 여우입심림

* 서로가 같은 견식으로 우열이 없다.

 

若不同床臥 爭知被底穿약불동상와 쟁지피저천

* 동고동락이면 서로 통한다. 깨달은 사이면 천리동풍.

詩向快人吟 酒逢知己飮시향쾌인음 주봉지기음

* 快人은 知己 상통하는 사이. 知己는 참된 벗.

 

相識滿天下 知心能幾人상식만천하 지심능기인

* 외모는 알아볼 수 있어도 마음속은 알 수가 없다.

 

久旱逢初雨 他鄕遇舊知 구한봉초우 타향우구지

* 반가운 소식이다.

 

布鼓當軒擊 誰是知音者포고당헌격 수시지음자

* 열심히 지도하나 그 뜻 알아주는 자 누군가.

 

三日不相見 莫作舊時看삼일불상견 막작구시간

* 옛날 사람인줄 아나.

 

驗人端的處 下口卽知音험인단적처 하구즉지음

* 한마디에 곧 알아듣는다.

 

求朋須勝己 似我不如無구붕수승기 사아불여무

* 친구는 나보다 나은 사람을 택하라.

 

始隨芳草去 又逐落花回시수방초거 우축낙화회

* 깨닫기 전 수행과 깨달은 뒤의 수행.

 

一九與二九 相逢不出手일구여이구 상봉불출수

* 서로 만나 손을 내밀지 않음.

 

一莖兩莖曲 三莖四莖斜일경양경곡 삼경사경사

* 꽃나무 줄기 구부려져 있다.

欲窮千里目 更上一層樓욕궁천리목 경상일층누

* 먼 장래를 내다보고 일층 노력하라.

 

萬口同一舌 四海同一家만구동일설 사해동일가

* 四海동포 同一 家.

 

非千人之英 則萬人之傑비천인지영 즉만인지걸

* 千人지장은 英이오, 萬人지장은 傑이다.

 

此夜一爐火 渾家身上衣차야일노화 혼가신상의

* 홑옷이지만 화롯불 때문에 속옷 입은 것과 같다.

 

十方無壁落 四面又無門시방무벽낙 사면우무문

* 시방법계 구획이 없이 하나다.

 

繫馬西門柳 思聞去夏蟬계마서문유 사문거하선

* 작년 일을 다시 생각한다.

 

維摩懶開口 枝上一蟬吟유마나개구 지상일선음

* 維摩거사의 설법보다 매미의 설법이 좋다.

 

八八六十四 卦中定吉凶팔팔육십사 괘중정길흉

* 周易에는 六十四卦가 있다. 이로 모든 吉凶을 점친다.

 

一六三四二 直言四七一일육삼사이 직언사칠일

* 이 무슨 수인고.

 

六月滿天雪 渾身冷如鐵유월만천설 혼신냉여철

* 온화한 가정에 한 사람의 성냄이 온 집안이 서늘해진다.

大盡三十日 小盡二十九대진삼십일 소진이십구

* 큰 달은 三十日 작은 달은 二十九.

 

無手人行拳 無口人叫喚무수인행권 무구인규환

* 속박에서 벗어난 사람. 자재한 동작.

 

三冬枯木秀 九夏雪花飛삼동고목수 구하설화비

* 정식(情識)으로서는 이해 못할 작용.

 

相見呵呵笑 園林落葉多상견가가소 원임낙엽다

* 지기지간에 만났으니 落葉의 임운무작(任運無作)의 용(用)과 같다.

 

晴乾開雨露 無事設曹司청건개우로 무사설조사

* 가뭄에 비 내리니 방에서 책이나 볼까.

 

若逢親切問 端的不饒君약봉친절문 단적불요군

* 진실한 질문에는 인정사정이 없다.

 

以百億日月 爲一筵燈燭이백억일월 위일연등촉

* 해달같이 밝으므로 일석(一席)의 등불이 아닐 수 없다.

 

臨危而不變 方是丈夫兒임위이불면 방시장부아

* 만사에 태연자약하니 가히 丈夫로다.

 

黃昏鷄報曉 半夜一頭明황혼계보효 반야일두명

* 암중명 명중암 평등 즉 차별.

 

石長無根樹 山含不動雲석장무근수 산함부동운

* 석산의 수목, 심곡의 구름.

機輪未曾轉 轉必兩頭走기륜미증전 전필양두주

* 생각을 일으키면 상대의 二物을 생한다.

 

淸流無間斷 碧樹不曾凋청유무간단 벽수부증조

* 물은 쉬지 않고 나무는 사시 청청.

 

道卽太煞道 只道得八成도즉태살도 지도득팔성

* 八成은 八分 즉 충분하지 않다. 太煞은 심(甚)하다는 뜻.

 

只許老胡知 不許老胡會지허노호지 불허노호회

* 老胡는 달마대사, 알기는 알았으나 알았다고 할 수 없다. 無門關 9則.

 

雖有逆水浪 且頭上無角수유역수낭 차두상무각

* 파도를 일으킬 수는 있으나 이 용에는 뿔이 없다.

 

不因夜來雁 爭知海門秋불인야래안 쟁지해문추

* 기러기 아니었던들 가을 옴을 어찌 알았으랴.

 

天華莫狼藉 吾匪解空人천화막낭자 오비해공인

* 수보리는 불제자 가운데서 해공(解空) 제일. 고로 天華가 내린다고 했다.

 

不入洪浪裏 爭見弄潮人불입홍낭리 쟁견농조인

* 파도 속에 들어가지 않고는 파도를 농(弄)하는 사람을 만나지는 못한다.

 

不行尊貴路 爭透上頭關불행존귀로 쟁투상두관

* 선지식의 문에 들지 않으면 깨닫지 못한다.

 

衲被蒙頭坐 冷暖了無知납피몽두좌 냉난료무지

* 衲被蒙頭는 장삼을 뒤집어쓰고 좌선함을 말한다.

五更一盂粥 辰時一頓飯 오경일우죽 진시일돈반

* 五更은 새벽을 말하고 辰時는 열시를 말한다.

 

採菊東蘺下 悠然見南山 채국동이하 유연견남산

* 유유자적한 모습.

 

長伸兩脚睡 無僞亦無眞 장신양각수 무위역무진

* 무심의 경계.

 

世尊有密語 迦葉不覆藏 세존유밀어 가섭불복장

* 이심전심.

 

幸有瑞世雨 何須一聲雷 행유서세우 하수일성뇌

* 때마침 단비 내리니 뇌성이 무슨 소용 있으랴.

 

瓠子曲灣灣 冬瓜直儱侗 호자곡만만 동과직롱동

* 瓠子는 표주박. 冬瓜는 수세미. 儱侗은 척 늘어진 모습. 儱:미숙한 모양 롱.

 

暗裏施文彩 明中不見蹤 암리시문채 명중불견종

* 밤에는 광채 내더니 낮에는 그 빛을 잃는다.

 

龍吟初夜後 虎嘯五更前 용음초야후 호소오경전

* 스산한 광경을 말함.

 

誰知遠烟浪 別有好思量 수지원연낭 별유호사량

* 망망한 물결 속에 선문(禪門)의 好思量이 있을 줄 누가 알랴.

 

要知山上路 須是去來人 요지산상노 수시거래인

* 산길은 산에 왕래하는 사람에게 물으라.

枯桑知天風 海水知天寒 고상지천풍 해수지천한

* 자연 그대로다.

 

十年歸不得 忘却來時道 십년귀부득 망각내시도

* 긴 세월 수행 끝에 깨달으면 그 온길 살피라.

 

胡光迷翡翠 草色醉蜻蜒 호광미비취 초색취청연

* 翡翠는 예쁜 새 이름. 蜻蜒은 잠자리.

 

利劍截虛空 萬象鳴瀑瀑 이검절허공 만상명폭폭

* 명검으로 허공을 가르니 만물이 요란하게 소리 낸다.

 

依稀松屈曲 彷彿石爛班 의희송굴곡 방불석난반

* 소나무의 구불구불한 모습. 못생긴 돌 모양 같기도 하다.

 

有梅添月色 無竹欠秋聲 유매첨월색 무죽흠추성

* 매화에 월색이 따르고 대나무엔 가을바람이 따른다.

 

只可自怡悅 不堪持贈君 지가자이열 불감지증군

* 상쾌한 경계 제 눈으로 보기 전에는 말 못한다.

 

瀟湘圖上看 分外好精神 소상도상간 분외호정신

* 그림에서 보아도 瀟湘의 경치는 참 훌륭하다.

 

泉聲中夜後 山色夕陽時 천성중야후 산색석양시

* 밤중의 고요한 물소리 해질 때의 산 경치.

 

樹密猿聲響 波澄雁影深 수밀원성향 파징안영심

* 밀림 속의 원숭이 소리, 잔잔한 물의 기러기 그림자.

木鷄鳴子夜 芻狗吠天明 목계명자야 추구폐천명

* 子夜는 밤중, 芻狗는 짚으로 만든 개.

 

陰陽不到處 一片好風光 음양부도처 일편호풍광

* 평등일색이니 말로 이치를 말 못할 지경이다.

 

任他滄海變 終不爲君通 임타창해변 종불위군통

* 바다가 마르는 한이 있더라도 본분의 일은 전할 수 없다.

 

來說是非者 便是是非人 내설시비자 편시시비인

* 남의 일을 비평하는 사람은 자기의 비평을 받는 사람이다.

 

劫灰有消日 洪音無盡時 겁회유소일 홍음무진시

* 종소리 끊어질 날이 없다.

 

易開始終口 難保歲寒心 이개시종구 난보세한심

* 始終口는 지껄인다는 말. 歲寒心은 절조(節操)를 말함.

 

夜來得好夢 今日再相逢 야래득호몽 금일재상봉

* 꿈자리 좋더니 만나게 되었다.

 

山河並大地 全露法王身 산하병대지 전노법왕신

* 山河大地가 모두 다 자기 법신의 당체.

 

農夫相對語 今歲定豊盈 농부상대어 금세정풍영

* 農夫의 말 들으니 세월은 풍년.

庭前柏樹子 不是祖師心 정전백수자 불시조사심

* 조주스님의 뜻은 달마대사의 뜻이 아니다.

 

維摩讒點頭 文殊便饒舌 유마참점두 문수변요설

* 유마가 우물쭈물하다가는 문수에게 망신당하리라.

 

不雨花猶落 無風絮自飛 불우화유락 무풍서자비

* 인생은 무상하다는데 비유한 말. [絮]자는 솜.

 

前頭說一體 這裏說不同 전두설일체 저리설부동

* 평등을 설하기도 하고 차별은 설하기도 하여 설법자재.

 

昨夜一聲鴈 淸風萬里秋 작야일성안 청풍만리추

* 기러기 날려서 가을을 알리다.

 

手把白玉鞭 驪珠悉擊碎 수파백옥편 여주실격쇄

* 명옥(明玉)을 白玉으로 쳐서 깨트린다.

 

月高城影盡 霜重柳條疎 월고성영진 상중유조소

* [條]자는 버들가지 [疎]자는 설다는 뜻.

 

出頭天外看 誰是我般人 출두천외간 수시아반인

* 천하에 나 한사람만 깨치라.

 

風定花猶落 鳥鳴山更幽 풍정화유락 조명산경유

* 이것이 깨친 자리.

 

大千沙界內 一箇自由身 대천사계내 일개자유신

* 우주 간 자유자재를 얻었다.

透過是非關 不任羅籠裏 투과시비관 불임나롱리

* 깨치고 보니 모든 속박 없다.

 

盡十方世界 是無孔鐵槌 진십방세계 시무공철퇴

* 천지가 일체요 만리가 일조철이다.

 

千江同一月 萬戶盡逢春 천강동일월 만호진봉춘

* 일시동인(一視同仁).

 

一毫穿衆穴 衆穴一毫收 일호천중혈 중혈일호수

* 일다광협(一多廣狹) 자재롭다.

 

日日日東出 日日日西沒 일일일동출 일일일서몰

* 이가 현성저(現成底).

 

入林不動草 入水不立波 입림부동초 입수불입파

* 오염 없는 해탈의 경지.

 

鐘聲來舊寺 月色下新池 종성내구사 월색하신지

* 경치를 말함.

 

君看雙眼色 不語似無愁 군간쌍안색 불어사무수

* 어린 처녀의 가슴 속 수심을 보고 말한 것.

 

笠重五山雪 履香楚地花 입중오산설 이향초지화

* 눈 내리는데 여행하는 모습.

 

不觀雲中鴈 焉知沙塞寒 불관운중안 언지사새한

* 강변에 사는 사람을 도회지 사람이 동정함.

有水皆含月 無山不帶雲 유수개함월 무산부대운

* 깨친 사람의 경지.

 

天高郡象正 海闊百川朝 천고군상정 해활백천조

* 郡象은 천지만물, 朝는 百川이 바다로 흐르는 것.

 

山勢臨江盡 鐘聲出塢微 산세임강진 종성출오미

* 경치를 말함. 塢는 마을.

 

一夜洛花雨 滿城流水香 일야낙화우 만성유수향

* 법우(法雨)가 내려 향기를 풍긴다.

 

天共白雲曉 水和明月流 천공백운효 수화명월류

* 경치를 말함.

 

一聲雷發動 蟄戶一時開 일성뇌발동 칩호일시개

* 깨달으니 마음이 활짝 열린다.

 

元是一精明 分爲六和合 원시일정명 분위육화합

* 일심으로부터 六근이 생기고 화합하여 자유로이 활동한다.

 

一句定乾坤 一劍平天下 일귀정건곤 일검평천하

* 깨친 사람의 一句는 천지를 덮고 명장의 一劍은 천하를 다스린다.

 

洞深雲出晩 澗曲水來遲 동심운출만 간곡수래지

* 경치를 말함.

 

元來無縫罅 觸着便光輝 원래무봉하 촉착편광휘

* 원래는 평등이지만 차별을 무시할 수는 없다.

鐵蛇鑽不入 鐵鎚打不碎 철사찬불입 철추타불쇄

* 대장부의 마음 어떠한 방법으로도 움직이지 못한다.

 

高捲吟中箔 濃煎睡後茶 고권음중박 농전수후다

* 한가로운 경계.

 

樹呈風體態 波弄月精神 수정풍체태 파농월정신

* 나무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바람의 방향을 알고, 물결이 침으로써 달이 움직인다.

 

梅瘦占春少 庭寬得月多 매수점춘소 정관득월다

* 매화도 노목에는 꽃이 적고 그 대신 정원이 넓어 보인다.

 

一句合頭語 萬劫繫驢橛 일구합두어 만겁계려궐

* 본분에 어긋나지 않는 말도 고집하면 군말된다.

 

誰知淸淺流 別有滄海深 수지청천유 별유창해심

* 말은 옅은 것 같으나 뜻은 깊다.

 

團團離海嶠 漸漸出雲衢 단단리해교 점점출운구

* 團團은 둥근 것. 海嶠는 바닷가. 雲衢는 구름 속.

 

有錢千里通 無錢隔壁聾 유전천리통 무전격벽롱

* 가난하면 이웃집과도 사귀지 않는다.

 

禮義主富貴 盜賊起貧窮 례의주부귀 도적기빈궁

* 의식이 족하면 예의를 알고 도적은 가난하기 때문.

 

出門逢釋迦 入門逢彌勒 출문봉석가 입문봉미륵

* 깨치고 보면 김씨 이씨 모두 부처다.

古今無二路 達者共同途 고금무이로 달자공동도

* 대도는 한길. 성현의 말은 한결같다.

 

本是山中人 愛說山中話 본시산중인 애설산중화

* 시골 사람 자기 마을 자랑한다.

 

白鷺沙汀立 蘆花相對開 백노사정입 노화상대개

* 경치를 말함.

 

汲水疑山動 揚帆覺岸行 급수의산동 양범각안행

* 揚帆은 배가 간다는 뜻.

 

餘霞數片綺 新月一張弓 여하수편기 신월일장궁

* 석양 안개는 깃발과 같고 三日 달은 활과 같이 보인다.

 

識取鉤頭意 莫認定盤星 식취구두의 막인정반성

* 鉤頭는 저울눈. 본분에 비유. 定盤星은 쓸모없는 것. 문자 언구에 비유한 말.

 

月知明月秋 花知一樣春 월지명월추 화지일양춘

* 달과 꽃은 무심하나 시절을 어기지 않는다.

 

石人機似汝 也解唱巴歌 석인기사여 야해창파가

* 본분을 깨치고 보면 巴歌의 고곡(古曲)도 알 수 있다.

 

但持雞狗戒 不學祖師禪 단지계구계 불학조사선

* 雞狗戒는 小乘의 戒. 祖師禪은 정전의 禪.

 

虛空無背面 鳥道絶東西 허공무배면 조도절동서

* 원래 東西가 없다.

只見錐頭利 不知鑿頭方 지견추두리 부지착두방

* 평등의 이치는 알고 차별의 이치를 모른다.

 

錯認驢鞍橋 作阿爺下頷 착인려안교 작아야하함

* 식심(識心)을 본분으로 함.

 

若是鳳凰兒 不向那邊討 약시봉황아 불향나변토

* 참다운 불자는 밖을 향해 찾지 않는다.

 

佛此夜滅度 如薪盡火滅 불차야멸도 여신진화멸

* 부처님 열반에 드신 모습.

 

妙在一漚前 豈容千聖眼 묘재일구전 기용천성안

* 묘리는 물거품에도 있는 것. 고인의 견식까지 찾을 것 없다.

 

取一期快意 受萬劫餘殃 취일기쾌의 수만겁여앙

* 짧은 세상의 낙을 위해서 기 만년의 지옥 업을 짓는다.

 

貪看天上月 失劫掌中珠 탐간천상월 실겁장중주

* 딴 데만 보고 심보(心寶)를 잃는다.

 

貪也一粒米 失劫萬劫糧 탐야일입미 실겁만겁량

* 육신에 집착하여 불생불멸의 법신을 잃는다.

 

江上思鱸客 人間失馬翁 강상사로객 인간실마옹

* 고향의 농어 생각나서 벼슬길 사양하는 사람.

大海波濤涌 千江水逆流 대해파도용 천강수역류

* 바닷물이 미니 강물이 역류한다.

 

大海若知足 百川須倒流 대해약지족 백천수도류

* 바다는 커서 흘러 들어오는 물을 사양하지 않는다.

 

茆戶掛珠簾 瓏樓鋪草座 묘호괘주렴 롱루포초좌

* 어긋난 말이다. 茆戶는 헌집, 瓏樓는 훌륭한 집.

 

地獄與天堂 總是閑家具 지옥여천당 총시한가구

* 깨치고 보면 지옥이니 천당이니 할 것 없다.

 

廲山五老峯 南岳三生藏 려산오로봉 남악삼생장

* 큰 산중에 높은 봉 두 개 나 있다.

 

經來白馬寺 僧到赤烏年 경내백마사 승도적오년

* 후한 명제 때에 불경이 처음 인도에서 白馬寺에 오다.

 

玉樓巢翡翠 金殿鎖鴛鴦 옥누소비취 금전쇄원앙

* 翡翠, 鴛鴦 다 아름다운 새 이름.

 

玉向泥中潔 松經雪後貞 옥향니중결 송경설후정

* 정절(貞節)이 굳어 동요되지 않는다.

 

遣興三盃酒 消閑一局碁 견흥삼배주 소한일국기

* 遣興은 즐겁다는 말이고, 消閑은 한가하다는 뜻.

 

一尺絹擣練 一盃酒上樓 일척견도련 일배주상누

* 한자의 비단이라도 다듬어야한다.

 

富嫌千口少 貧厭一身多 부혐천구소 빈염일신다

* 부하면 천 사람의 식구라도 좋고 가난하면 한입도 괴롭다.

只改舊時相 不改舊時人 지개구시상 불개구시인

* 깨쳤다고 사람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春來遊寺客 花落閉門僧 춘래유사객 화락폐문승

* 봄철의 이런저런 경치.

 

鳥啼人不見 花落木猶香 조제인불견 화락목유향

* 사람 오지 않는다고 새는 울고 꽃은 떨어져도 향은 가지에 남는다.

 

春山疊亂靑 春水漂虛碧 춘산첩난청 춘수표허벽

* 봄철의 경치.

 

座上無老僧 目前無闍梨 좌상무노승 목전무사리

* 유아독존. 闍梨는 스님을 말한다.

 

曾慣雪霜苦 楊花落也驚 증관설상고 양화낙야경

* 苦를 겪는 사람일수록 감각이 예민하다.

 

生不受天堂 死不怕地獄 생불수천당 사불파지옥

* 정말 대장부일세.

 

帶累三世佛 諸生陷地獄 대누삼세불 제생함지옥

* 자신의 불성을 깨닫지 못하고 스스로 지옥에 간다.

 

眼中藏見刺 耳裏翳聞塵 안중장견자 이리예문진

* 見刺는 견석이오, 聞塵은 일체의 소리(聲).

 

一葉一釋迦 一鬚一彌勒 일엽일석가 일수일미륵

* 삼라만상이 불 아님이 없다.

石火迸靑天 旱雷轟宇宙 석화병청천 한뇌굉우주

* 역량(力量)이 훌륭한 대덕의 활 작용.

 

護生須是殺 殺盡始居安 호생수시살 살진시거안

* 불생(不生)을 얻으려면 먼저 대사일번(大死一番) 하라.

 

盛熱爐中火 通夜卽當衣 성열로중화 통야즉당의

* 가난하구나, 화롯불을 옷으로 삼으니.

 

野火燒不盡 春風吹又生 야화소불진 춘풍취우생

* 태웠건만 봄이 되니 다시 풀이 돋다.

 

拈起死柴頭 且向無烟火 점기사시두 차향무연화

* 死柴頭는 타고 남은 재. 拈(점, 염, 념, 접)

 

雨中看杲日 火裏酌淸泉 우중간고일 화리작청천

* 杲日은 태양. 속박을 여윈 대장부의 모습.

 

頭戴午夜月 脚蹈黃金地 두대오야월 각도황금지

* 밤중까지 수행하는 모습. 머리에는 午夜月을 이고 다리는 黃金地를 밟다.

 

若識琴中趣 何勞絃上聲 약식금중취 하로현상성

* 불설(佛說)의 심지(深旨)를 아는 사람은 다른 설법에 귀 기울일 필요 없다.

水上靑靑翠 元來是浮蓱 수상청청취 원래시부평

* 수면의 푸른빛은 수초의 색이다.

 

懷州牛喫禾 益州馬腸脹 회주우끽화 익주마장창

* 부산 소가 모이 먹으면 서울말이 배부를 수 있을까.

苦瓠連根苦 甛瓜徹帶甛 고표연근고 첨과철대첨

* 쓴 표주박은 뿌리까지 쓰고, 단 오이는 꼭지까지 달다.

 

不唯騎虎頭 亦解收虎尾 불유기호두 역해수호미

* 역량(力量)이 비상하다.

 

枯木裏龍吟 髑髏裏眼晴 고목리룡음 촉루리안청

* 정식이 끊어진 작용. 정중의 동, 사중의 활.

 

若向途中辨 猶爭半月程 약향도중변 유쟁반월정

* 깨치지 못한 사람. 이러쿵저러쿵 말해 보았자 소용없다.

 

等閑垂一釣 驚起碧潭龍 등한수일조 경기벽담룡

* 종사(宗師)의 장략은 인재를 구함에 있다. (大公望의 故事).

 

富貴中富貴 作家中作家 부귀중부귀 작가중작가

* 천하에 둘도 없는 명지식.

 

罕逢穿耳客 多遇刻舟人 한봉천이객 다우각주인

* 穿耳客은 귀에 고리 단 사람, 달마를 가리킴. 칼을 물에 떨어뜨리고 배를 만들려고 하는 어리석음.

 

擧頭殘照在 元是住居西 거두잔조재 원시주거서

* 타향에서 고향 생각하는 모습.

 

人從陣州來 却往許州去 인종진주래 각왕허주거

* 陣州에서 왔건만 許州로 돌아가려는 격.

 

打鼓弄琵琶 相逢兩會家 타고농비파 상봉양회가

* 한 사람은 북, 한 사람은 琵琶, 서로 조화가 잘 맞는다.

抛鉤釣鯤鯨 釣得箇蝦䗫포구조곤경 조득개하마

* 고래 잡으려다 새우 잡기.

 

撤手長空外 時人總不知철수장공외 시인총부지

* 도가 행상(向上)에 있으므로 범인은 모른다.

 

幽州猶自可 最苦是江南유주유자가 최고시강남

* 幽州(北京)보다 즐거우리라. 생각했던 江南이 더욱 괴로워라.

 

携君石上琴 彈我窓前月휴군석상금 탄아창전월

* 심신이 상쾌한 경지.

 

曲終人不見 江上數峯靑곡종인불견 강상수봉청

* 조용한 심경이로다.

 

驪朱光燦爛 蟾桂影婆娑여주광찬난 섬계영바사

* 蟾桂는 달의 이명. 婆娑는 동하는 형용.

 

蹈破澄潭月 穿開碧落天도파증담월 천개벽낙천

* 물속에서도 자재한 모습. 즉 해탈한 사람의 행이(行이)

 

萬人作一塚 時人盡帶悲만인작일총 시인진대비

* 세상사람 모두 없어지니 슬프다.

 

袖中藏日月 掌內握乾坤수중장일월 장내악건곤

* 천상천하에 유아독존.

 

長三喫鐵棒 李四忍疼痛장삼끽철봉 이사인동통

* 長三이 쇠망치를 먹었는데, 李四가 웬 아픔일까.

掇轉鐵圍山 現出金剛山 철전철위산 현출금강산

* 鐵圍山은 수미산 주위에 있는 산.

 

頭上一堆塵 脚下三尺土 두상일퇴진 각하삼척토

* 머리에는 먼지투성이, 발에는 흙투성이.

 

七星光燦爛 萬里絶烟塵 칠성광찬난 만리절연진

* 북두칠성이 반짝반짝. 군인 한사람 없으니 태평세월.

 

終日走紅塵 失却自家珍 종일주홍진 실각자가진

* 외경에 마음을 뺏겨 자기의 불성을 모른다.

 

陣雲橫海上 拔劍攪龍門 진운횡해상 발검교룡문

* 처절한 모습.

 

磨龍三尺劒 待斬不平人 마룡삼척검 대참불평인

* 중생의 미혹함을 베어버리려고 한다.

 

客路如天遠 候門似海深 객로여천원 후문사해심

* 멀리 시골서 왔는데, 관문(官門)은 매우 어려워라.

 

寰中天子勅 塞外將軍分 환중천자칙 새외장군분

* 도시는 천자가 다스리고, 먼 지방은 장군이 다스린다.

 

淸風拂明月 明月拂淸風 청풍불명월 명월불청풍

* 체(體)가 용(用)이 되고 용이 체가 되어 한자리를 지키지 않는다.

 

斬得胸奴首 還歸細柳營 참득흉노수 환귀세류영

* 적군을 정복하고 진영으로 돌아옴 (歸家은坐). 은은 檼-木+禾.

桑樹猪摺背 長江鴨洗頭 상수저납배 장강압세두

* 각각의 소의(所依) 있다. 摺: 끌 랍, 접을 접.

 

手把黃金鎚 敲落天邊月 수파황금추 고락천변월

* 깨친 뒤의 활작용(活作用).

 

靈龜行陸地 爭免曳泥蹤 영귀행육지 쟁면예니종

* 자취를 감출래야 감출 수 없네.

 

鳥栖無影樹 花發不萌枝 조서무영수 화발불맹지

* 마음의 새 마음의 꽃.

 

知音絶側耳 項羽過江頭 지음절측이 항우과강두

* 서로 마음이 통하면 천지가 하나. 항우가 지나는 곳에 사람 없다.

 

動容揚古路 不墮悄然機 동용양고로 불타초연기

* 본심 상에 자재하여 無에도 걸리지 않는다.

 

風吹南岸柳 雨打北池蓮 풍취남안유 우타북지련

* 경치를 말한 것.

 

長因送客處 憶得別家時 장인송객처 억득별가시

* 손을 멀리 배송하면서 고향 떠나오던 일 생각난다.

 

靑天轟霹靂 陸地起波濤 청천굉벽력 육지기파도

* 일없는데 일거리를 만든다.

 

一句鐵崑崙 虛空呌希有 일구철곤륜 허공규희유

* 불조의 일언은 굳다.

劒刃上求人 電光中垂手 검인상구인 전광중수수

* 스승은 제자 구하는데 위험을 무릅쓴다.

 

夜坐連雲石 春栽帶雨松 야좌연운석 춘재대우송

* 산승의 모습.

 

柳色黃金懶 梨花白雲香 유색황금나 이화백운향

* 푸른 버들도 차츰 황금빛 된다.

 

金地遙招手 江陵暗點頭 금지요초수 강능암점두

* 金地, 江陵 모두 지명.

 

扶過斷橋水 伴歸無月村 부과단교수 반귀무월촌

* 지팡이에 의지함. 無月村은 어두운 밤의 촌락 (무심자재의 모습).

 

看看三尺雪 令人毛骨寒 간간삼척설 영인모골한

* 조실스님의 일언은 毛骨을 서늘하게 한다.

 

華岳連天碧 黃河混底流 화악연천벽 황하혼저류

* 대화산에는 수목이 우거지고, 창하에는 물이 흐른다.

 

暗消溪畔雪 輕坼壟頭梅 암소계반설 경탁농두매

* 어느새 눈은 녹고 매화가 피었도다.

 

明鏡忽臨臺 當下分姸醜 명경홀임대 당하분연추

* 조실스님에 참(參)하면 사정(邪正)이 즉시 들어난다.

 

不向自己會 同什麽處會 불향자기회 동십마처회

* 밖에 향하여 구하면 천생 만겁에도 깨치지 못함.

踏破祖師關 截斷人天路 답파조사관 절단인천로

* 독립무반(獨立無伴)의 경계. 人天은 인간, 천상.

 

格外辨龍蛇 機前擒虎兒 격외변룡사 기전금호아

* 비범한 역량. 정사를 구별함.

 

削圓方竹杖 鞔却紫茸氈 삭원방죽장 만각자용전

* 사각(四角) 그대로 좋은데 둥글게 하려니 쓸데없는 일.

 

幽鳥語喃喃 辭雲入亂峯 유조어남남 사운입난봉

* 喃喃은 새소리, 구름은 향상일로. 亂峯은 향하(向下).

 

家肥生孝子 國覇有謨臣 가비생효자 국패유모신

* 부귀하여 좋은 자손 나고, 나라를 얻으려면 반모자가 난다.

 

拂葉動秋色 捲簾分月花 불엽동추색 권렴분월화

* 拂葉은 나뭇잎 떨어지는 것. 月花는 밝은 달빛.

 

普賢象王袴 妙德獅子衫 보현상왕과 묘덕사자삼

* 普賢菩薩은 코끼리 타고, 文殊菩薩은 사자 탄다. 袴는 바지 고, 사타구니 과.

 

誰知砧杵裏 有此斷腸人 수지침저리 유차단장인

* 농촌에 가서 중생제도에 심혈을 기우림을 누가 알랴.

 

鳳凰生鸑鷟 獅子産後猊 봉황생악작 사자산후예

* 鸑鷟은 봉황새 새끼, 後猊는 사자 새끼. 명문에 명 자손.

 

一金成萬器 皆由匠者功 일금성만기 개유장자공

* 같은 쇠라도 작자의 손에 따라 불상도 되고 솥도 된다.

西川斬畵像 陜府人頭落 서천참화상 협부인두락

* 안녹산의 고사. 西川, 陜府는 地名.

 

貪也一杯酒 失却滿船魚 탐야일배주 실각만선어

* 一杯酒는 물질의 욕심, 滿船魚는 본심에 비유한 말.

 

若不登樓望 焉知滄海寬 약불등누망 언지창해관

* 높은 산에 올라가지 않고는 바다가 넓은 것을 알지 못한다.

 

牡丹日日紅 滿城公子醉 모란일일홍 만성공자취

* 색과 형상에 미혹함.

 

雖有蓋瞻毛 且無驗人眼 수유개첨모 차무험인안

* 무어니 무어니 해도 친 안목이 아니고는 쓸모가 없다.

黃連未是苦 甘草未是甘 황연미시고 감초미시감

* 양약은 입에 쓰다는 말 따위.

 

劍閣路雖險 夜行人更多 검각로수험 야행인경다

* 위험함을 알면서도 夜行한다. 劍閣은 地名.

 

養子不及父 家門一世衰 양자불급부 가문일세쇠

* 제자가 스승만 못하면 법은 쇠퇴한다.

 

蚌呈無價寶 龍吐腹中珠 방정무가보 용토복중주

* 본심은 묘리를 갖추어 있음. 반은 조개. 蚌: 방합 방. 펄조개

 

三尺一丈六 且同携手歸 삼척일장육 차동휴수귀

* 가섭이 여래의 장삼을 입어 알맞다.

誰知蓆帽下 有此昔愁人 수지석모하 유차석수인

* 망입 쓴 죄수 가운데도 우국충정의 인사는 있다.

 

易分霜裏粉 難辨雪中梅 이분상리분 난변설중매

* 알기 어려운 것을 알면서 쉬운 것은 도리어 모르는 경우가 있다.

 

路遙知馬力 歲久識人心 로요지마력 세구식인심

* 먼 길에 말의 힘을 알고, 오랫동안 교제하면 그의 마음을 안다.

 

臂長衫袖短 脚瘦草鞋寬 비장삼수단 각수초혜관

* 수행의 고행으로 심신이 피로한 모습이 보인다.

 

靑山元不動 白雲自去來 청산원부동 백운자거래

* 글자 그대로다.

 

到江吳地盡 隔岸越山多 도강오지진 격안월산다

* 궁 즉 통한다는 말. 吳, 越은 나라 이름.

 

木人夜半語 不許外人知 목인야반어 불허외인지

* 무정(無情)의 설법은 무정이 아니고는 모른다.

 

不因樵子路 爭到葛洪家 불인초자로 쟁도갈홍가

* 초부가 걷는 험한 산길이 아니고는 생각나는 사람을 만나기 어렵다.

 

不是神仙客 徒勞語洞中 부시신선객 도로어동중

* 깨치지 못하고는 깨침의 말 못한다.

 

直截爲君說 新羅在海東 직절위군설 신라재해동

* 바른대로 말하면 신라는 동쪽.

126

休將三寸舌 瞞昧祖師心 휴장삼촌설 만매조사심

* 말로서 남의 마음 어지럽히지 날라.

 

佛殿裏燒香 山門頭合掌 불전리소향 산문두합장

* 글자 그대로다.

 

日日是好日 風來樹點頭 일일시호일 풍래수점두

* 바람 불어 나무가 흔들린다.

 

宇宙無双日 乾坤只一人 우주무쌍일 건곤지일인

* 乾坤은 천지. 一人이란 자기의 心王.

 

手把鐵蒺藜 擊碎龍虎穴 수파철질려 격쇄룡호혈

* 깨친 사람은 철장대를 휘두르며 조실스님 방을 짓밟는다.

 

鯨呑海水盡 露出珊瑚枝 경탄해수진 로출산호지

* 珊瑚枝는 心王의 묘용. 깨침을 말한다.

 

坐石雲生衲 添泉月入甁 좌석운생납 첨천월입병

* 돌과 샘물은 본체를 비유한 말. 망령됨이 곧 참됨이라.

 

秋風吹渭水 落葉滿長安 추풍취위수 락엽만장안

* 長安은 지금의 西安.

 

烏龜三眼赤 祥麟一角尖 오귀삼안적 상린일각첨

* 烏龜는 검은 거북. 祥麟은 기린.

 

趙王因好劒 闔國人帶刀 조왕인호검 합국인대도

* 위 사람에 따라 아래 사람의 행동.

鶴飛千尺雪 龍起一潭氷 학비천척설 룡기일담빙

* 千尺雪은 학이 높이 나르는 모양. 氷은 용이 떠오르는 모습을 비유한 말.

 

佛滅二千年 比丘斬愧多 불멸이천년 비구참괴다

* 파계승이 많아짐을 부끄러이 생각한다.

 

相逢不下馬 各自走前程 상봉불하마 각자주전정

* 행선(行先)을 조급히 한다.

 

牛飮水成有 蛇飮水成毒 우음수성유 사음수성독

* 불법은 쓰는 사람에 따라 정사(正邪)가 달라진다.

 

被他獅子皮 還作野干鳴 피타사자피 환작야간명

* 외형은 사자 같으나 우는 소리는 여우.

 

不遊三給浪 爭識禹門高 불유삼급낭 쟁식우문고

* 고생하지 않고서는 향상하지 못한다.

 

不因射鵰手 誰識李將軍 불인사조수 수식리장군

* 射鵰라는 사람과 李 將軍은 활의 명인이다.

 

鬧市裏天子 百草頭老僧 뇨시리천자 백초두노승

* 鬧市는 번화한 거리. 天子, 老僧은 운문스님을 말함.

 

若不垂芳餌 爭知碧潭深 약불수방이 쟁지벽담심

* 一問해 보지 않고는 그 사람의 마음 깊이를 모른다.

 

不是少林客 難爲話雪庭 불시소림객 난위화설정

* 달마 아니고는 눈 이야기 안 된다. 少林客은 달마대사.

西川十樣錦 添花色轉鮮 서천십양금 첨화색전선

* 西川은 서촉의 비단의 명산지.

 

碧玉盤中珠 琉璃殿上月 벽옥반중주 유리전상월

* 반짝반짝 빛남을 말함.

 

石牛欄古路 木馬驟高樓 석우난고로 목마취고루

* 정식분별을 여윈 활 작용.

 

叮嚀損君德 無言固有功 정녕손군덕 무언고유공

* 친절이 지나치면 본분에 흠간다.

 

月到中秋滿 風從八月凉 월도중추만 풍종팔월량

* 중추가절의 경치.

 

高高峯頂立 深深海底行 고고봉정입 심심해저행

* 법신의 자유함을 말함.

 

欄干雖共倚 山色看不同 란간수공의 산색간부동

* 사람 사람 수행 방법이 다르다.

 

江路野梅香 漏洩西來意 강로야매향 누예서래의

* 매화가 향기롭게 피어 달마대사의 뜻을 설법 하듯이. 洩은 샐 설, 게으르고 느릴 예.

 

梅只雪霜先 花猶風雨後 매지설상선 화유풍우후

* 꽃 시절을 말함.

 

狼烟一掃盡 萬里賀太平 낭연일소진 만리하태평

* 군사를 철수하니 세상은 태평하다. 狼烟은 횃불.

白玉按劒立 朱絃流水聲 백옥안검입 주현유수성

* 모르니 白玉을 보고 요괴라 칼 뽑는다. 流水는 거문고의 곡명 [鐘子期의 故事].

 

昨夜煮虛空 煨破砂糖甕 작야자허공 외파사당옹

* 煮虛空은 깨친 사람. 砂糖甕은 자신을 말함.

 

水帶荷花白 烟和楊柳靑 수대하화백 연화양류청

* 물에 즉 하여 물에 물들지 않음을 비유한 말.

 

解接無根樹 能挑海底燈 해접무근수 능도해저등

* 언구가 미치지 못함에도 이를 잘 설한다.

 

昨夜寒風起 今朝括地霜 작야한풍기 금조괄지상

* 스승의 엄한 접득(接得)에 학인의 견해가 수승(殊勝)하다.

 

蕙本蘭之族 依然臭味同 혜본난지족 의연취미동

* 사제가 함께 훌륭하다.

 

齊人曰贋也 魯人曰眞也 제인왈안야 노인왈진야

* 贋也는 거짓이란 말인데 방편을 말한다. 방편으로나 진법으로나 사람 제도하기는 같다.

 

秦樓歌夜月 魏闕醉春風 진누가야월 위궐취춘풍

* 秦樓는 秦의 누각, 魏闕은 위나라 궁전 태평세월을 노래한 것.

 

俊鳥不栖林 活龍不滯水 준조불서림 활룡불체수

* 공에 머물지 않고 세간에 뛰쳐나간다.

 

初開蝸牛盧 中置師子床 초개와우노 중치사자상

* 덜 깨친 지식으로 학인을 접득하려고 한다.

 

善哉觀世音 全身入荒草 선재관세음 전신입황초

* 깨쳤으니 중생제도에 나선다.

 

平原秋樹色 沙麓暮鐘聲 평원추수색 사록모종성

* 沙麓은 물 흐르는 산기슭.

 

拈起一莖草 作丈六金身 념기일경초 작장육금신

* 활용 자재하라.

 

不念彌陀佛 南無乾屎橛 불념미타불 남무건시궐

* 어떤 것이 佛인고 물으니 운문의 대답 乾屎橛.

 

江湖兩藤杖 風雪七梅花 강호양등장 풍설칠매화

* 죽장 집고 행각(行脚)가는 곳마다 매화가 지누나.

 

脫却娘生袴 還著破襴衫 탈각낭생과 환저파란삼

* 깨치고도 그 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는 것. 袴는 바지 고, 사타구니 과.

 

嶺梅先破玉 江柳未搖金 영매선파옥 강류미요금

* 破玉은 꽃봉오리 피어나고, 未搖金은 아직 누르지 못하였다.

 

紅霞穿碧落 白日繞須彌 홍하천벽락 백일요수미

* 白日은 태양, 須彌는 수미산.

 

靑山自靑山 白雲自白雲 청산자청산 백운자백운

* 중이 목주스님에게 묻기를 조의[祖意] 교의[敎意] 같은가 다른가 물음에 [靑山]이라 답.

 

卸帽穿雲去 披蓑帶雨歸 사모천운거 피사대우귀

* 삿갓 쓰고 우장입고 우중에 집으로 돌아간다.

異獸藏頭角 靈禽惜羽毛 이수장두각 영금석우모

* 스승의 작용 법을 아끼는 것 아니라 학인을 아낀다.

 

耳朶裡打鼓 鼻孔裏燒香 이타리타고 비공리소향

* 순역(順逆) 자재의 작용.

 

兩頭俱截斷 一劒倚天寒 양두구절단 일검의천한

* 有無(유무), 是非(시비), 迷悟(미오)의 상대를 깨트리고, 진실의 절대에 돌아간다.

 

頭角混泥塵 分明露此身 두각혼니진 분명로차신

* 대중 속에 들어가서 중생 제도한다.

 

爪牙終不露 狐兎自潛蹤 조아종불로 호토자잠종

* 선지식은 묵묵히 있으나 중인이 두려워한다.

 

錦麟如未遇 垂釣幾時休 금린여미우 수조기시휴

* 종사는 참다운 인물을 얻을 때까지 쉬지 않고 힘쓴다.

 

鏡藉重磨瑩 金須再煉精 경자중마형 금수재련정

* 돈오 후에 수련을 게을리 하여서는 안 됨.

 

不讀東魯書 爭會西來意 부독동노서 쟁회서래의

* 東魯書란 논어를 말한다.

 

豈知潭底月 元在屋頭天 기지담저월 원재옥두천

* 하근인은 견성 못하고 심외에 법을 구한다.

 

市中拾得寶 比隣那得知 시중습득보 비린나득지

* 자기 혼자만이 알고 있을 뿐.

深山藏獨虎 淺草露郡蛇 심산장독호 천초로군사

* 현인은 스스로 덕을 감추고 소인은 이를 나타내려고 애 쓴다.

 

猩猩雖能言 畢竟是畜生 성성수능언 필경시축생

* 아무리 교묘한 설법을 할지라도 자심을 모르면 범부다.

 

寥寥天地間 獨立有何極 요요천지간 독립유하극

* 寥寥는 고요함. 獨立은 사람 사람의 心王.

 

達磨不會禪 夫子不知字 달마불회선 부자부지자

* 達磨는 전체가 禪이고, 공夫子는 전체 글자로 이해한다.

 

養子莫敎大 大了作家賊 양자막교대 대료작가적

* 도적을 잡고 보니 자기 아들.

 

在江南爲橘 在江北爲枳 재강남위귤 재강북위지

* 지방에 따라 이름이 다른 경우가 많다. [남에서는 도루묵 북에서는 은어].

 

主賓分兎馬 棒喝辨龍蛇 주빈분토마 봉갈변룡사

* 主賓이 상대하여 대소를 분별하는 안목. 방할(棒喝)로 정사를 가린다.

 

何人知此意 有語不堪酬 하인지차의 유어불감수

* 아무도 모르니 설명하고 싶으나 말할 수 없다.

 

一里兩里行 三回四回歇 일리양리행 삼회사회헐

* 조금만 걷고도 쉰다. 수행을 중단함을 말한 것.

 

頭上太高生 末後太低生 두상태고생 말후태저생

* 처음에는 큰 듯 했으나 결과는 적었다. [生은 조사].

草作靑靑色 春風任短長 초작청청색 춘풍임단장

* 봄바람에 마음 상쾌하다.

 

森沙神惡發 崑崙奴生嗔 삼사신악발 곤륜노생진

* 森沙神은 염라왕의 태자, 崑崙奴는 깜둥이.

 

太華山非險 滄溟海不深 태화산비험 창명해불심

* 본심의 큼에 비교하면.

 

打落帝釋冠 却是寒山箒 타락제석관 각시한산추

* 천상의 영광도 마다하더니 헌 빗자루 신세로다. 箒 : 비 추. 쓸다.

 

天上絲綸美 山中雨露新 천상사륜미 산중우로신

* 천자가 정치 잘하니 산골벽지까지 은총을 입는다.

 

法法本內法 心心無別心 법법본내법 심심무별심

* 일체 만물이 그대로 본래의 상(相). 마음이란 별것이 아니다.

 

滿眼本非色 滿耳本非聲 만안본비색 만이본비성

* 색즉시공 공즉시색.

 

湛嚧纔出水 頑石也放開 담노재출수 완석야방개

* 물에서 겨우 끄집어냈는데 두 조각나다. 湛嚧는 흙이 물에 잠긴다는 뜻.

 

遶溪今歲柳 傍竹去年梅 요계금세류 방죽거년매

* 구(句) 그대로다.

 

九夏寒岩雪 三冬枯木花 구하한암설 삼동고목화

* 정식(情識)이 미치지 못하는 곳.

四塞狼烟斷 九天鳳瑞新 사새낭연단 구천봉서신

* 나라 안에 전쟁이 그치니 봉황새 상서로이 춤춘다.

 

砒礵能活人 甘露亦殺人 비상능활인 감노역살인

* 독약도 쓰기에 따라 병을 고친다.

 

鸚鵡叫前茶 與茶元不識 앵무규전다 여다원불식

* 입으론 흉내 내나 실제론 모른다. 구두선(口頭禪).

 

雲靜日月正 雪晴天地春 운정일월정 설청천지춘

* 깨친 경지.

 

橫鋪四世界 竪蓋一乾坤 횡포사세계 수개일건곤

* 나의 도는 하나로 일관한다.

 

不貪王母桃 自在仙家棗 불탐왕모도 자재선가조

* 서왕모(西王母)는 복숭아를 먹으면 三千년을 산다지만, 나에게는 불생불멸의 대추가 있다.

 

庵中閑打坐 白雲起峰頂 암중한타좌 백운기봉정

* 山중에서 수행하는 모습.

 

好箇眞消息 憑君子細看 호개진소식 빙군자세간

* 본분의 소식 즉 깨달음은 스승의 힘이었다.

 

瑞氣靄然樓 紫烟凝鳳闕 서기애연누 자연응봉궐

* 천하가 태평하니 경사로다. 鳳闕은 조정을 말함.

 

奪佛祖之機 借霖雨之手 탈불조지기 차림우지수

* 조실스님의 기발한 수단. 학인이 물어오면 간발의 여유를 두지 않는다.

莫怪不卸帽 春風依舊寒 막괴불사모 춘풍의구한

* 봄이 와도 아직 차다.

 

微風吹幽松 近听聲愈好 미풍취유송 근은성유호

* 자연 경치를 말한 것.

 

近山無柴燒 近水無水喫 근산무시소 근수무수끽

* 수행에 열중하여 추위도 목마름도 모른다.

 

諸法寂滅相 不可以言宣 제법적멸상 불가이언선

* 諸法의 진상은 언구로서 미치지 못함.

 

打破毘耶城 靠倒維摩詰 타파비야성 고도유마힐

* 毘耶城은 유마거사의 거처. 靠倒는 밀어 넘어트림.

 

山帶新晴雨 谷留閏月花 산대신청우 곡유윤월화

* 경치를 말함.

 

皮膚脫落盡 唯有一眞實 피부탈락진 유유일진실

* 깨닫고 보면 만법은 오직 한마음 진실일 뿐.

 

聽雨寒更盡 開門落葉多 청우한경진 개문낙엽다

* 빗소리인줄 알고 문 열어보니 낙엽이 떨어지는 소리였다.

 

臥龍纔奮迅 丹鳳便翶翔 와룡재분신 단봉변고상

* 잠자던 용이 뛰어 일어나니 봉황새 황급히 나른다.

 

不得中郎鑑 還同野舍薪 부득중낭감 환동야사신

* 골동품도 안목 있는 사람이 보아주지 않으면 땔나무밖에 안 된다. 中郎은 골동품 감정사.

136

萬人瞻仰處 江日到天心 만인첨앙처 강일도천심

* 사람 마음이 너그러우면 남이 우러러본다.

 

石上栽花後 生涯共是春 석상재화후 생애공시춘

* 石上花란 처음 깨침을 말한다.

 

宇宙空雙眼 江山老一藤 우주공쌍안 강산노일등

* 차별을 탈하고 평등에 머무르지도 않는다.

 

譬如翻錦機 背面共是花 비여번금기 배면공시화

* 온 산이 꽃동산이라 비단 깃발 흔드는 것 같다.

 

裂開也在我 揑聚也在我 열개야재아 열취야재아

* 스승이 학인을 접득 하는 수단. 裂開는 방행(放行). 揑聚는 파주(把住).

 

龍巢生鳳卵 端的勿人知 용소생봉난 단적물인지

* 용이 봉황새 알을 남을 아무도 모른다.

 

耳朶兩片皮 牙齒一具骨 이타양편피 아치일구골

* 귀가 양쪽으로 드리우고 치아는 가로 났다.

 

吐出野狐涎 再服平胃散 토출야호연 재복평위산

* 일단 공에 빠졌다가 다시 공을 탈함.

 

目前無異路 脚下無靑天 목전무이로 각하무청천

* 目前은 보통 길이오. 발밑에는 청천이 없다.

 

松樹千年翠 不入時人意 송수천연취 불입시인의

* 마음은 볼 내야 볼 수 없다.

爲汝得徹困 更未這裏問 위여득철곤 경미저리문

* 徹困은 친절. 這裏는 이것.

 

能爲萬象主 逐四時不凋 능위만상주 축사시부조

* 일체만물의 속박을 받지 않음.

 

相逢相不識 共語不知名 상봉상불식 공어부지명

* 집 안에 있는 주인공.

 

世無知劍人 太阿混凡鐵 세무지검인 태아혼범철

* 활안(活眼)이 아니면 太阿의 명검도 둔한 칼과 같다.

 

不知何處寺 風送鐘聲來 부지하처사 풍송종성내

* 석양편의 쓸쓸한 모습.

 

移花兼蹀到 達磨道不識 이화겸접도 달마도부식

* 꽃을 심으니 나비가 찾아온다. 이 소식을 達磨도 알지 못하리라.

 

試搖枝頭雪 定有夜來花 시요지두설 정유야래화

* 가지에 쌓인 눈을 털고 보니 매화가 피어있다.

 

高步毘盧頂 不稟釋迦文 고보비로정 불품석가문

* 비로자나불의 머리를 밟으니 釋迦의 교도 소용없다.

 

火不待日熱 風不待月凉 화불대일열 풍불대월량

* 불은 스스로 뜨겁고 바람은 스스로 시원하다.

 

百華毬子上 何用繡紅旗 백화구자상 하용수홍기

* 꽃공은 그대로 아름답다. 수놓을 필요 없이.

138

勅點飛龍馬 跛鼈出頭來 칙점비룡마 파별출두래

* 칙명으로 준마를 보내라 했는데 둔마가 왔구나.

 

金屑眼中翳 衣珠法上塵 금설안중예 의주법상진

* 金은 귀하지만 눈에 넣으면 아프다. 

 

금가루가 눈에 들어가면 눈병의 근원이 되며, 사람이 의복에 넣어서 꿰맨 진주(『法華經』 信解品長子窮兒의 우화)는 법신(法身)을 더럽히는 티끌에 지나지 않는다. 절대적인 가치를 세우면, 그것이 장해(障害)가 되는 것을 말함.

 

 

金風吹玉管 那個是知音 금풍취옥관 나개시지음 

* 가을바람은 자연의 관현악인줄 누가 알랴.

 

寶劍寒光動 梅花雪裏春 보검한광동 매화설리춘

* 명검은 번쩍번쩍. 梅花는 예쁘게 피다.

 

我見燈明佛 本光瑞如此 아견등명불 본광서여차

* 연등불 때 별기(別記)된 것 오늘에야 사실화 되었다.

 

十方薄伽梵 一路涅槃門 십방박가범 일로열반문

* 薄伽梵은 세존. 涅槃은 적멸로 역함.

 

心王不妄動 六國一時通 심왕불망동 육국일시통

* 사람의 심왕은 동하지 않아도 개천개지 (蓋天蓋地)라.

 

心隨萬境轉 轉處實能幽 심수만경전 전처실능유

* 마음은 萬境을 따르나 萬境의 속박을 받지 않는다.

 

法法不隱藏 古今常顯露 법법불은장 고금상현로

* 일체만물은 훤하게 나타나있다.

 

世尊不說說 迦葉不聞聞 세존불설설 가섭불문문

* 염화미소의 소식.

古松談般若 幽鳥弄眞如 고송담반야 유조농진여

* 빗소리 바람소리 모두 선(禪)을 말하고 있다.

 

理上絶踈親 法中無彼此 리상절소친 법중무피차

* 진리에는 친소가 없고 법에는 차별이 없다.

 

諦觀法王法 法王法如是 체관법왕법 법왕법여시

* 法王은 부처. 부처의 설법은 현신(現身)설법.

 

披毛入火聚 挑脣向日開 피모입화취 도순향일개

* 披毛는 짐승. 挑脣은 복숭아 꽃. 모피를 입은 사람은 불가로 모이고 복숭아꽃은 해를 향한다. (책 唇은 놀랄 진).

 

頭頭無取捨 處處絶踈親 두두무취사 처처절소친

* 일체가 평등으로서 친소가 없다.

 

頭上捲輪冠 脚下無憂履 두상권윤관 각하무우리

* 천자의 자세가 매우 고결한 모습.

 

子細返思量 元伊是射垜 자세반사량 원이시사타

* 아직 공부가 충분치 못하다는 뜻.

 

有眼不曾見 有耳不曾聞 유안부증견 유이부증문

*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는다.

 

草荒人變也 凡聖兩齊空 초황인변야 범성양제공

* 사람이 모두 없어졌다. 풀이 자라지 않으면 사람이 변하고, 무릇 성인은 빔과 나란히 한다.

 

還如應病藥 診侯在臨時 환여응병약 진후재림시

* 조실스님의 임기응변으로 제도하는 것. 명의가 병에 따라 투약하는 것과 같다.

月落潭無影 雲生山有衣 월낙담무영 운생산유의

* 경치를 말한다.

 

托來藏日月 放下貯乾坤 탁내장일월 방하저건곤

* 파주(把住)하면 인물도 없고, 放下하면 만물이 역연.

 

擧目望江山 遍界無相識 거목망강산 편계무상식

* 강산에 아는 사람 없네.

 

古澗寒泉湧 靑松雪後凋 고간한천용 청송설후조

* 옛날 골(谷)에 찬 샘이 솟고, 靑松은 눈에 굴하지 않는다.

 

山向岳邊止 水流海上消 산향악변지 수류해상소

* 그대로의 경지.

 

綠楊芳草渡 何處不稱尊 녹양방초도 하처불칭존

* 시냇가에 버드나무 파란 풀잎 그대로 부처님.

 

四相排班立 凝情望聖容 사상배반입 응정망성용

* 네 사람의 대신이 천자 앞에 엎드린 모습.

 

須彌立太虛 日月附而轉 수미입태허 일월부이전

* 日月은 수미산 주위를 돈다.

 

聞時九鼎重 見後一毫輕 문시구정중 견후일호경

* 수행은 매우 어려우나 깨치고 보면 서푼짜리.

 

跳出生死關 驀過荊棘林 도출생사관 맥과형극림

* 생사를 탈하고 번뇌의 숲을 통과한다.

盡乾坤大地 是箇解脫門 진건곤대지 시개해탈문

* 세계가 모두 解脫門이다. 달도 꽃도.

 

北山老大蟲 咬殺南山虎 북산노대충 교살남산호

* 大蟲은 호랑이를 말함.

 

燈籠上作舞 露柱裏藏身 등롱상작무 로주리장신

* 법신무작(法身無作)의 묘용. 기둥은 둥글고 쟁반은 네모.

 

好事不出門 惡事行千里 호사불출문 악사행천리

* 나쁜 소문은 즉시 퍼진다.

 

一點梅花蘂 三千世界香 일점매화예 삼천세계향

* 심화(心花)의 향기는 우주에 충만.

 

一字入公門 九牛拽不出 일자입공문 구우예불출

* 관가에 낸 소장은 다시 일자도 고치지 못함.

 

長者長法身 短者短法身 장자장법신 단자단법신

* 길면 긴대로 짧으면 짧음대로.

 

德山木上座 臨濟金剛王 덕산목상좌 임제금강왕

* 德山은 주장(拄杖) 臨濟는 일할(一喝).

 

夜明簾外主 不落偏正方 야명염외주 불락편정방

* 병사(病蛇)를 도우려는 사람에게 명옥(明玉)을 가져온다. 치우칠 偏.

 

只得雪消去 自然春到來 지득설소거 자연춘도래

* 구(句) 그대로다.

坐底見立底 立底見坐底 좌저견입저 입저견좌저

* 법신(法身)은 앉으나 서나 구분할 것 없다.

 

隨流認得性 無喜亦無憂 수류인득성 무희역무우

* 마음이 만경에 연유하니 속박됨이 없다.

 

雲門桻頭短 藥山杓柄長 운문봉두단 약산작병장

* 雲門의 桻이나 藥山의 杓柄이 길고 짧은 그대로가 본분이다. 杓는 북두자기 표, 술구기 작.

 

只知途路遠 不覺又黃昏 지지도로원 불각우황혼

* 대도는 난해하여 깨치기 어렵다.

 

神光三拜後 熊耳一峯高 신광삼배후 웅이일봉고

* 二조 혜가가 三拜하고 자리에 앉으니, 달마가 네가 나의 골수를 얻었도다.

 

人人脚痕下 有一坐具地 인인각흔하 유일좌구지

* 사람사람 다 심왕(心王)을 갖추었으니 자재하지 않을 수 없다.

 

萬里無雲時 靑天須喫棒 만리무운시 청천수끽봉

* 향상(向上) 평등에도 머무를 곳이 아니다.

 

癩馬繫枯椿 黑牛臥死水 나마계고춘 흑우와사수

* 마귀의 활계(活計)로서 아무 쓸모없다.

 

花須連夜發 莫待曉風吹 화수연야발 막대효풍취

* 꽃은 밤마다 핀다.

 

善因招善果 種穀不生豆 선인초선과 종곡불생두

* 인과의 도리는 추호도 어긋나지 않는다.

不是打殺人 被人打殺必 불시타살인 피인타살필

* 조실스님에게 참하는 결심.

 

少林無師句 曹溪絶學禪 소림무사구 조계절학선

* 소림의 달마대사와 육조 혜능의 선은 불립문자.

 

笑面垂慈悲 苦心含惡毒 소면수자비 고심함악독

* 외면은 부드러운 듯하나, 내심은 준엄하다.

 

踈簾見雪卷 深戶映花關 소렴견설권 심호영화관

* 밖에 눈(雪)을 본 사람 꽃이 피건 문을 잠그고 들어앉음.

 

庭臺深夜月 樓閣靜時鐘 정대심야월 루각정시종

* 심야에 누각으로부터 은은히 들려오는 종소리.

 

今代麒麟閣 何人第一功 금대기린각 하인제일공

* 한나라 때 麒麟閣에서 그린 소포(蘇布)가 제일이었는데 지금은 그 누구일고.

 

無風荷葉動 決定有魚行 무풍하엽동 결정유어행

* 사전에 이미 알아차린다.

 

羅龍不肯住 呼喚不回頭 나룡불긍주 호환불회두

* 본분의 종사(宗師)는 모든 일에 구애함이 없다.

 

文人屋上烏 人好烏亦好 문인옥상오 인호오역호

* 사람을 사랑하면 지붕 위의 날짐승에까지 미친다.

衲僧正法眼 照破鐵圍山 납승정법안 조파철위산

* 천하 두루 비치지 않는 곳이 없다.

 

東家酌柄長 西家酌柄短 동가작병장 서가작병단

* 길고 짧고 일봉 일할이 모두 본분에는 미치지 못한다.

 

打破蔡州城 殺却吳元濟 타파채주성 살각오원제

* 吳元濟가 蔡州城을 모반했을 때 배도를 쳐서 제를 죽이다.

 

慾問花來處 東君亦不知 욕문화래처 동군역부지

* 東君은 청제(靑帝). 봄을 다스리는 신.

 

作馬去東家 成驢入西家 작마거동가 성려입서가

* 선객이 말 등의 짐만 한 망상을 등에 지고 우왕좌왕한다.

 

人種橋上過 橋流水不流 인종교상과 교류수불류

* 다리 흐르고 물이 흐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정중동동중정].

 

爲萬物根源 作天地太祖 위만물근원 작천지태조

* 사람 사람의 자신의 심정.

 

手把過頭杖 逢春點異花 수파과두장 봉춘점이화

* 긴 죽장을 집고 갖가지 꽃구경한다.

 

萬機休罷處 一曲雲無私 만기휴파처 일곡운무사

* 깨친 때 무어라고 말할 수 없는 희열을 느낀다.

 

喝下絶機思 棒頭開正眼 갈하절기사 봉두개정안

* 絶機思, 開正眼은 깨침을 말함.

早知今日事 悔不愼當初 조지금일사 회불신당초

* 깨치고 보니 좀 더 빨리 수행에 열중할 것을.

 

閉門推出月 穿井鑿開天 폐문추출월 천정착개천

* 구(句) 그대로다.

 

兩頭共坐斷 八面起淸風 양두공좌단 팔면기청풍

* 시비선악의 상대의 마음을 끊고 깨쳤다.

 

 

 

外 句 增 續

 

無雲生嶺上 有月落波心 무운생영상 유월낙파심

* 하늘에 구름이 없으면 달빛이 물에 비친다.

 

穿雲不渡水 渡水不穿雲 천운부도수 도수불천운

* 구름은 올라가고 물은 흘러서 서로 일방적으로 머무른다.

 

路逢達道人 不將語黙對 로봉달도인 부장어묵대

* 명사를 만나서 말해도 안 되고 말 안 해도 안 된다.

 

是非交結處 聖亦不能知 시비교결처 성역불능지

* 是非를 끊은 절대에는 부처도 쩔쩔맨다.

 

逆順縱橫時 不亦不能辨 역순종횡시 불역불능변

* 자유자재한 본분에다 부처님도 말 못한다.

出身猶可易 脫體道應難 출신유가이 탈체도응난

* 깨달을 수는 있으나 본분 처(處)는 말 못한다.

 

盡大地是藥 那箇是自己 대지시약 나개시자기

* 천지에는 모두 약이다. [小我]가 없다.

 

泥佛不渡水 神光照天地 니불부도수 신광조천지

* 만든 부처는 진짜 부처 아니다. 자기 본성의 光을 神光이라 함.

 

歸來坐虛室 夕陽在吾西 귀래좌허실 석양재오서

* 석양에 집에 돌아온 모습.

 

桃花零落盡 何處見靈雲 도화영낙진 하처견영운

* 靈雲스님은 桃花를 보고 깨달았다. 그러나 桃花가 떨어지면 어찌하지.

 

仰處如天闊 窮之似海深 앙처여천활 궁지사해심

* 본분의 일은 무한 절대함을 말함.

 

志密行亦密 功深悟亦深 지밀행역밀 공심오역심

* 진실하게 하라는 말이다.

 

三間得幽寂 數步藏精深 삼간득유적 수보장정심

* 三間은 자기의 서재. 數步는 뜰을 산책하는 것.

 

大隱隱朝市 小隱隱山林 대은은조시 소은은산림

* 세간에 있으면서 세속 때가 묻지 않고 중생을 제도하는 것.

 

風花亂紫翠 雲外有煙林 풍화난자취 운외유연림

* 봄바람에 각색 꽃이 피어 아지랑이 아물거리는 것 같다.

一聲鳴歷歷 十指起淸風 일성명역역 십지기청풍

* 한번 분명히 깨달으면 활동이 자재하다.

 

圍棋消永日 搖扇引淸風 위기소영일 요선인청풍

* 여름철 별장에서 바둑 두며 부채질한다.

 

樂思廻斜日 歌詞繼大風 악사회사일 가사계대풍

* 생각에 잠기니 석양이 길고, 마음 편안하여 시를 읊는다.

 

月隨碧山轉 水合靑天流 월수벽산전 수합청천류

* 물은 흘러 쉬지 않는다.

 

前水復後水 古今相續流 전수부후수 고금상속류

* 물은 흘러 쉬지 않는다.

 

四時周變易 一節急如流 사시주변역 일절급여류

* 세월이 빠르다.

 

忽驚明月鉤 釣出珊瑚枝 홀경명월구 조출산호지

* 三일밤 달을 갈고리에 비유한 것. 珊瑚에 달이 비치는 모습.

 

蘚斑題字壁 花發帶巢枝 선반제자벽 화발대소지

* 낡은 벽에 이끼가 끼고 새 둥지 있는 가지에 꽃이 핀다.

 

寒花開已盡 菊蘂獨盈枝 한화개이진 국예독영지

* 모든 꽃은 이미 떨어졌으나 국화만이 남아있다.

 

風狂螢墜草 雨驟鵲驚枝 풍광형추초 우취작경지

* 모진 바람에 꽃이 떨어지고, 소낙비에 까치가 놀란다.

古來賢聖人 一一誰成功 고래현성인 일일수성공

* 애쓴 보람 없다.

 

水來非吾過 去亦非吾功 수래비오과 거역비오공

* 나는 우왕이다. 황하를 막은 사람.

 

禪寂無塵地 焚香話所歸 선적무진지 분향화소귀

* 가을밤 선방에서 참선하고 있다.

 

此是選佛場 心空及第歸 차시선불장 심공급제귀

* 選佛場은 선방, 及第는 깨침을 뜻함.

 

由來人間事 翻覆不可知 유래인간사 번복불가지

* 사람의 마음 믿을 수 없다.

 

文章千古事 得失寸心知 문장천고사 득실촌심지

* 아무리 고사(古事)라도 모르는 것이 없다.

 

門外逐凉處 遠愁生靜中 문외축양처 원수생정중

* 더위를 피하여 그늘진 데 앉아서 옛 수행하던 일 회상한다.

 

失枕驚先起 人家半夢中 실침경선기 인가반몽중

* 베개에서 떨어져 잠을 깨니 아직 밤중이로다.

 

更無尋覓處 鳥跡印空中 경무심멱처 조적인공중

* 마음 찾을 길 없다. 공중에 나는 새 발자국 찾기.

 

君問沙門行 沙門行最高 군문사문행 사문행최고

* 군(君)이란 널리(廣)란 뜻. 沙門은 중(僧).

十方無影像 三界絶行蹤 십방무영상 삼계절행종

* 법신의 모습은 그림자 없고, 三界에 자국이 없다.

 

隨流常出沒 不滯往來蹤 수류상출몰 불체왕내종

* 세속에 처하면서 자취를 남기지 않는다.

 

庭前紅花秀 室內不知春 정전홍화수 실내부지춘

* 수행에 열중하여 봄 오는 줄도 모른다.

 

太平歌有道 和氣笑迎春 태평가유도 화기소영춘

* 세상에 도가 퍼져 태평세월이로다.

 

烟村三月裏 別是一家春 연촌삼월리 별시일가춘

* 삼월달의 봄 경치.

 

此心誰會得 庭栢對長春 차심수회득 정백대장춘

* 불심을 뉘 알고 뜰 앞에 잣나무 푸른 것 그것이다.

 

胸襟懸古鏡 懷抱積陽春 흉금현고경 회포적양춘

* 심경(心鏡)이 밝아 활기가 난다.

 

一句復一句 那事遂時新 일구부일구 나사수시신

* 那事란 그 일이란 뜻. 一句 一句가 모두 새롭다.

 

江山千里舊 賓主一時新 강산천리구 빈주일시신

* 깨치고 보면 강산은 옛 강산 그대로되 새로워진다.

 

前頭驚殺人 後頭笑殺人 전두경살인 후두소살인

* 前에는 위엄으로 놀래더니, 後에는 깨쳐서 웃음으로 대했다.

橫身當宇宙 誰是出頭人 횡신당우주 수시출두인

* 천지에 나 하나뿐 누구도 얼씬거리지 못한다.

 

千山添翠色 萬樹鎖銀花 천산첨취색 만수쇄은화

* 눈 온 뒤 산이 달라졌다.

 

君詩如秋露 洗我空中花 군시여추로 세아공중화

* 그대의 시를 읽고 나니 뱃속까지 후련하다.

 

夜來風雪惡 木折古岩前 야래풍설악 목절고암전

* 夜來는 어젯밤.

 

朝看雲片片 暮聽水潺潺 조간운편편 모청수잔잔

* 산사에 거주하는 스님의 모습. 潺潺은 물소리.

 

空劫威音前 別有一壺天 공겁위음전 별유일호천

* 과거 구원의 威音(부처님) 이전에 즉 근본의 주인공.

 

竹篦鑄生鐵 石火炳靑天 죽비주생철 석화병청천

* 竹篦는 학인을 접득할 때 쓰는 도구. 首山스님부터 쓰임.

 

神呪除三毒 心花五葉開 신주제삼독 심화오엽개

* 神呪는 다라니. 三毒은 탐,진,치.

 

葉經霜後落 花逐雪中開 엽경상후락 화축설중개

* 겨울을 지나 봄이 되어 매화가 필 때.

 

春至自花開 朱顔安在哉 춘지자화개 주안안재재

* 꽃은 다시 피되 미인은 한번 죽으면 다시 살아나지 못한다.

可憐園裏色 不入鏡中來 가련원리색 불입경중래

* 말로 다하지 못할 경치는 그림으로도 못 그린다.

 

夜靜溪聲近 庭寒月色深 야정계성근 정한월색심

* 밤경치.

 

今旣不如昔 後當不如今 금기불여석 후당불여금

* 천하에 인재가 없음을 한탄한다.

 

人生不滿百 常懷千載憂 인생불만백 상회천재우

* 사람은 백년을 못살건만 마음은 천년을 앞지른다.

 

辱莫辱多慾 樂莫樂無求 욕막욕다욕 낙막낙무구

* 욕심 많은 사람을 경계함.

 

入道不通理 復身還信施 입도불통리 부신환신시

* 깨치지 못하면 불은 갚을 길 없고 중생제도 못하면 재시 받지 못한다.

 

古釋迦不先 新彌勒不後 고석가불선 신미륵불후

* 불심은 선후가 없이 평등하다.

 

望天不見天 覰地不見地 망천불견천 처지불견지

* 활안(活眼)의 작용.

 

山櫻火燄輝 山鳥歌聲滑 산앵화염휘 산조가성활

* 火燄은 벚꽃이 만발한 모습. 山의 경치를 말한다.

 

遠觀山有色 近聽水無聲 원관산유색 근청수무성

* 당치도 않은 말 [실은 너무 가까우면].

一回纔見面 千載不忘名 일회재견면 천재불망명

* 한번 만난 사람은 언제든지 기억하고 있다. [불법 당체를 말함].

 

兀然無事坐 春來草自生 올연무사좌 춘래초자생

* 묵묵히 앉아 있어도 봄에는 풀이 솟는다.

 

一花開五葉 結果自然成 일화개오엽 결과자연성

* 심화(心花)가 열리니 불과(佛果)를 얻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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擊蒙要訣

 序

人生斯世에 非學問이면 無以爲人이니 所謂學問者는 亦非異常別件物事也라 只是爲父當慈, 爲子當孝, 爲臣當忠, 爲夫婦當別, 爲兄弟當友, 爲少者當敬長, 爲朋友當有信이니 皆於日用動靜之間에 隨事各得其當而已요 非馳心玄妙하여 希覬奇效者也라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학문이 아니면 사람 구실 하면서 살아갈 수 없다. 이른바 학문이라고 하는 것은 정상에서 벗어나거나 <일상 생활과 벗어나> 별도로 존재하는 일이 아니다. 단지 아버지가 되어서는 마땅히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이 되어서는 마땅히 부모를 사랑하며 신하가 되어서는 마땅히 임금에게 충성하며 부부 사이에서는 마땅히 내외를 구별하고 형제간에는 마땅히 서로 우애하고 어린 사람이 되어서는 마땅히 어른을 공경하고 친구사이에는 마땅히 신의를 지키는 것이므로 모두 일상 생활 속에서 일에 따라 각각 그 마땅함을 얻는 것일 뿐이요 현묘(玄妙)한 곳에 관심을 집중시켜서 기이한 효력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但不學之人은 心地茅塞하고 識見茫昧라 故로 必須讀書窮理하여 以明當行之路然後에 造詣得正而踐履得中矣리라 今人은 不知學問이 在於日用하고 而妄意高遠難行이라 故로 推與別人하고 自安暴棄하니 豈不可哀也哉아
다만 배우지 못한 사람은 마음이 욕심으로 가득 차 식견이 어둡게 된다. 그 때문에 반드시 독서를 통해 이치를 궁구함으로써 마땅히 행해야 할 도리를 밝힌 뒤에 조예가 올바름을 얻어서 실천함이 중도에 부합될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학문이 일상 생활 속에 있음을 알지 못하고 제멋대로 고원(高遠)해서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때문에 <학문하는 일을> 다른 사람에게 미루어 버리고 스스로 포기함을 편안히 여기니 어찌 슬퍼할 만한 일이 아니겠는가!

余定居海山之陽할새 有一二學徒 相從問學하니 余慙無以爲師요 而且恐初學이 不知向方하고 且無堅固之志而泛泛請益이면 則彼此無補하고 反貽人譏라 故로 略書一冊子하여 粗敍立心飭躬奉親接物之方하고 名曰擊蒙要訣이라하여 欲使學徒觀此하고 洗心立脚하여 當日下功하고 而余亦久患因循하여 欲以自警省焉하노라
丁丑季冬에 德水李珥는 書하노라
내가 해산(海山 : 海州)의 남쪽에 거처를 정하자, 한 두 명의 학도(學徒)들이 서로 따라와 배우기를 요청하니, 내가 스승이 될 만한 자질이 없는 것이 부끄러울 뿐만 아니라 초학자(初學者)들이 학문의 올바른 방향을 알지 못하고 또 견고한 뜻없이 대충대충 배우고서 더 가르쳐주기를 요구하면 피차간에 도움됨이 없고 도리어 남의 비웃음을 살까 두려웠다. 그 때문에 간략하게 책 한 권을 써서 뜻을 세우고, 몸을 가다듬고, 어버이를 봉양하고, 사람을 대하는 방법을 거칠게나마 서술하여 이름을 《격몽요결(擊蒙要訣)》이라고 하여 학도들이 이를 보고 마음을 깨끗하게 씻고 새롭게 출발하여 그 날로 공부에 착수하게 하고 나 또한 오랫동안 그럭저럭 옛 것을 답습하는 태도를 근심했는데 이로써 스스로 경계하고 반성하고자 한다.
정축년(1577) 계동(季冬 : 섣달)에 덕수(德水) 이이(李珥)는 쓰노라

 立志章 第一

初學이 先須立志하되 必以聖人自期하여 不可有一毫自小退託之念이니라 蓋衆人與聖人이 其本性則一也라 雖氣質은 不能無淸濁粹駁之異나 而苟能眞知實踐하여 去其舊染而復其性初면 則不增毫末而萬善具足矣리니 衆人이 豈可不以聖人自期乎아 故로 孟子道性善하시되 而必稱堯舜以實之曰 人皆可以爲堯舜이라하시니 豈欺我哉시리오
처음 배우는 사람은 모름지기 뜻을 세우되, 반드시 성인(聖人)이 되겠다고 스스로 기약하여, 털끝만큼이라도 자신을 작게 여겨서 핑계 대려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 보통사람이나 성인이나 그 본성은 마찬가지이다. 비록 기질은 맑고 흐림과 순수하고 잡됨의 차이가 없을 수 없지만, 만약 참되게 알고 실천하여 옛날에 물든 나쁜 습관을 버리고 그 본성의 처음을 회복한다면 털끝만큼도 보태지 않고서 온갖 선이 넉넉히 갖추어질 것이니, 보통사람들이 어찌 성인을 스스로 기약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 때문에 맹자께서는 모든 사람의 본성이 착하다고 주장하시되 반드시 요 임금과 순 임금을 일컬어 실증하시며 “사람은 모두 요 임금이나 순 임금처럼 될 수 있다.”고 말씀하셨으니, 어찌 나를 속이시겠는가?

當常自奮發曰 人性本善하여 無古今智愚之殊어늘 聖人은 何故獨爲聖人이며 我則何故獨爲衆人耶아 良由志不立, 知不明, 行不篤耳라 志之立, 知之明, 行之篤이 皆在我耳니 豈可他求哉리오 顔淵曰 舜何人也며 予何人也오 有爲者 亦若是라하시니 我亦當以顔之希舜爲法이니라
마땅히 항상 스스로 분발하여 “사람의 본성은 본래 선(善)하여 고금(古今)과 지우(智愚)의 차이가 없거늘, 성인은 무슨 연고로 홀로 성인이 되시며, 나는 무슨 연고로 홀로 중인(衆人)이 되었는가. 이는 진실로 뜻을 확립하지 못하고 아는 것이 분명하지 못하고 행실을 도타이 하지 못했기 때문에 말미암은 것일 뿐이다. 뜻을 확립하고 아는 것을 분명히 하고 행실을 도타이 하는 것은 모두 나에게 달려 있으니, 어찌 다른 데서 구하겠는가? 안연(顔淵)은 ‘순(舜) 임금은 어떤 사람이며, 나는 어떤 사람인가. 훌륭한 행동을 하는 자는 또한 순임금과 같을 뿐’이라고 말씀하셨으니, 나 또한 마땅히 안연이 순임금이 되기를 바란 마음가짐을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人之容貌는 不可變醜爲姸이며 膂力은 不可變弱爲强이며 身體는 不可變短爲長이니 此則已定之分이라 不可改也어니와 惟有心志는 則可以變愚爲智하며 變不肖爲賢이니 此則心之虛靈이 不拘於稟受故也라 莫美於智하며 莫貴於賢이어늘 何苦而不爲賢智하여 以虧損天所賦之本性乎아 人存此志하여 堅固不退면 則庶幾乎道矣리라
사람의 용모는 추한 것을 바꾸어 예쁘게 만들 수 없으며, 체력은 약한 것을 바꾸어 강하게 할 수 없으며, 신체는 짧은 것을 바꾸어 길게 할 수 없다. 이와 같은 것들은 <타고나면서부터> 이미 결정된 분수인지라 변화시킬 수 없다. 그러나 오직 심지(心志)만은 어리석은 것을 바꾸어 슬기롭게 할 수 있으며, 불초한 것을 바꾸어 어질게 할 수 있다. 이것은 마음의 허령(虛靈)한 지각능력은 태어날 때 부여받은 기질에 구애되지 않기 때문이다. 슬기로움보다 아름다운 것이 없으며, 어짊보다 귀한 것이 없거늘 무엇이 괴로워서 어짊과 지혜로움을 실천하지 아니하여 하늘이 부여한 본성을 훼손하는가. 사람들이 이와 같은 뜻을 마음속에 보존하여 굳게 지켜 물러서지 않는다면 거의 도에 가까울 수 있을 것이다.

凡人이 自謂立志하되 而不卽用功하고 遲回等待者는 名爲立志나 而實無向學之誠故也라 苟使吾志로 誠在於學이면 則爲仁由己라 欲之則至니 何求於人이며 何待於後哉리오 所貴乎立志者는 卽下工夫하여 猶恐不及하여 念念不退故也라 如或志不誠篤하여 因循度日이면 則窮年沒世인들 豈有所成就哉리오
무릇 사람들이 스스로 뜻을 세웠다고 말하되, 곧바로 공부하지 않고 미적거리면서 뒷날을 기다리는 까닭은 말로는 뜻을 세웠다고 하나 실제로는 배움을 향한 정성이 없기 때문이다. 만일 나의 뜻으로 하여금 진실로 배움에 있게 한다면 인(仁)을 실천하는 일은 자기에게 말미암는 것이어서 <인을 실천>하고자 하면 <인이 곧바로>이르게 되니, 어찌 남에게서 구하며 어찌 후일을 기다리겠는가. 입지를 중시하는 까닭은 <입지를 확고히 하면> 곧바로 공부에 착수하여 오히려 미치지 못할까 염려해서 항상 공부할 것을 생각하여 물러서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만약 혹시라도 뜻이 성실하고 독실하지 못하여 그럭저럭 옛습관을 답습하면서 세월만 보낸다면 수명을 다하여 세상을 마친들 어찌 성취하는 바가 있겠는가.


 革舊習章 第二

人雖有志於學이나 而不能勇往直前하여 以有所成就者는 舊習이 有以沮敗之也라 舊習之目을 條列如左하노니 若非勵志痛絶이면 則終無爲學之地矣리라
사람이 비록 학문에 뜻을 두었다 하더라도 용감하게 곧바로 전진하여 <학문을> 성취하지 못하는 까닭은 구습이 <학문하겠다는 결심을> 가로막고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구습에 해당하는 항목을 다음과 같이 열거하였으니, 만약 뜻을 더욱 굳게 세워 뼈아프게 끊어 버리지 않는다면 끝내 학문을 할 터전이 마련되지 않을 것이다.

其一은 惰其心志하고 放其儀形하여 只思暇逸하여 深厭拘束이요
其二는 常思動作하여 不能守靜하고 紛紜出入하여 打話度日이요
其三은 喜同惡(오)異하여 汨於流俗하여 稍欲修飭이나 恐乖於衆이요
其四는 好以文辭로 取譽於時하여 剽竊經傳하여 以飾浮藻요
其五는 工於筆札하고 業於琴酒하여 優游卒歲하여 自謂淸致요
其六은 好聚閒人하여 圍棋局戲하여 飽食終日하여 只資爭競이요
其七은 歆羨富貴하고 厭薄貧賤하여 惡衣惡食을 深以爲恥요
其八은 嗜慾無節하여 不能斷制하여 貨利聲色을 其味如蔗니라
첫째는, 자신의 심지(心志)를 게을리 하고 몸가짐을 함부로 해서, 단지 한가하고 편안하기만을 생각하여 구속당하기를 매우 싫어하는 것이요.
둘째는, 항상 동작할 것을 생각하여 고요함을 지키지 못하고, 어지럽게 드나들면서 말만 하면서 세월만 보내는 것이요.
셋째는, <여러 사람들과 의견이> 같은 것을 좋아하고 다른 것을 싫어하여 세속에 빠져 조금 행실을 닦고 삼가려 하나 남들과 괴리될까 두려워하는 것이요.
넷째는, 문장으로 당시 세상에서 이름나기를 좋아하여, 경전의 내용을 표절해서 부조(浮藻 : 쓸데없이 화려하기만한 문장)를 꾸미는 것이요.
다섯째는, 글짓는 일에만 힘을 기울이고, 거문고 타기와 술 마시는 것을 업으로 삼아 한가히 놀면서 세월을 보내며 스스로는 깨끗한 운치(韻致)라고 여기는 것이요.
여섯째는, 한가한 사람을 모아 바둑이나 장기를 두면서 배불리 먹고 하루를 마쳐 다만 남과 다투는 데만 힘을 보태는 것이요.
일곱째는, 부귀를 부러워하고, 가난하고 천한 것을 싫어하여 남루한 옷과 거친 음식 먹는 것을 몹시 부끄럽게 여기는 것이요.
여덟째는, 즐겨하고 좋아하는 욕심을 절제함이 없어 끊어 억제하지 못해서 재리와 음악과 여색에 빠져 그 맛을 사탕처럼 달게 여기는 것이다.

習之害心者 大槪如斯하니 其餘는 難以悉擧라 此習이 使人志不堅固하고 行不篤實하여 今日所爲를 明日難改하고 朝悔其行이라가 暮已復然하나니 必須大奮勇猛之志하여 如將一刀하여 快斷根株하고 淨洗心地하여 無毫髮餘脈하며 而時時每加猛省之功하여 使此心無一點舊染之汚然後에 可以論進學之工夫矣리라
습관 중에서 마음을 수양하는 데 방해되는 것이 대개 이와 같으니, 그 나머지는 이루 다 들기 어렵다. 이러한 습관이 사람으로 하여금 뜻을 견고하지 지키지 못하게 하고 행실을 독실하지 실천하지 못하게 하여, 오늘 저지른 일을 내일 고치기 어렵고, 아침에 그 행실을 뉘우쳤다가 저녁에는 이미 다시 그렇게 하나니, 반드시 용맹스런 뜻을 크게 분발해서 마치 칼을 가지고 단칼에 뿌리를 깨끗이 끊어버리듯이 하고, 마음을 깨끗이 씻어내어 털끝만치라도 남은 맥이 없게 하며, 때때로 매양 크게 반성하는 공부를 더하여 이 마음으로 하여금 한 점이라도 옛날에 물든 더러움이 없게 한 뒤에야 학문에 나아가는 공부를 논할 수 있을 것이다.


 持身章 第三

學者必誠心向道하여 不以世俗雜事로 亂其志然後에 爲學有基址라 故로 夫子曰 主忠信이라하시니 朱子釋之曰 人不忠信이면 事皆無實하여 爲惡則易하고 爲善則難이라 故로 必以是爲主焉이라하시니 必以忠信爲主而勇下工夫然後에 能有所成就니 黃勉齋所謂眞實心地, 刻苦工夫兩言이 盡之矣로다
배우는 자는 반드시 진실한 마음으로 도를 향하여 세속의 잡된 일로 자신의 뜻을 어지럽히지 않은 뒤에야 학문을 함에 기초가 있게 된다. 그러므로 부자(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충(忠)과 신(信)을 중심으로 삼아야 한다.”고 하셨으니, 주자께서 이를 해석하여 말씀하시기를, “사람에게 충과 신이 없으면 하는 일이 모두 진실함이 없어서 악(惡)을 저지르기는 쉽고 선(善)을 실천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반드시 이를 중심으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고 하셨으니, 반드시 충과 신을 중심으로 삼고 용감하게 공부에 착수한 뒤에야 성취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면재(勉齋) 황간(黃榦)이 이른바 “마음을 진실하게 하고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공부하라.”는 두 마디 말씀이 그 뜻을 다하였다고 할 것이다.

常須夙興夜寐하여 衣冠必正하고 容色必肅하여 拱手危坐하고 行步安詳하며 言語愼重하여 一動一靜을 不可輕忽苟且放過니라
모름지기 항상 일찍 일어나고 밤늦게 자서 의관을 반드시 바르게 하고, 얼굴빛을 반드시 엄숙하게 하여 두 손을 모으고 무릎꿇고 앉으며, 걸음걸이를 편안하고 조심스럽게 하며, 언어를 신중히 하여 일동일정을 가볍고 소홀히 하여 구차스럽게 지나쳐 버려서는 안 된다.

收斂身心은 莫切於九容이요 進學益智는 莫切於九思하니 所謂九容者는 足容重,[不輕擧也 若趨于尊長之前 則不可拘此] 手容恭,[手無慢弛 無事則當端拱 不妄動] 目容端,[定其眼睫 視瞻當正 不可流眄邪睇] 口容止,[非言語飮食之時 則口常不動] 聲容靜,[當整攝形氣 不可出噦咳等雜聲] 頭容直,[當正頭直身 不可傾回偏倚] 氣容肅,[當調和鼻息 不可使有聲氣] 立容德,[中立不倚 儼然有德之氣像] 色容莊이요[顔色整齊 無怠慢之氣]
몸과 마음을 거두어들이는 방법은 구용보다 더 친절한 것이 없고, 배움을 진보시키고 지혜를 더하는 방법은 구사보다 더 친절한 것이 없다. 이른바 구용이라는 것은, 발의 움직임을 무겁게 하고,(가볍게 거동하지 않음이다. 어른 앞에서 종종걸음으로 걸을 적에는 이 조목에 구애받지 않아도 된다.) 손 모양을 공손히 하고,(손을 함부로 늘어뜨리지 않음이다. 일이 없을 때는 마땅히 단정히 손을 모으고 함부로 움직이지 않는다.) 눈 모양을 단정히 하고,(눈동자를 안정시켜 마땅히 시선을 바르게 할 것이요, 흘려보거나 훔쳐보아서는 안 된다.) 입은 꼭 다물고,(말을 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가 아니면 입은 항상 움직이지 않는다.) 목소리는 조용히 하고,(마땅히 형기를 가다듬어 구역질을 하거나 트림을 하는 따위의 잡소리를 내서는 안 된다.) 머리는 곧게 세우고,(마땅히 머리를 바르게 세우고 몸을 곧게 해야 하며 기울여 돌리거나 한쪽으로 치우치게 해서는 안 된다.) 숨쉬기는 조용하게 하고,(호흡을 고르게 하여 소리가 나게 해서는 안 된다.) 서 있는 모양은 덕스럽게 하고,(똑바로 서고 치우치지 않아서 엄숙하게 덕스러운 기상을 지녀야 한다.) 얼굴 모양을 장엄하게 하는 것이요.(얼굴빛을 단정히 하여 태만한 기색이 없어야 한다.)

所謂九思者는 視思明,[視無所蔽則明無不見] 聽思聰,[聽無所壅則聰無不聞] 色思溫,[容色和舒 無忿 之氣] 貌思恭,[一身儀形 無不端莊] 言思忠,[一言之發 無不忠信] 事思敬,[一事之作 無不敬愼] 疑思問,[有疑于心 必就先覺審問 不知不措] 忿思難,[有忿必懲 以理自勝] 見得思義니라[臨財必明義利之辨 合義然後取之]
이른바 구사라는 것은, 볼 때는 분명하게 볼 것을 생각하고,(사물을 볼 때 시선에 가리는 바가 없으면 분명하여 보지 못하는 것이 없다.) 들을 때는 분명히 들을 것을 생각하고,(들을 때 막히는 바가 없으면 분명하여 듣지 못하는 것이 없다.) 얼굴빛은 온화하게 할 것을 생각하고,(얼굴빛을 온화하고 부드럽게 하여 화를 내거나 사나운 기색이 없어야 한다.) 용모는 공손할 것을 생각하고,(일신의 태도가 단정하고 씩씩하지 않음이 없게 한다.) 말은 진실하게 할 것을 생각하고,(한 마디 말이라도 진실하지 않음이 없게 한다.) 일은 신중하게 할 것을 생각하고,(한 가지 일이라도 신중하고 조심하지 않음이 없게 한다.) 의심이 나면 질문할 것을 생각하고,(마음속에 의심이 있으면 반드시 선각자에게 나아가 자세히 물어서 모르는 것을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는다.) 분할 때는 환난을 생각하고,(분이 나면 반드시 징계하여 이치로써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얻을 것을 보면 의리를 생각하는 것이다.(재물을 마주했을 때는 반드시 의와 리를 분명히 구분하여, 의에 부합된 뒤에야 취한다.)

常以九容九思로 存於心而檢其身하여 不可頃刻放捨요 且書諸座隅하여 時時寓目이니라
항상 구용과 구사를 마음속에 붙잡아 두어 자기 몸을 단속하여 잠깐 동안이라도 놓아버리지 말 것이요, 또 이것을 앉는 자리의 귀퉁이에 써 붙여놓고 때때로 눈을 붙여 보아야 할 것이다.

非禮勿視, 非禮勿聽, 非禮勿言, 非禮勿動 四者는 修身之要也라 禮與非禮를 初學이 難辨이니 必須窮理而明之하여 但於已知處에 力行之면 則思過半矣리라
예가 아니면 보지 말며, 예가 아니면 듣지 말며,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며,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 말라는 네 가지 조목은 몸을 수양하는 요점이다. 예와 예가 아닌 것을 처음 배우는 이가 분별하기 어려우니, 반드시 이치를 궁구하여 이것을 밝혀서 다만 이미 아는 부분을 힘써 실천한다면 생각함이 반을 넘을 것이다.(깨달은 바가 이미 많을 것이다.)

爲學이 在於日用行事之間하니 若於平居에 居處恭하며 執事敬하며 與人忠이면 則是名爲學이니 讀書者는 欲明此理而已니라
학문을 하는 것은 일상적으로 행하는 일 속에 있으니, 만약 평소 생활할 때에 거처함을 공손히 하고, 일을 집행하기를 공경히 하고, 남과 함께 할 때 진실하면, 이것을 이름하여 학문이라 하는 것이니, 책을 읽는 것은 이 이치를 밝히고자 하는 것일 뿐이다.

衣服은 不可華侈라 禦寒而已요 飮食은 不可甘美라 救飢而已요 居處는 不可安泰라 不病而已니 惟是學問之功, 心術之正, 威儀之則은 則日勉勉而不可自足也니라
의복은 화려하거나 사치스러움을 추구해서는 아니 되고 추위를 막을 정도면 그만이요, 음식은 달고 맛있기를 추구해서는 아니 되고 굶주림을 면할 정도면 그만이요, 거처는 편안함을 추구해서는 아니 되고 병들지 않을 정도면 그만이다. 오직 학문하는 힘과 마음을 수양하는 올바른 방법과 몸가짐을 단속하는 법칙은 날마다 부지런히 힘써, 스스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

克己工夫 最切於日用하니 所謂己者는 吾心所好 不合天理之謂也라 必須檢察吾心이 好色乎아 好利乎아 好名譽乎아 好仕宦乎아 好安逸乎아 好宴樂乎아 好珍玩乎아하여 凡百所好 若不合理어든 則一切痛斷하여 不留苗脈然後에야 吾心所好 始在於義理하여 而無己可克矣리라
자기의 사욕을 이기는 극기 공부가 일상 생활 속에서 가장 절실한 것이다. 이른바 己라는 것은 내 마음이 좋아하는 바가 천리에 부합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반드시 내 마음이 여색을 좋아하는가, 이익을 좋아하는가, 명예를 좋아하는가, 벼슬하기를 좋아하는가, 편안하게 지내기를 좋아하는가, 잔치하고 즐기기를 좋아하는가, 진귀한 보배를 좋아하는가를 검찰하여, 여러 가지 좋아하는 바가 만일 이치에 부합하지 않거든, 일절 통렬히 끊어서 싹이나 맥을 남겨두지 않은 뒤에야 내 마음이 좋아하는 것이 비로소 의리에 부합되어서 이길 만한 사욕이 없게 될 것이다.

多言多慮 最害心術하니 無事則當靜坐存心하고 接人則當擇言簡重하여 時然後言이면 則言不得不簡이니 言簡者近道니라
말이 많고 생각이 많은 것은 마음을 수양하는 데 가장 해롭다. 일이 없으면 마땅히 고요히 앉아서 마음을 보존하고, 사람을 만날 때는 마땅히 말을 가려서 간략히 하고 신중히 하여, 때에 맞은 뒤에 말하면 말이 간략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니 말이 간략한 자가 도에 가깝다.

非先王之法服이어든 不敢服하며 非先王之法言이어든 不敢道하여 非先王之德行이어든 不敢行이니 此當終身服膺者也니라
선왕의 법도에 맞는 옷이 아니면 감히 입지 아니하며, 선왕의 법도에 맞는 말이 아니면 감히 말하지 아니하며, 선왕의 덕행이 아니면 감히 행하지 않을 것이니, 이것은 마땅히 몸을 마칠 때까지 가슴속에 넣어두어야 할 것이다.

爲學者一味向道하여 不可爲外物所勝이니 外物之不正者를 當一切不留於心하여 鄕人會處에 若設博奕樗蒲等戱어든 則當不寓目하여 逡巡引退하고 若遇倡妓作歌舞어든 則必須避去요 如値鄕中大會하여 或尊長强留하여 不能避退어든 則雖在座나 而整容淸心하여 不可使奸聲亂色으로 有干於我며 當宴飮酒에 不可沈醉요 浹洽而止 可也니라 凡飮食은 當適中이니 不可快意有傷乎氣며 言笑는 當簡重이니 不可喧譁以過其節이며 動止는 當安詳이니 不可粗率以失其儀니라
배움을 추구하는 이는 한결같이 도를 향하여 외물이 이기는 바를 당하지 않아야 할 것이니, 외물 중에서 바르지 못한 것은 마땅히 일절 마음에 두지 않아야 한다. 고을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만일 장기나 바둑, 저포 같은 놀이를 벌려 놓았거든 마땅히 눈을 붙여 보지 말고 뒷걸음질쳐 물러나고, 만일 기생들이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만나면 반드시 피해 가야 할 것이요, 만일 고을의 사람이 많이 모이는 상황을 만나 혹 존장이 억지로 만류하여 피해 물러갈 수 없으면, 비록 그 자리에 있을지라도 용모를 단정히 하고 마음을 맑게 하여 간사한 소리와 음란한 색으로 하여금 나를 침범함이 있지 않게 할 것이며, 잔치를 만나 술을 마실 때에는 빠지도록 취해서는 안 되고, 술기운이 무젖으면 그만 마시는 것이 옳다. 모든 음식은 마땅히 알맞게 먹어야 할 것이니, 뜻대로 실컷 먹어서 기를 손상시키지 말 것이며, 말과 웃음은 마땅히 간략하고 신중히 해야 할 것이니, 시끄럽게 떠들면서 절도를 넘어서지 말 것이며, 행동거지는 마땅히 편안하고 조심스럽게 해야 할 것이니, 거칠고 경솔하게 하여 몸가짐을 잃어서는 안 된다.

有事則以理應事하고 讀書則以誠窮理하여 除二者外엔 靜坐收斂此心하여 使寂寂無紛起之念하고 惺惺無昏昧之失이 可也니 所謂敬以直內者如此니라
일이 있으면 사리대로 일을 처리하고, 책을 읽을 때는 진실한 마음가짐으로 이치를 궁구해야 한다. 이 두 가지를 제외하고는 조용히 앉아 이 마음을 거두어 들여서, <마음으로 하여금> 고요하고 고요하여 어지럽게 일어나는 잡념이 없게 하며, 정신을 바짝 차려서 어두워지는 실수가 없게 하는 것이 옳으니, 이른바 경으로써 마음속을 곧게 한다는 것이 이와 같이 하는 것이다.

當正身心하여 表裏如一이니 處幽如顯하며 處獨如衆하여 使此心如靑天白日을 人得而見之니라
마땅히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여 겉과 속이 한결같게 하여야 할 것이니, 깊숙한 곳에 있더라도 드러난 곳에 있는 것처럼 하고, 혼자 있더라도 여럿이 있는 것처럼 하여, 이 마음으로 하여금 푸른 하늘의 밝은 해를 사람들이 모두 볼 수 있는 것처럼 하여야 한다.

常以行一不義, 殺一不辜而得天下라도 不爲底意思로 存諸胸中이니라
항상 한 가지라도 의롭지 못한 일을 행하고, 한 사람이라도 죄 없는 사람을 죽여서 천하를 얻을 수 있다 하더라도 하지 않겠다는 뜻을 가슴속에 두고 있어야 한다.

居敬以立其本하며 窮理以明乎善하며 力行以踐其實이니 三者는 終身事業也니라
경을 실천함으로써 근본을 확립하고, 이치를 궁구함으로써 선을 밝히고, 힘써 행함으로써 그 진실을 실천하여야 하니, 이 세 가지는 죽을 때까지 해야 할 사업이다.

思無邪, 毋不敬只此二句는 一生受用이라도 不盡이니 當揭諸壁上하여 須臾不可忘也니라
“생각에 부정함이 없다.”는 것과 “공경하지 아니치 말라.”는 오직 이 두 구절만은 일생토록 받아쓰더라도 다하지 않을 일이니, 마땅히 이것을 벽 위에 써 붙여서 잠깐 동안이라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每日에 頻自點檢하여 心不存乎아 學不進乎아 行不力乎아하여 有則改之하고 無則加勉하여 孜孜毋怠하여 斃而後已니라
매일 자주 스스로 점검하되 마음을 보존하지 않은 적이 있었던가, 학문이 진전되지 않음이 있었던가, 행실을 힘쓰지 않음이 있었던가 반성하여, 있으면 그것을 고치고 없으면 더 힘써서, 부지런히 힘써서 게을리 하지 말아서 죽은 뒤에야 그만둘 것이다.
 讀書章 第四

學者常存此心하여 不被事物所勝이요 而必須窮理明善然後에 當行之道 曉然在前하여 可以進步라 故로 入道莫先於窮理하고 窮理莫先乎讀書하니 以聖賢用心之迹과 及善惡之可效可戒者 皆在於書故也니라
배우는 자는 항상 이 마음을 보존하여 사물에게 이김을 당하지 않게 하고, 반드시 이치를 궁구하여 선을 밝힌 뒤에야 마땅히 실천해야 할 도리가 분명하게 앞에 나타나게 되어서 진보할 수 있다. 그러므로 도에 들어감은 이치를 궁구하는 것보다 먼저 할 것이 없고, 이치를 궁구함은 책을 읽는 것보다 먼저 할 것이 없으니, 성현들께서 마음을 쓴 자취와 선과 악 중에서 본받고 경계해야 할 것이 모두 책에 쓰여 있기 때문이다.

凡讀書者 必端拱危坐하여 敬對方冊하여 專心致志하고 精思涵泳하여[涵泳者 熟讀深思之謂] 深解義趣하고 而每句에 必求踐履之方이니 若口讀而心不體, 身不行이면 則書自書, 我自我니 何益之有리오
무릇 책을 읽는 자는 반드시 단정히 손을 모으고 무릎을 꿇고 앉아서 공경하는 마음가짐으로 책을 마주하여 마음을 오로지 하고 뜻을 극진히 하며 자세히 생각하고 함영하여,(함영이라는 것은 익숙히 읽고 깊이 생각함을 이른다.) 의미를 깊이 이해하고 구절마다 반드시 실천할 방법을 구해야 하니, 만일 입으로만 읽고 마음에 체득하지 않고 몸으로 실행하지 않는다면 책은 책대로 이고 나는 나대로 일 것이니, 무슨 이로움이 있겠는가?

先讀小學하여 於事親, 敬兄, 忠君, 弟長, 隆師, 親友之道에 一一詳玩而力行之니라
次讀大學及或問하여 於窮理, 正心, 修己, 治人之道에 一一眞知而實踐之니라
次讀論語하여 於求仁爲己, 涵養本原之功에 一一精思而深體之니라
次讀孟子하여 於明辨義利, 遏人慾, 存天理之說에 一一明察而擴充之니라
次讀中庸하여 於性情之德, 推致之功, 位育之妙에 一一玩索而有得焉이니라
먼저 ≪소학≫을 읽어, 어버이를 섬기고 형을 공경하며, 임금에게 충성하고 어른을 공경하며, 스승을 높이고 벗을 사귀는 도리에 대해 일일이 자세히 익혀서 힘써 실행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대학≫과 ≪대학혹문≫을 읽어, 이치를 궁구하고 마음을 바르게 하며, 자기 몸을 닦고 남을 다스리는 도리에 대해 일일이 참되게 알아서 진실하게 실천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논어≫를 읽어 인을 구하고, 참된 자신을 위한 학문을 하고, 본원을 함양하는 공부에 대해 일일이 자세히 생각하고 깊이 체득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맹자≫를 읽어, 의리와 이익을 분명하게 분별하는 일과, 인욕을 막고 천리를 보존하는 내용에 대해 일일이 밝게 살펴서 확충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중용≫을 읽어, 성정의 올바른 뜻과 미루어 지극히 하는 공부와 천지가 제 자리를 얻고 만물이 생육되는 미묘한 이치에 대해 일일이 깊이 음미하고 탐색하여 터득함이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次讀詩經하여 於性情之邪正, 善惡之褒戒에 一一潛繹하여 感發而懲創之니라
次讀禮經하여 於天理之節文, 儀則之度數에 一一講究而有立焉이니라
次讀書經하여 於二帝三王治天下之大經大法에 一一領要而遡本焉이니라
次讀易經하여 於吉凶存亡進退消長之幾에 一一觀玩而窮硏焉이니라
次讀春秋하여 於聖人賞善罰惡, 抑揚操縱之微辭奧義에 一一精硏而契悟焉이니라
다음으로 ≪시경≫을 읽어, 성정의 간사하고 바름과 선악을 칭찬하고 징계함에 대해 일일이 깊이 생각하여 선한 마음을 감발하고 악한 마음을 징계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예경≫을 읽어, 천리의 절문과 의칙의 도수에 대해 일일이 강구해서 확립함이 있게 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서경≫을 읽어, 이제와 삼왕이 천하를 다스린 대경대법에 대해 일일이 요령을 터득하여 근본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 것이다.
다음에 ≪역경≫을 읽어, 길흉과 존망, 진퇴와 소장의 기미에 대해 일일이 관찰하여 깊이 연구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춘추≫를 읽어, 성인이 선을 기리고 악을 벌하며, 억양하고 조종하는 은미한 말씀과 오묘한 뜻에 대해 일일이 자세히 연구하여 정확하게 깨닫도록 해야 할 것이다.

五書五經을 循環熟讀하여 理會不已하여 使義理日明하고 而宋之先正所著之書에 如近思錄, 家禮, 心經, 二程全書, 朱子大全, 語類와 及他性理之說을 宜間間精讀하여 使義理常常浸灌吾心하여 無時間斷하고 而餘力에 亦讀史書하여 通古今, 達事變하여 以長識見이니 若異端雜類不正之書는 則不可頃刻披閱也니라
이상의 오서와 오경을 돌려가며 익숙히 읽어 이회(理會)하기를 그만두지 않아서 의리로 이치로 하여금 날로 밝아지게 해야 한다. 그리고 송나라의 선현들이 지은 책으로서 이를테면 ≪근사록≫, ≪가례≫, ≪심경≫, ≪이정전서≫, ≪주자대전≫, ≪주자어류≫ 및 기타 성리설 같은 책을 마땅히 틈틈이 정독해서 의리로 하여금 항상 내 마음속에 젖어들어 어느 때고 끊어짐이 없도록 하고, 남은 여가에 또한 역사책을 읽어 고금의 사변을 통달하여 식견을 신장시켜야 할 것이다. 이단이나 잡류로 바르지 못한 책 같은 경우는 잠깐 동안이라도 펼쳐 보아서는 안 된다.

凡讀書에 必熟讀一冊하여 盡曉義趣하여 貫通無疑然後에 乃改讀他書요 不可貪多務得하여 忙迫涉獵也니라  
무릇 책을 읽을 때에는 반드시 한 책을 익숙히 읽어서 의미를 다 깨달아 꿰뚫어 통달하고 의심스러운 것이 없어진 뒤에야 비로소 다시 다른 책을 읽을 것이요, 많이 읽기를 탐내고 얻기를 힘써서 바삐 섭렵해서는 안 된다.


 事親章 第五

凡人이 莫不知親之當孝로되 而孝者甚鮮하니 由不深知父母之恩故也라 詩不云乎아 父兮生我하시고 母兮鞠我하시니 欲報之德인댄 昊天罔極이라하니 人子之受生에 性命血肉이 皆親所遺라 喘息呼吸에 氣脈相通하니 此身이 非我私物이요 及父母之遺氣也라 故로 曰 哀哀父母여 生我劬勞라하니 父母之恩이 爲如何哉아 豈敢自有其身하여 以不盡孝於父母乎아 人能恒存此心이면 則自有向親之誠矣리라
무릇 사람들이 부모에게 마땅히 효도해야 함을 알지 못하는 이가 없되 효도하는 자가 심히 드무니, 이것은 부모의 은혜를 깊이 알지 못하는 데서 말미암은 연고이다. 《시경》에 이르지 않았던가. “아버님! 나를 낳으시고, 어머님! 나를 기르시니, 그 은덕을 갚고자 할진댄 하늘같아 다함이 없다.”고 하였으니, 자식이 생명을 받을 적에 성명과 혈육이 모두 어버이가 남겨주신 것이다. 숨을 쉬어 호흡함에 기맥이 서로 통하니, 이 몸은 나의 사유물이 아니요, 바로 부모께서 남겨주신 기운이다. 그러므로 《시경》에 “슬프고 슬프다. 부모님이여! 나를 낳으시느라 수고로우셨도다.”하였으니, 부모의 은혜가 어떠한가. 어찌 감히 스스로 자기 몸을 사유하여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사람이 항상 이 마음을 지닐 수 있다면 저절로 부모를 향한 정성이 생길 것이다.

凡事父母者 一事一行을 毋敢自專하여 必稟命而後行이니 若事之可爲者를 父母不許어시든 則必委曲陳達하여 頷可而後行이요 若終不許라도 則亦不可直遂其情也니라
무릇 부모를 섬기는 자는 한 가지 일과 한 가지 행실을 감히 스스로 오로지 하지 말아, 반드시 부모에게 명령을 받은 뒤에 시행해야 할 것이다. 만일 일 중에서 해야 할 것을 부모가 허락하지 않으시거든 반드시 자세히 말씀드려서 허락하신 뒤에 시행할 것이요, 만일 끝내 허락하지 않으시더라도 또한 곧바로 자기 뜻을 이루어서는 안 된다.

每日未明而起하여 盥櫛衣帶하고 就父母寢所하여 下氣怡聲하여 問燠寒安否하며 昏則詣寢所하여 定其褥席하고 察其溫凉하며 日間侍奉에 常愉色婉容하여 應對恭敬하고 左右就養하여 極盡其誠하며 出入에 必拜辭拜謁이니라
매일 날이 밝기 전에 일어나 세수하고 머리 빗고 옷을 입고 띠를 띠고서 부모의 침소로 나아가 기운을 낮추고 목소리를 부드럽게 하여 더우시거나 추우신 지와 편안하신 지 그렇지 않은지를 여쭙고, 날이 어두워지면 침소에 나아가 이부자리를 정해 드리고, 따뜻한지 서늘한지를 살펴보며, 낮 동안 받들어 모실 적에는 항상 얼굴빛을 온화하게 하고 용모를 공손히 하여 응대하기를 공경히 하고, 좌우로 나아가 봉양하여 그 정성을 극진히 하며, 나가고 들어올 적에는 반드시 절하고 하직하며, 절하고 뵈어야 한다.

今人이 多是被養於父母하고 不能以己力養其父母하니 若此奄過日月이면 則終無忠養之時也리라 必須躬幹家事하여 自備甘旨然後에 子職乃修니 若父母堅不聽從이면 則雖不能幹家나 亦當周旋補助하여 而盡力得甘旨之具하여 以適親口 可也니라 若心心念念이 在於養親이면 則珍味를 亦必可得矣리라 每念王延이 隆冬盛寒에 體無全衣호되 而親極滋味하여 令人感歎流涕也리라
요즘 사람들은 대부분 부모에게 양육을 받기만 하고 자기 힘으로 부모를 봉양하지 못하니, 이와 같이 하여 어느덧 세월을 보낸다면 끝내 정성으로 봉양할 때가 없을 것이다. 반드시 몸소 집안 일을 담당하여 스스로 맛있는 음식을 마련한 뒤에야 자식의 직분이 비로소 닦여지는 것이니, 만일 부모님께서 굳이 들어주지 않으시면 비록 집안 일을 담당하지는 못하나, 또한 마땅히 이리저리 움직여 도와드려서 힘을 다해 맛있는 음식을 얻어, 어버이의 입맛에 맞도록 함이 옳다. 만일 마음과 생각이 항상 어버이를 봉양하는 데 있다면, 진미를 또한 반드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매양 왕연이 한겨울 몹시 추운 때에 자기 몸에는 성한 옷이 없었으되 어버이에게는 맛있는 음식을 극진하게 대접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감탄하고 눈물을 흘리게 한 것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人家父子間에 多是愛逾於敬하니 必須痛洗舊習하여 極其尊敬이니 父母所坐臥處에 子不敢坐臥하며 所接客處에 子不敢接私客하며 上下馬處에 子不敢上下馬 可也니라
사람들 집안에서 부자간에 대부분 사랑이 공경보다 지나치니, 반드시 옛습관을 통렬히 씻어버려, 존경을 극진히 하여야 한다. 부모가 앉고 누우시는 곳에는 자식이 감히 앉고 눕지 않으며, 부모가 손님을 접대하시는 곳에서는 자식이 감히 사사로운 손님을 접대하지 않으며, 부모가 말을 타고 내리시는 곳에는 자식이 감히 말을 타고 내리지 않는 것이 옳다.

父母之志 若非害於義理어든 則當先意承順하여 毫忽不可違요 若其害理者는 則和氣怡色柔聲以諫하여 反覆開陳하여 必期於聽從이니라
부모의 뜻이 만일 의리에 해로운 것이 아니면, 마땅히 부모의 뜻을 따라 부모의 뜻보다 먼저 알아차리고 받들어 순종하여 조금이라도 어기지 말 것이요, 만일 의리에 해로운 것이면 기운을 온화하게 하고 얼굴빛을 부드럽게 하며 음성을 따뜻하게 하여 간해서, 반복하여 아뢰어 반드시 들어 따르시게 하기를 기약하여야 한다.

父母有疾이어시든 心憂色沮하여 捨置他事하고 只以問醫劑藥爲務니 疾止어시든 復初니라
부모께서 병환이 걸리시면 마음으로도 근심하고 얼굴빛으로도 근심하여, 다른 일은 버려두고 다만 의원에게 묻고 약을 짓는 일에 힘써야 할 것이니, 병이 그치면 평소대로 돌아간다.

日用之間, 一毫之頃을 不忘父母然後에 乃名爲孝니 彼持身不謹하며 出言無章하여 嬉戱度日者는 皆是忘父母者也니라
일상 생활하는 사이와 잠깐 동안이라도 부모를 잊지 않은 뒤에야 효도한다고 이름할 수 있으니, 저 몸가짐을 삼가지 않으며 말을 함에 법도가 없어 장난이나 치면서 세월을 보내는 자는 모두 부모를 잊어버린 것이다.

日月이 如流하여 事親을 不可久也라 故로 爲子者須盡誠竭力하여 如恐不及이 可也니라 古人詩曰 古人一日養을 不以三公換이라하니 所謂愛日者如此니라
세월이 흐르는 물과 같아서 어버이를 섬기기를 오래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자식된 자는 모름지기 정성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미치지 못할까 염려하듯 함이 옳다. 옛사람의 시에 이르기를, “옛날 사람은 하루의 봉양을 삼공과도 바꾸지 않는다.”하였으니, 이른바 날을 아낀다는 것이 이와 같다.


 喪制章 第六

喪制는 當一依朱文公家禮니 若有疑晦處어든 則質問于先生長者識禮處하여 必盡其禮 可也니라
상제는 마땅히 한결같이 주문공의 가례를 따라야 하니, 만일 의심스럽거나 모르는 곳이 있거든 선생이나 어른으로서 예를 아는 곳에 질문해서 반드시 그 예를 다하는 것이 옳다.

復時에 俗例必呼小字하니 非禮也라 少者則猶可呼名이어니와 長者則不可呼名이요 隨生時所稱이 可也니라[婦女尤不宜呼名]
사자의 혼을 부르는 복을 할 때 세속의 관례에는 반드시 소자(어린 시절의 이름)를 부르니, 예가 아니다. 어린 사람이 죽었을 경우에는 그래도 이름을 부를 수 있지만, 어른일 경우에는 이름을 불러서는 안 되고 살았을 적에 일컫던 바를 따르는 것이 옳다.(부녀자의 경우는 더더욱 이름을 불러서는 안 된다.)

母喪에 父在則父爲喪主니 凡祝辭를 皆當用夫告妻之例也니라
어머니 상을 당했을 때에 아버지가 살아 계시면 아버지가 상주가 되니, 모든 축사를 모두 마땅히 남편이 아내에게 고하는 예를 써야 한다.

父母初沒에 妻妾婦及女子는 皆被髮하고 男子則被髮扱上衽徒跣이니라[小斂後 男子則袒括髮 婦人則髽]若子爲他人後者와 及女子已嫁者는 皆不被髮徒跣이니라[男子則免冠]
부모가 막 돌아가셨을 때에는 아내와 첩, 며느리와 딸은 모두 머리를 풀고, 남자들은 머리를 풀고 옷깃을 걷어올리고 맨발을 한다.(소렴을 한 뒤에는 남자는 왼쪽 어깨를 드러내고 머리를 묶으며 부인은 머리를 묶는다.) 만일 아들로서 남의 양자가 된 자와 딸로서 이미 출가한 자일 경우에는 모두 머리를 풀거나 맨발을 하지 않는다.(남자는 관을 벗는다.)

尸在牀而未殯엔 男女位于尸傍이면 則其位南上이니 以尸頭所在爲上也요 旣殯之後엔 女子則依前位于堂上호되 南上하고 男子則位于階下호되 其位當北上이니 以殯所在爲上也요 發引時엔 男女之位 復南上이니 以靈柩所在爲上也니 隨時變位而各有禮意니라
시신이 침상 위에 있고 아직 빈소를 차리지 않았을 때에 남녀가 시신 곁에 자리하게 되면 그 위치는 남쪽을 상석으로 삼으니, 이는 시신의 머리가 있는 곳을 상석으로 삼기 때문이고, 이미 빈소를 차린 뒤에는 여자들은 앞서 대로 당의 위에 자리하되 남쪽을 상석으로 삼고, 남자들은 뜰 아래에 자리하되 그 위치는 마땅히 북쪽을 상석으로 삼아야 하니, 빈소가 있는 곳을 상석으로 삼기 때문이고, 발인할 때에는 남녀의 위치가 다시 남쪽을 상석으로 삼으니, 영구가 놓여 있는 곳을 상석으로 삼기 때문이다. 이처럼 때에 따라 위치를 바꾸되 각각 그에 적절한 예의 뜻이 있는 것이다.

今人이 多不解禮하여 每弔客致慰에 專不起動하고 只俯伏而已하니 此非禮也라 弔客이 拜靈座而出이어든 則喪者當出自喪次하여 向弔客하여 再拜而哭이 可也니라[弔客當答拜]
지금 사람들이 대부분 예를 알지 못하여, 매양 조문객이 위로할 때에 전혀 기동하지 않고 다만 엎드려 있을 뿐이니, 이것은 예가 아니다. 조문객이 영좌에 절하고 나오거든 상주는 마땅히 상차로부터 나와서 조객을 향하여 두 번 절하고 곡함이 옳다.(조객도 마땅히 답절해야 한다.)

衰絰은 非疾病服役이면 則不可脫也니라
상복과 수질이나 요질은 질병에 걸리거나 일하는 경우가 아니면 벗어서는 안 된다.

家禮에 父母之喪엔 成服之日에 始食粥하고 卒哭之日에 始疏食[糲飯也] 水飮하고[不食羹也] 不食菜果하며 小祥之後에 始食菜果하니[羹亦可食] 禮文如此하니 非有疾病이면 則當從禮文이니라 人或有過禮而啜粥三年者하니 若是誠孝出人하여 無一毫勉强之意면 則雖過禮라도 猶或可也어니와 若誠孝未至어늘 而勉强踰禮면 則是自欺而欺親也니 切宜戒之니라
가례에 부모의 상에는 상복을 갖추어 입는 날에 비로소 죽을 먹고, 졸곡하는 날에 비로소 거친 밥(곱게 쓿지 않은 곡식으로 지은 밥이다.)과 물만 마시고(국을 먹지 않는다.) 채소와 과일은 먹지 않으며, 소상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채소와 과일을 먹는다.(국도 먹을 수 있다.) 예법이 이와 같으니, 질병에 걸리지 않으면 당연히 예법을 따라야 한다. 사람들 중에는 혹 예법을 지나쳐서 3년 동안 죽만을 먹는 자가 있으니, 만일 효성이 남보다 뛰어나, 조금도 힘써서 억지로 하는 뜻이 없다면 비록 예법을 지나치더라도 그런대로 괜찮지만, 만일 효성이 지극하지 못하면서 힘써 억지로 하여 예법을 지나친다면 이것은 자신을 속이고 어버이를 속이는 것이니, 의당 절실하게 경계해야 할 것이다.

今之識禮之家 多於葬後返魂하니 此固正禮로되 但時人效顰하여 遂廢廬墓之俗하고 返魂之後에 各還其家하여 與妻子同處하여 禮坊大壞하니 甚可寒心이라 凡喪親者 自度(탁)一一從禮하여 無毫分虧欠이어든 則當依禮返魂이어니와 如或未然이면 則當依舊俗廬墓 可也니라
요즘 예법을 아는 집안들이 대부분 장사지낸 뒤에 반혼하니, 이것은 진실로 바른 예이다. 다만 요즈음 사람들은 남의 흉내를 내어 마침내 여묘하는 풍속을 버리고 반혼한 뒤에 각각 자기 집으로 돌아가 처자식들과 함께 생활하여 예방이 크게 무너졌으니, 몹시 한심스러워 할 만하다. 무릇 어버이를 잃은 자는 일일이 예를 따랐는가를 스스로 헤아려 조금도 모자라는 것이 없다고 생각되면 마땅히 예를 따라 반혼할 것이요, 만일 혹 그렇지 못하면 옛 풍속을 따라 여묘하는 것이 옳다.

親喪엔 成服之前에 哭泣을 不絶於口하고[氣盡則令婢僕代哭] 葬前에 哭無定時하여 哀至則哭하며 卒哭後則朝夕哭二時而已니 禮文이 大槪如此어니와 若孝子情至면 則哭泣이 豈有定數哉아 凡喪은 與其哀不足而禮有餘也론 不若禮不足而哀有餘也니 喪事는 不過盡其哀敬而已니라
어버이 상을 당했을 때에 상복을 갖추어 입기 전에는 곡하고 우는 것을 입에서 끊어지지 않게 하고,(기운이 다하면 하인으로 하여금 대신 곡하게 한다.) 장사지내기 전에는 곡을 함에 일정한 때를 정함이 없어서 슬픔이 일어나면 곡하며, 졸곡을 지낸 뒤에는 아침과 저녁 두 때에만 곡할 뿐이다. 예법이 대개 이와 같거니와, 만일 효자로서 정이 지극하면 곡하고 욺에 어찌 일정한 수가 있겠는가? 무릇 초상에는 슬픔이 부족하고 예가 넉넉한 것이 예가 부족하고 슬픔이 넉넉한 것만 못하니, 상사는 그 슬픔과 공경을 다함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曾子曰 人未有自致者也나 必也親喪乎인저하시니 送死者는 事親之大節也니 於此에 不用其誠이면 惡(오)乎用其誠이리오
증자가 말씀하시기를, “사람은 스스로 <정성을> 지극히 하는 경우가 있지 않으나, 반드시 어버이의 상에는 지극히 해야 할 것이다.”하셨으니, 죽은 이를 장사지내는 것은 어버이를 섬기는 큰 예절이다. 이 일에서 그 정성을 쓰지 않는다면 어디에 그 정성을 쓰겠는가.

昔者에 小連大連이 善居喪하여 三日不怠하고 三月不懈하고 期悲哀하고 三年憂하니 此是居喪之則也라 孝誠之至者는 則不勉而能矣어니와 如有不及者는 則勉而從之 可也니라
옛날에 소련과 대련은 상사를 잘 치러서 3일 동안 게을리 하지 않고, 석달 동안 태만히 하지 않고, 1년간 슬퍼하고, 3년 동안 근심하였으니, 이것이 바로 상사를 치르는 법칙이다. 효성이 지극한 자는 힘쓰지 않아도 잘 할 수 있거니와, 만일 미치지 못하는 자가 있다면 힘써서 예를 따름이 옳다.

人之居喪에 誠孝不至하여 不能從禮者는 固不足道矣어니와 間有質美而未學者하여 徒知執禮之爲孝하고 而不知傷生之失正하여 過於哀毁하여 羸疾已作호되 而不忍從權하여 以至滅性者 或有之하니 深可惜也라 是故로 毁瘠傷生을 君子謂之不孝니라
사람이 상사를 치를 때에 효성이 지극하지 못하여 예법을 따르지 못하는 자는 진실로 말할 것이 없거니와, 간혹 자질은 아름다우나 배우지 못한 자가 있어 한갓 예를 행하는 것이 효도가 되는 줄만 알고, 자신의 생명을 손상하는 것이 올바른 도리를 잃는 것임을 알지 못하여, 슬퍼하고 훼손하기를 지나치게 해서 파리한 병이 이미 나타났는데도 차마 권도를 따르지 못하여 생명을 잃는 데 이르는 자가 간혹 있으니, 심히 애석하다. 그러므로 몸을 훼손하고 수척하게 하여 생명을 손상하는 것을 군자는 불효라 이르는 것이다.

凡有服親戚之喪에 若他處聞訃어든 則設位而哭이니 若奔喪이면 則至家而成服하고 若不奔喪이면 則四日成服이니라 若齊衰之服이면 則未成服前三日中에 朝夕爲位會哭이니라[齊衰降大功者亦同]
무릇 복을 입어야 할 친척의 상을 당했을 때에 만일 다른 곳에서 부음을 들었으면 신위를 설치하고 곡을 한다. 만일 초상에 달려가야 할 경우이면 집에 이르러 상복을 갖추어 입고, 만일 초상에 달려가지 못할 경우이면 4일 만에 상복을 갖추어 입는다. 만일 자최복을 입어야 할 초상이면 상복을 갖추어 입기 전 3일 동안 아침저녁으로 신위를 설치하고 모여 곡한다.(자최복으로서 대공으로 낮추어진 경우도 이와 같다.)

師友之義重者와 及親戚之無服而情厚者와 與凡相知之分密者는 皆於聞喪之日에 若道遠하여 不能往臨其喪이면 則設位而哭이니라 師則隨其情義深淺하여 或心喪三年, 或期年, 或九月, 或五月, 或三月이요 友則雖最重이나 不過三月이니라 若師喪에 欲行三年期年者 不能奔喪이어든 則當朝夕設位而哭하여 四日而止니라[止於四日之朝 若情重者則不止此限]
스승과 벗 중에서 정의가 무거운 자와, 친척으로서 상복을 입지 않는 관계이지만 정의가 두터운 자와, 무릇 서로 알고 지내는 자로서 교분이 친밀한 자는, 모두 상을 들은 날에 만약 길이 멀어 그 초상에 가서 참여할 수 없으면 신위를 설치하고 곡한다. 스승일 경우에는 그 정의가 깊고 얕음에 따라 혹은 심상 3년, 혹은 1년, 혹은 9개월, 혹은 5개월, 혹은 3개월을 할 것이요, 친구일 경우에는 비록 가장 두터운 관계라 하더라도 3개월을 넘기지 않는다. 만약 스승의 상에 3년복이나 기년복을 행하고자 하는 자가 초상에 참여할 수 없거든 마땅히 아침저녁으로 신위를 설치하고 곡하여, 4일만에 그친다.[나흘 째 되는 날 아침에 곡을 그친다. 만약 정의가 두터운 관계일 경우에는 이 한계에서 그치지 않는다.]

凡遭服者 每月朔日에 設位服其服而會哭하고[師友雖無服亦同] 月數旣滿이면 則於次月朔日에 設位服其服하고 會哭而除之니 其間哀至則哭이 可也니라
무릇 상복을 입게 된 자는 매월 초하루에 신위를 설치하고, 입어야 할 상복을 입고 모여서 곡하며,(스승이나 친구로서 복이 없는 경우라도 마찬가지이다.) 달수가 차고 나면 다음 달 초하루에 신위를 설치하고 입어야 할 상복을 입고 모여서 곡하고는 상복을 벗어야 할 것이니, 그 사이에 슬픔이 일어나면 곡하는 것이 옳다.

凡大功以上喪은 則未葬前에 非有故어든 不可出入이며 亦不可弔人이요 常以治喪講禮爲事니라
무릇 대공 이상의 상을 당했을 때에 장사를 지내기 전에는 연고가 없거든 밖에 출입하지 않을 것이며, 또한 남에게 조문하러 가서도 아니 되고, 항상 상사를 다스리고 예를 강론하는 것을 일삼아야 한다.


 祭禮章 第七

祭祀는 當依家禮하여 必立祠堂하여 以奉先主하고 置祭田, 具祭器하여 宗子主之니라
제사는 마땅히 주자가례를 따라 반드시 사당을 세워서 선조의 신주를 받들고, 제전을 설치하고 제기를 갖추어서 종자가 이를 주관해야 한다.

主祠堂者는 每晨에 謁于大門之內하여 再拜하고[雖非主人 隨主人同謁 無妨] 出入에 必告이니라
사당을 주관하는 자는 매일 새벽마다 대문 안에서 배알하여 두 번 절하고(주인이 아니더라도 주인을 따라 함께 뵙는 것은 무방하다.) 출입할 때는 반드시 아뢴다.

或有水火盜賊이어든 則先救祠堂하여 遷神主遺書하고 次及祭器하고 然後及家財니라
혹 수재나 화재나 도적이 있으면 먼저 사당을 구원하여 신주와 유서를 옮기고, 다음에 제기에 미치고 그런 뒤에 가재에 미쳐야 한다.

正[正朝]至[冬至]朔[一日]望[十五日]則參(참)하고 俗節則薦以時食이니라
정월 초하루와 동짓날과 초하루와 보름날이 되면 사당에 참배하고, 속절일 경우에는 그 때에 맞는 음식을 올린다.

時祭則散齊四日하고 致齊三日하며 忌祭則散齊二日하고 致齊一日하며 參禮則齊宿一日이니 所謂散齊者는 不弔喪, 不問疾, 不茹葷, 飮酒不得至亂하며 凡凶穢之事를 皆不得預요[若路中猝遇凶穢 則掩目而避 不可視也]所謂致齊者는 不聽樂, 不出入하고 專心想念所祭之人하여 思其居處하며 思其笑語하며 思其所樂(요)하며 思其所嗜之謂也라 夫然後에 當祭之時하여 如見其形하고 如聞其聲하여 誠至而神享也니라
시제를 지낼 경우에는 산재를 4일간 하고 치재를 3일간 하며, 기제를 지낼 경우에는 산재를 2일간 하고 치재를 1일간 하며, 참례할 경우에는 미리 재계하기를 1일간 한다. 이른바 산재라는 것은 남의 초상에 조문하지 않고 질병을 문병하지 않으며, 냄새나는 음식을 먹지 않고 술을 마시되 취하는 데 이르지 않으며, 모든 흉하고 더러운 일에 다 상관하지 않는 것이요,(만일 길에서 흉하고 더러운 것을 갑자기 만나면 눈을 가리고 피하여 보지 말아야 한다.) 이른바 치재라는 것은 음악을 듣지 않고, 출입하지 않고, 마음을 오로지 하여 제사지낼 분을 생각하여, 그 분이 <생전에> 생활하시던 모습을 생각하며, 웃고 말씀하시던 것을 생각하며, 좋아하시던 것을 생각하며, 즐기시던 것을 생각함을 이른다. 이렇게 한 뒤에야 제사 지낼 때를 맞이하여 그 모습을 보는 듯하고, 그 음성을 듣는 듯하여 정성이 지극하여 신이 흠향하는 것이다.

凡祭는 主於盡愛敬之誠而已니 貧則稱家之有無하고 疾則量筋力而行之호되 財力可及者는 自當如儀니라
무릇 제사는 사랑하고 공경하는 정성을 극진히 하는 것을 중심으로 삼을 뿐이다. 가난하면 가산의 있고 없음에 맞추어 할 것이요, 병이 있으면 근력을 헤아려 치르되, 재물과 힘이 미칠 수 있는 자는 스스로 마땅히 예법과 같이 해야 할 것이다.

墓祭, 忌祭를 世俗이 輪行하니 非禮也라 墓祭則雖輪行이라도 皆祭于墓上하니 猶之可也어니와 忌祭는 不祭于神主하고 而乃祭于紙榜하니 此甚未安이라 雖不免輪行이나 須具祭饌하여 行于家廟 庶乎可矣리라
묘제와 기제를 세속에서 자손들이 돌려가며 지내고 있으니, 이것은 예가 아니다. 묘제는 비록 돌려가며 지내더라도 모두 묘소에서 제사지내니 그래도 괜찮지만, 기제는 신주에게 제사지내지 않고 지방에 제사를 지내니, 이는 매우 미안한 일이다. 비록 돌려가며 지냄을 피치 못하더라도 모름지기 제찬을 갖추어 가묘에서 지내는 것이 옳음에 가까울 것이다.

喪祭二禮는 最是人子致誠處也라 已沒之親을 不可追養이니 若非喪盡其禮, 祭盡其誠이면 則終天之痛을 無事可寓요 無時可洩也니 於人子之情에 當如何哉아 曾子曰 愼終追遠이면 民德歸厚矣라하시니 爲人子者 所當深念也니라
상례와 제례 두 예는 사람의 자식이 가장 정성을 다해야 할 일이다. 이미 돌아가신 어버이를 뒤쫓아 봉양할 수 없으니, 만약 상례를 치를 때 그 예를 다하고 제례를 치를 때 그 정성을 다하지 않는다면 평생동안 남는 비통함을 붙일 만한 일이 없고 쏟을 만한 때가 없을 것이니, 자식된 심정에 마땅히 어떠하겠는가? 증자가 말씀하시기를, “장례를 삼가 보시고 먼 조상을 추모하면 백성의 덕이 후한 데로 돌아가게 된다.”고 하셨으니, 자식된 자가 마땅히 깊이 생각해야 할 바이다.

今俗이 多不識禮하여 其行祭之儀 家家不同하니 甚可笑也라 若不一裁之以禮면 則終不免紊亂無序하여 歸於夷虜之風矣리라 玆鈔祭禮하여 附錄于後하고 且爲之圖하노니 須詳審倣行호되 而若父兄不欲이어시든 則當委曲陳達하여 期於歸正이니라  
지금 세속이 대부분 예를 알지 못하여 제사지내는 의식이 집집마다 같이 않으니, 심히 웃을 만한 일이다. 만약 한결같이 예법으로 제재하지 않는다면, 마침내 문란하고 차례가 없게 되어 오랑캐의 풍속으로 돌아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에 제례를 뽑아 뒤에 붙이고 또 이것을 그림으로 그려 놓았으니, 반드시 자세히 살펴 이대로 따라 행하되, 만약 부형이 그대로 하려고 하지 않으시거든 마땅히 간곡히 말씀드려 바른 데로 돌아가기를 기약해야 할 것이다.

 居家章 第八

凡居家에 當謹守禮法하여 以率妻子及家衆이니 分之以職하고 授之以事하여 而責其成功하며 制財用之節하여 量入而爲出하며 稱家之有無하여 以給上下之衣食과 及吉凶之費호되 皆有品節하여 而莫不均一하며 裁省(생)冗費하고 禁止奢華하여 常須稍存嬴餘하여 以備不虞니라
무릇 집에서 머물 때에는 마땅히 삼가 예법을 지켜서 처자와 집안 식구들을 거느려야 할 것이니, 그들에게 직책을 나누어주고 할 일을 맡겨주어 그 성공하기를 요구하며, 재용의 씀씀이를 절제하여, 수입을 헤아려서 지출을 시행하며, 가산의 있고 없음에 맞추어 윗사람과 아랫사람의 옷과 음식 및 길사와 흉사의 비용을 지급하되 모두 등급대로 조절하여 균일하지 않음이 없게 하며, 쓸데없는 비용을 줄이고, 사치와 호화를 금지하여 항상 모름지기 다소 남음이 있게 해서 예기치 못한 일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冠婚之制는 當依家禮요 不可苟且從俗이니라
관례와 혼례의 제도는 마땅히 주자가례를 따라야 할 것이요, 구차스럽게 세속을 따라서는 안 된다.

兄弟는 同受父母遺體하여 與我如一身하니 視之를 當無彼我之間하여 飮食衣服有無를 皆當共之니라 設使兄飢而弟飽하고 弟寒而兄溫이면 則是一身之中에 肢體或病或健也니 身心이 豈得偏安乎아 今人이 兄弟不相愛者는 皆緣不愛父母故也라 若有愛父母之心이면 則豈可不愛父母之子乎아 兄弟 若有不善之行이면 則當積誠忠諫하여 漸喩以理하여 期於感悟요 不可遽加厲色拂言하여 以失其和也니라
형제는 부모가 남겨주신 몸을 함께 받아서 나와 더불어 한 몸과 같으니, 형제를 보기를 마땅히 저와 나의 구분이 없게 하여, 음식과 의복의 있고 없음을 모두 마땅히 같이 해야 한다. 가령 형은 굶주리는데 아우는 배부르고, 아우는 추운데 형은 따뜻하다면, 이는 한 몸 가운데에 지체가 어떤 것은 병들고 어떤 것은 건강한 것과 같으니, 몸과 마음이 어찌 한쪽만 편안할 수 있겠는가? 요즘 사람들이 형제간에 서로 사랑하지 않는 것은 모두 부모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 부모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어찌 그 부모의 자식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형제가 만일 좋지 못한 행실이 저지르면 마땅히 정성을 쌓아 충고해서, 점차 도리로써 깨우쳐 감동하여 깨닫게 하기를 기약할 것이요, 갑자기 노여운 낯빛과 거슬리는 말을 하여 그 화합함을 잃어서는 안 된다.

今之學者 外雖矜持나 而內鮮篤實하여 夫婦之間, 袵席之上에 多縱情慾하여 失其威儀라 故로 夫婦不相昵狎而能相敬者甚少하니 如是而欲修身正家인들 不亦難乎아 必須夫和而制以義하고 妻順而承以正하여 夫婦之間에 不失禮敬然後에 家事를 可治也리라 若從前相狎이라가 而一朝에 遽欲相敬이면 其勢難行이니 須是與妻相戒하여 必去前習하고 漸入於禮 可也니라 妻若見我發言持身이 一出於正이면 則必漸相信而順從矣리라
지금의 학자들은 겉으로는 비록 엄숙한 모습을 지키나 속으로는 독실한 이가 드물어서, 부부간에 이부자리 위에서 함부로 정욕을 부려서 그 몸가짐을 잃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부부가 서로 친압하지 않고 서로 공경할 줄 아는 이가 매우 적으니, 이와 같이 하면서 몸을 닦고 집안을 바로잡고자 한들 또한 어렵지 않겠는가. 반드시 모름지기 남편은 화합하는 태도를 지니고 올바른 도리로 제어하고, 아내는 유순하면서 올바른 도리로써 받들어 부부 사이에 예의와 공경을 잃지 않은 뒤에나 집안 일을 다스릴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종전에 서로 친압하다가 하루아침에 갑자기 서로 공경하고자 한다면 그 세가 행해지기 어려우니, 모름지기 아내와 더불어 서로 경계하여 반드시 전날의 습관을 버리고 점차 예에 들어가는 것이 옳을 것이다. 아내가 만일 내가 말하고 움직이는 것이 한결같이 올바른 도리에서 나오는 것을 본다면 반드시 점점 서로 믿고 순종하게 될 것이다.

生子에 自稍有知識時로 當導之以善이니 若幼而不敎하여 至於旣長이면 則習非放心하여 敎之甚難이니 敎之之序는 當依小學이니라 大抵一家之內에 禮法與行하고 簡編筆墨之外에 無他雜技면 則子弟亦無外馳畔學之患矣리라 兄弟之子는 猶我子也니 其愛之, 其敎之를 當均一이요 不可有輕重厚薄也니라
자식을 낳으면 조금 지식이 생길 때부터 마땅히 선으로 인도해야 할 것이다. 만일 어려서 가르치지 않고 이미 장성함에 이르면 그른 것을 익히고 방심하게 되어 이를 가르치기가 매우 어려우니, 가르치는 차례는 마땅히 소학을 따라야 할 것이다. 대저 어떤 집안에 예법이 흥행하고 서간이나 책, 글씨 쓰기 이외에 다른 잡기가 없으면, 자제들 또한 <마음을> 밖으로 달려 배움을 저버리는 병통이 없을 것이다. 형제의 자식은 내 자식과 같으니, 그를 사랑하고 가르치기를 마땅히 균일하게 할 것이요, 경중과 후박을 두어서는 안 된다.

婢僕은 代我之勞하니 當先恩而後威라야 乃得其心이니 君之於民과 主之於僕에 其理一也라 君不恤民則民散이니 民散則國亡하고 主不恤僕則僕散이니 僕散則家敗는 勢所必至라 其於婢僕에 必須軫念飢寒하여 資給衣食하여 使得其所하고 而有過惡이면 則先須勤勤敎誨하여 使之改革하고 敎之不改然後에 乃施楚撻하여 使其心으로 知厥主之楚撻이 出於敎誨요 而非所以憎嫉이니 然後에 可使改心革面矣리라
비복들은 나의 수고로움을 대신하니, 마땅히 은혜를 먼저 베풀고 난 뒤에 위엄을 부려야 비로소 그들의 마음을 얻을 것이니, 임금이 백성에게 대한 것과 주인이 비복에 대한 것은 그 이치가 똑같은 것이다. 임금이 백성을 돌보지 않으면 백성이 흩어질 것이니, 백성이 흩어지면 나라가 망하며, 주인이 비복을 돌보지 않으면 비복이 흩어질 것이니, 비복이 흩어지면 집이 패망하는 것은 형편상 반드시 이르는 것이다. 그 비복에 대하여 반드시 모름지기 그들의 추위와 굶주림을 깊이 염려해서 옷과 밥을 대주어 제자리를 얻게 할 것이요, 허물과 악행이 있으면 먼저 모름지기 부지런히 가르쳐서 그로 하여금 고치게 하고, 가르쳐도 고치지 않은 뒤에야 초달을 가해서 그 마음으로 하여금 주인의 초달이 가르침에서 나온 것이요, 미워해서가 아님을 알게 하여야 하니, 그런 뒤에야 마음을 고치고 얼굴을 바꾸게 될 것이다.

治家에 當以禮法으로 辨別內外하여 雖婢僕이라도 男女不可混處니 男僕이 非有所使令이면 則不可輒入內하고 女僕을 皆當使有定夫하여 不可使淫亂이니 若淫亂不止者는 則當黜使別居하여 毋令汚穢家風이니라 婢僕을 當令和睦이니 若有鬪鬩喧噪者어든 則當痛加禁制니라
집안을 다스림에 마땅히 예법으로써 내외를 분별하여 비록 비복이라도 남자와 여자가 뒤섞여 거처해서는 안 된다. 남자 종은 시키는 바가 있지 않으면 함부로 안에 들어가지 않게 하고, 여자 종은 모두 마땅히 정한 남편이 있게 하여 음란하게 하지 말아야 하니, 만일 음란한 짓을 그치지 않는 자는 마땅히 내 쫓아 따로 거처하게 해서 가풍을 더럽히지 않게 해야 한다. 비복을 마땅히 화목하게 해야 할 것이니, 만일 싸우거나 시끄럽게 떠드는 자가 있거든 마땅히 금지와 제재를 통렬히 가해야 한다.

君子憂道요 不當憂貧이니 但家貧하여 無以資生이면 則雖當思救窮之策이나 亦只可免飢寒而已요 不可存居積豊足之念이며 且不可以世間鄙事로 留滯于心胸之間이니라 古之隱者 有織屨而食者, 樵漁而活者, 植(치)杖而耘者하니 此等人은 富貴不能動其心이라 故로 能安於此하니 若有較利害計豊約之念이면 則豈不爲心術之害哉아 學者는 要須以輕富貴守貧賤爲心이니라
군자는 도를 근심할 것이요, 가난을 근심해서는 안 된다. 다만 집이 가난하여 의뢰하여 살아갈 수가 없으면 비록 마땅히 빈궁에서 벗어날 대책을 생각하여야 하나 또한 다만 굶주림과 추위를 면할 뿐이요, 많이 쌓아두고 풍족하게 살려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되며, 또 세간의 비루한 일을 마음속에 머물러 두어서는 안 된다. 옛날의 은자 중에는 신을 삼아 팔아서 먹고 산 자와 땔나무를 하거나 고기를 잡아서 생활한 자와 지팡이를 꽂아 놓고 김을 매며 산 자가 있었으니, 이런 사람들은 부귀가 그 마음을 움직일 수 없었다. 그러므로 이에 편안할 수 있었던 것이니, 만일 이해를 비교하고 풍성함과 가난함을 헤아리는 생각이 있다면 어찌 마음을 수양하는데 해롭지 않겠는가. 배우는 자는 모름지기 부귀를 가벼이 여기고 빈천을 지키는 것을 마음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居家에 貧窶면 則必爲貧窶所困하여 失其所守者多矣라 學者 正當於此處用功이니 古人曰 窮視其所不爲하며 貧視其所不取라하고 孔子曰 小人은 窮斯濫矣라하시니 若動於貧窶하여 而不能行義면 則焉用學問爲哉리오
집에서 생활할 때에 가난하면 반드시 가난에 찌들려서 마땅히 지켜야 할 바를 잃는 자가 많다. 배우는 자는 바로 이런 곳에 힘을 써야 한다. 옛사람이 말하기를, “곤궁할 때에는 그가 하지 않는 바를 살펴보고, 가난할 때에는 그가 취하지 않는 바를 살펴본다.”하였고,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소인은 곤궁하면 넘친다.”하셨으니, 만일 가난에 마음이 동요되어 올바른 도리를 행할 수 없다면 학문을 어디에 쓰겠는가?

凡辭受取與之際에 必精思義與非義하여 義則取之하고 不義則不取하여 不可毫髮放過니라 若朋友는 則有通財之義하니 所遺를 皆當受로되 但我非乏而遺以米布면 則不可受也니라 其他相識者면 則只受其有名之饋하고 而無名則不可受也니 所謂有名者는 賻喪, 贐行, 助婚禮, 周飢乏之類 是也라
무릇 사양하고 받으며 취하고 주는 즈음에는 반드시 의로운가 의롭지 않은가를 자세히 생각해서 의로우면 취하고 의롭지 않으면 취하지 아니하여, 털끝만큼이라도 그대로 지나쳐버리지 말아야 한다. 친구로 말하면 재물을 통용해서 쓰는 의리가 있으니, 주는 바를 마땅히 받아야 하되, 다만 내가 궁핍하지 않은데도 쌀이나 삼베를 주면 받아서는 안 된다. 기타 서로 알고 지내는 자는, 다만 명분이 있는 선물을 받을 것이요, 명분이 없는 것은 받지 말아야 한다. 이른바 명분이 있다는 것은 상사 때의 부의나, 여행 때의 노자나, 혼인 때의 부조나, 굶주림을 구원해 주는 것 등이 이것이다.

若是大段惡人心所鄙惡(오)者는 則其饋雖有名이나 受之면 心必不安이리니 心不安이면 則不可抑而受之也니라 孟子曰 無爲其所不爲하며 無欲其所不欲이라하시니 此是行義之法也니라
만일 대단한 악인으로서 마음에 더럽고 나쁘게 여기는 사람이면, 그 선물이 비록 명분이 있다 하더라도 받으면 마음이 반드시 편안하지 못할 것이니, 마음이 편안하지 못하면 그 마음을 억누르고 받아서는 안 된다. 맹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마땅히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말고, 마땅히 바라지 말아야 할 것을 바라지 말라.”고 하셨으니, 이것이 바로 의를 행하는 법이다.

中朝則列邑之宰 有私俸이라 故로 推其餘하여 可以周人之急矣어니와 我國則守令이 別無私俸하고 只以公穀으로 應日用之需어늘 而若私與他人이면 則不論多少하고 皆有罪譴하여 甚則至於犯贓하고 受者亦然하니 爲士而受守令之饋면 則是乃犯禁也라
중국에는 여러 읍의 수령들에게 사사로운 녹봉이 있다. 그러므로 그 중에서 남는 것을 미루어 남의 위급함을 도와줄 수 있거니와, 우리나라는 수령들에게 별도로 받는 사사로운 녹봉이 없고 다만 공곡으로써 일상의 수요를 충당하고 있는데, 만약 사사로이 남에게 준다면 많고 적음을 따질 것 없이 다 죄에 걸려, 심하면 장죄를 범하는 데에 이르고, 받은 사람도 또한 그러하니, 선비가 되어 수령의 선물을 받으면 이는 바로 법금을 범하는 것이다.

古者에 入國而問禁하니 則居其國者 豈可犯禁乎아 守令之饋는 大抵難受하니 若私與官庫之穀이면 則不論人之親疏, 名之有無, 物之多寡하고 皆不可受也니라[若分厚邑宰 以衙中私財周急則或可受也]
옛날에는 다른 나라에 들어갈 때에도 그 나라에서 금하는 것을 물었으니, 그 나라에 사는 자가 어찌 법금을 범할 수 있겠는가? 수령의 선물은 대개 받기가 어려우니, 만일 국고의 곡식을 사사로이 준다면 관계의 친소와 명분의 유무와 재물의 다과를 막론하고 모두 받지 말아야 한다.(만일 친분이 두터운 수령이 관아에 있는 사재로 도와준다면 받을 수도 있다.)


 接人章 第九

凡接人에 當務和敬이니 年長以倍어든 則父事之하고 十年以長이어든 則兄事之하고 五年以長이어든 亦稍加敬이니 最不可恃學自高, 尙氣陵人也니라
무릇 사람을 대할 때에는 마땅히 온화하고 공경함에 힘써야 하니, 나보다 나이가 갑절이 많으면 아버지 섬기는 도리로 섬기고, 10년이 많으면 형을 섬기는 도리로 섬기고, 5년이 많으면 또한 약간 공경을 더할 것이니, 가장 해서는 안 될 것은 배운 것을 믿고 스스로 고상한 체하며 기운을 숭상하여 남을 업신여기는 일이다.

擇友에 必取好學, 好善, 方嚴, 直諒之人하여 與之同處하여 虛受規戒하여 以攻吾闕하고 若其怠惰, 好嬉, 柔佞不直者는 則不可交也니라
벗을 가리되 반드시 학문을 좋아하고 선을 좋아하며 바르고 엄하며 정직하고 진실한 사람을 취하여, 그와 더불어 함께 거처하여 겸허한 마음으로 바로 잡아주고 경계해 줌을 받아들여 나의 결점을 다스릴 것이요, 만일 게으르고 놀기를 좋아하며 아첨을 잘하고 말재주만 뛰어나고 바르지 못한 자일 경우는 사귀어서는 안 된다.

鄕人之善者는 則必須親近通情하고 而鄕人之不善者는 亦不可惡言揚其陋行이요 但待之泛然하여 不相往來니 若前日相知者는 則相見에 只敍寒暄하고 不交他語면 則自當漸疎하여 亦不至於怨怒矣리라
고을 사람 중에 선한 자는 반드시 모름지기 가까이 지내면서 정을 통하고, 고을 사람 중에 선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역시 나쁜 말로 그의 더러운 행실을 드러내서는 안 되며, 다만 대하기를 범연하게 하여 서로 왕래하지 않아야 한다. 만일 전날에 서로 알고 지내던 자라면 서로 만났을 적에 다만 근황이나 묻고 다른 말을 주고받지 않는다면, 스스로 마땅히 점점 소원해져서 또한 원망하고 노여워함에 이르지 않을 것이다.

同聲相應하며 同氣相求하나니 若我志於學問이면 則我必求學問之士요 學問之士 亦必求我矣리라 彼名爲學問而門庭에 多雜客하여 喧囂度日者는 必其所樂(요) 不在學問故也니라
같은 소리는 서로 응하고, 같은 기운은 서로 찾게 되니, 만일 내가 학문에 뜻을 두고 있다면 나는 반드시 학문하는 선비를 찾을 것이요, 학문하는 선비도 또한 반드시 나를 찾을 것이다. 저 말로는 학문을 한다 하나 문정에 잡객이 많아서 시끄럽게 떠들면서 세월을 보내는 자는 반드시 그가 좋아하는 바가 학문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凡拜揖之禮는 不可預定이니 大抵父之執友는 則當拜요 洞內年長十五歲以上者는 當拜요 爵階堂上而長於我十年以上者는 當拜요 鄕人年長二十歲以上者는 當拜로되 而其間高下曲折은 在隨時節中이요 亦不必拘於此例니 但常以自卑尊人底意思로 存諸胸中이 可也니라 詩曰 溫溫恭人이 惟德之基라하니라
무릇 절하고 읍하는 예는 미리 결정할 수 없으니, 대개 아버지의 집우이면 마땅히 절을 해야 하고, 동네에서 나이가 15세 이상인 자에게는 마땅히 절을 해야 하고, 벼슬의 품계가 당상이고 나보다 10세 연상인 자에게는 마땅히 절을 해야 하고, 마을 사람으로서 나이가 20세 이상인 자에게는 마땅히 절하되, 그 사이에 높이고 낮추는 자잘한 예절은 때에 따라 알맞게 할 것이요, 또한 반드시 이 예에 구애될 것은 없으니, 다만 항상 자신을 낮추고 남을 높인다는 뜻을 가슴속에 두는 것이 옳다. 《시경》에 이르기를 “온순하고 공손한 사람이 덕의 근본이다.”고 하였다.

人有毁謗我者어든 則必反而自省이니 若我實有可毁之行이면 則自責內訟하여 不憚改過하고 若我過甚微而增衍附益이면 則彼言雖過나 而我實有受謗之苗脈하니 亦當剗鋤前愆하여 不留毫末하고 若我本無過而捏造虛言이면 則此不過妄人而已니 與妄人으로 何足計較虛實哉리오
사람들 중에 나를 헐뜯고 비방하는 자가 있으면 반드시 돌이켜 스스로 살펴야 하니, 만약 나에게 실제로 헐뜯음을 당할 만한 행실이 있었으면 스스로 꾸짖고 안으로 따져서 허물을 고치기를 꺼리지 말 것이요, 만약 나의 잘못이 매우 미미한데 더 보태어 늘렸다면 저의 말이 비록 지나치나 나에게 실제로 헐뜯음을 받을 만한 싹과 맥이 있는 것이니, 또한 마땅히 전의 잘못을 제거하여 털끝만큼도 남겨 두지 말 것이요, 만약 나에게 본래 허물이 없는데 거짓말을 날조했다면, 이는 망령된 사람에 지나지 않을 뿐이니, 망령된 사람과 어찌 거짓과 진실을 따질 것이 있겠는가?

且彼之虛謗이 如風之過耳, 雲之過空하니 於我에 何與哉아 夫如是면 則毁謗之來에 有則改之하고 無則加勉하여 莫非有益於我也리라 若聞過自辨하여 曉曉然不置하여 必欲置身於無過之地면 則其過愈甚而取謗益重矣리라 昔者에 或問止謗之道한대 文中子曰 莫如自修니라 請益한대 曰 無辨이라하니 此言이 可爲學者之法이니라
또 저의 헛된 비방은 바람이 귓가를 스쳐 지나가고, 구름이 허공을 지나는 것과 같으니, 나에게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무릇 이와 같이 생각한다면 훼방이 올 때에 허물이 있으면 고치고 없으면 더욱 힘쓰게 되어 나에게 유익하지 않음이 없을 것이다. 만약 허물을 듣고 스스로 변명하여 시끄럽게 떠들면서 그대로 버려두지 아니하여, 반드시 자신을 잘못이 없는 처지에 놓으려고 한다면, 그 허물이 더욱 깊어져 훼방을 받음이 더욱 무거워질 것이다. 옛날에 어떤 사람이 훼방을 그치게 하는 방법을 묻자, 문중자가 말하기를 “스스로 행실을 닦는 것만 못하다.”하였다. 다시 더 말해주기를 청하자, 대답하기를, “변명하지 말라.”하였으니, 이 말이 배우는 자들의 본보기가 될 만하다.

凡侍先生長者에 當質問義理難曉處하여 以明其學하고 侍鄕黨長老에 當小心恭謹하여 不放言語하여 有問則敬對以實하고 與朋友處에 當以道義講磨하여 只談文字義理而已요 世俗鄙俚之說과 及時政得失, 守令賢否, 他人過惡은 一切不可掛口하고 與鄕人處에 雖隨問應答이나 而終不可發鄙褻之言하며 雖莊栗自持나 而切不可存矜高之色이요 惟當以善言誘掖하여 必欲引而向學하고 與幼者處엔 當諄諄言孝悌忠信하여 使發善心이니 若此不已면 則鄕俗을 漸可變也리라
무릇 선생과 어른을 모실 적에는 마땅히 의리 중에서 깨우치기 어려운 부분을 질문하여 그 배움을 분명히 해야 하고, 고을의 어르신을 모실 적에는 마땅히 조심하고 공손하며 삼가서 말을 함부로 하지 아니하여, 물으심이 있으면 공경히 사실대로 대답하여야 하고, 붕우와 함께 거처할 적에는 마땅히 도의를 강마하여, 다만 문자와 의리를 말할 뿐이요, 세속의 더러운 말과 당시 정치의 잘잘못과 수령의 어질고 어질지 못함과 타인의 허물과 악행을 일절 입에 올리지 말아야 하고, 고을 사람과 함께 거처할 적에는 비록 물음에 따라 응답하더라도 끝내 더러운 말을 해서는 아니 되며, 비록 엄숙한 몸가짐을 스스로 지키더라도 절대로 자랑하고 고상한 체하는 기색을 지니지 말고, 오직 마땅히 좋은 말로 타이르고 이끌어서, 반드시 그를 인도하여 학문으로 향하게 하고자 하며, 어린아이와 함께 거처할 적에는 마땅히 간절하게 효제충신의 도리를 말해주어 그들로 하여금 착한 마음을 일으키게 해야 할 것이니, 이와 같이 하여 마지않는다면 고을의 풍속을 점점 변화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常以溫恭慈愛, 惠人濟物爲心이니 若其侵人害物之事는 則一毫不可留於心曲이니라 凡人이 欲利於己인댄 必至侵害人物이라 故로 學者先絶利心然後에 可以學仁矣리라
항상 온화하고 공손하고 자애로우며 남에게 은혜를 베풀고 일을 이루는 것을 마음으로 삼아야 할 것이니, 남을 침노하고 일을 해치는 일일 경우에는 털끝만큼이라도 마음 한 구석에 두어서는 안 된다. 무릇 사람들이 자기에게 이롭게 하고자 하면 반드시 남을 침해하는 데 이른다. 이 때문에 배우는 자는 먼저 <자기에게> 이롭게 하려는 마음을 끊어버린 뒤에야 인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居鄕之士는 非公事禮見及不得已之故면 則不可出入官府니 邑宰雖至親이라도 亦不可數數(삭삭)往見이어든 況非親舊乎아 若非義干請은 則當一切勿爲也니라  
고을에 머물고 있는 선비는 공사나 예의석상에서 만나보는 것, 및 부득이한 연고가 아니면 관청에 드나들어서는 아니 되니, 고을 원이 비록 지극히 친한 사이라 하더라도 또한 자주 찾아가 만나서는 안 되는데 하물며 친구가 아님에랴. 도리에 맞지 않는 청탁 같은 것은 마땅히 일절 하지 말아야 한다.


 處世章 第十

古之學者 未嘗求仕로되 學成則爲上者 擧而用之하니 蓋仕者는 爲人이요 非爲己也라 今世則不然하여 以科擧取人하여 雖有通天之學, 絶人之行이라도 非科擧면 無由進於行道之位라 故로 父敎其子하고 兄勉其弟하여 科擧之外엔 更無他術하니 士習之偸 職此之由라 第今爲士者 多爲父母之望, 門戶之計하여 不免做科業이나 亦當利其器, 俟其時하여 得失을 付之天命이요 不可貪躁熱中하여 以喪其志也니라
옛날의 학자들은 일찍이 벼슬을 구하지 않았으되 학문이 이루어지면 윗사람이 된 자가 천거해서 등용하였으니, 벼슬하는 것은 남을 위하는 것이요, 자신을 위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세상은 그렇지 아니하여, 과거로써 사람을 뽑아, 비록 하늘의 이치를 통달한 학문과 남보다 빼어난 행실이 있더라도 과거가 아니면 치도를 실천할 수 있는 지위에 나아갈 길이 없다. 그러므로 아버지는 아들에게 <과거공부를> 시키고 형은 아우에게 <과거공부>를 권하여, 과거 이외에는 다시 다른 학술이 없으니, 선비들의 습관이 각박해지는 것은 오로지 이에 연유한다. 다만 요즘 선비가 된 자들은 대부분 부모의 바램과 가문의 계책을 위하여 과거공부를 함을 피할 수 없으나, 또한 마땅히 그 기구를 갈고 닦으며 그 때를 기다려, 급제와 낙방을 천명에 맡길 것이요, 벼슬을 탐하고 조급해 하고 마음을 끓어오르게 해서 자신의 뜻을 손상시키지 말아야 할 것이다.

人言科業爲累하여 不能學問이라하니 此亦推託之言이요 非出於誠心也라 古人養親에 有躬耕者하며 有行傭者하며 有負米者하니 夫躬耕, 行傭, 負米之時에 勤苦甚矣니 何暇讀書乎아
사람들이 말하기를 “과거공부에 얽매여서 학문을 할 수 없다.”고 하니 이 또한 미루어 핑계 대는 말이요 성심에서 나온 말이 아니다. 옛날 사람은 부모를 봉양함에 몸소 밭을 갈았던 이도 있었으며,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품팔이한 이도 있었으며, 쌀가마니 지는 일을 한 이도 있었으니, 몸소 밭 갈고, 다니며 품팔이하고, 쌀가마니를 질 때에 근고가 심하였을 것이니, 어느 겨를에 글을 읽었겠는가.

惟其爲親任勞하여 旣修子職하고 而餘力學文이로되 亦可進德이어든 今日之爲士者는 不見爲親任勞를 如古人者하고 只是科業一事 是親情之所欲이라하여 今旣不免做功하니 則科業이 雖與理學不同이나 亦是坐而讀書作文이라 其便於躬耕, 行傭, 負米 不翅百倍라 況有餘力하여 可讀性理之書哉아
오직 그 부모를 위해 수고로움을 자임하여 이미 자식의 직분을 닦고 남은 여가에 글을 배웠는데도, 또한 덕에 나아갈 수가 있었거든, 요즈음 선비된 자들은 어버이를 위하여 수고로움을 맡기를 옛날 사람과 같이 하는 자를 보지 못하겠고, 다만 과거공부 한 가지 일이 곧 어버이의 마음이 바라는 것이라 하여 이제 이미 과거공부함을 면하지 못하니, 그렇다면 과거공부가 비록 이학과는 같지 않으나 역시 앉아서 책을 읽고 글을 짓는 것이어서 몸소 밭 갈고, 다니며 품팔이하고, 쌀가마니를 지는 일보다 편함이 백 배일 뿐만이 아니다. 하물며 남은 여가에 성리에 관한 책을 읽을 수 있음에랴.

只是做科業者는 例爲得失所動하여 心常躁競하여 反不若勞力之不害心術이라 故로 先賢曰 不患妨功이요 惟患奪志라하니 若能爲其事而不喪其守면 則科業理學이 可以竝行不悖矣리라
다만 과거공부를 하는 자들은 으레 과거에 급제하느냐 낙방하느냐에 동요되어 마음이 항상 조급하고 다투어, 도리어 수고롭게 일함이 마음을 수양하는 공부를 해치지 않는 것만 못하다. 그러므로 선현의 말씀에 “<과거공부가> 공부에 방해될까를 걱정하지 말고, 오로지 뜻을 빼앗길까를 걱정해야 한다.”고 하셨으니, 만약 과거 공부하는 일을 하면서도 지켜야 할 것을 잃어버리지 않는다면, 과거공부와 이학공부를 병행해도 서로 어긋남이 없을 것이다.

今人은 名爲做擧業而實不著功하고 名爲做理學而實不下手하여 若責以科業이면 則曰 我志於理學하여 不能屑屑於此라하고 若責以理學이면 則曰 我爲科業所累하여 不能用功於實地라하여 如是兩占便宜하여 悠悠度日이라가 卒至於科業理學이 兩無所成하니 老大之後에 雖悔인들 何追리오 嗚呼라 可不戒哉아
요즘 사람들은 말로는 과거공부를 한다 하나 실제로는 과거공부를 하지 않고, 말로는 이학공부를 한다 하나 실제로는 착수하지 아니하여, 만약 과거공부로써 질책하면 말하기를 “나는 이학에 뜻을 두고 있어서 이런 데에 연연해 할 수 없다.”고 하며, 만약 이학공부로써 질책하면 말하기를 “나는 과거공부에 얽매여서 실지에 힘을 쓸 수가 없다.”고 한다. 그리하여 이와 같이 양쪽으로 편리한 처지를 차지하여 하는 일없이 하루하루 세월만 보내다가 마침내는 과거공부와 이학공부 두 가지 다 이루는 바가 없음에 이르니, 늙은 뒤에 비록 뉘우친들 어찌 미칠 수 있겠는가. 아! 경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人於未仕時엔 惟仕是急하고 旣仕後엔 又恐失之하나니 如是汨沒하여 喪其本心者 多矣라 豈不可懼哉아 位高者는 主於行道하니 道不可行이면 則可以退矣요 若家貧하여 未免祿仕면 則須辭內就外하고 辭尊居卑하여 以免飢寒而已라 雖曰祿仕나 亦當廉勤奉公하여 盡其職務요 不可曠官而餔啜也니라
사람들이 아직 벼슬하지 않을 때에는 오직 벼슬하는 것을 급무로 여기고, 이미 벼슬에 오른 뒤에는 또 벼슬을 잃을까 걱정하니, 이와 같이 골몰하여 그 본심을 잃는 자가 많다. 어찌 두려워 할 만하지 않겠는가. 지위가 높은 자는 치도를 베푸는 것을 중심으로 삼아야 하니, 치도가 베풀어질 수 없으면 물러나야 할 것이요, 만일 집이 가난하여 녹봉을 받기 위한 벼슬을 면치 못한다면, 모름지기 내직을 사양하고 외직으로 나가며, 높은 자리를 사양하고 낮은 자리에 머물러서 굶주림과 추위를 면할 뿐이다. 비록 녹봉을 받기 위한 벼슬이라고 하나 또한 마땅히 청렴하고 부지런히 공무를 받들어 행하여 그 직무를 다해야 할 것이요, 직분을 버려두고 먹고 마시려고만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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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몽선습(童蒙先習)

童蒙先習(동몽선습)은 조선 중종 때 학자 박세무(朴世茂)가 저술하여 1670(현종 11)에 간행하였다. 千字文≫을 익히고 난 후의 학동(學童)들이 배우는 초급교재로, 먼저 부자유친(父子有親), 군신유의(君臣有義), 부부유별(夫婦有別), 장유유서(長幼有序), 붕우유신(朋友有信)의 오륜(五倫)을 설명하였다.

 이어 중국의 삼황오제(三皇五帝)에서부터 명나라까지의 역대사실(歷代史實)韓國의 단군(檀君)에서부터 朝鮮時代까지의 역사를 약술(略述)하였다.

 이 책의 중요성을 깨달은 英祖大王은 교서관(校書館)으로 하여금 발간하여 널리 보급하도록 하였다. 1541(중종 36)에 쓴 저자의 친필사본(親筆寫本)은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 소장되어 있고, 초간본(初刊本)은 전하지 않는다. 1759(영조 35)重刊本만 전하며, 1742英祖가 쓴 ()1770년에 송시열(宋時)이 쓴 ()이 있다.

 순 서

1. 序文(서문) - ()        

2. 父子有親(부자유친)

3. 君臣有義(군신유의)          

4. 夫婦有別(부부유별)

5. 長幼有序(장유유서)         

6. 朋友有信(붕우유신)

7. 總論(총론,  1)              

8. 總論(총론,  2)

9. 總論(총론,  3)            

10. 總論(총론,  4)

11. 總論(총론,  5)              

12. 어제동몽선습서(御製童蒙先習序)

13. 跋文(발문) - ()

 

1. 서문(序文) - ()

 

* 天地之間 萬物之衆(천지지간 만물지중)惟人(유인)最貴(최귀)하니 所貴乎人者(소귀호인자)以其有五倫也(이기유오륜야)니라

  (解釋) 천지 사이에 있는 만물의 무리 가운데에서 오직 사람이 가장 존귀하다. 사람을 존귀하게 여기는 까닭은 五倫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 是故(시고)孟子曰(맹자왈) 父子有親(부자유친)하며

 君臣有義(군신유의)하며 夫婦有別(부부유별)하며 長幼有序(장유유서)하며 朋友有信(붕우유신)이라하시니 人而知有五常(인이부지유오상)이면 則其違禽獸(즉기위금수)不遠矣(불원의)리라

  (解釋) 이 때문에 孟子께서는 〈아버지와 자식 사이에는 親愛함이 있어야 하며, 임금과 신하 사이에는 義理가 있어야 하며, 부부 사이에는 區別이 있어야 하며, 어른과 어린이 사이에는 차례가 있어야 하며, 친구 사이에는 信義가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사람이면서 五常이 있음을 알지 못하면 짐승과의 차이가 크지 않을 것이다.

 

* 然則 父慈子孝(연즉 부자자효)하며 君義臣忠(군의신충)하며 夫和婦順(부화부순)하며 兄友弟恭(형우제공)하며 朋友輔仁 然後(붕우보인 연후)에야 方可謂之人矣(방가위지의)리라

  (解釋) 그러므로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은 부모에게 효도하며, 임금은 신하에게 의리를 지키고 신하는 임금에게 충성하며, 남편은 가족을 화합하고 아내는 남편에게 순종하며, 형은 동생을 사랑하고 동생은 형을 공경하며, 친구 사이에는 을 도와준 뒤에야, 비로소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2. 부자유친(父子有親)

 * 父子(부자)天性之親(천성지친)이라 生而育之(생이육지)하고 愛而敎之(애이교지)하며 奉而承之(봉이승지)하고 孝而養之(효이양지)하나니 是故(시고)敎之以義方(교지이의방)하여 弗納於邪(불납어사)하며 柔聲以諫(유성이간)하여 不使得罪於鄕黨州閭(불사득죄어향당주려)하나니

  (解釋) 부모와 자식은, 하늘이 정해준 친한 관계이기 때문에, <부모는> 자식을 낳아서 기르고 사랑하고 가르쳐야 하며, <자식은> 부모를 받들어 부모님의 뜻을 이어가고, 효도하면서 봉양해야 한다. 이 때문에 <부모는> 자식을 올바른 도리로 가르쳐서, 부정한 곳에 발을 들여 놓지 않게 해야 하며, <자식은> 부모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려서 고을에서 죄를 얻지 않게 해야 한다.

 * 苟或父而不子其子(구혹부이부자기자)하며 子而不父其父(자이부부기부)하면 其何以立於世乎(기하이립어세호)리오 雖然(수연)이나 天下(천하)無不是底父母(무불시저부모)父雖不慈(부수부자)子不可以不孝(자불가이불효)니라

  (解釋) 만약 혹시라도 부모이면서 자기 자식을 사랑하지 아니하며, 자식이면서 자기 부모를 사랑하지 아니하면, 어떻게 세상에서 자립할 수 있겠는가. 비록 그렇지만, 천하에는, 하지 않은 부모가 없는지라, 부모가 비록 자식을 사랑하지 않더라도, 자식은 효도하지 않아서는 안 된다

 * 昔者(석자)大舜(대순)父頑母?(부완모은)하여 嘗欲殺舜(상욕살순)이어늘 ()克諧以孝(극해이효)하사 烝烝乂(증증예)하여 不格姦(부격간)하시니 孝子之道(효자지도)於斯至矣(어사지의)로다 孔子曰 五刑之屬(공자왈 오형지속)三千(삼천)이로되 而罪莫大於不孝(이죄막대어불효)라하시니라

  : 완고할 완. ?: 어리석을 은. 烝烝: 끈임없이. : 다스릴 예.

  (解釋) 옛적에, 위대하신 임금의, 아버지는 완악하고 어머니는 모질어서, 일찍이 순을 죽이려 하거늘, 순은 효도로써 화합하고, 끊임없이 다스려, 악한 일을 하지 않게 하셨으니, 효자의 도리가, 여기에서 지극하였다. 공자께서는 "五刑에 해당하는 죄목이, 삼천 가지이지만, 그 중에서 불효보다 더 큰 죄가 없다."고 말씀하셨다.

 

3. 군신유의(君臣有義)

 

 

* 君臣(군신)天地之分(천지지분)이라 尊且貴焉(존차귀언)하며 卑且賤焉(비차천언)하니 尊貴之使卑賤(존귀지사비천)卑賤之事尊貴(비천지사존귀)天地之常經(천지지상경)이며 古今之通義(고금지통의)

 

  (解釋) 임금과 신하는 하늘과 땅처럼 분명히 구분되는 관계이다. 임금은 높고 귀하며, 신하는 낮고 천하니, 존귀한 이가 비천한 이를 부리고, 비천한 이가 존귀한 이를 섬기는 것은, 천지간의 어디에나 통용되는 도리이며, 예나 지금을 막론하고 통용되는 의리이다.

 

 

 

 

* 是故(시고)君者(군자)體元而發號施令者也(체원이발호시령자야)臣者(신자)調元而陳善閉邪者也(조원이진선폐사자야)會遇之際(회우지제)各盡其道(각진기도)하여 同寅協恭(동인협공)하여 以臻至治(이진지치)하나니

 

  (解釋) 이 때문에, 임금은, 의 도리를 體行하여 명령을 내리는 존재이고, 신하는 임금을 도와 착한 일을 아뢰고 부정한 일을 막는 존재이다. 임금과 신하가 만날 때에, 각각 자신의 도리를 극진히 하여, 함께 공경하여, 지극한 정치를 이루어야 한다.

 

 

 

* 苟或君而不能盡君道(구혹군이불능진군도)하며 臣而不能修臣職(신이불능수신직)이면 不可與共治天下國家也(불가여공치천하국가야)니라 雖然(수연)이나 吾君不能(오군불능)謂之賊(위지적)이니라.

 

  (解釋) 만약 혹시라도 임금이면서 임금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며, 신하이면서 신하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면, 함께 천하 국가를 다스릴 수 없다. 비록 그렇지만, 우리 임금은 훌륭한 정치를 베풀 수 없다고 말하는 이를, 임금을 해치는 자라고 하니라.

 

 

 

 

* 昔者(석자)商紂(상주포학)이어늘 比干(비우)諫而死(간이사)하니 忠臣之節(충신지절)於斯盡矣(어사진의)로다 孔子曰 臣事君以忠(공자왈 신사군이충)이라하시니라

 

  (解釋) 옛적에, 나라 임금 ()가 포학한 짓을 하자, 比干, 간하다가 목숨을 잃었으니, 충신의 절개가, 여기서 극진했다. 공자께서는 신하는 임금을 으로 섬겨야 한다고 하셨다.

 

 

 

 

4. 부부유별(夫婦有別)

 

 

* 夫婦(부부)二姓之合(이성지합)이라 生民之始(생민지시)萬福之原(만복지원)이니 行媒議婚(행매의혼)하며 納幣親迎者(납폐친영자)厚其別也(후기별야)是故(시고)娶妻(취처, 아내를 얻음)하되 不娶同姓(불취동성)하며 爲宮室(위궁실)하되 辨內外(변내외)하여 男子(남자)居外而不言內(거외이불언내)하고 婦人(부인)居內而不言外(거내이불언외)하나니

 

  (解釋) 남편과 아내는, 두 성이 합한 관계이다. 백성들이 태어난 시초이며, 모든 복의 근원이니, 중매를 시행하여 혼인을 의논하며, 폐백을 드리고 친히 맞이하는 것은, 區別을 두터이 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아내를 맞아들이되, 같은 은 취하지 않으며, 집을 짓되, 안과 밖을 구별하여, 남자는 밖에 거처하여 안의 일에 대해 말하지 않고, 부인은 안에 거처하여 밖의 일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 苟能莊以對之(구능장이대지)하여 以體乾健之道(이체건건지도)하고 柔以正之(유이정지)하여 以承坤順之義(이승곤순지의)則家道正矣(즉가도정의)어니와 反是而夫不能專制(반시이부불능전제)하여 御之不以其道(어지불이기도)하고 婦乘其夫(부승기부)하여 事之不以其義(사지불이기의)하여 昧三從之道(미삼종지도)하고 有七去之惡(유칠거지악)이면 則家道索矣(즉가도삭의)리라

 

  (解釋) 만일 <남편이> 씩씩함으로써 대하여, 하늘의 굳건한 도리를 體行하고, <아내는> 부드러움으로써 바로잡아, 땅이 하늘에 순종하는 도리를 받든다면, 집안의 도리가 바로 서게 될 것이다. 만약 이와 반대로 남편이 아내를 마음대로 제어하지 못하여, 올바른 도리로 다스리지 못하고, 아내가 남편의 약점을 틈 타, 올바른 도리로 섬기지 않아서, 三從의 도리를 알지 못하고, 七去에 해당하는 악행이 있으면, 집안의 법도가 무너질 것이다.

 

* 須是夫敬其身(수시부경기신)하여 以帥其婦(이사기부)하고 婦敬其身(부경기신)하여 以承其夫(이승기부)하여 內外和順(내외화순)이라야 父母其安之矣(부모기안락지의)시리라

 

  (解釋) 모름지기 남편은 자기 몸을 삼가서, 아내를 잘 거느리고, 아내는 자기 몸을 공경하여, 남편을 잘 받들어서, 내외가 화순해야, 부모님께서 편안하고 즐거워하실 것이다.

 

 

 

 

* 昔者(석자)에 郤(극결)이 耨()어늘, 其妻饁(기처 엽지)하되 ()하여 相待如賓(상대여빈)하니 夫婦之道(부부지도)當如是也(당여시야)니라 子思曰(자사왈) 君子之道(군자지도)造端乎夫婦(조단호부부)라하시니라

 

耨:밭에 김을 맬 누.  饁:들밥 낼 엽.  

 

  (解釋) 옛적에 郤이 밭에서 김을 매고 있을 때, 그 아내가 새참을 내왔는데, 서로 공경하여, 상대하기를 마치 손님 모시듯 하였으니, 부부간의 도리는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한다.

 

子思께서 말씀하시기를 "군자의 도리는, 부부 사이에서 비롯된다."고 하셨다.

 

 

5. 장유유서(長幼有序)

 

* 長幼(장유)天倫之序(천륜지서)兄之所以爲兄(형지소이위형)하고 弟之所以爲弟(제지소이위제)하야 長幼之道(장유지도)所自出也(소자출야)蓋宗族鄕黨(개종족향당)皆有長幼(개유장유)하니 不可紊也(불가문야)

 

  (解釋) 어른과 아이는, 하늘이 차례를 지어 준 관계이다. 형이 형 노릇하고, 아우가 아우 노릇 하는 것이, 어른과 어린이의 도리가, 비롯된 유래이다. 종족과 향당 에는, 모두 어른과 아이가 있으니, 이를 문란 시켜서는 안 된다.

 

 

 

* 徐行後長者(서행후장자)謂之弟(위지제)疾行先長者(질행선장자)謂之不弟(위지불제)是故(시고)年長以倍則父事之(년장이배즉부사지)하고 十年以長則兄事之(십년이장즉형사지)하고 五年以長則肩隨之(오년이장즉견수지)

 

長慈幼(장자유)하며 幼敬長然後(유경장연후)에야 無侮少長之弊(무모소릉장지폐)하여 而人道正矣(이인도정의)리라

 

  (解釋) 천천히 걸어서 어른보다 뒤에 쳐져 가는 것을, 공손한 태도라고 이르고, 빨리 걸어서 어른보다 앞서 걸어가는 것을, 공손하지 못한 태도라고 일컫는다. 그러므로, 나이가 갑절 많으면 어버이 섬기는 도리로 섬기고, 나이가 열 살이 많으면 형을 섬기는 도리로 섬기고, 나이가 다섯 살이 많으면 어깨 폭 만큼 뒤쳐져 따라가니, 어른은 어린 사람을 사랑하며, 어린 사람은 어른을 공경한 뒤에야, 젊은이를 업신여기거나 어른을 능멸하는 폐단이 없어져서, 사람의 도리가 바로 설 것이다.

 

 

* 而況兄弟(이황형제)同氣之人(동기지인)이라 骨肉至親(골육지친)이니 尤當友愛(우당우애)不可藏怒宿怨(불가장노숙원)하여 以敗天常也(이패천상야)니라

 

(解釋) 하물며 형제간은, 기운을 함께 나눈 사람이다. 뼈와 살을 나눈 지극히 가까운 관계이니, 더욱 우애해야 할 것이요, 노여움을 마음속에 감추고 원한을 묵혀서, 하늘의 떳떳한 도리를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

 

 

 

 

*  昔者(석자)司馬光(사마광)與其兄伯康(여기형백강)으로 友愛尤篤(우애우독)하여 敬之如嚴父(경지여엄부)하고 保之如?(보지여영아)하니 兄弟之道(형제지도)當如是也(당여시야)니라 孟子曰(맹자왈) 孩提之童(해제지동)無不知愛其親(무부지애기친)이며 及其長也(급기장야)하여는 無不知敬其兄也(무부지경기형야)라 하시니라

 

(解釋) 옛적에 司馬光, 그의 형 伯康과 더불어, 우애하기를 더욱 돈독히 하여, 형을 엄한 아버지처럼 공경하고, 어린 아이처럼 보호하였으니, 형제간의 도리는,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한다. 맹자께서는, "웃을 줄 알고 손을 잡아주고 안아 줄만한 아이도, 자기 어버이를 사랑할 줄 모르는 경우가 없으며, 그가 성장해서는, 그 형을 공경할 줄 모르는 이가 없다."고 하셨다.

 

 

 

 

6. 붕우유신(朋友有信)

 

* 朋友(붕우)同類之人(동류지인)이라 益者三友(익자삼우)損者三友(손자삼우)友直(우직)하며 友諒(우량)하며 友多聞(우다문)이면 益矣(익의)

 

友便僻(우편벽)하며 友善柔(우선유)하며 友便獰(우편녕)이면 損矣(손의)리라

 

(解釋) 붕우는 부류가 같은 사람이다. 유익한 벗이 세 종류 있고, 해로운 벗이 세 종류가 있으니, 정직한 사람을 벗하며, 살피는 사람을 벗하며, 식견이 많은 사람을 벗하면 이롭고, 치우친 사람을 벗하며, 구미만 맞추는 사람을 벗하며, 말재주만 뛰어난 사람을 벗하면, 해롭다.

 

 

 

 

* 友也者(우야자)友其德也(우기덕야)自天子(자천자)至於庶人(지어서인)未有不須友以成者(미유불수우이성자)하니 其分(기분)若疎(약소)而其所關(이기소관)爲至親(위지친)하니라.

 

(解釋) 벗을 사귀는 것은, 그 사람의 德性을 보고 사귀는 것이다. 天子로부터,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벗을 통해서 자신의 인격을 완성하지 않는 경우가 없으니, 그 관계가, 소원한 것 같지만, 관련되는 것이, 지극히 가까운 관계와 같다.

 

 

 

 

* 是故(시고)取友(취우)必端人(필단인)하며 擇友(택우)必勝己(필승기)要當責善以信(요당책선이신)하며 切切時時(절절시시)하여 忠告而善道之(충고이선도지)하다가 不可則止(불가즉지)니라

 

  (解釋) 이 때문에, 벗을 사귈 때에는, 반드시 단정한 사람을 사귀며, 벗을 가릴 때에는, 반드시 나보다 나은 사람을 가려서 사귀어야 한다. 마땅히 진실한 태도를 지니고 좋은 일로 권면할 것을 요구하며 간절하고 자세하게 권면하며, 진실한 마음으로 알려주고 선으로 인도하다가, 안 되면 친구 관계를 그만두어야 한다.

 

 

 

 

* 苟或交遊之際(구혹교우지제)不以切磋琢磨(불이절차탁마)爲相與(위상여)하고 但以歡狎戱謔(단이환압허학)으로 爲相親(위상친)이면 則安能久而不疎乎(즉안능구이불소호)리오

 

  (解釋) 만약 혹시라도, 서로 사귈 때에, 切磋琢磨하는 것으로 서로, 함께 하지 아니하고, 다만 기뻐하고 친하며 장난하고 농담하는 것으로, 서로 가까이 한다면, 어찌 오래 되어도 소원해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 昔者(석자)晏子與人交(안자여인교)하되 久而敬之(구이경지)하니 朋友之道(붕우지도)當如是也(당여시야)니라 孔子曰(공자왈) 不信乎朋友(불신호붕우)不獲乎上矣(불획호상의)리라 信乎朋友有道(신호붕우에유도)하니 不順乎親(불순호친)이면 不信乎朋友矣(불신호붕우의)라하셨다

 

(解釋) 옛적에, 晏子는 남과 사귀되, 오래 되어도 상대를 공경하였으니, 붕우간의 도리는,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한다. 孔子께서도 이렇게 말씀하였다. "친구들에게서 신임을 얻지 못하면, 윗사람에게서도 인정받지 못할 것이다. 친구들에게서 신임을 얻는데, 일정한 방법이 있으니, 어버이에게서 순종한다고 인정받지 못하면, 친구들의 신임을 얻지 못할 것이다."

 

 

7. 총론(總論 )<1> 全體共通되는 論이라.

 

* 此五品者(차오품자)天敍之典而人理之所固有者(천서지전이인리지소고유자)人之行(인지행)不外乎五者而唯孝爲百行之源(불외호오자이유효위백행지원)이라

 

解釋 : 이 다섯 가지 일은, 하늘이 펼쳐 준 모범이고 사람이 본래부터 지니고 있는 도리이다. 사람의 행실이, 이 다섯 가지에서 벗어나지 않지만, 오직 효도가 모든 행실의 근원이 된다.

 

* 是以(시이)孝子之事親也(효자지사친야)鷄初鳴(계초명)이어든 ?(함관수)하고 適父母之所(적부모지소)하여 下氣怡聲(하기이성)하여 問衣?(문의욱한)하며 問何食飮(문하식음)하며 冬溫而夏淸(동온이하청)하며 昏定而晨省(혼정이신성)하며 出必告(출필고)하며 反必面(반필면)하며 不遠遊(불원유)하며 遊必有方(유필유방)하며 不敢有其身(불감유기신)하며 不敢私其財(불감사기재)니라

 

 

(解釋) 이 때문에, 효자가 어버이를 섬길 때에는, 첫닭이 울면, 모두 세수하고 양치질하고, 부모님이 계신 곳으로 가서, 기운을 낮추고 목소리를 부드럽게 하여, 옷이 더운지 추운지를 여쭈며, 무엇을 잡수시고 마시고 싶은지를 여쭈며, 겨울에는 따뜻하게 해드리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해드리며, 저녁에는 잠자리를 돌봐드리고 새벽에는 안부를 여쭈며, 외출할 때는 반드시 아뢰고, 돌아와서는 반드시 부모님을 대면하며, 멀리 나가 놀지 않으며, 나가 놀되 반드시 일정한 장소를 두며, 감히 자기 몸을 자기 것으로 여기지 않으며, 감히 재물을 자기 것으로 사유하지 않는다.

 

 * 父母愛之(부모애지)어시든 喜而不忘(희이불망)하며 惡(오지)어시든 懼而無怨(구이무원)하며 有過(유과)어시든 諫而不逆(간이불역)하고 三諫而不聽(삼간이불청)이어시든 則號泣而隨之(즉호읍이수지)하며 怒而撻之(노이달지유혈)이라도 不敢疾怨(불감질원)하며 居則致其敬(거즉치기경)하고 養則致其(양즉치기락)하고 病則致其憂(병즉치기우)하고 喪則致其哀(상즉치기애)하고 祭則致其嚴(제즉치기엄)이니라

 

  (解釋) 부모님께서 나를 사랑해 주시거든, 기뻐하되 잊지 않으며, 미워하시거든, 두려워하되 원망하지 않으며, 부모님께서 과실을 저지르시면, 말리되 거스르지 않으며, 세 번 간했는데도 들어주지 않으시거든, 부르짖고 울면서 따르며, 부모님께서 하여 종아리를 때려 피가 흐르더라도, 감히 미워하거나 원망치 않으며, 거처할 때에는 공경함을 극진히 하고, 봉양할 때는 즐거움을 극진히 하고, 병환이 드셨을 때는 근심을 극진히 해야 하고, 을 당해서는 슬픔을 극진히 하고, 제사 지낼 때는 엄숙함을 극진히 해야 한다.

 

 

 

 

* 若夫人子之不孝也(약부인자지불효야)不愛其親(불애기친)이요 而愛他人(이애타인)하며 不敬其親(불경기친)이요 而敬他人(이경타인)하며 惰其四肢(타기사지)하여 不顧父母之養(불고부모지양)하며 博奕好飮酒(박혁호음주)하여 不顧父母之養(불고부모지양)하며 好貨財(호화재)하며 私妻子(사처자)하여 不顧父母之養(불고부모지양)하며 從耳目之好(종이목지호)하여 以爲父母戮(이위부모륙)하며 好勇鬪(호용투낭)하여 以危父母(이위부모)니라

 

: 게으를 타. :바둑 혁. :욕될 육.  

 

(解釋) 부모님께 불효하는 자식은, 자기 어버이는 사랑하지 아니하고, 다른 사람은 사랑하며, 자기 어버이는 공경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은 공경하며, 四肢를 게을리 하여, 부모님에 대한 봉양을 돌아보지 않으며, 장기나 바둑, 술 마시는 것을 좋아하여, 부모님에 대한 봉양을 돌아보지 않으며, 재물을 좋아하고, 처자식만을 사랑해서, 부모님에 대한 봉양을 돌아보지 않으며, 耳目의 욕망을 좇아, 부모를 욕되게 하며, 용맹을 좋아하여 싸우고 사나워서, 부모님을 위태롭게 한다.

 

 

 

8. 總論 <2>

 

 

* ()欲觀其人(욕관기인)行之善不善(행지선불선)인대 必先觀其人之孝不孝(필선관기인지효불효)可不愼哉(가불신재)可不懼哉(가불구재)苟能孝於其親(구능효어기친)이면 則推之於君臣也(즉추지어군신야)夫婦也(부부야)長幼也(장유야)朋友也(붕우야)何往而不可哉(하왕이불가재)하리오 然則孝之於人(연즉효지어인)大矣(대의)로되 而亦非高遠難行之事也(이역비고원난행지사야): 탄식할 희. : 밀 추.

 

(解釋) ! 그 사람의, 행실이 착한지 아닌지를 살펴보고자 한다면, 반드시 먼저 그 사람이 효도하는지 아닌지를 살펴볼 것이니, 삼가지 않을 수 있겠으며,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만일 그 어버이에게 효도한다면, 그 마음을 군신간과 부부간과 장유간과 붕우간에 미루어감에 어떤 경우에 적용한들 옳지 않음이 있겠는가. 그렇다면 는 사람에게, 중대한 것이며, 또한 高遠(높고 멀어)하여 실행하기 어려운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 ()이나 自非生知者(자비생지자)必資學問而知之(필자학문이지지)學問之道(학문지도)無他(무타)將欲通古今(장욕통고금)하며 達事理(달사리)하여 存之於心(존지어심)하며 體之於身(체지어신)이니 可不勉其學問之力哉(가불면기학문지력재)玆用(자용)其歷代要義(기역대요의)하여 書之于左(서지우좌)하노라

 

  (解釋) 그러나, 스스로 나면서부터 이치를 아는 이가 아니라면, 반드시 학문에 의지하여 알 수 있으니, 학문하는 목적은, 다른 데에 있는 것이 아니다. 장차 古今事理를 통달하여 마음 속에 보존하며, 몸으로 실천하고자 하는 데 있는 것이니, 학문하는 힘을 더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 때문에, 역대의 중요한 의리를 뽑아서, 다음과 같이 기록해 둔다.

 

 

 

 

* 蓋自太極肇判(개자태극조판)하여 陰陽始分(음양시분)으로 五行(오행)相生(상생)先有理氣(선유리기)人物之生(인물지생)林林總總(림림총총)하더니 於是(어시)聖人(성인)首出(수출)하사 繼天立極(계천립극)하시니 天皇氏(천황씨)地皇氏(지황시)人皇氏(인황씨)有巢氏(유소씨)燧人氏(수인씨)是爲太古(시위태고)在書契以前(재서계이전)이라 不可考(불가고)로다 :처음 조. :부싯돌 수. :중국 고대문자.

 

  (解釋) 태극이 처음으로 판별되어, 음과 양이 비로소 나누어진 시기로부터, 五行, 서로 생성됨에, 먼저 가 있었다. 사람과 물건이 많이 생성되더니, 이에, 聖人, 먼저 나타나서, 하늘의 뜻을 계승하여, 인간의 표준을 세웠으니, 天皇氏地皇氏人皇氏有巢氏燧人氏가 태고시절의 성인이다. 書契문자가 나타나기 이전이기 때문에, 상고할 수가 없다.

 

 

 

 

 

 

* 伏羲氏始劃 八卦(복희씨시획 팔괘)하며 造書契(조서계)하여 以代結繩之政(이대결승지정)하시고 神農氏作??(신농씨작뢰사)하며 製醫藥(제의약)하시고 黃帝氏用干戈(황제씨용간과)하며 作舟(작주거)하며 造曆算(조역산)하며 制音(제음률)하시니 是爲三皇(시위삼황)이니 至德之世(지덕지세)無爲而治(무위이치)하니라    ??: 쟁기, ?는 쟁기날, ?는 그 자루. 結繩文字(결승문자): 태고에 새끼를 매듭지어 그 모양과 수로써 의사를 소통하던 문자. :방패 간. :창 과.

 

  (解釋) 복희씨가 처음으로, 八卦를 긋고, 書契문자를 만들어, 結繩文字(결승문자)를 시행하여 정사를 대신했고, 신농씨가 쟁기와 보습을 만들며, 의술과 약을 만들고, 황제씨가 방패와 창을 사용하며, 배와 수레를 만들었으며, 달력과 산수를 만들며, 音律을 제정하셨으니, 이들을 三皇이라 일컫는다. 이 때는 사람들의 본성이 지극히 순박했기 때문에 인위적인 정치를 베풀지 않고도 천하가 잘 다스려졌다.

 

 

* 少昊(소호)?(전욱)?(제곡)帝堯(제요)帝舜(제순)是爲五帝(시위오제)皐夔稷契(고기직글)佐堯舜(좌요순)하여 而堯舜之治 卓冠百王(이요순지치- 탁관백왕)이라 孔子定書(공자정서)斷自唐虞(단자당우)하시니라

 

  (註解) ?:고대 중국의 오제 중의 한 사람. ?:五帝 중의 한 분. :부르는소리 고. :조심할 기. 唐虞:중국 도당씨(陶唐氏)와 유우씨(有虞氏)堯舜시대를 말함.

 

唐虞三代: 堯舜時代에다 , , (,,) 삼대를 합해 부르는 말.

 

  (解釋) 少昊??과 요임금, 순임금을 五帝라 일컫는다. 皐陶()이 요임금과 순임금을 보좌했으니, 요임금과 순임금의 다스림이 모든 왕의 으뜸이 되었다. 공자께서 書經刪定하심에 唐虞時代로부터 단정하셨다.

 

 

* 夏禹(하우)商湯(상탕)周文王武王(주문왕무왕)是爲三王(시위삼왕)이니 歷(역년)或四百(혹사백)하며 (혹육백)하며 或八百(혹팔백)하니 三代之隆(삼대지융)後世莫及(후세막급)이요 而商之伊尹傅(이상지이윤전설)周之周公召公(주지주공소공)皆賢臣也(개현신야)周公(주공)制禮作樂(제례작악)하시니 典章法度(전장법도)粲然極備(찬연극비)하더니라.

 

  粲然: 번쩍거리며 빛나는 모양.

 

(解釋) 나라 우왕과 나라 탕왕과 나라 문왕?무왕을 三王이라 일컫는다. 왕조의 수명이 어떤 경우는 400년이며 어떤 경우는 600년이며 어떤 경우는 800년이었으니 三代 시절에 융성했던 문물을 후세에는 미치지 못했고 상나라의 伊尹이나 傅說, 주나라의 周公召公이 모두 뛰어난 신하였다. 周公이 禮을 제작하셨으니 典章과 법도가 지극히 찬연하게 갖추어졌다.

 

* 及其衰也(급기쇠야)하여 五覇諸侯(오패누제후)하여 以匡王室(이광왕실)하니 若齊桓公(약제환공)晉文公(진문공)宋襄公(송양공)秦穆公(진목공)楚莊王(초장왕)迭主夏盟(질주하맹)하니 王靈(왕령)이 不(부진)하니라

 

(解釋) 나라가 쇠미함에 미쳐 五覇가 제후들을 이끌어 왕실을 바로 세웠으니 이를테면 제나라 桓公, 진나라 文公, 송나라 襄公, 진나라 穆公, 초나라 莊王이 차례대로 돌아가면서 중국의 맹약을 주도하였으니 왕실의 위엄이 떨쳐지지 못했다.

 

 

 

9. 總論 <3>

 

* 孔子以天縱之聖(공자이천종지성)으로 轍環天下(철환천하)하사 得行于世(도부득행우세)하여 刪詩書(책시서)하시며 定禮樂(정례악)하시며 贊周易(찬주역)하시며 修春秋(수춘추)하사 繼往聖(계왕성), 開來學(개래학)하시고 而傳其道者(이전기도자)顔子曾子(안자증자)事在論語(사재논어)하니라 曾子之門人(증자지문인)述大學(술대학)하니라

 

  (解釋) 공자는 하늘이 내신 성인으로서, 수레를 타고 천하를 주유(周遊) 하셨으나, 가 세상에서 시행되지 않아서, ≪시경≫과 ≪서경≫을 刪定하시며, 禮와 을 결정하시며, ≪주역≫을 해설하시며, 춘추를 편수하셔서, 지나간 성인을 계승하고, 후세의 학자들을 인도하셨고, 그 도를 전수 받은 이는, 顔子曾子이다. 이런 사실에 대한 기록은 ≪논어≫에 있다. 증자의 문인이 대학을 기술하였다.

 

 

 

 

* 列國則曰(열국즉왈노)曰衛(왈위)曰晉(왈진)曰鄭(왈정)曰趙(왈조)曰蔡(왈채)曰燕(왈연)曰吳(왈오)曰齊(왈제)曰宋(왈송)曰陳(왈진)曰楚(왈초)曰秦(왈진)이니 干戈日尋(간과일심)하여 戰爭不息(전쟁불식)하여 遂爲戰國(수위전국)하니 秦楚燕齊韓魏趙(진초연제한위조)是爲七雄(시위칠웅)이라  

 

  (解釋) 열국은 魯????????????나라 등이니 방패와 창이 날마다 이어져 전쟁이 끊이지 않아 마침내 전국시대가 되었으니 ??????의 일곱 나라를 戰國 七雄이라 일컫는다.

 

 

 

 

* 孔子之孫子思(공자지손자사) 生斯時(생사시)하사 作中庸(작중용)하시고 其門人之弟孟軻(기문인지제맹가) 陳王道於齊梁(진왕도어제양)하사 道又不行(도우불행)하여 作孟子七篇(작맹자칠편)하시되 而異端縱橫功利之說(이이단종힁공리지설)盛行(성행)이라 吾道(오도불전)하니라

 

(解釋) 공자의 손자인 子思, 이 시기에 태어나, 中庸≫을 저술하셨고, 그 문인의 제자인 孟軻, 제나라와 양나라에서 왕도정치를 진술하셨는데, 도가 또 시행되지 못하여, 孟子7편을 저술하셨으나, 이단과 종횡과 공리의 학설이, 성행해서, 우리 유학의 도가 전해지지 못하였다.

 

 

 

 

* 及秦始皇(급진시황)하여 呑二周(탄이주) (멸육국)하며 廢封建爲郡縣(폐봉건위군현)하며 焚詩書(분시서), 坑儒生(갱유생)하니 二世而亡(이세이망)하니라

 

(解釋) 진시황 시대에 이르러서는, 두 주나라를 병탄하고, 여섯 제후국을 멸망시키며, 봉건제도를 폐지하고 군현제를 시행하며, 詩書를 불태우고 유생들을 구덩이 속에 파묻어 죽이니, 2만에 멸망하였다. 분서갱유(焚書坑儒)

 

 

10. 總論 < 4 >

 

 

* 漢高祖起布衣成帝業(한고조기포의성제업)하여 歷年四百(역년사백)하되 在明帝時(재명제시)하여 西域佛法(서역불법)始通中國(시통중국)하여 惑世誣民(혹세무민)하니라 蜀漢(촉한)()() 三國鼎峙而諸葛亮(정치이제갈량)仗義扶漢(장의부한)하다가 病卒軍中(병졸군중)하니라  

 

  (解釋) 한나라 고조가 布衣로 일어나 황제의 위업을 이루어서, 왕조의 수명이 4백년에 이르렀는데, 明帝때에, 西域의 불교가, 처음으로 중국에 유통하여, 세상을 미혹시키고 백성들을 속였다. 蜀漢의 세 나라가 솥발처럼 대치하고 있었는데, 제갈량이 의리를 지켜 나라를 부지하다가, 병이 들어 전쟁터에서 죽었다.

 

 

 

 

* 晉有天下(진유천하)에 歷年百餘(역년백여)하되 五胡亂華(오호난화)하니 宋齊(송제양진)南北分裂(남북분열)이러니 隋能混一(수능혼일)하되 歷年三十(역년삼십)하니라

 

  (解釋) 나라가 천하를 다스림에, 왕조의 수명이 100여 년에 이르렀는데, 다섯 오랑캐나라가 중화를 어지럽히니, ???, 남북으로 분열되었다. 나라가 천하를 통일하였으나, 왕조의 수명이 30년에 그쳤다.

 

 

 

 

* 唐高祖(당고조)太宗(태종)乘隋室亂(승수실난)하여 化家爲國(화가위국)하여 歷年三百(역년삼백)하니라 後梁(후량)後唐(후당)後晉(후진)後漢(후한)後周(후주) 是爲五季(시위오계)朝得暮失(조득모실)하여 大亂(대란)極矣(극의)

 

(解釋) 당나라 고조와, 태종이, 나라 왕실의 어지러움을 틈타, 일개 집안을 변화시켜 나라로 만들어, 왕조의 수명이 300년에 이르렀다. 後梁後唐後晉後漢後周五季라고 하니, 아침에 나라를 얻었다가 저녁이면 잃어버려서, 크게 혼란함이, 극도에 이르렀다.

 

 

 

 

* 宋太祖國之初(송태조입국지초)五星(오성)聚奎(취규)하여 濂洛關?(렴락관민)諸賢(제현)輩出(배출)하니 若周敦?(약주돈이)程顥(정호)?(정이)司馬光(사마광)張載(장재)邵雍(소옹)朱熹(주희)相繼而起(상계이기)하여 以闡明斯道(이천명사도)爲己任(위기임)하되 身且得見容(신차부득견용)하고 而朱子集諸家說(이주자집제가설)하사 註四書五經(주사서오경)하시니 其有功於學者(기유공어학자) 大矣(대의)로다

 

 

 

 

 

 

(濂洛關?이란 濂溪周燉?(:茂叔). 程顥(:伯淳, :明道). 程顥의 아우 ?(:正叔, :伊川). 關中張載(:子厚, :橫渠). ?朱熹(:元晦, :晦庵)등 이들이 主唱儒敎宋學?道學?濂洛關?之學이라고도 한다. 司馬光:나라 名臣이며 司馬溫公이라고도 한다.

 

(解釋) 송나라 태조가 국가를 세운 초기에, 다섯별이, 奎星에 모여, ????, 여러 현인들이, 배출되었으니, 周敦?程顥?司馬光張載邵雍朱熹 같은 학자들이, 서로 이어 나타나, 이 유학의 도를 밝히는 것으로, 자신의 임무로 삼았지만, 자기 몸조차도 용납 받지 못했다. 주자가 諸家의 학설을 모아서, 사서와 오경을 주해하셨으니, 배우는 자들에게 크게 공을 세웠다.

 

 

* 然而國勢不競(연이국세불경)하여 歷年三百(역년삼백)하니 契丹(걸안)蒙古(몽고)와 遼()()迭爲侵?(질위침질)하고 而及其垂亡(이급기수망)하여 文天祥(문천상)竭忠報宋(갈충보송)하다가 竟死燕獄(경사연옥)하니라  

 

         :바꿀 질.  ?:번갈아 질.  :다할 갈.  :마침내 경.

 

  (解釋) 그러나 국가의 힘이 강하지 못하여, 왕조의 수명이 300년에 그쳤으니, 거란과 몽골과 遼와 , 차례대로 침략하고, 망조를 드리움에 미쳐, 文天祥, 충성을 다하여 송나라에 보답하다가, 마침내 연경의 옥에서 죽었다.

 

 

* 胡元(호원)滅宋(멸송)하고 混一區宇(혼일구우)하여 綿歷百年(면역백년)하니 夷狄之盛(이적지성)未有若此者也(미유약차자야)로다 天厭穢德(천염예덕)이라 大明(대명)中天(중천)하사 聖繼神承(성계신승)하시니 ()千萬年(천만년)이로다.

 

          는 동방 오랑케. 은 북방 오랑케. :싫을 염. :더러울 예.

 

  (解釋) 오랑캐 나라가, 나라를 멸망시키고, 천하를 통일하여, 면면히 백년을 이어갔으니, 오랑캐가 세력을 떨침이, 이 때만한 적이 없었다. 하늘이 더러운 덕을 싫어하셨는지라, 大明, 하늘 한 가운데로 떠올라, 聖人神人이 계승하였으니, ! 천만년을 이어가리로다.

 

 

* 嗚呼(오호)三綱五常之道(삼강오상지도)與天地(여천지)相終始(상종시)하니 三代以前(삼대이전)에는 聖帝明王(성제명왕)賢相(현상양좌)相與講明之(상여강명지)()治日(치일)常多(상다)하고 亂日(난일)常少(상소)하더니 三代以後(삼대이후)에는 庸君暗主(용군암주)와 亂臣賊子(난신적자)相與敗壞之(상여패괴지)()亂日(난일)常多(상다)하고 治日(치일)常少(상소)하니 其所以世之治亂安危(기소이세지치난안위)國之興廢存亡(국지흥폐존망)皆由於人倫之明不明如何耳(개유어인륜지명불명여하이)可不察哉(가불찰재)

 

(解釋) ! 三綱五常의 도리는, 천지와 더불어, 始終을 함께 하니, 三代 이전에는, 성스러운 임금, 명철한 군주와, 어진 재상과 뛰어난 보좌관들이, 서로 함께 강론하여 밝혔다. 그 때문에, 다스려진 날이 항상 많았고, 어지러운 날이 항상 적었는데, 三代 이후에는, 용렬한 임금, 어두운 군주들과, 국가의 기강을 어지럽히는 신하와 집안의 도리를 해치는 자식들이, 서로 함께 그것을 무너뜨렸다. 그 때문에, 어지러운 날이 항상 많고, 다스려진 날이 항상 적었다. 세상이 다스려지고 어지러우며 편안하고 위태로운 것과, 나라가  일어나고 폐지되며 보존되고 멸망하는 까닭은, 모두 人倫이 밝혀졌느냐 밝혀지지 않았느냐 가 어떠한지 에서 말미암는다. 살피지 않을 수 있겠는가.

 

11. 總論 <5>

 

* 東方(동방)初無君長(초무군장)하더니 有神人(유신인)降于太白山檀木下(강우태백산단목하)하여 神靈明智(신령명지)어늘 國人(국인)立以爲君(립이위군)하니 與堯(여요)竝立(병립)하여 國號(국호)朝鮮(조선)이라 하니 是爲檀君(시위단군)이라

 

  (解釋) 동방에, 처음에는 君長이 없었는데, 神人, 태백산 박달나무 아래로 내려오자, 신령스럽고 지혜가 밝으므로, 나라 사람들이, 〈그의 아들을〉 임금으로 삼았다. 임금과 동시대에 즉위하여, 국호를 朝鮮이라고 했으니, 이가 檀君이다.

 

 

 

 

* 殷太師箕子封于朝鮮(봉기자우조선)하여 率衆東來하사 敎民禮儀(교민예의)하여 設八條之敎(설팔조지교)하시니 有仁賢之化(유인현지화)하더라  

 

  (解釋) 은 태사 기자가, 조선에 봉하니 기자가 무리를 이끌고 동쪽에 와서 백성들에게 예의를 가르쳐서, 여덟 조목의 가르침〔八條之敎〕를 베풀었으니 어진 사람 기자의 교화가 있었다.

 

 

 

 

* 燕人衛滿(연인위만)因盧?(인노관란)하여 亡命來(망명래)하여 誘逐箕準(유축기준)하고 據王儉城(거왕검성)하더니 至孫右渠(지손우거)하여 漢武帝討滅之(한무제토멸지)하고 分其地(분기지)하여 屯玄?眞蕃四郡(치낭랑임둔현토진번사군)하다 昭帝以平那玄?(소제이평나현토)爲平州(위평주)하고 臨(임둔낭랑)으로 爲東府二都督府(위동부이도독부)하다

 

(解釋) 나라 사람 衛滿, ?의 난리를 피하여, 망명해 와서, 箕準을 유인하여 쫓아내고, 王儉城을 차지하였는데, 손자인 右渠王대에 이르러, 한나라 무제가 토벌하여 멸망시키고, 그 영토를 분할하여, ????眞蕃四郡을 만들었다. 昭帝平那?를 합쳐서 平州로 만들고, 임둔과 낙랑을 동부의 두 都督府로 만들었다.

 

 

 

 

* 箕準(기준)避衛滿(피위만)하여 浮海而南(부해이남)하여 居金馬郡(거금마군)하니 是爲馬韓(시위마한)이라 秦亡人(진망인)避人韓(피인한)이어늘 ()割東界以與(할동계이여)하니 是爲辰韓(시위진한)이라 弁韓則立國於韓地(변한즉입국어한지)하니 不知其始祖年代(부지기시조연대)是爲三韓(시위삼한)이라

 

  (解釋) 箕準, 위만을 피해, 바다에 떠서 남쪽으로 내려와, 金馬郡에 정착했으니, 이것이 馬韓이다. 나라에서 망명한 사람이, 진나라 사람을 피하여 나라로 들어오자, 나라가 동쪽 영토를 분할하여 제공하니, 이것이 辰韓이다. 弁韓나라의 영토에 나라를 세웠으니 그 시조와 연대를 알 수 없다. 이것이 三韓이다.

 

 

 

* 新羅始祖赫居世(신라시조혁거세)都辰韓地(도진한지)하여 以朴爲姓(이박위성)하고 高句麗始祖朱蒙(고구려시조주몽)至卒本(지졸본)하여 自稱高辛之後(자칭고신지후)로라 하여 因姓高(인성고)하고 百濟始祖溫祚(백제시조온조)都河南慰禮城(도하남위례성)하여 以扶餘(이부여)爲氏(위씨)하여 三國(삼국)各保一隅(각보일우)하여 互相侵伐(호상침벌)하더니

 

(解釋) 신라의 시조 赫居世, 진한의 영토에 도읍을 정하여,00 을 성씨로 삼고, 고구려의 시조인 朱蒙, 卒本땅에 이르러, 스스로 高辛씨의 후예라고 일컬어, 그에 따라 를 성씨로 삼았고, 백제의 시조인 溫祚, 河南慰禮城을 도읍지로 정하여, 扶餘를 성씨로 삼아서, 삼국이, 각각 한 모퉁이를 차지하여, 서로 공격하였다.

 

 

 

 

  * 其後(기후)唐高宗(당고종)滅百濟高句麗(멸백제고구려)하고 分其地(분기지)하여 置都督府(치도독부)하여 仁願 薛仁貴(이유인원 설인귀)留鎭撫之(유진무지)하니 百濟(백제)는 歷(역년)이 六百七十八年(678)이요 高句麗(고구려)七百五年(705)이라

 

  (解釋) 그 뒤에, 당나라 고종이,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키고, 그 영토를 분할하여, 都督府를 설치하여, 仁願薛仁貴로 하여금, 머물러서 진무케 하였으니, 백제는 왕조의 수명이 678년에 이르렀고, 고구려는 705년이었다.

 

 

 

 

* 新羅之末(신라지말)弓裔叛于北京(궁예반우북경)하여 國號(국호)泰封(태봉)이라하고 甄萱(견훤)叛據完山(반거완산)하여 自稱後百濟(자칭후백제)로라하다 新羅亡(신라망)하니 朴昔三姓(박석금삼성)相傳(상전)하여 歷(역년)九百九十二年(992)이라.

 

(解釋) 신라의 말기에, 弓裔가 북경에서 반란을 일으켜, 국호를 泰封이라 하였고, 甄萱, 반란을 일으켜 完山州를 점거하여, 스스로 後百濟라고 일컬었다. 신라가 멸망하니, ??金의 세 성씨가, 서로 왕위를 전수하여, 왕조의 수명이, 992년에 이르렀다.

 

 

* 泰封諸將(태봉제장)立麗祖王建(입려조왕건)하여 爲王(위왕)하니 國號(국호)高麗(고려)라 하여 剋殘群凶(극잔군흉)하고 統合三韓(통합삼한)하여 移都松嶽(이도송악)이러시니 至于季世(지우계세)하여 恭愍(공민)無嗣(무사)하고 僞主辛禑(위주신우)昏暴自恣(혼폭자자)하며 而王瑤不君(이왕요불군)하여 遂至於亡(수지어망)하니 歷(역년)四百七十五年(475)이라

 

(解釋) 泰封의 여러 장수들이, 고려의 시조 왕건을 세워서, 왕으로 삼으니, 國號, 高麗라고 하여, 여러 흉악한 인물들을 이겨 없애고, 三韓을 통합하여, 도읍을 松嶽으로 옮겼다. 고려의 말년에 이르러, 恭愍에게, 後嗣가 없고, 가짜 임금 辛禑, 어둡고 포악하며 스스로 방자하였으며, 恭讓이 임금 노릇을 못하여, 마침내 망하기에 이르니, 왕조의 수명이, 475년이었다.

 

 

 

 

 

* 天命(천명)歸于眞主(귀우진주)하니 大明太祖高皇帝賜改國號曰朝鮮(대명태조고황제사개국호왈조선)이어시늘 定鼎于漢陽(정정우한양)하사 聖子神孫(성자신손)繼繼繩繩(계계승승)하사 重熙(중희누흡)하사 式至于今(식지우금)하시니 實萬世無疆之休(실만세무강지휴)삿다

 

(解釋) 天命, 진정한 군주에게 돌아가니, 나라 太祖 高皇帝가 국호를 朝鮮이라고 고쳐 내리자, 한양에 도읍을 정하여, 성스럽고 신령스러운 자손들이, 끊임없이 계승하여, 거듭 빛내고 여러 차례 스며들어서, 지금에 이르니, 실로 만세 토록 끝없을 아름다움이로다.

 

 

 

 

* ?(어희)我國(아국)雖僻在海隅(수벽재해우)하여 壤地編小(양지편소)하나 禮樂法度(예악법도)衣冠文物(의관물물)悉遵華制(실존화제)하여 人倫(인륜)明於上(명어상)하고 敎化行於下(교화행어하)하여 風俗之美(풍속지미)模擬中華(모의중화)하니 華人(화인)稱之曰小中華(칭지왈소중화)라하니 玆豈非箕子之遺化耶(자개비기자지유화야)리오 嗟爾小子(차이소자)宜其觀感而興起哉(의기관감이흥기재)인저

 

(解釋) !, 우리나라가, 비록 궁벽하게 바다 모퉁이에 자리잡고 있어서, 영토가 編小하지만, 예악법도와, 의관문물을, 모두 중화의 제도를 따라, 인륜이, 위에서 밝혀지고, 교화가 아래에서 시행되어, 풍속의 아름다움이, 中華를 방불하였다. 이 때문에 중화 인들이, 우리를 小 中華라고 일컬으니, 이 어찌 箕子가 끼쳐준 교화 때문이 아니겠는가. ! 너희 小子들은 의당 보고 느껴서 興起할지어다.

 

 

 

 

 

12. 어제동몽선습서(御製童蒙先習序)

 

 

* 夫此書(부차서)卽東儒所撰也(즉동유소찬야)總冠以五倫(총관이오륜)하고 復以父子君臣夫婦長幼朋友(복이부자군신부부장유붕우)로 列之于次(열지우차)하고 而其自太極肇判(이기자태극조판)으로 三皇五帝 夏殷周 漢唐宋以至皇朝(삼황오제 하은주 한당송이지황조)歷代世系(역대세계)纖悉備錄(섬실비록)하고 逮夫我東(체부아동)始檀君 歷三國(시단군 역삼국)하야 至于我朝(지우아조)亦爲俱載(역위구재)하니 文雖約而錄則博(문수약이록즉박)하고 卷雖小而包則大(권수소이포즉대)

 

(解釋) 이 책은, 바로 우리나라 유학자가 저술한 것이다. 앞에는 五倫을 총론으로 놓고, 다시 부자, 군신, 부부, 장유, 붕우의 도리를, 다음에 열거하였으며, 太極이 처음 나뉨으로부터, 三皇?五帝??, ??을 거쳐 皇朝에 이르기까지, 역대의 세계를 상세히 갖추어 기록하고, 우리나라에 미쳐서는, 檀君으로부터 시작하여 삼국시대를 거쳐, 우리 조선조에 이르기까지, 또한 모두 기록하였으니, 글은 비록 간략하지만 기록한 범위는 넓고, 은 비록 작지만 포함하고 있는 뜻은 크다.

 

 

 

 

 

 

 

* 其況堯舜之道(기황요순지도)孝弟而已(효제이기)舜之命契(순지명설)하사대 以五品爲重(이오품위중)하시니 此文之冠以五倫者 其意宏矣(차문지관이오륜자 기의굉의)로다 ()孝於親然後 忠於君(효어친연후 충어군)하고 弟于兄然後(제우형연후)敬于長(경우장)하나니 以此觀之(이차관지)컨대 五倫之中(오륜지중)孝弟爲先(효제위선)이라 雖然(수연)이나 詩贊文王曰 於緝熙敬止(시찬문왕왈)삿다하니 敬者(경자)成始終徹上下之工夫也(성시종철상하지공부야)()大學要旨(대학요지)卽敬字也(즉경자야)中庸要旨(중용요지)卽誠字也(즉성자야)誠敬(성경)亦於學問(역어학문)에 車兩輪鳥翼者也(차양륜조양익자)

 

(解釋) 더욱이 요순의 도는, 효도와 공경일 뿐이다. 순임금이 ()에게 명령하시되, 五品(五倫)을 가장 중시하셨으니, 이 책에서 五倫을 맨 앞에 놓은 것은, 그 뜻이 크다고 할 것이다. ! 부모에게 효도한 뒤에야, 임금에게 충성할 수 있고, 형을 공경한 뒤에라야, 윗사람을 공경할 수 있을 것이니, 이것을 기준으로 살펴본다면, 오륜 가운데에서, 효도와 공경이 가장 우선이다. 그러나, ≪시경≫에서 문왕을 찬양하면서, "! 끊임없이 빛내시어 에 머무르셨다."고 했으니, 이란, 처음과 끝을 이루고 에 모두 통하는 공부이다. 그러므로, ≪대학≫의 요지는, 한 글자에 있고, ≪중용≫의 요지는, 한 글자에 있으니, , 또한 학문을 해 나아가는 데에, 마치 수레의 두 바퀴와 새의 두 날개와 같다고 하겠다.

 

 

 

 

* 今予於此書(금여어차서)以誠敬二字(이성경이자)冠于篇首(관우편수)하노니 誠然後(성연후)에야 能免書自我自(능면서자아자)敬然後(경연후)에야 可以欽體欽遵(가이흠체흠존)이니 學者豈可忽乎哉(학자개가홀호재)予又於卷下 國初開創 受號朝鮮之文(여우어권하 국초개창 수호조선지문)慨然追慕(개연추모)하야 興感也(삼부흥감야)하노라

 

()繼繼承承(계계승승)하사 重熙(중희누흡)寔是至仁盛德(식시지인성덕)深恩(심은융혜)垂裕後昆之致(수유후곤지치)시니 繼體之君(계체지군)式體至德(식체지덕)하야 兢兢業業(긍긍업업)하야 誠心調劑(성심조제)하야 至于蕩蕩(지우탕탕)하며 誠心愛民(성심애민)하야 永保元元(영보원원)이면 則吾國(즉오국)其庶幾也(기서기야)吾國(오국)其庶幾也(기서기야)인저

 

(解釋) 이제 내가 이 책에서, 두 글자를 가지고, 책의 맨 앞에 놓으니, 을 이룩한 뒤에야, 책은 책 대로이고 나는 나 대로인 병통을 면할 수 있고, 을 유지한 뒤에야 삼가 體行하고 삼가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니, 배우는 사람들이 어찌 이를 소홀히 할 수 있겠는가! 나는 또 책 말미에 국초에 나라를 세우고 조선이라는 국호를 받는 부분에 대하여, 개연히 추모해서 세 번 반복하여 읽고 감동했노라.

 

! 끊임없이 이어서 거듭 빛내시고 여러 번 무젖어듬은 실로 선왕들께서 지극한 덕성과 깊은 은혜를 후손들에게 넉넉히 남겨주신 것이 이룬 것이니, 체통을 이어갈 군주들이 이 지극한 덕을 체행하여, 조심하고 두려워하는 태도를 지니고 성심으로 자신의 마음을 닦아 蕩蕩(공평 무사함)함을 이루며, 성심으로 백성들을 사랑하여 길이 만백성들을 보호한다면 우리나라는 잘 다스려지게 될 것이며, 우리나라는 잘 다스려지게 될 것이다.

 

 

 

 

 

 

 

且我東禮義 雖因箕聖之敎化(차아동예의 수인기성지교화)三韓以後(삼한이후)에는 幾乎泯焉(기호민언)이러니 入于我朝(입우아조)하야 禮(예악)畢擧(필거)하고 文物(문물)咸備(함비)하니 惜乎(차호)述者之猶遺乎此哉(술자지유유호차재)嗟爾小子(차이소자)益加勉?也夫(익가면전야)인저

 

時玄??茂 朝月上浣(시현익암무 조월상완)命芸館而廣印(명예관이광인)하고 作序文於卷首(작서문어권수)하노라

 

:망할 민. :어찌 언. :들 거.?:말 그칠 전. ?:검을 익,天干의 딴이름. ?:내시 엄, 환관.

 

 

 

 

(解釋)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예의는, 비록 箕子의 교화에 힘입었지만, 三韓 이후에는, 거의 민멸 되었다가, 우리 조선조에 들어와, 예악이, 다 거행되고, 문물이, 다 구비되었는데, 저자가 이 내용을 빠뜨리고 기록하지 않은 것이 애석하다. ! 小子들은 더욱 노력할지어다.

 

때는 壬戌年(1742) 정월 상순에 芸館에 명하여 널리 인쇄해서 반포케 하고, 책머리에 서문을 쓰노라.

 

 

13. 발문(跋文) -

 

 

* 孟子曰 讀其書(맹자왈 독기서)하고 誦其詩(송기시)하되 不知其人(부지기인)可乎(가호)아 하시니라 余幼時(여유시)見人家子弟初學者 無不以是書爲先(견인가자제초학자 무불이시서위선)하되 而第知出於何人之手矣(이제부지출어하인지수의)러니 今朴上舍廷儀氏 來謂余曰(금박상사정의씨 래위여왈) ()吾高祖諱世茂之所編也(오고조휘세무지소편야)라하니 余不覺驚喜曰(여불각경희왈) 今日(금일)始知其人矣(시지기인의)와라

 

(解釋) 맹자께서는 "그 사람의 글을 읽고, 그 사람의 시를 읽으면서도, 그 사람을 알지 못한다면, 되겠는가."라고 말씀하셨다. 내가 어릴 때에, 남의 집안 자제들을 보니, 초 학자로서, 모두 이 책을 제일 먼저 배우지 않음이 없었는데, 다만 누구의 손에서 나온 것인지 알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朴上舍 廷儀氏가 와서 나에게, "이 책은, 저희 고조부이신 世茂인 분이 엮으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자신도 모르게 한편으로는 놀랍고 한편으로는 기뻐서 "오늘에야, 비로소 그 사람을 알게 되었다."고 하였다.

 

 

 

 

* ()爲明廟朝名臣(위명묘조명신)이라 其學問有淵源(기학문유연원)하고 而門路亦甚正(이문로역심정)하니 觀於此編(관어차편)하면 則可知矣(즉가지의)其該括約說(기해괄약설)無非學問中體認一大公案(무비학문중체인일대공안)이요 而所序歷代(이소서역대)又史家之總目也(우사가지총목야)

 

(解釋) , 明宗 代의 이름난 신하로, 그의 학문은 연원이 있고, 門路 또한 매우 바르니,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내용이 포괄적이면서도 요약하여 말했으니, 이는 모두 학문하는 가운데 반드시 體認해야 할 일대의 公案이요, 차례대로 서술한 역대의 사실, 또한 史家總目이다.

 

* 或疑編內所輯理氣性命等說(혹의편내소집이기성명등설)非童學所能知(비동학소능지)라하나 此則知作者本意所在也(차즉부지작자본의소재야)朱子嘗論仁說曰 此等名義(주자상론인설왈 차등명의)古人之敎 自小學之時(고인지교 자소학지시)已有白直分明訓說(이유백직분명훈설)하여 得知此道理(득지차도리)不可不著實踐履(불가불저실천이)所以實造其地位也(소이실조기지위야)若茫然理會(약망연리회부득)이면 則其所以求之者 乃其平生所不識之物(즉기소이구지자 내기평생소불식지물)이니 復何所向望慕愛而知所以用其力耶(복하소향망모애이지소이용기력야)아하시니 今之童學(금지동학)略識諸般名義界限(약식제반명의계한)하여 終有所歸宿者(종유소귀숙자)必於此書而得之(필어차서이득지)리니 其功(기공)豈不大哉(개불대재)

 

  (解釋) 어떤 사람은 이 책에 수록된 理氣性命과 같은 말은,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고 의심하지만, 이는 저자의 본래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한 것이다. 朱子는 일찍이 에 관한 내용을 논의하여,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와 같은 종류의 명칭과 의미는, 고인들이 가르칠 때에, 小學≫을 배울 때부터, 이미 명백 직절하고 분명한 가르침이 있었기 때문에, <배우는 사람이> 이 도리를, 착실하게 실천하지 않아서는 안 됨을 알 수 있었으니, 실제로 그와 같은 경지에 나아가기 위한 것이었다. 만약 망연히 이해하다가 안 되면, 그가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마침내 평생토록 알지 못할 개념이 되고 말 것이니, 다시 어디를 바라보고 사모하여 힘을 쓸 줄 알겠는가?." 요즘의 童學들이, 대략이나마 여러 가지 명칭과 의미가 구분됨을 알아서, 결국 귀결할 것을 알게 되는 것은, 반드시 이 책에서 얻은 것일 터이니, 그 공로가, 어찌 크지 않다 하겠는가!

 

 

 

 

* 竊聞今上殿下每臨筵(절문금상전하매임연)喜說此書(희설차서)라하니 睿學之明(예학지명)必有以識此矣(필유이식차의)시리라

 

()()景藩(경번)이요 咸陽人(함양인)이니 登第(등제)하여 始爲翰林(시위한림)하고 官止監正(관지감정)하니라 蘇齋相公守愼(소제노상공수신)以嘗著此書 訓其子弟(이상저차서훈기자제)載公墓碣云(재공묘갈운)이라   :가만히 절, 저으기 절.  

 

(解釋) 저으기 들으니 지금 임금께서 經筵에 나아가실 때마다, 이 책에 대해 말씀하시기를 즐기신다고 하니, 임금님의 밝은 지혜가, 반드시 이 점을 아시기 때문일 것이다.

 

공의 자는, 景藩이고, 본관은 함양이니, 처음 과제에 올라, 한림이 되었고, 벼슬이 監正에 이르렀다. 蘇齋 相公 守愼, "공이 일찍이 이 책을 저술하여, 자제들을 가르쳤다."는 내용으로 공의 墓碣銘에 기록하였다.

 

 

 

 

崇禎紀元之商橫 茂陽月日(숭정기원지상횡)恩津宋時(은율송시열)謹跋(근발)하노라

 

(解釋) 崇貞 기원후 庚戌年(1670) 10월 일에 恩津人 宋時烈은 삼가 발문을 쓰노라  

 

                   

 

                     大尾

 

<동몽선습(童蒙先習)>

【해설】

 

  조선시대 서당(書堂)에서 교재로 사용한 책. 조선 중종 때 학자 박세무(朴世茂)가 저술하여 1670(현종 11)에 간행하였다. <천자문>을 익히고 난 후의 학동들이 배우는 초급교재로, 먼저 부자유친(父子有親)ㆍ군신유의(君臣有義)ㆍ부부유별(夫婦有別)ㆍ장유유서(長幼有序)ㆍ붕우유신(朋友有信)의 오륜(五倫)을 설명하였다. 이어 중국의 삼황오제(三皇五帝)에서부터 명나라까지의 역대사실(歷代史實)과 한국의 단군에서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역사를 약술하였다.

 

  이 책의 중요성을 깨달은 영조는 교서관(校書館)으로 하여금 발간하여 널리 보급하도록 하였다. 1541(중종 36)에 쓴 저자의 친필사본(親筆寫本)은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 소장되어 있다. 초간본은 전하지 않고 1759(영조 35)의 중간본만 전하며, 1742년 영조가 쓴 서()1770년에 송시열이 쓴 발()이 있다.

 

【편찬자 박세무】

 

  편찬자 박세무(朴世茂)는 조선 전기 중종 연간(14871554.성종 18∼명종 9) 사람으로 자 경번(景蕃), 호 소요당(逍遙堂), 본관은 함양(咸陽)이다. 1516(중종 11) 사마시(司馬試)를 거쳐 31년 식년문과에 급제, 승문원(承文院)에 들어갔으며 여러 벼슬을 거쳐 헌납(獻納)이 되었다. 39년 중추부경력(中樞府經歷)을 지냈으며 마전군수(麻田郡守) 때는 선정을 베풀었다. 44년 승문원 참교(參校)를 지내고 이어 안변부사(安邊府使) 등을 거쳐 군자감정(軍資監正)을 역임했으며, 글씨를 잘 썼다. 예조판서에 추증, 괴산(槐山) 화암서원(花巖書院)에 배향되었다.

 

  박세무는 44세가 되서야 급제하였고 관직 또한 높지 않았으며 눈에 띄는 공적도 없다. 그러나 이는 그의 출신성분과 관련있지 않을까 한다. 필선채응복소(弼善蔡膺福疏)에 의하면 김식(), 김정()과 도의지교(道義之交)였다는 대목이 있는 것으로 보아 기묘사림과 긴밀한 관계였다 여겨진다. 그의 집안 역시 중앙정계와는 거리가 멀다. 아마 그 역시 중종 초기에는 관직이 없었지만 심정적으로는 사림에 속하는 인물이었을 것이다. 기묘사화 이후 직접적인 화를 당하지는 않았지만 훈신들이 주도하는 정국에서 그의 정치적 출세는 힘든 상황이었다. 그런 그가 묵묵히 저술했던 저서가 후대 조선사회에 대표적인 초급교육교재가 될 줄은 그도 몰랐을 것이다.    

 

  그의 대표저서는 단연 동몽선습(童蒙先習)이라 할 수 있다. 정확한 편찬연대는 알려져 있지는 않으나 송시열(宋時)이 지은 발문에 자신이 어렸을 때부터 주변에 이 책을 읽지 않는 자가 없었다는 대목과 이 책으로 노수신(守愼)이 자제를 가르쳤다는 대목이 있는 것으로 보아 동몽선습이 초학자(初學者)들의 필독서임은 오래되었음을 알 수 있다.

 

【동몽선습의 책 체제】

 

  동몽선습은 1책으로 대략 5,000자 남짓 되는 짧은 내용이다. 또한 간단한 한자로 구성되어 있어 초학자(初學者)들이 대하기 쉬운 책이다. 그렇지만 그 내용은 유학의 핵심을 포함하고 있다. 동몽선습의 본문은 중종 연간 사람인 박세무가 지었으나 그 후에 영조(英祖) 임금이 서문을 쓰고 송시열이 발문을 써 합친 형태가 일반적이다.

 

  어제 서문(御製序文)은 영조 18년 책이 중간(重刊)될 때 영조가 직접 지은 부분이다. 여기서 영조는 책에 수록된 내용을 간단히 언급하며 효제(孝悌)를 강조한다. 책에 수록된 내용은 오륜(五倫)에 대한 각각의 설명과 이를 정리하는 총론(總論)이 나온 후 중국과 한국의 역사를 간략히 정리하며 초학자들의 분발을 요구하는 것이다.

 

 

  본문으로 들어가면 만물 중 사람만이 귀한데 그 이유는 오륜(五倫)이 있기 때문이라 하며 이 다섯 가지 도리를 설명하고 있다. 오륜이라 함은 부자유친(父子有親), 군신유의(君臣有義), 부부유별(夫婦有別), 붕우유신(朋友有信), 장유유서(長幼有序)를 말하는 것으로 유교성리학 이념을 실생활에 접목시켜 설명하는 것이다. 오륜이란 말은 맹자(孟子)서부터 등장하기 시작하는데 이것이 잘 지켜지는 곳이 이상(理想)사회라 하니 유교사상에 바탕을 둔 전통윤리관이라 하겠다. 간단하게 오륜을 설명한 후에는 각각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고 고사(古事)를 인용하여 그 이해를 돕고 있다.  

 

  총론(總論)에서는 오륜의 기초를 효도라 하며 그 구체적인 실천방법까지 언급한다. 그리고 중국과 한국의 역사의 주요 사건이라 생각되는 것들을 간략하게 적고 있다. 이런 사략형 서술을 초학자들에게 역사를 부담 없이 손쉽게 접하게 해주는 이점이 있다.

 

  전체적으로 중국사에 치중한 것이나 한국사의 서술에 있어 모화(慕華)주의적 경향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비판받을 여지가 있다고 하나 당시 한국사에 대한 인식은 중국사에 대해 독자적인 민족사라기보다 하나의 문화권 안에서 중화(中華)의 일부로서의 역사라 여겼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발문(跋文)은 송시열에게 진사(進士) 박정의(朴廷儀)가 책을 가져와 자신의 고조부 박세무가 지은 것이라 하며 발문을 청했기 때문에 지어 준 것이다. 송시열은 일찍이 저자를 알지 못했음을 아쉬워하다가 박세무의 이름을 듣고 그의 약력과 함께 책의 간결하면서도 명료한 설명을 칭찬하며 책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사략(史略) 부분 요지】

 

  16세기 사림들은 왕도정치 구현이라는 정치목표 달성을 위해 자신들의 기반을 강화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역사인식과 서술에 힘쓸 수만은 없었다. 사서를 체계적으로 편찬할 만한 여유를 가지기 어려웠기 때문에 기존 사서의 축약본인 사략형 사서들이 많았으며 자제들이나 향촌사회의 주민들에게 도덕적 역사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의리, 절의, 명분이 강조되었다.

 

  이에 전체 중국사와 한국사의 시간적 서술에 고사인용을 더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천지창조서부터 명조(明朝)까지 한족(漢族) 중심의 중화주의적 역사서술을 하고 있다. 삼황오제(三皇五帝)의 신화적 활약과 삼대(三代)의 융성, 춘추전국의 혼란함, ()의 폭정과 후대 왕조의 명멸을 나타내며 편찬자는 하()ㆍ은()ㆍ주() 삼대(三代) 이전에는 삼강오상(三綱五常)의 도리가 잘 지켜져 세상이 평화스러웠는데 삼대 이후에는 그 도리가 무너져 세상이 혼란스럽다고 부언하고 있다. 즉 국가나 사회의 흥망(興亡)안위(安危)가 도의에 달렸음을 강조하며 초학자들에게 이를 실천할 것을 권유하는 것이다.

 

  한국사 서술에 있어서는 단군(檀君)부터 시작하는데 요()와 병립하였음을 주장하며 국호가 조선(朝鮮)이었음을 명확히 하고 있다. 그러나 기자조선(箕子朝鮮)과 위만조선(衛滿朝鮮)을 언급함에 있어서는 중국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하며 덕분에 조선에 예의와 도의가 전해진 것 같이 묘사해 모화적이라 비판받을 수 있겠다. 삼한(三韓)에 대해서도 마한과 진한은 중국 출신이 세웠다는 묘한 언급을 하고 있다. ()의 고구려(高句麗)ㆍ백제(百濟) 정벌도 ‘진무(鎭撫)’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 부정적으로 보지 않고 있다. 또한 고려 말기 우왕(禑王)을 신우(辛禑)라 지칭해 조선왕조 개창의 정당성을 역설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조선을 ‘소중화(小中華)’라 칭함을 자랑스레 말하며 초학자들의 분발을 촉구하고 있다.

 

【감상 및 평가】

 

 

  동몽선습은 비록 독립된 사서가 아니며 모화적이기는 하나 중요한 것은 우리의 역사가 일반인들에게 언제부터 교재로서 영향력을 발휘했었는가라는 문제라고 여겨진다. 이것에 초점을 맞춘다면 역시 조선시대에 이르러 일반적인 서당교재로서 동몽선습이 채택된 이후가 아닌가 생각된다. 당시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을 교재로 써야 했다는 측면에서 마련된 책이 바로 동몽선습이다. 물론 동몽선습은 중국사에 치중하여 그 내용을 수록했기 때문에 나름대로 비판해야 할 충분한 이유는 있다. 그러나 그 시대에 한국사를 수록하여 천자문을 뗀 학생에게, 윤리교육 다음으로 중요한 가치덕목으로서의 역사를 교육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조선 말기 신학문이 도입될 때까지 동몽선습은 향촌사회의 기초적 역사인식에 큰 영향을 미쳤다.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역사교육은 서원이나 성균관 등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일반 민들에게는 이 정도의 역사교육만이 행해졌을 것이다. 물론 단편적인 역사사실을 습득할 수는 있었지만 중국사나 한국사에 대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역사인식을 기대하기는 힘들었다. 또한 동몽선습의 원래 편찬목적이 향촌민들에 대한 도학적 교훈교육이었다는 점에서 더 이상의 교육은 불필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당대까지의 세계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향촌사회에 알렸다는 점과 덕분에 조선 후기 편찬되었던 실학자들이나 중인 출신들의 사서 편찬의 기초가 되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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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몽선습 원문ㆍ번역>

 

天地之間 萬物之衆惟人最貴하니 所貴乎人者以其有五倫也니라

 

천지 사이에 있는 만물의 무리 가운데에서 오직 사람이 가장 존귀하다. 사람을 존귀하게 여기는 까닭은 五倫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是故孟子曰 父子有親하며 君臣有義하며 夫婦有別하며 長幼有序하며 朋友有信이라하시니 人而知有五常이면 則其違禽獸 不遠矣리라

 

이 때문에 孟子께서는 “아버지와 자식 사이에는 親愛함이 있어야 하며, 임금과 신하 사이에는 義理가 있어야 하며 남편과 아내 사이에는 區別이 있어야 하며 어른과 어린이 사이에는 차례가 있어야 하며 친구 사이에는 信義가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사람이면서 五常이 있음을 알지 못하면 짐승과의 차이가 크지 않을 것이다.

 

 

 

 

然則父慈子孝하며 君義臣忠하며 夫和婦順하며 兄友弟恭하며 朋友輔仁然後에야 方可謂之人矣리라

 

그러므로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은 부모에게 효도하며, 임금은 신하에게 의리를 지키고 신하는 임금에게 충성하며, 남편은 가족을 화합하고 아내는 남편에게 순종하며, 형은 동생을 사랑하고 동생은 형을 공경하며, 친구 사이에는 을 도와준 뒤에야 비로소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父子有親

 

父子天性之親이라 生而育之하고 愛而敎之하며 奉而承之하고 孝而養之하나니 是故敎之以義方하여 弗納於邪하며 柔聲以諫하여 不使得罪於鄕黨州閭하나니

 

부모와 자식은 하늘이 정해준 친한 관계이기 때문에 <부모는> 자식을 낳아서 기르고 사랑하고 가르쳐야 하며, <자식은> 부모를 받들어 부모님의 뜻을 이어가고 효도하면서 봉양해야 한다. 이 때문에 <부모는> 자식을 올바른 도리로 가르쳐서 부정한 곳에 발을 들여 놓지 않게 해야 하며, <자식은> 부모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려서 고을에서 죄를 얻지 않게 해야 한다.

 

 

 

 

苟或父而不子其子하며 子而不父其父하면 其何以立於世乎리오 雖然이나 天下無不是底父母父雖不慈子不可以不孝

 

만약 혹시라도 부모이면서 자기 자식을 사랑하지 아니하며 자식이면서 자기 부모를 사랑하지 아니하면 어떻게 세상에서 자립할 수 있겠는가. 비록 그렇지만 천하에는 하지 않은 부모가 없는지라 부모가 비록 자식을 사랑하지 않더라도 자식은 효도하지 않아서는 안 된다

 

 

 

 

昔者大舜父頑母嚚하여 嘗欲殺舜이어늘 克諧以孝하사 烝烝乂하여 不格姦하시니 孝子之道於斯至矣로다 孔子曰 五刑之屬三千이로되 而罪莫大於不孝라하시니라.

 

옛적에 위대하신 임금이 아버지는 완악하고 어머니는 모질어서 일찍이 순을 죽이려 하거늘 순은 효도로써 화합하고 끊임없이 다스려 악한 일을 하지 않게 하셨으니 효자의 도리가 여기에서 지극하였다. 공자께서는 “五刑에 해당하는 죄목이 삼천 가지이지만 그 중에서 불효보다 더 큰 죄가 없다.”고 말씀하셨다.

 

 

 

 

君臣有義

 

君臣天地之分이라 尊且貴焉하며 卑且賤焉하니 尊貴之使卑賤卑賤之事尊貴天地之常經이며 古今之通義

 

임금과 신하는 하늘과 땅처럼 분명히 구분되는 관계이다. 임금은 높고 귀하며 신하는 낮고 천하니 존귀한 이가 비천한 이를 부리고 비천한 이가 존귀한 이를 섬기는 것은 천지간의 어디에나 통용되는 도리이며 예나 지금을 막론하고 통용되는 의리이다.

 

 

 

 

 

是故君者體元而發號施令者也臣者調元而陳善閉邪者也會遇之際各盡其道하여 同寅協恭하여 以臻至治하나니

 

이 때문에 임금은 의 도리를 體行하여 명령을 내리는 존재이고 신하는 임금을 도와 착한 일을 아뢰고 부정한 일을 막는 존재이다. 임금과 신하가 만날 때에 각각 자신의 도리를 극진히 하여 함께 공경하여 지극한 정치를 이루어야 한다.

 

 

 

 

苟或君而不能盡君道하며 臣而不能修臣職이면 不可與共治天下國家也니라 雖然이나 吾君不能謂之賊이니

 

만약 혹시라도 임금이면서 임금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며 신하이면서 신하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면 함께 천하 국가를 다스릴 수 없다. 비록 그렇지만 우리 임금은 훌륭한 정치를 베풀 수 없다고 말하는 이를 임금을 해치는 자라고 하니

 

 

 

 

昔者商紂이어늘 比干諫而死하니 忠臣之節於斯盡矣로다 孔子曰 臣事君以忠이라하시니라

 

옛적에 나라 임금 가 포학한 짓을 하자 比干이 간하다가 목숨을 잃었으니 충신의 절개가 여기서 극진했다. 공자께서는 신하는 임금을 으로 섬겨야 한다고 하셨다.

 

 

夫婦有別

 

夫婦二姓之合이라 生民之始萬福之原이니 行媒議婚하며 納幣親迎者厚其別也是故娶妻하되 不娶同姓하며 爲宮室하되 辨內外하여 男子居外而不言內하고 婦人居內而不言外하나니

 

남편과 아내는 두 성이 합한 관계이다. 백성들이 태어난 시초이며 모든 복의 근원이니 중매를 시행하여 혼인을 의논하며 폐백을 들이고 친히 맞이하는 것은 그 區別을 두터이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아내를 맞아 들이되 같은 은 취하지 않으며, 집을 짓되 안과 밖을 구별하여 남자는 밖에 거처하여 안의 일에 대해 말하지 않고, 부인은 안에 거처하여 밖의 일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苟能莊以涖之하여 以體乾健之道하고 柔以正之하여 以承坤順之義則家道正矣어니와 反是而夫不能專制하여 御之不以其道하고 婦乘其夫하여 事之不以其義하여 昧三從之道하고 有七去之惡이면 則家道索()리라

 

만일 <남편이> 씩씩함으로써 대하여 하늘의 굳건한 도리를 體行하고 <아내는> 부드러움으로써 바로잡아 땅이 하늘에 순종하는 도리를 받든다면 집안의 도리가 바로 서게 될 것이다. 만약 이와 반대로 남편이 아내를 마음대로 제어하지 못하여 올바른 도리로 다스리지 못하고, 아내가 남편의 약점을 틈 타 올바른 도리로 섬기지 않아서 三從의 도리를 알지 못하고 七去에 해당하는 악행이 있으면 집안의 법도가 무너질 것이다.

 

須是夫敬其身하여 以帥其婦하고 婦敬其身하여 以承其夫하여 內外和順이라야 父母其安之矣시리라

 

모름지기 남편은 자기 몸을 삼가서 아내를 잘 거느리고, 아내는 자기 몸을 공경하여 남편을 잘 받들어서 내외가 화순해야 부모님께서 편안하고 즐거워하실 것이다.

 

 

 

 

昔者郤缺어늘 其妻饁之하되 하여 相待如賓하니 夫婦之道當如是也니라 子思曰 君子之道 造端乎夫婦라하시니라

 

옛적에 郤缺이 밭에서 김을 매고 있을 때, 그 아내가 새참을 내왔는데 서로 공경하여 상대하기를 마치 손님 모시듯 하였으니, 부부간의 도리는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한다. 子思께서 말씀하시기를 “군자의 도리는 부부 사이에서 비롯된다.”고 하셨다.

 

 

 

 

長幼有序

 

長幼天倫之序兄之所以爲兄弟之所以爲弟 長幼之道 所自出也蓋宗族鄕黨皆有長幼하니 不可紊也

 

어른과 아이는 하늘이 차례지어 준 관계이다. 형이 형 노릇하고 아우가 아우 노릇하는 것이 어른과 어린이의 도리가 비롯된 유래이다. 종족과 향당에는 모두 어른과 아이가 있으니, 이를 문란시켜서는 안 된다.

 

 

 

 

徐行後長者謂之弟疾行先長者謂之不弟是故年長以倍則父事之하고 十年以長則兄事之하고 五年以長則肩隨之長慈幼하며 幼敬長然後에야 無侮少長之弊하여 而人道正矣리라

 

천천히 걸어서 어른보다 뒤에 쳐져 가는 것을 공손한 태도라고 이르고, 빨리 걸어서 어른보다 앞서 걸어 가는 것을 공손하지 못한 태도라고 일컫는다. 그러므로 나이가 갑절 많으면 어버이 섬기는 도리로 섬기고, 나이가 열 살이 많으면 형을 섬기는 도리로 섬기고, 나이가 다섯 살이 많으면 어깨폭 만큼 뒤쳐져 따라가니, 어른은 어린 사람을 사랑하며 어린 사람은 어른을 공경한 뒤에야 젊은이를 업신여기거나 어른을 능멸하는 폐단이 없어져서 사람의 도리가 바로 설 것이다.

 

 

 

 

而況兄弟同氣之人이라 骨肉至親이니 尤當友愛不可藏怒宿怨하여 以敗天常也니라

 

하물며 형제간은 기운을 함께 나눈 사람이다. 뼈와 살을 나눈 지극히 가까운 관계이니 더욱 우애해야 할 것이요, 노여움을 마음 속에 감추고 원한을 묵혀서 하늘의 떳떳한 도리를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

 

 

昔者司馬光與其兄伯康으로 友愛尤篤하여 敬之如嚴父하고 保之如嬰兒하니 兄弟之道當如是也니라 孟子曰 孩提之童無不知愛其親이며 及其長也하여는 無不知敬其兄也라하시니라

 

옛적에 司馬光이 그의 형 伯康과 더불어 우애하기를 더욱 돈독히 하여, 형을 엄한 아버지처럼 공경하고, 어린 아이처럼 보호하였으니, 형제간의 도리는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한다. 맹자께서는 “웃을 줄 알고 손을 잡아주고 안아 줄 만한 아이도 자기 어버이를 사랑할 줄 모르는 경우가 없으며, 그가 성장해서는 그 형을 공경할 줄 모르는 이가 없다.”고 하셨다.

 

 

 

 

朋友有信

 

朋友同類之人이라 益者三友損者三友友直하며 友諒하며 友多聞이면 益矣友便辟하며 友善柔하며 友便佞이면 損矣리라

 

붕우는 부류가 같은 사람이다. 유익한 벗이 세 종류 있고, 해로운 벗이 세 종류가 있으니, 정직한 사람을 벗하며 신실한 사람을 벗하며 식견이 많은 사람을 벗하면 이롭고, 치우친 사람을 벗하며 구미만 맞추는 사람을 벗하며 말재주만 뛰어난 사람을 벗하면 해롭다.

 

 

 

 

友也者友其德也自天子至於庶人未有不須友以成者하니 其分若疎而其所關爲至親하니

 

벗을 사귀는 것은 그 사람의 德性을 보고 사귀는 것이다. 天子로부터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벗을 통해서 자신의 인격을 완성하지 않는 경우가 없으니 그 관계가 소원한 것 같지만 관련되는 것이 지극히 가까운 관계와 같다.

 

 

 

 

是故取友必端人하며 擇友必勝己要當責善以信하며 切切偲偲하여 忠告而善道之하다가 不可則止니라

 

이 때문에 벗을 사귈 때에는 반드시 단정한 사람을 사귀며, 벗을 가릴 때에는 반드시 나보다 나은 사람을 가려서 사귀어야 한다. 마땅히 진실한 태도를 지니고 좋은 일로 권면할 것을 요구하며 간절하고 자세하게 권면하며 진실한 마음으로 알려주고 선으로 인도하다가 안 되면 친구 관계를 그만두어야 한다.

 

 

 

 

苟或交遊之際不以切磋琢磨爲相與하고 但以歡狎戱謔으로 爲相親이면 則安能久而不疎乎리오

 

만약 혹시라도 서로 사귈 때에 切磋琢磨하는 것으로 서로 함께 하지 아니하고, 다만 기뻐하고 친하며 장난하고 농담하는 것으로 서로 가까이 한다면, 어찌 오래 되어도 소원해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昔者晏子與人交하되 久而敬之하니 朋友之道當如是也니라 孔子曰 不信乎朋友不獲乎上矣리라 信乎朋友 有道하니 不順乎親이면 不信乎朋友矣라하시니라

 

옛적에 晏子는 남과 사귀되 오래 되어도 상대를 공경하였으니, 붕우간의 도리는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한다. 孔子께서도 이렇게 말씀하였다. “친구들에게서 신임을 얻지 못하면 윗사람에게서도 인정받지 못할 것이다. 친구들에게서 신임을 얻는데 일정한 방법이 있으니, 어버이에게서 순종한다고 인정받지 못하면 친구들의 신임을 얻지 못할 것이다.

 

 

總論

 

此五品者天敍之典而人理之所固有者人之行不外乎五者而唯孝爲百行之源이라

 

이 다섯 가지 일은 하늘이 펼쳐 준 모범이고 사람이 본래부터 지니고 있는 도리이다. 사람의 행실이 이 다섯 가지에서 벗어나지 않지만 오직 효도가 모든 행실의 근원이 된다.

 

 

是以孝子之事親也鷄初鳴이어든 咸盥漱하고 適父母之所하여 下氣怡聲하여 問衣燠寒하며 問何食飮하며 冬溫而夏凊하며 昏定而晨省하며 出必告하며 反必面하며 不遠遊하며 遊必有方하며 不敢有其身하며 不敢私其財니라

 

이 때문에 효자가 어버이를 섬길 때에는 첫닭이 울면 모두 세수하고 양치질하고, 부모님이 계신 곳으로 가서 기운을 낮추고 목소리를 부드럽게 하여 옷이 더운지 추운지를 여쭈며, 무엇을 잡수시고 마시고 싶은지를 여쭈며, 겨울에는 따뜻하게 해드리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해드리며, 저녁에는 잠자리를 돌봐드리고 새벽에는 안부를 여쭈며, 외출할 때는 반드시 아뢰고 돌아와서는 반드시 부모님을 대면하며, 멀리 나가 놀지 않으며 나가 놀되 반드시 일정한 장소를 두며, 감히 자기 몸을 자기 것으로 여기지 않으며 감히 재물을 자기 것으로 사유하지 않는다.

 

 

父母愛之어시든 喜而不忘하며 惡어시든 懼而無怨하며 有過어시든 諫而不逆하고 三諫而不聽이어시든 則號泣而隨之하며 怒而撻之이라도 不敢疾怨하며 居則致其敬하고 養則致其樂하고 病則致其憂하고 喪則致其哀하고 祭則致其嚴이니라

 

부모님께서 나를 사랑해 주시거든 기뻐하되 잊지 않으며 미워하시거든 두려워하되 원망하지 않으며, 부모님께서 과실을 저지르시면 말리되 거스르지 않으며 세 번 간했는데도 들어주지 않으시거든 부르짖고 울면서 따르며, 부모님께서 하여 종아리를 때려 피가 흐르더라도 감히 미워하거나 원망치 않으며, 거처할 때에는 공경함을 극진히 하고, 봉양할 때는 즐거움을 극진히 하고, 병환이 드셨을 때는 근심을 극진히 해야 하고, 을 당해서는 슬픔을 극진히 하고, 제사 지낼 때는 엄숙함을 극진히 해야 한다.

 

 

 

 

 

若夫人子之不孝也不愛其親이요 而愛他人하며 不敬其親이요 而敬他人하며 惰其四肢하여 不顧父母之養하며 博奕好飮酒하여 不顧父母之養하며 好貨財하며 私妻子하여 不顧父母之養하며 從耳目之好하여 以爲父母戮하며 好勇鬪狠하여 以危父母니라

 

부모님께 불효하는 자식은 자기 어버이는 사랑하지 아니하고 다른 사람은 사랑하며, 자기 어버이는 공경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은 공경하며, 四肢를 게을리 하여 부모님에 대한 봉양을 돌아보지 않으며, 장기나 바둑, 술 마시는 것을 좋아하여 부모님에 대한 봉양을 돌아보지 않으며, 재물을 좋아하고 처자식만을 사랑해서 부모님에 대한 봉양을 돌아보지 않으며, 耳目의 욕망을 좇아 부모를 욕되게 하며, 용맹을 좋아하여 싸우고 사나워서 부모님을 위태롭게 한다.

 

 

 

 

欲觀其人行之善不善인대 必先觀其人之孝不孝可不愼哉可不懼哉苟能孝於其親이면 則推之於君臣也夫婦也長幼也朋友也何往而不可哉리오 然則孝之於人大矣로되 而亦非高遠難行之事也

 

! 그 사람의 행실이 착한지 아닌지를 살펴보고자 한다면 반드시 먼저 그 사람이 효도하는지 아닌지를 살펴볼 것이니, 삼가지 않을 수 있겠으며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만일 그 어버이에게 효도한다면 그 마음을 군신간과 부부간과 장유간과 붕우간에 미루어감에 어떤 경우에 적용한들 옳지 않음이 있겠는가. 그렇다면 는 사람에게 중대한 것이면서 또한 高遠하여 실행하기 어려운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나 自非生知者必資學問而知之學問之道無他將欲通古今하며 達事理하여 存之於心하며 體之於身이니 可不勉其學問之力哉玆用摭其歷代要義하여 書之于左하노라

 

그러나 스스로 나면서부터 이치를 아는 이가 아니라면 반드시 학문에 의지하여 알 수 있으니 학문하는 목적은 다른 데에 있는 것이 아니다. 장차 古今事理를 통달하여 마음 속에 보존하며 몸으로 실천하고자 하는 데 있는 것이니 학문하는 힘을 더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 때문에 역대의 중요한 의리를 뽑아서 다음과 같이 기록해 둔다.

 

蓋自太極肇判하여 陰陽始分으로 五行相生先有理氣人物之生林林總總하더니 於是聖人首出하사 繼天立極하시니 天皇氏地皇氏人皇氏有巢氏燧人氏是爲太古在書契以前이라 不可考로다

 

태극이 처음으로 판별되어 음과 양이 비로소 나누어진 시기로부터 五行이 서로 생성됨에 먼저 가 있었다. 사람과 물건이 많이 생성되더니 이에 聖人이 먼저 나타나서 하늘의 뜻을 계승하여 인간의 표준을 세웠으니, 天皇氏地皇氏人皇氏有巢氏燧人氏가 태고시절의 성인이다. 書契문자가 나타나기 이전이기 때문에 상고할 수가 없다.

 

 

 

 

 

伏羲氏始畫八卦하며 造書契하여 以代結繩之政하시고 神農氏作耒耜하며 製醫藥하시고 黃帝氏用干戈하며 作舟車하며 造曆算하며 制音律하시니 是爲三皇이니 至德之世無爲而治하니라

 

복희씨가 처음으로 八卦를 긋고 書契문자를 만들어 結繩문자로 시행하던 정사를 대신했고, 신농씨가 쟁기와 보습을 만들며 의술과 약을 만들고, 황제씨가 방패와 창을 사용하며 배와 수레를 만들었으며 달력과 산수를 만들며 音律을 제정하셨으니 이들을 三皇이라 일컫는다. 이 때는 사람들의 본성이 지극히 순박했기 때문에 인위적인 정치를 베풀지 않고도 천하가 잘 다스려졌다.

 

 

 

 

少昊顓頊帝嚳帝堯帝舜是爲五帝皐夔稷契佐堯舜하여 而堯舜之治 卓冠百王이라 孔子定書斷自唐虞하시니라

 

少昊顓頊帝嚳과 요임금, 순임금을 五帝라 일컫는다. 皐陶이 요임금과 순임금을 보좌했으니 요임금과 순임금의 다스림이 모든 왕의 으뜸이 되었다. 공자께서 書經刪定하심에 시대로부터 단정하셨다.

 

 

 

 

夏禹商湯周文王武王是爲三王이니 歷或四百하며 하며 或八百하니 三代之隆後世莫及이요 而商之伊尹傅說과 周之周公召公皆賢臣也周公制禮作樂하시니 典章法度粲然極備하더니

 

나라 우왕과 나라 탕왕과 나라 문왕․무왕을 三王이라 일컫는다. 왕조의 수명이 어떤 경우는 400년이며 어떤 경우는 600년이며 어떤 경우는 800년이었으니 三代 시절에 융성했던 문물을 후세에는 미치지 못했고 상나라의 伊尹이나 傅說, 주나라의 周公召公이 모두 뛰어난 신하였다. 周公이 禮을 제작하셨으니 典章과 법도가 지극히 찬란하게 갖추어졌다.

 

 

 

 

及其衰也하여 五覇摟諸侯하여 以匡王室하니 若齊桓公晉文公宋襄公秦穆公楚莊王迭主夏盟하니 王靈이 不하니라

 

나라가 쇠미함에 미쳐 五覇가 제후들을 이끌어 왕실을 바로 세웠으니 이를테면 제나라 桓公, 진나라 文公, 송나라 襄公, 진나라 穆公, 초나라 莊王이 차례대로 돌아가면서 중국의 맹약을 주도하였으니 왕실의 위엄이 떨쳐지지 못했다.

 

 

 

 

孔子以天縱之聖으로 轍環天下하사 得行于世하여 刪詩書하시며 定禮樂하시며 贊周易하시며 修春秋하사 繼往聖, 開來學하시고 而傳其道者顔子曾子事在論語하니라 曾子之門人述大學하니라

 

 

공자는 하늘이 내신 성인으로서 수레를 타고 천하를 주유하셨으나 가 세상에서 시행되지 않아서 ≪시경≫과 ≪서경≫을 刪定하시며 禮와 을 결정하시며 ≪주역≫을 해설하시며 춘추를 편수하셔서 지나간 성인을 계승하고 후세의 학자들을 인도하셨고, 그 도를 전수받은 이는 顔子曾子이다. 이런 사실에 대한 기록은 ≪논어≫에 있다. 증자의 문인이 대학을 기술하였다.

 

 

 

 

列國則曰魯와 曰衛曰晉曰鄭曰趙曰蔡曰燕曰吳曰齊曰宋曰陳曰楚曰秦이니 干戈日尋하여 戰爭不息하여 遂爲戰國하니 秦楚燕齊韓魏趙 是爲七雄이라

 

열국은 魯․나라 등이니 방패와 창이 날마다 이어져 전쟁이 끊이지 않아 마침내 전국시대가 되었으니 의 일곱 나라를 戰國七雄이라 일컫는다.

 

 

 

 

孔子之孫子思 生斯時하사 作中庸하시고 其門人之弟孟軻 陳王道於齊梁하사 道又不行하여 作孟子七篇하시되 而異端縱橫功利之說盛行이라 吾道하니라

 

공자의 손자인 子思가 이 시기에 태어나 ≪中庸≫을 저술하셨고, 그 문인의 제자인 孟軻가 제나라와 양나라에서 왕도정치를 진술하셨는데 도가 또 시행되지 못하여 ≪孟子7편을 저술하셨으나, 이단과 종횡과 공리의 학설이 성행해서 우리 유학의 도가 전해지지 못하였다.

 

 

 

 

及秦始皇하여 呑二周 滅하며 廢封建爲郡縣하며 焚詩書, 坑儒生하니 二世而亡하니라

 

진시황 시대에 이르러서는 두 주나라를 병탄하고 여섯 제후국을 멸망시키며, 봉건제도를 폐지하고 군현제를 시행하며 詩書를 불태우고 유생들을 구덩이 속에 파묻어 죽이니 2만에 멸망하였다.

 

 

 

 

漢高祖起布衣成帝業하여 歷年四百하되 在明帝時하여 西域佛法始通中國하여 惑世誣民하니라 蜀漢魏 三國鼎峙而諸葛亮仗義扶漢하다가 病卒軍中하니라

 

한나라 고조가 布衣로 일어나 황제의 위업을 이루어서 왕조의 수명이 4백년에 이르렀는데 明帝때에 西域의 불교가 처음으로 중국에 유통하여 세상을 미혹시키고 백성들을 속였다. 蜀漢의 세 나라가 솥발처럼 대치하고 있었는데, 제갈량이 의리를 지켜 한나라를 부지하다가 병이 들어 전쟁터에서 죽었다.

 

 

 

 

 

晉有天下에 歷年百餘하되 五胡亂華하니 宋齊南北分裂이러니 隋能混一하되 歷年三十하니라

 

나라가 천하를 다스림에 왕조의 수명이 100여 년에 이르렀는데 다섯 오랑캐나라가 중화를 어지럽히니 ․梁․에 남북으로 분열되었다. 나라가 천하를 통일하였으나 왕조의 수명이 30년에 그쳤다.

 

 

 

 

唐高祖太宗乘隋室亂하여 化家爲國하여 歷年三百하니라 後梁後唐後晉後漢後周 是爲五季朝得暮失하여 大亂極矣

 

당나라 고조와 태종이 나라 왕실의 어지럼움을 틈타 일개 집안을 변화시켜 나라로 만들어 왕조의 수명이 300년에 이르렀다. 後梁後唐後晉後漢後周五季라고 하니, 아침에 나라를 얻었다가 저녁이면 잃어버려서 크게 혼란함이 극도에 이르렀다.

 

 

 

 

宋太祖國之初五星聚奎하여 濂洛關閩諸賢輩出하니 若周敦頤程顥程頤司馬光張載邵雍朱熹相繼而起하여 以闡明斯道爲己任하되 身且得見容하고 而朱子集諸家說하사 註四書五經하시니 其有功於學者 大矣로다

 

송나라 태조가 국가를 세운 초기에 다섯 별이 奎星에 모여 에 여러 현인들이 배출되었으니, 周敦頤程顥程頤司馬光張載邵雍朱熹 같은 학자들이 서로 이어 나타나 이 유학의 도를 밝히는 것으로 자신의 임무로 삼았지만 자기 몸조차도 용납받지 못했다. 주자가 諸家의 학설을 모아서 사서와 오경을 주해하셨으니 배우는 자들에게 크게 공을 세웠다.

 

 

 

 

然而國勢不競하여 歷年三百하니 契丹蒙古과 遼와 迭爲侵軼하고 而及其垂亡하여 文天祥竭忠報宋하다가 竟死燕獄하니라

 

그러나 국가의 힘이 강하지 못하여 왕조의 수명이 300년에 그쳤으니 거란과 몽골과 遼와 이 차례대로 침략하고 망조를 드리움에 미쳐 文天祥이 충성을 다하여 송나라에 보답하다가 마침내 연경의 옥에서 죽었다.

 

 

 

 

胡元滅宋하고 混一區宇하여 綿歷百年하니 夷狄之盛未有若此者也로다 天厭穢德이라 大明中天하사 聖繼神承하시니 ()千萬年이로다

 

오랑캐 나라가 나라를 멸망시키고 천하를 통일하여 면면히 백년을 이어갔으니 오랑캐가 세력을 떨침이 이 때만한 적이 없었다. 하늘이 더러운 덕을 싫어하셨는지라 大明이 하늘 한 가운데로 떠올라 聖人神人이 계승하였으니 아! 천만년을 이어가리로다.

 

嗚呼三綱五常之道與天地相終始하니 三代以前에는 聖帝明王賢相相與講明之治日常多하고 亂日常少하더니 三代以後에는 庸君暗主와 亂臣賊子相與敗壞之亂日常多하고 治日常少하니 其所以世之治亂安危國之興廢存亡皆由於人倫之明不明如何耳可不察哉

 

! 三綱五常의 도리는 천지와 더불어 始終을 함께하니 三代 이전에는 성스러운 임금, 명철한 군주와 어진 재상과 뛰어난 보좌관들이 서로 함께 강론하여 밝혔다. 그 때문에 다스려진 날이 항상 많았고 어지러운 날이 항상 적었는데 三代 이후에는 용렬한 임금, 어두운 군주들과 국가의 기강을 어지럽히는 신하와 집안의 도리를 해치는 자식들이 서로 함께 그것을 무너뜨렸다. 그 때문에 어지러운 날이 항상 많고 다스려진 날이 항상 적었다. 세상이 다스려지고 어지러우며 편안하고 위태로운 것과 나라가 일어나고 폐지되며 보존되고 멸망하는 까닭은 모두 人倫이 밝혀졌느냐 밝혀지지 않았느냐가 어떠한지에서 말미암는다. 살피지 않을 수 있겠는가.

 

 

 

 

東方初無君長하더니 有神人降于太白山檀木下어늘 國人立以爲君하니 與堯竝立하여 國號朝鮮이라하니 是爲檀君이라

 

동방에 처음에는 君長이 없었는데 神人이 태백산 박달나무 아래로 내려오자 나라 사람들이 〈그의 아들을〉 임금으로 삼았다. 임금과 동시대에 즉위하여 국호를 朝鮮이라고 했으니 이가 檀君이다.

 

 

 

 

周武王封箕子于朝鮮하신대 敎民禮義하여 設八條之敎하시니 有仁賢之化하더라

 

나라 무왕이 箕子를 조선에 봉하자 <기자가> 백성들에게 예의를 가르쳐서 여덟 조목의 가르침〔八條之敎〕을 베풀었으니 어진 사람 기자의 교화가 있었다.

 

 

 

 

燕人衛滿因盧綰亂하여 亡命來하여 誘逐箕準하고 據王儉城하더니 至孫右渠하여 漢武帝討滅之하고 分其地하여 屯玄菟眞蕃四郡하다 昭帝以平那玄菟爲平州하고 臨으로 爲東府二都督府하다

 

나라 사람 衛滿이 盧의 난리를 피하여 망명해 와서 箕準을 유인하여 쫓아내고 王儉城을 차지하였는데 손자인 右渠王대에 이르러 한나라 무제가 토벌하여 멸망시키고 그 영토를 분할하여 樂․臨玄菟眞蕃四郡을 만들었다. 昭帝平那와 현도를 합쳐서 平州로 만들고 임둔과 낙랑을 동부의 두 都督府로 만들었다.

 

 

 

 

 

 

 

 

箕準避衛滿하여 浮海而南하여 居金馬郡하니 是爲馬韓이라 秦亡人避入韓이어늘 割東界以與하니 是爲辰韓이라 弁韓則立國於韓地하니 不知其始祖年代是爲三韓이라

 

箕準이 위만을 피해 바다에 떠서 남쪽으로 내려와 金馬郡에 정착했으니 이것이 馬韓이다. 나라에서 망명한 사람이 노역을 피하여 나라로 들어오자 나라가 동쪽 영토를 분할하여 제공하니 이것이 辰韓이다. 弁韓나라의 영토에 나라를 세웠으니 그 시조와 연대를 알 수 없다. 이것이 三韓이다.

 

 

 

 

新羅始祖赫居世都辰韓地하여 以朴爲姓하고 高句麗始祖朱蒙至卒本하여 自稱高辛之後로라하여 因姓高하고 百濟始祖溫祚都河南慰禮城하여 以扶餘爲氏하여 三國各保一隅하여 互相侵伐하더니

 

신라의 시조 赫居世는 진한의 영토에 도읍을 정하여 을 성씨로 삼고, 고구려의 시조인 朱蒙卒本땅에 이르러 스스로 高辛씨의 후예라고 일컬어 그에 따라 를 성씨로 삼았고 백제의 시조인 溫祚河南慰禮城을 도읍지로 정하여 扶餘를 성씨로 삼아서 삼국이 각각 한 모퉁이를 차지하여 서로 공격하였다.

 

 

 

其後唐高宗滅百濟高句麗하고 分其地하여 置都督府하여 仁願 薛仁貴留鎭撫之하니 百濟는 歷이 六百七十八年이요 高句麗七百五年이라

 

그 뒤에 당나라 고종이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키고 그 영토를 분할하여 都督府를 설치하여 劉仁願薛仁貴로 하여금 머물러서 진무케 하였으니 백제는 왕조의 수명이 678년에 이르렀고 고구려는 705년이었다.

 

 

 

新羅之末弓裔叛于北京하여 國號泰封이라하고 甄萱叛據完山하여 自稱後百濟로라하다 新羅亡하니 朴昔三姓相傳하여 歷九百九十二年이라

 

신라의 말기에 弓裔가 북경에서 반란을 일으켜 국호를 泰封이라 하였고 甄萱이 반란을 일으켜 完山州를 점거하여 스스로 後百濟라고 일컬었다. 신라가 멸망하니 ․金의 세 성씨가 서로 왕위를 전수하여 왕조의 수명이 992년에 이르렀다.

 

 

 

泰封諸將立麗祖하여 爲王하니 國號高麗라하여 剋殘群凶하고 統合三韓하여 移都松嶽이러시니 至于季世하여 恭愍無嗣하고 僞主辛禑昏暴自恣하며 而王瑤不君하여 遂至於亡하니 歷四百七十五年이라

 

泰封의 여러 장수들이 고려의 시조 왕건을 세워서 왕으로 삼으니 國號高麗라고 하여 여러 흉악한 인물들을 이겨 없애고 三韓을 통합하여 도읍을 松嶽으로 옮겼다. 고려의 말년에 이르러 恭愍에게 後嗣가 없고 가짜 임금 辛禑가 어둡고 포악하며 스스로 방자하였으며 恭讓이 임금 노릇을 못하여 마침내 망하기에 이르니 왕조의 수명이 475년이었다.

 

天命歸于眞主하니 大明太祖高皇帝賜改國號曰朝鮮이어시늘 定鼎于漢陽하사 聖子神孫繼繼繩繩하사 重熙하사 式至于今하시니 實萬世無疆之休삿다

 

天命이 진정한 군주에게 돌아가니 나라 太祖 高皇帝가 국호를 朝鮮이라고 고쳐 내리자 한양에 도읍을 정하여 성스럽고 신령스러운 자손들이 끊임없이 계승하여 거듭 빛내고 여러 차례 스며들어서 지금에 이르니 실로 만세토록 끝없을 아름다움이로다.

 

 

 

於戲我國雖僻在海隅하여 壤地褊小하나 禮樂法度衣冠文物悉遵華制하여 人倫明於上하고 敎化行於下하여 風俗之美 侔擬中華하니 華人稱之曰小中華라하니 玆豈非箕子之遺化耶리오 嗟爾小子宜其觀感而興起哉인저

 

! 우리 나라가 비록 궁벽하게 바다 모퉁이에 자리잡고 있어서 영토가 褊小하지만 예악법도와 의관문물을 모두 중화의 제도를 따라 인륜이 위에서 밝혀지고 교화가 아래에서 시행되어 풍속의 아름다움이 中華를 방불하였다. 이 때문에 중화인들이 우리를 小中華라고 일컬으니 이 어찌 箕子가 끼쳐준 교화 때문이 아니겠는가. ! 너희 小子들은 의당 보고 느껴서 興起할지어다.

 

 

 

御製童蒙先習序

 

夫此書卽東儒所撰也總冠以五倫하고 復以父子君臣夫婦長幼朋友로 列之于次하고 而其自太極肇判으로 三皇五帝 夏殷周 漢唐宋以至皇朝歷代世系纖悉備錄하고 逮夫我東始檀君 歷三國하야 至于我朝亦爲俱載하니 文雖約而錄則博하고 卷雖小而包則大

 

이 책은 바로 우리 나라 유학자가 저술한 것이다. 앞에는 五倫을 총론으로 놓고, 다시 부자, 군신, 부부, 장유, 붕우의 도리를 다음에 열거하였으며, 太極이 처음 나뉨으로부터 三皇五帝, 을 거쳐 皇朝에 이르기까지 역대의 세계를 상세히 갖추어 기록하고, 우리 나라에 미쳐서는 檀君으로부터 시작하여 삼국시대를 거쳐 우리 조선조에 이르기까지 또한 모두 기록하였으니, 글은 비록 간략하지만 기록한 범위는 넓고 은 비록 작지만 포함하고 있는 뜻은 크다.

 

 

 

其況堯舜之道孝弟而已舜之命契하사대 以五品爲重하시니 此文之冠以五倫者 其意宏矣로다 孝於親然後 忠於君하고 弟于兄然後敬于長하나니 以此觀之컨대 五倫之中孝弟爲先이라 雖然이나 詩贊文王曰 於緝熙敬止삿다하니 敬者成始終徹上下之工夫也大學要旨卽敬字也中庸要旨卽誠字也誠敬亦於學問에 車兩輪鳥翼者也

 

더욱이 요순의 도는 효도와 공경일 뿐이다. 순임금이 ()에게 명령하시되 五品(五倫)을 가장 중시하셨으니, 이 책에서 五倫을 맨 앞에 놓은 것은 그 뜻이 크다고 할 것이다. ! 부모에게 효도한 뒤에야 임금에게 충성할 수 있고, 형을 공경한 뒤에라야 윗사람을 공경할 수 있을 것이니, 이것을 기준으로 살펴본다면 오륜 가운데에서 효도와 공경이 가장 우선이다. 그러나 ≪시경≫에서 문왕을 찬양하면서 “아! 끊임없이 빛내시어 에 머무르셨다.”고 했으니, 이란 처음과 끝을 이루고 에 모두 통하는 공부이다. 그러므로 ≪대학≫의 요지는 한 글자에 있고, ≪중용≫의 요지는 한 글자에 있으니, 이 또한 학문을 해 나아가는 데에 마치 수레의 두 바퀴와 새의 두 날개와 같다고 하겠다.

 

 

今予於此書以誠敬二字冠于篇首하노니 誠然後에야 能免書自我自敬然後에야 可以欽體欽遵이니 學者豈可忽乎哉予又於卷下 國初開創 受號朝鮮之文慨然追慕하야 興感也하노라

 

繼繼承承하사 重熙寔是至仁盛德深恩垂裕後昆之致시니 繼體之君式體至德하야 兢兢業業하야 誠心調劑하야 至于蕩蕩하며 誠心愛民하야 永保元元이면 則吾國其庶幾也吾國其庶幾也인저

 

이제 내가 이 책에서 두 글자를 가지고 책의 맨 앞에 놓으니, 을 이룩한 뒤에야 책은 책대로이고 나는 나대로인 병통을 면할 수 있고, 을 유지한 뒤에야 삼가 體行하고 삼가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니, 배우는 사람들이 어찌 이를 소홀히 할 수 있겠는가! 나는 또 책 말미에 국초에 나라를 세우고 조선이라는 국호를 받는 부분에 대하여, 개연히 추모해서 세 번 반복하여 읽고 감동했노라.

 

! 끊임없이 이어서 거듭 빛내시고 여러 번 무젖어듬은 실로 선왕들께서 지극한 덕성과 깊은 은혜를 후손들에게 넉넉히 남겨주신 것이 이룬 것이니, 체통을 이어갈 군주들이 이 지극한 덕을 체행하여, 조심하고 두려워하는 태도를 지니고 성심으로 자신의 마음을 닦아 蕩蕩(공평 무사함)함을 이루며, 성심으로 백성들을 사랑하여 길이 만백성들을 보호한다면 우리 나라는 잘 다스려지게 될 것이며, 우리 나라는 잘 다스려지게 될 것이다.

 

 

 

 

且我東禮義 雖因箕聖之敎化三韓以後에는 幾乎泯焉이러니 入于我朝하야 禮畢擧하고 文物咸備하니 惜乎述者之猶遺乎此哉嗟爾小子益加勉旃也夫인저

 

時玄黓閹茂 朝月上浣命芸館而廣印하고 作序文於卷首하노라.

 

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의 예의는 비록 箕子의 교화에 힘입었지만 三韓 이후에는 거의 민멸되었다가, 우리 조선조에 들어와 예악이 다 거행되고 문물이 다 구비되었는데, 저자가 이 내용을 빠뜨리고 기록하지 않은 것이 애석하다. ! 小子들은 더욱 노력할지어다.

 

때는 壬戌年(1742) 정월 상순에 芸館에 명하여 널리 인쇄해서 반포케 하고 책 머리에 서문을 쓰노라.

 

跋文

 

孟子曰 讀其書하고 誦其詩하되 不知其人可乎아하시니라 余幼時見人家子弟初學者 無不以是書爲先하되 而第知出於何人之手矣러니 今朴上舍廷儀氏 來謂余曰 此吾高祖諱世茂之所編也라하니 余不覺驚喜曰 今日始知其人矣와라

 

맹자께서는 “그 사람의 글을 읽고 그 사람의 시를 읽으면서도 그 사람을 알지 못한다면 되겠는가.”라고 말씀하셨다. 내가 어릴 때에 남의 집안 자제들을 보니, 초학자로서 모두 이 책을 제일 먼저 배우지 않음이 없었는데, 다만 누구의 손에서 나온 것인지 알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朴上舍 廷儀氏가 와서 나에게 “이 책은 저희 고조부이신 世茂인 분이 엮으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자신도 모르게 한편으로는 놀랍고 한편으로는 기뻐서 “오늘에야 비로소 그 사람을 알게 되었다.”고 하였다.

 

爲明廟朝名臣이라 其學問有淵源하고 而門路亦甚正하니 觀於此編하면 則可知矣其該括約說無非學問中體認一大公案

 

이요 而所序歷代又史家之總目也

 

明宗代의 이름난 신하로 그의 학문은 연원이 있고 門路 또한 매우 바르니,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내용이 포괄적이면서도 요약하여 말했으니, 이는 모두 학문하는 가운데 반드시 體認해야 할 일대의 公案이요, 차례대로 서술한 역대의 사실 또한 史家總目이다.

 

 

 

 

或疑編內所輯理氣性命等說非童學所能知라하나 此則知作者本意所在也朱子嘗論仁說曰 此等名義古人之敎 自小學之時已有白直分明訓說하여 得知此道理不可不著實踐履所以實造其地位也若茫然理會이면 則其所以求之者 乃其平生所不識之物이니 復何所向望慕愛而知所以用其力耶아하시니 今之童學略識諸般名義界限하여 終有所歸宿者必於此書而得之리니 其功豈不大哉

 

어떤 사람은 이 책에 수록된 理氣性命과 같은 말은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고 의심하지만, 이는 저자의 본래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한 것이다. 朱子는 일찍이 에 관한 내용을 논의하여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와 같은 종류의 명칭과 의미는 고인들이 가르칠 때에 ≪小學≫을 배울 때부터 이미 명백 직절하고 분명한 가르침이 있었기 때문에 <배우는 사람이> 이 도리를 착실하게 실천하지 않아서는 안 됨을 알 수 있었으니 실제로 그와 같은 경지에 나아가기 위한 것이었다. 만약 망연히 이해하다가 안 되면 그가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마침내 평생토록 알지 못할 개념이 되고 말 것이니 다시 어디를 바라보고 사모하여 힘을 쓸 줄 알겠는가?.” 요즘의 童學들이 대략이나마 여러 가지 명칭과 의미가 구분됨을 알아서 결국 귀결할 것을 알게 되는 것은 반드시 이 책에서 얻은 것일 터이니 그 공로가 어찌 크지 않다 하겠는가!

 

 

 

 

竊聞今上殿下每臨筵喜說此書라하니 睿學之明必有以識此矣시리라

 

景藩이요 咸陽人이니 登第하여 始爲翰林하고 官止監正하니라 蘇齋相公守愼以嘗著此書 訓其子弟載公墓碣云이라

 

적이 들으니 지금 임금께서 經筵에 나아가실 때마다 이 책에 대해 말씀하시기를 즐기신다고 하니 임금님의 밝은 지혜가 반드시 이 점을 아시기 때문일 것이다. 공의 자는 景藩이고 본관은 함양이니, 처음 과제에 올라 한림이 되었고, 벼슬이 監正에 이르렀다. 蘇齋 相公 守愼은 “공이 일찍이 이 책을 저술하여 자제들을 가르쳤다.”는 내용으로 공의 墓碣銘에 기록하였다.

 

 

 

 

崇禎紀元之商橫閹茂陽月日恩津宋時烈은 謹跋하노라.

 

崇貞 기원후 庚戌年(1670) 10월 일에 恩津人 宋時烈은 삼가 발문을 쓰다.

 

<독후감>

<동몽선습(童蒙先習)>

 

 

  옛날에는 어떻게 역사교육을 하였을까?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초급교육기관이었던 서당에서는 학동이 입학하면 먼저 천자문(千字文)이나 유합()을 가르쳐 단자(單字)에 대한 음훈(音訓)과 음독(音讀)을 깨닫게 하였다. 그 후 동몽선습(童蒙先習)이나 격몽요결(擊蒙要訣), 명심보감(明心寶鑑)을 통해 초보적인 구두()와 문장해독 능력을 기르는 동시에 책 속의 교훈적인 내용을 터득하게 했다.  

 

  이 중 동몽선습은 학동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사서(史書)였다. 물론 독립되어 전문적인 역사를 다룬 사서는 아니었지만 학동들이 가장 먼저, 가장 대중적으로 교육받았던 점에서 중요하다 여겨진다. 동몽선습 이후 통감(通監)이나 사기(史記), 사략(史略)류의 역사서를 배우기는 했지만 이들은 중국사에 대한 역사교육이었다. 결국 서당이라는 초급교육기관에서 행해진 우리 역사에 대한 교육은 <동몽선습> 수준에 머물렀다 여겨진다.

 

  <동몽선습(童蒙先習)>은 말 그대로 조선시대 서당(書堂)에서 교재로 사용한 책이다.

 

  조선 중종 때 학자 박세무(朴世茂)가 저술하여 1670(현종 11)에 간행하였는데, <천자문>을 익히고 난 후의 학동들이 배우는 초급교재로, 먼저 부자유친(父子有親)ㆍ군신유의(君臣有義)ㆍ부부유별(夫婦有別)ㆍ장유유서(長幼有序)ㆍ붕우유신(朋友有信)의 오륜(五倫)을 설명하고, 이어 중국의 삼황오제(三皇五帝)에서부터 명나라까지의 역대사실(歷代史實)과 한국의 단군에서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역사를 약술하였다.

 

  이 책의 중요성을 깨달은 영조는 교서관(校書館)으로 하여금 발간하여 널리 보급하도록 하였으며, 1541(중종 36)에 쓴 저자의 친필사본(親筆寫本)은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 소장되어 있다. 초간본은 전하지 않고 1759(영조 35)의 중간본만 전하며, 1742년 영조가 쓴 서()1770년에 송시열이 쓴 발()이 있다.

 

【사략(史略) 부분 요지】

 

  16세기 사림들은 왕도정치 구현이라는 정치목표 달성을 위해 자신들의 기반을 강화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역사인식과 서술에 힘쓸 수만은 없었다. 사서를 체계적으로 편찬할 만한 여유를 가지기 어려웠기 때문에 기존 사서의 축약본인 사략형 사서들이 많았으며 자제들이나 향촌사회의 주민들에게 도덕적 역사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의리, 절의, 명분이 강조되었다.

 

  이에 전체 중국사와 한국사의 시간적 서술에 고사인용을 더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천지창조서부터 명조(明朝)까지 한족(漢族) 중심의 중화주의적 역사서술을 하고 있다. 삼황오제(三皇五帝)의 신화적 활약과 삼대(三代)의 융성, 춘추전국의 혼란함, ()의 폭정과 후대 왕조의 명멸을 나타내며 편찬자는 하()ㆍ은()ㆍ주() 삼대(三代) 이전에는 삼강오상(三綱五常)의 도리가 잘 지켜져 세상이 평화스러웠는데 삼대 이후에는 그 도리가 무너져 세상이 혼란스럽다고 부언하고 있다. 즉 국가나 사회의 흥망(興亡)ㆍ안위(安危)가 도의에 달렸음을 강조하며 초학자들에게 이를 실천할 것을 권유하는 것이다.

 

  한국사 서술에 있어서는 단군(檀君)부터 시작하는데 요()와 병립하였음을 주장하며 국호가 조선(朝鮮)이었음을 명확히 하고 있다. 그러나 기자조선(箕子朝鮮)과 위만조선(衛滿朝鮮)을 언급함에 있어서는 중국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하며 덕분에 조선에 예의와 도의가 전해진 것 같이 묘사해 모화적이라 비판받을 수 있겠다. 삼한(三韓)에 대해서도 마한과 진한은 중국 출신이 세웠다는 묘한 언급을 하고 있다. ()의 고구려(高句麗)ㆍ백제(百濟) 정벌도 ‘진무(鎭撫)’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 부정적으로 보지 않고 있다. 또한 고려 말기 우왕(禑王)을 신우(辛禑)라 지칭해 조선왕조 개창의 정당성을 역설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조선을 ‘소중화(小中華)’라 칭함을 자랑스레 말하며 초학자들의 분발을 촉구하고 있다.

 

 

【감상 및 평가】

 

  동몽선습은 비록 독립된 사서가 아니며 모화적이기는 하나 중요한 것은 우리의 역사가 일반인들에게 언제부터 교재로서 영향력을 발휘했었는가라는 문제라고 여겨진다. 이것에 초점을 맞춘다면 역시 조선시대에 이르러 일반적인 서당교재로서 동몽선습이 채택된 이후가 아닌가 생각된다. 당시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을 교재로 써야 했다는 측면에서 마련된 책이 바로 동몽선습이다. 물론 동몽선습은 중국사에 치중하여 그 내용을 수록했기 때문에 나름대로 비판해야 할 충분한 이유는 있다. 그러나 그 시대에 한국사를 수록하여 천자문을 뗀 학생에게, 윤리교육 다음으로 중요한 가치덕목으로서의 역사를 교육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조선 말기 신학문이 도입될 때까지 동몽선습은 향촌사회의 기초적 역사인식에 큰 영향을 미쳤다.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역사교육은 서원이나 성균관 등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일반 민들에게는 이 정도의 역사교육만이 행해졌을 것이다. 물론 단편적인 역사사실을 습득할 수는 있었지만 중국사나 한국사에 대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역사인식을 기대하기는 힘들었다. 또한 동몽선습의 원래 편찬목적이 향촌민들에 대한 도학적 교훈교육이었다는 점에서 더 이상의 교육은 불필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당대까지의 세계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향촌사회에 알렸다는 점과 덕분에 조선 후기 편찬되었던 실학자들이나 중인 출신들의 사서 편찬의 기초가 되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童蒙先習 (동몽선습)

 

御製童蒙先習序(; 어거할 어, 다스릴 어, ; 지을 제, ; 아이 동, ; 어릴 몽, ; 먼저 선, ; 익힐 습, ; 차례 서, 서문 서)

 

임금이 지은 동몽선습의 서문

 

 

 

 

夫此書卽東儒所撰也總冠以五倫하고 復以父子君臣夫婦長幼朋友로 列之于次하며(; 지아비 부, 대개 부, ; 이 차, ; 쓸 서, 책 서, ; 곧 즉, ; 동녘 동, ; 선비 유, ; 바 소, ; 다섯 오, ; 인륜 륜, ; 다시 부, ; 아비 부, ; 아들 자, ; 임금 군, ; 신하 신, ; 아내 부, ; 어른 장, ; 어릴 유, ; 벗 붕, ; 벗 우, ; 벌일 렬, ; 갈 지, 어조사 지, ; 어조사 우, ; 다음 차)

 

대개 이 책은 곧 우리나라 선비가 지은 것이라. 개괄해 보면, 오륜을 맨 처음에 놓고 다시 부자, 군신, 부부, 장유, 붕우를 그 다음에 늘어놓았다.

 

 

 

 

而其自太極肇判으로 三皇五帝夏殷周漢唐宋以至皇朝歷代世系纖悉備錄하고(; 말 이을 이, ; 그 기, ; 스스로 자, 부터 자, ; 클 태, ; 시작할 조, ; 판가를 판, ; 석 삼, ; 임금 황, ; 다섯 오, ; 임금 제, ; 여름 하, 나라이름 하, ; 성할 은, 나라이름 은, ; 두루 주, 나라이름 주, ; 한수 한, 나라이름 한, ; 당나라 당, ; 송나라 송, ; 이를 지, ; 아침 조, 조정 조, ; 지낼 력, ; 대신할 대, 시대 대, ; 누리 세, 대 세, ; 이를 계, ; 가늘 섬, ; 다 실, ; 갖출 비, ; 기록할 록)

 

그리고 세상이 처음 열릴 때부터 삼황오제와 하, , , , , 송에서 (지금)황제의 나라에 이르기까지에 역대 계통을 모두 갖추어 세세히 기록하고  

 

 

 

 

逮夫我東하여는 始檀君으로 歷三國하여 至于我朝亦爲俱載하니 文雖約이나 而錄則博하고 卷雖小而包則大(; 미칠 체, ; 나 아, 우리 아, ; 처음 시, ; 박달나무 단, ; 나라 국, ; 또 역, ; 할 위, ; 함께 구, 갖출 구, ; 글월 문, ; 비록 수, ; 묶을 약, 간략할 약, ; 곧 즉, ; 넓을 박, ; 책 권, ; 작을 소, ; 쌀 포, ; 큰 대)

 

우리 동방에 이르러는 단군으로부터 삼국을 거쳐 우리 왕조(조선)에 이르기까지 또한 모두 실었으니 글은 비록 간략하지만 기록한 것은 넓고 책은 비록 작지만 포함한 것은 크다.

 

 

 

 

 

其況堯舜之道孝弟而已舜之命契以五品爲重하니 此文之冠以五倫者其意宏矣로다(; 하물며 황, ; 요임금 요, ; 순임금 순, ; 길 도, ; 효도 효, ; 아우 제, 공경할 제, ; 이미 이, 그칠 이, ; 목숨 명, 명령할 명, ; 맺을 계, 사람이름 설, ; 물건 품, 등급 품, ; 무거울 중, ; 놈 자, ; 뜻 의, ; 클 굉, ; 어조사 의)

 

게다가 요순의 도는 효도와 공경일 따름이라. 순임금이 설에게 명하여 다섯 가지를 중요하게 하였으니 이 글에서 오륜을 맨 처음에 둔 것은 그 뜻이 크구나.

 

 

 

 

孝於親然後忠於君하며 弟於兄然後敬于長하니 以此觀之五倫之中孝弟爲先이라(; 탄식할 희, 아 희, ; 어조사() , ; 어버이 친, ; 그럴 연, ; 뒤 후, ; 공경할 경, ; 어조사 우, ; 볼 관, ; 가운데 중)

 

, 부모에게 효도한 연후에 임금에게 충성하며, 형에게 공경한 연후에 어른을 존경할 수 있는 것이니 이로 본다면 오륜 가운데에서 효도와 공경이 먼저인 것이라.

 

 

 

 

雖然이나 詩讚文王曰 於緝熙敬止라하니 敬者成始終徹上下之工夫也大學要旨卽敬字也中庸要旨卽誠字也(; 시 시. ; 기릴 찬, ; 임금 왕, ; 가로되 왈, ; 이을 집, ; 빛날 희, , 발 지, 머물 지, ; 이룰 성, ; 끝날 종, ; 뚫을 철, ; 위 상, ; 아래 하, ; 장인 공, ; 연고 고, ; 배울 학, ; 요구할 요, 긴요할 요, ; 맛있을 지, 뜻 지, ; 글자 자, ; 쓸 용, 범상할 용, ; 정성 성)

 

비록 그러하나 <시경>에 문왕을 기려서 말하기를 “공경함을 이어 그치지 않았다”고 하였으니 공경이라는 것은 처음과 끝을 이루고 위와 아래를 꿰뚫는 공부라. 그러므로 대학의 요지는 곧 ‘공경’이라는 글자요, 중용의 요지는 곧 ‘정성’이라는 글자라.  

 

 

 

 

誠敬亦於學問에 車兩輪鳥翼者也今予於此書以誠敬二字冠于篇首하노라(; 물을 문, ; 수레 차, ; 두 량, ; 바퀴 륜, ; 새 조, ; 날개 익, ; 이제 금, ; 나 여, ; 책 편, ; 머리 수)

 

정성과 공경이 또한 학문에 있어서 차의 두 바퀴나 새의 두 날개와 같은 것이라. (그래서) 지금 내가 이 책에서 정성과 공경 두 글자로 책머리에 쓰노라.

 

 

 

 

 

 

誠然後能免書自我自하고 敬然後可以欽體欽遵하니 學豈可忽乎哉리오(; 능할 능, ; 면할 면, (과 통함), ; 공경할 흠, ; 몸 체, ; 좇을 준, (欽體欽遵은 공경히 받든다는 뜻) ; 어찌 기, ; 소홀히 할 홀, ; 어조사 호, ; 어조사 재)

 

정성스런 연후에 능히 노력하여 자신을 쓸 수 있고 공경한 연후에 가히 (임금을) 공경히 받들 수 있으니 배움을 어찌 가히 소홀히 하리오.

 

 

 

 

予又於卷下 國初開創 受號朝鮮之文慨然追慕하며 三復興感也로다 (; 또 우, ; 처음 초, ; 열 개, ; 비롯할 창, ; 받을 수, ; 이름 호, ; 아침 조, ; 고울 선, ; 개탄할 개, ; 좇을 추, ; 그리워할 모, ; 석 삼, ; 일어날 흥, ; 느낄 감)

 

나는 또 하권에서 우리나라의 처음 개국한 것과 조선이라는 국호를 받은 글에 느껴서 추모하며 두 번 세 번 감동을 일으키는 바이로다.

 

 

 

 

繼繼承承하사 重熙寔是至仁盛德深恩垂裕後昆之致(; 이을 계, ; 받들 승, ; 무거울 중, 거듭 중, ; 묶을 루, ; 적실 흡, ; 참으로 식, ; 이 시, 옳을 시, ; 어질 인, ; 번성할 성, ; 덕 덕, ; 깊을 심, ; 은혜 은, ; 융성할 융, ; 은혜 혜, ; 드리울 수, ; 넉넉할 유, ; 맏 곤, ; 이를 치)

 

, 대대로 이어서 이 지극히 인자하고 덕스러움을 거듭 빛내어 펼치어서 깊고 융성한 은혜가 후손에게 두텁게 미칠 것이니

 

 

 

 

繼體之君式體至德하여 兢兢業業하며 誠心調劑하여 至于蕩蕩하며 誠心愛民하여 永保元元하면 則吾國其庶幾也吾國其庶幾也인저(; 범 식, 본받을 식, ; 겨룰 경, ; 일 업, ; 마음 심, 調 ; 고를 조, ; 배합할 제, ; 쓸 탕, 넓을 탕, ; 사랑 애, ; 백성 민, ; 길 영, ; 지킬 보, ; 근본 원, ; 나오, ; 여러 서, ; 거의 기)

 

근본(왕권)을 이은 임금은 본바탕을 본받고 덕에 이르러 부지런히 힘쓰고 성심으로 조절하여 두루 넓게 성심을 다하여 백성을 사랑하고 근본을 길이 보전하면 우리나라가 거의 (태평)하게 될 것이며 거의 (태평)하게 될 것이라.

 

 

 

 

 

 

 

 

且我東雖因箕聖之敎三韓以後幾乎泯焉이라 入于我朝하며 禮義畢擧하고 文物咸備어늘 (; 또 차, ; 예의 예, ; 옳을 의, ; 인할 인, ; 키 기, ; 성스러울 성, ; 가르칠 교, ; 나라이름 한, ; 없어질 민, ; 어조사 언, ; 들 입, ; 마칠 필, ; 들 거, 오를 거, ; 만물 물, ; 모두 함, ; 갖출 비)

 

또 우리 동방의 예의가 비록 기자 성인의 가르침으로 비롯되었으나 삼한 이후에 거의 없어졌다가 우리나라(조선)에 들어와서야 예의가 마침내 일어나고 문물이 모두 갖추어졌지만

 

 

 

 

惜乎述者之猶遺乎此哉嗟爾小子益加勉旃也夫인저 峕玄黓閹茂朝月上浣命芸館而廣印하고 作序文於卷首하니라 (; 아까울 석, ; 지을 술, 서술할 술, ; 오히려 유, ; 잃을 유, ; 탄식할 차, ; 너 이, ; 작을 소, ; 아들 자, ; 더할 익, 이익 익, ; 더할 가, ; 힘쓸 면, ; 깃발 전, 어조사 전, ; 때 시(와 같음), ; 검을 현, ; 검을 익, (玄黓은 세차로 에 해당) ; 내시 엄, 궁문 엄, ; 우거질 무, (閹茂는 세차로 에 해당) ; 달 월, ; 빨 완, 열흘 사이 완)

 

아깝다. (이 글을) 지은 사람은 여기에서 오히려 (이름을) 잃어 버렸구나. , 너희 어린이들은 더욱 노력할 것인저. 때는 임술년 일월 상순에 운관(校書館)에 명하여 널리 찍고 책머리에 서문을 지었노라.    

 

 

童蒙先習 (; 어린이 동, ; 어릴 몽, ; 먼저 선, ; 익힐 습)  어린이가 먼저 익혀야 할 책

 

 

 

 

天地之間萬物之衆惟人最貴하니 所貴乎人者以其有五倫也(; 하늘 천, ; 땅 지, ; 갈 지, -의 지, ; 사이 간, ; 일만 만, ; 물건 물, ; 무리 중, ; 생각 유, 오직 유, ; 사람 인, ; 가장 최, ; 귀할 귀, ; 바 소, ; 어조사 호, ; 놈 자, ; 써 이, ; 그 기, ; 있을 유, ; 다섯 오, ; 인륜 륜, ; 어조사 야)

 

하늘과 땅 사이의 만물 무리에서 오직 사람이 가장 귀하니 사람에게서 귀한 바는 오륜(다섯 가지 인륜)이 있기 때문이라.

 

 

 

 

是故孟子曰 父子有親하며 君臣有義하며 夫婦有別하며 長幼有序하며 朋友有信이라 하시니 (; 이 시, ; 까닭 고, ; 맏 맹, ; 아들 자, ; 가로되 왈, ; 아비 부, ; 친할 친, ; 임금 군, ; 신하 신, ; 옳을 의, ; 남편 부, ; 아내 부, ; 다를 별, ; 어른 장, ; 어릴 유, ; 차례 서, ; 벗 붕, ; 벗 우, ; 믿을 신)

 

이런 까닭으로 맹자가 말하기를, 아버지와 아들은 친함이 있으며 임금과 신하는 옳음이 있으며 남편과 아내는 다름이 있으며 어른과 아이는 차례가 있으며 친구 사이에는 신의가 있는 것이라 하시니

 

 

人而知有五常則其違禽獸 不遠矣리라 然則父慈子孝하며 君義臣忠하며 夫和婦順하며 兄友弟恭하며 朋友輔仁然後方可謂之人矣니라 (; 말 이을 이, ; 아닐 불, ; 알 지, ; 항상 상, ; 곧 즉, ; 어길 위, 다를 위, ; 새 금, ; 짐승 수, ; 멀 원, ; 어조사 의, ; 그럴 연, ; 사랑 자, ; 효도 효, ; 충성 충, ; 화할 화, ; 따를 순, ; 맏 형, ; 아우 제, ; 공손할 공, ; 도울 보, ; 어질 인, ; 뒤 후, ; 바야흐로 방, ; 가히 가, ; 이를 위)

 

사람이면서 오상(오륜)이 있는 줄 모르면 짐승과 다를 바가 멀지 않느니라. 그런즉 부모는 사랑하고 자녀는 효도하며 임금은 정의롭고 신하는 충성하며 남편은 화합하고 아내는 따르며 형은 우애하고 아우는 공경하며 친구는 서로 어질기를 도운 연후에 바야흐로 가히 사람이라고 이를 것이라.

 

 

 

 

父子有親 (부모와 자식은 친함이 있다)

 

 

 

 

父子天性之親이라 生而育之하고 愛而敎之하며 奉而承之하고 孝而養之하나니 (; 성품 성, ; 날 생, ; 기를 육, ; 사랑 애, ; 가르칠 교, ; 받들 봉, ; 이을 승, 받들 승, ; 기를 양, 봉양할 양)

 

부모와 자식은 하늘에서 타고난 육친이라 (부모는) 낳아서 길러주고 사랑하여 가르치며 (자식은) 받들어 이으며 효도하고 봉양하나니

 

 

 

 

是故敎之以義方하야 弗納於邪하며 柔聲以諫하야 不使得罪於鄕黨州閭하나니 (; 모 방, 방법 방, ; 아닐 불, ; 바칠 납, 들일 납, ; 어조사 어, ; 간사할 사, 사악할 사, ; 부드러울 유, ; 소리 성, ; 간할 간, 使 ; 하여금 사, ; 얻을 득, ; 허물 죄, ; 시골 향, ; 무리 당, ; 고을 주, ; 마을 려)

 

이런 까닭으로 (부모는) 옳은 방법으로 가르쳐서 사악함에 들지 않게 하며 (자식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간하여 시골 마을에서 허물을 짓지 않게 하는 것이니

 

 

 

 

苟或父而不子其子하며 子而不父其父하면 其何以於世乎리오 雖然이나 天下無不是底父母父雖不慈子不可以不孝(; 진실로 구, ; 간혹 혹, ; 어찌 하, 무엇 하, ; 설 립, ; 세상 세, ; 비록 수, ; 아래 하, ; 없을 무, ; 밑 저, 바탕 저, ; 어미 모)

 

진실로 간혹 부모가 되어 그 자식을 자식으로 대하지 않으며 자식이 되어 그 부모를 부모로 대하지 아니하면 그 무엇으로써 이 세상에 서리오. 비록 그러하나 천하에 부모에게 바탕을 두지 않은 사람은 없는 것이라. 부모가 비록 사랑하지 않으나 자식이 불효를 할 수는 없으니

 

昔者大舜父頑母嚚하야 嘗欲殺舜이어늘 克諧以孝하사 烝烝乂하야 不格姦하시니 孝子之道 於斯至矣로다 (; 옛 석, ; 큰 대, ; 순임금 순, ; 완고할 완, ; 어리석을 은, ; 일찍 상, ; 하고자 할 욕, ; 죽일 살, ; 이길 극, 능히 극, ; 화합할 해, ; 찔 증, 많을 증, ; 벨 예, 어질 예, ; 바로잡을 격, 대적할 격, ; 간사할 간, 나쁠 간, ; 길 도, ; 이 사, ; 이를 지, 지극할 지)

 

옛날에 순 임금이 아버지는 완고하고 ()어머니는 어리석어서 일찍이 순을 죽이고자 하거늘 순이 효도로써 능히 화합하고 어질게 대처하여 간악함에 맞서지 아니하니 효자의 길이 이에 지극한 경지에 이른 것이로다.

 

 

 

 

孔子曰 五刑之屬三千이로되 而罪莫大於不孝라 하시니라 (; 구멍 공, 성 공, ; 형벌 형, ; 엮을 속, 속할 속, ; 석 삼, ; 일천 천, ; 없을 막, ; -보다 어)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다섯 가지 형벌에 속한 것이 삼 천 가지지만 불효보다 큰 죄는 없다고 하셨다.

 

   

 

君臣有義 (임금과 신하 사이에는 정의로움이 있다)

 

 

 

 

君臣天地之分이라 尊且貴焉하며 卑且賤焉하니 尊貴之使卑賤卑賤之事尊貴天地之常經이며 古今之通義(; 나눌 분, ; 높을 존, ; 또 차, ; 귀할 귀, ; 어조사 언, ; 낮을 비, ; 천할 천, 使 ; 부릴 사, ; 섬길 사, ; 날실 경, 조리 경, ; 옛 고, ; 이제 금, ; 통할 통, ; 뜻 의)

 

임금과 신하는 하늘과 땅으로 나누어진 것이라. (임금은) 높고 또 귀하며 (신하는) 낮고 또 천하니 존귀한 임금은 비천한 신하를 부리고 비천한 신하는 존귀한 임금을 섬기는 것이 하늘과 땅의 변함없는 도리이며 옛날과 지금에 두루 통하는 뜻이라.

 

 

 

 

是故君者體元而發號施令者也臣者調元而陳善閉邪者也會遇之際各盡其道하야 同寅協恭하야 以臻至治하나니 (; 몸 체, ; 으뜸 원, 근본 원, ; 필 발, ; 부를 호, ; 베풀 시, ; 명령 령, 調 ; 고를 조, ; 늘어놓을 진, ; 착할 선, ; 닫을 폐, ; 모일 회, ; 만날 우, ; 사이 제, 때 제, ; 각각 각, ; 다할 진, ; 한가지 동, ; 동료 인, ; 합할 협, ; 이를 진, ; 다스릴 치)

 

이런 연고로 임금은 주체의 근본이며 호령을 발하여 명령을 하는 자이고, 신하는 (일을) 주선하는 책임자로 착한 것을 펴고 사악한 것을 막는 자이라. (임금과 신하가) 만났을 적에는 각각 그 도리를 다하여 (신하는) 동료와 함께 공경하여 지극한 정치에 도달하게 하는 것이니  

 

苟或君而不能盡君道하며 臣而不能修臣職이면 不可與共治天下國家也니라 (; 능할 능, ; 닦을 수, ; 벼슬 직, 직분 직, ; 더불어 여, ; 함께 할 공, ; 나라 국, ; 집 가)

 

진실로 혹 임금이 능히 임금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며 신하가 능히 신하의 직분을 해내지 못한다면 더불어 천하의 국가를 함께할 수가 없는 것이니라.

 

 

 

 

雖然이나 吾君不能謂之賊이니 昔者商紂이어늘 比干諫而死하니 忠臣之節於斯盡矣로다 孔子曰 臣事君以忠이라 하시니라 (; 나 오, ; 도적 적, ; 헤아릴 상, 나라이름 상, ; 주 임금 주, ; 사나울 포, ; 사나울 학, ; 견줄 비, ; 방패 간, ; 죽을 사, ; 마디 절, 절개 절)

 

비록 그러하나 내 임금이 (임금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는 것을 일러 도적이라 하나니 옛날에 상나라의 주임금이 포학하거늘 비간이 간하다가 죽으니 충신의 절개가 이에 다한(한껏 드러난) 것이라.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신하는 충성으로써 임금을 섬기는 것이라고 하셨다.

 

夫婦有別 (남편과 아내는 구별이 있다)

 

 

 

 

夫婦二姓之合이라 生民之始萬福之原이니 行媒議婚하며 納幣親迎者厚其別也. (; 지아비 부, ; 아내 부, ; 성 성, ; 합할 합, ; 날 생, ; 백성 민, ; 처음 시, ; 일만 만, ; 복 복, ; 근원 원, ; 갈 행, 행할 행, ; 중매 매, ; 의논할 의, ; 혼인할 혼, ; 바칠 납, ; 예물 폐, ; 친할 친, ; 맞이할 영, ; 놈 자, 것 자, ; 두터울 후, ; 그 기, ; 나눌 별, 다를 별, ; 어조사 야)

 

남편과 아내는 두 종족의 결합이라. 백성을 낳은 처음이며 온갖 복의 근원이니 중매를 행하여 혼사를 의논하고 예물을 드리고 친히 맞아 오는 것은 그 구별의 두터운 부분이다.

 

 

 

 

是故娶妻하되 不娶同姓하며 爲宮室하되 辨內外하여 男子居外而不言內하고 婦人居內而不言外하나니 (; 옳을 시, 이 시, ; 옛 고, 까닭 고, ; 장가들 취, ; 아내 처, ; 한 가지 동, ; 할 위, ; 집 궁, ; 집 실, 방 실, ; 분별할 변, 나눌 변, ; 안 내, ; 바깥 외, ; 사내 남, ; 아들 자, ; 있을 거, 살 거, ; 말 이을 이, ; 말씀 언)

 

이런 까닭으로 아내를 얻되 같은 종족()에 장가들지 않으며 집을 마련하되 안과 밖을 갈라서 남자는 밖에 살며 안의 일을 말하지 아니하고 부인은 안에 살며 바깥일을 말하지 아니하나니

 

 

 

 

 

苟能莊以涖之하여 以體乾健之道하고 柔以正之하여 以承坤順之義則家道正矣거니와 (; 진실로 구, ; 능할 능, ; 엄숙할 장, ; 써 이, ; 다다를 위, 임할 위, ; 갈 지, 어조사 지, ; 몸 체, ; 하늘 건, ; 튼튼할 건, ; 길 도, ; 부드러울 유, ; 바를 정, ; 받들 승, ; 땅 곤, ; 순할 순, ; 옳을 의, ; 법칙 칙, 곧 즉, ; 집 가, ; 어조사 의)

 

(남편은) 진실로 능히 엄숙하게 임하여 하늘같이 씩씩한 도리를 바탕으로 하고, (아내는) 부드럽고 바르게 하여 땅처럼 순한 길로 받들면 집안의 가풍이 바로 설 것이지만

 

 

 

 

反是而夫不能專制하여 御之不以其道하고 婦乘其夫하여 事之不以其義하여 昧三從之道하고 有七去之惡이면 則家道리라. (; 도리어 반, ; 오로지 전, ; 지을 제, ; 다스릴 어, ; 탈 승, ; 일 사, ; 어두울 매, ; 좇을 종, ; 있을 유, ; 갈 거, ; 악할 악, ; 꼬일 삭)

 

이와 반대로 남편이 집안을 전제(장악)하지 못하여 그 도리로써 다스리지 못하고 아내가 그 남편을 타고 바르지 않은 길로 일을 처리하여 삼종지도를 모르고 칠거지악이 있게 되면 집안의 가풍은 꼬이게 된다.

 

 

 

 

須是夫敬其身하여 以帥其婦하고 婦敬其身하여 以承其夫하여 內外和順이라야 父母其安之矣니라. (; 모름지기 수, ; 공경할 경, ; 몸 신, ; 장수 수, 거느릴 수, ; 화할 화, ; 아비 부, ; 어미 모, ; 편안 할 안, ; 즐길 락)

 

모름지기 남편은 그 자신을 공경하여 그 아내를 거느리고, 아내도 그 자신을 공경하여 그 남편을 받들어서 안과 밖이 화합하고 순종하여야 부모가 그것을 편안하게 여길 것이다.

 

 

 

 

昔者郤缺이거늘 其妻饁之하되 하여 相待如賓하니 夫婦之道當如是也니라 子思曰 君子之道 造端乎夫婦라 하시니라. (; 예 석, ; 성 극, ; 이지러질 결, 이름 결, ; 김맬 누, ; 들밥 엽, ; 서로 상, ; 기다릴 대, ; 같을 여, ; 손님 빈, ; 마땅히 당, ; 생각할 사, ; 임금 군, ; 만들 조, ; 바른 단, 실끝 단, ; 어조사 호)

 

옛날에 극결이 밭에서 김을 매는데 그 아내가 들밥을 가져가되 공경하여 손님같이 대하니 부부의 도리가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하니라. 자사가 말하기를, 군자의 도리는 부부에서부터 그 실마리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하였다.

 

 

 

 

 

 

 

  長幼有序 (어른과 아이는 차례가 있다)

 

長幼天倫之序兄之所以爲兄弟之所以爲弟長幼之道에서 所自出也. 蓋宗族鄕黨皆有長幼하니 不可紊也. (; 길 장, 어른 장, ; 어릴 유, ; 하늘 천, ; 인륜 륜, ; 차례 서, ; 맏 형, ; 바 소, ; 아우 제, ; 스스로 자, ; 날 출, ; 덮을 개, 대개 개, ; 마루 종, 근본 종, ; 겨레 족, ; 시골 향, ; 무리 당, 마을 당, ; 모두 개, ; 옳을 가, ; 어지러울 문)

 

어른과 아이는 하늘이 정한 인륜의 순서라. 형이 형 되는 까닭과 아우가 아우 되는 까닭은 어른과 아이의 도리에서 절로 나오는 것이라. 대개 겨레붙이와 시골 마을에 모두 어른과 아이가 있으니 어지럽힐 수 없는 것이라.

 

 

 

 

徐行後長者謂之弟疾行先長者謂之是故年長以倍則父事之하고 十年以長則兄事之하고 五年以長則肩隨之(; 천천히 서, ; 갈 행, ; 뒤 후, ; 병 질, 빠를 질, ; 먼저 선, ; 해 년, ; 곱 배, ; 섬길 사, ; 어깨 견, ; 따를 수)

 

천천히 어른 뒤에 가는 것을 공손하다고 이르고, 빨리 가서 어른보다 먼저 가는 것을 공손치 않다고 하나니, 이런 까닭으로 나이가 곱절로 많으면 아버지뻘로 섬기고 나이가 십년이 많으면 형으로 섬기고 나이가 오년이 많으면 어깨를 나란히 하여 따르니라.

 

 

 

 

長慈幼하며 幼敬長然後에야 無侮少陵長之弊하여 而人道正矣리라. (; 사랑 자, ; 그럴 연, ; 업신여길 모, ; 적을 소, 젊을 소, ; 언덕 릉, 능멸할 릉, ; 해질 폐, 폐단 폐)

 

어른은 아이를 사랑하고 아이는 어른을 공경한 연후에야 젊은이를 업신여기고 어른을 능멸하는 폐단이 없어져서 사람의 도리가 바로 설 것이라.

 

 

 

 

而況兄弟同氣之人이라 骨肉至親이니 尤當友愛不可藏怒宿怨하여 以敗天常也니라. (; 하물며 황, ; 기운 기, ; 뼈 골, ; 고기 육, ; 이를 지, 지극할 지, ; 친할 친, 육친 친, ; 더욱 우, ; 벗 우, ; 사랑 애, ; 감출 장, ; 성낼 노, 宿 ; 묵을 숙, ; 원망할 원, ; 깨뜨릴 패, ; 항상 상, 법 상)

 

하물며 형제는 (부모의) 기운을 함께 받아 태어난 사람이라 뼈와 살이 같은 지극히 가까운 육친이니 더욱 마땅히 우애하여야 할 것이요 성냄을 숨기거나 묵은 원망을 지녀서 천륜을 깨뜨려서는 아니 될 것이라.

 

 

 

 

 

昔者司馬光與其兄伯康으로 友愛尤篤하여 敬之如嚴父하고 保之如嬰兒하니 兄弟之道 當如是也니라. (; 맡을 사, ; 말 마, ; 빛 광, ; 줄 여, 더불어 여, ; 맏 백, ; 편안할 강, ; 도타울 독, ; 엄할 엄, ; 지킬 보, ; 갓난 아이 영, ; 아이 아)

 

옛날에 사마광이 그 형 백강과 더불어 우애가 더욱 두터워서 형을 공경하여 엄한 아버지같이 하고 (형은) 그를 보호하여 갓난아이같이 하니 형제의 도리가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하느니라.

 

 

 

 

孟子曰 孩提之童無不知愛其親이며 及其長也하여는 無不知敬其兄也라 하시니라. (; 맏 맹, 성 맹, ; 가로되 왈, ; 어린애 해, ; 잡을 제, 이끌 제, ; 아이 동, ; 알 지, ; 미칠 급, 이를 급)

 

맹자가 말하기를, 아우를 이끌고 가는 아이가 그 부모를 사랑하는 것을 모르지 않으며, 그가 자라기에 이르러서는 그 형을 공경하기를 모르지 않는다고 하였다.  

 

朋友有信(친구 사이에는 신의가 있다)

 

 

 

 

朋友同類之人이라 益者 三友損者 三友友直하고 友諒하며 友多聞이면 益矣友便辟하며 友善柔하며 友便佞이면 損矣니라. (; 벗 붕, ; 벗 우, ; 한 가지 동, ; 무리 류, ; 갈 지, 어조사() , ; 사람 인, ; 더할 익, 이익 익, ; 놈 자, 것 자, ; 세 삼, ; 덜 손, ; 곧을 직, ; 믿을 량, ; 많을 다, ; 들을 문, ; 어조사 의, 便 ; 편할 편, ; 허물 벽, ; 착할 선, 잘할 선, ; 부드러울 유, ; 아첨할 녕)

 

친구는 같은 무리의 사람이라. 유익한 것이 세 가지 벗이요, 해로운 것이 세 가지 벗이니, 정직한 사람을 벗하고 성실한 사람을 벗하며 견문이 많은 사람을 벗하면 유익하고, 치우친 사람을 벗하고 부드럽게 비위를 맞추는 사람을 벗하며 말재주만 뛰어난 사람을 벗하면 해로우니라.

 

 

 

 

友也者友其德也自天子至於庶人未有不須友以成者하니 其分若疎而其所關爲至親하니 (; 어조사 야, ; 그 기, ; 덕 덕, ; 스스로 자, -부터 자, ; 하늘 천, ; 아들 자, ; 이를 지, ; 어조사(-) , ; 여러 서, ; 아닐 미, ; 있을 유, ; 아닐 불, ; 모름지기 수, ; 써 이, ; 이룰 성, ; 나눌 분, ; 같을 약, 만약 약, ; 성길 소, ; 말 이을 이, ; 바 소, ; 빗장 관, ; 할 위, 될 위, ; 친할 친)

 

벗이라는 것은 그 덕성을 사귀는 것이라. 황제로부터 서인에 이르기까지 모름지기 벗으로써 (자신을) 완성하지 않는 자가 없으니 그 몫이 성긴 것 같지만 관련되는 바가 지극히 가까운 것이니

 

 

 

 

 

是故取友必端人하며 擇友必勝己要當責善以信하며 切切偲偲하여 忠告而善道之하다가 不可則止니라 (; 이 시, ; 까닭 고, ; 취할 취, ; 반드시 필, ; 바를 단, ; 가릴 택, ; 이길 승, 나을 승, ; 자기 기, ; 구할 요, ; 마땅히 당, ; 꾸짖을 책, ; 착할 선, ; 믿을 신, ; 끊을 절, ; 굳셀 시, ; 충성 충, ; 알릴 고, ; 길 도, 이끌 도, ; 옳을 가, ; 곧 즉, ; 그칠 지)

 

이런 까닭에 벗을 사귈 때에는 반드시 단정한 사람을 사귀며, 벗을 가릴 때에는 반드시 나보다 나은 사람을 가려서 사귀어야 한다. 마땅히 믿음으로써 꾸짖어 좋은 일을 하게하며 간절하고 굳세게 충고하여 착함으로 이끌다가 안 되면 그치는 것이니라.

 

 

 

 

苟或交遊之際不以切磋琢磨爲相與하고 但以歡狎戱謔으로 爲相親이면 則安能久而不疎乎리오 (; 진실로 구, ; 혹 혹, ; 사귈 교, ; 놀 유, ; 사이 제, ; 갈 차, ; 쫄 탁, ; 갈 마, ; 서로 상, ; 더불어 여, ; 다만 단, ; 기쁠 환, ; 친할 압, ; 희롱할 희, ; 희롱할 학, ; 평란할 안, 어찌 안, ; 능할 능, ; 오랠 구)

 

진실로 혹 서로 사귈 때에 절차탁마(인격도야)로 서로 함께하지 아니하고, 다만 기뻐하고 친하며 희롱하는 것으로 서로 가까이 한다면, 어찌 능히 오래도록 소원해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昔者晏子與人交하되 久而敬之하니 朋友之道當如是也니라 孔子曰 不信乎朋友不獲乎上矣리라 信乎朋友 有道하니 不順乎親이면 不信乎朋友矣라하시니라 (; 예 석, ; 늦을 안, ; 공경할 경, ; 같을 여, ; 구멍 공, 성 공, ; 어조사(-) , ; 얻을 획, ; 위 상, ; 순할 순, ; 어버이 친)

 

옛날에 안자(안영)는 사람과 사귀되 오래 되어도 그를 공경하니, 벗을 사귀는 길은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한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친구에게 믿음을 얻지 못하면 윗사람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리라. 친구에게 믿음을 얻는데 길이 있으니, 어버이에게 순종하지 아니하면 친구에게 믿음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하시니라.

 

 

 

 

總論 (전체를 논의함)

 

此五品者天敍之典而人理之所固有者人之行不外乎五者而唯孝爲百行之源이라 (; 이 차, ; 다섯 오, ; 물건 품, ; 차례 서, ; 법 전, ; 다스릴 리, 도리 리, ; 굳을 고, ; 갈 행, ; 밖 외, ; 오직 유, ; 효도 효, ; 일백 백, 모든 백, ; 근원 원)

 

이 다섯 가지 일은 하늘이 차례지은 법칙이고 사람이 본래부터 지니고 있는 도리라. 사람의 행실이 이 다섯 가지에서 벗어나지 않지만 오직 효도가 모든 행실의 근원이라.

 

是以孝子之事親也鷄初鳴이어든 咸盥漱하고 適父母之所하여 下氣怡聲하여 問衣燠寒하며 問何食飮하며 (; 까닭 이, ; 섬길 사, ; 닭 계, ; 처음 초, ; 울 명, ; 다 함, ; 대야 관, ; 양치질할 수, ; 나아갈 적, ; 기운 기, ; 기쁠 이, ; 소리 성, ; 물을 문, ; 옷 의, ; 따뜻할 욱, ; 찰 한, ; 어찌 하, ; 먹을 식, ; 마실 음)

 

이런 까닭에 효자가 어버이를 섬길 때에는 첫닭이 울면 모두 세수하고 양치질하며, 부모가 계신 곳에 나아가 기운을 낮추고 목소리를 부드럽게 하여 옷이 따뜻한지 추운지를 여쭈며, 무엇을 잡수시고 마시고 싶은지를 여쭈며,

 

 

 

 

冬溫而夏凊하며 昏定而晨省하며 出必告하며 反必面하며 不遠遊하며 遊必有方하며 不敢有其身하며 不敢私其財니라 (; 겨울 동, ; 따뜻할 온, ; 여름 하, ; 서늘할 청, ; 어두울 혼, ; 정할 정, ; 새벽 신, ; 살필 성, ; 날 출, ; 되돌릴 반, ; 낯 면, ; 멀 원, ; 놀 유, ; 모 방, 방향 방, ; 감히 감, ; 몸 신, ; 사사로울 사, ; 재물 재)

 

겨울에는 따뜻하게 해드리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해드리며, 저녁에는 잠자리를 돌봐드리고 새벽에는 안부를 여쭈며, 외출할 때는 반드시 아뢰고 돌아와서는 반드시 부모님을 대면하며, 멀리 나가 놀지 않으며 나가 놀되 반드시 일정한 장소를 두며, 감히 자기 몸을 자기 것으로 여기지 않으며 감히 재물을 자기 것으로 사유하지 않느니라.

 

 

 

 

父母愛之어시든 喜而不忘하며 惡어시든 懼而無怨하며 有過어시든 諫而不逆하고 三諫而不聽이어시든 則號泣而隨之하며 (; 사랑 애, ; 기쁠 희, ; 잊을 망, ; 미워할 오, ; 두려워할 구, ; 없을 무, ; 원망할 원, ; 지날 과, 허물 과, ; 간할 간, ; 거스를 역, ; 들을 청, ; 부르짖을 호, ; 울 읍, ; 따를 수)

 

부모님께서 나를 사랑해 주시거든 기뻐하고 잊지 않으며 미워하시거든 두려워하고 원망하지 않으며, 부모님께서 잘못을 저지르시면 말리되 거스르지 않으며 세 번 간했는데도 들어주지 않으시거든 부르짖고 울면서 따르며,

 

 

 

 

 怒而撻之이라도 不敢疾怨하며 居則致其敬하고 養則致其樂하고 病則致其憂하고 喪則致其哀하고 祭則致其嚴이니라 (; 성낼 노, ; 매질할 달, ; 흐를 류, ; 피 혈, ; 병 질, 미워할 질, ; 있을 거, ; 보낼 치, ; 기를 양, ; 즐거울 락, ; 병 병, ; 근심할 우, ; 죽을 상, ; 슬플 애, ; 제사 제, ; 엄숙할 엄)

 

(부모님께서) 노하여 종아리를 때려 피가 흐르더라도 감히 미워하거나 원망치 않으며, 거처할 때에는 공경함을 다하고, 봉양할 때는 즐거움을 극진히 하고, 병환이 드셨을 때는 근심을 극진히 해야 하고, 상을 당해서는 슬픔을 극진히 하고, 제사 지낼 때는 엄숙함을 다해야 하니라.

 

 

若夫人子之不孝也不愛其親이요 而愛他人하며 不敬其親이요 而敬他人하며 惰其四肢하여 不顧父母之養하며 (; 만약 약, ; 지아비 부, 대개 부, ; 다른 타, 남 타, ; 게으를 타, ; 넉 사, ; 팔다리 지, ; 돌아볼 고)

 

만약 대개 부모님께 불효하는 자식은 자기 어버이는 사랑하지 아니하고 다른 사람은 사랑하며, 자기 어버이는 공경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은 공경하며, 팔다리를 게을리 하여 부모님에 대한 봉양을 돌아보지 않으며,

 

 

 

 

博奕好飮酒하여 不顧父母之養하며 好貨財하며 私妻子하여 不顧父母之養하며 從耳目之好하여 以爲父母戮하며 好勇鬪狠하여 以危父母니라 (; 너를 박, 노름 박, ; 클 혁, 바둑 혁, ; 좋을 호, ; 술 주, ; 재화 화, ; 아내 처, ; 좇을 종, ; 귀 이, ; 눈 목, ; 죽일 륙, 욕보일 륙, ; 날쌜 용, ; 싸움 투, ; 사나울 한, ; 위태할 위)

 

노름이나 바둑, 술 마시는 것을 좋아하여 부모님의 봉양을 돌아보지 않으며, 재물을 좋아하고 처자식만을 사랑해서 부모님의 봉양을 돌아보지 않으며, 이목의 좋아함을 좇아 부모를 욕되게 하며, 용맹을 좋아하여 싸우고 사나워서 부모님을 위태롭게 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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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몽편(啓夢篇)_首(수),天(천),天(천),物(물),人篇(인편).

 

 

계몽편(啓夢篇)_首篇(수편)

 

首篇(수편)


上有天(상유천)하고 : 위에는 하늘이 있고

下有地(하유지)하니 : 아래에는 땅이 있다.

天地之間(천지지간)에 : 하늘과 땅 사이에

有人焉(유인언)하고: 사람이 있고

有萬物焉(유만물언)하니 : 만물이 있으니, 

日月星辰者(일월성진자)는 : 해, 달, 별은

天之所係也(천지소계야)요 : 하늘에 매여있고

江海山嶽者(강해산악자)는 : 강, 바다, 산은 

地之所載也(지지소재야)요 : 땅이 싣고 있으며

父子君臣長幼夫婦朋友者(부자군신장유부부붕우자)는 : 부자, 군신, 장유, 부부, 붕우는

人之大倫也(인지대륜야)라: 사람의 큰 윤리이다.


以東西南北(이동서남북)으로 : 동, 서, 남, 북으로

定天地之方(정천지지방)하고 : 천지의 방향을 삼고,

以靑黃赤白黑(이청황적백흑)으로: 청, 황, 적, 백, 흑으로

定物之色(정물지색)하고  : 물건의 빛깔을 정하며

以酸鹹辛甘苦(이산함신감고)로  : 신맛, 짠맛, 매운맛, 단맛, 쓴맛으로

定物之味(정물지미)하고 : 물건의 맛을 정하고

以宮商角緻羽(이궁상각치우)로 : 궁, 상, 각, 치, 우로

定物之聲(정물지성)하고 : 물건의 소리를 정하고

以一二三四五六七八九十白千萬億(이일이삼사오육칠팔구십백천만억)으로 :
일,이,삼,사,오,육,칠,팔,구,십, 백, 천, 만, 억으로

總物之數(총물지수)하니 : 물건의 수를 센다

左首篇(좌수편)이라: 이상은 수 편이다.

 

계몽편(啓夢篇)_天篇(천편)

 

天篇(천편)



日出於東方(일출어동방)하여: 해는 동쪽에서 나와

入於西方(입어서방)하니: 서쪽으로 들어간다.

日出則爲晝(일출칙위주)요: 해가 나오면 낮이 되고

日入則爲夜(일입칙위야)이니: 해가 들어가면 밤이 되니

夜則月星著見焉(야칙월성저현언)하니라.: 밤에는 달과 별이 나타난다.



天有緯星(천유위성)하니: 하늘에는 위성이 있으니,

金木水火土五星(금목수화토오성)이: 금성, 목성, 수성, 화성, 토성의 다섯 별이

是也(시야)요: 이것이요

有經星(유경성)하니: 또 경성이 있으니

角亢氐房心尾箕(각항저방심미기) : 각수, 항수, 저수,방수, 심수, 미수, 기수,

斗牛女虛危室壁(두우여허위실벽) : 두수, 우수, 여수, 허수, 위수, 실수, 벽수,

奎婁胃昴畢觜參(규루위묘필자삼) : 규수, 루수, 위수, 묘수, 필수, 자수, 삼수, 

井鬼柳星張翼軫(정귀유성장익진) : 정수, 귀수, 유수, 성수, 장수, 익수, 진수의

二十八宿(이십팔숙)가 : 이십팔 수가

是也(시야)라: 이것이다.


一晝夜之內(일주야지내)에: 한 낮과 밤의 안에

有十二時(유십이시)하니: 12시가 있으니,

十二時會(십이시회)가: 12시가 모여 

而爲一日(이위일일)하고: 하루가 되며,

三十日會(삼십일회)이: 30일이 모여,

而爲一月(이위일월)하고: 한 달이 되고,

十有二月合(십유이월합)이: 열두 달이 모여

而成一歲(이성일세)니라: 1년이 되니라.


月或有小月(월혹유소월)하니 : 달에는 혹 작은 달이 있으니

小月則二十九日(소월칙이십구일)이: 작은 달은 29일이

爲一月(위일월)하고: 한 달이 되고,

歲或有閏月(세혹유윤월)하니: 어떤 해에는 윤달이 있으니

有閏則十三月(유윤칙십삼월)이: 윤달이 있으면 13월이

成一歲(성일세)라: 1년이 된다.


十二時者(십이시자)는: 십이 시란

卽地之十二支也(즉지지십이지야)니: 곧 땅의 십이 지이니

所謂十二支者(소위십이지자)는: 이른바 십이지란

子丑寅卯辰巳午(자축인묘진사오) : 자, 축, 인, 묘, 진, 사, 오,

未辛酉戌亥也(미신유술해야)요: 미, 신, 유, 술, 해이고

天有十干(천유십간)하니: 하늘에는 십간이 있으니

所謂十干者(소위십간자)는: 이른바 십간이란

甲乙丙丁戊己(갑을병정무기) : 갑, 을, 병, 정, 무, 기,

庚辛壬癸也(경신임계야)니라: 경, 신, 임, 계이다.



天地十干(천지십간)이: 하늘의 십간이

與地之十二支(여지지십이지)로: 땅의 십이지와 더불어

相合而爲六十甲子(상합이위육십갑자)하니: 서로 합하여 육십갑자가 되니

所謂六十甲子者(소위육십갑자자)는: 이른바 육십갑자란

甲子乙丑丙寅丁卯(갑자을축병인정묘)로 : 갑자, 을축, 병인, 정묘로부터

至壬戌癸亥是也(지임술계해시야)라: 임술, 계해에 이르는 것이 이것이다.


十有二月者(십유이월자)는: 열두 달이란

自正月二月(자정월이월)로: 정월 이월로부터

至十二月也(지십이월야)라: 십이월까지이다.

一歲之中(일세지중)에: 일년 중에

亦有四時(역유사시)하니: 또 사지가 있으니,

四時者(사시자)는: 사지란

春夏秋冬(춘하추동)이: 춘하추동이

是也(시야)라: 이것이다.



以十二月(이십이월)로: 12월을 

分屬於四時(분속어사시)하니: 나누어 사계절에 예속시키니

正月二月三月(정월이월삼월)은: 정월, 2월, 3삼월은

屬之於春(속지어춘)하고: 봄에 속하고

四月五月六月(사월오월육월)은: 4월, 5월, 6월은 

屬之於夏(속지어하)하고: 여름에 속하고

七月八月九月(칠월팔월구월)은: 7월, 8월, 9월은 

屬之於秋(속지어추)하고: 가을에 속하고

十月十日月十二月(십월십일월십이월)은: 10월, 11월, 12월은

屬之於冬(속지어동)하니: 겨울에 속하니

晝長夜短而天地之氣大暑(주장야단이천지지기대서)면:
낮이 길고 밤이 짧아 천지의 기운이 매우 더우면

則爲夏(칙위하)하고: 여름이 되고

夜長晝短而天地之氣大寒(야장주단이천지지기대한)면:
밤이 길고 낮이 짧아 천지의 기운이 매우 추우면

則爲冬(칙위동)하다: 겨울이 된다.

春秋則晝夜長短平均(춘추칙주야장단평균)인데:
봄과 가을에는 낮과 밤의 길고 짧음이 똑 같은데,

而春氣微溫미온(이춘기)하고: 봄 기운은 좀 따뜻하고,

秋氣微凉(추기미량)이니라: 가을 기운은 좀 서늘하니라.


春三月盡(춘삼월진)이면: 봄의 석달이 다 하면

則爲夏(칙위하)하고: 여름이 되고

夏三月盡(하삼월진)이면: 여름의 석달이 다 하면

則爲秋(칙위추)하고: 가을이 되며

秋三月盡(추삼월진)이면: 가을의 석달이 다하면

則爲冬(칙위동)하고: 겨울이 되고

冬三月盡(동삼월진)이면: 겨울의 석달이 다하면

則復爲春(칙복위춘)이니: 다시 봄이 되니

四時相代(사시상대)하여: 사시는 서로 교대하여

而歲功成焉(이세공성언)이라: 1년의 공이 이루어진다.



春則萬物(춘칙만물)이: 봄에는 만물이

始生(시생)하고: 나오고,

夏則萬物(하칙만물)이: 여름에는 만물이

長養(장양)하고: 자라며,

秋則萬物(추칙만물)이: 가을에는 만물이

成熟(성숙)하고: 성숙하고,

冬則萬物閉藏(동칙만물폐장)하니: 겨울에는 만물이 감추어진다.

無非四時之功也(무비사시지공야)니라: 사시의 공이 아닐 수 없다.

左天篇(좌천편)이라: 이상은 천편이다.

 

계몽편(啓夢篇)_地篇(지편)


地篇(지편)


地之高處(지지고처)는: 땅의 높은 곳이

便爲山(편위산)이요: 곧 산이요

地之低處(지지저처)는: 땅의 낮은 곳이

便爲水(편위수)니: 곧 물이라.

水之小者(수지소자)를: 물의 작은 것을 

謂川(위천)이요: 냇물이라 이르고

水之大者(수지대자)를: 물의 큰 것을

謂江(위강)이요: 강이라 이른다.

山之卑者(산지비자)를: 산의 낮은 것을

謂丘(위구)요: 언덕이라 이르고

山之峻者(산지준자)를: 산의 높은 것을

謂岡(위강)이니라: 산등성이라 이른다.



天下之山(천하지산)이: 천하의 산은

莫大於五岳(막대어오악)하니: 오악보다 더 큰 것이 없으니,

五岳者(오악자)는: 오악은

泰山嵩山衡山恒山華山也(태산숭산형산항산화산야)요: 태산, 숭산, 형산, 항산, 화산이요.

天下之水(천하지수)는: 천하의 물은

莫大於四海(막대어사해)하니: 사해보다 더 큰 것이 없으니

四海者(사해자)는: 사해는

東海西海南海北海也(동해서해남해북해야)라: 동해, 서해, 남해, 북해이다.



山海之氣(산해지기)는 : 산과 바다의 기운이

上與天氣(상여천기)로 : 올라가 하늘의 기운과 더불어

相交(상교)면 : 서로 어울리면

則興雲霧(칙흥운무)하며: 구름과 안개를 일으키고

降雨雪(강우설)하며 : 비와 눈을 내려

爲霜露(위상로)하며 : 서리와 이슬을 만들며

生風雷(생풍뢰)라: 바람과 우뢰를 발생하게 한다



暑氣(서기)가 : 더운 기운이

蒸鬱則油然而作雲(증울칙유연이작운)하여 : 증발하여 응결되면 유연히 구름을 일어켜

沛然而下雨(패연이하우)하고: 패연하게 비를 내리고

寒氣(한기)가 : 찬 기운이

陰凝(음응)면: 음침하게 응결되면

則露結而爲霜(칙로결이위상)하고 : 이슬이 맺혀 서리가되며

雨凝而成雪故(우응이성설고)로: 비가 엉켜 눈을 이루기 때문에

春夏(춘하)에 : 봄과 여름에는

多雨露(다우로)하고  : 비와 이슬이많고

秋冬(추동)에 : 가을과 겨울에는

多霜雪(다상설)하니: 서리와 눈이 많으니

變化莫測者(변화막측자)는 : 변화를 헤아릴 수가 없는 것이

風雷也(풍뢰야)라: 바람과 우뢰이다.



古之聖王(고지성왕)이 : 옛날에 성스러운 왕이

畫野分地(화야분지)하여 : 들판을 그어 땅을 나누어서

建邦設都(건방설도)하시니: 나라를 세우고 도읍을 베푸니

四海之內(사해지내)에 : 사해 안에

其國(기국)이 : 그 나라가

有萬(유만)하고 : 만이나 있고

而一國之中(이일국지중)에 : 한 나라 안에는

各置州郡焉(각치주군언)하고: 각각 주와 군을 두고

州郡之中(주군지중)에 : 주와 군 안에는

各分鄕井焉(각분향정언)하고 : 각기 향과 정을 나누고

爲城郭(위성곽)하여 : 성곽을 만들어

以禦冠(이어관)하고: 도적을 막고

爲宮室(위궁실)하여 : 궁실을 만들어

以處人(이처인)하고 : 사람을 거처하게 하고

爲耒耟(위뢰거)하여 : 쟁기와 따비를 만들어

敎民耕稼(교민경가)하고: 백성들에게 밭 갈고 곡식 심는 것을 가르치고

爲釜甑(위부증)하여 : 가마솥과 시루를 만들어서

敎民火食(교민화식)하고 : 백성들에게  불로 밥을 지어 먹는 것을 가르치고

作舟車(작주거)하여 : 배와 수레를 만들어

以通道路(이통도로)하시니라. : 도로를 통하게 했다.



金木水火土(금목수화토)가 : 금,목,수,화,토가

在天(재천)에 : 하늘에 있어

爲五星(위오성)이요 : 오성이 되고

在地(재지)에 : 땅에 있어

爲五行(위오행)이니 : 오행이 되니

金以爲器(금이위기)하고 : 쇠는 그릇을 만들고

木以爲宮(목이위궁)하고 : 나무는 집을 짓고

穀生於土(곡생어토)하여: 곡식은 흙에서 나와

取水火爲飮食(취수화위음식)하니: 물과 불을 취하여 음식을 만드니 

則凡人日用之物(칙범인일용지물)이 : 무릇 사람의 일용의 물건이

無非五行之物也(무비오행지물야)니라: 이 오행으로 된 물건이 아닌 것이 없다.


五行(오행)이 : 오행에는

固有相生之道(고유상생지도)하니, : 상생의도가 있으니

水生木(수생목)하고 : 물이 나무를 낳고

木生火(목생화)하고: 나무는 불을 낳으니

火生土(화생토)하고 : 불은 흙을 낳고

土生金(토생금)하고  : 흙은 쇠를 낳으며

金復生水(금부생수)하니: 쇠가 다시 물을 낳으니

五行之相生也(오행지상생야)는 : 오행의 상생은

無窮而人用(무궁이인용)이 : 무궁해서 사람의 사용함이

不竭焉(불갈언)이라 : 다함이 없다.



五行(오행)이 : 오행에는

亦有相克之理(역유상극지리)하니 : 또한 상극의 이치가 있으니

水克火(수극화)하고 : 물이 불을 이기고

火克金(화극금)하고: 불이 쇠를 이기며

金克木(금극목)하고 : 쇠가 나무를 이기고

木克土(목극토)하고  : 나무가 흙을 이기고

土復克水(토복극수)하니: 흙은 다사 물을 이기니

乃操其相克之權(내조기상극지권)하여 : 곧 그 상극의 권을 잡아

能用其相生之物者(능용기상생지물자)는 : 능히 그 상생하는 물건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은

是人之功也(시인지공야)라: 사람들의 공로다.

左地篇(좌지편)이다 : 이상은 지편이다.


 

계몽편(啓夢篇)_物篇(물편)


物篇(물편)


天地生物之數(천지생물지수)가 : 천지가 만물을 낳는 수는

有萬其衆(유만기중) : 그 무리가 1만 가지나 되지만

而若言其動植之物(이약언기동식지물)이면: 만약 동물과 식물만 말한다면

則草木禽獸蟲魚之屬(칙초목금수충어지속)이 : 초목 금수 충어의 종속이

最其較著者也(최기교저자야)라 : 가장 비교적 뚜렷한 것들이다.



飛者(비자)는: 나는 것은

爲禽(위금)이요: 새가 되고

走者(주자)는: 뛰는 것은

爲獸(위수)요: 짐승이 되고

鱗介者(인개자)는: 비늘과 껍질이 있는 것은

爲蟲魚(위충어)요: 벌레와 물고기가 되고

根植者(근식자)는: 뿌리로 심어진 것은

爲草木(위초목)이라: 초목이 된다



飛禽(비금)은: 나는 새는

卵翼(란익)이요: 알을 낳아 날개로 덮고

走獸(주수)는: 뛰는 짐승은

胎乳(태유)하니: 태로 낳아 젓을 먹이니

飛禽(비금)은: 나는 새는

巢居(소거)하고: 보금자리에서 살고

走獸(주수)는: 뛰는 짐승은

穴處(혈처)하고: 굴에서 살며

蟲魚之物化生者(충어지물화생자)는: 벌레와 물고기는 다른 물질로 변하여 생기는 것이 

 

最多(최다)니: 가장 많은데

而亦多生於水濕之地(이역다생어수습지지)라: 또한 대개가 물과 습한 땅에서

春生而秋死者(춘생이추사자)는: 봄에 났다가 가을에 죽는 것이

草也(초야)요: 풀이요,

秋則葉脫(추칙엽탈)하고: 가을에는 잎이 떨어 졌다가

而春復榮華者(이춘부영화자)는: 봄에 다시 무성해지는 것이

木也(목야)라: 나무다,

其葉(기엽)이: 그 잎이

蒼翠(창취)요: 푸르고

其花(기화)가: 그 꽃이

五色(오색)이니: 오색이니

其根(기근)이: 그 뿌리가

深者(심자)는: 깊은 것은

枝葉(지엽)이: 가지와 잎이

必茂(필무)하고: 반드시 무성하고

其有花者(기유화자)는: 그 꽃이 피는 것은

必有實(필유실)이니라: 반드시 열매를 맺는다

虎豹犀象之屬(호표서상지속)은: 호랑이 표범 물소 코끼리 종류는

在於山(재어산)하고: 산에 있고

牛馬鷄犬之物(우마계견지물)은: 소 말 닭 개의 동물은

畜於家(축어가)하니: 집에서 기르니

牛以耕墾(우이경간)이요: 소는 밭을 갈고

馬以乘載(마이승재)요: 말은 타거나 실으며

犬以守夜(견이수야)요: 개는 밤을 지키고

鷄以司晨(계이사신)이요: 닭은 새벽을 맡으며

犀取其角(서취기각)이요: 물소는 그 뿔을 취하고

象取其牙(상취기아)요: 코끼리는 그 이빨을 취하고

虎豹(호표)는: 호랑이와 표범은

取其皮(취기피)라: 그 가죽을 취한다.



山林(산림)에: 산림에는

多不畜之禽獸(다불축지금수)하고: 가축으로 기를 수 없는 금수가 많고

川澤(천택)에: 냇물과 연못에는

多無益之蟲魚故(다무익지충어고)로: 무익한 벌레와 물고기가 많으므로

人以力殺(인이역살)하고: 사람들이 힘으로 죽이고

人以智取(인이지취)하여: 사람들이 지혜로서 취하여

或用其毛羽骨角(혹용기모우골각)하고: 혹은 그것들의 털 날개 뼈 뿔등을 이용하고

或供於祭祀賓客飮食之間(혹공어제사빈객음식지간)이라:
혹은 제사 접객하는 음식으로 제공되기도 한다.


走獸之中(주수지중)에: 달리는 짐승 중에는

有麒麟焉(유기린언)하고: 기린이 있고

飛禽之中(비금지중)에: 나는 새 중에는

有鳳凰焉(유봉황언)하고: 봉황이 있으며

蟲魚之中(충어지중)에: 벌레와 물고기 중에는

有靈龜焉(유영귀언)하고: 신령스런 거북이 있고

有飛龍焉(유비용언)하니: 나는 용이 있다.

此四物者(차사물자)는: 이 네 가지 동물은

乃物之靈異者也(내물지영이자야)라: 만물 중에서 영험하고 기이한 동물이다.

故(고)로 : 그러므로

或出於聖王之世(고혹출어성왕지세)라: 성명한 왕의 세상에 태어난다.



稻梁黍稷(도량서직)은: 벼 조 기장 피는

祭祀之所以供?盛者也(제사지소이공자성자야)요: 제사에서 자성으로 제공되는 것이고 

豆菽麰麥之穀(두숙모맥지곡)은: 콩 팥 보리 등 곡식은

亦無非養人命之物故(역무비양인명지물고)로:
또한 인명을 기르는 물건이 아닌 것이 없으므로

百草之中(백초지중)에: 온갖 풀 가운데

穀植(곡식)이: 곡식이

最重(최중)이요: 가장 중하다.

犯霜雪而不凋(범상설이부조)하고: 서리와 눈이 범해도 마르지 아니하고

閱四時而長春者(열사시이장춘자)는: 사시를 지내면서 항상 봄인 것은

松柏也(송백야)니: 소나무와 잣나무이니

衆木之中(중목지중)에: 모든 나무 중에서

松柏(송백)이: 송백이

最貴(최귀)라: 가장 귀하다.


梨栗?棗之果(이률시조지과)가: 배 밤 감 대추 등의 과일은

味非不佳也(미비불가야)나: 맛이 아름답지 않음이 아니나

其香(기향)이: 그 향기가

芬芳故(분방고)로: 향기롭고 꽃다워서

果以橘柚(과이귤유)로: 과실은 귤과 유자로서

爲珍(위진)하고: 보배를 삼고,

蘿蔔蔓菁諸瓜之菜(나복만청제과지채)는: 무우 순무 등 모든 외의 나물은

種非不多也(종비불다야)나: 종류가 많지 않는 것이 아니나

其味辛烈故(기미신열고)로: 그 맛이 매우 매워서

菜以芥薑(채이개강)으로: 나물 중에 겨자와 생강을

爲重(위중)이라: 귀한 것으로 친다.



水陸草木之花(수륙초목지화)로: 물과 육지에 있는 초목의 꽃으로서

可愛者(가애자)가: 사랑스런 것이

甚繁(심번)이나 : 매우 먼다하나

而陶淵明(이도연명)이: 도연명은

愛菊(애국)하고: 국화를 사랑했고

周濂溪(주렴계)는: 주렴계는

愛蓮(애련)하고: 연꽃을 사랑 했으며

富貴繁華之人(부귀번화지인)이:

多愛牧丹(다애목단)하니: 부귀하고 번화한 사람들은 대개 모란을 사랑한다.

淵明(연명)은: 도연명은

隱者故(은자고)로: 은자였기 때문에

人以菊花(인이국화)로: 사람은 국화로서

比之於隱者(비지어은자)하고: 은자에 비유하였고

濂溪(렴계)는: 주렴계는

君子故(군자고)로: 군자였기 때문에

人以蓮花(인이연화)로: 연꽃으로서

比之於君子(비지어군자)하고: 군자에 비유하였으며

牧丹(목단)은: 모란은

花之繁華者故(화지번화자고)로: 꽃 중에서 가장 번화한 것이기 때문에 

人以牧丹(인이목단)으로: 사람은 모란으로서 

比之於繁華富貴人(비지어번화부귀인)이라: 그것을 부귀하고 화려한 사람에게 비유한다.

 

物之不齊(물지불제)는: 물건을 고르지 아니함은

乃物之情(내물지정)이라: 곧 그 물건의 사정 때문이다

故(고)로 : 그러므로

以尋丈尺寸(이심장척촌)으로: 심· 장· 척· 촌으로서

度物之長短(탁물지장단)하고: 그 물건의 길고 짧음을 헤아리고

以斤兩銖(이근량수)로: 근· 량· 치· 수로서

稱物之輕重(칭물지경중)하고: 그 물건의 가볍고 무거움을 달며

以斗斛升石(이두곡승석)으로: 두· 곡· 승· 석으로서

量物之多寡(양물지다과)니라: 그 물건의 많고 적음을 잰다.


算計萬物之數(산계만물지수)는: 만물의 수를 숫자로 계산함에는

莫便於九九(막편어구구)하니: 구구보다 더 편한 것이 없다.

所謂九九者(소위구구자)는: 구구라 하는 것은

九九八十一之數也(구구팔십일지수야)니라: 구구 팔십일의 수를 말한다.


右(우)는 : 이상은

物篇(물편)이라: 물편이다.

 

계몽편(啓夢篇)_人篇(인편)


人篇(인편)


萬物之中(만물지중)에: 만물 중에

惟人(유인)이: 오직 사람이

最靈(최령)하니: 가장 영험하니

有父子之親(유부자지친)하며: 부모와 자식 관계에는 친애함이 있어야 하고

有君臣之義(유군신지의)하며: 임금과 신하 관계에는 의리가 있어야 하고

  

有夫婦之別(유부부지별)하며: 남편과 아내 관계에는 분별이 있어야 하고  

有長幼之序(유장유지서)하며: 어른과 어린 사람 관계에는 순서가 있어야 하고

有朋友之信(유붕우지신)이라: 친구 관계에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生我者(생아자)는: 나를 낳은 자는

爲父母(위부모)요: 부모가 되고

我之所生(아지소생)이: 내가 낳은 자는

爲子女(위자녀)요: 자녀가 되는 것이요

父之父(부지부)는: 아버지의 아버지는

爲祖(위조)요: 할아버지가 되고

子之子(자지자)는: 아들의 아들은

爲孫(위손)이요: 손자가 된다.

與我同父母者(여아동부모자)는: 나와 함께 부모를 같이 한 자는

爲兄弟(위형제)요: 형제가 되고

父母之兄弟(부모지형제)는: 부모의 형제는

爲叔(위숙)이요: 아저씨가 되며

兄弟之子女(형제지자녀)는: 형제의 자녀는

爲姪(위질)이요: 조카가 되고

子之妻(자지처)는: 아들의 아내는

爲婦(위부)요: 며느리가 되며

女之夫(여지부)는: 딸의 남편은

爲婿(위서)라: 사위가 된다.



有夫婦然後(유부부연후)에: 부부가 있는 후에야

有父子(유부자)하니: 부자가 있으니

夫婦者(부부자)는: 부부는 

人道之始也(인도지시야)라: 사람의 도리의 시초다.

故(고)로 : 그러므로

古之聖人(고지성인)이: 옛날의 성인이

制爲婚姻之禮(제위혼인지례)하여: 혼인하는 예를 만들어

以重其事(이중기사)하니라: 그 일을 중하게 했다.



人非父母(인비부모)면: 사람은 부모가 아니면

無從而生(무종이생)이라: 좇아 태어날 수가 없다.

且人生三歲然後(차인생삼세연후)에: 또 사람이란 세 살이 된 후에야

始免於父母之懷故(시면어부모지회고)로: 비로소 부모의 품을 떠나므로

欲盡其孝(욕진기효)면 : 그 효도를 극진히 하고자 하면

則服勤至死(욕진기효칙복근지사)하고: 수고로이 복종하여 죽을 때까지 하고

父母沒(부모몰)이면: 부모가 돌아가면

則致喪三年(칙치상삼년)하여: 그 상을 삼년간 입어

以報其生成之恩(이보기생성지은)이라: 부모가 낳고 기른 은혜를 보답해야 한다.


耕於野者(경어야자)는: 들에서 밭가는 자는

食君之土(식군지토)하고: 임금의 땅을 먹고

立於朝者(입어조자)는: 조정에 서 있는 자는

食君之祿(식군지녹)이니: 임금의 녹을 먹으니,

人固非父母(인고비부모)면 : 사람이 진실로 부모가 아니면

則不生(칙불생)이요: 태어나지 못하고 

亦非君(역비군)면 : 또 임금이 아니면

則不食故(칙불식고)로: 먹지를 못하므로

臣之事君(신지사군)이: 신하가 임금을 섬김이

如子事父(여자사부)하여: 자식이 어버이를 섬기는 것과 같이 하여

唯義所在(유의소재)면 : 오직 의가 있는 곳이면

則舍命效忠(칙사명효충)이라: 생명을 버리고 충성을 본 받어야 한다. 




人於等輩(인어등배)에: 사람이 같은 무리에서도

尙不可相踰(상불가상유)어든: 오히려 넘지 못하거든

況年高於我(황년고어아)하고: 나이가 나보다 많고

官貴於我(관귀어아)하고: 벼슬이 나보다 귀하며

道尊於我者乎(도존어아자호)아: 하물며 도가 나보다 높은 사람에 대해서야

故(고)로 : 그러므로

在鄕黨則敬其齒(재향당칙경기치)하고: 향당에서는 그 나이를 공경하고

在朝則敬其爵(재조칙경기작)하고: 조정에서는 그 벼슬을 공경하며

尊其道而敬其德(존기도이경기덕)이: 그 도를 높이고 그 덕을 공경하는 것

이것이

是禮也(시례야)라: 바로 예의이다



曾子曰君子(증자왈군자)는: 증자 왈 “군자는

以文會友(이문회우)하고: 글로서 벗을 모으고

以友輔仁(이우보인)이라: 벗으로서 인을 돕는다”고 하였다.

盖人不能無過(개인불능무과)하니 : 대게 사람은 허물이 없지 못하니

而朋友(개인불능무과이붕우)하여: 친구가 되어서

有責善之道故(유책선지도고)로: 책선의 도를 행하므로

人之所以成就其德性者(인지소이성취기덕성자)는: 사람이 그 덕성을 성취하는 데는

固莫大於師友之功(고막대어사우지공)이라: 진실로 벗의 공로보다 더 큰 것이 없다.

雖然(수연)이나: 비록 그러하나

友有益友(우유익우)하고: 벗에는 유익한 벗이 있고

亦有損友(역유손우)하니: 또 해로운 벗도 있으니

取友(취우)를: 벗을 취함을

不可不端也(불가불단야)라: 단정하게 하지 않을 수 없다.

  


同受父母之餘氣(동수부모지여기)하여: 함께 부모의 남은 기운을 받아서

以爲人者(이위인자)는: 사람이 된 자가

兄弟也(형제야)라: 형제다.

且人之方幼也(차인지방유야)에: 또 사람이 바야흐로 어렸을 때에

하고

食則連牀(식칙연상)하고: 식사를 할 때는 상을 같이

枕則同衾(침칙동금)하여: 잘 때는 이불을 같이 하여

共被父母之恩者(공피부모지은자)는: 함께 부모의 은혜를 입은 자는

亦莫如我兄弟也(역막여아형제야)라: 또한 우리의 형제와 같은 것이다.

故(고)로 : 그러므로

愛其父母者(애기부모자)는: 그 부모를 사랑하는 자는

亦必愛其兄弟(역필애기형제)라: 또한 반드시 그 형제를 사랑할 것이다.


宗族(종족)이: 종족에는

雖有親疎遠近之分(수유친소원근지분)이나: 비록 친하고 성기며 멀고 가까운 차이는 있다

然(연)이나 : 그러하나

推究其本(추구기본)면: 그러나 그 근본을 찾아 올라가면

則同是祖先之骨肉(칙동시조선지골육)이니: 조선의 골육이 함께 있으니

苟於宗族(구어종족)에: 진실로 종족사이에 

不相友愛(불상우애)이면 : 서로 우애하지 않으면

則是(즉시)는: 이는

忘其本也(망기본야)라: 그 근본을 잊어버리는 것이다.

人而忘本(인이망본)이면: 사람으로서 그 근본을 잊으면

家道(가도)가: 집안의 도는

漸替(점체)라: 점차 바꾸어진다.



父慈而子孝(부자이자효)하며: 어버이는 인자하고 아들은 효도하며

兄愛而弟敬(형애이제경)하며: 형은 우애하고 아우는 공경하며

夫和而妻順(부화이처순)하며: 남편은 온화하고 아내는 순종하며

事君忠(사군충)하고 : 임금을 섬김은 충성스럽고

而接人恭(이접인공)하며: 사람을 대함에는 공손하며

與朋友信(여붕우신)하고 : 친구와 사귈 때는 신용이 있고

而撫宗族厚(이무종족후)면: 종족을 구휼함은 두텁게 하면

可謂成德君子也(가위성덕군자야)라: 덕을 이룬 군자라 이를 수 있다.



凡人稟性(범인품성)이: 대체로 사람이 타고난 성품이

初無不善(초무불선)이니: 처음에 착하지 않음이 없다

愛親敬兄(애친경형)하며: 어버이를 사랑하고 형을 공경하며

忠君弟長之道(충군제장지도)는: 임금에게 충성스럽고 어른에게 공손한 도가

皆已具於吾心之中(개이구어오심지중)이니: 모두 이미 내 마음 가운데 갖추어 있으니

固不可求之於外面(고불가구지어외면)하니: 진실로 외면에서 구해서는 안되고

而惟在我力行而不已也(이유재아역행이불이야)라:
오직 내가 힘써 행하여 그치지 않는데 있을 뿐이다.


人非學問(인비학문)이면: 사람이 학문을 하지 않으면

固難知其何者(고난지기하자)가: 진실로 알기 어려우니 그 어떤 것이

爲孝(위효)며: 효가 되고,

何者(하자)가: 어떤 것이

爲忠(위충)이며: 충성이 되며

何者(하자)가: 어떤 것이

爲弟(위제)며: 공경이 되고

何者(하자)가: 어떤 것이

爲信故(위신고)로: 신용이 되는 것인지를 알기 어려우므로

必須讀書窮理(필수독서궁리)하여: 반드시 책을 읽고 이치를 궁리하여

求觀於古人(구관어고인)하며: 옛사람에게서 구하여 보며

體驗於吾心(체험어오심)하여: 나의 마음에서 체험하여

得其一善(득기일선)하여: 그 한가지의 선한 체험을 얻어

勉行之(면행지)면: 그것을 힘써 행하면

則孝弟忠信之節(칙효제충신지절)이: 효제충신의 예절이

自無不合於天?之則矣(자무불합어천서지칙의)라:
스스로 하늘이 베푸는 법칙에 맞지 않는 일이 없다.


收斂心身(수렴심신)이: 심신이 수렴함은

莫切於九容(막절어구용)이니: 아홉 모양에서 더 간절함이 없다

所謂九容者(소위구용자)는: 이런바 아홉 모양이란

足容重(족용중)하며: 발의 모양은 묵직하고

手容恭(수용공)하며: 손의 모양은 공손하며

目容端(목용단)하며: 눈의 모양은 단정하고

口容止(구용지)하며: 입의 모양은 정지해 있으며

聲容靜(성용정)하며: 소리의 모양은 안정하고

頭容直(두용직)하며: 머리의 모양은 곧으며

氣容肅(기용숙)하며: 기운의 모양은 엄숙하고

立容德(입용덕)하며: 서 있는 모양은 덕성스러우며

色容莊(색용장)이라: 안색의 모양은 장중 해야 하는 것이다.


進學益智(진학익지)는: 학문에 나아가 지혜를 더 함은

莫切於九思(막절어구사)니: 구사보다 더 간절함이 없으니

所謂九思者(소위구사자)는: 이른바 구사란

視思明(시사명)하며: 볼 때는 분명함을 생각하고

聽思聰(청사총)하며: 듣는 데는 밝음을 생각하며

色思溫(색사온)하며: 안색은 온화함을 생각하고

貌思恭(모사공)하며: 모양은 공손함을 생각하며

言思忠(언사충)하며: 말에는 충성스러움을 생각하고

事思敬(사사경)하며: 일에는 공경함을 생각하고

疑思問(의사문)하며: 의심스러우면 묻기를 생각하며

忿思難(분사난)하며: 분함에는 환란을 생각하며

見得思義(견득사의)라: 이익을 볼 때는 의로움을 생각한다.

左人篇(좌인편)이라: 이상은 인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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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語集(학어집)


  學語集은 조선후기에 朴載哲이라는 사람이 自然과 萬物의 이치와 생태 등에 관한 글을 여러 책에서 뽑아 해설하여 어린이들이 쉽게 익힐 수 있도록 한 책으로서 萬物集이라고도 부른다.

  옛날 과학교과서가 없던 때에 어린 初學들에게 자연의 간단한 현상과 이치를 알도록 한 자연과학교재라 할 수 있다. 오늘날 밝혀진 과학적 사실과는 거리가 먼 것도 있지만 자연에 관한 책이라는 것이 흥미롭다. 이 책의 뒷부분에는 三綱五倫 등 人倫道德에 관한 사항과 중요한 도서에 대해서도 기록되어 있지만 자연에 관한 사항이 주를 이룬다.

  學語集은 서당에서 千字文, 四字小學, 推句集 등을 공부하고 본서를 배웠으며 明心寶鑑에 들어가기 전 文章 해석에 필요한 文法과 助詞를 익힐 수 있는 책이기도 하였다. 


(원문과 역문)


【우주에 관한 내용 - 天, 地, 日, 月, 星辰】


*天이라 天者는 蒼蒼在上하여 輕淸而至高하니 日月星辰이 繫焉이로다.

 하늘이라. 하늘이라는 것은 푸르고 푸르러 위에 있어서 가볍고 맑으며, 지극히 높으니 해와 달과 별과 별들이 매어있도다.


*地이라 地者는 茫茫在下하여 博厚而至卑하니 山川萬物이 皆載焉이로다.

 땅이라. 땅이라는 것은 매우 아득하고 아래에 있어서, 넓고 두터우며 지극히 낮으니 산천 만물이 다 여기에 실려 있도다.


*日이라 日者는 太陽之精也라 東昇而西墜하니 冬則短하고 夏則長이로다.

 해라. 해라는 것은 큰 양의 정기라. 동쪽에서 떠올라서 서쪽으로 넘어가니 겨울에는 짧고 여름에는 길도다.


*月이라 月者는 太陰之精也라 遇夜而明하니 望前은 漸圓하고 望後는 漸缺이로다.

 달이라. 달이라는 것은 큰 음의 정기라. 밤을 만나서 밝으니, 보름 앞에는 점점 둥글어지고 보름 뒤에는 점점 이지러지도다.


*星辰이라 萬物之精이 布列于天하여 點點如玉하니 晝則光隱하고 夜則光顯이로다.

 별이라.  만물의 정기가 하늘에 펴고 벌려서, 점점이 구슬과 같으니 낮에는 그 빛을 숨기고, 밤에는 빛이 나타나도다.


【자연 현상에 관한 내용 - 山川草木, 春夏秋冬】


*山이라 土積而高起者爲山이니 其高千萬丈이라 草木禽獸生焉이로다. 

 산이라. 흙이 쌓여서 높이 일어난 것이 산이 되니, 그 높이가 천만 길이라. 풀과 나무와 짐승들이 여기에 사는 도다.


*川이라 小水合流曰川이니 深爲沼요 淺爲灘이니 晝夜流不息하여 魚鼈이 生於其間이로다.

 내라. 작은 물이 합하여 흐르는 것을 내라 하니, 깊은 곳은 못이 되고 얕은 곳은 여울이 되니, 낮과 밤으로 쉬지 않고 흘러서 고기와 자라가 그 사이에서 사는 도다.


*草라 平原廣野에 芳草萋萋하니 生於春雨하고 死於秋霜이로다.

 풀이라. 평평한 넓은 들에 꽃과 풀이 무성하니 봄비에 나고 가을 서리에 죽는 도다.


*木이라 植根于土하여 枝幹이 漸長하니 春則葉하고 秋則落이로다.

 나무라. 땅에 뿌리를 뻗어서 가지와 줄기가 점점 자라니, 봄에는 잎이 나고 가을에는 떨어지는 도다.


*四方이라 天地에 有四方하니 前爲南이오 後爲北이오 左爲東이오 右爲西로다.

 사방이라. 천지에 사방이 있으니 앞은 남쪽이 되고, 뒤는 북쪽이 되고, 왼쪽은 동쪽이 되고, 오른쪽은 서쪽이 되도다.


*四時라 四時者는 春夏秋冬이니 春去而夏至하고 夏去而秋至하고 秋去而冬至하니 一年之間이    循環無窮이로다.

 사시라. 사시라는 것은 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이니, 봄이 가면 여름이 이르고, 여름이 가면 가을이 이르고, 가을이 가면 겨울이 이르니 일 년의 기간이 돌고 돌아  다함이 없도다.


*春이라 正月二月三月은 爲春이니 是時에 東風이 習習하여 百花가 爭發하니 其神曰靑帝로다.

 봄이라. 정월과 이월과 삼월은 봄이 되니, 이 때에 동풍이 솔솔불어 온갖 꽃이 다투어 피니 그 신기함을 일러 푸른 임금이라 하는 도다.


*夏라 四月五月六月은 爲夏니 是時에 南風이 薰薰하여 草木이 茂盛하니 其神曰赤帝로다.

 여름이라. 사월과 오월과 유월은 여름이 되니, 이 때에 남풍이 더워서 초목이 무성하니 그 신기함을 일러 붉은 임금이라 하는 도다.


*秋라 七月八月九月은 爲秋니 是時에 凉風이 蕭蕭하여 塞雁이 呼霜하니 其神曰白帝로다

 가을이라. 칠월과 팔월과 구월은 가을이 되니, 이 때에 서늘한 바람이 쓸쓸히 불어 변방의 기러기가 서리를 부르니 그 신기함을 일러 흰 임금이라 하는 도다.


*冬이라 十月十一月十二月은 爲冬이니 是時에 北風이 號怒하여 白雪이 飄揚하니 其神曰黑帝로다

 겨울이라. 시월과 십일월과 십이월은 겨울이 되니 이 때에 북풍이 사납게 불어서 흰 눈이 내리니, 그 신기함을 일러 검은 임금이라 하는 도다.


【기상현상에 관한 내용 - 風, 雲, 露, 雨 등】


*風이라 風者는 天地噓氣하여 去來無跡하되 入於草木則有聲이로다

 바람이라. 바람이라는 것은 하늘과 땅의 기운을 불어서 가고 오는 자취가 없으되 풀과 나무에 들어오면 소리가 나는 도다.


*雲이라 雲者는 山川之靈氣가 郁郁紛紛하여 如綿如火하고 或從龍하여 飛于天로다

 구름이라. 구름이라는 것은 산과 내의 신령스러운 기운이 유유히 흩날리어 솜털 같고 불과 같아서, 혹 용을 따라서 하늘에 올라가는 듯 하는 도다.


*露라 露者는 天氣는 下降하고 地氣는 上昇하니 甘露가 時添하여 草木이 滋濡하니 其擇이 如雨로다.

 이슬이라. 이슬이라는 것은 하늘의 기운은 아래로 내려오고 땅의 기운은 위로 올라가니, 단 이슬이 때에 맞추어 더하니 풀과 나무가 흠뻑 적셔서 그 혜택이 비와 같도다.


*雨라 雨者는 風起雲集하여 甘雨時降하니 百ꜘ이 茂盛하고 草木이 長生이로다

 비라. 비라는 것은 바람이 일어남에 구름이 모여서 단비가 때 맞춰 내리니, 온갖 곡식이 무성하고 풀과 나무가 자라도다.


*霜이라 霜者는 肅殺之氣也니 寒風이 始至에 露結爲霜하니 是時에 落葉이 紛紛하고 飛雁이 嗈嗈이로다.

 서리라. 서리라는 것은 엄숙히 죽이는 기운이니 찬바람이 비로소 이름에 이슬이 맺혀서 서리가 되니, 이 때에 낙엽이 어지럽게 날리고, 날아가는 기러기가 우는 도다.


*雪이라 雪者는 天地凝陰하여 白雪始來에 千山萬山이 一夜에 盡白하니 其色이 如梨花하여 又曰六花로다.

 눈이라. 눈이라는 것은 하늘과 땅의 음기가 엉겨서 흰눈이 비로소 내림에 모든 산이 하룻밤 사이에 다 희어지니 그 빛이 배꽃과 같으며 또한 육화라 말하는 도다.


*電이라 電者는 天火也라 焂鑠成光이 明于四方하고 乍拔紅劍이로다.

 번개라. 번개라는 것은 하늘의 불이라. 빨리 녹아서 빛을 이루니 사방이 밝아, 잠깐 붉은 칼을 뺀 것이로다.


*虹이라 虹者는 陰陽相交之氣也라 靑紅美色이 朝西暮東하여 能射止雨氣로다.

 무지개라. 무지개라는 것은 음과 양이 서로 교차하는 기운이라. 푸르고 붉은 아름다운 빛이 아침엔 서쪽에서 뜨고, 저물 때는 동쪽에서 뜨니 능히 쏘아서 비 기운을 그치게 하도다.

 

    【새에 관한 내용 - 봉황, 학, 매, 닭 등】


*鳳凰이라 丹山之上에 有鳥하니 名曰鳳凰이요 非醴泉이면 不飮하고 非竹實이면 不食하고 非梧桐이면 不捿하니 天下有道則來하고 無道則去로다.

봉황이라. 단산 위에 새가 있으니 이름하여 봉황이라. 예천이 아니면 마시지 아니하고, 대나무 열매가 아니면 먹지 아니하고, 벽오동이 아니면 깃들지 아니하니, 천하에 도가 있으면 오고 도가 없으면 가버리도다.


*鶴이라 胎化者鶴也니 遊於靑田하고 戱於天外하니 仙人이 駕之하고 道士馴之로다.

 학이라. 태로 변화해서 된 것이 학이니, 푸른 밭에서 놀고 하늘 밖에서 희롱하니 신선한 사람이 멍에하고 도사가 길들이도다.


*鷹이라 鷹之爲物이 性鷙而善搏하니 飢則附人하고 飽則揚去로다.

 매라. 매의 물건 됨이 성질이 사나워서 다른 짐승을 잘 잡으니, 굶주리면 사람을 따르고 배부르면 떨치고 가는 도다.


*鷄라 鷄者는 朱氏翁之所化也라 故로 呼曰朱朱라하니 夜捿于塒하여 司晨而鳴하니 其聲이 喈喈로다.

 닭이라. 닭이라는 것은 주씨 늙은이가 변화된 것이라. 그런고로 부르기를 가로되 주주라 하니, 밤에는 홰에 깃들고 새벽을 맡아서 우니 그 소리가 개개(喈喈)로다.


*雉라  雉之爲物이 其像이 如鷄故로 名曰山鷄라하니 其色이 五彩요 其聲이 咯咯이로다.

 꿩이라. 꿩의 물건 됨이 그 모양이 닭과 같은 고로 이름하여 산닭이라 하니 그 빛이 여러 가지 색이요 그 소리가 각각(咯咯)이로다.


*雁이라 雁者는 隨陽之鳥也라 木落南翔하고 氷泮北徂하니 彭蠡洞庭之間에 千萬其群이로다.

 기러기라. 기러기라는 것은 볕을 따르는 새라. 나뭇잎이 떨어지면 남쪽으로 날아오고, 얼음이 녹으면 북쪽으로 가니 팽려(땅이름)와 동정의 사이에 그 무리가 천만이로다.


*杜鵑이라 蜀帝之魂이 化爲寃鳥하니 其名曰杜鵑이라 春山花月에 長呼不如歸로다.

 두견이라. 촉 나라 임금의 넋이 변화해서 원통하여 새가 되니, 그 이름 일러 두견이라. 봄 산 꽃피는 달에 길게 울며 돌아갈 것 같지 않도다.


*燕이라 雌雄于飛에 子母有別하고 含泥爲巢하니라. 其音이 喃喃하고 其尾涎涎하니 春社則來하고 秋社則去로다.

 제비라. 암컷과 수컷이 함께 날고, 자식과 어미가 분별이 있으니, 진흙을 머금어서 집을 만드니라. 그 소리가 남남(喃喃)하고, 그 꼬리가 번질번질 윤기가 나고, 봄 제사(3월 3일)때에 오고, 가을 제사(9월 9일)때에 가는 도다.


*鷗이라 鷗者는 白水之鳥也라 雨後淸江之興을 相與漁翁으로 問答하여 遊於紅蓼之田하고 眠于白蘋之洲로다.

 갈매기라. 갈매기라는 것은 깨끗한 물에서 사는 새라. 비 온 뒤 맑은 강의 흥을 고기 잡는 노인과 더불어 묻고 대답하며, 붉은 물여뀌 밭에서 놀고 물가 흰꽃 마름에서 잠자도다.


*烏라 烏者는 體黑而聲惡하되 能知反哺故로 謂之孝鳥也라.

 까마귀라. 까마귀라는 것은 몸이 검고 소리가 듣기 싫으나, 능히 부모를 먹일 줄 아는 고로 효성스러운 새라 이르도다.


*鵲이라 鵲者는 雌雄于飛하여 乃成其巢하고 含虫哺子하니 其鳴이 査査로다.

 까치라. 까치라는 것은 암컷과 수컷이 날아서 이에 그 집을 짓고, 벌레를 물어다가 자식에게 먹이니 그 울음이 사사(査査)로다.


    【動物에 관한 내용 - 용, 범, 소, 개 등】


*龍이라 龍之爲物이 靈變不測하니 飛則昇天而作雨하고 降則潛淵而吐雲이로다.

 용이라. 용의 물건 됨은 신령스러움이 변하여 헤아리지 못하니, 날면 하늘에 올라서 비를 만들고, 내리면 못에 잠겨서 구름을 토한다.

 

*虎라 虎者는 百壽之長也라 號曰山君이니 鉤爪鉅牙로 害物이 許多하니 晝則山中隱하고 夜則村中行이로다.

 범이라. 범이라는 것은 온갖 짐승의 어른이라. 이름을 가로되 산 임금이니 갈고리 발톱과 톱니로 물건 해침이 허다하니, 낮이 되면 산 가운데 숨고 밤이 되면 마을 가운데를 다닌다.


*牛라 角者는 牛也니 牧于人家하여 日耕百畝하니 無牛면 何以作農이리오.

 소라. 뿔이 난 것은 소이니 사람들이 집안에서 길러서 하루에 백 이랑의 밭을 가니 소가 없으면 어찌 농사를 지을 수 있으리오.


*狗라 狗之爲物이 畜于人家하여 守門備盜하고 見人狺狺하니 非主人則吠之로다.

 개라. 개의 물건 됨이 사람들이 집안에 길러서 문을 지키고 도둑을 막으니, 사람을 보면 짖으니 주인이 아니면 크게 짖는다.


*馬라 鬣者는 馬也니 其性이 善走하여 致遠에 莫如馬故로 伯樂이 相之하여 以取其良이로다.

 말이라. 갈기(鬣:렵)있는 것이 말이니, 그 성질이 잘 달려서 먼 곳에 이르는데는 말 만 같음이 없는 고로 백락이 상을 봐서 그 어짐을 취한다.(백락이 말을 잘 가렸다는 고사를 인용하고 있음)

 

*鹿이라 鹿者는 伏於山林하여 濯濯其形이요 呦呦喚群하니 食野之萍이로다

 사슴이라. 사슴이라는 것은 산 수풀에 엎드려서 씻고 씻은 그 모양이요, 울고 울어 그 무리를 부르며 들의 마름을 먹는다.


*兎라 兎者는 生於中山하여 爲物이 至微而目甚明故로 曰明視라하고 毛可用爲筆이로다

 토끼라. 토끼라는 것은 산 가운데 살아서 물건 됨이 지극히 미약하고 눈이 심히 밝은 고로 명시(明視)라 하고, 털은 가히 붓을 만드는데 쓴다.


    【植物에 관한 내용 - 살구, 매화, 사계화, 난초 등】


*杏花라 三月江南에 處處花發하고 水村山郭에 日暖風和하니 遊人行客이 多尋杏花村이로다.

 살구꽃이라. 삼월 강남에 곳곳마다 꽃이 피고, 갯마을과 산성에 날이 따뜻하고 바람이 화창하니, 노는 사람과 다니는 사람이 많이 행화촌을 찾는다.


*梅花라 臘雪이 初消에 寒葩始綻하니 雨後閒庭에 暗香이 浮動이로다.

 매화라. 섣달(臘:섣달 랍) 눈이 처음으로 녹기 시작할 때 찬 꽃송이가 비로소 벌어지니, 비 온 뒤 한가로운 뜰에 그윽한 향기가 떠서 움직인다.


*四季花라 花卉之發이 各有其時하되 開於春者는 不再發於夏하고 開於夏者는 秋不更發하되 此花는 歷四季而長開하니 偏得東君之造化로다

 사계화라. 꽃과 풀의 피어남이 각각 그 때가 있되 봄에 피는 것은 다시 여름에 피지 아니하고 여름에 피는 것은 가을에 다시 피지 아니하되, 이 꽃은 네 계절을 지나면서 길이 피니 지나치게 동쪽 임금의 조화를 얻는다.


*蘭草라 生於幽谷하여 淸香이 遠播하니 君子愛之하여 種于庭上이로다

 난초라. 깊은 계곡에 나서 맑은 향기가 멀리 뿌리니, 군자가 사랑하여 뜰에 심는다.


*楊柳라 春風이 將暮에 楊柳依依하고 黃鳥爰集하니 綿蠻其聲이로다

 버들이라. 봄바람이 깊어가니(將暮) 버드나무가 길게 늘어지고, 꾀꼬리가 많이 모여드니 그 소리가 아름답다.


*松이라 萬木凋零之時에 蒼蒼春色이 亭亭獨立하니 捿鶴之樓요 迎客之盖로다.

 소나무라. 온갖 나무가 시들고 떨어질 때에 푸르고 푸른 봄빛이 정정히 홀로 서 있으니, 학이 깃들이는 누각이요, 손님을 맞이하는 일산이다.


*竹이라 靑靑高節이 貫四時而不變하니 君子取之하여 種于園圃로다

 대나무라. 푸르고 푸른 높은 절개가 사시를 통하여 변하지 아니하니 군자가 취하여 동산과 포전에 심는다.


*丹楓이라 染以秋霜하여 勝於春花하니 千山萬壑이 錦繡屛風이라 遊人行客이 多隨玩景이로다.

 단풍이라. 가을 서리로 물들여서 봄꽃보다 나으니 일천 산과 일만 구덩이가 비단으로 수놓은 병풍이라. 노는 사람과 다니는 사람이 많이 따라서 풍경을 구경한다.


*菊花라 不發春風하고 發於秋霜하니 凌寒高節은 花中隱士니 籬下階上에 片片黃金이로다.

 국화라. 봄바람에 피지 아니하고 가을 서리에 피어나니, 찬 것을 능멸하는 높은 절개는 꽃 가운데 숨은 선비이니, 울타리 아래와 뜰 아래에 조각조각 누런 금이다.


*梧桐이라 種于庭上하여 最佳者를 伐作琴瑟하니 鳳凰이 捿于其上이로다.

오동이라. 뜰 아래에 심어서 가장 귀한 것을 잘라 거문고와 비파를 만드니 봉황이 그 위에 깃들인다.


*桃花라 仲春之月에 始生華하여 夭夭灼灼하니 但得片時韶光이로다.

복숭아꽃이라. 중춘의 달에 비로소 빛나는 것이 나서 곱고 빛나니 다만 잠깐 봄빛을 얻는다.


*梨花이라 如桃로 同時開花而其色則白하니 紛紛落花에 恰似白雪이로다.

 배꽃이라. 복숭아와 더불어 때를 함께 하여 꽃이 피되 그 빛인 즉 희니, 날리고 날려서 꽃이 떨어짐에 흡사 흰 눈과 같다.


*杜鵑花라 節屆寒食에 花發靑山하니 三更月夜에 杜宇가 啼血染花로다.

 두견화라. 절서가 한식에 이르러 꽃이 청산에 피니, 삼경의 달밤에 두견새의 집이 우는 피로 물든다.


*蓮花라 生於秋江하여 泥不能染하고 凌寒傲霜하니 花中君子로다.

 연꽃이라. 가을 강에 나서 진흙으로 능히 물들이지 아니하고 찬 것을 능멸하고 모진 서리에도 거만스럽게 굽히지 않으니 꽃 가운데 군자다.


*牧丹花라 號曰花中富貴者라 故로 花王라하고 用於藥材로다.

 모란꽃라. 이름하여 꽃 가운데 부하고 귀한 것이라, 그런고로 꽃의 왕이라 하고 약의 재료에 쓴다.


*芭蕉라 生於庭階하여 新葉이 漸長하니 形如靑羅扇이로다

 파초라. 뜰에 나서 새로운 잎이 점점 자라니 모양이 푸른 비단의 부채와 같다.


*萍이라 楊花落水에 化而成者니 浮而無根故로 謂之浮萍이로다

 마름이라. 버들 꽃이 물에 떨어져서 변화해서 된 것이니, 떠서 뿌리가 없는 고로 뜬 마름이라 말한다.


*橘柚라 小靑曰橘이요 大黃曰柚니 形縛而臭香故로 多用於祭祀賓客之間이로다.

 귤과 유자라.  작고 푸른 것을 귤이라 하고, 크고 누런 것을 유자라 하니, 모양은 얽었어도 냄새가 향기롭기 때문에 제사와 손님을 대접하는 때에 많이 쓰인다.


    【사관, 삼황에 관한 내용 】


*四官이라 此四官者는 耳爲採聰官이요 目爲監察官이요 鼻爲審辦官이요 口爲出納官이로다.

 사관이라. 이 사관이라는 것은 귀는 밝은 것을 캐는 기관이요, 눈은 보고 살피는 기관이 이요, 코는 자세히 분별하는 기관이요, 입은 내고 들이는 기관이다.


*三皇이라 天開於子하니 是爲天皇이요 地闢於丑하니 是爲地皇이요 人生於寅하니 是爲人皇이    로다.

 삼황이라. 하늘은 자시에 열리니 이것이 천황(天皇)이요, 땅은 축시에 열리니 이것이 지황(地皇)이요, 사람은 인시에 나니 이것이 인황(人皇)이다.


    【人倫道德에 관한 내용 - 구사구용, 삼강오륜, 군신, 부모 등】


*九容이라 九容者는 足容重하며 手容恭하며 目容端하며 口容止하며 聲容靜하며 頭容直하며 氣容肅하며 立容德하며 色容莊이로다.

 구용이라. 구용이라는 것은 발의 모양은 무겁게 하며, 손의 모양은 공손히 하며, 눈의 모양은 단정히 하며, 말은 신중히 아껴야 하며, 소리의 모양은 고요하게 하며, 머리의 모양은 곧게 하며, 숨쉬는 기운은 엄숙하게 하며, 서 있는 모양은 덕스럽게 하며, 얼굴빛은 씩씩하다.


*九思라 九思者는 視思明하며 聽思聰하며 色思溫하며 貌思恭하며 言思忠하며 事思敬하며 疑思問하며 忿思難하며 見得思義로다.

 구사라. 구사라 하는 것은 볼 때는 밝은 것을 생각하며, 들을 때는 귀밝음을 생각하며, 얼굴빛은 온화함을 생각하며, 용모는 공손할 것을 생각하며, 말을 할 때는 충실할 것을 생각하며, 일은 공경할 것을 생각하며, 의심나면 물을 것을 생각하며, 분할 때는 어려울 것을 생각하며, 이득을 보면 의로운 것인가를 생각한다.


*三綱이라 君爲臣綱이요 父爲子綱이요 夫爲婦綱이니 人無三綱이면 何以爲人이리오.

 삼강이라. 임금은 신하의 벼리가 되고, 아버지는 자식의 벼리가 되고, 남편은 아내의 벼리가 되니, 사람에게 삼강이 없으면 어찌 사람이라 할 수 있으리.


*五倫이라 五倫者는 父子有親하며 君臣有義하며 夫婦有別하며 長幼有序하며 朋友有信이로다.

 오륜이라. 오륜이라는 것은 아버지와 자식은 친함이 있어야 하며, 임금과 신하는 의리가 있어야 하며, 남편과 아내는 분별이 있어야 하며, 어른과 어린이는 차례가 있어야 하며, 벗과 벗은 믿음이 있어야 한다.


*君臣이라 君臣者는 以義合者也니 君者는 居上하여 出令하고 臣者는 居下하여 奉命이로다.

 임금과 신하라. 임금과 신하라는 것은 의로써 합한 자이니 임금은 위에 있어서 명을 내리고, 신하라는 사람은 아래에 있어서 명을 받들어 따른다.


*父母라 父兮生我하시고 母兮鞠我하사 撫我育我하시니 欲報其德인데 昊天罔極이로다.

 부모라. 아버지께서 나의 몸을 낳으시고 어머니께서 나를 길렀으며, 나를 어루만지고 나를 길러 주시어서 그 덕을 갚고자 하려 하는데, 하늘처럼 높고 넓어서 다할 수가 없다.


*子라 人子之職은 惟孝爲大니 孝莫大焉이니 敢不敬歟아 瞻彼林烏하니 亦知反哺어던 可以人兮여 不如鳥乎아.

 자식이라. 사람 자식의 직분은 오직 효도가 큰 것이니 효도만큼 큰 것이 없을 것이니 감히 공경치 아니하랴! 저 수풀의 까마귀를 보니 또한 돌이켜 먹일 줄을 알거든 어찌 사람으로써 새만 같지 못하랴.


*人이라 萬物之中에 人爲最靈은 以其學文也니 逸居無敎則近於禽獸로다.

 사람이라. 일만 물건의 가운데 사람이 가장 신령스러움이 되는 것은 글을 배우기 때문이니, 편안히 살면서 가르침이 없으면 곧 짐승에 가깝다.


*夫婦라 夫婦者는 二姓之合이며 萬福之源이니 夫唱婦隨하면 家道成矣니라.

 부부라. 부부라는 것은 두 성씨의 합함이어서 일만 복의 근원이니, 남편의 부름에 아내가 따르면 집안의 법도가 이루어진다.


*長幼라 徐行後長者를 謂之悌요 疾行先長者를 謂之不悌니 獻酌行拜에 當先長後幼로다.

 어른과 어린이라. 천천히 행하여 어른의 뒤에 하는 자를 공손하다 이를 것이요, 빨리 행하여 어른보다 먼저 하는 자를 공손치 못하다 할 것이니, 잔을 드리고 절을 행함에 마땅히 어른에게 먼저하고 어린이는 뒤에 해야 한다.


*朋友라 君子有朋하니 其淡如水하고 小人有友하니 其甘如醴하니 君子之交는 道義日親하고 小人之交는 利盡情疎로다.

 붕우라. 군자에게 벗이 있으니 그 맑기가 물과 같고, 소인에게 벗이 있으니 그 달기가 단술과 같으니, 군자의 사귐은 도와 의리가 날마다 가까워지고, 소인의 사귐은 이익이 다하면 정이 멀어진다.


*農이라 農者는 天下之大本也니 春耕夏耘하고 秋收冬藏하여 上養父母하고 下育妻子로다.

 농사라. 농사라는 것은 천하의 큰 근본이니 봄에는 밭을 갈고 여름에는 김매고 가을에는 거둬들이고 겨울에는 저장하여, 위로는 부모님을 봉양하고 아래로는 처와 자식을 먹여 기른다.


*人君이라 君者는 率百官하여 以治萬民하고 民者는 出粟米麻絲하여 以事其君이로다.

 인군이라. 임금이란 일백 관리를 거느려서 일만(모든) 백성을 다스리고, 백성이란 조와 쌀과 삼과 실을 생산하여 그 임금을 섬긴다.


    【권학, 독서, 도서에 관한 내용】


*文學이라 人而不學이면 不知道理하여 無異禽獸라 故로 聖人이 乃制文學하여 以敎人하여 使知三綱五倫孝悌忠信禮義廉恥之道로다.

 문학이라. 사람이 배우지 아니하면 도리를 알지 못하여 금수와 다름이 없는지라. 그런고로 성인이 이에 문학을 지어 사람을 가르쳐서, 삼강과 오륜과 효제와 충신과 예의와 염치의 도리를 알게 한다.


*讀書라 讀書之時에 一其心志하여 勿思雜慮하고 敬對方冊하여 日夜勤讀하고 眼慣口熟하면 自可煥然也로다.

 독서라. 글을 읽을 때는 그 마음과 뜻을 하나로 하여 생각이나 여러 근심을 하지말고, 공경히 책을 대하여 낮과 밤으로 부지런히 읽고 눈으로 버릇되고 입으로 익숙히 하면 스스로 가히 환해질 것이다.


*衣食이라 人情이 終歲에 不制衣則寒하고 一日不再食則飢故로 聖人이 乃制衣食하여 以厚生民이로다.

 의식이라. 사람의 뜻이 해를 마침에 옷을 짓지 않으면 춥고, 날마다 두 번 먹지 않으면 주리게 되는 고로, 성인이 이에 옷과 밥을 지어서 백성을 후하게 한다.


*士라 士之爲業이 讀書修身이니 整其衣冠하고 謹其言行이니 凡爲仕進者는 自士而始로다.

 선비라. 선비의 업이 되는 것이 글을 읽고 몸을 닦는 것이니, 그 옷과 갓을 정제하고 그 말과 행실을 삼가 할지니, 대개 벼슬을 하러 나아갈 사람은 선비로부터 시작된다.


*師라 敎我者는 爲師니 非師면 無以學問이니 是故로 古之學者尊師를 如君父로다.

 스승이라. 나를 가르치는 사람은 스승이 되니 스승이 아니면 배우고 물을 곳이 없으니, 이런 까닭으로 옛적에 배우는 자가 스승 존경하기를 임금이나 아버지같이 하였다.


*勸學이라 勿謂今日不學而有來日하고 勿謂今年不學而有來年하라 日月逝矣라 歲不我延이니 嗚呼老矣라 是誰之愆고 少年은 易老하고 學難成하니 一寸光陰不可輕하라 未覺池塘에 春草夢인데 階前梧葉이 已秋聲이로다.

 권학이라. 오늘 배우지 아니하고 내일이 있다고 말하지 말고, 금년에 배우지 아니하고 내년이 있다고 말하지 말라. 일월이 지나가느니라. 세월이 나를 기다려 주지 아니하니 슬프다 늙음이여, 이것이 누구의 허물인고! 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기 어려우니 짧은 시간이라도 감히 가벼히 여기지 말라. 아직 깨지 않은 연못에 봄 풀이 꿈속인데 뜰 앞에 오동잎은 이미 가을 소리(낙엽 떨어지는 소리)다.


*小學이라 小學者는 人生八歲어던 皆入小學하여 敎之以灑掃應對進退之節하니 三代之遺法也로다.

 소학이라. 소학이라는 것은 사람이 팔세가 되면 다 소학에 들어서 물 뿌리고 쓸고 응하고 대하고 나아가고 물러가는 절차로써 가르치니 삼대(三代)의 끼치는 법이다.


*大學이라 大學者는 大人之學이라 敎之以窮理正心修身治人之道하니 曾子述之하시니라.  

 대학이라. 대학이라는 것은 이치를 궁리하고 마음을 바르게 하고 몸을 닦고 사람을 다스리는 도리로써 가르치니 증자께서 저술하셨다.


*論語라 論語者는 論百王之得失하고 語弟子之賢否하니 學而時習之면 不亦悅乎아.

 논어라. 논어라는 것은 여러 왕의 얻음과 잃음을 의논하고 제자의 어질고 어질지 못함을 말씀하니, 배워서 때로 익히면,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하랴.


*孟子라 孟子者는 子思之門人也라 道旣通하고 遊齊梁不遇할세 退與萬章之徒로 難疑答問하여 以著孟子七篇하시니 遏人慾存天理하니라.

 맹자라. 맹자라는 자는 자사의 문인이라. 도를 이미 통하고 제나라와 양나라에 유람함에 만나지 아니할 세, 물러가서 만장의 무리와 더불어 어렵고 의심나는 것을 묻고 대답하여서 맹자 칠 편을 저술하였으니, 사람의 욕심을 막고 하늘의 이치를 보존한다.


*中庸이라 中庸者는 中者는 不偏不倚요 庸者는 平常也니 孔子之孫子思述之하시니라.

 중용이라. 중용의 중(中)이라는 것은 치우치지도 아니하고 기울지도 않는 것이요, 용(庸)이라는 것은 평평하고 떳떳함이니 공자의 손자 자사(子思)가 저술하셨다.


*詩傳이라 詩傳者는 列國詩爲風이요 天子國詩爲雅니 頌三百篇中一言以蔽之하니 曰思無邪니라.

 시전이라. 시전이라는 것은 모든 나라의 글이 풍(風)이 될 것이요, 천자 나라의 시가 아(雅)가 되니, 글 삼백 편의 글 중 한 말로써 가리키면 가로되 생각함에 간사함이 없다 하였다.


*書傳이라 書傳者는 二帝三王治天下之大經大法이 皆載此書하니라.

 서전이라. 서전이라는 것은 두 임금과 세 왕이 천하를 다스리니 큰 법(大經)과 큰 법(大法)이 다 이 글에 실렸다.


*周易이라 周易者는 文王이 演易하여 設六十四卦하고 孔子는 讀易韋編三絶하니 繫辭生一枝花니라.

 주역이라. 주역이라는 것은 문왕이 주역을 넓혀 늘려 육십사괘를 베풀고 공자는 주역을 읽음에 가죽으로 엮은 책 가위가 세 번이나 끓어지니, 계사(繫辭:문왕이 지은 책)에서는 한 가지의 꽃이 나온다 하였다.


*學語集이라 學語集은 古萬物集이어늘 更補此書하니 熟讀玩味하면 漸知物名이니라

 학어집이라. 학어집은 옛날의 만물집(萬物集)이라는 책이었는데, 이 책을 고치고 (다시) 보완하였으니 (내용을) 익숙해지도록 자세히 읽고 의미를 잘 음미한다면, 만물의 이름을 점점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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推句集

추구(推句)의 저자는 미상이며, 그 내용은 유명한 시인들과

명사들이 애송했던 오언절구(五言絶句)들 중 좋은 대구(對句)들만

발췌하여 저술한 책이다. 초학(初學)들이 천자문, 사자소학,과 함께

가장 먼저 익힌다고 하여추구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 내용은 천지자연에 관한 것을 맨 먼저 설명하고, 그 다음으로는

인간에 관한 것과 일상생활에 있어서 항상 접할 수 있는 화조월석(花朝月夕)

등을, 그리고 말미에는 권학(勸學)을 강조하는 내용을 실어서 권학의지를

고취시키려는 의도인 듯하다.


天高日月明이요 (천고일월명) 하늘이 높으니 해와 달이 밝고

地厚草木生이라 (지후초목생) 땅이 두터우니 풀과 나무가 자라도다.

月出天開眼이요 (개출천개안) 달이 나오니 하늘이 눈을 뜬 것이요

山高地擧頭(산고지거두) 산이 높으니 땅이 머리를 든 것이로다.

東西幾萬里(동서기만리) 동서는 몇 만리인가?

南北不能尺이라 (남북불능척) 남북은 자로 잴 수도 없어라.

天傾西北邊이요 (천경서북변) 하늘은 서북쪽 가로 기울어져 있고

地卑東南界(지비동남계) 땅은 동남쪽 경계가 낮도다.

 

春來梨花白이요 (춘래이화백) 봄이 오니 배꽃은 희고

夏至樹葉靑이라 (학지수엽청) 여름이 다가오니 나뭇잎이 푸르구나.

秋凉黃菊發이요 (추량황국발) 가을이 서늘하니 노란 국화가 피어나고

冬寒白雪來(동한백설래) 겨울이 차가우니 흰 눈이 내리도다.

日月千年鏡이요 (일월천년경) 해와 달은 천년의 거울이요

江山萬古屛이라 (강산망고병) 강산은 만고의 병풍이로다.

東西日月門이요 (동서일월문) 동과 서는 해와 달의 문이요

南北鴻雁路(남불홍안로) 남과 북은 기러기들의 길이로구나.

 

春水滿四澤이요 (춘수만사택) 봄 물은 사방의 못에 가득하고

夏雲多奇峯이라 (하운다기봉) 여름 구름은 기이한 봉우리도 많아라.

秋月揚明輝(추월양명휘) 가을 달은 밝은 빛을 드날리고

冬嶺秀孤松이라 (동령수고송) 겨울 산엔 외로운 소나무가 빼어나도다.

日月籠中鳥(일월롱중조) 해와 달은 새장 속의 새요

乾坤水上萍이라 (건곤수상평) 하늘과 땅은 물위의 부평초라네.

白雲山上蓋(백운산상개) 흰 구름 산 위의 일산이고요

明月水中珠(명월수중주) 밝은 달 물 속의 구슬이라네.

 

月爲宇宙燭이요 (월위우주촉) 달은 우주의 촛불이 되고

風作山河鼓(풍작산하고) 바람은 산과 강의 북이 되네.

月爲無柄扇이요 (월위무병선) 달은 자루 없는 부채가 되고

星作絶纓珠(성작절영주) 별은 끈 끊어져 흩어진 구슬이 되네.

雲作千層峰이요 (운작천층봉) 구름은 천 층의 봉우리가 되고

虹爲百尺橋(홍위백천교) 무지개는 백척의 다리가 되는구나.

秋葉霜前落이요 (추엽상전락) 가을 잎은 서리 전에 떨어지고요

春花雨後紅이라 (춘화우후홍) 봄 꽃은 비 내린 뒤에 붉어진다네.

 

春作四時首(춘작사시수) 봄은 사 계절의 처음이 되고

人爲萬物靈이라 (인위만물령) 사람은 만물의 영장이 되도다.

水火木金土(수화목금토) ????토는 오행(五行)이고요

仁義禮智信이라 (인의예지신) ????신은 오상(五常)이라네.

天地人三才(천지인삼재) 하늘??사람은 삼재이고요

君師父一體(군사부일체) 임금과 스승과 부모는 한 몸이라네.

天地爲父母(천지위부모) 하늘과 땅은 부모가 되고

日月似兄弟(일월사형제) 해와 달은 마치 형제 같구나.

 

夫婦二姓合이요 (부부이성합) 부부는 두 성이 합하였고

兄弟一氣連이라 (형제일기연) 형제는 한 기운이 이어졌도다.

父慈子當孝(부자자당효) 부모는 사랑하고 자식은 마땅히 효도해야 하며

兄友弟亦恭이라 (형우제역공) 형은 우애하고 아우 또한 공손해야 한다.

父母千年壽(부모천년수) 부모는 천년의 장수를 누리시기를 기원하고

子孫萬世榮이라 (자손만세영) 자손은 만 대의 영화를 누리기를 바란다.

愛君希道泰(애군희도태) 임금을 사랑하여 도가 태평할 것을 바라고

憂國願年豊이라 (우국원년풍) 나라를 걱정하여 해마다 풍년들길 원하네.

 

妻賢夫禍少(처현부화소) 아내가 어질면 남편의 화가 적고

子孝父心寬이라 (자효부심관) 자식이 효도하면 부모의 마음은 너그럽다.

子孝雙親樂이요 (자효쌍친락) 자식이 효도하면 두 분 어버이가 기뻐하시고

家和萬事成이라 (가화만사성)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

思家淸宵立이요 (사가청소립) 집 그리워 맑은 밤에 서성이다가

憶弟白日眠이라 (억제백일안) 아우 생각에 대낮에도 졸고 있다네.

家貧思賢妻(가빈사현처) 집이 가난하면 어진 아내를 생각하고

國亂思良相이라 (국란사양상) 나라가 어지러우면 어진 재상을 생각한다.

 

綠竹君子節이요 (녹죽군자절) 푸른 대나무는 군자의 절개요

靑松丈夫心이라 (청송장부심) 푸른 소나무는 장부의 마음이로다.

人心朝夕變이요 (인심조석변) 사람의 마음은 아침저녁으로 변하지만

山色古今同이라 (산색고금동) 산색은 예나 지금이나 한가지로구나.

江山萬古主(강산만고주) 강산은 만고의 주인이요

人物百年賓이라 (인물백년빈) 사람은 백년의 손님이로다.

世事琴三尺이요 (세사금삼천) 세상일은 석 자 거문고에 실어 보내고

生涯酒一盃(생애주일배) 생애는 한 잔 술로 달래네.

 

山靜似太古(산정사태고) 산이 고요하니 태고와 같고

日長如少年이라 (일장여소년) 해는 길어서 소년과 같구나.

靜裏乾坤大(정리건곤대) 고요한 속에서 하늘과 땅의 큼을 알겠고

閒中日月長이라 (한둥일월장) 한가한 가운데 세월의 긺을 느끼네.

耕田埋春色이요 (경전매춘색) 밭을 갈며 봄빛을 묻고

汲水斗月光이라 (급수두월광) 물을 길으며 달빛을 함께 떠오네.

西亭江上月이요 (서정강상월) 서쪽 정자에는 강위로 달이 뜨고

東閣雪中梅(동각설중매) 동쪽 누각엔 눈 속에 매화가 피었구나.

 

飮酒人顔赤이요 (음주인안적) 술을 마시니 사람의 얼굴이 붉어지고요

食草馬口靑이라 (식초마구청) 풀을 뜯으니 말의 입이 파래진다네.

白酒紅人面이요 (백주홍인면) 탁주는 사람의 얼굴을 붉게 만들고

黃金黑吏心이라 (황금흑리심) 황금은 벼슬아치의 마음을 검게 만드네.

老人扶杖去하고 (노인 부장거) 노인은 지팡이를 짚고 가고

小兒騎竹來(소아기죽래) 어린아이는 죽마(竹馬)를 타고 오도다.

男奴負薪去하고 (남노부신거) 사내 종은 나무 섶을 지고 가고

女婢汲水來(여비급수래) 여자 종은 물을 길어 오도다.

 

洗硯魚呑墨이요 (세연어탄묵) 벼루를 씻으니 물고기가 먹물을 삼키고

煮茶鶴避煙이라 (자다학피연) 차를 달이니 학이 연기 피해 날아 가도다.

松作延客蓋(송작연객개) 소나무는 손님 맞는 일산이 되고

月爲讀書燈이라 (월위독서등) 달은 글 읽는 등불이 되네.

花落憐不掃(화락련불소) 꽃 떨어져도 사랑스러워 쓸지 못하고

月明愛無眠이라 (월명애무면) 달 밝으니 사랑스러워 잠 못이루네.

月作雲間鏡이요 (월작운간경) 달은 구름 사이의 거울이 되고

風爲竹裡琴이라 (풍위죽이금) 바람은 대나무 속의 거문고가 되네.

 

掬水月在手(국수월재수) 물을 움켜쥐니 달이 손에 있고

弄花香滿衣(농화향만의) 꽃을 희롱하니 향기가 옷에 가득하네.

五夜燈前晝(오야등전서) 깊은 밤도 등불 앞은 대낮이고요

六月亭下秋(유월정하추) 유월에도 정자 밑은 가을이라네.

歲去人頭白이요 (세거인두백) 세월 가니 사람 머리 희어지고요

秋來樹葉黃이라 (추래수엽황) 가을 오니 나뭇잎 누래집니다.

雨後山如沐이요 (우후산여목) 비 온 뒤의 산은 목욕을 한 것같고

風前草似醉(풍전초사취) 바람 앞의 풀은 술취한 것 같네.

 

人分千里外(인분천리외) 사람은 천리 밖에 떨어져 있고

興在一杯中이라 (흥재일배중) 흥은 한 잔 술 속에 있구나.

春意無分別이요 (춘의무분별) 봄 뜻은 분별이 없지만

人情有淺深이라 (인정유천심) 인정은 깊고 얕음이 있구나.

花落以前春이요 (화락이전춘) 꽃이 떨어지기 이전이 봄이요

山深然後寺(산심연후사) 산이 깊어진 뒤에야 절이 있도다.

山外山不盡이요 (산외산불진) 산 밖에 산이 있어 다하지 않고

路中路無窮이라 (노중로무궁) 길 가운데 길이 있어 끝이 없도다.

 

日暮蒼山遠이요 (일모 창산원) 해 저무니 푸른 산이 멀어 보이고

天寒白屋貧이라 (천한백옥빈) 날씨 차가우니 초가집이 쓸쓸하구나.

小園鶯歌歇이요 (가원 앵가헐) 작은 동산엔 꾀꼬리 노래 그치고

長門蝶舞多(장문 접무다) 커다란 문엔 나비들 춤만 많구나.

風窓燈易滅이요 (풍창등이멸) 바람 부는 창 등불 꺼지기 쉽고

月屋夢難成이라 (월옥몽난성) 달빛 드는 집 꿈 이루기 어려워라.

日暮鷄登塒(일모계등시) 해 저무니 닭은 홰 위로 오르고

天寒鳥入檐이라 (천한조입첨) 날씨 차가우니 새가 처마로 드는구나.

 

野曠天低樹(야광천저수) 들이 넓으니 하늘이 나무 위로 낮게 드리우고

江淸月近人이라 (강청월근인) 강물이 맑으니 달이 사람을 가까이 하네.

風驅群飛雁이요 (풍구군비안) 바람은 떼지어 나는 기러기를 몰고

月送獨去舟(월송독거주) 달은 홀로 가는 배를 전송하누나.

細雨池中看이요 (세우지중간) 가랑비는 못 가운데서 볼 수가 있고

微風木末知(미풍목말지) 산들바람은 나무 끝에서 알 수 있다네.

花笑聲未聽이요 (화소성미청) 꽃은 웃어도 소리는 들리지 않고

鳥啼淚難看이라 (조제 루난간) 새는 울어도 눈물은 보기 어려워.

 

白鷺千點雪이요 (백로천점설) 백로는 천 점의 눈이요

黃鶯一片金이라 (황앵일편금) 누런 꾀꼬리는 한 조각 금이로구나.

桃李千機錦이요 (도리천기금) 복숭아꽃 오얏꽃은 일 천 베틀의 비단이요

江山一畵屛이라 (강산일화병) 강산은 한 폭의 그림 병풍이로다.

鳥宿池邊樹(조숙지변수) 새는 못 가 나무에서 잠자고

僧敲月下門이라 (승고월하문) 스님은 달빛 아래 문 두드리네.

棹穿波底月이요 (도천파저월) 노는 파도 아래 달을 뚫고

船壓水中天이라 (선압수중천) 배는 물 속의 하늘을 누르네.

 

高山白雲起(고산백운기) 높은 산에는 흰 구름 일고

平原芳草綠이라 (평원방초록) 넓은 들에는 고운 풀이 푸르러!

水連天共碧이요 (수연천홍벽) 물은 하늘과 이어져 함께 푸르고

風與月雙淸이라 (풍여월쌍청) 바람은 달과 함께 모두 맑아라!

山影推不出이요 (산영추불출) 산 그림자는 밀어내도 나가지 않고

月光掃還生이라 (월광 소환생) 달빛은 쓸어도 다시 생기네.

水鳥浮還沒이요 (수조부환몰) 물새는 떴다가 다시 잠기고

山雲斷復連이라 (산운단부연) 산 구름 끊겼다 다시 이어져…….


月移山影改(월이사영개) 달 옮겨가니 산 그림자 바뀌고

日下樓痕消(일하루흔손) 해 저무니 누대 흔적 사라지누나.

天長去無執이요 (천장거무집) 하늘은 높아서 올라가도 잡을 수 없고

花老蝶不來(화노 접불래) 꽃이 시드니 나비조차 오지를 않네.

初月將軍弓이요 (초월장군궁) 초생 달은 장군의 활이요

流星壯士矢(유성장사시) 유성은 장사의 살이로다.

掃地黃金出이요 (소지황금출) 땅을 쓰니 황금이 나오고

開門萬福來(개문만복래) 문을 여니 만복이 오도다.


鳥逐花間蝶이요 (조축화간접) 새는 꽃 사이의 나비를 쫓고

鷄爭草中蟲이라 (계쟁초중충) 닭은 풀 속의 벌레를 다투도다.

鳥喧蛇登樹(조훤사등수) 새 지저귀니 뱀이 나무에 오르고

犬吠客到門이라 (견폐객도문) 개 짖어대니 길손이 문에 이르렀나 보다.

高峯撐天立이요 (고봉탱천립) 높은 봉우리는 하늘을 버티고 서 있고

長江割地去(장강할지거) 긴 강은 땅을 가르며 흘러가는구나.

碧海黃龍宅이요 (벽해황룡택) 푸른 바다는 황룡의 집이요

靑松白鶴樓(청소백학루) 푸른 소나무는 흰 학의 누대로다.

 

月到梧桐上이요 (월도오동상) 달은 오동나무 위에 이르고

風來楊柳邊이라 (풍래양류변) 바람은 버드나무 가로 불어오누나.

群星陣碧天이요 (군성진벽천) 뭇 별들은 푸른 하늘에 진을 치고

落葉戰秋山이라 (낙엽전추산) 지는 잎은 가을 산에서 싸움을 하네.

潛魚躍淸波(잠어 약청파) 잠긴 물고기는 맑은 물결에서 뛰놀고

好鳥鳴高枝(호조명고지) 예쁜 새는 높은 가지에서 울고 있구나.

雨後澗生瑟이요 (우후 간생슬) 비온 뒤 시냇물은 비파소리를 내고

風前松奏琴이라 (풍전송주금) 바람 앞의 소나무는 거문고를 연주하네.

 

馬行千里路(마행천리로) 말은 천리의 길을 가고

牛耕百畝田이라 (우경백무전) 소는 백 이랑의 밭을 가는 구나.

馬行駒隨後(마행구수후) 말이 길을 가니 망아지가 뒤따르고

牛耕犢臥原이라 (우경 둑와원) 소가 밭을 가니 송아지 들판에 누워 있구나.

狗走梅花落이요 (구주매화락) 강아지 달려가니 매화 꽃이 떨어지고

鷄行竹葉成이라 (계행죽엽성) 닭이 걸어가니 댓닢이 이루어지네.

竹筍黃犢角이요 (죽순황둑각) 죽순은 누런 송아지 뿔이요

蕨芽小兒拳이라 (궐아소아권) 고사리순은 어린아이 주먹이로다.


天淸一雁遠이요 (천청일안원) 하늘 맑은데 한 마리 기러기 멀리 날아가고

海闊孤帆遲(해활고범지) 바다 너른데 외로운 돛단배 더디 가는구나.

花發文章樹(화발문장수) 꽃은 문장 나무에서 피어나고

月出壯元峰이라 (얼출장원봉) 달은 장원봉에서 나오는구나.

 

柳色黃金嫩이요 (유색황금눈) 버드나무 빛깔은 황금 같이 곱고

梨花白雪香이라 (이화백설향) 배꽃은 흰 눈처럼 향기로워라.

綠水鷗前鏡이요 (녹수 구전경) 푸른 물은 갈매기 앞의 거울이고요

靑松鶴後屛이라 (청송학후병) 푸른 솔은 학 뒤의 병풍이라네.

雨磨菖蒲刀(우마창포도) 비는 창포의 칼을 갈고

風梳楊柳髮이라 (풍소양류발) 바람은 버드나무 머리칼을 빗질하도다.

鳧耕蒼海去하고 (부경창해거) 물오리는 푸른 바다를 갈며 떠나가고

鷺割靑山來(로할청산래) 백로는 푸른 산을 가르며 오는구나.

 

花紅黃蜂鬧(화홍황봉료) 꽃이 붉으니 누런 벌들이 시끄럽고

草錄白馬嘶(초록백마시) 풀이 푸르니 백마가 울고 있네.

山雨夜鳴竹이요 (산우야명죽) 산 비는 밤에 대나무를 울리고

草蟲秋入牀이라 (초충추입상) 풀벌레는 가을에 침상으로 들어오네.

遠水連天碧이요 (원수연천벽) 아득한 물은 하늘과 이어져 푸르고

霜楓向日紅이라 (상풍향일홍) 서리 맞은 단풍은 해를 향해 붉구나.

山吐孤輪月이요 (산토고륜월) 산은 외로운 둥근 달을 토해내고

江含萬里風이라 (강함만리풍) 강은 만리의 바람을 머금고 있네.

 

露凝千片玉이요 (로응천편옥) 이슬이 맺히니 천 조각 구슬이요

菊散一叢金이라 (국산일총금) 국화가 흩어지니 한 떨기 황금이로다.

白蝶紛紛雪이요 (백접분분설) 흰 나비는 이리저리 흩날리는 눈이요

黃鶯片片金이라 (황앵편편금) 누런 꾀꼬리는 조각조각 금이로다.

洞深花意懶(동심화의라) 골 깊으니 꽃 피려는 뜻 게으르고

山疊水聲幽(산첩산성유) 산 깊으니 물소리도 그윽하여라.

氷解魚初躍이요 (빙해어초약) 얼음이 녹으니 물고기가 처음 뛰어 오르고

風和雁欲歸(풍화 안욕귀) 바람이 온화하니 기러기 돌아가려 하는구나.

 

林風凉不絶이요 (입풍 량부절) 숲의 바람 시원함이 끊이지 않고

山月曉仍明이라 (산월효잉명) 산에 걸린 달 새벽에도 여전히 밝아.

竹筍尖如筆이요 (죽순첨여필) 죽순은 뾰족하여 붓끝과 같고

松葉細似針이라 (송엽세사침) 솔잎은 가늘어 바늘 같구나.

魚戱新荷動이요 (어희신하동) 물고기 희롱에 새로 난 잎 살랑이고

鳥散餘花落이라 (조산여화락) 새 흩어지니 남은 꽃 떨어지네.

琴潤絃猶響이요 (금윤현유향) 거문고 젖었어도 줄은 여전히 소리를 울리고

爐寒火尙存이라 (노한화상존) 화로 차가워도 불은 그대로 남아 있네.

 

春北秋南雁이요 (춘북추남안) 봄에는 북쪽, 가을엔 남쪽에 있는 것은 기러기요

朝西暮東虹이라 (조서모동홍) 아침에는 서쪽, 저녁엔 동쪽인 것은 무지개라네.

柳幕鶯爲客이요 (유막앵위객) 버들막엔 꾀꼬리가 손님이 되고

花房蝶作郞이라 (화방접작랑) 꽃방엔 나비가 신랑이 된다네.

日華川上動이요 (일화천상동) 햇빛은 시냇물 위에서 넘실거리고

風光草際浮(풍광초제부) 바람 빛은 풀 사이에 떠 있다네.

明月松間照(명월송간조) 밝은 달은 소나무 사이로 비추고

淸泉石上流(청천석상류) 맑은 샘은 돌 위를 흐르는구나.

 

靑松夾路生이요 (청송협로생) 푸른 소나무는 길을 끼고 자라고

白雲宿檐端이라 (백운숙첨단) 흰 구름은 처마 끝에 머물고 있네.

荷風送香氣(하풍송향기) 연꽃 바람은 향기를 보내오고

竹露滴淸響이라 (죽로 적청향) 대나무 이슬 맑은 소리로 떨어지누나.

谷直風來急이요 (곡직풍래급) 골짜기 곧으니 바람 불어옴이 급하고

山高月上遲(산고월상지) 산 높으니 달 오름도 더디기만 해.

蟋蟀鳴洞房이요 (실솔명동방) 귀뚜리는 골방에서 울고 있고요

梧桐落金井이라 (오동락금정) 오동잎은 가을 우물로 떨어집니다.

 

山高松下立이요 (산고송하립) 산 높아도 소나무 아래 서 있고

江深沙上流(강심사상류) 강 깊어도 모래 위로 흐르네.

花開昨夜雨(화개작야우) 어젯밤 비에 꽃이 피더니

花落今朝風이라 (화락금조풍) 오늘 아침 바람에 꽃이 지누나.

大旱得甘雨하고 (대한득감우) 큰 가뭄에 단비를 얻고

他鄕逢故人이라 (타향 봉고인) 타향에서 옛 친구를 만나네.

畵虎難畵骨이요 (화호난화골) 호랑이를 그려도 뼈는 그리기 어렵고

知人未知心이라 (지인미지심) 사람을 알아도 마음은 알 수 없다네.


水去不復回(수거불부회) 물은 흘러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고

言出難更收(언출난갱수) 말은 한 번 내면 다시 거두기 어렵다네.

學文千載寶(학문천재보) 글을 배우면 천년의 보배요

貪物一朝塵이라 (탐물일조진) 물건을 탐하면 하루아침의 티끌이라네.

文章李太白이요 (문장이태백) 문장은 이태백이 으뜸이요

筆法王羲之(필법왕희지) 필법은 왕희지라네.

一日不讀書(일일불독서) 하루라도 글을 읽지 않으면

口中生荊棘이라 (구중생형극) 입 안에 가시가 돋는다네.


花有重開日이나 (화유중개일) 꽃은 다시 필 날이 있지만

人無更少年이라 (인무갱소년) 사람은 다시 소년이 될 수 없도다.

白日莫虛送하라 (백일막허송) 젊은날을 헛되이 보내지 말게

靑春不再來니라 (청춘부재래) 청춘은 다시 오지 아니한다네.

 

天高日月明(천고일월명) 하늘이 높으매 해와 달이 밝고

地厚草木生(지후초목생) 땅이 두터우매 초목이 자라네.

父母乾坤竝(부모건곤병) 부모는 건곤으로 아우러고

君臣上下分(군신상하분) 군신은 상하로 나뉘였네

春來梨花白(춘래이화백) 봄이 오니 배나무 꽃은 하얗게 피고

夏至禾黍靑(하지화서청) 여름이 오니 벼와 기장이 푸르다.

秋涼黃菊發(추량국화발) 가을이 서늘함에 누른 국화가 만발하고

冬寒白雪來(동한백설래) 추운 겨울이 오면 흰 눈이 내린다.

 

月出天開眼(월출천개안) 달이 뜨면 하늘이 눈을 뜨고

山高地擧頭(산고지거두) 산이 높으니 땅은 머리를 들었다.

人心朝夕變(인심조석변) 사람의 마음을 아침과 저녁으로 변하고

山色古今同(산색고금동) 산의 색깔을 옛날이나 지금이 똑 같다.

日月千年鏡(일월천년경) 해와 달은 천년 변하지 않는 거울이요

江山萬古屛(강산만고병) 산과 강은 만년 동안 변치 않는 병풍이로다.

東西日月門(동서일월문) 동과 서는 해아 달의 문이요

南北鴻雁路(남북홍안로) 남과 북은 기러기 때의 길이로다.

 

十年燈下苦(십년등하고) 십년동안 등불아래 공부한 고생

三日馬頭榮(삼일마두영) 벼슬길에 올라 삼일동안 말을 타고 축하를 받는다.

一日不讀書(일일불독서) 하루라도 글을 읽지 않으면

口中生荊棘(구중생형극) 입 안에 가시가 돋아난다.

江山萬古主(강산만고주) 강과 산은 만고의 주인이지만

人物百年賓(인물백년빈) 사람은 강산에 잠시 왔다가 가는 나그네.

春北秋南雁(춘북추남안) 봄에는 북쪽, 가을에는 남쪽으로 기러기 왕래하고

朝西暮東虹(조서모동홍) 아침에는 서쪽, 저녁에는 동쪽에 무지개 빛난다.

 

日月籠中鳥(일월농중조) 해와 달은 새장 속에 있는 새와 같고

乾坤水上萍(건곤수상평) 하늘과 땅의 움직임은 물위에 부평초와 같네.

春水滿四澤(춘수만사택) 봄이면 연못에 물이 가득하고

夏雲多奇峯(하운다기봉) 여름의 구름은 기묘한 봉우리를 많더라.

秋月揚明輝(추월양명휘) 가을에 뜨는 달은 유난이 밝게 빛나고

冬嶺秀孤松(동령수고송) 겨울 산준령에 빼어난 소나무가 더욱 외롭구나.

日暮鷄登塒(일모계등시) 해가 지면 닭은 횃대 위에 오르고

天寒鳥入簷(천한조입첨) 날씨가 추우면 새들은 처마 밑으로 찾아 든다.

 

細雨池中看(세우지중간) 이슬비는 못 가운데서 그 형상을 볼 수 있고

微風木末知(미풍목말지) 미풍은 나무 끝을 보면 알 수가 있다.

松作迎客蓋(송작영객개) 소나무 밑은 손님을 맞는 채일 구실을 하고

月爲讀書燈(월위독서등) 달은 책을 읽는데 등불 구실을 한다.

桃梨千機錦(도리천기금) 복숭아 꽃과 배꽃은 베틀에 있는 비단 같고

江山一畵屛(강산일화병) 강산은 한 폭의 병풍과 같네.

微雲過河漢(미운과하한) 솜털구름은 은하수를 유유히 자나가고

疎雨滴梧桐(소우적오동) 소나기는 오동나무 잎을 적신다.

 

學文千載寶(학문천재보) 글을 배워 익히면 천년의 보물이 되나

貪物一朝塵(탐물일조진) 물건을 탐내면 하루아침의 티끌로 사라진다.

柳幕鶯爲客(류막앵위객) 버드나무는 꾀꼬리를 손님으로 맞아 들이고

花房蝶作郞(화방접작랑) 꽃은 나비를 서방으로 모시네.

山外山不盡(산외산부진) 산을 넘어도 산은 끝이 없고

路中路無窮(노중노무궁) 길은 가도 가도 끝없이 이어지네.

飮酒人顔赤(음주인안적) 술을 마시면 사람의 얼굴 붉어지고

食草馬口靑(식초마구청) 풀을 뜯으면 말의 입이 푸러지네.

 

雨後山如沐(우후산여목) 비온 뒤에 산은 목욕한 것 같고

風前草似醉(풍전초사취) 바람 불면 풀들은 술 취한 듯 흔들리네.

花笑聲未聽(화소성미청) 꽃이 웃어도 그 소리를 들은 적이 없고

鳥啼淚難看(조제루난간) 새가 울어도 그 눈물을 본 적이 없네.

風驅群飛雁(풍구군비안) 바람이 불어서 무리로 나는 기러기를 쫓고

月送獨去舟(월송독거주) 달은 홀로 가는 배를 전송하네.

小園鶯歌歇(소원앵가헐) 정원은 꾀꼬리가 노래하며 쉬는 곳이고

長門蝶舞多(장문접무다) 대문에는 나비가 때를 지어 춤을 추네.

 

風窓燈易滅(풍창등이멸) 창에 바람이 불면 등불은 쉽게 꺼지고

月屋夢難成(월옥몽난성) 달이 환히 밝으니 꿈을 이루기 어렵네.

白鷺一點雪(백로일점설) 백로는 한점의 흰 눈 같고

黃鶯一片金(황앵일편금) 노란 앵무새는 한조각 황금덩이 같네.

東西幾萬里(동서기만리) 동서는 몇 만 리 인지 알 수가 없고

南北不能尺(남북불능척) 남북은 아득하여 자로 잴 수가 없네.

狗走梅花落(구주매화락) 개가 달리니 매화꽃이 떨어지고

鷄行竹葉成(계행죽엽성) 닭이 쫒차가는 곳에 대 잎이 만들어지네.

 

竹筍黃犢角(죽순황독각) 죽순은 노란 송아지 뿔과 같고

蕨芽小兒拳(궐아소아권) 고사리 순은 어린이 주먹과 같네.

白雲山上蓋(백운산상개) 흰 구름은 산위에 있는 덮개 같고

明月水中珠(명월수중주) 밝은 달은 물속에 있는 구슬 같네.

花紅黃蜂鬧(화홍백운료) 꽃이 붉게 피니 벌들이 노래하고

草綠白馬嘶(초록백마사) 풀이 푸르게 욱어지니 백마가 뛰논다.

耕田埋春色(경전매춘색) 밭을 가니 봄을 땅에 묻는 것 같고

汲水斗月光(급수두월광) 물을 퍼오면 달빛도 함께 떠오는 것 같네.

 

畵虎難畵骨(화호난화골) 호랑이를 그려도 호랑이 뼈를 그리기 어렵고

知人未知心(지인미지심) 사람은 알아도 그 마음을 알기 어렵도다.

秋葉霜前落(추엽상전락) 가을에 잎사귀는 서리가 오면 떨어지고

春花雨後紅(춘화우후홍) 봄에 꽃은 비온 뒤에 붉게 피네.

雨滴沙顔縛(우적사안박) 비가 오면 백사장이 갑자기 얼룩지고

風來水先動(풍래수선동) 바람이 불면 물이 먼저 움직인다.

吹火女脣尖(취화여순첨) 불을 부는 여자의 입술은 뾰족하고

脫弁僧頭圓(탈변승두원) 모자를 벗은 중의 머리는 둥그네.


天傾西北邊(천경서북변) 하늘은 서북으로 기울었고

地卑東南界(지비동남계) 땅은 동남을 경계로 낮게 이어져 있네.

花有重開日(화유중개일) 꽃은 저도 다시 필 날이 있지만

人無更少年(인무갱소년) 사람은 늙으면 다시 소년이 될 수 없네.

鳥逐花間蝶(조축화간접) 새는 꽃 사이의 나비를 쫓아 다니고

鷄爭草中蟲(계쟁초중충) 닭은 풀 속의 벌레를 다투어 잡네.

山影推不出(산영추불출) 산 그림자 밀려와도 더 나가지 않고

月光掃還生(월광소환생) 달빛은 쓸어도 다시 생겨나네.


鳥喧蛇登樹(조훤사등수) 새가 지저귀니 나무우로 뱀이 오름을 알고

犬吠客到門(견폐객도문) 개가 짖으니 문 앞에 손님 온 것을 아네.

風來水面嚬(풍래수면빈) 바람이 부니 수면이 찰랑이고

雨齋雲始散(우재운시산) 비가 개이니 비로소 구름이 흩어지네.

石蹲壯士拳(석준장사권) 돌이 웅크린 모양은 장사의 주먹 같고

峰尖文章筆(봉첨문장필) 산봉우리 뾰족한 것은 글 쓰는 붓과 같네.

高峰撑天立(고봉탱천립) 높은 봉우리는 하늘을 떠받치는 것 같고

長江割地去(장강할지거) 긴 강은 땅을 갈라 베고 가는 것 같네.

 

野廣天低樹(야광천저수) 들이 넓으니 하늘이 낮아 나무에 걸린 것 같고

江淸月近人(강청월근인) 강이 맑으니 강 속에 달이 사람 가까이 있는 것 같네.

鳥宿池邊樹(조숙지변수) 새는 연못가에 있는 나무에서 잠을 자고

僧鼓月下門(승고월하문) 절에 있는 스님은 달빛 아래서 북을 친다.

水鳥浮還沒(수조부환몰) 물새는 물에 잠겼다 떴다가 하며 놀고

山雲斷復連(산운단부련) 산위에 있는 구름은 이어졌다 끊겼다 하네.

棹穿波底月(도천파저월) 배를 젓는 노는 파도 아래 달을 뚫고

船壓水中天(선압수중천) 물 위에 뜬 배는 물속에 비친 하늘을 눌렀네.

 

世事琴三尺(세사금삼척) 세상의 일은 거문고 석자로 뜻을 다하고

生涯酒一盃(생애주일배) 인생의 삶은 술 한 잔으로 달래네.

西亭江上月(서정강상월) 서쪽 정자 가에 흐르는 강위에 달이 뜨고

東閣雪中梅(동각설중매) 동쪽 누각 아래 설중매가 피네.

讀書爲貴人(독서위귀인) 글을 읽고 배우면 사람을 귀하게 만들고

不學作農夫(불학작농부) 배우지 않으면 쓸모없는 사람으로 만드네.

惜花愁夜雨(석화수야우) 꽃을 아끼는 마음은 어젯밤 비를 원망하고

病酒怨春鶯(병주원춘앵) 술병에 걸리니 봄 앵무새도 원망스럽네.


五夜燈前晝(오야등전주) 긴 밤이라도 등불 앞에서는 낮과 같고

六月亭下秋(육월정하추) 유월이라도 정자 아래 앉으니 가을 같이 시원하네.

鳧耕蒼海去(부경창해거) 물오리가 바다를 해엄치는 것은 밭을 가는 것 같고

鷺割靑山來(로할청산래) 백로가 날아오는 것은 청산을 베며오는 것 같네.

怒虎誠難犯(노호성난범) 성난 호랑이는 결코 범하면 아니 되고

飢狗走隣家(기구주인가) 굶주린 개는 이웃집으로 달려간다.

栗黃鼯來拾(율황오래습) 밤이 익으면 다람쥐들이 와서 주워가고

柿紅兒上摘(시홍아상적) 감이 붉게 익으면 아이가 올라가서 따가네.


日暮蒼山遠(일모창산원) 날이 저물면 푸른 산은 멀어지고

天寒白屋貧(천한백옥빈) 날씨가 추우니 집집마다 쓸쓸하게 보이네.

雨脚尺天地(우각척천지) 비가 주룩 내리는 것이 천지간을 재려는 것 같고

雷聲叱江山(뇌성질강산) 우레 소리는 강산을 질타하는 것 같네.

山雨夜鳴竹(산우야명죽) 밤에 비가 오니 대나무가 우는 것 같고

草蟲秋入床(초충추입상) 벌레는 가을이 오니 마루 밑으로 모이네.

歲去人頭白(세거인두백) 세월이 가니 사람의 머리는 희어지고

秋來樹葉黃(추래수엽황) 가을이 오니 나뭇잎이 누러지네.

 

洞深花意懶(동심화의라) 깊은 골짝에 피는 꽃은 계절을 잘 모르고

山纍水聲幽(산류수성유) 산이 깊으면 물소리는 그윽하게 들리네.

群星陳碧天(군성진벽천) 많은 별들은 푸른 하늘에 진을 치고

落葉戰秋山(낙엽전추산) 낙엽은 가을 동산에 병사들이 전쟁을 하는 것 같네.

靜裡乾坤大(정리건곤대) 고요할 때 천지의 거대함을 알 수 있고

閑中日月長(한중일월장) 한가로울 때 세월이 무척 길다는 것을 아네.

白酒紅人面(백주홍인면) 흰 술은 사람의 얼굴을 붉게 만들고

黃金黑吏心(황금흑이심) 황금은 관리의 마음을 검게 만드네.

 

男奴負薪去(남노부신거) 사네 하인은 나무를 지러 가고

女婢汲水來(여비급수래) 하녀는 물을 길러 오고 있네.

家貧思賢妻(가빈사현처) 집이 가난할수록 어진 아내를 생각하고

國亂思良相(국란사양상) 나라가 어지러울수록 좋은 재상을 생각하게 한다.

碧海黃龍宅(벽해황룡댁) 푸른 바다는 황룡의 집이고

靑松白鶴樓(청송백학루) 푸른 솔밭은 백학의 집이로다.

露凝千片玉(노응천편옥) 이슬이 맺히니 천 개의 구슬 모양 같고

菊散一叢金(국산일총금) 국화가 만발하니 황금이 모여서 쌓인 것 같네.


水去不復來(수거불부래) 물은 흘러가면 다시 오기 어렵고

言出難更收(언출난갱수) 말을 한번 뱉으면 다시 담기 어렵네.

脫冠翁頭白(탈관옹두백) 노인이 관을 벗으니 머리가 백발이고

開襟女乳圓(개금여유원) 여자가 옷깃을 여니 유방이 둥그네.

月爲無柄扇(월위무병선) 달은 자루 없는 부채 같고

星作絶纓珠(성작절영주) 별들은 마치 흩어진 구슬과 같네.

馬行駒隨後(마행구수후) 말이 앞에 가니 망아지 뒤따라가고

牛耕犢臥原(우경독와원) 소가 밭을 나니 송아지 들판에 누워있네.


月作雲間鏡(월작운간경) 달뜨니 구름사이에 거울 같이 보이고

風爲竹裡琴(풍위죽리금) 바람이 부니 대나무 숲에서 거문고 소리가 나네.

綠水鷗前鏡(녹수구전경) 푸른 물은 갈매기의 거울이 되고

靑松鶴後屛(청송학후병) 푸른 솔은 학을 위한 병풍이 되네.

落花憐不掃(낙화련불소) 꽃이 지니 가련하여 차마 쓸지 못하고

月明愛無眠(월명애무면) 달 밝으니 너무 좋아 잠을 잘 수 없네.

柳色黃金嫩(류색황금눈) 버들 빛깔을 황금같이 요염한 색을 내고

梨花白雪香(이화백설향) 배나무 꽃은 백설같이 희고 향기롭네.

 

月移山影改(월이산영개) 달이 옮겨가니 산 그림자 자꾸 바뀌고

日下樓痕消(일하루흔소) 해가 지니 누각 그림자 사라지네.

鳥飛枝二月(조비지이월) 새가 나뭇가지에서 팔락팔락 날아다니고

風吹葉八分(풍취엽팔분) 바람 불면 팔랑팔랑 나뭇잎이 휘날린다.

天長去無執(천장거무집) 하늘은 높고 멀어 가서 잡을 수가 없고

花老蝶不來(화로접불래) 꽃이 시들면 나비도 날아오지 않네.

短池孤草長(단지고초장) 작은 연못에는 풀이 많이 자라지 못하고

通市求利來(통시구리래) 시장에는 장사꾼이 이익을 찾아 모여드네.

 

好博閑忘宅(호박한망택) 도박을 좋아하면 집안일에는 관심이 없어지고

看章細覺情(간장세각정) 학문을 닦으려면 작은 일에 관심을 버려야 한다.

無水立沙鷗(무수입사구) 물이 없는 모래사장에 갈매기는 서있고

排草失家蟻(배초실가의) 풀이 없어지니 개미는 집을 잃어버린다.

花作娼女態(화작창녀태) 아름다운 꽃은 미인의 얼굴 같고

松守丈夫心(송수장부심) 소나무는 군자의 굳은 절개 같구나.

月到天心處(월도천심처) 달이 하늘 가운데 밝게 뜨고

風來水面時(풍래수면시) 바람이 수면을 불어 올 때.



一般淸意味(일반청의미) 이렇게 좋은 자연의 맑은 뜻을

料得少人知(료득소인지) 잘 아는 사람 많지가 않도다.

馬行千里路(마행천리로) 말은 천리 길을 달릴 수 있고

牛耕百畝田(우경백무전) 소는 백 이랑의 밭을 갈 수가 있네.

吳楚東南坼(오초동남탁) 오나라와 초나라는 동남으로 벌려져 있고

乾坤日夜浮(건곤일야부) 하늘과 땅은 낮과 밤으로 갈렸네.

月爲大將軍(월위대장군) 밤하늘의 달은 대장군과 같고

星作百萬師(성작백만사) 별들은 백만의 군사와 같도다.



靑松君子節(청송군자절) 푸른 소나무는 군자의 절의를 상징하고

綠竹烈女貞(녹죽열녀정) 푸른 대나무는 열녀의 정절을 뜻한다.

林風凉不絶(임풍량불절) 숲에서 부는 바람은 시원함이 그치지 않고

山月曉仍明(산월효잉명) 산에 뜨는 달은 새벽에도 더욱 밝다.

大旱得甘雨(대한득감우) 큰 가뭄에 단비를 만나니

他鄕逢故人(타향봉고인) 타향에서 옛 친구를 만난 것과 같도다.

白日莫虛送(백일막허송) 젊은 날을 허송하지 말라.

靑春不再來(청춘불재래) 한번 간 청춘은 다시 오지 아니한다.

 

日出扶桑路(일출부상로) 해는 부상 길에서 솟아나고

暮入若木枝(모입약목지) 저녁에는 약목 나뭇가지에서 쉬노라.

燕語雕樑晩(연어조량만) 제비가 처마에서 우는 것은 독수리가 노리기 때문이요

鶯啼綠樹深(앵제녹수심) 꾀꼬리가 우는 것은 숲이 우거졌기 때문.

山深然後寺(산심연후사) 산이 깊어야만 뒤쪽에 절을 짓고

花落以前春(화락이전춘) 꽃이 지지 않으니 아직 봄이로다.

猿嘯風中斷(원소풍중단) 원숭이 울음소리가 바람소리에 끊어지고

漁歌月下聞(어가월하문) 어부의 노래가 달빛아래서 들려오네.

 

山鳥下廳舍(산조하청사) 산새가 집 대청에 날라서 내려오고

添花落酒中(첨화락주중) 아름다운 꽃잎이 술잔에 떨어지네.

人分千里外(인분천리외) 친구는 천리 밖에 멀리 떨어져 있고

興在一杯中(흥재일배중) 즐겨 노는 흥은 한잔 술 속에 있네.

掬水月在手(국수월재수) 두 손으로 물을 뜨니 달이 손속에 있고

弄花香滿衣(농화향만의) 꽃을 갖고 노니 향기가 흠뻑 옷에 배이네.

興來無遠近(흥래무원근) 흥겨움은 멀고 가까움 없이 다가오고

欲去惜芳菲(욕거석방비) 떠나고자 하니 꽃향기가 마음을 붙들고 있네.


雲作千層峰(운작천층봉) 구름은 하늘에 천 층 봉우리를 만들고

虹爲百尺橋(홍위백척교) 무지개는 백 척의 다리를 만드네.

掃地黃金出(소지황금출) 마당을 쓰니 황금이 나오고

開門萬福來(개문만복래) 일찍 문을 열면 만복이 들어오네.

洗硯魚呑墨(세연어탄묵) 벼루를 씻으면 물고기가 먹을 삼키고

烹茶鶴避煙(팽차학피연) 차를 달이면 학이 연기를 피해 날아가네.

柳塘春水漫(류당춘수만) 언덕에 버들 있으니 봄물은 천천히 흐르고

花塢夕陽遲(화오석양지) 둑에 꽃이 만발하니 석양도 더디 지네.


白蝶紛紛雪(백접분분설) 흰 나비는 펄펄 내리는 눈과 같고

黃鶯片片金(황앵편편금) 누른빛 꾀꼬리 나는 것은 황금조각 떨어지는 것 같네.

文章李太白(문장이태백) 문장은 이태백이 으뜸이고

筆法王羲之(필법왕희지) 글 잘 쓰는 이는 왕희지가 제일 일세.

春意無分別(춘의무분별) 봄이 오면 마음은 분별 할 수 없고

人情有淺深(인정유천심) 사람의 정분에는 깊고 얕음이 있네.

初月將軍弓(초월장군궁) 초승달은 장군의 활과 같고

流星壯士矢(유성장사시) 유성은 장사의 화살과 같네.

 

 

氷解魚初躍(빙해어초약) 얼음이 녹으니 물고기 비로소 뛰고

風和雁欲歸(풍화안욕귀) 봄이 와 바람 고요하니 기러기 돌아가려하네.

高山白雲起(고산백운기) 높은 산에는 흰 구름 일고

南原芳草綠(남원방초록) 남쪽 들판에는 향기로운 풀 푸르네.

父母千年壽(부모천년수) 부모님은 오래 오래 사시기 바라고

子孫萬世榮(자손만세영) 자손은 만세에 번영하기 바라네.

竹筍尖如筆(죽순첨여필) 대나무 새순은 붓과 같이 뾰족하고

松葉細似針(송엽세사침) 솔잎은 바늘같이 가느네.

 

水連天共碧(수련천공벽) 수평선에 닿은 하늘은 모두 푸르고

風與月雙淸(풍여월쌍청) 바람과 달이 서로 어울려 맑고 밝도다.

曳杖石鷄鷄(예장석계계) 돌길을 지팡이 끌고 가니 닭들이 놀라 떠들고

伐木山雉雉(벌목산치치) 산속에 나무를 배니 꿩들이 놀라 달아나네.

蝶翅輕翻粉(접시경번분) 흰나비가 날면 하얀 가루가 흩날리는 것 같고

鶯聲巧囀簧(앵성교전황) 꾀꼬리 소리는 아름다운 피리소리처럼 들리네.

五老峰爲筆(오로봉위필) 오로봉을 붓으로 삼고

三湘作硯池(삼상작연지) 삼상을 먹을 가는 연지로 삼으며.

 

靑天一張紙(청천일장지) 푸른 하늘을 한 장의 종이로 해서

寫我腹中詩(사아복중시) 내 마음 속에 있는 시를 배끼고 십네.

林亭秋己晩(임정추이만) 숲속 정자에는 가을이 이미 깊고

騷客意無窮(소객의무궁) 소란한 손님 뜻을 헤아릴 길 없네.

遠水連天碧(원수연천벽) 수평선과 하늘 끝은 맞닿은 듯 짙푸르고

霜楓向日紅(상풍향일홍) 단풍에 내린 서리는 해를 향해 붉게 빛나네.

山吐孤輪月(산토고륜월) 산은 외롭워 둥근 달을 토해내고

江含萬里風(강함만리풍) 강은 만리서 불어오는 바람은 모두 삼키네.

 

塞鴻何處去(새홍하처거) 하늘가에 기러기는 어디로 가는지

聲斷暮雲中(성단모운중) 울음소리만 구름 속에서 끊어졌다 하네.

君在臣先死(군재신선사) 임금이 살아 있는데 신하가 먼저 죽고

母在子先死(모재자선사) 부모가 살아 있는데 자식이 먼저 죽는 것은

皆非臣子義(개비신자의) 모두 신하와 자식의 도리가 아니지만

無奈死於死(무나사어사) 인간이 어찌 죽음에서 벗어 날 수가 있으랴.

擊鼓催人命(격고최인명) 처형장 북소리 생명을 재촉하는데

回頭日欲斜(회두일욕사) 머리를 돌려 보니 해가 저물어 가네.

 

黃泉無客店(황천무객점) 황천에는 주막조차 없다하니

今夜宿誰家(금야숙수가) 오늘 밤은 누구 집에서 자고 갈거나.

秋風唯苦吟(추풍유고음) 가을바람은 시음하는 듯 쓸쓸이 불어 오는데

世路少知音(세로소지음) 고향의 소식은 듣기가 어렵네.

窓外三更雨(창외삼경우) 한밤중 창밖에 비가 내리니

燈前萬里心(등전만리심) 등불 앞에 앉은 내 마음 만 리 고향을 달려가네.

十五越溪女(십오월계녀) 열다섯 처녀 개울을 건너다가

羞人無語別(수인무어별) 부끄러워 별로 말이 없다가.

 

歸來掩重門(귀래엄중문) 집에 돌아와 문을 닫아 걸고

泣向梨花月(읍향이화월) 달빛 아래 배나무 꽃을 향해 홀로 눈물짓네.

昨過永明寺(작과영명사) 어제 영명사 지나오는 길에

暫登浮碧樓(잠등부벽루) 잠시 부벽루에 오르니

城空月一片(성공월일편) 텅 빈 성안에 홀로 뜬 달 한 조각

石老雲千秋(석로운천추) 이끼 낀 돌만이 천추 세월을 알리네.

麟馬去不返(린마거불반) 기린과 말은 달려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고

天孫何處遊(천손하처유) 젊은이들은 어느 곳에 다니면서 놀고 있을까.

 

長嘯倚風燈(장소의풍등) 휘파람소리는 바람과 돌담을 넘어 멀리 퍼지고

山靑江自流(산청강자류) 푸른 산을 옆에 끼고 강물은 유유히 흐르네.

水國秋光暮(수국추광모) 물가의 가을하늘은 점점 어두워지고

驚寒雁陳高(경한안진고) 날씨 추워지니 기러기 때 높이 날아가네.

憂心輾轉夜(우심전전야) 울적한 마음으로 온밤을 꼬박 새우니

殘月照弓刀(잔월조궁도) 서편으로 지는 이지러진 달 모양이 마치 궁도 같구나.

春雨細不滴(춘우세불적) 봄철의 이슬비는 옷깃을 적시지 못하고

夜中微有聲(야중미유성) 깊은 밤엔 작은 소리도 잘 들리는데

 

雪盡南溪漲(설진남계창) 눈이 녹으니 남쪽 시냇물은 넘칠 듯 흐르고

草芽多少生(초아다소생) 풀 잎의 싹들은 다투어 자란다

獨坐無來客(독좌무래객) 아무도 오는 이 없어 홀로 앉아 있으니

空庭雨氣昏(공정우기혼) 정원은 텅 비어 있고 석양은 보슬비 속에 저무는데

魚搖荷葉動(어요하엽동) 고기가 뛰놀면 연꽃잎도 따라 움직이고

鵲踏樹梢翻(작답수초번) 까치가 나뭇가지 끝을 걸어다니니 나뭇잎이 뒤집히네.

琴潤絃猶響(금윤현유향) 거문고 줄을 타니 소리가 더욱 곱게 들리고

爐寒火尙存(로한화상존) 싸늘한 화로에는 아직도 불씨 남아 있는데

泥途妨出入(니도방출입) 진흙길은 오고감에 방해가 되어

終日可關門(종일가관문) 하루 종일 걸어야 겨우 관문에 다다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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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슬산 가는 길/조오현(曺五鉉) 

 

비슬산 구비 길을 누가 돌아가는 걸까 

나무들 세월 벗고 구름 비껴 섰는 골을 

푸드득 하늘 가르며 까투리가 나는 걸까. 

 

거문고 줄 아니어도 밟고 가면 운(韻) 들릴까 

끊일 듯 이어진 길 이어질 듯 끊인 연(緣)을 

싸락눈 매운 향기가 옷자락에 지는 걸까. 

 

절은 또 먹물 입고 눈을 감고 앉았을까 

만 첩첩 두루 적막(寂寞) 비워 둬도 좋을 것을 

지금쯤 멧새 한 마리 깃 떨구고 가는 걸까. 

 

 ●초파일 밤 / 김 지하

 

꽃같네요

꽃밭 같네요

물기어린 눈에는 이승 같질 않네요

갈 수 있을까요

 

언젠가는 저기 저 꽃밭

살아 못 간다면 살아 못간다면

황천길에만은 꽃구경 할 수 있을까요

 

삼도천을 건너면 저기에 이를까요

벽 돌담 너머는 사월 초파일

인왕산 밤 연등, 연등, 연등

오색영롱한 꽃밭을 두고

돌아섭니다

 

쇠창살 등에 지고

침침한 감방 향해 돌아섭니다

굳은 시멘트 벽 속에

저벅거리는 교도관의 발자욱 울림 속에

캄캄한 내 가슴의 옥죄임 속에도

부처님은 오실까

연등은 켜질까요

 

고개가로저어

더 깊숙이 감방속으로 발을 옮기며

두 눈 질끈 감으면

더욱 영롱히 떠오르는 사월 초파일

인왕산 밤 연등, 연등, 연등

 

아아 참말 꽃 같네요

참말 꽃 같네요 

 

●풍경 달다/정호승 

 

운주사 와불님을 뵙고 

돌아오는 길에 

 

그대 가슴의 처마끝에 

풍경을 달고 돌아왔다. 

 

먼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 소리 들리면 

 

보고 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十一面觀音菩薩(십일면관음보살)/박종화(朴鍾和) 

 

 

千年(천년) 大佛(대불)을 

聖處女(성처녀)로 모시우다. 

胡蘆(호로) 한병으로 

東海(동해) 물을 불리시다. 

웃는듯 자브름하신가 하면 

조는듯이 웃으셨네 

담은듯 열으신듯 어여쁜 입술 

귀 귀울여 들으면 

향기로운 말씀 

도란도란 구으는듯 하구나. 

 

圓光寶冠(원광보관)이 모두 다 거룩하다. 

부드러운 두 볼 

날씬한 두 어깨 

春山峨眉(춘산아미)가 의젓이 열리셨네 

결곡하게 드리우신 코 

어여쁘다 방울조차 없구나. 

 

고운지고 보살의 손 

돌이면서 白魚(백어)같다 

新羅(신라) 옛美人(미인)이 

저렇듯이 거룩하오? 

무릎 꿇어 우러러 만지면 

薰香(훈향)내 높은 나렷한 살 기운 

당장 곧 따스할듯 하구나. 

 

●고사(古寺) 1 / 조지훈 

 

목어(木魚)를 두드리다 

졸음에 겨워 

 

고오운 상좌 아이도 

잠이 들었다. 

 

부처님은 말이 없이 

웃으시는데 

 

서역 만리(西域萬里) 길 

 

눈부신 노을 아래 

모란이 진다.

 

●서산마애삼존불 /오세영 

 

돌에서 깨어나 

인간으로 지금막 환생해서 

걸어나오는 미륵이여, 

이세상 첫걸음에 

알듯 모를듯 입가에 흘리는 

그대 미소는 

진정무엇을 말하려 함인가 

 

한송이 연꽃에도 우주가 있다는데 

그대를 막잠에서 깨운 

암벽의 진달래 

너무도 아름다워 그런것인가. 

돌도 佛性받아 

인간될 수 있음을 

한낱 미소로 깨닫게 해준 

서산(瑞山)운산면(雲山面) 

마애존불

 

●공양/안도현 

 

싸리꽃을 애무하는 산(山)벌의 날갯짓소리 일곱 근 

몰래 숨어 퍼뜨리는 칡꽃 향기 육십 평 

꽃잎 열기 이틀 전 백도라지 줄기의 슬픈 미동(微動) 두치 반 

외딴집 양철지붕을 두드리는 소낙비의 오랏줄 칠만구천 발 

한 차례 숨죽였다가 다시 우는 매미 울음 서른 되

 

●오체투지/이수익 

 

몸을 풀어서 

누에는 아름다운 비단을 짓고 

 

몸을 풀어서 

거미는 하늘 벼랑에 그물을 친다. 

 

몸을 풀어서, 

몸을 풀어서, 

나는 세상에 무얼 남기나. 

 

오늘도 나를 자빠뜨리고 달아난 해는 

서해바다 물결치는 수평선 끝에 

넋 놓고 붉은 피로 지고 있는데.

 

●관세음의 노래 /서정주 

 

그리움으로 여기 섰노라 

호수와 같은 그리움으로, 

이 싸늘한 돌과 돌 사이 

얼크러지는 칡넝쿨 밑에 

푸른 숨결은 내 것이로다. 

 

세월이 아주 나를 못 쓰는 티끌로서 

허공에, 허공에, 돌리기까지는 

부풀어오르는 가슴속에 파도와 

이 사랑은 내 것이로다. 

 

오고 가는 바람 속에 지새는 나달이여 

땅속에 파묻힌 찬란한 서라벌. 

땅속에 파묻힌 꽃 같은 남녀들이여. 

 

오 생겨났으면, 생겨났으면, 

나보다도 더 나를 사랑하는 이 

천년을,천년을, 사랑하는 이 

 

새로 햇볕에 생겨났으면 

새로 햇볕에 생겨나와서 

어둠 속에 날 가게 했으면,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이 한 마디 말 님께 아뢰고, 나도, 

이제는 바다에 돌아갔으면! 

 

허나 나는 여기 섰노라. 

앉아 계시는 석가의 곁에 

허리에 쬐그만 향낭을 차고 

 

이 싸늘한 바위 속에서 

날이 날마다 들이쉬고 내쉬이는 

푸른 숨결은 

 

아, 아직은 내 것이로다.

 

●탑을 돌며/서정윤 

 

진흙이 물을 담고 

옹기가 되어 서 있다 

모든 끝나는 곳에서 시작하는 

침묵을 보고 있으면 

세상은 찬란하게 빛난다 

아름다움 속에 죽음이 숨어 있다 

삶의 흰 이빨이 보인다

 

●미소론/유안진 

 

국보 제78호 

삼국시대 금동 미륵보살 반가사유상은 

한장 사진만으로도 

새 정토(淨土)이다 

언어도단(言語道斷)의 아름다운 극치 

극치의 신비 신비로운 절대 

 

이 미소 이상은 모두가 게거품질이고 

이 미소 이하는 모두가 딸꾹질이다 

안면근육경련이다.

 

●합장(合掌)/김소월 

 

나들이. 단 두 몸이라. 밤 빛은 배여와라. 

아, 이거 봐, 우거진 나무 아래로 달 들어라. 

우리는 말하며 걸었어라, 바람은 부는 대로. 

 

등(燈)불 빛에 거리는 헤적여라, 희미(稀微)한 하느편(便)에 

고이 밝은 그림자 아득이고 

퍽도 가까힌, 풀밭에서 이슬이 번쩍여라. 

 

밤은 막 깊어, 사방(四方)은 고요한데, 

이마즉, 말도 안하고, 더 안가고, 

길가에 우뚝하니. 눈감고 마주서서. 

 

먼먼 산(山). 산(山)절의 절 종(鍾)소리. 달빛은 지새어라.

 

●해인사/조병화 

 

큰 절이나 

작은 절이나 

믿음은 하나 

 

큰 집에 사나 

작은 집에 사나 

인간은 하나

 

●송광사에 와서/ 이근배 

 

아직도 흐르고 있느냐 

조계산이 온 몸으로 끌어 안던 

밤이 살 냄새를 다 씻지못하고 

물소리는 저데로 치닫고만 있느냐 

피가 비칠세랴 

뼈가 드러날세랴 

사랑은 숨죽여 안개속에 묻히더니 

그 입덧은 자꾸 기어나와 

국사전 뒷뜰에 부스럼같은 

상사화로 피어 있구나 

 

눈에 보이는 것은 

본래 없는 것이라고 하는데 

이름이야 열번 백번 

바뀐들 어떠랴 

산에 오면 나도 

산이 되어야 할텐데 

감로탑 앞에 서면 나도 

머리깍은 돌이 되어야 할텐데 

왜 내겐 물소리 뿐이지 

 

저 삐죽삐죽한 상사화들이 

내 잃어버린 사랑으로 보이지 

왜 나는 물소리가 되지 못하지 

헛것들에 갇혀서 

돌아오는 길을 잃고 있지

 

●백담사 /이성선 

 

저녁 공양를 마친 스님이 

절 마당은 쓴다 

마당 구석에 나앉은 큰 산 작은 산이 

빗자루에 쓸려 나간다 

산에 걸린 달도 

빗자루 끝에 쓸려 나간다 

조그만 마당 하늘에 걸린 마당 

정갈히 쓸어놓은 푸르른 하늘에 

푸른 별이 돋기 시작한다 

쓸면 쓸수록 별이 더 많이 돋아나고 

쓸면 쓸수록 물소리가 더 많아진다

 

●석굴암대불/유치환 

 

목놓아 터뜨리고 싶은 통곡을 견디고 

내 여기 한개 돌로 눈감고 앉았노니 

천년을 차거운 살결 아래 더욱 

아련한 핏줄, 흐르는 숨결을 보라 

 

먼솔바람 

부풀으는 동해 연잎 

소요로운 까막까치의 우짖음과 

뜻없이 지새는 흰달도 이마에 느끼노니 

 

뉘라 알랴! 

하마도 터지려는 통곡을 못내 견디고 

내 여기 한개 돌로 

적적히 눈감고 가부좌하였노니.

 

●돌아가는 길/문정희 

 

다가서지 마라 

눈과 코는 벌써 돌아가고 

마지막 흔적만 남은 석불 한 분 

지금 막 완성을 꾀하고 있다 

부처를 버리고 

다시 돌이 되고 있다 

어느 인연의 시간이 

눈과 코를 새긴 후 

여기는 천 년 인각사 뜨락 

부처의 감옥은 깊고 성스러웠다 

다시 한 송이 돌로 돌아가는 

자연 앞에 

시간은 아무 데도 없다 

부질없이 두 손 모으지 마라 

완성이라는 말도 

다만 저 멀리 비켜서거라

 

●우담바라 / 임영조 

 

청계사 극락보전 삼신불 앞에 

낯선 새떼들 왁자지껄 붐빈다 

네가 곧 부처다 

네 마음이 절이다 

아무리 일어줘도 못 알아들으니 

답답하신 부처는 문뜩 우담봐라! 

스스로 이마 찢고 꽃을 피웠다 

앞뜰 냉이 꽃다지도 덩달아 피고 

저 아래 마을에선 입이 싼 

풀잠자리 웃음소리 자지러지고 

오늘도 무사히 봄날은 간다.

 

●불국사(佛國寺)/박목월 

 

흰달빛 

자하문(紫霞門) 

 

달안개 

물소리 

 

대웅전(大雄殿) 

큰보살 

 

바람소리 

솔소리 

 

범영루(泛影樓) 

뜬그림자 

 

흐는히 

젖는데 

 

흰달빛 

자하문 

 

바람소리 물소리

 

●십일면관음(十一面觀音) 

-석굴암(石窟庵)  /김상옥 

 

오줏이 연좌(蓮坐)우에 발돋움하고 서서 

속눈섶 조으는듯 동해를 굽어 보고 

그 무슨 연유(緣由) 깊은 일 하마 말씀 하실까 

 

몸짓만 사리어도 흔들리는 구슬소리 

옷자락 겹친 속에 살ㅅ결이 꾀비치고 

도도록 내민 젖가슴 숨도 고이 쉬도다

 

  ●연등 / 염경희 

 

비비고 비벼 주름잡아 곱게 포갠 마음 

두둥실 오색구름 하늘 높이 걸어 놓은 

그 모습 

큰 가르침 부처님 오신 날을 

앞장서서 알리네

 

●부처님 오신 날 봉축시 /홍사성

 

순정한 이 마음

두 손으로 감싸 모웁니다

 

두 손 모아서

연꽃 한 송이 피웁니다

 

막 피어난 청신한 꽃

당신께 바칩니다

 

당신은 하늘 아래 땅 위에서

가장 소중한 분

 

무릎 꿇고 올리는 이 꽃

받아주소서

 

연꽃 같은 내 마음

받아주소서

 

●부처님   /유자효

 

기다리지 마

다음이란 없어

탁발 스님을 보았을 때 시주를 하고

걸인을 만났을 때 동전 하나라도 던져야 해

부처님은 다시는 오지 않아

오직 한 번

네 앞에 모습을 나타내신

그때를 놓치지 마다

음이란 없는 게야

다음이란

 

●초파일   /민영

 

진달래꽃 피었다 지고

유채꽃이 피었습니다.

 

유채꽃이 피었다 지고

함박꽃이 피었습니다.

 

함박꽃이 피었다 지면

제비붓꽃 피어날까요?

 

하늘과 땅에

청노새빛 햇살 퍼지고

 

바다 건너 西天에서

아기 부처님 목소리 들려옵니다.

 

●돌부처의 미소    /목필균

-용화사 미륵존불

 

부안 바다에 정박했던 바람이

미륵골 대숲에서 수런거리며

천수경을 읊는다

 

아들 점지해주던 영험도

입으로 지은 허물 닦아주던

진언도 생매장되어

안으로만 내공을 쌓았는지

 

코가 떨어져 나가도

귓불이 잘려 나가도

기척도 없다

 

땅 속에 묻히고도

다시 세상 빛을 봐도

묵언수행

 

오가는 사람 덧없어

 ……. …….

천이백 년 고행 길

안으로 삼켜지는 목탁소리

풍화되지 않은

돌부처의 미소만이

한겨울 눈부신 햇살로 돋아난다

 

●부처바위    /손택수

 

경주 남산 스님 한 분 바위 속에 갇혀 있다. 

반야나무 망고나무 잎 아래 결가부좌 튼 채 안으로 

금이 가고 금길 따라 빗물이 흘러드는 소리를 엿듣고 있다. 

죽어서 바위는 모래알을 남기고 고승은 사리알을 남긴다는데…… 

천년 비바람에 가사 옷주름이 지워지고 

얼굴선이 희미해지면서 둘은 이제 어지간히 닮아도 보인다. 

그러나 바위가 사리알이 되기까지, 

스님이 모래알이 되기까지 크낙한 저 침묵은 또 천년을 살아야 한다는 것일까. 

선정에 든 바위에서 흐르는 눈물, 모래 쓸리는 소리가 아릿하다.

 

●부처꽃    /김내식

 

성전암으로 올라가는 

옥같이 푸른 물에

사월 초파일 煙燈에 타오르는 촛불처럼

부처꽃이 조롱조롱 매달려

바람에 하늘거린다

 

참새가 날아가며 머리에 똥을 싸도

천년을 빙그레 미소만 짖는

觀音菩薩의 인자한 미소처럼 편안하고 소박하게

매미들 우는 소리 들으며

참선하는 스님인가 붉

 

은 꽃대를 다소곳 숙여

조용히 합장한다

산을 오르는 자는 무엇을 채우려 올라가는지

무엇을 비우고 떠나는지 알 필요 없이

늘 제 자리에 만족하며

때 되면 꽃 피우다 씨 뿌리고 스러져

물 같은 삶을 제시해주는

살아있는 부처이다

 

●갓바위 부처님  /여한경

 

그까짓 이름이야

아무라면 어떠냐.

팔공산 관봉(冠峯) 정수리에

높이 홀로 앉아서도

눈시울 내리깔고는

아래로만 내려보는 부처님

구름처럼

벌떼처럼

하늘마당에 모인 사람들

촛불 연등 밝혀놓고

축원 염불 밤낮으로 시끄럽지만

모두를 굽어보며

모두를 헤아리며

광명(光明)으로 이끄시는 부처님

하늘보다

드높아만 보이시네.

 

●난쟁이 부처   /김영천

 

앉은키가 겨우 한 자나 될까 하는

돌부처

歷史나 이승의 업이 내내 돌의 무게로

누른다 하더라도

지금은 어느 세상을 꿈꾸는가

아무 것도 듣지 않고

아무 것도 말하지 않는 무표정으로

참 오랜 설법을 한다

불쑥 세상을 털고 일어서면

그 키가 하늘을 닿을라

잔설께를 비추던 암벽의 그림자가

한 자나 멀리 비킨다

나도 서둘러 마음을 비킨다.

 

●바람   /조평구

 

바람이 억새밭을 스치며

"우리도 일천배 올리자!"

바람이 낙엽을 굴리며

"우리도 탑돌이 하자!"

바람이 개울물 스치며

"우리도 찬불가 부르자!"

바람이 부처님 되고 싶어

대웅전 쪽으로 몰려갑니다.

 

●냄비가 부처 같다   /임영석

 

펄펄 끓는 물을 보니

냄비가 부처 같다

펄펄 끓는 물을 안고

움직이지 않는 저 힘,

부처가 연꽃에 앉아

번뇌하는 기도 같다

 

●둥근 길    /이태수

 

경주 남산 돌부처는 눈이 없다

귀도 코도 입도 없다

 

천년 바람에 껍데기 다 내주고

천년을 거슬러 되돌아가고 있다

안 보고 안 듣고 안 맡으려 하거나

더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다

 

천년의 알맹이 안으로 쟁여 가기 위해

다시 천년의 새 길을 보듬어 오기 위해

느릿느릿 돌로 되돌아가고 있다

돌 속의 둥근 길을 가고 있다

 

새 천 년을 새롭게 열기 위해

둥글게 돌 속의 길을 가고 있다

 

●부처   /오규원

 

남산의 한중턱에 돌부처가 서 있다

나무들은 모두 부처와 거리를 두고 서 있고

햇빛은 거리 없이 부처의 몸에 붙어 있다

코는 누가 떼어갔어도 코 대신 빛을 담고

빛이 담기지 않는 자리에는 빛 대신 그늘을 담고

언제나 웃고 있다

곁에는 돌들이 드문드문 앉아 있고

지나가던 새 한 마리 부처의 머리에 와 앉는다

깃을 다듬으며 쉬다가 돌아앉아

부처의 한쪽 눈에 똥을 눠놓고 간다

새는 사라지고

부처는 웃는 눈에 붙은 똥을 말리고 있다

 

●반가사유상    /김환식

 

천년을 사유하고 있었을 것이다

지긋이 눈을 감은 채

턱을 괴고 앉은 손가락 사이로

천년의 바람도

고스란히 사유하고 갔을 것이다

담담한 미소는

천년을 사유하고도

그 끝을 풀어 볼 수 없는

한 생의 수수께끼

삶이란

우문현답을 사유하는 것이다

 

●눈물 부처   /서정춘·

 

비 내리네 이 저녁을

빈 깡통 두드리며

우리집 단칸방에 깡통 거지 앉아 있네

빗물소리 한없이 받아주는

눈물 거지 앉아 있네 

 

●연꽃   /이문조

 

연잎에 맺힌 이슬방울 또르르 또르르

세상 오욕에 물들지 않는 굳은 의지

 

썩은 물 먹고서도 어쩜 저리 맑을까

길게 뻗은 꽃대궁에 부처님의 환한 미소

 

혼탁한 세상 어두운 세상 불 밝힐 이

자비의 은은한 미소 연꽃 너밖에 없어라.

 

●합장     /목필균

 

대웅전 문턱을 넘어서도

모르는 척 미동 없이

연꽃잎만 헤아리는 부처님

 

지은 죄업의 손과

죄업을 사하는 손이

마주한다

 

묻지도 답하지도 않는

금빛 침묵

 

오면 간다던가

가면 온다던가

 

어둠을 비워내는

촛불이 흔들린다

 

구정물로 빠져나가는

모진 세상살이

 

찰나의 평온함이

가슴에 피어난다

 

 

● 예수와 부처가 만나무척 반가워하면

안 될까 / 정연복

 

기독교와 불교가 다정히 손잡으면 안 될까 

크리스천과 불교도가 뜨겁게 포옹하면 안 될까 

교회당과 법당이 나란히 서 있으면 안 될까 

하느님 나라와 극락정토가함께 있으면 안 될까 

구원과 열반이동시에 이루어지면 안 될까 

묵주와 목탁이같이 놓여 있으면 안 될까

 십자가 둘레를 연꽃으로수놓으면 안 될까

 

●부처  /김진경

 

치자꽃 향기가 좋아 코를 댔더니 

그 큰 꽃송이가 툭 떨어지다 

귀한 꽃 다친 게 미안해서 

손바닥 모아 꽃송일 감추었더니 

합장 인산 줄 알았던가? 

보는 이마다 합장한 채 고개를 숙이고 간다 

어허, 여기선 치자꽃이 부처일세!

 

●회향    /박노해

 

부처가 위대한 건 버리고

떠났기 때문이 아니다 

고행했기 때문이 아니다 

깨달았기 때문이 아니다

부처가 부처인 것은 

회향(廻向)했기 때문이다

그 모든 것을 크게 되돌려 

세상을 바꿔냈기 때문이다

자기 시대 자기 나라 먹고 사는

민중의 생활 속으로

급변하는 인간의 마음속으로 

거부할 수 없는 봄기운으로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욕망 뒤얽힌 이 시장 속에서 

온몸으로 현실과 부딪치면서 

관계마다 새롭게 피워내는 

저 눈물나는 꽃들 꽃들 꽃들 

그대 오늘은 오늘의 연꽃을 보여다오

 

●연못가에서   /박종대

 

넓죽한 잎 펼쳐 놓고

어서 오게하시는데

연꽃 말씀 받아 오실

그런 분 안 계신가

저 위에 사뿐 올라 앉을

이슬 방울 같은 사람

 

●부처를 찾지 마라   /김종제

 

산중 절에 가서 쇠의 몸에 번쩍 번쩍 금옷 입힌 부처를 찾지 마라 길가 교회에 가서 흙으로 빚고 돌로 조각해 놓은 예수를 찾지 마라 살과 피와 뼈 만들어 주고 숨쉬게 해준 네 아버지 어머니가 부처다 무덥고 추운 세상 두 어깨를 펼치고 이파리 무성하게 드리워 그늘 짙게 만든 느티나무 같은 장작이 되어 뜨겁게 불타오른 아버지가 부처다 예수다 연약한 장미꽃 한 송이로 피어 일편단심 붉은 마음 던지며 쓰레기같이 더러운 세상 향기 나게 만드신 어머니가 보살이다 마리아다 이 땅에서 미륵을 찾지 마라 저 하늘에서 천사를 찾지 마라 너의 아버지와 너의 어머니로부터 낳은 네가 낳은 너의 아들과 딸이 장차 이 세상을 구원할 미륵이다 악마와 싸워 이길 천사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로부터 부처를 찾아라 예수를 찾아라 세상의 모든 자식으로부터 미륵을 찾아라 천사를 찾아라

 

●무위사 돌부처    /김경윤

 

어머니, 오늘 하루는 좀 쉬세요 헤진 옷 주름진 얼굴이지만 여기 와서 뵈니 참 보기 좋네요 낮이면 산바람도 쐬고 밤이면 월출산 달구경도 하세요 지친 어머니 얼굴 여기서 다시 뵈니 눈물보다 먼저 반가움이 앞서네요 가부좌로 앉아 계신 우리 어머니 사십년 행상길에 갈라진 발바닥 바셀린 바르고 비닐로 동여매어 양말도 제대로 못 신고 늘 누비보선에 절뚝이시던 어머니, 오늘 하루는 좀 쉬세요 말씀 없으셔도 어머니 살아온 세월 흰머리 주름진 얼굴에 가득하네요 금난가사 입지 않고 후광이 없어도 어머니 모습 참 거룩하네요

 

●소년 부처     /정호승

 

경주박물관 앞마당봉숭아도 맨드라미도 피어 있는 화단가목 잘린 돌부처들 나란히 앉아햇살에 눈부시다여름방학을 맞은 초등학생들조르르 관광버스에서 내려머리 없는 돌부처들한테 다가가자기 머리를 얹어본다소년 부처다누구나 일생에 한번씩은부처가 되어보라고부처님들 일찍이 자기 목을 잘랐구나

 

●부처꽃     /최영희

 

몇 겁의 연緣을 살다 탈속하고 부처,,, 꽃 청 빛, 하늘가 연못가 아니하고 덤불 속 편안도 하시구나 칠 선녀 고이 보내 연못 위 선(善)으로 앉히시고 무지렁이처럼 아무렇게나 자란 풀숲 눈에도 잘 뵈지 않는 밥풀 만한 보랏빛 꽃, 부처라 한다 바람이 마구 흔들어 댄다역시 탈속일까 부처의 미소 참 평안도 하시다.

 

●자기답게 사는 길   /법정스님

 

사람은 누구에겐가 의존하려는 버릇이 있다. 부처님이라 할지라도 그는 타인, 불교는 부처님을 믿는 것이 아니라 그의 가르침에 따라 자기 자신답게 사는 길이다.그러므로 불교란 부처님의 가르침일 뿐 아니라 나 자신이 부처가 되는 자기 실현의 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의지할 것은 부처님이 아니라 나 자신과 진리뿐이라는 것.불교는 이와 같이 자기 탐구의 종교다. 자기 탐구의 과정에서 끝없는 이웃(衆生)의 존재를 발견한 것이 대승 불교이다.초기 불교가 자기 자신을 강조한 것은 자기에게서 시작하려는 뜻에서이다. 자기에게서 시작해 이웃과 세상을 도달하라는 것.자기 자신에게만 갇혀 있다면 그건 종교일 수 없다. 인간에게 있어 진실한 지혜란 이웃의 존재를 보는 지혜다. 자기라는 표현이 때로는 만인 공통의 "마음"으로 바뀐다.

 

●산산조각   /정호승

 

룸비니에서 사온 흙으로 만든 부처님이마룻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목은 목대로 발가락은 발가락대로산산조각이 나얼른 허리를 굽히고무릎을 꿇고서랍 속에 넣어 두었던순간접착제를 꺼내 붙였다그때 늘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불쌍한 내 머리를다정히 쓰다듬어 주시면서부처님이 말씀하셨다산산조각이 나면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산산조각이 나면산산조각으로 살아 갈 수 있지

 

●초파일   /동호 조남명

 

연꽃이 물속에서 나와 대웅전 천정에도 앞마당에도 부처님의 지혜가 일렁인다어둠을 걷어내 지혜로 세상을 밝히는 빈자일등貧者一燈의 마음이다혼자 우는 풍경 그 속 깊은 아픔은 부처님이 알고 검버섯 수놓은 구릿빛 범종의 텁텁한 소리는 경내를 먹는다북적거리는 두 손 모은 행렬에 나뭇잎도 일천 배를 한다중문 활짝 열고 앉으신 한번 안아보고 싶은 듬직한 부처님 만일이 오늘 같았으면 하며 지긋이 실눈 뜨고 만족해 하신다

 

●달마    /김시천 

 

달마는 달을 보지 않았으나 스스로 밝았다 그 마음에 달떴음이라  제 마음에 달 있는 줄 모르는 자 바람 부는 날 솔숲에나 가 보아라  가서 오지 마라 제 마음에 뜨는 달 보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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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꽃 / 애련설 (주돈이)

내가 오직 연꽃을 사랑함은 진흙속에서 났지만

거기에 물들지 않고 맑은 물결에 씻겨도 오염하지 않고

속이 비어서 사심이 없다

가지가 뻗지 않아 흔들림이 없고 그윽한 향기는 멀수록 더욱 맑고

그의 높은 품격은 누구도 업신여기지 못한다.

그러므로 연꽃은 꽃 가운데 군자라 한다

 

봄꽃 / 강신갑

초록빛 대지에 지천으로 핀다.

흐드러진 물결 훤한 밤

사모하는 이여

그대에게 봄꽃이고 싶다.

봄꽃 / 조철형

바다로 가는 해도

발걸음을 멈추고 싶은 날 상큼한 제 향기에

화들짝 깨어나

스치는 찬 바람도 미워하지 않고

벌거벗은 몸

꽃망울이고 봄빛으로 오는 임을 맞이하는가.

봄꽃들의 수다 / 박상휘

봄꽃들의 수다에 가슴이 녹는다. 얼 만큼 웃다가 또 떠날 걸

그토록 가녀린 웃음으로

너는 바람을 휘젓는 구나 사랑이 날리고

눈물이 날리고 너로하여

어둠이 걷히어져

산 너머로 가겠지

봄꽃을 보니 / 김시천

봄꽃을 보니

그리운 사람 더욱 그립습니다

이 봄엔 나도

내 마음 무거운

빗장을 풀고

봄꽃처럼 그리운

가슴 맑게 씻어서

사랑하는 사람 앞에

서고 싶습니다

조금은 수줍은 듯

어색한 미소도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렇게 평생을

피었다 지고 싶습니다

봄꽃 / 이승복

흰 벚꽃 고운 꽃잎

님의 속살처럼

하얗다 하얗다

밤에 더 곱더라

진달래 분홍 꽃잎

님의 입술처럼

붉다 붉다

정열로 안기더라

개나리 노란 꽃잎

님의 마음처럼

노랗다 노랗다

그 속을 알 수 없어라.

봄 꽃을 보니 / 김시천

그리운 사람 더욱 그립습니다

이 봄엔 나도

내 마음 무거운 빗장을 폴고

봄 꽃처럼 그리운 가슴 맑게 씻어서

사랑하는 사람 앞에 서고 싶습니다

조금은 수즙은 듯 어색한 미소도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렇게 평생을

피다 지고 싶습니다

다 당신입니다 / 김용택

개나리꽃이 피면

개나리꽃 피는대로

살구꽃이 피면은

살구꽃이 피는대로

비오면 비오는 대로

그리워요 보고 싶어요

손잡고 싶어요

봄을 위하여 / 천상병

겨울만 되면

나는 언제나

봄을 기다리며 산다

입춘도 지났으니

이젠 봄기운이 화사하다.

영국의 시인 바이런도

'겨울리 오면

봄이 멀지 안다'고 했는데

내가 어찌 이 말을 잊으랴?

봄이 오면

생기가 돋아나고

기운이 찬다

봄이여 빨리 오라

꽃을 보려면 / 정호승

꽃씨 속에 숨어 있는

꽃을 보려면

고요히 눈이 녹기를 기다려라

꽃씨 속에 숨어 있는

잎을 보려면

흙의 가슴이 따뜻해지기를 기다려라

꽃씨 속에 숨어 있는

어머니를 만나려면

들에 나가 먼저 봄이 되어라

꽃씨 속에 숨어 있는

꽃을 보려면

평생 버리지 않았던 칼을 버려라

저무는 꽃잎 / 도종환

가장 화려하게 피었을때

그리하여 이제는 저무는 일만 남았을때

추하지 않게 지는 일을

준비하는 꽃은 오히려 고요하다

화려한 빛깔과 향기를

다만 며칠이라도 더 붙들어두기 위해

조바심이 나서

머리채를 흔드는 꽃들도 많지만

아름다움 조금씩 저무는 날들이

생에 있어서는 더욱 소중하다는 것을

아름다운 날에 대한 욕심 접는 만큼

꽃맺이 한치씩 커오른다는 걸

아는 꽃들의 자태는

세월 앞에 오히려 담백하다

떨어진 꽃잎 하나

가만히 볼에 대어보는

봄날 오후..

창 포 / 신동엽

축축한 찬비는 주룩주룩 나리는데

찬 유리창에 이마를 기대이고

남색 외로운 창포만 바라본다.

빗줄기 속에 떠올랐다간 조용히 숨어 버리는

못 견디게 그리운 모습

혈맥을 타고 치밀어오는 애수 고독 적막

눈물이 조용히 뺨을 흘러나린다.

찢기운 이 마음 우수 짙은 빗줄기 속을 방황하는데

한결 저 꽃에서만 설레이는 이 가슴에

정다운 속삭임이

아아, 마구 뛰어나가 꽃잎이 이즈러지도록

입술에 부벼 보고 싶고나

미칠 듯이 넘치는 가슴에

힘껏 눌러보고 싶고나.

채송화/- 강남옥-

좀 알은 체해 주면 어때서 나여기 살아 이토록 쓸쓸히

눈부시잖냐고 낮은 뜨락 환하게 꽃등 심지 돋우어도

키 큰 나무 잎사귀에 누워 거드름만 피우고,

내민 입술에 싱거운 바람만 얹어놓는 햇살이여.

그리운 눈길로 쫓아가면 마알간 물 수제비 하나 톡 떠 주고.

유월 지친 짝사랑에 눈 한번 맞추이면 화들짝 까무러치며

나는 꽃이 되곤 했지요.

강산이 세 번씩 옮겨 앉도록 곁눈질 못 배운 어리석음

부디 오셔서 오래오래 비웃어 주지 않으시련지.

키 작은 내 주소에 이름 매겨 주시면 열 손톱 아래 먹물로

문패 새겨 두렸더니, 벼랑 되짚어 오는 꿈길엔 별들만 차례로지워 지더군요.

, 나도 한번쯤 일어서고 싶지만 너무 오래 꿇어앉아 있었나봅니다.

이제 남은 기다림에 저린 발을 뻗고 눈곱만한 연분으로야물겠습니다.

그리고 목발은 문밖에 내다놓겠습니다.

비록 앉은뱅이의 짝사랑이었지만 당찬 내 눈빛 허물어질까두려우니.

민들레 / 류시화

민들레 풀씨처럼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게

그렇게 세상의 강을 건널 수는 없을까

민들레가 나에게 가르쳐 주었네

슬프면 때로 슬피 울라고

그러면 민들레 풀씨처럼 가벼워진다고

슬픔은 왜

저만치 떨어져서 바라보면

슬프지 않은 것일까

민들레 풀씨처럼

얼마만큼의 거리를 갖고

그렇게 세상 위를 떠다닐 수는 없을까

민들레가 나에게 가르쳐 주었네

슬프면 때로 슬피 울라고

그러면 민들레 풀씨처럼 가벼워진다.

멍텅구리 꽃 / 이수복

꽃이 피어나는 것은 당신에게보이기 위함이요,

그 꽃이 지는 것은 당신에게 잠시 잊혀지기 위해서예요.

우리가 사랑을 한다는 것은 파도의 금빛,

우리가 사랑을 한다는 것은 파도의 은빛 같은 것이예요.

사람살이라는 건 꽃이 피는 아름다움이고 꽃이 지는

아름다움 속에 출렁이는 꽃상여, 그 흩어짐이에요.

우리가 사랑을 한다는 것은 금빛의 파도,

우리가 사랑을 한다는 것은 은빛의 파도 같은 것이에요.

다만 지금 나의 마음 가득히 봄눈 같은 별꽃 별꽃 별꽃이

밤마다 살풀이로 밀려오고 있음을 당신은 알고 계시나요?

별꽃 보고 사랑하면 무얼해, 멍텅구니!

물망초 / 김남조

기억해 주어요

부디 날 기억해 주어요

나야 이대로 못 잊는 연보라의 물망초지만

혹시는 날 잊으려 바라시면은

유순히 편안스레 잊어라도 주어요

나야 언제나 못 잊는 꽃이름의 물망초지만

깜깜한 밤에 속 이파리 피어나는

나무들의 기쁨

당신 그늘에 등불 없이 서 있어도

달밤 같은 위로 사랑과 꽃이

영혼의 길을 트고 살았을 적엔

미소와 도취만이 큰배 같던 것

당신이 간 후

바람곁에 내버린 꽃빛 연보라는

못 잊어 넋을 우는 물망초지만

기억해 주어요

지금은 눈도 먼 물망초지만.

물망초 / 김춘수

부르면 대답할 듯한

손을 흔들면 내려올 듯도 한

그러면서 아득히 먼

그대의 모습,

- 하늘의 별일까요?

꽃피고 바람 잔 우리들의 그 날,

- 나를 잊지 마셔요.

그 음성 오늘 따라

더욱 가까이에 들리네

들리네

아카시아에게 /서금자

지난밤 깊은 악몽에

모진바람 너를 때렸는데

순결한 눈망울 멍들었을까?

밤을 새워 기도하였다

어둠의 건너편으로 비바람 사라지고

햇살 또한 눈부신데...

! 너의 모습 그대로인채

작은 가슴 떨고 있구나

가려진 꽃잎속에 숨겨진

삶에의 큰사랑

향기로 깊어지고

바람은 가만가만

오월을 흩어놓는다

찔 레 / 문정희

꿈결처럼 초록이 흐르는 이계절에

그리운 가슴 가만히 열어

한 그루 찔레로 서 있고 싶다.

사랑하던 그 사람 조금만 더 다가서면

서로가 꽃이 되었을 이름.

오늘은 송이송이 흰 찔레꽃으로 피워 놓고

먼 여행에서 돌아와 이슬을 털 듯 추억을 털며

초록 속에 가만히 서 있고 싶다.

그대 사랑하는 동안 내겐 우는 날이 많았었다.

아픔이 출렁거리 늘 말을 잃어 갔다.

패랭이꽃 / 류시화

살아갈 날들보다

살아온 날이 더 힘들어

어떤 때는 자꾸만

패랭이꽃을 쳐다본다

한때는많은 결심을 했었다

타인에 대해

또 나 자신에 대해

나를 힘들게 한 것은

바로 그런 결심들이었다

이상하지 않은가 삶이란 것은

자꾸만 눈에 밟히는

패랭이꽃

누군가에게 무엇으로 남길 바라지만

한편으론 잊혀지지 않는게 두려워

자꾸만 쳐다보게 되는

패랭이꽃

꽃의 이유 / 마종기

꽃이 피는 이유를

전에는 몰랐다.

꽃이 필 적마다

꽃나무 전체가

작게 떠는 것도 몰랐다.

꽃이 지는 이유도

전에는 몰랐다.

꽃이 질 적마다

나무 주위에는

잠에서 깨어나는

물 젖은 바람 소리.

사랑해본 적이 있는가.

누가 물어보면 어쩔까.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 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들꽃 언덕에서 / 유한지

들꽃언덕에서 알았다.

값비싼 화초는 사람이 키우고

값없는 들꽃은

하나님이 키우시는 것을

그래서 들꽃 향기는

하늘의 향기인 것을

그래서 하늘의 눈금과 땅의 눈금은

언제나 다르고 달라야 한다는 것도

들꽃 언덕에서 알았다.

봄꽃을 위한 론도 / 김선광-

꽃에게

어떤 아픔이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적지 않은 아픔이 있어서

저리 눈부신 기쁨으로

함께 피어 나는가.

꽃에게

어떤 기쁨이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적지 않은 기쁨이 있어서

저리 눈부신 아픔으로

함께 지는가.

가시나무도 꽃을 피운다 / 정지완

내가 나를 받아들인 자리에서

열매가 열린다.

수만 개의 창을 빳빳이 세우는

나의 하루

최초에 나를 만든

당신의 목적을 몰라

내가 나를 찌르려 할 때

꽃 핀다 눈동자만하게

내 가시를 헤집고

날아오는 이의 몸집만하게

꽃 핀다 힘겹게 힘겹게

그리고, 꽃 진 자리에

불록볼록 배짱 좋게

튀어나오는 노란 열매들

나를 다스려낸 자리,

나는 향기로 안을 수 있다

꽃으로 잎으로 / 유안진

그래도 세상은 살 만한 곳이며

뭐니뭐니 해도 사랑은 아름답다고

돌아온 꽃들

낯 붉히며 소근소근

잎새들도

까닥까닥 맞장구 치는 봄날

속눈썹 끄트머리

아지랑이 얼굴이며

귓바퀴에 들리는 듯

그리운 목소리며

아직도 아직도 사랑합니다.

꽃지면 잎이 돋듯

사랑진 그 자리에 우정을 키우며

이 세상 한 울타리 안에

이 하늘 한 지붕 밑에

먼 듯 가까운 듯

꽃으로 잎으로 우리는

결국 함께 살고 있습니다.

제비꽃 곁에서 / 김선광

나의 사랑은

들꽃과 같았으면 좋겠다.

자주자주

새로운 아침과 저녁을 맞이하면서

곱게 지는 법을 아는

풀꽃이었으면 좋겠다.

긴 사랑의 끝이

오히려 남루할 때가 있나니

키 낮은 풀꽃 뒤에

숨길 수 없는 큰 몸을 하고

파란 입술의 제비꽃아.

나는 얼마를 더

부끄러워하면 되겠느냐.

내 탐욕의 발목을

주저앉히는 바람이 일어

깊이 허리 눕히는 풀잎 곁에서

내 쓰러졌다가

허심의 몸으로 일어서야겠다.

풀꽃들의 행복 / 이해인

커다란 잎사귀가

팔을 벌려 안기운

플라타나스 가로수 아래

풀꽃들의 흩날림은

더욱 더 푸르렀다.

크로버 꽃들 속에

행운 지닌 웃음

시계 꽃 같은 행복한 몸짓.

구름무게 지나간 흔적 어딘가

세상의 힘겨움을 다 씻어간

풀꽃 웃음들은

행복한 얼굴로

빛 푸른 하늘만큼

산소를 뿌려 놓았다.

/ 정호승

마음속에 박힌 못을 뽑아

그 자리에 꽃을 심는다

마음속에 박힌 말뚝을 뽑아

그 자리에 꽃을 심는다

꽃이 인간의 눈물이라면

인간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꽃이 인간의 꿈이라면

인간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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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공도(司空圖) 의 이십사시품(二十四詩品)

 

 

사공도는 당나라 말의 시인으로. 그의 대표적 詩 작품인 이십사시품(二十四詩品)은 시의 의경(意境-詩心을 마음속에 묘사하는것)을 24품(品)으로 나누어, 각 품에 4언의 운어(韻語)에 12구를 형성하여 모두가 288구로 장문의 시작을 하였는데 각 意境의 품격을 상징적이며 해설적으로 표현하였다. 그의 시는 당나라 말기에 으뜸으로 꼽혔으며, 특히 고결한 기품이 있기로 알려져 오고 있다. 

 

 

1. 雄渾(웅혼-웅장하여 막힘이 없음)

大用外腓(대용외비) : 위대한 활용을 밖에다 덮어 둔다면,
眞體內充(진체내충) : 진실한 본체는 안쪽에 충만하리로다.
返虛入渾(반허입혼) : 빈 곳에 돌아와 막힘 없는 데로 들어오면.
積健爲雄(적건위웅) : 강건함을 쌓아 비로소 웅자하게 된다네.
具備萬物(구비만물) : 만물의 이치를 갖추어 준비한다면,
橫絶太空(횡절태공) : 큰 허공을 단숨에 끊어버리네.
荒荒油雲(황황유운) : 뭉게구름처럼 마구 피어 오르고,
寥寥長風(요요장풍) : 기나 긴 바람은 자취 없이 사라진다네.
超以象外(초이상외) : 만가지 물상 밖을 밟아 뛰어넘어,
得其寰中(득기환중) : 그 세계의 중심을 얻는도다.
持之匪强(지지비강) : 중심을 유지함에 억지가 없고,
來之無窮(내지무궁) : 그것을 가져옴에 다함이 없도다

 

2. 沖澹(충담-조용하고 깨끗함)

素處以黙(소처이묵) : 말없이 소박하게 살아가나니,
妙機其微(묘기기미) : 오묘한 기틀은 더욱 기묘하도다.
飮之太和(음지태화) : 크게 조화로움을 마시고 나면,
獨鶴與飛(독학여비) : 외로운 학과 함께 날아다니네.
猶之惠風(유지혜풍) : 마치 남풍과도 같아서,
苒苒在衣(염염재의) : 부드럽게 옷에 와 닿는도다.
閱音修篁(열음수황) : 긴 대숲의 소리 견주어 듣고,
美曰載歸(미왈재귀) : 좋아서 싣고 돌아가리라 말하네.
遇之匪深(우지비심) : 만나보면 그리 깊지 않으나,
卽之愈稀(즉지유희) : 다가가면 더욱 희소해 지는도다.
脫有形似(탈유형사) : 형상에 비슷한 점 있음을 털어버리니,
握手已違(악수이위) : 손으로 잡으면 이미 어긋난다네.

 

3. 纖穠(섬농-날씬함과 통통함의 비례적 아름다운 표현)

采采流之(채채류지) : 이리저리 다니며 캐고캐어,
蓬蓬遠春(봉봉원춘) : 저 멀리 떠다니는 아득한 봄날이여.
窈窕深谷(요조심곡) : 그윽한 깊은 골짜기에서,
時見美人(시견미인) : 때때로 미인을 바라보네.
碧桃滿樹(벽도만수) : 푸른 복숭아 나무에 가득 열리는데,
風日水濱(풍일수빈) : 바람부는 날의 물가로다.
柳陰路曲(유음노곡) : 버드나무 그늘 이는 길모퉁이에,
流鶯比隣(유앵비린) : 사방을 날아다니는 앵무새로다.
乘之愈往(승지유왕) : 잡아 타면 더욱 멀리 가고,
識之愈眞(식지유진) : 알게 되면 더욱 더 실감난다네.
如將不盡(여장부진) : 만약 다하지 않음 이용하면,
與古爲新(여고위신) : 옛사람과 더불어 새로워진다네. 

 

 

4. 沈着(침착-작품 내용이 들뜨지 아니하고 차분함)

綠杉野屋(녹삼야옥) : 초록 삼나무 늘어선 시골집에,
落日氣淸(낙일기청) : 지는 해에 공기는 맑기만 하네.
脫巾獨步(탈건독보) : 두건을 벋고 혼자 걸으며,
時聞鳥聲(시문조성) : 때때로 새소리 듣는다네.
鴻雁不來(홍안불래) : 기러기는 오지도 않고,
之子遠行(지자원행) : 그대는 멀리 떠났도다.
所思不遠(소사불원) : 그대를 생각함은 멀어지지 않으니,
若爲平生(약위평생) : 평생을 같이 하는 듯하여라.
海風碧雲(해풍벽운) : 바닷 바람 이는데 푸른 구름 피어나고,
夜渚月明(야저월명) : 밤 물가에  달빛이 밝도다.
如有佳語(여유가어) : 이 기분 표현할 좋은 말 있다면,
大河前橫(대하전횡) : 큰 강물 앞에 가로누운 듯하여라.

 

5. 高古(고고-세상을 초월하여 고상하고 고풍스러움)

畸人乘眞(기인승진) : 기인이 참된 기운 타고,
手把芙蓉(수파부용) : 연꽃을 손에 잡고 있으면서.
泛彼浩劫(범피호겁) : 저 무한한 영겁의 시간에 띄운,
窅然空蹤(요연공종) : 아련한 빈 발자취이어라.
月出東斗(월출동두) : 달이 동쪽 두수의 자리에서 나오나니,
好風相從(호풍상종) : 좋은 바람이 뒤따르는도다.
太華夜碧(태화야벽) : 화산의 밤은 푸르기만 한데,
人聞淸鍾(인문청종) : 사람들은 그 맑은 종소리 듣는다네.
虛佇神素(허저신소) : 우두커니 서서 신령한 본 바탕을 보니,
脫然畦封(탈연휴봉) : 한계를 뛰어넘어 초탈해 진다네.
黃唐在獨(황당재독) : 황제와 요임금의 경지를 홀로 지니니,
落落玄宗(낙락현종) : 드물고 드문 현묘한 최고의 경지로다. 

 

6. 典雅(전아-법도에 맞아 아담함)

玉壺買春(옥호매춘) : 옥으로 만든 병속에 봄을  사 담고,
賞雨茅屋(상우모옥) : 초가집에서 내리는 비를 구경 하네.
座中佳士(좌중가사) : 자리엔 좋은 선비들로 가득하고,
左右脩竹(좌우수죽) : 좌우엔 기다란 대나무숲이라네.
白雲初晴(백운초청) : 갓 비개고 흰구름 두둥실 피어나는데,
幽鳥相逐(유조상축) : 그윽히 지저귀는 산새들 날아다니네.
眠琴綠陰(면금녹음) : 숲 그늘 속에서 거문고 베고 자는데,
上有飛瀑(상유비폭) : 위로 나는 듯 떨어지는 폭포수로다.
花落無言(화락무언) : 떨어지는 꽃 잎은 말이 없는데,
人澹如菊(인담여국) : 사람의 마음 담담하기 국화꽃 같도다.
書之歲華(서지세화) : 이것을 한 해의 풍광으로 글을 지으면,
其曰可讀(기왈가독) : 사람들은 읽을 만하다고 할 것이로다.

 

7. 세련(洗練-문장에 어색함이 없이 잘 다듬어짐)

如鑛出金(여광출금) : 광석에서 금이 나오는 듯,
如鉛出銀(여연출은) : 납에서 은이 나오는 듯하여라.
超心鍊冶(초심련야) : 담금질하는 곳에서 마음이 벗어나오면,
切愛緇磷(절애치린) : 마음은 부처의 경지를 지극히 좋아한다네.
空潭瀉春(공담사춘) : 빈 못에 봄의 기운 쏟아내는데,
古鏡照神(고경조신) : 오래된 거울에 정신을 비춰본다네.
體素儲潔(체소저결) : 몸을 소박하게 하고 정결함을 쌓아,
乘月返眞(승월반진) : 달빛 타고 진리의 본체로 돌아 오도다.
載瞻星辰(재첨성진) : 온갓 별빛에 바라보는 눈을 싣고,
載歌幽人(재가유인) : 숨어사는 사람에 노래 싣는다네.
流水今日(유수금일) : 흐르는 물은 오늘의 모습이요,
明月前身(명월전신) : 밝은 달은 전생의 내 모습이어라

 

 

8. 勁健(경건-묘사력이 굳세고 힘참)

行神如空(행신여공) : 마음을 씀에는 공중을 지나듯,
行氣如虹(행기여홍) : 기운을 씀에는 무지개 피우듯 하여라.
巫峽千尋(무협천심) : 무협 천길 낭떠러지에,
走雲連風(주운연풍) : 달려가는 구름이요 불어대는 바람이어라.
飮眞茹强(음진여강) : 진리를 마시며 강함을 먹이고,
蓄素守中(축소수중) : 바탕을 쌓고 중심을 지킨다네.
喩彼行健(유피행건) : 저러한 운행을 건강함에 비유하나니,
是謂存雄(시위존웅) : 이것이 바로 웅자함을 지닌다 할것이로다.
天地與立(천지여립) : 하늘과 땅과 함께 더불어 서고,
神化攸同(신화유동) : 신령의 변화와 함께하는 바로다.
期之以實(기지이실) : 충실함을 지키고,
銜之以終(함지이종) : 마지막까지 지켜나가야 하는도다. 

 

 

9. 綺麗(기려-작품속에 표현력의 다양함이 있어 곱고 아름다움)

神存富貴(신존부귀) : 정신에 부귀함을 지녀야,
始輕黃金(시경황금) : 비로소 황금을 가벼이 여길 수 있도다.
濃盡必枯(농진필고) : 짙은 것 다하면 반드시 메마르나,
澹者屢深(담자루심) : 담담한 것은 자꾸 깊어만 진다네.
霧餘水畔(무여수반) : 물가에 자욱히 안개 끼어 있는데,
紅杏在林(홍행재림) : 붉은 살구나무는 수풀 속에 있도다.
月明華屋(월명화옥) : 화려한 저택에 달은 밝디 밝고,
畵橋碧陰(화교벽음) : 그림 그려진 다리에 푸른 그늘이 진다네.
金樽酒滿(금준주만) : 아름 다운 술잔에 술이 가득한데,
其客彈琴(기객탄금) : 객이 주인을 위해 거문고를 탄다네.
取之自足(취지자족) : 이를 듣고난 객은 만족하나니,
良嬋美襟(양선미금) : 진실로 마음 속이 아름다워진다네. 

 

 

10. 自然(자연-조화의 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일체의것)

俯拾卽是(부습즉시) : 내려보고 주우면 곧 그 것이라도,
不取諸隣(불취제린) : 이웃에서 그것을 취하지 않느니라.
俱道適往(구도적왕) : 길을 갖추어 알맞게 가고,
著手成春(저수성춘) : 손을 대면 곳 따뜻한 봄이로다.
如逢花開(여봉화개) : 만나보면 꽃이 피고,
如瞻新歲(여첨신세) : 보라보면 해가 새로워진다네.
眞予不奪(진여불탈) : 진정으로 준 것은 빼았지 않고,
强得易貧(강득이빈) : 억지로 얻은 것은 쉽게 가난해진다네.
幽人空山(유인공산) : 인적 없는 빈 산에 숨어사는 사람,
過水菜蘋(과수채빈) : 물 가를 지나면서 마름을 따노라.
薄言情晤(박언정오) : 말은 적어도 마음은 밝아,
悠悠天鈞(유유천균) : 자연의 법칙은 그윽하기만 하도다.

 

11. 豪放(호방-의기가 장하여 작은 일에 거리낌이 없음)

觀花匪禁(관화비금) : 꽃을 구경 함에 금하지 않으며,
呑吐太虛(탄토태허) : 천지 허공을 삼키고 토해 내는도다.
由道返氣(유도반기) : 도리를 따르다가 기로 돌아가고,
處得以狂(처득이광) : 광기로서 한 자리 얻기도 한다네.
天風浪浪(천풍낭랑) : 하늘에 바람은 낭랑하고,
海山蒼蒼(해산창창) : 바다와 산은 푸르기만 하도다.
眞力彌滿(진력미만) : 참된 힘이 가득차고.
前招三辰(전초삼진) : 앞으로는 달과 별과 해를 부르고,
後引鳳凰(후인봉황) : 위에서는 봉황새를 데려온다.
曉策六鼇(효책육오) : 해 뜰 무렵 여섯 큰거북을 채찍질하여,
濯足扶桑(탁족부상) : 동해 바다 부상에서 발을 씻는도다. 

 

12. 含蓄(함축-깊은 뜻이 집약되어 간직됨)

不著一字(부저일자) : 한 글자 짓지 않아도,
盡得風流(진득풍류) : 풍류를 다 터득하나니.
語不涉己(어불섭기) : 말은 자기를 표현해 주지 않아도,
若不堪憂(약불감우) : 우려하지 않는 듯 한다네.
是有眞帝(시유진제) : 여기에는 진리의 제왕이 들어있어,
與之沈浮(여지침부) : 더불어 그것과 뜨고 가라앉음 계속하네.
如淥滿洒(여록만쇄) : 술을 가득히 걸러놓은 듯하여,
花時返秋(화시반추) : 꽃 피는 때에도 가을로 돌아간다네.
悠悠空塵(유유공진) : 먼지 한 점이 아득한 하늘,
忽忽海漚(홀홀해구) : 홀홀히 잠기는 바닷물결이어라.
淺深聚散(천심취산) : 얕고 깊고, 모이고 흩어짐,
萬取一收(만취일수) : 만가지에서 단 하나를 취해들이노라.

 

 

13. 精神(정신-물질과 육체에 대하여 마음의 목적의식)

欲返不盡(욕반부진) : 돌아가려 하나 가지 못해,
相期與來(상기여래) : 서로 기다리다가 만나 함께 온다네.
明漪絶底(명의절저) : 맑은 물결 속까지 보이고,
奇花初胎(기화초태) : 기히한 꽃이 갓 봉오리 맺는도다.
靑春鸚鵡(청춘앵무) : 싱그런 봄날의 앵무새들,
楊柳樓臺(양류누대) : 버들 사이 누대에 노니네.
碧山人來(벽산인래) : 푸른 산에 사람이 찾아 오니,
淸酒滿杯(청주만배) : 맑은 술이 술잔에 가득하도다.
生氣遠出(생기원출) : 생기는 멀리 뻗어가고,
浮蛆死灰(부저사회) : 식은 재는 붙어있지 않는다네.
妙造自然(묘조자연) : 스스로 그렇게 교묘히 이루어졌으니,
伊誰與哉(이수여재) : 그 누구와 함께 하리오. 

 

14. 縝密(진밀-섬세하고 신중하여 빈틈이 없음)

是有眞跡(시유진적) : 이곳에 참 자취 있으나,
如不可知(여불가지) : 알 수는 없을 것 같도다.
意象欲生(의상욕생) : 형상의 의미가 살아나려하니,
造化已奇(조화이기) : 조화가 이미 기이하도다.
水流花開(수류화개) : 물 흐르는 곳에 꽃 피니,
淸露未晞(청로미희) : 맑은 이슬이 마르지 않는도다.
要路悠遠(요로유원) : 중요한 길은 아득히 멀고,
幽行爲遲(유행위지) : 그윽한 곳 가는 길도 더디지만 하도다.
語不欲犯(어불욕범) : 말로는 범하기를 바라지 않고,
思不欲癡(사불욕치) : 생각은 어리석어지기를 원하지 않는도다.
猶春於綠(유춘어록) : 봄날에 초촉 풀빛에 있는 것같고,
明月雪時(명월설시) : 흰 눈에 밝은 달빛 비치는 때 같도다.

 

15. 疎野(소야-작품 내용이 활달하여 예법에 얽매이지 않음)

惟性所宅(유성소택) : 성품에 따라 머무나니,
眞取弗羈(진취불기) : 천진하게 취하고 얽매이지 않는도다.
拾物自富(습물자부) : 물건을 주워 사용해도 부자로 여기고,
與率爲期(여솔위기) : 언제나 솔직하기를 바란다네.
築屋松下(축옥송하) : 소나무 아래에 집을 지어,
脫帽看詩(탈모간시) : 모자를 벗고서 시를 살펴본다네.
但知旦暮(단지단모) : 다만 아침과 저녁만 알 뿐,
不辨何時(불변하시) : 시간이 어느 때인지를 가리지 못한다네.
倘然適意(당연적의) : 어쩌다 기분에 맞겠지만,
豈必有爲(기필유위) : 어찌 반드시 일부러 그렇게 했겠는가.
若其天放(약기천방) : 만약 그것이 천성의 방림이라면,
如是得之(여시득지) : 이렇게 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이리라

 

 

16. 淸奇(청기-작품의 깨끗한 소재와 남다르게 기이한 분위기)

娟娟群松(연연군송) : 아름다운 여러 소나무 숲,
下有漪流(하유의류) : 아래엔 맑은 물이 흘러간다.
晴雪滿汀(청설만정) : 개인 날, 물가에 눈이 가득하고,
隔溪漁舟(격계어주) : 개울 건너엔 고기잡이배가 떠있네.
可人如玉(가인여옥) : 마음에 맞는 사람 옥 같고,
步屐尋幽(보극심유) : 나막신 신고 깊숙한 곳을 찾는도다.
載行載止(재행재지) : 가다가 또 섰다가 하며 가니,
空碧悠悠(공벽유유) : 푸른 하늘은 아득하기만 하노라.
神出古異(신출고이) : 옛적의 기이함이 묘하게 나오니,
澹不可收(담불가수) : 담담함을 담을 수가 없도다.
如月之曙(여월지서) : 달이 밝아지는 듯하고,
如氣之秋(여기지추) : 공기가 마치 가을이 된 것 같도다.

 

17. 委曲(위곡-작품 내용의 자세하고 소상함)

登彼太行(등피태행) : 저 태행산에 오르노라니,
翠遶羊腸(취요양장) : 푸르름이 구비진 산길을 에워싼다.
杳靄流玉(묘애류옥) : 아득한 안개는 옥빛 흐르는 듯,
悠悠花香(유유화향) : 꽃향기가 아득히 풍겨나오는구나.
力之於時(역지어시) : 이때에 힘을 주어 불어대니,
聲之於羌(성지어강) : 호돌기 피리소리가 일어나는구나.
似往已回(사왕이회) : 가버린 것 같아도 이미 돌아오고,
如幽匪藏(여유비장) : 그윽한 것 같아도 감춰지지 않았다네.
水理璇洑(수리선보) : 물은 옥무늬 생긴 못처럼 흐르고,
鵬風翶翔(붕풍고상) : 붕새는 바람처럼 날아오르는도다.
道不自器(도부자기) : 도는 처음 모양 고집하지 않고,
與之圓方(여지원방) : 정황에 따라 둥글게도 모나게도 되도다

 

18. 實境(실경-생각과 마음의 대상이 되는 실제의것)

取語甚直(취어심직) : 말을 선택함이 심히 직접적이고,
計思匪深(계사비심) : 생각함이 깊지 아니하네.
忽逢幽人(홀봉유인) : 숨어 편히 사는 사람 갑자기 만나니,
如見道心(여견도심) : 마치 도심을 보는 것 같도다.
淸澗之曲(청간지곡) : 굽이 굽이 흐르는 맑은 골짝물에,
碧松之陰(벽송지음) : 푸른 소나무의 그늘이 지네.
一客荷樵(일객하초) : 한 나그네는 나무를 지고가는데,
一客聽琴(일객청금) : 한 나그네는 피리소리를 듣고있도다.
情性所至(정성소지) : 성정이 가는 곳에 있지,
妙不自尋(묘불자심) : 묘하게 자의로 찾지는 않는도다.
遇之自天(우지자천) : 하늘로부터 우연히 얻었지만,
冷然希音(냉연희음) : 맑게 울리는 드문 소리일 것이로다.

 

19. 悲慨(비개-작품 속의 슬퍼하고 개탄함)

大風捲水(대풍권수) : 큰 바람이 물을 말아올리고,
林木爲摧(임목위최) : 숲의 나무들이 바람에 꺾인다네.
意苦若死(의고약사) : 마음이 괴로워 죽을 것 같아,
招憩不來(초게불래) : 쉬어가게 불러도 오지 않는다네.
百歲如流(백세여류) : 인생 백년이 흐르는 물 같이 지나고,
富貴冷灰(부귀냉회) : 부귀영화는 차가운 재가 되었도다.
大道日往(대도일왕) : 대도는 날마다 멀어지니,
若爲雄才(약위웅재) : 웅대한 재주는 어떻게 되었는가.
壯士拂劍(장사불검) : 장사는 검을 털어버리고,
泫然彌哀(현연미애) : 확연히 슬픔이 가득하도다.
蕭蕭落葉(소소낙엽) : 쓸쓸히 낙엽지고,
漏雨蒼苔(누우창태) : 빗물은 푸른 이끼에 떨어진다네

 

   

20. 形容(형용-사물의 어떠함을 말, 글, 시늉을 통하여 드러냄)

絶佇靈素(절저영소) : 잠념을 끊고 신령한 바탕을 기다리면,
少回淸眞(소회청진) : 후에 대상의 맑고 참된 모습에 돌아가네.
如覓水影(여멱수영) : 물의 그림자를 찾는 듯 하고,
如寫陽春(여사양춘) : 따뜻한 봄을 그려내는 듯하여라.
風雲變態(풍운변태) : 바람과 구름의 변화하는 모양,
花草精神(화초정신) : 꽃과 풀의 정채로움이라.
海之波瀾(해지파란) : 바다의 찬란한 물결,
山之嶙岣(산지린구) : 산의 험준하고도 높음이라.
俱似大道(구사대도) : 모두가 대도와 유사하니,
妙契同塵(묘계동진) : 묘하게 결합되어 속세와 같도다.
離形得似(이형득사) : 형태를 떠나 유사함을 얻으면,
庶幾斯人(서기사인) : 이 사람과 거의 가까워지느니라.

 

21. 超詣(초예-작품이 매우 뛰어나고 뛰어남)

匪神之靈(비신지령) : 정신의 영묘함이 아니고,
匪幾之微(비기지미) : 심기의 미묘함도 아니니라.
如將白雲(여장백운) : 흰구름을 거느린다면,
淸風與歸(청풍여귀) : 맑은 바람과 함께 돌아간다네.
遠引若至(원인약지) : 멀리 당겨 그곳에 이른 것 같으나,
臨之己非(임지기비) : 가보면 이미 그것이 아니니라.
少有道契(소유도계) : 어려서 도와 합치함이 있어,
終與俗違(종여속위) : 끝내 세속과는 맞지 않는도다.
亂山喬木(난산교목) : 어지러이 많은 산에 높이 솟은 나무,
碧苔芳暉(벽태방휘) : 푸른 이끼에 꽃다운 봄빛이로다.
誦之思之(송지사지) : 그것을 외우고, 그것을 생각하니,
其聲愈稀(기성유희) : 그 소리 더욱 희미해지는도다.

 

 

22. 飄逸(표일-작품의 품격이 청신하고 뜻이 고원함)

落落欲往(낙락욕왕) : 뒤로 처져서 가려고 하나니,
矯矯不群(교교불군) : 교교히 무리에 어울리지 않는도다.
山之鶴(구산지학) : 구산에 머무는 학이요,
華頂之雲(화정지운) : 화산 봉우리의 구름이라네.
高人畵中(고인화중) : 이름난  화가의 그림 속에,
令色絪縕(영색인온) : 아름다운 빛 온기에 싸여있도다.
鄕風蓬葉(향풍봉엽) : 쑥 잎 같은 자들이 흠모하고 추종하여,
泛彼無垠(범피무은) : 저 먼 곳에 마음 띄워 끝없이 흘러가네.
如不可執(여불가집) : 만약 잡을 수 없을 것도 같고,
如將有聞(여장유문) : 장차 소식이 있을 것도 같도다.
識者已傾(식자이경) : 아는 자는 이미 그것에 기울어지고,
期之愈分(기지유분) : 기대할수록 더욱 나누어지기만 한다네.

 

23. 曠達(광달-작품 내용의 도량이 너그럽고 큼)

生者百歲(생자백세) : 살아 간가는것은 백년 뿐인데,
相去幾何(상거기하) : 서로 떨어짐이 얼마인가.
歡樂苦短(환락고단) : 환락과 고단함,
憂愁實多(우수실다) : 근심과 걱정이 실로 많도다.
何如尊酒(하여존주) : 술 한 말 함이 어떤가,
日往煙蘿(일왕연라) : 날마다 안개 낀 댕댕이 넝쿨 찾는도다.
花覆茆簷(화복묘첨) : 꽃은 초가집 처마를 덮고 있는데,
疏雨相過(소우상과) : 성긴 비 오면서 지나가네.
倒酒旣盡(도주기진) : 술잔을 기울여 다 마시고,
杖藜行歌(장려행가) : 지팡이 짚고 걸으며 노래를 부르네.
孰不有古(숙불유고) : 누가 예스러움을 지니지 않으리,
南山峨峨(남산아아) : 남산처럼 높고도 높도다.

 

 

24. 流動(유동-글발이 아무런 지장 없이 흘러 움직이는 현상)

若納水輨(약납수관) : 물 모으는 바퀴채 같기도 하고,
如轉丸珠(여전환주) : 구르는 궁근 구슬 같기도 하네.
夫豈可道(부기가도) : 어찌 말로 할 수 있으랴,
假體遺愚(가체유우) : 그래서 형체를 빌려 우매한 자에게 남기네.
荒荒坤軸(황황곤축) : 지축은 아늑히 황막하고,
悠悠天樞(유유천추) : 천축은 아득히 멀기만 하네.
載要其端(재요기단) : 그 단서만 찾아 두텁게 지닌다면,
載同其符(재동기부) : 그 부합됨이 같을 것이로다.
超超神明(초초신명) : 우주를 주관하는 신령은 초연하여,
返返冥無(반반명무) : 어두운 허무의 세계로 돌아가도다.
來往千載(내왕천재) : 천년을 두고 오고 또 가나니,
是之謂乎(호지위호) : 이를 두고 이르는 것인가?.

 

 

▶  인물 사공도 司空圖, 837-908  
 
사공도는 당나라 말의 시인으로. 그의 대표적 詩 작품인 이십사시품(二十四詩品)은 시의 의경(意境)을 24품(品)으로 나누어, 각 품에 4언의 운어(韻語)에 12구를 형성하여 모두가 288구로 장문의 시작을 하였는데 각 意境의 품격을 상징적이며 해설적으로 표현하였다. 그의 시는 당나라 말기에 으뜸으로 꼽혔으며, 특히 고결한 기품이 있기로 알려져 오고 있다. 
 

   자는 表聖이며 山西省의 河中虞鄕 출생으로 咸通 년간인 869년 진사에 급제하여 예부시랑 즉,:副大臣이 되었고 왕응(王凝)에게 인정을 받았는데,  재상 노휴(攜)에게 높은 절개가 알려져, 여러 관직을 거쳐 禮部郞中 즉, 예부 諸司의 長이 되었다. 黃巢의 무리가 장안을 침범하여 희종이 蜀나라로 피난하였을 때, 그는 이를 따르려다 河中으로 돌아갔다. 후에 희종이 還幸 도중 봉상(鳳翔)에서 불러들여 知制誥 즉天子의 內命詔告를 맡아보는 벼슬에 명하였다.

   후일에 산서성 中條山의 王官谷에 은퇴하여 스스로 내욕거사(耐辱居士)라 일컬으며 유영속문(遊詠屬文)을 일삼았다. 朱全忠이 唐나라 조정을 찬탈한 후 사공도를 불렀으나 나아가지 않고, 908년 哀帝가 살해되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식음을 전폐하고 자진하였다.   그러나 우리 나라 성씨인 司空씨의 문중에서는 사공도를 시조로 모시고 있어 그 연유가 다소 의문스럽기도 하다. 

 사공도의 문집에는 사공표성문집(司空表聖文集) 10권과 시집 5권이 전해지고 있다.

-중화인물대백과사전의 내용을 약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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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사에 따른 한자의 쓰임

 

[한자와 한문의 쓰임] 한자는 글자마다 각기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말과 같이 조사나 어미의 활용이 없기 때문에 같은 글자라도 그 놓이는 자리에 따라 뜻을 나타내는 성분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明(밝을 명)' 자는 '明月(명월)'과 같이 앞에 놓인 경우는 '밝은 달'이라는 뜻이 되어 '月'을 수식하는 관형사의 구실을 한다. 이와 달리 '月明(월명)'처럼 '明' 자가 뒤에 놓이면 '달이 밝다'는 뜻이 되어 형용사의 구실을 한다. 따라서 한문을 알기 위해서는 이러한 쓰임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품사의 분류] 문장에 쓰인 한자를 그 뜻과 구실에 따라서 나눈 것을 품사의 분류라고 한다. 한문의 품사는 명사·대명사·동사·형용사·부사·접속사·관계사·어조사·감탄사의 9품사로 나눈다. 이 중에서 한 문장의 주성분이 되어 꼭 새겨야 하는 글자를 실사(實辭)라 하고, 문장의 부성분으로서 실사를 도와 널리 활용되는 글자를 허사(虛辭)라고 한다.

實辭

명사 대명사 동사 형용사 부사

虛辭

접속사 개사( 전치사 후치사) 종결사 감탄사

 

[명사] 사물의 이름을 나타내는 말로서 그 쓰이는 범위에 따라 다음 두 가지로 나뉜다. 곧 '人(사람 인)'이나 '木(나무 목)'과 같이 어떤 사물에 공통으로 두루 쓰이는 이름을 나타내는 보통 명사와 '李舜臣(이순신)'이나 '大韓民國(대한민국)'과 같이 어느 한 사물의 이름으로만 쓰이는 고유 명사가 있다. 먼저 보통 명사는 일반 사물의 이름으로 두루 쓰이는 말로서 고유 명사를 제외한 모든 명사는 이에 딸린다. '天(하늘 천)·地(땅 지)·山(뫼 산)·川(내 천)·花(꽃 화)·鳥(새 조)·魚(고기 어)·蟲(벌레 충)' 같은 명사가 여기에 해당한다. 다음으로 고유 명사는 사람의 이름과 같이 어느 한 사물의 이름으로만 고유하게 쓰이는 경우이다. 곧 어느 한 사람의 이름이나 한 나라의 이름, 도시 이름, 고장 이름이나 책 이름 등이 이에 딸린다.

 

[대명사] 사물의 이름 대신 가리키는 말로서, 문장의 중복을 피하고 그 뜻을 간결하게 하는 데 중요한 구실을 한다. 대명사는 그 가리키는 대상에 따라 인칭(人稱) 대명사와 지시(指示) 대명사가 있다. 인칭 대명사는 사람의 이름을 대신해 쓰이는 말로서 '1인칭(나)·2인칭(너)·3인칭(그)·부정칭(누구)'이 있다. 1인칭 대명사에는 '我(나 아)·吾(나 오)·予(나 여)·余(나 여)' 등이, 2인칭 대명사에는 '汝(너 여)·爾(너 이)·子(그대 자)' 등이 있다. 또 3인칭 대명사에는 '彼(저 피)'가, 부정칭 대명사에는 '誰(누구 수)·孰(누구 숙)' 등이 있다. 그 밖에 인칭의 복수에는 '等(무리 등)' 자를 붙여 '吾等(오등 : 우리들)·汝等(여등 : 그대들)'과 같이 나타낸다. 예를 들어 '我讀書(아독서)'의 我는 1인칭 대명사로서 '나는 글을 읽는다'는 뜻이 된다. 또 '子將何之(자장하지)'의 子는 2인칭 대명사로서 '그대는 장차 어디로 가려는가?'로 새기고, '彼丈夫也(피장부야)'의 '彼'는 3인칭 대명사로서 '그는 대장부이다'로 새긴다. 그 밖에 '誰稱大丈夫(수칭대장부)'의 '誰'는 부정칭 대명사로서 '누가 대장부라 일컬으랴?'로 새긴다. 지시 대명사는 사물이나 처소·방향 등을 가리키는 데 쓰이는 대명사로 다음과 같은 말들이 쓰인다. '是(이 시)·此(이를 차)'는 '이것'을, '其(그 기)·之(그/이 지)'는 '그것'을, '孰(어느 숙)·何(어느 하)·何(어느 하)'는 '어느 것'을 뜻한다.

 

[동사] 사물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말로서, 한 문장에서 서술어의 역할을 하는 까닭에 형용사와 아울러 중요한 용언의 구실을 한다. 동사의 용법은, 동사가 체언(명사나 대명사) 밑에 놓이면 그 놓인 순서대로 새기고, 체언 앞에 놓이면 거꾸로 새긴다. 그러므로 한문을 새길 때 그 어구나 문장에서 서술어인 동사를 찾아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형용사] 사물의 성질이나 상태 등을 나타내는 말로서, 한 문장에서 서술어의 역할을 하는 까닭에 동사와 아울러 중요한 용언의 구실을 한다. 형용사의 용법은, 형용사가 체언(명사나 대명사) 앞에 놓이거나 뒤에 놓이거나 다 순서대로 새긴다. 명사의 앞에 놓일 때에는 관형사의 구실을 하고, 뒤에 놓일 때에는 서술어가 된다. 한문은 우리말과 같이 체언에 조사나 용언에 활용 어미가 붙지 않고 그 놓이는 위치에 따라 격(格 : 문장에서 나타내는 기능)이 정해진다. 그러므로 새길 때에는 서술어인 동사나 형용사의 끝에 우리 말투에 따라 알맞은 활용 어미를 붙여 새긴다.

 

[부사] 주로 서술어 앞에 쓰여 그 뜻을 꾸미거나 한정하는 말로서, 사물의 시간·상태나 그 방법·정도, 행동의 긍정·부정 등을 나타낸다. 부사는 다른 품사의 글자를 빌려 쓰는 것이 많으며, 그 쓰이는 한계도 일정하지 않다. 또 한 구나 한 문장에 몇 개씩 쓰이는 일이 있어 품사 중에서 가장 복잡하다. 부사는 그 한정하려는 말 앞에 놓이는데, 그 문맥이나 글 뜻에 따라서 먼저 새겨야 좋은 것이 있고 나중에 새겨야 좋은 것이 있다.

 

 

 

[접속사의 역할] 낱말과 낱말, 구와 구, 또는 문과 문을 이어 주어 한 문장의 연속적 관계를 나타내는 말로서 그 활용 범위가 넓다. 한문의 접속사는 국어의 접속 부…

 

[접속사의 종류] '而(말이을 이)'는 순접과 역접의 두 경우로 쓰이며, '그리하여, ~하면서, ~하나, 그러나, 하지만' 등의 뜻을 나타낸다. '與(더불어 여)'는 '~과(와)'의 뜻으로 동반 관계를 나타내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전치사로 쓰이기도 한다. '則(곧 즉)'은 '~하면, 곧'의 뜻으로 쓰여 원인과 조건의 결과 관계를 나타낸다. 이와 달리 '則(법칙 칙)'은 명사로도 쓰인다. 이 경우의 음은 '칙'이다. 예를 들면, '順校則(순교칙 : 교칙에 따르다)', '規則生活(규칙 생활 : 절도 있게 하는 생활) 같은 경우가 그것이다. '且(또 차)'는 '~도, 또, 또한'의 뜻을 나타내는 접속사이다. '又(또 우)' 역시 '~도, 또'의 뜻을 나타내는데, 새길 필요가 없는 경우도 있다. '然(그러할 연)'은 '그러나, 그렇지만, 그런데, 그러니, 그래서' 등의 뜻으로 쓰여 반의(反意)나 전환을 나타낸다. '故(연고 고)'는 '그러므로, 그래서, 그런 까닭으로' 등의 뜻으로 쓰여 원인·조건·결과 등을 나타낸다. 또 비슷한 용법으로 '是故(시고 : 이런 까닭으로, 이 때문에 등)'와 '以故(이고 : 그런 까닭으로, 그래서 등)'처럼 다른 한자와 어울려 쓰이기도 한다.

 

[관계사] 문장에서 위아래 말의 관계를 맺어 주는 말로, 주가 되는 말의 앞에 놓이는 전치사와 주가 되는 말의 뒤에 놓이는 후치사가 있다. 관계사는 국어의 조사 구실을 한다.

 

① 전치사 : 목적어나 보어 앞에 놓여 시작의 위치나 도달점, 비교·방법 등을 나타낸다. '於(어조사 어)'는 체언 앞에 놓여 '~에게(께), ~에서, ~보다, ~같이' 등의 뜻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行祭禮於祖上(행제례어조상)'은 '조상님께 제사를 행한다'는 뜻으로, 여기서 '於'는 '~께'의 뜻이다. '于(어조사 우)'도 '於'의 용법과 같다. '乎(어조사 호)'는 체언 앞에 놓여 비교의 뜻을 나타내며, '於'와 같이 '~보다'의 뜻으로 쓰인다. '乎'는 이 밖에 반어형 '何~乎(어찌 ~하겠는가)', 의문형 '~인가? ~이오?', 감탄형 '~하구나' 등의 종결 조사로도 쓰인다. '自~至(부터 자, 이를 지)'는 체언 앞에 놓여 '~로부터 ~까지'의 뜻을 나타낸다. '自'만 쓰일 경우에는 '~으로부터'의 뜻으로 새긴다. '從(부터 종)'은 체언 앞에 놓여 '自'와 같이 쓰이며, '~(로)부터'의 뜻을 나타낸다. '從' 자는 본디 '좇다, 따르다'의 뜻으로 동사로 쓰이는 말이다. '以(써 이)'는 체언 앞에 놓여서 '~(으)로써, ~을(를) 가지고'의 뜻을 나타낼 때 쓰이는 전치사이다. '與(더불어 여)'는 체언 앞에 놓여 '~와 함께, ~와 더불어'의 뜻으로 쓰이며, 접속사로 쓰일 때도 있다.

 

②후치사 : 체언 다음에 놓여 아래 말과 관계를 지어 주며, 우리말의 '~의'의 뜻으로 소유의 뜻을 나타내는 데 흔히 쓰인다. '之(의 지)'는 체언 다음에 놓여 '~의'의 뜻을 나타낸다. 이 밖에 '之'는 동사 '갈 지 : 가다', 대명사 '그 지 : 그·이'로도 쓰인다. 이를테면 '子將何之(자장하지 : 그대는 장차 어디로 가려고 하는가?'의 '之'는 '가다'는 뜻의 동사이고, '汝知之乎(여지지호 : 당신은 그것을 아는가?'의 '之'는 '그것'을 뜻하는 대명사이다.

 

 

 

 

[어조사] 어구나 문장의 끝에 붙어서 단정·경탄·의문·반어 등의 뜻을 나타내며, 끝맺음을 도와주는 구실을 하는 말을 어조사(語助詞)라고 한다. 국어에서 활용 어미와 같은 구실을 하는 말로서, 종결사라고도 한다.

 

①也(어조사 야) : '~이다'의 뜻으로, 글의 끝에 붙어서 단정하여 끝맺음을 돕는다. '農天下之本也(농천하지본야 : 농사는 천하의 근본이다)', '五行金木水火土也(오행 금목수화토야 : 오행은 금목수화토이다)', '仁人心也義人路也(인인심야  의인로야 : 어짊은 사람의 마음이요, 의리는 사람의 길이다)' 같은 문장에서 '也'의 역할이 바로 그것이다.

 

②矣(어조사 의) : '~이다'의 뜻으로, '也'와 같이 쓰인다. '也'보다는 단정의 뜻이 더 강하다. 예를 들어 '中夜所行朝已昌矣(중야소행 조이창의 : 밤중에 행한 바(한 짓)가 아침에 이미 알려진다)', '外無嚴師友而有能成者鮮矣(외무엄사우 이유능성자선의 : 밖으로 엄한 스승과 벗이 없고서는 능히 (인격을) 이루는 사람이 드물다)', '與善人居卽有與之化矣(여선인거 즉여지화의 : 착한 사람과 더불어 살면 그와 같이 된다)' 같은 문장의 '矣'가 그것이다.

 

③焉(어조사 언) : 어구의 끝이나 중간에 붙어서 '~이다, ~이면'의 뜻으로 '矣'와 같이 강한 단정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三人行必有我師焉(삼인행 필유아사언 :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 '雖千金之利不動心焉(수천금지리 부동심언 : 비록 천금의 이로움이 있더라도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 '心不在焉視而不見(심부재언 시이불견 : 마음이 (여기에) 있지 않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는다)' 같은 문장에서 '焉'이 바로 어조사이다.

 

④而已(어조사 이, 뿐 이) : 문장의 끝에 붙어서 '~할 따름(뿐)이다'의 뜻으로 강한 단정을 나타낸다. 같은 뜻으로 '已·而已矣(이이의)·耳(이)'도 쓰이는데, '耳'는 '已'보다 좀 약한 단정에 쓴다. 예를 들어 '飮食救渴而已(음식구갈이이 : 음식은 (다만) 목마름(배고픔)을 구원할 따름이다)', '衣服防寒而已(의복방한이이 : 의복은 (다만) 추위를 막을 따름이다)', '有仁義而已矣(유인의이이의 : 인의가 있을 따름이다)' 같은 문장에서 '而已', '而已矣'가 어조사이다.

 

⑤乎(어조사 호) : 어구나 문장의 끝에 붙어서 '~는가(느냐)'의 뜻으로, 의문이나 반어 또는 영탄의 뜻을 나타낸다. '自天而降乎(자천이강호 : 하늘에서 내려왔느냐?)', '汝知之乎(여지지호 : 너는 그것을 아는가?)' 같은 문장에서는 의문, '有朋自遠方來不亦樂乎(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 : 벗이 있어 먼 곳으로부터 오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에서는 반어의 뜻으로 각각 쓰였다.

 

⑥哉(어조사 재) : 어구나 문장의 끝에 붙어서 '~하랴, ~구나(도다)' 등의 뜻으로 쓰여 의문·반어·영탄의 뜻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吾何畏彼哉(오하외피재 : 내가 어찌 저(사람)를 두려워하랴)'에서는 반어의 뜻으로 쓰여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뜻을 강조하고 있다. 또 '可以保民乎哉(가이보민호재 : 가히 (써) 백성을 보전할 수 있겠느냐?)'에서는 의문, '失信可歎可哀哉(실신가탄가애재 : 신의를 잃으니 가히 한탄스럽고 슬프구나)'에서는 영탄의 뜻으로 각각 쓰였다.

 

[감탄사] 사물에 대한 감탄의 느낌을 나타낼 때 쓰이는 말로, 용법은 국어의 감탄사와 같다. 한문에서 주로 쓰이는 감탄사는 '嗚呼(오호), 噫(희)' 등이 있다. '嗚·呼·噫' 모두 '슬프다'는 뜻이다. 예로는 '鳴呼哀哉(오호 애재 : 아아, 슬프도다!)', '鳴呼國恥民辱乃至於此(오호 국치민욕 내지어차 : 아아, 나라의 치욕과 백성의 욕됨이 이에 이르렀구나!)', '噫悽慘矣(희처참의 : 오오, 슬프도다!)' 같은 문장을 들 수 있다. '鳴呼國恥民辱乃至於此'는 민영환의 유서에 나오는 첫 구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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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의 기초

한자와 한자어의 이해

1. 한자의 구성

한자는 (() ·()의 세 요소로 이루어지고, 그 글자들은 다시 구성과 運用(운용)에 따라 다음의 6가지로 分類(분류)된다.

1.어떤 사물을 나타내기 위해 새로 만든 글자

象形(상형) 指事(지사)

2.이미 만들어진 한자를 결합하여 만든 글자

會意(회의) 形聲(형성)

3.이미 만들어진 한자의 뜻. 소리를 전용하여 쓰는 글자

轉注(전주) 假借(가차)

(1) 상형 : 한자 육서(六書)의 하나. 물체의 형상을 본떠서 글자를 만드는 방법으로, 해를 본떠서 '' 자를 만드는 따위이다.구체적인 사물의 모양을 본뜸

) , , , ,

(2) 지사 : 한자를 만드는 방법인 육서(六書)의 하나. 사물의 추상적인 개념을 본떠 글자를 만드는 방법으로, 글자의 모양이 어떤 사물의 위치나 수량 따위를 가리킨다. ''은 하나, ''는 둘, ''은 위, ''는 아래를 가리키는 것 따위가 이에 속한다. 추상적 개념을 도형적 기호로 나타냄.

) , , , ,

(3) 회의 : 한자 육서(六書)의 하나. 둘 이상의 한자를 합하고 그 뜻도 합성하여 글자를 만드는 방법이다. ''''을 합하여 '' 자를 만들어 '밝다'는 뜻을 나타내는 것 따위이다.이미 만들어진 글자의 뜻과뜻을합쳐새로만들어 냄.

) , , , ,

(4) 형성 : 두 글자를 합하여 새 글자를 만드는 방법으로, 한쪽은 뜻을 나타내고 다른 쪽은 음을 나타낸다. ''자에서 ''은 금속의 뜻을 나타내고 ''은 음을 나타내는 따위이다. 해성(諧聲이미 만들어진 글자를 둘 이상 합하되, 일부는 소리를 나타내고 일부는 뜻을 나타냄.

) , , , ,

(5) 전주 : 한자 육서(六書)의 하나. 이미 있는 한자의 뜻을 확대발전시켜 다른 뜻으로 쓰는 방법으로, 음이 바뀌기도 한다. '()''()', '(樂)' 자로 쓰이는 따위이다. 이미 만들어진 글자의 본래 의미로부터 유추하여 다른 뜻으로 굴리고[] 끌어대어[] .

) [목숨-> 운명, 명령] [착하다->좋다·잘하다]

(6) 가차 : 어떤 뜻을 나타내는 한자가 없을 때 뜻은 다르나 음이 같은 글자를 빌려 쓰는 방법으로, 원래 보리를 뜻하는 '' 자를 빌려 '오다'를 뜻하는 글자로 쓰는 따위이다. 이미 만들어진 글자의 뜻을 두고 그 소리와 뜻을 빌어다 씀

) 西 새의 둥지 -> 서녘, 丁丁 -> 나무 찍는 소리

2. 한자의 구조

(1) () : 한자에서 글자의 왼쪽에 있는 부수.

'', ''에서 '', '' 따위이다.

(2) () : 한자에서 글자의 오른쪽에 있는 부수.

''에서 '', ''에서 '' 따위를 이른다.

(3) 머리() : 한자에서 글자의 윗부분에 있는 부수.

'', ''에서 '(갓머리)' 따위이다.

(4) 받침 : 부수가 글자의 밑부분에 받쳐져 있을 때, 이를 받침이라고 함.

->, ->

(5) : 부수가 위와 옆, 또는 아래까지 둘러 싼 것을 몸이라 함.

-> , ->

3. 부수(部首)

한자 자전에서 글자를 찾는 길잡이 역할을 하는 공통되는 글자의 한 부분. 예를 들어 '''', '', '', '' 따위 글자의 부수이다. 부수는 위치나 형태에 따라 각각 그 명칭이 달라 214종으로 나뉜다.

4. 漢字語構造(구조)

(1) 主述 關係(주술 관계) : 행위의 주체(주어)와 행위·동작·상태(서술어)의 결합

日出(일출) - 해가 뜸

心亂(심란) - 마음이 어지러움

花發(화발) - 꽃이 핌

年少(연소) - 나이가 어림

(2) 述目 關係(술목 관계) : 행위·동작(서술어)과 행위의 대상(목적어)의 결합

수신(修身) - 몸을 닦음

독서(讀書) - ()을 읽음.

(3) 述補關係(술보관계) : 행위·동작(서술어)과 서술어를 도와 부족한 뜻을 완전하게 해 주는 말(보어)의 결합

有罪(유죄) - 죄가 있음

易老(이로) - 늙기 쉬움

入學(입학) - 학교에 들어감

非禮(비례) - 예의가 아님

(4) 修飾 關係(수식 관계)

관형어의 수식

素質(소질) - 본디의 바탕

吉夢(길몽) - 좋은 꿈

부사어의 수식

徐行(서행) - 천천히 감

廣告(광고) - 널리 알림

力走(역주) - 힘껏 달림

甚大(심대) - 매우 큼

(5) 竝列 關係(병렬 관계) : 같은 성분끼리 나란히 결합

對立關係(대립 관계):대등 하거나 대립되는 것끼리 결합

草木(초목) ;풀과 나무

對等(대등)

桃李(도리) :복숭아와 오얏

往來(왕래) :가고 옴

對立(대립)

勝負(승부) :이기고 짐

類似關係(유사관계) : 비슷한 뜻의 한자를 결합
樹木(수목) - 나무

希望(희망) - 바람

到達(도달) - 다다름
海洋(해양) - 바다

심화 자료

腹痛(복통) : 배가 아픔, 몹시 원통하고 답답함. 엄청난 땅 시세에 그 땅을 판 사람은복통을 칠 노릇이었다./익삼 씨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복통 터질 노릇이 아닐 수 없었다. <윤흥길, 완장> 배앓이

海溢(해일) : 바다가 넘침, 바닷가에 바짝 붙은 작은 오두막집이었던 그의 집은 해일에 휩쓸리고 바람에 날려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홍성암, 큰물로 가는 큰 고기>

迎新(영신) : 새것을 맞음
呼名(호명) : 이름을 부름, 한 번 호명해서 못 들으면 두 번 호명은 안 할 테니까 여러분이 알아서 잘 들어 주기 바랍니다.<황석영, 어둠의 자식들>

如前(여전) : 전과 같음

無識(무식) : 아는 것이 없음, 그 서찰을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어느 글씨 한 자 읽을 수 없는 자신의 무식이 새삼 한심스러웠다.<한무숙, 만남>

流水(유수) : 흐르는 물, 세월은 유수와 같다

高枕(고침) : 높은 베개, 고침안면(高枕安眠) 베개를 높이 하여 편안히 잔다는

뜻으로, 근심 없이 편안히 지냄을 이르는 말

緩行(완행) : 천천히 감, 좁은 대합실은 잠시 뒤 도착할 마산행 완행을 기다리는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었다.<김원일, 노을>

禽獸(금수) : 새와 짐승, 금수도 영웅호걸은 알아보거든. 더구나 호랑이는

신령스러운 짐승이 아닌가.<한무숙, 만남> 행실이 아주 더럽고 나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남의 은혜를 저버리는 사람은 금수만도 못하다.

眉目(미목) : 눈썹과 눈, 그들은 모두 의관을 하면 미목이 수려한 귀공자들로서, 남의 신용을 받을 만한 젊은이들이었다.<김동인, 젊은 그들>

靜動(정동) : 고요함과 움직임

厚薄(후박) : 두터움과 엷음. 후박을 두다후하게 대하는 사람과 박하게 대하는 사람의 차별을 두다. 내가 사정으로 부하들에게 후박을 둔다면 어찌해서 이봉학이를 자네들보다 더 애호할 리가 있겠나.<홍명희, 임꺽정>

5. 字義活用 (자의 활용)

漢文은 뜻글자인 한자로 이루어 지므로, 그 뜻을 올바로 파악하려면 무엇보다 각 한자의 뜻(字義)을 충분히 알아야 한다. 특히 같은 글자를 다른 뜻으로 쓰는 同字異訓(동자 이훈)과 같은 뜻으로 쓰이는 다른 글자 異字同訓(이자 동훈)字義活用이 매우 중요하다.

(1) 同字異訓(동자 이훈)

() : 옳다, 가히 (~할 수 있다), 허락하다, 마땅하다.

() : 거짓, 빌다[()], 빌리다[()],가령

() : 보다, 당하다, 입다 (수동문에 쓰임)

() : 나타나다,드러나다, 뵈다

() : 고치다, 대신하다, 시각

) 일몰부터 일출까지 하룻밤을 다섯으로 나누어 부르는 시간의 이름.

7시부터 시작하여 두 시간씩 나누어 각각초경, 기간을 연장하는 명시적 갱신과 계약 없이도 인정되는 묵시적 갱신이 있다.

() : <()>,까닭,그러므로

() : 돌아보다, 돌보아 주다, 도리어<, ()>

() : 넘다, 지나다,허물,지나치다

() : 구차하다, 다만, 진실로[(),,], 만일

() : 얼마<幾何(기하)>,거의[庶幾(서기)],가깝다.

() : 어렵다 ,꾸짓다.

() : 계집,,[() = 2인칭 대명사]

() : 편안하다, 차라리, 어찌[··(),()]

() : 무리, 다만, 헛되이, 걷다

() : 법도,도량,재다

() : 헤아리다 ()

() : , 이치, 말하다

() : 착하다, 좋다, 진실로[, ], 남편

() : 망하다, 잃다,죽다,도망하다

() : 깨닫다, 잠깨다

() : 뚜껑, 덮다, 대개

() : 굳다,본래,진실로

() : 짧다,단점,비방하다

() : 이치,도리, 다스리다

() : 작다, 없다, 미천하다, ~이아니라면(없었더라면)

() : , 방위, 바야흐로, 이제

() : 지아비(남편), 사내, 무릇(발어사), []

() : 짐지다, 지다[()], 저 버리다(배반하다)

() : 놓다, 풀다, 버리다, 부처·

() : 착하다, 길하다, 좋다, 잘하다

() : 말하다, 말씀

() : 기쁘다, [()]

() : 달래다

() : 거느리다, 좇다, 따르다

() : 비율

() : 장수

() : 거느리다[(), ()]

() : 모름지기, 잠깐[須臾(수유)]

() : 두어, , 운수

() : 자주

() : 촘촘하다

() : 이기나, 낫다[()], 견디다

() : [()], 옳다, 이다

() : 먹다

() : 먹이다, 기르다,

() : 나쁘다,() : 엷다, 다가오다, 깔보다, 잠깐

() : 갑절, 배반하다[]

여기서부터는 정리중

():영토(제후에) 봉하다

():견주다,가지런하다

():잠깐,갑자기

():서로,돕다,정승

():적다,나이가 어리다,없다

():누구,어느것()

():만약[()],같다[?],가다[?]

():더불어(전치사),~(잡속사),주다.참여하다, 의문종결사[()]

():거스르다,어기다 맞이하다[()] 생각 헤아리다

():어찌 쓰다 공 써 ~로서[().(),(),()],

용렬하다[()],떳떳하다[()],평범하다

():말미암다,~로부터[,()],까닭

():하다,돠다,이다,만들다,생각하다,`을 위하여

():~으로써,까닭[所以(소이)],생각하다

():쉽다,다스리다[().()],업신여기다 | ():바꾸다,변하다

():이미[().(],그치다,~일 따름이다

(): 그리고,그러나(접속사)[?.?->2인칭대명사]

():장수,거느리다,장차.[()]

();모두,여러

():세로,비록[()]

():가운데,마음, 들어 맞다(적중하다)

()나아가다,이루다, 가령

| +-():사납다 +- ():드러내다

| ():다니다,,행실 +- ():항렬,항오

():아마,어떤사람

():본받다,증엄하다,힘쓰다

():얼굴,용서하다,꾸미다

():허물,탓하다,더욱

():,가깝다,~일 따름이다

():마침,가다,들어맞다,다만

():이르다,~까지,지극하다,지극히

():법칙,따르다,본받다():

():특히 다만 혼자

(2) 異字同訓(이자동훈)

가령:(),(),使(),()

갑자기:(),(),()

같다:(),(),()

:().(),()

그만두다:(),(),(),),()

기쁘다:(),(),(),()

:(),(),(),()

:(),(),(),(),()

다스리다:(),(),(),()

도리어:(),(),(),()

두려워하다:(),(),(),()

마침내:(),(),)()

만약:(),(),()

부끄럽다:(),(),(),(),()

성내다:(),(),(),忿()

오히려:(),()

울다:(),(),(),(),()

:(),(),(),(),()

이미:(),()()

잃다:(),(),(")

적다:(),(),()

진실로:(),(),(),(),()

찾다:(),(),(),()

하여금:使(),(),(),(),()

(사역 문에 쓰이는 보조사)

가다:(),(),(),()

누구:(),()

다만:(),(),(),()

만나다:(),(),()

말하다:(),()

뿐이다:,(),()

잡다:(),(),()

업신여기다:(),(),()

힘쓰다:(),(),()

2. 漢文法의 이해

1.漢文(한문)品詞(품사)

한자는 孤立語(고립어)이기 때문에 한자 그자체때문에 품사를 논하기가 어렵고 문장네에서의 作用(작용)이나 性質(성질))에 따라 나뉜다 여기에서는 ,9품사로 나누어 例文(예 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實 辭 (실사)

1)名詞(명사)-+ +---주어,목적어,보어 성분

2)代名詞(대명사)-+

3)動詞(동사)-+ +--서술어 성분(형용사는 수식어로도 쓰임)

4)形容詞(형용사)-+

5)副詞-수식어 성분

虛 辭(허사)

6)接續詞(접속사)-단어와 단어,의 연결

7)介詞(개사)-+-前置詞(전치사) +-後置詞(후치사)

8)終結詞(종결사)

9)感灘詞(감탄사)

(1) 名 詞(명사):사물의 이름을 나타냄)

春 來(춘래):봄이 오다 <주어>

讀書彈襟(독서 탄금):글을 읽고 거문고 를 타다 (목적어)

福之爲禍(복지 위화):복이 재앙이 되다 <보어>

孔子,問禮於老子(공자,문례어노자):공자가 노자에게 예를 묻다.

():외롭다,부모없다,(벌거숭이 나)

():열매,사실,참되다,진실로

():,,사양하다, 물러나다

():말글

():버금,돕다,맞다

():비다,공허,헛되다,하늘

():대다,잇다,대접하다

():잇다

():끼이다,갑옷 소개하다,깔끔하다

():두다,놓다,버리다

():(나다),마치다,마침내

():맺다,끝내다.완성하다.마치다

():감동하다,느끼다,깨닫다

():탄식하다,찬탄하다,회답하다

(2) 代名詞(대명사):사물의 이름을 잘못 나타냄.

1)人秤 代名詞(인칭 대명사): 1인칭 대명사:(),(),(),(),

寡人(과인:왕이 자신을 가리키는 말) (),,小生

俄見金剛山(아견 금강산)-나는 금강산을 보았다.

吾賞終日而思矣(오상 종일 이상의)-나는 일찍이 종일 토록 생각 했다.

予爲此憫然(여위 차민연):내가 이를 불상히 여기다)

寡人之於國也(과인 지어 국야),津心焉(진심언):과인이 나라를 다스림에

있어서 마음을 다하였다.

綾事基親者(능사 기친자),吾未之問也(오미 지문자):능히 그어버이를

섬겼다는 것을 나는 아직 들은 적이 없다.

2)인칭대명사-(),(),(),(),(),

존칭으로는(),()등이있음.

汝不飮酒(여불음주),顔何紅(안하홍):너는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 얼굴이

어찌하여 붉은가?

而忘越人之殺而父若(이망월인지살이부야)-너는 월나라 사람이 네아버지를

죽인것을 잊었는냐?

子將安之(자장 안지):그대는 장차 처디로 가려는 고?

爾爲爾(이위이),俄爲俄(아위아):너는 너이고,나는 나다.

():튕기다,털다,타다,탄알

():거문고

():일컫다,저울질 하다,칭찬하다

():적다,과부,

():굳세다,강하다

():일찍이 맛보다.

():불쌍히여기다,근심하다

():그렇다,부다다,그러나

():다하다,극진하다

():능하다,능히,재능 견디다

():친하다,어버이,몸소,친척

():마시다, 물먹이다,음료

)):넘다,건너다,뛰어나다,월나라

():죽이다,없애다 베다 ():감하다,내리다

(3)動詞(동사):사람 또는 사물의 동작이나 행위를 나타냄.

日出於東山(일출어 동산):해가 동쪽 산에서 뜬다.

惡不仁者(오불인자),其爲仁矣(기위인의):이아닌것을 미워함도 이 된다.

愛人不親(애인불친),反其仁(반기인):남을 사랑해도 친해지지 않으면

을 반성하라.

衆好之必察焉(중호지필찰헌),衆惡之必察焉(중오 지필찰언):뭇사람이

좋아하더라도 반드시 살피고,뭇사람이 싫어하더라도반드시 살펴야 한다.

父母養其子而不敎(부모양기자이불교),是不愛其子也(시불애 기자야):부모가

자식을 기르면서가르치지 않으면,이는 그자식을 사랑하지 않는것이다.

子之廢學(자지폐학),若吾 斷斯織也(약오단사직야):내가 학문을 그만두는 것은 내가 이 베를 끊는것과같다.

子曰(자왈),,誨女知之乎(.회여지지호):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너에게 안다는것을 가르쳐 주랴?"

(4) 形容詞(형용사):사물이나 사물의 상태나 성질을 나타냄

山高水長(산거수장):산은 높고 물은 길다.

良藥苦於口(양약고어구),而利於病(이리어병),忠言逆 於耳(충언역 어이),而利於行(이리어행):좋은약은 입에 쓰나 병에는이롭고,충고하는말은 귀에 거슬리나

행실에 이롭다.

霜葉紅於二月化(상엽홍어이 월화):서리맞은 잎이 2월의 꽃보다 붉다.

():마땅하다,마땅히,감당하다.당하다

():장차,장수,거느리다

():비롯하다(시작하다)

():움직이다,어지럽다

():악하다,더럽다

():돌이키다,돌아오다,반성하다,도리어

():무리,많다

():살피다,깨끗하다,자세하다

():기르다,봉양하다

():이것,옳다,~이다

():버리다,그치다

():만약,,같다,젊다

():끊다,절단하다 ():,이것

水至淸無漁(수지청즉무어),人至察無徒(인지찰즉무도):물이 지극히 맑으면 고기가 없고,사람이 지극히 결백하면 무리가 없다

靑出於藍(청출어람),而靑於藍(이청어람),氷水爲之(빙수위지):청색은 쪽빛에서 나왔으나쪽보다 푸르고얼음은 물이 그것이 되었으아 물보다 차다.

(5)副詞(부사):서술어를 한정하거나 수식함,사물의 시간 ,처소,상태,방법,벙도등을 나타냄

五賞問道(오상문도):내가일찍이 도를 들었다.

萬事分已定(만사분이정),浮生空自忙(부생공자망):만사의 분수는 이미 정해져있는 데,덧없는 인생은 부질없이 스스로 바쁘다.

旣飽以德(디포이덕):이미덕으로써배가 불럿다.

雖有基道(수유지도),不學(불학),不地其善也(부지기선야):비록지긋한 덕가있다 하더라도 배우지아니하면 그착함을 알지 못한다

蓋文匠()개문장)경국지대업(경국지대업):대개문장은 나라를 경영하기위한 위대한 산업이다.

有有心志(유유심지),卽可以辯愚爲之(즉가이변우위지):오직 마음과 뜻이있으면 가히써 어리석음을 고쳐 지혜롭게 될수있다.

,遂持艅行(,수지여행):호랑이는 머침내 그와 더불러 갔다.

德不孤(덕불고),必有隣(필유린):덕은 외롭지 않아도 반드시 이웃이 있다.

():짜다,베틀,,직물

():어질다,좋다,진실로

():쓰다,괴롭다.

():이롭다,이익,편리하다,날카롭다

():충성,정성

():거스르다,맞이하다

():서리

():얻다

():한정하다

():닦다,꾸미다,고치다

():꾸미다.

漢文에 많이 쓰이는 副詞

() ():비록 (일지라도)

():흑시 (일지 모른다), ():바야흐로

():차라리 (일지언정), ():일찍이

():장차 (하려 하다), ():반드시

():하물며 (임에랴), ():아주

()오히려 ~부터 ():오히려 ()이미 ():이미

(),(),():다만(일 따름이다)

()다시 ():다시 ():또한

():감히 (하랴) ():

()마침내 () ():마침내

(),(),(),(),():진실로

() () :마땅히 (이어야 한다)

() ():만약 (하면)

() ():무릇

() () () () () () () () ()

():어찌 (이리오?)

接續詞(접속사):단어와 단어, 를 연결함.

學而時習之(학이시습지),不亦說乎(불역열호)--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기쁘다, 의문 종결사)

爲人謀而不忠乎(위인모이불충호)--남을 위하여 꾀하여 충실하지 못했는가?(~을 위하여, 꾀하다)

樹欲靜而風不止(수욕정이풍부지)--나무는 고요히 있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아니한다. (~하고자 하다.)

視而不見(시이불견), 聽而不聞(청이불문)--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아니한다.

弟子入(제자입즉효),(출즉제)--제자는 (집안에)들어오면 효도하고, (밖에)나가면 공경하여야 한다.(공손하다.공경하다, ~하면 곧 ~하다.)

():사이,동안, 이간하다

():형상,모양

():문서,편지

():태도,모양

():,,정도

():이루다,마침내

():이웃

():말씀,풀다 ():기쁘다 ()():달래다

():꾀하다,도모하다

():하고자 하다,바라다,욕심

():듣다 ():아우,제자,공손하다()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배우되 생각하지 않으면 (얻음이) 없고,생각하되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智者順時而謀:지혜로운 자는 때를 따라서 도모한다.

君子之言, 而實

指不若人(지불약인), 則知惡之(즉지오지)- 손가락이 남과 같지 않으면, 부끄러워할 줄 안다.

[같다, 부끄러워하다]

人有鷄犬放(인유계견방), 則之求之(즉지구지), 有放心(유방심), 而不知求(이부지구)- 사람은 닭이나 개가 내버려짐이 있으면 샸을 줄 알되, 본심을 버림에 있어서는 찾을 줄 모른다.

富與貴(부여귀), 是人之所望也(시인지소망야)------ 부와 귀, 이는 사람들이 바라는 바다. [~]

(7)介詞(개사):윗말을 아랫말에, 또는 아랫말을 윗말에 이어 관계를 맺어 주며, 前置詞(전치사)後置詞(후치사)가 있다.

前置詞(전치사):()() () () () () () 등이 있음.

揚名於後世(양명어후세)- 후세에 이름을 날리다. [날리다]

國之語音(국지어음), 異乎中國(이호중국)- 나라의 말이 중국과 다르다.

以古法(이고법), 爲治國(위치국), 與此同(여차동) 옛 법으로써 나라를 다스리면, 이와 더불어같다.

有朋自遠方來(유붕자원방래)- 벗이 먼곳으로부터 온다.

賢佐忠臣(현좌충신), 從此而秀(종차이수)------현명한 재상과 충신이 이로부터 나왔다. [어질다,빼어나다]

後置詞(후치사):()

論將之道(논장지도), 如何(여하)-장수를 논하는 길은 어떠합니까?

成功之難如登天(성공지난여등천)-성공의 어려움은 하늘에 오르는 것과 같다. [어렵다, 같다]

夫婦(부부), 生民之始(생민지시)-부부는 백성을 낳는 시초이다.

天命之謂性(천명지위성)-하늘이 명한 것을 이라 이른다.

介詞:체언 앞에 붙여 쓰는 전치사(前置詞)와 체언 뒤에 붙여 쓰는 후치사(後置詞)는 그 위치만 다를뿐 기능은 거의 같기 때문에 아울러 '개사'라고 한다.

之謂'':개사(목적격 어기사)

謂之'':대명사

)德勝才者,謂之君子:덕이 재주보다 뛰어난 자,그를 군자라 일컫는다.(德勝才者를 가르키는 대명사)

綜結詞(종결사):문장의 끝에 붙어 그 문장의 여러 가지 형태,

서술.의문.감탄.강조. 등을 나타냄.

指定(지정) 또는 斷定(단정):() () () (), 人之安宅也(인지안택야)-은 사람의 편안한 집이다.

君子(군자), 必愼其獨也(필신기독야):군자는 반드시 그홀로 있음을 삼간다.

[삼간다.신중하다] 見義不爲(견의불위), 無勇也(무용야)-를 보고도 행하지 않음은 용기가 없는 것이다.

日月逝矣(일월서의), 歲不我延(세불아연)------날과 달은 가고, 세월은 나를 위하여 지체하지 않는다. [사다, 끌다]

(), 於足下(어족하), 有厚望焉(유후망언)------나는 그대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두텁다] 참고: ''은 종결사로써 단정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於之於此 於是'[이에 .여기에서]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致中和(치중화), 天地位焉(천지위언), 萬物育焉(만물육언) :中和를 이루면 천지가 여기에 자리 잡고, 만물이 여기에서 자랄 것이다.

限定(한정) :(), (), 而已(이이), 而已矣(이이의), ()

'일 따름()이다.'

欲使人人易習(욕사인인이습),便於日用耳(펀어일용이)사람들로 하여금 쉽게 익혀 날로 쓰는 데에 편안하게 하고자 할 따름이다.

[하고자 하다, 使로 하여금 하게 하다.]

王之所欲(왕지소욕), 可知已(가지이)-왕이 하고자 하는 바를 가히 알 수 있을 따름이다. 亦有仁義而已矣(역유인의이이의)-또한 인의가 있을 따름이다.

立志如何耳(입지여하이)------뜻을 세움이 어떠한가에 달려 있을 따름이다.

''文末에 쓰여 '이기 때문이다'의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履之相似(이지상사),천하지족동야(천하지족동야):신발이 서로 비슷한 것은 세상 사람의 발이 같기 때문이다.
''의 용법과 비슷한 것으로 '()'가 있는데, 이것은 '之於'에 해당한다.

()

()

)不若投猪江而忘之 (불약투지강이망지):그것을 강에 던져서 그것을 잊어버림만 같지 못하다.

종결사의 종류

斷定:, , , 也已, 也已矣

限定:, 而已, 而已矣, ,

疑問反語:, ,(), ,

感歎:, , ,

疑問(의문):(), (), (), ()(), ()

如吾之衰者(여오지쇠자),豈能久存乎(기능구존호)-나와 같이 쇠약한 자가 어찌 능히 오래 살겠는가? [어찌]

人不知而不溫(인부지이불온),不亦君子乎(불역군자호)-남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성내지 아니하면 군자가 아닌가?

[성내다] 先生許之乎(선생허지호)-선생은 이를 허락하시겠습니까?

汝其之也耶(여기지야야), 其不知耶(기부지야)-너는그점을아는가,알지 못하는가?

是誰之過與(시수지과여)------이것은 누구의 잘못인가? [누구]

寧有改理也歟(영유개리야여)------어찌 고칠 리가 있겠는가?

求善賈而沽諸(구선고이고저)------장사 잘하는 사람을 구하여

이것을 팔지 않겠는가? [장사, 팔다]

'''의문 종결사'로 쓰이면 '之乎' (이것을 하지 않겠는가?)와 같음.

感歎(감탄):(), (), ()

子曰(자왈), 賢才(현재), 顔回(안회)-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어질도다, 안회여."曠安宅而弗居(광안택이불거), 舍正路而不由(사정로이불유),哀哉(애재)편안한 집을 비워 놓고 살지 아니하고, 바른 길을 버리고서 말미암지(가지) 아니하니 슬프도다.[비다, =, 버리다()]

종결사의 結合(결합)

爲仁由己(위인유기), 而由人乎哉(이유인호재) 어질게 됨은 자신에 말미암은 것인데 (어찌) 남에게서 말미암은 것이겠는가?

[의 가벼운 의문에 를 붙여 反語形(반어형)으로 함.]

盡心焉耳矣(진심언이의)------마음을 다하였도다.

以羊易之, 有諸:양으로써 그것을 바꾼 일이 있었습니까?(=之乎)

不勉己而欲勉人,難矣哉:자기는 힘쓰지 않고 남을 힘쓰게 하고자 하면

어려울 것이로다.

종결사의 쓰임에 유의하여 다음 문장을 해석하라.

義人之正路也. 夫子之道, 忠恕而已矣

子非三閭大夫與 天下何處無月耶

는 사람의 바른 길이다. 夫子(孔子)의 도는 忠恕(충서)일 따름이다.

그대는 삼려대부가 아닌가? 천하의 어느 곳에 달이 없겠는가?

感歎詞(감탄사) :嗚呼(오호), (), 於乎(오호), ()

(), 是何言也(시하언야)-아아! 이것이 무슨 말이냐?

嗚呼(오호), 師道之不復可知矣(사도지불복가지의)-아아,스승의 도를 회복하지 못함을 가히 알 수 있도다.[회복하다]

참고:補助詞(보조사):동사 형용사의 뜻이 불완전할 때 그 뜻을 완전하게 해 주는 구실을 함. 助動詞(조동사)라고도 한다.

可能(가능):(), (), (), ()'가히 할수있다.'

治天下(치천하), 可運之掌上(가운지장상)------천하를 다스리는 것은 가히 손바닥을 위에서 그것을 움직일 수 있다.[손바닥]

否定(부정):, (), , '하지 않다ㅑ못하다.'

不患人之不己知(불환인지부기지)-남들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음을 근심하지 아니한다. [근심]

禁止(금지): (), (), (), '하지 말라.'

無道人之短(무도인지단)-남의 단점을 말하지 말라.[말하다]

己所不欲(기소불욕), 勿施於人(물시어인)-자기가 하고 자 아니하는 바를 남에게 베풀지 말라.

使役(사역):使, (), (), ()'로 하여금 하게 하다.'

賢婦令夫貴(현부령부귀)-어진 아내는 남편으로 하여금 귀하게 하다.

受動(수동):(), (), ()'로부터 하게 되다 당하다,'

是以見放(시이견방)------이 때문에 추방되었다.

願望(원망):()'하고자 하다.‘

王欲伐胡(왕욕벌호)------왕이 오랑캐를 정벌하고자 했다.

,天矛:슬프도다! 하늘이 나를 버렸구나.

忠臣不事二君,烈女不更二夫: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고,열녀는 두 남편을 섬기지 않는다.

使子路問之:자로에게 그것을 묻게 하였다.

以輕重被刑:(죄의) 경중에 따라 처형당하다.

虛辭活用

,,

處所 (시간):(에서)

日出於東山(일출어동산)-해가 동쪽산에서 뜬다.

三歲之習(삼세지습), 至于八十(지우팔십)-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

一日之計在於晨(일일지계재어신)-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있다. [새벽]

是所重者在乎珠玉(시소중자재호주옥),而所輕在乎人民也(이소경재호인민야)-이는 소중하게 여기는 바가 주옥에 있고, 가볍게 여기는 바가 백성에있는것이다.

대상:to(, 에 대하여, 에게)

己所不欲(기소불욕), 勿施於人(물시어인)-자기가 하고자 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베풀지 말라.

桓雄(환웅), 數意天下(삭의천하), 貪于人世(탐우인세)-환웅이 자주 천하에 뜻을 두어 인간 세상을 탐내었다.

不順乎親(불순호친),不信乎朋友矣(불신호붕우의)-어버이에게 불순하면벗에게서 믿음을 받지 못한다.

吾十有五而志于學(오십유오이지우학)-나는 15살에 학문에뜻을 두었다.

出乎爾者(출호이자), 反乎爾(반호이)-너에게서 나온 것너에게 되돌아간다. [()]

출발(유래):from(, 에 대하여, 에게)

福生於淸儉(복생어청검), 德生於卑退(덕생어비퇴)-복은 청렴하고 검소함에서 생기고, 덕은 낮추고 물러남에서 생긴다.

出乎爾者(출호이자), 反乎爾(반호이)-너에게서 나온 것너에게 되돌아간다.

移都於白岳山:백악산에 도읍을 옮기다.

浴乎沂(욕호기):기수에서 목욕하다.

攻乎異端, 是害也已:이단을 전공하는 것, 이는 해로울 따름이다.

仰不愧於天:우러러 하늘에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淸風出於幽谷:맑은 바람이 그윽한 골짜기에서 나오다.

다음 문장을 전치사의 쓰임에 유의하여 해석하라.

1.言勿異於行, 行勿異於言. 2.霜葉紅於二月花.

3.用於國, 則以死報國. 4.固先乎吾, 吾從而師之.

1.말은 행동과 다르게 하지 말고, 행동은 말과 다르게하지 말라.

2.서리맞은 잎은 이월의 꽃보다 붉다.

3.나라에 쓰여지면 곧 죽음으로써 나라에 보답한다.

4.진실로 나보다 앞서면, 나는 좇아 그를 스승으로 삼는다.

靑出於藍(청출어람), 而靑於藍(이청어람)------푸른 색은 쪽에서 나왔으나, 쪽보다 더 푸르다.

天下之難事必作於易(천하지난사필작어이)------천하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것에서 생긴다. [쉽다]

비교:than, as(보다, )

父母之恩高於山------부모님의 은혜는 산보다 높다.

逐出(축출),勝於征伐(승어정벌)------몰아내는 것은 정벌하는 것보다 낫다.

何以異于斷織哉(하이이우단직재)------어찌 베를 자르는 것과 다르리오?

國之語音(국지어음), 異乎中國(이호중국)------나라의 말이 중국과 다르다.

光陰速乎矢(광음속호시)------세월은 화살보다 빠르다.

惡人之異於己也(오인지이어기야)------남이 자기와 다름을 미워하다.

A () :B보다 A한 것은 없다.

罪莫大於不孝(죄막대어불효)------죄는 불효보다 큰 것은없다.

禍莫大於從己之欲(화막대어종기지욕),惡莫大於言人之非(악막대어언인지비)-

화는 자기의 욕심을 따르는 것보다 큰 것이 없고, 악은 남의 잘못을 말하는 것보다 큰 것이 없다.

莫見乎隱(막현호은), 莫顯乎微(막현호미)-숨는 것보다잘 드러나는 것이 없으며, 작은 것보다 더 잘 나타나는것이 없다. [나타나다ㅑ드러나다, 작다]

수동:수동을 나타내는 보조사 '()', '' 등이 생략된것으로 볼 수 있다.

男兒一言, 重於千金:남아의 한마디 말은 천금보다 중하다.

苛政猛於虎:가혹한 정치는 범보다 사납다.

世俗之人, 喜人之同乎己:세속의 사람들은 남들이 자기와 같음을 좋아한다.

養心莫善於寡欲:마음을 수양하는것은 욕심을 적게 하는 것보다 좋은 것이없다.

A () B : B에게 A 당하다.

君者役物(군자역물), 小人役於物(소인역어물)-군자는 물건을 부리고, 소인은 물건에게 부림을 당한다.

勞心者治人(노심자치인), 勞力者治於人(노력자치어인)-마음을 쓰는 자는 남을 다스리고, 힘을 쓰는 자는 남에게 다스림을 당한다(다스려진다).

不信乎朋友(불신호붕우), 不獲於上矣(불획어상의)-벗에게서 신임을 받지 못하면, 웃사람에게서 (신임을) 얻지 못한다.

도구,자료,방법:으로써, 을 가지고

以責人之心責己(이책인지심책기), 以恕己之心恕人(이서기지심서인)-남을 꾸짖는 마음으로써 자신을 꾸짖고, 자신을 용서하는 마음으로써 남을 용서하라.

以子之矛(이자지모), 陷子之盾(함자지순), 如何(여하)-그대의 창으로써 그대의 방패를 뚫는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1.A로써 B(체언)로 삼다.

A B

2.AB(용언)라고 여기다.

3.AB(체언)라고 ()하다.

君子以同道爲朋(군자이동도위붕)-군자는 도를 같이함으로써 벗을 삼는다.

居家以節儉爲先(거가이절검위선)-집안에 거주함에 절약과 검소로써 먼저 할 일을 삼는다.

*타동사 뒤에 쓰이는 '()'는 대개 수동의 뜻을 나타낸다.

)窮者常制於人:궁한 자는 항상 남에게 지배당한다.

(): 빠지다, 무너지다(뜨리다), 함정

():마디, 절개, 예절, 절약(하다), 절기

1. 다음 문장의 뜻에 맞도록 ,?를 채우라.

人子之事親, 恭敬.(사람의 자식으로 어버이를 섬김은 반드시 공경을 근본으로 삼는다.)

2. 다음 문장은 대구(對句)를 이룬다.( )안에 들어갈 말은?

勿以惡小而爲之, 勿以( )而不爲

1.2. 善小

子以我爲不信(자이아위불신)-그대가 나를 미덥지 않다고 여기다.

高鳳(고봉), 家以農爲業(가이농위업)-고 봉의 집은 농업을 생업으로 삼다.

참고)'A B'에서 'A'가 생략될 수도 있다.

積陰德於冥冥之中(적음덕어명명지중), 以爲子孫之計也(이위자손지계야)-음덕을 남몰래 쌓아 (그것으로써) 자손의 계책으로 삼았다. [명어둡다]

虎以爲然(호이위연)-호랑이는 그렇다고 여기다.[그러하다]

원인:으로 인하여, 때문에

以國之多難(이국지다난), 未敢退休(미감퇴휴)-나라의 어려움이 많음으로 인하여(많다고 해서),감히 물러나거나 쉬지 않는다.

勿以惡小而爲之(물이악소이위지), 勿以善小而不爲(물이선소이불위)------악이 작다고 해서 그것을 해서는 안 되고,선이 작다고 해서 아니 하여서는 안 된다.

목적어를 이끎

先帝奇臣以大事也(선제기신이대사야)-선제께서 에게 큰 일을 맡기셨습니다.弟以其一與兄(제이기일여형)------아우가 그 하나를 형에게 주었다.

위 문장은 본래 '與兄其一' 또는 '與其一於兄'이나 목적어

'其一'을 서술어 앞으로 도치시키면서 ''를 붙였다.

신분ㅑ자격:으로서

待以國士(대이국사)------국사로서 대접하다.

참고)''가 명사로 쓰이면 '까닭'의 뜻이다. [所以]

良有以也(양유이야)------진실로 까닭이 있다. [진실로]

萬物之所以生長(만물지소이생장)------만물이 나고 자라는 까닭

():믿다,진실로

():봉황

():쌓다,공적

():그늘, 세월, 흐리다, 몰래

():어둡다, 그윽하다, 저승

():셈하다,(하다)

():감히, 용감하다

退():물러나다, 물리치다

():부치다, 맡기다, 붙어살다

():기다리다,대우(대접)하다

* '''시간'을 나타내는 말앞에 쓰이기도 한다.

以十月祭天:시월에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

孟嘗君以五月五日生:맹상군은 오월 오일에 태어났다.

():전치사, 접속사, 종결사로 쓰임.

전치사:와 더불어(with)

得志(득지), 與民由之(여민유지), 不得志(부득지), 獨行其道(독행기도)-뜻을 얻으면 백성과 더불어 그것을 행하고, 뜻을 얻지 못하면 홀로 그 도를 행하리라.

與文字不相流通(여문자부상유통)-문자와 더불어 서로 통하지 아니하다.

접속사:(and)

愛生惡死(애생오사), 人與物同也(인여물동야)-삶을 사랑하고 죽음을 미워함은 사람과 동물이 같다.

[미워하다]

客亦知夫水與月乎(객역지부수여월호)-손님은 또한 저 물과 달을 아느냐?

의문 종결사(의문 종결사)[()]

王之所大欲(왕지소대욕), 可得聞與(가득문여)-왕께서 크게 하고자 하는 바를 가히 들을 수 있겠습니까?

참고)''가 동사로 쓰이면 '주다', '참여하다'의 뜻

嘗與鮑叔賈(상여포숙고), 分利多自與(분리다자여)-일찍이 포숙과 더불어 장사하였는데, 이익을 나눔에 스스로에게 많이 주었다.(자신이 많이 가졌다.)

[일찍이,장사]

''는 명사 아래에 붙어 관형격 어기사(, 하는), 주격 어기사(), 목적격 어기사()로 쓰임.

阿狼之貞操(아랑지정조)------아랑의 정조

積善之家必有餘慶(적선지가필유여경)------선을 쌓은 집은 반드시 자손에게 까지 미치는 경사가 있다. [쌓다]

雖畜物, 其心與人同:비록 가축이라 하더라도 그 마음은 사람과 더불어 같다.

貧與賤, 是人之所惡也:가난함과 천함, 이는 사람들이 싫어하는 바다.

與若芧, 朝四而暮三, 足乎:너에게 도토리를 주되, 아침에 넷, 저녁에 셋이면 만족하느냐? [():도토리]

''의 쓰임에 유의하여 다음 문장을 해석하라.

與善人居, 如人入芝蘭之室. [():지초]

施恩勿求報, 與人勿追悔.

富與貴, 是人之所欲也.

是誰之過與.

弟得黃金二錠, 以其一與兄.

선인과 더불어 사는 것은 지초와 난초의 방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

은혜를 베풀었거든 보답을 구하지 말고, 남에게 주었거든 후회하지 말라.

부와귀, 이것은 사람들이 바라는 바다.

이것은 누구의 잘못인가?

아우가 황금 두 덩이를 얻어서 그 하나를 형에게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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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의 기초적 이해와 기술

 

 

서론: 미학과 서예

 

1. 미술이란 동양적인 면에서 특히, 고대동양에서 예, 악, 사, 어, 서,수(공자의 6례중) 라고 하수 있다. 이중 서가 지금의 서예라고 할 수 있다.

 

2. 미는 "양의 대"라고 분석 할수 있는데 양이 대이면 맛이 좋다. 즉,

원시인의 맛에 대한 갈 구에서 시작되었다고 보여진다. 현대적의미의 미라면 아름다움(beauty) 예쁨, 좋은것 등의 의미이다.

 

3. 미학은(aesthetics) 미적 현상 내지 예술 현상에 관한 이론적 체계적 비판적 학문이다. 그러므로 실 증적이며 객관적이어야 한다.

 

4. 고대 중국의 천제적 예술가들은 미를 실제의 상태대로 파악하여 그 물체의 본질적인 형태를 포착하여 이와 동시에 미학적으로 훌륭한 구성을 만들어 내기 위해 간략한 선으로 표현하고자 했는데 이 간략선이 바로 서선이며 서예의 역학적 의미와 그 원천이 되고 있다.

 

ㅇ. "사자침의 일언"

"서법예술 분야는 아직 역학이론이 정립되지 아니하고 있으나 서법에 역학적 요소가 현현되어 있으니 서가 제현들의 깊은이해와 연구속에서 각식을 촉구하기 바란다."

 

5. 한글 서체는 표음문자인 관계로 그 예술성에서 상형문자에 떨어지기 마련이다. (왜냐면 서화 동원동체론) 그러나 한자서체의 미적 구성요소가 한글 서체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예술성이 있다 할수 있다.

 

ㅇ. 전서체

= 정음체, 판본체, 판각체 : 광복이후 쓰기 시작 서선의 굵기 일정 , 도장을 각할때 쓰는 글씨. 통일서체 없다.

ㅇ. 예서체

= 한자의 예서 필법 , 통일된 서체 없다.

ㅇ. 해서체

= 정자

ㅇ. 행서체

= 반흘림

ㅇ. 초서체

= 흘림, 진흘림

 

6. 이와같은 측면에서, 한글의 획내에서 역학적의미와 생동하는 물체의 본질을 찾고자하는것이 한글을 쓰는 이유이다. 물론, 그구성과 장법등에 의한 선, 적,형, 색 : 서선미, 적획미,자형미, 묵색미 등의 beauty를 추구하는 의미도 포함된다.

 

ㅇ. 서화동원동체론

= 서(글씨)와 화(그림)은 한몸이다.

ㅇ. 조맹부(명의 서예가 이자 화가) 의 일언

= 회화와 서예는 근본적으로 동일하다.

바위를 그리는 것은 비백체로 쓰는 것이고, 나무를 그리는 것은 주체로 쓰는것이며 대나무를 쓰려면(그리려면) 서예의 팔체에 통달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제 우리는 한글의 서예에 국한되어 생각한다 우선 한글 서예의 역사에 대하여 본I에서,한글서예의 이론과 구조와 감상법에 대하여 본II에서,한글서예의 실기에 대해서는 본III에서 살피고,glossary로 "한글과 한자 서예의 필법에 관한 비교"를 함으로써 예로서의 한글에 대한 기초적 이해를 갖는다.

 

본I. 한글서예의 역사

 

한글 서예가 시작된 것은 세종대왕 28년(1446)에 훈민정음이라는 이름으로 우리글을 창제한 이후이다. 한문서예가 고대 문자의 생성과 그 역사를 같이 하는 것과는 달리 한글 서예는 불과 550여년 전에 만들어졌으며 조형상,구조상에서 한문 서예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한문서예가 사물의 모양을 본따고 의미를 합성한데 반해 한글서예는 天, 地, 人 삼재에 근거를 두고 만든 상형 분자이며 동시에 표음 분자이다. 조선 시대 이래로 한글 서예는 한문 서예에 밀려 그 연구와 발전이 저조했었고 요즈음에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선시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아녀자나 글을 모르는 서민들이 쓰는 글로 생각했었고 일제의 수난기를 거친 후에도 사대사상에 밀 려 겨우 명목만을 이어왔었다. 근대에 이르러 서양의 문물이 유입되면서 동양의 전통적 문자 표현의 재료와 도구 및 방법이 급격히 변화됨에 따라 자연히 글씨 를 쓰는데 대한 인식과

가치가 바뀌게 되었다. 여기에 한글의 예술성과 실용성이 이원화되면서 이른바 한글서예라는 전통적 근 대미술을 배태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우리나라 한글서예 근대화의 결정적 시기라고 할 수 있는 금세기의 전반은 일제의

침략과 6.25동란에 다른 미군정의 영향으로 인하여 전통 서예문화에 많은 왜곡과 굴절을 초래하게 되었다. 해방이후 경재적 재건과 더불어 부흥되기 시작한 서예문화는 주로 국전이라는 사회적 제도를 통하여 급속히 발전한 반면 학교 교육에 있어서는 사실상 형식에 그쳤을 뿐 체계적이고 학문적인 받침없이 오늘에 이르러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키고 있다.

단적으로 공적인 교육기관이나 연구기관이 없었다는 것이다. 80년대 후반에 들어 공적 교육기관으로서의 서예관의 건립, 대학에서의

서예과의 신설, 그리고 사회적인 서예학술단체의 활동 은 21세기 한국서예의 확고한 위상정립은 물론 한글 서예계 발전의 획기적 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되나, 현재에는 아직 필체 및 서체의 명칭통일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 이르러 내세우는 몇몇 서체명칭으로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1973 김응현: 정음체, 판본체, 정자, 반흘림, 진흘림

1973 김일근: 반포체, 효빈체(모방체), 궁체(남필, 여필), 잡체, 조화체

1983 박병천:

한글서체-전서체, 예서체, 해서체(정자), 행서체(반흘림), 초서체(흘림)

인쇄체-판본고체, 판본필서체, 인서체

필사체-정음체, 방한체, 궁체, 혼서체, 일반체

1979 중학 서예 : 판본체, 국한문혼서체, 궁체(정자, 흘림)

1985 윤양희 : 핀본체, 혼서체, 궁체(정자, 흘림(반흘림))

1986 김양동: 정음 고체, 언문시체(선비언필체, 궁체(정자, 흘림 진흘림))

위와 같은 분류들은 아직 분류개념 및 분류 위계도 불분명하다.

 

이상의 분류를 정리하여 한글 고전 자료를 분석해 보면 판본서체에도 전서, 예서, 정자, 반흘림, 흘림체가 있을 수 있고 궁중에 서도 전서체, 정자체, 반흘림, 흘림체가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전서체형만의 판본체와

정자 흘림체만의 궁체라는 개 념이 고쳐져야 한다. 그런데 한글 고전자료에서 순수한 예서체형의 글씨는 아직까지 발견되고 있지 않다.

한글 서예는 크게 나누어 훈민정음의 창제와 더불어 생성된 판본체와 궁중에서 체계화되고 여성사회에서 발전시킨 궁체 그리고 가장 긴 생명력을 가지고 독특한 개성을 충분히 살려 우리 민족의 얼과 더불어 오랜 세월동안 숨쉬어온 민체 등으로 구분해 생각 할 수 있다.

 

한글서체와 한문서체를 비교해 보면 판본체에 있어서 원필과 방필은 한문서예의 전서와 예서에 해당하고, 궁체의 정자와 흘림 은 한문서예의 해서와 행서 그리고 봉서 혹은 서찰은 초서에 해당된다. 판본체는 문자의 효용면에서 그 기능을 다했을 뿐 서예술로서 계승 발전되지 못했다. 판본은 판각된 형태이므로 각공에 의해서 판각되는 과정에서 글씨의 생명력이 상당히 저하되고 판각되기 이전의 원글씨가 지녔던 생동감이 거의 사라져 버린다. 그래서 성격이 다소 상실되어 그 형태와 획이 도식적이고 단순한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다

 

오늘날의 한글서예는 판본체의 획의 묘를 살려서 쓴 고체와 궁궐안에서 쓴 궁체 그리고 (서)민체가 있다. 이중에서도 궁체는 한국적 고유미를 가장 잘 표현하고 완벽에 가까우리만큼 그 조형미가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궁체의 발달은 약 350년간에 걸쳐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그것은 필사된 서찰과 서책의 유품에 의해 증명된다. 서찰은 주로 왕후와 상궁 그리고 궁녀들의 필적 인데, 능숙한 필치로 단아하고 자유분방하게 씌여진 것이 그 특징이다. 서책은 궁중의 내서인데 미려하고 우아하며 한결같이 고 르다. 궁체가 발달된 이유는 왕실과 외척사이에 편지 왕래가 잦았기 대문에 봉서를 쓸 기회가 많았으며 또 왕후와 공주의 교양서 로 책을 많이 필사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궁중의 문화가 외부로 나와서 귀족계급에 파급되었다. 그리고 한문을 모르던 여성들에게 파급되어 보존되고 닦여졌다. 그리하여 오늘날 우리가 볼수 있는 궁체가 정제되어졌다. 궁체는 그 글자 구성이 한문 문자에 비해 단순한 만큼 서선내의 함축미와 글씨 짜임에 있어서 고차원의 균형미를 요구한다. 필 법에서 중봉행필을 엄수하고 붓털의 오묘한 탄력을 활용할 수 있을 때 까다로운 궁체의 균형에 틈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궁체는 너무 곡선미가 짙고 여성적이며 지나친 기교로서 미서에 이어지는 흠이 있다. 또한 서법이라는 준비된 질서 속 에 구속되어 일률적이고 개성이 없으며 그 조형성과 예술성의 격조가 낮은 느낌이 있다.

 

민체는 궁체와 더불어 필사본으로 되어있는 한글류의 책들에서 나타난 서체이다. 이는 서예작품으로 쓴 것이 아니고 소설, 가사 , 서간 등 읽고 기록하기 위한 목적으로 쓴 것이다. 글씨로 쓴 민체는 필사자, 필사연대를 간혹 밝힌 것도 있으나 대부분 명시되 어 있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다만 궁중 이외의 백성들에 의해서 필사되었다는 것과 조선 중기에서 말기에 간행된 것이라는 정도 밖에 추측할 수 없다. 민체의 특징은 각기 개성이 뚜렷하며 자유분방하게 서사(書寫)함으로써 우리민족의 넋과 얼이 살아 있다는 것이며, 고구려의 광 개토왕비와 울진 봉평비 등에서 느낄 수 있는 우리민족의 예술성이 살아 있다는 것이다. 민체의 형식은 자유롭고 구속됨이 없이 작자의 시간별로 달라지는 슬픔과 기쁨 넉넉함과 배고픔의 뜻을 표현하고 있으며 그때 그 자리에서 그 자신의 표현인 즉 통일성, 강조, 균형, 비례, 선, 형태, 재질감, 공간의 환영리 등의

조형성이 잘 나타난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민체는 민간에서 정립되지 않은 채 기록된 것이다. 다시 말하여 '체(體)'라 일컬을 만한 기준이 서 있었다고 보기는 어 렵다는 의견도 있다.우리나라 고유의 민화가 우리서민의 감정과 생활상을 깊숙히 반영하고 있다고는 하나, 이를 하나의 통일된 기준으로 정립된 화풍으로 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한편, 조선 중.말기에는 서사상궁의 글씨 쓰기 교육용으로 연습교본이 있었으나

 

한글 글씨쓰기를 정식으로 교본화 한 것은 1910년에 한서 남궁억이 쓴

신언문체법이 최초인 것으로 알려진다.

1958봄에 갈물 이철경은 갈물 한글 서예 단체를 발족하고 가을에 제1회

갈물한글서예회 회원전을 열었는데 이는 행사 이전에 많 은 후학들에게 한글

궁체쓰기를 지도한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1959년에 동방연서회(이사장 김충현)가 창립되어 후진양성에 치중하는 한편

서예 특강, 학생휘호대회 등을 통하여 한글 서예 보 급에 많은 기여를 하였다.

한글 서예에 대한 연구는 70년대에 이르러 비교적 깊게 이루어 졌으나

일부인만이 참여하는 실정적인 것인데 반해 80년대에는 많은 서가들이 다양한

형태로 한글서예 교본을 출간하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상과 같이 알아본 한글서예에는 많은 과제가 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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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모음


나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 U. 샤퍼

나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아무도 그대가 준 만큼의 자유를

내게 준 사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나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그대 앞에 서면 있는 그대로의

내가 될 수 있는 까닭입니다. 나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그대 아닌 누구에게서도 그토록 나 자신을 깊이

발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귓전에 속삭이는 은빛 비둘기였으면 - 김숙경

바라보고 싶은 곳에 늘 그대가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허무한 삶의 향기 때문에

큰 숨을 내어 쉴 때 그대는 가슴 꼭 끌어안아

평온을 주는 사람이면 좋겠다.

손 내밀어도 닿지 않는 허전함을 지우고

내 작은 손 잡아주는 따뜻한 나의 믿음이었으면 좋겠다.

바람으로 날아와

내 귓전에 속삭이는 은빛 비둘기였으면 좋겠다.

 

그대 힘들고 지칠 때 - 박종구

그대 사는 일이 힘들고 지칠 때

자신의 무거운 일과표 그 시름 짐을 잊고

잠시 날개를 접어놓으시구려 그대의 가슴 벗 술 한잔 여겨지면

소주와 사이좋게 둘이 어울리되그 힘을 이용해

자신의 눈물을 도려내시구려 그대가 걸어야 할 길이 아직

멀고 험준하다 해도 이미 그 길 다 걸었다고

마음속 깊이 약속을 하시구려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 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와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 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난 알았습니다 - 하이네

그대가 날 사랑한다는 건

오래 전부터 알았지만

그대가 사랑을 고백했을 때

난 무척이나 놀랐습니다

혼자서 산에 올라

소리도 지르고 노래도 불렀습니다

해질 무렵 바닷가에서

울기도 했습니다

이제 내 가슴

태양처럼 타올라

사랑의 바다 속에 잠깁니다

장엄하고 아름답게


느낌이 좋은 사람이 다가올 때 - 이용채

느낌이 좋은 사람과 만나고 싶다

그의 느낌 깨끗하여

스치는 순간 이 사람이다 말하고 싶어지는 이와

어디선가 우연의 가슴에 설레이며

바람처럼 스치고 싶다

느낌이 좋은 사람과 마주 앉고 싶다

겉모습을 기대하지 않아도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지 않아도

잠깐씩 마주치는 눈빛으로

느낌이 다르다고 말하여질 수 있는 이라면

촛불의 카페에서 마주 보는 떨림의 눈맞춤으로

첫 느낌이 맑은 그와 특별한 만남 이루고 싶다

한 번의 만남으로도 알아질 수 있는

아름다운 느낌의 사람과 만났으면 좋겠다

잊혀지지 않을 눈을 가진 사람이

눈빛만으로도 가슴에 크게 남으려 하고

눈을 감으면 더 아름다운 느낌으로 다가오는 사람이

바람의 뒷모습처럼 그 느낌 지워지는 날

그 사람 참 아름다운 사람이었다고

서슴치 않고 말하여 질 수 있는

하얀 느낌의 사람과

나도 모르게 만나지면 좋겠다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 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르는 부끄럼같이 시의 가슴 살포시 젖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메랄드 얇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모래 시계 - 정우경

그대가 가버려도 떠나갔다 말하지 않겠습니다

돌아간다 하겠습니다 그대 내 성에서 머물던 시간이

아무리 길고 깊다 하여도 언젠가는 다시 돌아가야만 할 그대임을

이미 예감하고 있기에 먼 훗날 그대 다시 내게 오면

돌아왔다 말하지 않겠습니다 찾아왔다 하겠습니다

그대 내 성에 잠시 머무는 손님이라 하겠습니다.


바람부는 날에는 너에게로 가고 싶다 황청원

바람부는 날에는 너에게로 가고 싶다

잔잔히 반짝이는 물결의 비늘을 헤치며

우울한 너의 영혼을 껴 안으러 수면 위에 내려 앉은

흐린 물안개에 젖어도 좋으니 피리 소리처럼 흘러서 흘러서

너의 집 문 밖 늦가을 빛 단풍나뭇잎이 지면

거기 함께 흙이 되더라도

너에게 밟히는 그런 흙이 되더라도


벼랑끝 - 조정권

그대 보고 싶은 마음 죽이려고 산골로 찾아갔더니, 때아닌

단풍 같은 눈만 한없이 내려 마음 속 캄캄한 자물쇠로

점점 더 벼랑끝만 느꼈습니다

벼랑끝만 바라보며 걸었습니다 가다가 꽃을 만나면

마음은 꽃망울 속으로 가라앉아

재와 함께 섞이고 벼랑끝만 바라보며 걸었습니다


보고 싶은 친구에게 - 신재순

친구야, 해가 저물고 있다.

어두운 불투명의 고요가 찾아오면 난 버릇처럼 너를 그린다.

너의 모습, 네가 떠난 설움처럼 그리움으로 밀려온다.

보고 싶다.

내 마음 저 깊은 곳의 미완성 작품처럼 자꾸만 보고 싶은 너.

우리가 이 다음에 만날 때는 어떤 연인보다도

아름답고 다정한 미소를 나누자.

나는 너에게 꼭 필요한 친구,없어선 안 되는 친구가 되고 싶다.

이 세상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친구야!

해가 저물고 있다. 이렇게 너에 대한 그리움이 깊어가고 있다.


사랑은 김남주

겨울을 이기고 사랑은 봄을 기다릴 줄 안다

기다려 다시 사랑은 불모의 땅을 파헤쳐

제 뼈를 갈아 재로 뿌리고 천년을 두고 오늘

봄의 언덕에 한 그루 나무를 심을 줄 안다

사랑은 가을을 끝낸 들녘에 서서

사과 하나 둘로 쪼개 나눠 가질 줄 안다

너와 나와 우리가 한 별을 우러러 보며


사랑 - 플라토닌

백 명이 당신을 사랑한다면 그 중 한 사람은 저입니다.

열 명이 당신을 사랑한다면 그 중 한 사람은 저입니다.

단 한 사람이 당신을 사랑한다면 그건 바로 저입니다.

아무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건 제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담는 그릇 - 조성호

사랑을 담는 그릇은 항상 텅 비어있어야만 한다.

가득 차 있을 때 사랑은 더 이상 고이지 않는다.

이미 가득 찬 사랑은 조금만 더 채워져도 이내 흘러넘치고 마는 것

하얀 종이에 쓴 편지에 간절한 심정으로 우표를 붙이는 것처럼

오직 사랑은 스스로 몸을 낮추면서 자신을 비울 때 찾아온다.


소중한 것은 떠난 뒤에 남는다 - 서주홍

소중한 것은 떠난 뒤에 남는 것

떠나고 남은 자리의 크기를

내 삶의 곳간에 정성들여 쌓아두고

아무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은밀한 사랑으로

너를 지키며내 바라던 따스한 봄볕 내릴 때

닫힌 내 삶의 한 곳간을 활짝 열어젖히면

내 일상(日常) 은하얀 깃털 되어

파아란 하늘 향해 나래짓을 하리니


속마음 - 이경아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고 해서

가슴까지 침묵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분위기가 늘 잔잔하다고 하여 마음이 항상 평화로운 것은 아닙니다.

주저없이 무너뜨리고 다시 세우는 아주 많은 예습과 복습을 하며

끊임없이 사랑을 닮으려는 노력으로

내 밖으로 내가 나올 짬이 없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 M. 쉴러

진정 사랑한다는 것은 이별을 눈물로 대신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곁에 있던 사람이 먼길을 떠나는 순간,

사랑의 가능성이 모두 사라진다 할지라도

그대 가슴속에 남겨진 그 사랑을 간직하면서

사랑하는 마음을 버리지 않는 것이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하늘 - 윤상규

비어 있는 하늘에 그리운 이의 얼굴을 새겨 넣는다

눈을 새겨 넣는다

여지껏 아무도 돌보지 않고 뒤란에  버려뒀던 하늘

그리운 이 앞에 펼쳐 널고 그  빛나는 얼굴을 새겨 넣는다.


하늘의 융단 - W.B. 예이츠

금빛과 은빛으로 무늬를 놓은

아름다운 하늘의 융단이 내게 있다면,

밤과 낮 어스름의 푸른 융단, 검은 융단이 내게 있다면

그대의 발 밑에 깔아 드리련만

내 가난하여 가진 것 오직 꿈뿐이라 그대 발 밑에 내 꿈 깔았으니

사뿐히 걸으소서,내 꿈 밟고 가시는 이여.


흐르는 강물 - 김영미

우표도 붙이지 않은 편지를병 속에 넣어

강물에 띄운다.가슴이 잿빛으로 물들도록

오랫동안 소식이 없는그대를 기다리면서

눈물이 흘러서강물이 더욱 불어나면

이 편지는 더 빨리 그대에게 가 닿을까오늘도 나는 그대에게

돌아오지 않는편지를 보낸다.


하늘 - 박두진

하늘이 내게로 온다 여릿여릿 머얼리서 온다

하늘은, 머얼리서 오는 하늘은 호수처럼 푸르다

호수처럼 푸른 하늘에 내가 안긴다 온몸이 안긴다

가슴으로, 가슴으로 스미어드는 하늘

향기로운 하늘의 호흡 따가운 볕 초가을 햇볕으로 목을 씻고


사랑의 슬픔 - K. A 무뜨란

사랑의 순결한 슬픔이여 온통 사로잡힌 마음이여

그 고통 불 같으나 달콤하고 그 슬픔 평온 속에 냉정하니

한때의 상처 서글프나 내 그것을 계속하여 간직코자 하네

내 영혼 치유되었건만 나 갈구하네,

마음은 항상 그대로이길

그 아픔 정녕 싫지 않았던 것이기에


사랑의 빛 - 바바하리 다스

태양이 스스로 빛을 드러내듯사랑도 스스로 빛을 보인다

깨달은 존재의 마음속에는 이 세상에 대한 미련이 없고

어렴풋하게나마 진리를 느끼게 된다

삶이라는 거대한 보고서에아주 작아 보이는 사랑의 실체가

세상의 지붕을 이루고 있다사랑은

그 자체로 진리이며 구원이다


아침의 향기 / 이해인

아침마다 소나무 향기에 잠이 깨고 창문을 열고 기도 합니다

오늘 하루도 솔잎처럼 예리한 지혜와 푸른 향기로 나의 사랑이 변함없기를

찬물에 세수하다 말고 비누 향기 속에 풀리는 나의 아침에게 인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온유하게 녹아서 누군가에게 향기를 묻히는

정다운 벗이기를 평화의 노래이기를


꽃 몸살 / 청하 허석주

노랑 나비 채신 없이 가들 가들 대며 철 없는 계집 아이 쫓아 가던날

기다림에 조바심이 난산수유 가지 끝에 노오란 시샘 몽울이 피었습니다

지나간 긴 겨울 동안 젖 몸살에 아파 하던 소녀의 작은 가슴에도

사랑의 조리질로 기쁨의 아픔 이겨낸이쁜 연분홍 꽃몽오리가 피었습니다


나를 키우는 말 / 이해인

행복하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정말 행복해서

마음에 맑은 샘이 흐르고 고맙다고 말하는 동안은

고마운 마음 새로이 솟아 올라 내 마음도 더욱 순해지고

아름답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잠시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마음 한 자락이 환해지고 좋은 말이 나를 키우는 걸

나는 말하면서 다시 알지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 정호승

이 세상 사람들 모두 잠들고 어둠 속에 갇혀서 꿈조차 잠이 들 때

홀로 일어난 새벽을 두려워 말고 별을 보고 걸어가는 사람이 되라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겨울밤은 깊어서 눈만 내리어

돌아갈 길 없는 오늘 눈 오는 밤도

하루의 일을 끝낸 작업장 부근 촛불도 꺼져가는 어둔 방에서

슬픔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라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절망도 없는 이 절망의 세상 사랑하며 살아가면 봄 눈이 온다

눈 맞으며 기다리던 기다림 만나 눈 맞으며 그리웁던 그리움 만나

얼씨구나 부둥켜안고 웃어보아라 절씨구나 뺨 부비며 울어 보아라

별을 보고 걸어가는 사람이 되어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어

봄 눈 내리는 보리밭 길 걷는 자들은

누구든지 달려와서 가슴 가득히

꿈을 받아라 꿈을 받아라


청춘 / 황경신

내 잔에 넘쳐 흐르던 시간은 언제나 절망과 비례했지

거짓과 쉽게 사랑에 빠지고 마음은 늘 시퍼렇게 날이 서 있었어

이제 겨우 내 모습이 바로 보이는데 너는 웃으며 안녕이라고 말한다

가려거든 인사도 말고 가야지 잡는다고 잡힐 것도 아니면서

슬픔으로 가득 찬 이름이라 해도 세월은 너를 추억하고 경배하리니

너는 또 어디로 흘러가서 누구의 눈을 멀게 할 것인가


나 하나 꽃피어 / 조동화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산이 달라 지겠느냐고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봄이 오는 길목에서 / 이해인

하얀 눈 밑에서도 푸른 보리가 자라듯 삶의 온갖 아픔 속에서도

내 마음엔 조금씩 푸른 보리가 자라고 있었구나

꽃을 피우고 싶어 온몸이 가려운 매화 가지에도

아침부터 우리집 뜰 안을 서성이는 까치의 가벼운 발걸음과 긴 꼬리에도

봄이 움직이고 있구나 아직 잔설이 녹지 않은

내 마음이 바위 틈에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일어서는 봄과 함께 내가 일어서는 봄 아침

내가 사는 세상과 내가 보는 사람들이모두 새롭고 소중하여

고마움의 꽃망울이 터지는 봄 봄은 겨울에도 숨어서

나를 키우고 있었구나


막걸리 / 천상병

남들은 막걸리를 술이라지만 내게는 밥이나 마찬가지다

막걸리를 마시면 배가 불러지니 말이다

막걸리는 술이 아니다쌀로 만드는 막걸리는 영양분이 많다

그러니 어찌 술이랴 나는 막걸리를 조금씩만 마시니 취한다는 걸 모른다

그저 배만 든든하고 기분만 좋은 것이다


막걸리찬가

우리민중 애환담긴 막걸리를 먹어보세

돈없는놈 가난한놈 한잔이면 그만이지

일할때도 막걸리고 밥먹을때 막걸리라

우리곡식 곱게담가 다독다독 막걸리고,

힘든농사 결실맺힌 우리농산 곡주니라.

연인이랑 막걸리로 걸죽한정 이어보세.

친구들과 한잔두잔 따스한정 막걸리라

영양많고 맛도좋은 막걸리를 먹고먹어,

스태미나 정력부족 막걸리로 해결하세.

이어가는 손끝마다 막걸리향 정이돈다.

쌀막걸리 사랑하고 가짜들은 멀리하세.

진짜곡주 약이되고 화학주는 병이된다.

신토불이 신토불이 막걸리를 사랑하세


2월에는 / 이향아 시인

마른 풀섶에 귀를 대고 소식을 듣고 싶다

빈 들판 질러서 마중을 가고 싶다

해는 쉬엄쉬엄 은빛 비늘을 털고

강물 소리는 아직 칼끝처럼 시리다 맘 붙일 곳은 없고

이별만 잦아 이마에 입춘대길

써 붙이고서 놋쇠 징 두드리며

떠돌고 싶다 봄이여, 아직 어려 걷지 못하나

백리 밖에 휘장 치고 엿보고 있나

양지바른 미나리꽝 낮은 하늘에

가오리연 띄워서 기다리고 싶다

아지랑이처럼 나도 떠서 흐르고 싶다


새해의 작은 소망 / 정연복

억만금(億萬金) 보석보다

소중한 하루

그 눈부신 은총의 날을

하늘은 올해도 삼 백 예순 다섯 개나

선물로 주셨다

, 아직은 많이 서툰

인생의 화가이지만

그 하루하루의 매 순간을

사랑과 기쁨과 행복의

곱고 순수한 색깔로

예쁘게 보람있게

채색하고 싶다


꽃밭 / 이경자

싱그런 아침 햇살이 포근히 내려앉은

작은 꽃밭에 꽃보다 먼저 내 마음을 꽃피웁니다

꽃들이 꽃잎을 흔들어

서로 서로 안부를 물으면 나도 따라 님의 안부를 묻습니다

살아가는 일이 고단한 것이라고 사람들은 말하지만

꽃밭에 서면

님이 내게와 꽃이 되어 주고 나 또한 님의 꽃이 되어

살아가는 일 모두 꽃 같아서 꽃밭 가득 환합니다

꽃밭에서 꽃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모두가 꽃입니다


삶의 이력서를 써보자 / 삼강 안 윤 주

한 해를 보내며

내 곁에 자랑하고픈 친구가 있는지

날 사랑하는 사람이

내 곁에 몇이나 있는지

나를 떠나간 친구는 없는지

떠났다면 왜, 그가 떠나 갔는지

거짓 없는 삶의 이력서를 써보자

새해에는

무엇을 향해 달릴 것인지

무엇을 얻기 위해 땀을 흘릴 것인지

꾸밈없는 속내를 떨어내어

알찬 새해 계획을 세워보자.

건강을 위하여

나의 키가 줄었는지 자랐는지

몸무게가 늘었는지 줄었는지

바지사이즈가 줄었는지 늘었는지

흰 머리가 많은지 검은 머리가 많은지

따져보는 건강의 이력서를 써보자

냉정한 잣대로 존재가치의 지수를 점검해 보자

눈물이 나도 포기하지 말고

웃음이 나도 자만하지 말자

죽는 날까지 노력을 즐겨야 한다는 말

삶의 이력서 끝자리에 꼭 붙여놓고 살자.


아침 / 신혜림·시인, 서울 출생

새벽이

하얀 모습으로 문 두드리면

햇살의 입맞춤으로

잠에서 깨어난 대지는 부산스럽기만 하다

나들이를 꿈꾸며

이슬로 세수하는 꽃들

밤을 새운 개울물 지치지도 않는다

배부른 바람

안개를 거둬들이며

눈부시게

하루의 문을 연다


아침 / 이해인·수녀 시인, 1945-

사랑하는 친구에게 처음 받은

시집의 첫 장을 열듯

오늘도 아침을 엽니다.

나에겐 오늘이 새날이듯

당신도 언제나 새사람이고

당신을 느끼는 내 마음도

언제나 새마음입니다

처음으로 당신을 만났던 날의

설레임으로

나의 하루는 눈을 뜨고

나는 당신을 향해

출렁이는 안타까운 강입니다.


새날 아침에 / 문태준·시인

새날이 왔습니다.

아침 햇살을 따사롭게 입습니다.

햇살은 사랑의 음악처럼 부드럽습니다.

아침은 늘 긍정적입니다.

아침은 고개를 잘 끄덕이며 수긍하는,

배려심 많은 사람을 닮았습니다.

어제의 우울과 슬픔은

구름처럼 지나가버렸습니다.

어제의 곤란을 기억해내야 할 의무도,

필요도 없습니다.

간단하게 어제의 그것을

이 아침에 까마득하게 잊어버리면 됩니다.

우리에겐 새로운 하루가 앞에 있습니다.

얼마나 다행인지요.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요.

우리는 다시 시작하기만 하면 됩니다.


아침 언어 / 이기철·시인

저렇게 빨간 말을 토하려고

꽃들은 얼마나 지난밤을 참고 지냈을까

뿌리들은 또 얼마나 이파리들을 재촉했을까

그 빛깔에 닿기만 해도 얼굴이 빨갛게 물드는

저 뜨거운 꽃들의 언어

하루는 언제나 어린 아침을 데리고 온다

그 곁에서 풀잎이 깨어나고

밤은 별의 잠옷을 벗는다

아침만큼 자신만만한 얼굴은 없다

모든 신생이 거기 있기 때문이다

초록이 몸 속으로 스며드는 아침 곁에서

사람을 기다려 보면 즐거우리라

내 기다리는 모든 사람에게 꽃의 언어를 주고 싶지만

그러나 꽃의 언어는 번역되지 않는다

나무에서 길어낸 그 말은

나무처럼 신선할 것이다

초록에서 길어낸 그 말은

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모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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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의 계보도와 12신                                                                                   

☞ 제우스(=주피터)
6명의 형제 중에서 막내이지만 올림포스신 중에서 최고의 신이다. 아버지 크로노스를 왕좌에서 몰아내고, 다른 거인 신족(神族)과 싸워 왕위를 거머쥐었다. 천둥을 무기로 하는 만능신으로 바람기가 많았다. (떡갈나무, 독수리, 도도니, 크레타섬) (☞ 우측 그림은 제우스!)

☞ 하데스(=프루토스)
제우스의 형으로 지하와 사자(死者)의 신이다. 올림포스(하늘세계)의 신들과 비교되는 하데스(지하세계)의 신으로 냉혹하고 비정한 반면, 엄격하면서 공정하기도 하다. 그가 유일하게 사랑한 것이 봄의 여신 페르세포네이다. 검은 말의 전차를 타고 그녀를 약탈해 왔다. (삼나무, 검은양)

☞ 포세이돈(=넵튠)
제우스의 형으로 바다와 하천, 샘의 신이면서 지진의 신이기도 하다. 말도 발명했기 때문 에 경마의 수호신도 되고 있다. 얼핏보면 조용하게 보이지만 성질이 급하고 화를 잘 낸다. 항상 삼지창을 들고 있다. (소나무, 말, 코린토스, 로도스섬)

☞ 헤라(=주노)
제우스의 본처로 질투심이 아주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헤라는 결혼, 출산, 육아의 신으로 주부와 가정 생할의 수호신으로서 숭배 받았다. (석류나무, 공장, 아르고스, 사모스섬, 크레타섬)

☞ 데메테르(=케레스)
제우스의 누나로 대지의 신이다. 식물과, 곡물, 풍요와 수확의 여신으로 풍작과 흉작은 그 녀의 기분대로 정해졌다. 자주 보리 이삭을 든 모습으로 나타난다. 제우스와 정을 통하여 봄의 여신인 페르세포네를 낳았다. (보리, 엘레프시스)

☞ 헤스티아(=베스타)
제우스 형제 자매 중에서 장녀이며 화로의 신이다. 모든 고아와 미아들의 어머니로 각 가 정이나 각 마을에는 그녀를 위한 제단이 있고, 항상 불을 밝혀 두었다고 한다. 12신 가운데 가장 성스러운 신으로서 민중의 숭배를 받았다. 온화하고 자비롭다. - 제우스의 자녀들

☞ 아테나(=미네르바, 제우스와 헤라의 딸)
제우스가 가장 사랑한 자식으로 아버지로부터 방패와 천둥을 선물 받았으며, 지혜와 순결 의 여신이면서 직물과 공예의 신이기도 하다. 항상 갑옷과 투구로 몸을 감싸고, 손에는 창과 고르곤의 머리가 새겨진 방패를 들고 다닌 다. 머리는 좋지만 호전적이다. (올리브, 떡갈나무, 올빼미)

☞ 헤파이스토스(=벌칸, 제우스와 헤라의 아들)
불과 대장장이의 신인데 모습이 추하고 다리를 절고 있다. 손에는 쇠망치와 집게를 들고 있다. 손재주가 좋아서 신들의 무기, 여신들의 장신구, 궁전 등 모든 것을 만들었다. 아주 부지런하고 검소하다. 아내인 아프로디테의 바람기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한다. (림노스섬, 시실리아 섬)

☞ 아레스(=마스, 제우스와 헤라의 아들)
싸움의 신으로,m 사납고 유혈을 좋아해서 신과 인간에게 모두 미움을 받았다. 그가 데리 고 다니는 사람 중에 '공포', '패주', '전쟁'이 있다. 잔인하고 사려가 깊지 않다. 아프로디테 와의 불륜으로 태어난 것이 하르모니아 '화해'이다. (독수리, 트라키지방)

☞ 아폴론(=아폴로, 제우스와 레토의 아들)
태양의 신으로 지성, 학문, 예언 신탁, 음악, 의술, 궁술, 시, 예술, 변론 등 다방면의 수호 신이다. 하프와 활을 들고 다닌다. 스포츠도 만능이다. 그러나 왜 그런지 실연만 당한다. (월계수, 백조, 델포이, 딜로스 섬, 로도스 섬)
(☞ 우측 그림은 아폴론!)

☞ 아르테미스(=다이아나, 제우스와 레토의 딸)
아폴론과 쌍둥이 남매인 여신으로 달의 신으로 수렵과 산야의 신 이기도 하다. 결벽증의 처녀신이며 항상 활과 화살통을 가지고 다닌다. 남성을 싫어하고 집념이 강한 성격으로 냉혹하고 고고하다.

☞ 헤르메스(=머큐리, 제우스와 마이아의 아들)
신들의 사자로 여행객의 수호신이다. 상업, 도박, 경기의 신으로 머리 회전이 빠른 책략가 이기도 하다. 하프, 수학, 운동 경기의 발명가라고도 한다. 두 마리의 뱀이 말고 있는 지팡 이과 깃털 달린 모자를 쓰고 샌들을 신고 다닌다. 아무튼 머리가 뛰어나게 좋고 사교성도 좋다.

☞ 아프로디테(=비너스, 제우스와 디오네의 딸)
미와 사랑의 여신으로 육체적 욕망과 매춘의 여신이고 창녀의 보호 신이다. 우아하고 섹 시하다. 나체 모습이 많다. 연애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화살을 가진 자식 에로스를 항상 데리고 다닌다. (장미, 백조, 코린토스, 키프로스섬)

☞ 디오니소스(=바카스, 제우스와 세멜레의 아들)
포도와 포도주의 신이면서 연극의 신이다. 머리에는 담쟁이 덩쿨로 된 관이나 포도 덩쿨 을 쓰고 있으며 표범이나 아기 사슴의 가죽을 입고 지정적인 신이다. 12신에는 나중에 추 가 되었다. (포도, 표범, 이집트, 시리아, 페니키아, 그리스 전지역)

그리스 신들의 가계도



다음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의 가계도이다.


카오스
무 (無)
타르타로스
지옥
가이아
대지
    에로스[1]
욕망
에레보스
암흑
닉스
모로스
운명
오네이로이
네메시스
보복
모모스
비난
필로테스
애정
게라스
노령
티폰
바람
우라노스
하늘
우로스
폰토스
바다
아이테르
창공
헤메라
타나토스
죽음
히프노스
에리스
불화
아파테
사기
오이지스
고뇌
모이라이 &
케레스
에리니에스
기간테스
멜리아스
아프로디테[2]
헤카톤케이레스
티탄
키클롭스
에키드나
오케아노스
테티스
히페리온
테이아
코이오스
포이베
크로노스
레아
테미스
므네모시네
크리오스
이아페토스
오케아니데스
클리메네
헬리오스
에오스
아스테리아
데메테르
헤스티아
헤라
프로메테우스
에피메테우스
이나코스
멜리아스
헬리아데스
셀레네
레토
하데스
포세이돈
제우스
무사이
아틀라스
이오
플레이오네
아폴론
아르테미스
페르세포네
아테나
헤베
헤파이스토스[3]
아레스
하데스
헤스페리데스
플레이아데스
에파포스
에니오
에일레이티아
디오네
드리오페
마이아
알크메네
세멜레
헤르메스
아프로디테[2]
헤라클레스
디오니소스
티케
로도스
페이토
에우노미아
헤르마프로디토스
   에로스[1]
하르모니아
데이모스
안테로스
히메로스
포보스
  • 초록색으로 표시된 이름은 초기 12 티탄이다.
  • 올림포스 12신의 이름은 굵은 글씨로 표시하였다.

  1. 이동: 가 에로스의 태생에는 두 가지 이야기가 상충한다. 에로스는 보통 아프로디테와 아레스의 아들로 언급되나, 헤시오도스의 《신통기》에서는 그를 무 (카오스)에서 태어난 태초신 가운데 하나로 설정하였다.
  2. 이동: 가 아프로디테의 태생에는 두 가지 이야기가 상충한다. 헤시오도스 (《신통기》)는 여신이 크로노스가 우라노스를 거세한 후 만들어진 바다 거품에서 "탄생"하였으므로 우라노스의 딸이라고 주장하였다. 반면에, 호메로스 (《일리아스》, 제5권)는 아프로디테가 제우스와 디오네의 딸이라고 설명한다. 플라톤 (《향연》 180장)에 따르면, 두 가설의 아프로디테는 아프로디테 우라니아와 아프로디테 판데모스라는 별개로 나뉜다.
  3. 이동 ↑ 호메로스의 저술, 아티카 항아리 그림과 같은 주류 전승에 따르면, 헤파이스토스는 제우스와 헤라의 아들이다. 그러나 헤시오도스의 《신통기》 924장에는 제우스가 아테나를 무성 생식으로 낳자 헤라도 혼자서 낳았다고 전한다. 이 이야기는 후대의 작품인 《비블리오테케》 i. 3. 5 (의식적으로 호메로스의 이야기에 반박), 히기누스의 《이야기》 서문에도 나와있다.






 

 

계보도로 보는 그리스 신화 1. 신들의 탄생



[카오스의 계보]
그리스 신화에서는 여러가지의 창조신화가 존재합니다.그 중에서도 제가 알려드릴 이야기는 고대 그리스의 농부 헤시오도스 (Hesiod)가 『신통기 (Theogony)』에서 전하는 이야기입니다.


모든 것의 시작은 카오스 (Chaos)입니다.카오스는 혼돈을 뜻하는데, 이는 로마의 오비디우스 (Ovid)때 부터이고, 원래는 '벌려진 입'이라는  뜻이었다고 합니다.어쨌든 이 카오스에서는 다섯 명의 신이 태어납니다.먼저 밤의 여신 닉스 (Nyx)와 암흑의 신 에레보스 (Erebus)가 있습니다.닉스는 밤의 어둠, 에레보스는 지하세계의 어둠을 뜻합니다.또한 가이아 (Gaea)타르타로스 (Tartaros), 에로스 (Eros)가 태어납니다.에로스는 모든 신 들 중 가장 잘 생긴 사랑과 탄생의 신이라고 하는데, 후대로 갈 수 록 어린 아이의 모습을 한 신이 됩니다.가이아는 가슴이 넓고 자애로운 대지의 여신이며 타르타로스는 가이아 (땅)의 가장 깊은 곳입니다.



[닉스와 에레보스의 계보]


닉스와 에레보스 사이에서 헤메라 (Hemera)아이테르 (Aether)가 태어납니다.헤메라는 낮을 뜻하고, 아이테르는 맑은 대기를 뜻합니다.또한 헤메라와 아이테르는 서로 결혼하는데, 그렇게 바다와 항구의 여신인 탈랏사 (Thalassa)를 낳습니다.



[닉스의 계보]


또한 밤의 여신 닉스는 혼자서 여러 아이를 낳습니다.먼저 쌍둥이 형제인 죽음의 신 타나토스 (Thanatos)와 잠의 신 히프노스 (Hypnos)가 있습니다.타나토스는 죽음 그 자체를 뜻하는데, 때때로 저승사자로서 묘사되기도 합니다.히프노스는 지하세계 양귀비 꽃밭의 궁전에서 살며 밤마다 사람들에게 잠을 뿌린다고합니다.또한 네메시스 (Nemesis)가 있는데, 법을 어긴 자에대한 정당한 신벌을 신격화한 여신입니다.불화와 분쟁의 여신 에리스 (Eris)도 태어났는데, 언제나 사람 들에게 분쟁이 일어나게 한다고 합니다.또한 케레스 (Keres / Ceres)들 도 태어낫습니다.그녀들은 피가 뚝뚝 떨어지는 옷을 입고 전쟁터의 부상자와 사망자를 끌고간다고 합니다.또한 죽음의 운명을 뜻하는 모로스 (Moros)도 태어났습니다.모이라이 (Moerae)세 자매도 태어났습니다.모이라이는 운명의 여신 들인데, 각각의 이름은 운명의 실을 자아내는 클로토 (Clotho)와 실을 감는 라케시스 (Lachesis), 실을 자르는 아트로포스 (Atropus)입니다.또한 비난의 여신 모모스 (Momos), 고초의 여신 오이지스 (Oizys), 거짓말과 사기의 여신 아파테 (Apate), 성애의 여신 필로테스 (Philotes), 노쇠의 신 게라스 (Geras)가 태어났습니다.오네이로이 (Oneiroi) 형제도 태어났는데, 이들은 꿈의 정령 들입니다.히프노스의 아이들이라고도 하는 오네이로이는 각각 꿈에서 인간의 형상을 나타내는 모르페우스 (Morpheus), 짐승의 형상을 나타내는 이켈로스 (Icelus 또는 포베토르 Phobetor), 나무나 돌같은 무정물의 형상을 나타내는 판타소스 (Phntasus)입니다.헤스페리데스 (Hesperides) 요정 들도 닉스의 아이라고 하는데, 각각의 이름은 헤스페라레투사 (Hesperarethusa), 에리테이아 (Erytheia), 아이글레 (Aegle)입니다.


계보도로 보는 그리스 신화 2. 티탄 12신





[가이아의 계보도]


가이아 여신은 혼자서 세 명의 남신을 낳습니다.하늘의 신 우라노스 (Uranus)와 바다의 신 폰토스 (Pontus), 산맥의 신 우레아 (Ourea)가 그들입니다.가이아는 우라노스와 결혼하는데, 그렇게 12명의 티탄 (Titan)신 들과 키클로페스 (Cyclopes) 3형제, 헤카톤케이레스 (Hecatoncheires) 3형제가 태어납니다.티탄은 거인 족으로, 각각의 이름은 오케아노스 (Oceanus, 대양), 테티스 (Tethys, 바다), 코이오스 (Coeus), 포이베 (Phoebe), 히페리온 (Hyperion, 광명), 테이아 (Theea), 크리오스 (Krius), 이아페토스 (Iapetus), 테미스 (Themis, 법과 규칙), 므네모시네 (Mnemosyne, 기억), 레아 (Rhea, 대지), 크로노스 (Kronus, 농경.시간의 신 크로노스 (Chronus)와는 다르다)입니다.키클로페스는 단안의 거인 족으로 뛰어난 대장장이고 각각의 이름은 브론테스 (Brontes), 스테로페스 (Steropes), 아르게스 (Arges)입니다.헤카톤케이레스는 50개의 머리와 100개의 손이 달린 거인 3형제로 각각 코토스 (Cottus), 브리아레오스 (Briareus 또는 아이가이온 Aegaeon), 기에스 (Gyes)입니다.


우라노스는 키클로페스와 헤카톤케이레스를 싫어하여 그들을 타르타로스에 가두었습니다.타르타로스는 가이아의 가장 깊은 곳이었습니다.당연히 가이아는 우라노스에대해 분노할 수 밖에 없었다.가이아는 아다마스 (Adamas)를 이용하여 낫을 만들었다.아다마스는 강철로, 당시만 해도 신의 광물로 여겨졌다.가이아는 낫을 가지고 티탄 들앞에 갔다.그리고는 누가 우라노스를 벌할지 물었다.그러나 누구도 쉽게 말을 하지 못했다.우라노스는 당시 최고 지위의 신이었으니말이다.그 중에서도 단 한 명, 막내 크로노스만이 나서서 우라노스를 벌하겠다고 하였다.그리고 그날 밤 크로노스는 우라노스의 성기를 잘랐다.그러자 우라노스는 크로노스또한 자신처럼 자기 자식에게 왕권을 빼앗길 것이라는 저주를 내렸다.



[우라노스의 계보]


이때 잘려나간 우라노스의 성기는 바다(탈랏사)에 떨어졌다.떨어진 성기에서 거품이 일자, 그 곳에서 한 여신이 태어난다.그녀가 바로 아름다움과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 (Aphrodite)다.또한 잘릴 때나온 피가 가이아 (땅)에 스며들었다.그러자 거기서 에리니에스 (Erinyes)기간테스 (Gigantes), 멜리아이 (Meliai)가 태어난다.에리니에스는 알렉토 (Alecto, 분노가 그치지 않는 자), 티시포네 (Tisiphone, 살인을 복수하는 자), 메가이라 (Megaera, 질투하는 자)의 세자매를 뜻하는데, 머리카락에는 뱀이 휘감겨있고 눈에서는 피눈물이 흐르고 박쥐 날개가 달려있는 끔직한 모습이라고 한다.에리니에스는 여러가지 죄 특히 근친 살인 죄를 벌한다고 합니다.기간테스는 하체가 뱀인 거인족으로 24명 또는 100명이상이라고 합니다.멜리아이는 물푸레나무의 요정입니다.또한 우라노스의 피는 닉스에게도 튀었는데, 닉스는 그렇게 우라노스의 아이를 낳게 됩니다.닉스가 낳은 아이는 릿사 (Lyssa)로, 광기의 여신입니다.



[티탄의 계보]


크로노스가 세상의 주인이 되고 나서 티탄들은 서로 결혼하기 시작한다.티탄의 맏아들 대양의 신 오케아노스는 누이인 테티스를 아내로 맞는데, 그렇게 3000명의 강의 요정 들인 오케아니데스 (Oceanides)와 3000명의 강의 신인 포타모이 (Potamoi)형제들을 낳는다.코이오스는 포이베와 결혼하는데, 그렇게 레토 (Leto)와 별의 여신인 아스테리아 (Asteria)를 낳는다.광명의 신 히페리온은 테이아를 아내로 맞이해 3남매를 낳는데, 태양의 신 헬리오스 (Helios)와 달의 여신 셀레네 (Selene) 그리고 새벽의 여신 에오스 (Eos)가 그 들이다.이렇게 티탄 남신과 여신은 서로 결혼하였으나 크리오스와 이아페토스는 다른 티탄여신인 테미스, 므네모시네와 결혼하지 못하였다.결국 이아페토스는 오케아니데스 중 하나인 클리메네 (Clymene)와 결혼하고 크리오스는 가이아와 폰토스의 딸인 에우리비아 (Eurybia)와 결혼하게 된다.



[폰토스의 계보]


한 편, 가이아는 우라노스가 떠나자 또다른 아들인 폰토스와 결혼한다.그렇게 네레우스 (Nereus)타우마스 (Thaumas)포르키스 (Porcys)의 아들과 케토 (Ceto)와 에우리비아의 딸이 태어난다.네레우스는 오케아니데스 중 한 명인 도리스 (Doris, '관대한'이라는 뜻)와 결혼하여 50명의 딸들인 네레이데스 (Nereides)를 낳는다.타우마스는 또다른 오케아니데스인 엘렉트라 (Electra, '호박빛 구름'이라는 뜻)를 아내로 맞는데, 그렇게 하르피아 (Harpiai)이리스 (Iris)를 낳는다.하르피아는 사람의 얼굴에 새의 몸을 했는데, 각각 아엘로 (Aello), 오키페테 (Ocypete), 켈라이노 (Celaeno), 포다르게 (Podarge)입니다.포르키스는 누이 케토와 결혼하였는데, 그렇게 고르고네스 (Gorgones)세 자매와 그라이아이 (Graeae)세 자매, 에키드나 (Echidna)라돈 (Ladon)을 낳습니다.고르고네스는 머리카락은 모두 뱀이고 손은 청동으로 되있고 황금 날개를 가진 불사의 두 언니 스테노 (Stheno), 에우리알레 (Euryale)와 죽을 운명의 아름다운 메두사 (Medusa)를 뜻합니다.그라이아이는 하나의 눈과 이빨을 셋이 같이 쓰는 노파들 펨프레도 (Pemphredo), 에니오 (Enyo), 데이노 (Deino)를 뜻합니다.에키드나는 하반신이 뱀인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을 한 여신이며 라돈은 머리가 100개인 용이라고 합니다.이 외에 인간의 얼굴을 한 새 세이레네스 (Seirenes)폴리페모스 (Polyphemus)의 어머니인 토오사 (Thoosa)와 괴물이 된 아름다운 여인 스킬라 (Skylla)또한 포르키스와 케토의 아이들이고도 합니다.



[에우리비아의 계보]


에우리비아는 티탄 12신들 중 하나인 크리오스와 결혼하여 아스트라이오스 (Astraeus)페르세스 (Perses)그리고 팔라스 (Pallas)를 낳는다.아스트라이오스는 히페리온의 딸 에오스와 결혼하여 네 방향 바람의 신 아네모이 (Anemoi)와 샛별의 신 에오스포로스 (Eosphorus)를 낳는다.아네모이에는 봄의 부드러운 서풍의 신인 제피로스 (Zephyrus)와 겨울의 매서운 북풍의 신인 보레아스 (Boreas)와 남풍과 비의 신인 노토스 (Notus), 동풍의 신인 에우로스 (Eurus)가 있다.페르세스는 코이오스의 딸인 아스테리아와 결혼해서 마법과 달과 강령술의 여신 헤카테 (Hekate)를 낳는다.팔라스는 오케아니데스 중 한명이자 저승의 강인 스틱스 (Styx)를 아내로 맞는다.팔라스와 스틱스의 아이로는 힘과 권력의 신 크라토스 (Kratus)와 폭력의 신 비아 (Bia)와 승리의 여신 니케 (Nike)와 질투의 신인 젤로스 (Zelos)가 있다.

   



계보도로 보는 그리스 신화 3. 제우스





[크로노스의 계보]


티탄의 왕이 된 크로노스는 누이인 레아와 결혼한다.한 편 가이아는 크로노스가 우라노스를 몰아내고도 자신들의 아이들을 타르타로스에서 꺼내주지 않은데에 대하여 분노하였다.심지어 크로노스는 캄페 (Campe)라는 괴물에게 명령하여 타르타로스를 지키도록 하였다.가이아는 크로노스에게 우라노스처럼 아이에게 왕권을 빼앗길것이라는 예언을 했다.우라노스의 저주와 가이아의 예언에 시달린 크로노스는 레아가 첫 아이, 헤스티아 (Hestia)를 낳자 삼켜버렸다.그렇게 크로노스는 후로도 데메테르 (Demeter)헤라 (Hera)그리고 하데스 (Hades)포세이돈 (Poseidon)을 차례차례 태어날때마다 삼켜버렸다.그리고 레아는 여섯번째 아이인 제우스 (Zeus)를 임신했다.제우스만은 지키고 싶었던 레아는 어머니인 가이아에게 도와달라고 호소하였다.가이아는 레아를 크레타섬으로 데려가어 그 곳에서 아이를 낳게하였다.그리고 아기는 그곳의 요정들에게 맏기고 크로노스는 돌을 주어 돌을 삼키게 하였다.


제우스는 아말테이아 (Amalthea)요정에 의하여 길러졌습니다.또한 그는 태양신 헬리오스의 아이인 아익스(Aex)염소의 젖을 먹고 자라났다.아말테이아가 외출할때는 제우스를 황금 바구니에 담아 나무에 매달고 가였는데, 이러다가 아이가 울면 일곱 명의 전사 부족인 쿠레테스 (Curetes)가 창과 방패를 두들기며 요란한 소리를 내어 울음소리를 크로노스로 부터 감추었다.어느날은 제우스가 아익스 염소와 놀다가 뿔을 부러뜨린 적이 있다.훗 날 하데스의 소유가 되는 이 뿔은 '풍요의 뿔' 또는 '코르누코피아(Cornucopia)'라고 불리는데, 이 안에서는 여러 과일과 재물 등이 무한대로 나오게 되었다.


제우스가 청년이 되고 제우스는 오케아니데스 중 한 명인 지혜로운 메티스 (Metis)와 첫 결혼을 하게 된다.메티스는 제우스에게 형제들을 구해줄 구토약을 건내준다.제우스는 구토제를 어머니인 레아에게 주고 레아는 구토제를 술에 타 크로노스에게 먹인다.크로노스는 삼킨 순서의 반대로 돌, 포세이돈, 하데스, 헤라, 데메테르, 헤스티아를 토해낸다.그리고 제우스의 형제들도 청년으로 자라난다.


그리고 제우스 형제들은 크로노스와의 전쟁을 준비하게 된다.



[이아페토스의 계보]


티탄이지만 제우스의 편에 슨 신이 몇 있었다.오케아노스의 딸인 스틱스는 자신의 아이인 크라토스, 비아, 니케, 젤로스와 함께 제우스의 편에 섰다.또한 티탄 12신 중 한 명인 이아페토스는 오케아니데스인 클리메네와 결혼하여 네 명의 아들을 낳는다.이 중 이아페토스와 아틀라스 (Atlas)메노이티오스 (Menoetius)는 티탄의 편으로 갔지만 클리메네와 프로메테우스 (Prometheus)에피메테우스 (Epimetheus)는 제우스의 편으로 가였다.마법과 달의 여신 헤카테또한 제우스의 편에 섰다




계보도로 보는 그리스 신화 4.티타노마키아




코르넬리스 판 하를렘 <티타노마키아>


제우스와 티탄 들은 전쟁을 시작합니다.이 전쟁을 티타노마키아(Titanomachya)라고 합니다.티탄과 제우스의 전쟁은 10년 동안이나 지속되게 되는데, 그들은 신이 었기에 그 누구도 죽지 않기 때문이죠.제우스 형제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에게 어떻게 하면 승리할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가이아는 타르타로스에 갇힌 티탄의 형제 들-키클로페스와 헤카톤케이레스-의 도움이 있어야지만 승리할 수 있다고 하였다.제우스는 캄페를 죽이고 타르타로스에서 키클로페스와 헤카톤케이레스를 구출해냈다.신들의 음식 암브로시아(Ambrosia)와 넥타르(Nectar)를 먹고 힘이 난 키클로페스는 제우스 형제에게 선물을 합니다.제우스에게는 빛나는 천둥과 번개, 벼락을, 포세이돈에게는 땅을 가르는 트리덴트(Trident)라는 삼지창을, 하데스에게는 쓴 사람이 보이지 않게 해주는 키네에(Kynee)라는 투구를 만들어 줍니다.또한 헤카톤케이레스는 100개씩 300개의 손으로 바위를 집어던졌습니다.결국 티탄과의 전쟁은 제우스의 승리로 끝나게 됩니다.


이 후 티탄들은 타르타로스에 갇히게 되고 헤카톤케이레스 코토스와 기게스가 감시를 맏게됩니다.또한 티탄 중 가장 힘이 센 아틀라스는 세상의 서쪽 끝에서 하늘을 짊어지게 되었습니다.그러나 또다시 자신의 아이들이 타르타로스에 갇히게되 분노한 가이아는 제우스에게 두 번의 큰 전쟁이 일어나게 합니다.



[올림포스 12신의 목록] 


제우스의 승리이후 세상의 지배자는 제우스가 됩니다.그러나 제우스는 권력을 독차지하지 않고 제비뽑기로 형제들과 하늘과 바다, 지하세계의 지배권을 나누었습니다.그렇게 제우스는 하늘, 포세이돈은 바다, 하데스는 지하세계를 다스리게 됬습니다.제우스는 자신의 형제들과 아이들로 구성된 올림포스 12신을 구성했습니다.올림포스 12신에는 제우스, 헤라, 포세이돈, 데메테르, 아테나 (Athena), 아폴론 (Apollon), 아르테미스 (Artemis), 헤르메스 (Hermes), 아프로디테, 아레스 (Ares), 헤파이스토스 (Hephaistus), 디오니소스 (Dionysus)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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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격(詩格)-왕창령(王昌齡)

詩有三境(시유삼경) : 시에 세가지 경지가 있다.


一曰物境(일왈물경) : 첫 번 째로 실물의 경지를 들 수 있다.
欲爲山水詩則張泉石雲峰之境(욕위산수시칙장천석운봉지경):산수시를 지으려고 하면 샘, , 구름 그리고 봉우리의 실제 모습을 펼쳐내야 하나니
極麗絶秀者(극려절수자) : 그 중에서 지극히 곱고 수려한 점은
神之於心(신지어심) : 심정으로 이것을 추상하여
處身於境(처신어경) : 그 경지에 자신을 위치시켜 두고
視境於心(시경어심) : 그 심정에서 그 경지를 겪어보아야 한다.
瑩然掌中(형연장중) : 그러면 확연히 손안에 들어오게 된다.
然後用思(연후용사) : 그런 뒤에 생각하게 되면
了然境象(요연경상) : 실제 경물의 상이 또렷해지므로
故得形似(고득형사) : 그 상상된 형상을 얻을 수가 있다.

二曰情境(이왈정경) : 두 번째로 정의 경지를 들 수 있다.
娛樂愁怨(오락수원) : 나를 재미있게 하는 것, 즐겁게 하는 것,

근심하게 하는 것, 원망하게 하는 것들을
皆張於意而處於身(개장어의이처어신) : 모두 마음 속 의식에 펼쳐서

몸짓으로 나타낸다.
然後馳思得深其情(연후치사득심기정) : 그러한 뒤에 상상력을 타면

그 정감을 깊게 할 수 있다.

三曰意境(삼왈의경) : 세 번 째로 뜻의 경지를 들 수 있다.
亦張之於意而思之於心(역장지어의이사지어심) :
이 또한 마음 속 의식에 뜻을 펼쳐서 심정으로 헤아린다
則得其眞矣(칙득기진의) : 그러면 그 진의를 얻을 수 있다.

 

당나라 말의 시인 사공도(司空圖 837-908)의 대표적 작품인 이십사시품(二十四詩品)중에서 23품 광달(曠達)24품 유동(流動)을 예로 쓴다.

23. 曠達(광달-작품 내용의 도량이 너그럽고 큼)
生者百歲(생자백세) : 살아 간가는 것은 백년뿐인데,
相去幾何(상거기하) : 서로 떨어짐이 얼마인가.
歡樂苦短(환락고단) : 환락과 고단함,
憂愁實多(우수실다) : 근심과 걱정이 실로 많도다.
何如尊酒(하여존주) : 술 한 말 함이 어떤가,
日往煙蘿(일왕연라) : 날마다 안개 낀 댕댕이 넝쿨 찾는도다.
花覆茆簷(화복묘첨) : 꽃은 초가집 처마를 덮고 있는데,
疏雨相過(소우상과) : 성긴 비 오면서 지나가네.
倒酒旣盡(도주기진) : 술잔을 기울여 다 마시고,
杖藜行歌(장려행가) : 지팡이 짚고 걸으며 노래를 부르네.
孰不有古(숙불유고) : 누가 예스러움을 지니지 않으리.
南山峨峨(남산아아) : 남산처럼 높고도 높도다.

24. 流動(유동-글발이 아무런 지장 없이 흘러 움직이는 현상)
若納水輨(약납수관) : 물 모으는 바퀴채 같기도 하고,
如轉丸珠(여전환주) : 구르는 둥근 구슬 같기도 하네.
夫豈可道(부기가도) : 어찌 말로 할 수 있으랴,
假體遺愚(가체유우) : 그래서 형체를 빌려 우매한 자에게 남기네.
荒荒坤軸(황황곤축) : 지축은 아늑히 황막하고,
悠悠天樞(유유천추) : 천축은 아득히 멀기만 하네.
載要其端(재요기단) : 그 단서만 찾아 두텁게 지닌다면,
載同其符(재동기부) : 그 부합됨이 같을 것이로다.
超超神明(초초신명) : 우주를 주관하는 신령은 초연하여,
返返冥無(반반명무) : 어두운 허무의 세계로 돌아가리로다.
來往千載(내왕천재) : 천년을 두고 오고 또 가나니,
是之謂乎(호지위호) : 이를 두고 이르는 것인가?


 동심설(童心說) - 이지(李贄)
夫童心者眞心也(부동심자진심야) : 아이의 마음은 진심이다.
若以童心爲不可是以眞心爲不可也(약이동심위불가시이진심위불가야):만약 아이 의 마음이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진심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니라.
夫童心者絶假純眞最初一念之本心也(부동심자절가순진최초일염지본심야):아이의 마음이란 거짓을 버려 순수하고 참되어서 처음 가진 생각의 본 마음이다.
若失却童心便失却眞心(약실각동심편실각진심):만약 아이의마음을 잃어버리면, 참된 마음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失却眞心便失却眞人(실각진심편실각진인):참된 마음을 잃어버리면 참된사람을 잃어버리게 된다.
人而非眞全不復有初矣(인이비진전불복유초의):사람이 되어서 진실되지 못하면 절대로 처음 가진 마음을 회복하지 못한다.
夫旣以聞見道理爲心矣則所言者皆聞見道理之言非童心自出之言也
(부기이문견도리위심의칙소언자개문견도리지언비동심자출지언야) : 대저 이미 견문과 이론으로 마음을 삼으면, 말하는 것이 모두 견문과 이론의 말이지 동심에서 저절로 나오는 말이 아니니라.
言雖工於我何與(언수공어아하여) : 비록 말이 공교로워도 나에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豈非以假人言假言而事假事文假文乎(기비이가인언가언이사가사문가문호) :거짓된 사람으로서 거짓된 말을 빌어 거짓된 일을 일 삼아 거짓된 문장을 짓는 것이 어찌 올바르겠는가?

 

시작대요(詩作大要)-호응린(胡應麟)
詩作大要不過二端體格聲調興象風神而已(시작대요불과이단체격성조흥상풍신이이) : 시를 짓는 큰요소는 두가지에 지나지 않는데,체격(스타일)과 성조(토운), 흥상(이미지)과 풍신(태도와 정신)일 따름이니라.
體格聲調有則可循(체격성조유칙가순):체격과 성조에는 쫓을 수 있는

규칙이 있으나
興象風神無方可集(흥상풍신무방가집) : 흥상과 풍신에는

잡아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故作者但求體正格高聲雄調鬯(고작자단구체정격고성웅조창) : 그러므로 작자는 다만 체격이 바르고 격조는 높고, 소리는 웅장하고

가락은 매끄럽기만을 구하였다.
積習之久矜持盡化形迹俱融(적습지구긍지진화형적구융) : 연습의 쌓임이 오래 되면 세심한 주의력이 녹아들고 외형의 흔적이 두루 융합될 것이다.
興象風神自爾超邁(흥상풍신자이초매) : 흥상(이미지)과 신운(시정신)은 이렇게 하는 것에서 높아질 것이다.
譬諸鏡花水月(비저경화수월) : 이를 거울에 비친 꽃과 물에 비친 달에 비유하여보면
體格聲調水與鏡也(체격성조수여경야) : 체격과 성조는 물과 거울이요.
興象風神月與花也(흥상풍신월여화야) : 흥상과 풍신은 달과 꽃이다.
必水澄鏡朗然後花月宛然(필수징경랑연후화월완연) : 반드시 물이 맑고 거울이 밝은 뒤에야 꽃과 달이 완연히 드러난다.
詎容昏鑑濁流求覩二者(거용혼감탁류구도이자) : 어찌 어두운 거울과 탁한 물의 흐름에서 두 가지를 구할 수 있겠는가?
故法所當先而悟不容强也(고법소당선이오불용강야) : 그러므로 법(방법론)이란 마땅히 앞세워야 할 요소이나 오(깨닭음)는 억지로 할 수 없는 것이다.

 

이사정(理事情) - 섭섭(葉燮)
논리,사건,정서

曰理曰事曰情(왈논왈사왈정) : <>라 하고, <>라 하고, <>라 하니
此三言者(차삼언자) : 이 세 가지 것으로
足以窮盡萬有之變態(족이궁진만유지변태) : 충분히 만물의 변해진

다양한 형태를 다 표현할 수 있다.
凡形形色色音聲狀貌(범형형색색음성상모):무릇 모든 형태, 빛깔, 음향, 모습이
擧不能越乎此(거불능월호차) : 모두가 이것들에서 벗어날 수 없다.
此擧在物者而爲言(차거재물자이위언) : 거명한 이 세 가지는 외물의 측면에서 말한 것인데
而無一物之或能去此者(이무일물지혹능거차자):표현된 외물의 형태로 이것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曰才曰膽曰識曰力(왈재왈담왈식왈력) : <재능>이라 하고, <담력>이라 하고, <인식>이라 하고 <역량>이라 하니
此四言者所以窮盡此心之神明(차사언자소이궁진차심지신명) : 이 네 가지 말은 인간 마음의 신명함을 다 나타내는 것이다.
凡形形色色音聲狀貌(범형형색색음성상모):무릇 모든 형태, 빛깔, 음향, 모습이
無不待於此而爲之發宣昭著(무불대어차이위지발선소저) : 이 네 가지를 기다려 해야 발현되어 밝게 드러나지 않음이 없는 것이다.
此擧在我者而爲言(차거재아자이위언) : 거명한 이 네 가지는

작가 내면의 측면에서 말한 것인데
而無一不如此心以出之者也(이무일불여차심이출지자야) : 이 같은 마음을 써서 나오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다.
以在我之四(이재아지사) : 자가의 내면에 있는 이 네 가지로
衡在物之三(형재물지삼) : 외면에 있는 세 가지를 헤아려서
合而爲作者之文章(합이위작자지문장):종합하여 개별 작자의 문장을 짓게 되니
大而經緯天地(대이경위천지) : 크게는 천하를 경영하고
細而一動一植(세이일동일식) : 세세하게는 하나의 동물, 하나의 식물에까지
詠嘆謳吟(영탄구음) : 읊조리고 노래함이

俱不能離是而爲言者矣(구불능리시이위언자의) :이 원칙을 떠나서는 말할 수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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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석 푸석 지친 피부 되살리기

오이를 부드럽게 갈거나 다져서 얼굴 전체에 바르면 된다

30분 정도만 해도 피부에 촉촉한 수분과 생기를 전해준다

지성피부인 경우 피지도 잡아준다

모공줄이기

매끈한 피부의 가장 큰 적은 모공이다 보기에도 안 좋지만

모공이 넓을수록 피지 분비도 활발해진다

이는 다시 모공을 넓히는 악순환을 거듭한다

모공관리는 꾸준함이 생명이다

밀폐용기에 레몬 8개에 소주 한병 붓고 일주일 정도 보관한다

그 후에 거즈에 걸러 병에 담은뒤 아침 저녁으로 발라준다

지저분한 기미 주근깨 없애기

마늘 한 톨 까서 곱게 다지고 물 반컵과 섞어 2-3일 가량

냉장고에 보관해준다 그리고 기미 주근깨 있는 부위에 발라준다

눈가 입가 잔주름 없애기

흑설탕 반 큰술을 미지근한 물에 섞는다 이를 눈가 입가 주름에

바르고 10분정도 지나 닦아내면 보습과 영양에 탁월하다

동안의 결정판 피부 미백하기

레몬 오이 한 개씩 즙을 짜서 꿀 2큰술+플레인 요그르트를 섞어

걸죽하게 만든다 이것을 얼굴 전체에 펴 발라주면 된다

자외선 차단제는 가장 중요한 화장품

비싼 화장품은 다 필요 없다 자외선 차단제로 충분하다

세월보다 빨리 늙게 만드는 장본인이 자외선이다 자외선 차단제는

진리이다 차단제 SPF지수와 상관없이 무조건 자주 발라주고

1-2시간 마다 덧 발라주고 화장을 할 때 SPF기능이 있는

화장품으로 차단력을 높여준다 햇볕나가기 30분전 겨울에도 필수

탱탱한 피부

나이가 들수록 피부 탄력과 모공을 지탱하는 힘이 떨어진다

결과 피부에 잔주름이 많아지고 밑으로 쳐진다

늙어면 얼굴형도 바뀐다는게 골격이 바뀌는게 아니라 탄력이

떨어진 탓이다 이는 자연스런 노화이다 이를 조금이라도

늦추는게 동안이다

하루 정도 불린 콩을 으께서 꿀을 약간 넣는다

이를 얼굴과 목에 넓게 펴발라주고 5-10분 두었다 씻어낸다

이 밖에 피부에 탄력에 도움되는 수분과 콜라겐 섭취를 많이 한다

 

마사지와 운동으로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혈액 순환이 잘되어야 칙칙하지 않고 맑고 밝은 안색을 유지한다

같은 얼굴도 안색에 따라 달라진다

족욕이나 마사지를 통해 혈액 순환을 촉진시킨다

림프절이 많이 있는 데골티(얼굴아래 목선부터 쇄골까지 어깨부분)

마사지를 꾸준히 한다

 

세수는 문질러서 뜨거운 물에 하면 안된다

문질러 씻는 습관은 금물 세안 할 때 손으로 빡빡

문지르거나 수건을 사용하여 최대한 벗겨 내듯 씻으면

안된다 이는 묵은 각질도 떨어지게 하지만 피부를

보호하는 각질층까지 손상을 일으킨다 이것이 반복되면

각종 트러블이나 알레르기가 생기기 쉬운 민감성 피부가

될수 있다 최대한 약하게 힘이 약한 약지를 이용해 문질러

준다 뜨거운 물로 하면 피부의 수분이 증발해서 건조해질

뿐 아니라 모공도 넓어진다 항상 미지근한 물로 세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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嘉言集(가언집)- 1

 

佳句多成花發地 (가구다성화발지)    아름다운 글귀는 꽃핀 땅에서 많이 이루고  -崔孤竹-

朋情同醉月明宵 (붕정동취월명소)    벗의 정은 함께 취한 달 밝은 밤에 생긴다.

假僧木折樓迎月 (가승목절루영월)    가중나무 불어지니 누각이 달을 맞이하고    -惟靜-

眞婦采香頰滿春 (진부채향협만춘)    참미나리 나물 향기로우니 뺨에 봄이 가득하네.

家居綠水靑山畔 (가거녹수청산반)    집은 푸른 산 언덕위에 있고    -聯句集-

人在春風和氣中 (인재춘풍화기중)    사람은 봄바람 화기 가운데 있네.

家聲擇處書聲大 (가성택처서성대)   집에서 나는 소리는 글 읽는 소리가 크고    -聯句集-

世味忘時道味長 (세미망시도미장)   세상맛을 잊을 때 도의 맛은 자라난다.

看花對酒無餘事(간화대주무여사)   꽃을 보며 술을 대하니 만사가 한가롭고    -聯句集-

論史披圖有古香(논사피도유고향)   역사를 논하고 도서를 펴보니 옛 향기가 나네.
 

甘雨園中蘭葉茂 (감우원중난엽무)   단비내린 정원에는 난초 잎 무성하고     -聯句集-

和氣堂上鐵花明 (화기당상철화명)   온화한 바람 부는 당상에는 철화가 밝네.
 

江南萬里野花發 (강남만리야화발)    강남 만 리에 들꽃이 피니       -聯句集-

何處春山無好山 (하처춘산무호산)    어느 곳 봄산 좋지 않는 곳이 있으랴.

江南二月多芳草 (강남이월다방초)   강남 이월에는 향기로운 풀 많고    -聯句集-

春在濛濛細雨中 (춘재몽몽세우중)   봄은 몽몽한 가랑비 속에 다가오고 있네.

江陵日暖花發先 (강릉일난화발선)   강릉은 따뜻하여 꽃이 먼저 피고    -權適-

楓岳天寒雪未消 (풍악천한설미소)   금강산 추운 곳엔 눈이 아직 녹지 않았네.

江山外缺呼雲補 (강산외결호운보)   강산이 이지러진 곳은 구름 불러 매우고    -聯句集-

天地中虛送月盈 (천지중허송월영)   천지 빈 곳은 달을 보내 채운다.

江山幾回今夜月 (강산기회금야월)   강위에는 몇 번이나 오늘 밤 달이 돋아왔건만  聯句集-

鏡中無復少年時 (경중무부소년시)   거울 속에는 다시 소년 시절이 나타나지 않네.

江水新添前夜雨 (강수신첨전야우)   강은 새로 어젯밤 빗물을 더하고   -聯句集-

春光復吐去年枝 (춘광부토거년지)   봄빛은 다시 지난해 가지에서 토하네.

      

嘉言集(가언집)- 2

 

蓋非天必降福也 (개비천필강복야) 대개 하늘이 반드시 복을 내리는 것이 아니고  漢文解義

實所人自造福耳 (실소인자조복이)   실지로 사람이 스스로 복을 짓는 것이다.

開卷讀書如對聖 (개권독서여대성)   책을 펴 독서를 하니 성인을 대하는 것 같고  崔明鶴-

正心養性學眞人 (정심양성학진인)   정심으로 성품을 기르니 참 도리 배우는 사람이라.

客散茶甘留舌本 (객산다감유설본)   손님 갔지만 차 맛은 혀뿌리에 남아 있고   -聯句集-

睡餘書味在胸中 (수여서미재흉중)   졸다 깨도 글맛은 가슴가운데 있네.

據德懷仁可謂人 (거덕회인가위인)   덕이 있고 어진 마음을 지녀야 사람이며    -蒼岩金氏-

華簪寶貝莫安身 (화잠보패막안신)   금은 패물로는 사람을 편안하게 할 수 없다.

擧酒放歌眞傑士 (거주방가진걸사)   슬잔 들고 노래 부르는 것이 참 호걸이지   -聯句集-

用錢行勢假英雄 (용전행세가영웅)   돈쓰고 행세하는 것은 거짓 영웅이다.

巨筆名詩動墨香 (거필명시동묵향)    법필과 명시에 묵향이 움직이니   -聯句集-

從今四海誦君名 (종금사해송군명)   지금부터 온 천하에 그대 이름 떨치리.

乾坤有意生男子 (건곤유의생남자)    천지는 뜻이 있어 남자를 낳았지만   -聯句集-

歲月無情老丈夫 (세월무정노장부)   세월은 무정하여 장부를 늙게 하네.

見其禮而知其政 (견기예이지기정)   그 예를 보고 그 정사를 알고    -禮記-

聞其樂而知其德 (문기락이지기덕)   그 예악을 듣고 그 덕을 알 수 있다.

敬義立而德不孤 (경의입이덕불고)   가 서면 덕은 외롭지 않고    -聯句集-

忠信所以進德也 (충신소이진덕야)   충신은 소이 덕으로 나가는 자이다.

耕讀無非眞樂事 (경독무비진락사)    밭 갈고 글 읽는 것 진실로 즐거운데    -聯句集-

管絃何必好風流 (관현하필호풍류)    관현만이 어찌 좋은 풍류라 하겠는가.

經年鴻志今何處 (경년홍지금하처)    지나간 해의 큰 뜻은 어디 있나    -聯句集-

不老乾坤歲月長 (불로건곤세월장)    천지는 늙지 않고 세원은 길다.

計利當計天下利 (계리당계천하리)    이익을 꾀하려면 천하의 이익을 꾀하고    -聯句集-

求名應求萬世名 (구명응구만세명)    이름을 구하려면 만세에 남을 이름을 구하라.

古樹千重映落日 (고수천중영락일)   고목 울창한데 석양이 비취고    -聯句集-

長江萬里放歸舟 (장강만리방귀주)   장강 만리에 돌아가는 배를 놓았네.

孤舟橫笛向何處 (고주횡적향하처)   외로운 배는 피리 불며 어디론가 가는데    -聯句集-

林外炊煙一兩家 (임외취연일양가)   수풀 밖 두어 집에선 저녁연기 떠오르네.

枯林風過落黃葉 (고림풍과락황엽)    마른 숲에 바람 지나가니 황엽이 떨어지고    -朱應辰-

寒菊雨餘開白花 (한국우여개백화)    찬 서리 속의 국화는 비 온 뒤에 흰 꽃 피우네.

高士終身還似拙 (고사종신환사졸)   고상한 선비는 종신토록 서투른 듯 하고    -聯句集-

智人處世返如愚 (지인처세반여우)   지혜있는 사람은 처세하는데 어리석은 것 같이 하네.

谷鳥無心來復去 (곡조무심래부거)   계곡의 새는 무심히 왔다 다시 가고    -聯句集-

洞雲何意聚還飛 (동운하의취환비)   골짜기 구름은 무슨 뜻으로 모였다 도로 날아가는가.
 

公道礪行端正士 (공도려행단정사)   바른 도 깨끗한 행실 하는 선비는     -聯句集-

名利不求養性眞 (명리불구양성진)   명리를 구하지 않고 참된 성품을 기른다.

公心似石終難轉 (공심사석종난전)   公心(공심)은 돌과 같아 끝내 변하지 않고    -崔明吉

我道如環信所隨 (아도여환신소수)   나의 도는 고리와 같아 믿으며 따라가네.

公子家兒不識罵 (공자가아불식매)   공자의 집 아이들은 욕을 모르고    -晨鍾-

曾子家兒不識鬪 (증자가아불식투)   증자의 집 아이들은 싸움을 모르네.

觀天地生物氣象 (관천지생물기상)   천의 생물의 기상을 관찰하고    -聯句集-

學聖賢克己工夫 (학성현극기공부)   성현의 극기하는 공부를 배운다.

光陰不貸賢愚老 (광음불대현우로)   광음은 현인을 어리석은 이 늙는데 빌려주지 아니하고

天地無私雨露均 (천지무사우로균)   천지는 사사로움 없이 雨露를 고루 내려준다.

光風霽月無邊興 (광풍제월무변흥)   광풍제월은 흥취가 한이 없고    -聯句集-

異草奇花四面芳 (이초기화사면방)   기이한 풀과 꽃은 사면에 향기롭다.
 

廣野多風裁樹掩 (광야다풍재수엄)   광야에 바람 많아 나무심어 가리고    -聯句集-

晦天無月借星明 (회천무월차성명)   그믐 하늘에 달이 없어 별을 빌려 밝히네.

廣庭有露桂花濕 (광정유로계화습)   넓은 정원에 이슬 있어 계수나무 꽃 젖고    -聯句集-

空山無風松子香 (공산무풍송자향)   빈산에 바람 없으니 솔 향 향기롭네.

狂荒結友終無益 (광황결우종무익)   행동이 거친 벗을 사귀면 마침내 이익이 없고   -朱熹-

驕慢輕人反有傷 (교만경인반유상)   교만하고 남을 업신여기면 도리어 손상이 온다.

敎子詩書眞活計 (교자시서진활계)자식에게 시서를 가르치는 것이 참 삶의 계책이요 金大泳

傳家孝友是生涯 (전가효우시생애)   집에 효우를 전하는 것이 일생의 일이다.


敎他先察自身行 (교타선찰자신행) 타인을 가르치려면 먼저 자신의 행동을 살피고   聯句集

擇友且看事親誠 (택우차간사친성)   벗을 가리려면 그 어버이 성기는 정성을 보라.

九月山中春草綠 (구월산중춘초록)   구월 산중에는 봄에 핀 풀이 푸르고    -聯句集-

五更樓下夕陽紅 (오갱루하석양홍)   오경에 누각 아래에는 석양빛이 붉다.
 

救貧積德山河大 (구빈적덕산하대)    가난을 구하고 덕을 싸는 것은 그 공덕 산하같이 크고

敎子齊家和氣明 (교자제가화기명)   자식을 가르치고 집을 잘 다스리면 화기가 밝다.

枸杞暎堦紅欲滴 (구기영계홍욕적)   구기자가 뜰에 비쳐 붉은 빛 떨어지려하고    -李牧隱-

葡萄滿架翠如流 (포도만가취여류)   포도송이 시렁에 가득 푸른빛 흐르는 것 같네.

龜負殘碣松下路 (구부잔갈송하로)   거북은 쇠진한 비석을 솔 아래 길에서 지고    聯句集-

鶴眠畵壁月中樓 (학면화벽월중루)   학은 달가운데 그림 글린 누각에서 졸고 있네.

君意似山終不動 (군의사산종부동)    그대 뜻은 산과 같아 움직이지 않으나    -鄭松江-

我行如水幾時回 (아행여수기시회)    나의 행동은 유수 같아 몇 번이고 돌아간다.

君子居易以俟命 (군자거이이사명)   군자는 쉽고 편히 살며 천명을 기다리고    -中庸-

小人行險以徼行 (소인행험이요행)   소인은 위험을 행하며 요행을 기다린다.

君子服美則益恭 (군자복미칙익공)   군자는 옷이 아름다우면 더욱 공손하고    -聯句集-

小人服美則益倨 (소인복미칙익거)   소인은 옷이 아름다우면 더욱 거만해진다.

君子愛財取之有道 (자애재취지유도)    군자는 재물을 사랑하되 취하는 도가 있으니  晨鍾-

不義之財於我浮雲 (의지재어아부운)   불의한 재물은 내게 뜬 구름과 같다.

君子之言寡而實 (군자지언과이실)   군자의 말은 말이 적어도 실다우며    -說苑-

小人之言多而虛 (소인지언다이허)   소인의 말은 말이 많아도 허하다.

群山不語前朝事 (군산불어전조사)   모든 산들은 前朝의 일을 말하지 않지만 李承晩大統領

流水猶傳古國聲 (유수유전고국성)   흐르는 물은 오히려 옛 소리를 전한다.

卷中新句誠堪喜 (권중신구성감희)   색 속의 새 글귀는 진실로 기쁘지만    -聯句集-

身外浮名豈足論 (신외부명기족론)   몸 밖에 뜬 이름은 어찌 족히 의논하리.

克己工夫實難得 (극기공부실난득)   자기를 이기는 공부는 실로 얻기가 어렵고    -尹錫震-

晩來更讀古書藏 (만래갱독고서장)   뒤늦게 와서야 다시 고서를 읽는다.
 

克己持心誠與孝 (극기지심성여효)    사욕을 버리는 마음가짐은 정성과 효로하고    金祥洙-

對人處世義兼仁 (대인처세의겸인)    사람을 대하고 처세하는 데는 의와 으로 한다.


勤惰皆由一念生 (근타개유일념생)   근면과 개으른 것이 한 생각에서 나는데     -華諺集-

家庭興敗此中爭 (가정흥패차중쟁)   가정의 흥패가 이가운데서 다툰다
 

勸學問而戒遊逸 (권학문이계유일)    학문을 부지런히 하고 노는 것을 경계하며    -晨鍾-

近君子而遠小人 (근군자이원소인)    군자를 가까이하고 소인을 멀리 하라.

勤讀詩書專一意 (근독시서전일의)    한결같이 부지런히 시서를 읽고    -趙俊九-

閒餘藥草油群芳 (한여약초유군방)    한가하면 약초와 꽃에 물을 주며 산다.

槿花香露三千里 (근화향로삼천리)   이슬 먹음 무궁화 꽃 향이 삼천리    -聯句集-

檀樹淸風半萬年 (단수청풍반만년)   박달나무 맑은 바람은 반만년일세.

今生如夢富貴皆空 (생여몽부귀개공)    금생은 꿈과 같고 부귀가 다 빈 것인데    -古言-

天上福地永遠無窮 (상복지영원무궁)    천상의 복된 땅은 영원하고도 다함이 없네.
 

今日難忘前日誼 (금일난망전일의)   오늘, 전날의 옳은 일 잊어버리기 어렵고    -聯句集-

新年又覺舊年非 (신년우각구년비)   새해에 또 지난해의 잘못을 깨닫게 된다.

今日不知明日事 (금일부지명일사)    오늘에는 내일의 일 알지 못하고    -聯句集-

老年猶有少年心 (노년유유소년심)    노년에도 오히려 소년의 마음이 있다.

今人不見古時月 (금인불견고시월)   오늘의 사람은 옛 달을 보지 못하나    -聯句集-

今月曾經照古人 (금월증경조고인)   오늘의 달은 지나간 옛 사람을 비추어주었데.

琴鳴三尺生涯足 (금명삼척생애족)    삼척의 거문고가 울리니 생애가 족하고    -金精石-

書積五車活計眞 (서적오거활계진)    다섯 수레의 책이 쌓이니 삶이 참되다.
 

琴書雖好賢名好 (금서수호현명호)   금서가 비록 좋으나 어진 이름이 좋고    -聯句集-

河海非深友契深 (하해비심우계심)   河海가 깊은게 아니라 친구와 맺은 정이 더 깊다.

琴書作客旅懷壯 (금서작객여회장)   금서로 손님 대하니 나그네의 감회 더 깊고   趙南信-

賓主添盃情話長 (빈주첨배정화장)   주인과 나그네 술잔 더하니 정담 길어지네.

金剛山高松下立 (금강산고송하립)   금강산이 높아도  소나무 아래 서 있고    -聯句集-

漢江水深沙上流 (한강수심사상류)   한강물 깊어도 무래 위를 흐르네.

金丹自有回春術 (금단자유회춘술)   금단은 예로부터 회춘하는 인술이 있고    -聯句集-

德若三冬布厚氈 (덕약삼동포후전)   덕은 삼동에 두터운 양탄자와 같다.

金銀花發村常富 (금은화발촌상부)   금은 꽃이 피니 마을은 항상 부유하고    -聯句集-

栗谷鳥啼家不貧 (율곡조제가불빈)   속곡새가 우니 집은 가난하지 않네.


金樽美酒千人血 (금준미주천인혈)   금 술통에 좋은 술은 천인의 피요    -春香傳-

玉盤佳肴萬姓膏 (옥반가효만성고)   옥 소반의 아름다운 안주는 만인의 기름이네.
 

錦繡其心白玉身 (금수기심백옥신)   비단 같은 마음과 백옥 같은 몸    -金祥洙-

慤音淑德冠鄕隣 (각음숙덕관향인)   아름다운 음성과 덕행은 우리고향에서 제일

奇妙才能難究測 (기묘재능난구측)   기묘한 재능은 헤아리기 어렵고    -聯句集-

芳名蓋世日星同 (방명개세일성동)   세상을 덮는 명성은 해와 별과 같구나.

奇珍落地泥沙混 (기진락지니사혼)   기이한 보배 땅에 떨어지면 진흙에 섞이고    -申應朝-

仙鶴移巢野鵠侵 (선학이소야곡침)   신선한 학이 집을 떠나면 따오라기 침노하네.

棋罷古松流水下 (기파고송유수하)    바둑을 고송 유수 아래서 다 뚜고   -聯句集-

詩成芳草落花中 (시성방초낙화중)   시를 방초 낙화 가운데서 이루네.

吉凶禍福皆關數 (길흉화복개관수)   길흉화복이 다 운수에 달려 있고    -聯句集-

富貴功名本在天 (부귀공명본재천)   부귀공명은 본시 하늘에 달려 있네.
 

暖日鷄聲叢竹塢(난일계성총죽오)   따뜻한 날 대밭에는 닭의 소리요    -聯句集-

淸風鶴淚舊松壇(청풍학루구송단)   맑은 바람 늙은 소나무에는 학이 운다.

蘭室有朋香滿座 (난실유붕향만좌)   난실에 벗이 있으니 향기가 자리에 가득하고   -聯句集

山家無曆莢生階 (산가무역협생계)   산가에 달력 없고 풀만 뜰에 나네.

蘭秀深山非俗界 (난수심산비속계)   난초가 심산에 빼어나니 속세가 아니요     -聯句集-

蓮生卑濕勝高原 (연생비습승고원)   연이 낮은 곳에 났으니 고원보다 좋다.

難成易毁者行也 (난성이훼자행야)    이루기는 어렵고 허물기는 쉬운 것은 행실이요 方孝孺

難立易傾者名也 (난입이경자명야)    세우기는 어렵고 기울기 쉬운 것은 이름이다.

南山有田邊土落 (남산유전변토락)   남산에 밭이 있는데 갓이 다 떨어지고    -聯句集-

古木鳴鳩鳥先飛 (고목명구조선비)   고목에서 비둘기가 울다가 새가 먼저 날아갔다.

論文講道開來學 (논문강도개래학)   글을 논하고 도를 강하여 후학을 기르고     -聯句集-

漁水樵山遠世塵 (어수초산원세진)   강에서 고기 잡고 산에서 나무하니 세상일 멀어지네.

論事無疑知道力 (논사무의지도력)   일을 논함에 의심이 없으니 도력을 알겠고    -聯句集-

讀書有味覺心榮 (독서유미각심영)   글을 읽어 맛을 아니 마음에 기쁨을 깨달았네.
 

能知足者天下不能貧(능지족자천하불능빈)  족함을 아는 자는 하늘도 가난하게 못하고 晨鍾

能無求者天下不能賤 (능무구자천하불능천)   구함이 없는 자는 하늘도 천하게 못한다.


多猜多侮非眞士 (다시다모비진사)   시기심이 많은 자는 참된 선비가 아니고    -聯句集-

能讓能謙是丈夫 (능양능겸시장부)   능히 겸양심이 있는 자가 바로 대장부이다.

多藏黃卷貧猶樂 (다장황권빈유락)   황권을 많이 갖았으니 가난해도 오히려 즐겁고  聯句集

愛買靑山價不論 (애매청산가불론)   청산을 사랑해서 사니 값을 논하지 않네.

丹光出洞如明月 (단광출동여명월)   붉은 빛이 고을에 나니 밝은 달과 같고    -秋史-

玉氣上天爲白雲 (옥기상천위백운)   옥 기운이 하늘에 오르니 휜 구름이 되네.
 

丹靑不知老將至 (단청부지노장지)   단청하다보니 늙음 오는 줄 모르고    -聯句集-

富貴於我如浮雲 (부귀어아여부운)   부귀는 내게 뜬구름과 같네.

達筆名詩君藝術 (달필명시군예술)   달필명시는 그대의 예술인데    -聯句集-

千秋不晦世相傳 (천추불회세상전)   천년이나 밝게 세상에 서로 전하리.

淡泊生涯眞是士 (담박생애진시사)    담박한 생애가 참다운 선비요    -李和鍾-

淸閒志氣豈非仙 (청한지기기비선)    청렴한 지기가 어찌 신선이 아니리요.

當以百事托於主手 (당이백사탁어주수)    마땅히 모든 일을 주님에게 맡겨라   基督敎詩篇

你心所願主必成就 (니심소원주필성취)   너의 마음에 원하는 바를 주님이 성취해 주리라.

大野東風芳草色 (대야동풍방초색)   들판에는 동풍에 풀빛이 아름답고    -聯句集-

空山盡日杜宇聲 (공산진일두우성)   빈산에는 온 종일 두견새 우는 소리.

大地成功黃稻熟 (대지성공황도숙)   대지엔 공을 이루니 황도가 익었고    -聯句集-

靑天無事白雲遊 (청천무사백운유)   청천엔 일이 없으니 흰 구름만 노네.


好學切於春望雨 (호학절어춘망우)    배우는 것 좋아하기 봄비 바라는 것 같이하고
持心恒若夜聞雷 (지심항약야문뢰)    마음 가짐은 항상 밤에 우레소리를 듣는 것 같이하라.

高士終身還似拙 (고사종신환사졸)   고상한 선비는 종신토록 부족한 것 같이 하고
智人處世返如愚(지인처세반여우)지혜 있는사람은 처세 하는데 도리어 어리석은것같이한다.

事能知足心常樂(사능지족심상락)자기(自己)의 일에 만족(滿足)함을알면 마음이항상 즐겁고,
人到無求品自高(인도무구품자고)사람이 구함이 없는데 이르면 품위가 스스로 높아진다.   

敎他先察自身行 (교타선찰자신행)   타인을 가르치려면 먼저 자신의 행동을 살펴보고
擇友且看事親誠 (택우차간사친성).  벗을 선택하려면 그 어버이 섬기는 정성을 보아라.

得好友來如對月 (득호우래여대월)   좋은 친구를 사귀는 것은 달을 대하는 것보다 낫고
有寄書讀勝看花 (유기서독승간화)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꽃을 보는 것 보다 낫다


琴書雖好賢名好 (금서수호현명호)   琴書(금서)가 비록 좋으나 어진 이름이 더 좋고
河海非深友契深 (하해비심우계심)   河海(하해)가 깊은 게 아니라 친구 맺은 정이 더 깊다.

與人不競心常靜 (여인불경심상정)    남과 더불어 다투지 않으니 마음은 늘 고요하고
爲公無私夢亦閒 (위공무사몽역한)   사심 없이 일을 하니 꿈자리마저 한가롭다

傳家有道惟存厚 (전가유도유존후)   집안에 전해 내려오는 도는 오직 후덕함이요
處世無寄但率眞 (처세무기단솔진)   처세에 기이함은 없고 다만 꾸밈없고 진실하게 할 따름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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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민복 시 모음


그날 나는 슬픔도 배불렀다 / 함민복

아래층에서 물 틀면 단수가 되는 
좁은 계단을 올라야 하는 전세방에서 
만학을 하는 나의 등록금을 위해
삭월세방으로 이사를 떠나는 형님네
달그락거리던 밥그릇들
베니어판으로 된 농짝을 리어커로 나르고
집안 형편을 적나라하게 까보이던 이삿짐
가슴이 한참 덜컹거리고 이사가 끝났다 
형은 시장 골목에서 짜장면을 시켜주고 
쉽게 정리될 살림살이를 정리하러 갔다

나는 전날 친구들과 깡소주를 마신 대가로 
냉수 한대접으로 조갈증을 풀면서 
짜장면을 앞에 놓고 
이상한 중국집 젊은 부부를 보았다
바쁜 점심시간 맞춰 잠 자주는 아기를 고마워하며 
젊은 부부는 밀가루, 그 연약한 반죽으로 
튼튼한 미래를 꿈꾸듯 명랑하게 전화를 받고 
서둘러 배달을 나아갔다
나는 그 모습이 눈물처럼 아름다워 
물배가 부른데도 짜장면을 남기기 미안하여 
마지막 면발까지 다 먹고나니 
더부룩하게 배가 불렀다, 살아간다는 게
그날 나는 분명 슬픔도 배불렀다

서울역 그 식당 / 함민복
그리움이 나를 끌고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그대가 일하는 전부를 보려고 구석에 앉았을 때
어디론가 떠나가는 기적소리 들려오고

내가 들어온 것도 모르는 채 푸른 호수 끌어
정수기에 물 담는 데 열중인 그대
그대 그림자가 지나간 땅마저 사랑한다고
술 취한 고백을 하던 그날 밤처럼
그냥 웃으면서 밥을 놓고 분주히 뒤돌아서는 그대
아침, 뒤주에서 쌀 한 바가지 퍼 나오시던
어머니처럼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마치 밥 먹으러 온 사람처럼 밥을 먹습니다
나는 마치 밥 먹으러 온 사람처럼 밥을 먹고 나옵니다

긍정적인 밥 / 함민복

한 편에 삼만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데워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어머니가 나를 깨어나게 한다 / 함민복

여보시오누구시유 
, 저예요 
누구시유, 누구시유 
아들, 막내아들 
잘 안 들려유
저라구요, 민보기 
, 잘 안 들려유 
몸은 좀 괜찮으세요 
당최 안 들려서 
어머니 
, 애비가 동네 볼일 보러 갔어유 
두 내우 다 그러니까 이따 다시 걸어유 
, 죄송합니다. 안 들려서 털컥.
어머니 저예요 
전화 끊지 마세요 

. 애비가 동네 볼일 보러 갔어유 
두 내우 다 예, 저라니까요! 그러니까 
이따 다시 걸어유 어머니. , 어머니
죄송합니다 어머니, 안어들머려니서 털컥.
달포 만에 집에 전화를 걸었네 
어머니가 자동응답기처럼 전화를 받았네 
전화를 받으시며 
쇠귀에 경을 읽어주시네 
내 슬픔이 맑게 깨어나네

질긴 그림자 함민복

태양이 어서 일터로 나가라고
넥타이를 매주듯 그림자를 매주었다
그림자를 지워버리려고 그림자와 같은
색칠을 했다
농부도 들판에서 그림자를 파내고 있다
달이 뒤에서 앞에서 자신의 포즈까지 바꾸며
뒷모습만 나오는 흑백 그림자를 찍어주었다
그림자를 지워버리려고 그림자와 다른 색을 지웠다
올빼미가 제 그림자가 되어줄 들쥐를 내리 쪼았다

감 나 무 / 함민복

참 늙어 보인다 
하늘 길을 가면서도 무슨 생각 그리 많았던지 
함부로 곧게 뻗어 올린 가지 하나 없다 
멈칫멈칫 구불구불 
태양에 대한 치열한 사유에 온몸이 부르터 
늙수그레하나 열매는 애초부터 단단하다 
떫다 
풋생각을 남에게 건네지 않으려는 마음 다짐 
독하게 꽃을, 땡감을, 떨구며 
지나는 바람에 허튼 말 내지 않고 
아니다 싶은 가지는 툭 분질러 버린다 
단호한 결단으로 가지를 다스려 
영혼이 가벼운 새들마저 둥지를 잘 틀지 못하고 
앉아 깃을 쪼며 미련 떨치는 법을 배운다 
보라 
가을 머리에 인 밝은 열매들 
늙은 몸뚱이로 어찌 그리 예쁜 열매를 매다는지 
그뿐 
눈바람 치면 다시 알몸으로 
죽어 버린 듯 묵묵부답 동안거에 드는



옥탑방 / 함민복

눈이 내렸다 
건물의 옥상을 쓸었다 
아파트 벼랑에 몸 던진 어느 실직 가장이 떠올랐다 
결국 
도시에서의 삶이란 벼랑을 쌓아올리는 일 
24평 벼랑의 집에서 살기 위해 
42층 벼랑의 직장으로 출근하고 
좀더 튼튼한 벼랑에 취직하기 위해 
새벽부터 도서관에 가고 가다가 
속도의 벼랑인 길 위에서 굴러떨어져 죽기도 하며 
입지적으로 벼랑을 일으켜 세운 
몇몇 사람들이 희망이 되기도 하는 
이 도시의 건물들은 지붕이 없다 
사각단면으로 잘려나간 것 같은 
머리가 없는 
벼랑으로 완성된 
옥상에서 
招魂하듯 
흔들리는 언 빨래소리 
덜그럭 덜그럭 
들리는
 
나를 위로하며 / 함민복 

삐뚤삐뚤 날면서도 
꽃송이 찾아 앉는 
나비를 보아라 
마음아
 
전구를 갈며 / 함민복 

잠시 빛을 뽑고 다섯 손가락으로 어둠을 돌려 
삼십 촉 전구를 육십 촉으로 갈면 
십자가에 못 박혀 있는 예수는 더 밝게 못 박히고 
십자가는 삼십 촉만큼 더 확실히 벽에 못 박힌다 
시계는 더 잘 보이나 시간은 같은 속도로 흐르고 
의자는 그대로 선 채 앉아 있으며 
침대는 더 분명하게 누워 있다 
방안의 그림자는 더 색득해지고 
창 밖 어둠은 삼십 촉만큼 뒤로 물러선다 
도대체 삼십 촉만큼의 어둠은 어디로 갔는가 
내 마음으로 스며 마음이 어두워져 
풍경이 밝아져 보이는가 
내 마음의 어둠도 삼십 촉 소멸되어 마음이 밝아져 
풍경도 밝아져 보이는가 
어둠이 빛에 쫓겨 어둠의 진영으로 도망쳤다면 
빛이 어둠을 옮겨주는 발이란 말인가 
십자가에 못 박혀 벽에 못 박혀 있는 깡마른 예수여
연꽃에 앉아 법당에 앉아 있을 뚱뚱한 부처여 
죽음을 돌려 삶을 밝힐 수밖에 없단 말인가 
잠시 다섯 손가락으로 빛을 돌려 어둠을 켜고 
삼십 촉 전구를 육십 촉으로 갈면

봄꽃 / 함민복

꽃에게로 다가가면
부드러움에
찔려
삐거나 부은 마음
금세
환해지고
선해지니
봄엔
아무 꽃침이라도 맞고 볼 일.

딱딱하게 발기만 하는 문명에게 / 함민복

거대한 반죽 뻘은 큰 말씀이다
쉽게 만들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물컹물컹한 말씀이다
수천 수만 년 밤낮으로
조금 무쉬 한물 두물 사리
소금물 다시 잡으며
반죽을 개고 또 개는
무엇을 만드는 법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함부로 만들지 않는 법을 펼쳐 보여주는
물컹물컹 깊은 말씀이다

자본주의의 약속 / 함민복 

혜화동 대학로로 나와요 장미빛 인생 알아요 왜 학림다방 쪽 몰라요 그럼 어디 알아요 파랑새 극장 거기 말고 바탕골소극장 거기는 길바닥에서 기다려야 하니까 들어가서 기다릴 수 있는 곳 아 바로 그 앞 알파포스타칼라나 그 옆 버드하우스 몰라 그럼 대체 어딜 아는 거요 거 간판좀 보고 다니쇼 할 수 없지 그렇다면 오감도 위 옥스퍼드와 슈만과 클라라 사이 골목에 있는 소금창고 겨울나무로부터 봄 나무에로라는 카페 생긴 골목 그러니까 소리창고 쪽으로 샹베르샤유 스카이파크 밑 파리 크라상과 호프 시티 건너편요 또 모른다고 어떻게 다 몰라요 반체제인산가 그럼 지난번 만났던 성대 앞 포트폴리오 어디요 비어 시티 거긴 또 어떻게 알아 좋아요 그럼 비어 시티 OK 비어시티--

물고기 / 함민복 

부드러운 물 
딱딱한 뼈 
어찌 
옆으로 누운 나무를 
몸속에 키우느냐 
뼈나무가 네 모양이었구나 
비늘 잎새 참 가지런하다 
물살에 흔들리는 
네 몸 전체가 
물 속 
또 하나의 잎새구나
 
초승달 / 함민복

배고픈 소가
쓰윽
혓바닥을 휘어
서걱서걱
옥수수 대궁을 씹어 먹을 듯


김포평야 / 함민복 

김포평야에 아파트들이 잘 자라고 있다 
논과 밭을 일군다는 일은 
가능한 한 땅에 수평을 잡는 일 
바다에서의 삶은 말 그대로 수평에서의 삶 
수천 년 걸쳐 만들어진 농토에 
수직의 아파트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농촌을 모방하는 도시의 문명 
엘리베이터와 계단 통로, 그 수직의 골목 
잊었는가 바벨탑 
보라 한 건물을 쌓아 올린 언어의 벽돌 
만리장성, 파리 크라상, 던킨 도너츠 
차이코프스키, 노바다야끼...... 
기와불사 하듯 세계 도처에서 쌓아 올리고 있는 
이진법 언어로 이룩된 
컴퓨터 데스크탑 
이제 농촌이 도시를 베끼리라 
아파트 논이 생겨 
엘리베이터 타고 고층 논을 오르내리게 되리라 
바다가 층층이 나누어지리라 
그렇게 수평이 수직을 다 모방하게 되는 날 
온 세상은 거대한 하나의 탑이 되고 말리라 
김포평야 물 괸 논에 아파트 그림자 빼곡하다 
 
'부부' / 함민복

긴 상이 있다 
한 아름에 잡히지 않아 같이 들어야 한다 
좁은 문이 나타나면 
한 사람은 등을 앞으로 하고 걸어야 한다 
뒤로 걷는 사람은 앞으로 걷는 사람을 읽으며 
걸음을 옮겨야 한다 
잠시 허리를 펴거나 굽힐 때 
서로 높이를 조절해야 한다 
다 온 것 같다고 
먼저 탕 하고 상을 내려놓아서는 안 된다 
걸음의 속도도 맞추어야 한다 
한 발 
또 한 발

 / 함민복

망둥이를 낚으려고 
노을 첨벙거리다가 돌아오는 길 
어둠 속에서도 개는 내 수상함을 간파하고 
나를 겁주며 짖는다 
내가 여기 더 오래 살았어 
네가 더 수상해 
나는 최선을 다해 개를 무시하다 
시끄러워 
걸음 멈추고 개와 눈싸움을 한다 
사십여 년 산 눈빛으로 
초저녁 어둠도 못 뚫고 
똥개 하나 제압 못 하니 
짖어라 
나도 내가 수상타 
서녘 하늘에 
낚시바늘 같은 달 떠 있고 

풀뀅기에 낀 망둥이 댓 마리 
푸덕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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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성 시 모음

 

겨울나무에게 묻다... /유미성 시

 

가슴 시리도록

새하얀 눈 위에 찍힌

낯선 사람의 첫 발자국

나무야 너는 보았니?

그 발자국의 주인을...

나 몰래 밤사이에 다녀간

낯선 사람의 모습을...

어쩌면 내가 사랑했던 사람,

함께 첫눈을 맞기로

지난날 약속했던 그 사람을...

나무야 너는 보았니?

나 몰래 다녀간 발자국의 주인을

그 사람의 두 볼에 흐르던

그리움의 눈물을...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당신이기에... 유미성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당신이기에..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어느 가을날 낙엽 수북하던 거리에서..

내 손을 잡고 행복해하던 당신이기에..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어느 비오던 날 내 마음 아프게해..

쏟아지는 눈물과 비로..

내 모습 초라하게 만들었던 당신이지만..

그 모습 지켜보며 함께 울었던 당신이기에..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자꾸만 세상살이에 지쳐 포기 하려는 나에게..

못난 사람이라고 모질게 내몰아쳐..

날 일으켜 세우던 당신이기에..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세상에 모래알보다 많은 사람..

그중에 당신보다 예쁘고 착한 사람..

없지 않겠지만은..

내가 알고 있는 당신은..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세상에 단 하나뿐이기에..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입니다..

..그런 당신이기에

나는 당신을 영원히 사랑합니다..

 

사랑 / 유미성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애절한 말이

있을 줄 알았습니다

보고 싶다는 말보다

더 간절한 말이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숨어있던

그대만을 위해 쓰여질

그 어떤 말이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대만을 위한

아주 특별한

고백을 할 수 있기를 바랬습니다

하지만 난 오늘도 여전히 그대에게

사랑한다는 말 밖에는

다른 말을 찾지 못했습니다

보고 싶다는 말 밖에는

그 어떤 그리움의 말도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늘 언제나 그대에게 쓰는

편지의 시작은

사랑하는... 보고싶은...

하지만 그 마음 너무나도

따뜻한 그대이기에

그대를 위해 쓰여진 내 평범한 언어들은

대 마음속에서는 별이 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가 됩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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