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삼```` 岑參(715~770)唐 岑嘉州集

가지 ````幼隣 賈至(718~772)

전기`````仲文 錢起(722~780?)唐 錢考功集 大曆十才子의 필두

고황 ````逋翁 顧況(727?~815?)唐 華陽集3 華陽眞逸 逸品畫家 顧生과 동일인

이단 ````正己 李端(732~792) 大曆十才子

맹교```` 東野 孟郊(751~814)唐 孟東野集

장계```` 張繼(753~?)唐

장적```` 張籍(768~830)唐

한유```` 退之 韓愈(768~824)唐 昌黎先生集 40권 당송8대가

설도```` 洪度 薛濤(770?~830?)唐 名妓 女校書

백거이 樂天 白居易(772~846)唐 長恨歌 琵琶行

유종원 子厚 柳宗元(773~819)唐 柳河東集 45권 당송8대가

가도```` 浪仙 賈島(779~843)唐 賈浪仙長江集 10권

이하 ````長吉 李賀(791~817) 詩鬼

두목```` 牧之 杜牧(803~853)唐 江南春

온정균 飛卿 溫庭筠(812∼870)唐 溫飛卿詩集

이상은 義山 李商隱(812∼858)唐 李義山詩集 樊南文集

구양수 永叔 歐陽修(1007∼1072)宋 歐陽文忠公集 153권 당송8대가

소옹```` 康節 邵雍(1011~1077)北宋 皇極經世書 62편

사마광 君實 司馬光(1019~1086)北宋 文正 資治通鑑

왕안석 介甫 王安石(1021~1086)宋 字說 당송8대가 개혁정책

정호```` 伯淳 明道 東坡 程顥(1032~1085)北宋 定性書 識仁篇

소식```` 東坡 蘇軾(1036~1101)北宋 赤壁賦 당송8대가

양만리 廷秀 楊萬里(1124~1206)南宋 南宋四大家

육유```` 務觀 陸游(1125∼1210)南宋 劍南詩稿 85권 최다작의 시인

범성대 致能 石湖 范成大(1126∼1193)南宋 文穆公 石湖居士詩集

주희```` 元晦 晦庵 朱憙(1130~1200)南宋 四書集注 近思錄 주자학

 

 

잠삼

岑參(715~770)唐 岑嘉州集

題蒼頡造字臺(제창힐조자대) 창힐의 조자대에 제하다

野寺荒臺晩(야사황대만) 들에 절 거친 누대 저물어가고

寒天古木悲(한천고목비) 추운 날씨 옛 나무 서글프기만

空階有鳥跡(공계유조적) 빈 섬돌에 있으니 새의 발자국

猶似造書時(유사조서시) 마치 같아 글자를 만들던 그 때

 

 

見渭水思秦川(견위수사진천) 위수를 보면서 진천을 생각

渭水東流去(위수동류거) 위수 물 동쪽으로 흘러가는데

何時到雍州(하시도옹주) 언제면 옹주 땅에 닿아 이를까

憑添兩行淚(빙첨양행루) 기대어 보태어서 두 줄기 눈물

寄向故園流(기향고원류) 부쳐 보내 고향에 물결 흐름에

 

 

山房春事(산방춘사) 산방의 봄일

梁園日暮亂飛鴉(양원일모난비아) 양원에 해는 지고 까마귀 날아

極目蕭條三兩家(극목소조삼양가) 눈 닿는 끝 쓸쓸해 두어 채 집이

庭樹不知人去盡(정수부지인거진) 뜰 나무 알지 못해 사람 다 떠나

春來還發舊時花(춘래환발구시화) 봄이 오면 다시 펴 지난시절 꽃

 

 

春夢(춘몽) 봄꿈

洞房昨夜春風起(동방작야춘풍기) 동방화촉 어젯밤 봄바람 일어

遙憶美人湘江水(요억미인상강수) 멀리 그려 고운 이 상강물가에

枕上片時春夢中(침상편시춘몽중) 베갯머리 토막 잠 봄꿈 가운데

行盡江南數千里(행진강남수천리) 다 다니니 강남을 몇 천리 길을

 

 

苜蓿峯寄家人(목숙봉기가인) 목숙봉에서 집사람에게

苜蓿峯邊逢立春(목숙봉변봉입춘) 목숙봉 두루 둘러 입춘을 맞아

葫蘆河上淚霑巾(호로하상루점건) 호로하 강위에서 눈물 적신다

閨中只是空相憶(규중지시공상억) 아낙 안방 다만이 헛된 그리움

不見沙場愁殺人(불견사장수살인) 보지 못해 모래 벌 죽이는 시름

 

 

玉關寄長安主簿(옥관기장안주부) 옥관서 장안 주부에게 부치며

東去長安萬里餘(동거장안만리여) 동으로 장안까지 만 리가 넘어

故人那惜一行書(고인나석일행서) 오랜 벗 어찌 아껴 한 줄 편지를

玉關西望腸堪斷(옥관서망장감단) 옥관서 서쪽 보니 애가 끊일 듯

況復明朝是歲除(황부명조시세제) 하물며 내일 아침 한 해 끝이라

 

 

寄左省杜拾遺(기좌생두습유) 좌성의 두섭유에게 보내다

聯步趨丹陛(련보추단폐) 잇달아 걸어 나아간 벼슬

分曹限紫微(분조한자미) 관아 달라서 자미궁까지

曉隨天仗入(효수천장입) 아침엔 좇아 지킴에 들어

暮惹御香歸(모야어향귀) 저녁에 이끎 궁궐 향에 와

白髮悲花落(백발비화낙) 흰머리 슬퍼 꽃이 짐이라

靑雲羨鳥飛(청운선조비) 푸른 꿈 바램 새로 날아가

聖朝無闕事(성조무궐사) 임금님 조정 나랏일 없어

自覺諫書稀(자각간서희) 스스로 알아 간언 드물어

 

 

蜀葵花(촉규화) 접시꽃

昨日一花開(작일일화개) 어제 꽃 하나 피고

今日一花開(금일일화개) 오늘 꽃 하나 피네

今日花正好(금일화정호) 오늘 꽃 참 좋은데

昨日花已老(작일화이노) 어제 꽃 이미 시들

 

 

行軍九日思長安故園(행군구일사장안고원)

중양절 군에서 장안의 고향을 생각하며

强欲登高去(강욕등고거) 억지로 가니 산에 오르려

無人送酒來(무인송주래) 아무도 없어 술을 보내 올

遙憐故園菊(요련고원국) 멀리 아쉬운 고향땅 국화

應傍戰場開(응방전장개) 마주친 곁은 싸움터 펼쳐

 

 

가지

幼隣 賈至(718~772)

春思(춘사) 봄날에 생각

草色靑靑柳色黃(초색청청류색황) 풀 빛깔 푸릇푸릇 버들 빛 노랑

桃花歷亂李花香(도화력란이화향) 복사꽃 어지러이 오얏꽃 내음

東風不爲吹愁去(동풍불위취수거) 봄바람이 못하니 시름 실어감

春日偏能惹恨長(춘일편능야한장) 봄날은 한다는 게 한을 끌어내

 

岳陽樓重宴別王八員外貶長沙(악양루중연별왕팔원외폄장사)

악양루에서 거듭 잔치 열어 왕팔 원외가 장사로 좌천 돼 보내며

江路東連千里湖(강로동연천리호) 강둑 길 동쪽 이어 천리 호수에

靑雲北望紫微遙(청운북망자미요) 청운에 북쪽 바램 궁성은 아득

莫道巴陵湖水闊(막도파릉호수활) 말을 마라 파릉 땅 호수 넓다며

長沙南畔更蕭條(장사남반갱소조) 장사 땅 남쪽 두둑 더욱 쓸쓸해

 

送李侍郞赴常州(송이시랑부상주) 상주로 부임하는 이시랑을 보내며

雪晴雲散北風寒(설청운산북풍한) 눈 개여 구름 흩여 북풍 차가워

楚水吳山道路難(초수오산도로난) 초나라 물 오국 산 길은 어려워

今日送君須盡醉(금일송군수진취) 오늘에 그대 보내 모쪼록 취해

明朝相憶路漫漫(명조상억로만만) 밝을 아침 생각해 길은 아득해

 

전기 大曆十才子의 필두

仲文 錢起(722~780?)唐 錢考功集

題崔逸人山亭(제최일인산정) 최일인의 산속 정자에서

藥俓深紅蘚(약경심홍선) 약초 길 깊어 붉은 이끼로

山窓滿翠微(산창만취미) 산에 창 가득 푸른 산기운

羨君花下醉(선군화하취) 그대 부러워 꽃 아래 취해

胡蝶夢中飛(호접몽중비) 호랑나비 돼 꿈속을 날아

 

石井(석정) 돌우물

片霞照石井(편하조석정) 조각 노을에 돌우물 비쳐

泉底桃花紅(천저도화홍) 샘물 아래는 복사꽃 붉어

那知幽石下(나지유석하) 어찌 알리오 깊은 바위 밑

不與武陵通(불여무릉통) 아니 함께해 무릉 땅 뚫려

 

題溫處士山居(제온처사산거) 온 처사 산에 살아

誰知白雲外(수지백운외) 누가 알아서 흰 구름 밖을

別有綠蘿春(별유녹라춘) 따로 있느니 푸른 넝쿨 봄

苔繞溪邊徑(태요계변경) 이끼 얽혀서 시냇가 길에

花深洞里人(화심동리인) 꽃이 깊어서 골 마을 사람

逸妻看種藥(일처간종약) 느긋한 아내 약초 심기 봐

稚子伴乘綸(치자반승륜) 어린아이는 낚시 함께 가

穎上逃堯者(영상도요자) 영수 물 위로 숨은 높은 이

何如此養眞(하여차양진) 어떻게 이런 참을 기르랴

 

暮春歸故山草堂(모춘귀고산초당) 늦봄에 고향 산의 초당에 돌아와

谷口春殘黃鳥稀(곡구춘잔황조희) 골짝어귀 봄 남겨 꾀꼬리 드문

辛夷花盡杏花飛(신이화진행화비) 목련꽃 다 떨어져 살구꽃 날려

始憐幽竹山窓下(시련유죽산창하) 가엾기 그윽한 대 산에 창 아래

不改淸陰待我歸(불개청음대아귀) 안 고쳐 맑은 그늘 내 오길 바래

 

闕下贈裵舍人(궐하증배사인) 궐 아래 배사인에게 드리며

二月黃鸝飛上林(이월황리비상림) 이월에 꾀꼬리는 상림을 날아

春城紫禁曉陰陰(춘성자금효음음) 봄 궁성 임금 꺼려 새벽이 자욱

長樂鐘聲花外盡(장락종성화외진) 장락전 종소리는 꽃 너머 다해

龍池柳色雨中深(용지류색우중심) 용지못 버들 빛은 비속에 짙어

陽和不散窮途恨(양화불산궁도한) 볕 따뜻 아니 풀려 막힌 길 탓해

宵漢長懸捧日心(소한장현봉일심) 은하수 길게 달려 해 받든 마음

獻賦十年猶未遇(헌부십년유미우) 글 올려 십년 지나 아직 아니 봬

羞將白髮對華簪(수장백발대화잠) 부끄런 흰머리로 귀인 맞을까

 

고황 華陽眞逸 逸品畫家 顧生과 동일인

逋翁 顧況(727?~815?)唐 華陽集3

憶番陽舊遊(억번양구유) 번양에서 옛 놀이 떠올리며

悠悠南國思(유유남국사) 아득한 남쪽나라 생각이 나서

夜向江南泊(야향강남박) 밤 되도록 강남에 배를 대었네

楚客斷腸時(초객단장시) 초나라 나그네는 애를 끊는 때

月明楓子落(월명풍자락) 달 밝아 단풍들어 열매 떨어져

 

過山農家(과산농가) 산 속 농가를 지나며

板橋人渡泉聲(판교인도천성) 널다리 사람 건너 샘물 소리가

茅簷日午鷄聲(모첨일오계성) 띠 지붕 한낮 해에 닭 우는 소리

莫嗔焙茶煙暗(막진배다연암) 성내지마 차 덖어 연기 캄캄해

却喜曬穀天晴(각희쇄곡천청) 멎어 기뻐 곡식 쫴 하늘 개이니

 

登樓望水(등루망수) 누각에 올라 강물을 바라보며

鳥啼花發柳含煙(조제화발류함연) 새 울어 꽃이 피고 버들은 안개 담아

擲却風光憶少年(척각풍광억소년) 던져 멎은 바람 빛 어린 시절 생각나

更上高樓望江水(갱상고루망강수) 다시 오른 높은 루 강물을 바라보니

故鄕何處一歸船(고향하처일귀선) 고향이 어디인지 돌아가는 배 한 척

 

 

이단 大曆十才子

正己 李端(732~792)

蕪城懷古(무성회고) 무성에서 옛날을 떠올리며

風吹地上樹(풍취지상수) 바람이 불어 땅 위 나무에

草沒城邊路(초몰성변로) 풀에 묻히니 성 곁에 길이

城裡月明時(성리월명시) 성 안에 달이 밝은 때이면

精靈自來去(정령자래거) 만물의 신령 절로 오고가

 

長信宮(장신궁) 장신궁

金壺漏盡禁門開(금호루진금문개) 금단지 물이 다 새 닫힌 문 열려

飛燕昭陽侍寢回(비연소양시침회) 조비연 소양전서 잠자리 모셔

隨分獨眠秋殿裏(수분독면추전리) 분수 따라 홀로 잠 가을 전각 속

遙聞笑語自天來(요문소어자천래) 멀리 들려 웃음 말 하늘로부터

金壺: 물시계 禁門: 대궐 문

趙飛燕(?~BC1) 前漢 成帝의 후 趙臨의 딸 본명은 宜主 시호는 孝成皇后

 

 

맹교

東野 孟郊(751~814)唐 孟東野集

自惜(자석) 스스로 가여워

傾盡眼中力(경진안중력) 기울여 다해 눈 가운데 힘

抄詩過與人(초시과여인) 시를 뽑음에 남 함께 지나

自悲風雅老(자비풍아로) 스스로 슬퍼 풍류도 늙어

恐被巴竹嗔(공피파죽진) 아마 입을까 파 땅 죽지사

※竹枝詞: 樂府詩의 하나 원래 파유(巴歈)지역 일대에 유포된 民歌

 

 

聞砧(문침) 다듬이 소리 들으며

杜鵑聲不哀(두견성불애) 두견새 울음이야 슬프지 않지

斷猿啼不切(단원제부절) 원숭이 끊는 울음 서럽지 않아

月下誰家砧(월하수가침) 달 아래 뉘 집인가 다듬이 소리

一聲腸一絶(일성장일절) 한 소리에 애간장 한번 끊으니

杵聲不爲客(저성불위객) 나그네 되게 안 해 방망이 소리

客聞髮自白(객문발자백) 듣자니 머리털이 절로 희어져

杵聲不爲衣(저성불위의) 콩콩 소리 되느니 옷이 아니라

欲令遊子歸(욕령유자귀) 하게 돼 떠도는 이 돌아가게 해

 

 

烈女操(열녀조) 열녀의 절개

梧桐相待老(오동상대로) 오동나무 서로가 같이 늙기를

鴛鴦會雙死(원앙회쌍사) 원앙새는 함께해 같이 죽기를

貞女貴殉夫(정녀귀순부) 곧은 여인 따라감 높이 받들어

捨生亦如此(사생역여차) 삶을 버림 저토록 이와 같아라

波瀾誓不起(파란서불기) 물결 일어 다짐해 일지 않기를

妾心井中水(첩심정중수) 아내 마음 우물 안 물이라 겠네

 

 

遊子吟(유자음) 집 떠나는 아들의 노래

慈母手中線(자모수중선) 자애로운 어머니 손 안의 실로

遊子身上衣(유자신상의) 길 떠나는 아들에 몸에 입힐 옷

臨行密密縫(임행밀밀봉) 가기 앞서 꼼꼼히 꿰매시는 건

意恐遲遲歸(의공지지귀) 행여 걱정 더디게 돌아올까 봐

誰言寸草心(수언촌초심) 누가 말해 자그만 여린 풀 마음

報得三春暉(보득삼춘휘) 갚을거나 삼월 봄 따사한 햇살

 

 

洛橋晩望(낙교만망) 낙교의 저문 바램

天津橋下氷初結(천진교하빙초결) 천진교 다리아래 첫얼음 얼어

洛陽陌上人行絶(낙양맥상인행절) 낙양의 거리 위로 사람 발 끊겨

楡柳蕭疏樓閣閑(유류소소누각한) 느릅 버들 썰렁해 누각만 덜렁

月明直見嵩山雪(월명직견숭산설) 달이 밝아 바로 봬 숭산의 눈이

 

 

秋夕貧居述懷(추석빈거술회) 추석날 가난한 삶을 말하다

臥冷無遠夢(와냉무원몽) 찬방 누워도 먼 꿈은 없어

聽秋酸別情(청추산별정) 가을을 들어 떠남 뜻 쓰려

高枝低枝風(고지저지풍) 높고 낮으나 가지에 바람

千葉萬葉聲(천엽만엽성) 천에 만이라 나뭇잎 소리

淺井不供飮(천정불공음) 얕은 우물은 마시지 못해

瘦田長廢耕(수전장폐경) 메마른 밭은 오래 묵혀둬

今交非古交(금교비고교) 요즘 사귐은 옛 사귐 아냐

貧語聞皆輕(빈어문개경) 가난한 이 말 다 흘려들어

 

 

장계

張繼(753~?)唐

寄鄭員外(기정원외) 정원외에게 부치며

經月愁聞雨(경월수문우) 달을 지내며 빗소리 시름

新年苦憶君(신년고억군) 새해 괴로움 그대 생각에

何時共登眺(하시공등조) 어느 때 함께 올라 바랄까

整屐待晴雲(정극대청운) 나막신 두니 구름 갬 맞아

 

 

山家(산가) 산골의 집

板橋人渡泉聲(판교인도천성) 널다리 사람 건너 샘물소리가

茅檐日午鷄鳴(모첨일오계명) 초가처마 한낮에 닭이 우는데

莫嗔焙茶煙暗(막진배다연암) 성내지마 차 덖어 연기가 까매

卻喜曬谷天晴(각희쇄곡천청) 되레 기뻐 해든 골 하늘 개이니

 

 

楓橋夜泊(풍교야박) 풍교의 밤에 배를 대어

月落烏啼霜滿天(월락오제상만천) 달은 져 까악 울음 서리 찬 날씨

江楓漁火對愁眠(강풍어화대수면) 강바람에 고깃불 시름에 졸아

姑蘇城外寒山寺(고소성외한산사) 고소성 바깥으로 한산사에서

夜半鐘聲到客船(야반종성도객선) 한밤에 종소리가 객선에 닿아

 

 

장적

張籍(768~830)唐

秋思(추사) 가을에 생각

洛陽城裏見秋風(낙양성리견추풍) 낙양성 성안에서 가을바람 쏘임에

欲作家書意萬重(욕작가서의만중) 집에 편지 쓰고자 뜻만만 겹이어라

復恐悤悤說不盡(부공총총설부진) 다시해 이만줄임 할 말다 못했을까

行人臨發又開封(행인임발우개봉) 가는이 가려는데 다시 열어 살피네

※낙양성은 중국 하남성에 있는 성으로 후당의 도읍지

 

 

與賈島閒遊(여가도한유) 가도와 한가하게 놀다

水北原南草色新(수북원남초색신) 물 북녘 들 남쪽에 풀빛 새로워

雪消風暖不生塵(설소풍난불생진) 눈 녹아 바람 따뜻 먼지 안 일어

城中車馬應無數(성중거마응무수) 성안엔 수레 말들 셀 수 없는데

能解閑行有幾人(능해한행유기인) 한가한 걸음 알 이 몇이나 있나

 

 

寄西峰僧(기서봉승) 서봉 스님에게

松暗水涓涓(송암수연연) 솔숲은 어둑해도 물은 졸졸졸 시내연

夜凉人未眠(야량인미면) 밤이 서늘 사람은 잠을 못 들어

西峰月猶在(서봉월유재) 서쪽에 봉우리엔 달 아직 떠서

遙憶草堂前(요억초당전) 아득히 떠올리니 초가집 앞을

 

 

春別曲(춘별곡) 봄날을 보내며

長江春水綠堪染(장강춘수록감염) 긴 장강에 봄물은 물들인 푸름

荷葉出水大如錢(하엽출수대여전) 연잎은 물에 나온 큰 동전이라

江頭橋樹君自種(강두교수군자종) 강가 다리 나무는 그대가 심어

那不長繫木蘭船(나부장계목란선) 어찌 오래 못 매둬 목란선일랑

 

 

閑行(한행) 한가히 걸으며

老身不許人間事(노신불허인간사) 늙은 몸이 안 들여 세상사는 일

野寺秋晴每獨過(야사추청매독과) 들 절에 개인 가을 늘 혼자 걸어

病眼較來猶斷酒(병안교래유단주) 앓는 눈 생각하여 아직 술 끊어

却嫌行處菊花多(각혐행처국화다) 싫다하니 닿는 곳 국화가 많아

 

 

感春(감춘) 봄을 느끼며

遠客悠悠任病身(원객유유임병신) 먼 나그네 아득해 병든 몸으론

誰家池上又逢春(수가지상우봉춘) 누구 집 연못 위에 또 봄을 맞나

明年各自東西去(명년각자동서거) 이듬해 서로 따로 동서로 떠나

此地看花是別人(차지간화시별인) 이 땅에서 꽃을 봐 다른 사람이

 

 

沒蕃故人(몰번고인) 번에서 죽은 오랜 벗

前年伐月支(전년벌월지) 지난 해 치니 월지국 나라

城下沒全師(성하몰전사) 성 아래 죽어 군사 모조리

蕃漢斷消息(번한단소식) 번과 한나라 소식이 끊겨

死生長別離(사생장별리) 죽음과 삶에 긴 헤어짐이

無人收廢帳(무인수폐장) 거둘 이 없어 버려진 막사

歸馬識殘旗(귀마식잔기) 돌아온 말에 남긴 기 알아

欲祭疑君在(욕제의군재) 제 지내려도 그대 산 듯해

天涯哭此時(천애곡차시) 하늘 끝 울어 여기 이때에

※중앙아시아에 있던 나라 北天竺

 

 

江南曲(강남곡) 강남곡

江南人家多橘樹(강남인가다귤수) 강남엔 집집마다 귤나무 많아

吳姬舟上織白紵(오희주상직백저) 오 여인 배 위에서 흰 모시 짜지

土地卑濕饒蟲蛇(토지비습요충사) 땅이 낮아 축축해 벌레 뱀 많아

連木爲牌入江住(연목위패입강주) 나무 이어 뗏목에 강물에 살지

江村亥日常爲市(강촌해일상위시) 강마을 해의 날에 늘 장이 서니

落帆渡橋來浦裡(낙범도교내포리) 돛 내려 다리 건너 포구에 오지

靑莎覆城竹爲屋(청사복성죽위옥) 향부자 가득한 성 대나무 집에

無井家家飮潮水(무정가가음조수) 우물 없어 집집이 강물 마시지

長干午日沽春酒(장간오일고춘주) 장간 지방 대낮에 봄 술을 팔아

高高酒旗懸江口(고고주기현강구) 높이도 주막 깃발 걸린 강어귀

倡樓兩岸臨水柵(창루양안림수책) 기생집 양 언덕에 물 울짱 앞에

夜唱竹枝留北客(야창죽지류배객) 밤에 불러 죽지사 북방객 잡지 竹枝詞

江南風土歡樂多(강남풍토환락다) 강남에 토속풍습 즐길 일 많아

悠悠處處盡經過(유유처처진경과) 오래도록 곳곳을 다 다녀야지

 

 

한유 당송8대가

退之 韓愈(768~824)唐 昌黎先生集 40권

悟道頌(오도송) 도를 깨닫는 글

俓截之言問太顚(경절지언문태전) 지닐 말씀 여쭈니 태전선사께

文公良馬暗窺鞭(문공양마암규편) 문공아 좋은 말은 몰래 채찍 봐

敏乎三平重指拔(민호삼평중지발) 영리해 세 번 밋밋 거듭해 뽑아

中宵雲散月當天(중소운산월당천) 한밤에 구름 흩여 달은 하늘에

 

 

柳巷(유항) 버드나무길

柳巷還飛絮(유항환비서) 버들 길 버들개지 날려 다니고 거리항 솜서

春餘幾許時(춘여기허시) 봄날은 남은 날이 얼마 안남아

吏人休報事(이인휴보사) 나리들 그만두게 알릴 일일랑

公作送春詩(공작송춘시) 나는야 지으려네 봄을 보내며

 

 

春雪(춘설) 봄눈

新年都未有芳華(신년도미유방화) 새해 아직 아니나 꽃핌이 있어

二月初驚見草芽(이월초경견초아) 이월 비롯 놀랍게 풀싹이 보여

白雪却嫌春色晩(백설각혐춘색만) 흰 눈은 멎기 싫어 봄빛이 늦어

故穿庭樹作飛花(고천정수작비화) 그리 뚫어 뜰 나무 날린 꽃 이뤄

 

 

秋懷詩(추회시) 가을에 품어

秋夜不可晨(추야불가신) 가을밤 하지 못해 밤을 새우기

秋日苦易暗(추일고이암) 가을날 쓰라림은 쉽게 어두워

我無汲汲志(아무급급지) 내게는 없는 것이 서두는 뜻이

何以有此憾(하이유차감) 무엇 땜에 있으랴 서운한 마음

 

 

早春(조춘) 이른 봄날

天街小雨潤如酥(천가소우윤여소) 도읍거리 보슬비 매끄럽게도

草色遙看近却無(초색요간근각무) 풀빛 멀리 보여도 가까인 없어

最是一年春好處(최시일년춘호처) 한해에 가장 좋기 봄에 좋은 곳

絶勝煙柳滿皇都(절승연류만황도) 빼어난 안개 버들 장안에 가득

 

 

題張十一旅舍三詠1(제장십일려사삼영1)

榴花(석류) 석류꽃에 대하여

五月榴花照眼明(오월류화조안명) 오월의 석류꽃이 눈에 들어 밝더니

枝間時見子初成(지간시견자초성) 가지사이 때엔 비로소 열매 맺네

可憐此地無車馬(가련차지무거마) 어쩔거나 이곳을 수레 지남 없어

顚倒靑苔落絳英(전도청태락강영) 푸른 이끼 엎어져 붉은 꽃잎 떨어져

 

 

題張十一旅舍三詠2(제장십일려사삼영2)

(정) 우물에 대하여

賈誼宅中今始見(가의댁중금시견) 가의의 집 안에서 이제 처음 보아도

葛洪山下昔曾窺(갈홍산하석증규) 갈홍 노인 산 아래 예전 일찍 보았지

寒泉百尺空看影(한천백척공간영) 차운 자라도 괜히 보니 그림자를

正是行人渴死時(정시항인갈사시) 바로 가는 말라 죽을 때라

 

 

古意(고의) 오랜 뜻

太華峰頭玉井蓮(태화봉두옥정연) 태화봉 꼭대기에 옥 우물에 연꽃이

開花十丈藕如船(개화십장우여선) 피워 길이라 연뿌리 같아라

冷比雲霜甘比蜜(냉비운상감비밀) 차기는 구름서리 달기는 꿀이라네

一片入口沈痾痊(일편입구침아전) 조각 입에 넣어 고질병 낫는다네

我欲求之不憚遠(아욕구지불탄원) 이를 찾으려니 길도 아니 꺼려

靑壁無路難夤緣(청벽무로난인연) 푸른 절벽 없어 조심해선 어려워

安得長梯上摘實(안득장제상적실) 어쩌나 사다리 올라 따야 열매를

下種七澤根株連(하종칠택근주연) 일곱 못에 심어다 뿌리 포기 이어야

 

 

晩春(만춘) 늦은 봄날

草樹知春不久歸(초수지춘불구귀) 나무 봄을 알아 오래 가지 않음을

百般紅紫鬪芳菲(백반홍자투방비) 온갖 울긋불긋 향기 엷다 다투다

楊花楡莢無才思(양화유협무재사) 버들 느릅 열매 재주 생각 없다며

惟解漫天作雪飛(유해만천작설비) 오직 하늘 퍼트려 눈이 되어 날리네

 

 

早春呈水部張十八員外(조춘정수부장십팔원외) 이른 봄 장원외에게

天街小雨潤如酥(천가소우윤여소) 서울 거리 보슬비 젖어 우유 빛

春色遙看近却無(춘색요간근각무) 봄 빛깔 멀리 보여 가면 사라져

最是一年春好處(최시일년춘호처) 이 가장 한 해에서 봄날 좋은 곳

絶勝烟柳滿皇都(절승연류만황도) 빼어난 안개 버들 서울거리 차

 

 

聞梨花發贈劉師令(문이화발증유사령) 배꽃 핌을 듣고 유사령에게

桃溪惆愴不能過(도계추창불능과) 복사시내 슬퍼서 건널 수 없어

紅艶紛紛落地多(홍염분분락지다) 붉게 고움 휘날려 떨어져 수북

聞道郭西千樹雪(문도곽서천수설) 듣는 말에 성 서쪽 천 그루 눈꽃

欲將君去醉如何(욕장군거취여하) 그대 함께 가보려 취해봄 어때

 

 

贈賈島(증가도) 가도에게 보내며

孟郊死葬北邙山(맹교사장북망산) 맹교 죽어 묻으니 북망산에를

從此風雲得暫閒(종차풍운득잠한) 이 따라 바람구름 잠시 뜸했지

天恐文章渾斷絶(천공문장혼단절) 하늘 아마 문장이 흐려 끊길까

更生賈島作人間(갱생가도작인간) 다시 살려 가도를 세상에 보내

※孟郊(751~814) 韓愈(768~824) 賈島(779~843)

 

 

靑靑水中蒲(청청수중포) 푸릇푸릇 물속의 창포

靑靑水中蒲(청청수중포) 푸릇푸릇한 물속의 창포

下有一雙魚(하유일쌍어) 밑에서 놀아 한 쌍 물고기

君今上隴去(군금상롱거) 그대는 이제 농상에 올라

我在與誰居(아재여수거) 내게 있어서 뉘 함께 살아

靑靑水中蒲(청청수중포) 푸릇푸릇한 물속의 창포

長在水中去(장재수중거) 오래도 있어 물속을 떠나

奇語浮萍草(기어부평초) 말을 붙이니 부평초더러

相隨我不如(상수아불여) 서로 따르니 난 같지 못해

靑靑水中蒲(청청수중포) 푸릇푸릇한 물속의 창포

葉短不出水(엽단불출수) 잎이 짧아서 물을 못 나와

婦人不下堂(부인불하당) 아낙네로선 집 못 벗어나

行子在萬里(행자재만리) 길 떠난 님은 만 리 먼 곳에

 

 

幽懷(유회) 깊은 속마음

幽懷不可瀉(유회불가사) 깊은 속마음 쏟지 못해서

行此春江(행차춘강심) 걷는 이곳은 봄날 강물 가

適與佳節會(적여가절회) 마침 더불어 좋은 철 만나

男女競光(남녀경광음) 남녀 다투니 빛과 그림자

凝妝耀洲渚(응장요주저) 꾸며 어린 빛 모래섬 물가

繁吹蕩人(번취탕인심) 하도 불어대 사람 맘 흩어

間關林中鳥(간관림중조) 잠겨 진 사이 숲 가운데 새

知時爲和(지시위화음) 때를 알아서 어울린 소리

豈無一樽酒(기무일준주) 어찌 없으랴 한 통의 술이

自酌還自(자작환자음) 혼자 술 따라 스스로 읊어

但悲時易失(단비시이실) 다만 슬퍼함 때 쉽게 잃어

四序迭相(사서질상침) 네 차례 서로 번갈아 들어

我歌君子行(아가군자행) 나는 노래해 군자 갈 길을

視古猶視(시고유시금) 옛일을 보니 마치 이제 일

 

 

薦士(천사) 선비를 천거하며

周詩三百篇(주시삼백편) 주나라 시경 노래 삼백 편 西周(BC1046∼BC771)

雅麗理訓(아려리훈고) 바르고 고운 이치 가르침

曾經聖人手(증경성인수) 일찍이 거친 성현의 손에

議論安敢(의론안감도) 따진 말 어찌 함부로 붙나

五言出漢時(오언출한시) 오언시 나옴 한나라 때에 西漢(BC206~AD8)

蘇李首更(소리수경호) 소무 이릉이 바꾸어 불러 蘇武(~BC80)李陵(~BC74)

東都漸瀰漫(동도점미만) 동한서 차츰 널리 넘쳐나 東漢(AD25~AD220)

派別百川(파별백천도) 갈라져 달리 온갖 내 끌어

建安能者七(건안능자칠) 건안 때 되어 되는 이 일곱 建安 獻帝(189~220)

卓犖變風(탁락변풍조) 우뚝 뛰어나 풍격을 바꿔

逶迤抵晉宋(위이저진송) 굽어 비껴가 진송에 닿아 晉(265~420)宋(420~479)

氣象日凋(기상일조모) 드러남 날로 시들어 닳아

中間數鮑謝(중간삭포사) 사이에 들어 포조 사령운 鮑照(414~466)

比近最淸(비근최청오) 가까이 빗대 가장 맑은 속 謝靈運(385~433)

齊梁及陳隋(제량급진수) 제 양 그리고 진 수나라에 齊(479~502)梁(502~557)

衆作等蟬(중작등선조) 뭇 지음 같기 매미 울듯해 陳(557~589)隋(581~619)

搜春摘花卉(수춘적화훼) 봄을 찾으며 풀꽃을 따니

沿襲傷剽(연습상표도) 잇따름 아파 뺏고 훔쳐서

國朝盛文章(국조성문장) 이제 당나라 좋은 글 채워 唐(618~907)20대290년간

子昂始高(자앙시고도) 진자앙 처음 높이 밟았네 陳子昻(661~702)

勃興得李杜(발흥득리두) 크게 일어나 이백과 두보 李白(701~762)杜甫(712~770)

萬類困陵(만류곤릉포) 많은 무리들 모자람 굽혀

後來相繼生(후래상계생) 뒤따라오며 서로 이어나

亦各臻閫(역각진곤오) 또 따로 미쳐 문턱과 방안

有窮者孟郊(유궁자맹교) 다다른 이로 맹교가 있어 孟郊(751~814)

受材實雄(수재실웅오) 타고난 재주 참으로 준마

冥觀洞古今(명관통고금) 아득히 살펴 고금 꿰뚫어

象外逐幽(상외축유호) 본뜸 밖 쫓아 그윽해 좋아

橫空盤硬語(횡공반경어) 하늘을 질러 낯선 말 받혀

妥帖力排(타첩력배오) 쓰임 맞춰 힘 거들먹 밀쳐

敷柔肆紆餘(부유사우여) 부드러움 펴 굽음이 남아

奮猛卷海(분맹권해료) 사나움 떨쳐 바닷물 걷어

榮華肖天秀(영화초천수) 활짝 펴 닮아 천연 빼어남

捷疾逾響(첩질유향보) 재빨리 이김 울림을 넘어

行身踐規矩(행신천규구) 몸가짐 옮겨 법도에 맞아

甘辱恥媚(감욕치미조) 욕됨 달갑게 아양 부끄럼

孟軻分邪正(맹가분사정) 맹자 나누니 어긋남 바름

眸子看瞭(모자간료모) 눈동자 보아 밝고 흐림을

杳然粹而淸(묘연수이청) 아득히 멀어 깨끗해 맑아

可以鎭浮(가이진부조) 누를 수 있어 떠올라 떠듦

酸寒溧陽尉(산한률양위) 쓰라려 추워 율양현 현위 孟郊(751~814)

五十幾何(오십기하모) 쉰 살의 나이 얼마나 늙어

孜孜營甘旨(자자영감지) 힘써 마련해 맛난 음식을

辛苦久所(신고구소모) 맵고 쓰디씀 오래 무릅써

俗流知者誰(속류지자수) 세속 흐름에 아는 이 누구

指注競嘲(지주경조오) 찍어댐 다툼 비웃음 날뜀

聖皇索遺逸(성황색유일) 성스런 임금 숨은 이 찾아

髦士日登(모사일등조) 빼어난 선비 날로 올려놔

廟堂有賢相(묘당유현상) 묘당에 있어 어진 재상이

愛遇均覆(애우균복도) 아껴 때 만나 고루 비추어

況承歸與張(황승귀여장) 더구나 받아 귀공과 장공 ※歸崇敬 張建封

二公迭嗟(이공질차도) 두 대신 이어 탄식해 슬피

靑冥送吹噓(청명송취허) 푸른 하늘에 부추김 보내

强箭射魯(강전사노호) 굳센 화살로 노 명주 쏘아 ※노나라의 고운 비단

胡爲久無成(호위구무성) 어찌해 오래 이룸이 없이

使以歸期(사이귀기고) 돌아가게 해 때를 알릴까

霜風破佳菊(상풍파가국) 서리바람에 국화꽃 시들

嘉節迫吹(가절박취모) 아름다운 철 모자가 날려

念將決焉去(념장결언거) 생각해보니 딱 잘라 떠나

感物增戀(감물증련로) 사물 느끼니 그리움 더해

彼微水中荇(피미수중행) 저기 조그만 물속 마름 풀

尙煩左右(상번좌우모) 오히려 답답 좌우 우거져

魯侯國至小(노후국지소) 노나라 제후 나라 참 작아

廟鼎猶納(묘정유납고) 종묘 솥 들여 고나라 큰 솥

幸當擇珉玉(행당택민옥) 행여 마땅히 옥돌 옥 가려

寧有棄珪(녕유기규모) 차라리 있어 홀 서옥 버려

悠悠我之思(유유아지사) 아득해지는 내 하는 생각

擾擾風中(요요풍중도) 어지럽히니 바람 속 깃발

上言愧無路(상언괴무로) 말씀 올리나 길 없어 무안

日夜惟心(일야유심도) 밤낮 오로지 마음에 빌어

鶴翎不天生(학령불천생) 학 날개 아니 나면서 가짐

變化在啄(변화재탁포) 바뀌어 있어 쪼아 덮어서

通波非難圖(통파비난도) 물결 꿰뚫음 아니 어려워

尺地易可(척지이가조) 한 자 땅 쉽게 나를 수 있지

善善不汲汲(선선불급급) 잘하는 이 잘 아니 길어서

後時徒悔(후시도회오) 나중에 헛된 아까움 탓해

救死具八珍(구사구팔진) 죽는 이 건져 팔진미 갖춰

不如一簞(불여일단호) 같지 않으니 한 소쿠리 밥

微詩公勿誚(미시공물초) 하찮 시 공은 꾸짖지 마오

愷悌神所(개제신소로) 마음 누그려 신이 힘쓴바

 

 

설도 名妓 女校書

洪度 薛濤(770?~830?)唐

春望詞四首其一(춘망사사수기일) 봄에 바램을 노래해

花開不同賞(화개부동상) 꽃은 피건만 함께 못 즐겨

花落不同悲(화락부동비) 꽃이 떨어져 같이 안 슬퍼

欲問相思處(욕문상사처) 물어보고파 서로 그린 곳

花開花落時(화개화락시) 꽃은 피고서 꽃이 지는 때

 

春望詞四首其二(춘망사사수기이) 봄에 바램을 노래해

攬結草同心(람결초동심) 따서 맺은 풀 함께 한 마음

將以遺知音(장이유지음) 남기려 하나 알아줄는지

春愁正斷絶(춘수정단절) 봄날 시름 참 끊겨 떨어져

春鳥復哀吟(춘조부애음) 봄에 새 다시 서글피 읊어

 

春望詞四首其三(춘망사사수기삼) 봄에 바램을 노래해

風花日將老(풍화일장로) 바람꽃 날로 시들려 함에

佳期猶渺渺(가기유묘묘) 좋은 날 마치 아득하기만

不結同心人(불결동심인) 맺지 못하는 맘 함께한 이

空結同心草(공결동심초) 한갓 맺으려 마음 같은 풀

 

春望詞四首其四(춘망사사수기사) 봄에 바램을 노래해

那堪花滿枝(나감화만지) 어찌 견디랴 꽃 가득 가지

翻作兩相思(번작량상사) 뒤집어 지어 둘 서로 생각

玉箸垂朝鏡(옥저수조경) 옥 붙여 달아 아침 거울로

春風知不知(춘풍지부지) 봄바람 알까 알지 못할까

 

海棠溪(해당계) 해당화 시내

春敎風景駐仙霞(춘교풍경주선하) 봄이 꾸민 풍경에 신선 노을 머물고

水面魚身總帶花(수면어신총대화) 물위에 물고기 몸 온갖 꽃을 둘렀네

人世不思靈卉異(인세불사령훼이) 사람세상 몰라봐 영험한 풀 다른 빛

競將紅纈染輕沙(경장홍힐염경사) 겨루려 붉은 비단 모래 살짝 물듦에

 

 

백거이

樂天 白居易(772~846)唐 長恨歌 琵琶行

南浦別(남포별) 남포의 헤어짐

南浦凄凄別(남포처처별) 남포란 쓸쓸하게 헤어지는데

西風嫋嫋秋(서풍뇨뇨추) 서풍이 선들선들 부는 가을에

一看腸一斷(일간장일단) 한번 보면 애간장 한번 끊어져

好去莫回頭(호거막회두) 잘 떠나라 고개도 돌리지 말고

 

 

長恨歌(장한가) 오랜 한의 노래

臨別殷勤重寄詞(임별은근중기사) 떠날 즈음 무단히 거듭 붙임 말

詞中有誓兩心知(사중유서량심지) 말 속에 다짐 있어 마음 알았네

七月七日長生殿(칠월칠일장생전) 칠월이라 칠석날 장생전에서

夜半無人私語時(야반무인사어시) 깊은 밤 사람 없어 살짝 말할 때

在天願作比翼鳥(재천원작비익조) 하늘서는 짓기를 비익조 되고

在地願爲連理枝(재지원위련리지) 땅에서는 맺기를 연리지 되자

天長地久有時盡(천장지구유시진) 하늘 오래 땅 오래 다할 때 있어

此恨綿綿無絶期(차한면면무절기) 이런 한이 이어져 끊길 리 없네

 

 

自歎(자탄) 절로 한숨이

豈獨年相迫(개독년상박) 어찌 혼자 나이는 다그치는가

兼爲病所侵(겸위병소침) 아울러서 병마저 쳐드는 건가

春來痰氣動(춘내담기동) 봄이 오니 가래는 끓어오르고

老去嗽聲深(노거수성심) 늙어가 기침소리 깊어가구나

眼暗猶操筆(안암유조필) 눈 어두워 오히려 붓을 잡아야

頭斑未挂簪(두반미괘잠) 머리 희끗 아니라 비녀 꼽기가

因循過日月(인순과일월) 하던 대로 그렇게 세월은 지나

眞是俗人心(진시속인심) 참으로 이러함이 사람들 마음

 

 

春風(춘풍) 봄바람

春風先發苑中梅(춘풍선발원중매) 봄바람에 먼저 펴 뜰에 매화꽃

櫻杏桃梨次第開(앵행도리차제개) 앵두 살구 복사 배 차례로 피어

薺花楡莢深村裏(제화유협심촌리) 냉이 꽃 느릅 열매 깊은 마을 속

亦道春風爲我來(역도춘풍위아래) 말하자면 봄바람 날 위해 불어

 

 

浪淘沙詞六首2(낭도사사육수2) 물결 이는 모래 노래

白浪茫茫與海連(백랑망망여해련) 하얀 물결 아득하게 바다와 이어

平沙浩浩四無邊(평사호호사무변) 너른 모래 넓고 넓어 온 데 끝없어

暮去朝來淘不住(모거조래도부주) 아침저녁 오고가며 일어 안 멈춰

遂令東海變桑田(수령동해변상전) 마침 동해 바꾸려나 뽕잎 밭으로

 

 

秋思(추사) 가을에 생각

夕照紅於燒(석조홍어소) 저녁 빛 더 붉으니 불사름보다

晴空碧勝藍(청공벽승남) 개인하늘 푸르름 쪽보다 나아

獸形雲不一(수형운부일) 짐승 꼴의 구름은 하나가 아냐

弓勢月初三(궁세월초삼) 활이 휘듯 달이란 초사흘이라

雁思來天北(안사래천북) 기러기 뜻 오느니 하늘 북쪽서

砧愁滿水南(침수만수남) 다듬이질 시름 차 강물 남쪽은

蕭條秋氣味(소조추기미) 쓸쓸해라 가을날 기운을 맛봐

未老已深諳(미로이심암) 늙지도 않아 벌써 깊이 깨달아

 

 

照鏡(조경) 거울에 비춰

皎皎靑銅鏡(교교청동경) 밝고 맑은 푸른빛 청동거울에

斑斑白絲鬢(반반백사빈) 얼룩덜룩 허연 건 실 귀밑머리

豈復更藏年(기부경장년) 어찌 다시 고칠까 감춰진 나이

實年君不信(실년군불신) 참된 나이 그대는 믿지 않으리

 

 

感舊詩卷(감구시권) 옛 시권에 느낌

夜深吟罷一長吁(야심음파일장우) 밤 깊어 읊기 그쳐 길게 탄식을

老淚燈前濕白鬚(노루등전습백수) 늙어 눈물 등잔 앞 하얀 수염에

二十年前舊詩卷(이십년전구시권) 스무 해 지나버린 옛 시집이라

十人酬和九人無(십인수화구인무) 열사람 주고받아 아홉이 없어

 

 

彈秋思(탄추사) 가을 생각을 타며

信意閒彈秋思時(신의한탄추사시) 뜻대로 느긋함 타 가을 생각을

調淸聲直韻疎遲(조청성직운소지) 곡 맑아 소리 곧아 운치 드물어

近來漸喜無人聽(근래점희무인청) 요사이 차츰 기뻐 듣는 남 없네

琴格高低心自知(금격고저심자지) 거문고 격 높낮이 내 마음 알지

 

 

白鷺(백로) 백로

人生四十未全衰(인생사십미전쇠) 사람살이 마흔은 다 아니 늙어

我爲愁多白髮垂(아위수다백발수) 나로선 시름 많아 흰털 드리워

何故水邊雙白鷺(하고수변쌍백로) 무슨 까닭 물가에 짝지은 백로

無愁頭上亦垂絲(무수두상역수사) 시름없는 머리 위 드리운 실은

 

 

閒行(한행) 느긋이 걸어

五十年來思慮熟(오십년래사려숙) 오십 년을 오면서 생각이 익어

忙人應未勝閒人(망인응미승한인) 바쁜 사람 못하지 느긋해 낫지

林園傲逸眞成貴(림원오일진성귀) 숲 동산 맘껏 즐겨 참 이룸 귀해

衣食單疎不是貧(의식단소불시빈) 입기 먹기 조촐해 가난 아니지

專掌圖書無過地(전장도서무과지) 오로지 책 글 잡아 지나침 없어

遍尋山水自由身(편심산수자유신) 두루 찾아 산수를 내킴대로 몸

儻年七十猶强健(당년칠십유강건) 만약 나이 일흔에 그래도 튼튼

尙得閒行十五春(상득한행십오춘) 오히려 느긋 걸어 열다섯 청춘

 

 

賣炭翁(매탄옹) 숯 파는 노인

賣炭翁``````````````` (매탄옹)``````````````` 숯을 파는 늙은이

伐薪燒炭南山中(벌신소탄남산중) 땔감 베어 숯 굽어 남산 가운데

滿面塵灰煙火色(만면진회연화색) 얼굴 가득 먼지 재 연기 불 빛깔

兩鬢蒼蒼十指黑(양빈창창십지흑) 귀밑털 희끗희끗 손가락 검어

賣炭得錢何所營(매탄득전하소영) 숯 팔아서 얻은 돈 어디 쓰려나

身上衣裳口中食(신상의상구중식) 몸에 걸칠 옷이랑 입에 먹거리

可憐神像衣正單(가련신상의정단) 가여워 신의 형상 옷 다만 홑옷

心憂炭賤願天寒(심우탄천원천한) 마음 걱정 숯 값 싸 날씨 춥기를

夜來城外一尺雪(야래성외일척설) 밤사이 성 밖에는 한 자나 눈이

曉駕炭車輾氷轍(효가탄거전빙철) 새벽멍에 숯 수레 언 길을 몰아

牛困人饑日已高(우곤인기일이고) 소 지쳐 사람 굶어 해 이미 높아

市南門外泥中歇(시남문외니중헐) 저잣거리 남문 밖 진흙에 쉬어

翩翩兩騎來是誰(편편량기래시수) 나부끼며 말 둘 타 오는 이 누구

黃衣使者白衫兒(황의사자백삼아) 노란 옷 입은 사자 흰 옷 사나이

手把文書口稱勅(수파문서구칭칙) 손에 잡은 문서에 입 일러 칙명

廻車叱牛牽向北(회거질우견향북) 수레 돌려 소 몰아 북으로 끌어

一車炭重千餘斤(일거탄중천여근) 한 수레 숯 무게만 천 남짓 근이

宮使驅將惜不得(궁사구장석부득) 대궐 칙사 끌고 가 아까워 못해

半匹紅紗一丈綾(반필홍사일장릉) 반 필의 붉은 비단 열 자 비단을

繫向牛頭充炭値(계향우두충탄치) 소머리에 매고서 숯 값으로 쳐

 

 

유종원 당송8대가

子厚 柳宗元(773~819)唐 柳河東集 45권

江雪(강설) 강에 눈 내려

千山鳥飛絶(천산조비절) 산이란 산 새들은 날지를 않고

萬徑人蹤滅(만경인종멸) 모든 길 사람 발길 사라졌구나

孤舟簑笠翁(고주사립옹) 외로운 배 도롱이 삿갓 늙은이

獨釣寒江雪(독조한강설) 홀로 낚시 차가움 강에는 눈이

 

 

雨後曉行(우후효행) 비 내린 뒤 새벽에 가다

宿雲散洲渚(숙운산주저) 머문 구름 흩어져 모래섬 물가

曉日明村塢(효일명촌오) 새벽 해는 밝아서 마을의 둑을

高樹林淸池(고수임청지) 높은 나무 숲에는 맑은 물 못이

風驚夜來雨(풍경야래우) 바람에 놀라보니 밤에 내린 비

予心適無事(여심적무사) 내 마음 닿는 대로 일이 없으니

偶此成賓主(우차성빈주) 뜻하지 않아 되니 손님과 주인

 

 

上陽宮(상양궁) 상양궁

愁雲漠漠草離離(수운막막초리리) 시름구름 아득해 풀은 우거져

太乙句陳處處疑(태을구진처처의) 태을성 구진성이 곳곳에 있나

日暮毁垣春雨裏(일모훼원춘우리) 해 저문 헐어진 담 봄비 속에서

殘花猶發萬年枝(잔화유발만년지) 남긴 꽃 웬걸 피워 오래된 가지

 

 

漁翁(어옹) 어부

漁翁夜傍西巖宿(어옹야방서암숙) 늙은 어부 밤이면 서쪽 바위 잠

曉汲淸湘然楚竹(효급청상연초죽) 새벽 긷는 맑은 물 초죽 불살라

烟銷日出不見人(연소일출불견인) 안개 걷는 해 돋아 사람은 안 봬

欸乃一聲山水綠(애내일성산수록) 어기여차 한 소리 산에 물 푸름

廻看天際下中流(회간천제하중류) 돌아보는 하늘 끝 흐름 타 내려

巖上無心雲相逐(암상무심운상축) 바위 위 마음 없이 구름 쫓아와

 

 

南遊感興(남유감흥) 남쪽에 가서

傷心欲問前朝事(상심욕문전조사) 마음 아파 묻고자 지난 왕조 일

惟見江流去不回(유견강류거불회) 오직 보니 강 흘러 떠나 못 돌려

日暮東風春草綠(일모동풍춘초록) 날은 져 봄바람에 봄풀 푸르고

慈姑飛上越玉臺(자고비상월옥대) 자고새 날아올라 월옥대 높이

 

 

夏晝偶作(하주우작) 여름날 낮에

南州溽暑醉如酒(남주욕서취여주) 남쪽 고을 무더위 술같이 취해

隱几熟眠開北牖(은궤숙면개배유) 안석 기대 빠진 잠 북창을 열어

日午獨覺無余聲(일오독각무여성) 해는 한낮 혼자 깨 딴소리 안나

山童隔竹敲茶臼(산동격죽고다구) 산 아이 대밭너머 차 빻는 절구

 

 

夏初雨後尋愚溪(하초우후심우계) 여름 처음 비 개여 우계를 찾아

悠悠雨初霽(유유우초제) 멀리도 끌던 비 처음 개여

獨繞淸溪曲(독요청계곡) 홀로 둘러본 맑은 내 구비

引杖試荒泉(인장시황천) 지팡이 끌어 거친 샘 재고

解帶圍新竹(해대위신죽) 허리띠 풀어 새론 대 대봐

沈吟亦何事(침음역하사) 읊음에 빠져 또한 무슨 일

寂寞固所欲(적막고소욕) 고요에 쓸쓸 실로 바란바

幸此息營營(행차식영영) 행여 여기서 그쳐 살아가

嘯歌靜炎燠(소가정염욱) 읊으며 노래 더위도 가셔

 

 

가도

浪仙 賈島(779~843)唐 賈浪仙長江集 10권

尋隱者不遇(심은자불우) 은자를 찾아 만나지 못해

松下問童子(송하문동자) 소나무 아래에서 동자에 물어

言師採藥去(언사채약거) 말로는 스승께서 약 캐러 떠나

只在此山中(지재차산중) 다만이 계실 거라 이 산 가운데

雲深不知處(운심부지처) 구름으로 깊어서 알 수 없다네

 

 

題李凝幽居(제이응유거) 이응의 유거에 제함 ※출전:唐詩紀事

閑居隣竝少(한거린병소) 느긋한 머묾이나 이웃이 적어

草徑入荒園(추경입황원) 풀숲 길로 들어서 거친 동산에

鳥宿池邊樹(조숙지변수) 새들은 깃드느니 못가 나무로

僧敲月下門(승고월하문) 스님은 두드리네(밀어제쳐) 달 아래 문을

過橋分野色(과교분야색) 다리 건너 나뉘니 들의 빛깔이

移石動雲根(이석동운근) 돌을 밟아 움직여 구름의 뿌리

暫去還來此(잠거환래차) 잠시 떠나 이렇게 돌아오느니

幽期不負言(유기불부언) 그윽이 기다린 말 아니 저버려

※推敲 : 밀퇴 두드릴고 韓愈와의 故事

 

 

劍客(검객) 검객

十年磨一劍(십년마일검) 십년을 갈았으니 한 자루 칼을

霜刃未曾試(상인미증시) 서릿발 칼날 세워 시험 아니 해

今日把贈君(금일파증군) 오늘에 보내드려 그대에게로

誰有不平事(수유불평사) 누가 할 수 있으랴 옳지 않은 일

 

 

題詩後(제시후) 시 지은 다음

二句三年得(이구삼년득) 두 구절 얻기 삼 년이 걸려

一吟雙淚流(일음쌍루류) 한번 읊음에 두 줄 눈물이

知音如不賞(지음여불상) 알아주는 이 좋지 않는 듯

歸臥高山秋(귀와고산추) 돌아와 누워 높은 산 가을

 

 

三月晦日贈劉評事(삼월회일증유평사) 삼월 그믐날 유평사에게

三月正當三十日(삼월정당삼십일) 삼월 달 바로 마침 삼십일인데

風光別我苦吟身(풍광별아고음신) 바람 빛 나를 떠나 괴롬 읊는 몸

共君今夜不須睡(공군금야불수수) 그대 함께 오늘밤 지새야하지

未到曉鍾猶是春(미도효종유시춘) 아니 울린 새벽 종 아직은 봄이

 

 

南野(남야) 남쪽 들판

治田長山下(치전장산하) 밭을 일구니 오랜 산 아래

引流坦溪(인류탄계곡) 물 끌어 넓혀 시내구비서

東山有遺瑩(동산유유塋) 동쪽 산에는 뫼 남아 있고

南野起新(남야기신축) 남쪽들에는 새로 집 지어

家世素業儒(가세소업유) 집안 이어져 해온 일 유학

子孫鄙食祿(자손비식록) 아들 손자들 먹을 복 낮춰

披雲朝出耕(피운조출경) 구름을 헤쳐 아침 밭갈이

帶月夜歸(대월야귀독) 달 두른 밤에 돌아와 읽어

身勣竟忘疲(신적경망피) 몸에 일 쌓여 지침을 잊어

團團欣在(단단흔재목) 둥글게 모여 기쁨이 눈에

野芳絢可採(야방현가채) 들꽃은 고와 딸만도 하지

泉美淸可(천미청가국) 샘물 맛좋아 맑음 움킬 만

茂樹延晩凉(무수연만량) 우거진 나무 늦도록 시원

早田候秋(조전후추숙) 이른 밭 바래 가을 익음을

茶烹楡花紅(다팽유화홍) 차를 다려서 느릅 꽃 붉고

酒吸荷杯(주흡하배록) 술을 마시니 연꽃 잔 푸름

解珮臨淸池(해패임청지) 허리 패 풀고 맑은 못 앞에

撫琴看修(무금간수죽) 거문고 만져 드린 대 본다

此懷誰與同(차회수여동) 이런 품은 뜻 뉘 함께 같이

此樂君所(차락군소독) 여기서 즐김 그대 홀로 해

 

 

이하 詩鬼

長吉 李賀(791~817)

示弟(시제) 아우에게 보임

別弟三年後(별제삼년후) 아우 떠난 지 삼년이 지나

還家十日餘(환가십일여) 집에 돌아와 열흘 남짓해

醁醽今夕酒(녹령금석주) 좋은 술 걸러 오늘 밤 술을

緗帙去時書(상질거시서) 노란 책갑에 떠날 때 책이

病骨猶能在(병골유능재) 병치레 몸에 아직 살아서

人間底事無(인간저사무) 사람 세상에 어찌 일 없어

何須問牛馬(하수문우마) 어찌 꼭 물어 소나 말이랴

抛擲任梟盧(포척임효로) 던져짐대로 맡겨버리자 樗蒲놀이

 

將進酒(장진주) 술잔을 올려

琉璃鐘(유리종) 유리잔에는

琥珀濃(호박농) 호박 빛 짙어

小槽酒滴眞珠紅(소조주적진주홍) 작은 그릇 술 방울 진주 붉음이

烹龍炮鳳玉脂泣(팽룡포봉옥지읍) 용 삶아 봉황 구워 옥 기름 눈물

羅屛繡幕圍香風(나병수막위향풍) 비단병풍 수 장막 향 바람 에워

吹龍笛(취용적) 용의 피리 불고서

擊鼉鼓(격타고) 악어 북을 두드려

皓齒歌(호치가) 하얀 이빨 노래해

細腰舞(세요무) 가는 허리 춤을 춰

況是靑春日將暮(황시청춘일장모) 하물며 푸른 봄날 해는 저물려

桃花亂落如紅雨(도화란락여홍우) 복사꽃 마구 지니 붉은 비처럼

勸君終日酩酊醉(권군종일명정취) 권하니 하루 다해 흠뻑 취하세

酒不到劉伶墳上土(주부도유령분상토) 닿아 유령에 무덤 흙에

劉伶(225?~280?)西晉 伯倫 죽림칠현의 한 사람 작품에 酒德頌이 있다

 

秋來(추래) 가을이 오니

桐風驚心壯士苦(동풍경심장사고) 오동바람 놀란 맘 장사 괴로워

衰燈絡緯啼寒素(쇠등락위제한소) 여린 등잔 베짱이 울며 찬 베 짜

誰看靑簡一編書(수간청간일편서) 뉘 보랴 푸른 대쪽 한 엮인 글을

不遣花蟲粉空蠹(불견화충분공두) 하게 않아 꽃 벌레 좀먹은 가루

思牽今夜腸應直(사견금야장응직) 생각 끌린 오늘 밤 창자도 뻣뻣

雨冷香魂弔書客(우랭향혼조서객) 비 차가워 넋의 향 글 손을 달래

秋墳鬼唱鮑家詩(추분귀창포가시) 가을무덤 넋 노래 포조의 시를

恨血千年土中碧(한혈천년토중벽) 한 맺힌 피 천년에 흙 속의 푸름

 

雁門太守行(안문태수행) 안문 태수의 노래

黑雲壓城城欲摧(흑운압성성욕최) 먹구름 성을 눌러 성이 꺾이려

甲光向日金鱗開(갑광향일금린개) 갑옷 빛 해를 보니 금 비늘 열려

角聲滿天秋色裡(각성만천추색리) 뿔 소리 하늘 가득 가을빛 속에

塞上燕脂凝夜紫(새상연지응야자) 성채 위에 연지는 밤 보라 엉겨

半卷紅旗臨易水(반권홍기림역수) 반 말린 붉은 깃발 역수 물가에

霜重鼓寒聲不起(상중고한성불기) 서리 겹쳐 북 차워 소리도 안 나

報君黃金台上意(보군황금태상의) 왕께 갚아 황금대 대에 오른 뜻

提攜玉龍爲君死(제휴옥룡위군사) 차고 나가 옥 칼을 왕 위해 죽지

 

刺少年(자소년) 젊은이를 깨우쳐

青驄馬肥金鞍(청총마비금안광) 청 총이말 살찌고 금 안장 빛나

龍腦如縷羅衫(룡뇌여루라삼향) 용뇌 향 실로 삼아 비단옷 향기

美人狹坐飛瓊觴(미인협좌비경상) 고운 이 끼고 앉아 옥 술잔 돌려

貧人喚雲天上(빈인환운천상랑) 없는 이 구름 불러 하늘 위 도령

 

別起高樓臨碧(별기고루림벽소) 따로 선 높은 누각 푸른 대 붙어

絲曳紅鱗出深(사예홍린출심소) 줄 끌어 붉은 고기 깊은 못 꺼내

有時半醉百花前(유시반취백화전) 때로는 얼근 취해 온갖 꽃 앞에

背把金丸落飛(배파금환락비조) 등 뒤 잡은 쇠 탄환 나는 새 떨렁

 

自說生來未爲(자설생래미위객) 스스로 말 나서 쭉 나그네 안 돼

一身美妾過三(일신미첩과삼백) 한 몸에 예쁜 첩이 삼백이 넘어

豈知斸地種田家(기지촉지종전가) 어찌 알아 땅 파서 심는 농삿집

官稅頻催沒人織(관세빈최몰인직) 관가 세금 꽤 재촉 사람 베 안 짜

 

長金積玉夸豪(장금적옥과호의) 금 늘이고 옥 쌓아 거들먹 자랑

每揖閒人多意(매읍한인다의기) 손 모아 느긋한 이 뜻 가짐 꽤나

生來不讀半行書(생래부독반행서) 살아오며 안 읽어 반줄의 글도

只把黃金買身(지파황금매신귀) 다만 잡아 황금에 몸 높임 사네

 

少年安得長少(소년안득장소년) 젊은이 어찌하면 오래 젊음을

海波尙變爲桑(해파상변위상전) 바다물결 바뀌어 뽕밭이 되지

榮枯遞轉急如箭(영고체전급여전) 피고 마름 옮겨가 살같이 빨라

天公豈肯於公(천공기긍어공편) 하느님 어찌 옳게 그대 쏠릴까

 

莫道韶華鎭長(막도소화진장재) 말마라 멋진 꽃핌 눌러 오래가

發白面皺專相(발백면추전상대) 흰 머리 얼굴주름 오죽 기다려

 

 

두목

牧之 杜牧(803~853)唐 江南春

歸家(귀가) 집에 돌아와서

稚子牽衣問(치자견의문) 어린 아이 옷 끌어 물어보는데

歸家何太遲(귀가하태지) 집에 오기 어찌해 이리 늦나요

共誰爭歲月(공수쟁세월) 누구 함께 세월을 다투었기에

籯得鬢如絲(영득빈여사) 헝클어진 귀밑털 실과 같나요

 

 

杏園(행원) 살구나무 동산

夜來微雨洗芳塵(야내미우세방진) 밤에 온 보슬비에 꽃 먼지 씻겨

公子驊騮步貼勻(공자화류보첩균) 도령들의 멋진 말 걸음이 잦아

莫怪杏園顦顇去(막괴행원초췌거) 살구동산 시든 꼴 이상타 마라

滿城多少揷花人(만성다소삽화인) 성 가득 많은 사람 꽃을 꽂았지

 

 

(학) 두루미

淸音迎晩月(청음영만월) 맑은 소리로 저녁 달 맞아

愁思立寒蒲(수사립한포) 시름 생각에 찬 부들에 서

丹頂西施頰(단정서시협) 붉은 정수리 서시의 뺨이

霜毛四晧鬚(상모사호수) 하얀 깃털은 사호의 수염 ※상산사호

碧雲行止躁(벽운행지조) 하늘 구름은 그침 서둘러

白鷺性靈麤(백로성령추) 흰 해오라기 바탕 거칠어

終日無羣伴(종일무군반) 날이 다가도 짝할 떼 없어

溪邊弔影孤(계변조영고) 시냇가 가만 그림자 홀로

 

 

秋夕(추석) 가을 저녁

銀燭秋光冷畵屛(은촉추광냉화병) 은촛대 가을빛에 그림 병풍 차가워

輕羅小扇搏流螢(경나소선박류형) 가벼운 비단부채 반딧불 흘러 잡네

天階夜色涼如水(천계야색량여수) 서울거리 밤빛은 물처럼 썰렁해도

坐看牽牛織女星(좌간견우직녀성) 앉아서 바라보는 견우성에 직녀성

 

 

題烏江亭(제오강정) 오강의 정자에서

勝敗兵家事不期(승패병가사불기) 승패는 병가의 일 바랄 수 없어

包羞忍恥是男兒(포수인치시남아) 부끄럼 안고 참아 사나이라네

江東子弟多俊才(강동자제다준재) 강동의 젊은이에 쓸 사람 많아

捲土重來未可知(권토중래미가지) 땅 말아 다시 일기 알 수야 없지

 

 

江南春(강남춘) 강남의 봄

千里鶯啼綠映紅(천리앵제녹영홍) 천리 울어 꾀꼬리 푸른 잎 붉게

水村山郭酒旗風(수촌산곽주기풍) 산언저리 물 마을 주막 기 펄럭

南朝四百八十寺(남조사백팔십사) 남조 때 세운 사찰 사백 팔십 개

多少樓臺煙雨中(다소누대연우중) 많고 적은 누대는 안개비 속에

 

 

惜別(석별) 아쉬운 이별

多情卻似總無情(다정각사총무정) 정이 많아 도리어 모두 정 없어

惟覺樽前笑不成(유각준전소불성) 술을 앞에 놓고도 웃음 못 짓네

蠟燭有心還惜別(납촉유심환석별) 촛불에 마음 있어 아깝게 헤짐

替入垂淚到天明(체입수루도천명) 갈아 흘린 초 눈물 날이 밝았네

 

 

詠杜牧之(영두목지) 두목지를 노래해

飄飄千古一詩雄(표표천고일시웅) 휘몰아쳐 천고에 한사람 시웅

往事悲歌感慨中(왕사비가감개중) 지난 일 슬픈 노래 깊은 느낌에

夢覺楊州猶未晩(몽각양주유미만) 꿈 깨어 양주의 일 아니 늦으니

襟懷朗月照靑空(금회낭월조청공) 가슴 품은 밝은 달 푸른 하늘을

 

 

漢江(한강) 한수

溶溶漾漾白鶴飛(용용양양백학비) 물결 넘실 출렁여 갈매기 날아서

綠淨春深好染衣(녹정춘심호염의) 푸름 깨끗 깊어 옷에 물이 잘들어

南去北來人自老(남거북래인자로) 남북으로 오가니 사람은 절로 늙어

夕陽長送釣船歸(석양장송조선귀) 저녁볕에 먼 보냄 낚싯배는 돌아와

 

 

山行(산행) 산을 오르며

遠上寒山石徑斜(원산한산석경사) 멀리 오른 차운 산 돌길 비탈져

白雲生處有人家(백운생처유인가) 흰 구름 오르는 곳 사람 집 있어

停車坐愛楓林晩(정거좌애풍림만) 수레 멈춰 앉아서 늦단풍 아껴

霜葉紅於二月花(상엽홍어이월화) 봄꽃보다 더 붉어 서리 맞은 잎

 

 

淸明(청명) 청명 ※4월 5일경 청명 한식 식목일

淸明時節雨紛紛(청명시절우분분) 청명한 청명시절 비가 날리어

路上行人欲斷魂(로상행인욕단혼) 길에서 오가는 이 얼이 빠지려

借問酒家何處在(차문주가하처재) 물어보세 주막집 어디에 있나

牧童遙指杏花村(목동요지행화촌) 목동의 먼가리킴 살구꽃 마을

 

 

泊秦淮(박진회) 진회하에 배대며

煙籠寒水月籠沙(연롱한수월롱사) 안개 담은 찬물에 달어린 모래

夜泊秦淮近酒家(야박진회근주가) 밤배 댄 진회하는 술집 가까워

商女不知亡國恨(상녀부지망국한) 술집 아낙 모른 채 나라 잃은 한

隔江猶唱後庭花(격강유창후정화) 강 너머 여태 불러 뒤뜰에 꽃을

 

 

金谷園(금곡원) 금곡원

繁華事散逐香塵(번화사산축향진) 한껏 꽃 핀 일 흩어 향 티끌 쫓아

流水無情草自春(유수무정초자춘) 흐르는 물 정 없어 풀은 절로 봄

日暮東風怨啼鳥(일모동풍원제조) 해 지니 봄바람에 우는 새 탓을

落花猶似墜樓人(낙화유사추루인) 지는 꽃 마치 같아 누대서 진 이

※金谷園: 西晉의 石崇(249∼300)이 洛陽 서쪽에 지은 정원 부자의 대명사

애첩 梁綠珠는 자기를 위해 지은 백길 높이의 누각에서 몸을 던져 죽는다

 

 

寄揚州韓綽判官(기양주한작판관) 양주판관 한작에게 부쳐

靑山隱隱水迢迢(청산은은수초초) 푸른 산 가물가물 물은 아득해

秋盡江南草未凋(추진강남초미조) 가을 다한 강남 땅 풀 아니 시들

二十四橋明月夜(이십사교명월야) 스물넷 다리에는 달 밝은 밤이

玉人何處敎吹簫(옥인하처교취소) 옥 같은 이 어디서 피리 불게 해

 

 

온정균

飛卿 溫庭筠(812∼870)唐 溫飛卿詩集

客愁(객수) 나그네 시름

客愁看柳色(객수간류색) 나그네 시름 버들 빛 보며

日日逐春深(일일축춘심) 날마다 쫓아 봄은 깊어져

蕩漾春風里(탕양춘풍리) 흩뿌려 출렁 봄바람 마을

誰知歷亂心(수지력난심) 뉘 알아 지난 어수선 마음

 

 

地肺山春日(지폐산춘일) 지폐산의 봄날

冉冉花明岸(염염화명안) 곱게 핀 꽃은 언덕을 밝혀

涓涓水繞山(연연수요산) 졸졸 흐른 물 산을 둘러서

幾時抛俗事(기시포속사) 몇 때 내던져 세상에 일을

來共白雲閑(내공백운한) 와서 함께해 흰 구름 느긋

 

 

嘲三月十八日雪(조삼월십팔일설) 삼월 십팔일 눈을 비웃어

三月雪連夜(삼월설련야) 삼월에 눈이 이어져 밤을

未應傷物華(미응상물화) 맞아 안 다쳐 만물 꽃핌에

只綠春欲盡(지녹춘욕진) 다만 푸른 봄 다 하려하여

留著伴梨花(유착반리화) 붙어 남으니 배꽃 짝하려

 

 

江南曲(강남곡) 강남의 노래

妾家白蘋浦(첩가백빈포) 저희 집은요 흰 물풀 물가

日上芙蓉楫(일상부용즙) 날마다 타요 부용나무 배

軋軋搖槳聲(알알요장성) 삐거덕 흔들 삿대 소리에

移舟入茭葉(이주입교엽) 배 옮겨 들어 줄 풀잎 속을

 

 

溪長茭葉深(계장교엽심) 시내는 길어 줄 풀잎 깊어

作底難相尋(작저난상심) 바닥을 지어 찾기 어려워

避郎郎不見(피랑랑불견) 도련님 피해 도련님 안 뵈

꜒鶒自浮沉(계칙자부침) 비오리 저만 떴다 잠겨요

 

 

拾萍萍無根(습평평무근) 부평초 주워 풀뿌리 없어

採蓮蓮有子(채련련유자) 연밥을 따니 연 열매 있지

不作浮萍生(부작부평생) 짓지 말아라 부평초 삶은

寧作藕花死(녕작우화사) 차라리 되라 연꽃 돼 죽어

 

 

岸傍騎馬郎(안방기마랑) 언덕 곁에는 말 탄 도련님

烏帽紫游韁(오모자유강) 검은 모자에 보라빛 고삐

含愁復含笑(함수부함소) 시름 머금어 웃음도 담아

回首問橫塘(회수문횡당) 고개 돌려서 묻는 못 건넴

 

 

妾住金陵步(첩주금릉보) 이 몸은 살아 금릉보에서

門前朱雀航(문전주작항) 문 앞에 있어 주작 배다리

流蘇持作帳(유소지작장) 오색 술 엮어 휘장 만들고

芙蓉持作梁(부용지작량) 목부용 잘라 대들보 되요

 

 

出入金犢幰(출입금독헌) 드나듦 수레 금송아지로

兄弟侍中郎(형제시중랑) 형제들은요 중랑을 모셔

前年學歌舞(전년학가무) 지난해 배운 노래에 춤을

定得郎相許(정득랑상허) 얻게 될걸요 그대의 마음

 

 

連娟眉繞山(연연미요산) 예쁜 긴 눈썹 산을 둘러서

依約腰如杵(의약요여저) 기대 묶으니 허리 공이로

鳳管悲若咽(봉관비약열) 봉황 피리는 슬퍼 목멘 듯

鸞絃嬌欲語(난현교욕어) 난새 거문고 곱게 말하려

 

 

 

扇薄露紅鉛(선박로홍연) 부채는 얇아 분 얼굴 띄어

羅輕壓金縷(나경압금루) 비단 가벼워 금실 수놓아

明月西南樓(명월서남루) 밝은 달뜨니 서남쪽 누각

珠簾玳瑁鉤(주렴대모구) 구슬발 걷어 대모 고리에

 

 

橫波巧能笑(횡파교능소) 곁눈질 예쁜 웃음을 꾸며

彎蛾不識愁(만아불식수) 둥그런 눈썹 시름을 몰라

花開子留樹(화개자류수) 꽃이 피면은 씨앗 남기고

草長根依土(초장근의토) 풀이 자라면 뿌리 내리지

 

 

早聞金溝遠(조문금구원) 일찍이 들어 금구는 멀어

底事歸郎許(저사귀랑허) 무슨 일 그대 돌아가게요

不學楊白花(불학양백화) 배우지 않아 양백화 슬퍼

朝朝淚如雨(조조루여우) 아침 아침에 눈물 비 같아

 

 

贈少年(증소년) 소년에게 주다

江海相逢客恨多(강해상봉객한다) 강 바다 서로 만나 길손 한 많아

秋風落葉洞庭湖(추풍낙엽동정호) 가을바람 지는 잎 동정호에는

酒酣夜別淮陰市(주감야별회음시) 술 즐겨 밤에 떠나 회음 장터로

月照高壘一曲歌(월조고루일곡가) 달 비친 높은 누대 한 가락 노래

 

 

過分水嶺(과분수령) 분수령을 지나며

淸溪無情似有情(천계무정사유정) 정 없는 맑은 시내 정이 있는 듯

入山三日得同行(입산삼일득동행) 산에 들어 사흘을 같이 걸었지

嶺頭便是分頭處(영두편시분두처) 고갯마루 다다라 나뉠 머리에

惜別潺湲一夜聲(석별잔원일야성) 아쉬움 물에 흘러 소리 하룻밤

 

 

瑤瑟怨(요슬원) 아름다운 거문고의 원망

冰簟銀床夢不成(빙점은상몽부성) 얼음자리 은 침상 잠을 못 이뤄

碧天如水夜雲輕(벽천여수야운경) 파란 하늘 물 같아 밤 구름 떴네

雁聲遠過瀟湘去(안성원과소상거) 기러기 울음 멀리 소상강 떠나

十二樓中月自明(십이루중월자명) 열두 누각 가운데 달 절로 밝아

 

 

三州詞(삼주사) 삼주사

團團莫作波中月(단단막작파중월) 둥글다며 하지 마 물결 속의 달

潔白莫爲枝上雪(결백막위지상설) 깨끗하다 되진 마 가지 위의 눈

月隨波動碎潾潾(월수파동쇄린린) 달 쫓는 물결 일렁 부숴 흩이니

雪似梅花不堪折(설사매화불감절) 눈꽃 매화 같아도 꺾을 수 없어

李娘十六靑絲髮(이낭십육청사발) 이씨 처녀 열여섯 푸른 실 머리

畵帶雙花爲君結(화대쌍화위군결) 그림 띠 한 쌍의 꽃 님 위해 매어

門前有路輕別離(문전유로경별리) 문 앞에 길 있다고 훌쩍 떠나가

唯恐歸來舊香滅(유공귀래구향멸) 두려운 건 돌아와 옛 향 사라져

 

 

이상은

義山 李商隱(812∼858)唐 李義山詩集 樊南文集

早起(조기) 일찍 일어나서

風露澹淸晨(풍로담청신) 바람 이슬 깔끔한 맑은 새벽에

簾間獨起人(염간독기인) 발 사이로 혼자서 일어난 사람

鶯花啼又笑(앵화제우소) 꾀꼬리는 울어도 꽃은 웃음 뗘

畢竟是誰春(필경시수춘) 마침내는 이것이 누구 봄인가

 

 

登樂遊原(등낙유원) 낙유원에 올라

向晩意不適(향만의부적) 저물어 가며 뜻 맞지 않아

驅車登古原(구거등고원) 수레를 몰아 옛 언덕 올라

夕陽無限好(석양무한호) 저녁볕이란 끝없이 좋아

只是近黃昏(지시근황혼) 다만 이것이 어둠 가까워

 

 

憶梅(억매) 매화를 기리며

定定住天涯(정정주천애) 놓이고 놓여 하늘 끝 살아

依依向物華(의의향물화) 기대고 기대 만물 꽃피움

寒梅最堪恨(한매최감한) 추위 속 매화 견뎌낸 한에

常作去年花(상작거년화) 늘 피워내니 지난해 꽃을

 

 

(선) 매미

本以高難飽(본이고난포) 본디 높아서 틀린 배부름

徒勞恨費聲(도로한비성) 괜히 힘쓴 한 소리만 버려

五更疏欲斷(오경소욕단) 새벽 되서야 그치려 드문

一樹碧無情(일수벽무정) 나무 푸름에 정도 없는지

薄宦梗猶泛(박환경유범) 얕은 벼슬에 마치 떠다녀

故園蕪已平(고원무이평) 정든 동산은 이미 거칠어

煩君最相警(번군최상경) 괴로운 그대 내게 깨우쳐

我亦舉家清(아역거가청) 나도 맑아져 온 집안 모두

 

 

無題(무제) 제목 없이

八世偸照鏡(팔세투조경) 여덟 살에 살며시 거울 비춰봐

長眉已能畵(장미이능화) 긴 눈썹도 어느새 잘도 그렸지

十歲去踏靑(십세거답청) 열 살 되어 나가니 봄나들이를

芙蓉作裙衩(부용작군차) 부용으로 지으니 치맛자락을

十二學彈箏(십이학탄쟁) 열두 살이 되서는 쟁 타기 배워

銀甲不曾捨(은갑부증사) 쟁 골무는 일찍이 놓지 않았네

十四歲六親(십사세육친) 열네 살 되어서는 모든 육친이

懸知猶未嫁(현지유미가) 걸려 알까 아직도 시집 못 감을

十五泣春風(십오읍춘풍) 열다섯 살 눈물져 봄날 바람에

背面鞦韆下(배면추천하) 뒤로 하고 그네도 내려왔다오

 

 

無題(무제) 제목 없이

來是空言去絶(내시공언거절종) 온단 말 거짓말이 떠나 발 끊어

月斜樓上五更(월사루상오경종) 달 비낀 누각 위에 새벽 종소리

夢爲遠別啼難喚(몽위원별제난환) 꿈속서 멀리 헤짐 울어 못 불러

書被催成墨未(서피최성묵미농) 편지 써려 서둘러 먹이 안 갈려

蠟照半籠金翡翠(납조반롱금비취) 촛불 비친 반 등갓 금빛 비취로

麝熏微度繡芙(사훈미도수부용) 사향 향 살짝 스민 수놓은 연꽃

劉郞已恨蓬山遠(유랑이한봉산원) 한 무제 이미 한함 봉래산 멀어

更隔蓬山一萬(갱격봉산일만중) 다시 멀리 봉래산 일만 번 겹쳐

 

 

偶題(우제) 뜻밖에 지어

水亭閑眠微醉消(수정한면미취소) 물가 정자 잠 느긋 취기 사라져

小榴海柏枝相交(소류해백지상교) 작은 석류 잣 가지 서로 얽혀져

水紋簟上琥珀枕(수문점상호박침) 물결무늬 대자리 호박 베개에

傍有墮釵雙翠翹(방유타채쌍취교) 곁에 떨군 비녀는 쌍 날개 비녀

 

 

花下醉(화하취) 꽃 아래 취하여

尋芳不覺醉流霞(심방불각취류하) 꽃 찾아 나도 몰래 취해 아득히

依樹沉眠日已斜(의수침면일이사) 나무 기대 빠진 잠 날 이미 기웃

客散酒醒深夜後(객산주성심야후) 손님 가고 술 깨니 깊은 밤 한참

更持紅燭賞殘花(갱지홍촉상잔화) 다시 지녀 빨간 초 남긴 꽃구경

 

 

訪隱者不遇(방은자불우) 은자를 찾아 만나지 못해

城郭休過識者稀(성곽휴과식자희) 성곽에 쉬어가도 아는 이 적어

哀猿啼處有柴扉(애원제처유시비) 원숭이 슬픈 곳에 사립문 있어

滄江白石漁樵路(창강백석어초로) 차가운 강 하얀 돌 어부 초부 길

日暮歸來雨滿衣(일모귀래우만의) 해 저물어 돌아와 비 흠뻑 옷에

 

 

有感(유감) 느낌이 있어

非關宋玉有微詞(비관송옥유미사) 송옥 탓은 아니지 글이 있어도

自是襄王夢覺遲(자시양왕몽각지) 양왕으로 스스로 꿈 깸이 늦어

一自高唐賦成後(일자고당부성후) 고당부 지어진 뒤 이로부터 쭉

楚天雲雨盡堪疑(초천운우진감의) 초 땅 하늘 구름 비 얄궂음 다해

 

 

夜雨寄北(야우기북) 밤비에 북으로 부치며

君問歸期未有期(군문귀기미유기) 그대 물어 올 때를 갈 기약 못해

巴山夜雨漲秋池(파산야우창추지) 파산에는 밤비로 가을 못 불어

何當共剪西窓燭(하당공전서창촉) 어쩌면 함께 밝혀 서창에 촛불

却話巴山夜雨時(각화파산야우시) 말을 말자 파산에 밤비 올 때는

 

 

西亭(서정) 서쪽 정자

此夜西亭月正(차야서정월정원) 이 밤도 서쪽 정자 달이 참 동글

疏簾相伴宿(소렴상반숙풍연) 성긴 발을 짝하여 바람에 묵어

梧桐莫更飜淸(오동막갱번청로) 오동잎 엎지 마라 맑은 이슬로

從來不得(고鴻종래부득眼) 외로운 학 여태껏 잠을 못 들어

 

 

流鶯(유앵) 떠도는 꾀꼬리

流鶯飄蕩複參差(유앵표탕복참치) 꾀꼬리 헤매 떠돎 겹쳐 어긋나

渡陌臨流不自持(도맥림류부자지) 밭둑 지나 물 닿아 절로 안 지켜

巧囀豈能無本意(교전기능무본의) 지저귐 꾸며 어찌 속뜻 없을까

良辰未必有佳期(양진미필유가기) 좋은 때 꼭 아니야 좋은 바램에

風朝露夜陰晴裡(풍조로야음청리) 아침 바람 밤이슬 흐리고 갬에

萬戶千門開閉時(만호천문개폐시) 모든 집 모든 문 열려 닫힐 때

曾苦傷春不忍聽(증고상춘불인청) 일찍 괴롬 다친 봄 차마 못 들어

鳳城何處有花枝(봉성하처유화지) 장안성 어느 곳에 꽃가지 있나

 

 

錦瑟(금슬) 금슬

錦瑟無端五十弦(금슬무단오십현) 비단비파 어찌해 오십 줄이냐

一弦一柱思華年(일현일주사화년) 한 줄 한 주 생각해 꽃 같은 시절

莊生曉夢迷蝴蝶(장생효몽미호접) 장자는 새벽꿈에 나빈가 했고

望帝春心托杜鵑(망제춘심탁두견) 망제는 봄날마음 두견새 맡겨

滄海月明珠有淚(창해월명주유루) 찬 바다에 달 밝아 구슬에 눈물

藍田日暖玉生煙(남전일난옥생연) 쪽 풀 밭에 해 따뜻 옥에 연기나

此情可待成追憶(차정가대성추억) 이런 뜻 기다리면 추억이 되고

只是當時已惘然(지시당시이망연) 그 때는 이미 벌써 아득할 따름

 

 

구양수 당송8대가

永叔 歐陽修(1007∼1072)宋 歐陽文忠公集 153권

遠山(원산) 먼 산

山色無遠近(산색무원근) 산 빛깔엔 없으니 멀고 가까움

看山終日行(간산종일행) 산 보며 하루 내내 걷기만 한다

峰巒隨處改(봉만수처개) 산봉우리 따라서 곳곳 바뀌니

行客不知名(행객부지명) 가는 길손 모르네 이름일랑은

 

 

古瓦硯(고와연) 오랜 기와벼루

磚瓦賤微物(전와천미물) 벽돌기와 하찮은 물건이라도

得厠筆墨間(득측필묵간) 곁에 두고 붓과 먹 함께 자리해

于物用有宜(우물용유의) 물건에는 쓰임에 마땅함 있어

不計醜與姸(불계추여연) 따지지 않아야지 나쁨과 고움

金非不爲寶(금비불위보) 금덩이는 보물이 안 되지 않지

玉豈不爲堅(옥기불위견) 옥 어찌 단단하지 않음이 아냐

用之以發墨(용지이발묵) 벼루로 쓰임에는 먹이 갈림에

不及瓦礫頑(불급와력완) 기와에 못 미치니 조약돌 무뎌

乃知物雖賤(내지물수천) 이에 알아 물건이 천하다 하나

當用價難攀(당용가난반) 쓰임 맞아 값어치 어려운 매김

豈惟瓦礫爾(기유와력이) 어찌 오직 기와와 조약돌이랴

用人從古難(용인종고난) 사람을 쓰는 데는 예로 어려워

 

 

邊戶(변호) 변방의 집

家世爲邊戶(가세위변호) 집안 이어져 변경 집 되니

年年常備胡(연년상비호) 해 지나며 늘 오랑캐 막아

兒童習鞍馬(아동습안마) 아이들 익혀 말을 다루고

婦女能彎弧(부녀능만호) 아낙네 하니 활을 당기네

胡塵朝夕起(호진조석기) 오랑캐 먼지 아침저녁을

虜騎蔑如無(로기멸여무) 말 탄 오랑캐 없이해 깔봐

邂逅輒相射(해후첩상사) 맞닥뜨려도 서로 활을 쏴

殺傷兩常俱(살상양상구) 죽고 다치니 서로 늘 함께

自從澶州盟(자종전주맹) 전주의 동맹 맺은 뒤로는

南北結歡娛(남북결환오) 남북이 이뤄 기쁘고 즐겨

雖云免戰鬪(수운면전투) 비록 벗어나 싸움에서는

兩地供賦租(양지공부조) 양쪽 땅 매겨 부세 조세를

將吏戒生事(장리계생사) 장수와 관리 일 날까 삼가

廟堂爲遠圖(묘당위원도) 조정에서는 먼 꾀라 여겨

身居界河上(신거계하상) 몸은 살아도 국경의 강가

不敢界河魚(불감계하어) 함부로 못해 국경 강고기

 

 

豊樂亭游春三首1(풍락정유춘삼수1) 풍락정 봄놀이

綠樹交加山鳥啼(녹수교가산조제) 푸른 나무 뒤얽혀 멧새는 울어

晴風蕩漾落花飛(청풍탕양낙화비) 비갠 바람 흩날려 지는 꽃 날려

鳥歌花舞太守醉(조가화무태수취) 새 노래에 꽃 춤춰 태수는 취해

明日酒醒春已歸(명일주성춘이귀) 내일 술 깨 봄 이미 돌아가겠지

 

 

豊樂亭游春三首2(풍락정유춘삼수2) 풍락정 봄놀이

春雲淡淡日輝輝(춘운담담일휘휘) 봄 구름 묽어 엷어 햇살 빛나고

草惹行襟絮拂衣(초야행금서불의) 풀 끌어 행인 옷깃 버들 솜 스쳐

行到亭西逢太守(행도정서봉태수) 걸어서 정자 서쪽 태수를 만나

藍輿酩酊揟花歸(남여명정서화귀) 가마로 너무 취해 꽃 따 돌아와

 

 

豊樂亭游春三首3(풍락정유춘삼수3) 풍락정 봄놀이

紅樹靑山日欲斜(홍수청산일욕사) 붉은 나무 푸른 산 해 기울려해

長郊草色綠無涯(장교초색록무애) 긴 들판 풀빛으로 푸름 끝없어

游人不管春將老(유인불관춘장로) 노는 사람 몰라라 봄이 가든지

來往亭前踏落花(내왕정전답낙화) 오고가며 정자 앞 꽃잎을 밟아

 

 

琅耶山(낭야산) 낭야산

石屛自倚浮雲外(석병자의부운외) 돌병풍 절로 기대 뜬 구름 밖에

石路久無人跡行(석로구무인적행) 돌길에 오래 없어 사람 다닌 길

我來携酒醉其下(아래휴주취기하) 내 오며 술 가져와 그 아래 취해

臥看千峰秋月明(와간천봉추월명) 누워 본 천 봉우리 가을 달 밝아

 

 

寄韓子華(기한자화) 한자화에게

人事從來無定處(인사종래무정처) 사람일 내려오며 놓인데 없어

世途多故踐言難(세도다고천언난) 세상살이 일 많아 해봐 어렵대

雖如潁水閑居士(수여영수한거사) 영수 물과 같아서 느긋한 선비

十頃西湖一釣竿(십경서호일조간) 열 이랑 넓은 서호 낚싯대 하나

 

 

晚泊岳陽(만박악양) 악양에 늦게 닿아

臥聞岳陽城裡鐘(와문악양성리종) 누워 듣는 악양성 성안 종소리

系舟岳陽城下樹(계주악양성하수) 배 매놓은 악양성 성 아래 나무

正見空江明月來(정견공강명월래) 바로 보니 빈 강에 밝은 달떠서

雲水蒼茫失江路(운수창망실강로) 구름강물 아득해 뱃길 잊었네

夜深江月弄清輝(야심강월롱청휘) 밤은 깊어 강에 달 맑은 빛 놀려

水上人歌月下歸(수상인가월하귀) 물위에 사공노래 달 아래 돌아

一闋聲長聽不盡(일결성장청불진) 한 곡 소리 길어서 다 듣지 못해

輕舟短楫去如飛(경주단즙거여비) 가벼운 배 짧은 노 날듯이 떠나

 

 

戱答元珍(희답원진) 원진에게 놀려 답하며 ※억지스런 弄談

春風疑不到天涯(춘풍의부도천애) 봄바람은 왜 아니 하늘 끝닿아

二月山城未見花(이월산성미견화) 이월의 산성에는 아직 꽃 못 봐

殘雪壓枝猶有橘(잔설압지유유귤) 남은 눈 가지 눌러 아직 귤 있고

凍雷驚筍欲抽芽(동뢰경순욕추아) 언 우레 죽순 놀라 싹이 트려고

夜聞歸雁生鄉思(야문귀안생향사) 밤에 듣는 기러기 고향생각 나

病入新年感物華(병입신년감물화) 앓으며 새해 들어 경물 멋 느껴

曾是洛陽花下客(증시낙양화하객) 일찍이 낙양성에 꽃 아래 손님

野芳雖晚不須嗟(야방수만불수차) 들에 꽃 늦더라도 한탄 말아야

 

 

明妃曲(명비곡) 명비곡 ※王昭君(BC52~?) 이름은 王嬙 자는 昭君

前漢 元帝의 후궁 BC33년 匈奴의 呼韓邪單于에게 시집감

晉나라 때 太祖 司馬昭와 이름이 겹쳐 자를 明君으로 바꿔 明妃라 불림

원제는 소군을 그린 화공 毛延壽를 斬刑에 처함

漢宮有佳人(한궁유가인) 한나라 궁에 아름다운 이

天子初未識(천자초미식) 임금 처음에 아니 알아봐

一朝隨漢使(일조수한사) 어느 날 아침 한 사신 따라

遠嫁單于國(원가선우국) 멀리 시집가 선우 나라로

絶色天下無(절색천하무) 빼어난 미색 세상에 없어

一失難再得(일실난재득) 한번 잃으니 다시 못 얻어

雖能殺畵工(수능살화공) 비록 벌주어 화공을 죽여

於事竟何益(어사경하익) 이일에 끝내 무슨 보탬이

耳目所及尙如此(이목소급상여차) 귀와 눈 닿는바에 오히려 이래

萬里安能制夷狄(만리안능제이적) 만 리 어찌 할 건가 오랑캐 막아

 

 

漢計誠已拙(한계성이졸) 한나라 꾀함 하도 서툴러

女色難自誇(여색난자과) 여색 스스로 자랑도 못해

明妃去時淚(명비거시루) 명비 떠날 때 눈물이 흘러

灑向枝上花(쇄향지상화) 흩뿌려 닿아 가지 위 꽃에

狂風日暮起(광풍일모기) 광풍 휘몰아 날이 저물어

漂泊落誰家(표박락수가) 흩날려 떨쳐 누구네 집에

紅顔勝人多薄命(홍안승인다박명) 발간 낯 남에 나아 많이들 엷어

莫怨春風當自嗟(막원춘풍당자차) 탓 마라 봄바람을 저 혼자 한숨

 

 

소옹 安樂先生

康節 邵雍(1011~1077)北宋 皇極經世書 62편

淸夜吟(청야음) 맑은 밤에 읊어

月到天心處(월도천심처) 달이 이르니 하늘 가운데

風來水面時(풍래수면시) 바람 불어와 물결이 일 때

一般淸意味(일반청의미) 언제 어디나 맑음의 뜻함

料得少人知(요득소인지) 깨쳐 아는 이 적은 이리니

 

 

安樂窩(안락와) 안락의 굴

半記不記夢覺後(반기불기몽교후) 반쯤 알아 반 몰라 꿈 깨고 나서

似愁無愁情倦時(사수무수정권시) 시름인 듯 아닌 듯 뜻 지겨울 때

擁衾側臥未欲起(옹금측와미욕기) 이불 안고 누워서 아니 일어나

簾外落花撩亂飛(렴외낙화료란비) 발 바깥 지는 꽃이 어지럽혀서

 

 

仁者吟(인자음) 어진 이를 읊어

仁者難逢思有常(인자난봉사유상) 어진이도 어려워 생각 늘 같기

平生愼勿恃無傷(평생신물시무상) 살면서 삼가 말아 믿어 안 다쳐

爭先路徑機關惡(쟁선로경기관악) 앞을 다툰 길이면 몸에는 나빠

近後語言滋味長(근후어언자미장) 좇아 따른 말이면 재미가 많아

爽口物多終作疾(상구물다종작질) 입에 맞아 많이도 끝내 병 짓고

快心事過必爲殃(쾌심사과필위앙) 맘에 들어 지나쳐 꼭 재앙 되지

與其病後能求樂(여기병후능구락) 그 같이 아픈 다음 즐김 찾으랴

孰若病前能自防(숙약병전능자방) 뉘라서 아니 아파 스스로 막나

 

 

사마온공 사마광 시호(文正) 司馬溫公 涑水先生

君實 司馬光(1019~1086)北宋 文正 資治通鑑

送祖擇之(송조택지) 조택지를 보내며

人生榮與辱(인생영여욕) 사람 살면서 꽃피움 욕됨

百變似浮雲(백변사부운) 온갖 바뀜에 뜬구름 같아

自有窮通定(자유궁통정) 절로 놓이니 막힘과 뚫림

徒勞得喪分(도로득상분) 헛된 힘씀에 얻고 잃으니

銷愁唯有酒(소수유유주) 시름 삭임에 오직 술 있어 녹일소

娛意莫如文(오의막여문) 뜻을 달램에 글 만함 없어

方寸常蕭散(방촌상소산) 마음 언제나 쓸쓸히 흩여

其餘何足云(기여하족운) 그 남김 어찌 넉넉다 하랴

 

 

和邵堯夫安樂窩中職事吟(화소요부안락와중직사음)

소옹의 안락와중직사음에 화답하며

靈臺無事日休休(령대무사일휴휴) 마음에는 일 없어 날로 쉬기만

安樂由來不外求(안락유래불외구) 편히 즐김 아니지 밖에서 찾기

細雨寒風宜獨坐(세우한풍의독좌) 보슬비 찬바람에 홀로 앉았고

暖天佳景卽閑遊(난천가경즉한유) 따뜻한 날 좋은 볕 느긋이 놀아

松篁亦足開靑眼(송황역족개청안) 솔밭 대숲 넉넉해 좋게만 보여

桃李何妨揷白頭(도리하방삽백두) 복사 오얏 아무렴 머리에 꽂지

我以著書爲職業(아이저서위직업) 나로선 책 쓰느라 맡은 일 삼아

爲君偸暇上高樓(위군투가상고루) 그대위해 틈 내어 높은 루 올라

 

 

野花(야화) 들꽃

喧喧桃李蹊(훤훤도리혜) 시끌시끌한 복사 오얏 길

何妨笑幽草(하방소유초) 어찌 거리껴 숨어 웃는 풀

但願保天眞(단원보천진) 다만 바라니 바탕 참 지켜

徐共春風老(서공춘풍로) 차분히 함께 봄바람 맞아

 

 

閑居(한거) 한가히 살며

故人通貴絶相過(고인통귀절상과) 오랜 벗 귀인 기웃 서로다님 뚝

門外眞堪置雀羅(문외진감치작라) 문 밖에 참 놓아야 참새그물을

我已幽慵僮更懶(아이유용동갱라) 내 이미 숨어 나른 앤 또 게을러

雨來春草一番多(우래춘초일번다) 비가 오니 봄풀로 한 마당 덮어

 

 

獨步至洛濱(독보지낙빈) 혼자 걸어 낙빈까지

草軟波淸沙岸微(초연파청사안미) 풀 여려 물결 맑아 모래언덕은

手携筇竹着深衣(수휴공죽착심의) 손에 쥔 대지팡이 두루마기 옷

白鷗不信忘機久(백구불신망기구) 흰 갈매기 못 믿어 잊은 지 오래

見我猶穿柳岸飛(견아유천류안비) 나를 보며 뚫을 듯 버들에 날아

 

 

客中初夏(객중초하) 나그네로 초여름을

四月淸和雨乍晴(사월청화우사청) 사월은 맑고 따뜻 비 얼른 개여

南山當戶轉分明(남산당호전분명) 남산이 마침 문에 되레 뚜렷해

更無柳絮因風起(갱무유서인풍기) 또 없어 버들개지 바람 일어도

惟有葵花向日傾(유유규화향일경) 오로지 해바라기 해 보려 기웃

 

 

왕안석 당송8대가 개혁정책

介甫 王安石(1021~1086)宋 字說

梅花(매화) 매화

墻角數枝梅(장각수지매) 담 모퉁이 몇 가지 매화꽃이라

凌寒獨自開(릉한독자개) 추위를 이겨내고 홀로 피었네

遙知不是雪(요지불시설) 멀리서도 알았네 눈이 아님을

爲有暗香來(위유암향래) 까닭 있지 살짜기 내음이 오니

 

 

山中(산중) 산에서

隨月出山去(수월출산거) 달을 따라 나서니 산으로 떠나

尋雲相伴歸(심운상반귀) 구름 찾아 서로가 어울려 왔네

春晨花上露(춘신화상로) 봄 날 아침 꽃 위에 이슬이 맺혀

芳氣着人衣(방기착인의) 꽃다운 향 서리니 사람의 옷에

 

 

江上(강상) 강위에서

江水漾西風(강수양서풍) 강물은 출렁출렁 서쪽 바람에

江花脫晩秋(강화탈만추) 강 꽃은 토닥토닥 늦은 가을에

離情被橫笛(이정피횡적) 떠나는 정 실리니 비낀 피리에

吹過亂山東(취과난산동) 불며 지나 어지런 산을 동쪽에

 

 

初夏卽事(초하즉사) 초여름 날에

石梁茅屋有彎碕(석량모옥유만기) 돌다리 초가집은 굽은 기슭에

流水賤賤度兩陂(유수천천도양피) 흐르는 물 야트막 양쪽 비탈을

晴日暖風生麥氣(청일난풍생맥기) 개인 해 따슨 바람 보리 기운에

綠陰幽草勝花時(녹음유초승화시) 숲 그늘 그윽한 풀 꽃 보다 나아

 

 

壬辰寒食(임진한식) 임진년 한식날에 ※1052년(32세)

客思似楊柳(객사사양류) 나그네 생각 버들과 같아

春風千萬條(춘풍천만조) 봄날 바람이 천만 가지에

更傾寒食淚(갱경한식루) 다시 기울여 한식날 눈물

欲漲冶城潮(욕창야성조) 불어 넘치려 야성에 흐름

巾髮雪爭出(건발설쟁출) 망건 흰머리 다투어 나와

鏡顔朱早淍(경안주조주) 거울에 얼굴 붉음은 돌아

未知軒冕樂(미지헌면락) 아직 모르니 벼슬 즐거움

但欲老漁樵(단욕로어초) 다만 늙어서 어부 나무꾼

 

 

元日(원일) 설날

爆竹聲中一歲除(폭죽성중일세제) 폭죽소리 가운데 한 해를 보내

春風送暖入屠蘇(춘풍송난입도소) 봄바람 따뜻함이 약술에 들어

千門萬戶曈曈日(천문만호동동일) 집집이 많은 집에 동이 터 뜬 해

總把新桃換舊符(총파신도환구부) 모두 쥐니 새 부작 헌 부적 바꿔

※屠蘇酒: 邪鬼 죽이는 屠蘇(山椒 防風 白朮 肉桂 等)가 든 술 後漢때 華陀

섣달 그믐밤 우물 밑바닥에 걸어두었다가 설날 꺼내 술에 넣어 달인 뒤

식구 모두 동쪽을 향해 앉아 어린아이부터 연장자의 순으로 마신다

 

 

鐘山卽事(종산즉사) 종산에서

澗水無聲繞竹流(간수무성요죽류) 골짝 물 소리 없이 대 둘러 흘러

竹西花草弄春柔(죽서화초롱춘유) 대숲 서쪽 꽃 풀은 여린 봄 놀려

茅簷相對坐終日(모첨상대좌종일) 띠 처마 마주하여 하루 내 앉아

一鳥不啼山更幽(일조부제산갱유) 새 한번 아니 울어 산 더욱 그윽

 

 

夜直(야직) 밤을 맡아

金爐香盡漏聲殘(금로향진루성잔) 금향로 향불 다 타 물시계 소리

剪剪輕風陣陣寒(전전경풍진진한) 휙휙 대는 바람에 닥쳐온 추위

春色惱人眠不得(춘색뇌인면부득) 봄빛에 머리 싸매 잠 오지 않아

月移花影上欄干(월이화영상난간) 달 옮겨 꽃 그림자 난간에 올라

 

 

遊鍾南(유종남) 종남산에서 ※山이 여덟 번

終日看山不厭山(종일간산불염산) 하루 다해 산을 봐 싫지 않은 산

買山終待老山間(매산종대로산간) 산 사려니 기다려 산에서 늙어

山花落盡山長在(산화락진산장재) 산꽃은 다 떨어져 산이야 있지

山水空流山自閑(산수공류산자한) 산에 물 흘려보내 산은 늘 느긋

 

 

强起(강기) 억지로 일어나

寒堂耿不寐(한당경불매) 썰렁한 방 불빛에 잠 오지 않아

轆轆聞車聲(녹록문거성) 덜거덕 들려오니 수레소리가

不知誰家兒(부지수가아) 알지 못해 어느 집 사람인지는

先我霜上行(선아상상행) 내 앞서 서리 내린 길을 가구나

歎息夜未央(탄식야미앙) 한숨을 내쉬느니 밤은 안 깊어

呼燈置前楹(호등치전영) 불러서 등불 놓게 기둥 앞에다

推枕强欲起(추침강욕기) 베개 밀쳐 억지로 일어나려다

問知星正明(문지성정명) 물어 알아 별빛이 정말 밝다네

昧旦聖所勉(매단성소면) 날 샌 새벽 성인이 힘쓰라한바

齊詩有鷄聲(제시유계성) 시경 제풍 있으니 닭 울음소리 ※齊風 鷄鳴

嗟予以竊食(차여이절식) 아 나는 벼슬 훔쳐 먹고 사는가

更覺負平生(갱각부평생) 다시 깨친 저버림 삶을 살면서

 

 

葛溪驛(갈계역) 갈계역

缺月昏昏漏未央(결월혼혼루미앙) 모자란 달 어두워 물시계 아니 그쳐

一燈明滅照秋牀(일등명멸조추상) 등 하나 밝음 깜박 가을 침상 비추네

病身最覺風露早(병신최각풍로조) 앓는 몸 잘 느끼니 바람이슬 일찍이

歸夢不知山水長(귀몽부지산수장) 돌아간 꿈 모르니 산도 물도 먼 줄을

坐感歲時歌慷慨(좌감세시가강개) 앉아 느낀 철따라 슬퍼함을 노래로

起看天地色凄凉(기간천지색처량) 일어나 보는 천지 쓸쓸함이 빛깔에

鳴蟬更亂行人耳(명선갱란행인이) 매미 울어 또 아찔 길가는 이 귓가에

正抱疏桐葉半黃(정포소동엽반황) 품어온 성긴 오동 잎이 반이 누렇게

 

 

정명도 정호 程朱學

伯淳 明道 東坡 程顥(1032~1085)北宋 定性書 識仁篇

秋月(추월) 가을 달

淸溪流過碧山頭(청계류과벽산두) 맑은 시내 흘러가 푸른 산머리

空水澄鮮一色秋(공수징선일색추) 하늘 물 맑아 깨끗 한 빛깔 가을

隔斷紅塵三十里(격단홍진삼십리) 끊겨진 티끌세상 삼십 리 멀리

白雲紅葉兩悠悠(백운홍엽양유유) 흰 구름 붉은 잎에 둘 다 멀기만

 

 

春日偶成(춘일우성) 봄날 우연히 짓다

雲淡風輕近午天(운담풍경근오천) 실구름 바람 살랑 한 낮에 하늘

訪花隨柳過前川(방화수류과전천) 꽃 찾아 버들 따라 앞 냇물 건너

傍人不識余心樂(방인불식여심락) 옆 사람 알지 못해 내 마음 즐김

將謂偸閒學少年(장위투한학소년) 이를테면 틈내어 배우는 아이

 

 

秋日偶成(추일우성) 가을날 우연히 짓다

閑來無事不從容(한래무사부종용) 한가하게 일 없어 조용함 아냐

睡覺東窓日已紅(수교동창일이홍) 잠 깨니 동녘 창에 해 이미 붉어

萬物靜觀皆自得(만물정관개자득) 고요히 만물 살펴 다 절로 알아

四時佳興與人同(사시가흥여인동) 네 계절 멋진 흥에 더불어 같아

道通天地無形外(도통천지무형외) 도는 뚫려 하늘땅 몸 밖에 없어

思入風雲變態中(사입풍운변태중) 생각 든 바람구름 바뀜 가운데

富貴不淫貧賤樂(부귀불음빈천락) 부귀로 아니 삐끗 가난을 즐겨

男兒到此是豪雄(남아도차시호웅) 사나이 이쯤 돼야 뛰어난 호걸

 

 

郊行卽事(교행즉사) 들을 지나면서

芳原綠野姿行時(방원녹야자행시) 꽃동산 푸른 들을 내켜 걸을 때

春入遙山碧四圍(춘입요산벽사위) 봄 들어 멀리 산은 푸름이 에워

興逐亂紅穿柳巷(흥축난홍천류항) 흥 쫓아 얽힌 붉음 버들 거리로

困臨流水坐苔磯(곤임유수좌태기) 지쳐 서 물 흐름에 이끼 돌 앉아

莫辭盞酒十分醉(막사잔주십분취) 막지마라 잔술을 잔뜩 취하게

只恐風花一片飛(지공풍화일편비) 다만 걱정 바람 꽃 한 떨기 날려

況是淸明好天氣(황시청명호천기) 하물며 맑고 밝은 좋은 날씨에

不妨遊衍莫忘歸(불방유연막망귀) 안 거리껴 놀아도 갈일 잊진 마

 

 

소식 당송8대가

東坡 蘇軾(1036~1101)北宋 赤壁賦

倦夜(권야) 지겨운 밤

倦枕厭長夜(권침염장야) 베개머리 잠 안와 긴 밤이 싫어

小窗終未明(소창종미명) 조그만 창 끝끝내 밝을 줄 몰라

孤村一犬吠(고촌일견폐) 외론마을 한 마리 개는 짖어서

殘月幾人行(잔월기인행) 조각달 몇몇 사람 길을 오가나

衰鬢久已白(쇠빈구이백) 쇤 머리 이미 오래 하얗게 된지

旅懷空自淸(여회공자청) 나그네 맘 텅 비어 스스로 맑아

荒園有絡緯(황원유락위) 거친 뜰에 있으니 베짱이란 놈 ※絡緯:여치

虛織竟何成(허직경하성) 베 짠대야 마침내 무얼 이루나

 

 

春夜(춘야) 봄밤

春宵一刻直千金(춘소일각치천금) 봄날 밤 한때 잠깐 값이 천금에

花有淸香月有陰(화유청향월유음) 꽃향기 맑음 담아 으스름의 달

歌管樓臺聲寂寂(가관루대성적적) 노래 피리 누대엔 소리도 고요

鞦韆院落夜沈沈(추천원락야침침) 그네 뛰는 마당엔 밤이 깊어가

 

 

陌上花1(맥상화1) 길 위의 꽃

陌上花開蝴蝶飛(맥상화개호접비) 길 위에 꽃이 피어 나비는 날아

江山猶是昔人非(강산유시석인비) 강산은 이대론 데 옛 사람 아냐

遺民幾度垂垂老(유민기도수수로) 남은 백성 몇 번을 수염 나 늙어

遊女長歌緩緩歸(유녀장가완완귀) 노는 여인 긴 노래 흔들며 가네

 

 

陌上花2(맥상화2) 길 위의 꽃

陌上山花無數開(맥상산화무수개) 길 위에 산에 꽃이 무수히 피니

路人爭看翠輧來(노인쟁간취병래) 길가는 이 다투어 수레로 오네

若爲留得堂堂去(약위류득당당거) 남길 수만 있다면 어엿이 떠나

且更從敎緩緩歸(차갱종교완완귀) 또다시 가르침에 느긋이 가네

 

 

陌上花3(맥상화3) 길 위의 꽃

生前富貴草頭露(생전부귀초두로) 살았을 적 부귀란 풀끝의 이슬

身後風流陌上花(신후풍류맥상화) 죽은 다음 풍류란 길 위의 꽃이

已作遲遲君去魯(이작지지군거노) 이미 된 느릿느릿 그대 노를 떠

猶敎緩緩妾還家(유교완완첩환가) 가르쳐 되레 느긋 첩은 집에 가

 

 

薄命佳人(박명가인) 명이 짧아 가인은

雙頰凝酥髮抹漆(쌍협응소발말칠) 두 뺨은 매끄러이 머리는 옻칠

眼光入簾珠白樂(안광입렴주백락) 눈빛은 발에 들어 구슬 하얗게

故將白練作仙衣(고장백련작선의) 짐짓 지은 흰 비단 선녀의 옷에

不許紅膏汚天質(불허홍고오천질) 아니 되 붉은 연지 바탕 더럽혀

吳音嬌軟帶兒癡(오음교연대아치) 오나라 말 귀여워 어린 티 띠어

無限間愁總未知(무한간수총미지) 끝없는 세상시름 다 알지 못해

自古佳人多薄命(자고가인다박명) 예로 많은 잘난 이 명이 엷다지

閉門春盡楊花落(폐문춘진양화락) 닫힌 문에 봄 다해 버들 꽃 지네

 

 

縱筆(종필) 붓을 쫓아

寂寂東坡一病翁(적적동파일병옹) 하릴없는 동파는 앓는 늙은이

白鬚蕭散滿霜楓(백수소산만상풍) 흰 수염 쓸어흩여 서리 맞았네

小兒誤喜朱顔在(소아오희주안재) 어린 애 잘못 반겨 붉은 얼굴로

一笑那知是酒紅(일소나지시주홍) 웃으니 어찌 알아 술에 발간 걸

 

 

和子由澠池懷舊(화자유민지회구) 자유의 민지회구에 ※子由: 蘇軾의 弟

人生到處知何似(인생도처지하사) 사람 삶 닿는 곳이 무엇 같은가

應似飛鴻踏雪泥(응사비홍답설니) 꼭 같지 기러기가 눈 진흙 밟음

泥上偶然留指爪(니상우연류지조) 진흙 위에 뜻밖에 발자국 남겨

鴻飛那復計東西(홍비나부계동서) 기러기 날아 다시 동서 어딘지

老僧已死成新塔(노승이사성신탑) 늙은 스님 죽어서 새 탑을 이뤄

壞壁無由見舊題(괴벽무유견구제) 벽 무너져 없이 돼 옛 시 볼 길이

往日崎嶇還記否(왕일기구환기부) 지난날 어려움을 아직 새기나

路長人困蹇驢嘶(로장인곤건려시) 길 멀고 사람 지쳐 나귀도 울어

 

 

惠崇春江曉景(혜숭춘강효경) 봄 강의 새벽 경치

竹外桃花三兩枝(죽외도화삼량지) 대나무 밖 복사꽃 두어 가지에

春江水暖鴨先知(춘강수난압선지) 봄 강에 물 따뜻함 오리는 알아

蔞蒿滿地蘆芽短(루호만지노아단) 쑥 내음은 땅 가득 갈대 싹 짧아

正是河豚欲上時(정시하돈욕상시) 바로 이때 복어가 올라올 때지

 

 

東欄梨花(동란이화) 동쪽 난간의 배꽃

梨花淡白柳深靑(이화담백류심청) 배꽃은 묽게 흰데 버들은 푸름 깊어

柳絮飛時花滿城(유서비시화만성) 버들개지 날릴 땐 배꽃 져서 성 가득

惆悵東欄一株雪(추창동란일주설) 슬프니 동쪽 난간 한그루 눈 같은 꽃

人生看得幾淸明(인생간득기청명) 사람살이 볼 테면 몇 번 맑아 밝을까

 

 

楊關曲(양관곡) 양관곡

暮雲收盡溢淸寒(모운수진일청한) 저문 구름 다 걷어 말간 차가움

銀漢無聲轉玉盤(은한무성전옥반) 은하수 소리 없이 옥쟁반 굴러

此身此夜不長好(차신차야부장호) 이 몸으로 이 밤을 오래 못 즐겨

明月明年何處看(명월명년하처간) 밝은 달 밝을 해엔 어디서 볼까

 

 

六月二十七日望湖樓醉書(유월이십칠일망호루취서) 망호루에서 취해

黑雲飜墨未遮山(흑운번묵미차산) 검은 구름 먹 묻혀 산을 못 가려

白雨跳珠亂入船(백우도주란입선) 흰 빗물 뛰는 구슬 배에 뛰 들어

卷地風來忽吹散(권지풍래홀취산) 땅 말아 바람 불어 갑자기 흩어

望湖樓下水如天(망호루하수여천) 망호루 누각아래 물빛 하늘이

 

 

양만리 南宋四大家

廷秀 楊萬里(1124~1206)南宋

過百家渡(과백가도) 백가도를 지나며

園花落盡路花開(원화락진로화개) 뜰에 꽃 다 떨어져 길에 꽃 피네

白白紅紅各自媒(백백홍홍각자매) 하얗게도 붉게도 저마다 자랑

莫問早行奇絶處(막문조행기절처) 묻지 마오 이른 길 빼난 좋은 곳

四方八面野香來(사방팔면야향래) 사방에 온갖 데서 들 내음 풍겨

 

 

夏夜追凉(하야추량) 여름밤 서늘함을 좇아

夜熱依然午熱同(야열의연오열동) 밤더위 그대로라 낮 더위 같이

關門小立月明中(관문소립월명중) 지날 문에 섰더니 달 밝음 속에

竹深樹密蟲鳴處(죽심수밀충명처) 대 깊어 나무 빽빽 벌레 우는 곳

時有微凉不是風(시유미량불시풍) 언뜻 있는 시원함 바람이 아냐

 

 

湖天暮景(호천모경) 호수의 저녁 풍경

坐看西日落湖濱(좌간서일락호빈) 보며 앉아 서녘 해 지는 호수를

不是山銜不是雲(불시산함불시운) 산이 삼킴 아니며 구름도 아냐

寸寸低來忽全沒(촌촌저래홀전몰) 한 치 한 치 낮아져 홀연 다 잠겨

分明入水只無痕(분명입수지무흔) 분명히 물에 들어 자국도 없어

 

 

嶺雪(영설) 고갯마루의 눈

好山幸自綠嶄嶄(호산행자녹참참) 좋은 산은 스스로 푸르고 높아

須把輕雲護深嵐(수파경운호심람) 꼭 잡아 엷은 구름 산기운 감싸

天女似憐山骨瘦(천녀사련산골수) 하늘선녀 가여워 산이 야위어

爲縫霧縠作春衫(위봉무곡작춘삼) 꿰매니 안개비단 봄 적삼 지어

 

 

(접) 나비

籬落疎疎一徑深(이락소소일경심) 울타리 드문드문 길 하나 깊어

樹頭先綠未成陰(수두선록미성음) 나무 끝 먼저 푸름 그늘은 안 져

兒童急走追黃蝶(아동급주추황접) 아이는 빨리 달려 노랑나비에

飛入菜花無處尋(비입채화무처심) 날아들어 나물 꽃 찾을 길 없어

 

 

觀蟻(관의) 개미를 보고

偶爾相逢細問途(우이상봉세문도) 뜻 않아 서로 만나 갈 길을 물어

不知何事數遷居(부지하사삭천거) 알지 못해 무슨 일 자주 옮기니

微軀所饌能多少(미구소찬능다소) 조그만 몸 먹어야 얼마나 되어

一獵歸來滿後車(일렵귀래만후거) 한번 사냥 돌아옴 가득 싣고서

 

 

揷秧歌(삽앙가) 모심기 노래

田夫抛秧田婦接(전부포앙전부접) 농부가 모 던지니 아내가 받아

小兒拔秧大兒揷(소아발앙대아삽) 작은 아들 모 빼니 큰 아들 심어

笠是兜鍪蓑是甲(립시두무사시갑) 삿갓은 투구이고 도롱인 갑옷

雨從頭上濕到胛(우종두상습도갑) 비오니 머리부터 어깨도 젖어

喚渠朝餐歇半霎(환거조찬헐반삽) 불러서 아침 먹자 잠시 쉬자해

低頭折腰只不答(저두절요지부답) 고개 푹 허리 구불 대답을 않네

秧根未牢蒔未匝(앙근미뢰시미잡) 모 뿌리 아니 숨겨 모종 아니 내

照管鵝兒與雛鴨(조관아아여추압) 잘 돌봐야 거위에 새끼오리를

 

 

安樂坊牧童(안락방목동) 안락동 목동

前兒牽牛渡溪水(전아견우도계수) 앞에 아이 소 끌어 시냇물 건너

後兒騎牛回問事(후아기우회문사) 뒤에 아이 소 타고 일을 물어봐

一兒吹笛笠簪花(일아취적립잠화) 한 아이 피리 불어 삿갓 꽃 꽂아

一牛載兒行引子(일우재아행인자) 한 소는 아이 태워 새끼 데리고

春溪嫩水淸無渧(춘계눈수청무제) 봄 시내 여린 물은 맑아 티 없이

春洲細草碧無瑕(춘주세초벽무하) 봄 섬에 가는 풀은 파래 흠 없이

五牛遠去莫管他(오우원거막관타) 다섯 소떼 멀리 가 붙잡지 않아

隔溪便是群兒家(격계편시군아가) 시내너머 그 곳엔 아이들 집이

忽然頭上數點雨(홀연두상수점우) 갑작스레 머리 위 몇 방울 비가

三笠四簑赶將去(삼립사사간장거) 삿갓 셋 도롱이 넷 쫓아 달려가

 

 

육유 최다작의 시인 1만수 가까움

務觀 陸游(1125∼1210)南宋 劍南詩稿 85권

柳橋晩眺(유교만조) 버들다리서 저묾을 보며

小浦聞魚躍(소포문어약) 작은 강어귀 물고기 뛰어

橫林待鶴歸(횡림대학귀) 숲에 누워서 학 돌아오길

間雲不成雨(간운불성우) 희끗한 구름 비를 안 내려

故傍碧山飛(고방벽산비) 일부러 곁 해 푸른 산 날아

 

 

春雨(춘우) 봄비

春陰易成雨(춘음이성우) 봄 구름 쉬이 비를 내리니

客病不禁寒(객병불금한) 나그네 아파 추위 못 막아

又與梅花別(우여매화별) 더불어 했던 매화꽃 지니

無因一倚欄(무인일의란) 까닭이 없이 난간에 기대

 

 

信筆(신필) 붓 가는 대로

急雨初過景物奇(급우초과경물기) 소낙비 처음 지나 경치 뛰어나

一天雲作細鱗差(일천운작세린차) 한 하늘 구름지어 비늘구름을

畫橈弄水三十里(화요롱수삼십리) 그려 옮겨 갖고 놀 물결 삼십 리

恰是西村煙瞑時(흡시서촌연명시) 마치 꼭 서쪽마을 안개로 어둑

 

 

病起(병기) 병상에서 일어나

少年射虎南山下(소년사호남산하) 젊어선 호랑일 쏴 남산 아래서

惡馬强弓看似無(악마강궁간사무) 거친 말 억센 활도 없는 듯 했지

老病卽今那可說(노병즉금나가설) 늙어 병든 이제는 어찌 말하랴

出門十步要人扶(출문십보요인부) 문 나서 열 걸음도 남이 붙들어

 

 

示兒(시아) 아들에게

死去元知萬事空(사거원지만사공) 죽어 떠남 알아서 모든 일 텅 빔

但悲不見九州同(단비불견구주동) 다만 슬픔 못 보니 구주 통일을

王師北定中原日(왕사북정중원일) 임금 군사 북으로 중원 평정 날

家祭無忘告乃翁(가제무망고내옹) 잊지 말고 제사 때 내게 알려라

 

 

山茶(산다) 동백나무 ※冬柏 山茶木 차나무과에 속하는 상록교목

雪裏開花到春晩(설리개화도춘만) 눈 속에 꽃이 피니 봄 닿기 늦어

歲閒耐久孰如君(세한내구숙여군) 해 느긋 오래 견뎌 누가 너 같애

憑闌歎息無人會(빙란탄식무인회) 난간 기대 한숨져 올 사람 없어

三十年前宴海雲(삼십년전연해운) 서른 해 앞서 잔치 바다 구름이

 

 

劍門道中遇微雨(검문도중우미우) 검문 가는 길 가랑비 만나

衣上征塵雜酒痕(의상정진잡주흔) 옷에는 길에 먼지 온갖 술 자국

遠遊無處不消魂(원유무처불소혼) 멀리 다녀 없잖아 넋 빠질 곳이

此身合是詩人未(차신합시시인미) 이 몸에 들어맞기 시인 아닌가

細雨騎驢入劍門(세우기려입검문) 보슬비에 나귀 타고 검문에 들어

 

 

秋夜觀月(추야관월) 가을밤 달을 보며

誰琢天邊白玉盤(수탁천변백옥반) 누가 쪼아 하늘가 하얀 옥쟁반

亭亭破霧上高寒(정정파무상고한) 높이 솟아 안개 깨 찬 하늘 올라

山房無客兒貪睡(산방무객아탐수) 산방에 손님 없어 아이 잠만 자

常恨淸光獨自看(상한청광독자간) 늘 한이란 말간 빛 혼자만 보니

 

 

夜意(야의) 밤에 생각

睡覺隣鷄已再啼(수각린계이재제) 잠을 깨 이웃 닭에 거듭 울어서

篷窓澄黑雨凄凄(봉창징흑우처처) 봉창은 맑아 어둑 비에 쓸쓸해

東家蹇驢不用借(동가건려불용차) 동쪽 집 나귀 절어 빌려 못 쓰고

明日門前一尺泥(명일문전일척니) 밝을 날 문 앞에는 진흙이 한 자

 

 

聞雨(문우) 빗소리 들으며

慷慨心猶壯(강개심유장) 슬픈 마음에 오히려 굳건

蹉跎鬢已秋(차타빈이추) 이룬 일 없이 머리털 가을

百年殊鼎鼎(백년수정정) 한 삶은 달리 어정쩡 지나

萬事只悠悠(만사지유유) 모든 일 다만 아련하여서

不悟魚千里(불오어천리) 깨닫지 못해 물고기 천리

終歸貉一丘(종귀맥일구) 끝내 돌아가 오소리 언덕

夜闌聞急雨(야란문급우) 밤에 가리운 듣는 소낙비

起坐涕交流(기좌체교류) 일어나 앉아 눈물 엇갈려

 

 

大風雨中作(대풍우중작) 큰 바람 비속에서

風如拔山怒(풍여발산노) 바람 성내니 산을 뽑을 듯

雨如決河傾(우여결하경) 비는 쏟아져 강이 터진 양

屋漏不可支(옥루불가지) 집마저 새니 버틸 수 없고

窓戶俱有聲(창호구유성) 창에 문에는 함께 소리 나

烏鳶墮地死(오연타지사) 까마귀 솔개 떨어져 죽어

鷄犬噤不鳴(계견금불명) 닭 개 입 닫고 울지도 못해

老病無避處(노병무피처) 늙어 아픈 이 피할 곳 없어

起坐徒歎驚(기좌도탄경) 일어나 앉아 헛 한숨 놀래

三年稼如雲(삼년가여운) 삼년에 심어 구름과 같아

一旦敗垂成(일단패수성) 하루아침에 버려 이룸을

天豈或使之(천기혹사지) 하늘이 어찌 이리 되게 해

憂乃及躬耕(우내급궁경) 걱정이 미쳐 몸소 밭 갈아

 

 

暮春(모춘) 저무는 봄

數間茅屋鏡湖濱(수간모옥경호빈) 몇몇 칸 초가집이 거울 물가에

萬卷藏書不救貧(만권장서불구빈) 만권의 간직한 책 가난 못 건져

燕去燕來還過日(연거연래환과일) 제비 가고 제비 와 날이 지나고

花開花落卽經春(화개화락즉경춘) 꽃이 피고 꽃이 져 봄이 넘어가

開編喜見平生友(개편희견평생우) 책 펼쳐 기쁘게 봐 살아가며 벗

照水驚非曩歲人(조수경비낭세인) 물 비침 아니 놀라 세월 담은 이

自笑滅胡心尙在(자소멸호심상재) 띤 웃음 끈 오랑캐 마음만 남아

憑高慷慨欲忘身(빙고강개욕망신) 높이 기대 복받쳐 몸 둠 잊으려

 

 

범성대 南宋四大家(陸游 楊萬里 范成大 尤무)

致能 石湖 范成大(1126∼1193)南宋 文穆公 石湖居士詩集

四時田園雜興(사시전원잡흥) 사계절 시골에서

柳花深巷午雞聲(유화심항오계성) 버들 꽃 깊은 골목 한낮 닭 울음

桑葉尖新綠未成(상엽첨신록미성) 뽕잎은 새로 뾰족 푸름 못 이뤄

坐睡覺來無一事(좌수교래무일사) 앉아 졸다 깨어나 일 하나 없어

滿窓晴日看蠶生(만창청일간잠생) 창 가득 개인 햇살 누에 커감 봐

 

 

春日田園雜興(춘일전원잡흥) 봄날 시골에서

土膏欲動雨頻催(토고욕동우빈최) 땅 살져 움직이려 비 자꾸 재촉

萬草千花一餉開(만초천화일향개) 모든 풀 온갖 꽃이 한 참에 피어

舍後荒畦猶綠秀(사후황휴유록수) 집 뒤에 묵정밭도 푸름 빼어나

隣家鞭筍過牆來(인가편순과장래) 이웃집 채찍죽순 담 넘어 들어

 

 

晩春田園雜興(만춘전원잡흥) 늦은 봄 시골에서

胡蝶雙雙入菜花(호접쌍쌍입채화) 나비는 짝을 지어 남새 꽃 날아들어

日長無客到田家(일장무객도전가) 해 길어도 없으니 시골에 오는 손님

鷄飛過籬犬吠竇(계비과리견폐두) 닭날아 울을 넘고 개 짖어 구멍에서

知有行商來買茶(지유행상래매다) 알고 있지 장사치 와서 차를 사라내

 

 

夏日田園雜興(하일전원잡흥) 여름날 시골에서

晝出耘田夜績麻(주출운전야적마) 낮에 나가 밭 매고 밤에 길쌈을

村莊兒女各當家(촌장아녀각당가) 시골집 아이아낙 집안 일 맡아

童孫未解供耕織(동손미해공경직) 어린 손자 모르는 밭일 베틀일

也傍桑陰學種瓜(야방상음학종과) 뽕나무 그늘에서 박 심기 배워

 

 

秋日田園雜興(추일전원잡흥) 가을날 시골에서

租船滿載候開倉(조선만재후개창) 조세선 가득 실어 창고 열기 기다려

粒粒如珠白似霜(입립여주백사상) 낟알은 구슬 같아 서리처럼 하얗다

不惜兩種輸一斛(불석양종수일곡) 안 아까워 두종 쌀 한 곡씩 실어내네

尙嬴糠覈飽兒郞(상영강핵포아랑) 아직 남은 겨 싸락 아이사내 배 채워

 

 

冬日田園雜興(동일전원잡흥) 겨울날 시골에서

黃紙蠲租白紙催(황지견조백지최) 노란 종이 덜어내 흰 종이 재촉하고

皁衣旁午下鄕來(조의방오하향래) 검은 옷 들락날락 고을로 찾아내려

長官頭腦冬烘甚(장관두뇌동홍심) 우두머리 골치는 겨울에 더욱 달아

乞汝靑錢買酒回(걸여청전매주회) 네게 빌어 구리돈 술이나 사 마시게

 

 

橫塘(횡당) 못을 가로질러

南浦春來綠一川(남포춘래록일천) 앞 물가 봄이 오니 한 푸른 시내

石橋朱塔兩依然(석교주탑양의연) 돌다리 붉은 탑은 둘 다 그대로

年年送客橫塘路(년년송객횡당로) 해마다 길손 보내 못을 지른 길

細雨垂楊繫畵船(세우수양계화선) 보슬비 드린 버들 그림배 묶여

 

 

會同館(회동관) 회동관

萬里孤臣致命秋(만리고신치명추) 만 리에 외론 신하 명 다한 가을

此身何止一漚浮(차신하지일구부) 이 몸은 어찌 그쳐 한 떠돈 거품

提携漢節同生死(제휴한절동생사) 맺어 이끈 한 사절 생사 같이해

休問羝羊解乳不(휴문저양해유부) 묻지 마라 숫양에 젖 있나 없나

 

 

州橋(주교) 주교

州橋南北是天街(주교남북시천가) 주교의 남과 북은 서울 가는 길

父老年年等駕回(부로년년등가회) 어르신들 해마다 수레 기다려

忍淚失聲詢使者(인루실성순사자) 눈물 참아 목메어 사자께 묻길

幾時眞有六軍來(기시진유육군래) 몇 때나 참 있을까 군대가 오길

 

 

夜坐有感(야좌유감) 밤에 앉아서

靜夜家家閉戶眠(정야가가폐호면) 고요한 밤 집집이 문 닫고 잠자

滿城風雨驟寒天(만성풍우취한천) 성 가득 비바람 쳐 잦은 찬 날씨

號呼賣卜誰家子(호호매복수가자) 부르짖어 점보라 뉘 집 아들이

想欠明朝糴米錢(상흠명조적미전) 생각에 내일 아침 쌀 살 돈 없어

 

 

喜晴(희청) 활짝 개여

窗間梅熟落蒂(창간매숙락체) 창 사이 매실 익어 꼭지 떨어져

牆下筍成出林(장하순성출림) 담 아래 죽순 자라 숲을 나오네

連雨不知春去(연우부지춘거) 이은 비에 몰랐네 봄이 가는 줄

一晴方覺夏深(일청방각하심) 한번 갬 바야흐로 여름이 깊어

 

 

揷秧(삽앙) 모내기

種密移疏綠毯平(종밀이소녹담평) 빽빽 심어 드문 펴 푸른 요 깔아

行間淸淺縠紋生(행간청천곡문생) 줄 사이 맑고 얕아 비단결 일렁

誰知細細靑靑草(수지세세청청초) 뉘 알까 가느다란 파릇파릇 풀

中有豊年擊壤聲(중유풍년격양성) 속에 있어 풍년이 격양가 소리

 

 

주자 주희 朱文公 주자학 집대성

元晦 晦庵 朱憙(1130~1200)南宋 四書集注 近思錄

偶成(우성) 권학시

少年易老學難成(소년이로학난성) 어린이 쉽게 늙어 배움 이룸 어려워

一寸光陰不可輕(일촌광음불가경) 짤막한 빛과 그늘 가벼울 없어라

未覺池塘春草夢(미각지당춘초몽) 연못은 아니 깨쳐 봄풀이 꾸는 꿈을

階前梧葉已秋聲(계전오엽이추성) 섬돌 오동잎은 벌써 가을 소리를

 

 

觀書有感(관서유감) 글을 보며 느낌을

半畝方塘一鑑開(반무방당일감개) 반 이랑 모난 연못 하나의 거울

天光雲影共徘徊(천광운영공배회) 하늘빛 구름 비쳐 함께 노닐어

問渠那得淸如許(문거나득청여허) 묻느니 어찌 얻어 맑아도 되나

爲有源頭活水來(위유원두활수래) 돼 있어 샘물 머리 살아나오니

 

 

卜居(복거) 살만한 데를 찾음

卜居屛山下(복거병산하) 살만한 곳 찾으려 두른 산 아래 ※卜居

俯仰三十秋(부앙삼십추) 굽어보고 우러러 서른 해 가을

終然村墟近(종연촌허근) 끝내 마을 언덕에 가까이 하니 언덕허

未愜心期幽(미협심기유) 아니 들어 마음에 바램만 깊어 쾌할협

近聞西山西(근문서산서) 요즘 들어 서산의 서쪽이라며

深谷開平疇(심곡개평주) 골짝 깊게 펼쳐져 너른 밭 있어 밭두둑주

茆茨十數家(묘자십수가) 띠로서 지붕 이어 열 몇 집에다 띠묘

淸川可行舟(청천가행주) 맑은 시내 배 띄워 다닐 수 있어

風俗頗淳朴(풍속파순박) 풍속 자못 도탑고 꾸밈이 없어 ※淳朴

曠土非難求(광토비난구) 빈 땅까지 찾기도 어렵지 않아 ※曠土

誓捐三徑資(서연삼경자) 다짐하니 놓고자 세 길의 뜨락 ※三徑

往遂一壑謀(왕수일학모) 가서 이뤄 하나로 골짝 살 꾀를

伐木南山巓(벌목남산전) 나무 베니 남산의 산마루에서 산꼭대기전

結廬北山頭(결려북산두) 오두막 짓고 살아 북산 머리에

耕田東溪岸(경전동계안) 밭을 갈아 동쪽에 시내언덕에 ※耕田

濯足西溪流(탁족서계류) 발을 씻어 서쪽에 시내 흐름에 ※濯足

朋來卽共懽(붕래즉공환) 벗이 오면 나아가 함께 기뻐해 기뻐할환

客去成孤遊(객거성고유) 손이 가면 이루어 혼자서 놀아

靜有山水樂(정유산수락) 고요함이 있으니 산수를 즐겨 ※山水

而無身世憂(이무신세우) 그리하여 없으니 몸을 둔 시름 ※身世

著書俟來哲(저서사래철) 책을 지어 기다려 오는 밝은이 기다릴사

補過希前修(보과희전수) 허물 고쳐 바라니 앞선 닦음을

茲焉畢暮景(자언필모경) 이에 이제 마치니 저무는 볕에 마칠필

何必營菟裘(하필영토구) 어찌 꼭 하겠다고 멋진 갖옷을 새삼토

 

 

雲谷雜詠(운곡잡영) 운곡에서

載酒(야인재주래) 들에 사람이 술을 가져와

農談西(농담일서석) 농사 이야기 해는 저물어

此意(차의량이근) 이러한 뜻이 참말 고마워

感歎情何(감탄정하극) 놀라운 정에 어찌 다함을

去莫頻來(귀거막빈래) 돌아가거든 자주는 말게

林深山路黑(임심산로흑) 숲이 깊어서 산길 어두워

 

 

水口行舟(수구행주) 강어귀 배 띄워

昨夜扁舟雨一簑(작야편주우일사) 어젯밤 조각배에 비에 도롱이

滿江風浪夜如何(만강풍랑야여하) 강 가득 바람물결 밤을 어떻게

曉來試揭孤篷看(효래시게고봉간) 새벽오니 열어봐 창하나 보니

依舊靑山綠樹多(의구청산록수다) 예와 같은 푸른 산 푸른 나무로

 

 

絶句1(절구1) 절구

半畝方塘一鑑開(반무방당일감개) 반 이랑 연못 반듯 한 거울 열려

天光雲影共徘徊(천광운영공배회) 하늘빛 구름 그늘 함께 얼쩡대

問渠那得淸如許(문거나득청여허) 묻느니 어찌 얻어 맑게 되었나

爲有源頭活水來(위유원두활수내) 한 것이야 샘 머리 물 살아 흘러

 

 

絶句2(절구2) 절구

昨夜江邊春水生(작야강변춘수생) 지난 밤 강가에는 봄물 불어나

蒙衝巨艦一毛輕(몽충거함일모경) 부딪혀 커다란 배 가벼운 터럭

向來枉費推移力(향내왕비추이력) 오면서 한껏 들여 오느라 힘써

此日中流自在行(차일중류자재항) 오늘은 흐름 타니 저절로 다녀

 

 

醉下祝融峰(취하축융봉) 취하여 축융봉을 내려와

我來萬里駕長風(아래만리가장풍) 내 오며 만 리길에 오랜 바람 타

絶壑層雲許盪胸(절학층운허탕흉) 끊긴 골짝 겹구름 가슴 씻게 해

濁酒三盃豪氣發(탁주삼배호기발) 막걸리 석 잔 마셔 우렁참 솟아

朗吟飛下祝融峰(낭음비하축융봉) 시 읊어 날아 내려 축융봉 산을

 

 

勸學(권학) 학문을 권함

休林坐石老人行(휴림좌석노인행) 숲에 쉬어 돌 앉아 늙은이 걸음

三十里爲一日程(삼십리위일일정) 삽 십리길 되어선 하루가 걸려

若將一月能千里(약장일월능천리) 한 달이 지난다면 천리도 갈 걸

以老人行戒後生(이노인행계후생) 늙은이 걸음으로 뒷사람 알게

 

 

次鵝湖韻(차아호운) 아호의 운을 빌어

德氣風流夙所欽(덕기풍류숙소흠) 덕스러운 풍류에 일찍이 그려

別離三載更關心(별리삼재갱관심) 헤어진 지 삼년에 또 마음 끌려

偶扶藜杖出塞谷(우부려장출새곡) 뜻밖 짚은 지팡이 골짝을 나와

又枉藍輿度遠岑(우왕남여도원잠) 또 굽혀 수레 타고 먼 산을 지나

舊學商量加邃密(구학상량가수밀) 옛 배움 헤아리니 깊음을 더해

新知培養轉深沉(신지배양전심침) 새로 알아 북돋아 깊이 빠져야

却須說到無言處(각수설도무언처) 되레 꼭 말 이르니 말 없는 곳에

不信人間有古今(불신인간유고금) 믿지 마라 세상엔 옛 이제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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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애인 구함

가졌다고 콧대 높다든가
쥐뿔도 없이 카드 긁어대는
그런 사람 말고
선바람에 칼국수도 만족해하는 사람

피 말리는 악처처럼
후회로 자반뒤집기 하게 만드는
생파리같은 사람 말고
베잠방이처럼 조금 헐렁한 사람

재물 욕심이 남산만해
거머리처럼 자근대는
꽃뱀 같은 사람 말고
삶이 근근자자해 웅숭깊은 사람

춘정의 갈망으로 몸부림치며
세상 욕구불만 다 끌어안아 우중충한
그런 사람 말고
구름에 엎질러진 노을마저 미소로 수거해
마음 살찌울 줄 아는 사람

목로주점 막걸리 한잔에도
노가리 물고 희희낙락
분위기 거들 줄 아는
하여간 껄끄럽지 않은 그런 사람
죽도 밥도 안 되는 시는 몰라도 되는


(권오범·시인)


2. 그러나 애인은

애인은, 금세 날아가 버리는 향수
애인은, 헛웃음치는 꽃
뜻밖에 불어와 뜻밖에 지는
애인은, 바람보다 허무한 바람

그러나 애인은, 늘 맑은 우물
끝없는 추억이 거기에 솟고
끝없는 눈물이 거기에 괴고
끝없는 서정이 거기 비침에


(정숙자·시인)


3. 애인

마른 나뭇가지를 흔들어
꽃눈을 피워내는
간지러운 바람이었네

굳은 몸을 흔들어 깨워
연초록 사랑의 움을 밀어내는
젖은 바람이었네

소리 없이 스며들어
내 마음까지 칭칭 동여맨
질긴 밧줄이었네


(김윤호·시인)


4. 애인

보란 듯이 자꾸
길 헤맨다

이젠 지쳤다고
늘상 투정부린다

나는 당신의 애인 중
가장 못생긴 애인,

어쩌다 눈길 주시면
화르르 피어나다가

어쩌다 눈길 거두시면
눈물 뚝뚝 흘리는

타다만 촛불
오르다만 화살 기도

혼자서는
아무 것 하지 못한다

풀어놓고 가야할
사랑의 타래

갈수록
자꾸 얽혀만 간다

나는 당신의 애인 중
가장 철없는 애인


(홍수희·시인) 

5. 넌 내 애인

밤이나 낯이나
짬나면
네 눈빛 바라보고 달래본 내 마음

네가 있어
행복이란 달콤한 그 맛을 알았지
네가 있어

때로는
세월의 가지 끝에 무슨 청승이야 하면서도
내 사랑 신의 은총이기에
무한대의 행복지수 비할 곳이 없네

슬플 때나 기쁠 때나
네가 있어
내 은밀한 마음 네게 쏟아 부어도 듣는 이 없어
내 비밀 모두를 판화로 쏟아본다

네가 있어 너에게


(하영순·시인)


6. 너의 애인

바라볼 수 있는 건
그 애의 입술
그 애의 가슴

하염없이 그냥
넋없이
바라볼 수 있는 건

그 애의 빨간 입술과
수줍은 가슴

바라볼 수 없는 건
그 애의 눈
그 애의 깊은 눈

어쩌다 한 번 보고 나서
괜히 나 혼자 술을 퍼마시게 하는
아름다운 눈
참 슬픈 눈

언제나 너만을 보고 있는
착한 그 눈.


(김영승·시인, 1959-)


7. 애인

누가 지금
문 밖에서 울고 있는가.
인적 뜸한 산언덕 외로운 묘비처럼
누가 지금
쓸쓸히 돌아서서 울고 있는가.

그대 꿈은
처음 만난 남자와
오누이처럼 늙어 한세상 동행하는 것
작고 소박한 꿈이었는데
왜 그렇게 힘들었을까.

세상의 길들은 끝이 없어
한번 엇갈리면 다시 만날 수 없는 것
메마른 바위를 스쳐간
그대 고운 바람결
그대 울며 어디를 가고 있는가.

내 빈 가슴에 한 등 타오르는 추억만 걸어놓고
슬픈 날들과 기쁜 때를 지나서
어느 먼 산마을 보랏빛 저녁
외롭고 황홀한 불빛으로 켜지는가.


(장석주·시인, 1954-)


8. 백치애인

나에게는 백치애인이 있다
그 바보됨됨이가 얼마나 나를 슬프게 하는지 모른다
내가 얼마나 저를 사랑하는지 모른다
별 볼일 없이 정말이지 우연히 저를 만날까봐서
길거리의 한 모퉁이를 지켜 서서 있는지를 그는 모른다
제 단골다방에서 다방 문이 열릴 때마다
불길 같은 애수의 눈물을 쏟고 있는지를 그는 모른다
또는 시장 속에서 행여 어떤 곳에서도
네가 나타날 수 있으리라는 착각 속에서
긴장된 얼굴을 하고 사방을 두리번거리는
이 안타까움을 그는 모른다

밤이면 네게 줄 편지를 쓰고 또 쓰면서
결코 부치지 못하는 이 어리석음을
그는 모른다. 그는 아무것도 모른다
적어도 내게 있어서는 그는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장님이며
내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귀머거리며
한마디도 하지 않으니 그는 벙어리다.
바보애인아.


(신달자·시인, 1943-)


9. 옛 애인

거짓말처럼 그 사람을 만나기도 하네
이름은 기억하지만
얼굴은 생각나지 않던 사람이네
아니 얼굴은 기억하지만
이름이 영 낯설었던 사람이네
이 세상 모든 옛 애인의 기억은
읽다가 행간을 놓쳐도 좋을 주간지 같네
갑자기 혓바늘이 돋네
그래서 바보처럼 묻기도 하네
누구시더라


(강연호·시인, 1962-)


10. 애인

자명종은 내 사랑하는 애인입니다
어떤 애인을 그리도 밤마다
끌어안고 몸부림을 칠 수 있을까요
새벽마다 이십 여분을 끌어안고 몸부림을 치다가
아차, 하는 순간에 자명종은 내
품안에서 떨어져 나가고 나는
주방으로 달려갑니다
예약해 놓은 전기밥솥을 확인하고
엊저녁 잠자리에서 머릿속에 그려놓은 아침 메뉴판을
떠올리며 반찬을 만들고 도시락을 챙기고 교복을 다리고
일곱 시가 되면 아이를 위해서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지요
내 애인도 내 품안에서 떠나야 할 날도 며칠 안 남았지요
왜냐고요?
수능시험이 이제 한 이십 여일 남았거든요


(권복례·시인)

11. 떠난 애인에게

네가 먼 곳에서 결혼식을 올리던 시간
나는 강의실로 들어가고 있었어
잘 가, 잘 살아,라고
바닥에 뒹구는 잎새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숨겨 나는 말했어
하늘도 한 번 바라보았어
구름이 한두 뭉치 있지만 푸르더군

우린 화를 내다 여러 해의 그리움을 마감해 버렸어
신부가 바뀌었다고 생각지 않니?라고 나는 마음속으로 물었어
들렸어
슬프게,
그래,라고 하는 네 마음

우린 매정한 체하느라고 애를 썼어
사실은 자신이 없어서였을 뿐인데
그게 효과가 있었지
충분히 서로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거지
세상에 충분한 사랑이 있다는 것처럼
아주 거만했지

물론 돌이킬 순 없지
그냥 이렇게 말하는 거지
어제부터 너를 사랑하지 않게 되었다,고

우리에게 그 동안 배워온 세상 사는 기술이 있지
(배신하고 배신당한 일이 한두 번인가
살다 보면 만나고 헤어지고 그러는 거지)

그게 좋아
아무쪼록 우리 죽을 때까지 그 가면 뒤에 숨어 있자
맨 얼굴 내밀지 말자

나머지 삶도 살아야 하니
잘 가, 다시는
이승에서 부르지 않을 이름

살아가는 일이 견뎌내는 일이 될지라도
잘 가, 잘 살아,
우리 이렇게 살아 가


(양애경·교수 시인, 1956-)


12. 그대, 그리고 나

그대가
꽃잎이라면

나는
그대에게 내려앉아

산산이 부서지는
한줄기 햇살이고 싶어라.

이 목숨
다하는 그 날까지

아니, 강물처럼 흐르는
세월의 파도 너머

영원히 변함없이
하나이고 싶은

아름다운 연인(戀人)
그대, 그리고 나


(정연복·시인, 1957-)


13. 애인의 조건

제 애인이 될 조건은 단 한 가지입니다. 하루 내내 키스하는 겁니다. 새벽에 시작해서 해거름녘에 단 한 번 숨을 돌리고 다시 푸른 새벽이 될 때까지 입을 맞추는 겁니다. 그럴 사람이 있다면 제가 당신 죽는 날, 그 하루 내내 당신 입술에 입을 맞추겠습니다. 당신이 세상에 내뱉은 마지막 호흡을 제가 삼켜 당신을 가슴에 묻고 그 호흡을 제 마지막 호흡으로 저 또한 당신과 한 호흡으로 죽겠습니다.


(김하인·시인, 1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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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文名句


見利而忘其眞
눈앞의 이득에 사로잡히다 보면 자신의 참된 입장을 잊게 된다.


兼相愛 交相利
서로가 모두 사랑하고 서로 이롭게 해 나간다.
남과 대하기를 자기를 대하듯 하라.


敬小愼微動不失時
작은 일도 조심하라.


苦莫吉於多願
만족을 모르는 것처럼 괴로운 것은 없다.


公生明 偏生闇
공평한 마음은 밝음을 낳고, 편협한 마음은 어둠을 낳는다.


屈己者能處衆好勝者必遇敵
겸손하면 뭇사람을 얻게 되고
이기기를 좋아하면 반드시 적을 만난다.


窮不失義達不離道
궁색하여도 의리를 잃지 말며,
출세하여도 정도를 지나쳐서는 안 된다.


氣不平則發言多失
편치 않을 때의 말은 실수하는 일이 많다.


吉莫吉於知足
가장 바람직한 일은 만족 할 줄을 아는 것이다.


多聞博辯守之以儉
널리 사물을 배우고 검소로서 세상을 살아가라.


多門之室生風 多口之人生禍
창이 많은 방에 바람이 많고 말이 많은 사람은 재앙을 낳게 된다.


多聞擇其善者而從之
널리 듣고 그 가운데서 착한 것을 가려 이에 따르라.


當大事要心神定心氣足
큰 일을 당했을 때는 마음에 여유를 가져라.


敦篤虛靜者仁之本也
정이 두텁고 마음이 꺼리낌 없이 고요함은 인의 근본이다.


萬事從實其福自厚
만사에 너그러움이 따르면, 그 복이 자연히 두터워진다.


面欲冷背欲煖胸欲虛腹欲實
태도는 조용하고, 마음은 뜨겁고, 가숨은 비어있고,
배짱은 두둑해야 어떤 일이고 할 수 있다.


名者實之賓也
명목은 실질에 수반해서 찾아드는 일시적인 가상 물이다.


無急勝而忘敗
이기는 일에만 성급해, 패했을 경우의 일을 잊어서는 안 된다.


博學而篤志切問而近思
널리 배우고 뜻을 돈독히 하며 간절히 묻고 가까운 일부터 하라.


防小人之道 正己爲先
소인으로부터 자신을 막으려면 우선 자기부터 바로 한다.


百論不如一行
백가지 논란은 한가지 행함과 같지 못하다.


百忍堂中有泰和
백 번 참으면 집안에 평화가 있다.


福生於無爲患生於多慾
많은 욕심을 가지는 것은 화의 근본이다.


富潤屋德潤身
부는 집을 윤택하게 하고, 덕은 몸과 마음을 윤택하게 한다.


不加功於無用不損財於無謂
힘은 쓸모 없는데 쓰지 말고 재물은 이유 없이 쓰지 말아라.


不見可欲使心不亂
욕심나는 것을 보지 않으면 마음이 평정해 진다.


不矜細行終累大德
작은 행동을 조심하지 않으면 큰 덕을 해치게 된다.


不善人善人之資
악인은 선인의 반성을 위한 자료가 된다.


不榮通 不醜窮
출세를 영광으로 생각하지 않고 곤궁해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不怨天不尤人
하늘을 원망하지 말고 남을 탓하지 말라.


非我而當者吾師也
누구나 잘못을 가르치고 비난하는 사람이 바로 스승이다.


思其始而成其終
처음을 조심하고 끝도 계속 같은 마음으로 하면 반드시 성공한다.


事能知足必常安
자기가 한 일에 만족함을 알면 항상 평안하다.


辭達則止不貴多言
말은 뜻을 전하면 된다. 많은 말은 필요치 않다.


思無益不如學
생각만으로는 아무런 보탬도 없다. 배우는 것 만한 것이 없다.


先憂爲後樂之本
먼저 근심하는 것이 뒤에 즐기는 근본이 된다.


先衆人而爲後衆人而言
일은 남보다 먼저 하고 말은 남보다 뒤에 하라.


先行基言而從後之
먼저 그 사리를 가려 말하고 그 말대로 일을 실행하라.


小不忍則亂大謀
참아라! 작은 일에 참지 못하면 큰 일을 그르치고 만다.


少言者不爲人所忌
생각하고 말을 하라. 말 많은 사람은 실언을 면치 못한다.


修己而不責人
자신을 돌이켜 닦고 남을 책하지 않으면 원한을 사는 일이 없다.


時然後言人不厭其言
말을 할 때에 말을 하면 말하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


是謂是非謂非日直
옳은 것을 옳다고 그릇된 것을 그르다고 하는 것이 곧 정직이다.


時有基時人有基人
때에는 때가 있고, 사람에게는 적기 적소에 필요한 사람이 있다.


信孚於上下天下無甚難處事
信과 實로써 천하에 임하면 세상일은 그다지 어려울 것이 없다.


信信信也 疑疑亦信也
믿을 수 있는 것은 믿고, 의심스러운 것은 의심한다.
이것이 참다운 인간의 믿음이다.


信言不美 美言不信
진실한 말은 아름답지 않고, 화려하게 장식한 말은 진실이 없다.


心口身愼愼愼
깊이 생각하여 말과 행동을 조심하라.


心欲小而志欲大
뜻은 크게 갖고, 마음은 항상 조심하라.


弱其志强其骨
갖가지 욕망을 약하게 하고 참된 도의 골격을 튼튼히 한다.


良農不爲水旱不耕
훌륭한 농부는 홍수나 가뭄에도 밭을 가는 손을 멈추지 않는다.


養心 莫善於誠
마음을 수양하는 데는 성실한 것 보다 더 낳은 것은 없다.



養心莫善於寡欲
욕망을 억제하라. 억제하지 않으면 본심을 잃게 된다.


漁利者害多務名者毁至
이익에 집착하면 해를 보고 명예에 집착하면 비방을 듣는다.


言不妄發發必當理
말은 함부로 하지 마라. 하려면 반드시 도리에 맞게 해야 한다.


言之易行之難
말은 쉽고 행하기는 어렵다. 언행이 일치해야 한다.


言必可行行必可言
말과 행동은 반드시 같아야 한다.


言必信行必果
말은 반드시 진실 되게 하고 행동은 과감하게 하라.


言必忠信行必誠實
말은 진실하고 미덥게, 행실은 참되고 진실하게 하라.


爲大不足以爲大
자신의 한일을 내세우는 사람은 큰 일을 못한다.


爲人下者 其猶土也
남의 밑에서는 사람은 대지의 흙과 같은 사람이다.


有志者事竟成
뜻만 있으면 언젠가는 그 일을 해내게 된다.


以善先人者謂之敎
선행으로 모범을 보이는 일이 바로 교육이다.


以衆小不勝爲大勝也
작은 것에 이기지 않는 태도라야 큰 것에 이긴다.


人皆輕小害易黴事是以多悔
큰 해로움도 작은 일에서 일어난다.


人無遠慮難成大業
멀리 앞을 보지 못하면, 큰일을 이루기 어렵다.


人無遠慮心有近憂
멀리 생각하지 못하면, 가까운 날에 근심할 일이 있다.


人變愁爲喜歲易儉爲豊
근심 없는 것으로 기쁨을 삼고 검소한 것으로 넉넉함을 알아라.


人不可以無恥
사람은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없어서는 안 된다.


忍一時之念免百日之憂
한때의 분한 마음을 참으면, 백일 동안의 근심을 면할 것이다.


人一十之己讀百之
사람들이 열 번 읽는다면, 나는 백 번 읽어야 우수 할 수 있다.


忍一字衆妙門
참는다는 한 글자는 만사에 성공하는 바탕이 된다.


人之患在好爲人師
자격도 없이 스승이 되기를 좋아하는 것은 불행의 원인이 된다.


一勤天下無難事
한결같이 부지런하면 천하에 어려움이 없다.


一心一念一通天
한가지 마음으로 바라고 생각하면 하늘로 통한다.


日日新日一新
매일 매일 새롭게 매일 한가지씩 새로워 져라.


一日一善年年吉慶
하루에 한가지씩 착한 일을 하면, 해마다 좋은 경사가 난다.


一寸光陰不可輕
아주 짧은 시간도 헛되이 보내지 말라.


一出不可返者言也
말을 조심하라. 한 번 해버린 말은 다시 돌이킬 수 없다.


在上不驕高而不危
남의 위에 있어도 교만하지 않으면 지위가 높아도 위태롭지 않다.


前事不忘後事師
앞에 있었던 일을 잊지 않으면 뒤의 일을 그르치지 않게 된다.


精勤不退一念通天
일의 성공은 힘을 다하여 부지런히 일하는 데 있다.


正己而不求於人則無怨
스스로 지키기를 바르게 하고 남에게는 바라지 말아라.


精神一到 何事不成
정신을 한대 모으면 무슨 일이든 이루어 진다.


正言正心正行
바른말, 바른 마음, 바른 행동.


終身爲善一言則敗之
평생을 착한 일을 했더라도 말 한 번 잘못하면 이것이 무너진다.


知道易 勿言難
道를 알기란 쉬우나 그 안 것을 입 밖에 내지 않기는 어렵다.


知道者不惑知命者不憂
바른길을 가면 헤매는 일이 없고 운명을 알면 걱정하는 일이 없다.


知道則言自簡
필요한 말만 하라. 말이 수다스런 것은 가장 수양에 해가 된다.


知命者不怨天
하늘의 뜻을 알고 있는 사람은 원망하거나 슬퍼하지 않는다.


止謗莫如修身
남의 비난을 막는 데는 내 몸을 닦는 것 만한 것이 없다.


知事人然後能使人
남을 섬길 줄 알아야 뒤에 사람을 잘 부릴 수 있다.


智欲圓而行欲方
지혜는 원만하게 하고, 행동은 방정하게 하라.


知而不言 所而之天
알면서도 말하지 않는 것은 하늘의 경지에 들어가는 것이다.


知者不言 言者不知
진실로 아는 자는 말이 없고, 말이 많은 자는 대개 지혜가 없다.


知者自知 仁者自愛
자신을 안다는 것은 참다운 앎이요,
자기를 사랑하고 중히 여기는 것은 참다운 어짐(仁者)이다.


智者知幾而固守
지혜로운 사람은 낌새를 미리 채고 굳게 지킨다.


知足常樂能忍自安
足한 것을 알면 부족이 없고 참으면 마음이 절로 편안하다.


知止所以不殆
그칠 중을 알면 위태롭지 않다.


智慧出有大僞
약은 지혜를 내두르게 되면 반드시 거짓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智和孝行成人
지혜롭고 화목하고 효를 행하는 자는 뜻을 이룬다.


盡人事待天命
최선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려라.


賤珍則人去貧
진귀한 보물을 하찮게 여기면, 사람들이 부당한 욕심을 버린다.


天下無二道 聖人無兩心
천하에는 두 길이 없고, 성인에게는 두마음이 없다.


天下之事 不進則退
하늘 아래 모든 일이 나가지 않으면 물러난다.


出門如賓 承事如祭
밖에 나가면 손님을 대하듯, 일할 때에는 제사를 지내듯 조심하라.


泰山不讓土壤
큰 사업을 하려면 문을 열고 도량을 크게 하라.


學至於行之而止矣
학문은 그것을 실행하는 데 이르러야 최상에 달했다 할 것이다.


行欲先人言欲後人
행하는 것은 남보다 먼저 하고 말은 남보다 뒤에 하는 것이 좋다.


向己如霜雪 對人如春風
자기에게는 서리 같이 냉혹하게, 남에게는 봄바람 같이 온화하게.


賢者順理而安行
어진 사람은 순리대로 따르고, 편안하게 행동한다.


好問則裕自用則小
모르는 것도 물어서 하면 여유가 생기고,
아는 것도 멋대로 하면 성과가 없다.


禍莫大於不知足
만족을 모르는 것이 모든 화의 근원이 된다.


禍與福同門利與害爲隣
禍福과 利害는 붙어 다니기 때문에 깊이 주의하여야 된다.


孝悌者爲仁之本
효도와 우애는 어진 일을 하는 근본이다.


胸次淸快則人事百艱亦不阻
즐거운 마음으로 일에 임하면 어떤 어려움도 헤치고 나갈 수 있다.


興一利不若除一害
한 가지 이득을 얻는 것보다 한 가지 해로움을 없애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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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의 조건 / 강은교

 

첫째,

 

장식 없는 시를 써라.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것, 시적 공간만으로 전해지는 것.

그것이 시의 매력이다.

시를 쓸 때는 기성시인의 풍을 따르지 말고 남이 하지 않는 얘기를 하라.

주위의 모든 것은 소재가 될 수 있으며 시의 재료가 되는 느낌들을 많이 가지고 있게 되면 시를 쓰는 어느 날

그것이 튀어 나온다 하지만 시는 관념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관념이 구체화되고 형상화되었을 때 시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묘사하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둘째,

 

시는 감상이 아니라 경험이다

시는 경험의 밑바탕에 있는 단단한 생각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 때의 경험은 구체적 언어를 이끌어 내 준다. 단지 감상만 갖고서는 시가 될 수 없으며

좋은 시는 감상을 넘어서야 나올 수 있다.

시는 개인으로부터 시작하지만 개인을 넘어서야 감동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감상적인 시만 계속해서 쓰면 ''에 갇히게 된다.

그러므로 '나를 넘어선 ''의 시를 쓰라.

, 시를 쓰는 일이란 끊임없이 누군가를 격려하는 일임도 기억해야 한다.

 

셋째,

 

시가 처음 당신에게 다가왔던 때를 돌아보고 자신을, 자신이 시를 쓸 수 있다는 사실을 믿으라.

'내가 정말로 시인이 될 수 있을까'라고 의심하지 말고 신념을 갖고 시를 쓰라.

나의 시를 내가 믿지 않으면 누가 믿어 주겠으며 나의 시에 내가 감동하지 않으면 누가 감동을 주겠는가.

시가 어렵고 힘들게 느껴지는 순간엔 처음 마음으로 돌아가서 시가 처음 당신에게 다가왔던 때를 돌아보라.

'세상의 하고많은 일들 중에 왜 하필 당신은 시를 쓰려고 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남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시를 쓰는가? 라고.

어느 평론가가 말했다. 우리는 신념을 갖고 시를 쓰되 남이 이해할 수 있는 시를 써야 한다.

 

넷째,

 

시의 힘에 대하여

'좋은 시는 전율을 주는 힘이 있다'

미국의 자연 사상가인 헨리 데이빗 소로우는 이렇게 말했다.

'떠오르는 아침해를 보고 전율하지 않는 사람은 한물간 사람이다'

오래 살고 싶으면 일몰과 일출을 보는 습관을 가지라'

그는 자연에서 생의 전율을 느끼라고 충고한다.

우리의 삶에서 가장 전율을 많이 주는 것이 무엇일까?

연애가 주는 스파크, 음악 등이 아니겠는가.

허나 살다보면 이 때의 전율도 잊어버리기 마련이다.

시는 정신적으로 전율을 느껴야만 나올 수 있다.

그러므로 시를 쓰려면 전율할 줄 아는 힘을 가져야 한다.

표현과 기교는 차차로 연습을 할 수 있지만 감동과 전율은 연습할 수 없는 부분이다.

우리에게 감동이 혹은 전율이 스무살처럼 순순하게 올 수 있을까?

그 순수한 전율을 맛보기 위해서는 시인은 남다른 노력을 해야 한다.

 

다섯째,

 

자유로운 정신에 대하여

자유로운 정신(Nomade)이란 정착을 싫어하는 유목민에서 나온 말이다.

이 말은 무정부상태, 틀을 깬 상태, 즉 완전한 자유를 의지한다.

예술의 힘, 시의 힘은 바로 이 노마드의 힘이 아닐까?

우리의 정신은 이미 어떤 틀에 사로잡혀 있는 국화빵의 틀에 이미 찍힌 상태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틀을 깨는 연습부터 해야 한다.

흔히 문학을 하는 사람 중에는 이 틀을 깨는 과정에서 술의 힘을 빌어야 좋은 문장이

나온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는데 술을 도구로 하여 얻어지는 상태가 과연 진짜 자유인가를

우리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건 자유를 빙자한 다른 이름일 수도 있지 않을까. 만약 술의 힘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어떤 이데올로기도 그려져 있지 않은 순백의 캔버스를 끄집어내기 위해서만

술을 마셔야 하지 않을까

 

여섯째,

 

'낯설게 하기''침묵의 기법'을 익히자

우리는 상투 언어에서 벗어나 '낯설게 하기' 기법을 익혀야 한다.

상투의 틀에 붙잡히지 말고 끊임없이 새로운 정신으로 긴장을 살려나가자.

감상적인 시는 분위기로 밖에 남지 않으며 '시자체''시적인 것'은 확연히 구분되어야 한다.

시적인 것은 시의 알맹이가 아니다.

시적인 것에만 너무 붙들려 있으면 시가 나오지 않는다.

우리의 시가 긴장하여 이데올로기의 자유를 성취하는 순간 깜짝 놀랄 구절이 나온다.

그러므로 우리는 현실에 사로잡히지 않는 자유정신을 지니자. 몸의 자유가 뭐 그리 중요한가?

'또한 침묵의 기술, 생략의 기술'도 익히자.

예를 들어 T.S 엘리어트의 황무지라는 시가 우리에게 침묵의 공간을 보여준다.

시와 유행가의 차이는 그것이 침묵인가 아닌가의 차이이다.

시는 감상이 아니라 우리를 긴장시키는 힘이 있는 것인데,

만약 설명하려다보면 감상의 넋두리로 떨어져 버리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침묵의 기술을 익혀야 한다.

보다 침묵하는 부분이 많을수록 그 시는 성공할 것이다' 라고 말라르메는 말했다.

/바람이 분다. /살아야 겠다/ 이짧은 두 행의 사이에는 시인 자신이 말로 설명하지 않은 수많은 말들이 소용돌이치고 있음이 보이는가?

그러나 침묵의 기술을 익히려면 많은 연습이 필요한 법. 우리는 많이 쓰고 또 그 만큼 많이 지워야 한다. 시를 쓸 때도 다른 모든 세상일처럼 피나는 연습이 필요하며 더욱이 말로 다 설명하지 않으면서 형상화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일곱째,

 

소유'에 대한 시인의 마음가짐

시를 쓰고, 어느 정도의 성취를 맛보려면 약간의 결핍 현상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매사 풍요한 상태에선 시가 나오기 힘들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들리긴 하겠지만 시인이 되려는 사람은 너무 많은 것을 소유하려고 해선 안 되지 않을까?

[출처] 좋은 시의 조건 (시인의 정원) |작성자 소양 김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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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와 가까워

가정난 가정란

강남콩 강낭콩

개수물 개숫물

객적다 객쩍다

거시키 거시기

갯펄 개펄

겸연쩍다 겸연쩍다

경귀 경구

고마와 고마워

곰곰히 곰곰이

괴로와 괴로워

구렛나루 구레나루

괴퍅하다 괴팍하다

-구료 -구려

광우리 광주리

고기국 고깃국

귀엣고리 귀고리

귀절 구절

귓대기 귀때기

귓머리 귀밑머리

깍정이 깍쟁이

깡총깡총 깡충깡충

꼭둑각시 꼭두각시

끄나불 끄나풀

<>

나뭇군 나무꾼

나부랑이 나부랭이

낚싯군 낚시꾼

나무가지 나뭇가지

년월일 연월일

네째 넷째

넉넉치않다 넉넉지않다

농삿군 농사꾼

넓다랗다 널따랗다

<>

담쟁이덩굴담쟁이 덩굴

대싸리 댑사리

더우기 더욱이

(첫돌)

딱다구리 딱따구리

발발이 발바리

둥근파 양파

뒷굼치 뒤꿈치

땟갈 때깔

떨어먹다 털어먹다

<>

마추다 맞추다

멋장이 멋쟁이

무우

문귀 문구

미류나무 미루나무

미싯가루 미숫가루

미쟁이 미장이

<>

뼉다귀 뼈다귀

반가와 반가워

발가송이 발가숭이

변변챦다 변변찮다.

보통이 보퉁이

볼대기 볼때기

빈자떡 빈대떡

발자욱 발자국

빛갈 빛깔

뻐치다 뻗치다

뻗장다리 뻗정다리

봉숭화 봉숭아

<>

사깃군 사기꾼

삭월세 사글세

살별 꼬리별

숨박꼭질 숨바꼭질

상판때기 상판대기

새앙쥐 생쥐

생안손 생인손

설겆이하다 설거지하다

성귀 성구

세째 셋째

소금장이 소금쟁이

소리개 솔개

숫병아리 수평아리

: ;숫닭 수탉

숫강아지 수캉아지

숫개 수캐

숫놈 수놈

솔직이 솔직히

술부대 술고래

숫소 수소

심부름군 심부름꾼

심술장이 심술쟁이

살어름판 살얼음판

<>

아니꼬와 아니꼬워

아니요 아니오

아닐껄 아닐걸

아름다와 아름다워

아뭏든 아무튼

아지랭이 아지랑이

앗아라 아서라

애닯다 애달프다

어귀 어구

여늬 여느

오금탱이 오금팽이

오똑이 오뚝이

웅큼 움큼

-올습니다 -올시다

얼룩이 얼루기

욕심장이 욕심쟁이

웃니 윗니

웃도리 윗도리

웃목 윗목

오뚜기 오뚝이

웃쪽 윗쪽

웃츰 윗층

옛부터 예부터

웃통 윗통

윗돈 웃돈

윗어른 웃어른

으례 으레

-읍니다 -습니다

이맛배기 이마빼기

익살군 익살꾼

오무리다 오므리다

일군 일꾼

일찌이 일찍이

우뢰 우레

있구료 있구려

<>

지푸래기 지푸라기

자그만치 자그마치

장군 장꾼

장난군 장난꾼

장삿군 장사꾼

저으기 적이:

적쟎은 적잖은

주착없다 주책없다

죽더기 죽데기

지겟군 지게꾼

지리하다 지루하다

짓물다 짓무르다

짚북세기 짚북데기

<>

천정 천장

총각무우 총각무

춥구료춥구려

<>

켸켸묵다 케케묵다

코맹녕이 코맹맹이

코보 코주부

콧배기 코빼기

<>

탔읍니다 탔습니다

트기 튀기

<>

판잣대기 판자때기

팔굼치 팔꿈치

팔목시계 손목시계

펀뜻 언뜻

푼전 푼돈

풋나기 풋내기

<>

하게시리 하게끔

하는구료 하는구려

하는구면 하는구먼

하옇든 하여튼

한길 행길

할께 할게

할찌 할지

허위대 허우대

허위적허위적

 

허우적허우적

호루루기 호루라기

새 맞춤법의 주요내용

[읍니다][습니다]

있읍니다 있습니다.

없읍니다 없습니다.

[장이][쟁이]를 구분

미장이, 유기장이 등 기술자를 일컬을 때에는 [장이],

욕쟁이, 심술쟁이 등 버릇을 일컬을 때에는 [쟁이]로 한다.

[][]으로

일군 일꾼, 농삿군 농사꾼

[][]

고마와 고마워, 가까와 가까워

수컷을 이르는 말은[]로 통일

수꿩, 수캉아지, 수컷, 수평아리 (예외 : 숫양, 숫쥐, 숫염소)

[], [][]으로 통일

·윗도리, 윗니, 윗목

(된소리나 거센소리 앞에서는 []로 쓴다 : 위짝, 위턱)

·[아래·]대립이 없는 단어는 []으로 쓴다. (: 용돈, 웃어른)

성과 이름을 붙여쓴다.

이 순신 이순신, 김 구 김구

수를 적을 때는 만···의 단위로 쓴다.

이억팔천오백십육만칠천팔백구십팔

개정된 외래어 표기법

인명·지명의 표기

고호 고흐 베에토벤 베토벤 시저 타이사르 아인시타인 아인슈타인

뉴우튼 뉴튼 처어칠처칠 디이젤디젤 콜룸부스콜롬버스 루우스벨트루스벨트 페스탈로찌 페스탈로치 마오쩌뚱 마오쩌둥 모짜르트 모차르트 헷세 헤세

뭇솔리니 무솔리니 바하 바흐

뉴우요오크 뉴욕 뉴우지일랜드 뉴질랜드 에스파니아 에스파냐

그리이스 그리스 말레이지아 말레이시아 토오쿄오 도쿄

일반용어의 표기

뉴우스 뉴스 도우넛 도넛

로보트로봇 로케트 로켓

보올 볼 보우트 보트

수우프 수프 아마튜어 아마추어

어나운서 아나운서 유우엔 유엔

텔레비젼 텔레비전 포케트 포켓

잘못된 우리말 모음

가늘은 실 (가늘다) (×) 가는 실.

가던지 말던지 (×) 가든지 말든지.

가물음 들다 (×) 가물 들다. 가뭄 들다.

가오마담 (일어 혼합어) 얼굴 마담.

가이없다 (×) 가없다. (가없는 부모 은혜)

가파라서 (산이 가파라서) (×) (산이) 가팔라서.

각위 (各位) (일본식 한자어) 여러분.

간막이하다 (×) 칸막이하다.

갈 꺼야 (×) 갈 거야.

갈께요 (×) 갈게요.

갈려고 하다 (×) 가려고 하다.

갈르다 (×) 가르다. (편을 가르다)

감격해하다 (感激-) (×) 감격하다.

갔오 (×) (집에) 갔소.

강사 (江沙) (일본식 한자어) 강모래.

강열하다 (强烈-) (×) 강렬하다.

같이 동행했다 (-同行-) (×) 같이 갔다. 동행했다.

개구녁받이 아이 (×) 개구멍받이 아이.

개나리봇짐 (×) 괴나리봇짐.

개다리밥상 (×) 개다리소반.

개뿔쌍놈 (×) 개불상놈.

개소 (10개소) (個所) (일본식 한자어) 군데. (열 군데)

객적은 짓 (×) 객쩍은 짓.

갯수가 모자라다 (個數-) (×) 개수가 모자라다.

거드럼 피우다 (×) 거드름 피우다.

거러지 신세 (×) 거지 신세.

거부기걸음 (×) 거북이걸음.

거북치 않게 하다 (×) 거북지 않게 하다.

거치장스럽다 (×) 거추장스럽다.

거칠은 성격 (×) 거친 성격.

건강하십시오 (×) 건강하시길 빕니다. (형용사에는 명령형이 없음)

건너방 (×) 건넌방.

건늘목 (×) 건널목.

건뜻하면 (×) 걸핏하면.

걷우다 (×) 거두다.

걸거치다 (×) 거치적거리다.

걸르다 (×) 거르다.

걸맞는 신랑감 (×) 걸맞은 신랑감.

검렬 나오다 (檢閱-) (×) 검열 나오다.

검지손가락 (×) 집게손가락.

겉잡을 수 없다 (×) 걷잡을 수 없다

고깐에 쌓아 두다 (庫間-) (×) 곳간에 쌓아 두다.

고냉지 채소 (高冷地 菜蔬) (×) 고랭지 채소.

고랑쇠 차다 (×) 쇠고랑 차다.

고마와하다 (×) 고마워하다.

고수부지 (高水敷地) (일본식 한자어에서 온말) 둔치. 강턱.

-고저 하다 (×) -고자 하다. (거행하고자 하다)

고주망태기가 되다 (×) 고주망태가 되다.

고지듣다 (×) 곧이듣다.

고집퉁이 (固執-) (×) 고집통이.

곡식을 까불르다 () (×) 곡식을 까부르다.

곤난하다 (困難-) (×) 곤란하다.

곤로 (일어) 풍로. 화로.

곤색 (-) (일어 혼합어) 감색(紺色). 진남색.

곤조 (根性) (일어) 본성. 근성. 심지.

골르다 () (×) 고르다.

골치덩어리 (×) 골칫덩어리.

골프를 치다 (golf-) (×) 골프를 하다. ('골프'를 치는 것이 아님)

곰배파리 (×) 곰배팔이.

곰팽이 슬다 (×) 곰팡이 슬다.

곱배기로 먹다 (×) 곱빼기로 먹다.

공골차다 (×) 옹골차다.

공념불 되다 (×) 공염불 되다.

공차로 오다 (空車-) (일본식 한자어에서 온 말) 빈 차로 오다.

구들고래 (×) 방고래.

구레나룻수염 (×) 구레나룻. ('수염'의 뜻이 이중임)

-구료 (×) -구려. (대단히 아름답구려)

구루마 (일어) 수레. 달구지.

구슬사탕 (×) 알사탕.

구어 먹다 (×) 구워 먹다.

구어삶다 (×) 구워삶다.

구워박다 (×) 구어박다. (한 군데서만 지내다)

구좌 (口座) (일본식 한자어) 계좌 (計座).

구태어 (×) 구태여.

국기 계양대 (國旗揭揚臺) (×) 국기 게양대.

국직국직하다 (×) 굵직굵직하다.

굴르다 () (×) 구르다.

굶줄이다 (×) 굶주리다.

그건 안 되 (×) 그건 안 돼.

그까진 것 (×) 그까짓 것.

그깐 놈 (×) 그깟 놈. ('그까짓 놈'이 줄어든 말)

그래 뵈도 (×) 그래 봬도. (그렇게 보여도)

그럴 거에요 (×) 그럴 거예요. (모음 다음에는 '-예요'가 붙음)

그럴 꺼야 (×) 그럴 거야.

그럴려면 (×) 그러려면.

그럴사하다 (×) 그럴싸하다.

그렇드시 (×) 그렇듯이.

그리고 나서 (×) 그러고 나서. ('그러고''그리하고'가 줄어든 말)

그리고는 (×) 그러고는. ('그러고는''그리하고는'이 줄어든 말)

그리 되서 (×) 그리 돼서.

그으름 (×) 그을음.

극적극적하다 (×) 긁적긁적하다.

근두박질하다 (×) 곤두박질하다.

글구 (-) (×) 글귀. (글의 끊어진 구절)

글른 일 (×) 그른 일.

금 네 냥 (-) (×) 금 넉 냥.

금 네 돈 (-) (×) 금 너 돈.

금니배기 (×) 금니박이.

금반 (今般) (일본식 한자어) 이번.

금새 (지금 바로) (×) 금세. ('금시에'의 준말)

금 세 냥 (-) (×) 금 석 냥.

금 세 돈 (-) (×) 금 서 돈.

금회 (今回) (일본식 한자어) 이번.

급사 (給仕) (일본식 한자어) 사환(使喚). 사동(使童).

-나기 (×) -내기.(신출내기. 풋내기)

나누매기하다 (×) 노느매기하다.

나대지 (裸垈地)(일본식 한자어) 빈 집터.

나무가지 (×) 나뭇가지.

나무래다 (×) 나무라다.

나무잎 (×) 나뭇잎.

나뭇군 (×) 나무꾼.

나부랑이 (×) 나부랭이.

나염 (捺染) (×) 날염.

나즈막하다 (×) 나지막하다.

나침판 (羅針盤) (×) 나침반.

나흣날 (×) 나흗날.

낙낙장송 (落落長松) (×) 낙락장송.

낙화생 (落花生)(일본식 한자어) 땅콩.

낚싯터 (×) 낚시터.

난닝구 (일어) 러닝셔츠.

난장이 (×) 난쟁이.

날개짓하다 (×) 날갯짓하다.

날개쭉지 (×) 날갯죽지.

날세게 피하다 (×) 날쌔게 피하다.

날으는 비행기 (×) 나는 비행기.

날읍니다 (날다)(×) 납니다.

날자 (日字) (×) 날짜.

남부녀대하고 (男負女戴-)(×) 남부여대하고.

남비 속에(×) 냄비 속에.

남여 공학 (男女共學)(×) 남녀 공학.

남존녀비 (男尊女卑)(×) 남존여비.

납득하다 (納得-) (일본식 한자어에서 온 말)(×) 이해하다.

납양 특집 (納凉特輯)(×) 납량 특집.

납짝하다 (×) 납작하다.

낭낭한 목소리 (朗朗-)(×) 낭랑한 목소리.

낭떨어지 (×) 낭떠러지.

낮은 저지대 (-低地帶)(×) 낮은 지대. ('낮은'의 뜻이 이중임)

낯설은 곳 (×) 낯선 곳.

노가다 (일어에서 온 말) (×) (공사판) 노동자.

노깡 (일어에서 온 말) (×) 토관(土管).

노다지 반대만 한다 (×) 언제나 반대만 한다.

노루꽁지만 하다 (×) 노루꼬리만 하다.

녹녹지 않다 (碌碌-) (×) 녹록지 않다.

녹슬은 기계 (×) 녹슨 기계.

녹혀 주다 (×) 녹여 주다.

놀나운 일 (×) 놀라운 일.

놀랬다 (×) 놀랐다. (깜짝 놀랐다)

놀으십니다 (놀다) (×) 노십니다.

놀읍니다 (놀다) (×) 놉니다.

놈팽이들과 어울리다 (×) 놈팡이들과 어울리다.

높은 고관 (-高官) (×) 고관. 높은 관리. ('높은'의 뜻이 이중임)

높은 고지에 (-高地-) (×) 고지에. ('높은'의 뜻이 이중임)

뇨소 비료 (尿素肥料) (×) 요소 비료.

마름개질하다 (×) 마름질하다.

마음을 비었다 (×) 마음을 비웠다.

마추다 (×) 맞추다.

마호병 (일어 혼합어) 보온병.

마후라 (muffler) (일어식 표기) 목도리. 소음기. 머플러.

막연한 친구 (×) 막역한(莫逆-) 친구.

만두국 (×) 만둣국.

만듬 (만들다) (×) 만듦.

많읍니다 (많다) (×) 많습니다.

말더듬 (×) 말더듬이.

말성 부리다 (×) 말썽 부리다.

말씀이 계셨다 (×) (선생님의) 말씀이 있었다.

말을 삼가하시오 (×) 말을 삼가시오.

맘모스 (mammoth) (일어식 표기) . 대형. 매머드.

맛갈스럽다 (×) 맛깔스럽다.

맛먹는다 (×) 맞먹는다.

맛물려 있다 (×) 맞물려 있다.

맛절하다 (×) 맞절 하다.

망녕 들다 (妄靈-)(×) 망령 들다.

망서리고 있다 (×) 망설이고 있다.

머다 않고 (×) 멀다 않고. (천 리를 멀다 않고)

머리기름 (×) 머릿기름.

머리 속에 (×) 머릿속에.

머리 수 채우다 (×) 머릿수 채우다.

머릿말 (×) 머리말.

머지않은 곳 (×) 멀지 않은 곳.('머지않다'는 시간 개념을 나타냄)

먹거리 (×) 먹을 거리. (의존 명사는 어근에 붙을 수 없음)

먹던지 말던지 (×) 먹든지 말든지.

먹읍니다 (×) 먹습니다.

먼발치기에서 바라보다 (×) 먼발치에서 바라보다.

먼지털이 (×) 먼지떨이.

멀국 (×) 국물.

멀읍니다 (멀다) (×) 멉니다. (거리가 멉니다)

멋장이 (×) 멋쟁이.

멋적어하다 (×) 멋쩍어하다

서둘르다 (×) 서두르다.

서령 (設令) (×) 설령.

서름 (×) 설움.

서툴르다 (×) 서투르다.

석식 (夕食) (일본식 한자어) 저녁. 저녁 식사.

섞여지다 (×) 섞어지다. (피동의 뜻이 이중임)

선렬 (先烈) (×) 선열.

선지국 (×) 선짓국.

설농탕 (×) 설렁탕.

설립 년도 (設立年度) (×) 설립 연도.

설음 (×) 설움.

설흔 살 (×) 서른 살.

섭섭치 않게 해 주다 (×) 섭섭지 않게 해 주다.

섯달 (×) 섣달.

섯부른 (×) 섣부른.

섯불리 (×) 섣불리.

성냥 한 가치 (×) 성냥 한 개비.

하구언 (河口堰) (일본식 한자어) 강어귀 둑.

하드라도 (×) 하더라도.

하라버지 (×) 할아버지.

하루강아지 (×) 하룻강아지.

하루날 (×) 하룻날. (초하룻날)

하루밤 (×) 하룻밤.

하룻동안 (×) 하루 동안. (한 낱말이 아님)

하물 (荷物) (일본식 한자어) .

하부차 (波布茶) (일어 혼합어) 결명자차.

하시요 (×) 하시오. (운동 좀 하시오)

하얐다 ('하얗다'의 과거) (×) 하얬다.

하였아오니 (×) 하였사오니.

하였오 (×) 하였소.

하였읍니다 (×) 하였습니다.

하종가 (下終價) (일본식 한자어) 하한가.

한갖 (겨우. 단지 그것만으로) (×) 한갓.

한 개피 (×) (성냥) 한 개비.

한소데 (半袖) (일어) 반소매.

한쓰봉 (일어) 반바지.

한옥집 (韓屋-) (×) 한옥. (''의 뜻이 이중임)

한 웅큼 집다 (×) 한 움큼 집다.

한 자리 수 (-)(×) 한 자릿수.

한진갑 지난 (環進甲-)(×) 환진갑 지난.

한햇동안 (×) 한 해 동안. (한 낱말이 아님)

할 꺼야 (×) 할 거야.

할께요 (×) 할게요.

할당 (割當) (일본식 한자어) 배정. 몫 나누기.

할려고 하다 (×) 하려고 하다.

할른지 모르겠다 (×) 할는지 모르겠다.

할증료 (割增料) (일본식 한자어) 웃돈. 추가금.

함마 (hammer) (일어식 표기) 망치. 큰 망치. 해머.

함바 (飯場) (일어) 현장 식당.

해야 되 (×) 해야 돼.

핸결 낫다 (×) 한결 낫다.

햇님 (×) 해님. (''은 접미사이므로 사이시옷이 안 들어감).

햇슥하다 (×) 해쓱하다.

했드라도 (×) 했더라도.

했수 (×) 했소.

했오 (×) 했소.

했읍니다 (×) 했습니다.

행길 가에 (×) 한길 가에.

행선지 (行先地) (일본식 한자어) 가는 곳.

호래비 (×) 홀아비.

호리꾼 (일어 혼합어) 도굴꾼.

호열자 (虎列刺) (일본식 한자어) 콜레라. 괴질.

혹성 (惑星) (일본식 한자어) 행성.

혼자 독점했다 (-獨占-) (×) 독점했다. ('혼자'의 뜻이 이중임)

혼자말로 (×) 혼잣말로.

(platform) (일어식 표기) 플랫폼.

홋몸 (×) 홑몸.

홋수 (號數. 戶數) (×) 호수. (한자어에는 사이시옷이 안 들어감)

화이바 (fiber) (일어식 표기) 안전모.

확율 (確率) (×) 확률.

활거하고 있다 (割據-) (×) 할거하고 있다.

활략하다 (活躍-) (×) 활약하다.

활인해 주다 (割引-) (×) 할인해 주다.

황토흙 (黃土-) (×) 황토. (''의 뜻이 이중임)

황화장수 (×) 황아장수.

회계 년도 (會計年度) (×) 회계 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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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조모음

옛 시조 모음터

 

한산섬 달 밝은 밤에] - 이순신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 적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

 

한산섬 달이 밝은 밤에 망루에 혼자 앉아서

큰 칼 옆에 차고 나라의 운명을 생각하며 깊은 근심에 잠겨 있는데

어디서 들려오는 한 가락 피리소리에 애간장이 다 끊어 지는구나

 

 

[철령 높은 봉에] - 이항복

 

철령 높은 봉에 쉬어 넘는 저 구름아

고신원루를 비 삼아 뛰워다가

임 계신 구중심처에 뿌려 본들 어떠리

 

철령 높은 봉우리를 쉬어서 넘어가는 저 구름아

귀양가는 외로운 신하의 억울한 눈물을 비처럼 띄어가지고 가서

임금님 계신 깊은 궁궐에 뿌려서 나의 충성심을 알려 드리려무나

 

[세상 사람들이] - 인평대군

 

세상 사람들이 입들만 성하여서

제 허물 전혀 잊고 남의 흉 보는 괴야

남의 흉 보거라 말고 제 허물을 고치고저

 

세상 사람들이 입들만 살아서

자기의 잘못은 다 잊어버리고 남의 흉을 보는구나

남의 흉을 보기 전에 자기의 잘못을 먼저 고쳤으면 좋겠구나

 

[심산에 밤이 드니] - 박인로

 

심산에 밤이 드니 북풍이 더욱 차다

옥루고처에도 이 바람 부는 게오

긴밤에 치우신가 북두 비겨 바래로다

 

깊은 산 속에 밤이 깊어가니 북쪽에서 불어오는 겨울 바람이 더욱 차다

임금님 계시는 궁궐에도 이 찬 바람이 불고 있을까

긴긴 겨울 밤에 춥지는 않으신지 임금님을 북두성 별에 견주어 바라본다

 

[동창이 밝았느냐] - 남구만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치는 아이는 상기 아니 일었느냐

재 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느니

 

동쪽 창문이 벌써 밝았느냐 종달새가 우지짖고 있다

소를 먹이는 아이는 아직도 일어나지 않았느냐

고개 너머에 있는 이랑이 긴 밭을 언제 갈려고 하느냐

 

[오늘도 다 새거다] - 정 철

 

오늘도 다 새거다 호미 메고 가자스라

내 논 다 매어든 네 논 좀 매어주마

올 길에 뽕 따다가 누에 먹여 보자스라

 

오늘도 날이 다 밝았다 호미를 메고 들로 나가자꾸나

내 논을 다 맨 뒤에는 네 논도 좀 매어 주겠다

돌아오는 길에는 뽕잎을 따서 누에를 먹여 보자꾸나

 

[이고 진 저 늙은이] - 정 철

 

이고 진 저 늙은이 짐 벗어 나를 주오

나는 젊었거니 돌이라 무거울까

늙기도 설워라커든 짐을 조차 지실까

 

머리에 이고 등에 짐을 진 저 늙은이 짐을 풀어서 나에게 주시오

나는 젊었으니 돌덩이인들 무겁겠소

늙은 것도 서러운데 무거운 짐까지 지셔야 되겠소

 

[지당에 비 뿌리고] - 조 헌

 

지당에 비 뿌리고 양류에 내 끼인 제

사공은 어디 가고 빈 배만 매었는고

석양에 짝 잃은 갈매기만 오락가락 하노라

 

연못에는 비가 내리고 버드나무 가지에는 안개가 끼었는데

강가에 사공은 어디 가고 빈 배만 매어 있는가

저녁놀 속에 외로운 갈매기만 오락가락 날아다니는구나

 

[동지달 기나 긴 밤을] - 황진이

 

동지달 기나 긴 밤을 한 허리를 베어 내어

춘풍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룬 님 오신 남 밤이어든 굽이굽이 펴리라

 

동지달 긴긴 밤의 시간 한가운데를 베어 내어

봄바람 따뜻한 이불 아래 서리서리 뭉치어 넣어 두었다가

사랑하는 임이 오시는 날 밤에 굽이굽이 펼쳐서 긴긴 시간으로 이으리라

 

[청산리 벽계수야] - 황진이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 마라

일도 창해하면 다시 오기 어려워라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간들 어떠리

 

푸른 산 속을 흐르는 맑은 냇물이여 빨리 흘러간다고 자랑하지 말라

한 번 바다로 흘러가 버리면 다시 돌아오기 어려운 것이다

밝은 달이 빈 산에 가득 비치고 있으니 놀다가 가는 것이 어떠한가

 

[청산은 어찌하여] - 이 황

 

청산은 어찌하여 만고에 푸르르며

유수는 어찌하여 주야에 ?지 아니는고

우리도 그치지 말고 만고상청하리라

 

푸른 산은 어찌하여 오랜 세월에 걸쳐 푸르르며

흐르는 물은 어찌하여 밤낮으로 그치지 아니하는가

우리사람들도 그치지 말고 영원히 푸르게 살아야 하리라

 

[고인도 날 못 보고] - 이 황

 

고인도 날 못 보고 나도 고인 못뵈

고인을 못봐도 예던 길 앞에 있네

예던 길 앞에 있거든 아니 예고 어쩔꼬

 

옛날 훌륭한 사람도 나를 보지 못하고 나도 예사람을 못 보는데

옛사람은 못 보아도 그들이 행하던 훌륭한 길이 가르침으로 남아 있네

옛적의 훌륭한 길이 앞에 있는데 올바른 도리를 따르지 않고 어쩌리

 

[청초 우거진 골에] - 임 제

 

청초 우거진 골에 자난다 누웠난다

홍안은 어디 두고 백골만 묻혔나니

잔 잡아 권할 이 없으니 그를 꽰어 하노라

 

푸른 숲이 우거진 골짜기에 잠을 자느냐 누워 있느냐

아름다운 얼굴은 어디 두고 흰 뼈만 묻혀 있느냐

술잔을 잡고 권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그것을 슬퍼 하노라

 

[고산 구곡담을] - 이 이

 

고산 구곡담을 사람이 모르더니

주모복거하니 벗님네 다 오신다

어즈버 무이를 상상하고 학주자를 하리라

 

고산에 있는 아홉 굽이 계곡의 아름다움을 사람들이 모르더니

내가 조그만 집을 짓고 지내니 벗들이 다 모여든다

아아 중국에 있는 무이산을 상상하며 주자[중국 최대의 학자]를 배우리라

 

[어버이 살아신 제] - 정 철

 

어버이 살아신 제 섬길 일란 다 하여라

지나간 후면 애닯다 어이 하리

평생에 고쳐 못할 일이 이뿐인가 하노라

 

어버이가 살아 계실 때 섬기는 일을 잘 하여라

돌아가신 후에 슬퍼한들 무엇하리

평생에 다시 못할 일이 부모 섬기는 일이라 생각하노라

 

[마을 사람들아] - 정 철

 

마을 사람들아 옳은 일 하자스라

사람이 되어 나서 옳지 곧 못하면

마소를 갓 고깔 씌어 밥 먹이나 다르랴

 

마을 사람들이여 옳은 일을 하자꾸나

사람으로 태어나서 옳은 일을 하지 못하면

말과 소에 갓이나 고깔을 씌어 밥을 먹이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마음이 어린 후이니] - 서경덕

 

마음이 어린 후이니 하는 일이 다 어리다

만중 운산에 어느 님 오리마는

지는 잎 부는 바람에 행여 그인가 하노라

 

마음이 어리석으니 하는 일이 모두 어리석구나

구름이 첩첩한 깊은 산속에 어느 임이 찾아 올 것인가마는

낙엽이 지고 바람 부는 소리에 행여나 임이 왔는가 싶구나

 

[장검을 빠혀 들고] - 남 이

 

장검을 빠혀 들고 백두산에 올라 보니

대명천지에 성진이 잠겼에라

언제나 남북풍진을 헤쳐 볼까 하노라

 

큰 칼을 빼어 들고 백두산에 올라 보니

밝고 맑은 천지에 전쟁의 기운이 덮혀 있구나

언제 전쟁을 없애고 평화로운 세상 만들 수 있을까

 

[삼동에 베옷 입고] - 조 식

 

삼동에 베옷 입고 암혈에 눈비 맞아

구름 낀 ?뉘도 쬔 적이 없건마는

서산에 해 지다 하니 눈물 겨워 하노라

 

추운 겨울에 베옷을 입고 바윗굴 속에서 눈비를 맞고 살면서

구름 낀 햇빛[임금의 은총]을 쬔 적이 없지만

서산에 해가 진다[임금의 죽음] 하니 눈물이 나는구나

 

[풍상이 섯거 친 날에] - 송 순

 

풍상이 섯거 친 날에 갓 피온 황국화를

금분에 가득 담아 옥당에 보내오니

도리야 꽃이온 양 마라 임의 뜻을 알괘라

 

바람 불고 서리가 내린 날에 막 피어난 노란 국화꽃을

[명종 임금께서] 좋은 화분에 담아 홍문관에 보내 주시니

복숭아 오얏꽃은 꽃인 체도 하지 마라 국화를 보내신 임금의 뜻을 알겠구나

 

[오리의 짧은 다리] - 김 구

 

오리의 짧은 다리 학의 다리 되도록애

검은 가마귀 해오라비 되도록

항복무강하사 억만세를 누리소서

 

오리의 짧은 다리가 학이 다리처럼 길어질 때까지

검은 까마귀가 백로처럼 희게 될 때가지

끝없이 복을 누리시고 길이길이 사시옵소서

 

[태산이 높다 하되] - 양사언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태산이 아무리 높다 하더라도 하늘 아래에 있는 산이로다

마음을 먹어서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가 없겠는데

사람들이 스스로 오르지 않고 산만 높다고 말하는구나

 

 

[이런들 어떠하며] - 이 황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료

초야우생이 이러타 어떠하료

하물며 천석고황을 고쳐 무엇하료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시골에 묻혀 사는 어리석은 선비가 이렇게 산들 어떠하리

더구나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고쳐서 무엇하리

 

[가마귀 눈비 맞아] - 박팽년

 

가마귀 눈비 맞아 희는 듯 검노매라

야광명월이야 밤인들 어두우랴

임향한 일편단심이야 변할 줄이 있으랴

 

까마귀가 눈비를 맞아 흰 듯하지만 속은 검구나

야광주 명월주 구슬은 밤이 되어도 어둡지 않고 빛난다

단종 임금을 향한 충성심을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초당에 일어 없어] - 유성원

 

초당에 일어 없어 거문고를 베고 누어

태평성대를 꿈에나 보려터니

문전에 수성어적이 잠든 나를 깨워라

 

조용한 집에 한가하게 있다가 거문고를 베고 누워

훌륭한 임금이 다스리는 태평한 세상을 꿈 속에서 보려 하였는데

문 앞에서 고기잡이들이 부는 피리소리가 잠든 나를 깨우는구나

 

[詠笠 (영립)] (삿갓을 읊은 시) - 김삿갓 (김병연金炳淵)

 

浮浮我笠等虛舟하야(부부아립등허주)

나의 삿갓은 빈배와 같이 가볍고 가벼워서

一着平生四十秋(일착평생사십추)

한 번 쓰자 어느듯 사십 평생이 흘렀구려

牧竪行裝隨野犢이요(목수행장수야독)

목동의 신세는 들에서 소를 따라 다니는 것이고

漁翁身勢伴江鷗(어옹신세반강구)

늙은 어부의 신세는 강가의 갈매기와 벗하고 지낼뿐이네

閑來脫掛看花樹(한래탈괘간화수)

한가로우면 삿갓을 벗어 나무에 걸어놓고 꽃구경을 하기도 하고

興到携登翫月樓(흥도휴등완월루)

흥이나면 삿갓을 벗어들고 달구경하러 누각에 오른다

俗子衣冠皆虛飾이지만(속자의관개허식)

속인들의 의관은 겉치레 뿐이지만

滿天風雨獨無愁로다(만천풍우독무수)

온 세상의 가득한 비바람에도 실속있는 삿갓 쓴 나만은 걱정이 없네

 

[천만리 머나먼 길에] - 왕방연

 

천만리 머나먼 길에 고운 님 여의옵고

내 마음 둘 데 없어 냇가에 앉았으니

저 물도 내 안 같아여 울어 밤길 예놋다

 

천만 리 머나먼 길[강원도 영월]에서 고운 임[단종]을 이별하고

내 마음을 둘 데가 없어서 시냇가에 앉아 있으니

저 물도 내 마음과 같아서 울면서 밤길을 흘러 가는구나

 

[간밤에 불던 바람 ] - 유응부

 

간밤에 불던 바람 눈서리 치단 말가

낙락장송 다 기울어 지단 말가

하물며 못다 핀 꽃이야 일러 무삼하리오

 

지난 밤에 불던 바람에 눈과 서리까지 몰아쳤단 말인가

우뚝 솟은 큰 소나무[단종 따르는 충신들]가 다 쓰러져 가는구나

하물며 아직 못다 핀 꽃[이름 없는 선비들]이야 말해서 무엇하겠는가

 

[추강에 밤이 드니] - 월산대군

 

추강에 밤이 드니 물결이 차노매라

낚시 드리우니 고기 아니 무노매라

무심한 달빛만 싣고 빈배 저어 오노라

 

가을의 강물에 밤이 깊어가니 물결이 차구나

낚시를 드리워도 고기가 물지 않는구나

욕심도 잡념도 없는 달빛만 배에 가득 싣고 돌아온다

 

[짚 방석 내지 마라] - 한 호

 

짚 방석 내지 마라 낙엽엔들 못 앉으랴

솔불 혀지 마라 어제 진 달 돋아 온다

아희야 박주산챌망정 없다 말고 내어라

 

짚으로 만든 방석을 내지 마라 낙엽 위에 못 앉겠는가

관솔 불을 켜지 마라 어제 진 달이 다시 환하게 돋아온다

아이야 막걸리와 산나물이라도 좋으니 푸짐하게 차려 오너라

 

[강호에 봄이 드니] - 맹사성

 

강호에 봄이 드니 미친 흥이 절로 난다

탁료계변에 금린어 안주 삼고

이 몸이 한가하옴도 역 군은이샷다

 

아름다운 자연에 봄이 돌아오니 미칠 듯한 흥이 절로 일어난다

시냇가에서 탁주를 마시는데 싱싱한 물고기를 안주로 삼아

이 몸이 이렇게 한가하게 지낸는 것도 또한 임금님의 은혜이시도다

 

[강호에 봄이 드니] - 황 희

 

강호에 봄이 드니 이 몸이 일이 하다

나는 그물 깁고 아희는 밭을 가니

뒷 메헤 엄기난 약을 언제 캐랴 하나니

 

아름다운 자연에 봄이 오니 이 몸이 할 일이 많다

나는 그물을 깁고 아이는 밭을 갈고 있는데

뒷산에 많이 핀 약초를 언제 다 깰 것인가

 

[대추 볼 붉은 골에] - 황 희

 

대추 볼 붉은 골에 밤은 어이 듣드리며

벼 벤 그루에 게는 어이 내리는고

술 익자 체 장수 돌아가니 아니 먹고 어이리

 

대추가 빨갛게 익은 골짜기에 밤이 뚝뚝 떨어지며

벼를 베어낸 그루에는 게가 기어 내려가는구나

술이 다 익자 체를 파는 장사가 오니 새 술을 걸러서 먹어야 겠구나

 

[삭풍은 나무 끝에] - 김종서

 

삭풍은 나무 끝에 불고 명월은 눈 속에 찬데

만리 변성에 일장검 짚고 서서

긴 파람 한 소리에 거칠 것이 없에라

 

찬 겨울 바람은 나뭇가지에 스치고 밝은 달은 눈 속에서 싸늘한데

서울에서 머나먼 변방의 성루에 큰 칼을 짚고 서서

긴 휘파람과 큰 고함 소리에 감히 거칠 것이 없구나

 

[장백산에 기를 꽂고] - 김종서

 

장백산에 기를 꽂고 두만강에 말 씻기니

썩은 저 선비야 우리 아니 사나이야

어떻다 인각화상을 누가 먼저 하리오

 

백두산에 깃발을 꽂고 두만강 물에 말을 씻기니

쓸모없는 선비들아 우리가 바로 대장부가 아니냐

공이 큰 신하의 그림이 걸리는 누각에 누구의 얼굴 그림이 먼저 걸리겠느가

 

[이 몸이 죽어 가서] - 성삼문

 

이 몸이 죽어 가서 무엇이 될고 하니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 되었다가

백설이 만건곤할 제 독야청청하리라.

 

이 몸이 죽은 뒤에 무엇이 될 것인고 하니

봉래산[서울 남산] 높은 봉우리에 우똑 솟은 큰 소나무가 되어서

흰 눈이 온 세상에 가득 찰 때 홀로 푸르고 푸르리라

 

[수양산 바라보며] - 성삼문

 

수양산 바라보며 이제를 한하노라

주려 죽을진정 채미도 하는 것가

아무리 푸새엣 것인들 그 뉘 땅에 났더니

 

수양산 바라보며 옛날 중국(은나라)의 절개의 선비 백이와 숙제를 한탄한다

절개를 지키려면 굶주려 죽을 것이지 고사리는 왜 캐어 먹었는가

비록 풀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누구(주나라)의 땅에 났던 것이냐

 

[이런들 어떠하며] - 이방원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어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어져 백년까지 누리리라

 

이렇게 지내면 어떻고 저렇게 살아가면 어떻겠는가

만수산에 자란 칡넝굴이 얽힌 것처럼 살아가도 어떻겠는가

우리도 이처럼 어울려서 오래오래 살아가자꾸나

 

[이 몸이 죽고 죽어] -정몽주

 

이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님 향한 일편 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이몸이 죽고 또 죽어 백 번이나 다시 죽어서

백골이 썩은 흙이 되어 혼백이 있든지 없든지 간에

임금[공양왕]을 향한 변함 없는 충성심이야 변할 리가 있겠는가

 

[오백년 도읍지를] - 길 재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 데 없네

어즈버 태평 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고려 오백 년의 서울이었던 개성에 혼자 말을 타고 돌아오니

자연은 옛날과 변함 없으나 훌륭한 옛사람들은 간 곳이 없구나

아아 고려의 태평성대가 허무한 꿈이라 여겨 지는구나

 

[백설이 잦아진 골에] - 이 색

 

백설이 잦아진 골에 구름이 머흐레라

반가운 매화는 어느 곳에 피었는고

석양에 홀로 서서 갈 곳 몰라 하노라

 

흰 눈이 자욱한 골짜기에 구름[이성계 무리]이 험하게 일어나는구나

반가운 매화[우국지사]는 어느 곳에 피어 있는가

석양[망해 가는 고려 왕조]에 홀로 서서 갈 곳을 몰라 하는구나

 

[원천석 흥망이 유수하니] - 원천석

 

흥망이 유수하니 만월대도 추초로다

오백년 왕업이 목적에 부쳤으니

석양에 지나는 객이 눈물 겨워 하노라

 

흥하고 망함에 운수가 있어 궁궐터인 만월대에는 가을 풀이 쓸쓸하구나

오백 년 고려 왕조의 업적이 목동의 피리 소리에 깃들어 있을 뿐이니

해질 무렵 지나가는 손이 슬퍼 눈물 겨워 하노라.

 

[눈 맞아 휘어진 대를] - 원천석

 

눈 맞아 휘어진 대를 뉘라서 굽다 턴고

굽을 절이면 눈 속에 푸르르랴

아마도 세한고절은 너 뿐인가 하노라

 

눈을 맞아서 휘어진 대나무를 누가 굽었다고 말하는가

쉽게 휘어질 절개일 것 같으면 눈 속에서도 푸르겠는가

아마도 추의을 꿋꿋이 견디는 절개는 너뿐인 것 같구나

 

[내해 좋다 하고] - 변계랑

 

내해 좋다 하고 남 싫은 일 하지 말며

남이 한다 하고 의 아녀든 좇지 마라

우리는 천성을 지키어 생긴대로 하리라

 

나에게 좋다고 해서 남에게 싫은 일 하지 말고

남이 한다고 해도 올바른 일이 아니면 따라 하지 말라

우리는 천성을 지켜서 타고난 본성대로 착하게 살아야 한다

 

[가마귀 검다 하고] - 이 직

 

가마귀 검다 하고 백로야 웃지 마라

겉이 검은들 속조차 검을소냐

겉 희고 속 검은 이는 너뿐인가 하노라

 

까마귀의 색깔이 검다고 해서 백로야 비웃지 말라

겉이 검다고 해서 속까지 검을 것 같으냐

겉은 희면서 속이 검은 것은 백로 너뿐인 것 같구나

 

서산대사

 

踏雪野中去하야 (답설야중거)

不須胡亂行이라(불수호란행)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遂作後人程이라 (수작후인정)

 

눈이 많이 내린 산야를 처음 걷는사람이여

절대로 비틀걸음을 걷지 말고 바른걸음으로 걸으소서

오늘 내가 걸어가고 있는 인생의 이발걸음은

반드시 뒤에 따라오는 사람의 인생여정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춘산에 눈 녹인 바람] - 우 탁

 

춘산에 눈 녹인 바람 건듯 불고 간 데 없다

저근듯 빌어다가 머리 우에 불리고자

귀밑의 해묵은 서리를 녹여 볼까 하노라

 

봄이 된 산에 눈을 녹인 봄바람이 잠깐 불고 간 데가 없다.

잠깐동안 봄바람을 빌려서 머리 위에 불게 하여

귀 밑의 오래된 서리(흰 머리카락)를 녹여 보고 싶구나

 

[이화에 월백하고] - 이조년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은 삼경인데

일지춘심을 자규야 알랴마는

다정도 병인 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배꽃에 달이 환히 비치고 은하수 흐르는 시간이 자정인데

한 가닥 봄날의 애뜻한 마음을 소쩍새가 알겠는가마는

정이 많은 것도 병인 것 같아서 잠을 이루지 못하겠구나

 

[녹이 상제 살찌게 먹여] - 최 영

 

녹이 상제 살찌게 먹여 시냇물에 씻겨 타고

용천 설악 들게 갈아 두러 메고

장부의 위국충절을 세워 볼까 하노라

 

날래고 훌륭한 말을 살찌게 먹여 시냇물에 깨끗이 씻겨서 타고

좋은 칼을 잘 들게 갈아서 둘러 메고

대장부의 나라 위한 충성된 절개를 세워 볼까 하노라

 

[가마귀 싸우는 골에]

 

가마귀 싸우는 골에 백로야 가지 마라

성난 가마귀 힌빛을 새오나니

창파에 좋이 씻은 몸을 더럽힐까 하노라

 

 

까마귀[간신]가 싸우는 골짜기에 백로[충신]야 가지 마라

성낸 까마귀가 백로의 횐 빛을 시기하여

맑은 물에 깨끗이 씻은 몸을 더럽힐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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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량문 서식 (上樑文 書式)

내용에 따라 창건상량문, 중수상량문, 중건상량문 등으로 나뉜다. 원래 상량대에 간략하게 붓글씨로 썼지만 궁실, 관아, 학교, 사원 등에서는 써야 할 내용이 많아 따로 상량문을 써서 상량대에 홈을 파고 넣어 두었다. 종이 대신 비단에 적기도 하며 대나무나 나무·구리 통 등에 넣는데 통의 위아래에는 다음 중수 때 보태 쓰라는 의미로 패물이나 부적을 함께 넣었다. 일반 집에서는 장혀 배바닥에 먹글씨로 써서 마루에서 올려다 볼 수 있게 하지만 공공 건물에서는 마루도리 배바닥이나 받침장혀의 등덜미에 써서 결구(結構)하면 가려져 보이지 않게 하였다.

공공건물에서는 조영(造營) 사실과 집지은 뒤 좋은 일이 있기를 비는 찬문(讚文), 공역에 관계한 사람들의 이름과 글을 쓴 시기를 적어 둔다. 일반 집에서는 집의 좌향과 개기(開基), 입주, 상량 날짜와 시각을 한 줄로 내려 쓰고 그 아래 두 줄로 기원 내용을 적는다. 때로는 집주인의 방명(芳名)을 적어 두기도 하였다. 선비들은 자신의 문집에 자기가 지은 상량문이나 당대 명문장의 상량문을 싣기도 하였다. 상량을 올리는 날에는 성대한 상량고사를 지냈으며 이를 상량식이라고도 하였다.

그러면 실제로 쓰는 방법에 대하여 알아보자. 세로로 긴 비단, 무명, 또는 종이에 아니면 원목 대들보 위에다 길게 붓글씨로 쓰는데, 맨 위에는 자를 크게 거꾸로 쓰고, 세로로 某年某月某日立柱上樑이라고 쓴 후에, 그 아래에 좀 작은 글씨로 다음의 내용을 두 줄로 쓴다. 이어서 오른쪽에 應天上之五光 (하늘의 오색빛이 감응하고) 왼쪽에 備地上之五福 (땅의 오복이 준비하도다.)을 두 줄로 쓴 뒤에, 그 밑에 큰 글씨로 거북 자를 쓰면 된다. 날짜는 쓸 때는 甲申年四月 日처럼 통상 구체적인 날짜를 비워둔다.

1. () 歲在某年某月某日洪吉童社長開基定礎立柱上樑應天上之三光

備人間之五福 ()

2. () 甲申五月 日洪吉童甲午生立柱上樑應天上之五光

備地上之五福 ()

3. () 光武十年丙午十一月庚申竪柱同十二月初三日乙丑辛巳時上樑丑坐 ()

4. () 洪武二十九年丙子十月初之日上樑 ()

5. () 正統十三年戊辰三月十七日巽時立柱上樑 ()

6. () 成化十五年己亥四月初二日卯時立柱上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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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숙시모음 10

1. 그리움 속에 피는 눈꽃 / 송미숙

 

매서운 바람이 불고

눈꽃이 휘날리는 날

눈꽃으로 뿌려진 눈부시게 반짝이는

보석 같은 길을 걸어본다

 

그대가 특별한 날 선물해 준

운전용 기모 장갑과

스카프를 두르고

순백의 눈길을 걸어본다

 

가방에 시집 한 권

향수 대신 따스한 커피

보온병에 담아 메고

네게로 향해 본다

 

마음보다

발길이 더 분주한 이 시간

봄을 만나기 전

확실한 하얀 눈으로

발 도장을 찍는 이 순간

강렬한 햇볕으로 하얀 보석은

어느 순간 물이 되어 흐른다

 

가끔은 산길도 물길도

걷는 게 인생이기에

긴 겨울의 차가운 눈길도 걸어야

따뜻한 봄 꽃길을 우린 걸어갈 수 있다.

 

2. 기다림의 대천항 연가 / 송미숙

 

파도를 품에 보듬어

해지는 밤바다는 빈 밥그릇

두 손 모으는 정화수에

기다림은 하이얀 소금 꽃

어디 먼 바다 우렛소리

등댓불 걱정스레 깜박이는데

나아질 수 없는 상사병

아낙은 정화수 곁에서

밤샘으로 하는 뱃멀미로

천만년 긴 시간이 흐르고

떠오르는 태양, 밥그릇 가득

웃음소리 담는다.

 

3. 당신 그리워하며 하고 싶은 말 / 송미숙

 

언제 보아도 늘 변함이 없는 당신이

내게 존재하고 있어

진실이 없는 이 세상에

당신의 꽃 같은 마음이 있기에

내가 당신 마음에 항상 있는 것처럼

당신을 지켜만 봐도 나는 너무 행복하다

 

그러나 문득 당신이 내 곁을 떠나

어디론가 떠나 버릴 것 같아

두려움에 잠겨

긴 잠을 잘 수가 없을 때가 있다

 

당신이 고운 미소로

나를 바라보기라도 한다면

당신이 먼저 사랑의 말을

걸어주기라도 한다면

 

나 기다림에 지쳐 슬프고 고독할 때

또 보고 싶음에 지쳐 있다 하여도

내가 먼저 용기를 내어 사랑하리라

아름다운 미소로 고백하고 싶어요

 

예쁜 내 마음의 꽃들에 솔직히 고백했어요

해 뜨는 이른 새벽이면 그 예쁜 꽃들이

내가 당신에게 하고픈 그 말을 곱게

아름답게 당신에게 전할 거예요.

 

4. 미처 피어보지 못한 사랑 / 송미숙

 

기억 속에 잊혀진 그 이름으로

세월 흐르고 흘러가도

가슴 깊이 잠겨 있는 슬픈 사랑

 

그 이름 모를 들꽃

풀잎에 사랑을 쓴 그 슬픈 사연들은

파릇한 잎새에 그리움을 실어

넓고 드높게 펼쳐만 간다

 

채우지 못한 인연이라

그리움 두고 가야 한다면

눈물로 여백을 하얗게 남기어

늘 그대에게 간절히 전해지기를

나는 소망하련다

 

언젠가 채우지 못한 그 사랑을

내 마음에 깊게 간직하며

아름다운 만남을

기억 속에 상상해 보련다.

 

5. 봄날의 주말농장 풍경 / 송미숙

 

따스한 봄비로 차가움을 어루만져주고

농장 땅바닥에 핀 키 작은 이름 모를 꽃에는

꿀벌들이 예쁘게 노느라 바쁘구나

 

가끔씩 불어오는

봄 향기 담은 바람에 냉기는 있으나

추운 겨울을 이겨낸 키 작은 봄나물과 새싹은

새 생명의 기다림과 설레임을 느끼게 한다

 

흥겨운 노랫가락에 맞추어

호미 끝은 예쁘게 춤을 추고

꿀벌들은 꽃향기에 취한 듯

한 수 시를 을픈 듯 소리를 내고

 

창틀에 턱을 걸치고

옆 산을 바라본 봄 풍경은

새떼들이 소풍 가듯

대나무에 줄지어 사뿐히 내려앉는다

 

사랑하는 님과 같이 나란히 누워

한눈에 들어오는 봄

수채화를 보며 여유와

한해 시작의 봄 향기에 스르르 꿈나라로

 

집에 오는 길에 마주친

한 쌍의 고운 천사 같은 눈을 가진 고라니는

반가운 듯 밝게 웃어주듯 껑충거린다

 

봄은 소생하는 만물들에게

아름다운 희망이구나

 

6. 아버님께 보내는 편지(아버지의 등) / 송미숙

 

님이시여, 당신이 그립습니다

어릴 적 배앓이가 심할 때면

늘상 업고 주무시던 나의 아버지

그토록 심하던 배앓이도

아버지 등에 업힐 때면 스르르 잠이 들곤 했습니다

 

낮동안 지쳐 있던 몸을 잠시라도 쉬고자

내려놓으실 때면

심술궂게도 다시 아파했던 철부지 딸

그래서, 당신은 지친 몸으로 밤새 저를 업고 주무셨고

저는 그 따뜻한 아버지 등에서 편히 잠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그 세월의 배앓이는 지금도 그칠 줄 모르고

기댈 곳 없는 허전함을

그리움으로 대신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제가 당신을 등에 업을 수 있는

세월의 무게가 되었는데……

 

그런 당신이

그런 아버지의 따뜻했던 그 등이

가슴 저리게 그립고 보고 싶습니다.

아버지,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7. 하얀 미소 속의 구절초 / 송미숙

 

비바람 없는 날은

소쩍새 울음으로

허기진 세월 허기로 달래는

후미진 절벽 모퉁이에

 

먼산바라기 여인의 고운 자태로

기다림이 익숙한 목이 긴 꽃

세파에 꺾이어 홀로 피어

시나브로 어둠이 내리면

 

지친 세상이야기들

퇴근하는 발자국소리로

임의 눈물 가득 채운

꽃병을 꿈꾸는 하이얀 미소...

 

8. 참 고운 사랑과 인연 / 송미숙

 

아픔의 슬픈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착한 눈에서

슬픈 눈물이 흐르지 않게 하는 것이

진정한 고운 사랑이다

 

사랑을 하는 모든 사람에게

마음까지 적셔오는

따뜻하고 훈훈한 사랑을 전할 때

그것이 참다운 고운 사랑과 인연이다

 

따뜻해져 오는

아름다운 참 사랑이 무엇인지

진정으로 그 참 사랑의 뜻을

일깨워 줄 수 있는 의미 깊은 사랑을 하며

그 속에 꽃 같은 사랑을 피우는 사랑이

고운 사랑과 인연이다

 

오늘도 저 먼 산을 바라보며

참다운 고운 사랑의 인연을 지켜내리라~

 

9. 우리들의 참 고운 행복 / 송미숙

 

저 밤하늘을 바라보며

나만의 기쁜 행복에 빠지곤 합니다

하지만 많은 날을 살아 왔고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나이

무엇이 나의 삶을 그리도 바쁘게 했는지…….

 

뒤돌아 볼 새 없이

한길만을 고집하며 걸어온 삶이

그래도 조금씩 평온함으로 느껴지는 건

모든 벗이 내게 있고 내가 나눈 이야기에

그들이 울고 웃으면 아름다운 행복을 찾을 때

나는 참으로 행복하지요

 

내가 느끼는 행복이라는 것은

물질적 호의호식이 아닌

그저 나의 대화 속에 서로를 바라보며

지금까지 함께 할 수 있었던

우리의 아름다운 대화의 인연 때문이겠지요

 

나는 늘 고운 꿈을 꿉니다

모두가 지금껏 힘겹게 살아온

삶의 이야기 속에

나의 고운 대화가 그들에게 있어

 

지난 아픈 세월의 여운을 버리고

참 고운 행복 속에서 희망의 세월을 회상하며

함께 웃고 저 고운 꿈속에서 아름답게 춤추며

희망의 노래를 예찬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나만의 참 고운 행복이 아니라

우리들의 참 고운 행복이 열리는

아름다운 세상을 그려봅니다.

 

10. 웃음꽃으로 살다 / 송미숙

 

마음이 지루하고 허전하다 느껴질 때

또 무료함 속에 답답하다고 여겨질 때

그럴 때는 마음을 전부 다 비우고

농장 앞에 꽃 앞에 서보자

 

농장의 잡풀이 피워낸

볼품없는 꽃이라도 좋고

기형으로 일그러진 꽃이라도 상관없이

마음 다 비우고 꽃에 다가가 보자

 

그 꽃향기 속에

아름다운 고운 웃음꽃이 있고

남들에게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꽃들의 웃음에서 참 고운 인생의 가르침이 있다

 

그래!

내 마음 이렇게 답답하고 허전해도

농장의 꽃들은 아무런 일이 없다는 듯

참 아름답고 곱게 웃음의 춤을 추는구나

 

나는 이제 이름 없는 꽃들과

볼품없는 꽃들을 보며

그들의 고운 웃음 속에서 허전함과 답답함이

얼마나 그릇된 것임을 배우고 간다

 

이제 인생의 여로에서

이름 없는 꽃들처럼 고운 웃음꽃으로 살다가

남은 인생의 여행에서

고운 행복을 찾으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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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雄渾(웅혼)

 

大用外腓(대용외비) : 위대한 활용은 밖에서 피하고

眞體內充(진체내충) : 진실한 본체는 안에서 충만하도다

返虛入渾(반허입혼) : 빈 곳으로 돌아와 혼연한 데로 들어

積健爲雄(적건위웅) : 강건함을 쌓아 비로소 웅자하게 된다

具備萬物(구비만물) : 만물의 이치를 구비하여

橫絶太空(횡절태공) : 큰 공중을 단숨에 끊어버린다

荒荒油雲(황황유운) : 뭉게구름처럼 마구 피어나고

寥寥長風(요요장풍) : 긴 바람처럼 자취도 없이 사라진다

超以象外(초이상외) : 물상 밖에서 뛰어나고

得其寰中(득기환중) : 그 세계의 중심을 얻는다

持之匪强(지지비강) : 중심을 유지함에 억지가 없고

來之無窮(내지무궁) : 그것을 가져옴에 다함이 없다

 

2. 沖澹(충담)

 

素處以黙(소처이묵) : 말없이 소박하게 살아

妙機其微(묘기기미) : 오묘한 기틀은 더욱 기묘하도다

飮之太和(음지태화) : 조화로움을 마시고

獨鶴與飛(독학여비) : 외로운 학과 함께 날아다닌다

猶之惠風(유지혜풍) : 마치 남풍과 같아

苒苒在衣(염염재의) : 부드럽게 옷에 와 닿는다

閱音修篁(열음수황) : 긴 대숲의 소리 듣고

美曰載歸(미왈재귀) : 좋아서 싣고 돌아가리라 말한다

遇之匪深(우지비심) : 만나면 깊지 않으나

卽之愈稀(즉지유희) : 다가가면 더욱 희소해진다

脫有形似(탈유형사) : 형상이 비슷한 점이 있어

握手已違(악수이위) : 손으로 잡으면 이미 어긋난다

 

3. 纖穠(섬농)

 

采采流之(채채류지) : 이리저리 다니며 캐고캐어

蓬蓬遠春(봉봉원춘) : 저 멀리 떠다니는 아득한 봄날이여

窈窕深谷(요조심곡) : 그윽한 깊은 골짜기에서

時見美人(시견미인) : 때때로 미인을 바라본다

碧桃滿樹(벽도만수) : 푸른 복숭아 나무에 가득하고

風日水濱(풍일수빈) : 바람부는 날의 물가이로다

柳陰路曲(유음노곡) : 버드나무 그늘이는 길모퉁이

流鶯比隣(유앵비린) : 사방을 날아다니는 앵무새로다

乘之愈往(승지유왕) : 잡아 타면 더욱 멀리 가고

識之愈眞(식지유진) : 알게 되면 더욱 더 실감난다

如將不盡(여장부진) : 만약 다하지 않음 이용하면

與古爲新(여고위신) : 옛사람과 더불어 새로워진다

 

4. 沈着(침착)

 

綠杉野屋(녹삼야옥) : 초록 삼나무 늘어선 시골집

落日氣淸(낙일기청) : 지는 해에 공기는 맑기만 하다

脫巾獨步(탈건독보) : 두건을 벋고 혼자 걸으며

時聞鳥聲(시문조성) : 때때로 새소리 듣는다

鴻雁不來(홍안불래) : 기러기는 오지도 않고

之子遠行(지자원행) : 그대는 멀리 떠났도다

所思不遠(소사불원) : 그 사람 생각은 멀어지지 않아

若爲平生(약위평생) : 평생을 같이 하는 듯하여라

海風碧雲(해풍벽운) : 바닷바람과 푸른 구름

夜渚月明(야저월명) : 밤 물가에 밝은 달이어라

如有佳語(여유가어) : 이 기분 표현할 좋은 말 있다면

大河前橫(대하전횡) : 큰 강물 앞에 가로누운 듯하여라

 

5. 高古(고고)

 

畸人乘眞(기인승진) : 기인이 참된 기운 타고

手把芙蓉(수파부용) : 연꽃을 손에 잡고 있으면서

泛彼浩劫(범피호겁) : 저 무한한 영겁의 시간에 뛰운

窅然空蹤(요연공종) : 아련한 빈 발자취이어라

月出東斗(월출동두) : 달이 동쪽 두수의 자리에서 나오니

好風相從(호풍상종) : 좋은 바람이 뒤따르는구나

太華夜碧(태화야벽) : 화산의 밤은 푸르기만 한데

人聞淸鍾(인문청종) : 사람들은 그 맑은 종소리 듣는구나

虛佇神素(허저신소) : 우두커니 서서 신령한 본 바탕을 보니

脫然畦封(탈연휴봉) : 한계를 뛰어넘어 초탈해지는구나

黃唐在獨(황당재독) : 황제와 요임금의 경지를 홀로 지니니

落落玄宗(낙락현종) : 드물고 드문 현묘한 최고의 경지이로다

 

6. 典雅(전아)

 

玉壺買春(옥호매춘) : 옥으로 만든 병에 술을 사와

賞雨茅屋(상우모옥) : 초가집에서 내리는 비를 구경한다

座中佳士(좌중가사) : 자리엔 좋은 선비들

左右脩竹(좌우수죽) : 좌우엔 긴다란 대나무숲

白雲初晴(백운초청) : 갓 비개고 흰구름 두둥실

幽鳥相逐(유조상축) : 그윽히 지저귀는 산새들 날아다닌다

眠琴綠陰(면금녹음) : 숲 그늘 속에서 거문고 베고 자는데

上有飛瀑(상유비폭) : 위로는 나는 듯 떨어지는 폭포수로다

花落無言(화락무언) : 말없이 꽃잎은 떨어지고

人澹如菊(인담여국) : 사람의 마음 담담하기 국화꽃 같도다

書之歲華(서지세화) : 이것을 한 해의 풍광으로 지으면

其曰可讀(기왈가독) : 사람들은 읽을 만하다고 할 것이다

 

7. 세련(洗練)

 

如鑛出金(여광출금) : 광석에서 금이 나오는 듯

如鉛出銀(여연출은) : 납에서 은이 나오는 듯하여라

超心鍊冶(초심련야) : 담금질하는 곳에서 마음을 벗어나

切愛緇磷(절애치린) : 마음은 부처의 경지를 지극히 좋아한다

空潭瀉春(공담사춘) : 빈 못에 봄의 기운 쏟아내고

古鏡照神(고경조신) : 오래된 거울에 정신을 비춰본다

體素儲潔(체소저결) : 몸을 소박하게 하고 정결함을 쌓아

乘月返眞(승월반진) : 달빛 타고 진리의 본체로 돌아온다

載瞻星辰(재첨성진) : 별빛에 눈을 싣고

載歌幽人(재가유인) : 숨어사는 사람에 노래 싣는다

流水今日(유수금일) : 흐르는 물은 오늘의 모습이요

明月前身(명월전신) : 밝은 달은 전생의 내 모습이어라

 

8. 勁健(경건)

 

行神如空(행신여공) : 마음을 씀에는 공중을 지나듯

行氣如虹(행기여홍) : 기운을 씀에는 무지개 피우듯 한다

巫峽千尋(무협천심) : 무협 천길 낭떠러지에

走雲連風(주운연풍) : 달려가는 구름, 불어대는 바람이어라

飮眞茹强(음진여강) : 진리를 마시고, 강함을 먹이고

蓄素守中(축소수중) : 바탕을 쌓고 중심을 지킨다

喩彼行健(유피행건) : 저러한 운행을 건강함에 비유하니

是謂存雄(시위존웅) : 이것이 바로 웅자함을 지닌다고 한다

天地與立(천지여립) : 하늘과 땅과 함께 서고

神化攸同(신화유동) : 신령의 변화와 함께하는 바다

期之以實(기지이실) : 충실함을 지키고

銜之以終(함지이종) : 마지막까지 지켜나가야 한다

 

9. 綺麗(기려)

 

神存富貴(신존부귀) : 정신에 부귀함을 지녀야

始輕黃金(시경황금) : 비로소 황금을 가벼이 여길 수 있다

濃盡必枯(농진필고) : 짙은 것 다하면 반드시 메마르나

澹者屢深(담자루심) : 담담한 것은 자꾸 깊어진다

霧餘水畔(무여수반) : 안개 낀 물가에

紅杏在林(홍행재림) : 붉은 살구나무가 수풀 속에 있도다

月明華屋(월명화옥) : 화려한 저택에 달은 밝고

畵橋碧陰(화교벽음) : 그림 그려진 다리에 푸른 그늘이 진다

金樽酒滿(금준주만) : 아름 다운 술잔에 술이 가득한데

其客彈琴(기객탄금) : 객이 주인을 위해 거문고를 탄다

取之自足(취지자족) : 이를 듣고 만족하니

良嬋美襟(양선미금) : 진실로 마음 속이 아름다워진다

 

10. 自然(자연)

 

俯拾卽是(부습즉시) : 내려보고 주우면 곧 그 것이라도

不取諸隣(불취제린) : 이웃에서 그것을 취하지 않느니라

俱道適往(구도적왕) : 길을 갖추어 알맞게 가고

著手成春(저수성춘) : 손을 대면 곳 따뜻한 봄이 된다

如逢花開(여봉화개) : 만나보면 꽃이 피고

如瞻新歲(여첨신세) : 보라보면 해가 새로워진다

眞予不奪(진여불탈) : 진정으로 준 것은 뺏지 않고

强得易貧(강득이빈) : 억지로 얻은 것은 쉽게 가난해진다

幽人空山(유인공산) : 인적 없는 빈 산에 숨어사는 사람

過水菜蘋(과수채빈) : 물을 지나면 마름을 따노라

薄言情晤(박언정오) : 말은 적어도 마음은 밝아

悠悠天鈞(유유천균) : 자연의 법칙은 그윽하기만 하다

 

11. 豪放(호방)

 

觀花匪禁(관화비금) : 꽃구경 금하지 않으며

呑吐太虛(탄토태허) : 천지를 삼키고 토해낸다

由道返氣(유도반기) : 도리를 따르다가 기로 돌아가고

處得以狂(처득이광) : 광기로서 자리를 얻기도 하노라

天風浪浪(천풍낭랑) : 하늘에 바람은 낭랑하고

海山蒼蒼(해산창창) : 바다와 산은 푸르기만 하다

眞力彌滿(진력미만) : 참된 힘이 가득차고

前招三辰(전초삼진) : 앞으로는 달과 별과 해를 부르고

後引鳳凰(후인봉황) : 위에서는 봉황새를 데려온다

曉策六鼇(효책육오) : 해 뜰 무렵 여섯 큰거북을 채찍질하여

濯足扶桑(탁족부상) : 동해 바다 부상에서 발을 씻는다

 

12. 含蓄(함축)

 

不著一字(부저일자) : 한 글자 짓지 않아도

盡得風流(진득풍류) : 풍류를 다 터득하나니

語不涉己(어불섭기) : 말은 자기를 표현하지 않아도

若不堪憂(약불감우) : 우려하지 않는 듯이 한다

是有眞帝(시유진제) : 여기에는 진리가 들어있어

與之沈浮(여지침부) : 그것과 부침을 계속한다

如淥滿洒(여록만쇄) : 술을 가득히 걸러놓은 듯하여

花時返秋(화시반추) : 꽃 피는 때에도 가을로 돌아간다

悠悠空塵(유유공진) : 먼지 한 점이 아득한 하늘

忽忽海漚(홀홀해구) : 홀홀히 잠기는 바닷물결이어라

淺深聚散(천심취산) : 얕고 깊고, 모이고 흩어짐

萬取一收(만취일수) : 만에서 하나를 취해들이노라

 

13. 精神(정신)

 

欲返不盡(욕반부진) : 돌아가려다 가지 못해

相期與來(상기여래) : 서로 기다리다가 만나 함께 온다

明漪絶底(명의절저) : 맑은 물결 속까지 보이고

奇花初胎(기화초태) : 기히한 꽃이 갓 봉오리 맺는다

靑春鸚鵡(청춘앵무) : 싱그런 앵무새들

楊柳樓臺(양류누대) : 버들 사이 누대에 논다

碧山人來(벽산인래) : 푸른 산에 사람이 찾아와

淸酒滿杯(청주만배) : 맑은 술이 술잔에 가득하다

生氣遠出(생기원출) : 생기는 멀리 뻗어가고

浮蛆死灰(부저사회) : 식은 재는 붙어있지 않구나

妙造自然(묘조자연) : 교묘히 이루어졌으니

伊誰與哉(이수여재) : 그 누고와 함께 하리오

 

14. 縝密(진밀)

 

是有眞跡(시유진적) : 이곳에 참 자취 있으나

如不可知(여불가지) : 알 수는 없을 것 같도다

意象欲生(의상욕생) : 이미지가 살아나려하니

造化已奇(조화이기) : 조화가 이미 기이하도다

水流花開(수류화개) : 물 흐르고 꽃 피니

淸露未晞(청로미희) : 맑은 이슬이 마르지 않았다

要路悠遠(요로유원) : 중요한 길은 아득히 멀고

幽行爲遲(유행위지) : 그윽한 곳 가는 길도 더디지만 하다

語不欲犯(어불욕범) : 말로는 범하기를 바라지 않고

思不欲癡(사불욕치) : 생각은 어리석어지기를 원하지 않는다

猶春於綠(유춘어록) : 봄날에 초촉 풀빛에 있는 것같고

明月雪時(명월설시) : 흰 눈에 밝은 달빛 비치는 때 같도다

 

15. 疎野(소야)

 

惟性所宅(유성소택) : 성품에 따라 머무나니

眞取弗羈(진취불기) : 천진하게 취하고 얽매이기 않는다

拾物自富(습물자부) : 물건을 주워 사용해도 부자로 여기고

與率爲期(여솔위기) : 언제나 솔직하기를 바란다

築屋松下(축옥송하) : 소나무 아래에 집을 지어

脫帽看詩(탈모간시) : 모자를 벗고서 시를 살펴본다

但知旦暮(단지단모) : 다만 아침과 저녁만 알 뿐

不辨何時(불변하시) : 시간이 어느 때인지를 가리지 못한다

倘然適意(당연적의) : 어쩌다 기분에 맞겠지만

豈必有爲(기필유위) : 어찌 반드시 일부러 그렇게 했겠는가

若其天放(약기천방) : 만약 그것이 천성의 방림이라면

如是得之(여시득지) : 이렇게 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이리라

 

16. 淸奇(청기)

 

娟娟群松(연연군송) : 아름다운 소나무 숲

下有漪流(하유의류) : 아래엔 맑은 물이 흘러간다

晴雪滿汀(청설만정) : 개인 날, 물가에 눈이 가득하고

隔溪漁舟(격계어주) : 개울 건너엔 고기잡이배가 떠있다

可人如玉(가인여옥) : 마음에 맞는 사람 옥 같고

步屐尋幽(보극심유) : 나막신 신고 깊숙한 곳을 찾는다

載行載止(재행재지) : 가다가 또 섰다가 하며 가니

空碧悠悠(공벽유유) : 푸른 하늘은 아득하기만 하노라

神出古異(신출고이) : 옛적의 기이함이 묘하게 나오니

澹不可收(담불가수) : 담담함을 담을 수가 없도다

如月之曙(여월지서) : 달이 밝아지는 듯하고

如氣之秋(여기지추) : 공기가 마치 가을이 된 것 같도다

 

17. 委曲(위곡)

 

登彼太行(등피태행) : 저 태행산에 오르노라니

翠遶羊腸(취요양장) : 푸르름이 구비진 산길을 에워싼다

杳靄流玉(묘애류옥) : 아득한 안개는 옥빛 흐르는 듯

悠悠花香(유유화향) : 꽃향기가 아득히 풍겨나오는구나

力之於時(역지어시) : 이때에 힘을 주어 불어대니

聲之於羌(성지어강) : 호돌기 피리소리가 일어나는구나

似往已回(사왕이회) : 가버린 것 같아도 이미 돌아오고

如幽匪藏(여유비장) : 그윽한 것 같아도 감춰지지 않았구나

水理璇洑(수리선보) : 물은 옥무늬 생긴 못처럼 흐르고

鵬風翶翔(붕풍고상) : 붕새는 바람처럼 날아오르는구나

道不自器(도부자기) : 도는 처음 모양 고집하지 않고

與之圓方(여지원방) : 정황에 따라 둥글게도 모나게도 된다

 

18. 實境(실경)

 

取語甚直(취어심직) : 말을 선택함이 심히 직접적이고

計思匪深(계사비심) : 생각함이 깊지 아니하다

忽逢幽人(홀봉유인) : 숨어 편히 사는 사람 갑자기 만나니

如見道心(여견도심) : 마치 도심을 보는 것 같도다

淸澗之曲(청간지곡) : 맑은 골짝물의 굽이

碧松之陰(벽송지음) : 푸른 소나무 그늘에서

一客荷樵(일객하초) : 한 나그네 나무를 지고

一客聽琴(일객청금) : 한 나그네늘 피리소리를 듣고있다

情性所至(정성소지) : 성정이 가는 곳에 있지

妙不自尋(묘불자심) : 묘하게 자의로 찾지는 않는다

遇之自天(우지자천) : 하늘로부터 우연히 얻었지만

冷然希音(냉연희음) : 맑게 울리는 드문 소리일 것이다

 

19. 悲慨(비개)

 

大風捲水(대풍권수) : 큰 바람이 물을 말아올리고

林木爲摧(임목위최) : 숲의 나무들이 바람에 꺾인다

意苦若死(의고약사) : 마음이 괴로워 죽을 것 같아

招憩不來(초게불래) : 쉬어가게 불러도 오지 않는다

百歲如流(백세여류) : 인생 백년이 흐르는 물 같이 지나고

富貴冷灰(부귀냉회) : 부귀영화는 차가운 재가 되었다

大道日往(대도일왕) : 대도는 날마다 멀어지니

若爲雄才(약위웅재) : 웅대한 재주는 어떻게 되었는가

壯士拂劍(장사불검) : 장사는 검을 털어버리고

泫然彌哀(현연미애) : 확연히 슬픔이 가득하도다

蕭蕭落葉(소소낙엽) : 쓸쓸히 낙엽지고

漏雨蒼苔(누우창태) : 빗물은 푸른 이끼에 떨어진다

 

20. 形容(형용)

 

絶佇靈素(절저영소) : 잠념을 끊고 신령한 바탕을 기다리면

少回淸眞(소회청진) : 조금 후 대상의 맑고 참된 모습으로 돌아간다

如覓水影(여멱수영) : 물의 그림자를 찾는 듯 하고

如寫陽春(여사양춘) : 따뜻한 봄을 그려내는 듯하여라

風雲變態(풍운변태) : 바람과 구름의 변화하는 모양

花草精神(화초정신) : 꽃과 풀의 정채로움이라

海之波瀾(해지파란) : 바다의 찬란한 물결

山之嶙岣(산지린구) : 산의 험준하고도 높음이라

俱似大道(구사대도) : 모두가 대도와 유사하니

妙契同塵(묘계동진) : 묘하게 결합되어 속세와 같도다

離形得似(이형득사) : 형태를 떠나 유사함을 얻으면

庶幾斯人(서기사인) : 이 사람과 거의 가까워지느니라

 

21. 超詣(초예)

 

匪神之靈(비신지령) : 정신의 영묘함이 아니고

匪幾之微(비기지미) : 심기의 미묘함도 아니니라

如將白雲(여장백운) : 흰구름을 거느린다면

淸風與歸(청풍여귀) : 맑은 바람과 함께 돌아간다

遠引若至(원인약지) : 멀리 당겨 그곳에 이른 것 같으나

臨之己非(임지기비) : 가보면 이미 그것이 아니니라

少有道契(소유도계) : 어려서 도와 합치함이 있어

終與俗違(종여속위) : 끝내 세속과는 맞지 않는다

亂山喬木(난산교목) : 어지러이 많은 산에 높이 솟은 나무

碧苔芳暉(벽태방휘) : 푸른 이끼에 꽃다운 봄빛이로다

誦之思之(송지사지) : 그것을 외우고, 그것을 생각하니

其聲愈稀(기성유희) : 그 소리 더욱 희미해지는구나

 

22. 飄逸(표일)

 

落落欲往(낙락욕왕) : 처져서 가려고

矯矯不群(교교불군) : 교교히 무리에 어울리지 않는다

緱山之鶴(구산지학) : 구산의 학이요

華頂之雲(화정지운) : 화산 봉우리의 구름이라

高人畵中(고인화중) : 유명한 화가의 그림 속에

令色絪縕(영색인온) : 아름다운 빛 온기에 싸여있다

鄕風蓬葉(향풍봉엽) : 바람을 향한 쑥잎

泛彼無垠(범피무은) : 저 먼 곳에 띄워 끝없이 흘러간다

如不可執(여불가집) : 만약 잡을 수 없을 것도 같고

如將有聞(여장유문) : 장차 소식이 있을 것도 같도다

識者已傾(식자이경) : 아는 자는 이미 그것에 기울어지고

期之愈分(기지유분) : 그것을 기대할수록 더욱 나누어지기만 한다

 

23. 曠達(광달)

 

生者百歲(생자백세) : 인생백년

相去幾何(상거기하) : 서로 떨어짐이 얼마인가

歡樂苦短(환락고단) : 환락과 고단함

憂愁實多(우수실다) : 우수가 실로 많도다

何如尊酒(하여존주) : 술 한 말 함이 어떤가

日往煙蘿(일왕연라) : 날마다 안개 낀 댕댕이 넌출 찾는다

花覆茆簷(화복묘첨) : 꽃은 초가집 처마를 덮고

疏雨相過(소우상과) : 성긴 비는 지나간다

倒酒旣盡(도주기진) : 술잔을 기울여 다 마시고

杖藜行歌(장려행가) : 지팡이 짚고 걸으며 노래를 부른다

孰不有古(숙불유고) : 누가 예스러움을 지니지 않으리

南山峨峨(남산아아) : 남산처럼 높고도 높도다

 

24. 流動(유동)

 

若納水輨(약납수관) : 물 모으는 바퀴채 같고

如轉丸珠(여전환주) : 구르는 궁근 구슬 같기도 하다

夫豈可道(부기가도) : 어찌 말로 할 수 있으랴

假體遺愚(가체유우) : 그래서 형체를 빌려 우매한 자에게 남긴다

荒荒坤軸(황황곤축) : 지축은 황막하고

悠悠天樞(유유천추) : 천축은 아득하기만 하구나

載要其端(재요기단) : 그 단서만 찾으면

載同其符(재동기부) : 그 작요은 같을 것이니라

超超神明(초초신명) : 신명은 초연하여

返返冥無(반반명무) : 어두운 무의 세계로 돌아가는구나

來往千載(내왕천재) : 천년을 왕래하나니

是之謂乎(호지위호) : 이를 두고 이르는 것인가

 

25 崇意

 

虞舜教夔,曰『詩言志』。何今之人,多辭寡意.意似主人,辭如奴婢。

主弱奴強 呼之不至。穿貫無繩,散錢委地。開千枝花,一本所繫。

 

26 精思

 

疾行善步,兩不能全。暴長之物,其亡忽焉。文不加點,興到語耳。

孔明天才,思十反矣。惟思之精,屈曲超邁。人居屋中。我來天外。

 

27 博習

 

萬卷山積,一篇吟成。詩之與書,有情無情。鐘鼓非樂,捨之何鳴?

易牙善烹,先羞百牲。不從糟粕,安得精英?曰『不關學』,終非正聲。

 

28 相題

 

古人詩易,門戶獨開。今人詩難,群題紛來。專習一家,硜硜小哉!

宜善相之,多師為佳。地殊景光,人各身分。天女量衣,不差尺寸。

 

29 選材

 

用一僻典,如請生客。如何選材,而可不擇?古香時豔,各有攸宜。

所宜之中,且爭毫釐。錦非不佳,不可為帽。金貂滿堂,狗來必笑。

 

30 用筆

 

思苦而晦,絲不成繩。書多而壅,膏乃滅燈。焚香再拜,拜筆一枝。

星月驅使,華岳奔馳。能剛能柔,忽斂忽縱。筆豈能然?惟悟所用。

 

31 理氣

 

吹氣不同,油然浩然。要其盤旋,總在筆先。湯湯來潮,縷縷騰煙。

有餘於物,物自浮焉。如其客氣,冉猛必顛。無萬里風,莫乘海船。

 

32 布格

 

造屋先畫,點兵先派。詩雖百家,各有疆界。我用何格?如盤走丸。

橫斜操縱,不出於盤。消息機關,按之甚細。一律末調,八風掃地。

 

33 擇韻

 

醬百二甕,帝豈盡甘?韻八千字,人何亂探。次韻自繫,疊韻無味。

鬥險貪多,偶然遊戲。勿瓦缶撞,而銅山鳴。食雞取跖,烹魚去丁。

 

34 尚識

 

學如弓弩,才如箭鏃。識以領之,方能中鵠。善學邯鄲,莫失故步。

善求仙方,不為藥誤。我有禪燈,獨照獨知。不取亦取,雖師勿師。

 

35 振采

 

明珠非白,精金非黃。美人當前,爛如朝陽。雖抱仙骨,亦由嚴妝。

匪沐何潔?非熏何香?西施蓬髮,終竟不臧。若非華羽,曷別鳳皇。

 

36 結響

 

金先於石,餘響較多。竹不如肉,為其音和。詩本樂章,按節當歌。

將斷必續,如往復過。蕭來天霜,琴生海波。三日繞梁,我思韓娥。

 

37 取徑

 

揉直使曲,疊單使複,山愛武夷,為遊不足。擾擾闤闠,紛紛人行。

一覽而竟,倦心齊生。幽徑蠶叢,是誰開創?千秋過者,猶祀其像。

 

38 知難

 

趙括小兒,兵乃易用。充國晚年,愈加持重。問所由然,知與不知。

知味難食,知脈難醫。如此千秋,萬手齊抗。談何容易?著墨紙上。

 

39 葆真

 

貌有不足,敷粉施朱。才有不足,徵典求書。古人文章,俱非得已。

偽笑佯哀,吾其優矣。畫美無寵,繪蘭無香。揆厥所由,君形者亡。

 

40 安雅

 

雖真不雅,庸奴叱詫。悖矣曾規,野哉孔罵。君子不然,芳花當齒。

言必先王,左圖右史。沈夸微栗,劉怯題糕。想見古人,射古為招。

 

41 空行

 

鐘厚必啞,耳塞必聾。萬古不壞,其惟虛空。詩人之筆,列子之風。

離之愈遠,即之彌工。儀神黜貌,借西搖東。不階尺水,斯名應龍。

 

42 固存

 

酒薄易酸,棟撓易動。固而存之,骨欲其重。視民不佻,沉沉為王。

八十萬人,九鼎始扛。重而能行,乘百斛舟。重而不行,猴騎土牛。

 

43 辦微

 

是新非纖,是淡非枯。是朴非拙,是健非麤。急宜判分,毫釐千里。

勿混淄、澠,勿眩朱紫。戒之戒之!賢智之過。老手頹唐,才人膽大。

 

44 澄滓

 

描詩者多,作詩者少。其故云何?渣滓不少。糟去酒清,肉去洎饋。

寧可不吟,不可附會。大官筵饌,何必橫陳?老生常談,嚼蠟難聞。

 

45 齋心

 

詩如鼓琴,聲聲見心。心為人籟,誠中形外。我心清妥,語無煙火。

我心纏綿,讀者泫然。禪偈非佛,理障非儒。心之孔嘉,其言藹如。

 

46 矜嚴

 

貴人舉止,咳唾生風。優曇花開,半刻而終。我飲仙露,何必千鍾?

寸鐵殺人,寧非英雄?博極而約,淡蘊於濃。若徒澩□,非浮邱翁。

 

47 藏拙

 

晝贏宵縮,天不兩隆。如何弱手,好彎強弓。因謇徐言,因跛緩步。

善藏其拙,巧乃益露。右師取敗,敵必當王。霍王無短,是以無長。

 

48 神悟

 

鳥啼花落,皆與神通。人不能悟,付之飄風。惟我詩人,眾妙扶智。

但見性情,不著文字。宣尼偶過,童歌「滄浪」。聞之欣然,示我周行。

 

49 即景

 

混元運物,流而不注。迎之未來,攬之已去。詩如化工,即景成趣。

逝者如斯,有新無故。因物賦形,隨影換步。彼膠柱者,將朝認暮。

 

50 勇改

 

千招不來,倉猝忽至。十年矜寵,一朝捐棄。人貴知足,惟學不然。

人功不竭,天巧不傳。如一重非,進一重境。亦有生金,一鑄而定。

 

51 著我

 

不學古人,法無一可。竟似古人,何處著我?字字古有,言言古無。

吐故吸新,其庶幾乎?孟學孔子,孔學周公。三人文章,頗不相同。

 

52 戒偏

 

抱杜尊韓,托足權門。苦守陶韋,貧賤驕人。偏則成魔,分唐界宋。

霹靂一聲,鄒魯不鬨。江海雖大,豈無瀟、湘?突夏自幽,亦須廟堂。

 

53 割忍

 

葉多花蔽,詞多語費,割之為佳,非忍不濟。驪龍選珠,顆顆明麗。

深夜九淵,一取萬棄。知熟必避,知生必避。入人意中,出人頭地。

 

54 求友

 

游山先問,參禪貴印。閉門自高,吾斯未信。聖求童蒙,而況於我?

低棋偶然,一著頗可。臨池正領,倚鏡裝花。笑倩傍人,是耶非耶?

 

55 拔萃

 

同鏘玉珮,獨姣宋朝。同歌苕花,獨美孟姚。拔乎其萃,神理超超。

布帛菽粟,終遜瓊瑤。<折楊〉<皇荂〉敢望〈鈞韶〉。請披采衣,飛入丹霄。

 

56 滅跡

織錦有跡,豈曰蕙娘?修月無痕,乃號吳剛。白傅改詩,不留一字。

今讀其詩,平平無異。意深詞淺,思苦言甘。寥寥千年,此妙誰探?

 

簡齋先生之詩,梨棗久登,傳布未廣。今讀《三十二品》而《小倉山房全集》可概見矣。鴛鴦繡出,甘苦自知,直足補表聖所未及,續云乎哉?丙午夏五月,鮑君以文舟中舉手鈔本見視,即假歸校錄,用識欣賞。震澤楊復吉識。

**** 續詩品 袁枚

余愛司空表聖《詩品》,而惜其祇標妙境,未寫苦心;為若干首續之。陸士龍云:『雖隨手之妙,良難以詞諭。』要所能言者盡於是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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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의 구성 法則 살펴보기

 

 

지난번에도 말했듯이 시법에는 1, 3, 5 불론이 있습니다.

 

곧 1, 3, 5자는 평측을 논하지 않는다는 뜻인데, 하지만 그로 인해 여러가지 범칙(犯則,시의 규칙을 어기는 것)을 유발하니 아래의 규칙을 잘 염두해 두고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① 고평(孤平): 측성과 측성 사이에 평성이 홀로 있는 경우.

 

 

●○●●●○●

 

 

고측(孤仄): 평성과 평성 사이에 측성이 홀로 있는 경우.

 

 

○●○○○●○

 

 

오언절구는 제1구의 두번째 자가 孤平, 孤仄이 되면 범칙(犯則)이다. 칠언시에서는 絶句나 律詩나 매 韻行마다 4번째 자가 고평이나 고측이 되면 犯則이다.

 

 

② 하삼련(下三聯): 매 구의 아래 세 글자가 높거나(三字高) 낮은(三字平) 경우.

 

 

●●○○●●● → 三字高

 

 

○○●●○○○ → 三字平

 

 

하삼련은 모두 犯則이다.

 

 

③ 봉요(蜂腰): 매 구의 가운데 글자가 홀로 낮은 경우로 역시 犯則이다.

 

 

●●●○●●●

 

 

이럴 경우 일반적으로 5자를 낮추어 범칙을 면한다.

 

 

●●●○○●●

 

 

④ 학슬(鶴膝): 매 구의 가운데 글자가 홀로 높은 경우로 역시 犯則이다.

 

 

○○○●○○○

 

 

역시 5자를 높여서 범칙을 면한다.

 

 

○○○●●○○

 

 

⑤ 범제(犯題): 시 제목을 정한 후, 그 제목 글자가 承句나 轉句에 들어가면 犯則이다. 가령 雪松이라는 시제로 시를 짓는다면, 雪자나 松자가 承句나 轉句에 들어 있으면 犯則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승구나 전구에 사용하더라도 雪과 松을 대로 사용할 경우는 무관하다.

 

 

靑松千古主 ↔ 白雪北方賓

 

 

○○○●● ●●●○○

 

 

(푸른 소나무는 천고의 주인이요 ↔ 흰 눈은 북방의 손님이로다.)

 

 

범제는 4자 이내의 제목에 적용되고, 5자 이상의 긴 제목일 경우는 무관하다.

 

 

⑥ 2, 4不同 2, 6同: 매구의 2, 4자는 평측이 달라야 하고, 2, 6자는 평측이 같아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역시 犯則이다.

 

 

⑦ 몽상렴(蒙上簾): 명사를 사용하다 보면 부득이 평측이 안 맞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부득이 평측을 바꾸어 적용하는데 이를 몽상렴이라 한다. 예를 들면,

 

三姓傳神水宮殿 삼성의 정신 전하는 수궁전

○●○○●○○

 

 

水와 宮의 평측이 부득이 바꾸어져 2, 6동에 맞지 않으나, 이는 몽상렴이 적용되어 水와 宮의 평측이 바꾸어서 적용되므로 범칙이 아니다.

 

 

⑧ 상체렴(相替簾): 상체렴은 옆구의 같은 번째 글자와 평측을 바꾸어 사용한다는 것으로, 칠언시에서는 5, 6자가 적용되고, 오언에서는 3자가 적용된다.

 

 

馬去無返 天孫何處遊 인마는 가서 돌아오지 않고 천손은 어디에 있나

●●●○● ○○○●○

 

 

여기서 去와 何는 평측을 서로 바꾸어 사용하였다.

 

⑨ 시유십기(詩有十忌)

 

㉠ 평두(平頭): 매 구의 첫 자가 모두 낮은 것.

 

㉡ 범제: 전항 참조.

 

㉢ 항직(項直): 매 운행에서 위 세 글자가 높은 것. 5자를 낮추면 무관.

 

●●●○●●○ → ●●●○○●○

 

㉣ 반목(返目): 매

 

운행에서 2, 3자가 높은 것. 5자를 낮추면 무관

 

○●●○●●○ → ○●●○○●○

 

㉤ 실제(失題) : 제목의 뜻이 없는 것.

 

㉥ 위렴(違簾) : 평측이 불합한 것.

 

㉦ 고렴불합(股簾不合) : 일명 가시개簾이며, 구와 구 사이의 평측 연결이 아니된 것. 실점(失점=黍+占) 이라 고도 한다.

 

㉧ 대불합(對不合) : 대의 단어가 맞지 않는 것.

 

㉨ 삼자고 : 전항 참조.

 

㉩ 첩자(疊字): 한시 일수 내에서는 同一字 사용불가. 단 같은 句에는 무관함.

 

⑩ 시유팔병(詩有八病)

 

㉠ 평두(平頭): 전항참조

 

㉡ 상미(上尾): 율시에서 매구 마지막 글자가 평·상·거·입성을 모두 갖춘 것을 이상적으로 생각 하였는데, 암운구를 제외한 나머지 구의 측성중 세자가 같으면 대병, 네자가 같으면 엄중한 상미이다.

 

㉢ 봉요(蜂腰): 전항참조

 

㉣ 학슬(鶴膝): 전항참조

 

㉤ 대운(大韻): 압운한 운목의 글자를 시구에 쓰지 않음.

 

㉥ 소운(小韻): 압운한 운목의 글자를 오언의 경우 압운자를 제외한 9자에 쓰지 않음.

 

㉦ 방뉴(傍紐): 오언의 경우 압운을 田(先目)자를 사용하였으면 압운자를 뺀 나머지 9자 가운데 음이 같은 年, 天과 같은 글자를 사용할 수 없다.

 

㉧ 정뉴(正紐): 소뉴라고도 함. 10자 가운데 壬(侵)자를 사용하고 다시 壬자가 든 다른 단어도 사용하지 않 음.

 

 

 

1. 평측이 표시된 한한자전 -

<새한한사전>, 동아출판사 (추천)

<한한대자전>, 민중서림

 

2. <어정규장전운> - 보경문화사, 이화문화출판사

- 학민문화사 본은 <전운옥편> 합본(추천)

 

3. 한시입문서 -

<한시형식론>, 신용호 편술, 전통문화연구회

<한시입문>, 이동종저. 보경문화사

<한시연습>, 김병기저, 보고사 (추천)

<한시의 이론>, 김상홍저, 고려대학교출판부

<한시운율론>, 홍우흠, 영남대출판부

<한문 한시를 쉽게 일고 짓는법>, 박병춘, 이화문화출판사

<한시작법>, ? , 명문당

 

4. <시해운주> 상,하권 - 최해종편,탐구당 영인본

- 학민문화사본도 있음

각 운자별로 좋은 詩句, 對句 수록

 

5. <시학함영> - 이동종편, 보경문화사 영인본

주제별로 좋은 對句 수록

 

6. 번역한시집

<한역당시3백수>, 구섭우편저/안병렬역, 계명대출판부

<꽃피자 어디선가 바람불어와>, 김도련 정민, 교학사

<한시의 이해(중국편,한국편)>, 조두현, 일지사

<한국의 한시 1, 2, 3>, 김달진, 민음사

<당시전서>, 김달진, 민음사

<한국선시>, 김달진, 열화당

 

7. 한시감상론

<두보-시와 삶>, 이병주, 민음사

<한국한시비평론>, 이향배, 이회

<한국한시비평론>, 윤인현, 아세아문화사

<한국한시의 이해>, 이병주, 민음사

<중국시가예술연구>, 원행패저 7인공역, 아세아문화사

<시로 읽는 서화의 세계>, 서동형, 이화문화출판사

<중국문학의 이론>, 유약우저 이장우역, 명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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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은 누구나 겪을 수 있고, 실제로 많은 이들이 앓고 있는 질병이지만 병의 특성상 치료법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우울증은 치료를 받지 않는다면 이겨내기 어렵고, 반대로 적절한 치료가 시행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질병이다. 환자는 물론 주변 사람들도 우울증을 이겨내기 위한 다양한 치료법을 제대로 알아둘 필요가 있다.

Part 1 우울증 치료와 약에 얽힌 오해와 진실

 

지금 당장 인터넷 검색창에 '우울증'이라는 단어를 입력해보자. 수많은 정보가 쏟아질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을 비롯한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퍼져 있는 정보 중에는 잘못 알려진 것들도, 정작 궁금한 부분이 빠져 있는 경우도 많다. 이에 우울증과 약물에 얽힌 궁금증을 정신과 전문의 송형석 원장을 통해 직접적으로 파헤쳐봤다.

Q 언제 병원을 찾아야 하나?

여러 가지 외부적 자극으로 인해 지쳤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일시적으로 무기력한 상태가 나타난다면 가벼운 우울증에 해당하므로 병원 치료를 받지 않아도 무방하다. 하지만 우울감, 무기력함, 짜증 등으로 인해 일상·사회생활이 어긋나는 느낌을 받는다면 전문의와 상담을 하는 것이 좋다. 우울증 진단 기준에 따른 '우울증 의심' 결과가 나왔을 때도 병원을 찾아 상담과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도록 한다.

Q반드시 약물치료를 받아야 하나?


우울증 진단 후 가장 먼저 시행하는 것이 약물치료다. 우울증은 단순한 기분의 변화 문제가 아니라 신경전달물질 변화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이상 증상을 일으키는 '질병'이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과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병원에서는 1차적으로 항우울제를 사용해 치료를 한다. 주로 작용하는 신경전달물질 시스템에 따라 프로작, 루복스, 파실 등 SSRI(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계나 이팩사, 삼발타 등 SNRI(Serotonin and Norepinephrine Reuptake Inhibitor·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차단제)계의 약물을 사용한다.

Q 우울증 약 복용에 따른 부작용이 많지 않나?


1999년을 기점으로 정신과에서 사용하는 약물이 크게 바뀌었다. 과거 주로 처방했던 TCA(삼환항우울제) 계열 약물은 살이 찌거나 잠이 많이 오는 등 부작용을 동반하는 확률이 높았지만, 지금은 부작용은 없으면서도 충분한 효과를 나타내는 약물이 개발돼 널리 사용되고 있다. 약을 복용함으로 인해 겪을 수 있는 증상으로는 △입 안이 마른다 △변비가 생긴다 △소화가 잘 안 된다 △졸리거나 잠이 안 온다 등이 있지만 자신의 몸 상태 여부에 따라 겪을 수 있는 것으로 지속적인 부작용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보통 이 정도는 종류와 상관없이 약을 복용했을 때 공통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며 오히려 우울증 약은 다른 약에 비해 간 등 타 장기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Q 내성이 생길까봐 걱정이 되는데 약은 얼마나 먹어야 하나?

 

일반적으로 항우울제는 그 효능이 수일~수주에 걸쳐 나타나므로 적어도 6주 정도는 복용을 해야 하며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최소 6개월 정도 계속적으로 먹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환자의 몸 상태나 환경 변화에 따라 기간을 조절하게 된다. 내성 때문에 약 복용 용량을 점차 늘려나가야 한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한 번 일정 용량이 정해지면 거의 그대로 유지된다.

Q 임신 우울증을 겪는 이들이 많은데 임신 중에 약을 먹어도 되나?

아무래도 임신 중에는 약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만 우울증 증세가 심해지면 임신부와 태아 모두에게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그 정도가 심각하다면 임신 3분기 정도에는 소량을 사용하기도 한다. 출산 후 우울증이 심할 때는 모유 수유를 중단하고 전문가와 상의 후 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Q 우울증 치료 기록이 남아서 문제가 되지는 않나?

우울증 치료를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가 '정신과에 다닌 기록 때문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취업할 때 회사에서 정신과 치료 기록을 조회한다'는 등 여러 소문이 있지만 이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 물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이나 약물을 처방받은 여부는 기록으로 남지만 이는 모든 질병에 해당하는 것이며, 실질적으로 본인이 아니라면 그 누구도 의료 기록을 함부로 열람해볼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의료법에 따르면 배우자나 가족이라 해도 본인의 동의 없이는 진단서조차 뗄 수 없고, 기업은 물론 공공기관에서도 기록을 조회할 수 없도록 명시하고 있다.

Q 우울증 약물치료를 하면 보험에 가입할 수 없다고 하던대?

사보험시장에서는 보통 우울증 환자의 가입을 허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회사마다 우울증 약물치료를 받는 환자는 '위험보험군'으로 분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에는 고혈압이나 당뇨의 경우에도 '위험보험군'에 속해 보험 가입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관련 환자들의 지속적인 요청과 항의에 의해 지금은 심사를 통해 가입을 허용해주는 케이스가 늘어난 것. 최근에는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하더라도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는 의사의 소견이 있다거나, 과거 치료를 받았어도 6개월 내 재발하지 않았다는 등의 경우에는 심사를 거쳐 가입을 허용한다는 규약을 적용하는 곳이 생겨나고 있다. 환자를 비롯한 주변인들이 적극적으로 정신과 치료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바로잡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Q 우울증은 완치가 불가능한가?


우울증은 적극적인 치료와 실천을 통해 충분히 완치가 가능하다. 다만, 사람마다 재발 가능성은 각각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타고난 기질과 위기관리 능력 정도, 환자를 둘러싼 환경의 변화에 따라 재발할 수는 있지만 완치가 불가능한 병은 결코 아니다.

Part 2 우울증을 극복하는 다양한 치료법


1 약물 외 병원 치료

심한 우울증 환자들에게는 전기경련 치료 등의 방법을 적용하기도 한다. 우울증이 지속적으로 재발하거나 약물치료에 저항을 보일 때도 시행한다. 특히 현실과 심각하게 분리된 망상이 심각한 환자와 자살 위험이 있는 환자에게는 전기경련 치료가 효과적이다.

또 '계절성 우울증' 환자 등을 중심으로는 매일 일정량의 밝은 빛을 쬐게 하는 광선치료도 실시한다. 방사선을 이용해 뇌의 특정 부위를 치료하기도 한다.

2 인지·행동 요법


우울증 환자의 대부분은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하기 때문에 쉽게 패배감에 젖어들고 삶의 의욕을 잃게 된다. 따라서 인지·행동 요법을 통해 자신이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고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도록 유도해야 한다.

 

우울증을 겪는 이들이 가장 많이 저지르는 것이 바로 인지적 오류다. 이들은 특별한 이유나 근거가 없는데도 부정적인 결론 및 추측을 하고 상황에 집중한다. 이를 바꾸기 위해서는 의도적으로 뇌를 트레이닝해 세상을 보는 관점을 변화시켜야 하는데,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상대에 대한 기대치를 '0'으로

우울증 환자들은 '내가 당신을 위해서, 혹은 무언가를 위해서 희생했다'는 논리를 갖는 경우가 많다. 우선 이러한 생각을 떨쳐버리는 연습을 하자. 어떠한 행동 뒤에 특별한 대가나 반응이 따른다면 감사한 것이고, 설령 없다고 해도 스스로 원하는 일을 한 것이므로 그 자체로 만족한다는 생각을 갖도록 연습한다.

# 나 자신 때문에

이 세상 어떤 일도 '~ 때문에' 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 상태도 '~ 때문에' 생긴 것은 결코 아니다. '남편 때문에, 자식 때문에'가 아닌 '나 때문에' 움직이는 것이며 지금 내가 화가 나고 슬프고 속상한 것도 그 어느 누구 때문이 아닌 '나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 오직 이 순간

우리는 지나간 과거에 집착하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지금 이 순간을 놓치며 살아간다. 현재를 충분히 즐기고 집중한다면 굳이 연연하지 않아도 지금 이 순간들이 모인 과거와 미래는 당연히 알차고 밝아질 것이다.

# 감정은 밖으로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은 대부분 감정 표현에 무척 서툴다. 우울증을 극복하고 싶다면 참거나 삭이지 말고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짜증이 난다면 소리를 크게 낸다거나 고민이 생기면 가까운 사람에게 의식적으로라도 털어놓으면서 감정을 표출하도록 한다.

 

3 컬러테라피


컬러테라피는 색으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의 기질과 상태를 분석하고 감정을 개선시키는 치료법이다. 형형색색의 색에는 사람의 무의식이 반영되어 있다고 보고 그 원인을 찾아 분석한 뒤 색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데 초점을 둔다.

한양방 의료센터 '삶'의 박지숙 소장은 컬러테라피로 우울증을 치료할 때 우선 환자의 타고난 오행을 분석하는 과정을 시행한다. 사람을 오행 체질로 분류하는 것처럼 정신적으로도 오행 타입이 있다고 보는데, 타고난 체질이 각자 다르듯 사람마다 필요한 빛깔과 원하지 않는 빛깔이 존재하므로 이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년월일과 전문가의 상담 및 분석을 통해 성향과 맞춤색을 찾아내고 나면 '오라소마'에 대한 상담이 이루어진다.

'오라'는 빛과 호흡 등을 상징하며, '소마'는 몸에 살아 있는 에너지를 뜻한다. 여러 빛깔로 이루어진 컬러 병 중에서 자신이 끌리는 것을 차례로 선택해 자신의 과거 모습, 단점, 현재 모습, 문제점, 미래에 대해 상담하며 '내가 나를 만나는 시간'을 갖게 된다. 환자의 '소울 컬러를 정확하게 파악한 뒤에는 현재 우울증을 겪고 있는 부정적 정서·신체 상태에 따라 '힐링 컬러'를 결정하게 된다. '힐링 컬러'는 우울증 환자에게 안정감, 편안함, 즐거움 등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에 건강한 정서와 회복 상태를 찾게 해준다. 예를 들어 붉은색 에너지가 부족한 사람이라면 실생활에서 붉은색 사물을 가까이하게 하고 상상 요법을 시행하며 붉은색 기운을 얻도록 유도한다.

컬러테라피의 효과는 색이라는 중간 매개체를 통해 환자 스스로가 불확실성을 제거하며 긍정의 상태로 나아가게 한다는 것이다. 빛깔은 가장 깊은 무의식중에 있는 자신을 이해하게 하는 열쇠이므로 자신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게 만든다. 그로 인해 부정적인 생각이나 거부감 대신 자신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어디인지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실천으로 나아가게 한다. 자신감과 온전함을 회복하는 데도 효능이 있다.

4 명상치유


뇌를 활성화하고 스트레스를 가라앉히며 자아를 뚜렷하게 자각하게 하는 명상치유는 동양적인 형태의 치료법으로 최근 들어 서양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선(禪) 심리치유 방법이다. 이 치료의 핵심은 자신의 마음을 객관적으로 보고 바꾸는 연습을 하는 것으로, 자극에 대한 정신적인 면역력을 기를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약물 및 인지치료와 함께 시행하면 효과를 증폭시킬 수 있다.

약물 및 인지치료를 '수술'이나 '치료약'에 비유한다면, 명상치유 요법은 '비타민'에 빗댈 수 있다. 환자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과 치료 종결 후에도 그 상태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우울증을 앓게 되는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방법이므로 재발 및 다른 정신적 질병의 발생을 막을 수 있다.

명상치유 치료가 충분히 익숙해지면 장소와 상관없이 혼자서도 얼마든지 명상치유를 할 수 있다. 밥을 먹듯, 습관으로 정착시켜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 명상치유의 예
자신이 편안함을 느끼는 음악을 틀어놓고 가장 편한 자세를 취한다. 숲 속의 새소리나 시중에 나와 있는 '치유음악' 등을 추천한다. 가부좌 자세가 가장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초보가 하기에는 어렵기 때문에 책상 의자에 앉아서 해도 좋고 반신욕을 하면서 명상을 해도 좋다. 그런 다음 자신의 호흡에 집중해 숨이 들고 나는 것을 헤아려본다. 생명의 가장 근원적 에너지는 호흡이므로 여기에 온 신경을 맞추고 집중을 쉽게 하기 위해 그 수를 세도록 한다. 들이쉬고 내쉬는 것을 하나로 해서 열까지 센다.

굳이 복식호흡을 하려 애쓸 필요는 없다. 평상시 내뱉고 들이쉬는 호흡 그대로 하는 대신 평소보다 천천히 호흡하자. 열까지 세는 것이 쉬울 것 같지만 워낙 여러 가지 생각을 하는 데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호흡에만 집중하는 것이 쉽지 않다. 중간에 다른 생각들이 떠올랐다면 다시 하나로 돌아간다. 그렇게 집중하여 열까지 세는 명상을 매일 꾸준히 하는 것만으로도 우울증을 극복하는 데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Part 3 일상 속 우울증 예방법


1 우울증, 먹어서 치료한다


우울증은 식욕 부진 혹은 과다, 체중 감소 혹은 증가, 불면증 혹은 과다 수면 등 이상 증상을 동반하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탄수화물 중독을 막아라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탄수화물 중독을 겪는 경우가 많다. 정신적으로 우울하고 결핍된 감정을 느끼므로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흰쌀, 빵, 파스타 등을 비롯해 과자, 초콜릿, 각종 디저트 등을 찾기 때문이다. 이러한 음식을 섭취하면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우울한 감정이 사라지지만 곧 급격히 떨어지면서 기분 또한 함께 우울해질 수 있다.

# 오메가 3를 가까이

우울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신경화학물질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하는 데는 오메가 3가 효과적이다. 오메가 3가 풍부한 고등어, 청어, 연어 등의 생선을 비롯해 호두, 땅콩 등의 견과류를 충분히 섭취하도록 한다.

# 좋은 고기를 충분히

'세로토닌'의 원료인 '트립토판'이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 있는 육류도 충분히 먹어주는 것이 좋다. 쇠고기 100g에는 트립토판 180mg, 닭고기 100g에는 트립토판 250mg 정도가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포화지방산은 콜레스테롤 증가뿐 아니라 우울증을 촉진시키는 요인이 되므로 포화지방이 적은 부위로 골라 먹는 것이 중요하다.

# 단백질과 미네랄 챙기기

단백질의 주성분인 아미노산은 뇌 속 화학전달물질의 흡수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즈, 우유, 달걀 등 양질의 단백질을 풍부하게 섭취하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통해 미네랄을 원활히 공급하도록 한다.

# 카페인은 우울증의 적

커피, 콜라, 홍차 등 카페인이 다량 함유된 식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술과 담배 또한 우울증을 유발하는 치명적인 기호식품이다.

2 건강한 생활습관이 최고의 예방법

생리적으로 우울증은 뇌 속 화학물질의 균형이 깨지며 생기는 것이므로 평소 세로토닌의 분해를 막고 농도를 증가시킬 수 있는 활동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하는 햇볕을 쬐는 시간을 늘리도록 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뇌 속 산소 혈류량을 증가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루 30분 정도, 일주일에 3회 이상 걷기운동을 하는 것이 우울증 예방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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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명차의 감별방법

 

 

서호용정, 철관음, 벽라춘, 신양모첨, 도균모첨, 황산모봉, 육안과편, 기문홍차, 무이암차, 군산은침은 모두 중국 10대 명차라 불리며 향기로운 이름이 널리 알려지며, 다인들 사이에 상품으로 인식되었으며, 근래에 와서는 10대 명차의 가짜들이 많이 나타나게 되었다. 아래에는 명차들의 주요 특징과 가짜 식별 방법을 소개하였다.

1. 서호용정(西湖龍井)

산지는 절강성 항주 서호구이다.

편형의 찻잎은 작고 연하다. 선형은 고르고 넓이도 일률이며 녹황색을 띄고 있고, 손으로 만져보면 매끈하다. 일아일엽 혹은 이엽으로 만든다. 속잎은 잎보다 길기만 일반적으로 3cm를 넘지 않는다. 잎은 모두 송이를 이루고 줄기나 부스러기를 포함하지 않고, 작고 정교하며 영롱하다. 용정차의 맛은 맑고 향기롭다. 가짜는 풋내가 나며 줄기가 많이 섞여 있고 손으로 만져보면 매끈하지 않다.

2. 벽라춘(碧螺春)

산지는 강소성 오현 태호(江蘇吳縣太湖)의 동정산 벽라봉이다.

백호가 뚜렷한 일아일엽으로 길이는 1.5cm정도이며 500g의 벽라춘을 만드는데 드는 속잎의 갯수는 5.8만~7만 개이다. 잎은 백호가 많고 구부러져 있으며 잎은 구부러진 연한 녹색이다. 엽저는 어리고 부드러우며 모두 고르고 밝다. 가짜는 일아이엽으로 만들며, 찻잎 길이가 고르지 못하고 황색을 띈다.

3. 신양모첨(信陽毛尖)

산지는 하남성 신양 차운산(河南信陽車雲山)이다.

외형은 작고 둥글고 반짝이며 곧고 단단한 선형이다. 향이 신선하고 엽저는 연한 녹색에 고르다. 일반적으로 일아일엽 혹은 일아이엽이다. 가짜는 일아이엽이며 엽저가 길고 고르지 못하며 황색을 띈다.

4. 군산은침(君山銀針)

산지는 호남성 악양의 군산(湖南岳陽君山)이다.

아직 벌어지지 않은 통통하고 여린 속잎으로 만든다. 속잎은 통통하고 곧으며 크기와 모양이 고르며 융모가 가득 덮여 있다. 빛나는 황금색을 띄고 있으며 향이 맑고 신선하다. 탕색은 연한 황색이며 맛은 달고 상쾌하다. 우려내면 속잎이 수면을 향해 수직으로 나란히 떠 있다가 찻잔 바닥을 향해 천천히 가라앉는데, 마치 죽순이 땅을 뚫고 나오는 것 같기도 하고, 은칼이 세워져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가짜는 풋내가 나고 우릴 때 찻잎이 수직으로 서지 않는다.

5. 육안과편(六安瓜片)

안휘성 육안과 금채(安徽六安,金寨) 2현에 걸쳐 있는 제운산(齊雲山)이다. 외형은 평편하고 찻잎 하나하나를 아래 위를 자른다. 윤기있는 녹색을 띄고 약간 위를 향해 구부러져 있으며 해바라기 씨와 유사한 모양을 하고 있다. 청아한 향이 고상하고 탕색은 청록색을 띈다. 끝맛이 달고 엽저는 두껍고 실하며 밝다. 가짜는 맛이 약간 쓰고 색도 약간 노랗다.

6. 황산모봉(黃山毛峰)

산지는 안휘성섭현 황산(安徽歙峴黃山)이다.

외형은 작고 부드럽고 약간 구부러졌다. 찻잎이 통통하고 고르며 뾰족하다. 약간 작설과 닮았으며 잎은 황금색을 띄는데 윤기있고 연한 녹색이다. 향은 맑고 신선하다. 탕색이 맑고 깨끗하며 등황색에 맑다. 맛은 깨끗하고 진하며 끝맛이 달다. 엽저는 오무라져 있는데 두껍고 선명하다. 가짜는 황토색에 맛이 쓰며 엽저가 오무라지지 않는다.

7. 기문홍차(祁門紅茶)

산지는 안휘성 기문현(安徽祁門)이다.

차는 홍갈색을 띄고 있으며, 길이는 0.6~0.8cm 정도이다. 맛이 진하고 강하며 상쾌하다. 가짜는 인공색소를 갖고 있음 맛이 쓰고 떫으며, 연한 황색을 띄고 있고 선형이 고르지 못하다.

8. 도균모첨(都勻毛尖)

산지는 귀주성 도균현(貴州都勻)이다.

찻잎은 연한 녹색에 고르고 가늘고 작으며 짧고 얇다. 처음 나온 일아일엽으로 작설과 비슷하다. 길이가 2~2.5cm이고 외형은 가늘고 단단한 말린 선형이다. 백호가 선명하고 윤기있는 녹색을 띄고 있다. 향이 맑고 부드러우며 신선하고 끝맛이 달다. 탕색은 맑고 투명하며 엽저는 연한 녹색잎이 고르다. 가짜는 옆저가 고르지 못하고 맛이 쓰다.

9. 철관음(鐵觀音)

산지는 복건성 안계현(福建安系縣)이다.

차가 무거워 마치 철과 같고, 형태의 아름다움은 관음과 같다. 주로 나선형이며 윤기있는 어두운 녹색이며, 녹색 꼭지를 갖고 있다, 천연 난꽃향을 갖고 있으며, 탕색은 맑고 투명한 황금색이다. 맛은 깨끗하고 진하며 달큰하다. 한 모금 마시면 약간 쓰지만, 곧 단 맛으로 변한다. 오래 우릴 수 있으며, 엽저를 펼쳐 보면 청록색 잎 가장자리에 붉은 색을 띄고 있으며 윤기있고 두껍다. 차 한 알 한 알(동글동글하게 말린 모양임)마다 줄기가 있는데, 가짜는 잎이 길고 얇으며 대체로 거친 선형에 청록홍양변이 없고 3번 정도 우리고 나면 향과 맛이 없어진다.

10. 무이암차(武夷岩茶)

산지는 복건성 숭안현(福建崇安縣)이다.

외형은 도톰한 선형에 단단하게 말려있으며, 크기와 모양이 균일하며 약간 말리고 구부러진 선형이기 때문에 속칭 "잠자리 대가리(晴qing頭)"라고 불린다. 잎 뒷면에 두꺼비처럼 돌기가 돋아 있어 속칭 두꺼비 등(蛤ma背)이라고 한다. 향이 진하면서도 오묘하며 맛은 진하며서 약간 쓴 맛이 있으며 입을 부드럽고 상쾌하게 한다. 탕색은 맑고 아름다운 등황색이다. 엽저는 밝고 균일하고 가장자리에 주홍이나 홍색의 점이 있고 중앙의 잎은 황록색이며 잎맥은 연한 황색이다. 6~8번 이상 우릴 수 있다. 가짜는 처음부터 맛이 연하고 운치가 떨어지며 어둡고 윤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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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10대명차

 

동계경(중국절강대학 차학계)

차의 종류와 분류는 복잡하고 다양하다. 차의 채취시기에 따라 음력 섣달에 따는 납차(臘茶), 춘분 전후에 따는 사전차(社前茶), 한식의 금화(禁火, 양력 4월5-6일경)이전의 화전차(火前茶), 그 이후에는 화후차(火後茶), 그 중간에 걸쳐 따는 기화차(騏火茶 ), 곡우절(양력 4월20-21일)전에는 우전차(雨前茶), 곡우절 후에 따는 우후차(雨後茶), 입동에 따는 소춘차(小春茶) 등으로 구분하다. 채취한 찻잎을 햇볕에 의해 말리는 일쇄차와 인공적인 방법으로 말리는 차로 나누며, 인공적인 방법에 의해 말린 차는 다시 발효유무에 따라 불발효차(녹차), 발효차(홍차), 부분발효차(우롱차)로 나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차의 분류기준이 우리와 다르다. 중국에서 분류하는 명차의 종류를 알아보자.

 

♤ 중국에서 명차를 선정하는 기준 6가지

명차(名茶)는 어느 정도 지명도가 있는 우량차를 말한다. ‘중국차 명차’에 기재된 명차 선정기준에 근거하면 6가지 종류가 있다.

① 역사 명차. ② 같은 차 종류에서 품질 특성이 우수하고 일찍 차를 아는 사람 및 차 소비자들에게 공인되었으며 기재되어 있는 차. ③ 이미 수출하고 있거나 혹은 국내에서 판매하는 차 중 지명도가 있으며 비교적 높은 경제 가치를 가지고 있는 차. ④ 차 생산지역의 자연조건이나 차나무 품종이 우수하여 차의 독특한 품질을 구비하여 세상에 알려진 차. ⑤ 독특한 맛으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기타 차들과 비교해 볼 때 대체될 수 없는 차. ⑥ 찻잎의 외형이 아름다워 예술작품으로 볼 수 있는 차 등으로 나뉜다. 간단히 말하면 명차는 소비자들에 의해 공인되고 높은 경제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외형과 품질이 모두 우수하고 품격이 독특한 상품차를 말한다.

오늘 여러분들에게 소개해 드리고자 하는 10가지 전통 명차는 모두 역사가 유구하고 세상에 널리 알려진 우량종 역사 명차이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 차들은 여전히 놓은 지명도와 경제 가치를 가지고 있다. 아래 그 이름을 소개한다. 녹차류 : 서호용정(西湖龍井), 동정벽라춘(洞庭碧螺春), 황산모봉(黃山毛峰), 노산운무(盧山雲霧). 황차류 : 군산은침(君山銀針). 흑차류 : 운남보이(雲南普洱). 홍차류 : 기문홍차(祁門紅茶). 백차류 : 정화 백호은침(政和白毫銀針). 오룡차류 : 무이암차(武夷岩茶), 안계 철관음(安溪 鐵觀音).

 

1. 서호용정(西湖龍井) - 녹차류

▷ 생산지 자연조건 : 서호용정은 중국 절강성 항주시 서호구에서 생산된다. 이 지역은 강서 구릉지대에 위치해 있고 북 아열대 남원계절풍기후에 속하며 축축하고 안개가 많다. 토양은 영양원소 및 유기질 함량이 풍부한 사양토이다. 주요한 차 재배종류는 전통적인 용정차 종류로써 새로 선정한 종류에는 용정43(龍井43), 용정장엽(龍井長葉) 등이 있다.

▷ 품질특성 : 서호용정은 특급, 1~8급으로 나뉜다. 그 중 특급은 3개 등급으로 나뉘며 기타는 각기 5개 등급으로 나뉜다. 특급 및 1~3급은 고급차에 속한다. 우량한 찻잎 외형은 평편하고 매끄러우며 수직으로 곧고, 크기가 고르며, 솜털이 숨겨져 있으며 색상이 파랗거나 혹은 옅은 푸른색이다. 차탕은 파랗고 맑으며 향이 산뜻하고 오래 지속되며 맛은 신선한 단맛이며 잎 뒷면이 파랗고 송이로 되어 있다.

▷ 역사 연혁 : 서호용정차는 그 산지에 이름난 우물인 용정이 있어 우물 이름을 본 따 지었다. 용정은 우물 이름, 절 이름, 지명, 차나무 종류명 및 차이름 등 여러 가지로 사용된다. 옛날에 한 승려가 용정천에 절을 짓고 차를 심었는데 그 품질이 우수하여 세상 사람들에게 점차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청나라 건륭(乾隆)황제는 항주를 유람할 때 호공묘 노용정사(胡公廟老龍井寺)에서 차를 마셔보고 높이 평가하면서 절 앞에 있는 18그루의 차나무를 “어다(御茶)”라고 봉했는데 그로부터 서호용정차의 명성은 점점 높아져 세계에서도 이름난 중국 명차로 되었다.

▷ 제다 공예 : 서호용정차의 찻잎 채집 기준은 아주 엄하다. 특급 용정차는 찻잎을 딸 때 1아 1엽(1芽 1葉)이고, 차순이 찻잎보다 길어야 하며 길이는 2.0cm보다 짧아야 한다. 1kg의 우량한 서호용정차는 7~8만개 찻잎을 덖어서 만들어진다. 1년에 30차례 정도 채집할 수 있는데 품질에선 춘차(春茶)가 최고이며 특히 청명 전, 곡우 전에 딴 차가 상등품이다.

용정차의 제다는 전부 인공으로 완성되지만 방법이 다양하고 변화가 많다. 신선한 찻잎을 펴놓아 중량을 15~20%감소시키는데 그 목적은 차의 향기를 진하게 하고 쓰고 떫은맛을 감소시키며 신선한 맛을 제거하는데 있다. 펴놓은 찻잎을 체로 쳐서 대, 중, 소 3개 등급으로 나누어 가공하는데 청과(靑鍋), 회조(回潮), 휘과(輝鍋)등 3가지 주요 절차가 있다. 덖는 방법에는 도(都), 대(帶), 탑(榻), 솔(甩), 날(捺), 구(扣), 조(抓), 정(挺), 압(壓), 마(摩) 등이 있다.

 

2. 동정벽라춘(洞庭碧螺春) - 녹차류

▷ 생산지 자연조건 : 동정벽라춘차는 중국 강소성 오현시 서남 태호 동정산 일대에서 생산된다. 동정산은 북 아열대 온난습윤 계절풍기후에 속하고 따뜻하고 습윤하며 축축하다. 일조가 충족하고 토양은 유기질 및 인 함유량이 풍부한 황갈색 토양이다. 차나무 품종은 비교적 복잡하고 그 내원은 알 길이 없다. 주요하게 당지에서 나는 유성품종이 있는데 동서산군체(東西山群體)라 부르며 적은 수량의 백차나무 및 자아종(紫芽種)이 아직까지 남아있다.

▷ 품질특성 : 동정벽라춘의 생산지는 중국의 이름난 역사 차 재배지구이다. 차나무를 복숭아, 자두, 살구, 감, 귤, 은행, 석류나무 등 과일나무와 같이 재배하여 찻잎에 꽃 향이 스며들고 과일 향을 차나무가 흡수하여 천연적인 꽃 향과 과일향의 맛으로 세상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품질이 우수한 벽라춘차는 외형이 긴말하고 매우 섬세하며 솜털이 아주 많고 나사형 같이 말려 있으며 여린 녹색에 푸른빛이 감춰져 있다. 향이 짙고 신선하고 상쾌한 단맛이며 차탕은 신선하고 옅은 푸른색을 띈다. 벽라춘은 7급으로 나누며 등급이 높아 감에 따라 찻잎이 더 크고 솜털이 적으며 품질이 낮다.

▷ 역사 연혁 : 태호 동정동산은 중국의 이름난 풍경유람 지역으로 차 이름은 산 이름을 본 따 지은 것이며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다. 벽라춘차는 명나라 때 재배하기 시작하여 청나라 때 명성을 얻었는데 당시의 <소주부지>(蘇州府志), <속다경>(續茶經)등 문헌의 기재에서 볼 수 있다. 비교적 공인되는 것으로 <유남속필>(柳南續筆) 중의 기재를 들 수 있다. “동정도안에 벽라봉이 있는데... 야생 차가 나는데... 토인(土人)들은 찻잎을 따 일상용으로 하였다...‘혁살인향(赫殺人香)이라 불리웠다.. 강희(康熙)황제가 수레에 앉아 남쪽을 향해 태호를 행차할 때 순무(巡撫)가 이 차를 구입하여 바쳤다. 위의 차 이름이 우아하지 않아 벽라춘이라 이름 지었다.”

▷ 제다 공예 : 벽라춘차는 춘분에서 청명까지 기간에 제다한 명전차(明前茶)가 품질이 제일 우수하다. 금방 피어난 1芽1葉은 차순 길이가 1.6~2.0cm이며 찻잎 외형이 참새의 혀 모양이다. 품질이 우수한 1kg의 마른 벽라춘차는 13.6~14.8만개의 신선한 차순과 찻잎을 덖어 만들어지는데 차 따는 기준이 엄격함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정성껏 고른 신선한 찻잎을 1~6시간 펴 놓은 후 덖는데 제다 절차는 살청, 유념, 솜털이 보일 정도로 덩어리를 비비기, 건조 등이 포함된다. 처음 세 절차는 덖는 가마에서 완성되며 수공특징은 손이 차를 떠나지 않고 차가 가마를 떠나지 않으며 비빔 속에 덖음이 있고 덖음 속에 비빔이 있으며 덖음과 비빔을 결합하여 연속 조작한다. 솜털이 보일 정도로 덩어리를 비비기는 솜털이 덮여 있는 나선모양을 형성하는 중요한 소공으로써 두 손으로 가마솥 안의 찻잎을 힘 있게 비벼 몇 개의 작은 덩어리로 만들고 또 바로 헤쳐 여러 차례 반복한다. 찻잎이 80%정도 마른 후 다시 건조시킨다.

 

3. 황산모봉(黃山毛峰)-녹차류

▷ 생산지 자연조건 : 황산모봉 생산지는 중국 안휘성 황산풍경구 일대에 위치해 있다. 이 지역은 아열대 계절풍기후에 속하고 산이 높고 골짜기가 깊으며 일년에 비가 오고 안개가 있는 날씨가 많으며 평균기온이 비교적 낮고 기온차가 작다. 토양은 유기질 및 인, 칼륨이 풍부한 적황색 토양, 황색 토양, 진은 황갈색 토양, 산성 갈색토양이 위주이다. 차나무 종류에는 주요하게 황산 대엽종(大葉種)이 있는데 중점적으로 선전하는 품질이 우수한 차나무이다. 그 외 기문저엽종(祁門櫧葉種)등 군체가 있다.

▷ 품질특징 : 황산모봉차는 특급, 1~3급으로 나누는데 특급은 또 상, 중, 하 3등급으로 나누며 그 외는 각기 2등급으로 나눈다. 특급 황산모봉은 중국 모봉의 극품으로 불리 운다. 찻잎은 참새의 혀와 같은 형상이고 균일하고 건실하며 솜털이 보이고 상아색상이며 잎은 물고기 형상과도 같은 금 황색이다. 향이 신선하고 오래 가며 차탕은 맑고 맛이 짙으며 단맛이 난다. 찻잎 뒷면은 옅은 황색이고 송이로 건실하게 되어 있다.

▷ 역사 연혁 : 황산은 중국 동부에 위치한 제일 놓은 산봉우리로써 이름 있는 유람지구이며 전통차 생산지이기도 하다. 차 이름은 산 이름을 따서 지었다. 황산모봉차는 청나라 광서(光緖)년간에 사유진(謝裕秦) 찻집에서 만들어낸 차 제품이다. 1875년 전후로 이 찻집에서는 청명이 되면 황산탕구(黃山湯口), 충천(充川) 등지의 고산 차순을 사들이고 정성껏 덖어 쬐어 말린 후 완성품을 동북, 화북일대로 운송 판매하여 큰 호평을 받았다. 1986년에는 중국외교부에 의해 외교행사 선물차의 칭호를 받았다.

▷ 제다 공예 : 특급 황산모봉의 찻잎 따는 표준은 아래와 같다. 1芽1葉이 금방 피면 청명전후에 따기 시작한다. 신선한 잎은 골라 펴놓고 등급을 나누어 가공한다. 제다 절차는 살청(殺靑), 유념(揉捻), 홍배(烘焙)이고 그 특징은 홍배 절차가 초홍(初烘)과 족홍(足烘) 2가지로 나눈다는 점이다. 초홍이 끝나면 찻잎의 물 함유량은 15%인데 30분 이상 널어 말린 후 완전 건조될 때까지 쬐어 말린다. 차 향기를 유발시키기 위해 잡질을 제거한 후 다시 불에 쬐어 말려 뜨거울 때 통에 넣고 봉하여 보관한다.

 

4. 노산운무(盧山雲霧)-녹차류

▷ 생산지 자연조건 : 노산운무는 중국 강서성 노산풍경구에 위치해 있는데 산봉우리가 우뚝 솟아있고 골짜기가 깊으며 토양유기질 및 광물질 함유량 풍부함. 평균기온이 낮고 주야 기온차가 크며 차나무 성장이 비교적 늦다. 당지 군체품종 차나무는 강한 내한성이 있다.

▷ 품질 특징 : 노산운무차는 특급, 1~3급으로 나누는데 특급은 2개 등급으로 나누고 기타는 등급을 나누지 않는다. 고급 품질차는 찻잎이 송이로 되어있고 외형은 난초꽃 모양이다. 가지마다 아름답고 푸르며 솜털이 많고 향(두화향/豆花香)이 시원하고 오래 간다. 맛은 순하고 단맛이 있으며 차탕은 깨끗하고 맑으며 찻잎 뒷면은 연한 녹색이고 균일하다.

▷ 역사 연혁 : ‘노산지(盧山地)’ 기재에 의하면 동한(東漢)시기 불교가 중국에 전해지면서 노산에는 절이 300여개가 되었는데 승려들은 야생차를 따는 여가를 타서 백운(白雲)의 깊은 골짜기에 밭을 일구어 차를 재배했다. 가공한 차는 승려들이 마셨고 운무차라 불렀다. 즉 노산운무차는 산 이름으로 얻은 이름이고 명청시대에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민국시기에 발전이 흥성했다.

▷ 제다 공예 : 청명전후에 찻잎을 따며 해발높이가 높아짐에 따라 찻잎 따는 시기가 상응하게 늦어진다. 금방 피어난 1芽1葉은 차순 길이가 3cm를 초과하지 말아야 하며 찻잎을 따온 후에는 통풍이 되는 그늘진 곳에 제때에 얇게 펴놓아 말려야 한다. 제다 절차는 살청, 유념, 2차 덖기, 찻잎모양 정리, 찻잎 비비기 등으로 나누는데 앞에서 서술한 이런 절차들은 가마에서 완성된다. 한편으로 덖는 동시에 긴 모양을 형성하며 80%정도 건조될 때까지 덖은 후 가마에서 꺼내어 고른다. 제호(諸豪)는 찻잎을 손바닥으로 힘껏 비벼서 찻잎 솜털을 일어서게 하고 백호가 드러나게 하는 절차를 말한다. 나중에 찻잎 부스러기 제거, 쬐어 말리기, 구어 말리기 등 절차를 거쳐 완제품으로 된다.

 

5. 군산은침(群山銀針)-황차류

▷ 생산지 자연조건 : 군산은침차 생산지는 중국 호남성 동정호 군산지역에 위치해 있는데 군산은 동정호 중의 하나의 섬으로써 강남 제일명루-악양루와 서로 마주바라보고 있다. 군산은 중국의 이름난 관광지로써 전체 섬은 구릉으로 되어 있고 사면이 물에 둘러싸여 있으며 공기 습도가 크고 사양토층이 깊고 푸석푸석하다. 차나무 품종은 선육한 은침1호이며 이 품종은 우량한 차나무 품종이다.

▷ 품질특징 : 군산은침은 황차류에 속하고 색, 향, 맛, 외형이 우수하다. 차순은 곧고 건실하며 금 황색이고 백호가 완전하고 선명하다. 유리컵으로 차를 우릴 때 차탕이 밝고 깨끗한 황색을 띄는 것을 볼 수 있으며 금방 우렸을 때에는 찻잎이 수면에 있다가 시간이 좀 지나면 찻잎이 하나 둘 아래로 가라앉는데 나중에는 땅위에 돋아나온 봄 순처럼 컵 밑에 곧게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 역사 연혁 : 군산은 옛날부터 차생산지로 이름이 있다. 찻잎은 많은 솜털로 덮여있고 밑색은 금 황색로 당나라 때 “황령모(黃翎毛)”로 불리웠다. 송나라 백학사(白鶴寺)승려들은 차를 재배하고 차를 가공한 후 당지의 백학 우물로 차를 우렸는데 찻잎은 마치 백학이 수면에서 거니는 것 같았다고 한다. 건륭(乾隆)황제가 남방을 순찰할 때 군산차를 마셔본 후 9kg을 세공하게 했다. 1957년에는 정식으로 군산은침차로 명명하였다.

▷ 제다 공예 : 차순은 청명전 7~10일부터 따기 시작하여 청명후 10일에 끝난다. 차순의 길이는 2.5~3cm이고 그 속에 3~4개 여린 잎이 들어 있다. 제다 절차에는 탄청(攤靑), 살청, 탄량(攤凉), 초홍(初烘), 초포(初包), 복홍(複烘), 탄량, 복포(複包), 족화(足火), 고르기 등 11가지가 있다.

 

6. 운남보이차(雲南普洱茶)-흑차(黑茶)

▷ 생산지 자연조건 : 운남 보이차의 주요 생산지는 중국 운남성 경내, 난창강 하류지역 및 북회귀선 이남의 구릉지대로서 아열대 고원형 습윤성 계절풍기후에 속한다. 이 지역은 강수가 충족하고 일년 동안 줄곧 구름과 안개가 많다. 토양층이 두텁고 부드러우며 유기질 함량이 높다. 보이차란 사실상 찻잎 품종 명칭이 아니고 운남대엽종 차나무의 신선한 잎을 따서 만든 쇄청차(晒靑茶) 및 재가공하여 만들어진 차의 총칭이다. 명청시기 찻잎이 대부분 보이에서 집중적으로 수구하고 판매되었기에 보이차라 하였다 한다.

▷ 품질 특징 : 보이차는 하나의 총칭이다. 쇄청절차만 거친 차를 후발효 처리 하여 증압(烝壓)제품으로 정제한다. 보이차는 흑차류에 속한다. 주요제품으로는 보이산차(普洱散茶), 보이타차(普洱沱茶), 원차(圓茶)(7자병차(七子餠茶), 긴차(緊茶)(벽돌모양), 병차(餠茶)등이 있다.(엄격하게 말하면 후발효 처리를 거치지 않은 보이방차(普洱方茶), 타차(沱茶)는 녹차류에 속하고 흑차류에 속하지 않는다. 보이차 품종이 아주 많아 일일이 상세한 품질특징을 소개하지 못하는데 대하여 양해를 바란다. 그중 품질이 가장 우수한 것은 보이산차(普洱散茶)로서 찻잎 외형이 든든하며 두툼하고 크다. 색채가 검고 광택이 나거나 짙은 붉은 색(돼지 간 색)을 띤다. 맛은 순후하고 달콤하며 독특한 진한 향기를 풍긴다. 차탕은 밝고 짙은 붉은 색이다. 보이차는 독특한 진화과정이 있는바 생차는 5~8년, 숙차(熟茶 )는 3~5년 수요 된다. 하여 보이차는 시간이 오래 될수록 가격이 높고 새 차일수록 가격이 싸다.

▷ 역사 연혁 : 당나라 진서남에는 이미 찻잎 생산과 소비에 관하여 기재되어 있다. 당시 제다법이 없이 찻잎을 그대로 수구하였다. 명나라 시기 찌어 단차(團茶)로 만드는 데까지 발전하였다. 만족(滿族)음식은 고기와 우유를 주식으로 하였는데 보이차는 술을 깨고 음식을 소화시키며 기를 고르게 하고 위를 든든하게 하는 효능이 있었다. 관청에서는 보이차 매매를 제어하고 보이차를 공물로 바치게 하였다. 황궁 귀족들이 즐겨 마시게 되니 자연히 천하에 이름을 날리게 되었다 한다. 1926~1930년 사이에 보이차와 용정, 군산, 몽정 등 품종이 동시에 이름을 날려 전에 없는 호황 세를 보이고 있다.

▷ 제다 공예 : 청명 전후에 채집하여 가마에 덖어 살청한 후 손으로 비비고 볕에 쬐어 말려 일차적 가공을 거친 쇄청모차를 만든다. 다음 재차 정제가공을 거치는데 일차적 가공을 거친 모차를 채에 친후 3가지 등급으로 나누어 물에 담그는 처리를 거친 후 정제 혹은 증압하여 여러 가지 제품으로 만든다.

 

7. 기문홍차(祁門紅茶)-홍차류

▷ 생산지 자연조건 : 기문홍차는 기문 공부홍차(祁門工夫紅茶)의 약칭이다. 주요하게 중국 안휘성 기문현일대에서 산출되며 강서성 경덕진에서도 산출된다. 기문현 생산량이 가장 많고 품질이 가장 우수하여 기문홍차라 부르게 되었다. 이 지역은 낮은 산, 구릉, 하곡과 분지가 엇갈려 있고 아열대 계절풍기후에 속한다. 일년 동안 줄곧 구름, 안개와 비가 많고 토질이 비옥하며 산화알루미늄, 철 성분이 풍부한 등 구성이 양호하다. 차나무 품종은 군체품종이 위주이며 그 중 저엽종이 가장 많아 국가급 우량종 차나무 주의 하나에 속한다.

▷ 품질 특징 : 기문홍차는 중국 공부홍차 중의 진품이다. 인도 대길령홍차(大吉嶺紅茶), 스리랑카 우워차(烏沃茶)와 함께 세계3대 명차로 꼽히고 있다. 단, 기문홍차는 독특한 “기문향”을 구비하고 있는바 천연적인 꿀맛 향, 사과 향 그리고 난초 향으로 국제시장에서 수많은 경쟁자를 누르고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영국 황실의 숭배를 받아 세계에 명성을 날렸다. 기문홍차의 외형은 색깔이 짙고 윤이 나며 잎이 가늘고 긴밀하며 찻잎 끝 봉오리가 아름답다. 차탕은 투명한 붉은 색이며 차를 우릴 때 찻잎이 가라앉은 부분이 밝은 진 붉은 색을 띤다. 차를 마실 때 찻잔 내벽에 금 황색 광환이 돌며 우유나 설탕을 첨가해도 향기에 손상주지 않는다.

▷ 역사 연혁 : 기문홍차는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바 청나라 광서 이전에는 녹차가 생산되었다고 한다. 1875년 이현(리縣)사람 여간신(餘幹臣)은 관직을 버리고 고향에 돌아가 차를 재배하였는데 홍차판로가 좋고 수익이 톡톡한 것을 보고 복건성 홍차제다법을 모방하여 시험한 결과 성공하였다고 한다. 자연조건이 우월하고 찻잎의 독특한 천연적 향기로 하여 기문홍차의 품질은 어느덧 민홍(閩紅), 녕홍(寧紅)을 초월하고 국내외 시장에서 선호하는 제품으로 되었다. 민국시기에 영국에 수출되어 각광을 받으면서부터 세계에 이름을 날리게 되었다.

▷ 제다 공예 : 채집기준이 엄격하다. 상등차는 1芽2葉으로 구성되어야 하고 동일 순번과 등급 별로 저장하여 제다할 준비를 해야 한다. 제다 절차는 초제(初制)와 정제(精制) 두 부분으로 나눈다. 초제기술은 위조, 유념, 후발효, 쬐어 말리기 등을 포함한다. 초제한 차는 다시 정제과정을 거쳐 각 품종 수출용 차가 된다. 차의 품질은 1~7등급으로 구분한다.

 

8. 정화백호은침(정화백호은침)-백차류

▷ 생산지 자연조건 : 백호은침은 중국 복건성 건양, 정화, 복정, 송계 일대에서 산출된다. 이 지역은 아열대 계절풍성 기후에 속하여 따뜻하고 습윤하며 토질이 두텁고 부식질 함유량이 풍부하다. 차나무 품종은 정화와 대백차 우량종이 있다.

▷ 품질 특징 : 백호은침의 외형은 찻잎이 단단하고 두툼하며 솜털이 나있고 침처럼 꿋꿋하며 솜털은 은처럼 새하얗다. 하여 백호은침이라 부르게 되었다. 차탕은 연한 살구 빛 황색을 띠며 맛은 순수하고 마신 뒤 입안이 달콤하며 신선한 향기를 풍긴다. 차를 우리기 시작할 때 찻잎의 뾰족한 끝이 위로 향해 있다가 서서히 밑으로 가라앉으며 줄곧 물에 꿋꿋이 서 있다. 성질은 차며 열을 내리거나 더위를 몰아내며 해독작용 등 효능이 있다.

▷ 역사 연혁 : 백차 생산역사는 아주 유구하다. 아차(芽茶)제다법이 그 시작이다. 청나라 건륭시기에 백호차를 생산하기 시작하여 가경(嘉慶)년간에 수출하기 시작하였고 도광(道光)초기에 대백차(大白茶) 우량종 차나무를 인입하였으며 동치(同治)9년에 대엽종 차순으로 은침차를 생산하였다. 19세기 초부터 백호은침차를 대량 생산하였다.

▷ 제다 공예 : 채집원료는 봄에 처음으로 딴 차순 혹은 1芽 1葉이다. 세 가지 제다방법이 있는데, 먼저 분리하고 후에 햇볕에 쬐이기(찻잎 분리, 위조(萎凋), 건조, 쬐어 말리기), 먼저 햇볕에 말리고 후에 분리하기(햇볕에 쬐이기, 추침(抽針), 쬐어 말리기). 먼저 널어 말리고 후에 쬐어 말리기(흐린 날씨에 실내에서 자연적으로 시들게 하고 중량이 30% 감소된 후 완전히 건조될 때까지 약한 불에 쬐어 말린다.) 아침(芽針)이 부러지거나 부서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더운 기운 그대로 박스에 포장한다.

9. 무이암차(武洱岩茶)-오룡차류

▷ 생산지 자연조건 : 무이암차는 역사적 명차로서 명나라 말기와 청나라 초기에 개발되었으며 주요하게 무이산 일대에서 산출된다. 무이산은 유명한 명승지로서 차 이름은 산 이름을 인용한 것이다. 이 지역은 기후가 따뜻하고 습윤하며 강이 널리 분포되었고 토질이 부드럽고 비옥하다. 차나무가 얼거나 강한 바람을 맞는 등 피해가 없다. 차나무 품종 자원이 아주 풍부하여 차나무 품종 왕국이라 부른다. 찻잎종류는 무이채차(武洱菜茶)(원시품종)와 선종 품종을 포함한다.

▷ 품질 특성 : 무이암차는 무이기종(武洱奇種), 무이수선(武洱水仙), 무이육계(武洱肉桂), 무이품종차(武洱品種茶), 무이극품(武洱極品) 등 일련의 찻잎제품의 총칭으로서 우룡차 중의 상등품이라 할 수 있다. 총적인 품질적 특징으로는 맛이 달콤하고 향기가 그윽하며 잎 변두리가 붉고 잎 뒷면이 부드럽고 윤기가 난다. 하여 푸른 잎에 붉은 변두리를 가진 특징을 구비하고 있다. 차탕은 금 황색 혹은 등황색이며 밝고 깨끗하다. 암차는 암운(岩韻)을 강조한다 하여 골암차향(骨岩茶香)이라 한다.

▷ 역사 연혁 : 명나라 시기 무이산에서 녹차가 대량 산출 되었다. 이를 기초로 하여 명나라 말기에 무이암차를 개발하였고 청나라 초기에 양산하기 시작하였으며 청나라 말기에 와서 대량적으로 생산하였다. 암차는 금방 제다하였을 때 외형이 짙은 청색을 띤다. 정제한 후 등홍색을 띠고 천연 꽃 향을 풍긴다.

▷ 제다 공예 : 무이암차는 독특한 제다 법을 갖고 있다. 완성된 새로 자란 어린 찻잎(3~4잎)을 채집하되, 일년 동안 3회 채집이 가능하다. 품질은 춘차가 가장 우수하며 추차가 다음이다. 하차는 좀 떨어지는 편이다. 부동한 차나무, 부동한 품종, 부동한 생산지, 부동한 차례에 채집한 찻잎은 모두 분리해 놓아야 하며 전문인원이 조작하여야 한다. 위조(실외 위조, 실내 위조, 온도를 가한 위조), 량청(凉靑), 파랗게 만들기(수공, 기계), 살청, 유념, 재차 덖기, 재차 유념, 쬐어 말리기 등 여러 절차를 거쳐 제조과정이 완성된다.

 

10. 안계 철관음(安溪鐵觀音)-오룡차류

▷ 생산지 자연조건 : 안계 철관음은 중국 복건성 동남부 안계현 경내에서 산출된다. 이 지역은 산과 물이 수려하고 기후가 온화하며 비와 안개가 많고 토양이 부드러우며 유기질 함량이 풍부하다. 차나무 품종은 철관음이며 자아관음(紫芽觀音), 백심미관음(白心尾觀音), 홍아관음(紅芽觀音), 박엽관음(薄葉觀音) 및 원엽관음(圓葉觀音)등이 있다. 그 중 자아관음 품종은 차나무의 어린잎을 따서 만드는 것이 가장 정통적이라 할 수 있다.

▷ 품질특징 : 안계 철관음은 민남 청차 풍격의 대표이다. 외형이 단단하고 색깔은 산뜻한 녹색을 띠며 광택이 난다. 맑고 깊은 천연 난초 향기(관음운(觀音韻)이라 부름)를 풍긴다. 차탕은 맑은 황금빛이며 마신 뒤 달콤하고 침이 돌며 입안에 향기가 차 넘친다.

▷ 역사 연혁 : 안계는 옛적부터 차를 생산하였다. 명청 시기에 이르러 찻잎생산은 이미 빠른 발전을 가져왔고 일찍 강희 시기에 우룡차 생산에 대한 기재가 있었다. 철관음이란 이름은 전설로부터 온 것이다. 한 농군이 늘 관음상에게 향차를 공물로 바쳤는데 어느 날 밤 꿈에 신의 도움을 받더니 이튿날 차나무 묘목을 득하였다 한다. 재배 후 채집한 찻잎은 향기가 기이하고 검은색을 띤 외형이 철 같다 하여 철관음이라 하였다 한다. 다른 한 전설은 한 사람이 남산 은정평 관음석 아래에서 차나무 한 그루를 발견하였는데 재배한 후 제다한 결과 품질이 하도 우수한지라 여러 번 입궁하여 황제에게 바쳤다. 건륭황제는 그 맛에 반하였으며 남암관음석 아래에서 산출되었다 하여 “남암철관음(南岩鐵觀音)”이라 하였다 한다.

▷ 제다 공예 : 안계 철관음 제다법은 더욱 정교하고도 깊어 민남 오룡차의 전범이라고 할 수 있다. 생생한 찻잎 채집에 대한 요구가 성숙되고 4월말부터 5월초 사이에 채집을 시작한다. 일반적으로 탄청, 쇄청, 량청(그대로 방치), 요청(搖靑), 살청, 유념, 초홍, 초포유(初包揉), 복홍, 복포유(復包揉), 완전 건조 등 십여 가지 절차를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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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연

1206 一然 睦庵 金見明(12061289)普覺 三國遺事

兜率讚歌(도솔가찬가) 도솔가 찬가-一然

風送飛錢資逝妹(풍송비전자서매) 바람 불려 돈 날려 간 누이 밑천

笛搖明月住姮娥(적요명월주항아) 피리 흔들 밝은 달 항아 머물게

莫言兜率連天遠(막언두솔연천원) 멀다 마라 도솔천 하늘에 닿아

萬德花迎一曲歌(만덕화영일곡가) 만덕화로 맞으니 한 곡조 노래

 

厭髑滅身讚詩(염촉멸신찬시) 염촉멸신 기리는 시 이차돈-一然

殉義輕生已足驚(순의경생이족경) 옳음에 삶을 버림 이미 놀랄 만

天花白乳更多情(천화백유갱다정) 하늘 꽃 흰 젖빛 피 다시 많은 뜻

俄然一劒身亡後(아연일검신망후) 갑작스레 한 칼에 몸을 잃은 뒤

院院鐘聲動帝京(원원종성동제경) 절마다 종소리에 서울을 울려

 

義湘傳敎讚詩(의상전교찬시) 의상전교 기리는 시-一然

披榛跨海冒煙塵(피진과해모연진) 숲 헤쳐 바다너머 먼지 무릅써

至相門開接瑞珍(지상문개접서진) 지상사 문을 열어 바른 보배로

采采雜花我故國(채채잡화아고국) 빛깔 나는 온갖 꽃 우리나라에

終南太伯一般春(종남태백일반춘) 종남산 태백산이 다 한 가지 봄

 

虵福不言讚詩(사복불언찬시) 사복불언찬시-一然

淵黙龍眼豈等閒(연묵용안기등한) 깊은 못 용의 눈을 어찌 봐 넘겨

臨行一曲沒多般(임행일곡몰다반) 떠남에 한 가락이 여럿 돎 없애

苦兮生死元非苦(고혜생사원비고) 괴로워라 삶 죽음 원래 아닌데

華藏浮休世界寬(화장부휴세계관) 화엄지장 떠돌아 세상 끝 넓어

 

緣會逃名讚詩(연회도명찬시) 연회도명찬시-一然

倚市難藏久陸沈(의시난장구륙침) 저자 숨겨 못 감춰 오래 떠 잠겨 隱於市

囊錐旣露括難禁(낭추기로괄난금) 감춘송곳 드러나 싸기 어려워 囊中之錐

自緣庭下靑蓮誤(자연정하청연오) 절로 매인 뜰아래 푸른 연 잘못

不是雲山固未深(불시운산고미심) 아니 이래 구름 산 참 아니 깊어

 

金現感虎讚詩(금현감호찬시) 금현감호찬시-一然

山家不耐三兄惡(산가불내삼형악) 두메 집 못 견디게 세 오빠 나빠 견딜내

蘭吐那堪一若芳(난토나감일약방) 향 뱉어 어찌 참아 한 떨기 꽃은

義重數條輕萬死(의중수조경만사) 의리 무게 몇 마디 가벼운 죽음 가지조

許身林下落花忙(허신림하낙화망) 몸 맡겨 숲 아래로 지는 꽃 바빠 바쁠망

 

惠現求靜讚詩(혜현구정찬시) 혜현구정찬시-一然

塵尾傳經倦一場(진미전경권일장) 속세 끝 경을 알려 지친 한 마당

去年淸誦倚雲藏(거년청송의운장) 보낸 해 맑은 염불 구름에 묻혀

風前靑史名流遠(풍전청사명류원) 바람 앞 푸른 적힘 먼 이름 흘러

火後紅蓮舌帶芳(화후홍연설대방) 태운 뒤 붉은 연꽃 혀에 띈 향기

 

良志使錫讚詩(량지사석찬시) 양지사석찬시-一然

齋罷堂前錫杖閑(재파당전석장한) 불공드린 법당 앞 석장은 한가 고리달린지팡이

靜裝爐鴨自焚檀(정장로압자분단) 가만히 놓인 향로 단향을 살라 오리압 불사를분

殘經讀了無餘事(잔경독료무여사) 남긴 경 읽기 마쳐 남은 일 없어

聊塑圓容合掌看(료소원용합장간) 오 불상 둥근 얼굴 합장해 바래 토우소

 

阿道基羅讚詩(아도기라찬시) 아도기라찬시-一然

燃香擇佛看新繪(연향택불간신회) 향 살라 고른 부처 새 그림을 봐 그림회

辦供濟僧喚舊知(판공제승환구지) 받듦 힘써 스님들 옛 벗을 불러 힘쓸판

從此琵琶嵓上月(종차비파암상월) 이로부터 비파암 바위 위 달이 바위암

時時雲掩到潭遲(시시운엄도담지) 때때로 구름 가려 못 닿기 더뎌 가릴엄

 

眞身受供讚詩(진신수공찬시) 진신수공찬시-一然

雪擁金橋凍不開(설옹금교동불개) 눈에 안겨 금 다리 얼어 안 열려 안을옹

溪林春色未全迴(계림춘색미전회) 시내 숲 봄 빛깔은 아니 다 돌아

可怜靑帝多才思(가령청제다재사) 슬기롭기 봄의 신 꾀 많아 생각 영리할령

先著毛郞宅裏梅(선저모랑택리매) 먼저 들춰 모랑댁 집안의 매화

 

順道肇麗(순도조려) 순도조려-一然

鴨綠春深渚草鮮(압록춘심저초선) 압록강 봄은 깊어 물가 풀 산뜻 물가저

白沙鷗鷺等閒眠(백사구로등한면) 흰 모래 해오라기 나란히 졸아 해오라기로

忽驚柔櫓一聲遠(홀경유로일성원) 놀래게 노를 저어 한 소리 멀어 방패로

何處漁舟客到煙(하처어주객도연) 어디선가 고깃배 안개 속 닿아

 

 

김방경 고려의 명장

1212 本然 金方慶(12121300)忠烈 安東

題福州映湖樓(제복주영호루) 복주 영호루에-金方慶

山水無非舊眼靑(산수무비구안청) 산과 물 아님 없어 옛 보던 푸름

樓臺亦是少年情(누대역시소년정) 누대도 또한 옳아 어릴 적 느낌

可憐故國遺風在(가련고국유풍재) 가엽기 오랜 나라 유풍이 남아

收拾絃歌慰我情(수습현가위아정) 거둬 쥔 악기 노래 내 마음 달래

 

 

원감국사 충지

1226 宓庵 冲止 魏元凱(12261292)圓鑑國師 圓鑑集

答李行儉(답이행검) 이행검에게 답하며-冲止

庭栢含煙自淸瘦(정백함연자청수) 뜰 잣나무 안개 둘러 저절로 말쑥

盆蓮帶雨更嬌饒(분연대우갱교요) 화분 연꽃 비를 맞아 더욱 곱기만

淸凉高格渾呈露(청량고격혼정로) 맑아 시원 높이 쳐서 온통 드러나

何待山藤六十條(하대산등육십조) 어찌 갖춰 산 등나무 예순 회초리

 

 

김흔 金方慶의 아들

1251 金忻(12511309) 慶州

映湖樓(영호루) 영호루 慶北 安東市 亭下洞-金忻

十載前遊入夢淸(십재전유입몽청) 열 해 앞에 와 놀아 꿈꾸니 맑아

重來物色慰人情(중래물색위인정) 다시와 온데 빛깔 사람 맘 달래

壁間奉繼嚴君筆(벽간봉계엄군필) 벽 사이 이어 받듦 아버님 글씨

堪咤愚我萬戶行(감타우아만호행) 꾸짖던 못난 자식 만호벼슬 길 꾸짖을타

 

 

백원항

1255 白元恒(??) 水原

燕都秋夜(연도추야) 북경의 가을밤-白元恒

思家步月未成歸(사가보월미성귀) 집 생각 달에 걸어 돌아감 못해

庭樹秋深錦葉飛(정수추심금엽비) 뜰 나무 가을 깊어 비단 잎 날려

故國三千八白里(고국삼천팔백리) 우리나라 가는 길 삼천팔백 리

夜闌雙杵擣寒衣(야란쌍저도한의) 밤 막혀 방망이 둘 찬 옷 두드려

 

雪齋暮春小雨(설재모춘소우) 설재의 늦은 봄 보슬비-白元恒

綠楊十里野人家(녹양십리야인가) 푸른 버들 십리 길 들에 사람 집

餘在春風也不多(여재춘풍야부다) 남아 있는 봄바람 또한 안 많아

盡日倚欄山鳥語(진일의란산조어) 날 다해 난간 기대 멧새 소리를

碧苔微雨落梨花(벽태미우락리화) 푸른 이끼 보슬비 배꽃 떨어져

 

祖江(조강) 조강에서-白元恒

小舟當發晩潮催(소주당발만조최) 작은 배 떠남 맞아 늦 밀물 닥쳐

駐馬臨江獨冷咍(주마림강독랭해) 말 세워 강 다가가 혼자 쓴 웃음 웃을해

岸上世情何日了(안상세정하일료) 언덕 위 세상 마음 어느 날 마쳐

前人未渡後人來(전인미도후인래) 앞 사람 아니 건너 뒷사람이 와

 

上崔政丞宗峻(상최정승종준) 최종준 정승께 올리며-白元恒

蟬冠駞劍押朝班(선관타검압조반) 매미 갓 낙타 검에 조회 윗자리 蟬翼

德齒爭高仰莫攀(덕치쟁고앙막반) 높은 나이 더 높여 우러름 못해

際會千年忠貫日(제회천년충관일) 사이 맞음 천 년에 충성 해를 꿰

功名四代望如山(공명사대망여산) 공을 세워 네 대를 명망 산 같아

琴書素蓄無餘玩(금서소축무여완) 거문고 책 갖고서 딴 놀이 없어

几杖曾辭尙未閑(궤장증사상미한) 궤장을 일찍 물려 여태 안 느긋

明主乞言偏注意(명주걸언편주의) 임금님 말을 빌어 귀담아 들어

天留一鑑照人間(천류일감조인간) 하늘 남긴 한 거울 세상을 비춰

 

 

근재 안축

1282 當之 謹齋 安軸(12821348)文貞 順興 關東瓦注

次安昌驛亭許正言詩韻(차안창역정허정언시운)

안창역 정자의 허정언의 시를 빌어-安軸

海上靑霞紫霧間(해상청하자무간) 바다 위 푸른 노을 보라안개에

揖仙東望問三山(읍선동망문삼산) 읍하며 동쪽 바래 삼산을 물어 三神山

倚欄人未須臾駐(의란인미수유주) 난간에 꼼짝 않고 잠시 머물러

萬古千秋物自閒(만고천추물자한) 먼 옛날 오랜 세월 모든 게 느긋

 

過鐵嶺(과철령) 철령을 지나며-安軸

乾坤設險竟何功(건곤설험경하공) 하늘땅 베푼 험함 끝내 무슨 일

小賊驅民掃地空(소적구민소지공) 좀도둑 백성 몰아 땅 쓸어 비워

誰使兵權歸豎子(수사병권귀수자) 누가 시켜 군대 힘 백성 돌려나 더벅머리수

至今遺堞起悲風(지금유첩기비풍) 이제껏 성가퀴엔 슬픈 바람이

 

三陟西樓八詠1 竹藏古寺(죽장고사) 삼척서루팔영1 대나무로 감춘 옛 절-安軸

脩篁歲久盡成圍(수황세구진성위) 늘인 대숲 해 오래돼 모두 울이 되

手種居僧今已非(수종거승금이비) 손수 심어 살던 스님 이제는 없어

禪榻茶軒深不見(선탑다헌심불견) 선방자리 차방 추녀 깊어 아니 봬

穿林翠羽獨知歸(천림취우독지귀) 숲을 뚫는 푸른 깃 새 홀로 알아 가

 

三陟西樓八詠2 巖控淸潭(암공청담) 삼척서루팔영2 바위 당긴 푸른 못-安軸

流川爲陸陸爲川(류천위륙륙위천) 시내 흘러 뭍이 되고 뭍은 시내 돼

有底淸潭獨不然(유저청담독불연) 바닥 가진 말간 못이 혼자 안 그래

看取奔灘停滀處(간취분탄정축처) 바라보니 여울 달려 멎어 모인 곳 물모일축

奇巖削立重難遷(기암삭입중난천) 빼난 바위 깎아 세워 다신 못 옮겨 깎을삭

 

三陟西樓八詠3 依山村舍(의산촌사) 삼척서루팔영3 산에 기댄 마을 집-安軸

傍山煙火占孤村(방산연화점고촌) 곁에 산 연기 불에 외로운 마을 있어

竹下紅桃臥守門(죽하홍도와수문) 대밭 밑 붉은 복사 누워서 문을 지켜

力穡田夫皆惜日(역색전부개석일) 애써 거둬 농부들 다들 날이 아까워

戴星服役返乘昏(대성복역반승혼) 별을 이고 일을 해 어둠 타고 돌아와

 

三陟西樓八詠4 臥水木橋(와수목교) 삼척서루팔영4 물에 엎드린 나무다리-安軸

一木搖搖跨石灘(일목요요과석탄) 나무 하나 흔들려 돌 여울 걸터

望來惟恐蹈波瀾(망래유공도파란) 바라며 와 두려워 물결 밟을까 밟을도 물결란

居民足與心曾熟(거민족여심증숙) 사는 사람 발걸음 마음껏 익어

如過平途不細看(여과평도불세간) 지나가기 너른 길 살펴 아니 봐

 

三陟西樓八詠5 牛背牧童(우배목동) 삼척서루팔영5 소 등에 탄 목동-安軸

仰空吹笛快軒眉(앙공취적쾌헌미) 하늘로 부는 피리 처마 위 시원

牛背身無掩脛衣(우배신무엄경의) 소 등에 몸에 없어 가릴 바지가 정강이경

家在山前陂隴隔(가재산전피롱격) 집 있는 산 앞에는 비탈언덕이 비탈피

雨天行趁暮鴉歸(우천행진모아귀) 비 오는 날 좇아가 저녁 까마귀 좇을진

 

三陟西樓八詠6 壟頭饁婦(롱두엽부) 삼척서루팔영6 언덕머리 새참 아낙-安軸

婦具農飧自廢飧(부구농손자폐손) 아낙 갖춰 밭일 들밥 저는 않고서

曉來心在夏畦間(효래심재하휴간) 새벽 오며 마음 두니 여름 밭둑에

壟頭日午催行邁(롱두일오최행매) 이랑 머리 해는 한낮 길을 서둘러

餉了田夫信步還(향료전부신보환) 먹게 하니 밭에 사내 걸음 돌려와

 

三陟西樓八詠7 臨流數魚(임류수어) 삼척서루팔영7 물 흐름에 몇몇 고기-安軸

樓下淸潭窟穴空(루하청담굴혈공) 누각 아래 맑은 못 굴 구멍 비어

游魚育卵粟排紅(유어육란속배홍) 노는 고기 알 낳아 알 밀쳐 붉어 조속

莘莘衆尾知多少(신신중미지다소) 기다란 여러 꼬리 얼만지 알아 긴모양신

前數無窮後亦同(전수무궁후역동) 앞에 수는 끝없어 뒤에도 같아

 

三陟西樓八詠8 隔墻呼僧(격장호승) 삼척서루팔영8 담 너머 스님 불러-安軸

聳壑郡樓臨水府(용학군루림수부) 솟은 골짝 고을누대 물 앞에 관아 솟을용

隔墻禪舍倚巖叢(격장선사의암총) 담장 너머 선방절집 기댄 바위들

愛僧眞趣無人會(애승진취무인회) 아낀 스님 참다운 멋 사람 안 모여

十里茶煙颺竹風(십이다연양죽풍) 십 리 멀리 차 연기는 대 흔든 바람 날릴양

 

次興富驛亭詩韻(차흥부역정시운) 흥부역 정자의 시를 빌어-安軸

千畦禾黍舞風前(천휴화서무풍전) 천 이랑 벼와 기장 춤바람 앞에

喜見農家大有年(희견농가대유년) 기뻐 바래 농삿집 크게 되는 해 豊年

久倚陰軒淸爽足(구의음헌청상족) 오래 기대 응달 집 맑은 시원함

水禽飛過小溪煙(수금비과소계연) 물새는 날아 지나 작은 내 안개

 

謾性(만성) 느릿한 바탕-安軸

碧海靑山畵不如(벽해청산화불여) 푸른 바다 푸른 산 그림 안 같아

事稀端合置迂疎(사희단합치우소) 일 드물어 끝 맞아 둘러 트임 둬

午窓睡足吏人散(오창수족리인산) 한낮 창 졸음 넉넉 관리 흩어져

讀盡巾箱數卷書(독진건상수권서) 다 읽으니 책 상자 몇몇 권 책을 책갑질

 

過仙遊潭(과선유담) 선유담을 지나며-安軸

潭上風煙畵淡濃(담상풍연화담농) 못 위에 바람안개 그림 옅 짙음

欣然似與故人逢(흔연사여고인봉) 반갑게 함께한 듯 오랜 이 만나

也應嗔我念念過(야응진아념념과) 또 맞아 날 꾸짖어 외우며 지나 성낼진

却恐重來不見容(각공중래불견용) 되레 쫄아 다시 와 모습 못 볼까

 

詠梅(영매) 매화를 읊어-安軸

關東處處賞梅花(관동처처상매화) 고개 동쪽 곳곳에 매화를 즐겨

愛此新枝最後開(애차신지최후개) 이를 아껴 새가지 가장 늦게 펴

風雨人間春掃地(풍우인간춘소지) 비바람에 세상은 봄이 쓸린 땅

出塞仙艶映粧臺(출새선염영장대) 나온 땅 선녀 고와 비춰 꾸민 곳

 

除夜(제야) 섣달 그믐밤-安軸

燈殘古館轉幽幽(등잔고관전유유) 등불 깜박 옛 객사 돌아 그윽이

客路難堪歲暮愁(객로난감세모수) 나그네길 못 견뎌 세밑 시름이

夢罷明朝年五十(몽파명조년오십) 꿈 깨는 밝을 아침 나이는 쉰이

夜深高臥數更籌(야심고와삭갱주) 밤 깊어 높이 누워 자주 또 세어

 

白鷗(백구) 흰 갈매기-安軸

矰弋元非爲汝施(증익원비위여시) 주살은 원래 아니 네게 할 것이 주살증

滄波萬里尙驚疑(창파만리상경의) 찬 물결 만 리 멀리 왠지 놀라서 萬頃蒼波

回看今世功名路(회간금세공명로) 돌아보니 이 세상 공명의 길이

無地安然可立錐(무지안연가립추) 어데 없어 느긋이 송곳 세울 곳 立錐之地

 

別母(별모) 어머니를 떠나며-安軸

暮逢朝別未留連(모봉조별미류련) 저녁 만나 아침 헤져 이어 못 남아

母子相持淚似泉(모자상지루사천) 어미 아들 서로 잡고 샘처럼 눈물

養志光陰今漸短(양지광음금점단) 뜻을 기를 빛과 그늘 차츰 짧아져

不知何日報恩憐(부지하일보은련) 아니 알아 어느 날에 베풂 갚을지

 

夜坐聞鴻(야좌문홍) 밤에 앉아 기러기 소리 들어-安軸

月落寒空霜露淸(월락한공상로청) 달 떨어진 찬 하늘 서리이슬 말갛고

雲間孤雁兩二聲(운간고안량이성) 구름엔 한 기러기 두어 번 울음소리

秋風湖海倦遊客(추풍호해권유객) 갈바람 호수바다 지친걸음 나그네

半夜思鄕心不平(반야사향심불평) 밤 깊게 고향생각 마음 아니 느긋해

 

過桃源驛1(과도원역1) 도원역을 지나며-安軸

山下蕭條數戶民(산하소조수호민) 산 아래 쓸쓸히도 몇 채의 민가

平生奔走馬蹄塵(평생분주마제진) 한 삶을 쫓아달려 말발굽 먼지

田頭雨足身無暇(전두우족신무가) 밭머리 비 젖은 발 몸은 틈 없어

名是桃源實是秦(명시도원실시진) 이 이름 무릉도원 실은 진나라

 

過松澗驛(과송간역) 송간역을 지나며-安軸

地瘠山危少廣平(지척산위소광평) 땅 엷어 산 아찔해 넓은 들 적어

此間何事可安生(차간하사가안생) 이런 사이 무슨 일 느긋이 살까

居民不忍離鄕土(거민불인리향토) 사는 백성 차마 못 고향 땅 떠나

料得流亡非本情(요득류망비본정) 알겠네 잃어 떠돎 본뜻 아님을

 

 

是日過鐵嶺(시일과철령) 이날 철령을 지나며-安軸

巨嶺橫半空(거령횡반공) 큰 산줄기 걸치니 하늘에 반을

東西路此分(동서로차분) 동쪽서쪽 길이나 여기서 갈려

登高笑前將(등고소전장) 높이 올라 비웃어 앞에 장수를

負險怯孤軍(부험겁고군) 험함 등져 두려워 외론 군사가

絶澗氷與雲(절간빙여운) 끊긴 골짝 얼음은 구름 더불어

危峰石戴雪(위봉석대설) 아찔한 봉우리 돌 눈을 올려놔

無人修古壘(무인수고루) 오랜 성 손볼 사람 아무도 없이

天下但崇文(천하단숭문) 온 누리 하는 것이 글만 받들어

 

登太白山(등태백산) 태백산에 올라-安軸

直過長空入紫煙(직과장공입자연) 곧장 지난 긴 하늘 보라안개 속

始知登了最高巓(시지등료최고전) 막 알아 올라보니 가장 높은 봉

一丸白日低頭上(일환백일저두상) 한 알맹이 한낮 해 머리 위 나직

四面群山落眼前(사면군산락안전) 온데 있는 여러 산 눈앞에 떨렁

身逐飛雲疑駕鶴(신축비운의가학) 몸 쫓는 날린 구름 학 탔나 했지

路懸危磴似梯天(로현위등사제천) 길 걸린 아찔 비탈 하늘 사다리

雨餘萬壑奔流漲(우여만학분류창) 비를 남긴 온 골짝 물 불어 넘쳐

愁度縈回五十川(수도영회오십천) 건널 시름 휘돌아 오십 천 냇물

 

賀益齋相國(하익재상국) 상국 익재에게 하례 드리며 益齋 李齊賢(12871367)-安軸

文圍發策得英才(문위발책득영재) 글 에워 꾀해 피워 빼난 이 얻고

掌試傳芳壽宴開(장시전방수연개) 시험 봐 이름 알려 오래 삶 잔치 知貢擧

白雪淸歌和寶瑟(백설청가화보슬) 하얀 눈 맑은 노래 거문고 얼려

紫霞靈液滿金杯(자하령액만금배) 보라노을 신선 술 금잔에 채워

門生自領門生到(문생자령문생도) 문하생 절로 끌어 문하생 오고

座主親迎座主來(좌주친영좌주래) 좌주가 몸소 맞아 좌주 찾아 와

多賀相公連喜慶(다하상공련희경) 많은 하례 상공에 이어 기쁜 일

二郞當作桂林魁(이랑당작계림괴) 둘째 아들 맞춰 해 선비에 으뜸

 

登州古城懷古(등주고성회고) 등주의 옛 성에서 옛날을 생각해-安軸

暮天懷古立城頭(모천회고립성두) 저묾에 옛일 품어 성위에 서니

赤葉黃花滿目秋(적엽황화만목추) 붉은 잎 노란 꽃에 눈 가득 가을

不覺蕭墻藏近禍(불각소장장근화) 몰랐지 쓸쓸한 담 숨은 곁의 화

惟憑海島作深謀(유빙해도작심모) 기대니 바다 섬에 지은 깊은 꾀

百年丘壠無情草(백년구롱무정초) 백년을 언덕에는 정 없는 풀이

十里風煙有信鷗(십리풍연유신구) 십리에 바람안개 믿는 갈매기

遙望朔方空歎息(요망삭방공탄식) 멀리 바란 북녘에 괜스레 탓을

一聲江笛使人愁(일성강적사인수) 한 소리 강에 피리 사람 시름케

 

次襄州公館韻(차양주공관운) 양주 공관의 운을 빌어-安軸

名途信步不圖前(명도신보부도전) 벼슬길 믿고 걸어 꾀 않은 앞섬

來往斯樓已二年(래왕사루이이년) 왔다가니 이 누대 벌써 두 해가

覆檻竹叢分爽氣(복함죽총분상기) 난간 덮인 대나무 시원함 나눠

廕門榕樹撼蒼煙(음문용수감창연) 문을 덮은 용나무 푸른 연기나 덮을음 흔들감

歷觀民業憂吾國(력관민업우오국) 두루 살펴 백성 일 내 나라 걱정

虛負君恩愧彼天(허부군은괴피천) 저버린 임금 베풂 하늘 부끄러

計拙未能興利路(계졸미능흥리로) 서투른 꾀 못 하니 일으킬 길이

若爲溪壑湧金泉(약위계학용금천) 어쩌면 시내골짝 금 샘 솟게 해

 

次和州本營詩韻(차화주본영시운) 화주 본영의 운을 빌어-安軸

萬疊山圍四望中(만첩산위사망중) 만 겹의 산이 에워 사방 살핌에

東溟隔岸水浮空(동명격안수부공) 동해바다 건너편 물에 뜬 하늘

龍爭古壘黃榆月(룡쟁고루황유월) 용 다투던 옛 성에 누른 느릅 달

鴉噪遺墟老樹風(아조유허로수풍) 까마귀 우는 터엔 나무에 바람

懷土重遷憐噍類(회토중천련초류) 땅 그려 다시 옮긴 가여운 무리

棄城謀變說姦雄(기성모변설간웅) 성 버려 바꿈 꾀한 말 듣는 간웅

當時誰握籌邊策(당시수악주변책) 그때엔 누가 쥐어 변경 헤아림

惆悵無人衣一戎(추창무인의일융) 슬프니 사람 없어 갑옷 입을 이

 

翠雲亭(취운정) 취운정-安軸

城南新築一層樓(성남신축일층루) 성 남쪽 새로 올려 한 층의 누각

栽種成陰地轉幽(재종성음지전유) 심어서 그늘지니 땅 달리 그윽

午日燒空紅不漏(오일소공홍불루) 낮에 해 하늘 태워 붉어 아니 새

夏陰籠檻翠如流(하음롱함취여류) 여름 그늘 난간 싸 푸름 흐르듯

故人遠在誰同賞(고인원재수동상) 오랜 이 멀리 있어 뉘 함께 즐겨

馹騎催行爲少留(일기최행위소류) 말 몰아 서둘러 가 조금 머물러

舊眼稚松今已壯(구안치송금이장) 옛날 보던 어린 솔 이젠 다 자라

登臨感念昔年遊(등림감념昔年) 올라가 느낌 생각 지난 해 놀이

 

江陵鏡浦臺(강릉경포대) 강릉 경포대-安軸

雨晴秋氣滿江城(우청추기만강성) 비 개여 가을 날씨 강 고을 가득

來泛扁舟放野情(내범편주방야정) 띄워 오는 얕은 배 시골 정 풍겨

地入壺中塵不倒(지입호중진부도) 땅 드니 병 가운데 먼지 안 날려

天遊鏡裏畵難成(천유경리화난성) 하늘 흘러 거울 속 그려 못 이뤄

烟波白鷗時時過(연파백구시시과) 안개물결 갈매기 때때로 날아

沙路靑驢緩緩行(사로청려완완행) 모랫길 푸른 나귀 더뎌더뎌 가

爲報長年休疾棹(위보장년휴질도) 알리려 기나긴 해 노 빨리 마라

待看孤月夜深明(대간고월야심명) 맞아 보는 외론 달 밤 깊어 밝아

 

鹽戶(염호) 소금 만드는 집-安軸

老翁率子孫(노옹솔자손) 늙은이 따른 아들 손자들

寸刻不休息(촌각불휴식) 짧은 시간을 쉬지를 않아

冽寒汲滄溟(렬한급창명) 찬물을 길어 차가운 바다

負重肩背赤(부중견배적) 짐이 무거워 어깨 등 붉어

酷熱燒煙煤(혹열소연매) 타는 뜨거움 연기 그을음

熏煮眉目黑(훈자미목흑) 피워 삶아내 얼굴 검어져

門前十車柴(문전십거시) 문 앞에 있는 열 수레 땔감

不能供一夕(불능공일석) 대주지 못해 하루 저녁을

日煎百斛水(일전백곡수) 날마다 달여 백 섬 바닷물

未能盈一石(미능영일석) 못다 채우니 한 섬 소금을

若不及期程(약불급기정) 어째 못 맞춰 기다린 날짜

毒吏來怒責(독리래노책) 고약한 아전 성 내 꾸짖어

 

 

익재 이제현

1287 仲思 益齋 李齊賢(12871367)文忠 慶州 櫟翁稗說

簡李員外(간이원외) 이원외에게 편지하며-李齊賢

吾生如寄耳(오생여기이) 우리의 삶은 더부살이지

方寸只君知(방촌지군지) 조그만 마음 그댄 알겠지

歲晩深期在(세만심기재) 나이 들어서 깊어진 바램

東歸定幾時(동귀정기시) 동쪽 돌아감 몇 때나 놓여

 

書天壽僧院(서천수승원) 천수승원에 적다-李齊賢

待客客未到(대객객미도) 손님 기다려 손님 아니 와

尋僧僧亦無(심승승역무) 스님을 찾아 스님도 없어

惟餘林外鳥(유여림외조) 오직 넉넉해 숲 밖에 새가

款曲勸提壺(관곡권제호) 정성에 굽어 술병 끌게 해 정성관

 

招崔壽翁(초최수옹) 최수옹을 부르며-李齊賢

琴書一茅屋(금서일모옥) 거문고에 책 한 초가집에

高臥樂幽獨(고와락유독) 높이 누우니 즐김 혼자서

故人來不來(고인래불래) 오랜 벗이란 오나 안 오나

東鄰酒新熱(동린주신열) 동쪽에 이웃 새 술이 익어

 

幽深山居(유심산거) 깊은 산에 살며-李齊賢

春去花猶在(춘거화유재) 봄은 갔어도 꽃 아직 피어

天晴谷自陰(천청곡자음) 하늘은 개여 골짝 그늘져

杜鵑啼白晝(두견제백주) 두견새마저 한낮에 울어

始覺卜居深(시각복거심) 이제야 깨쳐 사는 곳 깊어

 

金剛山 普德窟(보덕굴) 보덕굴-李齊賢

陰風生巖谷(음풍생암곡) 서늘한 바람 바윗골서 나

溪水深更綠(계수심갱록) 시냇물 깊어 게다 푸르러

倚杖望層巓(의장망층전) 지팡이 짚어 겹 꼭대기 봐 산꼭대기전

飛簷駕雲木(비첨가운목) 날듯이 처마 구름 탄 나무

 

金剛山 摩訶衍菴(마가연암) 마하연 암자-李齊賢

山中日亭午(산중일정오) 산 속에 정자 해는 한낮에

草露渥芒屨(초로악망구) 풀에 이슬로 미투리 흠뻑 두터울악 신구

古寺無居僧(고사무거승) 오랜 절에는 스님이 없고

白雲滿庭戶(백운만정호) 하얀 구름에 집 뜰을 채워

 

登峨眉山(등아미산) 아미산에 올라-李齊賢

蒼雲浮地面(창운부지면) 푸른 구름이 땅 위에 떴고

白日轉山腰(백일전산요) 한낮 밝은 해 산허리 돌아

萬像歸無極(만상귀무극) 모든 본뜸에 돌아간 무극

長空自寂寥(장공자적요) 먼 하늘 저만 고요에 쓸쓸

 

冷泉亭(냉천정) 냉천정-李齊賢

爲愛溪邊石(위애계변석) 아끼게 되니 시냇가 바위

扶筇小立時(부공소립시) 지팡이 짚고 조금 섰을 때

微波含落照(미파함락조) 잔물결 어려 지는 볕 담아

影動掛猿枝(영동괘원지) 그림자 흔들 원숭이 가지

 

題手卷1(제수권1) 두루마리에 쓰다-李齊賢

豊干老去不參禪(풍간로거불참선) 풍간은 늙어가며 참선도 않고 승려?

寒拾從來只掣顚(한습종래지체전) 한습은 따라오며 정수리 끌어 끌채

白額將軍亦何者(백액장군역하자) 하얀 이마 장군은 또한 어떤 이

忍飢共打一場眠(인기공타일장면) 주림 참고 함께 쳐 한바탕 낮잠

 

題手卷2(제수권2) 두루마리에 쓰다-李齊賢

顔色雖非滿鏡春(안색수비만경춘) 낯빛은 아니라도 거울 가득 봄

歌聲尙足動梁塵(가성상족동량진) 노래 소리 넘쳐서 대들보 울려

感君一贈同心結(감군일증동심결) 그댈 느껴 한번 줘 같은 맘 맺어

不爲千金更媚人(불위천금갱미인) 아니하니 천금에 다시 아양 떪 아첨할미

 

西京留守慶宰臣寄凍魚(서경유수경재신기동어)

서경유수 경재신이 얼린 고기를 부쳐-李齊賢

朝天石下玉鱗魚(조천석하옥린어) 조천석 바위아래 옥 비늘 고기

千里飛來入我廬(천리비래입아려) 천 리길 날아와서 내 집에 들어

一見忽驚淸到骨(일견홀경청도골) 한번 봐 문득 놀라 뼈 닿는 맑음

只緣腹有令公書(지연복유령공서) 알았네 배에 있어 공의 편지가

 

雪後約竹軒訪李柯亭山齋(설후약죽헌방이가정산재)

눈 내린 뒤 죽헌과 약속하여 이가정의 산 재실을 찾아-李齊賢

柯亭人境兩淸幽(가정인경양청유) 가정의 사람됨은 맑고도 그윽

像想山陰雪後遊(상상산음설후유) 그려 생각 산그늘 눈 온 뒤 놀아

若使同行有詩友(약사동행유시우) 만일 시켜 함께 가 시 벗이 있어

子猷未必便回舟(자유미필편회주) 그대 꾀해 아니 꼭 배를 돌리게

 

西都留別邢通憲(서도류별형통헌) 서도에서 형통헌과 헤어지며-李齊賢

露侵征袖曉寒多(로침정수효한다) 이슬 쳐든 소매에 새벽추위 꽤

酒盡離觴塞月斜(주진리상새월사) 술도 다해 이별 잔 변방 달 기웃

誰料北窓螢雪客(수료북창형설객) 누가 알아 북쪽 창 글 읽던 길손 螢雪之功

每年鞍馬走風沙(매년안마주풍사) 해마다 말을 달려 바람 모래에

 

寄遠(기원) 멀리 부치며-李齊賢

懽樂翻敎恨懊新(환락번교한오신) 기뻐 즐겨 도리어 한이 돼 새로 한할오

功名只管別離頻(공명지관별리빈) 공 이름 다만 뚫어 헤어짐 잦아

可憐畫閣樽前月(가련화각준전월) 가엽다 그림 누각 술통 앞에 달

還照邊城馬上人(환조변성마상인) 돌아 비쳐 변방 성 말 위에 사람

 

感懷二首1(감회이수1) 품은 마음 느껴-李齊賢

杜鵑花發杜鵑啼(두견화발두견제) 진달래 꽃은 피고 접동새 울어

香霧空濛月欲西(향무공몽월욕서) 향긋 안개 하늘 멍 달은 서산엘

立馬得詩還忘却(립마득시환망각) 말 멈춰 시를 얻어 헐 잊어버려

鳳城東望草萋萋(봉성동망초처처) 봉성 땅 동쪽 바래 풀로 우거져

 

感懷二首2(감회이수2) 품은 마음 느껴-李齊賢

光風轉夜露華微(광풍전야로화미) 빛 바람 도는 밤에 이슬 꽃 살짝

零落春紅欲滿衣(영락춘홍욕만의) 가만 떨친 봄 붉음 옷을 채우려

喚取佳人騎細馬(환취가인기세마) 외쳐서 고운사람 작은 말 태워

敎吹玉笛月中歸(교취옥적월중귀) 불게 해 옥피리를 달과 돌아가

 

孟宗冬筍(맹종동순) 맹종죽 겨울 죽순-李齊賢

雪中新筍宅邊生(설중신순택변생) 눈 속에 새 죽순이 집 가에 돋아

摘去高堂慰母情(적거고당위모정) 따가서 집에 계신 엄마 맘 달래

但使子孫能盡孝(단사자손능진효) 다만 시켜 자손들 효를 다하게

乾坤感應自分明(건곤감응자분명) 하늘땅 느낌 받아 절로 뚜렷해

 

過漁家(과어가) 어부 집을 지나며-李齊賢

婆娑城下盡漁村(파사성하진어촌) 파사성 성 아래는 다 어촌 마을

夜雨沙磯見漲痕(야우사기견창흔) 밤비에 모래톱에 물불은 자국 물가기

渚草汀花無限好(저초정화무한호) 물가 풀 물가 꽃이 끝없이 좋아

一篙春水度朝昏(일고춘수도조혼) 삿대 하나 봄 강물 아침저녁에 상앗대고

 

鷰尋玉京(연심옥경) 연심옥경-李齊賢

翩翩隻燕訪空閨(편편척연방공규) 훨훨 날아 한 제비 빈 안방 찾아

應感佳人惜別詩(응감가인석별시) 느껴서 고운사람 애틋 떠난 시

相對知心不知語(상대지심부지어) 서로마주 맘 알아 말은 못 알아

一庭風雨落花時(일정풍우락화시) 뜰 하나 비바람에 꽃 떨어질 때

 

廬山三笑(여산삼소) 여산삼소-李齊賢

釋道於儒理本齊(석도어유리본제) 불교 도교 유교와 본 이치 같아

强將分別自相迷(강장분별자상미) 억지로 나눠 갈라 저 서로 헤매

三賢用意無人識(삼현용의무인식) 세 어진이 마음 씀 남들 몰라줘

一笑非關過虎溪(일소비관과호계) 한 번 웃어 안 따져 호계를 건너

 

四皓歸漢(사호귀한) 사호 한나라로 돌아와-李齊賢

見說扶蘇孝且仁(견설부소효차인) 말하게 해 부소는 효도에 어짊 皇太子

胡令二世禍生民(호령이세화생민) 어찌 시켜 이세에 백성에 재앙 胡亥(BC229~207)

逋翁不爲卑辭屈(포옹불위비사굴) 포옹은 아니 하니 비사에 굽힘

未忍劉家又似秦(미인류가우사진) 차마 아니 유씨 집 진나라 같이

 

和李明叔雲錦樓四詠1 荷洲香月(하주향월) 연꽃 물가 향기로운 달-李齊賢

微波澹澹月溶溶(미파담담월용용) 가는 물결 잔잔해 달빛은 넘실

十頃荷花一道風(십경하화일도풍) 열 이랑 연꽃에는 한 줄기 바람

記得臨平山下宿(기득림평산하숙) 알았으니 임평산 산 아래 묵어

酒醒身在畫船中(주성신재화선중) 술 깨자 몸이 있어 그림배 속에

 

和李明叔雲錦樓四詠2 松壑翠雲(송학취운) 솔 골짝 푸른 구름-李齊賢

一林黃葉遠無聲(일림황엽원무성) 온 숲속에 누른 잎은 멀어서 소리 없어

萬壑蒼雲漲欲平(만학창운창욕평) 모든 골짝 푸른 구름 넘쳐나 반반하게

捲上山頭吹不散(권상산두취불산) 말려 올라 산꼭대기 불려도 안 흩어져

料應晩雨未全晴(료응만우미전청) 맞아 알아 늦은 비는 오롯이 아니 개여

 

和李明叔雲錦樓四詠3 漁磯晩釣(어기만조) 어촌물가 늦은 낚시-李齊賢

魚兒出沒弄微瀾(어아출몰롱미란) 고기새끼 들고나며 잔물결 놀려

閑擲纖鉤柳影閒(한척섬구류영한) 느긋 던져 가는 낚시 버들 그림자

日暮欲歸衣半濕(일모욕귀의반습) 날 저물어 돌아가려 옷이 반 젖어

綠煙和雨暗前山(록연화우암전산) 푸른 연기 비 어울려 앞산 어두워

 

和李明叔雲錦樓四詠4 山舍朝炊(산사조취) 산에 집 아침 불을 때-李齊賢

山下誰家遠似村(산하수가원사촌) 산 아래 누구 넨가 멀리 마을이

屋頭煙帶大平㾗(옥두연대대평량) 지붕머리 연기 껴 큰 평온 서려 눈병량

時聞一犬吠籬落(시문일견폐리락) 때론 들려 개 하나 짖는 울타리

乞火有人來扣門(걸화유인래구문) 불 빌리러 사람 와 문을 두드려

 

松都八詠 西江月艇(서강월정) 서강에 달 실은 배-李齊賢

江寒夜靜得魚遲(강한야정득어지) 강물 차고 밤 고요 고기 안 낚여

獨倚蓬窓捲釣絲(독의봉창권조사) 혼자 기댄 봉창에 낚싯줄 거둬

滿目靑山一船月(만목청산일선월) 눈에 가득 푸른 산 배 하나 달이

風流未必載西施(풍류미필재서시) 풍류라면 아니 꼭 서시를 태워 美女

 

松都八詠 南浦烟蓑(남포연사) 남포의 안개 풀 섶-李齊賢

一灣蒲葦雨蕭蕭(일만포위우소소) 한 굽이 부들갈대 비는 우수수

隔岸人家更寂寥(격안인가갱적료) 언덕너머 사람 집 다시 고요해

漁罷呼兒收綠網(어파호아수록망) 천렵 마쳐 애 불러 그물을 거둬

剌船歸起晩來潮(랄선귀기만래조) 삐거덕 배 돌아와 늦은 밀물에 어그러질랄

 

松都八詠 龍野尋春(룡야심춘) 용야들에 봄을 찾아-李齊賢

偶到溪邊藉碧蕪(우도계변자벽무) 뜻밖 닿은 시냇가 푸른 풀 깔려

春禽好事勸提壺(춘금호사권제호) 봄새는 좋은 일이 술 끌어 권해 提壺 직박구리

起來欲覓花開處(기래욕멱화개처) 일어나 찾으려해 꽃이 핀 곳을

度水幽香近却無(도수유향근각무) 물 건너 그윽한 향 다가가 없어

 

松都八詠 熊川禊飮(웅천계음) 웅천계음-李齊賢

沙頭酒盡欲斜暉(사두주진욕사휘) 모래머리 술 다해 해도 비스듬

濯足淸流看鳥飛(탁족청류간조비) 발 씻어 맑은 물에 새를 봐 날아

此意自佳誰領取(차의자가수령취) 이런 뜻 절로 멋져 누가 알아줘

孔門吾與舞雩歸(공문오여무우귀) 공자 문하 우리는 놀다 돌아가

 

松都八詠 靑郊送客(청교송객) 청교에서 손님 보내-李齊賢

小溪深處柳飛綿(소계심처류비면) 실개울 깊은 곳에 버들 솜 날려

細雨晴時草似煙(세우청시초사연) 보슬비 개일 때면 연기 같은 풀

客去客留俱不礙(객거객류구불애) 손님 가든 머물든 함께 안 막아

一樽相對好山川(일준상대호산천) 동이 술 서로 마주 좋은 산천이

 

松都八詠 紫洞尋僧(자동심승) 자동에 스님을 찾아-李齊賢

石泉激激風生腋(석천격격풍생액) 돌샘에 샘물 콸콸 몸에 바람나 겨드랑이액

松霧霏霏翠滴巾(송무비비취적건) 솔 안개 부슬부슬 푸름에 젖어

未用山僧勤挽袖(미용산승근만수) 아니 써 산에 스님 소매를 당겨

野花啼鳥解留人(야화제조해류인) 들꽃에 우는 새는 사람 붙들어

 

松都八詠 龍山秋晩(룡산추만) 용산에 가을이 늦어-李齊賢

去年龍岫菊花時(거년룡수국화시) 지난해 용산 마루 국화꽃 필 때

與客携壺上翠微(여객휴호상취미) 손님과 술병 차고 산중턱 올라

一逕松風吹帽落(일경송풍취모락) 한 오솔길 솔바람 모자 떨어져

滿衣紅葉醉扶歸(만의홍엽취부귀) 옷 가득 붉은 잎에 취해 잡고 와

 

松都八詠 鵠嶺春晴(곡령춘청) 곡령에 봄날 맑아-李齊賢

八仙宮住翠微峯(팔선궁주취미봉) 여덟 신선 궁 있어 푸른 기운 봉

縹緲煙霞幾萬重(표묘연하기만중) 아득하다 안개 놀 몇 만 겹이나

一夜長風吹雨過(일야장풍취우과) 하룻밤을 긴 바람 비 몰고 지나

海龍擎出玉芙蓉(해룡경출옥부용) 바다용 들어 솟아 옥의 연꽃을

 

白溝(백구) 백구강-李齊賢

誰將督亢餌强隣(수장독항이강린) 누가하랴 독항 땅 강한 이웃 줘

空費金繒歲結親(공비금증세결친) 괜히 써 금과 비단 해마다 맺어

尺水區區遏南牧(척수구구알남목) 한 자 물 자잘하게 남쪽을 막아

可能臥榻不容人(가능와탑불용인) 하는 건 누운 자리 사람 안 들여

 

(탁군) 탁군-李齊賢

美壤每每接大行(미양매매접대항) 아름다운 땅은 늘 태항에 닿아

東秦右臂北燕吭(동진우비북연항) 동쪽 진은 오른 팔 북쪽 연 목이

劉郞却愛蠶叢國(류랑각애잠총국) 유 총각 되레 아껴 잠총국 나라

故里虛生羽葆桑(고리허생우보상) 고향 마을 그저 나 우보 뽕나무 풀더부룩할보

 

登鵠嶺(등곡령) 곡령에 올라-李齊賢

煙生渴咽汗如流(연생갈인한여류) 연기 나니 마른 목 땀은 흐르듯

十步眞成八九休(십보진성팔구휴) 열 걸음 걸으면서 여덟아홉 쉼

莫怪後來當面過(막괴후래당면과) 달리마라 뒤서 와 앞을 지나도

徐行終亦到山頭(서행종역도산두) 천천히 가 마침내 산마루 닿아

 

栗谷人家(율곡인가) 율곡 골짝 사람 집-李齊賢

歲暮天寒雪欲飛(세모천한설욕비) 한 해 가며 날 추워 눈이 날리려

旋收鷄狗掩柴扉(선수계구엄시비) 돌려 거둬 닭과 개 사립문 닫아

馬蒭奴飯猶能辦(마추노반유능판) 말 꼴에다 종 밥을 힘써 마련해

勸客明朝且莫歸(권객명조차막귀) 부디 손 내일 아침 돌아가지마

 

送息影菴(송식영암) 식영암에 보내며-李齊賢

同道相從古亦稀(동도상종고역희) 같은 도 서로 좇아 옛 또한 드문

中年遠別忍霑衣(중년원별인점의) 중년에 멀리 헤져 차마 옷 적셔

空江目盡思無盡(공강목진사무진) 빈 강에 바램 다해 생각 끝없어

一片風帆去似飛(일편풍범거사비) 한 조각 바람 돛배 떠나 날듯이

 

九曜堂1(구요당1) 구요당-李齊賢

溪水潺潺石逕斜(계수잔잔석경사) 시냇물 잔잔해도 돌길 비스듬

寂寥誰似道人家(적료수사도인가) 고요 쓸쓸 뉘 같아 도인 집이랴

庭前臥樹春無葉(정전와수춘무엽) 뜰 앞에 누운 나무 봄에 잎 없어

盡日山蜂咽草花(진일산봉열초화) 하루 내 산에 벌은 풀꽃에 목메

 

九曜堂2(구요당2) 구요당-李齊賢

夢破虛窓月半斜(몽파허창월반사) 꿈을 깬 빈 창가에 달이 반 기웃

隔林鐘鼓認僧家(격림종고인승가) 숲 너머 종 북소리 알아 스님 집

無端五夜東風惡(무단오야동풍악) 무던히 밤은 오경 봄바람 나빠

南澗朝來幾片花(남간조래기편화) 남쪽 도랑 아침 와 몇 조각 꽃이

 

山中雪夜(산중설야) 산 속 눈 오는 밤-李齊賢

紙被生寒佛燈暗(지피생한불등암) 얇은 이불 소름 나 등잔불 어둑 寒粟

沙彌一夜不鳴鍾(사미일야불명종) 사미승 밤새도록 종을 안 울려

應嗔宿客開門早(응진숙객개문조) 마주 성내 묵는 손 문 일찍 열어

要看庵前雪壓松(요간암전설압송) 살펴보려 암자 앞 눈 눌린 솔을

 

瀟湘夜雨(소상야우) 소상강 밤비-李齊賢

楓葉蘆花水國秋(풍엽로화수국추) 단풍잎 갈대꽃에 물나라 가을

一江風雨灑片舟(일강풍우쇄편주) 온 강엔 비바람이 조각배 뿌려

鷺回楚客三更夢(로회초객삼경몽) 해오라기 오는 손 한밤의 꿈에

分與湘妃萬古愁(분여상비만고수) 헤어진 소상왕비 오랜 옛 시름

 

淮陰漂母墳1(회음표모분1) 회음의 빨래하는 아낙 무덤에서-李齊賢

重士憐窮義自深(중사련궁의자심) 선비 중해 백성 가련 옳음은 절로 깊어

豈將一飯望千金(기장일반망천금) 어찌 나중 밥 한 그릇 천금을 바랬을까

歸來却責南昌長(귀래각책남창장) 돌아와서 되레 따져 남창의 정장에게

未必王孫識母心(미필왕손식모심) 아니 꼭이 왕손으로 표모 마음 알아야

 

淮陰漂母墳2(회음표모분2) 회음의 빨래하는 아낙 무덤에서-李齊賢

婦人猶解識英雄(부인유해식영웅) 아주머니 그리 알아 영웅을 알아

一見殷勤慰困窮(일견은근위곤궁) 한눈에 봐 넌짓 힘써 어려움 달래

自棄爪牙資敵國(자기조아자적국) 저만 버려 발톱 이빨 적 나라 밑천

項王無賴目重瞳(항왕무뢰목중동) 항왕으로 쓸데없이 눈동자 붙어

 

比干墓1(비간묘1) 비간묘-李齊賢

周王封墓禮殷臣(주왕봉묘례은신) 주왕이 무덤 돋워 은나라 신하 높여

爲惜忠言見殺身(위석충언견살신) 아까워 충성된 말 몸 바침을 보고서

何事華陽歸馬後(하사화양귀마후) 무슨 일로 화양으로 말을 돌린 다음에

蒲輪不謝採薇人(포륜불사채미인) 부들바퀴 안 보내 고사리 캐던 사람

 

比干墓2(비간묘2) 비간묘-李齊賢

從來忿欲蔽良知(종래분욕폐량지) 오면서 분한 마음 좋은 앎 가려

日暮令人有逆施(일모령인유역시) 날 저물어 사람에 도로 베풀게

哿矣親祠比干墓(가의친사비간묘) 잘하니 몸소 제사 비간의 무덤

胡然却仆魏徵碑(호연각부위징비) 어찌해 넘어뜨려 위징의 비석 魏徵(580643)

 

范蠡(범려) 범려-李齊賢

論功豈啻破强吳(론공기시파강오) 공 따져 어찌 다만 오나라 부숨

最在扁舟泛五湖(최재편주범오호) 가장 큼은 조각배 오호에 띄워

不解載將西子去(불해재장서자거) 모르게 배에 싣고 서시와 떠나

越宮還有一姑蘇(월궁환유일고소) 월나라 궁 안 있어 고소대 하나

 

曹參(조참) 조참 (?~BC190) 肅何의 추천으로 相國이 되어 惠帝를 보필-李齊賢

病瘡餘痛九州同(병창여통구주동) 병에 상처 아픔이 구주 한 가지

兪扁何施藥砭功(유편하시약폄공) 유부 편작 어찌 펴 약에 침 공덕 名醫

不作歌呼終日醉(부작가호종일취) 아니해 노래 불러 날 다해 취해

膠西枉見白頭翁(교서왕견백두옹) 교서에서 잘못 봐 흰머리 노인

 

蕭何(소하) 소하 (?~BC193)-李齊賢

秦家圖籍漢山河(진가도적한산하) 진나라 그림 문서 한나라 산하

功比曹參百倍加(공비조참백배가) 공을 견줘 조참에 백 곱은 나아

白首年來還見縶(백수년래환견집) 흰머리 나이 오니 되레 매여서 맬집

只應羞殺召平瓜(지응수살소평과) 다만 맞아 부끄러 소평의 참외

 

韓信(한신) 한신-李齊賢

出跨淮陰志頗奇(출과회음지파기) 사타구니 긴 회음 뜻 자못 야릇

亦知王業匪人爲(역지왕업비인위) 또한 알아 왕업은 사람 함 아냐

欲令螻蟻翻溟渤(욕령루의번명발) 하려하니 개미에 바다 물 엎어

晩計何殊乳臭兒(만계하수유취아) 만년 꾀 어찌 달라 젖먹이아이

 

張良(장량) 장량-李齊賢

五世君恩未足酬(오세군은미족수) 오대에 임금 베풂 넉넉 못 갚아

誓將心力快秦讎(서장심력쾌진수) 다짐하려 마음 힘 진나라 원수

韓王又作彭城土(한왕우작팽성토) 한왕 또한 지으니 팽성의 흙이

借箸何辭轉一籌(차저하사전일주) 빌린 저 어찌 물러 굴려 한 꾀함

 

陳勝(진승) 진승-李齊賢

甕牖繩樞去故園(옹유승추거고원) 단지 창문 줄 지도리 고향을 떠나

魚書狐火起中原(어서호화기중원) 물고기 글 여우 불이 중원에 일어 陳勝 吳廣

只應燕雀譏鴻鵠(지응연작기홍곡) 다만 맞아 제비 참새 큰 인물 속여

一去都忘壟上言(일거도망롱상언) 한 번 떠나 모두 잊어 언덕 올린 말

 

陳平(진평) 진평 陳平宰肉-李齊賢

呂氏應非項氏儔(여씨응비항씨주) 여씨는 마침 안 돼 항우의 짝이 呂太后

何緣到此獨深憂(하연도차독심우) 어찌 맺어 이다지 홀로 큰 걱정

絳侯椎樸王陵戇(강후추박왕릉당) 강후 주발 소탈해 왕릉 어리숙 周勃

更欠高皇用我謀(갱흠고황용아모) 다시없어 고황제 내 꾀를 써줘

 

夏侯嬰(하후영) 하후영-李齊賢

劍下淮陰爲大將(검하회음위대장) 칼 아래 회음 한신 대장이 되고

車中季布作名臣(차중계포작명신) 수레 속에 계포는 이름난 신하

滕公鑑識眞難及(등공감식진난급) 등공의 알아봄은 참말 못 미쳐

最是高皇善用人(최시고황선용인) 가장 옳아 고황제 사람을 잘 써

攀龍附鳳豈無人(반룡부봉기무인) 용 잡아 봉황 붙어 사람 없을까

驂乘初終只一臣(참승초종지일신) 곁에 타 처음 끝내 오직 한 사람

擁樹兩兒誠不忍(옹수량아성불인) 효혜 노원 두 아이 정성 못 참아

帝心應念放麑仁(제심응념방예인) 황제 마음 맞 생각 사슴 푼 어짊 맹손

 

蒯通(괴통) 괴통-李齊賢

嫉功樂禍亡三儁(질공낙화망삼준) 공로 시샘 화 즐김 세 영웅 잃어 준걸준

肆辯邀名起兩臣(사변요명기량신) 말 잘해 이름 만나 두 신하 세워

其主一言能免鑊(기주일언능면확) 그 주인 한 마디 말 죽음 벗어나 가마확

豈如緘口廟中人(기여함구묘중인) 어찌 같아 입 꿰맨 사당 앞 사람 후직사당

 

劉敬(유경) 유경-李齊賢

欲將漢主嫁昆夷(욕장한주가곤이) 하려해 한나라 왕 곤이 시집가

想見當初計畫時(상견당초계획시) 생각해봐 비로소 꾀하는 때를

千載名妃心語口(천재명비심어구) 천년 세월 명비로 마음 말한 입

奉春君豈是男兒(봉춘군기시남아) 봉춘군 유경 어찌 사내란 말가

 

陸賈(육가) 육가-李齊賢

將相同心業再昌(장상동심업재창) 장군 재상 한마음 왕업 거듭 펴

漢家聲敎到南荒(한가성교도남황) 한나라 소리 키워 남만에 닿아

擊鮮樂飮眞良計(격선락음진량계) 고기 쳐 즐겨 마셔 참말 좋은 꾀

枉費機關爲辟陽(왕비기관위벽양) 잘못 쓴 기관 조직 벽양후 위해 辟陽侯 審食其

 

劉向劉歆(유향유흠) 유향과 유흠-李齊賢

丹心耿耿帝曾知(단심경경제증지) 붉은 마음 빛나니 임금이 알아 一片丹心

梓柱生根勢莫移(재주생근세막이) 가래나무 뿌리 나 힘 뻗혀 한결

地下可能無駭汗(지하가능무해한) 땅 밑에서 할 수가 놀란 땀 없이

國師公是酒家兒(국사공시주가아) 국사공 유흠 바로 술집의 아이

 

田橫(전횡) 전횡-李齊賢

隨何有口來黥布(수하유구래경포) 수하는 입이 있어 경포가 오고

魏豹無心聽酈生(위표무심청력생) 위표는 마음 없어 역생에 들어

壯士難敎甘一辱(장사난교감일욕) 굳센 이 못 시키니 한 욕됨 달게

漢皇爭得見田橫(한황쟁득견전횡) 한나라 왕 다투어 전횡 보려해

 

項羽(항우) 항우-李齊賢

書劍應難敵萬人(서검응난적만인) 글과 칼로 못 맞서 많은 사람을

須知大勇在安民(수지대용재안민) 꼭 알아야 큰 날쌤 백성 편케 해

韓生奪得東歸志(한생탈득동귀지) 한생이 빼앗으니 동쪽 돌릴 뜻

天意寧終假一秦(천의녕종가일진) 하늘 뜻 어찌 끝내 진 나라 빌림

 

益齋小樂府 濟危寶(제위보) 제위보-李齊賢

浣紗溪上傍垂楊(완사계상방수양) 비단 빨던 시내 위 수양버들 곁

執手論心白馬郎(집수론심백마랑) 손잡아 마음 주던 흰말 탄 사내

縱有連簷三月雨(종유연첨삼월우) 이어달려 처마엔 삼월 봄비가

指頭何忍洗餘香(지두하인세여향) 손끝을 어찌 차마 씻어 남긴 향

 

益齋小樂府 長巖(장암) 장암-李齊賢

拘拘有雀爾奚爲(구구유작이해위) 옭아 매인 참새야 너 어찌 하다

觸着網羅黃口兒(촉착망라황구아) 걸려들어 그물에 노란 입 새끼

眼孔元來在何許(안공원래재하허) 눈구멍 원래부터 어디에 두고

可憐觸網雀兒癡(가련촉망작아치) 가여워라 그물 속 참새 미련이

 

益齋小樂府 西京別曲(서경별곡) 서경별곡-李齊賢

縱然巖石落珠璣(종연암석락주기) 늘어뜨려 바위에 구슬 떨어져

纓縷固應無斷時(영루고응무단시) 끈이야 굳이 그리 끊길 리 없어

與郎千載相離別(여랑천재상이별) 낭군과 천년이나 서로 떨어져

一點丹心何改移(일점단심하개이) 한 점에 뭉친 마음 어찌 옮기랴

 

益齋小樂府 居士戀(거사련) 선비의 사랑-李齊賢

鵲兒籬際噪花枝(작아리제조화지) 까치새끼 울타리에 울어 꽃가지

蟢子床頭引網絲(희자상두인망사) 갈거미도 상머리에 거미줄 놓아

余美歸來應未遠(여미귀래응미원) 우리 낭군 돌아올라 멀지 않았나

精神早已報人知(정신조이보인지) 얼에 넋에 이미 일찍 사람 알게 해

 

益齋小樂府 五冠山(오관산) 오관산-李齊賢

木頭雕作小唐鷄(목두조작소당계) 나무토막 깎아서 조그만 당닭

邸子拈來壁上棲(저자념래벽상서) 집에다 집어다가 벽 위에 앉혀

此鳥膠膠報時節(차조교교보시절) 이 닭이 꼬끼오해 때 알릴 때면

慈顔如似日平西(자안여사일평서) 어머니 얼굴 마치 서녘 해넘이

 

益齋小樂府 沙里花(사리화) 사리화-李齊賢

黃雀何方來去飛(황작하방래거비) 참새는 어찌 그리 오가며 날아

一年農事不曾知(일년농사부증지) 한해에 농사일은 일찍이 몰라

鰥翁獨自耕耘了(환옹독자경운료) 홀아비 저 혼자서 갈고 맸는데

耗盡田中禾黍爲(모진전중화서위) 다 없애 밭 가운데 벼 기장 소출

 

益齋小樂府 處容(처용) 처용-李齊賢

新羅昔日處容翁(신라석일처용옹) 신라에는 지난 옛날 처용 아비가

見說來從碧海中(견설래종벽해중) 말 들으니 나왔다네 푸른 바다서

貝齒赬脣歌月夜(패치정순가월야) 하얀 이에 붉은 입술 달밤을 노래

鳶肩紫袖舞春風(연견자수무춘풍) 어깨 덩실 소매 펄럭 봄바람 춤을

 

益齋小樂府 鄭瓜亭(정과정) 정과정 瓜亭 鄭敍(明宗元年 1170赦免)-李齊賢

憶君無日不霑衣(억군무일불점의) 임 그려 날이면 날 눈물에 젖어

政似春山蜀子規(정사춘산촉자규) 정치란 봄 산 같아 접동새 울음

爲是爲非人莫問(위시위비인막문) 옳으니 그르니는 묻지를 마오

只應殘月曉星知(지응잔월효성지) 조각달 새벽별이 알고 있느니

 

古風七首1(고풍칠수1) 고풍칠수-李齊賢

歲暮連日雪(세모연일설) 해는 저물어 날을 이어 눈

百卉俱拉摧(백훼구랍최) 온갖 풀들은 모두 꺾이어 꺾을랍최

政恐入新春(정공입신춘) 정말 두렵기 새봄이 들어

陰雲仍未開(음운잉미개) 그늘진 구름 이에 안 개여

娟娟一樹梅(연연일수매) 아리땁게도 한 그루 매화

脈脈在空谷(맥맥재공곡) 이어 이어져 빈 골짝에서

幽香人不知(유향인부지) 그윽한 향기 남들은 몰라

瘦骨淸如玉(수골청여옥) 여윈 뼈마디 옥처럼 맑아

 

古風七首2(고풍칠수2) 고풍칠수-李齊賢

宵寒夢易破(소한몽이파) 밤이 차가워 꿈을 쉽게 깨

展轉不自聊(전전부자료) 돌아 굴러서 절로 못 기대 輾轉反側

攬衣起窺戶(람의기규호) 옷을 걸쳐서 일어나 살펴

落落星月高(낙락성월고) 쏟아 떨어져 별과 달 높아

開爐具燈火(개로구등화) 화로 불 피워 등불을 밝혀

坐聽風枝號(좌청풍지호) 앉아서 들어 가지에 바람

念彼窮谷士(념피궁곡사) 저기 생각을 막힌 골 선비

誰與同其袍(수여동기포) 누가 줄건 지 함께 그 핫옷

 

古風七首3(고풍칠수3) 고풍칠수-李齊賢

公子遠行役(공자원행역) 도련님께선 먼 길 갈일이

鞍馬光翁赩(안마광옹혁) 말안장 올려 얼굴빛 붉어 붉을혁

憔悴玉樓妾(초췌옥루첩) 애태워 여윈 옥루의 아낙

忍淚不敎滴(인루불교적) 눈물 참으며 아니 흐르게

念之不可忘(념지불가망) 생각하느니 잊지를 못해

奮飛無羽翼(분비무우익) 떨쳐서 날려 날개가 없어

寒鍾鳴苦遲(한종명고지) 차운 종 울려 괴로움 늦춰

何時東方白(하시동방백) 언제면 동녘 날이 새려나

 

古風七首4(고풍칠수4) 고풍칠수-李齊賢

三冬天地閉(삼동천지폐) 석 달 겨울엔 하늘땅 막혀

龍蛇蟄幽宮(용사칩유궁) 용과 뱀들은 깊은 궁 숨어

世道多反覆(세도다반복) 세상길 많아 엎고 뒤엎어

君子有固窮(군자유고궁) 군자 가지니 정말 어려움

虛窓列遠岫(허창열원수) 빈 창문으로 먼 산 줄지어

白雲度晴空(백운도청공) 흰 구름 지나 개인 하늘을

從嗔不迎客(종진불영객) 좇아 성내어 손님 못 맞아

揮琴送飛鴻(휘금송비홍) 거문고 둘러 기러기 날려

 

古風七首5(고풍칠수5) 고풍칠수-李齊賢

蘇秦學鬼谷(소진학귀곡) 소진은 배워 귀곡 선생께

適取勞其生(적취로기생) 마침내 얻어 그 삶 지치게

起來佩相印(기래패상인) 일어서 오니 재상 인끈 차

足使妻嫂驚(족사처수경) 놀랄 만하니 아내와 형수

胡爲任寸舌(호위임촌설) 어찌하여서 한 치 혀 놀려

抵死談縱橫(저사담종횡) 죽을 때까지 종횡책 말해 합종연횡책

便有二頃田(편유이경전) 있다고 쳐서 두 이랑 밭이

知渠不躬耕(지거불궁경) 알건가 어찌 몸소 안 갈아

 

古風七首6(고풍칠수6) 고풍칠수-李齊賢

山中有故人(산중유고인) 산속에 있어 오래된 사람

貽我尺素書(이아척소서) 내게 전해와 짧은 편지글

學仙若有契(학선약유계) 신선을 배워 맺음 있다면

此世眞蘧廬(차세진거려) 이 세상이라 참다운 오막

軒裳非所慕(헌상비소모) 처마에 치마 아니 그린바

木石難與居(목석난여거) 나무돌과는 함께 못 살아

不如飮我酒(불여음아주) 같지 않으니 내 술 마시기

死生任自如(사생임자여) 죽고 살기는 저절로 같아

 

古風七首7(고풍칠수7) 고풍칠수-李齊賢

淸朝樂無事(청조락무사) 말간 아침에 즐길 일 없어

十日九下帷(십일구하유) 열흘에 아홉 휘장을 내려

偶然出官道(우연출관도) 뜻하지 않게 벼슬길 나가

立馬看奔馳(입마간분치) 말을 세워서 달림을 보네

草草功名士(초초공명사) 시름 시름이 공 이름 선비

紛紛豪俠兒(분분호협아) 바쁘고 바빠 크게 노는 이

歸來對黃卷(귀래대황권) 돌아와서는 책을 마주해

一笑還自怡(일소환자이) 한번 웃으니 난 되레 기뻐

 

病中呈愚谷(병중정우곡) 아픈 가운데 우곡에게 드립니다-李齊賢

讀書嗟聽瑩(독서차청형) 글을 읽어 아 빛남을 들어

聞道愧支離(문도괴지리) 도를 들으니 너무 부끄러

豈繫蒼生望(기계창생망) 어찌 내걸어 백성 바램을

謬蒙明主知(류몽명주지) 잘못 덮어쓴 밝은 임금 앎

病諳年去速(병암년거속) 병들어 외니 세월 감 빨라 욀암

閑厭日斜遲(한염일사지) 느긋함 싫어 해 기움 더뎌

臥念平生事(와념평생사) 누워 생각해 한 삶에 일을

多爲識者嗤(다위식자치) 하도 아는 이 웃음거리 돼 웃을치

 

哭尙德洪宰相瀹(곡상덕홍재상약) 재상 홍약의 덕을 기리며 울어-李齊賢

邂逅俄成別(해후아성별) 뜻밖에 만나 갑자기 헤짐 만날해후 갑자기아

驚呼已隔生(경호이격생) 놀라 불러도 이미 삶 너머

臨書懷善誘(림서회선유) 책 잡아 품어 좋은 깨우침

對酒憶眞情(대주억진정) 술 마주 생각 참다운 정이

淚溢大同水(루일대동수) 눈물로 더해 대동강 물이

名縣平壤城(명현평양성) 이름 내걸어 평양성에다

應敎吠天喙(응교폐천훼) 으레 가르쳐 짖는 주둥이 짖을폐 부리훼

永愧首丘誠(영괴수구성) 오랜 부끄럼 머리 둔 마음 首丘初心

 

邠州(빈주) 빈주에서-李齊賢

行穿山窈窕(행천산요조) 길이 뚫려도 산은 그윽해 뚫을천 그윽할요

俯見樹扶疏(부견수부소) 굽어본 나무 떠받쳐 트여

地僻宜澗飮(지벽의간음) 땅 외져 마땅 골짝 물 마셔

民醇多穴居(민순다혈거) 백성 지긋해 굴에 꽤 살아 진한술순

麥黃仍水碓(맥황잉수대) 보리 익어서 물방아 거듭 방아대

桑綠已繅車(상록이소거) 뽕잎 푸르러 고치 켠 수레 고치켤소

看取田園樂(간취전원락) 보아서 가져 시골 들 즐김

周家積累餘(주가적루여) 주나라 쌓음 끼침이 남아

 

馬上1(마상1) 말 위에서-李齊賢

驅馬上丘原(구마상구원) 말 몰아 올라 언덕 들판에

黃塵滿征鞍(황진만정안) 누런 흙먼지 말안장 가득

嘉禾槁已盡(가화고이진) 아름다운 벼 이미 다 말라 마를고

杲杲升朝暾(고고승조돈) 밝고 밝으니 오른 아침 해 밝을고 아침해돈

豈爲去鄕國(기위거향국) 어찌할 건가 고향을 떠나

悲歌行路難(비가행로난) 슬피 노래해 갈길 어려움

願言得甘霪(원언득감음) 바램 말 얻기 흠뻑 내릴 비 장마음

維以慰黎元(유이위려원) 매인 것이라 온 백성 달램 위로할위 검을려

 

馬上2(마상2) 말 위에서-李齊賢

隻輪載家具(척륜재가구) 수레 하나에 살림을 싣고 새한마리척

夫婦相挽推(부부상만추) 지아비 아내 둘 밀고 당겨 당길만

行行日數里(행행일수리) 가고 가기를 하루에 몇 리

就食南州來(취식남주래) 먹을 것 좇아 남쪽 고을 와

民生苦與樂(민생고여락) 백성의 삶은 괴롬과 즐김

造物已按排(조물이안배) 온갖 지은이 이미 놓아둬 누를안 밀칠배

顧予是何者(고여시하자) 날 돌아보니 바로 어떤 이

對之獨傷懷(대지독상회) 마주하고서 혼자 다친 맘

 

馬上3(마상3) 말 위에서-李齊賢

日午汗如濯(일오한여탁) 해는 머리 위 땀이 씻기듯

小立溪聲中(소립계성중) 조금 섰으니 시내 소리에

飛塵欃馬過(비진참마과) 날리는 먼지 언뜻 말 지나 살별참

氣若烈火烘(기약열화홍) 기운 같기는 불타는 횃불 횃불홍

鳴蜩悅美蔭(명조열미음) 울 매미 기뻐 고운 그늘이 매미조

倦鳥思深叢(권조사심총) 지친 새 생각 깊은 숲나무 모일총

何時紫霞洞(하시자하동) 어느 때이면 자하동 골짝

欹枕聽松風(의침청송풍) 베개 고이니 듣는 솔바람

 

馬上4(마상4) 말 위에서-李齊賢

傴僂驛中卒(구루역중졸) 곱사등이인 역에 역졸은 구부릴구루

顚倒身上袍(전도신상포) 뒤집어엎어 몸에 도포를

移床拂簟席(이상불점석) 침상을 옮겨 삿자리 떨어 삿자리점

巵酒慰我勞(치주위아로) 술잔을 들어 내 힘씀 달래 잔치

致君媿無術(치군괴무술) 그대 내맡겨 꾀 없어 부끄 창피줄괴

旅食驚二毛(여식경이모) 나그네살이 두 머리 놀래

區區欲何爲(구구욕하위) 낱낱 나눠서 무엇 하려고

亦來煩爾曹(역래번이조) 또한 온 것이 여러분 애써

 

焦山(초산) 초산-李齊賢

裵老開浮玉(배로개부옥) 배 노인 열어 떠도는 옥에

胸襟讓一焦(흉금양일초) 마음에 생각 한 태움 넘겨

海呑吳地盡(해탄오지진) 바다 삼키니 오나라 땅 다

山控楚天遙(산공초천요) 산은 내던져 초나라 하늘 당길공

蜃氣窓間日(신기창간일) 신기루 기운 창 사이 햇살

鷗聲砌下潮(구성체하조) 갈매기 소리 섬돌 밑 밀물

欲歸還倚杖(욕귀환의장) 돌아가려다 다시 기대 서

松竹晩蕭蕭(송죽만소소) 솔에 대나무 늦어 쓸쓸해

 

中菴居士贈詩1(중암거사증시1) 중암거사에게 주는 시-李齊賢

道門終古隱然(도문종고은연개) 도 깨침 문 끝 옛날 숨겨져 열려

脚踏何論士與(각답하론사여대) 발 밟아 어찌 따져 높고 낮은 이

彼佛曾敎丹化鐵(피불증교단화철) 저 부처 일찍 깨쳐 단사 쇠 되기

吾儒奚憚海持(오유해탄해지배) 내 유가 어찌 꺼려 바다 지닌 잔

信標衣鉢非言得(신표의발비언득) 믿음 표 가사 바리 말 않고 얻어 傳衣授法 慧可

樂在簞瓢豈利(낙재단표기리회) 즐김은 광주리 박 어찌 이끗에 簞食瓢飮 顔回

許我洗心參五葉(허아세심삼오엽) 내게 해 마음 씻어 다섯 잎 참선

希公着眼處三(희공착안처삼재) 바란 공 눈을 두니 세 재주 머묾

 

中菴居士贈詩2(중암거사증시2) 중암거사에게 주는 시-李齊賢

大地炎塵撥不(대지염진발불개) 넓은 땅 타는 먼지 없애 못 열어

淸涼獨占竹邊(청량독점죽변대) 맑아 서늘 홀로만 대숲 곁 누대

門無車馬腰無印(문무차마요무인) 문에 없어 수레 말 허리 인끈도

家有絃歌手有(가유현가수유배) 집에 있는 거문고 손에는 술잔

霖雨應須一龍起(림우응수일용기) 장맛비엔 으레 꼭 용 하나 일어

丘山未信萬牛(구산미신만우회) 언덕 산에 못 믿을 많은 소 돌아

請看鶴壽峯前地(청간학수봉전지) 보고지고 오랜 학 봉 앞에 마을

也着三韓老秀(야착삼한노수재) 또한 붙어 삼한에 늙은 빼난 이

 

中菴居士贈詩3(중암거사증시3) 중암거사에게 주는 시-李齊賢

糞掃堆中心眼(분소퇴중심안개) 떨어 쓸어 더미 속 마음눈 열려 언덕퇴

到頭渾是九蓮(도두혼시구련대) 머리 닿아 이 온통 아홉 연화대

驪鱗觸處難求寶(려린촉처난구보) 검은 비늘 닿은 곳 보배 못 찾아

蛇足添來或失(사족첨래혹실배) 뱀에 발 붙였다가 어째 잔 뺏겨 畵蛇添足

萬物秋凋還夏茂(만물추조환하무) 만물은 가을 시들 여름 우거져

三光西沒却東(삼광서몰각동회) 세 빛은 서쪽 빠져 동쪽 되돌아

分明此理誰拈破(분명차리수념파) 뚜렷한 이런 이치 누가 집어 깨 집을념

四海除公有辨(사해제공유변재) 온 세상 공을 제쳐 알 재주 있나 분별할변

 

中菴居士贈詩4(중암거사증시4) 중암거사에게 주는 시-李齊賢

呑吐江山口闔(탄토강산구합개) 삼켜 뱉어 강과 산 입 닫고 열어

肯敎塵壒礙靈(긍교진애애영대) 옳다 시켜 흙먼지 영대를 막아 티끌애

眞功牛入庖丁刃(진공우입포정인) 참일 이룸 소 찔러 백정의 칼날 부엌포

妄想蛇逃樂廣(망상사도악광배) 어긋 생각 뱀 숨어 악광의 술잔

樂國公能許同往(낙국공능허동왕) 낙원나라 공은 해 함께 가자며

寶山吾亦免空(보산오역면공회) 보배론 산 내 또한 헛돌림 벗어

有心潤色無文印(유심윤색무문인) 마음 둔 젖은 빛깔 글 찍힘 없어

未信金仙不要(미신금선불요재) 못 믿어 부처님을 재주 안 찾아

 

中菴居士贈詩5(중암거사증시5) 중암거사에게 주는 시-李齊賢

明主當時理具(명주당시리구개) 밝은 임금 그 때는 다스림 갖춰

看公闊步上金(간공활보상금대) 공을 보니 내딛음 금대에 올라 트일활

笑談漢已重九鼎(소담한이중구정) 웃어 얘기 한나라 겹친 아홉 솥

襟袍魯宜如一(금포로의여일배) 핫옷자락 노나라 잔 하나 같이

鍊石只言天可補(련석지언천가보) 돌을 달궈 다만 말 하늘을 기워

揮戈豈料日難(휘과기료일난회) 창 휘둘러 어찌 헤 해를 못 돌려

蒼生莫誤東山興(창생막오동산흥) 백성들 잘못마라 동녘 산에 흥

際會誰非將相(제회수비장상재) 때 만나 뉘 아니랴 장군재상감

 

中菴居士贈詩6(중암거사증시6) 중암거사에게 주는 시-李齊賢

一掬天慳天爲(일국천간천위개) 한 움큼 하늘 아껴 하늘 열게 돼 움킬국 아낄간

更將詩眼着亭(갱장시안착정대) 다시 해 시 지을 눈 정자에 부쳐

尋僧散步雲隨杖(심승산보운수장) 스님 찾아 거닐어 구름 지팡이

對客高談月入(대객고담월입배) 손님 맞아 큰 얘기 달 어린 술잔

積翠低簷相媚嫵(적취저첨상미무) 쌓인 푸름 처마 밑 아름다움과 아리따울무

落紅浮水故縈(락홍부수고영회) 떨어진 꽃 물에 떠 얽혀 돌고서 얽힐영

園林鍾鼓眞淸勝(원림종고진청승) 동산 숲에 종 북에 참 맑아 빼나

題詠須憑吏部(제영수빙이부재) 짓고 읊어 꼭 빗대 이부시랑감

 

中菴居士贈詩7(중암거사증시7) 중암거사에게 주는 시-李齊賢

舊讀詩書心孔(구독시서심공개) 옛날 읽은 시와 서 마음 뻥 뚫려

不窺閒館與崇(불규한관여숭대) 안 엿봐 느긋한 집 높은 집 함께

向來亦陋蕭曹筆(향래역루소조필) 오면서 또한 좁아 관아 붓 쓸쓸 좁을루

此去却耽嵇阮(차거각탐혜완배) 이리 가 되레 즐겨 혜완의 술잔 산이름혜

如涉太山超海過(여섭태산초해과) 건너기 태산 같아 바다너머 가

欲行千里及門(욕행천리급문회) 가려는 천리 길에 문 나서 돌아

二毛已負鑽堅志(이모이부찬견지) 섞인 털 이미 져 굳은 뜻 패여 끌찬

深愧雕虫不是(심괴조충불시재) 깊은 탓 벌레 먹어 아닌 게 재주 독수리조

 

中菴居士贈詩8(중암거사증시8) 중암거사에게 주는 시-李齊賢

苔鎖閑扉日懶(태쇄한비일라개) 이끼 낀 느긋 사립 해 나른 열려

紅塵況擬走章(홍진황의주장대) 티끌 속 하물며 헤 글 달릴 누대

玉川腹裏五千券(옥천복리오천권) 옥천의 뱃속에는 오천 권 책이

李白手中三百(이백수중삼백배) 이백의 손안에는 삼백 잔 술이

歲月頻驚隙駒過(세월빈경극구과) 해에 달 자주 놀라 틈에 말 지나

行藏頗愧磨驢(행장파괴마려회) 길채비 꽤 부끄러 나귀 나돌아

東門幸有宜瓜地(동문행유의과지) 동쪽 문 하마 있어 오이 심을 땅

遮莫乾坤生我(차막건곤생아재) 가림 마라 하늘땅 내 재주 낳아 막을차

 

中庵掌試後賀宴席上(중암장시후하연석상)

중암이 시관을 맡아본 뒤 잔치자리에서-李齊賢

國老提衡古未多(국로제형고미다) 나라어른 든 뽑음 예엔 안 많아 끌제

群雄入彀世爭誇(군웅입구세쟁과) 영웅들 들어 당겨 뽐냄을 다퉈 당길구

天開萬古煙霞洞(천개만고연하동) 하늘 열려 먼 오래 안개노을 골

春滿一庭桃李花(춘만일정도리화) 봄이 가득 뜰 하나 복사오얏 꽃

羯鼓打翻銀漢月(갈고타번은한월) 북녘 북 쳐서 날아 은하수에 달

鳳簫吹散赤城霞(봉소취산적성하) 봉 퉁소 불어 흩어 붉은 성에 놀

年年此樂何窮已(년년차락하궁이) 해마다 이 즐거움 어찌 다 그쳐

餘慶方鍾積善家(여경방종적선가) 넘친 경사 모아 놔 선을 쌓은 집

 

和贈李外郞元弼(화증리외랑원필)

외랑 이원필에게 답으로 주다-李齊賢

男子平生志四方(남자평생지사방) 사내로 한 삶 살이 뜻을 온데에

不應羞澁爲空囊(불응수삽위공낭) 안 맞아 찝찝 떫어 빈 주머니 돼

靈均去楚唯飱菊(영균거초유손국) 굴평은 초나라 떠 국화만 먹어

魯叟過陳也絶糧(노수과진야절량) 공자도 진나라 가 식량이 끊겨

搔首只緣詩作崇(소수지연시작숭) 머리 긁적 맺히니 시 짓기 높여

揚眉更覺酒能狂(양미갱각주능광) 눈썹 찌풋 다시 깨 술이 미치게

愧非指廩周公瑾(괴비지름주공근) 안 부끄러 보인 곳집 오나라 주유

傾蓋相從亦不妨(경개상종역불방) 기운 덮개 서로 따라 아니 거리껴

 

楊花(양화) 버드나무꽃-李齊賢

似花非雪最顚狂(사화비설최전광) 꽃 같이 눈은 아니 가장 미쳐서

空濶風微轉渺茫(공활풍미전묘망) 하늘 튼 바람 산들 돌아 아득해

晴日欲迷深院落(청일욕미심원락) 갠 날에 길 헤매다 깊은 뜰 떨렁

春波不動小池塘(춘파부동소지당) 봄 물결 아니 일어 조그만 연못

飄來鉛砌輕無影(표래연체경무영) 날아와 하얀 섬돌 그림자 없이

吹入紗窓細有香(취입사창세유향) 불어든 깁 창문엔 가느다란 향

却憶東臯讀書處(각억동고독서처) 아서 생각 동고가 글을 읽던 곳

半隨紅雨撲空床(반수홍우박공상) 반쯤 따라 붉은 비 빈 상을 때려

 

楊安普國公宴太尉瀋王于玉淵堂(양안보국공연태위심왕우옥연당)

양안보 국공의 태위 심왕을 위한 옥연당에서의 잔치-李齊賢

湖上華堂愜素聞(호상화당협소문) 호수 위 꽃다운 집 듣던 바 산뜻

國公開宴樂吾君(국공개연락오군) 국공께서 연 잔치 우리 님 즐겨

十千美酒鸕鷀杓(십천미주로자표) 한말 만 냥 좋은 술 가마우지 병

二八佳人翡翠裙(이팔가인비취군) 열여섯 살 고운 이 비취색 치마

菡萏香中聽過雨(함담향중청과우) 연봉오리 향내 속 오는 비 들어

菰蒲影際見行雲(고포영제견행운) 향 부들 그림자에 가는 구름 봐

笙歌未歇輪蹄鬧(생가미헐륜제료) 생황노래 안 그쳐 수레 말 시끌

漠漠西山日欲曛(막막서산일욕훈) 아무 없는 서산엔 저녁 해 지려

 

鳳州龍湫(봉주룡추) 봉주 용추에서-李齊賢

山前翠石雙扉啓(산전취석쌍비계) 산 앞에 푸른 돌에 두 돌문 열려

石底澄潭萬丈深(석저징담만장심) 돌로 바닥 맑은 못 만 길에 깊어

明浸日光紛閃閃(명침일광분섬섬) 밝게 담긴 햇빛이 번쩍여 아찔

冷涵林影淨沈沈(랭함림영정침침) 썰렁 적신 숲 그늘 빠트려 깨끗

斯民政要滋湯旱(사민정요자탕한) 이 백성 다스리니 탕임금 가뭄

彼相誰堪作說霖(피상수감작설림) 저 정승 누가 견뎌 부열 장마비

出沒魚兒休察見(출몰어아휴찰견) 드나드는 물고기 살피지마라

龍應先遣試人心(룡응선견시인심) 용 으레 먼저 보내 사람 맘 보려

 

菊齋權文正公挽詞(국재권문정공만사) 국재 권문정공 만사-李齊賢

揚歷淸華到上台(양력청화도상태) 오름 거쳐 청 화직 정승에 올라

君王獨倚棟梁材(군왕독의동량재) 임금님 혼자 기댄 대들보 인재

詩書滿屋無樊素(시서만옥무번소) 시서로 가득한 집 번소는 없고 家姬

簪履盈門有老萊(잠리영문유로래) 벼슬 밟아 채운 문 노래자 있어 효자

千歲鶴歸三嶠月(천세학귀삼교월) 천 년에 학 돌아가 삼교에 달로

九淵龍化五更雷(구연룡화오경뢰) 아홉 못 용이 되니 오경에 우레

才疏未足銘淸德(재소미족명청덕) 서툰 재주 맘 안 차 새길 맑은 덕

淚洒當年玉鏡臺(루쇄당년옥경대) 눈물 뿌려 그 해에 옥의 거울에

 

送李翰林還朝(송리한림환조) 조정으로 돌아가는 이한림을 보내며-李齊賢

早知毛骨異凡流(조지모골이범류) 일찍 안 모습 뼈대 남달리 흘러

刮目靑雲得意秋(괄목청운득의추) 눈 비벼 청운의 꿈 뜻 얻은 가을 刮目相對

三級風雷起蓬蓽(삼급풍뢰기봉필) 세 차례 바람우레 가난한 집서

九天雨露洽松楸(구천우로흡송추) 아홉 하늘 비이슬 조상 무덤에

鴨江柳暗牽離思(압강류암견리사) 압록강 버들그늘 헤질 생각이

鼇禁花開待勝遊(오금화개대승유) 자라금원 꽃 피어 좋은 놀이를

樽酒論懷更何日(준주론회갱하일) 술통 술 품음 논해 다시 어느 날

白頭身事付蒼洲(백두신사부창주) 하얀 머리 몸 둔일 푸른 섬 부쳐

 

達尊杏花韻1(달존행화운1) 달존의 살구꽃 운으로-李齊賢

一株仙杏鳳城西(일주선행봉성서) 한 그루 살구나무 봉성 서쪽에

占斷春光傍柳堤(점단춘광방류제) 독차지한 봄빛에 곁엔 버들 둑

翳翳紫煙迷遠近(예예자연미원근) 가리니 보라 연기 헤매 원근을

離離紅日照高低(리리홍일조고저) 뻗쳐 내린 붉은 해 비춘 높낮이

暗香帶露添蜂蜜(암향대로첨봉밀) 그윽한 향 띤 이슬 더 보탠 벌꿀

亂點隨風着燕泥(란점수풍착연니) 날린 점 바람 따라 제비집 붙어

忽憶錦波亭下路(홀억금파정하로) 문득 생각 비단결 정자 아래 길

滿身淸影醉扶携(만신청영취부휴) 몸 가득 맑은 그늘 취해 붙들어

 

達尊杏花韻2(달존행화운2) 달존의 살구꽃 운으로-李齊賢

淡蕩春光小卷西(담탕춘광소권서) 묽어 흩여 봄빛에 작은 책 서쪽

倚墻無語俯長堤(의장무어부장제) 담에 기대 말없이 긴 둑을 굽어

蔕裝絳蠟風吹拆(체장강랍풍취탁) 가시 꾸민 붉은 밀 바람 불어 툭

花蔟丹砂雨壓低(화족단사우압저) 꽃떨기 붉은 모래 비 눌러 낮춰

驚墮佳人金捍撥(경타가인금한발) 놀라 떨쳐 고운 이 금 막아 덜어

巧黏游騎錦障泥(교점유기금장니) 곱게 붙어 다닌 말 비단 말다래

綠陰靑子空惆悵(록음청자공추창) 푸른 그늘 연 열매 괜히 슬퍼져

滿意尋芳莫解携(만의심방막해휴) 채운 뜻 꽃을 찾아 손 놓지 말자

 

達尊杏花韻3(달존행화운3) 달존의 살구꽃 운으로-李齊賢

御溝南畔畫橋西(어구남반화교서) 대궐 도랑 남쪽 두둑 그림다리 서쪽에

記得偸閑步綠堤(기득투한보록제) 적어놓은 틈을 찾아 푸른 둑 방 거닐어

出屋數枝春雨過(출옥수지춘우과) 집을 넘은 몇몇 가지 봄비는 지나치고

繞城千樹夕陽低(요성천수석양저) 성을 에운 많은 나무 저녁볕 나직하다

玳筵錯落啼紅燭(대연착락제홍촉) 대모자리 잘못 떨쳐 울어 흘러 붉은 초

鳳詔淋漓濕紫泥(봉조림리습자니) 임금 조서 젖어 스며 적시는 붉은 진흙

欲折長條賞天巧(욕절장조상천교) 꺾으려는 긴 가지는 날씨 고움 보려고

却愁零落不堪携(각수령락불감휴) 되레 시름 가만 떨침 이어 끌기 못 견뎌

 

題長安逆旅1(제장안역려1) 장안의 여관에-李齊賢

倦客重遊秦樹老(권객중유진수로) 지친 길손 다시 와 진나라 나무 늙어

佳人一去隴雲賖(가인일거롱운사) 고운 임 한번 떠나 농서 구름 아득해

愁聽杜叟三年笛(수청두수삼년적) 시름 들려 두보는 삼년의 피리소리

悵望張侯萬里槎(창망장후만리사) 슬피 바래 장후는 만 리길에 뗏목을

夢裏家山空蕙帳(몽리가산공혜장) 꿈속에서 고향은 텅 비인 혜초 장막

酒闌簷雨落燈花(주란첨우락등화) 술 그쳐 처마에 비 등 꽃에 떨어지나

宦情已似秋雲薄(환정이사추운박) 벼슬 뜻 이미 같아 가을구름 엷음과

胸次猶餘一寸霞(흉차유여일촌하) 가슴속 외려 남아 한 치 길이 노을이

 

題長安逆旅2(제장안역려2) 장안의 여관에-李齊賢

海上箕封禮義鄕(해상기봉례의향) 바다너머 기자국 예의의 고장

曾修職貢荷龍光(증수직공하룡광) 일찍 닦아 일 바쳐 용 빛 짊어져

河山萬世同盟國(하산만세동맹국) 강과 산 모든 세상 함께한 나라

雨露三朝異姓王(우로삼조이성왕) 비이슬 덕 세 왕조 성 다른 임금

貝錦誰將委豺虎(패금수장위시호) 돈 비단 누가 하여 늑대 범 맡겨

干戈無奈到參商(간과무내도참상) 싸움에 어찌 못해 참상 이르러

扶持自有宗祧力(부지자유종조력) 도와 버텨 스스로 종묘 신령 힘

會見松都業更昌(회견송도업갱창) 만나 본 송도 서울 왕업 또 뻗쳐

 

題長安逆旅3(제장안역려3) 장안의 여관에-李齊賢

早信忠誠可動天(조신충성가동천) 일찍 믿어 충성에 하늘 움직여

孰云仁聖竟容奸(숙운인성경용간) 뉘 일러 어진 임금 끝내 간신을

鷄竿曙色開暘谷(계간서색개양곡) 닭 홰에 새벽빛이 해돋이 열려

鳳闕春光到雪山(봉궐춘광도설산) 봉 대궐 봄날 빛이 설산에 닿아

讖雨池蛙喧欲鬪(참우지와훤욕투) 비 알려 못 개구리 다투려 시끌

唳雲臯鶴倦思還(려운고학권사환) 구름 울어 언덕 학 갈 생각 지쳐

區區吳薛何爲者(구구오설하위자) 자잘한 오와 설은 무엇 하는 이

自鼓嚨胡徹帝關(자고롱호철제관) 스스로 북 오랑캐 황성을 뚫어

 

端午(단오) 단오-李齊賢

旅食京華十過春(려식경화십과춘) 길에 밥 서울거리 열 번 봄 지나

西來又作問津人(서래우작문진인) 서쪽 와서 또 지어 나루 묻는 이

半生已被功名誤(반생이피공명오) 반쯤 삶 이미 입어 이름 냄 잘못

久客偏驚節物新(구객편경절물신) 오랜 길손 놀라니 철 만물 새록

萍梗羈蹤靑海月(평경기종청해월) 떠돌이 나그네길 파란바다 달

松楸歸夢泰封塵(송추귀몽태봉진) 고향땅 돌아갈 꿈 태봉 먼지 흙

旗亭且飮菖蒲酒(기정차음창포주) 주막에 또 마시니 창포 담은 술

未用醒吟學楚臣(미용성음학초신) 술 깨고선 안 읊어 굴원을 배워

 

多景樓陪權一齋用古人韻同賦(다경루배권일재용고인운동부)

다경루에서 권일재를 모시고 옛사람 운을 써서 함께 짓다-李齊賢

楊子津南古潤州(양자진남고윤주) 양자강의 남쪽 나루 옛날 윤주 땅

幾番觀樂幾番愁(기번관락기번수) 몇몇 번을 보며 즐겨 몇 번을 시름

佞臣謀國魚貪餌(녕신모국어탐이) 아첨신하 나라 꾀해 고기 미끼만

點吏憂民鳥養羞(점리우민조양수) 붙은 아전 백성 걱정 새 모이 주기

風鐸夜喧潮入浦(풍탁야훤조입포) 바람풍경 밤에 소리 물 밀린 갯가

煙蓑暝立雨侵樓(연사명립우침루) 안개비옷 어둠 서니 비 쳐든 다락

中流擊楫非吾事(중류격즙비오사) 흐름 속에 노를 때려 우리 일 아냐

閑望天涯范蠡舟(한망천애범려주) 느긋 바래 하늘 저편 범려의 배를

 

二陵早發(이릉조발) 두 능을 아침에 떠나며-李齊賢

夢破郵亭耿曉燈(몽파우정경효등) 꿈 깨니 역 정자에 새벽 등 환해

欲乘鞍馬覺凌兢(욕승안마각릉긍) 오르려 말안장에 추위를 느껴

雲迷柱史燒丹竈(운미주사소단조) 구름 피니 노자가 단약 사른 터 柱下史: 老子

雪壓文王避雨陵(설압문왕피우릉) 눈 퍼부어 문왕이 비를 피한 능

觸事誰知胸磈磊(촉사수지흉외뢰) 닿는 일 누가 알아 가슴 응어리 높고험한모양외

吟詩只得髮鬅鬙(음시지득발붕승) 시 읊으니 다만 돼 머리 헝클려 머리흐트러질붕

塵巾折角裘穿縫(진건절각구천봉) 티끌 두건 꺾인 뿔 갖옷 뚫어 꿰

羞向龍門見李膺(수향룡문견리응) 부끄러이 용문서 이응을 보랴

 

函谷關(함곡관) 함곡관-李齊賢

形勝平看十二齊(형승평간십이제) 모습 빼나 널리 봐 열둘 가지런

下臨無路上無梯(하림무로상무제) 내려 닿아 길 없어 올라 길 없어 사다리제

土囊約住黃河北(토낭약주황하북) 흙주머니 막으니 황하의 북쪽

地軸句連白日西(지축구련백일서) 지축은 굽어 이어 한낮 해 서쪽

天意已歸三尺劍(천의이귀삼척검) 하늘 뜻 이미 돌려 석자 길이 칼

人心豈特一丸泥(인심기특일환니) 사람 마음 어이타 한 알의 진흙

秋禾滿畝風塵靜(추화만무풍진정) 가을 나락 밭 가득 티끌도 가만

穏跨征鞍聽午鷄(온과정안청오계) 편히 타 가는 안장 낮에 닭 울음

 

路上自蜀歸燕(노상자촉귀연) 촉에서 연으로 돌아가는 길에-李齊賢

馬上行吟蜀道難(마상행음촉도난) 말을 타고 가며 읊어 촉도난 시를

今朝始復入秦關(금조시부입진관) 오늘아침 비로소 또 진관에 들어

碧雲暮隔魚鳧水(벽운모격어부수) 푸른 구름 저묾 너머 고기 오리 물

紅樹秋連鳥鼠山(홍수추련조서산) 붉은 나무 가을 이어 새들 쥐들 산

文字剩添千古恨(문자잉첨천고한) 글에 글자 남아 더해 천고 오랜 한

利名誰博一身閑(리명수박일신한) 이끗 이름 누가 알아 몸 하나 느긋

令人最憶安和路(령인최억안화로) 사람으로 가장 그려 좋고 편한 길

竹杖芒鞋自往還(죽장망혜자왕환) 대 지팡이 짚신 신어 절로 가고와

 

思歸(사귀) 돌아갈 생각-李齊賢

扁舟漂泊若爲情(편주표박약위정) 얕은 배로 떠돌아 정이 되듯이

四海誰云盡弟兄(사해수운진제형) 온 세상에 뉘 일러 다들 형제라

一聽征鴻思遠信(일청정홍사원신) 한 들림 기러기 떠 먼 소식 그려

每看歸鳥嘆勞生(매간귀조탄로생) 가는 새 볼 때마다 지친 삶 탓해

窮秋雨鎖靑神樹(궁추우쇄청신수) 다한 가을 그친 비 푸른 얼 나무

落日雲橫白帝城(락일운횡백제성) 지는 해 구름 걸쳐 흰 임금 성을 白帝城

認得蓴羹勝羊酪(인득순갱승양락) 알았으니 순채국 양락에 나아

行藏不用問君平(행장불용문군평) 가고 숨기 아니 써 군평에 물어

 

諸葛孔明祠堂(제갈공명사당) 제갈공명의 사당-李齊賢

群雄蠭起事紛拏(군웅봉기사분나) 뭇 영웅 벌떼일어 일 섞여 어질 벌봉

獨把經綸臥草廬(독파경륜와초려) 혼자 쥔 다스릴 뜻 초가에 누워

許國義高三顧後(허국의고삼고후) 나라 맡아 의 높아 세 번 돌아봐 三顧草廬

出師謨遠七擒餘(출사모원칠금여) 군사 나서 먼 꾀함 일곱 놔 잡아 七縱七擒

木牛流馬誰能了(목우류마수능료) 나무 소 흐르는 말 누가 알 텐가 司馬懿

羽扇綸巾我自如(우선륜건아자여) 깃털 부채 실 두건 내 절로 같아

千載忠誠懸日月(천재충성현일월) 천년의 충성 정성 해 달에 걸려 諸葛亮(181234)

廻頭魏晉但丘墟(회두위진단구허) 돌아본 위 진나라 다만 언덕 터

 

方舟向蛾嵋山(방주향아미산) 배를 타고서 아미산으로-李齊賢

錦江江上白雲秋(금강강상백운추) 비단 강 강물 위에 흰 구름 가을

唱撤鱺駒下酒樓(창철려구하주루) 노래 거둬 고기 말 술집에 내려 가물치려 曲名?

一片紅旗風閃閃(일편홍기풍섬섬) 한 조각 붉은 깃발 바람에 번쩍

數聲柔櫓水悠悠(수성유로수유유) 몇 소리 부드런 노 물결에 아득

雨催寒犢歸漁店(우최한독귀어점) 비 내려 찬 송아지 어물점에 가

波送輕鷗近客舟(파송경구근객주) 물결 보낸 갈매기 길손 배 곁에

孰謂書生多不遇(숙위서생다불우) 누가 말해 글 선비 많이들 딱해

每因王事飽淸遊(매인왕사포청유) 늘 따라서 나랏일 맑게 놂 물려

 

至治癸亥四月二十日發京師上王時在西蕃將往拜(지치계해사월이십일발경사상왕시재서번장왕배)

서번에 계시는 임금님 뵈려 서울을 떠나며-李齊賢

主恩曾未答丘山(주은증미답구산) 임금 베풂 못 갚아 언덕 산 같아

萬里驅馳敢道難(만리구치감도난) 만 리를 몰아달려 어렵다 하랴

彈劍不爲兒女別(탄검불위아녀별) 칼을 떨쳐 못하니 아녀 헤어짐

引杯聊盡故人歡(인배료진고인환) 잔 끌어 다 힘입어 오랜 이 기뻐

五雲廻首籠金闕(오운회수롱금궐) 오색구름 돌아봐 금 대궐 덮어

片月多情照玉關(편월다정조옥관) 조각달 정이 많아 옥의 관 비춰

唯念慈親鬢如雪(유념자친빈여설) 오직 걱정 어머니 귀밑머리 눈

數行淸淚洒征鞍(수행청루쇄정안) 몇 줄기 맑은 눈물 말안장 뿌려

 

黃土店聞上見譖不能自明1(황토점문상견참불능자명1)

황토점에서 상왕이 참소를 당하고 해명하지 못함을 듣고-李齊賢

世事悠悠不忍聞(세사유유불인문) 세상일은 아득해 차마 못 들어

荒橋立馬忽忘言(황교립마홀망언) 거친 다리 말 세워 아물 말 잊어

幾時白日明心曲(기시백일명심곡) 몇몇 때나 밝은 해 마음 밝힐 곡

是處靑山隔淚痕(시처청산격루흔) 바로 여기 푸른 산 눈물 떨군 데

燒棧子房寧負信(소잔자방녕부신) 잔도 태운 장자방 어찌 저버려

翳桑靈輒早知恩(예상령첩조지은) 나무 가린 영첩은 일찍 알아서

傷心無術身生翼(상심무술신생익) 다친 마음 없는 꾀 날개 돋는 몸

飛到雲霄一叫閽(비도운소일규혼) 날아와 구름 하늘 궐문 한 외침

 

黃土店聞上見譖不能自明2(황토점문상견참불능자명2)

황토점에서 상왕이 참소를 당하고 해명하지 못함을 듣고-李齊賢

咄咄書空但坐(돌돌서공단좌수) 쓰윽 쓱 하늘 글씨 시름에 앉아

式微何處是菟(식미하처시토구) 여려 작아 어디서 이 새삼 갖옷

十年艱險魚千里(십년간험어천리) 십년을 괴롬 아찔 천 리 물고기

萬古升沈貉一(만고승침맥일구) 만고의 오르내림 한 언덕 담비

白日西飛魂正斷(백일서비혼정단) 밝은 해 서쪽 날아 넋 정말 끊겨

碧江東注淚先(벽강동주루선류) 푸른 강 동쪽 쏟아 눈물 앞 흘러

滿門簪履無鷄狗(만문잠리무계구) 가득 문객 비녀 신 닭과 개 없어 鷄鳴狗盜

飽德如吾死合(포덕여오사합수) 덕을 입어 나처럼 죽어 될 부끄

 

黃土店聞上見譖不能自明3(황토점문상견참불능자명3)

황토점에서 상왕이 참소를 당하고 해명하지 못함을 듣고-李齊賢

寸腸氷炭亂交加(촌장빙탄란교가) 작은창자 얼음 숯 마구 들볶여

一望燕山九起嗟(일망연산구기차) 한 번 바래 제비 산 아홉 탓 일어

誰謂鱣鯨困螻蟻(수위전경곤루의) 뉘 일러 상어 고래 개미에 괴롬

可憐蟣蝨訴蝦蟆(가련기슬소하마) 가여운 이와 서캐 두꺼비 일러

才微杜漸顔宜赭(재미두점안의자) 꾀 적어 막기 차츰 낯붉힘 마땅

責重扶顚髮易華(책중부전발역화) 짐 무거워 붙들어 머리 바뀐 빛

萬古金縢遺冊在(만고금등유책재) 만고 오랜 금 노끈 남긴 책 있어

未容群叔誤周家(미용군숙오주가) 못 담은 뭇 아재비 주 왕실 잘못

 

宿臨安海會寺(숙림안해회사) 임안 해회사에 묵으며-李齊賢

梵宮臺殿遠嵯峨(범궁대전원차아) 절 불당 높은 큰집 멀리 우뚝 서

沙步移舟夜始過(사보이주야시과) 모래 걸려 옮긴 배 밤 처음 지나

峽月轉廊隨響屐(협월전랑수향극) 골짝 달 복도 돌아 나막신 따라

溪風入戶動鳴珂(계풍입호동명가) 골바람 문에 들어 옥 울려 흔들

山因蘇子知名久(산인소자지명구) 산이란 소동파로 이름나 오래

樹自錢王閱事多(수자전왕열사다) 나무야 전왕부터 일 돌봐 꽤나

陌上春歸花寂寂(맥상춘귀화적적) 두렁 위 봄 돌아와 꽃은 고요해

唯聞谷鳥和村歌(유문곡조화촌가) 오직 듣기 골짝 새 시골 노래로

 

多景樓雪後(다경루설후) 다경루에 눈 내린 뒤-李齊賢

樓高正喜雪漫空(루고정희설만공) 누대 높아 참 기뻐 눈 하늘 날아

時後奇觀更不同(시후기관갱부동) 이때 뒤 빼난 볼 것 다신 안 같아

萬里天圍銀色界(만리천위은색계) 만 리를 하늘 에워 은빛 세상에

六朝山擁水精宮(육조산옹수정궁) 육조의 산에 안겨 수정궁궐에

光搖醉眼滄溟日(광요취안창명일) 빛살 흔들 취한 눈 큰 바다 햇살

淸透詩腸草木風(청투시장초목풍) 맑게 뚫려 시상 차 풀 나무 바람

却笑區區何事業(각소구구하사업) 되레 웃어 낱낱 일 무슨 일을 해

十年揮汗九街中(십년휘한구가중) 십 년을 땀을 흘려 아홉 거리에

 

高亭山(고정산) 고정산-李齊賢

江上山如淡掃眉(강상산여담소미) 강 위에 산은 같기 슬 바른 눈썹

人家處處槿花籬(인가처처근화리) 사람 집 마다마다 무궁화 울이

停舟欲問松間寺(정주욕문송간사) 배 멈춰 물으려는 솔 사이 절은

策杖先窺竹下池(책장선규죽하지) 짚고 서 먼저 살펴 대 아래 못을

帆影暮連芳草遠(범영모연방초원) 돛 그늘 저묾 이어 꽃 풀 아득해

鐘聲曉出白雲遲(종성효출백운지) 종소리 새벽 울려 흰 구름 더뎌

憑欄一望三吳小(빙란일망삼오소) 난간 기대 한 바램 삼오 땅 작아

像想將軍立馬時(상상장군립마시) 모습 그려 장군을 말 세운 때를

 

金山寺(금산사) 금산사-李齊賢

舊聞兜率莊嚴勝(구문두솔장엄승) 옛날 들은 도솔암 장엄함 빼나

今見蓬萊氣像閑(금견봉래기상한) 오늘 보는 봉래산 기상이 느긋

千步回廊延漲海(천보회랑연창해) 천 걸음 도는 복도 끌어 큰 바다

百層飛閣擁浮山(백층비각옹부산) 백 층에 날듯 누각 안겨 뜬 산에

忘機鷺宿鍾聲裏(망기로숙종성리) 틀 잊어 해오락 잠 종소리 속에

聽法龍蟠塔影間(청법용반탑영간) 법 들어 용이 서려 탑 그림자에

雄跨軒前漁唱晩(웅과헌전어창만) 걸터앉은 난간 앞 노래 저물어

練波如掃月如彎(연파여소월여만) 비단물결 씻은 듯 달 같은 굽이

 

七夕(칠석) 칠석날-李齊賢

脈脈相望邂逅難(맥맥상망해후난) 이어이어 서로 봐 만남 어려워

天敎此夕一團欒(천교차석일단란) 하늘 시켜 이 저녁 한 차례 뭉쳐

鵲橋已恨秋波遠(작교이한추파원) 오작교엔 이미 한 가을 결 멀리

鴛枕那堪夜漏殘(원침나감야루잔) 원앙금 어찌 견뎌 밤 시간 남아 수컷원앙 원

人世可能無聚散(인세가능무취산) 사람세상 할 건가 만나 안 헤져

神仙也自有悲歡(신선야자유비환) 신선 또한 스스로 슬픔 기쁨이

猶勝羿婦偸靈藥(유승예부투영약) 외려 나아 예 아내 불사약 훔쳐 姮娥

萬古羈棲守廣寒(만고기서수광한) 만고 옛 돌아 살아 광한전 지켜

 

 

 

최해

1287 壽翁 拙翁 崔瀣(1287~1340) 慶州 拙稿千百 東人之文

風荷(풍하) 바람속의 연꽃-崔瀣

淸晨纔罷浴(청신재파욕) 말간 새벽에 겨우 다 씻어

臨鏡力不持(임경력부지) 거울 다가가 몸을 못 가눠

天然無限美(천연무한미) 하늘 그대로 끝없는 멋이

摠在未粧時(총재미장시) 다 있는 채로 아니 꾸민 때 모두총

 

雨荷(우하) 빗속의 연꽃-崔瀣

貯椒八百斛(저초팔백곡) 산초를 쌓아 팔백 섬이나 산초나무초 휘곡

千載笑其愚(천재소기우) 천년 비웃어 그 어리석음

何如綠玉斗(하여록옥두) 어떻게 하나 푸른 옥 말로

竟日量明珠(경일량명주) 마침내 햇님 밝은 구슬 헤 다할경

 

己酉三月褫官後作(기유삼월치관후작) 기유년 삼월에 벼슬을 벗은 뒤 지어-崔瀣

塞翁雖失馬(새옹수실마) 변방 늙은이 비록 말 잃어

莊叟詎知魚(장수거지어) 장자 어르신 고기를 알아 어찌거

倚仗人如問(의장인여문) 지팡이 기대 남이 묻거든

當須質子虛(당수질자허) 마땅히 꼭해 그대 빔 바탕

 

己酉三月褫官後作(기유삼월치관후작) 기유년 삼월에 벼슬을 벗은 뒤 지어-崔瀣

分將疏懶掩柴關(분장소라엄시관) 나눠하려 게을러 사립문 닫아

十日無人一往還(십일무인일왕환) 열흘을 사람 없이 한 다녀감이

懷古誰憐空好古(회고수련공호고) 옛 품어 누가 여겨 괜히 옛 좋아

愛閑自覺不如閑(애한자각불여한) 느긋 아껴 깨달아 느긋함 못해

風來樹影低簷暗(풍래수영저첨암) 바람에 나무그늘 처마 밑 어둑

雨送苔痕上砌斑(우송태흔상체반) 비 보내 이끼자국 섬돌 위 얼룩

尙友前修眞枉尺(상우전수진왕척) 오히려 벗 옛 닦음 참된 굽은 자 굽을왕

有時捬卷仰高山(유시부권앙고산) 때론 책 어루만져 산을 우러러 어루만질부

 

送尹樂正莘傑北上(송윤악정신걸북상) 악정 윤신걸을 북쪽에 올려 보내며-崔瀣

人生一世間(인생일세간) 사람살이는 한 세상사이

有命懸在天(유명현재천) 할 일이 있어 하늘에 달려

窮達各其分(궁달각기분) 막히고 뚫림 나름 그 나뉨

惟道貴如絃(유도귀여현) 오직 도 귀해 음악과 같아

柰何枉尋者(내하왕심자) 어찌 할 건가 굽음 찾는 이

悠悠動百千(유유동백천) 아득하게도 온갖 움직임

先生中有恃(선생중유신) 선생에게는 믿음이 있어

物外莫相牽(물외막상견) 만물 밖으로 이끌림 없어

願言一終始(원언일종시) 바라는 말은 처음 끝 한결

名節兩俱全(명절양구전) 이름과 곧음 둘 다 그대로

 

縣齋雪夜(현재설야) 눈 오는 밤 관아에서-崔瀣

三年鼠逐病相仍(삼년서축병상잉) 세 해를 쥐로 쫓겨 병 서로 거듭

一室生涯轉似僧(일실생애전사승) 한 칸 방 삶을 살아 굴러 중처럼

雪滿四山人不到(설만사산인부도) 눈 가득 온통 산에 사람 아니 와

海濤聲裏坐挑燈(해도성리좌도등) 바닷물 소리 속에 앉아 등 돋워

 

太公釣周(태공조주) 강태공은 주나라 낚아-崔瀣

當年罷釣釣無鉤(당년파조조무구) 그때 낚시 관두니 바늘이 없어

意不求魚況釣周(의불구어황조주) 뜻 없는 고기잡이 어찌 주 낚아

終遇文王眞偶爾(종우문왕진우이) 끝내 만난 문왕이 참말 뜻밖이

此言吾爲古人羞(차언오위고인수) 이런 말 하는 우리 옛 사람 못 봬

 

二十一除夜(이십일제야) 스물 하나에 섣달 그믐밤-崔瀣

二十一除夜(이십일제야) 스물 하나에 섣달 그믐밤

燈火一書帷(등화일서유) 등불 하나에 글 읽는 휘장 휘장유

今夕是何夕(금석시하석) 오늘 저녁은 어떤 저녁이

又作除夜詩(우작제야시) 또 지은 시는 밤을 보내며

詩意一何苦(시의일하고) 시에 뜻 한결 어째 괴로워

念昔勞我思(념석로아사) 지난번 생각 내 마음 힘써

十歲心尙孩(십세심상해) 열 살 때 마음 아직 어려서 어린아이해

喜慍安得知(희온안득지) 기뻐해 성내 어찌 알건가 성낼온

我年方十一(아년방십일) 내 나이 바로 열 한 살 되어

問字始從師(문자시종사) 글자를 물어 첫 스승 따라

自一至於五(자일지어오) 열한 살부터 열다섯까지

學海迷津涯(학해미진애) 배움 바다에 헤매 나루를 나루진 물가애

十六充擧子(십륙충거자) 열여섯 살에 과거꾼 채워

士版得相隨(사판득상수) 선비들 이름 서로 따르다 널판

十七戰春官(십칠전춘관) 열일곱 나이 나선 춘관에

中策欣揚眉(중책흔양미) 꾀 내어 맞아 기쁜 눈썹을 기뻐할흔

自謂有怙恃(자위유호시) 스스로 일러 믿는 게 있어 믿을호

不樂愁何爲(불락수하위) 즐겁지 않아 시름 어찌해

是時少檢束(시시소검속) 이런 때 적어 가두어 묶어 봉함검

放浪日舍巵(방랑일사치) 놓아 떠돌아 날로 술 마셔 잔치

但倚富年華(단의부년화) 다만 치우쳐 젊어서 한창

豈慮名宦遲(기려명환지) 어찌 걱정해 늦 이름벼슬 벼슬환

世事苦多乖(세사고다괴) 세상 일 괴롬 꽤 어그러져 어그러질괴

天也非人私(천야비인사) 하늘이어서 사람 일 아니

何圖纔及冠(하도재급관) 어찌 꾀하랴 겨우 스물에 겨우재 弱冠

倏忽悶母慈(숙홀민모자) 불쑥 갑자기 어머니 걱정 갑자기숙 번민할민

荼毒入中腸(도독입중장) 쓰디쓴 독이 창자에 들어 씀바귀도

痛哭何可追(통곡하가추) 아픈 울음이 어찌 따르랴

況今老夫子(황금로부자) 하물며 이제 늙은 아버지

夏孟承疇咨(하맹승주자) 여름 처음에 나라 일 받아 밭두둑주 물을자

仍按東南轡(잉안동남비) 이에 당기니 동남쪽 고삐 인할잉 누를안 고삐비

違顔一歲彌(위안일세미) 틀린 얼굴로 일 년을 두루 두루미

有弟亦遠遊(유제역원유) 아우 있어도 멀리 노닐어

空詠鶺鴒辭(공영척령사) 괜히 읊으니 할미새 노래 할미새척령

孑立默四顧(혈립묵사고) 외로이 서서 가만 돌아봐 외로울혈

欲言聽者誰(욕언청자수) 말하려 해도 듣는 이 누구

所以傷我神(소이상아신) 그런 까닭은 내 얼을 다쳐

泣涕謾漣洏(읍체만련이) 눈물만 흘러 하염없이도 눈물체 물놀이련 삶을이

秦相方乳臭(진상방유취) 진상은 그때 젖 냄새 풍겨

斗印纍纍垂(두인류류수) 많은 인끈을 매달아 늘여 갇힐류

功名不在大(공명부재대) 공 이룬 이름 큼에 안 있어

只在遭其時(지재조기시) 다만 있으니 그 때를 만나 만날조

二十寂無聞(이십적무문) 스물에 고요 들림이 없어

誰稱丈夫兒(수칭장부아) 누가 이르랴 대장부라고

我今旣云過(아금기운과) 내 이제 이미 지났다하랴

一命未曾縻(일명미증미) 한번 벼슬도 일찍 안 얽혀 고삐미

二十一除夜(이십일제야) 스물 하나에 섣달 그믐밤

空作徂年悲(공작조년비) 괜스레 지어 가는 해 슬피 갈조

 

 

민사평

1295 坦夫 及庵 閔思平(1295~1359)文溫 驪興 及庵集

寄兪尙書(기유상서) 유상서에게 부쳐-閔思平

諸生願橫逕(제생원橫經) 여러 문하생 경전 펴기를

不遠半千里(불원반천리) 멀다 않으니 천리 반 천리

旣得敎英材(기득교영재) 이미 얻어서 영재 가르쳐

知君聳肩喜(지군용견희) 아는가 그대 어깨 으쓱해 솟을용

 

示鄭夢周(시정몽주) 정몽주에게 보이며-閔思平

吾門鄭太學(오문정태학) 우리 가운데 정몽주 태학

如今有賢詞(여금유현사) 이제와 같이 어진 글 있어

況與愚孫遊(황여우손유) 하물며 우리 손자와 놀아 어리석을우

胡不示猶子(호불시유자) 어찌 안 대해 마치 아들이

 

春帖子1(춘첩자1) 춘첩-閔思平

自家何事業(자가하사업) 우리 집에는 무슨 하는 일

佳氣擁門閭(가기옹문려) 멋진 기운이 문 이문 안아 안을옹 이문려

窓日朝慵起(창일조용기) 창에 해 아침 늦잠 일어나 게으를용

臥聞兒讀書(와문아독서) 누워서 들어 아이 글 읽어

 

春帖子2(춘첩자2) 춘첩-閔思平

暖日新添萬瓦碧(난일신첨만와벽) 따뜻한 해 새로워 온 기와 푸름

狂風又送一家春(광풍우송일가춘) 미친바람 또 몰아 온 집안 봄이

眼看世事如雲變(안간세사여운변) 눈에 보인 세상일 구름 바뀌듯

六十八年無事人(육십팔년무사인) 예순여덟 나이에 일없는 사람

 

寄金海遨頭(기김해오두) 김해 오두에게-閔思平

金海倭邦去幾許(김해왜방거기허) 김해에서 왜나라 가기 얼마쯤

風便不啻一日間(풍편불시일일간) 바람으론 안 될 뿐 하루사이도 뿐시

聞昔商舡數來往(문석상강삭래왕) 들으니 옛날 상선 자주 오고가 오나라배강

蠻珍海錯堆如山(만진해착퇴여산) 오랑캐 보배 바다 산 같이 쌓여 섞일착 언덕퇴

如今何事頻入寇(여금하사빈입구) 이제처럼 무슨 일 자주 도둑질 도둑구

使我邦本無懽顔(사아방본무환안) 날더러 나라바탕 기쁜 낯 없애 기뻐할환

不惟村民苦防禦(불유촌민고방어) 못 생각 시골사람 막느라 고생 둑방 막을어

追捕漸欲煩阿干(추포점욕번아간) 쫓아 잡아 차츰 해 막기 귀찮아 괴로워할번

雖然從軍無鬪志(수연종군무투지) 그래도 군을 좇기 싸울 뜻 없어

居者不如行者安(거자불여행자안) 머문 이 같지 않아 가는 이 편해

卽今太守眞儒將(즉금태수진유장) 이제오신 태수님 참 선비 장군

以計破賊行當看(이계파적행당간) 꾀 내어 적 무찌름 마땅 보리니

 

時事(시사) 일어나는 일-閔思平

天陰賊霧昨昏黃(천음적무작혼황) 날 어둑 도둑안개 어제 어스름

九戟俄成劍戟場(구극아성검극장) 아홉의 창 갑자기 칼과 창 마당 창극 갑자기아

誰道暫時徒鼠竊(수도잠시도서절) 누가 말해 짧은 때 다들 쥐 도둑 훔칠절

若留數刻必鴟場(약류수각필치장) 머물러선 얼마간 꼭 솔개 마당 솔개치

明君能用謀臣計(명군능용모신계) 밝은 임금 쓰시니 신하 꾀함을

餘倘幷誅猘犬狂(여당병주제견광) 멈칫 남음 다 베어 미친개 미쳐 혹시당 미친개제

特下宥書安反側(특하유서안반측) 따로 내린 끌러줌 어찌 돌아서 용서할유 곁측

中興功業似成康(중흥공업사성강) 일으켜 일 이룸은 성왕 강왕이

 

寄草亭辛裔(기초정신예) 초정 신예에게-閔思平

病妹老寡甥側離(병매로과생측리) 병든 누이 늙은 과부 조카 곁 떠나 생질생

愛弟西征母左東(애제서정모좌동) 아낀 아우 서쪽 가고 어미는 동쪽 칠정

送別弟甥懷抱惡(송별제생회포악) 떠나보내 아우 조카 품은 맘 나빠

料應公我略相同(료응공아략상동) 헤아려본 그대와 나 거의 엇비슷 다스릴략

 

寄辛草亭(기신초정) 신초정에게 부치며-閔思平

一朶寒梅始正開(일타한매시정개) 한 떨기 추운 매화 막 활짝 피어

持盃繞樹日千回(지배요수일천회) 잔 들고 나무 둘러 하루 천 바퀴

花心不喜尋常客(화심불희심상객) 매화꽃 아니 기뻐 늘 찾는 손님

唯待分司御史來(유대분사어사래) 오직 바래 나눠줄 어사 오기를

 

李政丞挽章(이정승만장) 이정승 만장-閔思平

百年終始似公難(백년종시사공난) 백년 살아 처음 끝 공 같인 못해

看取凌煙畵壁間(간취릉연화벽간) 봐 알아 깔린 안개 그림 벽 사이 공신초상

羽蓋不來雲杳添(우개불래운묘첨) 깃 덮개 아니 와도 구름에 어둑 덮을개 어두울묘

漆燈無盡夜漫漫(칠등무진야만만) 칡 등불 다함없어 밤은 깊어져 질펀할만

平生事業唯淸白(평생사업유청백) 한 삶 살며 해온 일 오직 흰 맑음

夢裏功名幾險艱(몽리공명기험간) 꿈속조차 일 이룸 거의 어려움

地下有知應喜見(지하유지응희견) 땅 아래 알아주니 기쁨 보게 돼

德陵松栢暗西巒(덕릉송백암서만) 덕릉의 솔 잣나무 서산에 어둠

 

次雲窩李培中詩韻(차운와이배중시운) 운와 이배중의 시를 빌어-閔思平

三韓今古幾英雄(삼한금고기영웅) 삼한 땅 옛 이제에 몇이나 영웅

回首時時憶拙翁(회수시시억졸옹) 고개 돌려 때때로 나를 생각해 졸할졸

愛菊愛梅唯益相(애국애매유익상) 국화 매화 아끼니 오로지 익재 益齋 李齊賢

世人只愛牧丹紅(세인지애목단홍) 세상사람 좋기만 모란 붉음이 (1287~1367)

 

送柳侯(송류후) 유후를 보내며 柳時英-閔思平

柳侯我師友(유후아사우) 유후는 내게 스승이며 벗

忠孝自天生(충효자천생) 충정과 효성 타고 났으니

暫輟君王寵(잠철군왕총) 잠시 그침에 임금님 사랑 그칠철 괼총

來思父母寧(내사부모녕) 오면서 생각 어버이 모심

十年燕市酒(십년연시주) 열 해를 잔치 저자의 술로

千里鵠峰情(천리곡봉정) 천 리길 멀어 고니봉 정이 고니곡

笑別尊前舊(소별존전구) 웃으며 보내 술잔 앞 벗을

天寒勤遠征(천한근원정) 날씨 추워서 삼가 먼 길을

 

次韻吳祭酒送劉中書(차운오좨주송유중서)

오좨주가 유중서를 보내는 시를 빌어 좨주:벼슬명-閔思平

先生且莫告南歸(선생차막고남귀) 선생은 하지 마오 남쪽 간단 말

君我論交自布衣(군아론교자포의) 그대와 나 말 사귐 베옷 때부터 벼슬 없을 때

白髮相逢情更重(백발상봉정갱중) 흰머리 서로 만나 더욱 정 들어

尊前舊伴曉星稀(존전구반효성희) 술잔 앞 벗을 함께 새벽 별 드문

 

寄許舟溪(기허주계) 허주계에게-閔思平

楊柳靑靑又一春(양유청청우일춘) 버들이 푸릇푸릇 또 하나 봄이

酒盃處處盡新人(주배처처진신인) 술잔은 곳곳 보여 새 사람 없어

知音遠在舟溪上(지음원재주계상) 날 알 이 멀리 있어 배 시내 올라

蕭洒淸風數巾幅(소쇄청풍수건폭) 말간 물 맑은 바람 몇 두건 너비 물뿌릴쇄

 

門生劉措大歸家寄許先生(문생유조대귀가기허선생)

문하생 유조대가 집에 가기에 허선생에게 부쳐-閔思平

燕雁相違已數年(연안상위이수년) 제비 기러기 서로 어겨 이미 몇 해가

幾回南望獨悠然(기회남망독유연) 몇 차례 남쪽 바래 혼자 아득해

何須固閘舟溪水(하수고갑주계수) 어찌 꼭 굳은 수문 시냇물에 배 물문갑

惆悵無人續斷絃(추창무인속단현) 슬프다 사람 없어 끊긴 줄 이을 슬퍼할창

 

詩謝舟溪先生寄香茶(시사주계선생기향다)

주계선생이 향차를 부쳐 감사드리는 시-閔思平

相思南望隔情人(상사남망격정인) 서로 생각 남쪽엘 멀리 정든 이

舌本乾時只嚥津(설본건시지연진) 혀뿌리 마를 때면 침만 삼켜야 삼킬연

居士似知禁酒令(거사사지금주령) 머문 선비 아는 듯 술 금한 명령

殷勤送與火前春(은근송여화전춘) 넌지시 보내주신 불 앞의 봄을

 

次韻愚谷先生(차운우곡선생) 우곡선생의 시를 빌어-閔思平

知足何曾事計然(지족하증사계연) 넉넉함 알기 어찌 꾸며 된 일이

人生富貴不多年(인생부귀부다년) 사람살이 부귀는 많은 해 못해

克家未有千金子(극가미유천금자) 집안 꾸려 없으니 천금의 자식

安用靑氈舊物傳(안용청전구물전) 어찌 써 푸른 담요 오래 물려서 모전전

 

寄郭提學稇(기곽제학곤) 제학 곽곤에게 부쳐-閔思平

老來相識無余子(노래상식무여자) 늙으며 서로 알아 나 없는 자네

醉裏難忘只此心(취리난망지차심) 취해도 못 잊으니 다만 이 마음

夜半酒醒因大笑(야반주성인대소) 한 밤에 술을 깨어 크게 웃은 건

不知旁有墨觀音(부지방유관음) 알지 못해 곁에 한 말 없는 보살 夫人

 

奉次益齋病中詩韻(봉차익재병중시운) 익제의 병중 시를 받들어 빌어-閔思平

書券今方倦(서권금방권) 책에 서류는 이제 게을러 게으를권

酒尊常不離(주존상불리) 술에 술병 늘 아니 떨어져 술통준 술두루미준

病侵難可免(병침난가면) 병들어 가니 벗을 수 없어

老至亦曾知(로지역증지) 늙어감 또한 일찍이 알아

桃李春風疾(도리춘풍질) 복사 오얏꽃 봄바람 빨라

桑楡晩景遲(상유만경지) 뽕 느릅나무 저녁 볕 더뎌

庶將勤一醉(서장근일취) 여럿 부지런 한 번 취함에 여러서

毋使少年嗤(무사소년치) 하게는 마라 아이 비웃음 말무 웃을치

 

菊墅宅1(국서택1) 국서택-閔思平

花落鸚啼院落深(화락앵제원락심) 꽃이 져 앵무 울어 들 마을 깊이 앵무새앵

醉携佳客發狂吟(취휴가객발광음) 취해 끌어 나그네 날뛰어 읊어 끌휴

主人情重那辭酒(주인정중나사주) 임자 정이 두터워 어찌 술 마다

坐對斜暉隱遠林(좌대사휘은원림) 앉아 맞아 비낀 해 먼 숲에 숨어 빛휘

 

菊墅宅2(국서택2) 국서택-閔思平

人生能飮幾千盃(인생능음기천배) 사람 살며 마셔야 몇 천 잔이지

少壯吾知不復回(소장오지불복회) 젊어 씩씩 내 알아 돌리지 못해

乘興時時歸倒載(승흥시시귀도재) 흥에 겨워 때때로 타고 돌아와

無人不道看花來(무인부도간화래) 말 않는 사람 없어 꽃 보고온대

 

1(1) -閔思平

滿空飛雪怱飄零(만공비설총표령) 하늘 가득 눈 날려 바삐 떨어져 바쁠총

行客怱怱赴遠程(행객총총부원정) 길 가는 이 바쁘게 먼 길 나아가 나아갈부

萬屋塩堆明半夜(만옥염퇴명반야) 모든 집 쌓인 소금 밝은 한 밤에 언덕퇴

一邊雲缺耿徵星(일변운결경징성) 한 곁에 구름 흩여 빛남 거둔 별 빛날경

始疑春到梅初發(시의춘도매초발) 봄이 왔나 했더니 매화 처음 펴

更賀年豐筆暫耕(갱하년풍필잠경) 다시 빌어 해 풍년 잠시 붓 갈겨 밭갈경

此瑞方知天有意(차서방지천유의) 이런 좋음 막 알아 하늘 뜻임을

自南自北致民寧(자남자북치민녕) 남쪽서 북쪽에서 백성 편하게

 

2(2) -閔思平

飄飄遠近滿空零(표표원근만공령) 휘날려 이에 저에 온 하늘 내려

縞帶銀盃想客程(호대은배상객정) 하얀 띠 은의 잔이 나그네 갈 길

庭下竹枝如削玉(정하죽지여삭옥) 뜰아래 대 가지는 깎인 옥처럼 깎을삭

筆鋒書字似繁星(필봉서자사번성) 붓끝에 쓰인 글씨 섞인 별 같아 칼끝봉

樵夫吹火知難爨(초부취화지난찬) 나무꾼 불어 불 때 어려움 알고 불땔찬

田叟埋牛難未耕(전수매우난미경) 밭 늙은이 소 묻혀 밭갈이 못해 늙은이수

一夜暫成銀色界(일야잠성은색계) 밤 하나 짧게 이룬 은 빛깔 세계

却疑天地一淸寧(각의천지일청녕) 안 믿기니 하늘땅 한 맑은 안녕

 

雪後寄林椽詩(설후기림연시) 눈 내린 뒤 임연에게 부치는 시-閔思平

桂玉窮愁憶故山(계옥궁수억고산) 달은 옥 다한 시름 고향 산 생각 계수나무계

旅窓風雪惱淸寒(여창풍설뇌청한) 나그네 창 눈바람 맑아서 추워 괴로워할뇌

贈袍戀戀情非厚(증포연연정비후) 보낸 솜옷 그리니 정 아니 두둑 보낼증

那得遼東住幼安(나득요동주유안) 어찌해 요동 땅이 머물러 편해 어릴유

 

次韻義軒(차운의헌) 의헌의 시를 빌어-閔思平

偶上平陽水上亭(우상평양수상정) 뜻밖 오른 너른 볕 물 위로 정자 平壤

雨晴雲薄暑風淸(우청운박서풍청) 비 개여 구름 엷어 바람도 맑아 더울서

昨霄燕子樓中月(작소연자루중월) 어제 하늘 제비에 누각 안에 달 하늘소

遍照幽人兩地情(편조유인양지정) 고루 비춰 숨은 이 두 땅에 정이 두루편

 

奉呈金相公(봉정김상공) 김상공께 받들어 드리며-閔思平

畫堂歌吹半酣時(화당가취반감시) 그림 집 노래 불러 반쯤 취한 때 즐길감

把葉誰題歸燕詩(파엽수제귀연시) 잎 잡아 누가 지어 연경 가는 시 잡을파

唯有多情一輪月(유유다정일륜월) 오직 있어 정 많아 둥근달 하나 바퀴륜

四千里外獨相隨(사천리외독상수) 사천 리 먼 밖까지 혼자서 따라

 

東國四詠(동국사영) 우리나라 네 노래-閔思平

萬柄亭亭上下池(만병정정상하지) 모든 자루 우뚝이 위아래 못에 자루병

幽人乘興獨尋時(유인승흥독심시) 숨은 이 흥에 겨워 혼자 찾는 때

一番細雨蒸荷氣(일번세우증하기) 한 차례 보슬비에 연꽃 기운 쪄 찔증

數里香風泛柳絲(수리향풍범류사) 몇 리를 향기바람 버들가지 떠 뜰범

 

奉呈拙齋(봉정졸재) 졸재께 받들어 드리며 拙翁 崔瀣(1287~1340)-閔思平

園中綠竹千竿玉(원중록죽천간옥) 동산 속 푸른 대는 천 마디 옥이 장대간

籬下黃花七里香(리하황화칠리향) 울 아래 노란국화 칠 리에 향내 울타리리

世事悠悠溫飽外(세사유유온포외) 세상일 아득해서 따뜻 부름 밖

只因自取有閑忙(지인자취유한망) 다만 까닭 저하기 느긋함 바쁨

 

梅詩(매시) 매화 시-閔思平

凍醪自酌兩三杯(동료자작양삼배) 찬 막걸리 혼자서 두어 잔 마셔 얼동 막걸리료

終日觀梅首不回(종일관매수불회) 하루 내 매화 보며 머리 안 돌려

天遣淸寒伴幽獨(천견청한반유독) 하늘 보낸 찬 맑음 숨어 혼자 짝 보낼견

故敎未許一時開(고교미허일시개) 일부러 시켜 않게 한때 다 피움

 

有贈(유증) 보냄이 있어-閔思平

就第年來日日閑(취제년래일일한) 이뤄 붙는 해 오니 나날이 느긋 이룰취 及第

尙驚宦海足波瀾(상경환해족파란) 외려 놀라 벼슬길 물결침 넉넉 벼슬환

釣魚靜坐籬邊石(조어정좌리변석) 낚시로 가만 앉아 울 옆에 돌에

採蕨晴登屋上山(채궐청등옥상산) 고사리 캐러 올라 집 위로 산에

時有野僧來問字(시유야승래문자) 때로는 시골 스님 와서 글 묻고

不妨溪友與同歡(불방계우여동환) 안 거리껴 시내 벗 함께해 즐겨

愧予非是風塵吏(괴여비시풍진리) 부끄럼 아니 옳아 세속의 관리

猶未隨君拂袖還(유미수군불수환) 그대 따름 못해서 소매 떨쳐가 떨불

 

永翁生日次愚谷韻(영옹생일차우곡운) 영옹의 생일에 우곡의 운을 빌어-閔思平

長安桂玉處怡然(장안계옥처이연) 서울에 달은 옥이 곳곳 즐거이 기쁠이

告老投閑度幾年(고로투한도기년) 늙음 아뢰 느긋해 몇 년을 보내

江上漁簑有聲畫(강상어사유성화) 강에 어부 도롱이 소리에 그림 도롱이사

又應千載使人傳(우응천재사인전) 또 마땅히 천 년을 사람에 알려

 

小園秋景(소원추경) 작은 동산 가을볕-閔思平

紅落芙蓉水浴秋(홍락부용수욕추) 붉음 지는 부용꽃 물 씻긴 가을 부용부 연꽃용

故鄕歸計此淹留(고향귀계차엄류) 고향에 돌아갈 꾀 이 오랜 머묾 담글엄

濺梧踈雨飛斜點(천오소우비사점) 흩인 오동 성긴 비 빗 날려 찍혀 흩뿌릴천

護菊凝烟低不流(호국응연저불류) 감싼 국화 낀 안개 깔려 안 흘러

還笏已曾無世念(환홀이증무세념) 물린 홀 이미 일찍 세상 뜻 없어 홀홀

懸鞍空復憶春游(현안공부억춘유) 놓인 안장 괜히 또 봄놀이 생각 안장안

感今懷古驚時節(감금회고경시절) 느껴 이제 품은 옛 시절에 놀라

須信浮生似蜃樓(수신부생사신루) 꼭 믿어 떠돈 삶이 신기루 같아 무명조개신

 

贈李大夫達衷(증이대부달충) 대부 이달충에게-閔思平

幸時無事作閒民(행시무사작한민) 행복할 땐 일없어 편한 백성 돼

老去逢春興轉新(노거봉춘흥전신) 늙어가니 봄 맞아 흥 일어 새록

我已看經君不酒(아이간경군부주) 나는 벌써 경을 봐 그댄 술 안 해

世間誰是賞花人(세간수시상화인) 세상에 누가 있어 꽃 즐길 사람

 

沒朴恥庵(몰박치암) 박치암에 빠져서-閔思平

散策松蹊尋寺了(산책송혜심사료) 흩어 걸어 솔 길을 찾는 절 찾아 지름길혜

聯鞍夕照與樵還(연안석조여초환) 이은 안장 저녁볕 나무꾼과 와

數峰晴雪靑驢背(수봉청설청려배) 몇 봉우리 개인 눈 푸른 나귀등 나귀려

好被人嘲飯顆山(호피인조반과산) 잘 받아 남 비웃음 밥알의 산에 낟알과

 

投朴恥菴(투박치암) 박치암에게-閔思平

凌晨入謁立門前(능신입알립문전) 새벽 타 들어 아뢰 문 앞에 서서 아뢸알

拜揖紛紛多賀客(배읍분분다하객) 절 드려 어지러이 많은 축하객 읍읍

唯有當年躑躅花(유유당년척촉화) 오직 있어 그해의 철쭉꽃 남아 머뭇거릴척촉

至今不改臙脂色(지금불개연지색) 이제껏 아니 고쳐 연지 빛깔 꽃 연지연

 

寄淡菴霽亭兩學士(기담암제정양학사) 담암 제정 두 학사에게 부쳐-閔思平

白梅璀璨映紅梅(백매최찬영홍매) 흰 매화 옥빛 빛나 붉은 매 비춰 옥빛찬란할최

獨喜今年始盛開(독희금년시성개) 혼자 기뻐 올해에 처음 활짝 펴 빛날찬

誰道松京多一客(수도송경다일객) 누가 말해 솔 서울 많은 한 손님 開城 松都

無人乘輿看花來(무인승여간화래) 사람 없어 수레 타 꽃 보러옴이 수레여

 

閑居(한거) 한가히 살며-閔思平

百年何日壯心休(백년하일장심휴) 백년의 삶 어느 날 굳센 맘 그쳐

老馬猶思踏九州(노마유사답구주) 늙은 말 외려 생각 온 누리 달려 밟을답

白髮無情空似雪(백발무정공사설) 흰머리 정 없게도 괜한 눈처럼

靑松持節不驚秋(청송지절불경추) 푸른 솔 곧음 지녀 가을 안 놀라

 

與門生出遊東郊(여문생출유동교) 문하생들과 동녘들에 나가서-閔思平

偶出東郊欲打圍(우출동교욕타위) 뜻밖 나온 동쪽들 에워 잡으러 사냥

臂枯弓軟壯心非(비고궁연장심비) 팔뚝 말라 활 물러 아닌 장사 맘 팔비

秋山紫翠明前路(추산자취명전로) 가을 산 울긋불긋 앞길을 밝혀

沙水澄淸漾落暉(사수징청양락휘) 모래물결 맑아서 빛내려 출렁 맑을징 출렁거릴양

驕馬嚼御隨意快(교마작어수의쾌) 잘난 말 재갈 물려 맘대로 즐겨 씹을작

驚鴻避箭盡情飛(경홍피전진정비) 기러기 화살 놀라 정 떨쳐 날아 화살전

此行所得人如問(차행소득인여문) 이리 감에 얻는 건 남들 묻기에

醉領門生一布衣(취령문생일포의) 취해 이끈 문하생 한 베옷 선비

 

村中時事韻1(촌중시사운1) 시골에서 있는 일-閔思平

村中對案淚霑衣(촌중대안루점의) 마을 속 책상 마주 눈물 옷 적셔

只爲今年省見稀(지위금년성견희) 다만 하기 올해는 찾아 뵘 드문

男困有心逃戶籍(남곤유심도호적) 사내 괴롬 마음은 호적을 벗어 달아날도

女飢無力借隣機(여기무력차린기) 아낙 굶어 힘없어 베틀 못 빌려 빌차

催租酷吏頻持牒(최조혹리빈지첩) 세 닦달 독한 아전 알림이 잦아 독할혹 서판첩

乞食窮兒每到扉(걸식궁아매도비) 밥 빌어 없는 아이 문 앞에 늘 와

借問當時誰任責(차문당시수임책) 묻느니 그때 맞아 뉘가 꾸짖어 맡길임 꾸짖을책

欲言非職恨身微(욕언비직한신미) 말 하려해 못 맡아 몸 둠 못내 한

 

村中時事韻2(촌중시사운2) 시골에서 있는 일-閔思平

无義生猶死(무의생유사) 옳음이 없어 살아도 죽어 없을무

有心榮亦枯(유심영역고) 마음이 있어 누려도 말라

忍看邦本瘁(인간방본췌) 차마 보느니 나라 본 병듦 병들췌

鞭背无完膚(편배무완부) 등을 내려쳐 살갗 다 없어 채찍편

 

村中時事韻3(촌중시사운3) 시골에서 있는 일-閔思平

志士慕高舜(지사모고순) 뜻 가진 선비 순임금 그려

難忘畎畝中(난망견무중) 잊지 못하니 밭둑 가운데 밭도랑견 이랑무

負暄琴在膝(부훤금재슬) 짊어진 볕에 무릎 거문고 따뜻할훤 무릎슬

可以和南風(가이화남풍) 할 수 있으니 남풍과 얼려

 

安東紫靑(안동자청) 안동자청-閔思平

紅絲綠線與靑絲(홍사록선여청사) 붉은 실에 푸른 실 함께 파란 실 줄선

安用諸般雜色爲(안용제반잡색위) 어찌 쓸까 여럿에 섞인 빛깔 돼

我欲染時隨意染(아욕염시수의염) 내 하면 물들일 때 맘대로 들여

素絲於我最相宜(소사어아최상의) 하얀 실이 내게는 가장 딱 좋아

 

黑雲橋(흑운교) 검은 구름다리-閔思平

黑雲橋亦斷還危(흑운교역단환위) 검은 구름 다리도 끊겨 아슬 해

銀漢湖生浪靜時(은한호생랑정시) 미리내 호수 일어 물결이 잘 때 銀河水

如此昏昏深夜裏(여차혼혼심야리) 이처럼 어두 컴컴 깊은 밤 속을

街頭泥濶欲何之(가두니활욕하지) 길거리 진창 널려 어디로 가게

 

 

가정 이곡

1298 仲父 稼亭 李穀(12981351)文孝 韓山 稼亭集

有感(유감) 느낌 있어-李穀

身爲藏珠剖(신위장주부) 몸은 다스려 구슬 간직해

妻因徙室忘(처인사실망) 아내는 잊혀 집을 떠나면

處心如淡泊(처심여담박) 마음가짐은 담백함으로

遇事豈蒼黃(우사기창황) 일을 만나서 어찌 헤맬까

 

次紫燕島(차자연도) 자연도 시를 차운하여-李穀

行過紫燕島(행과자연도) 지나쳐 가니 자연도 섬을

扣枻一閑吟(구예일한음) 노를 두드려 한가히 읊어 두드릴구 노예

浦漵盤如篆(포서반여전) 갯가 반반해 전자 글처럼 개서

竿檣蔟似簪(간장족사잠) 돛대 새둥지 비녀와 같아

鹽煙橫近渚(염연횡근저) 소금 연기 낀 가까운 물가

海月上遙岑(해월상요잠) 바다 달 올라 멀리 봉우리

我有扁舟興(아유편주흥) 내게 있으니 조각배 흥이

他年擬重尋(타년의중심) 다른 해 다시 찾아 빗대야

 

宿濟物寺(숙제물사) 제물사에 묵으며-李穀

先王有遺澤(선왕유유택) 먼저 임금 있어서 남긴 은택이

濟物榜玆亭(제물방자정) 만물 건짐 알리니 이 정자에서 매방

月出乾坤白(월출건곤백) 달이 뜨니 하늘땅 하얗게 밝아

雲收島嶼靑(운수도서청) 구름 걷혀 섬 섬들 푸르기만 해 섬서

閑苔封古甃(한태봉고추) 막힌 이끼 덮으니 오랜 벽돌담 벽돌담추

老柏蔭中庭(로백음중정) 늙은 잣에 그늘져 뜰에 가운데 그늘음

榒筆還須閣(녁필환수각) 무뎌진 붓 아니 꼭 멈춰 세워야 나무이름녁

天慳未易形(천간미역형) 천성이 아까워해 아니 바꾼 꼴 아낄간

 

次江華郡(차강화군) 강화군 시를 차운하여-李穀

海山深處一扁舟(해산심처일편주) 바다 산 깊은 곳에 조각배 하나

行到華山興未休(행도화산흥미휴) 가서 닿은 강화에 흥 아니 그쳐

自古金湯能害德(자고금탕능해덕) 예부터 단단한 성 덕 해침 있어

移都此地是誰謀(이도차지시수모) 도읍 옮겨 이 땅에 누구 꾀인가

 

寄鄭代言(기정대언) 정대언에게-李穀

百年心事一扁舟(백년심사일편주) 한 백년 마음의 일 한 조각배에

自笑歸來已白頭(자소귀래이백두) 절로 웃어 돌아와 이미 백발이

猶有皇朝玉堂夢(유유황조옥당몽) 아직 있어 조정에 옥당의 꿈을

不知身在萩花洲(부지신재추화주) 몸 있는 줄 모르니 쑥 꽃의 물가 사철쑥추

 

辛巳元旦有感3(신사원단유감3) 신사년 설날에-李穀

秩滿還朝在此春(질만환조재차춘) 임기 마쳐 조정서 돌아온 이 봄

爲緣親老愴精神(위연친로창정신) 연이 된 부모 늙어 슬픈 마음이

百年儻盡怡愉養(백년당진이유양) 백 년을 혹시 다해 기쁘게 모셔

千里何妨往返頻(천리하방왕반빈) 천리 길 어찌 꺼려 가고 옴 잦아

 

辛巳元旦有感4(신사원단유감4) 신사년 설날에-李穀

兒童共喜見新春(아동공희견신춘) 아이들 모두 기뻐 새봄을 보니

竹爆桃符辟鬼神(죽폭도부벽귀신) 폭죽 부적 복사꽃 귀신을 쫓아

笑我異時如汝輩(소아이시여여배) 웃는 나는 다른 때 너희들 같아

而今却怕得年頻(이금각파득년빈) 이제 되레 두려워 나이 듦 잦아

 

苦寒(고한) 모진 추위-李穀

朔吹搖空歲暮天(삭취요공세모천) 겨울바람 몰아쳐 한해 저물어

颼颼老屋讀書氈(수수로옥독서전) 바람소리 낡은 집 글 읽는 담요

一寒到骨那能解(일한도골나능해) 한추위 뼈에 닿아 어찌 녹일까

萬事關心只自煎(만사관심지자전) 모든 일 마음 쏠려 혼자만 졸여

衾鐵夜深明積雪(금철야심명적설) 쇠 이불 밤은 깊어 밝게 쌓인 눈

樵山市近絶炊煙(초산시근절취연) 나무 산 저자 곁에 끊긴 불 연기

詩人耐冷今猶古(시인내랭금유고) 시인은 추위 참아 이제나 예나

擬訪梅花澗水邊(의방매화간수변) 찾아가려 매화꽃 골짝 물가로

 

正朝雪(정조설) 설날 아침 눈-李穀

雪從除夜到正朝(설종제야도정조) 눈이 내려 제야에 설 아침까지

旋入春風不禁消(선입춘풍불금소) 돌아든 봄바람에 못 막아 녹아

扇影未分雙闕仗(선영미분쌍궐장) 부채모습 못 나눠 두 대궐 지켜

靴聲早集五門橋(화성조집오문교) 발소리 일찍 들려 다섯 문 다리

從敎賀列朝衣濕(종교하렬조의습) 늘어세운 하례 줄 조회 옷 젖어

好傍昭容舞䄂飄(호방소용무수표) 곱게 곁 밝은 얼굴 춤 소매 나풀

便是新年多瑞氣(편시신년다서기) 이러한 새해에는 좋은 일 많길

願隨椒酒進民謠(원수초주진민요) 바램 따라 산초 술 울린 민요에

 

妾薄命用太白韻2(첩박명용태백운2) 첩박명이라 이백의 운을 써-李穀

生不識人面(생불식인면) 나면서 몰라 사람 얼굴은

長年在深屋(장년재심옥) 자라선 갇혀 깊은 집안에

一爲色所誤(일위색소오) 첫 예쁨 되니 잘못되는바

反遭珉欺玊(반조민기숙) 되레 옥돌로 속여 다듬어 옥다듬는장인숙

憎愛古無常(증애고무상) 미움과 아낌 예로 늘 없어

朝恩暮乃疏(조은모내소) 아침 베풀음 저녁엔 드문

悒悒詠秋扇(읍읍영추선) 울적해 읊어 가을부채를

望絶登君車(망절등군거) 바램 끊기어 오른 님 수레

金牀爲誰拂(금상위수불) 금 침상 털어 누구를 위해

繡被久已收(수피구이수) 수놓인 이불 오래 걷어둬

閨空寒月落(규공한월락) 규방은 비어 차운 달 지니

但見螢火流(단견형화류) 다만 바랄 뿐 반딧불 흘러

沈憂暫成夢(침우잠성몽) 시름에 잠겨 잠깐 꿈을 꿔

依稀鬪百草(의희투백초) 드물음에도 온갖 풀 다퉈

世無相如才(세무상여재) 세상에 없는 상여의 재주 司馬相如

誰令復舊好(수령복구호) 누가 하게해 되돌려 좋게

 

癸未元日崇天門下(계미원일숭천문하) 계미년 설날 숭천문 아래에서-李穀

正朝大闢大明宮(정조대벽대명궁) 설날 아침 활짝 연 대명궁에는

萬國衣冠此會同(만국의관차회동) 모든 나라 사절이 모두 모였다

虎豹守閽嚴內外(호표수혼엄내외) 범 표범 문을 지켜 안팎이 근엄

鴛鸞分序肅西東(원란분서숙서동) 원앙 난새 나뉘어 동 서로 숙연

壽觴灔灔浮春色(수상염염부춘색) 축수 잔에 출렁여 봄빛이 뜨고

仙仗摐摐立曉風(선장창창립효풍) 지켜 모심 우렁차 선 새벽바람

袍笏昔曾陪俊彦(포홀석증배준언) 홀에 조복 일찍이 반열에 붙어

天門翹首思難窮(천문교수사난궁) 대궐문 깃털머리 생각 끝없어

 

秋雨夜坐(추우야좌) 가을비에 밤에 앉아-李穀

寒雲作色送昏鴉(한운작색송혼아) 찬 구름 빛을 띠어 저녁 까마귀

獨倚書窓感物華(독의서창감물화) 홀로 기댄 서쪽 창 온갖 꽃 느껴

秋晩江山正搖落(추만강산정요락) 가을 늦어 강산은 흔들려 지고

夜深風雨更橫斜(야심풍우갱횡사) 밤 깊어 바람비는 다시 몰아쳐

利名少味徒爲客(리명소미도위객) 이끗 이름 맛 적어 모두 나그네

魂夢無情不到家(혼몽무정불도가) 넋의 꿈 뜻이 없어 집에도 못 가

曉鏡定應添鬢髮(효경정응첨빈발) 새벽 거울 마주쳐 더한 머리털

羸驂肯復傍塵沙(리참긍부방진사) 여윈 말 타고 다시 티끌모래 곁

 

次韻答順庵(차운답순암) 차운하여 순암에게 답하며-李穀

半生光景屬離居(반생광경속리거) 반을 살아 모습은 떠나 머물러

旅食從來不願餘(려식종래불원여) 돌아 먹어 오면서 딴 바램 않아

窓外芭蕉饒夜雨(창외파초요야우) 창밖의 파초 잎은 밤비를 실컷

盤中苜蓿富春蔬(반중목숙부춘소) 쟁반 위에 거여목 봄나물 푸짐

家貧自有簞瓢樂(가빈자유단표악) 집 가난해 저절로 단표의 즐김 顔回

計拙非因翰墨疏(계졸비인한묵소) 꾀 서툴러 안 되니 문필이 드문

時到煙花禪榻畔(시도연화선탑반) 때 되면 연기 꽃을 참선자리 곁

坐忘身世等籧廬(좌망신세등거려) 앉아 잊어 몸 둠을 움막과 같아

 

妾薄命用太白韻1(첩박명용태백운1) 첩은 박명해 이백의 운으로-李穀

妾本寒門子(첩본한문자) 첩은 본디에 썰렁한 집 딸

荊釵居白屋(형채거백옥) 가시비녀에 초가집 살아

美質天所生(미질천소생) 아름다운 건 타고난 바라

兩臉如赬玊(량검여정숙) 두 볼은 마치 붉은 옥 같아

自倚傾國艶(자의경국염) 스스로 믿어 나라기울 미

乃與世人疏(내여세인소) 이에 함께한 사람 드물어

五陵多年少(오릉다년소) 다섯 큰 언덕 많은 젊은이

過者皆停車(과자개정거) 지나는 이 다 수레 멈추지

一笑肯輕賣(일소긍경매) 한 번의 웃음 가볍게 팔아

千金且不收(천금차불수) 천금 오히려 받지는 않아

以此自愆期(이차자건기) 이런 까닭에 스스로 허물

歲月長江流(세월장강류) 세월은 긴긴 강물로 흘러

西風昨夜至(서풍작야지) 가을바람은 지난밤 닿아

莎鷄鳴露草(사계명로초) 베짱이 울어 이슬 풀에서

紅顔恐消歇(홍안공소헐) 고운 낯 아마 다 스러질까

時過不再好(시과부재호) 때가 지나면 다신 안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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漁溪詩集 2012년 10월 飜譯 17代孫 英哲(1957∼ )

 

字 : 主翁

號 : 漁溪(군북면 원북리에 있는 시내 이름)

姓名 : 趙旅

諡號 : 貞節(淸白自守曰貞 好廉自克曰節)

本貫 : 咸安

遺著 : 漁溪集

世稱 : 生六臣(李孟專·元昊·趙旅·成聘壽·金時習·南孝溫)

墓 : 咸安郡 法守面 鷹岩 甲坐

墓碣石 參贊 李薇 撰

神道碑銘 左參贊 陶菴 李公縡 撰

墓表 9代孫 榮柘

 

1420년 庚子 세조 2년 경남 함안군 군북면 평관리에서 출생

1453년 癸酉 단종원년 34세 진사시 합격 성균관에서 경서 연구

1455년 乙亥 단종 3년 36세 落鄕 군북면 원북리에 隱居

1489년 己酉 성종20년 10월22일 卒 享年70세

1516년 丙子 중종11년 문집 刊行 손자 趙績

1699년 己卯 숙종25년 단종복위 이조참판 贈職 서산서원 享祀

1742년 壬戌 영조18년 문집 再刊 9대손 趙榮柘

1781년 辛丑 정조 5년 이조판서 贈職 시호 貞節

1901년 辛丑 고종 6년 속집 간행 趙性昊 趙性恂 趙昺奎

 

 

漁溪集 漁溪 趙旅(1420∼1489)의 시문집 3권 2책 목판본

국립중앙도서관 국민대학교도서관 성균관대학교도서관 소장

初刊 1516년(중종11) 손자 趙績(1477∼?) 원집 1권을 편집

서문 姜渾(1464∼1519) 시 45수

重刊 1742년(영조18) 9대손 趙榮柘 부록 1권을 더해 원집과 합편

서문 朴弼周(1665∼1748) 지문 趙榮柘(1686∼1761) 발문 趙榮柘

부록 傳 魯陵志傳 묘갈명 신도비명 묘표 九日登高詩跋

謁漁溪先生祠宇 각 1편 賜祭文 2편 西山書院六先生奉安告文

西山書院釋菜祝文 서산서원상량문 각 1편 疏 3편 回啓 3편

三刊 1901년 趙性昊 趙性恂 趙昺奎 속집을 더해 원집 2권과 합편

서문 宋秉璿(1836∼1905) 발문 李種杞 趙性家 趙性昊 등 시 4수

부록으로 시 2수 新編莊陵志列傳 請諡疏 諡狀 각1편 書 2편

魯陵事實 上王服喪錄 병자사화 東鶴寺招魂閣事蹟

上王祭閣招魂辭 축문 陳設圖 追感錄 東鶴書院事蹟

팔선생추향봉안문 雉岳山題名錄序 賜祭錦城大君文一段

奎章閣啓略 弘文館啓略 傳敎 八賢祠記略 寧越儒生請賜額疏略

용계서원봉안문 常享文 德峯祠奉安文 咸州誌 采薇亭記

채미정중수기 寧越彰節祠請享疏略 각1편 批答 2편 再疏略 1편

飜譯出刊 197010趙聖來

漁溪先生遺稿詩集 중양절날 산에 올라 201310趙曉濟

 

 

 

어계 조려 생육신

1420 主翁 漁溪 趙旅(1420∼1489)貞節 咸安 漁溪集

病中偶吟(병중우음) 앓으며 읊어

氣肅知秋至(기숙지추지) 날씨 싸늘해 가을 옴 알아

燈殘覺夜深(등잔각야심) 등불로 남아 밤 깊음 깨쳐

家書何日到(가서하일도) 집에선 편지 언제면 오나

回首涕橫襟(회수체횡금) 머리 돌려서 눈물 훔치네

 

次朴三嘉孟智韻(차박삼가맹지운) 맹지 박삼가의 운을 빌어

自是黃楊木(자시황양목) 스스로 옳아 황양목이라

托根又寒谷(탁근우한곡) 뿌리 붙임 또 차가운 골짝

生枝本樗材(생지본저재) 가지 뻗혀도 못 쓰는 재목 가죽나무저

敢望柱王國(감망주왕국) 구태여 바래 나라의 기둥

 

次所川驛柱韻(차소천역주운) 소천역 주련의 운을 빌어

自北歸南極(자북귀남극) 북녘서 오니 남쪽 끝에를

前途問幾程(전도문기정) 앞길을 물어 얼마나 갈지

誰知無限意(수지무한의) 누가 알리오 끝없는 뜻을

春草日靑靑(춘초일청청) 봄풀은 날로 푸릇푸릇 해

 

次忠州龍眼驛壁上韻(차충주용안역벽상운) 충주 용안역 벽 위 운을 빌어

獨策羸驂向漢京(독책리참향한경) 홀로 채찍 여윈 말 서울을 향해

前途泥濘又縱橫(전도니녕우종횡) 앞길은 진흙진창 또 얼기설기 진창녕

想知慈母今朝意(상지자모금조의) 미뤄 아실 어머님 오늘 아침 뜻

應說吾兒底處行(응설오아저처행) 말씀 마땅 내 아들 품은 곳 가야

 

途中遇雪(도중우설) 길을 가다 눈을 만나

雪花如手滿天衢(설화여수만천구) 눈꽃이 주먹만 해 서울 길 가득

馬首江山展畵圖(마수강산전화도) 말머리 강과 산이 그린 듯 펼쳐

献賦梁園何處客(헌부양원하처객) 양원에 시 짓던 이 어느 곳 길손

獨含愁思促鞭駑(독함수사촉편노) 홀로 품은 시름에 서둘러 채찍

※梁園 : 漢나라 文帝의 넷째 아들인 孝王이 만든 庭園 河南省 開封에 있다

 

次朴讓詩軸韻(차박양시축운) 박양의 시문 운으로 ※1450년(31세)

庚午年光已語暮(경오년광이어모) 경오년 한 해 세월 저문다 말이

春歸夏逝又秋風(춘귀하서우추풍) 봄이 와 여름 가고 또 가을바람

賦予天命宜安受(부여천명의안수)`내게 내린 하늘 뜻 마땅히 받아

阮籍何須哭路窮(완적하수곡로궁) 완적은 어찌 그리 길 막혀 울어

※嗣宗 阮籍(210∼263) 魏나라 사상가 시인 詠懷 시 85수

 

其二(기이) 그 둘째

男兒行止誠難定(남아행지성난정) 사내로 가고 멎음 정성 못 두고

北學而來又下南(북학이래우하남) 북쪽 배워 오더니 남쪽 내려가

京洛故人皆愴別(경락고인개창별) 서울에 오랜 벗들 다 슬피 헤져

天涯且莫久停驂(천애차막구정참) 하늘 끝 앞엔 마라 오래 머무름

 

贈別金錄事粹老(증별김록사수로) 김수로녹사에게 주어 보냄

昆季連鑣出漢城(곤계련표출한성) 형제로 이어 말에 서울을 나서 재갈표

山回水轉路縱橫(산회수전로종횡) 산 감싸 물을 돌아 길 좇아 질러

吾知南北分離後(오지남북분리후) 내 알아 남북으로 떨어진 다음

應說龍仁半夜行(응설용인반야행) 말해야지 용인 땅 밤새운 걸음

 

雲堂灘上有感(운당탄상유감) 운당탄 위에서

輕舟短棹泛官河(경주단도범관하) 가벼운 배 짧은 노 관하에 띄워 노도

煙瞑風微鴈弄沙(연명풍미안롱사) 안개 자욱 바람 자 모래 기러기

自笑未能急世事(자소미능급세사) 웃을 수가 없으니 닥친 세상일

往來南北疾如梭(왕래남북질여사) 오고가 남북으로 북처럼 빨리 북사

 

奉賀李壯元陸(봉하이장원륙) 이륙이 장원함을 축하함

遊覽江山跡未剜(유람강산적미완) 보며다닌 강산에 자취 못 깎아 깎을완

魁登龍榜步天門(괴등룡방보천문) 으뜸 올라 과거에 대궐문 밟아 으뜸괴

眼前雲路人爭仰(안전운로인쟁앙) 눈앞에 벼슬길에 남들 우러러

能繼容軒與杏村(능계용헌여행촌) 잇게 되니 용헌을 행촌을 함께

※容軒 鐵城府院君 李院 용헌은 철성부원군 이원이며

````杏村 侍中 李嵓也 행촌은 시중 이암(1297∼1364)이다

 

壬申六月避暑于淸源寺(임신육월피서우청원사) ※鄭判官夏生見月呼韻

임신년 유월 청원사에서 피서하며 ※판관 정하생이 달을 보며 운을 부름

碧天無際掛蟾宮(벽천무제괘섬궁) 푸른 하늘 가없어 달떠서 걸려

淸影涓涓滿地濃(청영연연만지농) 맑은 그늘 잔잔히 땅 가득 짙어

聞說桂枝秋正好(문설계지추정호) 말 들으니 달빛은 가을이 좋아

高攀何夕拂塵容(고반하석불진용) 높이 올라 어느 밤 속세 티 씻나

 

送愼懷中歸鄕(송신회중귀향) 신회중이 고향에 돌아감을 보내며

彩服翩翩日下明(채복편편일하명) 빛깔 옷 나부끼니 해 아래 밝아

湖山千里馬蹄輕(호산천리마제경) 호수 산에 천리를 말 걸음 사뿐

功名莫恨今差跌(공명막한금차질) 이름 냄 애탐 없어 이젠 어긋나

大器由來當晩成(대기유래당만성) 큰 그릇 내려오길 늦게야 이뤄

 

佛巖途中有懷(불암도중유회) 불암 가는 길에

春雨初晴草欲萋(춘우초청초욕처) 봄비는 비로소 개 풀 우거지려

眼中無物不悽悽(안중무물불처처) 눈에 든 물건마다 다들 슬퍼서

晋陽江畔逶迤路(진양강반위이로) 진양강 가 둑으로 꾸불꾸불 길

馬亦傷心屢顧嘶(마역상심루고시) 말 또한 마음 아파 자주로 울어

 

追寄友人(추기우인) 벗에게 부쳐

隨陽征鴈起南濱(수양정안기남빈) 볕을 쫓는 기러기 남쪽물가서

芳草萋萋又一春(방초처처우일춘) 꽃다운 풀 우거져 또 하나 봄이

少年志氣消磨盡(소년지기소마진) 어릴 적에 품은 뜻 사라져 다해

忽作邯鄲失步人(홀작한단실보인) 엇 지은 한단 걸음 걸음 잃은 이

※邯鄲之步 : 남 흉내를 내려다가 도리어 자기의 것까지 잃어버린다는 말

 

次姜判院事詩(차강판원사시) 강판원사의 시를 빌어

九重承命建行旌(구중승명건행정) 임금님 명 받들어 깃발 세워 가

遠向千山萬水程(원향천산만수정) 멀리 바래 모든 산 모든 물 갈길

祖席何須親奉袂(조석하수친봉몌) 비는 자리 어찌 꼭 몸소 붙잡아

緘來珠玉是眞情(함래주옥시진정) 싸서 오니 구슬 글 이것이 참 뜻

 

次李同年壁詩(차이동년벽시) 이벽 동년의 시를 빌어

交甫臨江底事徊(교보임강저사회) 사내 사귐 강가서 무슨 일 어정

空將遺佩望重來(공장유패망중래) 부질없이 남긴 패 또 올까 바래

襄王本是神仙骨(양왕본시신선골) 초양왕은 본디로 신선의 골격

坐致巫娥下殿臺(좌치무아하전대) 함께한 무산신녀 전대에 내려

※雲雨之情 : 남녀의 육체적 사랑

 

次梁順天詩(차양순천시) 양순천의 시를 빌어

一燈孤館兩書生(일등고관양서생) 등하나 외론 객관 서생 두 사람

千里歸心孰重輕(천리귀심숙중경) 천리 길 돌아갈 맘 뉘 있고 없어

何幸異鄕逢故友(하행이향봉고우) 어찌 다행 타향서 옛 벗을 만나

更添樽酒細論情(갱첨준주세론정) 다시 더한 술통 술 정다운 얘기

 

題咸安鄕校壁上(제함안향교벽상) 함안향교 벽 위에

我是漁溪隱遁人(아시어계은둔인) 내가 바로 어계에 숨었던 사람

幾年來往泮宮瀕(기년래왕반궁빈) 몇 해나 왔다갔나 향교 가까이

如今樂見菁莪敎(여금락견청아교) 이제처럼 즐거이 선비 가르쳐

願浴餘波愧缺仁(원욕여파괴결인) 씻으려한 응어리 어질지 못해

※泮宮: 주나라 때 제후의 학교 菁莪: 인재를 교육하는 일

 

寄遠(기원) 멀리 부쳐

一去天涯遂不來(일거천애수불래) 한번 떠난 하늘 끝 오지를 못해

更無消息竟何哉(갱무소식경하재) 다시없어 소식이 끝내 어떤지

如今獨立漁溪畔(여금독립어계반) 오늘처럼 홀로 서 어계 둑 가에

不怨伊人却怨媒(불원이인각원매) 아니 탓해 그 사람 되레 꾐 탓을

 

次柳正言桂芬詩(차류정언계분시) 류계분 정언의 시를 빌어

一別天涯會面遲(일별천애회면지) 한번 헤져 하늘 끝 만남이 더뎌

春風秋月幾相思(춘풍추월기상사) 봄바람 가을 달에 얼마나 생각

水流葉落星霜變(수류엽락성상변) 물 흘러 잎 떨어져 세월 바뀌어

鴈獨嗷嗷雲外飛(안독오오운외비) 기러기 홀로 시끌 구름 밖 날아

綠筠 柳桂芬(1421∼1480)본관은 文化 세종 23년(1441) 進士가 되고

``단종원년(1453) 增廣試 文科에 급제 이후 承文院正字를 거쳐 세조 2년(1456)에는

``司諫院 右正言 임명되었다. 세조 2년(1456) 단종의 복위운동에 모의한 것이 발각되어

``漆原郡守로 좌천되었으며 장황산에서 13년간 유배 예종 원년(1469)에 무죄판결을 받아

`석방되어 掌隷院 司評에 임명되었고 承議郞 權知校理를 거쳐 加定郎官이 되었다

 

寄姜生(기강생) 강생에게 부치며

自是相爲參與商(자시상위삼여상) 이로부터 서로 돼 삼성과 상성

思君一日九回腸(사군일일구회장) 그대 생각 하루가 아홉 구비 장

法輪橋下溪邊事(법륜교하계변사) 법륜교 다리 밑에 시냇가 일이

千里長安尙未忘(천리장안상미망) 천리 멀리 서울을 잊지를 못해

※參星 : 28宿의 21번째 별 ※商星 : 동쪽에 있는 心宿

 

玉柱(옥주) 옥기둥

下欠輿情上戴天(하흠여정상대천) 아래 빠져 실린 뜻 위로 인 하늘

龍官鳳歷幾千年(용관봉력기천년) 용 다스림 봉 지남 몇 천 년이니

若將禹鼎論輕重(약장우정론경중) 한다고 우임금 솥 경중을 따져

彼此吾何議後先(피차오하의후선) 이것저것 내 어찌 선후 꾀하랴

※禹鼎 : 九鼎 大呂 우임금이 구주의 쇠를 모아 지은 솥

 

新秋(신추) 새 가을

金新持節入郊(금신지절입교허) 새 가을 절개 지켜 들 터에 드니

井上梧桐一葉(정상오동일엽소) 우물 위 오동나무 잎 하나 없네

此日此時何事樂(차일차시하사락)런 날 이런 때에 무슨 일 즐겨

短檠明處可觀(단경명처가관서) 짧은 호롱 밝힌 곳 글을 읽어야

 

寄鄭生山彙(기정생산휘) 정산휘에 부치며

千里京都路阻長(천리경도로조장) 천리 멀리 서울은 길 멀고 험해

碧天無際鴈南翔(벽천무제안남상) 푸른 하늘 가없이 기러기 날아

一樽相笑寧無日(일준상소녕무일) 한 통술 서로 웃어 어찌 날 없어

近在楓丹與菊黃(근재풍단여국황) 요사이 단풍 빨개 국화는 노래

※鄭山彙 : 字는 景集 본관 晉陽 世宗 29년(1447) 式年試 及第

 

次李公室之韻(차이공실지운) 이공실의 운을 빌어

蓬萊誰道揷雲天(봉래수도삽운천) 봉래산 누가 말해 하늘로 솟아

駕鳳驂鸞路不玄(가봉참란로불현) 봉황 수레 난새 말 길 멀지 않아

一上崔嵬臨萬壑(일상최외림만학) 한번 올라 높다래 만 골 내려 봐

桃花流水共依然(도화류수공의연) 복사꽃 흐르는 물 함께 기대네

 

寄李克亨(기이극형) 이극형에게 부치며

本是同源一派分(본시동원일파분) 본디에 같은 근원 한 갈래 나눠

雖居南北志相親(수거남북지상친) 살기야 남북이나 뜻은 가까워

家僮今日留函去(가동금일류함거) 하인 아이 오늘에 편지 놓고 가

想得眞情異路人(상득진정이로인) 생각하니 참 뜻은 다른 길 사람

 

喜聞姜山陰來 次靑山綠水夕陽遲之句 寄呈行軒(희문강산음래 차청산록수

석양지지구 기정행헌) 姜이 산음에 옴을 기쁘게 들어 청산녹수석양지

지구를 빌어 행차한 집에 부쳐 보내며 ※山陰 : 경남 산청의 옛 이름

自從相別山陰後(자종상별산음후) 산음서 서로 헤진 뒤로부터는

千里南涯鴈足稀(천리남애안족희) 천리 길 남쪽 끝에 편지도 드문

忽有先聲軒騎至(홀유선성헌기지) 갑자기 먼저 소리 큰 수레 닿아

還嗟窮巷訪余遲(환차궁항방여지) 도리어 막힌 거리 날 찾기 더뎌

 

次裵進士仲厚詩(차배진사중후시) 배중후 진사의 시를 빌어

寄來詩韻轉淸高(기래시운전청고) 부쳐온 시에 운은 맑아서 높아

萬斛羈愁一見消(만곡기수일견소) 만석의 떠돈 시름 한번 봐 삭여

暫刻破山時已近(잠각파산시이근) 잠간에 산 깨트려 때는 가까워

莫停淸水其刀(막정청수감기도) 멎지 마라 말간 물 그 칼을 씻어

 

奉呈尹牧使子濚(봉정윤목사자영) 윤자영 목사에게 드리며

絳囊靑簡侍明光(강낭청간시명광) 붉은 낭 푸른 글에 밝은 빛 모셔

底事如今謫晋陽(저사여금적진양) 어쩐 일 이제처럼 진양에 귀양

萬口一辭皆仰德(만구일사개앙덕) 모든 입이 한 말로 다 덕 우러러

理民無讓漢龔黃(이민무양한공황) 다스림 못지않아 한나라 공황

※1451년(문종1) 증광문과에 급제 봉교ㆍ주부ㆍ직강ㆍ장령 등을 거쳐

````1466년(세조12)에 실시된 중시에 2등으로 뽑힌 뒤 벼슬은 진주목사에 이르렀다

※龔黃 : 龔遂와 黃覇 漢나라 사람들로서 治民에 능한 선량한 地方官

 

途中(도중) 길을 가며

雲屛舒復卷(운병서부권) 구름 병풍 펼쳤다 다시 거두고

山黛隱還明(산대은환명) 산은 어둑 숨었다 다시 또 밝아

野火林間燒(야화림간소) 들불은 수풀사이 불살라 태워

溪流氷裏鳴(계류빙리명) 시내 흘러 얼음 속 소리를 내네

朔風天外細(삭풍천외세) 북녘바람 하늘 밖 가늘게 불어

寒雪馬頭輕(한설마두경) 차가운 눈 말머리 가볍게 내려

前路向何處(전로향하처) 앞에 길 바라보며 어디로 가나

金城繞玉京(금성요옥경) 금의 성이 두르니 서울이어라

 

次孫監察栗亭詩(차손감찰율정시) 손감찰의 율정 시를 빌어

宅在翠屛擁(택재취병옹) 집 있어 푸른 병풍 끌어안은 곳

門臨碧玉流(문림벽옥류) 문 마주 파란 옥이 흘러가는 데

世間方酷熱(세간방혹열) 세상은 바야흐로 짙은 뜨거움

亭上正高秋(정상정고추) 정자 위는 정말로 높다란 가을

表聖休休樂(표성휴휴락) 성인을 드러내어 쉬어 즐겁고

蘇仙是是遊(소선시시유) 신선이 살아나서 옳거니 놀아

人皆稱雅量(인개칭아량) 사람 다 일컬으니 너그러움이

今見不爲浮(금견불위부) 이제 보니 아니네 떠서 떠돎이

 

上金使君克儉(상김사군극검) 김극검 군수에게

下車行政後(하거행정후) 수레 내린 뒤 고을 다스려

夙夜所憂深(숙야소우심) 아침을 밤을 시름이 깊어

治齒方留意(치치방류의) 어른 모심에 마침 뜻 두니

烹鮮訓刻心(팽선훈각심) 생선 삶은 일 마음에 새겨

穎川流霈澤(영천류패택) 영천 물 흘러 쏟아진 베풂

棠樹播淸陰(당수파청음) 아가위나무 맑은 그늘로

莫發休官語(막발휴관어) 꺼내지 마오 벼슬 쉰단 말

民方仰德音(민방앙덕음) 백성 우러러 덕망 일컬어

※士廉 金克儉(1439∼1499) 본관 김해 1459년(세조5) 문과에 급제

```副提學을 거쳐 大司憲이 되었다 문장을 좋아하고 성품이 곧고 청렴하여

```2품관이 되어도 집에 먹을 것이 없었다 한다

 

暮春(모춘) 늦은 봄 ※甲子年 : 1444년(25세)

甲子須臾逝(갑자수유서) 갑자년 한해 잠깐에 지나

春殘夏欲來(춘잔하욕래) 봄은 끝자락 여름이 오려

燕忙鸎亦懶(연망앵역라) 제비 바쁜데 꾀꼬리 나른

紅卷綠初開(홍권록초개) 붉음은 걷혀 푸름 첫 열림

喚起牕前喚(환기창전환) 불러 일으켜 창 앞서 불러

催歸客裏催(최귀객리최) 서둔 돌아감 길손 서둘러

卽看時物變(즉간시물변) 나아가 보니 때 물건 바껴

詩思轉悠哉(시사전유재) 시상 떠오름 돌아 아득해

 

次李參議義林寺韻(차이참의의림사운) 이참의의 의림사 운을 빌어

義林眞巨刹(의림진거찰) 의림사 절은 참 커다란 절

境界儘淸幽(경계진청유) 붙은 땅 다해 맑고 그윽해

古栢窓前翠(고백창전취) 오랜 잣나무 창 앞에 푸름

靈泉砌下流(령천체하류) 깨끗한 샘물 섬돌 밑 흐름

沈吟塵外景(침음진외경) 빠져 읊으니 세상 밖 광경

消遣客中愁(소견객중수) 녹여 보내니 나그네 시름

端坐僧何事(단좌승하사) 바르게 앉아 스님 무슨 일

趙州學話頭(조주학화두) 조주는 배워 말머리 꺼냄

 

文廟碑(문묘비) 문묘비 ※文廟 : 공자를 모신 사당

聖主崇文建廟碑(성주숭문건묘비) 어진임금 글 높여 사당 비 세워

龍冠龜足記芳詞(용관귀족기방사) 용 머리 거북 발에 꽃다운 글을

三綱爲本千年峙(삼강위본천년치) 삼강을 바탕 하여 천년을 우뚝

六籍開基萬世垂(육적개기만세수) 육경에 터를 열어 만세 드리워

日月光輝那可尙(이월광휘나가상) 해와 달이 빛나니 어찌 높이랴

高堅体段亦難知(고견체단역난지) 높고도 단단한 몸 알기 어려워

七雄五季雖云亂(칠웅오계수운란) 전국시대 오대는 어지러워도

峻極于天一險夷(준극우천일험이) 하늘에 높이 닿아 험해도 떳떳

 

次巨濟儒生高以寧詩(차거제유생고이녕시) 거제유생 고이녕의 시를 빌어

不遺愚拙寄新詩(불유우졸기신시) 못 끼친 어리석음 새 시를 부쳐

爲謝慇懃三復思(위사은근삼부사) 고마워 자꾸자꾸 두어 번 생각

俊逸詞鋒今白也(준일사봉금백야) 뛰어난 글 솜씨는 오늘날 이백

縱橫筆陣昔羲之(종횡필진석희지) 그어 내린 글씨 힘 옛날 왕희지

排風馭氣瀛洲島(배풍어기영주도) 바람 밀쳐 기 몰아 영주 거제 섬

刮垢磨光漢水湄(괄구마광한수미) 때 벗겨 빛을 닦아 서울 한강 가

知爾大材將致用(지이대재장치용) 자낼 아니 큰 일꾼 앞날 쓰일 터

更須努力小年時(갱수노력소년시) 다시 부디 힘쓰길 젊은 시절엔

 

新秋(신추) 새 가을

何恨居諸忽忽流(하한거제홀홀류) 무슨 한에 머물다 갑자기 흘러

良辰美景在新秋(양신미경재신추) 좋은 날 고운 볕에 새로운 가을

金風吹戶桐陰簿(금풍취호동음부) 가을바람 드는 문 오동 그늘 펴

玉律傳商火傘收(옥률전상화산수) 옥 소리 상음 들려 여름 볕 거둬

已覺微凉添水閣(이각미량침수각) 이미 느낀 서늘함 물 정자 보태

更敎淸興入詩樓(갱교청흥입시루) 다시 깨친 맑은 흥 시 누대 들어

吾今得養乾坤惠(오금득양건곤혜) 내 이제 길러 얻은 하늘땅 베풂

深賀西成把酒遊(심하서성파주유) 깊이도 가을 여묾 잔 잡고 놀아

 

流頭(유두) 유두 ※음력 6월15일

一帶長川抱壠頭(일대장천포롱두) 한줄기 긴 시내는 언덕을 안아

好將塵髮俯淸流(호장진발부청류) 좋아라 속세 머리 맑은 물 굽어

常懷事業偏多誤(상회사업편다오) 늘 품은 일일랑은 많이 그르쳐

却恨光陰不少留(각한광음불소류) 되레 한에 세월이 적잖게 머뭇

沐後彈冠心更淨(목후탄관심경정) 멱 감고 갓을 털어 마음 깨끗해

醉餘揮筆興難收(취여휘필흥난수) 취하여 붓을 들어 흥을 못 거둬

回看蕩蕩乾坤裏(회간탕탕건곤리) 둘러보니 넓어서 하늘땅 안이

物我俱新淡若秋(물아구신담약추) 모두와 나 새로워 말간 가을로

 

奉次河相國演韻(봉차하상국연운) 재상 하연의 운으로 ※河演(1376∼1453)

聖主龍興漢水中(성주용흥한수중) 성인 임금 일어나 한강 가에서

狼煙蜃氣盡消融(낭연신기진소융) 어지럽힌 기운은 녹아 사라져

檀君古境新民樂(단군고경신민락) 단군성조 옛 땅에 새 백성 즐겨

箕子遺墟至治隆(기자유허지치륭) 기자님 끼친 터에 다스림 높아

八彩毫瑞滋惠露(팔채호서자혜로) 여덟 빛 붓 보이니 베풂 드러나

五絃琴操入薰風(오현금조입훈풍) 다섯 줄 금 부리니 향기 바람이

書生得被洪勻化(서생득피홍균화) 글 읽는 이 얻으니 크고 고른 덕

寶算恒祈天地同(보산항기천지동) 임금 나이 늘 빌어 천지와 같게

 

次成宜寧韻(차성의녕운) 성의녕의 운을 빌어

我生雖遇聖明辰(아생수우성명신) 내 나서 비록 만나 성군 밝힌 날

一事無成百感新(일사무성백감신) 일 하나 이룸 없어 온갖 느낌에

在袖靑蛇塵不翳(재수청사진불예) 소매에 업구렁이 티끌 못 가려

半簪疎髮雪初均(반잠소발설초균) 반 비녀 빠진 머리 눈 처음 내려

豈因囊底無長物(기인낭저무장물) 어찌해 주머니 속 뭔가 없으랴

未作尊前對可人(미작준전대가인) 못 지으니 술통 앞 맞설만한 이

兎走烏飛時又變(토주오비시우변) 달 달아나 날 날려 때 또한 바껴

綠楊黃鳥囀靑春(녹양황조전청춘) 푸른 버들 꾀꼬리 푸른 봄 소리

 

次尹濯詩軸(차윤탁시축) 윤탁의 시문을 빌어

尹公自是風騷將(윤공자시풍소장) 윤공은 절로 여겨 시 읊기 으뜸

筆陣詞鋒凜若秋(필진사봉름약추) 글 짜임 글 매서움 가을처럼 차

螢火幾年能刺股(형화기년능자고) 반딧불로 몇몇 해 허벅지 찔러

龍門他日必居頭(용문타일필거두) 자리 올라 다른 날 머리가 되지

春蘭秋菊皆天賦(춘란추국개천부) 봄 난초 가을국화 다 받아 내려

龜腹蟬腸莫浪愁(귀복선장막랑수) 거북 배 매미 창자 시름을 마라

爲送行塵臨祖席(위송행진림조석) 보내야할 속세에 자리 같이 해

山光水色共悠悠(산광수색공유유) 산 빛에 물 빛깔도 함께 아득해

※단종원년(1453년) 생원시에서 유학 金性源과 진사 유학에 尹濯을 뽑았다

 

上金使君克儉(상김사군극검) 김극검 군수에게

老父景仰聲華久(노부경앙성화구) 어른을 받들어서 명성 오래라

傾盖巴山三樹亭(경개파산삼수정) 수레 들러 파산에 삼수정에를 ※咸安

莅事固知皆正大(리사고지개정대) 일 맞아 잘 알아서 다 크고 발라

持心本自至公明(지심본자지공명) 맘 지님 본디부터 드러내 밝혀

慰民四野麥桑詠(위민사야맥상영) 백성 달래 온 들에 일하며 노래

賣劒春郊牛犢鳴(매검춘교우독명) 칼을 팔아 봄 들판 송아지 울어 ※?

顧我賢非徐孺子(고아현비서유자) 날 보니 어짊 아냐 서유자 달리 ※?

濫登陳榻每顔騂(남등진탑매안성) 넘치게 베푼 자리 얼굴 붉어져

 

次堂弟昱詩(차당제욱시) 종제 욱의 시를 빌어 ※參知公 1453년 문과 급제

正字文章自一家(정자문장자일가) 바른 글 문장으로 한 집안에서

筆端豪氣燦明霞(필단호기찬명하) 붓 끝에 씩씩함에 밝은 놀 빛나

千尋滄海殷雷響(천심창해은뢰향) 천 길의 푸른 바다 우레 울림이

萬仞藍田暖日華(만인람전난일화) 만 길의 남전 산에 따사한 햇살

俊逸似君古猶罕(준일사군고유한) 뛰어남 그대처럼 예로 드물어

疏荒若我世無多(소황약아세무다) 엉성하기 나 같음 많지가 않아

一門子弟皆成就(일문자제개성취) 한 집안 아들 형제 모두 이루니

漸染陶甄幾所過(점염도견기소과) 차츰 적신 질그릇 얼마나 거쳐 ※陶甄

※正字: 홍문관 종구품 관직. 서적의 문자를 교정하는 벼슬

※藍田生玉: 滄海月明珠有淚 藍田日煖玉生煙(李商隱 詩)

 

太平簫(태평소) 태평소

靑春白日好時節(청춘백일호시절) 푸른 봄에 밝은 해 좋은 시절이

綠髮元戎仗鉞行(녹발원융장월행) 젊은 머리 큰 군대 무기 든 걸음

皆云天下無雙將(개운천하무쌍장)`다들 말 하늘아래 둘 없는 장수

盡道關西第一英(진도관서제일영)`말 다해 관서에서 첫째 영웅이

掌中腰間何所有(장중요간하소유) 손안에 허리춤에 무엇을 지녀

白羽彤弓與靑萍(백우동궁여청평) 흰 깃털 붉은활에 푸른 칼 찼네

黃金橫帶錦衣暖(황금횡대금의난)`노란금빛 띠 둘러 비단 옷 따뜻

帶玉頭邊瑞日明(대옥두변서일명)`옥 꿰인 머리 가에 환한 해 밝아

五花連錢光翠碧(오화연전광취벽) 다섯 꽃잎 이어서 빛깔 푸르러

玉勒金鞍照行程(옥륵금안조행정) 옥 굴레 금빛 안장 가는 길 비춰

碧幢紅旆何繽紛(벽당홍패하빈분) 푸른 깃발 붉은 기 어찌 펄럭여

畵角軍中有一聲(화각군중유일성) 그림나팔 군악대 소리가 있어

匪螺匪笙且匪笛(비라비생차비적)`나팔 생황 아닌데 피리도 아냐

是乃簫而名太平(시내소이명태평)`이는 곧 퉁소라네 이름 태평소

紆餘揄揚連復斷(紆餘揄양연부단) 울려 퍼짐 드높아 잇고 또 끊겨

中有羲軒上世情(중유희헌상세정) 그 속에 복희 헌원 오랜 옛 뜻이

不是落梅與流水(불시락매여류수) 안 옳아 매화 져서 물에 떠 흘러

似報鴈海兵塵淸(사보안해병진청) 알리는 듯 기러기 싸움 사라져

曾從伊呂除桀紂(증종이려제걸주)`따르니 이윤 여상 걸주 물리쳐

又隨南仲掃蠻荊(우수남중소만형)`남중 땅을 따라서 남쪽 땅 쓸어

韓彭幕下還高呌(한팽막하환고규)`한신 팽월 데리고 큰소리 불러

英衛鞭端又大鳴(영위편단우대명)`영위의 채찍 끝에 또 크게 울려

所過疆域皆平泰(소과강역개평태) 지나온바 나라 땅 다 태평하니

不起瑞煙橫(요분불기서연횡) 나쁜 기운 안 일어 상서로움에

是豈出於今之日(시기출어금지일)`이 어찌 나왔으리 오늘날에야

自從前世擅佳名(자종전세천가명)`앞 세상으로부터 좋은 이름 내

天運循環無不復(천운순환무불복) 하늘 뜻 돌고 돌아 안 돌림 없어

三韓千載王道亨(삼한천재왕도형) 우리나라 천년을 왕도를 펼쳐

禮備樂和舜日明(예비악화순일명) 예 갖춰 악 어울려 요순 때 밝아

彩羽翩翩來九成(채우편편래구성) 빛깔 깃털 나부껴 아홉 이룸 와

地自釀瑞醴泉出(지자양서예천출) 땅 절로 경사 빚어 단 샘물 솟고

天不愛寶甘露零(천불애보감로령) 하늘도 아낌없이 단 이슬 내려

山巓水涯生朱草(산전수애생주초) 산꼭대기 물가에 붉은 풀 자라

螭陛龍墀出瑞蓂(리폐용지출서명) 교룡 섬돌 용 계단 상서론 명협

小臣不勝舞蹈興(소신불승무도흥) 작은 신하 못나도 흥에 덩실 춤

濡筆大書獻明庭(유필대서헌명정) 붓 적셔 큰 글씨로 바쳐 밝은 뜰

 

九日登高(구일등고) 중양절에 높은데 올라

九月九日是重九(구월구일시중구) 구월에 구일 날은 중양절이라

欲酬佳節登高岡(욕수가절등고강) 좋은 철을 보내려 높은 뫼 올라

回頭擧目江山暮(회두거목강산모) 고개 돌려 눈 드니 강산에 저묾

地濶天長思渺茫(지활천장사묘망) 땅 넓고 하늘 멀어 생각만 아득

白雲飛兮鴈南賓(백운비혜안남빈) 하얀 구름 날아서 기러긴 손님

蘭有秀兮菊有芳(난유수혜국유방) 난초는 빼어나고 국화는 향기

山明水碧煙慘惔(산명수벽연참담) 산 맑아 물 푸른데 안개 애태워

天高日晶風凄凉(천고일정풍처량) 하늘 높아 날 밝은데 바람 쓸쓸해

荻花吐雪江之滸(적화토설강지호) 갈대꽃 눈인 듯이 강물 물가에

楓粧紅錦山之陽(풍장홍금산지양) 단풍 든 붉은 비단 산에 볕든데

杜牧旣上翠微峀(두목기상취미수) 두목지 이미 오른 취미산 산굴

陶潛悵望白衣郞(도잠창망백의랑) 도연명 슬퍼함은 백의랑 바램

羲軒遠矣悲何極(희헌원의비하극) 복희 헌원 멀어서 슬픔을 어찌

華勛不見心自傷(화훈불견심자상) 요순시절 못 만나 마음만 다쳐

周情孔思謾堆腹(주정공사만퇴복) 주공 뜻 공자생각 배 채우기만

月露風雲空拾囊(월로풍운공습낭) 달 이슬 바람구름 빈 주머니만

絳囊嬋娟明兩臂(강낭선연명량비) 홍랑은 곱고 예뻐 두 팔 밝히고

茱萸燦爛照羽觴(수유찬란조우상) 수유는 붉게 말랑 술잔에 비쳐

沈吟筆下乾坤濶(침음필하건곤활) 빠져 읊어 붓끝에 건곤이 트여

爛醉樽前日月長(란취준전일월장) 술통 앞에 취하니 해와 달 길어

千載風流如昨日(천재풍류여작일) 천년 실은 풍류는 어제인 듯이

至今豪氣凜秋霜(지금호기름추상) 이제껏 호걸기상 의젓한 추상

嗟哉潦倒生苦晩(차재료도생고만) 아깝다 엎어짐에 삶이 고달파

懷佳人兮不能忘(회가인혜불능망) 품어온 가인이여 잊을 수 없네

仰古俯今皆若此(앙고부금개약차) 옛 우러러 오늘 굽어 다 이와 같아

笑殺牛山泣齊王(소살우산읍제왕) 웃어 없앤 우산의 제 경공 울음

此日登高可免禍(차일등고가면화) 이날에 등고하여 재앙을 벗어

長房一語亦荒唐(장방일어역황당) 비장방 한마디는 또한 황당해

云何後代人心漓(운하후대인심리) 뒷세상 어찌 일러 인심 엷음을

馳騁詭怪紛遑遑(치빙궤괴분황황) 쫓아달려 속아서 허둥거림을

※重陽節(重九節): 음력9월9일 수유를 넣은 붉은 주머니를 들고 높은 산에

````올라가 국화주를 마셔 재액을 씻어버리는 행사

※杜牧(杜牧之): 당나라 시인 翠微山 : 산이름

※陶潛(陶淵明) 술이 떨어진 도연명에게 흰옷 입은 이를 시켜 술을 보낸 일

※제나라 景公이 牛山에 가서 자신이 죽을 것을 슬퍼해 눈물을 흘리는데

````顔纓이 혼자 웃었다는 고사

※한나라 여남의 桓景이 費長房의 말을 듣고 등고하여 재액을 면한 고사

 

次柳正言桂芬韻(차류정언계분운) 류계분 정언의 운으로 ※사간원 정육품

莫道南來返旆遲(막도남래반패지) 말마라 남쪽 와서 돌아감 더뎌 ※귀양

九重天意每勞思(구중천의매로사) 아홉 겹 궁 임금 뜻 애타는 마음

況是柳州功又最(황시류주공우최) 하물며 유주자사 공 또한 알아

宣招他日馬如飛(선초타일마여비) 임금 부를 다른 날 날듯이 말을

※柳宗元: 유주자사로 있다가 죽음

 

次山陰東軒韻(차산음동헌운) 산음 동헌의 운으로 ※경남 산청

館宇蕭條挾小邨(관우소조협소촌) 관청 집이 쓸쓸히 작은 마을 껴

行人那認是官門(행인나인시관문) 길 가는 사람 알까 이런 관문을

箇中南北奔馳客(개중남북분치객) 그 가운데 남북을 닫는 나그네

半是靑雲半白雲(반시청운반백운) 반은 옳지 청운객 반은 방랑객

※靑雲: 立身出世의 희망 白雲: 흰 구름, 떠도는 구름, 방랑객의 비유

 

次黃頭老韻(차황두로운) 황두로의 운으로

才德人皆慕大人(재덕인개모대인) 재주와 덕 사람 다 대인이라네

誰知山谷是前身(수지산곡시전신) 뉘 알아 황산곡이 전신인 줄을

春風秋月千般景(춘풍추월천반경) 봄바람 가을 달로 온갖 경치에

幾落毫端泣鬼神(기락호단읍귀신) 몇 번을 붓끝으로 귀신을 울려

※山谷 黃庭堅(1045∼1105) 송나라 시인

 

望仙亭次板上韻亭在沃川(망선정차판상운정재옥천) 망선정 판 위 운으로

정자는 옥천에 있다

濯足淸流坐草茵(탁족청류좌초인) 발 담가 맑은 물에 풀밭에 앉아

寒梅瘦竹倍精神(한매수죽배정신) 찬 매화 마른 대에 정신이 번쩍

門迎天地知心月(문영천지지심월) 문은 맞아 하늘땅 마음 알 달을

樽放湖山得意春(준방호산득의춘) 술통 내어 호수 산 뜻대로 봄에

啼鳥是非嫌近俗(제조시비혐근속) 새 울어 옳고 그름 세상 꺼려서

落花飜覆愧猶人(낙화번복괴유인) 지는 꽃 뒤쳐 엎어 사람 부끄러

```````缺``````````````````````````````````````````````` 빠짐

````````缺``````````````````````````````````````````````` 빠짐

 

金克儉 담헌시집에서 1473년 함안군수 김극검 35세 어계 54

生民大本莫如農(생민대본막여농) 백성 삶에 큰 근본은 농사만 하랴

按節羲和使授從(안절희화사수종) 철을 알려 때 따라서 시켜줘 좇아

不雨天應虛送夏(불우천응허송하) 비는 안와 하늘 보며 헛 보낸 여름

無禾人乏稟來冬(무화인핍름래동) 나락 없이 사람 가난 곳집엔 겨울

頻凶前鑑幾驚犀(빈흉전감기경서) 잦은 흉년 앞서 살펴 몇 놀란 물소

治水今年十御龍(치수금년십어룡) 물 다스림 올해에도 열을 모는 용

大野枰碁先後置(대야평기선후치) 큰 들판은 바둑판에 앞뒤로 놓여

靑靑白白善形容(청청백백선형용) 푸릇푸릇 희끗희끗 잘도 나타내

 

金克儉 담헌시집에서 1473년 함안군수 김극검 35세 어계 54

大旱月餘大雨公(대한월여대우공) 큰 가뭄 한 달 남짓 큰 비 드러내

雷聲先起扶桑東(뇌성선기부상동) 우레 소리 먼저 나 부상 동쪽서

須臾風引難名德(수유풍인난명덕) 잠깐을 바람 끌어 이름 못낸 덕

倉卒雲竹造化工(창졸운죽조화공) 갑자기 구름 세워 짓게 할 재주

異色春容田滿水(이색춘용전만수) 다른 빛깔 봄 모습 논에 물 가득

同心人望歲成功(동심인망세성공) 한마음 사람 바램 해 공을 이뤄

霈然何處無餘澤(패연하처무여택) 흠뻑 비 어디라도 때깔 없으랴

莫日冥冥彼太空(막일명명피태공) 햇살 없어 어두워 저 큰 하늘이

 

追加

次田生員穉詩(차전생원치시) 전치 생원의 시를 빌어

良辰須及極遨遊(양신수급극오유) 좋은 날 이르거든 한껏 놀아봐

兎走鳥飛歲不留(토주비세불류) 달 달려 날 날리어 해 안 머물러

況値麥秋村醴熟(황치맥추촌례숙) 하물며 보리가을 마을 술 익어

一尊相笑我何休(상소아하휴) 한 동이 서로 웃어 내 어찌 관둬

 

觀漁(관어) 고기잡이 바라보며

悠然潑潑更洋洋(유연발발갱양양) 아득해 헐떡 펄떡 다시 넘실대

三級誰居短與長(삼급수거단여장) 셋 갈피 뉘 살아서 낫고 못하고

安得細鱗幷巨口(안득세린병거구) 어찌 얻나 작은 치 큰 고기 함께

良辰吉日薦蒸嘗(양신길일천증상) 좋은 날 좋은 날짜 올려 맛보게

 

次韓斐然(차한비연) 한비연의 시를 빌어

獨賦新時訪我庭(독부신방아정) 홀로 지은 새론 시 내 집을 찾아

兩心交契尙分明(양심교계상분명) 두 마음 서로 맺어 아직껏 뚜렷

靑春三月還相見(청춘삼월환상견) 푸른 봄날 삼월 달 다시 서로 봐

何必臨岐更愴情(하필림기갱창정) 어찌 꼭 갈림길에 슬픈 맘 새록

 

七夕(칠석) 칠석날

今夕如何天氣晶(금석여하천기정) 오늘밤 어찌하여 날씨 말갛기

女牛相遇眼分明(여유상우안분명) 견우직녀 만나봐 눈에 또렷해

時人若欲知宜子(시인약욕지의자) 그때 사람 할 테면 애 가짐 알아

此日須當弄化生(차일수당롱화생) 이런 날 모름지기 살려내 놀아

雲闕嵯峨鴦枕暖(운궐차아앙침난) 구름궁궐 높이 떠 원앙침 따뜻

銀關淸淺鵲橋成(은관청천작교성) 은하수 맑아 얕아 오작교 이뤄

隔窓蛩亦傷輕別(격창공역상경별) 창 너머 귀뚜리도 쉬 헤져 애틋

永夜空階不輟聲(영야공계불철성) 오랜 밤 텅 빈 섬돌 울음 안 끊겨

 

次嶺南樓韻(차영남루운) 영남루의 운을 빌어

自慙才學管窺天(자참재학관규천) 부끄런 재주 배움 좁게 하늘 봐

作賦吾何謝守前(작부오하사수전) 시를 지어 내 어찌 군수께 갚아

奔走幾年身未定(분주기년신미정) 내달아 몇몇 해를 몸 둘 곳 몰라

登臨半日興無邊(등림반일흥무변) 올라 본 반나절에 흥겨움 마냥

籠沙古木生秋氣(롱사고목생추기) 모래톱 오랜 나무 가을 날씨 나

滿座仙葩帶瑞烟(만좌선파대서연) 자리 가득 신선 꽃 멋진 안개 뗘

多謝主人心鄭重(다사주인심정중) 임자 하도 감사해 마음 무겁기

挽衣投轄又張筵(만의투할우장연) 옷 당겨 굴레 던져 또 잔치 벌려

 

贈淡軒(증담헌) 담헌에게 주며

世上經模客坐堂(세상경모객좌당) 세상을 다스리긴 손님 앉은 집

風傳眞士說梅槀(풍전진사설매고) 떠돌아 안 참 선비 매화 말랐대

交分地近傘仁善(교분지근산인선) 사귀니 땅 가까워 어짊 착함 써

言論波流古漢唐(언론파류고한당) 말 따져 물결 흘러 옛 나라 한 당

氣味亦同情不淺(기미역동정불천) 낌새 맛 또한 같아 정 얕지 않아

輩行雖異齒相當(배행수이치상당) 무리 짐 비록 달라 나이 맞먹어

一來一往多逢別(일래일왕다봉별) 한번 와 한번 가니 꽤 만나 헤져

雲水蒼蒼洛水陽(운수창창락수양) 구름 물 푸릇푸릇 낙수 물가서

 

贈淡軒 安東時遊鷹峯(증담헌 안동시유응봉) 안동 응봉서 놀 때 담헌에게 주며

鷹峯揷在木城南(응봉삽재목성남) 매봉우리 꽂혀서 나무 성 남쪽

其下東山一路三(기하동산일로삼) 그 아래 동쪽 산에 한 길 세 갈래

每歲役車晨月朗(매세역거신월랑) 해마다 힘든 수레 새벽달 밝혀

有時草輩酒歌酣(유시초배주가감) 때로는 풀밭 무리 술 노래 즐겨

烏山若㡌貴人象(오산약모귀인상) 검은 산 씌운 듯이 높은 이 모습

洛浦如唇行客談(낙포여행객담) 강어귀 마치 입술 나그네 얘기

携妓風流前代去(휴기풍류전대거) 기녀 끌어 놀아나 옛 시절 가고

登臨近日小免男(등림근일소면남) 올라보니 요즘엔 애 벗은 사내

 

南漢寺 贈淡軒(남한사 증담헌) 남한사 담헌에게 주며

寂寞禪窓來做工(적막선창래주공) 고요한 선방 창에 와서 공부해

溪山一曲六塵空(계산일곡육진공) 시내 산에 한 굽이 티끌들 없애

智仙亭下探遊近(지선정하탐유근) 지선정 정자 아래 찾아 노는 곁

淸順湖邊禾景同(청순호변화경동) 청순호 호숫가에 나락 볕 한결

忽地甘霜三日喜(홀지감상삼일희) 문득 땅에 단 서리 사흘을 기뻐

諸天花雨一般通(제천화우일반통) 여러 하늘 꽃비는 하나로 뚫어

一言原孝方知貴(일언원효방지귀) 한 마디 본디 효도 막 귀히 알아

吾輩功名亦比中(오배공명역비중) 우리들 이룬 이름 또한 가운데

 

水甁 贈淡軒(수병 증담헌) 물병 담헌에게 주며

倩童引水待書生(천동인수대서생) 예쁜 아이 물 길어 서생 기다려

筆硯相當難弟兄(필연상당난제형) 붓 벼루 서로 맡아 형제 못 가려

冶女纏頭爭勝美(야녀전두쟁승미) 꾸민 아낙 돈 챙겨 빼난 멋 다퉈

金人緘口與同情(금인함구여동정) 쇠사람 입 다물어 뜻 같아 함께

胡爲鸚鵡能言巧(호위앵무능언교) 어찌하여 앵무새 말솜씨 예뻐

不似琉璃取媚成(불사유리취미성) 같지 않은 유리로 아양 떪 가져

歲暮文旁從四友(세모문방종사우) 세밑에 글방 두루 네 벗을 좇아

明心在在水中淸(명심재재수중청) 밝은 마음 있는 곳 물속에 맑아

 

贈淡軒(증담헌) 담헌에게 주며

坐臥山旁虛送年(좌와산방허송년) 앉아 누워 산자락 해를 헛 보내

慢心無乃自欺天(만심무내자기천) 거드름 없다하며 내 하늘 속여

龜從墨食稽疑後(귀종묵식계의후) 점괘 따른 글밥이 따져 못 믿어

鏡掃塵埃洞觀前(경소진애통관전) 거울에 먼지 닦아 앞일 꿰뚫어

疾苦微軀成固滯(질고미구성고체) 앓아 아파 여린 몸 이뤄 꽉 막혀

醫何良藥濟方圓(의하양약제방원) 의원 어째 좋은 약 고칠 꾀 뭉실

吾家童子太無識(오가동자태무식) 우리 집에 아이들 너무 앎 없어

渠父詩書學不傳(거부시서학부전) 이런 애비 시와 글 배워 못 알려

 

贈淡軒(증담헌) 담헌에게 주며

醉吐前筵一酌加(취토전연일작가) 취하니 앞서 자리 한 잔술 더해

欣然棹臂步平沙(흔연도비보평사) 기뻐서 팔을 저어 모래펄 걸어

形容槁槁風孤竹(형용고고풍고죽) 모습 꼴 비쩍 말라 외론 바람 대

福祿綿綿詠小苽(복록면면영소고) 복록은 잇대 이어 줄풀 노래해

天地從容濱泗魯(천지종용빈사로) 하늘땅 가만 좇아 노나라 물가

江山寂寞近巒巴(강산적막근만파) 강산은 고요하여 파땅 뫼 곁에

先生門戶遺經得(선생문호유경득) 선생이 드나듦에 경 남김 얻어

變化奇才服不誇(변화기재복불과) 바꿔논 빼난 재주 입고 안 떨쳐

 

火爐 贈淡軒(화로 증담헌) 화로 담헌에게 주며

守火吾家爾獨賢(수화오가이독현) 우리 집 불을 지켜 너 홀로 어짊

晝居座右夜遷邊(주거좌우야천변) 낮엔 두니 자리 곁 밤엔 가 옮겨

助人丙味嘗乾沒(조인병미상건몰) 도우는 이 밝은 맛 일찍 다 앗아

待客丹心彌益堅(대객단심미익견) 손님 맞아 붉은 맘 두루 더 굳게

呑炭瓦容蒸土熟(탄탄와용증토숙) 숯을 삼킨 질그릇 흙을 쪄 익혀

含烟銅象改灰眠(함연동상개회면) 연기 먹은 구리 몸 다시 재 재워

炎皇子孫長治國(염황자손장치국) 불 임금 아들손자 나라 다스려

裂戶封君燧德綠(열호봉군수덕록) 집 나눠 그대 돋워 불씨 덕 새겨

 

附錄

柳平簡公輕與先生詩(류평간공경여선생시) 평간공 류경이 선생께 준 시

橋門挾冊幾春秋(교문협책기춘추) 다리 문에 책 끼고 봄가을 몇 번

三藐眞如爛柯遊(삼막진여란가유) 세 아득함 참인 듯 실컷 놀았지

邂逅兩今渾白髮(해후량금혼백발) 뜻밖 만남 이제는 모두 흰머리

自徒身外更何求(자도신외갱하구) 절로 홀로 몸밖에 다시 뭘 찾나

 

金梅月堂送人之艅航詩(김매월당송인지여항시) 매월당 김시습이 여항산

으로 가는 사람(어계 조려)을 보내며 ※艅航山: 함안의 主山(744고지)

栢生兩石間(백생양석간) 잣나무 자라 두 바위 사이

歲久愈葱籠(세구유총롱) 세월 오래되 더욱 푸르러

嚴勁守其節(엄경수기절) 엄하게 굳게 그 절개 지켜

凜洌凌霜風(름렬능상풍) 의젓이 맑아 풍상을 이겨

笑看桃李花(소간도리화) 웃으며 보네 복사 오얏 꽃

荏苒飛殘叢(임염비잔총) 차츰 바뀌어 꽃떨기 날려

丈夫欠其志(장부흠기지) 사내대장부 그 뜻 모자라

不爲時物遷(불위시물천) 하지 못하고 때는 옮겨가

荷道佩其德(하도패기덕) 도를 짊어져 그 덕을 차니

樂彼羲皇天(낙피희황천) 즐거움 저래 복희씨 천하

豈肯碌碌然(기긍록록연) 어찌 옳다고 울퉁불퉁해

區區名利焉(구구명리언) 낱낱이 나뉜 이끗 이름에

美玉在荊巓(미옥재형전) 아름다운 옥 가시 산 묻혀

明月沈重淵(명월침중연) 밝은 달 잠겨 깊은 연못에

不遇良玉琢(불우양옥탁) 만나지 못해 좋은 옥 쪼움

誰知無價珍(수지무가진) 누가 알리오 더없는 보배

願君勿自衍(원군물자연) 그대에 바래 넘치지 마오

抱璞全吾眞(포박전오진) 본바탕 품어 우리 참 지켜

鳳兮逝不返(봉혜서불반) 봉황은 떠나 아니 돌아와

傷足歌迷陽(상족가미양) 넉넉함 다쳐 미양 노래를

夫子厄於陳(부자액어진) 공자 액 만나 진나라에서

孟軻遊齊梁(맹가유제량) 맹자 헛 다녀 제 양 두 나라

擧世競刀錐(거세경도추) 온 세상 다퉈 칼에 화살에

觸機百關張(촉기백관장) 위기 부딪혀 온 빗장 열려

背憎更面悅(배증갱면열) 등지면 밉고 보면 기쁘지

涕泗垂汪浪(체사수왕랑) 눈물 콧물 나 흘러 뿌리네

大道日以遠(대도일이원) 큰 도는 날로 멀어지는데

淳風何時揚(순풍하시양) 순박한 풍속 언제 날리나

吁嗟儵與忽(우차숙여홀) 아아 빠르게 문득 지나가

運巧徒猖狂(운교도창광) 운 좋음 맹탕 미쳐 날뛰리

※金時習(1435∼1493) 생육신의 한 사람 자는 悅卿 호는 梅月堂

 

謁漁溪先生祠宇(알어계선생사우) 어계선생 사당에 아뢰며 ※8代孫 根

誠臣自古稀(성신자고희) 참된 신하는 예부터 드문

吾祖節何巍(오조절하외) 우리 할아비 절개 높아라

太學辭籩豆(태학사변두) 성균관 공부 제 받듦 놓고

夷山採蕨薇(이산채궐미) 백이산 캐니 고사리 고비

誰知愛君志(수지애군지) 누가 알 텐가 임금 아낀 뜻

都在登高詩(도재등고시) 모두 실리니 구일 등고 시

遺廟漁溪上(유묘어계상) 남은 사당에 어계 시내 위

魂歸定不違(혼귀정불위) 넋이 돌아옴 틀림없구나

 

附錄 添加

漁溪集 讀後 어계집을 읽고 ※16代孫 鏞旭(1922∼2010)

海東自古伯夷山(해동자고백이산) 바다 동쪽 예부터 백이산이라

長逝南江勝地間(장서남강승지간) 길게 달린 남강에 빼어난 땅에

造物理深生我祖(조물리심생아조) 조물주 이치 깊어 우리 할배를

輝名萬古使人山(휘명만고사인산) 이름 빛내 만고에 사람이 산이

 

漁溪集 讀後 改作 어계집을 읽고 다시 짓다

海東自古伯夷山(해동자고백이산) 바다 동쪽 예부터 백이산이라

存在不過凡俗山(존재불과범속산) 있어도 아니 지나 그저 그런 산

造物理深生我祖(조물리심생아조) 조물주 이치 깊어 우리 할배를

輝名百世使人山(휘명백세사인산) 이름 빛내 백대를 사람에 산에

 

漁溪集 讀後 又改 어계집을 읽고 또 다시 짓다

嶺南自古伯夷山(영남자고백이산) 준령 남쪽 예부터 백이산이라

只在不過凡俗山(지재불과범속산) 다만 있어 안지나 그저 그런 산

時得嶽靈生我祖(시득악령생아조) 때 되어 큰 산 신령 우리 할배를

輝名百世共人山(휘명백세공인산) 이름 빛내 백대를 사람 함께 산

 

上金使君 克儉詩에 次韻 김극검 군수에게 올린 시를 빌어

使君招宴草蘆翁(사군초연초로옹) 군수님 부른 잔치 시골 늙은이

歡待珍羞叟悚躬(환대진수수송궁) 기뻐 맞아 잘 차림 몸 둘 바 몰라

莫道身分高底別(막도신분고저별) 말마라 몸을 가려 높고 낮다며

伊翁他日萬人崇(이옹타일만인숭) 저 늙은이 다음날 모두 우러러

 

漁溪詩集 飜譯後 어계시집을 펴며 ※17代孫 英哲(1957∼ )

何能語祖無傳(숙하능어조무전) 뉘 어찌 말을 하랴 선조 없다고

偉業遺詩隱不(위업유시은불선) 하신 일 남긴 말씀 덮어 못 펴니

輯保全將廣告(편집보전장광고) 모아 엮어 지켜서 널리 알려야

臣忠烈我先賢(육신충렬아선현) 생육신 정성 곧음 우리 선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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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漢詩

 

을지문덕

570 乙支文德(?∼?) 高句麗 嬰陽王23년(612년) 살수대첩

遣隋將于仲文 수나라 장수 우중문에게 보냄

神策究天文 귀신같은 계책은 천문을 꿰고

妙算窮地理 기묘한 헤아림은 지리를 다해

戰勝功旣高 전쟁에 이긴 공이 이미 높은데

知足願言止 족한 줄 알았으니 말은 말아야

 

설요 신라 신문왕 때 여인으로 설승구충의 딸 곽원진의 첩

650 薛瑤(?∼?)

返俗謠(반속요) 세속에 돌아와 ※全唐詩에 수록(신라인의 시도 수록됨)

化雲心兮思貞淑(화운심혜사정숙) 구름 된 마음이여 생각은 맑아

洞寂滅兮不見人(동적멸혜불견인) 골짝은 고요해라 사람은 안 봬

瑤草芳兮思芬蒕(요초방혜사분온) 고운 풀 꽃다워라 생각 향기로

將奈何兮是靑春(장내하혜시청춘) 앞으로 어이 하리 푸른 봄날

 

혜초

704 慧超(704∼787) 新羅 僧侶 往五天竺國傳

月夜瞻鄕路 달밤에 고향 길을 보며

月夜瞻鄕路 달밤에 쳐다보네 고향 가는 길 볼첨

浮雲颯颯歸 뜬 구름도 바람에 돌아 가구나 바람소리삽

緘書參去便 편지 봉해 띄우네 구름 편으로 봉할함

風急不聽廻 바람 빨라 못 듣네 돌기만 하나 돌회

我國天岸北 우리나라 하늘 끝 북녘이고요 언덕안

他邦地角西 다른 나라 땅 한쪽 서녘이라네 나라방

日南無有雁 남녘햇살 기러기 있지도 않아

誰爲向林飛 누가해 계림으로 날아갈 건가

 

왕거인

850 王居仁(?∼?) 新羅 眞聖女王 2년(888년)

憤怨詩 울분과 원망의 시

燕丹泣血虹穿日 연단의 피 눈물에 무지개 해를 뚫고

鄒衍含悲夏落霜 추연이 슬픔 품어 여름에 서리 내려

今我失途還似舊 이젠 내 길을 잃어 예 같이 되었는데

皇天何事不垂祥 하느님 어찌하여 내림 아니 보이나

 

고운 최치원

857 孤雲 崔致遠(857∼?) 慶州 新羅 眞聖女王 桂苑筆耕

秋夜雨中 가을밤 비 내리는 가운데

秋風唯苦吟 가을바람 오로지 괴로운 읊음 읊을음

擧世少知音 온 세상에 몇 일까 알아주는 이

窓外三更雨 창밖엔 밤 깊도록 비가 오는데

燈前萬里心 등불 밝힌 내 마음 만 리를 달려 등잔등

 

題芋江驛亭 제 우강역정 토란우 역참역

沙汀立馬待回舟 모래물가 말 세워 배돌기 기다림에 물가정

一帶煙波萬古愁 한 줄기 안개 물결 만고의 시름이라

直得山平兼水渴 굳이 산이 반반해 아울러 물도 말라

人間離別始應休 사람살이 헤어짐 비로소 그침 되리

 

題伽倻山讀書堂 제 가야산독서당

狂奔疊石吼重巒 내달아 겹겹 돌을 온산에 울려 달릴분 울후 뫼만

人語難分咫尺間 말소린 아니 들려 가깝다 해도 길이지

常恐是非聲到耳 늘 걱정 옳고 그름 귀에 닿을까 두려울공

故敎流水盡籠山 그렇지 물을 흘려 산을 에웠지 대그릇농

 

夜贈樂官 밤에 악관에게 주다 보낼증

人生盛還衰 사람살이 한창도 돌아 여위고

浮生實可悲 떠도는 삶 속내는 슬프다하리

誰知天上曲 누구라 알아주랴 하늘 위 노래

來向海邊吹 오리라 바닷가를 바람 불어도

水殿看花處 물에 어린 전각은 꽃을 보는 곳

風欞對月時 바람 부는 난간엔 달을 맞는 때 난간령

攀髯今已矣 수염을 움켜잡아 이제야 그쳐 구레나룻염

與爾淚雙垂 너와 함께 눈물져 두 줄기 흐름

 

최승로

927 崔承老(927∼989)文貞 慶州 時務28條

偶吟 우음

有田誰布穀 밭에 있어 누군가 뻐꾸기로다 곡식곡 포곡:뻐꾸기

無酒可提壺 술이 없어 옳거니`직박구리가`끌제 병호`제호:직박구리

山鳥何心緖 산새는 어쩌자고`마음을 내나`실마리서

逢春謾自呼 봄을 맞아 속여서 저들만 불러`속일만

 

장연우

960 張延祐(?∼1015) 興德 高麗 광종 현종 호부상서

寒松亭曲 한송정 곡

月白寒松夜 달빛은 밝았구나 한송정의 밤

波安鏡浦秋 물결은 자는구나 경포대 가을

哀鳴來又去 슬피 울며 와서는 또다시 떠나

有信一沙鷗 알릴 것이 있느냐 외론 갈매기

 

성재 최충 해동공자

984 浩然 惺齋 崔冲(984∼1068)文憲 海州 文憲公徒

絶句 절구

滿庭月色無煙燭 뜰을 채운 달빛은 연기 없는 초 촛불촉

人座山光不速賓 사람 앉은 산 빛은 재촉 않는 손

更有松絃彈譜外 다시 듣는 솔바람 악보 밖 풍류 악기줄현 계보보

只堪珍重未傳人 못내 할 보배로움 아니 알려야 견딜감

 

최사제 최충의 손자

1030 崔思齊(?∼1091)良平 海州 고려문종

使宋船上 송나라로 보내는 배에서

天地何疆界 하늘과 땅에 경계 어디 있는가

山河自異同 산과 물은 저마다 같고 다르지

君毋謂宋遠 그대 말라 말로만 송나라 멀다 말무

回首一帆風 고개 돌려 바라니 한 돛배바람 돛범

 

박인량

1030 代天 朴寅亮(?∼1096)文烈 平山 古今錄 10권

舟中夜吟 배에서 밤에 읊음

故國三韓遠 고향나라 삼한 땅 멀기도 해서

秋風客意多 가을바람 나그네 시름도 많아

孤舟一夜夢 외로움 배에 싣고 하룻밤 꿈길

月落洞庭波 달이 지는 동정호 물결 따라서

 

대각국사 의천 고려 11대 문종의 아들(왕자)

1055 祐世 義天 王煦(1055∼1101)大覺國師 大覺國師文集

厭髑舍人廟 이차돈의 사당 ※字:염촉 異次頓(506∼527) 사인은 벼슬

千里歸來問舍人 천리를 돌아왔네 사인을 찾아

靑山獨立幾經春 청산에 홀로서서 봄 지냄 얼마

若逢末世難行法 막 세상 만남 되어 법을 못 펴면

我亦如君不惜身 나 또한 그대처럼 몸을 안 아껴 아낄석

 

뇌천 김부식

1075 立之 雷川 金富軾(1075∼1151)文烈 慶州 三國史記

甘露寺次韻 감로사 차운

俗客不到處 속세사람 발길이 닿지 않는 곳

登臨意思淸 올라가서 이르니 생각도 맑아

山形秋更好 산 모습 가을 되어 좋기만 하고

江色夜猶明 강물 빛 밤이 되어 오히려 밝다

白鳥高飛盡 하얀 물새 높이도 날아 가버려

孤帆獨去輕 외론 돛배 혼자서 가볍게 떠나 돛범

自慚蝸角上 스스로 부끄러운 다툼하느라 부끄러울참 달팽이와

半世覓功名 반 토막 세상 살며 벼슬길 찾아 찾을멱

 

東宮春帖 동궁 춘첩

曙色明樓角 새벽빛은 처마 끝에 밝고 새벽서

春風着柳梢 봄바람은 버들 끝에 붙어 나무끝초

鷄人初報曉 순라군이 첫 새벽을 알려

己向寢門朝 나는 이제 자러가는 아침

 

남호 정지상

1090 南湖 鄭知常(?∼1135) 西京 左司諫 鄭司諫集

大洞江 대동강

雨歇長堤草色多 비는 그쳐 긴 둑에 풀빛이 짙어 쉴헐

送君南浦動悲歌 그대 보낸 남포에 슬픈 노래가

大同江水何時盡 대동강 강물이야 언제 마르랴

別淚年年添綠波 이별눈물 해마다 물결에 보태

 

送人 사람을 보냄

庭前一葉落 뜰 앞에 잎새 하나 떨어질 때면

床下百蟲悲 자리 밑 온갖 벌레 슬프다하나

悤悤不可止 총총걸음 바빠서 머물지 못해 바쁠총

悠悠何所之 유유히 머나먼 길 어디로 가나

片心山盡處 한 조각 마음만이 산 너머 다해

孤夢月明時 외로운 꿈으로만 달이 밝을 때

南浦春波綠 남포에 봄 물결이 푸르러지니

君休負後期 그대는 잊지 마오 뒷날 만남을 질부

 

開聖寺 개성사

百步九折登巑岏 백 걸음 아홉 구불 높이 올라 가팔라 높이솟을찬

寺在半空唯數間 절 있는 곳 하늘 반 오직 겨우 몇몇 칸

靈泉澄淸寒水落 신령 샘 말간 맑음 차가운 물 떨어져 맑을징

古壁暗淡蒼苔斑 옛날 벽 어둔 묽음 푸른 이끼 얼룩져 얼룩반

石頭松老一片月 돌 비쭉 솔은 늙어 한 조각 달이 걸려

天末雲低千點山 하늘 끝 구름 낮아 일천 점 산이 펼쳐

紅塵萬事不可到 홍진에 모든 일은 닿을 수가 없어서

幽人獨得長年閒 숨은 이 홀로 얻네 오랜 해를 한가히

 

西都 서도 ※평양

紫陌春風細雨過 도성 길 봄바람에 가랑비 왔다 가니 두렁맥

輕塵不動柳絲斜 작은 먼지 안 일어 버들가지 흔들려 비낄사

綠窓朱戶笙歌咽 푸른 창 붉은 문에 생황노래 목매고 생황생

盡時梨園弟子家 때 다한 배꽃동산 제자의 집이라네

 

권적

1094 得正 權適(1094∼1147) 安東 檢校太子太保

江陵送安上人之楓岳 강릉에서 안상인이 금강산 가는 것을 보냄

江陵日暖花先發 강릉 날이 따뜻해 꽃 먼저 피고

楓岳天寒雪未消 풍악 날씨 추워서 눈 아니 녹아

翻笑上人山水癖 웃음 띤 안상인님 산수 즐김에 날번 버릇벽

未態隨處作逍遙 아직 이른 닿는 곳 거닐어 놀길 거닐소 멀요

 

최유청

1095 直哉 崔惟淸(1095∼1174)文淑 昌原 南都集

杏花 살구꽃

平生最是戀風光 한평생 가장 옳음 풍광을 기려 사모할연

今日花前興欲狂 오늘은 꽃 앞에서 흥에 미치리

願借漆園胡蝶夢 바램 빌려 장자의 나비 된 꿈을 옻칠

繞枝攀蕊恣飛揚 두른 가지 꽃 잡아 날아올라서 두를요 꽃술예

 

신숙

1100 申淑(?∼1160) 高靈 參知政事 宦官

棄官歸鄕 벼슬을 버리고 고향에 돌아가며 버릴기

耕田消白日 밭 가느라 한낮을 보내

採藥過靑春 약초 캐며 젊음도 지나 캘채 약약

有山有水處 산이 있고 물이 있는 곳

無榮無辱身 영화없고 치욕없는 몸 욕되게할욕

 

임규 인종왕비의 남동생

1100 任奎(?∼?) 平章事

江村夜興 강촌에서 밤을 즐겨

月黑鳥飛渚 달빛 어둑 새들은 날아 물가로 물가저

煙沈江自波 안개 자욱 강물은 절로 물결이 가라앉을침

漁舟何處宿 고깃배 어디선가 머물렀기에 고기잡을어 묵을숙

漠漠一聲歌 가물가물 한마디 뱃노래 소리 사막막

 

허홍재

1110 許洪材(?∼1170) 고려 의종 知門下省事

玆護寺樓 자호사루 다락루

早起獨登樓 혼자 일찍 일어나 누에 오르니

悠然八月秋 아득하게 머나먼 팔월 달 가을

白煙橫野外 흰 안개 들에 걸쳐 가로지르고

紅日上峰頭 붉은 해 봉우리 끝 솟아올랐다

客路風霜冷 나그네길 바람서리 썰렁하지만

僧軒花木幽 절간에 꽃나무는 그윽하기만

一罇開笑語 한 두루미 술 마셔 웃음 띤 말을 술두루미준

消遣利名愁 떨쳐버린 이끗의 이름과 시름

 

형양 정습명

1110 滎陽 鄭襲明(?∼1151) 迎日 고려 의종 知奏事

石竹花 패랭이꽃

世愛牧丹紅 세상에 아끼느니 모란꽃 붉음

栽培滿院中 가꾸어 가득 채워 집안 가운데 북돋울배

誰知荒草野 누가 알랴 거칠어 들판에 풀이 거칠황

亦有好花叢 또한 있어 좋음이 꽃이 모여서 모일총

色透村塘月 빛깔 스민 달빛이 마을 연못에 통할투 못당

香傳壠樹風 향내실린 바람이 언덕 나무에 언덕롱

地僻公子少 땅은 멀리 후미져 도련님 없어 후미질벽

嬌態屬田翁 아리따움 가졌네 시골 늙은이 아리따울교 엮을속

 

쌍명재 이인로

1152 眉叟 雙明齋 李仁老(1152∼1220) 慶源 銀臺集

山居 산에 살며

春去花猶在 봄은 갔어도 꽃은 여태 남았고

天晴谷自陰 하늘 개여도 골짝 아직 어둡다

杜鵑啼白晝 두견새 우는 해밝은 한낮이라

始覺卜居深 이제 알았네 머문 자리 깊음을

 

書天壽僧院壁 천수승원의 벽에 쓰다 ※개성에 있는 절

待客客未到 손 기다려 손님은 오지를 않고

尋僧僧亦無 스님 찾아 스님도 또한 없구나 찾을심

唯餘林外鳥 남았느니 수풀 밖 새만 오로지 오직유

款曲勸提壺 정답게 노래하며 술 가져 오래 정성관 끌제 병호

 

백운 이규보

1168 春卿 白雲 李奎報(1168∼1241)文順 驪州 東國李相國集

井中月 우물속의 달 ※色中覺空 색 가운데서 공을 깨친다

山僧貪月色 산사스님 탐하니 달빛이나마 / 月色이라고

竝汲一甁中 함께 길어 한 병에 담아두었네 / 가졌네 길을급 병병

到寺方應覺 절에 와서 그제야 깨달았구나

甁傾月亦空 병을 눕혀 따르니 달 또한 없네 / 달도 또한 空

 

新穀行 새 곡식의 행

一粒一粒安可輕 한 알 한 알 어찌해 가볍다하랴 알립 벼도

係人生死與富貧 사람에 매인 것이 생사와 빈부 걸릴계

我敬農夫如敬佛 내 받들기 농부를 부처님 같이

佛猶難活已飢人 되레 부처 어려워 주린 이 살림

可喜白首翁`````````기쁘다 머리 하얀 늙은이라도

又見今年稻穀新 또 보았네 올해도 햅쌀 새로움

雖死無所歉```````` 비록이제 죽어도 흉년 아님에 흉년들겸

東作餘膏及此身 농사지어 남은 쌀 내게도 미쳐 살찔고

 

晩望 늦은 바램

李杜啁啾後 이백 두보 시 읊고 노래한 뒤에 비웃을조 소리추

乾坤寂寬中 하늘땅이 고요해 너그러워서 너그러울관

江山自閑暇 강산은 저 혼자서 한가로우며

片月掛長空 조각달은 먼 하늘 걸려만 있어 걸괘

 

四快 네 가지 기쁨

大旱逢甘雨 큰 가뭄에 단비를 만났단 듯이

他鄕見故人 타향 땅에 고향 벗 봤을 때처럼

洞房華燭夜 신방에 촛불 밝힌 첫날밤이면

金榜掛長名 금방에 내 이름이 붙었다 치자

 

過洛東江上流 낙동강 상류를 지나며

百轉靑山裏 백번을 구비치는 청산 속에서 속리

閑行過洛東 한가하게 걸어서 낙동강 지나

草深猶有露 푸른 풀 우거져도 이슬이 있고

松靜自無風 소나무 고요하니 바람이 없어

秋水鴨頭綠 가을 물 푸르기는 오리머리고

曉霞猩血紅 새벽노을 붉힘은 성성이 핏빛 성성이성

誰知倦遊客 누가 알까 게을리 노는 나그네 게으를권

四海一詩翁 사방천지 한사람 시 짓는 노인

 

江上月夜望舟客 강에서 달밤에 배를 바라보며

官人閒念笛橫吹 벼슬살며 틈내어 피리를 부네 피리적 불취

蒲席凌風去似飛 부들자리 바람에 날듯이 떠나 부들포 능가할능

天上月輪天下共 하늘 위 둥근달은 온 누리 함께 바퀴륜

自疑私載一船歸 어럽쇼 챙겨 실어 배와 같이 가 실을재

 

매호 진화

1170 梅湖 陳澕(?∼?) 驪陽

奉使入金 사신으로 금나라에 가서

西華已蕭索 서쪽에 중국 이미 쓸쓸해져서 맑은대쑥소 동아줄삭

北寨尙昏蒙 북쪽의 성채 아직 어둡기만 해 울짱채 입을몽

坐待文明旦 앉아서 기다리는 글 밝힐 아침

天東日欲紅 하늘 동쪽 해가 떠 발가스레 해

 

春興 봄의 흥

小梅零落柳僛垂 매화꽃잎 떨어져 버들 늘여 춤 취해춤추는모양기

閒踏淸風步步遲 맑은 바람 한가해 걸음은 더뎌 밟을답 늦을지

漁店閉門人語少 생선가게 문 닫아 말소리 없이

一江春雨碧絲絲 쭉 뻗은 강 봄비에 푸르른 실이 푸를벽

 

김인경

1200 金仁鏡(?∼1235)貞肅 慶州 고려고종 中書侍郞平章

書黼座後障上 용상 뒤 장지 위의 글 수보 가로막을장

園花紅鏡繡 뜰에 핀 꽃은 반짝이는 빨간 수 거울경 수수

宮柳碧絲綸 궁궐버들은 늘어뜨린 파란 줄 푸를벽 낚시줄륜

喉舌千般巧 목소리 바꿔 아무리 꾸며대도 목구멍후 돌반 예쁠교

春鶯却勝人 봄철 꾀꼬리 사람보다 낫구나 꾀꼬리앵 물리칠각

 

곽예

1232 先甲 郭預(1232∼1286) 淸州 監察大夫

東郊馬上演雅體 동교에 말을 타고 봄을 즐김

信馬尋春事 말 믿고 찾아나서 봄날의 일을

牛兒方力耕 송아지 바야흐로 힘써 밭 갈고

鳥鳴天氣暖 새들이 지저귀어 따뜻한 날씨

魚泳浪紋平 물고기 헤엄치니 퍼지는 물결

野蝶成團戱 들에 나비 떼 지어 놀기만 하고

沙鷗作隊行 모래밭 갈매기는 줄서서 난다

自嫌隨燕雀 난 싫어 따르기가 제비 공작은 싫어할혐

不似鷺鷀淸 해오라기 맑음과 같지 않아서 해오라기로 가마우지자

 

조인규

1237 去塵 趙仁規(1237∼1308)貞肅 平壤

示諸子 모든 아들에게

事君當盡忠 임금 섬겨 마땅히 충성 다하고

遇物當至誠 일에 있어 마땅히 정성 미쳐야 만날우

願言勸宿夜 하고픈 말 하면야 밤을 새우지 권할권

無忝爾所生 더럽힘이 없기를 너희 살면서 더럽힐첨 너이

 

회헌 안향 한국 성리학의 시조

1243 士蘊 晦軒 安珦/安裕(1243∼1306)文成 順興

有感 느낌 있어

香燈處處皆祈佛 향불등불 곳곳은 부처께 빌고 빌기

絲管家家競祀神 음악소리 집집엔 신령님 모셔 겨룰경

唯有數間夫子廟 오직 있는 몇칸 집 공자님 사당 사당묘

滿庭秋草寂無人 뜰 가득 가을 풀로 고요하기만 고요할적

 

몽암 이혼

1252 去華 夢庵 李混(1252∼1312)文莊 僉議政丞

浮碧樓 부벽루 ※평양에 있는 누각 東文選

永明寺中人不見 영명사 가운데에 사람이 안 봬

永明寺前江自流 영명사 앞에 강물 저절로 흘러

山空孤塔立庭際 산 비어 외로운 탑 서있는 뜨락

人斷小舟橫渡頭 사람 끊긴 작은 배 매놓은 나루 건널도

長天去鳥欲何向 긴 하늘 떠나는 새 어디 가려나

大野東風吹不休 큰 들에 동녘바람 그치지 않아

往事微茫問無處 지난 일 아득해도 물을 곳 없어 아득할망

淡烟斜日使人愁 묽은 안개 기운 해 시름하게 해 비낄사

 

백화헌 이조년

1269 元老 白花軒 李兆年(1269∼1343)文烈 星州

百花軒 백화헌

爲報栽花更莫加 알리려 꽃을 가꿔 다시 못 보태 심을재

數盈於百不須過 몇을 채워 백인가 넘지는 못해 찰영 모름지기수

雪梅霜菊情標外 눈 매화 서리국화 뜻 보임 밖에 우듬지표

浪紫浮紅也謾多 보라물결 뜬 붉음 속임도 많다 물결랑 속일만

 

최사립

1270 崔斯立(?∼?) 溟州 충렬왕 禮部典書

待人 사람을 기다려

天壽門前柳絮飛 천수문 문 앞에는 버들 솜 날아 ※버들개지 솜서

一壺來待故人歸 술 한 병 오면 맞지 아는 이 오길 병호

眼穿落日長程晩 눈에 든 해는 지네 먼 길에 늦나 눈안 뚫을천

多少行人近却非 얼마나 지나는 이 봐도 아닐까 물리칠각

 

근재 안축

1282 當之 謹齋 安軸(1282∼1348)文貞 順興 關東瓦注

鏡浦泛舟 경포에 배 띄워

雨晴秋氣滿江城 비 개여 가을 날씨 강릉에 가득

來泛扁舟放野情 조각배 띄워 옴은 들에 놓인 뜻

地入壺中塵不到 땅 들여 병에 든 듯 티끌 안 닿아 병호

天遊鏡裏畵難成 하늘 흐른 거울 안 그릴 수 없어

烟波白鷗時時過 안개물결 갈매기 때때로 지나

沙路靑驢緩緩行 모랫길 푸른 나귀 느릿느릿 가 나귀려 느릴완

爲報長年休疾棹 나이 많아 알아서 빠른 노 그쳐 노도

待看孤月夜深明 보려는 외로운 달 밤 깊어 밝아

 

익재 이제현

1287 仲思 益齋 李齊賢(1287∼1367)文忠 慶州 櫟翁稗說

山中雪夜 산중에 눈 오는 밤

紙被生寒佛燈暗 차렵이불 추운데 등불 어둡고 이불피

沙彌一夜不鳴鍾 사미는 밤새도록 종을 안 울려 沙彌僧

應嗔宿客開門早 묵은 손 일찍 문 엶 성냄을 맞아 성낼진 묵을숙

要看庵前雪壓松 암자 앞 눈 눌린 솔 보려 함이라 암자암 누를압

 

鄭瓜亭 瓜亭 鄭敍 고려가요 漢譯詩 益齋亂藁 小樂府

憶君無日不霑衣 임 그려 날이면 날 눈물에 젖어

政似春山蜀子規 정사란 봄 산 같아 접동새 우네

爲是爲非人莫問 옳으니 그르니는 묻지를 마오

只應殘月曉星知 조각달 새벽별이 알고 있으니

 

居士戀 고려가요 漢譯詩 益齋亂藁 小樂府

鵲兒籬際噪花枝 까치새끼 울타리 꽃가지 울고 사이제 떠들썩할조

喜子床頭引網絲 갈거미도 상머리 거미줄 놓네

余美歸來應未遠 우리 님 돌아올라 멀지 않았나

精神早已報人知 정신이란 몸 먼저 사람 알게 해

 

행촌 이암

1297 古雲 杏村 李嵒(1297∼1364)文貞 固城 檀君世記

寄息影庵禪老 식영암 노승에게

浮世虛名是政丞 뜬세상 텅 빈 이름 정승이란 것 도울승

小窓閒味卽山僧 작은 창 느긋한 맛 산 암자 스님

個中亦有風流處 낱낱 속 또한 있어 풍류 머물러

一朶梅花照佛燈 한 떨기 매화꽃이 불등에 비쳐 늘어질타

 

가정 이곡 목은 이색의 아버지

1298 仲父 稼亭 李穀(1298∼1351)文孝 韓山 稼亭集

七夕小酌 칠석날 한잔하며 따를작

平生蹤跡等雲浮 한 평생 지난 자취 구름과 같아 자취종적

萬里相逢信有由 만 리에 서로 만남 믿음 있음에 만날봉

天上風流牛女夕 하늘 위 풍류로는 칠석날 견우 ※牽牛 織女

人間佳麗帝王州 사람에 좋은 짝은 임금님 고을 ※서울 아름다울가

笑談欵欵樽如海 웃는 말 도란도란 술이 바다요 정성관 술통준

簾幙深深雨送秋 드린 발 깊고 깊어 비에 가을을 발렴 막막

乞巧曝衣非我事 재주 빌어 별 볼일 내 일 아니니 빌걸 쬘폭

且憑詩句遣閒愁 기대려네 시구에 시름 보내려 기댈빙 보낼견

※乞巧: 칠석날 처녀들이 별을 보며 바느질 솜씨가 좋아지기를 비는 풍속

 

설손 귀화인(위그르인)

1300 偰遜(?∼1360) 近思齋逸藁

山中雨 산중에 오는 비

一夜山中雨 밤을 꼬박 산속에 비가 내리고

風吹屋上茅 바람 불어 지붕 위 띠가 날렸네 불취 띠모

不知溪水長 시냇물 불은 줄도 몰랐었다가

只覺釣船高 낚시 배 높아짐에 다만 알았네 낚시조

 

남촌 이공수

1308 南村 李公遂(1308∼1366)文忠 益山 僉議評理

下第贈登第 급제 못한 이가 급제한 이에게 주다

白日明金榜 대낮의 해는 밝아 금방을 밝혀 매방로

靑雲起草廬 푸른 꿈 일어남은 초가집에서 오두막집려

那知廣寒桂 어찌 알랴 달나라 계수나무에 계수나무계 廣寒殿

尙有一枝餘 아직도 가지하나 남아 있으니

 

제정 이달충

1309 止中 霽亭 李達衷(1309∼1384)文靖 慶州 霽亭集

有感 느낌 있어

將行有何海 앞으로 가야할 곳 어떤 바단가

將涉無舟航 나아가 건너갈 데 배 없이 가리 건널섭

要見我所思 봐야하니 나로서 생각할 것이

欲往還彷徨 가려하나 돌아서 어정거리네 거닐방 노닐황

才非傳說楫 재주는 아니 물려 노를 말하나 노즙

世運亦未昌 세상운수 역시나 아니 펼치네 창성할창

潛光且俟命 빛은 잠겨 또다시 기다려야지 기다릴사

妄動遭禍殃 아무렇게 했다간 재앙만 만나 허망할망 만날조 재앙앙

 

설곡 정포

1309 仲孚 雪谷 鄭誧(1309∼1345) 淸州 左司諫大夫

江口 강어귀에서

移舟逢急雨 배 떠나는 강어귀 소나기 맞아 만날봉 급할급

倚檻望歸雲 기대어 바라보는 구름 가는 곳 우리함

海濶疑無地 바다는 트였는데 땅이 없을까 트일활

山明喜有村 산도 밝아 기쁨은 시골에 있지

 

나옹

1320 江月軒 懶翁 牙(1320∼1376) 西往歌

警世 세상을 경계함

終世役役走紅塵 세상 끝 부랴부랴 티끌로 달려 부릴역

頭白焉知老此身 머리 흼을 어쩌랴 이 몸이 늙어 어찌언

名利禍門爲猛火 이름이끗 화의 문 불로 치솟아 재화화 사나울맹

古今燒盡幾千人 예로이제 다 살라 몇 천의 사람 사를소

 

사암 유숙

1324 純夫 思庵 柳淑(1324∼1368)文僖 瑞山 同知貢擧

碧瀾渡 벽란도 ※예성강 하류의 나루

久負江湖約 오랫동안 해야지 강호에 맺어 질부 묶을약

紅塵二十年 붉은 티끌 휩쓸려 스무 해 동안

白鷗如欲笑 흰 갈매기 하는 짓 비웃어려나 갈매기구

故故近樓前 그래선지 다가와 누각 앞까지

 

목은 이색

1328 潁叔 牧隱 李穡(1328∼1396)文靖 韓山 牧隱文藁

漢浦弄月 한강에서 달과 놀아

日落沙逾白 해가지니 모래는 더욱 하얗고 넘을유

雲移水更淸 구름 옮겨 물빛이 다시 말갛다

高人弄明月 높은 이 갖고 노는 밝은 달이나

只欠紫鸞笙 다만 또 모자람은 좋은 악기라 하품흠 난새란 생황생

 

浮碧樓 부벽루

昨過永明寺 어제서야 들렀네 영명사 절을

暫登浮碧樓 잠시나마 올랐네 부벽루 누대

城空月一片 성터는 횡 한데도 달은 한 조각

石老雲千秋 돌들은 바래어도 구름 그대로

麟馬去不返 기린 말은 떠나가 아니 돌아와

天孫何處遊 하늘 자손 어디서 노닐고 있나

長嘯依風磴 길게도 읊조리어 바람의 돌길 돌비탈길등

山靑江自流 푸른 산에 강물만 절로 흐르네

 

卽事 그 자리에서

幽居野興老彌淸 숨어 살아 들에 멋 늙어서 맑아 두루미

恰得新詩眼底生 언뜻 얻은 새론 시 눈알이 생글 마치흡 밑저

風定餘花猶自落 바람 자도 남은 꽃 알아서 지고

雲移少雨未全晴 구름 옮겨 비 조금 개이진 않아

墻頭絲蝶別枝去 담 꼭대기 줄 나비 딴 가지 찾고 담장 나비접

屋角錦鳩深樹鳴 지붕 끝에 비둘기 나무에 운다 비둘기구 울명

齊物逍遙非我事 제물편과 소요유 내 일 아님에 ※장자의 편명

鏡中形色甚分明 거울 안에 꼴과 빛 매우 또렷해 거울경 심할심

 

운곡 원천석

1330 子正 耘谷 元天錫(1330∼?) 原州 野史

過楊口邑 양구읍을 지나며

破屋嗚相呼 집 무너져 탄식에 서로 불러도 탄식소리오

民逃吏亦無 백성이 흩어지니 아전도 없어 달아날도

每年加弊瘼 해마다 피폐 더해 병은 들어서 해질폐 병들막

何日得歡娛 어느 날 기쁨 얻어 즐길 것인가 즐거워할오

田屬權豪宅 논밭은 권문호가 차지가 되고

門連暴惡徒 문에는 포악무리 줄지어 섰다

子遺殊可惜 아이만 남겨지니 달리 가여움 아낄석

辛苦竟何辜 힘들고 어려움은 무슨 죄기에 다할경 허물고

 

조인벽 무신 위화도회군

1330 趙仁璧(1330∼1393)襄烈 漢陽

絶句 절구

蝶翅勳名薄 나비날개 얇으니 공 세운 이름 날개시 공훈 엷을박

龍腦富貴輕 용뇌향 가벼우니 부하고 귀함 ※향료의 원료 뇌뇌

萬事驚秋夢 모든 일 언뜻 가을 꿈결과 같이 놀랄경

東窓海月明 동쪽 창 커다란 달 밝기만하다

 

의곡 이방직

1330 淸卿 義谷 李邦直(?∼1384) 淸州 集賢殿大提學

普光寺 보광사 ※전라도 나주 소재

此地眞仙境 이런 곳은 참으로 신선의 세계

何人創佛宮 어떤 이가 지었나 부처님 궁전

叩門塵跡絶 문 두드려 끊겨진 티끌의 자취 두드릴고

入室道心通 방에 드니 불도가 마음을 꿰네

曉落山含翠 새벽 밝아 산에는 푸름 머금고 새벽효 머금을함 푸를취

秋色雨褪紅 가을빛 비에 바래 붉어짐인가 바랠퇴

想看千古事 그리며 돌아보네 오랜 옛일을

飛鳥過長空 나는 새 지나가는 머나먼 하늘

 

석간 조운흘

1332 石磵 趙云仡(1332∼1404) 豊壤

卽事 그 자리에서

柴門日午喚人開 사립문 한낮 되어 불러서 열어 섶시 부를환

步出林亭坐石苔 걸어 나온 숲 정자 앉은 이끼 돌 이끼태

昨夜山中風雨惡 어제 밤에 산중에 비바람 쳐서 어제작

滿溪流水泛花來 시내 가득 물 흘러 꽃이 떠 오네 뜰범

 

유항 한수

1333 孟雲 柳巷 韓脩(1333∼1384)文敬 淸州 柳巷詩集

夜坐次杜詩韻 밤에 앉아 두보시 운을 빌어

此日亦云暮 이날도 또한 일러 저물었다고

百年盡可悲 백년을 다한대도 슬플 것인가

心爲形所役 마음은 꼴이 되니 부리는 대로

老與病相隨 늙으면 병 더불어 서로 따르리

篆冷香殘後 글씨는 싸늘하고 향도 꺼진 뒤 전자전

窓明月上時 창가에 밝은 달이 떠오를 때면

有懷無與唔 품어오던 글소리 함께 못하네 글읽는소리오

聊和古人詩 귀를 울려 어울린 옛사람 시를 귀울료

 

원재 정추 武臣

1333 公權 圓齋 鄭樞(1333∼1382) 淸州

定州途中 정주에 가는 길 ※평안북도 정주

定州關外草萋萋 정주에 관문 바깥 풀이 우거져 풀성한모양처

沙磧無人日向西 모래톱 사람 없고 해는 서쪽을 서덜적

過海腥風吹戰骨 바다서 비린 바람 뼈도 오싹해 비릴성

臼楡多處馬頻嘶 나무절구 많은 곳 자주 말 울어 자주빈 울시

 

태조 이성계 조선건국

1335 仲潔 松軒 李成桂(1335∼1392∼1398∼1408)健元陵 全州

登白雲峰 백운봉에 올라

引手攀蘿上碧峯 넝쿨 잡고 끌어서 푸른 봉 올라 잡고오를반 무라

一庵高臥白雲中 한 암자 높이 누워 흰 구름 속에 암자암

若將眼界爲吾土 보이는 끝 앞으로 내 땅이 되나

楚越江南豈不容 초월나라 강남은 어찌 못 담나 넘을월

 

포은 정몽주

1337 達可 圃隱 鄭夢周(1337∼1392)文忠 迎日 圃隱集

春興 춘흥

春雨細不適 봄비는 가늘어서 방울지진 않아

夜中微有聲 밤새도록 조그만 소리만 난다

雪盡南溪漲 눈이 녹아 앞 시내 물 불어 넘쳐 불을창

草芽多少生 풀은 돋아 새싹이 얼마나 났나 싹아

 

奉使日本 일본에 사신으로 가서

水國春光動 섬나라에 봄빛도 흐드러지네

天涯客未行 하늘 끝 나그네는 가지를 못해 물가애

草連千里綠 풀은 나서 이어져 천리 푸르고

月共兩鄕明 달은 같아 두 나라 모두 밝힌다

遊說黃金盡 유세하다 황금은 바닥이 나고

思歸白髮生 돌아갈 생각하니 흰머리 난다 터럭발

男兒四方志 사나이 사방으로 뜻을 펼침에

不獨爲功名 나 홀로 공명만을 위함 아니지

 

征婦怨 정부원

一別年多消息稀 한번 떠나 여러 해 소식 드물어 사라질소 드물희

塞垣存沒有誰知 변방에 살고 죽음 누가 아는가 변방새 담원

今朝始寄寒衣去 오늘 아침 비로소 겨울옷 부쳐 부칠기

泣送歸時在腹兒 울며 보낸 떠날 때 뱃속 아이도 울읍 배복

 

明遠樓 명원루

靑溪石壁抱州回 맑은 시내 돌 벽이 고을을 감싸

更起新樓眼豁開 다시 세운 새 누각 눈앞에 펼쳐 뚫린골활

南畝黃雲知歲熟 남녘이랑 누런 빛 가을을 알고 익을숙

西山爽氣覺朝來 서쪽 산 시원함에 아침을 느껴 시원할상

風流太守二千石 풍류 아는 태수는 이천 석 들여

邂逅故人三百杯 만나는 아는 이와 삼백 잔 마셔 만날해후

直欲夜深吹玉笛 곧바로 밤 깊도록 옥피리 불고 불취 피리적

高攀明月共徘徊 높이 오른 밝은 달 함께 거닐어 노닐배회

 

독곡 성석린

1338 自修 獨谷 成石璘(1338∼1423)文景 昌寧

在固城寄舍弟 고성에서 동생에게 부침

擧目江山深復深 눈을 들어 쳐다보니 강산은 깊고 깊어

家書一字抵千金 집 편지 글자 한 자 천금에 맞먹으니 거스를저

中宵見月思親淚 밤을 맞아 달을 보며 어버이 생각눈물 밤소

白日看雲憶弟心 한낮에는 구름 보니 동생생각 마음만 생각할억

兩眼昏花春霧隔 두 눈에 흐릿한 꽃 봄 안개에 가려서 어두울혼

一簪華髮曉霜侵 한 비녀 꾸민 머리 새벽서리 들었네 비녀잠

春風不覺愁邊過 봄바람도 몰랐더니 시름 스쳐 지나가

綠樹鶯聲忽滿林 푸른 나무 꾀꼴 소리 문득 숲을 채우네

 

金剛山 금강산

一萬二千峯 일만 이천 봉우리 금강산이란

高低自不同 높낮이 처음부터 같지가 않아

君看初日出 그대는 보았는가 해가 솟을 때

何處最先紅 어느 곳이 맨 먼저 붉어지던가

 

척약재 김구용

1338 敬之 惕若齋 金九容(1338∼1384) 安東

帆急 돛단배 빨라

帆急山如走 돛단배는 빨라서 산이 뛰는 듯

舟行岸自移 배가 가니 언덕이 절로 떨어져

異鄕頻問俗 땅이 달라 자꾸만 풍속을 물어

佳處强題詩 좋은 데라 억지로 시도 지어야

吳楚千年地 오나라 초나라로 천년의 땅에

江湖五月時 강으로 호수로도 오월의 때에

莫嫌無一物 싫다하진 말아라 하나도 없다 ※술 음악 기생 싫어할혐

風月也相隨 바람에는 달 또한 서로 따르지 따를수

 

삼봉 정도전

1342 宗之 三峰 鄭道傳(1342∼1398) 奉化 三峰集

訪金居士野居 김거사의 야거를 찾아

秋陰漠漠四山空 가을구름 아득해 온 산이 비어

落葉無聲滿地紅 지는 잎 소리 없어 온 땅이 붉어

立馬溪橋問歸路 시내다리 말 세워 가는 길 물어

不知身在畵圖中 몰랐구나 이내몸 그림 속에서

 

題公州錦江樓 제 공주 금강루

君不見賈傳```````` 그대는 못 보았나 가전이란 걸 ※賈誼 값가

投書湘水流```````` 글을 던져 상수에 흐르는 물에

翰林醉賦黃鶴樓 선비로 술에 취해 황학루 시를 ※李白

生前軻不足憂```` 살았을 적 안 된 일 걱정 안 하니 굴대가

逸氣凜凜橫千秋 빼난 기운 꿋꿋이 천추에 질러 찰름

又不見病夫```````` 또 보지 못했는가 앓는 사람을

三年滯炎州`````````삼년을 막히어서 뜨거운 고을 막힐체

歸來又到錦江頭 돌아와 다시 이른 금강머리에

但見江水去悠悠 다만 보니 강물만 유유히 흘러

那知歲月亦不留 어찌 알아 세월도 머물지 않아

此身已與秋雲浮 이 몸 이미 가을 돼 구름 떠가듯

功名富貴復何求 공명부귀 다시는 어찌 구하랴

感今思古一長吁 이제 느낀 옛 생각 길게 탄식해 탄식할우

歌聲激烈風颼颼 노래 소리 세차나 바람이 수수 바람소리수

忽有飛來雙白鷗 갑자기 날아오는 흰 갈매기 둘 갈매기구

 

山中 산속에서

護竹開迂逕 대밭 지켜 둘러서 길을 내었고 멀우 소로경

憐山起小樓 산을 아껴 조그만 누각 세웠네

隣僧來問字 이웃 스님 찾아와 문자 묻기에 이웃린

盡日爲相留 하루 다해 서로가 머물렀다네 머무를류

敝業三峯下 하는 일을 놓고서 삼봉 아래에 해질폐

歸來松桂秋 돌아와서 송계와 세월 보내네

家貧妨養疾 집 가난해 거리껴 몸을 돌봄은 방해할방

心靜足忘憂 마음은 고요해서 시름 잊었네

 

쌍매당 이첨

1345 中叔 雙梅堂 李詹(1345∼1405)文安 新平 楮生傳

茵橋 인교 ※밀양에 있는 다리 이름 자리인

行旅知多少 지나가는 나그네 얼만지 알아

閑人似我稀 나 같이 한가한 이 드물 것이라 드물희

愛山隨處駐 산 아껴 곳에 따라 머물었다가 머무를주

得句讀吟歸 글 찾아 읽고 읊고 되돌아간다

僧院秋方主 큰 절도 가을이라 마침 으뜸 철

官塗露未唏 벼슬 길 드러내기 아직도 슬퍼 진흙도 슬퍼할희

會當容此膝 모임 맞아 얼굴은 이 무릎위에 무릎슬

江上有漁磯 강물 위에 있으니 고기 잡는 이 물가기

 

도은 이숭인

1347 子安 陶隱 李崇仁(1347∼1392) 星州 陶隱集

村居 시골에 살며

赤葉明村逕 발가스레 물든 잎 밝은 시골길 소로경

淸泉漱石根 말간 샘물 솟아서 돌부리 쑤셔 양치질할수

地僻車馬少 땅 후져 수레마차 다니지 않아 후미질벽

山氣自黃昏 산기운에 저절로 황혼이 진다

 

新雪 새로 오는 눈

蒼茫歲暮天 푸르고 아득하니 세모의 하늘 푸를창 아득할망

新雪遍山川 새로운 눈 골고루 산천을 덮어 두루편

鳥失山中木 새는 잃어 산속에 둥지 나무를

僧尋石上泉 스님도 찾아 돌 위 마실 샘물을

飢烏啼野外 굶주린 까마귀는 들 밖에 울고 주릴기

凍柳臥溪邊 얼어버린 버들은 시냇가 누워 얼동

何處人家在 어디로 찾아가야 사람 집 있나

遠林生白煙 먼 숲에 피어나네 하얀 연기가

 

題僧舍 스님 집에

山北山南細路分 산의 북쪽 산 남쪽 오솔길 갈라 가늘세

松花含雨落繽紛 송홧가루 실린 비 내려서 엉망 어지러울빈분

道人汲井歸茅舍 도닦는 이 물 길어 초가 돌아와 길을급 띠모 집사

一帶靑烟染白雲 쭉 두른 푸른 연기 물든 흰 구름 띠대 물들일염

 

양촌 권근

1352 可遠 陽村 權近(1352∼1409)文忠 安東 陽村集

全州懷古 옛 품은 전주

巨鎭分南北 커다란 산 나누니 남북에 둘로 ※母岳山 누를진

完山最可奇 완산 고을 됨됨이 가장 뛰어나 뛰어날기

千峰鍾王氣 봉우리 마다마다 왕기가 서려

一代啓鴻基 대대로 이어이어 큰 기틀 열려

 

春日城南卽事 봄날 성남에서의 즉흥시

春風忽已近淸明 봄바람 벌써 부니 청명 가까워 갑자기홀

細雨霏霏晩未晴 보슬비 펄펄 날려 늦게 개려나 눈펄펄내릴비

屋角杏花開欲遍 처마 끝 살구꽃은 두루 피려고 두루편

數枝含露向人傾 몇몇 가지 이슬에 아래로 쳐져 기울경

 

야은 길재

1353 再父 冶隱 吉再(1353∼1419)忠節 海平 冶隱集

卽事 그 자리에서

盥水淸泉冷 세숫물 맑기도 해 샘의 시원함 대야관

臨身茂樹高 다가선 몸 우거져 나무 높다람 우거질무

冠童來問字 갓 쓴 아이 다가와 글을 물으며

聊可與逍遙 안 될까요 더불어 거닐어 놀길 힘입을료

 

述志 / 閒居 뜻을 말하다 / 한가히 살며

臨溪茅屋獨閑居 시냇가 초가집에 한가히 홀로 띠모

月白風淸興有餘 달 밝아 바람 맑아 흥취도 남아

外客不來山鳥語 바깥 손 아니 와도 산새 지저귐

移床竹塢臥看書 평상 옮겨 대밭에 누워 책 보네 둑오 엎드릴와

 

통정 강회백

1357 伯父 通亭 姜淮伯(1357∼1402) 晉州

鐵原懷古 옛 품은 철원

山含故國千年恨 산은 품어 고국의 천년의 한을 머금을함

雲抱長空萬里心 구름 감싸 먼 하늘 만 리의 마음 안을포

自古興亡皆有致 예부터 흥함 망함 다 보냄 있어 보낼치

願因前轍戒來今 바램은 지난 자국 오늘 알아야 바퀴자국철

 

난계 함부림

1360 潤物 蘭溪 咸傅霖(1360∼1410)定平 江陵 고려우왕

法住寺 법주사

鷄園閒日月 닭 동산에 해와 달 한가로운데

雁塔鎖雲烟 안탑엔 구름 연기 자욱하기만 쇠사슬쇄 연기연

偶入三淸洞 어쩌다 들어왔네 삼청동 골짝 짝우

都忘世事牽 모두 잊은 세상 일 끌고 가겠지 도읍도 끌견

 

형재 이직

1362 虞庭 亨齋 李稷(1362∼1431)文景 星州 고려공민왕

孔俯漁舍詩卷 공부어사에서의 시

柳陰密成幄 버들그늘 빽빽해 장막이 되고 휘장악

黃鳥送好音 꾀꼬리 좋은 노래 보내 듣는다

幅巾步回渚 폭건 쓰고 걸어서 물가 거닐어 폭폭 물가저

沙白水淸深 모래 희고 물 맑아 깊기도 하지

潔身富春志 깨끗한 이내 몸은 부춘(엄자릉)의 뜻이 깨끗할결

濟世磻溪心 세상을 건져냄은 반계(강태공)의 마음 강이름반

乾坤一竿竹 하늘땅에 대나무 낚싯대 하나 장대간

氣味古猶今 멋스러운 옛날도 오히려 이제 오히려유

 

방촌 황희

1363 懼夫 尨村 黃喜(1363∼1452)翼成 長水 尨村集

觀風樓 관풍루

軒高能却暑 집이 높아 되느니 더위 물리쳐 추녀헌 물리칠각

簽豁易爲風 처마 넓어 쉬우니 바람 불기가 농첨 뚫린골활

老樹陰垂地 늙은 나무 그늘을 땅에 드리워 드리울수

遙岑翠掃空 먼 봉우리 푸르게 하늘을 쓸어 봉우리잠 쓸소

 

춘정 변계량

1369 巨卿 春亭 卞季良(1369∼1430)文肅 密陽 春亭集

復興寺 부흥사

失路投山寺 길을 잃어 들었네 산속의 절에

人傳是復興 사람들 이를 전해 부흥사라네 다시부

靑松惟見鶴 푸른 솔이 있으니 학은 보이나

白日不逢僧 하얀 대낮 스님은 만날 수 없네

古壁留金像 옛 벽엔 남았느니 오랜 금불상

空梁耿玉燈 빈 대들보 비추니 옥빛 등잔불 빛날경

前軒頗淸絶 앞 추녀 자못 맑아 끊어졌어도 추녀헌 자못파

過客獨來憑 지나가는 나그네 혼자 기대네 기댈빙

 

한재 이맹균

1371 士原 漢齋 李孟畇(1371∼1440)文惠 韓山

松京懷古 송경(개성)회고

五百年來王氣終 오백년 내려오던 왕 기운 다해

操鷄搏鴨竟何功 닭 잡고 오리 잡아 결국 공일까 ※鷄林 鴨綠江

英雄一去豪華盡 영웅은 한번 떠나 호화도 다돼 호걸호

人物南遷市井工 인물은 남쪽 옮겨 저자거리 일 옮길천

上苑烟霞微雨後 윗 동산 안개노을 이슬비온 뒤 나라동산원

諸陵草樹夕陽中 모든 왕릉 풀 나무 저녁볕 속에 큰언덕릉

秋風客恨知多少 가을바람 나그네 한이 얼말까

往事悠悠水自東 지난일 아득해도 물은 동쪽서

 

지월당 김극기

1379 禮謹 池月堂 金克己(1379∼1463) 光山

夜坐 밤에 앉아

紙戶沈沈夜氣淸 창호지 침침해도 밤공기 맑아 가라앉을침

圖書萬卷一燈明 도서관 만 권 책에 등 하나 밝혀

噓噓石硯寒雲色 돌벼루 호호 불어 추운 구름 빛 불허

颯颯銅甁驟雨聲 구리 병 콸콸 쏟아 소나기소리 바람소리삽 달릴취

薄祿微官貧始重 얇은 녹 낮은 벼슬 가난에 소중 엷을박 복록

浮名末利醉還輕 뜬 이름 끝에 이끗 취하니 경시

通宵寒雁空南去 밤을 뚫고 기러기 하늘남쪽을 밤소

恨不歸家問死生 집에 못가 한 되어 생사를 묻네

 

송월당 조수

1380 享父 松月堂 趙須(?∼?) 平壤 成均館司藝

呈金相國 김상국에게 드림 드릴정

今朝零露冷 오늘 아침 비이슬 싸늘해지니 조용히오는비령

履遠獨凄其 멀리 밟아 혼자서 쓸쓸하리라 신리 쓸쓸할처

處世同炊黍 세상살이 같아서 불 때고 밥해 불땔취 기장서

持身若累碁 몸을 지님 같으니 바둑 두듯이 묶을루 바닥기

浮沈元有數 뜨고 앉음 원래는 운수가 있고 가라앉을침

覆載本無私 천지우주 본래로 챙김이 없어 뒤집힐복 실을재

白酒可人意 짙은 술 옳다함은 사람 뜻이라

頹然一中之 무너지듯 한잔을 이 가운데에 무너질퇴

 

권도 세종 때

1380 權鞱(?∼?)

南海 남해

臣罪如山死亦甘 신의 죄 산과 같아 죽어도 마땅한데

聖恩寬大謫江南 성은이 너그러워 강남에 귀양 가네 귀양갈적

臨岐別有無窮恨 떠남에 헤어지니 다함없는 한이란 갈림길기

慈母時年八十三 어머니 올해 연세 여든하고 셋이라

 

절재 김종서

1383 國卿 節齋 金宗瑞(1383∼1453)忠翼 順天 制勝方略

南浦 남포

送客江頭別恨多 손님 보낸 강 머리 이별 한 많아

管絃凄斷不成歌 관현악기 쓸쓸해 노래 못 이뤄 쓸쓸할처

天敎風伯阻征旆 하늘이 풍백더러 정벌 걱정해 험할조 칠정 기패

一多大同生晩波 하나로 모두 같이 늦은 물결이 저물만

 

태재 유방선

1388 子繼 泰齋 柳方善(1388∼1443) 瑞山

偶題 우연히 짓다

結茆仍補屋 순무 엮여 그래서 지붕이 되고 순채묘 인할잉

種竹故爲籬 대를 심어 이윽고 울타리 된다 울타리리

多少山中味 많든 적든 산속에 맛이란 것을

年年獨自知 해마다 혼자서만 저절로 알아

 

양녕대군 이제

1394 厚伯 讓寧大君 李褆(1394∼1462)剛靖 全州 崇禮門

聞寧越凶報 영월의 나쁜 소식을 듣고 ※단종승하 1457년

龍御歸何處 임금 돼 돌아감이 어느 곳인가 어거할어

愁雲起越中 시름구름 일어나 영월 가운데 / 넘어가는 속 넘을월

空山十月夜 텅 빈산 시월이여 초겨울 밤에 / 달이 뜬 밤에

痛哭訴蒼穹 아파 울며 부르네 푸른 하늘에 울곡 하소연할소 하늘궁

 

벽량 유응부 사육신

1405 信之 碧梁 兪應孚(?∼1456)忠穆 杞溪

爲咸吉道節度使作 함길도 절도사가 되어

將軍持節鎭戎邊 장군은 절개 지녀 변방의 진에 누를진 되융

沙塞塵晴士卒眠 모래성채 갠 티끌 사졸은 잠에 변방새 갤청

駿馬五千嘶柳下 준마는 오천인데 울어 버들 밑 준마준 울시

豪鷹三百坐樓前 매서운 매 삼백에 누대에 앉아 호걸호 매응

 

괴애 김수온

1410 文良 乖崖 金守溫(1410∼1481)文平 永同 醫方類聚

題山水屛 산수화 병풍

描山描水摠如神 산 그려 물을 그려 모두 신들려 그릴묘 모두총

萬草千花各者春 모든 풀 온갖 꽃이 따로 한창 때

畢境一場皆幻境 한바탕 보고나니 다 홀릴 데라 마칠필 변할환

誰知君我亦非眞 뉘 알까 자네와 나 또한 아닌 참

 

장수 세종 때

1410 張修(?∼?)

歸鄕有感 고향에 돌아가서

故鄕如待我 고향이 나를 맞네 기다린 듯이

今日卽停驢 오늘에야 나아가 나귀 길 멎네 나귀려

竹影低簷短 대 그림자 밑이라 처마는 짧아 밑저 처마첨

山光滿閣虛 산 빛에 집을 채워 허전하기만

天城赫居後 하늘 성에 혁거세 가버린 뒤로

公館壽同餘 공관도 오래되어 같이 남았네

臨眺趨庭寂 다가서 바라보아 가르침 없어 바라볼조 달릴추

愁添宦謫初 시름 더한 벼슬에 귀양살이에 더할첨 벼슬환 귀양갈적

 

단계 하위지 사육신

1412 天章 丹溪 河緯地(1412∼1456)忠烈 晉州

謝人贈蓑衣 도롱이 준 사람에게 감사함

男兒得失古猶今 사내로 얻고 잃음 예나 이제나

分明白日 머리 위 뚜렷하니 밝은 햇빛이

蓑衣應有意 가져다준 도롱이 뜻함에 맞아 보낼증 도롱이사

湖煙雨好相尋 온 호수 안개비에 서로 잘 찾아 찾을심

 

매죽헌 성삼문 사육신

1418 謹甫 梅竹軒 成三問(1418∼1456)忠文 昌寧 成謹甫集

臨死賦 죽음에 이르러

擊鼓催人命 북 울려 사람목숨 죄어드는데 부딪칠격 재촉할최

西風日欲斜 서녘바람 해조차 기울어지네 비낄사

黃泉無一店 황천길에 하나도 가게도 없어 가게점

今夜宿誰家 오늘밤엔 누구네 집에 묵을까 묵을숙

 

題夷齊廟 백이숙제 사당에

當年叩馬敢言非 그때는 말을 몰아 어찌 말 아니 두드릴고

大義堂堂日月輝 큰 옳음 의젓하니 해와 달 빛나 빛날휘

草木亦霑周雨露 풀 나무 또한 젖어 주나라 비에 젖을점

愧君猶食首陽薇 그대 탓해 먹으니 수양산 고비 부끄러울괴 고비미

 

인재 강희안

1418 景遇 仁齋 姜希顔(1418∼1465) 晉州 養花小錄

蔡子休求畵作 채자휴가 그림을 찾음에 짓다

江山峰巒合 강산에 봉우리는 모두 모았고 뫼만

江邊樹木平 강가에 나무란 건 그저 똑같다

白雲迷遠近 흰 구름 아련함에 멀고 가까워 미혹할미

何處是蓬瀛 어디라 하드라도 봉래 영주지 쑥봉 바다영

 

어계 조려 생육신

1420 主翁 漁溪 趙旅(1420∼1489)貞節 咸安 漁溪集

新秋 새 가을

金新持節入郊墟 새 가을 절개 지켜 들 터에 드니 성밖교 언덕허

井上梧桐一葉疏 우물 위 오동나무 잎 하나 없네 트일소

此日此時何事樂 이런 날 이런 때에 무슨 일 즐겨

短檠明處可觀書 짧은 호롱 밝힌 곳 글을 읽어야 도지개경

 

題咸安鄕校壁上 함안향교 벽 위에

我是漁溪隱遁人 내가 바로 어계에 숨었던 사람 달아날둔

幾年來往泮宮瀕 몇 해나 왔다갔나 향교 가까이 학교반 물가빈

如今樂見菁莪敎 이제처럼 즐거이 선비 가르쳐 우거질청 지칭개아

願浴餘波愧缺仁 씻으려한 응어리 어질지 못해 부끄러워할괴

※泮宮: 주나라 때 제후의 학교 菁莪: 인재를 교육하는 일

 

九日登高詩 중양절에 높은데 올라

九月九日是重九 구월에 구일 날은 중양절이라

欲酬佳節登高岡 좋은 철을 보내려 높은 뫼 올라 갚을수

回頭擧目江山暮 고개 돌려 눈 드니 강산에 저묾

地濶天長思渺茫 땅 넓고 하늘 멀어 생각만 아득 아득할묘망

白雲飛兮鴈南賓 하얀 구름 날아서 기러긴 손님

蘭有秀兮菊有芳 난초는 빼어나고 국화는 향기 빼어날수

山明水碧煙慘惔 산 맑아 물 푸른데 안개 애태워 참혹할참 탈담

天高日晶風凄凉 하늘 높아 날 밝은데 바람 쓸쓸해 밝을정

荻花吐雪江之滸 갈대꽃 눈인 듯이 강물 물가에 물억새적 물가호

楓粧紅錦山之陽 단풍 든 붉은 비단 산에 볕든데 단장할장

杜牧旣上翠微峀 두목지 이미 오른 취미산 산굴 산굴수

陶潛悵望白衣郞 도연명 슬퍼함은 백의랑 바램 슬퍼할창

羲軒遠矣悲何極 복희 헌원 멀어서 슬픔을 어찌 숨희

華勛不見心自傷 요순시절 못 만나 마음만 다쳐 ※放勛 重華 공훈

周情孔思謾堆腹 주공 뜻 공자생각 배 채우기만 속일만 언덕퇴

月露風雲空拾囊 달 이슬 바람구름 빈 주머니만 주머니낭

絳囊嬋娟明兩臂 홍랑은 곱고 예뻐 두 팔 밝히고 진홍강 고울선

茱萸燦爛照羽觴 수유는 붉게 말랑 술잔에 비쳐 수유수유 빛날찬

沈吟筆下乾坤濶 빠져 읊어 붓끝에 건곤이 트여 트일활

爛醉樽前日月長 술통 앞에 취하니 해와 달 길어 술통준

千載風流如昨日 천년 실은 풍류는 어제인 듯이 어제작

至今豪氣凜秋霜 이제껏 호걸기상 의젓한 추상 찰름 호걸호

嗟哉潦倒生苦晩 아깝다 엎어짐에 삶이 고달파 탄식할차 큰비료

懷佳人兮不能忘 품어온 가인이여 잊을 수 없네 품을회

仰古俯今皆若此 옛 우러러 오늘 굽어 다 이와 같아

笑殺牛山泣齊王 웃어 없앤 우산의 제 경공 울음 덜쇄 울읍

此日登高可免禍 이날에 등고하여 재앙을 벗어 면할면 재화화

長房一語亦荒唐 비장방 한마디는 또한 황당해 거칠황 당나라당

云何後代人心漓 뒷세상 어찌 일러 인심 엷음을 스며들리

馳騁詭怪紛遑遑 쫓아달려 속아서 허둥거림을 달릴치빙 허둥거릴황

※重陽節(重九節): 음력9월9일 수유를 넣은 붉은 주머니를 들고 높은 산에

````올라가 국화주를 마셔 재액을 씻어버리는 행사

※杜牧(杜牧之): 당나라 시인 翠微山 : 산이름

※陶潛(陶淵明) 술이 떨어진 도연명에게 흰옷 입은 이를 시켜 술을 보낸 일

※제나라 景公이 牛山에 가서 자신이 죽을 것을 슬퍼해 눈물을 흘리는데

````顔纓이 혼자 웃었다는 고사

※한나라 여남의 桓景이 費長房의 말을 듣고 등고하여 재액을 면한 고사

 

사가정 서거정

1420 剛中 四佳亭 徐居正(1420∼1488)文忠 大邱 東文選

睡起 자고 일어나 잘수

簾影深深轉 발그림자 깊어져 굴러 옮기고 발렴

荷香續續來 연꽃 향기 이어서 살며시 온다 연하 이을속

夢回高枕上 꿈꾸다 돌아오니 높은 베개 위 베개침

桐葉雨聲催 오동잎에 빗소리 재촉을 하여 재촉할최

 

獨坐 혼자 앉아

獨坐無來客 혼자서 앉아 있네 찾는 손 없어

空庭雨氣昏 빈 뜰에 비 올라나 어두워지네

魚搖荷葉動 물고기가 흔들어 연잎 움직여 흔들릴요

鵲踏樹梢飜 까치가 밟았다고 가지 끝 일렁 까치작 밟을답 뒤칠번

琴潤絃猶響 거문고 눅눅해도 줄 아직 울려 악기줄현 울림향

爐寒火尙存 화로는 차가운데 불 아직 있어 화로로 오히려상

泥途妨出入 진흙 길 거리끼니 드나들기가 진흙니 방해할방

終日可關門 하루 내내 문 걸어 닫아두었지 빗장관

 

題堤川客館 제천 객관에서 둑제

邑在江山勝 고을이 자리한 곳 강산도 빼나

亭新景物稠 정자는 새로운데 볼거리 빽빽 빽빽할조

烟光浮地面 안개 빛이 떠올라 땅위에 자욱 뜰부

嶽色出墻頭 큰 산 빛깔 솟아서 담 위로 우뚝 담장

老樹參天立 늙은 나무 서있어 하늘을 모셔 간여할참

寒溪抱野流 차가운 내 흐르네 들을 감싸고

客來留信宿 손님 와서 머무니 믿는 잠자리 ※信宿 再宿 머무를류

詩思轉悠悠 읊을 시 생각 굴려 아련히 멀어 멀유

 

왕방연 단종의 영월유배를 호송 사형을 집행

1420 王邦衍(?∼?) 禁府都事 ※金止男 1617년 漢詩로 개작

懷端宗而作時調 단종을 생각하며 시조로 지음

천만리 머나먼 길에 `千里遠遠道 천리에 머나먼 길

고운 님 여의옵고````` 美人別離秋 고운 님 여읜 가을

이 마음 둘 데 없어````此心未所着 이 마음 둘 데 없어

냇가에 앉았으니`````` 下馬臨川流 말 내려 냇가 앉아

저 물도 내안 같아야 川流亦如我 냇물도 나와 같아서

울어 밤길 예놋다````` 鳴咽去不休 울며 흘러 안 그쳐

 

문두 성담수 생육신

1420 耳叟 文斗 成聃壽(?∼1456)靖肅 昌寧

釣魚 고기 낚기

把竿終日趁江邊 낚싯대로 하루를 강가 따라서 장대간 좇을진

垂足滄浪困一眠 발 담근 푸른 물결 지쳐 한잠을 찰창 물결랑

夢與白鷗飛萬里 꿈을 꿔 흰 갈매기 만 리를 날고 갈매기구

覺來身在夕陽天 깨보니 몸 머물러 하늘 저녁볕 깨달을각

 

사우당 임원준

1423 子深 四友堂 任元濬(1423∼1500)胡文 豐川 瘡疹集

七步詩(雲) 칠보시(구름) ※世宗이 雲을 제목으로 지으라함

駘蕩三春後 무르익은 삼월 봄 나중에라도 둔마태 쓸어버릴탕

悠揚萬里雲 멀리 올라 만 리에 펼쳐질 구름 오를양

凌風千丈直 바람을 막아서니 천 길을 뻗고 깔볼릉

暎日五花文 햇빛이 비쳐오니 다섯 꽃무늬 비칠영

祥光凝玉殿 상서로운 빛 엉겨 옥의 궁전에 상서로울상 엉길응

瑞氣擁金門 상서로운 기 감싸 황금의 문에 안을옹

待得從龍日 기다려 얻을 테니 용을 탄 날이

爲霖佐聖君 장마 돼 도우리라 성스런 임금 장마림 도울좌

 

진일재 성간

1427 和仲 眞逸齋 成侃(1427∼1456) 昌寧 集賢殿博士

囉嗊曲 나홍곡(곡조이름) 소리얽힐라 노래홍

綠竹條條動 푸른 대 가지가지 같이 흔들려 가지조

浮萍個個輕 부평초 하나하나 따로 떠다녀 부평초평

願郞如綠竹 원컨대 젊은이여 푸른 대 같이

不願似浮萍 원하지 아니하니 부평 같은 것

 

漁夫 어부

數疊靑山數谷烟 몇 겹의 푸른 산에 몇 골짝 안개 겹쳐질첩

紅塵不到白鷗邊 홍진에 닿지 않아 흰 갈매기 곁 갈매기구 가변

漁翁不是無心者 고기 잡는 늙은이 무심치 않아

關領西江月一般 서강에 목 좋은 곳 달도 한 가지

 

점필재 김종직 영남학파의 종조

1431 季昷 佔畢齋 金宗直(1431∼1492)文忠 善山 弔義帝文

入京 서울에 들어가서

强爲妻孥計 억지로 해야 하니 처자식 꾀에 자식노

虛抛故國春 텅 비워 던져버린 고향의 봄을 던질포

明朝將禁火 내일 아침 하리니 불을 꺼뜨림

遠客欲沾巾 먼 길손 하려하니 두건을 적셔 더할첨

花事看看晩 꽃 즐겨 보다보면 늦어짐이라

農功處處新 농사일 애쓴 곳곳 새로워지니

羞將湖海眼 호수바다 바침을 바라던 눈이 바칠수

還眯市街塵 저자거리 티끌에 눈 못 뜨게 돼 눈에티들미

 

洛東津 낙동진

津吏非瀧吏 뱃사공은 아니니 농리란 사람 나루진 비올롱

官人卽邑人 벼슬한 이 곧 보니 고을사람이 고을읍

三章辭聖主 세 번 올린 사직서 성군임금께

五馬慰慈親 다섯 말로 달래니 어머니께는 ※태수행차 위로할위

白鳥如迎棹 하얀 물새 맞이해 배 나아감에 노도

靑山慣送賓 푸른 산 하던 대로 손을 보내네 버릇관 손빈

澄江無點綴 맑은 강엔 없으니 꿰맨 자국이 맑을징 꿰맬철

持以律吾身 지님으로 지키니 우리 몸가짐 가질지

※瀧吏: 韓愈의 시에 나오는 주인공 한유는 좌천 김종직은 좌천 아님을 강조

 

매월당 김시습 생육신

1435 悅卿 梅月堂 金時習(1435∼1493)淸簡 江陵 金鰲新話

有客 손님이 있어 / 어떤 손님

有客淸平寺 손님 있다 말 들어 청평사 들러/어떤 손님 청평사 찾아 가면서

春山任意遊 봄 산에 뜻한 대로 노닐어보세

鳥啼孤塔靜 새 울어도 고요해 외로운 탑은 울제 탑탑

花落小溪流 꽃이 져도 흐르네 조그만 시내

佳菜知時秀 좋은 나물 철 알아 돋아나오고 나물채 빼어날수

香菌過雨柔 향내 버섯 비 지나 부드러워라 버섯균 부드러울유

行吟入仙洞 가며 읊어 들었네 신선골짜기

消我百年憂 내게서 사라지는 백년의 시름 사라질소

 

乍晴乍雨 언뜻 개이고 언뜻 비 내려

乍晴乍雨雨還晴 개였다가 비 오고 비 오다가 또 개여 잠깐사

天道猶然況世情 하늘도 이러함에 하물며 세상인심

譽我便是還毁我 나를 기려 편들다 다시 나를 헐뜯어 기릴예 헐훼

逃名却自爲求名 이름 숨겨 물리고 스스로 이름 찾아 달아날도

花開花謝春何管 꽃 피고 꽃이 짐에 봄이 어찌 다루며 물러날사

雲去雲來山不爭 구름 가고 구름 와 산이 서로 다투랴

寄語世人須記認 말 부쳐 세상사람 모름지기 알아야 부칠기 알인

取歡無處得平生 기뻐할 곳 없는데 평생 동안 얻을까

 

無題 무제

終日芒鞋信脚行 하루 내 짚신신고 다리 믿어 걸으니 신혜 다리각

一山行盡一山靑 산 하나 다 지나니 산 하나가 푸르러

心非有想奚形役 마음 아닌 생각에 어찌 꼴을 부리며 어찌해

道本無名豈假成 도 본디 이름 없어 어찌 거짓 이룰까 거짓가

宿露未晞山鳥語 바깥 잠 아니 말려 산새는 지저귀고 마를희

春風不盡野花明 봄바람 다함없어 들꽃이 밝았구나

短筇歸去千峰靜 짧게 짚고 돌아든 천 봉우리 고요에 대이름공

翠壁亂烟生晩晴 푸른 벽 어지럽게 안개 껴 늦게 개네 갤청

 

용재 성현

1439 磬叔 慵齋 成俔(1439∼1504)文載 昌寧 慵齋叢話

題淸州東軒 청주 동헌에

畵屛高枕掩羅幃 병풍 쳐 높이 베고 휘장에 가려 베개침 휘장위

別院無人瑟已希 별관에 사람 없어 연주도 그쳐 큰거문고슬 바랄희

爽氣滿簾新睡覺 서늘함이 발 가득 새로 잠이 깨 시원할상 잘수

一庭微雨濕薔薇 한마당 보슬비에 장미는 촉촉 장미장 고비미

 

단종임금 6대

1441 端宗 李弘暐(1441∼1452∼1455∼1457) 莊陵 全州

寧越郡樓作 영월군 누각에서 지음

一自寃禽出帝宮 한 마리 원통한 새 궁궐을 나와 원통할원

孤身隻影碧山中 외로운 몸 쓸쓸히 푸른 산속에 새한마리척

假眠夜夜眠無假 자는 척 밤이면 밤 잠잘 수 없어

窮恨年年恨不窮 몰린 한 해마다 한 다하지 못해 다할궁

聲斷曉岑殘月白 소리 끊긴 새벽 봉 그믐달 희고 봉우리잠

血流春谷落花紅 피를 쏟아 봄 골짝 꽃이 져 붉다

天聾尙未聞哀訴 하늘 귀 못 들어도 슬픈 하소연 귀머거리롱

何奈愁人耳獨聰 어떻게 시름한 이 귀 홀로 밝나 어찌내 귀밝을총

 

남이장군

1441 南怡(1441∼1468)忠武 宜寧 兵曹判書

北征 북쪽을 치다

頭山磨刀 백두산 바위 닳아 칼을 갈아서

豆滿江流飮馬 두만강 흐름 말라 말이 마셔서

男兒二十未 사나이 스무 해에 나라 못 바뤄

後世誰稱大丈 뒷세상 누가 일러 대장부리요

 

추강 남효온 생육신

1454 伯恭 秋江 南孝溫(1454∼1492)文貞 宜寧 六臣傳

西江寒食 한식날 서강에서

天陰籬外夕烟生 하늘 흐려 울밖에 저녁연기가 울타리리

寒食東風夜水明 한식날 동풍불고 밤에 물 환해

無限滿船商客語 끝없이 배는 가득 장사치 말이

柳花時節故鄕情 버들 꽃 한창일 땐 고향의 뜻이

 

사옹 김굉필 영남학파

1454 大猷 蓑翁 金宏弼(1454∼1504)文敬 瑞興 寒暄堂集

書懷 서회

處獨居閒絶往還 홀로 살아 한가해 돌아감 끊어

只呼明月照孤寒 다만 불러 밝은 달 외론 날 비춰

憑君莫問生涯事 그대 기대 묻지 마 삶의 일일랑 기댈빙 물가애

前頃煙波數疊山 앞밭에 안개일어 몇 겹에 산에 겹쳐질첩

 

충재 최숙생

1457 子眞 盅齋 崔淑生(1457∼1520)文貞 慶州 右贊成

聖心泉 성심천

何以醒我心 무엇으로 깰 건가 내 마음 어찌 깰성

澄泉皎如玉 맑은 샘 달빛 받아 옥처럼 맑아 맑을징 달빛교

坐石風動裙 돌에 앉아 바람이 옷자락 살랑 치마군

挹流月盈掬 흐름을 떠올리니 달이 한 움큼 뜰읍 움킬국

 

탁영 김일손 영남학파

1464 季雲 濯纓 金馹孫(1464∼1498)文愍 金海 濯纓集

次睡軒 수헌 운으로

落日長亭畔 지는 해 멀리 떠날 정자에서는 두둑반

離盃持勸君 이별의 잔 잡고서 그대를 위해 잔배 권할권

危樓天欲襯 높은 누각 하늘을 가까이 하려 속옷친

官渡路橫分 벼슬살이 거칠 길 가로 놓였네 건널도

去客沒孤島 떠날 길손 사라질 외로운 섬에 가라앉을몰

浮生同片雲 떠도는 삶 함께할 조각구름이 조각편

江風不解別 강바람 마지못해 헤어지기가

吹棹動波文 불어서 노를 저어 물결무늬가 불취 노도

 

사지 박공달 善士

1470 大觀 四止 朴公達(1470∼1552) 江陵

挽三可 삼가(박수량)를 애도하며

生平擬結管鮑情 한평생 맺자했네 관중포숙 뜻 ※管鮑之交 본뜰의

一別乘鸞楚越行 한번 떠나 상여 타 초 월나라로 탈승 난새난

肝膽肯將生死變 간과 쓸개 옳거니 삶과 죽음이 간간 쓸개담

雙閑亭上月分明 쌍한정 떠오른 달 또렷하기만

 

삼가정 박수량 孝子

1475 君擧 三可亭 朴遂良(1475∼1546) 江陵 三可集

浪吟 낭음

口耳聾啞人 입과 귀 먹고 막힌 사람이 되도 귀머거리농 벙어리아

猶餘兩眼存 오히려 남았으니 두 눈이 있어

紛紛世上事 어지러운 세상에 일이란 것을 어지러워질분

能見不能言 볼 수야 있다지만 말할 수 없어 구실부

 

신항 신숙주의 증손

1477 容耳 申沆(1477∼1507)文孝 高靈

伯牙 백아 ※伯牙絶絃 知音 鍾子期

我自彈吾琴 나 스스로 뜯나니 내 거문고를 탄알탄 거문고금

不必求賞音 반드시 찾진 않아 소리 즐김을

鍾期亦何物 종자기도 그렇지 어찌 알아서 종종

强辯絃上心 억지로 말만 잘해 줄 위 마음을 말잘할변 악기줄현

 

모재 김안국

1478 國卿 慕齋 金安國(1478∼1543)文敬 義城 童蒙先習

盆城贈別 분성에서 헤어짐에 주다 보낼증

燕子樓前燕子飛 연자루 누각 앞에 제비 날아도 /날아서

落花無數惹人衣 지는 꽃 셀 수 없이 옷에 나부껴 /사람 이끌어

東風一種相離恨 동풍에 심는 한은 서로 헤어짐

腸斷春歸客又歸 애끊는 봄이 가니 손도 돌아가

 

七夕 칠석날

鵲散烏飛事已休 까막까치 흩어져 일 이미 그쳐 까치작

一宵歡會一年愁 하룻밤 기쁨 만남 한 해를 시름 밤소

淚傾銀漢秋波濶 눈물 흘러 은하수 가을물 넓고 트일활

腸斷瓊樓夜色幽 애끊는 멋진 누각 밤빛이 그윽 옥경

錦帳有心邀素月 비단휘장 마음 써 하얀 달맞이 휘장장 맞을요

翠簾無意上金鉤 푸른 발 뜻이 없어 쇠갈고리에 발렴 갈고랑이구

只應萬劫空成怨 다만 맞아 만겁에 하늘 이룬 원 빼앗을겁

南北迢迢不自由 남북에 멀고멀어 스스로 안 돼 멀초

 

읍취헌 박은

1479 仲說 挹翠軒 朴誾(1479∼1504) 高靈

萬里 만 리

雪添春澗水 봄눈이 산골짝에 물을 불리고 산골물간

烏趁暮山雲 까마귀 저녁 산에 구름을 좇네 좇을진

淸境渾醒醉 맑은 곳에 흐릿이 술에서 깨니 지경경 흐릴혼 깰성

新詩更憶君 새로운 시 다시 또 그대 생각을 생각할억

 

기원 중종 때

1480 奇遠(?∼?) 幸州

自挽 스스로 만사를 짓다 당길만

日落天如墨 해가지니 하늘은 먹빛과 같고

山深谷似雲 산이 깊어 골짜기 구름 같아라

君臣千載意 임금과 신하모두 천년을 뜻해

怊悵一孤墳 슬프다 하나같이 외로운 무덤 슬플초창 무덤분

 

정암 조광조

1482 孝直 靜庵 趙光祖(1482∼1519)文正 漢陽 靜庵集

詠琴 거문고를 읊어

瑤琴一彈千年調 옥 거문고 한번 타 천년 고르게 아름다운옥요

聾俗紛紛但聽音 귀먹고 어지러워 소리만 들어 어지러워질분

怊悵鍾期沒已久 슬프다 종자기는 떠난 지 오래 ※鍾子期 슬플초창

世間誰知伯牙心 세상에 누가 알아 백아 마음을 ※知音 伯牙絶絃

 

綾城謫中 능성에 귀양 살며 ※전남 화순군 능주면

誰憐身似傷弓鳥 누가 가련 이내몸 활에 다친 새 불쌍히여길련

自笑心同失馬翁 스스로 웃는 마음 변방 늙은이 ※塞翁之馬 던질포

猿鶴定嗔吾不返 원숭이 학 성내어 난 못 돌아가 성낼진 돌아올반

豈知難出覆盆中 어찌 알랴 어려워 판을 뒤집기 뒤집힐복 동이분

 

送安順之赴求禮 구례현에 부임하는 안순지를 보내며

君行屬春時 맡음에 그대 가니 봄날인 때에 엮을속

天地養仁和 하늘땅 길러내니 어진 어우름

活潑江新流 살려 뿌려 강물은 새로 흐르고 뿌릴발

耒茸草生坡 쟁기질 한참이라 풀 돋는 고개 쟁기뢰 무성할용 고개파

道逈千里遠 길은 멀어 천리 길 멀기도 하지 멀형

眼中歷幾多 눈에 들어 지나야 얼마나 많이 지낼력

君子惟心遠 군자로 오직 마음 멀리 보아야

無非意所加 아님 없어 뜻함에 보태야 할 바

他日聞報政 뒷날에 들을 테니 선정을 알려

須憶此日歌 모름지기 생각해 이날의 노래 모름지기수 생각할억

 

양곡 소세양

1486 彦謙 陽谷 蘇世讓(1486∼1562)文靖 晉州

寄巴山兄 파산형에게 부침

忽報平安字 갑자기 알려 보내 문안하는 글

聊寬夢想懸 너그러움 힘입어 꿈에 기림을 너그러울관 매달현

孤雲飛嶺嶠 외로운 구름 날아 고개는 뾰족 뾰족하게높을교

片月照湖天 한 조각 달이 비쳐 호수는 하늘 조각편 호수호

兩地無千里 양쪽 땅 떨어짐이 천리도 안 돼

相望近六年 만날 날 기다리길 육년 가까이

茅簷雨聲夜 초가처마 빗소리 밤을 지새워 띠모 처마첨

長憶對床眠 긴 생각에 마주한 책상머리 잠 생각할억 잠잘면

 

충암 김정

1486 元冲 冲菴 金淨(1486∼1521)文貞 慶州 冲菴集

錦江樓 금강루

西風木落錦江秋 서풍에 나뭇잎 져 금강에 가을 비단금

煙霞蘋洲一望愁 안개 놀 뜬 부평초 한번 봐 시름 놀하 개구리밥

日暮酒醒人去遠 해 저물어 술도 깨 사람 멀리 가 깰성

不堪離思滿江樓 못 견뎌 떠날 생각 강 가득 누각 견딜감

 

원정 최수성

1487 可鎭 猿亭 崔壽峸(1487∼1521)文正 江陵

題壁 벽에 붙여

水澤魚龍國 물 고인 못 물고기 용들의 나라 못택

山林鳥獸家 산속 숲은 새들과 짐승들의 집 짐승수

孤舟明月在 외로운 배 떠있어 밝은 달 아래

何處是生涯 어느 곳이 옳은가 살아갈 자리 물가애

 

渡驪江 여강을 건너며

人情隨世變 사람 뜻 세상 따라 바뀌어가나

岸不逐波流 언덕은 안 쫓으니 물결 흐름을 쫓을축

細雨江邊立 가랑비 강물 가에 서있듯 내려

烟中迷一舟 안개 속을 헤매네 한조각 배가 미혹할미

 

화담 서경덕

1489 可久 花潭 徐敬德(1489∼1546)文康 唐城 花潭集

讀書 책을 읽으며

讀書當日志經綸 책 읽어야 맞는 날에 경륜 펼칠 터 낚시줄륜

歲暮還甘顔氏貧 해 저물어 달게 여겨 안회의 가난 얼굴안

富貴有爭難下手 부함 귀함 다툼 있어 손쓰기 곤란

林泉無禁可安身 자연 임천 말라 않아 몸도 느긋해

採山釣水堪充腹 산에 캐고 물에 낚아 배를 채우려 캘채 견딜감

咏月吟風足暢神 달을 읊고 바람 읊어 얼을 펴기에 읊을영 펼창

學到不疑知快活 배움 닿아 안 헷갈려 기쁨을 알고

免敎虛作百年人 안 가르쳐 쓸데없는 백년 갈 사람

 

오정 정용

1490 百鍊 梧亭 鄭鎔(?∼?) 海州

秋懷 가을의 품음

菊垂雨中在 국화꽃 드리워져 빗속에 있고 드리울수

秋驚庭上梧 가을에 놀라느니 뜰 위 오동잎 놀랄경

今朝倍惆愴 오늘아침 더하는 슬픔이란 건 슬퍼할추창

昨夜夢江湖 지난밤에 꾸었던 강호의 꿈이

 

회재 이언적

1491 復古 晦齋 李彦迪(1491∼1553)文元 驪州 觀察使

無爲 함이 없어

萬物變遷無定態 만물은 바뀌어가 놓아둠 없이 옮길천 모양태

一身閑適自隨時 이 한 몸 틈이 나서 때에 따라서 갈적

年來漸省經管力 해 오며 차츰 줄어 다루는 힘이 점점점 덜생

長對靑山不賦詩 오래를 청산 마주 시도 못 읊어 구실부

 

석천 임억령

1496 大樹 石川 林億齡(1496∼1568) 善山 石川集

해오라기

人方憑水檻 사람은 마침 기대 물가 난간에 기댈빙 우리함

鷺亦入沙灘 해오라기 날아든 모래 여울에 여울탄

白髮雖相似 흰머리 우리 서로 비록 닮으나 터럭발 같을사

吾閒鷺未閒 난 느긋 해오라긴 아니 느긋해

 

석벽 홍춘경

1497 明仲 石壁 洪春卿(1497∼1548) 南陽

落花巖 낙화암

國破山河異昔時 나라 깨져 산하는 옛날과는 다른데 깨뜨릴파

獨留江月幾盈虧 홀로 남아 강에 달 몇 번 차 기울었나 찰영 줄휴

落花巖畔花猶在 낙화암 절벽위에 꽃은 아직 피어서 바위암 두둑반

風雨當年不盡吹 비바람은 그 해에 다 불지도 않았네 불취

 

대곡 성운

1497 健叔 大谷 成運(1497∼1579) 昌寧 大谷集

大谷書坐 대곡에 앉아

夏木成帷晝日昏 여름나무 엉키어 낮에 해 어둑 휘장유

水聲禽語靜中喧 물소리 새소리로 고요 속 시끌 의젖할훤

己知路絶無人到 나도 알아 길 끊겨 올 사람 없어

猶倩山雲鎖洞門 마치 예쁜 산 구름 골짝 문 닫아 예쁠천 쇄사슬쇄

 

초루 권겹

1500 汝明 草樓 權韐(?∼?)

松都懷古 송도(개성)의 옛날 품음

雪月前朝色 눈 휩싸인 달빛은 앞 왕조 빛깔

寒鍾故國聲 썰렁한 종소리는 옛 나라 소리

南樓愁獨立 남쪽 누각 시름에 홀로 서 있어

殘郭暮烟生 남은 성터 저물어 안개 피어나 성곽곽

 

퇴계 이황

1501 景浩 退溪 李滉(1501∼1570)文純 眞城 聖學十圖

次友人韻 벗의 운을 빌어

性癖常耽靜 마음 버릇 언제나 고요함 즐겨 버릇벽 즐길탐

形骸實怕寒 몸과 뼈는 참으로 추위 두려워 뼈해 두려워할파

松風關院聽 솔바람을 듣나니 서원 문 걸고 빗장관

梅雪擁爐看 매화 눈을 보느니 난로를 끼고 안을옹 화로로

世味衰年別 세상재미 늙으니 떨어지는 것 여윌쇠

人生末路難 사람살이 뒤안길 어려움만이

悟來成一笑 깨달아서 지으니 한번 웃음을 깨달을오

曾是夢槐安 일찍이 알았으니 괴안국 꿈을 일찍증 홰나무괴

 

春日閑居(춘일한거) 봄날에 한가히 살며

不禁山有亂(불금산유난) 못 말리지 산에는 어지러운 꽃

還憐徑草多(환련경초다) 오기 안 돼 지름길 풀이 불어나

可人期不至(가인기부지) 온다는 이 기다려 오지를 않아

奈此緣樽何(내차연준하) 이를 어째 맺어줄 술 단지 어째 술통준

 

溪堂偶興(계당우흥) 시내초당에서

掬泉注硯池(국천주연지) 샘물을 움켜 떠서 벼루에 부어 움킬국

閑坐寫新詩(한좌사신시) 한가히 앉아 베껴 새로운 시를

自適幽居趣(자적유거취) 한껏 즐겨 그윽해 머무는 멋에

何論知不知(하론지부지) 무엇을 따지겠소 알던 모르든

 

月影臺(월영대) 월영대

老樹奇巖碧海堧(노수기암벽해연) 늙은 나무 바위로 푸른 바닷가

孤雲遊跡總成烟(고운유적총성연) 최고운 노닌 자취 모두 연기돼

只今唯有高臺月(지금유유고대월) 다만 이제 남으니 높은 누대 달

留得精神向我傳(유득정신향아전) 남겨진 알짜 얼을 나에게 물려

 

陶山暮春偶吟(도산모춘우음) 도산에서 늦봄에 우연히 읊다

浩蕩春風麗景華(호탕춘풍려경화) 무르녹은 봄바람 화사한 경치

蔥瓏佳木滿山阿(총롱가목만산아) 파랗게 좋은 나무 산자락 가득

一川綠水明心鏡(일천록수명심경) 한 줄기 푸른 물은 마음을 밝혀

萬樹紅桃絢眼霞(만수홍도현안하) 만 그루 붉은 복사 눈이 아찔해

 

七月旣望(칠월기망) 음력 7월 16일

野曠天高積雨晴(야광천고적우청) 들 휑해 하늘 높아 쌓인 비 개여

碧山環帶翠濤聲(벽산환대취도성) 푸른 산 둘러싸여 푸른 물소리

故知山水無涯興(고지산수무애흥) 짐짓 아는 산수에 끝없는 멋에

莫使無端世累攖(막사무단세루영) 하겐 말아 무단히 세상일 매임

 

金剛山(금강산) 금강산

聞說金剛勝(문설금강승) 들리는 말 금강산 빼어난 경치

空懷二十年(공회이십년) 쓸데없이 품기만 스무 해 동안

玩來淸景地(완래청경지) 놀러오니 맑아서 경치 좋은 땅

況復好秋天(황부호추천) 하물며 다시 좋은 가을날 날씨

溪菊香初動(계국향초동) 골짝 국화 향기는 비로소 나고

岩楓紅欲燃(암풍홍욕연) 바위 단풍 발그레 불붙음 같아

行吟岩壑底(행음암학저) 거닐며 시를 읊어 바위 골짝서

心慨覺蕭然(심개각소연) 마음껏 감개무량 시원함 느껴

 

浮碧樓(부벽루) 부벽루

永明寺中僧不見(영명사중승부견) 영명사에 스님은 보이지 않고

永明寺前江自流(영명사전강자류) 영명사 앞 강물은 저절로 흘러

山空孤塔立庭際(산공고탑입정제) 산은 비어 외론 탑 뜰 안에 서고

人斷小舟橫渡頭(인단소주횡도두) 사람 끊겨 작은 배 나루터 걸쳐

長天去鳥欲何向(장천거조욕하향) 먼 하늘 새는 날아 어디 가려나

大野東風吹不休(대야동풍취부휴) 넓은 들 동쪽바람 쉼 없이 불어

往事微茫問無處(왕사미망문무처) 지난일 아득해도 물을 데 없어

淡煙斜日使人愁(담연사일사인수) 엷은 안개 비낀 해 사람 시름케

 

남명 조식

1501 楗仲 南冥 曺植(1501∼1572)文貞 昌寧 南冥集

題德山溪亭 제 덕산계정

請看千石鐘 보고자 바라느니 천 석의 종을 종종

非大扣無聲 크게 치지 않으면 소리가 없어 두드릴구

爭似頭流山 다투어 비슷하다 두류산이라

天鳴猶不鳴 하늘 울어 오히려 울리지 않아 울명

 

偶吟 우연히 읊음

人之愛正士 사람들 아낀다네 바른 선비를

好虎皮相似 좋아함이 호피랑 서로 같아서 가죽피 같을사

生前欲殺之 살았을 때 똑같이 죽이려 하고

死後方稱美 죽고 나면 그제야 아름답다해

 

題黃江亭舍(제황강정사) 황강정사에서

路草無名死(노초무명사) 길가 풀 이름 없이 시들어 가고

山雲恣意生(산운자의생) 산 구름 제 멋대로 피어오른다

江流無限恨(강류무한한) 강은 흘러 한없는 한에 흐르고

不與石頭爭(불여석두쟁) 더불어 하지 못해 돌과 다툰다

 

遊安陰玉山洞(유안음옥산동) 안음 옥산동에서 놀며

白石雲千面(백석운천면) 하얀 돌에 구름에 천 가지 모습

靑蘿織萬機(청라직만기) 푸른 넝쿨 짜내니 만 가지 틀로

莫敎摸寫盡(막교모사진) 말게나 베껴내도 다하진 말고

來歲採薇歸(내세채미귀) 오는 해에 오려네 고사리 캐러

 

遊安陰玉山洞(유안음옥산동) 안음 옥산동에서 놀며

碧峯高揷水如藍(벽봉고삽수여람) 푸른 봉 높이 꽂혀 물은 쪽빛이

多取多藏不是貪(다취다장불시탐) 많이도 얻어 지녀 탐내지 않아

捫蝨何須談世事(문슬하수담세사) 이 잡으며 어찌 꼭 세상일 말해

談山談水亦多談(담산담수역다담) 산에 물에 이야기 이야긴 많지

 

靑鶴洞(청학동) 청학동에서

獨鶴穿雲歸上界(독학천운귀상계) 외론 학 구름 뚫고 하늘나라로

一溪流玉走人間(일계류옥주인간) 시내 하나 옥 흘러 인간계 달려

從知無累翻爲累(종지무루번위루) 알아오니 누 돼 날개 쳐

心地山河語不看(심지산하어불간) 마음에 담은 산하 못 봤다 하랴

 

漫成(만성) 떠올라 짓다

平生事可噓噓已(평생사 가허허이) 사람살이 일이야 한숨만 나와

浮世功將矻矻何(부세공 장골골하) 뜬세상 힘들여야 지쳐 어쩌나

知子貴無如我意(지자귀 무여아의) 알지 그댄 귀하니 내 뜻 없음을

那須身上太華誇(나수신 상태화과) 어찌 꼭 몸을 높여 자랑 하려나

 

次徐花潭韻(차서화담운) 서화담의 운을 따서

秋江踈雨可垂綸(추강소우가수륜) 가을 강에 보슬비 낚시 드리워

春入山薇亦不貧(춘입산미역불빈) 봄 들어 산고사리 가난치 않아

要把丹心蘇此世(요파단심소차세) 일편단심 지녀야 이 세상 살려

誰回白日照吾身(수회백일조오신) 누가 돌려 밝은 해 이내 몸 비춰

臨溪鍊鏡光無垢(임계련경광무구) 시내에 거울 닦아 티 없이 맑아

臥月吟詩興有神(와월음시흥유신) 달 보며 시를 읊어 신나는 흥이

待得庭梅開滿樹(대득정매개만수) 기다린 뜰의 매화 가득 꽃필 때

一枝分寄遠遊人(일지분기원유인) 한 가지 나눠 주리 멀리 떠돈 이

 

신사임당 이율곡의 어머니

1504 申師任堂(1504∼1551) 平山

踰大關嶺望親庭 대관령을 넘으며 친정을 바라봄 넘을유

慈親鶴髮在臨瀛 어머니 흰머리에 강릉에 계셔 사랑할자 바다영

身向長安獨去情 이 몸은 서울 향해 혼자 떠나네

回首北村時一望 고개 돌려 북촌을 때때로 보니

白雲飛下暮山靑 흰 구름 가는 아래 저문 산 푸름

 

思親 어버이 생각

千里家山萬疊峯 천리 길 고향 산은 만 겹 봉우리 겹쳐질첩

歸心長在夢魂中 가고파 오래도록 꿈결 속에서 넋혼

寒松亭畔孤輪月 한송정 호수 가에 외론 둥근달 두둑반 바퀴륜

鏡浦臺前一陣風 경포대 누대 앞을 한바탕 바람 돈대대 줄진

沙上白鷗恒聚散 모래 위 갈매기 늘 모여 흩어져 갈매기구 모일취

波頭漁艇各西東 파도 타는 고깃배 따로 동서로 거룻배정

何時重踏臨瀛路 언제쯤 다시 밟나 강릉 가는 길 밟을답 바다영

綵服斑衣膝下縫 비단옷 때때옷을 곁에서 꿰매 비단채 꿰맬봉

 

임벽당 김씨 金應別의 딸 유여주의 계실 중종 때

1505 林碧堂 金氏(?∼?) 義城

貧女吟 빈녀음

境僻人來少 땅이 외져 찾는 이 적기만하고 후미질벽

山深俗事稀 산이 깊어 세속 일 드물기까지 드물희

家貧無斗酒 집 가난해 없으니 말술일랑은

宿客夜還歸 묵을 손님 밤인데 돌아가려네

 

貧女吟 빈녀음

夜久織未休 밤을 오래 베 짜기 그치지 않아 짤직

軋軋鳴寒機 삐걱삐걱 울리니 차가운 베틀 삐걱거릴알

機中一匹練 베틀 속에 한필의 익힌 비단은 익힐련

終作阿誰衣 마침내 될 터인가 누구네 옷이 언덕아

 

하서 김인후

1510 厚之 河西 金麟厚(1510∼1560)文正 蔚山 河西集

題忠州望京樓韻 충주 망경루 운으로

來從何處來 오는데 따라 쫓아 어디서 오나

去向何處去 떠나가니 바랄 곳 어디로 가나

去來無定縱 오고감에 없으니 놓아둠이라 늘어질종

悠悠百年虛 멀고멀어 백년은 텅 비움이라

 

명월 황진이

1510 明月 黃眞伊(?∼?) 開城妓生

詠半月 반달을 읊어

誰斲崑山玉 누구라 깎았으랴 곤륜산 옥을 깎을착 산이름곤

裁成織女梳 손질해 지었으니 직녀의 빗을 마를재 빗소

牽牛一去後 견우가 한 번 오고 가버린 뒤에 끌견

謾擲碧空虛 속았다고 던졌네 푸른 하늘에 속일만 던질척

 

奉別蘇判書世讓 소세양 판서와 헤어지며

月下庭梧盡 달빛 머문 뜰 안에 오동잎 지나

霜中野菊黃 서리 맞은 들국화 노랗기만 해

樓高天一尺 누대는 높아선지 하늘 닿을 듯

人醉酒千觴 사람은 취하여도 술은 남아나 잔상

流水和琴冷 흐르는 물 어울려 거문고 시원

梅花入笛香 매화꽃 들은 피리 향이 실렸네 피리적

明朝相別後 밝을 아침 서로가 헤어진 다음

情與碧波長 함께한 정 파랗게 오래가겠지

 

임당 정유길

1515 吉元 林塘 鄭惟吉(1515∼1588) 東萊 林塘遺稿

夢賚亭春帖 몽뢰정 춘첩 줄뢰 표제첩

白髮先祖老判書 흰머리 할아버지 나이든 판서 ※조부:鄭光弼

閒忙隨分且安居 바쁜 건 분수 따라 느긋이 살아 바쁠망

漁翁報道春江暖 어부가 알리는 말 봄 강물 따뜻 갚을보 따뜻할난

未到花時進鱖魚 아니 이른 꽃필 때 쏘가리 놀아 쏘가리궐

 

청천당 심수경

1516 希安 聽天堂 沈守慶(1516∼1599) 豐山 左議政

定遠樓 정원루 ※함경남도 갑산에 있음

自笑浮生謾苦辛 절로 웃네 떠돈 삶 어려움 속여 속일만 매울신

年年飄泊鬢絲新 해마다 바람 맞아 수염 희어져 배댈박 살쩍빈

誰知玉帳孤眠客 누가 알까 옥 휘장 홀로 잠든 손 휘장장

曾是靑綾慣臥人 일찍이 푸른 비단 버릇들은 이 비단릉 버릇관

千里月明難度夜 천리에 달은 밝아 밤인지 몰라

一庭花落已經春 한 뜨락 꽃은 져서 벌써 봄 지나

虎頭燕頷非吾事 범 머리 제비턱은 내 일 아니라 ※위엄의 상 턱함

却恨虛名誤此身 한을 멎어 헛이름 이 그르쳐 물리칠각 그릇할오

 

봉래 양사언

1517 應聘 蓬萊 楊士彦(1517∼1584) 淸州 蓬萊詩集

秋思 가을의 생각

孤烟生曠野 외론 안개 피어나 횅한 들에서 밝을광

殘月下平蕪 남겨진 달 비추니 거친 들판을 해칠잔 거칠어질무

爲問南來雁 물으려 남쪽으로 기러긴 와도 기러기안

家書寄我無 집 편지 부쳤는지 내게는 안와

 

自輓詩 스스로 죽음을 애도하며

詩中李白酒中伶 시에선 이백이요 술로는 유령 영리할령

一去靑山盡寂寥 한번 떠나 푸른 산 다해 고요해 쓸쓸할요

又去江南楊進士 또 떠날 강남땅에 양진사라니

鷓鴣芳草雨蕭蕭 자고새 꽃다운 풀 눈물 비 쓸쓸 자고자고

※이백(701∼762) 詩仙 李太白 ※劉伶(221∼300) 竹林七賢의 한사람

 

서산대사 휴정 청허당

1520 玄應 西山 休靜 崔汝信(1520∼1604) 完山 淸虛堂集

過古寺 옛 절을 지나며

花落僧長閉 꽃이 져서 스님은 오래 문 닫고 닫을폐

春尋客不歸 봄을 찾아 손님은 아니 돌아와 찾을심

風搖巢鶴影 바람이 흔들어대 둥지 그림자 흔들릴요 집소

雲濕坐禪衣 구름에 옷을 적셔 앉아 도 닦아 봉선선 축축할습

 

踏雪野中去 답설야중거

踏雪野中去 눈 덮인 들판 길을 밞아갈 때엔 밟을답

不須胡亂行 모쪼록 아무렇겐 걷지 마소서 모름지기수

今日我行跡 오늘날 내가 걸어 남긴 발길이 자취적

遂作後人程 드디어 뒷사람의 길이 되리니 이를수 단위정

 

還鄕 시골로 돌아가

三十年來返故鄕 서른 해 지나와서 고향에 오니 돌아올반

人亡宅廢又村荒 사람 잃고 집 헐려 거친 마을이 거칠황

靑山不語春天暮 푸른 산 말을 못해 봄날은 가고 저물모

杜宇一聲來杳茫 두견새 소리 한번 아득히 오네 어두울묘 아득할망

一行兒女窺窓紙 한 무리 아이들은 창문을 기웃 엿볼규

鶴髮隣翁問姓名 흰머리 이웃노인 이름을 물어 터럭발

乳號方通相泣下 옛 부름 마침 알아 서로 우는데 울읍

碧天如海月三更 푸른 하늘 바단지 달은 삼경을 푸를벽

 

습재 권벽

1520 大手 習齋 權擘(1520∼1593) 安東 習齋集

曉行 새벽길

南村北村鷄亂鳴 남촌에 북촌에도 닭은 시끄러 닭계

東方大星如鏡明 동방에 커다란 별 밝기가 거울 거울경

山頭霧捲月猶在 산마루 안개 걷혀 달이 나왔고 말권

橋上霜凝人未行 다리 위 엉긴 서리 사람 안 다녀 엉길응

 

낙빈 이충작

1521 君貞 洛濱 李忠綽(1521∼1577) 全州 觀察使

贈僧 스님에게 보냄

白首龍驤衛 흰머리에 용양위 힘없는 벼슬 머리들양 지킬위

官閒晝掩扉 자리 한가 낮에도 문짝이 닫혀 가릴엄 문짝비

僧從三角至 스님은 삼각산서 왔다하는데

求我五言歸 나를 찾아 오언시 받아 돌아가

 

사암 박순 서경덕의 문인

1523 和叔 思菴 朴淳(1523∼1589)文忠 忠州 思菴集

送退溪先生南還 남쪽 가는 퇴계선생을 보내며

鄕心不斷若連環 고향 뜻 끊임없어 사슬과 같아 고리환

一騎今朝出漢關 말 한필 오늘 아침 서울을 나서 말탈기

寒勒嶺梅春未放 찬 고삐 고개 매화 봄 아니 펼쳐 굴레륵

留花應待老仙還 꽃 남겨 맞이하네 노신선 감에 머무를류

 

고청 서기 서경덕 이지함에게 배움

1523 待可 孤靑 徐起(1523∼1591) 利川 孤靑遺稿

傷懷呈鄭困齋 품음 다쳐 곤재 정개청에게 드림 드릴정

虞韶聞盡淳風去 우순 노래 안 들어 좋은 풍속을 풍류이름소

岐鳳鳴殘好事非 봉황 울음 사라져 아니 좋은 일 갈림길기 해칠잔

天地不回生物意 하늘땅 다시 안와 살아갈 뜻에

凍殍何處見春暉 얼어 죽어 어디나 봄빛을 보랴 주려죽을표 빛휘

 

송암 김연광

1524 彦精 松巖 金練光(1524∼1592) 金海 松巖遺稿

秋夜作 가을밤에 짓다

小窓殘月夢初醒 작은 창 조각달에 꿈을 처음 깨 해칠잔 깰성

一枕愁吟柰有情 한잠에 시름 앓아 어찌 뜻 있어 능금나무내

却悔從前輕種樹 안 뉘우쳐 앞선 날 가벼이 심음 뉘우칠회

滿庭搖落作秋聲 뜰 가득 날려 떨쳐 가을 소리를 흔들릴요

 

고봉 기대승

1527 明彦 高峰 奇大升(1527∼1572)文憲 幸州 高峰集

浮碧樓 부벽루

錦繡山前寺 비단 수논 금수산 산 앞에 절이 ※영명사 수수

大同江上樓 크게 같은 대동강 강 위에 누각 ※부벽루

江山自古今 강과 산은 스스로 예나 이제나

往事幾春秋 지난일은 몇 번의 봄과 가을이

粉壁留佳句 분바른 벽 남으니 좋은 글귀가 ※한시 가루분

蒼崖記勝遊 푸른 벼랑 새기니 잘 놀다 감을 ※이름 벼랑애

扃舟不迷路 조각배 흔들려도 길 잃지 않아 빗장경 미혹할미

余亦沂淸流 나도 또한 기수 물 맑은 흐름에 물이름기

 

縱筆(종필) 붓 가는대로

淸風動萬松(청풍동만송) 맑은 바람 움직여 소나무 모두

白雲滿幽谷(백운만유곡) 하얀 구름 가득해 그윽한 골짝

山人獨夜步(산인독야보) 산에 사람 혼자서 밤을 걷노니

溪水鳴寒玉(계수명한옥) 시냇물도 울리네 차가운 구슬

 

題扇(제선) 부채

團扇生風足(단선생풍족) 둥글부채 일으켜 바람도 많이

秋來奈爾何(추래내이하) 가을 오면 어쩌나 너를 어이해

爲君多少感(위군다소감) 자네 위해 얼마간 느낌 있는데

寒熱不同科(한열부동과) 춥고 더움 매기기 같지는 않아

 

讀書(독서) 책을 읽어

讀書求見古人心(독서구견고인심) 글을 읽어 찾아야 옛사람 마음

反覆唯應着意深(반복유응착의심) 되레 엎어 오직이 뜻 붙임 깊어

見得心來須體認(견득심래수체인) 보고서 마음 들어 꼭 몸에 익혀

莫將言語費推尋(막장언어비추심) 말로만 갖지 마라 찾기만 하여

 

上退溪先生(상퇴계선생) 퇴계 선생께 올리며

寵渥徵金馬(총악징금마) 두터운 사랑으로 금마의 부름 두터울악

恩榮覲北堂(은영근북당) 은혜 영예 뵈오니 북쪽 집에서 뵐근

塵埃凰短羽(진애황단우) 티끌속세 봉황은 깃이 짧은데 티끌애

風雨雁聯行(풍우안연행) 비바람에 기러기 줄지어 가네

喜託新知益(희탁신지익) 기쁜 맡김 새로 안 도움 되는 벗 부탁할탁

驚看別語忙(경간별어망) 놀라서 본 떠남 말 겨를이 없어 바쁠망

渾深孤露感(혼심고로감) 얼핏 깊은 외로움 이슬진 느낌 흐릴혼

延望疚中腸(연망구중장) 목 빼 바래 오랜 병 마음 가운데 오랜병구

 

別山(별산) 따로 있는 산

扶輿淸淑此焉窮(부여청숙차언궁) 수레로 맑디맑음 여기서 다해

磅礴頭流氣勢雄(방박두류기세웅) 돌은 굴러 두류산 기세 우뚝해

萬古橫天瞻莽莽(만고횡천첨망망) 만고를 하늘 질러 바라봐 빽빽

三才拱極仰崇崇(삼재공극앙숭숭) 천지인 끝을 안아 우러러 높여

元精固護張猶翕(원정고호장유흡) 알짜를 굳게 감싸 펼쳐도 뭉쳐

潛澤流行感卽通(잠택류행감즉통) 잠긴 혜택 흘러와 느낌이 뚫려

多少往來人不盡(다소왕래인불진) 웬만큼 오고가니 사람 안 그쳐

却慙靈境祕祝融(각참령경비축융) 뻔뻔히 신령 경계 여름을 숨겨

 

곤재 정개청

1529 義伯 困齋 鄭介淸(1529∼1590) 固城 愚得錄

詠懷 품음을 읊어

三椽茅屋一架書 서까래 셋 초가집 한 시렁 책이 서까래연 시렁가

百歲人生半世餘 백년에 사람살이 반이 남았네

心上經綸賢聖事 마음엔 다스릴 뜻 어진 성인 일 낚싯줄륜

世間無望冒簪裾 세상에 바램없어 비녀 벼슬 옷 비녀잠 옷자락거

 

죽각 이광우

1529 和甫 竹閣 李光友(1529∼1619) 慶州 竹閣文集

過嚴江 엄강을 지나며

風波苦海世沈淪 바람물결 힘든 바다 세상 빠트림 물놀이륜

野渡無人更問津 들에 건널 사람 없어 또 물어 나루 건널도 나루진

惟有嚴陵磯一面 오직 있어 엄자릉이 물가의 한쪽 물가기

淸風不盡閱千秋 맑은 바람 다함없이 천추를 살펴 검열할열

※嚴子陵 : 후한 광무제의 친구 富春山에 은거하여 농사짓고 낚시를 함

 

판곡 성윤해

1530 和仲 板谷 成允諧(?∼?) 昌寧

詠梅 매화를 읊어

梅花莫嫌小 매화꽃 조그마해 싫다 안하니 싫어할혐

花小風味長 꽃 작아도 풍미는 오래감이라

乍見竹外影 잠깐 보니 대밭 밖 그림자이나 잠깐사

時聞月下香 때맞춰 맡아보는 달 아래 향내

 

송계 권응인 퇴계 이황의 제자

1530 士元 松溪 權應仁(?∼?) 安東 松溪集

矗石樓 촉석루 우거질촉

漏雲微月照平波 구름사이 달 얼핏 물결을 비춰 샐루

宿鷺低飛下岸沙 해오라기 나직이 모래에 내려 해오라기로

江閣捲簾人倚柱 강가 집에 발 말아 기둥에 기대 말권 발렴 기둥주

渡頭鳴櫓夜聞多 나루머리 노 소리 밤에 더 들려 건널도 울명 노로

 

백록 신응시

1532 君望 白麓 辛應時(1532∼1585)文莊 寧越

海棠花下杜鵑啼 해당화 아래서 두견새 울어 두견이견 울제

春盡棠花晩 봄이 다해 해당화 지려 하는가 저물만

空留蜀鳥啼 하늘은 그대론데 두견새 운다

隔窓聞秋老 창 너머로 들으니 가을도 묵어

倚枕夢猶凄 자리 기대 꿈꾸니 되레 쓸쓸해 의지할의 쓸쓸할처

怨血聲聲落 피 토해 소리소리 낮아만 지나

歸心夜夜西 가고픔 밤이면 밤 더해만 간다

吾王方在疚 우리 임금 이제 끗 오래 앓는데 오랜병구

莫近上林棲 가까이 오지마라 숲에 살아라 살서

 

제봉 고경명

1533 而順 霽峰 高敬命(1533∼1592)忠烈 長興

黃白菊 노랗고 흰 국화

正色黃爲貴 정작 색깔 노란색 귀하다하고

天姿白亦奇 순수 맵시 하얀색 또한 뛰어나 맵시자

世人看雖別 세상사람 보면서 비록 나눠도

均是傲霜枝 똑같이 가지에는 서리를 맞아 고를균 거만할오

 

고담 이순인

1533 伯生 孤潭 李純仁(1533∼1592) 全義

送人 사람을 보내며

一尊今夕會 한 통술 오늘저녁 모임에 마셔 술통준

何處最相思 어느 곳 가장먼저 서로 생각해

古驛逢明月 옛 역에서 만나는 밝은 달 아래 역참역

江南有子規 강남에도 있으니 두견새 울어 법규

 

구봉 송익필

1534 雲長 龜峰 宋翼弼(1534∼1599)文敬 礪山 龜峰集

望月 달을 보며

未圓常恨就圓遲 아니 둥글 늘 한해 둥긂 더뎌서 늦을지

圓後如何易就虧 둥근 다음 어쩌나 쉽게 쭈그렁 이지러질휴

三十夜中圓一夜 서른 밤 가운데서 보름밤 하루

百年心事摠如斯 백년을 마음먹기 모두 이 같아 모두총 이사

 

山行 산에 오르며

山行忘坐坐忘行 산길 가 앉기 잊어 앉아 길 잊어

歇馬松陰聽水聲 쉬는 말 솔 그늘에 물소리 들어 쉴헐

後我幾人先我去 내 뒤에 몇 사람이 날 앞서 가나

各歸其止又何爭 따로 돌아 그 멎음 어찌 다투랴 다툴쟁

 

偶吟(우음) 우연히 읊다

花開昨日雨(화개작일우) 꽃이 피었네 어제하루 비 내려

花落今朝風(화락금조풍) 꽃은 지누나 오늘아침 바람에

可憐一春事(가련일춘사) 가엽기도 해 어느 봄날 일이라

往來風雨中(왕래풍우중) 오고가느니 비바람 가운데에

 

鳥鳴有感(조명유감) 새 울어 느끼는 마음

足足長鳴鳥(족족장명조) 새들이 짹짹 오래도 울어

如何長足足(여하장족족) 어찌해 그리 길게도 모두

世人不知足(세인불지족) 세상 사람들 족할 줄 몰라

是以長不足(시이장부족) 이래서 늘 상 넉넉지 않지

 

獨坐(독좌) 혼자 앉아

芳草掩閑扉(방초엄한비) 꽃다운 풀 가리어 싸리문 한가

出花山遲遲(출화산지지) 꽃이 피어 산에는 날이 길어가

柳深烟欲滴(유심연욕적) 버들 짙어 안개는 방울이 지려

池靜鷺忘飛(지정로망비) 못은 가만 해오라기 날기를 잊어

 

遊南嶽(유남악) 남악에서 놀며

草衣人三四(초의인삼사) 풀 옷을 걸친 서너 사람이

於塵世外遊(어진세외유) 티끌세상의 밖에서 놀아 티끌진

洞深花意懶(동심화의라) 골짜기 깊어 꽃 뜻은 나른 게으를라

山疊水聲幽(산첩수성유) 산은 겹겹이 물소리 그윽 겹쳐질첩

短嶽盃中畵(단악배중화) 짤막한 산은 술잔 속 그림 큰산악 잔배

長風袖裏秋(장풍수리추) 긴긴 바람은 소매 안 가을 소매수

白雲巖下起(백운암하기) 하얀 구름이 바위 밑 일고 바위암

歸路駕靑牛(귀로가청우) 돌아오는 길 푸른 소타고 멍에가

 

우계 성혼

1535 浩源 牛溪 成渾(1535∼1598)文簡 昌寧 牛溪集

偶吟 우음

四十年來臥碧山 마흔 해를 오면서 벽산에 누워 엎드릴와

是非何事到人間 옳고 그름 무슨 일 사람에 닿나

小堂獨坐春風地 작은 집 홀로 앉아 봄바람 맞아 앉을좌

花笑柳眠閒又閒 꽃 웃음 버들 졸아 느긋한 겨를 잠잘면

 

挽朴相國四庵 박사암(박순 1523∼1589) 상국을 애도함

世外雲山深復深 세상바깥 구름 산 깊고 깊어서 깊을심

溪邊草屋已難尋 시냇가 초가집은 찾기 어려워 찾을심

杜鵑窩上三更月 두견새 움집 위로 한밤에 달이 움집와

曾照先生一片心 일찍 비춘 선생의 한조각 마음 조각편

 

율곡 이이

1536 叔獻 栗谷 李珥(1536∼1584)文成 德水 聖學輯要

山中 산속에서

採藥忽迷路 약초 캔다 하다가 길을 헤매어 캘채 미혹할미

千峰秋葉裏 천 봉우리 가을에 낙엽 속에서 속리

山僧汲水歸 암자스님 물 길어 돌아가는데 길을급

林末茶烟起 숲 끝에 차 달이는 연기 오르네 차다

 

花石亭 화석정 ※경기도 파주에 있음

林亭秋已晩 숲 정자에 가을이 벌써 저물어 저물만

騷客意無窮 시인은 뜻을 펴려 다함이 없네 떠들소

遠水連天碧 저 멀리 물 푸름은 하늘에 닿아

霜楓向日紅 서리 단풍 붉음은 해를 바라봐 단풍나무풍

山吐孤輪月 산은 토해 외로운 동그란 달을 토할토

江含萬里風 강 머금어 만 리에 부는 바람을

寒鴻何處去 차가운 기러기는 어디로 가나 큰기러기홍

聲斷暮雲中 소리 끊겨 저무는 구름 속으로

 

求退有感 물러나며 느낌을

行藏由命豈由人 숨어가니 명이지 어찌 사람에 감출장

素志曾非在潔身 가진 뜻 아니 일찍 깨끗한 몸이 깨끗할결

閭闔三章辭聖主 이문 닫고 글 셋에 물러남 아뢰 이문려 문짝합

江湖一葦載孤臣 시골에 한 잎 갈대 외론 몸 실어 갈대위

疎才只合耕南畝 없는 재주 보태어 남녘 밭 갈아 트일소 이랑무

淸夢徒然繞北辰 맑은 꿈 부질없이 북두성 감싸 무리도 두를요

茅屋石田還舊業 초가집 자갈밭은 돌아온 옛일 띠모

半生心事不憂貧 반평생 마음둔일 가난함 몰라 근심할우

 

出城感懷詩(출성감회시) 성을 나서며

四遠雲具黑(사원운구흑) 사방 멀리 구름은 검게 됐는데 갖출구

中天日正明(중천일정명) 하늘 박힌 해만은 정말 밝아라

孤身一掬淚(고신일국루) 외로운 몸 한 움큼 눈물이 져서 움킬국

灑向漢陽城(쇄향한양성) 뿌리느니 향한 곳 서울 한양성 뿌릴쇄

 

自星山向臨瀛(자성산향임영) 성산에서 임영(강릉)을 향하여

客路春將半(객로춘장반) 나그네 길에 봄은 반 지나

郵亭月欲斜(우정월욕사) 역참 정자에 달도 기울려 역참우

征驢何處秣(정려하처말) 먼 길 갈 나귀 어디서 먹여 나귀려 꼴말

煙外有人家(연외유인가) 연기 밖에는 사람 집 있어 연기연

 

浩然亭見月(호연정견월) 호연정에서 달을 보며

天放空疎客(천방공소객) 하늘이 내친 쓸쓸한 길손 놓을방 트일소

逍遙江上山(소요강상산) 거닐어 다녀 강 위에 산을 거닐소 멀요

登臨夕陽盡(등림석양진) 올라 와보니 저녁볕 다해 오를등 다될진

月出海雲間(월출해운간) 달은 떠올라 바다 구름에

 

寄精舍學徒(기정사학도) 정사학도에게

心如盤水最難持(심여반수최난지) 마음은 물과 같아 지킴 어려워

墮塹投坑在霎時(타참투갱재삽시) 구덩이에 빠지고 던져짐 한때

爲報僉賢操守固(위보첨현조수고) 여러 어짊 알리니 뜻을 지켜서

世紛叢裏卓無移(세분총리탁무이) 세상난리 모둠 속 우뚝 서있길

 

高山九曲歌(고산구곡가) 고산구곡가

高山九曲潭(고산구곡담) 높다란 산에 아홉 구비 못 깊을담

世人未曾知(세인미증지) 세상 사람들 일찍 몰랐네 일찍증

誅茅來卜居(주모래복거) 띠 베고 오네 살만한 곳에 벨주 띠모 점복

朋友皆會之(붕우개회지) 벗들도 모두 여기 모이네

武夷仍想像(무이잉상상) 무이산으로 그려보고는 武夷山:주희의 고장

所願學朱子(소원학주자) 바라는 바라 주자를 배워

一曲何處是(일곡하처시) 첫 번째 구비 어느 곳인가

冠巖日色照(관암일색조) 갓 바위 햇살 빛깔 져 비쳐

平蕪煙斂後(평무연렴후) 너른 거칠음 연기 걷힌 뒤 거칠무 거둘렴

遠山眞如畫(원산진여화) 먼 산은 참말 그림과 같아

松間置綠樽(송간치녹준) 소나무 사이 푸른 술 차려 술통준

延佇友人來(연저우인래) 오래도 끌어 벗이 오는지 우두커니저

二曲何處是(이곡하처시) 두 번째 구비 어느 곳인가

花巖春景晩(화암춘경만) 꽃 바위 봄에 볕은 늦어져

碧波泛山花(벽파범산화) 푸른 물결에 뜨는 산꽃은 뜰범

野外流出去(야외유출거) 들판 밖으로 흘러 나가네

勝地人不知(승지인부지) 빼어난 땅을 남들 몰라서

使人知如何(사인지여하) 남들로 하여 어찌 알게 해

三曲何處是(삼곡하처시) 세 번째 구비 어느 곳인가

翠屛葉已敷(취병엽이부) 푸름 둘러쳐 벌써 잎은 펴 병풍병 펼부

綠樹有山鳥(녹수유산조) 푸르른 나무 산새는 놀아

上下其音時(상하기음시) 위로 아래로 그 소리 들려

盤松受淸風(반송수청풍) 굽어진 솔에 맑은 바람에

頓無夏炎熱(돈무하염열) 조아려 없어 여름 타는 열 조아릴돈

四曲何處是(사곡하처시) 네 번째 구비 어느 곳인가

松崖日西沈(송애일서침) 소나무 벼랑 해는 서녘에 벼랑애

潭心巖影倒(담심암영도) 못 가운데로 바위 그림자 넘어질도

色色皆蘸之(색색개잠지) 빛깔 빛깔이 다 물에 담겨 담글잠

林泉深更好(임천심갱호) 숲에 샘물은 깊어 더 좋아

遺興自難勝(유흥자난승) 남겨진 흥을 절로 못 이겨

五曲何處是(오곡하처시) 다섯째 구비 어느 곳인가

隱屛最好看(은병최호간) 숨겨 둘러쳐 가장 좋아 봬 숨길은

水邊精舍在(수변정사재) 물에 곁에는 정사 집 있어 精舍:학문하는 집

瀟灑意無極(소쇄의무극) 산뜻 깨끗해 뜻은 끝없어 강이름소 뿌릴쇄

箇中常講學(개중상강학) 낱낱 가운데 늘 익혀 배워 낱개

詠月且吟諷(영월차음풍) 달을 읊고서 시를 읊는다 읊을영 욀풍

六曲何處是(육곡하처시) 여섯째 구비 어느 곳인가

釣溪水邊閣(조계수변각) 낚시 시내에 물가의 집에

不知人與魚(부지인여어) 알지 못하네 사람과 고기

其樂孰爲多(기락숙위다) 그를 즐김이 누가 많은지 누구숙

黃昏荷竹竿(황혼하죽간) 어둑해질 때 낚싯대 메고 어두울혼 장대간

聊且帶月歸(요차대월귀) 애오라지 또 달 끼고 오네 귀울료 띠대

七曲何處是(칠곡하처시) 일곱째 구비 어느 곳인가

楓巖秋色鮮(풍암추색선) 단풍바위에 가을빛 뚜렷 고울선

淸霜薄言打(청상박언타) 맑은 서리에 엷은 말 스쳐 엷을박 칠타

絶壁眞錦繡(절벽진금수) 잘린 절벽 참 수놓인 비단

寒巖獨坐時(한암독좌시) 차운 바위에 홀로 앉을 때

聊亦且忘家(요역차망가) 애오라지 또 집을 잊었네

八曲何處是(팔곡하처시) 여덟째 구비 어느 곳인가

琴灘月正明(금탄월정명) 거문고여울 달은 참 밝아 여울탄

玉軫與金徽(옥진여금휘) 옥 기러기발 금 기러기발 기러기발진휘

聊奏數三曲(요주수삼곡) 힘입어 뜯어 두 서너 곡을 힘입을료 아뢸주

古調無知者(고조무지자) 옛날가락을 아는 이 없어

何妨獨自樂(하방독자락) 어찌 거리껴 혼자 즐기지 방해할방

九曲何處是(구곡하처시) 아홉째 구비 어느 곳인가

文山歲暮時(문산세모시) 글의 산에서 해가 저물 때 해세

奇巖與怪石(기암여괴석) 튀는 바위와 야릇한 돌이 기이할괴

雪裏埋其形(설리매기형) 눈 속에 묻혀 그 모습조차 묻을매

遊人自不來(유인자불래) 놀이하는 이 절로 안 오고 놀유

漫謂無佳境(만위무가경) 멋대로 일러 좋은 데 없네 질편할만

 

송강 정철

1536 季涵 松江 鄭澈(1536∼1593)文淸 延日 關東別曲

山寺夜吟(秋夜) 산사에서 밤에 읊다 (가을밤)

蕭蕭落木聲 우수수 떨어지는 나뭇잎 소리 맑은대쑥소

錯認爲疎雨 잘못 알아 들으니 성긴 빗소리 섞일착 알인

呼僧出門看 스님 불러 문 나서 보라했더니

月掛溪南樹 시내 남쪽 나무에 달이 떴다네 걸괘

 

松江亭 송강정

明月在空庭 밝은 달빛 빈 뜨락 가득한데도

主人何處去 주인은 어느 곳에 떠나갔는가

落葉掩柴門 떨어진 잎 사립문 덮어 가리니 가릴엄 섶시

風松夜深語 바람에 소나무는 밤 깊게 속삭

환한 달 텅 빈 뜰에 비치어 내렸는데

주인은 어디에를 떠나고 안계시나

낙엽이 사립문 덮어 바람에 솔 속삭여

 

秋日作 가을날 짓다

山雨夜鳴竹 산속 비 밤새도록 대밭을 울려 울명

草蟲秋近床 풀벌레 가을되니 침상 가까워 상상

流年那可駐 흐르는 해 어찌해 멈출 수 있나 어찌나 머무를주

白髮不禁長 흰 머리 막지 못해 길어만 가네

 

옥봉 백광훈

1537 彰卿 玉峰 白光勳(1537∼1582) 海美 玉峰集

弘慶寺 홍경사

秋草前朝寺 가을 풀밭 앞 왕조 커다란 절터

殘碑學士文 비석조각 학사들 훌륭한 문장

千年有流水 천년을 지냈으니 흐르는 물에

落日見歸雲 해 떨어져 보이네 떠가는 구름

 

富春別墅 봄날의 외딴 농막 농막서

夕陽湖上亭 저녁볕 호수 비춰 정자에 올라

春光在湖草 봄날 빛은 머무네 호수가 풀에

明月山前榭 밝은 달이 떠오른 산기슭 정자 정자사

花陰看更好 꽃그늘 바라보니 새롭게 좋아

 

송담 송남수

1537 靈老 松潭 宋枏壽(1537∼1626) 恩津 檢身要訣

松潭偶吟 송담에서 우연히 읊음 깊을담

石嶺春猶早 바위고개엔 봄이 아직 이르고

沙村雪未消 모래마을엔 눈이 아니 녹았다

鳥投溪外樹 새 숨어드니 시내 너머 나무로

人斷柳邊橋 사람 발 끊겨 버들가 다리에는

野老偏愛國 들에 늙은이 나라걱정 치우쳐

山戎久據遼 산에 오랑캐 요동 버팀 오랜데 되융 의거할거 멀요

西征健兒盡 서쪽 친다며 젊은이 다 떠나니 칠정 튼튼할건

閭巷日蕭條 마을거리는 날이 가며 쓸쓸해 이문여 거리항

 

학봉 김성일

1538 士純 鶴峯 金誠一(1538∼1593) 義城 鶴峯集

矗石樓 촉석루 ※진주에 있는 누각 우거질촉

矗石樓中三壯士 촉석루 누각 안에 세 장사 있어 씩씩할장

一盃笑指長江水 한 잔술에 웃으며 남강 물 보네 잔배

長江萬古流滔滔 긴 강은 오랜 만고 흘러넘치니 물넘칠도

波不渴兮魂不死 물결 아니 마르리 넋이 죽으랴 목마를갈 넋혼

※삼장사: 金誠一 趙宗道 李魯 / 黃進 金千鎰 崔慶會

 

월봉 유영길

1538 德純 月蓬 柳永吉(1538∼1601) 全州 月蓬集

舂杵女 방아 찧는 아가씨 찧을용 공이저

玉杵高低弱臂輕 옥공이 오르내려 여린 팔뚝에 팔비

羅衫時擧雪膚呈 비단적삼 걷으니 하얀 피부가 적삼삼 살갗부

蟾宮慣擣長生藥 달 궁궐 찧어오던 오래 사는 약 두꺼비섬 찧을도

謫下人間手法成 인간에 귀양 와서 솜씨 보이려 귀양갈적

 

고죽 최경창

1539 嘉運 孤竹 崔慶昌(1539∼1583) 海州 孤竹遺稿

山齋 산의 집

古郡無城郭 옛 고을에 없으니 둘러싼 성곽

山齋有樹林 산집에 있는 것은 나무에 수풀 재계할재

蕭條人吏散 쓸쓸히 사람벼슬 흩어져버려 벼슬아치리

隔水搗寒砧 물 건너 다듬이질 차가운 찧음 찧을도 다듬잇돌침

 

贈洪娘詩(증홍랑시) ※洪娘 : 함남홍원의 관기 고죽 최경창의 연인

相看脈脈贈幽蘭(상간맥맥증유란) 서로 보아 잇달아 난초를 보내

此去天涯幾日還(차거천애기일환) 이 떠남 하늘 멀어 언제 돌아와

莫唱咸關舊時曲(막창함관구시곡) 부르진 마 함관령 옛날 노래를

至今雲雨暗靑山(지금운우암청산) 이제껏 운우의 정 청산은 몰라

 

翻方曲(번방곡) ※홍랑의 시조를 최경창이 한역

折柳寄與千里人(절양유기여천리) 버들 꺾어 보내니 천리 길 임께

人爲試向庭前種(인위시향정전종) 해보고 바라소서 뜰 앞에 심어

須知一夜生新葉(수지일야생신엽) 어찌 알아 하루 밤 새 잎이 나면

憔悴愁眉是妾身(초췌수미시첩신) 시름에 여윈 얼굴 바로 첩의 몸

 

※홍랑이 고죽에게 보낸 시조

묏버들 가려 꺾어 보내노라 님의 손에

자시는 창 밖에 심어두고 보소서

밤비에 새잎 곳 나거든 날인가 여기소서

 

손곡 이달 허균의 스승

1539 益之 蓀谷 李達(1539∼1618(1609)) 新平 蓀谷詩集

佛日庵(贈因雲釋) 불일암(증 인운석)

寺在白雲中 흰 구름 가운데에 절이 있는데

白雲僧不掃 스님은 흰 구름을 쓸지를 않아 쓸소

客來門始開 손이 오자 비로소 문이 열리네

萬壑松花老 온 골짜기 날리는 송홧가루에 골학

 

詠畫(영화) 그림을 읊어

積雪滿山逕(적설만산경) 쌓인 눈에 가득한 산속 좁은 길

蕭蕭林葉飛(소소림엽비) 쓸쓸하게 숲에는 나뭇잎 날아

渠家在何處(거가재하처) 사는 집이 있을 터 어느 곳인지 도랑거

日暮擔樵歸(일모담초귀) 해 지니 나뭇짐에 돌아 오구나 멜담

 

詠畫2(영화2) 그림을 읊어

卦着錦囊去(괘착금낭거) 걸어놓고 떠나네 비단 주머니 주머니낭

童子隨山翁(동자수산옹) 아이가 따라가네 산 속 늙은이

微涼起林葉(미량기림엽) 서늘함 조금 일어 숲에 나뭇잎

滿山風景中(만산풍경중) 산 가득한 바람 볕 풍경가운데

 

詠畫3(영화3) 그림을 읊어

船頭下魚罾(선두하어증) 뱃머리에 내리니 물고기어망 어망증

舡尾櫓激石(강미로격석) 배꼬리 노를 저어 돌에 부딪혀 배강 노노

不知日早晩(부지일조만) 알지 못해 날이란 이르고 늦음

江煙沈翠壁(강연침취벽) 강 안개 자욱하여 푸른 절벽에

 

詠畫4(영화4) 그림을 읊어

江樹濃陰合(강수농음합) 강가 나무 짙어져 그늘을 더해

騎驢江上行(기려강상행) 나귀 타고 강 따라 걸어올라가 나귀려

漁舟向何處(어주향하처) 고깃배 나아감은 어느 곳인지

日暮風浪生(일모풍랑생) 해는 져서 물결이 일렁이는데

 

詠畫5(영화5) 그림을 읊어

新霜昨夜重(신상작야중) 새 서리 어젯밤에 많이도 내려

木落江水寒(목락강수한) 낙엽 지고 강물도 차가워졌네

舟人望秋色(주인망추색) 사공도 바라보네 가을의 빛깔

持楫下危灘(지즙하위탄) 노를 저어 내려와 거센 여울을 노즙 여울탄

 

詠畫6(영화6) 그림을 읊어

雪壓茅簷竹(설압모첨죽) 눈에 눌린 초가집 처마 대나무 처마첨

人稀村逕微(인희촌경미) 사람 드문 마을에 시골길 숨어 소로경

定是詩人住(정시시인주) 반드시 시하는 이 살고 있으리

天寒不啓扉(천한불계비) 날씨 추워 못 열어 사립문 닫혀 문짝비

 

畫鶴(화학) 학을 그리다

獨鶴望遙空(독학망요공) 외로운 학 바라봐 멀리 하늘을

夜寒拳一足(야한권일족) 밤이 추워 들었네 한쪽의 발을

西風苦竹䕺(서풍고죽총) 서쪽바람 괴로워 대나무 숲은

滿身秋露滴(만신추로적) 몸 가득 가을이슬 방울이 맺혀

 

送人(송인) 사람을 보내며

五月櫻桃熟(오월앵도숙) 오월에는 앵두가 익어만 가고

千山蜀魄啼(천산촉백제) 모든 산에 두견새 울어도 댄다

送君空有淚(송군공유루) 그대 보내 멍하니 눈물이 흘러

芳草又萋萋(방초우처처) 꽃다운 풀은 곳곳 우거졌는데

 

別意(별의) 다른 뜻

恨結丁香樹(한결정향수) 한이 서려 맺히니 정향의 나무

塵生翡翠裙(진생비취군) 티끌 속에 나오니 비취색 치마

願爲江上石(원위강상석) 바래어 되었으니 강 위에 돌로

日日望夫君(일일망부군) 날마다 바라느니 당신 그대를

 

錦江(금강) 금강

一樹棠梨葉(일수당리엽) 한 그루 팥배나무 나무 이파리

風吹落滿庭(풍취낙만정) 바람 불어 떨어져 뜰에 가득해

明朝錦江水(명조금강수) 내일 아침 금강에 강물에서는

愁對暮山靑(수대모산청) 시름겨워 마주해 저문 푸른 산

 

楓岳晴雲(풍악청운) 금강산에 갠 구름

蒼蒼谷口山(창창곡구산) 푸르고 푸른 골짝 산골짝마다

上有靑楓樹(상유청풍수) 올라보니 있으니 푸른 단풍 숲

有時起晴雲(유시기청운) 때가 있어 이느니 갠 하늘구름

忽作山頭雨(홀작산두우) 문득 지어 산머리 비를 뿌리네

 

平沙曉月(평사효월) 너른 모래 새벽달

山月照溪沙(산월조계사) 산에 뜬달 비추어 개울의 모래

曙色明如素(서색명여소) 날 새는 빛 밝히니 흰 비단 같애

不復有人行(불부유인행) 다시없이 있으니 다니는 사람

獨有聯拳鷺(독유련권로) 오직 있는 외다리 해오라기만

 

尋伽倻山(심가야산) 가야산을 찾아서

中天笙鶴下秋霄(중천생학하추소) 하늘서 신선 학이 내려온 가을

千載孤雲已寂寥(천재고운이적요) 천년을 외론구름 이미 고요해

明月洞門流水在(명월동문류수재) 달 밝은 고을어귀 흐르는 물에

不知何處武陵橋(부지하처무릉교) 알지 못해 어디가 무릉 다린지

 

病中(병중) 아픈 가운데

花時人病閉門深(화시인병폐문심) 꽃피는 때 병으로 문 닫아 깊어

強折花枝對酒吟(강절화지대주음) 억지 꺾어 꽃가지 술에 시 읊어

惆悵流光夢中過(추창유광몽중과) 슬픔은 흐른 세월 꿈같이 지나

賞春無復少年心(상춘무부소년심) 봄 즐겨 다시없어 소년의 마음

 

平調四時詞1(평조사시사1) 평조사시사

門巷淸明燕子來(문항청명연자래) 거리는 청명절로 제비 날아와

綠楊如霧掩樓臺(녹양여무엄누대) 푸른 버들 안개에 누대를 가려

同隨女伴鞦韆下(동수녀반추천하) 따르는 시녀 함께 그네아래서

更向花間鬪草廻(갱향화간투초회) 다시 향해 꽃 사이 풀싸움 했지

 

平調四時詞2(평조사시사2) 평조사시사

五色絲針倦繡窠(오색사침권수과) 다섯 빛깔 실 바늘 수놓기 겨워

玉階新發石榴花(옥계신발석류화) 고운섬돌 새로 핀 석류꽃이라

銀牀氷簟無餘事(은상빙점무여사) 은 평상 찬 삿자리 다른 일 없어

盡日南園蛺蝶多(진일남원협접다) 하루 내 남쪽 동산 나비가 많아

 

平調四時詞3(평조사시사3) 평조사시사

金井梧桐下玉䦨(금정오동하옥란) 우물가 오동나무 아래 옥난간

琵琶絃緊不堪彈(비파현긴불감탄) 비파줄 팽팽하여 못 견뎌 퉁겨

欲將寶鏡均新黛(욕장보경균신대) 거울보고 그리려 새로 눈썹을

捲上珠簾怯早寒(권상주렴겁조한) 구슬발 걷어 올려 이른 추위가

 

平調四時詞4(평조사시사4) 평조사시사

錦幕圍香寶獸危(금막위향보수위) 비단 휘장 두른 향 향로는 높아

曉粧臨鏡澁臙脂(효장임경삽연지) 새벽 화장 거울 앞 연지가 굳어

繡籠鸚鵡嫌寒重(수롱앵무혐한중) 비단 조롱 앵무새 추위가 싫어

猶向簾間覓侍兒(유향렴간멱시아) 발 사이만 보면서 돌볼 이 찾아

 

挽南格庵(만남격암) 남격암의 만사

鸞馭飄然弱水津(난어표연약수진) 난새 타고 표연히 약수나루를

君平簾下更何人(군평렴하갱하인) 엄군평 발을 내려 다시 누군가

床東弟子收遺草(상동제자수유초) 사위 제자 거두니 남겨진 원고

玉洞桃花萬樹春(옥동도화만수춘) 옥동에 복사꽃은 수만 그루 봄

 

祭塚謠 무덤제사 노래 무덤총 노래요

白犬前行黃犬隨 하얀 개 앞서가니 누런 개 따라

野田草際塚纍纍 들밭에 풀 사이로 무덤은 얽혀 사이제 맬루

老翁祭罷田間道 늙은이 제사 마쳐 밭둑길 걸어 그칠파

日暮醉歸扶小兒 해지고 취한 걸음 아이 붙들어 도울부

 

간이 최립

1539 立之 簡易 崔岦(1539∼1612) 通川 簡易集

南江夜泛 남강에서 밤에 배를 띄우고 뜰범

自余來晉州 나로서 진주에를 오고 난 다음

移月始登舟 달 바뀌어 비로소 배에 오르네

適是新年飮 때맞춰 새해맞이 술 한잔 하니

渾歟少日遊 취하여 어린 시절 놀던 생각이 어조사여

笙歌依別渚 생황 불어 노래해 헤어진 물가 생황생 물가저

燈燭見高樓 촛불 등을 보느니 높은 누에서 촛불촉

合有神仙在 보태자면 자리해 신선과 같아

它人向我來 다른 사람 날 보러 오는 것이라 다를타

 

동강 김우옹

1540 肅夫 東岡 金宇顒(1540∼1601)文貞 義城 東岡集

與鄭仁弘絶交 정인홍과 절교하며 주다 ※來庵 鄭仁弘(1535∼1623)

山人不可見 산에서 사는 사람 볼 수 없으니

山路黑如漆 산에 길 어둡기가 칠흑 같아서 옻칠

何以贈夫君 어쩌나 그대에게 보낼 것이란 보낼증

巖頭一片月 바위에 꼭대기에 한 조각달뿐 바위암 조각편

 

운곡 송한필 송익필의 동생

1540 季鷹 雲谷 宋翰弼(?∼?) 礪山

偶吟 우연히 읊다

花開昨夜雨 어제 밤 내린 비에 꽃이 피더니

花落今朝風 오늘아침 바람에 꽃이 지누나

可憐一春事 불쌍하다 할 건가 봄에 있는 일 불쌍히여길련

往來風雨中 왔다가 가버리니 비바람 속에

 

풍애 안민학

1542 習之 楓崖 安敏學(1542∼1601)文靖 廣州 楓崖集

期不至 이르지 않음을 기다리며

莞城雨初歇 완성에 비 내림이 비로소 그쳐 왕골완 쉴헐

落山淡秋山 저문 산은 말갛게 가을의 산이 묽을담

佳期隔江浦 좋은 만남 떼놓는 강가의 포구 사이뜰격

望望水雲間 바라며 바라보는 물 구름 사이

 

서애 유성룡

1542 而見 西厓 柳成龍(1542∼1607)文忠 豐山 懲毖錄

齋居有懷 집에 머물며 품은 뜻을

細雨孤村暮 가랑비 외론 마을 날이 저물고

寒江落木秋 추운 강 낙엽나무 가을이 되어

壁重嵐翠積 벽 두꺼워 산기운 푸름이 쌓여 남기람

天遠雁聲流 하늘 멀리 기러기 소리 흐른다

學道無全力 배움 길에 힘 다해 배우지 않아

臨岐有晩愁 갈림길에 서서야 늦은 시름이 갈림길기

都將經濟業 모두들 하려하는 경세제민을

歸臥水雲陬 돌아와 누웠으니 물구름 한쪽 모퉁이추

 

추연 우성전 이황의 문인

1542 景善 秋淵 禹性傳(1542∼1593)文康 端陽 理氣說

題春帖 춘첩

舊疾已隨殘臘盡 묵은 병 그침 따라 겨울도 다돼 납향랍

休祥還趁早春生 행운이 좇아오니 이른 봄 살아 아름다울휴 좇을진

眼如明鏡頭如漆 눈이란 환한 거울 머리는 까매 거울경 옻칠

最是人間第一榮 가장 맞아 사람에 으뜸의 꽃핌 꽃영

 

석봉 한호

1543 景洪 石峯 韓濩(1543∼1605) 三和 書藝家

後西江 서강 뒤에서

千頃澄波一鑑光 천 이랑 맑은 물결 거울 빛 한결 맑을징 거울감

曲欄斜倚賦滄浪 굽은 난간 기대어 창랑의 노래 난간란 비낄사

蒹葭兩岸西風急 갈대풀에 양 언덕 서풍이 빨라 갈대겸가

無數飛帆亂夕陽 수없이 돛은 날려 저녁볕 왁자 돛범

※滄浪歌 : 楚나라 屈原의 漁父辭

 

한강 정구

1543 道可 寒岡 鄭逑(1543∼1620)文穆 淸州 寒岡集

武屹夜詠 밤에 읊어

峰頭殘月點寒溪 산꼭대기 조각달 찬 시내 찍혀 해칠잔

獨坐無人夜氣凄 나 홀로 앉았으니 밤공기 썰렁 쓸쓸할처

爲謝親朋休理屐 미안하네 친한 벗 발길 끊어서 벗붕 나막신극

亂雲疊雪徑全迷 구름 어질 눈 겹겹 길을 다 몰라 지름길경

 

사명당 유정

1544 離幻 松雲 四溟堂 惟政 任應奎(1544∼1610)慈通弘濟尊者 豊川

過善竹橋 선죽교를 지나며

山川如昨市朝移 산천은 옛 같은데 저자는 바껴 어제작

玉樹歌殘問幾時 옥수가 사라진지 얼마나 됐나 ※옥수곡: 풍류곡조

落日古城春草裏 해 저문 옛 성터에 봄풀 속에서 속리

祗今惟有鄭公碑 오늘 공경 오죽이 鄭文忠 비석 ※鄭夢周 공경할지

 

題降仙亭(제강선정) 강선정에 붙여

三峽客歸去(삼협객귀거) 세 골짝에 길손 돌아가

龍臺生遠愁(용대생원수) 용의 대에 먼 시름 일어

靑山雲色暮(청산운색모) 푸른 산에 구름 빛 어둑

丹穴水聲幽(단혈수성유) 붉은 굴에 물소리 그윽 구멍혈

 

贈行脚僧(증행각승) 행각승에게

爾從江海來(이종강해래) 네가 좇으니 강 바다서 와

還從江海去(환종강해거) 다시 따르니 강 바다로 가

江海路迢迢(강해로초초) 강 바다 길은 멀고멀어서 멀초

重逢又何處(중봉우하처) 다시 만날 곳 어디가 될까

 

浮碧樓用李翰林韻(부벽루용이한림운) 부벽루에서 이한림의 운으로

三國去如鴻(삼국거여홍) 세 나라 지나 기러기같이

麒麟秋草沒(기린추초몰) 한때 기린은 가을 풀 묻혀 麒麟閣:功臣

長江萬古流(장강만고류) 기나긴 강물 만고를 흘러

一片孤舟月(일편고주월) 한 조각 외론 배인지 달은

 

靑鶴洞秋坐(청학동추좌) 청학동의 가을에 앉아

西風吹動雨初歇(서풍취동우초헐) 서풍이 불자 비는 처음 그쳐 쉴헐

萬里長空無片雲(만리장공무편운) 만 리 긴 하늘 구름 한 점 없다

虛室尸居觀衆妙(허실시거관중묘) 빈 방 꼼짝 안 해 뭇 묘함 보여

天香桂子落紛紛(천향계자락분분) 하늘 향 달빛 어지럽게 떨쳐

 

萬瀑洞(만폭동) 만폭동

此是人間白玉京(차시인간백옥경) 이건 바로 인간에 하얀 옥경이

琉璃洞府衆香城(유리동부중향성) 유리동의 관청에 뭇 향기 성이

飛流萬瀑千峰雪(비류만폭천봉설) 날아 흘러 만 폭포 천봉우리 눈

長嘯一聲天地驚(장소일성천지경) 긴 휘파람 한 소리 하늘땅 놀라

 

酬李公求語(수이공구어) 이공이 한마디 구해 답하며

懸崖峭壁無棲泊(현애초벽무서박) 깎아 걸린 벼랑 벽 발댈 데 없어

捨命忘形進不疑(사명망형진불의) 버려 잊고 목숨 몸 믿고 나아가

更向劍鋒飜一轉(갱향검봉번일전) 다시 칼끝 위에서 한 번 뒤집어

始知空劫已前時(시지공겁이전시) 비로소 아는 텅 빔 이미 눈앞 때

 

過邙山(과망산) 북망산을 지나며

太華山前多少塚(태화산전다소총) 태화산 산 앞에는 무덤 얼마나

洛陽城裏古今人(낙양성리고금인) 낙양성 성에 살던 옛 이제 사람

可憐不學長生術(가련불학장생술) 가여워라 못 배워 오래 사는 꾀

杳杳空成松下塵(묘묘공성송하진) 아득히 비워버린 솔 아래 티끌

 

歸鄕(귀향) 고향에 돌아와

十五離家三十四(십오이가삼십사) 열다섯에 집 떠나 서른네 살에

長川依舊水西來(장천의구수서래) 긴 냇물 옛날 같아 물은 서녘서

柿橋東岸千條柳(시교동안천조류) 감 다리 동쪽언덕 천 가지 버들

强半山僧去後栽(강반산승거후재) 거의 반은 중 되어 떠난 뒤 심겨

 

청계 양대박

1544 士眞 淸溪 梁大撲(1544∼1592)忠壯 南原 淸溪集

送李益之向南原 이익지를 남원으로 보내며

春來無日不思家 봄이 오니 집 생각 안 할 날 없어

家在龍城蓼水涯 집 있는 곳 용성은 여뀌 난 물가 여뀌료 물가애

松逕幾寒孤鶴夢 솔숲 길 추웠으되 외론 학 꿈을 소로경

竹窓應折早梅花 대밭 창 꺾었을 터 이른 매화꽃 꺾을절

殊方作客別懷惡 다른 땅에 객이 돼 딴 마음 나빠

岐路送君芳草多 갈린 길 그대 보내 꽃 풀도 많아 갈림길기

從此橫岡遮望眼 이 따라 언덕 놓여 바라봄 막혀 언덕강 막을차

關河不盡暮雲賖 변방에 강 끝없어 구름 아득해 아득할사

 

충무공 이순신

1545 汝諧 李舜臣(1545∼1598)忠武 德水 亂中日記

閑山島夜吟 한산섬 밤에

水國秋光暮 물의 나라 가을빛 저물어감에

驚寒雁陣高 추위 놀란 기러기 줄지어 난다 놀랄경 줄진

憂心轉輾夜 마음시름 뒤척여 잠 못 드는 밤 구를전전

殘月照弓刀 조각달이 비치니 활과 칼이라

 

陣中吟 진중에서

天步西門遠 임금행차 서문에 멀어져가고

東宮北地危 동궁세자 북녘 땅 아찔하기만

孤臣憂國日 외로운 신 나날이 나라걱정에

壯士樹勳時 장정사내 공훈을 세워야 할 때 씩씩할장 공훈

誓海魚龍動 바다에 다짐하니 어룡이 꿈틀 맹세할서

盟山草木知 산에다 맹세하니 초목도 알아 맹세할맹

雙夷如盡滅 오랑캐 쓸어내듯 없애버리면 멸망할멸

雖死不爲辭 비록 내 죽더라도 물리지 않지

 

사계 김장생

1548 希元 沙溪 金長生(1548∼1631)文元 光山 家禮輯覽

伽山逢尹正卿 가야산에서 윤정경을 만나

邂逅伽倻山 뜻함 없이 만나니 가야산에서 만날해후 절가 땅이름야

行裝帶雨痕 꾸린 차림 비 맞아 자국이 남아 꾸밀장 띠대 흉터흔

相逢方一笑 서로 만나 보고는 한번 웃고서

相對却忘言 서로 마주 멎어서 말을 잊었네

 

백호 임제

1549 子順 白湖 林悌(1549∼1587) 羅州 花史

無語別(閨怨) 말없이 헤어짐(규원)

十五越溪女 열다섯 넘은 소녀 시냇가에서 넘을월

羞人無語別 남들이 부끄러워 말없이 작별 바칠수

歸來掩重門 돌아와선 덧문을 닫아걸고서 가릴엄

泣向梨花月 울면서 바라보네 배꽃에 달을 울읍

 

浿江歌 패강의 노래

浿江兒女踏春陽 봄날 볕을 밟으니 패강아가씨 강이름패 밟을답

江上垂楊正斷腸 강위로 늘인 버들 정말 애끊어 버들양 창자장

無限煙絲若可織 끝없는 아지랑이 짤 수 있다면 실사 짤직

爲君裁作舞衣裳 그대 위해 지으리 나부낄 옷을 마를재 춤출무

 

서경 유근

1549 晦夫 西坰 柳根(1549∼1627)文靖 晉州 西坰集

題畵障 벽에 걸린 그림에 가로막을장

日暖花歟錦 햇살이 따뜻하여 꽃밭은 비단 따뜻할난

風輕柳拂絲 바람은 살랑거려 버들가진 실 떨불

尋訪應有意 찾아보아 맞이해 뜻이 떠올라 찾을심방

童子抱琴隨 아이는 따라나서 거문고 안고

 

양재 홍적

1549 太古 養齋 洪迪(1549∼1591) 南陽 荷衣集

暮春 늦은 봄

草深窮巷客來稀 풀 깊어 막힌 거리 손이 드물어 드물희

鳥啼聲中午枕依 새 울어 소리 속에 낮잠에 든다 울제

茶罷小窓無個事 차 마셔 창문가엔 딴 일이 없고 방면할파

落花高下不齊飛 꽃은 져 높은데서 날려 어수선

 

하곡 허봉 허난설헌의 오빠 허균의 형

1551 美叔 荷谷 許篈(1551∼1588) 陽川 荷谷集

謫中送朴甥 귀양지에서 박생질을 보내며 귀양갈적 생질생

爾去向庭闈 너는 떠나 뜰 있는 대궐 문으로 너이 대궐작은문위

余還掩舊扉 나는 돌려 가려진 헌 문짝 안을 나여 문짝비

重逢難自料 다시 만남 어려워 헤아려보니

一別更誰依 한번 헤져 다시는 누굴 기댈까 의지할의

北闕春雲滿 북쪽 대궐 봄 구름 한 가득인데 대궐궐

西山夕照微 서녘 산에 저녁 빛 가늘어진다 작을미

當筵欲忍淚 마땅히 대자리에 눈물 참으려 대자리연 참을인 눈물루

不覺已沾衣 못 알아 이미 벌써 눈물진 옷을 더할첨

 

선조임금 14대

1552 宣祖 李㫟(1552∼1567∼1608)昭敬 穆陵 全州

龍灣書事 용만관에서 ※의주 물굽이만

國事蒼黃日 나랏일 허둥지둥 날이면 날을 푸를창

誰能郭李忠 누가 하랴 곽재우 이순신 충성

去邠存大計 서울 떠나 남으니 커다란 꾀가 나라이름빈

恢復仗諸公 다시 가서 기대야 여러 공들께 넓을회 무기장

痛哭關山月 관문 산에 달 보며 아프게 울고 울곡

傷心鴨水風 압록강 바람 맞아 마음 다치네 오리압

朝臣今日後 조정의 신하들도 오늘 뒤로는

寧復更西東 어찌해 돌이키랴 다시 동서로

 

망우당 곽재우

1552 季綬 忘憂堂 郭再祐(1552∼1617)忠翼 玄風

退居琵琶山 비파산에 물러나 살며

朋友憐吾絶火烟 친구는 날 가련타 불 땜이 끊겨 벗붕

共成衡宇洛江邊 함께 지은 오두막 낙동강 가에 저울대형

無饑只在啖松葉 주림 없이 있으니 솔잎을 먹어 주릴기 먹을담

不渴惟憑飮玉泉 갈증 없이 기대니 옥 샘물 마셔 기댈빙

守靜彈琴心淡淡 고요해 거문고로 마음이 담담 거문고금

杜窓調息意淵淵 창 닫고 숨 고르니 뜻은 가득해 못연

百年過盡亡羊後 백년이 다 지나도 잃어버린 뒤 多岐亡羊

笑我還應稱我仙 날 비웃다 돌아서 나더러 신선

 

안몽득

1552 君遇 安夢得(1552∼?) 廣州

萬壽亭 만수정

三層樓上三行粉 삼층의 누각 위에 세 줄의 기생 층층 가루분

萬壽亭邊萬壽盃 만수정 정자 가엔 만수 축하 잔 잔배

今日莫言今日暮 오늘이라 말마라 오늘 저물어 저물모

年年今日此筵開 해마다 오늘 되니 이 잔치 열지 대자리연

 

여헌 장현광

1554 德晦 旅軒 張顯光(1554∼1637) 仁同 易學圖說

亂後歸故山 난리 뒤 고향에 돌아와서

不堪鄕國戀 못 견디게 그리워 고향산천이 견딜감 사모할연

千里策蹇驢 천리 길 나귀 몰아 절며 찾았네 절건 나귀려

節古春光滿 시절은 예와 같이 봄빛이 가득

人消境落虛 사람은 사라지니 마을은 비어 사라질소 빌허

山河風雨後 산이며 하천이며 비바람 친 뒤

日月晦塞餘 해도 달도 어두워 성채만 남아 그믐회 변방새

剝盡繁華跡 벗기어 다 없어져 번화한 자취 벗길박 많을번

渾如開闢初 흐릿해 하늘땅이 처음인 듯이 흐릴혼 열벽

 

백사 이항복

1556 子常 白沙 李恒福(1556∼1618)文忠 慶州 白沙集

寄申敬叔 신경숙에게 ※申欽(1566∼1628)

兩地俱爲放逐臣 둘이 처지 함께해 내어 쫓기니 함께구 쫓을축

中間消息各沾巾 사이 뜬 소식으로 따로 눈물을 사라질소 더할첨

淸平山下昭陽水 청평산 구비 돌아 소양강물은 밝을소

日夜西流到漢津 하루 밤 서쪽 흘러 서울 갈 텐데 나루진

 

어우당 유몽인

1559 應文 於于堂 柳夢寅(1559∼1623)義貞 高興 於于野談

貧女 가난한 아낙

貧女鳴梭淚滿腮 가난 아낙 북 울려 뺨 가득눈물 울명 북사 뺨시

寒衣初擬爲郞裁 추운 옷 처음 알아 낭군 옷 하려 헤아릴의 마를재

明朝裂與催租吏 밝은 아침 찢어줘 아전 등살에 찢을열 구실조

一吏纔歸一吏來 한 아전 겨우 보내 한 아전 오네 겨우재

 

창주 차운로 차천로의 아우

1559 萬理 滄洲 車雲輅(1559∼1637) 延安 滄洲集

東屯八詠 동둔팔영

楊花雪欲漫 버들 꽃 눈인 듯이 날리려 하고 질펀할만

桃花紅欲燒 복사꽃 붉은 것이 불붙은 듯해 사를소

繡作暮江圖 수놓아 지었으니 저문 강 그림 수수

天西餘落照 하늘의 서쪽에는 남은 해 비춰 비출조

 

소릉 이상의

1560 而遠 少陵 李尙毅(1560∼1624)翼獻 驪興 少陵集

次韻酬任叔英 임숙영의 운을 빌어 ※임숙영(1576∼1623)

已將身世人無何 이미 난 몸 세상에 사람 없을까

窮巷苔深斷客過 막힌 거리 묵혀서 길손 끊어져 거리항 이끼태

落盡小桃春寂寂 다 떨어진 복사꽃 봄은 고요해 고요할적

滿城風雨掩門多 성에 가득 비바람 많은 문 가려 가릴엄

 

죽암 허경윤 선조 때

1560 竹庵 許景胤(?∼?) 竹庵逸集

山居 산에 살며

柴扉尨亂吠 사립문에 삽살개 몹시도 짖고 섶시 문짝비 짖을폐

窓外白雲迷 창밖에 흰 구름은 떠돌아 헤매 미혹할미

石徑人誰至 돌길에 사람이면 누군가 오나 지름길경

春林鳥自啼 봄 숲에 새만 홀로 우짖기만 해 울제

 

송정 강문필

1560 松亭 姜文弼(?∼?) 晉州

應製 응해서 지음 ※微行 중이던 宣祖임금

九入蓮池蓮未實 아홉 번 연꽃 못에 연밥은 못 따 ※科擧 연밥연

三登桂殿桂無花 세 번 오른 달 궁전 꽃은 없으니 큰집전

蹉跎未遂平生業 잘못 디뎌 못 이룬 평생을 할일 넘어질차 헛디딜타

白首功名統伍家 백수로 공명 얻어 군졸 거닐어 큰줄기통 대오오

 

옥봉 이씨

1560 玉峰 李氏(?∼1592) 趙媛의 소실 玉峰集(한시32편)

閨情 규방의 정

有約來何晩 약속해 오시기가 어찌 늦나요 묶을약

庭梅落已多 뜰 매화 떨어져서 이미 많은데

忽聞枝上鵲 갑자기 들린 소리 가지 위 까치 까치작

虛畵鏡中眉 쓸데없이 그렸네 거울 안 눈썹 눈썹미

 

夢魂(贈雲江) 꿈에(운강에게 보냄)

近來安否問如何 요즈음 안부 물어 어떠하신지 아닐부

月到紗窓妾恨多 달빛어린 깁 창문 한 많은 이 몸 깁사 첩첩

若使夢魂行有跡 꿈길에 오간자취 있게 했다면 자취적

門前石路半成沙 문 앞에 돌길마저 반은 모래 돼

 

노계 박인로

1561 德翁 蘆溪 朴仁老(1561∼1642) 密陽 陋巷詞

戴勝吟 뻐꾸기소리 戴勝: 뻐꾸기 布穀

午睡頻驚戴勝吟 낮잠에 자주 놀라 뻐꾸기소리 잘수 자주빈 놀랄경

如何偏促野人心 어찌해 일깨우나 들사람 마음 치우칠편 재촉할촉

啼彼洛陽華屋角 울어도 저기 서울 멋진 집 한쪽 울제

會人知有勸耕禽 사람 모아 알리지 밭 갈라 하고 권할권 밭갈경

 

지봉 이수광

1563 潤卿 芝峰 李晬光(1563∼1628)文簡 全州 芝峯類說

途中 길을 가며 길도

岸柳迎人舞 언덕버들 춤추니 사람을 맞아

林鶯和客吟 숲 꾀꼬리 읊으니 나그네 함께

雨晴山活態 비 개여 산 모습은 살아있는 듯

風暖草生心 바람 따뜻 풀잎도 돋아나오려

景入詩中畵 경치는 펼쳐지길 시 속의 그림

泉鳴譜外琴 샘물울림 악보 밖 거문고소리

路長行不盡 길은 멀어 갈 길이 다하지 않고

西日破遙岑 서녘 해는 부수어 먼데 봉우리 멀요 봉우리잠

 

허난설헌 허균의 누나

1563 景樊 蘭雪軒 許楚姬(1563∼1589) 陽川 蘭雪軒集

江南曲 강남곡

人言江南樂 남은 말해 강남이 즐겁다 해도

我見江南愁 내가 보니 강남도 시름겹기만

年年沙浦口 해마다 모래밭에 갯가에서는

腸斷望歸舟 애끓어 바라보는 돌아오는 배

 

貧女吟 가난한 여인

豈是乏容色 어찌 옳아 가난한 얼굴빛이란 가난할핍

工鍼復工織 바느질에 길쌈도 솜씨 있는데 침침

少小長寒門 어려 작아 자라길 가난한 집에

良媒不相識 좋은 매파 서로가 알지도 못해 중매매

 

不帶寒饑色 내색하지 않으니 추위 주린 빛 띠대 주릴기

盡日當窓織 날을 다해 마땅히 창가 베틀에

惟有父母憐 여기기에 어버이 안쓰럽기도 불쌍히여길련

四隣何曾識 모든 이웃 어찌 다 알 수 있으리 이웃린

 

夜久織未休 밤을 오래 베 짜기 멈춤이 없어

戞戞鳴寒機 찰칵찰칵 울리니 차가운 베틀 창알

機中一匹練 베틀에서 짜여 진 한 필의 비단 필필 익힐련

終作阿誰衣 마침내 지어지니 누구의 옷이 언덕아

 

手把金剪刀 손에 잡은 가위를 들고 있자니 잡을파 자를전

夜寒十指直 밤은 차 열 손가락 곱아서 꼿꼿

爲人作嫁衣 남을 위해 지으니 시집갈 옷을 시집갈가

年年還獨宿 해마다 돌아옴은 홀로 지새움

 

採蓮曲 연밥을 따며

秋淨長湖碧玉流 가을 맑아 긴 호수 푸른 옥 흘러 깨끗할정

荷花深處繫蘭舟 연꽃 피어 깊은 곳 놀잇배 매여 맬계

逢郞隔水投蓮子 임을 만나 물 너머 연밥 던져서 연밥련

遙被人知半日羞 남에 알려 반나절 부끄러움만 멀요 이불피

 

無題(讖詩) 무제

碧海浸瑤海(벽해침요해) 파란바다 잠기니 푸른 옥 바다

靑鸞倚彩鸞(청난의채난) 푸른 난새 기대니 빛 고운 난새

芙蓉三九朶(부용삼구타) 부용꽃 삼구 떨기 스물일곱이

紅墮月霜寒(홍타월상한) 붉게도 떨어지네 달 서리 차게

 

閨怨1(규원1) 규원

錦帶羅裙積淚痕(금대라군적루흔) 비단 띠 비단치마 눈물 자욱이

一年芳草恨王孫(일년방초한왕손) 한해를 꽃다운 풀 왕손을 탓해

瑤箏彈盡江南曲(요쟁탄진강남곡) 옥 아쟁 타기 다해 강남곡으로

雨打梨花晝掩門(우타이화주엄문) 비를 맞은 배꽃에 문 닫힌 낮에

 

閨怨2(규원2) 규원

月樓秋盡玉屛空(월루추진옥병공) 달 누각 가을 다해 옥 병풍 비어

霜打蘆洲下暮鴻(상타노주하모홍) 서리치는 갈대 섬 기러기 내려

瑤琵一彈人不見(요비일탄인불견) 옥 비파 한번 타나 사람은 안 봬

藕花零落野塘中(우화영락야당중) 연꽃은 시들어져 들에 연못에

 

정회원

1564 大而 鄭恢遠(1564∼?) 東萊

秋日詠懷 가을날 뜻을 읊어

光陰忽忽歲將趥 세월은 훌쩍 지나 해도 지나려 타달거릴추

萬里覊愁獨依樓 만 리에 매인 시름 홀로 누대에 굴레기

鏡裏紅顔非昔日 거울 안 붉은 얼굴 옛날과 달라 예석

鬢邊華髮又今秋 구레나룻 머리칼 이제 또 가을 귀밑털빈 터럭발

寒蟬浥露求高樹 추운 매미 이슬 젖어 높은 나무로 매미선 젖을읍

旅鴈隨風落遠洲 기러기 떼 바람 따라 먼 섬에 앉아 섬주

怊悵幾年歸未得 슬프게도 몇 년을 못 돌아가니 슬플초창

故園松桂夢中幽 옛 동산 솔밭 달이 꿈속에 아련 계수나무계

 

청은 이상신

1564 而立 淸隱 李尙信(1564∼1610) 驪興

次贈尹同知 윤동지에게

直廬深夜伴燈釭 오두막집 깊은 밤 함께 등불에 오두막집려 등잔강

無事誰家酒滿缸 일없이 어느 집에 술이 있으랴 항아리항

却憶故人西澗上 생각 접고 오랜 벗 개울을 올라 물리칠각

滿山風雪掩書窓 산 가득 휘날린 눈 책 창을 가려 가릴엄

 

설사 남이공

1565 子安 雪蓑 南以恭(1565∼1640) 宜寧 雪蓑集

凌虛堂 능허당

玉人試弄江南曲 고운 이 연주하는 강남곡이라 희롱할롱

流水高山自在彈 흐르는 물 솟은 산 저절로 있어 탄알탄

塵海十年孤客耳 티끌바다 열 해에 외로운 손은

滿樓風寒露深寒 누각 가득 바람 차 이슬도 차워 다락루

 

상촌 신흠

1566 敬叔 象村 申欽(1566∼1628)文貞 平山 野言

旅燈 여관 등불

旅館殘燈夜 나그네 묵는 집에 등불 밝힌 밤 해칠잔

孤城細雨秋 외로운 옛 성에는 가을 가랑비 가늘세

思君意不盡 임을 그려 뜻함은 다함이 없어

千里大江流 천리를 커다란 강 흘러만 간다

 

次僧軸韻 스님의 운으로

躑躅花開亂燕飛 철쭉꽃 꽃이 피어 제비는 날아 머뭇거릴척촉

枯梧睡罷正忘機 거문고 베고 자다 정말 잊었나 마를고 잘수

僧來不作人間話 스님 와 하지 않는 세상살이 말

知我歸心在翠微 날 알아 마음 돌려 산에 있음을 ※翠微:山

 

수은 강항 강희맹의 5대손

1567 太初 睡隱 姜沆(1567∼1618) 晉州 睡隱集

閒居 한가히 살며

蕪菁結穗麥抽芽 장다리 이삭 패고 보리 싹 돋아 우거질청 이삭수

粉蝶飛穿茄子花 흰나비 날아 숨어 가지 꽃에서 뚫을천 연줄기가

日照疎籬荒圃淨 해 비춘 듬성한 울 거친 말간 밭 울타리리 밭포

滿園春事似田家 뜰 가득 봄날 일은 농삿집 같아 같을사

 

제호 양경우

1568 子漸 霽湖 梁慶遇(1568∼?) 南原 霽湖集

正朝寄舍 설에 집에 부치며

天時苒荏又新年 하늘 때 덧없어서 또다시 새해 풀우거질염 들깨임

到老離居益可憐 늙어 까지 떨어져 더욱 가련해 불쌍히여길련

想得讀書燈欲盡 생각에 책 읽음에 등불 꺼지려 다될진

西峰殘月草堂前 서쪽 봉 조각달은 초가집 앞을 해칠잔

 

교산 허균

1569 端甫 蛟山 許筠(1569∼1618) 陽川 惺所覆瓿藁

夜坐(야좌) 밤에 앉아서

經卷橫烏几(경권횡오궤) 경서 책 비껴 있어 검은 책상에

香煙裊鴨鑪(향연뇨압로) 향 연기 하늘거려 오리향로에

不知軒冕客(부지헌면객) 알지 못해 높다란 벼슬아치들

能似此翁無(능사차옹무) 이 늙은이 같아선 알 수 없구나

 

文集完(문집완) 문집이 완성되어

四十三年攻翰墨(사십삼년공한묵) 마흔세 해 힘들여 글 짓고 쓰니

千金弊帚枉勞心(천금폐추왕로심) 천금의 헤진 비에 지친마음만

詩文十卷方書了(시문십권방서료) 시와 글로 열권을 마침 다 썼네

從此惺翁不復吟(종차성옹불부음) 이에 따라 나 성옹 다신 안 읊어

 

寫懷(사회) 회포를 적다

凄涼楚臣夢(처량초신몽) 처량하다 초나라 신하의 꿈은

牢落野人期(뇌락야인기) 쓸쓸하다 야인의 다짐이어라

徇祿憂終在(순록우종재) 녹 드러내 걱정은 마침이 있고

歸田計已違(귀전계이위) 시골로 갈 꾀함은 이미 어긋나

靑春對芳草(청춘대방초) 푸른 봄에 마주해 꽃다운 풀을

白日見遊絲(백일견유사) 말간 날에 보느니 아지랑이를

卽此多幽興(즉차다유흥) 이만하면 많으니 그윽한 흥취

還如未病時(환여미병시) 그런 돌림 아니니 병이 들은 때

 

旅舍(여사) 객사에서

異地春將晩(이지춘장만) 다른 땅에 봄날은 저물려하고

年光奈老何(연광내로하) 나잇살은 어찌해 늙어 버렸나

林花經雨少(임화경우소) 숲속 꽃에 지나는 비는 적은데

鳥語得晴多(조어득청다) 새 소리는 날 개어 많아졌구나

身世悠悠客(신세유유객) 이내몸은 멀고 먼 나그네 되어

乾坤浩浩歌(건곤호호가) 하늘땅에 넓고 큰 노래로구나

忘生憑底物(망생빙저물) 삶을 잊고 기대니 무엇을 믿어

案上有楞伽(안상유릉가) 책상 위에 있으니 능가경이라

※楞伽經 : 석가모니가 楞伽城에서 설한 경전 如來藏思想

 

感興(감흥) 느낌이 일어

中夜起四望(중야기사망) 한밤중에 일어나 사방을 바라

晨辰麗晴昊(신신려청호) 방성 별은 곱기도 개인하늘에 ※房星

溟波吼雪浪(명파후설랑) 어둔 물결 소리쳐 하얀 눈 물결

欲濟風浩浩(욕제풍호호) 건너려니 바람은 너무나 넓어

少壯能幾時(소장능기시) 젊어 힘참 얼마나 가져갈는지

沈憂使人老(침우사인로) 걱정 빠져 사람을 늙어가게 해

安得不死藥(안득불사약) 어찌하면 안 죽는 약을 얻을까

乘鸞戲三島(승난희삼도) 난새 타고 노닐어 삼도에 가서

※房星:이십팔수의 넷째별 鸞鳥:오채깃털 오음울음 三神山:蓬萊 瀛州 方丈

 

避地連閣作八絶 1 피지연각에서 절구 여덟을 짓다

家在長陵小市東(가재장릉소시동) 장릉 집 작은 저자 동쪽에 있어

數間茅屋一年空(수간모옥일년공) 몇 칸 초가 한 해나 비워두었네

牙籤萬軸歸何處(아첨만축귀하처) 아첨 꽂 두루마리 어디로 갔나

不落溝中卽土中(불락구중즉토중) 도랑에 안 빠지면 나아가 흙 속

 

避地連閣作八絶 2 피지연각에서 절구 여덟을 짓다

朝罷天街響水蒼(조파천가향수창) 조회 마친 서울 길 푸른 물 울림

萬家花柳沸笙篁(만가화류비생황) 모든 버들에 들끓는 피리

君王一別通明殿(군왕일별통명전) 임금님 한번 떠난 통명전에는

歌舞場爲戰鬪場(가무장위전투장) 노래 춤을 추던 곳 싸움터 되네

 

避地連閣作八絶 3 피지연각에서 절구 여덟을 짓다

先子丘墳寄漢濱(선자구분기한빈) 선친의 무덤 묘를 한강 가 모셔

歲時誰是掃墳人(세시수시소분인) 세시 때 누가 바로 무덤 쓸 사람

松楸西望腸堪斷(송추서망장감단) 선영 서쪽 바라봐 애 끊김 견뎌

日暮天涯淚滿巾(일모천애루만건) 해 저무는 하늘가 눈물 흥건히

 

避地連閣作八絶 4 피지연각에서 절구 여덟을 짓다

西塞關河路幾千(서새관하로기천) 서쪽 추운 변방 강 길은 몇 천리

別來音信若爲傳(별래음신약위전) 떠나와 소리소식 어찌 전하랴

干戈滿眼身如寄(간과만안신여기) 난리로 가득한 눈 더부살이 몸

何處看雲費晝眠(하처간운비주면) 어디서 구름 보며 낮잠을 자랴

 

避地連閣作八絶 5 피지연각에서 절구 여덟을 짓다

塞北凶鋒尙未摧(새북흉봉상미최) 변방북쪽 흉한 칼 아직 안 꺾여

嶺西封豕幾時廻(영서봉시기시회) 재 서쪽 오랑캐는 언제 돌아가

煙臺日暮平安火(연대일모평안화) 봉화대 해 저물어 불빛 평안해

坐識高城賊不來(좌식고성적불래) 앉아 알아 높은 성 적은 아니 와

 

避地連閣作八絶 6 피지연각에서 절구 여덟을 짓다

千尺金城百尺壕(천척금성백척호) 천자 높이 철옹성 백 자 깊이 호

矢銛弓硬且長刀(시섬궁경차장도) 화살 예리 활 굳건 칼까지 길어

帳前擊柝軍相語(장전격탁군상어) 막사 앞 딱따기 쳐 군사 서로말

太守元來守不牢(태수원래수불뢰) 태수는 애초부터 굳게 못 지켜

 

避地連閣作八絶 7 피지연각에서 절구 여덟을 짓다

到處生涯一病僧(도처생애일병승) 어디나 사람살이 병든 한 스님

靜夜茆屋對篝燈(정야묘옥대구등) 고요한 밤 초가집 배롱 등 마주

豪華舊習鎖難得(호화구습쇄난득) 호사스런 옛 습관 끊기 어려워

明日平原約放鷹(명일평원약방응) 내일은 너른 벌판 매사냥키로

 

避地連閣作八絶 8 피지연각에서 절구 여덟을 짓다

霽江公子紫霞仙(제강공자자하선) 갠 강에 아드님은 자하선인이

一別音塵兩渺然(일별음진양묘연) 한번 떠 티끌소식 양쪽이 아득

懷憶去年今夜月(회억거년금야월) 생각 품어 지난해 오늘밤 달을

雪中聯騎訪姑泉(설중련기방고천) 눈 속에 말 나란히 고천을 찾아

 

經月殿舊基有感 월전 옛터를 지나며 느낌이 있어

紅樓別夜醉芳樽(홍루별야취방준) 홍루서 헤어진 밤 맛난 술 취해

月桂天香染彩毫(월계천향염채호) 달나라 하늘 향기 물들인 붓털

不是羿妻奔竊藥(불시예처분절약) 예의 아내 아니면 약 훔쳐 숨나

也無方朔戲偸桃(야무방삭희투도) 동방삭 또한 없어 복숭 훔칠까

羅衣化盡經秦火(나의화진경진화) 비단옷은 다하니 진나라 겪어

綺榭燒殘入賊壕(기사소잔입적호) 비단누각 타버려 적진에 들어

依舊南隣逢樂叟(의구남린봉낙수) 옛 대로 남녘이웃 노인을 만나

琵琶猶按鬱輪袍(비파유안울륜포) 비파 당겨 오히려 울륜포 타네

※羿妻 :활의 명인 예의 아내인 姮娥로 천도를 혼자 먹고 달에 달아남

※東方朔 :서왕모의 복숭아를 훔쳐 먹고 장수하여 삼천갑자 동방삭이라 함

 

석주 권필 허균의 친구

1569 汝章 石洲 權韠(1569∼1612) 安東 石洲集

過鄭松江過有感 송강 정철의 묘를 지나며

空山木落雨蕭蕭 빈산에 낙엽지고 비는 쓸쓸히

相國風流此寂寥 재상에 풍류라도 여기 고요히 쓸쓸할료

惆悵一杯難更進 슬프다 술 한 잔을 다시 못하니 슬퍼할추창

昔年歌曲卽今朝 지난해 노래가 곧 오늘아침이 예석

 

途中 길을 가며

日入投孤店 해 저물어 묵으니 외딴 집이라

山深不掩扉 산이 깊어 사립문 닫지도 않아 가릴엄 문짝비

鷄鳴問前路 닭이 울어 물으니 앞으로 갈길

黃葉向人飛 노란 잎 사람보고 날아와 닿네

 

征婦怨 아내의 슬픔

交河霜落雁南飛 강 질러 서리 내려 기러기 날아

九月金城未解圍 구월의 금성에는 에움 안 풀려 문짝비

征婦不知郞已沒 군졸아내 모르네 남편 죽은 줄 가라앉을몰

夜深猶自擣寒衣 밤 깊게 마치 절로 핫옷 다듬이 찧을도

 

동계 정온 斥和論

1569 輝遠 桐溪 鄭蘊(1569∼1641)文簡 草溪 桐溪文集

言志 뜻을 말함

生世何巇嶮 세상 살기 어찌해 험하다 할까 험준할희 험할험

三旬月暈中 열흘 세 번 한 달을 달무리 속에 열흘순 무리훈

一身無足惜 내 한 몸 아까울 것 그리 없으나 아낄석

千乘亦云窮 천승의 임금 또한 궁하다 하네 탈승

外絶勤王事 밖으로 끊겼으니 나랏일 돌봄 부지런할근

朝多賣國凶 조정엔 우글대니 나라 판 흉물 팔매

老臣何所事 늙은 신하 무엇이 할 일인 겐가

腰下佩霜鋒 허리아래 찼으니 서릿발 칼을 허리요 찰패 칼끝봉

 

청음 김상헌 斥和論

1570 叔度 淸陰 金尙憲(1570∼1652)文正 安東 淸陰全集

寄崔遲川 지천 최명길에게 보냄

成敗關天運 되고 안 됨 하늘의 운에 매이나

須看義與歸 꼭 보면 옳음으로 돌아가는 것

雖然反夙暮 비록이 아침저녁 뒤집더라도 일찍숙

未可倒裳衣 아니 되지 거꾸로 치마저고리 넘어질도 치마상

權或賢猶誤 권세에는 어짊이 오히려 잘못 그릇할오

經應衆莫違 다스림에 모두들 어길 수 없어 어길위

寄言明理士 말하니 이치 밝은 선비라 해서

造次愼衡機 잠시도 삼가기를 형평과 기미 삼갈신

 

次玄悟詩卷韻 현오 시집에서 운을 따서

到老君恩重 늙어도 임금은혜 무겁기만 해

歸田宿計非 시골로 돌아가려 오랜 꿈 버려

匡時那有策 때 바루어 어쩌면 꾀함 있을까 바룰광

遣興亦無詩 흥이 깨져 그러니 시 한수 없어 보낼견

佳節騰騰過 좋은 철 세월 따라 지나가버려 오를등

淸遊歷歷違 맑은 놀이 흘러서 어긋나버려 지낼력 어길위

春來楊柳樹 봄이 와 버드나무 물이 올라서

羨爾自舒眉 부러워서 스스로 이마를 펴네 부러워할선 펼서

 

영월 청학 휴정의 제자

1570 玄珠 詠月 淸學 洪(1570∼1654) 詠月集

懷人 품은 사람

山川重隔更堪悲 산천이 겹쳐 막혀 다시 슬픔에 사이뜰격 견딜감

回首天涯十二時 고개 돌려 하늘 끝 열두 시간을 ※12시=1일

寂寞山牕明月夜 고요 쓸쓸 산사 창 달이 밝은 밤 쓸쓸할막 창창

一相思了一相思 한 생각 마쳐서도 서로 생각이 마칠료

 

청강 조수성

1570 孝伯 淸江 曺守誠(1570∼?) 昌寧 淸江遺集

次鄭可遠韻 정가원의 운으로

飄泊天涯今幾載 바람 이는 하늘 끝 오늘로 몇 년 배댈박 물가애

再逢靑眼是關西 다시 만나 반기니 바로 관서 땅 만날봉 눈안

一宵難盡平生語 밤 하나 다 못하니 한평생 말을 밤소

把酒如何更聽鷄 술 들어 어떠하리 날이 새도록 잡을파 들을청

 

경정 이민성

1570 寬甫 敬亭 李民宬(1570∼1629) 永川 敬亭集

齋居卽事 재실에 머물며

爭名爭利意何如 이름 이끗 다투니 뜻이 무언가 다툴쟁

投老山林計未疎 늙음 둔 산 숲에는 꾀함 아니해 트일소

雀噪荒階人斷絶 참새 조잘 돌계단 사람 끊기니 참새작 떠들썩할조

竹窓斜日臥看書 대밭 창문 기운 해 누워 책 읽어 비낄사

 

북저 김류

1571 冠玉 北渚 金瑬(1571∼1648)文忠 順天 北渚集

付書瀋陽 심양에 글을 보내며

高梧葉落雨凄凄 높은 오동 잎 지니 비에 쓸쓸히 쓸쓸할처

塞路三千夢亦迷 변방 길 삼천리에 꿈도 뒤숭숭 미혹할미

欲向征人寄消息 군에 간 이에게로 소식 부치려 칠정 부칠기

一行書又萬行啼 한 줄글에 또 더한 만 줄의 눈물 울제

 

영내 조신준

1573 公著 寧耐 曺臣俊(1573∼?) 嘉興 松都雜記

閨怨 규방의 원망

金風凋碧葉 가을바람 푸른 잎 시들게 하고 시들조

玉淚鎖紅頰 고운눈물 붉은 뺨 얼룩지게 해 쇠사슬쇄 뺨협

瘦削只緣君 여윈 몰골 이처럼 낭군 때문에 파리할수 깍을삭

君歸應棄妾 낭군님 돌아오면 날 버리겠네 버릴기 첩첩

 

백사 윤훤

1573 次野 白沙 尹暄(1573∼1627) 海平 白沙集

寄東岳臺山別野 동악대산별야에 부침

聞君歸臥古楊州 들으니 그대 와서 양주에 있어 엎드릴와

細草長郊事事幽 가는 풀 자라는 들 일일이 그윽 성밖교

大笠蔽天牛背穩 큰 삿갓 하늘 가려 소등에 느긋 덮을폐 평온할온

春風京洛不回頭 봄바람 서울이라 고개 안돌려 강이름락

 

매창 이계생

1573 天香 梅窓 李桂生(1573∼1610) 扶安기생 梅窓集

贈醉客 취한 손님에게

醉客執羅衫 취한 손님 잡으니 비단저고리 잡을집 적삼삼

羅衫隨手裂 비단적삼 뿌리쳐 찢어졌는데 찢을열

不惜一羅衫 비단적삼 하나는 아깝지 않아 아낄석

但恐恩情絶 다만 걱정 은정이 끊어질까봐 두려울공

 

광해군 15대

1575 光海君 李琿(1575∼1608∼1623∼1641) 全州

在圍籬中吟 울타리 둘러싸인 가운데

本是同根何太薄 본디는 같은 뿌리 어찌 엷을까 엷을박

理宜相愛亦相哀 마땅히 서로 아껴 또한 슬퍼야

緣何脫此樊籠去 인연을 이리 벗고 갇혀 가는가 울번 대그릇롱

綠水靑山任去來 푸른 물 푸른 산은 가고 오는데 무기장

 

석곡 조박

1577 叔薀 石谷 趙璞(1577∼?) 豊壤

停舟訪淸隱 배를 대고 청은을 찾아

停船綠楊岸 배를 댄 강 언덕에 푸른 버들이

爲尋淸隱居 찾으려는 청은이 머물러 살아

溪雲連檻起 시내 구름 이어져 난간에 일고 우리함

野竹傍階疎 들에 대밭 곁으로 계단이 띄엄 곁방

鑿翠開苔逕 푸름 뚫고 열렸네 이끼 낀 길이 뚫을착 이끼태 소로경

硏朱點道書 주묵 갈아 찍혔네 도리 적힌 글

箇中塵不到 낱낱 속에 티끌이 닿지를 않아 낱개

孤坐意何如 홀로 앉은 뜻이란 어떠할는지

 

잠곡 김육

1580 伯厚 潛谷 金堉(1580∼1658)文貞 淸風 朝天日記

有感(유감) 느낌이 있어

世事不堪說(세사불감설) 세상의 일 못 견뎌 말하게 되나 견딜감

心悲安可窮(심비안가궁) 마음 슬퍼 어떻게 말로 다할까

春風雙涕淚(춘풍쌍체루) 봄바람에 두 줄기 눈물이 흘러 눈물체루

獨臥萬山中(독와만산중) 혼자만 누웠으니 온 산 가운데

 

盆松(분송) 분재 소나무

汝性本貞直(여성본정직) 너의 바탕 본래는 곧고 바른데

而今何屈曲(이금하굴곡) 이제 와서 어찌해 꺾여 굽었나 굽을굴곡

盛之白玉盆(성지백옥분) 가득 찬 하얀 백옥 화분에 있어 동이분

不若在深谷(불약재심곡) 같진 않아 있는 곳 깊은 골짜기

 

題畫3(제화3) 그림의 화제로

靑山落日時(청산낙일시) 푸른 산에서 해떨어질 때

半天霞如綺(반천하여기) 하늘 반이나 비단 같은 놀 놀하 비단기

歸帆去若飛(귀범거약비) 돌아가는 돛 날아가듯이 돛범

滿江波浪起(만강파랑기) 강에는 가득 물결이 일어 물결파랑

 

瀋陽館中(심양관중) 심양의 객사에서

物色猶冬日(물색유동일) 온갖 빛깔 오히려 겨울날인데 오히려유

年光向暮春(년광향모춘) 세월 빛은 향하니 늦은 봄철을

陰方帶殺氣(음방대살기) 그늘진 곳 띠느니 죽이는 힘에 띠대

亦能變時辰(역능변시진) 또한 하니 바꾸어 날짜 따라서 지지진

 

奉送白沙相公謫北靑(봉송백사상공적북청) 백사대감 귀양길에 올림

絶塞三千里(절새삼천리) 머나먼 변방으로 삼천 리 길을

先朝老大臣(선조로대신) 먼저 임금 모시던 늙은 대신이

含情不得語(함정부득어) 머금은 뜻을 차마 말을 못해서

落淚滿衣巾(낙루만의건) 흘린 눈물 가득 차 옷에 두건에

 

(국) 국화

繞舍循除皆種菊(요사순제개종국) 집 둘러 섬돌둘레 다 국화 심어

開窓隨處可看花(개창수처가간화) 창 여니 여기저기 꽃을 볼 수가

翻嫌堆岸黃金色(번혐퇴안황금색) 왠지 싫어 언덕이 황금빛깔이

却似貪錢富貴家(각사탐전부귀가) 돈 밝힌다 할까봐 부귀가라고

 

觀史有感(관사유감) 역사를 살펴보고

古史不欲觀(고사불욕관) 옛날 역사 않으니 보고 싶지가

觀之每逬淚(관지매병루) 이를 보면 번번이 눈물이 솟아 솟아날병

君子必困厄(군자필곤액) 군자들은 반드시 괴로움 입고 액액

小人多得志(소인다득지) 소인들은 많이도 뜻을 얻었다

垂成敗忽萌(수성패홀맹) 이루려다 부셔져 돌연 싹마저 싹맹

欲安危已至(욕안위이지) 안정되려 하다가 위태함 이미

從來三代下(종래삼대하) 내려오며 여태껏 삼대 아래로

不見一日治(불견일일치) 보지 못해 하루도 다스려짐을

生民亦何罪(생민역하죄) 사는 백성 이 또한 무슨 죄인가

冥漠蒼天意(명막창천의) 어두워 아득하니 푸른 하늘 뜻 어두울명

旣往尙如此(기왕상여차) 지난 일이 오히려 이와 같은데

而況當時事(이황당시사) 그러하니 하물며 오늘날 일은

 

택당 이식

1584 汝固 澤堂 李植(1584∼1647)文靖 德水 澤堂集

詠新燕 새로 온 제비

萬事悠悠一笑揮 모든 일 멀찌감치 한번 웃음에 멀유 휘두를휘

草堂春雨掩松扉 초당에 봄비 와서 솔문을 닫네 가릴엄 문짝비

生憎簾外新歸燕 이는 미움 발 바깥 새로 온 제비 미워할증 발렴

似向閒人說是非 느긋한 이 보고서 따지듯 하네 같을사

 

백강 이경여

1585 直夫 白江 李敬輿(1585∼1657)文貞 全州 白江集

謫路過愼伯擧 귀양길에 백거의 집을 지나며 ※愼天翊(1592∼1661)

千里江南處處花 천 리길 강남에는 곳곳에 꽃이

獨憐梅影照孤槎 홀로 핀 매화꽃이 외론 배 비춰 나무벨사

今來月出山前路 이제 오니 달뜨는 산기슭 길이

羞過西湖處士家 부끄럼 서호 지나 머문 선비 집 바칠수

 

지천 최명길 主和論

1586 子謙 遲川 崔鳴吉(1586∼1647)文忠 全州 遲川集

在瀋獄和金淸陰韻 심양 옥에서 청음 김상헌의 운으로 즙심

靜處觀群 뭇 움직임 살피니 고요한데서

眞成爛漫 참된 이룸 뚜렷이 돌아감이라 문드러질란 질펀할만

湯氷俱是水 끓는 물도 얼음도 모두 물이며 함께구

褐莫非衣 베옷이나 가죽옷 옷 아님 없어 갖옷구 베옷갈

事或隨時 일은 혹 때에 따라 다르다지만

心寧與道 마음 어찌 도리에 어긋나리오

君能 그대 능히 이 이치 깨쳤을 테니 이사

語黙各天機 말없이 따로 하세 하늘기틀을 틀기

 

동주 이민구

1589 子時 東洲 李敏求(1589∼1670) 全州 東洲集

月溪峽 월계 골짜기에서 ※광릉에 있는 시내 골짜기협

廣陵江色碧於苔 광릉의 강물 빛은 이끼보다 푸르러

一道澄明鏡面開 길 하나 맑고 밝아 거울보기 같아라 맑을징

峽岸楓林秋影裏 골짝언덕 단풍 숲 가을그림 속안을

水流西去我東來 물 흘러 서쪽으로 나는 오니 동쪽서

 

사포 이지천

1589 彈琴 沙浦 李志賤(1589∼1683) 驪興 광해군

次玄悟軸中韻 현오의 시에서 운을 따서 굴대축

物外知誰是 세상 밖을 안다면 누가 옳은지

人間問孰非 사람세상 묻느니 누가 그른지 누구숙

姑先催進酒 되면 먼저 재촉해 술 마시자고 시어미고 재촉할최

然後合言詩 그런 다음 덧붙여 시를 얘기해

綠水應無恙 푸른 물은 마주쳐 근심이 없고 근심양

靑山定不爲 푸른 산은 놓임에 할일이 없다

疎簾宜早捲 발 엉성해 마땅히 일찍이 말아 발렴 말권

雲細月如眉 가느다란 구름에 눈썹 같은 달 눈썹미

 

취미대사 수초 成三問의 후예

1590 太昏 翠微 守初 成氏(1590∼1668) 昌寧 禪門拈頌

睡起 자다가 일어나서 잘수

日斜簷影落溪濱 해 비껴 처마그늘 시냇가까지 처마첨 물가빈

簾捲微風自掃塵 발 말아 바람 조금 티끌이 쓸려 말권 쓸소

窓外落花春寂寂 창밖엔 꽃이 져서 봄은 고요해 고요할적

夢回林鳥一聲春 꿈을 깨니 수풀 새 봄의 소리가

 

소계 양성일 孝子

1590 小溪 梁誠一(?∼?)

贈人 사람에게

碧落金波淨 파란 유성 떨어진 금물결 맑고

靑桐玉露寒 푸른 오동 맺혀진 옥 이슬 차다

水流時序急 물은 흘러 세월도 따라 빠르고 차례서

霜逼鬢毛殘 서리 닥쳐 해치니 수염에 털에 닥칠핍 살쩍빈

古曲知音少 옛 음악을 들어서 아는 이 적고

浮生會面難 떠가는 삶 만나서 보긴 어려워

誰憐和氏璧 누군가 가여워라 화씨옥 얽혀 둥근옥벽

按劍却相看 칼을 들어 물리쳐 서로 보기를 누를안 물리칠각

 

미수 허목

1595 文甫 眉叟 許穆(1595∼1682)文正 陽川 東事

題蔣明輔江舍 장명보의 강가 집에 줄장 덧방나무보

水綠 강물은 파아랗게 물들인 듯이

天涯又暮 하늘 끝엔 또다시 봄이 저물어 물가애

相逢偶一醉 서로 만나 벗하여 한번 취하니

是故鄕人 모두가 옳다구나 고향사람이

 

無可無不可吟 옳음도 없고 옳지 않음도 없음을

一往一來有常數 한번 가고 한번 옴 늘 운수 따라

萬殊初無分物我 모든 다름 처음엔 너나 없으니

此事此心皆此理 이 일에 이 마음에 모두 이 이치

孰爲無可孰爲可 누굴 옳지 않다해 누굴 옳다해

 

춘포 엄의길 영월사람

1600 여종 春圃 嚴義吉(?∼?)

夜坐 밤에 앉아

谷靜無人 골짜기는 고요해 발길이 없어 자취적

庭空有月 뜰도 비어 달빛만 왔다갔구나 흉터흔

聞山犬吠 갑자기 듣노라니 산에 개 짖어 짖을폐

沽酒客敲門 술 사들고 손님이 문을 두드려 팔고 두드릴고

 

遊山寺 산사에 가서

紫陌三年客 뒤안길 삼년 걸은 지친 나그네 ※ 두렁맥

靑山一老僧 푸른 산과 함께한 나이든 스님

相逢談笑處 서로 만나 이야기 웃음이 들려

蘿月不懸燈 덩굴사이 달빛은 걸지 않은 등 소나무겨우살이라

※紫陌: 都城의 길````※蘿月: 담장이 넝쿨 사이로 보이는 달

 

윤홍찬 숙종 때

1600 尹弘璨(?∼?)

春雨 봄비 ※海東遺珠(洪世泰)

柳色雨中新 버들 색 빗속에서 새로워지나

桃花雨中落 복사꽃 비 맞고서 떨어지구나

一般春雨中 매한가지 봄비는 오는 가운데

榮悴自堪惜 피고지고 스스로 견뎌 못 견뎌 파리할췌 견딜감 아낄석

 

성계 윤집

1601 純甫 星溪 尹集(1601∼1669) 坡平

除夜 섣달그믐밤 섬돌제

半壁殘燈照不眠 벽 반에 남은 등불 깜박임에 잠 못 자 잠잘면

夜深虛館思悽然 밤 깊어 텅 빈 객관 생각하면 슬퍼져 슬퍼할처

萱堂定省今安否 어머니 살핌 두고 오늘에야 안부를 원추리훤

鶴髮明朝又一年 흰머리 내일아침 또 더한 나이 한살 터럭발

 

귀석 김득신

1604 子公 龜石 金得臣(1604∼1684) 安東 栢谷集

題畵 그림 제목으로

古木寒烟裏 오랜 나무 차디찬 연기 속에서

秋山白雲邊 가을 산은 흰 구름 곁에 머물러 가변

暮江風浪起 저문 강 바람물결 일어나는데 물결랑

漁子急回船 고기잡이 바쁘게 배를 돌리네 고기잡을어

 

우암 송시열

1607 英甫 尤庵 宋時烈(1607∼1689)文正 恩津 宋子大全

赴京 서울에 오니 나아갈부

綠水喧如怒 푸른 물 시끄러움 성이 난 듯이 의젓할훤

靑山黙似嚬 푸른 산 꼼짝 않기 토라져있어 찡그릴빈

靜觀山水意 가만히 바라보아 산수의 뜻은

嫌我向風塵 내가 바란 풍진을 싫어하기에 싫어할혐

 

초려 이유태

1607 泰之 草廬 李惟泰(1607∼1684)文敬 慶州 草廬集

藥山東臺 약산동대

藥石千年在 약산바위 천년을 버텨 서있고 약약

晴江萬里長 강 말갛게 만 리에 길게 뻗쳤다 갤청

出門一大笑 문을 나서 한바탕 크게 웃으나

獨立倚斜陽 홀로서서 기대니 기울은 햇볕 의지할의 비낄사

 

창해 허격

1607 春長 滄海 許格(1607∼1691) 陽川

戱吟 놀기를 읊음 놀희

長江一帶繞樹澄 긴 강물 한줄 둘러 나무는 맑고 두를요 맑을징

四面群山削玉層 사면에 무리 진 산 옥 깎아 쌓아 무리군 깎을삭

臨江不種桃花樹 강 가까이 안 심어 복사꽃나무 복숭아나무도

恐引漁郞入武陵 아마 어부 끌어서 무릉에 들까 큰언덕릉

 

추담 오달제 淸과 화의반대 삼학사(吳達濟 尹集 洪翼漢)

1609 季輝 秋潭 吳達濟(1609∼1637)忠烈 海州 忠烈公遺稿

思親詩 어버이 생각

風塵南北各浮萍 바람티끌 남북에 따로 떠돌아 부평초평

誰謂相分有此行 뉘 일러 서로 나눠 이 길이 있나 이를위

別日兩兒同拜母 헤어진 날 두 아들 같이 절 드려 절배

來時一子獨趨庭 오는 때 한 아들만 혼자 내 닫네 달릴추

絶裾已負三遷敎 옷자락 이미 짐 진 삼천 가르침 옷자락거 옮길천

泣線空巷寸草情 울면서 빈 거리에 한마디 풀 뜻 거리항

關塞道修西景暮 변방관문 길 가며 저문 서녘 볕 변방새

此生何路再歸寧 이 삶이란 어떤 길 다시 오려나 편안할녕

 

석담 권대운

1612 時會 石潭 權大運(1612∼1699) 安東 領議政

過古都 옛 서울을 지나며

暮雲連廢堞 저녁구름 이어진 허물어진 성 폐할폐 성가퀴첩

寒雨洗荒臺 차가운 비 씻으니 거칠어진 대 씻을세 거칠황 돈대대

山色靑依舊 산 빛은 푸르러서 그대로 옛날

英雄幾去來 영웅이 오고 가고 몇 번이더냐

 

처능대사

1617 愼守 白谷 處能 金氏(1617∼1680) 白谷集

寄呈江陽金明府 강양 김명부에게 드림 드릴정

萬壑秋雲曉 만 골짝 가을구름 날 새는 새벽 골학 새벽효

千峯落月時 천도 넘는 봉우리 달이 질 때면

相思一枕夢 서로 생각 똑같이 베갯머리 꿈

隨雁到江湄 기러기를 따라서 닿은 강물 가 물가미

 

白馬江懷古 백마강 회고

白馬波聲萬古愁 백마강 물결 소리 만고의 시름

男兒到此涕堪流 사내도 여기 와선 눈물이 흘러 눈물체 견딜감

始誇魏國山河寶 처음 자랑 위나라 산하가 보배 자랑할과

終作烏江子弟羞 끝내 오강 몸 던져 강동 부끄럼

廢堞有鴉啼落日 버린 성터 우짖는 갈까마귀만 성가퀴첩 울제

荒臺無妓舞殘秋 거친 누대 없으니 춤추는 기녀

三分割據英雄盡 셋 나눠 할거하던 영웅 사라져 나눌할 의거할거

但看西風送客舟 다만 서풍 보내니 길손 탄 배를 보낼송

 

석문 임규

1620 文仲 石門 任奎(1620∼1687) 豊川 觀察使

江村夜興 강촌에서 밤의 흥이

月黑烏飛渚 달은 어둑 까마귀 물가에 날고 물가저

烟沈江自波 안개 자욱 강에는 절로 물결쳐

漁舟何處宿 고깃배는 어디서 묵어야하나

漠漠一聲歌 아득한데 한 가락 노랫소리가 사막막

 

한희설 인조 때

1620 聖弼 韓希卨(?∼?) 府使

詠新曆 새 달력을 읊어

爾帶明年節 너는 벌써 두르니 내년의 철을 띠대

先傳世上人 먼저 미리 알리니 세상 사람에

天涯老病客 하늘 끝에 늙어서 병든 나그네 물가애

寧欲不知春 차라리 몰랐으면 봄이 온 줄을

 

신익성의 비

1620 申翊聖(1588∼1644)의 婢

懷人 품은 사람

落葉風前言 잎 떨구며 바람에 하는 말이라

寒花雨後啼 꽃 싸늘해 비 온 뒤 흐느낌이라 울제

相思今夜夢 서로 생각 오늘밤 꿈을 꾸며는

月白小樓西 달 밝힌 작은 누각 서쪽이라오

 

갈암 이현일

1627 翼升 葛庵 李玄逸(1627∼1704)文敬 載寧 葛庵集

絶筆 붓을 놓음

草草人間世 풀풀 풀잎 사람들 사는 세상에

居然八十年 머물러 살아간 지 여든의 해가

生平何所事 한 평생 일을 함에 어떠했는가

要不愧皇天 바라건대 하늘에 부끄럼 없길 부끄러워할괴

 

운곡 한우기 효종 때

1630 雲谷 韓友琦(?∼?) 郡守

山村暮景 산촌의 모경

屋上煙初起 지붕위에 연기가 비로소 일어

林間鳥欲棲 수풀사이 새들은 둥지를 찾아 살서

牧童橫短笛 목동은 비껴들어 짧은 피리를 피리적

驅犢下山蹊 송아지를 몰아서 산길 내려가 몰구 송아지독 지름길혜

 

홍세범 숙종 때

1640 洪世範(?∼?)

鎭南樓 진남루 ※경남 통영에 있음

蕭蕭風雪裡 쓸쓸히 바람에 눈 휘날림 속에

獨上鎭南樓 혼자서 오른 누각 진남루에서

水冷魚龍蟄 물 차가와 썰렁해 고기들 숨고 숨을칩

山昏鼓角愁 산 어두워 북 나팔 시름에 겹다 어두울혼

乾坤無定宅 하늘땅에 마련된 집이란 없고

江海有孤舟 강 바다에 떠가는 외론 배 있다

歲暮仍爲客 저무는 해 다시 또 나그네 되니 인할잉

悲吟欲白頭 슬프다 읊조림에 머리 희어져

 

현묵 홍만종

1643 宇海 顯黙 洪萬宗(1643∼1725) 豊山 旬五志

采蓮曲 연을 따는 노래 캘채

彼美采蓮女 저래 고운 아가씨 연밥을 따네

繫舟橫塘渚 배 매여 가로질러 연못 물가를 맬계 못당 물가저

羞見馬上郞 보기에 부끄러워 말을 탄 사내

笑入荷花去 웃음이 숨어드네 연꽃이 가네

 

몽와 김창집

1648 汝成 夢窩 金昌集(1648∼1722)忠獻 安東 左議政

水鍾寺 수종사

古寺危峰下 옛 절이 위태로운 봉우리 아래

蘿陰細路分 넝쿨그늘 좁다란 길이 나뉘네

樓臨雨江水 누각은 붙어있어 비에 강물에

簷帶半山雲 처마엔 둘러있어 반이 산 구름

帆影禪窓落 돛 그림자 선방의 창가에 지고

鍾聲過客聞 종소리는 지나는 길손이 들어

雙林屢回首 쌍림 숲에 여러 번 고개 돌리니

蒼翠漫氤氳 푸르름이 넘쳐서 기운이 성해 푸를창 기운성할인온

 

정재 박태보

1654 士元 定齋 朴泰輔(1654∼1689)文烈 潘南 定齋集

踰水落山腰 수락산 기슭을 넘으며 넘을유 허리요

溪路幾回轉 시내길 몇 번인가 돌고 돌아서

中峰處處看 봉우리에 맞추어 곳곳을 보니

苔巖秋色淨 이끼바위 가을빛 깨끗하지만 바위암 깨끗할정

松籟暮聲寒 솔바람 울림소리 차갑기만 해 소리뢰

隱日行林好 해 숨은 숲을 걸어 좋다했는데 숨길은

迷烟出谷難 안개 속 골짝 벗기 어렵기도 해

逢人問前路 사람만나 물으니 앞으로 갈길

遙指赤雲端 저 멀리 가리키는 붉은 구름 끝 멀요 바를단

 

현와 정래교

1681 潤卿 玄窩 鄭來僑(1681∼1759)

農家歎 농가의 탄식 읊을탄

白骨之徵何慘毒 백골징포 어찌해 아프고 독 해 참혹할참

同隣一族橫罹厄 한 이웃 한 가족이 액을 당하네 근심리

鞭撻朝暮嚴科督 아침저녁 채찍질 엄히 살피니 채찍편 매질할달

前村走匿後村哭 앞마을 달아나고 뒷마을 울고 숨을닉 울곡

鷄狗賣盡償不足 닭도 개도 다 팔아 갚기 모자라 개구 갚을상

悍吏索錢錢何得 모진 관리 돈 찾아 돈을 어디서 사나울한 찾을색

父子兄弟不相保 아비아들 형제로 서로 못 지켜

皮骨半死就凍獄 피골은 반쯤 죽어 언 감옥으로 얼동 옥옥

 

성호 이익

1681 子新 星湖 李瀷(1681∼1763) 驪州 星湖僿說

海居防築 바다에 방축 쌓아

穿渠移浦築防潮 도랑 뚫고 포구 옮겨 방조제 쌓아 뚫을천 도랑거

鹹減禾生盡沃饒 짠맛 줄여 벼 심어 모두 옥토로 짤함 넉넉할요

聚落仍成居井井 마을 모여 이루니 거주지 정연 모일취 우물정

鋤耰何患莠驕驕 호미로 어찌 걱정 풀포기 뽐냄 호미서 곰방메우

誰敎山澤無遺利 누 가르쳐 산과 못 이익 없다고 못택

可見平蕪免浪抛 보겠거니 거친 들 버려짐 벗어 거칠어질무 던질포

碧海桑田容易變 상전벽해 쉽게도 바꾸었으니 뽕나무상 바꿀역

良謀輸與訪芻蕘 좋은 꾀 날라주어 꼴 나무 찾아 꼴추 풋나무요

 

기은 박문수 암행어사

1691 成甫 耆隱 朴文秀(1691∼1756)忠憲 高靈 度支定例

落照 낙조

落照吐紅掛碧山 지는 해 붉은 뱉음 푸른 산에 걸리고 토할토

寒鴉尺盡白雲間 까마귀 길이 다해 하얀 구름 사이로 갈까마귀아

問津行路鞭應急 나루 물어 가는 길 채찍마저 바쁘고 채찍편

尋寺歸僧杖不閑 절 찾아 드는 스님 지팡이 쉴 새 없다 지팡이장

放牧園中牛帶影 놓아기른 동산에 소 드리운 그림자 놓을방 칠목

望夫臺上妾低鬟 남편 바래 대 올라 아낙머리 숙여져 쪽진머리환

蒼煙古木溪南路 푸른 연기 옛 나무 시내 남쪽 길에선 푸를창

短髮樵童弄笛還 짧은 머리 초동이 피리 불며 돌아가 땔나무초

 

두기 최성대

1691 士集 杜機 崔成大(1691∼?) 全義 杜機詩集

古雜曲 고 잡곡

初月上中閨 초승달이 떠올라 규방을 비춰 도장방규

女兒連袂出 계집아이 나서니 손에 손 잡고 잇닿을련 소매몌

擧頭數天星 고개 들어 세느니 하늘의 별을

星七儂亦七 별이 일곱 내 또한 일곱이라네 나농

 

농와 허채 영조 때

1696 士亮 聾窩 許采(1696∼?) 陽川

絶句 절구

志士逢時 뜻있는 선비 때 만남이 어렵고 만날봉

佳人薄命 어여쁜 여인 목숨이 짧기 쉽다 엷을박

相看一歎息 서로 보고는 기다랗게 한숨을 읊을탄

白奈何何 머리는 흰데 어찌 하오 어찌해 어찌내

 

국산 엄계흥 영조 때

1700 叔一 菊山 嚴啓興(?∼?) 寧越 菊山集

僧伽寺曉題 승가사의 새벽을 절가

泉鳴僧未起 샘물 울려 스님은 아니 일어나 울명

月出山逾靜 달이 뜨니 산속은 더욱 고요해 넘을유

倚石發孤吟 돌에 기대 내느니 외로운 읊음 의지할의

離離松桂影 멀어져간 소나무 달님그림자 계수나무계

 

서곡 고익길

1700 慶餘 西谷 高益吉(1∼1) 濟州 漢城府左尹

訪書堂有感 서당을 찾아

白髮重來坐小亭 흰머리에 다시 와 정자에 앉네

手栽桃李掩階庭 손봐온 복사 오얏 뜰 계단 덮어 심을재 가릴엄

春風物色渾依舊 봄바람에 온갖 빛 옛날 그대로 흐릴혼

壁上題名半已零 벽 위엔 시와 이름 반은 낡았네 조용히오는비령

 

혜환 이용휴 성호 이익의 조카

1708 惠寰 李用休(1708∼1782) 驪州 惠寰詩集

送申使君光洙之任漣川 사군 신광수를 연천임지로 보내며

世俗有恒言 사람 세상에 늘 있는 말이란 게

文人無所用 글을 하는 이 쓸모가 없다하네

公爲一洗之 공이 하시게 이를 씻어 주시게 씻을세

使知文人重 알게 해야지 글하는 이 무겁게

 

석북 신광수 신숙주 후손 윤두서의 사위

1712 聖淵 石北 申光洙(1712∼1775) 高靈 浮海錄

還家感賦 집에 돌아와서

半歲秦京客 반년 해를 서울서 나그네하다 벼이름진

還家懷抱新 집에 오니 품은 뜻 새로워짐이 품을회 안을포

依然候門子 문에 아이 기다림 그대로인데 물을후

不復下機人 베틀 아내 내려옴 다시없어라

有恨同貧賤 가난만을 같이 한 한은 있어도

無情隔鬼神 삶과 죽음 갈리어 뜻이 없음에

虛帷一哭罷 빈 휘장에 한번을 울고 그치니 휘장유 방면할파

廓落暮年身 나이 든 이 몸마저 쳐지게 하네 둘레곽

 

표암 강세황 시서화 三絶

1713 光之 豹菴 姜世晃(1713∼1791)憲靖 晉州 豹菴遺稿

路上有見 길에서 보고는

凌波羅襪去翩翩 결 일어 비단버선 나부껴 떠나 버선말 빨리날편

一入重門便杳然 한번 들어 겹겹 문 사라져버려 어두울묘

惟有多情殘雪在 오죽이 뜻은 많아 눈 녹다남아 해칠준

屨痕留印短墻邊 발자국 디딤 머뭇 짧은 담가에 신구 흉터흔 담장

 

이계 홍양호

1724 漢師 耳溪 洪良浩(1724∼1802)文獻 豊山 大提學

天鷄 하늘 닭

天鷄一聲 하늘 닭 한번 울어

天下鷄鳴 온 누리 닭이 우네

海色蒼蒼 바다 빛 새 파래서 푸를창

日出之光 해가 떠 빛이 나고

入表同明 드러나 함께 밝아 겉표

自我東方 우리의 동방에서

我獨先赫 우리만 먼저 빛남 붉을혁

地近扶桑 땅 가까이 부상이 ※扶桑: 해가 돋는 神木 도울부 뽕나무상

 

임서규 영조 때

1730 林瑞珪(?∼?)

月夜 달밤

琴罷雲侵壁 음악 그쳐 구름이 벽에 피어나 거문고금 그칠파

詩成月滿軒 시 이루니 걸린 달 추녀에 가득 추녀헌

夢回天已曙 꿈을 깨니 하늘은 벌써 새벽녘 새벽서

窓外衆禽喧 창밖에는 뭇 새들 지저귄다오 의젓할훤

 

청계 신흥섬 정조 때

1730 淸溪 申興暹(?∼?)

暮春 지는 봄

短短疎籬山下家 짤막짤막 트인 울 산 아래 집에 트일소 울타리리

松簷遲日鳥聲多 솔 처마 더딘 해에 새소리 시끌 처마첨 늦을지

無端昨夜前溪雨 까닭 없이 어제 밤 앞 시내 비로 바를단

落盡閒庭一樹花 다 떨군 한적한 뜰 꽃나무 하나

 

연암 박지원

1737 美仲 燕巖 朴趾源(1737∼1805) 潘南 熱河日記

極寒 모진 추위

北岳高戍削 북악산은 높아서 깎아질렀고 지킬수 깎을삭

南山松黑色 남산의 소나무는 검은 빛이라

隼過林木蕭 새매가 지나가자 숲나무 쓸쓸 새매준

鶴鳴昊天碧 학 울어 높은 하늘 푸름 속으로 하늘호

 

元朝對鏡 설날아침 거울을 보며

忽然添得數莖鬚 갑자기 보태 붙은 몇 가닥수염 줄기경 수염수

全不加長六尺軀 그대로 더함 없는 여섯 자 키에 몸구

鏡裏顔容隨歲異 거울 속 얼굴 모습 해 따라 달라

穉心猶自去年吾 어린 마음 내게서 떠나버린 나 어릴치

 

금석 박준원

1739 平叔 錦石 朴準源(1739∼1807)忠獻 潘南 錦石集

看花 꽃을 보며

世人看花色 세상사람 꽃을 봐 빛깔로 따져

吾獨看花氣 나 혼자 꽃을 봄에 숨결을 보지

此氣滿天地 이 숨결 가득채운 하늘과 땅에

吾亦一花卉 나 또한 한 떨기로 꽃과 풀이지 풀훼

 

형암 이덕무 四家詩人(박제가 유득공 이서구 이덕무)

1741 懋官 炯庵 李德懋(1741∼1793) 全州 靑莊館全書

嬋娟洞 선연동 고울선 예쁠연

嬋娟洞草賽羅裙 고운 골에 풀이나 비단치마지 굿할새 치마군

剩粉遺香暗古墳 남은 분 향기 남은 모를 옛무덤 남을잉 무덤분

現在紅娘休詑艶 살아있는 아가씨 자랑 말아라 자랑할이 고울염

此中無數舊如君 이 가운데 많이도 그대 같았지

 

영재 유득공

1748 惠風 冷齋 柳得恭(1748∼1807) 文化 渤海考

送李時叔南歸 이시숙이 남쪽에 돌아감에 보내며

連天草色晩 하늘 이어 풀빛에 늦은 저묾이 저물만

離別欲依依 헤어지네 기대고 기대려고 해

千里南歸客 천리 길 남쪽으로 돌아간다네

三韓一布衣 삼한 땅에 한 벌의 삼베옷으로 베포

春雲鴻雁杳 봄 구름에 기러기 떠나가지만 큰기러기홍 기러기안

湖水鯉魚肥 호수 물에 잉어는 살이 오르지 잉어리

滿地梨花白 땅 가득 배꽃피어 하얀빛인데

皆君去後飛 다 그대 떠난 다음 날리겠구나

 

초정 박제가 庶出 연암 박지원의 제자

1750 次修 楚亭 朴齊家(1750∼1805) 密陽 檢書官 北學議

曉坐書懷 새벽에 앉아 글을 품어

掘地得黃金 땅을 파서 황금을 얻었는데도 팔굴

萬斤空餓死 만근이라 공연히 굶어서죽고 주릴아

入海採明珠 바다에 들어가서 명주를 캐니 캘채 구슬주

百斛換狗矢 백 섬이나 되는데 개똥과 바꿔 열말곡

狗矢尙可糞 개똥으로 오히려 거름이 되나 屎똥시 똥분

明珠其奈何 명주는 그것으로 무엇을 하나

陸貨不通燕 육지 재화 연경과 통하지 않고 연나라연

海賈不輸倭 바다 장사 왜국서 실어옴 없어 장사고 일본왜

譬如野中井 대보면 들 가운데 우물과 같아 비유할비

不汲將自渴 긷지 않아 저절로 마르려하지 길을급

安貧不在寶 안빈낙도 보물에 있지 않아서

生理恐日拙 삶의 도리 두려움 날로 서툴까 서투를졸

太儉民不樂 너무 검소 백성들 즐기지 않고 검소할검

太窶民多竊 아주 가난 백성들 훔침 많아져 가난할구 훔칠절

 

박령

1750 朴坽(?∼?)

山齋 산속의 재실

皎皎月侵床 하얀 밝은 달빛이 잠자리 들어 달빛교

蕭蕭風動竹 썰렁 맑은 바람이 대밭 흔들어

幽人意悄然 숨은 사람 뜻함에 시름겨워서 근심할초

獨夜寒齋宿 홀로 밤을 차갑게 지새우기만

 

성기 승려

1750 聖機(?∼?)

宿江頭 강 머리에 묵으며

落雁下長洲 내려앉는 기러기 긴 섬 아래로 섬주

風帆歸遠浦 바람맞는 돛배는 먼 포구 돌아 돛범

夜宿暮江頭 밤을 묵어 저물어 강물 머리에

寒風秋夜雨 추운바람 가을밤 비도 내리나

 

김시모 정조 때

1750 金時模(?∼?)

郊居 성 밖에 살며

門深樓院雪 문 깊어 누각서원 눈이 쌓이고

溪轉道峰陰 내는 돌아 도봉산 그늘진 데를

野老閒如鹿 들 늙은이 한가해 사슴인 듯이

日高方出林 해 높아야 이제 막 수풀을 나와

 

이성천 정조 때

1750 李性天(?∼?)

漫興 흥이 넘쳐

偶出靑山裏 뜻함 없이 나오니 푸른 산에서 짝우

仍來湖水邊 이에 나서 왔으니 호수 가에로 인할잉

坐看山水色 앉아서 쳐다보네 산 빛 물빛을

還與白鷗眠 흰 갈매기 더불어 돌아와 잠을 갈매기구

 

영수각 서씨

1755 令壽閣 徐氏(?∼?) 洪仁謨(1755∼1812)의 아내

聽蟬 매미소리 들으며

捲簾高閣聽鳴蟬 발 걷어 높은 집에 매미울음이 말권 발렴

鳴在淸溪綠樹邊 맑은 시내 울림에 푸른 나무 곁

雨後一聲山色碧 비 온 다음 한소리 산 빛 푸르러

西風人倚夕陽天 서풍에 기댄 사람 저녁볕 하늘 의지할의

 

금릉 남공철

1760 元平 金陵 南公轍(1760∼1840) 宜寧 大提學 金陵集

茅亭一架成 초가정자 짓고서 띠모 시렁가

閒寂堪逃俗 한적해도 견디니 세상 달아나 견딜감 달아날도

淹留幾日回 엎어져 머무르니 며칠이 흘러 담글엄 머무를류

愁多憑酒散 시름 많아 술에다 기대어 풀고 기댈빙

病不厭花開 병이란 꽃 피움에 물리지 않아 싫을염

鹿臥松陰靜 사슴 누워 솔 그늘 가만히 있고

龍吟雨氣來 용이 앓아 빗방울 내리려 한다

茅亭新入望 초가정자 새로워 들어와 보니

突兀出浮埃 갑작스레 우뚝 서 티끌에 떴네 갑자기돌 우뚝할올 티끌애

 

담정 김려

1766 士精 藫庭 金鑢(1766∼1822) 延安 牛海異魚譜

上元俚曲 상원(정월보름)의 속된 곡 속될리

元宵月色劇淸圓 정월보름 밤 달빛 참 맑게 둥글 밤소 심할극

先見生男古老傳 먼저 봐 아들 낳아 오랜 노인 말

抵事南隣老處子 남쪽이웃 일 있어 나 든 아가씨 거스를저

背人無語淚泫然 사람 뒤로 말없이 눈물 흘리나 눈물루 빛날현

 

자하 신위

1769 漢叟 紫霞 申緯(1769∼1845) 平山 紫霞詩集

子規啼 두견새 울어 울제 ※李兆年(1269∼1343) 이화에 월백하고

梨花月白五更天 배꽃에 달이 밝아 하늘은 오경

啼血聲聲怨杜鵑 피울음 소리소리 두견새 슬퍼 두견이견

儘覺多情原是病 정이 정작 병임을 다 깨닫고서 다할진

不關人事不成眠 사람일 아닌데도 잠을 못 이뤄 잠잘면

 

觀劇詩 二首 연극을 보고 2수

春香扮得眼波秋 춘향으로 꾸밈에 눈길은 추파 꾸밀분

扇影衣紋不自由 부채그림 옷 무늬 어딘가 어색 부채선 무늬문

何物龍鐘李御史 무슨 물건 뛰어나 이도령일까 쇠북종

至今占斷劇風流 이제껏 혼자차지 연극의 풍류 연극극

 

激賞時時一聲哄 보곤 좋다 때때로 한 소리 들썩 떠들썩할홍

廣庭人海疊人山 넓은 뜰 사람바다 쌓여 사람 산 겹쳐질첩

今宵莫漫勤添炬 오늘밤 부지런히 횃불 더 밝혀 질펀할만 횃불거

早有雲頭掛月彎 일찍이 구름머리 굽은 달 걸려 굽을만

 

蝴蝶靑山去(호접청산거) 나비는 청산으로

蝶與靑山(백호접여청산거) 하얀 나비 더불어 푸른 산 가자

黑蝶團飛共入(흑접단비공입산) 검은 나비 뭉쳐서 함께 산으로

行行日暮花堪宿(행행일모화감숙) 가다가 해 저물면 꽃에서 자고

情時葉宿(화박정시엽숙환) 꽃에서 푸대접엔 잎에서 자자

 

冬之夜 황진이 시조

截取冬之夜半强 잘라내 겨울일랑 밤의 반 억지로라

春風被裏屈蟠藏 봄바람 이불아래 서리게 넣었다가

燈明酒煖郞來夕 밝혀 술을 데워 낭군님 오신 밤에

曲曲鋪成折折長 굽이굽이 펴리니 꺾어꺾어 길어서

 

※황진이의 시조

冬至ㅅ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 내여

春風 니불 아래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론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임연 이양연

1771 晉叔 臨淵 李亮淵(1771∼1853) 全州 枕頭書

夜夢 밤에 꿈을 꿈

鄕路千里長 고향 길은 천리 길 멀고먼데도

秋夜長於路 가을밤은 길 보다 더욱 길어서

家山十往來 고향 산에 열 번을 왔다갔는데

簷鷄猶未呼 처마에 닭 오히려 울지도 않아 처마첨 부를호

 

兒莫啼 아이야 울지 마라

抱兒兒莫啼 아이 안아 아이야 울지 말아라

杏花開籬側 살구꽃이 피었네 울타리 곁에 살구행 울타리리

花落應結子 꽃이 지면 마땅히 살구가 달랑

吾與爾共食 나랑 너랑 둘이서 나누어먹자 너이

 

정일당 강씨 姜希孟의 후손 姜在洙의 딸

1772 靜一堂 姜氏(1772∼1832) 晉州 靜一堂遺稿

聽秋聲

萬木迎秋氣 모든 나무 맞이해 가을 기운을 맞이할영

蟬聲亂夕陽 매미소리 시끄러 지는 볕에도 매미선

沈吟感物性 빠져 읊어 느끼니 만물 바탕을 가라앉을침

林下獨彷徨 수풀아래 혼자서 거닐어 노네 거닐방 노닐황

 

연천 홍석주

1774 成伯 淵泉 洪奭周(1774∼1842)文簡 豊山 淵泉集

初乘海舶 처음 탄 바다 배 큰배박

見小常憶大 작은 것 볼 때도 늘 큰 걸 생각해 생각할억

乘危却羨安 위험 타고 느긋함 부러워 마라 물리칠각 부러워할선

平生觀水志 한평생 물 보고자 뜻함이 있어

此日望洋嘆 오늘에 큰 바다를 보며 탄식해 탄식할탄

地軸於斯盡 땅의 축 여기에서 다함이더냐 굴대축

天衢似許寬 하늘 길 받아들여 넓기만 하다 네거리구 너그러울관

長年惟恃汝 오랜 해를 생각해 너를 믿으니 믿을시

愼莫輕波瀾 삼가 말라 가벼이 물결 일렁임 물결란

 

외와 최림

1779 贊夫 畏窩 崔琳(1779∼1841) 慶州 畏窩集

贈友人 벗에게 주다

白日有朝暮 밝은 해에게도 아침저녁 따로 있고

靑山無古今 푸른 산이지만 옛날 지금 다름없다

一樽榮辱外 한통 술이 있어 영달치욕 바깥인데 술통준 욕될욕

相對細論心 서로 맞서 조금 따져 마음이야 어찌 가늘세

 

추사 김정희

1786 元春 秋史 金正喜(1786∼1856) 慶州 阮堂集

秋庭 가을 뜨락

老人看黎席 늙은이 지키느니 새벽잠자리 검을려

滿屋秋陽明 집안가득 가을볕 밝게도 들어

鷄逐草蟲去 닭은 냅다 풀벌레 쫓아다님에 쫓을축

菊花深處鳴 국화꽃 깊은데서 불렀을 줄을 울명

 

果寓即事(과우즉사) 머물러 살다보니 머무를우

庭畔桃花泣(정반도화읍) 뜨락 두둑 복사꽃 눈물을 흘려 두둑반

胡爲細雨中(호위세우중) 어찌하여 가랑비 빗속에 울어

主人沈病久(주인침병구) 주인님 못 헤어나 병든 지 오래

不敢笑春風(불감소춘풍) 어쩌다 웃지 못해 봄바람에도

 

謝菊(사국) 국화에 감사함

暴富一朝大歡喜(폭부일조대환희) 한 아침 벼락부자 너무나 기뻐

發花箇箇黃金毬(발화개개황금구) 꽃 피어 하나하나 황금덩어리

最孤澹處穠華相(최고담처농화상) 외롭게 담박한 곳 멋진 얼굴로

不改春心抗素秋(불개춘심항소추) 안 바꾼 봄날마음 가을을 버텨

 

水仙花(수선화) 수선화

一點冬心朶朶圓(일점동심타타원) 한 점의 겨울마음 송이 동글해

品於幽澹冷雋邊(품어유담냉준변) 그윽 담박 기품에 맑고 빼어나

梅高猶未離庭砌(매고유미리정체) 매화는 고상해도 매인 뜰 섬돌

淸水眞看解脫仙(청수진간해탈선) 맑은 물에 참다워 해탈한 신선

 

棲碧亭秋日(서벽정추일) 서벽정의 가을날 살서

孤亭同菌小(고정동균소) 외로운 정자 버섯만하나 버섯균

佳境似蔗甘(가경사자감) 멋있는 곳에 좋기만 하다 사탕수수자

將身欲入石(장신욕입석) 몸을 두려고 돌에 들려니

人語出碧嵐(인어출벽람) 사람 말 들려 푸른 산기운 람기람

 

棲碧亭秋日(서벽정추일) 서벽정의 가을날

幽洞螺旋入(유동라선입) 그윽한 골짜기를 빙 돌아드니

細泉潑乳紅(세천발유홍) 가는 샘에 솟아나 불그레한 젖 뿌릴발

禽鳥似持世(금조사지세) 온갖 새 마냥 같아 세상을 가져

晝陰石壇空(주음석단공) 낮 그늘에 돌단은 비어있는데

春來厭繁華(춘래염번화) 봄이 오면 싫으니 뒤섞인 빛깔 싫을염

愛此秋玲瓏(애차추영롱) 이를 아껴 가을에 맑고 깨끗함 옥소리롱

人癯如枯木(인구여고목) 사람이 여위어서 마른 나무니 여윌구

前身應老楓(전신응노풍) 앞 세상 몸은 마침 늙은 단풍에

 

悼亡(도망) 죽음을 슬퍼하며

那將月姥訟冥司(나장월모송명사) 어찌하랴 달 노파 저승에 따져

來世夫妻易地爲(내세부처역지위) 다음세상 남편아내 입장 바꾸랴

我死君生千里外(아사군생천리외) 내 죽고 그대 살아 천리 밖이면

使君知我此心悲(사군지아차심비) 그대는 알게 되리 슬픈 이 마음

 

與黃山東籬宿石瓊樓(여황산동리숙석경루) 황산동리와 함께 머물며

入室常疑雨(입실상의우) 집에 들어 언제나 비가 오는지

無煩繪水聲(무번회수성) 어렵잖게 그리네 물소리까지

晴林朝合爽(청림조합상) 갠 숲에 아침 맞아 시원함이며

陰壑夜生明(음학야생명) 그늘골짝 밤에도 밝기만하다

鄭重名山業(정중명산업) 묵직해 이름난 산 산속의 일이

飄然不世情(표연불세정) 날리듯 해 아니네 세상인정이

松風凉到骨(송풍량도골) 솔바람 서늘하여 뼛속에 닿아

詩夢百般淸(시몽백반청) 시 떠올라 모두가 깨끗하기만

 

의주기생

1790 義州妓(?∼?)

別權判書尙愼 권상신(1759∼1824) 판서와 헤어지며

去去平安去 가도 가도 편안히 떠나가세요 / 평안도를 떠나

長長萬里多 멀고멀어 만 리가 넘는다 해도 /오래 말린다 해서

瀟湘無月夜 소상강엔 없으니 달밤이란 게 강이름소상

孤叫雁聲何 홀로 외쳐 어쩌나 기러기소리 부르짖을규

 

학남 한진계

1792 大臨 鶴南 韓鎭棨(1792∼?) 西原

田舍翁 시골노인

衰年聽子小商量 늙은 나이 자식 말 적이 헤아려 쇠할쇠 헤아릴상

百劇千忙了自忘 온갖 짓 모든 바쁨 절로 잊혀져 심할극 바쁠망

向午手持蠅拂子 낮에는 손에 들어 파리채려니 가질지 파리승 떨불

綠槐樹下臥乘凉 홰나무 푸름 아래 누워 서늘해 홰나무괴

 

해거재 홍현주

1793 世叔 海居齋 洪顯周(1793∼1865)孝簡 豊山 海居詩集

偶吟 우음

旅夢啼鳥喚 나그네 꿈을 새가 울어 깨우고 부를환

歸思繞春樹 돌아갈 생각 봄이 둘러 세운다 두를요

落花滿空山 떨어진 꽃잎 빈산에 가득하니

何處故鄕路 어디로 가야 고향 가는 길인지

 

노사 기정진

1798 大中 蘆沙 奇正鎭(1798∼1879)文簡 幸州 蘆沙文集

處世 세상 살며

處世柔爲貴 세상 살며 부드러움 귀하게 여겨

剛强是禍基 굳셈이란 이게 바로 재앙의 바탕

發言常欲訥 말을 꺼내 언제나 더듬으려 해 말더듬을눌

臨事當如癡 일에 대여 마땅히 어리석은 듯 어리석을치

急地常思緩 급한 곳에 언제나 생각 느긋이 느릴완

安時不忘危 편안할 때 잊지 마 위태로움을

一生從此計 한평생 따라 좇아 이러한 꾀를

眞個好男兒 참으로 칠 수 있어 호남아라고 ※湖南兒

 

소유 권용정

1801 宜卿 小游 權用正(1801∼?) 安東

情人 정인

風停雲歇海靑休 바람 자 구름 쉬어 매도 그치는 쉴헐 海東靑

天半高峰嶺上頭 하늘 반인 높은 봉 고갯마루로

若道情人那邊在 만약 말해 정인이 어디 있다고 어찌나 가변

我行應不少遲留 나는 가지 마땅히 늦지 않게끔 늦을지 머무를류

 

우선 이상적 추사 김정희의 문인 역관

1804 惠吉 藕船 李尙迪(1804∼1865) 牛峯 恩誦堂集24권

題路傍去思碑 길가의 비석

去思橫斂刻碑錢 떠날 때면 거두니 비석 새길 돈 거둘렴 돈전

編戶流亡孰使然 엮어도 잃어버려 누가 하는지 엮을편

片石無言當路立 조각돌은 말없이 길에 섰는데 조각편

新官何以舊官賢 신관사또 어떨까 구관이 낫나 어질현

 

김삿갓 김병연

1807 蘭皐 金笠 金炳淵(1807∼1863) 安東 金笠詩集

元生員 원생원

日出猿生原 해가 뜨니 원숭이 들에 나오고 元生員

黃昏蚊簷至 해질녘엔 모기가 처마에 모여 文僉知

猫過鼠盡死 고양이가 지나가 쥐는 다 죽고 徐進士

夜出蚤席射 밤에 나온 벼룩이 자리에서 쏴 趙碩士

 

看山 산을 보며

倦馬看山好 게으른 말 좋으니 산을 보는데 게으를권

停鞭故不加 채찍 멈춰 그러니 치지도 않지 채찍편

岩間纔一路 바위 새로 나있어 겨우 길하나 겨우재

烟處或三家 연기 낀 곳 어쩌면 집이 석 집이

花色春來矣 꽃빛깔 바라보니 봄은 와있고

溪聲雨過耶 시내소리 들으니 비도 지났네

渾忘吾歸去 흐릿하여 잊으니 내 돌아갈 길 흐릴혼

奴曰夕陽斜 종이 일러 저녁 해 기울었다네 비낄사

 

自嘆 스스로 탄식

九萬長天擧頭難 구만리 먼 하늘에 고개 들기 어려워

三千地濶未足宣 삼천리 땅이 넓어 발을 펴지 못하니 베풀선

五更登樓非翫月 오경에 누에 올라 달과 놀지 못하고 가지고놀완

三朝辟穀不求仙 사흘아침 밥 끊어 신선되려 아니네 임금벽

 

二十樹下 스무나무 아래에

二十樹下三十客 스무나무 아래에 슬픈 나그네 ※스무나무?

四十家中五十食 망할 집 가운데서 쉰밥이라니

人間豈有七十事 사람에 어찌 있어 이런 일이야

不如歸家三十食 집에 가지 못하니 슬픈 밥이라 ※不如歸: 두견새

 

還甲宴 환갑잔치에

彼座老人不似人 저 자리에 늙은이 사람 아니네

疑是天上降眞仙 하늘에서 내려온 참 신선 같아 내릴강

其中七子皆爲盜 그중에 일곱 아들 다 도둑이라 훔칠도

偸得碧桃玄壽筵 훔쳤으니 천도를 잔치 쓰려고 훔칠투 대자리연

 

覓字韻 멱자운 찾을멱

許多韻字何呼覓 많기도 한 운자에 어찌 불러 멱

彼覓有難況此覓 저 멱자 어려운데 하물며 이 멱 하물며황

一夜宿寢懸於覓 하룻밤 묵어 자기 멱에 달렸네 잠잘침 매달현

山村訓長但知覓 산마을 훈장님은 멱자만 알아

 

逐客詩 손님을 쫓아

邑號開城何閉門 고을 이름 열린 성 어찌 문 닫아

山名松嶽豈無薪 산 이름 솔 산인데 땔감 없다니 큰산악 섶나무신

黃昏逐客非人事 누런 어둠 쫓긴 손 사람 일 아냐 쫓을축

禮儀東方子獨秦 동방에 예의지국 너 홀로 되놈 진나라진

 

金剛山詩 금강산

泰山在後天無北 큰 산이 뒤에 있어 하늘북쪽 없어졌네

大海當前地盡東 넓은 바다 앞에 맞아 땅의 동쪽 다했네

橋下東西南北路 다리아래 동서로 남북으로 길은 갈려

杖頭一萬二千峯 지팡이 꼭대기에 일만 이천 봉우리라

 

山水詩 산수를 읊어 ※崔氏와 合作詩

金笠 山如劍氣衝天立 산이란 칼의 기운 하늘을 찔러 찌를충

金笠 水學兵聲動地流 물 배워 병사 함성 땅을 흔들어

崔氏 山欲渡江江口立 산은 강을 건너려 강 앞에 섰고 건널도

崔氏 水將穿石石頭廻 물은 돌을 뚫으려 돌 머릴 돌아 뚫을천

金笠 山不渡江江口立 산은 강을 못 건너 강 앞에 섰고

金笠 水難穿石石頭廻 물은 돌을 못 뚫어 돌 머리 돌아

 

僧 金笠 金剛山問答詩 스님과 김삿갓의 금강산 문답시

朝登立石雲生足 아침에 바위 올라 구름이 발에

暮飮黃泉月掛脣 저녁에 샘물 마셔 달이 입술에

澗松南臥知北風 골짝 솔 남쪽 누워 북풍을 알아

軒竹東傾覺日西 추녀 대 동쪽 기대 해 저묾 깨쳐

 

絶壁雖危花笑立 절벽 비록 아찔해 꽃은 웃고 서

陽春最好鳥啼歸 봄볕이 가장 좋아 새는 울고 가

天上白雲明日雨 하늘 위에 흰 구름 내일은 비로

岩間落葉去年秋 바위사이 떨군 잎 지난해 가을

 

影浸綠水衣無濕 그림자 물에 들어 옷은 안 젖어 담글침

夢踏靑山脚不苦 꿈에 밟아 청산을 다리 안 아파 밟을답 다리각

群鴉影裏千家夕 갈까마귀 그림자 일천 집 저녁

一雁聲中四海秋 기러기 소리 속에 사해가 가을

 

假僧木折月影軒 가죽나무 부러져 달이 처마에 꺾을절 추녀헌

``````````````````````````````````````가짜 중 목 부러져 달이 처마에

眞婦菜美山妊春 참 며느리 나물 맛 산이 봄을 배 아이밸임

``````````````````````````````````````쥔 부채 아름다워 산이 봄을 배

石轉千年方倒地 돌이 굴러 천년을 막 땅에 닿아 넘어질도

峰高一尺敢摩天 봉우리 더한 높이 헉 하늘 만져 갈마

 

靑山買得雲空得 청산을 사왔더니 구름은 공짜 살매

白水臨來魚自來 하얀 물 다가오니 고기 따라와

秋雲萬里魚鱗白 가을구름 만 리에 하얀 비늘이 魚鱗:구름

枯木千年鹿角高 오랜 나무 천년에 높은 사슴뿔 鹿角:가지

 

雲從樵兒頭上起 구름 쫓아 나무해 머리 위 구름 땔나무초

山入漂娥手裏鳴 산에 들어 빨래해 손안 산울림 떠돌표 예쁠아

登山鳥菜羹```````` 산으로 올라가니 새들이 쑥국 나물채 국갱

臨海魚草餠```````` 바다에 다가서니 물고기 펄떡 떡병

聲令銅鈴零銅鼎 소리는 구리방울 바랜 구리 솥 방울령 솥정

目若黑椒落白粥 산초처럼 까만 눈 바래 멀겋게 산초초 죽죽

水作銀杵舂絶壁 물 지어 은 공이로 절벽을 찧네 공이저 찧을용

雲爲玉尺度靑山 구름은 옥척 되어 청산을 재네

 

月白雲白天地白 달 희고 구름 희고 하늘땅 희네

山深水深客愁深 산 깊어 물 깊어 손 시름 깊네

燈前燈後分晝夜 등불 앞 등불 뒤로 낮과 밤 나눠

山南山北判陰陽 산 남쪽 산의 북쪽 그늘 볕 갈라

 

難避花 꽃(주색)을 피하기는 어려워

靑春抱妓千金芥 젊은 날 기생 안아 천금이 티끌 기생기 겨자개

白日當樽萬事空 한낮에 술통 맞아 온갖 일 허탕 술통준

鴻飛遠天易隨水 기러기 먼 하늘에 물 쫓기 쉬워 큰기러기홍

蝶過靑山難避花 나비는 푸른 산에 꽃 피해 못가 나비접

 

是是非非 옳은 것이 옳고 그른 것이 그르다 ※글자19자

年年年去無窮去 해마다 해는 가니 끝없이 가고

日日日來不盡來 날마다 날은 오니 다함없이 와

年去月來來又去 해는 가고 달이 와 오고 또 가니

天時人事此中催 하늘 때로 사람 일 이 중에 재촉 재촉할최

是是非非非是是 옳아 옳고 글러 그름 옳음 옳다 아니며

是非非是非非是 글러 옳고 옳아 그름 옳음 글러 아니며

是非非是是非非 글러 옳고 옳아 그름 시비 아니라

是是非非是是非 옳아 옳고 글러 그름 시비가 맞다

 

可憐妓 가련이란 이름의 기생

可憐行色可憐身 가련한 행색으로 가련한 몸이

可憐門前訪可憐 가련이 문 앞에서 가련을 찾네

可憐此意傳可憐 가련한 이내 뜻을 가련에 알려

可憐能知可憐心 가련이는 알겠지 가련한 마음

 

平壤妓生 평양기생

平壤妓生何所能 평양에 기생으로 잘함이 뭔가

能歌能舞又能詩 노래 잘해 춤 잘 춰 시도 잘 짓죠

能能其中別無能 잘하고 잘함 속에 달리 못한 건

月夜三更呼夫能 달밤이 삼경일 때 사내 부름이

 

扶餘妓生 부여기생

白馬江頭黃犢鳴 백마강 강 머리에 송아지 울어 송아지독

老人山下少年行 늙은이 산 아래로 소년이 따라

離家正初今三月 집 떠날 때 정월 초 이제는 삼월

對客初更復三更 손님 맞아 초경에 어느덧 삼경

澤裏芙蓉深不見 못 안에 연꽃이란 깊어 못보고 연꽃부용

園中桃李笑無聲 동산에 복사오얏 웃음 안 들려

良宵可興比誰於 좋은 밤 흥이나니 누구에 견줘 밤소 견줄비

紫午山頭月正明 자오산 산꼭대기 달이 참 밝아

 

九月山 구월산 ※글자9자

昨年九月過九月 지난해 구월 구월산을 지나고

今年九月過九月 올해 구월에 구월산을 지나네

年年九月過九月 해마다 구월 구월산을 지나니

九月山光長九月 구월산 산 빛 기나긴 구월이라

 

妙香山 묘향산

平生所欲者何求 한평생 하려는 바 어디서 찾나

每擬妙香山一遊 헤아려 묘향산을 한번 가보자 헤아릴의

山疊疊千峰萬仞 산은 겹겹 천봉에 만 길이나 돼 겹쳐질첩 길인

路層層十步九休 길은 켜켜 열 걸음 아홉 번 쉬어 층층

 

咏笠 삿갓을 읊어

浮浮我笠等虛舟 떠돌아서 내 삿갓 빈 배와 같아 뜰범

一着平生四十秋 한번 붙여 평생을 마흔해 가을 붙을착

牧堅輕裝隨野犢 젊은 목동 가볍게 송아지 따라 꾸밀장 송아지독

漁翁本色伴沙鷗 늙은 어부 본디 뜻 갈매기 벗해 짝반 갈매기구

醉來脫掛看花樹 취해 와 벗어 걸어 꽃나무 보고 걸괘

興到携登翫月樓 흥 닿아 끌고 올라 달 누각 놀아 끌휴 가지고놀완

俗子衣冠皆外飾 사람은 옷과 갓에 다 겉만 꾸며 꾸밀식

滿天風雨獨無愁 하늘가득 비바람 시름도 없어

 

自嘆 스스로 한탄

嗟呼天地間男兒 아 하늘과 땅 사이 사내로 나서

知我平生者有誰 내 평생을 아는 이 누가 있을까

萍水三千里浪跡 부평초로 삼천리 물결 속 자취 부평초평 물결랑

禁書四十年虛詞 책 꺼려 사십년을 빈 말로 새겨 금할금 말씀사

靑雲難力致非願 푸른 꿈 힘 못 닿아 바램 아니지

白髮惟公道不悲 흰머리 생각 갈길 슬프지 않아

驚罷還鄕夢起坐 놀라 멈춘 고향 길 꿈 깨 일어나 놀랄경 그칠파

三更越鳥聲南枝 한밤에 새소리가 남쪽 가지에 넘을월

 

蘭皐平生詩 난고의 한평생

鳥巢獸穴皆有居 새둥지 짐승 굴에 다 삶이 있고 집소 짐승수

顧我平生獨自傷 내 평생 돌아보니 홀로 다쳤네 돌아볼고 상처상

芒鞋竹杖路千里 짚신에 대작대기 천리 길 걸어 신혜 지팡이장

水性雲心家四方 물 바탕 구름마음 집은 사방에

尤人不可怨天難 사람을 못 나무라 하늘 못 미워 더욱우

歲暮悲懷餘寸腸 해 저묾 슬픔 품어 애를 끊었다 창자장

初年自謂得樂地 어릴 적 스스로 말 즐길 땅 이라

漢北知吾生長鄕 한강 북쪽 날 알아 나고 자란 곳

簪纓先世富貴人 높은 벼슬 앞대엔 부귀한 사람 비녀잠 갓끈영

花柳長安名勝庄 풍류로 서울서도 이름난 집안 농막장

隣人也賀弄璋慶 이웃사람 축하라 아들 본 경사 반쪽홀장

早晩前期冠蓋揚 얼마 지나 앞길에 벼슬 오르리 갓관 덮을개

髮毛稍長命漸奇 터럭 자라 길어져 운명 희한해 벼줄기끝초

灰劫殘門飜海桑 가문 꼴은 잿더미 바다 밭 되듯 위협할겁 뒤칠번

依無親戚世情薄 기댈 친척 없으니 세상 뜻 엷고

哭盡爺孃家事荒 어버이 곡을 그쳐 집안 거칠어 아비야 어미양

終南曉鍾一納履 종남산 새벽종에 한번 신 신어 바칠납 신리

風土東邦心細量 땅을 밟아 동방을 마음만 씀에

心猶異域首丘狐 마음 되레 다른 땅 머리만 고향 여우호

勢亦窮途觸藩羊 되어 감은 막힌 길 울에 부딪쳐 덮을번

南州徒古過客多 남녘고을 예부터 길손은 많아 무리도

轉蓬浮萍經幾霜 쑥 신세 부평 되어 몇 해 보냈나 쑥봉 부평초평

搖頭行勢豈本習 머리 굽실 하는 짓 어찌 버릇이 흔들릴요

挈口圖生惟所長 입 끌어 삶을 꾀해 장점이 되랴 손에들설

光陰漸向此中失 세월은 차츰 흘러 이 속에 잃어

三角靑山何渺茫 삼각산 푸른 산이 어찌 아득해 아득할묘망

江山乞號慣千門 강산에 불러 빌어 버릇에 문에 빌걸 버릇관

風月行裝空一囊 풍월로 봇 집 차려 텅 빈 주머니 주머니낭

千金之子萬石君 천금 가진 아들에 만 석군 부자

厚薄蒙風均試嘗 많든 적든 바람을 골고루 맞아 두터울후 엷을박

身窮每遇俗眼白 몸 궁해 만남마다 눈은 멀겋고 만날우

歲去偏傷髮髮蒼 해 지나며 축이 나 털만 덥수룩 치우칠편 터럭발

歸兮亦難侄亦難 돌아가긴 어렵고 머묾도 못해 어리석을질

幾日彷徨中路傍 몇 날을 이리저리 길에서 어정 거닐방황 곁방

 

운강 이경민

1814 元會 雲岡 李慶民(1814∼1883) 江陽 熙祖軼事

滿月臺 만월대 ※고려의 도성

五百年來王業休 오백년 이어오던 왕업이 멎어

繁華無跡只松楸 번화함 자취 없고 다만 무덤만 많을번 가래나무추

落花舊院凄凉色 꽃이 진 옛 사원엔 쓸쓸한 빛이 쓸쓸할처

杜宇空城寂寬愁 두견새 빈 성에서 고요한 시름 너그러울관

惟見野田侵殿陛 보이느니 들밭이 궁전에 들고 큰집전 섬돌폐

不禁春草上螭頭 막지 못해 봄풀이 전각에 올라 교룡리

悠悠總是傷心處 멀고멀어 모든 게 마음 아픈 곳

古國興亡水自流 옛 나라 일고 잃음 물 따라 흘러

 

흥선대원군 석파 이하응 高宗의 아버지

1820 時伯 石坡 李昰應(1820∼1898)獻懿 全州

貧寒詩 가난함에

富貴掀天從古死 부귀로 하늘 치켜 예부터 죽어 치켜들흔

貧寒到骨至今生 가난이 뼈에 닿아 이제껏 살아

億千年去山猶碧 억년천년 지나도 산은 푸르고

十五夜來月復圓 보름밤만 오면 야 달 다시 둥글

 

고종임금 26대

1852 明夫 珠淵 高宗 李載晃(1852∼1863∼1907∼1919)洪陵

賞春 봄을 즐김

花間看蝶舞 꽃 사이를 보노니 나비 춤추어

柳上聽鶯聲 버들 위에 듣나니 꾀꼬리 노래

羣生皆自樂 삶의 무리 모두가 스스로 즐겨

最是愛民情 가장 옳게 아낌은 백성의 뜻에

 

매천 황현

1855 雲卿 梅泉 黃玹(1855∼1910) 長水 梅泉野錄

絶命詩 1 목숨을 끊으며

亂離滾到白頭年 난리에 흘러 닿아 나이 흰머리 흐를곤

幾合捐生却未然 몇 보태 삶을 버려 그렇지 않나 버릴연 물리칠각

今日眞成無可奈 오늘에 참된 이룸 어찌 못함은 어찌내

輝輝風燭照蒼天 밝힌 빛 바람 촛불 푸른 하늘을 빛날휘 촛불촉

 

絶命詩 2 목숨을 끊으며

妖氣掩翳帝星移 요괴 기운 가림에 임금별 옮겨 아리따울요 일산예

九闕沉沉晝漏遲 겹겹 대궐 막히어 낮시간 더뎌 샐루 늦을지

詔勅從今無復有 나랏일 이제부터 받을 길 없어 조서칙

琳琅一紙淚千絲 구슬눈물 한 종이 흘러 천 갈래 옥림 옥랑 눈물루

 

絶命詩 3 목숨을 끊으며

鳥獸哀鳴海岳嚬 새 짐승 슬피 울어 바다 산도 찌푸려 찡그릴빈

槿花世界已沈淪 무궁화 우리세계 이미 빠져 잠겼네 물놀이륜

秋燈掩卷懷千古 가을 등잔 책 덮어 천년 옛날 품으니 가릴엄

難作人間識字人 어려워라 세상에 글 아는 사람으로

 

絶命詩 4 목숨을 끊으며

曾無支厦半椽功 일찍이 나라 받친 반 토막 공도 없어 서까래연

只是成仁不是忠 다만 어짊 이룸에 충성은 아님이며 다만지

止竟僅能追尹殺 마침내 겨우 함은 참 죽음 따름이라 겨우근

當時愧不躡陳東 그날 못한 부끄럼 밟아 펴네 동방에 밟을섭

 

증산 강일순 상제님

1871 士玉 甑山 姜一淳(1871∼1909) 晉州 玄武經

天地人 하늘 땅 사람

天上無知天 하늘 위에 있어선 하늘을 몰라

地下無知地 땅 아래 머물러서 땅을 못 알아

人中無知人 사람 속에 살아서 사람을 몰라

知人何處歸 사람 알아 어디로 돌아갈 건가

 

河圖洛書 하도와 낙서

龜馬一圖今山河 하도낙서 한판에 오늘의 산하 ※神龜 龍馬

幾千年間幾萬里 몇 천년 사이 두고 몇 만리 펼쳐

胞運胎運養世界 운을 싸고 운을 배 세계를 길러 태보포 아이밸태

帶道日月旺聖靈 도를 띤 해와 달에 성령이 가득 띠대 성할왕

 

洛書 낙서

厥有四象抱一極 그 기 있어 사상이 한 극을 품고 그궐

九州運祖洛書中 모든 땅 운수연원 낙서 가운데

道理不慕禽獸日 도리를 품지 않아 금수의 나날

方位起萌草木風 마침 자리 움 틔워 초목에 바람 싹맹

開闢精神黑雲月 열어젖힐 뭉친 얼 구름 가린 달

遍滿物華白雪松 두루 채운 온갖 빛 흰 눈 속 솔밭 두루편

男兒孰人善三才 사내로 누구라서 재주 셋 좋아

河山不讓萬古鍾 강도 산도 안 물려 오랜 옛 종을

 

輓車京石 차경석을 애도하며 ※普天敎 敎主(1880∼1936)

經之營之不意衰 천하사 지어 둘러 뜻밖에 쇠해

大斛事老結大病 커다란 꾀 일 쫄아 큰 병을 맺어 휘곡

天地眷佑境至死 하늘땅 돌봐 도와 끝내 죽음에 돌아볼권

漫使兒孫餘福葬 멋대로 자손 부려 남은 복 묻네 질펀할만

 

網巾詩 상투 올려 망건 씌워 ※차경석(車天子)의 출세 글

河圖義氣馬人同 용마하도 옳은 힘 말 사람 같아

故拔一毛爲天下 그래 뽑아 털 하나 천하를 위해 뺄발

博覽博識誰伏羲 널리 봐 널리 알아 누가 복흰가 넓을박

天皇公庭表日暈 하늘임금 세운 뜰 햇무리 보여 무리훈

 

步七星 칠성을 밟아

我得長生飛太淸 장생을 나는 얻어 태청을 날아

衆星要我斬妖精 뭇별이 내게 바래 요정 베기를 벨참 아리따울요

惡逆催折邪魔驚 패악 거역 꺾으니 마귀가 놀라 꺾을절 마귀마

躡罡履斗躋光靈 칠성 밟아 오르니 빛나는 성령 별이름강 오를제

天回地轉步七星 하늘 돌아 땅 굴러 칠성을 밟아

禹步相催登陽明 우보로 서로재촉 밝음에 올라 하우씨우

一氣混沌看我形 한 줄기 혼돈 속에 내 모습 보고 어두울돈

唵唵急急如律令 빨리빨리 처리를 율령과 같아

 

輓閔泳煥 민영환을 애도하며 ※민영환(1861∼1905)

大人輔國正知身 대인은 나라위해 몸 둘 바알아 도울보

磨洗塵天運氣新 갈고 씻어 티끌을 기운 새로워

遺恨警深終聖意 남긴 한 깊은 경계 성상 뜻 다해 경계할경

一刀分在萬方心 한 칼로 가름 속에 모든 마음을

 

輓崔益鉉 최익현을 애도하며 ※최익현(1833∼1906)

讀書崔益鉉 글을 읽은 최익현 글만 읽다가 솥귀현

義氣束劍戟 의기로 잡았으니 칼과 창이라 묶을속 창극

十月對馬島 시월이면 대마도 낯 설은 나라

曳曳山河橇 질질 끌어 산하에 덧신자국이 끌예 덧신교

 

金山寺彌勒殿 금산사 미륵전

世界有而此山出 세상 경계 있어서 이 산이 나와

紀運金天藏物華 운 돌아 가을 날씨 갊아 꽃피워

應須祖宗太昊伏 꼭 맞아 으뜸문명 태호 복희씨

何事道人多佛歌 어쩐 일 도 닦는 이 부처 타령만

 

帝王之地太田 제왕의 땅 대전

萬國活計南朝鮮 모든 나라 살릴 꾀 남쪽 조선에

淸風明月金山寺 맑은 바람 밝은 달 금산사라네

文明開化三千國 가을 문명 열리니 삼천의 나라

道術運通九萬里 도술 부려 운 꿰니 구만리까지

 

大爐霜雪 큰 화로에 상설이 녹듯

歲月汝遊劒戟中 세월아 너는 흘러 칼과 창속을

往劫忘在十年乎 가는 겁 잊고 있나 십년 세월에

不知而知知不知 모르는데 알게 돼 몰라도 알아

嚴霜寒雪大鴻爐 된서리 찬 눈 녹여 엄청난 화로

 

得道詩 득도시

調來天下八字曲 불려오는 천하에 팔자타령에

淚流人間三月雨 눈물 흘러 세상에 삼월 달 봄비 눈물루

葵花細忱能補袞 해바라기 마음이 임금을 도와 정성침 곤룡포곤

萍水浮踵頻泣玦 부평초 떠돈 발길 자주 눈물을 부평초평 발꿈치종

 

與高首婦 고수부님께 주시며

驅情萬里山河友 정을 몰아 만 리에 산하는 벗이 몰구

供德千門日月妻 덕 베풀어 천의 문 일월이 아내 이바지할공

明月千江心共照 밝은 달 모든 강에 마음도 밝혀

長風八隅氣同驅 긴 바람 온갖 데로 기운껏 몰아 모퉁이우

 

定大學校 대학교를 정하며 ※金京學의 집에 써 붙임

一身收拾重千金 이한 몸 거둬가짐 천금보다 무거워

頃刻安危在處心 잠시도 평안 위태 마음먹기 달려서

多有曲岐橫易入 많이도 굽고 갈려 옆길로 쉽게 빠져 갈림길기

非無坦道正難尋 없쟎은 탄탄대로 바로 찾기 어려워 평평할탄

奇珍落地泥沙混 빼난 보배 떨어져 진흙모래 묻어서 진흙니

仙鶴移巢野鵠侵 선학이 둥지 옮겨 들에 고니 들어서 집소 고니곡

行止莫輕跬步內 가든 멎든 신중히 반걸음 안이라도 반걸음규

出門氷薄又淵深 문 나서면 살얼음 아니면 깊은 못 엷을박

 

吟兵戈無用 전쟁 쓸모없음을 읊어

兵以爲名卽害人 병이란 명분삼아 사람을 해쳐

自古帝王不已事 예부터 제왕이라 아니 그친 일

聊憐種德千尋樹 가엾다 덕을 심어 천길 세움에 귀울료

枝枝葉葉一般春 가지마다 잎마다 언제나 봄이

 

輓孫秉熙 손병희를 애도하며 ※손병희(1861∼1922)

知忠知義君事君 충을 알고 의를 알아 그대 임금 섬기나

一魔無藏四海民 한 마수에 못 숨기니 사해 모든 백성을

孟平春信倍名聲 孟嘗平原 春申信陵 곱되는 명성으로 ※전국시대

先生大羽振日新 선생 떨친 큰 날갯짓 나날이 새로워라 떨칠진

 

合德文明 합덕문명

千里湖程孤棹遠 천리 호수 갈 길에 외론 노 아득 노도원

萬邦春氣一筐圓 모든 나라 봄기운 광주리 가득 광주리광

時節花明三月雨 철 맞아 꽃은 밝아 삼월 봄비에

風流酒洗百年塵 풍류로 술에 씻겨 백년 티끌이 씻을세

 

忽然還宮 갑자기 떠나

魚糧水積三千界 고기밥 물속 쌓여 삼천의 세계 양식량

雁路雲開九萬天 기러기길 구름 속 하늘 구만리

無語別時情若月 말없이 헤어질 때 뜻은 달처럼

有期來處信通潮 기약 있어 오는 데 믿음 밀려와 조수조

 

수산 조용욱 아버님

1922 仁汝 水山 趙鏞旭(1922∼2010) 咸安 水山集

獨遊江陵途中 혼자 강릉을 돌아보러 가는 길에

羊腸 천 번 굽어 꾸불꾸불 길을 따라서 창자장

穿疆 뚫고 달려 나라 땅을 가로질러서 뚫을천 지경강

西猶半雪 백두줄기 서쪽에는 아직 반이 눈

也總皚成 동쪽 오자 모두 몽땅 하얀 눈으로 흴애

 

穀雨 곡우

穀雨作農初 곡우 농사 시작네 곡식곡

田夫頗野居 농부 들에 살겠네 자못파

後塘留滿水 뒷 못 물이 찼던가 못당

前圃理頻鋤 앞들 자주 손 가네 밭포 자주빈 호미서

烟淡日遲故 연기 뿌해 해 길어 늦을지

草肥春煦餘 풀이 짙네 날 따셔 따뜻하게할후

沛然消旱洽 가뭄 적셔 사라져 늪패 사라질소 윤택하게할흡

庄老乃眉舒 농막 노인 상 펴네 농막장 눈썹미 펼서

 

偶吟 우음

世移風變換人情 세상 옮겨 풍속 바꿔 인정마저 달라지니

時得俳優行勢榮 때를 얻은 배우들 행세 또한 대단하다

來演所聞如此輩 들려오는 소문이란 이들 무리 같아서

死生決斷啞吁聲 죽기 살기 한다하고 아우성치는 소리 벙어리아

 

偶時意 뜻하지 않은 때의 뜻

世人恒語福云云 세상사람 늘 말해 복이 어떠하다고

可笑無知不足聞 우습구나 앎 없어 들음이 많질 않아

天瞰地聽誰幾善 하늘이 봐 땅 들어 누가 얼마 착한지 볼감

恒於利窟度其勳 이끗에 늘 빠져서 그 공을 헤아리네 굴굴

 

遊山井湖水 산정호수에 가서

勝日隨遊欲餞春 좋은 날씨 따라 간다 봄을 보내려 전별할전

貰車身託脫囂塵 전세버스 몸을 맡겨 도시를 빠져 들렐효

佳山麗水其何處 멋진 산 고운 물은 그 어디 있나

山井湖邊可謂眞 산정호 빙 둘러서 정말 있구나

 

偶吟 우음

八旬長壽祝今人 팔십 장수 오늘모두 축하하는데

莫笑將來百歲人 웃지 마소 앞으로 백년 살 사람

我幼當時還甲貴 내 어릴 적 환갑도 드물었다오

延齡不啻賤多人 나이 늘임 다 아니네 흔해빠지니 뿐시

 

遊俗離山 속리산에 가서

初遊願地莠葽時 처음 가는 바란 곳 봄풀 돋을 때 풀유 풀이름요

新綠江山潤膩姿 새로운 푸른 강산 매끄런 맵시 미끄러울니

走走行行山水好 달리고 지나가는 산수는 좋고

回回曲曲物華奇 돌아서 구비치는 물상도 야릇

俗離山境滿塵客 속리산 경내에는 속세 객 가득

法住寺邊奔蕩兒 법주사 절가에는 탕아 멋대로 달릴분 쓸어버릴탕

莫恣乘饒耽樂子 넉넉해 멋대로 해 낙을 찾는 이 즐길탐

先思興盡後來悲 흥 다할 생각이면 다음엔 슬퍼 ※興盡非禮

 

賞菊 국화를 감상하며

重陽賞菊趣中眞 중양절 국화감상 즐김 속에 참

墻下葳蕤逐日新 담 아래 화사함이 나날이 새록 무성할위 초목꽃유

佳色層英尤浥露 멋진 빛깔 쌓인 꽃 이슬도 담아 젖을읍

淸香滿砌不侵塵 맑은 향기 뜰 가득 티끌 못 붙어 섬돌체

掇花泛酒淵明興 꽃 주워 술에 띄워 도연명이 돼 주울철 陶潛

玩景詩情子美伸 경치 즐겨 뜻한 시 두자미도 해 희롱할완 杜甫

半笑籬邊昕夕對 살짝 웃는 울 가에 아침저녁엔 울타리리 아침흔

凌霜馥馥正迷人 서리 맞은 향 솔솔 참 사람 홀려 향기복

 

南山新綠 卽席韻 남산의 새 푸름`` 즉석에서

南山新綠一望齊 남산에 새 푸르름 한 눈에 들어

樓屋參差眼下低 빌딩숲 흩어져서 눈 아래 깔려 참치

黃麥如雲連大野 누런 보리 구름 같아 큰 들을 잇고

殘花似錦映幽溪 드문한 꽃 비단처럼 깊은 골 덮네 비출영

江邊獻燕乘風舞 강가에 나간 제비 바람 타 춤을

柳裡驕鶯喚友啼 버들 속 잘난 꾀꼴 벗 외쳐 불러 부를환 울제

吟榻笑談神爽快 읊는 곳 웃음 얘기 마음도 상쾌 걸상탑

興遄不覺夕陽西 흥에 후딱 못 알아 해는 서쪽에 빠를천

 

 

 

 

 

 

 

무명씨

0000 無名氏

題驛亭 역정에서

衆鳥同枝宿 무리 진 새 묵으니 같은 가지에

天明各自飛 날이 새면 저마다 따로 날아가

人生亦如此 사람살이 이 또한 이와 같아서

何必淚沾衣 어찌 그리 눈물에 옷을 적시나 눈물루 더할첨

 

심씨 심세광의 딸

0000 沈氏(?∼?) 沈世光의 딸

奉送家大人謫固城 고성에 귀양 가신 아버지께

玉砌霜風起 옥섬돌에 서리로 바람이 일고 섬돌체

紗窓月影寒 깁 창문에 달이 떠 그림자 차다 깁사

忽聞歸雁語 홀연 들어 돌아온 기러기 소리

千里憶南關 천리 멀어 생각만 남쪽 닫힌 땅 생각할억

 

지일당 전씨 전여충의 딸

0000 只一堂 全氏(?∼?) 全汝忠의 딸

絶句 절구

春來花正盛 봄날 오니 꽃이란 참으로 듬뿍

歲去人漸老 세월 가니 사람은 차츰 늙어가

歎息將何爲 한숨 쉬어 앞으로 어찌하려고

只要一善道 다만 해야 한마디 착한 말이나

 

기생 능운

0000 凌雲(?∼?) 담양출신의 妓生

待郞君 낭군님을 기다리며

郞云月出來 낭군님 이르시길 달뜨면 오마

月出郞不來 달님은 오셨는데 낭군 아니 와

想應君在處 생각해 맞을꺼야 임이 계신 곳

山高月上遲 산이 높아 달뜨기 더딜거라네 늦을지

 

시골 여인

0000 村女(?∼?)

辭尹白下 윤백하를 떠나며

溪路暮烟起 시내 길 저녁연기 피어오르고

斜陽白鷺前 기운 볕 해오라기 앞길 물들여 해아라기로

君家去漸遠 그대 집 떠나가니 차츰 멀어져

歸馬不忍鞭 돌아가는 말에서 채찍 못 들어 채찍편

 

기생 추향

0000 秋香(?∼?)

蒼岩亭 창암정

移棹淸江口 노를 저어 깨끗한 강어귀 대니 노도

驚人宿鷺飜 사람에 놀란 백로 자다가 훨훨 놀랄경 뒤칠번

山紅秋有迹 산은 붉어 가을날 자취는 남고 자취적

沙白月無痕 모래 희어 달 지난 자국은 없네 흉터흔

 

기생 취선

0000 翠仙(?∼?)

白馬江 백마강

晩泊皐蘭寺 느지막이 배를 댄 고란사 바위 배댈박 부르는소리고

西風獨倚樓 서풍에 홀로 서서 누각에 기대 의지할의

龍亡雲萬古 용은 가고 구름만 만고에 흘러

花落月千秋 꽃은 져도 달빛은 천년을 비쳐

 

최씨

0000 崔氏(?∼?)

偶吟 우음

白日懸天上 하얀 해 매달리니 하늘에 위에 매달현

天高白日長 하늘 높아 한낮은 길기도하나

只恐浮雲近 다만 몰라 뜬 구름 가까이해서

蔽此明明光 이래 밝은 환한 빛 가릴까싶어 덮을폐

 

신여스님

0000 信如(僧)(?∼?)

水精橋 수정교 ※충북 보은에 있는 다리

三淸洞有九重遙 삼청동에 있으니 아홉 겹 아득 멀요

一帶溪流八處橋 한줄기 시내 흘러 여덟 곳 다리 띠대 다리교

橋下水明紅妬碧 다리 밑 물은 맑아 단풍이 시샘 강샘할투

滿山楓葉倚松梢 산에 가득 단풍잎 솔 끝에 달려 나무끝초

 

기생 계향

0000 桂香(?∼?) 妓生

寄遠 멀리 부침

別後雲山隔渺茫 헤어진 뒤 구름 산 멀어서 아득 아득할묘망

夢中歡笑在君傍 꿈속에 기뻐 웃어 그대 곁에서 곁방

覺來半枕虛無影 깨보니 베게머리 텅 빈 그림자 베게침

側向殘燈冷落光 곁에 한 남은 등불 차가운 빛이 곁측

何日喜逢千里面 언제면 기쁜 만남 천리를 마주

此時空斷九回腸 이럴 땐 괜히 끊겨 아홉 굽은 애

窓前更有梧桐雨 창 앞에 다시 있어 오동잎 비에

添得相思淚幾行 더하는 서로생각 눈물 몇 줄기 더할첨

 

기생 도화

0000 桃花(?∼?)

泣別北軒 울며 북헌과 헤어져 ※安玟英을 대상

洛東江上初逢君 낙동강 강위에서 처음 만난 님

普濟院頭更別君 보제원 집 머리서 다시 보낸 님 널리보

桃花落地紅無跡 복사꽃 떨어진 땅 붉게 안 됨에

明月何時不憶君 밝은 달 어느 때면 생각 안할까 생각할억

 

장여사

0000 張女史(?∼?)

離恨 이별의 한

畵閣三更明月下 그림 집이 한밤의 밝은 달 아래

江淮千里小舟廻 강수 회수 천리를 조각배 돌아 강이름회

舟人若解深閨怨 뱃사공이 풀려나 깊은 아낙 원

載去阿郞更載來 싣고 떠난 서방님 다시 실어와 사나이랑

 

전주기생

0000 全州妓(?∼?)

怨詞 미움의 말

我本天上月中娘 나는 본디 하늘 위 달 속 아가씨 아가씨낭

謫下人間第一唱 인간에 귀양 와서 최고 명창에 귀양갈적 노래창

當年若在蘇臺下 때 맞춰 있었다면 고소대 아래 ※姑蘇臺

豈使西施取吳王 어찌 서시 시켜서 오왕을 잡나/모셔 ※夫差

 

진옥 송강의 첩

0000 眞玉(?∼?)

까마귀

一隊群烏坐樹枝 한 떼 무리 까마귀 나뭇가지에 대대

雌雄似古有誰知 암수 같기 예부터 누가 알아서

形非白雁難傳信 꼴 아니 흰 기러기 소식 못 전해

類異金鷄未報時 무리 달리 황금 닭 때도 안 알려

赤壁夜過驚漢將 적벽에 밤 지나자 曹操 놀래 켜 ※赤壁大戰

銀河曉散泣天姬 은하에 새벽 흩여 직녀 울게 해 ※七夕날

爾之爲物禽中惡 너라는 물건 됨에 새 중에 미움 너이 날짐승금

忙把瓦端打起宜 바삐 잡아 기왓장 쫓음이 옳아 바쁠망 잡을파

 

기생 취련

0000 翠蓮(?∼?)

賞月 달을 즐김

亭亭新月最分明 둥실둥실 새론 달 가장 또렷해

一片金光萬古情 한 조각 황금빛은 만고 오랜 뜻

無限世界今夜望 끝없는 세상경계 오늘밤 바래

百年憂樂幾人情 백년의 시름 즐김 몇 사람 뜻이 근심할우

 

혜정스님

0000 慧定(?∼?) 女僧

秋雨 가을비

九月金剛蕭瑟雨 구월에 금강산에 쓸쓸한 비가 ※늦가을

雨中無葉不鳴秋 비속에 잎도 없어 가을 안 울려 버릴기

十年獨下無聲淚 십년을 소리 없이 홀로 눈물져

淚濕袈裟空自愁 눈물 젖은 가사에 절로 시름이 가사가사

 

작자미상

0000 作者未詳 ※海東奇談 편자미상의 시화기담집(조선후기)

威如霜雪 서리와 눈 같은 위엄

威如霜雪重如山(위여상설중여산) 위엄은 서리와 눈 산 같은 무게

欲去又難不去難(욕거우난불거난) 가자니 또 어렵고 있기 어려워

回首洛東江水碧(회수낙동강수벽) 고개 돌려 낙동강 강물 푸른데

此身危處此心安(차신위처차심안) 이 몸이 위태한 곳 이 맘 느긋해

 

김부용 金履陽의 소실, 조선중기의 成川명기

0000 雲楚 金芙蓉(?∼?) 雲楚集에 300여 수의 시가 수록

過松嶽山(과송악산) 송악산을 지나며

松陽物色似當時(송양물색사당시) 송도의 온갖 경치 그때와 같아

吹笛橋邊楊柳垂(취적교변양류수) 피리 부는 다릿목 버들 드리워

盡日黃鸝啼不住(진일황리제부주) 하루 내내 꾀꼬리 울며 못 있어

聲聲宛是哭高麗(성성완시곡고려) 소리소리 그러게 고려라 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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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9 李兆年(12691343) 이화에 월백하고

子規啼 두견새 울어 紫霞 申緯(17691845) 紫霞詩集

梨花月白五更天 배꽃에 달이 밝아 하늘은 오경

啼血聲聲怨杜鵑 피울음 소리소리 두견새 슬퍼 울제 두견이견

儘覺多情原是病 정이 정작 병임을 다 깨닫고서 다할진

不關人事不成眠 사람일 아닌데도 잠을 못 이뤄 잠잘면

 

 

왕방연 단종의 영월유배를 호송 사형을 집행

1420 王邦衍(??) 禁府都事 金止男 1617漢詩로 개작

懷端宗而作時調 단종을 생각하며 시조로 지음

천만리 머나먼 길에 千里遠遠道 천리에 머나먼 길

고운 님 여의옵고 美人別離秋 고운 님 여읜 가을

이 마음 둘 데 없어 此心未所着 이 마음 둘 데 없어

냇가에 앉았으니 下馬臨川流 말 내려 냇가 앉아

저 물도 내안 같아야 川流亦如我 냇물도 나와 같아서

울어 밤길 예놋다 鳴咽去不休 울며 흘러 안 그쳐

 

 

명월 황진이

1510 明月 黃眞伊(??) 開城妓生

동짓날 밤에 冬之夜 紫霞 申緯(1769~1847)한역

동지ㅅ달 기나긴 밤을 截取冬之夜半强 잘라내 겨울일랑 밤의 반 억지로라

한 허리를 버혀 내여

춘풍 니불 아래 春風被裏屈蟠藏 봄바람 이불아래 서리게 넣었다가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론님 오신 날 밤이여든 燈明酒煖郞來夕 등 밝혀 술을 데워 낭군님 오신 밤에

구뷔구뷔 펴리라 曲曲鋪成折折長 굽이굽이 펴리니 꺾어꺾어 길어서

 

申緯小樂府 碧溪水(벽계수) 푸른 시냇물 황진이

靑山影裏碧溪(청산영리벽계수) 푸른 산 그늘 속에 푸른 시냇물

容易東去爾莫(용이동거이막과) 쉽게도 동쪽 흘러 자랑을 마라

一到滄海難復回(일도창해난부회) 한번 간 푸른 바다 다시 못 오나

滿空明月古今(만공명월고금시) 하늘 가득 밝은 달 예나 이제나

 

 

홍랑 함남 홍원의 관기

1550 洪娘(??) 孤竹 崔慶昌(15391583)의 연인

홍랑이 고죽에게 보냄 翻方曲(번방곡) 최경창 한역

묏버들 가려 꺾어 折柳寄與千里人 버들 꺾어 보내니 천리 길 임께

보내노라 님의 손에

자시는 창 밖에 人爲試向庭前種 해보고 바라소서 뜰 앞에 심어

심어두고 보소서

밤비에 새잎 곳 나거든 須知一夜生新葉 어찌 알아 하루 밤 새 잎이 나면

날인가 여기소서 憔悴愁眉是妾身 시름에 여윈 얼굴 바로 첩의 몸

 

 

 

한용운 3.1운동 민족대표

1879 卍海 韓龍雲(1879∼1944) 님의 침묵(1926) 불교유신론

알 수 없어요 ````不可知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漠昊空波 하늘호

垂梧葉孰程耶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長魔盡限驅雲 몰구

隙瞥蒼空孰面 틈극 언뜻볼별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木莫榮靑蘚越 이끼선

天摩馥孰呼耶 향기복

근원은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부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굽이굽이 누구의 노래입니까

知源處出

細小流溪孰曲

연꽃 같은 발꿈치로 가이없는 바다를 밟고 옥 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날을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시입니까

履海涯摩擦昊 신리 비빌찰

霞粧飾孰詩耶 단장할장 꾸밀식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 줄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餘灰復脂無休 가슴억

夜守防微

 

 

 

안서 김억 신시운동의 선구자 6.25 때 납북

1886 岸曙 金億(1886∼?) 오뇌의 무도(1921) 해파리의 노래(1923)

오다가다```````````````````````````````````````` ` 往來

오다가다 길에서 만난 이라고 ``````途中邂逅

그저 보고 그대로 갈 줄 아는가 ```苟看過且適宜當

뒷산은 靑靑 풀 잎사귀 푸르고 `````靑靑草葉依山

앞바단 重重 흰 거품 밀려든다 `````重重波濤展海

산새는 죄죄 제 흥을 노래하고 `````鳥詠喈興自韻

바다엔 흰 돛 옛길을 찾노란다 `````海波帆白舊程航

자다 깨다 꿈에서 만난 이라고 `````夢中寤寐相逢

그만 잊고 그대로 갈 줄 아는가 ````雖然適可

십리포구 산 너먼 그대 사는 곳 ````浦越山君居處

송이송이 살구꽃 바람과 논다 ``````杏朶朶乘風彰

水路 천리 먼먼 길 왜 온 줄 아나 `水里路何行

예전 놀던 그대를 못 잊어 왔네 ````昔日戱君往不

 

 

 

 

 

 

 

육당 최남선 신문화 운동의 선구자 기미독립선언문 기초

1890 六堂 崔南善(18901957) 백팔번뇌 시조유취

혼자 앉아서````````````````````` 獨坐

가만히 오는 비가 ````````````細雨微尋落水

낙수 져서 소리하니

오마지 않은 이가 ````````````間來訪待無營

일도 없이 기다려져

열릴 듯 닫힌 문으로 ```````開如闢閉

눈이 자주 가더라 ````````````屢次繁回注視

 

 

 

가람 이병기 국민문학파 시조 부흥운동

1891 嘉藍 李秉岐(1891∼1968) 가람시조집(1939) 가람문선

난초 ````````````````````````````` 蘭草

빼어난 가는 잎새``````` 秀流如靭軟

굳은 듯 보드랍고

자짓빛 굵은 대공``````` 紫幹素花開

하얀 꽃이 벌고

이슬은 구슬이 되어``` 爲珠

마디마디 달렸다```````` 凝懸節節

 

 

본디 그 마음은``````````` 耽淸

깨끗함을 즐겨하여

정한 모래 틈에 ```````````蟠根淨土 서릴반

뿌리를 서려 두고

微塵도 가까이 않고 ```微塵不近接

雨露 받아 사느니라 ```雨露受需生 구할수

 

 

 

 

 

춘원 이광수 신문화 여명기의 개척자 6.25때 납북

1892 春園 李光洙(18921950) 무정(1917) 사랑 흙

임 ```````````````````````````````````````

산 넘어 또 산 넘어 ```````````山山越必逢君

임을 꼭 뵈옵고저

넘은 산이 백이언만 ``````````百越山千

넘을 산이

두어라 억이요 라도 ``````隔疊山當億兆

넘어 볼까 하노라 ``````````````過將超盡緣分

 

 

 

절지 ``````````````````````````````````` 折枝

꺾인 나뭇가지 ```````````````````折揷

병에 꽂혀서

꽃 피고 잎 피네 ````````````````花開葉展

 

뿌리 끊인 줄을 ``````````````````根忘却非

잊음 아니나

맺힌 맘 못 풀어서라 `````````意解消催

 

맺힌 봉우리는 ```````````````````結遂

피고야 마네

꺾은 맘이길래 ```````````````````揷植

 

 

 

 

 

위당 정인보 6.25 때 납북 시문학 동인

1893 爲堂 鄭寅普(1893∼?) 담원시조집(1948) 조선사연구

조춘 ``````````````````````````````````早春

그럴싸 그러한지 `````````````且以爲松

솔빛 벌써 더 푸르다

산골에 남은 눈이 ```````````谷山殘雪若溫形

다산 듯이 보이고녀

토담집 고치는 소리 ```````土草屋聲修

볕발 아래 들려라 ```````````日下陽光輒忽

 

 

나는 듯 숨은 소리 ``````````若生藏韻不皆聽

못 듣는다 없을쏜가

돋으려 터지려고 `````````````欲出苗萌處處 싹맹 옥소리령

곳곳마다 움직이리

나비야 하마 알련마는 ```蜜蝶乎知覺旣

날기 어이 더딘고 ```````````訪花飛去豈遲停

 

 

이른 봄 고운 자취 ``````````早美績那無

어디 아니 미치리까

내 생각 엉기올 젠 ``````````慮葛藤行䨯操 구름진

가던 구름 머무나니

든 붓대 무능ㅎ다 말고 ``執筆無能勿自

헤쳐 본들 어떠리 ```````````劃任意如何

 

 

 

 

 

 

 

일석 이희승 국어학자

1896 一石 李熙昇(18961989) 박꽃(1947)

벽공 ```````````````````````````````````碧空

손톱으로 툭 튀기면 ````````以爪如投

쨍 하고 금이 갈 듯 ````````` 깨어지는소리쟁

새파랗게 고인 물이 ````````蒼然展示水

만지면 출렁일 듯 ````````````卽溢興波

저렇게 청정무구를 `````````淨彼 때구

드리우고 있건만 `````````````只垂

 

 

 

임진강 ``````````````````````````````````````````````````````````臨津江

나루터에 솟아 있는 임진강 다락 위에 ```津墟聳立江樓

낯설은 외국 손들 구경거리 재미로만 ````國異賓遊覽樂

여기서 목메는 줄야 저들 어찌 알리오 ```此地望鄕咽訴

```````````````````````````````````````````````````````````````````````彼人那奈若

 

 

 

 

수주 변영로 폐허 동인

1897 樹州 卞榮魯(18971961) 조선의 마음(1924)

생시에 못 뵈올 임을 ```````````````````````````````````生時不見恁

생시에 못 뵈올 임을 꿈에나 뵐까하여 ````生時不見夢迎

꿈 가는 푸른 고개 넘기는 넘었으나 ````````路峴靑能越寢

꿈조차 흔들리우고 흔들리어 ````````````````````猶夢破鏡

그립던 그대 가까울 듯 멀어라 `````````````````然遙遠慕

 

아 미끄럽지 않은 곳에 미끄러져 `````````````嗚呼滑脫滑

그대와 나 사이엔 만리가 격했어라 `````````與我萬里隔

다시 못 뵈올 그대의 고운 얼굴 ````````````````次不迎君

사라지는 옛 꿈보다도 희미하여라 ```````````昔日稀微

 

 

 

 

 

송아 주요한 신시 운동의 선구자 창조 동인

1900 頌兒 朱耀翰(19001979) 아름다운 새벽

복사꽃이 피면 `````````````桃花開花

복사꽃이 피면 ````````````桃花炸裂

가슴 아프다 ````````````````辛酸

속생각 너무나 ````````````莫及胸襟思

한없으므로 ``````````````````懷無限衷

 

 

 

 

 

초허 김동명 전원파시인

1900 超虛 金東鳴(19001968) 파초(1938)

내 마음은 `````````````````````````````````````````````````````吾心

내 마음은 호수요 ```````````````````````````````````````臆是

그대 저어 오오 ```````````````````````````````````````````君乎近楫 노즙

나는 그대의 흰 그림자를 안고 `````````````````懷君素影

옥같이 그대의 뱃전에 부서지리다 ``````````玉爾舷偎 뱃전현

 

 

내 마음은 촛불이요 ````````````````````````````````````心當燭火

그대 저 문을 닫아 주요 `````````````````````````````請闔他堅 문닫을합

나는 그대의 비단 옷자락에 떨며 고요히 羅衣 떨릴전 옷깃임

최후의 한 방울도 남김없이 타오리다 `````終餘

 

 

내 마음은 나그네요 ````````````````````````````````````心方客旅

그대 피리를 불어 주요 ``````````````````````````````請笛吹乎

나는 달 아래 귀를 기울이며 `````````````````````月下吾聽

호젓이 나의 밤을 새이오리다 ``````````````````蕭然獨夜

 

 

내 마음은 낙엽이요 ````````````````````````````````````心如落葉

잠깐 그대의 뜰에 머무르게 하오 `````````````暫使停君庭

이제 바람이 일면 나는 또 나그네같이 ````吾應 바람일괄

외로이 그대를 떠나오리다 ````````````````````````孤然別離

 

 

 

노작 홍사용 백조 동인 토월회 회원

1900 露雀 洪思容(19001947)

시악시 마음은 娘子心思

비탈길 밭둑에 營田 비낄사 두둑반

삽살이 조을고 黃尨午睡 삽살개방 잘수 기울경

바람이 얄궂어 風何懶怠 게으를나 게으름태

시악시 마음은 子焰春情 불댕길염

……

찢어 내려라 皮扔引下 벗길박 당길잉

버들가지를.``````````` ````````````````````柳縱枝條 늘어질종 가지조

꺾지는 말아요 勿折操心 꺾을절 잡을조 꺾을월

비틀어다고.`````````````````````````````````言捫 어루만질문 비틀렬

 

시들은 나물은 蔬衰 나물채 푸성귀소 쇠할쇠 어조사혜

뜯거나 말거나 挘取休停 뜯을렬 머무를정 캘채

늬나나 나…… 我我哦啊 언덕아 옳을아 사랑할아

나나나 늬…… 余如汝乃 나여 너여 이에내

 

 

흐르는 물을 붙들고서

시냇물이 흐르며 노래하기를 溪川浪曲

외로운 그림자 물에 뜬 마른 잎 浮遊

나그네 근심이 끝이 없어서 限客愁因

빨래하는 처녀를 울리었도다.````````哀漂女接

 

돌아서는 님의 손 잡아다리며 去挽 당길만

그러지 마셔요 갈 길은 육십 리 離前

철없는 이 눈이 물에 어리어 量玆眼涕 눈물체

당신의 옷매를 적시었어요 袂滴垂滂 소매몌 비퍼부울방

 

두고 가는 긴 시름 쥐어틀어서 悠愁 맬계

여기도 내 고향 저기도 내 고향 坊坊我故 동네방

젖으나 마르나 가느니 설움 哀何燥濕

혼자 울 오늘밤도 머지않구나.`````` 泣復宵當 울읍 밤소

 

 

 

 

 

파인 김동환 민요적 색채가 짙은 시 6.25 때 납북

1901 巴人 金東煥(1901∼?) 국경의 밤(1925) 해당화(1942)

산 너머 남촌에는 `````````````````````````````越山於南村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南村孰與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春風歲歲來於南

꽃 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花開四月鵑花 향기로울필

밀 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 ``````麥熟春陽麥穗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物不來雖一載

남촌서 남풍 불 제 나는 좋데나 ````自南吹颽亦吾耽 남풍개

 

 

오일도 1935년부터 시원 창간주재

1901 吳一島 吳熙秉(19011946)

내 소녀 吾少女

빈 가지에 바구니 걸어놓고 空枝掛菜籠 空枝掛菜

내 소녀 어디 갔느뇨.`````````````````````` `我奼行何處 我奼行何 소녀타

………………… …………… ……………

박사(薄紗)의 아지랑이 煙霏若薄紗 煙霧薄紗如

오늘도 가지 앞에 아른거린다.``````` 枝前据 至今枝隔据 일할거

 

 

 

 

김소월 김억을 스승으로 삼음 민요적인 서정시인

1902 素月 金廷湜(1902∼1934) 개벽 영대

먼 후일`````````````````````````````````````` ``遠後日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後日尋吾或我

그 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리면 ``````````內心君怨變望茫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리면 ``````````且君尤虛妄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잊고 `````````昨不後日

먼 훗날 그때에 잊었노라

 

 

풀따기 `````````````````````````````````````````````抓草 긁을조

그리운 우리 님은 어디 계신고 ```戀君何處止

가엾은 이내 속을 둘 곳 없어서 ``我臆無依

날마다 풀을 따서 물에 던지고 ```日草

흘러가는 잎이나 맘해 보아요 ````葉流心

 

 

바다 `````````````````````````````````````````````````海

뛰노는 흰 물결이 일고 또 잦는 ``浪起

붉은 풀이 자라는 바다는 어디 ```藻殖海

건너서서 저 편은 딴 나라이라 ```涉離他國別

가고 싶은 그리운 바다는 어디 ```往慕洋何

 

 

산위에 `````````````````````````````````````````````山上

산 위에 올라서서 바라다보면 `````上觀望伸

가루막힌 바다를 마주 건너서 `````海波橫塞渡

님 계시는 마음을 내 눈 앞으로 ```戀我眼

꿈 하늘 하늘 같이 떠오릅니다 ````空然 깨우칠유

 

 

옛이야기 ````````````````````````````````````````昔話

고요하고 어두운 밤이 오며는 ````寂夜 어두울명

어스레한 등불에 밤이 오며는 ````恍燈深 어슴푸레할황

외로움에 아픔에 다만 혼자서 ````故只孤獨痛

하염없는 눈물에 저는 웁니다 ````涕淚催哀 눈물흘리며울체

 

 

님의 노래 ``````````````````````````````````````戀歌

그리운 우리 님의 맑은 노래는 ``戀君淸朗曲

언제나 제 가슴에 젖어 있어요 ``日韻襟音 옷깃금

그러나 자다 깨면 님의 노래는 ``醒恁 당신임

하나도 남김없이 잃어 버려요 ```空虛片不

 

 

님의 말씀 ```````````````````````````````````````恁言

세월은 물과 같이 흘러가지만 ````歲月如流

가면서 함께 가자 하던 말씀은 ``與伴

당신을 아주 잊던 말씀이지만 ````君無刻說

죽기 전 또 못 잊을 말씀이외다 `死非忘論

 

 

님에게 ````````````````````````````````````````````於恁

한때는 많은 날을 당신 생각에 ``一戀慕

밤까지 새운 일도 없지 않지만 ``徹夜無妨

아직도 때마다는 당신 생각에 ```慕尙隨時

때 묻은 베갯 가의 꿈은 있지만 `淚淋夢枕遺 물뿌릴림

 

 

기억 ````````````````````````````````````````````````記憶

왔다고 할지라도 자취도 없는 ````雖來無痕迹

분명치 못한 꿈을 맘에 안고서 ```抱不明夢

어린 듯 대문 밖에 빗겨 기대서 ``依門

구름 가는 하늘을 바라봅니다 ````去雲望

 

 

바라는 볼지라도 하늘 끝에도 ````天涯雖觀視

하늘은 끝에까지 꿈길은 없고 ````未碧空窮

오고가는 구름은 구름은 가도 ````去往

하늘뿐 그리 그냥 늘 있습니다 ```但空恒

 

 

뿌리가 죽지 않고 살아 있으면 ```蘇生不死

그 맘이 죽지 않고 살아 있으면 ``復活無亡

자갯돌 밭에서도 풀이 피듯이 ````草出岩間

기억의 가시밭에 꿈이 핍니다 ````若夢抽憶記

 

 

만나려는 심사 ```````````````````````````````欲遇心思

저녁 해는 지고서 으스름의 길 ```暮日黃昏

저 먼 산엔 어두워 잃어진 구름 ``遠暗逸

만나려는 심사는 웬 셈 일까요 ```遇心何計謀

그 사람이야 올 길 바이없는데 ```約不來君

 

 

가을 저녁에 ```````````````````````````````````秋日夕陽

물은 희고 길구나 하늘보다도 ````水白長於

구름은 붉고나 해보다도 `````````````雲紅比太

서럽다 높아가는 긴 들 끝에 ```````愴乎登野界

나는 떠돌며 생각한다 그대를 ````浪想思娘(郞)

 

 

종이 鳶 ````````````````````````````````````````````紙鳶

오후의 네 길거리 해가 들었나 ```後日端衢 ````衢街午後太陽投

시정의 첫겨울의 적막함이어 ``````孟市井寂 ```市井孟寂寞

우두커니 문 어구에 혼자 섰으면 佇獨閈邊 ```臨佇閈邊惟獨止

흰 눈의 잎사귀 지연이 뜬다 ````````葉紙適 ```紙鳶皚葉適風浮

 

 

서름의 덩이 ````````````````````````````````````悲哀凝塊

꿇어앉아 올리는 향로의 등불 `````跪上香燈 ````跪坐香爐上燭

내 가슴에 조그만 서름의 덩이 ````我懷微慼塊 ````吾懷弱小悲哀凝

초닷새 달 그늘에 빗물이 운다 ````五泣雨 ````月五日雨

내 가슴에 조그만 서름의 덩이 ````臆小塊 ````臆弱微哀

 

 

여름의 달밤 ````````````````````````````````````夏月夜

서늘하고 달 밝은 여름밤이어 `````月明凉夏夜 `````爽月夏夜

구름조차 희미한 여름밤이어 ``````夏夜雲稀微 `````稀微雲亦夏宵兮

그지없이 거룩한 하늘로서는 ``````天神聖 `````無涯神聖以

젊음의 붉은 이슬 젖어내려라 ````靑春赫露圍 ``````赫露靑春潤下

 

 

오는 봄 ```````````````````````````````````````````來春

봄날이 오리라고 생각하면서 `````日到來思

쓸쓸한 긴 겨울을 지나 보내라 ```凄然冬節送

오늘 보니 白楊의 버들가지에 ````白楊今

전에 없던 흰 새가 앉아 울어라 `未有皚隹 흴애 떠들썩할홍

 

 

개여울 ````````````````````````````````````````````淺灘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彼娘何

홀로이 개여울에 주저앉아서 `````獨澗

파릇한 풀포기가 돋아 나오고 ```草出芽衣

잔물은 봄바람에 해적일 때에 ```春風潺水裸

(가도 아주 가지는 안 노라시던 그러한 약속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日常來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一想何人

가도 아주 가지는 안 노라심은 ``往去言無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勿付託可

 

 

진달래꽃 `````````````````````````````````````````杜鵑花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我逆應離別中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不言無將離 탈날탈

寧邊에 藥山 진달래꽃 ``````````````````寧邊藥谷杜鵑花

아름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折拱途中欲撒貢 아름공 뿌릴살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行步移其 깔개자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履踏步離施 신리 고할공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面吾應逆別離期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라 `````死不泣涕衷 눈물체

 

 

가는 길 ````````````````````````````````````````````往路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戀言然慕戀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번 ```往欲更携

저 산에도 까마귀 들에 까마귀 ````彼岸烏田

서산에는 해진다고 지저귑니다 ```西山日暮

 

 

산유화 `````````````````````````````````````山有花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山花發 ```````發花山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發花春 ```````秋春

산에 산에 피는 꽃은 ``````````````滿山花發始 ```````處始開花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獨有花幽 ```````有花惟獨迓

산에서 우는 작은 새요 ``````````小鳥喈山駐 ```````於山小鳥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好花山 ```````山歸

산에는 꽃 지네 꽃이 지네 `````山花落落 ```````落落花山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秋花收 ```````春秋花落下

 

 

엄마야 누나야 `````````````````````````阿母阿姊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母姉乎江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滿庭輝金沙舒

뒷문밖에는 갈잎의 노래 ```````後屋外葭稠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母姉乎江

 

 

고향 ```````````````````````````````````````````````故鄕

즘생은 모르나니 고향이나마 ````無知

사람은 못 잊는 것 고향입니다 `人間不掃

생시에는 생각도 아니 하던 것 `醒時猶未覺

잠들면 어느덧 고향입니다 ````````現遂家鄕

 

 

기회 ````````````````````````````````````````````````機會

강위에 다리는 놓였던 것을 ````````橋橫

건너가지 않고서 바재는 동안 ````躊躇不越 머뭇거릴주저

때의 거친 물결은 볼 새도 없이 `時宜激浪瞬 눈깜작일순

다리를 무너치고 흘렀습니다 `````壞失流潺 물흐르는소리잔

 

먼저 건넌 당신이 어서 오라고 ``君呼

그만큼 부르실 때 왜 못 갔던가 `應號豈不

당신과 나는 그만 이편저편서 ````與彼此偏

때때로 울며 바랄 뿐입니다 ````````泣啻望顔 뿐시

 

 

次 안서선생 삼수갑산韻 ```````` 次 岸曙先生 三水甲山韻

三水甲山 어디메냐 ```````````````` `水甲

내가 오고 내 못가네 ````````````` `不往

不歸로다 내 故鄕을 ``````````````` `不歸吾

아하 새더라면 떠가리라 ``````` `若鳥

 

님 계신 곳 내 故鄕을 ```````````` `處我家鄕

내 못 가네 내 못 가네 ``````````` `不離吾不往

오나가나 야속하다 ```````````````` `往野俗

아하 三水甲山이 날 가둡네 `` `水甲 원망할앙

 

 

장별리 ```````````````````````````````````````````將別里

연분홍 저고리 빨갛게 불붙는 ```粉紅衫子赤

평양에도 이름 높은 장별리 ``````壤著名將別里

금실 은실의 가는 실비는 ``````````銀絲細雨 실루

비스듬이 내리네 뿌리네 ```````````下撒布傾斜

 

 

가시나무 ```````````````````````````````````````````荊棘

산에도 가시나무 가시덤불은 ````````亦棘 우거질불

덤불덤불 산마루로 벋어 올랐오 ```芾然山

산에는 가려해도 가지 못하고 ```````踏山思不往

바로 말도 집도 있는 내 몸이라오 軀說宜堂

집에 가선 혼잣 몸이 홋 옷자락은 孤身

하룻밤에 두세 번은 젖기도 했오 ``一屢次

들에도 가시나무 가시덤불은 ````````且原荊刺芾

덤불덤불 들 끝으로 벋어 나갔오 ``芾野涯猖

 

 

고락 `````````````````````````````````````````````````苦樂

무거운 짐 지고서 닫는 사람은 ```重荷奔忙

崎嶇한 발 뿌리만 보지 말고서 ```崎嶇底勿

때로는 고개 들어 사방산천의 ````適時望四界

시언한 세상 풍경 바라보시오 ````爽觀諸般

이짐에 무거움에 뜻이 있고요 ````荷意

이짐이 괴로움에 뜻이 있다오 ````此味苦

무거운 짐 지고서 닫는 사람이 ``奔忙重荷者

이 세상 사람다운 사람이라오 ```世是人完

 

 

왕십리 ```````````````````````````````````````````往十里

비가 온다 오누나 오는 비는 ``````下雨來降下雨

올지라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雖連五日來歡呼

여드레 스무날엔 온다고 하고 ```八卄日云降

초하루 朔望이면 간다고 했지 ```日朔謂止

가도 가도 왕십리 비가 오네 ``````往十里來降

 

 

마른 강 두덕에서 `````````````````````````於旱江岸

서리 맞은 잎들만 쌔울지라도 ````雖垂

그 밑이야 강물의 자취 아니랴 ``其低未水

잎새 위에 밤마다 우는 달빛이 ``葉乘憐夜月

흘러가던 강물의 자취 아니랴 ````去未江頭

 

빨래 소리 물소리 선녀의 노래 ``女漂

물 스치던 돌 위엔 물때뿐이라 ``水石上

물때 묻은 조악돌 마른 갈숲이 ``垢留乾蘆密

이제라고 강물의 터야 아니랴 ```也未江幽

 

 

자주구름 ````````````````````````紫雲

물 고은 자주구름 `````````水麗紫

하늘은 개여오네 ``````````天空漸漸

밤중에 몰래 온 눈 ````````夜暗暗雪

솔숲에 꽃 피였네 `````````蔚發花榮

 

아침볕 빛나는데 ``````````日照

알알이 뛰노는 눈 `````````歡丸目睹

밤새에 지난 일은 `````````夜已往事

다 잊고 바라보네 `````````慲觀望迎 잊을만 잊을말怽 잊을돌怢

 

움직어리는 자주구름 ``紫雲徐

 

 

눈 오는 저녁 ````````````````````````降雪夕

바람 자는 이 저녁 ``````````````風沈此夕

흰 눈은 퍼붓는데 ```````````````雪暴

무엇하고 계시노 `````````````````事處君生

같은 저녁 금년은 ```````````````一同今歲夕

 

꿈이라도 꾸며는 `````````````````或作吉

잠들면 만날런가 `````````````````相逢

잊었던 그 사람은 ```````````````去厥君生

흰 눈 타고 오시네 ``````````````雪乘來訪客

 

저녁 때 흰 눈은 퍼부어라 `雪暴

 

 

부모 `````````````````````````````````````````父母

낙엽이 우수수 떨어질 때 `````蕭蕭葉落冬宵塡 ``````落葉蕭蕭冬

겨울의 기나긴 밤

어머님하고 둘이 앉아 ```````````母兩留聞申 `````兩坐

옛 이야기 들어라

나는 어쩌면 생겨 나와 `````````我出生聽此話 ``````或吾生聽斯

이 이야기를 듣는가

묻지도 말아라 내일 날에 `````勿疑來日我當親 ``````無問後來知

내가 부모 되어서 알아보랴

 

 

기억 `````````````````````````````````````````````````````記憶

달 아래 싀멋 없이 섰던 그 여자 `````月不美停其

서 있던 그 여자의 해쓱한 얼굴 ``````立厥娘憔悴面

해쓱한 그 얼굴 적이 파릇함 ````````````悴白顔多

다시금 실벗듯한 가지 아래서 `````````燦斌玄髮彩

시커먼 머릿길은 번쩍거리며 ``````````復回絲柳下垂枝

다시금 하루 밤의 식는 강물을 ```````次一宵愁淚衍

평양의 긴단장이 즞고 가던 때 ```````壤斷腸時

오오 그 싀멋없이 섰던 여자여 ````````抑嗚無美厥

 

 

춘강 `````````````````````````````````````````````````````````````````春崗 언덕강

속잎 푸른 고은 잔디 소리라도 내려는듯 ``葉綠莎將

쟁쟁하신 고은 햇볕 눈 뜨기에 바드랍네 ``錚錚麗日難看濃

자주들인 적은 꽃과 노란 물든 산국화엔 ``紫朱花少染

달고 옅은 인새 흘러 나비벌이 잠재우네 ``淡氣流忙

복사나무 살구나무 불그스레 취하였고 `````杏赫然如醉色

개창버들 팔 한가지 길게 느려 어리이네 ``水楊枝一下垂縱

일에 갔던 파린 소는 서른 듯이 길게 울고 瘦役往嘶如

모를 시름 조던 개는 다리 뻗고 하품하네 `睡狗疑愁欠足

청초청초 우거진 곳 송이송이 붉은 꽃숲 ``草鬱郊花茂赤

꿈 같이 그 우리 님과 손목잡고 놀던델세 `似夢同恁弄戱容

 

 

夜의 雨滴 `````````````````````````````````````````夜中雨滴 물방울적

어데로 돌아가랴 내의 신세는 ```````處輪回吾軀鄙

내 신세 가엾이도 물과 같아라 ``````可憐身世若

험구진 산막지면 돌아서 가고 ```````險丘山漠迂廻行

모지른 바위이면 넘쳐 흐르라 ```````角絶巖充溢止

그러나 그리해도 해날길 없어 ```````該然未遂

가엾은 서름만은 가슴 눌러라 ```````可憐悲愴抑

그 아마 그도 같이 야의 우적 `````````或如同伴雨垂宵

그 같이 지향없이 헤매임이라 ```````若混迷無向指

 

 

옛 낯 `````````````````````````````````````````````````舊面

생각의 끝에는 졸음이 오고 ``````````限睡

그리움의 끝에는 잊음이 오나니 ```戀終忘

그대여 말을 말어라 이후부터 ```````阿君勿曰後

우리는 옛낯 없는 서름을 모르리 `覺舊緣哀

 

 

꿈 `````````````````````````````````夢

꿈은 靈의 해적임 ``````靈迷

서름의 고향 ```````````````踏夢悲

울자 내사랑 ```````````````哭乎吾愛慕

꽃 지고 저무는 봄 `````落暮春傷

 

 

팔벼개 노래 ```````````````腕枕歌 팔완 베게침

첫날에 길동무 ``````````途中 길도

만나기 쉬운가 ``````````遇逢容 만날우

가다가 만나서 ```````````路程交際故 사이제

길동무 되지요 ``````````友遂能爲 이를수

 

 

날 긇다 말아라 `````````於我無言

家長님만 님이랴 ``````長乎惟

오다 가다 만나도 `````去來雖接遇

정 붙이면 님이지 `````託尙猶君

 

 

花紋席 돗자리 ``````````花紋席展

놋燭臺 그늘엔 ``````````鍮燭臺

七十年 苦樂을 ``````````七十年哀歡

다짐 둔 팔벼개 `````````約盟緣腕枕

 

 

드나는 곁방의 ``````````往來通

미닫이 소리라 ``````````門聲

우리는 하룻밤 ``````````等一宵城

빌어 얻은 팔벼개 `````借來持腕枕

 

 

朝鮮의 江山아 ``````````朝鮮疆域界

네가 그리 좁더냐 `````爾狹爲哉

三千里 西道를 ``````````西三千

끝까지 왔노라 ``````````至遂到

 

 

三千里 西道를 ``````````三千里海西

내가 여기 왜 왔나 ```何來

南浦의 사공님 ``````````浦善沙工

날 실어다 주었오 `````遣吾船載導

 

 

집 뒷산 솔밭에 `````````背屋山松

버섯 따던 동무야 `````摘芝親

어느 뉘집 家門에 `````誰家何宅戶

시집 가서 사느냐 `````嫁據居耶

 

 

嶺南의 晉州는 ``````````嶺晉

자라난 내 故鄕 `````````生長我故

父母 없는 ``````````````````別離無父母

故鄕이라우 ````````````````但故鄕疆

 

 

오늘은 하룻밤 ``````````日一宵城

단잠의 팔베개 ``````````蜜眠安腕枕

내일은 相思의 ``````````然來後日

거문고 벼개라 ``````````或且梧琴

 

 

첫닭아 꼬꾸요 ``````````寅鷄喔喔

목놓지 말아라 ``````````無啼

품속에 있던님 ``````````寢抱懷君

길차비 차릴라 ``````````或如差備境

 

 

두루두루 살펴도 ``````察視周圍

金剛 斷髮嶺 ``````````````金剛斷髮嶺

고갯길도 없는 몸 `````躬程險路

나는 어찌 하리우 `````我歷何當

 

 

嶺南의 晉州는 ``````````嶺也晉

자라난 내 故鄕 `````````育我

돌아갈 故鄕은 ``````````處故鄕焉

우리 님의 팔벼개 `````君望腕枕

 

 

 

 

김상용 1935년 시원을 통해 작품 발표 전원파

1902 月坡 金尙鏞(19021951) 望鄕

남으로 창을 내겠소 ````````````````````設窓南向

남으로 창을 내겠소 ```````````````````南窓欲設

밭이 한참 갈이 ```````````````````````````作墾田忙

괭이로 파고 ````````````````````````````````鎒掘營農

 

호미론 풀을 매지요 ```````````````````鋤除拔草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行雲豈葛藟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鳥語聽空量

강냉이가 익걸랑 ````````````````````````高粱

함께 와 자셔도 좋소 ``````````````````食樂

 

왜 사냐건 웃지요 ```````````````````````何棲不答笑

李白 山中問答 問余何事棲碧山 笑而不答心自閒

 

 

향수```````````````````````````````````````````` 鄕愁

인적 끊긴 산 속 ````````````````````````山人迹寂

돌을 베고 하늘을 보오 ````````````枕石碧空望

구름이 가고 ``````````````````````````````去自

있지도 않은 고향이 그립소```` 戀故

 

 

 

 

 

김영랑 시문학 동인 순수시의 宗師

1903 永郞 金允植(19031950) 영랑시집(1935)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石墻陽光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聶石墻如

풀 아래 웃음 짓는 샘물같이 ```````````低含笑若淸泉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길 위에 ``````吾心靜寂鮮春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日盡欲仰

 

새악시 볼에 떠오는 부끄럼같이 `````紅潮若恧

시의 가슴에 살포시 젖는 물결같이 詩徐潤水波涵

보드레한 에메랄드 얇게 흐르는 `````柔靑玉薄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絹碧空望

 

 

 

 

 

노산 이은상 시조의 현대화

1903 鷺山 李殷相(19031982) 노산시조집

오륙도 ````````````````````````````````五六島

오륙도 다섯 섬이 ``````````````應看五島六

다시 보면 여섯 섬이

흐리면 한두 섬이 ``````````````一二島曇晴五六

맑으신 날 오륙도라

흐리락 맑으락 하매 ``````````濁往日氣

몇 섬인 줄 몰라라```````````` 島數不

 

취하여 바라보면``````````````` 醉則應看十卄島

열 섬이 스무 섬이

안개나 자욱하면 ```````````````然濃霧海

아득한 빈 바다라

오늘은 비속에 보매 ``````````今看觀雨垂中

더더구나 몰라라 ```````````````益幾不識考

 

그 옛날 어느 분도 ````````````亦古來迷彼島

저 섬을 헤다 못해

헤던 손 내리고서 `````````````云稱五六推留

오륙도라 이르던가

돌아가 나도 그대로 ``````````還吾亦亦然如

어렴풋이 전하리라 ```````````播漠五六島

 

 

 

 

 

정지용 1930년 시문학 창간 1950년 납북

1903 鄭芝溶(1903?) 정지용시집(1935)

향수 鄕愁

넓은 벌 동쪽 끝으로 原東便

옛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說譟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慼臥斑牛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然號哭處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厥處猶夢忍曷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爐灰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夜颯空田

엷은 조름에 겨우 늙으신 아버지가 睡父纔衰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高䅝枕處 볏짚공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厥處猶夢忍抑

 

흙에서 자란 내 마음 生成情

파아란 하늘빛이 그리워 空光彩譽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探縱 주살증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草露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厥處猶夢忍曷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舞夜波傳說海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飛玄髮妹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露足無娟妻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負暴光收穗在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厥處猶夢忍抑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天茫闊疎星明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未識沙城足跡

우지짓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鴉往啼貧陋屋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 燈團坐處敦盟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厥處猶夢忍曷

 

 

 

양주동 1923년 금성 간행 고가연구 여요전주

1903 无涯 梁柱東(19031977) 조선의 맥박(1931)

산 넘고 물 건너 踰山濟水

산 넘고 물 건너 山連濟水

내 그대를 보려 길 떠났노라.``````````````````見壯途奔

그대 있는 곳 산밑이라기 ````````````````````````````````````山根

내 산길을 토파 멀리 오너라. ````````````````子居海岸

그대 있는 곳 바닷가라기 ````````````````````````````````````探千徑久

내 물결을 헤치고 멀리 오너라. ````````````展萬波敦

아아, 오늘도 잃어진 그대를 찾으려 思君

이름 모를 이 마을에 헤매이노라.`````````彷徨隱逸

 

 

 

이육사 퇴계후손 34편의 시 감방번호 264호실

1904 李陸史 李源綠(1904∼1944) 자오선 육사시집(1946)

절정 ```````````````````````````````````````````````````````絶頂

매운 계절의 채찍에 갈겨 ``````````````````季酷

마침내 북방으로 휩쓸려 오다 ```````````終來逐北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 `````````````限天疲極野

서릿발 칼날진 그 위에 서다 `````````````刃對危當

어데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處膝

한 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步所踏

이러매 눈 감아 생각해 볼밖에 ``````````黙然思索外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節若虹鋼

 

 

 

신석정 시문학 동인

1907 夕汀 辛錫正(19071974) 촛불(1939) 슬픈 목가(1947)

임께서 부르시면 子或如招

가을날 노랗게 물들인 은행잎이 日染黃銀杏葉

바람에 흔들려 휘날리듯이 風搖動若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然行往恁招余

 

호수에 안개 끼어 자욱한 밤에 畔霧煙深夜沒

말없이 재 넘는 초승달처럼 無言踰嶺如初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然行往恁招余

 

포곤히 풀린 봄 하늘 아래 溫春日昊天留

굽이굽이 하늘 가에 흐르는 물처럼 曲曲天涯若水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然行往恁

 

파아란 하늘에 백로가 노래하고 白鷺淸吟

이른 봄 잔디밭에 스며드는 햇볕처럼 早草原如浸暢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然行往恁招余

 

 

 

청마 유치환 1931년 문예월간에 정적을 발표하며 데뷔 생명파시인

1908 靑馬 柳致環(19081967) 청마시초(1937) 생명의 서(1947)

깃발```````````````````````````````````````````````````````````旗旌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無聲是鬧 시끄러울료

저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向海原營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永遠鄕愁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風波旖純 깃발나부낄의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標梢理念表 나무끝초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若鷺哀愁榮

! 누구인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닯은 마음을```````````此嗟 탄식할차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空誰 들게

 

 

 

 

 

이상 김해경 구인회 동인

1910 李霜 金海卿(19101937) 이상전집(1956) 날개(1936)

거울 ``````````````````````````````````````````````````````````````````````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鏡裏無聲世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靜寂眞無然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 ``````````````````````````````````莫逆吾存

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있소 ``````````````語不兩耳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요 ``````````````````````````````````鏡裏反應我用左

내악수를받을줄모르는악수를모르는 ``````````````吾迎不納無知緣

왼손잡이요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 ```````````固陋不

못하는구료마는

거울아니었던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 ```````````以鏡不存無

만져보기만이라도했겠소

나는지금거울을안가졌소마는거울속에는 ```````我鏡無恒在裏

늘거울속의내가있소

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에골몰할게요````````` ``傾孤汨沒只無賢

거울속의나는참나와반대요마는또꽤닮았소 ```拒逆而多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할수없으니 ```憫鏡中吾

퍽섭섭하오

 

 

 

 

서번 박재륜 주지적 모더니즘

1910 西蕃 朴載崙(19102001) 메마른 언어(1969)

연심``````````````````````````````````` ````戀心

머루 다래 덩굴길로 ````````````蔓路如絲 까마귀머루욱 소로경

실 같은 길은

산을 넘고 산을 넘어 ``````````越越山長久經

길게 뻗치고

구김 많은 내 마음의 ``````````皺若絲吾 주름추 가슴억

실 같은 길도

그대 그린 마음이라 ````````````君無心思 엉길응

끝이 없다오

 

 

 

 

 

이호우 1941년 문장지에 추천

1912 爾豪愚 李鎬雨(19121970) 이호우 시조집(1955)

개화 ``````````````````````````````````````````開花

꽃이 피네 한 잎 한 잎 ```````````花開一一

한 하늘이 열리고 있네 ``````````一昊開通

마침내 남은 한 잎이````````````` `局一殘餘

마지막 떨고 있는 고비 ``````````行過顫振

바람도 햇볕도 숨을 죽이네` `風光氣運

나도 가만 눈을 감네 ``````````````亦黙

 

 

난 ```````````````````````````````````````

벌 나빈 알리 없는 ``````````` 蝶不

깊은 산 곳을 가려 ``````````` 深山擇卜

안으로 다스리는 ````````````` 心修治裏

청자빛 맑은 향기 ```````````` 靑瓷譽

종이에 물이 스미듯 ```````` 如霑

미소 같은 이여 ```````````` 情兮若笑

 

 

달밤 ````````````````````````````````````````````````````````````月夜

낙동강 빈 나루에 달빛이 흐릅니다 ```````東津寂浦 月皎光流

무엔지 그리운 밤 지향없이 가고파서 ```戀慕何如夜 欲指向

흐르는 금빛 노을에 배를 맡겨 봅니다 ``流霞金彩染 託任浮舟

 

낯익은 풍경이되 달 아래 고쳐보니 ```````面識親風景 月低更

돌아올 기약 없는 먼길이나 떠나온 듯 ``歸茫漠約 路別離當

뒤지는 들과 산들이 돌아돌아 뵙니다`` `退去懷山回回觀觀

 

아득한 그림 속에 정화된 초가집들 ```````茫圖 淨草

할머니 趙雄傳에 잠들던 그날 밤도 ```````話趙雄傳 夢其寢夜

할버진 지으시고 달이 밝았더이다 ```作律 中天

 

미움도 더러움도 아름다운 사랑으로 `````惡與穢 美以愛

온 세상 쉬는 숨결 한 갈래로 맑습니다 `環喁氣息 類一同淸

차라리 외로울망정 이 밤 더디 새소서 ``躬孤遲延此夜

 

 

백석

1912 白石(1912?) 사슴(1936)

청시 靑柿

별 많은 밤 辰頗多宵 날신 자못파 밤소

하누 바람이 줄어서 西風漸次廢 점점점 폐할폐

푸른 감이 떨어진다 靑凋 감나무시 시들조

개가 짓는다 狗忽 개구 짖을폐

 

산비 山雨

산 뽕잎 빗방울이 친다 檿葉雰雰 산뽕나무염 안개분

멧비둘기가 날다 山鳩翓翼 비둘기구 날아오를힐 날개익 젖을함

나무 등걸에서 자벌레가 檮規蠖顧 상수리나무상 등걸도 진사확 尺蠖

고개를 들었다

멧비둘기 켠을 본다 鶻測量眈 산비둘기골 잴측 노려볼탐

 

 

 

노천명 시원 동인

1912 盧天命 盧泉鳴(19121957) 사슴의 노래(1956)

사슴 鹿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悲哀

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 言恒

관이 향기로운 너는 冠香氣汝

무척 높은 족속이었나 보다 斥族高乎

 

물속의 제 그림자를 들여다보고 中躬影視

잃었던 전설을 생각해 내고는 失故傳還

어찌할 수 없는 향수에 渺漠鄕愁

슬픈 모가지를 하고 哀望

먼데 산을 바라본다

 

 

 

장서언 모더니즘 시인

1912 張瑞彦(19121965) 장서언 시집

바람 불어 거스러진 荒凉風動野

샛대 지붕은 屋上弧然

고요한 달밤에 寂寞姮娥

박 하나 낳았다 産滿

 

 

 

 

박목월 청록파 문장을 통해 데뷔

1916 木月 朴泳鍾(19161978) 청록집(1946) 산도화(1954)

나그네 客旅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江津越麥田遵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履月往旅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孤程三百里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村過酒釀夕霞彬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履月往旅

 

 

 

청노루 靑獐

머언 산 靑雲寺 낡은 기와집 山雲寺瓦家縫

산은 紫霞山 봄눈 녹으면 是紫霞春

오리목 속잎 피는 열두 구비를 裏葉十二曲

청노루 맑은 눈에 도는 구름 靑獐淸靑雲封

 

 

 

산도화 山桃花

산은 九江山 보랏빛 石山 是九紫石

산도화 두어송이 송이 버는데 山桃朶朶花開斑

봄눈 녹아 흐르는 옥 같은 물에 流春雪水

사슴은 암사슴 발을 씻는다 鹿牝濯足 암컷빈 암사슴우

 

 

 

 

 

박두진 청록파 문장을 통해 데뷔

1916 兮山 朴斗鎭(19161998) 시인의 고향(1958)

太陽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扶桑旭日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淸顔陽揚

산 넘어 산 넘어서 어둠을 살라 먹고 山山越越消燒

산 넘어서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 (盡夜消燒)

이글이글 애띤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活活純容旭日

……

 

 

 

 

 

윤동주 독립운동가로 복역 중 옥사 77편의 시

1917 尹東柱(1917∼1945)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948)

슬픈 족속 ```````````````````````````````````````````````````悲哀族屬

흰 수건이 검은 머리를 두르고 ```````````````巾玄髮繞 터럭발 두를요

흰 고무신이 거친 발에 걸리우다 ```````````履粗疋邀 흴애 맞을요

흰 저고리 치마가 슬픔 몸집을 가리고 ``縞服哀身 명주호 덮을폐

흰 띠가 가는 허리를 질끈 동이다 ``````````束細 흴호 큰띠신

 

 

 

 

 

한하운 북한에서 월남 나병환자

1919 韓何雲(19191975) 보리피리(1955) 한하운 시전집(1956)

보리피리 ```````````````````````````````````````麥笛

보리피리 불며 봄 언덕 ```````````````麥笛吹吟春日履 피리적 밟을리

고향 그리워 피늴니리 `````````````鄕思慕嗶 울필

보리피리 불며 꽃 청산 ```````````````笳吹花靑山 갈잎피리가

어린 때 그리워 피늴니리 ````````憶少彼日裡

보리피리 불며 人寰의 거리 ````````麥笛吹和世巷 거리항 기내환

인간사 그리워 피늴니리 `````````人間戀戀佖 나란할필 속될리

보리피리 불며 방랑의 幾山河 ````麥笳吹奏浪山河

눈물의 언덕을 피늴니리 `````````涕淚丘陵咇昵理 눈물체 말많이할 친할닐

 

 

 

 

 

 

백수 정완영

1919 白水 鄭椀永(1919) 採春譜(1969)

조국 `````````````````````````````````````祖國

행여나 다칠세라 ```````````````幸被

너를 안고 줄 고르면 `````````君調

떨리는 열 손가락 ``````````````中全十指

마디마디 에인 사랑 ``````````節一孤吟

손 닿자 애절히 우는 `````````接卽悽然

서러운 내 가얏고여 ``````````悲哀我故

 

둥기둥 줄이 울면 ``````````````絃鳴咚咚

초가삼간 달이 뜨고 ``````````月草家深

흐느껴 목메이면 ```````````````涕哭仍嗚

꽃잎도 떨리는데 ```````````````花英亦顫

푸른 물 흐르는 정에 `````````情流水綠

눈물 비친 흰 옷자락 `````````淚素衣衿

 

통곡도 다 못하여 ``````````````痛哭將無

하늘은 멍들어도 ````````````````或瘀

피 맺힌 열두 줄은 `````````````十二線

굽이굽이 애정인데 ````````````曲愛情藏

청산아 왜 말이 없이 `````````不訴靑山

학처럼만 여위느냐 ````````````瘦瘠

 

 

 

 

 

조지훈 청록파 문장을 통해 데뷔

1920 芝薰 趙東卓(19201968) 지조론. 시와 인생

완화삼 `````````````````````````````````````````````````````````` 玩花衫

차운 산 바위 위에 하늘은 멀어 ``````````````` 寒山巖上碧空開

산새가 구슬피 울음 운다 ````````````````````````` 鳥若悽啼

구름 흘러가는 물길은 칠백 리 ```````````````` 履水七百里

나그네 긴 소매 꽃잎에 젖어 ```````````````````` 人衫袖玩花催

술 익는 강마을의 저녁노을이여`````` ```````` 江村酒釀彬霞

이 밤 자면 저 마을에 꽃은 지리라 `````````` 夜彼村花

다정하고 한 많음도 병인 양하여 ````````````` 多情或是病

달빛 아래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 ` 光輝下寂搖徊

 

 

 

 

 

김상옥 1939년 문장에 시조 추천

1920 草汀 金相沃(19202004) 초적 목석의 노래

사향 ````````````````````````````````````````````````````````````````思鄕

눈을 가만 감으면 굽이 잦은 풀밭 길이 ````靜肅沈潛目 曲草原

개울물 돌돌돌 길섶으로 흘러가고 ````````````湥湥湥 水路邊流

백양 숲 사립을 가린 초집들도 보이구요 `蔽白掩 草家群

 

 

송아지 몰고 오며 바라보던 진달래도 ```````牛驅御昔 察杜鵑花

저녁노을처럼 산을 둘러 퍼질 것을 ```````````彩若景 繞山如

어마씨 그리운 솜씨에 향그러운 꽃지짐 ```娘其手技 煎味香家

 

 

어질고 고운 그들 멧남새도 캐어 오리 ``````賢良鮮麗衆 菜採將援

집집 끼니마다 봄을 씹고 사는 마을 ``````````樂日家家食 嚼住住

감았던 그 눈을 뜨면 마음 도로 애젓하오``開追憶脫 抱復元怨

 

 

 

 

 

김수영

1921 金洙暎(19211968) 평화에의 증언(1957 합동시집)

풀``````````````````````````````````````````````````````````````

풀이 눕는다`````````````````````````````````````````````顚憐草頓

비를 모아 오는 동풍에 나부껴`````````````東風翩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草遂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曇天泣臥

 

풀이 눕는다`````````````````````````````````````````````顚憐草頓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迅臥急於風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速涕於風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風先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曇憐草偃

발목까지```````````````````````````````````````````````````草至疋高

발밑까지 눕는다`````````````````````````````````````草臥從疋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後偃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風先起立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泣緩於風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於風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天曇臥草 흐릴담

 

 

 

 

 

김춘수

1922 金春洙(19222004) 부다페스트에서의 소녀의 죽음(1959)

꽃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他名萬若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只行一不過他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呼他本苟

그는 나에게로 와서 `````````````````````````````````````近接吾花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我尋呼他本實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吾香色孰呼哥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他花我往將爲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 ``諸般欲作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 `互汝吾俱我汝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忘單意慾望多

```````````````````````````````````````눈짓이`/`몸부림이고

 

 

 

 

천상병 문예를 통해 1952년 데뷔

1930 千祥炳(19301993) (1971)

귀천 `````````````````````````````````````````````````````````````歸天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歸還至上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光來接解消然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伴侶連環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歸天與彩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請召還山麓逍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將歸復迫頭遷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嘉祥現世逍風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將云善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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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漢詩 보충 (한시를 지은 인물 출생년도 순)

 

生年 號 姓名(生年∼沒年)諡號 本貫 벼슬 著書

 

857 고운 최치원 孤雲 崔致遠(857∼?) 慶州 新羅 眞聖女王 桂苑筆耕

郵亭夜雨(우정야우) 우정에 밤비 내려

旅館窮秋雨(여관궁추우) 나그네 집 떨어져 가을비 내려

寒窓靜夜燈(한창정야등) 싸늘한 창 고요히 밤의 등불이

自憐愁裏坐(자련수리좌) 저절로 가여워서 시름에 앉아

眞箇定中僧(진개정중승) 꼼짝없이 선정 속 스님이 되네

 

古意(고의) 옛 뜻

狐能化美女(호능화미녀) 여우는 바뀔 수도 어여쁜 여인

狸亦作書生(리역작서생) 살쾡이도 되느니 글 하는 선비 삵리

誰知異種物(수지이종물) 누가 알아 달라서 다른 것인지

幻惑同人形(환혹동인형) 홀려 속아 같다고 사람 모습이 변할환

 

變體想非艱(변체상비간) 몸바꿈 생각하기 어렵지 않아 어려울간

操心良獨難(조심량독난) 마음잡기 참으로 홀로 어려워

欲辨眞與僞(욕변진여위) 나누어 가리려니 참과 거짓을

願磨心鏡看(원마심경간) 바램 닦아 봐야지 마음거울을

 

江南女(강남녀) 강남 아가씨

江南湯風俗(강남탕풍속) 강남땅에 쫙 깔린 풍속이란 게

養女嬌且憐(양녀교차련) 딸을 길러 예쁘게 아리따웁게 아리따울교

性冶恥針線(성야치침선) 성품 불려 바느질 부끄럽다네

粧成調管絃(장성조관현) 꾸밈 이뤄 익히니 피리 비파에

 

所學非雅音(소학비아음) 배우는 게 우아한 음악 아니요

多被春心索(다피춘심색) 많이도 마지못해 춘정만 찾고

自謂芳華色(자위방화색) 스스로야 이르길 꽃다움으로

長占艶陽年(장점염양년) 오래도록 누리랴 고운시절로 고울염

 

却笑隣舍女(각소린사녀) 도리어 비웃으니 이웃 소녀를

終朝弄機杼(종조농기저) 아침 다해 놀리니 베틀에 북을 북저

機杼縱勞身(기저종노신) 베틀 북 내려놓아 나른한 몸을

羅衣不到汝(라의부도여) 비단옷은 안 되지 네게 닿지를

 

寓興(우흥) 우흥

願言扃利門(원언경리문) 바램 말 이끗의 문 닫아걸고서 빗장경

不使捐遺體(불사연유체) 버리게 하지 않아 물려주신 몸 버릴연

爭柰探珠者(쟁내탐주자) 다툼을 어찌하랴 구슬 찾는 이 어찌내

輕生入海底(경생입해저) 가벼운 삶 들어가 바다 밑에를 밑저

身榮塵易染(신영진이염) 몸 드러내 티끌에 쉽게 물들어

心垢水難洗(심구수난세) 마음의 때 물로도 씻기 어려워 때구

澹泊誰與論(담박수여론) 담담하게 누구와 말을 해보나 담박할담

世路嗜甘醴(세로기감례) 살아갈 길 즐기리 달아 좋은 술 단술례

 

途中作(도중작) 길을 가면서

東飄西轉路岐塵(동표서전로기진) 동서로 떠돌아서 갈림 길 먼지

獨策羸驂幾苦辛(독책리참기고신) 홀로 채찍 여윈 말 얼마나 고생

不是不知歸去好(불시부지귀거호) 모르는 게 아닌데 돌아가 좋기

只緣歸去又家貧(지연귀거우가빈) 까닭은 돌아가도 집이 가난해

 

饒州鄱陽亭(요주파양정) 요주 파양주에서

夕陽吟立思無窮(석양음입사무궁) 저녁볕에 시 읊어 생각 끝없어

萬古江山一望中(만고강산일망중) 오랜 옛 강과 산은 한 눈에 들어

太守憂民疎宴樂(태수우민소연락) 태수님 백성 걱정 잔치도 뜸해

滿江風月屬漁翁(만강풍월속어옹) 강 가득 바람에 달 어부 차지라

 

 

1055 대각국사 의천 義天 祐世 王煦(1055∼1101)大覺國師 釋苑詞林

自誡(자계) 스스로 경계

悠悠無定志(유유무정지) 한가로워 없으니 뜻을 둠이란

不肯惜光陰(불긍석광음) 옳지 않지 아까워 빠른 세월이

雖曰攻經論(수왈공경론) 비록 일러 다스려 경전과 논문

寧知目面墻(녕지목면장) 어찌 알까 보느니 담장 마주해

 

偶書(우서) 우연히 쓰다

六年只爲路多岐(육년지위로다기) 여섯 해 다만 함은 갈림길 많아

喪道從來語有枝(상도종래어유지) 도를 잃어 오면서 말만 생겼지

精義入神方領會(정의입신방영회) 참 옳음 정신 들어 막 깨쳐 모여

悠悠爭得析群疑(유유쟁득석군의) 아득해 어찌 다퉈 뭇 의심 풀까

 

 

1090 남호 정지상 南湖 鄭知常(?∼1135) 西京 左司諫 鄭司諫集

詠竹(영죽) 대나무를 노래해

脩竹小軒東(수죽소헌동) 쭉쭉 대나무 작은 집 동쪽

蕭然數十叢(소연수십총) 쓸쓸하게도 몇 십이 모여

碧根龍走地(벽근용주지) 파란 뿌리는 용이 땅 달려

寒葉玉鳴風(한엽옥명풍) 차가운 잎새 바람 옥 울려

秀色高群卉(수색고군훼) 빼어난 빛깔 뭇 풀에 높아

淸陰拂半空(청음불반공) 맑은 그늘로 하늘 반 쓸어

幽奇不可狀(유기불가상) 숨은 뛰어남 그릴 수 없어

霜夜月明中(상야월명중) 서리 내린 밤 달 밝음 속에

 

新雪(신설) 새해 내린 눈

昨夜紛紛瑞雪新(작야분분서설신) 지난밤 펄펄 내린 서설에 새록

曉來鵷鷺賀中宸(효래원로하중신) 새벽에 문무백관 대궐엔 하례

輕風不起陰雲捲(경풍불기음운권) 가변 바람 안 일어 낀 구름 걷혀

白玉花開萬樹春(백옥화개만수춘) 하얀 옥 꽃이 피어 나무마다 봄

 

團月驛(단월역) 단월역에서

飮闌倚枕畵屛低(음란의침화병저) 술자리 끝 누우니 그림병풍 밑

夢覺前村啼一鷄(몽각전촌제일계) 꿈 깨니 앞마을에 첫닭이 울어

却憶夜深雲雨散(각억야심운우산) 생각 물려 밤 깊어 운우 흩어져

碧空孤月小樓西(벽공고월소루서) 푸른 하늘 외론 달 작은 루 서쪽

 

醉後(취후) 술 취한 뒤에

桃花紅雨鳥喃喃(도화홍우조남남) 복사꽃 붉은 비에 새들은 조잘

繞屋靑山間翠嵐(요옥청산간취람) 집을 두른 푸른 산 푸른 빛 아른

一頂烏紗慵不整(일정오사용부정) 한 머리 검은 사모 게을리 삐딱

醉眠花塢夢江南(취면화오몽강남) 술 취한 잠 꽃 둑에 강남을 꿈꿔

 

長源亭1(장원정1) 장원정에서

苕嶢雙闕枕江濱(초요쌍궐침강빈) 높고 높은 두 대궐 강가에 자리

淸夜都無一點塵(청야도무일점진) 맑은 밤 모두 없어 티끌 한 점이

風送客帆雲片片(풍송객범운편편) 바람 실린 길손 배 구름에 떠가

露凝宮瓦玉鱗鱗(노응궁와옥린린) 이슬에 궁궐기와 옥 맺혀 나란

綠楊閉戶八九屋(녹양폐호팔구옥) 푸른 버들 닫힌 문 여덟아홉 집

明月捲簾三四人(명월권렴삼사인) 밝은 달에 발 걷은 서너 사람이

縹渺蓬萊在何許(표묘봉래재하허) 까마득한 봉래는 어디쯤 있나

夢闌黃鳥囀靑春(몽란황조전청춘) 꿈 깨운 꾀꼬리는 푸른 봄 노래

 

長源亭2(장원정2) 장원정에서

玉漏丁東月掛空(옥루정동월괘공) 물시계 딩동 소리 달 걸린 하늘

一天春興牡丹風(일천춘흥모란풍) 한 날씨 봄은 일어 모란꽃 바람

小堂捲箔春波綠(소당권박춘파록) 작은 마루 발 걷어 푸른 봄 물결

人在蓬萊縹渺中(인재봉래표묘중) 인간에 있는 봉래 아련함 속에

 

春日(춘일) 봄날

物象鮮明霽色中(물상선명제색중) 물상이 산뜻하니 활짝 개임에

勝遊懷抱破忡忡(승유회포파충충) 멋진 놀이 품어온 시름을 잊네

江含落日黃金水(강함낙일황금수) 지는 해 머금은 강 황금빛 물에

柳放飛花白雪風(유방비화백설풍) 흩날리는 버들 솜 하얀 눈 바람

故國江山千里遠(고국강산천리원) 우리나라 강산은 천리 먼 곳에

一樽談笑萬緣空(일준담소만연공) 술 한 통 얘기웃음 모든 인연 空

興來意欲題新句(흥래의욕제신구) 흥 일어 뜻하려는 새론 시 지어

下筆慚無氣吐虹(하필참무기토홍) 써 내린 붓 부끄러 멋진 氣 없어

 

 

1206 일연 一然 睦庵 金見明(1206∼1289)普覺 三國遺事

兜率讚歌(도솔가찬가) 도솔가 찬가

風送飛錢資逝妹(풍송비전자서매) 바람 불려 돈 날려 간 누이 밑천

笛搖明月住姮娥(적요명월주항아) 피리 흔들 밝은 달 항아 머물게

莫言兜率連天遠(막언두솔연천원) 멀다 마라 도솔천 하늘에 닿아

萬德花迎一曲歌(만덕화영일곡가) 만덕화로 맞으니 한 곡조 노래

 

厭髑滅身讚詩(염촉멸신찬시) 염촉멸신 기리는 시 ※이차돈

殉義輕生已足驚(순의경생이족경) 옳음에 삶을 버림 이미 놀랄 만

天花白乳更多情(천화백유갱다정) 하늘 꽃 흰 젖빛 피 다시 많은 뜻

俄然一劒身亡後(아연일검신망후) 갑작스레 한 칼에 몸을 잃은 뒤

院院鐘聲動帝京(원원종성동제경) 절마다 종소리에 서울을 울려

 

義湘傳敎讚詩(의상전교찬시) 의상전교 기리는 시

披榛跨海冒煙塵(피진과해모연진) 숲 헤쳐 바다너머 먼지 무릅써

至相門開接瑞珍(지상문개접서진) 지상사 문을 열어 바른 보배로

采采雜花我故國(채채잡화아고국) 빛깔 나는 온갖 꽃 우리나라에

終南太伯一般春(종남태백일반춘) 종남산 태백산이 다 한 가지 봄

 

 

1298 가정 이곡 仲父 稼亭 李穀(1298∼1351)文孝 韓山 稼亭集

次紫燕島(차자연도) 자연도 시를 차운하여

行過紫燕島(행과자연도) 지나쳐 가니 자연도 섬을

扣枻一閑吟(구예일한음) 노를 두드려 한가히 읊어 두드릴구 노예

浦漵盤如篆(포서반여전) 갯가 반반해 전자 글처럼 개서

竿檣蔟似簪(간장족사잠) 돛대 새둥지 비녀와 같아

鹽煙橫近渚(염연횡근저) 소금 연기 낀 가까운 물가

海月上遙岑(해월상요잠) 바다 달 올라 멀리 봉우리

我有扁舟興(아유편주흥) 내게 있으니 조각배 흥이

他年擬重尋(타년의중심) 다른 해 다시 찾아 빗대야

 

次江華郡(차강화군) 강화군 시를 차운하여

海山深處一扁舟(해산심처일편주) 바다 산 깊은 곳에 조각배 하나

行到華山興未休(행도화산흥미휴) 가서 닿은 강화에 흥 아니 그쳐

自古金湯能害德(자고금탕능해덕) 예부터 단단한 성 덕 해침 있어

移都此地是誰謀(이도차지시수모) 도읍 옮겨 이 땅에 누구 꾀인가

 

有感(유감) 느낌 있어

身爲藏珠剖(신위장주부) 몸은 갈라져 구슬을 감춰

妻因徙室忘(처인사실망) 아내는 잊혀 집을 떠나면

處心如淡泊(처심여담박) 마음가짐은 담백함으로

遇事豈蒼黃(우사기창황) 일을 만나서 어찌 헤맬까

 

苦寒(고한) 모진 추위

朔吹搖空歲暮天(삭취요공세모천) 겨울바람 몰아쳐 한해 저물어

颼颼老屋讀書氈(수수로옥독서전) 바람소리 낡은 집 글 읽는 담요

一寒到骨那能解(일한도골나능해) 한추위 뼈에 닿아 어찌 녹일까

萬事關心只自煎(만사관심지자전) 모든 일 마음 쏠려 혼자만 졸여

衾鐵夜深明積雪(금철야심명적설) 쇠 이불 밤은 깊어 밝게 쌓인 눈

樵山市近絶炊煙(초산시근절취연) 나무 산 저자 곁에 끊긴 불 연기

詩人耐冷今猶古(시인내랭금유고) 시인은 추위 참아 이제나 예나

擬訪梅花澗水邊(의방매화간수변) 찾아가려 매화꽃 골짝 물가로

 

正朝雪(정조설) 설날 아침 눈

雪從除夜到正朝(설종제야도정조) 눈이 내려 제야에 설 아침까지

旋入春風不禁消(선입춘풍불금소) 돌아든 봄바람에 못 막아 녹아

扇影未分雙闕仗(선영미분쌍궐장) 부채모습 못 나눠 두 대궐 지켜

靴聲早集五門橋(화성조집오문교) 발소리 일찍 들려 다섯 문 다리

從敎賀列朝衣濕(종교하렬조의습) 늘어세운 하례 줄 조회 옷 젖어

好傍昭容舞䄂飄(호방소용무수표) 곱게 곁 밝은 얼굴 춤 소매 나풀

便是新年多瑞氣(편시신년다서기) 이러한 새해에는 좋은 일 많길

願隨椒酒進民謠(원수초주진민요) 바램 따라 산초 술 울린 민요에

 

妾薄命用太白韻2(첩박명용태백운2) 첩박명이라 이백의 운을 써

生不識人面(생불식인면) 나면서 몰라 사람 얼굴은

長年在深屋(장년재심옥) 자라선 갇혀 깊은 집안에

一爲色所誤(일위색소오) 첫 예쁨 되니 잘못되는바

反遭珉欺玊(반조민기숙) 되레 옥돌로 속여 다듬어 옥다듬는장인숙

憎愛古無常(증애고무상) 미움과 아낌 예로 늘 없어

朝恩暮乃疏(조은모내소) 아침 베풀음 저녁엔 드문

悒悒詠秋扇(읍읍영추선) 울적해 읊어 가을부채를

望絶登君車(망절등군거) 바램 끊기어 오른 님 수레

金牀爲誰拂(금상위수불) 금 침상 털어 누구를 위해

繡被久已收(수피구이수) 수놓인 이불 오래 걷어둬

閨空寒月落(규공한월락) 규방은 비어 차운 달 지니

但見螢火流(단견형화류) 다만 바랄 뿐 반딧불 흘러

沈憂暫成夢(침우잠성몽) 시름에 잠겨 잠깐 꿈을 꿔

依稀鬪百草(의희투백초) 드물음에도 온갖 풀 다퉈

世無相如才(세무상여재) 세상에 없는 상여의 재주 ※司馬相如

誰令復舊好(수령복구호) 누가 하게해 되돌려 좋게

 

辛巳元旦有感4(신사원단유감4) 신사년 설날에

兒童共喜見新春(아동공희견신춘) 아이들 모두 기뻐 새봄을 보니

竹爆桃符辟鬼神(죽폭도부벽귀신) 폭죽 부적 복사꽃 귀신을 쫓아

笑我異時如汝輩(소아이시여여배) 웃는 나는 다른 때 너희들 같아

而今却怕得年頻(이금각파득년빈) 이제 되레 두려워 나이 듦 잦아

 

 

1301 보우 太古 洪普愚(1301∼1382)圓證 洪州 太古集

海雲(해운) 바다 구름

茫茫碧海上(망망벽해상) 아득하게도 푸른 바다 위

片片白雲行(편편백운행) 조각 조각나 흰 구름 떠가

中有白鷗樂(중유백구락) 그 속에 즐겨 하얀 갈매기

與君任此生(여군임차생) 그대 더불어 여기 살리라

 

雲山(운산) 구름 산

白雲雲裏靑山重(백운운리청산중) 흰 구름 구름 속에 푸른 산 겹쳐

靑山山中白雲多(청산산중백운다) 푸른 산 산 속에는 흰 구름 많아

日與雲山長作伴(일여운산장작반) 날로 함께 구름 산 오랜 벗이 돼

安身無處不爲家(안신무처불위가) 몸 편함 없는 데는 집이라 안 해

 

送珦仙人之江南(송향선인지강남) 강남 가는 향선인을 보내며

海東千古月(해동천고월) 바다 동쪽서 천년을 뜬 달

江南萬里天(강남만리천) 장강 남쪽은 만 리의 하늘

淸光無彼此(청광무피차) 맑은 빛이야 이와 저 없어

莫認諸方禪(막인제방선) 알려고 마라 여러 곳 참선

 

淸澗(청간) 맑은 산골 물

出自靑山谷(출자청산곡) 흘러나오니 푸른 산골서

流流朝碧海(류류조벽해) 흘러 흘러서 푸른 바다로

潺溪聲最切(잔계성최절) 졸졸 시냇물 소리 다 끊겨

近聽人誰解(근청인수해) 가까이 들어 남들 뉘 알까

 

古林(고림) 오랜 숲

無枝無葉樹(무지무엽수) 가지가 없어 잎 없는 나무

春風動其根(춘풍동기근) 봄날 바람에 뿌리 흔들려

非靑非白色(비청비백색) 아니 푸른빛 아니 하얀빛

花發又無痕(화발우무흔) 꽃이 피어도 자취도 없어

 

南谷(남곡) 남쪽 골짜기

童子行尋千載後(동자행심천재후) 동자승 찾아가니 천 년 흐른 뒤

寥寥寂寂但淸虛(요요적적단청허) 쓸쓸하고 고요해 말갛게 비어

老僧無事臥雲裏(노승무사와운리) 늙은 스님 일 없어 구름에 누워

白日靑山對結廬(백일청산대결려) 한낮의 푸른 산이 초가와 마주

 

參禪銘1(참선명1) 참선명

心卽天眞佛(심즉천진불) 마음이란 곧 그대로 부처

何勞向外覓(하로향외멱) 어찌 힘들게 밖으로 찾나

放下萬事看(방하만사간) 놓아두고서 모든 일 보니

路窮如鐵壁(노궁여철벽) 길이 막히어 철벽과 같아

 

悟道頌1(오도송1) 도를 깨치는 글

一亦不得處(일역부득처) 하나라해도 얻지 못한 곳

踏破家中石(답파가중석) 밟아 깨어야 집안의 돌을

回看沒破寂(회간몰파적) 돌아다보니 깨 없어 고요

看者亦已寂(간자역이적) 보는 이 또한 이미 고요해

了了圓陁陁(료료원타타) 또렷한 둥긂 비스듬 깎여

玄玄光爍爍(현현광삭삭) 가물가물 빛 밝게 빛나네

佛祖與山河(불조여산하) 부처와 조사 함께 산들에

無口悉呑郤(무구실탄극) 입 없이 모두 고을을 삼켜

 

 

1309 제정 이달충 止中 霽亭 李達衷(1309∼1384)文靖 慶州 霽亭集

三日浦(삼일포) 삼일포 ※강원도 고성 관동팔경의 하나

沙路漫漫遠竝瀛(사로만만원병영) 모랫길 질펀 널려 먼 바다 함께

雲山漠漠近鋪屛(운산막막근포병) 구름 산 한참 아득 병풍 펼친 듯

四仙亭畔訪仙筆(사선정반방선필) 사선정 가에 찾아 국선의 필적

三日浦頭投鷺汀(삼일포두투로정) 삼일포 앞 날아든 해오락 물가

※신라 효소왕 때 永郞 述郞 南石郞 安祥郞 남쪽절벽에 述郞徒南石行

 

晩景樓(만경루) 만경루

觀海來登晩景臺(관해래등만경대) 바다 보려 오르니 만경대에를

雲濤煙浪接天來(운도연랑접천래) 구름 물결 안개 결 하늘서 내려

若將此水變春酒(약장차수변춘주) 하게해서 이 물을 봄 술로 바꿔

何止日傾三百盃(하지일경삼백배) 어찌 그쳐 하루에 삼백 잔 마셔

 

閨情(규정) 규방의 정

贈君同心結(증군동심결) 그대께 주니 한 마음 맺음

貽我合歡扇(이아합환선) 내게 남기니 기쁨의 부채

君心竟不同(군심경불동) 그대 맘 끝내 같지가 않아

好惡千萬變(호오천만변) 좋다 미웠다 천만 번 바꿔

我歡亦未成(아환역미성) 내 기쁨 또한 이루지 못해

憔悴日夜戀(초췌일야련) 애태워 야윔 밤낮 그리워

棄捐不怨君(기연불원군) 내버려 놓아 님 원망 않아

新人多婉孌(신인다완련) 새 사람 하도 예뻐서 고와

婉孌能幾時(완련능기시) 곱고 어여쁨 얼마나 갈까

光陰疾於箭(광음질어전) 세월은 빨라 화살보다도

焉知如花人(언지여화인) 어찌 알 텐가 꽃 같은 사람

亦有欺皺面(역유기추면) 속일 수 있나 주름진 얼굴

 

雜興五章寄思菴5(잡흥오장기사암5) 사암 유숙에게 준 잡흥시

孤雲本無心(고운본무심) 외로운 구름 본디 맘 없어

汎汎遊宇宙(범범유우주) 두둥실 다녀 우주서 놀아

無心而白衣(무심이백의) 마음 없이도 흰 옷을 입고

無心而蒼狗(무심이창구) 마음에 없는 푸른 개 되네

無心而東西(무심이동서) 마음 없는데 동쪽 서쪽을

無心而去住(무심이거주) 마음에 없이 가다 멎다가

雲我俱無心(운아구무심) 구름과 나는 모두 맘 없이

相與爲益友(상여위익우) 서로 함께해 유익한 벗이

 

樂吾堂感興詩4(낙오당감흥시4) 낙오당 감흥시

居卑急於進(거비급어진) 낮게 살며 나가기 서두른다면

所與亦匪人(소여역비인) 함께한 이 이 또한 나쁜 사람이

若跣不視地(약선불시지) 맨발로 다니면서 땅을 안 보면

行險幾危身(행험기위신) 험한 데를 다니면 위태로운 몸

河流當前急(하류당전급) 강이 흘러 마땅히 앞이 빠르고

欲度須問津(욕도수문진) 건너려면 반드시 나루 물어야

小安且勿躁(소안차물조) 조금은 느긋하게 서둘지 마라

勇往恐淪湮(용왕공륜인) 날래나가 두려워 빠져들까 봐

 

樂吾堂感興詩5(낙오당감흥시5) 낙오당 감흥시

將行有河海(장행유하해) 앞으로 가려하나 강 바다 있어

將涉無舟航(장섭무주항) 나아가 건너려니 탈 배가 없어

要見我所思(요견아소사) 봐야하니 나에겐 생각해 온바

欲往還彷徨(욕왕환방황) 가려하나 돌아서 어정거리네

才非傳說楫(재비전설즙) 재주는 아니어서 전설의 노가 ※傅說(殷)

世運亦未昌(세운역미창) 세상운수 역시나 아니 펼치네

潛光且俟命(잠광차사명) 빛을 감춰 또다시 기다려야지

妄動遭禍殃(망동조화앙) 아무렇게 했다간 재앙만 만나

 

樂吾堂感興詩6(낙오당감흥시6) 낙오당 감흥시

吾知過不及(오지과불급) 나는 알아 지나침 미치지 못함 ※過猶不及

其失則爲同(기실즉위동) 그 잘못은 하기야 같다 하지만

不及猶可勉(불급유가면) 못 미침은 오히려 힘쓸 수 있고

過必隳其功(과필휴기공) 지나침은 반드시 그 공 허물어 무너뜨릴휴

存心須慮善(존심수려선) 마음가짐 모쪼록 착하게 생각

開口或興戎(개구혹흥융) 입을 열어 어쩌면 싸움이 일어

要當不遠復(요당불원복) 찾음에 마땅찮지 오랜 되풀이

何至哭途窮(하지곡도궁) 어찌 닿나 곡하며 길을 다하니

 

辛旽1(신돈1) 신돈

天地生成品彙煩(천지생성품휘번) 하늘땅 낳아 이뤄 뭇 물건 많아

誰干洪造檀寒暄(수간홍조단한훤) 누가 막아 큰 지음 멋대로 설쳐

歡情浹洽藏春塢(환정협흡장춘오) 기쁜 정 퍼져 적셔 봄 담긴 언덕

怒氣陰凝蔽日雲(노기음응폐일운) 성난 숨 그늘 어려 해 가린 구름

雉蜃鷹鳩猶足怪(치신응구유족괴) 꿩 조개 매 비둘기 오히려 야릇

龍魚鼠虎豈容言(룡어서호기용언) 용은 고기 쥐가 범 어찌 말로 해

可憐老木風吹倒(가련로목풍취도) 가여운 늙은 나무 바람에 뽑혀

蘿蔦離披失所援(라조리피실소원) 담쟁이 붙어살아 기댈 데 잃어

 

 

1328 목은 이색 潁叔 牧隱 李穡(1328∼1396)文靖 韓山 牧隱文藁

田家(전가) 농가

一犁微雨暗田家(일리미우암전가) 한보지락 보슬비 어두운 농가

桃杏成林路自斜(도행성림로자사) 복숭살구 숲 이뤄 길 절로 비껴

歸跨老牛蔉半濕(귀과노우곤반습) 늙은 소 타고 오니 도랑 반 젖어

陂塘處處泛殘花(피당처처범잔화) 비탈 연못 곳곳에 남은 꽃 떴네

 

縢王閣圖(등왕각도) 등왕각 그림

落霞孤鶩水浮空(낙하고목수부공) 지는 놀 외론 오리 물이 뜬 하늘

畫棟飛簾雲雨中(화동비렴운우중) 그림기둥 발 날려 구름비 속에

當日江神知我否(당일강신지아부) 그때 그날 강의 신 날 알 리 없어

何時更借半帆風(하시갱차반범풍) 언제 다시 빌리나 돛 바람 반을

 

洞庭晩靄(동정만애) 동정호 저녁 안개

一點君山夕照紅(일점群산석조홍) 한 점 모인 산에는 저녁놀 붉어

闊呑吳楚勢無窮(활탄오초세무궁) 트여 삼켜 오 초를 기세 끝없이

長風吹上黃昏月(장풍취상황혼월) 긴 바람 불어 올라 황혼의 달에

銀燭紗籠暗淡中(은촉사롱암담중) 은 촛불 깁 등롱 묽은 어둠 속

 

寄東亭(기동정) 동쪽 정자에 부쳐

春深門巷少經過(춘심문항소경과) 봄이 깊은 골목길 적은 이 지나

桃李花開落又多(도리화개낙우다) 복사 오얏 꽃 피어 떨어짐 많아

記得去年亭上坐(기득거년정상좌) 기억하니 지난해 정자에 앉아

一簾疎雨酒生波(일렴소우주생파) 발 하나 성글은 비 술에 물결이

 

感春(감춘) 봄날에

花今衰未問來人(화금쇠미문래인) 꽃 아직 안 시들어 오는 이 말이

恐是城中別有春(공시성중별유춘) 아마도 성 안에는 따로 봄 있나

步上東山還大笑(보상동산환대소) 걸어올라 동녘 산 한바탕 웃어

東君何處着嫌親(동군하처착혐친) 봄의 임금 어딘들 싫고 친할까

 

獨坐(독좌) 혼자 앉아

寂寂虛堂白晝長(적적허당백주장) 쓸쓸해서 빈 집은 한낮이 길어

乾坤一片黑甛鄕(건곤일편흑첨향) 하늘땅에 한 조각 낮잠 자는 곳

數聲啼鳥南風細(수성제조남풍세) 소리 몇 번 새 울어 남풍에 들려

身世悠然墮渺茫(신세유연타묘망) 몸 둔 처지 멀게도 떨어져 아득

 

漢浦弄月(한포농월) 한포에서 달을 놀려

日落沙逾白(일락사유백) 해 떨어져 모래밭 더욱 하얗고

雲移水更淸(운이수갱청) 구름 옮겨 강물은 다시 맑구나

高人弄明月(고인농명월) 고상한 이 놀리니 밝기도한 달

只欠紫鸞笙(지흠자란생) 다만 없어 자줏빛 난새 생황이

 

小雨(소우) 가랑비

細雨濛濛暗小村(세우몽몽암소촌) 보슬비 보슬보슬 어두운 마을

餘花點點落空圜(여화점점낙공환) 남은 꽃 하나하나 떨어진 빈 뜰

閑居剩得悠然興(한거잉득유연흥) 느긋이 머묾 남아 멀찍한 흥이

有客開門去閉門(유객개문거폐문) 손님 있어 문 열어 떠나면 닫지

 

蠶婦(잠부) 누에치는 아낙네

城中蠶婦多(성중잠부다) 성안에 누에치는 아낙네 많아

桑葉何其肥(상엽하기비) 뽕잎파리 어찌해 그저 푸른가

雖云桑葉少(수운상엽소) 말로는 뽕잎파리 적다고하며

不見蠶苦飢(불견잠고기) 못 보지 누에치기 힘들고 주림

蠶生桑葉足(잠생상엽족) 누에가 자랄 때는 뽕잎 넉넉해

蠶大桑葉稀(잠대상엽희) 누에 커져 뽕잎도 드물어지지

流汗走朝夕(유한주조석) 흐르는 땀 바쁘니 아침저녁을

非緣身上衣(비연신상의) 인연 없어 이 몸에 아니 걸칠 옷

 

夜雨(야우) 밤비

夜雨空階滴不休(야우공계적불휴) 밤비는 빈 섬돌에 그치지 않아

疾餘情興轉悠悠(질여정흥전유유) 병이 남아 뜻 일음 돌며 아득해

神仙已遠誰靑骨(신선이원수청골) 신선은 이미 멀어 누가 신선에

天地無窮我白頭(천지무궁아백두) 천지는 다함없어 나도 백발이

頗信殘年如上瀨(파신잔년여상뢰) 자못 믿어 남은 삶 여울물 같아

可憐當日欲東周(가련당일욕동주) 가여워라 날 맞아 동주를 꿈꿔

祗今心跡誰能辨(지금심적수능변) 이제와 마음 밟음 누가 헤일까

高臥元龍百尺樓(고와원룡백척루) 높이 누운 으뜸 용 백 척 누대에

 

寒風(한풍1) 차가운 바람

寒風西北來(한풍서북래) 차운 바람 서북서 불어오는데

客子思故鄕(객자사고향) 나그네는 잠기니 고향 생각에

悄然共長夜(초연공장야) 쓸쓸히 함께하니 기나긴 밤을

燈光搖我床(등광요아상) 등불 빛이 흔들어 내 책상마저

古道已云遠(고도이운원) 옛날 도리 이제는 멀다하고서

但見浮雲翔(단견부운상) 다만 보니 뜬구름 날려가기만

悲哉庭下松(비재정하송) 슬프구나 뜰아래 소나무라고

歲晩逾蒼蒼(세만유창창) 해 늦게야 더욱더 푸릇푸릇해

願言篤交誼(원언독교의) 바램 말 도타웁게 사귀는 정이

善保金玉相(선보금옥상) 잘 지켜 금에 옥에 서로 서로를

 

偶吟(우음) 우연히 읊다

桑海眞朝暮(상해진조모) 상전벽해 참으로 아침저녁 일

浮生況有涯(부생황유애) 떠도는 삶 하물며 끝이 있음에

陶潛方愛酒(도잠방애주) 도잠은 바야흐로 술을 좋아해

江摠未還家(강총미환가) 강총은 아직 못해 고향 돌아감

小雨山光活(소우산광활) 가랑비 조금 내려 산 빛을 살려

微風柳影斜(미풍류영사) 가는 바람 버들에 그림자 쏠려

句回還遊意(구회환유의) 글귀 돌아 다시가 놀고 싶은 뜻

獨坐賞年華(독좌상년화) 홀로 앉아 즐기니 올해의 꽃을

 

 

1330 운곡 원천석 치악산에 은둔 子正 耘谷 元天錫(1330∼?) 原州 野史6卷

春郊花開(춘교화개) 봄 들판에 꽃 피어

郭外春陰薄(곽외춘음박) 성 밖에는 봄 그늘 엷게 우거져

群花映草廬(군화영초려) 뭇 꽃이 비춰지네 초가오두막

繁枝聊可折(번지료가절) 많은 가지 오롯이 꺾을 수 있어

嫩葉不須除(눈엽불수제) 어린 잎 모름지기 딸 수야 없지 어릴눈

影轉斜曛畔(영전사훈반) 그림자 돌아 비껴 석양빛 언덕 석양빛훈

香浮小雨餘(향부소우여) 향기 뜨니 보슬비 내리고 남아

穠華無十日(농화무십일) 한창 꽃에 없으니 열흘을 가기

將恐意蕭疏(장공의소소) 두려울까 뜻하여 허전해 뜸해

 

春郊花落(춘교화락) 봄 들판에 꽃이 져

錦茵鋪滿地(금인포만지) 비단자리 펼쳤네 땅에 가득히 자리인 펼포

春去百花園(춘거백화원) 봄날은 떠나가네 온갖 꽃 뜨락

昨暮紅枝爛(작모홍지란) 엊저녁 붉은 가지 흐드러져서 문드러질란

今朝綠葉飜(금조녹엽번) 오늘 아침 푸른 잎 번들거리네

遊觀從此少(유관종차소) 놀이구경 이제는 드물어지니

歌吹豈爲繁(가취기위번) 노래에 피리불기 어찌 잦으랴

人事摠如是(인사총여시) 사람의 일 모든 게 이와 같아서 모두총

浮生何足言(부생하족언) 떠있는 삶 무엇을 넉넉다 하랴

 

春郊雨中(춘교우중) 봄 들판에 비 내려

雲氣政彌漫(운기정미만) 구름기운 다스림 두루 넘쳐서

雨昏天地間(우혼천지간) 비 내려 어둑하니 하늘땅사이

空濛能潤物(공몽능윤물) 하늘 보슬 만물을 적실 수 있어 가랑비올몽

暗淡巧此山(암담교차산) 어둠 살짝 예쁘게 산을 꾸민다

壟上人多喜(농상인다희) 밭이랑에 사람들 기뻐하는데 언덕롱

溪邊鷺獨閑(계변로독한) 시냇가에 백로는 홀로 느긋해

時看煙草路(시간연초로) 때때로 바라보는 안개 낀 풀길

簑濕牧童還(사습목동환) 도롱이 젖은 목동 돌아오는 길 도롱이사

 

春郊雨後(춘교우후) 봄 들판에 비 지나

一雨洗殘春(일우세잔춘) 한 번에 비로 씻어 남겨진 봄을

山川面目眞(산천면목진) 산천은 진면목에 참다움대로

爛漫纔減昔(난만재감석) 활짝 흩여 겨우 해 옛 모습 덜어 겨우재

嫩綠又增新(눈록우증신) 푸른 새싹 또 한층 새로움 더해

松嶺嵐猶礙(송령람유애) 솔 고개 아른아른 되레 거리껴 거리낄애

蔬畦碧已均(소휴벽이균) 나물 밭 파릇파릇 이미 고르게 밭두둑휴

製詩報晴霽(제시보청제) 시를 지어 갚으니 맑게 날 개여 갤제

誰道負良辰(수도부양신) 뉘 말을 졌다하나 좋은 날일랑

 

春郊閒步(춘교한보) 봄 들판을 거닐며

無私天地春(무사천지춘) 사사로움 없으니 천지에 봄은

風日更淸新(풍일경청신) 바람과 해 잇달아 말간 새로움

隔水看飛鳥(격수간비조) 물을 넘어 보이니 나는 새들이

渡橋逢野人(도교봉야인) 다리 건너 만나니 시골 사람을 건널도

冥搜物像富(명수물상부) 아득해진 물상의 넉넉함에서 찾을수

卽忘生涯貧(즉망생애빈) 곧 잊어 사람살이 가난함까지

遇勝藉芳草(우승자방초) 빼남 만나 깔려진 꽃다운 풀에

却思塗炭民(각사도탄민) 멎은 생각 빠트린 도탄의 백성

 

春郊閑居(춘교한거) 봄 들판에 살면서

郊居靜且閑(교거정차한) 바깥들에 사노니 고요에 한가

嵐翠連山市(남취연산시) 푸른 이내 이어져 산 속의 저자

溪穿脩竹流(계천수죽류) 시내 뚫려 흐르니 쭉 뻗은 대밭

門對落花閉(문대낙화폐) 문을 맞아 닫으니 떨어진 꽃이

操筆發長吟(조필발장음) 붓을 잡아 써내려 길게 읊어서

倚欄成假寐(의란성가매) 난간 기대 빠지니 잠시 잠들어

誰挑野菜來(수도야채래) 누가 돋워 들나물 캐어왔는지

細嚼嘗春味(세작상춘미) 살짝 씹어 맛보는 봄날의 맛을 씹을작

 

秋日(추일) 가을날

目窮紅樹外(목궁홍수외) 눈길 그쳐 불그레 나무 밖으로

倚柱已斜暉(의주이사휘) 기둥 기대 해 이미 기울은 햇빛 빛휘

鴉引暮愁去(아인모수거) 갈 까마귀 이끌어 저무는 시름

雁牽秋意歸(안견추의귀) 기러기에 끌리니 가을 뜻 돌아

那堪對搖落(나감대요락) 어찌 견뎌 마주해 흔들어 지니

不可無傷悲(불가무상비) 없앨 수 없는 것은 다친 슬픔이

黃葉亂蕭瑟(황엽난소슬) 누런 잎 어지러워 쓸쓸 으슬히

西風吹我衣(서풍취아의) 서녘바람 불어와 내게 내 옷에

 

冬夜(동야) 겨울밤

火焰爐灰睡味幽(화염노회수미유) 불 댕긴 재 화로에 잠은 맛 깊어

松風終夜響颼颼(송풍종야향수수) 솔바람 밤새도록 스산히 울려

夢廻推枕惺惺着(몽회추침성성착) 꿈 깨어 자리 밀쳐 정신 차리니

月側西南欲曉頭(월측서남욕효두) 달 기울어 서남에 날이 새려네

 

題三笑圖(제삼소도) 삼소도에 제하여

同携蒼石路(동휴창석로) 함께 이끄니 푸른 돌길을

也任日將西(야임일장서) 발 닿는 대로 해는 서산에

一笑乾坤搾(일소건곤착) 한번 웃으니 하늘땅 좁아 짤착

忘言過虎溪(망언과호계) 말을 잊고서 호계를 건너

※虎溪三笑: 저도 모르게 호계를 건너 세 사람(혜원법사 도연명 육수정)이

```돌아보며 크게 웃음

 

雨中卽事(우중즉사) 비 내리는 가운데

山花紅紫鳥相呼(산화홍자조상호) 산에 꽃 울긋불긋 새는 노래해

獨坐無端憶酒徒(독좌무단억주도) 홀로 앉아 괜스레 술친구 생각

夢與洞仙傾露液(몽여동선경로액) 꿈에 함께 신선과 이슬 술 나눠

雨窓春睡有工夫(우창춘수유공부) 비 내린 창 봄 낮잠 공부가 있어

 

 

1369 춘정 변계량 巨卿 春亭 卞季良(1369∼1430)文肅 密陽 春亭集

次子剛韻(차자강운) 자강의 운을 따서

關門一室淸(관문일실청) 문 닫으니 방 하나 맑기만 하고

烏几淨橫經(오궤정횡경) 까만 책상 깔끔히 경전이 놓여

纖月入林影(섬월입림영) 초승달 숨어들어 숲 그림자에

孤燈終夜明(고등종야명) 외론등불 다해서 밤을 밝히네

 

睡起1(수기1) 잠에서 일어나

地僻家何事(지벽가하사) 땅은 외져 집안에 무슨 일 있나

簷虛日自斜(첨허일자사) 처마는 비었는데 해 절로 기웃

幽人初睡覺(유인초수각) 그윽한 이 비로소 졸다 깨어나

開遍一林花(개편일림화) 두루 열린 숲 하나 꽃이 피었네

 

睡起2(수기2) 잠에서 일어나

墻樹花初盛(장수화초성) 담장 나무 꽃으로 비로소 만발

庭苔綠漸深(정태녹점심) 뜨락 이끼 푸르러 갈수록 더욱

蝶飛如有約(접비여유약) 나비 날아 모이니 약속한 듯이

人立自長吟(인립자장음) 사람 서서 저절로 길게 읊음을

 

初冬雨夜(초동우야) 초겨울 비 오는 밤

旅窓冬夜靜(려창동야정) 나그네 방에 겨울밤 고요

危坐轉悠哉(위좌전유재) 꿇어앉으니 갈수록 아득

夢斷三更雨(몽단삼경우) 꿈을 깨우는 한밤 빗소리

心驚十月雷(심경십월뢰) 마음 놀래게 시월 달 우레

壁燈熏散秩(벽등훈산질) 벽 걸린 등불 책을 그을려

爐火沒深灰(로화몰심회) 화로 불씨는 깊은 재 속에

少壯須勤力(소장수근력) 젊을 때 부디 힘써 부지런

光陰自解催(광음자해최) 세월은 절로 서둘러 흘러

 

宿山寺(숙산사) 숙산사

山半古時寺(산반고시사) 산에 반쯤은 옛날 절이라

居僧多白頭(거승다백두) 머무는 스님 많이 흰 머리

禪枝寒磬動(선지한경동) 절집 추녀에 찬 풍경 울려

佛殿晩香浮(불전만향부) 부처 전각에 저녁 향 올라

塔影中庭月(탑영중정월) 탑 그림자에 뜰 가운데 달

松聲萬嶺秋(송성만령추) 솔바람소리 온 산에 가을

隔林城市近(격림성시근) 숲 너머에는 성시 가까워

一夜且淹留(일야차엄류) 하룻밤이야 머물러 보자

 

題靑溪山行上人院(제청계산행상인원) 청계산 행상인원에 제하여

石路千崖盡(석로천애진) 돌길은 천길 절벽서 끝나

香煙一室淸(향연일실청) 향 연기 피어 방하나 맑아

客來求煮茗(객래구자명) 손은 와 찾아 차 싹 끓이길

僧坐自飜經(승좌자번경) 스님은 앉아 혼자 경을 펴

樹老何年種(수로하년종) 나무는 늙어 어느 해 심어

鍾殘半夜聲(종잔반야성) 종소리 남겨 한밤의 소리

悟空人事絶(오공인사절) 空을 깨달아 사람 일 끊어

高臥樂無生(고와락무생) 높이 누워서 無 즐겨 살아

 

遣興(견흥) 흥을 달래며

寂寞家何事(적막가하사) 고요 쓸쓸 집에야 뭔 일 있으랴

淸明日漸長(청명일점장) 청명이 되어선지 해 차츰 길어

暖風吹午夢(난풍취오몽) 따뜻한 바람 불어 낮에 꿈을 꿔

幽草自春香(유초자춘향) 그윽한 풀 저절로 봄의 향기를

遣興披書帙(견흥피서질) 흥 일어 달래려고 책을 펼치고

寬心索酒觴(관심색주상) 마음을 눅여보려 술잔을 찾아

向來眞趣足(향래진취족) 여태껏 참말이지 멋 냄 넉넉해

誰復憶羲皇(수복억희황) 뉘 돌아가 복희씨 생각할건가

 

睡起(수기) 잠에서 일어나

茆簷日靜小窓明(묘첨일정소창명) 처마에 해 가만히 작은 창 밝혀

窓外靑山作畫屛(창외청산작화병) 창 밖에 푸른 산은 그림병풍에

宿醉醒來時政午(숙취성내시정오) 간밤 취함 가시니 때는 한낮에

手開爐火煖茶甁(수개노화난다병) 손수 열어 화롯불 차병을 데워

 

午吟(오음) 낮에 읊어

綠樹陰濃近午天(녹수음농근오천) 푸른 나무 그늘 짙은 한낮의 하늘

白雲當戶正如綿(백운당호정여면) 하얀 구름 문에 서니 정말 솜 같아

鳥啼花落茅齋靜(조제화락모재정) 새는 울어 꽃이 지니 띠 집은 고요

剩得蒲團盡日眠(잉득포단진일면) 왕골자리 그 위에서 날 다해 잠을

 

月夜(월야) 달밤

焚香一室足淸幽(분향일실족청유) 향불 피운 방 하나 맑고 그윽해

衾簟涼生暑氣收(금점량생서기수) 삿자리 서늘하여 더위를 거둬

直到夜深難作夢(직도야심난작몽) 내려 비춰 밤 깊이 잠들지 못해

月華星彩動新秋(월화성채동신추) 달빛어린 별빛에 가을 새로워

 

新秋雨夜(신추우야) 새 가을 비 내린 밤

忽忽逢秋意易悲(홀홀봉추의역비) 훌쩍 만난 가을엔 마음 서글퍼

坐看楓葉落庭枝(좌간풍엽낙정지) 앉아 바래 단풍잎 뜰에 떨어져

算來多少心中事(산래다소심중사) 헤어 오니 얼마간 마음 속 일을

月暗疎窓夜雨時(월암소창야우시) 달빛 어둑 성긴 창 밤비 내릴 때

 

夜雨(야우) 밤비

小雨冥冥久未晴(소우명명구미청) 보슬비 어둑어둑 오래 안 그쳐

連雲接塞暗重城(연운접새암중성) 이은 구름 변방에 까만 겹친 성

無端更向空階滴(무단갱향공계적) 실없이 다시 뿌려 빈 섬돌 적셔

遮莫幽人夢不成(차막유인몽불성) 막지 마라 숨은 이 꿈을 못 이뤄

 

雪晴(설청) 눈이 개이니

風急雪花飄若絮(풍급설화표야서) 바람 빨라 눈꽃은 솜처럼 날려

山晴雲葉白於綿(산청운엽백어면) 산이 개니 구름 잎 솜보다 희네

箇中莫怪無新句(개중막괴무신구) 이 가운데 새론 시 없다 말아라

佳興從來未易傳(가흥종내미이전) 좋은 멋 냄 예부터 쉽겐 못 알려

 

冬至(동지) 동짓날

繡紋添線管灰飛(수문첨선관회비) 수 무늬에 더한 실 대롱 재 날려

冬至家家作豆糜(동지가가작두미) 동짓날 집집마다 팥죽을 쑤네

欲識陽生何處是(욕식양생하처시) 알고 싶은 양 하나 어딘가 했지

梅花一白動南枝(매화일백동남지) 매화꽃 흰 꽃 하나 남쪽 가지에

 

試闈(시위) 과장에서 ※과거시험장 대궐작은문위

春闈曾見士如林(춘위증견사여림) 봄 과장 일찍이 본 선비들 수풀

萬萬花容有淺深(만만화용유천심) 많고 많은 꽃빛은 옅고 짙어서

李白桃紅都自取(리백도홍도자취) 흰 오얏 붉은 복사 다 절로 얻어

天工造物本無心(천공조물본무심) 하늘이 지은 만물 본디 무심해

 

病中(병중) 아픈 가운데

幽棲地僻客來遲(유서지벽객내지) 그윽한 삶 외진 곳 손 오기 늦어

門掩苔痕欲上扉(문엄태흔욕상비) 문 닫아 이끼 끼어 사립문 번져

巢燕似應憐我病(소연사응련아병) 깃든 제비 내 병을 가엽게 여겨

簷前終日語還飛(첨전종일어환비) 처마 앞에 하루 내 묻고 날아가

 

冬至日早朝(동지일조조) 동짓날 이른 아침

金碧輝輝映道周(금벽휘휘영도주) 금에 옥에 빛나니 길 두루 비쳐

九門寒漏促更籌(구문한누촉갱주) 아홉 문 찬 물시계 다그쳐 헤어

鷄人報曉開天闕(계인보효개천궐) 닭 사람 새벽 알려 대궐문 열려

鸞鷺盈庭拜冕旒(난로영정배면류) 신하들로 뜰 가득 임금님 뵈어

雲近御牀分五色(운근어상분오색) 구름 둘러 용상 곁 오색 나뉘어

山呼聖壽獻千秋(산호성수헌천추) 산도 외쳐 임금 삶 천세를 빌어

佳辰況是陽初動(가신황시양초동) 좋은 날에 하물며 한 양기 비롯

蹈舞歌時敢自休(도무가시감자휴) 춤추며 노래한 때 혼자만 쉴까

 

 

1379 지월당 김극기 禮謹 池月堂 金克己(1379∼1463) 光山

春日(춘일) 봄날

柳岸桃蹊淑氣浮(류안도혜숙기부) 버들언덕 복숭 길 맑은 기운 떠

枝間鳥語苦啁啾(지간조어고조추) 가지사이 새소리 애처론 울음

春工與汝爭何事(춘공여여쟁하사) 봄 짓는 이 너희와 무슨 일 다퉈

慢罵東風不自休(만매동풍부자휴) 꾸짖어 봄바람에 그치지 않나

 

西樓晩望(서루만망) 서쪽 누각서 늦도록 보며

江風習習獵春叢(강풍습습렵춘총) 강바람 펄럭펄럭 봄풀을 스쳐

塞日濛濛臥晩空(새일몽몽와만공) 변방 해 흐릿흐릿 저녁 하늘에

水鳥忽投何處宿(수조홀투하처숙) 물새 갑작 사라져 어디 깃드나

沙頭殘篆尙留痕(사두잔전상류흔) 모래밭 남은 자국 아직도 남아

 

西樓觀雪(서루관설) 서쪽 누각서 눈을 보며

怒嶺嵬岑繞郭來(노령외잠요곽래) 성난 재 높다란 봉 성곽을 둘러

橫空萬疊玉成堆(횡공만첩옥성퇴) 하늘 지른 만 겹 봉 옥이 되 쌓여

水仙向曉遊何處(수선향효유하처) 물속 신선 새벽엔 어디서 노나

江上銀屛邇迤開(강상은병이이개) 강 위에는 은 병풍 이어 펼쳤네

 

洞仙驛晨興(동선역신흥) 동선역의 새벽 흥

竟日長吟蜀道難(경일장음촉도난) 날 다해 길게 읊어 촉도난 시를 이백

橫眠始得一身閑(횡면시득일신한) 길게 누워 비로소 한 몸이 느긋

却嫌枕上多情蝶(각혐침상다정접) 되레 싫어 꿈자리 뜻 많은 나비 장자

千里慇懃訪故山(천리은근방고산) 천리 먼 길 은근히 고향 산 찾아

 

使金過兎兒島鎭寧館(사금과토아도진녕관)

금나라에 사신으로 토아도 진녕관을 지나며

前道餘幾里(전도여기리) 앞에 갈 길은 몇 리나 남아

晩色漸微茫(만색점미망) 저문 빛 차츰 조금씩 아득

天外北風黑(천외북풍흑) 하늘 바깥은 북풍에 검어

地中西日黃(지중서일황) 땅에는 온통 서녘 해 누레

婦人能走馬(부인능주마) 아낙네 웬걸 말을 달리고

童子解騎羊(동자해기양) 아이들 알아 양 몰아 타네

一曲梅花落(일곡매화락) 한 가락 울려 매화 떨어져

聲聲斷客腸(성성단객장) 소리 소리에 나그네 애 타

 

過連峯館河橋(과연봉관하교) 연봉관 하교를 지나며

簇簇難峯間(족족난봉간) 쭉쭉 솟아난 봉우리 사이

虹橋跨碧灣(홍교과벽만) 무지개다리 걸린 푸른 만

雪寒愁北去(설한수북거) 눈발 차가워 북에 간 시름

風暖喜東還(풍난희동환) 바람 따뜻해 돌아와 기뻐

宿冬碎圭壁(숙동쇄규벽) 겨울 묵으니 얼음벽 깨져

驚灘鳴佩還(경탄명패환) 놀란 여울물 돌아와 울어

鄕心催縱轡(향심최종비) 고향 그리워 서둔 말고삐

未暇弄潺湲(미가농잔원) 틈틈 못 놀아 잔잔한 물에

 

宿香村(숙향촌) 향촌에 묵으며

雲行四五里(운행사오리) 구름을 걸어 사오리 길을

漸下蒼山根(점하창산근) 차츰 내려가 푸른 산기슭

鳥鳶忽飛起(조연홀비기) 새도 솔개도 갑자기 날아

始見桑柘村(시견상자촌) 비로소 보여 뽕나무 마을

村婦里蓬鬢(촌부리봉빈) 시골 아낙네 덥수룩 머리

出開林下門(출개임하문) 나와 열어줘 숲 아래 문을

靑苔滿古巷(청태만고항) 푸른 이끼 낀 오래된 골목

綠稻侵頹垣(녹도침퇴원) 푸른 벼 넘실 무너진 담에

茅簷坐未久(모첨좌미구) 초가 처마에 잠깐 앉으니

落日低瓊盆(낙일저경분) 지는 해 낮아 예쁜 화분에

伐薪忽照夜(벌신홀조야) 땔감 베어내 문득 밤 밝혀

魚蟹腥盤飱(어해성반손) 물고기 게에 비릿한 밥상

耕夫各入室(경부각입실) 농부는 혼자 방에 들어가

四壁農談諠(사벽농담훤) 온데 떠들썩 농사 이야기

勃溪作魚貫(발계작어관) 시내 발끈해 물고기 꿰니

咿喔分鳥言(이악분조언) 히히 웃으며 새가 돼 조잘

我時耿不寐(아시경불매) 나는 때로는 밝아 잠 안 와

敧枕臨西軒(기침임서헌) 기댄 잠자리 서쪽 추녀로

露冷螢火濕(노랭형화습) 이슬 차가워 반딧불 침침

寒蛩噪空園(한공조공원) 찬 귀뚜라미 빈 뜰에 울어

悲吟臥待曙(비음와대서) 슬피 읊어서 날 새기 바래

碧海含朝暾(벽해함조돈) 푸른 바다엔 아침 해 담아

 

叢石亭李學士知深韻(총석정이학사지심운) 총석정에서 ※關東八景

東遊大壑訪鴻濛(동유대학방홍몽) 동쪽 가니 큰 골짝 아득함 찾아

萬象奔趨一望中(만상분추일망중) 온갖 물상 치달음 한 눈에 들어

石束鸞笙臨碧海(석속난생임벽해) 돌 묶음 난새 생황 푸른 바다 앞

松飛孔蓋向靑空(송비공개향청공) 솔 날아 구멍 덮개 푸른 하늘로

大聲拂耳鯨牙浪(대성불이경아랑) 큰 소리 귀를 스쳐 고래 물결이

寒氣侵膚鶴羽風(한기침부학우풍) 찬 공기 살을 스며 학 깃털 바람

恐我而身非俗士(공아이신비속사) 아마 내 몸이 됨이 아니 속된 이

眞遊亦與四仙同(진유역여사선동) 참 놀음 또한 함께 네 신선 같아

※四仙 : 新羅 때 네 國仙 곧 永郞 術郞 安瑺 南石行을 일컬음

 

 

1410 괴애 김수온 文良 乖崖 金守溫(1410∼1481)文平 永同 醫方類聚

述樂府辭(술악부사) 악부의 노래를 한시로 풀다

十月層氷上(십월층빙상) 시월 달 켜켜 얼음 위에는

寒凝竹葉棲(한응죽엽서) 차가워 엉긴 댓잎 깃들어

與君寧凍死(여군녕동사) 그대 더불어 얼어 죽어도

遮莫五更鷄(차막오경계) 막지를 마라 오경의 닭아

 

題鄭府尹山水兵八首1(제정부윤산수병팔수1) ※屛

정부윤의 산수 병풍에 제하며

斷岸孤舟水國村(단안고주수국촌) 낭떠러지 외론 배 물나라 마을

蒼茫草樹暮春痕(창망초수모춘흔) 아득 푸른 풀 나무 저문 봄 자취

西風吹送天涯雨(서풍취송천애우) 서풍이 불어 실려 하늘 끝 비가

白脚滿空空半昏(백각만공공반혼) 흰 다리 하늘 가득 하늘 반 어둑

 

題鄭府尹山水兵八首2(제정부윤산수병팔수2)

정부윤의 산수 병풍에 제하며

草堂閑座愛幽棲(초당한좌애유서) 초당에 앉아 느긋 숨은 삶 아껴

睡起南窓已午鷄(수기남창이오계) 잠깨니 남쪽 창은 이미 한낮 닭

忽聽家童來報道(홀청가동래보도) 갑자기 집에 아이 와서 알림이

溪流漲到竹林西(계류창도죽림서) 시냇물 불어 넘쳐 대숲 서쪽을

 

題鄭府尹山水兵八首3(제정부윤산수병팔수3)

정부윤의 산수 병풍에 제하며

誰家亭榭露崖頭(수가정사로애두) 누구네 정자인가 벼랑 끝 우뚝

喬木脩篁一境幽(교목수황일경유) 큰 나무 쭉쭉 대숲 일대가 그윽

矮榻已空春寂寞(왜탑이공춘적막) 짤막 걸상 비어서 봄은 쓸쓸해

主人携客泛扁舟(주인휴객범편주) 주인은 손님 모셔 조각배 띄워

 

題鄭府尹山水兵八首4(제정부윤산수병팔수4)

정부윤의 산수 병풍에 제하며

來牛去馬日紛紛(내우거마일분분) 오는 소 가는 말에 날마다 분분

官渡舟船兩岸分(관도주선양안분) 관리 건네 나룻배 두 언덕 나눠

潮退海門洲渚遠(조퇴해문주저원) 조수 물린 바다 문 섬 물가 멀어

雁回千里自成群(안회천리자성군) 기러기 천리 날아 절로 떼 지어

 

題鄭府尹山水兵八首5(제정부윤산수병팔수5)

정부윤의 산수 병풍에 제하며

古木蒼藤合杳(고목창등합묘명) 늙은 나무 등나무 얽혀서 어둑

僧房高下彩霞明(승방고하채하명) 스님 방 높아 아랜 빛깔 놀 밝아

一逕連峰(출근일경연봉정) 뿌리 나온 오솔길 산마루 이어

布襪靑鞋著我(포말청혜착아행) 베버선 푸른 신이 내 발에 붙어

 

題鄭府尹山水兵八首6(제정부윤산수병팔수6)

정부윤의 산수 병풍에 제하며

百尺橋臨千尺湍(백척교림천척단) 백 자 다리 다가서 천 자 여울에

風生萬壑夏猶寒(풍생만학하유한) 바람나는 온 골짝 여름 되레 차

一驢暮客歸何處(일려모객귀하처) 한 나귀 저녁 길손 어딜 돌아가

心在三峰縹渺間(심재삼봉표묘간) 마음 있는 삼봉은 아득한 사이

 

題鄭府尹山水兵八首7(제정부윤산수병팔수7)

정부윤의 산수 병풍에 제하며

籬下長江家上山(리하장강가상산) 울타리 밑 긴 강이 집 위에는 산

山中蘭若入雲端(산중란약입운단) 산 속에 난초 같이 구름에 들어

淸明共待山頭會(청명공대산두회) 맑고 밝아 기다려 산머리 모임

一座僧歡雜俗歌(일좌승환잡속가) 자리한 스님 기뻐 세속 노래를

 

題鄭府尹山水兵八首8(제정부윤산수병팔수8)

정부윤의 산수 병풍에 제하며

描山描水摠如神(묘산묘수총여신) 산 그려 물을 그려 모두가 신필

萬草千花各自春(만초천화각자춘) 모든 풀 온갖 꽃에 따로이 봄이

畢竟一場皆幻境(필경일장개환경) 마침 다해 한바탕 모두 꿈인 게

誰知君我亦非眞(수지군아역비진) 누가 알랴 그대 나 참 아닌지를

 

送安俊爲安峽縣監(송안준위안협현감) 안준이 안협현감 되어 보내며

子之先者與吾偕(자지선자여오해) 자네의 아버지는 나와 함께해

幾度從容坐縣齋(기도종용좌현재) 몇 번을 쫓아 담아 고을 집 앉아

今日見君渾舊意(금일견군혼구의) 오늘날 그대 보니 얼핏 옛날 뜻

衰年遇境動傷懷(쇠년우경동상회) 늙은 나이 만나니 아픈 마음이

石田民散春無種(석전민산춘무종) 자갈밭 백성 흩여 봄에 못 심어

草閣山深晝亦䨪(초각산심주역매) 초가집 산이 깊어 낮에도 어둑

最是一方幽絶處(최시일방유절처) 가장 옳은 한 곳은 숨어 끊긴 곳

須敎黎庶厚生涯(수교려서후생애) 꼭 하게나 백성들 삶을 넉넉히

 

 

1420 사가정 서거정 剛中 四佳亭 徐居正(1420∼1488)文忠 大邱 東文選

畵竹(화죽) 대나무를 그려

此君無曲性(차군무곡성) 이 군자 바탕 굽힘이 없어

由來大節名(유래대절명) 내려오면서 큰 절개 이름

獨立天地間(독립천지간) 홀로 서있어 천지 사이에

斯爲聖之淸(사위성지청) 이러 하기에 성스런 맑음

 

卽事(즉사) 즉사

圍爐烘藥酒(위로홍약주) 화롯가 둘러 약주를 데워 횃불홍

點筆寫方書(점필사방서) 붓에 먹 찍어 베껴 책으로

自信經營拙(자신경영졸) 스스로 믿어 짓기 서툴러

仍知故舊疎(잉지고구소) 이에 알았네 옛 벗 뜸하여

 

小雨(소우) 보슬비

逆旅少親舊(역려소친구) 나그네 길엔 친구가 적어

人生多別離(인생다별리) 사람 살면서 이별은 많아

如何連曉夢(여하연효몽) 무슨 까닭에 이은 새벽꿈

未有不歸時(미유불귀시) 아니 있어서 못 돌아갈 때

 

處世(처세) 세상살이

處世三無慍(처세삼무온) 세상 살며 세 가지 성냄 말아야 성낼온

安貧百無憂(안빈백무우) 안빈낙도 백가지 시름이 없어

病中親藥餌(병중친약이) 병나면 몸소 챙겨 약에 음식을

慵裏度春秋(용리도춘추) 게을리 돌봄 없이 세월만 보내

矍鑠身難健(확삭신난건) 부들부들 떨어서 몸은 어렵고 두리번거릴확

伶俜跡已浮(령빙적이부) 헤매는 꼴 자국은 이미 떠올라 비틀거릴빙

十年歸老計(십년귀로계) 열 해 두고 돌리려 늘그막 꾀함

湖海一扁舟(호해일편주) 호수 바다 하나의 조각배려니 넓적할편

 

憶村家(억촌가) 시골집을 생각하며

梅迎今日雨(매영금일우) 매화 반기니 오늘의 비를

麥送故園秋(맥송고원추) 보리로 보낸 옛 동산 가을

最識還家好(최식환가호) 좋은 줄 아니 고향 돌아감

那堪作宦愁(나감작환수) 어찌 견딜까 벼슬길 시름

江山雙蠟屣(강산쌍랍사) 강산은 한 짝 밀랍 신발이 밀랍 신사

天地一漁舟(천지일어주) 천지는 한 척 고기잡이 배

歸去知何日(귀거지하일) 돌아갈 날은 언제 일런가

吾能昨夢遊(오능작몽유) 나는 놀기만 간밤에 꿈에

 

途中(도중) 길에서

雨後長途澁馬蹄(우후장도삽마제) 비온 다음 갈 길은 말 발길 꺼려

龍鐘衫袖半霑泥(용종삼수반점니) 구지레한 적삼소매 진흙 반 적셔

漏雲斜日長林晩(누운사일장림만) 구름 새로 비낀 해 늦은 긴 숲에

無數山禽種種啼(무수산금종종제) 셀 수 없는 산새들 갖가지 울음

 

晩山圖(만산도) 저녁 산 그림

嵳峨古樹與雲參(차아고수여운참) 우뚝이 늙은 나무 구름과 함께

石老巖奇水滿潭(석로암기수만담) 돌 묵어 바위 야릇 못엔 물 가득

更欲乘鸞吹鐵笛(갱욕승란취철적) 다시 해 난새 타려 날라리 불어

夜深明月過江南(야심명월과강남) 밤 깊어 밝은 달은 강남을 지나

 

小雨(소우) 가랑비

朝來小雨更庶織(조래소우갱서직) 아침에 온 가랑비 다시 베틀로

落絮飛花滿一簾(낙서비화만일렴) 버들 솜 날린 꽃잎 발 하나 가득

九十日春今已暮(구십일춘금이모) 아흔 날의 봄날도 이젠 저물어

病餘杯酒懶重拈(병여배주나중념) 병만 남아 술잔도 거듭 집어야

 

麻浦夜雨(마포야우) 마포에는 밤비 내려

百年身世政悠悠(백년신세정유유) 백년에 몸을 두고 다스림 아득

夜雨江湖惹起愁(야우강호야기수) 밤비 내린 강호에 시름 일으켜

袖裏歸田曾有賦(수리귀전증유부) 소매 속 돌아갈 밭 일찍 글 있어

已拚終老白鷗洲(이변종로백구주) 이미 두니 늘그막 흰 갈매기 섬

 

四皓圖(사호도) 상산 네 늙은이 그림

於世於名兩已逃(어세어명양이도) 속세도 공명에도 둘 다 벗어나

閑圍一局子頻敲(한위일국자빈고) 한가히 두는 한판 알 자주 뚝딱

此中妙手無人識(차중묘수무인식) 이 판에 야릇한 수 아는 이 없어

會有安劉一着高(회유안유일착고) 때맞춰 유방 지킨 한 수가 높아

 

扶桑驛(부상역) 부상역 ※扶桑: 해 뜨는 곳에 있는 나무

光陰逆旅身如寄(광음역려신여기) 세월이란 나그네 몸을 맡겨서

羈宦他鄕思轉迷(기환타향사전미) 벼슬 매여 타향에 생각 헤매다

自笑詩狂猶故態(자소시광유고태) 씩 웃어 시에 미쳐 마치 옛 모습

壁間重檢古人題(벽간중검고인제) 거듭 살펴 벽에 건 옛사람 시를

 

春日(춘일) 봄날

金入垂楊玉謝梅(금입수양옥사매) 황금 깃든 수양버들 옥 떠난 매화

小池新水碧於苔(소지신수벽어태) 작은 연못 새 물 푸름 이끼보다도

春愁春興誰深淺(춘수춘흥수심천) 봄의 시름 봄의 재미 뉘 깊고 얕아

燕子不來花未開(연자불래화미개) 제비란 놈 오지 않아 꽃도 아니 펴

※黃金: 꾀꼬리 玉: 눈

 

自笑詩(자소시) 스스로 웃으며

一詩吟了又吟詩(일시음료우음시) 시 한 수 읊고 마쳐 또 시를 읊어

盡日吟詩外不知(진일음시외부지) 하루 다해 시 읊어 그 밖은 몰라

閱得舊詩今萬首(열득구시금만수) 찾아보니 지은 시 오늘로 만수

儘知死日不吟詩(진지사일불음시) 죽을 날을 알아야 시 읊지 않지

 

敍懷(서회) 품은 뜻 펼쳐

大隱誰知在世間(대은수지재세간) 큰 숨음 누가 알아 세간에 있어

宦情塵思共闌珊(환정진사공란산) 벼슬 뜻 티끌생각 모두 막는 옥

已諳一鐵能成錯(이암일철능성착) 이미 알아 한 쇠가 섞일 수 있어

未信千錢可買閑(미신천전가매한) 믿지 못해 천금을 한가함 못 사

詩道中興黃太史(시도중흥황태사) 시의 도 다시 일게 황태사에서

世祿終淺白香山(세록종천백향산) 세상 복록 얕아져 백향산부터

殘年心事憑誰語(잔년심사빙수어) 남은 날 마음 둔 일 누구 말 기대

笑把靑菱仔細看(소파청릉자세간) 웃으며 푸른 마름 낱낱이 보네

※黃太史: 山谷 黃庭堅(1045∼1105) ※白香山: 樂天 白居易(772∼846)

 

楊花踏雲(양화답운)※漢都十詠 양화에서 구름을 밟아

北風捲地萬籟響(북풍권지만뢰향) 북풍이 땅을 감아 온갖 울림이

江橋雲片大於掌(강교운편대어장) 강에 다리 눈송이 크기 손바닥

茫茫銀界無人蹤(망망은계무인종) 아득한 은세계엔 찾는 이 없어

玉山倚空千萬丈(옥산의공천만장) 옥의 산 하늘 닿아 천만 길이나

我時騎驢帽如屋(아시기려모여옥) 내 그때 나귀 타니 집만 한 갓이

銀花眩眼髮竪竹(은화현안발수죽) 은 눈꽃 눈에 아찔 머리 곧은 대

歸來沽酒靑樓飮(귀래고주청루음) 돌아와 술을 사니 청루서 마셔

醉傍寒梅訪消息(취방한매방소식) 취해 곁에 찬 매화 봄을 찾았네

 

 

1439 괴애 김극검 士廉 乖崖 金克儉(1439∼1499) 金海

閨情(규정) 아낙네 마음

未授三冬服(미수삼동복) 아니 보내니 한겨울 옷을

空催半夜砧(공최반야침) 괜한 서두름 밤 다듬이질

銀釭還似妾(은강환사첩) 은빛 등잔불 나와 똑같아 등잔강

漏盡却燒心(누진각소심) 스며 다 말라 마음을 태워

 

自省(자성) 스스로 살피며

年來身脫薄書䕺(연래신탈박서총) 해가 되니 몸 벗어 문서더미서

觀了塵緣一切空(관료진연일체공) 보았지 세상 매임 하나같이 空

心地惺惺猶未信(심지성성유미신) 마음자리 영리해 아직 못 믿어

朝朝喚問主人翁(조조환문주인옹) 아침마다 캐물어 주인 늙은이

 

 

1454 사옹 김굉필 大猷 蓑翁 金宏弼(1454∼1504)文敬 瑞興 寒暄堂集

路傍松(로방송) 길가 소나무 ※의인화 노인에 비유

一老蒼髥任路塵(일로창염임로진) 한 노인 푸른 수염 길에 먼지에

勞勞迎送往來賓(로로영송왕래빈) 힘쓰니 맞고 보내 오가는 길손

歲寒與汝同心事(세한여여동심사) 날 찬데 그대 함께 마음 맞춘 일

經過人中見幾人(경과인중견기인) 지나는 이 가운데 몇이나 봤나

 

寫牧丹(사목단) 모란을 그리지

雲裏寒梅雨後蘭(운리한매우후란) 구름 속 추운 매화 비 온 뒤 난초

看時容易畵時難(간시용이화시난) 볼 때는 쉬웠는데 그리진 못해

早知不入詩人眼(조지불입시인안) 일찍 알아 아니 듦 시인 눈에는

寧把臙脂寫牧丹(녕파연지사목단) 차라리 연지 잡아 모란 그릴 걸

※臙脂 : 동양화에 쓰는 붉은 물감

 

 

1454 매계 조위 太虛 梅溪 曹偉(1454∼1503)文莊 昌寧 梅溪集

寄伸二絶1(기신이절1) 마음을 부치며

旅雁不成行(여안불성행) 떠돈 기러기 줄을 못 이뤄

邊聲日暮起(변성일모기) 변방 소리는 해 지고 들려

相思空白頭(상사공백두) 서로 생각에 괜한 흰 머리

悵望人千里(창망인천리) 슬피 바라니 천리 길 사람

 

寄伸二絶2(기신이절2) 마음을 부치며

迢迢關塞長(초초관새장) 아득한 변방 멀기도 해서

默數家山路(묵수가산로) 말없이 헤어 고향 가는 길

何時連夜床(하시연야상) 언제 잇달아 밤을 보내며

共聽梅堂雨(공청매당우) 함께 들으랴 매당 빗소리

 

永興客館夜坐(영흥객관야좌) 영흥 객관에서 밤에 앉아

淸夜坐虛閣(청야좌허각) 말갛게 밤이 빈 누각 앉아

秋聲在樹間(추성재수간) 가을 소리는 나무 사이서

水明山影落(수명산영락) 물이 밝으니 산 그림자 져

月上露華溥(월상로화부) 달이 떠올라 이슬 꽃 넓어

恠鳥啼深壑(괴조제심학) 괴상한 새는 깊은 골 울어

潛魚過別灣(잠어과별만) 잠긴 물고기 물굽이 지나

此時塵慮靜(차시진려정) 이때는 티끌 걱정을 잊어

幽興集毫端(유흥집호단) 그윽한 흥이 붓끝에 모여

 

題紅梅畵簇(제홍매화족) 홍매화 그림족자에 제하여

夢覺瑤臺踏月華(몽각요대답월화) 꿈 깨어 멋진 누대 달빛을 걸어

香魂脈脈影橫斜(향혼맥맥영횡사) 향내 넋 잇달아져 그림자 비껴

似嫌玉色天然白(사혐옥색천연백) 옥 빛깔 싫어선지 순수의 흰빛

一夜東風染彩霞(일야동풍염채하) 한 밤을 봄바람에 노을 물들어

 

古意(고의) 옛 뜻

世間岐路混泥塵(세간기로혼니진) 세상사이 갈림길 뒤섞인 진흙 먼지

謾爲浮名絆此身(만위부명반차신) 헐뜯게 될 뜬 이름 이 몸을 얽어매네

風月性靈惟妙句(풍월성령유묘구) 바람 달 바탕마음 오직 묘한 글로서

江湖生理一綸巾(강호생리일륜건) 강 호수 살아가기 하나의 윤건이면

嗣宗白眼驚時輩(사종백안경시배) 사종이 흘겨보니 그때 사람 놀라고

謝眺靑山屬後人(사조청산속후인) 사조는 푸른 산을 뒷사람에 남겼네

萬事悠悠多慷慨(만사유유다강개) 온갖 일 아득하여 많이도 슬퍼 탄식

時時樽酒更相親(시시준주갱상친) 때때로 통에 술을 다시 서로 가까이

嗣宗 阮籍(210∼263)竹林七賢 靑眼 白眼

玄暉 謝眺(464∼499)六朝시대 齊나라 시인

 

 

1479 읍취헌 박은 仲說 挹翠軒 朴誾(1479∼1504 26歲) 高靈

萬里瀨1(만리뢰1) 만 리 여울

雪添春澗水(설첨춘간수) 눈 녹아 불어나니 봄날 골짝 물

鳥趁暮山雲(조진모산운) 새는 좇아 저문 산 구름 속으로

淸境渾醒醉(청경혼성취) 맑은 곳에 흐릿이 술에서 깨니

新詩更憶君(신시갱억군) 새로운 시 다시 또 그대 생각을

 

夜臥有懷士華(야와유회사화) 밤에 누워 사화를 생각하며

故人自致靑雲上(고인자치청운상) 오랜 벗 스스로 돼 푸른 구름 위

老我孤吟黃菊邊(노아고음황국변) 늙은 난 홀로 읊어 노란국화 곁

高盖何堪容陋巷(고개하감용누항) 높은 관 어찌 견뎌 좁다란 골목

酒盃終不負新篇(주배종불부신편) 술잔에 끝내 못해 새론 시 짓기

 

投擇之謝余之慢(투택지사여지만) 택지에게 내 거드름을 빌며

心從醒後皎(심종성후교) 마음은 밝아 술 깸에 따라

對此君無(수대차군무) 시름은 없어 그대를 맞아

知淸(금야지청미) 오늘밤 알아 맑음의 맛을

還須戒酒(환수계주도) 되레 반드시 술꾼 살펴야

 

雨中感懷有作投擇之(우중감회유작투택지) 비속에 느낌

早歲欲止酒(조세욕지주) 이른 나이엔 술을 끊으려

中年喜把酒(중년희파주) 나이 들어선 술 들며 기뻐

此物有何好(차물유하호) 이런 물건이 어찌 좋을까

端爲胸崔嵬(단위흉최외) 실은 가슴에 담기 어려워 ※崔嵬

山妻朝報我(산처조보아) 두메 아내가 아침에 알려

小甕潑新醅(소옹발신배) 작은 단지에 새 술 굈다며

獨酌不盡興(독작불진흥) 혼자 마시니 흥을 다 못해

且待吾友來(차대오우래) 또 기다리니 내 벗 오기를

 

過寓庵劇飮(과우암극음) 과우암에서 지나치게 술 마셔

萬事問天還自笑(만사문천환자소) 모든 일 하늘 물어 스스로 웃어

一心與世不相謀(일심여세불상모) 한마음 세상 함께 서로 꾀 않아

偶乘明月從君話(우승명월종군화) 뜻밖에 탄 밝은 달 그대 말 좇아

能有深尊慰我愁(능유심존위아수) 됨이 있어 술 찾아 내 시름 달래

卒歲優游差足樂(졸세우유차족락) 해 마쳐 보낸 놀이 즐겁긴 하나

平時落魄更誰尤(평시낙백갱수우) 늘 함에 넋을 잃어 누굴 또 탓해

已酣尙爲黃花飮(이감상위황화음) 이미 한창 취하니 국화 술 마셔

欲去仍將好句留(욕거잉장호구류) 떠나려다 거듭 해 좋은 글 남게

 

 

1482 정암 조광조 孝直 靜庵 趙光祖(1482∼1519)文正 漢陽 靜庵集

贈松齋(증송재) 송재에게 주며 ※松齋 李堣(1469~1517)

特松凌雲碧(특송능운벽) 우뚝 솔 푸름 구름을 깔봐

孤月照氷寒(고월조빙한) 외론 달 차게 얼음을 비춰

欲識先生節(욕식선생절) 알아보려는 선생의 곧음

請取松月看(청취송월간) 부디 바라봐 소나무 달을

 

送順之南行(송순지남행) 순지의 남행을 보내며 ※安處順(1493~1534)

慈母保赤子(자모보적자) 어머니 지켜 갓난아이를

莫學中兒情(막학중아정) 배움 없어도 아이 뜻 맞춰

吾民此有口(오민차유구) 우리 백성에 이래 있는 입

我志當先明(아지당선명) 내 뜻 마땅히 먼저 밝혀야

濟物固分事(제물고분사) 물건 건짐은 정말 맡은 일

素學爲今行(소학위금행) 평소 배움을 이제는 해야

化宣君能否(화선군능부) 고쳐 베풂을 그대 하겠나

最父子弟兄(최부자제형) 가장 먼저는 부자형제로

大雅曾未聞(대아증미문) 대아 일찍이 아니 들어서 ※詩經 大雅

汚染何由淸(오염하유청) 더럽게 물듦 어찌 맑힐까

 

送順之南行(송순지남행) 순지의 남행을 보내며

君行屬春時(군행속춘시) 그대 떠남은 봄날인 때라

天地養仁和(천지양인화) 하늘땅 길러 어짊 어우름

活油江新流(활유강신류) 살아 매끈해 강물 새 흐름

丰茸草生坡(봉용초생파) 무성한 풀은 비탈에 돋아

道逈千里盡(도형천리진) 길은 멀어서 천리를 다해

眼中幾歷多(안중기력다) 눈에 든 몇몇 지나침 많아

君子惟心遠(군자유심원) 군자는 오직 마음이 멀어

無非意所加(무비의소가) 없지 않으니 뜻에 더할 바

他年聞報政(타년문보정) 다른 해 듣지 다스림 알아

須憶此日歌(수억차일가) 꼭 새겨두길 이 날 노래를

 

送順之南行(송순지남행) 순지의 남행을 보내며

扶時有所歸(부시유소귀) 때를 붙들어 돌아감 있어

適幾尤陳力(적기우진력) 낌새 맞추어 더욱 힘을 펴

習流慣可人(습류관가인) 흐름을 익혀 사람에 버릇

奈如戕善俗(내여장선속) 어찌 해칠까 착한 풍속을

聖主方轉化(성주방전화) 성주는 마침 바꿔 고치니

東丘欣日出(동구흔일출) 동녘 언덕에 기쁜 해 솟아

款款效忠信(관관효충신) 정성을 들인 충성과 믿음

莫此更何得(막차갱하득) 이 없이 다시 무엇을 얻나

天威嚴咫尺(천위엄지척) 하늘 두려움 곁에서 엄해

一誠毋移易(일성무이역) 한 정성으로 바꾸지 말라

 

曺梅溪偉輓(조매계위만) 매계 조위의 만가 ※曺偉(1454~1503)

梅溪先逝寒暄弔(매계선서한훤조) 매계가 먼저 가니 한훤당 조문

野史當年感愴多(야사당년감창다) 야사에 오를 이 해 슬퍼함 많아

聞道河陽猶有子(문도하양유유자) 도 들으니 하양에 그대 있는 듯

霜天如見一黃花(상천여견일황화) 서리 날에 보는 듯 한 떨기 국화

 

 

1496 석천 임억령 大樹 石川 林億齡(1496∼1568) 善山 石川集

華山瀑布圖(화산폭포도) 화산 폭포도

急雨暮崖掛白龍(급우모애괘백룡) 소나기 저녁 벼랑 폭포수 걸려

詞人健筆氣成虹(사인건필기성홍) 시인은 힘찬 필력 무지개 그려

侯家屛障應無比(후가병장응무비) 양반집 가린 병풍 견줄 게 없어

我是人間富貴翁(아시인간부귀옹) 나야말로 세상에 부귀한 노인

 

秋村雜題(추촌잡제) 가을마을

志與江湖遠(지여강호원) 뜻함 더불어 강호를 멀리

形隨草木衰(형수초목쇠) 몸은 따르니 초목 시들 듯

美人歎已暮(미인탄이모) 미인은 탓해 벌써 늙음을

楚客自生悲(초객자생비) 나그네 절로 슬픔을 낳아

密綱江魚駭(밀강강어해) 촘촘한 그물 강고기 놀라

機心海鳥疑(기심해조의) 속이는 마음 바닷새 헤매

非無流水曲(비무유수곡) 없지 않으니 흘러 물굽이 ※流觴曲水

何處遇鐘期(하처우종기) 어디서 만나 알아줄 벗을 ※鍾子期

 

示友人(시우인) 벗에게 보이며

古寺門前又送春(고사문전우송춘) 옛 절에 문 앞에서 또 봄을 보내

殘花隨雨點衣頻(잔화수우점의빈) 남은 꽃 비 따라서 옷에 꽤 붙어

歸來滿袖淸香在(귀래만수청향재) 돌아온 소매 가득 맑은 향 배어

無數山蜂遠趁人(무수산봉원진인) 셀 수 없는 산에 벌 멀리 쫓아와

 

送白光勳還鄕(송백광훈환향) 고향 가는 백광훈을 보내며

江月圓復缺(강월원부결) 강에 달 둥긂 또 이지러져

庭梅落又開(정매락우개) 뜰 매화 지고 다시 피어나

逢春歸未得(봉춘귀미득) 봄을 만나도 못 돌아가서

獨上望鄕臺(독상망향대) 홀로 오르네 고향 그리워

 

 

1501 퇴계 이황 景浩 退溪 李滉(1501∼1570)文純 眞城 聖學十圖

寒棲(한서) 한서암에 살면서

結茅爲林廬(결모위림려) 띠풀 엮어 지으니 숲 속 초가집

下有寒泉瀉(하유한천사) 내려오니 쏟아져 차가운 샘물 쏟을사

棲遲足可娛(서지족가오) 늦어서야 머물러 즐거울만해

不恨無知者(불한무지자) 한은 안 해 아는 이 없을지라도

 

孤山(고산) 외로운 산

何年神斧破堅頑(하년신부파견완) 어느 해 신의 도끼 굳은 돌 찍어

壁立千尋跨玉灣(벽립천심과옥만) 벽이 돼 천 길이나 만에 걸쳤나

不有幽人來作主(불유유인래작주) 숨어살 이 찾아와 주인 안 하면

孤山孤絶更誰攀(고산고절갱수반) 외론 산 외로운 곳 다시 뉘 올라

 

春日閒居1(춘일한거1) 한가한 봄날에

昨日雲垂地(작일운수지) 어제는 구름으로 땅을 드리워

今朝雨浥泥(금조우읍니) 오늘아침 비 내려 젖은 진흙땅 젖을읍

開林行野鹿(개림행야록) 숲을 헤쳐 다니니 들에 들 사슴

編柳卻園雞(편류각원계) 얽힌 버들 물리쳐 뜨락엔 닭이 물리칠각

 

春日閒居3(춘일한거3) 한가한 봄날에

水聲含洞口(수성함동구) 물소리를 머금어 동네어귀에

雲氣帶山腰(운기대산요) 구름 서려 두르니 산골 기슭에 허리요

睡鶴沙中立(수학사중립) 졸고 선 두루미는 모래 가운데

驚鼯樹上跳(경오수상도) 놀래서 다람쥐는 나무를 올라 날다람쥐오

 

春日閒居4(춘일한거4) 한가한 봄날에

山田宜菽粟(산전의숙속) 산밭에는 마땅히 콩과 조 심고 콩숙 조속

藥圃富苗根(약포부묘근) 약초밭엔 넉넉히 싹 낸 뿌리를 밭포 모묘

北彴通南彴(북작통남작) 북쪽에 돌다리로 남북을 오가 돌다리작

新村接舊村(신촌접구촌) 새마을에 붙어서 오랜 마을이

 

春日閒居6(춘일한거6) 한가한 봄날에

綠染千條柳(녹염천조류) 푸른 물들인 천 가지 버들

紅燃萬朶花(홍연만타화) 붉게 불타니 만 떨기 꽃이

雄豪山雉性(웅호산치성) 장끼 호걸에 산 꿩의 바탕

奢麗野人家(사려야인가) 좋아 고우니 물린 사람 집

 

石蟹(석해) 가제

負石穿沙自有家(부석천사자유가) 돌을 지고 모래 파 지은 집 있지

前行卻走足偏多(전행각주족편다) 앞을 가 멈칫 달려 다리는 많아

生涯一掬山泉裏(생애일국산천리) 사는 물가 한 움큼 산 속 샘물에

不問江湖水幾何(불문강호수기하) 묻지 않아 강 호수 물이 얼만지

 

威化島(위화도) 위화도

麗季狂謀敢逆天(여계광모감역천) 고려말기 미친 꾀 하늘 거슬러

飛龍景會尙田淵(비룡경회상전연) 용이 나는 모습은 오직 밭 못에

自從神勸回旌後(자종신권회정후) 신이 시켜 따르니 깃발 돌린 뒤

東海春融萬萬年(동해춘융만만년) 우리나라 봄날로 만 만년 이어

 

退溪草屋黃錦溪來訪(퇴계초옥황금계내방) 퇴계 초가 찾아 온 황금계

溪上逢君叩所疑(계상봉군고소의) 시내 위 그대 만나 의문을 물어

濁醪聊復爲君持(탁료료부위군지) 막걸리나마 다시 그댈 위해서

天公卻恨梅花晩(천공각한매화만) 하늘이 되레 미안 매화꽃 늦어

故遣斯須雪滿枝(고견사수설만지) 그래 보내 이래 딱 눈꽃 가지로

※錦溪 黃俊良(1517∼1563)

 

矗石樓(촉석루) 촉석루

落魄江湖知幾日(낙백강호지기일) 넋 빠져서 강호에 며칠은 알아

行吟時復上高樓(행음시부상고루) 시 읊는다 때때로 높은 루 올라

橫空飛雨一時變(횡공비우일시변) 하늘 질러 비 날려 한때 바뀌나

入眼長江萬古流(입안장강만고류) 눈에 들은 긴 강은 오래도 흘러

往事蒼茫巢鶴老(왕사창망소학로) 지난일 아득하여 둥지 학 늙어

羇懷搖蕩野雲浮(기회요탕야운부) 품은마음 흔들려 들 구름 뜨네

繁華不屬詩人料(번화불속시인료) 번화함에 안 엮인 시인은 알아

一笑無言俯碧洲(일소무언부벽주) 한번 웃음 말없이 굽어봐 물 섬

 

 

1501 남명 조식 楗仲 南冥 曺植(1501∼1572)文貞 昌寧 南冥集

種竹山海亭(종죽산해정) 산해정에 대나무 심어

此君孤不孤(차군고불고) 이 군자 외로워도 외롭지 않아 ※대나무

髥叟則爲隣(염수즉위린) 수염 난 늙은이면 이웃이 되니 ※소나무

莫待風霜看(막대풍상간) 기다리진 않으나 바람서리에

猗猗這見眞(의의저견진) 아름다움 이렇게 참다움 보여

 

寄叔安(기숙안) 숙안에게 부치니

梅上春候動(매상춘후동) 매화나무 위 봄 날씨 움찔

枝間鳥語溫(지간조어온) 가지 사이로 새 소리 따뜻

海亭山月白(해정산월백) 산해정에는 산에 달 밝아

何以坐吾君(하이좌오군) 어찌 하며는 내 그대 앉나

 

無題(무제) 제목 없이

服藥求長年(복약구장년) 선단을 먹어 오래 삶 찾아 ※仙丹 丹藥 仙藥

不如孤竹子(불여고죽자) 같지 못하니 고죽국 아들 ※伯夷와 叔齊

一食西山薇(일식서산미) 한결 먹으니 수양산 고비 ※首陽山

萬古猶不死(만고유불사) 오랜 세월을 오히려 살아 ※고비薇 고사리蕨

 

題聞見寺松亭(제문견사송정) 문견사 송정에 제하다

雲袖霞冠尊兩老(운수하관존양로) 구름 소매 노을 갓 높은 두 노인

常瞻長日數竿西(상첨장일수간서) 늘 보는 기나긴 해 몇 발에 서쪽

石壇風露少塵事(석단풍로소진사) 돌 제단 바람 이슬 티끌 일 적어

松老巖邊鳥不啼(송로암변조부제) 솔 늙은 바위 가엔 새도 안 울어

 

題聞見寺松亭(제문견사송정) 문견사 송정에 제하다

袖裏行裝書一卷(수리행장서일권) 소매 안 행장으로 책을 한 권을

靑鞋竹杖上方西(청혜죽장상방서) 푸른 신 대지팡이 서쪽을 올라

遊人未釋無名恨(유인미석무명한) 노는 이 아니 버려 이름 없는 한

盡日山禽盡意啼(진일산금진의제) 하루 다해 산새는 뜻 다해 우네

 

江亭偶吟(강정우음) 강가 정자에서 우연히 읊다

臥疾高齋晝夢煩(와질고재주몽번) 앓아누워 높은 루 시달린 낮 꿈

幾重雲樹隔桃源(기중운수격도원) 몇 겹 구름 나무로 도원과 갈려

新水淨於靑玉面(신수정어청옥면) 새 물은 깨끗하기 푸른 옥보다

爲憎飛燕蹴生痕(위증비연축생흔) 미우니 제비 날아 물찬 흔적이

 

地雷吟(지뢰음) 지뢰 복괘를 읊다 ※復卦: 陽의 시작

易象分明見地雷(역상분명견지뢰) 주역 괘상 분명히 지뢰 복괘라

人心何昧善端開(인심하매선단개) 사람 맘 어찌 어둑 착함 열림을

祇應萌蘖如山木(기응맹얼여산목) 마침 받아 싹과 움 산에 나무에

莫遣牛羊日日來(막견우양일일래) 풀지 마소 소와 양 하루하루 와

 

山中卽事1(산중즉사1) 산에서 읊어

從前六十天曾假(종전육십천증가) 여태껏 예순 해는 하늘서 빌려

此後雲山地借之(차후운산지차지) 이다음 구름 산은 땅이 빌려줘

猶是窮塗還有路(유시궁도환유로) 오히려 막다른 길 다시 길 있어

却尋幽逕採薇歸(각심유경채미귀) 도리어 그윽한 길 고사리 캐지

 

山中卽事2(산중즉사2) 산에서 읊어

日暮山童荷鋤長(일모산동하서장) 해는 져 산골 아이 호미 메고 서

耘時不問種時忘(운시불문종시망) 김맬 때 묻지 않고 심은 때 잊어

五更鶴唳驚殘夢(오경학려경잔몽) 밤을 샌 학 울음에 놀라 남긴 꿈

始覺身兼蟻國王(시각신겸의국왕) 알게 돼 이 몸 겸한 개미나라 왕

 

鮑石亭(포석정) 포석정 ※경북 경주 927년 경애왕

楓葉鷄林已改柯(풍엽계림이개가) 단풍잎에 계림은 자루 바뀌니

甄萱不是滅新羅(견훤불시멸신라) 견훤이 아님이라 신라 없앰은

鮑亭自召宮兵伐(포정자소궁병벌) 포석정 절로 불러 대궐 침입을

到此君臣無計何(도차군신무계하) 여기 온 임금신하 꾀 없이 어찌

 

 

1510 명월 황진이 明月 黃眞伊(?∼?) 開城妓生

松都(송도) 송도(개성)

雪中前朝色(설중전조색) 눈 내림 속은 앞 왕조 빛깔

寒鍾故國聲(한종고국성) 차운 종 울림 옛 나라 소리

南樓愁獨立(남루수독립) 남쪽 누각은 홀로 선 시름

殘廓暮煙香(잔곽모연향) 무너진 성곽 저문 연기 향

 

別金慶元(별김경원) 김경원과 이별하며

三世金緣成燕尾(삼세금연성연미) 세 세상 굳은 인연 좋은 짝 이뤄

此中生死兩心知(차중생사양심지) 이 가운데 삶 죽음 두 마음 알아

楊州芳約吾無負(양주방약오무부) 양주 땅 꽃의 맺음 난 어김없어

恐子還如杜牧之(공자환여두목지) 두려움 그대 왠지 두목지 같아

※牧之 杜牧(803∼853)당나라 시인 강직한 성품

 

相思夢(상사몽) 그리운 꿈을

相思相見只憑夢(상사상견지빙몽) 서로 그려 서로 봐 꿈에서라네

儂訪歡時歡訪儂(농방환시환방농) 그대 오니 기쁠 때 날 찾아 기뻐

願使遙遼他夜夢(원사요료타야몽) 바램으로 먼먼 길 다른 밤 꿈엔

一時同作路中逢(일시동작노중봉) 한날한시 하기를 길에서 만나

※중복 반복 대칭의 형식, 형식과 내용의 일치(承句)

 

小柏舟(소백주) 조그만 잣나무 배

汎彼中流小柏舟(범피중류소백주) 저 띄운 물결 속에 조그만 잣 배

幾年閑盛碧波頭(기년한성벽파두) 몇 해 느긋 채웠나 푸른 물결에

後人若問誰先渡(후인약문수선도) 뒷사람 묻는다면 뉘 앞서 건너

文武兼全萬戶侯(문무겸전만호후) 문무를 모두 갖춘 만호의 제후

 

朴淵瀑布(박연폭포) 박연폭포

一派長天噴壑壟(일파장천분학롱) 한 가닥 긴 하늘서 골짝언덕 뿜어대

龍湫百仞水叢叢(용추백인수총총) 폭포줄기 백 길에 물은 펑펑 쏟아져

飛泉倒瀉疑銀漢(비천도사의은한) 샘 날아 도로 쏟아 어찌 보면 은하수

怒瀑橫垂宛白虹(노폭횡수완백홍) 성난 폭포 드리워 마치 하얀 무지개

雹亂霆馳彌洞府(박란정치미동부) 우박 날려 천둥 달려 골짝에 두루

珠聳玉碎徹晴空(주용옥쇄철청공) 구슬 솟아 옥 부셔져 갠 하늘 뚫어

遊人莫道廬山勝(유인막도려산승) 노는 이 말을 마라 여산폭포 빼어남

須識天磨冠海東(수식천마관해동) 알아야지 천마산 해동에 으뜸 폭포

 

滿月臺懷古(만월대회고) 만월대를 회고하며 ※고려의 왕궁 터

古寺蕭然傍御溝(고사소연방어구) 옛 절은 쓸쓸하게 대궐도랑 곁

夕陽喬木使人愁(석양교목사인수) 석양에 높은 나무 사람 시름케

煙霞冷落殘僧夢(연하냉락잔승몽) 안개 놀 차게 내려 스님 꿈 남아

歲月觴嶸破塔頭(세월상영파탑두) 세월 돌아 가팔라 깨진 탑머리

黃鳳羽歸飛鳥雀(황봉우귀비조작) 봉황은 날아가고 나는 새 참새

杜鵑花落牧羊牛(두견화락목양우) 진달래 꽃 떨어져 먹이니 소 양

神松憶得繁華日(신송억득번화일) 송악을 생각하니 번화한 날이

豈意如今春似秋(기의여금춘사추) 어찌 뜻 이제같이 봄도 가을날

 

 

1523 개암 강익 仲輔 介庵 姜翼(1523∼1567) 晋州 介庵

山天齋(산천재) 산천재

素月明秋練(소월명추련) 흰 달은 밝아 가을은 비단

澄流靜不波(징류정불파) 맑게 흐르니 물결 안 일어

春風坐一夜(춘풍좌일야) 봄바람 속에 앉아 한 밤을

眞味正如何(진미정여하) 참다운 맛은 정말 어떨까

 

月夜(월야) 달밤

仰天慙白月(앙천참백월) 하늘 우러러 하얀 달에 부끄러

臨水愧淸流(임수괴청류) 물에 다가서 맑은 흐름 부끄러

多少身心累(다소신심루) 얼마나 되나 몸과 마음 허물로

何能刮盡休(하능괄진휴) 어찌하면 깎아내 다해 그칠까

 

詠竹(영죽) 대나무를 읊다

凜凜千竿玉(늠름천간옥) 꿋꿋이 의젓 천의 장대 옥

昭昭一輪氷(소소일륜빙) 밝아서 환해 한 둘레 얼음

遺風留不泯(유풍류불민) 끼쳐온 내림 안 없애 남아

餘韻痛難承(여운통난승) 남겨진 울림 못 이어 아파

 

夙夜齋讀易(숙야재독역) 숙야재에서 주역을 읽으며

燈下披黃卷(등하피황권) 등불 아래서 누런 책 펼쳐

分明古聖顔(분명고성안) 뚜렷이 밝아 옛 성현 얼굴

夜深開戶看(야심개호간) 밤은 깊어서 문 열고 보니

雪月滿空山(설월만공산) 눈에 달빛이 빈산에 가득

 

贈林士秀(증임사수) 임사수에게

君從智異山中出(군종지리산중출) 그대 따라 지리산 산속을 나와

數寸靈根帶藥囊(수촌령근대약낭) 몇 마디 신령 뿌리 약낭에 둘러

倘愛南隣多病友(당애남린다병우) 혹 아껴 남쪽 이웃 병 많은 벗에

願分瑤草一叢香(원분요초일총향) 나눠 주리 좋은 풀 한 떨기 향기

 

秋夜(추야) 가을밤

碧落秋晴響遠江(벽락추청향원강) 파란 하늘 갠 가을 먼 강물 울림

柴扉撑掩息村狵(시비탱엄식촌방) 사립문 버텨 닫혀 쉬는 삽살개

竹風不動小園靜(죽풍부동소원정) 대 바람 꼼짝 않아 동산도 고요

明月在天人倚窓(명월재천인의창) 밝은 달 하늘 있어 창 기댄 사람

 

 

1527 고봉 기대승 明彦 高峰 奇大升(1527∼1572)文憲 幸州 高峰集

歷訪朴孝伯(역방박효백) 박효백을 찾아

逢君話疇昔(봉군화주석) 그대 만나 이야기 지난 밭두둑

濁酒聊自斟(탁주료자짐) 막걸리 애오라지 스스로 딸아

微風動新竹(미풍동신죽) 바람 살짝 흔들어 새로 난 대를

時有一蟬吟(시유일선음) 때때로 있는 매미 한소리 하네

 

同諸友步月甫山口號(동제우보월보산구호) 여러 벗 함께 달빛 거닐며

涼夜與朋好(량야여붕호) 서늘한 밤에 벗 함께 좋아

步月江亭上(보월강정상) 달빛 거닐어 강 정자 올라

夜久風露寒(야구풍로한) 밤이 오래라 바람 이슬 차

悠然發深想(유연발심상) 아득해지자 깊은 생각을

 

千山雪漲溪(천산설창계) 모든 산 눈이 시냇물 불려

風墮千山雪(풍타천산설) 바람이 떨어뜨려 모든 산 눈을

寒溪漲欲平(한계창욕평) 찬 시내 물 불어나 평평해지려

潮光凝不退(조광응불퇴) 조수 빛깔 어리어 물러섬 없어

月色曉猶明(월색효유명) 달빛은 새벽 되어 오히려 밝아

巖谷猿啼冷(암곡원제랭) 바위 골짝 잔나비 울음 차가워

松梢鶴夢驚(송초학몽경) 솔가지 끝 두루미 꿈에 놀라네

遙知灞橋上(요지파교상) 아득히 알겠으니 파교 위라서

詩興未應淸(시흥미응청) 시상 일음 아니지 으레 맑으니

※灞橋: 장안 동쪽의 다리 灞橋驢上: 시상을 얻는 아주 좋은 곳

 

山堂寒日(산당한일) 산에 집에 추운 날에

一室空山裏(일실공산리) 집하나 텅 빈 골짝 산 속에 있어

蕭條歲欲窮(소조세욕궁) 쓸쓸히 가는 한 해 다하려 하네

凍泉時自汲(동천시자급) 얼은 샘물 때때로 몸소 길어와

枯蘖且相烘(고얼차상홍) 마른 등걸 앞으로 서로 불살라

靜憩窓間日(정게창간일) 가만히 쉬는 창가 햇볕을 쬐며

閒聽谷口風(한청곡구풍) 한가히 듣는 골짝 바람 소리를

生涯聊可慰(생애료가위) 사는 삶 애오라지 달래게 되니

此意與誰同(차의여수동) 이런 뜻을 더불어 누구 함께 해

 

夜成(야성) 밤이 되니

寒夜不成夢(한야불성몽) 차가운 밤에 꿈을 못 이뤄

孤吟對短檠(고음대단경) 외로운 읊음 짧은 등 마주 등걸이경

月上照疏竹(월상조소죽) 달은 떠올라 성긴 대 비춰

窓明分細蝱(창명분세맹) 창이 밝아서 벌레도 보여 등에맹

隣犬元多警(린견원다경) 이웃집 개는 원래 잘 놀라

村舂自送聲(촌용자송성) 마을에 방아 절로 소리를 찧을용

黙黙誰開抱(묵묵수개포) 고요에 빠져 뉘와 맘 여나

悠悠百感生(유유백감생) 아득해 지니 온갖 느낌 나

 

鴨鷗亭(압구정) 압구정

荒榛蔓草蔽高丘(황진만초폐고구) 거친 덤불 덩굴 풀 높은 언덕에

緬想當時辦勝遊(면상당시판승유) 가물가물 그때는 즐거운 놀이

人事百年能幾許(인사백년능기허) 사람의 일 한 백년 얼마나 되게

滿江煙景入搔頭(만강연경입소두) 강 가득 안개 낀 볕 머리를 긁어

 

雨中(우중) 빗속에서

只今身世已迷津(지금신세이미진) 다만 이제 몸 둠은 나루를 잃어

獨臥空堂雨襲人(독와공당우습인) 홀로 누운 빈집에 비가 쳐들어

日暮未堪長鋏拔(일모미감장협발) 날 저무니 아니 돼 긴 칼 뽑기는

夜深猶許短檠親(야심유허단경친) 밤 깊어 오히려 해 등잔불 곁에

疎煙漠漠疑封戶(소연막막의봉호) 연기 피어 자욱해 문을 닫았나

密葉陰陰欲蓋隣(밀엽음음욕개린) 나뭇잎에 어둑해 이웃 가리려

幽興撩詩應爛熳(유흥료시응란만) 그윽이 시흥 돋아 활짝 빛나니

一杯相屬趁芳辰(일배상속진방신) 한 잔 술 서로 엮어 좋은 날 좇아

 

寄遊湖諸子(기유호제자) 노는 이들에게

湖上淸陰護落花(호상청음호낙화) 호수 위 맑은 그늘 진 꽃잎 지켜

出遊無伴坐吟哦(출유무반좌음아) 나간들 짝이 없어 앉아 시 읊어

諸生剩欲來挑興(제생잉욕내도흥) 여러 사람 남아나 와서 흥 돋아

倦客何堪共酌窪(권객하감공작와) 지친 길손 어쩌나 술 같이 해야

不風微煙橫素鏡(불풍미연횡소경) 바람 연기 없어서 그대로 거울

且看完月闖靑螺(차간완월틈청라) 보게 될 동그란 달 산을 나오려

暮春光景今如許(모춘광경금여허) 저무는 봄 볕 빛깔 이제처럼 해

病與愁纏只自嗟(병여수전지자차) 병에다 시름 얽혀 절로 탄식만

 

遊七頭草亭(유칠두초정) 칠두초정에서

溪行盡日寫幽襟(계행진일사유금) 시내 걸어 하루 다 깊은 속 없애

更値華林落晩陰(갱치화림락만음) 다시 값한 꽃핀 숲 늦 그늘 깔려

稿薦石床人自夢(고천석상인자몽) 짚 거적 돌 평상에 사람 절로 꿈

遠山疎雨一蟬吟(원산소우일선음) 멀리 산 성긴 비에 한 매미 울어

 

夏景(하경) 여름 볕

蒲席筠床隨意臥(포석균상수의와) 부들자리 대 침상 뜻대로 누워

虛欞疎箔度微風(허령소박도미풍) 빈 격자창 성긴 발 바람이 살짝

團圓更有生涼手(단원갱유생량수) 둥근 부채 또 있어 서늘함 일어

頓覺炎蒸一夜空(돈각염증일야공) 문득 알아 더위 찜 밤 하나 비네

 

題扇(제선) 부채

鑠景流空地欲蒸(삭경류공지욕증) 달군 볕 하늘 흘러 땅을 찌려네

午窓揮汗困多蠅(오창휘한곤다승) 낮에 창가 땀 훔쳐 파리 성가셔

憐渠解引淸風至(련거해인청풍지) 부채 살 끌어 풀어 맑은 바람을

何必崑崙更踏氷(하필곤륜갱답빙) 어찌 꼭 곤륜산에 얼음 또 밟아

 

舟中醉氣(주중취기) 배에서 취하여

江頭盡醉偶佳期(강두진취우가기) 나루터 실컷 취함 뜻밖 좋은 때

杯酒淋灕欲濕衣(배주림리욕습의) 잔술에 뿌려 젖어 옷을 적시려

牽興不須愁日晩(견흥불수수일만) 흥 이끌어 아니 꼭 해 늦어 시름

題詩且可餞春歸(제시차가전춘귀) 시 지으니 또 하지 가는 봄 보내

風煙冉冉猶相惹(풍연염염유상야) 바람 연기 아른아른 서로 이끌 듯

花絮紛紛只自飛(화서분분지자비) 꽃 버들 솜 어지러이 절로 날릴 뿐

仙夢一宵超物外(선몽일소초물외) 신선 꿈 하룻밤에 속세를 넘어

世間塵土莫來圍(세간진토막래위) 세상에 티끌 흙은 에워쌈 마라

 

 

1534 구봉 송익필 雲長 龜峰 宋翼弼(1534∼1599)文敬 礪山 龜峰集

南溪暮泛詩(남계모범시) 남쪽 시내 늦은 배 띄워

迷花歸棹晩(미화귀도만) 꽃에 빠져 돌아감 늦어만 가고 노도

待月下灘遲(대월하탄지) 달 기다려 내려감 여울에 더뎌 여울탄

醉裏猶垂釣(취이유수조) 취했어도 오히려 낚시 드리워

舟移夢不移(주이몽불이) 배 옮겨도 꿈이란 옮길 수 없어

 

下山(하산) 산을 내려오며

殘夜鳴淸磬(잔야명청경) 끄트머리 밤 맑은 종 울려

携筇下碧山(휴공하벽산) 지팡이 짚고 푸른 산 내려

巖花猶惜別(암화유석별) 바위에 꽃은 아깝기도 해

隨水出人間(수수출인간) 물을 따라서 세상에 나가

 

主人出不還偶題(주인출불환우제) 주인이 나가서 아니 돌아와

寂寂掩空堂(적적엄공당) 고요하기도 닫힌 빈 방에 가릴엄

悠悠山日下(유유산일하) 아득하기만 산에 해 아래

出門又入門(출문우입문) 문을 나서다 또 문에 들어

佇立還成坐(저립환성좌) 우두커니 서 돌아와 앉아 우두커니저

 

夜坐(야좌) 밤에 앉아서

層城聞遠笛(층성문원적) 겹친 성에 들리니 먼 피리소리

月照紗窻明(월조사창명) 달빛 비친 비단 창 밝기도하여

展轉不成睡(전전불성수) 이리저리 뒤척여 잠을 못 이뤄

爲誰無限情(위수무한정) 누굴 위해 끝없는 정이 들었나

 

獨坐(독좌) 혼자 앉아서

隱几愁將夕(은궤수장석) 책상에 기대 시름에 저녁

秋陰滿小樓(추음만소루) 가을 그늘이 작은 루 가득

流螢欺白日(류형기백일) 반딧불 날아 한낮이더냐

穿樹各爭頭(천수각쟁두) 나무를 뚫어 저마다 다퉈

 

江上(강상) 강 위에서

寒角斜陽外(한각사양외) 차가운 피리 비낀 볕 밖에

江村一二家(강촌일이가) 강 마을에는 하나 둘 집이

乘桴吾豈敢(승부오기감) 마룻대를 타 내 어찌 마구

滄海亦風波(창해역풍파) 넓은 바다에 바람 물결이

 

偶吟(우음) 우연히 읊다

我似梅花樹(아사매화수) 나와 같구나 매화꽃 나무

南移厭北還(남이염북환) 남으로 옮겨 북녘이 싫어

長安桃李日(장안도리일) 장안의 복사 오얏꽃 핀 날

誰復問孤寒(수부문고한) 뉘 다시 물어 외로운 추위

 

次謫仙韻(차적선운) 적선의 운을 따서

寂寞靑樓女(적막청루녀) 고요해 쓸쓸 푸른 루 여인

單居白雲端(단거백운단) 홀로 머무니 흰 구름 끝에

玉齒未曾啓(옥치미증계) 하얀 옥 이는 아니 드러내

芳春無所歡(방춘무소환) 꽃다운 봄도 기쁠 게 없네

有節何人識(유절하인식) 절개가 있어 어떤 이 알며

無心片心丹(무심편심단) 마음도 없이 조각 맘 붉어

重重翠雲屛(중중취운병) 겹겹 둘러친 구름 병풍이

不許他人觀(불허타인관) 아니 된다네 남이 보는 걸

却笑秦家女(각소진가녀) 언뜻 비웃어 진나라 여인

輕身乘彩鸞(경신승채란) 가벼이 몸을 수레에 실어

 

山中(산중) 산 속에서

獨對千峯盡日眠(독대천봉진일면) 홀로 마주 일천 봉 날 다해 잠을

夕嵐和雨下簾前(석람화우하염전) 저녁 남기 비 얼려 발 앞에 내려

耳邊無語何曾洗(이변무어하증세) 귓가에 말도 없어 어찌 씻을까

靑鹿來遊飮碧泉(청록래유음벽천) 푸른 노루 놀다 와 푸른 샘 마셔

 

白馬江(백마강) 백마강

百年文物摠成丘(백년문물총성구) 백제문물 모두가 언덕이 되고

歌舞煙沈杜宇愁(가무연침두우수) 노래 춤 연기 속에 두견새 시름

投馬有臺雲寂寂(투마유대운적적) 말 던진 대는 있어 구름만 고요

落花無迹水悠悠(낙화무적수유유) 꽃 떨친 자취 없어 강물만 유유

孤舟白髮傷時淚(고주백발상시루) 외론 배에 흰 머리 때 한탄 눈물

一笛靑山故國秋(일적청산고국추) 피리소리 푸른 산 옛 백제 가을

欲弔忠魂何處是(욕조충혼하처시) 조문드릴 충신 넋 어디쯤 인가

令人長憶五湖舟(영인장억오호주) 사람들 오랜 생각 오호의 배로

※ 釣龍臺 洛花巖

 

 

1536 율곡 이이 叔獻 栗谷 李珥(1536∼1584)文成 德水 聖學輯要

偶吟(우음) 우연히 읊다

風月養我情(풍월양아정) 바람에 달에 내 뜻을 길러

煙霞盈我身(연하영아신) 안개 노을은 내 몸을 채워

子長吾所慕(자장오소모) 자장은 내가 그리는 바며 ※司馬遷?

悅卿吾所親(열경오소친) 열경은 내가 가까이할 바 ※金時習

非探山水興(비탐산수흥) 찾음 아니니 산수의 흥은

聊以全吾眞(료이전오진) 오직 온전히 나의 참됨을

物我合一體(물아합일체) 만물과 나는 한 몸이 되니

誰主誰爲賓(수주수위빈) 누가 주인 돼 누가 손님 해

湛湛若澄潭(담담약징담) 맑고 맑아서 맑은 못 같아

肅肅如秋旻(숙숙여추민) 고요하기가 가을날 하늘

無憂亦無喜(무우역무희) 시름이 없어 기쁨도 없어

此境人難臻(차경인난진) 이러한 경지 남들 이를까

 

滿月臺(만월대) 만월대 ※만월대: 개성시 북쪽 松岳南麓 고려의 왕궁 터

下馬披荊棘(하마피형극) 말에서 내려 가시밭 헤쳐 나눌피

高臺四亡虛(고대사망허) 높은 루 올라 사방 텅 비어

雲山孤鳥外(운산고조외) 구름의 산은 외론 새 바깥

民物故都餘(민물고도여) 백성의 물건 옛 도읍 남겨

危砌依林廢(위체의임폐) 어긋난 섬돌 숲으로 묻혀 섬돌체

喬松落影疎(교송낙영소) 높은 소나무 그림자 엉성 높을교

斜陽照三角(사양조삼각) 비스듬 볕이 삼각산 비춰 ※三角山:서울

指點是王居(지점시왕거) 가리키는 곳 임금이 계셔

 

湖堂夜坐(호당야좌) 호당에서 밤에 앉아

湖堂久不寐(호당구불매) 호당에 오래도록 잠은 아니 와

夜氣著人淸(야기저인청) 밤기운 뚜렷하니 사람 맑아져

葉盡知秋老(엽진지추로) 잎 다 져 알겠으니 가을 늦어짐

湖明見月生(호명견월생) 호수는 밝았으니 달 떠 보여서

疎松搖榻影(소송요탑영) 성긴 솔이 흔들려 걸상에 그늘

塞雁落沙聲(새안락사성) 변방서 온 기러기 모래서 소리

自愧紅塵客(자괴홍진객) 부끄러워 홍진 속 나그네 되니

臨流未濯纓(임류미탁영) 물 흐름에 다가서 갓 끈 못 씻어

 

乘舟西下(승주서하) 배를 타고 서쪽으로

處世苦不諧(처세고불해) 세상살이 어려워 어울림 못해 화할해

悠然歸意催(유연귀의최) 오래도 돌아갈 뜻 밀려오는데

天心縱不移(천심종불이) 하늘의 한가운데 옮기지 않지

變態知誰裁(변태지수재) 바꾸는 꼴 알아서 누가 다스려

滄海細雨迷(창해세우미) 넓은 바다 가랑비 헤매게 하여

斜陽孤棹開(사양고도개) 기운 해에 외로이 노를 젓는다

美哉水洋洋(미재수양양) 아름답다 물결은 넘실넘실 대

萬念嗟已灰(만념차이회) 모든 걱정 어럽쇼 이미 다 꺼져

只有一寸丹(지유일촌단) 다만 지녀 한 조각 붉은 마음을

九死終不回(구사종불회) 아홉 죽어 끝끝내 돌리지 않아

 

次安丹城船巖韻(차안단성선암운) 안단성 배바위를 빌어

有石形何似(유석형하사) 돌 있어 꼴이 무엇에 닮아

靑林露半船(청림로반선) 푸른 숲 불쑥 반쯤 배 모양

携朋憐坐密(휴붕련좌밀) 벗 끌어 앉아 좁아서 어째

垂釣見魚懸(수조견어현) 낚시 드리워 물고기 걸려

淫潦雖臟迹(음료수장적) 어지럽힌 물 내장 자취가

孤堅不隱賢(고견불은현) 혼자만 굳건 어짊 못 숨어

千年肯移棹(천년긍이도) 천년 기꺼이 노 저어 옮겨

終日載風煙(종일재풍연) 날 다해 실어 바람과 안개

 

無盡亭下乘月艇(무진정하승월정) 무진정 아래 배를 타고서

江天霽景爽如秋(강천제경상여추) 강 날씨 갠 경치는 가을인 듯이

晩泛蘭舟碧玉流(만범란주벽옥류) 늦게 띄운 고운 배 벽옥에 흘러

雲影月光迷上下(운영월광미상하) 구름 가린 달빛은 위아래 몰라

美人西望思悠悠(미인서망사유유) 고운이 서쪽 바램 그리움 아득

 

金沙寺見海市(금사사견해시) 금사사에서 신기루를 보다

松間引步午風凉(송간인보오풍량) 솔 사이 거니는데 낮 바람 서늘

手弄金沙到夕陽(수롱금사도석양) 손장난에 금모래 저녁볕 닿아

千載阿郞無處覓(천재아랑무처멱) 천년의 아랑일랑 찾을 데 없어

蜃樓消盡海天長(신루소진해천장) 신기루 사라지니 바다하늘만

※장산곶 북쪽 금사사 해안 모래언덕 20리

 

哭退溪先生(곡퇴계선생) 퇴계선생을 곡하며

良玉精金稟氣純(양옥정금품기순) 좋은 옥 깨끗한 금 바탕이 맑아

眞源分派自關閩(진원분파자관민) 참 연원 나눠 갈려 주자학에서

民希上下同流澤(민희상하동류택) 백성 바램 아래위 함께한 은택

迹作山林獨善身(적작산림독선신) 자취 남겨 산림에 홀로 착한 몸

虎逝龍亡人事變(호서용망인사변) 범은 가고 용 잃어 사람일 바껴

瀾回路闢簡編新(란회로벽간편신) 물결 돌려 길 열어 새로 엮은 책

南天渺渺幽明隔(남천묘묘유명격) 남녘하늘 아득해 저승 이승에

漏盡腸摧西海濱(루진장최서해빈) 눈물 말라 애 끊어 서해 물가서

※濂洛關閩은 地名으로 性理學과 周敦頤 邵雍 程顥 程頤 張載 朱熹를 의미

 

 

1536 송강 정철 季涵 松江 鄭澈(1536∼1593)文淸 延日 關東別曲

萬日寺獨坐(만일사독좌) 만일사에 홀로 앉아

有客身多病(유객신다병) 나그네 돼 몸에는 아픔도 많아

棲棲湖海間(서서호해간) 머물러 살아가니 호수 바다에

蒼茫北歸意(창망북귀의) 아득히 북녘 갈일 생각만 있어

風雨滿空山(풍우만공산) 비바람에 가득 차 텅 빈 산골에

 

村居雜興(촌거잡흥) 시골 사는 맛

年年禾滿野(년년화만야) 해마다 벼는 익어 들판에 가득

處處酒盈蒭(처처주영추) 곳곳에 술 거르니 용수에 넘쳐 용수추篘

肯泣楊朱路(긍읍양주로) 옳거니 양주 울음 갈림길에서

寧悲宋玉秋(녕비송옥추) 차라리 슬픈 송옥 가을노래를

※楊朱: 전국시대 사상가 이기주의 ※宋玉: BC3세기 시인‘九辯’

 

宿松江亭舍1(숙송강정사1) 송강정사에 묵으며

借名三十載(차명삼십재) 이름을 빌려 서른 해 지나

非主亦非賓(비주역비빈) 주인도 아냐 객도 아니지

茅茨纔盖屋(모자재개옥) 띠풀로 이니 겨우 지붕이

復作北歸人(부작북귀인) 다시 나그네 북녘 가는 이

 

宿松江亭舍2(숙송강정사2) 송강정사에 묵으며

主人客共到(주인객공도) 주인에 객에 함께 이르니

暮角驚沙鷗(모각경사구) 날 저문 구석 놀란 갈매기

沙鷗送主客(사구송주객) 갈매기 보내 주인도 객도

還下水中洲(환하수중주) 내려앉으니 물에 모래섬

 

宿松江亭舍3(숙송강정사3) 송강정사에 묵으며

明月在空庭(명월재공정) 밝은 달떴네 텅 빈 뜨락에

主人何處去(주인하처거) 주인 이사람 어디를 떠나

落葉掩柴門(낙엽엄시문) 떨어지는 잎 사립문 가려

風松夜深語(풍송야심어) 바람과 솔은 밤 깊게 얘기

 

卽事(즉사) 즉흥적으로

萬竹鳴寒雨(만죽명한우) 댓잎 모두 울어서 차가운 비에

迢迢江漢心(초초강한심) 멀리 아득 한강을 마음은 서울 멀초

幽人自多事(유인자다사) 숨은 사람 스스로 일이 많다네

中夜獨橫琴(중야독횡금) 한밤에야 홀로이 거문고 걸쳐

 

題山僧軸(제산승축) 산승의 시축에 지어

曆日僧何識(력일승하식) 날짜 셈을 스님은 어찌 압니까

山花記四時(산화기사시) 산에 꽃에 적지요 사시사철을

時於碧雲裏(시어벽운리) 때로는 푸른 하늘 구름 속에다

桐葉坐題詩(동엽좌제시) 오동잎과 앉아서 시도 쓴다오

 

統軍亭(통군정) 통군정에서 ※평안북도 의주에 있는 정자

我欲過江去(아욕과강거) 나는 하고파 강 건너 가서

直登松鶻山(직등송골산) 곧바로 올라 송골매 산을 송골매골

西招華表鶴(서초화표학) 서쪽에 불러 화표 학더러

相與戱雲間(상여희운간) 함께 노닐어 구름 사이를

※華表鶴歸: 漢나라 丁令威가 죽어 학이 되어 고향의 성문 화표에 앉음

 

題雪梅詩卷(제설매시권) 설매의 시권에 지어

片片窮簷雪(편편궁첨설) 조각조각 사라져 처마 쌓인 눈

刀刀萬壑風(도도만학풍) 삐죽삐죽 모든 골 골짝 바람이 골학

僧來無一語(승래무일어) 스님 와도 없으니 한 마디 말이

燈火五更中(등화오경중) 등불만이 빛나네 밤을 새우며

 

月夜(월야) 달밤에

隨雲度重嶺(수운도중령) 구름 따라 넘으니 겹겹 고개를

伴月宿虛簷(반월숙허첨) 달 데리고 묵으니 텅 빈 처마에

晨起解舟去(신기해주거) 새벽 깨어 배 풀어 떠나려는데

麻衣淸露霑(마의청로점) 베옷에 맑은 이슬 젖어들었네 젖을점

 

金剛山雜詠(금강산잡영) 금강산 노래

穴網峯前寺(혈망봉전사) 혈자리 얽힌 봉우리 앞 절

寒流對石門(한류대석문) 차가운 흐름 돌문을 마주

秋風一聲笛(추풍일성적) 가을바람에 한 소리 피리

吹破萬山雲(취파만산운) 불어 깨뜨려 만산의 구름

 

楓嶽道中遇僧(풍악도중우승) 금강산 길에 스님을 만나

前途有好事(전도유호사) 앞에 갈 길에 좋은 일 있어

僧出白雲間(승출백운간) 스님 나오니 흰 구름 사이

萬二千峯樹(만이천봉수) 일만 이천에 봉마다 나무

秋來葉葉丹(추래엽엽단) 가을이 오니 잎잎이 단풍

 

萬師臺(만사대) 만사대에서

南溪沐余髮(남계목여발) 남쪽 시내서 내 머리 감아

更上萬師臺(갱상만사대) 다시 오르니 만사대라네

服食從渠住(복식종거주) 입고 먹음은 삶에 따르나

時看羽客來(시간우객래) 때맞춰 보니 신선이 왔네 ※羽化登仙

 

絶句(절구) 절구

嶺海無消息(영해무소식) 고개 너머 바다에 소식이 없고

風塵有是非(풍진유시비) 바람티끌 속세엔 시비가 있어

一生長作客(일생장작객) 삶을 온통 오래도 지은 나그네

萬事獨關扉(만사독관비) 모든 일에 혼자서 문짝을 걸어

 

宜月亭(의월정) 의월정에서

白嶽連天起(백악연천기) 하얀 높은 산 하늘에 이어

城川入海遙(성천입해요) 성에 냇물은 바다로 흘러

年年芳草路(년년방초로) 해마다 지나 꽃다운 풀길

人渡夕陽橋(인도석양교) 사람은 건너 저녁볕 다리

 

江亭(강정) 강가 정자

日夕江風起(일석강풍기) 날은 저녁에 강바람 일어

波濤自擊撞(파도자격당) 물결 저절로 쳐서 부딪혀

山翁睡初罷(산옹수초파) 산에 늙은이 잠자다 막 깨

忽忽倚虛窓(홀홀의허창) 문득 멍하게 빈창에 기대

 

別退陶先生(별퇴도선생) 퇴계선생과 헤어지며

追到廣陵上(추도광릉상) 쫓아 이르니 광릉 땅에를

仙舟已杳冥(선주이묘명) 신선 배 이미 아득하기만

秋風滿江思(추풍만강사) 가을바람에 강 가득 생각

斜時獨登亭(사시독등정) 해질 때 홀로 정자에 올라

 

詠懷(영회) 내 마음의 노래

三千里外美人在(삼천리외미인재) 삼천리 먼 바깥에 고운 님 계셔

十二樓中秋月明(십이루중추월명) 열두 누각 가운데 가을 달 밝아

安得此身化爲鶴(안득차신화위학) 어찌해야 이 몸을 학으로 바꿔

統軍亭下一悲鳴(통군정하일비명) 통군정 아래 내려 슬피 지를까

 

 

1537 옥봉 백광훈 彰卿 玉峯 白光勳(1537∼1582) 海美 玉峯集

自寶林下西溪(자보림하서계) 보림에서 서계로 내려가며

月意晴雲裏(월의청운리) 달이 뜻함은 갠 구름 속에

江聲醉騎邊(강성취기변) 강물소리는 취해 탄 이 곁

不嫌村路近(불혐촌로근) 싫지는 않아 마을 가까워

深樹有啼鵑(심수유제견) 깊은 나무에 두견새 울어

 

寶林寺贈別(보림사증별) 보림사에서 헤어지며 주다

握手寺樓春(악수사루춘) 손을 맞잡은 절 누대 봄날

相送無言裏(상송무언리) 서로 보내니 말없는 속에

白日在靑天(백일재청천) 밝은 해 있어 푸른 하늘에

平生寸心是(평생촌심시) 평생 살면서 다진 마음이

 

雙溪園(쌍계원) 쌍계원

好在庭前樹(호재정전수) 좋게 있구나 뜰 앞에 나무

花開又一來(화개우일래) 꽃이 피니 또 한번 찾았네

山翁酒應熟(산옹주응숙) 산에 늙은이 술 익었으면

共醉月中杯(공취월중배) 함께 취하세 달 뜬 술잔에

 

醉題金仲皓衣(취제김중호의) 취하여 옷에 쓰다

以我月日後(이아월일후) 나로선 달도 날도 나중인지라

視君呼作兄(시군호작형) 그대 보면 불러야 형님이라며

千金不惜醉(천금불석취) 천금을 안 아껴서 취해도보고

一笑是平生(일소시평생) 한 번 웃어 이것이 평생 삶이라

 

哀淨源(애정원) 슬픔의 근원

落日寒溪曲(낙일한계곡) 지는 해 차게 시내 굽이에

山背雪後村(산배설후촌) 산을 등지고 눈 내린 마을

生離已自苦(생리이자고) 살아서 헤짐 절로 괴로워

死別復何言(사별부하언) 죽어 떨어져 다시 뭘 말해

 

題鶴林寺墨竹(제학림사묵죽) 학림사 묵죽에

迸地誰禁汝(병지수금여) 땅에 솟아나 누가 널 금해

連天儘任君(련천진임군) 하늘에 닿아 그대 멋대로

淸標足醫俗(청표족의속) 맑음 나타내 속됨 고칠 만

培植看仍雲(배식간잉운) 북돋아 자라 후손을 보리 仍孫 雲孫

 

哭蘇澳(곡소오) 울어 소오에

去歲西歸路(거세서귀로) 지난 해 서쪽으로 돌아가던 길

君家葛院邊(군가갈원변) 그대 집은 갈원역 곁에 있었지

那知今日淚(나지금일루) 어찌 알아 오늘날 눈물 흘리나

寂寞洒新阡(적막쇄신천) 고요 쓸쓸 눈물로 새 무덤길에

 

漫興1(만흥1) 절로 흥 일어

二月江南雨(이월강남우) 이월 강남에 비가 내려서

郊扉日日陰(교비일일음) 성 밖 사립문 날마다 흐려

靑苔掩人迹(청태엄인적) 푸른 이끼에 사람 길 가려

芳樹怯花心(방수겁화심) 향기론 나무 꽃 피움 겁내

戲鴨池塘滿(희압지당만) 오리는 놀아 연못에 가득

歸鴻關塞深(귀홍관새심) 기러기 가니 변방 깊숙이

客遊偏悵望(객유편창망) 길손 떠돌아 슬피 바라봐

獨對暮山吟(독대모산음) 홀로 마주해 저문 산 읊어

 

漫興2(만흥2) 절로 흥 일어

欲說春來事(욕설춘래사) 말해볼거나 봄이 온 일을

柴門昨夜雨(시문작야우) 사립문에는 어젯밤 비에

閒雲度峰影(한운도봉영) 한가한 구름 산에 그림자

好鳥隔林聲(호조격림성) 정다운 새들 숲 건너 울어

客去水邊坐(객거수변좌) 나그네 되어 물가에 앉아

夢廻花裏行(몽회화이행) 꿈에 돌아와 꽃 속을 걸어

仍聞新酒熟(잉개신숙주) 이에 풍기니 새로 술 익어

瘦婦自知情(수부자지정) 여윈 아내는 내 뜻 알아서

 

贈思峻上人(증사준상인) 증사준상인

智異雙溪勝(지리쌍계승) 지리산에 쌍계사 빼어나 좋고

金剛萬瀑奇(금강만폭기) 금강산 만폭동은 야릇하다네

名山身未到(명산신미도) 이름난 산 이 몸이 아니 이르고

每賦送僧詩(매부송승시) 자주 지어 스님을 보내는 시만

 

寄鄭兄景綏(기정형경수) 정경수에게 부치며

綠楊未成線(녹양미성선) 푸른 버들 아직은 아니 늘어져

池閣鎖餘寒(지각쇄여한) 못가 누각 닫히어 추위가 남아

日出花間鳥(일출화간조) 해가 뜨니 꽃 사이 새 날아 들어

相思淸夢闌(상사청몽란) 서로 생각 맑은 꿈 가로막으려

 

憶孤竹(억고죽) 외로운 대나무를 생각하며

門外草如積(문외초여적) 문밖에 풀은 더미로 쌓여

鏡中顔已凋(경중안이조) 거울 속 얼굴 이미 시들어

那堪秋風夜(나감추풍야) 어찌 견디랴 가을밤 바람

復此雨聲朝(부차우성조) 이곳은 다시 아침 빗소리

影在時相弔(영재시상조) 모습 때때로 서로 궁금해

情來每獨謠(정래매독요) 그리움마다 혼자 노래를

猶憐孤枕夢(유련고침몽) 되레 가여워 홀로 꿈자리

不道海山遙(부도해산요) 말하지 마라 산 바다 아득

 

過龍湖(과용호) 용호를 지나며

岸上誰家碧樹村(안상수가벽수촌) 언덕 위에 누구네 푸른 나무로

釣船無纜在籬根(조선무람재리근) 고깃배 닻줄 없이 울타리 매여

輕霞一抹山開處(경하일말산개처) 옅은 안개 발리니 산이 열린 곳

留住殘陽照掩門(류주잔양조엄문) 머물러 남은 볕이 닫힌 문 비춰

 

洛中別友(낙중별우) 서울서 벗과 헤어져

長安相送處(장안상송처) 오래 편하길 서로 보낸 곳 長安 洛陽

無語贈君歸(무어증군귀) 말없이 보내 그대 돌아가

却向江南望(각향강남망) 도리어 향해 강남 땅 바래

靑山又落暉(청산우낙휘) 푸른 산에는 또 해가 진다

 

龍江別成浦(용강별성포) 용강 별성포

千里柰君別(천리내군별) 천리 길 어찌하니 그대 떠나니

起看中夜行(기간중야행) 일어나니 보느니 한 밤에 가니

孤舟去已遠(고주거이원) 외로운 배 떠나니 이미 멀어져

月落寒江鳴(월락한강명) 달 떨어져 차갑게 강을 울리니

 

綾陽北亭(능양북정) 능양의 북쪽 정자

長堤日晩少人行(장제일만소인행) 긴 둑에 날 저물어 사람 드물어

楊柳靑靑江水聲(양류청청강수성) 버들은 푸릇푸릇 강물소리만

爲是昔年別離地(위시석년별리지) 이리 되니 지난해 헤어지는 땅

不緣別離亦多情(불연별리역다정) 헤어짐 아니라도 또한 많은 정

 

松京有感(송경유감) 송악에서 느껴

五百年間瞥眼春(오백년간별안춘) 오백년 지나감이 눈 깜짝 봄날

繁華無處覓遺塵(번화무처멱유진) 꽃피움 간 데 없이 남긴 자취만

傷心二十橋頭月(상심이십교두월) 마음 아픈 이십교 다리머리 달

留照悠悠行路人(유조유유행로인) 남아 비춰 아련히 길가는 이에

 

夫餘有感(부여유감) 부여에서 느껴

靑山重疊碧江流(청산중첩벽강류) 푸른 산 겹겹 쌓여 푸른 강 흘러

不是金宮卽玉樓(불시금궁즉옥루) 이 아닌가 궁궐이 아니 옥 누각

全盛只今無問處(전성지금무문처) 한창 때 다만 이제 물을 데 없어

月明潮落倚孤舟(월명조락의고주) 달 밝아 조수 밀려 외론 배 실려

 

寄友(기우) 벗에게 부쳐

江水東流去(강수동류거) 강물은 흘러 동쪽을 가고

東流無歇時(동류무헐시) 동으로 흘러 쉬지를 않아

綿綿憶君恩(면면억군은) 이어 떠올라 그대 베풀음

日夜海西涯(일야해서애) 밤낮 바다로 서쪽 물가에

 

弘慶寺(홍경사) 홍경사

秋草前朝寺(추초전조사) 가을 풀에 앞 왕조 고려 홍경사

殘碑學士文(잔비학사문) 깨진 비석 선비들 글귀만 남아

千年有流水(천년유류수) 천년이 흘렀는데 물은 흐르고

落日見歸雲(낙일견귀운) 지는 해 바라보니 구름 돌아가

 

 

1539 손곡 이달 益之 蓀谷 李達(1539∼1618(1609))   洪州  蓀谷詩集

芳林驛(방림역) 방림역

西陽下溪橋(서양하계교) 서녘 해 떨어지는 시내에 다리

落葉滿秋逕(낙엽만추경) 떨어진 잎 가득한 가을 좁은 길

蕭蕭客行孤(소소객행고) 쓸쓸히도 나그네 갈 길 외로워

馬渡寒溪影(마도한계영) 말로 건너 차가운 시내 그림자

 

舟上(주상) 배 위에서

前望峽中路(전망협중로) 앞을 바래 협곡 속 나있는 길을

回看江上樓(회간강상루) 돌아보니 강 위로 누각에 올라

纔分咫尺地(재분지척지) 겨우 알아 가까이 자리한 땅을

已似夢中遊(이사몽중유) 이미 마치 꿈길을 노닐고 있어

 

新店秋砧(신점추침) 신점추침

秋禾刈山田(추화예산전) 가을나락 벤다네 산골 밭에도

草店依雲巘(초점의운헌) 초가주막 붙어서 구름 봉우리 봉우리헌

翁姑事夜砧(옹고사야침) 할아비와 할미는 밤에 방아일 다듬잇돌침

月下聲近遠(월하성근원) 달 아래 나는 소리 가깝고 멀어

 

舞鶴暮嵐(무학모람) 춤추는 학의 저녁 산기운

似靄還非靄(사애환비애) 아지랑이 같더니 아지랑이 아니야

如煙不是煙(여연불시연) 연기인가 했는데 연기도 아니라네

每看山日夕(매간산일석) 볼 때마다 산에는 해는 져 저녁이면

空翠滿山前(공취만산전) 텅 비어 푸른 기운 가득해 산 앞으로

 

渡龍津(도룡진) 용 나루를 건너며

秋江水急下龍津(추강수급하룡진) 가을 강물 빨라서 용 나루 흘러

津吏停舟笑更嗔(진리정주소갱진) 나루사공 배 세워 웃다 성을 내

京洛旅游成底事(경낙여유성저사) 서울에를 가 놀아 무슨 일 이뤄

十年來往布衣人(십년래왕포의인) 십년을 오가면서 베옷 입고서

 

移家怨(이가원) 이사하는 원성

老翁負鼎林間去(노옹부정림간거) 할아비 솥을 지고 숲 사이 떠나

老婦携兒不得隨(노부휴아부득수) 할미는 애 이끌어 못 따라붙어

逢人却說移家苦(봉인각설이가고) 사람 만나 하는 말 집 옮겨 힘듦

六載從軍父子離(육재종군부자리) 여섯 해 군을 쫓아 부자간 헤져

 

 

1561 노계 박인로 德翁 蘆溪 朴仁老(1561∼1642) 密陽 蘆溪集 陋巷詞

卽事(즉사) 느낀 대로

白鷺眠沙際(백로면사제) 백로는 잠자 모래밭 끝에

游魚戲碧波(유어희벽파) 물고기 놀려 푸른 물결을

貪看仍久坐(탐간잉구좌) 탐내 바라봐 오래 앉아서

斜日在山坡(사일재산파) 비낀 해 걸려 산에 비탈에

 

題崔上舍山亭(제최상사산정) 최상사의 산속 정자에

事業千書卷(사업천서권) 해야 할일은 천 권 책읽기

生涯一釣竿(생애일조간) 살아가기는 한 벌 낚싯대

天慳眞樂地(천간진락지) 하늘이 아낀 참된 즐길 땅

高臥有餘閑(고와유여한) 높이 누우니 느긋함 남아

 

蘆洲幽居1(노주유거1) 노주에 숨어 살며

蘿月穿茅屋(나월천모옥) 덩굴에 달은 초가를 뚫어

疏篁掃石壇(소황소석단) 성긴 대숲이 돌단을 쓸어

巷深人不到(항심인불도) 골목 깊숙해 사람 아니 와

山鳥去來閑(산조거래한) 멧새 한가해 오고 가고해

 

蘆洲幽居2(노주유거2) 노주에 숨어 살며

重疊靑山下(중첩청산하) 겹겹 포개진 푸른 산 아래

臨溪卜數間(림계복수간) 시내 다가가 살만한 몇 칸

風淸經夏易(풍청경하이) 바람이 맑아 쉬 여름 보내

松碧送春難(송벽송춘난) 솔은 푸르러 어렵게 봄 나

 

贈崔上舍起南(증최상사기남) 상사 최기남에게

不貴人所貴(불귀인소귀) 귀하지 않아 남에 귀한 바

不貪人所貪(불탐인소탐) 탐내지 않아 남들 탐낸 것

江山風與月(강산풍여월) 우리 강산에 바람과 달이

是我百年貪(시아백년탐) 이것을 나는 백년 탐하리

 

病中詠懷2(병중영회2) 병중에 마음을 읊다

白玉懷中蘊(백옥회중온) 하이얀 옥을 마음에 간직

寒氷屋裏淸(한빙옥리청) 차가운 얼음 집안서 맑아

氷玉渾相似(빙옥혼상사) 얼음 옥이 다 서로 닮아서

怡然共一生(이연공일생) 기쁘게 함께 한 삶을 살아

 

 

1569 교산 허균 端甫 蛟山 許筠(1569∼1618) 陽川 惺所覆瓿藁

憶太虛亭(억태허정) 태허정을 추억하며

遙憐鑑湖墅(요련감호서) 멀어서 가여워라 감호의 농막 농막서

煙景膩殘春(연경니잔춘) 연기에 매끄러워 남은 봄날이 미끄러울니

江燕語留客(강연어유객) 강 제비 지저귀어 머무는 길손

林花飛趁人(임화비진인) 숲에 꽃잎 날아서 사람을 따라 좇을진

思將濯纓水(사장탁영수) 생각하니 앞으로 갓끈 씻을 물 갓끈영

洗盡化衣塵(세진화의진) 모두 빨아 바꿔야 옷에 먼지를

羽翮在羅網(우핵재라망) 날개깃이 갇히니 그물 속에서 깃촉핵

誰爲自身在(수위자신재) 누가 해서 스스로 몸을 둘거나

 

後岡(후강) 뒷산에서

溪水淙潺亂石間(계수종잔난석간) 시냇물 소리 졸졸 어지러운 돌 틈에

隔花幽鳥語關關(격화유조어관관) 꽃 너머로 숨은 새 지저귐이 시끄러

長風忽捲前林雨(장풍홀권전림우) 바람 문득 걷혀 앞 숲에 비는 내려

一抹斜陽映半山(일말사양영반산) 한 가닥 비낀 햇살 산허리만 비추네

 

傷春(상춘) 봄날에 마음 아파

抱疴常在暮春時(포아상재모춘시) 병을 품어 늘 있어 늦은 봄날에

遊興蒼茫未易期(유흥창망미이기) 놀이흥도 아득해 쉽게 못 바래

欲貰濁酒貰客恨(욕세탁주세객한) 막걸리 외상 마셔 길손 한 해봐

杏花村畔乏靑旗(행화촌반핍청기) 살구꽃 마을 두둑 술집 기 없어

 

紅桃落盡(홍도락진) 붉은 복사꽃 다 떨어지네

南枝雨僽北枝摧(남지우추북지최) 남쪽가지 매선 비 북쪽가지 꺾이어

寂寞香魂招不廻(적막향혼초불회) 쓸쓸해 향기 넋은 불러 아니 돌아와

怊悵明年此翁去(초창명년차옹거) 서글퍼 내년에는 이 늙은이 떠나니

不知花爲阿誰開(부지화위아수개) 알지못해 꽃이 누굴 위해 필거나

 

滿庭芳(만정방) 뜰에 가득한 방초

春入神京 ```````````(춘입신경) ``````````봄이 오니 서울에

花發禁苑 ```````````(화발금원) ``````````꽃이 피네 대궐에

一陣微雨初晴 ```(일진미우초청) ```한바탕 보슬비 비로소 개여

朱樓縹緲 ```````````(주루표묘) ``````````붉은 누각 아득히

飛絮撲簾旌 ```````(비서박렴정) ```````날아든 버들개지 발에 기에 부딪혀

樓上佳人罷睡 ```(누상가인파수) ```누각 위의 미인은 잠에서 깨어

斜陽裏低按銀箏(사양리저안은쟁) 기운 볕 속 다소곳 은쟁을 당겨

靑驄馬誰家浪子(청총마수가랑자) 푸른 말은 누구네 사내 것인가

門外繫紅纓 ```````(문외계홍영) ```````문 밖에 매었으니 붉은 고삐를

凄涼行樂地 ```````(처량행락지) ```````쓸쓸해 썰렁하니 즐겨 놀던 곳

塵昏灞岸 ```````````(진혼파안) ```````````티끌로 자욱하니 파수 땅 언덕

若變昆明 ```````````(약변곤명) ```````````바뀐 듯해 곤명지로

悵巷陌無人 ```````(창항맥무인) ```````슬프다 마을거리 사람이 없어

草樹叢生 ```````````(초수총생) ``````````풀일랑 나무랑은 무더기로 나

路絶弱水蓬壼 ```(노절약수봉곤) ````길 끊어져 약수며 봉래산 방호산에

凝情立黃昏 ```````(응정입황혼) ```````뜻 엉기어 서있어 어스름에 빛

好月猶照鳳凰城(호월유조봉황성) 좋은 달은 오히려 봉황성 비춰

 

 

1569 석주 권필 汝章 石洲 權韠(1569∼1612) 安東 石洲集

夜坐醉甚走筆成章1(야좌취심주필성장1) 밤에 앉아 취하여 휘갈긴 글

我本無心人(아본무심인) 나는야 본디 맘 없는 사람

願得無言友(원득무언우) 사귀고 싶어 말 없는 친구

同遊無有鄕(동유무유향) 같이 노닐어 있지 않은 곳

共醉無味酒(공취무미주) 함께 취하지 맛없는 술에

 

夜坐醉甚走筆成章3(야좌취심주필성장3) 밤에 앉아 취하여 휘갈긴 글

昔余夢爲鳥(석여몽위조) 지난 날 나는 꿈에 새가 되

飛入白雲鄕(비입백운향) 날아들었지 흰 구름 고을

又嘗夢爲魚(우상몽위어) 또 일찍 꿈에 물고기 되어

潑剌游滄浪(발랄유창랑) 한껏 물 튀겨 찬 물결 놀아

 

自嘲(자조) 스스로 비웃어

白髮平凉子(백발평량자) 하얀 머리에 평생 슬픈 이

生涯爛醉中(생애란취중) 삶을 살면서 흠뻑 취해서

世間知我者(세간지아자) 사람 세상에 날 알아줄 이

唯有主人翁(유유주인옹) 오로지 있어 주인 늙은이

 

秦始皇(진시황) 진시황제

焚書計太拙(분서계태졸) 책을 불사름 너무 서툴러

黔首豈曾愚(검수기증우) 백성들 어찌 어리석은가

竟發麗山塚(경발려산총) 끝내 파헤쳐 여산 무덤을

還非詩禮儒(환비시예유) 아닌 게 아냐 시와 예 선비

※始皇帝(BC259~BC210)秦나라왕(BC247~BC221)秦帝國황제(BC221~BC210)

```이름 政 시황제는 시호 생전의 칭호는 황제

※황제 지배를 지탱한 사상은 법가사상이며 儒家思想은 봉건의 복고를

```바라므로 그 책을 불사르고(焚書) 460여 명의 유학자를 생매장했다(坑儒)

※북방 외민족의 침입에 대비 萬里長城을 쌓고 麗山이라는 자신의 壽陵을

```건설했다 이 사업은 민중을 혹사시켜 진제국 멸망의 원인이 되었다

 

昨夜(작야) 어젯밤

昨夜西園醉(작야서원취) 어제 밤에 취하니 서쪽 동산서

歸來對月眠(귀래대월면) 돌아와서 달 보며 잠이 들었네

曉風多意緖(효풍다의서) 새벽바람 많은 뜻 실마리 보여

吹夢到梅邊(취몽도매변) 꿈에도 바람 불어 매화에 닿네

 

滴滴(적적) 방울 방울져

滴滴眼中淚(적적안중루) 방울 방울져 눈시울 눈물

盈盈枝上花(영영지상화) 송이 송이로 가지에 꽃이

春風吹恨去(춘풍취한거) 봄바람 불어 한이 사라져

一夜到天涯(일야도천애) 하룻밤 닿아 하늘 끝까지

 

江口早行(강구조행) 강어귀에 일찍 가다

雁鳴江月細(안명강월세) 기러기 울어 강 달 가늘어

曉行蘆葦間(효행로위간) 새벽에 걸어 갈대밭 사이

悠揚據鞍夢(유양거안몽) 아득히 올라 안장 기댄 꿈

忽復到家山(홀부도가산) 어느 듯 다시 고향 산 왔네

 

倩婦呼詩韻(천부호시운) 어여쁜 아내 시 운을 불러

睡起仍無事(수기잉무사) 잠깨 일어나 할 일도 없어

開窓面小園(개창면소원) 창 열고 바래 조그만 뜨락

雨餘觀草性(우여관초성) 비가 남아서 풀 바탕 보고

林晩聽禽言(임만청금언) 숲에 늦게야 새소리 들어

倩婦呼詩韻(천부호시운) 어여쁜 아내 시 운을 불러

敎兒進酒樽(교아진주준) 아이 시켜서 술을 들이네

牛羊各歸巷(우양각귀항) 소와 염소는 길을 돌아와

吾亦閉柴門(오역폐시문) 나도 닫으니 사립짝문을

 

夜坐書懷(야좌서회) 밤에 앉아 글을 품어

世事有如此(세사유여차) 세상일이란 이같이 있어

流光無奈何(유광무내하) 흐르는 세월 어찌 못하지

菊花秋後少(국화추후소) 국화꽃 가을 지나면 지고

蟲語夜深多(충어야심다) 벌레소리는 밤 깊어 커져

悄悄月侵牖(초초월침유) 고요히 달은 창에 들었고

蕭蕭風振柯(소소풍진가) 쓸쓸히 바람 가지에 떨려

關心十年事(관심십년사) 마음 쏟아서 십년의 일에

坐敷撲燈蛾(좌부박등아) 앉아 펼치니 나방 등불 쳐

 

憶成川(억성천) 성천을 생각하며

雲雨高唐夢裏還(운우고당몽리환) 구름비 높은 허풍 꿈속을 돌아

滿空蒼翠是巫山(만공창취시무산) 하늘 가득 푸른 빛 이 바로 무산

至今最有關心處(지금최유관심처) 이제껏 가장 많이 마음 끄는 곳

人在樓臺漂緲間(인재누대표묘간) 사람 있는 누대는 아득한 사이

※雲雨之情 巫山神女

 

贈秋娘(증추낭) 추낭에게

楊州難追(양주일몽묘난추) 양주 꿈 아득하여 쫓기 어려워

此地琴尊本不(차지금존본불기) 여기서는 술자리 본디 못 바래

莫唱江南(막창강남단장곡) 부르지 마 강남의 애끊는 노래

來存沒不勝悲(향래존몰불승비) 쭉 오며 있든 없든 슬픔 못 견뎌

 

城山過具容故宅(성산과구용고택) 성산에서 구용의 옛집을 지나며

城山南畔是君家(성산남반시군가) 성산의 남쪽두둑 바로 그대 집

小巷依依一逕斜(소항의의일경사) 작은 거리 아련히 길 하나 비껴

浮世十年人事變(부세십년인사변) 떠돈 세상 열 해에 사람일 바껴

春來空發滿山花(춘래공발만산화) 봄이 와 헛된 피움 산 가득 꽃이

 

悼亡寄示李正郞子敏(도망기시이정랑자민)

죽은 이를 슬퍼하며 정랑 이자민에게 부쳐 보이며

親知零落已無存(친지영락이무존) 알고지내 죽어가 남은 이 없어

萬事人間只斷魂(만사인간지단혼) 모든 일 사람세상 다만 넋 끊어

爲問如今風雨夜(위문여금풍우야) 묻느니 오늘처럼 비바람의 밤

也應重夢具綾原(야응중몽구릉원) 또한 맞아 거듭 꿈 비단 갖춘 벌

 

哭具大收喪于楊州留宿天明出山(곡구대수상우양주유숙천명출산)

양주에서 구대수 상에 곡해 묵고는 다음날 산을 나서며

幽明相接杳無因(유명상접묘무인) 이승 저승 닿음은 아득해 몰라

一夢慇懃未是眞(일몽은근미시진) 한 바탕 꿈 은근해 참인지 몰라

掩淚出山尋舊路(엄루출산심구로) 눈물 감춰 산 나서 왔던 길 찾아

曉鶯啼送獨歸人(효앵제송독귀인) 새벽 꾀꼴 울음에 홀로 돌아가

 

幽居漫興(유거만흥) 숨어 살며 흥이 나서

老去扶吾有短筇(노거부오유단공) 늙어가 날 붙들어 짧은 지팡이

林居無日不從容(임거무일부종용) 숲에 살아 하루도 느긋하기만

淸晨步到澗邊石(청신보도간변석) 맑은 새벽 걸으니 골짝에 바위

落日坐看波底峯(낙일좌간파저봉) 해 떨어져 앉아 봐 물결 밑 봉을

 

幽居漫興3(유거만흥3) 숨어 살며 흥이 나서

引水作潭聊自娛(인수작담료자오) 물 끌어 못을 지어 스스로 즐겨

平地波濤遽如許(평지파도거여허) 널찍한 땅 물결이 갑자기 일어

飛湍落石風雨喧(비단낙석풍우훤) 여울 날아 돌 굴려 비바람 시끌

隔岸人家不聞語(격안인가불문어) 언덕너머 마을에 말이 안 들려

 

幽居漫興4(유거만흥4) 숨어 살며 흥이 나서

當日溪流深尺餘(당일계류심척여) 날 맞아 시내 흘러 깊이 한 자 더

兩岸狹窄纔容車(양안협착재용거) 양쪽 언덕 좁아서 겨우 수레 가

今朝化作滄浪水(금조화작창랑수) 오늘 아침 바뀌어 찬 물결 물로

已有水禽來捕魚(이유수금래포어) 이미 물새 날아와 물고기 잡아

 

林處士滄浪亭(임처사창랑정) 임처사의 창랑정에서

蒲團岑寂篆香殘(포단잠적전향잔) 부들자리 쓸쓸해 글 향기 남아

獨抱仙經靜裏看(독포선경정리간) 홀로 낀 신선경전 고요에 읽어

江閣夜深松月白(강각야심송월백) 강가 누각 밤 깊어 솔에 흰 달이

渚禽飛上竹闌干(저금비상죽란간) 물가 새 날아 오른 대나무 난간

 

林處士滄浪亭2(임처사창랑정2) 임처사의 창랑정에서

屋下淸江屋上山(옥하청강옥상산) 집 아래엔 맑은 강 집 위론 산이

道人生計山水間(도인생계산수간) 도인은 삶을 꾀해 산수 사이에

應知靜坐飜經處(응지정좌번경처) 앎 맞춰 가만 앉아 경전 뒤적여

潭低神龍夜叩關(담저신룡야고관) 못 밑에 신령한 용 빗장 두드려

 

僧軸(승축) 스님의 시축

疎雲山口草萋萋(소운산구초처처) 구름 드문 산 어귀 풀은 우거져

夜逐香煙到水西(야축향연도수서) 밤을 쫓아 향 연기 물 서쪽 닿아

醉後高歌答明月(취후고가답명월) 취한 뒤 크게 노래 밝은 달 답해

江花落盡子規啼(강화낙진자규제) 강가 꽃 다 떨어져 소쩍새 울어

 

轆轤詩(녹로시) 녹로시

滿園鬪艶不勝嬌(만원투염불승교) 뜰 가득 고움 다퉈 예쁨 못 이겨

羅綺叢中綠扇搖(나기총중록선요) 비단 펼친 가운데 푸른 부채로

麗共韶光三月好(여공소광삼월호) 곱게 함께 고운 빛 삼월이 좋아

紅薔薇映碧芭蕉(홍장미영벽파초) 붉은 장미 비치네 푸른 파초에

 

林居十詠(임거십영) 숲에 살면서 부른 노래

已將身世寄山樊(이장신세기산번) 이미 내 몸을 두고 산 에워 살아

俗客年來不到門(속객년래부도문) 세상 손님 해 되도 이르지 않아

四壁圖書燈一盞(사벽도서등일잔) 사방 벽엔 책들로 등불 하나에

此間眞意欲忘言(차간진의욕망언) 이런 사이 참된 뜻 말을 잊겠네

 

林居十詠(임거십영) 숲에 살면서 부른 노래

林下淸溪溪上亭(림하청계계상정) 숲 아래 맑은 시내 시내 위 정자

亭邊無數亂峰靑(정변무수란봉청) 정자 곁 셀 수 없이 푸른 봉우리

幽人醉臥日西夕(유인취와일서석) 숨은 이 취해 누워 해는 서쪽에

萬壑松風醉自醒(만학송풍취자성) 온 골짝 솔바람에 취기 절로 깨

 

林居十詠(임거십영) 숲에 살면서 부른 노래

避俗年來不過溪(피속년래불과계) 세상 벗어 해 지내 시내 안 넘어

小堂分與白雲棲(소당분여백운서) 작은 집 함께 나눠 흰 구름 살아

晴窓日午無人到(청창일오무인도) 갠 창에 해는 한낮 찾는 이 없어

唯有山禽樹上啼(유유산금수상제) 오직 있는 멧새는 나무 위 울어

 

宮柳詩(궁류시) 궁류시

宮柳靑靑鶯亂飛(궁류청청앵란비) 궁궐 버들 푸르러 꾀꼬리 날아

滿城冠蓋媚春輝(만성관개미춘휘) 성 가득 수레 덮어 봄 아양 빛나

朝家共賀昇平樂(조가공하승평악) 조정에 모두 하례 태평 음악이

誰遣危言出布衣(수견위언출포의) 뉘 하게해 옳은 말 베옷에 쫓겨

 

寒食(한식) 한식 날

祭罷原頭日已斜(제파원두일이사) 제사 끝난 들머리 날 이미 기웃

紙錢飜處有鳴鴉(지전번처유명아) 종이 돈 펄럭인 곳 까마귀 울어

山蹊寂寂人歸去(산혜적적인귀거) 산 오솔길 고요해 사람 돌아가

雨打棠梨一樹花(우타당리일수화) 비 때려 팥배나무 나무 하나 꽃

 

夜雨雜詠(야우잡영) 밤비에 읊어

春宵小雨屋簷鳴(춘소소우옥첨명) 봄밤에 가랑비에 집 처마 울림

老子平生愛此聲(노자평생애차성) 노자는 삶을 살며 이 소리 아껴

擁褐桃燈因不寐(옹갈도등인불매) 털옷 끌어 등 돋워 잠 오지 않아

對妻連倒兩三觥(대처연도양삼굉) 아내 마주 기울여 두어 잔 술잔

 

十七字詩(십칠자시) 십칠자시

攜手上河(휴수상하량) 손을 잡고서 강다리 올라

見舅如見(견구여견낭) 외삼촌 보니 엄마 본 듯해

兩人齊下淚(양인제하루) 두 사람 모두 눈물 흘리네

``…… `三(` …… 삼항) 말을 못 잇고 눈물이 세 줄

 

忠州石效白樂天(충주석효백락천) 충주석에서 백락천을 본받아

忠州美石如琉璃(충주미석여유리) 충주고을 고운 돌 유리와 같아

千人劚出萬牛移(천인촉출만우이) 모든 사람 쪼개내 모든 소 옮겨

爲問移石向何處(위문이석향하처) 물으니 돌 옮겨서 어디 갑니까

去作勢家神道碑(거작세가신도비) 가서 돼 힘쓰는 집 무덤신도비

神道之碑誰所銘(신도지비수소명) 신도비에 비석 글 누가 새기나

筆力倔强文法奇(필력굴강문법기) 붓 가는 힘 굳세고 글도 뛰어나

皆言此公在世日(개언차공재세일) 다 말해 이런 대감 세상 계신 날

天姿學業超等夷(천자학업초등이) 받은 바탕 배운 일 남달리 빼나

事君忠且直(사군충차직) 임금을 섬겨 충성과 곧음

居家孝且慈(거가효차자) 집에 머물러 효도와 사랑

門前絶賄賂(문전절회뢰) 문 앞에 끊어 뇌물 받음을

庫裏無財資(고리무재자) 고방 안에는 재물이 없어

言能爲世法(언능위세법) 말할 수 있어 세상 위한 법

行足爲人師(행족위인사) 행동 넉넉해 남 위한 스승

平生進退間(평생진퇴간) 삶을 살면서 나가 물러나

無一不合宜(무일불합의) 하나 없으니 옳지 않음이

所以垂顯刻(소이수현각) 이러한 까닭 드리워 새겨

永永無磷緇(영영무린치) 오래 오래를 새나감 없게

此語信不信(차어신불신) 이러한 말을 믿든 못 믿든

他人知不知(타인지부지) 다른 사람이 알든 모르든

遂令忠州山上石(수령충주산상석) 마침내 충주 고을 산위의 돌은

日銷月鑠今無遺(일소월삭금무유) 날로 달로 깎이어 남음이 없네

天生頑物幸無口(천생완물행무구) 날 때부터 무디어 입 없어 다행

使石有口應有辭(사석유구응유사) 돌에도 입 있다면 할 말 있겠지

 

 

1574 신독재 김집 士剛 愼獨齋 金集(1574∼1656)文敬 光山 愼獨齋文集

春曉(춘효) 봄날 새벽

虛室人初覺(허실인초각) 빈 방에 사람 처음 잠을 깨

春天夜已闌(춘천야이란) 봄날 하늘은 밤으로 막혀

孤雲依水宿(고운의수숙) 외로운 구름 물에 머물러

殘月映松閒(잔월영송한) 남은 달 비춰 소나무 사이

心靜都忘世(심정도망세) 마음 고요해 세상 다 잊고

夢恬不出山(몽념불출산) 꿈이 편안해 산을 안 나서

緬思故園竹(면사고원죽) 멀리 생각은 고향 뜰 대를

長得幾何竿(장득기하간) 장대 얼마나 자라났을까

 

不吟(불음) 읊지를 못해

我本非排悶(아본비배민) 내 본디 아냐 괴롬 밀침이

逢場或有吟(봉장혹유음) 자리 만나 혹 읊기도 하지

春花如舊面(춘화여구면) 봄날에 꽃은 옛 친구 얼굴

秋月豈無心(추월기무심) 가을 달 어찌 마음이 없어

不問詩工拙(불문시공졸) 묻지 마라 시 꾸밈 서투름

唯隨興淺深(유수흥천심) 오직 따르니 흥 얕고 깊음

傍人且休笑(방인차휴소) 곁에 한 사람 비웃진 말게

猶自勝孤斟(유자승고짐) 낫다 여기니 외론 술보다

 

獨臥(독와) 홀로 누워

世人旣棄我(세인기기아) 세상 사람들 이미 날 버려

我不與人期(아불여인기) 내 남 더불어 바램 않으리

獨臥愛山靜(독와애산정) 홀로 누우니 산 고요 좋고

高吟忘歲移(고음망세이) 한껏 읊으니 세월 감 몰라

秋風吹月入(추풍취월입) 가을바람이 불어 달뜨고

春日護花遲(춘일호화지) 봄날 해 지켜 꽃을 가꾸지

誰識天多餉(수식천다향) 누가 알건가 하늘 많은 밥

閑中擅四時(한중천사시) 느긋함 속에 사철 멋대로

 

獨坐(독좌) 홀로 앉아서

㶁㶁遠灘聲(괵괵원탄성) 콸콸 들리는 먼 여울 소리

霏霏暮靄生(비비모애생) 모락모락 핀 저물녘 구름

看雲耽靜闃(간운탐정격) 구름을 보며 고요함 즐겨

對巘喜崢嶸(대헌희쟁영) 산을 마주해 가파름 좋아

獨坐多般味(독좌다반미) 홀로 앉아서 많이도 맞봐

閒居十分淸(한거십분청) 느긋이 살며 한껏 맑기만

回頭洞門外(회두동문외) 고개 돌려서 마을문 밖을

誰識此間情(수식차간정) 누가 알 텐가 이 사이 뜻을

 

又次(우차) 또 운을 빌어

病旣不相知(병기불상지) 이미 병들어 서로 못 알아

死又不相哭(사우불상곡) 죽어나니 또 함께 못 울어

生而亦死耳(생이역사이) 살아서 또한 죽을 뿐이라

誰謂我骨肉(수위아골육) 누가 일컬어 내 골육이라

 

吾門親愛意(오문친애의) 우리 집 뜻은 아껴 가까움

到我非不篤(도아비부독) 내게 와 아닌 도탑지 않음

人也非我也(인야비아야) 남들 한다며 내 함이 아냐

千里悲七尺(천리비칠척) 천리에 슬퍼 일곱 자 몸이

 

生別固久別(생별고구별) 살아 헤져 참 오래 떨어져

此訣應長訣(차결응장결) 이 떠남 마땅 기나긴 끊김

人云死當逢(인운사당봉) 남들 말 죽어 마침내 만나

冥途亦豈必(명도역기필) 저승길 또한 어찌 반드시

 

又次(우차) 또 운을 빌어

生前猶是客(생전유시객) 살아생전에 마치 나그네

死後卽非人(사후즉비인) 죽고 나서는 사람 아니지

想汝臨絶懷(상여림절회) 너를 생각해 죽음 앞서 뜻

哀汝已死身(애여이사신) 너를 슬퍼해 이미 죽은 몸

 

鴒原長繫念(령원장계념) 할미새 들에 오래 맨 생각

夜臺更幾里(야대갱기리) 무덤구덩이 또 얼마 멀어

一死知命矣(일사지명의) 한번 죽음은 명을 앎이라

萬事嗟長已(만사차장이) 모든 일은 아 기나긴 그침

 

天地助寃恨(천지조원한) 하늘땅 도와 억울한 한이

江河共幽咽(강하공유열) 강물도 함께 깊이 목메어

惟應目不瞑(유응목불명) 오로지 마땅 눈을 못 감아

嗚呼何日洩(오호하일설) 아 어느 날에 풀려 샐 건지

 

次韻別人(차운별인) 별인을 차운하여

無門惟禍福(무문유화복) 문이 없으니 화와 복에는

同途是喜悲(동도시희비) 같은 길이지 기쁨과 슬픔

世情多薄態(세정다박태) 세상 뜻 흔히 얄팍한 꼴이

君子有窮時(군자유궁시) 군자에게도 막힐 때 있어

信道能安命(신도능안명) 도를 믿으니 할일 뚜렷해

無愁可展眉(무수가전미) 시름없으니 찌푸림 펴지

黃編味方足(황편미방족) 누런 책 맞아 맛이 넉넉해

白髮志難移(백발지난이) 흰머리 되도 뜻을 못 옮겨

一天皆王土(일천개왕토) 한 하늘 모두 임금님 터전

何事淚長垂(하사루장수) 무슨 일 눈물 오래 흐르랴

 

晚題(만제) 늘그막에 짓다

小惠猶知感(소혜유지감) 작은 베풀음 느껴 알아서

方冬如挾纊(방동여협광) 마치 겨울에 솜옷 입은 듯

況乎得其心(황호득기심) 하물며 얻은 그 마음이면

可令死長上(가령사장상) 하게 될 거야 목숨을 바쳐

 

仁者固無敵(인자고무적) 어진 사람은 정말 적 없어

文王起百里(문왕기백리) 문왕 일어나 백 리 땅에서

我願君王心(아원군왕심) 나는 바라니 임금님 마음

一欲止所止(일욕지소지) 한번 하려면 그칠 건 그만

 

今古豈異時(금고기이시) 이제나 예나 어찌 다른 때

五百期可逢(오백기가봉) 오백년 바램 만날 수 있어

天高白日晚(천고백일만) 하늘은 높아 한낮은 길어

誰爲我先容(수위아선용) 누가할는지 내 먼저 담지

 

 

1580 잠곡 김육 伯厚 潛谷 金堉(1580∼1658)文貞 淸風 朝天日記

思歸1(사귀1) 돌아갈 생각

歸羨遼東鶴(귀선요동학) 돌아가니 부러워 요동땅 학이

春歸客未還(춘귀객미환) 봄 가는데 나그넨 아니 돌아가

無由出江漢(무유출강한) 이유 없이 나오니 한강 땅에서

有鏡巧催顔(유경교최안) 거울 있어 꾸며야 얼굴이라도

 

思歸2(사귀2) 돌아갈 생각

舊國見何日(구국견하일) 고국 땅을 보려나 어느 날이면

危樓望北辰(위루망북진) 높은 루에 바라니 북극성 보며

昏昏阻雲水(혼혼조운수) 어둑어둑 멀기도 구름에 물에

更覺老隨人(갱각로수인) 다시 느껴 늙음이 따르는 사람

 

蓮塘(연당) 연꽃 못에서

地僻人誰到(지벽인수도) 땅 외져 사람 누가 찾아 닿을까

庭空日欲斜(정공일욕사) 뜰 하늘 해는 비껴 넘어가려고

休言無好友(휴언무호우) 말을 마라 없다고 좋은 벗일랑

君子滿池花(군자만지화) 군자로 가득하니 연못 속에 꽃

 

題畫1(제화1) 그림의 화제로

春江水半篙(춘강수반고) 봄 강물에 반쯤이 삿대는 잠겨 상앗대고

泊舟垂楊岸(박주수양안) 배를 대니 드리운 버들 언덕에

天外數峯靑(천외수봉청) 하늘 밖은 푸르러 몇몇 봉우리

蒼蒼蕭寺遠(창창소사원) 푸릇푸릇 쓸쓸해 절은 멀어서

 

題畫2(제화2) 그림의 화제로

經床一炷香(경상일주향) 경전책상 한 줄기 향을 사르고 심지주

主人抱琴待(주인포금대) 주인은 거문고를 안고 기다려

回身駐小橋(회신주소교) 몸을 돌려 머물러 작은 다리에 머무를주

驢背心何在(려배심하재) 나귀 탄 이 마음은 어디에 두나 나귀려

 

題畫4(제화4) 그림의 화제로

山巓雪正白(산전설정백) 산꼭대기 눈 쌓여 정말 하얗게 산꼭대기전

野逕雲俱黑(야경운구흑) 들판 길은 구름 껴 어둑하기만 소로경

縮頸渡溪橋(축경도계교) 움츠린 목 건너니 시내다리에 목경

堪笑騎驢客(감소기려객) 웃음참고 견디네 나귀 탄 길손 나귀려

 

題畫5(제화5) 그림의 화제로

柳與花爭春(류여화쟁춘) 버들과 꽃은 봄을 다투고

春深江上宅(춘심강상댁) 봄은 깊어서 강위로 집이

何人榜小舟(하인방소주) 어떤 사람이 작은 배 저어 매방

響動巖下石(향동암하석) 울림 일어나 바위 밑 돌에 울림향

 

 

1587 고산 윤선도 約而 孤山 尹善道(1587∼1671)忠憲 海南 孤山遺稿

對月思親1(대월사친1) 달을 보며 어버이 생각

雨退雲消月色新(우퇴운소월색신) 비 물려 구름 걷혀 달빛 새로워

靑天萬里淨無塵(청천만리정무진) 푸른 하늘 만 리가 티 없이 깨끗

遙地此夜高堂上(요지차야고당상) 멀리 땅에 이 밤에 어버이 뜨니

坐對兒孫說遠人(좌대아손설원인) 마주 앉은 아이들 먼 사람 얘기

 

對月思親2(대월사친2) 달을 보며 어버이 생각

楸城明月擧頭看(추성명월거두간) 고향마을 밝은 달 고개 들어 봐

月照東湖也一般(월조동호야일반) 달 비친 동녘 호수 또한 한 가지

姮娥若許掀簾語(항아약허흔렴어) 항아가 받아주면 발 치켜 말해

欲問高堂宿食安(욕문고당숙식안) 물어보련 어버이 안녕하신지

 

偶吟(우음) 우음 1645년(59세) 해남 현산면 금쇄동

金鎖洞中花正開(금쇄동중화정개) 금쇄동 가운데는 꽃이 막 피어

水晶巖下水如雷(수정암하수여뢰) 수정 바위 아래엔 물소리 우레

幽人誰謂身無事(유인수위신무사) 그윽한 이 뉘 일러 일이 없다나

竹杖摩鞋日往來(죽장마혜일왕래) 대지팡이 짚신에 날로 오고가

 

 

1604 귀석 김득신 子公 龜石 金得臣(1604∼1684) 安東 栢谷集

春睡(춘수) 봄잠

驢背春睡足(려배춘수족) 나귀 등에서 봄잠이 넉넉

靑山夢裏行(청산몽리행) 푸른 산조차 꿈속서 지나

覺來知雨過(각래지우과) 깨고 나서야 비 온 줄 알아

溪水有新聲(계수유신성) 시냇물 있어 새로운 소리

 

旅館夜吟(여관야음) 여관에서 밤에 읊어

永夜坐不寐(영야좌불매) 오랜 밤 앉아 잠 오지 않아

霜威透褐衣(상위투갈의) 서리 두려워 베옷에 들어

呼僮催鞴馬(호동최비마) 아이 불러서 말안장 재촉

月落衆星微(월락중성미) 달은 떨어져 뭇 별도 흐려

 

龜亭(구정) 구정에서

落日下平沙(낙일하평사) 해는 떨어져 모래 벌 아래

宿禽投遠樹(숙금투원수) 새들 잠자러 먼 나무속에

歸人欲騎驢(귀인욕기려) 돌아가는 이 나귀 타려네

更怯前山雨(갱겁전산우) 다시 두려워 앞산 비 올까

 

湖行詩(호행시) 호행시

湖西踏盡向秦關(호서답진향진관) 호서를 다 밟으니 진관을 향해

長路行行不暫閑(장로행행부잠한) 오랜 길 걷고 걸어 잠시 안 쉬니

驢背睡餘開眼見(려배수여개안견) 나귀 등서 졸다가 눈 떠 바라봐

暮雲殘雪是何山(모운잔설시하산) 저문 구름 남은 눈 여긴 어느 산

 

 

1637 서포 김만중 重叔 西浦 金萬重(1637∼1692)文孝 光山 西浦漫筆 구운몽

春詞2(춘사2) 봄의 노래

曲徑芳草侵(곡경방초침) 꼬불꼬불 길 꽃다운 풀로

墜蘂春風送(추예춘풍송) 떨어진 꽃술 봄바람 실려

窓外鳥聲多(창외조성다) 창문밖에는 새소리 시끌

喚起窓間夢(환기창간몽) 불러 일으켜 창 사이 꿈을

 

春草(춘초) 봄풀

春草正萋萋(춘초정처처) 봄풀은 정말 수북수북해

愁人意轉迷(수인의전미) 시름겨운 이 뜻 돌아 헤매

客中寒食過(객중한식과) 나그네 되어 한식을 지내

窓外子規啼(창외자규제) 창문 밖에는 두견이 울어

拈筆閑題壁(념필한제벽) 붓을 집어서 벽에 시를 써

臨風獨杖藜(임풍독장려) 바람 맞으며 홀로 지팡이

鄕園何處是(향원하처시) 고향 뜨락은 어디쯤인가

日落萬山西(일락만산서) 해는 떨어져 모든 산 서쪽

 

春盡(춘진) 봄이 다 가네

南溪春水已平堤(남계춘수이평제) 남쪽 시내 봄물이 이미 깔린 둑

煙草茫茫路欲迷(연초망망로욕미) 아지랑이 풀 아련 길을 헤매려

山鳥一聲山日暮(산조일성산일모) 산새는 한번 울어 산에 해는 져

亂紅飛度小橋西(난홍비도소교서) 어지런 꽃 날리니 다리 서쪽에

 

暮春(모춘) 늦은 봄

暮春暄氣敷(모춘훤기부) 늦은 봄날 따뜻해 날씨 퍼져서

草樹繞我廬(초수요아려) 풀 나무 둘러싸인 우리 초가집

捲簾望時景(권렴망시경) 발 걷어 바라보는 때마다 볕빛(景光)

觸目皆可娛(촉목개가오) 눈에 들은 모두 다 즐길만하네

白雲散遙岑(백운산요잠) 흰 구름 흩어지는 먼 산봉우리

初日滿平蕪(초일만평무) 처음 햇빛 가득해 너른 들판에

竹抽嫩綠排(죽추눈록배) 대나무 빼어 밀쳐 새잎 푸름에

桃謝殘紅鋪(도사잔홍포) 복사꽃 물려 펼쳐 남은 붉음을

圓荷出綠波(원하출록파) 동그란 연꽃 솟아 푸른 물결에

嘉木蔭淸渠(가목음청거) 멋스런 나무 그늘 맑은 도랑에

惠風從東來(혜풍종동래) 베푼 바람 좇아서 동쪽서 불어

谷鶯聲相呼(곡앵성상호) 골짝 울음 꾀꼬리 서로 불러대

安得故人詩(안득고인시) 어떻게 얻었는가 오랜 벗 시를

永日時卷舒(영일시권서) 오래도록 때때로 펼쳐 보아야

 

五月六日小雨(오월육일소우) 오월육일 보슬비

欲雨天無色(욕우천무색) 비 내리려 하늘에 비올 빛 없어

陰雲盡北飛(음운진북비) 짙은 구름 사라져 북으로 날려

遠山初暗淡(원산초암담) 먼 산에서 비로소 어둠 깔리고

高柳漸依微(고류점의미) 높은 버들 차츰 씩 숨어들어가

肅肅凉生榻(숙숙량생탑) 가만가만 서늘함 자리에 생겨

襜襜風捲幃(첨첨풍권위) 살랑살랑 바람이 휘장을 걷어

鞦韆花外女(추천화외녀) 그네 뛰는 꽃 너머 아가씨들로 ※端午

細霧濕羅衣(세무습라의) 가는 안개 적시니 비단옷자락

 

雨色(우색) 비의 빛

雨色映林薄(우색영림박) 비 오려나 숲 엷게 덮어 가리고

花枝似故園(화지사고원) 꽃가지는 꼭 닮아 고향 뜰 같이

遙憐北堂下(요련북당하) 멀리서 그려보니 북쪽 집 아래

新長幾䕺萱(신장기총훤) 새로 자란 몇몇의 원추리떨기

景昃山禽喚(경측산금환) 볕 기울어 산에 새 울며 부르고

春陰野水昏(춘음야수혼) 봄 그늘에 들에 물 어둑해진다

耕歌各自樂(경가각자락) 밭갈이 노래 따로 스스로 즐겨

遠客易消魂(원객이소혼) 먼 나그네 쉽게도 넋이 빠지네

 

近得(근득) 근래에 받음

近得慈親信(근득자친신) 요사이 받은 어머님 편지

衰年病疾嬰(쇠년병질영) 노쇠한 연세 병까지 둘러

極知難我送(극지난아송) 다한 알음이 나를 못 보내

何以慰傷心(하이위상심) 어찌 달랠까 아픈 마음을

日暮城鴉亂(일모성아난) 해는 저물어 까마귀 시끌

天寒櫪馬鳴(천한력마명) 날씨 추워져 말 우리 울음

浮雲無意緖(부운무의서) 떠있는 구름 뜻도 없는 채

杳杳只東征(묘묘지동정) 아득히 다만 동으로 떠가

 

 

1686 관아재 조영석 宗甫 觀我齋 趙榮祏(1686∼1761) 咸安 觀我齋稿

送任孺子安世赴官知禮(송임유자안세부관지례)

임유자 안세가 지례에 부임하여 보내며

風土吾能說(풍토오능설) 풍토에 대해 내 말을 하지

松林昔屢經(송림석루경) 소나무 숲을 옛 자주 지나

亂餘多糶弊(난여다조폐) 난리 나머지 내다 팜 나빠

水後減山靑(수후감산청) 큰물 뒤라서 산 푸름 줄어

士愧無書院(사괴무서원) 선비 부끄럼 서원 없어져

妓嫌稀使星(기혐희사성) 기녀 싫어함 불림 드물어

荷池憐濁穢(하지련탁예) 연꽃 못 가련 흐려 더러워

君到理頹亭(군도리퇴정) 그대 이르면 무너짐 고쳐

 

光風樓(광풍루) 광풍루에서

逈臨平野望依依(형림평야망의의) 멀리 트여 너른 들 바라니 아득

去馬來牛所見微(거마래우소견미) 가는 말 오는 소도 보임이 흐릿

不斷源泉當檻過(부단원천당함과) 끊임없이 샘 흘러 난간을 지나

有時沙鳥傍簾飛(유시사조방렴비) 때때로 모래밭 새 발 곁을 날아

南方氣暖耕農早(남방기난경농조) 남녘 날씨 따뜻해 농사일 일찍

峽縣春深訟獄希(협현춘심송옥희) 산골 관아 봄 깊어 송사도 없어

太守元來官不薄(태수원래관불박) 태수 벼슬 원래는 엷지 않아서

剩看山色一樓圍(잉간산색일루위) 남아 보인 산 빛깔 한 누각 감싸

 

 

1713 표암 강세황 光之 豹菴 姜世晃(1713∼1791)憲靖 晉州 豹菴遺稿

桃花圖(도화도) 복사꽃 그림

今歲春寒甚(금세춘한심) 올해는 봄이 너무나 추워

桃花晩未開(도화만미개) 복사꽃 늦어 아니 피었네

從敎庭樹寂(종교정수적) 따라 고요해 뜰에 나무는

花向筆頭栽(화향필두재) 꽃을 바라니 붓 머리 피워

 

西山(서산) 서산

世外忽驚超穢累(세외홀경초예루) 세상 밖 문득 놀라 세상 누 벗어

眼中無處着塵氛(안중무처착진분) 눈에 하나 없으니 티끌 기 붙음

敢將詩畵形容得(감장시화형용득) 어찌 앞에 시 그림 꾸며 얻을까

癡坐橋頭送夕曛(치좌교두송석훈) 멍히 앉아 다리에 보낸 석양빛

 

畵扇樓題畵詩1(화선루제화시1) 화선루 그림에 지어-前面圖

橋樓獨臥起(교루독와기) 다리 누각에 누워 일어나

終朝面冠岳(종조면관악) 아침 다하게 관악산 바래

不是兩不厭(불시양불염) 둘이 아니니 싫지 않아서

別無他可樂(별무타가락) 달리 없어라 즐길 만 한건

 

畵扇樓題畵詩2(화선루제화시2) 화선루 그림에 지어-北眺圖

僑居條已久(교거조이구) 따로 산지가 이미 오래라

尙有京城戀(상유경성련) 오히려 나니 서울 그리움

南山與三角(남산여삼각) 남산 더불어 삼각산이라

時登屋後見(시등옥후견) 때때로 올라 집 뒤를 본다

 

畵扇樓題畵詩3(화선루제화시3) 화선루 그림에 지어-東面圖

小閣依翠柳(소각의취류) 작은 누각에 기댄 듯 버들

柳外雙池明(유외쌍지명) 버들 바깥 두 연못은 밝아

遠看山下村(원간산하촌) 멀리 보이는 산 아래 마을

澹澹炊煙生(담담취연생) 가만히 불 때 연기 피어나

 

畵扇樓題畵詩4(화선루제화시4) 화선루 그림에 지어-西面圖

樓西何所有(누서하소유) 누각 서쪽에 무엇이 있나

粉牆葡萄架(분장포도가) 꾸며진 담엔 포도덩굴로

有時携杖登(유시휴장등) 때로는 올라 지팡이 짚고

逍遙栗林下(소요율림하) 거닐어보니 밤 숲 아래를

 

畵扇樓題畵詩5(화선루제화시5) 화선루 그림에 지어-側面圖

晩外郊壓養病軀(만외교압양병구) 늙어선 들에 눌러 앓는 몸 돌봐

高樓縹緲俯銅湖(고루표묘부동호) 높은 누대 아득해 동정호 굽어

滄波一帶千株柳(창파일대천주류) 푸른 물결 쭉 둘러 천 그루 버들

宛是江南春意圖(완시강남춘의도) 이대로 강남이라 봄 뜻한 그림

 

孤竹城1(고죽성1) 고죽성

山腰粉堞勢周遭(산요분첩세주조) 산허리 분 성가퀴 두루 뻗히고

灤水東來自作濠(란수동래자작호) 난하 물 동쪽 흘러 절로 해자 돼

皇帝行宮何壯麗(황제행궁하장려) 임금님 다닌 궁궐 얼마나 멋져

古賢遺像尙淸高(고현유상상청고) 옛 어짊 남긴 모습 오히려 나아

 

孤竹城2(고죽성2) 고죽성

林開落照明雕檻(임개낙조명조함) 숲에 펼친 지는 빛 난간을 밝혀

岸曲澄波閣小舠(안곡징파각소도) 언덕 굽 맑은 물결 거룻배 멎어

向晩登車更回頭(향만등거갱회두) 늦게야 오른 수레 고개 또 돌려

緇塵多愧滿征袍(치진다괴만정포) 세속 티끌 부끄럼 가는 옷 가득

 

山響齋(산향재) 산향재

隱隱幽巖曲曲泉(은은유암곡곡천) 숨겨 논 깊은 바위 굽이굽이 샘

石林茆屋兩三椽(석림묘옥양삼연) 돌에 수풀 띠 집에 두어 서까래

平生不盡江山興(평생부진강산흥) 한 삶 살며 다 못한 강산의 흥을

只是丹靑已可憐(지시단청이가련) 다만 이 단청 그림 가엽기만 해

 

 

1737 연암 박지원 美仲 燕巖 朴趾源(1737∼1805) 潘南 熱河日記

映帶亭雜詠 山行 산행 ※一作山耕 燕巖集 제4권

叱牛聲出白雲邊(질우성출백운변) 소 모는 소리 질러 흰 구름 가에

危嶂鱗塍翠揷天(위장린승취삽천) 가파른 산 비늘 논 하늘을 갈아

牛女何須烏鵲渡(우녀하수오작도) 견우직녀 어찌 꼭 오작교 건너

銀河西畔月如船(은하서반월여선) 은하수 서쪽 물가 달이 배 인걸

 

映帶亭雜詠 燕巖憶先兄 돌아가신 형을 그리며 ※燕巖集 제4권

我兄顔髮曾誰似(아형안발증수사) 우리 형님 얼굴은 누굴 닮으니

每憶先君看我兄(매억선군간아형) 아버지 그리울 때 형을 보았네

今日思兄何處見(금일사형하처견) 이제는 형을 그려 어디서 보나

自將巾袂映溪行(자장건몌영계행) 스스로 옷매 만져 시내에 비춰

 

 

1750 초정 박제가 次修 楚亭 朴齊家(1750∼1805) 密陽 檢書官 北學議

爲人賦嶺花(위인부령화) 남 위해 고개 꽃을 읊다

毋將一紅字(무장일홍자) 하려고 마라 붉을홍 한 자

泛稱滿眼花(범칭만안화) 띄워 일컫길 눈에 든 꽃을

花鬚有多少(화수유다소) 꽃술 나있어 얼마나 되랴

細心一看過(세심일간과) 꼼꼼한 마음 한번 봐 넘겨

 

還自溫陽(환자온양) 온양에서 돌아와

禾聲時瑟瑟(화성시슬슬) 벼 이삭 소리 때때로 슬슬

亭午到人墟(정오도인허) 한낮 머물러 사람 터에 와

遠峀靑如寫(원수청여사) 멀리 봉우리 푸름 그린 듯

平沙淨可書(평사정가서) 너른 모래밭 글 쓸만 깨끗

霜飛鳥舅冷(상비조구냉) 서리 날리니 새는 차가워

水落雁奴疎(수락안노소) 물이 떨어져 기러기 드문

獨自心中念(독자심중념) 혼자 스스로 마음 속 생각

黃花滿古廬(황화만고려) 누런 꽃 가득 오랜 오두막

 

白雲臺(백운대) 백운대

地水俱纖竟是涯(지수구섬경시애) 땅과 물 가늘어져 마침내 끝에

圓蒼所覆境如絲(원창소복경여사) 둥근 푸름 덮인바 실 같이 닿아

浮生不翅微如粟(부생불시미여속) 떠도는 삶 못 날아 좁쌀로 작아

坐念山枯石爛時(좌념산고석란시) 앉아 생각 산 말라 돌 익을 시간

 

厠上(측상) 측간에서

牆頭日上花影(장두일상화영단) 담장머리 해 뜨니 꽃그늘 짧아

牆根潑潑玄蟻(장근발발현의산) 담장뿌리 뿌려진 개미 흩어져

土解石動蟲子出(토해석동충자출) 땅 풀려 돌 움직여 애벌레 나와

弄腹伸股皆蠢蠢(롱복신고개준준) 배 놀리고 다리 펴 다 꿈틀꿈틀

 

春山綠碧春無(춘산록벽춘무애) 봄에 산은 푸르러 봄은 끝없어

天際孤雲亦一(천제고운역일시) 하늘가 외론 구름 또한 한 때라

忽忽東風來去中(홀홀동풍래거중) 문득문득 봄바람 오가며 맞아

但看芽草日參(단간아초일참치) 다만 보여 풀싹이 날로 어긋져

 

 

1753 영수각 서씨 令壽閣 徐氏(1753∼1823) 洪仁謨(1755∼1812)의 아내

新晴(신청) 새로 비 개여

村鳩處處喚新晴(촌구처처환신청) 비둘기 마을 곳곳 새로 갬 불러

雨後淸溪入戶鳴(우후청계입호명) 비온 뒤 맑은 시내 울림 들려와

林色林容碧如水(임색임용벽여수) 숲 빛깔 숲 모습이 물처럼 푸릇

落霞猶自暮山橫(낙하유자모산횡) 지는 놀 아직 절로 저녁 산 걸쳐

 

送人(송인) 사람 보내며

送客蒼山暮(송객창산모) 손을 보내 푸른 산 저물어 갈 제

歸來白雲臥(귀래백운와) 돌아오니 흰 구름 깔려 누울 때

古壁有鳴琴(고벽유명금) 오랜 벽에 걸리니 울릴 거문고

松風時自過(송풍시자과) 솔바람이 때때로 저절로 지나

 

和杜初月(화두초월) 화두초월

羈鳥棲未定(기조서미정) 굴레 새 깃듦 두지 못하니 羈鳥: 새장 속 새

難爲一枝安(난위일지안) 얻기 어려워 가지 느긋함

林月初生影(임월초생영) 숲에 달 처음 그림자 지니

纖細掛雲端(섬세괘운단) 가느다랗게 구름 끝 걸려

流光入懷袖(유광입회수) 흐른 빛 들어 품은 소매에

中宵覺微寒(중소각미한) 한 밤에 느껴 살짝 추위를

遠客愁夕永(원객수석영) 멀리 나그네 시름 밤 길어

坐看松陰團(좌간송음단) 앉아 바라봐 솔 그늘 자리

 

 

1762 다산 정약용 歸農 茶山 丁若鏞(1762∼1836) 羅州 與猶堂全書

詠水石(영수석) 물과 돌을 읊어

泉心常在外(천심상재외) 샘물 마음 언제나 바깥에 있어

石齒苦遮前(석치고차전) 돌부리에 괴로워 앞을 막아서

掉脫千重險(도탈천중험) 흔들며 벗어나와 천 겹 험한 곳

夷然出洞天(이연출동천) 가만히 나왔으니 둘러싼 골짝

 

池閣絶句(지각절구) 연못 누각

種花人只解看花(종화인지해간화) 꽃 심어 사람 다만 꽃구경 하지

不解花衰葉更奢(불해화쇠엽갱사) 꽃 시드니 못 보네 잎 다시 펼침

頗愛一番霖雨後(파애일번림우후) 자못 아껴 한차례 장마 그친 뒤

弱枝齊吐嫩黃芽(약지제토눈황아) 여린 가지 가지런 어린 싹 돋아

 

(야) 밤에

黯黯江村暮(암암강촌모) 어둑어둑 강마을 날이 저물어

疏籬帶犬聲(소리대견성) 엉성한 울타리는 개 짖어 둘러

水寒星不靜(수한성부정) 물결은 차가워서 별빛 일렁여

山遠雪猶明(산원설유명) 산이 멀어 눈빛은 오히려 밝아

謀食無長策(모식무장책) 먹고삶에 없으니 오래갈 꾀란

親書有短檠(친서유단경) 책 가까이 있으니 짤막한 등잔

幽憂耿未已(유우경미이) 깊은 시름 뚜렷해 아니 그치니

何以了平生(하이료평생) 어찌하여 마치랴 한평생 삶을

 

暮次光陽(모차광양) 저무는 광양 ※與猶堂全書

小聚依山坂(소취의산파) 작은 마을 기대니 산기슭 비탈

荒城逼海潮(황성핍해조) 스러진 성 다가 선 바닷가 물 때

漲霾官樹暗(창매관수암) 흙비 가려 관청 가 숲은 어두워

含雨島雲驕(함우도운교) 비 머금어 섬 감싸 구름 무서워

烏鵲爭虛市(오작쟁허시) 까막까치 다투니 텅 빈 저자 터

蠯螺疊小橋(비라첩소교) 맛 소라 쌓인 껍질 조그만 다리

邇來漁稅重(이래어세중) 요즘 와 고기잡이 세금 무거워

生理日蕭條(생리일소조) 사는 꼴은 나날이 서글프기만

 

荒年水村春詞十首(황년수촌춘사십수) 거친 해 물 마을의 봄

東風吹綠草離離(동풍취록초리리) 푸른 풀 파릇파릇 봄바람 불자

花柳依然似昔時(화류의연사석시) 꽃 버들도 그대로 지난번 같아

只是寂寥春更甚(지시적요춘갱심) 다만 내 삶 쓸쓸해 봄은 더 깊어

冷煙衰屋日華遲(냉연쇠옥일화지) 차운 연기 낡은 집 햇살 늘어져

 

獨笑(독소) 혼자 웃음

有粟無人食(유속무인식) 양식 있는 집이면 남이 못 먹고

多男必患饑(다남필환기) 아들 많은 집에는 굶주림 걱정

達官必惝愚(달관필창우) 높다란 벼슬아치 꼭 멍청한데

才者無所施(제자무소시) 재주 가진 인재는 펼 길이 없어

家室少完福(가실소완복) 집안 살림 적으니 복을 갖추고

至道常陵遲(지도상능지) 다다른 도 언제나 쌓임은 더뎌

翁藏子每蕩(옹장자매탕) 아비가 모아두면 아들이 흩여

婦慧郞必癡(부혜랑필치) 아내는 슬기로워 남편 꼭 바보

月滿頻値雲(월만빈치운) 달 둥글어 잦으니 구름 값하기

花開風誤之(화개풍오지) 꽃이 피어 바람이 그르치는지

物物盡如此(물물진여차) 물건마다 다됨이 이와 같아서

獨笑無人知(독소무인지) 혼자 웃음 모르지 남이 알리가

 

打麥行(타맥행) 보리타작

新芻濁酒如潼白(신추탁주여동백) 새로 거른 막걸리 뿌옇게 희고

大碗麥飯高一尺(대완맥반고일척) 큰 사발에 보리밥 높이가 한 자

飯罷取枷登場立(반파취가등장립) 밥 먹자 도리깨에 마당에 나서

雙肩漆澤飜日赤(쌍견칠택번일적) 두 어깨 까만 윤기 햇빛 받아서

呼邢作聲擧趾齊(호형작성거지제) 옹헤야 소리 질러 발 들어 맞춰

須臾麥穗都狼藉(수유맥수도낭자) 어느새 보리 낟알 온 마당 가득

雜歌互答聲轉高(잡가호답성전고) 노랫말 주고받아 소리 드높아

但見屋角紛飛麥(단견옥각분비맥) 보이느니 지붕 위 보리 티 날려

觀其氣色樂莫樂(관기기색락막락) 살펴보니 그 기색 즐겁기 마냥

了不以心爲形役(료불이심위형역) 되진 않아 마음은 몸의 부림이

樂園樂郊不遠有(낙원낙교불원유) 즐길 뜰 즐거운 들 멀리 안 있어

何苦去作風塵客(하고거작풍진객) 무슨 고생 떠나랴 세상 나그네

 

耽津村謠(탐진촌요) 탐진 촌요 ※탐진: 전남 강진의 옛 이름

水田風起麥波長(수전풍기맥파장) 무논에 바람 일어 보리물결로

麥上場時稻揷秧(맥상장시도삽앙) 보리로 타작마당 모내기 때로

菘菜雪无新葉綠(숭채설무신엽록) 배추에 눈은 없어 새론 잎 파릇

鷄雛擭月嫩毛黃(계추사월눈모황) 섣달에 깐 병아리 노란 털 어릿

棉布新治雪樣鮮(면포신치설양선) 무명베 새로 짜니 눈인 듯 깔끔

黃頭來博吏房錢(황두래박이방전) 황두 와서 채가니 이방 준다며

漏田督稅如星火(누전독세여성화) 자갈논 세금 닦달 별똥 불 같이

三月中旬道發船(삼월중순도발선) 삼월 중순 세곡선 배 떠난다고

 

久雨(구우) 오랜 비

窮居罕人事(궁거한인사) 막혀진 삶에 드문 사람 일

恒日廢衣冠(항일폐의관) 늘 상 낮에는 의관도 버려

敗屋香娘墜(패옥향낭추) 낡은 집에는 노래기 기어 ※香娘閣氏: 노래기

荒畦腐婢殘(황휴부비잔) 거친 밭두둑 팥꽃은 남아

睡因多病減(수인다병감) 잠마저 줄어 병도 많아서

秋賴著書寬(추뢰저서관) 가을 기대니 글로 달래네

久雨何須苦(구우하수고) 오랜 비와서 어찌 꼭 고통

晴時也自歎(청시야자탄) 날이 갤 때면 또 절로 한숨

 

寄兒(기아) 자식에게 부치며

京華消息每驚心(경화소식매경심) 서울의 소식마다 놀라는 마음

誰道家書抵萬金(수도가서저만금) 누가 말해 집 편지 만금이라며 杜甫

愁似海雲晴復起(수사해운청복기) 시름은 바다구름 개여 또 일고

謗如山籟靜還吟(방여산뢰정환음) 헐뜯음은 산울림 고요해 울려

休嗟世降無巢谷(휴차세항무소곡) 탄식마라 세상에 소곡은 없고 蘇軾

差喜門衰有蔡沈(차희문쇠유채침) 어긋나 기운 집안 채침이 있어 朱子

文字已堪通簡札(문자이감통간찰) 문자 이미 되느니 편지 나눌 만

會敎經濟着園林(회교경제착원림) 가르침 경세제민 원림에 맞게

※杜甫의 春望(國破山河在). 蘇軾의 친구 巢谷. 朱子의 弟子 蔡沈(書傳序文).

 

古詩(고시) 옛 시 ※다산의 고시(古詩) 27수 중의 하나

燕子初來時(연자초래시) 제비는 때가되니 비로소 오고

南南語不休(남남어불휴) 지지배배 소리는 그치질 않아 재잘거릴남喃

語意雖未明(어의수미명) 소리 뜻함 비록이 밝히진 못해

似訴無家愁(사소무가수) 호소하듯 집 없는 서러움에서

楡槐老多穴(유괴로다혈) 느릅나무 홰나무 늙어 구멍 뻥

何不此淹留(하불차엄류) 어찌 않나 여기서 깃들어 머묾

燕子復南南(연자복남남) 제비는 돌아와서 지저귀는데

似與人語酬(사여인어수) 사람에게 말하듯 주고받아라

楡穴款來啄(유혈관래탁) 느릅나무 구멍은 황새가 쪼고 황새관雚

槐穴蛇來搜(괴혈사래수) 홰나무 구멍에는 뱀이 와 뒤져

 

哀絶陽(애절양) 양물 자른 슬픔 ※1803년 강진

蘆田少婦哭聲長(노전소부곡성장) 갈대밭 젊은 아낙 울음 오래가

哭向縣門號穹蒼(곡향현문호궁창) 관문 보고 울다가 하늘에 울어

夫征不復尙可有(부정불복상가유) 전쟁 나가 못 옴은 있을 수 있어

自古未聞男絶陽(자고미문남절양) 예로부터 못 들어 제 양물 자름

 

舅喪已縞兒未澡(구상이호아미조) 시어른 상 지내고 애는 안 씻겨

三代名簽在軍保(삼대명첨재군보) 삼대 이름 나란히 군적에 실려

薄言往愬虎守閽(박언왕소호수혼) 딱한 말 이르려도 문지기 왠 범

里正咆哮牛去皁(이정포효우거조) 이정은 으르렁대 소도 끌고 가

 

磨刀入房血滿席(마도입방혈만석) 칼 갈아 방에 들어 피가 온방에

自恨生兒遭窘厄(자한생아조군액) 스스로 탓 애 낳아 재앙 만남이

蠶室淫刑豈有辜(잠실음형기유고) 누에 방 불까는 형 어찌 허물해

閩囝去勢良亦慽(민건거세양역척) 민나라 아이 거세 좋고도 슬퍼

 

生生之理天所予(생생지리천소여) 낳고 낳는 도리는 하늘이 준바

乾道成男坤道女(건도성남곤도여) 하늘 도는 남자로 땅의 도 여자

騸馬豶豕猶云悲(선마분시유운비) 불깐 말 불깐 돼지 오히려 섧지

況乃生民思繼序(황내생민사계서) 하물며 곧 백성에 대 이을 생각

 

豪家終歲奏管弦(호가종세주관현) 부잣집 한 해 내내 풍악을 울려

粒米寸帛無所捐(립미촌백무소연) 나락 한 톨 베 한 치 낸바가 없네

均吾赤子何厚薄(균오적자하후박) 고른 우리 백성에 왜 더해 덜어

客窓重誦鳲鳩篇(객창중송시구편) 객창서 거듭 읊어 시경 시구편

※詩經 國風 曹風 鳲鳩

 

肩輿歎(견여탄) 가마꾼 ※1832년

人知坐輿樂(인지좌여락) 남들 알기 가마 탄 즐거움이라 수레여

不識肩輿苦(불식견여고) 알지 못해 가마 멘 고달픔일랑 어깨견

肩輿山峻阪(견여산준판) 가마 메고 산길을 높은 비탈을 높을준

捷若躋山麌(첩약제산우) 빠르기 산을 타는 노루와 같고 큰사슴우

肩輿下懸崿(견여하현악) 가마 메고 내달아 낭떠러지를 낭떠러지악

沛如歸苙羖(패여귀립고) 우르르 우리 드는 염소 떼처럼 늪패

肩輿超谽谺(견여초함하) 가마 메고 휑한 골 건너 넘을 때 골휑할함하

松鼠行且舞(송서행차무) 다람쥐도 오가며 덩달아 춤춰 쥐서

側石微低肩(측석미저견) 바위 곁서 조금은 어깨 낮추고

窄徑敏交股(착경민교고) 오솔길엔 재빨리 발을 옮기네 좁을착

絶壁頫黝潭(절벽부유담) 끊인 벽서 내려 봐 퍼런 깊은 못 머리숙일부

駭魄散不聚(해백산불취) 넋이 놀라 흩어져 아찔하기만 놀랄해

快走同履坦(쾌주동리탄) 날쌔게 맞춰달려 평지 밟듯이 신리 평평할탄

耳竅生風雨(이규생풍우) 귓구멍 나는 소리 바람에 비에 구멍규

所以游此山(소이유차산) 이 산에서 노니는 까닭이라면 헤엄칠유

此樂必先數(차락필선수) 이 즐거움 반드시 먼저 손꼽지

紆回得官帖(우회득관첩) 굽든 돌든 얻어와 관첩이라면 굽을우

役屬遵遺矩(역속준유구) 관속 부려 따라야 하던 법이라 곱자구

矧爾乘傳赴(신이승전부) 하물며 올라타고 행차 알림에 나아갈부

翰林疇敢侮(한림주감모) 벼슬 선비 하는 일 어찌 깔보랴 밭두둑주

領吏操鞭扑(영이조편복) 고을 아전 잡는다 채찍을 치니 칠복

首僧整編部(수승정편부) 머리 스님 가지런 모둠을 짜네 가지런할정

迎候不差限(영후불차한) 맞이에 어김없이 기한에 맞춰

肅恭行接武(숙공행접무) 엄숙히 받듦 행해 씩씩히 이어

喘息雜湍瀑(천식잡단폭) 헐떡여 숨결 섞인 여울물 소리 헐떡거릴천

汗漿徹襤褸(한장철남루) 땀으로 풀을 먹여 배인 해진 옷 미음장

度虧旁者落(도휴방자락) 모퉁이 지나가니 곁 한 이 처져 두루방

陟險前者傴(척험전자구) 험한 데를 오르니 앞선 이 숙여 구부릴구

壓繩肩有瘢(압승견유반) 밧줄 눌려 어깨에 자국이 지고 줄승 흉터반

觸石趼未瘉(촉석견미유) 돌 채여 발 부르터 낫지를 않아 개똥벌레견

自痔以寧人(자치이녕인) 스스로 병들어도 남을 편케 해 치질치

職與驢馬伍(직여려마오) 맡은 일 나귀 말과 다를 바 없어 나귀려

爾我本同胞(이아본동포) 너나 나나 본디는 똑같은 겨레 태보포

洪勻受乾父(홍균수건부) 널리 두루 받으니 하늘 어버이 적을균

汝愚甘此卑(여우감차비) 너희들 어리석어 이 깔봄 참나 낮을비

吾寧不愧憮(오녕불괴무) 내 어찌 안 부끄러 멍하게 있지 어루만질무

吾無德及汝(오무덕급여) 나에겐 네게 미칠 덕이 없으니

爾惠胡獨取(이혜호독취) 너의 베풂 어찌해 혼자 받으랴

兄長不憐弟(형장불련제) 형님 어른 아우를 아니 돌보니 불쌍히여길련

慈衰無乃怒(자쇠무내노) 사랑스런 어버이 성냄 없을까 쇠할쇠

僧輩猶哿矣(승배유가의) 스님들은 그래도 나은 편이지 좋을가

哀彼嶺下戶(애피령하호) 슬프다 저기 고개 아래 집들이

巨槓雙馬轎(거공쌍마교) 커다란 지렛대에 말 둘 가마에 지렛대공

服驂傾村塢(복참경촌오) 곁마 따라 기울여 온 마을사람 곁마참 둑오

被驅如犬鷄(피구여견계) 몰아세움 당하니 닭과 개처럼 몰구

聲吼甚豺虎(성후심시호) 소리쳐 울부짖어 승냥이에 범 울후 승냥이시

乘人古有戒(승인고유계) 타는 이 예로부터 살필게 있지

此道棄如土(차도기여토) 이런 도리 버려져 흙인 것같이 버릴기

耘者棄其鋤(운자기기서) 김매는 이 내던져 손에 든 호미 김맬운

飯者哺以吐(반자포이토) 밥 먹던 이 먹다가 음식도 뱉어 먹을포

無辜遭嗔暍(무고조진갈) 허물없이 욕보고 꾸중 들으며 허물고 喝

萬死唯首俯(만사유수부) 만 번 죽어 오직이 머릴 조아려 구부릴부

顦顇旣踰艱(초췌기유간) 애태워 지쳐 이미 고비 넘겨서 파리할초췌

噫吁始贖擄(희우시속로) 아 비로소 벗어나 사로잡힘을 속바칠속

浩然揚傘去(호연양산거) 일산 들려 거들먹 떠나 버리니 우산산

片言無慰撫(편언무위무) 한 마디도 없어라 달래 돌봄이 위로할위

力盡近其畝(력진근기무) 힘은 다해 그 논밭 가까이해도

呻唫命如縷(신금명여루) 끙끙대는 목숨은 실낱같아라 입다물금 실루

欲作肩與圖(욕작견여도) 그리려네 가마 멘 그림을 그려

歸而獻明主(귀이헌명주) 돌아가서 바쳐야 밝은 임금님 바칠헌

 

 

1769 자하 신위 漢叟 紫霞 申緯(1769∼1845) 平山 紫霞詩集

題錦城女史藝香畵蘭(제금성여사예향화란) 금성여사 난 그림에 향 심어

畵人難畵恨(화인난화한) 사람 그림에 한은 못 그려

畵蘭難畵香(화란난화향) 난초 그림에 향내 못 그려

畵香兼畵恨(화향겸화한) 향기 그리고 한도 그리니

應斷畵時腸(응단화시장) 그릴 때 으레 애도 탔으리

 

月挂嶺(월괘령) 달 걸린 고개

峽人防虎密(협인방호밀) 골짝 사람들 호랑이 막아

日暮早關門(일모조관문) 날이 저물면 일찍 문 걸어

獨有催租吏(독유최조리) 홀로 아전만 세금 다그쳐

橫行挂月村(횡행괘월촌) 누비고 다녀 달 걸린 마을

 

墨竹圖(묵죽도) 묵죽도

枝葉上晴光(지엽상청광) 가지 잎 위로 맑게 갠 빛에

枝輕葉復揚(지경엽부양) 가지 가벼워 잎 다시 들려

一天風日好(일천풍일호) 한 하늘 바람 날씨는 맑아

聲影靜瀟湘(성영정소상) 소리에 그늘 소상죽 고요

※晴竹: 잎이 위로 雨竹: 잎이 아래로 風竹: 잎이 옆으로 ※瀟湘斑竹

 

掌中杯(장중배) 손 안의 잔

耳朶有聞旋旋忘(이타유문선선망) 귀 떨기 들음 있어 돌아선 잊어

眼兒看做不看樣(안아간주불간양) 눈동자 보아 넘겨 아니 본 듯이

右堪執盞左持螯(우감집잔좌지오) 오른 손 잔을 잡고 왼손 안주를

只知雙手執金巵(지지쌍수집금치) 다만 앎 두 손으로 금잔만 잡아

 

申緯小樂府 漁樂(어락) 고기잡이 즐거움

鳴者鵓鳩靑者柳(명자발구청자류) 우는 것이 뻐꾸기면 푸른 건 버들

漁村燈淡有無疑(어촌등담유무의) 어촌 마을 등불 엷어 있는지 몰라

山妻補網纔完未(산처보망재완미) 산촌아내 그물 손질 아직 다 못해

正是江魚欲上時(정시강어욕상시) 이제 바로 강 물고기 올라오는 때

 

申緯小樂府 人生行樂耳(인생행락이) 사람살이 즐길 뿐

一度人生還再否(일도인생환재부) 한번 간 사람살이 다신 못 오지

此身能有幾多身(차신능유기다신) 이내몸 할 수 있어 여러 몇이냐

借來若夢浮生世(차래약몽부생세) 빌려오니 꿈같아 덧없는 세상

可作區區做活人(가작구구주활인) 지을거나 낱낱이 사람 살아야

 

申緯小樂府 落花流水(낙화유수) 꽃 떨어져 물에 흘러

睡失漁竿舞失簑(수실어간무실사) 낚싯대 졸다 잃고 도롱이 춤에 잃어

白鷗休笑老人家(백구휴소노인가) 갈매기 웃지 마라 늙은이 사는 집을

溶溶綠浪春江水(용용록랑춘강수) 넘실대 푸른 물결 봄 강에 물이려니

泛泛紅桃水上花(범범홍도수상화) 출렁여 붉은 복사 물 위에 꽃이라며

 

申緯小樂府 祝聖壽(축성수) 임금님 오래살기를

千千萬萬萬千千(천천만만만천천) 천에 천 만에 만년 만년 천천년

又亨千千萬萬年(우형천천만만년) 또 누려 천에 천년 만에 만년을

鐵柱開花花結子(철주개화화결자) 무쇠 기둥 꽃 피니 꽃 열매 맺어

殷紅子熟獻宮筵(은홍자숙헌궁연) 빨갛게 열매 익어 궁궐잔치에

 

申緯小樂府 碧溪水(벽계수) 푸른 시냇물 ※황진이

靑山影裏碧溪(청산영리벽계수) 푸른 산 그늘 속에 푸른 시냇물

容易東去爾莫(용이동거이막과) 쉽게도 동쪽 흘러 자랑을 마라

一到滄海難復回(일도창해난부회) 한번 간 푸른 바다 다시 못 오나

滿空明月古今(만공명월고금시) 하늘 가득 밝은 달 예나 이제나

 

申緯小樂府 醉不願醒(취불원성) 취하여 깨지 않았으면

昨日沈酣今日醉(작일침감금일취) 어제는 빠져 즐겨 오늘은 취해

茫然大昨醉醒疑(망연대작취성의) 아련한 큰 어제는 어찌 취해 깨

明朝客有西湖約(명조객유서호약) 밝을 아침 나그네 서호의 약속

不醉無醒雨未知(불취무성우미지) 아니 취해 아니 깨 비 온줄 몰라

 

申緯小樂府 紅燭淚(홍촉루) 붉은 촛불의 눈물

房中紅燭爲誰別(방중홍촉위수별) 방 가운데 붉은 초 뉘와 헤어져

風淚汎瀾不自禁(풍루범란부자금) 바람에 눈물 흘려 혼자 못 그쳐

畢竟怪伊全似我(필경괴이전사아) 마침내 저런 꼴로 나와 똑 같아

任情灰盡寸來心(임정회진촌래심) 내맡긴 정 재 다 돼 조각난 마음

 

申緯小樂府 白馬靑娥(백마청아 흰말에 젊은 아가씨

欲去長嘶郎馬白(욕거장시랑마백) 떠나려네 긴 울음 그대 말 흰데

挽衫惜別小娥靑(만삼석별소아청) 적삼 끌어 애틋함 아가씬 젊어

夕陽冉冉銜西嶺(석양염염함서령) 저녁볕 뉘엿뉘엿 서쪽 재 넘어

去路長亭復短亭(거로장정부단정) 가는 길 오래 머묾 다시 짧은 쉼

 

申緯小樂府 滿庭香(만정향) 뜰 가득 향기

昨夜桃花風盡吹(작야도화풍진취) 어제 밤에 복사꽃 바람에 다 져

山童縛帚凝何思(산동박추응하사) 아이는 비를 엮어 무슨 생각에

落花顔色亦花也(낙화안색역화야) 떨어진 꽃 얼굴 빛 또한 꽃이라

何必苔庭勤掃之(하필태정근소지) 어찌 꼭 이끼 낀 뜰 힘써 쓰는지

 

申緯小樂府 奉虛言(봉허언) 빈말이나마

向儂思愛非眞辭(향농사애비진사) 날 보고 아낀다며 참말이 아냐

最是難憑夢見之(최시난빙몽견지) 이야말로 못 믿어 꿈에 봤단 말

若使如儂眠不得(약사여농면부득) 이를테면 나처럼 잠도 안 들어

更成何夢見儂時(갱성하몽견농시) 또 이뤄 어느 꿈에 나를 볼 때를

 

申緯小樂府 人月圓(인월원) 사람 달 둥글함

金絲烏竹紫葡萄(금사오죽자포도) 금실에 까만 오죽 보랏빛 포도

雙牧丹叢一丈蕉(쌍목단총일장초) 모란꽃 두 떨기에 한 길의 파초

影落紗窓荷葉盞(영락사창하엽잔) 그림자 진 비단 창 연꽃잎 등잔

意中人對月中宵(의중인대월중소) 마음속 사람 맞은 달빛 속에 밤

 

屬秋史(속추사) 추사에게 ※秋史 金正喜(1786∼1856)

昭代參容播正聲(소대참용파정성) 밝은 시대 껴들어 바른 소리 펴

蒐羅揚抱有深情(수라양포유심정) 모아서 올려 안아 깊은 뜻 있어

吾今倦矣論英雋(오금권의론영준) 나는 이제 쉬려네 영재 논함에

煮酒靑梅屬後生(자주청매속후생) 술 데워 푸른 매실 뒷사람 맡겨

 

雜書(잡서) 잡서 ※士農工商

士本四民之一也(사본사민지일야) 선비 본디 네 백성 가운데 하나

初非貴賤相懸者(초비귀천상현자) 처음엔 귀천 없어 서로 드러내

眼無丁字無虛名(안무정자무허명) 글자는 볼일 없어 헛이름 없어

眞賈農工役於假(진고농공역어가) 참 상인 농부 장인 가짜가 부려

 

菊花(국화) 국화

有客同觴固可意(유객동상고가의) 손님 있어 술 함께 정말 뜻함에

無人獨酌未爲非(무인독작미위비) 사람 없어 혼자 술 안 될 리 없지

壺乾恐被黃花笑(호건공피황화소) 술병 말라 아마도 국화 웃을까

典却圖書又典衣(전각도서우전의) 잡혀버린 책에다 옷도 잡히지

 

釣臺望月(조대망월) 낚시 자리서 달을 바라보며

溶溶波上月(용용파상월) 출렁거리는 물결 위에 달

塗塗葉間霜(도도엽간상) 자욱하게도 잎 사이 서리

霜光與月色(상광여월색) 서리 내린 빛 함께한 달빛

倂墜煙渺茫(병추연묘망) 모두 떨어져 안개에 아득

釣臺一片石(조대일편석) 낚시 자리는 한 조각 바위

據此水中央(거차수중앙) 여기 자리해 물속 가운데

不知夜深淺(부지야심천) 알지 못하니 밤 깊고 얕음

漸見人影長(점견인영장) 차츰 길어져 사람 그림자

 

紅白梅(홍백매) 홍백 매화

料峭東風梅信回(요초동풍매신회) 차가운 봄바람에 매화 꽃소식

此花年例犯寒開(차화년례범한개) 이 꽃이란 해마다 추위 뚫고 펴

飜嫌歛笑亭亭遠(번혐감소정정원) 싫어도 바램 웃어 떳떳이 멀리

人似凝眸脈脈來(인사응모맥맥래) 사람 눈길 모은 듯 이어져 오네

送老影香和靖福(송로영향화정복) 늙음 보내 향 그늘 편안한 복이

通身鐵石廣平才(통신철석광평재) 몸에 미친 쇠와 돌 다스린 재주

吾廬兩樹能紅白(오려량수능홍백) 우리 집에 두 나무 붉은 꽃 흰 꽃

白未離披紅欲催(백미리피홍욕최) 흰 꽃 져 아니 헤져 붉은 꽃 피려

 

 

1769 김삼의당 三宜堂 氏(1769∼1823) 三宜堂稿

春景1(춘경1) 봄 경치

思君夜不寐(사군야불매) 임 그려 밤에 잠자지 못해

爲誰對朝鏡(위수대조경) 누구를 위해 아침 거울에

小園桃李花(소원도리화) 조그만 동산 복사 오얏 꽃

又送一年景(우송일년경) 또 보내버린 한 해의 봄을

 

春景2(춘경2) 봄 경치

深院春將晩(심원춘장만) 깊은 집안에 봄은 저물려

人間睡意矇(인간수의몽) 사람은 잠에 뜻이 어둑해

綺窓花影裏(기창화영리) 비단 가린 창 꽃 그림자 안

一枕鳥聲中(일침조성중) 한번 누우니 새소리 속에

 

春景3(춘경3) 봄 경치

睡起搴珠箔(수기건주박) 자다가 일어나서 구슬발 들어

當簷燕子斜(당첨연자사) 마침 처마 제비가 비스듬 앉아

東園花幾許(동원화기허) 동녘동산 꽃으로 얼마나 폈나

春在老桃槎(춘재노도사) 봄이 왔네 복숭아 늙은 등걸에

 

春景4(춘경4) 봄 경치

何處春歸盡(하처춘귀진) 어디선지 봄날이 돌아옴 다해

東園一夜風(동원일야풍) 동녘동산 밤 하나 바람이 분다

羅衣窓外出(나의창외출) 비단 옷에 나가서 창문 바깥에

閑拾落來紅(한습락래홍) 주워들어 붉은 꽃 떨어져오니

 

春景5(춘경5) 봄 경치

門外三楊柳(문외삼양류) 문에 바깥에 버드나무 셋

枝上春風多(지상춘풍다) 가지 위로는 꽤나 봄바람

下枝拂樽酒(하지불준주) 아래가지는 술통에 스쳐

何人動別歌(하인동별가) 누군가 불러 이별의 노래

 

春景6(춘경6) 봄 경치

好音來何處(호음래하처) 좋은 소리는 어디서 들려

綿綿又蠻蠻(면면우만만) 이어 이어져 놀리며 놀려

東風玉窓外(동풍옥창외) 봄바람 실어 옥창문 밖에

黃鳥在花間(황조재화간) 꾀꼬리 꾀꼴 꽃 사이에서

 

春景7(춘경7) 봄 경치

黃鳥一聲裏(황조일성리) 꾀꼬리 꾀꼴 한 울음 속에

春日萬家閑(춘일만가한) 봄날 모든 집 한가롭기만

佳人捲羅幕(가인권나막) 미인은 걷어 비단 휘장을

芳草滿前山(방초만전산) 꽃다운 풀이 앞산에 가득

 

春景8(춘경8) 봄 경치

門外道路長(문외도로장) 문 바깥으로 길은 길어서

路傍楊柳綠(노방양류록) 길가 버들은 푸르기만 해

白馬啼蕭蕭(백마제소소) 백마는 울어 쓸쓸하게도

誰家又送客(수가우송객) 어느 집에 또 손을 보내나

 

農歌(농가) 농부의 노래

山光經雨好(산광경우호) 산에 빛깔은 비 지나 좋고

溪聲得風多(계성득풍다) 시내 물소리 바람 타 많아

門外環阡陌(문외환천맥) 문 바깥 둘러 밭 사이 두렁

時時聽野歌(시시청야가) 때때로 들어 들녘의 노래

 

秋夜雨1(추야우1) 가을밤비

天涯芳信隔(천애방신격) 하늘 끝이라 꽃소식 멀어

寂寂掩深戶(적적엄심호) 고요해 닫아 깊이 방문을

永夜鳴梧葉(영야명오엽) 오래도록 밤 오동잎 울어

簷端有疏雨(첨단유소우) 처마 끝에서 성긴 빗소리

 

秋夜雨2(추야우2) 가을밤비

簷端疏雨響(첨단소우향) 처마 끝 울림 성긴 빗소리

永夜隔窓鳴(영야격창명) 오랜 밤 멀리 창 너머 울어

一枕金屛裏(일침금병리) 베개는 하나 금병풍 안에

寒燈夢不成(한등몽불성) 차가운 등불 꿈을 못 이뤄

 

秋夜月1(추야월1) 가을 달밤에

明月出墻頭(명월출장두) 밝은 달 올라 담장머리에

如盤又如鏡(여반우여경) 접시 같기도 거울 같기도

且莫下重簾(차막하중렴) 내리진 말아 겹쳐 친 발을

恐遮窓間影(공차창간영) 아마 가릴까 창가 그림자

 

秋夜月2(추야월2) 가을 달밤에

一月兩地照(일월양지조) 하나인 달이 두 땅을 비춰

二人千里隔(이인천리격) 두 사람 멀리 천리 떨어져

願隨此月影(원수차월영) 바램은 좇아 이 달 그림자

夜夜熙君側(야야희군측) 밤이면 밤을 님 곁에 빛나

 

秋夜月3(추야월3) 가을 달밤에

中宵一片月(중소일편월) 한밤 한쪽 달

影入碧窓流(영입벽창류) 그림자 들여 푸른 창 흘러

長安有孤客(장안유고객) 서울에 계실 외론 나그네

休熙望鄕樓(휴희망향루) 빛나진 말아 망향 누대엔

 

折花(절화) 꽃을 꺾어

從容步窓外(종용보창외) 조용히 걸어 창문 바깥을

窓外日遲遲(창외일지지) 창밖에 해는 더디고 더뎌

折花揷玉髮(절화삽옥발) 꽃을 꺾어서 머리에 꽂아

蜂蝶過相窺(봉접과상규) 벌 나비 서로 엿보며 지나

 

西窓(서창) 서창에서

寂寂空庭(적적공정상) 고요 빈 뜰 위

蕭蕭聞葉下(소소문엽하) 쓸쓸 잎이 져

詩思何(시사하처다) 시상 어디서

西窓(명월서창야) 서창 달밤에

 

牧笛1(목적1) 목동의 피리소리

牧笛村村去(목적촌촌거) 목동의 피리 마을서 멀어

樵歌曲曲來(초가곡곡래) 나무꾼 노래 골짝에 들려

夕陽無限興(석양무한흥) 저녁볕에도 끝없는 흥이

窓外暫徘徊(창외잠배회) 창 밖에 잠시 거닐어 보네

 

牧笛2(목적2) 목동의 피리소리

東風何處笛(동풍하처적) 동쪽 바람에 어딘가 피리

一曲夕陽中(일곡석양중) 한 가락 울려 석양 가운데

春日多芳草(춘일다방초) 봄날엔 제법 꽃다운 풀로

前溪有牧童(전계유목동) 앞쪽 시내에 목동이 보여

 

牧笛3(목적3) 목동의 피리소리

山頭日欲沒(산두일욕몰) 산머리 해는 사라지려해

炯樹遠依依(형수원의의) 반짝인 나무 멀리 어스레

一聲何處笛(일성하처적) 소리는 하나 어딘가 피리

知有牧童歸(지유목동귀) 알고 있어요 목동 돌아와

 

述懷(술회) 마음을 털어놓으며

大丈夫誰有(대장부수유) 대장부로서 누가 있는가

一兒女獨羞(일아녀독수) 한 아녀자나 난 부끄러워

西胡與東倭(서호여동왜) 서쪽 오랑캐 동쪽 쪽발이

不共戴天讐(불공대천수) 하늘을 같이 못할 원수라

 

秋夜(추야) 가을밤

水晶簾外漾金波(수정렴외양금파) 수정 발 바깥에는 금물결 출렁

雨歇池塘有破荷(우헐지당유파하) 비 개인 연못에는 연꽃이 활짝

獨坐屛間寒不寐(독좌병간한불매) 홀로 앉은 병풍 안 잠 못자 썰렁

滿床蟲語夜深多(만상충어야심다) 온 침상 벌레소리 밤 깊어 시끌

 

十二月詞正月上元(십이월사정월상원) 정월 대보름

田家此日祝西成(전가차일축서성) 농삿집에 이 날은 가을을 빌어

村社鼕鼕土鼓鳴(촌사동동토고명) 마을 사당 둥둥둥 흙 북을 울려

良夜城南明月下(양야성남명월하) 좋은 밤 성 남쪽에 밝은 달 아래

家家年少踏橋行(가가년소답교행) 집집이 어른 아이 다리 밟기 가

 

十二月詞七月七夕(십이월사칠월칠석) 칠월 칠석

金井梧桐一葉秋(금정오동일엽추) 우물가 오동나무 잎 하나 가을

水晶簾外碧波流(수정염외벽파류) 수정 발 바깥으로 푸른 물결쳐

天上相逢今夜半(천상상봉금야반) 하늘 별 서로 만나 오늘밤 새워

玉窓何事獨深愁(옥창하사독심수) 옥창에 무슨 일로 홀로 시름에

 

十二月詞九月九日(십이월사구월구일) 구월 구일 중양절

秋晩東籬菊有黃(추만동리국유황) 가을 늦게 울타리 국화 노랗게

薄言採採不盈筐(박언채채불영광) 말 엷다 국화 따니 광주리 안차

爲誰酌彼盃中物(위수작피배중물) 누굴 위해 따르랴 잔속에 꽃술

好送佳辰莫我傷(호송가신막아상) 잘 보낸 좋은 날에 날 다치겐 마

 

十二月詞十二月臘日(십이월사십이월납일) 섣달 납일

歲色紗窓已暮云(세색사창이모운) 해 지난 빛 비단 창 저물었다네

一年佳節度紛紛(일년가절도분분) 한 해에 좋은 시절 섞이어 지나

滿床風雪寒無寢(만상풍설한무침) 침상 가득 바람눈 추워서 못 자

裁繡郎衣到夜分(재수낭의도야분) 짓고 놓고 낭군 옷 밤을 쪼개서

 

 

1771 임연 이양연 晉叔 臨淵 李亮淵(1771∼1853) 全州 枕頭書

秋草(추초) 가을 풀

秋草莫怨霜(추초막원상) 가을 풀아 서리를 미워말아라

秋殺亦生道(추살역생도) 가을죽음 새로이 사는 길이라

却從地上蘇(각종지상소) 도로 쫓아 땅위로 살아날 것을

人生不如草(인생불여초) 사람살이 풀만도 같지 못할까

 

秋花(추화) 가을꽃

霜林餘衰草(상림여쇠초) 서리 맞은 숲에는 시든 풀 남아

草花紅半瘁(초화홍반췌) 풀꽃 붉음 반쯤은 시들어버려

病蝶力耐風(병접력내풍) 병든 나비 힘들여 바람을 참아

搖搖貼不離(요요첩불리) 흔들리며 붙어서 떠나지 못해

 

山亭(산정) 산에 정자

山亭白日閒(산정백일한) 산에 정자 한낮에 한가하기만

山鳥啼兩兩(산조제양양) 산에 새는 울어도 짝지어 울어

柳絮飛將下(유서비장하) 버들개지 날아서 내려앉다가

輕風吹復上(경풍취부상) 가변바람 불어서 다시 올라가

 

村夕(촌석) 시골저녁

秋日在林稍(추일재림초) 가을 해가 떠있어 숲나무 끝에

淸陰落溪水(청음낙계수) 맑은 그늘 드리워 시내 물위에

山屋兒呱呱(산옥아고고) 산마을 집 아이는 엉엉 울어도

山婦婑未已(산부유미이) 산골아낙 아리따워 아니 그치네

 

白鷺(백로) 해오라기

白鷺宜白沙(백로의백사) 해오라기 마땅해 흰모래 밭이

莫向春草碧(막향춘초벽) 가지마라 봄풀로 푸른 곳에는

不須自分明(부수자분명) 모름지기 스스로 나눔 안 밝아

易爲人所識(이위인소식) 쉽사리 사람들에 들켜버리니

 

白鷺(백로) 해오라기

蓑衣混草色(사의혼초색) 도롱이는 섞이니 풀빛과 같이

白鷺下溪止(백로하계지) 해오라기 내려와 시내에 앉아

或恐驚飛去(혹공경비거) 어쩌면 놀라겠지 날아갈까 봐

欲起還不起(욕기환부기) 일어나려 하다가 못 일어나네

 

躱悲(타비) 숨어 슬퍼함

入門還出門(입문환출문) 문에 들다 도리어 문을 나와서

擧頭忙轉矚(거두망전촉) 고개 들어 바삐도 돌아 살피네

南岸山杏花(남안산행화) 남쪽 언덕 산에는 산 살구꽃이

西洲鷺五六(서주로오육) 서쪽 물가 해오락 대여섯 마리

 

自輓(자만) 스스로 만장

一生愁中過(일생수중과) 한 평생 시름 속에 지나보내며

明月看不足(명월간부족) 밝은 달 바라보기 넉넉지 못해

萬年長相對(만년장상대) 만 년을 오래도록 서로 마주해

此行未爲惡(차행미위오) 이리 가니 아니되 미워할 수가

 

 

1772 정일당 강씨 靜一堂 姜氏(1772∼1832) 晉州 靜一堂遺稿

除夜感吟(제야감음) 섣달 그믐밤

無爲虛送好光陰(무위허송호광음) 한 일 없이 보내니 좋은 세월을

五十一年明日是(오십일년명일시) 쉰하나 나이 먹어 내일이 바로

中宵悲歌將何益(중소비가장하익) 한밤의 슬픈 노래 무슨 보탬이

自向餘年修厥己(자향여년수궐기) 앞으로는 남은 해 그 몸 닦아야

 

夜坐(야좌) 밤에 앉아

夜久群動息(야구군동식) 밤은 오래라 뭇 움직임 쉼

庭空晧月明(정공호월명) 뜰이 비어서 흰 달이 밝아

方寸淸如洗(방촌청여세) 품은 마음은 씻은 듯 맑아

豁然見性情(활연견성정) 뚫린 듯 보여 타고난 바탕

 

原韻(원운) 원운敬次尊姑只韻一堂 모시는 시어머니 지일당의 운을 받들어 빌어

春來花正盛(춘래화정성) 봄날이 오니 꽃 정말 한창

歲去人漸老(세거인점로) 세월이 가니 사람 늙어가

歎息將何處(탄식장하처) 한숨지으며 앞은 어딜까

只要一善道(지요일선도) 다만 바라니 한 착한 길을

 

 

1786 추사 김정희 元春 秋史 金正喜(1786∼1856) 慶州 阮堂集

秋牧丹(추모란) 가을모란(국화)

紅紫年年迭變更(홍자년년질변경) 울긋불긋 해마다 번갈아 바꿔

牧丹之葉菊之英(모란지엽국지영) 모란 잎에 국화의 꽃봉오리라

秋來富貴無如汝(추래부귀무여여) 가을 오니 부귀로 너 같음 없어

橫冒東籬處士名(횡모동리처사명) 동쪽 울에 있다고 머문 선비라

※국화: 東籬君子 傲霜孤節

 

重陽黃菊(중양황국) 중양절 노란국화

黃菊蓓蕾初地禪(황국배뢰초지선) 노란 국화 꽃부리 첫 땅의 좌선

風雨籬邊託靜緣(풍우리변탁정연) 비바람 울타리 곁 고요한 까닭

供養詩人須末後(공양시인수말후) 시인을 이바지해 맨 끝에 나중

襍花百億任渠先(잡화백억임거선) 온갖 꽃 백억 속에 먼저 꼽아야

 

雪夜偶吟(설야우음) 눈 내리는 밤에

酒綠燈靑老屋中(주록등청노옥중) 술 맑고 등불 밝아 낡은 집 안에

水仙花發玉玲瓏(수선화발옥영롱) 수선화가 피어서 옥으로 아롱

尋常雪意多關涉(심상설의다관섭) 늘 찾는 흰 눈 뜻에 많은 뜻함이

詩境空濛畫境同(시경공몽화경동) 시 세계 흐릿한데 그림도 같아

 

驟雨(취우) 소나기

樹樹薰風葉欲齊(수수훈풍엽욕제) 나무마다 더운 바람 잎들 늘리려

正濃黑雨數峯西(정농흑우수봉서) 마침 짙어 먹구름이 몇몇 봉 서쪽

小蛙一種靑於艾(소와일종청어애) 한 조그만 청개구리 쑥보다 파래

跳上蕉梢效鵲啼(도상초초효작제) 뛰어 올라 파초 끝에 까치 울음을

 

鷄鳴(계명) 닭 울음

年少鷄鳴方就枕(년소계명방취침) 젊어선 닭 울어야 잠자리 들어

老年枕上待鷄鳴(노년침상대계명) 늙으니 베개 베고 닭 울음 들어

轉頭三十餘年事(전두삼십여년사) 돌아보니 서른 해 남짓한 일들

不道銷磨只數聲(부도소마지수성) 말 안 해 녹아 닳아 다만 몇 소리

 

二樂樓(이락루) 이락루

紅樓斜日拜三字(홍루사일배삼자) 붉은 루에 지는 해 세 글자 뵙네

二百年中無此君(이백년중무차군) 이백 년 가운데에 이런 글 없어

想見當時洗硯處(상견당시세연처) 그때를 생각하니 벼루 씻던 곳

古香浮動一溪雲(고향부동일계운) 옛 향기 떠서 돌아 시내 한 구름

 

午睡1(오수1) 낮잠

一枕輕安趁晩涼(일침경안진만량) 한 숨 잠 느긋하여 서늘 해 졌네

眼中靈境妙圓光(안중령경묘원광) 눈 안의 신령 경지 묘한 둥근 빛

誰知夢覺元無二(수지몽각원무이) 누가 알까 꿈 생시 둘이 아닌 걸

蝴蝶來時日正長(호접래시일정장) 나비 날아 다닐 땐 해도 참 길어

 

午睡2(오수2) 낮잠

苽花離落粟風涼(고화리락속풍량) 오이꽃 똑 떨어져 들바람 서늘

住在玲瓏怳惚光(주재영롱황홀광) 아른아른 집 있어 흐릿한 빛에

富貴神仙饒一轉(부귀신선요일전) 부귀라 신선이라 한 번 넉넉해

炊煙漫敎枕頭長(취연만교침두장) 불 땐 연기 퍼뜨려 잠만 늘게 해

 

午睡3(오수3) 낮잠

松風分外占恩涼(송풍분외점은량) 솔바람 생각 밖에 고맙게 서늘

攝轉葡萄現在光(섭전포도현재광) 끌어 옮긴 포도는 이젠 빛깔 나

特地家鄕成尺咫(특지가향성척지) 내세울 땅 내 고향 가까이 두니

靑山一髮未曾長(청산일발미증장) 푸른 산 한 자락은 멀지도 않아

 

立秋(입추) 입추 ※양력 8월7일경

野情老去最宜秋(야정노거최의추) 들에 뜻 늙어 가니 가을이 좋아

冷逕蓬蒿少熱流(냉경봉호소열유) 찬 오솔길 다북쑥 열 흘러 식어

卽看曳履歌商處(즉간예리가상처) 신 끌고 나가보니 노래 슬픈 곳

已放唫蟬出一頭(이방금선출일두) 이미 매미 목 놓아 한 마리 노래

 

 

1807 김삿갓 김병연 蘭皐 金笠 金炳淵(1807∼1863) 安東 金笠詩集

金剛山1(금강산1) 금강산1

矗矗金剛山(촉촉금강산) 뾰족뾰족한 촉촉 금강산 우거질촉

高峰萬二千(고봉만이천) 높은 봉우리 일만 이천 봉

遂來平地望(수래평지망) 마침 내려와 평지서 바래

三夜宿靑天(삼야숙청천) 사흘 밤 묵어 푸른 하늘서

 

(설)

天皇崩乎人皇崩(천황붕호인황붕) 천황씨 죽었는가 인황씨 죽었는가

萬樹靑山皆被服(만수청산개피복) 모든 나무 푸른 산 모두 상복 입었네

明日若使陽來弔(명일약사양래조) 밝을 날 만일시켜 태양이 조문 오면

家家簷前淚滴滴(가가첨전누적적) 집집마다 처마 앞 눈물 져 방울방울

 

(전)

周遊天下皆歡迎(주유천하개환영) 천하를 돌아다녀 모두 다 환영

興國興家勢不輕(흥국흥가세불경) 나라 집안 일으켜 힘도 세다네

去復還來來復去(거부환래래부거) 떠나 다시 돌아와 와도 다시 가

生能死捨死能生(생능사사사능생) 삶을 죽여 버리고 죽음도 살려

 

艱飮野店(간음야점) 들 주점에서

千里行裝付一柯(천리행장부일가) 천리 길 나그네 짐 붙은 지팡이

餘錢七葉尙云多(여전칠엽상운다) 남은 돈 일곱 닢이 오히려 많아

囊中戒爾深深在(낭중계이심심재) 주머니 속 다짐 해 깊이 간직을

野店斜陽見酒何(야점사양견주하) 들 주막 저녁 무렵 술을 어쩌나

 

粥一器(죽일기) 죽 한 그릇

四脚松盤鬻一器(사각송반죽일기) 네다리 소나무상 죽 한 그릇이

天光雲影共徘徊(천광운영공배회) 하늘빛 구름 비쳐 함께 감돌아

主人莫道無顔色(주인막도무안색) 주인은 말마시오 미안하다며

吾愛靑山倒水來(오애청산도수래) 내 아끼니 푸른 산 물에 비침을

 

詠影(영영) 그림자를 읊어

進退隨儂莫汝恭(진퇴수농막여공) 나서 물러 날 좇아 너처럼 섬김 없어

汝儂酷似實非儂(여농혹사실비농) 너 나 너무 엇비슷 참으로 나는 아냐

月斜岸面驚魁狀(월사안면경괴상) 달 비껴 기슭 비쳐 커다람에 놀라고

日午庭中笑矮容(일오정중소왜용) 한낮의 뜰 가운데 꼬맹이 꼴이 웃겨

枕上若尋無覓得(침상약심무멱득) 베개머리 찾으니 찾을 수도 없지만

燈前回顧忽相逢(등전회고홀상봉) 등불 앞 고개 돌려 문득 서로 만나네

心雖可愛終無信(심수가애종무신) 마음에 아끼려도 끝내 믿음 없으니

不映光明去絶蹤(불영광명거절종) 빛 밝혀 비춤 없어 자취 끊고 사라져

 

(계)

擅主司晨獨擅雄(천주사신독천웅) 새벽 맡아 다스려 혼자 맘대로

絳冠蒼距拔於叢(강관창거발어총) 붉은 벼슬 푸른 발톱 모두에 빼나

頻驚玉兎旋臟白(빈경옥토선장백) 달을 자주 놀라게 하얗게 돌게

每喚金烏卽放紅(매환금오즉방홍) 해를 불러 번번이 벌겋게 가게

欲鬪努嗔瞳閃火(욕투노진동섬화) 싸우려고 성 내면 눈에 불을 켜

將鳴奮鼓翅生風(장명분고시생풍) 울려고 목청 돋아 날개 바람나

名高五德標於世(명고오덕표어세) 이름 높은 다섯 덕 세상에 보여

逈代桃都響徹空(형대도도향철공) 먼 옛날 무릉 고을 울려 하늘에

※玉兎:달 金烏:해 五德: 智 信 仁 勇 嚴

 

(구)

稟性忠於主饋人(품성충어주궤인) 난 바탕 충성으로 주인 밥 주니

呼來斥去任其身(호래척거임기신) 불러 오며 쫓겨 가 그 몸 맡기니

跳前搖尾偏蒙愛(도전요미편몽애) 뛰어와 꼬리 치니 사랑도 받아

退後垂頭却被嗔(퇴후수두각피진) 물러나 고개 내려 성냄도 그쳐

職察奸偸司守固(직찰간투사수고) 할 일은 도둑 살핌 지키기 다해

名傳義塚領聲頻(명전의총영성빈) 이름난 의로운 개 들림도 잦아

褒勳自古施帷蓋(포훈자고시유개) 공을 기려 예부터 씌우고 덮어

反愧無力尸位臣(반괴무력시위신) 부끄러움 힘없이 자리 찬 신하

 

尿罁 / 溺缸(요강) 요강

賴渠深夜不煩扉(뢰거심야불번비) 힘입으니 깊은 밤 귀찮지 않게

令作團隣臥處圍(영작단린와처위) 이웃으로 되게 해 누운 곳 둘레

醉客持來端跪膝(취객지래단궤슬) 취한 손님 지켜와 무릎을 꿇어

態娥挾坐惜收衣(태아협좌석수의) 고운 아씨 끼고선 치마를 걷어

堅剛做體銅山局(견강주체동산국) 단단하게 지은 몸 구리 산 형국

灑落傳聲練瀑飛(쇄락전성연폭비) 뿌려 흩여 소리 나 폭포수 날림

最是功多風雨曉(최시공다풍우효) 가장 공이 많기는 비바람 새벽

偸閒養性使人肥(투한양성사인비) 훔친 느긋 길러져 살찌게 하네

 

淮陽過次(회양과차) 회양을 지나며

山中處子大如孃(산중처자대여양) 산골 처녀 컸다고 색시 같아서

緩著粉短布(완저분홍단포상) 드러난 살짝 분홍 짧은 베치마

赤脚踉蹌羞過客(적각량창수과객) 맨다리로 뛰어가 길손 부끄러

松籬深院弄花香(송리심원농화향) 솔 울타리 깊은 담 꽃향기 놀려

 

 

1833 면암 최익현 贊謙 勉菴 崔益鉉(1833∼1906) 慶州 勉菴集

黃菊(황국) 노란 국화

佳色兼淸馥(가색겸청복) 아름다운 빛깔에 맑은 향 함께

端宜處士培(단의처사배) 옳고 바른 선비가 북돋아 길러

羞同桃李節(수동도리절) 같이해 부끄러운 복사자두 철

遲向九秋開(지향구추개) 늦추어 구월로 가 가을에 피워

 

信義誇(신의과) 신의를 자랑해

皓首奮較熱(호수분교열) 흰머리로 떨쳐서 열성을 다해

草野願忠心(초야원충심) 초야에서 바라니 충성된 마음

亂賊人皆討(난적인개토) 어지럽힌 도둑은 모두가 쳐야

何須問古今(하수문고금) 어찌 꼭 물어야해 옛날과 이제

 

皓首(호수) 흰 머리 노인

皓首舊畎畝(호수구견무) 흰머리에 오래 돼 밭도랑 이랑

人悲我亦悲(인비아역비) 남이 슬퍼 나 또한 슬퍼했다오

亂賊人皆討(난적인개토) 어지럽힌 도둑은 모두가 쳐야

何須問古今(하수문고금) 어찌 꼭 물어야해 옛날과 이제

 

偶吟(우음) 우연히 읊다

聖言千載也分明(성언천재야분명) 성인 말씀 천년을 나눔이 밝아

島戶猶聞讀字聲(도호유문독자성) 섬 집에도 들리니 글 읽는 소리

可惜滔滔名利窟(가석도도명리굴) 아까워라 넘쳐나 명예 이끗만

每緣身計國憂輕(매연신계국우경) 일마다 제 몸만을 나라일 몰라

 

傷秋(상추) 가을을 슬퍼하여

小戶風生警晝眠(소호풍생경주면) 작은 문 바람 들어 놀라 낮잠 깨

亂峰秋色夕陽邊(난봉추색석양변) 어지런 봉 가을빛 저녁볕 가에

堪憐昨日瀛洲客(감련작일영주객) 가여움 견딘 어제 제주 나그네

又向斯中度一年(우향사중도일년) 또 다시 이 가운데 한 해를 지내

 

傷時(상시) 때를 슬퍼함

千年傳授訣(천년전수결) 천 년을 물려 내린 우리의 비결

那料一朝翻(나료일조번) 어찌해 하루아침 뒤집힐 줄을

忍迎魚鬼賊(인영어귀적) 차마 맞아 들이니 바다 도둑을

出入帝王門(출입제왕문) 드나들어 임금님 궁궐의 문을

聖心豈若此(성심기약차) 임금마음 어찌 또 이와 같을까

歎息欲無言(탄식욕무언) 한숨 쉬며 아무 말 하기도 싫어

佇見天行處(저견천행처) 우두커니 바라니 하늘 닿는 곳

穉陽始自坤(치양시자곤) 어린 볕 비롯하니 땅으로부터

只麽西洋敎(지마서양교) 자잘한 게 서양의 가르침이라

能令四海飜(능령사해번) 하게하니 세상을 뒤엎으려해

一片吾東地(일편오동지) 한 조각 우리나라 동방의 땅은

尙由道德門(상유도덕문) 받들어 따라오니 도덕의 문을

卒然黃汪輩(졸연황왕배) 갑작스레 누렇게 널린 무리들

攘臂戰公言(양비전공언) 팔 걷고 싸우자네 드러낸 말로

福威雖自力(복위수자력) 복된 위엄 비록이 스스로 힘에

獨不畏乾坤(독불외건곤) 홀로 아니 두려워 하늘과 땅이

人性生來直(인성생래직) 사람바탕 나면서 곧아 왔는데

緣何覆更翻(연하복갱번) 무슨 까닭 엎었다 다시 뒤집나

捨却芝蘭室(사각지란실) 버리고 물리치니 지초 난초 방

謾尋枳棘門(만심지극문) 속아서 찾고 있어 탱자 가시 문

服儒嗟僞飾(복유차위식) 선비차림 아뿔사 거짓꾸밈을

衛聖但空言(위성단공언) 성인지킴 하기야 텅 빈말로만

須知君子道(수지군자도) 알아야만 하는 건 군자의 도라

易簡法乾坤(이간법건곤) 쉽고도 단출한 건 건곤의 법을

 

武陵洞槐陰下(무릉동괴음하) 무릉동 느티나무 그늘아래

武陵何處在(무릉하처재) 무릉 마을은 어디에 있나

指點老槐枝(지점로괴지) 가리킨 점이 늙은 홰나무

疎族情還密(소족정환밀) 먼 친척이나 되레 정 깊어

幽居樂未移(유거악미이) 숨어사는 맛 바뀌지 않아

江深魚産足(강심어산족) 강물 깊으니 고기 많이 나

山抱樹陰遲(산포수음지) 산이 감싸니 나무 그늘 껴

千里偶然客(천리우연객) 천리 먼 길을 뜻하지 않게

適丁梅雨時(적정매우시) 이르니 마침 매화 비 날려

 

 

1850 창강 김택영 于霖 滄江 金澤榮(1850∼1927) 花開 韶濩堂集

感中國義兵事(감중국의병사) 중국 의병의 일에 감격해

武昌城裏一聲雷(무창성리일성뢰) 무창성 성안에서 한 천둥소리

倏然層陰盪八垓(숙연층음탕팔해) 갑자기 겹겹 그늘 팔방 흔들어

三百年間天帝醉(삼백년간천제취) 삼백년 세월동안 황제로 취해

可憐今日始醒來(가련금일시성래) 안타깝게 오늘날 비로소 깨네

 

九日發船作1(구일발선작1) 구일 배타고 떠나며

沸流城外水如藍(비류성외수여람) 비류성 성 밖에는 쪽빛의 물이

萬里風來興正酣(만리풍래흥정감) 만 리 바람 불어와 흥 정말 한창

誰謂火輪獰舶子(수위화륜영박자) 뉘 일러 화륜선을 모진 배라고

解裝文士向江南(해장문사향강남) 짐을 푼 글하는 이 강남을 가네

 

九日發船作2(구일발선작2) 구일 배타고 떠나며

東來殺氣肆陰奸(동래살기사음간) 동쪽 온 죽일 기운 멋대로 설쳐

謀國何人濟此艱(모국하인제차간) 나라 꾀해 어떤 이 어려움 건져

落日浮雲千里色(낙일부운천리색) 지는 해 뜬 구름이 천리의 빛깔

幾回回首望三山(기회회수망삼산) 몇 번을 고개 돌려 삼각산 바래

 

聞黃梅泉殉信作(문황매천순신작) 황매천이 신의에 죽음을 듣고

詞垣誰復是眞才(사원수부시진재) 문단에 누가 다시 이런 참 재주

璧月無光斗柄摧(벽월무광두병최) 구슬 달 빛을 잃고 북두성 꺾여

知否賞音人獨在(지부상음인독재) 알까 몰라 알아줄 사람 혼잔 걸

靑楓江畔望鬼來(청풍강반망귀래) 푸른 단풍 강가에 넋이나 볼까

※梅泉 黃玹(1855∼1910.9.10) 絶命詩 4편을 남기고 음독 순국

 

浿江別曲二(패강별곡이) 패강별곡 둘 ※패강: 대동강의 옛 이름

白馬翩翩歸思多(백마편편귀사다) 백마는 펄쩍펄쩍 돌아가고파

江城三月動悲歌(강성삼월동비가) 강가 성에 삼월은 슬픈 노래로

不辭妾地生秋草(불사첩지생추초) 마지못해 이 땅에 돋는 가을 풀

只怕郎心似去波(지파낭심사거파) 두려워 님의 마음 떠나는 물결

 

大同江水水空多(대동강수수공다) 대동강 강물 물은 괜히 많기만

長送歡舟唱棹歌(장송환주창도가) 오래 보내 기쁜 배 뱃노래 불러

啼盡紅蓮花兩頰(제진홍련화양협) 울음 그친 붉은 연 꽃 같은 두 뺨

祗今無淚可添波(지금무루가첨파) 이제야 눈물 말라 물결 보태랴

 

聞義兵將安重根報國讐事(문의병장안중근보국수사)

안중근이 나라 원수를 갚은 일을 듣고

平安壯士目雙張(평안장사목쌍장) 평안장사 안중근 두 눈 부릅떠

快殺邦讐似殺羊(쾌살방수사살양) 잘 죽여 나라 원수 양고기 잡듯

未死得聞消息好(미사득문소식호) 죽지 않아 들으니 소식이 좋아

狂歌亂舞菊花傍(광가난무국화방) 마구 노래 춤을 춰 국화 곁에서

海蔘港裏鶻摩空(해삼항리골마공) 해삼위 항구에서 송골매 노려

哈爾濱頭霹火紅(합이빈두벽화홍) 하얼빈 역 머리에 벼락불 붉어

多少六洲豪健客(다소륙주호건객) 얼마간 온 세계서 한다하는 이

一時匙箸落秋風(일시시저락추풍) 한때 입에 오르리 추풍낙엽을

※安重根(1879∼1910) 본관 순흥 아명 應七 독립군참모중장 동양평화론

※海蔘威 : 블라디보스톡

 

 

1863 강지재당 姜只在堂 姜澹雲(1863∼1907) 김해기생

鳳凰臺(봉황대) 봉황대

鳳凰山上月(봉황산상월) 봉황대 산에 달이 떠올라

流照鳳凰臺(유조봉황대) 흘러 비추니 봉황대에를

臺空人不見(대공인불견) 대는 비어서 사람 안 보여

怊悵獨徘徊(초창독배회) 슬퍼서 혼자 어정거리네

 

暮春(모춘) 저무는 봄에

殘花眞薄命(잔화진박명) 남긴 꽃 정말 목숨이 짧아

零落夜來風(영락야래풍) 말라 떨어져 밤에 온 바람

家僮如解惜(가동여해석) 집안 아이종 풀린 듯 아껴

不掃滿庭紅(불소만정홍) 쓸지도 않아 뜰 가득 붉음

 

輕舟(경주) 가벼운 배 타고서

輕舟一任(경주일임풍) 가벼운 배는 바람에 맡겨

漸入蘭深(점입란심처) 차츰 들어가 난초 깊은 곳

雙鴛鴦(경기쌍원앙) 놀라 일으켜 짝지은 원앙

(녹파묘연거) 푸른 물결에 아득히 흘러

 

憶昔(억석) 지난 일을 생각하며

憶昔復憶昔(억석부억석) 지난 일 생각 다시 생각해

長柳(생장류영춘) 나서 자라니 버들 핀 봄날

八歲隨慈(팔세수자모) 여덟 살적에 어머니 따라

乘湖(승호도남진) 호수 타 건너 남녘 나루를

誤落盆城(오락분성관) 잘못 떨어져 분성관에로

欄委(구란위차신) 기생 노릇에 이 몸 맡겼네

 

春夢(춘몽) 봄꿈

水晶簾外日將闌(수정렴외일장란) 수정 발 바깥에는 날이 저물려

垂柳深沈覆碧欄(수류심침복벽란) 드리운 버들 깊어 푸른 난간에

枝上黃鶯啼不妨(지상황앵제불방) 가지 위에 꾀꼬리 울음 막지 마

尋君夢已到長安(심군몽이도장안) 그대 찾아 꿈에선 서울에 닿아

 

卜築(복축) 집을 짓다

虎溪流水水西隣(호계유수수서린) 호계에 흐르는 물 물 서쪽 이웃

新築茅堂絶點塵(신축모당절점진) 새로 지은 띠 집엔 점 티끌 없어

昨夜東風吹雨過(작야동풍취우과) 어젯밤 봄바람이 비 몰고 지나

隔墻多是送花人(격장다시송화인) 담 너머 많기도 해 꽃 보낸 사람

 

述懷(술회) 내 마음을 말하며

如夢靑樓二十秋(여몽청루이십추) 꿈같은 기생 살이 스무 해 가을

催絃急管水爭流(최현급관수쟁류) 거문고 피리 불랴 물 다퉈 흘러

詩人莫道嬋娟劍(시인막도선연검) 시인이여 말 마오 곱고 예쁜 칼

割盡剛腸未割愁(할진강장미할수) 야무진 애 다 끊어 시름 못 끊어

 

池塘秋曉(지당추효) 연못의 가을새벽

秋塘水白曉星寒(추당수백효성한) 가을연못 물 희고 샛별 차가워

箇箇明珠擎玉盤(개개명주경옥반) 낱낱이 밝은 구슬 옥쟁반 받혀

到得天明何處去(도득천명하처거) 이르러 날 밝으면 어디로 가나

移情荷葉露團團(이정하엽로단단) 마음 옮겨 연잎에 이슬방울로

 

橫塘曲(횡당곡) 횡당곡

約伴橫塘去采蓮(약반횡당거채련) 같이 하자 횡당못 연밥 캐러 가

蓮花蓮子正堪憐(연화연자정감련) 연꽃 연밥 참으로 너무 어여뻐

橫塘日暮風浪急(횡당일모풍랑급) 횡당못에 해는 져 물결이 거세

力弱難回木蘭船(역약난회목란선) 힘이 부쳐 어려워 목란선 돌림

 

春日寄書(춘일기서) 봄날 글을 부치며

滴取相思滿眼淚(적취상사만안루) 눈물로 서로 그려 눈 가득 눈물

濡毫料理相思字(유호요리상사자) 붓 적셔 요리하니 서로 생각 글

庭前風吹碧桃花(정전풍취벽도화) 뜰 앞에 바람 불어 푸른 복사꽃

兩兩胡蝶抱花墮(양량호접포화타) 둘둘 이 호랑나비 꽃을 안고 져

 

 

1879 만해 한용운 貞玉 萬海 韓龍雲(1879∼1944) 淸州 님의 침묵

自悶(자민) 스스로 속 태우며

枕上夢何苦(침상몽하고) 잠에 들어 꿈에도 어찌 괴로워

月中思亦長(월중사역장) 달빛 속에 생각은 마냥 길기도

一身受二敵(일신수이적) 한 몸에 받아들인 두 개의 적에

朝來鬢髮蒼(조래빈발창) 아침 오니 머리털 무성하기만

 

無題(무제) 제목 없이

愁來厭夜靜(수래염야정) 시름 닥쳐 싫으니 고요한 밤이

酒盡怯寒生(주진겁한생) 술도 다해 겁이 나 소름이 돋아

千里懷人急(천리회인급) 천리 먼 사람 품어 빠르기만 해

心隨未到情(심수미도정) 마음 따라 안 되니 뜻에 닿기가

 

登禪房後園(등선방후원) 선방 뒤뜰에 올라

兩岸寥寥萬事稀(양안요요만사희) 양쪽 기슭 쓸쓸해 모든 일 드문

幽人自賞未輕歸(유인자상미경귀) 숨어 즐겨 스스로 아니 돌아가

院裏微風日欲煮(원리미풍일욕자) 절 안은 바람 조금 햇볕은 삶아

秋香無數撲禪衣(추향무수박선의) 가을 향 셀 수없이 중 옷에 감겨

 

香爐庵夜唫(향로암야금) 향로암 밤을 마시며 입다물금

南國黃花早未開(남국황화조미개) 남국에는 들국화 일찍 안 피어

江湖薄夢入樓臺(강호박몽입누대) 강호의 엷은 꿈이 누대에 들어

雁影山河人似楚(안영산하인사초) 기러기 산하 날아 사람은 갇혀

無邊秋樹月初來(무변추수월초래) 가없는 가을 숲에 달이 떠올라

 

觀落梅有感(관락매유감) 지는 매화 바라보며

宇宙百年大活計(우주백년대활계) 우주에 백년 살아 크게 살릴 꾀

寒梅依舊滿禪家(한매의구만선가) 이른 매화 예대로 절간을 매워

回頭欲問三生事(회두욕문삼생사) 고개 돌려 물으려 삼생의 일을

一秩維摩半落花(일질유마반락화) 한 흐름 절집에도 반은 떨어져

※ 惟摩 : 석가여래의 在家弟子 유마거사

 

卽事(즉사) 바로 지어

紅梅開處禪初合(홍매개처선초합) 붉은 매화 벌인 곳 선방에 맞아

白雨過時茶半淸(백우과시다반청) 한낮 비 지나갈 때 차 한창 맑아

虛設虎溪亦自笑(허설호계역자소) 빈 베풂 호계 넘어 절로 웃음이

停思還憶陶淵明(정사환억도연명) 머문 생각 휩싸여 도연명이 돼

※虎溪三笑: 저도 모르게 호계를 건너 세 사람(혜원법사 도연명 육수정)이

```돌아보며 크게 웃음

 

山晝(산주) 산의 낮에

群峰蝟集到窓中(군봉위집도창중) 뭇 봉우리 모여서 窓속에 들어

風雪凄然去歲同(풍설처연거세동) 눈 바람 차갑기가 지난해 같아

人境寥寥晝氣冷(인경요요주기냉) 사람살이 쓸쓸해 낮 기운 싸늘

梅花落處三生空(매화락처삼생공) 매화꽃 지는 곳은 三生이 空에

 

獨夜二首(독야이수) 홀로 있는 밤

天末無塵明月去(천말무진명월거) 하늘 끝 티끌 없어 밝은 달 가니

孤枕長夜聽松琴(고침장야청송금) 홀로 누운 긴긴 밤 솔 소리 들려

一念不出洞門外(일념불출동문외) 한 생각에 못 나가 고을 문 밖을

惟有千山萬水心(유유천산만수심) 오직 있어 온산을 다 흐른 마음

 

秋夜雨(추야우) 가을밤에 비 내려

床頭禪味澹如水(상두선미담여수) 평상머리 앉은 맛 물처럼 밋밋

吹起香灰夜欲闌(취기향회야욕란) 불어 일어 향불 재 밤을 막으려

萬葉梧桐秋雨急(만엽오동추우급) 활짝 펼친 오동잎 가을비 문득

虛窓殘夢不勝寒(허창잔몽불승한) 허술한 창 꿈 남겨 추위 못 이겨

 

漢江(한강) 한강

行到漢江江水長(행도한강강수장) 이르러 한강에를 강물은 길어

深深無語見秋光(심심무어견추광) 깊고 깊어 말없이 가을빛 어려

野菊不知何處在(야국불지하처재) 들국화 알지 못해 어디 있는지

西風時有暗傳香(서풍시유암전향) 서풍 실려 때때로 몰래 향 옮겨

 

淸曉(청효) 맑은 새벽

高樓獨坐絶群情(고루독좌절군정) 높은 누에 앉아서 뭇 생각 끊어

庭樹寒從曉月生(정수한종효월생) 뜰 나무 추위 따라 새벽달 올라

一堂如水收人氣(일당여수수인기) 잔잔한 집 물 같아 인기척 거둬

詩思有無和笛聲(시사유무화적성) 시상은 이리저리 피리에 맞춰

 

次映湖和尙香積韻(차영호화상향적운) 영호화상 향적운을 따서

萬木森凉孤月明(만목삼량고월명) 모든 나무 숲 서늘 외론 달 밝아

碧雲層雪夜生溟(벽운층설야생명) 파란구름 겹겹 눈 밤은 명계로

十萬株玉收不得(십만주옥수부득) 십만 그루 구슬을 거두지 못해

不知是鬼是丹靑(부지시귀시단청) 귀신조화 모르니 단청이라네

 

悟道頌(오도송) 도를 깨치는 노래

男兒到處是故鄕(남아도처시고향) 남아란 어디에나 고향인 것을

幾人長在客愁中(기인장재객수중) 몇 사람 오래도록 나그네시름

一聲喝破三千界(일성갈파삼천계) 한 마디 소리 질러 삼천세계에

雪裡桃花片片紅(설리도화편편홍) 눈 속에 복사꽃은 낱낱이 붉어

 

 

1880 단재 신채효 丹齋 申采浩(1880∼1936) 高靈 조선상고사

白頭山途中1(백두산도중1) 백두산 가는 길에

人生四十太支離(인생사십태지리) 인생 마흔 너무나 갈라 떼놓아

貧病相隨暫不移(빈병상수잠불이) 가난 병 따라다녀 잠시 못 떠나

最恨水窮山盡處(최한수궁산진처) 가장 한은 물 막혀 산도 다한 곳

任情歌曲亦難爲(임정가곡역난위) 뜻대로 노래마저 하기 어려워

 

白頭山途中2(백두산도중2) 백두산 가는 길에

南來北走動經年(남래북주동경년) 남북으로 오가니 해는 지나고

來亦然然去亦然(내역연연거역연) 와도 그저 그렇고 가도 그러니

從知萬事須自斷(종지만사수자단) 모든 일 알지라도 내가 끊어야

俯仰隨人最可憐(부앙수인최가련) 아래위 봄 남 따라 가장 불쌍해

 

書憤(서분) 성이 나서 적다 / 書에 성이 나

浮虛之自六經開(부허지자육경개) 떠벌려 허튼 소리 육경서 나와

快付秦家一炬灰(쾌부진가일거회) 통쾌하게 진시황 한 번에 살라

却恨當時燒未盡(각한당시소미진) 한도 없게 그 때에 다 못 태우니

漢庭猶有伏生來(한정유유복생래) 한나라에 남아서 숨은 유생에

※六經 : 易經 書經 詩經 禮記 樂記 春秋 ※焚書坑儒

 

贈妓生蓮玉(증기생연옥) 기생 연옥에게 주다

風雨凄凄海上春(풍우처처해상춘) 비바람 쓸쓸하니 바다 위에 봄

芳姿偏萎路傍塵(방자편위로방진) 고운 자태 시들어 길가 먼지에

羅裙猶帶朝鮮色(나군유대조선색) 비단치마 아직은 아침고운 빛

不吊英雄吊義人(부적영웅적의인) 영웅을 조문 않고 의인을 조문

 

詠誤(영오) 잘못 됨을 읊다

我誤聞時君誤言(아오문시군오언) 내 잘못 들었을 때 그대 잘못 말

欲將正誤誤誰眞(욕장정오오수진) 잘못 바로 하려다 잘못 누가 참

人生落地元來誤(인생락지원래오) 사람살이 세상에 원래가 잘못

善誤終當作聖人(선오종당작성인) 잘못을 잘 고치면 마침내 성인

 

讀史(독사) 역사를 읽고

宋儒饒舌罵荊卿(송유요설매형경) 송 선비 말을 잘해 형가를 욕해

千秋傷心盜刺名(천추상심도자명) 천추에 아픈 마음 이름을 훔쳐

不識當年南渡後(불식당년남도후) 알지 못해 그때를 남쪽 건너니

誰將一矢向邊城(수장일시향변성) 누가 장차 한 화살 변방 향하랴

※荊軻(?∼BC227) 燕나라 자객으로 秦始皇을 죽이러 감

 

癸亥十月初二日(계해십월초이일) 계해년(1923년) 시월 이틀에

天空海濶儘悠悠(천공해활진유유) 하늘 비어 바다 넓어 다하기 아득

放膽行時便自由(방담행시편자유) 마음 내켜 다닐 때는 그저 저절로

忘却死生無復病(망각사생무부병) 죽기 살기 잊고 나니 다시 병 없어

淡於名利更何求(담어명리갱하구) 명예 이끗 무던하니 다시 뭘 찾아

江湖滿地堪依棹(강호만지감의도) 강에 호수 가득한 땅 배에 기대니

雪月邀人共上樓(설월요인공상루) 눈에 달이 나를 맞아 함께 루 올라

莫笑撚髭吟獨苦(막소연자음독고) 웃지 마소 수염 꼬며 혼자 읊음을

千秋應有伯牙酬(천추응유백아수) 천년 뒤라 응당 있어 날 알아주리

 

述懷1(술회1) 회포를 말해

善惡贊愚摠戱論(선악찬우총희론) 선악에 끌림 모름 모두 말놀음

耶回孔佛謾相嗔(야회공불만상진) 예수 회교 유 불교 속아서 야단

辨看靑白之非眼(변간청백지비안) 나눠봄 좋게 밉게 안목 아니지

散作塵埃倒是身(산작진애도시신) 흩어져 먼지티끌 죽는 것이 몸

妄念慈悲還地獄(망념자비환지옥) 망령 된 걱정 자비 도리어 지옥

任情屠殺使天人(임정도살사천인) 뜻대로 잡아 죽임 하늘이 시켜

吾人來去只如此(오인래거지여차) 우리 인생 오고감 다만 이 같아

捨假求眞更不眞(사가구진갱불진) 거짓 버려 참 찾음 다시 아닌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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部首 정리案 80자 100자 120자 부수분류 부수원칙

 

 

部首 定義 한자 분류에서 각 부분의 머리글자이다 떼부 머리수

部首 存在 원래 있지 않았고 한자가 많아지면서 분류와 제작을 위해

部首 字數 시대에 따라 나라에 따라 바뀌었다 500 214 189

部首 位置 위치에 따라 7가지 머리 발 변 방 엄 받침 몸

宀 艸 儿 夊 木 禾 彡 攵 气 疒 廴 辶 行 門

部首 形態 제부수자 파자가 곤란 간단할수록 오래된 글자

部首 變形 글자의 모양에 맞춤 특히 해서체에서

亻 刂 忄 犭 攵 扌 氵 灬 衤 辶 阝 邑

部首 理解 篆書와 六書를 통해 파악 부수를 모르면 알아도 沙上樓閣

部首 限界 완전히 알 수 없다 오랜 시간 경과 글자의 形 音 意 변천

部首 順序 획수 순 (1획∼17획) 소리 순 (가나다 ABC) 분류 순

部首 名稱 모양 : 갓머리 민갓머리 돼지해머리 攴攵 巛

部首 誤謬 无旡 而 自 黽 糸 虫 酉 乙

部首 離合 爿 片 自 面 首 頁 白 匕 屮 屮 匸 匚 口 凵 夂 夊

部首 用途 자전 찾을 때 글자의 짐작 글자의 이해 글자의 제작

部首 六書 指事 象形 會意로 만들어진 기본 글자

部首 分類 六書분류 天地人事분류 획순분류 형태분류 의미분류 등

손: 又寸屮廾手支攴皮聿鬥 발: 夂夊廴彳止疋癶行走足辵

눈코귀: 目見自頁面首鼻耳 입: 凵口曰甘舌言音齒 몸: 人大己女子臣長老

동물: 乙隹鳥魚馬虎牛羊犬虫貝豕豸鹿黽鼠龍龜 식물: 木艸竹禾韭瓜麥黍麻

무기: 亅刀匕干弋弓戈殳矛矢 그릇: 斗豆酉鼎鬲臼缶皿

部首 原則 六書로 글자에서 부수를 찾는 원칙적 방법

部首 演習

部首 試驗

部首 活用 부수를 정확히 알면 한자와 한문의 실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사고력을 높여 모든 방면의 능력에 영향을 준다

 

 

 

部首 80

 

一 丨 丶 丿 冖 勹 匸 囗

한 일 뚫을 곤 찍을 주 삐칠 별 덮을 멱 쌀 포 감출 혜 에울 위

 

二 八 十 木 火 土 金 水

 

두 이 여덟 팔 열 십 나무 목 불 화 흙 토 쇠 금 물 수

 

日 月 冫 雨 欠 气 黑 白

 

날 일 달 월 얼 빙 비 우 하품 흠 숨 기 검을 흑 흰 백

 

力 心 攴 言 疒 尸 鬼 示

 

힘 력 마음 심 칠 복 말씀 언 기댈 녁 주검 시 도깨비 귀 보일 시

 

山 川 厂 田 邑 阜 宀 广

 

뫼 산 내 천 벼랑 한 밭 전 고을 읍 언덕 부 집 면 집 엄

 

艸 竹 禾 瓜 牛 犬 虫 貝

 

풀 초 대 죽 벼 화 오이 과 소 우 개 견 벌레 훼 조개 패

 

人 己 子 女 口 耳 目 自

 

사람 인 몸 기 아이 자 계집 녀 입 구 귀 이 눈 목 스스로 자

 

又 手 肉 爪 止 彳 足 辵

 

또 우 손 수 고기 육 손톱 조 그칠 지 조금걸을 척 발 족 천천이갈

 

刀 戈 弓 矢 皿 酉 舟 車

 

칼 도 창 과 활 궁 화살 시 그릇 명 단지 유 배 주 수레 거

 

玉 石 門 穴 方 糸 衣 食

 

구슬 옥 돌 석 여닫이 문 구멍 혈 모 방 올 멱 옷 의 먹을 식

 

 

 

 

部首 100字

 

 

一 丨 丶 丿 乙 亠 冖 勹 匸 囗

 

일 곤 주 별 을 두 멱 포 혜 위

뚫을 찍을 삐칠 새 꼭지 덮을 쌀 감출 에울

 

二 八 十 大 小 木 火 土 金 水

 

이 팔 십 대 소 목 화 토 금 수

두 여덟 열 클 작을 나무 불 흙 쇠 물

 

日 月 夕 冫 雨 生 欠 气 黑 白

 

일 월 석 빙 우 생 흠 기 흑 백

날 달 저녁 얼 비 날 하품 숨 검을 흰

 

力 心 寸 攴 言 音 疒 尸 鬼 示

 

력 심 촌 복 언 음 녁 시 귀 시

힘 마음 마디 칠 말씀 소리 기댈 주검 도깨비 보일

 

山 川 厂 田 里 邑 阜 立 宀 广

 

산 천 한 전 리 읍 부 립 면 엄

뫼 내 벼랑 밭 마을 고을 언덕 설 집 집

 

艸 竹 禾 瓜 牛 犬 虫 貝 鳥 魚

 

초 죽 화 과 우 견 충 패 조 어

풀 대 벼 오이 소 개 벌레 조개 새 고기

 

人 己 子 女 士 口 耳 目 自 彡

 

인 기 자 녀 사 구 이 목 자 삼

사람 몸 아이 계집 선비 입 귀 눈 스스로 터럭

 

又 手 肉 骨 爪 止 彳 足 辵 走

 

우 수 육 골 조 지 척 족 착 주

또 손 고기 뼈 손톱 그칠 조금걸을 발 천천이갈 달릴

 

刀 戈 弓 矢 斤 斗 皿 酉 舟 車

 

도 과 궁 시 근 두 명 유 주 거

칼 창 활 화살 날 구기 그릇 단지 배 수레

 

玉 石 門 穴 方 巾 糸 网 衣 食

 

옥 석 문 혈 방 건 멱 망 의 식

구슬 돌 여닫이 구멍 모 천 올 그물 옷 먹을

 

 

 

 

部首 120字

 

 

一 丨 丶 丿 乙 亅 二 亠 人 儿 入 八

 

일 곤 주 별 을 궐 이 두 인 인 입 팔

한 뚫을 찍을 삐칠 새 갈고리 두 꼭지 사람 걷는사람 들 여덟

 

冂 冖 冫 凵 刀 力 勹 匕 匸 十 卩 厂

 

경 멱 빙 감 도 력 포 비 혜 십 절 한

멀 덮을 얼 입벌릴 칼 힘 쌀 짧은칼 감출 열 병부 벼랑

 

又 口 囗 土 士 夕 大 女 子 宀 寸 小

 

우 구 위 토 사 석 대 녀 자 면 촌 소

또 입 에울 흙 선비 저녁 큰 계집 아이 집 마디 작을

 

尸 山 川 己 巾 广 弓 彡 彳 心 戈 手

 

시 산 천 기 건 엄 궁 삼 척 심 과 수

주검 뫼 내 몸 천 집 활 터럭 조금걸을 마음 창 손

 

攴 斗 斤 方 日 月 木 欠 止 歹 气 水

 

복 두 근 방 일 월 목 흠 지 알 기 수

칠 구기 날 모 날 달 나무 하품 그칠 부숴진뼈 숨 물

 

火 爪 牛 犬 玉 瓜 瓦 生 田 疒 白 皿

 

화 조 우 견 옥 과 와 생 전 녁 백 명

불 손톱 소 개 구슬 오이 기와 날 밭 기댈 흰 그릇

 

目 矢 石 示 禾 穴 立 竹 米 糸 缶 网

 

목 시 석 시 화 혈 립 죽 미 멱 부 망

눈 화살 돌 보일 벼 구멍 설 대 쌀 올 장군 그물

 

羊 羽 耳 肉 自 舟 艸 虫 衣 言 豕 豸

 

양 우 이 육 자 주 초 훼 의 언 시 치

양 깃 귀 고기 스스로 배 풀 벌레 옷 말씀 돼지 벌레

 

貝 走 足 車 辵 邑 酉 里 金 門 阜 隹

 

패 주 족 거 착 읍 유 리 금 문 부 추

조개 달릴 발 수레 천천히갈 고을 술단지 마을 쇠 여닫이 언덕 새

 

雨 音 頁 食 馬 骨 鬼 魚 鳥 鹿 麥 黑

 

우 음 혈 식 마 골 귀 어 조 록 맥 흑

비 소리 머리 먹을 말 뼈 도깨비 고기 새 사슴 보리 검을

 

几 匚 卜 厶 夂 夊 尢 屮 工 干 幺 廴 廾 弋 彐 戶 支 文 无 曰

殳 毋 比 毛 氏 父 爻 爿 片 牙 玄 甘 用 疋 癶 皮 矛 禸 耂 而

耒 聿 臣 至 臼 舌 舛 艮 色 虍 血 行 襾 見 角 谷 豆 赤 身 辛

辰 釆 長 隶 靑 非 面 革 韋 韭 風 飛 首 香 高 髟 鬥 鬯 鬲 鹵

麻 黃 黍 黹 黽 鼎 鼓 鼠 鼻 齊 齒 龍 龜 龠

 

 

部首 214字

 

一 丨 丶 丿 乙 亅 二 亠 人 儿 入 八

뚫을 삐칠 갈고리 꼭지 사람 걷는사람 여덟

冂 冖 冫 几 凵 刀 力 勹 匕 匚 匸 十

멀경 덮어가릴멱 얼음빙 안석궤 입벌림감 칼도 힘력 쌀포 비수비 상자방 감출혜 열십

卜 卩 厂 厶 又 口 囗 土 士 夂 夊 夕

점복 병부절 언덕한 사사로울사 또우 입구 에울위 흙토 선비사 뒤져올치 천천히걸을쇠 저녁석

女 子 宀 山 川

큰대 계집녀 아이자 움집면 마디촌 작을소 절름발이왕 주검시 왼손좌 메산 내천 장인공

干 幺 广 廴 廾 弋

몸기 수건건 방패간 작을요 돌집엄 끌인 바칠공 주살익 활궁 돼지머리계 터럭삼 조금걸을척

心 戈

마음심 창과 지게호 손수 버틸지 칠복 글월문 말두 날근 모방 없을무 날일

月 木 欠 止 殳 毋 比 毛 氏

가로왈 달월 나무목 하품흠 그칠지 부서진뼈알 창수 말무 견줄비 터럭모 각시씨 기운기

水 火 爪 父 爻 爿 片 牙 牛 犬 玉

물수 불화 손톱조 아비부 점괘효 나무조각장 조각편 어금니아 소우 개견 검을현 구슬옥

오이과 기와와 달감 날생 쓸용 밭전 짝필 병들어기댈녁 배반할발 흰백 가죽피 그릇명

矢 石 示 禾 穴

눈목 창모 화살시 돌석 보일시 짐승발자국유 벼화 구멍혈 설립 대죽 쌀미 올멱

老 而 耒

장군부 그물망 양양 깃우 늙을로 말이을이 쟁기뢰 귀이 붓율 고기육 신하신 스스로자

至 臼 舌 舛 艮 色 血 行

이를지 절구구 혀설 어그러질천 배주 괘이름간 빛색 풀초 범호 벌레훼 피혈 다닐행

襾 見 角 谷 豆 豕 豸

옷의 덮을아 볼견 뿔각 말씀언 골곡 콩두 돼지시 발없는벌레치 조개패 붉을적 달릴주

辛 辰 辵 邑 酉

발족 몸신 수레거 매울신 별진 쉬엄쉬엄갈착 고을읍 닭유 분별할별 마을리 쇠금 어른장

門 阜 靑 非 面 革 韋 韭

문문 언덕부 미칠이 새추 비우 푸를청 아닐비 낯면 가죽혁 다룬가죽위 부추구 소리음

風 飛 首 香 高 髟 鬥 鬯

머리혈 바람풍 날비 먹을식 머리수 향기향 말마 뼈골 높을고 긴털드리울표 싸울투 울창주창

魚 鳥 鹿 麥 麻 黃 黍

다리굽은솥력 귀신귀 물고기어 새조 소금밭로 사슴록 보리맥 삼마 누를황 기장서 검을흑 바느질할치

黽 鼎 鼓 鼠 鼻 齊 齒 龍 龜 龠

맹꽁이맹 솥정 북고 쥐서 코비 가지런할제 이치 용룡 거북구 피리약

 

 

部首 六書 分類

 

指事 33字

一 丨 丶 丿 二 亠 入 八 冂 匸 十 厶 夂 夊 夕

寸 工 干 广 廴 无 曰 歹 父 爿 片 甘 白 示 聿

至 非 鹵

 

象形 135字

乙 亅 人 儿 冖 冫 几 凵 刀 力 勹 匕 匚 卜 卩

厂 又 口 囗 土 士 大 女 子 宀 小 尢 尸 屮 山

川 己 巾 幺 弋 弓 彐 彡 彳 心 戈 戶 手 文 斗

斤 方 日 月 木 欠 止 毛 氏 气 水 火 爪 爻 牙

牛 犬 玉 瓜 瓦 生 田 疋 疒 癶 皿 目 矛 矢 石

禸 禾 立 竹 米 糸 缶 网 羊 羽 而 耒 耳 肉 臣

自 臼 舟 艸 虍 虫 衣 角 言 谷 豆 豕 豸 貝 足

身 車 酉 釆 長 門 阜 隹 雨 面 韭 頁 飛 首 馬

高 鬲 魚 鳥 鹿 黃 黹 黽 鼎 鼠 齊 齒 龍 龜 龠

 

會意 41字

廾 支 毋 比 玄 用 皮 老 舌 舛 艮 色 血 行 襾

見 赤 走 辛 辰 辵 邑 里 隶 靑 革 韋 音 風 食

香 骨 髟 鬥 鬯 鬼 麥 麻 黍 黑 鼓

 

形聲 5字

攴 殳 穴 金 鼻

 

 

 

部首原則과 例外

 

指事 대체로 간단한 모양의 추상적 기호이며, 破字하기 어렵다.

原則: 글자자체가 부수가 된다.

例: 一 二 十 工 卜 士

例外 부분이 부수가 되거나 첨가부분 또는 변형부분이 부수가 된다.

例: 去 巨 古 光 九 久 今 亡 勿 丙 三 世 五 午 于 由 壬 兆 之 平

厶 工 口 儿 乙 丿 人 亠 勹 一 一 一 二 十 二 田 士 儿 丿 干

 

象形 형상을 본뜬 그림으로 대체로 곡선이 많고 破字하기 어렵다.

原則: 글자 자체가 부수가 된다.

例: 角 干 車 犬 高 谷 骨 戈 瓜 弓 鬼 龜 己 女 斗 老 鹿 馬 麻 面

毛 矛 白 非 飛 生 首 矢 氏 辛 魚 瓦 牛 酉 邑 自 止

例外: 부분이 부수가 되거나 첨가부분 또는 변형부분이 부수가 된다.

例: 曲 具 丘 禽 其 能 來 母 四 巳 舍 象 西 申 也 燕 云 井 冊 兎

曰 八 一 禸 八 肉 人 毋 囗 己 舌 豕 襾 田 乙 灬 二 二 冂 儿

 

會意 뜻의 모임으로 결합한 글자로 音을 나타내는 부분이 없다.

原則: 찿기 쉬운 쪽의 부분이 부수가 된다.

例:加 各 甘 季 啓 困 果 求 軍 卷 及 肯 內 良 兩 弄 六 吏 名 美

步 北 死 事 森 相 喪 束 永 辱 鬱 幽 夷 全 前 正 朱 重 品 會

例外: 변형 또는 첨가부분이 부수가 되거나 글자자체가 부수가 된다.

例: 見 兼 競 鼓 共 同 里 半 父 石 舌 乘 音 者 赤 至 皮 行 血 黑

見 八 立 鼓 八 口 里 十 父 石 舌 丿 音 老 赤 至 皮 行 血 黑

 

形聲 소리 부분과 뜻 부분의 결합으로 이루어진다.

原則: 뜻 부분이 부수, 사용빈도가 적은 글자일수록 원칙적이다.

例: 街 脚 幹 憩 缺 固 穀 空 恭 貢 敎 群 貴 歸 氣 黨 朗 賴 裏 望

貌 夢 舞 拜 産 商 成 哀 夜 輿 鹽 憂 點 條 衝 表 花

例外: 소리부분 또는 변형부분이 부수가 되거나 자체가 부수가 된다.

例: 考 舊 奇 旣 年 麥 密 叛 變 服 奉 鼻 師 嘗 修 壽 式 與 風 輝

老 臼 大 无 干 麥 宀 又 言 肉 大 鼻 巾 口 人 士 弋 臼 風 車

所 育 强 發 號 到 知 如 築 虛 辯 錦 靈 巡 飾 篤 雖 碩 融 衡

 

 

部首 演習

 

三 上 中 主 之 冠 包 區 圓 國

 

五 公 六 南 千 本 根 炭 熱 地

 

堂 在 銀 海 江 漢 時 星 期 望

 

冬 冷 雲 雪 歌 氣 點 的 動 勝

 

性 情 感 敎 政 語 記 病 居 魂

 

神 禮 島 州 原 男 界 部 都 陰

 

陽 家 室 庭 店 花 草 算 節 秋

 

種 瓢 物 牧 猛 蟲 蜂 買 財 住

 

仙 巳 孫 學 姓 始 問 唱 聞 聲

 

眼 臭 反 擧 指 育 肥 爭 正 歷

 

德 後 路 道 近 分 別 成 戰 强

 

弱 知 益 醫 船 輕 理 球 硏 間

 

開 空 窓 族 旅 紅 線 表 補 養

 

 

 

九也乳乾亂 了予事

 

亡交亦京亭 元兄光先兆充兒

 

夫天太夷奇奉契 內全兩

 

少尖尙 冊再

 

外多夜夢 凶出

 

化北

 

寺封射將尊對 卯危印卵卷卽卿

 

韻響 死殆殊殘

 

重野量 瓷甁

 

竝竟章童端 粉粟精糖糧

 

鳴鳳鷄鶴 缸缺

 

鮮鯨鱗 美群義

 

壬壯壹壽 翁習翼

 

形彩影 象豚豪豫

 

骸髓體 貌豹

 

起超趣 雅雁雄集雜離

 

斥斯新斷 頂須順項頭題

 

料斜 騎騷驚驗

 

市布希師帝常帶 鹿 麗麟

 

罪置罰羅 麪麵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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合字 : 같은 글자를 더하여 만든 글자(회의)

옳을가 노래가

방패간 평평할견

수레거 수레역 울릴굉

볼견 볼요

개견 달릴표

다할경 겨룰경

창과 쌓일전

입구 부르짓을훤 음률려 물건품 뭇입집

이길극 삼갈긍

도끼근 모탕은

쇠금 기쁠흠

기이할기 똑바르지않을기

길할길 밝을철

계집녀 송사난 간사간

큰대 비할비

칼도 가를리

힘력 힘합할협

鹿 사슴록 거칠추

룡룡 모양답

설립 아우를병

말마 달릴독 달릴표

올멱 실사

털모 솜털취

나무목 수풀림 빽빽삼

눈목 두리번구

흰백 나타날효

일백백 이백벽

지아비부 함께반

뫼산 두산신 날출

날생 모일신

돌석 돌소리력 무더기뢰

저녁석 많을다

먼저선 나아갈신

혀설 말씀화

작을소 작을마

손수 소매치기수

물수 두강추 넓을묘

보일시 셀산

돼지시 돼지빈

매울신 따질변

마음심 꽃술예

열십 스물입 서른삽 마흔십

양양 냄새전

고기어 생선선

말씀언 다툴경

나여 물고기이름서

구슬옥 쌍옥각

요임금요(높을요) 높을교

 

또우 벗우 쌍쌍 땅이름약 연할철

소우 물건언 달아날분

깃우 높이날류

달월 벗붕

귀이 편안할접 소곤섭

사람인 견줄비 좇을종 무리중

한일 두이 석삼

해일 밝을훤 성할창 밝을정

아들자 쌍둥이자 삼갈전

가시자 가시극 대추조

붉을적 불을혁

밭전 사이땅뢰

우물정 술독형

발족 삼갈촉

그칠지 걸음보 웃을색

이를지 이를진

곧을직 우거질촉

내천 큰도랑괴 내천

샘천 많은물줄기천

움날철 풀초 풀훼 잡풀우거질망

새추 새한쌍수 모일잡

흙토 홀규 높을요 흙규

조개패 목걸이영 힘쓸비

바람풍 바람소리강 바람휴

향기향 향기흥

검을현 검을자

불화 불탈염 불꽃염 불모양일

벼화 고를력

효효 밝은모양리

벌레훼 벌레곤 벌레충

기쁠희 쌍희희

 

 

 

字變 : 글자를 바꾸어 씀, 원래 글자는 부수를 더함 (가차)

값가 장수고

거짓가 빌가

바로잡을격 각각각

기울경 이랑경

이을계 이을계

걸릴계 이을계

껴안을공 함께공

과일과 결과과

객사관 벼슬관

꿸관 꿰뚫을관

뜸구 오랠구

사발구 지경구

갈고리구 글귀구

갖옷구 구할구

얽을구 짤구

말권 쇠뇌권

이길극 이길극

키기 그기

틀기 기미기

바칠납 안내

질그릇도 질그릇도

뭍륙 언덕륙

곳집름 줄품

그물망 그물망

매화매 아무모

팔매 살매

보리맥 올래

면류관면 면할면

저물모 없을막

얼굴모 얼굴모

모자모 무릅쓸모

무늬문 글월문

옮길반 돌반

끌어당길반 되돌릴반

등배 북녘북

돛범 무릇범

아우를병 어우를병

도끼부 아비부

나눌분 여덟팔

숨길비 반드시필

코비 스스로자

떼사 사실할사

도롱이사 쇠할쇠

치마상 항상상

깃들일서 西 서녘서

반찬선 착할선

수염수 모름지기수

수수 엄숙할숙

줄수 받을수

콩숙 아재비숙

익을숙 누구숙

모실시 절사

섶나무신 새신

바위암 엄할엄

우러를앙 나앙

겨드랑이액 또역

볕양 볕양

누를억 도장인

사를연 그러할연

기쁠열 빛날태

잎엽 나뭇잎엽

헤엄칠영 길영

따뜻할온 어질온

허리요 구할요

품팔이용 쓸용

도울우 오른우

구름운 이를운

곰웅 능할능

근원원 들원

자리인 인할인

넘칠일 더할익

물을자 탄식할자

밭갈전 밭전

자를전 앞전

못정 넷째천간정

칠정 바를정

뜰정 조정정

할아비조 또차

끝날종 겨울동

섬주 고을주

술주 닭유

심지주 주인주

무리중 무리중

시루증 일찍증

발지 그칠지

가지지 가를지

빚채 꾸짖을책

캘채 캘채

전갈채 일만만

도마뱀척 바꿀역

쌓을축 짐승축

빌축 맏형

옻칠 옻칠

통통 길용

태보포 쌀포

쬘폭 사나울폭

붓필 붓율

합합 합할합

잔치할향 시골향

돌회 돌회

 

즐거울개 어찌기

몽둥이곤 괴로울곤

책상궤 안석궤

쇠금 흙토

사로잡을금 날짐승금

친할닐 중니

아이동 아이동

새그물라 어리조

짝려 고울려

다리굽은솥력 솥력

죽일륙 여섯륙

춤출무 없을무

맏백 흰백

짐승발바닥번 갈마들번

갖출비 비 비

다라울비 인색할비

대광주리비 대상자비

얼음빙 얼음빙

속삭일섭 소곤거릴섭

위태할수 드리울수

무궁화나무순 순임금순

주검시 주검시

숟가락시 비수비

무명조개신 날신

귀신신 아홉째지지신

갈까마귀아 초오아

땅이름야 간사할사

지경역 혹혹

구슬옥 임금왕

갈왕 왕 왕

둘레위 나라국

다리미위 벼슬위

제비을 새을

구레나룻이 말이을이

삶을자 놈자

공이저 지지오

차례제 아우제

손톱조 소축

도마조 마땅할의

옥다듬을조 두루주

창창 넉사

겨레척 천간무

칼집초 깎을삭

풀초 풀초

떨어질추 대대

이치 치 이치

일컬을칭 둘 한꺼번에들칭

싸움투 싸울두

불똥표 밤나무율

연하 어찌하

풀뿌리해 돼지해

매달현 매달현

해자호 해자호

꽃화 꽃화

고리환 환 환

보낼희 기운기

동료료 횃불료

 

맬계 걸릴계 이을계

그물망 그물망 그물망

매화매 매화매 아무모 매화매 어리석을매

잡고오를반 끌어당길반 되돌릴반

살서 깃들일서 西 서녘서

번개전 귀신신 지지신

겨드랑이액 낄액 또역

도울우 오른우 또우

도울좌 왼좌 왼손좌

심지주 주인주 점주

빌축 빌주 맏형

동료료 화톳불료 횃불료

 

 

 

擔音 : 글자의 소리를 담당한 부분 (형성) 부수와 비교

 

빌가 거짓가 겨를가 멀하 티하 놀하 새우하 암고래하

가릴간 가릴간 간할간 익힐련 불릴련 난초란

줄기간 날개한 하늘건

어찌갈 목마를갈 다할갈 칡갈 비갈 쉴헐

볼감 거울감 볼람 쪽람 바구니람 퍼질람 싸움배함 우리함

지경강 지경강 생강강 굳셀강

다개 나무이름해 함께해 화할해 섬돌계

평평할견 나라이름형 거푸집형 가시나무형

깍지결 이지러질결 터질결 이별할결 쾌할쾌

아울겸 겸손할겸 낫겸 싫어할혐

지하수경 날경 가벼울경 지름길경 줄기경 목경 굳셀경

맏곤 산이름곤 몽둥이곤 곤이곤 섞을혼

자랑할과 자랑할과 타넘을과 표주박호

황새관 볼관 물댈관 두레박관 기뻐할환

높을교 다리교 바로잡을교 교만할교 가마교 타관살이교

짤구 얽을구 살구 봇도랑구 익힐강

쇠뇌권 게으를권 말권 주먹권 우리권 문서권 돌아볼권

홀규 별이름규 규소규 도장병규 아름다울가 거리가

진흙근 부지런할근 삼갈근 槿무궁화근 은근할근 겨우근 뵐근

이제금 쇠금 날짐승금 거문고금 이불금 옷깃금

그기 터기 기약할기 기기 키기 속일기 기린기 바둑기

이미기 평미레개 물댈개 분개할개 및기

기이할기 부칠기 말탈기 험할기 뙈기밭기 비단기 의지할의

종노 힘쓸노 성낼노 쇠뇌노 처자노(금고탕)

홑단 대광주리단 봉선선 매미선 열천 탄알탄 꺼릴탄

시초단 바를단 여울단 헐떡일천

믿음단 박달나무단 단단 멋대로천 모전전 떨릴전

아이동 그리워할동 눈동자동 하인동 칠당 기당 종종

진칠둔 무딜둔 채소이름둔 광중둔 봄춘 참죽나무춘 조아릴돈

오를등 등잔등 나라이름등 증거증 건질증 맑을징

좋을량 양식량 물결랑 밝을랑 사나이랑 복도랑 이리랑 아가씨낭

다스릴련 사모할련 걸릴련 변할변 오랑캐만 뫼만 굽을만 난새란

명령령 옷깃령 방울령 조용히오는비령 옥령 나이령 영양령

새길록 기록할록 푸를록 祿복록 벗길박

횃불료 동료료 병고칠료 멀료 밝을료 화톳불료 벼슬아치료

깃발류 흐를류 유황류 유리류 깃발류 트일소 빗소

둥글륜 인륜륜 바퀴륜 산이름륜 말할론

언덕릉 큰언덕릉 능가할릉 마름릉 비단릉

도깨비불린 이웃린 기린린 비늘린 도깨비불린 짓밟을린 불쌍히여길련

삼마 갈마 비빌마 마귀마 저릴마

없을막 사막막 장막막 꺼풀막 쓸쓸할막 저물모 법모 모을모 꾀모

그리워할모 찾을모 베낄모 무덤묘

끌만 게으를만 만두만 질펀할만 덩굴만 뱀장어만

벗을면 힘쓸면 면류관면 저물만 해산할만 당길만 끌만

가릴면 물흐를면 애꾸눈면 밀가루면

어두울명 어두울명 어두울명 마디충명 눈감을명

지지묘 별자리이름묘 귀울료 머무를류 버들류 죽일유 貿바꿀무

말물 만물물 아득할물 소홀히할홀 황홀할홀 홀홀

작을미 고비미 곰팡이미 아름다울휘 음률이름치(부를징)

빛바뀔발 우쩍일어날발 바다이름발 어그러질패

달릴발 뺄발 터럭발 가물귀신발 인끈불 수불

두루방 곁방 헐뜯을방 쌍배방 매방

차례번 뒤칠번 우거질번 덮을번 뜨물반 서릴반

물리칠벽 벽벽 열벽 벼락벽 버릇벽 둥근옥벽 후미질벽 피할피

클보 기울보 도울보 개포 사로잡을포 달아날포 먹을포 밭포 포포

돌아올복 돌아올복 겹옷복 배복 뒤집힐복 향기복 전복복

가득할복 복복 바퀴살복 길복 박쥐복 폭폭 가멸부 버금부

끌봉 봉우리봉 벌봉 만날봉 칼끝봉 봉화봉 꿰맬봉 예쁠봉

펼부 簿장부부 부의부 스승부 펼부

침부 거느릴부 쪼갤부 곱배 북돋울배 물어줄배 보리보

줄부 附 俯 符 腑

오히려상 常 賞 裳 當 堂

옛석 惜 鵲 錯 籍

펼선 宣 渲 暄

소리성 聲 馨 磬

부를소 昭 沼 招

울소 操 燥 藻 躁

묶을속 速 悚 涑

손괘손 撰 饌 潠

드리울수 睡 錘 郵

아재비숙 淑 菽 寂

엄숙할숙 繡 簫 嘯 瀟

열흘순 殉 筍 詢

이길승 騰 謄 藤

화살시 知 矣 雉 痴 医

찰진흙시 熾 識 幟

심할심 斟 諶 斟

가운데앙 殃 鴦 英

볕양 陽 揚 楊 場

선비언 諺 顔 嵃

엎드릴언 偃 堰

나여 餘 除 徐 敍 斜

마주들여 與 輿 擧 譽

나여 序 舒 野

바꿀역 錫 剔 蜴

엿볼역 譯 驛 擇 澤

장구벌레연 捐 娟

산속늪연 沿 鉛 船

잎엽 葉 蝶 諜

나라오 娛 蜈 虞

요임금요 僥 撓 曉

길용 俑 踊 勇 通

원숭이우 遇 愚 偶

이에원 援 媛 瑗

뒹굴원 怨 苑 鴛

맡길위 萎 倭 矮

말미암을유 油 釉 柚 宙

점점유 喩 愈 愉

멀유 悠 修 脩

나무조각장 壯 將 狀

재앙재 哉 載 裁 栽

근본저 低 抵 邸 底

밑동적 適 敵 滴

오로지전 傳 轉 塼

쌓일전 錢 殘 踐

점점 店 點 粘 霑 站

드릴정 程 聖 悜

가지런할제 劑 霽 臍 齋

천천히갈준 俊 竣 駿 悛

일찍증 增 憎 贈

가를지 枝 肢 技 岐 妓

별진 振 唇 晨

또차 組 助 祖 査

도울찬 讚 纘 鑽

벨참 慙 塹 暫 漸

곳집창 創 蒼 愴

캘채 彩 菜 採

꾸짓을책 積 蹟 績

다첨 劍 險 驗

이를첨 瞻 擔 檐 蟾

다할첨 纖 殲 籤 瞻 懺 讖

푸를청 淸 請 晴 情 精 靜

그을릴초 蕉 礁 樵

닮을초 哨 硝 趙

나라촉 觸 燭 屬 濁

꼴추 鄒 雛

취할취 趣 娶 最

부탁할탁 託 托 宅

별태 殆 颱 胎

바꿀태 稅 銳 說

땅이름파 把 爬 琶

넙적할편 偏 編 遍

헤질폐 幣 蔽 瞥

쌀포 胞 砲 抱 飽 泡 袍

사나울폭 爆 瀑 曝

불똥튈표 標 瓢 漂 飄

거죽피 被 疲 彼 波 破

배울학 覺 攪

다함 緘 鹹 喊 緘

목항 抗 航 杭 坑

어찌해 溪 鷄 蹊

돼지해 該 骸 核

검을현 弦 絃 眩

낄협 俠 狹 頰 峽

등불형 螢 營 榮

턱살호 湖 糊 蝴 葫

빛날환 換 煥 渙

누를황 廣 鑛 潢

과녁후 候 喉 帿

연기낄훈 勳 壎 薰

흉할흉 胸 兇 匈

바랄희

기쁠희 禧 熹

 

 

 

訓類 : 비슷한 뜻을 가진 한자 (전주) 어감의 비교

말하다 言 語 云 曰 謂 白 話 說 吐 論 道 告 誥

보다 見 看 視 觀 覽 監 目 睹 瞻 瞿 眼 覩 覞 鑑 瞰

생각 思 想 慮 考 惟 念 料 慕 量 憶 意 謂 以 爲

도우다 佐 佑 輔 扶 助 救 保 弼 翊 贊 陪 裨 丞

援 幫 幇 祐 補 護 協 襄 毘 贍 拯 勴

잇다 繼 續 嗣 襲 承 連 系 係 續 贖 聯 胤

나누다 分 別 判 辨 班 解 析 離 派 支 割 區 段 級 披 頒

돌다 廻 回 循 巡 週 周 旋 環 繞 轉 遶 還 歸 復

붉다 赤 紅 朱 丹 絳 赫 赯 赩 赮 赭 䞓 赬 旃 爀 紫

그치다 止 罷 輟 措 休 竣 完 終 結 已 息 寢 踆 舍 了

畢 卒 竟 適

憲 法 規 律 準 則 例 式 模 範 儀 軌 節 戒

倫 彛 條 項 目 紀 綱 令 帠

펴다 展 敷 舒 布 佈 陳 列 伸 羅 宣 尃 鋪

맺다 契 約 結 束 繫 着 附 纏 交 際 屬

가르다 切 截 絶 斷 破 磔 斬 斲 刕 斫 剒 斮 斱 剖 散

쉽다 易 簡 單 略 素 明 便 容 朴 純 疏 淳

두렵다 恐 懼 惧 畏 怖 怉 惶 怕 悚 慄

빠르다 速 急 迅 疌 駿 疾 敏 倢 踕 遽 捷

가다 行 往 征 適 從 之 逝 去 遵 迠 步 驅 遷 邁

道 路 街 途 軌 經 逕 徑 衢 岐 運 巷 除 逵 隧

기쁘다 喜 悅 說 歡 懽 欣 忻 怡 愉 快 娛 樂 欯

家 室 宅 廟 廳 庫 閣 屋 堂 房 宀 广 宮 店

宇 宙 廩 廈 廊 閨 闕 軒 齋 殿 樓 亭

 

열다 開 拓 披 啓 闢 闡

만들다 造 作 爲 制 製 抵 格

일어남 起 興 勃 作 發

이르다 至 到 達 及 詣

기대다 依 據 賴 倚 憑 丈 寄

같다 均 等 同 齊 若 猶 如 似 恰

밟다 履 踐 蹈 踏 蹂 躡

건너다 渡 涉 濟 度 經 互

부끄럼 恥 愧 慙 羞 怩 恧 赧 怍 靦

울다 鳴 啼 泣 哭 涕 啁 嘶

화내다 怒 恚 慍 憤 慨 忿 嗔

미움 憎 惡 嫉 怨 嫌 妬

갑자기 俄 遽 頓 猝 倉 驟 卒

재앙 災 殃 禍 凶 難 祅 咎

꾀하다 圖 謀 劃 議 權 揆 譕

재다 商 量 計 測 度

만나다 會 遇 逢 遭 接 觸

찾다 尋 訪 探 索 求 要

높다 高 崇 尊 隆 喬 嵩 貴 顯 嵬 巍 崴

좋다 善 良 好 吉 佳 美 優 秀 臧 懿 猗

하늘 天 空 穹 旻 昊

나타남 現 露 顯 表 出 形 見

치다 打 擊 討 毆 拍 伐 撲 征

잡다 執 操 把 握 秉 抦 掬 搏

여러 庶 屢 累 頻 繁 數

모두 咸 皆 僉 俱 全 偕 擧 悉 摠

씻다 洗 濯 沐 浴 漱 澣 浣 滌 溲

주다 授 與 贈 遺 傳 貽 稟 賜

넘다 超 越 踰 逾 過

달리다 走 趁 馳 騁 驟

거듭 重 疊 複 蓄 積 屢 累 絫 匒

다스림 治 修 理 爲 政 平

크다 大 太 泰 尨 洪 隆 龐 丕 弘 鴻 宏

적다 少 寡 尠 鮮 稀 小 微 細 稍 些 僅

先 前 曩 向 初 始 原 孟

따르다 從 順 隨 循 聽

몸소 自 親 躬 身 己

묻다 問 訊 咨 諮 詢 詰

다함 盡 竭 極 限 窮 殄 竟

몰래 陰 私 秘 密 潛 竊 暗

사이 間 隙 隔 差 距 巇 釁

풀다 解 放 釋 撤 散

살핌 省 審 察 搜 査 索 摸 諦

허락 許 諾 允 歸 可

어김 反 叛 背 北 違 乖

용서 免 宥 裕 容 恕

속이다 僞 假 欺 誷 詭 瞞

막다 防 沮 抵 抗 禁 滯

잠깐 暫 乍 頃 須 假 臾

安 寧 泰 平 康 佚 恬 徖 便

바닥 本 素 原 根 底 柢 性 質 樸

예쁘다 娜 媛 嬌 娟 娥 妖 娃

많다 多 衆 稠 密 夥 詵

두다 置 措 位 停 駐 寘 舍

옮기다 推 移 變 遷 轉 徙 搬

두렵다 惶 恐 悚 懼 慫 伀

伴 侶 配 匹 對 偶 敵 雙 兩

훔치다 盜 賊 寇 匪 偸 掱 竊

지경 疆 界 境 區 域 垓

삼가다 謹 恭 飭 愼 誠

 

싸움

比較校視對

待俟須候

天乾穹空旻昊

養育畜飼殖

臥偃仆寢疒

恒常每

垣墻堵壁柵寨

反却還復

順序次秩敍

甚太劇酷

可是宜義端正誼

賣買沽賈雇購販

又亦復且

終末季極限完了畢

帳幕帷幄帡帟幃

容貌顔面

始初原元肇創祖

境界垓區域

勝剋克捷

嘗曾夙早

墳墓陵塋宅塚堬冢

失亡喪遺

晩遲挻緩晏

老翁叟耆婆耈耋耄

存在有

虛空無莫沖冇

間隔舋巇罅鏬釁

暗沌昏冥溟暝昧曚冡黑眩

愛嬖寵戀慕

敎訓誨斅誥

邪惡姦慝

校庠泮塾堂黌

諂諛媚讇倖佞

姙娠孕胎胚孢産㐬媰娩

杯盃盞觴爵觳斝

怠慢倦謾懶嬾懈寙

蒙懞懜懵愚癡蚩

皆咸僉諸齊總摠凡胥

遠迂遐冂疏遼遙泂逈悠

集輯亼會合叢聚萃勼够夠

僞詐欺佯妄誆誑

搜索探尋求照査

抵抗拒防沮抑禦壅塞委迦

祈禱祝願企圖呪咒望

妻妾妃嬪配匹嬬

嶺峴坡峙谷嶝

書冊券卷編篇籍牘

福祉祜祚祥祦祿禎祹祺禑禵禧䄜䄙幸茀

死亡歿崩薨滅終逝殞殉

殘殺煞

明白昭晥冏炅昱晳熒瑩彰昶燎燿曠晧皞哲喆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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千 字 文 次 例

 

천자문은 韻文이므로 韻字에 의해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붉은 글자는 각부분의 제목이다

 

 

天地 天地玄黃∼詩讚羔羊 50句200字

 

 

景行 景行維賢∼去而益詠 30句120字

 

 

禮樂 樂守貴賤∼好爵自縻 22句 88字

 

 

都邑 都邑華夏∼巖岫杳冥 60句240字

 

 

治本 治本於農∼解組誰逼 20句 80字

 

 

閑居 索居閑處∼凌摩降霄 14句 56字

 

 

耽翫 耽讀翫市∼捕獲叛亡 32句128字

 

 

布射 布射遼丸∼愚蒙等誚 20句 80字

 

 

語助 謂語助者 焉哉乎也 2句 8字

 

 

 

天地 50句 200字

 

天 地 玄 黃 宇 宙 洪 荒

 

 

하늘 천 땅 지 ``검을 현 `누를 황 `````````집 우 ````집 주 ``넓을 홍 `거칠 황

天地는 玄하고 黃하다````````````````````````````宇宙는 洪하고 荒하다

 

日 月 盈 昃 辰 宿 列 張

 

해 일 ````달 월 ````찰 영 ```기울 측 ``````````별 진 ````별 수 ``벌일 렬 ``벌일 장

日과 月은 盈하고 昃한다 `````````````````````辰과 宿는 列하고 張한다

 

寒 來 暑 往 秋 收 冬 藏

 

찰 한 ````올 래 ```더울 서 ``갈 왕 ```````````가을 추 거둘 수 겨울 동 감출 장

寒이 來하고 暑가 往한다 `````````````````````秋에는 收하고 冬에는 藏한다

 

閏 餘 成 歲 律 呂 調 陽

 

윤달 윤 남을 여 이룰 성 `해 세 ````````````법칙 률 음률 려 고를 조 `볕 양

閏이 餘하여 歲(음력)를 成하고 ``````````六律과 六呂로 陽(양력)을 調한다

 

雲 騰 致 雨 露 結 爲 霜

 

구름 운 오를 등 이를 치 `비 우 ```````````이슬 로 맺을 결 `될 위 ``서리 상

雲이 騰하여 雨를 致하고 `````````````````````露가 結하여 霜이 爲한다

 

金 生 麗 水 玉 出 崑 岡

 

쇠 금 ````날 생 ``고울 려 ```물 수 ``````````구슬 옥 ``날 출 `뫼이름 곤 뫼 강

金은 麗水에서 生하고 ``````````````````````````玉은 崑岡에서 出한다

 

劍 號 巨 闕 珠 稱 夜 光

 

갈 검 ```부를 호 ``클 거 ````집 궐 ```````````구슬 주 일컬을 칭 밤 야 ``빛 광

劍에는 巨闕이란 號가 있고 ``````````````````珠에는 夜光이란 稱이 있다

 

果 珍 李 柰 菜 重 芥 薑

 

열매 과 보배 진 오얏 리 버찌 내 ````````나물 채 무거울 중 겨자 개 새앙 강

果로는 李와 柰가 珍이고 ``````````````````````菜로는 芥와 薑이 重하다

 

夫玄黃者 天地之雜也 天玄而地黃(周易 坤卦)

四方上下曰宇 往古來今曰宙(象山全集 雜說)

荊南之地 麗水之中生金(韓非子 七術)

火炎崑岡 玉石俱焚(書經 胤征)

 

 

海 鹹 河 淡 鱗 潛 羽 翔

 

바다 해 짤 함 `물이름 하 옅을 담 ``````비늘 린 `잠길 잠 ``깃 우 ````날 상

海는 鹹하고 河는 淡하다 `````````````````````鱗은 潛하고 羽는 翔한다

 

龍 師 火 帝 鳥 官 人 皇

 

미르 룡 스승 사 `불 화 ``임금 제 ``````````새 조 ``벼슬 관 `사람 인 `임금 황

龍(伏羲)로 師하고 火(神農)으로 帝하고 鳥(少昊)로 官하고 人(黃帝)로 皇하였다

 

始 制 文 字 乃 服 衣 裳

 

비로소 시 지을 제 글월 문 글자 자 ````이에 내 입을 복 ``옷 의 ``치마 상

始로 文과 字를 制하고 (伏羲,蒼頡) ````乃에 衣와 裳을 服하였다 (黃帝)

 

推 位 讓 國 有 虞 陶 唐

 

밀 추 `자리 위 사양할 양 나라 국 ````````있을 유 나라 우 나라 도 나라 당

位를 推하여 國을 讓하니 ``````````````````````有虞(舜임금)와 陶唐(堯임금)이다

 

弔 民 伐 罪 周 發 殷 湯

 

위로할 조 백성 민 칠 벌 ``죄 죄 ``````````두루 주 ``필 발 ```나라 은 `끓을 탕

民을 弔하고 罪를 伐하니 ``````````````````````周나라의 發(武王)과殷나라의 湯이다

 

坐 朝 問 道 垂 拱 平 章

 

앉을 좌 아침 조 물을 문 `길 도 ````````````드리울 수 팔짱낄 공 고를 평 글 장

朝에 坐하여 道를 問하고 ``````````````````````拱을 垂하여도 章이 平하다

 

愛 育 黎 首 臣 伏 戎 羌

 

괼 애 ``기를 육 `검을 려 `머리 수 ``````신하 신 엎드릴 복 민족이름 융 민족이름 강

藜首(백성)를 愛로서 育하니 ```````````````戎과 羌도 臣으로서 伏한다

 

遐 邇 壹 體 率 賓 歸 王

 

멀 하 가까울 이 `한 일 ````몸 체 ```````````따를 솔 ``손 빈 `돌아올 귀 임금 왕

遐와 邇가 壹의 體이니 `````````````````````````賓을 率하여 王에게 歸한다

 

三皇:伏羲 神農 燧人 五帝:黃帝(少昊) 顓頊 帝嚳 唐堯 虞舜

湯放桀 文王伐紂

西戎之本 出自三苗(後漢書)

 

 

鳴 鳳 在 樹 白 駒 食 場

 

울 명 ``봉새 봉 `있을 재 나무 수 ``````````흴 백 `망아지 구 먹을 식 마당 장

鳴하는 鳳이 樹에 在하고 ```````````````````````白한 駒가 場에서 食한다

 

化 被 草 木 賴 及 萬 方

 

될 화 ``입을 피 ``풀 초 ```나무 목 ```````힘입을 뢰 미칠 급 일만 만 모 방

化(덕화)가 草와 木에도 被하여 ```````````賴가 萬의 方에 及한다

 

蓋 此 身 髮 四 大 五 常

 

대개 개 이 차 ````몸 신 ```터럭 발 ``````````넉 사 `````큰 대 ``다섯 오 떳떳할 상

蓋에 此의 身과 髮은 ```````````````````````````````四의 大와 五의 常에 있다

 

恭 惟 鞠 養 豈 敢 毁 傷

 

모실 공 생각 유 기를 국 기를 양 ````````어찌 기 구태여 감 헐 훼 다칠 상

鞠하고 養함을 恭히 惟하니 ``````````````````毁하고 傷함을 豈히 敢하겠느냐

 

女 慕 貞 烈 男 效 才 良

 

계집 녀 사모할 모 곧을 정 매울 열 ````사내 남 본받을 효 재주 재 어질 량

女는 貞과 烈을 慕하고 ``````````````````````````男은 才와 良이 效한다

 

知 過 必 改 得 能 莫 忘

 

알 지 허물 과 반드시 필 고칠 개 ````````얻을 득 할수있을 능 없을 막 잊을 망

過를 知하면 必히 改하고 ``````````````````````能을 得하면 忘을 莫하라

 

罔 談 彼 短 靡 恃 己 長

 

없을 망 말씀 담 `저 피 `짧을 단 ``````````아닐 미 `믿을 기 ``몸 기 ````길 장

彼의 短을 談하지 罔하고 ```````````````````````己의 長을 恃하지 靡하라

 

信 使 可 覆 器 欲 難 量

 

믿을 신 사신 사 옭을 가 덮을 복 ```````그릇 기 하고자할 욕 어려울 난 헤아릴 량

信은 覆하기 可하게 使하고 ``````````````````器는 量하기 難하게 欲하라

 

身體髮膚 受之父母 不傷不毁 孝之始也(孝經)

四大:天地人父母 五常:仁義禮智信

君子不器(論語 爲政)

 

 

墨 悲 絲 染 詩 讚 羔 羊

 

먹 묵 ```슬플 비 ``실 사 물들일 염 ```````귀글 시 `기릴 찬 염소 고 ``양 양

墨(묵자)은 絲가 染함을 悲하고 ```````````詩(시경)는 羔羊(篇)을 讚한다

 

景行 30句 120字

 

 

景 行 維 賢 剋 念 作 聖

 

클 경 ``행동 행 `이을 유 어질 현 `````````이길 극 `생각 념 지을 작 성인 성

景한 行은 賢을 維하고 ``````````````````````````念을 剋함은 聖을 作한다

 

德 建 名 立 形 端 表 正

 

어질 덕 세울 건 이름 명 `설 립 ``````````모양 형 `바를 단 ``겉 표 ``바를 정

德을 建하면 名이 立하고 `````````````````````形을 端하면 表가 正하다

 

空 谷 傳 聲 虛 堂 習 聽

 

빌 공 ````골 곡 ``전할 전 `소리 성 ```````````빌 허 ````집 당 ``익힐 습 `들을 청

空한 谷에 聲이 傳하고 ```````````````````````````虛한 堂에 聽이 習한다

 

禍 因 惡 積 福 緣 善 慶

 

재앙 화 인할 인 악할 악 쌓을 적 `````````복 복 ``인연 연 `착할 선 경사 경

禍는 惡을 積함에 因하고 ``````````````````````福은 善을 慶함에 緣한다

 

尺 璧 非 寶 寸 陰 是 競

 

자 척 ````옥 벽 ``아닐 비 `보배 보 ````````마디 촌 `그늘 음 옳을 시 다툴 경

尺의 璧도 寶가 非이고 `````````````````````````寸의 陰도 競함이 是이다

 

資 父 事 君 曰 嚴 與 敬

 

바탕 자 아비 부 섬길 사 임금 군 ````````가로 왈 엄할 엄 `더불 여 받들 경

父를 (섬기는) 資로 事하니 ``````````````````曰하여 嚴과 敬이다

 

孝 當 竭 力 忠 則 盡 命

 

효도 효 마땅 당 다할 갈 `힘 력 ```````````충성 충 ``곧 즉 ``다할 진 `목숨 명

孝는 當히 力을 竭하고 ``````````````````````````忠은 則이 命을 盡한다

 

天機를 보존않고 外物에 영향을 받음(墨子)

文王의 덕에 교화되어 검소하고 정직하였다(시경 고양편)

 

 

臨 深 履 薄 夙 興 溫 凊

 

다다를 림 깊을 심 밟을 리 얇을 박 ```일찍 숙 일어날 흥 따뜻할 온 서늘할 정

深에 臨하듯 薄을 履하듯 `````````````````````夙이 興하여 溫하게 凊하게 한다

 

似 蘭 斯 馨 如 松 之 盛

 

같을 사 난초 란 `이 사 꽃다울 형 ``````같을 여 소나무 송 이것 지 한창 성

蘭과 似하다 斯는 馨이다 ``````````````````````松과 如하다 之는 盛이다

 

川 流 不 息 淵 澄 取 暎

 

내 천 `흐를 류 `아니 불 ```쉴 식 ````````````못 연 ``맑을 징 `얻을 취 `비칠 영

川은 流함에 息함이 不하고 ``````````````````淵은 澄함에 暎함을 취한다

 

容 止 若 思 言 辭 安 定

 

얼굴 용 그칠지 같을 약 생각 사 ``````````말씀 언 말씀 사 평안 안 정할 정

形容과 行止를 생각처럼 하라 ``````````````言辭를 안정케 하라

 

篤 初 誠 美 愼 終 宜 令

 

도타울 독 처음 초 성실할 성 아름다울 미 삼갈 신 마칠 종 마땅할 의 하여금 령

돈독한 처음은 성실히 아름답게 ``````````신중한 끝맺음은 마땅하도록

 

榮 業 所 基 籍 甚 無 竟

 

꽃필 영 `일 업 ```바 소 `````터 기 ``````````호적 적 `심할 심 `없을 무 마침내 경

번영하는 일의 기본이 되고 ``````````````````이름까지 남겨 다함없게 된다

 

學 優 登 仕 攝 職 從 政

 

배울 학 넉넉할 우 오를 등 벼슬 사 ```잡을 섭 ```일 직 `좇을 종 다스릴 정

배움이 뛰어나 벼슬에 오르고 ``````````````일을 처리하고 정사에 참여하게 된다

 

存 以 甘 棠 去 而 益 詠

 

있을 존 `써 이 ```달 감 `아가위 당 ````````갈 거 `말이을 이 더할 익 읊을 영

存함은 아가위나무에서이고 `````````````````去하니 그를 그림이 더하였다

 

存以甘棠 去而益詠 주나라 소공의 교화, 소공이 죽은 후 남국 백성의 추모시

 

 

禮樂 22句 88字

 

 

樂 殊 貴 賤 禮 別 尊 卑

 

풍류 악 다를 수 귀할 귀 천할 천 ````````예도 례 다를 별 `높일 존 낮을 비

음악은 貴賤에 따라 다르고 `````````````````예법은 尊卑의 분별이 있다

 

上 和 下 睦 夫 唱 婦 隨

 

위 상 어울릴 화 아래 하 화목할 목 ```지아비 부 부를 창 지어미 부 따를 수

위로는 和하고 아래로는 睦한다 ```````````지아비가 부르면 지어미가 따른다

 

外 受 傅 訓 入 奉 母 儀

 

바깥 외 받을 수 스승 부 가르칠 훈 `````들 입 ``받들 봉 `어미 모 `거동 의

밖에서는 스승의 가르침을 받아야 하고 들어와서는 어머니의 거동을 받든다

 

諸 姑 伯 叔 猶 子 比 兒

 

모두 제 고모 고 맏 백 아저씨 숙 ````````같을 유 아들 자 `견줄 비 아이 아

여러 고모 백부 숙부 등 ````````````````````````조카들도 아들과 같이

 

孔 懷 兄 弟 同 氣 連 枝

 

구멍 공 품을 회 언니 형 아우 제 ``````한가지 동 기운 기 이을 연 가지 지

같은 곳에서 품은 兄弟는 ````````````````````같은 氣運의 이어진 가지이다

 

交 友 投 分 切 磨 箴 規

 

사귈 교 `벗 우 `던질 투 `나눌 분 `````````자를 절 ``갈 마 ``경계 잠 `바룰 규

벗을 사귐에는 나누어 가지며 `````````````닦고 배우며 規範을 지킨다

 

仁 慈 隱 惻 造 次 弗 離

 

어질 인 인자할 자 가여울 은 슬플 측 `지을 조 버금 차 ``말 불 ``떠날 리

仁慈한 마음과, 惻隱히 여기는 마음은 잠시라도 떼놓을 수 없다

 

節 義 廉 退 顚 沛 匪 虧

 

마디 절 옳을 의 청렴할 렴 물러날 퇴 엎어질 전 자빠질 패 아닐 비 이지러질 휴

節槪와 義理를 지켜 廉恥있게 물러나면 엎어지고 자빠져도 이지러지지 아니한다

 

天子는 八佾 諸侯는 六佾 士大夫는 四佾 庶民은 二佾

切磋琢磨

 

 

性 靜 情 逸 心 動 神 疲

 

성품 성 고요 정 `뜻 정 편안할 일 ``````마음 심 움직일 동 정신 신 가쁠 피

心性이 靜하면 情神이 逸하고 `````````````心性이 動하면 情神이 疲勞하다

 

守 眞 志 滿 逐 物 意 移

 

지킬 수 참 진 `````뜻 지 ````찰 만 ```````````쫓을 축 만물 물 ``뜻 의 ``옮길 이

진실을 지키면 뜻이 차고 `````````````````````물욕을 쫓으면 뜻이 옮겨 간다

 

堅 持 雅 操 好 爵 自 靡

 

굳을 견 가질 지 아담할 아 잡을 조 ```종을 호 `벼슬 작 스스로 자 얽을 미

優雅한 志操를 堅持하라 ``````````````````````좋은 벼슬은 스스로를 얽어 맨다

 

都邑 60句 240字

 

 

都 邑 華 夏 東 西 二 京

 

도읍 도 고을 읍 빛날 화 여름 하 ```````동녘 동 `서녘 서 ``두 이 ``서울 경

華夏의 도읍은 ```````````````````````````````````````동쪽 서쪽 두 개이다 (洛陽, 長安)

 

背 邙 面 洛 浮 渭 據 涇

 

등 배 ````터 망 ````낯 면 ```낙수 락 ``````````뜰 부 ```위수 위 의지할 거 경수 경

北邙山을 등지고 洛水를 바라본다 ``````위수에 뜨고 경수에 기대었다

 

宮 殿 盤 鬱 樓 觀 飛 驚

 

집 궁 ``대궐 전 `서릴 반 답답할 울 `````다락 루 ``볼 관 ````날 비 ``놀랄 경

宮殿은 넓고 울창하다 ```````````````````````````樓閣은 날듯이 놀랍다

 

圖 寫 禽 獸 畵 綵 仙 靈

 

그림 도 베낄 사 `새 금 ``짐승 수 ````````그림 화 `채색 채 신선 선 `신령 령

禽獸를 베껴 그리고 ```````````````````````````````仙靈을 물들여 그렸다

 

丙 舍 傍 啓 甲 帳 對 楹

 

남녘 병 `집 사 ```곁 방 `````열 계 ``````````갑옷 갑 `장막 장 `마주 대 기둥 영

병사 곁에 길을 열고 `````````````````````````````갑장은 기둥에 마주했다

 

갑장: 동방삭이 지은 글 對聯, 柱聯

 

 

肆 筵 設 席 鼓 瑟 吹 笙

 

베풀 사 자리 연 베풀 설 자리 석 `````````북 고 ```비파 슬 ``불 취 ````저 생

筵을 肆하고 席을 設하여 ``````````````````````瑟을 뜯고 笙을 분 다 (詩經 소아편)

 

陞 階 納 陛 弁 轉 疑 星

 

오를 승 섬돌 계 바칠 납 섬돌 폐 ````````고깔 변 구를 전 의심할 의 별 성

階에 오르고 陛에 바친다 `````````````````````고깔의 구슬이 별처럼 반짝인다 (詩經衛風)

 

右 通 廣 內 左 達 承 明

 

오른 우 다닐 통 넓을 광 `안 내 ````````````왼 좌 ```달할 달 `이을 승 밝을 명

右로는 광내에 通하고 (廣內殿:도서관) 左로는 승명에 達한다 (承明廬:숙직소)

 

旣 集 墳 典 亦 聚 群 英

 

이미 기 모을 집 무덤 분 `법 전 `````````````또 역 ``모을 취 무리 군 꽃부리 영

이미 墳과 典이 모이고 ``````````````````````````또 群英이 모였다

 

杜 藁 鍾 隷 漆 書 壁 經

 

막을 두 `짚 고 `쇠북 종 글이름 례 ``````옻칠 칠 ``글 서 ````벽 벽 ````글 경

杜慶의 草書와 鍾繇의 隸書(楷書) ``````漆書와 壁經도 비치되었다

 

府 羅 將 相 路 俠 槐 卿

 

마을 부 벌릴 라 장수 장 정승 상 `````````길 로 `````낄 협 ``삼공 괴 `벼슬 경

府는 將帥와 宰相이 羅하고 ```````````````````路는 삼공과 육경의 수레로 俠하다

 

戶 封 八 縣 家 給 千 兵

 

호 ``봉할 봉 `여덟 팔 `고을 현 `````````집 가 ````줄 급 ```일천 천 `군사 병

戶(공신)에겐 八縣을 封하고 (井田制) 家(제후)에겐 千兵을 給하였다

 

高 冠 陪 輦 驅 轂 振 纓

 

높을 고 `갓 관 ``따를 배 ``연 련 ````````````몰 구 ```바퀴 곡 `떨칠 진 ``끈 영

높은 冠이 輦을 배하고 ```````````````````````````수레를 몰아 갓끈이 振한다

 

廣內: 秘書두는 곳 承明: 史記를 교열하는 곳

三墳: 三皇의 글 五典: 五帝의 글

漆書: 한 영제가 돌 벽에서 발견한 서적 壁經: 공자가 발견한 육경

 

 

世 祿 侈 富 車 駕 肥 輕

 

대 세 ````녹 록 사치할 치 가멸 부 ```````수레 거 `멍에 가 살찔 비 가벼울 경

대대로 녹이 치하고 부하다 `````````````````수레는 비하고 멍에는 경하다

 

策 功 茂 實 勒 碑 刻 銘

 

꾀 책 ````공 공 ```성할 무 열매 실 ````````굴레 륵 비석 비 새길 각 새길 명

功을 꾀함에 實이 茂盛하다 ``````````````````碑를 세워 銘을새기다

 

磻 溪 伊 尹 佐 時 阿 衡

 

돌 반 ``시내 계 ```저 이 다스릴 윤 ``````도울 좌 ```때 시 ``언덕 아 `저울 형

반계에서 여상을 신야에서 이윤을 맞았다 때 맞춰 돕는 아형 (상나라 재상 칭호)

 

奄 宅 曲 阜 微 旦 孰 營

 

문득 엄 `집 택 `굽을 곡 `언덕 부 ````````작을 미 `아침 단 누구 숙 `경영 영

주공에 보답 곡부에 궁전을 세움 ````````단이 아니면 누가 경영하랴

 

桓 公 匡 合 濟 弱 扶 傾

 

굳셀 환 공 공 ``바룰 광 `모을 합 ````````건널 제 `약할 약 붙들 부 `기울 경

제 환공이 천하를 바로잡고 제후를 회합 약함을 濟하고 기울음을 扶하였다

 

綺 回 漢 惠 說 感 武 丁

 

비단 기 돌 회 ``한수 한 `은혜 혜 ````````기쁠 열 `느낄 감 호반 무 `장정 정

기(한나라 사현)가 한 혜제를 回시켰다 傅說이 꿈에 武丁을 감동시켰다

 

俊 乂 密 勿 多 士 寔 寧

 

준걸 준 재주 예 빽빽할 밀 말 물 ````````많을 다 선비 사 ``이 식 ``편안 녕

俊傑과 才士가 빽빽하게 모이고 ``````````인물이 많아 국가가 안녕하다

 

晉 楚 更 覇 趙 魏 困 橫

 

나라 진 나라 초 다시 갱 으뜸 패 ````````나라 조 나라 위 `곤할 곤 `비낄 횡

진문공 초장왕이 다시 패자가 되고 ````조와 위는 연횡책으로 곤란하게 되었다

 

一匡天下 九合諸侯 (論語 憲問篇)

상산四皓: 기리계,

密勿: 부지런히 힘씀

 

 

假 道 滅 虢 踐 土 會 盟

 

빌 가 ````길 도 ```멸할 멸 나라 괵 `````````밟을 천 ``흙 토 ``모일 회 `맹서 맹

길을 빌려 虢을 멸하다 (진헌공 우국길) 천토에서 제후를 모아 맹세 (晋문공)

 

何 遵 約 法 韓 弊 煩 刑

 

어찌 하 좇을 준 맺을 약 `법 법 ```````````나라 한 해질 폐 번거로울 번 형벌 형

소하는 約法삼장을 준수케 했다(한고조) 한비는 煩한 형벌(법치)의 弊害를 입다

 

起 翦 頗 牧 用 軍 最 精

 

일어날 기 가위 전 자못 파 칠 목 `````````쓸 용 ``군사 군 `가장 최 `정예 정

백기와 왕전(秦將) 염파와 이목(趙將) 군사 쓰는데 최고의 精髓이다

 

宣 威 沙 漠 馳 譽 丹 靑

 

베풀 선 위엄 위 모래 사 아득할 막 ````달릴 치 기릴 예 `붉을 단 푸를 청

위엄을 널리 펴 沙漠에 이르고 ````````````명예를 멀리 기리도록 丹靑에 그렸다

 

九 州 禹 跡 百 郡 秦 幷

 

아홉 구 고을 주 임금 우 자취 적 ````````일백 백 고을 군 `나라 진 아우를 병

九州는 夏禹씨의 발자취이고 ```````````````百郡은 秦始皇의 아우름이다(郡縣制)

 

嶽 宗 恒 岱 禪 主 云 亭

 

큰산 악 마루 종 항상 항 태산 대 ````````봉선 선 주될 주 `이를 운 정자 정

五嶽의 祖宗은 항산과 태산이다 `````````封禪의 主는 태산의 云亭에 있다

 

雁 門 紫 塞 鷄 田 赤 城

 

기러기 안 문 문 자주빛 자 변방 새 `````닭 계 `````밭 전 ``붉을 적 ```재 성

안문과 자새(만리장성) ````````````````````````계전(옹주의 고을)과 적성(기주의 고을)

 

昆 池 碣 石 鉅 野 洞 庭

 

맏 곤 ````못 지 ``선돌 갈 ```돌 석 ````````````클 거 ````들 야 `````골 동 ````뜰 정

곤지(운남 곤명)와 갈석(부평현) ````````거야(태산동쪽 광야)와 동정(호남 호수)

 

九州: 冀 兗 靑 徐 揚 荊 豫 雍 梁

五嶽: 泰山 華山 衡山 恒山 嵩山

 

 

曠 遠 綿 邈 巖 岫 杳 冥

 

훤할 광 `멀 원 ```솜 면 `````멀 막 ``````````바위 암 멧부리 수 아득할 묘 어두울 명

넓고 멀게(曠遠) 이어져 아득(綿邈)하다 바위와 멧부리가 아득히 가물가물하다

 

治本 20句 80字

 

 

治 本 於 農 務 玆 稼 穡

 

다스릴 치 근본 본 어조사 어 농사 농 힘쓸 무 ``이 자 ``심을 가 `거둘 색

정치의 근본은 농사에 있고 `````````````````힘써야 함은 바로 심고 거두는데 있다

 

俶 載 南 畝 我 藝 黍 稷

 

비로소 숙 실을 재 남녘 남 이랑 묘 ``````나 아 ``재주 예 `기장 서 ``피 직

비로소 남녘 밭에 작물을 갈게 되고 ```나는 기장과 피를 힘써 가꾼다

 

稅 熟 貢 新 勸 賞 黜 陟

 

세금 세 익을 숙 바칠 공 `새 신 ``````````권할 권 `상줄 상 `내칠 출 오를 척

익은 곡식 세금내고 새것은 바친다(제사) 상으로 권하고 나아감을 물리친다

 

孟 軻 敦 素 史 魚 秉 直

 

맏 맹 ``수레 가 도타울 돈 흴 소 ``````````역사 사 고기 어 `잡을 병 곧을 직

맹가(맹자)는 바탕이 도탑고 ````````````````사어(衛나라 태부)는 성품이 강직하다

 

庶 幾 中 庸 勞 謙 謹 勅

 

여러 서 `몇 기 가운데 중 떳떳할 용 ```일할 로 겸손 겸 `삼갈 근 `칙서 칙

어떤 일이나 中庸을 지켜라 `````````````````힘써 일해 겸손하며 삼가 경계하라

 

聆 音 察 理 鑑 貌 辨 色

 

들을 령 소리 음 살필 찰 다스릴 리 ````거울 감 모양 모 분별할 별 빛 색

소리를 들음으로써 理致를 살피며 ````모양을 비춰봄으로써 氣色을 분별한다

 

貽 厥 嘉 猷 勉 其 祗 植

 

끼칠 이 그 궐 아름다울 가 꾀할 유 ````힘쓸 면 ``그 기 공경할 지 심을 식

그 끼침이 자손을 위한 좋은 꾀이며 ```그 힘씀이 자손에게 복을 심는 것이다

 

祗: 공경하다 존경하다 祉: 하늘에서 내리는 복

 

 

省 躬 譏 誡 寵 增 抗 極

 

살필 성 `몸 궁 나무랄 기 경계할 계 `````괼 총 ``더할 증 `막을 항 `다할 극

나무람과 경계함으로 몸을 살피고 ``````寵愛가 더할수록 極에 치닫지 말라

 

殆 辱 近 恥 林 皐 幸 卽

 

위태할 태 욕될 욕 가까울 근 부끄러울 치 수풀 림 언덕 고 다행 행 곧 즉

危殆함과 辱됨은 羞恥에 가깝고 ``````````林皐에 있어도 나아감에 이르는 것이다

 

兩 疏 見 機 解 組 誰 逼

 

두 량 상소할 소 `볼 견 ````틀 기 ````````````풀 해 ````짤 조 ```누구 수 핍박할 핍

한나라의 소광과 소수는 機微를 보고 관의 끈을 풀었으니 누가 逼迫하리오

 

閑居 14句 56字

 

 

索 居 閑 處 沈 黙 寂 寥

 

찾을 색 `살 거 한가할 한 `곳 처 ``````````잠길 침 잠잠할 묵 고요할 적 고요할 요

살 곳(卜居)을 찾아 한가로이 지냈고 `잠잠함에 잠겨(沈黙) 고요히(寂寥) 살았다

 

求 古 尋 論 散 慮 逍 遙

 

구할 구 옛 고 ``찾을 심 `말할 론 `````````흩을 산 `생각 려 노닐 소 `거닐 요

옛 것을 구하고 論할 것을 찾는다 ````````念慮를 散하고 한가히 노닌다

 

欣 奏 累 遣 慼 謝 歡 招

 

기쁠 흔 아뢸 주 폐끼칠 루 보낼 견 ````슬플 척 사례할 사 기쁠 환 부를 초

기쁨은 아뢰고 폐가 되면 보내고 ````````슬픔은 謝禮하고 기쁨은 招請하다

 

渠 荷 的 歷 園 莽 抽 條

 

개천 거 연꽃 하 과녁 적 뚜렷할 력 `````동산 원 `풀 망 ``빼낼 추 `가지 조

개천의 蓮꽃은 뚜렷이 아름답고 ``````````동산의 풀은 쭉쭉 뻗어 자란다

 

枇 杷 晩 翠 梧 桐 早 凋

 

나무 비 나무 파 늦을 만 푸를 취 ````````나무 오 `나무 동 이를 조 시들 조

비파나무는 늦겨울에도 푸르고 ``````````오동나무는 이른 가을에도 시든다

 

知足不辱 知止不殆 (老子) 山林與 皐壤與 使我 欣欣然 而樂與 (莊子 知北遊)

枇杷: 常綠 喬木의 능금과 果樹

 

 

陳 根 委 翳 落 葉 飄 颻

 

베풀 진 뿌리 근 맡길 위 가릴 예 ```````떨어질 락 잎 엽 나부낄 표 나부낄 요

묵은 뿌리는 시들어 마르고 `````````````````떨어지는 잎은 펄펄 날린다

 

遊 鵾 獨 運 凌 摩 絳 霄

 

놀 유 ``고니 곤 `홀로 독 ``돌 운 ```````업신여길 릉 만질 마 붉을 강 하늘 소

노니는 고니는 홀로 날아 ``````````````````````붉은 하늘을 凌蔑하듯 만지고

 

耽翫 32句 128字

 

 

耽 讀 翫 市 寓 目 囊 箱

 

즐길 탐 읽을 독 `놀 완 ``저자 시 `````````붙일 우 `눈 목 `주머니 낭 상자 상

읽기를 耽하여 저자(서점)에서 놀고 ```한번 보고 기억함이 잘 둔 것 같다

 

易 輶 攸 畏 屬 耳 垣 墻

 

쉬울 이 가벼울 유 바 유 두려울 외 ```붙일 속 ```귀 이 ````담 원 `````담 장

쉽고 가벼움은 두려운 바라 `````````````````垣墻에도 귀가 붙어 있음이다

 

具 膳 飡 飯 適 口 充 腸

 

갖출 구 반찬 선 `밥 손 ````밥 반 ```````````대일 적 ``입 구 ``채울 충 `창자 장

반찬을 갖춘 밥은 ```````````````````````````````````입에 맞아 배를 채운다

 

飽 飫 烹 宰 飢 厭 糟 糠

 

배부를 포 물릴 어 삶을 팽 요리사 재 `주릴 기 족할 염 지게미 조 겨 강

배부르면 좋은 음식도 물리고 ``````````````배고프면 거친 음식(糟糠)도 족하다

 

親 戚 故 舊 老 少 異 糧

 

친할 친 겨레 척 `옛 고 ````옛 구 ```````````늙을 로 `젊을 소 다를 이 양식 량

親戚은 오랜 친구가 되고 ``````````````````````老少는 먹는 것이 다르다

 

妾 御 績 紡 侍 巾 惟 房

 

첩 첩 ``모실 어 `길쌈 적 길쌈 방 `````````모실 시 `수건 건 장막 유 ``방 방

妾은 길쌈 일을 하고 ``````````````````````````````侍女는 惟房에서 모신다

 

耽讀翫市 寓目囊箱: 한나라 왕총

君子 無易由言 耳屬于垣 (詩經 소아)

 

 

紈 扇 圓 潔 銀 燭 煒 煌

 

흰비단 환 부채 선 둥글 원 맑을 결 `````은 은 ```촛불 촉 `빛날 위 빛날 황

紈扇은 圓潔하고 `````````````````````````````````````銀燭은 輝煌하다

 

晝 眠 夕 寐 藍 筍 象 床

 

낯 주 ````잠 면 ``저녁 석 ```잘 매 `````````````쪽 람 대껍질 순 코끼리 상 상 상

낮에 자고 밤에 자고 `````````````````````````````푸른筍으로 만든 돗자리와 코끼리 寢牀

 

絃 歌 酒 讌 接 杯 擧 觴

 

줄 현 ``노래 가 ```술 주 ``잔치 연 `````````이을 접 ``잔 배 ````들 거 `````잔 상

현을 타고 노래하는 술잔치에서 ``````````잔을 주고받으며 잔을 든다

 

矯 手 頓 足 悅 豫 且 康

 

바룰 교 손 수 조아릴 돈 `발 족 ```````````기쁠 열 `미리 예 ``또 차 편안할 강

손을 곧추 세우고 발을 굽혀 조아리고 기쁘게 즐기니 또한 즐거움이다

 

嫡 後 嗣 續 祭 祀 蒸 嘗

 

맏 적 `````뒤 후 ``이을 사 이을 속 `````````제사 제 제사 사 ``찔 증 ```맞볼 상

嫡子가 뒤를 이음이 繼續되고 ``````````````祭祀를 蒸(겨울제사) 嘗(가을제사)지낸다

 

稽 顙 再 拜 悚 懼 恐 惶

 

조아릴 계 이마 상 거듭 재 절 배 ```````두려울 송 두려울 구 두려울 공 두려울 황

이마를 조아려 두 번 절하고 `````````````````悚懼하고 恐惶하다 (제사)

 

牋 牒 簡 要 顧 答 審 詳

 

편지 전 편지 첩 편지 간 구할 요 `````돌아볼 고 대답 답 살필 심 자세할 상

牋과 牒은 要點을 簡單히 하고 `````````````돌아봄과 答함은 詳細히 살핀다

 

骸 垢 想 浴 執 熱 願 涼

 

뼈 해 ````때 구 생각할 상 목욕할 욕 ````잡을 집 뜨거울 열 원할 원 서늘할 량

몸에 때 끼면 沐浴을 생각하고 `````````````열 받으면 서늘함을 바란다

 

驢 騾 犢 特 駭 躍 超 驤

 

나귀 려 노새 라 송아지 특 수컷 특 ````놀랄 해 ``뛸 약 ```넘을 초 달릴 양

나귀 노새 송아지 特(서너살된 짐승)은 놀라면 뛰고 넘으면 달린다

 

誅 斬 賊 盜 捕 獲 叛 亡

 

벨 주 ````벨 참 ```도둑 적 `도둑 도 ```````잡을 포 `얻을 획 배반할 반 망할 망

逆賊과 盜賊은 誅斬하고 ````````````````````````背叛하고 逃亡하는 자는 捕獲한다

 

布射 20句 80字

 

 

布 射 遼 丸 嵇 琴 阮 嘯

 

베 포 ````쏠 사 ````멀 료 ```둥글 환 ```````````메 혜 거문고 금 `성 완 `휘파람 소

呂布는 화살을 熊宜僚는 탄자를 잘하고 嵇康은 거문고를 阮籍은 퉁소를 잘했다

 

恬 筆 倫 紙 鈞 巧 任 釣

 

편안 념 `붓 필 ``인륜 륜 종이 지 `````무거울 균 공교로울 교 맡길 임 낚시 조

蒙恬은 붓을 蔡倫은 종이를 만들고 ````馬鈞은 指南車를 任公子는 낚시를 만들다

 

釋 紛 利 俗 竝 皆 佳 妙

 

놓을 석 어지러울 분 이로울 리 풍속 속 아우를 병 다 개 아름다울 가 묘할 묘

어지러움을 풀고 풍속을 이롭게 하고 아울러 모두 아름다운 妙技이다

 

毛 施 淑 姿 工 嚬 姸 笑

 

털 모 ``베풀 시 맑을 숙 `모양 자 `````````장인 공 찡그릴 빈 고울 연 웃음 소

毛嬙과 西施의 맑은 姿態 ```````````````````````교묘한 찡그림 고운 웃음

 

年 矢 每 催 羲 暉 朗 耀

 

해 년 ```화살 시 매양 매 재촉 최 ```````````숨 희 ````빛 휘 ``맑을 랑 `빛날 요

세월은 화살같이 매양 재촉하고 ``````````햇빛(曦)과 달빛(暉)은 朗朗하게 비친다

 

璇 璣 懸 斡 晦 魄 環 照

 

구슬 선 구슬 기 매달 현 `돌 알 ```````````그믐 회 ``넋 백 ``고리 환 `비칠 조

璇璣玉衡(渾天儀)은 매달려 돌고 ```````晦의 魄은 고리처럼 비춘다

 

呂布: 熊宜僚: 嵇康:위국 阮籍:

蒙恬: 秦 蔡倫: 後漢 馬筠:위국 任公子:戰國時代

毛嬙: 吳 西施: 越

 

 

指 薪 修 祐 永 綏 吉 邵

 

손가락 지 땔나무 신 닦을 수 복 우 `````길 영 편안할 수 길할 길 높을 소

薪을 가리켜 복을 닦고 ``````````````````````````영원히 편안하고 길함은 높게

 

矩 步 引 領 俯 仰 廊 廟

 

법 구 ``걸음 보 ```끌 인 ```옷깃 령 ````구부릴 부 우러를 앙 행랑 랑 사당 묘

옷깃을 여미고 바른 걸음으로 ````````````구부리고 우러르고 廊廟에서처럼

 

束 帶 矜 莊 徘 徊 瞻 眺

 

묶을 속 띠 대 ``자랑 긍 풀성할 장 ``````노닐 배 `노닐 회 ``볼 첨 ```볼 조

띠를 두르고 자랑스런 모습으로 ``````````徘徊하고 瞻眺한다

 

孤 陋 寡 聞 愚 蒙 等 誚

 

외로울 고 더러울 루 적을 과 들을 문 어리석을 우 몽매 몽 등급 등 꾸짖을 초

孤陋하고 寡聞하여(천자문의 저자 자신) 꾸짖음을 들을 만큼 愚昧하고 蒙昧하다

 

語助 2句 8字

 

 

謂 語 助 者 焉 哉 乎 也

 

이를 위 말씀 어 도울 조 `놈 자 ``````````어찌 언 어조사 재 어조사 호 어조사 야

어조사를 이르면 ````````````````````````````````````焉과 哉와 乎와 也이다

 

二百五十句 四言詩 千字文 一名 白首文

梁 武帝 時 周興嗣 撰 一說 漢 章帝 時 魏 鐘繇 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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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한시모음

春興(춘흥) -정몽주-

春雨細不滴(춘우세부적) 더니 / 봄비 가늘어 방울지지 않더니

夜中微有聲(야중미유성) 이라 / 밤되니 작은 소리 들리네

雪盡南溪漲(설진남계창) 하니 / 눈 녹아 남쪽 시냇물이 불어나니,

草芽多小生(초아다소생) / 풀 싹은 얼마나 돋아 났을까

江南曲(강남곡) -허난설헌-

人言江南樂(강언강남락)이나, / 사람은 강남의 즐거움을 말하나,

我見江南愁(아견강남수). / 나는 강남의 근심을 보고있네.

年年沙浦口(년년사포구)/ 해마다 이 포구에서

腸斷望歸舟(장단망귀주). / 애타게 떠나는 배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降雪 -柳宗元-

千山鳥飛絶(천산조비절) / 온 산엔 새도 날지 않고

萬徑人踪滅(만경인종멸) / 온 길엔 인적마저 끊겼는데,

孤舟蓑笠翁(고주사립옹) / 외로운 배안에 삿갓 쓴 늙은이가

獨釣寒江雪(독조한강설) / 눈 내리는 강에서 홀로 낚시질하네.

歸雁(귀안) -두보-

春來萬里客 춘래만리객 / 봄이 와 있는 만 리 밖의 나그네는

亂定幾年歸 난정기년귀 / 난이 그치거든 어느 해에 돌아갈까?

腸斷江城雁 장단강성안 / 강성의 기러기는 애간장이 끊는데

高高正北飛 고고정북비 / 똑바로 높이 북쪽으로 날아가네

규 원(閨怨) -임 제(林悌)-

十五越溪女(십오월계녀) 아리따운 아가씨 열 다섯 나이

羞人無語別(수인무어별) 부끄러워 말 못하고 헤어졌어라

歸來掩重門(귀래엄중문) 돌아와 문 빗장 잠가 두고서

泣向梨花月(읍향이화월) 배꽃 사이 달을 보며 눈물 흘리네

(含羞無語別) (함수무어별)

꿈속의 넋[夢魂] -이옥봉(李玉峰)-

近來安否問如何(근래안부문여하) 요사이 안부를 묻노니 어떠하시나요?

月到紗窓妾恨多(월도사창첩한다) 달 비친 사창(紗窓)에 저의 한이 많습니다.

若使夢魂行有跡(약사몽혼행유적) 꿈 속의 넋에게 자취를 남기게 한다면

門前石路半成沙(문전석로반성사) 문 앞의 돌길이 반쯤은 모래가 되었을 걸

踰大關嶺望親庭 (유대관령망친정) -신사임당-

鶴髮慈親在臨瀛(학발자친재임영); 늙으신 어머님을 고향에 두고

身向獨去長安情(신향독거장안정); 외로이 서울로 가는 이마음

回首北村時一望(회수북촌시일망); 돌아보니 북촌은 아득한데

白雲飛下暮山靑(백운비하모산청); 흰구름떠있는 저녘 산만 푸르네

산중문답(山中問答) -李白-

問爾何事樓碧山 문이하사서벽산 묻노니, 그대는 왜 푸른 산에 사는가.

笑而不答心自閑 소이부답심자한 웃을 뿐, 답은 않고 마음이 한가롭네

桃花流水杳然去 도화유수묘연거 복사꽃 띄워 물은 아득히 흘러가나니,

別有天地非人間 별유천지비인간 별천지 따로 있어 인간 세상 아니네.

송인(送人) -정지상(鄭知常)-

雨歇長堤草色多(우헐장제초색다) 비 개인 긴 언덕에는 풀빛이 푸른데,

送君南浦動悲歌(송군남포동비가) 그대를 남포에서 보내며 슬픈 노래 부르네.

大同江水何時盡(대동강하수진고) 대동강 물은 그 언제 다할 것인가,

別淚年年添綠波(별루년년첨록파) 이별의 눈물 해마다푸른 물결에 더하는 것을.

尋隱者不遇(심은자불우) -가도-

松下問童子(송하문동자)하니, 소나무 아래서 동자에게 물으니,

言師採藥去(언사채약거). 스승님은 약을 캐러 가셨다고 대답하더군.

只在此山中(지재차산중)이나, 다만, 이 산 속에 있겠지만,

雲深不知處(운심부지처). 구름이 깊어서 간 곳을 모르겠네

偶吟(우음) -송한필-

花開昨夜雨 화개작야우 어제밤 비에 피었던 꽃

花落今朝風 화락금조풍 오늘 아침바람에 떨어지네

可憐一春事 가련일춘사 가련하다 한 봄의 일이

往來風雨重 왕래풍우중 비바람에 오고 가는구나

絶句(절구) -두보-

江碧鳥逾白 (강벽조유백) 강물이 파라니 새는 더욱 희고,

山靑花欲然 (산청화욕연) 산빛이 푸르니 꽃은 더욱 붉네(불타는 것같네

今春看又過 (금춘간우과) 올 봄도 눈 앞에서 ()지나가니

何日是歸年 (하일시귀년) 어느날이 돌아갈 해일런고

추야우중(秋夜雨中) -최치원(崔致遠)-

秋風唯苦吟(추풍유고음) 가을 바람에 괴로이 읊조리나,

世路少知音(세로소지음) 세상에 알아 주는 이 없네.

窓外三更雨(창외삼경우) 창 밖엔 밤 깊도록 비만 내리는데,

燈前萬里心(등전만리심) 등불 앞에 마음은 만리 밖을 내닫네.

春曉閑望(봄날 새벽에 한가히 바라보며 -최치원-

山面嫩雲風惱散. 산마루 한가로운 구름을 바람도 흩어 버리기 싫어하고,

岸頭頑雪日欺銷 언덕 위 얼어붙은 눈을 햇볕도 녹이지 않네.

獨吟光景情何恨, 혼자 읊는 봄날의 모습이 어찌 이다지도 한스러울까.

猶賴沙鷗伴寂寥 바닷가 갈매기만이 쓸쓸한 나를 벗해 주네.

달밤에 매화를 읊는 까닭은 -陳與義(송나라)-

客行滿山雪 나그네 온 산의 눈 밟고 다니는데,

香處是梅花 향기가 나는 것 바로 매화라네

丁寧明月夜 정녕 밝은 달밤에는 꼭,

記取影橫斜 그림자 빗겨 있는 모습을 보리라.

 

봄 한시 모음

 

1. 陶山月夜詠梅(도산의 달밤에 핀 매화를 읊다) ㅡ이황ㅡ

獨倚山窓夜色寒 홀로 산창에 기대서니 밤기운 차가운데

梅梢月上正團團 매화나무 가지 끝에 둥근 달 떠오르네

不須更喚微風至 구태여 부르지 않아도 산들바람 이니

自有淸香滿院間 맑은 향기 저절로 뜨락에 가득 하네.

 

2. 耽津村謠(농촌의 봄) ㅡ정약용ㅡ

水田風起麥波長 무논에 바람 부니 보리물결 아름답고

麥上場時稻揷秧 보리타작하고나니 모내기가 시작되네.

菘菜雪天新葉綠 배추는 눈 내릴때 파랗게 새 잎 나고,

鷄雛蜡月嫩毛黃 섣달에 깐 병아리는 노란털이 예쁘네.

蜡月(사월) 음력(陰曆) 섣달의 딴 이름 탐진 : 전라남도 강진의 옛 이름

 

3. 竹枝詞(죽지사) 유우석

山桃紅花滿上頭 산복숭아 붉은 꽃 산 위에 가득하고,

蜀江春水拍山流 촉강의 봄 물은 산을 치며 흘러가네.

花紅易衰似郞意 꽃의 붉음 쉬이 바램은 님 마음같고,

水流無限似儂愁 흐르는 물 끝없음은 나의 시름 같네.

: 일인칭 대명사. . 죽지사(竹枝詞)는 당시에 퍼져있던 민요를, 유우석(劉禹錫) 이 개작한 것으로, 이 시는 죽지사 9수 중의 둘째 수이다.

 

4. 花徑(꽃 길) 이행

無數幽花隨分開 이름모를 꽃 철 따라 지천으로 피니,

登山小逕故盤廻 오솔길 일부러 돌고 돌아 산 오른다

殘香莫向東風掃 봄바람아 남은 향기 쓸어가지 말아라

倘有閑人載酒來 혹시 한가한 이 술 받아 올지 모르니.

수분개(隨分開) : 분수에 따라 열리다. 인연 따라 피어나다. 철 따라 피어나다. 소경(小逕) : 오솔길. 잔향(殘香) : 남아있는 향기.

 

5. 探春(봄을 찾아서) 作者未詳

盡日尋春不見春 종일토록 봄 찾았지만 찾지 못하고,

杖藜踏破幾重雲 지팡이 짚고 구름 쌓인 곳 헤매었네

歸來試把梅梢看 돌아와 매화가지 끝 잡고 향 맡으니,

春在枝頭已十分 봄이 이미 가지 끝에 성큼 와있었네.

杖藜 : 지팡이를 짚다. 踏破 : 험한 길이나 먼 길을 끝까지 걸어 나감. 너른 지역(地域)을 종횡(縱橫)으로 두루 걸어서 돌아다님.

 

6. 空山春雨圖(빈 산에 내리는 봄 비) 대희

空山足春雨 빈 산 봄 비가 흠뻑 적시우니,

緋桃間丹杏 복숭아꽃 살구꽃 울긋불긋하네.

花發不逢人 꽃 피워도 보아 주는 이 없어,

自照溪中影 시냇물에 제 모습을 비춰보네.

 

7. 淸明(청명절에) 두목

淸明時節雨紛紛 청명절 가벼이 비 내리니,

路上行人欲斷魂 나그네 어쩔 줄을 모르네.

借問酒家何處有 주막 어디 있는가 물으니

牧童遙指杏花村 목동은 멀리 살구꽃마을 가리키네.

 

8. 南園(남쪽 정원) 이하

春水初生乳燕飛 봄물 불기 시작하니 어린 제비날고,

黃蜂小尾撲花歸 꿀벌 작은 꼬리에 꽃가루 묻혀오네.

窗含遠色通書幌 창문 휘장 사이 먼 경치 들어오고,

漁擁香鉤近石磯 물고기 물가로 미끼 에워 몰려드네

初生 : 물이 불기 시작함.

 

9. 無題(무제)2 이상은

曉鏡但愁雲鬢改 아침 거울 앞 변한 머리 한숨짓고,

夜吟應覺月光寒 시를 읊는 밤 찬 달빛에 잠을 깨네.

蓬山此去無多路 임 사는 봉래산 찾아 갈 길 없으니,

靑鳥殷勤爲探看 청조야 날 위해 살며시 찾아가주렴.

蓬萊 : 신선이 산다는 蓬萊山. 多路 : 먼 길.

靑鳥 : 西王母의 심부름하는 새, 仙界와 연락하는 새.

 

10. 無題(무제)1 이상은

相見時難別亦難 만남도 어렵고 헤어짐도 어렵지만

東風無力百花殘 봄바람 약해지면 꽃들도 시드는법

春蠶到死絲方盡 봄누에는 죽어서야 실뽑길 그치고,

蠟炬成恢淚始乾 초는 재가 되어야 눈물이 마르나니.

東風無力百花殘 : 꽃을 피게 하는 봄바람의 힘으로도 꽃이 지는 것을 막지 못하듯 우리의 이별도 어쩔 수 없음. 당나라 말엽의 시인 이상은(李商隱·812~858)15세 때 옥양산(玉陽山)에 올라 도교에 심취했는데, 그 때 한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11. 山中留客(산에서 객을 붙잡고) 장욱

山光物態弄春暉 산 빛 만물의 자태 봄기운 완연하니

莫爲輕陰便擬歸 날 좀 흐리다고 돌아갈 생각 마시게

縱使淸明無雨色 비올 일 없이 활짝 갠 날 가리어도,

入雲深處亦沾依 구름 깊은 곳 들면 옷자락 젖는다네. ‘

 

12. 流水(흐르는 물) 나업

人間莫謾惜花落 사람들아 꽃 진다고 서러워 마라.

花落明年依舊開 꽃은 져도 내년이면 다시 피리니.

却最堪悲是流水 슬프고도 슬픈 것은 흘러가는 물.

便同人事去無回 인생처럼 한번 가면 오지를 않네

도리어(되려).

 

13. 曲江(곡강) 1두보

穿花蛺蝶深深見 꽃 사이 호랑나비는 보이다 말다 하고,

點水蜻蜓款款飛 강 위에 물잠자리는 유유히 나는구나.

傳語風光共流轉 봄 경치여! 세상은 모두 흘러갈 뿐이니

暫時相賞莫相違 잠시나마 서로 어기지 말고 즐겨보세.

穿花 꽃 사이를 뚫고 다니다. 蛺蝶 호랑나비. 深深見 때로 숨고 때론 나타나는 모양. 蜻蜓 물잠자리. 款款 유유한 모습. 流轉 빙빙 돌다.

 

14. 曲江(곡강) 2 두보

朝回日日典春衣 조정에서 나오면 봄옷을 잡혀놓고,

每日江頭盡醉歸 날마다 강가에서 취하여 돌아오네.

酒債尋常行處有 술 빚이야 가는 곳마다 늘 있지만,

人生七十古來稀 인생 칠십년은 예부터 드문 일이라네

朝回 조회에서 돌아옴. 典春衣 봄 옷을 저당 잡힘. 江頭 강 가.

尋常行處有 가는 곳 마다 늘 있음.

 

15. 曲江(곡강) 3 두보

江上小堂巢翡翠 강 위 작은 정자엔 물총새 깃들고

苑邊高塚臥麒麟 동산 가 무덤 앞엔 기린상 누워있네.

細推物理須行樂 삶은 모름지기 즐김 만한 것 없으니,

何用浮名絆此身 어찌 헛된 이름에 이 몸을 얽어매리.

細推物理 사물의 변화 이치를 추리해 봄.

 

16. 曲江(곡강) 4 두보

一片花飛減却春 한 조각 꽃잎 날려 봄날은 가고,

風飄萬點正愁人 흩날리는 꽃보라에 시름 잠긴다.

且看欲盡花經眼 꽃잎 모두 다 떨어지니,

莫厭傷多酒入脣 해롭다 한들 한 잔 술 마다하리.

減却春 봄이 사라져 감. 風飄萬點 만 조각 꽃잎이 바람에 흩날림. 正愁人 진정 시름에 잠기게 한다.欲盡花經眼 다지는 꽃이 눈에 뜨임. 莫厭 꺼리지 말라.

 

17. 陶山月夜詠梅(도산의 달밤에 핀 매화를 읊다) 이황

不禁山有亂 산 여기저기 피는 꽃 말릴 수 없어

還憐徑草多 길가의 우거진 풀도 사랑스럽네.

可人期不至 오기로 약속한 사람은 오지 않으니

奈此緣樽何 이 녹음 속 술 항아리를 어찌할까나.

 

18. 絶句(절구) 두보

遲日江山麗 늦은 봄날 강산은 아름답고,

春風花草香 바람은 풀꽃향기 실어온다.

泥融飛燕子 젖은 진흙 제비 바삐 나르고,

沙暖睡鴛鴦 모래밭 따뜻하니 원앙이 조네

遲日 늦은 봄날. 泥融 겨울이지나 흙이 녹다.. 飛燕子 제비들이 집 지

을 진흙을 분주히 나름.

 

19.洛陽訪袁拾遺不遇(낙양으로 원습유를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하고) 맹호연

洛陽訪才子 낙양으로 옛 친구를 찾아갔더니,

江嶺作流人 강령땅의 유배객이 되었다 하네.

聞說梅花早 그곳은 매화꽃이 일찍 핀다는데,

何如此地春 이곳 낙양의 봄은 어찌하겠는가

습유(拾遺) 습유보과(拾遺補過)의 준말. 왕의 잘못을 지적하고 바로잡는 옛 시절의 언론직. 유인(流人) 유배를 간 사람. 시인은 낙양으로 원씨 성을 가진 옛 친구(才子)를 만나러 갔다.

 

20. 落花古調賦(지는 꽃잎을 보며) 백거이

留春春不駐 머물 수 없는 봄 그래도 머물렀으면

春歸人寂寞 봄이 가고 나면 남은 이 쓸쓸해지니.

厭風風不定 바람 싫어도 바람은 그치지 않으니,

風起花蕭奈 바람 일어나 무수한 꽃잎 흩날리네.

 

21. 大林寺桃花(대림사의 복숭아꽃) 백거이

人間四月芳菲盡 마을에는 사월이라 꽃이 모두 졌는데,

山寺桃花始盛開 산사의 복숭아꽃 이제 피어 한창이네.

長恨春歸無覓處 가고난 봄 찾을 길 없어 애가 탔는데,

不知轉入此中來 어느 새 봄이 이곳에 와 있는 줄은 몰랐네.

大林寺(대림사) : 중국 불교 명승대찰 중의 하나. 芳菲(방비) : 향기로운 꽃을 총칭하는 말. 또는 꽃이 만개한 봄날의 풍경.

 

22. 山寺(산속의 절) 이달

寺在白雲中 절 하나 흰 구름 속에 있어,

白雲僧不掃 흰 구름 스님은 쓸지 못하네.

客來門始開 손이 오자 비로소 문을 여니,

萬壑松花老 온 골짜기 송화 가루 날리네.

 

23. 揷秧(모내기) 범성대

種密移疏綠毯平 빽빽한 모를 옮기니 푸른 담요 펼쳐지고,

行間淸淺穀紋生 못줄사이 맑은 물 비단 무늬가 피어나네

誰知細細靑靑草 누가 알까? 가늘고 푸른 저 풀잎들 속에,

中有豊年擊壤聲 풍년의 격양 노래 소리 들어 있음을

*삽앙(揷秧) : 모내기. *곡문(縠紋) : 비단무늬. 바람에 살랑 일렁이는 물결무늬를 가리킨다.*격양가(擊壤歌):중국 임금 때 불린 太平聖代를 찬양한 노래.

 

24. 春望詞(봄날의 소망)4 설도

那堪花滿枝 어쩌나 가득 피어난 저 꽃

翻作兩相思 날리어 그리움으로 변하네

玉箸垂朝鏡 거울속 떨어지는 옥같은 눈물

春風知不知 봄바람은 아는지 모르는지.

 

25. 春望詞(봄날의 소망)3 설도

風花日將老 바람에 꽃잎은 날로 시들고,

佳期猶渺渺 꽃다운 기약은 아득만 하네

不結同心人 한마음 그대와 맺지 못하고

空結同心草 헛되이 동심초 맺고 있다네.

 

26. 春望詞(봄날의 소망)2 설도

攬草結同心 풀잎을 한 마음으로 엮어,

將以遺知音 임에게 소식 전하려 하네.

春愁正斷絶 봄날의 시름 잦아드는데,

春鳥復哀吟 봄새가 다시 애달피 우네.

동심초는 풀이름이 아니라 연애편지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를 사용한 이유는 종이는 풀로 만드는 것이고, 연애편지를 접는 방식이 바로 돗자리 짜는 풀의 매듭방식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라네요

 

27. 春望詞(봄날의 소망)1 설도

花開不同賞 꽃 피어도 함께 바라 볼 이 없고,

花落不同悲 꽃이 져도 함께 슬퍼 할 이 없네.

欲問相思處 묻노니 그리운 님 어디에 있는가.

花開花落時 꽃 피고 또 꽃 지는 이 시절에.

 

28. 送別(송별) 왕유

山中相送罷 산 속에서 그대를 보내고,

日暮掩柴扉 사립문 닫으니 해 저무네.

春草明年綠 봄풀은 해마다 푸르겠지만

王孫歸不歸 친구는 다시올지 아니올지.

 

29. 送沈子福歸江南(강남으로 친구를 보내며) 왕유

楊柳渡頭行客稀 버들 우거진 나루에 객 드문데,

罟師盪槳向臨圻 사공은 노 저어 멀리 나아가네

唯有相思似春色 서로 그리는 마음 봄빛 같건만,

江南江北送君歸 강남, 강북으로 님 떠나보내네.

 

30. 送元二使安西(원이를 보내며) 왕유

渭城朝雨浥輕塵 위성의 아침비 가벼이 먼지를 적시고

客舍靑靑柳色新 객사에 푸르고 푸른 버들잎 새로워라.

勸君更進一杯酒 그대여 다시 잔 들어 한잔 더하세.

西出陽關無故人 이제 떠나면 옛 친구 아무도 없다네.

 

31. 田園樂_06(전원의 즐거움) 왕유

桃紅復含宿雨 복사꽃 붉은빛 간밤의 비 머금고,

柳綠更帶春煙 버들은 초록빛 아침 안개 둘렀네

花落家童未掃 꽃잎은 지는데 아이는 쓸지 않고,

鶯啼山客猶眠 꾀꼬리 울어도 손은 아직 꿈 속.

 

32. 稻田(벼논) 위장

綠波春浪滿前陂 봄의 초록 물결 앞 물가에 가득하여,

極目連雲罷亞肥 저끝 구름 닿은 곳까지 벼가 자라네.

更被鷺鷥千點雪 훨 훨 나는 백로 흩날리는 눈송이처럼,

破烟來入畫屛飛 안개 헤치며 그림 병풍으로 날아든다.

*罷亞 : 벼의 이름. 원문은 䆉稏이다.

 

33. 飮酒看牧丹(모란을 보며 마시다) 유우석

今日花前飮 오늘은 꽃을 바라보며 술을 마시니,

甘心醉數杯 기분이 좋아 몇잔술에 이내 취했네.

但愁花有語 다만 걱정은 꽃이 말 할 수 있다면,

不爲老人開 늙은 그대 위해 핀 건 아니라 할까.

 

34. 待酒不至(기다리는 술은 오지 않고) 이백

玉壺繫靑絲 옥병에 푸른실 매어 갔는데,

沽酒來何遲 술심부름 어찌 이리 늦는가.

山花向我笑 산꽃이 나에게 웃음 보내니,

正好銜杯時 지금이 술잔 기울일 때건만.

 

35. 自遣(홀로 가는 길) 이백

對酒不覺暝 술잔 마주해 날 저무는 줄 모르고,

落花盈我衣 떨어지는 꽃잎은 옷자락에 가득하다

醉起步溪月 취해 일어나 달빛 내를 따라 걷는데,

鳥還人亦稀 새는 돌아가고, 사람도 보이지 않네.

 

36. 早春寄王漢陽(이른 봄 한양의 왕씨에게) 이백

碧水浩浩雲茫茫 푸른 물 아득하고 구름은 망망한데,

美人不來空斷腸 님은 오지 않고 부질없이 애만 끓네.

預拂靑山一片石 청산의 바위 한자리 미리 털어 놓고,

與君連日醉壺觴 님 기다려 오면 날마다 함께 취하리.

 

37. 春夜洛城聞笛(봄밤 낙양성 피리소리) 이백

誰家玉笛暗飛聲 누가 부는가. 은은히 들려오는 옥피리 소리,

散入春風滿洛城 봄바람에 흩어져 낙양성에 가득 차네.

此夜曲中聞折柳 이 밤 곡조 속에 이별 가락 들려오니,

何人不起故園情 누구인들 고향 그리는 정 생기지 않으리.

 

38. 花下醉(꽃 아래 취하여) 이상은

尋芳不覺醉流霞 꽃 찾아 나섰다가 유하주에 취하여,

依樹沈眠日已斜 나무에 기대 잠든 사이 해 저물었네.

客散酒醒深夜後 사람들은 돌아가고 한 밤 술에 깨어

更持紅燭賞殘花 다시 촛불 밝혀 남은 꽃을 구경하네.

 

39. 咏柳(버드나무를 노래하다) 하지장

碧玉妝成一樹高 푸른 옥으로 치장 한 높다란 나무,

萬條垂下綠絲條 가지가지 초록 실타래 늘어뜨렸네.

不知細葉誰裁出 가느다란 잎 새들 그 누가 잘랐을까.

二月春風似剪刀 이월 봄바람이 가위질을 했나보다.

 

40. 鳥鳴澗(새 우는 골짜기) 왕유

人閑桂花落 인적 드문데 계수나무 꽃 절로 지고,

夜靜春山空 밤은 고요하고 봄 산은 텅 비었네.

月出驚山鳥 달이 뜨니 산새 놀라,

時鳴春澗中 이따금 봄 골짜기 안에서 우네.

인적 드문데 계수나무 꽃 절로 지고, 밤은 고요하고 봄 산은 텅 비었네.

달이 뜨니 산새 놀라, 이따금 봄 골짜기 안에서 우네.

 

41. 春曉(봄새벽) 맹호연

春眠不覺曉 봄 잠에 날 밝는 줄 몰랐는데,

處處聞啼鳥 여기저기 새 우는 소리 들리네.

夜來風雨聲 밤새 비바람 소리 들리더니

花落知多少 꽃은 또 얼마나 떨어졌을까.

 

春日 -李昌庭-

送汝東歸兼送春(송여동귀겸송춘)-너를 동쪽으로 보내며 봄도 함께 보내니

一般花柳客愁新(일반화류객수신)-버들꽃과 한가지로 나그네 시름 새롭네

檀君廟下三年月(단군묘하삼년월)-단군묘당 아래 3년의 달이요

杜宇聲中萬里人(두우성중만리인)-두견새 울음 속에 만리 밖의 사람이라

落日鄕關亂雲外(락일향관란운외)-해 저물녘 고향은 어지러운 구름밖인데

別筵尊酒小溪濱(별연존주소계빈)-이별의 자리 술그릇은 시냇가에 있네

殘燈此夜頭渾雪(잔등차야두혼설)-등불사위는 이밤에 머리는 온통눈으로 흐리니 夢覺江南涕滿巾(몽각강남체만건)-강남의 꿈 깨어 눈물이 수건을 적시네

승평아헌 (昇平衙軒) -李昌庭-

小池分得野泉凉(소지분득야천량)-작은 연못은 들 샘물처럼 시원한데

軒切新栽橘柚香(헌절신재귤유향)- 동헌 섬돌엔 새로 심은 유자 향기

太守春來常閉閤(태수춘래상폐합)-태수는 봄이 와도 늘 문 닫고 지내니

不知城外落花忙(부지성외락화망)-성밖에 지는 꽃 어지러운 줄 모르네

 

이군과 이별(別李君實) -李昌庭-

江南春已盡(강남춘이진)-강남엔 봄 이미 다 갔는데

關外客初歸(관외객초귀)-관새 밖엔 나그네 비로소 돌아가네

花落龍湫晩(화락룡추만)-꽃진 용추엔 날 저물었는데

雲深鳥道微(운심조도미)-구름 깊고 새 다니는 길 희미하네

離懷屬暮景(리회속모경)-이별의 회포 저물녘 만나니

對酒惜殘暉(대주석잔휘)-술을 마주하여 지는 빛을 아쉬워하네

欲問湘中信(욕문상중신)-상강의 소식 묻고자 하나

天邊雁亦稀(천변안역희)-하늘 가에 기러기 역시 드무네

 

봄날 시냇가에서 春溪 (춘계) / 溪上春日 성혼 (成渾)

五十年來臥碧山(오십년래와벽산)-푸른 산 속에 살아온 지 벌써 오십년

是非何事到人間(시비하사도인간)-인간세상 시비에 말려들 게 무언가

小堂無限春風地(소당무한춘풍지)-자그만한 집이지만 봄바람 끝없는곳

花笑柳眠閒又閒(화소류면한우한)-꽃은 웃고 버들은 잠들어 한가하기만

 

봄날 친구의 별장을 찾아(三日尋李九庄) 常建

雨歇楊林東渡頭(우헐양림동도두)-버들 숲 동쪽 나루터에 비가 개이니

永和三日盪輕舟(영화삼일탕경주)-화창한 봄 삼짓날 가벼운 배를 띄웠다

故人家在桃花岸(고인가재도화안)-복사꽃 핀 물언덕에 있는 친구의 집은

直到門前溪水流(직도문전계수류)-시냇물 흐름따라 문 앞까지 갈수 있으니

 

봄갈이(春耕) / 이우당 조태채

茶煙乍歇牛鷄鳴(다연사헐우계명)-차 끓이는 연기 나른하고 낮닭이 울어

睡罷閒窓霽景明(수파한창제경명)-깨어보니 한가한 창에 말끔히 비개인 경치

野外春耕知不晩(야외춘경지불만)-들 밖엔 봄갈이가 늦지 않았는데도

隔籬時聽叱牛聲(격리시청질우성)-울타리 밖에는 소를 꾸짖는 소리

 

봄이 머무는 마을(留春洞) / 이서구

林花香不斷(림화향부단)-숲 꽃에는 향기가 끊이지 않고

庭草綠新滋(정초녹신자)-뜰 풀은 새롭게 푸르름이 더해지지만

物外春長在(물외춘장재)-보이는 것 밖에 언제나 있는 봄은

惟應靜者知(유응정자지)-오직 고요한 사람이라야 알 수가 있지

 

봄 흥치(春興) /진화

小梅零落柳僛垂(소매령락유기수)-매화 져도 버들 푸른 화사한 봄날

閒踏淸風步步遲(한답청풍보보지)-한가로히 바람 쐬며 거닐었댔소

漁店閉門人語少(어점폐문인어소)-생선가게 문 닫힌채 고요한온대

一江春雨碧絲絲(일강춘우벽사사)-강위에 보슬비만 내리는구나

 

초봄의 감흥(新春感興) /李混

陽生混沌竅(양생혼돈규)-대지의 구석구석 봄기운 돌고

萬物自陶鎔(만물자도용)-여러가지 푸새것들 새움트이네

誰知有形物(수지유형물)-뉘라서 알리 이세상 모든 물건이

生此無形中(생차무형중)-이치의 테두리 벚지 못함을

日月互相代(일월호상대)-세월은 서로서로 바뀌이는데

往來無臭聲(왕래무취성)-오가는데 소리도 자취도 없네

猗歟伏羲心(의여복희심)-가로세로 수억년 흘러를 가도

信合天地情(신합천지정)-천지의 이치는 매한가지 일세

 

봄 추위(春寒) /정희양

水國春全薄(수국춘전박)-강마을에 봄소식 아직도 멀고

寒威未解嚴(한위미해엄)-추위는 여탯껏 풀리지 않아

狂風猶料峭(광풍유료초)-찬바람 오히려 거세게 불고

小雨自廉纖(소우자렴섬)-봄비는 언제올지 절로 적구나

地僻經過少(지벽경과소)-땅이귀저 오가는이 별반드물고

身孤老病兼(신고노병겸)-몸 괴로우니 병과 늙음 겹쳐서 오네

微暄眞可愛(미훤진가애)-따스한 양지쪽 참말 좋아서

灸背坐茅簪(구배좌모잠)-처마밑에 앉아서 등불 쪼이네

 

봄 시름(春傷) /금호 이향수

梅飄香雪柳金絲(매표향설류금사)-버들은 느러지고 매화 날리니

正是王孫腸斷時(정시왕손장단시)-이때 바루 공자왕손 애를 끓이오

燕子光陰來鼎鼎(연자광음래정정)-세월빨라 제비는 새로 나들고

杏花消息老垂垂(행화소식노수수)-꽃피는 봄소식도 가까워지네

田園蕪穢綠資薄(전원무예록자박)-밭갈이 거치러워 실림궁하고

世路蹉跎坐數奇(세로차타좌수기)-세상길 험난하여 뜻못이루네

玉笛一聲山月上(옥적일성산월상)-달밝은밤 피릿소리 드려오는데

傷春傷別恨榮思(상춘상별한영사)-봄시름 이별시름 마음설레오

 

애태우는 봄(傷春) /叢桂堂 鄭之升

草入王孫恨-방초언덕 푸른풀빛 왕손시름 더욱깊고

紅添杜宇愁-봄동산 고은꽃을 저두견이 애를끊네

汀洲人不見-오가는 사람없어 강마을 고요한데

風動木蘭舟-다만지 잔물결에 매생이 촐랑대오

 

봄 노래(春詞) /미촌 윤선거

滿地梨花白雪香(만지이화백설향)-이화꽃 흰눈처럼 땅에가득 향기론데

東方無賴捐幽芳(동방무뢰연유방)-봄바람 얄궂게도 진꽃마저 흩날리오

春愁漠漠心如海(춘수막막심여해)-시름은 아득아득 바다인양 깊어갈제

棲燕雙飛綾畵樑(서연쌍비능화량)-쌍쌍이 나는제비 들보위에 새집짖네

 

봄날(春日) /정암 민우수

春深庭院日如年(춘심정원일여년)-봄이깊어 가는 정원 해까마득 길더구나

萬樹風花落檻前(만수풍화락함전)-난간앞 지는꽃닢 바람결에 흩날리네

方識太平眞有象(방식태평진유상)-태평성대 좋은것을 이제야 알겠노라

相公終夕枕書眠(상공종석침서면)-이내몸 종일토록 책을베고 누었느니

 

봄날(春日) /수향각 원씨

田疇生潤水增波(전주생윤수증파)-논이랑 가득가득 잔물결 촐랑대고

農務應從夜雨多(농무응종야우다)-농사일 접어들제 비도많이 내리노라

庭草漸長花落盡(정초점장화락진)-풀빛차츰 푸러가고 꽃은이미 저버리니

一年春色夢中過(일년춘색몽중과)-일년의 좋은춘광 꿈가운데 오고가네

 

봄 경치 구경(賞春) /귤산 이유원

花間看蝶舞(화간간접무)-꽃곱게 핀사이로 나비춤추고

柳上聽鶯聲(유상청앵성)-버들푸른 가지위 꾀꼬리우네

羣生皆自樂(군생개자락)-춤추고 노래하고 저리좋은데

最是愛民情(최시애민정)-봄을만나 백성들도 즐거워하네

 

봄을 보냄(餞春) /능운

芳郊前夜餞春同(방교전야전춘동)-방초푸른 언덕에서 봄보내고 돌아와서

不耐深悲强把盃(불내심비강파배)-깊은시름 못내이겨 술을자꾸 마셨댔소

猶有柏花紅一樹(유유백화홍일수)-곱게핀 동백꽃 아직남아 붉었거니

時看蛺蝶度墻來(시간협접도장래)-범나비 담을넘어 가끔가끔 날아드네

 

() /운곡 원천석

彩雲灑雪凝佳氣(채운쇄설응가기)-채색구름이 눈을 뿌려 아름다운 기운 엉기니

先應豐祥密雪新(선응풍상밀설신)-설날 아침 풍년 들 징조로 많은 눈이 내리다

氷釋溪流漾碧羅(빙석계류양벽라)-얼음 녹은 시냇물에는 푸른 비단이 일렁이네

嵐翠連山市(람취연산시)-푸른 아지랑이가 산시에 이어졌네

雪盡春山可採藜(설진춘산가채려)-눈 다 녹은 봄산에 명아주가 캘 만하네

蔬葉蕨芽隨日長(소엽궐아수일장)-푸성귀 잎과 고사리 싹이 날마다 자라겠지

柳眼花唇俱已澁(류안화진구이삽)-버들눈과 꽃망울은 모두 물이 안 올랐지만

門外東風細柳垂(문외동풍세류수)-문 밖의 봄바람에 가는 버들이 늘어졌네

飜嗟亂絮逐風飛(번차난서축풍비)-바람 따라 흩날리는 솜꽃은 가엾기만 하구나

初聞布穀報耕種(초문포곡보경종)-포곡조가 처음으로 씨뿌리라 알려주고

亦有提壺呼酒頻(역유제호호주빈)-제호조 또한 자주 술 권하다

杏花將吐艶(행화장토염)-살구꽃은 이제 막 예쁜 모습 드러내고

萱草欲生芽(萱草欲生芽)-원추리도 벌써 움이 트려고 하네

躑躅層層映碧漣(척촉층층영벽련)-철쭉꽃이 층층이 푸른 물가를 비추니

 

春山夜月(춘산야월)-于良史(우량사)

春山多勝事(춘산다승사) 봄 산에는 좋은 일도 많아

賞玩夜忘歸(상완야망귀) 구경하고 즐기다 밤 되도록 돌아가길 잊었네.

掬水月在手(국수월재수) 손으로 물을 떠 담으니 달이 손에 떠 있고

弄花香滿衣(농화향만의) 꽃속에서 놀았더니 꽃향기가 옷에 가득하여라.

興來無遠近(흥내무원근) 흥겨워 먼 곳 가까운 곳 마구 다니다가

欲去惜芳菲(욕거석방비) 떠나려 하니 향기로운 풀 아쉬워라.

南望鐘鳴處(남망종명처) 남쪽으로 종소리 나는 곳 멀리 바라보니

樓臺深翠微(누대심취미) 누대가 짙 푸른 산속에 희미하게 보이네.

 

新雷 봄 천둥소리-() 張維屛(장유병)

造物無言却有情(조물무언각유정) 대자연 말 없으되 정 있어

每于寒盡覺春生(매우한진각춘생) 매양 추위가 다하면 봄이 소생함 느끼네.

千紅萬紫安排着(천홍만자안배착) 울긋불긋 온갖 꽃 다 마련 해 두고서

只待新雷第一聲(지대신뢰제일성) 우르릉 천둥소리 한 번 울리기만 기다리네.

 

豊樂亭游春 其一 풍락정 봄놀이 1-() 歐陽修(구양수)

綠樹交加山鳥啼(록수교가산조제) 푸른 나무 많아지니 산새들 즐거이 울고

晴風蕩漾落花飛(청풍탕양락화비) 맑은 바람 출렁이니 꽃잎이 날리누나.

鳥歌花舞太守醉(조가화무태수취) 새의 노래에 꽃은 춤추니 태수는 취했네.

明日酒醒春已歸(명일주성춘이귀) 내일술깨일즈음이면봄은 이미 가고 없으리라.

 

豊樂亭游春 其三 풍락정 봄놀이 3

紅樹靑山日欲斜 (홍수청산일욕사) 붉은 꽃핀 푸른 산에 해가 지는데

長郊草色綠無涯 (장교초색록무애) 교외 먼 들판 풀빛은 끝없이 푸르다.

游人不管春將老 (유인부관춘장노) 상춘객은 가는 봄 아랑곳하지 않고

來往亭前踏落花 (래왕정전답락화) 정자 앞 오가며 지는 꽃잎을 밟는다.

 

梅花 (매화)-() 陳與義(진여의)

客行滿山雪(객행만산설) 나그네 온 산의 눈 밟고 다니는데

香處是梅花(향처시매화) 향기가 나는 것 바로 매화라네.

丁寧明月夜(정년명월야) 정녕 밝은 달밤에는 꼭

記取影橫斜(기취영횡사) 그림자 빗겨 있는 모습을 보리라.

 

惜花 꽃을 아쉬워하며-() (엄운)

春光冉冉歸何處 (춘광염염귀하처) 봄볕 아장아장 어디로 돌아가는가?

更向花前把一杯 (경향화전파일배) 새삼 꽃 앞에서 술잔 잡아들었네.

盡日問花花不語 (진일문화화부어) 종일토록 물어도 꽃은 말이 없는데

爲誰零落爲誰開 (위수영락위수개) 누구를 위해 피고 시들고 하는가?

 

春夜喜雨 봄밤에 내리는 반가운 비-() 두보(杜甫)

好雨知時節 (호우지시절) 좋은 비는 내려야 할 시절을 알아

當春乃發生 (당춘내발생) 봄이 되니 곧 내리기 시작한다.

隨風潛入夜 (수풍잠입야) 바람 따라 밤에 몰래 스며들어

潤物細無聲 (윤물세무성) 소리도 없이 촉촉히 만물을 적신다.

野徑雲俱黑 (야경운구흑) 들판 길 구름 낮게 깔려 어둡고

江船火獨明 (강선화독명) 강 위에 뜬 배의 불만이 밝다.

曉看紅濕處 (효간홍습처) 새벽녘 아침 붉게 젖은 곳 보니,

花重錦官城 (화중금관성) 금관성에 꽃들 활짝 피었네.

 

春雨後 봄비 내린 뒤-() 孟郊(맹교)

昨夜一散雨 (작야일산우) 어젯밤 한 차례 가랑비가 내렸으니

天意蘇群物 (천의소군물) 하늘이 만물을 소생케 하려는 것이라.

何物最先知 (하물최선지) 어느 것이 가장 먼저 그 뜻을 알랴 했더니

虛庭草爭出 (허정초쟁출) 빈 뜨락에 봄풀들이 다투어 나는구나.

 

月下獨酌 其一 달 아래 홀로 마시다-() 李白(이백)

花間一壺酒 (화간일호주) 꽃밭 가운데 앉아 술 한 동이를 놓고.

獨酌無相親 (독작무상친) 함께 할 사람 없으니 홀로 마시노라.

擧杯邀明月 (거배요명월) 잔 들어 밝은 달을 맞이하니

對影成三人 (대영성삼인) 그림자까지 더하여 세 사람이 되었구나.

月旣不解飮 (월기부해음) 달님은 본시 술 마실 줄 모르고

影徒隨我身 (영도수아신) 그림자도 그저 내 몸을 따를 뿐.

暫伴月將影 (잠반월장영) 잠시 달과 그림자를 데리고

行樂須及春 (행락수급춘) 이 봄 가기 전에 즐겨나 보리라.

我歌月徘徊 (아가월배회) 내가 노래하면 달은 배회하고

我舞影凌亂 (아무영릉난) 내가 춤 추면 그림자 어른거린다.

醒時同交歡 (성시동교환) 깨어있을 때는 함께 즐기고

醉後各分散 (취후각분산) 취한 후에는 각자 흩어져 간다.

永結無情游 (영결무정유) 아무렴 우리끼리의 이 우정 길이 맺어

相期邈雲漢 (상기막운한) 이 다음엔 은하수 저쪽에서 다시 만나리.

 

杜鵑啼 (두견제) 두견이가 울다-崔昌大(최창대,1669-1720)

春去山花落 (춘거산화락) 봄 가자 산 꽃은 떨어지니.

子規勸人歸 (자규권인귀) 두견이 돌아가자 권하네.

天涯幾多客 (천애기다객) 하늘 가 하많은 나그네들.

空望白雲飛 (공망백운비) 떠가는 흰구름만 바라보고.

 

偶吟 (우음) 우연히 읇다-洪顯周(홍현주)

旅夢啼鳥喚(여몽제조환) 새 울음에 나그네 꿈 깨어나니

歸思繞春樹(귀사요춘수) 고향 생각은 봄 나무를 맴도는 구나.

落花滿空山(낙화만공산) 떨어지는 꽃잎은 빈산에 가득하니

何處故鄕路(하처고향로) 어느 곳으로 가야 고향의 길인고.

 

看花(간화) 꽃 구경-朴準源(박준원,1739-1807)

世人看花色 (세인간화색) 세상 사람들 꽃 빛을 보나,

吾獨看花氣 (오독간화기) 나는 홀로 그 기운을 본다네.

此氣滿天地 (차기만천지) 이 기운 천지 가득하니,

吾亦一花卉 (오역일화훼) 나 또한 한떨기 꽃일레라.

 

問杜鵑花消息(문두견화소식)-金笠(김립)

問爾窓前鳥 (문이창전조) 창 앞에 새야 말좀 물어보자

何山宿早來 (하산숙조래) 어느 산에서 자고 이렇게 일찍 왔느냐.

應識山中事 (응식산중사) 산중의 일을 너는 응당 알 터이니

杜鵑花發耶 (두견화발야) 지금 산에는 진달래꽃이 피었더냐?

 

佛日庵贈因雲釋(불일암 인운스님에게)-移達(이달)

寺在白雲中(사재백운중) 절이 힌 구름속에 묻혀 있네,

白雲僧不掃(백운승불소) 힌 구름이라 스님이 쓸지를 않네.

客來門始開(객래문시개) 손님이 찾아와 비로소 문 열어 보니,

萬壑松花老(만학송화로) 온 골짜기 송화꽃 이미 쇠었네.

 

南溪暮泛詩(남계모범시) 남쪽 개울에 밤에 배 띄우고-宋翼弼(송익필)

迷花歸棹晩(미화귀도만) : 꽃에 마음 빼앗겨 늦어돌아가고,

待月下灘遲(대월하탄지) : 달 기다리다 늦어 여울 내려가지가네.

醉裏猶垂釣(취이유수조) : 술에 취하여도 낚싯대 드리우니,

舟移夢不移(주이몽불이) : 배는 옮기지만 꿈은 못 옮기는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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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신춘문예 당선작 모음 (시부문)

 

갈라파고스 / 김태인

 

어둠이 입술에 닿자 몸 안의 단어들이 수척해졌다 야윈 몸을 안고 섬 밖을 나갔다가 새벽이 오면 회귀하는 조류(潮流), 금이 간 말에서 아픈 단어가 태어나고 다 자란 말은 눈가 주름을 열고 떠나갔다

 

남겨진 말의 귀를 열면 치어들이 지느러미를 털며 들이 닥쳤다.은어(隱語) 썩는 냄새가 코를 찌르고, 욕설이 귀를 깨문 몸 안에 손을 넣어 상한 심경을 꺼내 놓자 말수 줄은 언어의 생식기는 퇴화되어 갔다

 

파도를 멀리 밀어낸 밤은 등대를 잡고 주저앉았다 부레를 떼어낸 언어는 외딴섬에 스스로를 격리시켰다 발굽에 물갈퀴가 생기고 단어에 부리가 자랐다 비늘이 깃털로 변해 조류(鳥類)로 진화했지만 텅 빈 죽지에 감춘 내재율을 버리지는 못하였다

 

아주 오래된 하늘에 운율이 돌면 첫 문장은 가슴지느러미부터 따뜻해졌다 야윈 말들이 하나 둘 돌아온 섬은 언어의 기원에 종말을 고하고, 밤은 더 이상 섬을 기억해내지 못했다 동쪽으로 흘러든 난류는 바다거북 등껍질에서 불가사의한 문자를 캐고 암염처럼 굳어버린 죽은 언어를 떼내었다

 

남쪽 염전에서는 느린 운율과 음가들이 뿔 고동의 귓가에서 보송보송 말라갔다 새벽이 되어 방에 불을 끄면 되살아난 단어들이 몸 안에 환한 섬을 산란하는 것이었다

*갈라파고스 - 찰스 다윈이 발견한 섬 혹은 제도.

- 2017 강원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꽃게 / 최병철

 

장손은 섬이었다

할아버지가 펼쳐놓은 바다에 담겨 있던 당신

잠시 뭍에서 맡은 쇠 냄새만

해안선을 따라 옆으로 옆으로 맴돌고 있었다

바다의 모퉁이에 헐렁하게 용접되어 있었지만

기운 기둥을 일으켜 촘촘하게 그물을 걸고

부력으로 집안을 밀어 올렸다

뱃머리가 바다를 가를 때마다

철공소에서 대문을 만들었던 시간들이 솟구쳐 올랐다

가풍의 출입을 철대문으로 막고자 했는지 모르겠다

배를 저어갈 때 방향을 잡아 주던 어머니가

물 밑으로 가라앉고

철의 껍질에서 탈피했다

조금씩 자유로워질 때쯤

딱딱해진 가슴 위로 그물을 펼치고

휑한 구멍을 꿰매고 있었다

물때를 기다렸던 밤

팽팽한 수면을 찢고

그렁그렁 달빛이 그물에 걸려 올라왔다

바다가 심심해지면 안부가 궁금해지는 법

기다림만 키우다 통발에 자신을 가두던 당신

절단기로 섬을 해체하고

배를 수평선 바깥으로 몰아 마지막 항해를 시작했지만

집게발이 파도를 물고 놓지 않는다

- 2017 경남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고래를 격려하며 / 김예진

 

외벽에 녹슨 고래 몇 마리

물 바깥으로 나와 숨을 쉰 흔적

그 숨을 찾는 심장소리가 손끝에서 떨렸다

혼신을 다해 호기롭게 살았을

먼 우주를 되짚어도 더 이상의 숨은 없다

때때로 바람이었다가 절벽이었다가

수세기의 흔적이

수 천 년 거리에서

천변 반구대를 서성였을

내세의 염원과 사랑을 갈구하는 수단이 손아귀 힘이었다면

피눈물로 쪼아서 새긴 그 기원이

울음에 갇혀 해답을 기다리는 동안

눈물처럼 후드득 떨어지는 늙은 고래가 볼모로 잡혀있다

녹슨 세월이 한데 엉겨 붙어서

아직 물을 건너지 못한 배고픔과 서러움

매질과 학대와 손가락질

슬픈 작살에 핏물이 번지고

뼈와 살이 바람으로 흩어지고

다른 행성에 잘못 온 것처럼

가압류 딱지가 붙어버린

고래의 적막은 한겨울처럼 쓸쓸하고

세상의 기억은 겨울 끝에 머물러 있다

- 2017 경상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미역귀 / 성영희

 

미역은 귀로 산다

바위를 파고 듣는 미역줄기들

견내량 세찬 물길에 소용돌이로 붙어살다가

12첩 반상에 진수(珍羞)로 올려 졌다고 했던가

깜깜한 청력으로도 파도처럼 일어서는 돌의 꽃

귀로 자생하는 유연한 물살은

해초들의 텃밭 아닐까

미역을 따고나면 바위는 한동안 난청을 앓는다

돌의 포자인가,

물의 갈기인가, 움켜쥔 귀를 놓으면

어지러운 소리들은 수면 위로 올라와

물결이 된다

파도가 지날 때마다

온몸으로 흘려 쓰는 해초들의 수중악보

흘려 쓴 음표라고 함부로 고쳐 부르지 마라

얇고 가느다란 음파로도 춤을 추는

물의 하체다

저 깊은 곳으로부터 헤엄쳐 온 물의 후음이

긴 파도를 펼치는 시간

잠에서 깬 귀들이 쫑긋쫑긋 햇살을 읽는다

물결을 말리면 저런 모양이 될까

햇살을 만나면 야멸치게 물의 뼈를 버리는

바짝 마른 파도 한 뭇

- 2017 경인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백색소음 / 이다희

 

조용히 눈을 떠요. 눈을 뜰 때에는 조용히 뜹니다. 눈꺼풀이 하는 일은 소란스럽지 않아요. 물건들이 어렴풋한 덩어리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눈길로 오래 더듬으면 덩어리에 날이 생기죠. 나는 물건들과의 이러한 친교에 순응하는 편입니다.

벽에 붙은 선반에 대하여,

나에게 선반은 평평하지만 선반 입장에서는

필사의 직립(直立)이 아니겠습니까?

옆집에서는 담을 높이는 공사가 한창입니다. 점점 높아지는 담에 대하여, 시멘트가 채 마르기 전에 누군가 적어 놓는 이름에 대하여. 며칠째, 습한 날씨가 계속되고 투명한 문신 같은 이름이 피부에 내려앉습니다. 피부가 세상에 가장 먼저 나가는 마중이라면 나는 이 마중에 실패하는 기분이 듭니다. 나는 이 습기에 순응합니다.하지만 만약 손에 닿지도 않은 컵이 미끄러진다면 컵을 믿겠습니까? 미끄러짐을 믿겠습니까?

유일한 목격자로서

이 비밀을 어떻게 옮겨 놓을 수 있을까요.

도대체 이 습기는 누구의 이름입니까.

눈꺼풀을 닫아도 닫아지지 않는 눈이

내가 사라지고도 내 곁을 지키는 잠이

오래 나를 지켜봅니다.

- 2017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각시거미 / 이삼현

 

그녀와 나 사이,

서먹해진 간격에 집을 지은 거미

한 점 침묵으로 매달렸다

말끝을 세운 몇 가닥 발설이 한데 얽혀 덫이 되고

하루, 이틀, 사흘

무엇을 먹었는지 마셨는지 소식도 없이 제자리에 멈춰있다

나는 여문 것을 좋아하고

그녀는 부드러운 걸 좋아하지만 거미의 식성은 육식성이다

단단한 저녁이 말랑말랑해진 태양의 육즙을 천천히 삼키는 동안

거미는 한마디 미동도 없이 어두워졌다

몰래 들여다봐도 내통도 없다

팽팽하게 벌어진 틈새를 붙잡고

며칠 째 끈적끈적한 긴장의 끈을 당기는 저 고집은 불통이다

꼭 돌아올 거라고 활짝 열어둔 오늘이 무음無音으로 지고

내일의 가지에 또 무슨 꽃이 피려나

마음은 나팔처럼 불 수가 없다

경계를 풀고 다가올 기척 하나 놓치지 않으려는 순간이 쉼표도 없이 기다림으로 이어지고 죽은 듯 산 듯 다시 낮달이 떴다

- 2017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빅풋 / 석민재

 

군함처럼 큰 발을 끌고

아버지가 낭떠러지까지

오두막집을 밀고 갔다가

밀고 왔다가

왼발 오른발 왼발 오른발 스텝을 맞추며

말기 암, 엄마를 재우고 있다

죽음을 데리고 놀고 있다

죽을까 말까 죽어줄까 말까

엄마는 아빠를 놀리고 있다

아기처럼 엄마처럼

절벽 끝에서 놀고 있다

- 2017 세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윤장대 / 김성신

 

삼월 삼짓날은 윤장대를 돌리는 날

풍경소리 곱발 세우고

산자락은 그늘을 등지고 좌정한다

108배 올리던 법당에서

굽은 허리와 무릎 뼈 석탑처럼 일으켜 세우고

윤장대 돌리는 어머니의 마음에는

묵은 발원이 한 각씩 깊어진다

상현달 달무리 지는 밤

아이의 울음소리 희미하게 살아나고

안간힘을 토해내던 흑백의 한 생

몸속 경()이 된 통증을

한 올 한 올 부풀리니

저만큼 솔바람에 가슴 쓸리기도 해

앞뒤 없는 회한과 갈망은

두 손 맞잡고

배웅하듯

한 곳을 바라보니

이마 위로 맺힌 땀방울

눈물의 동의인양 하염없이 흐른다

더 두툼해질 법문의 책장에

줄 맞추어 반듯하게 들어가 있을

어머니의 비워낸 몸을

나는 가만히 부축하여본다.

- 2017 불교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스웨터 / 황성용

 

엄마 영정사진을 찍는 날

 

일생의 좌중을 한 번에 멈추고 그 안에서 골몰히 앞을 바라보는 한방의 시선, 시장 냄새도 들어간다

느슨했던 안이 넘어졌는지 엄마의 얼굴이 카메라 앞에서 손님 쪽으로 살짝 기운다

엄마 스스로 올올이 물 수 있는 어금니 하나로 얼굴을 살짝 들어 올린다 힘들었던 무게는 내리고, 쪼그렸던 다리는 반듯이 편다

푸르른 날과 무성한 날을 곱해도 영이 되는 적자의 숲에서 내려오지 못해 항상 엄마의 앞치마는 땀으로 젖어 있다

비누칠을 해도 빠지지 않을 때 방망이질의 쓰임에 따라 한 방에 끝내려고 사진사는 필요 없는 각도를 버린다

버릴 컷을 버려진 시간으로 남아 있을 때 엄마는 살림의 다이어트를 위해 땀방울 하나하나 털실로 꿰매는 절약 스웨터(sweater)

코가 빠져도 스웨터의 구멍을 버리지 않는 센스, 엄마는 유산의 단추 하나를 남겨둔다

나는 아침을 먹기 전에 빼빼한 삶의 스웨터로 찍힌 영정사진을 찾으러 간다

- 2017 광남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질감 / 김순옥

 

방을 빼라는 집

주인의 목소리가 뜨거워

엉뚱한 방에 들어가 누워보아요

문지방에 끼인 돌멩이가 으스러져요

감긴 눈을 씹었어요

생선꼬리라도 주세요

돌멩이가 입 안에서 굴러다녀요

미안해요 뱉을 수가 없어요

입 깊숙이 밀어 넣어 볼까요?

늙은 복숭아 껍질에 돋은 거웃이

천일동안 타고 있대요

꽃을 달고 웃는 모습이 보고 싶어요

노랗게 곪아가는 눈

저만치

나는 엄마보다 더 늙었고

낯익은 젊은 여자 하나

생뚱맞은 얼굴로 거울을 빠져 나가요

불 꺼진 방 아랫목에 우두커니

앉아 있어요

- 2017 국제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잔등노을 / 정연희

 

소잔등에 부르르

바람이 올라타고 있다

곱슬거리는 바람을 쫓는 꼬리는

등뼈를 타고 나간 장식

억센 풀은 뿔이 되고

오래 되새김한 무료는 꼬리 끝에서 춤춘다

스프링을 닮은 잔등 속 간지러움은

온갖 풀끝을 탐식한 벌

한 마리 꽃의 몸속에 피는 봄

연한 풀잎이 키운 한 마리 소는

쌓아 놓은 풀 더미 같고

잔등은 가혹한 수레의 우두머리 같다

논두렁 길 따라 비스듬히 누운

온돌방 같은 소 한 마리

눈 안에 풀밭과

코뚜레 꿴 굴레의 말()을 숨기는

저 순응의 천성

가지런한 빗줄기가 껌벅 껌벅거린다

융단처럼 펼쳐놓은

노을빛 잔등이 봄빛으로 밝다

주인 닮은 뿔처럼 몸 기우는 날은

금방 쏟아질 것 같은 잔등의 딱지가

철석철석 박자를 맞추고

저 불그스름한 노을은

유순한 소의 엉덩짝을 산처럼 넘는다

- 2017 농민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페인트 공 / 성영희

 

그에게 깨끗한 옷이란 없다

한 가닥 밧줄을 뽑으며 사는 사내

거미처럼 외벽에 붙어

어느 날은 창과 벽을 묻혀오고

또 어떤 날은 흘러내리는 지붕을 묻혀 돌아온다

사다리를 오르거나 밧줄을 타거나

한결같이 허공에 뜬 얼룩진 옷

얼마나 더 흘러내려야 저 절벽 꼭대기에

깃발 하나 꽂을 수 있나

저것은 공중에 찍힌 데칼코마니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작업복이다

저렇게 화려한 옷이

일상복이 되지 못하는 것은

끊임없이 보호색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한 마리 거미가 정글을 탈출할 때

죽음에 쓸 밑줄까지 품고 나오듯

공중을 거쳐 안착한 거미들의 거푸집

하루 열두 번씩 변한다는 카멜레온도

마지막엔 제 색깔을 찾는다는데

하나의 직업과 함께 끝나는 일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가 내려온 벽면에는 푸른 싹이 자라고

너덜거리는 작업복에도

온갖 색의 싹들이 돋아나 있다

- 2017 대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두꺼운 부재(不在) / 추프랑카

 

안 오던 비가 뜰층계에도 온다

그녀가 마늘을 깐다 여섯 쪽 마늘에 가랑비

육손이 그녀가 손가락 다섯 개에 오리발가락 하나를 까면 다섯 쪽 마늘은 쓰리고, 오그라져 붙은 마늘 한 쪽에 맺히는 빗방울, 오리발가락 다섯 개에 손가락 하나를 까면 바람비는 뜰층계에 양서류처럼 뛰어내리고, 타일과 타일 사이 당신 낯빛 닮은 바랜 시멘트, 그녀가 한사코 층계에 앉아 발끝을 오므리고 마늘을 깐다

매운 하늘을 휘젓는 비의 꼬리

마늘을 깐다 한 줌의 깊이에 씨를 묻고, 알뿌리 키우던 마늘밭에서 흙 탈탈 털어낸, 당신 없는 뜰층계에서 통증의 꼬리 하나씩 눈을 뜨며 낱낱이 톨 쪼개고 나와야 할 마늘쪽들, 층계 갈라진 틈 틈으로 촘촘하게 내리는 비, 집어넣는 비, 비의 꼬리도 꿰맬 듯 웅크려 앉아 그녀가 마늘을 깐다. 묵은 마늘껍질처럼 벗겨져, 하얗게, 날아가 버리는 맨종아리의 육남매 비안에 스며 있는 그늘의 표정으로 여섯 해, 꿈속 수면에 번지던 당신 뜰층계에 불쑥 붐비는 당신의 이름, 아멘 아멘 아멘 마늘은 여섯 쪽이고 육손이 그녀 뒤뚱거리며, 오리발가락 여섯 개에 손가락 여섯 개를 깐다 세 시에 한번 멎었다가 생각난 듯 쿵, 쿵 아멘을 들이받으며 아직 다 닳지 않은 비가, 다시 여러 가닥으로 쪼개진다

- 2017 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목판화 / 진창윤

 

목판 위에 칼을 대면

마을에 눈 내리는 소리가 들린다

골목 안쪽으로 흘러들어 고이는 풍경들은 늘 배경이다

늦은 밤 집으로 돌아오는 여자의

문 따는 소리를 들으려면 손목에 힘을 빼야 한다

칼은 골목을 따라 가로등을 세우고 지붕 위에 기와를 덮고

용마루 위의 길고양이 걸음을 붙들고

담장에 막혀 크는 감나무의 가지를 펼쳐준다

나는 여자의 발소리와 아이의

소리 없는 울음을 나무에 새겨 넣기 위해

밤이 골목 끝에서 떼쓰며 우는 것도 잊어야 한다

불 꺼진 문틈으로 냄비 타는 냄새가 새어나오더라도

칼을 놓지 않아야 한다, 그쯤 되면

밤 열두 시의 종소리도 새겨 넣을 수 있을 것이다

삶의 여백은 언제나 좁아서

칼이 지나간 움푹 팬 자리는 서럽고 아프다

지붕 위로 어두운 윤곽이 드러나면 드문드문 송곳을 찍어

마치 박다 만 못 자국처럼 별을 새겨 넣는다

드디어 깜깜한 하늘에 귀가 없는 별이 뜬다

여자는 퉁퉁 불은 이불을 아이의 턱밑까지 덮어주었다

내 칼이 닿지 않는 곳마다 눈이 내리고 있다

- 2017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허공에서 더 깊어지는 추위 / 김낙호

 

세 길 높이 배관 위

긴 칼 휘두르는 단단한 추위와 맞선다

방패는,

작업복 한 장의 두께

빈곤의 길이를 덮을 수 없는 주머니 속에서

길 없는 길을 찾는 추위에 쩍쩍 묻어나는 살점

더 먼 변두리의 울음소리를 막아보려

등돌린 세상처럼 냉골인 둥근 관을 온몸으로 데운다

두려움의 크기 따라 느리게

혹은, 더 느리게

허공을 차는 발바닥의 양력揚力으로 기는 자벌레

수평으로 떠 있는 몸이 공중을 써는 동안

바람은,

밀도 낮은 곳만 파고드는 야비한 마름

풍경風磬이 될 수 없는 공구들 부딪치는 소리

눈앞에 튀어 올랐던 땅의 단내가 목구멍을 채우는,

숨죽였던 모골이 축축한 닭의 볏이 될 때마다

날개 없는 포유류가 새가 된 적 없다는 걸

한 발 느리게 깨닫는다

떨어져 나갔다 다시 매달린 간으로부터

소름의 갈기가 잦아드는 한숨

자꾸만 밀어내는 세상의 복판을 자주 헛짚어

복부 근육으로 변두리를 붙잡고 살아내야 한다는 것,

허공을 기는 힘이 연소될 때마다

그나마 조금 환해지는 하루

- 2017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진단 / 신동혁

 

머리를 자르면 물고기가 된 기분입니다

나는 종교가 없고 마지막엔 바다가 온다는 말을,

소금기가 남은 꼬리뼈를 믿습니다

훔쳐온 것들만이 반짝입니다

지상의 명단에는 내가 없기에

나는 나의 줄거리가 됩니다

나는 맨발과 어울립니다

액자를 훔치면 여름이 되고 비둘기를 훔치면 횡단보도가 되는

낯선 버스에서 승객들이 쏟아집니다

멀리서 보면 선인장 더미 같습니다

서로를 껴안자 모래가 흐릅니다

모래가 나의 모국어가 아니듯

빈 침대는 바다에 대한 추문입니다

나는 모르는 햇빛만을 받아 적습니다

혼잣말을 엿들을 때 두 귀는 가장 뜨겁습니다

지도를 꺼내어 펼쳐봅니다

처방전처럼 읽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가도 좋다는 말을 듣습니다

숨을 쉴 때마다

나도 모르게 호주머니가 깊어집니다

- 2017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공복 / 김한규

 

당신이 하고 있는 무엇

가만히 있게 가만히 두지 않는 시간

이런 말을 들을 수 있다 나왔네요.

아니면 이런 말을 할 수도 있다 왔습니다.

먼지가 부풀며 피에 섞인다

아스팔트가 헤드라이트를 밀어내기 시작하고

한 마디를 끝낸 입술이

냉동고 속에서 굳는다

언 것이 쌓이기 시작하자

흔들리던 빈속이 쏟아져 내린다

무엇을 하기 위해 당신은

약봉지를 잊은 주머니에서 담배를 찾고

가지 말아야 할 곳이 보인다

죽은 나무 위에서 늦은 밥을 먹을 때

문은 닫히는 소리를 낸다

밝아올 것이라는 말을 지워버린

아침에는 감꽃이 떨어지고

눈물을 말리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을 하고 나면

이런 말을 들을 수 있다

끝났습니다.

아니면 이런 말을 들을 수도 있다

연락하겠습니다.

- 2017 영남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귀촌 / 정연희

 

귀가 한 마을을 이루고 있다

멀고 가까운 말들도

촌에서는 하나로 연결된 귀가 된다

귀걸이처럼 빛나는 소문들

귀가 제일 빠른 곳은 촌이다

특용작물을 심은 노총각의 이야기, 젊은 며느리와 늙은 시어머니와 다국적 갈등, 파리 한 마리와 한나절을 놀았다는 과부댁, 허리가 점점 늦가을 풀포기처럼 구부러지는 재 너머 노인, 합죽의 입 꼬리에서 뛰어오는 손자들 부러운 마음 감추고 듣는 독거노인들 이야기가 점심 물린 마을회관에 가득하다. 토지수용 소문에 동네가 술렁이고 쇠약한 용돈을 먹고 약장사가 지나가고 나면 촌에는 보일러 공기구멍에 집을 짓는 새와 부엌이 놀이터인 쥐가 퍼트리는 소문이 있다

반상회가 끝난 자정 무렵

민화투 점수로 오고가는

소문의 끄트머리들이

텅 빈 까치집으로 들어간다

폐가는 집 비운 소문으로 흉흉하고

논두렁에는 논두렁 소문이 길게 늘어나고

어쩌다 주춤했던 귀들도

오일장 다녀 온 뒤로 다시 무성해지는

이발관 그림 같은 풍경에 뛰어든 사람들

밤이 빨리 찾아오는 촌 풍경에

바쁜 귀가 몰입해 있다

- 2017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애인 / 유수연

 

애인은 여당을 찍고 왔고 나는 야당을 찍었다

서로의 이해는 아귀가 맞지 않았으므로 나는 왼손으로 문을 열고 너는 오른손으로 문을 닫는다

손을 잡으면 옮겨오는 불편을 참으며 나는 등을 돌리고 자고 너는 벽을 보며 자기를 원했다

악몽을 꾸다 침대에서 깨어나면 나는 생각한다

나를 바라보고 있는 애인을 바라보며 우리의 꿈이 다르다는 것을

나는 수많은 악몽 중 하나였지만 금방 잊혀졌다

벽마다 액자가 걸렸던 흔적들이 피부병처럼 번진다 벽마다 뽑지 않은 굽은 못들이 벽을 견디고 있다

더는 넘길 게 없는 달력을 바라보며 너는 평화, 말하고 나는 자유, 말한다

우리의 입에는 답이 없다

우리는 안과 밖 벽을 넘어 다를 게 없었다

나는 나를 견디고 너는 너를 견딘다

어둠과 한낮 속에서 침대에 누워있었다 티브이를 끄지 않았으므로 뉴스가 나오고 있다

- 2017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전쟁의 시간 / 주민현

 

빗방울이 창문에 부딪치며 싸락싸락 소리가 났다.

라디오에서 전쟁의 종식을 알리는 앵커의 목소리가 지지직거리며 흘러나오고 있었다.

기쁨과 안도가 터무니없이 먼 곳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나는 어두운 언덕을 넘어가고 있는 군인들의 긴 행렬을 떠올렸다

바게트 굽는 냄새가 식탁 위로 흘러 넘쳤다

하지만 불안이 커튼처럼 남겨져 있었다

어쨌거나 다시 자랄 것이다

식물이나, 아이나, 어둠 속에 수그린

수련이나, 오래 구겨져 있던 셔츠 같은 것이

교사나 수렵꾼 같은 사람들,

그런 사람들의 생활이 다시 시작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뜯어진 커튼처럼 그렇게 남겨져 있었다

어머니는 인간이 물고기로부터 태어난다고 믿었다

전쟁이 끝났다는 사실을 끝내 믿을 수 없어 했다

이곳에 돌아오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반쯤만 돌아온 사람도 있었다

식은 총구에서 나는 싸늘한 냄새를 맡으며

수프를 먹었고, 기도를 했고, 달력을 넘기며

고작 이 년이 지났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어 했다

칼로 가른 물고기 뱃속에는 구슬이 가득했다

종종 정신이 돌아오는 늙은 어머니가 나의 이름을 불렀다;

종려나무야, 다른 신발을 쥐고 태어난 깨끗한 발아,

이것을 좀 보렴, 이렇게 아름답잖니

신은 언제나 우리의 너머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단다

어머니는 자주 누워 있었고 집 밖에 내어 놓은 의자는 비에 젖었다

전쟁이 끝나고 좀도둑 떼가 기승을 부린다는 뉴스가 흘러나왔다

곧 사월이 오면 먹을 게 좀 생길 거다

이웃집 사람들과 매일 대화를 했다

이 동네를 떠나세요, 아직 젊으니까 도시로 가면 여기보단 지내기가 나을 거요

그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누워서 중얼거리는 어머니는 조금씩 물고기의 형상을 닮아 갔다

오빠 마구간에서 새끼 양들이 태어났어

이상한 일이다, 신의 증거 같은 것일까?

그 양들은 옆집에서 도망친 가난한 슬픔일 뿐이란다

사는 게 지옥 같구나

어머니가 말했다

아직 지옥엔 도달하지도 않았는걸요

사월에도 눈이 내렸다 이상한 일이었다

나는 다시 학교에 갔고

곳곳에 무너진 건물이 다시 건축되고 있었다

가는 물줄기 안에서 물고기 몇 마리가

더 커다란 물고기에게 잡아먹히고 있었다

- 2017 한국경제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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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對句들 모음

1. 自然

天高萬仞日月明 地厚千尺草木生 (길인)

東園春來桃李白 西野夏至禾秀靑

春水洋洋滿四澤 夏雲郁郁多奇峯

秋氣微凉黃菊發 冬候大寒白雪飛

秋月團團揚明輝 冬嶺高高秀孤松

疊疊山深然後寺 樹樹落花以前春

雨霽月到天心處 夜淸風來水面時 (비개일제)

月獨天懸無柄扇 星重空散絶纓珠 (갓끈영)

燈作房中揚明月 月爲天下光耿燈 (반짝일경)

歲去月昃人頭白 春往秋來樹葉黃

萬壑雪山鳥夢白 四野花枝雨聲紅 (골짜기학)

九秋稻熟黃滿野 三春花發紅遍山 (벼도)

風淸月明村歌起 雨霽山靑牧豎登 (세울수)

月爲天下大將軍 星作河邊百萬師

春日松作迎客蓋 秋夜月爲讀書燈 (덮을개)

溪邊柳幕鶯爲客 園裡花房蜂作郞

疊疊白雲山上蓋 團團明月水中珠

江上水鳥浮還沒 天邊白雲斷復連

西天日落月復出 東窓夜去晝還來

蛇登鳥喧童看樹 客來犬吠主開門 (지껄일훤,짖을폐)

白雲峯峯多奇石 靑煙處處滿寂菴

靑靑洞深花氣重 疊疊山高水聲幽

白雲深囚碧山頭 煙霞橫割暮江腰

白馬徐行駒隨後 黃牛勤耕犢臥原 (망아지구, 송아지독)

日暮掩扉鷄登架 天寒歸客鳥入簷 (거둘엄, 처마첨)

白鳥奔逐花間蝶 黃鷄鬪爭草上蟲

靑山靜谷似太古 白日長天如少年

雪程狗走梅花落 泥地鷄行竹葉成

細雨落下不上天 滿水覆流難再收

靜裡方知乾坤大 閑中始覺日月長

春園竹筍尖如筆 冬嶺松葉細似針

雨意天邊雲端黑 春心山外木末靑

秋葉飄飄前霜落 春花灼灼後雨紅 (회오리표, 구울작)

山中有山山不盡 路中多路路無窮

秋夜梧桐半階月 春日楊柳一簾風 (발렴)

南北鴻雁往來路 東西日月出入門

坡下竹根龍腰曲 園中蕉葉鳳尾長

秋夜西亭江上月 冬日東閣雪中梅

日沒月出天開眼 洞深山高地擧頭

蠶老成繭將錦衣 牛閑揷秧已豊兆 (비단견)

對飯蠅先向床集 如厠狗前隨路行 (파리승, 기울측)

始生群物坤有慈 皆物相親乾施德

四海不洩天有覆 五嶽非重地滿載 (샐설)

天地江山形不改 古今草木色如新

三山半落靑天外 二水中分白鷺洲

江祖一片石 靑天掃畵屛

題詩留萬古 綠字錦苔生이태백

千山積大塊 萬物成多形

水流沾泥沙 風吹滿郊野

山川爲丘陵 乾坤定經緯

五行中土位 九州蚩尤跡

河淡海水醎 山靑嶽路險 (짤함)

2. ()

暮春花落憐不掃 深夜月明愛無眠

花笑庭前聲未聽 鳥啼林下淚難看 (울체)

吹風花落春歸葉 霽雨月明夜隱林

仲春花紅黃蜂盛夏草綠白馬嘶 (뇨 시끄러울뇨, 말울시)

庭前筍如黃犢角 山中蕨似小兒拳

花間蝶舞紛紛雪 柳上鶯飛片片金

花房蝶翅輕飜粉 柳幕鶯聲巧轉簧(날개시, 생황황)

冬寒白雪梅中盡 春和薰風柳上歸

溪邊柳枝絲絲綠 園中桃花點點紅

林間花落掃更落 路邊草生踏還生

春深柳色黃金嫩 日暖梨花白雪香 (연약할눈)

簷前降雨作鈴散 葉裏縣桃如玉積

桃李燦爛千機錦 江山鮮潔一畵屛

城春草木深 恨別鳥驚心 杜甫

3. 여름()

綠水淸淸鷗前鏡 靑山疊疊鶴後屛

靑山虎嘯三更月 碧海龍吟萬里風

雕樑空堂鷰語 綠樹深處鶯亂啼

雲集雨來濯千枝 風吹日暖扇萬物

槐日行空山滋靑 麥風滿地野自黃

林間莎鷄振羽飛 溪邊腐草爲螢行

出巢燕子橫擧高 含籜竹孫縱列長 (대껍질탁)

溪邊楊柳長誇景 坂下櫻桃爛增味

山川似火物欲焦 天地如爐人增渴 (탈초)

炎帝始得王 祝融初正官

夏至日最長 宵短炎方熱

雨順風又薰 夜短日還長

槐夏雨露均 麥秋氣候調

蠶成富潤得 麥秀貧困解

天行赫赫日 地滿炎炎風

野翁勤麥隴 蠶婦忙桑畦

4. 가을()

山外雁飛天兪碧 江邊鷗行水自淸

山中栗黃鼯來拾 門前柿紅兒上摘 (박쥐오)

淸風岸上蘆花白 白露庭邊菊蕊黃 (꽃술예)

鴻雁行飛金天濶 銀河陳列玉宇淸

淸風掃地萬物新 素月流天群星滅

南畝稻梁豊歲占 西園風月良時來

却見秋隨庭樹老 追知寒侵雁聲來

白帝司秋神 蓐收初登官 (자리욕)

署往自旺金 凉來方流火

馬肥淸天高 燈親良夜底

雲斂淸風來 日晶黃菊發

天地滿新凉 乾坤行凄日 (쓸쓸할처)

秋夜月明輝 夕日風冷寒

珠露東西列 銀河南北橫

寒來酷暑退 炎往淸凉生

喬木亂蟬聲 長天落雁影

風來白蘋翻 日照紅蓼發 (개구리밥빈, 여뀌료)

笛韻溪邊搖 砧聲村裡振 (다듬잇돌침)

林亭秋己晩 騷客意無窮

山吐孤輪月 江含萬里風

遠水連天碧 霜楓向日紅

寒鴻何處去 聲斷暮雲中 李珥

5. 겨울()

白雪山顔美華粉 半月峯頭粧飾梳

冬寒到處三農息 天候運行萬物成

西山月昃砧聲急 南天秋暮雁影深

斗柄建亥四時行 日馭移房萬物長 (말부릴어)

白雪千嶺粧玉樹 素冰四澤作瑤池

酷寒看雪何妨醉 嚴冬尋春卽有期

岸上梅吐三更月 山頂松號一巡風

過雁天邊日中街 吹風林間月照階

春園芳草惟滋香 冬嶺靑松各自佳

滿庭月色無煙燭 入坐山光不速賓

更有松絃彈譜外 只堪珍重未傳人 崔沖

6. 섣달 금날(除夕)

送舊迎新燒爆竹 賀壽祈福寫桃符

深夜鄕里三聲鼓 長宵城郭五更鐘

溫暑凉寒一年盡 春夏秋冬四季終

今宵不待我恨恨 明日自來人欣欣 (기쁠흔)

坐消殘臘燭元旦 佇待明年願登豊

天地不辭加一歲 萬物唯喜到三春

臘帶吟筇千愁去 春隨笑面萬福來

房中守歲人 簷前迎春燈

一發爆竹聲 三盃屠蘇酒

炬火列四野 椒酒奠五方 (후추초)

春來送舊年 冬去迎新歲

歲華莫待我 人事不可緩

今夕往懷洗 明年來策硏

閑語鷄鳴聲 不眠黎明期

7. 설날(元旦)

正月元旦三元首 今夜子時一歲初

乾作物生啓始時 坤爲德施開元日

德新春芳木旺東 斗建暮天星回寅

候變歲改人間迎 月轉星回天上應

一年分四時 三元始正月

黎明飮柏酒 曉光奠椒盤

天均新陰陽 人望首壽祚

愼望迎獻歲 嚴恪奠祭春 (공경할각)

年計在歲首 侯策有春初

健祈勸福觴 鶴談賀萬壽

8. 인간사(人間事)

父有慈心子當孝 兄施和氣弟益恭

父嚴母慈乾坤並 君義臣忠上下分

子孝時時雙親樂 家和日日萬事成

和叔敬姪同根出 大兄小弟一氣連

孝悌人間百行源 詩書世上學文餘

男兒一日不讀書 丈夫口中生荊棘

體全心安茅屋穩 身康性定菜羹香

至今花有重開日 自古人無更少年

世上人心朝夕變 天下山色古今同

午日小兒騎竹走 夕陽老牛臥草眠

世上人皆愛珠玉 眼前我愛子孫賢

恒懼典法朝朝樂 暫欺王公日日憂

十年能作燈下苦 三日乃見馬頭榮

伊虎畵皮難畵骨 其友知面不知心

重濁成形性各異 博厚載物命相殊

坤物生長功非淺 乾精養成德莫窮

國破山河在 感時花濺淚 杜甫

白頭搔更短 渾欲不勝簪 杜甫

烽火連三月 家書抵萬金

交人惟度心 對物只觀性

乾恩似嚴父 坤德如慈母

天陽剛健男 坤陰柔順女

天下有萬物 世上存多則

市集客林林 天會辰叢叢

人貴萬物中 地參三才裡

天地所貴人 萬物最靈神

白酒一杯紅人面 黃金千兩黑吏心

飮酒人顔赤生花 食草馬口靑如葉

<黃鶴樓>

昔人己乘黃鶴去 此地空餘黃鶴樓

黃鶴己去不復返 白雲千載空悠悠

晴川歷歷漢陽樹 芳草處處鸚鵡州

日暮鄕關何處是 湮波江上便人愁 崔顥 (빠질인)

<登岳陽樓>

昔聞洞庭水 今登岳陽樓

吳楚東南坼 乾坤日月浮 (찢을탁)

親朋無一字 老病有孤舟

戎馬關山北 馮軒涕泗流 (이름풍, 눈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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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海韻珠 卷一

 

東(53)

東 同 中 空 公 紅 風 通 功 窮 宮 雄 鴻 叢 翁 豊 充 戎 楓 籠 聾 虹 桐 工 銅 童 僮 筩 衷 忠 瞳 虫 終 崇 弓 躬 融 穹 蔥 櫳 瓏 洪 聰 蓬 嵩 熊 隆 蒙 濛 篷 烘 沖 朧

 

冬(37)

冬 農 龍 松 從 容 宗 鐘 舂 封 峯 攻 供 蹤 儂 濃 重 衡 蓉 庸 胸 雍 逢 縫 蜂 茸 鋒 烽 蛩 慵 筇 恭 鬆 墉 傭 鎔 溶

 

江(17)

江 窓 狵 雙 腔 邦 幢 缸 矼 降 杠 扛 撞 釭 艭 瀧 跫

 

支(105)

支 枝 移 爲 垂 吹 奇 陂 碑 宜 時 詩 知 之 疑 遲 期 思 師 眉 絲 碁 池 持 辭 詞 醫 滋 兒 龜 芝 旗 姿 馳 隨 巵 籬 披 炊 湄 基 儀 姬 皮 痴 規 夷 遺 施 誰 司 箕 茲 慈 祠 帷 怡 私 斯 治 飴 肌 推 頤 漪 熙 彛 資 覊 陲 鸝 脂 著 茨 麾 維 騎 卑 窺 追 雌 錐 梨 匙 髭 伊 葵 蕤 緇 歧 欹 墀 離 差 衰 欺 飢 危 椎 悲 綏 逵 貽 其 而

 

微(37)

微 薇 暉 輝 徽 揮 飛 衣 依 肥 威 機 磯 稀 霏 菲 扉 畿 闈 妃 翬 幃 圍 韋 緋 騑 鞿 璣 希 晞 旂 祈 譏 饑 違 非 歸

 

 

詩海韻珠 卷二

 

魚(33)

魚 書 漁 初 居 裾 車 餘 鋤 踈 如 虛 噓 墟 輿 閭 渠 蕖 余 譽 胥 蔬 梳 徐 廬 驢 舒 除 儲 畲 琚 葅 諸

 

虞(80)

虞 愚 娛 隅 儒 吾 珠 圖 湖 壺 無 孤 梧 爐 途 癯 呼 俱 扶 都 奴 枯 鳬 株 徒 烏 吳 夫 雛 符 租 蘇 鬚 蕪 廚 殊 區 驅 駒 蒲 鋪 趨 朱 軀 衢 沽 蘆 鱸 壚 蛛 狐 迂 紆 謨 濡 楡 膚 姑 胡 酥 摹 徂 乎 腴 敷 愉 襦 于 盂 巫 輸 幮 瑚 逋 麤 樞 弧 銖 竽 糊

 

齊(28)

齊 低 迷 西 啼 溪 棲 鷄 泥 題 妻 圭 畦 携 蹄 梯 奎 提 犀 嘶 萋 閨 臍 黎 藜 犂 霓 筓

 

佳(17)

佳 街 懷 齋 階 排 鞋 槐 柴 釵 蛙 崖 諧 儕 淮 偕 霾

 

灰(34)

灰 開 回 杯 才 材 臺 來 梅 催 栽 雷 埃 苔 裁 萊 台 墔 醅 胎 陪 魁 孩 恢 財 枚 罍 頹 煤 摧 猜 腮 培 哉

 

眞(52)

眞 人 春 新 塵 民 親 身 仁 倫 辰 隣 因 寅 旻 宸 臣 賓 濱 綸 輪 巾 茵 晨 辛 薪 伸 神 申 麟 鱗 銀 珍 津 頻 巡 馴 唇 嚬 均 囷 紳 姻 筠 旬 淳 蘋 緡 陳 淪 貧 秦

 

文(24)

文 紋 聞 雲 分 紛 君 軍 群 勳 嚑 勤 耘 醺 裙 熏 欣 斤 芹 芬 焚 蚊 氛 云

 

元(37)

元 原 源 園 繁 孫 門 根 存 尊 恩 樽 言 藩 暄 村 痕 喧 昏 翻 軒 呑 奔 渾 論 婚 敦 垣 屯 魂 掀 盆 猿 煩 豚 暾 坤

 

寒(39)

寒 寬 安 韓 團 丹 看 冠 歡 欄 難 闌 乾 官 竿 瀾 殘 干 餐 盤 檀 蘭 紈 鞍 灘 壇 彈 觀 巒 端 湍 丸 單 攢 蟠 酸 完 肝 鸞

 

刪(21)

刪 還 山 關 間 顔 閒 班 彎 灣 攀 環 頑 慳 鬟 蠻 寰 艱 鰥 潺

 

 

詩海韻珠 卷三

 

先(62)

先 天 年 前 烟 眠 邊 圓 鮮 全 賢 連 田 錢 泉 仙 川 玄 緣 船 然 筵 禪 篇 蓮 懸 肩 姸 偏 絃 堅 蟬 遷 聯 權 拳 宣 綿 千 傳 牽 淵 穿 專 椽 虔 鈆(鉛) 鞭 鳶 燕 鵑 旋 憐 阡 氈 煎 娟 塡 顚 塼 焉 乾

 

蕭(40)

蕭 簫 霄 朝 堯 饒 橈 遙 招 條 樵 消 宵 腰 飄 標 搖 潮 調 苗 韶 瑤 邀 謠 超 蕉 嬌 驕 綃 橈 昭 寥 喬 銷 遼 燒 澆 挑 凋 僚

 

肴(18)

肴 巢 交 郊 茅 嘲 梢 包 庖 敲 凹 匏 抄 爻 抛 膠 胞 蛟

 

豪(17)

豪 高 毫 刀 桃 袍 皐 濤 曺 毛 醪 勞 膏 操 遭 陶 騷

 

歌(34)

歌 多 波 和 科 羅 河 過 何 柯 荷 禾 阿 梭 磨 坡 皤 蘿 娥 蛾 摩 哦 窩 蓑 窠 螺 戈 他 莎 婆 鵝 魔 訛 峨

 

麻(29)

麻 花 霞 家 茶 華 斜 沙 車 牙 芽 加 嘉 鴉 紗 奢 遮 遐 瑕 賒 衙 槎 誇 葩 葭 瓜 蛙 譁 笳

 

陽(92)

陽 長 光 堂 香 章 芳 楊 方 觴 塘 粧 忘 床 量 鄕 忙 房 蒼 郞 康 桑 藏 唐 腸 常 皇 黃 王 昌 墻 行 剛 羊 凉 篁 揚 荒 霜 裳 傍 場 商 囊 嘗 檣 良 祥 廊 裝 航 岡 翔 倉 糧 棠 粱 强 箱 秧 張 莊 望 梁 疆 槍 筐 娘 茫 妨 昻 洋 芒 將 坊 浪 簧 凰 央 鴦 薑 潢 網 琅 當 防 倡 羗(羌) 狂 傷 湘 糖

 

 

詩海韻珠 卷四

 

庚(63)

庚 平 明 生 情 淸 聲 名 成 評 耕 迎 京 晴 城 輕 鶯 營 笙 行 鳴 兵 英 橫 觥 衡 榮 枰 誠 程 盈 精 亨 征 更 莖 卿 盟 荊 羹 縈 楹 晶 장 纓 爭 擎 瓊 旌 鯨 鸚 瀛 氓 兄 貞 呈 嬰 櫻 賡 甍 牲 烹 驚

 

靑(33)

靑 經 聽 醒 星 亭 停 汀 形 靈 馨 翎 庭 屛 寧 齡 笭 廳 銘 溟 腥 甁 萍 扄 螢 零 舲 鈴 蓂 坰 霆 冥 蜓

 

蒸(40)

蒸 能 登 燈 朋 氷 繩 僧 陵 凝 稱 層 增 騰 稜 澄 憑 興 昇 承 仍 乘 丞 藤 勝 曾 鷹 鵬 徵 膺 肱 蠅 譍 矜 憎 懲 綾 菱 恒 弘

 

尤(56)

尤 流 遊 秋 樓 頭 收 愁 休 舟 求 鷗 州 浮 留 洲 牛 鉤 謨 侯 裘 由 投 郵 幽 溝 疇 籌 優 儔 周 修 柔 稠 抽 謳 酬 鳩 甌 劉 邱 毬 油 憂 騮 悠 榴 眸 喉 漚 猴 楸 羞 旒 猷 遒

 

侵(26)

侵 尋 林 深 心 今 音 金 襟 陰 琴 禽 臨 簪 昑 岑 沉 砧 森 箴 霖 斟 潯 鍼 衾 欽

 

覃(24)

覃 潭 南 男 甘 三 談 含 蠶 酣 函 庵 貪 驂 藍 涵 嵐 參 龕 探 慙 柑 諳 堪

 

鹽(31)

鹽 纖 廉 簷 嚴 簾 兼 霑 籤 添 瞻 蟾 潛 炎 縑 占 淹 甜(甛) 奩 拈 尖 謙 髥 嫌 黏 恬 閻 鎌 蒹 黔 帘

 

咸(9)

咸 緘 帆 巖 衫 杉 銜 醎 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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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옥편을 찾아서 평, 측을 구분하여 작시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가【平】佳街家嘉加迦枷歌哥柯苛珈呵茄迦伽跏訶袈痂珂笳葭謌瘕軻

【仄】可駕暇嫁稼假價架賈仮斝軻瘕

간【平】姦艱刊干竿肝奸杆癎栞玕慳間看

【仄】侃墾懇幹揀簡柬諫澗閒磵桿稈齦艮衎間看

감【平】甘柑邯疳堪戡龕鑑監嵌

【仄】勘憾减減感坎敢瞰紺撼埳鹻欿齦鑑監嵌

강【平】姜薑疆羌康糠岡綱鋼剛江腔舡畺堈崗罡杠穅壃忼僵釭强降慷彊

【仄】襁絳講强降慷彊

개【平】皆開

【仄】介价芥疥改塏愷鎧槪漑慨個箇蓋豈盖丐凱

갱【平】羹坑粳賡鏗硜

【仄】

거【平】居据車渠裾祛呿醵籧胠

【仄】去遽倨踞鋸據巨距炬鉅拒擧醵籧胠

건【平】巾愆騫乾虔蹇鍵腱

【仄】建健件楗謇鍵蹇腱

검【平】鈐黔

【仄】儉檢劍劒撿芡

게【仄】偈憩揭愒

견【平】牽肩堅鵑蠲

【仄】犬見絹譴遣繭甄狷

겸【平】謙箝鉗拑蒹

【仄】慊歉傔

경【平】庚耕京驚莖卿輕傾擎鯨瓊涇坰冏經更

【仄】徑磬脛敬鏡慶競竟硬梗景憬境警頃勁頸耿璥倞俓儆罄熲憼褧經更檠

계【平】溪階谿鷄磎雞烓

【仄】啓季悸癸界戒誡械屆計契繫桂繼系係棨堺薊髻罽瘈稧

고【平】孤姑沽呱菰枯高羔苽辜睾尻皐觚敲膏

【仄】告誥固痼錮故雇顧庫考槁鼓古股賈苦暠蠱估藁叩敲拷絝袴栲靠瞽羖鈷罟敲膏

곤【平】坤昆琨鯤

【仄】困袞棍崑滾梱閫錕捆

공【平】工公功攻共空供蚣跫釭箜蛬共供空倥悾

【仄】孔拱珙鞏恐控貢栱贛共供空倥悾

과【平】戈科瓜誇鍋侉蝌堝撾窠

【仄】寡果顆跨課顆菓夥倮

관【平】寬官棺關菅觀冠

【仄】慣串灌貫館管瓘鸛雚盥綰筦觀冠涫

광【平】狂光洸筐珖匡胱侊炚恇

【仄】廣曠壙鑛磺誑誆纊

괘【仄】卦掛罫挂罣詿

괴【平】乖魁槐

【仄】怪塊壞拐愧廥媿襘蒯

굉【平】宏紘轟肱閎訇觥浤翃

교【平】交郊膠橋轎驕喬僑翹憍蕎蛟敎嶠矯嬌咬蹻

【仄】巧校較攪狡絞皎餃嚙噭姣敎嶠矯嬌咬蹻

구【平】求區嶇軀驅駒鳩衢龜嘔謳歐鷗仇丘邱勾球毬逑鉤溝俱銶摳劬裘佉俅蚯句瞿

【仄】具懼口狗久九咎垢舅耈苟玖毆矩舊寇救灸構購柩究廐傋屨扣榘晷句瞿

군【平】君群裙窘軍桾皸

【仄】郡

궁【平】宮窮弓躬穹芎躳

권【平】拳權捲惓顴蜷卷圈

【仄】券勸眷倦睠裷卷圈

궤【仄】机軌詭潰饋櫃佹几匱跪繢憒

귀【平】歸

【仄】貴鬼句晷

규【平】圭奎閨規窺槻葵逵珪暌睽虯糺

【仄】揆竅叫赳糾刲 (新)硅

균【平】均鈞勻筠勻畇龜麏

【仄】菌

근【平】勤懃芹筋根芹觔釿跟

【仄】僅饉覲瑾近槿劤菫謹厪墐漌靳巹斤慬

금【平】今金襟琴禽笒芩擒檎衾禁衿

【仄】錦妗唫噤僸禁衿

긍【平】兢矜恆絚

【仄】亘肯恆絚

기【平】基奇琦錡岐祇其期旗淇祁箕欺朞羈飢耆麒畸肌騏機饑譏璣磯沂祈畿錤璂圻夔虁鰭攲

騎幾伎耆

【仄】器記棄寄忌起己紀驥冀嗜企豈技妓綺杞氣旣玘覬騎幾伎耆

긴【仄】緊

나【平】拏梛蘿螺儺拿挐鑼騾囉那懦

【仄】裸娜懶癩糯邏倮臝那懦 (慣)喇奈

난【平】瀾蘭鸞欒鑾闌圞爛難

【仄】亂卵煖戁赧偄暖嬾攤爛難

남【平】南楠男藍籃襤嵐枏婪

【仄】湳濫喃柟藍

낭【平】囊娘廊郎榔硠蜋浪狼

【仄】朗莨閬曩浪狼

내【平】淶騋

【仄】乃內耐柰奈嬭渿迺鼐奶 (日)匂

냉【仄】冷

녀【平】女帤袽

년【平】年秊䄵

【仄】撚碾

념【平】恬拈

【仄】念踗拈捻

녕【平】寧嚀儜

【仄】濘甯佞侫

녜【仄】禰祢

노【平】勞撈盧奴蘆瀘爐駑孥呶

【仄】努怒魯櫓鹵虜艪路露鷺憦潞輅擄瑙

논【仄】論

농【平】農濃籠瓏聾膿醲儂噥

【仄】弄壟隴

뇌【平】牢

【仄】腦惱賚磊賂耒餒

뇨【平】鐃

【仄】尿鬧嫋淖

누【平】婁

뉴【仄】紐鈕杻忸狃

능【平】楞陵凌菱能綾蔆倰

【仄】

니【平】尼呢怩柅泥

【仄】祢禰怩柅泥

다【平】多茶

【仄】爹跢

단【平】丹簞鄲壇檀湍端團

【仄】斷旦段短但袒亶彖鍛蛋担椴

담【平】覃譚潭曇談痰聃錟儋蕁郯坍壜澹湛擔淡

【仄】膽憺啖毯禫噉啗澹湛擔淡

당【平】幢唐塘糖堂棠螳鐺餹蟷瞠搪撞當

【仄】黨戇儻党撞當倘

대【平】臺擡坮儓

【仄】大帶待隊代岱貸黛對戴懟汏玳袋碓鐓旲 (國)垈

도【平】桃滔刀陶淘逃濤都圖萄途塗徒屠叨忉慆韜菟挑跳

【仄】道稻島禱導盜到倒堵賭覩蹈悼度渡掉棹櫂嶋睹搗燾擣鍍挑跳

돈【平】敦墩惇暾焞豚燉弴焞

【仄】沌頓

동【平】冬東同銅桐童憧瞳潼膧侗仝疼橦佟僮苳蝀彤

【仄】洞棟董動凍胴 (國)垌

두【平】頭兜

【仄】斗杜豆逗竇抖荳痘肚讀枓蠹蚪陡脰斁吋

둔【平】屯芚窀迍臀坉

【仄】遁遯鈍

등【平】登燈藤騰謄凳嶝磴鐙螣

【仄】等鄧橙鐙螣

라【平】羅蘿邏螺拏騾鑼

【仄】癩裸懶倮臝 (慣)喇

란【平】蘭欄鸞欒瀾丹闌鑾攔難爛

【仄】亂卵嬾赧難爛

람【平】藍嵐襤籃婪惏

【仄】濫纜覽擥欖灠嚂攬

랑【平】郞廊琅狼瑯螂蜋踉稂硠鋃榔

【仄】朗莨閬埌

래【平】來萊崍徠淶騋

량【平】梁粱糧凉良椋樑粮涼踉

【仄】亮兩諒悢倆輛魎喨量涼踉

려【平】閭櫚廬驪黎驢藜臚麗蠡

【仄】呂旅慮戾勵礪儷蠣犁侶濾梠鑢厲膂癘糲儢唳麗蠡

련【平】連蓮漣憐鏈鰱孿

【仄】練鍊戀輦璉孌湅煉攣孿

렴【平】鹽廉濂簾磏奩覝嬚

【仄】斂殮瀲

령【平】靈玲鈴聆笭伶囹羚翎寧岺怜零呤苓岭泠鴒秢蛉軨齡欞昤

【仄】領嶺逞另姈

례【仄】例禮醴澧隷隸鱧礼

로【平】撈盧蘆瀘爐壚玈艫轤鸕顱

【仄】路老潞露鷺輅魯櫓虜鹵怒憦擄滷癆窂艪

론【平】

【仄】惀

롱【平】瓏聾朧瀧蘢曨礱鸗

【仄】壟弄儱攏隴哢籠曨礱鸗

뢰【平】牢雷畾

【仄】儡賂賴瀨懶賚耒誄磊

료【平】聊遼暸飉飂寮醪瞭燎嫽廖撩繚嘹僚

【仄】了蓼料療潦獠鬧瞭燎嫽廖撩繚嘹

루【平】婁樓褸螻髏蔞慺瘻嘍

【仄】屢淚累漏陋壘縷嶁僂塿鏤瘻嘍

류【平】流琉旒留榴劉瀏瘤瑠遛鶹飂

【仄】柳謬類溜勠

륜【平】侖崙淪倫綸輪掄蜦

륭【平】隆癃窿

름【仄】凜廩懍澟

릉【平】凌菱楞陵綾倰蔆

【仄】

리【平】犁離璃罹籬羸釐梨李鯉裏浬狸罹嫠漓螭魑貍离蜊

【仄】吏利異莉履里理裏裡悧涖俐哩俚 (慣)厘

린【平】隣麟鱗燐鄰潾嶙磷粼

【仄】吝藺躪悋璘躙嶙磷粼

림【平】林臨霖淋琳惏痳

마【平】麻摩魔痲劘磨麽

【仄】馬碼瑪媽螞磨麽 (日)麿

만【平】巒瞞彎灣蠻鬘鏝鰻饅漫謾墁悗縵

【仄】慢晩娩滿萬曼蔓卍万輓挽嫚幔懣鏋漫謾墁悗縵

망【平】亡忙邙茫恾汒芒望忘

【仄】妄莽罔網輞惘漭蟒魍望忘

매【平】埋枚梅媒煤楳煤玫莓酶霉

【仄】寐魅昧媒罵邁妹買賣眛沬苺呆

맹【平】盲盟萌氓儚甍甿虻

【仄】孟猛蜢

면【平】眠棉綿

【仄】面免勉冕眄緬沔丏麵俛麪糆湎偭

명【平】名明鳴冥螟蓂銘洺眀溟暝瞑

【仄】命皿茗酩溟暝 (國)椧

몌【仄】袂

모【平】模謨謀毛矛茅牟眸侔恈鉾嫫摹糢姆髦摸芼旄

【仄】侮冒帽暮慕募某貌耄瑁牡耗母姥摸芼旄

몽【平】蒙朦雺曚懞鸏夢濛幪

【仄】夢濛

묘【平】苗描錨猫貓

【仄】卯昴墓妙廟渺杳淼眇竗緲

무【平】無蕪巫毋誣廡无膴儛

【仄】務霧畝拇舞武撫茂懋貿珷楙憮鵡懋戊嘸騖

문【平】文紋雯蚊門炆捫璊聞汶們

【仄】吻刎問紊抆忟聞汶們 (日)匁

미【平】微薇眉嵋楣湄迷獼糜縻麋黴蘼弥靡彌

【仄】媚尾未味米謎美亹媄媺梶謎渼娓弭敉弥靡彌瀰

민【平】民珉岷旻旼緡暋玟罠湣忟忞黽

【仄】悶敏閔憫愍泯忟忞黽

반【平】攀班斑頒般潘盤磐瘢蟠磻攽螌礬搬槃搫豳扳媻拌胖

【仄】半伴畔叛絆泮反返飯盼扳媻拌胖

방【平】方芳妨榜坊房旁防磅邦尨幫梆肪蒡厖舽龐幇傍滂彷枋膀謗

【仄】放訪舫昉仿榜紡蚌倣髣牓傍滂彷枋膀謗

배【平】排俳陪培裵杯胚盃徘賠裴坏坯

【仄】倍拜湃輩背配北扒焙琲蓓褙

번【平】煩番蕃燔飜幡藩樊繁繙翻蘩磻膰袢

범【平】凡

【仄】汎梵範犯范泛笵颿帆氾

변【平】邊駢騈籩弁便

【仄】變卞辯辨忭鴘匾弁便

병【平】兵幷絣輧缾娉(日)鋲塀

【仄】丙炳秉倂餠病柄竝昞昺棅迸鉼並

보【仄】保堡褓寶報步譜輔補普甫菩珤洑潽俌捗簠黼鴇葆鞴湺

본【仄】本

봉【平】封逢蓬峰烽峯鋒蜂丰夆篷縫熢葑

【仄】俸奉捧棒鳳琫菶縫熢葑

부【平】夫扶芙符鳧孚敷膚不浮莩艀咐趺孵蜉跗鈇

【仄】否婦負阜剖缶副富復覆父釜府俯腑腐簿斧部賦附傅付赴賻訃拊溥祔胕頫鮒仆埠俘駙

분【平】汾焚賁紛雰芬盆奔噴吩犇枌棻氛棼分墳扮

【仄】忿糞奮粉憤湓畚笨黺分墳濆

붕【平】朋鵬絣棚崩硼繃漰鬅

【仄】

비【平】悲卑碑丕非扉琵緋妃飛肥毗裨毘蓖霏邳蚍腓騑鼙騛羆斐誹菲枇紕匪

【仄】備鼻臂比庇泌秘譬婢匕鄙秕憊榧費沸翡仳毖粃翡芘贔轡閟髀俾斐誹菲枇紕匪

빈【平】頻嚬貧賓濱嬪彬玭浜檳瀕斌豳繽霦蘋顰鑌矉邠

【仄】殯牝擯臏鬂鬢儐

빙【平】憑氷冰俜

【仄】聘騁娉

사【平】娑莎梭唆蓑司絲私斯師辭詞祠獅篩邪斜奢紗沙裟蛇査蓑楂鯊槎覗思笥

【仄】事賜寺肆使嗣四泗駟飼伺食些士仕俟史死徙似巳祀社寫瀉捨謝赦舍射麝乍柶卸姒

蜡竢駛僿思笥

산【平】刪山珊酸

【仄】傘算散産疝霰汕潸蒜 (國)橵

삼【平】三參杉芟森蔘衫芟彡

【仄】

상【平】詳祥庠翔湘牀床廂箱常商嘗裳霜孀桑傷相狀喪尙

【仄】償象像想爽上賞橡顙相狀喪尙 (日)

새【平】鰓

새【仄】塞賽璽

생【平】生笙牲甥鼪鉎苼

【仄】省眚

서【平】書徐舒胥西栖棲犀鋤鉏紓諝

【仄】抒暑黍敍序鼠緖墅嶼瑞署曙絮庶逝壻筮誓婿薯噬鉏紓諝

선【平】仙宣嬋蟬船璇琁嬋僊詵璿瑄璇嫙先旋鮮禪扇煽單

【仄】膳羨線銑善選蘚跣敾渲癬繕饍墡鐥先旋鮮禪扇煽單 (新)腺

섬【平】纖殲蟾孅暹譫贍銛

【仄】剡閃贍陝剡

성【平】成城誠聲星惺腥猩宬筬騂狌煋珹瑆盛醒

【仄】性聖姓省晟盛醒

세【仄】世勢歲細稅說洗貰帨繐洒 (日)笹

소【平】巢搔騷蕭簫瀟蘇消宵逍銷韶蔬霄梳踈甦樔釗疏燒昭劭炤佋繅捎

【仄】嘯笑召邵少小紹沼所掃素訴塑篠瘙埽泝筱溯遡疏燒昭劭炤佋繅捎

손【平】孫蓀飡飱飧湌

【仄】巽遜損

송【平】松淞淞鬆蜙

【仄】宋頌訟誦悚送

쇠【平】衰釗

쇄【仄】殺灑碎鎖瑣曬刷洒

수【平】誰垂隨雖隋輸需須鬚洙殊茱酬愁囚收搜修羞蒐廋泅溲脩讎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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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仄】向餉響嚮享饗

허【平】虛墟噓歔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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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平】軒

【仄】憲獻巘幰

험【仄】驗獫嶮險

현【平】賢弦絃舷懸玄嫣玹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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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平】荊兄瑩滎亨衡馨形刑型邢熒螢荊珩娙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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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仄】混焜惛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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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平】懷淮灰恢廻徊蛔茴佪虺回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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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平】橫宖鐄

【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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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平】侯喉猴帿

【仄】候後后厚吼朽嗅逅詬詡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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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仄】煊諼

훼【仄】卉喙毁煊燬芔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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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仄】彙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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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仄】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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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仄】喜憘憙戱晞欷豨唏 (國)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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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舜臣 將軍 語錄

 

丈夫出世 用則效死以忠 不用則耕野足矣.

대장부로 세상에 나와 나라에서 써 주면 죽음으로써 충성을 다할 것이요. 써주지 않으면 야인이 되어 밭갈이하면서 살리라.

충무공이 1576(선조9) 2월 식년무과에 합격하고나서 임용발령을 조용히 기다리며 한 말로 자신의 보직이나 출세를 위하여 권문세가에 출입하여 아첨하거나 영화를 탐내지 않기로 결심하였다.

在下者越遷 則應遷者不遷 是非公也 且法不可改也.

승진해야 할 사람이 승진을 못하고 순서를 바꿔 아래 사람을 올리는 일은 옳지 못합니다. 또한 규정도 고칠 수 없습니다.

1579(선조12) 2월 훈련원 봉사(奉事 : 8)였었는데 지금으로 말하면 국방부 산하의 교육훈련 담당 부서이다. 그 때의 상관은 병부정랑(丙部正郞 : 5, 지금의 과장급) 서익(徐益)이 자기의 친지 한 사람의 서열을 바꾸어 참군(參軍)으로 승진시켜야 된다면서 인사관계 서류를 잘 꾸며 달라는 청탁을 해왔다. 충무공은 그의 청탁을 들어 주지 않으면 자신의 위치가 위태롭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끝내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여긴 까닭에 서익의 청탁을 거절하였다. 공명과 정의로써 불의에 대처한 공의 언동이 당시 한성 훈련원내에 널리 알려졌다. 그후 1581122년째 발포만호로 있을 때 서익은 군기경차관(軍器敬差官)으로 내려와 허위로 보고서를 만들어 공을 파직시키었다.

吾初出仕路 豈宜托跡權門謀進耶.

벼슬길에 갓 나온 내가 어찌 권세있는 집에 발을 디뎌 놓고 출세하기를 도모하겠느냐.한때 병조판서 김귀영(金貴榮 : 15191593)이 자기 딸(庶女)을 충무공에게 소실로 시집보내려고 중매인을 보내어 인척관계를 맺으려 한 일이 있었다. 병조판서라는 높은 양반이 충무공을 사위로 맞이하겠다는 뜻을 가졌다는 것은 이미 공의 인품을 좋게 보았던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충무공은 그 자리에서 중매인을 돌려 보내었고 권세와 돈을 따라 다니는 아첨배나 부정한 방법으로 출세하고자 하는 일은 일체 하지 않았다.

此乃公家物也裁之有年一朝伐之不以公而以私可乎

이 오동나무는 나라의 땅 위에 있으니 나라의 물건입니다. 이것은 여러 해 동안 길러 온 것이니 하루 아침에 사사로이 베어버릴 수 없습니다.

15807월에 발포만호(鉢浦萬戶 : 4)로 근무하였다. 발포는 지금의 고흥군 남족해안 내발리이다. 직속상관인 전라좌수사 성박(?)이 사람을 시켜 편지를 보내 왔다. “내가 거문고를 만들고자 하니 발포영 객사 앞 뜰에 있는 오동나무를 베어서 보내시오.”하였으나 거절하니 성박은 노발대발 하였으나 충무공은 끝내 뜻을 굽히지 않았다.

我與栗谷同性可以相見而見於銓相時不可竟不往

나와 율곡은 성이 같은 까닭에 만나 볼만도 하지만 그가 이조판서로 있는 동안에는 만나는 것이 옳지 않습니다. 선조14년 서익은 군기경차관(軍器敬差官)으로 내려와 허위로발포만호 이순신이 군기를 전혀 보수하지 않았으므로 파직해야 합니다라고 장계를 올려 공을 파직시키었다. 그러자 당시 율곡선생이 이조판서로 있었는데 사간원 대사간인 서해 유성룡이 율곡선생을 만나보도록 권고한 적이 있었을 때 나눈 얘기.

箭筒則不難進納 而人謂大監之受何如也 小人之納又何如也 以 一箭筒 而大監與小人俱受汚辱之名 則深有未安 柳相曰 君言是也

화살통(箭筒)을 드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다만 사람들이 이를 보고 대감이 받는 것을 어떻다 말하며, 소인이 바치는 것을 어떻다 하지 않겠습니다? 오로지 이 화살통 하나로 대감과 소인이 함께 더러운 말을 듣게 될까봐 그것이 두렵습니다. 서익의 무고로 파직 되었다가 1582(선조15) 5월에 3년 전의 근무지였던 훈련원(訓鍊院) 봉사(奉事)로 재직하게 되었다. 당시 병조판서 유전(? : 15311589)은 충무공이 늘 들고 다니던 화살통을 보고 소유하고 픈 생각에 그 화살통을 줄 수 없겠느냐고 물었을 때 완곡하게 거절하자 유전은 그대 말이 옳다고 하면서 두 번 다시 그러한 말을 꺼내지 않았다고 한다. 역시 그도 큰 인물임에 틀림없다.

死生有名 飮酒何也 不渴何必飮水 死則死耳 安可違道求生

죽고 사는 것은 천명인데, 술은 마셔 무엇하며, 목이 마르지도 않은데 물은 무엇 때문에 마시겠는가?어찌 바른 길을 어기어 살기를 구한단 말이오!

1586(선조 19 1월 함경도 조산원 만호(4)으로 있었다. 15878월에는 함경도 최북단 두만강 입구에 있는 녹둔도 둔전관을 겸하게 되었다. 이해 겨울 여진족이 기병을 이끌고 대거 침입해 많은 사상자를 냈다. 그러나 특별한 방어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지만 충무공은 적은 병력으로 여진족을 격퇴하였고 포로된 자 60여명을 탈환하기도 하였다. 이때 병마사 이일은 호출하여 문초받을 때 선거이에게 한말.그러나 모든 잘못을 것을 충무공에게 전가하여 백의종군케 하였다.

勿論有罪無罪 一國大臣在於獄中 而作樂於堂上 無乃未安乎.

죄가 있고 없는 것은 나라에서 가려낼 일이지만 한 나라의 대신이 옥중에 계신데 이렇게 방에서 풍류를 즐기고 있다는 것은 미안한 일이다.

1589(선조22) 7월 정언신이 나해 귀향지에서 한성으로 다시 끌려와 옥중에 갇혀 있었다. 이분은 정여립의 역모사건에 까닭없이 연루되어 65세에 죽었다. 정언신(정여립과 9)은 충무공에게는 은사요 상관이었으며 또 평소에 존경해 왔던 분이었다. 그래서 위험을 무릅쓰고 정읍에서 한성의 옥에 갇혀있는 정언신을 문병하였다.

吾寧得罪於濫率 不認棄此無依

내가 차라리 식구를 많이 데리고 온 죄를 입는 한이 있어도 이 의지할 곳이 없는 것들을 돌보아 주지 않을 수 없다.

1580년 둘째형 요신(堯臣)이 먼저 죽고 이듬해에는 큰형 희신(羲臣)마져 죽으니 두형의 자녀들은 할머니가 키우셨는데 마침 충무공께서 정읍현감으로 있을 적에 함께 있게 되었다. 박생원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남솔(濫率)이라고 고발하는 일이 발생하였다.

而爲遮?海寇 莫如舟師 水陸之戰 不可偏廢.

바다로 침임하는 왜적을 저지하는 데는 수군을 따를 만한 것이 없습니다. 수군이나 육군은 그 어느 쪽도 없앨 수 없습니다.

임진왜란발발 10개월전 이었는데 즉 15917월 비변사에서 국방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 왜적은 수전에는 능하지만 육지에서는 민활하지 못하다. 그러니 육지 방비에 주력하자고 하고 신립장군은 수군을 폐지하자고 까지 하였고 또한 민심을 동요시킨다는 이유로 방비시설을 중지하라는 지시가 있었다. 이러한 의견 충돌상황에서 충무공이 분연히 일어나 행양방어의 중요성과 수군활동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주장하였던 것이다.

從事肥己 如是不願 他日之事 亦可知矣

자기 한 몸만 살찔 일을 하고 이런 일은 돌아보지 않으니 장차의 일도 가히 짐작된다.

1592(선조25) 116일 충무공께서 전라좌수영 관할 장수들에 대하여 검열을 하였다. 이 때는 왜군이 처들어 오기 3개월 전으로 우리 병사들은 언젠가 있을 왜적의 침입에 대비해 쉬지 않고 전비태세 강화에 여념이 없었던 것이다. 당답의 군관과 색리들이 마땅히 고쳐야 할 병선을 고치지 않았으므로 그들을 벌하여 곤장으로 다스렸다.

各有分界 非朝廷之命 豈宜擅自越境.

우리가 각각 책임을 맡은 경계가 있는데 명령이 아니고서 어떻게 임의로 경계를 넘을 수 있겠는가.

충무공은 왜적이 야만적으로 기습공격을 하여 경상도 수군이 대패하였음을 알고 이제는 전라좌수영이 조선을 지키는 제1방어선이 됨을 바로 인식하고 경상우수사 원균의 구원 요청을 일단 보류하였다. 원균의 몇 차례 요청에도 동요하지 않았던 이순신의 출전 지연 문제는 그 후 한때 조정에 까지 문제로 떠올랐다. 우의정이었던 이원익은 충무공의 조치 내용을 보고서 당연한 조치임을 변호해 주었다. 반드시 싸워서 이길 수 있을 때에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勿令妄動 靜重如山

가벼이 움직이지 마라. 침착하게 태산 같이 무겁게 행동하라.

159257일경상도로출전하여처음으로 전개한옥포해전을치르면서 한 말씀.

毋杻一捷慰撫戰士 更勵舟楫爲有如可 聞變卽赴終始如一亦

한 번 승첩하였다 하여 소홀히 생각하지 말고 위무하고 다시 정비해 두었다가 변보를 듣는 즉시로 출전하여 처음과 끝을 한결같이 하도록 하라.

1592614일 제4차 당항포 해전을 승리하고 나서 한 말씀.

臣嘗廬島夷之變 別製龜船雖賊船數百之中 可以突入放砲 是 白乎等用良 今行以爲突擊將所騎

저는 일찍이 왜적들의 침입이 있을 것을 염려하여 별도로 고북함을 만들었는데적선이 수백 척이라도 쉽게 돌입하여 포를 쏘게 되어 있으므로 이번 출전 때 돌격장이 그것을 타고 나왔습니다.

1592614일 보고한 내용

吾不死 則賊必不敢來犯矣

내가 죽지 않는 동안에는 적이 감히 침범하지 못할 것이다.

불의의 일에 대비하여 비상용 전투식량 1,300석을 비축해 놓으며

輕敵 必敗之理

적을 가볍게 여기면 반드시 패하는 것이 원칙이다.

1593222일 충무공은 이억기 등 여러 장수들과 함께 적이 있는 웅천 등지를 공격하며

湖南國家之保障若無湖南是無國家是以昨日進陣于閑山島以爲遮按海路之計耳

호남의 땅은 나라의 울타리입니다. 만일 호남이 없으면 그대로 나라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제 진을 한산도로 옮겨 진을 치고 바닷길을 가로막을 계획입니다.충무공께서 1593716일 사헌부 지평 玄德升{1564(명종19)1627(인조5)}에게 보낸 편지 내용임.

見小利而入剿 大利不成 姑用停之 乘機剿滅事.

작은 이익을 보고 들이치다가는 큰 것을 이루지 못할 우려가 있으니 아직 가만히 두었다가 기회를 보아 무찔러야 합니다.

1594213일 영의정 유성룡에게 보낸 편지에

欺罔天聽 至於此極 國事如是 萬無平定之理 仰屋而已.

임금을 속임이 여기까지 이르니 국사가 이래서야 매사가 잘 될 수가 없다. 우러러 탄식할 따름이다.

1594216일 암행어사 유몽인이 장계한 내용을 보고 암행어사라는사람이 국가의 위급함을 생각하지 못하고 쓸데없이 눈앞의 얼버무림만 하고 있다며

與賊相對 勝敗決於呼吸 爲將者不之死 則不可臥

이제 적을 상대하여 승패의 결단이 호흡사이에 걸렸다. 장수된 자가 죽지 않았으니 누울 수가 있겠느냐.

15933월 경 남해에 전염병이 번졌을 때 공도 병에 걸려 12일 동안이나 고통을 당하며 군무를 보니 아들이 휴양하기를 권하자

三尺誓天山河動色 一揮掃蕩血染山河

석자되는 칼로 하늘에 맹세하니 산과 강이 떨고 한번 휘둘러 쓸어 버리니 피가 강산을 물들인다.

충무공은 15944월 한산도에서 태구련과 이무생에게 장도를 만들게 하였다. 그리고 칼자루에 바로 위의 칼면에 이와 같은 도명을 한 칼에 한 구절씩 금상감으로 새겨 두었다.

?功無補於涓埃口誦敎書面有?於軍旅.

장수의 직책을 띤 몸으로 티끌만한 공로도 바치지 못했으며 입으론 교서를 외우나 얼굴에는 군인으로서의 부끄러움이 있을 뿐이다.

1595529일 일기에서

獨依樓上 念國勢危如朝露 內無決策之棟樑 外無匡國之柱石 未 知宗社之終至如何 心思煩亂終日反側.

혼자 다락 위에 기대어 나라의 형세를 생각하니 아침 이슬처럼 위태롭기만 한데 안으로는 정책을 결정할 만한 인재가 없고 밖으로 나라를 바로 잡을 주춧돌같은 인물이 없으니 사직이 앞으로 어찌 될지 모르겠다.

15957월 초1일 난중일기에서

若有心膽 則必自處矣

만일 쓸개가 있다면 반드시 자결이라도 할 일이다.

159577일 선조가 경상우병사 김응서에게 내린 유지를 보고나서 참으로 놀랍고도 죄송함을 가눌 길이 없다면서

深夜使之歡躍非强爲樂也 欲使久若暢申勞苦之計也.

밤이 깊도록 즐거이 뛰놀게 한 것은 억지로 즐겁게 하려고 한 것이 아니요, 오랫동안 고생하는 장수들에게 그 수고를 풀어 주고 싶기 때문이다.

159655일 일기에서

所經一境 蓬藁滿 目慘不忍見 姑除戰船之整 以舒軍民之懸.

지나온 지역이 온통 쑥대밭같이 폐허가 되어 그 참상한 꼴을 눈으로 차마 볼 수가 없었다. 우선 전선을 정비하는 것이라도 면제해 주어 군사와 배겅들의 피로를 풀어 주어야 하겠다.

1596년 윤 814일 일기에서

竭忠於國而罪已至 欲孝於親而親亦亡 天地安如吾之事乎 不如 早死也

나라에 충성을 바치려 했건만 죄에 이미 이르렀고 어버이에게 효도하려 했건만은 어버이마저 돌아가셨다.

어찌하랴 ! 어찌하랴 ! 천지간에 나같은 사정이 또어디 있으랴 어서 죽느니만 못하다.

1597419일 백의종군하면서 아산에 이르러 어머니의 돌아가심을 듣고

晨昏戀慟淚凝成血 天胡漠漠不我燭兮 何不速我死也

아침 저녁으로 그립고 서러운 마음에 눈물이 엉기어 피가 되건만은 아득한 저 하늘을 어찌하여 내 사정을 이다지도 살펴주지 못하는지, 왜어서 죽지 않는지.

159756일 백의종군중 꿈에서 두 분 형님을 꿈에서 보고나서

介峴行來 奇巖千丈 江水委曲且深 路險棧危 若扼此險 則萬夫 難過矣.

개벼리 고갯길을 타고 오는데 기암절벽이 천길이나 되고 굽이 도는 강물이 깊기도 하며 길은 험하고 위태롭다. 만일 이 험고한 곳을 눌러 지킨다면 만 명이라도 지나가기가 어렵겠다.

159764일 백의종군중 권율 장군의 진지를 찾아가던 곳으로 현재도 개벼리 개비리 고개로 불리는 곳이다.

今臣戰船尙有十二 出死力拒戰 則猶可爲也戰船雖寡 微臣不死 則賊不敢侮矣.

이제 제게는 아직도 전선 12척이 있으니 죽을 힘을 내어 항거해 싸우면 오히려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비록 전선은 적지만 제가 죽지 않는 한 적이 감히 우리를 업신여기지 못할 것입니다.

1597716일 원균이 칠천량 해전에서 패하였다.83일 충무공이 다시 삼도수군통제사로 임명되었는데 12일 후 선조는 선전관 박천봉이를 시켜서 밀지를 가지고 왔는데 수군을 해산하고 육군과 합세하여 육전하라는 말에 국가의 존망이 걸려있는 수군을 없앨 수는 없다며 올린 장계

昏鼻血流出升餘 夜座思淚 如何可言

어둘 무렵이 되어 코피를 한 되 남짓이나 흘렸다.밤에 앉아 생각하고 눈물 짓곤 하였다. 어찌 다 말하랴 !

15971019일 일기중에서 한 달전 916일 명량해전에서 승리하고 칠천량 패전의 치욕을 조금이나마 씻을 수 있었는데 1014일 막내 아들 면의 부고를 받았다. 그 부고를 받는 순간 간담이 떨어져 목놓아 통곡하였다고 한다. 이렇게 자식을 앞세우고 꿈속에서 아들을 본 후 마음이 심란할 때 일기

兵法云 必死則生 必生則死 又曰 一夫當逕 足懼千夫 今我之 謂矣.

병법에 이르기를 죽고자 하면 살고 살려고 하면 죽는다.”고 하였고, 한 사람이 길목을 지키면 천명도 두렵게 한다.”

명량 해전이 벌어지기 하루 전인 1597915일 긴박했던 날 일기에서 이 말은 오기병법(오기병법)치병편(치병편)3장에서 연유된 말이다. 무릇 전쟁터란 한 번의 실수로 시체가 되는 죽음의 땅이다.

필사적으로 싸우면 살아날 수 있고 요행히 살려고만 하면 죽게된다. ‘一夫當逕 足懼千夫(일부당경 족구천부)은 진나라 左思가 지은 촉도부(蜀都賦)에서 유래하는 말이다.

大將不可不和 讐賊不可從遣

대장으로서 화친을 말할 수 없을 뿐더러 이 원수를 놓아 보낼 수는 없습니다.

1598717일 도요토미 히데요시(15371598)717(우리나라에서는 818일로 알았다) 죽으면서 철군을 명하였다. 가토 기요마사 등은 비밀리에 철수 이동하고 있었다. 그러나 고니시부대만 우리 수군이 바다를 가로 막고 있어서 못 가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뇌물을 바치고 길을 열어 달라고 청하기에 이르렀다. 그러자 명나라 진 도독은 그 청을 들어 줄려고 하였다.그 뒤 몇 차례의 뇌물을 먹은 진 도독은 결국 충무공께 왜적을 보내주자고 하자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에 진 도독은 부끄러이 여겼다.

此讐若除 死則無憾

이 원수를 무찌른다면 지금 죽어도 유한이 없겠습니다.

15981118일 오후 6시경 왜장 고니시 유니나카가 이끈 적선이 남해에서 무수히 나와 엄목포에서 정박하고 있고 또 노량으로 와서 정박하는 배들도 많았다. 충무공은 명나라 도독 진린과 약속하고서 이 날 밤 10시경에 같이 길을 떠나 19일 밤 2시경에 노량에 이르러 왜적선 500여 척을 만나 아침까지 크게 싸웠다. 충무공은 전선 약 150척으로 새로운 각오를 해야만 했고 이번을 최후의 전투로 장식해야 하겠다고 굳은 결심을 하고서 17일 밤 자정에 천지신명께 빌었다.

戰方急 愼勿言我死 勿令驚軍

지금 싸움이 한창 급하니 내가 죽었단 말을 하지 마라. 군사를 놀라게 해서는 않된다.

15981119(약력 1216) 이른 아침 노량 해전에서 적탄에 맞아 숨을 거두시며 하신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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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建昌 시모음

月夜於池上作1(월야어지상작1) 달밤에 못에서-李建昌

月好不能宿(월호불능숙) 달이 좋아서 잠잘 수 없어

出門臨小塘(출문림소당) 문을 나서니 작은 못 나와

荷花寂已盡(하화적이진) 연꽃 고요해 이미 다 지니

惟我能聞香(유아능문향) 오직 나만이 향내를 맡지

月夜於池上作2(월야어지상작2) 달밤에 못에서-李建昌

風吹荷葉翻(풍취하엽번) 바람이 불어 연잎 뒤집어

水底一星出(수저일성출) 물속 밑에서 별 하나 솟아

我欲手探之(아욕수탐지) 나는 손으로 찾아 잡으려

綠波寒浸骨(녹파한침골) 푸른 물 차게 뼈 스며들어

記見1(기견1) 견문을 적어-李建昌

魄魄彭彭打麥場(백백팽팽타맥장) 백백 팽팽 두드려 보리마당에

黃塵如雨汗如漿(황진여우한여장) 누런 먼지 비 오듯 미음 같은 땀 미음장

慵來倚着耞頭睡(용래의착가두수) 나른해 기댄 채로 도리깨에 잠 도리깨가

碧樹西風滿意凉(벽수서풍만의량) 푸른 나무 서풍에 뜻 가득 서늘

記見2(기견2) 견문을 적어-李建昌

健婦癡男簇幾群(건부치남족기군) 튼실 아낙 멀건 사내 모인 몇 무리 조릿대족

頭尻手脚共紛紛(두고수각공분분) 머리꽁지 손과 발이 함께 뒤섞여 꽁무니고

秧歌儘是湖南好(앙가진시호남호) 모내기에 소리 다들 호남이 좋아 모앙

勝似春香劇裏聞(승사춘향극리문) 빼어나기 춘향처럼 극 속 들림과

定慧寺中庵(정혜사중암) 정혜사 암자에서-李建昌

寺樓秋日淨絲絲(사루추일정사사) 절 누각 가을햇살 올올이 깨끗

悵望雲飛葉下時(창망운비엽하시) 슬피 봐 구름 날아 잎이 질 때면

向晩靑山如潑墨(향만청산여발묵) 저녁 무렵 푸른 산 먹물 스미듯 뿌릴발

隔江疏雨過臨陂(격강소우과림피) 강 너머로 가랑비 비탈을 지나 비탈피

梅花(매화) 매화-李建昌

盡日淸齋坐小龕(진일청재좌소감) 날을 다해 맑은 집 앉은 작은 방 감실감

時聞廚婢語呢喃(시문주비어니남) 때론 들려 부엌 댁 말 소곤재잘 소곤거릴니

絲絲楊柳裁衣好(사사양류재의호) 올올이 수양버들 옷 짓기 좋아

粒粒梅花作飯甘(립립매화작반감) 알알이 매화꽃은 밥 짓기 달아 알립

自嘲(자조) 스스로 비웃어-李建昌

賑飢無力意空勤(진기무력의공근) 주림 건짐 힘없어 괜히 맘만 써 구휼할진

第一奇謀是勸分(제일기모시권분) 가장 하나 좋단 꾀 바로 나누기

恰似殘僧覓財主(흡사잔승멱재주) 마치 같기 남은 중 돈댈 이 찾아 마치흡

手中只有募緣文(수중지유모연문) 손안에 다만 있어 돈 모을 글이

汪津觀魚(왕진관어) 넓은 나루에서 고기잡이 보며-李建昌

魚舟如葉網如煙(어주여엽망여연) 고깃배 잎과 같아 그물은 연기

橫截江南水底天(횡절강남수저천) 질러 끊어 강남을 물 밑엔 하늘 끊을절

驀地移舟提網出(맥지이주제망출) 땅 말 타듯 배 옮겨 그물 끌어내 말탈맥

銀鱗閃爍夕陽邊(은린섬삭석양변)은빛비늘 번쩍여 저녁볕 가에 번쩍할섬 빛날삭

紅流洞戱題(홍류동희제) 홍류동에서 놀며-李建昌

大書深刻競累累(대서심각경루루) 크게 써 깊이 새겨 여러 번 다퉈

石泐苔塡誰復知(석륵태전수부지) 돌 새김 이끼 메워 뉘 다시 알까 돌갈라질륵

一字不題崔致遠(일자부제최치원) 한 글자 아니 새겨 최치원 이름

至今人誦七言詩(지금인송칠언시) 이제껏 사람 외니 칠언시 시구

牙山過李忠武公墓(아산과이충무공묘) 아산 이 충무공 묘를 지나며-李建昌

元帥精忠四海知(원수정충사해지) 큰 장군 참된 충정 온 누리 알아

我來重讀墓前碑(아래중독묘전비) 내 와서 거듭 읽어 묘 앞에 빗돌

西風一夕松濤冷(서풍일석송도냉) 서쪽바람 한 저녁 솔 물결 서늘 큰물결도

猶似閑山破賊時(유사한산파적시) 마치 같아 한산 섬 적 쳐부술 때

春雪又用前韻(춘설우용전운) 봄눈 앞서 운을 또 써서-李建昌

旋撲窓欞旋拂欄(선박창령선불란) 돌며 쳐 창문 격자 돌아쳐 난간 칠박 떨불

秪應不似去年看(지응불사거년간) 처음엔 같지 않아 지난 해 보던 벼처음익을지

情多似欲依人近(정다사욕의인근) 정 많아 다가오니 사람 기대려

力弱深愁到地難(역약심수도지난) 힘 적어 깊이 시름 땅 닿지 못해

細草蒙茸添嫩色(세초몽용첨눈색) 가는 풀 덮어 얹혀 고운 빛 더해 무성할용

柔枝蓓藿護輕寒(유지배곽호경한) 여린 가지 꽃 향초 추위 지켜줘 꽃망울배

定知天女隨靑帝(정지천녀수청제) 알아두게 하늘선녀 봄 임금 좇아

花雨紛紛落指端(화우분분락지단) 꽃잎 비 마구 날아 손끝에 지네

初夏卽事(초하즉사) 초여름에-李建昌

疾藜花發松花落(려화발송화락) 납가새 꽃피는데 솔 꽃 떨어져

潮減今年雨未慳(조감금년우미간) 밀물 줄어 올해는 비를 안 아껴 아낄간

剡剡稻秧正可念(염염도앙정가) 번들번들 나락 모 막 익어가고 날카로울염

離離梅子齊湛攀(리리매자제담반) 주렁주렁 매실은 다 즐겨 잡아 즐길담

出窠乳燕領襟好(출과유연령금호) 집 나온 어린 제비 옷소매 좋아 보금자리과

登箔大蠶頭脚頑(등박대잠두각완) 발 오른 살찐 누에 머리발 무뎌 발박

橋上行人有詩意(교상행인유시의) 다리 위 오가는 이 시 지을 뜻에

將鬚不去看靑山(장수불거간청산) 수염 만져 못 떠나 푸른 산 바래

晩晴(만청) 늦게 개여-李建昌

拓戶鉤簾愛晩晴(척호구렴애만청) 문 젖혀 발을 걸어 늦은 갬 아껴

夏天澄綠似秋生(하천징록사추생) 여름하늘 맑게 개 가을날인 듯

已聞巷裏樵車入(이문항리초거입) 이미 들려 골목 안 나뭇짐 수레 땔나무초

正憶田間秧馬行(정억전간앙마행) 막 생각 밭 사이에 모내던 걸음

靑嶂排空回舊色(청장배공회구색) 푸른 산 하늘 밀쳐 옛 빛깔 돌아

綺霞沈樹澹餘情(기하침수담여정) 비단 놀 빠진 나무 남은 정 맑혀

今宵解帶不須早(금소해대불수조) 오늘 밤 띠를 풀어 꼭 일찍 아니

坐待星河拂滿城(좌대성하불만성) 앉아 바래 별 흐름 성 가득 떨쳐

早秋書懷(조추서회) 이른 가을 생각을 적어-李建昌

凉雲如水霽天靑(양운여수제천청) 썰렁 구름 물 같아 갠 하늘 푸름

隨例西風又入廳(수례서풍우입청) 하던 대로 서풍은 또 마루 들어

金井已應疎一葉(금정이응소일엽) 금 우물 이미 맞춰 잎 하나 덜렁

降河初欲近雙星(강하초욕근쌍성) 내린 은하 비로소 짝진 별 붙어 견우직녀

華年琴瑟元多感(화년금슬원다감) 젊은 나이 금실에 많은 느낌에

淸夜芳樽易獨醒(청야방준이독성) 말간 밤 꽃다운 술 쉽게도 깨어

試策疲驢出門去(시책피려출문거) 채찍 쳐 지친 나귀 문 나서 떠나

重過廖寂子雲亭(중과료적자운정) 다시 지나 쓸쓸히 자운정 정자

普門寺同從弟閱內典(보문사동종제열내전)

보문사에서 사촌아우와 불경을 보며-李建昌

日暮天無風(일모천무풍) 해 저문 하늘 바람이 없어

海水湛湛碧(해수담담벽) 바다에 물은 맑아 푸르게 즐길담

明月自東來(명월자동래) 밝은 달뜨니 동쪽서 와서

晃朗天地白(황랑천지백) 밝아서 맑아 하늘땅 밝혀 밝을황

一道直練光(일도직련광) 한 줄기 길이 곧은 비단 빛

萬波跳金色(만파도금색) 모든 물결은 금빛에 뛰어 뛸도

水月兩性空(수월양성공) 물도 달도 다 바탕은 비어

何至相盪擊(하지상탕격) 어떻게 닿아 서로 부딪나 씻을탕

始信目爲咎(시신목위구) 비로소 믿어 눈에 때 묻어

萬象本泯寂(만상본민적) 온갖 건 본디 뒤섞여 고요 망할민

秋聲(추성) 가을소리-黃玹

秋聲入砧杵(추성입침저) 가을소리 들어서 다듬이 소리 다듬잇돌침 공이저

孤月未能閒(고월미능한) 외로운 달 아직은 아니 느긋해

絡緯答杵聲(낙위답저성) 귀뚜라미 맞장구 방망이 소리 헌솜락 씨위

時時在壁間(시시재벽간) 때때로 울고 있어 벽 사이에서

屋後山(옥후산) 집 뒷산-黃玹

屋後山如束(옥후산여속) 집 뒤에 산은 묶여있는 듯

月出未能高(월출미능고) 달이 솟아도 아니 높아져

戱欲手弄月(희욕수농월) 놀려 손으로 달을 가지고

興來亦能豪(흥래역능호) 흥 일어 또한 가슴을 펼쳐

感興(감흥) 흥겨워-黃玹

桐葉大如扇(동엽대여선) 오동잎 크기 부채만 해서

疎疎落有聲(소소락유성) 듬성 듬성히 떨어져 소리

幽人感秋興(유인감추흥) 숨어사는 이 가을 흥 느껴

撫髮樹下行(무발수하행) 머리 매만져 나무 밑 걸어

磻谷李氏幽居1(반곡이씨유거1) 반곡에 이씨 그윽이 살아-黃玹

山居三十年(산거삼십년) 산 속에 살기 서른 해 되어

種德不種木(종덕부종목) 덕은 심고서 나문 안 심어

柿栗自能生(시율자능생) 감에 밤나무 저절로 나서

低低秋晩熟(저저추만숙) 주렁주렁해 가을 늦익어

磻谷李氏幽居2(반곡이씨유거2) 반곡에 이씨 그윽이 살아-黃玹

林淺難藏屋(임천난장옥) 수풀 얕아서 집을 못 감춰

田荒未賴耕(전황미뢰경) 밭은 거칠어 갈아 힘 안 돼

古來閑曠地(고래한광지) 예부터 그냥 휑한 땅이라

偏有隱居情(편유은거정) 치우쳐 묻혀 숨어살 뜻이

過仙隱寺(과선은사) 선은사를 지나며-黃玹

野風喧長廊(야풍훤장랑) 들바람 시끌 기다란 행랑

階雀啄殘雪(계작탁잔설) 섬돌에 참새 남은 눈 쪼아

日落僧更幽(일락승갱유) 해지니 절집 다시 그윽해

磬聲淸未絶(경성청미절) 경쇠소리는 맑아 안 끊겨

暮抵竹淵(모저죽연) 저물어 맞닥뜨린 대나무 연못-黃玹

漫漫野路豆花中(만만야로두화중) 넘쳐 흩인 들길에 콩 꽃 가운데

樹樹漁村早柹紅(수수어촌조시홍) 나무마다 강마을 감 일찍 붉어

頭白農人筠笠亞(두백농인균립) 머리 하얀 농부는 대삿갓 흔들 대나무균

手牽黃犢溯江風(수견황독소강풍) 손에 끌린 송아지 강바람 맞서

涵碧亭贈申老人(함벽정증신노인) 함벽정에서 신노인에게-黃玹

兩行秋柳一灣沙(양행추류일만사) 양쪽 길 가을 버들 한 구비 모래

拂袖亭亭野菊花(불수정정야국화) 소매 치켜 우뚝해 들국화 꽃잎

莫向西風怨搖落(막향서풍원요락) 탓 마라 가을바람 흔들려 떨쳐

古來白髮似君多(고래백발사군다) 예로부터 흰머리 그대들 같아

村居暮春(촌거모춘) 늦은 봄 시골 살이-黃玹

桃紅梨白已辭條(도홍이백이사조) 복사 붉어 배 희어 이미 가질 떠

轉眼春光次第凋(전안춘광차제조) 눈 돌리자 봄날 빛 다음은 시들

好是西簷連夜雨(호시서첨연야우) 좋은지 서쪽 처마 밤 이은 비에

靑靑一本出芭蕉(청청일본출파초) 푸릇푸릇 한 줄기 파초 잎 돋아

夜步庭中(야보정중) 밤에 걷는 뜰 가운데-黃玹

雲盡天河白(운진천하백) 구름 다 걷혀 하늘 강 밝고 天河 銀河 銀漢 미리내

夜凉看碧空(야량간벽공) 밤은 썰렁해 푸른 하늘 봐

寒蟲鳴石底(한충명석저) 차가운 벌레 돌 밑에 울어

孤客立庭中(고객립정중) 외론 나그네 뜰 가운데 서

屐重飜沾露(극중번첨로) 나막신 묵직 이슬에 젖어

衣輕强耐風(의경강내풍) 옷은 가벼워 바람 견뎌내

側聞隣叟語(측문린수어) 지나며 들어 이웃 노인 말

田少幸逢豐(전소행봉풍) 밭은 적어도 다행 풍년이

() -黃玹

古人贊良玉(고인량옥) 옛사람 기려 좋은 옥으로

其黃如蒸栗(기황여증률) 그 노란빛깔 삶은 밤 같지

世降地愛寶(세강지애보) 세상 내려와 땅 아낀 보배

未曾見此物(미증견차물) 일찍이 안 봐 이러한 물건

每當劈栗時(매당벽률시) 언제나 맞아 밤을 딸 때에 쪼갤벽

想象認玉質(상상인옥질) 모양 생각해 옥 바탕 알아

遂以栗爲玉(수이률위옥) 드디어 밤을 옥으로 삼아

綴佩當琫珌(철패당봉필) 꿰매고 차니 칼집 옥 마땅 꿰맬철 칼장식옥필

晨窓未忍饑(신창미인기) 새벽 창가에 주림 못 참아

嚼破如咬蝨(작파여교슬) 씹어 부수기 이 물어뜯듯 씹을작 물교

山翁老更奇(산옹로갱기) 산에 늙은이 늙어 더 야릇

自解餐玉術(자해찬옥술) 저절로 풀어 옥 먹는 재주 먹을찬

忠孝里哀金將軍(충효리애김장군) 충효리에서 김장군을 슬퍼하며-黃玹

石底將軍萬人敵(석저장군만인적) 돌 아래에 장군은 만인과 맞서

馬上銅鞭響霹靂(마상동편향벽력) 말 위에 구리 채찍 벼락에 울려

縛虎叫買如弄猿(박호규매여롱원) 범 묶어 사라 외쳐 원숭이 놀려

漆齒相顧無人色(칠치상고무인색) 검은 이빨 서로 봐 사람 빛 없어

望風捲甲不嬰前(망풍권갑불영전) 우러러 갑장 걷어 앞을 안 둘러

韜我神鋩銹花碧(도아신망수화벽) 날 감춰 신명 서슬 녹 꽃 푸르러 감출도

滅此朝食諒非難(멸차조식량비난) 이를 꺼 아침 먹기 안 믿지 못해

數奇終未一遇敵(수기종미일우적) 운수 야릇 끝내는 적 만남 못해

名高只是成具錦(명고지시성구금) 이름 높아 다만 이 비단에 갖춰

義重何曾咎金革(의중하증구금혁) 옳음 무게 일찍이 가죽 쇠 허물 金革 무기

獄吏甘心莫須有(옥리감심막수유) 옥 지켜 달게 여겨 꼭 있지 마라

聖主拊髀終可惜(성주부비종가석) 임금님 다리 만져 끝내 아깝기 어루만질부

瑞石一摧天柱峯(서석일최천주봉) 좋은 돌 한번 꺾여 천주봉이라 꺾을최

千秋惟見愁雲積(천추유견수운적) 오랜 해 오직 바래 시름 찬 구름

龍江如練白魚肥(용강여련백어비) 용의 강 비단인지 흰 고기 살져

盍把漁竿早混跡(합파어간조혼적) 어찌 아니 낚싯대 일찍 섞인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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宋江鄭澈 七言律詩

1. 送辛君望宣慰使之行 신군망 선위사의 행을 보내다

作客天南歲欲頹 남쪽에 객이 되어 한해가 가려하니

望鄕無日不登臺 대에 올라 고향을 아니 바란 날 없었네.

前山向夕層陰結 앞산은 저녁됨에 층층이 그늘지고

古木逢秋病葉摧 고목은 가을 되어 병든 잎 꺾이었네.

關路此時分去住 이제 관문 길에서 감과 머뭄을 나뉘나니

塞垣何處獨徘徊 변방 어디메서 홀로 배회하려나.

羈心正似霑霜菊 객지 시름 정히 서리 맞은 국화 같나니

節過重陽苦未開 중양절 지났어도 괴로워 아니 피누-.

 

2. 西湖病中憶栗谷 서호의 병중에 율곡을 그리다

經旬一疾臥江干 병이 들어 열흘이나 강가에 누었더니

天宇淸霜萬木殘 하늘의 맑은 서린 온갖 나무에 이울었네.

秋月逈添江水白 가을달 멀리 비쳐 강물은 희고

暮雲高幷玉峯寒 저녁 구름 높이 떠 쓸쓸이 玉峯과 어울렸네.

自然感舊頻揮涕 자연히 옛 감회에 자주 눈물 나나니

爲是懷人獨倚闌 그리운 이 생각에 홀로 난간에 기대었네.

霞鶩未應今古異 저녁놀과 따오기는 고금이 다르지 않은데

此來贏得客心酸 이 걸음은 스산한 마음만 얻었고야.

1. 江干: 강가. 江畔. 물가 간. 2. 霞鶩: 落霞與孤鶩齊飛. 해질 무렵의 물가 풍경. 落霞는 낮게 뜬 저녁놀, 은 따오기.

 

3. 次思菴韻 사암의 운에 차하다

身如病鶴未歸山 이 몸은 병든 학되야 산엘 못가느니

溪老松筠谷老蘭 시내엔 늙은 松竹이요, 골짝엔 늙은 이라.

漢水秋風愁裏度 한강수의 가을 바람은 근심 속에 지나고

楚雲鄕路夢中漫 楚雲의 고향 길은 꿈속에서 흩어졌네.

人情閱盡頭全白 人情이란 모두 겪어서 머리는 전부 희였고

世味嘗來齒更寒 세상맛 맛보면 이 다시 시려라.

遠憶松江舊釣侶 먼 추억 松江에 낚시하던 옛 벗들...

月明搖櫓下前灘 밝은 달에 노저어 앞 여울로 내려가나니.

1. 楚雲: 초나라 구름. 남방의 구름.

 

4. 原韻 원운을 붙이다

琴書顚倒下龍山 琴書 지고 허둥지둥 용산을 내려가니

一棹蕭然倚木蘭 노 하나에 쓸쓸히 목란배에 기대었네.

霞帶夕暉紅片片 놀은 저녁빛을 띠어 조각조각 붉고

雨增秋浪碧漫漫 갈물은 비 더하여 아실아실 푸르네라.

江蘺葉悴騷人怨 강리의 잎은 시들어 시인이 원망하겠고

水蓼花殘宿鷺寒 수료화는 쇠잔하여 잠든 해오라기 춥겠구나.

頭白又爲江漢客 머리 센 이 몸이 또한 江漢의 객이 되어

滿衣霜露泝危灘 서리 이슬 옷 젖은채 겁한 여울을 거스르네.

1. 騷人: 굴원이 離騷를 지었기 때문에 시인을 의미함. 2. : 천궁이리. 江蘺는 천궁이의 다 자란 것.

 

5. 客中述懷 객중 술회

吾將耄矣幾時退 나 장차 늙어가니 어느 때에 물려나려나,

才與不才關不關 재주야 있건 없건 관계치 않으리.

毁譽任人心亦定 헐뜯거나 기리거나 사람들에게 맡겼으니

安危付命淚方乾 안위일랑 에 부쳐 눈물도 말랐고나.

隻溪峽裏乾坤大 척계의 산협 속엔 천지는 넓고

萬竹林中日月閒 萬竹의 숲 속에 日月은 한가하니

漁夫牧童相爾汝 어부와 목동이 서로 너나들이 하며

幅巾藜杖且盤桓 폭건에 여장 깊고 오며가며 하여이다.

1. 盤桓: 뜻을 결정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모양. 혹은 머뭇거려 멀리 떠나지 아니하는 모양. 2. 幅巾: 머리를 뒤로 싸 덮는, 비단으로 만든 頭巾. 隱士 등이 쓰는 것. 3. 藜杖: 명아주로 대로 만든 지팡이.

 

6. 西山漫成 서산에서 우연히 읊음

明時自許調元手 밝은 시대라 정승감 자부했더니

晩歲還爲賣炭翁 늙으막에 도리어 숯 파는 늙은이 되었네.

進退有時知有命 진퇴는 때가 있어 있음을 알겠고

是非無適定無窮 시비는 맞음이 없으니 정녕 끝없이 이어지리.

膏肓未備三年艾 고항에 병들어도 삼년 쑥 못 구하고

飄泊難營十畝宮 유랑생활에 열 이랑 집도 못 가추었나니

惟是老來能事在 오직 늙어감에도 능사가 있어

百杯傾盡百憂空 백잔 술 모두 비워 백가지 근심을 잊고져.

 

7. 新院山居寄示習齋 신원에 산거하며 습재에게 부치다

邇來門徑謝鉏荒 요사인 문 앞 길을 닦지도 않았나니

爲是輪躋異洛陽 車馬 잦은 서울과 다르지야.

借問山中半日睡 묻노니 산중의 반나절 잠이

何如陌上一生忙 일생이 길 위에서 바쁨과 어떠하뇨.

墻根樹密身逃暑 담 밑에 나무 짙어 더윌 피하고

石竇泉寒齒挾霜 돌움에 샘이 시려 이에 서리 낀듯.

時把桑麻話田父 이따금 농부의 농사 짓는 이야기에

不知西嶺已頹光 서산에 이미 해 진 줄도 모르네라.

1. 邇來: 요사이. 근래. 2. 謝鉏荒: 거친 길 호미매길 사양하다. 3. 桑麻: 뽕나무와 삼. 전하여 養蠶紡績. 田父는 농부. 4. 陌上塵: 거리의 먼지. 정착하지 아니하고 떠돌아다님의 비유.

 

8. 每憶松江舊業荒 매번 생각하니 송강의 옛 별장도 거칠었음을

鍛爐中散離山陽 풀무장이 해중산도 산양을 떠났으리니

消殘物外烟霞想 物外烟霞想 사라지고

辦得人間卯酉忙 인간의 벼슬사이에 바쁜네라.

一歲九遷都夢寐 일년에 아홉번 옮기던 일 모두 꿈이려니

修門重入幾星霜 修門에 거듭 들어간 적이 몇 해던고

舂糧更適南州遠 舂糧 가지고서 다시금 南州로 멀리가나니

宣政無由覲耿光 선정전의 성덕을 뵈올 길 없어라.

1. 烟霞想:노을과 안개에 대한 느낌 곧 산수를 사랑하는 마음. 은거하는 마음. 2. 星霜: 세월. 3. 耿光: 밝은 빛. 聖德의 형용. 4. 卯酉: 옛날 관인은 묘시에 입직하고 유시에 퇴근하였다. 5. 修門: 대궐을 이름. 6. 舂糧: 장자 소요유 편에 適百里者 宿舂糧이 있음. 먼 길을 가기위해 양식을 찌어서 준비함을 이름. 7. 稽中散: 나라 사람 해강이 中散大夫를 사직하고 山陽에 숨어 풀무장이를 하였음.

 

9. 冬至 동지

客裏又逢冬至日 객지에서 또 冬至를 맞아

閉門高臥悄無人 문 닫고 누웠느니 고요히 사람 없고야.

年華忽忽那能駐 세월은 홀홀히 가는데 어찌 멈추이리,

燈火悠悠自可親 등불만 유유히 절로 친하여라.

草屋風霜淹土窟 초옥의 풍상으로 토굴에 잠겼느니

玉墀環珮隔楓宸 환패 울리던 옥 계단의 궁궐은 막혔네라.

羈心正似橫天斗 나그네 마음이 정히 하늘에 비낀 별과 같아

深夜光芒北照秦 깊은 밤 북쪽 서울로 비추이네.

1. 光芒: 광선. .2. 高臥: 세속의 을 벗어나서 마음 내키는 대로 삶. 3. 年華: 세월. 4. 楓宸: 제왕의 궁전. 옛날에 궁중에 단풍나무를 많이 심었으므로 이름. 5. 은 진나라 서울. 서울의 비유.

 

10. 望洋亭 망양정

驚濤擊石怒雷騰 놀란 물결 돌을 치니 성난 우레 튀겨나고

餘沫吹人骨戰兢 남은 포말 사람에게 불어 뼈가 부들부들.

剗却玉山飛片片 玉山 깍아내어 조각조각 날리우고

折來銀柱落層層 銀柱 찍어내어 층층이 떨어지네.

腥傳海雨魚龍鬪 비린내가 海雨에 전하니 魚龍이 싸우고

光射扶桑日月升 광채가 扶桑을 쏘니 日月이 오르네야.

行盡關東一千里 關東의 일천리를 다 다니고

望洋亭上獨來登 홀로 와서 망양정에 오-르나니.

1. 扶桑: 동쪽 바다의 해 돋는 곳에 있다는 神木. 혹은 그곳. 2. 戰兢: 戰戰兢兢. 2. 은 치솟아 오름.

 

11. 次鎭川板上韻 진천 판상의 운에 차하다

身如倦馬苦難前 몸은 치친 말과 같아 나아가기 어렵고도 괴롭고야

心似藏弧不復弦 마음은 다시 줄 매어지지 않는 감쳐진 활인 듯.

金闕玉樓星象表 금궐 옥루는 星象의 곁이고

棘裏茅屋海雲邊 가시울타리의 띳집은 海雲의 가이네.

關河近臘催春信 관하엔 섣달 가까워 봄 소식을 재촉하고

草樹連村起夕烟 초목 잇다은 촌락엔 저녁 연기 솟고야

白髮漸多人已老 백발이 점점 많아져 이미 늙었나니

不知何日是歸年 어느 날이 돌아갈 해인지 모를레라.

1. 星象: 별이 나타난 형상. 2. 金闕玉樓: 신선이 사는 곳.

 

12. 春雪 봄눈

春陰漠漠結重雲 봄 그늘 아득아득 겹겹이 구름이 맺혔는데

片片隨風灑更飜 (눈이) 조각조각 바람따라 뿌렷다 뒤집었다

柳絮入簾疑有跡 버들가지 발에 들어 자취 있는듯 하더니

梅花落地更無痕 매화꽃 떨어질 땐 고쳐 흔적도 없고나.

瓦溝檜頂須臾事 기와골 화나무 꼭대기에 (눈이) 잠깐 새 일이더니

漁戶江村一半昏 강촌의 고기집이 반이나 저물었네.

想得武珍山下屋 아마도 저 무진산 아래의 집은

竹裏蕭瑟掩柴門 소슬한 대 울타리에 사립문 닫았으리.

 

13. 次梧陰示韻 二首 오음이 보여준 운에 차하다

名利場中足是非 名利를 찾는 곳엔 시비 가득하니

百憂叢裏鬢毛稀 백가지 근심 모두 모여 귀밑머리 성글었네.

何妨犀帶更韋帶 犀帶韋帶로 고친들 어떠하리,

欲把朱衣換白衣 朱衣白衣로 바꾸고도 싶거늘.

節序逢春懷杳杳 계절은 봄이 되야 회포 아득아득한데

簾櫳到曉月依依 발 드리운 창가엔 새벽 되어 달빛이 어슬어슬 하고나.

人間何事何人意 人間의 어느 일이 어찌 사람의 뜻이리.

草綠江南歸未歸 풀 푸른 강남을 가려는지 못가려는지!

1. 白衣: 無位無官의 사람. 朱衣: 붉은 빛깔의 公服. 또는 붉은 옷을 입는 직위. 2. 犀帶: 무소 뿔로 장식한 허리띠. 韋帶: 장식이 없는 평민용 가죽띠.

 

14.

五十六年知已非 오십육년 知己도 이미 틀려가니

長安陌上故人稀 장안의 길 위엔 벗님네 드물고야.

淸官寄信先揮手 淸官이 서신 하면 손 먼저 젖지만

酒客通名欲倒衣 酒客과 이름 통하면 옷도 거꾸로 입고져.

小院草靑誰共踏 뜨락의 푸른 풀은 뉘와 함께 밟을꼬...

短檠燈影許相依 短檠의 등잔불 그림자와 서로 의지 했나니

春來不厭聞禽語 봄이 와서 새소리 듣는건 싫지 않지만

只恐啼鵑又喚歸 두견이 울면서 또 돌아가자 부르까 두렵고나.

1.短檠: 짧은 燈檠 걸이.2. 倒衣: 너무 반가워 옷도 거꾸로 입고 나간다는 뜻.

15. 寒食日待漏出城 한식날 물시계 소리 기다려 성을 벗어나다

卯年寒食雨淋淋 토끼해의 한식날 비가 주룩주룩

泥水街衢一膝深 거리엔 흙탕물 한 무릎이나 깊었네요.

崇禮門前待漏意 숭례문 앞에서 시간을 기다리고

宣仁路上駐車心 선인로 위에서 수레를 멈추었지요.

池塘靑草何時歇 池塘의 푸른 풀은 언제나 다하려는지

閶闔紅雲不可尋 대궐의 붉은 구름은 찾지를 못하네요.

惟是戀君心獨在 오로지 임 그리는 마음만 호젓이 남아

夜來歸夢華山陰 밤되면 꿈속 화산의 북쪽으로 돌아가지요.

1. 閶闔: 천상의 문. 전하여 대궐 문. 2. 山陰: 산 북쪽.(江陰은 강 남쪽)

 

16. 鷗浦漫興 구포의 흥치

槐花陌上繁蟬集 길 위 회화나무 꽃에 매미들 모여있고

荷葉樓中小醉醒 연잎 우거진 에서 살짝 취했다 깼지요.

高閣晩凉乘雨至 높은 누각에 저녁의 서늘한 기운 비 타고서 오는데

亂岑斜日隔雲明 봉긋봉긋한 봉우리에 비낀 해는 구름에 가려서 밝지요.

年荒未可收妻子 흉년이라 처자도 거두지 못하거니

世難那能卜此生 어려운 세상에 이 생을 어찌할까요.

慙愧海天雙白鷺 부끄러이 바닷가에 한 쌍의 해오라기만

滄波萬里去來輕 만리 창파를 가벼이 오가네요.

 

17. 槐山挹翠樓次韻示主人 三首괴산 읍취루에 차운하여 주인에게 보이다 3

何處仙遊集小亭 어느 곳 신선들이 이 작은 정자에 모였던가

紫霞香霧蘂珠城 붉은 놀, 향그런 안개의 예주성에.

吹殘玉笛山花落 옥피리 불고나니 산꽃이 떨어지고

彈罷瑤琴嶺月生 옥거문고 타고나니 재 위에 달이 솟네.

萬古鳥忙須擧酒 萬古에 새처럼 바빠서 모름지기 술을 드니

群賢水逝合忘情 뭇 현자 물처럼 가 버리어 을 잊을 듯.

丹丘見說深如海 듣기를 丹丘는 바다처럼 깊다하니

我欲移家隱姓名 나는 이곳에 집을 옮겨 姓名을 숨기고져.

1. 蘂珠城: 예주궁. 예궁. 도가에서 하늘에 있다는 신선이 사는 궁전. 향초가 무성한 궁전이라는 뜻. 2. 丹丘: 신선이 사는 곳. 밤도 낮같이 환하다 함.

 

18.

好事當年搆此亭 당시의 호사자 이 정자 지을 때에

碧山如畫對層城 푸른산을 그림처럼 層城에 대했네요.

千章古木軒前繞 천 장의 고목은 처마 앞을 둘렀고

三伏淸風枕上生 삼복의 맑은 바람은 베개 위에 이네요.

滿地莓笞民少訟 온 뜰엔 이끼 솟고 백성엔 송사 적어

半天歌吹客多情 中天에 노래소리 객의 마음 살갑네요.

由來得失槐安國 본디 부귀가 있고 없고는 괴안국의 꿈이려니

獨有人間飮者名 세상엔 유독 술꾼만 이름을 남기지요.

1. 槐安國: 개미의 서울. 당나라 순우분이 자기 집 남쪽에 늙은 회화나무 밑에서 술에 취하여 잤는데 꿈에 대괴안국 남가군을 다스리어 20년간이나 부귀를 누리었다가 깨었다는 고사.

 

19.

西遊憶上統軍亭 서쪽에서 놀다 통군정에 올랐을적에

鴨綠江流繞塞城 압록강은 흘러서 邊城을 둘렀더라.

千里勝筵空往跡 천리 밖의 좋은 잔친 헛되이 지나간 자취려니

一時豪氣已殘生 한 시절 豪氣는 이미 쇠잔하여라.

關河有路頻驚夢 관하는 길이 있어 자주 꿈에 놀래지만

存歿無端更愴情 삶과 죽음은 무단이 다시금 슬프네라.

常愧惡詩磨不得 연마하지도 못한 졸시가 늘 부끄러워서

東槎集裏舊聯名 동사집 속의 옛 이름들을 들쳐보나니.

1. 은 추억한다는 뜻. 2. 關河: 關門黃河. 서울 집을 상징. 3. 東槎集: 皇華集. 중국 사신이 왔을 때 그들을 접대하며 지은 시문집.

 

20. 枕碧亭次亡兄韻 침벽정 망형의 운에 차하다

亡兄詩句壁間留 亡兄의 싯구가 벽간에 남았나니

小弟今來淚迸眸 아우 이제와 보고 눈물이 솟내라.

千里海雲誰祭暮 바닷구름 천리 밖 뉘라서 墓祭를 받들꼬

一年寒食獨登樓 일년의 한식날 홀로 루에 오르니

堤邊細柳垂垂綠 둑가에 실버들은 츠른츠른 푸르고

波上輕鷗點點浮 물결 위 가벼운 갈매기는 점점이 떠있네.

風景宛然人事改 풍경은 이처럼 완연한데 사람은 변하였으니

醉生愁死定誰優 취해 삶과, 시름에 죽는 것 어느 것이 나을꼬.

 

21. 贈漆江翁金判校彦琚 二首 칠강옹에게 주다(김판교 언거) 2

少年豪氣盍朋簪 젊을적 호기있게 벗들 모여서

萬事悠悠酒淺深 萬事 유유히 맘껏 술 마셨지.

蓬館舊遊渾似夢 蓬萊館서 옛 놀던 일 꿈만 같아

碧天明月奈如今 푸른 하늘 밝은 달은 지금은 어떠한고.

衡茅晝掩誰相問 대낮에도 사립문 닫았나니 누구에게 물을까

篇翰時成獨自吟 이따금 시 지으면 혼자서 읊노라.

憔悴一春經歲病 봄 되어 오랜 병 더욱 초췌하니

漆江烟雨若爲尋 칠강의 안개비에 어찌 찾으려나.

1. 若爲: 如何. 어찌, 어떻게. 2. 盍簪: 벗이 함께 모임. 3. 衡茅: 형문. 모옥 곧 누추한 집. 4. 篇翰: 시문.

 

22.

白頭梳短不勝簪 하얀 머리 빗질도 짧아 비녀를 이기지 못하니

一臥江南歲月深 한 번 누운 강남에 세월도 깊구나.

棊酒賓朋二三四 바둑과 술 함께 하던 벗 두 서넛

水萍身世去來今 언제나 신세는 마름풀 같아.

郊原霽色宜春望 들엔 비 개어 봄 구경키 좋커니

風詠高懷入醉吟 고상한 회포를 취흥에 읊노라.

始信人間仙境在 人間에 선경 있음을 비로소 믿나니

海中蓬島不須尋 바다 속 봉래산일랑 찾지 않을레.

1. 去來今: 불교에서 과거와 미래와 현재(어제, 오늘, 내일). 곧 삼세의 .

 

23. 客懷 객의 회포

文武非才愧聖明 문무에 재주 없어 聖德에 부끄럽나니

銅章雖貴亦伶俜 銅章이 비록 귀하다지만 그 역시 시들부들.

夢中屢得西州信 꿈 속에선 자주 서주의 서신을 받았지만

天外遙瞻北極星 하늘 밖 멀리에 북극성만 바라노라.

秋晩海田鴻不到 늦은 가을 바닷가 밭엔 기러기 아니 오고

夜深山澤酒初醒 山澤엔 밤이 깊어 술마저 갓 깨었네.

客懷多少誰相問 多少의 나그네 심정 누구와 나누리

惟有莎鷄咽小庭 오직 작은 뜰에 베짱이만 울고 있나니.

1. 伶俜: 외로운 모양. 방랑하는 모양. 2. 銅章: 銅魚符를 말하는 것으로 벼슬아치의 신표. 3. 莎鷄: 베짱이. 일설에는 귀뚜라미라 함.

 

24. 次廣寒樓韻 광한루 운에 차하다

江客悠悠獨倚樓 강 나그네 유유히 홀로 에 기대었나니

水晶簾捲玉闌頭 수정발 걷고서 옥난간 머리에 섰고야.

渚晴鷗鷺來還去 물가는 개어 갈매기, 백로 오거니 가거니

日暮牛羊散不收 날은 저물었는데 소와 양들은 흩어져 거둘지 않네.

蓼水遙看秋後淨 멀리 여뀌꽃 물가 가을 후 맑아졌느니

竹輿時復雨中遊 때때로 대수레 타고 비 속에서 노니네.

傍人欲問吾行止 그대여 내 삶을 묻고 싶거든

須向淸都上面求 모름지기 청도 위쪽에서 찾으시게나.

1. 淸都: 천상을 이름. 달 세계인 광한루에 비유.

 

25. 靑溪洞次思菴韻 청계동에서 사암의 운에 차하다

歲晩幽居卜斷原 세말에 幽居을 끊어진 들에 정하니

白茅爲盖石爲門 띠로 지붕 이고 돌로 문을 만들었지요.

千章樹合疑無路 천 장의 나무가 서로 어울려 길이 없는 듯 의심가고

三峽波深欲問源 세 골짝 물이 깊어 그 근원 알고 싶지요.

寒竈每聞山鳥語 가난한 부엌에 매번 산새 소리 들리고

曉簷時見宿雲痕 새벽 처마엔 때로 구름 자고간 흔적을 보지요.

無人喚起庭前鶴 뜰 앞에 학을 불러 일르킬 이 없으니

明月孤亭獨對樽 밝은 달 외론 정자에서 홀로 술을 대하지요.

 

26. 贈別李都憲明甫名德聲 이도헌 명보에게 증별하다(이름은 덕성이다)

霜臺執法玉堂仙 霜臺에 법 관장하는 玉堂의 신선이여

別後流光似急川 이별후 세월이 급한 냇물처럼 흘렀구려.

世事十年頭盡改 세상일 십년에 머리색 모두 바뀌었으니

離懷一夕席頻遷 이별의 회포에 하루 저녁에도 자릴 여러번 옮기네.

依然水寺樓中面 의연한 水寺를 누 속에서 대하느니

誦得林僧袖裏篇 숲 속에 스님은 소매 속의 책편을 외우네.

衰老向來多涕淚 늙어서 노쇠해 가니 눈물이 더욱 많아

不堪持酒上秋筵 秋筵에 술잔 지는 걸 견디지 못할레라.

1.霜臺: 御史臺雅稱.어사대는 법률을 관장함으로 秋官에배당하여이라 함.

 

27. 納淸亭次韻 二首 납청정 운에 차하다 2

海內干戈何日定 바닷가 전쟁일랑 언제나 끝나련가

斷蓬身世自飄零 떨어진 쑥잎 신세 절로 나부끼느니

隔水暝烟生渺渺 물 건너 어둔 연기는 아른아른 솟고

背人斜日下亭亭 등 뒤의 저문 해는 즈른즈른 지노라.

常嫌到處遭簧舌 늘 이르는 곳마다 참소 받을까 의심스럽나니

却笑生年直酒星 도리어 나 나던 해에 酒星을 만난것도 우습고나.

關塞萬重兼萬里 關塞는 만겹에 만리이려니

望中香嶽爲誰靑 바라뵈는 香嶽이야 뉘 위해 푸르난고.

1. 斷蓬: 가을에 말라서 여기저기 날리는 쑥잎. 2. 酒星: 술을 맡았다는 별.

 

28.

衣纔盖軆身常冷 옷이 겨우 살을 가리니 몸은 늘 춥고

頭不勝簪髮盡零 머리는 비녀도 이기지 못하니 머리칼 모두 떨어졌네.

去國正愁關外路 나라를 떠나려니 관문 밖 길이 정이 서러워

送人同上水邊亭 가는이와 함께 물가 정자에 올랐네라.

經年未得南天信 해 지나도록 남쪽에선 서신오지 않고

永夜遙看北斗星 긴긴 밤 멀리 북두성만 바라노니

莫道此翁衰歇甚 이 늙은이 너무 노쇠했다 마오려

龍蛇袖裏劒光靑 龍蛇의 소매 속엔 아직도 검광이 푸르나니.

1. 龍蛇: 비상한 인물. 혹은 은퇴하여 明哲保身.

 

29. 次韻贈李員外實之 二首 차운하여 이원외 실지에게 주다 2

江水悠悠感逝年 유유히 흐르는 저 강물은 세월과 함께 가니니

白頭勳業愧先賢 白頭의 훈업일랑 선현에게 부끄럽구나.

離懷袞袞臨岐日 갈림길에서 이별의 회포는 더욱 즈른즈른한데

苦淚漼漼發語前 말 하기도 전에 슬픈 눈물 성글성글 맺혔네.

遼左海山歸鳥外 요동의 왼쪽 海山은 돌아드는 저 새 밖이요

漢陽城關暮雲邊 한양의 성궐은 저녁 구름 가이려니

今宵恐有還鄕夢 오늘밤 꿈에 고향으로 돌아갈까 두렵워-

夢裏還鄕倍黯然 꿈속에 고향으로 돌아가면 그 더욱 슬프리니.

1. : 세월과 함께 감응한다는 뜻. 2.. 袞袞: 하게 떠오는 모양. 3.. 漼漼: 눈물을 흘리며 우는 모양. 4.黯然: 어두운 모양. 혹은 슬퍼하는 모양.

 

30.

絶塞風雲異去年 먼 변방 風雲이 지난 해와 다르려니

統軍亭上會羣賢 통군정 위에 여러 어진이 모였네라.

微茫樹色靑天外 푸른 하늘 밖 나무 빛은 아른아른 한데

隱映江光白鳥前 흰 새 앞에 강 빛은 슬핏슬핏 하고야.

愁不到來詩側畔 시 읊는 곳이라 근심일랑 이르지 않고

興難抛去酒傍邊 술 곁에 있어 흥이야 버리기 어렵고나.

歸程定有迎人席 돌아가는 길에 마중 자리 있으리니

一笛淸秋響杳然 맑은 가을 한 가닥 피리소리가 아득히에 울리이네.

1. 隱映: 겉으로 환히 드러나지 않게 비침2. 微茫: 흐릿한 모양. 모호한 모양.

 

31. 送聖節使洪君瑞之行名履祥 성절사 홍군서의 행을 보내다(이름은 이상)

離懷忽忽對淸樽 이별의 회포에 총총이 술잔을 대하느니

風雨龍灣草樹昏 용만엔 비바람 섞어 치고 초목은 저물었네.

萬壽岡陵會慶節 岡陵같은 祝壽로 임금의 생신에 朝會하나니

二年兵甲再生恩 이년의 병란에 은혜가 재생함이리.

光陰荏苒隨流水 세월은 느릿느릿 물 따라 흘러가고

鴻雁差池過海門 기러기는 들숙날숙 해협을 지나느니

燕市悲歌今在否 연시의 슬픈 노래는 지금도 남았는지!

爲余先弔望諸君 날 위하거든 望諸君을 먼저 弔問하시길.

1. 岡陵: 시경 小雅 天保如岡如陵... 以莫不增’ (작은 언덕, 큰 언덕과 같아... 더하는 복이 한이 없도다)의 구절로 임금의 다복을 빎을 이름. 2. 荏苒: 세월이 천연함. 시일을 자꾸 끎. 3. 差池(치지): 서로 어긋난 모양. 가지런하지 아니함. 4. 燕市悲歌: 燕趙悲歌士의 고사. 연과 조 두 나라에 고래로 憂國의 슬픈 노래를 부르는 선비가 많았음으로 비분강개하는 우국지사를 이름. 5. 望諸君: 樂毅. 전국 시대 연나라 昭王의 장수. , ,, , 다섯 나라의 연합군을 거느리고 나라를 쳐서 70여 성을 빼앗았으나 소왕이 죽은 후 뒤를 이은 혜왕은 그를 중용치 아니하여 나라로 가서 중용되었음.

 

32. 送聖節使書狀官宋仁叟英耈 성절사 서장관 송인수(영구)를 보내다

湖西幕客塞西人 호서의 幕客 변방 서쪽으로 가려니

離合紛紛一愴神 모였다 흩었졌다 분분함에 마음 슬퍼라.

別酒莫辭連日醉 연일 취하였다고 이별주랑 사양 마오려

歸舟將發九龍津 돌아가는 배가 장차 구룡진을 떠날지니.

荒城古柱風烟冷 황성의 옛 기둥엔 바람 연기 스늘하고

孤竹遺墟草樹新 孤竹의 남긴 터엔 초목만이 새롭나니

收得山河錦囊裏 山河의 경치를 비단 주머니 속에 넣었네라.

世間金玉摠非珍 세상의 金玉일랑 모두 보배가 아닐지니.

1. 幕客: 幕府의 빈객으로 예우를 받는 사람.

 

33. 大凌河曉坐 새벽에 대능하에 앉아서

四更邊柝大河流 四更의 딱따기 소리가에 大河는 흐르는데

一夜思歸白盡頭 돌아갈 생각에 하룻밤 머리 모두 희었네.

不是越吟懷故土 越吟이 고향을 생각하는 것도 아니요

非關吳詠戀扁舟 吳詠이 조각배를 그리는 것도 아니리.

三宮草樹寒聲逈 三宮(대궐)의 초목은 찬 소리 멀리서 들리는데

五廟風烟暝色愁 五廟의 바람 연기는 저문 빛에 슬프네야.

聞道嶺南猶賊窟 들이니 嶺南은 아직도 적굴이라니

廟堂誰爲借前籌 조정을 위해 누가 前籌를 빌리려나.

1. 越吟吳詠은 모두 남쪽 나라의 노래. 2. 五廟: 제후의 묘. 3. 前籌: 고조 때 韓信이 나서서 계책을 젖가락으로 설명하였음을 이름.

 

34. 九連城 구련성에서

薊門歸路接雲平 계문 돌아가는 길 구름 닿아 펀펀한데

一騎輕躋散曉晴 경쾌한 말발굽 타고서 갠 새벽을 가지요.

城擁九連山翠合 城九連을 안아 산 푸름과 합하고

河分八渡渚霞明 河八渡로 나뉘어 물가엔 놀이 밝지요.

丹心可耐客中破 단심이야 객지라도 견뎌내지만

白髮每從愁裏生 백발은 언제나 근심 속에 생하지요.

迢遞玉樓消息斷 -玉樓엔 소식조차 끊겼나니

海天何處是神京 바닷가 어느 곳이 바로 仙境일까요.

 

35. 臘月初六日夜坐 癸巳冬寓居江都時作此絶筆也 섣달 초육일 밤에 앉아서(계사년 겨울 강도에 우거할 때 작인데 이것이 절필이다)

旅遊孤島歲崢嶸 외론 섬에서 나그네 되어 세월은 츠름츠름 샇여가는데

南徼兵塵賊未平 남쪽 변방의 戰場엔 적이 아니 평정되었네.

千里音書何日到 천리 밖에선 서신이 언제나 이르려는지

五更燈火爲誰明 五更의 등잔불은 눌 위해 밝았는고.

交情似水流難定 사귄 정은 물과 같아 멈추기 어려웁고

愁緖如絲亂更縈 근심의 가닥은 실과 같아 흩트려도 다시 얽키네.

賴有使君眞一酒 원님에게 眞一酒 있음에 기대어

雪深窮巷擁爐傾 눈 깊은 窮村에서 화로 안고 마시노라.

1. 崢嶸: 험준한 모양. 혹은 세월이 쌓이는 모양. 2. 使君: 의 장관. 원님. 3. : 변방요. 국경지대. 4. 眞一酒: 인간의 고난이나 번뇌를 하나로 해소시키는 태평성대를 이루는 술.

 

36. 次廣寒樓韻以下亂前作 광한루운에 차하다(이하는 난전의 작임)

天上十二白玉樓 천상의 열두간 백옥루는

銀河淸淺掛西頭 맑고 옅은 은하수의 서쪽 머리에 걸렸지요.

年年七夕佳期至 해마다 七夕이라 좋은 시절 이르면은

夜夜雙星怨淚收 밤마다 견우 직녀 원망의 눈물 거두었지요.

莫道相思是遠別 서로 그리는 먼 이별이라 마세요

從來此地有重遊 이제껏 이 땅에선 거듭 만나봄 있나니

可憐人世隔南北 가련해라 人間에 남 북으로 막혔있어

碧海茫茫何處求 푸른 바다 아득한데 어느 곳에서 찾을까요.

1. 雙星: 나란히 보이는 두 별. 여기선 견우성과 직녀성.

 

37. 病後戱吟 병 후에 희음하다

一病經年與死隣 한 병이 일년이 넘어 죽음에 이웃하더니

忽然枯木暗回春 홀연이 고목엔 몰래 봄이 돌아왔지요.

山中更有悲歌士 산중에 다시 슬픈 노래 부르는 선비 있을꺼나

昭代重生爛醉人 밝은 시대에 거듭 흥건히 취하였나니

湯劑轉頭輸麯蘖 탕제는 어느새 누룩술로 바뀌었고

笑談隨手換吟呻 신음 소린 선-뜻 웃음소리로 바뀌었지요.

濡毫試撰河淸頌 붓을 젖셔 시험삼아 河淸頌을 지으니

佳氣葱葱繞紫宸 좋은 기운은 푸릇푸릇 대궐을 둘렀네요.

1. 葱葱: 초목이 푸릇푸릇한 모양. 2. 紫宸: 천자가 정사를 보는 궁전 혹은 쉬는 궁전. 3. 隨手: 손이 가는 대로. 혹은 뒤쫓아, 즉시.

 

38. 次慶喜樓韻寄白麓 辛應時字君望號白麓 경희루 운에 차하여 백록에게 부치다(신응시의 자는 군망. 호는 백록)

仙人昨下閬風岑 선인이 어제 낭풍잠을 내려가니

裂素爲衣翠作襟 해진 하얀 자투리 옷에 푸른 옷깃이라.

烟霧樓中不見影 이내 자옥히 다락에 둘러 그림자 보이지 않고

鳳笙天外或聞音 하늘 밖에 문득문득 생황소리 들리네.

含情脉脉托宵夢 情 함초롬히 머금고 밤 꿈에 의탁하며

倚柱依依生夕陰 기둥에 기대이면 저녁 그늘 즈른즈른 이네.

獨向西池采荷葉 홀로 서쪽 못에 가서 연잎을 캐나니

淸芬無路寄同心 향기러운 이것을 벗에게 부칠 길 없네.

1. 閬風: 山名. 곤륜산 위에 있는 신선이 사는 곳. 2. 脉脉: 끊이지 아니하는 모양. 3. 依依: 무성한 모양. 혹은 확실하지 아니한 모양.

 

39. 朴景進家獨坐 朴漸字景進官吏議,壬辰,被倭害 박경진의 집에 홀로 앉아(박점의 자는 경진. 벼슬은 吏曺參議. 임진년에 왜놈에게 피살되었음)

霜落千山樹葉堆 서린 내린 千山에 나뭇잎은 쌓였는데

棘籬寒菊爲誰開 가시울에 찬 국화는 누굴 위해 피었나요.

今年且盡客多病 올해도 다 가고 객은 병이 많나니

明月欲生人不來 밝은 달 돋으려는데 사람은 아니 오지요.

無竹小軒頻問主 () 없는 작은 작은 마루 주인께 자주 묻다가

有懷秋日獨徵杯 가을날 회포에 혼자서 술을 청하니

兒童伴我西簷坐 아이들 나와 함께 서쪽 처마에 앉아서

深夜長庚又送回 깊은 밤 돌아가는 長庚星을 또 보내지요.

1. 長庚: 저녁에 서쪽 하늘에 보이는 큰 별. 태백성.

 

40. 西湖病中憶栗谷 서호 병중에 율곡을 생각하다

君恩未報鬢先秋 임금의 은혜 갚기도 전에 머린 먼저 세어서

壯志如今已謬悠 장한 뜻 지금엔 이미 글렀다네.

松菊每懷陶令徑 도연명의 松菊길 매번 생각하나니

蓴鱸欲問季鷹舟 장계응의 배를 타고 蓴鱸를 묻고 싶네.

交遊隔世吾何托 사귀던 일도 이젠 막혔으니 나 어디에 의지하리

名利驚心可以休 名利에 놀란 마음 가이 쉬어야겠네.

惟是槽頭看春酒 오직 槽頭에 봄 술을 보느니

月中三峽細分流 달빛 속에 세 골짝이 가늘게 나눠 흐르네.

1. 謬悠: 텅 비고 멂. 혹은 황당무계함. 2. 陶令徑: 도연명. 은 벼슬 이름(관아의 ). 도연명은 벼슬을 버리고 松菊竹 기러던 옛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3. 蓴鱸: 蓴羹鱸膾. 순챗국과 농어회. 나라 張翰(자는 季鷹)이 고향의 名産인 순챗국과 농어회가 먹고 싶어 관직을 사퇴하고 고향으로 돌아갔음.

41. 新院山居寄示習齋權擘號,官參議 신원의 산집에서 습제에게 보내다(권벽의 호, 벼슬은 참의)

野院蕭條草樹荒 시골집 쓸쓸하여 초목은 황량한데

亂蛙無數叫斜陽 뒤섞인 개구리 수도 없이 석양에서 우네.

臨岐更覺親朋少 갈림길에 이르러 벗 적음을 다시금 깼닫느니

感物偏傷節序忙 感物에 세월 빠름이 심이 마음 상해라.

身厭葛衫凉換暑 갈포 적삼 싫어지니 더위는 서늘해지고

面慙銅鏡髮垂霜 구리 거울 속 서리 드리운 머리칼이 부끄럽나니

龍泉尙有干霄氣 용천검은 아직도 하늘 찌를 기운 있어

匣裏時時見紫光 갑 속에 때때로 붉은 빛이 보이건만.

 

42. 宿桂林兄江亭 名瑠,於公姊兄,尹任甥姪,尹元衡動危言.竟死 계림형의 강가 정자에서 묵다(이름은 유, 공에게 자형이고, 윤임의 생질임. 윤원형의 위언으로 마침내 죽었다)

王孫畵閣抗楊花 왕손의 화각이 양화도에 솟았나니(버티다)

一水中分兩岸沙 한가닥 물이 중간에 나뉘어 양 언덕 모랫가로 흐르네.

落月滿天飛白雪 떨어지는 달빛은 하늘 가득히 날리우는 흰 눈이요

宿雲鋪地走靑蛇 묵은 구름은 땅에 펴져 달리는 푸른 뱀인듯.

菱歌相間棹歌發 마름 노래 사이 가에 뱃노래도 일고

帆影遠隔山影斜 돛 그림자 멀리 산 그늘 넘어에 비끼네.

四十二年如去鳥 사십 이년이 가는 새와 같으니

浮生不飮奈愁何 덧없는 생에 술이 아니면 이 시름을 어찌하리.

1. 畵閣: 아름답게 단청한 누각.

 

43. 述懷 술회

十年前事悔何追 10년 전 일을 뉘우친들 어찌 따르랴

白首窮廬謾自悲 백발로 초라한 오막집에서 공연히 스스로 슬플 뿐.

鷄肋正宜輸俗客 계륵은 마땅히 속인에게 돌아갔고

蛾眉今已付餠師 미인은 지금엔 이미 떡장수에게 주어졌네.

香凝燕寢窓燈冷 향기 응긴 燕寢에 창가 등불이 싸늘하고

雪擁柴扉竹日遲 눈 내린 사립문에 해가 더디네.

林巷幸無車馬跡 산골이라 다행이 거마 오지 않으니

心經一部手中披 心經 한 부를 손에 펴서 보고야.

1. 燕寢: 천자가 쉬는 궁전. 혹은 편히 쉬는 좋은 잠자리. 2. 鷄肋: 조조가 漢中을 얻으려다 포기한 고사로 한중을 일러 계륵이라 하였다. 닭 갈비는 먹을 것이 없으나 그냥 버리기도 아깝다는 말로 그리 소용은 없으나 버리기는 아까운 경우를 이른다. 3. 蛾眉: 누에나방의 촉수처럼 초승달 모양으로 길게 굽은 아름다운 눈썹. 혹은 미인. 4. 餠師: 떡파는 사람. 全唐詩話寧王이 떡장사의 처를 빼앗아 살았는데 묻기를 네가 아직도 餠師를 생각하느냐하니 말 없이 눈물만 흘리기에 드디어 餠師에게 돌려주었다 한다.

44. 喚仙亭次韻在順天 환선정 운에 차운하다(순천에 있음)

杯水難容萬里船 한 잔 물이 萬里船을 용납키 어렵듯이

今時豈合古人賢 지금 사람이 어찌 옛 어짐과 같으리요.

層城枯木三秋後 겹겹이 枯木三秋의 후요

大野閒雲落景前 큰 들의 한가한 구름은 落照의 앞이네.

往事再尋頭盡白 지나간 일을 다시 찾으니 머리 모두 희었고

玆遊一罷夢應牽 이 놀음 한번 파하면 꿈이 응당 이끌리리.

空江夜久生明月 빈 강에 밤은 깊어 달은 밝은데

笙鶴如聞降列仙 笙鶴이 들이는 듯 여러 신선 내려오려나.

1.笙鶴:周靈王의 태자이 신선이되어 학을타고 피리를 불며 하강하였다 한다.

 

45. 次梧陰示韻 二首 오음이 보여준 운에 차하다 2

行藏竊比鄭當時 행장을 정당시와 가만히 비한다면

落拓何如杜牧之 큰 기상이야 두목지와 어떠한지.

直以醉鄕消歲月 곧바로 醉鄕으로 가서 세월을 보내나니

敢言昭代策安危 밝은 시대에 어찌 안위를 꾀한다 하리.

能抛台鼎難抛俗 삼정승 던질 순 있어도 俗趣는 버리기 어렵고

已廢交遊不廢詩 교유야 폐했어도 시는 폐하기 어렵고야.

莫道柴門欠絲管 사립문에 풍악 없어 흠이라 마시길

四山松檜雨中吹 사방 산에 송회 소리 비 속에 이는 것을.

1. 竊比: 가만히 비교함. 2. 落拓(낙탁): 기상이 큼. 3. 醉鄕: 취중의 별천지. 4. 台鼎: 三公의 지위. 5. 絲管: 絲竹. 거문고와 퉁소. 현악기와 관악기. 전하여 음악. 6. 鄭當時: 나라 관리. 이름은 . 항상 驛馬四郊에 두어 故人遊門하였고 손이 오면 귀천을 가리지 않고 환대하였다. 무제 때에 大司農이 되었다가 손의 로 낙직되었음. 7. 杜牧之: 만당의 시인. 시를 잘하여 小杜라 일컬음.

 

46.

骯髒從前不中時 강직한 뜻은 지금껏 시속엔 맞지 않았고

向來高論欲卑之 이제까지의 高論도 이젠 낮추어야 겠네.

三牲非樂一簞樂 고기 밥은 아니 좋으나 한 그릇 도시락밥은 즐거웁고

蜀棧不危平陸危 험준한 잔교는 아니 위태롭대 평지는 위태롭네.

事到奈何須得酒 일이 어찌할 수 없을 땐 모름지기 술 마시고

語猶詮次合忘詩 말을 똑바로 하고자 하면 문득 시을 잊네.

只嫌半夜無眼處 다만 싫은 건 잠이 아니 오는 밤에

三籟悠然自送吹 三籟 소리 유연히 스스로 불어옴이네.

1. 骯髒: 살찐 모양. 혹은 강직한 모양. 2. 詮次: 확실하게 정한 순서. 3. 蜀道: 四川省으로 통하는 험준한 길. 촉의 棧道. 전하여 경치가 좋고 또 험준함을 이름. 4. 三籟: 天籟, 地籟, 人籟를 이름. 우주만물의 모든 자연의 소리.

 

47. 題靜虛軸次霽峰韻 제봉의 운에 차하여 정허의 시축에 쓰다

巖棲屈指十回春 巖幽를 손 꼽아보니 십년이라

謝笏重來白髮新 벼슬 사양하고 다시 오니 백발이 새롭고야.

水石朋儔雖可愛 水石이랑 친구들이야 비록 사랑스럽지만

蓬萊消息杳難因 봉래산 소식은 인연하기 아득만 하네.

山風夜起愁枯竹 산바람 밤에 일어 마른 대는 시름겨운데

嶺月初生是美人 재 위에 갓 돋은 달은 곧바로 미인일레라.

詩卷藥鑪仍不寐 시권에 약화로 벗하여 잠 못 드는데

屋頭寒磬報淸晨 지붕머리 寒磬은 맑은 새벽을 알려주누나.

 

48. 挽玉峯白彰卿 옥봉 백창경의 만사

海內悠悠知己少 천하가 넓고 넓어도 知己는 적건만

惟君與我夙心親 오직 그대와 나 일찍이 마음으로 친하였지.

湖山未遂連墻約 湖山에서 담 이웃하며 살자던 약속 못 이루고

幽顯飜成隔路人 幽明이 뒤집히어 길 막힌 이가 되었고나.

紫陌風埃歌激烈 紫陌의 풍진에 노래는 격렬하고

錦城烟雨淚酸辛 금성의 烟雨는 눈물에 스산코나.

遺孤受托非無意 남겨진 아이을 부탁받아 뜻 없는 건 아니지만

奈乏劉家德義新 劉家의 덕의를 새롭게 할 덕성이 모자람을 어쩌리.

1. 紫陌: 서울의 도로를 이름. 2. 錦城: 삼국의 蜀漢의 도읍. 비단을 관장하는 관아를 두었던 까닭에 이름. 西都의 성을 일컬음. 3. 幽顯: 저승과 이승. 4. 奈乏劉家: 유비의 아들이 그 아버지만 못 했음에 비유.

 

49. 別王天使敬民 왕천사(경민)을 이별하다

家住江南萬里餘 만리 밖 강남에 집이 있으니

秋風客路意何如 갈바람 나그네 길에 뜻이야 어떠한고.

纔聞鶴馭來仙躅 학 몰고서 신선이 왔다고 하더니만

忽見鸞簫過碧虛 문득 鸞簫소리가 푸른 하늘을 지나네.

消息幾時逢驛使 어느 때 驛使 만나 소식을 받으올까

蓬萊無復迓雲車 봉래산 구름수레 마중할 길 다시 없네.

相思賴有黃岡句 서로 믿고 그리는 황강의 글귀가 있으니

別後爭傳水竹居 이별 후 水竹의 삶을 다투어 전하리라.

1. 黃岡: 호북성 황강현 동쪽에 있는 산 이름. 소식의 적벽부에 나오는 黃泥之阪이 있는 곳.

 

50. 槐山挹翠樓次韻示主人 三首 괴산 읍취루 운에 차하여 주인에게 보이다

醉後悠悠獨上亭 술 취하여 유유히 홀로 정자에 오르니

眼前無地着愁城 눈 앞엔 시름 달랠 곳 없어라.

乾坤逆旅飜千劫 천지는 逆旅라서 천겁에 뒤집히고

造化鑪錘鑄萬生 조화옹의 풀무는 萬生을 만들고나.

久謂彭殤元同貫 오래 살건 빨리 죽건 원래 한 꿰미니

莫言臧穀不同情 장과 곡이 같지 않과 마시기를.

年來笑殺箕山叟 근래엔 웃숩고나 기산의 늙은이

言實支離又說明 말도 실상 지라한데 이름까지 설명하네.

1. 彭殤: 장수와 단명. 2. 笑殺: 대단히 웃음. 3. 臧穀: 사내종과 어린아이. 둘이 모두 양을 치다가 양을 잃었다. 한 사람은 책을 보다가 한 사람은 장기를 두다가 잃었다 한다. 4. 箕山翁: 巢父許由.

 

51.

一別梧根舊驛亭 오근과 이별한 옛 역정에

使車何處駐山城 사신의 수렌 산성 어느 곳에 머물렀는고.

連峰雨裏黃花老 뭇 봉우리 비 속에 황국화는 시들었고

斷鴈聲中白髮生 외기러기 우는 속에 백발은 생기었네.

末俗豈知高士志 속인이 어찌 高士의 뜻을 알며

少年寧識老夫情 소년이 어찌 老夫의 정을 알리요.

聞君晩學養生法 들으니 그댄 늦으막에 양생법 익혔다 하니

爲善應須無近名 응당 선한 이는 近名이란 없으리라.

1. 近名: 명예를 추구함.

 

52.

水北山南處處亭 水北 山南이라 곳곳엔 정자인데

舊遊迢遞武珍城 옛 놀던 무진성은 멀기만 하지요.

天開瑞石祥龍蜿 서석산이 열리어 상스러운 용이 꿈틀거리고

地匝長松爽籟生 땅엔 낙낙장송 둘러 있어 바람소리 이네요.

麋鹿未抛靑草性 미록이라 靑草 좋아함 못 버리고

鵠鸞終是碧霄情 곡란이라 끝내 푸른 하늘 그리지요.

從今息影無何有 이제부터 安息 외에 무엇이 있을까요.

家失形容史失名 집에선 모습 잃고 史錄엔 이름 잃나니.

1. 麋鹿: 순록. 혹은 천한사람. 2. 息影: 그림자를 쉬게 함. 곧 활동을 그만두고 휴식함.

 

53. 昌道驛壁上見鄭子中詩,攬涕之餘,遂步其韻 창도역 벽위에 정자중의 시를 보고 눈물을 뿌린 나머지 그 운에 따라 짓다

飇輪去此欲何之 바람 수레 여길 떠나 어디로 가는가

獨立蒼茫結遠思 홀로 서서 아슬히의 먼 생각에 잠기었네.

千里秦城病司馬 천리 밖 秦城에 사마상여 병들었고

三年楚郡老樊遲 삼년동안 楚郡에서 번지가 늙었구나.

已經離別同弦矢 활줄과 화살같은 이별 이미 겪었지만

可耐幽明異路岐 幽明의 길 달라졌으니 이를 어찌 견디랴.

靑鶴峯頭望仙裏 청학봉 꼭대기의 망선대 속에서

月明中夜倘相期 달 밝은 밤에 혹시나 만나려는지.

1. 病司馬: 한나라 司馬相如는 일대의 문장가로 일찍이 消渴病이 있었다 한다. 2. 樊遲: 공자의 제자. 상여와 번지가 鄭子中에 비유. 3. 秦城楚郡: 남쪽 지방의 비유. 4. 弦矢: 활줄에 화살이 언져지자 마자 헤어지 듯 빠른 이별.

 

54. 題雅叔林亭 아숙의 임정에 쓰다

老夫於酒喜登場 老夫 술 있는 곳에 기쁘게 가나니

酒味甘來宦味凉 술 맛이 달면 벼슬 맛은 시들하네요.

今日君家賞蓮會 오늘 그대 집에서 연꽃을 감상하는 모임에

西池夕氣滿衣香 서쪽 못의 저녁 기운 옷에 가득 향그럽네요.

交情休說雨雲態 구름되고 비 되는 걸 우정이라 아니 하지만

樂事須憑長短章 모름지기 짧고 긴 시 짓는 건 즐거운 일이지요.

一別幾年重到此 이별한지 몇 해만에 여기에 다시 오니

竹間依舊讀書床 대나무 사이에 옛날처럼 글 읽는 상이 있네요.

1. 雨雲態: 두보의 빈교행 翻手作雲 覆手作雨을 이름.

 

55. 挽栗谷 三首 율곡의 만사 3

芙蕖出水看天然 물 위로 솟은 연꽃 볼수록 天然하니

間氣難逢數百年 수백년에도 만나기 어려운 빼어난 기운이리.

天欲我東傳絶學 하늘이 이 나라에 끊어진 학문을 전하려고

人生之子紹前賢 이 사람을 낳아서 앞 성현을 잇게 했나니

心中剩有環中妙 마음 속엔 環中의 묘리가 넉넉하고

目下都無刃下全 눈 아래엔 刃下全牛 전혀 없었네.

何處得來何處去 어느 곳에서 왔다가 어느 곳으로 가는가

此時相別幾時旋 이제 서로 이별하니 어느 때 돌아올꺼나.

1. 間氣: 특수한 기운을 이름. 2. 環中: 공허하여 融通自在함을 이름. 장자 제물론에 樞始得其環中以應無窮’ 3. 刃下全: 어려울 일이 없다는 뜻. 장자 양생편에 庖丁의 칼날에는 全牛가 없다하였음.

 

56.

小學書中悟性存 소학이란 책에서 성리를 깨우침 있었으니

聖賢資質已三分 성현의 자질이 이미 삼분이나 있었네.

科程豈是功名事 과거의 길이 어찌 功名만의 일이리요

翰墨無非道義源 글월은 道義의 근원 아님이 없었네.

仙洞漫留龍麝跡 仙洞에는 의 흔적 가득하고

石潭空鎖水雲痕 石潭엔 공연히 물구름 자취만 잠겼네라.

泉臺想有無窮痛 황천에서도 슬픔은 다함 없나니

未報吾君不世恩 우리 임금 은혜를 갚지 못했서이리.

 

57.

先我而來去亦先 나 보다 먼저 왔다가 또한 먼저 가니

死生何不少周旋 죽고 삶을 조금도 주선(調整)하지 못하는가.

欲從眞歇臺邊月 진헐대 가의 달을 따르고져

會作毗盧頂上仙 마침 비로봉 위에 신선이 되었을테니.

千劫縱灰難得子 천겁이 비록 재 되어도 그대를 얻지 못하니

九原如作更逢賢 구원 이루어 진다면 다시 그대를 보려나.

無人解聽峨洋趣 아양곡의 흥취를 알아들을 이 없으니

却爲鍾期一斷絃 도리어 鍾子期 위해 거문고 줄 끊을 수 밖에.

1. 九原: 춘추 때 의 경대부의 묘지. 후에는 묘지의 범칭. 혹은 九泉. 黃泉. 2. 千劫縱灰: 추상적인 개념을 물질에 비유한 것을 현대시론에서는 존재론적 은유라고 한다. ‘천겁이는 시간 개념이 라는 물질로 비유되었다. 상상력의 폭과 절묘한 비유가 너무나 뛰어나지 아니 한가. 3. 峨洋曲: 백아가 거문고로 산수곡을 타니 종자기가 듣고서 山峨峨 水洋洋이라 하였다. 종자기가 죽자 백아는 거문고 줄을 끊었다.

 

58. 次竹西樓韻 二首 죽서루 운에 차하다 2

關東仙界陟州樓 관동의 선경은 三陟의 죽서루

虛檻憑危夏亦秋 빈 난간에 위태롭게 기대니 여름 또한 가을이구나.(서늘함)

天上玉京隣北戶 천상의 옥경은 北戶()를 이웃했고

夢中銀漢聽西流 꿈 속의 은하는 서쪽 물소리 들리네.

疏簾欲捲露華濕 성긴 발 걷으려니 이슬이 함초롬 젖는데

一鳥不飛江色愁 새 한 마리 날지 않아 강색은 쓸쓸하네.

欄下孤舟將入海 난간 아래 외론 배는 장차 바다로 들어가려니

釣竿應拂鬱陵鷗 응당 낚시대에 울릉도 갈매기 스치이리.

 

59.

欲窮千里更登樓 천리를 다 보고자 다시 누에 오르니

雲海茫茫兩鬢秋 구름 바다 아득아득 양 귀밑머린 시들부들.

何處蓬萊常五色 봉래가 어디인고 늘 오색운 둘렀으리니

此歸江漢定同流 여기서 돌아가면 江漢과 함께 흐르리.

浮生有別佳人遠 덧없는 생에 이별 있어 佳人은 멀고

往事無蹤落日愁 지난 일 종적 없어 지는해는 쓸쓸하이.

安得淸樽永今夕 어쩌면 맑은 술 얻어다 이 저녁 느려내야

綠蘋洲渚對輕鷗 푸른 마름 갯가에 가벼히 나는 갈매기랑 대할꺼나.

 

60. 次峒隱韻 李公義健號 동은의 운에 차하다(이공 의건의 호)

漏歇東城燭盡燒 漏水 그친 東城에 촛불도 다 타니

捲來黃券坐無聊 읽던 책 덮고서 무료히 앉았지요.

崎嶇世路千重曲 기구한 세상 길은 천첩으로 굽었는데

湖海親朋一字遙 世間의 친한 벗은 일자 소식도 머네요.

梅落故園春欲暮 매화 떨어진 옛 동산에 봄은 저물어 간는데

病淹京國鬢先凋 병이 들어 서울에서 귀밑머리 먼저 세었지요.

歸心正似南飛鵠 돌아갈 맘은 꼭 남으로 나는 저 고니 같나니

深夜悠悠度碧霄 깊은 밤 유유히 저 푸른 하늘을 지나가지요.

1. 黃券: . 옛날에 책이 좀먹는 것을 막기 위하여 黃蘗나무의 내피로 염색한 종이를 썼으므로 이름.

 

61. 失音以下亂後作 二首 실음(이하는 난후의 작. 2)

天公厭我多言否 하늘이 나의 말 많음을 싫어하시는가

喉挾纏風響挾嘶 목구멍에 이 끼어 목소리 걸걸하네.

殆似寒蟬鳴暫歇 거의 가을 매미 울다 잠깐 쉬는 듯 하더니

還如病鵲舌初癡 또한 병든 까치의 혀가 갓 멈춘 듯.

是非正悔呶呶習 시비 가리며 떠들던 습관을 정히 뉘우치느니

開闔方諳袞袞機 열고 닫음이 바야흐로 天機의 흐름임을 알겠네.

呼馬呼牛都不應 말이라 소라 불러도 도무지 반응 없나니

臥看新月下山時 새 달이 서산을 넘을 때까지 누워서 바라보노라.

1 : 목쉴 시. 2. 袞袞: 하게 떠오르는 모양.

 

62.

口如含物舌如凝 입은 을 머금음 듯 혀는 엉겨 붙은 듯

語欲期期黙欲仍 말하려면 더듬거리고 침묵하고자 하면 그대로 있네.

不中宮商寧中節 음률이 맞지 않으니 音節이 어찌 맞으며

未工酬酌詎工譍 수작인들 못하는데 대답인들 어찌 잘하랴.

仙家正學垂簾法 선가의 垂簾法을 참으로 배웠던가

癡坐還同面壁僧 멍하니 앉았으니 도리어 면벽하는 승과 같네.

玉麈向來無覓處 옥주는 근래 와서 찾을 곳 없나니

老夫從此謝賓朋 나는 이제부터 벗들을 사양하리라.

1. 期期: 말을 더듬는 모양. 2. 宮商: 궁과 상의 소리. 전하여 음률. 3. 垂簾法: 선가에서 조식할 때 눈을 반만 감고 있는 것을 수렴이라 한다. 4. 玉麈: 옥의 拂子. 나라 사람들이 淸談할 적에 손에 쥐고 흔드는 물건임.

 

63. 納淸亭卽事奉呈丁僉使行案 납청정 즉사로 정첨사 행안에 봉정하다

行宮欲別魂先斷 행궁을 떠나려니 혼이 먼저 끊겼는데

天樂重聞淚自零 천악을 거듭 들어 눈물이 절로 떨어지네.

喜事增悲垂老日 노년엔 기쁜일도 슬픔되나니

旅懷多苦送人亭 나그네 마음 送人하는 정자에서 더욱 슬퍼라.

年光似水悠悠去 세월은 물과 같아 유유히 흐르건만

客髮如霜種種星 나그네 머린 서리 같아 스멀스멀 희었고나.

焉得長安一杯酒 어느 때 서울에서 한 잔 술로

共看南岳眼俱靑 南岳 함께 보며 눈도 함께 푸르려나.

1. 行宮: 임금이 거동할 때 묵는 곳. 행재소. 2. 天樂: 궁중의 악을 말함. 3. 種種: 머리칼이 짧고 쇠잔한 모양. 4. : 희뜩희뜩할 성. 5. 靑眼은 반갑다는 뜻.

 

64. 納淸亭次韻 납청정 운에 차하다

世上身名都夢幻 세상의 몸과 이름이란 모두다 꿈이려니

眼中遊舊半凋零 눈에 든 옛 친구들은 반이나 가벼렸네.

愁來事業三杯酒 시름겨운 사업은 석 잔 술이려니

老去生涯一旅亭 늙어진 생애는 한 갯 여정(여관)이네.

進退未知朝對易 진퇴를 알지 못해 아침에 을 대하고

陰晴欲卜夜觀星 음청을 점치고자 저녁엔 별을 보네.

行人無處不瀟灑 行人이란 瀟灑하지 않는 곳 없나니

淸遠香烟縷縷靑 맑고 먼 香烟이 올올이 푸르러라.

1.瀟灑:깨끗하고 산뜻함. 혹은 소탈한 모양. 맑고고상하여 세속을 벗어난 모양.

 

65. 醉輒失睡,乃僕常症,而去夜尤甚,坐以達朝,傍人怪而問之,詩以解之 취하면 문득 잠이 달아나는 것이 나의 상습인데 간밤에는 더욱 심하여 앉아서 새니 옆에 사람이 괴이히 여겨 물으므로 시로써 풀다

新安酒罷夜凉多 술이 파하니 밤 기운 서늘한데

欲睡其如無睡何 잠을 자고 싶지만 잠이 아니오니 어찌할까요.

豈是抱醒應抱病 어찌 깨어 있으면 응당 병을 얻는지

只緣憂國不憂家 단지 나라 걱정 때문이지 집 때문은 아니지요.

虛館曙燈初隱映 빈 여관의 새벽 등은 갓 밝아 은은히 비취는데

半簾殘月正橫斜 반 주렴의 지는 달은 정히 비꼈가나니

明朝不用臨靑鏡 내일 아침 거울 보아 무엇할까요

未到龍灣髮盡華 龍灣에 이르기도 전에 머린 모두 희었는데.

1. 新安: 지명. 2. : 어찌 할까. 3. 抱醒: 선비의 맑은 정신을 가지기 위해서 깨어있어야 한다는 뜻. 또한 그러면 병이 쉽게 이른다는 뜻.

 

66. 任學士堂後二難訪余于宣城之客舍,用前韻謝之 임학사(당후) 二難(형제)이 나를 宣城의 객사로 방문하였기에 전운을 써서 사하다

五月江城靑草多 오월의 江城靑草는 우거진데

賓筵不厭醉無何 손님 자리 싫지 않으니 아니 취코 어쩌리.

天涯亦有忘憂物 하늘 끝에서도 忘憂物()이 있으니

亂後猶存送老家 난리 후에도 오히려 늙은이 전송하는 집이 있구려.

詞伯一時雙璧至 詞伯은 한 시대의 쌍벽이더니

霽河千里片銀斜 霽河의 천리에 片銀이 비끼었네.

相留莫恨歸鞍晩 돌아갈 길 늦었다 한탄 마오려

客意離情且歲華 객의 맘은 이별의 정에 또 세월까지 보내나니.

1. 詞伯; 걸출한 詞客. 시문의 대가. 2. 雙璧: 한 쌍의 구슬. 전하여 양쪽이 모두 우열을 다툴 수 없을 만큼의 똑같이 뛰어남의 비유. 여기서는 형제. 3. 歲華: 시간. 세월. 혹은 해마다의 일정한 계절이나 시기. 세시. 4. 二難: 형제를 이름. ‘難爲兄 難爲弟에서 나온 말.

 

67. 次韻贈李實之員外 春英號軆素官監司牛溪門人 二首 차운하여 이실지 원외에게 주다(춘영의 호는 체소, 벼슬은 감사인데 우계의 문인이다. 2)

故園無主掩柴荊 옛 동산엔 주인 없고 가시문 가렸나니

愁外湖雲日日生 근심 밖에 湖雲만 나날이 생겼네.

半世功名期白髮 반평생 功名이란 백발의 기약이려니

一年胡虜撫靑萍 한 해의 왜놈 노략질에 청평검 어루만지네.

荒榛舊路長生洞 장생동 옛 길에 개암나무 거칠고

醉臥羈蹤細柳營 나그네의 종적은 취하여 細柳營에 누웠네.

聞道天兵方駐嶺 들으니 明軍이 바야흐로 영남에 머물었다니

捷書應已慰宸情 승전보는 응당 이미 임금을 위로했으리.

1. 細柳營: 한나라 장군 주아부가 세류성에 軍營을 두었음. 전하여 장군이 屯營을 두는 곳. 2. 長生洞: 道家가 수련하는 곳.

 

68.

擧世區區一識荊 온 세상이 구구히 한 번만 만날길 원하니

仍敎後輩喚先生 인하여 후배들이 선생이라 부르네.

天心正悔涪州謫 부주의 귀양살이 임금님도 후회했나니

高見會分楚水萍 높은 견식은 마침내 楚萍을 알았네.

酒席興濃時跌宕 술자리 무르익으면 때로 질탕도 하였고

名途意倦少經營 名利엔 뜻이 게을러 경영하는 일 적었네.

無人解得剛膓在 剛腸이 있는줄 아는 이 없으니

錯道黎渦却有情 黎渦가 도리어 정 있다고 그릇 말하네.

1. 識荊: 훌륭한 인사를 면회하여 이름이 알려짐을 비유. 이백이 한형주에게 올린 글에 但願一識韓荊州에서 나온 말. 은 형주의 태수 韓朝宗을 이름. 2. 涪州謫: 송나라 이천이 부주로 귀양 갔다가 돌아온 고사에 비유. 3. 剛腸: 강직한 마음. 4. 楚萍: 楚昭王萍實을 얻었음을 이름.

 

69. 又用前韻 또 전운을 쓰다

幽蘭身世寄叢荊 幽蘭의 신세 가시나무숲에 의탁했나니

臭味雖殊亦一生 냄새와 맛은 비록 다를만정 삶은 하나이네.

壯志不衰霜起劒 장한 뜻은 쇠하지 않아 서리가 칼에 일고

孤蹤無定浪吹萍 외론 자취는 정처 없어 물결에 나부끼는 마름이려니.

凉風漸掃回鑾路 서늘 바람은 점차, 환궁하는 鑾駕길을 청소하고

殺氣應纏射賊營 살기는 응당 적을 쏘는 군영에 얽히었네.

從此太平知有象 이로써 태평의 상징임을 알게 되나니

窮荒草木動微情 궁벽한 곳의 초목들도 微情을 일으키리.

 

70. 再用前韻,奉贈坰叟峰翁,兼示孝移仲深實之三君子,求和 二首 거듭 전운을 써서 경수 봉옹에게 봉증하고 겸하여 효이, 중심, 실지 삼군자에게 보이어 화답하기를 구하다 2

孤露那堪別紫荊 孤露에 형제마저 이별하니 어찌 견디리

二年鞍馬寄餘生 이년을 말 안장에다 남은 목숨 맡겼고나.

長空極目雲歸峀 긴 창공 멀리 보니 구름은 메부리로 돌아가고

獨夜無眠雨打萍 홀로 잠못드는 밤에 비는 마름잎 두들기네.

樂地向來方占取 근래에야 비로소 樂地를 찾으려는데

畏途何事久趍營 무슨 일로 무서운 길 오래도록 헤메이나.

年衰始覺相思苦 늙어서야 비로서 아나니 相思의 이 괴로움

强道無情是有情 무정타 강변함이 곧 有情이리.

1. 孤露: 어려서 부모를 여윈 사람. 2. 紫荊: 콩과에 속하는 낙엽 관목. 옛날 田眞형제의 고사로 하여 후세에 형제를 뜻하는 용어가 되었음. 3. 趍營: 무언가를 하기 위해 달린다의 뜻.

 

71.

俗遠郊扉卽有荊 俗流 먼 들에 가시나무 사립문

疏籬一面澗泉生 성긴 울 한쪽엔 산꼴 샘이 솟고

行藏竊比山中木 행장은 山木에 비하노니

世事今如水上萍 세사야 지금엔 물 위에 마름 같아라.

歸夢每尋湖外路 돌아갈 꿈은 매양 湖外의 길을 찾는데

征鞍猶滯塞西營 가야할 말은 오히려 변방 서쪽 에 머물렸고나.

衰年宦味君知否 노년의 벼슬 맛을 그대 아는지

冷落眞同太上情 쓸쓸한 것 꼭 太上의 정과 같아라.

1. 山木: 장자에 산에 나무는 재목이 못되어 오히려 천년을 견디었다는 고사를 이름. 2. 冷落: 쓸쓸함. 호젓함. 3. 太上情: 太上忘情이라 하였음.

 

72. 孝移琢句甚精工,非俗下科臼,僕效嚬,狀其詩之內不出焉 효이가 글귀를 조탁하는 것이 매우 정공하여 속된 투가 없으므로 나는 본받아 그 시의 內不出함을 따르려 하였다

擲金佳句軼陰何 金石 울리는 좋은 글귀 陰何를 넘어서서

遊戱篇章日日多 유희의 시문들이 나날이 많나니

猛士銛鋒盛秘匣 勇士의 날랜 칼끝 갑 속에 감추우고

美人粧額掩輕羅 미인의 丹粧 얼굴 엷은 비단으로 가리웠네.

三年巧笑須傾國 삼년의 巧笑는 모름지기 나라를 기우렸고

百勝神功要息戈 백번 이기는 神功은 싸움을 멈추었나니

若使兩陳評地位 만약 양 진의 지위를 평한다면

應虛一座待君過 응당 한 자리 비워두고 그대 지나길 기다리리.

1. 擲地作金石聲: 땅에 던지면 아름다운 金石 소리가 난다는 뜻으로 시문이 잘 되어 辭句가 아름답고 운치도 훌륭함을 이름. 2. 陰何: 양나라 陰鏗何遜. 모두 시인임.

 

73. 寓聚勝亭,書示成仲深文浚 취승정에 있으면서 성중심 문준에게 써 보이다

盈車謗集是何因 수레가 찰만큼 비방이 모이니 이는 무슨 까닭인가

垂戒丁寧荷愛人 사랑주신 이들 정녕코 훈계 하지야.

隔壁喚茶時聽語 벽 넘어 차를 부르니 때로 말이 들리고

近窓燒燭或呈身 창 가까이 촛불 켜니 혹 몸이 드러나네.

天涯寧有紅裙夢 하늘 끝에서 어찌 紅裙의 꿈이 있으리

人世應無白首春 人世엔 응당 백발의 봄은 없나니

萬里相隨香一炷 만리를 함께 따르는 一炷香 피워놓고

臥看新月下江津 강나루 내려가는 새달이나 누워서 보오리라.

1. 紅裙: 붉은 치마. 혹은 미인을 일컬음.

 

74. 夜懷 二首 밤의 회포 2

不語悠悠坐五更 말없이 유유히 五更에 앉았느니

雨聲何處雜溪聲 어느 곳인지 빗소리 개울물 소리랑 섞였고나.

窓前老驥饑猶橫 창 앞에 늙은 말은 주려도 오히려 날뛰고

雲裏寒蟾暗更明 구름 속 시린 달은 어둡다 다시 밝고나.

白首始知交道薄 백발되고야 비로소 아나니 사귐의 엷음이여

紅塵已覺宦情輕 홍진의 벼슬살이 도 이미 가벼워졌음을 깨닫네라.

年來一事抛難去 年來에도 버리기 어려운 일 하나 있으니

湖外沙鷗有舊盟 호숫가 沙鷗의 옛 맹세 있음이여.

1. : 橫行의 뜻. 거리낌없이 마음대로 돌아다님.

 

75.

客裏漫漫秋夜長 객지의 가을 밤은 즈른즈른 길기도 한데

灘聲得雨抑還揚 여울물 소리는 비 얻어 줄다가 도로 솟네.

羈心已自驚新節 나그네 마음이라 새 節氣에 절로 놀라는데

歸夢無由到故鄕 꿈조차 고향으로 돌아갈 길 없구나.

今代幾人憂國事 지금 시대 몇 사람이나 나라를 걱정하며

老來何術振王綱 늙어지어 무슨 수로 기강을 떨칠꺼나.

差强猶有檀公策 그래도 조금 나은 檀公의 꾀가 있으니

東去瀛洲鏡面蒼 동쪽으로 거울 푸른 영주로나 갈꺼나.

1. 差强: 조금 낫다. 2. 瀛洲: 삼신산 하나. 동해 중에 있는 신선이 산다는 곳. 3. 鏡面蒼: 물에 거울처럼 비쳐진 푸른 산수를 이름.

 

76. 挽盧玉溪子膺禛,戊寅冬 노옥계 자응()의 만사 무인년 겨울

母恩無路答天恩 母恩에 답하느라 天恩에 답할길 없더니

萬死餘骸更國門 만번 죽고 남은 몸이 다시 國門이라.

銓敘責隆罷鑑識 銓敍의 책임 높아 감식에 지치었고

膏肓病革謝精魂 고항의 병이 더하여 정혼이 凋謝하였네.

傳家德義千金重 집에 전하는 덕의는 천금같이 중했고

曠世聲名四海尊 세상에 드문 명성은 사해가 존중했네.

未遂西林讀書願 서쪽 숲에 글 읽자던 소원 이루지 못하니

此生長是此心昏 이 삶에 길이길이 이 마음 어두워....

1. 銓敍: 인재를 가려서 敍任. 玉溪가 이조판서로 있었음을 이른 것임. 2. : 고달플 피. 중해질 극. 3. 凋謝: 시들어 떨어짐. 쇠해짐. 4. 曠世: 세상에 드묾.

 

77. 練光亭對月 二首 연광정에서 달을 대하다 2

深夜澄江靜不波 밤 깊은 맑은 강가 물결은 고요한데

桂輪升壁素華多 桂輪()은 벽에 올라 하얀 빛 가득하여이다.

天邊島嶼微微見 하늘가 섬들은 푸름푸름 드러나고

樓外汀洲漠漠斜 누 밖에 물가는 아득아득 비끼었네.

超忽直疑遊紫府 저 멀리 紫府에 노니는 듯

杳冥還似泛銀河 또한 아슬히 銀河에 떠있는 듯

萬家岑寂嚴城閉 嚴城은 닫히었고 뭇 집들은 적막한데

惟有沙禽掠岸過 유독 모랫가 새만이 언덕을 스쳐 지나네.

1. 汀洲: 얕은 물 가운데 토사가 쌓여 물 위에 나타난 곳. 2. 超忽: 멀리서 아득한 모양. 3. 岑寂: 적막함.

 

78.

緣空一鏡委金波 공중 타는 거울() 하나 금빛 물결이 던져지니

朱箔疎纖影更多 붉고 섬세한 발에 그림자 고쳐 많아라.

夜久素娥和露冷 밤 깊은 항아는 이슬 젖어 스늘하고

樓高仙桂近人斜 樓 높으니 선계의 계수나무 사람 곁에 비끼었네.

明籠水國迷銀界 밝음이 수국을 감싸니 은세계 희미하고

光溢天衢沒絳河 빛은 천계에 넘쳐나서 은하가 잠겼고나.

旅思悠悠愁不寐 나그네 심사 유유히 시름겨워 잠 못드는데

驚禽移樹幾飛過 놀란 새 나무 옮기며 몇번이나 날아가는고.

1 絳河: 銀河. 2. 疎纖: 성글면서도 섬세함.

 

79. 失題 二首 실제 2

投金江上結精廬 투금강 위에 精廬를 지었느니

內相何年別玉除 內相이 어느 해에 대궐을 떠났느뇨.

萬軸詩書橫卷秩 만축의 시서는 권질이 가로 놓이고

一村桑柘繞扶疏 한 촌락엔 뽕나무 즈른즈른 드리웠네.

山蔬登案是兼味 산나물 상에 오르니 이것이 겸미이며

漁父滿船非索居 어부는 만선하니 쓸쓸한 삶 아니고나.

聞道望京新揭號 들으니 望京이란 새 칭호를 걸었다 하니

暮年吾欲賦歸歟 노년에 나도 돌아가 살고 싶고나.

1. 精廬: 학문을 닦거나 책을 읽는 곳. 學舍 또는 書齋. 2. 內相: 한림학사의 미칭. 玉除: 옥으로 잘라 만들거나 옥으로 장식한 계단. 혹은 조정. 3. 扶疏: 초목의 지엽이 무성한 모양. 4. 賦歸: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감. 공자가 에서 돌아가자 돌아가자(歸與 歸與)’라고 읊은 데서 유래.

80.

身世年來水上萍 신세가 요즘와선 물 위에 마름이나니

功名如酒醉還醒 功名은 술과 같아 취했다 도로 깨는고야.

新貴舊交皆眼白 새 귀인, 옛 친구 모두들 白眼시 하는데

西陽東竹盡山靑 서쪽 볕, 동쪽 대는 온 산이 푸르네야.(반갑다의 뜻)

候人林逕微微掃 사람을 기다려 숲 길을 푸슬푸슬 쓰는데

防虎柴扉密密扃 호랑일 막느라 사립문은 꼭꼭이도 닫았네.

秋晩幸尋藍島去 늦은 가을 다행히 藍島를 찾아 가오니

亂松無數水泠泠 여기저기 소나무는 무수하고 물소리는 맑기도 하고야.

 

81. 朝天途中 三首 명나라 길에 3

峽天途中氣未平 골짜기 지나는 길 심기도 불편한데

塞天寒雨苦難晴 변방의 찬비는 괴롭게도 갤줄을 몰라라.

雲侵岳色微微白 구름 낀 산색은 푸슬푸슬 흰데

川帶秋光遠遠明 내 두른 가을 빛은 아득아득 밝고나.

强道鄕心關客路 억지로라도 관문 나그네 길에 고향생각이나 말하지

莫言詩料慰浮生 시 재료 浮生을 위로한다 마시기를.

何時行到遼陽館 어느 때 요양관에 이르러

一上高樓望帝京 높은 누에 한번 올라 帝京 보오올까.

 

82.

坐對虛簷幾度更 빈 처마에 앉아서 天度는 얼마나 바뀌었나

吟詩聊作夜虫聲 밤 벌레 소리에 애오라지 시만 읊었네.

如何客恨終難遣 어찌하여 나그네 보내기 어려운고

又是秋天不肯明 가을 하늘은 또한 밝으려도 않는구나.

亂世方知忠孝大 난세엔 바야흐로 충효가 큼을 알지만

危途誰識死生輕 危途生死가 가벼운 줄은 누가 알리.

廟堂應有平戎策 조정에선 응당 난리를 평정할 계책 있으리니

驕虜方淪海上盟 교만한 오랑캐가 해상의 맹약을 어기었고나.

1. : 日月星辰의 운행을 재기 위하여 天體全周360한 새김.

 

83.

蔽日浮雲萬里長 해 가린 뜬 구름 만리에 긴데

大風吹起忽飛揚 큰 바람 불어와 문득 날아 오르네.

會看妖祲收寰宇 마침 요망한 기운 세상에 걷히니

遙望祥雲繞帝鄕 멀리서 상스러운 구름 대궐을 두름을 보네.

攬轡未應羞范子 攬轡澄淸은 응당 범방에게 부끄럽지 않고

埋輪早欲學張綱 埋輪은 일찍이 장강에게 배우려 했네.

平生自喜吟梁甫 평생에 양보음 즐겨 읊었나니

不把行裝問彼蒼 행장 꾸리고서 저 하늘에 묻지 않을리.

1. 寰宇: 세계. 천하. 2. 攬轡澄淸: 말의 고삐를 잡고 천하를 깨끗이 한다는 뜻으로 재상이 되어 어지러운 천하를 바로 잡으려고 하는 큰 뜻을 이름. 3. 范滂: 後漢 사람. 영제 때에 黨事로 인하여 환관에게 죽음을 당하였다. 4. 梁甫吟: 노래 이름. 제갈량이 즐겨했음. 양보는 태산 아래에 있는 작은 산. 안평중의 모략으로 죽은 세 장사를 이 산에 장사지냈음을 읊은 노래. 5. 張綱: 후한 사람. 광릉 태수를 지냈으며 매우 충직하였다. 후한서에 여덟 사신을 보내어 풍속을 巡問하게 하였는데 장강이 유독 그 수레를 洛陽都亭에 묻으면서 豺狼이 세력을 잡았는데 狐狸 따위를 묻게 되었느냐하였다.

84. 題翫水亭 완수정에서 쓰다

爲君寂寂訪山雲 그대 위해 고요히 산 구름 찾아왔나니

嗟我棲棲乙白紛 아아 나는 기로에서 서성대는 인생이고나.

但得盤中芝蕨軟 다만 쟁반 위에 연한 지초, 고사리 있다면

何須身後姓名芬 어찌 死後에 꽃다운 이름 원하리.

千年瘦鶴俱仙骨 천년의 파리한 학은 仙骨을 가추었고

五鬣疎松盡蘚文 오렵의 성긴 소나무는 모두가 이끼 무늬네.

醉上藍輿沙路細 취하여 남빛 가마 타고 모랫길을 가느니

孤村杳杳已迎曛 외론 마을 아른아른 이미 해를 마중했네.

1. 棲棲: 바쁘고 안정되지 아니한 모양. 2. 五鬣: 오엽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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