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에 내 사랑도 / 풀잎 유필이

살랑 사랑 봄바람 불면

내 사랑도 나비처럼 훨훨 날아

하얀 꽃 구름 타고 꿈속처럼 찾아와

달콤한 입맞춤 해주실까


봄이 오면 서리꽃 눈물 되신

화사한 매화꽃 꺾어 안고

내 사랑에 달려가고 싶은데

그런 날 올 수 있을지

그런 날 올 수 있을지


살랑 사랑 봄 향기에

뜨거운 내 사랑 실어 보내면

발그레한 홍조 빛 그리움 안고

한걸음에 마중해주실까


봄이 오면 봄꽃 입에 물고

한 마리 사랑 새 되어

내 사랑에 날아가고 싶은데

그런 날 올 수 있을지

그런 날 올 수 있을지

봄이 오는 길목에

작은 소망 한 알 심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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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 시 모음

 

제비꽃에 대하여 - 안도현

 

제비꽃을 알아도 봄은 오고

제비꽃을 몰라도 봄은 간다

 

제비꽃에 대해 알기 위해서

따로 책을 뒤적여 공부할 필요는 없지

 

연인과 들길을 걸을 때 잊지 않는다면

발견할 수 있을 거야

 

그래, 허리를 낮출 줄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거야 자줏빛이지

 

자줏빛을 톡 한번 건드려봐

흔들리지? 그건 관심이 있다는 뜻이야

 

사랑이란 그런 거야

사랑이란 그런 거야

 

봄은,

제비꽃을 모르는 사람을 기억하지 않지만

 

제비꽃을 아는 사람 앞으로는

그냥 가는 법이 없단다

 

그 사람 앞에는

제비꽃 한포기를 피워두고 가거든

 

참 이상하지?

해마다 잊지 않고 피워두고 가거든

 

​★제비꽃 1- 나태주

 

그대 떠난 자리에

나 혼자 남아

쓸쓸한 날

제비꽃이 피었습니다

다른 날보다 더 예쁘게

피었습니다

 

제비꽃·2 / 나태주

 

아직도 나를 기다려

고개 숙인 철부지 소녀.


제비꽃 - 정연복

 

끝없이 너른

봄의 들판에서 나는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눈에 띄지도 않지만

 

날 좋아하는 사람들은

기어코 나를 찾아낸다.

 

나를 좋아하니까

나를 정말 보고 싶으니까

 

연보랏빛 내 작은 몸이

눈에 번쩍 들어오는 거다.

 

이렇게 나를 아끼고

사랑해주는 이들이 있어

 

크고 잘난 다른

봄꽃들이 하나도 안 부러운

 

나는 올 봄도 한철

기쁘게 살다 갈 것이다.

 

제비꽃 연가 - 이해인

 

나를 받아 주십시오

헤프지 않은 나의 웃음

아껴 둔 나의 향기

모두 당신의 것입니다

 

당신이 가까이 오셔야

나는 겨우 고개를 들어

웃을 수 있고

감추어진 향기도

향기인 것을 압니다

 

당신이 가까이 오셔야

내 작은 가슴속엔

하늘이 출렁일 수 있고

내가 앉은 이 세상은

아름다운 집이 됩니다

 

담담한 세월을

뜨겁게 안고 사는 나는

가장 작은 꽃이지만

가장 큰 기쁨을 키워 드리는

사랑꽃이 되겠습니다

 

제비꽃 - 신석종

 

좋아요

보고만 있는데도

눈물 나려고 합니다

예뻐서요

 

가녀린 여인이

한복을 입은 것 같은

그런 청초함이 보여요

이 작은 꽃에서요

 

몇 걸음 위에

진달래랑 생강나무꽃도

숨죽인 채 아까부터

여기만 보고 있어요

 

말 한마디 못 하고

마음에 품고 있나봐요

연보라 이 꽃을요

사랑이겠지요

 

제비꽃 - 노래 조동진 -

 

내가 처음 너를 만났을땐

너는 작은 소녀였고

머리엔 제비꽃

너는 웃으며 내게 말했지

아주 멀리 새처럼 날으고 싶어

 

내가 다시 너를 만났을땐

너는 많이 야위었고

이마엔 땀방울

너는 웃으며 내게 말했지

아주 작은 일에도 눈물이 나와

 

내가 마지막 너를 보았을때

너는 아주 평화롭고

창너머 먼눈길

너는 웃으며 내게 말했지

아주 한밤중에도 깨어있고싶어

 

꽃들은 남을 부러워하지 않습니다 - 정호승

 

제비꽃은 진달래를 부러워 하지 않고

진달래는 결코 장미를 부러워 하지 않습니다

다투거나 시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다 사라질 뿐이죠

 

제비꽃은 제비꽃답게 피면 되고

진달래는 진달래답게 피면 됩니다

세상에 아름답지 않은 꽃은 없듯이

세상에 쓸모없는 인생은 없습니다

 

제비꽃 / 신석종

 

좋아요

보고만 있는데도

눈물 나려고 합니다

예뻐서요

 

가녀린 여인이

한복을 입은 것 같은

그런 청초함이 보여요

이 작은 꽃에서요

 

몇 걸음 위에

진달래랑 생강나무꽃도

숨죽인 채 아까부터

여기만 보고 있어요

 

말 한마디 못 하고

마음에 품고 있나봐요

연보라 이 꽃을요

사랑이겠지요

 

제비꽃 / 심시인

 

내 고향 지새울

시오리 수로 둑길에

고개 숙여 수줍게 핀 꽃

멱감고 오돌오돌 떨던

순이 입술 같아

살포시 입 맞추고 싶던 꽃

 

노랑제비꽃 / 목필균

 

누구의 눈길이

그리웠을까

 

지나던 길

눈길만 주어도

여린 꽃잎

노랗게

흔들린다

 

누구의 얼굴을

기다렸을까

 

지나던 길

곱다만 하여도

여린 가슴

파랗게

두근거린다

 

제비꽃 / 임명자


네 부드러운 입술 위로

구름이 지나간다

 

구름 속엔

내 어릴 적 고향마을

골목이 누워 있고

나는 또래들과 어울려

숨바꼭질을 한다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제비꽃 작은 잎새 위

구름 떠 있고

구름 속엔 보랏빛 꿈꾸던 얼굴이

아직까지 숨어 있다

 

제비꽃 / 이생진

이 봄에

북한산 제비꽃이 없었던들

나는 누구하고 놀았을까

아무도 놀자고 하지 않는 이 봄

그 때문에 날이 갈수록

사람이 싫어지는 병에 걸렸다

 

작은 제비꽃

이 꽃을 잊으면서 시름시름 앓았다

새삼 널 찾아온 것은 비인간적이다만

널 다시 알고부터 나아지는 병

이 봄에 네가 없었던들 나는 약국에서

쓰디쓴 알약만 삼켰을 거다

 

제비꽃 연가 / 이해인

 

나를 받아주십시오

헤프지 않는 나의 웃음

아껴 둔 나의 향기

모두 당신의 것입니다

 

당신이 가까이 오셔야

나는 겨우 고개를 들어 웃을 수 있고

감추어진 향기도 향기인 것을 압니다

 

당신이 가까이 오셔야

내 작은 가슴속에

하늘이 출렁일 수 있고

내가 앉은 이 세상은

아름다운 집이 됩니다

 

담담한 세월을 뜨겁게 안고 사는 나는

가장 작은 꽃이지만

가장 큰 기쁨을 키워드리는

사랑 꽃이 되겠습니다

 

당신의 삶을 온통 봄빛으로 채우기 위해

어둠 밑으로 뿌리내린 나

비 오는 날에도 노래를 멈추지 않는

작은 시인이 되겠습니다

나를 받아 주십시오.

 

제비꽃 / 정연복

 

끝없이 너른

봄의 들판에서 나는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눈에 띄지도 않지만

 

날 좋아하는 사람들은

기어코 나를 찾아낸다.

 

나를 좋아하니까

나를 정말 보고 싶으니까

 

연보랏빛 내 작은 몸이

눈에 번쩍 들어오는 거다.

 

이렇게 나를 아끼고

사랑해주는 이들이 있어

 

크고 잘난 다른

봄꽃들이 하나도 안 부러운

 

나는 올 봄도 한철

기쁘게 살다 갈 것이다.

 

통째로 / 반칠환

 

제비꽃 하나가 피기 위해

우주가 통째로 필요하다

지구는 통째로 제비꽃 화분이다.

 

제비꽃/구경애

 

원래부터

그러지 않았어

 

응달이든

양달이든

욕심 없이 잘 자랐었지

 

눈이 펑펑 오던 날이었어

보라색 날개를 활짝 펴

날아 오르려 하고있지 뭐야

 

깜짝 놀라서 들여다보았어

가냘픈 그 몸으론 역부족이야

 

아무리 펴봐도

너의 날개로는 날아 오르지 못 해

 

온 세상이 하얀 날

갑자기 그런 생각을 왜 했을까

 

앉은뱅이 제비꽃은

날지 못함을 아는 줄 알았는데

 

무모한 욕심은 금물이야

눈송이 아래로 들어갔다가

 

새 봄이 오면

다시 나와보시지

약이 쪼끔 오르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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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선화   /   유치환


몇 떨기 수선화

가난한 내 방 한편에 그윽히 피어

그 청초한 자태는 한없는 정적을 서리우고

숙취의 아침 거칠은 내 심사를 아프게도 어루만지더니

오오 수선화여

어디까지 은근히 은근히 피었으련가


지금 거리에는

하늘은 음산히 흐리고

땅은 돌같이 얼어붙고

한풍은 살을 베고

파리한 사람들은 말없이 웅크리고 오가거늘

그 치웁고 낡은 현실의 어디에서

수선화여 나는

그 맑고도 고요한 너의 탄생을 믿었으료


그러나 확실히 있었으려니

그 순결하고 우아한 기백은

이 우울한 대기 속에 봄안개처럼 엉기어 있었으리니

그 인고하고 엄숙한 뿌리는

지핵의 깊은 동통을 가만히 견디고 호올로 묻히어 있었으리니


수선화여 나는 너 위에 허리 굽혀

사람이 모조리 잊어버린

어린 인자의 철없는 미소와 반짝이는 눈동자를 보나니

하여 지금 있는 이 초췌한 인생을 믿지 않나니

또한 이것을 기어코 슬퍼하지도 않나니


오오 수선화여 나는

반드시 돌아올 본연한 인자의 예지와 순진을 너게서 믿노라


수선화여

몇떨기 가난한 꽃이여

뉘 몰래 쓸쓸한 내 방 한편에 피었으되

그 한없이 청초한 자태의 차거운 영상을

가만히 온 누리에 투영하고

이 엄한 절후에

멀잖은 봄 우주의 큰 뜻을 예약하는

너는 고요히 치어든 경건한 경건한 손일레라.


★ 수선화  /    김동명

 

그대는 차디찬 의지의 날개로

끝없는 고독의 위를 날으는

애닯은 마음.

 

또한 그리고 그리다가 죽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 또다시 죽는

가엾은 넋은 아닐까.

 

부칠 곳 없는 정열은

가슴 깊이 감추이고

찬 바람에 빙그레 웃는 적막한 얼굴이여!

 

그대는 신이 창작집 속에서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불멸의 소곡.


또한 나의 작은 애인이니

아아, 내 사랑 수선화야!

나도 그대를 따라 저 눈길을 걸으리.


★ 수선화  /  이병기

풍지(風紙)에 바람 일고 구들은 얼음이다
조그만 책상 하나 무릎 앞에 놓아 두고
그 위엔 한두 숭어리 피어나는 수선화

투술한 전복껍질 바로달아 등에 대고
따뜻한 볕을 지고 누워있는 해형 수선(蟹形水仙)
서리고 잠들던 잎도 굽이굽이 펴이네

등(燈)에 비친 모양 더우기 연연하다
웃으며 수줍은 듯 고개 숙인 숭이숭이
하이연 장지문 위에 그리나니 수묵화(水墨畵)를

★  수선화   /  신석정

수선화는
어린 연잎처럼 오므라진 흰 수반에 있다

수선화는
암탉 모양하고 흰 수반이 안고 있다

수선화는
솜병아리 주둥이같이 연약한 움이 자라난다

수선화는
아직 햇볕과 은하수를 구경한 적이 없다

수선화는
돌과 물에서 자라도 그렇게 냉정한 식물이 아니다

수선화는
그러기에 파아란 혀끝으로 봄을 핥으려고 애쓴다
 
★ 수선화   /  나태주

언 땅의 꽃밭을 파다가 문득
수선화 뿌리를 보고 놀란다.
어찌 수선화, 너희에게는 언 땅 속이
고대광실 등 뜨신 안방이었드란 말이냐!
하얗게 살아 서릿발이 엉켜 있는 실뿌리며
붓끝으로 뽀족이 내민 예쁜 촉.
봄을 우리가 만드는 줄 알았더니
역시 우리의 봄은 너희가 만드는 봄이었구나.
우리의 봄은 너희에게서 빌려온 봄이었구나.

★수선화에게  /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 수선화   /  이해인

초록빛 스커트에
노오란 블라우스가 어울리는
조용한 목소리의
언니 같은 꽃

해가 뜨면
가슴에 종(鐘)을 달고
두 손 모으네

향기도 웃음도
헤프지 않아
다가서기 어려워도
맑은 눈빛으로
나를 부르는 꽃

헤어지고 돌아서도
어느새
샘물 같은 그리움으로
나를 적시네


★ 수선화, 그 환한 자리   /  고재종

거기 뜨락 전체가 문득
네 서늘한 긴장 위에 놓인다

아직 맵찬 바람이 하르르 멎고
거기 시간이 잠깐 정지한다

저토록 파리한 줄기 사이로
저토록 환한 꽃을 밀어올리다니!

거기 문득 네가 오롯함으로
세상 하나가 엄정해지는 시간

네 서늘한 기운을 느낀 죄로
나는 조금만 더 높아야겠다

★ 수선화·1   /   김길자

자존심이란 그런 건가
소슬바람에도
서릿발같은 사랑
노란 향기로 피우기 위해
제 몸 녹여 피는
얼음 꽃 

★ 수선화 앞에서  /  유소례

골반이 튼실해 씨방도 여물겠네

칼날 날개가 긴 척추 감싸고
오직 염원 하나
꽃네 마을 가는 길 위해
엄동을 깎아내고 있네

바람이 매울수록
탱글한 피관을 수직으로 타고
옹달샘 정갈한 물
시퍼렇게 퍼 올리고 있네

꽃네의 울, 여린 베일 속에
점화된 샛노란 눈빛이
운대감댁 별당아씨
청순한 부끄럼 닮았네

설한에 정제된 꽃내음이
살며시
내 하얗게 빈 마음에
정을 칠해 주고 있네. 

★ 수선화   /   박정순

눈부시지 않은 모습으로
뜰 앞 정원의 모퉁이에서
봄을 안내하는 등을

아프로디테
가녀린 몸매로
긴 겨울 어이 참아내었는지
무명의 어둠 끌어안고
삭이고 삭인 고통의 흔적
그 얼굴 어느 곳에서도
나타나지 않고
구시렁거리지도 않은
또 다른 별의 모습으로
꽃등을 켰다
항시 화려함이 아름다움은 아니듯
은은히 존재를 밝히는
가녀린 모습 앞에
마음도
한 자락의 옷을 벗고
노오란 향기와 모습 앞에
얼룩진 내 삶을 헹군다 

★  수선화    /   임종호

이역 수 만리에서 씨앗으로 왔다는
그 수선화 새 싹이 돋았습니다
담으로 바람 가려 주고
남서쪽 활짝 열어 주어
따뜻한 하늘 손길 내리게 한
고요한 뜰에
수선화 새 싹이 돋았습니다

수선화 노오란 꽃이
청초한 그 꽃이 피었습니다
담으로 바람 가려 주고
남서쪽 활짝 열어 주어
따뜻한 하늘 손길 내리게 한
고요한 뜰에
수선화가 곱게 피었습니다 

★  수선화   /  권태원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는
살아갈수록 외로워지기 때문이다
세상 싸움의 한가운데에서
나도 당신의 이름을 부르며
가슴속의 별들을 헤아려보고 싶다

당신을 잊지 못하는 이유는
추억이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그리울 때마다
나도 들꽃으로 피어서
당신의 기도 속에서 살아가고 싶다 

★  수선화·13   /   손정모

얘, 너도 주번이지?
꽃이 다 시들었어.
꽃병을 바라보던
소녀와 나
마주보며 웃음을 깨문다.

담도 없는
시골 초등학교 언저리
산야엔 야생화가 굽이치고
물소리가 드높은 개울을
소녀가 건너뛴다.

여기 좀 봐.
물결처럼 남실대는 수선화에
소녀의 눈빛이 흔들린다.
내민 꽃병에 들어차는
노란 꽃잎이 눈부시다. 

★  수선화  /   이문조

강가에 피어난
노오란 꽃 한 송이
수줍은 듯 고개 내밀고

까아만 세라복에 흰 칼라
갈분 풀 먹여 다림질하고
단발머리 찰랑이며
하얀 얼굴 하얀 미소
꿈속인가 천상인가

어스름 달밤에
비단개구리 짝 부르는데
그리운 님 찾아
고갯길을 오릅니다

사랑하는 님 생각에
어둠도 산길도 무섭지 않더이다

★   수선화    /    박인걸 

눈이 아리도록 고와도
사랑해 줄 이 없으면 고독해
목을 길게 빼들고
오늘도 누구를 기다리는가.

그리움이 차오르면
얼굴은 점점 야위어 가고
소슬바람에도
힘없이 스러질 것만 같다

건드리기만 해도
눈물을 왈칵 쏟을 것만 같은
돌담 아래 외로이 서 있는
수선화 닮은 여인아 

★  수선화  /  함윤수

슬픈 기억을 간직한
수선화

싸늘한 애수 떠도는
적막한 침실

구원의 요람을 찾아 헤매는
꿈의 외로움이여

창백한 무명지를 장식한
진주 더욱 푸르고

영겁의 고독은 찢어진 가슴에
낙엽처럼 쌓이다

★  수선화·2   /   이승익

서울 우이동에서 마음씨 곱기로 소문난
이 생 진 선생님
식산봉 아래 부끄러이 자고있는 통나무집 한켠에
물맛 좋은 제주생수병에 수선화 꽂아놓아
서울 우이동으로 훌쩍 떠나버렸다

수선화는 슬피 울고있다
수선화는 말을 잃은 것 같다
수선화는 생기가 없다
수선화는 졸고있다

아마도
수선화는 선생님 마음이 너무 그리워
하루 이틀 온몸을 바르르 떨다
끝내 자결한 모양이다

★ 그대 외로운 수선화야   /  탁정순

그대는 늘 아름답지만
고독에 갇힌 눈망울로
세상을 바라보아야 하는 슬픈 운명

조금 외로우면 어떠리
산다는 것은
외로움으로 피어난 꽃 한 송이
네 모습인걸

이젠 벗어버리면 어떠리
비가 오면 비에 젖고
눈이 오면 눈에 젖고
몸과 마음은 늘 젖어있지 않은가

오늘이 있기에 내일도 있는 거야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것일 거야

이젠 허전한 영혼을
사랑으로 일으켜 세우고
더 따뜻한 내일을 기약해 보렴

과거는 언제나 추억으로 남는 것
그대 아름답지만
외로운 수선화야 
 
★ 수선화   /  유국진

수선화!
사랑을 하게 되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되고
알지 못했던 것을 깨닫게 되고
또 지금까지 믿고 사실로 인식했던 것들이
이따금 사실이 아닌 거짓임을 알게 될 때도 있단다

참된 사랑은 거짓된 삶의 그늘에선 필 수가 없어
그러니 수선화야
늘 따사한 물가를 찾아
꽃 피기를 염원하지 말어
사랑을 받지 못한다 하여 괴로워하지도 말어

사랑이란 스스로를 하염없이 태우는
순교자의 발걸음과 같은 것이란다
우리 인생에서
주어서 기쁜 것이 무엇 있겠니?
두루미 목빛 같은 의연함을 지니고
외로이 연못가에 홀로 핀 수선화야!

수선화야 수선화야
사랑을 하게 되면
지금까지 보지 못한 나를 보게 되고
죽음도 이젠 더 이상 두렵지 않게 되고
내 가진 모든 것 사라진다해도
행복이 가득한 미소를 머금게 된단다

몸과 마음이 너의 꽃잎처럼 맑고
순결해지고
우주의 신비가 늘 봄비에 가득 젖어
빛나고
그리고 마침내 하늘과 바다와 산과 호수가
가슴에 다가와
수선화야!
가난한 우리는
그 속에 꽃핀 너의 눈망울을 보게 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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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수유 꽃나락 - 박남준   

 

봄이 와도 아직은 다 봄이 아닌 날 

지난 겨우내 안으로 안으로만 모아둔 햇살 

폭죽처럼 터뜨리며 피어난 

노란 산수유 꽃 널 보며 마음 처연하다 

가을날의 들판에 툭툭 불거진 가재눈 같은 

시름 많은 이 나라 햇나락 

 

봄이 와도 다 봄이 아닌 날 

산자락에 들녘에 어느 이웃집 마당 한켠 

추수 무렵 넋 놓은 논배미의 살풍경 같은 

햇나락 같은 노란 네 꽃 열매 

그리 붉어도 시큼한 까닭 

알겠어 산수유 꽃 *

 

 

* 산수유꽃 - 고은

 

그래도 괜찮단 말인가

무슨 천벌로

얼지도 못하는 시꺼먼 간장이란 말인가

다른 것들 얼다가 풀리다가

으스스히

빈 가지들

아직 그대로

그러다가 보일 듯 말 듯

노란 산수유꽃

여기 봄이 왔다고

여기 봄이 왔다고

돌아다보니

지난해인 듯 지지난해인 듯

강 건너 아지랑이인가 *

 

 

* 산수유 - 조병화

 

도망치듯이

쫓겨나듯이

 

세월을 세월하는 이 세월

돌밭길 가다가

 

문득 발을 멈추면

먼 산 중턱에

 

분실한 추억처럼 피어 있는

산수유

 

순간, 나는 그 노란 허공에 말려

나를 잃는다

 

아, 이 황홀

잃어 가는 세월이여 

 

 

* 산수유꽃나무에 말한 비밀 - 서정주

 

어느날 내가 산수유꽃나무에 말한 비밀은

산수유 꽃속에 피어나 사운대다가.....

흔들리다가.....

낙화(落花)하다가.....

구름 속으로 기어 들고

 

구름은 뭉클리어 배 깔고 앉었다가.....

마지못해 일어나서 기어 가다가.....

쏟아져 비로 내리어

아직 내모양을 아는이의

어깨위에도 내리다가.....

 

빗방울 속에 상기도 남은

내 비밀의 일곱빛 무지개여

햇빛의 푸리즘 속으로 오르내리며

허리 굽흐리고

 

나오다가.....

숨다가.....

나오다가..... *

 

 

* 산수유 - 이문재

 

어머니, 저기, 늙어, 오신다

 

바람결 끝 풀어져, 끊어버린 방패연엔 어느새 이끼

 

情人 떠난 모진 길, 저기 탯줄처럼 풀어져

 

길을 내 속으로, 당기고 당겨, 묻는데

 

빛 없는 빛, 산수유꽃

 

저기, 어머니, 봄 안쪽에다 불을 켜신다

 

 

 

* 산수유 - 오세영 

 

나무의 혈관에 도는 피가

노오랗다는 것은

 

이른 봄 피어나는 산수유꽃을 보면 안다

아직 늦추위로

 

온 숲에 기승을 부리는 독감

밤새 열에 시달린 나무는 이 아침

 

기침을 한다

콜록 콜록

 

마른 가지에 번지는

노오란

열꽃

 

나무는 생명을 먹지 않는 까닭에 결코

그 피가 붉을 수 없다 *

 

 

* 산수유 - 정진규 

 

수유리라고는 하지만 도봉산이 바로 지척(咫尺)이라고는 하지만 서울 한복판인데 이건 정말 놀라운 일이다 정보가 매우 정확하다 

훌륭하다 어디서 날아온 것일까 벌떼들, 꿀벌떼들, 우리집 뜨락에 어제 오늘 가득하다 잔치잔치 벌였다 한 그루 활짝 핀, 그래, 만개 

(滿開)의 산수유, 노오란 꽃숭어리들에 꽃숭어리들마다에 노오랗게 취해! 진종일 환하다 나도 하루종일 집에 있었다 두근거렸다 잉 

잉거렸다 이건 노동이랄 수만은 없다 꽃이다! 열려 있는 것을 마다 할 것이 어디 있겠는가 그런 건 세상 어디에도 없다 그럴 까닭이 있 

겠는가 사전을 뒤적거려 보니 꿀벌들은 꿀을 찾아 11킬로미터 이상 왕복(往復)한다고 했다 그래, 왕복이다 나의 사랑도 일찍이 그 

렇게 길 없는 길을 찾아 왕복했던가 너를 드나들었던가 그래, 무엇이든 왕복일 수 있어야지 사랑을 하면 그런 특수 통신망을 갖게 되지

광(光)케이블을 갖게 되지 그건 아직도 유효해! 한 가닥 염장 미역으로 새카맣게 웅크려 있던 사랑아, 다시 노오랗게 채밀(採蜜)하고 싶은

나의 사람아, 그건 아직도 유효해!  *

 

 

* 산수유꽃 - 신용목 

 

데인 자리가 아물지 않는다

시간이 저를 바람 속으로 돌려보내기 전

가끔은 돌이켜 아픈 자국 하나 남기고

가는 저 뜨거움

물집은 몸에 가둔 시간임을 안다

 

마당귀에 산수유꽃이 피는 철도 독감이 잦아 옆구리에 화덕을 끼고 자다 나는 停年이 되어 버렸다 

 

노비의 뜰에나 심었을 산수유나무

 

면도날을 씹는 봄햇살에 걸려 잔 물집 노랗게 잡힐 적은 일없이 마루턱에 앉아 동통을 앓고

文書처럼 서러운 기억이 많다

 

한 뜨거움의 대를 유배시키기 위해 몸을 키우는 물집 그 수맥을 짚고 산수유가 익는다고 비천하여 나는 어깨의 경사로 비탈을 만들고 물 흐르는 소리를 기다리다 늙는 것이다

 

시간의 문장은 흉터이다 둑 위에서 묵은 편지를 태웠던 날은 귀에 걸려 찢어진 고무신처럼 질질

끌려 다녔다 날아간 연기가 남은 재보다 무거웠던가

 

사는 일은 산수유꽃빛만큼 아득했으며

나는 천한 만큼 흉터를 늘리며 왔고 데인 데마다 산수유 한 그루씩이 자랐다 *

 

 

* 산수유꽃 - 박형준

 

논둑에 앉아 산수유를 바라봅니다

얕은 구릉에 무리져 핀 산수유가

논바닥 웅덩이에 비칩니다

빛이 꽃 그림자에서 피어납니다

저쪽에서부터 농부가 황소를 몰고

생땅을 갈아엎고 있습니다

논바닥 웅덩이가 흔들립니다

땅에서 향내가 솟구칩니다

소발굽에서 물집 잡힌

저 산수유꽃 그늘

이런 아침에 당신 생각이 더 간절해집니다

산간마을의 봄빛이 저만큼 깊습니다

 

 

* 산수유나무의 농사 - 문태준

 

산수유나무가 노란 꽃을 터트리고 있다 

산수유나무는 그늘도 노랗다 

마음의 그늘이 옥말려든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은 보아라 

나무는 그늘을 그냥 드리우는 게 아니다 

그늘 또한 나무의 한 해 농사 

산수유나무가 그늘 농사를 짓고 있다 

꽃은 하늘에 피우지만 그늘은

땅에서 넓어진다 

산수유나무가 농부처럼 농사를 짓고 있다 

끌어 모으면 벌써 노란 좁쌀 다섯 되 무게의 그늘이다 *

 

 

* 산수유꽃 필 무렵 - 곽재구   

 

꽃이 피어서 

산에 갔지요 

 

구름 밖에 

길은 삼십리 

 

그리워서

눈 감으면 

 

산수유꽃

섧게 피는

꽃길 칠십리 *

 

 

* 산수유 나무 아래서 - 곽재구 

 

꽃뱀 한 마리가

우리들의 시간을 물고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바람이 보라색과 흰색의 도라지 꽃망울을 차례로 흔드는 동안

 

꼭 그만큼의 설레임으로 당신의 머리칼에 입맞춤했습니다

 

그 순간, 내 가슴 안에 얼마나 넓은 평원이 펼쳐지는지

 

얼마나 아름다운 색색의 꽃들이

피어나는지......

 

사랑하는 이여, 나 가만히 노 저어

 

그대에게 가는 시간의 강물 위에 내 마음 띄웁니다

 

바로 곁에 앉아 있지만

너무나 멀어서 먹먹한 그리움 같은

 

언제나 함께 있지만 언제나 함께 없는

사랑하는 이여

 

꽃뱀 한 마리 우리들의 시간을 물고 어디론가 사라져 돌아오지 않습니다

 

   

* 산수유꽃 진 자리 - 나태주

 

사랑한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가졌다

누구에겐가 말해주긴 해야 했는데

 

마음 놓고 말해줄 사람 없어

산수유꽃 옆에 와 무심코 중얼거린 소리  

 

노랗게 핀 산수유꽃이 외워두었다가

 

따사로운 햇빛한테 들려주고

놀러온 산새에게 들려주고

 

시냇물 소리한테까지 들려주어  

사랑한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가졌다

 

차마 이름까진 말해줄 수 없어 이름만 빼고

알려준 나의 말  

 

여름 한철 시냇물이 줄창 외우며 흘러가더니

이제 가을도 저물어 시냇물 소리도 입을 다물고

 

다만 산수유꽃 진 자리 산수유 열매들만

내리는 눈발 속에 더욱 예쁘고 붉습니다 * 

 

 

* 산수유나무 - 이선영

 

처음부터 그는 나의 눈길을 끌었다

키가 크고 가느스름한 이파리들이 마주보며 가지를 벋어올리고 있는 그 나무는

주위의 나무들과 다르게 보였다

나는 걸음을 멈추고 그를 바라보기 위해 잠시 서 있었다

그의 이름은 산수유나무라고 했다

11월의 마지막 남은 가을이었다

산수유나무를 지나 걸음을 옮기면서 나는 이를테면 천년 전에도

내가 그 나무에 내 영혼의 한 번뜩임을 걸어두었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이것이 되풀이될 산수유나무와 나의 조우이리라는 것을

영혼의 흔들림을 억누른 채 그저 묵묵히 지나치게 돼있는 산수유나무와 나의 정해진 거리이리라는 것을

 

산수유나무를 두고 왔다 아니 

산수유나무를 뿌리째 담아들고 왔다 그 후로 나는

산수유나무의 여자가 되었다

 

다음 생에도 나는 감탄하며 그의 앞을 지나치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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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에 관한 시모음詩

 

 

        /사는/동안/ 꽃/처럼/

 

 

 

[1] 백목련 / 백우선

 

 

나뭇가지가 알을 낳았다

 

수백의 알이다

 

알을 가지 끝끝마다 자랑스레

 

들어올리고 있다

 

햇살은 알에서 토도로록 튀어오른다

 

사람의 눈길도 모여들어

 

알을 어루만진다

 

바람은 그 비단결로 휘감아 흐르고

 

어느 하나 품어주지 않는 게 없다

 

한눈 판 사이엔 듯

 

일제히 부화해 재재거리는

 

하얀 새떼

 

오는 봄 다 불러모아

 

일일이 머리에

 

깃털을 달아주고 있다

 

나무도 벌써

 

몇 번을 날아올랐으리라

 

 

 

 

 

[2] 목련 / 홍우계

 

 

돌아보지 말아야지

 

다시 보면 그 속에 쏘옥

 

빨려들고 말거야.

 

 

첫눈에 입맞추고 가는 나비도

 

한모금에 취해서 저리 비틀 나는데

 

 

나 같으면 한번다시 보기만 해도

 

빨려들어 한방울 이슬이 되고말걸?

 

 

돌아보지 말아야지

 

울며라도 가야지

 

 

 

 

[3] 목련 / 용혜원

 

 

봄 햇살에 간지럼 타

 

웃음보가 터진 듯

 

피어나는 목련꽃 앞에

 

그대가 서면

 

금방이라도 얼굴이

 

더 밝아질 것만 같습니다

 

삶을 살아가며

 

가장 행복한 모습 그대로

 

피어나는 이 꽃을

 

그대에게 한아름

 

선물할 수는 없지만

 

함께 바라볼 수 있는

 

기쁨만으로도

 

행복합니다

 

봄날은 낮은 낮 대로

 

밤은 밤 대로 아름답기에

 

꽃들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활짝 피어나는 목련꽃들이

 

그대 마음에

 

웃음 보따리를

 

한아름 선물합니다

 

목련꽃 피어나는 거리를

 

그대와 함께 걸으면 행복합니다

 

우리들의 사랑도 함께

 

피어나기 때문입니다 

 

 

 

 

 

[4] 목련 / 허영숙

 

 

바람의 한숨에도

 

주저 없이 낙하하는 단단하지 못한 사랑

 

봉오리 안에

 

그립다는 말 아직 남아 있을 때

 

너 있는 북쪽하늘로 소식 보내니

 

봄 나무들 사이에

 

제일 먼저 연모의 꽃말이

 

하얗게 피어나거든

 

이별을 목전에 두고 보내는

 

마지막 고백이라 여겨다오

 

그리하여 꽃 져 내린 자리마다

 

다시 푸른 잎이 돋아나면

 

너와의 사랑은

 

짧아서 슬프기만 한

 

생애 가장 눈물겨운 봄이었노라고

 

미처 보내지 못한 결구로 읽어 다오

 

 

 

 

 

[5] 목련꽃 / 김달진

 

 

봄이 깊었구나

 

창 밖에 밤비 소리 잦아지고

 

나는 언제부터선가

 

잠 못 자는 병이 생겼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지난밤 목련꽃 세 송이 중

 

한 송이 떨어졌다.

 

이 우주 한 모퉁이에

 

꽃 한 송이 줄었구나.

 

 

 

 

[6] 4월의 시 / 박목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 사연의 편질 쓰노라

 

클로버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7] 목련꽃 존자 / 홍수영 (졸저)

 

 

나무, 연꽃을 닮더니

 

목련이 되었다

 

 

청정하게 수행하여 백목련 피우고

 

자비로운 보살행으로 자목련 피웠다

 

 

목련존자 연꽃효심 지옥까지 감동시키니

 

석가모니 연꽃이 염화시중으로 웃고 있다

 

 

 

목련

 

하늘 더 가까이 꽃 피웠으니

 

 

가없는 중생 

 

고통바다 벗어 날 때까지

 

 

피고지고 

 

지고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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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안에 부는 바람!

 

한 곳에 가만히 뿌리내리고

진득하게 서 있고 싶은데

불어오는 바람 탓에

자꾸만 휘청거리고 넘어졌다

 

태풍이 지나간 후

정신을 차리면 낯선 곳이기도 했다

 

한자리에서 안정감을 바라던 나는

바람을 원망했다

저 바람만 불지 않으면

난 흔들릴 일이 없을텐데

 

이리저리 불안하게 

날아다니는 것을 반복하던 어느 때,

나는 운 좋게도 바람이 불지 않고

비옥한 땅 위로 올 수 있었다

이제 내가 그동안 바라던 대로

한곳에서 안정적으로 서 있으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곳에서도 종종 흔들렸다

바람이 불었나 싶어 고개를 돌려보면

어디에도 바람의 흔적은 없었다.

흐트러짐 없이 안정적으로 서 있는 이들 옆에서

나 혼자만 휘청 거리니 그 움직임은 크게 보였고

바람 탓을 할 수도 없었다

 

그제야 나는 알았다

나를 흔들었던 건 밖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아니라

내 마음 안에 부는 바람이었다는 것을

 

그것을 알고 난

지금도 여전히 곧잘 흔들리지만

그럴 때마다 이젠 밖을 둘러보지 않고

마음 안을 살핀다

 

마음에 이는 바람이 나갈 수 있게

길을 터고 기다릴 수 있는 여유와

덤덤함이 생겼다

 

잠시 흔들릴지언정

내가 서 있는 곳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

 

-민미레터, 쓰다듬고

싶은 모든 순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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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거나 말거나

필요한것만 골라서 들어면

되지 않을까요

 

 

" 누룽지는 모든 중금속과

독소를 해독한다. "

 

 

잿물은 강알칼리다.

강알칼리를 먹으면 세포가

분해되어 목숨을 잃는다.

 

 

옛날 삶이 고달프면

양잿물을

한 그릇 먹고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더러 있었다.

 

가장 좋은 것은

약알칼리라야 한다.

쌀은 산성식품이다.

 

그러나 누룽지는 약알칼리다.

왜 현미나 백미는 산성인데

누룽지는 알칼리가 되었는가?

열분해 작용으로

반쯤 탄화되었기 때문이다.

 

쌀은 성질이 차갑다.

쌀의 원산지는

열대지방이고 한여름철에

무럭무럭 잘 자란다.

 

 

더운 곳에서 자라는 식물은

열을 식히는 성질이 있어서

성질이 차갑다.

 

쌀밥이나 현미밥을 먹으면

몸이 얼음처럼 차가워진다.

그러나 누룽지는

성질이 따뜻하다.

 

열로 인해 찬 성질이 없어지고

성질이 따뜻하게 바뀌었다.

누룽지는 쌀을 가열하여

반쯤 숯이 된 것이다.

 

누룽지는 가장 이상적인

주식이 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거의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탄소는 모든 생명의 근원이다.

탄소는 생명력을 길러 준다.

탄소는 면역력을 강하게 한다. 누룽지에는 탄소가 많다.

 

 

누룽지는 반쯤 숯이 된 것이다.

숯은 유기 영양 물질이

다 타서 날아가 버렸고

영양이 아무 것도 없고

탄소 성분은 경화되어

몸에 아무것도 흡수되지 않는다.

 

그러나 누룽지에는

쌀의 영양물질이

고스란히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

몸에 아주 잘 소화 흡수된다.

 

누룽지의 반쯤 탄화된 탄소 입자는

그 구조가 숯가루처럼

칼날처럼 날카롭지가 않으므로

 

세포에 상처를 입히지 않고

몸속에 있는

온갖 독소들을 흡착하고

분해하여 씻어낸다.

 

누룽지는 가장 훌륭한

영양물질인 동시에,

가장 훌륭한 해독제다.

 

누룽지는 몸속에 있는

수은, 납, 카드뮴 같은

중금속, 기름때,

 

농약 성분 같은

인공 합성 유독물질들을

분해하여

몸밖으로 뻐져 나오게 한다.

 

단백질이나 기름기가

많은 것을 태우면

온갖 유독한

발암물질이 생긴다.

 

고기를 태우면 수백 가지의

발암물질이 생긴다.

식물성 식품 중에서는

참깨, 들깨, 콩 같은 것들을

태우면 발암물질이 생긴다.

 

보리누룽지는

천하제일의 음식이다?

 

가장 좋은 것은

보리누룽지다.

 

보리누룽지는

쌀누룽지보다는

 

백 배는 더 훌륭하고

보리밥보다는

열 배는 더 훌륭하다.

 

보리누룽지는

최고의

불로장생식품이다.

 

불로초가

별다른 것이 아니다.

보리누룽지가

불로초이다.

 

보리 누룽지가 사람의

몸과

마음을

가장 맑고 깨끗하게 할 수 있다.

 

보리누룽지를 먹으면

몸 속에 있는

온갖 종류의 기름 때

콜레스테롤

같은 것들이 분해되어

모두 빠져 나가서

혈액이 깨끗해진다.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고지혈증 같은 것들이

씻은 듯이 낫고

몸이 따뜻해지고

 

중성지방질이 빠져나가서

몸매가 날씬해진다.

 

옛날 천연두나 유행성 독감 같은

괴질이 유행할 때

보리누룽지를 푹 끓여 죽을 만들어

먹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괴질에 걸리지 않았다.

 

누군가가 보리 누룽지를 만들어

보내 주었으면 좋겠다.

보리 누룽지는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해독제이고 ,

 

영양제이며

면역강화제인 동시에

만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최고의 음식이다.

 

누룽지를 제품으로 만들어

파는 것들이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런 것들보다는

조금 더 은은하게 오래 가열해서

약간 갈색이 날 때까지 눌리는 것이 좋다.

 

누룽지가 좋다고 하니까

기름으로 튀겨서 먹는 사람이 있는데 이것은 자살을 하려고 하는 것과 같다.

 

찹쌀 누룽지는 좋지 않고

멥쌀 누룽지가 좋으며

현미는 좋지 않지만

현미 누룽지는 백미 누룽지보다

훨씬 낫다.

 

강산성인 현미도 누룽지로 만들면 약알칼리가 된다.

그러나 가장 이상적인 누룽지는

보리 누룽지다.

 

어린아이들한테

보리누룽지를 주식으로 먹이면 생이지자(生而知者)가 되어

가르치지 않아도

모든 것을 아는 천재가 된다.

 

 

보리누룽지의 효과와 기능은

아무리 칭찬해도 부족하다.

보리누룽지는

지혜로운 우리 조상들이

만들어 낸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천하제일의 식품이다.

 

 

단언하거니와 보리누룽지를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주식으로 삼는다면 ,

 

암, 당뇨병, 치매, 비만증,

아토피 피부병, 골다공증,

빈혈, 관절염, 고혈압,

심장병, 근무력증, 파킨슨병,

유행성감기,

그 어떤 병에도 걸리지 않을 것이며,

 

누구든지 90살이나

백 살을 넘게 살수 있게 되어,

평균 수명이

몇 십년은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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梅花 漢詩 鑑想

 

雜 詩     王維(701~761 ; 산서성 태원)

 

家住孟津河      우리집은 孟津에 있고,

門對孟津口      문 앞이 바로 孟津 어구요.

常有江南船      江南에서 오는 배 항상 있는데,

寄書家中否      내 편지 우리집에 전해 주겠오.

君自故鄕來      그대는 우리 고향에서 왔거니,

應知故鄕事   아마 고향 일 잘 알리라.

來日綺窗前      오던 날 아내의 비단 창문 앞에,

寒梅著花未       매화꽃 하마 꽃 피었던가요?

已見寒梅發    매화 핀 것을 이미 보았고,

復聞啼鳥聲    새 우는 소리도 또한 들었소.

愁心視春草   시름에 겨워 봄풀을 바라보는 것은,

畏向階前生   계단 앞까지 뻗을까 걱정스러운 때문이요.

 

梅花 九首)   高啓(13361374 ; 長洲

 

瓊姿只合在瑤臺   옥같은 가지는 신선이 사는 요대에나 어울릴텐데,

誰向江南處處栽   도대체 누가 강남의 곳곳에 심어놓았단 말인가.

雪満山中高士臥   눈 가득한 산 속에 누워있는 고아한 선비와 같고,

月明林下美人来   달 밝은 밤에 숲속으로 걸어오는 미인과 같다.

寒依疎影蕭蕭竹   차가운 대나무의 사그락거리는 소리는매화를 더욱돋보이게 해 

春掩殘香漠漠苔   봄날에 들판의 이끼는 매화꽃잎의 남은 향기를덮어주고 있다.

自去何郞無好詠   何郞이 떠난 이래로 매화는 자신을 제대로 알고 읊어주는 사람이 없어서

東風愁寂幾回開   봄바람에 쓸쓸히 지었다가 다시 피기를 몇 번째던가.

何郞 : 남조의 시인 하손

 

寒 夜    杜秉字 子野號 小山旴江今江西省臨川市; 南宋

 

寒夜客来茶当酒   추운 밤 길손 찾아오니 차 한잔이 술을 대신하고

竹爐湯沸火初紅   화로에 물 끓어오르니 숯불 빨갛게 타오르네

尋常一様窓前月   주변을 둘러보니 창문에 달빛 비치는데

纔有梅花便上同         매화 한 그루 있어 고요히 서 있네

 

淸平樂 (醉東風) 李淸照(10841151 ; 字 易安號 漱玉南宋 女流 詩人)

 

年年雪裏 (新婚 때는) 每年 (남편과 둘이서) 눈을 밟으면서

(시를 지으려고 밖으로 나가서)

常插梅花醉 머리에는 매화꽃을 장식하고 그 매화향기에 취해 황홀한

기분이 되었다.

揉盡梅花無好意 (남편이 單身赴任으로 떨어져 있을 때는 혼자서)

매화꽃을 가지고 놀고 있어도 즐겁지 않고,

贏得滿衣淸漏 손에 들어오는 것은 맑은 눈물(떨어져 있는 남편을 생각하는 눈물)로 몽땅 젖어버린 옷(슬픔) 뿐이 었다. 

今年海角天涯 올해(남편과 사별하고) 땅 끝에서 하늘 끝까지 방황하고있노라니

蕭蕭兩鬢生華 외롭고 쓸쓸하여 귀밑머리가 흰머리가 섞이게 되었다.

看取晩來風勢 저녁에 불어오는 바람의 모습(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나의 모습)을 살펴 보노라면

故應難看梅花 그래서, 매화꽃을 보는 것은 참기 힘든 일이다.

 

梅 花  王安石1021~1086 ; 字介甫, 晩號 半山, 世稱 臨川先生 ; 北宋) 

 

牆角數枝梅         담 모퉁이의 몇 가지의 매화   

凌寒独自開   추위를 이기고 홀로 꽃을 피웠네

遙知上是雪   눈이 아닌 줄 멀리서도 아는 것은

爲有暗香來        그윽한 향기 때문이라오.

 

      盧梅坡 (南宋)

 

梅雪爭春未肯降      매화와 눈꽃이 봄빛을 다투어 서로 양보하려 들지 않으니,

騷人擱筆費平章   시인은 붓을 놓고 글로 판정하지 아니 하는 도다.

梅須遜雪三分白   매화는 눈꽃보다 서푼 정도 덜 희지만,

雪却輸梅一段香         눈꽃은 도리어 매화보다 은은한 향기가 부족하다지.

 

雪梅 方岳(11991262 ; 字 巨山, 號 秋崖, 南宋)

 

有梅無雪不精神     매화 피어도 눈 내리지 않으면 정신이 살아 있지 않고,

有雪無詩俗了人    매화와 눈이 있어도 시심이 일어나지 않으면 속물이로다.

日暮詩成天又雪    저녁 무렵에는 시도 지었고 때 마침 하늘에서 눈도 내리니,

與梅并作十分春    매화와 눈과 시 세가지가 어울려 봄을 만끽할 수 있구나.

 

春 曉 猛浩然 (689740 ; 本名 浩字 浩然, 襄州人; )

 

春眠上覺曉   봄날 새벽잠 아직 깊은데,

處處聞啼鳥      여기 저기서 지저귀는 새소리.

夜來風雨声     간밤에 비바람 몰아 치더니,

花落知多少   꽃은 또 얼마나 떨어졌을꼬.

 

梅花詩一首 -奇大升 作-

 

梅花數枝 開亦最晩(매화수지개역최만) 매화 몇 가지가 늦게 피었기에

吟成長句 用破幽寂(음성장구용파유적) 시를 지어 한가롭게 보내는도다

簷角寒梅亦自芳(첨각한매역자방) 처마 밑에 핀 매화는 스스로 꽃다워서

夜深來繞意偏長(야심내요의편장) 밤 깊으면 와서 보니 그 뜻 길기도 해라

疎疎月照尊中影(소소월조존중영) 달 밝음에 술잔에 엉성한 그림자 비치고

細細風吹竹外香(세세풍취죽외향) 바람이 불면 대밭가에 은은히 향기 나네

破臘一枝那得見(파랍일지나득견) 섣달에 벌어진 한 가지 어쩌면 얻어 볼고

殿春孤樹最堪傷(전춘고수최감상) 봄에 뒤진 외로운 나무 가장 애닳프도다

西湖病骨詩難到(서호병골시난도) 서호에 병골이라서 시도 짓기가 어려우니

淮擬明朝醉發狂(회의명조취발광) 내일 아침에 술에나 취해 미쳐나 볼까요

 

梅花詩二首 -奇大升 作-

 

江城春晩雨霏霏(강성춘만우비비) 강가 마을 늦은 봄에 보슬비가 내리니

一樹殘梅映短籬(일수잔매영단리) 한 그루 낡은 매화 울타리에 비치도다

剩欲折來憐雪落(잉욕절래연설락) 꺾어 오려 하나 지는 꽃닢이 가엽고요

有時看去亂煙披(유시간거난연피) 때때로 구경하느라 연기 헤치기도 하네

小窓對月隨晴影(소창대월수청영) 창가에 달 비치니 그림자가 따르고요

幽逕傳杯唼玉蕤(유경전배삽옥유) 오솔길에 술잔 올기며 옥류를 마시네

着子會應和鼎實(착자회응화정실) 열매 열면 응당 정실에 섞을만 하니

梢頭靑帶已離離(소주청대이리리) 가지 끝에 푸른 꼭지 주렁주렁 열렸네

 

梅不賣香 -姜淮伯 作-

 

桐千年老恒藏曲(동천년노항장곡) 오동남무는 천년을 묵어도 아름다운 노래를 간직하고

梅一生寒不賣香(매일생한불매향) 매화는 일생을 추운데서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도다

月到千虧餘本質(월도천휴여본질) 달은 천 번을 이즈러져도 그 본 바탕은 남아 있고요

柳經百別又新枝(유경백별우신지) 버들닢은 백 번을 꺾여도 또다시 새 가지가 나온다네

 

梅花塢坐月(매화오좌월) /翁照 (옹조. 청나라) 매화핀 언덕 달밤

 

靜坐月明中(정좌월명중) 달 밝은 밤 조용히 앉아

孤吟破淸冷(고음파청냉) 홀로 읊조리는 소리에 서늘함이 출렁이네

隔溪老鶴來(격계노학래) 개울 건너 늙은 학이 찾아와

踏碎梅花影(답쇄매화영) 매화꽃 그림자를 밟아 부수네

 

盡日尋春不見春(진일심춘불견춘) - 作者未詳 (無名 比丘尼 悟道頌)

 

盡日尋春不見春(진일심춘불견춘)종일토록 봄을 찾아 헤맸건만 봄은보지 못하고

芒鞋踏遍壟頭雲(망혜답편롱두운)짚신이 닳도록 산 위의 구름만 밟고 다녔네

歸來笑拈梅花嗅(귀래소념매화후)지쳐서 돌아와 뜰 안에서 웃고 있는 매화향기 맡으니

春在枝頭已十分(춘재지두이십분)봄은 여기 매화가지 위에 이미 무르익어 있는 것을

 

梅花 / 退溪 李滉

 

盆梅發淸賞(분매발청상)- 화분에 심은 매화 맑게 피어 아름답고

溪雪耀寒濱(계설요한빈)- 시냇가 흰눈은 차가운 물가에서 눈부시네

更著氷輪影(갱저빙륜영)- 얼음같이 맑고 둥근 달그림자 다시 떠 오르고

都輸臘味春(도수납미춘)- 때는 아직 섣달인데 봄기운이 나는구나..

 

獨倚山窓夜色寒(독기산창야색한)홀로 산창에 기대서니 밤이 차가운데

梅梢月上正團團(매초월상정단단)매화나무 가지 끝엔 둥근 달이 오르네

不須更喚微風至(불수갱환미풍지)구태여 부르지 않아도 산들바람도 이니

自有淸香滿院間(자유청향만원간)맑은 향기 저절로 뜨락에 가득 차네

 

往歲行歸喜裛香(왕세행기희리향)몇 해 전엔 돌아와 향기 맡아 기뻐했고

去年病起又尋芳(거년병기우심방)지난해엔 병석을 털고 다시 꽃 찾았다네

如今忍把西湖勝(여금인파서호승)어찌 이제 와서 차마 서호의 절경을

博取東華軟土忙(박취동화연토망)우리 비옥한 땅 바쁜 일과 바꿀 손가

 

山夜寥寥萬境空 산 속 밤은 적막하여 온 세상이 비었는 듯

白梅凉月伴仙翁 흰 매화 밝은 달이 늙은 신선 벗해 주네

箇中唯有前灘響 그 가운데 오직 앞 내 흐르는 소리 들리니

揚似爲商抑似宮 높을 때는 음이고 낮을 땐 음일세

 

黃卷中間對聖賢 옛 책을 펴서 읽어 성현을 마주하고

虛明一室坐超然 밝고 빈 방안에 초연히 앉아

梅窓又見春消息 매화 핀 창가에 봄소식 보게되니

莫向瑤琴嘆絶絃 거문고 줄 끊어졌다 탄식하지 않으리

 

晩發梅兄更識眞 늦게 핀 매화가 참됨을 다시 알아선지

故應知我怯寒辰 이 몸이 추위를 겁내는지를 아는지

可憐此夜宜蘇病 가련쿠나 이 밤에 병이 낫는다면

能作終宵對月人 밤이 다가도록 달과 마주 하련만

 

梅花 / 黃檗禪師

 

逈脫塵勞事非常(형탈진로사비상) 티끌세상을 벗어나는 일은 보통일 아니네

緊把繩頭做一場(긴파승두주일장)고삐끝을단단히 붙잡고 한바탕일을 치루어보세

不是一番寒徹骨(불시일번한철골)한번 뼛속을 사무치는 추위를 겪지 않고서야

爭得梅花撲鼻香(쟁득매화박비향)어찌 매화향기가 코끝 찌름을 얻을 수있겠는가

梅花 (原題: ) / 李匡呂

 

滿戶影交脩竹枝(만호영교수죽지) 창문 가득 스며드는 대나무 긴 그림자

夜分南閣月生時(야분남각월생시) 밤 깊어 남쪽 사랑에 달이 떠올랐다

此身定與香全化(차신정여향전화) 이 몸 정녕 그 향기에 흠뻑 젖었는가?

嗅逼梅花寂不知(후핍매화적부지) 바싹 다가서 코를 대도 조금도 모르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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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名句

.江月照我心 江水洗我肝 (강월조아심 강수세아간)

강월(江月)은 나의 마음을 비추고, 강물은 나의 간을 씻는구나. 蘇東坡.

.國正天心順 官淸民自安 (국정천심순 관청민자안)

나라가 바르면 천심이 순응하고 관청이 맑으면백성이절로편안하다.明心寶鑑

.卷中對聖賢 所言皆吾師 (권중대성현 소언개오사)

책 속에서 성현을 대하니, 말한 바가 다 나의 스승이로다. 退溪<讀書>

.勤百善之長 怠百惡之長 (근백선지장 태백악지장)

부지런함은 온갖 선행의 으뜸이고, 게으름은 모든 악행의 으뜸이다.

.男兒當自强 女兒須自佳 (남아당자강 여아수자가)

남자는 마땅히 스스로 강해야 하고, 여자는 모름지기 스스로 아름다워야 한다.

.但今行好事 不必問前程 (단금행호사 불필문전정) 다만 지금 좋은 일을 행하고 꼭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묻지 말라. 지금 선행만 하고 나중은 묻지 말라.

道行之而成 物謂之而然 (도행지이성 물위지이연)

길은 다녀서 이루어지고, 만물은 불러서 그렇게 된다.莊子

凡事留人情 後來好相見 (범사유인정 후래호상견)

모든 일에 인정을 베풀어 두면 훗날에 좋은 낯으로 보게 되리라.明心寶鑑

覆水不可收 行雲難重尋 (복수불가수 행운난중심)

엎질러진 물은 담을 수 없고,흘러간 구름은되찾기 어렵다. 李白<代別情人>

山高故不貴 以有樹爲貴 (산고고불귀 이유수위귀)

산이 높다고 귀한 게 아니라, 나무가 있기에 귀한 것이다.

誓海魚龍動 盟山草木知 (서해어룡동 맹산초목지) 바다에 맹세하니 고기와

용도 감동하고, 산에 맹세하니 풀과 나무도 아는구나. 李舜臣<陳中吟>

少成若天性 習慣如自然 (소성약천성 습관여자연)

어려서 이뤄진 것은 천성과 같고, 습관은 자연과 같다.顔氏家訓

施恩勿求報 與人勿追悔 (시은물구보 여인물추회) 은혜를 베풀거든

보답을 구하지 말고, 남에게 주거든 후회하지 말라.明心寶鑑》《小學

心深滄海水 口重崑崙山 (심심창해수 구중곤륜산) 마음은 창해수처럼 깊고, 입은 곤륜산처럼 무거워야 한다. '心深東海水 口重白頭山'이란 조어도 있다.

仰不愧於天 俯不於人 (앙불괴어천 부부작어인)

우러러 하늘에 부끄럽지 아니하고, 구부려 사람에게 부끄럽지 아니하다.孟子

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 (온고이지신 가이위사의)

옛 것을 익혀 새 것을 알면 스승이 될 수 있다.論語

惟公則生明 惟廉則生威 (유공즉생명 유렴즉생위)

오직 공평하면 밝아지고, 오직 청렴하면 위엄이 생긴다.菜根譚

惟恕則情平 惟儉則用足 (유서즉정평 유검즉용족)

오직 용서하면 마음이 평안하고, 오직 검소하면 쓰임이 넉넉하다.菜根譚

有福莫享盡 有勢莫使盡 (유복막향진 유세막사진)

복이 있어도 다 누리지 말고, 권세가 있어도 다 쓰지 말라.明心寶鑑

應觀法界性 一切唯心造 (응관법계성 일체유심조)

마땅히 법계의 성품을 관할지니, 모든 것은 마음이 지어내니라.華嚴經

人生歸有道 衣食固其端 (인생귀유도 의식고기단) 인생은 도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지만, 의식(옷과 음식)이 본디 그 처음이다. 陶淵明.

人生不滿百 常懷千歲憂 (인생불만백 상회천세우)

인생은 백년을 채우지 못하는데 늘 천년의 근심을 품네.昔時賢文

忍一時之忿 免百日之憂 (인일시지분 면백일지우)

한때의 분노를 참으면 백날의 근심을 면한다.明心寶鑑》《景行錄

人知坐輿樂 不識肩輿苦 (인지좌여락 불식견여고) 사람들이 가마 타는 즐거움은 알아도 가마 메는 괴로움은 알지 못하네. 丁若鏞肩輿歎.與猶堂全書

子孝雙親樂 家和萬事成 (자효쌍친락 가화만사성) 자식이 효도하면 어버이가 즐겁고,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明心寶鑑》《推句集

財上平如水 人中直似衡 (재상평여수 인중직사형)

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고, 사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다.

積德若爲山 容人須學海 (적덕약위산 용인수학해) 덕을 쌓는 일은 산을

만드는 것과 같고, 사람을 포용함은 바다와 같음을 배워라.昔時賢文

池塘生春草 圓柳變鳴禽 (지당생춘초 원류변명금) 못 둑에는 봄풀 돋아났고, 정원 버들에는 우는 새소리 변하였구나. 謝靈運( 南朝·)<登池上樓>

天下無二道 聖人無兩心 (천하무이도 성인무양심)

천하는 두 가지 도가 없고, 성인은 두 가지 마음이 없다.荀子

破山中賊易 破心中賊難 (파산중적이 파심중적난) 산 속의 도적을

깨뜨리기는 쉬우나, 마음 속의 도적을 깨뜨리기는 어렵다.陽明全書

向己如霜雪 對人如春風 (향기여상설 대인여춘풍) 자기에게는 눈서리처럼

차갑게, 남에게는 봄바람처럼 따스하게. 持己秋霜 對人春風.

學如逆水行舟 不進則退 (학여역수행주 부진즉퇴) 학문은 마치 흐르는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배와 같아서, 나아가지 아니하면 곧 밀려나게 된다.

花有重開日 人無再少年 (화유중개일 인무재소년)

꽃은 거듭 피는 날이 있지만, 인생에 젊음은 다시 오지 않는다.玉鏡臺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하지 않으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論語

學然後知不足 敎然後知困 (학연후지부족 교연후지곤)

배운 연후에야 부족함을 알고, 가르친 연후에야 곤궁(困窮)함을 안다.禮記

擧世而譽之而不加勸 擧世而非之而不加沮(거세이예지이불가권 거세이비지이불가저) 온 세상이 그를 칭찬하여도 우쭐하지 않았고, 온 세상이 그를

비난하여도 저어하지 않았다.莊子

 

至人無己(지인무기) 지극한 경지에 이른 사람은 자기를 내세우지 아니하고

神人無功(신인무공) 신의 경지에 이른 사람은 공을 내세우지 아니하며

聖人無名(성인무명) 성인은 이름을 얻고자 하는 생각이 없다莊子

知者不惑(지자불혹) 지혜로운 사람은 미혹되지 않고

仁者不憂(인자불우) 어진 사람은 근심하지 않으며

勇者不懼(용자불구) 용기 있는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論語

天道無私(천도무사) 天道는 사사로움이 없나니

樂在人和(낙재인화) 은 인심이 화합하는 데 있고

福在養人(복재양인) 은 사람을 기르는 데 있다 <月下스님의 말>

天無私覆(천무사부) 하늘은 사사로이 덮지 아니하고

地無私載(지무사재) 땅은 사사로이 싣지 아니하며

日月無私照(일월무사조) 해와 달은 사사로이 비추지 아니한다禮記

孝友純篤(효우순독) 효도·우애하고 순수·돈독하며

敦睦親戚(돈목친척) 친척과는 도탑고 화목하며

善隣親交(선린친교) 이웃과는 사이좋게 지내라

大喝一聲(대갈일성) 크게 한 소리 외치니

更無別疑(갱무별의) 다시 별다른 의심이 없다

莫錯去(막착거) 그르쳐 가지 말고

莫錯去(막착거) 그르쳐 가지 말지어다 <法長 스님 法文>

崇祖惇宗(숭조돈종) 조상을 높이고 종친을 돈독하게 대하며

不妄本恩(불망본은) 근본과 은혜를 잊지 아니하며

喜動勤勉(희동근면) 기쁜 행동으로 부지런하며

信成萬事(신성만사) 믿음으로 만사를 이루어라 <全州李氏 宗訓>

種瓜得瓜(종과득과) 오이를 심으면 오이를 얻고

種豆得豆(종두득두) 콩을 심으면 콩을 얻을지니

天網恢恢(천망회회) 하늘의 그물은 넓고 넓어서

疎而不漏(소이불루) 성기지만 새지는 않느니라明心寶鑑

好學近乎知(호학근호지) 배우기를 좋아하는 것은 지에 가깝고

力行近乎仁(역행근호인) 힘써 행하는 것은 인에 가깝고

知恥近乎勇(지치근호용) 부끄러움을 아는 것은 용에 가깝다中庸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눈 덮인 들을 밟아갈 때

不須胡亂行(불수호란행) 모름지기 어지러이 다니지 마라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오늘 내가 다닌 발자국은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뒷사람의 길잡이가 되리니 <西山大師>

無道人之短(무도인지단) 남의 단점을 말하지 말고

無說己之長(무설기지장) 자기의 장점을 내세우지 말라

施人愼勿念(시인신물념) 남에게 베푼 것은 생각하지 말고

受恩愼勿忘(수은신물망) 남에게서 받은 은혜는 잊지 말라金樓子

貧寒休要怨(빈한휴요원) 빈한해도 원망하지 말고

富貴不須驕(부귀불수교) 부귀해도 교만하지 말라

善惡隨人作(선악수인작) 선악이란 사람마다 짓기 나름이요

禍福自己超(화복자기초) 화복은 스스로 불러오는 것이니라昔時賢文

我有一鉢囊(아유일발낭) 나에게 있는 바랑 하나

無口亦無底(무구역무저) 입도 없고 밑도 없네

受受而不濫(수수이불람) 담고 담아도 넘치지 않고

出出而不空(출출이불공) 주고 주어도 텅 비지 않네 <法長 스님 涅槃頌>

一切法不生(일체법불생) 모든 법은 나지도 않고

一切法不滅(일체법불멸) 모든 법은 없어지지도 않나니

若能如是解(약능여시해) 만약 이렇게 알 것 같으면

諸佛常現前(제불상현전) 모든 부처님이 항상 나타나는도다華嚴經

1. 家必有賢主人(가필유현주인) 집안에 반드시 어진 주인이 있으면

門必有佳賓客(문필유가빈객) 문밖에 반드시 반가운 손님이 있다

2. 肝腸煦若春風(간장후약춘풍) 간장은 봄바람처럼 따스하게

氣骨淸如秋水(기골청여추수) 기골은 가을 물처럼 맑게菜根譚

3. 居身百尺樓上(거신백척누상) 몸은 백척의 누각 위에 기거할지라도

放眼萬券書中(방안만권서중) 눈은 만권의 책 속에 두어라

4. 口重如崑崙山(구중여곤륜산) 입은 곤륜산처럼 무겁고

心深如黃河水(심심여황하수) 마음은 황하수처럼 깊어야 한다

5. 勤爲無價之寶(근위무가지보) 근면함은 값을 매길 수 없는 보배요

愼爲護身之符(신위호신지부) 신중함은 몸을 보호하는 부적이다明心寶鑑

6. 己欲立而立人(기욕립이립인) 내가 서고자 하면 남부터 세우고

己欲達而達人(기욕달이달인) 내가 뜻을 이루고자 하면 남부터이루어준다論語

7. 勿爲乞容之人(물위걸용지인) 용서를 구걸하는 사람이 되지 말고

能爲恕他之人(능위서타지인) 능히 남을 용서하는 사람이 되라

8. 道可道非常道(도가도비상도) ()라고 이르는 도는 영구불변한 도가아니요

名可名非常名(명가명비상명) ()이라 이르는 명은 영구불변한 명이 아니다

9, 水至淸則無魚(수지청즉무어)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없고

人至察則無徒(인지찰즉무도) 사람이 너무 살피면 무리가 없다明心寶鑑

10. 樂所以脩內也(악소이수내야) 음악은 내면을 다스리는 것이며

禮所以脩外也(예소이수외야) 예법은 외면을 다스리는 것이다禮記

11. 玉不琢不成器(옥불탁불성기) 옥도 다듬지 않으면 그릇이 되지 못하고

人不學不知道(인불학부지도) 사람도 배우지 않으면 도를 알지 못한다禮記

12. 圓覺道場何處(원각도량하처) 원만한 깨달음을 위한 장소는 어디인가?

現今生死卽是(현금생사즉시) 지금 나고 죽는 바로 이 자리金剛經

13. 以勤謹爲家法(이근근위가법) 부지런하고 삼가는 것을 가정의 법도로 삼고

以儉厚爲家風(이검후위가풍) 검소하고 온후한 것을 가정의 기풍으로 삼아라

14. 以天下之目視(이천하지목시) 천하의 눈으로 보고

以天下之耳聽(이천하지이청) 천하의 귀으로 듣는다淮南子

15. 立天下之正位(입천하지정위) 천하의 바른 자리에 서고

行天下之大道(행천하지대도) 천하의 큰 도를 행한다孟子

16. 天時不如地利(천시불여지리) 하늘이 주는 좋은 때는 지리적이로움만못하고

地利不如人和(지리불여인화) 지리적 이로움은 사람의 화합만 못하다孟子

17. 責人之心責己(책인지심책기) 남을 꾸짖는 마음으로 자기를 꾸짖고

恕己之心恕人(서기지심서인) 자기를 용서하는 마음으로 남을 용서하라小學

18. 泰山不辭土壤(태산불사토양) 큰 산은 작은 흙덩이도 마다하지 아니하고

河海不擇細流(하해불택세류) 큰 강과 바다는 작은 물줄기도 가리지 아니한다

19. 學而不思則罔(학이불사즉망)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고루해지고

思而不學則殆(사이불학즉태)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독단에 빠진다論語

20. 功名富貴若長在(공명부귀야장재) 부귀공명이 만약 길이 남는다면

漢水亦應西北流(한수역응서배류) 한수도 응당 서북으로 흘러가리 <李白江上吟> * 한수는 서북쪽으로 흐르지 않기에 부귀공명은 곧 사라지고 만다 뜻.

君子之交淡如水(군자지교담여수) 군자의 사귐은 담담하기가 물과 같고

小人之交甘如蜜(소인지교담여밀) 소인의 사귐은 달콤하기가 꿀과 같다小學

膽欲大而心欲小(담욕대이심욕소) 담력은 커야 하고 마음은 섬세해야 하며

智欲圓而行欲方(지욕원이행욕방) 지혜는 원만(圓滿)해야 하고 행동은 방정(方正)해야 한다小學

桐千年老恒藏曲(동천년로항장곡) 오동은 천년 늙어도 항상 가락을 지니고

梅一生寒不賣香(매일생한불매향) 매화는 일생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

莫謂當年學日多(막위당년학일다) 그 나이에 배울 날이 많다고 이르지 말라

無情歲月若流波(무정세월약류파) 무정한 세월은 흐르는 물결과도 같나니

萬物靜觀皆自得(만물정관개자득) 만물을 고요히 보노니 모두 스스로얻음이요

四時佳興與人同(사시가흥여인동) 사계절의 즐거운 흥취도 인간과 더불어 같도다 * 程顥(정호 : 北宋, )

勿以善小而不爲(물이선소이불위) 선행은 작다 해도 아니치 말며

勿以惡小而爲之(물이선소이불위) 악행은 작다 해도 하지를 말라明心寶鑑

書田有路勤爲徑(서전유로근위경) 책속에 길이 있나니 부지런함을지름길 삼고

學海無邊苦作舟(학해무변고작주) 배움의 바다는끝이 없나니애써배를만들지어다

善惡到頭終有報(선악도두종유보) 선과 악은 끝내 응보(應報)가 있나니

只爭來早與來晩(지쟁래조여래만) 다만 일찍 오고 늦게 오는 차이가있을 뿐이다

成名每在窮苦日(성명매재궁고일) 성공과 명예는 늘 고생이 다한 날에 있고

敗事多因得意時(패사다인득의시) 일의 실패는 거의 득의양양할 적에 시작된다

素志與白雲同悠(소지여백운동유) 본디 품은 뜻은 흰구름처럼 아득하고

高懷與靑松共爽(고회여청송공상) 고상한 마음은 푸른 솔처럼 상쾌하네廣弘明集* 素志 : 본디부터 품은 뜻. 숙지(宿志). 소의(素意).

隨人作計終後人(수인작계종후인) 남을 따라 계획하면 끝내는 남에게 뒤지고

自成一家始逼眞(자성일가시핍진) 스스로 일가를 이루어야 비로소 거짓이 없다

* 黃庭堅(황정견 : , 1045 ~ 1105)<以右軍書數種贈丘十四>

心如碧海能容物(심여벽해능용물) 마음은 푸른 바다처럼 능히 만물을포용하고

人似靑蓮不染塵(인사청련불염진) 사람은 푸른 연처럼 먼지에 오염되지 않는다

與人不競心常靜(여인불경심상정) 남하고 경쟁하지 않으니 마음이 늘 고요하고

爲公無私夢亦閑(위공무사몽역한) 공을 위하고 사사로움이 없으니 꿈조차 한가롭네 <茶山 丁若鏞>

雨露不滋無本草(우로불자무본초) 비와 이슬도뿌리 없는 풀을 자라게할 수는 없고

混財不富命窮人(혼재불부명궁인) 주인없는 재물도 명이 다한 사람을 부유하게 할 수는 없다昔時賢文

人生似鳥同林宿(인생사조동림숙) 인생은 새처럼 같은 수풀에 깃들이지만

大限來時各者飛(대한래시각자비) 죽음이 도래할적에는각자날아간다昔時賢文

一勤天下無難事(일근천하무난사) 한결같이 부지런하면 세상어려운 일이 없고

百忍堂中有泰和(백인당중유태화) 백번 참으면 집안에 큰 평화가 있다

昨日花開今日謝(작일화개금일사) 어제 꽃 피더니 오늘 지고 마는데

百年人有萬年心(백년인유만년심) 백년 인생은 만년의 마음을 품네昔時賢文

長風破浪會有時(장풍파랑회유시) 긴 바람 타고 파도 헤칠때 반드시 있으리니

直掛雲帆濟滄海(직괘운범제창해) 곧장 구름 돛 높이 달고 큰 바다 건너리라 <李白行路難>

積德百年元氣厚(적덕백년원기후) 덕을 쌓은 지 백 년이면 원기가 후하고

讀書三代雅人多(독서삼대아인다) 독서한 지 삼대면 아름다운 사람이 많이 난다

積善堂前無限樂(적선당전무한락) 선을 쌓은 집 앞에는 즐거움이 그지없고

長春華下有餘香(장춘화하유여향) 오랜 봄꽃 아래에는 향기가 은은하누나

天不生無祿之人(천불생무록지인) 하늘은 녹 없는 사람을 내지 않고

地不長無名之草(지불장무명지초) 땅은 이름없는 풀을 기르지않는다明心寶鑑

春風大雅能容物(춘풍대아능용물) 봄바람처럼 고운 시는능히 만물을 포용하고

秋水文章不染塵(추수문장불염진) 가을물처럼 맑은 문장은 티끌에 물들지 않네

八十年前渠是我(팔십년전거시아) 80년 전에는 그대가 나더니

八十年後我是渠(팔십년후아시거) 80년 후에는 내가 그대로다<西山大師 涅槃偈

 

한시명구.명언

其進銳者 其退速[기진예자 기퇴속] 孟子 진심편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빠른 자는 뒤로 물러나는 것도 빠르다.

留侯論 /東坡

   天下有大勇者(천하유대용자) : 천하에 큰 용기를 가진 이는

   卒然臨之而不驚(졸연임지이불경) : 갑자기 일을 당해도 놀라지 않고

   無故加而不怒(무고가이불노) : 억울하고 당혹해도 화를 내지 않으니

   此其所挾持者其大(차기소협지자기대) : 그가 가슴에 품은 것이 매우 크고

   而其志其遠也(이기지기원야) : 그 뜻이 원대하기 때문이다.

-尙友堂 許琮

   人生會處唯多飮 인생회처유다음인생살이 모이는 곳엔 오직 술마실 일 많으니

   送後何須別淚流 송후하수별루류전송한 뒤에 작별의 눈물 흘릴 필요있겠는가.

物有本末事有終始(물유본말사유종시) : 사물에는 근본과 말단이 있으며

     일에는 끝과 시작이 있으니

   知所先後卽近道矣(지소선후즉근도의) : 먼저 할 바와 나중에 할 바를

    알게 되면 도에 가까우니라.

★莫交三公愼吾身(막교삼공신오신) :삼 정승 사귀려하지 말고 내 한몸 조심하라.

淨行 僧

  如是來如是去兮 : 이와 같이 오고 이와 같이 가는 거

  百年生涯刹那間 : 백년 생애 한 순간

  萬里長天一樣色 : 萬里長天은 한 모양이라

  靑山不動白雲流 : 청산은 의연하고 흰 구름은 흘러가노라.

君子之德 風, 小人之德 草. 草上之風, 必偃. <顔淵> (군자지덕 풍, 소인지덕 초. 초상지풍, 필언.군자의 덕은 바람이요, 소인의 덕은 풀이라, 불 위에 바람이 불면 반드시 굽히나니라."

子曰 知者不惑 仁者不憂 勇者不懼 <論語>(자왈 지자불혹 인자불우 용자불구)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지혜로운 사람은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어진 사람은 근심하지 않으며, 용감한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離別(이별)一枝紅(일지홍)

   駐馬仙樓下(주마선루하):말은 다락 아래 매어 놓고

   慇懃問後期(은근문후기):이제 가면 언제나 오시려나 은근히 묻네

   離筵樽酒盡(이연준주진):임 보내려는 때 술도 떨어지고

  花落鳥啼時(화락조제시):꽃 지고 새가 슬피 우는구나

相逢不盡曾相識(상봉부진증상식) : 오랜 벗들 모두 만나지는 못하지만後會有期創雙贏(후회유기창쌍영) : 훗날 반드시 서로의 발전을 기약하오.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孔子(論語)>(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열심히 배우되 사색하지 않으면 도리를 파악하지 못해 애매하고,생각만 열심히 하고 배우지 않으면 시야가 좁아 학문이 위태롭다.

今之視昔如昨夢 어제 일을 오늘 되돌아보면 마치 꿈인 듯하니後復思今亦應爾 뒷날 다시 오늘을 생각해도 마찬가지리.무의자 혜심 스님의 시 중에서

跡雖隨處飄然去 斗酌星河煮夜茶 북두칠성으로 은하수 길어다가 차를 끓이는 밤茶煙冷鎻月中桂 차 끓이는 연기가 달 속의 계수나무 싸늘히 둘러싸네. (혜심 스님의 시 중에서)

何必待多言 많은 말이 무슨 필요 있으리?相看意已足 서로 바라만 보아도 마음 이미 충족한걸.혜심스님의 시 중에서

跡雖隨處飄然去 자취는 비록 여기 저기 떠돌아 다니지만心與靑山常寂寥 마음은 청산과 더불어 항상 고요하도다. 백운화상의 시 중에서

人之惡德 莫甚於躁 사람의 악덕 중에 조급증이 으뜸이니

千罪萬過 皆從此出 온갖 허물이 모두 여기서 나온다. 윤증(尹拯), 이조 판서 박공 신도비명(吏曹判書朴公神道碑銘)에서

非無安居 我無安心也, 非無足財 我無足心也 (비무안거 아무안심야, 비무족재 아무족심야)편안한 곳이 없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편안한 마음이 없는 것이다. 만족할 만한 재산이 없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만족할 만한 마음이 없는 것이다. - 墨子 -

言而當知也 默而當知也 (언이당지야 묵이당지야) <荀子>말함으로써 핵심을 찌르는 것은 지(), 침묵으로써 핵심을 찌르는 것도 지().

大丈夫 當容人 無爲人所容 <明心寶鑑>(대장부 당용인 무위인소용)대장부는 남을 용서할지언정 남의 용서를 받아서는 아니된다.

禍福無門(화복무문) : 재앙과 복은 특정한 문이 없어 惟人所召(유인소소) : 오직 사람이 불러들인 것이다.

夫吳人與越人相惡也 當其同舟而濟遇風 其相救也 如左右手 (부오인여월인상오야 당기동주이제우풍 기상구야 여좌우수)대저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은 서로 싫어한다. 그렇지만 그들이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너다 바람을 만났을 때 서로 구원하려는 것이 왼손과 오른손이 도와주는 것과 같다<孫子>

立春(입춘) 羅隱(나은)

  一二三四五六七 일이삼사오육칠

  萬木生牙是今日만목생아시금일

  遠天歸雁拂雲飛원천귀안불운비

  近水遊魚進冰出근수유어진빙출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만 가지 초목도 이날부터 싹이 튼다.

하늘 저 멀리 기러기 구름 제쳐 북으로

물가에는 고기가 얼음 위로 튀어나오네

恢弘志士之氣(회홍지사지기) : 뜻있는 선비들의 의기를 더욱 넓히고 키워야한다<出師表>

待人春風 恃己秋霜(대인춘풍 대기추상)남을 대함에 있어서는 봄바람과 같이 따뜻하게 대하고자신을 지킴에 있어서는 가을 찬서리와 같이 엄격하게 하라.

天不能使蓮花冬天開放, 菊花春天開放, 因此聖人不違天之四季, 不逆時之通塞, 這是不違時.[관윤자]

하늘은 겨울에 연꽃을 피게 할 수 없고, 국화를 봄에 피게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성인은 자연의 사계절을 어기지 않으며 시간의 흐름을 거역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시간에 순종함(obeying time: 불위시,不違時)이다.

花香不逆風 芙蓉栴檀香 德香逆風薰 德人徧聞香<法句經>(화향불역풍 부용전단향 덕향역풍훈 덕인편문향)꽃향기는 바람을 거슬러 흐르지 못한다. 부용· 전단향도 마찬가지다.그러나 선한 사람의 향기는 바람을 거슬러 흘러가도 어는 곳에나 퍼진다.

山徑之蹊間(산경지혜간) : 산 속 깊은 오솔길도

   介然用之而成路(개연용지이성로) : 잠깐만 다니면 금새 길이 이루어지지만

   爲間不用(위간불용) : 한동안 다니지 않으면

   卽茅塞之矣(즉모색지의) : 그냥 잡초에 묻혀버린다<孟子>

莫謂當年學日多(막위당년학일다) 그 나이에 배울 날이 많다고 이르지 말라.無情歲月若流波(무정세월약류파) 무정한 세월은 흐르는 물결과도 같나니

樂不亟享 延及耄昏 福不畢受 或流後昆, 낙불극향 연급모혼 복불필수 혹류후곤) 낙은 급하게 누리지 않아야 늙도록 오래 누릴 수 있고 복은 한꺼번에 다 받지 않아야 후손에게까지 내려가게 되느니라. 정약용(丁若鏞)다산시문집

[不幸由己 何不自反, 불행유기 하불자반] 불행은 모두가 자신이 만든 것이라 어찌 스스로 반성하지 않으랴. 이제현(李齊賢)익재집(益齋集)

규정(閨情)- -이숙원(玉峰)

  平生離恨成身病(평생이한성신병) : 평생 이별의 한이 병이 되어

  酒不能療藥不治(주불능료약불치) : 술로도, 약으로도 못 고칩니다

  衾裏泣如氷下水(금리읍여빙하수) : 이불 속 눈물 얼음 아래 물같아

  日夜長流人不知(일야장류인부지) : 밤낮을 흘러도 사람들 모르리라

古意 / 貫休

  古交如真金(고교여진금) : 오래된 사귐은 황금과 같아

  百煉色不回(백련색불회) : 백 번 담금질해도 변하지 않고

  今交如暴流(금교여폭류) : 새로운 사귐은 사나운 물결과 같아

  倏忽生塵埃(숙홀생진애) : 갑자기 흙먼지가 일어난다네.

志之立 知之明 行之篤 皆在我耳 豈可他求哉 <栗谷>(지지립 지지명 행지독 개재아이 기가타구재)뜻이 세워짐과 앎이 밝아지는 것과 행동이 독실해지는 것이 모두 나에게 있을 뿐이니 어찌 다른데서 구하겠는가.

一犬吠形이면, 百犬吠聲이니라. (일견폐형, 백견폐성.)한 마리 개가 그림자를 보고 짖으면 모든 개들이 그 소리에 따라 짖는다..잠부론(潛夫論)』「현난편(

獅子身中蟲自食獅子肉이요, 非餘外蟲이니라.(사자신중충, 자식사자육,

비여외충.)범망경(梵網經)사자의 몸 속 벌레가 스스로 (죽은) 사자의 고기를 먹는 것이지 다른 밖의 벌레가 먹지 않는다.

行路難 / 李白

  長風破浪會有時(장풍파랑회유시) : 큰 바람에 험한 파도 세차게 몰아칠 때

  直掛雲帆濟滄海(직괘운범제창해):큰 돛 높이 달고 푸른 바다 헤치고 나아가리라.

象村 / 申欽

  桐千年老恒藏曲 : 오동나무는 천년이 되어도 항상 곡조를 간직하고있고

  梅一生寒不賣香 : 매화는 일생동안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않고

  月到千虧餘本質 : 달은 천번을 이지러져도 그 본질이 남아있고

  柳經百别又新枝 : 버드나무는 백번을 꺽여도 새가지가 올라온다.

登高使人心曠 臨流使人意遠 <菜根譚>(등고사인심광 임류사인의원)높은 곳에 오르면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이 넓어지게 하고,흐르는 물에 임하면 사람으로 하여금 뜻을 심원해지게 한다.

山僧貪月色 산중에 스님이 달빛을 탐내다.. 병속에 물과 함께 길어서..자연을 탐내는 것은 탐욕이 아닌 듯.

錦繡江山(금수강산) - 안중근(安重根)

   山不高而秀麗(산불고이수려) : 산은 높지 않으나 수려하고

   地不廣而平坦(지불광이평탄) : 땅은 넓지 않으나 평탄하다.

   水不深而淸淸(수불심이청청) : 물은 깊지 않으나 맑고

   林不大而茂盛(임불대이무성) : 숲은 크지 않으나 무성하구나.

上李邕 / 李白

  大鵬一日同風起(대붕일일동풍기) 대붕이 어느 날 바람과 함께 날아올라

  扶搖直上九萬里(부요직상구만리) 회오리바람 타고 곧장 구만리상공에올라가네.

  假令風歇時下來(가령풍헐시하래) 가령 바람이 멎어 어느 때 내려온다면

  猶能簸却滄溟水(유능파각창명수) 짙푸른 바닷물을 날개로 쳐 날릴 수 있다오

  世人見我恒殊調(세인견아항수조) 세상 사람들 날 보고 항상 세속과 다르다고

  聞余大言皆冷笑(문여대언개랭소) 높고 큰 내 말 듣고도 모두가 비웃는다오.

  宣父猶能畏後生(선보유능외후생) 공자께서도 오히려 후배를 두려워하셨으니

  丈夫未可輕年少(장부미가경년소) 대장부는 젊은이를 가벼이 여겨서는안된다오.

當語而嘿者非也 當嘿而語者非也 <申欽>(당어이묵자비야 당묵이어자비야)마땅히 말해야 할 때 침묵하는 것은 잘못이며, 반드시 침묵해야 할 때 말하는 것도 잘못이다.

返俗謠(반속요)/ 세속에 돌아와 설요(薛瑤)

  化雲心兮思貞淑(화운심혜사정숙) : 구름 된 마음이라 생각은 맑아

  洞寂滅兮不見人(동적멸혜불견인) : 골짝은 고요해서 사람은 보이지 않네.

  瑤草芳兮思芬蒕(요초방혜사분온) : 요초는 꽃 다웁고 심사도 향기로운데

  將奈何兮是靑春(장내하혜시청춘) : 어쩌란 말이냐 이 내 청춘을...

日日人空老 年年春更歸 相歡有樽酒 不用惜花飛 (送春詞 -王維) 날로날로 사람은 공연히 늙어 가지만 봄은 어김없이 연년이 다시 돌아오네.술독에 술이 있겠다 우리 서로 즐기세. 꽃 진다고 너무 섭섭해 하지 말게.

眞僞顚倒하고, 玉石混淆하며,同廣樂於桑間하고, 鈞龍章於卉服이라. (진위전도, 옥석혼효, 동광악어상간, 균용장어훼복)포박자(抱朴子) 외편(外篇)> - 상박편(尙博篇) 참과 거짓이 뒤집히고, 옥과 돌은 섞여 있으며, 음란한 음악에 좋은 음악을 같이 맞추고, 나쁜 의복에 좋은 의복을 맞추고 있다..

當言而言 固强者能之 當默而默 非至强不能也(당언이언 고강자능지 당묵이묵 비지강불능야)말해야 할 때 말하는 것은 진실로 굳센 자만이 능히 한다. 침묵해야 할 때 침묵하는 것은 대단히 굳센 자가 아니면 능히 하지 못한다. <李恒老(1792~1868) 조선후기의 주자학자>

★長恨歌/ 白居易

  在天願作比翼鳥(재천원작비익조) :하늘에 있으면 비익조가 되기를 원하고

  在地願爲連理枝(재지원위연리지) :땅에서 머문다면 연리지가 되기를 바랐다오.

  天長地久有時盡(천장지구유시진) :하늘과 땅은 비록 장구하다 하나 끝과 다함이 있으련만

  此恨綿綿無絶期(차한면면무절기) :우리의 이 한 만은 영원토록 면면히 이어져 끝이 없어라.

同心草(原題 : 春望詞)/ 봄날의 그리움 -

  薛濤風花日將老 바람결에 꽃잎들은 날로 시들고

  佳期猶渺渺 맺어질 날 아득하게 멀어만 가네.

  不結同心人 그대와는 한 맘으로 맺지 못하고

  空結同心草 부질없이 동심초만 맺고 있다네.

  那堪花滿枝 어찌 할 건가 가지 가득 피어난 저 꽃

  煩作兩相思 괴로워라 서로 서로 그리운 것을

  玉箸垂朝鏡 아침마다 거울 속에 흘러내린 옥 같은 눈물

  春風知不知 봄바람아! 너는 아느냐, 모르느냐

訪道人人頻扣寂 도를 찾아드는 사람들 적막함을 자주 깨트리고

興悲處處便和光 슬픔 일으키는 곳곳에선 세상 사람들과 함께하네.

馳名畢竟成何事 명성을 떨친들 필경 무엇을 이루리오?

濁惡浮生最可傷 탁하고악한 뜬인생이가장 마음아프네.진정국사의 시 중에서

윤추의 시.. 귀 먹으니 편하구나 중에서

言寡方知自耳聾(언과방지자이롱) : 말이 적은걸 보니 귀 먹은 걸 알겠네

耳聾誠有寡言功(이롱성유과언공) : 귀 먹고 보니 참으로 말이 적어지네.

掃石共看山色坐 枕書同聽雨聲眠 (소석공간산색좌 침서동청우성면)바위를

쓸어 내고 함께 앉아 산색을 보고,책을 베게삼아 같이 누어 빗소리를 듣는다.

모춘출동문(暮春出東門)-김부용당(金芙蓉堂)-저문 봄날 동문을 나서며 -

  日永山深碧草薰(일영산심벽초훈) : 낮은 길고 산이 깊어 푸른 풀 향기로운데

  一春歸路杳難分(일춘귀로묘난분) :봄날이 가는 길이아득하여 분별하기어렵네요

  借問此身何所似(차문차신하소사) : 물어 봅니다, 이 몸은 무엇과 같아 보여요

  夕陽天末見孤雲(석양천말견고운) : 석양녘 하늘 끝에 보이는외로운 구름이지요

休戚與同 忠愛冞篤, 嬉是戒 文武俱全(휴척여동 충애미독, 염희시계 문무구전) : 기쁨과 슬픔을 더불어 함께하면 충성심과 마음이 더욱 돈독해지며, 편하게 놀고 즐기는 것을 경계하면 가 두루 온전해진다.

死別已呑聲(사별이탄성) : 사별은 소리 삼켜 울면 그만이지만

生別常惻惻(생별상측측) : 생별은 언제나 슬프고 슬프구나.

天地者 萬物之逆旅, 光陰者 百代之過客이라. (천지자 만물지역려. 광음자 백대지과객).천지라는 것은 만물의 여관이요. 세월은 영원한 시간 속의 나그네이다.고문진보(古文眞寶)- <춘야연도리원서(春夜宴>

智者千慮必有一失 愚者千慮必有一得 <史記>(지자천려필유일실 우자천려필유일득)지혜로운 사람도한 가지실수는 있고,어리석은사람도 한가지재주는있다.

제갈량의 계자서에서

   夫君子之行 무릇 군자의 처신(處身)

   靜以修身 고요함으로 몸을 닦고

   儉以養徳 검소함으로 덕을 길러야한다.

   非澹泊無以明志 마음이 담박하지 않으면 뜻을 밝게 할 수 없고

   非寧靜無以致遠 편안 고요하지 않으면 포부를 멀리 펼칠 수 없다

   夫學須靜也 무릇 배움은 모름지기 고요한 마음을 지님이요

   才須學也 재능은 모름지기 배움에서 길러진다.

   非學無以廣才 배우지 아니하면 재능을 넓혀갈 수 없고

   非靜無以成學 고요함이 없으면 배움을 이를 수 없다.

日日人空老[일일인공로]나날이 사람은 부질없이 늙는데

   年年春更歸[연년춘갱귀]해마다 봄날은 다시 돌아오네

   相歡有尊酒[상환유준주]기쁨을 함께 나눌 술 항아리 있나니

   不用惜花飛[불용석화비]꽃이 진다고 아쉬어 할것있으랴.<送春詞(봄을 보내며)

王維>恥者

善用之則爲君子 不善用之則爲小人 : 선용지즉위군자 불선용지즉위소인

부끄러움이란 잘 쓰면 군자가 되고 잘못 쓰면 소인이 된다.

我與爾生同一個衾 死同一個槨살아서는 당신과 한 이불을 덮었으니죽어서는 당신과 같은 관에 누웠으면

大丈夫當雄飛, 安能雌伏이리오.

(대장부당웅비 안능자복). 후한서(後漢書) 조전전(趙典傳)

대장부는 마땅히 웅비해야 할 것이다. 어찌 가만히 엎드려 있을 수 있는가?

雄飛(웅비) : 영웅(英雄)처럼 기운차고 용기 있게 활동한다는 의미. 雌伏(자복)은 반의어.雌伏(자복) : 본래 날짐승의 암컷이 수컷에게 복종한다는 뜻인데, '남에게 굴복하여 쫒는다.'는 의미로 쓰임.

千里修書只爲墻 / 張英

   千里修書只爲墻(천리수서지위장) : 담장 때문에 만리 밖으로 편지를 쓰다니

   讓他三尺有何妨(양타삼척유하방) : 석자쯤 남에게 양보해도 탈이 없잖소.

   長城萬里今猶在(장성만리금유재) : 만리장성은 지금도 여전히 건재하건만

   不見當年秦始皇(불견당년진시황) : 당년의 진시황제는 볼 수 없지 않소.

樹欲靜而風不止(수욕양이풍부지)子欲養而親不待(자욕양이친부대)나무는 가만히 있을려고 하나 바람이 멈추지 않고자식이 부모를 봉양할려고 하나 부모님은 기다려 주시기 않는다.

不戚戚於貧賤하고 不汲汲於富貴니라.(불척척어빈천 불급급어부귀)열녀전(列女傳) 오류선생전(五柳先生傳)가난하고 천함에 근심 걱정하지 않고, 부유함과 귀함에 성급하게 힘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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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란 시모음

 

시 쓰는 남자  /  박소란

 

노트 위에 평생을 골몰했네

힘겹게 써 내려간 다열종대의 행과 행 사이에서

그는 자주 길을 잃었네 어쩌면

마흔 일곱 혹은 여덟 번째로 향하는 급커브에서는

펜을 꺾었어야 했는지도 돌연

야근이 끝나고 돌아갈 곳이 떠오르지 않던 부랑의 밤

어둠 쪽으로 한껏 몸을 낮춘 옥상 난간에 서서

그는 실로 오랜만에 휘파람을 불었네

쇳 쇳 쇳소리가 자맥질치는 허공을 응시하다 그대로 풍덩

어둠 속에 온몸을 찔러 넣었네, 넣을 것이었네 그 순간

그가 본 건 한때 꾸었던 푸른 꿈의 심상들

누구나 한번쯤 노래했던 별, 별 같은 것 우수수

아무렇게나 떨어져 야윈 꽁지를 파닥이고 있었네

그는 왜 마침표를 찍지 못했나 이토록 오래 주저해야 했나

어떤 비유로도 건널 수 없는 나날들을 수없이 쓰고 지우며

절망의 습작만을 되풀이하며

그는 살았네 산다는 건 정체불명의 메타포

조악한 모음과 자음으로 듸엄띄엄 써 내려간

비문투성이 시, 아무도 읽은 적이 없는

그는

아직 노트를 덮지 않고 있네

 

이명(耳鳴)  /  박소란

 

그의 귓속에 작은 집 한 채 짓고 싶었네

꽃 피고 잎 돋아 무성한 한때

몇 마리 이름 없는 새들 약속처럼 날아와

알을 품고 기르듯

우묵한 둥지 하나 틀고 싶었네

긴 한숨이 그의 몸을 들고 날 때마다 더욱 아득해지던

어느 기슭, 꿈꾸듯 홀로 누워

검게 충혈된 천장을 올려다보면

이내 바스러져 내릴 듯한 마음의 지푸라기들

그를 지탱해온 시간의 여린 어깨들

가만가만 토닥여주고 싶었네

그의 바깥을 맴돌던 노래 죄다 불러들여 놀아도 좋을

다정한 집 한 채

나는 그 속 헛것처럼 앉아 오래오래

알을 품고 싶었네

빛을 문 새들이 하나둘 알을 깨고 일어나

축포처럼 환한 울음 터뜨릴 때

나도 따라 울고 싶었네

언젠가 닿지 못한 말, 그 한마디

오랜 잠을 떨치고 와 마침내 훨훨 날아오를 때까지

끝없는 환열로 먹먹히 차오를 때까지

오래오래 울고 싶었네

 

주소  박소란

 

내 집은 왜 종점에 있나

안간힘으로

바퀴를 굴려야 겨우 가닿는 꼭대기

그러니 모두

내게서 서둘러 하차하고 만 게 아닌가

 

배가 고파요  /  박소란

 

삼양동 시절 내내 삼계탕집 인부로 지낸 어머니

아궁이 불길처럼 뜨겁던 어느 여름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누워 까무룩 꺼져가는 숨을 가누며 남긴

마지막 말

얘야 뚝배기가, 뚝배기가 너무 무겁구나

그후로 종종 아무 삼계탕집에 앉아 끼니를 맞을 때

펄펄한 뚝배기 안을 들여다볼 때면

오오 어머니

거기서 무얼 하세요 도대체

자그마한 몸에 웬 얄궂은 것들을 그리도 가득 싣고서

눈빛도 표정도 없이 아무런 소식도 없이

늦도록 돌아오지 않는 어머니

느른히 익은 살점은 마냥 먹음직스러워

대책 없이 나는 살이 오를 듯한데

어찌 된 일인가요

삼키고 또 삼켜도 질긴 허기는 가시질 않는데

 

노래는 아무것도  /  박소란

 

폐품 리어카 위 바랜 통기타 한채 실려간다

한시절 누군가의 노래

심장 가장 가까운 곳을 맴돌던 말

아랑곳없이 바퀴는 구른다

길이 덜컹일 때마다 악보에 없는 엇박의 탄식이 새어나온다

노래는 구원이 아니어라

영원이 아니어라

노래는 노래가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어라

다만 흉터였으니

어설픈 흉터를 후벼대는 무딘 칼이었으니

칼이 실려간다 버려진 것들의 리어카 위에

나를 실어보낸 당신이 오래오래 아프면 좋겠다

 

다음에  /  박소란

 

그러니까 나는

다음이라는 말과 연애하였지

다음에,라고 당신이 말할 때 바로 그 다음이

나를 먹이고 달랬지 택시를 타고 가다 잠시 만난 세상의 저녁

길가 백반집에선 청국장 끓는 냄새가 감노랗게 번져나와 찬 목구멍을 적시고

다음에는 우리 저 집에 들어 함께 밥을 먹자고

함께 밥을 먹고 엉금엉금 푸성귀 돋아다는 들길을 걸어보자고 다음에는 꼭

당신이 말할 때 갓 지은 밥에 청국장 듬쑥한 한술 무연히 다가와

낮고 낮은 밥상을 차렸지 문 앞에 엉거주춤 선 나를 끌어다 앉혔지

당신은 택시를 타고 어디론가 바삐 멀어지는데

나는 그 자리 그대로 앉아 밥을 뜨고 국을 푸느라

길을 헤매곤 하였지 그럴 때마다 늘 다음이 와서

나를 데리고 갔지 당신보다 먼저 다음이

기약을 모르는 우리의 다음이

자꾸만 당신에게로 나를 데리고 갔지

 

시시한 시  /  박소란

 

결국 이런 시를 쓰게 될 줄 알았지

오오 이토록 시시한, 으로 시작되는 시

채 첫 연을 읽기도 전에 당신은

당신의 예민한 손가락은 책장을 덮어버릴지도 몰라

이를테면 이런 것 도무지 시적이지 않은 것

아침마다 당신이 사는 동네를 지나는 만원 버스

나는 늘 그 꽁무니나 죽어라 쫓는 거지

맨 끝 좌석엔 당신을 닮은 누군가 팔짱을 끼고 앉아

졸음이 잔뜩 묻은 뒤통수나 하릴없이 흔들고

그 지극히 사소한 모양으로 내 심장은 뛰지

9시에 출근해 6시에 퇴근할 때까지 그리고 문득 야근할 때까지

놓칠 게 뻔한 버스를 저만치 앞에 두고

온종일 나는 시시하지 너무 시시해 가끔은 눈물이 나

느닷없이 밀려오는 허기처럼 허기보다 먼저 구겨진 가방 속 빵봉지처럼

안 된 일이지만 내 평생이 이 따위 한낱 관용구로 채워지리라는 사실

무미한 혼잣말이나 읊조리며 종점을 향하리라는 사실 뻔하디 뻔한

일들만이 나를 놀라게 하겠지 그래 일찍이 나는 알았지

이런 시나 쓰게 될 줄, 오오 이토록 시시한, 으로 끝나는 시

끝나지 않는 시 시시하기 짝이 없는

이 시가 대체 어느 누굴 흔들어 깨울 수 있다는 건지 그래서 당신은

흔들렸다는 건지 어쩌다 잠시 잠깐

노선에도 없는 여기 변두리에 정차한 당신은 왜

 

정전(停電)  /  박소란

 

옆방 102, 그 아무개를 알게 된 건

어느 이슥한 밤의 일

해독할 길 없는 어둠과 어둠 사이

아득한 적요로 우거진 공중(空中) 불현듯

콘크리트 벽 저편으로부터 내솟는

한 줄기 거센 오줌발,

이는 분명

산 자, 살아 펄떡이는 자의 소리

기원을 잃어버린 어느 짐승의 긴한 울음 소리

어쩌면 그는

오랜 맨눈으로 뒤척이다 깨어 속수무책

이 밤의 맹기를 견디는 자임을

길을 헤매던 낮 속에 피 흘리고 상처 입은 자임을

그래, 어쩌면 그 또한

황야의 낯선 동굴을 홀로 찾아들 듯

이역의 단칸방에 불을 놓고 허성한 밥상을 차렸으리

그 위 한 그릇 식은 밥이 남몰래 꾸역꾸역 몸살을 앓았으리

벌거벗은 한 줄기 굉음은 방 안 가득

뭉클한 미명을 드리우고

굳게 걸어 잠근 이부자리 한 켠 제풀에 어려 흥건한데

이제 나는

쇠한 짐승의 마지막 발톱을 세워 똑 똑

그 벽에 노크를 하니

거기 있습니까

웅크려 흐느끼던 집들 반짝 고개 들어

도시의 하늘을 올려다 볼 때 총총히 여문 귀를 가져다 댈 때 거기,

거기 잘 있습니까

 

오래된 식탁   박소란

 

어떤 나무의 시체일까

우리는

지금 여기 앉아 밥을 먹는다

그만 먹어 그러다 체하겠다

그렇지만 멈출 수 없다 무서워

무서워서

밥을 먹는다

지긋지긋해 이까짓 먹는 얘기 먹고사는 얘기

사귀자 우리, 별안간 고백을 하면

체하겠다 그렇지만

멈출 수 없다 무서워서

너는 덥석 손을 잡겠지 다른 한 손에 숟가락을 꼭 쥔 채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이

개라면, 겁에 질려 맹렬히 짖어대는 창밖 저것이

사랑이라면

참 재밌다

우리는

지금 여기 앉아 웃는다 앙상한 꼬리를 흔들며

그만 웃어 그러다 울겠다

그렇지만 멈출 수 없다 어디선가 자꾸만 썩는 냄새가 나

어떤 나무의 시체일까,

우리는

지금 여기 앉아 밥을 먹는다

식탁은 깨끗하고 아직 식탁 위 그릇은 허연 김을 피워 올리고

우리는 밥을 먹는다 죽기 전에 어서

울면서 먹는다

달아나는 저 개를 붙잡을 수 없다

 

아아, /  박소란

 

담장 저편 희부연 밥 냄새가 솟구치는 저녁

아아,

몸의 어느 동굴에서 기어나오는 한줄기 신음

과일가게에서 사과 몇 알을 집어들고 얼마예요 묻는다는 게 그만

아파요 중얼거리는 나는 엄살이 심하군요

단골 치과에선 종종 야단을 맞고 천진을 가장한 표정으로

송곳니는 자꾸만 뾰족해진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아직

아침이면 무심코 출근을 하고 한 달에 한두 번 누군가를 찾아 밤을 보내고

그러면서도 수시로 아아,

입을 틀어막는 일이란

남몰래 동굴 속 한 마리 이름 모를 짐승을 기르는 일이란

조금 외로운 것일지도 모른다고

언젠가 동물도감 흐릿한 주석에 밑줄을 긋던 기억

아니요 말한다는 게 또다시 아파요

나는 아파요

신경쇠약의 달은 일그러진 얼굴을 좀체 감추지 못하고

집이 숨어든 골목은 캄캄해 어김없이 주린 짐승이 뒤를 따르고

아아,

간신히 사과 몇 알을 산다 붉은 살 곳곳에 멍이 든 사과

짐승은 허겁지겁 생육을 씹어 삼키고는 번득이는 눈으로

나를 본다

더는 참을 수 없다는 듯

 

등  박소란

 

등이다

앓는 이의 등이다

등을 문지른다

흰 수건을 차게 적셔 열증의 등을 가만가만

문지르다 보면

뜨거운 살가죽으로 문이 하나 날 것 같고

그 작다란 문이 열리기를

나는 오래 기다려 온 것만 같고

문 저편

알 수 없는 곳으로 간다면

갈 수 있다면

천장이 낮고 구들이 망그러진 한 칸 방에 들 텐데

늦도록 남루를 밝히는 그곳 어진 불을, 이제 그만

나는 끌 텐데

엎드려 잠이 든 건지

등은 그러나

이렇다 할 기척도 없이

두꺼운 침묵의 벽을 쌓아올리고

열은 가시지 않는다

젖은 뺨을 살며시 가져다 대면

시름없이 고개를 떨구듯 다만 노크를 하듯

- -

누구 없나요? 타는 허공을 재차 두드리면

등이다

사랑하는 이의 등이다

등을 문지른다, 가만가만

아무도 아프지 않은 곳이다

 

울음의 방  박소란

 

불현듯 슬프다

너무 오래 울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에

어느 곳 어느 때 아주 사소한 흐느낌조차

울기 위해 집으로 달려간, 그때는 스무 살

수업을 마치고 과제를 제출하고 사려 깊은 학생이 되어

조금씩 꼬깃해져가는 표정을 가방 깊숙이 밀어 넣고서 가까스로

열어젖힌 싸구려 자취방은 더없이 고요해

너무 낮고 너무 어두워 울음은

다름 아닌 여기에 살고 있음을 알았다

마음이 타들어갈 때마다 기꺼이 방문을 열어 준

나의 울음, 엄마가 죽던 밤에도

사랑이 더운 손을 뿌리치던 마지막 순간에도 나는

그 방에 있었다 볕이 들지 않는 방

아릿한 곰팡내가 명치를 꾹꾹 누르는 방

울음의 방으로 내가 숨어들수록 울음은 아프고

어찌 된 영문인지

울음은 도무지 견디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며 증발하는 물기처럼 어느새 울음은

여기에 살 수 없음을 알았다

한 마디 인사도 없이 떠나갔음을

어디로 갔나 울음은

울음의 빈자리를 오래오래 뒤척이던 나는

후미진 골목 끝

자취방은 헐리고 추진 스무 살도 멀리 달아났으니

어디로, 말수가 적어 겉돌기만 하던 나의 울음은

 

돌멩이를 사랑한다는 것  박소란

 

누구든 사랑할 수 있다는 것

집 앞 과일트럭이 떨이 사과를 한소쿠리 퍼주었다

어둑해진 골목을 더듬거리며 빠져나가는 트럭의 꽁무니를 오래 바라보았다

낡은 코트를 양팔로 안아드는 세탁소를

부은 발등을 들여다보며 아파요? 근심하는 엑스레이를

나는 사랑했다 절뚝이며 걷다 무심코 발길에 차이는 돌멩이

너는 참 처연한 눈매를 가졌구나 생각했다 어제는

지친 얼굴로 돌아와 말없이 이불을 끌어다 덮는 감기마저

사랑하게 되었음을

내일이 온다면

영혼이 떠난 육신처럼 가벼워진 이불을

상할 대로 상해 맛을 체념한 반찬을 어루만지기로 한다

실연에 취한 친구는 자주 울곤 했는데

사랑은 아픈 거라고 때때로

그 아픔의 눈물이 삶의 마른 화분을 적시기도 한다고 가르쳐 주었는데

어째서 나는 이토록 아프지 않은 건지

견딜 만하다, 덤덤히 말한다는 것

견딜 만한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텅 빈 곳으로의 귀가를 재촉한다는 것

이 또한 사랑이 아닐까 궁지에 몰린 사랑,

그게 아니라면

도리가 없다는 것 더이상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우연히 날아온 무엇에라도 맞아 철철 피 흘리지 않을 도리가

 

()  /  박소란

 

누군가의 벗은 몸을 마주할 때면 멍에 가장 먼저 닿는다

등이나 허벅지의 구석진 곳에서 저도 모르게 치러지는 장례,

그 선연한 현장이 나를 이끈다

같이 밤을 보낸 이가 차려낸 아침상에도 한무더기의 시신은 떠오른다

애도를 기다리느라 잔뜩 핏발 선 고등어의 눈이나 찢긴 살갗으로 비어져 나온 시금치의 부패한 내장 같은 것 양식인 척 과묵을 지키는 것

애써 태연한 얼굴로 한점 두점 질겅이다 보면 잘못 쓴 무덤처럼 스멀스멀 입 안에 붉은 물이 차오른다

길을 나서면 숨진 비둘기가 나를 반긴다 찢긴 날개를 움켜쥔 채 바짝 짓눌린 새, 새였던 그 무언가 난해한 자세로 안부를 건넨다

그럭저럭 지낸다고 나는 대꾸한다 상복을 입은 바람이

흠칫 곡을 멈추고 내 쪽을 돌아다본다

차들이 마구 달려들고 난데없이 공사장 벽돌이 코앞에 떨어져

자주 걸음을 떨곤 하지만 나는 잘 지낸다고

석연치 않다는 듯 곁을 살피는 죽음을 외면하고 돌아온 다음날이면

멍은 내게로 관을 옮긴다

멍든 자리를 잠시 쓰다듬었을 뿐인데 어느새 속이 거멓게 타버린 날계란,

산 채로 화장당한 그것을 나는 또 잠자코 먹는다

 

감상  /  박 소 란

 

한 사람이 나를 향해 돌진하였네 내 너머의 빛을 향해

나는 조용히 나동그라지고

한 사람이 내 쪽으로 비질을 하였네 아무렇게나 구겨진 과자봉지처럼

내 모두가 쓸려갈 것 같았네 그러나

어디로도 나는 가지 못했네

골목에는 금세 굳고 짙은 어스름이 내려앉아

리코더를 부는 한 사람이 있었네

가파른 계단에 앉아 그 소리를 오래 들었네

뜻 없는 선율이 푸수수 귓가에 알 수 없는 파문을 일으킬 때

마침내

슬픔이 왔네

실수라는 듯 얼굴을 붉히며

가만히 곁을 파고들었네 제 새하얀 무릎에 고개를 묻고 잠시 울기도 하였네

슬픔은 되돌아가지 않았네

얼마 뒤 자리를 털고 일어나 나는, 그 시무룩한 얼굴을 데리고서

한 사람의 닫힌 문을 쾅쾅 두드렸네

 

벽   /   박소란

 

슬퍼 모로 누웠을 때

가만가만 등을 쓸어주는 손길이 있었다

,

하나의 벽이 있었다

언제부터

벽은 거기에 있었나

벽에 기대어 생각했다

벽의 아름다운 탄생에 대해

벽은 온화하고 벽은 진중하니까 벽은 꼭 벽이니까

슬픔을 멈추고 나는 잠시 축배를 들었다

그때

벽에서 새어 나온 비밀스러운 속삭임

, 아침이 오고 있어

빛이 스며드는 베란다를 훔쳐보다 얄브스름한 커튼을 매만지다

그래 내일은 커튼을 바꾸자

조금 더 두껍고 견고한 것으로

벽 쪽으로 누워

잠을 청했다 불길한 꿈이 찾아들었다

벽이 무너져 엉엉 우는 꿈

누가

벽을 부수었나 대체 누가

놀라 눈을 떴을 때

아침이 왔다 벽은

색색의 이지러진 얼굴을 감추며 어디론가 황급히 달아나버리고

누가, 그 누가

부른 적 없는 사랑이 쳐들어왔다

 

초여름  /  박소란    〈나의 시를 말한다〉


몇 주 전 당신이 삶아두고 간 고구마를 오늘에서야

냉장고 구석에서 발견하고는

망설이다 먹는다 남김없이 먹고 병이 좀 나기로

무슨 일 때문인지 당신은 잔뜩 화가 났는데 어스레한

뒷모습으로 있다 끝내 아무런 말도 없이 돌아갔는데

꾸역꾸역 고구마를 먹는다

장롱 옆 선풍기를 끌어다 단 바람을 조금 쐬고 눈을 감는다 어쩐지

슬픈 꿈이 밀려들 것 같아

지난 계절의 추위를 벗지 못해 아직도 스웨터를 꺼내 드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아무래도 우스운 사람이다 나는

꾸역꾸역 고구마를 먹는다 시금달금한 맛이 혀끝에 닿을 때마다

고구마는 얼마나 소박한 음식인가

곱씹게 된다 세상의 쉬어빠진 것들을 가만히, 그리게 된다

이것을 다 먹고 나면 당신에게 전화를 걸어야지

여기 그늘진 방에도 이제 막 여름이 오려 한다고

 

나프탈렌 / 박소란

 

조금씩 멀어지는 일 옷장에서

신발장에서 불안이 눅눅히 번진 이 방에서 도시에서

끝내 무용한 얼굴로

지상의 외딴 그늘에 숨어

두꺼운 한 권 책을 읽는 일

어떤 사소한 이야기도 시작되지 않는 책을

우연처럼 찢겨 나간 페이지에 이르러 잠시 웃음을 머금는 일

울음이 다 닳도록 조금씩

아주 조금씩

안녕을 연습하는 일

더듬더듬 뜻 모를 문장들을 앓다 보면

자꾸 벌레에 물리고 벌레는 나를 사랑해,

사랑해 말하면

모두들 슬그머니 달아나

끝내 무용한 얼굴로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는 일

내가 만든 이별의 냄새를 내가 맡는 일 잠시

쓰디쓴 웃음을 머금는 일

 

무가당통밀빵을 샀다 / 박소란

 

가방에 한 덩이 빵을 짊어지고 온종일 거리를 쏘다녔지 지퍼를 만지작거릴 때마다 묘하게 살고 싶어지는 냄새 그러고 보니 빵집 여주인은 건강에 좋다는 무가당통밀빵을 먹어 봐요 권했었네 주름투성이 건포도처럼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감사를 표하고 순간 나는 잠시 행복할 뻔했지 온기를 들이마신 밀가루처럼 노릇노릇해져 살뜰한 살림을 흉내 내기도 했네 식탁에 빵을 올려둔 채 잠자리에 드는 것 아침에 일어나 저 빵을 먹어야지 하면서 내일에 대한 지극한 맹세랄까 하면서 이런 게 사는 맛일 테지 이스트를 쏟아부은 구름이 꿈속 가득 피어나 궂은 나날을 견뎌 볼 요량으로 뭉게뭉게 부푼 빵을 뜯어먹고 최선으로 살이 찔 요량으로 언젠가 빵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빵집이 없는 동네를 나는 살 수 없겠지 정다운 목숨들이 가지런히 놓인 그 집을 아무렇지 않게 지나쳐 먼 곳으로 먼 곳으로 가는 나를 빈 가방을 짊어지고 터벅터벅 뒤도 돌아보지 않는 무심을 어쩌면 주린 듯 몹시도 집어삼키곤 했지만

 

/ 박소란-

 

당신,

버스로 신촌을 지나다 보았어요 이승의 저녁을 하얗게 밝힌

연세장례식장 그 바로 곁에 스타벅스가 생겼더군요

당신은 알고 계신가요

장례식장 입구엔 검은 상복을 차려입은 여인이

야윈 등을 웅크린 채 벌벌 흐느끼고요

향탁 위 이내 사그라질 듯 위독한 연기처럼

노천의 낯익은 어둠이 그녀의 어깨를 살그머니 쓸고 있네요

언젠가 홀로 빈소를 지키며 꾸역꾸역 말아넘긴 탕국이

목구멍 깊숙이 염습한 울음이

이제 와 문득 가슴팍에 걸려 미어지려 할 때

제발 아무나 다가와 탁탁 등이라도 좀 두드려주면 싶을 때

당신, 내 속에 봉안해 둔

오랜 영정을 열고 수천수만 겹의 빛으로 몸 일으켜

달큰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카페라떼나 마끼아또를 내민다면

그래준다면 나는

두 손으로 경건히 그 잔을 받아들고 싶어요 당신의 전부를

품 안 가득 진설하듯 온 숨을 다해 들이켜고 싶어요

두 번 다시 당신과 내가 한 테이블에 마주할 수 없다는 것 그것조차

Chic하게 음미할 수 있을 때까지 당신,

당신은 알고 계신가요

살아 남겨진 자의 일이란 고작

이 뿐, 의 빈 잔을 앞에 두고 더디 더디 시간을 버텨내는 뿐

 

아현동 블루스 / 박소란

부랑의 어둠이 비틀대고 있네 텅 빈 아현동

넋 나간 꼴로 군데군데 임대 딱지를 내붙인 웨딩타운을 지날 때 불현듯

쇼윈도에 걸린 웨딩드레스 한 벌 훔쳐 입고 싶네 나는

천장지구 오천련처럼 90년대식 비련의 신부가 되어

굴레방다리 저 늙고 어진

외팔이 목수에게 시집이라도 간다면 소꿉질 같은 살림이라도 차린다면

그럴 수 있다면 행복하겠네 거짓말처럼

신랑이 어줍은 몸짓으로 밤낮 스으윽사악 스으윽사악

토막 난 나무를 다듬어 작은 밥상 하나를 지어내면

나는 그 곁에 앉아 조용히 시를 쓰리 아아 아현동, 으로 시작되는

주린 구절을 고치고 또 고치며 잠이 들겠지 그러면

파지처럼 구겨진 판잣집 지붕 아래

진종일 품삯으로 거둔 톱밥이 양식으로 내려 밥상을 채울 것이네

날마다 우리는 하얀 고봉밥에 배부를 것이네

아아 그러나 나는 비련의 신부, 비련의

아현동을 결코 시 쓸 수 없지 외팔의 뒤틀린 손가락이

식은 밥상 하나 온전히 차려낼 수 없는 것처럼

이 동네를 아는 누구도 끝내 행복할 수는 없겠네

영혼결혼식 같은 쓸쓸해서 더욱 찬란한 웨딩드레스 한 벌

쇼윈도에 우두커니 걸려 있고 그 흘러간 시간의 언저리

도시를 떠나지 못한 혼령처럼 서 있네 나는

 

미자 / 박소란-

 

밤의 불광천을 거닐다 본다 허허로운 눈길 위

미자야 사랑한다 죽도록, 누군가 휘갈겨 쓴 선득한 고백

비틀대는 발자국은 사랑 쪽으로 유난히 난분분하고 열병처럼

정처없이 한데를 서성이던 저 날들이 내게도 있었다 미자,

적멸을 드리운 세상의 모든 상처 곁에 격렬히 나부끼던 이름

미자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어디로 떠나갔을까

부패한 추억의 냄새가 개천을 따라 스멀거리며 일어선다

겨우내 그칠 줄 모르고 허우적대던 절름발이 가랑눈과

그 불구의 몸을 깊숙이 끌어안아 애무하던 스무살의 뒷골목

여린 담벼락마다 퉤보란 듯이 흘레붙고 싶었던

지천한 허방 속 야생의 짐승처럼 똬리를 틀고

아귀 같은 새끼들을 싸지르고 싶었던

내 불온했던 첫사랑, 미자는

아직 그 어둔 길 끝에 살고 있을까 아니다

아니다 어쩌면 미자는 처음부터 없었던 게 아닐까

돌이켜보면

사랑이란 이름의 무수한 날들은 하나같이 사랑 밖에 객사했듯이

눈의 계절이 저물면 저 아픈 고백 또한 다만 질척이는 농담이 되고 말 일

미자는 지금 여기에 없고 사랑하는

미자는 나를 모르고 기어이 내 것이 아니고

 

개를 찾는 사람 / 박소란

 

누구에게나 개는 있습니다

어떤 개는 별안간 사라집니다 알 수 없는 곳으로

개란 원래 그런 것입니다

개의 세계를 온전히 이해하기란 불가능한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사라진 개를 잊지 못합니다 잊지 못해 병이 들곤 합니다

어떤 사람은

개가 되고 싶습니다 사람을 버리고,

고작 사람을

개의 보드라운 털과 먼 곳을 응시하는 눈빛 같은 것을 사랑하게 됩니다

그는 차츰 개를 닮아갑니다

개처럼 곤히 웅크리거나 또 금세 몸을 일으켜 컹컹 짖곤 합니다

컹컹 울곤 합니다 그 모습을 알아채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개는 어디에 있나요 잃어버린 개를 찾는 사람은

전봇대에 나붙은 전단을 물끄러미 들여다봅니다 칠흑의 혀를 빼문

골목을 서성이다 맥없이 주저앉곤 합니다

다시 네 발로 터덜터덜 돌아와 눕곤 합니다

영원을 생각합니다 다른 무엇도 아닌 개로 인해

신은 존재합니다

당신은 왜 개의 얼굴을 하고 있습니까

신이시여 개의 얼굴로 기도합니다

무릎을 꿇고 앉아 두 손을 모은 사람 곁으로 앙상한 뼈다귀를

입에 문 사나이가 다가와 넌지시 속삭입니다

개는 돌아올 것입니다 개를 찾는 사람에게로

어느 날 문득 예의 희고 기다란 꼬리를 흔들며, 안녕

보이지 않는 개가 한 사람을 유유히 끌고 갑니다

어떤 사람은 별안간 사라집니다

 

정다운 사람처럼 / 박소란

 

화를 내는 것 굳게 팔짱을 끼고 성마른 등을 보이는 것

이제 막 하나의 심장을 받아 소용돌이치는 사람처럼 이별을 모르는 사람처럼

미안, 하면 눈물이 돈다 처음부터 미안을 기다려온 사람처럼 단지 미안만을

고개를 떨군 채 말없이 내민 손을 붙드는 것

비 갠 오후 성당 돌담길은 더없이 평온해

세상 마지막 인사인 듯

물기 번진 잎사귀를 매달고 걷는 것

바람이 살랑이고 슬며시 웃음이 고이고 잠시 잠깐 기도를 떠올리는 것

토라졌다 때마침 화를 푼 사람처럼

하늘의 표정은 맑고 사랑에 빠질 듯 자꾸만 찰랑거리고 모든 게 그만 괜찮아

괜찮아, 하면 눈물이 돈다

이별을 모르는 사람처럼 살아 이토록 정다운 사람처럼

 

울지 않는 입술 / 박소란

 

입술을 주웠다

반짝이는 입술이었다

언젠가

참 슬픈 노래로군요, 말했을 때 그 노래가 흘리고 간 것은 아닐까

넌지시 두고 간 것은 아닐까

서랍 깊숙한 곳 아무도 모르게 숨겨 둔 입술

취해 돌아온 날이면

젖은 손으로 입술을 꺼내어 한참 동안 어루만졌다

컴컴한 귀를 두고 입술 앞에 무릎 꿇기도 했다

노래하지 않는 입술, 나를 위해

울지 않는 입술

입술에 내 시든 입술을 잠시 포개어 보고도 싶었지만

그만두었다

그 붉고 서늘한 것을

돌려주어야지 슬픔의 노래에게로 가져다주어야지

내 것이 아닌 입술

여느 때와 같이

침묵의 안간힘으로, 나는

견딜 수 있다

 

p / 박소란

 

빵은 상해가요

중병에 걸린 아가씨처럼 창백한 얼굴로

하염없이 공중을 바라봐요

아가씨는 아직 젊고 아름답죠

고칠 수 없는 병을 두어 더 아름다운 아가씨

그녀는 인간의 병을 두려워하지 않아요

날은 뜨겁고

병을 앓는 일은 어쩌면 당연한 거라 생각해요

어차피 빵이니까, 남겨진 빵이니까

그녀는 먼 곳을 떠올려요 보다 천진난만하게

부풀어 오르는 꿈,

미지의 검푸른 빛이

몸 곳곳에 감돌기 시작하면

조용히 그 커다란 눈을 감는 아가씨

부음은 전해지지 않아요

종일 굶주린 누군가

불도 켜지 않은 식탁에 앉아 한 입 빵을 베어 물고,

그러고 나면 조금 아플지도 모르죠

남몰래 아가씨를 사모한 옆 동네 순한 총각처럼

 

모틸 /(박소란)

 

도시의 북쪽 시내버스 정점

간판 한 군데를 대중없이 떨구고 선 저 여관은

외로운 미래를 가졌구나 다리를 절뚝이는 어린 전상병처럼

어둠이 빽빽이 매설된 밤이면 거리를 헤매던 가난한 연인들

간신히 아주 간신히 숨어 사랑을 나눌 테지만

그 사랑은 오래지 않아 고단한 잠 속에 포박될 테지만

가난해서 낙척한 연인이여

꿈에서도 총성은 사그라지는 법이 없지

함부로 난사 당한 채 신음할 뿐 새벽녘

위태한 잠자리에 누워 서로의 시린 등을 맞대어 볼 때

언제 벌써 당도한 오늘을 체념하는 별들의 수척한 얼굴을 건너볼 때

그때는 연인이여 훌쩍 방을 나서면 좋겠네

아무런 목적 없이 첫차를 잡아타 이슥한 골목골목을 헤맨다 해도

오래지 않아 부은 눈을 감추고 혼자서 종점으로 되돌아온다 j해도

나쁠 것 없지 사랑은 그렇게 전사하고 마는 것

서툴게 쌓아올린 붉은 봉분 앞에 서러운 주먹을 움켜쥐곤 하는 것

 

나의 고양이가 되어 주렴 / 박소란

 

검정 비닐봉지 하나 담장 너머로 펄렁

날아갈 때 텅 빈 마음이

여기에 있지 않고 저기로

자꾸만 저기로 향하려 할 때

정처 없이 헤매는 마음아

이리 온,

한 번쯤 나의 고양이가 되어 주렴

뜻 모를 젖은 손이 가슴을 두드리는 새벽

슬픔을 입에 문 젖내기처럼 골목에 주저앉아 엉엉 울어주지 않을래?

집집마다의 비극을 모조리 깨워 성대한 잔치를 벌이자

꼬리가 잘린 채 버려진 것들의 잔치를

그러니 이리 온,

나의 고양이야

사나운 발자국이 겁주듯 찾아든 아침

우연히 바닥에 뭉개진 비닐봉지를 맞닥뜨린 행인이 아악!

비명을 지를 때, 정말이지 비닐봉지가

밤사이 웅크려 죽은 한 마리 고양이로 보일 때

아무렇지 않은 척 피를 닦고 일어나 다시

저기로 잠잠히 멀어져 갈

나의 마음아,

제발 이리 온

 

맴맴 / 박소란

 

그 여름의 숲에서 당신은 물었지

낯선 초록을 멍하니 바라보던 내게 물었지

왜 우는가

왜 너는 울어야만 하는가

짐짓 어리둥절한 채로 나는

초록 속으로 초록 속으로 쉼 없이 걸어들어가고

당신은 물었지

세상 가장 근심 어린 얼굴로

왜 우는가

무엇이 너를 울게 하는가

나는 무거운 외투를 벗고

신발도 가방도 놓고

초록을 한 송이 꺾어 슬며시 주머니 속에 넣었지

오래오래 그것을 길러 볼 요량으로

언젠가 한번은 당신을 초대할 요량으로

당신은 물었지

왜 우는가

왜 우는가

나는 그만 길을 잃고 싶었네, 무성한 초록 속에

당신을 오롯이 남겨 두고

슬픈 일은 모두 사라져

시간이여,

이제 달려간대도 나를 싣고 저 멀리 가버린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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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 당선작 시모음

 

소라여인숙 / 김영식 강원일보

 

어린물떼새 발자국 안테나처럼 찍힌

해변가 모퉁이외딴 집 한 채

대문 푸른 그 집의 적막을 떠밀자 능소화

꽃잎마다 출렁! 노을이 밀려든다

<자는 방 잇섬> 걸어놓고 주인은

종일 갯바위 너머 일 갔는지

마당엔 젖은 파도만 무성하다

집이 그리운 집게처럼 나는

풍랑주의보 내린 어로 漁勞를 정박시키고

소금기 반짝이는 그 집 빈 방에 들어

하룻밤 묵고 가기로 한다

바람소리 켜켜히 비닐장판처럼 깔린

방바닥에 지긋이 손을 넣으면

오래 흘러온 것들이 제 상처를 들여다보는 시간

공중을 내려놓는 갈매기들이

깃 속에 낮의 시린 부리를 묻는다

등 굽은 주인은 아직 돌아오지 않고

모서리 둥글게 닳은 물결무늬 숙박계

세상에 없는 주소 꾹꾹 눌러 적으면

누군가의 등을 안아주던 흰 바람벽

위로 참방참방 헤엄쳐오는 숭어 떼

방파제 끝에서 인부 몇사람 돌아오고 나는

옆으로 누워 밤을 견디는 긴 발가락집게처럼

온 몸이 녹아드는 아랫목에 누워

홑이불 같은 수평선 한 자락 덮는다

 

팥죽을 끓이며 / 임혜주 무등일보

 

그새 또 잊었다

오랫동안 또글또글해졌을 팥

웬만해서는 풀어지지 않는다는 것 시간이란

사람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어서

옹골지게 굳은 팥에게도 껴안았던

햇빛 다 풀어 놓을 시간이 필요한 법

한 시간에 해치울 욕심 놓아두고

약한 불로 되돌린다 그제서야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하는 선

믹서에 마저 갈아 체에 거른다

헤쳐진 살 고루고루 퍼지게

잘 저어야 하는데 반죽 다듬는 사이

파르르 넘친다 아, 이 불같은 성질

저어주지 않으면 밑이 타지고

위로는 부글부글 끓어오르고야 마는

천천히 있어야만

지 성질 온전히 풀어지는

압축된 열

그래서 팥죽은 붉다.

 

냉장고, 요실금을 앓다” / 안오일 전남일보

 

닦아내도 자꾸만 물 흘리는 냉장고

헐거워진 생이 요실금을 앓고 있다

짐짓 모른 체 방치했던 시난고난 푸념들

모종의 반란을 모의하는가

그녀, 아슬아슬 몸 굴리는 소리

심상치 않다, 자꾸만 엇박자를 내는

그녀의 몸, 긴 터널의 끄트머리에서

슬픔의 온도를 조율하고 있다.

뜨겁게 열 받아 속앓이를 하면서도

제 몸 칸칸이 들어찬 열 식구의 투정

적정한 온도로 받아내곤 하던

시간의 통로 어디쯤에서 놓쳐버렸을까

먼 바다 익명으로 떠돌던

등 푸른 고등어의 때

연하디 연한 그녀 분홍빛 수밀도의 때

세월도 모르게 찔끔찔끔 새고 있다.

입구가 출구임을 알아버린

그녀의 깊은 적요가 크르르르

뜨거운 소리를 낸다, 아직 부끄러운 듯

제 안을 밝혀주는 전등 자꾸 꺼버리는

쉰내 나는 그녀, 의 아랫도리에

화려한 반란이 시작되었다.

 

늙어 가는 판화”/ 이현수

 

조각도 앞에 손을 둔다

순간, 조각도가 날렵하게 손에 스쳤다

아직도 내 손에 깎아내야 할 부분이

이렇게 많구나, 싶었다

 

어머니 얼굴은 남겨 둬야할 곳보다

파내야 할 곳이 더 많았다

얼굴 윤곽보다 뚜렷한 곡선을 여러 번 파내다보면

결국에는 아무도 알아보지 못한 얼굴

그래서 더 어머니로 보였던 얼굴

 

동그랗게 몸을 말고

조각도를 따라 비워지는 굴곡

그 허공에도 몇 겹의 층이 있어

잉크로 찍어내면 더욱 환해졌다

어두워질수록 빛나는 주름의 공허

 

몇 번씩 그 결을 만지며

여백을 남기는 어머니

완성된 얼굴 판화가 내 어머니이기만 할까

하나면 충분할 것을 여러 장 찍어내며

확인하는 것이다

 

트레이싱 페이퍼” / 김윤이 (*tracing paper 투사지, 透寫紙)

 

잘 마른 잎사귀가 바스락거리며 나를 읽네

몇 장 겹쳐도 한 장의 생시 같은,

서늘한 바람 뒤편

달처럼 떠오른 내가 텅 빈 아가리 벌리네

지루한 긴긴 꿈을 들여다봐주지 않아 어둠이 흐느끼는 밤

백태처럼 달무리 지네

일순간 소낙비 가로수 이파리, 눈꺼풀이 축축하게 부풀어 오르고

거리마다 지렁이가 흘러 넘치네

아아 무서워 무서워

깨어진 잠처럼 튀어 오른 보도블록,

불거져 나온 나무뿌리

갈라진 혓바닥이 배배 꼬이네

비명이 목젖에 달라붙어 꿈틀대네

나는 이 길이 맞을까 저 길이 맞을까

손바닥에 침을 퉤퉤 뱉고 싶지만

손금이 보이지 않는 손

금 밟지 않기 놀이하듯 두 다리가 버둥대네

두 동강난 지렁이 이리저리 기어가고

구름을 찢고 나온 투명한 달

내 그림자는 여태도록 나를 베끼고 있네

 

부레옥잠” / 신미나

 

몸때가 오면 열 손톱마다 비린 낮달이 선명했다

물가를 찾는 것은 내 오랜 지병이라, 꿈속에서도 너를 탐하여 물 위에 공방(空房) 하나 부풀렸으니 알을 슬어 몸엣것 비우고 나면 귓불에 실바람 스쳐도 잔뿌리솜털 뻗는 거라 가만 숨 고르면 몸 물오르는 소리 한 시절 너의 몸에 신전을 들였으니

참 오랜만에 당신 오실 적에는 볼 밝은 들창 열어두고 부러 오래 살을 씻겠네 문 밖에서 이름 불러도 바로 꽃잎 벙글지 않으매 다가오는 걸음소리에 귀를 적셔 가매 당신 정수리 위에 뒷물하는 소리로나 참방이는 뭇 별들 다 품고서야 저 달의 맨 낯을 보겠네.

[문화일보] “구름에 관한 몇 가지 오해” / 김륭

1.

실직 한 달 만에 알았지 구름이 콜택시처럼 집 앞에 와 기다리고 있다는 걸

2.

구름을 몰아본 적 있나, 당신

누군가를 죽일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내가 내 머리에 총구멍을 낼 거라는 확신만 선다면 얼마든지 운전이 가능하지

총각이나 처녀 딱지를 떼지 않은 초보들은 오줌부터 지릴지 몰라

해와 달, 새떼들과 충돌할지 모른다며 추락할지 모른다며 울상을 짓겠지만

당신과 당신 애인의 배꼽이 하나인 것처럼 하늘과 땅의 경계를 가위질하는 것은 주차딱지를 끊는 말단공무원들이나 할 짓이지

하늘에 뜬 새들은 나무들이 가래침처럼 뱉어놓은 거추장스런 문장일 뿐이야

쉼표가 너무 많아 탈이지 브레이크만 살짝, 밟아주면 물고기로 변하지

3.

구름을 몇 번 몰아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해나 달을 로터리로 낀 사거리에서 마음 내키는 대로 핸들만 꺾으면 집이 나오지

붉은 신호등에 걸린 당신의 내일과 고층아파트 화장실 물 내리는 소리보다 깊은 어머니 한숨소리에 눈과 귀를 깜빡거리거나 성냥불을 긋진 마

운전 중에 담배는 금물이야

차라리 손목과 발목 몇 개 더 피우는 건 어때? 당신

꽃 피우지 않고도 살아남는 건 세상에 단 하나, 사람뿐이지 왔던 길을 되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건 새가 아니라 벌레야

구름이란 눈이나 귀가 아니라 발가락을 담아내는 그릇이란 얘기지 잘 익은 포도송이처럼 말이야 그걸 아는 나무들은 새를 신발로 사용하지

종종 물구나무도 서고 말이야 생각만 해도 끔찍해

구름이 없으면 세상이 얼마나 소란스러울까

4.

아주 드문 일이지만 콜택시처럼 와 있는 구름의 트렁크를 열어보면

죽은 애인의 머리통이나 쩍, 금간 수박이 발견되기도 해

초보들은 그걸 태양이라고 난리법석을 떨지

 

[서울신문] “연금술사의 수업시대” / 이강산(이산)

 

세상에서 가장 낡은 한 문장은 아직 나를 기다린다.

 손을 씻을 때마다 오래 전 죽은 이의 음성이 들린다. 그들은 서로 웅얼거리며 내가 놓친 구절을 암시하는 것 같은데 손끝으로 따라가며 책을 읽을 때면 글자들은 어느새 종이를 떠나 지문의 얕은 틈을 메우고 이제 글자를 씻어낸 손가락은 부력을 느끼는 듯 가볍다. 마개를 막아놓고 세면대 위를 부유하는 글자들을 짚어본다. 놀랍게도 그것은 물속에서 젤리처럼 유연하다. 그리고 오늘은 글자들이 춤을 추는 밤 어순과 문법에서 풀어져 서로 뭉쳤다 흩어지곤 하는. 도서관 세면기에는 매일 새로운 책이 써지고 있다.

 마개를 열어 놓으며 나는 방금 씻어낸 글자들이 닿고 있을 생의 한 구절을 생각한다. 햇빛을 피해 구석으로 몰린 내 잠 속에는 오랫동안 매몰된 광부가 있어 수맥을 받아먹다 지칠 때면 그는 곡괭이를 들고 좀 더 깊은 구멍 속으로 들어가곤 했다. 그가 캐내 온 이제는 쓸모없는 유언들을 촛농을 떨어뜨리며 하나씩 읽어본다. 어딘가엔 이것이 책을 녹여 한 세상을 이루는 연금술이라고 쓰여 있을 것처럼 그리고 지금 나는 그 세상에서 오래도록 낡아갈 하나의 문장이다. 언젠가 당신이 나를 읽을 때까지 목소리를 감추고 시간을 밀어내는 정확한 뜻이다.

 

[매일신문] “스트랜딩 증후군” / 김초영

(strand : 좌초하다, 오도 가도 못하게 되다, 사람을 무일푼이 되게 하다)

 

파일럿 고래들이

피아노의 검은 건반처럼 일렬로 누워 있다.

그들은 바다가 아닌 육지에서 자살을 시도하려고 했다.

 

중앙병원 307호실,

누워있는 엄마의 팔뚝에 옅은 햇빛이 스며든다.

오늘도 멍이 하나 더 늘었다.

의사는 건조한 표정으로 엄마의 굳어 가는

관절들을 만져보곤 했다.

스스로 돌아오려 하지 않는 겁니다.

일종의 무의식 상태의 자살이죠.

의사는 녹음테이프를 재생하듯 또박또박 말한다.

녹색 페인트칠이 벗겨진 산소통이

조용한 병실의 오후를 조금씩 갉아먹고 있다.

 

결국 대부분의 고래 떼는 죽고 말았다, 고 보도되었다.

중장비를 동원해 바다로 돌려보내는 작업을

감행했지만 전부 살려내지는 못했단다.

파일럿 고래들은 하늘로 날려던 것이었을까.

자살하기 위해 육지까지 올라온 고래들처럼

엄마가 가는 물줄기를 내뿜는다.

밀린 병원비가 불어나듯

투명한 오줌비닐이 노랗게 부풀어 올랐다.

신문에 죽어있는 고래들의 사진이 실렸다.

죽은 고래들의 미약한 주파수가 좁은

병실 안을 맴돌다 사라진다.

엄마도 저 주파수를 쫓아 육지로 가고 있을지 몰라.

흑백의 고래 사진을 오려 엄마의 머리맡에 붙여두었다.

고래의 순한 눈이 감기고 있다.

눈알이 오랫동안 따끔거렸다.

 

[동아일보] (시조) “눈은 길의 상처를 안다” / 이민아

 

무제치늪* 골짜기에 사나흘 내린 눈을

녹도록 기다리다 삽으로 밀어 낸다

사라진 길을 찾으려 한 삽 한 삽 떠낸 눈

걷다가 밟힌 눈은 얼음이 되고 말아

숨소리 들려올까 생땅까지 찧어본다

삽날은 부싯돌 되어 번쩍이는 불꽃들

성글게 기워낸 길 간신히 닿으려나

내밀한 빙판 걷고 먼 설원 헤쳐 가면

삽 끝은 화살 같아져 모서리가 서는데

결빙에 맞서왔던 삽날이 손을 펴고

쩌엉 쩡 회색하늘에 타전하는 모스부호

마침내 도려낸 상처 한 땀 한 땀 기워낸다

 

*무제치늪 : 울산 울주군 삼동면 정족산(鼎足山)에 자리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고층습원(高層濕原). 6000여 년 전 생성됐으며, 지금도 수많은 습지 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세계일보] “근엄한 모자” / 이기홍

 

오늘 예식장에 그를 데려가기로 합니다

그는 내 가슴속에 살면서도

맨 위에 올라가 군림하기를 좋아 합니다

어쩌면 그는 나와 전혀 상관없는 사람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가끔, 내 든든한 밑바탕이 되어주는 그가

차갑고 근엄한 얼굴을 치켜들면

사람들은 그에게 다가가

다소곳이 머리를 조아립니다

예식장에 초대받아 온 사람들도

나보다는 그에게

더 깊은 관심을 표하기도 해 속이 몹시 상합니다

이제 그가 없으면 나는

사람들의 괄호 밖으로 밀려날지 모릅니다

그래서 난 외려 그의 보디가드가 됐습니다

그의 뾰족한 코가 땅바닥에 곤두박질치진 않을까

낯선 바람에라도 끌려가 낭패를 당하지 않을까

조금도 맘 놓지 못하고 그를 지켜봐야 합니다

슬그머니 내 위까지 올라와 상전이 된

그를 위하여 언제까지나 나는 이렇게

나와 다르게 살아야 하나요

그를 몰아내고 청바지 입기를 좋아하는

나를 데려올 수는 없나요

 

[한국일보] “엘리펀트맨” / 이용임 (elephant man 코끼리 인간?)

 

사내의 코는 회색이다

잠들지 못하는 밤마다

사내는 가만히 코를 들어 올린다

형광불빛에 달라붙어 벌름거리는

사내의 콧속이 붉은지는 알 수 없다

여자를 안을 때마다

사내는 수줍게 코를 말아 올리고 입술을 내민다

지리멸렬한 오후 두시에

사내는 햇빛을 쬐며 서툴게 담배를 핀다

사내의 코가 능숙하게 따먹을

푸르고 싱싱한 나뭇잎들은 없다

계절은 바람과 구둣소리에 쓸려

태양의 서쪽으로 이동했다

구내식당에서 이천오백 원짜리 밥을 먹을 때마다

사내는 코끝이 벌개질 때까지 힘껏 코를 들어 올린다

버스가 급정거할 때마다

손잡이에 걸린 코를 황급히 움켜쥐며 한숨을 내 쉰다

담배연기와 밀어와 휘파람과 잠꼬대

사내의 긴 코 어딘가에서 아직도 바깥으로 흘러나오고 있을

환절기가 되면 사내는 지독한 축농증을 앓는다

가을마다 잎이 다 떨어진 나무 아래 서서

사내는 코로 낙엽을 주워 올린다

가지에 올려놓은 잎사귀가 떨어질 때마다,

다시

 

[광주일보] “몸의 저울눈” / 정재영

 

푸줏간 주인이 고기 한 칼 썩썩 썰어

, 저울에 올리자 바늘이 바르르 떤다

그의 손대중이 저울눈 하나를 겨냥해

잠시 그 경계를 넘나들다가 딱 그 눈금에서 멎는다

얼마나 칼질을 해댔으면……

칼 쥔 손에 저울눈 하나가 직감처럼 꽂힐 때까지

마음의 저울추가 수도 없이 진자운동을 거듭했으리라

모자라서 보태고, 넘쳐서 덜어내는

모자람과 넘침이 오락가락 셀 수도 없었으리라

내 몸에 던져지는 생의 부하를 짚어내면서

내 안에서도 저 저울처럼 바늘 하나가 수도 없이 흔들렸다

모자람과 넘침 사이에서 흔들림이 계속되고 있다

살코기 한 덩이에 요동치는 저울처럼 내 몸도

등짐이라도 끙, 지고 일어설 때면 바르르 떨던 것이다

나는 내 몸이 감당할 수 있는 무게를 가늠하며

저 푸줏간의 저울처럼 참 많이도 흔들리며 살아온다

저울은 이제 평정을 되찾았다

생의 무게를 내려놓고서야

꺾인 허리 반듯이 펴지던 어머니처럼.

 

[부산일보] “붉고 향기로운 실탄” / 정재영

 

드티봉 숲길을 타다가 느닷없이 총을 겨누고 나오는

딱총나무에게 딱 걸려 발을 뗄 수가 없다

우듬지마다 한 클립씩 장전된 다크레드*의 탄환들 (*dark red, 검붉은?)

그 와글와글 불땀을 일으킨 잉걸 빛 열매를 따 네게 건넨다

실은 햇솜처럼 피어오르는 네 영혼을 향하여

붉게 무르익은 과육을 팡팡 쏘고 싶은 것이다

선홍빛에 조금 어둠이 밴 딱총나무 열매에 붙어

이놈들 보게, 알락수염노린재 두 마리가 꽁지를 맞대고

저희들도 한창 실탄을 장전 중이다

딱총을 쏘듯 불같은 알을 낳고 싶은 것이다

그게 네 뺨에 딱총나무 붉은 과육 빛을 번지게 해서

갑자기 확 산색이 짙어지고

내 가슴에서 때 아닌 다듬이질 소리가 들리고

막장 같은 초록에 갇히면 누구든 한 번쯤 쏘고 싶을 것이다

새처럼 여린 가슴에 붉고 향긋한 과육의 실탄을

딱총나무만이 총알을 장전하는 게 아니라고

딱따구리가 나무둥치에 화약을 넣고

여문 외로움을 딱딱 쪼아대는 해 설핏 기운 오후

멀리서 뻐꾸기 짝을 부르는 소리 딱총나무 열매 빛 목청

딱총나무의 초록이 슬어 놓은 잉걸 빛 알들이

겨누는 위험한 숲 내 손을 꼭 잡는다.

 

[영남일보] “떡갈나무 약국” / 임수련, 본명 임외자)

 

밤새 앓고 난 후엔

딱따구리구리 마요네즈 케?은 맛있어

인도사이다 인도사이다,

콧노랠 흥얼대며 떡갈나무약국을 찾아가죠

솜털 가운을 걸친 새들

자잘한 열매 알약들과 이슬 드링크 들고

분주하고요 떡갈잎 의자에 앉아 깔깔대는 노란 햇살들

눈곱 씻은 바람이 흔드는 나뭇가지 소파

꼬마전구 도토리 알 켜져 있는 조제실 구석에선

약봉지 바스락대는 사슴벌레랑

무당벌레의 그루잠도 훔쳐볼 수 있어요

당신도 어디 아프신가요?

딱따구리구리 마요네즈 인도사이다,

콧노랠 흥얼거리며 향과 색과 소리들이 화답하는

떡갈나무약국을 찾아가 보시죠

어린 살결처럼 싱싱한

푸른 그늘 대기실에 앉아 깨알같이 씌어진

마음의 처방전 읽고 있으면

어떤 상처도 아물게 한다는 까만 눈 속에 당신을 태운 다람쥐 한 마리

지구보다 더 너른 나무의 세계로 안내해 드리고요

 

떡갈나무약국의 주인장 오색딱따구리와

구름트럭 끌고 약 배달 온 빗방울의 경쾌한 대화도 들을 수 있죠

가끔 늦은 시간에 찾아가면 밤의 이마에 새겨진

따갑고 노란 눈동자들 등을 파고들고

약국 처마의 기둥들이 굵어지는 걸 볼 수도 있는 곳

참 그곳엔 그 기둥들도 혼신으로 즙을 짜낸다는군요

마음이 푸석하게 부어올 땐

딱따구리구리 마요네즈

?은 맛있어 인도사이다 인도사이다,

콧노랠 흥얼대며 떡갈나무약국을 찾아가 봐요.

 

[국제신문] “타임캡슐에 저장한 나쁜 이야기 하나” / 정태화

 

놋쇠숟가락 하나가 여닫이문 깊숙이 빠져 있었어 문고리 구멍에 꽂혀 타다닥 불꽃 튀어 오르는 길 척추脊椎를 느끼는

그림자가 일렁이는 달빛 파도에 쓸리며

흐느 적거리고 있었어 사내들 깊은 밤

주막거리 화투짝 속살에 파묻혀 놀고 있는 동안

공산명월空山明月 밝은 달이 만삭滿朔의 몸

쏟아져 내리고 때때로 주인 버리고 오는 신발들이 보이는 시간

그 신발 뒷굽을 척척 빠져나온 발자국들

저희들끼리 우루루 나뭇잎 따라 구르다가

돌담장 호박넝쿨 아래로 숨어 들어가 잠잠했어

 

이른 아침 백주에 궁둥이 까고 있는 호박덩이 몇몇에

어머니가 짚으로 엮은 똬리를 받쳐주다가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오줌을 누셨어

그 곳에 둥글고 하얀 어머니 궁둥이가 오래도록

내려앉아 있었어

밭두렁 무성한 잎새 바지 안에 잘 익은 오이들

매달려 있었지 이웃집 밭이랑에서

물오른 가지들이 불쑥불쑥 일어섰어

마음껏 부풀어 팽팽한 그것들과 함께 고추밭에

태양초 고추가 어찌 그리 뜨겁던지 퍼질러 앉은 밭고랑에

매끈매끈 고구마들이 얼굴 내밀고 있었어

저녁놀이 아궁이에서 왈칵 숯불을 뒤집어 놓을 때

어머니 볼 발그레 익어서 돌아오셨지

참 이쁘다 우리 어머니 태양초 고추 하나 머금은 듯

입술 붉은 어머니 고무신 탈탈 털어 낼 때쯤이면

짧은 어머니의 사내가 내려놓은 울음들이 달려 나왔지

왈칵 기다림이 반가운 아이들

앞장세운 변성기의 아이 하나가

감나무 키 큰 그림자

사립문 밖 보내놓고 있었지

 

호롱불 밝혀야 어른어른 떠오르는 밥상

주춤주춤 아랫목이 내어놓은 보리밥 속에

언제 숨어들었나 고구마들 숨죽이고 있었지

등뼈를 쓰다듬는 어머니 능숙한 손길에

씨앗들 모두 빼앗기고 얌전해진

가지나물 오이냉채가 입맛을 당겼지

 

놋쇠숟가락으로 식구食口들이 밥을 먹고 있었어.

 

[경인일보] “소금쟁이를 맛보다” / 한창석

 

하늘과 수면 사이

왈츠처럼 경쾌하게 미끄러지는 사내는

愁心이 깊어 차라리 소금이 되면

감옥의 水深을 가늠해 볼 수 있을까 마음을 절였다

蓮塘의 가장 깊은 곳까지 가라앉고 싶지만

후들거리던 다리 그 어디에

그처럼 완강한 삶의 근육이 붙어 있었는지

그래도 살고 싶다 살고 싶다

도무지 가라앉을 수가 없다

차라리 발을 굴러 하늘로 날아오르려 해도

날개가 없어 새의 그림자를 따라 못의 언저리까지 질주해 볼 뿐

潛泳昇天도 하지 못한 채 세상 바람이 죄다 그의 몫이다

젖을 수 없는 못은 도리어 沙漠

내려다봐야 보이는 하늘은 도리어 苦海

잔비를 맞으며 세상을 미끄러진 하루

잔비에도 등허리가 시큰했을 사내 생각에 코허리가 시큰하다

이 부딪쳐 깨어지는 수면

바람과 바람이 부딪쳐 흐느끼는 세상

하루 종일 위태롭게 뒤뚱거렸을 사내

盡人事의 땀이 마르고 응답하지 않는 을 향한

巫女의 눈물마저 다 마르고 境界에 갇힌 자

마른 영혼을 찔러 혀에 가만히 대 보니

몸서리쳐지도록 짜다

타들어 간 鹽田의 까만 소금

刑期를 가늠할 길 없는 사내 어느 새

철없이 겁 없이 세상을 지치는 어린 새 끼 들을 수습하여

水草 사이로 부끄럽게 여윈 몸을 감춘다.

 

[동양일보] “오월” / 김영식

 

아이가 굴렁쇠를 굴린다

빈 골목이 출렁거린다

투명한 바퀴가 오후의 적막을 감는다

파닥거리며 햇살과 바람이

허공이 한 아름씩 감겨든다

감긴 것들이 말려 들어가

둥근 시간이 된다, 제 몸 속

길을 떠밀며 달려가는 아이

 

플라타너스 강둑 위

굴렁쇠가 아이를 굴린다

나무그늘 아래서 아이는

새소리처럼 지저귄다

자궁처럼 환한,

굴렁쇠 안 깊숙이 둥근 산이 눕는다

둥근 물소리도 따라 눕는다

 

들녘 끝

은빛실타래가 천천히

감긴 길을 풀어낸다

고요하던 풍경이 수런거린다

물비늘처럼 반짝이는 길섶

햇살과 바람이 풀린다

노을 몇 점 걸어 나와

강가에 걸터 앉는다

 

텅 빈, 허공을 밀고 가는 아이

우주 한켠, 챠르르

지구가 굴러간다, 오월이

푸르게 자전한다.

 

[한라일보] “구포역‘ / 김재근

 

어디까지 갈지 모른다는 거

하루 벌어 하루 산다는 거

마른 겨울빛 받으며 벌서고 있는 나무같이 견디는 거, 아닌가

 

구포역, 휘파람 불며 기차는 몰려오고

사람들은 낙엽처럼 또 부서져 내린다

찬바람 부는 광장구석 어깨 구겨져 서성이면

비릿한 무엇이 목 어디 가시처럼 걸리고

 

야산 겨울 숲 너머로 하루해가 풀썩 지고 있다

 

늦은 역 광장은 묘지처럼 이제 적막하다

빈 소주병은 시린 기억들을 꽉, 채우고 뒹굴고 있다

꺼져 가는 모닥불 옆 용도 폐기된 라면박스와 신문지에 쌓여

사내는 잠이 들고

 

작은 불빛들이 다가와 사내의 이마를 만진다

깜박이는 노숙의 굽은 등대, 상처여

이 후미진 외곽이 그대의 둥지였구나

물새의 알, 깨어진 알이여

 

바람과 겨울바다를 건너 그대가 흘린 모래알

나의 무릎에서 어지러이 날아 오른다

첫 차가 오고 있다

어디까지 갈지 모르는 그대와 나의 겨울을 태우고

목쉰 기적소리 오래 울리며 떠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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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시 모음

 

첫눈  / 博川 최정순

 

사락사락 덮고 덮는 반가운 손님
포근한 하얀 솜이불 온 누리 덮고 덮어
나무, 지붕, 마당, 빨랫줄 잠재우고
쏟아지는 양광에 소년의 은빛 눈물 되어
하염없이 땅속으로 스며드는데
더럽고 추악한 세상살이 수정처럼 정화되어
삼라만상 오롯이 형형하게 빛나고
살아온 추억들 뇌리로 녹아드는구나.

 

한설    / 博川 최정순


한설 무렵
평북 박천 봉화리 마을
사나흘 굶긴 매 방울 달아
꿩 사냥 나서면
날 선 동천冬天  선벽鮮碧
은 이불 덮고 누운 산하
매와 날리는 휘파람
산 허리춤 조카들 그물망 포위
매 꿩 포식 전 방울 소리 듣고
구럭 무게 커져간다.

 

꿩 깃털 넣어 푹신한 베개 만들고
발갯깃 먹물 뚝뚝 수묵 담채화 치고
꿩 꽁지 잉크 묻혀 쓰던 일기 덮으면

 

가마솥 꿩뼈 우려낸 국물
김치 꿩고기 다져 넣은
입 안 가득 채우는 주먹 꿩 만두
고향 설 풍경
아버지 이제, 함께 하겠지요.

 

참새    / 博川 최정순
                   

함박눈 밤새 소리 죽여 소복소복
햇살 받아 반짝반짝 보석처럼 빛날 때
참새 무리 먹이 찾아 볏가리 날아들면
재잘재잘 소란스럽다.

 
Y자 나뭇가지에
넙적 고무줄 새총
살금살금 접근
눈치 챈 참새 도망간다.

 
참새 날아오는 길목
곡식 뿌려 놓고
삼태기 부지깽이 고여
줄 매어놓고
기다리던 아버지
포르르 날아든 참새들
삼태기에 가뒀다.

 

구어 먹고 볶아 먹던
아버지처럼 고소한 참새의 맛
지금은 어디론가 날아가고 없다.

 

겨울 동화   /   博川 최정순
                         

동지섣달 동장군
칼 뽑아 여기저기 난도질
문고리 쩍쩍 손 달라붙고
가마솥 물 꽝꽝 얼고
외양간 소 코뚜레
고드름 맺히는 겨울

 
옷 버리면 어머니에 혼날까
장롱 속 잠자는
한여름 바지 꺼내 입어
콧물 묻은 주머니 얼고
해 저무는 줄도 모르고
산 중턱 비닐포대 타고
눈길 날아오면
아버지 걱정 담은 눈


나무 낫으로 깎아
팽이 썰매 연 윷가락 만들어 주어
동무들과 재미있었는데
아버지 따라 가버린 겨울의 끝자락에
추억만 대롱대롱.

 

겨울밤   /   博川 최정순
                  

꼬리 없을 것 같은 긴 겨울밤
자유 찾아 와,
감옥 아닌,
감옥 갇힌 아버지
이북 고향 부모 형제 그리움
잊기에 버리기에 너무 마음 쓰라려
눈물 펑펑 쏟으며 처연한 달빛만 보다
고향에서 먹던
절구에 찹쌀 찧어
손바닥만 한 떡 채반 말렸다가
가마솥 참기름 튀겨 자식들 먹였다
사르륵사르륵, 눈 내리는 밤에.

 

한계령을 위한 연가 / 문정희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년 만의 폭설을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

오오,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이윽고 날이 어두워지면 풍요는

조금씩 공포로 변하고, 현실은

두려움의 색채를 드리우기 시작하지만

헬리콥터가 나타났을 때에도

나는 결코 손을 흔들지는 않으리.

헬리콥터가 눈 속에 갇힌 야생조들과

짐승들을 위해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시퍼렇게 살아있는 젊은 심장을향해

까아만 포탄을 뿌려 대던 헬리콥터들이

고라니나 꿩들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자비롭게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나는 결코 옷자락을 보이지 않으리.

아름다운 한계령에 기꺼이 묶여

난생 처음 짧은 축복에 몸둘 바를 모르리

 

폭설 / 윤제림

 

싸락눈으로 속삭여봐야 알아듣지도 못하니까

진눈깨비로 질척여봐야 고샅길도 못 막으니까

저렇게 주먹을 부르쥐고 온몸을 떨며 오는 거다.

국밥에 덤벼봐야 표도 안 나니까

하우스를 덮고, 양조장 트럭을 덮는 거다.

낯모르는 얼굴이나 간지럽혀봐야 대꾸도 없으니까

저렇게 머리채를 흔들며 집집을 때리는 거다.

, ......으론 어림도 없으니까 삽시에, 일순에!

때로 몰려와 그리운 이름 소리쳐 부르는 거다.

어른 아이 모다 눈길에 굴리고 자빠뜨리며

그리운 이의 발목을 잡는 거다.

전화를 끊고 우체국을 파묻는 거다.

철길을 끊고 정거장을 파묻는 거다.

다른 세상으론,

비행기 한 대 못 뜨게 하는 거다.

 

첫눈 / 유종인

 

어제는 수퍼에서 막걸리 한 병 사다 마시고

홀로 잠잠히 취해 잠들었다

초저녁잠은 내처 꿈이 없었다

아니 꿈이었다면 꿈에 밀려 사라졌다

땅이 다른 나라에 사시는 어머니도 아버지도

그동안 기르다죽은 고양이와 개들도

모두 물너울 저편의 섬처럼 잠겼다

이상하다

참 이상도 하다

아무것도 모르는데 이 세상이 받아쓰기 백 점을 맞는 날이 있다

그저 받아만 놓고 백지로 크게 웃는 날이 있다

하늘 저편 나라에서도 누가

홀로 술 한 동이를 비우고

머리가 하얗게 세는 꿈을 꾸었던가 이하(李賀)

쓰지 말자, 오로지 쓰지 말자

백지에 대한 태만이, 이곳을 비운 사람들에 대한 공복의 예의다

 

대관령 옛길 / 김선우

 

폭설주의보 내린 정초에

대관령 옛길 오른다

기억의 단층들이 피워올리는

각양각색의 얼음꽃

소나무 가지에서 꽃숭어리 뭉텅 베어

입 속에 털어넣는다, 火酒---

싸아하니 김이 오르고

허파꽈리 익어가는지 숨 멎는다 천천히

뜨거워지는 목구멍 위장 쓸개

십이지장에 고여 있던 눈물이 울컹 올라온다

지독히 뜨거워진다는 건

빙점에 도달하고 있다는 것

붉게 언 산수유 열매하나

발등에 툭, 떨어진다

때로 환장할 무언가 그리워져

정말 사랑했는지 의심스러워질 적이면

빙화의 대관령 옛길, 아무도

오르려 하지 않는 나의 길을 걷는다

겨울 자작나무 뜨거운 줄기에

맨 처음인 것처럼 가만 입술을 대고

속삭인다, 너도 갈 거니?

 

주먹눈 / 전동균

 

눈 내리는 밤, 야근을 하고 들어온

중년의 시인이

불도 안 땐 구석방에 웅크리고 앉아

시를 쓰는 밤, CT를 찍어도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편두통에 시달리며

그래도 첫마음을 잊지 말자고

또박또박 백지 위에 만년필로 쓰는 밤,

어둡고 흐린 그림자들 추억처럼

지나가는 창문을 때리며

퍼붓는 주먹눈, 눈발 속에

소주병을 든 金宗三이 걸어와

불쑥, 언 손을 내민다

어 추워, 오늘 같은 밤에 무슨

빌어먹을 짓이야, 술 한잔하고

뒷산 지붕도 없는 까지집에

나뭇잎이라도 몇 장 덮어줘,그게 시야!

 

폭설/박이화

 

밤새 보태고 또 보태어 쓰고도

아직 못다한 말들은

폭설처럼 그칠 줄 모릅니다

우리, 그리움에 첩첩이 막혀

더 갈데 없는 곳까지 가볼까요?

슬픔에 푹푹 빠져 헤매다

함께 눈사태로 묻혀 버릴까요?

나 참 바보 같은 여자지요?

눈오는 먼 나라 그 닿을 수 없는 주소로

이 글을 쓰는 난 정말 바보지요?

그래도 오늘 소인까진

어디서나 언제라도 유효하면 안 될까요?

끝없이 지루한 발자욱처럼 눈발,

어지럽게 쏟아지는 한길가

빨갛게 발 시린 우체통이

아직 그 자리를 서성이며 기다리고 있군요

한편에선 쿨룩이며 숨가쁘게 달려온 제설차가

눈길을 쓸고 거두어 위급히 병원 쪽으로 사라집니다

, 그렇군요

내 그리움도 이렇게 마냥

응달에 쌓아 두어선 안 되는 거군요

아직 남은 추위 속에

위험한 빙판이 될 수 있겠군요

슬픔에 몸둘 바 몰라

저 어둔 허공 속 지치도록 떠도는 눈발처럼

, 당신 기억 속에 쌓이지 말았어야 했군요

그러나,

그러나 그 사랑이 전부이고 다인 나에게는

해마다 어디로든 추운 겨울은 오고

큰 눈 도무지 그치지를 않네요

 

폭설暴雪/ 오탁번

 

삼동三冬에도 웬만해선 눈이 내리지 않는

남도南道 땅끝 외진 동네에

어느 해 겨울 엄청난 폭설이 내렸다

이장이 허둥지둥 마이크를 잡았다

주민 여러분! 삽 들고 회관 앞으로 모이쇼잉!

눈이 좆나게 내려부렸당께!.

이튿날 아침 눈을 뜨니

간밤에 또 자가웃 폭설이 내려

비닐하우스가 몽땅 무너져내렸다

놀란 이장이 허겁지겁 마이크를 잡았다

워메, 지랄나부렀소잉!

어제 온 눈은 좆도 아닝께 싸게싸게 나오쇼잉!

왼종일 눈을 치우느라고

깡그리 녹초가 된 주민들은

회관에 모여 삼겹살에 소주를 마셨다

그날 밤 집집마다 모과빛 장지문에는

뒷물하는 아낙네의 실루엣이 비쳤다

다음날 새벽 잠에서 깬 이장이

밖을 내다보다가, !, 소리쳤다

우편함과 문패만 빼꼼하게 보일 뿐

온 천지天地가 흰눈으로 뒤덮여 있었다

하느님이 행성行星만한 떡시루를 뒤엎은 듯

축사 지붕도 폭삭 무너져내렸다

좆심 뚝심 다 좋은 이장은

윗목에 놓인 뒷물대야를 내동댕이치며

우주宇宙의 미아迷兒가 된 듯 울부짖었다

주민 여러분! 워따. 귀신 곡하겠당께!

인자 우리 동네 몽땅 좆돼버렸쇼잉!

 

폭설/김명인

 

눈 몇 낱이 금세 폭설을 데리고 온다

저녁이 저무는 일을 잠시 멈추고

얼른 그 눈을 받아 지붕이며 길바닥에 펼쳐놓는다

지금은 한 해 천년이 후딱 지나가는

겨울 저녁 이른 한때,

천년만큼 무게를 덜어내고 가벼워진 사람들이

나뭇가지 사이로 잠깐 얹혔다가

골목 끝으로 내려서 바삐 사라진다

나는 무연히 서서 한 염소가 삼키는 종이쪽인 듯

금세 흐려지는 저들 눈 발짝들 눈으로 주워 담는다

빨리 오시는 눈이나 늦게 오는 눈이

한결같이 큰 꽃 한 송이로 눈꽃 세상 피워낼 때

비로소 불을 켜도 좋은 밤, 그 꽃술 되려고

서걱거리는 얼음 속에 가등들 내걸린다, 바알갛게

이는 여기서도 뒤늦은 사랑이 와서 기웃대므로

더 아득한 곳까지 그리움 지펴지기 때문일까,

이제 겨울밤은 등피처럼 얇아지고

오래 세워둔 내 마음의 발전소를 시큰거리려니

그 캄캄함이 외려 따뜻한 순백을 켜드는 걸,

세상은 한결 새벽으로 기울어져 저 눈발

오래 어루만져 이튿날 아침 햇살 속으로 내보내리라

한 힘이 수만 흰 염소떼 몰고 왔다가

평원 자욱하게 거느리고 가는 것을 보게 된다

 

폭설/장석남

 

밤사이 폭설이 내려서 소나무 가지가 찍어지는 소리

폭설이 끊임없이 아무 소리 없이 피가 새듯 내려서

오래 묵은 소나무 가직 찢어져 꺾이는 소리, 비명을

치며 꺾이는 소리, 한도 업이 부드러웁게 어둠 한 켠

을 갉으며 눈은 내려서 시내도 집도 인정도 가리지

않고 비닐 하우스도 꽃집도 바다도 길도 가리지 않고

아주 조그만 눈송이들이 내려서 소나무 가지에도 앉아

부드러움이 저렇게 무겁게 쌓여서

부드러움이 저렇게 천근 만근이 되어

소나무 가지를 으깨듯 찢는 소리를

무엇이든 한번쯤 견디어본 사람이라면 미간에 골이 질,

창자를 휘돌아치는

저 소리를

내 생애의 골짜기마다에는 두어야겠다

사랑이 저렇듯 깊어서, 깊고 깊어서

우리를 찢어놓는 것을

부드럽고 아름다운 사랑이 소리도 없이 깊어서

나와 이웃과 나라가 모두, 인류가

사랑 아래 덮인다

하나씩 하나씩

한 켜씩 한 켜씩 한 켜씩

한 자루 두 자씩 쌓여서

더 이상 휠 수 없고 더 이상 내려놓을 수 없고 버틸 수

없어서 꺾어질 때, 찢어질 때, 부러지고 으깨어질 때

그 비명을 우리는 사랑의 속삭임이라고 부르자

사랑에 찢기기 전에 꿈꾸고

사랑에 찢기기 전에 꿈으로 달려가고

찢기기 전에 숨는 굴뚝새가 되어서

속삭임들을 듣는다

이 사랑의 방법을 나는 이제야 눈치채고

이제야 혼자 웃는다

눈은 무릎을, 허리를 차오르고 있다

눈은 가슴께에 차오른다

한없이 눈은, 소리도 없이 눈은

겨울보다도 더 많이 내려 쌓인다

, 사랑이란

저러한 대적(大寂)의 이력서다.

 

폭설, 민박, 편지 2 / 김경주

 

낡은 목선들이 제 무게를

바람에 놓아주며 흔들리고 있다

벽지까지 파도냄새가 벤 민박집

마을의 불빛들은 바람에도 쉽게 부서져

저마다 얼어서 반짝인다

창문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나는 연필심이 뜨거워지도록

편지지에 바다소리를 받아 적는다

어쩌다 편지지 귀퉁이에 조금씩 풀어 넣은 그림들은

모두 내가 꿈꾼 푸른 죄는 아니었는지

·나무· · 그리고 눈

사람이 누구하고도 할 수 없는 약속 같은

그러한 것들을 한 몸에 품고 잠드는

머언 섬 속의 어둠은

밤늦도록 눈 안에 떠있는데

어느 별들이 물이 되어 내 눈에 고이는 것인가

바람이 불면 바다는 가까운 곳의 숲 소리를 끌어안고

가라앉았다 떠올랐다 그러나

나무의 속을 열고 나온 그늘은 얼지 않고

바다의 높이까지 출렁인다

비로소 스스로의 깊이까지 들어가

어두운 속을 헤쳐 제 속을 뒤집는 바다,

누구에게나 폭설 같은 눈동자는 있어

나의 죽음은 심장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 눈동자를 잃는 것일 테지

가장 먼 곳에 있는 자 가장 가까운 곳에서 아프고

눈 안을 떠다니던 눈동자들,

오래 그대의 눈 속을 헤매일 때 사랑이다

뜨거운 밥물처럼 수평선이 끓는가

칼날이 연필 속에서 벗겨내는 목재의 물결 물결

숲을 털고 온 차디찬 종소리들이

눈 안에서 떨고 있다

죽기 전 단 한번이라도 내 심장을 볼 수 있을까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심장을 상상 만하다가

죽는다는 사실을 나는 안다

언젠간 세상을 향한 내 푸른 적의에도

그처럼 낯선 비유가 찾아오리라는 것

폭설을 끊고 숲으로 들어가

하늘의 일부분이었던 눈들을 주워 먹다보면

황홀하게 얻어맞는 기분이란 걸 아느냐

해변에 세워둔 의하자나 눈발에 푹푹 묻혀가는 지금

바라보면 하늘을 적시는 갈매기

그 푸른 눈동자가 바다에 비쳐 온통 타고 있다는 것을

 

눈길 / 고은

 

이제 바라보노라

지난 것이 다 덮여 있는 눈길을

온 겨울을 떠돌고 와

여기 있는 낯선 지역을 바라보노라

나의 마음속에 처음으로

눈 내리는 풍경

세상은 지금 묵념의 가장자리

지나 온 어느 나라에도 없었던

설레이는 평화로서 덮이노라

바라보노라 온갖 것의

보이지 않는 움직임을

눈 내리는 하늘은 무엇인가

내리는 눈 사이로

귀 기울여 들리나니 대지(大地)의 고백(告白)

나는 처음으로 귀를 가졌노라

나의 마음은 밖에서는 눈길

안에서는 어둠이노라

온 겨울의 누리 떠돌다가

이제 와 위대한 적막(寂寞)을 지킴으로써

쌓이는 눈더미 앞에

나의 마음은 어둠이노라.

 

설야 / 김광균

 

어느 머언 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

이 한밤 소리없이 흩날리느뇨.

처마 끝의 호롱불 여위어가며

서글픈 옛 자췬양 흰 눈이 나려

하이얀 입김 절로 가슴이 메어

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

내 홀로 밤 깊어 뜰에 나리면

머언 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

희미한 눈발

이는 어느 잃어진 추억의 조각이기에

싸늘한 추회(追悔) 이리 가쁘게 설레이느뇨

한 줄기 빛도 향기도 없이

호올로 차단한 의상을 하고

흰 눈은 나려 나려서 쌓여

내 슬픔 그 우에 고이 서리다.

 

눈 내리는 날 / 류시호

 

높새 바람 지나 간 후

하늘이 무너지며

경부선 기차 기다리는

서울역 KTX휴게실 창밖

부끄러운 속 옷 보이듯

하얀 옷 입은 소녀가 다가오니

눈을 밟고 떠나고 싶다.

낙엽을 밟으며

세월 가는 게 서러워

목마름 달래려

수락산 오르던 것이 어제 같았는데

계절이 성큼

함박눈으로 차창을 가득 메우니

눈을 밟고 떠나고 싶다.

세월에 일그러진 내 마음

하얀 눈으로

마디마디 스며든 악취 씻어내고

가을배추, 시래기 된장국

고향집 노모 생각에

뽀드득 소리가 나도록 시나브로 되어

눈을 밟고 떠나고 싶다.

 

(삼보초등학교 교사 류시호)

 

임진각 기차역 / 김영재

 

임진각 기차역에 어둡도록 내리는 눈

슬픔 없이 잠이 들 사랑 찾아 날린다

오래된 먹물을 풀어 그리는 그림처럼

빈들에 눈이 내려 땅과 하늘 한몸이다

너와 내가 밟는 발자국도 하나이다

 

눈 내리는 저녁 숲에 서서 / 로버트 프로스트

 

이게 누구 숲인지 나는 알겠다.

그의 집은 마을에 있지만;

그는 내가 여기 서서 눈이 가득 쌓이는

자기 숲을 보고 있음을 못 볼 것이다.

내 작은 말은, 근처에 농가도 없고

숲과 얼어붙은 호수 사이에

한 해 가장 어두운 저녁에

서 있음을 이상하게 여길 것이다.

내 작은 말은 방울을 흔들어

무슨 잘못이라도 있는가 묻는다.

다른 소리라고는 다만 스쳐 가는

조용한 바람과 솜털 같은 눈송이뿐.

숲은 사랑스럽고, 어둡고, 깊다.

그러나 내게는 지켜야 할 약속이 있고,

자기 전에 가야 할 먼 길이 있다.

자기 전에 가야 할 먼 길이 있다.

 

눈 오는 지도(地圖) / 윤동주

 

순이(順伊)가 떠난다는 아침에 말 못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내려,

슬픈 것처럼 창 밖에 아득히 깔린 지도 위에 덮인다.

방안을 돌아다보아야 아무도 없다.

벽과 천정이 하얗다. 방안에까지 눈이 내리는 것일까.

말 너는 잃어버린 역사(歷史)처럼 홀홀이 가는 것이냐,

떠나기 전에 일러둘 말이 있던 것을 편지로 써서도

네가 가는 곳을 몰라 어느 거리, 어느 마을, 어느 지붕 밑,

너는 내 마음 속에만 남아 있는 것이냐.

네 쪼고만 발자욱을 눈이 자꾸 내려 덮여 따라갈 수도 없다.

눈이 녹으면 남은 발자국 자리마다 꽃이 피리니 꽃 사이로

발자욱을 찾아나서면 일년 열두 달 하냥 내 마음에는 눈이 내리리라.

 

눈 쌓인 간이역에서 / 淸夏 김철기-

 

내 삶의 간이역엔

기차는 아직 도착하지 않습니다

푸른 채소가 꿈꾸던 들녘

하얀 서리에 절여진 나무 잎새

하얀 눈이 내린 들판

아직 떠나지 못하고 바람으로 맴돌아 다닙니다,

바람이 불듯이 마음이 흔들리고

마음에 달린 씨앗들이 마냥 여물어

풀어헤친 머리카락처럼 내리는

내 가슴에 떨어지는

하이얀 눈송이들

저멀리 지평선 끝으로부터

하늘 꼭대기까지 오르는 작은동네

길가 간이역에

기차는 아직 도착하지 않습니다

수액이 없는 겨울 숲이 되기까지

빛 고운 날들을 가슴에 담고

그대 기다리는 동안

기적소리만 드리우고

눈밭에 남긴 발자국 하나, ,,

세월을 뒤로하고

그대 탄 기차를 난 기다고 있겠습니다,

 

/ 최하림

 

눈이 지천으로 오는 밤에 시를 써야지

머리를 눈에 박고 써야지

눈 속을 걸어가는 사내 몇

불을 찾는 사내 몇

겨울까마귀 몇

죽은 자들로 그런 밤엔 불을 찾자

몇날이고 몇밤이고 언덕을 넘겠지 그들의 목소리가

벌판을 헤매겠지. 그들의 불을 찾으러? 꿈꾸는 불? 그 불 속에

밤차가 달리고 겨울까마귀들이 공중을 떠돌겠지

겨울까마귀가 중부 지방엔 없어요, 여보.

중부지방이 아니야, 내가 말하는 건……

나는 그 살도 뼈다귀도 안다 바람이 그들 소리로

하늘을 울리는 걸 안다 당신도 그 소리를 알았으면 좋겠어

아이들도 이웃도 그 나라의 바다쪽으로

검은 머리를 빗겨내리며

붉은 불빛 속에서 마음을 드러내고

어머님이 나를 보시듯, 그래 어머님이……

오오 떠오르는 어머님이여

그날 저녁도 우리는 어둔 거리를 헤맸습니다.

세종로 우체국 옆 담뱃가게에서 솔을 한갑 사고, 거스름돈을 받고,

어느 술집으로 들어갈까 망설이면서 거리 끝까지 걸어갔댔습니다.

 

/ 황미나

 

눈은 죽은 자의 눈물이라

죽은 자는 이렇게 말없이

돌아 올 수 없는 이승의 한을

얼어 붙은 눈물로 덮어 버리는 거야

 

눈오는 날엔 / 서정윤

 

눈 오는 날에

아이들이 지나간 운동장에 서면

나뭇가지에 얹히지도 못한 눈들이

더러는 다시 하늘로 가고

더러는 내 발에 밟히고 있다.

날으는 눈에 기대를 걸어보아도, 결국

어디에선가 한방울 눈물로서

누군가의 가슴에

인생의 허전함을 심어주겠지만

우리들이 우리들의 외로움을

불편해 할 쯤이면

멀리서 반가운 친구라도 왔으면 좋겠다.

날개라도, 눈처럼 연약한

날개라도 가지고 태어났었다면

우연도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만남을 위해

녹아지며 날아보리라만

누군가의 머리 속에 남는다는 것

오래오래 기억해 주기를 바라는 것조차

한갓 인간의 욕심이었다는 것을

눈물로 알게 되리라.

어디 다른 길이 보일지라도

스스로의 표정을 고집함은

그리 오래지 않을 나의 삶을

보다 <>답게 살고 싶음이고

마지막에 한번쯤 돌아보고 싶음이다.

내가 용납할 수 없는 그 누구도

나름대로는 열심히 살아갈 것이고

나에게 <> 이상을 요구하는

사람이 부담스러운 것만큼

그도 나를 아쉬워할 것이다.

보지 말아야 할 것은

보지 않으며 살아야 하고

분노하여야 할 곳에서는

눈물로 흥분하여야겠지만

나조차 용서할 수 없는 알량한

양면성이 더욱 비참해진다.

나를 가장 사랑하는 <>조차

허상일 수 있고

눈물로 녹아 없어질 수 있는

진실일 수 있다.

누구나 쓰고 있는 자신의 탈을

깨뜨릴 수 없는 것이라는 걸

서서히 깨달아 갈 즈음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볼 뿐이다.

하늘 가득 흩어지는 얼굴.

눈이 내리면 만나보리라

마지막을 조용히 보낼 수 있는 용기와

웃으며 이길 수 있는 가슴 아픔을

품고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으리라, 눈오는 날엔.

헤어짐도 만남처럼 가상이라면

내 속의 그 누구라도 불러보고 싶다.

눈이 내리면 만나보리라

눈이 그치면,

눈이 그치면 만나보리라.

 

첫눈 오는 날 만나자 / 안도현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어머니가 싸리 빗자루로 쓸어 놓은 눈길을 걸어

누구의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순백의 골목을 지나

새들의 발자국 같은 흰 발자국을 남기며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러 가자

팔짱을 끼고 더러 눈길에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가난한 아저씨가 연탄 화덕 앞에 쭈그리고 앉아

목 장갑 낀 손으로 구워 놓은 군밤을

더러 사먹기도 하면서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눈물이 나도록 웃으며 눈길을 걸어가자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을 기다린다

첫눈을 기다리는 사람들만이

첫눈 같은 세상이 오기를 기다린다

아직도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약속하는 사람들 때문에 첫눈은 내린다

세상에 눈이 내린다는 것과

눈 내리는 거리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얼마나 큰 축복인가?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커피를 마시고 눈 내리는 기차역 부근을 서성거리자

 

눈사람 / 권혁웅

 

눈사람은 온몸이 가슴이다

큰 가슴 위에 작은 가슴을 얹은 사람이다

그래서 그토록 빨리 녹는 것이다

흔적도 안 남는 것이다.

겨울 강가에서 / -안도현-

 

어린 눈발들이 다른 데도 아니고

강물 속으로 뛰어 내리는 것이

그리하여 형체도 없이 노강 사라지는 것이

강은

안타까웠던 것이다.

그래서 눈발이 물위에 닿기 전에

몸을 바꿔 흐르려고

이리저리 자꾸 뒤척였는데

그때마다 세찬 강물 소리가 났던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걔속 철없이 철없이 눈은 내려,

강은,

어젯밤부터

눈을 제 몸으로 받으려고

강의 가장자리부터 살업음을 깔기 시작한 것이었다.

 

눈길 / -고은-

 

이제 바라보노라

지난 것이 다 덮여 있는 눈길을

온 겨울을 떠들고 와

여기 있는 낯선 지역을 바라보노라

나의 마음 속에 처음으로

눈 내리는 풍경

세상은 지금 묵념의 가장자리

지나 온 어느 나라에도 없었던

설레이는 평화로써 덮이노라

바라보노라 온갖 것의

보이지 않는 움직임을

눈 내리는 하늘은 무엇인가

내리는 눈 사이로

귀기울여 들리나니 대지의 고백

나는 처음으로 귀를 가졌노라

나의 마음은 밖에서는 눈길

안에서는 어둠이노라

온 겨울의 누리 떠돌다가

이제 와 위대한 적막을 지킴으로써

쌓이는 눈더미 앞에

나의 마음은 어둠이노라

 

/ -윤동주-

 

지난밤에 눈이 소복이 왔네

지붕이랑 길이랑 밭이랑

추워한다고

덮어주는 이불인가 봐

그러기에 추운 겨울에만 내리지

 

겨울 / 윤동주

 

처마 밑에

시래기 다래미

바삭바삭

추어요.

길바닥에

말똥 동그램이

말랑말랑

얼어요.

 

눈내림 아침 / 윤이현

 

이른 새벽

아무도 모르게

동구밖으로 멀어져간

발자국 두 줄

바스슥 바스슥

소리는 따라갔어도

두 줄 발자국은

의좋게 남아있네.

 

겨울 들판 / 이상교

 

겨울 들판이

텅 비었다.

들판이 쉬는 중이다.

풀들도 쉰다.

나무들도 쉬는 중이다.

햇볕도 느릿느릿 내려와 쉬는 중이다.

 

- 정민기

하얗고

부드러운

양털이 날린다

넓고도

눈부시게

푸른 하늘 목장

양떼들이

뛰어놀며

날리는 하얀 솜털

소복소복 쌓이면

뽀드득 뽀드득

발자국 남길 텐데

새하얀 털실로 짠

하얗고 부드러운

엄마의 마음이다

 

/ 함동진

 

눈이 온다.

하느님은

세상 가득히 눈을 뿌려

하얀 도화지를 만드시고

겨울그림 그리시기를 좋아하신다.

혼자서 그리시지 않으시고

아무나 다 불러내어 함께

멋있는 거대한 화판의 그림을 그리신다.

노루 사슴 고라니

산토끼 꿩 다람쥐……

발자국 콕콕콕 찍어넣고

강아지 고양이 송아지 망아지

까치 참새 독수리……

발자국 총총총 찍어넣고

자동차 기차

자전거 우마차……

바퀴자국 줄줄줄 그어넣고

스키 눈썰매

자치기 연날리기……

알록달록 옷입어 꽃피우고

하늘의 하느님은

눈위에 그려진 그림을 보고

좋아하신다.

 

 

 

눈 내리는 밤 / 강소천

 

말없이

소리 없이

눈 내리는 밤.

누나도 잠이 들고

엄마도 잠이 들고

말없이

소리 없이

눈 내리는 밤.

나는 나하고

이야기하고 싶다.

 

발자국 / 작자미상

 

눈 위를 가면

발자국이 따라와요

내가 길을 잃을까봐

졸졸 따라와요

눈 위를 가면

발자국이 졸졸 따라와요

 

밤사이 내린 눈 / 백승은

 

밤사이 소리없이 펑펑

눈이 내려 온산은 하이얀 세상

저곳에 무엇을 그릴까?

파랑새를 그릴까? 구름을 그릴까?

아니아니 맛있는 사과를 그려야지

나무는 어디로 숨었지?

저 언덕에 숨었나?

저 바다에 숨었나?

햇살은 요술쟁이

지팡이로 훠이훠이

어느새 하하호호 웃는 나무

 

벙어리장갑 / 신형건

 

나란히 어깨를 기댄 네 손가락이 말했지.

"우린 함께 있어서 따뜻하단다.

너도 이리로 오렴!"

따로 오뚝 선 엄지손가락이 대답했지.

"혼자 있어도 난 외롭지 않아

내 자리를 꼭 지켜야 하는걸."

 

심술쟁이 눈 / 진호섭

 

팔랑팔랑

살랑살랑

하얀 나비눈은 좋아요.

펄렁펄렁

펑펑펑펑

회색 나방눈은 싫어요.

온 세상이

온통 무거운 눈

이글루가 되었잖아.

심술쟁이 눈아!

심술 그만

! !

 

하얀 눈과 마을과 / 박두진

 

눈이 덮인 마을에

밤이 내리면

눈이 덮인 마을은

하얀 꿈을 꾼다

눈이 덮인 마을에

등불이 하나

누가 혼자 자지 않고

편지를 쓰나?

새벽까지 남아서

반짝거린다.

눈이 덮인 마을에

하얀 꿈 위에

쏟아질 듯 새파란

별이 빛난다.

눈이 덮인 마을에

별이 박힌다.

눈이 덮인 마을에

동이 터오면

한개 한개 별이 간다.

등불도 간다.

 

겨울 / 손관수

 

눈이 오는 겨울

무얼 만들까

솜옷을 만들까

솜이불을 만들까

썰매를 탈까

눈싸움을 할까

어느세 봄이 오겠다.

 

첫눈 / 정연정

 

첫눈이 오면

봉숭아 물들인 사람

소원 빌고

수능시험 본

언니 오빠도

기분이 상쾌해지고

첫눈이 오면

첫사랑 만나서

데이트하고

봉숭아 물들인 사람

수능시험 보고

기분이 상쾌해진 오빠 언니

첫사랑 만난 사람

모두 축하해요.

 

눈꽃 / 문지영

 

앙상한 나뭇가지에

어여쁜 꽃이 피었네

장미꽃일까?

아니야 아니야

장미꽃보다

더 예쁜 꽃일 거야

바람이 분다

눈꽃 사이로

꽃봉우리 하나가

기지개 펴고

또 일어났네

온세상이

눈꽃으로 뒤덮혀

내마음도 어느세

하얀 꽃이 되었네.

 

추위 / 박주찬

 

덜덜덜

떠드는 사람들

추위를 건져내려고

애쓰는 사람들

추위는

언제 없어질까

밖으로 나가면

언제나 덜덜덜

하아얀 눈이 내리면

온세상은 웃음꽃이 피어요

산타할아버지는

하늘나라에서 하하하

아이들은 밖에서

깔깔깔

 

/ 백경렬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눈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사람

밟히고 눌리고

괴롭힘 받는 눈은

하늘이 그리워

눈물 흘려 물이어요

땅에 내린 눈은

안전한 지붕위 눈을

부러워하네요.

 

겨울 바닷가 / 이승민

 

살랑살랑 솨 솨 솨

바람이 신나게 불어오면

찰랑찰랑 차 차 차

바다가 랄랄라 춤춰요

빙글빙글 빙 빙 빙

머리 위 연들이 감장 돌면

팔랑팔랑 파 파 파

높이멀리 떠가는 우리들

뿌우뿌우 뿌 뿌 뿌

뱃고동 소리 들려오면

끼룩끼룩 끽 끽 끽

갈매기 따라따라 춤춰요

와들와들 오 오 오

겨울이 춥다고 웅그려도

덩실덩실 덩 덩 덩

우리들은 모두모두 춤춰요

 

   

눈 시 모음 1

 

눈길 / 최영호

 

한 귀퉁이 헐린

아득한 하늘에서

눈발,

머리에 날리고

쏟아져 내려

기운 어깨에 쌓이고

바람 소리 깊고 먼

불혹의 고갯마루

발끝에 차여

눈을 털고 일어서는,

억새의 마디마다

튀는 조바심

 

눈꽃 아가 / 이해인

 

차갑고도 따스하게

송이 송이 시가 되어 내리는 눈

눈 나라의 흰 평화는 눈이 부셔라

털어내면 그뿐

다신 달라붙지 않는

깨끗한 자유로움

가볍게 쌓여서

조용히 이루어내는

무게와 깊이

하얀 고집을 꺽고

끝내는 녹아버릴 줄도 아는

온유함이여

나도 그런 사랑을 해야겠네

그대가 하얀 눈 사람으로

나를 기다리는 눈나라에서

하얗게 피어날 줄밖에 모르는

눈꽃처럼 그렇게 단순하고

순결한 사랑을 해야겠네

 

눈발을 타고 / 김지하

 

눈물 그렁그렁한 얼굴로

머리칼 휘날리며

단 한 번 남쪽 하늘 바라보던

당신 얼굴을

나는 어제 보았다

내리는 눈발 속에서

떨어지는 물의 속도를 거꾸로 타고

잉어는 삼단 폭포를 뛰어오른다

내리는 눈발을 타고

눈물 그렁그렁한 눈빛으로

잠시라도 잠깐이라도

북녘 하늘을 향해

당신 눈빛을 보고 싶다.

 

/ 안도현

 

百濟 하늘을 기어 오르는 새떼여

누가 버린 땅 용케 찾아 다시 버리고 가는

눈발이여

나는 이다

처음으로 부르짖으며

쪽으로 말 몰아 달리던 견훤의

끝나지 않은 끝나지 않은

말발굽 소리여

 

눈사람 / 정호승

 

함박눈 내리면 서울역에

눈사람 하나 만들어야지

손 시리면 호호 입김을 불어가며

배고프면 군고구마 떡볶이를 사먹으며

하루종일 커다란 눈사람을 만들다가

내가 눈사람이 되어 늠름히 서 있어야지

사람들이 쓸쓸히 기차를 타면

영등포역에 기차가 다시 멈추면

발돋움

발돋움을 하고 오랫동안

손 흔들어 주어야지

 

눈의 축제 / 김남조

 

불시에 기억난 듯

찾아온 손님

백설 분분,

억만의 나비떼,

만발하는 흰빛의 황홀,

환경오염의 땅에

이리 지순함 괜찮은가

얼음강에도 눈

거대한 수정거울에

수정부르서기 부슬부슬 내리는 이거

산성눈

그런 것일 순 없지

불인두처럼

살결 데일 꺼야 꺼야...

소리치며 뛰어 내리는

화끈한 순종의

그 백설이고 말고

한 초월자 임하시어

혈관 실꾸리 자꾸자꾸 풀어

땅 속에도 물 밑에도

피가 잘 돌아,

투명한 보석두레박의

피곤 접곤 하시는구나

천상의 정령들이여

얼음과 소금으로

사람의 세상을 소독해다오

사람의 마음도 그렇게 해다오

누구라도 참기 어려운

매혹의 흰 살결에

바람들 흘려 뒤쫓아가는데

아름다움이여

절망함으로

차라리 나는 평안하다

눈이여 땅끝까지 내려라

내려라 내려라

 

눈 위에 쓴 시 / 류시화

 

누구는 종이 위에 시를 쓰고

누구는 사람 가슴에 시를 쓰고

누구는 자취없는 허공에 대고 시를 쓴다지만

나는 십이월의 눈 위에 시를 쓴다

눈이 녹아 버리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나의 시

 

주먹눈 / 전동균

 

눈 내리는 밤, 야근을 하고 돌아온

중년의 시인이

불도 안 땐 구석방에 웅크리고 앉아

시를 쓰는 밤, CT를 찍어도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편두통에 시달리며

그래도 첫마음은 잊지 말자고

또박또박 백지 위에 만년필로 쓰는 밤,

어둡고 흐린 그림자들 추억처럼

지나가는 창문을 때리면

퍼붓는 주먹눈, 눈발 속에

소주병을 든 金宗三이 걸어와

불쑥, 언 손을 내민다

어 추워, 오늘 같은 밤에 무슨

빌어먹을 짓이야, 술 한잔하고

뒷산 지붕도 없는 까치집에

나뭇잎이라도 몇 장 덮어줘, 그게 시야!

 

첫눈 내리는 날에 쓰는 편지 / 김용화

 

소한 날 눈이 옵니다

가난한 이 땅에 하늘에서 축복처럼

눈이 옵니다

집을 떠난 새들은 돌아오지 않고

베드로학교 낮은 담장 너머로

풍금 소리만 간간이 들려오는 아침입니다

창문 조금 열고

가만가만 눈 내리는 하늘 쳐다보면

사랑하는 당신 얼굴 보입니다

멀리 갔다 돌아오는 메아리처럼

겨울나무 가지 끝에

순백의 꽃으로 피어나는 눈물 같은 당신,

당신을 사랑한 까닭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기다림의 세월은 추억만으로도

아름답지만

이제는 가야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당신을 만나서는 안 되는 까닭은

당신을 만나는 일이

내가 살아온 까닭의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한 방울 피가 식어질 때까지

나는 이 겨울을 껴안고

눈 쌓인 거리를 바람처럼 서성댈 것입니다

 

첫눈 -첫사랑 / 조문경

 

눈도 코도 발가락도 없는 것들이

하늘에서 내려오고 있다

첫눈이다, 첫 눈

처음으로 온 눈을 첫눈이라고 한다

처음 한 사랑을 첫사랑이라고 한다

처음 한 경험을 첫경험이라고 한다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이 가고 오면서

운명의 흉터처럼 맞이하는 그런

여지껏 처음 한 사랑을

그저 첫사랑으로 알고 있었는데

실인즉 맞다

이제 보니 첫사랑은 해마다 올 수도 있다, 새로움을 열며

첫눈처럼 형체도 없이

첫눈처럼 짧은 느낌으로만

그렇다, 모든 사랑은 첫사랑일 수도 있다

날마다 새로운 길을 가는

갔다가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설레임은 첫사랑이다

사람들은 해마다 첫눈을 기다린다

 

저녁눈 / 박용래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말집 호롱불 밑에 붐비다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조랑말 발굽 밑에 붐비다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여물 써는 소리에 붐비다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변두리 빈터만 다니며 붐비다

 

눈 덮인 마을 / 신위

 

나이 들어 시를 쓰매

좀스러운 일은 다 버렸어라

잠이 적어지니 지난 일들 꿈꾸기 어려운데

겨우내 맨밥을 먹고 소금기마저 지웠어라

대나무를 꺾지 않으려 바람은 섬돌을 울리고

책을 읽으라 흰눈은 처마를 비추네

흰눈 속에 아늑히 묻힌 집들 그리고 싶어

정자 위에 올라 오래오래 바라보네

 

- 주요한

 

인경이 운다. 장안 새벽에 인경이 운다.

안개에 싸인 아침은 저 높은 흰 구름 우에서 남모르게 밝아오지마는 차디찬, 벗은 몸을 밤의 앞에 내어던지는 거리거리는 아편의 꿈속에서 허기적거릴 때, 밤을 새워 반짝이는 빨간 등불 아래 노는 계집의 푸른 피를 빠는 歡樂(환락)의 더운 입김도 식어져갈, 장안의 거리를 東西(동서)로 흘러가는 葬事(장사) 나가는 노래의 가-餘音(여음)이 바람 치는 긴 다리 밑으로 스러져갈 때, 기름 마른 등불이 힘없고 긴 한숨소리로 過去(과거)嘆息(탄식)을 겨워하면서 껌벅거릴 때, 꿈속에서 꿈속으로 웅웅하는 인경소리가 울리어간다. 새벽 고하는 인경이 울리어간다. 눈이 녹는다. 東大門(동대문) 높은 지붕 우에 눈이 녹는다. 청기왓장 냄새, 낡아가는, 丹靑(단청) 냄새, 멀리 가까이 일어나는 닭소리에 밤마다 뚝딱이는 도깨비떼들도 아름드리 기둥 사이로 스러졌건마는, () 아래로 기어드는 바람소리는 아직도 悽愴(처창)反響(반향)을 어둑신한 天井(천정)으로 보낼 때마다, 아아 무슨 설움으로 가슴막힌 바람소리를, 들으라 저기 헐어져가는 돌담장에서, 해마다 뻗어나는 머루잎 아래서 바람이 슬프게 부는 피리소리를. 흩어지는 눈에 섞여서 슬픈 그 소리가 나의 마음속에 부어내린다. 아아 눈이 녹는다. 새파란 이끼 우에 떨어지는 눈이 녹는다.

까치가 운다, 장안 새벽에 까치가 운다. 三角山(삼각산)나무 수풀에 퍼붓는 눈에 길을 잃고서, 어제 저녁 지는 해 빨간 구름에 표해두었던 길을 잃고서, 눈 오는 장안 새벽을 까치가 울며 간다. 까치가 운다.

, 인경이 운다, 은은히 일어나는 인경소리에 눈이 쌓인다. 장안에 넓고 좁은 길이 눈에 메운다. 님을 못 뵈고 죽은 색시의 설움에 겨운 눈물이 눈이 되어 나린다. 먼저 해 봄바람에 지고 남은 흰 복사꽃이 죄 품은 선녀의 뜨거운 가슴에서 흘러나린다. 안개에 싸인 아침은 저 높은 구름 우에서 남모르게 밝아오지마는, 바람조차 퍼붓는 눈은 장안거리를 가로막고 외로 메운다. 그침없이 끝없이 쌓인다, 쌓인다,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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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시 모음

 

눈물 한 잎  /  장태숙

 

1월에 만개한 매화나무 아래서

필사적으로 꿈틀거리며 힘겹게 꽃잎 연

지친 무게를 보는데

실핏줄 툭툭 불거진 꽃술은 한파 견딘 심장에서

불꽃처럼 튕겨 나온 무언의 신열인데

단단한 살갗 뚫고 저리 환한 눈물 피웠는데

눈물 한 잎

팔랑, 떨어지며 공중에 길을 냈는데

공기의 출렁거림이 낸 시간만큼 느린 속도로

공중의 길이 비스듬한 곡선으로 열렸는데

매화나무 깊은 눈이 잠시 우두망찰 보고 있었는데

찰나에 상처 많은 바람이 속절없이 지우고 갔는데

그길,

사라진 길에서

갓 뽑힌 비릿한 깃털 냄새가 났는데

가지 많은 내 몸에서도

열꽃 같은 눈물이 피기 시작하는데

 

  돌매화나무처럼   /   원재훈

 

나의 사랑은 그러고 싶다

돌에서 피는 나무처럼 단단하고 싶다

들꽃보다 작은 그리움의 키를 낮추고

사람 하나를 사랑한다는 일이

높은 산에 저 스스로 씨 뿌리고

저 스스로 자랄 만큼만 자라는

그런 그리움이고 싶다

돌에서 피는 사랑이고 싶다

하얀 마음 붉은 마음

돌 속에 스며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그런 돌매화나무처럼

손톱만한 키로 자라

한라산 백록담의 높이로 있는

그런 사랑이고 싶다

 

매화      /   박정만

 

매화는 다른 봄꽃처럼 성급히 서둘지 않습니다

그 몸가짐이 어느댁 규수처럼 아주 신중합니다

햇볕을 가장 많이 받은 가지 쪽에서부터

한 송이가 문득 피어나면 잇따라

두 송이, 세송이..다섯 송이, 열 송이 ..

이렇게 꽃차례 서듯이 무수한 꽃숭어리들이 수런수런 열립니다

이때 비로소 봄기운도 차고 넘치고,

먼 산자락 뻐꾹새 울음소리도 풀빛을 물고 와서

앉습니다 먼 산자락 밑의 풀빛을 물고 와서

매화꽃 속에 앉아 서러운 한나절을 울다갑니다.

               

매화    /     서정주

 

매화에 봄 사랑이 알큰하게 펴난다

알큰한 그 숨결로 남은 눈을 녹이며

더 더는 못 견디어 하늘에 뺨을 부빈다

시악씨야 하늘도 님도 네가 더 그립단다

매화보다 더 알큰히 한 번 나와 보아라

매화 향기에서는 가신 님 그린 내음새

매화 향기에서는 오는 님 그린 내음새

갔다가 오시는 님 더욱 그린 내음새

시악씨야 하늘도 님도 네가 더 그립단다

매화보다 더 알큰히 한 번 나와 보아라

                                    

매실을 따며     /      詩經

 

ㅡ 혼기가 찬 여자가 때를 놓칠까 당황하는 심경을 그린 노래

매화 열매를 따니 열매가 일곱 개 남았네

나를 찾을 임은 길일에 오시기를

매화 열매를 따니 열매가 세 개 남았네

나를 찾을 임은 이때를 놓치지 말기를

매화 열매를 따 광주리에 담았네

나를 찾을 임은 말이 났을 이때를 놓치지 말기를

 

 매화가 필 무렵      /     복효근

 

내 첫사랑이 그러했지

온밤내 누군가

내 몸 가득 바늘을 박아넣고

문신을 뜨는 듯

꽃문신을 뜨는 듯

아직은 눈바람 속

여린 실핏줄마다

피멍울이 맺히는 것을

하염없이 열꽃만 피던 것을 ....

십수삼년 곰삭은 그리움 앞세우고

첫사랑이듯

첫사랑이듯 오늘은

매화가 핀다

 

매화 곁에서  /    고재종

 

바람 치는 날이면

저물녘이면

나무는 제 가지를 윙윙 울리어

얼어붙는 꽃자리를 깨우던 것이

눈 내리는 날이면

새벽녘이면

떡가루 붓듯하는 눈발을 입고

순은의 눈꽃송이 피우던 것이

잉걸처럼 이글거리는

마음 날에는

참새 외톨 날아앉는 그 무게로도

가지는 그렇게 휘이더니만

쓸쓸하고 그립고 외롭기로야

그 무엇보다 한 뼘쯤은 더 높아서는

대한 지나 장독 깨는 추위를 밀고

가까스로 터뜨린

연분홍 몇 점!

네가 없어 홀로 보는

그 꽃 속에서

오늘은 한 시인이 태어나느니

정녕코 씩씩하긴 씩씩하여서

내 사랑도 향기 넘쳐

네게 닿으리

 

 매화나무 곁을 지나다    /       양문규

 

이른 봄날, 매화나무 곁을 지나는데,

여자가 흙 담장에 걸린 꽃가지를 꺾고 있다

하늘이 구름을 내려 꽃을 피우는가

그 여자 매화의 가지에 얹혀 흐느끼듯 꽃을 단다

지난 날들은 뒤돌아보지 마라

기우려진 몸이 헛되지 않았다고

속살이 열린, 하얀 꽃송이 허공 속으로 들어간다

햇살 따뜻해 바람 환한 날

사랑하고 싶어 매화나무 속을 엿보는데

매화나무 안에서 그녀가 옷을 벗고 있다

 

 매화나무 앞에서   /  최두석

 

봄꽃 병그는 창덕궁 안

수백 년 묵은 매화나무 앞에서

임진왜란 뒤 명나라에서 보내왔다는

매화나무 앞에서

꽃을 꽃으로만 순수하게

보지 못하는 나는 난시일까

매화가 눈 속에 핀다는 말은

이 따스한 봄날에 분명

사대부의 사치에 지나지 않아

누군가 야유했듯

화양동에 송시열의 유언으로 지었다는 만동묘

만동묘를 받들던 정신의 생생한

상징처럼 보인다

이제 만동묘는

제사 지내는 자 발이 끊겼으되

매화나무는 시대와 전혀 무관한 듯

꽃술을 내밀고 향내를 풍기며

우아하게 온몸으로

관광 나온 양키들의 카메라 세례를 받고 있다

 

 매화를 생각함    /  나호열

 

또 한 발 늦었다

일찍이 남들이 쓰다 버린

쪽박같은 세상에

나는 이제야 도착했다

북서풍이 멀리서 다가오자

사람들이 낮게 낮게

자세를 바꾸는 것을

바라보면서

웬지 부끄러웠다

매를 맞은 자리가

자꾸 부풀어 올랐다

벌을 준 그 사람은 어디로 갔을까?

 

매화 앞에서     이해인

 

보이지 않게

더욱 깊은

땅 속 어둠

뿌리에서

줄기와 가지

꽃잎에 이르기까지

먼 길을 걸어 온

어여쁜 봄이

마침내 여기 앉아 있네

뼛속 깊이 춥다고 신음하며

죽어가는 이가

마지막으로 보고 싶어하던

희디흰 봄햇살도

꽃잎 속에 잡혀 있네

해마다

첫사랑의 애틋함으로

제일 먼저 매화 끝에

피어나는 나의 봄

눈 속에 묻어두었던

이별의 슬픔도

문득 새가 되어 날아오네

꽃나무 앞에 서면

갈 곳 없는 바람도

따스하여라

"살아갈수록 겨울은 길고

봄이 짧더라도 열심히 살 거란다

그래, 알고 있어

편하게만 살순 없지

매화도 내게 그렇게 말했단다."

눈이 맑은 소꿉동무에게

오늘은 향기 나는 편지를 쓸까

매화는 기어이

보드라운 꽃술처럼 숨겨두려던

눈물 한 방울 내 가슴에 떨어뜨리네

 

 매화, 흰 빛들    /   전동균

 

뒤뜰 매화나무에

어린 하늘이 내려와 배냇짓하며

잘 놀다 간 며칠 뒤

끝이 뾰족한 둥근 잎보다 먼저

꽃이 피어서,

몸과 마음이 어긋나는 세상의

길 위로 날아가는

흰 빛들

아픈 생의 비밀을 안고 망명하는

망명하다가 끝내 되돌아와

제자리를 지키는

저 흰 빛의

저 간절한 향기 속에는

죄 짓고 살아온 날들의 차디찬 바람과

지금 막 사랑을 배우는 여자의

덧니 반짝이는 웃음소리

한밤중에 읽은 책들의

고요한 메아리가

여울물 줄기처럼 찰랑대며

흘러와 흘러와

새끼를 낳듯 몇 알

풋열매들을

드넓은 공중의 빈 가지에 걸어두는 것을

점자처럼 더듬어 읽는다

 

매화   /  복효근

 

가령

이렇게 섬진강 푸른 물이 꿈틀대고 흐르고

또 철길이 강을 따라 아득히 사라지고

바람조차 애무하듯 대숲을 살랑이는데

지금 이 강언덕에 매화가 피지 않았다고 하자

그것은, 매화만 홀로 피어있고

저 강과 대숲과 저 산들이 없는 것과 무에 다를 거냐

그러니까 이 매화 한 송이는

저 산 하나와 그 무게가 같고

그 향기는 저 강 깊이와 같은 것이어서

그냥 매화가 피었다고 할 것이 아니라

어머, 산이 하나 피었네!

강 한 송이가 피었구나할 일이다

내가 추위 탓하며 이불 속에서 불알이나 주무르고 있을 적에

이것은 시린 별빛과 눈맞춤하며

어떤 빛깔로 피어나야 하는지와

어떤 향기로 살아야 하는지를 배우고 연습했을진대

어머, 별 한 송이가 피었네! 놀랄 일이다

벙긋거릴 때마다

어디 깊은 하늘의 비밀한 소식처럼이나 향그로운 그것을

공짜로 흠흠 냄새 맡을 양이면

없는 기억까지를 다 뒤져서 늘어놓고

조금은 만들어서라도 더 뉘우치며

오늘 이 강변에서

갓 핀 매화처럼은 으쓱 높아볼 일인 것이다

 

 매화 풍경    /    박종영

 

겨울 강을 건너온 매화 꽃잎 한 개

절정을 위해 상큼한 바람 앞에 서서

백옥의 여인이다

이내 펄럭이는 치맛자락

그때마다 하얀 속살이 좀처럼 인색하게

붉게 퍼진다

낡은 세월 모두 밀어내는

그대 향기 같아

그 추억의 허리춤을 살며시 당기면

저절로 안겨오는 그리움을 어쩌랴

 

 백설이 자자진 골에     /       이색

 

백설이 자자진 골에 구루미 머흐레라

반가온 매화는 어늬 곳에 피였난고

석양에 홀로 셔 이셔 갈 곳 몰라 하노라

 

흰 눈이 녹아 없어진 골짜기에 구름이 험악하구나

(절개를 나타내는) 반가운 매화는 어느 곳에 피어 있는가?

석양에 홀로 서서 갈 곳을 모르고 있도다

역사적 전환기에 고뇌하는 지식인의 모습이 비유적으로 잘 나타난 시조

 

, 양화소록   /   조용미

 

올봄 하릴없이 옥매 두 그루 심었습니다

꽃 필 때 보자는 헛된 약속 같은 것이 없는 봄도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군요

내 사는 곳 근처 개울가의 복사꽃 활짝 피어 봄빛 어지러운데

당신은 잘 지내나요

나를 내내 붙들고 있는 꽃 핀 복숭아나무는 흰 나비까지 불러들입니다

당신은 잘 지냅니다

복사꽃이 지는데 당신은 잘 지냅니다 봄날이 가는데 당신은 잘 지냅니다

아슬아슬 잘 지냅니다

가는 봄 휘영하여 홍매 두 그루 또 심어봅니다

나의 뜰에 매화 가득하겠습니다

 

설중매  /   반기룡

 

뼈와 살이

녹아내려도 괜찮습니다

정수박이에 얼음살이

용대리 황태처럼

촘촘히 박혀도 상관없습니다

물관부가 터져 피가

홍건히 흘러도 괘념치 않습니다

솔향기 부르고

피톤치드 내음 맡으며

가슴엔 데살로니가 전서 516절을

아로새기며 추위를 견디렵니다

동토의 땅에 직립한 채

배냇저고리 두르고

잉걸불 같은

만개의 기쁨 누리려

내공을 쌓고 또 쌓으렵니다

새살 돋기 위한

인고의 세월은

능히 견딜 수 있으니까요

 

 설중매     /     함민복

 

당신 그리는 마음 그림자

아무 곳에나 내릴 수 없어

눈 위에 피었습니다

꽃 피라고

마음 흔들어 주었으니

당신인가요

흔들리는

마음마저 보여 주었으니

사랑인가요

보세요

내 향기도 당신 닮아

둥그렇게 휘었습니다

                            

설중매 앞에 서서   홍해리

1

수억 광년을 잠자던 별들이

싸늘한 영혼으로 터뜨리는

하얀 불꽃이다

 2

싸락눈 같은 창백한 속삭임

새벽 4시의

無明

3

별똥별의

추락

화사한, 화사한

마침표

4

천상의 문양

가지마다

청청백백

청허 淸虛로다

5

청천벽력 같은

투명한

불꽃 앞에

그냥 죄스럽다

마냥 부끄럽다

 

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     /     김용택

 

매화꽃  꽃 이파리들이

하얀 눈송이처럼 푸른 강물에 날리는

섬진강을 보셨는지요

푸른 강물 하얀 모래밭

날선 푸른 댓잎이 사운대는

섬진강가에서 서럽게 서보셨는지요

해 저문 섬진강에 서서

지는 꽃 피는 꽃을 다 보셨는지요

산에 피어 산이 환하고

강물에 져서 강물이 서러운

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

사랑도 그렇게 와서

그렇게 지는지

출렁이는 섬진강가에 서서 당신도

매화꽃 꽃잎처럼 물 깊이

울어는 보았는지요

푸른 댓잎에 베인

당신의 사랑을 가져가는

흐르는 섬진강 물에

서럽게 울어는 보았는지요                                  

 

 어리고 셩근 매화       /       안민영

 

어리고 셩근 매화 너를 밋지 안얏더니

눈 기약 능히 직켜 두셰 송이 푸엿구나

촉 잡고 갓가이 사랑할 졔 암향暗香 부동浮動 하더라

연약하고 엉성한 매화 너를 믿지 아니하였더니

눈 오면 피겠다는 약속을 능히 지켜 두세 송이 피었구나

촛불 잡고 너를 가까이 바라보며 즐길 때 그윽한 향기조차 떠도는구나

                           <금옥총부>에서

 

 첫매화 / 도종환

 

밤에는 부엉이 우는 소리 산 가득 하더니

아침에는 딱따구리가 요란하게 나무 둥치를 쪼아댑니다

숲의 새들이 점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엊그제는 지리산에 사는 후배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섬진강 하류를 따라 곡성 쪽으로 내려가다가 첫매화를 보고는

생각이 나서 소식을 전한다고 했습니다

 

편지와 함께 보낸 사진에는 열일곱 시골 소녀처럼

보얀 매화꽃이 다소곳하게 나뭇가지에 앉아 있었습니다

 

아직 피지 않은 채 맺혀 있는 꽃봉오리들은 아기를 가진

여자의 젖꼭지처럼 부풀어 올라 있었습니다

 

그런데 후배의 편지에 의하면 이 매화나무는

큰 상처를 입은 나무라는 것입니다

 

굵은 가지가 여러 군데나 잘려나간 채 덜덜 떨며

겨울을 보낸 나무라 했습니다

 

상처받은 나무가 다른 나무보다 일찍 꽃을 피웠다는 것입니다

후배의 편지는 이렇게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상처없이 어찌 봄이 오고, 상처 없이

어찌 깊은 사랑이 움트겠는지요

태풍에 크게 꺾인 경상도 벚나무들이

때 아닌 가을에 우르르  꽃을 피우더니

섬진강 매화나무들도 중상을 입은 나무들이

한 열흘씩 먼저 꽃을 피웁니다

 

전쟁의 폐허 뒤에 집집마다 힘닿는 데까지 아이들을 낳던 때처럼

그렇게 매화는 피어나고 있습니다

 

처음인 저꽃이 아프게 아름답고 상처가 되었던

세상의 모든 첫사랑이 애틋하게 그리운 아침

꽃 한 송이 처절하게 피는 걸 바라봅니다 ....

문득 꽃 보러 오시길 바랍니다."

 

저는 "상처 없이 어찌 봄이 오고

상처 없이 어찌 깊은 사랑이 움트겠는지요"하는 대목을 읽다가

고개를 들어 산줄기를 올려다보았습니다

 

꽃 한 송이도 상처를 딛고 피고, 상처 속에 핀 꽃들로 하여

봄이 오는 지리산을 생각했습니다

 

설해를 입은 우리 집 마당가 소나무들이 빼곡하게

솔방울을 매달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사람도 쇠약해질 때 사랑의 욕구를 더 강하게 느낀다고 하는데

무릇 생명을 가진 것들의 생존 본능이

그렇게 몸에 작용을 하는 거겠지요

그러나 이 매화꽃에는 본능을 넘어서는 깊은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저는 답장을 쓰며 후배에게 편지를 옮겨

한 편의 시로 만들고 싶은데 허락해 줄 수 있겠느냐고 물었습니다

 

상처 입은 나무에서 첫매화 피는 걸 바라보며 보낸

편지 한 구절 한 구절이 저에게는 시처럼 다가왔습니다

 

호조일성          신석정

                                  

갓 핀 청매 성근가지

일렁이는 향기에도

자칫 혈압이 오른다

어디서 찾아든

볼이 하이얀 멧새

그 목청 진정

서럽도록 고아라

봄 오자 산자락

흔들리는 아지랑이

아지랑이 속에

청매에 멧새 오가듯

살고 싶어라

 

홍매      이상국

                                   

늦은 사랑이 내게로 왔다

가장 늦은 사랑이 첫사랑이다

봄여름가을

꽃시절 다 놓치고

언 땅 위에서

나는 붉어졌다

누구는 나를 가리켜 봄이라 하지만

꽃물을 길어올린 건

겨울이다 인색한 몇 올의

빛을 붙들어 온몸을 태운

한 그리움의

失性

그리워할 누군가가 있는가

지금 그리워해도 되는가

너는 묻지 않았으니

스스로 터져 봄날이 되는 사랑아

아직 얼어붙은 하늘에 뾰루퉁 입 내민

붉은 키스

가장 이른 사랑이 내게로 왔다

                                         

홍매화     /  도종환

 

눈 내리고 내려 쌓여 소백산자락 덮어도

매화 한송이 그 속에서 핀다

나뭇가지 얼고 또 얼어

외로움으로 반질반질해져도

꽃봉오리 솟는다

어이하랴 덮어버릴 수 없는

꽃같은 그대 그리움

그대 만날 수 있는 날 아득히 멀고

폭설은 퍼붓는데

숨길 수 없는 숨길 수 없는

가슴 속 홍매화 한 송이

                               

홍매화 겨울 나기   최영철

 

그 해 겨울 유배 가던 당신이 잠시 바라본 홍매화

흙 있다고 물 있다고 아무데나 막 피는게 아니라

전라도 구례 땅 화엄사 마당에만 핀다고 하는데

대웅전 비로자나불 봐야 뿌리를 내린다는데

나는 정말 아무데나 막 몸을 부린 것 같아

그때 당신이 한 겨울 홍매화 가지 어루만지며

뭐라고 하셨는지

따뜻한 햇살 내린다고

단비 적신다고

아무데나 제 속내 보이지 않는다는데

꽃만 피었다 갈 뿐

열매 같은 건 맺을 생각도 않는다는데

나는 정말 아무데나 내 알몸 다 보여주고 온 것 같아

매화 한 떨기가 알아버린 육체의 경지를

나 이렇게 오래 더러워졌는데도

도무지 알 수 없는 것 같아

수많은 잎 매달고 언제까지 무성해지려는 나

열매 맺지 않으려고

잎 나기도 전에 꽃부터 피워올리는

홍매화 겨울 나기 따라갈 수 없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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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관한 시 모음



가을에 / 오세영
너와 나
가까이 있는 까닭에
우리는 봄이라 한다
서로 마주하며 바라보는 눈빛
꽃과 꽃이 그러하듯....
너와나
함께 있는 까닭에
우리는 여름이라 한다
부벼대는 살과 살 그리고 입술
무성한 잎들이 그러하듯...
, 그러나 시방 우리는
각각 홀로 있다
홀로 있다는 것은
멀리서 혼자 바라만 본다는 것
허공을 지키는 빈 가지처럼
가을은
멀리 있는 것이 아름다운
계절이다


가을날 /손동연
코스모스가
빨간 양산을 편 채
들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ㅡ얘
심심하지?
들길이
빨간 양산을 받으며
함께 걸어가 주고 있었다


가을 / 남호섭
시골 갔다 오던
버스가 갑자기 끼이익!
섰습니다.
할머니 자루에
담겨 있던
단감 세 알이
, ,
튀어 나갔습니다.


       

가을 하늘 / 윤이현
토옥
튀겨 보고 싶은,
주욱
그어 보고 싶은,
와아
외쳐 보고 싶은,
푸웅덩
뛰어들고 싶은,
그러나
머언, 먼 가을 하늘.


         

가을 연못 / 정호성
경회루 연못에 바람이 분다
우수수 단풍잎이 떨어진다
잉어들이 잔잔히 물결을 일으키며
수면 가까이 올라와 단풍잎을 먹는다
잉어가 단풍이 되고
단풍이 잉어가 되는
가을 연못


가을의 시 / 홍수희
가을은 어느 날
서가書架를 정리하다 툭, 떨어진
낡은 수첩이다
눈물이 핑그르르 맺혀져 오는
먼지가 뽀얀 주소록이다


가을 편지 / 유안진
들꽃이 핀다
나 자신의 자유와
나 자신의 절대로서
사랑하다가 죽고 싶다고
풀벌레도 외친다
내일 아침 된서리에 무너질 꽃처럼
이 밤에 울고 죽을 버러지처럼
거치른 들녘에다
깊은 밤 어둠에다
혈서를 쓰고 싶다.


가을 편지 1  / 나호열
그대 생각에 가을이 깊었습니다
숨기지 못하고 물들어 가는
저 나뭇잎같이
가만히
그대 마음 가는 길에
야윈 달이 뜹니다


가을 / 조병화
가을은 하늘에 우물을 판다
파란 물로
그리운 사람의 눈을 적시기 위하여
깊고 깊은 하늘의 우물
그곳에
어린 시절의 고향이 돈다
그립다는 거, 그건 차라리
절실한 생존 같은 거
가을은 구름 밭에 파란 우물을 판다
그리운 얼굴을 비치기 위하여


가을 / 강은교
기쁨을 따라갔네
작은 오두막이었네
슬픔과 둘이 살고 있었네
슬픔이 집을 비울 때는 기쁨이 집을 지킨다고 하였네
어느 하루 찬바람 불던 날 살짝 가보았네
작은 마당에는 붉은 감 매달린 나무 한 그루
서성서성 눈물을 줍고 있었고
뒤에 있던 산, 날개를 펴고 있었네
산이 말했네
어서 가보게, 그대의 집으로


익어가는 가을 / 이해인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가 익어가네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도 익어가네
익어가는 날들은
행복하여라
말이 필요없는
고요한 기도
가을엔
너도 나도
익어서
사랑이 되네


씨앗 / 허영자
가을에는
씨앗만 남는다
달콤하고 물 많은
살은
탐식하는 입 속에 녹고
단단한 씨앗만 남는다
화사한
거짓 웃음
거짓말
거짓 사랑은 썩고
가을에는
까맣게 익은
고독한 혼의
씨앗만 남는다


가을날 / 노혜경
오늘 하루는 배가 고파서
저녁 들판에 나아가 길게 누웠다
왜 나는 개미가 되지 못했을까
내가 조금만 더 가난했다면
허리가 가늘고 먹을 것밖에는 기쁨이 없는
까맣고 반짝거리는 벌레였다면
하루 종일이 얼마나 행복할까 먹는 일 말고는
생각해야 할 아무런 슬픔이 없다면.


가을 산길 / 나태주
맑은 바람 속을 맑은 하늘을 이고
가을 산길을 가노라면
가을 하느님,
당신의 옷자락이 보입니다.
언제나 겸허하신 당신,
그렇습니다.
당신은 한 알의 익은 도토리알 속에도 계셨고
한 알의 상수리 열매 속에도 계셨습니다.
한 알의 개암 열매 속에도 숨어 계셨구요.
언제나 무소유일 뿐인 당신,
그렇습니다.
당신은 이제 겨우 세 살배기 어린아이의 눈빛을 하고
수풀 사이로 포르릉 포르릉
날으는 멧새를 따라가며
걸음마 연습을 하고 계셨습니다.


죽도록 사랑해서 / 김승희
죽도록 사랑해서
죽도록 사랑해서
정말로 죽어버렸다는 이야기는
이제 듣기가 싫다
죽도록 사랑해서
가을 나뭇가지에 매달려 익고 있는
붉은 감이 되었다는 이야기며
옥상 정원에서 까맣게 여물고 있는
분꽃 씨앗이 되었다는 이야기며
한계령 천길 낭떠러지 아래 서서
머나먼 하늘까지 불지르고 있는
타오르는 단풍나무가 되었다는
그런 이야기로
이제 가을은 남고 싶다
죽도록 사랑해서
죽도록 사랑해서
핏방울 하나하나까지 남김없이
셀 수 있을 것만 같은
이 투명한 가을햇살 아래 앉아
사랑의 창세기를 다시 쓰고 싶다
또다시 사랑의 빅뱅으로 돌아가고만 싶다


가을엔 / 조태일
나름대로의 길
가을엔 나름대로 돌아가게 하라.
곱게 물든 단풍잎 사이로
가을바람 물들며 지나가듯
지상의 모든 것들 돌아가게 하라.
지난 여름엔 유난히도 슬펐어라
폭우와 태풍이 우리들에게 시련을 안겼어도
저 높푸른 하늘을 우러러보라.
누가 저처럼 영롱한 구슬을 뿌렸는가.
누가 마음들을 모조리 쏟아 펼쳤는가.
가을엔 헤어지지 말고 포옹하라.
열매들이 낙엽들이 나뭇가지를 떠남은
이별이 아니라 대지와의 만남이어라.
겨울과의 만남이어라.
봄을 잉태하기 위한 만남이어라.
나름대로의 길
가을엔 나름대로 떠나게 하라.
단풍물 온몸에 들이며
목소리까지도 마음까지도 물들이며
떠나게 하라.
다시 돌아오게, 돌아와 만나는 기쁨을 위해
우리 모두 돌아가고 떠나가고
다시 돌아오고 만나는 날까지
책장을 넘기거나, 그리운 이들에게
편지를 띄우거나
아예 눈을 감고 침묵을 하라.
자연이여, 인간이여, 우리 모두여.


울어도 어울리는 계절 / 방우달
술을 많이 마시면
사철 어느 때든지 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을에는
술의 힘을 빌리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울 수 있습니다
가을이 슬퍼서가 아닙니다
가을은 나를
인간으로 돌아가게 하는 계절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울면서 태어나
울면서 돌아갈 운명입니다
눈물이 없으면 인간이 아닙니다
가을은 인간을 울게 하는 계절입니다
가을은 울어도
수치스럽지 않은 계절입니다
겨울에 울면 가련해 보입니다
여름에 울면 어색해 보입니다
가을은 울기에 가장 어울리는 계절입니다
뺨을 맞아도 괜찮은 계절입니다


들국화 시모음

 

황국 -----박두진

​​​먼 햇살 넋이 엉겨 숭어리져 솟은 얼굴

인연의 그 창 변두리 ??로운 해후여

안에 깊이 가라앞힌 하늘 푸른 가을 마음

체념의 모래 벌이 강을 따라 펼쳐간

​​강물 푸른 물무늬속 흔들리는 그림자

강물이 저절로듯 저절로인 기약의

​​다시는 못돌아올 꽃띄움의 흩날림

창아침 햇살가의 서로 해후여

★​당 신  ---- 김용택

작은 찻잔을 떠돌던
노오란 산국(山菊)향이
아직도 목젖을 간질입니다.
마당 끝을 적시던
호수의 잔 물결이 붉게 물들어
그대 마음 가장자리를 살짝 건드렸지요.
지금도 식지않은 꽃향이
가슴 언저리에서 맴돕니다.
모르겠어요.
온 몸에서 번지는 이 향()
山菊 내음인지
당신 내음인지 ...
, 다 젖습니다.

​ ★들국화 -----천상병

산등선 외따른 데,
애기 들국화.

​​바람도 없는데
괜히 몸을 뒤뉘인다.

​​가을은
다시 올 테지.

​​다시 올까?
나와 네 외로운 마음이,

지금처럼
순하게 겹친 이 순간이

★​산국(山菊) ----- 이정록

​​들국화 꽃망울은 슬하 어린것들이다

못자리 골, 숟가락 많은 집이다

알루미늄 숟가락으로 퍼먹던

원기소 알약이다 마른 들국화 송아리는

해마다 산모가 되는 양순이다

​​반쯤 실성했던 머리칼을 하고서

연년생의 뿌리에게 독기를 내리고 있다

시든 꽃망울 속에 코를 박으면

죽어 묻히지 못한 것들의

살내음이 득시글거린다

소도 핥지 않는 독한 꽃

이곳에 누우면 내가 양순이다

소도 사람도 원기소 알약으로 작아진다

슬하 어린것들의 삭은 이빨에

광목실을 묶는, 늦가을 서릿발이다

★​​들국화  ----- 나태주

​​​바람 부는 등성이에

혼자 올라서

두고 온 옛날은
생각 말자고

아주 아주 생각 말자고.
갈꽃 핀 등성이에

혼자 올라서
두고 온 옛날은
잊었노라고

아주 아주 잊었노라고.
구름이 헤적이는
하늘을 보며

어느 사이
두 눈에 고이는 눈물.
꽃잎에 젖는 이슬.

★​​들국화 ------김용택 
나는 물기만 조금 있으면 된답니다
아니, 물기가 없어도 조금은 견딜 수 있지요

때때로 내 몸에 이슬이 맺히고
아침 안개라도 내 몸을 지나가면 됩니다

기다리면 하늘에서
, 하늘에서 비가 오기도 한답니다

강가에 바람이 불고
해가 가고 달이 가고 별이 지며
나는 자란답니다

그렇게 세월이 가고 찬 바람이 불면
당신이 먼데서 날 보러 오고 있다는

그 기다림으로

나는 높은 언덕에 서서 하얗게 피어납니다

당신은 내게 나는 당신에게
단 한번 피는 꽃입니다

​ ★​​들국화 ------곽재구  

사랑의 날들이
올 듯 말 듯

기다려온 꿈들이
필 듯 말 듯

그래도 가슴속에 남은
당신의 말 한마디

하루종일 울다가
무릎걸음으로 걸어간

절벽 끝으로
당신은 하얗게 웃고

오래 된 인간의 추억 하나가
한 팔로 그 절벽에

끝끝내 매달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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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념의 모래 벌이 강을 따라 펼쳐간

​​강물 푸른 물무늬속 흔들리는 그림자

강물이 저절로듯 저절로인 기약의

​​다시는 못돌아올 꽃띄움의 흩날림

창아침 햇살가의 서로 해후여

당 신  ---- 김용택


작은 찻잔을 떠돌던
노오란 산국(山菊)향이
아직도 목젖을 간질입니다.
마당 끝을 적시던
호수의 잔 물결이 붉게 물들어
그대 마음 가장자리를 살짝 건드렸지요.
지금도 식지않은 꽃향이
가슴 언저리에서 맴돕니다.
모르겠어요.
온 몸에서 번지는 이 향()
山菊 내음인지
당신 내음인지 ...
, 다 젖습니다.

들국화 -----천상병

​​산등선 외따른 데,
애기 들국화.

​​바람도 없는데
괜히 몸을 뒤뉘인다.

​​가을은
다시 올 테지.

​​다시 올까?
나와 네 외로운 마음이,

지금처럼
순하게 겹친 이 순간이

산국(山菊) ----- 이정록

들국화 꽃망울은 슬하 어린것들이다

못자리 골, 숟가락 많은 집이다

알루미늄 숟가락으로 퍼먹던

원기소 알약이다 마른 들국화 송아리는

해마다 산모가 되는 양순이다

​​반쯤 실성했던 머리칼을 하고서

연년생의 뿌리에게 독기를 내리고 있다

시든 꽃망울 속에 코를 박으면

죽어 묻히지 못한 것들의

살내음이 득시글거린다

소도 핥지 않는 독한 꽃

이곳에 누우면 내가 양순이다

소도 사람도 원기소 알약으로 작아진다

슬하 어린것들의 삭은 이빨에

광목실을 묶는, 늦가을 서릿발이다

​​들국화  ----- 나태주

​​바람 부는 등성이에

혼자 올라서

두고 온 옛날은
생각 말자고

아주 아주 생각 말자고.
갈꽃 핀 등성이에

혼자 올라서
두고 온 옛날은
잊었노라고

아주 아주 잊었노라고.
구름이 헤적이는
하늘을 보며

어느 사이
두 눈에 고이는 눈물.
꽃잎에 젖는 이슬.

​​들국화 ------김용택 

나는 물기만 조금 있으면 된답니다
아니, 물기가 없어도 조금은 견딜 수 있지요

때때로 내 몸에 이슬이 맺히고
아침 안개라도 내 몸을 지나가면 됩니다

기다리면 하늘에서
, 하늘에서 비가 오기도 한답니다

강가에 바람이 불고
해가 가고 달이 가고 별이 지며
나는 자란답니다

그렇게 세월이 가고 찬 바람이 불면
당신이 먼데서 날 보러 오고 있다는

그 기다림으로

나는 높은 언덕에 서서 하얗게 피어납니다

당신은 내게 나는 당신에게
단 한번 피는 꽃입니다

​​들국화 ------곽재구  

사랑의 날들이
올 듯 말 듯

기다려온 꿈들이
필 듯 말 듯

그래도 가슴속에 남은
당신의 말 한마디

하루종일 울다가
무릎걸음으로 걸어간

절벽 끝으로
당신은 하얗게 웃고

오래 된 인간의 추억 하나가
한 팔로 그 절벽에

끝끝내 매달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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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선 시 모음

 

노을 무덤

 

아내여 내가 죽거던
흙으로 덮지는 말아 달라
언덕 위 풀잎에 뉘여
붉게 타는 저녁놀이나 내려
이불처럼 나를 덮어다오
그리고 가끔 지나가는 사람 있으면
보게 하라
여기 쓸모없는 일에 매달린
시대와는 상관없는 사람
흙으로 묻을 가치가 없어
피 묻은 놀이나 한 장 내려
덮어 두었노라고
살아서 좋아하던 풀잎과 함께 누워
죽어서도 별이나 바라보라고

 

바람 속에서 
                
산에게 가는 길이
나에게 가는 길이다.
바다로 가는 길이
나에게 가는 길이다.
나무에게 가는 길이
별에게 가는 길이
나에게 가는 길이다.

 

나의 길에 바람이 분다.
바람은 늘 산에 있고
바람은 늘 바다에 가득하고
바람은 나무 끝에 먼저 와
그 곳에 서 있다.

나의 길은 바람 속에 있다.
잎새 끝에는 언제나
새벽 별이 차갑게 떨고
바람은 길에서 나를 울렸다.
  

별의 아픔

      
내가 지금 아픈 것은
어느 별이 아프기 때문입니다.

내가 이렇게 밤늦게 괴로운 것은
지상의 어느 풀잎이 아프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이토록 외로운 것은
이 땅의 누가 또 고독으로 울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 하늘의 외로운 별과 나무와
이 땅의 가난한 시인과 고독한 한 사람이

이 밤에 보이지 않은 끈으로나
서로 통화하여 앓고 지새는

병으로 아름다운 시간이여.

 

빈산이 젖고 있다

 

등잔 앞에서

하늘의 목소리를 듣는다.

누가 하늘까지

아픈 지상의 일을 시로 옮겨

새벽 눈동자를 젖게 하는가

너무나 무거운 허공

산과 신이 눈뜨는 밤

핏물처럼 젖물처럼

내 육신을 적시며 뿌려지는

별의 무리

죽음의 눈동자보다 골짜기 깊나

한 강물이 내려눕고

흔들리는 등잔 뒤에

빈 산이 젖고 있다.

 

큰 노래
 
큰 산이 큰 영혼을 가른다.
우주 속에
대붕(大鵬)의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설악산 나무
너는 밤마다 별 속에 떠 있다.
산정(山頂)을 바라보며
몸이 바위처럼 부드럽게 열리어
동서로 드리운 구름 가지가
바람을 실었다. 굽이굽이 긴 능선
울음을 실었다.
해지는 산 깊은 시간을 어깨에 싣고
춤 없는 춤을 추느니
말없이 말을 하느니
, 설악산 나무
나는 너를 본 일이 없다.
전신이 거문고로 통곡하는
너의 번뇌를 들은 바 없다.
밤에 길을 떠나 우주 어느 분을
만나고 돌아오는지 본 일이 없다.
그러나 파문도 없는 밤의 허공에 홀로
절정을 노래하는
너를 보았다.
다 타고 스러진 잿빛 하늘을 딛고
거인처럼 서서 우는 너를 보았다.
너는 내 안에 있다.

 

별을 보며

 
내 너무 별을 쳐다보아
별들은 더럽혀지지 않았을까.

내 너무 하늘을 쳐다보아
하늘은 더럽혀지지 않았을까.

별아, 어찌하랴.
이 세상 무엇을 쳐다보리.

흔들리며 흔들리며 걸어가던 거리
엉망으로 술에 취해 쓰러지던 골목에서

바라보면 너 눈물 같은 빛남
가슴 어지러움 황홀히 헹구어 비치는

이 찬란함마저 가질 수 없다면
나는 무엇으로 가난하랴.

 

나무에게

 

내 귀를 네게 묻는다.
듣는 사람아
하늘을 듣는 사람아
그대 시인이여.
너의 가슴에서 플룻을 듣는다.
내 안으로 깨어오는
또 한 사람이 들린다.
진실한 언어의 발소리
나무야
이 저문 땅의 빈자여
함께 걸어가다오.
네 안의 아름다운 자가
별이 이고 춤추는 자가
나를 걸어가는 동안
나는 너의 세계를 가고 있다.
나무야
함께 걷는 시간에
나는 문득
너의 뒤에서
알 수 없는 강물을 건너고 있다.

 

 

문답법을 버리다  

 

산에 와서 문답법을
버리다
나무를 가만히
바라보는 것
구름을 조용히 쳐다보는 것
그렇게 길을 가는 것
이제는 이것 뿐
여기 들면

말은 똥이다 

 

여름비  

 

대낮에 등때기를 후려치는 죽비소리
후두둑

문밖에 달려가는 여름 빗줄기 

고요하다

나뭇잎을 갉아먹던

벌레가
가지에 걸린 달도

잎으로 잘못 알고
물었다
세상이 고요하다
달 속의 벌레만 고개를 돌린다

 

하늘의 숨소리를 듣는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은
우물 곁에 있다는 것
우리가 눈을 뜬다는 것은
귀가 깨어
하늘의 숨소리를 듣는 것
우리가 사랑한다는 것은
새벽 들판의 풀잎처럼
언덕 위 나무처럼
별 아래 함께 서 있는 것

 

봄밤

 

나귀의 귀 속에 우물이 있네
우물 안에 배꽃이 눈을 뜨네
마음에 숨은
당신 찾아가는 길
나이 먹어도 나 아직 젊어라

 

백담사

 

저녁 공양을 마친 스님이
절 마당을 쓴다
마당 구석에 나앉은 큰 산 작은 산이
빗자루에 쓸려 나간다
산에 걸린 달도
빗자루 끝에 쓸려 나간다
조그만 마당 하늘에 걸린 마당
정갈히 쓸어놓은 푸르른 하늘에
푸른 별이 돋기 시작한다
쓸면 쓸수록 별이 더 많이 돋고
쓸면 쓸수록 물소리가 더 많아진다

 

티베트의 어느 스님을 생각하며

 

영적인 삶을 사는 사람은

자신속에 조용히 앉아 있어도

그의 영혼은 길가에 핀 풀꽃처럼 눈부시다

새는 세상을 날며

그 날개가 세상에 닿지 않는다

나비는 푸른 바다에서 일어나는 해처럼 맑은

얼굴로

아침 정원을 산책하며

작은 날개로 시간을 접었다 폈다 한다

모두가 잠든 밤중에

달 피리는 혼자 숲나무 위를 걸어간다

우리가 진정으로 산다는 것은

새처럼 가난하고

나비처럼 신성할 것

잎 떨어진 나무에 귀를 대는 조각달처럼

사랑으로 침묵할 것

그렇게 서로를 들을 것

 

구도(求道

 

세상에 대하여
할 말이 줄어들면서
그는 차츰 자신을 줄여갔다
꽃이 떨어진 후의 꽃나무처럼
침묵으로 몸을 줄였다
하나의 빈 그릇으로

세상을 흘러갔다

빈 등잔에는
하늘의 기름만 고였다
하늘에 달이 가듯
세상에 선연히 떠서
그는 홀로 걸어갔다

 

도반(道伴

 

벽에 걸어 놓은 배낭을 보면 

소나무위에 걸린 구름을 보는 것 같다 

배낭을 곁에 두고 살면 

삶의 길이 새의 길처럼 가벼워진다 

지게 지고 가는 이의 모습이 멀리 

노을진 석양 하늘 속에 무거워도 

구름을 배경으로 서 있는 혹은 걸어가는  

저 삶이 진짜 아름다움인 줄 

왜 이렇게 늦게 알게 되었을까 

알고도 애써 모른 척 밀어냈을까 

중심 저쪽 멀리 걷는 누구도 

큰 구도 안에서 모두 나의 동행자라는 것 

그가 또 다른 나의 도반이라는 것을 

이렇게 늦게 알다니 

배낭 질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지금

 

초암(草庵)에서 - 山詩40

 

사람이 오래 가지 않은 암자가
풀잎 속에 쓰러지듯 앉아 있다
누구를 향해선지 밖으로 난 작은 길 하나
스님은 달빛 길을 쓸지 않는다
경계가 없는 경내
잎사귀들은 제 살을 먹여 벌레를 기르고
저녁이 와도 산은 스스로
문을 닫지 않는다
단지 산 안에 산의 파도가
흐린 안개 속에 잔다

벌레  

꽃에는 고요한 부분이 있다

그곳에 벌레가 앉아 있다

 

쇠별꽃 - 山詩26 

 

흙길을 가다가 본다
발자국이 남아 있다

발자국

들여다보니 놀랍구나
사라진 얼굴이 그 속에
숨어 있다

찾았다 잃어버린 사람
쇠별꽃 내음

 

강물

 

새학기 교실에
지난해의 아이들이 가고
지난해만한 아이들이 새로 들어왔다
떠들고 웃고 반짝인다
이 반짝임은
지난해 그랬고 그 지난해도 그랬고
그 전 해 그리고 내년에도 그럴 것이다
이 교실은 해마다
요만한 이이들이 앉았다 간다. 웃고 떠들고 침묵하고
흘러간다
교실은 아이들이 흐르는 강이다
나는 강의 한 굽이에 서서
강물의 흐름을 지켜보며 그 소리를 듣는다  

 

山詩 5

 

당신을 껴안고 누운 밤은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돌 하나 품어도
사리가 되었습니다

 

산길


산길은 산이 가는 길이다
나의 몸은 내가 가는 길
모자 쓰고 저기 구름 앞세우고
산이 나설 때 그 모습 뒤에서
길은 우뢰를 감추고 낙엽을 떨군다
산의 가슴속으로 처럼 놓여서
바람이 걸어가도 소리가 난다
새가 날아도 자취를 숨긴다
그것은 또 소 뿔에도 걸리지 않는
달이 가는 길
바람에 씻지 않은 발은 들여놓지 않는다
귀와 눈이 허공에 뜨여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 눈 오는 저녁을 간직한다
산이 나에게 걸어올 때

산길은 내 안에 있다

 

 

새는 산 속을 날며  

 날개가  산에 닿지 않는다


미시령 노을

나뭇잎 하나가

아무 기척도 없이 어깨에
툭 내려앉는다

내 몸에 우주가 손을 얹었다

너무 가볍다

 

반달

 

반은 지상에 보이고 반은 천상에 보인다
반은 내가 보고 반은 네가 본다
둘이서 완성하는
하늘의
마음꽃 한 송이

 

눈이 온 다음 날 비치는 햇살 

 

눈이 온 다음 날 솔잎에 빛나는 햇살
산협에 내려와 두근거리는 하늘
가지의 속삭이을 비추는 조용한 물빛
거울 속에 담긴 한르을 차고 날아가는 새
새소리 새소리 사이로 피어오르는 물소리
물소리 물소리 사이로 젖는 향기

 

나무

 

나무는 몰랐다
자신이 나무인 줄을
더욱 자기가
하늘의 우주의
아름다운 악기라는 것을
그러나 늦은 가을날
잎이 다 떨어지고
알몸으로 남은 어느 날
그는 보았다
고인 빗물에 비치는
제 모습을
떨고 있는 사람 하나
가지가 모두 현이 되어
온종일 그렇게 조용히
하늘 아래
울고 있는 자신을

 

- 山詩14

 

새는 산 속을 날며
그 날개가 산에 닿지 않는다

 

겨울 산 - 山詩13

 

겨울 산에서 나무를 하다가 홀연 놀란다
나무는 오간 데 없는데
나 혼자 나무 향기를 맡는다

 

반달   山詩19  

 

반은 지상에 보이고 반은 천상에 보인다

반은 내가 보고 반은 네가 본다
둘이서 완성하는

하늘의 

마음꽃 한 송이   

 

가을 편지

 

잎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원고지처럼 하늘이 한 칸씩
비어가고 있습니다
그 빈 곳에 맑은 영혼의 잉크물로
편지를 써서
당신에게 보냅니다
사랑함으로 오히려
아무런 말 못하고 돌려보낸 어제
다시 이르려 해도
그르칠까 차마 또 말 못한 오늘
가슴에 고인 말을
이 깊은 시간
한 칸씩 비어가는 하늘 백지에 적어
당신에게 전해 달라
나무에게 줍니다

 

소포


가을날 오후의 아름다운 햇살 아래

노란 들국화 몇 송이
한지에 정성들여 싸서
비밀히 당신에게 보내드립니다
이것이 비밀인 이유는
그 향기며 꽃을 하늘이 피우셨기 때문입니다
부드러운 바람이 와서 눈을 띄우고
차가운 새벽 입술 위에 여린 이슬의
자취없이 마른 시간들이 쌓이어
산빛이 그의 가슴을 열어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것을 당신에게 드리는 정작의 이유는
당신만이 이 향기를
간직하기 가장 알맞은 까닭입니다
한지같이 맑은 당신 영혼만이

꽃을 감싸고 눈물처럼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하늘이 추워지고 세상의 꽃이 다 지면
당신 찾아가겠습니다

 

다리

 

다리를 건너는 한 사람이 보이네

가다가 서서 잠시 먼 산을 보고

가다가 쉬며 또 그러네

얼마후 또 한 사람이 다리를 건너네

빠른 걸음으로 지나서 어느새 자취도 없고

그가 지나고 만 다리만 혼자 허전하게 남아있네  

다리를 빨리 지나가는 사람은 다리를 외롭게 하는 사람이네 

 

흔적

 

꽃이 문을 열어주기 기다렸으나
끝까지 거절당하고
새로 반달이 산봉에 오르자
벌레는
땅바닥에 떨어져 있는 꽃잎을
반만 먹고 그 부분에 눕다
달이 지고
서릿밤 하늘이 깊었다
아무도 그를 거들떠보지 않을 때
산이 혼자 그림자를 내려
꼬부리고 잠든 그의 등을 덮어주다
그리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거친 바람 한점 없었는데
다음날 일어나 보니
벌레는 사라지고
그 자리 눈물 같은
이슬 두어 방울만 남아 있다

 

흔들림에 닿아

 

가지에 잎 덜어지고 나서
빈산이 보인다

새가 날아가고 혼자 남은 가지가
오랜 여운에 흔들리 때
이 흔들림에 닿은 내 몸에서도
잎이 떨어진다
무한 쪽으로 내가 열리고
빈곳이 더 크게 나를 껴안는다
흔들림과 흔들리지 않음 사이
고요한 산과 나 사이가
갑자기 깊이 빛난다
내가 우주 안에 있다

 

입동

 

잎이 떨어지면 그 사람이 올까

첫눈이 내리면 그 사람이 올까

십일월 아침 하늘이 너무 맑아서

눈물 핑 돌아 하늘을 쳐다본다

수척한 얼굴로 떠돌며

이 겨울에도 또 오지 않을 사람

 

나무 안의 절

 

나무야
너는 하나의 절이다
네 안에서 목탁소리가 난다
비 갠 후
물 속 네 그림자를 바라보면
거꾸로 서서 또 한 세계를 열어 놓고
가고 있는 너에게서

꽃 피는 소리 들린다
새 알 낳는 고통이 비친다
네 가지에 피어난 구름꽃
별꽃 뜯어먹으며 노니는
물고기들
떨리는 우주의 속삭임
네 안에서 나는 듣는다
산이 걸어가는 소리
너를 보며 나는 또 본다
물 속을 거꾸로
염불 외고 가는 한 스님 모습

 

달을 먹은 소

 

저무는 들판에
소가
풀을 베어먹는다
풀잎 끝
초승달을 베어먹는다
물가에서 소는
놀란다
그가 먹은 달이
물 속 그의 뿔에 걸려 있다
어둠 속에
뿔로 달을 받치고
하늘을 헤엄치고 있는 제 모습 보고
더 놀란다   

 

복사꽃


봄날  없이  너는
  없어  화안하다
 찾은 곳이
 뜨는  아니다

 깊은 가지
허공에 피어 허공을 물들이는
 목숨 저물면
거기 그냥 사그러져라

잠들  꽃은 가장 상기되는 시간
향기도 슬픔도 너의  아니다

무심히 내게 던진 그늘에

그분 피가 붉게 섞여 있다 

 

숨은 산 - 山詩33

 

땅바닥에 떨어진
잎사귀를 주워들다가

그 밑에 작게
고인 물 속
산이 숨어있는 모습
보았다
낙엽 속에
숨은 산
잎사귀 하나가
우주 전체를
가렸구나  

 

이성선(1941~2001)

 

강원도 고성 출생  
고려대 농학과 및 교육대학원 졸업 (1967)
문화비평에 시 시인의 병풍 외 4편으로 등단 (1982)

22회 한국시인협회상 수상 (1990)
6회 정지용 문학상 수상 (1994)
1회 시와 시학상 수상 (1996)
시집
나의 나무가 너의 나무에게 (1985)   
하늘문을 두드리며 (1987)   
별이 비치는 지붕 (1987)   
내 몸에 우주가 손을 얹었다 (2000)   
산사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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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유 / 최영미                                        

 

투명한 것은 날 취하게 한다

시가 그렇고

술이 그렇고

아가의 뒤뚱한 걸음마가

어제 만난 그의 지친 얼굴이

안부없는 사랑이 그렇고

지하철을 접수한 여중생들의 깔깔웃음이

생각나면 구길 수 있는 흰 종이가

창 밖의 비가 그렇고

빗소리를 죽이는 강아지의 컹컹거림이

매일 되풀이되는 어머니의 넋두리가 그렇다

 

누군가와 싸울 때마다 난 투명해진다

치열하게

비어가며

투명해진다

아직 건재하다는 증명

아직 진통할 수 있다는 증명

아직 살아 있다는 무엇

 

투명한 것끼리 투명하게 싸운 날은

아무리 마셔도 술이

오르지 않는다

 

 서른, 잔치는 끝났다   / 최영미                          

 

물론 나는 알고 있다

내가 운동보다도 운동가를

술보다도 술 마시는 분위기를 더 좋아했다는 걸

그리고 외로울땐 동지여!로 시작하는 투쟁가가 아니라

낮은 목소리로 사랑노래를 즐겼다는 걸

그러나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잔치는 끝났다

술 떨어지고, 사람들은 하나 둘 지갑을 챙기고

마침내 그도 갔지만

마지막 셈을 마치고 제각기 신발을 찾아 신고 떠났지만

어렴풋이 나는 알고 있다

여기 홀로 누군가 마지막까지 남아

주인 대신 상을 치우고

그 모든걸 기억해내며 뜨거운 눈물 흘리리란 걸

그가 부르다 만 노래를 마저 고쳐 부르리란 걸

어쩌면 나는 알고 있다

누군가 그 대신 상을 차리고, 새벽이 오기 전에

다시 사람들을 불러 모으리란 걸

환하게 불 밝히고 무대를 다시 꾸미리라

그러나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선운사에서  / 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너에게로 가는 길을 나는 모른다 / 최영미              


그리하여 이 시대 나는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하나

창자를 뒤집어 보여줘야 하나, 나도 너처럼 썩었다고

적당히 시커멓고 적당히 순결하다고

버티어온 세월의 굽이만큼 마디마디 꼬여 있다고

그러나 심장 한귀퉁이는 제법 시퍼렇게 뛰고 있다고

동맥에서 흐르는 피만큼은 세상 모르게 깨끗하다고

은근히 힘을 줘서 이야기해야 하나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나도 충분히 부끄러워 할 줄 안다고

그때마다 믿어달라고, 네 손을 내 가슴에 얹어줘야 하나

내게 일어난 그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두 팔과 두 다리는 악마처럼 튼튼하다고

그처럼 여러번 곱씹은 치욕과, 치욕 뒤의 입가심 같은 위로와

자위끝의 허망한 한 모금 니코틴의 깊은 맛을

어떻게 너에게 말해야 하나

양치질할 때마다 곰삭은 가래를 뱉어낸다고

상처가 치통처럼, 코딱지처럼 몸에 붙어 있다고

아예 벗어붙이고 보여줘야 하나

아아 그리하여 이 시대 나는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하나

아직도 새로 시작할 힘이 있는데

성한 두팔로 가끔은 널 안을 수 있는데

너에게로 가는 길을 나는 모른다 

 

속초에서     / 최영미                - 문단데뷔작-

 

 바다, 일렁거림이 파도라고 배운 일곱살이 있었다


 과거의 풍경들이 솟아올라 하나 둘 섬을 만든다. 드 문드문 건져올린 기억

으로 가까운 모래밭을 두어번 공격하다보면 어느새 날 저물어, 소문대로 갈

매기는 철 없이 어깨춤을 추었다. 지루한 飛行 끝에 젖은 자리가 마를 만하

면 다시 일어나 하얀 거품 쏟으며 그는 떠났다. 기다릴 듯 그 밑에 몸져누운

이마여 - 자고 나면 한 부대씩 구름 몰려오고 귀밑털에 걸린 마지막 파도

소리는 꼭 폭탄 터지는 듯 크게 울렸다.


 바다, 밀면서 밀리는 게 파도라고 배운 서른두살이 있었다


 더이상 무너질 것도 없는데 비가 내리고, 어디 누우 나 비 오는 밤이면 커

튼처럼 끌리는 비린내, 비릿한 한웅큼조차 쫓아내지 못한 세월을 차례로 무

너뜨리며 밤이 깊어가고 처벅처벅 해안선 따라 낯익은 이름들이 빠진다.

랫줄에 널린 오징어처럼 축 늘어진 치욕, 아무리 곱씹어도 이제는 고스란히

떠오르지도 못하는 세월인데, 산 오징어의 단추 같은 눈으로 횟집 수족관

을 보면 아, 어느새 환하게 불켜고 꼬리 흔들며 달려 드는 죽음이여 - 네가

내게 기울기 전에 내가 먼저 네게로 기울어가리.

 

꿈의 페달을 밟고  / 최영미                                     
 

내 마음 저 달처럼 차오르는데

네가 쌓은 돌담을 넘지 못하고

새벽마다 유산되는 꿈을 찾아서

잡을 수 없는 손으로 너를 더듬고

말할 수 없는 혀로 너를 부른다

몰래 사랑을 키워온 밤이 깊어가는데


꿈의 페달을 밟고 너에게 갈 수 있다면

시시한 별들의 유혹은 뿌리쳐도 좋았다

 

행복론   / 최영미                                               

 

사랑이 올 때는 두 팔 벌려 안고

갈 때는 노래 하나 가슴속에 묻어놓을 것

추우면 몸을 최대한 웅크릴 것

남이 닦아논 길로만 다니되

수상한 곳엔 그림자도 비추지 말며

자신을 너무 오래 들여다보지 말 것

답이 나오지 않는 질문은 아예 하지도 말며

확실한 쓸모가 없는 건 배우지 말고

특히 시는 절대로 읽지도 쓰지도 말 것

지나간 일은 모두 잊어버리되

엎질러진 물도 잘 추스려 훔치고

네 자신을 용서하듯 다른 이를 기꺼이 용서할 것

내일은 또 다른 시시한 해가 떠오르리라 믿으며

잘 보낸 하루가 그저 그렇게 보낸 십년 세월을

보상할 수도 있다고, 정말로 그렇게 믿을 것

그러나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고

인생은 짧고 하루는 길더라  

 

 내 속의 가을 / 최영미                                          
 

바람이 불면 나는 언제나 가을이다

높고 푸른 하늘이 없어도

뒹구는 낙옆이 없어도

지하철 플랫폼에 앉으면

시속 100킬로로 달려드는 시멘트 바람에

기억의 초상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흩어지는

창가에 서면 나는 언제나 가을이다

 

따뜻한 커피가 없어도

녹아드는 선율이 없어도

바람이 불면

오월의 풍성한 잎들 사이로 수많은 내가 보이고

거쳐온 방마다 구석구석 반짝이는 먼지도 보이고

어쩌다 네가 비치면 그림자 밟아가며, 가을이다

담배연기도 뻣뻣한 그리움 지우지 못해

알미늄 샷시에 잘려진 풍경 한 컷,

우수수

네가 없으면 나는 언제나 가을이다

팔짱을 끼고

--
 

내 마음의 비무장지대   / 최영미                             
 

커피도 홍차도 아니야

재미없는 소설책을 밤늦도록 붙잡고 있는 건

비 그친 뒤에도 우산을 접지 못하는 건

짐을 쌌다 풀었다 옷만 갈아입는 건

어제의 시를 고쳐쓰게 하는 건

커피도 홍차도 아니야


울 수도 웃을 수도 없어

돌아누워도 엎드려도

머리를 헝클어도 묶어보아도


새침 떨어볼까요 청승 부려볼까요

처맨 손 어디 둘 곳 몰라

찻잔을 쥘까요 무릎 위에 단정히 놓을까요

은근히 내리깔까요 슬쩍 훔쳐볼까요

들쑥날쑥 끓는 속 어디 맬 곳 몰라

계절이 바뀔 때마다 가슴속 뒤져보면


그래도 어딘가 남아 있을, 잡초 우거진

내 마음의 비무장지대에 그대, 들어오겠나요

어느날 문득 소나기 밑을 젖어보겠나요

잘 달인 추억 한술

취해서 꾸벅이는 밤

너에게로, 너의 정지된 어깨 너머로

잠수해 들어가고픈

비라도 내렸으면

 

 옛날의 불꽃  / 최영미                                          

 

잠시 훔쳐온 불꽃이었지만 

그 온기를 쬐고 있는 동안만은 

세상 시름, 두려움도 잊고 

따뜻했었다


고맙다

네가 내게 해준 모든 것에 대해 

주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도.....

혼자라는 건                                           

 

뜨거운

순대국밥을 먹어본 사람은 알지

혼자라는 건

실비집 식탁에 둘러앉은 굶주린 사내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고

식사를 끝내는 것만큼 힘든 노동이라는 걸

 

고개 숙이고

순대국밥을 먹어본 사람은 알지

들키지 않게 고독을 넘기는 법을

소리를 내면 안돼

수저를 떨어뜨려도 안돼

 

서둘러

순대국밥을 먹어본 사람은 알지

허기질수록 달래가며 삼켜야 한다는 걸

체하지 않으려면

안전한 저녁을 보내려면

 

아도니스를 위한 연가   / 최영미                             

너의 인생에도

한번쯤

휑한 바람이 불었겠지

바람에 갈대숲이 누울 때처럼

먹구름에 달무리질 때처럼

남자가 여자를 지나간 자리처럼

시리고 아픈 흔적을 남겼을까

너의 몸 골목골목

너의 뼈 굽이굽이

상처가 호수처럼 괴어 있을까

너의 젊은 이마에도
언젠가
노을이 꽃잎처럼 스러지겠지

그러면 그때 그대와 나

골목골목 굽이굽이

상처를 섞고 흔적을 비벼

너의 심장 가장 깊숙한 곳으로

헤엄치고프다, 사랑하고프다

 

미치도록 그리웠던 사랑  / 최영미                            

 

가을에는

내가 그를 사랑한 것도 아닌데

미칠 듯 그리워질 때가 있다


바람의 손으로 가지런히 풀어놓은, 뭉게구름도 아니다

양떼구름도 새털구름도 아니다

아무 모양도 만들지 못하고 이리저리 찢어지는 구름을 보노라면

내가 그를 그리워한 것도 아닌데

그가 내 속에 들어온다


뭉게뭉게 피어나 양떼처럼 모여

새털처럼 가지런히 접히진 않더라도

유리창에 우연히 편집된 가을 하늘처럼

한 남자의 전부가 가슴에 뭉클 박힐 때가 있다


무작정 눈물이 날 때가 있다

가을에는, 오늘처럼 곱고 투명한 가을에는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표정으로 문턱을 넘어와

엉금엉금, 그가 내 곁에 앉는다


그럴 때면 그만 허락하고 싶다

사랑이 아니라도, 그 곁에 키를 낮춰 눕고 싶다
  
 한 남자를 잊는다는 건  / 최영미                             

 

잡념처럼 아무데서나 돋아나는 그 얼굴을 밟는다는 건

웃고 떠들고 마시며 아무렇지도 않게 한 남자를 보낸다는 건

뚜 뚜 사랑이 유산되는 소리를 들으며 전화기를 내려놓는다는 건

편지지의 갈피가 해질 때까지 줄을 맞춰가며

그렇게 또 한 시절을 접는다는 건

비 개인 하늘에 물감 번지듯 피어나는 구름을 보며

한때의 소나기를 잊는다는 건

낯익은 골목과 길모퉁이, 등 너머로 덮쳐오는 그림자를 지운다는 건

한 세계를 버리고 또 한 세계에 몸을 맡기기 전에 초조해진다는 건

논리를 넘어 시를 넘어 한 남자를 잊는다는 건

잡념처럼 아무데서나 돋아나는 그 얼굴을 뭉갠다는 건


 

마지막 섹스의 추억    /  최영미

 

아침상 오른 굴비 한 마리

발르다 나는 보았네

마침내 드러난 육신의 비밀

파헤쳐진 오장육부, 산산이 부서진 살점들

진실이란 이런 것인가

한꺼풀 벗기면 뼈와 살로만 수습돼

그날 밤 음부처럼 무섭도록 단순해지는 사연

죽은 살 찢으며 나는 알았네

상처도 산 자만이 걸치는 옷

더이상 아프지 않겠다는 약속

 

그런 사랑 여러번 했네

찬란한 비늘, 겹겹이 구름 걷히자

우수수 쏟아지던 아침햇살

그 투명함에 놀라 껍질째 오그라들던 너와 나

누가 먼저 없이, 주섬주섬 온몸에

차가운 비늘을 꽂았지

 

살아서 팔딱이던 말들

살아서 고프던 몸짓

모두 잃고 나는 씹었네

입 안 가득 고여오는

마지막 섹스의 추억


황혼  /  최영미

이마를 태우는 건

여름 한낮의 작열하는 태양만이 아니다

황혼빛에 눈이 멀 수도 있다


닮은 꼴  /  최영미


월드컵 골 모음 비디오를 보고 나는 알았다.


같은 골은 하나도 없다.


비슷하지만 다른 인생을 다루는 진짜 작가라면


같은 문장을 두 번 쓰지 않는다.

다시 선운사에서   /  최영미

옛사랑을 묻은 곳에 새 사랑을 묻으러 왔네

동백은 없고 노래방과 여관들이 나를 맞네

나이트클럽과 식당 사이를 소독차가 누비고

안개처럼 번지는 하얀 가스......

산의 윤곽이 흐려진다

神이 있던 자리에 커피자판기 들어서고

쩔렁거리는 동전소리가 새 울음과 섞인다

콘크리트 바닥에 으깨진,버찌의 검은 피를 밟고 나는 걸었네

산사(山寺)의 주름진 기와는 나를 알아보지 못했어


돼지들에게   /  최영미

 

언젠가 몹시 피곤한 오후

돼지에게 진주 를준 적이 있다

좋아라 날뛰며 그는 다른 돼지들에게 뛰어가

진주가 내 것이 되었다고 자랑했다

하나 그건 금이 간 진주

그는 모른다

내 서랍 속엔 더 맑고 흠 없는 진주가 잠자고 있으니

외딴섬, 한적한 해변에 세워진 우리 집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은 내 방의 장롱 깊은 곳에는

내가 태어난 바다의 신비를 닮은,

날씨에 따라 빛과 색깔이 변하는 크고 작은 구슬이

천 개쯤 꿰어지기를 기다리고 있음을.....

사람들은 모른다.

그가 가진 건

시장에 내다 팔지도 못할 못난이 진주.

철없는 아이들의 장난감으로나 쓰이라지.

떠들기 좋아하는 돼지들의 술 안주로나 씹히라지.

언제 어디서였는지 나는 잊었다.

비를 피하려 들어간 오두막에서

우연히 만난 돼지에게

(그의 이름은 중요하지 않다)

나도 몰래 진주를 주었다.

앞이 안 보일 만큼 어두웠기에

나는 그가 돼지인지도 몰랐다.

그가 누구인지 알고 싶지도 않았다.

내 주머니가 털렸다는 것만 희미하게 알아챘을 뿐.

그날 이후 열 마리의 배고픈 돼지들이 달려들어

내게 진주를 달라고 외쳐댔다.

내가 못 들은 척 외면하면

그들은 내가 가는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는지 확인한 뒤

우리 집의 대문을 두드렸다.

“진주를 줘.”

“내게도 진구를 줘.”

“진주를 내놔.”

정중하게 간청하다, 뻔뻔스레 요구했다.

나는 또 마지못해, 지겨워서,

그들의 고함 소리에 이웃의 잠이 깰까 두려워

어느 낯선 돼지에게 진주를 주었다.

(예전보다 못생긴 진주였다)

다음 날 아침, 해가 뜨기도 전에

스무 마리의 살진 돼지들이 대문 앞에 나타났다.

늑대와 여우를 데리고

사나운 짐승의 무리들이 담을 넘어와

마당의 꽃밭을 짓밟고 화분을 엎고,

내가 아끼는 봉선화의 여러 가지를 꺾었다.

어떤 놈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주인 없는 꽃밭에서 춤추고 노래했다.

그리고 힘센 돼지들이 앞장서서 부엌문을 부수고 들어와

비 오는 날을 대비해 내가 비축해놓은

빵을 뜯고 포도주를 비웠다.

달콤한 마지막 한 방울까지 쥐어짜며, 파티는 계속되었다.

어린 늑대들은 잔인했고,

세상사에 통달한 늙은 여우들은 교활했다.

나의 소중한 보물을 지키기 위해 나는 피 흘리며 싸웠다.

때로 싸우고 타협했다 두 개를 달라면 하나만 주고

속이 빈 가짜 진주목걸이로 그를 속였다.

그래도 그들은 돌아가지 않았다.

나는 도망쳤다

나는 멀리, 그들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 도망갔다.

친구에게 빌린 돈으로 기차를 타고 배에 올랐다

그들이 보낸 편지를 찢고 전화를 끊었다

그래도 탐욕스런 돼지들은 포기하자 않았다

긴 여행에서 돌아온

나는 늘고 병들어, 자리에서 일어날 힘도 없는데

그들은 내게 진주를 달라고

마지막으로 제발 한번만 달라고......


<먼저, 그것이>  / 최영미

고개 숙이며 온다
아스팔트를 데웠다 식히는 힘으로
장롱문이 소리없이 닫히는 힘으로
초조한 이마 위 송송한 구슬땀 몇개로
사랑은 온다

첫번째 사과의 서러운 이빨자욱으로
초생달 둘레를 둥들게 베어내며
뚱뚱한 초 하나로 밤이 완성될 때

보채는 아이의 투정처럼
식은 차 한잔의 위로처럼
피곤을 넘어 반성을 넘어
어쩌면 사랑은 온다

망설이는 마음 한복판으로
어제의 사랑을 지우며
더듬거리며 오늘, 사랑이 내게로 온다
주저하는 나보다 먼저, 그것이 내게로 온다



<위험한 여름>/최영미

시라는 걸 쓰기 시작한 뒤 처음 맞는 8월은 그냥
지나가지 않았다. 술 마신 다음날 반쯤 시체가 된 몸은
꾸역꾸역 밖으로 나가고만 싶어 창문을 열면, 매미소리와
함께 마지막 여름이 가고 놀이터 아이들은 키 큰
잠자리채를 깃발처럼 흔들었다

무성한 벌레울음과 그 뒤에 오는 짧은 침묵 사이로
어제의 시가 유산되고, 간밤의 묵은 취기도 마저 빠져
나가고 맴맴, 맴돌기만 하던 생각도 가고 그대와 함께
여름이 간다

아직 배반할 시간은 충분한데......그리 높지고
푸르지도 않은 하늘 아래 구름은 또 비계 낀 듯
잔뜩 엉겨붙어 뭉게뭉게 떨어지지 않고 다만, 거짓말처럼
천천히 서로 겹쳐졌다 풀어지며 경게를 만들었다 허무는
힘으로 입술과 입술이 부딪치고 다만, 한 기억이 또
다른 기억을 뭉개며 제각기 비비다 울며 여름이 간다



<목욕>  /  최영미

한때 너를 위해
또 너를 위해
너희들을 위해
씻고 닦고 문지르던 몸
이제 거울처럼 단단하게 늙어가는 구나
투명하게 두꺼워져
세탁하지 않아도 제 힘으로 빛나는 추억에 밀려
떨어져 앉은 쭈그렁 가슴아ㅡ
살 떨리게 화장하던 열망은 어디가고
까칠한 껍질만 벗겨지는 구나
헤프게 기억을 빗질하는 저녁
삶아먹어도 좋을 질긴 시간이여





<슬픈 까페의 노래>  /  최영미

언젠가 한번 와본 듯하다
언젠가 한번 마신 듯하다
이 까페 이 자리 이 불빛 아래
가만있자 저 눈웃침치는 마담
살짝 보조개도 낯익구나

어느 놈하고였더라
시대를 핑계로 어둠을 구실로
객쩍은 욕망에 꽃을 달아줬던 건
아프지 않고도 아픈 척
가렵지 않고도 가려운 척
밤 새워 날 세워 핥고 할퀴던
아직 피가 뜨거운 때인가

있는 과거 없는 과거 들쑤시어
있는 놈 없는 년 모다 모아
도마 위에 씹고 또 씹었었지
호호탕탕 훌훌쩝쩝
마시고 두드리고 불러제겼지
그러다 한두 번 눈빛이 엉켰겠지
어쩌면......
부끄럽다 두렵다 이 까페 이 자리는
내 姦飮의 목격자



<인생> /최영미

달리는 열차에 앉아 창 밖을 더듬노라면
가까운 나무들은 휙휙 형체도 없이 도망가고
먼 산만 오롯이 풍경으로 잡힌다

해바른 창가에 기대앉으면
겨울을 물리친 강둑에 아물아물
아지랑이 피어오르고
시간은 레일 위에 미끄러져
한 쌍의 팽팽한 선일 뿐인데

인생길도 그런 것인가
더듬으면 달음치고
돌아서면 잡히는
흔들리는 유리창 머리 묻고 생각해본다

바퀴소리 덜컹덜컹
총알처럼 가슴에 박히는데
그 속에
내가 있고 네가 있고
아직도 못다 한 우리의 시름이 있는
가까웠다 멀어지는 바깥세상은
졸리운 눈 속으로 얼키설키 감겨오는데
전선 위에 무심히 내려앉은
저걸,
하늘이라고 그러던가



<나의 대학>  /  최영미

이제 어쩌면 말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우리 떠난 뒤에 더 무성해진 초원에 대해
아니면, 끝날 줄 모르는 계단에 대해
우리 시야를 간단히 유린하던 새떼들에 대해

청유형 어미로 끝나는 동사들, 머뭇거리며 섞이던
목소리에 대해
여름이 끝날 때마다 짧아지는 머리칼, 예정된
사라짐에 대해
혼자만이 아는 배신, 한밤중 스탠드 주위에 엉기던
피냄새에 대해

그대, 내가 사랑했을지도 모를 이름이여

나란히 접은 책상다리들에 대해
벽 없이 기대앉은 등, 세상을 혼자 떠받친 듯 무거운
어깨 위에 내리던 어둠에 대해
가능한 모든 대립항들, 시력을 해치던 최초의 이편과
저편에 대해

그대, 내가 배반했을지도 모를 이름이여

첫번째 긴 고백에 대해
너무 쉽게 무거웠다 가벼워지던 저마다 키워온
비밀에 대해
눈 오는 날 뜨거운 커피에 적신 크래커처럼 쉽게
부서지던 사랑에 대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어느날 오후에 대해
아, 그러나, 끝끝내 , 누구의 무엇도 아니었던
스물살에 대해

그대, 내가 잊었을지고 모를 이름이여
그렁그렁, 십년 만에 울리던 전화벨에 대해
그 아침, 새싹들의 눈부신 초연함에 대해

이 모든 것들에 대해 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지요
행여 내 노래에 맞춰 춤을 춰줄, 아직 한 사람쯤
있는지요



<24시간 편의점>  /  최영미

       1
언제든지 들러다오, 편리한 때
발길 닿는 대로 눈길 가는 대로
시동 끄고 아무데나 멈추면 돼

거기 내가 있을게
꽃가마 없어도 연지 찍고 곤지 찍고
밤새워 불 밝히며
기다리고 있을게

       2
오늘은 어쩐지
불을 켠 채 잠들고 싶다

해거름 술이 올라
내 안의, 내 밖의
살아 있는 것은 내게 맞선다

아침이면 한없이 착해질
욕망도 당당히 자기를 주장하고
철 지난 달력이 넘겨달라 아우성
읽어달라 애원하는 저 거룩한 이름의 시집들
간절한 눈빛 외면한 채
단호히 더듬거리며 형광등 스위치를
내렸다 다시 올린다

       3
언제든지 들러다오, 편리한 때
마음 가는 대로 발길 닿는 대로
아무데나 멈추면 돼
노동의 검은 기름 찌든 때 깨끗이 샤워하고
죽은 듯이 아름답게 진열대 누운
저 물건들처럼 24시간 반짝이며
기다리고 있을게, 너의 손길을
여기는 너의 왕국
그저 건드리기만 하면 돼
눈길 가는 대로 그저 한번, 건드리기만 하면 돼

       4
오늘은 어쩐지
너를 기다리며 자고 싶다
철 지난 달력도
거룩한 이름의 시집도
뱃속의 덜떨어진 욕망도 한꺼번에 날 배반하는
가슴에 불을 켜고 자는 밤




괴물  /  최영미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

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

K의 충고를 깜박 잊고 En선생 옆에 앉았다가/

Me too/동생에게 빌린 실크 정장 상의가 구겨졌다/

몇 년 뒤, 어느 출판사 망년회에서/

옆에 앉은 유부녀 편집자를 주무르는 En을 보고/

내가 소리쳤다 "이 교활한 늙은이야!"/

감히 삼십년 선배를 들이받고 나는 도망쳤다/

En이 내게 맥주잔이라도 던지면/

새로 산 검정색 조끼가 더러워질까봐/

코트자락 휘날리며 마포의 음식점을 나왔는데/

100권의 시집을 펴낸 "En은 수도꼭지야.틀면 나오거든 그런데 그 물이 똥물이지 뭐니"/

(우리끼리 있을 때) 그를 씹은 소설가 박 선생도/

En의 몸집이 커져 괴물이 되자 입을 다물었다/

자기들이 먹는 물이 똥물인지도 모르는 불쌍한 대중들/

노털상 후보로 En의 이름이 거론될 때마다/

En이 노털상을 받는 일이 정말 일어난다면,/

이 나라를 떠나야지/

이런 더러운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아/

괴물을 키운 뒤에 어떻게/

괴물을 잡아야 하나”



Personal computer  /최영미 

 

 새로운 시간을 입력하세요

그는 점잖게 말한다

 

노련한 공화국 처럼

품안의 계집처럼

그는 부드럽게 명령한다

준비가 됐으면 아무키나 누르세요

그는 관대하기까지 하다

 

연습을 계속할까요 아니면

메뉴로 돌아 갈까요?

그는 물어볼 줄도 안다

잘못되었거나 없습니다

 

그는 항상 빠져나갈 키를 갖고 있다

능란한 외교관 처럼 모든 걸 알고 있고

아무것도 모른다

 

이 파일엔 접근 할 수 없습니다

때때로 그는 정중히 거절한다

 

그렇게 그는 길들인다

자기 앞에 무릎 꿇은, 오른손 왼손

빨간 매니큐어 14K 다이아 살찐 손

기름때 꾀죄죄 핏발 선 소온,

솔솔 꺽어 길들인다

 

민감한 그는 가끔 바이러스에 걸리기도 하는데

그럴 때 마다 쿠데타를 꿈꾼다

 

돌아가십시오!화면의 초기상태로

그대가 비롯된 곳, 그대의 뿌리,그대의 고향으로

낚시터로 강단으로 공장으로

모오두 돌아가십시오

 

이 기록을 삭제해도 될까요?

친절하게도 그는 유감스런 과거를 지워준다

깨끗이, 없었던듯 지워준다

 

우리의 시간과 정열을, 그대에게

 

어쨌든 그는 매우 인간적이다

필요할 때 늘 곁에서 깜빡거리는

친구보다도 낫다

애인보다도 낫다

말은 없어도 알아서 챙겨주는

그 앞에서 한없이 착해지고픈

이게 사랑이라면

 

아아 컴-퓨-터와 씹할 수만 있다면!

      

 

사랑의 시차 / 최영미

 내가 밤일 때 그는 낮이었다
그가 낮일 때 나는 캄캄한 밤이었다
그것이 우리 죄의 전부였지
나의 아침이 너의 밤을 용서 못하고

너의 밤이 나의 오후를 참지 못하고
피로를 모르는 젊은 태양에 눈멀어
제 몸이 까맣게 타들어가는 줄도 모르고
맨발로 선창가를 서성이며 백야의 황혼을 잡으려 했다
내 마음 한 켠에 외로이 떠 있던 백조는
여름이 지나도 떠나지 않고
기다리지 않아도 꽃이 피고 꽃이 지고
그리고 가을, 그리고 겨울
곁에 두고도 가고 오지 못했던
너와 나, 면벽(面壁)한 두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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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져온 글

줄어든 니트 복원하는 방법


비싸게 주고 산 옷이 줄어들었다.

나름 울샴푸로 손세탁 열심히 한건데 물이 너무 뜨거웠나??

훅~ 줄어들었네.

우연히 tv를 통해 세탁고수라는 세탁소 운영하시는 분의
줄어든 니트 늘리는 방법을 보게 되었다.

나름 따라하면서 나만의 방법을 더했더니 줄어든 니트 복원 성공!


tv속 고수분의 줄어든 니트 늘리는 방법을 따라했을때

얼마나 늘어나는지 확인해야 하니 치수 확인~

가로 세로 모두 확인했으니 이제 시작해볼까나~


우선 니트를 담궈 둘 대야를 준비.

물은 30℃ 정도의 차갑지도 따뜻하지도 않은 물을 받아준다.

니트를 물에?? 담궜다가 더 쪼그라드는거 아냐??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tv속 고수의 말로는 "모든것은 물에서 시작되고 만들어졌기에 괜찮단다"ㅋ

내가 앞뒤 자르고 짧게 적었더니 의미가 쫌 이상하게 느껴지긴하지만......어쨌든!


섬유유연제를 준비한다.

섬유유연제를 물에 풀어준다.

섬유유연제가 니트의 올을 부드럽게 해서 늘어나게 해 주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섬유유연제를 풀어 준 물에 니트를 담궈서 조물조물~물에 충분히 적셔지면 양손으로 살살 늘려준다.

1차적으로 줄어든 니트를 살살 늘리는 방법이다.담궈두는 시간은 20분을 넘기지 않도록 해야한다.

물에서 꺼낸 후 꽉 짜지 않는다.

살살 어느정도의 물기만 없애고 커다란 수건 위에 올려준다.

줄어든 니트 늘리는 방법 중 물에서 꺼낸 후 세탁기에서 살짝 탈수하는 과정도 있는데..

탈수 잠깐 했다가 또 쪽 줄어들어서 비추ㅜㅜ

수건을 끝부분에서부터 김밥 말듯이 돌돌 말아 물기를 빼준다.

말아주고서 손으로 꾹꾹 눌러주든 발로 지긋이 밟아주든 하면서 물기를 어느정도 없애준다.

세탁기에서 탈수한것이 아니기에 마르는데 시간이 걸린다.

그렇기에 통풍이 잘되는 건조기에 펴서 말리는 것이 좋다.

줄어든 니트 복원시 말리는 과정도 중요하다.

다시 줄어들 수 있으므로 형태를 유지해야 하고 말리는 동안 늘려줘야 한다.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아이들 책을 이용했다.

젖지 않도록 코팅이 된 두꺼운 표지의 책을 사용했다.

넓은 책이 있으면 딱이겠지만 없으니까 두권을 이어서 사용하니 딱

위쪽 두권, 아래쪽 두권 총 네권으로 형태를 유지했다.

말리면서도 살살 늘려줘야 한다.

줄어든 니트 복원시 70%인가 80%정도 말랐을때 늘려주는것이 가장 중요 하다고 하던데..

이때 늘려준 형태가 그대로 간다고..

그냥 수시로 계속 늘려주었다.

책을 넣어 형태를 유지할때 주의할 점은

책의 모서리가 뾰족하니 어깨쪽에 가까이 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잘못하면 다 말리고 나서 어깨가 뾰족하게 튀어나올수도;;

드디어 뽀송하게 다 말랐다.

어느정도 늘어났을까 기대기대!

73cm!  전 후 비교~

8cm정도 늘어났다.

많이 늘어났다!!

세로는 52.5에서

 56정도~다음에는 책을 더 큰것으로 넣어서 말려야겠다.

그레이색의 니트도 요 방법으로 했는데 더 많이 늘어났다.

다행히 어느정도 늘어나서 요즘 잘~ 입고 다닌다.

 

 

궁체 한글붓글씨 하면  대표적인 글씨체
 
궁서체 한글궁체 기본 붓글씨 다지기

꽃집 축하메세지도 붓글씨
 궁서 궁체로
 출력을 해주는것 같아요.
 
낫 놓고  기억자도 모른다는 말이
여기 위에 그림을 보시면 아실꺼 같아요.

이렇게 기억만해도
3가지 유형이 있네요.

저 현이는 캘리그라피 기초 하기위해
붓글씨 연습을 하고 있는되요.

요즘 판본체는
필력을 키우는 중입니다

궁체도 손에 힘이 없으니
글씨를 쓰는게 아니라 그리고 있네요.

오늘세삼 기초를 정리하다
사진 올려봅니다.
 
ㄱㅋ은 ㄱ에 ㅡ 만하나 
추가하면 되는거라
ㄱ 자를 완벽히 해야 되는거네요.

초성 이나 받침 ㅋ
옆에 오는 글짜에 따라 다르더군요.
 
저희 서실 교재인데요 
제가 이렇게 만들었어요.
죄송합니다
ㄱ 자도 3가지 향태라면
ㅋ자는 ㄱ에ㅜ확추가

ㄴ자도 3가지 형태에 
ㅌ자는 획 2개추가
ㄷ자가 획하나추가
ㄹ은 ㄱ자에 ㄴ를 합치면되는겁니다
그래서 
ㄱ ㄴ ㄷ ㄹ 이 가장 중요하네요.

기본적으로 ㅡ  으자
ㅣ 이자만 완성되면
기본은 마스터 됩니다

판본체는 붓을 회봉 역입
 
 중봉 을 유지하면서
절을 살려 맛을넨 글짜라면

궁서 궁체도 역시 
중봉 북을끄집고 가는것

자연스러운 멋이 조금은 
장식이 붙은 글씨형태입니다.
 
제가 이 글씨 붓을 모았다가
붓털을 다 펼치는 형태가 되지 않고 있어요.
 
초성과 종성만으로된 글ㅆ형태중 안으로
 들어오는 글자
ㅓㅕㅔㅖ 등에 주로 쓰입니다 
이때
ㅏ ㅑ 는 형태는 조금달라요
ㅡ 으 ㅣ 이 ㅇ 자만 판본체에서는
어렵고
궁체에서고 마찬가지
ㅡ ㅣ ㅇ
ㄱ3가지형태
ㄴ3가지 형태
파생되는 ㅋ ㄷ ㅌ ㄹ 3가지에다
ㅅ 는 각도의 펼쳐지는 정도에 따라
3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ㅅ자에 파갱되는
ㅈ 과 ㅊ이 있다고 하겠어요
 그다음은 ㅁ 과 ㅂ
이떠한 ㄱ 자 형태만 완성되면 
되는 글짜입니다.

 ㅇ ㅎ응 ㅊ 연습하면서 동시에 훈련하면 될것 같아요.
퓨자는 그냥 되는 글씨
위아래 양옆은 깉으면서
하나씩
자리차지를 하네요
 

 


꽃잎 / 도종환

 

 처음부터 끝까지 외로운 게

인생이라고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지금 내가

외로워서가 아니다

피었다 저 혼자 지는

오늘 흙에 누운

저 꽃잎 때문도 아니다

형언할 수 없는

형언할 수 없는

시작도 알지 못할 곳에서 와서

끝 모르게 흘러가는

존재의 저 외로운 나부낌

아득하고

아득하여

 

단풍드는 날 /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 (放下着 )

제가 키워온 ,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

 

가을 엽서 안도현 -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

세상에 나누어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

 

가고 오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 김남조
가고 오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기다려 줍시다
더 많이 사랑했다고 해서
부끄러워 할 것은 아닙니다.
먼저 사랑을 건넨 일도
잘못이 아닙니다.
더 오래 사랑한 일은
더군다나 수치일 수 없습니다.
먼저 사랑하고 더 많이 사랑하고
진정으로 사랑하여
가장 나중까지 지켜주는 이 됩시다.

 

동백 -선운사에서 - 김명원

지고 말면 그뿐

흔적이 살아 있던 자리에

바람조차 성글 터인데

그랬으면 좋겠다

내 사랑 어디에도 있었다

속죄하지 않아도 되는

불현듯 피었다 지는

선운사 동백처럼

지고 나면 그뿐

아무란 자취 찾을 수 없어 눈 머는

깨끗한 허무였으면 좋겠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류시화

물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

내 안에 있는 이여 .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행복의 길

 삶의 괴로움과 슬픔 같은 것

 하나도 만나지 않고

 오직 환한 기쁨과 웃음만 있는

 평탄한 길이 아니다.

 긴 세월 지상에 그려진

 삶의 발자취 뒤돌아보면서

 이제 웬만큼 보인다

 참된 행복의 길.

 가진 것 별로 없어도

 누군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걸었던 모든 길이

 내 행복의 길이었음이.

 

길은 끝이 없구나

강에 닿을 때는

다리가 있고 나룻배가 있다 .

그리고 항구의 바닷가에 이르면

여객선이 있어서 바다 위를 가게 한다 .

길은 막힌 데가 없구나

가로막는 벽도 없고

하늘만이 푸르고 벗이고

하늘만이 길을 인도한다 .

그러니

길은 영원하다 .

 

그날 나는 슬픔도 배불렀다 / 함민복

아래층에서 물 틀면 단수가 되는 
좁은 계단을 올라야 하는 전세방에서 
만학을 하는 나의 등록금을 위해
삭월세방으로 이사를 떠나는 형님네
달그락거리던 밥그릇들
베니어판으로 된 농짝을 리어커로 나르고
집안 형편을 적나라하게 까보이던 이삿짐
가슴이 한참 덜컹거리고 이사가 끝났다 
형은 시장 골목에서 짜장면을 시켜주고 
쉽게 정리될 살림살이를 정리하러 갔다

나는 전날 친구들과 깡소주를 마신 대가로 
냉수 한대접으로 조갈증을 풀면서 
짜장면을 앞에 놓고 
이상한 중국집 젊은 부부를 보았다
바쁜 점심시간 맞춰 잠 자주는 아기를 고마워하며 
젊은 부부는 밀가루, 그 연약한 반죽으로 
튼튼한 미래를 꿈꾸듯 명랑하게 전화를 받고 
서둘러 배달을 나아갔다
나는 그 모습이 눈물처럼 아름다워 
물배가 부른데도 짜장면을 남기기 미안하여 
마지막 면발까지 다 먹고나니 
더부룩하게 배가 불렀다, 살아간다는 게
그날 나는 분명 슬픔도 배불렀다

서울역 그 식당 / 함민복
그리움이 나를 끌고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그대가 일하는 전부를 보려고 구석에 앉았을 때
어디론가 떠나가는 기적소리 들려오고

내가 들어온 것도 모르는 채 푸른 호수 끌어
정수기에 물 담는 데 열중인 그대
그대 그림자가 지나간 땅마저 사랑한다고
술 취한 고백을 하던 그날 밤처럼
그냥 웃으면서 밥을 놓고 분주히 뒤돌아서는 그대
아침, 뒤주에서 쌀 한 바가지 퍼 나오시던
어머니처럼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마치 밥 먹으러 온 사람처럼 밥을 먹습니다
나는 마치 밥 먹으러 온 사람처럼 밥을 먹고 나옵니다

긍정적인 밥 / 함민복

한 편에 삼만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데워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어머니가 나를 깨어나게 한다 / 함민복

여보시오누구시유 
, 저예요 
누구시유, 누구시유 
아들, 막내아들 
잘 안 들려유
저라구요, 민보기 
, 잘 안 들려유 
몸은 좀 괜찮으세요 
당최 안 들려서 
어머니 
, 애비가 동네 볼일 보러 갔어유 
두 내우 다 그러니까 이따 다시 걸어유 
, 죄송합니다. 안 들려서 털컥.
어머니 저예요 
전화 끊지 마세요 

. 애비가 동네 볼일 보러 갔어유 
두 내우 다 예, 저라니까요! 그러니까 
이따 다시 걸어유 어머니. , 어머니
죄송합니다 어머니, 안어들머려니서 털컥.
달포 만에 집에 전화를 걸었네 
어머니가 자동응답기처럼 전화를 받았네 
전화를 받으시며 
쇠귀에 경을 읽어주시네 
내 슬픔이 맑게 깨어나네

질긴 그림자 함민복

태양이 어서 일터로 나가라고
넥타이를 매주듯 그림자를 매주었다
그림자를 지워버리려고 그림자와 같은
색칠을 했다
농부도 들판에서 그림자를 파내고 있다
달이 뒤에서 앞에서 자신의 포즈까지 바꾸며
뒷모습만 나오는 흑백 그림자를 찍어주었다
그림자를 지워버리려고 그림자와 다른 색을 지웠다
올빼미가 제 그림자가 되어줄 들쥐를 내리 쪼았다

감 나 무 / 함민복

참 늙어 보인다 
하늘 길을 가면서도 무슨 생각 그리 많았던지 
함부로 곧게 뻗어 올린 가지 하나 없다 
멈칫멈칫 구불구불 
태양에 대한 치열한 사유에 온몸이 부르터 
늙수그레하나 열매는 애초부터 단단하다 
떫다 
풋생각을 남에게 건네지 않으려는 마음 다짐 
독하게 꽃을, 땡감을, 떨구며 
지나는 바람에 허튼 말 내지 않고 
아니다 싶은 가지는 툭 분질러 버린다 
단호한 결단으로 가지를 다스려 
영혼이 가벼운 새들마저 둥지를 잘 틀지 못하고 
앉아 깃을 쪼며 미련 떨치는 법을 배운다 
보라 
가을 머리에 인 밝은 열매들 
늙은 몸뚱이로 어찌 그리 예쁜 열매를 매다는지 
그뿐 
눈바람 치면 다시 알몸으로 
죽어 버린 듯 묵묵부답 동안거에 드는



옥탑방 / 함민복

눈이 내렸다 
건물의 옥상을 쓸었다 
아파트 벼랑에 몸 던진 어느 실직 가장이 떠올랐다 
결국 
도시에서의 삶이란 벼랑을 쌓아올리는 일 
24평 벼랑의 집에서 살기 위해 
42층 벼랑의 직장으로 출근하고 
좀더 튼튼한 벼랑에 취직하기 위해 
새벽부터 도서관에 가고 가다가 
속도의 벼랑인 길 위에서 굴러떨어져 죽기도 하며 
입지적으로 벼랑을 일으켜 세운 
몇몇 사람들이 희망이 되기도 하는 
이 도시의 건물들은 지붕이 없다 
사각단면으로 잘려나간 것 같은 
머리가 없는 
벼랑으로 완성된 
옥상에서 
招魂하듯 
흔들리는 언 빨래소리 
덜그럭 덜그럭 
들리는
 
나를 위로하며 / 함민복 

삐뚤삐뚤 날면서도 
꽃송이 찾아 앉는 
나비를 보아라 
마음아
 
전구를 갈며 / 함민복 

잠시 빛을 뽑고 다섯 손가락으로 어둠을 돌려 
삼십 촉 전구를 육십 촉으로 갈면 
십자가에 못 박혀 있는 예수는 더 밝게 못 박히고 
십자가는 삼십 촉만큼 더 확실히 벽에 못 박힌다 
시계는 더 잘 보이나 시간은 같은 속도로 흐르고 
의자는 그대로 선 채 앉아 있으며 
침대는 더 분명하게 누워 있다 
방안의 그림자는 더 색득해지고 
창 밖 어둠은 삼십 촉만큼 뒤로 물러선다 
도대체 삼십 촉만큼의 어둠은 어디로 갔는가 
내 마음으로 스며 마음이 어두워져 
풍경이 밝아져 보이는가 
내 마음의 어둠도 삼십 촉 소멸되어 마음이 밝아져 
풍경도 밝아져 보이는가 
어둠이 빛에 쫓겨 어둠의 진영으로 도망쳤다면 
빛이 어둠을 옮겨주는 발이란 말인가 
십자가에 못 박혀 벽에 못 박혀 있는 깡마른 예수여
연꽃에 앉아 법당에 앉아 있을 뚱뚱한 부처여 
죽음을 돌려 삶을 밝힐 수밖에 없단 말인가 
잠시 다섯 손가락으로 빛을 돌려 어둠을 켜고 
삼십 촉 전구를 육십 촉으로 갈면

봄꽃 / 함민복

꽃에게로 다가가면
부드러움에
찔려
삐거나 부은 마음
금세
환해지고
선해지니
봄엔
아무 꽃침이라도 맞고 볼 일.

딱딱하게 발기만 하는 문명에게 / 함민복

거대한 반죽 뻘은 큰 말씀이다
쉽게 만들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물컹물컹한 말씀이다
수천 수만 년 밤낮으로
조금 무쉬 한물 두물 사리
소금물 다시 잡으며
반죽을 개고 또 개는
무엇을 만드는 법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함부로 만들지 않는 법을 펼쳐 보여주는
물컹물컹 깊은 말씀이다

자본주의의 약속 / 함민복 

혜화동 대학로로 나와요 장미빛 인생 알아요 왜 학림다방 쪽 몰라요 그럼 어디 알아요 파랑새 극장 거기 말고 바탕골소극장 거기는 길바닥에서 기다려야 하니까 들어가서 기다릴 수 있는 곳 아 바로 그 앞 알파포스타칼라나 그 옆 버드하우스 몰라 그럼 대체 어딜 아는 거요 거 간판좀 보고 다니쇼 할 수 없지 그렇다면 오감도 위 옥스퍼드와 슈만과 클라라 사이 골목에 있는 소금창고 겨울나무로부터 봄 나무에로라는 카페 생긴 골목 그러니까 소리창고 쪽으로 샹베르샤유 스카이파크 밑 파리 크라상과 호프 시티 건너편요 또 모른다고 어떻게 다 몰라요 반체제인산가 그럼 지난번 만났던 성대 앞 포트폴리오 어디요 비어 시티 거긴 또 어떻게 알아 좋아요 그럼 비어 시티 OK 비어시티--

물고기 / 함민복 

부드러운 물 
딱딱한 뼈 
어찌 
옆으로 누운 나무를 
몸속에 키우느냐 
뼈나무가 네 모양이었구나 
비늘 잎새 참 가지런하다 
물살에 흔들리는 
네 몸 전체가 
물 속 
또 하나의 잎새구나
 
초승달 / 함민복

배고픈 소가
쓰윽
혓바닥을 휘어
서걱서걱
옥수수 대궁을 씹어 먹을 듯


김포평야 / 함민복 

김포평야에 아파트들이 잘 자라고 있다 
논과 밭을 일군다는 일은 
가능한 한 땅에 수평을 잡는 일 
바다에서의 삶은 말 그대로 수평에서의 삶 
수천 년 걸쳐 만들어진 농토에 
수직의 아파트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농촌을 모방하는 도시의 문명 
엘리베이터와 계단 통로, 그 수직의 골목 
잊었는가 바벨탑 
보라 한 건물을 쌓아 올린 언어의 벽돌 
만리장성, 파리 크라상, 던킨 도너츠 
차이코프스키, 노바다야끼...... 
기와불사 하듯 세계 도처에서 쌓아 올리고 있는 
이진법 언어로 이룩된 
컴퓨터 데스크탑 
이제 농촌이 도시를 베끼리라 
아파트 논이 생겨 
엘리베이터 타고 고층 논을 오르내리게 되리라 
바다가 층층이 나누어지리라 
그렇게 수평이 수직을 다 모방하게 되는 날 
온 세상은 거대한 하나의 탑이 되고 말리라 
김포평야 물 괸 논에 아파트 그림자 빼곡하다 
 
'부부' / 함민복

긴 상이 있다 
한 아름에 잡히지 않아 같이 들어야 한다 
좁은 문이 나타나면 
한 사람은 등을 앞으로 하고 걸어야 한다 
뒤로 걷는 사람은 앞으로 걷는 사람을 읽으며 
걸음을 옮겨야 한다 
잠시 허리를 펴거나 굽힐 때 
서로 높이를 조절해야 한다 
다 온 것 같다고 
먼저 탕 하고 상을 내려놓아서는 안 된다 
걸음의 속도도 맞추어야 한다 
한 발 
또 한 발

 / 함민복

망둥이를 낚으려고 
노을 첨벙거리다가 돌아오는 길 
어둠 속에서도 개는 내 수상함을 간파하고 
나를 겁주며 짖는다 
내가 여기 더 오래 살았어 
네가 더 수상해 
나는 최선을 다해 개를 무시하다 
시끄러워 
걸음 멈추고 개와 눈싸움을 한다 
사십여 년 산 눈빛으로 
초저녁 어둠도 못 뚫고 
똥개 하나 제압 못 하니 
짖어라 
나도 내가 수상타 
서녘 하늘에 
낚시바늘 같은 달 떠 있고 
풀뀅기에 낀 망둥이 댓 마리 
푸덕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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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타니파타 한구절


만일 그대가

지혜롭고 성실하고

예절바르고 현명한

동반자를 만났다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리니

기쁜 마음으로 그와 함께 가라

그러나 그와 같은 동반자를

만나지 못하였 다면

마치 왕이 정복했던

나라를 버리고 가듯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가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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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백꽃 진 자리 ==

 

피어날 때나

질 때나

동백꽃은 그저 횃불 같기만 한데

자세히 보면

불이 아니라 핏덩이다

 

꽃은 무엇이나

해를 바라는 법이지만

동백꽃은

유난히 추워 더욱 그랬다

머무는 곳마다

물 귀한 사막 같아서

동백꽃은 날 적부터 핏물 든다

핏덩이로 진다

 

진 자리가

피어난 자리와 똑같이 뜨거운 꽃자리는

땅 위에 오직

동백꽃 피고 진 자리뿐이다

 

 

(유용선·시인, 1967-)

 

 

+== 동백꽃 ==

 

붉은 핏덩어리 같은

동백꽃 꽃말을

 

오늘에야

뒤늦게 알았다

 

'그대만을 사랑해.'

 

그래

사랑이었구나

 

단 한 사람을 위해

온 마음 모아 살았기에

 

저리도 붉게

저리도 뜨겁게

 

활활 불꽃 되었네

불타는 심장 되었네.

 

 

(정연복·시인, 1957-)

 

오동도의 동백꽃 /정세일

 

오동도 섬에서

바닷가를 바라보면 산위에서

 

 

꽃을 피우는 동백꽃 들은

꽃이 피고 지면은

 

 

내년에

 

피울 꽃을 피우기 위해

 

벌써부터 꽃봉우리를

 

가슴에 달 준비를 합니다

 

 

일년을 기다리는

 

그 기다림 때문에

 

 

언제나 가슴 설레임이 있고

언제나 잠못이루는 날들이

 

길게 있습니다.

 

 

 

동백꽃 / 손병흥

 

한겨울 눈보라 속에서도 붉게 피어나

온갖 시련마저도 굳건히 견디어 내고서

못내 시들지 않은 채 낙화하는 유일한 꽃

 

애타는 사랑이나 기다림이란 꽃말과 같이

향기 보단 붉은색 분홍색 등 화려한 빛깔로

새들을 유인하려고 꽃망울 터뜨리는 그 자태

 

꽃을 피울 때나 질 때도 변함없는 아름다움

미련 없이 온몸 던져서 꽃답게 지는 본성처럼

선홍빛 스며드는 한결같은 삶 추구하는 고운 모습

 

 

 

동백꽃에게 / 권오범

 

조금만 더 버티면 바위마저 들썽댈 봄인 것을

무에 그리 서둘러 꿈을 접는가

살다 보면 천륜마저 끊고 싶은 마음

어디 그대뿐이랴

 

눈부신 그 미모에 취해

살랑살랑 맴돌았을 바람

느닷없이 뒹구는 몸뚱어리 쓰다듬다

자책 못 이겨 까무러치면 어떡하라고

 

도톰한 입술에 미소만 걸쳐도

벌 나비 사족을 못 쓰고 달려와

인정사정없이 빨아대는 키스에

환희로 자지러질 것을

 

우리 이제

전생의 아픔일랑 호명하지 말자

사랑만 버무려먹고 살아도 아까운 생

에먼 햇볕마저 죄책감으로 스러지게 하지 말고

 

 

 

동백꽃 지다 / 고은영

 

계절의 길목

기우는 네 심지에

타들어 가는 사랑의 혼절 음은

핏빛보다 더욱 곱고 설웁네라

 

흘러가는 것들은 어느 세월에 건

돌아올 그 무엇보다 더욱 아름다웠느니

정 염의 가슴에 어찌 뜨거운 사랑마저

너보다 더 붉다고 하랴

 

진눈깨비 홀로 저며

고통의 근종에 불 같은 열꽃이 일고

다홍 같은 고름으로 양수 흘려 피운 넋

애달고 처연하니 네 고움도 잠시라

초경 같이 말간 얼굴

통증에는 비운의 만개도 잠시라

 

오히려 아름다워 아픈 얼굴임에랴

낙화하는 모진 절망

섧디 섧은 순결의 체취로

어이할꼬, 흐득흐득 우지마라

 

 

방안에 핀 동백

 

홍은택_

 

 

겨울이 가기 전에 꽃피고 싶었다 꽉 다문 잇새로 아뜩한 어지럼증이 새나왔다

이 방을 떠나야 한다 냉골의 장판에 싸늘한 몸을 세우려는 순간, 방안의 가구들

이 휘잉 돈다 채로 휘갈긴 팽이처럼 내 몸이 돈 것도 같다 몸 속에 붉게 피멍드

는 것도 눈치 채지 못했다 캄캄한 방, 사방 벽에 별들이 돋아 무서운 속도로 돌

고 있다

 

춥다 지상에 서있는 것들 모두 이 어지럼증을 견디고 있나 눈을 감아야 환히

보이는 회전의 관성, 너를 중심에 두고 내가 도는지 내 속을 들여다보며 나 스스

로 도는지 문밖 바람이 채찍으로 내 정신의 몸통을 후려갈긴다 정수리 끝으로

몰리는 피, 핑그르르 원심분리 파편으로 피는 붉은 꽃잎들!

 

 

 

 

허공

 

김영미_

 

 

어디를 들이받는지 옷을 벗다보면

늘상 여기저기 피멍이다

통증이 피었다

진 자리

떨어진 동백 서너 송이

 

어디에 심하게 받쳤는지

석달 열흘 내내 정신이 멍하다

장산역을 내렸을 때

필히 들고 와야 할 전화번호를

탁자 위에 두고 왔음을 깨달았다

 

멍청은 허공의 다른 말

멍청해진다는 것은

몸에

허공의 개수가 늘어난다는 말

 

내가 지금 나온 곳이 9번 출구던가

오락가락 헤매기를 한참

7번 출구 밖 다리를 쉬었던 돌부리에

거적때기로 버려져 있다

 

그 속에

팔다리가 없는

몸뚱이 하나가 누워 있다

 

허공을 올려다보니

머리와 가슴이 없다

내가, 허공이다

 

 

 

 

흰동백꽃

 

백영수_

 

 

파도처럼 부서지고 싶은 게다

내가 다시 너를

찾아왔을 때

누구를 기다리는 마음이 겹겹이

하얗다

왔다 가는 바람을 잡아 두고 싶은 것이었을까

퍼런 손등 위로

너는 또 그렇게 새 하얀 눈을 모아 두었지만

핏줄을 내려 앉힌

뿌리를

깜깜한 눈에 나는 결국 알 수가 없었다

깃들어 슬픈 동박새의 자리에

곡(哭)이 아리도록

그 자리마다 노란 꽃 입술은 그래, 용서하지 못할 기억일 게다

 

 

 

 

 

 

백련사 동백숲길에서

 

고재종_

 

 

누이야. 내 죄 깊은 생각으로

내 딛는 발자국마다엔

동백꽃 모감모감 통째로 지는가

검푸르게 얼어붙은 동백잎은

시방 날 쇠리쇠리 후리는구나

누이야. 앞바다는 해종일

해조음으로 울어대고

그러나 마음 속 서러운 것을

지상의 어떤 꽃부리와도

결코 바꾸지 않겠다는 너인가

그리하여 동박새는

동박새 소리로 울어대고

그러나 어리석게도 애진 마음을

바람으로든 은물결로든

그예 씻어 보겠다는 나인가

 

 

 

 

 

 

꽃아, 뛰어내려라

 

마경덕_

 

 

나무도 똥을 눈다, 따신 바람 불면 겨우내 묵은 꽃똥을 일제히 싸대기 시작하는데,

 

오동도 동백숲, 나무 가랑이 밑에 똥덩이 널렸는데, 여기저기 용쓰는 소리 들리는데, 햐, 디딜 데 없는 똥밭이다.

 

이 놈들, 사람이 곁에 와도 엉덩이 까놓고 볼일 본다. 그늘에 앉은 연인들의 어깨에 철퍽, 봄마중 나온 아지매 얼굴에

 

철퍽, 당최 나올 것이 나오지 않는다. 변기에 앉아 연신 끙끙대는 어머니. 무엇이 그리 단단히 막혔을까 길은

 

사라진지 오래, 살 길이 막막한 몸 속에도 길이 있다는데, 들어가면 나올 길도 있다는데,욕실문 사이로 장작개비

 

같은 허벅지 보인다. 언제부턴가 문을 열어 두고 볼일을 보신다. 답답해, 답답해, 자꾸 문을

 

열어젖힌다. 붉은 동백을 피우신 어머니. 서서히 몸이 닫히는 중이다. 창 밖으로 또 봄은 가고.

 

 

 

 

 

 

겨울 선운사에서

 

이상국_

 

누가 같이 자자 그랬는지

뾰로통하게 토라진 동백은

땅바닥만 내려다보고

 

절 아래 레지도 없는 찻집

담벼락에서 오줌을 누는데

분홍색 브래지어 하나 울타리에 걸려 있다

 

저 젖가슴은 어디서 겨울을 나고 있는지

 

중 하나가 잔뜩 허리를 구부리고

고해(苦海)만한 절마당을 건너가는 저녁

 

나도 굵은 체크무늬 목도리를 하고

남이 다 살고 간 세상을 건너가네

 

 

 

 

 

 

낯익은 밥 냄새

 

이시하_

 

 

저노무 동백

내년엔 파버려야 쓰긋다

 

둥근 뼈가 마늘 쪼개다 하는 푸념

동백이 엿듣고는 파르르 떤다

내 몸에 오소소 소름 돋는 소리

살갗들이 귀 쫑긋 세우는 소리

어무니, 버릴 거면 저 주세요

 

오이야, 후딱 가져가그라

내 몸 하나 지탱허기두 구찬은데

성성한 저것을 우예 돌보누

어여 파가라, 하신다

당신 가신 후

혼자 남을 동백이 노상 근심인 게다

잘 살까 싶은 게 애물단지인 게다

 

흙까정 퍼가라, 낯선 곳서 살려믄

지 먹던 밥 냄새라도 맡아야지

 

나무에게도 고향이란 게 있을까

나고 자란 곳의 바람, 하늘, 햇빛, 눈, 비 같은 것들을

나이테 사이사이에 끼워두기라도 하는 걸까

그래서 때로 저 먹던 밥 냄새 그리워

시름시름 말라가기도 하는 걸까

 

마늘을 다 쪼개신 어머니, 휘둘휘둘 나가신다

나는야 죽을 때까정 여그, 내 밥덩이 먹구 살란다,

하시며

 

 

 

 

 

동백을 보며

 

이향아_

 

 

봄이라고 너도나도 꽃피는 게 싫다

만장일치 박수를 치며

여름이라 덩달아서 깔깔대는 게 싫다

봄 여름 가을 꿈쩍도 않다가

수정 같은 하늘 아래 기다렸었다

마지막 숨겨 놨던 한 마디 유언

성처녀의 월경처럼 순결한 저 피

헤프게 웃지 않는 흰 눈 속의 꽃

사람들은 비밀처럼 귀속말을 하며

늦게 피는 꽃이 무서운 꽃이라네

발끝으로 숨을 죽여 지나가면서

늦게 피는 꽃이 그중 독한 꽃이라네

맴돌다가 맴돌다가 돌아오는 사람들이

늦게 피는 꽃이 처음 피는 꽃이라네

 

 

 

동백나무는 흉터를 남기지 않는다

 

송재학_

 

 

백련사 동백숲 근처는 인가가 보이지 않는다

이월이면 사람의 병이 옮겨 가는 동백나무에는 매듭이 없다

그 나무의 여성성은 잘려진 분지를 둥글게 감싼다

어떤 흉터라도 희고 부드러운 껍질로 감싸 버리는

동백의 잎은 범종의 공명으로 두터워졌다

번개도 그 나무의 속을 엿볼 수 없다

혹한만이 그 나무를 서서히 열어 보인다

동백이 피운 꽃이란 동백이 스스로 불켠 창의 넓이

붉은색의 극점까지 가서 꽃잎으로 흰 눈의 숨은 핏빛을 비교하는

붉은색이란 그때 떠도는 넋에 가깝다

엎드린 꼽추처럼 병을 집어삼킨 둥근 혹을 달고 동백은

다시 움츠린 몸으로 제 신열의 암자를 세운다

 

 

 

 

 

 

무위사

 

조정_

 

 

절 마당에 발 디딜 데가 안 보여

마애 부처가 돌 속에서 나오다가 멈춘다

 

아이고오 똥도 씨언하게 못 누고 가네

노래하는 새를 찾아 벽화각 돌던 여자가 뛰쳐나가고

죽은 그림에서 산 새를 찾던 여자는 여자대로

동백은 제 꽃을 툭툭 밀어 떨어뜨린다

 

나도 똥, 눌까 말까

사람들이 해우소 문고리를 잡았다 놓았다

많은 괄약근이 한꺼번에 나무관세음하는 초파일

 

 

 

 

 

 

앙큼한 꽃

 

손택수_

 

이 골목에 부쩍

싸움이 는 건

평상이 사라지고 난 뒤부터다

 

평상 위에 지지배배 배를 깔고 누워

숙제를 하던 아이들과

부은 다리를 쉬어가곤 하던 보험 아줌마,

 

국수내기 민화투를 치던 할미들이 사라져버린 뒤부터다

평상이 있던 자리에 커다란 동백 화분이 꽃을 피웠다

평상 몰아내고 주차금지 앙큼한 꽃을 피웠다

 

 

리토피아_ 2006년 봄호

 

 

 

백련사 동백숲 길에서 /고재종

 

 

누이야, 네 애틋한 말처럼

네 딛는 발자국마다에

시방 동백꽃 송이 송이 벙그는가.

시린 바람에 네 볼은

이미 붉어 있구나.

누이야, 네 죄 깊은 생각으로

내 딛는 발자국마다엔

동백꽃 모감모감 통째로 지는가.

검푸르게 얼어붙은 동백잎은

시방 날 쇠리쇠리 후리는구나.

누이야, 앞바다는 해종일

해조음으로 울어대고

그러나 마음속 서러운 것을

지상의 어떤 즐거움과도

바꾸지 않겠다는 너인가.

그리하여 동박새는

동박새 소리로 울어대고

그러나 어리석게도 애진 마음을

바람으로든 물결로든

씻어보겠다는 나인가.

이윽고 저렇게 저렇게

절에선 저녁종을 울려대면

너와 나는 쇠든 영혼 일깨워선

서로의 무명을 들여다보고

동백꽃은 피고 지는가.

동백꽃은 여전히 피고 지고

누이야. 그러면 너와 나는

수천 수만 동백꽃 등을 밝히고

이 저녁, 이 뜨건 상처의 길을

한번쯤 걸어보긴 걸어볼 참인가

 

 

-중앙일보:문예중앙 / 미당문학상수상작품집중에서

 

동백꽃이 지는 날 / 안도현

 

 

 

나 오래 참았다

저리 비켜라

말 시키지 마라

 

선운사 뒷간에 똥 떨어지는 소리

 

 

 

선운사에서 /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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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운사 동백꽃 - 김용택 

 

여자에게 버림받고

살얼음 낀 선운사 도랑물을 맨발로 건너며

발이 아리는 시린 물에 이 악물고

그까짓 사랑 때문에 그까짓 여자 때문에

다시는 울지 말자 다시는 울지 말자

눈물을 감추다가

동백꽃 붉게 터지는 선운사 뒤안에 가서

엉엉 울었다.

 

* 김용택시집[참 좋은 당신]-시와시학사

 

 

* 선운사 동백꽃 - 김윤자 

 

사랑의 불밭이구나 수백년을 기다린 꽃의 화신이

오늘밤 정녕 너를 남겼구나 선운산 고봉으로 해는 넘어가도

삼천 그루 동백 꽃등불에 길이 밝으니

 

선운사 초입에서 대웅전 뒤켠 네가 선 산허리까지

먼 길이어도 님은 넘어지지 않고 한달음에 달려 오시겠구나

해풍을 만나야 그리움 하나 피워 올리고

 

겨울강을 건너야 사랑의 심지 하나 돋우는 저 뽀얀 발목

누가 네 앞에서 봄을 짧다 하겠는가 이밤 바람도 잠들고

산도 눈감고 세월의 문이 닫히겠구나 

 

 

* 선운사 동백꽃 - 김선주 

 

선운사 동백꽃이 진다. 

명치끝에 처억 내려 앉는다. 

무쇠 칼날처럼 시퍼렇게 아리다. 

그녀가 떠나가던 날도 이랬다. 

천년을 두고 이렇게 아팠구나 

뜨거운 눈물을 떨구었다. 

무쇠 칼등처럼 무거웠다 

세상 모든 것이 이렇게 

아픔으로 제 발등을 덮는구나 

 

* 선운사 동백꽃 - 유안진 

 

무너지고 싶습니다. 

녹아지고 싶습니다라고//여우바람으로 자맥질치는 불길// 

미친 이 불길 잡아 달라고 

눈비를 맞아봅니다만// 

밤마다 고개 드는 

죄를 죽입니다만//

눈서리가 매울수록 

오히려 뜨거워만집니다//

마침내는 왈칵 

각혈 쏟고 말았습니다. 부처님.

 

​* 선운사 동백꽃 - 용혜원 

 

선운사 뒤편 산비탈에는 소문 난 만큼이나 무성하게 

아름드리 동백나무가 숲을 이루어 셀 수도 없을 만큼

​많고 많은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었다 

 

가지가지마다 탐스런 열매라도 달린 듯 

큼지막하게 피어나는 동백꽃을 바라보면 

미칠 듯한 독한 사랑에 흠뻑 취한 것만 같았다 

 

가슴 저린 한이 얼마나 크면 

이 환장하도록 화창한 봄날에 

피를 머금은 듯 피를 토한 듯이 

보기에도 섬뜩하게 검붉게 검붉게 피어나고 있는가

 

* 선운사 동백꽃 - 박남준

 

선운사 동백꽃 보러 갔습니다 

대웅전 뒷산 동백꽃 당당 멀었다 여겼는데요 

도솔암 너머 마애불 앞 남으로 내린 한 동백 가지 

선홍빛 수줍은 연지곤지 새색시로 피었습니다 

휜 눈 밭에 울컥 각혈을 하듯 가슴도 철렁 떨어졌습니다그려 

 

 

* 선운사 동백꽃 - 이산하 

 

나비도 없고 벌도 없고 동박새뿐

 

그 동박새에게 마지막 씨를 남기고

흰 눈 위에 떨어진 한 치 흐트러짐 없이

통째로 툭 떨어진 선운사 붉은 동백꽃

 

떨어지지 않은 꽃보다 더 붉구나

 

* 선운사 동백꽃 - 오순택 

선운사 동백꽃은

누나 입술같이 곱더라

고운 입술에 봄빛 듬뿍 물고

배시시 웃고 있더라

 

지난 겨울 싸락눈 먹고 자란

초록잎사귀가 저렇게 붉은 꽃 피웠겠지

꽃이 지면 어쩌지

붉은 동백꽃 똑똑 따며 봄이 가버리면 어쩌지

어디서 날아왔는지

꽁지 몽땅한 새 한 마리

떨어진 꽃잎을 쪼아먹고 있더라

 

* 동백 - 석여공 

 

누가 첫 입술로 저 동백에 입맞춤 했나

누가 저 동백 못 잊게 해서

들어오시라고, 성큼 꽃 속으로 동백길 가자고

붉은 몸 열어 만지작거리게 했나

 

저 동백 누가 훔쳐 달아나 버려서

혼자라도 그리운가 아득히

동백을 보면 언제나 춘정은 몸살지게 살아

나 아직 쿵쿵 뛰는 가슴이어서

 

그대여 저 붉은 귀에다 소식 전하면

그 길에 누워서 죽어버려도 좋겠네

 

 

 

* 고사포 앞바다 - 김용택 

사랑도 이만큼 붉으면 지리 

선운사에 가서 동백꽃을 보고 온 사람아 

그대가 그리워서 

견딜 수 없을 때 

붉게 터지는 것이 

선운사 동백꽃이냐 

그대가 보고 싶어 

참다가 참다가 참을 수 없어서 

뚝 떨어지는 것이 

선운사의 동백꽃이더냐 

변산 반도를 다 돌아다니다가 

고사포 앞 바다 하얀 모래밭으로 달려와서 

소리도 없이 잦아지는 파도야 

수평선 끝에서 지금 떨어지는 

붉은 저것이 시방 

네 몸이냐 

내 몸이냐 

선운사의 동백꽃이다냐 

 

 

* 동백꽃 그리움 - 김초혜

 

떨어져 누운 꽃은

나무의 꽃을 보고

나무의 꽃은

떨어져 누운 꽃을 본다

그대는 내가 되어라

나는 그대가 되리 

 

 

* 꽃처럼 살려고 - 이생진

 

꽃피기 어려운 계절에 쉽게 피는 동백꽃이

나보고 쉽게 살라 하네

내가 쉽게 사는 길은

쉽게 벌어서 쉽게 먹는 일

어찌하여 동백은 저런 절벽에 뿌리 박고도

쉽게 먹고 쉽게 웃는가

저 웃음에 까닭이 있는 것은 아닌지 

 

'쉽게 살려고 시를 썼는데 시도 어렵고 살기도 어렵네

동백은 무슨 재미로 저런 절벽에서 웃고 사는가

시를 배우지 말고 동백을 배울 일인데’

 

이런 산조(散調)를 써놓고

이젠 죽음이나 쉬웠으면 한다 

 

 

* 동백 - 강은교 

 

만약 내가 네게로 가서 문 두드리면,

 

내 몸에 숨은 봉우리 전부로 흐느끼면.

 

또는 어느 날 꿈 끝에 네가 내게로 와서

 

마른 이 살을 비추고 활활 우리 피어나면.

 

끝나기 전에 아, 모두 잠이기 전에.

 

 

 

* 동백꽃 - 김영탁 

겨울 바다에서 불어오는 시린 北風에 

몸 내주며 시방 몸하고 있는 

저 동백꽃 

천 년, 천 번의 몸풀기! 

긴 여정에서 돌아온 바람이 

풀무질하면 

상처에 길들여진 몸 그게 부끄러워 

땅에 떨어지는 붉은 

몸꽃 

 

* 동백 - 송찬호 

 

어쩌자고 저 사람들

배를 끌고 산으로 갈까요

홍어는 썩고 썩어

술은 벌써 동이 났는데

 

짜디짠 소금 가마를 싣고

벌거숭이 갯망둥이를 데리고

어쩌자고 저 사람들

거친 풀과 나무로 길을 엮으며

산으로 산으로 들까요

어느 바닷가

꽃 이름이 그랬던가요

꽃 보러 가는 길

산경으로 가는 길

 

사람들 울며 노래하며

산으로 노를 젓지요

홍어는 썩고 썩어

내륙의 봄도 벌써 갔는데

어쩌자고 저 사람들

산경 가자 할까요

길에서 주워 돌탑에 올린 돌 하나

그게 목 부러진 동백이었는데 

 

* 동백이 활짝 - 송찬호 

 

마침내 사자가 솟구쳐올라 

꽃을 활짝 피웠다 

 

허공으로의 네 발 

허공에서의 갈기 

 

나는 어서 문장을 완성해야 한다

 

바람이 저 동백꽃을 베어물고

땅으로 뛰어내리기 전에

 

 

* 동백이 지고 있네 - 송찬호 

 

기어이 기어이 동백이 지고 있네

싸리비를 들고

연신 마당에 나서지만

떨어져 누운 붉은 빛이 이미

수백 근 넘어 보이네

벗이여, 이 볕 좋은 날

약술도 마다하고

저리 붉은 입술도 치워버리고

어디서 글을 읽고 있는가

이른 아침부터

한 동이씩 꽃을 퍼다 버리는

이 빗자루 경전 좀 읽어보게 

 

 

* 검은머리 동백 - 송찬호 

 

누가 검은머리 동백을 아시는지요 

머리 우에 앉은뱅이 박새를 

얹고 다니는 동백 말이지요 

그 동백은 한번도 

나무에 오르지 않았다지요 

거친 땅을 돌아다니며 

떨어져 뒹구는 

노래가 되지 못한 새들을 

그 자리에 올려놓는 거지요 

이따금 파도가 밀려와 

붉게 붉게 그를 때리고 가곤 하지요 

자신의 가슴이 얼마나 빨갛게 멍들었는지 

거울도 안 보고 살아가는 검은머리 동백

 

 

* 동백꽃 - 이수복 

 

동백꽃은

훗시집간 순아누님이

매양 보며 울던 꽃

눈 녹은 양지쪽에 피어

집에 온 누님을 울리던 꽃

 

홍 치마에 지던

하늘비친 눈물도

가냘피고 씁쓸하던 누님의 한숨도

오늘토록 나는 몰라....,

 

울어야던 누님도 누님을 울리던 동백꽃도

나는 몰라

오늘토록 나는 몰라....,

 

지금은 하이얀 촉루가 된

누님이 매양 보며 울던 꽃

빨간 동백꽃

 

 

* 동백꽃 - 문충성 

 

누이야

 

동백꽃 피어나는 꽃소리 들어본 적 있느냐.

 

사각사각 맨발로 하얀 눈 한겨울 캄캄함을 밟아 올 때

 

제주바다는 이리저리 불안을 뒤척이고

 

찬 바람을 몰아다니던 낙엽 소리 돌돌 잠재우며

 

밤새 동백꽃 피어나는 꽃소리 아련히 *

 

 

* 동백, 그대 붉은 절망 앞에서 - 김금용 

동백꽃 찾아 한 숨 안 쉬고 날아온 동박새 

봄은 산보다 바다가 먼저라고 일렀을까 

사정없이 일어서는 봄은 

파도 끝에 매달려온다고 일렀을까 

속절없이 무릎꿇는 바다 앞에서 

목숨 떨어뜨리는 붉은 동백꽃의 절망 

차라리 바다에 죽어 

고해성사 하고픈 한 가닥 바램이 남았을까 

오동도 산자락 너머 향일암 높은 절벽까지 

까마득히 길을 막는 동백향 짙은 그림자 

어둠 벗겨내는 첫 새벽 간절한 기도 아래 

봄맞이 해돋이를 바라보는 사람들 곁에 

잔인하게 모가지채 떨어지는 

동백, 그대 붉은 절망이여

 

 

* 붉은 동백 - 문태준 

신라의 여승 설요는

꽃 피어 봄마음 이리 설레 환속했다는데

 

나도 봄날에는

작은 절 풍경에 갇혀 우는 눈먼 물고기 이고 싶더라

 

쩌렁쩌렁 해빙하는 저수지처럼

그렇게 큰 소리는 아니어도

봄밤에는 숨죽이듯 갇혀 울고 싶더라

 

먼발치서 한 사람을 공양하는

무정한 불목하니로 살아도

봄날에는 사랑이 살짝 들키기도 해서

절마당에 핀 동백처럼 붉은 뺨이고 싶더라 

 

 

* 동백 - 문정희 

지상에서는 더 이상 갈 곳이 없어 

뜨거운 술에 붉은 독약 타서 마시고 

천 길 절벽 위로 뛰어내리는 사랑 

가장 눈부신 꽃은 

가장 눈부신 소멸의 다른 이름이라. * 

 

 

* 동백 - 문인수 

섬진강 가 동백 진 거 본다

조금도 시들지 않은 채 동백 져 버린 거

아, 마구 내다 버린 거 본다

대가리째 뚝 뚝 떨어져

낭자하구나

나는 그러나 단 한번 아파한 적 없구나

이제 와 참 붉디붉다 내 청춘

비명도 없이 흘러갔다 

 

* 동백꽃 -선운사에서 - 김명원

 

지고 말면 그뿐

흔적이 살아 있던 자리에

바람조차 성글 터인데

 

그랬으면 좋겠다

내 사랑 어디에도

있었다 속죄하지 않아도 되는

 

불현듯 피었다 지는

선운사 동백처럼

 

지고 나면 그뿐

아무런 자취 찾을 수 없어 눈 머는

깨끗한 허무였으면 좋겠다 

 

 

* 동백꽃 - 이생진

 

남쪽 섬, 여서도에 와서

초로의 여인에게 물었다

- 아주머니, 왜 루주 안 발라요?

"루주가 뭔데?"

- 있잖아요, 입술을 빨갛게 칠하는 거

"그걸 왜 발라, 동백꽃이 웃게"

동백꽃이 웃는다는 소리

섬에 와서 처음 들었다 

 

 

 

* 禪雲寺 洞口 - 서정주 

 

선운사(禪雲寺) 고랑으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시방도 남았습디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았습디다

 

 

* 선운사에서 - 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 선운사, 그 똥낭구 - 김선우 

- 불혹의 누이 영덕 스님께 

 

선운사에 와 

해우소 앞 은행나무 아래 잠시 앉았습니다 

이상한 냄새에 내 뒤춤을 자꾸 흘끔거렸는데 

갓 여문 은행열매가 피우는 냄새였습니다 

애기똥 냄새... 달작지근한, 

저렇게 대기 속에 하초를 활짝 펼치고 

배내똥 같은 열매를 길러낼 수 있다면

 

 

당신 생각이 생각났습니다 

폐소공포증을 앓는 당신이 지하서울역에서 

황급히 뛰어올라가 파하, 하던 

그 계단의 끝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바랑을 지고 플랫폼을 들어서던 

당신이 문득 그랬지요...썩자...

 

푹 썩어 맑은 물 한국자 우려낼 수 있다면

 

 

목어가 울립니다 

짭쪼롬하니 곰삭은 목어 소리 속에 

온갖 허드렛물 이윽히 발효시키는 

선운사 이 똥낭구가 나를 때립니다 *

 

 

* 지는 동백꽃을 보며 - 도종환 

 

내가 다만 인정하기 주저하고 있을 뿐 

내 인생도 꽃잎은 지고 열매 역시 

시원치 않음을 나는 안다 

담 밑에 개나리 환장하게 피는데 

내 인생의 봄날은 이미 가고 있음을 안다 

 

몸은 바쁘고 걸쳐놓은 가지 많았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거두어들인 것 없고 

마음먹은 만큼 이 땅을 

아름답게 하지도 못하였다 

겨울바람 속에서 먼저 피었다는 걸 

기억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나를 앞질러가는 시간과 강물 

뒤쫓아오는 온갖 꽃의 새순들과 

나뭇가지마다 용솟음치는 많은 꽃의 봉오리들로 

오래오래 이 세상이 환해지기를 바랄 뿐이다 

선연하게도 붉던 꽃잎 툭툭 지는 봄날에 

 

 

* 동백 피는 날 - 도종환

 

허공에 진눈깨비 치는 날에도

동백꽃 붉게 피어 아름답구나

눈비 오는 저 하늘에 길이 없어도

길을 내어 돌아오는 새들 있으리니

살아 생전 뜻한 일 못다 이루고

그대 앞길 눈보라 가득하여도

동백 한 송이는 가슴에 품어 가시라

다시 올 꽃 한 송이 품어 가시라

 

 

* 동백꽃이 질 때 - 이해인 

비에 젖은 동백꽃이

 

바다를 안고 종일토록 토해내는

 

처절한 울음소리 들어보셨어요?

피 흘려도사랑은 찬란한 것이라고

순간마다 외치며 꽃을 피워냈듯이

이제는 온몸으로 노래하며

떨어지는 꽃잎들 사랑하면서도

상처를 거부하고 편히 살고 싶은 나의 생각들

쌓이고 쌓이면 죄가 될 것 같아서

마침내 여기 섬에 이르러 행복하네요

동백꽃 지고 나면 내가 그대로

 

붉게 타오르는 꽃이 되려는

 

남쪽의 동백섬에서!

 

--

 

 

 

백련사에 두고 온 동전 한 닢 / 안상학

 

 

 

누군가 나에게서 떠나고 있던 날

 

나도 내 마음속 누군가를 버리러

 

멀리도 떠나갔다 백련사 동백은

 

꽃도 새도 없이 잎만 무성하였다 우두커니

 

석등은 불빛을 버리고 얻은

 

동전을 세며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손을 모으게 했을

 

잘 안 되는 일들의 기록을 살피고 있었다

 

나도 내 잘 안 되는 일들의 기록을

 

동전 한 닢으로 던져 주었다, 석등은

 

내 안의 석등도 오래 어두울 것이라 일러주었다

 

 

 

가질 수 없는 누군가를 버리고

 

돌아오는 길, 꽃등 없는 동백나무 한 그루

 

끝끝내 따라와서 내 가슴에 박혀 아팠다

 

백련사 석등에게 미안했다 누군가에게

 

너무 오래 걸린 이별을 바치며 미안하고 미안했다

 

  

 

 

 

 

 

 

 

동백 신전 / 박진성

 

           

 

동백은 봄의 중심으로 지면서 빛을 뿜어낸다

 

목이 잘리고 서도 꼿꼿하게 제 몸 함부로 버리지  않는 사랑이다 

 

파르테 논도 동백꽃이다 

 

 

낡은 육신으로 낡은  시간 버티면서  이천 오백 년 동안

 

제 몸 간직하고 있는 꽃이다 꽃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그 먼 데서부터 소식 전해오겠는가

 

 

붉은 혀 같은  동 백꽃잎 바닥에 떨어지면

 

하나쯤 주워  내 입에 넣고 싶다

 

내 몸 속 붉은 피에 불지르고 싶다

 

 

다 타버리고 나서도 어느 날

 

내가 遺蹟처럼 남아 이 자리에서 꽃 한 송이  밀어내면

 

그게 내 사랑이다 

 

피 흘리면서 목숨  꺾여도 봄볕에  달아오르는

 

내 전 생애다

 

 

 

 

 

교감 / 고영

 

 

 

동백나무 꽃망울 속에

 

내가 평소 갖고 싶던 방을 들인다

 

겹겹이 붉은 단열벽도 치고

 

아무나 침범할 수 없도록

 

출입문은 딱 한 개, 봄을 향해 단다

 

 

아아, 갑갑해, 너무, 갑갑해,

 

세상 구석구석 다 볼 수 있도록

 

천장엔 하늘문을 단다

 

동백꽃숲은 위성 안테나

 

초고속 인터넷에 접속한다

 

침침하던 동백꽃망울 속에

 

환한 생기가 돈다

 

 

이 단촐한 방에서 나는

 

겨울바람과 채팅도 하고

 

떨어지는 눈(雪)과 몸도 섞는다

 

좀 더 우주적으로 省察하고 싶어

 

밤마다 전갈자리별과 사랑도 주고받는다

 

 

내가 사랑한 전갈자리별을

 

동백나무 꽃망울 속

 

내 붉은 방에

 

은밀히 초대하고 싶다

 

 

 

 

 

 

 

 동 백 꽃                 

 

                       - 유치환 - 

 

그 대 위하여

목 놓아 울던 청춘이 이 꽃 되어

천년 푸른 하늘 아래 

소리없이 피었나니

 

 

그날

한 장 종이로 꾸겨진 나의 젊은 죽음은

젊음으로 말미암은

마땅히 받을 罰이었기에

 

원통함이 설령 하늘만 하기로

그 대 위하여선

다시도 다시도 아까울 리 없는

아아 나의 청춘의 이 피꽃

 

 

 

 

+== 동백꽃 == 

 

안 된다 

그만 

이제 더 이상 

그만 

 

모가지를 꺾어 

붉게 지는 꽃 

 

잊어야할 

사랑이거든 

아예 

지워버려라 

 

붉게 

뚝 

뚝 

토해내는 

사랑의 각혈

 

 

(김옥남·시인, 1952-)

 

 

+== 동백꽃에게 == 

 

고맙다, 꽃아 

네 맥박 소리에 

들숨 날숨으로 피가 흐르고 

고층 아파트 햇살로 

봄을 끌어안는다 

 

겨울 끝자락 

베란다 가득 만발한 너 

 

나비 한 마리 

넘나들지 못하는 곳에서도 

처절한 사랑을 했는지 

넘지 못할 담을 넘은 몹쓸 사람처럼 

그리 섧게 우는구나 

 

꽃답게 피었다가 

꽃답게 지는 

선혈로 흐르는 그리움 

 

까맣게 타버린 가슴에 

붉은 발자국 남겨 주어 

고맙다. 꽃아

 

 

(목필균·시인, 1954-)

 

 

+== 동백꽃들 - 틈·5 = 

 

어느 정변의 

뜰 안, 

바람 소스라치는 

 

검붉게 

타오르던 

 

쿵쿵 

산 무너지던 

 

눈물도 

미처 

거두지 못한 

 

소리 없는 

 

저 

 

절규!

 

 

(권갑하·시인, 1958-) 

 

 

+== 동백꽃 편지 == 

 

설 명절이라고 

며칠동안 집 비운 새에 

우리집 베란다 동백나무가 

그리움 참지 못하고 

글쎄, 꽃을! 

다섯 송이나 피웠어요 

 

빨간 입술에 노오란 웃음 흘리는 

그 꽃 앞에서 

한참 동안이나 말문 열지 못하고 

짜릿짜릿 해오는 아랫도리를 움켜쥐고 서있는데 

문득 그대가 그립더군요 

 

아픈 상처도 한 십 년쯤 지나면 이렇듯 꽃이 되는지 

썩지 않는 비닐봉지처럼 가슴에 묻어둔 

그 시절들! 

붉은 동백꽃으로 막 피어나고 있더군요

 

 

(김경윤·시인,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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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말 이름

가든  :  가볍고 단출하다 의 뜻인 가든하다 에서 뿌리(어근)를 따온 이름. 가람  :  강 의 옛말로, 영원히 흘러가는 업적을 남기는 사람이 되라는 뜻으로 지은 이름. 가람  :  강(江) 가람슬기  :  강(가람- 옛말)처럼 푸르게, 그리고 슬기롭게. 가람휘  :  휘(곡식을 되는 그릇의 한 가지로 20말, 혹은 15말 들어가 있다)에 강(가람- 옛말)물을 가득 채울 수있을 만큼 큰 그릇이 되라고. 가림  :  (좋은 것을) 가리다 의 이름씨꼴(명사형)을 따서 지은 이름. 가온  :  세상의 중심이 되라는 뜻으로, 가운데 의 옛말 가온대에서 따서 지은 이름. 가온길  :  정직하고 바른 가운데(가온대- 옛말) 길로 살아가라고 지은 이름. 가온누리  :  무슨 일이든 세상(누리- 옛말)의 중심(가온대- 옛말)이 되어라. 가온들찬빛  :  들 한가운데(가온대- 옛말)에 빛이 가득 찬. 가온뫼  :  가운데의 옛말 가온대의 가온 과 산 의 옛말 뫼를 합친 말로, 산 가운데에서도 가장 중심이 되는 산의 뜻을 담은 이름. 가온해  :  가운데(가온대- 옛말) 해, 곧 세상의 제일이라는 뜻. 가이  :  반 씨 성과 어울려 반갑다는 뜻. 가자  :  높은 이상을 향해 가자는 뜻에서. 가장  :  어는 것보다 뛰어나라는 뜻에서 어찌씨(부사) 가장 을 그냥 따옴. 갈  :  가을 을 줄여 지은 이름. 거늘  :  출세하라는 뜻에서 거느리다 를 줄임. 거울  :  세상의 본보기가 되라는 뜻에서 물체를 되비쳐 주는 거울을 그대로 따옴. 겨라  :  의지적 인간이 되도록 이 씨 성과 어울려 지은 이름. 겨레  :  민족 겨루  :  지지 말고 살라는 뜻으로 겨루다 에서 따옴. 겨슬  :  겨울 같은 어려움도 꿋꿋하게 이겨 나가라고 겨울의 옛말 겨슬을 그대로 따옴. 겨슬  :  겨울의 예말 그리  :  ①그네 의 옛말을 그대로 따서 지은 이름. ②그리다 에서 따옴. 그린나래  :  그린 듯이 아름다운 날개(나래- 방언). 글고운  :  고운 글처럼 살라고. 글길  :  글로써 삶의 길을 살아가라고. 기쁨해  :  남에게 기쁨을 주는 해처럼 살라는 뜻에서. 길  :  ① 잘 살 수 있도록 인생의 앞길을 잘 닦으라는 뜻에서 지은 이름. ② 길이 없는 곳에 길을 만드는 사람이되라는 뜻에서 지은 이름. 길가온  :  길 가운데(가온대- 옛말). 꽃가람  :  꽃이 있는 강(가람- 옛말). 꽃내  :  꽃의 내음 꽃내  :  꽃의 내음(향기). 꽃내음  :  꽃의 냄새. 꽃샘  :  이른 봄철 꽃 필 무렵의 추위 꽃채운  :  꽃으로 가득 채운. 꽃초롱  :  꽃같이 생긴 초롱. 꽃큰  :  꽃처럼 예쁜게 크라는 뜻. 나길  :  나(자신)의 길을 꿋꿋이 걸어가라는 뜻. 나나  :  그냥 부드러운 소리를 그대로 따옴. 나라빛  :  빛나라. 나라우람  :  우람하고 씩씩하게 자라나라. 나라찬  :  참된 마음이 가득 찬 사람으로 자라나라. 나래  :  날개(나래- 방언)가 상징하는 것처럼 자유롭고 창조적인 사람이 되어라. 나래  :  날개 나래울  :  나래(날개- 방언)가 날아오른 꽃 울타리 를 줄여 다듬음. 나려  :  늘 좋은 일이 하늘에서 내려오길 바라는 마음에서 경기도 방언 나려오다 에서 따온 이름. 나로  :  나로 하여금 이란 말에서 따온 말. 나루해오름  :  강나루에 해가 떠오름. 나봄  :  봄에 태어나다. 나빛  :  빛처럼 밝고 환한 아이가 태어나다. 나샘  :  샘처럼 맑고 깨끗한 아이가 태어나다. 나슬  :  남들보다 더 나을 훌륭한 일을 하라는 뜻에서 나을 의 방언을 삼은 이름. 나예  :  나비처럼 예쁘게 를 줄여 다듬음. 나오  :  안에서 밖으로 나오다 의 나오다 에서 줄기(어간)을 따온 이름. 난길  :  밝고 환한, 앞날을 향해 난 길. 난새  :  한껏 날아오른 새. 난슬  :  빼어난 슬기 를 줄여 다듬은 이름. 날샘  :  언젠가 힘차게 솟아날 샘. 날애  :  날개의 방언 나래를 바꾸어 적은 이름. 남  :  나무처럼. 남은 나무의 제주도 방언. 남은  :  늘 넉넉한(남은) 삶을 살라는 뜻에서 지은 이름. 내길  :  시냇가로 나 있는 길, 또는 나의 길. 내꽃  :  시냇가에 피어 있는 꽃. 내담  :  힘차게 나아가라는 뜻에서 내닫다 의 이름씨꼴(명사형) 내달음을 줄여 다듬음. 노아  :  놓아가다(배가 빨리 가다) 를 소리나는 대로 적은 노아가다에서 따온 이름. 노을  :  (저녁)노을 노을  :  노을처럼 예쁘게 자라라고. 누리  :  온 세상의 옛말 누리보듬  :  세상의 옛말 누리 와 보듬다 의 보듬 을 합쳐 지은 이름으로, 온 세상을 한껏 보듬고 살아가거라라는 뜻을 지닌 말. 누리봄  :  세상(누리- 옛말)을 봄처럼 늘 희망 있게 가꾸라고. 누리알찬  :  세상(누리- 옛말)을 알차게 만드는 사람이 되라고. 누림  :  인생의 참된 즐거움을 모두 누림. 눈꽃  :  눈 속에서도 피어나는 꽃. 눈솔  :  눈이 쌓인 소나마(솔). 뉘  :  뉘 는 평생, 세상 의 옛말. 늘다  :  자라날수록 슬기, 지식 따위가 점점 늘어나라고. 늘봄  :  언제나 봄 늘봄  :  언제나 봄처럼 활기차고 새롭게 살아가라. 늘빈  :  언제나 빈 마음으로 욕심 없이 살아가라. 늘솔길  : 언제나 솔바람이 부는 길. 늘솜  :  언제나 솜씨가 좋다. 늘예솔  : 언제나 이쁘고 소나무(솔)와 같은 변함이 없다. 늘찬  :  언제나 옹골찬 다가  :  어렵고 험한 일은 모두 다 가라는 뜻에서 지은 이름. 다빈  :  빈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다. 다스리  :  다스리다 의 줄기(어간)를 그대로 삼은 이름. 다슬  :  ①모든 일을 다 슬기롭게 헤쳐나갈. ②다스릴 을 줄여 다듬음. ③다사롭다 의 슬겁다 에서 첫 소리마디(음절)을 따옴. 다온  :  좋은 모든 일들이 다 오는. 다올  :  하는 일마다 모두(다) (복이) 올. 다옴  :  하는 일마다 모두(다) (복이) 옴. 다와  :  하는 일마다 모두(다) (복이)와. 특히 정씨 성과 잘 어울리는 이름으로, 정다와. 다은  :  다사롭고 은은한 을 줄여 다듬음. 다이  :  정다이, 즉 정답게. 다이 는 다참  :  다 가득 참. 다 진실(참). 다한  :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다흰  :  모두 하얀. 다힘  :  있는 힘을 다하다. 도담  :  건강하게 자라나라는 뜻에서 어린애가 탈 없이 잘 자라는 모양 을 나타내는 도담도담 에서 따온 이름. 도도  :  돋우다 의 옛말 도도다 에서 줄기(어간)를 따온 이름. 도란  :  나직한 목소리로 정겹게 의 뜻을 지닌 도란도란 에서 따온 말. 도래  : 오래오래 잘 살라는 뜻에서 오래오래 의 다른 말인 도래 도래에서 따온 이름. 도손  :  오손도손(→오순도순) 에서 뒷말을 따온 이름. 도움  :  어려울 때 도움이 되는. 동이  :  딸 그만 낳아라 라는 뜻으로 한동이 났다 에서 따온 이름. 동은 - 윷놀이에서 말이 첫 밭에서 끝 밭을 거쳐 나가는 한 차례. 두나  :  둘째로 얻은 아이라는 뜻에서 둘 의 경상남도 방언 두나를 그대로 따온 이름. 두동  :  앞뒤가 엇갈리거나 어긋나다 라는 두둥지다 에서 따온 이름.모순된 삶을 살지 않겠다는 반어적 이름. 두루  :  들처럼 넓고 탁 트인 마음을 가지라고. 두루는 들의 방언. 두루두루 에서 따온이름. 두메꽃  :  깊은 산골에 피어 있는 꽃. 두바다찬솔  :  바다처럼 넓은 마음을 지닌 옹골차고 소나무(솔)처럼 꿋꿋한 아이를 두다. 두빛나래  :  두 개의 빛나는 날개(나래- 방언). 두온  :  두 번째로 온. 두힘  :  힘있는 아이를 두다. 드리  :  드리다 에서 줄기(어간)를 따온 이름. 드리  :  아름드리에서 든솔  :  든든함이 든 굳세고 야무진 소나무(솔)처럼 살라고. 든해  :  집안으로 가득 든 햇빛. 든해솔  :  가득히 든 해와 소나무(솔)처럼. 들샘  :  들에서 솟는 샘. 들찬  :  들판 가득 찬. 들찬길  :  들판으로 박차고 나아가는 길. 라  :  해라, 이겨라 들에서 맺음씨꼴(종결어미)을 따온 이름. 라라  :  흥겨울 때 읊조리는 소리. 라미  :  동그라미 에서 따온 이름. 라별  :  빛나라 별들아 에서 특정 소리마디(음절)를 따서 지은 이름. 라와  :  비교를 나타내는 어찌자리 토씨(부사격조사) 보다 의 옛말. 란새  :  노란새 에서 따온 이름으로 노 씨 성과 어울려 지은 이름. 렁찬  :  우 씨 성과 어울려 남자답게 우렁차게, 힘차게. 로다  :  기다리던 아이가 바로 너로다 라는 뜻으로 너로다 에서 따온 이름. 로와  :  슬기로와, 이로와 등에서 따온 이름. 로운  :  슬기로운, 이로운 에서 따온 이름. 로지  :  오 씨 성과 어울려 지어 오로지 , 즉 한 곬로. 루다  :  이 씨 성과 어울려 지어 이루다 , 즉 뜻하는 것이 그대로 되게 하다. 루라  :  뜻한 바를 잘 이루라고 이 시 성과 어울려 지은 이름. 루리  :  이 씨 성과 어울려 지어 이루리 , 즉 뜻을 펴리. 리네  :  우리네 조상, 우리네 정, 우리네 나라 들의 우리네 에서 따온 이름. 리라  :  하리라, 이리라 들의 씨끝(어미)에서 따온 이름. 특히 이 씨 성과 어울려 지은 이름. 리리  :  소리가 좋다고 생각되는 소리마디(음절)들을 모아 지은 이름. 마디  :  이 편을 맺고 저 편은 시작하는 마디 같은 사람이 되어라. 마루  :  산의 꼭대기 마루  :  산의 꼭대기. 마루나  :  꼭대기, 즉 훌륭한 인물이 될 아이를 낳아. 마루에서 태어났다하여 마루+나다 를 줄여 다듬은 말. 마루한  :  으뜸(마루)가는 큰(한) 사람이 되라고. 마리  :  머리, 즉 우두머리. 으뜸가는 사람. 마리는 머리 의 옛말. 마음  :  언제나 마음을 올바르게 건사하여라. 마음새  :  마음 씀씀이. 말근  :  티없이 정의롭게 살라는 뜻에서 맑은 을 소리나는 대로 지은 이름 말글  :  말과 글처럼 중요한 사람이 되어라. 맑을 을 소리나는 대로 지은 이름. 맑은  :  마음씨가 맑고 깨끗한 사람이 되라고. 맑은가람  :  맑은 강(가람- 옛말). 맑은누리  :  깨끗한 세상(누리- 옛말). 매디  :  무슨 일을 하든지 마무리를 분명하게 짓는 사람이 되라는 뜻으로, 매듭 의 강원도, 전라남도,경상도 방언을 따온 이름. 모두가람  :  모두가 강(가람- 옛말) 이라는 뜻. 모두다  :  모두 함께. 모드니  :  모든 것을 가진 사람 이란 뜻으로 모든+이 를 소리나는 대로 지은 이름. 모든  :  여러 가지의, 전부의. 모람  :  가끔 가끔 한데 몰아서 띵나 뜻의 모람모람 에서 따온 이름. 모아  :  늘 뜻을 모라 살는 삶을 살라고. 모은  :  값진 것을 모은 사람. 모이  :  작고도 야무지다 는 뜻의 모이다 에서 줄기(어간)만을 따온 이름. 모해  :  모퉁이를 비쳐 주는 해(햇빛). 무들  :  광주 의 옛 땅이름을 그대로 삼은 이름. 무슬  :  섬돌, 우물, 진터에 쌓은 돌 을 뜻하는 옛말 무를 변형시킨 이름. 무지개  :  비가 갠 뒤 하늘에 생기는 일곱가지 색의 아름다운 띠. 물맑  :  맑은 물처럼 맑고 깨끗한 사람이 되라는 뜻에서 지은 이름. 물보라  :  물결이 부서져 안개처럼 흩어지는 잔 물방울처럼 시원스레 살라고. 미나  :  미덥게 나다 에서 가 말마디(어절)의 첫 소리마다(음절)을 따서 지은 이름. 미나래  :  믿음성이 있다 의 뜻을 지닌 미쁘다, 미덥다 의"미"와 날개 의 방언"나래"가 합쳐진 말로, 깊은 믿음을 갖고 세 상을 훨훨 날며 살라는 뜻에서 지은 이름. 미드미  :  믿음이 강한 사람 이라는 뜻에서 믿음+이 를 소리나는 대로 지은 이름. 미라  :  미덥게 자라라 를 줄여 다듬음. 미리별  :  미리내(은하수)의 별. 바다  :  바다처럼 넓음 마음을 가지라는 뜻에서 지은 이름. 바로찬글  :  바르고 옹골한 글을 쓰라 는 뜻으로 지음. 바론  :  바른 의 옛말 바론 을 그대로 삼은 이름. 바름  :  바르다 의 활용형으로, 올바르게 살라는 뜻. 밝은빛누리예  :  밝은 빛이 환하게 비치는 세상(누리- 옛말)에서 예쁘게 살아가라 는 뜻에서 지은 이름. 여기서 예는 예쁘다 의 뜻 이외에 소리의 아름다움을 살려 짓기도 하였다. 밝음이  :  밝음+이 로 마음이 밝은 사람이 되라 는 뜻. 범한  :  범처럼 씩씩하고 큰 인물로 크라. 벼리  :  일이나 글의 뼈대가 되는 줄거리 벼리  :  일이나 글의 뼈대가 되는 줄거리 를 뜻하는 낱말을 그대로 삼은 이름. 별  :  밤 하늘의 별같이 빛나는 인물이 되라는 뜻에서 지은 이름. 별글  :  별처럼 아름답고 빛을 내는 글. 별솔  :  별처럼 빛나게 소나무(솔)처럼 푸르게. 별하  :  별같이 높이 빛나는 사람이 되라는 뜻. 하는 대상을 높여서 부를 때 붙이는 토씨(조사). 보나  :  보람이 나타나. 보늬  :  보늬 는 밤처럼 겉껍질이 있는 과일 속의 얇은 껍질로, 이 껍질처럼 여리고 약한 사람들 을 감쌀 수 있는 사람이 되라고 지은 이름. 보단  :  어는 누구보다는 더 나은 삶을 살라고 보다는 을 줄여 지은 이름. 보담  :  어느 누구보다 더 나은 삶을 살라는 뜻에서 보다 의 방언을 따온 이름. 보라나  :  보랏빛으로 피어나. 보람  :  무슨 일이나 보람을 느끼며 살라는 뜻에서 지은 이름. 보르미  :  보름 에 태어난 아이. 보미  :  봄에 태어난 아이. 보람차고 미덥게. 보미나  :  보람차고 미덥게 자라나라. 보슬  :  눈이나 비가 가늘고 성기게 조용히 내리는 모양. 보람과 슬기. 보아라  :  나를 보라. 보예  :  보람차고 예쁘게 자라라는 뜻. 봄나  :  봄에 태어난 아이. 봄시내  :  봄철의 시냇물. 봄해  :  봄철의 태양. 부루  :  한꺼번에 없애 버리지 않고 오래 가도록 늘여서 를 뜻하는 우리말을 그대로 삼은 이름. 불 꾼  :  사냥꾼, 지게꾼 과 같은 형식으로 지은 이름으로, 불을 지피는 사람 의 뜻. 넓게 말하면 쌀쌀하고 찬 기운이 도는 사람들 사이에 따뜻한 불을 지펴 서로의 사랑이 도타워지도록하는 사람 무슨 일이든 뜻하는 일이면 불같은 마음으로 꼭 해내는 사람 의 뜻을 지님. 비사벌  :  전주의 옛 땅이름을 그대로 삼은 이름. 비치  :  빛이 를 소리나는 대로 지은 이름, 또는 비치다 에서 따온 이름. 비치나  :  빛이나 를 소리나는 대로 지은 이름. 빈길  :  비어 있는 길. 빛글  :  세상 사람들의 빛, 곧 길잡이가 되는 글을 쓰라는 뜻. 빛길  :  빛을 밝혀 세상을 이끄는 길. 빛다  :  빛을 다 모은 듯이 밝고 환한 아이. 빛솔  :  빛처럼 밝게 솔처럼 푸르게. 빛초롱  :  빛나는 초롱, 빛을 내는 초롱. 새길  :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라는 뜻. 새꽃  :  새로 핀 꽃. 새나  :  새가 나는 것처럼 자유롭고 아름다운. 새난  :  새로 난 의 뜻으로, 늘 새로난 것처럼 신선하다는 뜻. 새누  :  새로운 누리(옛말) 의 줄임말로 새 세상 이라는 뜻. 새늘  :  언제나(늘) 새롭게. 새론  :  늘 새로운 사람이 되라는 뜻에서 새로운 을 줄여 지은 이름. 새밝  :  새롭게 밝아오는 에서 특정 음절을 따서 지은 이름. 새솔  :  새로 난 소나무(솔)의 푸르름처럼 살라는 뜻에서. 새얀  :  새롭고 하얀. 세련  :  굳세게 살으련 에서 특정 음절을 따온 이름. 세리  :  큰 뜻을 세우고 살아가리에서 특정 음절을 따온 이름. 세움  :  뜻을 똑바로 자리잡게 함. 세이  :  세 번째 태어난 아이. 세찬  :  힘있고 억센. 소리  :  소리(목소리)를 잘 하는 사람이 되라는 뜻에서 소리 를 삼은 이름. 소미  :  솜과 같이 부드러운 여자가 되라는 뜻에서 솜+이 를 소리나는 대로 지은 이르.링 소아  :  소담스럽고 아름답다 에서 특정 음절을 따서 지은 이름. 소예  :  소답스럽고 예쁘다에서 특정 음절을 따서 지은 이름. 솔관  :  천으로 된 과녁 의 뜻을 지닌 옛말을 그대로 따온 이름. 솔길  :  소나무(솔)가 늘어서 있는 길. 솔빛길  :  네 앞에 펼쳐질 길이 솔빛처럼 희망차거라. 솔잎  :  소나무(솔) 잎과 같은 날카로움과 향기를 지닌. 솔찬  :  소나무(솔)처럼 푸르고 옹골찬. 수련  :  몸가짐과 마음씨가 맑고 곱다는 뜻의 수련하다 에서 따온 이름. 수리  :  하는 일에서 우두머리(꼭대기)가 되라는 뜻에서 독수리 , 정수리 에서 따온 이름. 슬기  :  언제나 슬기로움을 잃지 말라고. 슬아  :  슬기로움과 아름다움을 지니라는 뜻에서 특정 음절을 따서 지은 이름. 슬아라  :  슬기롭고 아름다워라 에서 특정 음절을 따서 지은 이름. 슬예  :  슬기롭고 예쁘게 에서 특정 음절을 따서 지은 이름. 슬옹  :  슬기롭고 옹골차다(실속 있다). 슬우  :  슬기로움고 우람한 씩씩함을 지니라고. 슬찬  :  슬기로움으로 가득 찬. 승아  :  마디풀과에 딸린 여러해살이 풀의 이름 승아  :  마디풀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 이름을 삼은 이름. 시내  :  시내(시냇물)처럼 시원하고 맑은 삶을 살라고. 시원  :  막힘없이 시원한 성격을 지니라고 시원하다 에서 뿌리(어근)을 따온 이름. 아라  :  바다의 우리말 아라  :  조 씨 성과 어울려 좋아의 뜻. 무엇이든 알아 에서"알아"를 소리나는 대로 지은 이름. 아란  :  아름답게 자란 에서 특정 음절을 따서 지은 이름. 아련나래  :  예쁘고 아름다운(아련- 옛말) 날개(나래- 방언). 아롱별  :  아롱다롱 빛나는 별처럼 아름다우라고. 아름나  :  아름다운 아이를 낳아. 아름다운 나라. 아리솔  :  아리땁고 소나무(솔)처럼 늘 마음이 푸른 사람이 되라고. 아리알찬  :  아리땁고 알찬 사람이 되라고. 안찬  :  속 안치 꽉 찬. 알  :  어디에서나 알맹이와 같은 사람이 되라는 뜻. 알찬마루  :  알찬 꼭대기(마루)처럼 실제 높은 사람이 되라고. 알찬바로  :  알차게 바로 살라고. 알찬해  :  알찬 해처럼 더욱 남을 밝게 해주라고. 얀  :  하씨 성과 어울려 하얗다 의 뜻을 지닌 이름. 얀별  :  하얀별 에서 따온 이름. 얀새  :  하얀새 에서 따온 이름. 얼  :  정신(얼)이 곧은 사람이 되라고. 엄지  :  엄지 손가락 에서 따온 이름. 에가득  :  가슴에 가득 사랑을 지니라고 토씨(조사) 에 에 어찌씨(부사) 가득 를 붙여 지은 이름. 에다  :  안에다 에서 따온 이름. 여름  :  열심히 살아 좋은 결과를 얻으라고 열매 를 뜻하는 옛말을 그대로 삼은 이름. 영글  :  영글다 에서 줄기(어간)을 따온 이름. 예님  :  예쁘고 고운 임(님). 예다움  :  예쁨과 정다움을 지니라고. 외솔  :  한 그루의 소나무와 같은 고고함과 푸르름을 지니라는 뜻. 외솔  :  한그루의 소나무 우람늘  :  우람하다(크고 위엄 있다) 의 우람 에 언제나 를 뜻하는"늘"을 붙여 지은 이름. 우솔  :  우람한 소나무(솔) 처럼 바르고 크게 자라라고. 움찬  :  돋아 오르는 싹(움)이 힘찬. 으뜸  :  이 세상에서 이 아이가 최고(으뜸)라는 뜻. 은새  :  고은(←고운) 새, 조(좋)은 새 에서 따온 이름. 은소라  :  고은 소라, 조(좋)은 소라 에서 따온 이름. 은솔  :  고은(←고운) 소나무(솔), 조(좋)은 솔 에서 따온 이름. 은솜  :  고은 솜 에서 따온 이름. 은송이  :  고은(←고운) 송이 , 조(좋)은 송이 등에서 따온 이름. 이든샘  :  착하고 어진(이든- 옛말) 마음이 샘처럼 솟으라고. 이루리  :  하고자 하는 바를 이룰 것이다. 이루리라  :  무엇인가를 꼭 이루는 사람이 되라고. 이룩  :  (원하는 바를) 이룩하다 에서 이룩 을 따서 지은 이름. 이솔  :  소나무(솔)의 기상과 품위를 이루다 에서 특정 음절을 따서 지은 이름. 이송이  :  송이송이 에서 따온 이름. 이플  :  청순하고 소박한 느낌을 주는 소리의 장점을 살려 지은 이름. 잎새  :  나뭇잎처럼 푸르름과 시원함으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라고. 자랑  :  남들에게 자랑할 만한 아이. 자올  :  모든 사람과 친하게 지내는 원만한 성져을 지니라고 친하다 의 뜻인 옛말 압다 에서 따온 이름. 잔디  :  잔디처럼 어려움을 이기고 끈기를 지니라고. 재마루  :  고개(재) 마루. 재미  :  세상을 재미 있고 즐겁게 살라고. 재바우  :  고개(재)의 바위처럼 듬직하고 믿음직스러운. 바우는 바위 의 방언. 재찬  :  고개(대)가 찬. 제나  :  기다리던 아이를 이제 낳아 . 제철  :  적적한 때에 잘 태어나. 조롱목  :  조롱박 모양으로 생긴 물건의 잘록한 부분. 조은  :  좋은 을 소리나는 대로 지은 이름. 조히  :  깨끗하고 맑은 마음을 잃지 말라고 깨끗이 를 뜻하는 옛말을 삼은 이름. 종달  :  종달새처럼 하늘 높이 나는 인물이 되라는 뜻. 주나  :  이웃에게 사랑과 기쁨을 주라고. 주리  :  주위 사람들에게 기쁜과 즐거움을 주리. 주미  :  주는 사람이라는 뜻에서 줌+이 를 소리나는 대로 지은 이름. 지나  :  나쁘고 궂은 일들은 빨리 지나 라고. 지니  :  많은 복을 지니 라고 지니다 에서 줄기(어간)을 따온 이름. 지은  :  세상을 바르게 하는 좋은 글을 지은 . 지음  :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지음 . 진나  :  진달래와 개나리 에서 특정 음절을 따서 지은 이름. 진달래  :  이름 봄의 진달래 처럼 예쁘고 고으라고. 진샘  :  값진 샘 에서 따온 이름. 진솔  :  한 번도 빨지 않은 새 옷 을 뜻하는 우리말을 그대로 삼은 이름. 진이  :  진달래처럼 곱고 예쁜 아이 에서 특정 음절을 따서 지은 이름. 차나  :  옹골찬 아이라는 뜻에서 찬+아 를 소리나는 대로 지은 이름. 차미  :  옹골차고 미더운 에서 특정 음절을 따서 지은 이름. 차분  :  성격이 찬찬하고 침착하라고. 차분나래  :  차분한 심성에 날개(나래- 방언) 단 선녀와 같은 아름다움을 지닌. 차오름  :  박차고 힘껏 날아오르는 기상을 지니라고. 착히  :  모든 일을 착하고 바른 마음으로 풀어가라고. 찬  :  속이 꽉 차 흐트러짐이 없는. 찬내  :  물이 가득 찬 시내. 찬놀  :  하늘 가득 찬 놀. 찬누리  :  복이 가득 찬 세상(누리- 옛말)을 누리다. 찬늘  :  늘 가득 찬. 찬늘봄  :  늘 봄 기운으로 가득 찬. 찬들  :  곡식이 가득 찬 풍성한 들판. 찬들  :  곡식이 가득찬 풍성한 들판 찬솔  :  알차게 잘 자란 소나무(솔). 찬솔나라  :  알찬 소나무(솔)처럼 자라나라. 찬솔큰  :  알찬 소나무(솔)처럼 큰 사람. 찬슬  :  슬기로움으로 가득 찬 찬슬기  :  옹골차고 슬리롭게 살라고 참  :  언제나 거짓 없는 참된 마음을 지니라고 참이  :  참되고 바르게 살아갈 이 참이삭  :  참된 이삭 채움늘  :  늘 부족한 점이 없도록 채워나가라 초고리  :  작은 매(초고리)와 같이 재빠르고 날카로우라고 초롬  :  함초롬하다(차분하다) 에서 초롬 을 따 이 를 덧붙여 지은 이름 초롱  :  맑고 영롱하게 빛나다 초롱  :  맑고 영롱하게 빛나다 라는 뜻의 초롱초롱하다 에서 따온 이름 초롱꽃  :  초롱꽃처럼 예쁘고 생기발랄하다는 뜻에서 치리  :  모든 악한 것들을 물리치리 크나  :  크고 훌륭하게 자라나. 크심  :  마음과 덕이 큰 사람이 되라고. 큰가람  :  큰 강(가람- 옛말). 큰길  :  크고 넓은 길로 바르게 나아가라고. 큰깃  :  큰 새 날개의 털. 큰꽃  :  커다란 꽃. 큰꽃늘  :  큰 꽃이 늘. 큰꽃들  :  큰 꽃이 가득 핀 들. 큰나라  :  큰 인물로 자라나라. 큰나래  :  커다란 날개(나래- 방언)를 단듯이 품은 뜻을 마음껏 펼쳐라. 큰돌찬  :  바위처럼 꽉 찬 사람. 큰돛  :  커다란 돛을 단 배처럼 쑥쑥 앞으로 나아가라고. 큰마루  :  커다란 산처럼 넓은 마음을 지니라고. 마루는 산의 꼭대기 . 큰말  :  커다란 마을(말)에서 널리 이름을 떨칠. 큰맘  :  크고 넓은 마음으로 사람들에게 베풀면서 살라고. 큰모듬  :  큰 모음. 큰모음  :  큰 모음. 큰뫼  :  큰 산(뫼- 옛말). 큰솔  :  크고 우람하게 잘 자란 소나무(솔). 큰아  :  큰 인물이 될 아이 라는 뜻에서 특정 음절을 따서 지은 이름. 큰애  :  크고 훌륭한 일을 할 아이. 큰아 참조. 큰재  :  커다랗고 높다란 고개(재)처럼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인물이 되라고. 큰힘  :  큰 힘을 지녀서 올바르게 쓰라고. 클  :  앞으로 큰 인물로 자랄. 키움  :  예쁘고 바르게 키우겠다는 뜻. 키클  :  키와 마음이 클 사람. 타고나  :  훌륭한 자질을 갖고 타고나. 터전  :  삶의 기틀을 단단히 다지라고. 터큰  :  앞으로 살아가기 위한 그 기틀(터)이 큰. 텃골  :  터 잡힌 골짜기처럼 든든하게. 텃골돌샘터  :  충청북도의 땅이름을 그대로 삼은 이름. 토리  :  도토리처럼 작지만 야무지고 옹골차라고 도토리에서 따온이름. 통꽃  :  통꽃의 꽃잎처럼 서로 도우며 조화롭게 사는. 튼동  :  이 아이를 낳아 동쪽 하늘이 훤히 개인듯이 시원하고 기쁜. 튼싹  :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하는 새싹. 튼트나  :  튼튼하고 건강하게 자랄 아이 의 뜻인 튼튼+이 를 소리나는대로 지은 이름. 튼튼  :  몸과 마음이 모두 튼튼하라고. 틀큰  :  사람의 됨됨이나 여러 가지 틀이 큰. 티나  :  어디에서나 예쁘고 고운 티가 나타나. 파라  :  노 씨 성과 어울려 지은 이름으로 높아라 의 일부분을 소리나는 대로 지은 이름. 파라나  :  마음이 푸르러서 언제나 싱싱한 기운을 느끼게 하는 아이. 파라미  :  파란 기운이 나는 이라는 뜻에서 파람+이 를 소리나는 대로 지은 이름. 파란  :  파란 하늘처럼 맑고 깨끗하게 살아라. 파랑  :  파란빛처럼 시원하고 강인한 성격을 지니라고. 파랑새  :  언제나 파랑새와 같은 꿈과 희망을 잃지 말라고. 퍼리  :  넓고 큰 벌판을 누비라는 뜻에서 벌판의 옛말을 그대로 삼은 이름. 펴라  :  온 힘을 기울여 꿈을 펼쳐라. 푸르  :  삶을 늘 푸르게 살라는 뜻에서 푸르다의 줄기(어간)를 따온 이름. 푸르나  :  푸른아이라는 뜻에서 푸른+아 를 소리나는 대로 지은 이름. 푸르내  :  푸른 물이 가득 흐르는 맑은 시내. 푸르니  :  마음이 늘 푸르니. 푸른나래  :  푸르고 싱그러운 날개(나래- 방언). 푸른나무  :  알차게 잘 자라서 푸른 기운이 넘쳐나는 나무. 푸른들  :  앞으로 곡식이 익을 풍성함을 준비하는 들판. 푸른마을  :  나무들이 푸르게 우거진 아름다운 마을. 풀잎  :  풀잎처럼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하게 자라라고. 풀큰  :  가꾸지 않아도 잘 자라는 풀처럼 큰. 풋내  :  새로 나온 푸성귀, 풋나물 들에서 나는 풀 냄새 로 언제난 신선함을 지니라는 뜻. 피네  :  꽃이 피네. 피라  :  꽃처럼 곱고 예쁘게 피어라. 피리  :  피리와 같이 맑고 고운 소리로 사람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주라고. 피어나  :  예쁘고 바르게 피어나. 핀아  :  오랜 정성과 사랑으로 꽃처럼 핀(태어난) 아이. 하나  :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아이. 하늬  :  하늬바람 하늬 ; 하늬바람처럼 시원한 성격을 지니라고. 하람  :  하늘이 내리신 소중한 사람 에서 특정 음절을 따서 지은 이름. 하랑  :  하 는 높다라는 뜻(하늘) 랑 은 함께 라는 뜻(∼랑∼). 함께 사는 세상에서 높은(훌륭한) 사람이 되라는 뜻. 하련솔  :  하려무나(하련), 소나무(솔) 처럼 지조 높은 일을. 하예라  :  예쁘게 하늘을 닮으며 자라라. 하예진  :  하늘처럼 높은 뜻과 예쁜 마음을 지닌. 한  :  크고(한) 대범한 마음을 지니라고. 한가람  :  몹시 넓고(한) 물이 풍족하게 흐르는 강(가람- 옛말). 한결  :  한결같은 지조를 지니는 사람이 되라고. 한길찬  :  큰(한)길에 가득 찬. 한내  :  큰 시내(大川) 한내  :  큰 시내처럼 물이 풍족해서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한누리  :  큰(한) 세상(누리- 옛말)을 두루 경험하며 크게 살라고. 한별나라  :  큰(한) 별처럼 차고 오른. 한봄찬  :  깊은 봄에 차고 나온. 한빛  :  세상을 이끄는 환한 큰(한) 빛이 되라는 뜻에서. 한빛  :  큰 빛 한샘가온  :  큰(한) 샘 가운데(가온대- 옛말)처럼 깊고 깨끗한. 한울  :  큰(한) 울타리와 같이 사람들에게 포근함을 주라고. 해가빛  :  해가 빛나는. 해긴  :  매우(많이) 긴. 즉 오래 행복하게 살아라. 해 는 많이의 옛말. 해길  :  해가 비추는 길 을 가듯 평탄하게 살아라. 해나  :  해가 나다. 해늘  :  늘 해처럼 밝게 살아라. 해님꽃  :  해처럼 밝고 꽃처럼 예쁘게 자라라. 해련  :  밝다 는 뜻의 해 에다 마음이 순하고 곱다는 뜻의 수련하다에서 련 을 따와 지은 이름. 해비치  :  해 비치다 에서 따온 이름. 해사랑해  :  해를 사랑해. 해샘찬  :  샘에 가득 찬 햇빛. 해솔  :  해처럼 밝고 소나무(솔)처럼 바르게. 해찬나래  :  햇빛(해)이 차서 더욱 높이 날 수 있는 날개(나래- 방언). 해찬솔  :  햇빛이 가득 차 더욱 푸른 소나무(솔). 환찬  :  환한 것이 찬. 환히찬  :  빛이 환하게 차 있는. 횃불  :  세상을 이끄는 횃불이 되라고. 희라  :  깨끗하게 살아라. 흰가람  :  하얗고 깨끗한 강(가람- 옛말). 흰꽃  :  하얀꽃처럼 깨끗하고 순결하게 자라라. 힘차  :  힘차고 굳세게 살라는 뜻. 힘찬  :  힘차게 날아오르라고,

 

 

▣ 월, 일, 요일 우리말

■ [요일]  다날 - 월요일  부날 - 화요일  무날 - 수요일  남날 - 목요일  쇠날 - 금요일  흙날 - 토요일  해날 - 일요일 ■ [월] 해오름달 - 1월 새해 아침에 힘있게 오르는 달 시샘달 - 2월 잎샘추위와 꽃샘추위가 있는 겨울의 끝 달 물오름달 - 3월 뫼와 들에 물 오르는 달 잎새달 - 4월 물오른 나무들이 저마다 잎 돋우는 달 푸른달 - 5월 마음이 푸른 모든이의 달 누리달 - 6월 온 누리에 생명의 소리가 가득차 넘치는 달 견우직녀달 - 7월 견우직녀가 만나는 아름다운 달 타오름달 - 8월 하늘에서 해가 땅위에선 가슴이 타는 정열의 달 열매달 - 9월 가지마다 열매맺는달 하늘연달 - 10월 밝달뫼에 아침의 나라가 열린달 미틈달 - 11월 가을에서 겨울로 치닫는 달 매듭달 - 12월 마음을 가다듬는 한해의 끄트머리 달 ■ [일] 1.하루 2.이틀 3.사흘 4.나흘 5.닷새 6.엿새 7.이레 8.여드레 9.아흐레 10.열흘 11.열하루 12. 열이틀 13.열사흘 14. 열나흘 15.열닷새 16.열엿새 17.열이레 18.열여드레 19.열아흐레 20.스무날 21.스무하루 22.스무이틀 23.스무사흘 24.스무나흘 25.스무닷새 26.스무엿새 27.스무이레 28.스무여드레 29.스무아흐레 30.서른날 마지막날.그믐날

 

 

▣ 아름다운 순 우리말

가납사니  :  ①쓸데없는 말을 잘하는 사람. ②말다툼을 잘하는 사람. 가년스럽다  :  몹시 궁상스러워 보이다. cf)가린스럽다 - 몹시 인색하다. 가늠  :  ①목표나 기준에 맞고 안 맞음을 헤아리는 기준. ②일이 되어 가는 형편. 가라사니  :  사물을 판단할 수 있는 지각이나 실마리. 가람  :  강 가래다  :  맞서서 옳고 그름을 따지다. 가래톳  :  허벅다리의 임파선이 부어 아프게 된 멍울. 가론  :  말하기를, 이른 바(所謂). 가루다  :  자리를 나란히 함께 하다. 맞서 견주다. 가말다  :  일을 잘 헤아려 처리하다. 가멸다  :  재산이 많고 살림이 넉넉하다. 가무리다  :  몰래 훔쳐서 혼자 차지하다. 가분하다·가붓하다  :  들기에 알맞다. (센)가뿐하다. 가살  :  간사하고 얄미운 태도. 가시버시  :  '부부(夫婦)'를 속되게 이르는말 가온길  :  정직하고 바른 가운데 가온누리  :  무슨 일이든 세상 가우리  :  고구려(중앙) 가위춤  :  빈 가위를 폈다 닫쳤다 함. 가장이  :  나뭇가지의 몸. 가재기  :  튼튼하지 못하게 만든 물건. 가직하다  :  거리가 조금 가깝다. 가축  :  알뜰히 매만져서 잘 간직하거나 거둠. 가탈  :  ①억지 트집을 잡아 까다롭게 구는 일. ②일이 순탄하게 진행되지 못하게 방해하는 일. 각다분하다  :  일을 해 나가기가 몹시 힘들고 고되다. 간동하다  :  잘 정돈되어 단출하다. 간정되다  :  앓던 병이나 소란하던 일이 가라앉다. 갈개꾼  :  남의 일을 훼방하는 사람. 갈래다  :  ①정신 또는 길이 섞갈려 종잡을 수가 없다. ②짐승이 갈 바를 모르고 우왕좌왕 하다. 갈마보다  :  이것저것을 번갈아 보다. cf)갈마들다 - 번갈아 들다 갈무리  :  ①물건을 잘 정돈하여 간수함. ②일을 끝맺음 감잡히다  :  남과 시비(是非)가 붙었을 때, 조리가 닿지 않아 약점을 잡히다. 강짜를 부리다  :  샘이 나서 심술을 부리다. 강파르다  :  ①몸이 야위고 파리하다. ②성질이 깔깔하고 괴팍하다. 갖바치  :  가죽신 만드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 갖추다  :  동작을 재게하여 잇달아 재촉하다. 개골창  :  수챗물이 흐르는 작은 도랑. 개구멍받이  :  남이 밖에 버리고 간 것을 거두어 기른 아이.=업둥이. 개맹이  :  똘똘한 기운이나 정신. 개사망  :  남이 뜻밖에 이득을 보거나 재수가 생겼을 때 욕하여 이르는 말. 개어귀  :  강물이나 냇물이 바다로 들어가는 어귀. 개차반  :  똥이란 뜻으로, 행세를 더럽게 하는 사람을 욕하는 말. 개평  :  남의 몫에서 조금씩 얻어 가지는 공것. 객쩍다  :  언행이 쓸데없이 실없고 싱겁다. 거니채다  :  기미를 알아채다. 거레  :  괜히 어정거리면서 느리게 움직이는 일. 거우다  :  건드리어 성나게 하다. 건목  :  정성들여 다듬지 않고 거칠게 대강 만드는 일, 또는 그렇게 만든 물건 건잠머리  :  일을 시킬 때에 방법을 일러주고 도구를 챙겨주는 일 (그는 건잠머리가 있으니 잘 가르쳐 줄게다) 걸싸다  :  일하는 동작이 매우 날쌔다. 걸쩍거리다  :  성질이 쾌활하여 무슨 일에나 시원스럽게 덤벼들다. 걸태질  :  탐욕스럽게 마구 제물을 긁어모으는 것. 게염  :  부러워하고 탐내는 욕심. 게정  :  불평을 품고 떠드는 말과 행동. 겨끔내기  :  서로 번갈아 하기. 겨르로이  :  [옛] 한가로이, 겨를 있게. 겨리  :  소 두 마리가 끄는 큰 쟁기. cf)호리한 소 한 마리가 끄는 작은 쟁기. 겯고틀다  :  (시비나 승부를 다툴 때지지 않으려고)서로 버티어 겨루고 뒤틀다. 결곡하다  :  얼굴의 생김새나 마음씨가 깨끗하고 야무져서 빈틈이 없다. 결두리  :  농사꾼이 힘드는 일을 할 때 끼니밖에 간식으로 먹는 음식.새참. 결딴  :  아주 망그러져 도무지 손을 쓸수 업게 된 상태. 고거리  :  소의 앞다리에 붙은 살. cf)사태 고거이  :  사물의 핵심. 고빗사위  :  고비 중에서도 가장 아슬아슬한 순간. 고뿔  :  감기 고삿  :  ①마을의 좁은 골목길. ②좁은 골짜기의 사이. 고수련  :  병자에게 불편이 없도록 시중을 들어줌. 고수머리  :  곱슬머리 고타야  :  안동 곧추다  :  굽은 것을 곧게 하다. cf)곧추뜨다 - 눈을 부릅뜨다. 골갱이  :  ①물질 속에 있는 단단한 부분. ②일의 골자. 골막하다  :  그릇에 다 차지 않고 좀 모자라는 듯하다. 곰비임비  :  물건이 거듭 쌓이거나 일이 겹치는 모양. 곰살궂다  :  성질이 부드럽고 다정하다. 곰상스럽다  :  성질이나 하는 짓이 잘고 꼼꼼하다. 곰파다  :  사물을 자세히 보고 따지다. 곱살끼다  :  몹시 보채거나 짓궂게 굴다. 공성이 나다  :  이력이 나다. 길이 들다. 공중제비  :  두 손을 땅에 짚고 두 다리를 공중으로 쳐들어서 반대 방향으로 넘어가는 재주. 공치하다  :  공교롭게 잘못되다. 괴덕  :  수선스럽고 실없는 말이나 행동. 구다라  :  백제(큰 나라) 구듭  :  귀찮고 괴로운 남의 뒤치닥꺼리. 구메 농사  :  ①규모가 작은 농사. ②곳에 따라 풍흉(豊凶)이 다르게 되는 농사. 구쁘다  :  먹고 싶어 입맛이 당기다. 구성없다  :  격에 맞지 않다. 구성지다  :  천연덕스럽고 구수하다. 구순하다  :  말썽 없이 의좋게 잘 지내다. 구실  :  ①공공이나 관가의 직무(職務). ②세금(稅金). ③마땅히 자기가 해야 할 책임. 구어박다  :  사람이 변동이나 활동을 자유로이 못하게 한 군데나 한 상태로 있게 하다. 구완  :  아픈 사람이나 해산한 사람의 시중을 드는 일. 구유  :  마소의 먹이를 담아 주는 큰 그릇. 국으로  :  제 생긴 그대로. 잠자코. 굴레  :  마소(말과 소)의 목에서 고삐에 걸쳐 얽어 매는 줄. 굴침스럽다  :  억지로 하려는 빛이 보이다. 굴타리먹다  :  오이·호박·수박따위를 벌레가 파먹다. 굴통이  :  겉모양은 그럴듯하나 속은 보잘것없는 물건이나 사람. 굼닐다  :  몸을 구부렸다 일으켰다 하다. 굽도리  :  (방안의)벽의 아래 가장자리. 굽바자  :  작은 나뭇가지로 엮어 만든 얕은 울타리. 궁따다  :  시치미떼고 딴소리를 하다. 귀살쩍다  :  ①물건이 흩어져 뒤숭숭하다. ②일이 복잡하게 뒤얽혀 마음이 산란하다. 그느다  :  젖먹이가 대소변을 분간하여 누다. 그느르다  :  보호하여 보살펴 주다. 그루잠  :  깨었다가 다시 든 잠. 그루터기  :  나무나 풀 따위를 베어 낸 뒤의 남은 뿌리 쪽의 부분. 그린나래  :  그린 듯이 아름다운 날개 그린내  :   우리말로 '연인' 그린비  :  그리운 남자라는뜻 그미  :  그 여자 그악하다  :  ①장난이 지나치게 심하다. ②사납고 모질다. ③몹시 부지런하다. 금새  :  물건의 시세나 값. 기를  :  일의 가장 중요한 고비. 기이다  :  드러나지 않도록 숨기다. 길가온  :  길 가운데 길라잡이  :  앞에서 길을 인도하는 사람. 길마  :  짐을 싣기 위하여 소의 등에 안장처럼 얹은 도구. 길미  :  빚돈에 대하여 덧붙여 주는 돈. 이자(利子). 길섶  :  길의 가장자리. 길제  :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구석진자리. 한모퉁이. 길품  :  남이 갈 길을 대신 가 주고 삯을 받는 일. 김바리  :  이익을 보고 남보다 앞질러서 차지하는 약은 꾀가 있는사람. 까대기  :  건물이나 담 따위에 임시로 붙여서 만든 허술한 건조물. 까막과부  :  청혼한 남자가 죽어서 시집도 가 보지 못한 과부. 망문과부(望門寡婦) 까막까치  :  까마귀와 까치. 오작(烏鵲) 까미  :  얼굴이나 털빛이 까만 사람이나 동물을 일컫는 말 깔죽없다  :  조금도 축내거나 버릴 것이 없다. 깜냥  :  얼음 가늠보아 해낼 만한 능력. 깜부기  :  깜부기병에 걸려서 까맣게 된 밀이나 보리의 이삭. 깨단하다  :  오래 생각나지 않다가 어떤 실마리로 말미암아 환하게 깨닫다. 꺼병이  :  ①꿩의 어린 새끼. ②외양이 거칠게 생긴사람. cf)꺼펑이 - 덧씌워 덮거나 가린 물건. 꺽지다  :  억세고 용감하고 과단성이 있다. 꼬꼬지  :  아주 오랜 옛날 꼬두람이  :  맨 꼬리 또는 막내 꼬리별  :  혜성 꼲다  :  잘잘못이나 좋고 나쁨을 살피어 정하다. 꽃가람  :  꽃이 있는 강 꽃내음  :  꽃의 냄새 꽃샘  :  봄철 꽃이 필 무렵의 추위. 꽃샘바람  :  봄철 꽃이 필 무렵에 부는 찬 바람 꽃잠  :  신혼부부의 첫날밤 꾀꾀로  :  가끔가끔 틈을 타서 살그머니. 꿰미  :  구멍 뚫린 물건을 꿰어 묶는 노끈. 끄나풀  :  ①끈의 길지 않은 토막. ②남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사람. 끄느름하다  :  날씨가 흐리어 어둠침침하다. 끌끌하다  :  마음이 맑고 바르며 깨끗하다. 나래  :  ①배를 젓는 도구. ②논밭을 고르는데 쓰는 농기구. 나르샤  :  날아 오르다를 뜻하는 우리말. 나린  :  하늘이 내린 나릿물  :  냇물 나부대다  :  조심히 있지 못하고 철없이 납신거리다. 나비잠  :  갓난 아이가 두팔을 머리위로 벌리고 편히 자는 잠 난든집  :  손에 익은 재주. 난이  :  공주의 순수한 우리말 남새  :  무·배추 따위와 같이 심어서 가꾸는 채소. 남우세  :  남에게서 비웃음이나 조롱을 받게 됨. 남진계집  :  내외를 갖춘 남의 집 하인. 낫잡다  :  (수량·금액·나이 따위를)좀 넉넉하게 치다. 낳이  :  피륙을 짜는 일. 내남없이  :  나나 다른 사람이나 다 마찬가지로. 내숭  :  겉으로는 부드러워 보이나 속은 엉큼함. 너널  :  추울 때에 신는 커다란 솜 덧버선. 너비  :  널리 너울  :  바다의 사나운 큰 물결 넉가래  :  곡식·눈 따위를 한곳에 밀어 모으는 데 쓰는 기구. 넉장거리  :  네 활개를 벌리고 뒤로 벌렁 나자빠지는 짓. 넌더리  :  소름이 끼치도록 싫은 생각. 널출지다  :  식물의 줄기가 처렁처렁 길게 늘어지다. 노가리  :  씨를 흩어 뿌리어 심은 일. 노고지리  :  종달새 노닥이다  :  잔재미있고 수다스럽게 말을 늘어놓다. 노드매기  :  물건을 여러 몫으로 나누는 일. 노량으로  :  어정어정 놀아가면서 천천히. 노루잠  :  깊이 들지 못하고 자주 깨는 잠. 노적가리  :  한데에 쌓아 둔 곡식 더미. 노총  :  기일(期日)을 남에게 알리지 말아야될 일. 놀금  :  (물건을 살 때)팔지 않으면 그만둘 셈으로 크게 깎아서 부른 값. 높새  :  뱃사람들이 북동풍(北東風)을 이르는 말. 눈거칠다  :  하는 짓이 보기에 싫고 마음에 들지 아니하다. 눈바래기  :  멀리 가지 않고 눈으로 마중한다는 눈비음  :  남의 눈에 들도록 겉으로만 꾸미는 일. 눈썰미  :  한두 번 보고도 곧 그것을 해낼수 있는 재주. 눈엣가시  :  ①몹시 미워 항상 눈에 거슬리는 사람. ②남편의 첩을 이르는 말. 느껍다  :  어떤 느낌이 생긴다. 느루  :  한꺼번에 몰아치지 않고 오래 도록. 느루먹다  :  양식의 소비를 조절하여 예정보다 더 오래 먹다. 는개  :  안개처럼 부옇게 내리는 가는비. 연우(煉雨) 늘비하다  :  죽 늘어서 있다. 늘솔길  :  언제나 솔바람이 부는 길 늘해랑  :  늘 해와 함께 살아가는 밝고 강한 사람 늠그다  :  곡식의 껍질을 벗기다. 능  :  넉넉하게 잠은 여유. 능갈치다  :  능창스럽게 잘 둘러대는 재주가 있다. 늦  :  미리 보이는 조짐. 늦마  :  늦은 장마 비 늦사리  :  철 늦게 농작물을 거두는 일. 또는 그 농작물. 다님길  :  사람이 다니는 길 다따가  :  갑자기. 별안간. 다락같다  :  ①물건값이 매우 비싸다. ②덩치가 매우 크다. 다랑귀  :  두 손으로 붙잡고 매달리는 짓. 다소니  :  사랑하는 사람 다소다  :  애틋하게 사랑하다 다솜  :  애틋한 사랑 다원  :  모두 다 원하는, 모두 다 사랑하는 사람 다직해야  :  기껏해야. 다흰  :  흰 눈꽃같이, 세상을 다 희게 하는 사람 닦아세우다  :  남을 꼼짝 못하게 몹시 호되게 나무라다. 단물나다  :  옷 같은 것이 오래 되어서 바탕이 헤지게 되다. 단미  :  달콤한 여자, 사랑스러운 여자 달구치다  :  꼼짝못하게 마구 몰아치다 cf)달구질 - 달구로 땅을 단단히 다지는 일. 달랑쇠  :  침착하지 못하고 몹시 까부는 사람. 달보드레하다  :  연하고 달콤하다 달포  :  한 달 남짓.=달소수, 삭여(朔餘) 답치기  :  되는 대로 함부로 덤벼드는 짓. 생각 없이 덮어놓고 하는 짓. 당나발붙다  :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하다. 당도리  :  바다로 다니는 큰 나무배. 닻별  :  별자리 중에 '카시오페아'를 달리 이르는 말. 대갚음  :  남에게 받은 은혜나 원한을 그대로 갚는 일. 대두리  :  ①큰 다툼. ②일이 크게 벌어진 말. 댓바람  :  단번에. 지체하지 않고 곧. 댕기다  :  불을 옮겨 붙이다. 더껑이  :  길쭉한 액체의 엉겨 붙은막. 더께  :  찌든 물건에 앉은 거친 때. 더치다  :  병세가 도로 더해지다. 더펄이  :  성미가 활발한 사람. 덖다  :  ①때가 올라서 몹시 찌들다. ②음식에 물을 붓지 않고 볶아서 익히다. 던적스럽다  :  (하는 짓이) 보기에 매우 치사스럽고 더럽다. 덜퍽지다  :  푸지고 탐스럽다. 덤받이  :  여자가 전남편에게서 낳아 데리고 들어온 자식. 덤터기  :  남에게 넘겨 씌우거나 남에게서 넘겨 맡은 걱정거리. 덧거칠다  :  일이 순조롭지 못하고 가탈이 많다. 덧게비  :  다른 것 위에 필요 없이 더덧엎어 대는 일. 덧두리  :  ①정해 놓은 액수 외에 더 보태는 돈(웃돈). ②헐값으로 사서 비싼 금액으로 팔 때의 그 차액. 덩둘하다  :  매우 둔하고 어리석다. 덩저리  :  물건의 부피. 도거리  :  몫으로 나누지 않고 한데 합쳐서 몰아치는 일. 도닐다  :  가장자리를 빙빙 돌아다니다 도담도담  :  (어린아이 등이) 별탈없이 잘 자라는 모습 도두보다  :  실제보다 더 크게 또는 좋게 보다. cf)도두치다 - 시세보다 더 많게 셈치다. 도드미 :  구멍이 널찍한 체. 도란도란  :  나직한 목소리로 정답게 서로 이야기하는 소리 도래솔  :  무덤가에 죽 늘어선 소나무 도린결  :  사람이 별로 가지 않는 외진곳. 도사리  :  ①감·대추 등이 다 익지 못하고 도중에 떨어진 열매. ②못자리에 난 작은 잡풀. 도섭  :  능청스럽고 수선스럽게 변덕을 부리는 것. 도스르다  :  무슨 일을 하려고 벌려서 마음을 가다듬다. 도투락  :  어린아이 머리댕기 도파니  :  죄다 몰아서. 통틀어. 돈바르다  :  성미가 너그럽지 못하고 까다롭다. 돈사다  :  무엇을 팔아서 돈으로 바꾸다. 돌개바람  :  회오리 바람 동곳빼다  :  잘못을 인정하고 굴복하다. 동그마니  :  ①홀가분하게. ②외따로 떨어져 있는 모양. 동뜨다  :  ①시간적·공간적 간격이 생기다. ②다른 것보다 훨씬 뛰어나다. 동아리  :  (목적이 같은 사람들이)한패를 이룬 무리. 동이 닿다  :  ①차례가 잘 이어지다. ②조리(條理)가 서다. 동자아치 :  부엌일을 맡아 하는 여자 하인. 동티  :  ①흙을 잘못 다루어 지신(地神)을 노하게하여 받는 재앙. ②공연히 건드려서 스스로 걱정이나 해를 입음을 비유하는말. 되모시  :  결혼한 일이 있는 여자로서 처녀 행세를 하는 여자. 되술래잡히다  :  나무라야 할 사람이 도리어 나무람을 당하다. 되지기  :  ①찬 밥을 더운 밥 위에 얹어 다시 찌거나 데운 밥. ②(논밭을 헤아리는 단위인) 마지기의 10분의 1. 되퉁스럽다  :  하는 짓이 찬찬하지 못하고 실수를 자주 하다. 된 바람, 됫바람  :  북풍 된바람  :  북풍(北風)을 이르는 말. 될성부르다  :  잘될 가망이 있다. 두남두다  :  ①편들다. ②가엾게 여겨 도와주다. 두동지다  :  앞뒤가 서로 맞지 않다. 모순되다. 두례  :  ①농사꾼들이 모내기와 김매기를 공동으로 하기 위해 이룬 조직. 두멍  :  물을 길어 담아 두고 쓰는 큰 가마솥이나 큰 독. 둔치  :  물있는 곳의 가장자리 둥개다  :  일을 감당하지 못하고 쩔쩔매다. 뒤란  :  집 뒤에 울타리 안. 뒤스르다  :  (일어나 물건을 가다듬느라고)이리저리 바꾸거나 변통하다. 뒤웅박  :  쪼개지 않고 속을 긁어 낸 바가지. 뒤통수(를)치다  :  뜻을 이루지 못하여 매우 낙심하다. 뒨장질  :  이것저것 뒤져내는 짓. 뒷갈망  :  일이 벌어진 뒤에 그 뒤끝을 처리하는 일. 뒷감당. 뒷귀  :  사리나 말귀를 알아채는 힘. 드난  :  (흔히 여자가)남의 짐에 매이지 않고 임시로 붙어 살며 일을 도와주는 고용살이. 드레  :  사람의 됨됨이로서의 점잖음과 무게. 드림흥정  :  값을 여러 차례에 나눠 주기로 하고 하는 흥정. 드티다  :  자리가 옮겨져 틈이 생기거나 날짜·기한 등이 조금씩 연기되다. 들거지  :  듬직하고 위엄이 있는 겉모양. 들마  :  (가게나 상점의)문을 닫을 무렵. 들메  :  (벗어나지 않도록)신을 발에 동여매는 일. 들썽하다  :  마음이 어수선하여 들떠있다. 들입다  :  마구 무리하게. 들피  :  굶주려서 몸이 여위고 쇠약해 지는 일. 듬쑥하다  :  사람의 됨됨이가 가볍지 않고 속이 깊고 차 있다. 따리꾼  :  아첨을 잘하는 사람. 딸각발이  :  신이 없어 마른 날에도 나막신을 신는다는 뜻으로, 가난한 선비를 이르는 말. 떠세  :  돈이나 세력을 믿고 젠 체하고 억지를 쓰는 것. 떡심이 풀리다  :  맥이 풀리다. 몹시 낙망하다. 떨거지  :  일가 친척에 속하는 무리나 한통속으로 지내는 사람들. 뚜쟁이  :  남녀의 결합을 중간에서 주선하는 사람. 뚝벌씨  :  걸핏하면 불뚝불뚝 성을 내는 성질. 또는 그런 사람. 뚱기다  :  ①악기의 줄 따위를 튀기어 진동하게 하다. ②슬쩍 귀띔해 주다. 뜨께질  :  남의 마음속을 떠보는 것. 뜨악하다  : 마음에 선뜻 내키지 않다. 뜯게  :  헤지고 낡아서 입지 못하게 된옷. 라온제나  :  기쁜 우리 라온하제  :  즐거운 내일 라온힐조  :  즐거운 이른 아침 (힐조 - 이른아침) 마고자  :  저고리 위에 덧입는 옷. 마닐마닐  :  음식이 씹어먹기 알맞도록 부드럽고 말랑말랑하다 마디다  :  쓰는 물건이 잘 닮거나 없어지지 아니하다. (반-헤프다.) 마뜩하다  :  제법 마음에 들다. 마루  :  '하늘'. 마름  :  ①지주의 땅을 대신 관리하는 사람. ②이엉을 엮어서 말아 놓은단. 마름질  :  옷감이나 재목(材木) 등을 치수에 맞추어 자르는 일. 마소두래기  :  말(言)을 이곳저곳 옮겨 퍼뜨리는 것 마수걸다  :  장사를 시작해서 처음으로 물건을 팔다. 마장스럽다  :  무슨 일이 막 되려는 때에 헤살(방해)이 들다. 마전  :  (피륙을 삶거나 빨아서)바래는 일. 표백(漂白). 마파람  :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남풍(南風) 말결  :  무슨 말을 하는 김. 말림갓 - 나무를 함부로 메지 못하게 금한 산림. 말재기  :  쓸데없는 말을 꾸며내는 사람. 말코지  :  물건을 걸기 위하여 벽에 달아 놓은 나무 갈고리. 맛조이  :  마중하는 사람. 영접하는 사람 매개  :  일이 되어 가는 형편. 매골  :  (볼품없이 된)사람의 꼴.=몰골 매나니  :  ①일을 하는 데 아무 도구도 없이 맨손뿐임. ②반찬이 없는 맨밥. 매지구름  :  비를 머금은 검은 조각 구름. 매캐하다  :  연기나 곰팡내가 나서 목이 조금 칼칼하다. 맨드라미  :  흔히 알고 있는 식물. 순 우리말 맨드리  :  ①옷을 입고 매만진 맵시. ②물건의 만들어진 모양새. 맨망  :  요망스럽게 까부는 짓. 맵자하다  :  모양이 꼭 체격에 어울려서 맞다. 맷가마리  :  매맞아 마땅한 사람. 맹문  :  일의 시비나 경위(經緯) 머드러기  :  많이 있는 과일이나 생선 가운데서 크고 굵은 것. 머줍다  :  몸놀림이 느리다. 굼뜨다. 먼산바라기  :  그저 먼산을 향해 시선을 두고 있음을 뜻하는 말, 비슷한 말로는 '별바라기'가 있다 메꿎다  :  고집이 세고 심술궂다. 메지  :  일의 한 가지 한 가지나 끝나는 단락. 멧부리  :  산동성이나 산봉우리의 가장 높은 꼭대기. 멱차다  :  ①더 이상 할 수 없는 한도에 이르다. ②일이 끝나다. 모가비  :  인부나 광대 등의 우두머리. 낮은 패의 우두머리=꼭두쇠 모꼬지  :  놀이나 잔치 또는 그 밖의 일로 여러 사람이 모이는 일 모람모람  :  이따금씩 한데몰아서 모래톱  :  강가나 바닷가에 있는 모래벌판. 모래사장. 모르쇠  :  덮어놓고 모른다고 잡아떼는 일. 모주망태  :  술을 늘 대중없이 많이 먹는 사람. 모집다  :  허물이나 과실을 명백하게 지적하다. 모춤하다  :  (길이나 분량이)어떤 한도에 차고 좀 남다. 목매기  :  아직 코를 뚫지 않고 목에 고삐를 맨 송아지. 몽구리  :  바싹 깎은 머리. 몽니  :  심술궂게 욕심부리는 성질. 몽따다  :  알고 있으면서 일부러 모르는 체하다. 몽종하다  :  ①새침하고 냉정하다. ②부피나 길이가 좀 모자라다. 몽짜  :  음흉하게 몽니부르는 짓. 또는 그렇게 하는 사람. cf)몽짜(를)치다 - 겉으로는 어리석은 체하면서 속은 딴생각을 지니다. 몽태치다  :  남의 물건을 슬그머니 훔치다. 무꾸리  :  무당이나 판수에게 길흉(吉凶)을 점치는 일. 무녀리  :  ①태로 낳은 짐승의 맨 먼저 나온 새끼. ②언행이 좀 모자란 사람. 무드럭지다  :  두두룩하게 많이 쌓여 있다. (준-무덕지다.) 무람없다  :  (어른에게나 친한 사이에)스스럼없고 버릇이 없다. 예의가 없다. 무릎마춤  :  대질(對質) 무서리  :  처음 오는 묽은 서리 (반-된서리) 무수다  :  닥치는 대로 때리거나 부수다. 무싯날  :  장이 서지 않는 날. 무텅이  :  거칠 땅에 논밭을 일구어서 곡식을 심는 일. 묵새기다  :  별로 하는 일 없이 한 곳에 오래 묵으며 세월을 보내다. 물강스럽다  :  보기에 억세고 모질며 악착스럽다. 물꼬  :  논에 물이 넘나들도록 만든 어귀. 물마  :  비가 많이 와서 땅 위에 넘치는 물 물보낌  :  여러 사람을 모조리 매질함. 물부리  :  궐련을 끼워 입에 물고 빠는 물건. 빨부리. 물비늘  :  잔잔한 물결이 햇살 따위에 비치는 모양 물수제비뜨다  :  얇고 둥근 돌로 물위를 담방담방 뛰어가게 팔매치다. 물초  :  온통 물에 젖은 상태, 또는 그 모양. 뭉근하다  :  불이 느긋이 타거나, 불기운이 세지 않다. 미대다  :  하기 싫어서 잘못된 일을 남에게 밀어 넘기다. 미르  :  '용'. 미리내  :  은하수 미립  :  경험을 통하여 얻은 묘한 이치나 요령. 미쁘다  :  ①믿음성이 있다. ②진실하다. 미투리  :  삼·모시 따위로 삼은 신. 민낯  :  여자의 화장 하지 않은 얼굴. 민둥산  :  나무가 없어 황토가 드러난 산. 민충하다  :  미련하고 덜되다. 민틋하다  :  울퉁불퉁하지 않고 평평하고 미끈하다. 민패  :  아무 꾸밈새 없는 소박한 물건. 밀막다  :  핑계를 대고 거절하다. 밀절미  :  기초가 되는 본바탕. 바오  :  보기 좋게 바자위다  :  성질이 너무 깐깐하여 너그러운 맛이 없다. 바장이다  :  부질없이 짧은 거리를 오락가락 거닐다. 바투  :  ①두 물체의 사이가 썩 가깝게. ②시간이 매우 짧게. 반거들충이  :  무엇을 배우다가 중간에 그만두어 다 이루지 못한 사람. 반기  :  잔치·제사때에 동네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려고 작은 목판에 담은 음식. 반살미  :  갓 혼인한 신랑이나 신부를 친척집에서 처음으로 초대하는 일. 반색  :  몹시 반가워함. 반자받다  :  몹시 노하여 펄펄뛰다. 반지빠르다  :  교만스러워 얄밉다. 받내다  :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의)대소변을 받아내다. 발림  :  판소리에서 노래하는 사람이 행하는 몸짓. 발발다  :  기회를 제빠르게 붙잡아 잘이용하는 소질이 있다. 발쇠  :  남의 비밀을 알아내어 다른 사람에게 일러 주는 짓. 방물  :  여자에게 소용된는 화장품·바느질 기구·패물따위. 방자  :  남이 못되기를, 또는 남에게 제앙이 내리도록 귀신에게 비는 것. 방자고기  :  양념도 하지 않고 소금만 뿌려서 구운 짐승의 고기. 방짜  :  품질이 좋은 놋쇠를 부어 내어 다시 두드려 만든 놋그릇. (좋은 물건을 비유.) 방패막이  :  어떤 것을 내세워 자기에게 닥쳐 오는 공격이 영향 따위를 막아내는 일. 배갯잇  :  베개에 덧씌우는 헝겊 cf)베갯밑 공사(公事) - 잠자리에서 아내가 남편에게 바라는 바를 속삭이며 청하는 일. 배내  :  남의 가축을 길러서 다 자라거나 새끼를 친 뒤에 주인과 나누어 가지는 일. 배냇짓  :  갓난아이가 자면서 웃거나 눈·코·입 등을 쫑긋거리는 짓. cf)배내버릇 - 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버릇. 즉 오래 되어 고치기 힘든 버릇. 배때벗다  :  언행이 매우 거만하고 반지빠르다. 배메기  :  지주와 소작인이 수화한 것을 똑같이 나누는 제도 .=반타작. 병작(竝作) 버겁다  :  힘에 겨워 다루기가 벅차다. 버금  :  (서열 등의 차례에서)'으뜸'또는 '첫째'의 다음. 버덩  :  나무는 없이 잡풀만 난 거친들. 버력  :  하늘이나 신령이 사람의 죄악을 징계하느라고 내리는 벌. 버르집다  :  ①숨은 일을 들춰내다. ②작은 일을 크게 떠벌리다. 버름하다  :  ①틈이 좀 벌어져 있다. ②마음이 서로 맞지 않다. 벋대다  :  순종하지 않고 힘껏 버티다. 벌충  :  모자라는 것을 다른 것으로 대신 채움. 벗  :  친구의 순수 우리말 베돌다  :  한데 어울리지 않고 따로 떨어져 밖으로만 돌다. 벼리  :  ①그물의 위쪽 코를 꿰어 오므렸다 폈다 하는 줄. ②일이나 글의 가장 중심되는 줄거리. 벼리, 베리  :  벼루 벼리다  :  날이 무딘 연장을 불에 달구어서 두드려 날카롭게 만들다. 변죽  :  그릇·세간 등의 가장자리. cf)변죽(을)울리다 - 바로 집어 말을 하지 않고 둘러서 말을 하여 상대가 눈치를 채서 깨닫게 하다 별찌  :  '유성' 볏가리  :  차곡차곡 쌓은 볏단이다. 보깨다  :  먹은 것이 잘 삭지 아니하여 뱃속이 거북하고 괴롭다. 보꾹  :  지붕의 안쪽. 보드기  :  크게 자라지 못한 나무. 보쟁이다  :  부부가 아닌 남녀가 남몰래 서로 친밀한 관계를 계속 맺다. 보짱  :  꿋꿋하게 가지는 속마음. 본치  :  남의 눈에 뜨이는 태도나 모습. 볼멘소리  :  성이 나서 퉁명스럽게 하는 말. 볼모  :  약속을 이행하겠다는 담보로 상대편에 잡혀 두는 물건. 또는 사람. 볼우물  :  보조개를 뜻함 부넘기  :  솥을 건 아궁이의 뒷벽(불길이 방고래로 넘어가게 된 곳). 부닐다  :  가까이 따르며 붙임성이 있게 굴다. 부대끼다  :  무엇에 시달려 괴로움을 당하다. 부라퀴  :  자기 이익을 위해서는 물불 가리지 않고 덤비는 사람 부르터나다  :  감추어져 있던 일이 드러나다. 부아나다  :  분한 마음이 일어나다. 부지깽이  :  아궁이의 불을 헤치는 막대기. 북새  :  많은 사람들이 아주 야단스럽게 부산을 떨며 법석이는 일. 북새바람  :  북풍 붓날다  :  말이나 행동이 경솔하고 들뜨다. 붓방아  :  글을 쓸 때 생각이 잘 떠오르지 않아 붓대만 놀리고 있는 것. 붙박이  :  한 곳에 고정되어 이동할 수 없게 된 사물. 비나리  :  '축복의 말' 비나리치다  :  아첨을 하면서 남의 비위를 맞추다. 비를 긋다  :  잠시 비를 피하여 그치기를 기다리다. 비마중  :  비를 나가 맞이하는 일 비말  :  비용(費用) 비설거지  :  (비가 오려고 할 때)물건들이 비에 맞지 않게 거두거나 덮거나 하는 일. 비커리  :  늙고 병들거나 또는 고생살이로 살이 빠지고 쭈그러진 여자. 빌미  :  재앙이나 병 등이 불행이 생기는 원인. 빌붙다  :  남의 환심을 사려고 들러붙어서 알랑거리다. 빗물이  :  남이 진 빛을 대신 갚는 일. 빙충맞다  :  똘똘하지 못하고 어리석다. 빚지시  :  빚을 주고 쓰는 일을 중간에서 소개하는 일. 뻑뻑이  :  틀림없이. 뿌다구니  :  물건의 삐죽하게 내민 부분. 사그랑이  :  다 삭아서 못쓰게 된 물건 사금파리  :  사기 그릇의 깨진 작은 조각. 사나래  :  천사의 날개 사달  :  대단찮은 사고나 탈 사람멀미  :  사람이 많은 데서 느끼는 어지러운 증세. 사로자다  :  불안한 마음으로 자는 둥마는 둥하게 자다. 사부랑사부랑  :  물건을 느슨하게 묶거나 쌓아놓은 모양 사시랑이  :  가냘픈 사람이나 물건. 사위다  :  불이 다 타서 제가 되다. 사재기  :  필요 이상으로 사서 쟁여둠. 사태  :  소의 무릎 뒤쪽 오금에 붙은 고기. 사품  :  어떤 일이나 동작이 진행되는 '마침 그 때(기회)'를 뜻함. 삭신  :  몸의 근육과 뼈마디. 삭정이  :  산 매꾸에 붙은 채 말라 죽은 가지. 삯메기  :  농촌에서 식사는 없이 품삯만 받고 하는 일. 산다라  :  신라 김유신/  장군 아명. 산돌림  :  사방으로 돌아다니며 한 줄기씩 쏟아지는 소나기. 살갑다  :  ①(집에나 세간 따위가)겉으로 보기 보다 속이 너르다. ②마음씨가 부드럽고 다정스럽다. 살강  :  그릇을 얹기 위하여 부엌벽에 가로지른 선반. cf)시령 - 물건을 얹기 위해 방이나 마루에 건너질러 놓은 나무. 살거리  :  몸에 붙은 살의 정도와 모양. 살붙이  :  혈육적으로 가까운 사람. 살소매  :  팔과 소매 사이의 빈틈. 살손(을)붙이다  :  일을 다그쳐 정성을 다하다. 살피  :  ①두 곳의 경계선을 표시한 표. ②물건과 물건과의 사이를 구별지은 표. 삼짇날  :  음력 삼월 초사흘날. 삼태기  :  대나 헝겊으로 엮어 거름·흙·쓰레기 따위를 담아 나르는 물건. 삼하다  :  어린아이의 성질이 순하지 않고 사납다. 상고대  :  나무나 풀에 눈같이 내린 서리. 새, 하, 마, 노  :  순서대로 동,서,남,북 새경  :  농가에 일년 동안 일해 준 대가로 주인이 머슴에게 주는 곡물이나 돈.=사경(私耕). 새라  :  새롭다 새룽이  :  말이나 행동을 밉살스럽고 경망스럽게 하는 짓. 또는 그러한 사람. 새물내  :  빨래하여 갓 입은 옷에서 나는 냄새. 샘바리  :  어떠한 일에 샘이 많아 안달하는 마음이 강한 사람 / '바리'는 어떤 한 분야에 집중적인 사람을 낮추어 부르는 우리말.예)악바리, 군바리 샛바람  :  동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동풍(東風). 샛별  :  새벽에 동쪽 하늘에서 빛나는 금성 생무지  :  일에 익숙하지 못하여 서투른 사람. 생인손  :  손가락 끝에 나는 종기. 생채기  :  손톱 따위로 할퀴어 생긴 작은 상처. 생청  :  시치미를 떼고 하는 모순된 말. 생화  :  먹고 살아 나가기 위하여 벌이 하는 일. 서름하다  :  ①남과 가깝지 못하다. ②사물에 익숙하지 못하다. 서릊다  :  좋지 못한 것을 쓸어 치우다. 서리서리  :  국수나 새끼 등을 헝클어지지 않게 빙빙 둘러서 포개 감는다는 것 섟  :  순간적으로 불끈 일어나는 격한 감정. 섟삭다  :  ①불끈 일어난 노여움이 풀리다. ②의심하는 마음이 풀리다. 선겁다  :  ①놀랍다. ②재미롭지 못하다. 선바람  :  차리고 나선 그대로의 차림새. 선불걸다  :  ①섣불리 건드리다. ②관계없는 일에 참견하여 해를 입는다. 선술집  :  술청 앞에 선 채로 술을 마실 수 있도록 된 집.=목로주점. 선웃음  :  (우습지도 않은데)꾸미어 웃는 거짓웃음. 섣부르다  :  솜씨가 설고 어설프다. 설멍하다  :  옷이 몸에 짧아 어울리지 않다. 설면하다  : ①자주 만나지 못하여 좀설다. ②정답지 아니하다. 설피다  :  짜거나 엮은 것이 성기고 거칠다. 섬돌  :  오르내리기 위하여 만든 돌층계. 섬서하다  :  지내는 사이가 서먹서먹하다 성금  :  말한 것이나 일한 것의 보람. 성기다  :  사이가 배지 않고 뜨다. (반-배다) 성마르다  :  성질이 급하고 도량이 좁다. 세나다  :  ①물건이 잘 팔려 나가다. ②부스럼 따위가 덧나다. 셈나다  :  사물을 잘 분별하는 슬기가 생겨나다 셈차리다  :  앞 뒷일을 잘 생각하여 점잖게 행동하다 소담하다  :  ①음식이 넉넉하여 먹음직하다. ②생김새가 탐스럽다. 소댕  :  솥을 덮는 뚜껑. 소두  :  혼인 관계를 맺은지 얼마 안되는 사돈끼리 생일 같은 때 서로 주고받는 선물. 소드락질  :  남의 재물을 마구 빼앗는 짓. 소래기  :  독 뚜껑이나 그릇으로 쓰는 굽이 없는 짐그릇. 소롱하다  :  재산을 되는 아무렇게나 써서 없애다. 소마  :  오줌을 점잖게 이르는 말 소마소마  :  조마조마 소소리바람  :  이른봄의 맵고 스산한 바람. 소수나다  :  그 땅의 소출이 늘다. (준-솟나다) 소양배양하다  :  나이가 아직 어려 철이 없이 함부로 날뛰다. 소태같다  :  맛이 몹시 쓰다. 속종  :  마음속에 품고 있느 소견. 솎다  :  군데군데 골라서 뽑아내다. 손 맑다  :  ①재수가 없어 생기는 것이 없다. ②후하지 아니하고 다랍다. 손대기  :  잔심부름을 할 만한 아이. 손떠퀴  :  무슨 일이나 손을 대기만 하면 나타나는 길흉화복. 손바람  :  일을 치러나가는 솜씨나 기새. 손방  :  할 줄 모르는 솜씨. 손사래  :  남의 말을 부인할 때 손을 펴서 내젓는 짓. 손타다  :  물건의 일부가 없어지다. 도둑맞다. 손포  :  실제 일하는 사람의 수. 또는 일한 양. 수발  :  시중들며 보살피는 일. 수지니  :  사람의 손으로 길들인 매. 수채  :  집 안에서 버림 허드랫물이나 빗물 따위가 흘러 나가도록 만든 시설. 수피아  :  숲의 요정 숙수그레하다  :  어떤 물건들의 크기가 별로 차이가 나지 않고 거의 고르다. 숙지다  :  어떤 현상이나 기세 따위가 차차 줄어 들다. 숨베  :  (칼·호미·괭이 등의)날의 한 끝이 자루 속에 들어간 부분. 숯  :  신선한 힘 숱  :  물건의 부피나 분양. 슈룹  :  지금은 사라져버린 우산의 옛말 스스럼  :  조심하거나 어려워하는 마음이나 태도. 습습하다  :  사내답게 활발하고 너그럽다. 승겁들다  :  그리 힘들이지 않고 저절로 이루다. 시게  :  시장에서 거래되는 곡식, 또는 그 시세. 시나브로  :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 시뜻하다  :  어떤 일에 물려서 싫증이 나다. 시래기  :  말린 무잎이나 배춧잎. 시르죽다  :  기운을 못차리다. 풀이 죽다. 시름없다  :  ①근심·걱정으로 맥이 없다. ②아무 생각이 없다. 시먹다  :  나이 어린 사람이 주제넘고 건방지다. 시쁘다  :  마음이 흡족하지 아니하다. 시설궂다  :  싱글싱글 웃으면서 수다스럽게 자꾸 지껄이다. 시세  :  가는 모래.=모세, 세사(細沙) 시앗  :  남편의 첩. 시역  :  힘이 드는 일. 시위  :  ①홍수(洪水), ②'활시위'의 준말. 시적거리다  :  마음이 내키지 않는 것을 억지로 하다. 시치다  :  바느질할 때 임시로 듬성듬성 꿔매다. 신망스럽다  :  말이나 하는 것이 경망스럽다. cf)실망스럽다 - 몹시 짓궂다. 실랑이  :  ①남을 못견디게 굴어 시달리게 하는 짓. ②서로 옥신각신하는 짓(승강이). 실큼하다  :  마음에 싫은 생각이 생기다. 실터  :  집과 집 사이의 길고 좁은 빈터. 실팍하다  :  사람이나 물건이 보기에 매우 튼튼하다. 심드렁하다  :  ①마음에 탐탁하지 아니하여 관심이 거의 없다. ②병이 더 중해지지도 않고 오래 끌다. 심마니  :  산삼을 캐려고 돌아 다니는 사람. 심사미  :  세 갈래로 갈라진 곳. 싸개통  :  ①여러 사람이 둘러싸고 승강이를 하는 일. ②여러 사람에게 둘러싸여 욕을 먹는 일. 싸도둑  :  조상의 성질과 모습을 닮지 않고 남을 닮는 것을 비유하는 말. 싹수  :  앞으로 잘 트일 만한 낌새나 징조. 쌩이질  :  한창 바쁠 때 쓸데없는 일로 남을 귀찮게 구는 것. 쏘개질  :  있는 일 없는 일을 얽어서 몰래 고자질 하는 짓. 쓰레질  :  갈아 놓은 논밭의 바닥을 써레로 고르는 일. 쓸까스르다  :  남을 추켰다 낮췄다하여 비위를 거스르다. 쓿다  :  곡식의 껍질을 벗기어 깨끗이 하다. 아가씨  :  ①시집갈 만한 또래거나 갓 시집은 이에 대하여 아랫사람이 이르는 말. ②올케가 손아래 시누이를 높여 이르는 말. 아귀차다  :  뜻이 굳고 하는 일이 야무지다. 아기똥하다  :  남달리 교만한 태도가 있다. 아니리  :  판소리에서 창(唱)을 하는 중간에 장면의 변화나 정경 묘사를 설명하는 말. 아띠  :  친구 아라  :  바다 아라가야  :  함안 아람  :  탐스러운 가을 햇살을 받아서 저절로 충분히 익어 벌어 진 그 과실 아람치  :  자기의 차지. 아련하다  :  보기에 부드러우며 가냘프고 약하다 아름드리  :  한아름이 넘는 큰 나무나 물건. 아리수  :  한강의 우리 아리아  :  요정 아리잠작하다  :  키가 작고 얌전하며 어린티가 있다. 아미  :  눈썹과 눈썹사이(=미간) 아사  :  아침 아스라이  :  아득히, 흐릿한 아우르다  :  여럿이 합쳐서 하나로 되게 하다. 아이서다  :  임신 아주버니  :  여자가 남편의 형제가 되는 남자를 일컫는 말. 아퀴  :  일의 갈피를 잡아 마무르는 끝매듭 아퀴짓다  :  일을 끝마무리하다. 아토  :  선물 악도리  :  모질게 덤비기 잘하는 사람이나 짐승. 안날  :  바로 전날. 안다미  :  남이 져야 할 책임을 맡아짐. 안다미로  :  [부사]담은 것이 그릇에 넘치도록 많이 안를다  :  (수량이나 값 따위가)어떤 한도를 넘지 아니하다. 안차다  :  겁없고 당돌하다. 안팎장사  :  이 곳에서 물건을 사서 다른 곳에 가져다가 팔고, 그 돈으로 그 곳의 싼 물건을 사서 이 곳에 가져다가 파는 장사. 알섬  :  사람이 살지 않는 작은 섬. 알심  :  ①은근히 동정하는 마음. ②보기보다 야무진 힘. 알짬  :  여럿 중 가장 중요한 내용. 알천  :  ①재물 가운데 가장 값나가는 물건. ②음식 가운데 가장 맛있는 음식. 암상  :  남을 미워하고 샘을 잘 내는 심술.=양심. 암팡지다  :  몸은 작아도 힘차고 다부지다. 앙금  :  액체의 바닥에 가라앉은 가루 모양의 물질. 앙달머리  :  어른스러운 체하면서 야심을 부리는 짓. 앙세다  :  몸은 약해 보여도 다부지다. 앙증하다  :  모양이 제격에 어울리지 않게 작다. 앙짜  :  앳되게 점잔을 빼는 짓 앞바람  :  남풍 애면글면  :  약한 힘으로 무엇을 이루느라고 온갖 힘을 다하는 모양. 애물  :  몹시 속을 태우는 물건이나 사람. 애벌갈이  :  논이나 밭을 첫 번째 가는 일.(준-애갈이). 애성이  :  분하고 성나는 감정. 애오라지  :  좀 부족하나마 겨우, 오직. 애옥살이  :  가난에 쪼들리는 고생스러운 살림살이. 앤생이  :  잔약한 사람이나 보잘것없는 물건을 얕잡아 이르는 말. 앵돌아지다  :  마음이 토라지다. 야바위  :  ①그럴 듯한 방법으로 남을 속여 따먹는 노름. ②협잡의 수단으로 그럴 듯한 광경을 꾸미는 일. 야발  :  야살스럽고 되바라진 태도. 야비다리  :  대단찮은 사람이 제멋에 겨워서 부리는 거드름. 야수다  :  기회를 노리다. 야지랑스럽다  :  얄밉도록 능청맞고 천연스럽다. 야짓  :  건너뛰꺼나 빼놓지 않고 모조리. 약비나다  :  정도가 너무 지나쳐 몹시 싫증이 나다. 얌생이  :  남의 물건을 조금씩 훔쳐 내는 짓. 양지머리  :  소의 가슴에 붙은 뼈와 살. 어거리풍년  :  드물게 보는 큰 풍년(豊年). 어니눅다  :  짐짓 못생긴 체하다. 어엿하다  :  행동이 당당하고 떳떳하다. 어줍다  :  ①말이나 동작이 부자연하고 시원스럽지 않다. ②손에 익지 않아 서투르다. 언걸  :  남 때문에 당하는 괴로움이나 해. 언구럭  :  말을 교묘하게 떠벌리며 남을 농락하는 일. 언막이  :  논에 물을 대기 위하여 막은 둑. 얼렁장사  :  여러 사람이 밑천을 어울러서 하는 장사. 얼레  :  실을 감은 나무 틀. 얼레살풀다  :  난봉이 나서 재물을 없애기 시작하다. 업시름  :  업신여겨서 하는 구박. 엇부루기  :  아직 큰 소가 되지 못한 수송아지. 엉거능축하다  :  보기에는 얼뜬 듯하면서 능청스럽게 남을 속이는 수단과 태도가 있다. 엉겁  :  끈끈한 물건이 마구 달라붙은 상태. 엉구다  :  여러 가지를 모아 일이 되도록 하다. 엉리  :  남의 환심을 사려고 능청스러운 수단을 쓰는 짓. 엉세판  :  몹시 가난하고 궁한 형세. 에끼다  :  서로 주고받을 물건이나 돈을 서로 비겨 없애다. 상쇄하다. 에다  :  ①예리한 연장으로 도려 내다. ②마음을 몹시 아프게 하다. 에멜무지로  :  단단하게 묶지 아니한 모양 / 결과를 바라지 아니하고, 헛일하는 셈 치고 시험 삼아 하는 모양 에우다  :  둘레를 삥 둘러싸다, 딴길로 돌리다 에움길  :  굽은길 여낙낙하다  :  성미가 곱고 상냥하다. 여남은  :  열 가량으로부터 열 좀 더 되는 수. 여루다  :  물건이나 돈 따위를 아껴쓰고 나머지를 모아 두다. 여리꾼  :  상점 앞에 섰다가 지나는 손님을 끌여들여 물건을 사게 하는 사람. 여우별  :  궂은 날 잠깐 났다가 사라지는 별 여우비  :  볕이 나 있는데 잠깐 오다가 그치는 비. 여정하다  :  별로 틀릴 것이 없다. 여줄가리  :  중요한 일에 딸린 그리 대수롭지 않은 일. 역성  :  옳고 그름에 상관없이 덮어놓고 한쪽만 편들어 주는 일. 열고나다  :  ①몹시 급하게 서두르다. ②몹시 급한 일이 생기다. 열없다  :  ①조금 부끄럽다. ②겁이 많다. 영바람  :  자랑하고 뽐내는 태도나 기세. 영절스럽다  :  말로는 그렇듯하다. 영판  :  앞날의 길흉(吉凶)을 맞추어 내는 일. 또는 그 사람. 예그리나  :  사랑하는 우리사이 예제없이  :  여기나 저기나 구별없이. 옛살비  :  고향 오금  :  무릎의 구부러지는 쪽의 관절부분. 오달지다  :  야무지고 실속이 있다. 오례쌀  :  올벼의 쌀. 오릇하다  :  모자람이 없이 완전하다. 오비다  :  좁은 틈이나 구멍속을 갉아내거나 도려내다 오쟁이지다  :  자기 아내가 다른 남자와 간통하다. 오지랖넓다  :  주제넘게 자기와 상관없는 남의 일에 참견함을 비웃는 말. 옥셈  :  생각을 잘못하여 자기에게 불리하게 하는 셈. 온  :  백(100) 온누리  :  온세상 온새미로  :  자연 그대로, 언제나 변함없이 올되다  :  ①나이보다 일찍 철이 들다. ②곡식 따위가 제철보다 일찍 익다. (준-오되다) 올리사랑  :  자식의 부모에 대한 사랑. 또는 아랫사람의 윗사람에 대한 사랑 올무  :  새나 짐승을 잡는 데 쓰는 올가미. 올케  :  누이가 '오빠나 남동생의 아내'를 일컫는 말. cf)시누이 - 남편의 누이. 옴니암니  :  아주 자질구레한 것 ( 그렇게 옴니암니 따지지 말게) 옷깃차례  :  처음 시작한 사람으로부터 오른쪽으로 돌아가며 하게 되는 차례. 옹골지다  :  실속 있게 속이 꽉 차다. 옹아리  :  생후 백일쯤 되는 아기가 사람을 알아 보고 옹알거리는 짓. 옹추  :  자기가 늘 미워하고 싫어하는 사람. 옹춘마니  :  마음이 좁고 오그라진 사람. 왕청되다  :  차이가 엄청나게 크다. 왜골  :  허위대가 크고 언행이 얌전하지 못한 사람. 왜자하다  :  소문이 퍼져 자자하다. 왜장치다  :  일이 지난 뒤에 헛되이 큰소리를 치다. 욕지기  :  토할 것 같은 메슥메슥한 느낌. 용수  :  ①술이나 장 따위를 거르는데 쓰는 기구. ②죄수를 밖으로 데리고 다닐 때 얼굴을 보지 못하게 머리에 씌우던 물건. 용심  :  남을 미워하고 시기하는 심술. 용지  :  헝검이나 헌 솜을 나무 막대기에 감고 기름을 묻혀서 불을 켜는 물건. 용천하다  :  썩 좋지 않다. 꺼림칙한 느낌이 있다. 용춤  :  남이 추어 울리는 바람에 좋아서 하라는 대로 행동을 하는 짓. 용트림  :  거드름을 피우며 크게 힘을 들여 하는 트림. 우금  :  가파르고 좁은 산골짜기. 우꾼하다  :  ①어떤 기운이 한꺼번에 세게 일어나다. ②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소리치며 기세를 올리다. 우두망찰하다  :  갑자기 닥친 일에 어쩌할 바를 몰라 정신이 얼떨떨하다. 우듬지  :  나무의 꼭데기 줄기. 우렁잇속  :  내용이 복잡하여 헤아리기 어려운 일을 비유. 우멍하다  :  뭉체의 면(面)이 쑥 들어가서 우묵하다. 우선하다  :  ①앓던 병이 조금 나은듯하다. ②몰리거나 급박하던 형세가 다소 풀리다. 우세  :  남에게 놀림이나 비웃음을 받음. 우수리  :  ①물건 값을 제하고 거슬러 받는 잔돈. ②일정한 수효를 다 채우고 남은 수. 우접다  :  ①남보다 빼어나게 되다. ②선배를 이겨 내다. 울대  :  울타리에 세운 기둥같은 대. 울력  :  여러 사람이 힘을 합하여 일을 함. 또는 그 힘. 움딸  :  시집간 딸이 죽은 뒤에 다시 장가든 사위의 아내를 일컫는 말. 웁쌀  :  잡곡으로 밥을 지을 때 위에 조금 얹어 안치는 쌀. 웃날들다  :  날이 개다. 웃비  :  한창 내리다가 잠시 그친 비. 워낭  :  마소의 귀에서 턱밑으로 늘여단 방울. 윗바람  :  겨울에 문틈이나 벽틈으로 방안에 새어 들어오는 차 바람.=외풍(外風). 윤슬  :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 으르다  :  ①물에 불린 곡식 따위를 방망이 같은 것으로 으깨다. ②말이나 행동으로써 위협하다. 은가람  :  은은히 흐르는 강(가람)을 줄여 만듦. 은가비  :  은은한 가운데 빛을 발하라. 은결들다  :  ①내부에 상처가 나다. ②원통한 일로 남몰래 속을 썩이다. 은사죽음  :  마땅히 보람이 나타나야 할 일이 나타나지 않고 마는 일. 의초  :  동기간(同氣間)의 우애. 이내  :  저녁나절에 어르스름한 기운 이든  :  착한, 어진 이르집다  :  ①껍질을 뜯어 벗기다. ②없는 일을 만들어 말썽을 일으키다. 이물  :  배의 머리 쪽. 뱃머리. (반-고물). 이악하다  :  자기 이익에만 마음이 있다. 이울다  :  ①꽃이나 잎이 시들다. ②점점 쇠약해지다. 이지다  :  짐승이 살쪄서 지름지다. 임  :  '으뜸'의 고대 한국어 입찬말  :  자기의 지위와 능력을 믿고 장담하는 말. 잇바디  :  '치열'의 우리말. 자귀  :  짐승의 발자국 자닝하다  :  모습이나 처지 따위가 참혹하여 차마 볼 수 없다. 자리끼  :  밤에 마시려고 잘 자리의 머리맡에 준비해 두는 물. 자리끼 숭늉  :  밤에 마시기 위해 머리맡에 둔 물그릇 자리보전  :  병이 들어 자리를 깔고 누워서 지냄. 자맥질  :  물 속에 들어가서 떳다 잠겼다 하며 팔다리를 놀리는 짓. 자발없다  :  참을성이 없고 경솔하다. 자부지  :  쟁기의 손잡이. 자빡대다  :  딱 잘라 거절하다. 자투리  :  (팔거나 쓰다가 남은)피륙의 조각. 잔다리밟다  :  (출세하기까지)지위가 낮은 데서부터 차차 오르다. 잔달음  :  걸음의 폭을 좁게 잇달아 떼어 놓으면서 바뼈 뛰는 걸음. 잔질다  :  ①마음이 굳세지 못하고 약하다. ②하는 짓이 잘고 다랍다. 잡도리  :  (잘못되지 않도록)엄중하게 단속함. 잡을손  :  일을 다잡아 하는 솜씨. 장돌림  :  각 처의 장으로 돌아다니며 물건을 파는 장수. 장돌뱅이. 장맞이  :  길목에 지켜서서 사람을 만나려고 기다리는 일. 장족박  :  간장을 뜰 때 쓰는 조그만 바가지. 잦히다  :  밥이 끓은 뒤에 불을 잠깐 물렸다가 다시 불을 조금 때어 물이 잦아지게 하다. 재강  :  술을 걸러 내고 남은 찌꺼기. 재우치다  :  빨리 하도록 재촉하다. 저어하다  :  두려워하다. 적바람(뒤에 들추어 보려고)  :  글을 간단히 적어 두는 일. 적바르다  :  어떤 기준이나 한도에 겨루 미치다. 점지  :  신불(神佛)이 사람에게 자식을 갖게 해 주는 일. 정수리  :  머리 위에 숨구멍이 있는 자리. 제키다  :  살갗이 조금 다쳐서 벗겨지다. 조라떨다  :  일을 망치게 방정을 떨다. 조리차하다  :  물건을 알뜰하게 아껴서 쓰다. 조치개  :  어떤 것에 응당히 딸려 있어야 할 물건. (밥에 대하여 반찬 따위) 족대기다  :  ①함부로 우겨대다. ②남을 견디기 어렵도록 볶아치다. 졸가리  :  ①잎이 다 떨어진 나뭇가지. ②사물의 군더더기를 다 없애 버린 나무지의 골자. 졸들다  :  발육이 잘 되지 않고 주접이 들다. 좁쌀여우  :  됨됨이가 좀스럽고 요변을 잘 부리는 아이를 이르는 말. 종요롭다  :  없으면 안 된 말큼 요긴하다. 좆다  :  틀어서 죄어 매다. 주니  :  몹시 지루하여 느끼는 싫증. 주럽  :  피곤하여 고단한 증세. 주릅  :  구전을 받고 흥정을 붙여 주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 주저롭다  :  넉넉하지 못하여 퍽 곤란하다. 주저리  :  너저분한 물건이 어지럽게 매달리거나 또는 한데 묶여진 것. 주전부리  :  때를 가리지 않고 군음식을 자주 먹는 입버릇. 주접  :  사람이나 생물이 탈이 생기거나하여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일. 줏대잡이  :  중심이 되는 사람. 중절거리다  :  수다스럽게 중얼거리다. 쥐락펴락  :  자기 손아귀에 넣고 마음대로 휘두르는 모양. 쥘손  :  물건을 들 때 손으로 쥐는 부분. 즈믄  :  천(1000) 지다위  :  ①남에게 의지하고 떼를 씀. ②제 허물을 남에게 덮어씌움. 지돌이  :  등을 대고 가까스로 돌아가게 된 험한 산길. 지망지망히  :  조심성없이 지실  :  재앙이나 해가 미치는 일. 지위  :  '목수(木手)'를 높여 부르는 말. 지청구  :  까닭없이 남을 탓하고 원망하는 짓. 직수굿하다  :  풀기가 꺾여 대들지 않고 다소곳이 있다. 진번질하다  :  물자나 돈이 여유가 있고 살림살이가 넉넉하다. 진솔  :  한 번도 빨지 않은 새 옷. 질통  :  짐을 넣어 지고 나르게 만든통. 짐짓  :  마음은 그렇지 않으나 일부러 그렇게. 고의로. 집알이  :  새 집 또는 이사한 집을 인사차 찾아보는 일 짜개  :  (콩, 팥 따위의)둘로 쪼갠 한쪽. 짜발량이  :  찌그려져서 못 쓰게 된 물건. 짜장  :  과연. 정말로. 짝자꿍이  :  ①남몰래 세우는 일이나 계획. ②서로 다투는 일. 째다  :  ①옷이나 신발 따위가 몸이나 발보다 작아서 바짝 죄게 되다. ②일손이 모자라서 일에 쫓기다. ③베어 가르거나 찢다. 째마리  :  사람이나 물건 가운데서 가장 못된 찌꺼기. 쭉정이  :  껍질만 있고 알멩이가 들지 않은 곡식이나 과실의 열매. 찌그렁이  :  남에게 무리하게 떼를 쓰는 짓. 찜부럭  :  몸이나 마음이 괴로움 때에 결핏하면 내는 짜증. 차돌박이  :  양지머리뼈 한복판의 기름진 고기. 차반  :  ①맛있게 잘 차린 음식. ②예물로 가져가는 맛있는 음식. 척(隻)을 짓다  :  서로 원한을 품을 만한 일을 만들다. 천둥 벌거숭이  :  두려운 줄 모르고 함부로 날뛰기만 하는 사람. 천둥지기  :  비가 와야만 모를 심을 수 있는 논. 천수담(天水畓). 천세나다  :  (어떤 물건이)사용되는 데가 많아서 퍽 귀하여지다. 첫밗  :  (행동이나 일을 시작해서)맨 처음의 국면. 초들다  :  어떤 사물을 입에 올려서 말하다. 초라떼다  :  격에 맞지 않는 짓이나 차림세로 말미암아 창피를 당하다. 초아  :  초처럼 자신을 태워 세상을 비추는 사람 추레하다  :  ①겉모양이 허술하여 보잘 것 없다. ②생생한 기운이 없다. 추지다  :  물기가 배어서 몹시 눅눅하다. 치사람  :  손윗사람에 대한 사랑. 치신없다  :  몸가짐이 경망스러워 위신이 없다. 커나다  :  ①모가 반드하지 않고 비뚤어지다. ②의견이 서로 틀어지다. 켕기다  :  ①팽팽하게 되다. ②불안하고 두려워지다. 코뚜레  :  소의 코를 뚫어서 꿰는 고리 모양의 나무. 코숭이  :  산줄기의 끝. 콩케팥케  :  사물이 마구 뒤섞여 뒤죽박죽된 것을 가리키는 말. 큰상물림  :  혼인 잔치 때 큰상을 받았다가 물린 뒤, 받았던 이의 본집으로 싸서 보내는 음식. 킷값  :  키가 큰 만큼 부끄럽지 않게 행동함을 일컫는 말. 타끈하다  :  인색하고 욕심이 많다. 타니  :  귀걸이 타래  :  실이나 노끈 등을 사려 뭉친 것 타래버선  :  들 전후의 어린아이들이 신는 누비버선의 한 가지. 타울거리다  :  뜻한 바를 이루려고 애를 쓰다. 터럭  :  사람이나 짐승의 몸에 난 길고 굵은 털. 터알  :  집의 울 안에 있는 작은 밭. 톡탁치다  :  옳고 그름을 가릴 것 없이 다 없애 버리다. 투미하다  :  어리석고 둔하다. 튀하다  :  (세나 짐승 따위를)털을 뽑기 위해 끓는 물에 잠깐 넣었다가 꺼내다. 트레바리  :  이유 없이 남의 말에 반대하기를 좋아하는 성격. 틋  :  김 40장씩을 한 묶음으로 묶은 덩이. 파니  :  아무 하는 일 없이 노는 모양. 파임내다  :  일치된 의논에 대해 나중에 딴소리를하여 그르치다. 판들다  :  가진 재산을 함부로 써서 죄다 없애다. 판수  :  점치는 일을 업으로 삼는 소경. cf)판수 익다 - 전체의 사정에 아주 익숙하다. 퍼르퍼르  :  가벼운 물체가 가볍게 날리는 모양. 포롱거리다  :  작은 새가 가볍게 날아오르는 소리. 푸네기  :  가까운 제살붙이. 푸닥거리  :  무당이 하는 굿. 푸르미르  :  청룡 푸실  :  풀이 우거진 마을 푸접없다  :  남에게 대하는 태도가 쌀쌀하다. 푹하다  :  겨울 날씨가 춥지 아니하고 따뜻하다. 푼더분하다  :  ①얼굴이 두툼하여 탐스럽다. ②여유가 있고 넉넉하다. 푼푼하다  :  모자람이 없이 넉넉하다. 풀무  :  불을 피울 때 바람을 일으키는 기구. 품앗이  :  힘드는 일을 서로 거들어 주면서 품을 지고 갚고 하는 일. 풍년(豊年) 거지  :  여러 사람이 다 이익을 보는 데 자기 혼자만 빠진 것을 비유하는 말. 피새  :  조급하고 날카로워 걸핏하면 화를 내는 성질. 피천  :  아주 적은 액수의 돈. 하나린  :  하늘에서 어질게 살기를 바란다는 뜻. 하냥다짐  :  일이 잘 안되는 경우에는 목을 베는 형벌이라도 받겠다는 다짐. 하늬  :  농가나 어촌에서 '서풍(西風)'을 이르는 말. 하늬바람  :  서풍 하람  :  꿈의 뜻, 하늘이 내리신 소중한 사람에게 특정 음절을 따서 지은 이름 하르르하다  :  종이나 옷감 따위가 얇고 매우 보드레하다 하릅  :  소·말·개 등의 한 살 된 것. 하리놀다  :  윗사람에게 남을 헐뜯어 일러바치다. 하리다  :  ①마음껏 사치를 하다. ②매우 아둔하다. 하리들다  :  일이 되어 가는 중간에 방해가 생기다. 하릴없다  :  ①어찌 할 도리가 없다. ②조금도 틀림이 없다. 하마하마  :  어떤 기회가 계속 닥쳐오는 모양, 어떤 기회를 마음조이며 기다리는 모양 하비다  :  ①손톱이나 날카로운 물건으로 긁어 파다. ②남의 결점을 들추어 내서 헐뜯다. 하슬라  :  강릉 하야로비  :  해오라기 하제  :  내일 한겻  :  하루의 4분지 1인 시간. 한둔  :  한데서 밤을 지냄. 노숙(露宿). 한별  :  크고 밝은 별 한사리  :  음력 매달 보름과 그믐날, 조수가 가장 높이 들어오는 때. cf)한무날 - 조수 간만의 차가 같은 음력 열흘과 스무닷새를 아울러 이르는 말. 한울  :  우주, 한은 바른, 진실한, 가득하다는 뜻이고 울은 울타리 우리 터전의 의미 한풀  :  어느 정도의 끈기나 기세. 할경  :  ①말로 업신여기는 뜻을 나타냄. ②남의 떳떳하지 못한 근본을 폭로하는 말. 함진아비  :  혼인 전에 신랑측에서 신부측에 보내는 함을 지고 가는 사람. 함초롬하다  :  가지런하고 곱다. 함함하다  :  털이 부드럽고 윤기가 있다. 핫아비  :  아내가 있는 남자. (반-홀아비). 핫어미  :  유부남 핫옷  :  솜을 넣어서 지은 옷. 해거름  :  해가 거의 넘어갈 무렵. 해껏  :  해가 넘어갈 때까지. 해소수  :  한 해가 좀 지나는 동안. 해찰  :  물건을 이것저것 집적이어 해치는 짓. 해찰하다  :  일에는 정신을 두지 않고 쓸데없는 짓만 하다. 행짜  :  심술을 부려 남을 해치는 행위. 허구리  :  허리의 좌우쪽 갈비 아래의 잘룩한 부분. 허닥하다  :  (모아 둔 것을)덜어서 쓰기 시작하다. 허대다  :  공연히 바쁘게 왔다갔다 하다. 허드레  :  함부로 쓸 수 있는 허름한 것. 허룩하다  :  줄어들거나 없어지다. 허룽거리다  :  언행이 경망스럽다. 허릅숭이  :  언행이 착실하지 못하여 미덥지 못한 사람. 허물하다  :  허물을 들어 나무라다. 허발  :  몹시 주리거나 궁하여 함부로 먹거나 덤비는 일. 허방  :  움푹 팬 땅. cf)허방(을)치다 - 바라던 일이 실패로 돌아가다. 허벅지다  :  탐스럽게 두툼하고 부드럽다. 허섭쓰레기  :  좋은 것을 고르고 난 뒤의 찌꺼기 물건. 허수하다  :  (모르는 사이에 없어져 빈 자리가 난 것을 깨닫고) 허전하고 서운하다. 허출하다  :  허기가 져서 출출하다. 헛물켜다  :  이루어지지 않을 일을 두고, 꼭 되려니 하고 헛되이 애를 쓰다. 헛장  :  풍을 치며 떠벌리는 큰소리. 헤먹다  :  들어 있는 것보다 구멍이 헐거워서 어울리지 않다. 헤살  :  짓궂게 훼방하는 짓. 헤식다  :  ①단단하지 못하여 헤지기 쉽다. ②탐탁하지 못하다. 헤윰  :  생각 호다  :  바느질할 때 헝겊을 여러 겹 겹쳐서 성기게 꿰매다. 호드기  :  물오른 버들가지나 짤막한 밀짙 토막으로 만든 피리. 호락질  :  남의 힘을 빌리지 않고 가족끼리 짓는 농사. 홀앗이  :  살림살이를 혼자 맡아 처리하는 처지. 홀지다  :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다. 화수분  :  재물이 자꾸 생겨서 아무리 써도 줄지 않음을 이르는 말. 확  :  ①돌이나 쇠로 만든 절구. ②절구의 아가리로부터 밑바닥까지 팬곳. 홰  :  ①새장·닭장 속에 새나 닭이 앉도록 가로지른 나무 막대. ②옷을 걸도록 방안 따위에 매달아 둔 막대(횃대). 회두리  :  여럿 중에서 맨 끝, 맨 나중에 돌아오는 차례. 훈감하다  :  ①맛과 냄새가 진하고 좋다. ②푸짐하고 호화스럽다. 휘들램  :  이리저리 마구 휘두르는 짓 흐노니  :  누군가를 굉장히 그리워 하는것 흐드러지다  :  ①썩 탐스럽다. ②아주 잘 익어서 무르녹다(흐무러지다). 흥글방망이놀다  :  남의 일이 잘 되지 못하게 훼방하다. 희나리  :  덜 마른 장작. 희떱다  :  ①속은 비었어도 겉으로는 호화롭다. ②한푼 없어도 손이 크게 마음이 넓다. 희치희치  :  드문드문 벗어진 모양, 군데군데 치이거나 미어진 모양 힐조  :  이른아침을 뜻하는 말.

나온곳 : 이곳저곳에서 모아 하나로 추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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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는 백 번을 쓰면 조금보이고
천 번을 쓰면 남을 가르칠만하며
만 번을 쓰면 명필소리를 듣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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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운동순서

1. 유산소(워밍업) 10~15

2. 스트레칭 5

3. 근력운동 40~50

4. 유산소 30~1시간

이렇게 되는데요.통통한 체형의 남성분을 기준으로 생각했을 때 몸을 만들기 위해 소요되는 운동시간은 대략 1시간반~2시간정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마지막 유산소 운동은 지방을 태워 살을 빼고자 하시는분들에게만해당되는데요.혹시나 살을 안빼셔도 되는 분은가볍에 10~15분 정도만해주셔도 무방합니다.멋진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아무래도 노력이 뒷받침되어줘야하겠죠.제대로 된 남자 헬스 운동순서와 적절한 시간분배로효율적으로 운동하시기 바랍니다.

1. 유산소 운동 (워밍업)

헬스장에 도착하자마자 가장먼저해야할운동은바로유산소운동입니다.런닝머신이 대표적 운동이죠.이렇게 초반에 진행하는 유산소운동의 경우 몸의 열을 올리기 위해 진행해주는 것인데요.이렇게 초반에 몸에 충분한 열을 만들어줘야

그 다음 근력운동을 했을때에 효과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2. 스트레칭

운동 중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스트레칭.수영 전에도 필수이듯,

굳어있는 몸에 긴장도 풀어주고,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해주셔야하는 중요한 단계입니다.

3. 근력 운동

그 다음은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근력운동으로 넘어가볼텐데요.

대부분의 남성 헬스 초보분들이 근육증량 목적으로 헬스장에 가시는데,

유산소를 생략하고 근력운동만 진행하시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더라구요.

하지만 이건 잘못된 생각입니다.근육증량 목적으로 운동하시더라도,

운동 효과를 증대해주는 유산소운동을 아에 배제시켜버린다면

운동을 제대로 했다고 할 수 없겠죠?

근력운동을 해주실때에는 맨 처음, 상체와 하체 두 가지로 크게 나누고

하루는 상체, 다음날은 하체 이렇게 번갈아서 고루고루 자극을 주는것이 좋습니다.모든 운동은 호흡법이 아주 중요한데요.

쉽게 말해 힘을 줄 때 숨을 내쉬고,내려놓을때 숨을 들이마시면 되는데

호흡법 같은 경우는 계속 연습하셔야지만 익숙해지는 부분이니

유념해두셨다가 운동할때 주의하여 시도해보시기 바랍니다.

4. 유산소 운동

남자 헬스 운동순서 중 마무리단계, 유산소 운동지방을 태우기 위해 필수적으로 해주셔야하는 단계죠.앞서 말씀드렸지만

체지방감소를 원하시는 분들은 30분에서 1시간,체지방을 안빼도 되는 분들은 10분정도 간단하게 해주시면 됩니다.마지막 유산소운동을 길게 해주실수록

지방은 줄어들고, 근육은 발달하기 때문에효과적인 운동효과를 위해서는 1시간 안으로 오래 해주시는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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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인 문구

 

歸陽귀양: 봄이 돌아오고 있다

發陽발양: 양기가 발생 한다

馥舒복서: 덕을 베푼다

增綠증록: 푸른빛을 더하여 준다

補神보신: 정신을 도와 준다

凜嚴름엄:추위에도 름름하다

賞雪상설: 눈을 구경한다 즉 평화로운 마음

迎律영률: 장의 音聲음성(소리)을 듣느다

種德종덕: 덕행을 남 모르게 하는것

廣敬관경: 恭敬공경을 널리한다

寶儉보검: 검소한 것이 보배란 뜻

處和처화: 평화로운 곳에 산다

守德수덕: 덕을 지키는 일

淸心청심: 마음을 맑게 한다

寬和관화: 너그럽고 온화하다

曲卽全 : 굽은 것이 완전한 것이다

吉祥 : 좋고 상서로움

德化: 덕이 조화를 이루다

樂道 : 도를 즐기다

明德 : 덕을 밝히다

明善 : 선을 밝히다

聞道 : 도에 대해 듣는다

守拙 : 졸박함을 지키다

守中 : 중용을 지키다

守眞 : 진실을 지키다

時雨 : 때에 맞게 내리는 비

愼德 : 덕을 삼가 하다

愼獨 : 몸가짐을 삼가다

安禪 : 명상에 안주하다

養神 : 정신을 기르다

仁義 : 어질고 의로움

仁者壽 : 어진이가 장수한다.

日日新 : 나날이 새롭다

入德 : 덕을 세우다

張樂 : 항상 즐겁다

作善: 착한 일을 하다

中和: 알맞게 조화됨

中卽正 : 알맞으면 바로 선다

行義 : 옳은 일을 행하다

玄天 : 오묘한 자연의 조화

好善 : 착한 일을 좋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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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학자 10인의 공부 노하우

[정암 조광조] 마음 속의 도둑과 싸운 극기 공부

조선의 정치철학 방향은 정암(靜庵) 조광조(趙光祖)라는 인물에 의해 확고히 설정되었다. 조광조는 오늘날 검찰총장에 해당하는 대사헌에 올라 이상정치의 실현을 위해 여러 정책을 시행했다. 그렇지만 중종반정으로 권력과 부를 누리던 공신들이 기묘사화를 일으켜 결국 조광조는 능주에 유배되었다 죽음을 맞는다. 벼슬살이란 시퍼런 칼날 위를 걷는 것과 같다는 주위의 염려스러운 조언에도 불구하고 보신(保身)을 택하지 않고 자신의 이념과 이상을 현실정치에서 펼치다 죽은 것이다. 조광조는 같이 공부하던 친구들을 두 손 들게 할 정도로 치열하게 공부했다. 개성 근처에 있는 천마산과 성거산 등 한적한 곳을 찾아다니며 불철주야 학문에 정진했다. 밥을 먹거나 변소에 가는 것 외에는 절대로 할 일 없이 시간을 보내지 않고, 불도에 정진하는 승려조차 흉내낼 수 없을 정도로 공부에 정진했다. 이 때 산사에서 어렵다는 맹자호연지기장1개월을 읽고 통달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조광조는 극기 공부를 강조하면서 집에 도둑이 들어와 물건을 모두 훔쳐 가도 모를 정도로 마음 속의 도둑과 싸우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마음 속의 도둑이란 바로 사욕을 가리킨다.

 

[화담 서경덕] 사색과 관찰 통한 自得의 공부

 

화담(花潭) 서경덕(徐敬德)은 황진이·박연폭포와 함께 개성을 대표하는 송도삼절로 불릴 정도로 풍취 있는 선비다. 서경덕 공부법의 특징은 끝없는 사고를 통해 자득(自得)하는 것이었다. 서경덕은 어릴 때부터 남다른 관찰력을 보였다. 어린 새가 차츰차츰 날개짓하는 모습을 보고 어떻게 새가 날 수 있지하고 그 이치를 사색했다고 한다. 성장한 후 서경덕은 천지만물의 이름을 벽에 모조리 써 놓고 널빤지 위에 앉아 글자들을 바라보며 사색에 빠졌다. 그렇게 해서 한 사물의 이치를 깨우면 다시 다른 사물의 이치를 사색하였다. 만일 깨우치지 못하면 음식을 먹어도 그 맛을 모르고, 길을 나서도 어디로 가야 할지 알지 못했다. 더러는 며칠 동안이나 잠을 이루지 못하기도 했다. 화장실에 가서도 계속 사색에 빠졌다. 어떤 때는 꿈 속에서 깨닫기도 했다고 한다. 병이 될 정도로 심각하게 사색에 빠진 것이다. 책에 있는 내용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사색을 통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서경덕의 공부 자세에서 오늘날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자신만의 공부 방법을 터득하라는 메시지일 것이다.

[퇴계 이 황] 정밀한 독서법 중시

 

퇴계(退溪) 이 황(李滉)의 출현은 조선 성리학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것이었다. 서울에서 유학하던 이 황은 주자전서라는 책을 처음 구해 읽게 되었다. 이 황은 방문을 걸어 닫고 들어앉아 밥 먹는 시간 이외에는 일절 밖으로 나가지 않고 수없이 되풀이해 읽고 또 읽었다. 그 해 여름이 특히 무더워 어떤 친구가 건강을 걱정하자, 퇴계는 조용히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가슴 속에 시원한 기운이 감도는 듯 깨달음이 느껴져 더위를 모르는데 무슨 병이 생기겠는가. 이 책을 읽어 보면 학문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있고, 그 방법을 알고 나면 더욱 흥이 일어난다네. ” 공부를 통해 참 즐거움을 찾았던 이 황의 모습이 느껴지는 말이다. 이 황은 책을 읽을 때 정밀한 독서법을 중요시했다. 어느 제자가 글을 올바르게 읽는 법을 물었을 때도 퇴계는 정독해서 책을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독할 때에만 그 뜻을 체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황은 아무리 피곤해도 책을 누워서 읽거나 흐트러진 자세로 읽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이 황과 고봉(高峰) 기대승(奇大升) 두 학자 간의 편지를 통한 학문 토론 문화는 오늘날 우리에게 큰 감명을 준다. 일명 사단칠정(四端七情) 토론 당시 퇴계의 나이는 58세였다. 반면 고봉 기대승은 32세의 신진 학자였다. 기대승의 문제 제기로 시작된 두 사람의 편지 내왕은 13년 동안 계속되었다. 아집에 사로잡혀 남의 견해를 아랑곳하지 않는 우리의 모습을 반성하게 한다.

 

[남명 조 식] 지식의 실천, 를 강조한 수행

 

자전(문정왕후)은 깊숙한 궁중의 한 과부에 지나지 않고, 전하는 선왕의 한낱 외로운 후사에 불과합니다. 전하의 국사는 잘못되었고, 인심은 이미 떠나갔습니다라며 죽음을 무릅쓰고 단성 현감을 사직하며 올린 남명(南冥) 조 식(曺植)의 상소는 유명하다. 이러한 과감한 언행은 공부하는 방법과 자세에서도 잘 나타난다. 조 식은 자신이 차고 다니던 칼에 안에서 밝히는 것은 경이요, 밖에서 결단하는 것은 의’(內明者敬, 外斷者義)라는 글귀를 새겼다. 뒷날 산천재(山川齋)라는 건물을 짓고는 왼쪽 창문에 경()자를 써 붙이고, 오른쪽 창문에 의()자를 써 붙였다. 또한 경의 상징으로 성성자(惺惺子)라는 쇠방울을 늘 몸에 차고 다녔다. 이는 정신이 혼미하지 않고 늘 깨어 있는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방도인 상성성법(常惺惺法)이다. 조 식은 공부의 범위를 유교 경전에만 한정하지 않고 제자백가·천문·지리·의학·수학·병법 등을 두루 공부해 안목을 넓혔다. 조 식은 나아가 배움을 통해 얻은 지식을 실천 속에 옮겨야 한다고 제자들에게 가르치기도 하였다.

 

[명재 윤 증] 사슴 구경 놓친 학동의 공부욕

 

명재(明齋) 윤 증(尹拯)은 아마도 조선 역사상 사직 상소를 가장 많이 올린 인물 중 한 명일 것이다. 임금에게 얼굴을 제대로 한번 보여주지도 않고 우의정 같은 최고위 관직을 제수받았다. 끝까지 벼슬길에 나서지 않고 학자로 일생을 마친 윤 증은 어린 시절부터 심지가 굳었다. 윤 증이 어릴 적 어느날 사슴이 나타났다며 동네 아이들이 구경하느라 마구 시끄럽게 떠들었다. 그렇지만 윤 증은 혼자 방 안에서 글을 읽으면서 나오지 않았다. 정해진 횟수를 다 읽고 나서 할머니에게 사슴이 어디에 있느냐고 묻자, 할머니가 사슴이 네가 책을 다 읽을 때까지 기다려 주겠니하였다. 단편적 일화이지만 한번 뜻을 세우면 그 일에 열중하는 성품을 잘 알 수 있다. 윤 증의 교수법은 반드시 스스로 의심이 생겨 질문할 때를 기다린 뒤 가르쳐 주고, 학생이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굳이 어렵게 설명하지 않았다. 제자들 각자의 수준에 맞게 가르친 것이다. 제자들에게는 명색은 책을 읽는다고 하면서 실제로 몸소 행하지 못하면 문장을 아름답게 꾸미게 하고 입만 번지르르하게 하는 도구일 뿐이니 진정한 학문이 아니다라고 충고했다.

 

[율곡 이 이] “냇가를 거닐 때도 이치를 탐구하라

 

율곡(栗谷) 이 이(李珥)는 퇴계 이 황과 더불어 조선 성리학의 큰 봉우리다. 율곡은 아홉 번 연속 과거 시험에서 장원해 구도장원(九度壯元)이라고 불릴 정도로 뛰어난 자질을 지닌 학자였다. 이 이가 젊었을 때 지은 자경문(自警文)은 스스로 참된 학자의 길을 가기 위해 좌우명으로 삼았던 글귀다.

이 자경문에는 공부하는 자세와 과정이 자세히 기술돼 있다. 그 중 책을 읽는 이유는 옳고 그름을 분간해 일을 행할 때 적용하기 위한 것이다. 만약 일을 살피지 아니하고 꼿꼿이 앉아 글만 읽는다면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학문이라고 하였다. 또한 공부는 평생 해야 하는 것이기에 공부에 대한 노력은 늦춰서도 안 되지만, 조급하게 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율곡 선생은 43세 때 황해도 해주에 은병정사를 세우고 이곳에 은거하며 후진을 양성했다. 은병정사의 학규(學規)는 오늘날 학교 교훈과 비슷한 점이 많다. 일상 생활 측면에서 습관의 중요성, 절제의 가치를 강조했다.

[청장관 이덕무] 병이 된 공부 향한 열정

 

청장관(靑莊館) 이덕무(李德懋)는 뛰어난 자질로 정조의 특별 대우를 받아 국립 학술 기관인 규장각에 들어가 여러 편찬 사업에 참여했다. 그렇지만 서자라는 신분적 제약, 허약한 몸 등 불우한 환경이 늘 자신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러나 이덕무의 공부에 대한 열정은 일종의 병이 될 정도로 심했다. 공부에서 인생의 참맛을 느끼며 살아간 것이다. 그 스스로 병적으로 책을 보는 자신을 주인공 삼아 희화화해 쓴 자화상에서 이를 잘 보여 준다. 원제는 간서치전’(看書痴傳, 책만 보는 바보)이다. 그는 남들의 비난이나 칭찬 따위는 들은 체 하지 않고, 춥거나 덥거나 배고프거나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책에만 온 힘을 쏟았다.

 

[다산 정약용] “핵심 파악이 중요하다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은 먼 유배지에서도 아들들에게 편지를 보내 공부를 염려했다. 그 내용 중에는 방대한 책을 볼 때는 요약해 핵심을 파악하라는 가르침도 있다. 그 책의 핵심을 끝까지 연구해야 하며 끝까지 도달하지 못한다면 아무런 이익이 없다고 했다. 또한 정약용은 아동 교육에 큰 관심을 가졌다. 당시 아동 교육의 대표적 교재였던 천자문’ ‘십팔사략’ ‘통감절요를 모두 근본적으로 반성했다. 예를 들면 천자문의 경우 비슷한 부류로 구성되지 않아 처음 배우는 아동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을 설명했다. 사실 천자문은 해설을 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대목이 많다. 정약용은 아동이 처음 한자를 배울 때는 한자가 만들어진 원리와 운용에 대해 깨우쳐야 한다면서 직접 아동 교재를 만들기도 했다.

 

[혜강 최한기] “고담준론보다 이용후생의 학문이 절실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저술을 남긴 사람은 누구일까. 이른바 실학을 집대성했다는 다산 정약용은 500여 권을 남겼다. 그렇지만 혜강(惠崗) 최한기(崔漢綺)라는 인물은 무려 1,000여 권을 저술했다고 한다. 실제로 남아 있는 것은 80여 권 정도다. 그렇지만 그의 저술은 자연과학, 철학 및 사회 제도에 이르기까지 다양성을 보여 준다. 최남선은 최한기의 원본이 산실되어 사라지는 것을 탄식해 마지않았다고 한다. 학문에 대한 그의 많은 발언 중 사무가 참된 학문이라는 명제는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구절이다. ‘사무야말로 모두 참되고 절실한 학문이고, 사무를 버리고 학문을 구하는 것은 허공에 매달아 놓은 학문이라는 것이다. 사무란 무엇인가. 농사·공업·상업 같은 것이 모두 학문의 실제 모습이라는 것이다. 고담준론의 겉치레를 배격한 것이다. 사무를 무시하는 이런 형태의 공부 자세는 필시 명색은 학문을 한다고 하나 다른 사람을 제대로 가르칠 수 없고, 사무를 처리하는 것 역시 어두워 세상에 아무런 보탬이 없다고 주장했다. 최한기의 이러한 신선한 발언은 오늘날에도 그 의미가 충분히 있다.

 

[식우 김수온] 책장 찢어 외우고 다녔던 奇行의 소유자

 

마지막으로 식우(拭渡) 김수온(金守溫)독서기행’(讀書奇行)을 소개하려고 한다. 이러한 기이한 행위는 본받을 만한 바른 방법은 아니지만 신선한 자극과 그 이면에 숨어 있는 본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세조 때의 문신인 김수온은 늘 책을 가까이했다. 그런데 그는 책을 빌려 오면 한 장씩 뜯어 소매 속에 넣고 다니면서 외우다 막히는 곳이 있으면 꺼내 보고, 다 외웠다고 생각하면 아무데나 버리는 버릇이 있었다. 당시 영의정이었던 신숙주는 매우 아끼는 진기한 책을 가지고 있었다. 이 소문을 들은 김수온이 어느날 찾아가 그 책을 빌려 달라고 떼를 썼다. 신숙주는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책을 빌려 주었다. 그런데 몇 달이 되어도 돌려주지 않는 것이었다. 기다리다 못한 신숙주가 김수온의 집으로 찾아갔다. 그런데 이것이 웬일인가. 방에 들어가 보니 빌려준 책을 모두 뜯어 벽에 바른 것 아닌가. 신숙주가 깜짝 놀라 어찌 된 일인지 묻자 앉아서 읽느니 이게 더 편할 것 같아 그랬소이다하고 태연하게 대답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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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공부할 때 자주 만나는 용어

*감상주의(感傷主義) : 어떤 원칙을 주장하는 뜻에서 주의가 아니고 감정 과정의 의미에서 주의이다. 슬픔이나 기쁨 등의 정서를 사실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그러한 정서 자체를 인위적으로 조장하는 데서 생긴다.

*감정이입(感情移入) : 작가의 사상이나 감정을 다른 대상에 집어넣어 대신 나타내는 표현 기법 상의 하나. 시에서 많이 쓰인다.

*객관적 상관물(客觀的 相關物) : 어떤 특별한 정서를 나타낼 공식이 되는 한 떼의 사물 정황 일련의 사건으로서 바로 그 정서를 곧장 환기시키도록 제시된 외부적 사실들을 이르는 말. 엘리어트가 처음 말함.

*계몽주의(啓蒙主義) : 서양에서 17세기에서 18세기에 걸쳐 왕성했던 사조로서 인간의 이성을 중시했다. 계몽주의 문학은 작가가 교사 선각자의 입장에서 민중을 합리성에 호소하여 가르치려 하는 일종의 교훈주의 문학이다.

*고전주의(古典主義) :그리스 로마의 고전적 미를 전범으로 하여 17.18세기 유럽에서 일어난 문예 경향 개성적이기 보다는 보편적이면 일반 미를 지향한다.

*구조(構造) : 내부 요소들이 짜임 또는 그러한 짜임에 의하여 이루어진 문학 작품의 전체

*구조주의(構造主義) :문학 작품을 작품 속의 여러 요소들의 상호 관계로서 조직된 구조로 보는 연구 방법론 이 사상은 프랑스의 언어 학 이론에서 나왔다.

*기지(機智) : 지적인 것이며 언어적 표현에 의존한다 서로 다른 사물에서 유사점을 찾아내고 그것을 경구나 압축된 말로 표현하는 지적 능력

*기호학(記號學) : 문학 작품을 하나의 기호 체계로 보고 이를 분석하는 문학 연구의 한 방법 작품의 언어 분석을 통한 문화 요서의 분석 문체론적 접근 의미론에 따른 분석 등을 행한다.

*낭만주의(浪漫主義) : 18세기말부터 19세기초에 걸쳐 독일 영국 프랑스 등에서 유행한 문예사조의 하나 고전주의에 반발하여 생겨난 것으로 자유와 개성을 중시하고 현실보다는 이상을 추구하는 풍만해 감정 표출을 특징으로 한다.

*내재율(內在律) : 자유시나 산문시에서처럼 문장 안에 미묘한 음악적 요소로 잠재되어 있는 운율 외형률과 대조가 된다.

*내적 독백(內的獨白) : 20세기 심리 소설의 한 서술 방법으로 인물의 심리 적 독백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외적 사건을 그리는 기교

*내포(內包):사전적 의미가 작품구조 내에서 새롭게이루어내는의미함축적 의미

*다다이즘 :1차 세계대전 중 나타난 전위적 예술 운동에 대해 시인 트리스탄 짜라가 붙인 이름 전쟁의 잔인성을 증오하고 합리적 기술 문명을 부정하여 일체의 제약을 거부하고 기존 질서를 파괴하는 과격한 실험주의적 경향 뒤에 초현실주의에 흡수되었다.

*다의성(多義性) : 단일한 의미가 아니라 암시적으로 여러 갈래의 의미를 드러내는 문학 언어의 한 특성.

*데카당스 : 퇴폐주의 19세기말의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프랑스에서 유럽 각 국에 퍼져 퇴폐적이고 관능적인 예술 경향으로 뒤에 상징주의로 발전하였다.

*매너리즘 : 예술 창작에서 독창성을 잃고 평범한 경향으로 흘러가 생기와 신선미를 잃는 일

*모더니즘 : 철학 미술 문학 등에서 전통주의에 대립하여 주로 현대의 도시 생활을 바였나 주관적이 예술 경향의 총칭 시에 있어서는 1910년이래 영미를 중심으로 일어난 이미지즘과 주지주의를 함께 말한다.

*모티프 : 일정한 소재가 예술적 관점에서 해석되어 작품의 주제를 구성하고 통일감을 주는 중요 단위를 말한다. 이것은 한 작가 한 시대 나아가 한 갈래에 반복되어 나타날 수 도 있다.

*몽타주: 따로따로 촬영된 화면을 효과적으로 떼어 붙여서 화면 전체를 유기적으로 구성하는 영화나 사진 편집의 한 수법

*묘사(描寫) : 어떤 대상을 객관적 구체적 감각적으로 표현하여 나타내는 일

*민요(民謠):민중 속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여 민중의 생활 감정을 소박하게 반영시킨 노래 반어 의미를 강조하거나 특정한 효과를 유발하기 위해서 자기가 생각하고있는 것과는 반대되는 말을 하여그 이면에숨겨진 의도를 나타내는

수사학의 일종

*보조 관념(補助觀念) : 어떤 다른 생각을 나타내는 매개로 쓰이는 사물이나 생각 비둘기 가 평화를 나타낼 때 비둘기는 보조 관념 평화는 원관념

*부조리(不條理) : 문학: 베케트나 카뮈의 작품이 그것으로 인간 존재의 무의미함 인간 사이의 의사 소통의 불가능함 인간 의지의 전적인 무력함 인간의 근본적인 야수성, 비생명성, 요컨대 인간의 부조리를 아이러니컬하게 나타내는

문학을 말한다 특히 부조리극은 내용만이 아니라 극 구성 자체가 부조리하다.

*비유(比喩) : 하나의 사상이나 사건을 설명할 때 다른 사물을 빌려 표현하는 것 직유 함유 은유 인유 등이 있음

*사실주의(寫實主義) : 19세기 후반에 낭만주의에 대립하여 자연이나 인생 등의 소재를 있는 그대로 묘사하려는 예술의 경향 또는 인간의 본질을 역사적 사회적 존재로 보는 세계관

*산문시(散文詩):일정한 운율 없이 자유롭게쓰는 시로이야기형식으로쓰는시

*산문 정신:운문의 외형적 규범 및 낭만주의적인 시적 감각을 배제하고 사회적 현실주의에 의하여 파악된현실을순전한사문으로써표현해야한다고하는 태도

*상징(象徵) : 한 사물 자체로서 다른 관념을 나타내는 일 즉 보조 관념만으로 원관념을 나타내는 일

*상징주의(象徵主義) :19세기 중엽 프랑스에서 자연주의에 대한 반동으로 일어난 문예 상의 경향 내면적이고 신비적인 세계를 상징으로써 암시하려고 했다.

*서사시(敍事詩) : 민족적이거나 역사적인 사건이나 신화 또는 전설과 영웅의 사적 등을 이야기 중심으로 꾸며 놓은시

*서사체(敍事體) : 어떤 사건이나 사실 전달을 위주로 서술해 나가는 문체

*서술자(敍述者) : 소설에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사람, 시에서 시 내용을 전달하는 사람은 '시적 자아'라고 하며 주로 ''라는 1인칭 서술자가 된다.

*서정시(敍情詩) : 서사시 극시와 달리 주관적이며 관조적인 수법으로 자기 감정을 운율로서 나타내는 시의 한 갈래

*서정적 자아(抒情的自我) : 시 속에서 말하는 사람으로 보통 시인 자신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시인이 시적 표현 효과를 위해 허구적으로 설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렇게 부름 시적 자아라고도 한다,

*서정주의(抒情主義) : 시 소설 등에서 작자의 주관적 체험을 서정적으로 표현하는 한 경향 주로 사람 죽음 자연 등을 제재로 내적 감동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리리시즘

*소재(素材) : 예술 창작 상의 요소가 되는 재료 곧 자연물 환경 인물의 행동 감정 같은 것

*수사학(修辭學) : 역사 전설 도덕 철학 등의 산문적인 요소를 내포하지 아니하고 순수하게 정서를 자극하는 표현적 기능만을 활용하여 짓는 시

*시튜에이션 : 상황 어떤 인물이 처한 정세를 가리킨 것으로 연극 소설 영화 등에서 결정적 장면을 말함

*시학(詩學) : 시에 대한 조직적 체계적 이론으로 시의 본질과 분류, 형식과 기교, 효용,그 밖에 다른 예술과의 관계,시의 기원 등을 합리적으로 설명한다.

*신고전주의(新古典主義) : 17세기 중엽에서 18세기 말엽까지의 유럽 문학 사조를 가리킨다 신고전주의는 사람의 불완전성을 강조하고 고전 문학에서 발견한 자연의 보편서 조화 균형 합리성을 더욱 철저히 방법적으로 따르기를 주장

하였다.

*실존주의(實存主義) : 실제로 존재하는 체험적 개인의 상황 자체가 중요하며 개인의 실존은 비합리적이라는 입장 실존주의 문학은 인간 존재를 그 근원적 부조리성에서 추구하는 것 존재가 본질에 선행한다는 명제에서 출발한다. 앙가

주망도 여기에서 나왔다.

*심볼 : 상징 인간이나 사물 추상적인 사고를 그 연상에 의해 표현하는 것

심상(心像) : 이미지

*아이러니 : 반어법, 수사학에서 의미를 강조하거나 특정한 효과를 유발하기 위해서 말의 표면상 의미 뒤에 숨어 그와의 반대의 뜻을 대조적으로 비치는 표현 형식

*알레고리:흔히 풍유 또는 우유라고도 함 표면적으로 인물과 행위와 배경 등 통항적인 이야기의 요소들을 다 갖추고 있는 이야기인 동시에 그 이야기 배후에 정신적 도덕적 또는 역사적 의미가 전개되는 뚜렷한 이중 구조를 가진작품

*앙가주망:사회 참여 현실 참여라는 뜻으로 프랑스의 사르트르가 주창하였다.

*애매성(曖昧性):신비평의 용어 함축적 의미의 언어가 사용되는 시에서 상식적인 의미 이외에 풍부한 암시성을 수반하거나 동시에 둘 이상의 의미를 드러낼 수 있는 융통성 복합적 의미 풍부한 의미라는 뜻으로서 난해서과는 구별된다.

*어조(語調) :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사물과 독자에 대한 작가의 태도에 의하여 결정되는 말의 가락

*역설(逆說) : 겉으로 보기에는 진리에 어긋나는 것 같은 표현이나 사실은 그 속에 진리를 품은 말 패러독스

*예술지상주의(藝術至上主義) : 예술을 위한 예술, 예술은 오직 미를 추구하는 독자적인 존재라는 주장으로 유미주의자들이 내세운 구호에서 비롯되었으며 미의 절대적 가치를 의미함

*오버랩 : 영화에서 어떤 화면 위에 다른 화면이 겹쳐지는 것으로 시간 경과에 대한 생략의 의미로 쓰인다. 약화

*외연(外延) : 한 낱말이 본래 가지고 있는 사전적 의미 지시적 의미라고도 하며 내포와 대립된다

*우화(寓話) : 인간의 정화를 인간 이외의 동물, 신 또는 사물들 사이에 생기는 일로 꾸며서 말하는 짧은 이야기로서 도덕적 교훈이 담겨 있다.

*운율(韻律) : 시의 음악적 요서 같은 소리의 반복에 의한 음악적 성과를 운이라 하고 말의 고저 장단에 의한 음악적 성과를 율이라고 한다.

*원관념(元觀念) : 어떤 말을 통하여 달리 나타내고자 하는 근본 생각 보조 관념과 대립

*원형(原形)근본적인 형식으로 그것으로 부터 많은 실제적 개체들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을 말한다. 프레이저의 인류학과 융의 심리학의 영향을 받아 문학 비평에 이 방법이 원용되어졌다. 인간의 원초적 경험들이 인간 정신의 구조적 요소로 되어 집단적 무의식을 통해 유전되며 그것이 문학에서 상징적인 형태로 나타난다는 입장

*위트 : 기지 사물을 신속하고 지적인 예지로 인식하여 다른 사람이 기쁘게 즐길 수 있도록 교묘하고 기발하게 표현하는 능력

 

*유미주의(唯美主義) : 탐미주의라고도 함 미를 최고의 것으로 보고 여기에 절대적 가치를 부여하는 태도로서 문학 예술의 목적을 도덕이나 실용성에서 분리시켜 미 자체를 추구하는 것

*율격(律格) : , 즉 말의 고저 장단만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음악적 격식은유처럼 같이 등 연결어가 없이 원관념과 보조 관념을 결합시켜 나타내는 비유법의 하나 AB이다 AB와 같은 형태를 취한다.

*음보(音步) : 시의 전체적인 리듬을 형성하는 어절로서의 최소 단위

*음성 상징(音聲象徵) : 시적 표현에서 음성 자체가 감각적으로 떠올리는 표현 가치를 이른다. 의미 작용 의미 작용 문학 작품의 내적 구조 관계를 통해 자율적으로 의미를 산출해 내는 일 그렇게 하여 이루어진 의미

*의식(意識)의 흐름 : 인간의 잠재 의식의 흐름을 충실히 표현하려고 하는 문학상의 수법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는 이 기법으로 쓰여진 유명한 작품이며 이상의 날개도 이런 유의 작품에 속한다.

*이미지 : 오관을 통한 육체적 지각 작용에 의해 마음속에 재생된 여러 감각적 현상. 심상, 영상이라고도 한다.

* 이미지즘 : 일차 대전 말기 영미의 시인들이 사물의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묘사로써 명확한 심상을 제시하고자 창도한 문학 운동으로 이미지의 색채와 율동을 중시하고 적확한 용어로 새로운 운율을 창조하려고 했음

*인본주의(人本主義) : 인간성의 해방과 옹호를 이상으로 하는 사상 인간성을 구속 억압하는 대상이 시대에 따라 다름으로 휴머니즘의 내포적 의미를 시대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인상주의(印象主義) : 회화나 조각에 있어 자연에 대한 순간적인 시각적 인상을 중시하고 여러 가지 기교로 인상을 그대로 표현하려고 하는 주의와 그 작가들

*자기화(自己化) : 문학 작품 통해 얻어지는 여러 가치를 자기 변화의 동기로 삼는 일

*자연주의(自然主義) : 사실주의의 뒤를 이어 나타난 문예사조로 진화론 물질의 기계적 결정론 실증주의 등의 사상을 배경으로 일어났으며 생물학적 사회환경적 지배하에 있는 인간을 대상으로 자연 과학자와 같은 눈으로 분석 관찰하고 검토 보고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자유시(自由詩) : 전통적인 정형적 리듬을 벗어나 자유로운 리듬의 가락으로 이루어진 모든 형태의 현대시

*자율성(自律性) : 문학 작품이 그 자체의 내적 구조를 통해 스스로 하나의 완결된 전체를 이루는 특성

*정화 작용(淨化作用) : 아리스토텔레스의 비극 이론으로 울적한 공포에 질린 감정을 해소하여 쾌감을 일으키게 하는일 카타르시스

*주지주의(主知主義) : 종래의 주정주의에 대립하여 감각과 정서보다 지성을 중시하는 창작 태도와 경향 1차 세계대전 후 프랑스와 영국 미국에서 성했다.

지시적 의미(指示的意味) : 사전에 나타나는 그대로의 의미

*직관(直觀) : 판단 추리 등의 사고 작용을 거치지 않고 대상을 직접적으로 파악하는 정신 작용 직유처럼 같이 등 원관념과 보조관념을 직접 연결해 주는 말에 의해 나타내는 비유법

*초현실주의(超現實主義) : 쉬르리얼리즘 프랑스에서 일어난 예술 운동으로 1920년대에 다다이즘에 이어 프로이트의 심층 심리학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기성의 미학 도덕과는 관계없이 내적 생활의 충동적인 표현을 목적으로 한다.

*초점(焦點) : 주의에 상상적인 작품의 제재가 집중된 중심 초점은 한 작품 속에서 순간 순간 이동 될 수 도 있고 지속적으로 고정 될 수도 있음

*추체험(追體驗) : 작품을 읽으며 자신을 작품 속의 인물과 같은 입장에서 그 작품 세계를 행동하고 경험하는 것

*카타르시스 : 아리스토텔레스의 비극 이론으로 공포와 연민을 통해 감정을 해방하여 쾌감을 일으키게 하는 일

*테마:작품 속에 나타난 중심 사상이며 작품 속에 구현되어진 의미여 제재에 대한 해석이다. 창작 과정으로 보아서는 동기의 구체화라고 할 수 있음 주제

*텍스트 : 주석 번역 서문 및 부록에 대한 본문 원문 원전을 말한다.

*패러디 : 어느 작가나 시인의 내용 문체 운율 등을 모방하여 풍자적으로 꾸민 작품

*폭풍노도(暴風怒濤) : 1770-1780년 무럽에 괴테와 실러를 중심으로 독일에서 일어난 혁명적 문학 운동 합리적인 계몽주의에 반대하고 격력한 감정과 개성을 존중했다.

*표현주의(表現主義) : 1차 세계대전 후 독일을 중심으로 일어났으며 특히 연극 분야에서 성행했다 작가 개인의 강력한 주관적 표현을 내세운다.

*풍유법(諷諭法) : 본래의 뜻을 감추고 표현되어 있는 것이 이상의 깊은 내용이나 뜻을 짐작하게 하며 흔히 교훈적인 수사법 알레고리

*풍자(諷刺) : 인간의 약점 사회의 부조리 비논리 같은 것을 조소적으로 표현하는 수법

*함축적 의미(含蓄的意味) : 문학 작품에 있어서 내부 구조를 통해 드러내는 의미 지시적 의미의 반대되는 뜻으로 쓰인다.

*해학(諧謔) : 성격적 기질적인 것이며 태도 동작 표정 말씨 등이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인간에 대해 선의를 가지고 그 약점이나 실수를 부드럽게 감싸며 극복하게 하는 공감적인 태도이다.

*형식주의(形式主義) : 작품 자체의 형식적 요건들 작품 각 부분들의 배열 관계 및 전체와의 관계를 분석 평가하는 문학론 구체적으로는 러시아 형식주의를 지칭하며 신비평은 여기서 나왔다.

*휴머니즘 : 인간성의 해방과 옹호를 이상으로 하는 사상 또는 심적 태도 인간성을 구속 억압하는 대상이 시대마다 다른 양상을 띤다. 인도주의

[출처] 시를 공부할 때 자주 만나는 용어 (시인의 정원) |작성자 소양 김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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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휘 풀이

가욋일 () 필요밖의 일.

간니 () 젖니가 빠진 다음에 대신 나는 이. 대생치. 영구치. <-->젖니.

갓모 ()1.‘갈모의 본디말. 2.사기그릇을 만들 때 쓰는 물레의 밑구멍에 끼우는 자기의 고리.

개다리-소반 () 다리가 개의 다리처럼 구부정하게 된, 원형이나 사격형 또는 다각형의 막치 소반. * 어원 : - 小盤 * 막치 : 막잡이로 만든, 품질이 낮은 물건.

게송 () 부처의 공덕을 기린 게구(偈句)로 된 노래.

결뉴 () 얽어 맴. 띠를 맴.

경인구 () 사람을 놀라게 할 만큼 뛰어나게 지은 시구. ()경구.

고까 () 꼬까. 때때.

고랫재 () 방고래에 쌓여 있는 재.

곧추다 () (굽은것을) 곧게 하다.

골막하다 () 그릇에 다 차지 않고 좀 모자라는 듯하다. ()굴먹하다.

곰배팔이 () 팔이 꼬부라져 붙어 펴지 못하거나 팔뚝이 없는 사람.

괴통 () ..괭이.쇠스랑 따위의 자루를 박는 부분.

구법 () 1.시문의 구절을 만들거나 배열하는 방법. 2.불법을 구함. 3.예전의 법률. <-->신법.

국말이 () (밥이나 국수를) 국에 만 것. 국에 말아서 끓인 음식. ==> 국밥.

굽도리 () (방안의) 벽의 아래 가장자리.

-()두 마디가 한 덩이로 짝지어져있는 글.(흔히,한시.동시.시조 등에서 볼수 있음.)줄글.

귓밥 () 귓불의 두께.

까치-()1.(선반이나 탁자 따위의) 널빤지를 받치기 위하여 버티어 놓는, 직각 삼각형으로 된 나무나 쇠. 2.국화과의 일년초. 줄기 높이 70cm 가량. 잎은 깃털 모양으로 깊이 깨졌으며, 잎조각은 선형이거나 피침형임. 8~9월에 노란 두화가 피고, 열매는 수과임. 우리 나라 각지에 분포. 잎과 줄기는 약용 또는 식용함.

깔쭉이 () 가장자리에 톱니 같은 금을 잘게 에어 깔쭉깔쭉하게 만든 은전.

꺼림-하다 () 한 일이 뉘우쳐져서 마음이 편하지 못하다. 좀더 따뜻이 대해 주지 못한 것이 ___. 피하고 싶거나 싫은 느낌이 있다. 탐탁지 않다. 까닭 모를 모임에 참석하기가 ____./상한 음식이 아닌가 싶어서 먹기가 ___. 께름하다.

꼬리-() => 혜성. 살별.

꼬창-() 논에 물이 부족하여 흙이 좀 굳어서, 꼬창이로 논바닥에 구멍을 뚫으면서심는 모.

꼭지-미역 () 꼭지를 지은 미역 = 총각 미역 * 꼭지 - 식물의 가지나 줄기에 잎사귀나 줄기가 달려 있게 하는 줄기.

끌탕 () 속을 태우는 걱정.

나뭇-() 나무를 가꾸는 말림갓. 시장(柴場).

-() 윷판의 끝에서 셋째 자리, 곧 날윷과 날개의 사이. 세뿔.

-도리 () 모나게 만든 도리.

냥쭝 () 한 냥쯤 되는 무게 ==>. * : (지난 날에) 화폐()의 단위를 나타내는 말.

놀놀하다 () 털이나 싹 따위가 노르스름하다. ()눌눌하다.

-() 철늦게 내는 모. 마냥모. 만앙.

닁큼 () 망설이지 않고 가볍고 빨리 움직이는 모양.

다리 () 주로 숱이 적은 여자들이 머리털에 덧드리는, 꼭지를 딴 머리털.

다박-나룻 () 다보록하게 함부로 난 짧은 수염. 다박수염.

다박-수염 () => 다박나룻.

다사-스럽다 () 긴하지 않은 일에도 간섭을 잘 하여 쓸데 없이 바쁘다.

단명구 () 작자의 단명을 암시하는 것 같은 내용의 시구나 문구.

담배-설대 () 담배통과 물부리 사이에 맞추는 가느다란 대통. 간죽. ()설대.

댑싸리 () 명아주과의 일년초. 들이나 밭 가에 절로 나기도 하고 심기도 하는데, 줄기는 1m 가량 곧게 자람. 가늘고 긴 잎은 골이 뾰족하며 여름에 담록색의 꽃이 잎겨드랑이에서 핌. 한방에서 씨를 지부자라 하여 강장제나 이뇨제 등으로 씀.

더펄이 () ‘성미가 덥적덥적하고 활발한 사람을 홀하게 이르는 말.

도리깻열 () 도리깨채에 달아 곡식의 이삭을 후려치도록 되어 있는 서너 개의 회초리.

동댕이-치다 () 힘껏 내던지다. 하던 일을 팽개치듯 그만두다.

동자-기둥 () 들보 위에 세우는 짧은 기둥. 동자주. 쪼구미.

두껍-닫이 () 미닫이를 열었을 때, 그 문짝이 들어가 가리워지게 된 곳. 두꺼비집.

두동-무니 () 윷놀이에서, 두 동을 한데 포개가지고 가는 말. 두동사니.

두동-사니 () ==> 두동무니.

뒤웅-() 쪼개지 아니하고 구멍만 뚫어 속을 파낸 박.

뒷갈망 () 일이 벌어진 뒤에 그 뒤끝을 처리하는 일. 뒷감당.

뒷물-대야 () 뒷물을 담아서 쓰는 대야. * 뒷물 () (사람의) 국부나 똥구멍을 씻는 물.

뒷윷 () ==> 뒷지.

-때기 () <>의 속된말.

등속 () 속도가 같음. 또는 같은 속도.

땀받이 () 땀을 받아 내려고 껴입는 속옷, 또는 옷 속에 받친 헝겊.

-암죽 () 흰무리를 말려서 빻은 가루로 쑨 암죽.

(젖이 모자라는 어린이나 앓고 난 사람에게 먹임.)

똬리 () 짐을 일 때 머리에 받치는 고리 모양의 물건(짚이나 천을 틀어서 만틂.)

갈퀴발의 다른 끝을 모아 휘감아 맨 부분.

뜨더귀 () 조각조각 뜯어 내거나 갈가리 찢는 짓, 또는 그 물건.

뜨덤뜨덤 () 글을 서투르게 간신히 뜯어 읽는 모양. 말을 자꾸 더듬는 모양.

-() 떠돌아다니는 못된 귀신. 뜬귀신. 부행신. 뜬계집.

-귀신 () ==> 뜬것.

뜯게질 () 뜯게 옷의 솔기를 뜯어내는 일. 빨래할 옷의 솔기를 뜯어내는 일.

뜯적거리다 () 자꾸 뜯적뜯적하다. ()따짝거리다.

뜯적뜯적하다 () (손톱이나 날카로운 물건 따위로)자꾸 뜯거나 긁어서 진집을 내는 모양. ()따짝따짝.

마냥-() 늦게 심는 모. 늦모. <-->이른모.

-파람 () (남풍)의 딴이름. 마풍. 앞바람.

-() 무슨 말을 하는 결. 무슨 __에 문득 한 말.

맵자-하다 () 모양이 꼭 째여 맵시가 있다.

멧나물 () 산나물.

며느리-발톱 () 날짐승의 수컷의 발 뒤쪽으로 튀어나온 발톱같은 돌기(突起).소나말의 뒤쪽에 있는 작은 발가락. ().

명주-붙이 () 명주실로 짠 여러 가지 피륙.

모가치 () 제 앞으로 돌아오는 한 몫의 물건.

목거리 () 목이 붓고 몹시 아픈 병.

무녀리 () 한 태 중에서 맨 먼저 나온 짐승의 새끼. 언행이 좀 모자란 못난 사람

낮추어 이르는 말. ()문열이

-수란 () 날달걀을 끓는 물에 깨어 넣어서 반쯤 익힌 음식. 담수란.

미닫이 () 옆으로 밀어 여닫는 문. 영창(映窓)

미수 () 설탕물이나 꿀물에 미숫가루를 탄 음료. 미식.

바투 () 거리가 썩 가깝게. 시간이 썩 짧게. 길이가 매우 짧게

국물 따위가 흥건하지 않고 적게.

반두 ()1.그물의 한 가지. 양끝에 막대기를 대어 두 사람이 맞잡고 물고기를 몰아 잡도록

되어 있음. 조망. 2.절에서 대중이 먹을 밥이나 죽을 마련하는 사람, 또는 그 직책.

받내다 ()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의) 대소변을 받아 내다.

발목쟁이 () => 발모가지.

-소라 () 밥이나 떡국.국수 따위 음식을 담는 큰 놋그릇.

벋놓다 () 바로잡지 아니하고 벋가게 내버려 두다.

벼훑이 () 벼를 훑어 내는 데 쓰이던 재래식 농구의 한 가지.(두 개의 나뭇가지나 수숫대

등의 한 끝을 동여매서 집게처럼 만듦.)

볏가리 () 차곡차곡 쌓은 볏단 더미.

보늬 () 밤이나 도토리 따위의 속껍질.

봉죽 () 일을 주장하는 사람을 곁에 도와줌.

부각 ()1.다시마에 찹쌀 풀을 발라 말린 것을 기름에 튀긴 반찬. 2.‘음각의 구용어. <--> 정각. 3.‘내려본각의 구용어. <--> 앙각. 4. (사물의) 특징을 두드러지게 드러냄. 개성이 뚜렷이 __되다.=>돋을 새김. 5.약물을 써서 유리나 금속따위에 그림이나 글씨를 새기는 일.식각.

부삽 () 아궁이의 재를 치거나 불을 담아 옮기는 데 쓰는 작은 삽. 화삽.

부조 () 남을 도와줌. 상호잔칫집이나 상가등에 물건이나 돈을 보냄,또는그물건이나 돈.

부항-단지() 한방에서, 고름이나 나쁜 피를 빨아내기 위하여 살갗 위에 붙이는종지만한단지.

비켜-덩이 () 김을 맬 때 흙덩이를 옆으로 빼내는 일, 또는 그 흙덩이.

() 명절이나 잔치 같은 때에 새 옷으로 차려 입는 일, 또는 그 옷.

빙충-() 빙충맞은 사람. ()뱅충이.

뾰두라지 () 뾰루지.

뾰루지 () 뾰족하게 부어 오른 작은 부스럼. 뾰두라지.

사래-() 소작료 없이 사래로 부쳐 먹는 논. 사경답. * 사래 : 묘지기나 마름의 보수로

부쳐먹는 논밭.

사래-() 소작료 없이 사래로 부쳐 먹는 밭. * 주의 : “너머 사래 긴 바틀 언제 갈려 느니<청구영언>”에서의 사래이랑이라는 뜻임.

사잣밥 () 초상난 집에서, 죽은 사람의 넋을 부를 때에 염라부의 사자에게 대접하는 밥. (세 그릇의 밥을 담 밑이나 지붕 모퉁이에 놓았다가 발인할 때 치움.)

-() 세를 주고 빌려 쓰는 말.

-() 꼬리별. 혜성.

삼짇날 () 음력 삼월 초사흗날. 상사(上巳). 중삼(重三), 삼월 삼질. ()삼질.

상노인 () ==>상늙은이.

상두-()=>상여꾼.

상여-() 행상때 상여를 메는 사람. 상두꾼. 향도.

새앙-손이 () 손가락이 모두 잘려서 손이 새앙처럼 된 사람.

샛강 ()큰 강에서 한줄기가 갈려 나가서흐르다가 섬을 이루어 놓고다시하류쪽에서합쳐진 강.

생인-() 손가락 끝에 나는 종기. ___을 앓다. ()생손.

석새-() <석새 삼베>의 준말.

석새-삼베 () 예순 올의 날실로 짠, 성기고 굵은 삼베. 삼승포. ()석새베.

선두리 () => 물방개.

섣달 () 음력으로 한 해의 마지막 달. 십이월. 극월. 납월.

-() 진정에서 우러나는 참말. <--> 겉말.

솟을-무늬 () (피륙의)도드라지게 놓인 무늬.

숱하다 () (사물의) 분량이 많다. 흔하다.

-누이 () 남편의 누이. ()시누. 시뉘.

시러베-아들 () ‘실없는 사람을 욕으로 이르는 말.

싸전 () 쌀가게. 미전.

쌍동-() 한 껍질 안에 두 쪽이 들어 있는 밤.

쏟뜨리다 () (쏟다)의 힘준말. 쏟트리다.

쏟트리다 () 쏟뜨리다.

씀벅-씀벅 () <슴벅슴벅>의 센말. ()쌈박쌈박.

아귀-세다 () 남에게 쉽사리 굽히지 않는 꿋꿋한 데가 있다.

아귀-차다 () 뜻이 굳고 하는 일이 야무지다. ()어귀차다.

안다미-씌우다 () (제가 져야 할) 책임이나 허물을 남에게 지우다. 더미씌우다. 제 잘못을

누나에게 ______. ()다미씌우다.

-() 어린아이에게 젖 대신 먹이는 묽은 죽.

-바람 ()=> 마파람. =>역풍.

-갈이 ()==> 애벌갈이.

애벌-갈이 () 논이나 밭을 첫 번째 가는 일. 생갈이. 애갈이. 초경.

양칫물 () 양치질 할 때 쓰는 물.

얼루기 () 얼룩얼룩한 무늬나 점, 또는 그런 무늬나 점이 있는 짐승이나 물건을 이르는 말.

엇셈 () 주고 받을 것을 서로 에끼는 셈.

연몌 () 행동을 같이함.

옆댕이 () 옆을 속되게 이르는 말.

오긋오긋 () 여러 군데가 모두 오긋한모양. ()우긋우긋.

오늬 () 화살의 머리를 활시위에 끼도록 에워 낸 부분(광대싸리로 짧은 동강을 만들어

화살의 머리에 붙임.

오뚝이 () 아무렇게나 굴려도 오뚝오뚝 일어나게 만든 장난감. 부도옹(不倒翁).

오사리-잡놈 () 온갖 지저분한 짓을 하는 사내를 욕으로 이르는 말.

여러 종류의 불량배들. 오색(五色) 잡놈.

오색-잡놈 () ==> 오사리 잡놈.

-() 둥근 달. 보름달.

올무 () 1.새나 짐승을 잡는 데 쓰는 올가미.

옹골-차다 () 보기보다 속이 꽉 차서 실속이 있다. 내용이 충실하다.

힘겨운 일도 잘해낼 만큼 다부지다. ()옹차다. 올차다.

울력 (명사) 여러 사람이 힘을 합하여 일함. 또는 그런 힘.

울력다짐 () 여러 사람이 힘을 합하여 일을 빠르고 시원스럽게 끝냄. 또는 그런 기세.

울력-성당 () 떼를 지어서 으르고 협박하는 일.

움찔 () 갑자기 몸을 움츠리는 모양.

-() 움 속에서 기른, 빛이 누런 파. ()엄파.

줄기를 베어먹은 자리에서 다시 줄기가 나온 파.

-() 간장이나 술 따위를 담가서 익은 뒤에 맨 처음에 떠내는 진한 국.

-() ..과실 따위를 괸 위에 볼품으로 올려 놓는 재료.

-() (날이 아주 갠 것이 아니라) 한창 내리다가 잠시 그친 비.

-동아리 () 물체의 위쪽 부분. ()윗동.

-세장 () 위에 가로 지른 세장. * 세장 () 지게나 걸채 따위의 두 짝이 짜이어

있도록 가로질러 박은 나무.

-중방 () => 상인방.

은닉 () 남의 물건이나 범인등을 몰래 감추어 둠.

이토 () 진흙.

-() 말하는 솜씨와 힘. 언변. __ 좋게 지껄이다.

잇자국 () 이로 문 자국.

자두 () 자두나무의 열매. (복숭아와 비슷한데, 조금 작고 신맛이 있음.) 가경자. 자리(紫李).

자배기 () 질그릇의 한 가지. 둥글넓적하고 아가리가 쩍 벌어진 질그릇.

(소래기 보다 운두가 약간 높음)

잗다듬다 () 잘고 곱게 다듬다.

장력-세다 () (담력이 세어) 무서움을 차지 아니하다.

절뚝발이 () 절뚝거리며 걷는 사람. ()뚝바리

절름발이 () 다리를 절름거리는 사람을 얕잡아 이르는 말.()잘름발이. ()쩔름발이.

젖몸살 () 젖에 탈이 나서 드는 몸살.

-() 1.<제석천>의 준말. <제석신>의 준말. 2.섣달 그믐날 밤. 세제. 제야.

3.제사 때에 까는 돗자리.

-당수 () 좁쌀로 묽게 쑨 당수.

주추 () 1. --> 주추. 2.한방에서, 약재를 술에 담갔다가 건져 내어 볶는 일을 이르는 말.

죽데기 () 통나무의 겉쪽을 쪼개 낸 널쪽. (주로 땔나무로 쓰임.)

쥐락-펴락 () 자기 손아귀에 넣고 마음대로 휘두르는 모양. 단체의 모든 일을 혼자 __한다.

짜개 () 1.(.팥 따위의) 둘로 쪼갠 한 쪽.

쪼구미 () => 동자기둥.

-() ‘을 표범과 구별하여 이르는 말.

칼싹두기 () 반죽한 밀가루를 밀방망이로 밀어 칼로 굵직굵직하게썰어서멸치장국에끓인음식.

킷값 () 손아랫사람에게나 홀대할 만한 사이에, ‘자란 키만큼 철이 든 행동을 홀하게

이르는 말.(흔히, 뒤에 하다(못하다)’가 딸리어 쓰임.)

텃마당 () (타작할 때) 공동으로 쓰기 위해 닦아 놓은 마당.

퇴박-맞다 () 마음에 들지 않아 물리침을 당하다. 퇴짜맞다.

툇간 () 집채의 원칸살 밖에 붙여 딴 기둥을 세워 만든 칸살. ()(退)

툇마루 () 원칸살 밖에 좁게 달아 낸 마루.

푸석이 () 푸석푸석하고 부스러지기 쉬운 물건. 옹골차지 못하고 무르게 생긴 사람을 조롱조로 이르는 말.

푿소 () 여름에 생풀만 먹고 사는 소. 힘도 잘 쓰지 못하고 고기맛도 없음.

하늬바람 () ‘북서풍의 뱃사람 말.(지방에 따라서는 서풍을 뜻하기도 함.)

한통-치다 () 나누지 않고 한 곳에 합치다. 통치다. 한통쳐서 계산하다.

핫옷 () 솜을 둔 옷. 솜옷==>겹옷.

해쓱하다 () 얼굴에 핏기가 없고 파르께하다.

해웃-() 기생이나 창녀들과 상관하고 주는 대가. 화대. 화채. 놀츰차

해웃-() 해웃값으로 주는 돈.

횟배 () 거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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